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의 노래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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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of Myself 나 자신의 노래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 0598

Song of Myself 나 자신의 노래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지음 윤명옥 옮김

대한민국, 서울, 지식을만드는지식, 2010


편집자 일러두기 ∙ 이 책은 ≪월트 휘트먼 시 전집(Complete Poems of Walt Whitman)≫(Penguin Books, 1977)을 원전으로 사용했습니다. ∙ 원전의 일부인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를 완역했 습니다. ∙ 본문 중 들여쓰기 되어 있는 시행, 굵은 글씨, 이탤릭체로 표기 된 부분은 원전에 따른 것입니다. ∙ 본문의 주석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모두 옮긴이가 단 것 입니다. ∙ 옮긴이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 부 단어에 한자를 병기했습니다. ∙ 외래어 표기는 현행 한글어문규정의 외래어표기법을 따랐습 니다. ∙ 뒤표지의 글은 옮긴이가 원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 심 문장을 직접 뽑아낸 것입니다. ∙ 표지에 사용한 색상은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을 위 해 개발한 고유 색상입니다. ∙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은 환경인증서를 획득했습 니다. 표지와 본문에는 모두 친환경 재질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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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을 찬양하고, 나 자신을 노래한다, 그리고 내게 속하는 것은 그대에게 속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게 속하는 모든 원자는 그대에게 속하는 것이 기도 하니까.

나는 한가로이 지내며 내 영혼을 초대한다, 나는 편안히 몸을 기대고 한가로이 여름풀의 새싹을 주시 한다.

나의 혀, 나의 피의 모든 원자는 이 흙, 이 대기에서 형성 된 것, 여기서 나는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나의 부모는 마찬가지 로 그들의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또 그들의 부모는 마찬가 지로 그들의 부모의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니, 나는, 이제 서른일곱 살의 온전히 건강한 몸으로 죽을 때까지 중단하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이 시를 쓰기 시 작하리라.

종파나 학파는 접어 두고, 그들이 어떻든 간에 만족하니, 잠시 물러나서, 그러나 결 21


코 잊지는 않고서, 선과 악, 모두를 허용하고,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원천적인 정력으로 거침없는 천성을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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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집들과 방들은 향기로 가득하다−선반들도 향기로 꽉 차 있다, 나는 그 향기를 쉬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또 그것을 좋아한다, 그 향기를 증류하면 나 또한 취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 지는 않으리라.

대기는 향기가 아니다−그것은 증류하면 맛이 없다−그 것은 향기도 없다, 그것은 영원히 내 입을 위해 존재한다−나는 그것과 함께 있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나는 숲 주변의 둑으로 가서 가식 없이 발가벗으리라, 나는 내가 접하게 되는 것들을 아주 좋아한다.

나 자신의 입김, 메아리, 잔물결, 윙윙거리는 속삭임, 사랑의 뿌리, 비단실, 나무 아귀, 덩굴, 내가 내쉬고 들이마시는 숨결, 내 심장의 고동, 내 폐를 드 나드는 피와 공기, 푸른 잎과 마른 잎의 냄새, 바닷가와 거무스레한 바다 바 23


위와 헛간의 건초 냄새, 바람의 조수에 퍼지는, 내 목구멍이 토해 내는 말소리, 몇 번의 가벼운 키스, 몇 번의 포옹, 두 팔로 껴안는 것, 나긋나긋한 나뭇가지들이 흔들릴 때 나무 위에 어리는 빛 과 그림자의 장난, 홀로 있거나, 혼잡한 거리에 있거나, 들판이나 산기슭을 따라 거닐거나 할 때의 기쁨, 건강한 느낌, 정오의 떨림, 잠자리에서 일어나 태양을 맞 이하는 나의 노래.

그대는 천 에이커의 땅이 크다고 생각하는가? 지구가 크 다고 생각하는가? 그대는 읽기 연습을 아주 오래 했는가? 시의 의미를 이해하고서 아주 뿌듯해했는가?

이 낮과 밤을 나와 함께 지내면, 그대는 모든 시의 기원을 소유하게 되리라, 지구와 태양의 선(善)도 소유하게 되리라−(그것 말고도 수백만 개의 태양들이 있으니), 그대는 이제 사물을 제2, 제3자를 통해 알게 되지 않으리 라, 죽은 자의 눈을 통해 보거나, 책에 있는 유령들을 통해 받아들이게 되지도 않으리라, 그대는 내 눈을 들여다봐서는 안 되고, 나를 통해 사물들 24


을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그대는 사방에 귀를 기울이고, 그대 스스로 그것들을 여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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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설가들의 이야기를, 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들어 왔다, 그러나 나는 시작이나 끝을 말하지 않으리라.

지금이라는 것보다 더 나은 시작이란 결코 없었고, 지금이라는 것보다 더 나은 젊음이나 늙음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이라는 것보다 더 나은 완벽이란 없을 것이고, 지금이라는 것보다 더 나은 천국이나 지옥도 없을 것이다.

촉구하고, 촉구하고, 또 촉구하라, 언제나 세계의 결실을 맺게 하는 촉구.

어둠을 뚫고 나와, 적수에게 대항하라−늘 물질과 생성을, 늘 섹스를, 늘 일련의 자아정체성을−늘 구별을, 늘 생명의 번식을 진 보시켜라.

상세한 설명은 필요 없다−배운 자나 배우지 못한 자도 그 렇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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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둥으로 받쳐지고, 잘 세워진 수직 상태의 추와 같 이 확실하고, 말[馬]처럼 건강하고, 애정이 깊고, 강렬하고 오만한, 나와 이 신비, 우리가 여기 서 있다.

내 영혼은 맑고도 달콤하다, 내 영혼이 아닌 모든 것들도 맑고 달콤하다.

하나가 부족한 것은 두 개가 부족하게 되어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에 의해 증명된다,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게 되어 다시 증명될 때까지는, 최상의 것을 보여 주어 그것을 소란한 시대와 최악의 시대 로부터 분리해, 완벽한 어울림과 사물의 평정을 알게 하여, 그들이 토론하 는 동안 나는 침묵하면서 목욕이나 하러 가서 나 자신을 찬 양한다.

다른 사람을 환영하는 일은 나의 근원이자 속성이며, 친절 하고 순수한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그렇다. 어느 누구라도 단 1인치, 또는 1인치에서의 아주 조금이라 도 비열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보다 덜 친숙한 이는 없다.

나는 만족한다−나는 보고, 춤추고, 웃고, 노래한다. 27


내가 꼭 껴안고 사랑하던 내 침대 친구는 밤새 내 곁에 누 워 잠자다가, 햇살이 살짝 엿볼 무렵이면 사라진다, 집이 그 풍성함으로 가득 부풀어 오르는 하얀 수건이 덮인 빵 바구니를 내게 남겨 두고, 나는 아직 내 눈으로 받아들이고, 깨닫고, 놀라는 것을 잠 시 미뤄 두어야 하는 건가, 내 눈이 거리를 내려다보던 눈길을 돌려, 단 1센트까지 계산해 내게 보여 주며, 하나의 정확한 가치와, 두 개의 정확한 가치, 그리고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보여 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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