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실감 미디어 정회경 · 오창희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인간을 위한 기술과 미디어의 진화
차세대 영상 기술과 제작의 변화 인간과 더 가까워지는 미디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3D TV, UHD TV, 홀로그램 기술이 차세대 영상 서 비스 기술로 각광받고 있으며, 나아가 인간의 오감 인식 기술을 활용한 차별적인 콘텐츠 경험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경험을 가장 생생하게 재현해 내 고자 하는 노력이 실감 미디어(tangible media) 세계를 만 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영상과 메시지를 오감으로 느끼 고, 현실과 가상이 접목된 실감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이 느끼는 실감 미디어 경험은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다. 3D 영상을 즐기는 정도가 우리들에게 익숙한 편 이다. 하지만 미래 미디어 서비스와 콘텐츠는 인간에게 더 생생한 느낌을 주고 독특한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 전하기 때문에, ‘실감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우리에게 중 요한 의미가 있다. 이 연구는 3D, UHD 등을 중심으로 실감 미디어 이슈들 을 정리하고자 했다. 3D, UHD, 홀로그램과 같은 차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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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술, 실감 기술이 적용된 미디어 제작 현장의 변화 와 시장의 흐름, 실감 방송 영상 콘텐츠와 인간을 위한 오 감 인식 서비스, 휴먼 팩터 설계와 사용자 경험의 최적화, 실감 미디어를 위한 정책 이슈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실감 미디어는 영상의 사실감을 구현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하나는 입체감을 통해 영상 의 사실성을 증대시키는 방식(3D)이며, 다른 하나는 현재 HD 영상보다 해상도가 훨씬 뛰어난 초고화질과 대형화를 구현해 사실감을 높이려는 방식(UHD)이다. 우선 3D 영상은 우리들이 시각적으로 느끼는 원리, 그 자체를 모방해 영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인간이 실제 로 보고 느끼는 것은 공간감이 있는 입체적인 영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디어를 통한 영상 전달은 2D 평면 위 에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 는 모습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화재 현장에 서 직접 느끼는 사실적인 경험과 TV를 통해 보는 평면적 인 경험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같은 대상을 지각하는 영 상이라 하더라도 사실감(presence)과 몰입감(immersion) 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인간의 시각은 두 눈으로 대상의 영상 정보를 지각하고, 이를 뇌에서 종합적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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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는 방식으로 시각 정보를 획득한다. 이때 중요한 생 체적 특성이 존재하는데 양쪽 눈이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 이다. 따라서 특정 대상을 볼 때 양쪽 눈은 화각의 차이로 인 해 다른 영상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양안시차(binocular disparity)라고 말한다. 3D 영상 기술은 2D 평면 위에 구현 된 영상에 대해, 사람들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입체 적인 시각 요소를 발생시켜 인간의 시각과 같은 동일한 경 험을 만들어 준다. 시각적 차이가 있는 두 장의 영상을 합 성해 대상에 대한 입체감을 발생시키고, 이것을 종합하는 과정을 통해 공간적 지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UHD는 지금의 HD보다 훨씬 더 크고 선명한 영상을 통 해 사실감과 몰입감을 배가하는 영상 기술이다. 일단 고 화질의 영상을 접해 본 사람들은 저화질의 영상에 대한 만 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생생하고 선명한 영상을 선호하 는 사용자들의 욕구는 보다 실감나는 영상을 지향한다. 이런 이유로 UHD TV는 초고화질, 대형화 디스플레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상 서비스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UHD TV는 선명한 대형 화면으로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실재감을 구현해 사실적 느낌을 증폭 시키는데, 이때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HD 5.1 채널보다 몇 배 늘어난 음향 기술이다. 기술적으로 UHD TV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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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2.2 채널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감 을 재현하는 데 한몫을 하게 된다. 같은 소재의 콘텐츠라 고 해도, 집 안의 조그마한 TV와 대형 스크린 및 다채널 음 향을 구비한 영화관에서 보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감 미디어 영상의 최종적인 기술은 3D 홀로그램 (hologram)으로 귀결된다. 홀로그램은 2D 화면을 벗어나 는 전혀 새로운 영상 방식으로, 종종 영화에서 소개된 것과 같이 실제 인간이 대상을 보는 것처럼 그대로 구현되는 것 이다. 이 단계에서는 사람들이 영상을 볼 때 더 이상 매개체 에 의한 전달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홀로그램 영상의 가장 큰 특징은 사실성의 완벽한 재현 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적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사실적 인 영상을 구현할 수 있으며, 3D 입체 영상을 구현할 때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3D 홀로그램에 의 해 생성된 입체 영상은 사람들에게 실제와 같은 입체감을 제공하고 누구나 편하게 어떤 각도에서도 홀로그램 영상 을 감상할 수 있어, 기존의 3D 스테레오스코픽 방식에서 야기되는 눈의 피로감과 어지럼증 등의 문제가 근원적으 로 해결된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3D 입체 영상의 구현이 가능한 특징 때문에 홀로그램은 사실상 실감 미디어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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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하는 최종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홀로그램은 광 학 기술의 한계와 엄청나게 큰 데이터 요구량 때문에 아직 까지 현실적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실감 미디어의 제작은 결국 인간 오감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시각 을 재현하는 경우, 3D TV와 UHD TV는 인간이 갖는 입체 적인 인지 능력과 자연스러운 색상 인식을 통해 TV라는 매개체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생생한 경험, 실재감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감 미디어의 제작은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 3D 영상 제작과 UHD 영상 제작으로 나누어지는데, 실감 미디어 제작은 결국 인간의 감각을 모사해 이를 토대로 기술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과 정이라고 할 수 있다. 3D 영상은 인간이 대상을 입체적으 로 인지하는 방식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이 제작 과정의 핵심이며, UHD 영상은 대상의 영상 정보를 정밀하게 취 득하고 이를 용이한 수준의 디지털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 이 관건이 될 것이다. 특히 UHD TV가 차세대 방송 서비 스로 더 주목받는 이유는, 제작 과정이 현재 HD 제작 과 정과 크게 다르지 않고, 초고화질의 구현으로 실감 미디어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 3D와 달리 사용자의 불편함 이 거의 없고 디스플레이 가격이 점점 보급화가 가능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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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감 미디어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실감 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원천 기 술, 방송 장비, 콘텐츠, 전문 인력과 제작 경험 등은 상대 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UHD TV 조기 도입 경 쟁과 디스플레이 대형화는 UHD TV 시장 성장을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지만, 반면 실감 콘텐츠의 절대적인 부족은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3D TV가 기술, 디스플레 이 등 하드웨어의 성숙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콘텐츠 부족 으로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한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UHD TV 시장의 성공은 풍부한 콘텐츠의 제작과 공급이 필수 선결 요건이다.
다양해지는 실감 콘텐츠 경험 3D를 중심으로 시작된 실감 콘텐츠는 스포츠, 영화, 다큐 멘터리 장르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3D 제작은 3D 대중화를 견인하는 대표적 인 성장 동인으로 간주된다. 3D와 UHD 기술을 통한 스포 츠 중계는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실감 미디어에 대한 소비 자의 관심과 수요를 촉진하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서비 스가 된다는 점에서 이견은 없다. 3D의 생생함과 영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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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극대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르는 다큐멘터리다. 시 간이 흐르면서 실감 콘텐츠 제작은 스포츠, 다큐, 영화 장 르뿐만 아니라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산되는 경 향이 있다. 영화 분야에서 실감 콘텐츠는 전통적인 3D 영화 외에 3D 콘서트, 예술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을 제작해 대형 상 영관에서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서 3D 대안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우선 3D 스 크린 수가 증가하고 디지털 상영 설비가 크게 확산되어 극 장이 보다 생생한 환경에서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 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문화콘텐츠에 대 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한 상황에서 고급 문화콘텐츠 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있다. 이 밖에도 실감 콘텐츠는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높이 고 있는데, UHD와 같은 초고화질의 영상은 선명한 해상 도의 이점을 살려 다양한 영상 서비스가 가능하다. 디지 털 사이니지나 비디오 월(Video Wall)과 같은 대형 디스 플레이에 UHD 기술이 필수로 적용되고 있으며, 초고화 질 영상은 국방 및 보안 산업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 다. 또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하는 공연, 광고, 영상회의가 확대되고 있다. 홀로그램 공연은 실물과 디지털 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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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해 실물 수준의 영상을 무대 장면에서 재현해 내고 있 는 정도다. 이 밖에도 인간의 오감 인식 기술은 다양한 분 야에서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안구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아이트래킹 기술을 활용한 운석 파괴 게임,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광고, 동작 인 식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TV, 촉각 인식 정보가 전달되는 마우스 사용 경험 등이 있다. 이렇게 인간의 오감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은 사람과 기술 사이의 교감을 통해 사 용자의 이해와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이슈들 사용자 휴먼 팩터의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한 것은 3D 콘 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하면서부터인데, 많은 사람들이 3D 영상을 보고 난 뒤에 울렁거림이나 어지러움, 눈의 피로감 을 호소한다. 시청 안전성 측면에서 휴먼 팩터 연구가 활 성화되었는데, 휴먼 팩터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 현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특성을 고려해 서비스의 안전성 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다. 구체적으로 사용자의 실감 영상 감상을 최적화하기 위해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사람의 두 눈은 서로 조금 다른 각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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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사물을 보고 이를 뇌에서 처리해 깊이를 인식하는데, 3D 영상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시선과 상이 맺히는 위치 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많 은 일을 해야 하고 이 때문에 시각적 피로가 발생한다. 시 각적 피로 증상으로는 눈의 피로, 눈물, 안구의 압박감, 눈 주위의 통증, 눈을 깜박일 때의 불편함, 초점 맞추기 어려 움, 흐린 시야 등이 있다. 또 이로 인해 두통, 어지럼증, 구 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3D 영상에 대한 휴먼 팩 터 연구와 가이드라인 제시가 중요하다. 3D 시청 안전성 을 위한 시청 및 제작 가이드라인은 예를 들어 시청자의 바람직한 시청 자세나 위치, 시청 시간 등을 권고하고 저 연령층에서 시청 시 주의할 점을 따로 설명하고 있다. 콘 텐츠 제작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차의 범위, 영상 융합의 한계, 카메라 촬영 시 고려할 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UHD TV와 관련된 휴먼 팩터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라 고 할 수 있는데, UHD 영상이 제공하는 실재감이나 몰입 감과 관련해 UHD 디스플레이의 시야각, 해상도, 시청 거 리, 광색 영역 및 청각적 특성을 고려한 스피커, 채널, 사 운드 재현 등이 관심 요소다. 입체 영상을 비롯한 실감 콘 텐츠의 성공 여부는 사용자에게 이용의 안전과 감상의 편 안함을 제공하는 휴먼 팩터 문제 해결에 달려 있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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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서 실감 미디어 휴먼 팩터에 대해서는 인지심리, 의 학, 공학,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 하는 사용자 공동 연구가 활발해져야 한다. 실감 미디어 사용자의 관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 드는 사용자 경험(UX)이다. 사용자 경험이란 사용자가 어 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축적하게 되는 모든 지식과 기억, 행동과 감정의 총체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 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특히 인간과 디지털 환 경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다루는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에서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실감 미디어 소비의 사용자 경험을 논의하고 평가하기 는 쉽지 않다. 3D TV, UHD TV 이용의 가치와 감성 요인 에 대한 정의와 분류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것이 사용자 경 험에 미치는 영향이 실증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 한 연구가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독특하고 특이한 기억, 감성적인 소비를 추구하기 때문에 제작자는 상품과 서비스의 물리적 가치에 더해, 소비자에게 오래 기 억되는 만족감 높은 경험을 주어야 한다. 사용자 경험은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상품과 서비스의 성공을 이끄 는 핵심 요소이며,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사용자 경험의 관리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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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다. 또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는 새로 운 접근 방법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실감 미디어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관 심과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기술과 시장, 정책의 협력과 조화를 통해 CPND(Contents-Platform-Network-Device)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3D, UHD 등 우수한 질의 실감 콘텐츠 제작이다. 아직까지 실감 미 디어 콘텐츠는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일부 등에 국한 되는 실정인데, 과거 3D TV 콘텐츠 부족이 시장 활성화의 제약으로 작용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기관과 차별된 교 육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정부 차원의 제작비 지원, 제작 장비 구매 지원, 제작·편집·송출을 위한 소프트웨어 R&D 투자 지원 등이 필요하다. 특히 콘텐츠 제작 지원과 관련해, 정부는 안정적인 제작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콘텐츠 지원비 규모를 확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 력 있는 콘텐츠에 대해 장기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은 기술 교육 외에 콘텐츠 기획 능력 을 키우는 교육, 현장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 우수한 콘텐츠의 확충은 시장 확대를 견인하는 가장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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