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TV 토론_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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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TV 토론



선거와 TV 토론 박영석 지음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주), 2008


선거와 TV 토론 지은이 박영석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08년 7월 31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commbooks.com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하여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책은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되었습니다. ⓒ 박영석, 2008 ISBN 978-89-8499-991-6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머리말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이제 후보 TV 토론이 필수적인 절차가 되었다. 1990년대 중반 광역시장과 도지사선거에서 첫 선을 보이기 시작한 후보 TV 토론은 15대 대통령선거부터 처음으로 의무화되었다. 지금은 시·도 지사선거, 국회의원선거, 시장·군수·구청장선거까지 TV 토론 개최가 확대되었고 법률로도 제도화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16개 시·도 선관위와 전국 180여 개 시·군·구 선관위별로 선거방송토론위 원회가 설치, 운영되고 있고 모든 선거의 TV 토론회 개최를 선거방송토 론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특히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 론은 운동장 등지에서 열리곤 하던 후보합동연설회를 대신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고, 동시에 선거과정의 가장 중요 하고도 핵심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 또한 선거방송 토론은 돈 안 드는 깨 끗한 선거문화 정착에도 결정적으로 이바지함으로써 새로운 선거문화를 이끄는 동시에 미디어 선거를 실현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선거방송 토론에 대한 경험이 많이 축적되지 않은 데다 이해와 인식의 부족으로 인해 토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흐르거나 일반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뿐만 아 니라 토론에 불참하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주요 방송사들의 토론 방송 편 성시간도 황금 시간대가 아닌 평일 오후 시간대나 심야에 주로 배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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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크고 작은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것은 선 거방송 토론이 대통령선거에서부터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 등 다른 선거로 확대되면서 빠르게 제도화되는 만큼 선거방송토론을 둘러싼 여 러 가지 관행이나 여건, 환경 등이 함께 제대로 정비되거나 보완되지 못 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직도 우리나라 선거방송 토론은 토론 운영 전반을 포함 해 토론의 형식과 내용에서부터 방송편성 및 홍보에 이르기까지 개선·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우 리나라 선거방송 토론의 도입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현 주소를 선거별로 나눠 살펴보고 앞으로 개선해 가야 할 방향을 현장 실무 중심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특히 20여 년 동안 방송현장에 몸담고 있으면 서 수십여 차례에 걸친 선거방송 토론회 사회와 패널 그리고 토론회 제작 실무를 담당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선거방송 토론 전반의 문제를 현장의 시각에서 심층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선거방송 토론에 관한 기존의 책들은 연구서나 보고서 성격이 많은 데다 대부분 대 통령선거 후보토론에 집중되는 등 특정한 선거별로 따로 저술되거나 연 구가 이뤄짐으로써 모든 선거방송 토론을 한꺼번에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없다는 불편함과 아쉬움이 컸다. 또한 각종 선거방송 토론 간에 여러 가지 중요사항이나 특징적인 관심 분야들을 비교하거나 참고하기가 어 려웠으며, 선거방송 토론을 종합적,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어려운 측 면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은 선거방송 토론의 일반에서부터 법과 제도, 주요 구성요소 등을 실무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고 대통령선 거와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방송 토론을 함께 조명하면서 비교할 수 있 도록 선거방송 토론 전반을 종합하고 체계화하고자 노력했다. 제1장에서는 선거방송 토론의 의의와 토론의 일반 유형을 살펴보고 미국과 프랑스 등 우리나라보다 앞선 외국의 선거방송 토론은 어떻게 도 입되고 발전했는지 과정과 현주소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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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선거방송 토론의 도입 과정과 제도화 과 정을 집중 조명한다. 선거방송 토론과 관련한 선거법의 변천 과정과 선거 방송토론위원회의 설치 및 구성과 운영 그리고 선거방송 토론회와 합동 방송연설회는 어떤 과정을 거쳐 개최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제3장에서는 선거방송 토론회를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요소들을 하 나씩 심층 분석한다. 즉, 후보자 선정 기준과 토론의 형식, 진행방식에 관 해 집중 조명하고 기조발언과 마무리 발언, 질문과 답변은 실제 토론 과 정에 어떻게 구성되고 활용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각종 선거방송 토론 을 선거별로 나눠 집중 조명한다. 대통령선거방송 토론에서는 15대, 16 대, 17대 대선후보 방송 토론을 준비 과정에서부터 실제 토론에 이르기까 지 차례로 살펴보고, 16대와 17대에 이어 2008년 4월에 치러진 18대 국회 의원선거방송 토론도 재조명한다. 그리고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 거 시·도지사 후보 방송 토론부터 2006년 5·31 지방선거방송 토론에 이르기까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방송 토론 과정과 내용도 자세히 살펴 본다. 제5장에서는 16대와 17대 대선후보 합동토론과 17대 총선 후보토론 녹취록 등을 함께 담아 참고하도록 했다. 여야 정권 교체가 이뤄진 2007년 12월의 17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2008년 4월 9일에는 여대야소의 선거결과를 낳은 18대 총선이 치러졌다. 3개월여 만에 전국 단위 선거가 이어졌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각종 선거 가 해마다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자주 열린다. 문제는 선거마다 후보 TV 토론이 열리기 때문에 후보자나 정당 관계자들은 과연 TV 토론에 어 떻게 임해야 상대 후보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앞서갈 수 있는가를 놓고 선거 때마다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토론회를 주관하는 선거방송토 론위원회나 중계 및 실무를 담당하는 방송사나 선관위 입장에서도 마찬 가지로 어떻게 하면 유권자에게 더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내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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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도 더 알찬 선거방송 토론회를 주관하고 개최할 수 있을 것인가로 고 심을 거듭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선거방송 토론 의 실태를 진단하고 보다 나은 방안을 찾는 데 주안을 뒀다. 특히 앞서도 밝힌 것처럼 방송현장에서 수십 차례 이상 선거방송 토론을 진행하고 제 작한 경험자로서 또, 선거방송토론위원으로서 후보 TV 토론을 직접 주관 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거방송 토론의 전반을 하나로 종합하고 체계화하 기 위해 나름대로는 남다른 애를 썼다. 그러나 당초 의욕만큼 연구나 분 석이 충분히 이뤄지지도 못했고 자료가 충분히 뒷받침되지도 못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는 선거방송 토론에 관한 저자의 이론 부 족과 좁은 안목도 분명히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 빠지거나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하나씩 채워 갈 것임을 숙제로 남 겨두고자 한다. 아울러 그동안 전문가들이 이뤄낸 선거방송 토론에 관한 각종 연구와 조사 분석의 인용, 참고 없이는 졸저를 완성하지 못했을 것 이다. 특히 송종길의 ꡔ2002년 대통령후보 경선 TV 토론ꡕ(커뮤니케이션 북스, 2003)과 ꡔ대통령 후보 TV 토론의 법적·제도적 쟁점과 개선방안ꡕ (커뮤니케이션북스, 2002) 및 논문, 권혁남의 ꡔ미디어와 유권자ꡕ(커뮤니 케이션북스, 2005)와 ꡔ미디어 선거의 이론과 실제ꡕ(커뮤니케이션북스, 2002) 및 논문, 이효성의 ꡔ대통령선거와 텔레비전 토론ꡕ(나남, 1997)과 논문 그리고 한솥밥을 먹는 동료 기자이기도 한 김환열의 ꡔTV 토론의 이 해ꡕ(커뮤니케이션북스, 2000) 등은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직접 또는 간 접으로 인용했음을 밝혀 둔다. 또,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ꡔ제17대 국회 의원 선거방송토론위원회보고서ꡕ와 ꡔ2006 선거방송 토론백서ꡕ, ꡔ해외 선거방송과 TV 토론ꡕ, ꡔ2004 대담·토론회 가이드북ꡕ 등도 이 책의 자료 로 많이 인용했음을 밝히면서 양해와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모쪼록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나 정당, 선거관리위원회, 선거방송토 론위원회, 방송사 관계자들은 물론 선거방송 토론에 관심 있는 일반 유권 자나 학도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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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책을 내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특히 출판 지원에 기꺼이 응해주신 삼성언론재단과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사 관계자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와 대구MBC 선후배 기자들께 무 한한 감사를 전한다. 또, 강의실과 집을 오가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 을 보내면서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남편의 원고 작성 뒷바라지에 정 성을 다해준 사랑하는 아내 남후선, 늠름한 모습으로 이제는 나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있는 아들 진용과 재용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보낸다.

2008 신록이 아름다운 날에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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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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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의 등장과 유형 TV 토론의 도입 배경과 의의 1 외국의 선거방송 토론 6 미국의 선거방송 토론 6 프랑스의 TV 토론 14 독일의 TV 토론 18

2

TV 토론에 관한 법과 제도 TV 토론 관련 법규의 제정과 개정 경과 21 선거방송토론위원회 31 위원회의 설치 배경과 기능 31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35

TV 토론회와 합동방송연설회

42

TV 토론회 개최를 위한 주요 절차 42 합동방송연설회 개최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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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회 구성과 운영 후보자 초청 기준 58 토론회 초청후보 58 비초청 후보와 합동방송연설회 65

토론형식과 진행방식 66 후보토론의 주요 형식 66 최근의 토론형식과 경향 73

기조발언과 마무리 발언 84 기조발언과 모두발언 84 맺음말과 마무리 발언 104

질문 112 질문구성의 과정과 절차 113 공통질문 127 개별질문 135 재질문 141 후보 간 토론에서의 질문과 재질문 143

답변 147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 154 개별질문에 대한 답변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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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TV 토론 대통령선거 TV 토론회 170 총선도 17대부터는 TV토론 의무화 170 TV 토론 봇물 이룬 16대 대통령선거 178 TV 토론의 한계를 드러낸 17대 대통령선거 190

국회의원선거 TV 토론회 213 총선도 17대부터는 TV 토론 의무화 229 TV 토론 위기 초래한 18대 총선 248

지방선거 TV 토론회 260 시·도지사선거부터 TV 토론 첫 도입 260 미디어 선거 앞당긴 지방선거 269 기초자치단체장선거도 TV 토론 의무화 288

5

선거방송 토론의 실제 대통령선거 후보 합동토론 녹취록 312 제16대 대통령선거 합동토론회 312 제17대 대통령선거 합동토론회 333

토론 진행방식과 토론 진행표 350

부록

선거방송토론 관련 법규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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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의 등장과 유형

TV 토론의 도입 배경과 의의 매스미디어의 눈부신 발달은 우리 삶의 모습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이른 바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상상만 하던 것들이 디지털 시대를 사는 지금은 그것이 현실이 되면서 생활 자체로 깊숙이 파고 들어와 삶의 내용과 방식 을 바꾸어 가고 있다. 물론 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미디어의 눈부신 발전 과 기술 혁신은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쳐 선거양태와 선거문화 자체를 급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새로움의 가장 핵심적 위치, 가 장 중심적 위치에 있는 것이 바로 선거 때마다 이뤄지고 있는 텔레비전 후보토론이라고 하겠다. 텔레비전 후보토론은 후보나 정당, 유권자나 선 거관리위원회 등 선거에 관한 직간접 당사자들 모두에게 실로 큰 변화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과거 우리의 선거를 떠올리면 이른바 막걸리 선거로 상 징되는 운동장 합동유세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동민과 면민, 남녀 노소, 친척과 사돈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합동유세는 그야말로 선거의 하이라이트였고 한판 잔치였다. 그것은 장소나 주변 여건의 차이가 다소 있을 뿐 도시 지역이나 농어촌 지역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합동유세장은

1. TV 토론의 등장과 유형 1


주로 학교 운동장이나 재래시장 주변의 공터, 하천변이 이용됐고 대통령 선거는 강변 백사장이나 하천 둔치가 주로 이용되었다. 합동유세장은 후보들에게는 인물 됨됨이와 정책 정견의 차별화를 꾀 할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세 과시의 장이었고 때론 상대후보에 대한 공 세와 폭로, 해명과 반론의 가장 중요한 자리였다. 또한 유권자들에게는 후보들의 인물과 정책을 직접 비교 검증해 보는 자리였고 객관적인 여론 과 민심의 일단이 어떠한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장으로 활용되었 다. 그러나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합동유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폐단을 불러왔다. 정당이나 후보 간의 세 대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중석은 돈을 주고 동원한 자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동원된 이들은 지 지후보의 연설이 끝나고 상대후보의 연설이 시작되면 곧바로 자리를 박 차고 일어나면서 판을 깨는가 하면 후보 간이나 지지자 간의 야유와 욕설 이 난무하고 육탄전도 다반사였다. 유세장 주변은 잡상인들로 넘쳐나고 언제나 술판으로 얼룩지곤 했다. 이러다보니 정책이나 정견에 대한 토론 이나 검증은 아예 기대할 수조차 없었고 근거 없는 폭로와 비방, 헐뜯기 가 난무했다. 특히, 후보들은 수천, 수만의 청중 동원을 위해 ‘통책’이니 ‘반책’이니 하는 세포조직까지 갖춘 거대조직을 꾸리고 이를 운영하기 위 해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을 동원하여 뿌리기도 했다. 대통령선거는 상상 을 초월했다. 이러한 우리의 선거모습과 선거에 대한 기억들은 이제는 아련한 추억 이 되고 있다. 흑백 자료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옛 모습이 된 것이다. 이 것은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그간의 집요한 노력이 가져온 결과이 기도 하지만 가장 직접적으로는 역시,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운동 장이나 시장터, 거리에서 이뤄지던 각종 선거운동을 미디어가 대거 흡수 하면서 안방으로 옮겨온 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운동장 합동유세를 안방 TV 토론으로 대체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변화였 다고 하겠다. 결국 선진 외국의 선거에서나 볼 수 있었던 TV 토론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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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도 실시됨으로써 예전의 선거모습은 일대 변혁을 맞게 되었고 선거운동에 대한 개념 자체도 새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선거방송 토론이 법제화된 것은 1997년 11월 제15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82조의 2에 공영 방송사는 공동하여 대통령선거일 전 60일까지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 회를 설치하고 선거운동 기간 중 3회 이상 대담·토론회를 개최하여 보 도하도록 정하면서부터다. 이후 선거방송 토론은 2004년에 실시된 17대 총선부터는 국회의원선거까지 확대되었고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 선거부터는 시·군·구의 장의 선거까지 확대됨으로써 대부분의 선거에 서 TV 토론이 제도화된 것이다. 선거 관련법의 개정이 이어지면서 TV 토 론은 공영방송사에 의한 중계가 의무화되었고, 운동장에서 이뤄지던 합 동연설회는 폐지되면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예전 같으면 실로 상 상하기 힘든 선거운동의 변화가 우리에게도 어느 순간부터 현실이 된 것 이다. 옥외 합동연설회가 TV 토론으로 대체된 것은 우리의 고질적인 선거 문화의 한 단면을 새롭게 한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 는다. 운동장 합동연설회가 갖는 청중동원과 세 대결과 같은 고질적인 병 폐를 TV 토론이 일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어온 정경유착과 금권선거는 물론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 되면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연원을 찾아가자면 합동연설회의 후보 간 이나 정당 간의 세 대결에서 그 큰 뿌리의 하나를 찾을 수 있겠다. 지금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반응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예전의 선 거에서는 이른바 ‘바람선거’가 많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반응이 어떠한 가가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따라서 선거운동의 모 든 역량은 한마디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반응을 새롭게 하는 데 집 중되었다. 때문에 어떤 후보든 가는 곳마다 청중의 열렬한 반응, 열광하 는 환호와 박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유력한 후보일수록 당선 욕구가

1. TV 토론의 등장과 유형 3


큰 후보일수록 더 큰 환호와 박수가 필요했다. 이렇게 열렬한 반응이 필 요했던 후보들은 너도 나도 수많은 운동원들을 동원하여 가는 곳마다 박 수와 환호가 나오도록 반응을 조작하곤 했다. 선거에서 수많은 청중을 동 원하고 거리마다 가득 누비는 운동원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역구 마다 평소 수만,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선거조직을 관리, 운영할 수밖 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방대한 조직의 유지 관리가 그냥 될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조직을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정치자금이 필요했고 이러한 정치자금은 불법과 편법으로 조달될 수밖 에 없었다. 이것은 결국 정경유착을 통한 불법 정치자금의 수수와 공천 대가의 수수 등으로 이어져 우리 정치를 타락시키고 병들게 하는 주범이 되기도 했다. 물론 합동연설회가 갖는 순기능적 의미를 간과하고 부작용과 폐단을 너무 일반화하고 확대 과장한 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겠지만 이른바 운동장 합동유세가 그동안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심화하고 노골화했다 는 측면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써 등장한 것이 바로 선거후보 TV 토론이다. TV 토론은 그동안 합동유세가 갖는 장소적 제약이나 공간적 제한 등을 완전히 해소함은 물론 선거운동 방식이나 득 표활동 자체에 대해 후보자나 정당, 유권자 모두의 눈을 새롭게 뜨게 했 다. 운동장 합동유세에 비해 TV 토론은 누구에게나 너무나 쉽고도 편리 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이었고 유용한 수단이었다. 특히 유권자들로서는 황사바람을 맞거나 때론 폭염 속에서 때론 엄동설한의 찬바람을 맞으며 학교운동장이나 강변백사장까지 가지 않고도 후보의 정견을 소상하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후보 간 상호토론과 주장을 통해 후보들 의 인물 됨됨이나 능력과 비전 등을 직접 서로 비교 평가해 볼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TV 토론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로 민주 주의 자체를 풍부하게 한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첫째, 민주주의가 보 다 많은 사람들을 단순한 투표자가 아니라 심의자, 그리고 아젠다 세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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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할 때 이러한 목적에 잘 부합하는 것이 TV 토론 이라는 것이다. TV 토론은 대규모의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효 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며, 실제로 유권자들은 TV 토론에서 선거에 대 한 정보를 많이 얻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 둘째, TV 토론은 유권자를 교육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많은 데이터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어떻게 투 표할 것인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셋째, TV 토론은 후보자들에게 매스미디어에 대한 동등한 접 근권을 보장해 줌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후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후보 간 정책 비교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유권자의 선택 을 돕는 것은 물론 상대 진영의 정책적 입장에 대해서도 보다 잘 알 수 있 도록 한다. TV 토론이 갖는 이러한 많은 장점들은 선거문화를 새롭게 하는 데 크 게 기여하면서 우리의 선거와 정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우선 유세가 열리는 운동장에 동원할 청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조직도 그만큼 축소하고 슬림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선거 조직의 축소 운영은 무엇보다도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게 하는 근본 원 인의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 됨으로써 예전보다 훨씬 깨끗한 선거를 가능 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로도 작용했다. 물론 문제도 없지 않다. 후보 TV 토론을 제도화했음에도 TV 토론에 불참하는 후보에 대한 제재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고의로 TV 토론에 불참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또, 토론의 형식과 운영에 관한 고민이 부족 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이제 어느 선거든 TV 토론을 염두에 두지 않는 선거운동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 로 후보 TV 토론은 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1) 김민전(경희대 교수), “미디어선거의 방향과 한계”, ꡔ바람직한 대통령선거운동 방향의 모색: 정당발전세미나 발표문집ꡕ(서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02), p.63-96

1. TV 토론의 등장과 유형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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