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코덱과 동영상 포맷_맛보기

Page 1

비디오 코덱과 동영상 포맷 김도훈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시작하면서

필자가 자주 접하는 질문 가운데 매우 싫어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플레이어에서 잘 재생되는 AVI 파일인데 편집용 소프트웨어 에서 불러지지 않아요.” 만약 이 질문을 영상 관계자, 특히 직업으로 제작과 관계된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일단 반성을 해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일하는 분야에 대해 얼마나 불성실하게 공부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 은지 고백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은 작업에 사용하는 동영 상 포맷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그들만 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국내에서는 제작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입장에 서 이 분야를 종합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접하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 이다. 설령 어렵게 관련 자료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처음 원고 작업을 시작했을 때 제목은 ‘동영상 포맷과 코덱’이었 다. 그동안 현장에서 일하며 사람들에게 동영상 포맷과 코덱을 설명할 때 이미 접해 보긴 했으나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로 사용하고 있는 동 영상 포맷을 먼저 언급하고 뒤이어 코덱의 설명을 했다. 돌이켜 생각 해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이었다. 코덱에서 시작해 컨테이너와 각종 세 부적인 규격을 정한 것이 동영상 포맷인데, 비유하면 한글을 배우는 사람에게 자음과 모음을 읽는 방법보다 문장의 관용적 표현을 먼저 가

vii


르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비디오의 기본 구성에서부터 시작해 디지털 비디오를 저장하는 핵심 코덱을 설명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작업의 효율을 위해 정해진 동영상 포맷을 알아본 후 이를 어떻게 서로 변환해 가면서 실무에 사용해야 할지 설명하려 한다. 이미 관련 분야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있 는 사람은 빠르게 건너뛰며 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복습 하는 기분으로 가급적 빠르게라도 순서대로 읽어 보기 바란다.

viii


1부

동영상에 대한 준비운동


01

본다는 것, 이미지화한다는 것 그리고 동영상 포맷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극소수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 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을 마침으로써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처럼 시각 정보는 인류의 생존과 생활에서 필수에 가까운 요소이며 많 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생활과 밀접한, 즉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 에 사람들은 본다는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수많 은 영상 관련 자료에서도 본다는 것, 특히 눈에 대해 단순히 카메라 시 스템은 안구의 구조를 흉내 낸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하곤 한다. 물론 틀린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살아 있는 수정체 또는 렌즈 를 통해 입수된 색상을 포함한 빛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망막과 이 미지 센서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기억(저장)되는 것일까? 그리고 디스 플레이 기기에서 어떤 방법으로 재연되고 재생되는 것일까? 예를 들어 빨갛게 잘 익은 사과를 본다고 생각해 보자. 사과라는 단어를 알고, 직 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과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사과를 보는 순 간 사과라고 인식하게 된다. 즉, 본다는 것은 안구를 통해 입력된 이미 지가 시신경을 통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되고 뇌에 전달되어 어떠한 형 태로든 기억하고 있는 ‘사과’라는 단어와 연결되어 ‘인지’되는 거의 동시 에 이뤄지는 자동화되고 연속적인 과정인 것이다. 카메라의 경우 렌즈

3


와 이미지 센서를 통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되고 미리 지정해 둔 동영상 포맷으로 저장이 되며,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를 읽어 각종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재생하게 된다. 물론 사람의 경우 ‘인지’라는 것까지 이뤄지는 것과 ‘단순 저장과 재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어디 까지나 아직 인류의 기술이 이런 수준까지 뇌를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어떤 이미지를 보고 인지까지 이뤄져야만 비로소 본다는 행위가 완성되는 것처럼, 영상 시스템에서는 적어도 촬영 또는 렌더링을 통해 입수하고 만들어 낸 어떤 영상을 지정된 동영상 포맷으로 전송 또는 저 장까지 수행해야만, 사람에게 본다는 것이 이뤄진 것처럼 영상 시스템 의 이미지화 과정이 완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장된 ‘동영상 포맷’을 저장에 사용한 것과 다른 방법으로 재생하면 어떻게 될까? 실험해 볼 필요도 없이 그 영상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마치 사람의 뇌에 강제로 다른 곤충의 눈을 이식해서 사물을 보려고 시도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어이없는 행동인 것이다. 이처럼 영상을 제작하는 작업에 서 동영상 포맷이라는 것은 국어의 ‘맞춤법’에 해당하는 필수적인 것이 다. 하지만 놀랍게도 국내 영상 업계에서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십 년 이 상 제작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했음에도 자신이 작업하는 환경의 동영 상 포맷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작업하는 사람들을 종 종 만나볼 수 있다. 아날로그 기반의 비디오에서 디지털 비디오로 전환 하면서 HD급, Full HD, QFHD와 디지털 영화용 규격까지 과거에는 나 름 굳건했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융합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날로그 SD 시절에는 10년은 족히 걸려서 나왔을 만큼의 동영상 포맷들이 불과 1∼2년 사이에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그 덕분에 제작 환경 에 맞추어 적절한 동영상 포맷을 선정하고 사용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4


은 더욱 더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실패해 일정 지 연과 영상 품질의 하락은 물론 영상 제작자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제작 비 초과라는 불상사와 마주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넘쳐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동영상 포맷들을 구별하고 각각 의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해 목적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Full HD, QFHD 본래 Full HD라는 표현은 없었다. 하지만 LCD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될 때 TV 제조사에서 1920 × 1080 해상도 제품을 강조하기 위 해 먼저 Full HD라는 마케팅 용어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굳어져서 1920 × 1080 해상도를 Full HD로 표기하게 되었다. 4K UHD의 QFHD는 Full HD가 4개가 모인 Quad Full HD라는 의 미로 3840 × 2160 해상도를 말한다.

5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