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한 단어 프레젠테이션 정상수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핵심 메시지를 ‘한 단어’로
성실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의 한 조사에서 직장인 2명 가운데 1명은 프레젠테이 션 능력이 연봉과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자 신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에서 가장 부족한 점은 ‘핵심 사항 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지 못하는 발표력’이라고 했다. 또 프레젠테이션이 가장 힘들게 느껴질 때는 ‘생각지 못한 질 문에 답변이 막힐 때’라고 했다. 그렇다면 청중에게 핵심 사항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방법은 뭐지? 한 단어 프레젠테이션은 그 방법을 소개 하기 위해 태어났다. 이 책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가장 중요한 ‘한 단어’를 청중의 뇌리에 심는 방법을 설 명한다. 키워드 10개를 중심으로 주로 프레젠테이션의 심 리적 측면을 다루었다.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서점 의 서가가 넘칠 정도다. 그런데 대부분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슬라이드 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멋진 슬라이드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설명한다. 또 무대에서 프레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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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어떤 자세로 발표하면 좋은가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 렇게 슬라이드를 멋지게 만들고, 프레젠터가 자세를 바르 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눈에 보이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이 시대와 잘 어울린다. 성형이나 포토숍을 좋아하는 추세에도 잘 어울린다. 그런데 무언가 부족하다. 떡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은 좋지만 무슨 떡을 만드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형식이 아무리 중요해도 내용을 뛰어넘기는 어려운 법이다. 그래 서 이 책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아가 내용을 압축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메시지 가 너무 많아서 쇼가 끝난 후 청중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면 커다란 손실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성실성에 관한 것이 아니다. 조사와 연구를 통해 준비를 많이 했다고 자 랑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다. 숙제 열심히 했다고 칭찬받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은 더욱 아니다. 다 마친 후 청중이 한 단어만 기억할 수 있어야 대성공이다.
인생은 프레젠테이션의 연속 프레젠테이션은 세일즈다. 파는 기술이 프레젠테이션 이다. 전설적인 카피라이터인 데이비드 오길비(David MacKenzie Ogilvy)는 “팔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다(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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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l or else)”란 말을 했다. 우리는 판다. 또 세일즈 전문가 인 블레어 싱어(Blair Singer)는 세일즈 도그(Sales dogs: you do not have to be an attack dog to be success)에서 ‘인생에서 세일즈는 필수’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매일 누 군가에게 무엇인가를 판다. 정치가, 교사, 종교인, 아이들, 부모도 모두 뭔가를 팔고 있다. 반대 의견에 끊임없이 대처 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은 청 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설득은 쉽지 않다. 미국의 한 연구소가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느끼는 상황 에 대해 연구했다. 무서운 것은 깊은 물속, 외로움, 병, 죽 음, 재정적 어려움 등이었다. 그러나 그중 1위는 ‘청중 앞 에서 말하기’였다. 남 앞에서 말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귀찮아서 그러기도 하고, 좋지 않은 반응이 두려워 그러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사람들과 어 울리고 말을 섞는 것이 싫다고 혼자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이다. 귀찮아도 소통해야 한다. 성자가 된 청소부의 주 인공처럼 작은 칠판을 목에 걸고 다니며 글로만 소통할 수 는 없지 않은가? 어울려 살려면 발표해야 한다. 내 생각은 어떤지 말을 해야 한다. 상대가 내 생각에 동의해 주기를 바란다면 더욱더 나서서 말을 해야 한다. 상대가 나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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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좋아하지 않더라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결국 원하 는 것을 먼저 말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기 쉽다. 상대 도 먼저 말하기 귀찮아한다면 더욱 얻기 쉽다. 그런 귀찮 음이 심해지면 ‘무대 공포증(stage fright)’이 생긴다. 남 앞 에 서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귀밑부터 빨개진다. 너무나 긴장해서 입술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신인 배우들에게 흔 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극복할 수 있다. 적절한 준비와 연 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공부하는 것이다.
요약이 실력 애써 무대 공포증은 극복했다. 할 말도 준비했다. 그런데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메시지를 단순하게 만 들어야 한다. 짙은 화장을 지워야 한다. 화장을 했는지 모 를 정도로 덜어 내야 한다. 문제는 간결함이다. 준비가 덜 될수록 말이 길어지는 법이다. 말을 압축하자. 요약하자. 이번 프로젝트에서 전달하려는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인 가? 그것을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가? 그것을 ‘한 단어 (OW, One Word) 콘셉트’라고 부른다. 전달하고 싶은 말을 오직 한 단어로 줄이기는 쉽지 않 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슬로건처 럼 짧은 문장으로 줄일 수는 있겠다. 하지만 한 단어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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떻게 줄이지? 줄일 수 있다. 주제와 관련이 없는 것은 과감 히 없애 버리는 것이다. 지어 내기가 어렵지 지우기는 쉽 다. 빈 종이를 앞에 놓고 쓰고 싶은 것을 다 쓴다. 그런 다 음에 주제와 관련이 적은 것부터 지워 나가는 것이다. 한 단어로 압축될 때까지 계속 지운다. 물론 컴퓨터의 문서 프로그램은 그런 면에서 더욱 편리하다. 저장도 쉽지만 지우기도 쉽기 때문이다. 아무리 심오한 사상도 압축이 가능하다. 혹시 상대가 알아듣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 없다. 이해하지 못한 상대는 반드시 다시 물어본다. 그때 자세히 설명해 주면 된다. 링컨(Abraham Lincoln)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한 단어 로 요약하면 ‘자유’다. 예수의 산상수훈을 한 단어로 요약 하면 ‘황금률’이다. 상영 시간이 3시간이 넘는 영화 <닥터 지바고>의 내용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사랑’이다. 한 단어 를 던져라. 그것이 이른바 ‘꽂히는 말’이고, ‘먹히는 말’이 다. 특히 상대가 시간이 없을 때 OW 콘셉트가 필요하다. 나의 아이디어를 듣고 솔깃하게 만들려면 일단 ‘키워드’를 던져 관심을 갖게 하라. 약간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재빨리 부연 설명에 들어가라.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 령도 2012년 재선 캠페인에서 ‘전진(Forward)’이란 한 단 어로 당선됐다. 요약이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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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도 보고서를 간결하게 쓰기 시작했다. 낭비 요 소를 없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 에서도 보고서의 40퍼센트는 읽히지 않고 버려진다고 한 다. 커다란 손실이다. 바쁜 최고 경영자가 빠르고 원활한 의사결정을 하게 하려면 간단한 보고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삼성의 보고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① 첫 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보고받고 싶게끔 하려 면 제목을 잘 뽑아야 한다. ② ‘신경영’ 같은 핵심 용어를 잘 사용해야 한다. 상사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80퍼센트, 상사가 처음 들어 본 내용을 20퍼센트 비율로 섞는 게 좋다고 한다. ③ 오탈자가 없어야 한다. 정성과 신뢰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④ 한 장에 하나의 주제를 담아야 한다. ⑤ 옷을 잘 입혀서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
LG는 보고서의 구성을 ‘결론−이유−경과’의 순서로 작성하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론−본론−결론’ 의 삼단 구성과는 순서가 다르다. “제품이 많이 팔리지 않 는 게 문제”라면 “지금의 영업 조직을 고객의 유형에 맞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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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개편하면, 제품 판매를 2년 안에 50퍼센트 늘릴 수 있 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의사당의 복도에서 다 이루어진다고 한다. 의원들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시간 안에 보좌관들이 의원 의 귀에 대고 어디에 투표할지 알려 준다는 것이다. 또 미 사여구나 추상적인 표현을 지양하고, 가능한 한 도표나 그 래프를 사용하며, 사실과 의견, 생각 또는 정보를 확실하 게 구분하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는 것이 좋다. 발표를 하는 이는 불안하 다. 그래서 혹시 상대가 알아듣지 못할까 봐 처음부터 장 황하게 설명한다. 우선 상대에게 배경을 이해시켜야 한다 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 마지막에 내 아이디어를 말한다. 그 반대로 하는 것이 좋다. 보고를 받는 이는 늘 마음이 급 하기 때문이다. 상급자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머릿속 에 담고 있다. 나보다 더 바쁘다. 모두가 보고하기 때문에 조직 안의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 설사 다 알지 못 해도 자신은 그렇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웬만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면 “알아, 알아! 그런 거 이전에 다 했어”라 고 말하며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을 뺏는다는 느낌 을 갖지 않도록 결론 먼저 이야기하자. 하고 싶은 말을 압 축해 보자. 키워드 중심으로 말해야 설득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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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기억하는 청중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도 청중은 결국 한 번에 하 나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도 운이 좋으면 그렇다. 내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줬을 때 그렇다. 그러므로 프레젠테 이션도 관점을 바꾸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획할 때 내 가 주인공이었다면, 프레젠테이션 할 때는 상대가 주인공 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을 배려하는 일이다. 청중이 나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를 읽어내 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청중이 듣기를 원하 는 말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한 단어로 압축해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일본의 기업연수 강사인 혼마 마 사토(本間正人)와 우키시마 유미코(浮島 由美子)는 요 약력(できる人の要約力)에서 이런 조언을 한다. “요약 할 때는 명문(名文)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의미가 명확하고 간결하게 정리된 명문(明文)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약의 필수조건은 명확함과 간결함이라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것을 명함 뒤에 요약할 수 없다면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조언도 있다. 변 호사들은 첫 변론을 30초 분량으로 요약해 제시한다. 그 런 다음에 앞으로 며칠이나 몇 주 동안에 그 주장의 진실 성을 입증하겠다고 말한다. 변호사뿐이 아니다. 정치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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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는 짧고 강력한 메시지를 반복해야 승리한다는 것 을 알고 있다. 아니면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멍청해 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정보가 너무도 많아서 회피하는 것이다. 광고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헤드라인으로 뽑는 이 유도 마찬가지다. 일단 헤드라인이 먼저 독자의 눈을 끌 면 자연스럽게 보디카피로 눈이 옮겨간다. 청중을 설득하려면 마음을 잘 읽어 내야 한다. 프레젠 테이션의 청중은 대개 세부 사항에는 관심이 없다. 큰 그 림에만 관심이 있다. 대세가 무엇인지 알려고 한다. 그리 고 대세에 지장이 없다면 그냥 지나치려는 마음을 갖는 다. 문제를 다루는 관점이 중요하다. 크리스 세인트 힐레 어(Chris St. Hilaire)는 백만 불짜리 설득(27 Powers of Persuasion: Simple Strategies to Seduce Audiences & Win Allies)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적절한 관점 안에 집어 넣는 것이 승리의 핵심이라고 알려 준다. 그런 것을 정치 에서는 ‘스핀(spin)’이라고 말한다. 정책을 홍보하거나 정 보를 조작하는 일이다. 말 그대로 관점을 나에게 유리하 도록 살짝 돌리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앵글(angle)’이라 부른다. 보는 각도를 틀어 왜곡해서 보도하는 일이다. 광 고에서는 ‘피치(pitch)’라고 말한다.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프레젠테이션하는 일이다. 법정에서는 ‘변론’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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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 용어는 모두 같은 뜻이다. 결국 ‘가장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스토리를 제시하는 메시지’를 말하 는 것이다. 이제 ‘엘리베이터 테스트’는 고전이다. 다음 상황을 만 나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나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 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를 만났다. ‘내 시나리오를 이 사람에게 꼭 팔 아야 하는데. 이 사람이 사주기만 하면 전 세계적으로 흥 행에 성공할 수 있는데, 처음에 뭐라고 말을 걸지? 내 이름 부터 말해야지? 근데 듣기나 할까? 나 같은 사람이 한두 명일까? 저 사람 책상에는 전 세계에서 들어온 영화 시나 리오가 수천 권이 쌓였을 텐데. 그나저나 저 사람 곧 내릴 텐데’라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나만의 전략이 저절로 생 긴다. 최단 시간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어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상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 기 전에 한 가지 단어만 기억시키면 성공이다. 한 번 만나 자는 전화가 올지도 모른다.
청중의 공격에 대응하기 프레젠터는 청중의 기습에 대비해야 한다. 청중이 언제, 어떤 식으로, 무슨 이야기로 자신을 당황하게 만들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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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습 공격에 흔들리지 않고 매끄럽 게 발표를 이어 가기 위해 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마 음속에 몇 가지 요령을 익히고 있으면 대응이 쉽다. 리더 십 전문가인 존 코터(John Kotter)는 설득을 잘 하려면 “반 대자를 끌어들이라!”고 조언한다. 프레젠터는 청중의 지 지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사람들은 본 능적으로 남의 아이디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대 와 달리 당혹스러운 질문과 공허한 논평으로 공격한다. 그러면 맞받아치게 된다. 그러지 않아야 한다. 부당한 지 적을 받으면 화가 나듯이 바로 반격하면 상대도 화가 난 다. 슬기롭게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리석은 공격 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도의 원리를 기억하면 도움이 된 다. 들어오는 상대의 힘을 이용해 물리치는 것이다. 반대 자를 끌어들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화내지 않으면서 짤막하고 상식에 맞는 말로 대응하는 것 이 좋다.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격을 받으면 대부분의 프레 젠터는 반사적으로 그에게 초점을 맞추어 설득하려고 한 다. 현명한 대응이 아니다. 소수의 마음을 돌리려고 시간 을 낭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공격자에게 집중하면 51퍼 센트의 지지를 확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성 공적인 실행은 보장받을 수 없다. 80퍼센트 이상의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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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받아야만 장애에 부닥칠 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행동 에 나서 제안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프레젠터는 발표하는 동안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아 이디어를 설명하다 보면 이유 없는 반대에 부딪쳐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안 드시지요? 바로 다시 해 오지요”라고 말하고 발표를 멈춘 다. 그렇게 더 이상 공격할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상대의 힘을 빼는 것이 유리하다. 프레젠테이션은 비즈니스다. 무엇인가를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내게 유리 한지 생각해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프레젠터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너무 도취되어 청중 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달리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혼 자 떠들어대면 청중의 주의를 금방 놓치고 만다. 아이디 어 설명에 몰입은 하되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아울러 프레젠터는 공격을 받더라도 의견을 자신 있게 주 장해야 한다. 만일 아이디어에 확신이 없었다면 프레젠테 이션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다시 번복 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 있게 제시하라. 어차피 프레젠 터는 약간의 선동가 기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청중은 까 다롭지만, 동시에 새로운 일에 대해서는 귀찮아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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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갖고 있다. 강하게 주장하면 따라온다. 프레젠터는 커 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엉켜 있는 그 모든 복잡다단한 문 제를 가장 짧고 단순하게 만들어 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몫이다. 어느 프로젝트건 문제를 하나만 갖고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확신을 가지고 한 번에 하나의 해결책 을 제시하라. 그러면 이해시키기가 쉽다. 그러면 따라오 기 쉽다. 때로 준비해 간 아이디어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을 한 나머지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청중이 지적을 하거나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더욱 그런 반응 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평가에 관한 한 최대 한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내 아이디어가 중요 하다면 청중의 아이디어에도 역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준비해 간 아이디어보다 그것이 더 낫다고 판단될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마음속에 갈등이 생 긴다. 그 아이디어를 수용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지금 그 아이디어를 잘라 버리자니 양심에 거리낀다. 그러나 내가 봐도 그 아이디어가 더 효과적이라고 느낄 때는 그렇 다고 인정하라.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말을 잘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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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달변의 프레젠터가 아이디어를 팔러 나선다. 그러 나 지나치게 유려한 말솜씨를 자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뛰어난 말솜씨가 연애 초기에는 유리하지만, 프레젠테이 션에는 그리 유용하지 않다. 진지한 커뮤니케이션 회의를 스탠딩 코미디나 개그 콘서트로 착각해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어 가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지나친 세일즈맨십 은 피하자. 진정성이 없어진다. 듣는 이도 의심하고 경계 하기 시작한다. 유머 감각은 잃지 않되 다소 진지할 필요 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흥미의 곡선은 하락한다. 아무리 중요한 설명이라도 듣는 이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훌륭 한 아이디어는 그렇게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처음 아 이디어를 이야기하고 몇 초 지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지 대개 안다. 다 아는 이야기를 굳이 길게 설명할 이유는 없다. 역효과를 만들 뿐 아니라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재미있어야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도 웬만큼 재미있기 전 에는 오래 보기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라. 또 아이디어를 팔려면 먼저 잘 들어야 한다. 프레젠테 이션을 하는 도중에 나오는 청중의 지적이나 의견을 잘 들 어보라. 십중팔구 그 속에 답이 들어 있다. 상황과 약간 빗 나간 아이디어를 파는 중이라 해도 그런 이야기를 잘 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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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거기에 맞추어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약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카메라 앵글을 돌리듯이 그의 관점에 맞 추어 설명해 주면 아이디어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대 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져서 그가 먼저 많이 말하게 하 라. 그것을 주의 깊게 들어 보라. 아이디어는 내가 내야 하 지만 결국 그가 다 말해 준다. 현명한 질문 안에 현명한 답 이 들어 있는 법이다. 아이디어가 잘 먹히지 않거나 비난에 가까운 지적을 받 으면 화가 난다. 건설적인 비평은 좋지만 별 이유 없이 계 속해서 비난을 받으면 참기 어렵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서 건설적인 비평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비즈니 스란 그렇게 낭만적인 것이 아니다. 화가 나도 바로 받아 치지 마라. 화날 때는 오히려 말을 천천히 하라. 빨리 다른 생각을 하라. 집요하게 나를 공격하는 그를 불쌍하게 생 각하라. 화를 화로 이기지 못 한다. 말을 천천히 해서 불필 요한 상대의 열을 식혀 버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오늘 프레젠테이션에서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열 심히 준비한 내용을 딱 ‘한 단어’로 말해 보라. 안 되면 다 시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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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블레어 싱어 저, 이주형 역(2004). 세일즈 도그. 황금가지. 혼마마사토(本間正人) · 우키시마 유미코(浮島 由美子) 저. 황미숙 역(2009). 요약력. 영진미디어. 크리스 세인트 힐레어 저, 황혜숙 역(2011). 백만 불짜리 설득. 비즈니스북스. 존 코터 · 론 화이트헤드 저, 윤규상 역(2012). 생각을 훔친 완벽한 시나리오. 비즈니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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