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스피치는 시작된다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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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피치는 시작된다 페기 누난 지음 정수열 옮김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기운을 내자, 누구에게나 중요한 계기는 있다

≪리더스다이제스트(Reader’s Digest)≫가 즐겨 썼던 방식으로 시작하 고 싶다. “그래서 당신이 훌륭한 스피치를 하고 싶다면….” 서재에 있든, 부엌에 있든, 식당에 있든, 당신은 계속 생각에 빠져 있다. ‘어떻게 여기서 벗어나지?’ 초대장을 받아들고 당신은 아마 자애감으로 어쩔 줄 몰라 했을 것 이다. ‘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정말 좋아하는 거야. 그러나 3주 후면 스 피치를 해야 하는데, 그날은 화요일인데….’ 당신의 입은 타 들어가고 가슴은 불규칙하게 쿵쾅거리면서 계속 귓전에 들리는 말은 ‘해야 하는 데, 내가 그 연단에 서야 하는데, 그들이 모두 나만 쳐다보고 있을 텐데’, 이

말뿐이다. 처음에 당신은 그럴듯한 대안을 생각한다. ‘차 사고가 나면 연설을 하지 않아도 되지.’ 그러나 부상당할 정도로만 정확히 추월차선을 넘도 록 운전대 방향을 조절한다는 게 쉽지 않아서 그 생각은 접는다. 그래서 자리에 앉는다. 의자를 끌어당긴다. 그리고 무작정 타이프 를 치기 시작한다.

감사합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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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크로 시작하자.’

감사합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제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말씀드릴 것이 생각났습니다. 같은 배 안에 흑인 한 사람, 아일랜드 사람, 유태인, 이렇 게 세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아니지.’

어떤 사람이 오리 한 마리를 머리에 이고 선술집에 들어섰습니다.

‘아니지.’

그런데 빌 클린턴(Bill Clinton)이 거리를 따라 조깅하다가 발정이 난 고 양이 한 마리를 보고 말하길….

‘아니지.’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당연히 여러분은 이 자리에 참석하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물론 저도 그렇지만, 저를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 앞에서 스피치를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아니야.’

당신은 떨리고 겁나는 생각은 모조리 끄집어낸다. 풀 죽게 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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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이다. 너무 긴장해서 떨리는 것을 멈출 수가 없고 청중은 당신의 팔이 진동하는 것을 눈치 챌 것이다. 당신은 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말 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봐, 아빠. 나 하늘로 나는 거.” 당신은 너무 떨려 강연대에서 연설문을 떨어뜨리게 되며, 그것을 주우려 몸을 구부리면서 제자리를 잃게 되고, 청중을 보면서 한다는 첫마디가 “결론 부터 말씀드리면…”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안 되지.’ 당신은 강연대 위에 팔을 얹고 두 손으로 강연 대를 꽉 잡는다. 청중을 눈속임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클린턴처럼 자신 있고 거침없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면?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어서 모기만한 소리를 겨우 낸다면 청중들은 알 게 될 것이다. ‘긴장해서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구나.’ 청중들은 미처 몰랐던 것을 알아 버리게 된다. 사실 당신도 미처 몰 랐던 것을 청중들이 알게 되는 것이다. 당신은 청중에게 겁먹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청중은 당신이 매일 성과를 내기 위해 애 쓰는 당신의 고객들이지 않은가! 그들은 당신의 친구들이지 않은가! 그 들은 2년 전 딸이 다녔던 학교의 덜떨어진 선생 같지 않은가! 그래도 청 중이 겁나는가? 겁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겁나지 않는다. 그러나 800개의 눈 이 단체로 당신을 주시하고 있고, 800개의 발이 당신이 연설 도중 주저 앉으면 걸어 나갈 준비가 되어 있으며, 400명이 당신이 재미있는 스피 치를 하도록 기대하고 있고, 400명이 당신이 겁을 먹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를 낸다면 그 사실을 증언하려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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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위안이 될 만한 좋은 소식이 있다. 지금 당신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다. 당신은 실제로 겪게 될 상황보다 훨씬 더 나쁘게 상상 하고 있다. 흔히 겁쟁이는 천 번 죽고 용감한 사람은 한 번 죽는다고 하 지만, 이 같은 진리는 왕성하게 상상하는 사람은 천 번 죽고 둔한 사람 은 한 번 죽는다는 말로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 왕성하게 상상한다는 것은 지성과 지력의 상징이다. 그리고 지력 을 갖춘 사람만이 여러 사람 앞에서 스피치를 할 수 있다. 또한 생각해 보면 이렇다. 당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연설 조차도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그렇지 않다. 인생은 길고 헤아릴 수 없 는 일상의 연속이다. 당신이 3년 전에 심혈을 기울여 행했던 결정적인 연설도 누구의 인생행로도 변화시키지 못한 채 당신 이력의 한 줄로 장 식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니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당신이 연설을 망쳤다 해도 어떤 것도 변하는 것은 없다. 잠시 당신의 친 구들을 마음 아프게 하고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신 나게 할 뿐이다. 그것도 순간적으로. 그리고 당신은 잘할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하면 된다.

나는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전에 한 번 겪었 고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경험 때문에 그렇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소름 끼치는 경험을 했다. 그 일이 있기 전엔 나는 반에서 일어나 편하고 즐 겁게 발표도 하곤 했다. 어느 날 영어 시간이었다. 차례로 호명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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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어워사(Hiawatha)의 노래’(롱펠로 시에 나오는 아메리칸 인디언 의 영웅담-옮긴이 주)라는 시를 큰소리로 읽게 되었다. 내 차례가 가 까워졌을 때 이유도 모른 채 떨리기 시작했다. 내 바로 앞 여학생이 일 어나 시를 읽을 때 나는 겁이 났고 식은땀이 솟았다. 내 차례가 되어 나 는 책을 들고 일어나 시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 너머에 숲이 펼쳐 졌고/소나무들은 무리지어 노래하고 있었다(And beyond them stood the forest/Stood the groves of singing pine-trees)” 그리고는 다음 음 절에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고, 떨리기 시작하더니 잦아들어서 음 성이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이 쳐다보셨다. 나는 “아파요”라고 말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앉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앉았고, 굉장히 당황스 럽고 혼란스러웠다. 몇 년 후 나는 그것이 불안 걱정으로 인한 마비 증세라는 것을 알 았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고 시를 읽지 못했다는 당혹감은 나를 계속 괴롭히며 정신적인 노이로제가 되었다. 그리고 마흔 살이 되도록 여러 사람 앞에 나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와 같은 경험은 유별난 게 아니다. 내가 아는 꽤 큰 미디어 회사 를 경영하는 사람은 스피치공포증을 심하게 겪고 있는데, 20여 년을 실 로 스피치를 기피하는 데 온갖 에너지와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유년 시절에 우연히 겪은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1학 년인가 2학년 학예회 때 조그만 상자 안에 갇히는 소년 역을 하게 되었다. 정해진 때 상자 밖으로 튀어나와 한 줄 대사를 하는 역할이었다. 그러 나 튀어나와야 할 때 상자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고 뚜껑이 열리지 않아 가까스로 뚜껑을 밀고 나와 청중을 보고 섰는데…. 대사 대신 그만 울 기 시작했다. 청중은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었는데 뭔가 천진하고 재 미있다고 생각했고-물론 재미있다기보다 어쩌면 가슴이 찡하고 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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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고 슬프기까지 했지만-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지금도 그 웃 음소리를 잊지 못하고 있고 그 아픈 경험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와 같은 경험은 평생 당신을 괴롭히며 어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해야 하고 또 극복해야만 하는 상황 이 닥치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는 지금 대중 연설을 한다. 그는 여전히 연설을 시작할 때 들뜨고 상기되지만 끝까지 해 낸다.

내가 나이 마흔에 대중 앞에서 말을 한 곳은 뉴욕시티에서 멀리 떨어진 뉴욕주였고 청중은 적었다. 주선한 쪽은 출판사였는데, 내가 대중 연설 을 겁내서 첫 책 판촉을 못할 것 같고 금방 치유될 것 같지도 않다고 말 하자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러나 곧장 출판사 발행인은 나한테 판촉 스 피치를 해야 하고, 법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내용이 계약서에 있다고 말했다.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기에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조건은 약 100 명 정도의 청중 앞에서 그들이 마련한 ‘연습 스피치’를 하되 청중은 내 가 모르는 사람들, 다시 만나지도 않을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첫 연설에 원하는 조건의 청중을 선택하는 식이었다. 청중은 회사 종업원들이었다. 그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모여 회사 경영 상태나 경영진의 추진 사항들을 들려주고 사기를 돋우기 위한 것이었다. 나의 등장은 특별 출연으로 끼워 넣은 마감용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사람 들이 딱하다. 나는 단상에 올라갔고 작은 강당의 연단 앞에 서서 마이크를 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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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거리며 오직 한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며 말을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 나를 야유할 수는 있어도 죽일 수는 없다. 만약 내가 졸도하거나 말이 나오지 않거나 눈물을 터뜨린다 하더라도. 그래 좋아! 적어도 죽지는 않는다. 토머스 모어(Thomas More)처럼 연설을 마지막으로 참수형을 당하진 않겠지. 나는 대통령들의 재임 시절 통치 일화를 내용으로 글을 써 왔다. 나 는 그 일을 좋아했고 또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쓴 스피치 원 고 내용을 큰소리로 읽었다. 아주 천천히 읽었다. 나는 목소리가 나오 지 않으면 그대로 서서 숨을 가다듬고 한마디만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숨을 가다듬고 다른 한마디를 끄집어 낼 생각이었다. 이렇게.

때∼ㅇ 큐∼우.

짐작할 수 있듯이 내 첫 등단은 그렇게 아주 잘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내 목소리를 냈다. 약물에 취한 사람처럼 들렸을지 모르지 만 하여간 해냈다. 15분쯤 후에는 내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결국 거기 있던 사람들 모두가 좋았다고 했고 박수를 쳤으며 “재미있었 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 후로 내가 믿게 된 경구는 욕먹을 각오를 하 지 않으면 칭찬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스피치가 중간쯤 진행되었을 때 내 가 제법 나아졌고, 요지도 가닥이 잡히고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내 마 음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청중들을 좀 더 이해시키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내 말이 이해되

기를 바라는 것은 상대방과 소통하겠다는 바람이며, 소통하려는 욕구 는 우리가 보통 대화할 때처럼 청중을 가끔 이리저리 쳐다보고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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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든다. 나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소통하려는 생각에만 몰두해서 당 신 자신은 물론 두려움도 잊고 자의식마저도 떨쳐 버렸을 때 좀 더 훌륭 한 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 첫 공부였다. 그 간단한 것을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당신이 재미있는 주제를 잡아라. 그래야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생각에 집중할 수 있으며 발표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것이 자 의식을 극복하는 첫걸음이며 두려움을 떨쳐 버리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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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두어야 할 예비 사항들

그럼 이제 스피치에 대한 불안감은 잠시 접어 두고 연설문 작성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당신이 시작하면서 우선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스피치는 2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왜?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이 이렇게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 은 어떤 청중도 20분이 넘는 연설을 경청하며 앉아 있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20분이 세상의 어떤 중대하고 중요한 내용도 전달하는 데 충분하다고 믿고 있었다. 게티스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은 3분 남짓이었고 산상수훈(마태복음에 등장하는, 산 위에서 행하는 예수의 가르침이다. 팔복과 주기도문이 포함되어 있다-옮긴이 주)도 그보다 길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메시지가 중요할수록 걸리는 시간은 짧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나는 텔레비전이 그동안 시청자에게 보여 준 정보 전달 방식도 거 론하고 싶다. 텔레비전은 <60분(60 Minutes)>나 <프라임타임 라이브 (Prime Time Live)>를 방영할 때 15분이나 18분 단위로 나눠 왔다. 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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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전은 <ER>이나 <호미사이드(Homicide)>라는 드라마를 방영할 때 12분 단위로 나누곤 했다. 그들은 이야기 전개를 방해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들은 시청자들이 40분이나 50분, 60분짜리 프로그램 을 중간광고 없이 보도록 하지 않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그래서 휴버트 험프리(Hubert Humphrey) 부통령 부인이 남편에 게 했다는 조언, “여보, 잊히지 않는 불후의 연설은 지루하지 않아야 하 는 법이라우”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20분짜리 연설은 타자기로 한 행씩 띄운 배열로 약 10페이지 분량 이다.

당연히 연설문은 작성해야 한다 당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정확히 알고 기억해 두었다가 연설할 때 술 술 풀어내는 것이 연설이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의지할 연설문 원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중년 하원의원 시절, 중요한 의제로 연설해야 했다. 모든 의원들이 그를 주목했다. 그는 유명한 웅변가 처 칠이었다. 한편 그는 지쳐 있었고 스트레스가 많았으며, 숙취까지 겹쳤 는지 모른다. 그는 일어나 말을 하다가 이내 말이 없이 잠잠해졌다. 그 는 주위를 둘러봤고 당황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서 있었다. 그 러고는 스스로 놀라고 당황해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의 정적들 은 이 광경을 떠들어 댔다. 처칠에게는 가닥이 잡힐 동안 읽을 수 있는 연설문 원고가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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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일어난 일이 우리 모두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말하는 중간 에 멍해진다거나, 무엇을 말하다가 잊어 먹거나, 무슨 말을 하려다가 생각이 안 나면 그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런 위기는 맞아서도 안 되 지만, 대중 앞에서 겪어서도 안 된다. 노련한 연사는 항시 중요한 요점이나 내용 구절 한두 개를 적은 카드를 갖고 연단에 선다(레이건은 대통령이 되기 전 한동안 이렇게 했다. 주지사로 재직할 때, 또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연설 전에 카드를 섞어 내용이나 요점의 순서를 바꿔서 청중이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연 설이 되도록 했다). 당신이 프로이거나 스피치 체질이어서 말하려는 요 점이 머릿속에 확실하게 입력되어 있다면 카드 활용 연설법이 좋다. 그 러나 우리 대부분은 프로가 아니다. 나는 100번 넘게 스피치를 했지만 아직도 카드만으로 연설하지 못 한다. 연설문을 제대로 써서 강연대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의지할 연 설문이 통째로 있어야 안심이 된다. 그래야 누군가가 카드를 갖고 연설 하듯이 애드리브도 하고 이야기에 살을 붙일 수 있다.

유머는 꼭 필요하다 당신의 연설을 비롯해 모든 스피치에는 유머가 필요한데, 가능하면 연 설을 시작할 때 나와야 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대중 연설에서는 완벽주의자였고, 내가 만났을 때는 이미 오랜 베테랑이었다. 그러나 그는 매번 연설 전에 신경을 곤 두세우고 긴장했다. 좋은 연사는 그런 법인데, 자기가 하는 일에 진지 하고 그만큼 잘하고 싶기 때문이다. 레이건은 항상 연설 첫머리에 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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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했는데 웃음으로 빨리 기선을 잡고 싶어 했다. 그 웃음이 그를 편안 하게 해 주었다. 또한 청중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이런 식이다. “고통 스럽지 않을 것 같네요. 여기선 유머를 할 수 있어서요.” 웃는 동안 청중 들은 몸도 움직이고 자리도 고쳐 잡고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유머가 너그러움과 배려의 표시라는 점 이다. 당신이 청중을 즐겁게 하기 위해 충분히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을 나타내 주는 게 유머다. 연설문을 쓰기 전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조크나 위트 또는 무슨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없는지 부탁해 보라. 재미있는 유머거리를 얻 는다면 자신도 생기고 당신의 원고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은 이미 웃었으니 당신이 방금 들은 유머를 청중들에게 말해서 그들을 웃 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작업은 시간이 걸리므로 연설문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빨리 시작해야 한다. 실례 하나를 소개한다. 일 년 전 나는 뉴욕시의 어느 정치 모임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나는 정치에 관하여 할 말은 생각해 두었으나 참 석자들을 웃길 거리는 여간해서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에게 전 화를 걸어 “도와 줘”라고 요청했다. 친구는 모임의 특징을 물었다. 나는 월돌프(Waldorf)호텔에서의 만찬이라고 대답했다. 참석자는 400명 정 도였는데, 지적이고 좀 유별난 모임이었다. 참석한 시장은 내 뒤에 연 설을 하므로 내가 시장을 소개하도록 되어 있었다. 내 친구는 생각에 들어갔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너 며칠 전 프레 스클럽 밤 모임에서 줄리아니(Giuliani) 시장 사진 봤어?” 물론 나는 보 았다. 줄리아니 시장은 프레스클럽에서의 짧은 풍자극에서 완전 여장 을 하고 등단했다. 금발의 가발, 커다란 속눈썹, 긴 구슬이 달린 드레스. 그 사진은 모든 신문에 실렸고 줄리아니 시장의 실제 모습보다 덜 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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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나와서 더 인상적이었다. “이런 게 조크야”라고 친구가 말했다. “네가 말하는 거야. ‘월돌프 호텔에서, 그것도 이렇게 화기애애하고 우아한 방에 있다는 게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나는 기대감으로, 또 여러분을 만나는 설렘으로, 예쁜 옷으로 잔뜩 치장하고 싶었습니다만 시장님이 또 저와 같은 옷을 입고 나오시면 어쩌나 해서….’” 나는 그 조크로 참석자들을 한바탕 웃겼다. 어떤 면에서 청중들은 귀빈이 농담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조크 는 사회적 신분을 떠나 일체감을 준다. 물론 선의의 조크여야 한다. 그 리디론(Gridiron)클럽(워싱턴 D.C.에 있는 언론인 클럽-옮긴이 주)은 일 년에 한 번 정치인들을 풍자하면서 놀리는 모임을 갖는데 그 모임의 모토는 “지지고 그을리긴 해도 태우지는 않는다”다. 참고하시도록. 줄리아니 시장에 대한 조크는 한 달짜리로 훌륭하다. 일주일 후 친 구가 뉴욕 호텔에서 열리는 공식 기금 마련 모임에서 스피치를 해야 하 는데 “도와 달라”고 전화가 와서 그 조크를 알려 주었다. 다시 장내는 웃 음바다. 그리고 또 며칠 후 그 친구는 다른 친구에게 알려 주었고 그렇 게 당분간 계속되었다. 당신이 타고난 유머 감각이 있고 스스로 조크를 할 수 있다면 그처 럼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도움을 조금 받아야 한다. 누구나 특별히 재미있거나 최근의 조크를 잘 아는 친구 한둘은 있다[내 가 이 책을 쓸 때 뉴욕에 최신 조크 하나가 회자됐다. “아일랜드 사람, 유태의 랍비, 푸에르토리코 사람, 그리고 동성애자 이렇게 네 명이 술 집에 들어섰다. 바텐더가 이들을 보고 ‘이게 뭐야, 조크야?’라고 말했 다.”(관련 없는 엉뚱한 조합으로 청중을 웃기는 싱거운 조크로, 한때 유 행하던 방식이다-옮긴이 주) 이 조크는 양원합동회의까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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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리(Rotary)클럽을 통해 퍼져 나갈 것이다]. 당신이 친구에게 조크 를 요청할 때는 그 모임의 성격을 말해 주어야 한다. 어디서 하는지, 왜 하는지, 스피치 주제는 무엇인지, 청중은 어떤 사람들인지 등을 말 이다. 스피치하는 타이밍도 생각해야 한다. 같은 시각에 텔레비전에서 NCAA(미국대학체육협회로서 여러 경기 종목이 있으나 농구가 대표적 인 인기 종목이다-옮긴이 주) 챔피언십을 방영한다면? 그렇다면 짧게 끝내겠다고 말하고 경기 전적에 관한 얘기, 또 화 잘 내기로 유명한 코치 나 조상 대대로 숙적인 팀에 관한 얘기로 유머 주제를 바꾸는 게 좋다.

중년 여성 연사들의 유머에 관한 생각 나는 여성 경영인 또는 여성 정치인들이 스피치할 때 금기시하는 두 가 지를 목격해 왔다. 첫째는 연약한 감정이나 격한 심경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다. 예를 들면, 여성 정치인이나 경영인 중 앨 고어(Al Gore) 부 통령처럼 편안하게 자기의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앨 고어는 자기 아들이 거의 죽을 뻔한 차사고 이야기, 자기 누이가 폐암으 로 돌아간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여성들은 여간해서 임종 시 나눈 대화 얘기를 공개석상에서 하지 않는다(이것이 여성 정치인이 많 아져야 할 또 다른 이유지만). 어느 날 어머니가 부엌에서 정의감과 같 은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들려 준 사사로운 얘기라든가, 뉴어크 (Newark)에서 만난 사회 복지 사업가와 하루를 같이 일하고 갖게 된 개 인감정 같은 것을 이야기하기 꺼린다. 많은 여성들은 이런 류의 일들을 사적인 대화에서 말할지언정 공개적으로는 말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그 이유를 그들이 이런 얘기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는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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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되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에 치우치고 약하고 부드럽다는, 여자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이 두 려운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통계에 의한 강한 주장을 내세운다. 많은 남성들이 정치 현장에서 유약하다는 인상을 받지 않기 위해 강한 어조 로 감정을 드러내려 하는 것과 같다. 냉철하지만 소심하지 않다는 강력 한 정치 인상을 전달하기 위하여 그리하는 것이다. 자, 지금 정치 무대에서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속이고 억제한다고 해서 남성은 물론 여성 정치인에게 앨 고어를 닮으라고 조언하고 싶지 는 않다(이 책을 더 읽다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레토릭에서 필요 이상 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경향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감정을 드러내 거나 정서적으로 민감해지는 것을 경계한다면 정당한 이유로 그렇게 하는지 면밀하고 정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별히 감정적이고 감 상적인 구절이 실제로 진실한지, 감정 소구와 소통에 도움이 되는지, 어조나 의도가 조작적이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생각해 본 결과 타당하다면 연설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감정 억제는 세대와 관계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정치인 이나 고위직 또는 경영인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여성들은 대체 로 40대, 50대, 60대다. 그들은 ‘모범생이라면 갖춰야 할 정장(Dress for Success)’ 시대에 자라났다. 여성들이 단정한 정장을 입고, 미식축구 얘 기를 남자 동료와 하더라도 음수대에서 가볍게 하도록 교육받던 시절 이었다[요즘은 아르마니(Armani)에서 사려 깊게도 어깨에 패드를 대서 선수 유니폼을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자이언츠(Giants)나 제츠(Jets) 팀 얘기를 하고 있으면 호리호리한 후위 공격수처럼 보인다]. 이 같은 잔소리는 25년 전엔 흔한 일이었다. 그 의도는 좋고, 세세한 일에까지 신경을 써서 자녀들에게 기대를 갖는 것은 감동적이지만, 사내들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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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게 만들고 여성들이 그것을 모방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정말 어리 석은 일이었다. 여자는 그래야 한다는 것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당신은 여성이 맞다. 당신이 여성으로서 어떤 감정의 프리즘을 통하여 느낀 점이 있다면 그 감정을 존중할 일이지 겁낼 일은 아니다. 여러 면에서 가슴은 머리보다 더 강렬하고 설득력이 있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를 원하지, 당신을 감추고 가리는 스피치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자. ‘여성스러움’을 억지로 드러내지 않는 것은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새장에 갇히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에게서 볼 수 있는 두 번째 특징은 유머 없는 스피치다. 나는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진 못한다. 다만 짐작하건데 역시 감정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것 같다. 여성은 유머가 가져올 경솔하다거나 진 지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역사상 가장 진지했던 사람들은 논점을 분명 하게 하기 위해 유머를 즐겨 왔다(에이브러햄 링컨, 마크 트웨인 등을 보자). 정곡을 찌르는 위트는 누구에게나 놀라운 일이자 행복한 놀라움 이다. 단조로운 무대에서 여성에게서 듣는 위트나 견해는 더 신 나고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적극 활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위트는 즐거움이다. 할 수 있을 때 즐거움은 나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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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을 작성하기 위한 조언

당신이 하고 싶은 스피치 주제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쉽고 당 연한 것처럼 들리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우리는 늘 생각이 많은 (대체 로 정연하지 않지만) 사람이라는 동물이고,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 통 찰력까지 갖고 있다. 당신은 그런 생각들을 걸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반절 은 온 셈이다.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말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 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스피치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2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이 조언은 제약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구속이 아니라 해방 이다. 10분, 15분 또는 20분 안에 이것저것 다 이야기한다는 것은 가능 하지 않다. 당신은 꼭 필요한 이야기 줄기만 유지해야 한다. 당신은 한 가지 주제에만 매달려야 한다. 즉 무역 적자, 엘크클럽 의 나아갈 길, 예술진흥기금에 기부해야 하는 이유 등.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주제에 적합한 소재들, 당신의 견해를 설명하고 논증하고 예시 하는 근거들만 포함시키고 그 범위 안에서 확장해야 한다. 여기에 정연 한 지적 논리가 중요하다. 이것저것 잔뜩 늘어놓으면 이해되지도 않고 뒤죽박죽이 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스피치가 바로 이런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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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사로서 클린턴은 재미있다. 그는 전체적으로 좋은 연사이고 여러 가 지 면에서 훌륭한 연사다. 그는 따뜻한 성품에 매력적이고 쉽게 언어를 구사한다. 특이한 음색, 부드럽고 낮게 울리는 목소리도 갖고 있다. 그 가 정치적인 대중 연설을 할 때는 일종의 격의 없는 강렬함이 느껴져서 정말 볼만하다. 또 결코 말이 막히는 법이 없고 웅변조도 아니다. 대통 령 재임 동안 바틀렛(Bartlett) 책에 실릴 만한 그의 어록들은 “나는 숨 도 쉬지 않았어”(결백을 주장하는 강한 어조-옮긴이 주)와 “큰 정부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정도인데, 편안하게 말하는 그의 재주는 양날의 칼 이다. 어떤 행정명령을 제안할 때 클린턴의 근본적인 문제가 부각된다. 너무 유동적이고 매끄러워서 부동산 중개업자가 부자 고객에게 판촉하 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연사로서 클린턴의 가장 큰 결점은 지적인 관심사가 없다는 것이 고, 진정으로 깊이 생각해야 할 골치 아픈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깊이 있고 사려 깊은 사람이 갖추어야 할 강렬함은 있지 만 그런 사람에게 필요한 깊이가 없다. 그것이 청중을 약간 혼란스럽게 도 한다. 그들은 연설을 듣고 “좋았어”라고 말하지만 무슨 내용이었느 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한다. 청중들의 이와 같은 반응은 칭찬이지만 금 방 잊히고 만다. 클린턴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듯 끊임없이 자신을 부 각시키려 애쓴다. 클린턴의 연설에서 이런 깊이와 관련된 문제는 일종 의 비약으로 표출된다. 그는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이 문제를 이야기 하다가 다른 현안에 대한 제안으로, 정성껏 설득하다가 강경한 요구로 종횡무진한다. 처칠 경은 크고 색깔 좋은 디저트를 보고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푸딩은 이름 붙이기가 곤란하군.” 클린턴의 연설은 알맹이 없는 푸딩과 같아서 딸기는 여기, 바나나는 저기, 그런 식이다. 그의 연설이 이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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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것은 해야 할 말이 많아서가 아니라 해야 할 말을 정하지 못했기 때 문이다. 그래서 그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말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말하면 어떤 것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는 스피치가 된다.

짐 싣는 말을 떠올려 보자. 당신은 스스로 필요한 도구와 장비를 말 등에 싣고 언덕을 오르내리는 어느 늙은 탄광 개발 업자다. 말 등을 가볍게 해서 이동이 쉽도록 하고 행동반경을 넓힌다면 결국 금광을 발 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말 등에 짐을 너무 많이 싣는다면 말이 힘에 부 쳐 쓰러져서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되고, 결국 노다지는 얻을 수가 없게 된다. 너무 많은 짐을 꾸리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은 당신을 옭죄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한다. 당신이 이것저것 한꺼번에 얘기할 수 없다는 것 은 할 얘기를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주제에 관한 논증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여백이 있다고 본래 주제와 벗어난 얘기 를 덧붙여서는 안 된다. 당신이 생각했던 주제와 그 주제에 필요하고 중요한 얘기만 탐구해야 한다. 옆길로 빠질 시간은 없으며, 그래야 길 을 잃지 않는다. 얘기하고 싶은 내용을 궁리할 때, 그 주제를 마음속으로 한두 문장 으로 간추려 두는 것은 많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무역 적 자는 실로 심각하며 우리는 이 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또는 “우리 생산품 마케팅 방법을 바꿔서 판매고를 높이는 고객 설득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는 “PTO 의장에 선출된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차제에 저는 우리의 모금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 습니다.” 문장으로 쉽게 떠오르지 않으면 당신의 스피치 내용을 보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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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하고 신문 헤드라인을 떠올려 보라. “스미스(Smith), 각료에 연구 개발비 중요성 경고: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돼”, “윌슨(Wilson), 대외 정 책 그룹에 중국의 급속한 재무장 경계 조언”, “핀커톤(Pinkerton) 씨, 키 와니스(Kiwanis)에 주장: 미국의 베트남 정책은 옳았다고.” 항상 간결해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는 마음의 부담을 줄이고 주제 를 다루는 손놀림이 제대로 된다.

또 하나, 스피치 주제를 결정하는 방법은 스스로 질문해 보는 것이다. 이 스피치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어떤 스피치든지 본연의 임무가 있고 스피치를 행해야 할 이유가 있다. 전기 사업의 규제 완화가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 연구해 왔던 사업 체에서 강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당연히 물 어 볼 것이다. “왜 저한테 청하는 거죠?” 그러면 그들은 “우리는 당신이 규제 완화에 대해 크게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것에 대해 논리를 개발해 주시면 어떤 것이 됐든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라 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그 회사가 규제완화를 어떻게 생각하 는지, 찬성하는지 회의적인지 물어 보는 게 좋다. 그 대답이 “반반입니 다”이거나 기껏 “우리 대부분이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당신은 그 강연 요청을 수락하고 나서 생각에 잠긴다. 당신 은 이미 스피치 주제를 알고 있다. “규제 완화가 좋다.” 자, 당신은 핵심 문장을 만들었고 헤드라인도 뽑았다. 당신이 행할 스피치의 임무는 규 제 완화는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논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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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는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정식으로 타이핑한다. 이어서 생각난 것도 써 놓는다. “소비자나 사업자가 적어도 10%의 전기료를 줄 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모두에게 이롭다.” 일단 이렇게 써 놓은 다음, 생각을 기록하면서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규제 완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자면, 전기 독점권을 갖고 있는 지역 공공 사업체가 다른 독립적인 회사들과 경쟁하도록 허 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 “규제를 완화하여 지방세가 인하되면 연간 300억 달러의 저축 효과가 있으므로 국세 절감 효과로 볼 수 있다.” 또, “규제 완화가 가져 올 경쟁은 에너지 절감 장치 같은 새로운 생 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경쟁이 심해지면 화력이나 풍력으로 문 제를 해결하는 효율이 높은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다.” 이어서, “주민들 중 일부가 겁내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데, 가령 새 로운 회사가 지역 공공 사업체보다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답은 경쟁이다. 만약 X라는 회사가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실패하면 Y라는 회사로 가면 되고, 그 회사가 잘 하면 사업을 유지할 것 이다. 그렇지 못하면 다시 지역 공공사업체로 돌아가면 된다.” 그리고 독점이 주는 여러 사례를 언급한다. 독점은 천천히 변하려 하고 그들의 관점에서는 이해가 가는 일로써 그들의 사고방식을 설명 한다. 그리고 내가 왜 독점이 나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한다. 그들은 고 객보다는 회사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논증한다. 그런 다음 규제 완화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나쁜 인식-전화 통신 회사 같은-을 인정하자. 우리들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선택하는 데 더 어렵게 만들고,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전화 통화료가 인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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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러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화기는 규제 완화를 통해 셀 방식의 휴대전화에 무선호출기 등 새로운 발명품으로 새로운 세상 을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전화와 전기는 다르다. 전기는 훨씬 쉽다. 새 로운 회사는 당신의 가정에 메타기만 교환하면 되고, 같은 전기에 새로 운 운반선일 뿐이며 그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다음날로 지역 공공 사업체로 되돌아가면 된다” 등등. 그리고 현 상황과 정치적인 배경, 입법 상황, 캘리포니아와 뉴욕주 의 선례에 따른 실태, 연방정부의 고려 사항 등을 얘기한다. 끝으로 어떤 회사가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으며 그들이 제 공할 수 있다고 내세우는 이점에 관해 얘기한다. 그들의 말이 현실성이 있다면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축하한다. 한 문장을 쓰고 나니 그다음 문장이 쓰여졌고, 두 번째 문장 은 세 번째 문장을, 그리고 네 번째 문장을 불러왔다. 개요라는 스피치 의 뼈대, 즉 건축물의 골조는 완성되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각 논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살을 붙이는 것이다. 당신은 40분 작업을 했다. 앞으로 힘든 작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 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힘든 작업은 주제에 맞게 추려내고 배열 하여 개요를 작성하는 일이다. 당신은 이 작업을 마쳤다. 15분 스피치 는 대략 한 줄씩 뗀 스페이스로 타이핑해서 일곱 장에서 여덟 장 분량 이다. 이미 세 장은 채워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고자 하는 스피치의 주제를 아는 것이다.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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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때로는 과정이 더 어렵기도 하다. 당신이 스피치 요청을 받고 주최 측에 어떤 내용의 스피치를 하길 바라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당신을 배 려하는 즐거움으로 “당신이 하고 싶은 내용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라 고 대답하곤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올해의 판매왕 상을 주관하는 주 정부 부동산 업계 에 수상자로서 감사하는 스피치를 가정해 보자. 감사를 전하고 싶다. 당신이 감사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 스피치 는 쉽다. 또 당신이 정말 그런 상을 받아 본 적이 없거나 고등학교 때 감 옥에 갈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뽑힌 것 말고는 수상 경력이 없어서 진정 수상을 감사하게 여긴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감사한 후에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감사의 말을 전한 후 스피치의 임무는 무엇일까? 아직도 10분이나 시간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떨까. 오늘 밤처럼 잘한 일로 칭찬을 받고 상을 받도록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가르쳐 준 사람들에 관한 이 야기 말이다. 또는 가장 큰 거래가 될 뻔한 이야기, 첫 거래를 성사시키 고 고무되어 지금까지 달려온 이야기, 무엇 때문에 그 일이 가능했으며 누가, 무엇이 도움이 됐는지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당신이 일을 시작 하려 할 때 경험 많은 무뚝뚝한 대리인이 들려준 이야기나, 당시에는 별 로라고 생각했는데 진실이었다는 이야기. 이처럼 당신은 당신의 스토리, 즉 일에 얽힌 일화를 들려줄 수 있다. 일에 얽힌 일화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좋다. 서두가 있고 몸통이 있고 결 론이 있어서 청중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그들은 나이 많고 무뚝뚝하지 만 줄 담배를 피우던 메리츠(Merits) 씨를 떠올릴 수도 있고 현관이 부서 진 큰 벽돌집을 떠올릴 수도 있다. 청중은 이제 당신이 훌륭한 안내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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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을 알게 되고 길을 따라 재미있는 곳으로 당신과 동행한다. 아마도 당신은 이 직업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말하고 싶을지도 모 른다(이것은 진실일 때만 통한다). 집을 파는 일은 일종의 안전을 파는 것이고 때로 어떤 사람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며 새로운 출발을 도 와주기도 한다. 이 말에 여러분은 어떤 옛일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나 한테도 그런 기억이 있다. 내 친구가 뉴저지주 러더포드에서 조그만 성 경 가게를 운영하는 부인에게 예쁘고 오래된 성경책을 한 권 구입했을 때의 일이다. 그때 우리는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친구는 이 조그만 가게에서 특별히 마음이 가는 성경책을 발견했다. 삽화도 잘 그려져 있 었기 때문에 친구는 자기에게 성경책을 판 그 부인에게 진심으로 감사 를 표했다. 게다가 솔직히 가격도 생각보다 쌌다. 그러자 그 부인이 그 친구의 눈을 쳐다보며 상냥하게 “나는 성경책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그 책들한테 좋은 집을 찾아주는 사람이라우”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아침에 당신을 설레게 하는 것은 부동산을 파는 사람들이 단순히 주택을 파는 게 아니라 주택을 위해 좋은 가정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일 것이다. 아닌가? 좋다. 이 점을 생각해 보자. 당신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당신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무 엇인가? 당신 직업의 특징은 무엇인가? 거래를 성사시킨 후 그들 부부 가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새로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이 당신의 전문직에 잘 어울리는 생각들이며 서로 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생각들인가? 아니면 솔직히 최근에 예전만큼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대 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도 모른다. 요 근래 실적과도 관 계가 있을 수 있고, 규제가 직업에 미치는 영향이나 세금, 소송 가능성 때문일 수도 있다. 아마도 당신이 그런 생각들을 밝힌다면-어떤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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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진정성과 가능하면 유머를 섞어서-공익을 위하는 행동이 될 것이 고 업계가 나서면 고칠 수 있고 또 고쳐져야 할 사항들을 지적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 당신의 스피치를 듣고 있는 청중들 중 그런 일을 할 수 있 는 중요 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분명한 주의사항: 불평하는 것처럼 들 려서는 안 된다. ‘올해의 판매 왕’으로 선정되었고 사업이 잘 되어 많은 돈도 벌고 있는 당신이 적어도 상대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고 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특히 사람들이 비난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나서 써 넣어라. 요점과 스토리를 순서대로 정리하라. 중요한 것은 당신은 스피치에 착수했고 그것을 글로 정리해 놓았 다는 것이다. 당신은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생각하기를-나는 당신이 이렇게 생각하기를 바란다-청중을 마치 친구들인 것처럼 대해 야 한다고, 또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식으로 평소처럼 솔직하면서도 신 뢰와 배려하는 마음으로 스피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신은 정리하는 데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다. 이제 등이 뻐근하 지 않도록 자리에서 일어나 산책할 시간이다. 차 한 잔도 좋다. 친한 친 구에게 전화를 걸어 작업하는 내용을 전해 보라. 그 친구가 당신이 요 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농담을 할지도 모른다. 전화하기 전에 연필을 준비해 두면 좋다. 당신이 웃을 수 있는 내용이면 청중도 웃게 할 수 있 고, 상스럽거나 진부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지 않 을까. 15분 후 돌아와 스피치 요지에 살을 붙여 내용을 풍부하게 한다. 그리고 컴퓨터에 타이핑해서 모두 입력한다. 초안을 고치고 또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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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도 좋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내용에 빠져들어 자신의 리듬과 글귀를 찾아내게 된다. 당신이 실제로 단상에 서서 스피치를 할 때, 마음이 굉장히 편해지고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당신이 주제에 자신 있어 하는 것을 청중이 알게 될 것이다(아주 묘하 게도 피곤할 정도로 다시 쓰기를 반복하면 남을 의식하는 웅변조의 대 본이 아니라 당신한테 어울리는 글이 된다. 지치면 살아난다. 지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아주 고전적이고 가장 확실한 소통의 기본 원칙 하나를 기억해야 한다.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고대 아 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 기원전 4세기 경 아테네의 희극 작가-옮 긴이 주)에서 돈 휴트(Don Hewitt, <60minutes> 프로듀서-옮긴이 주)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해당되며, 스피치뿐만 아니라 모든 프레젠 테이션과 다큐멘터리, 어린이 발표회, 백악관 앞에서 전하는 뉴스처럼 모든 리포트에까지 적용되는 말이다. 그것은 당신이 얘기할 스피치의 내 용을 서론으로 얘기하고, 본론에서 그 내용을 설명한 후, 결론으로 당신이 말 한 내용을 다시 요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설명하면, 스피치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스피치 서두 에 당신의 주제와 요지를 먼저 밝힌 후(“재정 적자는 잠자는 사자이며 곧 깨어나 우리를 공격한다는 것이 제 믿음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 습니다”), 본론에서 다시 설명한 후(“재정 적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끝에 가서 결론으로 다시 요약해야 한다(“그래서 재정 적자는 우리에게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더더욱 위험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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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념해야만합니다”). 이것은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청중이 딴 생각할 겨 를을 주지 않도록 집중시키고 주제로 돌아오도록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신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 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주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스피치의 목적이 무 엇인가)은 모든 스피치에 적용되며 지역 로타리클럽에서 발표하는 “수 단(Sudan)으로의 여행”에서부터 유명 인사가 행하는 중요한 정치 연설 까지 모두 해당한다. 예를 하나 보자. 1988년에 조지 부시(George Bush)는 공화당 대통 령 후보 수락 연설 당시 두 가지 문제에 유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의 스피치 작업을 도왔는데,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첫 번째 문제는 분명했다. 후보 지명을 수락하며 감사의 뜻을 전 해야 한다. 그는 쟁쟁한 후보들 중에 지명되었으며 다른 후보가 지명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감사의 말과 함께 후보 지명 이 큰 영광일 뿐 아니라 많은 책임을 수반한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다 는 것을 밝혀야 했다. 무엇보다도 급한 것은 국민들에게 자신을 다시 알리는 것이었다. 그것이 부시가 스피치에서 수행해야 하는 두 번째 문제였다. 그는 자신 이 저명인사이지만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 었다. 국민들은 팔 년간의 부통령 재임으로 그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분명하게 그의 통치 신념과 그 실현 방법에 대한 생각,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밝혀야 했다. 대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한 후, 그는 곧바로 ‘저명인사지만 잘 알려 져 있지 않은’ 곤란한 처지를 언급했다(물론 이런 단어는 사용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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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

칠년 반 동안 나는 대통령을 도와 정말 어려운 많은 문제들을 처리해 왔 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내 솔직한 생각을 요구했고 수용했습 니다. 그는 한 번도 충성심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나는 성실히 보좌했습 니다. 여러분 중 이번 주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보고 들은 사람들은 그 의 진정성과 나의 그간의 충정을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여러분은 저를 제대로 보셔야 합니다. 미합중국 공화 당 대통령 후보로서의 본인을. 그리고 지금부터 저는 미국민들을 향해 나의 희망과 포부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씀드리면서 왜, 어디로 지도 력을 발휘하고자 하는지 밝히고자 합니다.

부시는 지난 두 임기 동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 다보니 자신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했으며, 그 임무는 조용하면 서도 분별력 있게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 러나 이제는 그의 생각을 이야기할 차례다.

사상과 가치관에 대하여 묻는 선거는 역시 그의 철학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한 가지가 분명합니다. 가장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자기 자 신입니다. 그리고 자기로부터 형성되는 가족이 있고, 그 가족은 가장 가 깝고 사랑으로 결합된 기본 단위입니다. 왜냐하면 그 가족을 통하여 우 리는 우리의 아이들-21세기를 살아 갈-에게 우리의 문화, 종교적인 믿음, 전통 그리고 역사를 전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자기가 사는 지역, 교 회와 학교, 더 나아가 자기가 사는 카운티, 주 정부, 나라, 이 모든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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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각기 역할을 다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나라의 힘은 항 상 개인을 보호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가정을 지키는 데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그가 역설하고자 하는 내용이 여기에 있었다. 그는 보수 성향이고 보수주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서, 보수주의의 개인적인 이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확실한 믿음이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은 존재하고 선하시다는 것과 사랑이시라는 것, 우리를 자유하게 하지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입 니다. 우리는 모두 선의로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더 있습니다. 그것은 공동체 정신입니다. 자유주의 경향의 민주 당원들은 묘하게 해석하기도 합니다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아름다 운 말입니다. 그들은 공동체 커뮤니티를 이익 그룹의 집합체로 한정시 켜 개성이 없는 집단 순응체로 오해합니다. 이런 견해라면 중앙정부 워 싱턴에서 룰을 정하는 동안 국민들은 수동적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 가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에게는 커뮤니티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커뮤니티로 이루어진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수천, 수만의 민족과 종교, 사회적으로, 사업적으로, 노동조합으로, 이웃으로, 지역으로 그리고 각 종 조직체로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다양하고 자발적이며 제각기 독 특합니다. 이것이 미합중국입니다. 로마 가톨릭의 우애 공제회, 그레인 지(Grange)농가, 유대여성자선단체 하다사(Hadassah), 미국상이군인 회, 아헤파(Ahepa)강령, 사업전문가여성단체, 조합회관, 성경연구회, 라틴아메리카시민연맹, 거룩한이름(Holy Name) 등 장대하고 평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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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하늘의 셀 수없는 빛처럼, 또한 별처럼 다양하게 빛나는 다양성을 지 닌 나라입니다. 정부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예. 정부는 공동체로 이루어진 나라의 한 부 분입니다. 전체가 아니라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정부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습니다. 국민이 그의 주인이라는 것을 새기고 있는 정부는 정당하고 필요한 존재입니다.

여러분은 “이것이 미 합중국입니다”라는 구절에서 묘한 감정을 느 꼈을 것이다. 부시의 연설을 듣고 있는 사람은 어느 그룹이든 가입해 있어 연대하는 사람들이고, 미국상이군인회 등과 같은 이익집단에 몸 담고 있는 열성적인 사람들이다. 부시는 자기의 생각에 대한 설명을 진전시켜서 자신의 정체성, 즉 추상적인 ‘나는 보수주의 성향이다’에서 구체적으로 ‘나는 부시다’를 부 각시켰다.

올해, 두 후보가 여러분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후보 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저는 고위 공직자로서 매일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 왔습 니다. 그렇습니다. 제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셨고 그 자녀들은 운이 좋았 습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알아야 할 교훈은 있었습니다. 존 케네디 (John Kennedy)는 서부 버지니아에서 유세하면서 가난이 어떤 것인가 를 보았고 거기에는 아이들이 먹을 우유가 없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젊 은 테디 루스벨트(Teddy Roosevelt)는 뉴욕 이민자 거리에서 또 다른 미국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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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여기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언론이 나를 세상물정 모 르는 부자라고 비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케네디나 루스벨트 같은 부 자도 훌륭하게 대통령직을 수행했다는 것에 주목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텍사스(Texas)라는 곳에서 삶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배웠 습니다.

여기서 그는 텍사스 출신으로 대표단의 의중을 간파하고 미지의 개척지로 치고 나가는 일체감 작전을 구사한다.

우리 식구는 40년 전 이맘 때 서부 텍사스로 이주했습니다. 전쟁은 끝났 고 우리는 뭔가 생산적인 일로 생계를 꾸려야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신 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조그만 ‘쪽방’에서 살았는데 한 방에 세 명이나 됐습니다. 석유 사업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애들이 여섯이었는데 공간 없이 붙은 방에서 복층 아파 트로, 그리고 단독 주택으로 점점 늘려 이사를 했습니다. 꿈같은 시절 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금요일 밤 축구, 어린 시절의 리틀 야구 시합, 이웃과의 바비큐 모임 등. 사람들은 자신의 체험을 어느 시대의 상징으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 지만 당연히 우리는 그 시대와 함께 존재합니다. 강아지와 함께 살림살 이를 싣고 애들과 차를 타고 미지의 땅으로 기회를 찾아 떠났던 그 당시 우리 모두의 삶이 그랬을 것입니다.

부시는 지금 진실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지나온 삶을 소개 하고 있다. 그는 항상 기자나 편집자가 꼭 필요한 부분을 놓친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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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했다. 그는 부유하게 태어났지만 고향 텍사스에서 성공하기 위해 부 지런히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삶 을 청중과 연결 짓고 나아가 애를 키우며 살아온 모든 사람들을 향하 여 스포츠와 학교와 그 모든 추억이 서려 있는 어린 시절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시는 또한 자신의 삶을 역사와도 연결시키고 있다. 그 역사는 바로 2차 대전을 전장에서 치르고 고향에 돌아와 결혼하고 삶의 터전을 교외, 레빗타운(Levittowns), 헴스테드(Hempsteads), 미 드랜드(Midlands)에서 개척한 사람들의 역사다. 그는 그들에게 강조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여러분은 역사의 한 페이지였다. 여러분은 오늘의 미국을 세웠다. 이 스피치는 소임을 다했다. 부시는 선거전에 과감히 뛰어들어 승 리를 거뒀다. 사람들은 지금도 후보 수락 연설이 그를 대통령으로 당선 시켰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 부시는 그 선거에 이기게 되어 있었고 그것도 쉽게 이길 선거였다. 왜냐하면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 성장을 일궈내고 소련의 몰락을 가져온 8년 행정부의 이인자가 그 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열매를 가져온 정책을 이어갈 적임자로 출마 했기 때문에 이겼다. 마이크 듀카키스(Mike Dukakis)도 훌륭한 자질의 후보였지만 부시를 이길 수는 없었다. 수락 연설의 성공은 부시에게 자신감을 더해 주었다. 여론조사가 항시 좋은 것은 아니었고 언론은 거의 매일 그를 희화했다. 그러나 자 신의 생각을 모으고 그 공약을 주장하며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그는 캠 페인을 일관되게 끌고 갔으며 자신의 당선 당위성을 주장하는 데 성공 했다. 모든 스피치는 본연의 임무가 있다. 당신이 누구이든지(교황이든, 대통령이든, 시인이든, 수도관 배관공이든) 상관없이 스피치를 하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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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스피치의 목적을 이해하고 그 목적이 달성되도록 확실히 준비해 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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