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uche über Pflanzen-Hybriden 식물의 잡종에 관한 실험
차례
해설 ·······················9 지은이에 대해 ··················16
들어가면서 ···················23 실험 식물의 선택 ·················28 실험의 종류와 절차 ················35 잡종 형태 ····················42 잡종으로부터 1세대················46 잡종으로부터 2세대················53 3세대 이상 잡종 ·················57 몇 종류의 대립형질 상태가 결합된 잡종의 자손들···59 잡종의 생식세포 ·················72 다른 식물을 대상으로 한 잡종 실험 ·········89 결론과 논의···················101
옮긴이에 대해··················119
식물의 잡종에 관한 실험
들어가면서 새로운 색을 지닌 변이체를 얻기 위해 원예식물을 대상으로 인공수정 실험을 수행했고, 그 결과를 이 자리에서 발표하 고자 한다. 비슷한 종1)들을 인공수정할 때마다 항상 같은 잡종2) 형태가 다시 나타나는 주목할 만한 규칙성이 발견되 1) 종(種)이란 흔히 자연 상태에서 잠재적으로 교배가 가능한 개체들의 무리, 즉 개체군으로서 다른 개체군들과는 생식적으로 격리된 상태에 있는 개체군 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현대 생물학에서는 ‘생물학적 종의 개념’ 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식물의 경우 종간에 잡종이 빈번하게 일어나 현재 볼 수 있는 많은 종류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생물학적 종의 개념 을 받아들이기가 다소 힘들다. 그래서 식물학에서는 생물학적 종의 개념을 받 아들이는 대신 일정 부분 형태가 다른 개체들의 무리로 서로 구분되는 종, 즉 ‘형태학적 종의 개념을 ’ 수용하고 있다. 그런데 생물학적 종의 개념은 멘델 시 대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멘델은 형태학적 종의 개념을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멘델은 <실험 식물의 선택>에서 “한 종(Art)에 속하는 개 체들은 똑같은 조건에서는 매우 유사한 형질만을 보여주어야만 하기 때문에” 라고 쓰고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2) 이 논문에서 잡종이라는 의미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종내잡종이며, 다른 하나는 종간잡종이다. 멘델은 이 둘을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각주 1에서도 설명했듯이, 종내잡종의 경우에는 종이라는 개념과 다소 무관하 지만 종간잡종의 경우에는 종의 개념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한다. 멘델은 논문 전반부에서는 완두콩 한 종 내의 여러 변종을 대상으로 교배 실험을 했다. 따 라서 이러한 실험 결과 만들어지는 자손들의 번식력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 았다. 그러나 후반부 실험은 강낭콩속에 속하는 강낭콩과 난쟁이콩, 또는 붉은 강낭콩을 대상으로 한 종간잡종이기에 종자 생산이나 종자 발아에 많은 어려 움이 나타났다고 멘델은 토로하고 있다. 이 번역본에서는 종간잡종과 종내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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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실험을 반복했는데, 이 논문의 목적은 반복된 실험으로 잡종과 그들의 자손3)에서 나타나는 잡종 발달을 추적하고 자 하는 데 있다.
̈ ,4) 게르트너(Gartner) ̈ ,5) 허버트(Her쾰로이터(Kolreuter)
종을 구분하지 않았는데, 이는 멘델이 종과 변종을 논문에서 명확하게 구분하 지 않고 비슷한 개념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3) 멘델은 잡종 세대와 잡종으로부터 만들어진 1세대를 구분해 표기했는데, 두 부모로부터 만들어진 잡종은 ‘잡종 형태(Hybridforme)’ 또는 ‘잡종(Hybride)’으로, 이 잡종으로부터 만들어진 잡종은 ‘잡종의 자손(der Hybride in ihren Nachkomme)’으로 표기했다. 그리고 잡종의 자손들은 ‘잡종으로부터 1 세대(Die erste Generation der Hybriden)’, ‘잡종으로부터 2세대(Die zweite Generation der Hybriden)’ 등으로 세분했다. 그런데 최근 유전학 관련 문헌 에서는 멘델이 말한 ‘잡종 형태는 ’ ‘잡종 1세대(영어로 F1 세대)’로, 이 잡종으 로부터 만들어진 ‘잡종으로부터 1세대는 ’ ‘잡종 2세대(영어로 F2 세대)’로 표기 되어 있어 차이가 있다. 이 번역본에서는 멘델의 의도에 따라 ‘잡종 형태’ 또는 단순히 ‘잡종과 ’ 이들로부터 만들어진 자손은 ‘잡종의 자손’, ‘잡종으로부터 1세 대’, ‘잡종으로부터 2세대’ 등으로 번역했다. 4) 요제프 고틀리에프 쾰로이터(Joseph Gottlieb Kolreuter, ̈ 1733∼1806). 독 일의 식물학자로 식물의 잡종을 만들면서 교배 및 수정 과정을 연구했다. 인공 수정 후 만들어진 잡종의 형태를 부모종과 비교하면서 잡종 형태의 기원을 파 악하고자 했다. ≪식물의 성에 관한 실험과 관찰(Vorlaufige Nachricht von einigen das Geschlecht der Pflanzen begreffenden Versuchen und Beobachtungen)≫(1761∼1766)을 저술했다. 노란색 꽃이 피는 모감주나무 학명 이 Koelreuteria paniculata Laxm.인데, 속명 Koelreuteria는 쾰로이터를 기리 기 위해 붙여진 것이다. 5) 카를 프리드리히 폰 게르트너(Karl Friedrich von Gartner, ̈ 1772∼1850).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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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t),6) 르코크(Lecoq),7) 위슈라(Wichura)8) 등 수많은 세심 한 관찰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꾸 준하게 자신의 생애 일부를 바쳤다. 특히 게르트너는 자신 의 저서 ≪식물계에서의 잡종 형성≫에서 매우 훌륭한 관 찰 결과를 기록했고, 위슈라는 최근 버드나무 종류의 잡종 에 대한 철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잡종의 형성과 발달 에 대하여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법칙이 아직까지 성공 적으로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사실9)은, 이러한 일의 범위를
일의 식물학자로 식물 교배 실험을 통해 약 350여 종의 잡종을 만들었고, ≪식 물의 교잡에 관한 실험과 관찰(Versuche und Beobachtungen uber ̈ die Bastarderzengung im Pflazenreich)≫(1849) 을 썼다. 6) 윌리엄 허버트(William Herbert, 1778∼1847). 영국의 식물학자로 식물의 잡종을 연구하면서 식물 분류군의 유연관계를 파악했다. 특히 수선화과에 대 한 연구를 했고, 유전과 식물의 잡종에 관해 다윈과 편지 형식으로 의견을 교 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의 번식에 대해(On the Production of Vegetables)≫(1819)를 썼다. 7) 앙리 르코크(Henri Lecoq, 1802∼1871). 프랑스의 박물학자로 식물의 잡 종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했으며 잡종에 관한 의견을 다윈과 교류한 것으로 알 려졌다. 주요 논문으로는 1862년에 발표한 <식물의 잡종에 있어 인공 및 자 연 수정의 기초(De la fecondation ́ naturelle et artificielle des vegetaux ́ ́ et del’hybridation)>가 있다. 8) 막스 에른스트 위슈라(Max Ernst Wichura, 1817∼1866). 독일의 식물학자 로 게르트너의 견해를 반박하면서 잡종은 불염성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 드나무류의 잡종에 관한 연구(Die Bastardbefruchtung im Pflazenreich)> (1865)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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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고 있거나 이러한 종류의 실험이 다루기 매우 힘들다 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놀랄 만한 것이 아니다. 좀 더 다양한 식물의 종류를 대상으로 자세한 실험 결과가 얻 어질 때에만 마지막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실험 중 그 어떤 실험도 잡종의 자손에서 나타날 다양한 형 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각 세대에서 나타난 이들 형태들을 확실하게 분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들 사이의 수리적 상 호 관계를 명백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 또는 범 위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원 대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정말로 요구 되나, 이러한 접근만이 질문에 대한 해답에 도달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이기에, 이러한 질문이 생물의 발달 역사10)라는
9) 게르트너는 1849년 논문을 발표하면서 완두콩의 형질이 쌍을 이루고 있다 는 내용을 포함해 소위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정의될 거의 모든 현상을 기술했 으나, 단지 가장 중요한 수량적 분리 비만은 발표하지 못했다. 달리 말해, 멘델 이전에도 잡종의 형성과 우성 및 열성형질 등에 대한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추 정되나 수리적 비율에 대한 개념은 정리되지 못한 것 같다. 10) 발달 역사로 번역되는 용어의 원표기는 ‘Entwicklungs-Geschichte’(서론 부분의 표기) 또는 ‘Entwicklungsgeschichte’(결론과 논의 부분의 표기)로 논 문 전체를 통해 두 번 나온다. 이 표기를 영어 번역본에서는 ‘the history of evolution’, 즉 ‘진화 역사로 ’ 번역하고 있어 멘델이 다윈의 진화론을 수용한 것 처럼 추정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발견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① 멘델이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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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에 관한 자세한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자 한다. 실험은 편의상 한 종류의 작은 무리로 한정했고,11) 8년이 지난 현재, 실험에 대한 근본적인12) 결론이 내려졌
종 실험 결과를 두 번에 나누어서 브륀자연과학연구회에서 발표하기 한 달 전 에 마코프스키(Makovsky)가 <생물개념에 대한 다윈의이론(Ueber Darwin’s Theorie der organische Scopfung)> ̈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것을 알고 있었 을 것이며, ② 이 발표를 한 사람이 멘델의 절친한 친구였으며, ③ 멘델이 1863 년에 번역된 독일어판 ≪종의 기원≫을 보면서 많은 주석을 달아놓았고, ④ 멘델 스스로 다윈을 187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1회, 네겔리에게 보낸 열 편의 편지 중 세 번 언급했다. 그렇기에 멘델이 다윈의 진화 이론을 수용했을 것이 고, 따라서 ‘Entwicklungs-Geschichte’를 ‘진화의 역사로 ’ 번역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멘델은 ① 생물의 진화라는 관점 보다는, 아마도 종과 변종을 구분하는 것보다는 잡종의 형성과 그에 따른 형질 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했고, ② 다윈을 언급하면서 그의 진화 이론보다 는 단순한 사실만을 나열했고, 특히 ③ 다윈이 <사육하의 동식물의 변이>에 서 언급한 속간잡종에 대해서는 많은 점에서 수정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즉 멘델이 다윈의 진화론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 서 이 번역본에서는 식물의 발달 과정 중에 나타나는 형질의 발현이라는 관점 에서 ‘발달 역사로 ’ 번역했다. 11) 멘델은 이 논문에서 언급한 완두콩 종류 말고도 Hieracium(조팝나물속), Cirsium(엉겅퀴속), Geum(뱀무속), Aquilegia(매발톱꽃속) 등의 식물을 대상 으로 교배 실험을 했으나, 이 논문에서는 완두콩을 위주로 발표했기에 ‘한 종 류의 작은 무리로 ’ 표현했다. 12) 멘델은 실험을 하면서 실험할 때마다 달라지는 실험 조건들과 실험에 사용 한 개체들에서 발생하는 차이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당시 물리학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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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실험 하나하나를 시작하고 진행할 때마다 미리 세운 계 획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었는지 여부는 독자들 의 정중한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실험 식물의 선택 모든 실험의 가치와 정당성은 실험 목적에 맞도록 사용된 재료의 적합성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논문에 서도 어떤 식물을 실험에 사용하며, 그리고 어떻게 실험을 수행하는가가 중요한 것이었다.
실험 결과에 내포될 수 있는 모든 위험성을 피하고자 한 다면, 이러한 종류의 실험에서 실험에 사용될 식물 무리의
험 방법에서는 실험할 때마다 실험 조건이 달라지거나 실험에 사용된 실험 재 료의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법칙을 유도할 수 있었으나 생물학, 특히 식 물학 실험에서는 실험 조건이 실험할 때마다 달라지며, 또한 실험에 사용한 실 험 재료들도 달라지므로, 이러한 실험 조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차이와 실 험과 실험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 특히 후자를 강조하기 위 해 ‘근본적(wesentlich)’이라는 단어를 이 논문에서 여러 차례 사용했다. 따라 서 ‘근본적이라는 ’ 의미는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해도 나타나는 결과의 경향성은 같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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