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날개
물방울
1. 연탄집 할매 “엄마, 우리 다시 시골로 내려가면 안 되나?” “와? 서울 간다꼬 좋다카던 때는 언제고?” “여는 친구도 음꼬, 놀 데도 음꼬, 심심하다 아이가.” “놀기는, 인자 서울 왔싱께네 공부해야제 놀기는 와 놀 아? 친구사 차차 사귀마 되는 기고.”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입던 옷을 마저 여미고 나 가십니다. “영순아, 문 잘 잠그고 가그래이.” 문을 닫으려던 엄마는 잊은 듯 다시 말씀하십니다. 정 말이지 영순이가 서울에 이사 와서 가장 어려운 일은 다름 아닌 문을 잠그고 다니는 일입니다. 영순이는 엄마가 물린 밥상을 치우고 일찌감치 집을 나 섭니다. 오늘은 3학년이 된 첫날입니다. 3월이라지만 꽃 샘바람이 제법 매워 영순이는 어깨를 움츠립니다. 닫은 문을 다시 잡아당겨서 잠긴 걸 확인하고 돌아서는 데 바로 앞 연탄집에서 누가 나옵니다. 영순이는 순간 가 슴이 덜컹합니다. ‘할매….’ 그러나 연탄집에서 나온 사람은 초록색 스웨터를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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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줌마입니다. 젊은 아줌마는 한 손으로는 초록색 스웨터를 여미고, 다른 한 손엔 번개탄 두 장을 들고 골목 저쪽으로 종종거리며 사라져 갑니다. ‘인자는 안 나오시겄제.’ 영순이는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눈을 감습니다. ‘할매, 고향 가이께네 좋나?’ 영순이가 할머니를 만난 것은 작년에 서울로 이사 온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입니다. 엄마는 이사 온 다음 날 부터 고모를 따라 일을 나갔습니다. 영순이는 친구도 없고 해서 대문 앞에서 혼자 공기놀이 를 했습니다. 고향 강가에서 주운 조약돌입니다. “니 공기놀이할 줄 아네?” 늘 연탄집 앞에서 앉아 계시는 할머니입니다. 연탄집 할머니인 줄은 알았지만, 늘 가만히 앉아 계시기만 해서 벙어리 할머니인 줄 알았습니다. “할매도 할 줄 압니꺼?” “내레 우리 고향에서 선수였어야. 고저 따끈따끈한 담 벼락 밑에서리 공기놀이를 많이 했댔지. 내 동무 중에는 양순이라는 아가 있었는데 말이야, 갸도 참 잘했디. 갸레 얼굴이 얽은 기이 흠이디 마음은 비단결이랬어. 갸도 많 이 늙었갔다…. 죽지나 앉았는지 모르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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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향에도 희야라꼬 있었는데예, 고무줄도 잘하고 공기놀이도 잘했어예. 그란데 할매는 고향이 오덴데예?” “오데라고 하만 니가 알간?” 할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하늘 저쪽을 바라보십 니다. 할머니 눈이랑 코가 빨개지는 걸 영순이는 보았습 니다. “할매, 공기놀이 안 할랍니꺼? 할 줄 아신담서예.” “안 해 본 지 하두 오래돼서리 손이 굳었을 끼야.” 그러면서도 할머니는 영순이에게서 조약돌을 받습니 다. 공깃돌을 땅에 뿌리고는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주워 봅니다. 할머니 손은 너무 크고 뻣뻣해서 공깃돌은 잘 잡 히지 않습니다. “이거, 잘 안 되누만.” “자꾸 해 보이소. 인자는 좀 낫네예.” 공깃돌이 할머니 손을 떠날 때마다 햇빛에 반짝거립니 다. 짧게 단발한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도 봄바람에 날리 며 반짝거립니다. 봄 햇살이 유난히도 눈부신 날이었습니 다. 그렇게 영순이와 할머니는 그날부터 친구가 되었습니 다. 영순이랑 할머니는 날마다 연탄 가게 앞에서 만났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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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영순이는 봄 내 할머니랑 공기놀이를 했습니다.
2. 눈물 치마 “와 울었네?” 영순이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야가, 벙어리 됐네? 와 기래?” “이….” “이빨이래 뺐구나야.” 영순이는 또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이빨이래 뺐다고 운 기야?” 영순이는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걱정 말라우. 새 니가 날 끼니께니. 우리 막둥이 에미 나이도 고맘때 이가 빠졌었드랬지.” 할머니 눈이랑 코가 또 빨개집니다. 영순이는 눈물을 닦고 할머니 옆에 앉습니다. “에미나이가 누군교?” “서울 말로 딸이디, 딸.” “할매 딸이 내만 해예?” “기럼, 고때는 똑 너만 했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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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운젠교?” “그때가….” 할머니는 잠시 눈을 감으시고 ‘그때가’만 되풀이하셨습 니다. 그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하시는 건 줄 알았는데 그 게 아니었습니다. 할머니의 눈가에 물기가 번지기 시작합 니다. “할매, 우는교?” “울기는 누가 운다고 기래?” 할머니는 생각에서 깨어나신 듯 눈을 번쩍 뜨시며 치마 를 눈이 아닌 코로 가져갑니다. “할매, 콧물이 아이고 눈물이 났구마는….” “그때가 난리가 나던 해였다. 우리 에미나이레 니빨을 뺐는데, 갸는 울지도 않았댔어. 그래서리 지붕 우에다가 던디고는 ‘까티야, 까티야, 헌 니 가디가고 새 니 달라우’ 아, 이럼서리 깔깔대고 웃잖았갔어?” “내도 지붕 우에 던짔는데…. 그래 진짜로 까치가 새 이 를 갖다 줬는교?” “죽었디.” “죽어예? 와예?” “난리를 피해서 피란을 가다가 폭격을 맞아서리 저 아 바이랑 고만…. ‘오마니, 내레 집에 없으만 까치가 어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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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를 가져다 주갔시요’ 하더니만….” 할머니는 이번엔 치마를 눈으로 가져가십니다. 할머니 치마는 감물 들인 것 같은 바탕에 하얀 물방울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영순이는 할머니 눈물이 그렇게 방울방울 아롱 져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순이는 모른 체합니다. “할매, 고만 울고 공기놀이나 하입시더.” 할머니는 공기놀이를 하면서도 계속해서 치마는 눈으 로, 코로 번갈아 가져갑니다. 공깃돌도 자꾸만 떨어뜨립 니다. 여름이 다 갈 때까지 할머니는 그 눈물 치마를 입고 계 셨습니다.
3. 날개가 있시마 좋을 낀데 “할매, 우리 소풍 가예.” “원족 가네?” “원족?” “고저 옛날에는 소풍 간다고 안 하고 원족 간다 기랬디.” “그라몬, 할매도 원족 가 봤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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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 어릴 적엔 원족이 다 뭐이가. 우리 막둥이 에미나 이가 너만 할 때 보내 봤디.” “그때도 김밥 싸 갔는교?” “주먹밥이랬어. 보통 때는 보리밥을 먹지만서두 원족 날은 보리쌀에 쌀을 좀 섞어서리 주먹밥을 만들어 주디. 주먹밥을 만들고 있으만 어뜨케나 좋아라 하던디. 와서 보고, 또 보고 기랬디.” 할머니가 또 우실 것만 같아서 영순이는 다른 얘기를 하기로 합니다. “엄마가 밤도 싸 줬어예.” “우리 고향 집 뒤에두 부모님 모신 산이 있었더랬는데 밤나무가 얼마나 많았댔던지, 우리 에미나이레 가을이 되 만 산에서 살았댔디.” “북한에도 산도 있고 밤나무도 있는교?” 영순이는 북한에는 탄광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책에 나오는 북한 사람들은 아이건 어른이건 다 채찍을 맞으면 서 탄광에서 일만 했거든요. “와? 너희 고향에는 없었네?” “와예, 우리 고향에는 감나무가 많았어예. 우리도 요맘 때가 되마 작대기 들고 감 따러 안 댕깄는교? 어른들이 장 에 내다가 돈 해야 되는데 감 다 상한다고 호통을 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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랬어예.” “우리 에미나이레 지금 살았으만 시집가서 아주마이가 됐실 기야. 난리 통이라 제대루 묻어 주지두 못하구 왔는 데.” 할머니는 또 우십니다. 할머니가 우는 것은 너무 싫습 니다. 할머니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입니다. 조각칼로 파낸 것만 같은 깊은 주름들이 온 얼굴에 엉켜 있습니다. 할머니가 눈물 치마로 찍어 내기 전에 한 방울이라도 흐를 라치면 눈물은 그 잎맥 같은 주름들을 따라 온 얼굴에 퍼 져 버립니다. 그러면 금세 할머니 얼굴은 눈물투성이가 되어 버리는 겁니다. 할머니 얼굴의 주름은 아마 그렇게 생긴 눈물 길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고 영순이는 생각합 니다. “할매는 와 만날 우는교?” “우리 에미나이레 죽은 자리라도 가 봐야디. 뻬라도 남 았시만 무덤이라도 만들어 줘야디 않간?” “가몬 안 됩니꺼.” “가게 해 줘야 갈 거 아이가? 고저, 잡혀가드래도 삼팔 선만 없으만 가 볼 긴데 말이야.” “날개가 있시마 좋을 긴데….” “덩말이디 날개라도 있시마 좋겠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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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계속 울자 영순이는 얼른 학교를 향해 갔습니 다. 보통 때 같으면 아이들이 아직 반도 안 나왔을 시간인 데 벌써 아이들이 거의 다 와 있습니다. 소풍 때문에 모두 들뜬 얼굴들입니다. 소풍 장소에는 예쁘게 화장을 한 엄마들이 자가용을 타 고 따라왔습니다. 차를 왜 타고 왔나 했더니, 차에 먹을 것 을 가득 싣고 왔습니다. 선생님들이랑 엄마들, 그리고 그 엄마의 아이들은 나무 그늘에 모여서 동네잔치를 하는 것 만큼 음식을 벌여 놓고 먹었습니다. 영순이는 혼자서 김밥을 먹었습니다. 영순이는 김밥이 처음입니다. 시골에서는 1학년 소풍 갈 때 맨밥에다 특별히 계란 반찬을 싸 갔습니다. 서울 와 서 처음 소풍이라 엄마가 기죽지 말라고 김밥을 싸 준 건 데, 여기서는 김밥 싸 온 아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점심시간은 얼마나 길고 지루했던지요. 놀이 시간에도 영순이는 아이들 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습니다. 빨리 소풍이 끝나고 연탄집 할머니랑 사탕 나눠 먹을 생각만 하 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김밥이랑 밤 외에 사탕도 한 봉지 넣어 주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박하사탕을 특히 좋아해서 주머니에 늘 박하 사탕이 있습니다. 공기놀이를 할 때는 꼭 사탕을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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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넣고 합니다. 다디단 사탕을 입안에서 굴리면서 할 머니가 공깃돌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공깃돌을 건드리는 것을 지키고 있노라면 사탕은 어느새 그렇게 빨리 없어지 는지요. 생각만 해도 벌써 입안에서 군침이 돕니다. 빨리 소풍 이 끝나고 할머니한테 가서 사탕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서 공기놀이를 하고 싶습니다.
4. 내도 할매 고향에 가 볼랍니더 “기렇게 차려입고 어데 가네?” “시골예.” “좋갔구나.” “희야도 만내 보고, 우리 살던 집에도 가 볼 끼라예. 그 대로 다 있겠지예? 혹시 누가 띠 가 뿟시몬 우짜노.” “야래, 우스갯소리도 잘하디. 집을 누가 띠 간다 기래?” “그래도예, 떠나온 지 1년이 다 됐다 아입니꺼.” “나야말로 반백 년이 넘었어야. 우리 집이래 덩말 누가 떼 가도 벌써 떼 갔실 끼야.” 영순이는 할머니가 또 우실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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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나오십니다. “추운데 나와 계시는교?” “시골에 간다고?” “네, 아들 방학도 하고, 일 나가는 집이 마침 해외여행 간다꼬 메칠 안 와도 된다 카고 그래서예. 즈그 아부지 산 소도 좀 돌아보고 할라꼬예.” “그래야디. 그래야디. 잘 다녀오라우.” 할머니는 손을 저으시다가 문득 생각난 듯 주머니에서 박하사탕을 한 움큼 꺼내 영순이 손에 쥐여 줍니다. 할머 니 손은 겨울이라 더 뻣뻣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따뜻합 니다. “찻간에서 먹으라우.” “고맙십니더. 할매, 댕기 오께예. 일요일 날 오끼라예.” “기래, 기래. 잘 다녀오라우.” 할머니의 손짓을 뒤로하고 돌아서면서 영순이는 할머 니의 한숨 소리를 들었습니다. ‘할매, 할매도 고향에 갈 날이 오겄지예.’ 영순이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뒤를 돌아봅니다. 할머니 는 저쪽으로 돌아서서 팥죽색 치맛자락으로 눈물을 찍어 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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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돌아온 영순이는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연탄집 안을 살폈습니다. 아직 해가 다 진 것도 아닌데 할머니는 안 계십니다. 비 오는 날을 빼고는 날마다 집 앞에 나와 계 시는데…. 하지만 그날은 영순이도 저녁을 먹자마자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영순이는 꿈을 꿨습니다. 할머니가 언제나처럼 연탄집 앞에 나와 앉아 계십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혼자가 아닙 니다. 할머니 옆에 영순이 또래로 보이는 계집애가 앉아 있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아이는 이가 하나 빠져 있 습니다. ‘할매 에미나인 갑다.’ 할머니도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할매, 할매 에미나인교?” 영순이가 물었지만 할머니는 아무 대답도 안 하시고 웃 기만 하십니다. 할머니랑 이 빠진 계집아이가 천천히 일어납니다. 할머니 등 뒤로 하얀 깃털이 보입니다. “할매, 날개 달았네예. 날개 달고 가서 할매 에미나이 데꼬 왔는교?” 할머니는 아무 말씀 없이 웃으시며 날개를 펴시더니 계 집아이를 안고 훨훨 날아가 버렸습니다. 할머니의 날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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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커서 두어 번 날갯짓을 하니까 벌써 하늘 저쪽으로 멀어졌습니다. 할머니는 곧 작고 하얀 점이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 참 이상한 꿈입니다. 엄마는 아침을 먹고 또 일을 가셨습니다. 영순이는 아 침 설거지를 끝내고는 대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연탄집 앞에는 못 보던 노란 등이 걸려 있습니다. 매운 겨울바람 에 등이 마치 풍선이라도 되는 듯 흔들리고 있을 뿐, 할머 니는 나와 계시지 않습니다. ‘춥어서 안 나오싰나? 시골에서 희야 만낸 얘기랑, 아부 지 산소 간 얘기랑 다 해야 되는데….’ 영순이는 점심 먹을 때랑 추워서 손 녹이러 잠깐잠깐 방에 들어갔던 것을 빼고는 하루 종일 대문 밖에 서 있었 습니다. 그러나 연탄집에는 그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뿐, 할머니는 보이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다음 날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녁에 엄마랑 밥을 먹으면서 영순이는 할머니 얘기를 꺼냈습니다. “엄마, 연탄집 할매 오데 가싰는갑다. 어지 오늘 내 안 보이시네.” “할매 돌아가싰다 아이가. 엊정 때 돌아가싰단다.” “돌아가시? 엄마, 그 말 참말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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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순이는 동치미 국물을 뜬 수저를 하마터면 놓칠 뻔했 습니다. “안 봤나? 등도 안 달렸드나? 몰랐는가 베.” “아이다.” “야가, 아이기는 뭣이 아이라?” “할매 에미나이 덱꼬 날개 달고 날아가던데…. 아이다. 할매 안 돌아가싰다. 내가 꿈에 봤는데….”
할매는 날개를 달고 고향에 가신 건지, 아니면 정말로 돌아가신 건지 아무튼 그 뒤로 연탄집 앞에서 할머니를 만 날 수가 없었습니다. 영순이는 할머니가 날개를 달고 그 렇게 그리던 고향에 가셨다고 믿습니다. 고향에서 할머니 의 ‘에미나이’랑 잘 살고 계실 거라고, 영순이는 그렇게 믿 습니다. ‘할매, 통일이 되마 내도 할매 고향에 가 볼랍니더.’
≪할머니의 날개≫, 금성출판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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