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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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이영돈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지은이 이영돈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3년 2월 2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commbooks.com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이영돈, 2013 ISBN 978-89-6680-196-1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잘 만든 프로그램’과 콘텐츠 기획

제작 표준화를 위한 제언 영상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 ‘감 (感)’이다. 감이란 느낌 즉, 무엇을 봤을 때의 느낌을 말한 다. ‘감이 좋다’, ‘감이 온다’, ‘감이 전혀 아닌데’라는 말을 많이 한다. 또 많이 쓰이는 말이 ‘튄다’다. ‘튄다’는 것은 앞 뒤가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감’과 ‘튄다’ 는 매우 주관적인 말로 제작 스태프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쓰면서도 정확히 무슨 말인지를 몰라 커뮤니케이션 문제 를 많이 만들고 있는 용어다. 나의 ‘감’과 다른 사람의 ‘감’ 은 다르고, 내가 뜻하는 ‘튄다’는 다른 사람에게는 튀지 않 을 수도 있다. 즉 대충은 알지만 시간과 장소와 기분에 좌 우되지 않게 의사소통이 되게 하려면 매뉴얼화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영상 제작의 10가지 부문에서 객관적인 의사소 통을 위한 공통점을 이론화하려고 했다. 그래서 이 매뉴 얼을 읽은 사람은 ‘아, 저 프로그램은 잘 만든 것이구나’라 고 했을 때 ‘왜 잘 만든 것’이고 ‘어떻게 잘 만든 것’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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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서로의 생각이 같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매뉴얼이 서 로 공유하고, 서로 토론하고, 그래서 새로운 방향과 방법 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하기 위 해서는 우선 ‘잘 만든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기 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잘 만들었다는 것은 완성도가 높 은 것을 의미한다. 완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의 기준은 첫째, 창의성이다 (never cliche). 잘 만든 프로그램은 기획과 촬영 등 제작 전반에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면을 가지 고 있어야 한다. 우선 전체의 틀인 기획이 새롭고, 그 기획 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새로워야 한다. ‘새롭다’ 는 것은 남이 시도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창의적인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현실성이다. 현실화하기 어려운 독 창성은 무용지물이다. 문제는 현실화를 위해 창의성을 얼 마나 희생하느냐다. 제작비가 적어서 창의성을 제대로 표 현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창의성이 현실성에 희생된 것이 다. 창의성의 정도는 제작비와 제작 환경 수준에 비례하 는 것이고, 그에 따라 완성도도 결정되는 측면이 강하다. 둘째, 제작 요소 간 연결성이 좋아서 프로그램의 일관 성이 높다. 제 아무리 새로운 시도라고 하더라도 제작 요 소들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 연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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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카메라, 세트, 대본(구성) 등이 적절히 연결되지 않아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어느 한 부분(들)만이 지나 치게 부각된다면 이는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 할 수 없다. 연결성이 더욱 강조되는 곳은 스토리 안에 있는 작은 스토 리 요소들의 이음매다. 부분 부분이 끊어지고 연결되지 않는다면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바 지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이고, 재킷은 동대문, 넥타이는 중국산, 팬티는 베트남, 모자는 에르메스라고 생각해 보 라. 그래서 프로그램 완성도에서 중요한 것은 잘 만든 여 러 요소의 조화다. 이런 조화 속에서 잘 만든 프로그램은 전체에 일관성이 있다. 셋째, 구체적이다. ‘구체적’이란 영상과 내레이션이 군 더더기가 없고 할 말과 있어야 할 영상이 제자리에 있는 것을 말한다. ‘불필요한 것이 없다(not redundant)’는 것 은 완성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시간을 끌기 위해서 혹은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들어간 부분은 없는가? 간결 하게 들어가야 할 곳에 제대로 된 영상과 내레이션이 들어 갔는가? 명동 인파 그림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류, 성, 이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려고 하지는 않는가? 간결하 다는 것은 또한 표현이 정확하고 깔끔하다는 의미도 된다. 연출가가 이해·설명할 수 없다면 어떤 것도 화면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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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는다. 넷째, 재미있다. 여기서 ‘재미’란 웃음과 즐거움을 자아 내는 요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몰입감(sense of involvement)’을 의미하기도 한다. ‘몰입감’이란 다른 곳 으로 눈을 돌리기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잘 만든 프로 그램은 재미있다. 따라서 잘 만든 프로그램을 보면서 채 널을 돌리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잘 만든 프로그램은 시 청률도 높게 나온다. 물론, 같은 포맷끼리 경쟁을 할 경우 에 그렇다는 말이다. 잘 만든 드라마와 잘 만든 다큐멘터 리를 같은 시간에 봐야 한다면 드라마가 시청률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잘 만든 다큐멘터리와 그렇지 않 은 다큐멘터리를 같은 시간에 봐야 한다면 잘 만든 다큐멘 터리의 시청률이 더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잘 만든 다큐 멘터리와 잘 만들지 못한 드라마를 같은 시간에 방송한다 면? 시청률 결과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다섯째, 쉽다. 잘 만든 프로그램은 쉽다. 역으로 잘못 만들었을 때는 어렵다. 쉬운 내용을 쉽게 만드는 것은 쉽 다. 또한 어려운 내용을 어렵게 만드는 것도 쉽다. 그러나 어려운 내용을 쉽게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그것이 드라마든, 시사든, 다큐멘터리든, 교양이든, 예능 이든 상관없이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쉽다. 잘 만든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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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램은 쉬울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간략히 정리해 놓은 것이다. 나는 완성도 높은 프 로그램 제작을 위해서는 제작 지식 못지않게 평가가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제대로 만든 프로그램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이유는 제작이 주관적인 판단과 체계화되지 않은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지고 그런 환경에서 제작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평 가를 하기 때문이다.

객관적 평가의 정착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할 필요가 있다. 즉, 개인의 경험에 의한 상대적 평가 는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상 대방과 공유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 바탕이 필요하기 때문 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에미상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이 각 프로그램에 채점을 할 때 ‘상대적으로’ 하지 않기를 권하 고 있다. ‘상대적’이란 제출된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서 이 프로그램은 이렇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A 프로그램에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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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줬기 때문에 B 프로그램은 16점이 될 것이다’가 아니 라 A 프로그램의 18점에 관계없이 B 프로그램은 16점이 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미상 심사위원회는 채점은 심사위 원 개인의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각 프로그램의 장점을 파악해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평가를 하기를 원한다. 그 이유는 각각의 프로그램은 고유의 장 점과 단점, 그리고 전달 방식의 특이성, 창의성 등이 다르 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해서 평가받기보다는 고 유의 가치로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제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청자의 인상 평과 전문가의 평가 방식이 달라야 한다.

프로그램 평가를 위한 제언 모든 프로그램을 에미상 심사 방법처럼 전문적으로 평가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연출 자나 작가 등 제작 스태프라면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방법 이 일반 시청자나 비전문가의 인상에 따른 평가와 달라야 한다. 일반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본 후 주로 스토리와 출연 자, 소재의 특이성이나 소재와 생활의 밀접성, 강한 인상 을 남긴 프로그램 일부분 또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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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에서 영향을 받아 ‘좋다’, ‘잘 만들었다’고 평가하는 경 향이 있다. 이들 시청자들의 평가는 작품의 완성도와 맞 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절반 이상이 작품 의 완성도와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진행된다. 그리고 최근 경향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가 해당 작품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 게시되는 감상평에 좌 우되기도 한다. 게시판의 평이 ‘나쁘면’ 혹은 게시판의 평 이 ‘별로 없으면’, 이는 심의실이나 편성팀의 평가에 반영 된다. 사실 게시판의 평가는 작품의 완성도와 관계없는 아마추어의 시청평일 뿐이다. 무시하라는 얘기는 아니지 만 전문적인 평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심의실이나 편성팀에서 이들 아마추어의 시청평을 참조해 평가서를 작성해서 위에 올리면 이는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평가가 되어 버린다. ‘부정확한 평가’에 ‘시청률’까지 더해지면 작 품 완성도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는 실종된다. 현재의 우 리나라 시스템으로는 어디에서도 엄정하고 객관적인 프 로그램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것은 큰 문제다. 우선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방송사 시청자 상담실로 걸 려오는 시청자들의 평가와 시청률, 그리고 전문적인 작품 완성도 평가는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심의실에서 하는 심의도 작품성 평가와 분리해야 한다. 심의는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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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을 어기는 것에 대한 규정 심사다. 작품의 완성도와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작품의 완성도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해 당 제작국에서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제 작자들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들이 낀 평가위원회를 만 드는 것도 방법이다. 우선 해당 제작국에서 엄중하고 객 관적으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평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음 사항이 배제된 프 로그램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 부분적인 재미 때문에 프로그램 전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괜찮은데 잘못 선택된 MC 때 문에 프로그램이 안 좋고 재미없다고 평가하지는 않 는가? 혹은 프로그램은 별로인데 MC가 괜찮아서 프 로그램이 재미있다고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가? ∙ 교묘한 선정성에 의해 프로그램 전체가 영향을 받지 는 않는가? 선정성이란 성(性)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 라 프로그램 내용에 관계없이 일부분을 자극적으로 키우거나 과장하고 왜곡해서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 는 것을 말한다. 선정적인 프로그램은 내용뿐만 아니 라 구성이 왜곡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구성이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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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 있다는 것은 한쪽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전체 균형 이 맞지 않는 것이다. ∙ 한 회의 소재가 참신하거나 출연자가 뛰어나고 인간 성이 좋다고 해서 매주 잘 만들었다거나 좋은 프로그 램으로 착각하지는 않는가? 소재 자체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가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전체 완성도는 참신한 소재에 각각의 프로덕션 가치를 잘 부여해 균형 잡히게 구성하는 데서 나온다. 게다가 항상 강조하지만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카메라 워크, 세트, 내레이션, 연출, 캐스팅, 편집 등 프로덕션의 한 부문에 의해 좌우되지 말라. 특히 연 출 부문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엄밀히 말해서 완성도 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 연출이 완성 도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완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보는 내내 기분이 좋다. 모 든 프로덕션 요소들이 적절히 균형 잡히게 섞여서 모나지 않게 보는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이는 작품의 크기에 관 한 것이 아니다. 수억 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도 완성도 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뛰어난 배우가 나와도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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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돈을 많이 들인 다큐멘터리도 엉성한 작품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특종성이 분명한 시사 프로그램인데도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진 경우도 있다. 이 책이 제작과 평가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향후 콘텐츠 산업의 발전 방안 제시 역사적으로 볼 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발전 하는 시기는 없었다. 대체적으로는 하드웨어가 먼저 발전 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뒤따랐다. 이후 소프트웨어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하드웨어의 추 가 발전을 이끌게 된다. 콘텐츠 산업도 마찬가지다. 아날 로그식 텔레비전 채널이 생기고, 디지털 채널이 생기고, 케이블과 위성채널이 생기고 인터넷이 발달에 따른 IP 채 널이 생기면서 소위 N스크린으로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아날로그에 서 디지털화하면서 채널이 무제한으로 많아졌지만 콘텐 츠는 여전히 유한한 자원이라는 점이다. 지상파와 케이블 PP에 종합편성채널까지 생겼지만 콘텐츠의 창의성과 다 양성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하드웨어는 전광석화처럼 빛의 속도로 끝없이 발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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