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경영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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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미디어 경영 최성범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미디어 경영

지은이 최성범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3년 2월 25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commbooks.com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해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최성범, 2013 ISBN 978-89-6680-853-3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정보화 혁명과 미디어 기업의 전략

오늘날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1990년을 전후해 시작된 디지털화와 세계화의 바람은 서로 상승작 용을 일으키더니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세상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변화는 이제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에까지 미치고 있다. 정보화 혁명이 몰고 온 세상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 어디가 종착점일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마치 증기기관 이 등장했던 산업혁명 초창기에 20세기 후반의 첨단 과학 문명의 모습을 그려보기란 불가능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확실한 것은 먼 훗날 디지털 또는 정보화 혁명이라고 부르 게 될 인류 문명의 거대한 전환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화 혁명의 중심인 미디어 이러한 혁명의 한가운데에 바로 미디어가 있다. 급변하는 세상의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미디어는 문자 그대로 매체 (media)로서 기능하고 있다. 미디어는 기술 발전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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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고, 사회변화와 정치개혁의 원동력이며, 문화의 글로 벌화의 촉매제다. 대중이 모이고 집회를 갖는 광장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났듯이 미디어를 통해 세상의 변화가 전 파되며 세상이 연결된다. 미디어의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 키며, 세상의 변화는 다시 미디어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SNS이론의 대가인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인간은 소통을 통해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소통의 방식이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통은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소통은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정보화 혁명은 곧 미디어 혁명이라 고 봐도 무방하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미디어 경영 환경 실제로 미디어 산업은 세상의 변화를 전파하기도 하지만 그 변화가 농축되어 나타나기도 하는 분야다. 디지털화로 표현되는 기술 발전, 연결된 세상을 상징하는 글로벌화, SNS의 등장에 따른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 목소리가 높 아진 소비자, 조직화된 대중 그리고 언론 기능의 약화 등 모든 현상이 미디어에서 표출된다. 한마디로 기술변화는 빨라지고, 경쟁자는 급증했고, 미디어 소비자는 까다로워 졌으며, 마케팅 환경은 악화됐다. 이는 결국 미디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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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경영자들이 감당해야 할 과제가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불확실해졌음을 말해준다. 국내 신문 산업의 예를 들어 보자. 1980년대까지 조간 3사-석간 3사의 칸막이 체제에서 경쟁자라곤 2개 사에 불 과했다. 1988년 신문사 설립 자유화로 한겨레를 비롯해 신문사가 대거 설립되고 1990년대 들어선 조․석간 구분도 없어지면서 이른 바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포털과 인터넷 신문, 2002년 무료 신문(≪메트로≫, ≪포커스≫ 등)이 등장하면서 신문사 들의 경영 여건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경쟁자들은 기하급 수적으로 늘어났고 독자수가 줄어들면서 광고에 의존하 던 수익모델은 무너졌다. 이 때문에 마케팅 환경도 이제 완벽한 구매자 시장(buyer’s market)이 됐다. 사정이 좀 나은 방송사도 민영방송 설립에 이어 케이블 TV, 그리고 인터넷 방송이 등장하면서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 고 있는 추세여서 그동안 신문들이 걸었던 길을 조만간 답 습할지도 모른다.

미디어 경영학의 등장 이처럼 1990년대 중반 이후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본격 진행되면서 미디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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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불확실해지자 미국과 유럽의 미디어 기업들은 미디 어 경영학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비전문가들이 직관과 주먹구구로 경영하던 기존 방식에서 하루빨리 탈피해 더 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경영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졌 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미디어 컨글로머리트(media conglomerate) 가 대거 출현해 미디어 산업을 사실상 장악하게 되면서 미 디어 경영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유럽 의 경우 출판 산업이 강한 전통과, 공영방송 제도를 둘러 싼 정치적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정치경제학적 접근법에 의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다는 점이 미디어 경영학이 자연 스럽게 싹을 틔울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전형적인 예가 번 스(Burns)의 그 유명한 󰡔BBC연구󰡕(1977)를 비롯해 툰스 톨(J. Tunstall)과 파머(M. Palmer)의 미디어 거대기업 (media moguls) 연구(1998)일 것이다. 미디어 경영학이 발달한 호주의 경우 미디어 제국인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oration)의 창업자인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 이 호주 출신이라는 점이 많은 영향을 미친 듯하다. 미디어 경영학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전 세계 대학에서 미디어 경영이 주요 전공으로 자리 잡고 있 고 연구실적도 활발하다. 미국의 미디어 경제·경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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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주도하고 있는 앨배런(A. Albarran)과 챈옴스테드(S. Chan-Olmsted)는 공저인 󰡔미디어 경영과 경제학 안내서 (Handbook of Media Management and Economics)󰡕 서 문에서 “하나의 학문 분야에서 핸드북이 발간되는 사실은 이 분야가 이론과 방법론 면에서 질적·양적 성장을 이루 었다는 증거다. 이번 핸드북은 미디어 경제와 미디어 경 영이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 하나의 학문적 흐름으로 확 고하게 자리 잡았음을 선언하는 연구자들의 자신감 표현 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한국언론학 회의 주요 연구 분과 가운데 미디어 경제·경영이 당당하 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미디어 경영의 위상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와 경영학의 낯선 조합 사실 미디어 기업과 경영학은 원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 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미디어 기업들이 시장의 일원으로서 경제성 원리에 의해 경영돼 온 역사가 극히 짧 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미디어 기업(이 경우엔 언론 사)들이 걸어 온 경로(path)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디 어 기업들은 문화 사업에서 출발했거나 공공적 목적으로 설립된 경우가 많아 스스로를 일반 기업과는 다르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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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미디어 기업은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부여 받은 제도로서 존재해 왔다.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양식에 입각해 정보의 대량생산과 대량유통 을 도모하는 매스컴이 20세기 중반 사회적 제도로서 위상 을 확보하면서 이러한 인식은 언론계의 확고한 존재 이유 가 되었다. 언론은 제4부라는 말이 이 같은 시각을 대변해 준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기업들은 일정한 수익을 보 장받았고 시장 논리에 편입될 필요가 그다지 없었다. 게 다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언론 산업 특히 방송은 규제 산 업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미디어 경영의 합리화를 가로막 는 요인이었다. 한국의 경우 미디어 기업들의 사회적 기능과 역사적 경 험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특별하다. 민족 언론으 로서, 민주 언론으로서 역사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 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 탓에 언론사들은 스스로를 기업이라기보다는 공적인 제도 내지는 공공기 관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언론기업이라는 명칭보다는 언론기관이라는 호칭이 더 일반적이었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언론 산업 은 오랜 기간 동안 권력의 그늘 아래에 있었다는 아픈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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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의 합리성을 높이려는 노 력을 하기보다는 권력과 얽힌 관계를 중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언론사 관련 법과 제도는 철저한 통제를 목적으로 만들 어졌고, 언론사의 설립과 운영은 정부의 철저한 규제를 받 았다. 1980년 신군부가 단행한 언론통폐합의 결과로 조간 3사­석간 3사­방송2사라는 구도가 정해진 이후 1988년 이전까지 언론사 신설은 철저히 불허됐다. 대신 독과점이 보장됐고 언론사들로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언론은 권력의 눈치만을 보는 게 경영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합리성을 전제로 한 미디어 경영에 눈을 돌릴 이유가 없었다.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만을 중시했던 사고와 관행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경우 미디어 기업 경영자들은 일반 기업 의 경영자와는 사고방식과 행태가 다르다. 스스로가 대부 분 권력자로 처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밤의 황제를 자처하거나 거물(tycoon) 행세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미디어 기업의 환경은 송두 리째 바뀌고 있다. 미디어 기업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 디어 기업들의 경영에서 갈수록 시장 논리를 중시할 수밖 에 없는 실정이다. 미디어 기업들의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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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합리성 추구를 게을리 해도 된다는 명분이 더 이상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미디어 산업에 대한 권력의 통제와 보호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디어 산업이 이제 규제 산업에서 시장으로 이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이 해할 수 있다. 미디어 기업으로선 미디어 경영에 대한 이 해가 필요해진 것이다. 실제로 민주주의의 역사가 깊어 미디어 기업에 대한 통제나 보호가 없는 나라일수록 미디 어 경영이 발달한 국가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 웨덴, 스위스, 미국, 그리고 호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미디어 기업의 특성과 미디어 경영 물론 일반 기업에 비해 미디어 기업만의 특성이 있다는 점 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우선 미디어 산업은 창조 산업이라서 제조업처럼 업무 의 표준화가 어렵다. 실제로 스타나 소수의 재능(talent) 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규모의 경 제나 표준화의 논리를 중심으로 발달한 경영논리가 접목 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창의성을 장려하기 위해 대부 분의 미디어 기업들은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기업문화 를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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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미디어 기업들의 작업환경은 특별한 구석이 있 다. 완전히 판이한 성격의 직종이 같은 장소에서 몸을 부 딪치며 일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신문사의 경우 1980 년대까지만 해도 글을 쓰는 편집국 바로 밑의 층에는 납 활자를 빠른 속도로 찾아내는 문선공들이 있었고, 같은 건 물 지하에는 거대한 윤전기가 굉음을 울리며 신문을 찍어 내는 인쇄공장이 있었다. 글 쓰는 기자들과 기능공들이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독특한 체제다. 방송사들의 경우도 비슷하다. 이처럼 창조 산업 내지 문화 산업의 경우 제조 업에 비해 근무 환경, 조직 목표, 문화, 사람, 업무 방식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이 미디어 기업에 경영의 원리를 적 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 이미 1세기 전 앙리 페이욜(Henry Fayol)이 석탄 광산의 관리자나 로마 교황 이나 관리자로서 하는 일은 비슷하다며 경영의 보편성을 설파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특수성이 존재한 다고 해서 보편성에 기초를 둔 일반 원리를 거부할 수는 없다. 경영을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들이 효율적이고 효 과적으로 맡은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활동’ 이라고 정의할 때, 이 정의는 공공성과 경제적 이익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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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중시되는 미디어 기업의 경우에도 해당한다. 그렇다면 과연 미디어 경영이 미디어 기업들에게 얼마 나 도움이 될까? 미디어 기업들에 경제논리를 강요하는 게 공공성을 해치지 않을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실 제 한국의 경우 악화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언론들이 공공 성을 대거 상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공성 과 합리성 추구가 상쇄(trade-off) 관계는 아니라고 확신 한다. 미디어 경영학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는 합리성 추구이지 공공성의 상실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 디어 경영을 통한 합리성 제고를 통해 미디어 기업들이 변 화하는 현실 속에서 거듭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언론계 출신인 저자의 소망이기도 하다.

이 책의 구성 미디어 경영을 주제로 하는 서적은 국내에서 드문 편이다. 이 책이 국내에서는 ‘미디어 경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 는 사실상 최초의 저서이며, 해외에서 미디어 경영을 주제 로 출간된 서적들도 걸음마 단계의 학문이라는 점을 입증 이나 하듯 내용의 유사성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제목 과는 달리 현황 및 과제를 소개하는 수준에 그친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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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작(Andrej Vizjak)과 링스테터(Max Ringlstetter)의 󰡔미디어 경영(Media Management)󰡕(2003)은 융합 현상 을 중심으로 미디어 산업의 분야별 변화를 설명하는 데 주 력했고, 아리스(Annet Aris)와 뷔갱(Jacques Bughin)의 󰡔미디어 기업 경영(Managing Media Companies)󰡕(2005) 은 실무적인 전략 과제와 사례 연구에 중점을 둔 책이다. 루시 쿵(Lucy Kung)의 󰡔미디어의 경영 전략(Strategic Management in the Media)󰡕(2008), 챈옴스테드(S. ChanOlmsted)의 󰡔미디어 기업의 경영 전략(Competitive Strategy for Media Firms)󰡕(2006) 등이 경영학 특유의 전략적 접근 법을 미디어 기업에 적용한 본격적인 미디어 경영학 서적 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경영이라는 학문은 기존의 경영학과 미디어 산 업 또는 기업의 특성을 접목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기존 경영학의 주요 각론이라고 할 수 있는 재무, 인사, 생산, 마케팅, 국제경영을 다 포괄할 수 있다. 미디어 경영과 경제 분야의 연구를 집대성한 챈 옴 스테드(S. Chan-Olmsted)의 󰡔미디어 경영과 경제학 안내 서(Handbook of Media Management and Economics)󰡕 도 인간관계, 재무, 마케팅 등을 미디어 경영학의 한 분야 로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 경영학을 각론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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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할 경우 중복(redundancy)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된 다. 게다가 미디어 경영의 특성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하 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미디어 기업은 소비자들을 염두에 두고 소비재를 생산 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소비재 제조업체와 유사하지만 소 비자들로부터 직접 상품대금을 받지 않고 광고나 수신료 등의 형태로 받는 간접결제인 경우가 많아 마케팅 활동의 양상이 분명하게 다르다. 브랜드나 유통망(채널 또는 플 랫폼) 관리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 책이 브랜드 관리 를 별도의 장으로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 기업과는 달리 재무(finance)의 중요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미디어 기업에서 재무는 철저하게 생 산 지원적인 기능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타임워너 (Time Warner)와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oration) 등과 같은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미 디어 기업들은 상장기업이 아니며, 상장돼 있는 경우에도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미디어 기업의 경우 창조 산업이라는 점에서 동기요인 이 다른 경우가 많다. 미디어 업계는 특성상 소수의 재능 (talent)이라는 자원(resource)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일반 기업의 인사관리로 미디어 산업의 인적자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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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를 설명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창의성 관리의 문제는 인적자원 관리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직설계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문화와 조직구조 등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미디어 경영학 입문서라는 원칙에 충실 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미디어 경영학이라는 제목의 저서 가 처음인 상황에서 입문서로도 충분한 소임이 있다고 믿 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무, 인사, 마케팅 등을 별도의 장으 로 두지 않음으로써 장황함을 피하는 대신 미디어 경영의 기본 개념에 주력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미디어 기업들이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환경 변화와 관련된 내용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러면서도 미디어 기업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전략과제를 빼놓 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1장(미디어의 범위), 2장(미디어 경영학)은 미디어 경 영학을 소개하는 장으로 구성했다. 입문서인 만큼 미디어 경영학이라는 학문과 그 영역을 소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장(미디어 경영 환경)과 4장(미디어 융합)은 미디어 산업과 기업들이 경험하고 있는 환경 변화를 설명 하는 데 할애했다. 5장(글로벌 거대 미디어)은 미디어 경 영학이 각광을 받는 계기를 부여한 글로벌 거대 미디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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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과 탄생 배경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6장(가치사슬)은 3장(미디어 경영 환경)과 중복되는 감이 없지 않았으나 미 디어 기업과 산업의 업무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가장 유 용한 도구라는 점에서 별도의 장을 할애했음을 밝혀둔다. 7장(미디어 경영 전략)은 기존의 전략 연구에서 나온 성과 를 소개했다. 8장은 미디어 기업으로 봐선 어떤 전략보다 도 중요한 콘텐츠 전략을 소개하려고 시도했다. 미디어 기업에선 창의성이 중요한 만큼 별도의 장을 둘 수도 있지 만 본서는 8장 콘텐츠 전략과, 10장 기술변화 관리를 별도 로 두는 걸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미디어 기업에선 일반 기업의 마케팅 또는 영업에 해당 하는 것이 브랜드라는 점에서 제9장에서는 브랜드관리를 소개했다. 이 책을 쓰면서 해외서적을 많이 참고하거나 인용했음 을 밝혀둔다. 루시쿵(Lucy Kung)의 󰡔미디어의 경영 전략 (Strategic Management in the Media)󰡕(2008), 챈옴스 테드(S. Chan-Olmsted)의 󰡔미디어 기업의 경영 전략 (Competitive Strategy for Media Firms)󰡕(2006), 아리스 (Annet Aris)와 뷔갱(Jacques Bughin)의 󰡔미디어 기업 경 영(Managing Media Companies)󰡕(2005) 등이다. 미디어 경영학은 갈 길이 아직 멀다. 정확하게 얘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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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 경영학적인 접근법을 미디어 기업에 응용하는 단계 에 머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며 아직 확고하게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미디어 기업의 특성을 반 영해 현실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이론 체계를 확고하 게 갖추지도 못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경영학자인 루시 쿵(Lucy Kung)이 미디어 기업을 경험하고 난 뒤 “미디어 기업 경영자들은 왜 미디어 경영학에 관심이 없을까?”라 는 논문을 쓴 것도 아직 그만큼 설명력이 약하기 때문이라 고 봐야 한다. 이 입문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미디어 경 영학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고 변화기를 맞은 미디어 기업 들의 경영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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