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사선_맛보기

Page 1

유영 사선


1. 허리띠 헐거워져도 끝내 후회하지 않으리니

제1부에서는 여러 가지 사랑 노래를 모아놓았다. 때로는 수 줍기도 하고, 농염하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하고, 안타깝기 도 한 다양한 사랑 노래를 통해 중국 송대 사람들의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정풍파

봄이 왔어도 초목은 수심에 잠긴 듯하고 내 마음엔 그저 모든 것이 시들하다. 해님이 꽃 끝에 걸리고 앵무새 버들가지 사이를 나는데 나는 여태껏 이불 덮고 누워 있다. 화장도 지워지고 머리도 풀어진 채 종일토록 늘어져 치장하기도 귀찮다. 어이하나 박정한 사람 한 번 떠난 뒤로는 소식 한 자 없으니.

일찍이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말고삐를 왜 묶어두지 않았던가. 그런 후에 글방에 난 창을 향하여 촉 지방의 채색 종이와 상아 붓을 가져다주고 글공부나 하라고 붙잡아 두는 건데. 날 버리지 못하도록 언제나 함께하면서 한가히 바느질거리 잡고 그이 곁에 짝할 것을. 나와 함께 지내면서 25


젊은 시절 허송하지 못하게 할 것을.

定風波 自春來, 慘綠愁紅, 芳心是事1 可可.2 日上花梢, 鶯穿 柳帶, 猶壓香衾臥. 暖酥3 消, 膩雲4 嚲. 終日厭厭倦梳 裹. 無那. 恨薄情一去, 音書無箇. 早知恁麽. 悔當初, 不把雕鞍鎖. 向雞窗,5 只與蠻箋6 象管,7 拘束敎吟課. 鎭相隨, 莫抛躱. 針線閒拈伴伊 坐. 和我. 免使年少, 光陰虛過.

해제

“여인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女爲悅 己者容)”는 말이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 즉 자신을 사랑해 주던

사람이 떠난 이후의 모습을 그린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작품 속 여인은 해가 중천에 떠오르도록 늦잠을 자면서 삶의 모든 의 욕을 상실한 채 망가진 모습으로 지낸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자신을 떠난 후 소식 한 장 없는 박정한 사람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진작 헛된 공명은 포기한 채 서로 사랑하며 지낼걸 하고 후회도 해보지만 이미 늦은 일. 여인이 그려보는 소박한 꿈조차 이룰 수 없는 현실이 상대적으로 냉혹하기만 하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시름에 빠진 한 여인의 육성을 자연스럽게

26


들려주고 있는데, 이러한 대언체(代言體)의 적극적인 활용이 야말로 대중문학으로서의 송사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 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당시 문단에서 이 작품에 대한 비판이 상당히 컸음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화만록(畵墁錄)≫에 전한다. 당시 유명 한 사인이면서 높은 관직에 있었던 안수(晏殊)에게 어느 날 유 영이 찾아가 담소를 나누게 된다. 안수가 “당신도 사를 짓는다 면서요?”라고 질문하자, 유영은 기다렸던 기회가 왔다고 판단 하여 “대감님과 같은 사를 지어보았을 따름입니다”라고 반갑게 답했다. 하지만 안수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내 비록 사를 짓지 만, ‘한가히 바느질거리 잡고 그이 곁에 짝할 것을(針線閒拈伴 伊坐)’ 같은 작품은 써본 적이 없소”라는 것이었다. 이에 유영은

실망한 채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대화 속에 등장하 는 사의 구절이 바로 이 <정풍파> 가운데 한 구절이다. 원대(元代) 관한경(關漢卿)이 지은 <사천향(謝天香)>이라 는 잡극(雜劇)에서도 유영과 기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면서 이 <정풍파>를 사용한 것을 볼 때, 당시 문단에서 이 작품이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

是事(시사): 모든 일.

2.

可可(가가): 시들하다. 제대로 마음을 쏟지 못하며, 흥미가 없는 것을

말한다.

27


3.

暖酥(난수): 부드럽고 고운 피부를 말한다.

4.

膩雲(이운): 매끄럽고 윤기 있는 머리카락을 말한다.

5.

雞窗(계창): 서창(書窓), 즉 서재를 말한다.

6.

蠻箋(만전): 좋은 종이. 촉 지방에서 나는 채색 종이를 말한다.

7.

象管(상관): 좋은 붓. 상아로 만든 붓을 가리킨다.

28


2. 다정한 사람 예전부터 이별을 아파하거늘

제2부에서는 이별과 그리움에 관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특히 가을날 높은 누대에 올라 고향을 바라보며 노래한 작 품이 가장 많으며, 그 외에도 배를 타고 여행을 하거나 객사 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잠 못 드는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 다. 대부분 남성 화자가 등장하는데, 유영 본인의 정서를 반 영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송사의 제재가 그만큼 다 양해진 것으로도 파악할 수 있겠다. 즉 당시에 이러한 노래 에 대한 수요가 많았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로 많은 문인들이 가장 선호했던 제재이기도 하다.


우림령

가을 매미는 애절하게 울고 장정에 해 저무는데 내리던 소낙비도 막 그쳤다. 성문 밖에서 송별연 하는 마음 심란하고 떠나기 아쉬워 머뭇거리는데 배는 출발을 재촉한다. 손잡고 눈물 어린 눈을 바라보며 끝내 말 한마디 못한 채 목이 멘다. 가야 할 천 리 길 안개 물길을 생각하자니 넓은 남쪽 하늘에 저녁 안개가 짙게도 깔려 있구나.

다정한 사람 예전부터 이별을 아파하거늘 더욱이 쓸쓸한 이 가을은 어떻게 견뎌낼 수 있으리오. 오늘 밤은 어느 곳에서 술이 깰까? 새벽바람 불고 희미한 달빛 아래 버들 언덕은 아닐는지. 이렇게 떠나면 해를 넘길 것이고 좋은 날씨 멋진 경치도 헛것이 될 터이니 그사이에 온갖 알뜰한 정이 생긴다 하여도 59


누구와 더불어 얘기한단 말인가.

雨霖鈴 寒蟬凄切. 對長亭1 晩, 驟雨初歇. 都門帳飮2 無緖,3 留 戀處, 蘭舟4 催發. 執手相看淚眼, 竟無語凝噎.5 念去 去, 千里煙波, 暮靄沈沈楚天6 闊. 多情自古傷離別. 更那堪, 冷落淸秋節. 今宵酒醒何 處, 楊柳岸, 曉風殘月. 此去經年, 應是良辰, 好景虛 設. 便縱有, 千種風情, 更與何人說.

해제

이 작품은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유영의 대표작이다. 본래 ‘우 림령(雨霖鈴)’이라는 사패(詞牌)는 당대 교방(敎坊)에서 사용 하던 악곡이었는데 유영이 송사의 악곡으로 개작하여 사용한 것이다. 전해지는 말로는 당 현종이 안녹산의 난을 피해 촉으로 도망할 때 연일 내리는 빗속 잔도(棧道) 위에서 방울 소리를 듣 게 되었고, 이로 인해서 양귀비를 추억하여 이 악곡을 지었다고 한다. 당 현종과 양귀비라는 높은 신분 사람들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유영의 우림령에서는 평범한 남녀의 이별 이야기로 바뀌어 송대 사람들의 심금을 파고드는 애절한 노래로 재탄생 한 것이라고 하겠다.

60


특히 이 작품은 송사, 그중에서도 북송 초 유행했던 만사(慢詞) 의 풍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일반적인 시가에서 는 이별의 어느 한 측면만을 부각시켜 작품을 형상화했겠지만, 유영의 이 작품은 이별하는 전체 과정을 아주 상세하면서도 생 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사의 전반부는 이별하는 현장을 직접 중계하듯이 묘사하고 있는데, 특히 헤어지는 사람의 눈에 맺힌 눈물을 크게 확대했다가 다시 떠나갈 아득한 남쪽 하늘로 시야 를 돌리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시인의 자유자재한 붓끝을 따라 이별의 아쉬움과 서글픔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작품의 하반 부는 이별 이후의 상황으로 헤어진 이후 슬픔에 잠겨 떠돌아다 닐 모습을 처량하게 묘사하여 현재의 아픔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오늘 밤은 어느 곳에서 술이 깰까? 새벽바람 불고 희미한 달빛 아래 버들 언덕은 아닐는지”라는 구절은 이별의 슬픔과 쓸 쓸함을 잘 표현한 구절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별의 과정과 슬픔을 수다스러울 만큼 늘어놓고 있는 이 작품 은 솔직한 감정의 표현을 추구했던 송대 사람들의 새로운 문학 적 경향을 대표한다고 하겠다.

1.

長亭(장정): 고대 역참(驛站). 일정한 거리마다 설치하여 행인들이 쉬

어 갈 수 있게 했던 곳으로 흔히 이별의 장소로 사용되었다. 10리마다 설 치된 것을 장정, 5리마다 설치된 것을 단정(短亭)이라고 했다. 2.

帳飮(장음): 교외에 천막을 설치하고 이별주를 마시는 것을 말한다.

61


여기서는 장정에서 송별하는 것을 가리킨다. 3.

無緖(무서): 흥이 나지 않다. 이별의 슬픔으로 인하여 심란한 것을 말

한다. 4.

蘭舟(난주): 목란나무로 만든 배. 일반적으로 화려하게 채색한 배를

가리킨다. 5.

凝噎(응열): 목이 메어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6.

楚天(초천): 남쪽 하늘. 예전에 초나라가 남쪽에 있었기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62


3. 풍악 소리는 하늘까지 울려 퍼지고

제3부에서는 송대 사회의 풍물을 그린 작품을 모아놓았다. 항주와 소주 같은 강남 도회지의 화려한 풍물을 묘사한 것 도 있고, 청명절이나 원소절 같은 명절의 풍경을 그린 것도 있다. 당시 도성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있다. 때로 임금이나 지방관의 공덕을 칭송한 듯한 구절이 눈에 띄지만, 그것보 다도 당시의 풍요로운 사회상을 핍진하게 그려낸 점에 주목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원소절 풍경을 묘사하면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장상사(長相思)> 같 은 작품도 있어 주목된다.


망해조

동남 지방의 명승지이며 삼오의 도회지인 전당은 예전부터 번화했다. 안개 서린 버들과 채색한 다리 바람에 날리는 발과 비취색 휘장과 거의 십만의 인가가 있지. 구름 같은 나무가 강둑 제방에 둘러 있고 성난 파도는 흰 물보라를 일으키니 천연의 참호 전당강은 끝없이 펼쳐 있네. 시장에는 진주 보석이 즐비하고 집집마다 비단옷이 그득하여 호사를 다투지.

앞뒤 양 호수와 겹겹의 봉우리 청려한데 가을에는 계수나무 꽃이 피고 여름엔 십 리에 연꽃이 펼쳐지지. 피리 소리는 맑은 하늘에 퍼지고 한밤엔 마름 따는 노래 낚시하는 노인과 연꽃 따는 아가씨의 흥겨운 모습. 103


천을 헤아리는 기마가 높은 깃발을 호위하고 취흥 속에 퉁소와 북소리 들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네. 이후에 이 좋은 경치를 그려두었다가 중앙의 조정에 돌아가서 자랑하시게나.

望海潮 東南形勝, 三吳1 都會, 錢塘自古繁華. 煙柳畫橋, 風簾 翠幕, 參差十萬人家. 雲樹繞堤沙. 怒濤卷霜雪, 天塹 無涯. 巿列珠璣, 戶盈羅綺競豪奢. 重湖2 疊巘淸嘉. 有三秋桂子, 十里荷花. 羌管弄晴, 菱 歌泛夜, 嬉嬉釣叟蓮娃. 千騎擁高牙.3 乘醉聽簫鼓, 吟 賞煙霞. 異日圖將好景, 歸去鳳池4 誇.

해제

중국에 여러 아름다운 도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항주(杭州)의 아름다움은 특히 빼어나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 주와 항주가 있다”라고 할 정도로 항주의 자연은 역대 여러 문 인들의 찬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일찍이 금주(金主) 완안량(完 顔亮)이 유영의 이 작품을 보고 항주를 차지할 욕심을 냈다고

알려졌을 만큼 항주의 자연과 도시를 아름답게 묘사했다.

104


작품의 상편에서는 항주의 지리적인 위치와 시가지의 번화한 모습을 그려냈으며, 하편에서는 특히 항주 서호(西湖)의 정경 과 그곳에서 놀이하는 일반 백성 및 관리의 모습을 차례로 서술 했다. 특히 상편에서 작가는 자신의 시야를 자유자재로 옮기면 서 항주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즉 처음에는 버드 나무와 다리가 있는 인가 근처의 정경을 묘사하고 다음에는 시 야를 멀리 돌려 우뚝한 나무가 줄지어 있고 성난 파도가 물보라 를 일으키는 교외의 경치를 그려냈으며 다시 시내로 돌아와서 시장과 인가의 부유한 모습을 묘사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항주의 자연경관과 도시의 모습을 적절 하게 배합한 위에 그곳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의 생활상이 자연 스럽게 배어나도록 만들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태수와 관련해서 손하(孫何)를 지칭한다고 적시한 여러 주석들이 있지만, 손하와 유영의 나이 차를 고려 할 때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 는다.

1.

三吳(삼오): 오흥(吳興), 오군(吳郡), 회계(會稽)의 세 지역을 합쳐 ‘삼

오라고 ’ 했다. ‘강호(江湖)’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2.

重湖(중호): 항주의 서호는 고산(孤山)을 경계로 전호(前湖)와 후호

(後湖)로 나누어지기에 ‘중호라고 ’ 한 것이다. 3.

高牙(고아): 높이 솟은 아기(牙旗). 항주의 태수를 지칭한다. 예전의

105


여러 주석서에서 손하를 가리킨다고 했으나, 유영과의 나이 차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신빙성이 없다. 4.

鳳池(봉지): 봉황지(鳳凰池)의 줄임말. 본래 중서성(中書省)을 지칭

하며, 후에는 재상의 직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여기서는 후일 재 상이 되어 조정에 돌아가게 되었을 때를 상정하여 한 말이다.

106


4. 재주 있는 문인은 본래 백의의 재상인 것을

제4부에는 좀 특별한 제재의 작품들을 모아보았다. 과거에 떨어진 후의 심경을 노래한 작품에서 눈 오는 날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 역사적 인물인 서시에 관한 노래와 연꽃 따는 아가씨들을 노래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특별하고 개성 적인 작품들이다. 재주 있는 문인인 유영의 문재를 마음껏 과시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충천

과거 시험 합격자 명단에서 장원급제의 바람을 잃어버렸네. 밝은 이 시대가 잠시 어진 현자를 버린 것이니 어쩌면 좋을 것인가? 원대한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면 어찌 마음껏 놀아보지 않겠는가? 득실은 따져서 무엇하리. 재주 있는 문인은 본래 백의의 재상인 것을.

안개 꽃 자욱한 기녀의 골목길 아련한 단청의 담장으로 다행히 마음속 사람 있어서 찾아가 볼 만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과 가까이하고 보니 풍류를 즐기는 일, 평생에 가장 흐뭇한 일이네. 청춘은 잠깐에 불과하니 어찌 헛된 명예를 위하여 131


술 마시며 노래하는 즐거움을 바꿀 수 있으랴.

鶴沖天 黃金榜1 上. 偶失龍頭望.2 明代暫遺賢, 如何向.3 未遂 風雲4 便, 爭不5 恣狂蕩. 何需論得喪. 才子詞人, 自是 白衣卿相.6 煙花7 巷陌, 依約丹靑屛障. 幸有意中人, 堪尋芳. 且恁 偎紅翠, 風流事, 平生暢. 靑春都一餉.8 忍把浮名,9 換了淺斟低唱.

해제

이 작품은 과거 시험에 낙방한 한 문인의 심경을 솔직하게 토로 한 것이다. 시대가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구차하게 공명을 구 하는 길을 포기하고 차라리 인생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길을 걷 겠다는 과감한 도전장으로도 보인다. 물론 이러한 자신감이 언 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젊은 날의 치기와 억 울함이 절절하게 드러나 있다. 이 작품에 관해서는 재미있는 이 야기가 전하는데, 송 인종이 과거 시험 예비 합격자의 명단을 살 펴보다가 유삼변(柳三變: 유영의 원래 이름)의 이름을 발견하 고서는 “술 마시고 노래나 할 것이지 무엇하러 헛된 명예를 구 하는가?”라고 하면서 그의 이름을 빼버렸다는 것이다. 후에 그

132


는 한참을 방황하고 이름을 유영으로 바꾼 후에야 비로소 과거 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작품 이야말로 유영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문학사에 있어서도 유명한 작가 유영을 만들어냈 던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1.

黃金榜(황금방): 과거 시험의 합격자 명단이 붙는 방.

2.

龍頭望(용두망): 장원의 기대.

3.

如何向(여하향): 어찌할 것인가. ‘향(向)’은 어조사로 실제 뜻은 없다.

4.

風雲(풍운): 원대한 포부나 뜻.

5.

爭不(쟁부): 어찌 ∼하지 않겠는가? ‘쟁(爭)’은 ‘즘(怎)’과 같다.

6.

白衣卿相(백의경상): 흰옷을 입은 재상. 즉 평민의 복장을 한 고관. 비

록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했으나, 재상에 못지않은 실력과 경륜을 갖추고 있음을 자부한 말이다. 7.

煙花(연화): 안개 서린 꽃. 기녀들이 거주하는 곳을 가리킨다.

8.

一餉(일향): 잠깐.

9.

浮名(부명): 헛된 명예. 여기서는 과거에 급제하고 재상에 올라 공명

을 성취하는 것을 가리킨다.

133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