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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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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과 어필에서는 2018년 12월 , 인도네시아 중부 칼리만탄의 셈블루 (Sembuluh) 마을을 찾았습니다 . 셈블루 마을 사람들은 오랫동안 숲과 호수에 의존해서 살아왔는데 , 마을의 어르신은 풍요로운 숲과 호수가 마을 사람들의 부엌이었다는 표현을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 숲에서 나는 열매들과 한 줌의 땅 에서 직접 농사지은 작물 , 그리고 호수에서 잡은 각종 물고기들 은 가족들이 배불리 먹기에 충분했고 , 마을 사람들은 호사롭지는 않아도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팜유 플랜테이션 회사가 마을에 들어오며 마을 사람들에 게 공짜 전기와 물 , 교육 , 건강보험 , 그리고 농장에서의 일자리를 약속을 하였고 , 마을 사람들의 땅이 하나둘씩 팜유 회사의 농장에 편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 회사는 경작권을 획득하기 위해 회유와 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였고 , 합법적인 경작권을 소 유하고 있지 않은 지역에도 농장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과의 마 찰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팜유 플랜테이션 회사가 마을에 들어온 지 10년이 더 지난 지금 , 마을 사람들은 회시가 약속했던 것들을 받기는커녕 갖고 있던 한 줌의 땅을 빼앗긴 채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 오염된 물 때 문에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 마시는 물은 빗물을 받거나 사서 마실 수 밖에 없습니다 . 하루 종일 검은 연기를 내뿜는 공장 때문인지 마을에는 전에 없던 폐 질환과 천식 , 심장병 등으로 고 생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 더 나아가 마을 사람들은 플랜테이 션 회사에 일자리를 얻기도 어려워서 다른 섬 혹은 다른 나라의 이주노동자로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

안타까운 것은 이 이야기가 셈블루 마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 팜농장이 들어서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각지에서 되풀이되고 있 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 이러한 팜농장을 확장하는 데에 한국 기업들도 앞장서고 있는데 , 2008년 이후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식량자원 및 바이오에너지를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한국 기업들 은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팜농장을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셈블루 마을의 이야기가 인도네시아에서 끝나 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 팜농장이 확장되는 것은 팜유에 대한 수요의 증가했기 때문인데 , 결국 우리가 마트에서 구매하는 라면이나 과자 , 화장품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원료로 팜유 와 팜유 부산물들이 점점 더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 바이오디젤 에도 팜유가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환경운동연합과 어필은 이 보고서에 셈블루 마을 사람들과 같이 팜유 때문에 숲을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사람들과 숲 을 빼앗는 한국 기업들 , 더 나아가 우리가 과자를 먹고 , 화장품을 바르고 , 차를 타는 , 평범한 일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팜유를 쓰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이 보고서를 통해 숲을 빼 앗긴 사람들과 한국 기업 그리고 한국에 사는 우리들이 모두 같 은 이야기의 등장인물이라는 것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

해질녘 , 셈블루 마을의 호숫가에서 신나게 놀던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분명히 오염된 물 때문에 집에 가면 온몸 이 가려워질 텐데 , 아이들은 부모들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부모들 의 근심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편에 안고 , 오늘도 변함없이 봄을 포기하지 않고 빼앗긴 숲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숲의 사람들에게 이 보고서를 바칩니다 .

2019년 3월

정신영 대표 공익법센터 어필

2018. 12. 2 해질녘 셈블루 호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모습 c 환경운동연합

머릿말 " 빼앗긴 숲에도 봄은 오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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