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의 윤리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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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게임의 윤리



컴퓨터게임의 윤리 미구엘 시카트 지음 김겸섭 옮김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컴퓨터게임의 윤리

지은이 미구엘 시카트 옮긴이 김겸섭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4년 10월 27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THE ETHICS OF COMPUTER GAMES by Miguel Sicart Copyright © 2009 by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 This Korean edition was published by CommunicationBooks in 2014 by arrangement with The MIT Press, Cambridge, MA through KCC(Korea Copyright Center Inc.), Seoul. 이 책은 (주)한국저작권센터(KCC)를 통한 저작권자와의 독점계약으로 커뮤니케이션 북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 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 김겸섭, 2014 ISBN 979-11-304-0072-3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

올해 4월 헌법재판소는 의미심장한(?) 결정을 내렸다. ‘강제적 게임셧다 운제’가 합헌이라는 판결이었다. 일명 ‘신데렐라법’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법은 “인터넷게임의 제공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은 청소년의 문화향유권이나 일반적 행동자유권, 게임 사업자의 표현의 자유, 가족의 자율성과 부모의 교육·양육권을 침해한다는 우려 를 받아왔다. 이미 게임물에 대한 ‘등급 분류’가 실시되고 있는데도 중복 적인 규제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 다양한 비판이 있어 왔다. 청소년들의 수면권 확보를 내세우고 있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들이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가 과도한 사교육 열풍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의 국가 기구는 대중의 게임포비아(game-phobia)에 기대어 자신들의 정치 생명을 늘리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들도 안다. 생 각보다 게임이라는 것이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이는 각 부처마다 내놓 는 정책을 봐도 알 수 있다. 한편 게임은 국가 경제를 견인할 창조산업의 견인차이면서도, 중독과 폭력의 대명사로 매도되기 일쑤이기 때문이 다. 이러한 분열적 태도는 언론에서도 되풀이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 는 일간지와 방송에서는 디지털 시대 게임 미디어의 중요성을 역설하면 서도 게임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데 앞서온 바 있다. 이러한 오락가 락 반응은 게임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기준에 과학성이 전혀 없음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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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하는 것일 수 있다. 이는 이번 헌재의 판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인터 넷게임 자체는 유해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 만 “높은 인터넷게임 이용률 및 중독성 강한 인터넷게임의 특징” 때문에 게임은 죄인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물론 게임이 왜, 그리고 어떤 점에 서 중독적인지 그 어떤 기관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는 없다. 국내외 정신의학계조차도 게임을 중독 물질이나 중독 행위로 정의한 바 없다. 오히려 중독 프레임으로 게임을 보는 것에 신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게임에 중독적 요소가 있고 거기에 중독되는 사람도 있음을 우리는 안다. 일찍이 영화와 TV, 만화 등도 중독의 대상으로 비판을 받 은 바 있다. 하지만 문화에서 ‘중독’은 ‘몰입’의 다른 이름이고, 둘의 차이 와 경계는 미미한 것일 수 있다. 소설에 중독된 경험이 없었다면 위대한 작가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몰래 영화관에 숨어들던 유년 시절의 치기, 외국 문화원에서 하루 종일 같은 영화를 보고 또 보던 ‘과도한 몰 입’의 경험이 없었다면 박찬욱도 봉준호도 없었을 것이다. 아니 십분 양 보하여,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중독 현상이 있다고 치자. 하지만 거기에 는 게임 내재적인 어떤 부작용보다는 사회적, 교육적, 가족적, 경제적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음이 확인된다. 오히려 게임이 그러한 문제 들의 악화를 막는 작은 출구를 마련해 주고 있다는 보고도 제출되고 있 다. 그런 점에서 게임이 야기했다고 ‘상상되는’ 온갖 문제들의 근본 원인 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진단과 처방은 제쳐 두고, 비본질적인 부 분에 집착하여 규제를 하는 지금의 대책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2014년 발의된 ‘게임중독법’은 안 그래도 위기적 요인들에 시달리 고 있는 국내의 게임 생태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 법은 알코올과 마약, 도박 등과 나란히 게임을 중독 물질 혹은 중독 행위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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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국가가 나서 이러한 중독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중독 문제의 ‘컨트롤 타워’인지도 의 문이지만, 문화산업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인 문화콘텐츠로 평가받는 게 임이 중독 물질인지에 의아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을 연구하는 사람과 게임을 만드는 사람, 아니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이 법 에 의문을 넘어 냉소에 가까운 ‘썩소’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법 들(‘셧다운제’, ‘인터넷게임 부담금 제도’ 및 ‘상상콘텐츠기금’)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게임중독법’ 까지 밀어붙이려는 과도한 시도는 문화 산업계는 물론 문화 국가에 걸맞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에 유해한 결과만을 가져올 것임이 뻔하다. 책의 번역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른바 ‘게임악법’을 장황하게 펼쳐놓는 것을 독자들이 양해해 주길 바랄 뿐이다. 그만큼 이러한 법안 들이 국내의 게임 생태계에 몰고 올 파장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아니 이 미 위기는 시작되었다. 이는 국내 게임 산업의 위축과 중국 창조산업의 급부상에서도 확인된다. 굳이 게임의 교육적 가치를 거론하지 않더라 도, 국내외에서 보고되는 게임의 긍정적 효과들을 우리의 국가기관들은 애써 외면한다. 이를테면 독일의 유명 연구 기관인 ‘막스플랑크연구소’ 는 게임이 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네이처≫에 게재한 바 있다. 심지어 한국 게임 업체에 규제 없는 독일로 오라며 러브콜을 날리 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우수한 게 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창조 적인 융복합 콘텐츠를 발굴하고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할 필 요가 있다는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년 전 󰡔컴퓨터게임의 윤리󰡕라는 책을 접하고 번역을 결심하게 된 것도 국내의 상황과 무관하지는 않다. 역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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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의 소개로 이 책을 읽었다. 그를 통해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문화 연구의 길에 들어섰지만 그의 번역 제안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우선 이 책의 저자 미구엘 시카트는 2001년 인문학적 게임 연구를 선언 한 바 있는 올셋(Espen Aarseth)의 제자다. 올셋의 제안에 동의하며 게 임 연구 작업을 해 온 박근서 교수와 역자가 보기에 시카트는 현재 인문 적 게임 연구의 한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 나아가 역자는 이미 올셋의 또 다른 제자인 곤잘로 프라스카(Gonzalo Frasca)의 작업을 국내에 소 개한 바 있다. 게임 개발자로서 프라스카는 브레히트나 아우구스토 보 알의 연극 작업에 기대어 시리어스 게임 창조의 한 가능성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시카트는 아리스토텔레스나 바디우, 현상학, 정보윤리학 등의 정통 인문학에 기대어 기존 게임에 대한 ‘두텁게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사회비판과 의식 향상을 향한 게임 미디어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 도 매력적인 작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게임의 미디어 생태계를 구성 하는 다양한 차원과 층위들에 대한 정치한 분석과 읽기 역시 우리에게 무척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것이야말로 건강한 게임 환경의 디 자인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실 국내의 일천한 게임 인식과 담론의 확장과 재생산에는 게임 생태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책임 역시 크다. 정치 인과 관료, 법조인이나 언론인에게 게임공포증의 담론을 사회적으로 유 통하게 방조하거나 관망한 것 역시 이른바 ‘우리’이기 때문이다. 게임과 관련한 악법이 나올 때마다 그에 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장문의 보고 서를 제출하며 반대의 움직임을 조직한 곳은 ‘문화연대’ 한 곳뿐이었다. 여기에 이른바 게임학 연구자들이나 게임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찾아보 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정말 기이한 것은 게임업계의 지극히 수동적이 고 소극적인 반응이었다. 온갖 게임 법안들이 가져올 파장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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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도 그들은 게임 연구자들이나 이용자들보다 더 자세를 낮춘 것으 로 보인다. 이는 과거 영화나 텔레비전에 대한 규제의 움직임에 가장 적 극적으로 대처했던 것이 관련 업계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측면이 있 다. 그들의 자발적 자율규제의 움직임과 해당 미디어 학자들의 후원을 통한 대항 담론의 마련이 위기 극복과 문화 담론의 풍성화에 기여한 측 면에 우리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는 ‘문화연대’라는 한 조직의 백 병전으로는 버텨낼 수 없다. 땀으로 쓰인 그들의 성명서나 보고서는 값 진 내용을 담고 있다(문화연대의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역 자는 문화연대의 작업에 동참한 사람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진단과 처방에 동의한다. 하지만 게임포비아를 극복하고 이른바 창의 적인 문화융성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장기 지속적 노력이 선행되 어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입장과 시각에서 게임 미디어의 문제들과 가 능성들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과 수단들을 마련하는 데 소홀한 점에서 지금의 상황을 반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게임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이 용하는 유저들, 게임과 관련하여 풍성한 논의를 발굴하고 생산해야 하 는 연구자들 모두에게 ‘윤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시카트의 작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점에서 사악한 게임은 없다. 문제는 그것을 만들고 소비하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스스로 역량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디지털 게임은 상호작용적 미디어라는 점에서 그것을 만든 사람들과 유저들에게 똑같 은 책임성을 요구한다. 어떤 게임에 미리 선악의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야말로 게임의 잠재성을 훼손하는 것임을 시카트는 에둘러 경고하고 있 다. “<데이어스 엑스>에서 윤리적 사유(ethical thinking)는 권총만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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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강력한 무기이고, 윤리적 책임성은 가장 적합한 게임 플레이 전략이 다”라는 진술은 󰡔컴퓨터게임의 윤리󰡕의 주제를 간명하게 전달해 준다. 윤리적 게임 경험의 조건, 즉 윤리적 게임 플레이와 디자인의 잠재성 연 구에 복잡한 철학 이론이 사용되고 있지만, 시카트의 주장은 간단하다. 예술 형식이자 오락 형식인 게임이야말로 윤리적 경험을 위한 유익한 대화의 촉매가 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시카트의 말처럼 이 책은 다소 난해하다.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 적 관심으로 아리스토텔레스나 알랭 바디우, 유럽의 현상학에 대한 인 식이 향상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주요 개념과 주장이 어 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정보윤리학에 오면 사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시카트가 게임 연구에 원용하는 개념들은 게임만이 아니라 미 디어 연구, 나아가 문화연구에 참조할 수 있는 여지도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미 문화연구와 다른 관점에서 주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 성을 열어 보려는 그의 노력은 값진 시도로 평가받을 만하다. 물론 시카트가 기대고 있는 인문학자들의 면모가 분석에 제대로 소 개되고 반영되고 있는지 역자는 평가할 만한 처지에 있지 못하다. 아리 스토텔레스나 정보윤리학의 경우에는 무척이나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 만 평소 관심 있게 보아온 바디우 사유의 전유 방식과 관련해서는 불만 이 있다. 사건과 진리, 충실성과 윤리 같은 바디우의 개념들은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시카트는 애써 그것을 감추려고 하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웠다. 행위의 이론가(the theorist of the Act) 바디우에게 사건은 지금의 현실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정치적 좌표를 마련하려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나 (미디어) 현 상학, 정보윤리학의 전공자들이 보기에 이러한 불만과 아쉬움이 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시카트의 한계로 예단해 버리는 일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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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란다. 게임 연구와 인문학적 사유를 접속하려는 시도가 그만큼 소중 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카트의 방점은 인문학과 윤리학의 성 과를 경유하여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재구성하는 것에 찍힌다. 그런 의 미에서 이 책은 이후의 작업들을 위한 단초로서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 을 것이다. 이 책의 난해한 철학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인기 게임에 대한 분석 사례 연구를 먼저 읽어도 좋을 것이다. 󰡔컴퓨터게임의 윤리󰡕의 분석을 마치면서 많은 분들의 모습이 생각 난다. 우선 모교의 염무웅 선생님, 지도교수 정지창 선생님과 김창우 선 생님, 최연숙, 윤세훈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학계의 말석에 자리를 잡고 그나마 사람 노릇을 하게 된 데에는 선생님들의 가르침 덕분이다. 박근 서 선생님과 홍승용 선생님과 함께해 온 지난 시간에 감사한다. 공부 모 임을 함께했던 동학들은 늘 새로운 사유의 원천이었다. 얼마 전부터 대 구를 떠나 진주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다가오는 학기부터 국립 경상대 학교에 출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이곳에서도 풍성한 결실 과 즐거움이 함께해 주길 소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영원한 후견인 김연 주와 딸 보민이에게도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되는’ 번역의 보람을 나누 고자 한다.

2014년 9월 20일 진주에서 김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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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혼자서 쓴 책이란 없는 법이다. 이 책이 있기까지 토론과 논쟁, 학생지 도 및 게임 플레이로 보낸 무수한 시간이 있었다. 우선 나는 컴퓨터게임 의 윤리에 관한 박사 논문을 쓰는 일이 위험을 무릅쓸 만한 가치가 있었 음을 헤아려 준 데 대해 코펜하겐 IT대학교 측에 감사를 하고 싶다. 또한 논문 지도교수 에스펜 올셋(Espen Aarseth)과 찰스 에스(Charles Ess)의 피드백과 논평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코펜하겐 IT대학교 부설 컴퓨터게임연구센터의 동료들과 나의 학 생들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그들은 모두 애초의 박사논문이 이 책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나의 연구에 여러 가지 기여를 해 준 다음 사람들에게도 사의를 표 해야 한다. 보고스트(Ian Bogost), 테일러(T.L. Taylor), 플로리디 (Luciano Floridi), 쇠렌슨(Mikkel Holm Sørensen), 프라스카(Gonzalo Frasca), 스미스(Jonas Heide Smith), 율(Jesper Juul), 클라스트룹 (Lisbeth Klastrup), 에겐펠트-닐센(Simon Egenfeldt-Nielsen), 헬름스외르겐센(Anker Helms-Jørgensen), 요한슨(Troels Degn Johansson), 레 이노(Olli Leino), 비어만(Hanna Wirman), 윌슨(Douglas Wilson), 바레 이로(Pablo Barreiro), 실바(Inma López Silva), 마우레(Teresa Moure), 에뷘(Ángel Abuín), 옥스퍼드와 허트포드셔(Hertfordshire) 정보 윤리 그룹의 동료들, 그리고 MIT출판부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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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과 올리, 예스퍼, 더그에게는 특별히 감사한다. 그들과 나는 이 책의 생각들과 초기 버전들을 가차 없이 토론했다. 내 두 발을 땅 위에, 머리를 구름 속에 두게 해준 앤(Ane)에게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으뜸으로, 후원과 격려를 보내 주신 데 대해 나의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분들은 내가 ‘그저’ 컴퓨터게임을 플레이할 때에도 지지를 보내주셨 다. 이 책을 그분들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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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옮긴이의 말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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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서론 도덕성의 급소 목적과 목표 선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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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윤리의 패러다임 이 책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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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컴퓨터게임: 디자인된 윤리 시스템 게임 연구와 게임의 존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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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인과 제작 시스템의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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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된 대상들로서 컴퓨터게임의 윤리

03 도덕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 플레이어되기

91

윤리적 살로서의 플레이어 플레이의 현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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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도덕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들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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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컴퓨터게임의 윤리학 덕 윤리와 컴퓨터게임

161

정보 윤리학과 컴퓨터게임 컴퓨터게임의 윤리

188

210

05 윤리학 적용하기: 사례 연구 바이오쇼크와 싱글 플레이어 게임의 윤리

219

<데프콘>과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윤리

238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온라인 게임 세계의 윤리

06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와 효과 연구: 비판적 윤리 독법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 이해하기

278

효과 연구와 컴퓨터게임의 윤리

293

07 게임 디자인의 윤리 실패한 시도들: 통계학으로서의 윤리

304

윤리적 디자인: 열린 게임과 닫힌 게임

08 결론 도덕적 대상으로서의 컴퓨터게임 도덕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 컴퓨터게임의 윤리 도전과 향후 연구 마지막 고려 사항들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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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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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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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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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어떻게 된 건지 나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 니, 아니, 나는 죄를 지었다. 여느 때처럼 그렇게 시작됐다. 내가 선택한 무기, 시시한 말과 액션굿 액션. 나는 무시무시한 존재고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 나는 이 상 황을 통제하고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는 치명적 무기다. 새로 획득한 무 기를 즐기는 동안에는 다른 소리가 거의 들리지도 않았다. 그 후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내게 총알 몇 발이 남기라도 했다면 그 캐릭터, 총알받이는 내 행위 의 의미를 바꿔 놓았을 것이다. 내가 틀린 것이라면 어떨까? 만일 그들이 내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 면? 그 목표가 거짓이라면? <데이어스 엑스(Deus Ex)>1는 호평을 받은 1인칭 슈터·롤플레 잉 컴퓨터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사이버네틱 슈퍼솔저 (supersoldier)로서 어떤 디스토피아 세계를 탐색한다. 플레이어 캐릭 터(JC Denton)는 국제연합 반테러동맹군 최고의 전투 도구로서 역할 을 수행한다. 게임이 시작되면서 플레이어에게 미션이 간단하게 소개 된다. 치명적 전염병의 백신을 실은 배가 국제분리주의부대(NSF)의 수중에 있다. 이 부대는 국제연합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테러 집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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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목표는 선적을 되찾고 NSF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다. 플레이 어가 미사일 발사대부터 석궁에 이르기까지 무기류를 선택하고 나면 게임은 시작된다. 처음 <데이어스 엑스>를 플레이했을 때 나는 무자비한 폭력을 사 용하여 모든 타깃을 제거하는 무모한 암살자로 행동했다. 내가 맞서 싸 우는 테러리스트들은 결점이 많고 무장도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며, 실제 로는 싸울 의지도 없는 슈퍼솔저의 총알받이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후 나는 탄약이 바닥나고 말았다. 이는 내가 나의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환경을 신중하게 탐색해야 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 이는 내가 몇몇 대 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테러리스트들이 이야기한 내 용은 나의 상급자들에게서 얻은 정보를 반박하고 있었다. 누가 옳았는 가? 국제연합 반테러동맹군은 어떤 유형의 무장 세력인가? 테러리스트 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테러리스트로 ‘불리는 것’은 무 엇을 의미하는가? <데이어스 엑스>는 매력적이면서 디스토피아적인 윤리 게임이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플레이어는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들의 목표와 목적 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NSF 멤버들의 대화 엿듣기는 이 게임에서 모든 것이 선 대 악으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 준다. 궁극적으로 플 레이어는 국제연합 반테러동맹군이 권력에 굶주린 조직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 조직은 전염병의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게임의 전반부 내내 플레이어가 맞서 싸운 테러리스트들은 악하지 않다. 사실상, 초기에 국 제연합 반테러동맹군의 지령을 받은 플레이어의 행위들이 실제로는 사 악했다. 플롯 비틀기와 게임 내러티브에 대한 상이한 해석은 플레이어 에게 자신의 앞선 행동을 반성하도록 강제한다. 전투 기반의 많은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주어진 명령을 따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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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일을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어스 엑스>는 그러한 기대를 깨뜨린다. 그리고 자기 행동의 의미를 반성하도록 플레이어들을 강제 한다. <데이어스 엑스>에서 윤리적 사유(ethical thinking)는 권총만큼 이나 강력한 무기이고, 윤리적 책임성은 가장 적합한 게임 플레이 전략 이다. 이 책에 담긴 생각들은 내가 <데이어스 엑스>를 플레이하는 동안 생겨난 것들이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한 사유에서 시작했다. 왜냐하면 처 음으로 어떤 게임이 나에게 게임 메커니즘과 게임 세계 디자인을 통해 내 행위의 의미를 숙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데이어스 엑스>는 꽤 포괄적인 SF 1인칭 슈팅게임(first-person-shooter)으로 시작한다. 이는 플레이어들에게 도덕적 목적을 제공하는 강력한 내러티브로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다. 더욱이 목표와 승리 조건들이 처음부터 의심스럽다. 그 결과 플레이어들은 미션들과 그 의미에 대해 도덕적으 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데이어스 엑스>를 플레이할 때 나는 컴퓨터 게임이 도덕적 존재인 나에게 도전을 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내게 새로 운 게임 이해의 방식들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로서의 나의 현존과 행위를 보여 주면서 말이다. 그 이후 나는 컴퓨터게임의 윤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데이어스 엑 스>에 대한 나의 경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를 이해하려고 애써 왔 다. 나의 의도는 그러한 윤리적 게임 경험이 일어나는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조건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 책은 윤리적 게임 플레이와 윤리적 게임 디자인, 우리의 도덕적 세계 안 에서의 컴퓨터게임의 현존에 대한 학문적 탐색이다. 이 책의 대부분은 복잡한 철학 이론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 책은 독자들에게 윤리학의 레 토릭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개방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나는 철학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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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읽을 수 있는 텍스트를 쓰려고 시도했다. 특히 이 책의 전반부에는 도전적으로 비칠 수 있는 장들이 있다. 하지만 사례 연 구나 잘 알려진 윤리적 이슈에 관한 논의도 있다. 심지어 컴퓨터게임에 윤리 이론을 적용하는 것에 호기심을 느낄 만한 독자들이라면 관심을 가 져야 하는 게임 디자인 관련 성찰들도 다루고 있다. 이 책으로 나는 윤리적 경험을 설명하려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나 는 컴퓨터게임을 예술 형식과 오락 형식으로 이해해야 했다. 이 책의 마 지막쯤에서 나는 컴퓨터게임의 윤리에 대한 나의 이해가 전달될 수 있 기를, 그리고 플레이어들과 개발자들 및 학자들 사이에 유익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도덕성의 급소 컴퓨터게임은 지난 20년의 상당 부분 동안 매스미디어의 표적이 되어 왔다. 게임이 심각한 사회 문제와 결부된 10대 연쇄살인범의 훈련 장치 라는 고발은 게임을 도덕적 패닉 상태를 초래하는 일반적 용의자로 만 들었다. 미디어의 흔한 주장 중 하나는 게임이 폭력적 행동과 폭력에 대 한 둔감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어떤 집단으로 하여금 폭력적 컴퓨터게임의 배포를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도록 이끌었다. 컴퓨터게임은 지금 영화와 로큰롤이 한때 그랬던 역할을 하 고 있다. 즉 도덕성의 급소 역할 말이다. 이러한 도덕적 패닉은 보다 광범위한 문화적 이슈의 어떤 징후다. 탈산업사회에서 우리는 컴퓨터게임을 오락과 창조 및 사회화를 위한 가 치 있는 미디어로 이해하고 장려한다. 중국부터 미국에 이르는 선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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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와 발전 도상의 사회들은 주요 문화산업으로서 컴퓨터게임이 가져온 경제적·문화적 이익을 목격하고 있다. 학계 역시 우리의 문화 지형의 구성에서 게임이 갖는 중요성을 입증함으로써 연구 대상으로 이들 게임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모든 관심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컴퓨 터게임의 윤리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거나 전혀 모르고 있다. 그러한 윤 리를 고찰할 때 제기되는 다수의 중요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게임의 윤 리인가, 아니면 게임 플레이의 윤리인가? 그러한 차이는 존재하는가? 게임 디자이너들은 도덕적 책임을 갖는가?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 고 왜 그런가? 이러한 모든 질문들은 게임 윤리의 보다 광범위한 영역, 즉 거의 탐색되지 않았던 영역을 향한 것이다. 이 책은 컴퓨터게임 윤리에 대한 탐색이다. 윤리는 도덕적 가치의 체계 혹은 집합, 그리고 이러한 가치의 분석 도구로 정의된다. 도덕은 행위나 대상들의 옳음 혹은 그름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윤리의 적 용은 선, 악, 해로움, 의무, 가치 같은 문제들에 관한 이성적이고 철학적 인 접근법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컴퓨터게임과 컴퓨터게임 플레이어 들의 도덕적 본성에 대한 탐색이다. 이 책에서 나는 컴퓨터게임이 윤리적 대상이라는 것, 컴퓨터게임 플 레이어들이 윤리적 행위자(agents)라는 것, 컴퓨터게임의 윤리가 책임 과 도덕적 의무의 복잡계 네트워크(complex network)라는 것을 주장한 다. 나는 규칙들이 플레이어들의 윤리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도덕적 가 치를 지닐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나는 또한 컴퓨터게임을 플레이하 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윤리적 사유를 이용하는지 서술한다. 그리 고 이들 윤리적 플레이어들을 게임 디자인 속으로 포함하는 일이 왜 컴 퓨터게임의 의미심장한 사용을 위해 결정적인 일인지를 설명한다. 이 책은 플레이어들을 창의적이고 참여적이며 윤리적인 행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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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주할 수 있는 논거들을 제공한다. 플레이어들은 더 이상 비윤리적 콘 텐츠에 노출된 수동적 도덕적 피조물이 아니다. 컴퓨터게임 플레이어 들은 윤리적 심성을 가지고서 반성하고 관계를 맺으며 창조한다. 그리 고 그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은 윤리적 시스템이다. 나는 몇몇 나라들에서 추방되기도 한 <맨헌트(Manhunt)>2가 성숙한 플레이어들에 의해 플레 이된다면 풍요로운 윤리적 경험일 수 있음을 주장할 것이다. 반면 자칭 플레이어들에게 도덕적 선택을 취하도록 허용한다고 하기도 하고 그렇 게 플레이되기도 하는 <구 공화국의 기사단(Knights of the Old Republic)>3과 같은 게임도 비윤리적인 게임 디자인의 사례일 수 있다. 컴퓨터게임은 복잡한 문화적 대상들이다. 즉 그것들은 행동을 유 도하는 규칙들을 갖고 있다. 그리고 게임은 작동하는 가치를 지닌 게임 세계를 창조한다. 또한 그들은 사회에서 금지된 도덕과 행위를 탐색하 기 좋아하는 플레이어들과 관계를 맺는다. 컴퓨터게임의 윤리는 이 모 든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나는 왜 컴퓨터게임이 윤리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이들 게임에 비평적으로 관여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자 신들의 가치를 이용하는지에 관해 포괄적인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결 국 이 책은 어떻게 플레이어들이 윤리적 행위자들인지, 그리고 우리가 컴퓨터게임에 어떻게 도덕적으로 관여하는지에 대한 책인 셈이다. 이 책에서 나는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이해하기 위한 프레임 (framework), 즉 게임을 디자인된 대상이자 플레이어 경험 둘 다로 정 의하려는 프레임을 제안한다. 나는 철학과 게임 연구에서 빌려온 접근 법을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도덕적 대상으로서의 컴퓨터게임과 윤리 적 주체로서의 플레이어에 대한 형식적 이해에 기초한 프레임을 제시할 것이다. 컴퓨터게임은 윤리적 주체에 의한 도덕적 대상의 경험이다. 따 라서 게임하기의 경험은 윤리적으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철학과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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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의해 분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프레임은 컴퓨터게임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이슈들을 다루기 위한 도구를 제공하기도 한다. 컴퓨터게임의 비윤리적 콘텐츠로부터 게임이 유발한 윤리적 이 슈들에 대한 게임 디자이너의 책임까지 여러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도 구 말이다. 학문적 관점에서 나의 연구는 컴퓨터게임 연구(Computer game studies)라 불릴 수 있는 신생 분과에 속한다.4 그것은 또한 컴퓨터게임 플레이의 도덕적 본성에 대한 철학적 탐색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철학과 컴퓨터게임 연구 사이의 협동(synergy)이다. 이것은 컴퓨터게임을 이 해하는 방법으로 철학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학자들에게 호소한다. 이 책은 또한 디지털게임이 윤리학과 형이상학에 던지는 도전에 관심을 둘 수 있는 철학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마지막으로 게임 개발자들은 이 텍스트에서 자신들 작업에 대한 문화적 비준뿐만 아니라 게임이 일 으킨 윤리적 이슈들에 대한 진지한 접근법을 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슈들을 이야기하는 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부분들은 그 개발자들 모두에게 도전로 비칠 수 있다. 게임에 철학을 사용하는 것 혹은 게임을 철학에 이용하는 것의 도전, 아니면 설득력 있는 윤리적 컴 퓨터게임을 창조하는 일의 도전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하기 전에 이러한 철학과 게임의 협동에 관 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대상으로서의 게임이나 주체로서의 플레 이어의 본성과 같은 윤리나 존재론적 이슈들을 피상적으로 접근하고 있 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이 책을 읽는 철학자들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수 있다. 반면 게임 연구자들은 이 책이 너무 철학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러티브와 픽션과 같은 개념들에 관한 설명 사례들이나 심도 있는 논의들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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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디자이너들이나 개발자 및 제작자들은 이 텍스트가 학문적 장광설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게임을 개발할 때 부딪히는 특수한 윤리적 문제들을 해결하지도 못하고 그 문제들과 제대로 맞붙지 도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있을 수 있는 이 모든 비판들에 대해 나는 그저 그들이 옳을 수 있다 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철학책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컴퓨 터게임이 제기하는 몇몇 흥미로운 이슈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언 어와 윤리 철학의 관점 속에 끼워 놓은 이슈들 말이다. 나는 철학적 방법 을 사용할 것이다. 몇몇 게임 연구자들이 보기에 그것은 형식주의적이 면서 경험적 가치를 결여하고 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철학 적 방법은 플레이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게임이 윤리적 행위유도성 (affordances)과 제약들을 가지고 어떻게 디자인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 안적인사유 방식을 제공한다. 철학은 어떤 문들을 닫지 않는다. 철학의 수사학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철학은 우리의 관점을 확장하고 우리의 논의 능력을 넓혀 주려 시도할 따름이다. 게임 연구의 고전적인 몇몇 개 념들에 대한 설명과 관련해서, 나는 의도적으로 몇몇 논의들을 이 책에 서 생략하고 있다. 이 책의 초점은 게임존재론(ontology)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은 컴퓨터게임 의 윤리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 이론의 개발에 게임 연구에서 논의되어 온 것들을 적용하고자 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문 용어와 그것 의 중요성에 대한 유익한 접근법이기도 하다. 끝으로 내가 게임 개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책이 게임을 개발할 때 만나게 되는 윤리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열두 단계의 프로그램 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은 확실히 컴퓨터게임에 관한 맞춤 강좌도 아 니다. 하지만 게임 디자이너들과 개발자 및 제작자들은 자기들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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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품들 이면의 복잡성(complexity)을 이해하는 데에 관심을 가질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도덕적으로 책임이 있다고만 이야기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도덕적으로 책임이 있는지 또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책임성과 대결하는 일은 쉬운 과정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 한 절차를 착수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통찰과 창조적 도전을 제공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게임과 개발자들에게 씌워진 낙인을 지우고 전망들을 열어 줄 수 있는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도덕적 책임성을 갖는다. 이 책은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이 해하기 위한 기초를 소개한다. 첫 세 장들을 구성하는 이론의 대부분은 그러한 도덕적 의무에 대응한다. 논거들은 견실해야 하고, 토론이 이루 어질 수 있을 만큼 설명이 튼실한 이론에 기반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 는 이 책의 전반부를 너무 이론적 담화에 의존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 다. 하지만 그러한 의존은 컴퓨터게임 윤리의 분석을 위한 프레임을 견 실하게 강화하는 데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즈음에 가면 독자는 왜 우리가 윤리적 플레이어인지, 또한 컴퓨터게임의 가상 세계에서 우리가 행동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이해했을 것이다. 이 책은 규칙들과 전략 및 게임 디자인의 윤 리를 찾아가는 여행기다. 그리고 이 책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 우리가 누구 인지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장들에서 나는 이 책의 목적과 목 표들을 소개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각 장에 적용될 방법들과 컴퓨터게 임의 윤리에 대한 전체적인 반성들도 내놓겠다. 방법의 선택과 특히 윤리 이론에 대한 강조는 컴퓨터 윤리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 속에서 이 연 구가 갖는 위치에 관한 한 장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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