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tto
01 Being Myself 정말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생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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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03 Introduction 04 Cover story 06 Book 08 Food 22 Style 30 Music 40 Seoul 60
Editor’s note
표지사진 : 고미술품 가게 ‘금수강산’ 외관 사진 : 김빛누리
INTRODUCTION
A;Motto는 한 호에 한가지의 모토를 가지고 그 모토를 가진 사람들
의 이야기에 대해 다루는, 서울을 주 배경으로 한 작은 잡지입니다. 이 잡지를 보다보면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도 있고, 어쩌 면 평소에 절대 공감 할 수 없었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지도 모르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호의 모토는 다소 뻔하게 느껴질 법도 한 “나로 살기” 입니다. 이 세상 그 누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고싶어 할 까요. 그렇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대도시 서울에서 온전히 나로 산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우리는 내 가치가 아닌 다른 사람의 가치에 맞춰 사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졌 습니다. 남들이 정해 준 기준에 맞춰 공부도, 적성도, 학교나 직장도 심지어는 사랑까지도 선택하는 사회.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조차 사치로 느껴지는 도시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들의 꿈대로 살고 있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죠. 누군가는 노래를 하며 살고 싶고 누군가는 장 난감을 조립하며 살고 싶고 또 누군가는 대기업에 들어가 조직문화를 즐기며 살고 싶을 것입니다. 이 모든 이들의 이야기는 들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고 실 제로 그랬습니다.
2014. 05. 24 편집자 김빛누리
cover story ‘나로 살기’라는 테마는 얼마나 많은 한국인
도 없이 많이 들어 본 말이긴 하지만 뜬금없
28,599건
이 ‘난, 나로 살겠어’라고 주변에 선언하는
‘나로 살기’ ‘나로 살자‘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의
친구는 결코 본 적이 없고, 설령 그렇게 말하
개인 포스트 검색 결과값이다.
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평소에 그런 대화법
포털 사이트 NAVER
들이 고민하는 주제일까. 우리 주변에서 수
을 사용하는 사람과 길게 대화하고 싶은 사 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토가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 는 생각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좀 더 솔직하게 가슴 깊은 곳의 생각을 늘어놓을 수 있는 공
67POSTS /DAY
간, 인터넷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이 주제 에 대해 고민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이며, 감
‘나로 살자’ 또는 ‘나로 살기‘ 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포 스트 수 의 한 달 동안의 증가량으로 일 평균을 내보 았다.
히 그 안의 컨텐츠들이 한국인들의 생각을 상당부분 대변한다고 봐도 될 만한 사이트,
검색을 해보았다. 무려 28,599건의 검색결
5921 BOOKS
과. 사실 정확히 한 달 전 같은 내용의 검색을
‘be myself’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의
했을 때는 26,591건 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아마존 도서 검색 결과이다.
네이버에서 ‘나로 살자’ 또는 ‘나로 살기’ 라 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본다. 웹검색은 정확 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좀 더 개인적인 단상 이라 생각되는 블로그 포스트를 대상으로만
아마존 닷컴
한 달 간 2008건의 포스트가 더 올라왔고, 단
래 글귀들에 조금이라도 공감이 간다면, 공
순 계산으로 보면 하루에 이러한 내용의 포스
감은 가지 않는다 해도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
트가 67건 정도 올라왔다는 이야기다. 확실
흥미가 생긴다면 이번호의 A:Motto를 읽는
히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할 만한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트위터에서도 그 단면을 살짝 엿보았다. 아
유나 @skylotus84 3월 5일 밤새워 생각한 모든 것들의 끝엔 내가 나로 살기 참 어렵다.였다.
까칠한 그녀. @flower0612 8월 3일 세상 사람들 속에 묻히려 나 스스로를 달래도 보았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하지만 성격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냥.....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안 @freeyian 2013년 4월 6일 먹고살기위해가 아니라 나로 살기 위해 일을 하고 싶다 더욱이 누군가 짓밟으며 먹고 살지는 말아 야지 시키는대로 살아지는대로 살지는 말아야지
lee,yookyung @Ryu_jodybee 5월 26일 오늘 출근하며 다진 다짐으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단 한시간이라도 온전한 나로 살기. 그리고 꼰대가 되지 않고 존중하며 살기. 많이 도와주기. 여기서 부터 시~~~.작
park ki young @pky777 8월 11일 당신은 행복하기를 원합니까, 행복해 보이기를 원합니까?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내가 그들보 다 더 나은가, 못한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나 싫어하나? 내가 나로 살기 보다는 남들에 맞 춰 살기 위해 허비한 시간은 얼마나 많았는지... NAOMI @mariatodanbi 2012년 4월 15일 나는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를 묻고 싶지만 그냥 다시 침묵한다. 침묵만이 지금의 나를 표현할 수 있기에. 나는 나로 살기 힘들고 또 다른 이로 살기 힘들다. 내일은 비가 올 것 같다. 5
BOOK
나로 살라던 그 책
여기 있는 책들이 ‘나로 살기 위한 12가지 방법’ 같은 것들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보다는 더 강렬하고 살아있는 ‘나로 살라’는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책 한 권을 읽기도 바쁜 시대, 나름 강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할 만한 문장들을 골라보았다. 그 느낌으로 만족해도, 책 전체를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6
제각기 나름의 방식대로 선택받은 자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었다. 알다시피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내가 너보다 더 강해. 그런 면에서는 너보 다 우월하고 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하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는 네가 나 보다 더 우월해. 아니, 스스로 네 자신을 발견하기만 한다면 나보다 우월해 질 거야. 산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자네는 정말 언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다름 아닌 덧없 는 것 속에 세상의 의미가 들어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거든. 자네는 덧없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저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02
이 사라지는 것을 그냥 지나쳐 보지 않고 거기에 자신을 바친단 말일세. 그 렇게 스스로를 바침으로써 덧없는 것이 최고의 존재로, 영원을 닮은 존재로 숭고해진다네. 너는 나보다 많은 재능을 타고났어. 나보다도 풍요로운 동시에 나약하기도 하지. 그래서 나보다 더 아름답고도 더 힘든 길을 가게 될 거야. 네가 가야 할 길이 어느 쪽인지는 저절로 밝혀질 거야. 그 길은 이미 시작되 었어.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 는 자. 이제 빼앗기지 마, 네 시간은 네 거야. 나야.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 미스 리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병이냐고. 도망치는 병이라고 그러대. 그땐 최 선생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 그저 무식한 놈 소견으로 그러고 말았지. 자꾸 병원에서 도망쳐서 아버지가 이 산골짝에 가둔 거구나. 내가 거꾸로 생 내 심장을 쏴라 정유정 저 은행나무 2009
각했다는 걸, 이제 확실히 알겠어. 세상에서 도망치는 병이야. 자기한테서도 도망치는 병이고. 그렇지? 이바닥 밥을 먹어본 자는 안다. 정신병원은 치료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이 라는 걸, 순응을 익히는 학습장이라는 걸, 날고있는 동안 나는 온전한 나야, 어쩌다 태어난 누구누구의 혼외자도 아니 고, 불의 충동에 시달리는 미치광이도 아닌, 그냥 나, 모든 족쇄로부터 풀려 난 자유로운 존재, 바로 나.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자신을 조준하고 있는 세상의 총구들을 향해 외 치고 있었다. 내 심장을 쏘라고. 그래야만 나를 가둘수 있을 것이라고. 7
FOOD
나답게 먹기, 나답게 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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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
는 행위는 과
연 나를 대변하는가? 요즘에는 조금 양이 줄 었지만 나의 별명은 예전부터 많이 먹는 것에 관련 된 것들이었다. 친구들은 그다지 크지 않은 체구의 내가 먹는 밥 양에 혀를 내두르 곤 했고 나는 무서운 속도로 두 공기, 때로는 세 공기의 밥을 먹어 치우며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곤 했다. 그리고 또 하나 특징적인 것 은, 나는 대부분의 밥을 맛있게 먹곤 한다.
리는 진정으로 먹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 실 우리는 왜 사진을 남기는가. 내가 맛있는 음식을 먹은 기억을 추억하고 싶어서라는 이 유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그 사진을 보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삼겹살 3인분에 소 주 한 병쯤은 거뜬하지만 자글자글 익고 있 는 고기 앞에서도 남자친구에게 초식 동물 같 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입맛만 다시는 사 람도 있을 것이다. 때로 우리는 살이 많은 사 람이 많이 먹으면 비난하고 날씬한 몸매의 사 람이 많이 먹으면 복스럽다고 하기에, 마음껏
글쎄, 왜 이렇게 많은 양의 밥을 먹
게 된 것 일까. 일단 밥을 빨리 먹는 아버지 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위가 약 한 편이었는데 위벽의 흡수 능력이 남들에 미 치지 못했는지, 밥을 한 끼만 걸러도 현기증 이 나기 일쑤였다. 밥을 맛있게 먹게 된 것은 워낙 내 불평이 없는 편인 내 성격도 한 몫 했 지만, 어릴 때 친구네 집에 가거나 어른들과 밥을 먹을 때면 복스럽게 많이 먹어야 예쁨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면 간이 적절하네요! 양이 많으면 푸짐 하게 주셨네요! 라고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 는 것도 잊지 않고. 심지어 먹는 양마저 타자의 시선에 의해 규정 지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먹거나 덜 먹을 수도 없다,
요리를 하는 것은 또 어떤가. 사실
어떤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 렇듯 진정으로 나를 위해, 또는 누군가를 위 해 요리를 하는 요리사들은 많지 않을 것이 다. 그러나 그 요리나 음식을 하는 행위가 누 군가를 대변할 것임은 확실하다. 그것이 무심 코 만든 것이든, 정성을 다한 것이든지 말이 다.
그래서 이 코너의 주제는 ‘나답게
먹기, 나답게 먹이기’ 이다. 어떻게 먹든지 무 엇을 요리하든지 그것은 우리를 반영하고 특 별하지 않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나는 우리를 좀 더 명백하게 드러낼 수 있는 먹거리와 요리를 찾아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음식을 먹을 때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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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청승맞지 않게 고기 먹는 법
이야기하나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811-3 070 4190 8091 평일17:00 - 03:00 토요일17:00 -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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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기 먹기’ 로 뻔뻔한 정도를 하수, 고수를
나누던 유머도 있었다. 혼자 음식 먹는게 뭐 대수라고 그렇 게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여기에 혼자 고기를 먹을 때도 용 기가 필요하지 않은 식당이 있다. 최고급 한우를 부위별로 접시에 올려 마치 회전초밥집 처럼 가격대에 따라 골라 먹 을 수 있다. 1인 화로가 나오고 바형 테이블을 갖춰 정말 눈 치 안보고 고기를 구울 수 있을 것 같은 집
먹고 싶은만큼, 먹고싶은 것만
비비리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수동 93-22 02 335 0249 평일 11:30 - 20:00 토요일 11:30 - 20:00
홍대 앞에서 단 돈 오천원, 게다가 몇인분은 뚝
딱 먹어치우는 사람도 편식하는 사람도 눈치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곳. 상수역에 가까운 곳에 있는 ‘비비리’이다. 이곳 의 메뉴는 단 하나, 재료만 취향대로 바꾸면 전 국민이 마다 하지 않는 비빔밥이다. 식권을 오천원 한 장으로 사서 입장 하면 그때부터는 정말 내 마음대로. 계란을 다섯개를 넣어 도 야채는 넣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11
FOOD
비건 카페[공존]의 셰프 조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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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공존이에요. 모든 생명이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을 나누며 어울리는 것, 그렇게 세상이 유 지되는 거에요. 우리는 그래서 서로 조력자인데, 그 들을 먹거리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습관이라고 생 각해요.”
채식이 더 이상 놀랄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직은 많은 사람에게 멀게 다가오
여기는 위 층에 있는 땡큐 동물 보
는 이야기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20
호소에서 운영하는 곳이에요. 이 동물보호소
년 째 채식만이 아니라 평화주의, 생명존중이
에서 유기 동물들을 치료 해주고 중성화 수술
라는 모토를 가지고 그것을 음식으로 나누는
도 해주고 입양까지 보냅니다. 여기는 회원들
한 사람이 있다. 먹는 것을 바꿈으로서 ‘공존’
이 꽤 많아서 같이 운영을 해나가는 식이에요.
이 가능하다고 믿는, 채식요리사이며 관리자,
이런 카페 인테리어 같은 것도 다 회원들이 한
채식 보급 활동가 조정배씨. 답십리에 있는 동
거에요.
물사랑실천협회의 1층에 자리한 비건 카페 [
공존]에서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 비건이라는 것은 베지테리언(채식주의)
카페의 음식들은 전부 비건식이고
안에 있는 개념이에요. 보통 베지테리언들은
#1 저희는 모든 생활에서 비폭력적 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 들이에요.
유제품까지는 섭취를 하는데 비건은 순수채식 주의자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동물성 의 식주 등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가능하면 모든 생활에서 비폭력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나요?
는 사람들이에요.
저는 조정배라고 하고 46세입니다.
저와 가족에 대해 말씀 드리면, 저
채식을 20년 정도 해왔고 비건(완전 채식)으
는 학교 졸업할 때부터 채식을 해서 20년 정
로 한지는 10년 정도 됐네요. 채식 보급을 위
도 채식을 해왔어요. 그렇게 살면서 나름대로
해 활동하는 사람입니다.
의 채식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채식 보급을 위 해 일해왔고요. 제 집사람은 저보다 채식을 3 년 정도 일찍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희 애들도
비건 카페 공존은 어떤 곳인가요?
지금 초등학교 4학년, 5학년인데 태어날 때부 13
터 채식을 해왔기 때문에 고기는 물론이고 우 유나 계란의 맛도 몰라요, 학교에도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든요.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음식 을 보면 일단 성분표 부터 확인해요. 동물성이
#2 사실 저는 고기는 죽음, 시체라 고 부르는 게 더 솔직하다고 생각해 요.
들었느냐 안 들었느냐에 따라 먹을 수 있는지 를 판단하는거죠. 저희 가족들은 행사 같은 것
그런 과정을 통해 육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
이 있으면 나가서 채식홍보도 하고 있고요. 그
게 되셨나요?
런 식으로 살고 있죠. 어떻게 채식주의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글쎄요, 톨스토이의 일화가 하나 있
어요. 톨스토이가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했는 데 식탁에 고기가 없어서 친구들이 불평을 했
저는 요가나 명상 같은 것에 대한
다고 해요. 그러자 톨스토이가 생닭, 살아있는
관심으로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닭을 가져와 식탁 위에 올려놓고 ‘먹고 싶으
활성화 되어 있는 인도도 많이 갔다 오곤 했어
면 네가 해먹어라’ 라고 했대요. 실제로 우리
요. 요가나 명상 등은 채식과 비폭력적인 삶을
는 고기 자체보다는 그것과 함께 요리된 양념
전제로 하는 것들이에요. 기본적으로 그곳에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는 입
서 채식, 생명존중에 대한 사상들을 자연스럽
맛, 습관에 의해 고기를 먹는 경향이 있지만 실
게 받아들이게 됐죠.
제로 동물의 생명을 빼앗아 만든, 고기의 실체
“더 많이, 더 빨리 채식이 보급돼서 세상이 좀 더 밝아지고 평화로워졌 으면 합니다.” 1 4
에 대해 알게 되면 우리는 육식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을 거에요. 습관에 의해 음식을 먹
어떻게 보면 요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런 것
기보다는 내가 먹는 음식을 이해하고 그 실체
들을 전달해 주시고 계신 거네요.
를 살펴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굳이 육식을 택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채식은 그냥 풀만 먹는 개
념이라고 보기 보다는 생명에너지를 교감하 채식을 실천하시는 것을 넘어 요리사라는 직
는, 만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업을 선택하시게 되신 이유가 궁금한데요.
고기는 죽음, 시체라고 부르는 게 더 솔직하다 고 생각해요. 그 안의 영양분은 부패 직전의 상
저는 그냥, 자연스러웠어요. 저는
태이지만 채소는 스스로 주려고 하는 좋은 에
사실 정확히 요리사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것
너지를 가지고 있어요. 그 관계에서 교감이 일
들을 다루고 있어요. 채식에 대해서 강의나 홍
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보도 하고 있고, 일반가정에서도 채식이 쉽게 끔 제품으로 제공되는 채식을 만들기 위해 채
그것을 나누시는 과정이 보람차시겠어요.
식 공장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에서는 주 방에서도 일하지만 관리도 같이 하고 있어요.
기쁘죠. 사실 채식을 처음 접하시
는 분들께는 나물이나 야채보다는 고기와 같 굉장히 열정적으로 활동하시고 계시네요.
은 맛과 질감이 나는 콩고기를 드려요. 그런 것을 접하는 분들은 놀라워하죠. ‘이렇게 먹을
채식에 대해서도 굉장히 활동할 수
수 있으면 육식을 굳이 할 필요는 없겠다’ 그
있는 범위가 넓어요. 요즘에는 육식을 대체할
런 반응들을 접하면 좋죠. 단순히 음식만 내놓
수 있는 콩고기 같은 것도 많이 나오고 있고 미
기 보다는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견해들을 제
국에서 유행하는 로-푸드나 생식, 단식 같은
시하는 것, 그런 것들이 함께 교감이 되어야 해
것들도 채식과 큰 바운더리 안에 포함이 되죠.
요. 15
회화를 전공한 조정배씨의 그림과 벽화가 카페 곳곳을 꾸미고 있다.
말 그대로 공존이에요. 모든 생명이
자신이 가진 진선미, 아름다움을 서로에게 나
그런 생각들을 어떤 방식으로 나누고 계신지
누며 어울리는 것, 그렇게 세상이 유지되는 거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에요. 여기에는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들도 함 께 참여하잖아요. 우리는 그래서 서로 조력자
제가 여기서 주력으로 파는 것이 채
인데, 우리의 조력자들을 입맛 때문에 먹거리
식 햄버거에요. 저는 우리가 더 많은 채식 햄버
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습관이라고 생각해
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햄버거가 고
요. 그렇게 보기 시작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기 소비가 가장 많은 분야거든요. 우리는 햄버
깨끗해지고,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거 패티 한 개를 만들기 위해 땅 6평을 없애서 옥수수와 같은 사료를 심고 소에게 먹여요. 채 식을 한다면 22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고기 1 인분으로 사라지는 거죠. 너무나 비효율적이
#3 채식을 한다면 22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고기 1인분으로 사라지 는 거죠 1 6
죠. 건강상으로도 문제가 돼서 국가적, 전세계 적으로 의료비도 올라가고.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요. 정부의 문
제가, 그런 축산업에 환경 파괴에 대한 부담금
시상황과 같은 거에요. 전쟁이 그렇듯이, 비인
을 지우지도 않고 오히려 정부보조금을 준다
간적인 거죠.
는 거에요. 실제로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 1달
러에 팔리는 햄버거 패티 한 장은 사실 악영향
많은 나라일수록 이런 것들의 발생률이 높대
들을 따지면 20만원 정도의 값어치를 한다는
요. 유제품이나 고기 같은 것들은 자연스러운
거에요. 나머지 손해는 세금으로 메꿔 주는거
것도 아니고 건강에 굉장히 악영향을 미쳐요.
죠. 유럽은 그런 보조금에 대한 반대가 심한데
성인이 되어서도 우유를 먹는 건 인간들 뿐이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런 개념이 없죠. 그래서
에요. 자극적인 걸 찾기보다는 조금 밋밋하더
전 햄버거를 채식으로 대체하는 의미가 굉장
라도 채식을 해야 해요. 육식은 사실 중독성이
히 크다고 생각해요.
있어요. 마약과 같죠. 처음부터 그 맛을 느끼
당뇨, 대장암, 유방암…육류 소비가
는 것이 아니라 길들여지는 거에요. 굉장히 가치관이 뚜렷하시고 실제로 굉장히 많이 실천하며 살고 계신데, 그런 가치관을 많
저도 사실 자극적인 것을 전혀 못 먹고 고기를
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정리해 주실 수 있나
먹으면 속이 안 좋은데 고기 맛이 중독성이 있
요?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다는 말에 정말 공감이 되요.
저는, 일단 채식 홍보하는 사람이
맞아요. 그렇게 길들여진거죠. 사실
죠. (웃음) 이게 특별하게 되어버렸는데 사실
제가 채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미친 사람 취급
전혀 특별하지 않아요. 원래 우리가 먹었던 거
받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채식을 한다고 하면
잖아요. 과거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도 고기를
‘그거 좋지요’ 하면서 긍정적인 반응까지 나와
법률로 금지하던 때도 있었어요. 불교의 영향
요. 좋긴 좋은데 여건이 안 된다는 사람도 많
도 있었겠지만.
아요. 이런 채식식당도 흔치 않죠. 운영에 있
그 당시에는 생명존중에 대한 분위
어 어려운 점이 채식 전문 요리사도 흔치 않고
기가 더 생활 속에 있었으리라 생각 되요. 문헌
식자재를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거에요. 소
에 보면 소와 같이 식사하고, 존댓말도 쓰고,
스부터 모든 것들을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존재로 여긴 거죠.
에 손이 정말 많이 가요. 이런 부분들이 정책
우리는 지금 동물들을 대상으로, 물질로만 보
적으로도 많이 배려가 되어야 해요. 사실 혼자
잖아요. 채식을 하면서 교감의 폭이 많이 넓어
버티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먹는 대 로 많이 되어지잖아요. 고기를 먹으면 이를 소 화하기 위해 온 몸이 산을 뿜어내죠. 그건 전 17
#4 자신이 소수라는 점을 알고 있 지만 그래도 그 가치가 중요하다는 걸 알아요
는 정치인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늘 같이 음식을 먹어야 하는
부모님과 갈등이 많았죠. 음식을 아예 따로 먹 어야 되니까. ‘이걸 먹어야 힘을 쓰지’ 하면서
그런 어려움들이 있는데 사실 예전에는 더 심
이것저것 권하시고. 그런데 집에서의 갈등보
했을 것이고 주변과의 충돌도 심하셨을 것 같
다는 직장에서의 갈등이 정말 힘들었죠. 우리
은데요. 어떻게 극복을 하셨나요?
나라는 회식 문화가 있잖아요.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술 먹고 고기 먹고, 저는 그냥 음료수
외부적인 어려움으로는, 제가 공개
한 잔 따라놓고 먹었죠. 남자라서 더 힘들었
적으로 활동하는 편은 아니라 축산업자나 낙
어요.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 처량하게 보고,
농업자들에게 큰 공격은 받지 않았어요. 그쪽
왕따 아닌 왕따를 많이 당했죠.
업자들 같은 경우 정부로부터 굉장히 지원을
많이 받는데 채식에는 그런 지원이 없어요. 유
지고 다니니까 마음이 안 좋죠. 다른 애들은
럽 같은 경우는 채식에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다 급식을 먹으니까 왕따와 같은 분위기에 노
지원이 많이 되요. 일단 진보적이고 채식을 하
출되기 쉽죠. 다행히도 요즘은 아이들도 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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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애들도 학교에 도시락을 싸가
에 대해 호응해주는 분위기에요. 좋은 친구들 을 많이 뒀어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채
어떻게 보면 넓은 의미의 평화주의자시네요.
식 카페에 가서 같이 먹기도 해요. 우리 때는 그렇게 밥 먹을 곳도 없고 채식에 대한 인식 자
체가 없으니까 많이 힘들었는데, 다행이죠.
정치보다도 먹거리를 바꾸는 것에서 더 큰 혁
네, 저는 비폭력주의자에요. 그런데
명이 온다고 생각해요. 학교 다닐 때 정치적 자제분들도 부모님의 생각을 많이 따라주는
인 이슈에 매진해 있었어요. 그런데 졸업할 때
군요.
쯤, 어떻게 근본적인 것들이 바뀔 수 있는지 여 러 대안들을 고민하다 명상 같은 것을 접하게
뭐, 안 따를 수 있겠어요. (웃음) 그
되었죠. 우리나라에도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고
냥 자연스러운 거죠. 아이들이 채식을 맛있게
인간적인 분들이 많지만 먹거리와 관련된 이
먹어요 정말. 집에 동물들도 기르고, 비폭력적
슈들이 더 대두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가르치 고 있어요. 인조 모피 패션쇼에 저희 가족이
좀 더 근원적인 부분들을 보신 것이군요.
한 번 나갔었어요. 아이들이 모델로 서서 인조 모피를 광고했었어요. 용돈도 벌고(웃음) 아
이들도 그런 걸 많이 홍보하려고 해요. 방송이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이 바뀔 수 있어
나 신문에도 나오고, 채식하는 또래 친구들도
요. 정말로 고기는 싸우면서 먹어야 하잖아요.
모여서 놀고 하더라고요. 본인들도 자신이 소
그런데 과일은 나눠주는 거에요. 오늘도 오면
수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가치가 중
서 사과를 하나 먹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요하다는 걸 알아요. 소수라는 것에 연연하기
웃음) 처음에는 채식이 조금 밋밋할지라도 먹
보단 자신감 있게 행동해주고, 고마운 일이죠.
다 보면 오감이 더욱 살아나는 게 느껴지실 거
#5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 이 바뀔 수 있어요.
에요. 정말 행복감도 느낄 수 있고.
네, 매일 먹고 접하는 것이니까요.
19
행복하게 사시는 거네요.
고 싶으신 한 마디가 있으신가요?
전 그러고 싶은데 아직 주변에서 좀
괴롭히네요. (웃음) 아직은 과제가 많은 것 같
이 많이 생겼는데 더 많이, 더 빨리 채식이 보
아요. 그래도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채식을 하고
급돼서 세상이 좀 더 밝아지고 평화로워졌으
있어요.
면 합니다.
그래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전파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셔서 정말 부러워요.
네, 좋아요. 그런데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는 것을 일로, 운동으로 하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해요.
좋은 말씀 정말 잘 들었는데요, 마지막으로 하
보호소에는 밝은 아이도 활발한 아 이들도 있었다. 이 허스키는 내가 다가가자 눈을 들어 나를 똑바로 바 라보았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가만 히, 응시하고만 있었다. 2 0
지금도 그 전보다는 채식하는 분들
아기자기한 카페의 인테리어는 땡 큐센터의 직원들이 직접 한 것이다.
카페 공존 위에 위치하는 유기동물보호소인 땡큐센터에는 유기견들이 봉사자들과 입양 자들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아 이들을 산책시켜주거나 씻겨주는 등 봉사활 동을 하면 [공존]에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땡큐센터 동대문구 답십리동 267-2 070-4259-8886 http://www.fromcare.org/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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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HOW TO BE LIKE MYSELF
Sanabria Andrei Log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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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
You are going to be cool when you will stop trying to be cool. You will be cool being yourself and that’s it.
He is an industrial de-
signer, and photographer. He stud-
First of all, please introduce yourself.
ied in ITCR Cartago, Costa Rica and Hochschule für Gestaltung
I am a student, industrial design stu-
Schwäbisch Gmünd, Germany. And
dent.
now he is working in Tec Team,
I am easy going, and relaxed.
Latin American university students’
So I can make friends very easy. haha
team for building energy efficient
Even with the way I look, cause I look
solar house and preparing for the
serious but I am not
Solar Decathlon award 2014. He has his own style even though
How’s the way you look like?
he never dressed up to make some special mood.
I am not sure.
But I think sometimes I can look a bit
Actually, it’s not just about
his fashion style, but his attitude.
crazy, but in a good way.
His life style, fashion, attitude, way he say is always absolutely con-
That’s true, haha
sistence.
Can you explain what are you doing
So I wanted to know how could he
nowadays?
has his own style and keep going with it.
I am working in a project We are going to be building a house in France in a competition.
#1 I just want to live the moment. The present, what is happening right now.
And I’m taking my 2 final courses. and partying a lot. Could you explain more about your new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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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will be in Versailles in Paris in a
Well, some I want to capture the mo-
contest.
ment, sometimes I want to show what I can
And is the project connected with
see,
your motto?
some others I just want to keep them for my self.
Yes it could be, and it’s great because some of my
Are those methods reflecting your
friends are going to be there with me
life style? If it is, please tell me what it is.
So you are working in these kind of
I just want to live the moment.
things ..and what is your interest?
The present, what is happening right now.
I like movies. Cult films and stuffs like
Lose any social fear, keep going,
that.
learning, growing, enjoying..
also photography.
Do whatever I want
I love listen to music.
I want to be free and completed.
I like art.
I want to be just, just me
Especially sculptures.
There is no fake at all.. just myself.
And I like drugs..but you can keep it, if it is too much haha Yes, you really live like that. I think it’s the reason why you make No I think it the best thing that can
friends so easily.
explain you.
But how could you think like that?
And I love your pictures!
It’s really hard to do for usual people...just be themselves.
thank you. It’s because I realize abou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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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have any special point of
I understood that´s the way.
view when you take pictures?
The way everybody should follow.
Because your pictures looked like
For example
have some mood
You are going to be cool when you Photogaph by Sanabria Andrei Logo
will stop trying to be cool.
things?
You will be cool being yourself and
I mean... about realistic things.
that’s it.
For example,
When did you realize that?
You brought lots of drug from Costa Rica to Germany haha
You just start seeing it
and once you said you have no fear
Looking around and looking into your
about future.
self.
Then you said that if you want to
It’s about many experiences, but I am
do something, do not care about
still going with it..
other things like financial problem
I am not that great yet hahaah
or something like that.
not at all. but I am walking and going for it (:
The future doesn’t exist. So I cannot be scared about it.
#2 The future doesn’t exist. But how do you feel no fear about
and yes, I don’t care about having just the things I need. I don’t care about money or h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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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iphone.
Very nice people
That’s not important at all.
Sometimes it’s really crazy Because of too much alcohol and
Then what is the most important
everything haha
thing to you? hahaha That’s a good question.
Are all the people in there as crazy
I think being myself,
as you?
be honest but with myself. No..just me and my friends. Was there any value impact be-
They are great at least for me.
tween your value and the outside, realistic world?
Okay, before finish this interview, please explain about you.
Yeah sure, a lot of people think I am crazy or stupid,
I am a crazy young Latin American
or a junkie, or a punk.
guy who tries to live his life at the top
But I don’t care..
and enjoy!
Because that’s the way I am. If they think in that way, I don’t want them next to me. Fuck them all (: haha Cool! I felt a lot of things through the interview with you. And I want some parties because here is no party in Korea. Here we have too much party. How’s the party in Costa Rica? It’s great Music, jammin’, dancing.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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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좋아서 하는 뮤-직 4인조 팝펑크 밴드 [디하이트] 3 0
“정말 저희는…그냥 하고 싶은걸 하니까 좋아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니까 좋은 기분이 들어요.”
홍대 신촌 일대의 무수한 버스킹 밴
게 됐죠.
드들. 우리는 안다. 그들 중 대부분은 각자의 삶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들이 누군가는
그럼 그 동아리를 통해서 음악을 시작하셨나
음악을 생업으로 한다. 왜 그들은 이 거리에 나
요?
왔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들 중의 몇을 만나보기로 했다.
보컬: 다들 다르긴 한데요, 교회에서 시작한 친구도 있고..저 같은 경우는 농구부를 들어
#1 농구부를 들어가려고 했는데 어 머니가 탁구부라고 잘못 들으신 거 에요. 그래서 어쩌다…통기타 부에 들어가게 됐죠.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탁구부라고 잘못 들 으신 거에요. 그래서 어쩌다 보니…통기타 부 에 들어가게 됐죠. 하하. 그래서 그 부서에서 기타하는 친구랑 드럼하는 친구를 만나게 된 거에요.
어떻게 네 분이서 이렇게 모이시게 된 거에요? 베이스: 저는 고등학교 때 학교 밴드 동아리에 보컬: 원래 저희 밴드가 뭉치게 된 계기는 중
서 이 형들을 만났어요. 그런데 이 형들이 따
학교 때 밴드 동아리였어요. 그러다가 졸업할
로 만든 밴드에 베이스가 없어서 제가 대타를
때 즈음에 뜻 맞는 친구들끼리 제대로 한번 해
뛰다가…정신차려 보니 형들이랑 같이 그 밴
보자고 시작하게 된 게 이 밴드죠.
드도 계속 하게 됐죠. 보컬: 그냥 잘생겼다! 하고 데려왔죠. 키도 크
음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시게 됐죠?
고! 기타: 그 땐 잘 못 쳤는데, 잘생겨서 데려왔어
기타: 저는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음악
요
선생님이셔서, 하게 됐어요…그게 다에요(웃 음) 그리고 저희 어머니께서 통기타를 만드시
전부 다 잘생기셨어요. 노래도 좋구요.
거든요. 집에 기타도 있고 학교에서 동아리를 정하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음악 담당이시니
일동: 감사합니다.
까, 자연스럽게 통기타 들고 그 쪽 부서를 가 31
아까 보니까 벌써 팬들도 많으시던데요?
미있어서 하죠. 보컬: 그러니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통
일동: 글쎄요..오늘따라 많네요.(웃음)
하는 느낌이에요. 모르는 얼굴의 사람들이 저 희 음악을 들어주시잖아요. 우리 음악이 더 알
원래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이세요?
려지고 있구나, 그런 점에서도 기분이 좋아요.
보컬: 원래는 어느 날은 이분이 와 주시고 어
이 오셨네요.
#2 저희가 사실 전부 다 장학생이 에요. 수상경력으로 장학생이 돼서 전부 한 대학에 갔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실 때면 어
굉장히 하고 싶은 일을 하시고 계시는 거네요.
떤 기분이 드세요?
죄송하지만 나이대가..
기타: 음,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음악을 하
기타: 저희는 다 22살, 21살이에요.
느 날이 다른 분이 와주시는 식인데 오늘 다 같
면서 드는 느낌은 정말…아, 음악 하는 것 같 다!(웃음) 왜 사람들이 흔히 음악하는 사람들
좋겠어요(웃음) 그런데 보통 그 나이 대 친구
보고 하고 싶은 것 해서 좋겠다고 하잖아요.
들은 사회적으로 정석이라고 불리는 길을 따
그런데 정말 저희는…그냥 하고 싶은걸 하니
라서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렇게 조금 남다
까 좋아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니까 좋은 기
른 꿈을 좇으실 때 압박감 같은 건 없었나요?
분이 들어요. 보컬: 압박 같은 건 별로 없어요.
3 2
보컬: 맞아요, ‘음악한다’ 딱 그 기분이에요.
기타: 나이 들면서 생길 수도 있겠죠.
하하.
보컬: 사실 처음에 느낀 압박은, 넌 이걸로 안
기타: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다. 그거에요. 재
돼, 공부해야 돼, 음악을 아무나 하냐 이런 거
였는데 지금은 다들 그런 압박은 주지 않아요. 그런데 이제 앞으로 느껴야 할 압박은 그거겠
보컬: 그래서 그런 부분으로 좀 위안을 받죠.
죠. 아, 우리가 이걸로 먹고 살아야 하는구나.
(웃음)
그런데 지금 당장은…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 으니까요.
곡도 굉장히 잘 쓰셨는데 작곡은 따로 배우신 건가요? 곡은 주로 누가 쓰시나요?
기타: 압박은 사실 주변에서 들어와요. 이 중 에 군대 갔다 온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까. 그
드럼: 보컬이랑 기타 치는 친구가 주로 많이
러니까 주변에서 ’너희가 지금은 22살이지,
써요.
군대 다녀오면 24~25살이다’ 이렇게 말하면
보컬: 배운 적은 딱히 없고요. 그냥 음악을 많
아 곧 20대 중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
이 들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러다 보니 추석이나 명절 때면 ‘음악 하는 게 정말 괜찮겠냐’ 라고 한번 씩 얘기가 나오죠.
#2 그냥 좋아서 하는 거에요, 그냥 좋아서.
그렇겠네요, 그럴 땐 보통 어떻게 대처하시 죠?
노래가 정말 좋아요. 아마 잘 되실 거에요. 혹시 그런데 꼭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보컬: 그럴 때면 저희 어머니가 ‘우리 아들은
이유가 있으세요?
그래도 장학생이야!’ 라고 해주세요. (웃음) 보컬: 음악을 꼭 해야겠다는 이유…? 기타: 저희가 사실 전부 다 장학생이에요. 중
기타: 너 있어?
학교 때부터 같은 팀에 있으면서 대회를 굉장
보컬: 그냥 좋아서 하는 거에요.(웃음)
히 많이 나갔어요. 그래서 수상경력으로 장학
그냥 좋아서.
생이 돼서 전부 한 대학에 갔어요. 33
보컬: 이 일이 아니면 할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기타: 여기 여기, 드러머 치는 친구가 아주 ‘나’
것도 없고…이 일이 좋아요
가 뚜렷한 친구에요!
기타: 이 중에 공부 잘하는 애들도 딱히 없고.( 웃음)
드럼: 저는, 저는…제 자체는요, 긍정입니다.
어쩌다 하게 된 것이 음악이었고 처음엔 취미
그래서 최대한 모든 세상의 시선을 다 긍정적
생활이었지만. 음악을 계속 하다 보니까 이제
으로 보려 하구요. 음악도 사실 포기하고 싶
뭔가 될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기고. 그런 마음이
을 때가 많은데, 긍정적으로 더 노력해보려고
크죠, 뭔가 되지 않을까? 하는…
해요.
보컬: 확신이 있어요! 될 거에요. (웃음)
보컬: 정말로 이 친구(드러머)는 모든 걸 다 긍
기타: 대책 없는 자신감이 있어요. 하하하.
정적으로 받아들여요. 사실 저희가 예전에 다 른 드러머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갔어요. 그 래서 원래 중학교 밴드 결성 했을 때부터 5년
보기 좋은데요. 그럼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간 기타를 치던 이 친구(드러머)가 대신 드럼
더 이야기 해주실 수 있어요?
을 치게 됐는데 본인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요.
하니까 정말로 빨리 늘었어요. 드럼 친지는 겨 우 1년 된 거에요. 대단하죠.
일동: 나? 나…
3 4
드럼: 긍정적인 마인드, 그게 저입니다. (웃
음악을 함에 있어서 저는 그런 것들에 대해 굉
음) 그냥 그런 생각으로 모든 걸 하다 보면 뭔
장히 즐거움을 느껴요.
가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아하 정말 좋은데요. 다른 분들도 이런 가치관이 있
는 일을 찾지 못한 사람이 너무도 많잖아요.
으세요?
그런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베이스: 가치관은…사실 잘 모르겠고요. 지금
보컬: 남들에게 ‘나 어떻게 살아야 하지’ 라는
저는 아직 대학생이니까 부모님께 짐을 덜 드
말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무엇을 할지 찾았으
리고자 하는 마음이 커요.
면 좋겠어요. 남에게 아무리 물어도 그들이 대 답해줄 수는 없으니까, 본인이 피를 토하면서
그래서 이렇게 버스킹을 하시는거에요?(웃
라도 찾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음) 기타: 아직 젊다면 하고 싶은 일을 꼭 찾기를 베이스: 그래서 버스킹도 하고 알바도 하고 있
바래요. 그런데 박명수가 예전에 그랬듯이, 너
어요. (웃음)
무 늦었다 싶을 때는 정말 늦은 거래요. 그러
기타: 가치관하고는 대답이 좀 멀었지만… 그
니까 뭔가를 이미 하고 있다면 그것에서 성취
러니까 답은 그거죠! 인생은 긍정이다.
감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처음 잡아본 것이 음악이라서 이렇
#4 누가 슬픈 걸 좋아하겠어요. 그 렇지 않나요?
게 계속 하고 있거든요. 음악을 하면서 음악이 더 좋아지고, 음악에서 얻고 싶은 게 더 생겨서 계속 하게 되요. 사람들은 각각 내가 가는 길
그럼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긍정적으
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악
로 살아야겠다 생각한 계기가 있으세요?
도 사실은 돈 안되고, 힘들고, 발로 뛰어야 되 는 번거로운 일이에요. 그래서 저 조차도 학교
보컬: 누가 슬픈 걸 좋아하겠어요. 그렇지 않
다닐 때 공부 더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하
나요? 제가 즐기면서 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즐
기도 해요.(웃음)
거워하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이 하는 일에 충실해라, 이렇게
그런 게 있거든요. 공연을 할 때 제가 긴장하면
말하고 싶어요.
보는 사람들도 긴장해서 재미없어 하고, 제가 즐거워하면 다른 사람들도 즐거워해요.
드럼: 저는, 공부든 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게 35
적어도 한 가지도 있을 거 아니에요. 요즘 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세상 시선을 많이 두려
기타: 사실 요즘은 부모님들이나 주변에서 시
워하더라고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키는 대로만 하면 자유를 못 누리잖아요. 그
주변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하는 것도 게을
런 경우엔 본인이 뭔가 하고 싶을 땐 꼭 해야
리 하지 말고 계속 한 분야로 밀고 갔으면 좋겠
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부모님들도 설득 되
어요. 언젠가는 시간이 그 꿈을 이루어 줄 것
실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랬었거든요. 형들
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 분야에 대해 모든
이 그랬듯이, 열심히 하면 뭔가 이뤄질 거라
걸 알게 될 정도로 정말로 노력했는데도 안 된
고 생각해요.
다면 뭐…그건 그 사람 팔자니까 어쩔 수 없을 테지만요. 하하 그래도 열심히, 긍정적으로 하면 될 거라고 생 각해요.
3 6
MUSIC
1인 버스커
[글루미 데이] “젊은 나이라면 그런 걸 망설이기도 아까운 시간 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주위에 음악이 하고 싶었는 데 못했던 분들은 아 그 때 해봤어야 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 때 딱히 하는 일도 없었는데 하고 후회하시 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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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을 하고 계실 땐 어떤 생각을 하세요?
#1 그 분들이 음악 하시는 모습이 되게, 행복해 보였어요
그냥 기분이..마냥 좋아요. 제가 경제적인 면 으로는 좀 부족할 수도 있지만 제가 이제 스
버스킹(거리공연)을 하게 된 이유?
무 살이에요. 이 시기에는 걱정 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경제적인 거 많이
삼척에서 올라왔어요, 음악공부하고 언젠가
생각 안하고.
공연도 해야지 하면서… 그런데 두 달 정도를 그냥 알바만 하면서 보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나답게 사시는거네요
게 된 거에요. 생활비를 벌려다 보니까.. 음악 을 하려고 올라온건데. 제가 그 때 신촌에 살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다가 홍대에 나가봤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음
조금 배고파도 이게 나은 것 같아요.
악을 하고 계신 거에요. 그 때 나는 음악 한다 고 올라와서 뭐하고 있는거지 하는 생각을 들
그게 잘 안 되는 사람이 많잖아요 사실.
었어요. 그 분들이 음악 하시는 모습이 되게, 행복해 보였어요
사실 저도 너무 힘들게 사시라고 하고 싶진 않 아요. 그런데, 그래도 젊은 나이라면 그런 걸
(인터뷰 중 어떤 여성분이 ‘노래 잘 들었어요’
망설이기도 아까운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사
라고 하시며 음료수를 건넸다)
실 주위에 음악이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분들
아 이럴 때 굉장히 뿌듯하시겠어요.
은 아 그 때 해봤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 때 딱히 하는 일도 없었는데 하고 후회하시더
네 정말로…제가 먹는걸 굉장히 좋아해서(웃
라고요.
음) 먹을 게 제일 좋아요. 그런데 그런 걸 찾기 힘들잖아요. 어떻게 음악 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3 8
외로움을 많이 타서 원래 사람들이랑 같이 즐
저도 사실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
기는 걸 좋아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까지 꿈
는데, 한 번 이런데 나와서 노래 불러보고 싶
이 개그맨이었어요 얼굴도 되니까(웃음) 초등
네요.
학교 때 칭찬 스티커를 많이 모아서 선생님께 mp3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때부
나오세요! 그냥 나오시면 되요 허가 같은 거 안
터 늘 노래를 듣기 시작해서 노래 부르는 것도
받아도 되요.
좋아하고, 같이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면 친
제가 아는 분들도 다 그냥 하시는 거에요
구들이 많이 좋아했어요 그냥 다들 함께 즐길 수 있고, 애들이 저를 봐
아 이렇게 거리공연 하면서 친해지기도 하시
주고 좋아하니까.
나 봐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저도 좋더라고요.
네 다 친해졌어요. 어떤 형이랑은 같이 살게 됐 어요. 그 형은 서른인데 음악을 좀 늦게 시작했
#2 그냥, 그냥 전 그렇게 살려고요.
거든요. 그런데도 굉장히, 아이처럼 살고 있어 요. 생각해보면 나이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하신가 봐요.
요. 너무 많이 늦지만 않으면.
네 제가 마음이 좀 따뜻해요(웃음)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사실 음악을 시작한 게, 생각해보면 제가 외동 아들이라 외로움을 많이 탄 게 이유가 된 것 같
저 형은 서른이고 저는 스물인데, 같이 팀으
아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고 싶고.
로 하거든요. 그 형은 굉장히 동안이에요. 같
사실 제 음악의 최종 목표는 힘들 때 위로가 되
이 다니면 또래 친구인 줄 알아요. 좋아하는 걸
고 즐거울 때 같이 웃어주는 음악이에요.
해서 그런가 봐요. 하하
그냥, 그냥 전 그렇게 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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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으로도 쓰인 조원기씨의 골동품 가게, ‘금수강산’의 가게 외관. 옛날 만화의 표지들을 보드에 프린트해 붙였다.
SEOUL
우리가 아는 서울 사람들 4 0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벌
써 나온지 십여년은 넘은 오래 된 노래인데 모 든 같은 세상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 우리의 같은 하나의 걱정해야 할 사회 현상 수준이다. ‘OO대생의 명절’이라 는 개그가 인터넷에 한창 유행했었는데 같은 삶 을 살기를 종용함을 넘어서 강요 당하기까지 하 는 우리의 모습이 신랄하게 그려져 공감과 실소 를 자아낸다.
또 한편으로,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은 너무나 다르게 살기 힘든 동시에 다르기를 강요 받는다. 나로 사는 것은 무엇이고 다르게 사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로 사는 것은 과연 다르게 사는 것일까. 평범 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마음 속 에도 분명 나라는 사람이 있고 나만이 가진 삶 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같은 수트를 입고 같은 머리를 하고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도 아마 그것이 그들 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일지도 모른다. 아마 우 리는 몰랐지만 누구나 그들의 삶이 있고 반짝이 는 열망을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서울의 거리로 나 가, 우리 안의 목소리 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41
SEOUL
답십리 고미술상가의 한국 만화 수집가
김응수 4 2
“우리나라사람들이 바쁘게 산다고 자꾸 중요한 걸 잃어버리잖아. 사람들이 뭐가 중요한지 몰라. 그래 서 지금 남아있는 옛날 만화의 80%이상은 다 1권 밖에 안 남았다니까. 사람들이 만화라면 우습게 생 각을 해요. 그러라고 해요. 나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 하니까.”
답십리 고미술상가, 특별히 누구를
취재하기 위해 찾은 곳은 아니었다.
금씩 꺼내놓은 이야기들은, 역시, 범상한 분은 아니셨다.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과 어두운 조명 아래 국 적 불명의 골동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골동품을 좋아하시나 봐요.
혹시라도 미술품을 판매하시는 어르신들께 재 미있는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을까 기웃거리
그냥 입에 풀칠하려고 시작한 거죠, 뭐. 그때
던 중, 내 눈길을 끈 것은 수십 년은 되어 보
는 다들 어려웠으니까.
이는 낡은 캐비닛에 붙은 옛날 만화 포스터였 다. 척 보기에도 캐비닛보다는 포스터에 값어
그런데 가게 안에 만화가 많네요.
치가 있어 보였다. 그 옆에 붙은 만화 포스터 가 또 하나. 호기심이 생겨 가게 안을 들여다
그냥 모으다 보니 모으게 됐어요.
보려는데 나오신 굉장히 인상이 좋은 아저씨,
모으다 보니까..만화가 좋은 것 같아요.
아니 할아버지. ‘들어와서 구경해요’라고 말하 는 목소리에서는 나이가 느껴지지만 눈이 아
만화를 어릴 때부터 좋아하신 거 아니에요?
이처럼 반짝반짝 하시는 게 분명 뭔가에 열정 을 가진 분이셨다.
어릴 때 많이 좋아했죠. 나 어린 시절은 만화 방에 있던 사람은 이름 적혀서 선생님한테 불
#1 나 어린 시절은 만화방에 있던 사람은 이름 적혀서 선생님한테 불 려가던 시대에요.
려가던 시대에요. 그러면 반장 놈이 맨날 내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는 자신이 그냥 고물장
여기 있는 것들 중에는 어떤 게 제일 기억에 남
사일 뿐이라고 거듭 이야기 하셨다. 그러다 조
고 좋으세요?
이름을 적어가서..거의 매일매일 이름이 불렸 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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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사람좋게 허허 웃으시던 아 저씨. 아이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눈 을 꼭 담고싶어 사진을 요청했더니 ‘ 얼굴 가린 사진’으로 부탁하셨다.
여기는 아끼는 게 없으니까 팔려고 내놨지. 진
그리고 그쪽에 연결이 생기니까 알아봐주기
짜 맘에 드는 [동물 전쟁]이나 [의사 까불이]
도 하고.
같은건 안 팔아. 그리고 옛날 만화가 대부분 한 권 밖에 없어요.
돈이 많이 들진 않았나요?
많이는 나왔는데 다 없애버렸는지, 6,70년대 만화는 거의 한 권씩 밖에 없어. 그래서 사람
그냥 나이도 많은데 돈 많아서 뭐하나, 먹고 살
들이 내가 수집을 쉽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만큼만 있음 되잖아.
렇지 않았어요. 옛날 만화가 그 당시에 굉장히 찾기 힘들었거
사실 여기 왔을 때 만화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든. 막상 찾으려고 하면 별로 없어요. 한국 만화 자료원이라는 카페도 있어요. 내가 어떻게 하셨어요?
만들어 놓은 거거든. 인터넷에 보면 자료가 하 나도 없으니까, 그냥 내가 만들어 놓은 거여.
물어 물어 찾았죠. 처음에는 좀 난감하다가,
그런걸 남겨놓으면 젊은 애들도 볼 수 있으니
그쪽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으니까 정보가 들
까. 우리나라사람들이 자꾸 중요한 걸 잃어버
어왔지. 뭐 작가들을 찾아가거나 그 작가 제자
리잖아. 그런 게 또 바쁘게 산다고 잊혀지면
들 찾아가보고 했지.
안되니까...지금은 사람들이 뭐가 중요한지 몰
라.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만화의 80%이상은
펼쳐 보여 주신다.)
다 1권 밖에 안 남았다니까.
인터뷰는 진저리가 나서 좀..
사람들이 만화라면 우습게 생각을 해요. 그러 라고 해요. 나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제가 언론사 기자는 아니고 디자인 공부하는
그래서 박물관에서 복간을 하려 해도 자료가
학생이에요.
없어서 못해요. 그럼 내 꺼 빌려가서 해야지 어떡할거야.
아, 디자인하는 학생이면은 만화 보는 것도 괜 찮아요.
#2 모은 걸로 전시를 했더니, 난리 가 났어요. 그렇게 만화를 모은 사 람이 없었거든
그런데 가게에 만화 외에 다른 건 별로 없네요.
그냥, 뭐 그림 같은 건 돈도 안되고.. 이 책은 뭐에요? [신동우 컬렉션] 여기 우주선(과학잡지)도 있네요. 이게 내가 가지고 있던 자료 모아서 책 낸 거 야. 사람들이 만화라면 우습게 알았지만 내가
저건 50년대 거여.
계속 모았으니까. 그럼 실례지만 몇 년도 생이신지 물어봐도 될 그래서 지금도 오래된 만화를 보관하고 계신
까요?
거에요? 내가 60살이여. 그냥 만화에 하도 한이 맺혀서 수집을 했어요. 그래서 좀 모은 걸로 전시를 했더니, 난리가
그럼 50년대 만화를 많이 보셨겠네요.
났어요. 그렇게 만화를 모은 사람이 없었거든. 그래서 한 두어 달은 내가 혼났어요, 아주.
60년대 만화를 많이 보고 그 위주로 모았지. 그런데 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겨가지고, 70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야기 좀 해주시면
대 만화도 모으게 되더라고.
안될까요? 그래도 밥 먹고도 살고 좋아하는 것도 모으셔 여기에 내가 기사 난 게 있으니까 베껴가요. (본인이 모은 만화가 나온 오래 된 기사들을
서 좋으시겠어요.
아저씨가 소장하고 있는 1959년도 작품. 마지막 페이지에 반공 메세지가 써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래도 그게 적성에 맞더라고. 그러니까 오래
요새 취직도 힘들텐데, 에휴
한 거지. 취직을 하거나 다른 건 해보지도 못
그런데 만화 쪽에도 학벌 좋은 사람이 꽤 많더
했어.
라고, 서울대나 그런데 미대 출신들도 많고. 그런데 잘 안되나 봐. 한영주라고 있는데 그 친
그런데 여기서 제일 싼 거는 얼마 정도 하나
구도 만화가인데 옛날 만화 관련해서 책을 냈
요?
어. 서울대 출신이야. 나한테서 옛날 만화 자 료를 빌리러 왔었는데 그 당시엔 잘 모르는 사
수집하려면 돈 많이 들어서 안돼.
람이라 안 빌려줬지. 원래 그런 거 잘 안 빌려 줘. 이 책 보면 옛날 만화를 잘 정리해놨어. 이
잡지에 가격은 안 싣겠습니다.
런 것도 열심히 보고 해요. 앞으로는 이런 걸로도 성공할 수 있을 텐데.
무슨 잡진데?
나 어릴 때는 만화 같은 건, 저기 누구야. 박 정희 대통령 때는 사회 악이라고 굉장히 천대
제가 대학생인데 개인적으로 만드는 잡지에
를 했거든. 그래서 지금 이렇게 남아 있는 만
요. 디자인 전공이라.
화가 없는 거야.
화 빌리러 올 때는 그냥 학생 같았는데. 그 때 는 누군지도 몰라서 책도 안 빌려주고 했는데 만화 쪽을 떠난 걸 보니까 마음이 좀 불편하더 라고. 힘들어서 그만 둔건지.
#3 내가 어느 날 어렸을 때 봤던 만 화를 봤어. 그런데 그게, 가슴이 아 프더라고. 아 저게 남아있구나. 그럼 얼마나 오래 만화를 모으신 거에요?
한 이십 년은 됐지.
이 일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한 스물 몇 살 때부터 했지.
심지어 아직도 만화한다고 하면 어른들 사이
그럼 사십 년은 골동품을 모으시고 그 중에 이
에서 인식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십 년을 만화를 모으셨네요.
일본 같은 경우는 정말 다른데.
어떻게 갑자기 만화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드신 거에요?
일본에서는 만화가가 대우를 받잖아, 그래도 우리나라도 만화로 돈 번 사람 몇 사람은 있지.
갑자기는 아니라..내가 어느 날 한 만화를 봤
하여간 이 작가도 잘 안됐어. 우리나라는 그 원
어. 내가 어렸을 때 봤던 거를. 그런데 그게,
래 작가들 사이에 텃세가 있어서.
가슴이 아프더라고. 아 저게 남아있구나. 그 때부터 만화들을 찾으러 다닌 거지. 벌써 이
문하생 생활을 해야 인정해줬다고 들은 것 같
십 년이 됐네.
아요. 저도 어릴 때 좋아했던 걸 다시는 못 보게 되면 그렇지, 그렇게 해야 같은 식구라고 쳐주는
너무 슬플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좋아하는
데..지금은 주부로 살고 있으려나. 나한테 만
만화 실컷 볼 수 있으셔서 좋겠어요.
그렇다기보다는 그때는 어렸으니까 재미있잖 아. 지금 보면 내용이 재미있다기 보다는 추억
너무 아쉽네요.
으로 보는 거지. 어릴 때 꿈은 사실 만화방 주 인이었어. 만화 실컷 보고 싶어서.
옛날에 우리나라에 문화 라는 게 있나. 그런
어떻게 보면 한이 된 것 같아. 하도 만화 본다
걸 잘 몰랐어. 밥 먹고 살기가 바빴지. 모자라
고 혼나고 터지고 해서. 많이도 맞았어.
도 쓰고 나가야 햇볕이라도 막지. 살기 위해
만화책 보는 게 대체 뭐가 그렇게 잘못 됐다
선 그럴 수 밖에 없었어. 90년생이 알 수 가
고. 만화 불태우기 같은 거나 하고. 그러니까
있나. 허허.
만화책이 남은 게 없는 거에요. 우리나라 도서
지금 오십 대들이 로보트 태권브이 같은걸 좋
관에도 만화는 없어. 김성환씨가 기증한 거나
아해서 모이기도 하고 그러더라고.
몇 점 있지.
우리 세대는 나이를 먹어서 인터넷도 못하 고..모이라고 해도 모이지도 않을 거야. 오십
김성환씨가 누구세요?
대만 되도 컴퓨터 같은 건 좀 할텐데.
유명한 만화가 있어. 고바우 영감. 그 양반이
렸어. 그걸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더라고.
#4 이것들은 책을 정말 좋아하고 수집하는 사람들, 박물관에 팔거나 보낼 사람들한테 팔아야 돼.
그런데 그 당시에 내 또래들이 좋아했던 것들
그래도 꿈을 이루셨네요. 만화가게 주인이라
은 말야, 수 만권이 팔리고 베스트셀러 같은 거
는
출판한걸 갖고 있었는데 그게 다 옛날 게 돼버
였는데, 없는 걸 보면 정말 희한해. 다 태워 버 린건지..화장실에서 휴지로 막 써버려서 그래.
에이 만화가게 주인이 뭐 어려운 것도 아니고. 사실 옛날 만화 좀 놓고, 내 또래들 모이라고
찾다 찾다 안되면 속상하시겠어요.
해서 난로 놓고 출출할 때 감자 같은 거 구워 먹으면 재미있을 텐데. 그래서 나이 더 먹으면
홍길동 만화가 그렇게 안 찾아졌어. 하도 안 나
그렇게 친구들이나 사귀어야겠다 했었지. 그
와서 대만인가 일본에 수출 됐던 걸 디지털로
런데 그것도 생각뿐이지, 허허.
다시 찍어내서 다시 한글로 돌린 거야. 옛날엔 우리나라에서 만화필름을 그렇게 밀
그 때 만화들 다시 인쇄해서 젊은 사람도 나이
짚모자로 많이 썼어. 그래서 필름도 많이 없
많은 사람도 보러 오게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어졌어.
은퇴하신 다음에.
사람은 가격을 매겨놓으니까 꼭 돌려주지만. 은퇴가 어디 있어, 그냥 여기 앉아 있는 거지 뭐.
그렇구나, 그럼 저 같은 사람이 사면 안되겠 네요.
그런데 저도 정말 한 권 갖고 싶은데 안 파시 겠죠?
사진이나 많이 찍어 가. (표지 인쇄본들을 꺼 내주시며)
뭐하러 사, 그걸.
이런 걸 많이 찍어가야 사람들이 보고 아 이런 게 아직 남아 있구나 하지.
이렇게 많이 모으시고 뭐하러 사냐고 하시면..
그리고 내가 만든 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글을 써놓은 게 있어. 그런 거 가져가서 써.
아니 그게, 책을 정말 좋아하고 수집하는 사 람들, 박물관에 팔거나 보낼 사람들한테 팔아 야 돼. 그런 사람 아니면 잘못해서 잃어버려. 심지어 작가들도 그러더라고. 누가 빌려가면 안 가지 고 와. 빌려간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도 빌려주 고 그러니까 회수하기 정말 힘들어. 우리 같은
SEOUL
보드타는 소년들, 그리고 아저씨
“예전에 못 탈 때는 숨어서 타다가 좀 타게 되니까 어린 마음에 자랑도 하고 싶어서 나가고 했죠. 그런 데 어떤 시점부터는 그런 시선도 신경 안 쓰고 내가 이게 재미있으니까, 즐기니까 타게 되더라고요.”
2014년 4월, 신촌 차 없는 거리에
미국에서 살다 온 10대 소년
서 제 1회 롱보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요즘 보딩이 소위 앞서 나간다는 젊은이들에
보드를 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게 대세로 떠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는지라 대
처음에는 멋있어서, 그리고 타다 보니 점점 희
회는 상당한 열기를 보였다. 그러나 내가 궁금
열이 느껴져서요
한 것은 보드보다는 그 속의 사람들의 이야기. 대회가 끝나고도 젊은이들은 한참 동안 거리
본인의 라이딩 스타일은?
를 떠날 줄 모르며 각종 기술을 뽐낸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 뭔가 낯선 조합이 있다.
스타일? 딱히 없는 것 같은데…일단 제 스타
루즈한 프린트 티셔츠, 반스타킹과 컬러풀한
일 자체는 될 때까지 한다, 남과 다르게 타고
머리색, 그보다 더 화려한 반짝반짝한 보드를
싶다!에요. 왜 남들과 같게 살아야하지? 라고
뽐내며 ‘내가 바로 힙스터다’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 광고처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남과
외치는 듯한 대부분의 젊은이들과 뭔가 다른
같은 건 싫어요. 남이 안 하는 기술들을 도전
포스를 뽐내는 그들.
하고 싶고 내 뼈가 부러져도 이건 성공시키고
추리닝이나 반바지, 티셔츠만 달 랑 걸친 20대들, 앳되보이는 십 대 소년과 30대 중 후반으로 추 정되는 이른바 아저씨까지 함께 어울려 한 구석에서 보딩을 연습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1 왜 남들과 같게 살아야 되지?
기술을 크게 실패하면 아 여기서 죽을 수도 있 겠다는 생각이 들고 성공을 하면 말로 설명 못 할 전율이 올라와요. 진짜 타보시면 엔도르핀 때문에 마약보다 중독성 있을 거에요
그렇다면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보드를 타는 기분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못 타니까 창피했는데 점점 타다 보
니 시선들을 즐기게 되었어요.
있고..도전해보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시는 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내가 보드를 타는 걸 보
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도 다들 도전해 보셨으
고 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있어요.
면..
한국에선 아직 입지가 다져지지 않아서..많이 타는걸 보여드리고 잘하는 걸 보여드려야 저
굉장히 보딩를 추천해주시네요(웃음) 그렇다
건 날라리들이 타는 게 아니라 하나의 스포츠
면 이런 취미가 삶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라는 인식을 가지실 것 같아서요. 저는 원래 좀 대인기피증이 있었어요 그런데 보드문화가 많이 메이저로 올라왔는데..어떤
보드를 타면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으
기분이 드세요?
니 쉽게 친해지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 나와야 되구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사실 미국에선 보드만 타
그리고 이 스포츠는 머리를 써서 상대를 이기
서 차도 사고 집도 사고..한국은 아직 그런 보
는 게 아니에요 그냥 같이 어울려 즐기는 거
드만 타서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은 안되어있
니까..
는 것 같아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저는 좋은데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저도 많이 바뀌어서 소심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이웃에 외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타
그 전에 없었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죠.
는 걸 보니까 좋아 보여서 타게 됐죠.
그렇다면 본인의 삶의 방식은?
당시는 보드가 낯설던 시절인데?
제가 그렇게 오래 살진 않았지만요(웃음)
그때는 제가 남과 다른 걸 많이 하고 싶던 시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일단
절이에요 남들 다 하는걸 하기보단..재미있게
저지르고 보자, 하고 싶은 건 꼭 한다라는 거
살고 싶었죠. 그러다 그 외국인 친구를 열심히
에요
따라다니며 배우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그 친
보드를 타면서 성공시키고 싶은 기술들은 될
구랑 친해지기도 하고.
때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그런 쪽으로 반영 이 되네요
보드를 탈 때 느끼는 기분?
보드를 축으로 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가 산 방식을 잘 반영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잘 안되니까 힘들어요 그런데 처음 어떤 기술을 연습하다 성공해서 착지까지 완
20년간 보드를 타셨다는 30대 중 후반 남자분
벽히 됐을 때, 그 성취감이 중독이 되요. 내가 조금만 더 연습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 라고 생 각할수록 매력에 빠지게 되죠
#2 그런데 어떤 시점부터는 시선도 신경 안 쓰고 내가 이것이 재미있으 니까, 즐기니까 타게 되더라고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보드를 타시는 느낌?
예전에 못 탈 때는 숨어서 타다가 좀 타게 되니 보드를 이십 년 간 타셨다는데 어떤 계기로 시
까 어린 마음에 자랑도 하고 싶어서 나가고 했
작하시게 됐죠?
죠. 그런데 어떤 시점부터는 그런 건(시선) 신 경 안 쓰고 내가 이것 자체가 재미있으니까, 즐
기니까 타게 되더라고요.
자 보드를 타시는 등 좀 독특하셨던 것 같은 데(웃음) 본인만의 삶의 방식이 있으신가요?
#3. 전 어떻게 하면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지 좀 알게 된 것 같아 요.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자! 전 어떻게 하 면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지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일들이 사실 저와 잘 안
오늘 이 친구들이랑은 같은 크루이신지?
맞는 부분이 있더라고 많이 노력하다 보면 그 런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력이 생겨요.
오늘 처음 봤어요!!
그리고 또 저나 다른 보더들을 보면 아무래도 개성이 뚜렷해서..튀잖아요 일을 하면서 안 좋
아 정말요?(웃음)굉장히 친해 보이셔서..
은 소리를 들을까봐 더 노력하게 되요. 보드뿐만이 아니라 춤도 굉장히 좋아해서 백
보드 타는 사람들끼리는 원래 금방 친해져요
댄서 일도 하고 있어요 그런 일도 좋아하니까
만나서 통성명 좀 하고 얘기 잠깐 하다 보면..
많이 노력해서 하고 있어요.
보통 어떤 그룹이 있으면 그 안에서도 자기와 스타일이 다른 사람은 배척하려고 하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시는 게 정말 부러워요. 그런
그런데 보드를 탈 때는 잘 타던 못 타던 상관
데 그런 좋아하는 일을 찾기도 힘든 세상에서
없이 보드를 탄다는 공통점으로 친해지게 되
젊은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라고요. 그리고 같이 타고 있으면 사람들이 호기심을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너
가지고 오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도 배타적
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뭘 해도 열정
이기보단 포용을 많이 하려고 하죠.
을 가지기 힘들고.. 일단 뭔가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면서 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무도 안타던 시절에 혼
력해야 되고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예를 들어 음 악 동아리를 들었다고 하면 스스로 재미를 붙 이려고 노력해야 되는데, 본인이 벽을 쌓으면 잘 할 수 있는 것도 못해요. 전 사람들이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라고 생각하는 것 들을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건 따지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걸 알고 싶어서 노력했으 면 좋겠어요.
SEOUL
거리로 나온 마술사
“정말, 공연을 하고 싶은데 차비가 없을 때, 그럴 때 너무 아쉬워요.” ”그런데 힘든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잖아요. 그 중에서 제 좋은 마음을 보여주고 전달하고 싶어요.”
#1 마음을 통해서 즐거움도 전달 될 수 있으니까. 그게 좋은 것 같아요.
다고 하며 돌아갔다) 이렇게 친한 분도 생기셨네요.
굉장히 즐겁게 사시는 것 같아서 인터뷰를 하 게 됐는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조금 있다가 보러 온대요.
처음에 마술을 소속사에서 배우고 있었는데
이 일을 좋아하시나요?
하다 보니까 무대에서만 하기보다는 관객들 에게 나와서 재밌는 마술을 보여주고 싶다고
네 좋아하죠. 하고 싶으니까 하죠.
생각해서 거리로 나와서 마술을 보여주게 되 었어요.
그런 건 어떤 느낌이세요? 음..굳이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사람을 통해
마술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어요?
서 마음이 전달 될 수 있다. 그 마음을 통해 서 즐거움도 전달 될 수 있으니까. 그게 좋은
관객들 때문에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즐거워
것 같아요.
하시고, 한번 보면 재밌었다고 얘기해주시고 관객들이 재미있어 하잖아요.
본인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학교가 동부산 대학교였는데 마술과가 있어서요. 거기를 나와서 소속사를 들어가 거
나라는 사람..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고 싶고,
리마술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여기에 나왔고, 그 런 걸 하는 게 참 좋아요
이 일을 하실 땐 어떤 기분이 드세요? 일하면서 힘들거나 아쉬운 부분은 없으세요? (질문 도중 광장 앞 가게에서 종업원 한 명이 나와 공연은 언제 하냐고 물어본 뒤 보러 오겠 5 6
있죠. 마술 도구가 망가질 때도 있고..정말, 공
연을 하고 싶은데 차비가 없을 때, 그럴 때 너
찾을 수 있는 마술사가 되고 싶어요. 그런 꿈
무 아쉬워요. 제가 이 공연을 하면서 힘든 부
을 가지고 나가고 싶고 그래서 공연을 하는 거
분은 인천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도 있는
지, 다른 의미가 없어요.
데.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없어서 아쉬운 것 도 있어요.
그게 제일 중요한 가치이신거죠. 그런 꿈을 찾기 어려운 분들께 한 마디 해주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일을 하시는 원동력?
실래요?
힘든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잖아요. 그 중에
꿈을 찾기는 힘들지만 한가지를 노력 하다보
서 제 좋은 마음을 보여주고 전달하고 싶어요.
면 꿈이 생겨요.
그런 느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마술을 맨 처음에 배운 계기는 무엇이시죠?
#2 부모님께 거리공연을 보여드렸 어요. 얼마나 아들이 잘 할 수 있는 지 보러 오라고,
마술을 여자친구 때문에 배웠어요. 지금은 헤 어졌지만..지금은 솔로에요!!
그런 본인의 가치관과 주변의 의견이 충돌할
여자친구에게 이벤트를 해주려고 잠깐 배운
때는 없었나요?
건데, 그게 재미있어서 더 배우게 된 거에요. 있었죠. 제일 힘들 때는 부모님 때문에 힘들었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힘든 사람들
는데, 부모님이 마술은 돈을 벌기 너무 힘드니
도 있잖아요.
까 다른 일을 해봐라, 라고 반대하셨죠. 제가 부모님을 결국 설득시켰죠. 부모님이 공장가
맞아요. 미래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제가
서 일이라도 해라, 마술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전국을 돌면서 마술 공연을 하고 있는데 꿈을
제가 포기할 수 없다고 이 일로 나가겠다고 설 57
득을 시켰어요.
아, 있었어요. 연습할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잘 안되니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잖아요.
어떻게 설득을 시키셨어요?
한가지를 배워도 오분 십분만 시간이 나도 집 중력이 생기잖아요, 그 때 했어요. 그런 것 때
제가 부모님께 거리공연을 보여드렸어요. 보
문에는 힘들었어요.
러 오라고, 얼마나 아들이 잘 할 수 있는지 보 러 오라고, 보러 오시고 대박이 터졌죠. 부모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으신 말?
님이 감동을 받으셔서 우시면서 고맙다고, 이 아이가 우리 아들이라고 하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마술사 배영수에요. 많은 힘 든 일이 있고 섭섭한 일이 있죠. 그렇지만 마
와 그렇게 극복을 하셨군요. 그런데 그렇게 외
술을 볼 때 만은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소통
부의 반대는 극복하셨는데 스스로와는 충돌이
하는 마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없으셨어요?
(단박에)네!
아 정말요? 정말 한 번도?
A:Motto
01 Being Myself
EDITOR’S NOTE
INFO NURI indie publisher A: motto / volume 01 /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A;Motto의
Editor / Bitnuri Kim
이번 호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Writer / Bitnuri Kim
잡지를 편집하면서 날밤을 새울줄은, 꿈에도
Photographer / Bitnuri Kim
몰랐네요. 졸린 와중에도 누군가가 제 두서없는 글들을
Assistant / Kwandon Joo CONTACT
본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벌렁벌렁합니다. 그 래도 기왕 만드는 거, 많은 소리를 진솔하게 담으려고 노력해습니다 제 가치관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신 아
Editor Kim bitnuri blackeyedkim@gmail.com 010 2677 XXXX
버지와 숙박을 제공해준 콩규에게 제 생애 첫
Hongik university E1005
인쇄물을 바칩니다.
Industrial Design Department
2014. 05. 30 새벽 편집자 김빛누리
Product Design Major
NURI indie publisher A: motto / volume 01 / published in 2014.04.00 Editor / Bitnuri Kim Writer / Bitnuri Kim Photographer / Bitnuri Kim Assistant / Kwandon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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