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각의 무아지경:
video’s running time to understand the work as a whole. The time has come for a true shift in the discourse to identify a new form that allows post-cinema to break away from established cinema as it responds to the technical changes represented by the “digital.” Where cinema is essentially a medium for representing illusory time and space on the screen, we must now reexamine how we might respond cinematically to a situation where the digital environment and mediate world are replacing all things with “illusions” (while breaking down the dualistic framework of “virtual” and “real”). It is a question that Heecheon Kim has consistently explored in his adherence to cinema techniques; Deep in the Forking Tanks in particular involves making effective use of the “firstperson perspective” device to upload to the cinema screen an experience of a reality existing as pseudo-illusion. While it does not involve a full-fledged use the aforementioned “non-personal language” at the narrative level, the first-person perspective in the work establishes that reality is ultimately nothing more than images captured by the forward gaze, laying bare the illusory nature of a reality that can only by fathomed incompletely through images. The camera, as represented by the first-person perspective, has renounced the privilege of fully capturing the reality, merely roaming purposelessly about the surface of reality as a nonsubjective presence that can no longer be referred to as “I.” But it is this very reason that allows the camera to operate as a cinematic device corresponding to the current world. Rather than surveying the reality simply from the observer’s standpoint, the camera itself is a form of our experience of reality. No one can escape the frontal gaze to see behind them. A non-subjective entity not only forgets the time through which it has passed but is incapable of fully grasping even the space that surrounds it. In that sense, the artist seems to be saying that the camera and mediated first-person perspective are the only means available for us to perceive our existence, and reality is merely projected on a screen (to which various images and clips recorded / captured by the first-person perspective have been uploaded). So while the illusory space and time realized by cinema merely heighten the perceptual realness as they guide the viewer into an immersive experience, they are reduced to a kind of “meta-fiction” for explaining the very mechanism through which we perceive reality. To turn around and emerge from the screen once we have identified with the first-person perspective, we may need to resist the immersive environment designed by Kim’s work and reclaim the “privilege of the gaze” that allows us to objectify the screen. Rather than being attempt to simply return to the observer’s perspective, this is closer to a prelude for revisiting the question of what we experience, when, and where.
가상 공간에서의 자기 승화’
앤디 세인트루이스
Andy St. Louis
SENSELESSNESS: Sublimating the Self in Virtual Space 112
I. 잠수하기와 부유하기 멕시코 남동부의 유카탄 반도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세노테(cenote)가 있다. 세노테는 광대하게 뻗어 있는 지하 수로 망을 연결하는 수중 동굴이다. 한때 이 지역을 고장으로 삼았던 고대 마야 문명에서는 세노테를 지하 세계로 이어지는 신성한 관문으로 여겨 땅속 깊숙한 세계에 살고 있는 신과 영혼 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장소로 세노테를 사용하기도 했다. 오늘날 세노테는 아름다운 바위층과 자연 절경으로 스쿠버 다이버들 사이에서 그 명성이 자자하지만, 세노테 안팎의 순탄치 않은 환경 여건으로 인해 잠수부들은 다이빙 과정에 따르는 상당한 위험 또한 감수해야 한다. 세노테는 폐쇄 공포증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악명 높을 뿐더러 한번 잠수해 들어가고 나면 수면 위로 부상할 기회를 웬만해선 허락하지 않는다. 불빛을 일체 찾아볼 수 없는 구역이 많고 심지어 기본적인 방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감지 가능한 해류조차 부재한 경우가 태반이라 잠수부들은 방향 상실의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이런 척박한 환경을 통과하기 위해 잠수부들은 동굴 바닥에 항시 설치돼 있는 고정 밧줄과 그에 연결된 릴(얼레)을 사용해야만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이빙 경로 중에서도 다수의 세노테를 잇는 유난히 길고 깊은 경로에 진입하기에 앞서 먼저 상급 자격증부터 획득해야 한다. 잠수부들이 지면 깊숙이 존재하는 이 수중 동굴들의 망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감각 상실의 경험을 부유 탱크(float-tank)라는 격리 공간을 통해 지상에서도 재현하는 게 가능하다. 빛과 소리가 차단된 부유 탱크는 인체의 부력을 상승시키는 고염수로 채워져 있어서 탱크 안에 들어간 이상 의식이 완화된 평온한 상태로 몇 시간씩 부유할 수가 있다. 수조 안의 수온은 사람의 피부와 동일한 온도를 유지하므로 자궁 속과도 같은 환경 속에서 모든 감각 자극을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만큼 스쿠버 다이버들이 세노테에서 경험할 불안을 야기하는 혹독한 조건들에 익숙해지도록 차츰 몸을 길들이는 과정에 적합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김희천의 영상 작품 ‹탱크›(2019)는 세노테 다이빙을 앞둔 잠수부가 부유 탱크에서 이러한 다이빙 훈련을 하며 겪은 경험과 받은 인상을 기록한다. 감각 상실을 초래하는 수조 내부 환경에는 또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장착돼 있다. 훈련자들에게 시뮬레이션된 수중 동굴과 수로망을 안전하게 탐험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행동 규준을 가르치기 위해 설계된, 가상 현실을 가장한 시뮬레이션이다. 그러나 탱크에 들어간 잠수부는 그 내부의 감각을 교란 또는 상실케 하는 환경 여건에 서서히 적응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뮬레이션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분리하는 능력, 현실과 비현실을 분간하는 자신의 능력이 갈수록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다이빙을 할 날이 다가올 수록 수중에서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여러 방법들을 흡수하게 되고, 그 결과 실전의 날이 닥칠 즈음에는 죽음의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되새기는 가운데 묘하게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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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시뮬레이션 구조물
스케일이라는 가변적 개념을 다룬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각기 다른 크기로 나타낸 세 개의 축소 모형을 조합함으로써 작가는 미술관을 일종의 정교한 아이폰
‘VR’은 1980년대 후반부터 사용된 용어로 사용자들이 컴퓨터로 생성된 몰입(실감)
거치대(크래들)로 나타내는 부조리한 비전을 제시한다. 이와 더불어 축소 모형
환경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기술을 지칭한다. 이 시뮬레이션
각각의 규격에 맞춰 축척한 세 개의 영상 화면이 제작돼 미술관의 미디어 랩 안에
환경들은 인위적인 구조물 내에 객관적인 현실을 모의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설치되었고, 이로써 한 건축가의 최초 설계가 그에 기반한 모의 구조물 및 그 물리적
구조들의 설계야 서로 동일하지 않으나 그 구성 요소들만큼은 다각형을 본뜬 3차원
실현과 어떤 관계 가운데 존재하는지를, 그 관계 맺음에 있어 발생하는 인지적
모델들의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만들어지고, 이때 수십 만에 달하는 이
간극을 시각화하고 있다.
다각형은 가상의 다면체 고형물의 모양을 결정하는 다수의 메쉬(mesh)와 융합한다. 가상 환경은 설계자들에게 필요에 따라 아무런 제약 없이 가상 공간을 조작하고 시각적 관점을 변경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한다. 작가로서의 경력을 쌓기 전에
III. 뉴 페이스
건축학을 공부한 이력이 있는 김희천은 디지털 설계를 통해 실제 공간과 가상 공간의 교차점을 탐구하려는 명백한 경향을 보인다. 2017년도 영상 작품인 ‹멈블›은 가상
소비자용 스마트폰이 도래한 이래, 그리고 그에 따라 ‘셀카’가 재현의 한 형식으로서
현실과 물리적 현실을 아울러 공간들을 연결하는 상관관계 매핑의 최근 발달 경향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개인의 외모를 향상시켜 주는 필터 등 다양한 보정
대한 고찰이기도 한데, 이러한 매핑 기법은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협소한 환경의
방식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나게 되었다. 소셜 메시징 앱인 스냅챗은 ‘증강
테두리 안에서 광범위한 가상 로케이션들을 탐험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에 기반해
현실(AR)’ 기술을 장착한 앱 중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공을 이루었다. 증강 현실은
있다. 이는 가상 공간을 침실이라든가 지하실의 비좁은 기하학 구조 안에 끼워 맞추기
개개인의 현실 지각을 바꾸기는 해도 실재 환경을 가상 세계 환경으로 대체하지는
위해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접어버리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로써 VR 사용자는
않는다. 스냅챗은 강력한 얼굴 인식 알고리듬을 이용해 예컨대 얼굴 이목구비를
부가적인 감각 입력(인풋)을 얻어 실제로 보행을 하고 있다고 인지하게 되고, 그 결과
변형시키는 카메라 필터를 제공하거나 실시간으로 캡쳐한 비디오 영상 위에
모의 상황의 몰입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현실과 착각 사이의 간극을 감소시키는 보다
애니메이션된 그래픽을 덧입힌다. 13–29세의 여성이 이 앱의 주요 사용자란 점을
그럴 듯한 가상 체험이 가능해진다.
역설하듯, 최근 몇 년간 스냅챗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필터들은 사용자의
‹탱크›의 내러티브적 주축을 구성하는 스쿠버 다이빙 시뮬레이션은 그 자체로도
얼굴을 ‘미화하는’ 분류에 드는 필터, 예컨대 피부를 매끈하고 하얗게 표현하고 얼굴
공간을 극도로 압축하고 있다. 1인용 부유 탱크 캡슐 내부의 양막과도 같은 경계
윤곽을 갸름하게 만들어주고 눈 크기를 키우며 다양한 스타일로 화장한 효과를
안에서 광대한 가상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까지 복잡한 가상 환경을
추가해주는 필터들이다.
구축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은 ‘여름’이란 이름을 가진 사망한 잠수부가 마지막으로
이러한 얼굴 인식 기술이 어떠한 원리로 개인의 자기 인식을 뒤엎고 현실을
남긴 잠수 일지에서 발췌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시뮬레이션 내에서 참여자들은 여름의
왜곡하는 방향으로 오용될 수 있는가. 이는 김희천의 전작에 걸쳐 사회적 문제의
시신을 찾아 수습하는 것을 명시적인 목표로 받게 된다. ‹탱크›의 화자는 최초로 부유
원천으로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주제로, ‹썰매›(2016)에서 특히 부각되고 있다.
탱크 훈련을 받은 직후 훈련 일지에 이렇게 기록한다. “시뮬레이션 내의 몸이 내 없는
17분 길이의 이 영상에서 김희천은 또다른 증강 현실 앱인 페이스 스왑을 이용해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얼굴에 자기 자신의 얼굴을 입히고 있는데, 특히 여러 사람이 밀집해 있는 화면에서 이는 유난히 께름칙하고 마음을 교란하는 효과를 낳는다. 김희천의 덧입혀진, 대체된 얼굴은 간헐적으로 깜빡거리며 꺼졌다 켜지기도 하는데, 이런 효과는 대상의 얼굴이 가려졌거나 카메라로부터 돌아서 있을 때 주로 일어난다. 이러한 두절로 인해 AR기술에 내재된 잠재적 기만성이 드러난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오류의 여지없이 완벽한 얼굴 인식 기술이란 특정한 (이상적인) 환경
몸에 잘 반응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린다고 시뮬레이션을 외면할 방법은 없었다.” 주목할 점은 훈련을 시작하는 시점에는 그가 시뮬레이션 안에서도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차이를 분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확실성은 그러나 훈련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점차 마모된다). 그렇긴 해도 그는 시뮬레이션이 자신의 공간 지각력을 변화시키는 것에 고비를 느끼고 가상 환경에 내재된 융통성을 암시하는 대목에서 “‘거리’라는 것이 참 흐지부지 흩어진다”라고 일지에 적고 있다.
VR 디지털 설계를 고려함에 있어 지각 차원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축척(스케일) 관련해서다. 설계자들은 제안하고자 하는 구조물 또는 내부 공간의
하에서만 가능하다.
설계 시뮬레이션 모델을 그릴 때에 어느 관점과 고도를 나타내건 그 구성 요소들이
친구이자 협업자가 물리적인 세계의 현실성, 증강 현실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인
이러한 깜빡임 또는 빗나감을 우리는 ‹메셔›(2018)에서도 발견한다. 작가의
일관된 스케일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게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희천의 설치작
‘포켓몬 고’, 우리 생활을 잠식하고 있는 ‘디지털 크립digital creep’의 불가피성을
‹요람에서›(2016)는 이러한 고려 사항을 동력으로 삼아 건물 축소 모형에 사용되는
연관지으며 혼잣말을 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친구의 얼굴에 고정돼 있다.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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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얼굴 위로 스크린 캡처 인풋이 포개지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디지털
있다. 케이팝 안무를 반복적으로 연습하여 급기야는 춤 동작이 아예 의식에 새겨질
멀티태스킹이 어느 정도로 일상화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화면을 통해 작가는 본인의
수준에까지 이르면서, 이들은 신체적으로 완전히 소진되는 단계에까지 자신들을
‘training.dataset’ 인스타그램 피드를 태연히 스크롤하다가, 이따금씩 자기 자신이 카메라를 향해 웃거나 미소짓고 있는 비디오 포스트에서 잠시 멈추곤 한다. 이때 친구와 작가의 얼굴이 겹쳐지며 우연하고 불완전한 ‘페이스 스왑’이 이루어지는데,
몰아붙이며 저희 신체를 일종의 ‘자율 주행 차량’으로 개조시킨다. 하필 케이팝이라는
그마저도 순간에 불과하고 잠시 후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인스타그램 피드의
연령대에 적합한 대안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세속적인 맥락(목적)에서 이리도 열렬히 자기 말소에의 열망을 추구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자기라는 개념을 던져버리기 위한 현 시대와 그들
스크롤이 재개됨과 동시에 두 얼굴은 다시금 미끄러지며 분리된다.
가상 현실이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주된 이유는 비어 있는 몸이 그 자리에
‹탱크›에서 김희천은 스냅챗의 ‘뷰티’ 필터를 좀 더 고의적으로 활용한다. 부동의
존재하고 있어서다. ‹탱크›의 화자가 첫 부유 탱크에서의 경험을 되새기며 묘사한 바
자세로 휴대폰의 카메라가 자기 얼굴을 향하게 하면 스냅챗 앱의 AR 알고리듬은
있듯이 “이번 작업 시뮬레이팅하는 과정이… 내 없는 몸이 조종하는 픽셀 버전 송여름
시각적 효과를 완벽히 발휘한다. 그 결과 얻는 이미지들에 담긴 얼굴은 실제 얼굴과는
몸이라는 게 좀 이상해”. 존재와 부재가 공존하는 이 야릇한 이중성은 ‘자각몽’의
전혀 다른 얼굴이다. 큼직한 두 눈은 생생한 푸른색을 띠고, 입술은 도톰하며, 광대와
감각을 연상케도 하는데, 자각몽은 잠든 사람이 자기가 잠들어 있으며 꿈속에서 겪는
턱선 윤곽이 뚜렷하게 부각된다. 그러나 어쩌면 가장 묘하고 께름칙한 요소는
현상들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고 있음을 자각하는 정신 상태를 가리킨다. 자각몽과
촬영에 소요되는 제법 긴 시간 동안 카메라를 향하는 날카롭고 흔들림 없는 시선,
가상 현실 양쪽 모두가 외부 입력으로 인한 수정 없는 시뮬레이션을 수반한다는 점을
그리고 사랑에 빠진 디즈니 만화 속 캐릭터처럼 간간이 눈을 감았다 뜨는 느리고
짚어내면서 심리학자들은 (자각몽과 연관 있는) 렘(REM)수면 단계와 VR 에피소드
의도적인 눈의 깜빡임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러한 지속적인 셀카가 단순히
중에 발견되는 뇌 활동상의 유사함을 지적한다. 그러나 의식 변용을 유도하는 이러한
작가가 자기 얼굴을 다른 얼굴로 교체하고자 하는 욕망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부유
행위들이 리스크 또한 수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유의할 점은
탱크 시뮬레이션을 앞두고 훈련 교본을 읽던 작가는 이런 문장을 발견한다. “눈을
현실 분간 능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주 천천히 반복적으로 감았다 뜨는 것이 눈꺼풀, 안구의 움직임과 시각의 연결이
‹메셔›에서 작가의 친구는 대부분의 VR 체험에서 겪게 되는 육체에서 이탈된 듯한 느낌을 언급하며 이런 말을 한다. “VR 보면은 다리가 안보이잖아. 팔하고, 조이스틱하고 뭐 그딴 건 보여도 말이야. 다리가 없으니 둥둥 떠 있는 기분이지.”
끊어지도록 만든다.” 이 맥락에서 김희천의 흔들림 없는 시선을 자기 도취나 현실 도피의 행위로 해석할 게 아니라 시각 감각을 자신의 신체로부터 완전히 놓아버리기 위한 기법으로 봐야 한다. 그리하여 시각 피질에 다다랐을 감각 자극을 무효화하고
VR 시뮬레이션은 많은 경우 손으로 쥐는 하드웨어, 예컨대 컨트롤러나 조이스틱과
자신의 얼굴이 인식되지 않게끔 하여 종국에는 자기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다.
연동되어 작동한다. 이런 하드웨어를 통해 사용자는 VR 속 사물을 물리적 세계의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통해 조작할 수가 있다. 유령처럼 존재하는 이 가상의 부속 부위들은 그러나 팔뚝을 경계로 끝난다. 그 경계 너머로는 그림자가 드리우며 팔이
IV. 몸의 승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사용자의 가상적 신체가 있어야 할 공간 또한 이 암흑으로 휩싸여 있다. 말 그대로 몸이 소멸한 것인데 이야 말로 VR을 정의하는 특징이자
김희천의 작업에서 물리적인 신체에 대한 포기가 처음 명시된 건 ‹랠리›(2015)의
시뮬레이션 안에 있음을 알려주는 분명한 지표라 봐야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상
마음 명상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다. 이 명상 수련은 생각과 감정은 무의미하며 우리가
현실에서는 물론 실재 현실에서도 자기 자신의 신체를 쉽사리 보지 못하게 만드는
사는 세상이 망상이라고 가르친다. 올바른 명상 수련을 통해 수련자들은 개인적인
특정 활동이나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기억을 버리고 자기가 이미 죽어 있다고 믿게 되며, 그리해 종국에는 자기 존재가 아예
이러한 상황은 예를 들어 총기를 손에 쥔 사람이 자기 하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지워진다. “그러면 당신이 영원히 없는 거예요.” 자아와 마음의 고리를 끊음으로써
섬뜩한 경우부터 (1인칭 슈팅 게임을 할 때 또는 실탄 사격장에서 총을 쏘는 경우)
발생하는 현실로부터의 분리를 한 마음 명상 신봉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수영을 할 때 시선이 정면과 상공에 고정돼 있어서 몸 전체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마는 예사로운 경우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이런 의식 변용 상태에 이르는 경로로는 명상과 같은 관조적인 수양 이외에도 반복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 일시적인 무아지경의 상태를 유발하는 길도 존재한다. 일례로 수피 이슬람교 종파 중에는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는 종교 의식을 통해 예배자들이 파나(fanā) 곧 ‘소멸’이라고 이르는 초월적인 지경에 도달한다고 믿고 이를 실천하는 종파가 있다. ‹탱크›에 나오는 멕시코 청년들이 신봉하는 강도 높은 댄스 훈련도 그와 유사하게 고도의 노력을 경유해 자기 승화에 이르는 접근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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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플라톤의 동굴 속 모드 혼동
이런 곤란한 상황은 인식론의 이론적 기둥이기도 한 플라톤의 동굴 우화를 연상케 한다. 이 우화에는 동굴에 갇힌 채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탱크›에서 몸에서 분리된 손은 하나의 모티프로 등장하며 몇 개의 동떨어진 다이빙
동굴 벽에 사슬로 묶여 있어서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오로지 정면에 보이는 벽에
장면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시각적 요소로 작용한다. 한쪽 손목에는 다이빙 컴퓨터를
투사된 그림자만을 볼 수 있다. 동굴 바깥의 삶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한 채로, 이
팔찌 형태로 차고 다른 손에는 손전등을 든 채로 두 손이 더듬고 앞으로 뻗으며
죄수들은 다만 저희 인식의 테두리 안이라는 제한된 세계 가운데 존재하며 직접
나아가는 모습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이를 머리에 찬 헤드라이트 불빛이 밝힌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에만 의존한다. 다시 말해 이들의 현실은 전적으로 벽에 새겨진
가끔씩 카메라는 이동을 멈추고 한쪽 손이나 두 손 모두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는데,
그림자들로만 구성된다. 이 동굴에서 도망칠 유일한 방법은 몸이 체득한 감각적
그러면 손가락을 굽혔다 펼치거나 손바닥이 보이게 손등을 돌렸다가 다시 뒤집는 등
인상들이 – 이 인상들이 현실인 양 보이는 것을 아무리 설득력 있게 반영하고 있다
이 손이 화자 본인의 실제 손과 상응하는 동작을 하고 있는지 반복해 확인하려는 듯한
한들 – 결국에는 주관적이며 따라서 존재의 본질을 온전히 그리고 올바르게 전달하지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순간들은 시뮬레이션이 유발하는 – 가상 현실 속 손을
않을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경험적으로는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동시에 그 실재성을 근본적으로는 믿지
부유 탱크 훈련 교본이 모드 혼동 극복을 위해 제시한 지침은 김희천이 이
않는 – 인지 부조화의 증거가 된다. 간접적으로 가동되지만 감지 가능할 법한 감각에는
작업에서 탐색하고 있는 주제의 개념적 틀을 구성하는 교훈적 장치로도 작용하며,
무감한 유령 손의 존재론적 매력에 대해서 화자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래머들로부터 그만하라 이미 수없이 권고한 바 있고” 이는 실재 현실과 그 가상 현실적 재현을
이는 부분적으로나마 플라톤의 우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교본은 훈련자들에게 “현재의 신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몸을 자동화 모드, 일종의 크루징 모드로 두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크루징 모드’란 지적인 기능을 켜고 끄는 스위치를 단순
혼동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에 대한 제도적 인식이 존재함을 암시한다.
조작함으로써 돌입 가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련의 인지적 단념을 요한다. (몸이
앞서 경고 받은 바 있다. “훈련 중에 손을 들어 송여름의 손을 유심히 보는 것을
부유 탱크 시뮬레이션 훈련 교본은 ‘모드 혼동’의 가능성에 상당한 지면을
느끼는) 감각 인지의 포기, (자기로 발현되는) 개인 정체로부터의 해리, (주변 환경을
할애하고 있다. 이는 몸의 감각 기억이 익숙한 외부 자극에 본의 아니게 반응하여 그와
구성하는) 그 어떠한 물리적 물질도 식별하지 않는 분간의 정지. 이 과정이 이루어지고
연관된 학습된 행동으로 되돌아가는 경우에 촉발될 수 있는 과도적인 의식 상태를
나면 그 뒤에는 모든 사고에 우선하는, 실존적 자동화의 전제로 작용하는 의식의
가리킨다. 학습된 행동으로 복귀하면서 뇌의 논리적인 추론 과정은 무시되고 그
근본적 정수만이 남게 된다.
결과 파국 고장을 재촉할 수 있다. 훈련자가 무중력 부유 탱크와 근사한 중성 부력이 작용하는 특정 깊이로 잠수를 하는 경우, 실재적인 수중 환경이 아니라 부유 탱크 안의
부유 탱크에서의 훈련을 마치고 드디어 다이빙 탐사를 떠나게 된 전날 밤, ‹탱크›의 화자는 성공까지는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기본적으로 낙관하는 태도를
통제된 시뮬레이션 환경 속에 있다는 감각이 들면서 모드 혼동이 일어날 수 있다.
보인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 생존 전략으로서의 자기의 단념이 시작되었음을
훈련 교본은 모드 혼동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에서 유독 빛이라는 한 가지 요소를
보여준다.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점점 내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는데 내가 깊숙이
중요히 다루고 있다. “심해 혹은 수중 동굴 탐사 시, 조명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조명
들어가고 있다고 해야할지, 떠나고 있다고 해야할지 고민이 되더라고”. 우리로서는
오작동은 부유 탱크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여 잠수부들이 무의식적으로 시뮬레이션
다만 그가 영원히 없어진 것은 아니기만을 믿어볼 뿐이다.
모드에 진입할 수 있다.” [번역 이예원]
‹탱크›에서 가시성은 끊임없이 유동하는 변수로 등장한다. 객관적이고 지상에 해당하는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들은 대개 환하게 밝혀져 있는 반면, 실제 영상과 시뮬레이션 영상을 오가는 수중 장면들은 거의 전부가 암흑 속에서 촬영되었다. 이것이 은유하는 바야 명백하지만 여기에는 단순한 흑백의 비유 외에도 해석의 여지가 많이 내포돼 있다. 수중 장면들에서 이따금씩 나타나는 한정된 분량의 불빛은 깜빡이고 흔들리면서 바닷속 저조도 환경 가운데 왜곡되고 불분명한 상들을 만들어낸다. 주변 환경을 포위하다시피 하는 진공에 한번 적응한 눈은 일시적으로 타오르는 불빛의 번쩍임에 쉽사리 대처하지 못하므로 강렬한 광선이 만들어낸 그림자에 집중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물의 밀도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생성해 깊이 지각을 무력화한다. 그 결과 눈 바로 앞에 있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기도 하거니와, 주변 환경을 통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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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iving and Floating
II. Simulated Structures
In the Yucatan Peninsula of Southeastern Mexico are thousands of cenotes, subterranean caves that connect vast systems of underwater passages. The ancient Mayan civilization that once inhabited this region considered the cenotes sacred portals to the underworld and used them as sites for sacrificial offerings to the deities and spirits believed to reside deep within their waters. Today, cenotes are famous among scuba divers for their beautiful rock formations and scenery, but their challenging conditions can make for dangerous dives they are infamous for inducing claustrophobia, while offering divers few opportunities to resurface. Many sections of these underwater passages are completely devoid of any light source or even perceptible water currents that could imply basic directionality, leaving divers particularly susceptible to becoming disoriented. In order to navigate such inhospitable environments, divers use reels connected to fixed ropes that are permanently installed along the cave floor. Unsurprisingly, before embarking on deeper and longer routes that connect multiple cenotes, advanced diving qualifications are often required. The sensory deprivation that divers encounter in the underwater world of the cenotes can be approximated on solid ground using an isolation chamber known as a float-tank. Inside a lightproof and soundproof pod, a shallow pool of hypersaline water increases the buoyancy of the human body, allowing people to remain afloat for hours in deeply relaxed states of consciousness. Since the water inside the pods is kept at the same temperature as human skin, it is possible to completely detach oneself from all sensory inputs within this womblike environment. Such conditions constitute an ideal environment for scuba divers to habituate themselves to the unsettling and unforgiving aquatic environment of the cenotes. Heecheon Kim’s video Deep in the Forking Tanks (2019) tracks the experiences and im-pressions of one scuba diver as he undergoes training sessions in a float-tank in order to prepare for an upcoming dive expedition to the cenotes. Incorporated into this sensory deprivation environment is a virtual reality simulation program designed to teach trainees best practices for safely exploring a simulated underwater passage system. Rather than gradually becoming acclimated to the disorienting conditions of the tank, however, the narrator struggles to separate himself from the simulation and his ability to distinguish between reality and delusion becomes increasingly compromised. As the date of his actual dive expedition approaches, however, he begins to successfully assimilate techniques for underwater risk reduction; the day before his departure, he seems strangely calm while coherently ruminating on the possibility of his own death.
The term “virtual reality” (VR) has been used since the late 1980s to describe technologies that allow users to interact in real-time with immersive computergenerated environments which simulate objective reality. Although the architecture of these simulations varies, their constituent elements are created using various databases of 3-D models of polygons, hundreds of thousands of which are amalgamated into meshes which define the shapes of virtual polyhedral solids. Virtual environments are liberating for architects, who enjoy being able to manipulate virtual space and alter visual perspective to suit their specific needs. Having studied architecture prior to his career as an artist, Kim retains an acute proclivity for exploring the intersection of real and simulated spaces through digital architecture. His 2017 video Mumbling in Hell, Tumbling down the Well speculates on recent advancements in correlative mapping capabilities for linking spaces across virtual and physical reality, using technology that allows users to explore large virtual locations within the bounds of small physical environments. This is achieved by folding virtual space in unconventional ways in order to fit the cramped geometry of bedrooms or basements; this allows VR users to perceive an additional sensory input—namely, real walking—that results in a stronger immersive presence of the simulation and a more plausible virtual experience that reduces the gap between reality and illusion. The scuba diving simulation that forms the main narrative axis for Deep in the Forking Tanks is itself an extreme compression of space: an expansive virtual world experienced within the amniotic confines of a single-occupancy float-tank capsule. In order to construct such a complex virtual environment, the simulation uses data extracted from the last diving record of a deceased diver named Yeorum. The stated objective for trainees in the simulation is to find and retrieve her body. After his initial float-tank session, the narrator reflects in his training log: “My body inside the simulation responded well to the one outside, but there was no way to avoid the simulation, even if I turned away.”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at the outset of his training regimen, he can still differentiate between the virtual and real worlds while inside the simulation, a certainty that will deteriorate as time progresses. Notwithstanding, he notes the unsettling ways in which the simulation modulates his perception of space, remarking, “The thing we call ‘distance’ helplessly scatters,” in a poetic description of the inherent elasticity found in constructed virtual environments. Whenever architects draw up simulated VR mockups of proposed structures or interiors, one aspect of perception that can turn problematic is scale—care must be taken to ensure con-sistency among all the elements comprising a given perspective or elevation. These concerns formed the impetus for Kim’s installation From cradle to (2016), which examined varia-ble notions of scale in relation to architectural maquettes. For this project, Kim combined three differently sized architectural models to propose an absurdist vision of of the Nationa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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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 Contemporary Art, Seoul (MMCA) as an elaborate iPhone cradle. Kim’s intervention in the actual museum space constituted three separate video screens constructed to-scale, according to dimensions derived from each maquette, which were installed in the museum’s Media Lab, visualizing the cognitive remove at which an architect’s original design exists in relation to its simulated structure and physical actualization.
perfectly still, so that the AR algorithm can render its visual effects flawlessly. The resulting images display an altogether different face: Kim’s voluminous eyes appear a vibrant shade of blue, his lips full, his cheek-bones and jawline strongly defined. Perhaps most unnerving, however, is the piercing eye contact he maintains during these long shots, punctuated by slow, deliberate blinking reminiscent of a lovestruck animated Disney character. These durational selfies engage more than the artist’s simple desire to substitute another face for his own, however; while looking through a training manual for float-tank simulations, he comes across the following proposition: “Blinking your eyes very slowly and repeatedly causes the disconnection of your sight with movements of your eyelids and eyeballs.” In this context, Kim’s unwavering gaze ought to be interpreted not as an act of narcissism, but rather a technique to untether his sense of sight entirely from his body, to nullify the sensory stimuli that would otherwise reach visual cortex, to make his face unrecognizable, and ultimately to escape the self.
III. New Face Since the advent of the iPhone and other consumer-grade smartphones and the ensuing explosion of “selfies” as a form of representation, there has been no shortage of apps offering filters and other retouching methods for enhancing one’s appearance. To this end, Snapchat has become one of the most successful adopters of “augmented reality” (AR) technologies, which alter one's perception of reality but do not replace the real-world environment with a virtual one. Snapchat uses powerful face-detection algorithms in order to engineer camera filters that modify facial features or overlays animated graphics onto videos captured in real-time. Some of Snapchat’s most popular filters in recent years are ones that “beautify” users’ faces: smoothing and whitening skin, slimming facial profiles, enlarging eyes and applying digital makeup to achieve an assortment of looks. The mechanisms by which such face-detection technologies are exploited to subvert perceptions of identity and distort reality are recurring sources of malaise in Kim’s oeuvre, most rec-ognizably in Sleigh Ride Chill (2016). Using the algorithm of another popular AR image filter called Face Swap, Kim superimposes his own visage onto every single face that appears throughout the 17-minute video, an effect that is particularly disconcerting when applied en masse to groups of people. This phantom face periodically flickers on and off, predominantly when the subject’s face is occluded or turned away from the camera, a type of visual disruption that clearly reveals the deceptive potential of AR technology. An ethereal flickering effect also emerges in Every Smooth Thing through Mesher (2018), during a scene in which the artist’s friend and collaborator delivers a soliloquy triangulating the reality of the physical world, AR saturation resulting from the game Pokémon GO, and the insidious inevitability of so-called “digital creep” (i.e. compulsive use of digital devices). During this video sequence, the camera remains fixed on the speaker’s face, while an overlaid screen-capture input illustrates contemporary digital multitasking: casually scrolling through Kim’s “training.dataset” Instagram feed, it occasionally pauses to show video posts of the art-ist smiling or laughing at the camera. When the faces of the two friends momentarily overlap, a coincidental and imperfect “face swap” is revealed, only to slip apart as the Instagram feed continues its perpetual scroll. Kim’s use of Snapchat beauty filters in Deep in the Forking Tanks is much more deliberate: he aims the phone’s selfie camera at his own face while holding
IV. Sublimating the Body The first explicit mention of relinquishing one’s physical form in Kim’s oeuvre arises in Wall Rally Drill (2015), where it is introduced through an explanation of Maum Meditation. This meditation practice teaches that thoughts and feelings are meaningless and that we live within a world of delusion; through a process of guided meditation, practitioners systematically throw away their memories and convince themselves that they are already dead, until nothing of their existence remains. “And then you are permanently gone forever,” concludes an advocate for Maum Meditation, alluding to the type of dissociation from reality that can result from severing the bond between one’s ego and mind. While such 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 may be accessed through contemplative practices like meditation, temporary trance-like states can also be induced through forms of repetitive physical activity. During the ritual dances performed by certain sects of Sufi Muslims, for instance, worshipers spin themselves in circles to attain a sublime state of transcendence known as fana, or “annihilation.” In Deep in the Forking Tanks, a similar approach to sublimating the self can be found in the intensive dance training espoused by a group of Mexican youth documented by the narrator. By repeatedly practicing K-pop choreography until the dance moves are embedded in their consciousness, they seek to push themselves the point of physical exhaustion, converting their bodies into “autonomous vehicles.” Although their fervent pursuit of self-obliteration through the context of K-pop might seem ironic, it provides a millennial vision of alternative methodologies for abandoning notions of the self in contem-porary times. The pretense of one’s vacant body is at the core of what makes VR so disorienting, as described when the narrator recounts his first float-tank training session: “The whole simulation process … controlling pixel version of her body w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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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bsent body … is kinda weird.” The uncanny duality of presence and absence expressed here suggests the surreal sensation of “lucid dreaming.” The awareness of being asleep and that the perceptual phenomena of one’s dream are essentially unreal generates an ontological incongruity which, for the uninitiated, does feel abnormal. Since both lucid dreams and VR entail simulations without correction by external inputs, many psychologists have noted similarities in brain activity that occurs during REM sleep (when lucid dreams are typically induced) and VR episodes. However, con-sciousness-altering practices like these are not without their risks, chief among which is the impairment of one’s ability to discern reality. In Every Smooth Thing through Mesher, the artist’s friend comments on the disembodied im-pression that pervades most VR experiences: “You know how in VR you can’t really see your legs? But you kind of see your arms, and like your joysticks and shit? Like without your legs it kind of feels like you’re floating.” Many VR simulations operate in tandem with handheld controllers or joysticks that enable users to manipulate objects in the virtual environment by moving their hands and fingers in the physical world. These ghostlike virtual appendages terminate at the forearm, where they dissolve into darkness where the user’s virtual body ought to be. This literal annihilation of the body is a defining characteristic of VR and a clear indicator of being inside a simulation. Nevertheless, concerns have been raised with regard to certain activities and circumstances where one’s body cannot be easily seen. Examples of such situations range from the ominous— when holding a firearm that obstructs one’s per-spective of the lower body, as in a first-person shooter game or a session at an actual gun range—to the innocent— when swimming, with one’s eyes fixed directly overhead while one’s body remains completely out of sight.
implying an institutional awareness of the inherent dangers of confusing actual reality with its VR representation. The float-tank simulation training manual in the video devotes considerable emphasis to a scenario known as “Mode Confusion.” This is a transitional state of consciousness that can be triggered in instances when the body’s sense memory involuntarily responds to familiar external stimuli and reverts to learned behaviors associated with such stimuli, overriding the brain’s processes of logical reasoning and potentially precipitating catastrophic failure. In the context of a trainee taking part in scuba dives at certain depths where neutral buoyancy closely resembles that of a zero-gravity float-tank, mode confusion could occur due to the sensation of being in a controlled float-tank simulation rather than an actual underwater envi-ronment. Above all, the training manual underscores one key directive for preventing mode confusion: “During deep-sea or cave expedition, great attention must be paid to light management. Light malfunction can make divers to enter simulation mode unconsciously by forming float-tank-like environment.” Visibility is a variable in constant flux throughout Deep in the Forking Tanks; scenes that take place in settings of objective, terrestrial reality are generally well-lit, while underwater se-quences that oscillate between real-life and virtual reality footage are shot almost entirely in the dark. The relevant metaphor may be obvious, but there is more to parse here than just black and white. Flashing and flickering, the limited sources of illumination that appear in the work’s aquatic scenes and in an extended strobe-lit dance sequence produce distorted and indistinct images. Eyes that become acclimated to the enveloping vacuum of such low-light conditions cannot easily adjust to the glare emitted by these ephemeral flares, which means focusing instead on the shadows propagated by such strong flashes. Moreover, the density of the water in the dive scenes creates an invisible horizon that disables depth perception; not only is it near-impossible to see beyond what’s right in front you, there’s no way of even knowing where you are in relation to your surroundings. This predicament resonates with the myth of Plato’s Cave, a pillar of classical epistemological theory. In short, this allegory tells of a group of people who spend their whole lives imprisoned inside a cave, where they are chained to a wall and unable to turn around, so that the only things they can see are shadows projected onto the wall in front of them. Oblivious to life outside the cave, the prisoners exist in a world restricted by the bounds of their own perception, relying purely on knowledge gained through direct experience—the shadows comprise the entirety of their reality. The tenet introduced by Plato here is that the sensory impressions received by the body, despite being compelling in terms of the apparent reality they reflect, are nonetheless subjective and thus prone to misrepresenting the true nature of existence. As a didactic device forming the conceptual framework for Kim’s thesis, the float-tank training manual’s guidelines for overcoming Mode Confusion seem to derive in part from Plato’s allegory, advising trainees to “Abandon the obsession
V. Mode Confusion in Plato’s Cave The motif of disembodied hands is especially prevalent in Deep in the Forking Tanks, where it serves as a unifying visual element across several dive sequences; holding a flashlight with one hand and strapped at the wrist with a dive computer on the other, we regularly see a set of hands extending out in front of the camera, illuminated by the beam of a headlamp. At times, the camera pauses to focus on one or both hands, which curl and stretch their fingers or turn their palms over and back again, as if to confirm that their movements actually correspond to those of his own hands. Moments like these serve as evidence of the cognitive dissonance elicited by such simulations—simultaneously perceiving the virtual hands as empirically authentic while inherently disbelieving that they are as such. The eerie allure of phantom hands, which are vicariously activated yet numb to any appreciable sensation, is something the narrator is cautioned to resist by the simulation’s programmers. “The team informed that they already had advised me to stop looking too closely into Yeorum’s hands during the training,” he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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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he current physical body and set it under automation, the sort of cruising mode.” Rather than simply flipping an intellectual switch, however, the process of arriving at this “cruising mode” implies a series of cognitive renunciations: letting go of one’s sensory perceptions (as felt by the body), dissociating from one’s personal identity (as manifested by self), and ceasing to distinguish any physical sub-stance whatsoever (as constituted by one’s surroundings). Once done, all that is left is the fundamental essence of consciousness itself, which serves as the premise of existential automation that precedes all thought. On the eve of his departure to carry out the diving mission for which he has been training in the float-tank, Kim’s narrator seems optimistic, if not wholly assured that he will succeed. His final words bespeak the beginnings of surrendering the self as a survival strategy: “I am leaving myself little by little,” he says, “But I wonder if I should say ‘I, who is leaving myself, is go-ing deep in you.’” One way or the other, all we can do is trust that, once he goes underwater, he is not permanently gone forever.
눈물은 물속에서 흐르지 않는다: 평면 위의 순간적 무질서로 질식시키기
콘노 유키
Yuki Konno
TEARS DON’T RUN UNDERWATER: “Suffocation” through Momentary Disorder on the Surface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