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동시선집
마음
一, 보랴도 뵈잔코 흔적 업스나 그 한 번 動하면 못 것 업고 그 가는 곳마다 事業닐우니 貴여움 無限타 우리의 마음
二, 거운 불길이 태지 못하며 힘잇난 勢力이 지 못하며 굿세인 물결이 씻지 못하니 그 造化 無限타 우리의 마음
三, 무엇을 願하며 무얼 바라나 마음만 굿세면 못 할 닐 업네 世界가 넓으나 그보다 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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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크기 無限타 우리의 마음
四, 이 보 이 造化 向하난 곳에 뉘 能히 막아 壯士 업나니 갈아서 빗내세 더욱 힘잇게 닥가서 키우세 우리의 마음
≪유심≫ 3호, 191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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闇夜
가을밤의 어두움 漸漸 깁허 가는 沈黙
그中에 눈인 나 슘을 쥭이고 잇슴 나의 房은 바다속 갓도다 이 어두운 속에 나의 마음…. 잔득 고 잇서도 나의 마음… 붕어와 갓치 내 몸을 나 어둠 속에 헤매인다
≪신청년≫ 1호, 191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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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中의 死別
찬 바은 히 山嶺에 불고 길도 업난 벌판에 밤은 깁흔 어린아해 안은 婦人 하이 쏘다지 눈 속에 彷徨하도다 아아 불상하도다 쥬린 婦人의 어린애 품속에 편히 쟘쟈네
부러오 바은 더욱 차지고 밤은 컴컴 積雪은 더욱 甚하매 그 손발 차지고 氣力 盡하야 마즈막의 쇼래쳐 부르짓도다 “하이여 이 몸은 只今 쥭어도 비옵니 이 를 살녀 줍시요”
氣盡하야 쥭게 된 母親 婦人은
가삼 찬 줄 모르고 웃옷을 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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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의 왼몸을 뒤쳐 싸 쥬고 듯할 일 生覺코 빙긋 우스며 굿어 가 입슐로 입을 맛츌 永別 눈물 겁게 러지도다
새벽 되야 길가 어느 行客이 積雪 우에 쓰러진 屍體를 보고 同情의 淚 흘니며 心告 올니니
죽은 母親 웃옷에 싸힌 아해 行客 얼골 보면셔 빙글 웃난다
≪천도교회월보≫ 116호, 191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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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난 아우
새 우는 소래에 날이 점으러 古城의 머리에 해가 걸녓고 少年의 短笛의 슬픈 소래에
길 가는 旅客이 눈물 먹음네
어느듯 夕日은 안이 보이고 보라빗 두름이 붉어지엇네 黃昏의 寂寞한 넓은 덜가에
이 몸은 무엇인지 기다리고 섯네
검푸른 밤幕이 졈졈 나리니 어둔 밤 되야도 關係치 안타 별 되야서 아조 간 나의 아우여 어둡거든 나오라 나를 爲하야
희미한 하날에 어린 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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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먹음고 반적어리니 처다보는 눈에도 눈물 매졋고 집집에는 燈盞불 벅어리네
≪신청년≫ 2호, 191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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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노래 −불 켜는 이
기−나긴 낫 동안에 社務를 보던 사람들이 벤도* 고 집에 돌아와 저녁 먹고 大門 다칠 가 되면은 사다리 질머지고 석냥을 들고 집집의 장명燈**에 불을 켜 노코 다름질해 가는 사람이 잇소
銀行家로 이름난 우리 아버지는
재조 마음대로 돈을 모겟지… 언니는 바라는 大臣이 되고 누−나는 文學家로 成功하겟지…
* 벤도: 도시락. ** 장명등: 대문 밖이나 처마 끝에 달아 두고 밤에 불을 켜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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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이담에 크게 자라서 이 몸이 무엇을 해야 조흘지 나 홀로 選擇할 수 잇게 되거던
그−럿타 이 몸은 저이와 가티 거리에서 거리로 돌아다니며 집집의 장명燈에 불을 켜리라
그리고 아모리 구차한 집도 밝도록 훤−하게 불 켜 주리라 그리하면 거리가 더 밝아져서 모도가 다− 가티 幸福되리라
거리에서 거리로 을 이어서 점−점점 山속으로 들어가면서 寂寞한 貧村에도 불 켜 주리라
그리하면 世上이 더욱 밝겟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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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요 게 가는 불 켜는 이어 고닯흔 그 길을 외로워 마시요 외로이 가시는 불 켜는 이어 이 몸은 당신의 동무임니다
≪개벽≫ 3호, 192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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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銀世上 그 우에 밤은 리여
별님 燦爛히 반어리고 十字架 飾燈 불이 켜지고 鐘쇼리 남니다 敎會堂에셔
貴여운 애기네 손목을 쥐고 敎會堂 向고 거러갈 애 讚美歌 쇼가 들녀오
애기의 눈에선 눈물 니다
다 갓치 깃거운 이날 이 밤에 기님 눈물이 왼일님잇 오 의 동무야 져곳을 보라 거지의 가 울고 잇고
집 업 외로운 어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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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란감 나도 갓지 못고 손을 맛잡고 셔셔 면셔 讚美歌 드르며 울고 잇고나
깃거운 聖誕도 돈으로 사나 썬터* 老人도 돈 밧고 오나 聖誕의 깃븜도 富者만인가
썬터 老人도 富者패인가
기님 多情히 달겨들어셔 불상한 동무야 이걸 가져라 가졋던 작감 여 쥬고셔 어린 이마에 입 맛춥니다
불상한 동무의 손목 잡고셔 불 펴인 敎堂에 거러갈 에
* 써ㄴ터: 산타.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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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님은 더 환이 반어리고 讚美歌 더 좃케 들녀옴니다
≪조선일보≫, 19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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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뎨별
一, 날 저므는 한울에 별이 삼 형뎨 적적 정답게 지−내더니
二, 왼일인지 별 하나 보이지 안코 남은 별이 둘이서 눈물 흘린다
≪부인≫ 4호, 192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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