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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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네이밍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급변하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가 높 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주 제를 10개 항목으로 묶어서 달걀 꾸러미처럼 엮었습니다. 사회의 변 화를 빠르게 알기 원하는 대중과 시대에 앞선 지식을 단시간에 알고 자 하는 연구자, 실무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편집자 일러두기 외래어 표기는 현행 한글어문규정의 외래어표기법을 따랐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브랜드 네이밍 정경일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브랜드 네이밍

지은이 정경일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4년 4월 1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02) 7474 001, 팩스(02) 736 5047 commbooks@commbooks.com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정경일, 2014 ISBN 979-11-304-0164-5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이름의 의미와 특성

이름의 의미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은 물론 동물과 식물, 자연물과 인공적으로 생산된 공산품 등 모든 물건은 물론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과 길 등의 지명,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으나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 반영되어 있는 각종 사상과 표현 등, 우리가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모 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이 태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이름 짓기다. 심 지어 최근에는 태명이라고 해 아직 태중에 있는,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도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사람의 이름에 담겨 있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고 하겠다. 하나는 이름을 통해 그 사람의 가계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아이의 이름을 지은 사람이 그 아이에게 바라는 소망과 기원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점 이다. 이름이 가계를 나타낸다는 점은 특히 우리 사회를 비롯한 동양 사회에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으나 서양의 경우도 그다지 예외는 아니다. 한국인의 이름은 성(姓)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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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名)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성을 말할 때 흔히 본관을 따진다. 성과 본관을 통해서 우리는 그가 어떤 가계에 속 했는지 판단하게 된다. 명(名)은 대개 2음절로 구성되는 데 그중 한 음절은 항렬자다 항렬은 집안 내에서 개인의 위치를 보여 주는 기제다. 심지어 같은 집안 내 구성원이 아닌 경우에도 누군가의 이름을 통해 그가 그의 가계 내에 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가를 짐작할 수도 있을 정도다. 또 하나의 측면은 이름을 지은 사람, 즉 작명자의 소망 과 기원이 이름에 담겨 있다는 점이다. 구조적 차원에서 는 2음절 이름에서 항렬자를 제외한 나머지 한 음절이 온 전히 개인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이름에 한자어의 사용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현재 한국인의 이름 구조에서 이 한 글자는 한자에 담긴 의미를 포함한 작명자의 소망이 나타 나기 때문에 대부분 좋고 긍정적 의미의 한자가 사용된다. 최근 마케팅이나 광고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를 빌리면 이 한글자의 이름자가 바로 그 아이에 대한 이미지 형성 기능, 즉 포지셔닝(positioning)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살아 가는 공간에 붙인 지명 또한 마찬가지다. 지명 역시 전부 요소와 후부 요소의 이원 구조로 형성되는 데, 후부 요소는 ‘-산, -골, -벌, -강, -마을’ 등 지형적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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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요소가 대부분 이다. 반면 ‘금강-, 뱀사-, 황산-, 낙동-, 양동-’ 등 후부 요소 의 앞에 놓여 있는 전부 요소는 인문지리적, 인문사회적 측면을 보여 주면서 이 이름을 통해 그 지역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또 다른 곳과 구별해 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기업이나 제품의 이름인 상호나 상표, 즉 브랜드 네임 역시 그 기업이나 제품의 구체적 특성이나 소비자에게 약 속하는 이익 등의 장점을 부각하거나 때로는 경영자가 소 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내는 경우가 대부 분이다. 이렇듯 사물이나 사건, 개인이나 단체 등 인간 인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어야만 그 대상을 구체 적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그 대상에 대해 우리의 느낌을 생성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대상은 그 자체가 아니라 이름이라는 언어 형 식을 통해야만 우리의 인식 세계 속에 의미와 가치가 있는 존재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시인 김춘수는 ‘꽃’이라는 시에서 사물의 존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의 삶에서 의미를 가지는지를 잘 보여 주 고 있다. 그의 시 ‘꽃’의 전문을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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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이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한갓 의미 없는 몸짓에 지 나지 않던 꽃이 이름을 불러 준 뒤에는 나에게로 와서 꽃 이 되고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된다고 시인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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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우리 현대시에서 이름의 의미를 이렇게 간결하면서 도 힘 있게 보여 주는 시는 없다.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언 어학자도 해내지 못한 이름의 의미 해석을 시인은 한 편의 노래를 통해 웅변하고 있다. 의미론 입장에서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물의 이름 을 의미하는 단어군의 명칭인 명사라고 하는 어휘들의 의 미에 대한 초기 해석은 그 이름이 구체적인 사물을 지시한 다는 것이었다. 즉, ‘책상’은 우리가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이용하는 가구의 한 종류이고, ‘북한산’은 서울 북쪽에 있는 국립공원인 산을 가리킨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명 사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그 대상이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추상명사를 설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책상이라 하더라도 특정한 것만을 제한적으로 가리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 식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어 명사가 사 물을 지시하는 단어라는 정의는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 고 있다. 명사에 대한 최근의 가장 보편적인 결론은 이름이 보여 주는 것은 구체적인 사물 그 자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서 사물과 관련해 형성되어 있는 관 념을 표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코카콜라’라 는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가 인식 속에서 끄집어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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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유리병에 담긴 다갈색의 탄산음료’가 아니라 코카콜 라를 마실 때의 ‘맛과 향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분위기’ 와 ‘마실 때의 기쁨, 즐거움, 행복’ 등이 우선이다. 그러므 로 코카콜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 세계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모 두가 그러한 선험적 인식으로 코카콜라를 기억해 내게 마 련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코카콜라라는 이름이 구체적 사물 을 전혀 지시하지 않는다거나 물리적 특성을 완전히 배제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물의 이름을 그것이 지니고 있는 관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이러한 관점은 그 기저에 사 물의 구체적 특성이나 지시 대상물이 간접적으로 인식 체 계에 기능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단어의 종류인 명사의 의미를 이렇게 바라볼 때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비록 간접적 이기는 하더라도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의 범위다. 즉, 특 정한 지시 대상을 갖는 명사와 그렇지 않은 명사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전자를 고유명사, 후자를 일반명사 라고 부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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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네임은 고유명사 언어는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수행 방법 가운데 가장 원초 적이면서 강력한 수단이다. 언어는 인류의 기원과 함께 비롯했으며 역사의 변천과 동일한 궤적을 유지해 오면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언어의 여러 기능 가운데 대표적인 기능은 명명(命名, naming)이다. 명명은 새로 운 사물이나 사상에 대한 언어적 기호화의 과정이다. 인 간은 언어 기호를 이용해 사물이나 사상을 식별하고 그 의 미를 판별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언어 기호와 사물 또는 사상을 결합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명명이라 부르게 된다.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를 지칭하고 다른 사물과 구분해 주는 기호 체계인 이름을 가져야만 비 로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며 사회적 존 재로서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근대언어학의 태두로 불리는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기호를

시니피에(signifie)와

시니피앙

(signifiant)의 결합으로 설명한다. 그는 이 두 가지 요소의 결합이 자의적(arbitrary)이라고 설명해 언어의 의미가 필 연적인 존재가 아님을 역설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가 말 하는 자의적이라는 용어는 모든 언어 기호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명사의 경우, 명사를 그 지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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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범위에 따라 일반명사와 고유명사로 나누어 볼 때, 일 반명사는 언어 사회의 관습 속에서 언중의 묵시적 동의 속 에 명명하고 사용해 온 것이기 때문에 자의성을 가지고 있 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고유명사는 생성 과정에서 한 개인 또는 집단의 주체적 의지에 의해 만들어진다. 고유명사의 생성에 관여 하는 요소는 주체와 상황, 대상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즉, “명명은 주체가 어떤 상황에서 대상의 가치를 인식하 고, 그 대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이고 이러한 과정을 거친 결과가 바로 고유명사라는 언어 기호로 나타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명명을 할 때는 주체가 대상의 속 성 중에서 대표적인 속성을 추출해 고유성을 부여하는 경 우도 있고, 대상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속성을 부가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 명 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의 특성을 파악하는 주 체의 의도적 행위라는 점이다. 고유명사의 명명 과정을 주체의 능동적 행위로 파악한 다면 기호의 자의적 특성은 고유명사에 국한해서 생각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명명의 과정에서 나 타나는 명명 주체의 이러한 의도적 기호화 과정은 카시러 (Ernst Cassirer)의 언어철학과도 맥이 닿아 있다. 언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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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명과 기능에 관한 카시러의 설명은 브랜드 네임의 특성 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독일의 언어철학자인 에른스트 카시러(Ernst Cassirer) 는 언어를 가장 고도로 발전한 상징 매체로 인식하고 있 다. 그가 말하는 상징 형태들의 세계는 회화적 묘사에서 출발해 구두적 표현을 거쳐 방향성을 부여하며, 다른 한편 실천으로 이끄는 지식으로 연장된다. 이러한 견해는 카시 러가 상징 형태 세계의 발전을 당장의 경험을 넘어서는 미 래를 향한 인간의 행위에 방향을 부여하는 고도의 추상적 관념의 확산으로 보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보여 주는 언어관은 언어를, 산출되는 사물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특정한 정신적 산출 작용 또는 형성 작용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훔볼 트(Wilhelm von Humboldt)가 언어를 정태적 관점인 에 르곤(ergon)이 아니라 에네르게이아(energeia)로 보는 입 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카시러는 언어의 개개 단어는 자연과 표상 세계가 가지 고 있는 고정된 규정들의 재현이 아니라 오히려 규정하는 행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방향과 지침의 표현으로 정의한 다. 다시 말해 개념 또는 단어는 지각된 대상들을 단순히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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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즉 대상을 파악하는 ‘방향’과 ‘지침’에 따라서 규정된 것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감성적 흥분을 나타낸 감탄 사조차도 감성적 인상이 단순히 외부로 향하는 것이 아니 라 단순한 감탄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고 한다. 그때 의식은 감성적 흥분의 재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의식적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네임 역시 명명자인 기업이나 판매자가 자신의 제품에 대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자 의도하는 방향과 지침에 따라 생성한 단어이고, 이것이 마케팅의 영역인 것 이다. 이렇게 생성된 브랜드 네임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언중의 무언의 합의에 의해 사회성을 획득해 전승되는 일 반 단어와는 달리 그 이름의 생산자들이 의도하는 이미지 를 소비자들이 경험하도록 요구한다. 만약 소비자인 언중 이 그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난 후에도 그 이름을 듣고도 어떤 경험을 도출해 내지 못한다 면 그 이름에 대한 인식도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렇 다면 이 브랜드 네임은 언어 측면에서는 하나의 고유명사 로 존재하고 있으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효용성을 상실한 단어가 되고 만다. 언어학 측면에서 보면 브랜드 네임은 일단 생성되어 특 정 기업이나 제품, 서비스를 지칭하는 기호로 사용되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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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우리의 어휘부에 고유명사로 저장되며, 나름대로 체계와 역사성을 가지게 된다. 일반 어휘들이 생성과 소 멸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생명체의 특성을 지닌 것처럼 브 랜드 네임도 자의적 음성 기호이면서 사회성과 역사성이 부여되면 마음대로 바꾸기 어려운 언어적 사실의 존재다. 브랜드 네임은 고유명사이므로 그것이 지시하는 내용은 특수한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제조자로 한정되게 마련이 며, 한 언어의 어휘 체계 안에 들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것이 만들어질 때에는 일정한 유연성(有緣性)을 띠게 마 련이다. 이 유연성은 브랜드 네임을 생성한 언어 또는 브 랜드 네임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음운 규 칙과 단어 형성 규칙, 의미 규칙을 따르는 언어적 보편성 도 함께 지니고 있다.

브랜드 네임은 커뮤니케이션의 출발 브랜드 네임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는 것으로, 소비 자 사이, 또는 소비자와 제조자, 판매자 사이의 커뮤니케 이션에서 기본이 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중요한 것은 브 랜드 네임을 통해 그 브랜드가 무엇이고 소비자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상까지 일으킬 수 있 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브랜드 네임은 사실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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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의 핵심을 형성한다. 마케팅 차원에서 브랜드가 전파하려는 정보, 즉 브랜드 메시지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첫 단계는 소비자에 대한 ‘광고의 노출’이다. 이때 가장 먼저 노출되는 브랜드 표현 형식이 바로 브랜드 네임이다. 지면 광고의 경우 카피를 적지 않는 경우에도 해당 제품의 브랜드 네임은 반드시 표 기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우리는 브랜드 네 임을 광고의 기본 단위라고 부를 수 있다. 광고를 접했을 때 나타나는 광고 효과를 소비자가 광고 를 본 직후부터 최종 구매에 이르는 누적적 단기 효과를 제시한 광고 효과의 위계모형(hierarchy of effect)에서 효 시로 알려져 있는 래비지(Lavidge)와 스타이너(Steiner) 의 모형에 의하면 광고 효과는 모두 7단계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7단계란 ‘비인지(unawareness)’→ ‘인지(awareness)’→‘지식(knowledge)’→‘애호(liking)’→ ‘선호(preference)’→‘확신(conviction)’→‘구매(purchase)’ 의 단계다. 이 가운데 둘째 단계에서 제품에 대한 인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가장 먼저 소비자가 접하는 음성적 또 는 시각적 기호가 바로 브랜드 네임이다. 그러므로 브랜 드 네임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이고 종착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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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브랜드 네임에 관한 개설서로 브랜드의 유래와 정의에서 출발해 브랜드의 가치를 살펴본 뒤 브랜드 네임 의 특성과 기능, 구조, 유형, 네이밍 프로세스와 기법, 평 가 요소와 등록 과정에 대한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논 의를 전개한다. 한편 이 책에서 사용하는 브랜드 네임이란 용어는 특별 한 정의가 없는 한, 기업이 생산하는 유형의 제품이나 무 형의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며, 제품이라는 용어도 유형과 무형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한국어 특성을 고려한 네이밍 브랜드 네임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기 위해서는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언어적 요소가 사용자와 수용자, 즉 기업의 입장과 소비자의 직관에 알맞은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름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효율적이고 정확하 게 서로에게 전달되어 완벽한 상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처럼 마케팅 환경이 전 세계 적인 글로벌한 상황에서 어느 특정 언어권만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적 직관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국 기 업의 마케팅 영역이 일차적으로는 한국에 적용되는 만큼 네이밍에서 한국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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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매우 중요하다. 언어적 직관은 음운적 요소, 형태적 요소, 의미적 요소 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일차적인 것은 음운적 요소, 즉 소리와 관련한 요소다. 음운적 요소는 전 세계 언어 사 이에서 차이가 매우 두드러진 요소다. 즉, 영어나 중국어 에는 유성음이 있으나 한국어에는 없는 반면 한국어에 있 는 경음이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등에는 나타나지 않는 점 등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 사람이 내는 목소리는 자음과 모음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언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분류법이지 만 구체적으로 자음과 모음의 숫자는 각각의 언어 체계마 다 상이해 일정하지 않다. 한국어는 초성과 종성에 자음 이 쓰이고 중성에 모음이 발음된다. 초성에는 한글 표기 를 기준으로 할 때 모두 19개의 자음이 쓰이는데, 이들이 모두 같은 비중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전산언 어학적 통계 자료에 의하면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이 나타난 것은 ‘ㅇ’으로 전체 가운데 약 24퍼센트에 해당한다. 그다 음으로 많이 쓰이는 글자는 ‘ㄱ,ㄷ,ㅅ,ㅈ,ㅎ’의 순서가 되 는데 이들이 사용된 비율은 약 70퍼센트에 해당한다. 반 면 된소리인 ‘ㄸ,ㄲ,ㅆ,ㅉ’과 거센소리인 ‘ㅋ’은 사용빈도 가 각각 1퍼센트도 되지 않아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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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쓰지 않는 소리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ㅇ’은 실제로 초성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 글 자인데 ‘ㅇ’이 초성에 사용된 비율이 24퍼센트에 달한다는 것은 우리말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말이 가장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물론 ‘자주 사용한다는 것’과 ‘좋아 한다는 것’ 이 반드시 일치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러 하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단 자주 사 용되는 소리를 사용해 이름을 지을 경우 한국 사회에서 거 부감이나 낯설음이 적어질 수 있음은 예상할 수 있다. 자음은 초성 외에 종성에도 사용된다. 종성에 사용된 자 음은 초성과는 달리 ‘ㅄ, ㄺ, ㄶ’등의 겹자음을 포함해 28개 가 사용된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종성에 받침이 사용 되지 않은 소리가 54퍼센트로 절반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말의 절반 이상은 받침으로 끝나지 않는 다는 말이다. 받침으로 끝나는 말보다는 그렇지 않은 말이 훨씬 더 한국인의 언어 사용에서 자연스럽다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이 점은 이름을 지을 때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 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종성에 주로 사용된 자음은 ‘ㄴ,ㄹ, ㅇ,ㄱ,ㅁ,ㅆ’ 등의 순서가 된다. 이들의 사용빈도는 종성 이 없는 경우를 제외할 때 90퍼센트에 달한다. 중성에 사용되는 모음의 숫자는 모두 21개다. 모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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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되지 않는 소리는 없다. 중성의 사용빈도를 살펴보면 ‘ㅏ,ㅣ,ㅡ,ㅓ,ㅗ,ㅜ’ 등 여섯 모음의 사용 빈도를 합하면 70퍼센트를 상회한다. 특히 ‘ㅏ,ㅣ,ㅡ’ 의 사용빈도가 50 퍼센트에 달하고 있으나, ‘ㅑ,ㅝ,ㅟ,ㅠ,ㅖ,ㅙ’ 등은 모두 각각 1퍼센트 미만의 사용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통 계 수치의 가치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이 선호하는 네이 밍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선호하는 소리와 함께 음절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 을 가져야 한다. 한국어의 음절은 일반적으로 ‘모음’, ‘자음 +모음’, ‘모음+자음’, ‘자음+모음+자음’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앞에서 언급한 자음과 모음의 숫자를 가지고 이 네 가지 유형의 음절을 생성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1만 1000여 가지의 음절이 만들어질 수 있으나 실제 우리 생활 에서 쓰이는 음절의 종류는 그것의 20퍼센트 수준인 2000 여 종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의 유형별 사용빈도는 모 음만으로 이루어진 음절은 9퍼센트, 자음+모음의 유형은 45퍼센트, 모음+자음 유형은 14퍼센트, 자음+모음+자음 유형은 32퍼센트 정도로 분포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 이를 통해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절 구성이 77퍼센트라 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음절보 다 자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음절 초에 의미 변별력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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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런 결과로 해석된다. 음 절의 끝이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와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 는 54퍼센트 대 46퍼센트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수치는 실 제 언어 생활에서 크게 차이가 나타나는 수치는 아니라고 보인다. 동시에 하나의 단어를 구성하는 음절 수도 고려의 대상 이 된다. 한국어 단어의 기본적인 음절 수에 대해 2음절 어휘를 국어 어휘의 외형적 전형으로 삼은 연구 결과도 있 으나 최근 전산언어학적 통계나 브랜드 네임의 음절 수 통 계 자료들을 살펴보면 한국어 단어를 구성하는 음절 수는 대체로 3~4음절이 가장 많다. 음절 수는 단어 형성에서 중 요한 기제가 된다. 때로 복합어를 형성하면서 대치와 절 단이라는 방식을 통해 내부 구조의 유사성을 희생하면서 까지 음절 수를 맞추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으며 파생어 를 형성할 때에는 더욱 더 음절 수가 단어 형성의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브랜드 네임의 어휘 구조가 단 일어보다는 파생어나 합성어로 길어지며, 나아가 구나 문 장 구조로 장형화하는 것은 서술적 브랜드 네임이 늘어나 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한국인을 대상으로 할 경우 한국어의 특성에 따 른 네이밍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듯이 외국인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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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할 경우에도 그들의 언어적, 사회 문화적 직관을 고 려하는 네이밍이야말로 브랜드 네임을 통한 브랜드 형성 작업의 주요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국립국어연구원(1991). 󰡔상호, 상품 이름, 아파트 이름 등의 광고에 나타난 국어사용의 실태조사연구󰡕. 김흥규 · 강범모(1997). 󰡔한글 사용빈도의 분석󰡕.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이명천 · 김요한(2010). 󰡔광고학개론󰡕. 커뮤니케이션북스. 이상섭 · 서상규(1999). 󰡔현대 한국어 어휘 빈도의 종합적 연구󰡕. 1996년도 한국학술진흥재단 자유공모과제 최종보고서. 정경일(2013). 브랜드 네임의 언어적 특성과 기능. 󰡔우리어문연구󰡕, 47. 우리어문학회. 정진영(2010). 󰡔한국어 고유명사 연구󰡕. 부산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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