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신뢰의 스피치 기법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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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신뢰의 스피치 기법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급변하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가 높 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주 제를 10개 항목으로 묶어서 달걀 꾸러미처럼 엮었습니다. 사회의 변 화를 빠르게 알기 원하는 대중과 시대에 앞선 지식을 단시간에 알고 자 하는 연구자, 실무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편집자 일러두기 외래어 표기는 현행 한글어문규정의 외래어표기법을 따랐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감성과 신뢰의 스피치 기법 김은경 · 송기인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감성과 신뢰의 스피치 기법

지은이 김은경 · 송기인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4년 4월 1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02) 7474 001, 팩스(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김은경 · 송기인, 2014 ISBN 979-11-304-0104-1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스피커의 감정 표현과 메시지의 보완, 강조, 설명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 스피치와 관련해 비언어적 혹은 준언어적 요소를 평생 연 구한 사람 중에 제임스 맥크로스키(James C. McCroskey) 라는 학자가 있다. 많은 스피치 관련 학자들이 스피치의 언어적 측면을 연구할 때, 그는 스피치와 관련된 다수의 비언어적 측면을 연구하고, 스피치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심리적 차원의 스피치 불안감 연구에 혼신을 다했다. 특 히 그는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서 심리적 차원의 스피치 불 안감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는 점을 전파했다. 그는 평생 동안 220편의 논문과 50여 권의 책을 출간하는 등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로 명 성이 자자했다. 갑자기 제임스 맥크로스키를 언급한 이유 는 2012년 12월 유명을 달리한 그가 스피치의 언어적 요 소가 아닌 스피치의 비언어적 혹은 준언어적 요소 연구에 평생을 바친 학자이기 때문이다. 스피치의 비언어 요소와 준언어 요소는 언어 요소에 비 해 연구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차원에서, 맥크로스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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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한 스피치의 비언어적 차원의 커뮤니케이션과 스피 치의 두려움에 대한 연구와 그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 는 다양한 제시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는 스피치 연구를 좀 더 세련되게 하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를 언급할 때마다 스피치 학자나 실무자들이 항상 인용하는 말이 있다. 즉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7퍼센트만이 언어이며, 준언어적 요 소인 목소리 톤이 38퍼센트, 그리고 비언어적 요소인 보 디랭귀지가 55퍼센트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 말을 하면서 꼭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는 이 말이 자신들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 유명한 스피치 학자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의 앨버트 메라비언(Mehrabian, 1971) 교수가 연구한 내용이라는 점이며, 둘째는 스피치나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적 요소보다 준언어적 요소 혹은 비언어적 요소가 중 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점이다. 국내에서 출판된 많은 스피치 관련 논문이나 책,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스피치 관련 자료에는 어김없이 이 내용이 나온다. 심지 어 영어로 된 논문과 사이트의 자료에서도 이 내용은 마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의 법칙처럼 인용되고 있다. 스피치 에서는 비언어 요소가 중요하다는 명백한 증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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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메라비언 법칙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그 리고 이런 식의 올바르지 않은 논리와 논증으로 스피치의 준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를 강조하는 것은 옳지 않 다. 사실을 확인해 보면, 앨버트 메라비언이 말한 모든 커 뮤니케이션의 7퍼센트만이 언어이며, 준언어적 요소인 목 소리 톤이 38퍼센트, 그리고 비언어적 요소인 보디랭귀지 가 55퍼센트라는 것은 우리가 인용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스피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메라비언은 사람들이 서로를 좋아하는지 좋아하 지 않는지와 같은 내용을 표현하고 전달할 때 말의 내용보 다는 표정이나 그 사람의 눈빛, 제스처, 목소리 톤 등과 같 은 감정과 태도가 더 빨리 어필되고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 내는 특수한 상황에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이 쓴 책의 조사 결과를 잘못 이해 해 전체 커뮤니케이션에서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내용으로 활용하자, 메라비언은 다음과 같 이 자신의 연구 결과가 잘못 사용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즉 “7퍼센트, 38퍼센트, 55퍼센트 비율의 언어적, 준언어 적, 비언어적 요소의 비율은 감정과 태도의 커뮤니케이션 을 다루는 실험에서 선호, 비선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현 상에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커뮤니케이터가 감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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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비율을 커뮤니 케이션 상황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Mehrabian, 2007). 이 말은 감정과 태도와 관련했을 때 스피치의 커뮤니케이 션 구성 요소 구분이지, 진짜 커뮤니케이션의 상황에서는 7퍼센트, 38퍼센트, 55퍼센트 비율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굳이 밝히는 이유는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정 반대다.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가 너무 중 요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언급하면서, 스피치의 준언어 요 소와 비언어 요소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앞에서 메라비언이 제시한 스피치의 7퍼센트, 38퍼센트, 55퍼센 트 법칙을 언급한 이유는 실제로 스피치의 준언어적 요소 와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사실이 잘못 이해되고, 사용되고 있다는 것과 그동안 국내에서는 스피치의 준언어적 요소 와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연구도, 관심도 없었음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실제로 스피치의 준언 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가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고, 그에 합당한 공부를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피치에서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중 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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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gyle, 1988). 첫째,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 소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한다. 스피치하는 사람은 목소리 변화를 통해 감정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얼굴 표정, 제스처와 자세, 그리고 접촉, 아이컨택트로도 감정을 표 현한다는 것이다. 둘째, 사람은 목소리의 분위기, 응시, 아 이컨택트, 그리고 접촉 등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 고 유지하는 등 대인 태도를 적절하게 나타낸다. 셋째, 준 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는 스피치의 언어적 요소와 함께 사용됨으로써 언어적 스피치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즉, 스피치를 하면서 준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를 함께 사용하 는 것은 스피치 내용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때에 따라서 청중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음’이나 ‘어허’와 같은 추임새를 넣어 주는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 스피치 내용을 이해한다는 점을 표시하고 스피치에 힘을 부여하게 된다. 넷째, 스피치하는 사람 자체를 표현하거나 보여 주는 역할 을 한다. 마지막으로,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 소는 그 자체가 의식(儀式)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인사하 는 행동, 악수하는 동작, 다양한 표정, 모습 등은 의식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를 통해 서 말을 하지 않고서도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 인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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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니케이션 현상에서는 언어만이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아니다. 언어가 아니어도 많은 내용과 의미를 전 달하는 것이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이며, 이것은 특히 태도와 감정 전달의 면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한다. 이 점 이 바로 스피치의 준언어적 구성 요소와 비언어적 구성 요 소가 갖는 학문적 또는 실무적 의미이자 핵심이다.

준언어 요소와 비언어 요소의 정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적으로 언어적 구성 요소나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가지는 것으로 정의된다. 스피치의 언어적 구성 요소는 스피치의 내용과 관계되는 것이며, 비 언어적 구성 요소는 스피치의 내용적 측면 외의 구성 요소 를 의미하게 된다. 이는 말 이외 다른 수단을 활용하는 스 피치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Knapp & Hall, 2002). 이러 한 스피치의 비언어 요소들은 다시 세분될 수 있다. 그것 은 주로 목소리나 음성적 요소와 관계하는 준언어 요소와 스피치의 시각적 요소와 관계하는 몸짓 언어와 같은 비언 어 요소다. 트래거(Trager, 1958)는 준언어적 요소를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하나는 목소리의 질이며, 이것은 속도, 리듬, 고저, 발음 등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 는 발성과 관계하며, 발성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지만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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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언어와 함께 쓰이면서 감정을 동반하게 된다는 것이 다. 한편 장해순과 허경호(2005)는 스피치의 내용적 측면 을 언어적 구성 요소, 음성적 차원을 준언어적 구성 요소, 시각적 차원을 비언어적 구성 요소로 구분하기도 했다. 보통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스피치를 언어적 구성 요소와 비언어적 구성 요소로 구분하기는 하지만 준 언어적 요소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에 따라 많은 학자들은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다 음과 같이 정의하기도 했다. 사모바와 포터(Samovar & Poter, 1981; 김명주·나은영, 2005에서 재인용)는 비언 어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송신자와 수 신자가 교환하는 언어를 제외한 자극의 상호작용이라고 정의했고, 도드(Dodd, 1982; 김명주·나은영, 2005에서 재인용)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란 공간, 시간, 또는 몸 의 움직임을 사용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맥크로 스키와 리치먼드(McCroskey & Richmond, 1996)는 스피 치의 비언어적 요소로 몸의 움직임, 제스처, 신체적 외양 과 매력, 옷차림, 얼굴 표정과 아이컨택트, 음조, 발음, 리 듬 통제, 발성, 목소리 역동성 등으로 정의했다. 또한 스트 리트와 브래디(Street & Brady, 1982; 장해순·허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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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에서 재인용)는 포즈, 발성, 속도, 음조와 강세, 발음, 억양 등을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로 제시했다. 이와 같은 스피치 연구자들이 정의하고 정리한 스피치 의 준언어적 구성 요소와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요약해 보 면, 준언어 구성 요소는 호흡, 발성, 발음, 고저장단, 목소 리의 파워, 목소리의 피치, 목소리의 페이스, 목소리의 포 즈, 그리고 허사(space filler)의 사용 등이며, 비언어 구성 요소는 아이컨택트, 자세, 얼굴 표정, 제스처, 자세, 외양, 시선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추가로 스피치의 심리 적 구성 요소로 스피치 불안감과 그 대처법을 들 수 있다. 많은 스피치 연구와 스피치 교육에서 이와 같은 스피치 의 준언어적 구성 요소와 비언어적 구성 요소 그리고 심리 적 요소를 구분하지만 독립적으로 그 중요성을 강조한 적 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피치는 언 어적 내용만으로는 완벽한 의사 전달을 할 수도 없고, 또 적절한 감정과 느낌을 전달할 수도 없다. 더불어 스피커 의 시각적 요소는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전달하 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스피치의 준언어적 요소와 비언 어적 요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도 달라지 고, 불안감과 같은 심리 요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스피치의 능력도 달라진다. 따라서 스피치 상황에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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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으로 스피치의 준언어 구성 요소와 비언어 구성 요 소를 익히고, 심리 요소를 극복하는 것은 스피치 커뮤니케 이션에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으며, 이제 국내 스피치 연 구와 교육에서 이 부분을 더 강조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하겠다.

스피치의 준언어 구성 요소 일반적으로 스피치의 준언어적 구성 요소는 따로 정의되 지 않는다. 보통 스피치의 준언어 구성 요소는 스피치의 비언어 구성 요소(non-verbal communication elements) 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의 스피치 연구에서 준언어 구성 요소로 구분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는 다르다. 앞서 언급했지만, 국내의 많은 학 자들은 준언어적 요소를 목소리나 음성적 스피치 구성 요 소로 보면서, 시각적 구성 요소인 비언어적 구성 요소와 다르게 보았다(최윤희, 1999; 장해순·허경호, 2005). 외국의 스피치 학자들은 이와 같은 스피커의 목소리 부 분을 유사언어 혹은 준언어(paralanguage)에 속하는 것 으로 보면서, 음성적이지만 비언어적 요소로 보는 경우가 많다. 준언어적 요소의 차이는 목소리가 ‘무엇을’ 말하는 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가를 의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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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으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즉, 목소리와 같은 준언 어적 요소는 말의 내용과 상관없이 말해지는 방식과 관련 되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목소리의 강세(stress), 음 높이(pitch), 속도(rate), 크기(volume), 리듬뿐만 아니라 울음, 귓속말로 속삭이는 소리, 신음, 트림, 하품, 고함과 같은 발성까지도 목소리에 포함해 준언어적 요소로 본다 (Trager, 1961; Argyle, 1988).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는 목소리의 톤과 목소리의 변화 와 관계되는 목소리 파워, 페이스, 포즈, 피치, 허사 줄이 기와 목소리를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관계되는 발성, 발음, 고저장단의 요소를 말한다. 이러한 준언어 요소로부터 얻 을 수 있는 중요한 점은 목소리와 목소리의 조절 요소가 메시지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때 이 준언어 요소 는 메시지의 보충물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소리 의 질, 목소리의 강조, 목소리의 변화 등으로 스피치의 언 어적 구성 요소를 의미 있게 하거나 강조하는 것이다. 그 러나 무엇보다도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가 갖는 큰 의미는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를 나타내고 표현한다는 점이다. 스피치를 하는 도중에 웃거나 우는 것도 또한 목소리의 변화로 간주한다. 이러한 목소리의 신호는 감정적 상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며, 다른 경우에 사람에 대한 태도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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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적 지위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스피커는 큰 소리 를 냄으로써 지배적 상황을 표현할 수도 있고, 낮고 부드 러운 피치를 사용함으로써 복종의 의미를 나타낼 수도 있 다. 그리고 스피치를 빨리함으로써 전문성과 자신감을 나 타낼 수도 있고, 반대로 스피치에 자신 없음을 드러낼 수 도 있다. 이처럼 스피치의 준언어적 구성 요소는 목소리 의 음성적 변화와 관계함으로써 스피커의 태도와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메시지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 하는 역할도 한다. 이런 차원에서 스피치의 준언어적 구 성 요소를 익히고 이를 언어적 메시지와 연결하는 것은 스 피치 학습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Lewis, 1998). 현대 사회에서 스피치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 다. 스피치 능력이 그 사람의 모든 능력을 대변하는 것으 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까닭으로, 근래에 스피치와 화법 을 가르치는 학원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입시나 입사 시험에서도 면접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학 생들도 각종 스피치나 토론대회에 나가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어 스피치나 토론 연습을 하는가 하면, 스스로 스피치 과목을 수강하거나 학원에 등록해 자신의 스피치 능력을 발전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다. 모 TV 방송 프로그램은 전 국의 언론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많은 학생들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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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처럼 아나운서 직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 도했다. 이는 스피치와 관련된 직업이 부각되고, 스피치를 잘하는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피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을 가능케 하는 생 존 도구로, 한 개인에게는 자신을 발견하게 함은 물론 타 인과 관계를 맺게 하고, 사회 생활을 가능케 하며, 인간 사 회를 유지 발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스피치는 한 개 인뿐만 아니라 한 사회, 한 국가의 생존과 발전에 필수불 가결한 요소다. 이러한 스피치가 크게 언어적, 준언어적 그리고 비언어적 구성 요소로 표현된다는 것은 언어적 구 성 요소만으로 스피치 능력을 평가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책은 많은 부분을 스피치의 준언어적 요소를 설 명하고 학습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스피치의 언어적 구성 요소를 보조하고, 때로는 그 자체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전달하는 준언어적 구성 요소를 익히는 것은 스피치 전문가의 자질을 구축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스피치의 비언어 구성 요소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은 의미를 전달하는 말과 구별되는 스피치의 행동이나 요소들을 말한다. 이 중 스피치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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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적 구성 요소는 스피커가 제시하는 시각적 요소와 행 동과 관계된다. 언어적 요소가 정확성과 관련돼 있고, 준 언어적 요소가 목소리의 변화와 관계한다면, 비언어적 요 소는 스피커의 신뢰성과 관계있는 것으로 스피치의 언어 적, 준언어적 구성 요소를 보완하고 설명하는 역할을 한 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에크만(Ekman, 1965)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 언어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능이 있다 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비언어적 구성 요소의 메시지 강 조 기능 외에 메시지를 반복하는 기능, 어떤 전달된 메시 지를 부정하는 기능, 언어적 메시지를 대체하는 기능, 언 어적 메시지를 보완하는 기능 등을 한다.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는 너무 중요해서 다양한 전문 분야가 존재한다. 각 분야를 구분하는 것은 학자에 따 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하기도 한다. 냅 (Knapp, 1978)은 스피치의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신체 동작(kinesics), 신체적 외양(physical appearance), 접촉 행위(haptics), 부언어(paralanguage), 근접학(proxemics), 시간학 측면(chronemics), 사물 영역(object) 그리고 환경 영역(environment)으로 나누었다. 한편 도드(Dodd, 1982) 는 신체 동작, 응시 행위(oculesics), 접촉 행위, 근접학 그 리고 시간 측면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일반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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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스피치의 비언어 구성 요소는 준언어 구성 요소를 제외 하고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갖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눈, 팔, 손 등 몸 움직임의 보디랭귀지, 윙크, 얼굴 표정의 운동역학(kinesics), 사생활 혹은 매력을 암시하는 공간 사용의 근접학(proxemics), 하이파이브와 악수의 접촉학 (haptics), 아이컨택트, 몸의 자세와 위치, 의상과 머리 스 타일의 외양(appearance), 동선과 움직임, 그리고 냄새 등 이다.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는 많은 방식에서 중요하 다. 관계의 경우,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이해하는 것은 다 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돕는다. 예 를 들어, 만약 어떤 여성이 자신의 남자 친구에게 자기는 쇼핑 대신에 축구 경기 관람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 다. 그러나 그녀는 이 말을 하면서도 얼굴을 돌리고 팔짱 을 끼고 있다면, 그녀의 비언어적 메시지는 축구 경기 관 람이 확실히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된다. 비언어적 구성 요소는 또한 법의 집행과 같은 전문직에 서도 도움이 된다. 어떤 경찰이 용의자를 심문할 때, 경찰 이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에 정통하다면 그 용의자 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를 구별해 낼 수 있 을 것이다. 실제 2012년 4월 수원에서 발생한 여대생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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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도 범인 오원춘을 심문하면서 이와 같은 비언어적 구 성 요소를 통해 범행 동기를 밝혀냈다고 한다. 즉, 당시 일 각에서는 피해 여성의 시신을 무참히 토막 낸 점 등으로 미뤄 ‘오원춘은 인육 공급업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에 수사관이 오원춘에게 “범행이 워낙 참혹해 세상 사람 들은 당신을 ‘인육 공급업자’라고 한다”는 말을 하자, 그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사람들 이 나를 이렇게까지 보고 있구나’ 하는 탄식의 표현이었 다. 이러한 오원춘의 몸짓과 표정을 보고, 행동분석관으 로 참여했던 수사관은 그가 인육 공급업자가 아닌 비정상 적으로 왜곡된 성욕을 가진 인물이며, 이것이 범행의 동기 였음을 밝혀냈다.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행동분 석 기법, 즉 비언어적 구성 요소로 진실을 가려낼 확률은 92∼94퍼센트 이상이라고 한다. 실제 수사에서는 신빙성 이 그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험실과 달리 실제 처 벌 가능성이 있는 피의자들은 반응이 ‘생생’해 거짓말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세계일보, 2013. 11. 2).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는 매일매일의 커뮤니케 이션 상황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해석자에게도 중요한 요소다. 특히 비언어적 구성 요소는 다양한 형태를 취하 고, 이 각각은 언어적 스피치나 커뮤니케이션의 어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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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여 주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내포하게 된다. 이러한 보조적 의미가 청중에게 잘 전달되지 않거나 잘못된 의미 로 전달되면 전체 스피치의 내용은 빛을 잃게 된다. 특별 히 비언어적 구성 요소는 메시지의 감정과 관계되기에 우 뇌의 활동이 더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웅변가이자 정치가인 데모스테네스 (Demosthenes)는 사람들이 자신의 웅변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을 때, 그는 ‘행 동’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둘째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 는 질문을 했을 때도 그는 ‘행동’이라고 말했고, 셋째로 중 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는 ‘행동’이라고 말했 다. 그는 웅변가이면서 언어적 구성 요소보다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이것은 사람들이 말보 다 행동을 더 잘 믿는 경향을 보여 주는 사례다. 그리고 이 행동은 스피치의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의미를 창 조하고 제시한다. 이 책 10장에서 좀 더 자세히 스피치의 비언어적 구성 요소를 다룰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이 책은 스피치 관련 연구에서 잘 언 급되지도 않고, 잘 드러나지도 않는 스피치의 준언어 요소 와 비언어요소를 중심으로 기술했다. 이것은 스피치의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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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측면인 감정과 태도의 형성에 관해 설명한다는 차원 에서 의미를 갖는다. 즉, 메라비언이 말한 스피치의 법칙 인 언어적 요소 7퍼센트, 준언어적 요소인 목소리 38퍼센 트, 그리고 비언어적 요소인 보디랭귀지 55퍼센트의 진정 한 의미를 알리고 그 중요성을 공유하고 싶었다.

참고문헌 김명주 · 나은영(2005). 방송 연설 후보자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고, 저관여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 󰡔한국방송학보󰡕, 19(3). 42∼103. 장해순 · 허경호(2005). 관찰자 측정 스피치 능력 척도 타당성 검증. 󰡔한국방송학보󰡕, 19(1). 178∼217. 차배근(1995). 󰡔화법󰡕. 서울: 지학사. 최윤희(1999). 󰡔비언어커뮤니케이션󰡕.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Argyle, M.(1988). Bodily Communication, 2nd ed. New York, NY: Methuen. Ekman, P.(1965). Communication through Nonverbal Behavior: A Source of Information about an Interpersonal Relationship. In S. S. Tomkins & C. E. Izzards(Eds.), Affect, Cognition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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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Croskey, J. C. & Richmond, V. P.(1996). Fundamentals of

Human Communication: An Interpersonal Perspective. IL: Waveland. Mehrabian, A.(1971). Silent Messages. Wadsworth, California: Belmont Mehrabian, A.(2007). “Silent Messages-A Wealth of Information About Non-Verbal Communication(Body Language).” Personal website. www.kaaj.com/psych/smorder.html Trager, G. L.(1958). Paralanguage: A First Approxi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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