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양수 사선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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歐陽修 詞選 구양수 사선


편집자 일러두기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것입니다. ∙이 책은 1986년 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출판된 황위(黃畬) 의 ≪구양수사전주(歐陽修詞箋注)≫를 저본으로 했습니다. ∙≪전송사(全宋詞)≫에 실린 266수 중 그동안 미세하게라도 연구되었거나 간헐적으로나마 언급되었던 작품을 중심으로 93수를 선정했습니다. ∙주석은 모두 옮긴이가 단 것입니다. ∙뒤표지의 글은 옮긴이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문장을 직접 뽑아낸 것입니다. ∙표지에 사용한 색상은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을 위 해 개발한 고유 색상입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은 환경인증서를 획득했습 니다. 표지와 본문에는 모두 친환경 재질을 사용했습니다.


30. 인생에는 본래 미련한 감정이 있는 것이니

술잔 앞에서 돌아갈 날을 말하려고 하는데 말하기도 전에 아름다운 그녀는 목이 메어 있네. 인생에는 본래 미련한 감정이 있는 것이니 이러한 원망은 바람과 달과는 무관한 것이라네.

이별 노래를 신곡으로 바꾸지 않아도 한 곡으로 이미 마디마디 애간장이 끊어졌네. 진실로 모란꽃을 다 보아야지만 비로소 봄바람과 쉽게 이별할 수 있을 것이라네.

玉樓春 其四 1) 2) 3) 尊前擬把歸期說, 未語春容 先慘咽. 人生自是 有情癡,

此恨不關風與月.4) 離歌且莫翻新闋.5) 一曲能敎腸寸結.6) 直須7)看盡洛城花,8) 始共春風容易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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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함께한 기쁜 사랑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이별의 시간은 두 사람 사이에 예정된 것이다. 작가는 헤어져야 한다고 머뭇거 리며 말하고, 그 사실을 알고 기녀는 울먹인다. 이러한 현실에 상심한 두 사람의 슬픔이 잘 드러나 있다.

1) 春容(춘용): 아름다운 얼굴 모습. 2) 慘咽(참열): 슬퍼서 목이 메도록 울다. 3) 自是(자시): 본래. 4) 風與月(풍여월): 풍월정(風月情)으로 남녀 사이의 애정을 말한다. 5) 新闋(신결): 신곡(新曲). 6) 腸寸結(장촌결): 이별의 원망이 매우 깊음을 의미한다. 7) 直須(직수): 진실로. 8) 洛城花(낙성화): 목단(牧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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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이별 후에

이별 후에 그대가 어디 있는지를 알 수 없으니 눈에 닿는 것이 처량하고 가엾다네. 떠나가서 점점 멀어지니 소식은 없고 물이 넓어 고기가 깊이 있으니 어느 곳에 물어볼 것인가?

밤이 깊어 바람 지나가니 가을 소리 두드리고 만 가지 잎의 천 가지 소리가 모두 다 한이라네. 일부러 외로운 베개에 누워 꿈속에서 찾았지만 꿈은 또 꾸어지지 않고 촛불마저 타버렸네.

玉樓春 其十三 別後不知君遠近, 觸目淒涼多少悶. 漸行漸遠漸無書, 水闊 1) 魚沈 何處問.

2) 夜深風行敲秋韻, 萬葉千聲皆是恨. 故欹單枕 夢中尋, 夢

又不成燈又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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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상편에서는 이별 뒤의 상황을 묘사하고, 하편에서는 슬픔 속에 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 水闊魚沈(수활어심): 물이 너무 깊어 서신이 통하지 않음을 말한다. 2) 單枕(단침): 외로운 베개. 3) 燈又燼(등우신): 타서 없어져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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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마음속의 사랑을 쏟을 곳이 없다네

깊고 깊은 정원에 꾀꼬리는 지저귀고 따뜻한 햇살과 온화한 안개로 봄기운이 짙다네. 푸르고 아리따운 버들잎 싹은 누구를 위해 돋아나 있는지 돌아가고픈 마음을 부질없이 일으키네.

난간에 기대어 말없이 외로운 봉황새를 슬퍼하니 마음속의 사랑을 쏟을 곳이 없다네. 깊이 생각하면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생겨나는데 나비가 때때로 날아들어 꿈을 꾸게 하네.

玉樓春 其二十一 1) 2) 沈沈庭院鶯吟弄, 日暖煙和春氣重. 綠楊嬌眼 爲誰回, 芳

草深心空自動. 3)

倚闌無語傷離鳳,

一片風情無處用. 尋思還有舊家心, 蝴

蝶時時來役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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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연인을 그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 鶯吟弄(앵음롱): 누런 꾀꼬리가 지저귀다. 2) 綠楊嬌眼(녹양교안): 버들잎의 새싹을 말한다. 3) 離鳳(이봉): 이별해 외로운 봉황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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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쉬었다 더디 가야 하네

연꽃이 햇무리와 붉은빛을 다투니 화장했던 연지는 옅어지고 늦게 핀 꽃이 오래도록 머물면서 작은 잔치를 열었다네. 화려한 배에 지는 붉은 해는 저녁 바람으로 맑고 버들 색과 시내의 물빛이 밝게 비춰 따뜻하네.

기녀들이 맛있는 술 가득 부은 잔을 다투어 권해오고 춤으로 지친 옥 같은 허리는 치마 가닥이 느슨하네. 은빛 화촉 앞에서 돌아갈 때를 서둘지 말아야 하는데 이미 석양이니 쉬었다 더디 가야 하네.

玉樓春 二十九 1) 芙蓉鬪暈 燕支淺, 留著晩花開小宴. 畵船紅日晩風淸, 柳

色溪光晴照暖. 2) 3) 美人爭勸梨花盞, 舞困玉腰裙縷慢. 莫交 銀燭促歸期, 已

祝斜陽休更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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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이 작품은 선상(船上)에서 벌어진 연회에서 만난 기녀와의 애 정을 묘사하고 있다.

1) 暈(훈): 햇무리나 달무리 등의 무리. 2) 梨花盞(이화잔): 술잔. 3) 交(교): 교(敎)와 같은 의미로 사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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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오랫동안 그대에게 기대어

봉황처럼 땋아 올린 머릿결을 금박의 띠로 묶고 용무늬를 새겨놓은 옥 빗으로 빗질을 하네. 창 아래로 다가와서 웃으며 기대고는 “눈썹 화장이 유행에 맞나요?”라고 사랑스럽게 말한다네.

붓을 만지작거리며 오랫동안 그대에게 기대어 손끝에 꽃 한 송이를 그려보네. 무심코 수놓던 것을 멈추더니 “원앙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쓰지요?”라고 웃으며 묻는다네.

南歌子 1) 2) 鳳髻金泥 帶, 龍紋玉掌梳. 走來窗下笑相扶, 愛道畵眉深

淺, 入時無. 3) 4) 弄筆偎 人久, 描花試手初. 等閒 妨了繡功夫, 笑問雙鴛鴦

字, 怎生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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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규정(閨情)을 경쾌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상편에서는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신부의 분주한 모습을 서술했고, 하편에서는 신 혼부부의 달콤한 규방 생활을 생동적으로 천속한 언어를 통해 완벽하게 구사했다. 전편에서 묘사된 신부는 달콤한 열애에 몰 입된 상태로 아직은 전혀 이별의 아픔이나 애절함을 경험하지 못한 맑은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활발하고 명랑한 모습 이 방정스럽거나 경박스러움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으며, 활달 한 언어 속에 진지한 심리가 동반되고 있다.

1) 金泥(금니): 금가루를 아교에 풀어 금박한 것. 2) 扶(부): 붙들다. 3) 偎(외): 가까이하다. 4) 等閒(등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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