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철학강요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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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 oder Naturrecht und Staatswissenschaft im Grundrisse 법철학 강요


1. 서 문 과 서 론


1. 서 문

지금의 이 강요(綱要)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방법의 측면 에서 보통의 개요와는 다르다. 하나의 소재에서 다른 소재 로 진척되어 가면서 학문적인 증명을 하는 철학적 방식은 사변적 인식 방법 일반인데, 이러한 사변적 인식 방법이 다 른 인식 방법들과 본질적으로 구별된다는 사실을 이 ≪법철 학 강요≫는 전제한다.… 이미 학문적인 방법에 익숙하다 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 불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 전체 와 그 부분들의 형성이 논리적 정신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 실은 자명하다. 나는 특히 이러한 측면에서 이 논고가 파악 되고 평가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이 논고가 다루려고 하 는 것은 바로 학문이며, 학문에서 내용은 본질적으로 형식 과 결부되기 때문이다.(‘서문’, 12∼13쪽)

더욱 큰 어려움은 인간이 사유를 하며, 사유하는 가운데 자신의 자유와 인륜의 근거를 추구한다는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사유하는] 이 권리[또는 법(Recht)]가 아무리 고귀하 고 신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유가 자신만을 사유로서 23


중요시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된 것과 타당한 것으로부터 벗 어나서 특수자를 발명했다고 생각할 때에만 자신이 자유롭 다는 것을 안다면, 이 경우 [사유하는] 권리[법]는 불법으로 전도되어 버린다.(‘서문’, 14∼15쪽)

자연에 대해서 우리는 철학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 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래서 현자의 돌도 어딘가에 있 긴 있으나 자연 자체 속에는 숨겨져 있고, 자연은 그 자체로 이성적이며, 앎은 자연 속에 현재하는 현실적 이성을 자연 의 내재적 법칙이자 본질로 탐구하고 개념적으로 파악해야 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자연 속에 현재하는 현 실적 이성은 피상적으로 드러난 형태나 우연이 아니라 자연 의 영원한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국가처럼 자기 의식을 기반으로 현실화되어 있는 이성인 인륜적 세계는, 사실상 이 [자기의식이라는] 기반에서 힘과 위력으로 드러 나면서 자신을 관철하고 정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성이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러한 행운을 [자연처럼] 누리지는 못 한다.(‘서문’, 15쪽)

법과 인륜, 그리고 법과 인륜의 현실 세계가 사상(思想)에 의해 파악되며, 사상을 통해 이성성의 형식, 즉 보편성과 규 24


정성이 부여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법칙(Gesetz)이다. 그 래서 법이 자기 마음에 드는지 여부를 조건으로 삼는 감정 과, 법을 주관적인 확신으로 바꾸어 버리는 양심을 자신에 게 가장 적대적인 것으로 합당하게 취급하는 것이 바로 법 칙이기도 하다. 그와 같은 감정이나 양심은 의무이자 법칙 이기도 한 법의 형식을 죽은 차가운 문자나 족쇄로 받아들 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감정이나 양심은 법칙 속에서는 자 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며 자유롭다고 인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법칙은 사태의 이성이며 이 이성은 감 정이 어떤 특정한 감정의 고유한 개별성에 안주하는 것을 허 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진행 과정 중 어디선가 언급되듯이, 법칙은 소위 민족의 거짓 형제와 동지 들을 가려서 구분할 때 쓰이는 암호와도 같다.(‘서문’, 20쪽)

앞서 언급했지만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기 때문에 다시 되돌아가 지적하려는 문제는 바로 현실에 대한 철학의 위치에 관한 것이다. 철학은 이성적인 것에 대한 근본 탐구 이기 때문에, 철학은 현재적이며 참으로 현실적인 것에 대 한 파악이지, 피안의 것을 세우기가 아니다. 신은 이 피안의 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한 이 피 안의 것에 대해 우리 인간이 일면적이고 공허한 형식적 추 25


론의 오류를 저지르면서 이것이 어디에 있는지 말하기도 하 지만.(‘서문’, 24쪽)

이성적인 것, 이것이 참으로 현실적이며, 참으로 현실적 인 것, 이것이 이성적이다.(‘서문’, 24쪽)

철학처럼 어느 한쪽에 얽매이지 않는 의식은 이와 같은 확신으로 생겨나며, 철학은 여기서부터 출발하여 자연의 삼 라만상과 마찬가지로 정신의 삼라만상에 대해서도 고찰해 나간다. 반성이나 감정처럼 주관적 의식이 나타나는 어떤 형태든 간에, 그것이 현재를 허황된 것으로 간주하고 현재 를 초월하여 이 허황된 것을 좀 더 잘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때의 의식은 공허한 상태에 빠지고 만다. 동시에 주관적 의식은 현재에서만 현실을 찾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허한 것일 뿐이다. 거꾸로 이념이 단지 사견에 나타나는 하나의 표상과 같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경우에도, 철학은 이념 만이 현실적이라는 통찰을 드러낼 수 있다. 그래서 여기서 관건이 되는 것은, 시간적이며 스쳐 지나가는 가상 속에서 [현재에] 내재하는 실체와 현재하는 영원자를 인식하는 일 이다. 왜냐하면 이념과 동의어인 이성적인 것은 현실 속에 서 외적 실존으로 드러나므로, 무한히 풍성한 형식들과 현 26


상들 그리고 형태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이성적인 것은 다채로운 외피로 그의 알맹이를 감싸고 있고, 알맹이 를 감싸고 있는 외피에는 처음에는 [주관적] 의식이 자리하 지만, 개념이 비로소 이 외피를 관통하면서 내적인 맥박을 발견하고, 이 맥박이 여러 외적인 형태들을 띠면서도 그 속에 서 여전히 뛰고 있음을 감지하기 때문이다.(‘서문’, 25쪽)

이 논고는 국가학을 포함하기 때문에, 국가 그 자체를 이 성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서술하려는 시도 이외에 다른 것일 수 없다. 철학적 저술로서 이 논고는, 국가가 마땅히 존재해 야만 하는 바대로 국가를 구성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즉 이 논고가 줄 수 있는 가르침은, 국가가 마땅히 존 재해야만 하는 바대로 국가에 대해 가르치는 것과는 관련이 없고, 오히려 [이미 존재하는] 인륜적인 삼라만상인 국가가 마땅히 인식되어야 하는 바대로 국가에 대해 가르치려는 것 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존재하는 것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 철학의 과제 다. 왜냐하면 존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성이기 때문이다. 개인과 관련해서 본다면, 말할 것도 없이 개인 각자는 자기 27


시대의 아들이다. 그래서 철학도 그 철학이 속한 시대를 사 상으로 파악하기일 수밖에 없다. 마치 한 개인이 그의 시대 를 뛰어넘고 로도스 섬을 뛰쳐나갈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잘못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철학이 그 철학이 속 한 현재의 세계를 초월하려고 잘못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서문’, 26쪽)

자기의식적 정신인 이성과 현존하는 현실성인 이성 사이 에 가로놓인 것, 그것이 전자[자기의식적 정신]의 이성을 후 자[현존하는 현실성]의 이성과 구분하고, 전자로 하여금 후 자 속에서 만족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와 같은 것은 개념 으로까지 해방되지 못한 추상의 족쇄다. 이성을 현재의 십자 가 속에 드리워진 장미로 인식하고 이 현재에 기뻐하는 것이 이성적 통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이성적 통찰이 바로 현 실성과의 조화(Versöhnung)다. 개념파악할 수 있고, 실체 적인 것 속에서 주관적인 자유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주관적 인 자유를 특수하고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즉자대자적인 것 속에서 간직할 수 있기를 내적으로 바라는 이들만이, 철학함 으로써 그와 같은 조화를 간직할 수 있다.(‘서문’, 26∼27쪽)

이성은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아서 뱉을 수밖에 없는 28


[받아들여질 수 없는] 접근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또한 이 성은 이 현세에서 썩 좋지 않거나 기껏해야 평범한 정도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시인해 버리고 마는 냉소적 절망(kalte Verzweiflung)에도 만족할 수 없다. 냉소적 절망은 이 현세 에서 좀 더 좋은 것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과 적당히 타 협하여 평온(Frieden)만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인식은 [냉소적 절망보다] 좀 더 열성적으로 현실성과 화해할 자리 를 마련해 준다.(‘서문’, 27쪽)

세계에 관해 사유된 모든 것(Gedanke)으로서 철학은, 현 실이 그의 형성 과정을 완성하고 완료한 후에야 비로소 시 간 속에 겉모습을 드러낸다. 개념이 가르쳐 주는 다음과 같 은 사실을 역사도 반드시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현실이 성숙된 후에야 비로소 이상적인 것이 실재적인 것에 마주하 여 나타나며, 전자는 후자[실재]의 세계를 실체의 상태로 파 악하면서 하나의 지적인 왕국의 형태를 띠는 이 현실 세계 를 보고 만족한다는 것이다. 철학이 온통 회색 칠만을 하고 있을 때, 이미 생의 모습은 늙어버린 후이며, 회색으로 덧칠 한다고 생의 모습이 다시 젊어지는 것은 아니고 단지 인식 될 수 있을 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 에야 비로소 날갯짓을 시작한다.(‘서문’, 28쪽) 29


2. 서 론

철학에서는 이념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 이 보통 단순한 개념들이라고 부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철학은 보통 말하는 그러한 개념들의 일면성과 비진 리성을 밝히고, 개념만이(여기서 개념은 우리가 보통 사용 하는 것과 같은 추상적인 오성 규정은 아니다) 참된 현실성 을 지니며, 개념이 참된 현실성 자체를 마련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개념 자체가 정립한 현실성이 아닌 모든 것은 스 쳐 지나가는 현존재, 외적 우연성, 사견, 본질 없는 현상, 비 진리, 기만 등과 같은 것이다. 개념 자신의 인식과 비교해 보자면, 개념이 자기실현을 통해 마련하는 형태화 과정은 단순히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형식과는 구별되는 본질적인 이념의 또 다른 계기다.(‘서론’, §1)

의지는 α) 순수 무규정성 또는 자아의 자기 내로의 순수 한 반성이라는 요소를 포함한다. 이러한 순수 반성에서는 모든 제한, 즉 본성, 욕구, 욕망 그리고 충동에 의해 직접적 으로 현존하거나 어떤 것에 의해 이미 주어져 있는 모든 특 30


정한 내용은 해소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의지는 절대적 추상이나 보편성의 제한 없는 무한성이며, 자기 자신의 순 수 사유다.… 내가 현재 처해 있는 모든 규정이나, 내가 내 자신 속에 정립한 모든 규정을 추상할 수 있는 절대적 가능 성은, 어떤 제한을 의미하는 모든 내용으로부터의 도피 다.… 이것은 부정적 자유 또는 오성의 자유다. 이것은 공허 한 자유로서, 이러한 자유는 현실적인 형태나 격정에까지 고양되기도 하는데, 단순히 이론적인 상태에서만 본다면 종 교적인 영역에서 인도의 순수 명상과 같은 광신주의가 되기 도 하고, 현실로 눈길을 돌려보자면 정치적인 영역에서나 종교적인 영역에서 모든 현존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광신주 의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광신주의에서는 어떤 질서든 그 것을 옹호했다고 혐의를 받은 개인은 무참히 제거되고, 다 시 형성되려고 하는 그 어떤 조직도 말살되어 버린다. 이 부 정적 의지는 어떤 것을 파괴함으로써만 자신이 현존한다는 것을 느낀다. 어떤 경우에는 이 부정적 의지도 긍정적인 상 태, 예를 들면 보편적 평등이나 보편적 종교적 삶의 상태를 원한다고 사념할 수도 있겠으나, 부정적 의지는 사실상 그 와 같은 상태의 긍정적 현실성을 원한다고 할 수 없다. 왜냐 하면 긍정적 현실성은 반드시 어떤 형태의 질서, 즉 제도와 개인의 특수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서론’, §5) 31


또한 자아는 구별되지 않는 무규정성으로부터 구별과 규 정, 어떤 내용과 대상의 규정성을 정립하는 상태로 이행한다. 여기서 어떤 내용은 자연에 의해 주어진 것이거나 아니면 정 신의 개념으로부터 산출된 것일 수도 있다. 특정한 자아로서 자아 자신을 이렇게 정립함으로써 자아는 현존하게 된다. 이 것이 자아의 유한성 또는 특수화라는 절대적 계기다. 이 규정의 두 번째 계기도 첫 번째 계기와 마찬가지로 부 정성이자 지양이며, 추상적이었던 첫 번째 부정성의 지양이 다. 특수자가 보편자 속에 있듯이, 이 두 번째 계기도 이미 첫 번째 계기에 포함되어 있었고, 이 두 번째 계기는 단지 이 제 첫 번째 계기가 이미 즉자적으로 그러한 바를 정립하는 것일 뿐이다. 최초의 대자적인 것으로서 첫 번째 계기는 참 된 무한성이나 구체적 보편성 즉 개념이 아니라, 단지 하나 의 규정된 것, 일면적인 것일 뿐이다. 첫 번째 계기는 모든 규정성의 추상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규정성이 없지 않 다. 즉 추상적이며 일면적이라는 것이 첫 번째 계기의 규정 성과 결핍성 그리고 유한성을 초래한다.(‘서론’, §6)

의지는 이상과 같은 두 계기의 통일이다. 자기 내로 반성 되어 있으며 보편성으로 되돌아와 있는 특수성으로서, 이 의지는 개별성이다. 이러한 [의지의] 개별성은 자아의 자기 32


규정으로서, 자기 자신의 부정태인 자신 속에 자아를 규정 되고 제한된 형태로 정립하며, 동시에 자아가 자신을 견지 하며 자기동일성과 보편성 속에 머물면서 자신을 오직 자기 자신과만 결합시킬 수 있는 규정에 머문다. 자아가 부정성 의 자기관계인 경우에만 자아는 스스로를 규정한다. 이러한 자기관계로서 자아는 동시에 규정성에 대해 무관할 뿐만 아 니라 규정성을 자신의 것, 관념적인 것, 단순한 가능성으로 만 안다. 자아는 이 규정성에 묶이지 않고, 오히려 규정성 속에 스스로를 정립함으로써만 규정성 속에 존재한다. 바로 이것이 의지의 자유이며, 무게가 물질의 실체성을 이루는 것처럼, 이러한 자유가 의지의 개념과 실체성, 의지의 무게 를 이룬다. 모든 자기의식은 자신을 보편자로, 다시 말해 모든 규정 된 것을 추상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알 뿐만 아니라, 특정한 대상, 내용, 목적을 지닌 특수자로 안다. 그런데 [보편자와 특수자라는] 이 두 계기는 단지 추상물일 뿐이다. 이에 비해 구체적이며 참된 것은 (모든 참된 것은 구체적이다) 보편성 으로서, 이 보편성은 특수자를 대립 편으로 삼지만, 여기서 특수자는 자기 내 반성을 통해 보편자와 동등해진 특수자이 다. 이러한 통일이 개별성이다. 그러나 이 개별성은 표상의 상태에 있는 개별성처럼 직접적인 상태에서 하나로 있지 않 33


고 자신의 개념에 따라 하나로 존재한다(≪엔치클로페디≫, §112∼114 참조). 또한 이 개별성은 본질적으로 개념 자체에 다름 아니다.(‘서론’, §7)

감성적인 것 일반이 자기의식의 외면성과 자기외적 존재 (Außersichsein)를 표시하듯이, 욕망과 충동인 의지의 자기 의식은 감성적이다. 반성적 의지는 이 감성적인 것과 사유 하는 보편성이라는 두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즉자 대자적인 의지는 의지 그 자체를, 즉 자신의 순수 보편성 속 에 있는 의지 스스로를 자신의 대상으로 삼는다. 여기서 보 편성은, 자연성이 지닌 직접성과 자연성이 덧붙여져 있으면 서도 반성에 의해 산출된 특수성이 그 속에서 지양되어 있 는 그러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렇게 보편자를 향하여 지양 되고 고양되는 것이 바로 사유의 활동이라고 불린다. 자신 의 대상과 내용 그리고 목적을 이러한 보편성에 이르기까지 순화시키고 고양시키는 자기의식은, 이러한 일을 의지 속에 서 자신을 관철하는 사유로서 진행시킨다. 여기가 바로 의 지는 오직 사유하는 지성으로서만 참되고 자유롭다는 사실 이 밝혀지는 지점이다. 노예는 자신의 본질과 무한성, 자유 를 알지 못하며, 스스로를 본질로서 알지도 못한다. 노예는 스스로를 알지 못하기에 스스로를 사유하지 못한다. [이에 34


비해] 지금의 이 자기의식은 사유를 통해 자신을 본질로서 파 악하며, 우연적이고 참되지 않은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법과 도덕 그리고 모든 인륜성의 원리를 이룬다.(‘서론’, §21)

개념의 운동 원리는 보편자의 특수한 상태를 해소시킬 뿐 만 아니라, 보편자의 특수한 상태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으로, 나는 이 원리를 변증법이라고 부른다.… 개념의 고차 적인 변증법이 발전과 내재적인 진보가 되기 위해서는 규정 을 단지 제한과 반대물로서 산출하고 파악하는 것이 아니 라, 이 규정으로부터 긍정적인 내용과 결과를 산출하고 파 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변증법은 주관적 사유의 외 적 행위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자신의 가지와 열매를 산출 하는 내용의 고유한 혼이다.(‘서론’, §31)

즉자대자적으로 자유로운 의지의 이념이 발전하는 단계 에 따라서 보면, 의지는 [다음과 같다.] A. [첫째,] 의지는 직접적이다. 따라서 의지의 개념은 추 상적이며, 인격성이다. 그리고 의지의 현존재는 직접적이 며 외적인 물건이다. 이것이 추상적이며 형식적인 법의 영 역이다. B. [둘째, 의지는] 외적인 현존재로부터 자체 내로 반성된 35


의지로서, 보편자에 대해 주관적 개별성으로 규정된다. 여 기서 보편자는 한편으로는 내면적인 것, 선 등을 의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외적인 것, 현존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이 러한 이념의 두 측면들은 서로가 매개됨으로써만 존재한다. 여기서 이념은 분열이나 특수한 실존 상태에 처해 있으므 로, 주관적 의지의 법은 세계의 법 및 아직까지는 즉자적으 로만 존재하는 이념의 법과 관계를 맺게 된다. 이것이 도덕 의 영역이다. C. [셋째, 의지는] 이상과 같은 두 가지 추상적인 계기들의 통일이자 그들의 진리이다. 생각 속에 있는 선의 이념은 자 체 내로 반성된 의지와 외적 세계에서 실현된다. 그렇게 해 서 실체로서의 자유는 주관적 의지로서뿐만 아니라 현실성 과 필연성으로서도 실존한다. 이것이 바로 즉자대자적으로 보편적인 실존 상태에 있는 이념으로서, 인륜성이다. 인륜적 실체는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a) [첫째, 인륜적 실체는] 자연적 정신으로서, 가족이다. b) [둘째, 인륜적 실체는] 가족의 분열과 현상의 상태에 있는 시민 사회다. c) [셋째, 인륜적 실체는] 국가다. 국가는 특수 의지의 자유로운 자립성의 상태에서 존립하는 보편적이며 객 관적인 자유다. 이 현실적이며 유기적인 정신은 α) 한 36


민족의 정신이며, β) 특수한 민족정신들의 관계를 관 통하며, γ) 세계사 속에서 보편적 세계정신으로 현실 화되고 계시되는데, 이 세계정신의 법이 최고의 법이 다.(‘서론’,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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