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디자인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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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진경아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통섭의 시대, 미디어 디자인 지형도

미디어+디자인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매 우 어려운 일이다. 디자인은 제품의 외형일 수도 있고, 하 나의 개념일 수도 있고, 또한 행위를 위한 일련의 사고 과 정일 수도 있다. 알랭 팽들리(Alain Findeli)는 디자인은 아이디어, 지식, 프로젝트, 프로세스, 제품, 존재 방식 중 어느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정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해 간단히 정의를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고 했다. 그런데도 20세기 이후 디자인은 오랫동안 시각, 제품, 환경의 영역에서 제품의 외관에 대한 미적 탐구를 통해 사물의 ‘형태’와 ‘스타일’을 다루고 ‘기능’의 효율성에 기여하는 일로 인식되어 왔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번(Louis H. Sullivan)의 기능주의 디자인 철학은 오늘날 ‘형태는 재미 를 따른다’, ‘형태는 욕망을 따른다’라는 반박에 이어 에슬 링거(Hartmut Esslinger)에 이르러서는 ‘형태는 감성을 따 른다’라고 변주되고 있다. 오늘날 디자인은 시간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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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시각·청각·촉각 등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흥미와 몰입을 통해 사용자와 제품, 혹은 서비스와 다양한 소통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사고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 었고 이에 설리반의 기능주의 관점으로 오늘날의 디자인 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이 따른다. 미디어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고 역사 적으로 디자인은 미디어 기술을 바탕으로 대중과 소통을 이루어 왔다. 시각적 정보의 증가와 정밀성은 인쇄 미디 어의 탄생을 가져왔고 컴퓨터의 등장은 디지털 인쇄 기술 의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낡은 미디어 기술은 곧 새로운 기 술로 대체되었다. IT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기술은 미디 어 디자인을 웹과 모바일, UI, UX 등의 영역으로 확장했 다. 이렇듯 역사를 통해 미디어와 디자인은 맥을 같이해 왔고,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은 오늘날 미디어 디자인의 고유 영역으로 자리 를 차지하고 있다. 기 본지페(Gui Bonsipe)는 디자인의 역할이 치장, 자극 제, 화장술과 같이 미적 테두리 안에 머무르는 것을 경계 하고 인간의 효과적 행위의 영역 내부에 위치시키는 편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디자인 행위는 제품에 대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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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집단의 문제에 주 목하는 특수한 형태의 혁신 행위이며, 사용자에 대한 배려 (concerns)라는 측면에서 일종의 윤리학과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했다. 사회와 문화, 기술과 예술, 인간과 시스템 등 미디어 디자인이 탐구해야 할 영역이 광범위해진 오늘날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디자인은 예술과 기술의 사이에서 인간과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사회·문화·환 경·윤리적 맥락을 포괄하는 일종의 사유와 인식의 과정 으로 그 개념을 확대하고 있다.

지식 통섭의 시대 ‘통섭(consilience)’이라는 용어는 1840년 윌리엄 휴얼 (William Whewell)이 󰡔귀납적 과학 철학(The Philosophy of the Inductive Science)󰡕에서 처음 사용했다. consilience 라는 단어는 라틴어 ‘consiliere’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 지는데, 영어로 ‘con-’은 ‘with’, 즉 ‘함께’라는 뜻을 갖고 있 고 ‘salire’는 ‘to top’, 즉 ‘뛰어오르다’ 또는 ‘뛰어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consilience’는 한마디로 ‘jumping together’, 즉 ‘더불어 넘나듦’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는 서 로 다른 현상들로부터 도출된 귀납적 결과들이 하나로 합체 가 되어서 서로 일관되고 통일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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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다. 근래 들어 학계에서는 학문 간 분절로 인한 문제를 풀 기 위해 지식의 대통합, 즉 통섭에 대한 요구가 활발히 제 기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가 학문 분야에서 일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다. 거의 모든 학문에서 통합 (integration)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자연과학, 인문학, 예 술이 하나의 공통 목적을 가지고 오늘날 학문 간 경계를 없애기 위한 지식 통섭의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역사를 거슬러 현 분과 학문 체계의 기틀을 살펴보면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 스는 학문을 순수한 진리 탐구를 목적으로 자연학, 수학, 철학을 이론학(theoretike)으로 묶어 분류했고, 윤리학과 정치학 등은 실천학(praktike)으로, 수사학과 시학은 제작 학(poietike)으로 나누었다. 그런데 중세로 접어들면서 모 든 학문이 하나로 묶이는 통섭적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교회의 권력에 의해 모든 학문이 신학의 줄기에 포섭 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종교의 강압적 힘에 의한 수직적 통섭으로 학문을 경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까닭에 올바 른 통섭이 될 수 없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휴머니스트 교육을 중시하면서 학 문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두 줄기로 재정비되는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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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임이 나타나는데 근대 과학의 발달은 이러한 학문의 분 화를 심화시켰다. 지식의 양은 급속도로 팽창했고 개인이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의 양에는 한계가 생겨났으며, 학문의 전문 직업화로 많은 학문들이 진입 장벽을 만들었고 학문 간 경계는 더욱 심화했다. 그런데 오늘날 다시 통섭에 대한 요청이 강력히 제기되 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현존하는 분과 학문 체 계로는 더 이상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의 눈 부신 과학 혁명은 근대 철학의 토대를 마련했고 그 결과 인간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에 견고한 경계의 벽을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학문에도 아성을 쌓았다. 그 결과 현 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와 학문 간 분절, 그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더욱이 오늘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융합(convergence)이라는 물결을 타고 이 러한 경계의 벽을 허물어 총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이 책에서는 통섭과 융합의 개념을 바탕으로 미디어 디자인의 여러 영역들을 살펴봄 으로써 앞으로 미디어 디자인의 나아갈 길과 그 미래에 대 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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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디자인과 통섭 미디어 디자인은 아름다움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미학과 근친 관계에 있고, 디자인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와 제 품, 사용 환경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서 인간과 사회 문제 를 연구하는 인문·사회과학과 연계해 있으며, 디지털 기 술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학이나 정보통신 기술 과도 맞닿아 있다.

미디어 디자인과 예술

미디어 디자인은 미디어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디자 인과 맥을 함께해 왔다. 역사를 통해 보았을 때 디자인이 분명한 학문 체계로 그 모습을 구체화한 과정에는 예술 과 교류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20세기 바우하우스, 데 스 틸, 구성주의 등은 예술과 디자인, 건축까지 포함한 종합 적인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최초의 디자인 교육기관 인 바우하우스에서는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이 텐(Johannes Itten), 클레(Paul Klee)와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모흘리나기(Laszlo Moholy-Nagy) 등 화가 와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전문 가들을 교수로 초빙해 끊임없는 혁신적 시도를 통해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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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교육을 확립해 나갔다. 러시아 구성주의 운동가 엘 리시츠키(El Lissitzky)는 선구적인 이미지와 획기적인 디자인 표현 양식으로 그래픽 디자인의 방향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회화, 사진, 공간 구성, 그래픽 디자인, 건축 등 여러 분야가 서로 조화롭게 발전을 이룬 20세기 구성주의 미술의 시대정신은 디자인 발전에 초석 이 되었다. 맥스 빌(Max Bill)은 디자인과 미술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미술은 ‘정신적 기능’이라는 한 가지 미적 정보 전달의 기능을 충족하는 반면, 디자인은 조형(gestalting)으로서 ‘정신적 기능’과 ‘실용적 기능’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결합 해야 한다고 했다. 조형이라는 행위의 목표를 이루는 데 에는 인간의 사고와 행위의 결합이 필수불가결하며, 그 결 과는 시각과 지각의 총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디자인은 그러한 바탕 위에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예술과 기술 사 이에 다리를 놓는 작업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전해 온 오늘날의 미디어 디자인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인터랙티브 아트나 미디어 퍼포먼스, 미디어 파사드 등의 예를 살펴보 더라도 정신적 기능과 실용적 기능을 아우르며 예술과 디 자인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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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디지털 아 트 홀로그램과 김덕수 사물놀이를 한데 결합한 사례는 4 차원 디지털 퍼포먼스 예술로 무대라는 실제 공간과 디지 털 영상이라는 가상의 공간 속에서 전통적인 예술과 디지 털 미디어 기술 사이에 다리를 놓았으며, 서로 다른 두 영 역 간 경계가 하나의 큰 줄기로 통합되어 새로운 공연예술 의 장을 선보였다. 시간과 공간 개념의 확장, 관객과 상호 작용을 통해 다양한 소통을 교감하면서 예술과 디자인, 기 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미디어 디자인과 인문학

미디어 디자인은 인간과 미디어 그리고 그들 간 커뮤니케 이션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인문사회과학 분야 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 구와 표현 활동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에 대한 학문이며 사 회학은 사회적 행위의 여러 체계와 그 체계의 상호작용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이나 사회학이 하나의 과 학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학적 방법이 따라야 한다. 그 방법은 관찰·검증· 분류·해석을 통해 연구하려는 대상을 객관적이고도 체 계적으로 분석하는 논리적 방법론으로 이것은 미디어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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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의 토대가 된다. 인문학을 뜻하는 ‘휴머니타스(humanitas)’는 문자 그대 로 해석하면 ‘인간다움’이며, 인간과 인간의 문화,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가진 표현 능력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과 인류문화에 대한 정신과학을 통틀어 일컫는다. 미디어 디 자인은 인문학과 결합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생 산하는 일에 관여한다. 예를 들어 황룡사의 복원 시뮬레 이션은 역사학, 문화인류학 등 인문학 지식과 배경을 필요 로 한다. 또 다른 예로 디지털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의 의상, 헤어, 소품, 배경 등은 사건의 특정 시대에 대한 고증을 거치게 하며, 게임을 이끌어가는 스토리 역시 시나 소설, 영화적 시나리오 등 인문학 소양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기술과 디자인, 인문학이 통섭을 이루어 내는 일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통합 학문이 기여하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사회과학은 인간 공동체 내 다양한 사회 현상을 과학적 연구 방법을 동원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 욕구와 행 동에 대한 분석, 특정 집단의 유형과 구조 분석, 라이프스 타일, 사용자 분석, 사용자 환경 분석 등은 디자인에 반드 시 필요한 기초 지식이다. 최근의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기획과 설계 과정에 따르는 사용자 조사, 사용자 경험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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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제품 분석, 시장 환경 분석 등 핵심이 되는 다양한 조 사와 분석 방법은 사회과학적 분석 방법에 기초한 조사방 법을 따른다는 점에서 디자인은 객관적이며 정량적인 사 회과학 방법론과 매우 관련이 깊다.

미디어 디자인과 자연과학

디자인은 예술과 기술 사이에 존재하는 유기적 관념의 총 체라 할 수 있으며, 디자인은 역사를 통해 실체화하는 과 정에서 기술과 깊은 관련을 맺어 왔다. 1851년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초 만국박람회의 회장 건축물이었던 수정궁 은 철골과 유리로 만들어졌고, 1889년 뒤이은 파리박람회 의 에펠탑은 교량 기술자 에펠이 철골을 이용해 만든 것으 로 공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했다. 과거의 기계적 공학 기 술이 오늘날 점차 전자적 공학 기술로 대체됨에 따라 미디 어 디자인의 영역도 전자와 통신 기술을 더해 더욱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1984년 백남준은 파리 퐁피두센터와 뉴욕을 연결하는 위성중계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라는 작품을 공연했 다.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적 소설 󰡔1984󰡕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이었다. 오웰이 발표한, 1984년 전 지구는 매스 미디어에 의해 멸망할 것이라는 소설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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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반대하는 뜻으로 백남준은 미디어의 유토피아적인 가 능성을 보여 주고자 했다. 이 작품은 공연 규모와 중계 범 위를 비디오 예술에서 위성 예술로 확대한 공연으로 전자, 통신 등의 과학기술을 예술과 접목했고, 뉴미디어를 통해 인류가 서로 소통하고 건재함을 보여 줌으로써 미디어 아 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아트가 미디어 디자인의 예술적 접근이라고 한 다면, 최근 모바일과 유비쿼터스 컴퓨팅으로 대표되는 디 지털 환경에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인터랙션 디자인 에 대한 연구는 정보통신, 감성공학, 인간공학, 컴퓨터 공 학 등과도 맞닿아 기술과 접목된 미디어 디자인의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 준다. 시각과 청각은 물론 인간의 음성, 제 스처 등 오감에 호소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의 등장, 제한된 프레임의 공간 내에 머물던 디자인 요소가 첨단 디지털 기 술력과 융합해 홀로그램이나 입체영상과 같이 가상과 실제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술 등은 오늘날 미디어 디자인 과 IT 기술의 심도 있는 통섭이 필수불가결함을 나타낸다.

미디어 디자인의 전망

오늘날 ‘통섭’에 대한 요구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보인 다. 그러나 학문 통섭이 거센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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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현이 매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통섭을 위해서는 타 학문의 가치에 대한 인정과 학문적 경계를 넘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즉, 과학, 기술,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이 대등한 위치에서 접속하고 소통하는 수평적 통섭이 중 요하다. 미디어 디자인은 텍스트, 사진, 디자인, 음악, 테크놀로 지 등이 결합해 탄생한 영역으로 예술과 기술, 정신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 사이에 놓여 있다. 이질적인 분야와 한 데 섞이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키워 나가므로 태 생 자체가 통섭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향후 미디어 디자인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요구와 더불어 학문 간 횡단 적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로서 미디어 디자인의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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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서비스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은 고객이 서비스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고객과 서비스가 접촉하는 모든 경로의 유·무형 요소를 통합적으로 가시화하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는 유용하고 효율적이고 차별화하는 디자인적 사고와 방법론을 서비스에 적용한 것으로, 서비스 혁신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공간, 행동, 사람, 사물 등 서비스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총체적으로 배열하는 실용적인 서비스 R&D 방법론이다.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 서비스 디자인은 1982년 쇼스탁(G. Lynn Shostack)이 “디 자이닝 서비시스 댓 딜리버(Designing Services That Deliver)”라는 논문에서 서비스 청사진을 의미하는 서비 스 블루프린트(Service Blueprint)를 제안하면서부터 비 롯했다. 이어 1991년 퀼른 국제 디자인 학교(KISD, Koln International School of Design)의 미하엘 에알호프 교수 (Prof. Dr. Michael Erlhoff)가 서비스 디자인을 독립적인 디자인의 한 분야로 처음 소개했다. 2001년 서비스 디자인 전문 기업을 표방한 회사 리브워크(Live Work)가 런던에 설립되었고, 엔진 그룹(Engine Group), 미국의 피어 인사 이트(Peer Insight) 같은 컨설팅 전문 회사에서 서비스 디 자인의 개념을 정립해 나갔다. 서비스 디자인은 인종, 문화, 사회 등 제반 환경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문화권마다 정의가 조금씩 달 라질 수 있다. 영국의 리브워크는 “서비스 디자인은 고객 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 들에게 다양한 터치 포인트를 디자인하는 것이다”라고 정 의했다. 엔진 그룹(Engine Group)은 “서비스 디자인 프로 젝트는 환경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 디자인의 여러 분야를 포괄해 고객이 서비스를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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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럽고,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각 요소를 개발하 는 프로젝트”라고 정의했으며, 미국의 피어 인사이트는 “서비스 디자인은 서비스 혁신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공 간, 행동, 사람, 사물, 도식 등 서비스를 이루는 유·무형 의 요소를 총체적으로 배열하고 리서치에 근거해 디자인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서비스 디자인 범위 모리츠(Stenfan Moritz)는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요구와 지원 범위에 대해 각각 고객과 공급자(서비스 제공자)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모리츠에 의하면, 서비스 디자인은 고 객과 공급자가 만나는 접점, 즉 터치 포인트에 있는 모든 요소들―소비자, 시장, 자원, 고객의 기대와 요구에 대한 이해―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일을 한다. 그 가운데에서 서 비스 디자인은 공급자와 고객의 요구를 중재한다. 공급자 가 요구하는 서비스 디자인은 부가가치의 창조, 자원의 개 발, 경쟁사와 차별화, 고객과 접촉 가능성을 제공받는 것이 다. 한편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 디자인은 일상생활의 향 상을 도모하고 양질의 경험을 제공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객과 공급자 사이에 서로 다른 요구를 서 비스 디자인이 중간 매개로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모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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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서비스 디자인 오버뷰 모델을 통해 제시했다. 모리츠 의 서비스 디자인 오버뷰 모델에 따르면, 서비스 디자인은 공급자의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공급자의 자원, 제약 조건, 작업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작업 상황은 기업에서 일 하는 직원, 공급업체, 시장, 경쟁업체와 기술 요소 등을 포 함한다. 서비스 디자인이 공급자에게 지원하는 바는 서비 스 전략을 세우고, 서비스 콘셉트와 솔루션, 서비스 프로 세스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또한 기업 문 화를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서비스 마인드로 바꾸고, 재능 있는 인재를 양성해 서비스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 디자인은 더욱 유용하고 편리 하게 고객 만족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시에 서비스 디자인은 고객, 시장, 커뮤니티, 공동체, 정 책, 경제와 트렌드 등을 심도 있게 조사함으로써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통찰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다. 서비스 디자인이 고객에게 지원하는 바는 모든 터치 포인트에서 고객이 종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이다. 또한 혁신적인 서비스 아이디어를 창조해 브랜드 에 대한 호감을 상승시키며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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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관리를 통해 디자인 과정에서 고객과 공급자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 것이다. 서비스 디자인은 리서치, 디자인, 경영, 마케팅 등 다양 한 전문 지식을 통합해 이루어진다. 마케팅과 디자인은 공급자와 고객 사이를 이어 주는 전문 지식으로, 마케팅은 공급자의 관점에서, 디자인은 고객의 관점에서 필요한 지 식이다. 리서치, 디자인, 경영, 마케팅의 네 가지 전문 지 식은 다시 세부 지식들을 필요로 한다. 리서치는 소비자 심리,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소비자 조사), 시장 조 사, 관찰법, 사용성 테스트의 세부 지식을 필요로 한다. 디 자인에는 참여적 디자인(participatory design), 제품 디자 인, 센슈어리제이션(sensualisation, 다중 감각을 이용한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경험 디자인, 인터페이스 디자 인, 인터랙션 디자인의 세부 지식이 필요하며, 경영은 제 품 개발, 인적 자원, 공정 관리, 품질 관리, 전략에 대한 이 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마케팅은 커뮤니케이션, 홍 보, 브랜드, 가격, 프로모션 등의 세부 지식으로 구성된다.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 모리츠는 서비스 디자인에 필요한 과정으로 이해 (understanding), 생각(thinking), 창출(generating),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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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filtering), 가치 제안(explaining), 실현(realizing)의 6 단계를 제안했다. 이해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 기업을 포 함해 모든 가능한 상황과 관계를 이해하고 다양한 가능성 을 찾는 단계이며, 생각은 서비스 전략과 방향을 세우고 목표 설정, 분석과 리뷰 등 프로젝트 프레임 워크를 개발 하는 단계다. 창출은 브레인스토밍 원칙에 기초해 일반적 인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는 단계다. 필터링은 아이디어를 선별하고 성능에 대한 제고와 평가를 하는 단계이며, 가치 제안은 아이디어, 솔루션, 콘셉트 개발의 이해가 가능하 도록 한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차별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며 이것은 실현 단계에 이르러 테스트를 실시함으 로써 발전과 개선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밖에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은 서비스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 비스 혁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으 며 세부 유형은 다음과 같다.

터치 포인트

터치 포인트(touch point)는 고객과 서비스 공급자인 기 업이 만나는 다양한 유형의 접점을 의미한다. 무형의 서 비스를 유형화한 물리적 요소로 시각화하기 위해 사용하 는 방법이다. 터치 포인트에서 이뤄지는 경험은 기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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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연결되며 고객이 구매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 할을 한다.

섀도잉

섀도잉(shadowing)은 고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고객의 행동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고객 의 행동과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채택한다.

고객 여정 맵

고객 여정 맵(customer journey map)은 고객이 서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용하는지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하 는 과정을 정의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고객 체험을 시각 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서비스 블루프린트

서비스 블루프린트(service blueprint)는 서비스에 대한 흐름을 시간에 따라 나타낸 시각적인 마스터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루프린트의 특징은 서비스 활동에 대해 눈 에 보이는 전방 업무(front of stage)와 눈에 보이지 않는 후방 업무(back of stage)로 나누고, 이에 따라 효율적인 서비스와 장애가 되는 서비스를 가려내어 개선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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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거친다.

이해관계자 맵

이해관계자 맵(stakeholder map)은 서비스에 관계되는 이해관계자를 정의하고 역학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 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직원, 고객, 파트너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록을 만들어 상호작용과 소통방 법에 대해 분석한다.

경험 서비스 프로토타입

경험 서비스 프로토타입(experience service prototype) 은 서비스 경험을 시뮬레이션 하기 위해 실제로 서비스 환 경을 구현하고 직접 체험하는 방법론을 말한다. 해당 서 비스에 관계되는 고객, 직원, 전문가들이 참여해 실시하 며, 개략적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해 진행하거나 역할 연기 를 통해 실행하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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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Shostack, G. Lynn(1984). Designing Services That Deliver.

Harvard Business Review, No. 84115. Moritz, Stefan(2005). Service Design-Practical Access to an Evolving Field. working paper. KISD. 표현명 외(2008). 󰡔서비스 디자인 시대󰡕. 안그라픽스. Design Council. http://www.designcouncil.org.uk 서비스 디자인 연구회. http://servicedesig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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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다양한 제품의 사용 목적에 부합해 사용자의 원활한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작업의 흐름을 계획하는 것과 사용자들이 기기를 통해 수행하는 여러 일을 효과적으로 보조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시스템과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의 규칙들을 발견해 그 요소들을 명세화해 동작의 흐름, 상호작용을 위한 매개체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효과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시각적 결과물을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사람들은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제품과 제품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만난다. 인터페이스는 제품과 인간을 커뮤니케 이션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인터페이스는 인간에게 제품 의 보이지 않는 기능들을 시각적으로 보이게 해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컴퓨터 프로그램과 체계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영역으로 그 접촉은 주로 인터 페이스 표면의 시각적 차원을 통해 이루어진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시각화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인 터페이스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은유 적인 표현법을 동원해 디자인할 수 있는데, 사용자가 얼마 나 빨리 올바르게 시스템 모델과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느 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사용자가 인터페이스 디자인 을 통해 시스템을 투명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설계해야 하며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고 보이 는 대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기 본지페(Gui Bonsipe)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을 인공물과 사용자의 접점 순간과 과정을 체계적으로 구 조화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전통적 해석에서 인 터페이스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역할을 시각적 차원에 국 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는 정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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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론적 체계를 간과하는 디자인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고 보았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궁극적인 종착지는 인간 의 신체로 귀결되며, 디자인의 임무는 궁극적으로 물질적 이든 비물질적이든 도구와 인간의 신체를 연결하는 일이 라고 보았다. 공학이 물리적 효율성에 근거해 과학적으로 인터페이스에 접근하는 데 반해 디자인은 사회 문화적인 효율성에 주목해 도구와 관련된 현상을 관찰하고 블랙박 스의 테크놀로지와 일상생활의 실천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영역 래스킨(Jef Raskin)은 제품을 이용해 어떤 작업을 완수하 는 방식, 다시 말해 사용자가 행한 것과 이에 대한 제품의 반응을 인터페이스라고 정의했다. UI(User Interface)는 사용자와 컴퓨터 시스템이 소통을 이루어 나가는 일종의 경계 면으로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인 접근을 목적으로 하 는 물리적, 가상적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인간과 사물 사 이에 있는 일종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영역으로 사 용과 편의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사물, 시스템, 기계, 컴퓨터 등과 같이 사람이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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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루어지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 스의 구체적인 예로는 팩스나 복사기의 조작기나 각종 티 켓 발매기, TV 리모컨과 같은 패널이나 버튼 위주인 하드 중심의 직감적 조작 영역에 드는 인터페이스부터 우리가 자주 만나는 포토숍과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인터페이 스, 자동차 내비게이션, ATM기 등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인터페이스까지 폭넓은 영역이 있다. 일본 인간공학회 스크린디자인연구회는 이러한 다양 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나누었다. 목적 지향에 기반을 둔 모드 영역과 경험 지향에 기반을 둔 모드레스 영역을 그 하나의 기준 축으로 삼고, 논리적 조작감에 따른 소프트 중심 영역과 직감적 조작감에 따른 하드 중심 영역을 또 다른 기준 축으로 삼았다. 이렇게 두 개의 축이 만나 이루어진 인터페이스 영역은 4가지로 분 류된다. 첫째 영역인 논리적 목적 지향(소프트 모드 영역) 은 은행의 ATM 등과 같이 정보처리 과정을 시간 경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표시하며, 돈을 인출하거나 예금하는 등 단순 명쾌한 목표를 불특정 사용자가 정확하고 빠르게 달 성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둘째 영역인 직 감적 목적 지향(하드 모드 영역)은 지하철역에 있는 티켓 판매기처럼 사용자에 따라 목적지까지 가는 표를 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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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확실하며 잠깐 보는 것만으로 단시간에 사용하는 방법을 직감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제품군이 다. 셋째로 직감적 경험 지향(하드 모드레스 영역)은 가정 용 AV 기기의 리모컨처럼 버튼과 키를 중심으로 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마지막 논리적 경험 지향(소프트 모드레스 영역)은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나 소프트웨어와 같이 여 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문서의 완성도를 높여 가는 형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들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 스는 각 영역에 따라 확실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 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때 우선 대상 제품이 어떠한 영 역의 특성에 적합한지를 충분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위한 사고방식 개념 모형

개념 모형(Conceptual Model)은 사실을 가상한 개념적인 사고의 틀로서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요구 사항을 통합해 전반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고유 모델 을 말한다. 노먼(Donald A. Norman)은 인간을 위한 디자 인의 기본 원칙은 좋은 개념 모형을 제공하는 것이며, 그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즉 가시적이게 만드는 것이 라고 했다. 그는 개념 모형을 디자이너와 사용자,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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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각각 디자인 모형(design model), 사용자 모형(user model), 시스템 이미지(system image)로 나누어 제시했다. 디자인 모형은 디자이너가 갖는 개념 모형으로 인터페 이스를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시스템의 사양서를 보고 그 구조를 이해한 뒤 자신이 이해한 시스템 구조를 바탕으로 어떠한 인터페이스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디자인 모형 에 따라 설계된다. 사용자 모형은 사용자가 생각하고 있는 모형으로 사용 자가 시스템과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한 심성 모형이다. 심성 모형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 다른 사람, 환경, 자신이 상호작용하는 사물들에 대해 갖는 모형이며 사람들은 심 성 모형을 경험, 훈련, 지시를 통해 형성한다. 한 도구의 심성 모형은 주로 그 장치의 작용과 가시적 구조를 지각하 고 해석함으로써 형성된다. 이러한 가시적 구조가 시스템 이미지인 것이다. 시스템 이미지는 실제로 만들어진 구체적인 설명문, 지시문, 이 름표 등에서 생긴다. 디자이너는 사용자 모형과 디자인 모형이 같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사용자와 직 접 소통하는 일이 없고 단지 시스템 이미지를 통해서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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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하다. 만약 시스템 이미지가 디자이너 모형을 확실하고 일관성 있게 나타내 주지 않으면 사용자들은 틀린 심성 모 형을 갖게 된다. 좋은 개념 모형이 있으면 사용자는 자기 가 한 행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으나 반대로 제공된 모 형이 부적절하거나 모형이 아예 없으면 사용자는 이것저 것 무턱대고 조작할 수밖에 없으므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만일 디자이너가 시스템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 한 나머지 잘못된 시스템 모델에 근거해 디자인했다면 사 용자에게는 치명적이다. 한편 디자인 모형은 정확했으나 인터페이스를 부실하게 표현했다면 시스템 이미지가 잘 못 형성되고 더 나아가서는 심성 모형이 잘못 형성된다. 잘못된 조작감이나 당혹감을 줄이기 위해 인터페이스 디 자인을 통해 디자인 모형과 시스템 이미지의 차이를 줄여 야 한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먼 저 디자이너가 시스템 이미지를 설계하는 데 사용자의 인 지적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시스템 이미 지를 디자인 모형에 근접시키는 방법으로 정확한 심성 모 형을 형성하므로 디자인 모형에 근접한 인터페이스 모델 을 제시하면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는 명확 한 가이드라인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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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주의

우리는 항상 외부 환경으로부터 많은 것을 동시에 보고 듣 는다. ‘주의(attention)’는 외부 환경에서 주어지는 많은 자 극 중 특정한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거나 특정한 것에만 반 응하거나 하는 마음의 선택적·집중적인 활동 상태를 말 한다. 래스킨은 사람이 깨어 있고 의식을 하고 있을 때, 의도 적으로 또는 적극적으로 생각 중인 물리적 세계의 사물, 특징 혹은 아이디어를 ‘주의 소재(locus of attention)’라고 정의했다. ‘소재(locus)’는 주의를 일으키는 장소 혹은 위 치를 의미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자극 에 대해 동시에 집중할 수 없다. 두 개 과업을 동시에 수행 하는 경우, 두 과업이 모두 수행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 쟁을 하는 간섭(interference) 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여러 대상 중에서 어 느 하나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특성이 있다. 이를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라고 하고 비유적으로 ‘칵테일 파티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하는데, 주의 집중을 높이기 위해 더욱 중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취하고 부수 적인 정보는 흘려버리는 현상이다. 주어진 정보를 모두 취하려다 보면 부수적인 정보에 마음을 뺏겨 중요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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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놓치거나 잘못 처리할 수 있으므로 기능적 가치가 큰 자극이나 목표와 관련된 자극에 주의를 집중하고 그 이외 자극은 무시함으로써 주의 집중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한편 인간은 자동 반응(automatic response)에 따라 주 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인터페이스 사용자들은 자신 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한 사용 습관을 갖게 되고, 일련 의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결국 자동 반응이 일어나 게 된다. 사용자의 자동 반응과 주의를 고려한 인터페이 스 디자인은 작업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사용 편의성을 높 이고 사용 습관을 좋아지게 한다.

참고문헌 Bonsiepe, Gui, 박해천 옮김(2003).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시공사(원저 1994, 1999, 2003 출판). Norman, D. A.(1988). 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 HarperCollins. 이창우·김영진·박창호 옮김(2011). 󰡔디자인과 인간심리󰡕. 학지사. Raskin, J.(2000). The Humane Interface: New Direction for

Designing Interactive System. Addison Wesley. 이건표 옮김(2003). 󰡔인간중심 인터페이스󰡕. 안그라픽스. 일본 인간공학회 스크린 디자인 연구회, 이진호 · 이남식 옮김(2003). 󰡔GUI디자인 가이드󰡕.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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