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주요한 시선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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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한 시선


<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은 인류의 유산으로 남을 만한 작품만을 선정합니다. 오랜 시간 그 작품을 연구한 전문가가 정확한 번역, 전문적인 해설, 풍부한 작가 소개, 친절한 주석을 제공하는 고급 시 선집입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

주요한 시선 주요한 지음 김문주 엮음

대한민국, 서울, 지식을만드는지식, 2014


편집자 일러두기 ∙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 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 이로 추천했습니다. ∙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 석을 덧붙였습니다. ∙ 이 책은 ≪아름다운 새벽≫(조선문단사, 1924), ≪삼인작 시가 집≫(이광수·주요한·김동환, 영창서관, 1930), ≪봉사꽃≫(세 계서원, 1930), ≪주요한 문집 새벽 1≫(요한기념사업회, 1982) 을 저본으로 삼았습니다. ∙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습니 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 했습니다. ∙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 잡았습니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습니다. ∙ 지면 너비 관계로 하나의 행이 부득이하게 나뉘는 경우에는 시 인이 의도적으로 들여쓰기를 한 부분을 포함해 모두 맨 앞으로 내 어써서 표시했습니다. ∙ 주석은 현대에는 쓰지 않는 생소한 단어, 현대의 독자들이 쉽게 뜻을 알기 어려운 한자어, 원전의 글씨가 잘 안 보여 엮은이가 추 정한 글자, 사투리, 토속어, 북한어 등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 달았 습니다.


차례

≪아름다운 새벽≫ 니애기 ······················3 샘물이 혼자서···················8 복사이 피면···················9  ·······················10 눈ᄉ결 ·····················11 비소리 ·····················12 봄달 잡이 ····················14 혼잣말 ·····················16 노래하고 십다 ··················17 그 봄을 바라 ···················18 우리 집 ·····················20 집이어, 나의 요람·················22 녯날의 거리 ···················24 그 봄의 부름 ···················28 아츰 처녀 ····················30 해의 시절 ····················32


아기는 사럿다(1) ·················35 외로움 ·····················37 손님 ······················41 푸른 하늘 아레 ··················42 가을 멧견 ····················44 삶 ·······················46 주금 ······················48 삶, 주금 ·····················50 기다림(1) ····················52 기다림(2) ····················53 선물 ······················54 하아햔 안개 ···················55 홀로 안저서 ···················57 上海 소녀 ····················59 歌劇 ······················61

불란서 공원 ···················62 불노리 ·····················65 별 미테 혼쟈서 ··················68 새벽 ·····················71 눈 ·······················73


≪삼인작 시가집≫ 가신 누님 ····················79 북그러움 ····················80 남국의 눈 ····················81 아기의  ····················82 자장가 ·····················84 노픈 마음 ····················85 마른 남게 물 주는 은 ··············87 가을은 아름답다 ·················88 드을로 가사이다 ·················90 령혼 ······················92 사랑 ······················94 田園頌 ·····················98

늙은 농부의 한탄 ················100 조선 ······················105 채석장 ·····················108 보지 못한 님 ··················111 봄ᄉ비 ·····················113

≪봉사꽃≫ 빛갈 없고 말 업슨 ················117


물꽃 ······················118 마음의 꽃····················119 황혼의 노래···················121 황혼의 노래···················122 명령 ······················124 금속의 노래···················125 눈 오는 날 ···················127

기타 노래여 ·····················131 햇빗가치 ····················133 새 생활·····················134 나아가자 ····················136 저녁이 되면···················139 一日 ······················141 山上曲 ·····················143 特急列車 ····················145

뉴쓰 映畵····················149 어머니날 ····················150 아긍 ······················152 島山 安昌浩 先生 追慕歌 ············154


발자취 ·····················156 묘지에서 ····················160

해설 ······················163 지은이에 대해··················177 엮은이에 대해··················180



≪아름다운 새벽≫ (朝鮮文壇社, 1924. 12)



니애기 -어린 누이들에게

고운 손에 새로운 ‘날’을 든 봄이 초록색 긴 치마를 닙고 거러옵니다. 눈-속에서 생겨난 톡기 색기가 봄을 마지러 산기슭에 서 벌판으로 어감니다. 아-봄이 옴니다, 햇빗체 반득이는 시냇물 우에, 주둥 이 샛노란 병아리 하는 소리를 라, 산에도 들에도 한결가치 즐거운 노래를 퍼치는 봄이 올 적에, 그리하고, 아름다운 새벽이 셰계 우에 우스면서 나타 날 적에, 네 바구미를 가진 네 쳐녀는 산으로 올라갓슴니다. 아모도 드러가 보지 못한 가시덤불의 산으로 올라갓슴 니다. 산닥이에는 더업슨 향긔를 피우는 만텹이 바다의 물결가치 가득히 핀 것이 보임니다. 용감한 네 처녀는 돌 만코 엉키는 넉지 만흔 산비틀을 얼마 못 올라가서 가시나무로 세운 담졍을 맛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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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재 처녀가 말햇습니다. ‘이러케 무서운 가시덤불로 나의 보드러운 살을 지 안코는 이 산 우에 못 올라간다 하면 나는 실소, 나는 올라가지 안켓소, 그짓 은 가지고 십지 안소’ 하고 녑구리에 엇던 바구미를 가시넉굴에 던지니 이샹타, 별안간에 그의 몸은 세 처녀 압헤서 엄서고 악가 나온 산기슭 마른 흙 우에 홀로 잇섯슴니다.

그러나 나마지 세 처녀는 그들의 흰 치마와 아름다운 이 어지고 불근 피에 물들기지 애를 써서 더욱더욱 우으로 가시 담정을 넘어 올라갓습니다. 얼마 더 안 가서 그들은 식검언 물이 죽온 드시 고인 널 븐 못가에 다다랏습니다. 그 못 속에는 아지 못할 손이 무서운 소리와 함 손짓하여 부르는 것도 갓고 저편 언덕에는 기픈 안개 속에 날센 두 눈이 말업시 이편을 노려보는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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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듸선지 조고만 배가 젓는 이도 업는데 저절로 언덕에 와 다앗습니다. 둘재 처녀가 말합니다. ‘저 물은, 나의 긋한 살을 더러필 터이지, 저 되인 안개는 나의 숨을 막으려 한다. 무엇하러 이런 데지 차자왓슬고. 앗가 그 애와 함 도라갈 거슬’ 하고, 녑구리에 던 바구미를 검은 물 우에 내여던지니 이상타, 별안간에, 그의 몸은 두 처녀 아페서 업서지고 산기슭 마른 흙 우에 한 거름 먼저 러진 그의 동무 겨테 이섯슴니다.

그러나 남은 두 처녀는 서슴지 안코 저절로 물 우에 가는 배를 잡아타고 안개와 내가 자옥한 언덕에 나렷슴니다. 두 바구미를 가진 두 처녀는 밤즁 가튼 어둔 속으로 길도 업슨 산골을 더듬어 올나감니다. 그거슨 놉고 노픈 산닥이에 화려하계 핀 들이 어둠을 너, 그러케 이 바라보이는 닭이올슴니다.

그러는 새에 안개도 버서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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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구미를 가진 두 처녀는 바라고 바라든 산닥이에 니르럿슴니다. 그러나 슨 간데업고, 다만 한층 더 노피 한층 더 험한 산이 그 아페 소사올낫슴니다. 겨오 뵐 만한 그 감감한 닥이에는 지금 보던 것보다도 더욱 훌륭한 들이 수업시 피 어서, 바람 불 적마다 흐늑이는 거시 보임니다. 그에 어듸선지 모를 곳으르부터 소리가 낫슴니다. “보아라 네 아페 잇는, 업는 싸홈을” 그러나 셋재 처녀는 긔를 써서 소리를 노펴 “오오 다시 나를 속이지 말라, 미련함으로 세운 너의 碑石이 다만 너를 우서 주리로다” 이러케 괌치고, 녑구리에 던 바구미로 아페 맥힌 산 을 치니 이상타, 별안간에 그의 몸은 다른 처녀 아페 업서지고 산 미테 마른 흙 우에 그를 기다리는 두 동무 겨테 이섯 슴니다. 넷재 처녀는 슬픈 맘으로 동무의 슬어진 편을 둘너보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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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신을 수습하야 한층 더 험하고 가파로운 山을, 아츰에서 나즈로, 나제서 저녁으로 빗과 어둠이 번가라 차지하는 를 더듬어 쉴 새 업시 고생과 외롬의 사이에 으로 보는 山 우의 슬 向하야 그의 임업슨 거름을 옴겨 노앗슴니다.

산 아래서는 마음 약한 세 처녀가 이제 저의 남은 한 동무가 마자 나려와서 젼 가튼 넷의 친한 사이를 지을 를 날을 두고 달을 두고 기다림니다. 봄이 지나가고 녀름이 왓슴니다. 그 녀름도 지나고 굿한 가울도 지나며  바람 찬 겨울지 지나서 다시 노란 눈동자 가진 새봄이 도라왓슴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다리는 동무는 다시 도라오지 안슴 니다.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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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이 혼자서

샘물이 혼자서 춤추며 간다 산골작이 돌 틈으로

샘물이 혼자서 우스며 간다 험한 산길  사이로.

하늘은 말근데 즐거운 그 소래 산과 들에 욷니운다.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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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이 피면

복사이 피면 가슴 아프다. 속생각 너머 나 한업슴으로.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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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핀다, 님의 우슴이 러지는 곳마다 이 핀다. 그 을 손으로 것더니 도 닙도 다 러젓다.

에 러진 님의 우슴 마음속 기리 간직햇더니 그 속에 피어나 이 되여 이 타는 속을 미칠 듯이.

19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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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ᄉ결

森林 가튼 님의 눈이

나의 얼골에 쏘일  나의 눈과 마조칠 , 나의 가슴은 바람가치 님니다.

시내물 가튼 님의 눈ᄉ결 나의 가슴속을 흐를 , 나의 불근 을 씨슬 , 나의 피는 물고기가치 헴침니다.

19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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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리

비가 옴니다. 밤은 고요히 짓을 버리고 비는  우에 속색임니다 몰내 짓거리는 병아리가치.

으지러진 달이 실낫갓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이 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옴니다.

비가 옴니다. 다정한 손님가치 비가 옴니다. 창을 열고 마즈려 하여도 보이지 안케 속색이며 비가 옴니다.

비가 옴니다  우에 창밧게 집웅에 남모를 깃분 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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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옴니다.

192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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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달 잡이

봄날에 달을 잡으러 푸른 그림자를 밟으며 갓더니 바람만 언덕에 풀을 스치고 달은 물을 건너가고요-

봄날에 달을 잡으러 금물결 헤치고 저어 갓더니 돌 싯는 물소리만 적적하고 달은 들 넘어 재 넘어 기울고요-

봄날에 달을 잡으러 ‘밤’을 기어 하늘에 올낫더니 반만 얼골을 내다보면서 ‘이 아니엇더면 엇더케 왓스랴’- 봄날에 달을 잡으러 길을 헤여 차자갓더니 가기도 전에 별들이 막어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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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엇더면 엇더케 왓스랴’-

192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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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님이어, 오시오, 여긔 언덕에 물이 도닷소. 여긔 비에 싯기어 푸른 향나무, 덕이 버스랴는 나뷔, 한 볏, 흙, ‘고지낙함’이 잇습니다.  그대 발을 씨슬 맑은 물이 잇습니다. 오시오, 봄 오는 동안 모든 근심 닛고 니애기하러. 오랜 잠에서 어난 머구리는 푸러진 풀밧헤 노라기 우리 귓속을 엿드를 새도 업겟지오. H시오, 님이어 여긔 그대 발을 씨슬 맑은 시내가 흐름니다.

192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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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십다

맑은 물에 숨 쉬는 고기가치, 푸른 하늘에 노피  종달 새가치 순풍에 돗 달고 닷는 배가치 그러케 노래하고 십다. 그러케 자유롭게.

흰 모래에 반작이는 해빗가치 언덕에 부드치는 흰 물결가치 물결과 희롱하는 어린애가치 그러케 노래하고 십다. 그러케 무심하게.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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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봄을 바라

푸른 물 모래를 비최고 흰 돗대 셤을 감돌며, 들 건너 자지빗 봄 안개 서름 업시 울 젹에, 서산에  그러, 동산에 님 뵈오러 가고 오는 흰옷 반가운, 아아 그 을 바라, 그대와 함 가 볼거나….

거운 가을 해, 멧견1)에 솔나무 길이 못 되고, 어린 아우 죽은 무덤에 일홈 모를 이 피어, 적은 동리 타작마당, 잠자리가 노는 날, 가튼 어린 시절 차즈러, 아아 그 산을 바라, 그대와 함 가 볼거나….

아츰에 저녁에 해묵은 느름나무 가마귀 울고 담졍에 가제 푸른 넉굴, 다졍한 비 릴 제 섬돌 빗 누른 을 더서 노래하던, 집웅 나즌 나의 고향집, 아아 그 봄을 바라,

1) 멧견: 산기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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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 가 볼거나….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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