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0140807 p

Page 1

중국 신문, 정치력과 경제력의 길항 신문은 조직이다. 중국의 신문은 공산당을 선전하고 조직한다. 이것이 원칙이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인민이 외면하고 신문은 나태하다. 이제 새로운 지양이 필요한 때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독특한 구조는 중국 신문업을 이해하는 필수 통로다.


인텔리겐치아 2159호, 2014년 8월 7일 발행

한여름의 새 책 9. 주민욱이 쓴 ≪중국 신문업집단≫ 중국에서 미디어 집단 설립은 정부의 행정 개 입이 전제된 다소 복잡한 계획 배치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영향력’, ≪중국 신문업집 단≫, vii쪽.


중국 신문업집단이란 무엇을 뜻하는 말인가? 중국의 미디어 집단을 가리킨다. 신문을 매 개로 한 미디어 집단이다. 중국식 집단화의 결과물이다. 중국식 집단화란 어떤 의미인가? 집단화란 하나의 기업이 시장과 산업의 확장 이나 시장 경쟁을 위하여 신설, 합병, 주주 운 용, 협의의 방식을 통해 단일경영방식을 집 단경영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신문업집단은 어떻게 구성되나? 당보를 중심으로 중소 규모의 종이와 인터넷 신문, 잡지, 출판사가 한데 모여 일종의 신문 업 카르텔을 형성한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특징은 무엇인가? 유·무형의 언론 관련 사업과 콘텐츠로 수익 을 창출한다. 하지만 정치체제와 집단화 등 장 배경의 상이함 때문에 기업 운영 방식이나 신문 조직 구조가 다른 나라와 다르다. 운영과 조직 구조는 무엇이 다른가? 중국 신문업집단의 실질적 주체는 공산당이 다. 신문업집단의 당보가 선전 기능을 수행 한다. 선전·선동과 행정행위로 인해 저하 된 수익은 집단 내 기타 사업이나 신문업, 신 문업의 성격을 지닌 외연(外延) 사업 수익으 로 메꾼다.


확장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신문 관련 동종 사업 분야로의 진출은 허용 된다. 이종 미디어로의 진출은 철저하게 통 제된다. 이런 방식은 언제부터 나타난 것인가? 초기에는 신문연합체의 성격으로 등장했 다. 당의 공식 인가, 곧 1994년 5월 이전부 터 이미 20개의 신문사가 스스로 유사 신문 업집단이라 할 수 있는 ‘신문업 연합체’를 결 성해 경영하고 있었다. 1994년 6월 10일부 터 12일 사이 항저우에서 열린 전국 신문업 집단 세미나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논의되 었다. ≪광명일보≫, ≪남방일보≫, ≪북경 일보≫ 등 총 10개 신문사의 담당자들이 한


데 모여 신문업집단의 필요성, 가능성과 설 립 조건 등에 대해 다방면 논의를 진행했다. 1995년 9월 5일 중국 최초의 신문업집단 ≪광 주일보≫가 확정되었다. 당시 상황은 어떠했는가? 신문 시장이 포화되었다. 1978년 178종에 불 과했던 신문이 1994년이 되어 2108종으로 증가했다. 중국 내 신문 시장의 포화를 걱정 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신문 시장 포화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모든 신문이 중국 정부와 지역 시정부의 행정 지원과 광고 수입으로 운영되었다. 신문의 질은 떨어지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일종의 허


위적 번영만이 나타나고 있었다. 문제는 어떤 모습으로 실현되었는가? 인민에 대한 선전·선동의 기능이 저하되었 다. 막대한 선전비용을 신문이 낭비하고 있 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신문의 선전 도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문업집단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논의 결과는 중국 신문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1.비영리 법인 시기(1996∼1998)다. 기존 신 문업이 당과 민중을 위해 봉사하는 국가의 선 전·선동, 공익 성격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 던 시기였다. 집단화의 결과로 내부 구조 혼


란, 체제 변화에 따른 업무능력 저하가 나타 난 시기이기도 하다. 2.비영리·기업법인 구분이 모호한 시기 (1999∼2002)다. 기업법인과 비영리법인의 신문업집단이 혼재하여 존재했다. 신문업집 단의 비영리 발전 전략과 경영관리가 순조롭 게 진행되던 시기다. 3.기업법인 지향 시기(2003∼2011)다. 문화 부문을 ‘공익성 문화사업 부문’과 ‘경영성 문 화산업 부문’으로 구분하여 문화 산업 역시 철저하게 기업 관리 전략을 통해 관리하고자 하는 당의 의지가 관철되는 시기다. 변화의 모멘텀은 무엇인가? 시장행위와 행정행위 사이의 상호관계, 곧


시장의 힘(市场力量)과 정부행위(政府行 为) 간의 상호관계다. 시장행위는 지속적인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행정행위는 당의 정책을 선전·홍보하는 의 무를 제대로 이행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 춘다. 신문업집단의 역사를 보면 이 둘 간의 대립에서 언제나 행정행위가 시장행위에 우 선했음을 알 수 있다. 행정행위 우선의 약점은 무엇인가? 과도한 행정행위는 신문업집단의 자립을 침 해하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시장 전략을 불러올 수 있다. 신문업집단의 경영 안정화 의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시장 경쟁력은 점 점 뒤처지고 약화될 것이다.


중국의 신문업집단은 어디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가? 중국 정부의 행정 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 자주 경영 관리 시스템을 스스로 개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당과 중국 정부의 적극 적 의지가 우선되어야 하는 게 전제이지만, 제도권 내에서 이룩할 수 있는 최대의 자립 능력을 보여 줌으로써 이들의 변화를 서서히 이끌어 낼 수 있다. 지금의 중국 현실에서 가능한 대안인가? 현재 중국 신문업집단에서는 적극적 움직임 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신들의 경제적 자립 을 위해 타 지역 신문 시장 진입에 힘을 기울 이고 있는 추세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미래는 무엇인가? 시간이 흐를수록 당보 성격은 약화되고 상업 보 성격은 강화될 것이다. ≪인민일보사≫ 와 ≪중국청년신문사≫ 같은 당 대표 기관지 가 당보 역할을 담당하고 나머지 신문업집단 은 자체적인 시장행위 강화를 통해 행정행위 를 점차 축소할 것이다. 이 책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중국 신문업집단의 독특한 구조는 중국 신문 업을 이해하는 필수 통로다. 알기 쉽게 설명 하려고 노력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주민욱이다.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강 사다.


중국 신문, 정치력과 경제력의 길항 신문은 조직이다. 중국의 신문은 공산당을 선전하고 조직한다. 이것이 원칙이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인민이 외면하고 신문은 나태하다. 이제 새로운 지양이 필요한 때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독특한 구조는 중국 신문업을 이해하는 필수 통로다.


중국 신문업집단 주민욱 지음 신문·언론·저널리즘 2014년 4월 15일 출간 사륙판(128*188) 무선 제본, 116쪽 9,800원


작품 속으로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중국 신문업집단 주민욱


중국 신문업집단의 영향력

중국의 변화와 신문업집단 중국을 더 이상 과거의 이데올로기 시각으로 보지 말자.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적지 않은 분야에서 시장 경 쟁 체제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국가다. 중국에서 ‘정치 를 하려면 베이징으로 가고, 장사를 하려면 상하이로 가 라’는 말이 있다. 정치는 여전히 사회주의의 기본 이념을 따르지만, 경제는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 시장 경쟁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사 결정은 사회주의에 맡기고, 행동은 자본주의에 의지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 고 있다. 이들의 미래 정책 방향은 시대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실리 위주의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 경쟁 체제다. 붉 은색으로 대변되는 중국식 자본주의가 미래 사회에 어떻 게 변모할지 그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지금, 모든 이가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중국의 예측 불가 능한 잠재성 때문이다.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인을 이해 해야 하는 것만큼 국가로서 중국을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 하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을 주목하자. 그리고 중


국의 변화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자. 중국 내 언론 환경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중국 경제의 성장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미 디어의 세계 시장 진출과 해외 미디어의 중국 시장 진출 모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 변화의 와 중에도 여전히 미디어를 선전·선동의 도구로 이해하는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중국 내 모든

신문업집단의 중심에는 중국의 당보(党报), 즉 당 기관지

가 위치하고 있다. 당보는 모(母)신문사가 되어 여러 개의 자(子)신문사를 관리·감독한다. 그리고 모신문사인 당 보는 중국 정부 선전 부서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철 저한 의미의 시장 경쟁 체제는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해외 언론 시장에서 미디어 집단은 시장 경쟁 체제에서 서로 경쟁하며 유지·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는 그들의 산업 가치가 철저하게 자본의 축적을 통한 이윤 창출과 맞닿아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중국의 신문업집단은 여 전히 일정 부분 정부의 선전 기능을 대신하는 역할을 함 께 부여받고 있다. 신문업집단을 하나의 경제 산업으로 이해한다면, 그 산업 규모는 일부 대기업에 버금가는 수 준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과는 달리 신문업집단은 ‘공상 관리부서(工商管理部门)’가 아닌 여전히 ‘선전주관부서


(宣传主管部门)’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들 이 생산하는 상품, 즉 뉴스 정보에는 이념적 속성이 상대 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미 디어 집단 설립을 단순하게 시장자본의 집중화가 만들어 낸 ‘시장 배치’가 아닌 정부 행정 개입을 전제로 한 다소 복잡한 형태의 ‘계획 배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특징

중국에서 1996년 처음으로 신문업집단(报业集团)이 등장 했고, 이로 인해 하나의 당보가 여타의 신문사들을 복수 소유할 수 있음은 물론 관련 출판업으로 진출 역시 가능하 게 되었다. 기존 사회주의 체제에서 이데올로기 성향의 신문사가 시장자본주의 성향의 신문 기업으로 탈바꿈한 계기가 된 것이다.

1994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신문업집단(报业集团)’ 설

립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여기서 신문업집단이라는 명칭은 상황에 따라 신문집단(新闻集团)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신문만이 아닌 신문과 관련된 사업을 중심 으로 하는 집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신문업의 의 미를 좀 더 강조한 신문업집단으로 용어 통일이 더 적절

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광둥성의 ≪광주일보(广州日


报)≫가 중국 신문출판사본부(中华人民共和国新闻出版 社总署, 이하 신문출판본부)의 공식 인가를 받음으로써

중국에는 최초의 신문업집단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는 50여 개가 넘는 신문·방송·출판업 집단 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 중 신문업집단은 전체의 9할 이상 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내 미디어 집단을 신문업 집단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정도다. 신문업집단은 특정 신문사가 여러 신문·잡지·출판 사 등을 소유하고 있는 종합 신문사업 형태를 띠고 있다. 신문출판본부의 인가를 거쳐 모든 형태의 종이 출판물에 서 복수 소유가 가능하다. 지금은 시대 흐름에 맞게 인터 넷신문사의 소유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 이신문 관련 언론 사업 외에는 방송·광고·위성통신 사 업 등에 대한 겸영과 교차 소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 다. 신문업집단 대부분은 주로 신문업과 관련된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자기 나름의 경제·사회·문화적 영향력 을 키워 나가고 있다. 실례로 ≪남방일보(南方日报)≫의 경우 ≪광주일보≫ 이후 두 번째로 신문업집단 설립 인가를 받았다. 1998년 남방일보신문업집단(南方日报报业集团)에서 2005년 남 방신문업전매(매스 미디어)집단(南方报业传媒集团)으로


명칭을 바꾸고, 꾸준히 그 규모를 키워 나가고 있다. 신문 12개, 잡지 9개, 인터넷신문 6개, 그리고 출판사 1개를 운 영하고 있는 중국 남부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업 집단 중 하나다.

신문업집단의 변화 움직임 중국 내 신문업집단이 중국 정부의 선전 도구로 작용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만으 로 중국 내 언론, 미디어 환경 전체가 국가의 선전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고 단정짓지는 못한다. 너무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중국 내 미디어 집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문업 집단의 경우 이들의 설립에 중요하게 작용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들의 경제적 자립 문제다. 정부의 지원 없이 스스 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 것이다. 이들 스스로 살아남는 방안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미디어의 집단화를 허가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재정 부 담을 줄이는 동시에 사회주의 국가에서 미디어의 고유 기 능인 선전·선동 기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최고의 대안 인 셈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 모든 지역에서 언론이 균등 하게 정부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


려 중국 남부 지역 광둥성의 광저우, 선전 등에 있는 언론 사는 그 소재지가 중국 대륙임에도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 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문, 특히 인터넷판 신문은 정치, 행정, 국가정책, 군사와 관련된 뉴스 외 사회, 경제, 문화, 연예 등에 관한 뉴스를 대중의 취향을 고려해 제 작·생산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내용은 당보의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 과거에 비해 민감 한 사안을 제외한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의 규 제·단속이 많이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 종이신문만이 아닌 인터넷신문에서 일반적 흥미 위주의 대중 기사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흥미 위주의 기사를 주로 다 루는 신문들이 모두 신문업집단의 자(子)신문사들이다. 당보는 당의 선전 도구로 작용되지만 여타 신문들은 철저 하게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 신문이 정치 기사로 도배되고 있다면 일반 민중은 그 신문을 멀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는 곧 신문사의 재 정적 어려움으로 나타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선전역할 을 수행하는 데도 한계가 따를 수 있다. 현실에서 이러한 정치색의 신문은 신문업집단의 당보 하나로 충분하다. 기 타 자(子)신문사는 더욱 대중의 취향에 민감하게 작용하


고, 흥미 위주의 기사를 선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 게 된다. 중국 정부 역시 물론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이러 한 시대 흐름에 맞는 미디어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변화하 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문업집단의 시장화 해외 미디어 시장은 철저하게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 운영 되고 있다. 일부 미디어 기업이 미디어 시장을 잠식해 독 점하는 현상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모든 미디어는 기업의 형태로 서로 경쟁하고, 자유로운 투자를 통한 기회 와 위험 부담 모두를 스스로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 에서 돈이 되는 사업, 즉 수요가 많은 미디어 사업에 대한 공평한 경쟁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살아남은 자는 또 다 른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투자를 찾아 나서고, 반 대로 살아남지 못한 자는 시장에서 사장되고 만다. 잔인 하지만 기회 균등이 잘 지켜졌다면, 이로 인한 자신의 성 적표도 불만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자본주의 시장 원칙을 따르고 있다. 중국의 미디어 시장에서 신문업집단 역시 나름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 경쟁 체제를 받아들여 미디어 간 상호 자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비영리 집단으로서


역할은 축소되고 있는 반면 이윤을 목적으로 한 기업형 집 단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의 중국 내 신문업집단은 생산 경영(生产经营)과 자

본 운영(资本运作) 방면에서 상당 부분 시장 경쟁을 실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신문업집단이 완전한 시장 경쟁의 주체로 서 기업법인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 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신문업집 단의 당보 역할은 축소되고, 중국 정부의 행정행위는 나날 이 줄어들고 있다고 반박한다. 두 의견의 대립에서 공통 적인 주장은 중국 정부의 미디어 시장 개입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당보 역시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는데, 정 치 색채를 벗어던지고, 서서히 시장 경제발전의 큰 그림에 서 시장화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 신문업집단의 중심 인 당보가 시장 경쟁의 주체적 역할로서 미디어 시장을 선 도해 나간다면, 그 밑의 자(子)신문은 물론 기타 출판, 잡 지, 인터넷신문 역시 더욱 경쟁력 있는 미디어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업집단의 기회와 당면 과제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으로 세계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 고 있다. 국내외적으로도 시장 경쟁 자본 체제가 사회· 경제 생활 중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중 국 내 신문업집단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데 역시 이러한 시장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중국 입장에서는 내적으로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강화, 외적으 로 해외 미디어 시장 진입을 위해서 미디어의 집단화는 필 연적 과정일 수 있다. 실제 시장 경제에서 신문업계 역시 집단화·다원화 발전 전략을 통해 경영상 외부 위협 요소 를 줄이려 노력한다. 인터넷과 이를 기반으로 한 관련 미 디어 산업 그리고 휴대기기를 매개로 한 다양한 콘텐츠 산 업 시장이 나날이 번영하고 있는 이 시점, 신문업집단은 이상의 산업 등과 상호 연계하여 보다 폭넓은 멀티미디어 산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언론 시장이 꾸준히 개혁·개방의 자세 를 취하고 있는 현재, 외국 자본이 중국 신문업에 진출하 여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문의 집단화는 중국 신문업의 국제 경쟁력을 쌓는 데 더 욱 유리할 수 있다. 신문업집단은 기존의 분산을 통합으 로 집중하면서 과거와 달리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영안정


화를 꾀하고 있다. 동종 업계에 대한 시장 확장은 물론 기 타 산업으로 시장 진입 역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신문업집단 내 소속된 신문 간에는 소위 말하는 모자 관계(母子关系)가 존재한다. 하나의 모(母)신문사가 둘 이상의 자(子)신문사를 경영하고 있다. 당 기관지인 모신 문은 정치적 성격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반면, 자신문사 들은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일반 민중이 원하거나 또 는 그들의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을 가지고 신문을 제작한 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수입과도 밀접한 관계를 나타낸 다. 신문업과 관련된 출판사, 광고회사 등으로 시장 진출 하고 있는데, 광고를 광고주와 미디어 간 단순한 교환 상 품으로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동종 사업과 기타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쇄소의 경우 신문업집단 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반드시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 사업이다. 일부 내실 있는 신문업집단은 스 스로 종이 공장 시설을 갖추고, 첨단 인쇄기계를 도입하는 등 신문 제작에 따른 고정·운영비를 낮추려는 노력을 꾸 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문업집단은 기타 산업으로 시장에 진출 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고자 노력한다. 현재 중국에서 가 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동산 사업은 일종의 유전과도


같다. 한번 터지면 억만장자가 되는 석유 산업처럼 인식 되고 있다. 일부 자본 규모가 있는 신문업집단은 이러한 부동산 사업에 이미 진출해 있다. 제조·판매업은 물론 심지어 택시회사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금융 등 자본밀착 형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규모가 커 진 신문업집단은 중국 신문업 시장의 개방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 없이 오히려 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는 중국 내 모든 신문업집단에 해 당하는 일은 아니다. 더불어 당과 중국 정부의 행정행위 가 지나치게 개입해서도 실현 불가능한 일이며, 정부의 법 적·제도적 지원과 환경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미디어 겸영과 교차 소유와 신문업집단 신문법과 관련하여 과거 1987년 정간법(정기간행물등록 등에관한법률) 개정, 2005년 ‘신문기능보장법(신문등의 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제정으로 신문에 대한 소유 규제 제도가 점점 강화되었다면, 2010년 ‘신문진흥법(신 문등의진흥에관한법률)’ 개정을 계기로 이러한 소유 규제 제한은 위기를 맞았다. 신문진흥법을 근거로 미디어 사업 자의 신문과 방송 겸영과 교차 소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미국의 경우조차 현재까지도 1975년에 제정된 이종 미디 어 간 교차 소유 금지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여전히 신문 방송 겸영 규제 완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례에서 신문의 방송 진입 이후 정보 의 다양화, 여론 형성의 공정화, 심지어 그들의 재정 안정 화 등에 얼마 만큼의 효율성이 나타났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내 적지 않은 학자들이 신문업집단의 미디어 간 겸영과 교차 소유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 서 이종 미디어 간 겸영과 교차 소유를 지지하는 통상적인 이유와는 거리가 있다. 중국에서 모든 신문업집단은 일정 부분 당과 중국 정부, 지도자의 선전 도구 역할을 담당해 야 한다. 국가와 인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비영리 산업 의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러한 정부 의 행정행위가 신문업집단의 시장행위를 심각하게 침해 하기도 한다. 중국 관련 학자들 대부분이 신문의 이종 미 디어 간 교차 소유를 찬성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다 나은 수익 안정화를 스스로 모색하여 가능한 한 정부 의 지원과 간섭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이윤 창출을 위한 이종 미디어 간 겸영 및 교차 소유를 주 장하는 것을 넘어 중국 정부의 정치·행정 관여 행위에 대


한 일종의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신문업집단의 겸영 및 교차 소유 허용 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미디어 는 특수한 지위를 부여받고 있어서 영미권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한국과 중국 모두 같은 동아시아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례가 중국 에 그대로 적용될 수도 없다. 상호 간 공간적 거리가 반드 시 문화 할인(culture discount)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 기 때문이다. 해외 다양한 사례 및 관련 연구들을 참고하 는 것은 중국 내 이종 미디어 간 겸영 및 교차 소유를 이해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너무 맹 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일이다. 이와 더불어 교차 소유를 ‘허용해야 한다’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한다’ 식의 흑 백논리보다는 ‘허용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고’,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좀 더 건설적 인 논의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재영(2009). 미국의 교차소유 논쟁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 󰡔󰡔한국방송학보󰡕󰡕󰡕통권 제23권 3호, 한국방송학회.

이용성(2011). 신문법 내 소유규제 제도의 형성과 해체에 관한 연구. 󰡔󰡔한국언론정보학보󰡕󰡕󰡕56, 한국언론정보학회.


01 중국 신문업집단의 정의

신문업집단이란 당 기관지, 즉 당보(党报)를 중심으로 하고, 신문이 주 업무이면서 국가 소유를 원칙으로 하며, 사회적 가치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다기능(多功能), 다차원(多层次), 다품종(多品种)의 특수한 산업 집단이다. 그래서 신문업집단은 중국 사회 내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신문업집단은 신문업과 관련된 사업과 더불어 기타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중국의 신문업집단 개념 중국 내 미디어의 집단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 보다도 집단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집단화는 하나의 기업이 시장과 산업의 확장 혹은 시장 경쟁의 요구에 의해 신설(新建), 합병(股权), 주주운 용(兼并运作), 협의(协议) 등의 방식을 통해 단일경영방

식을 집단경영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집단 화는 서방 기업의 시장화 전략의 산물이다. 그들은 기업 간 연합과 합병을 통해 독점을 강화하고 경쟁을 줄여 이윤 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에 집단 내 자원의 효율적 사용 을 기초로 고정 비용을 절약하여 최대의 경제 이익을 획득 하고자 한다. 그리고 신문업을 매개로 한 신문업집단에 대한 개념은 처음 영미권 국가에서 시작되었고, 그 의미는 다른 지역에 서 동시에 둘 이상의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 신문업 연합체

이며, ‘신문업집단(报团)’뿐만 아니라 ‘신문업 계열(报系)’

혹은 ‘신문업 연결체(报链)’ 등으로 달리 부르기도 한다.

또한 오늘날 영미권을 중심으로 한 신문업집단은 크게 세 가지, 즉 미디어 간 초월(跨媒介), 사업 간 초월(跨行业) 그리고 국제(시장) 간 초월(跨国界) 등 전방위 발전 전략 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집단화에 대한 개념과 해외 미디어 시장 에서 통용되는 미디어 집단화 현상만을 가지고 오늘날 중 국의 신문업집단을 충분히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 깝다. 그러므로 중국만의 색채를 간직한 이 집단을 설명 하는 새로운 개념 정의가 필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 국에서 신문업집단은 중국 내 광범위한 영향력을 나타내 는 사회주의 신문을 중심으로 신문업 및 신문업의 성격을 지닌 외연(外延) 사업이 주체(몸통)가 되어 비(非)신문업 경영체를 겸영(兼容)하는 산업 연합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중국에서 신문업집단의 설립에 관한 논의가 처 음 시작된 초기, ‘신문업집단은 여론과 커뮤니케이션 정보 를 이끌어 내기 위한 목적으로 신문·잡지 등 출판물의 발 행에 관여하는 발행인이 경영 주체가 된 기업 집단을 의미 했다.’ 이후 다시금 신문업집단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정 의가 이루어지는데, ‘신문업집단이란 당 기관지, 즉 당보 (党报)를 중심으로 하고, 신문이 주 업무이면서 국가 소유

를 원칙으로 하며, 사회적 가치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다 기능(多功能), 다차원(多层次), 다품종(多品种)의 특수한 산업 집단이다.’


중국 신문업집단의 성격 중국에서 모든 미디어는 국유자산이다. 그래서 정부는 사 회 경제의 관리자인 동시에 국유자산의 소유자다. 중국 내 신문업집단은 광범위한 사회·문화 영향력과 고도의

권위성을 가지고 있는 공산당 기관지(党报)를 그 중심에

두고, 신문업과 관련된 산업이 버팀목(支柱)이 되는 신문 업 연합체 성격을 띠고 있다. 해외 신문업집단과 비교하 여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 내 신문업집단은 당의 목소리 (喉舌)가 되며, 일반 인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풀어쓰면, 신문업집단은 중국 사회 내 광범 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문이 중심이 되어야 한 다. 초기 설립 당시는 반드시 공산당 기관지여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가는 물론 기업, 사회단체 그리고 개인 들도 신문업집단을 경영할 수 있게 되었다. 단 그 주체는 중국 정부 유관 기관의 주기적인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 다. 그리고 신문업집단은 신문업과 관련된 사업과 더불어 기타 사업으로 확장을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신문업, 즉 신문 내용을 통한 사업이 주가 되어 기타 자산업무(资产 业务)와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둘 간 상대적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신문업집단의


신문 관련 사업 간 모자관계(母子关系)는 서로 협조적이 어야 하고, 서로의 우수한 점은 상호 공유할 수 있어야 한 다. 이윤 창출에서도 서로 의지해야 하는 등 공동발전 전 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편으로 신문업집단을 신문 간 혹은 신문과 각종 출판 물, 간행물 등의 종이미디어 또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 신 형미디어 간 산업 연합체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리고 디 지털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신문과 신매체 간 조합은 더욱더 다양화·복잡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문업집단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공간적 상호 비교에서 신문업집단에 대한 정의는 서양과 중국 간 차이를 나타낸다. 시간적 비교에서도 시대 흐름 과 발전에 따라 신문업집단이 내포한 의미 역시 그 변화의 폭을 달리한다. 중국에서 신문 산업은 중국 정부의 꾸준 한 지원을 통해 발전해 오다 시장 경쟁 체제 도입에 따른 변화를 인식하고, 신문의 집단화 과정을 거치면서 신속하 게 발전해 왔다. 신문업집단은 규모의 경제를 실천하면서 설립과 합병의 과정을 거치며, 빠른 속도로 그 규모를 키 울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본인들만 의 특색 있는 중국식 신문업집단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모두를 중시 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갔다. 따라서 신문업집단은 시장 경 쟁 체제에서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 공익적 미디어의 사회 적 효율성 모두를 등한시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만일 두 가치가 충돌하면 후자의 사회적 가치를 전자보다 더 우선시하는 당의 선전 도구 역할을 강요받기도 한다. 그래서 신문업집단의 설립은 중국의 신문업이 시장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여전히 중국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당의 선전·선 동을 위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의 신문 업집단은 신문업의 시장화·산업화에 따른 결과이지만, 반드시 사회주의 원칙에 근거한 발전 전략을 함께 포함하 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중국의 신문업집단은 중국만의 특색을 유지·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胡兴荣(2005). 大报纸时代(대신문시대). 人民网. available:

http://media.people.com.cn/GB/22100/40528/50410/3539 974.html

孟丽娟(2011). 比较行政因素和市场因素对中西报团的影响(중국과

서양의 신문업집단에 대한 행정요인과 시장요인의 영향에 관한


비교), 人民网. available: http://media.people.com.cn/GB/22114/44110/213990/166 04135.html

冉华 · 梅明丽(2005). 中国传媒集团化发展的历史检讨(중국 미디어

집단화 발전의 역사 검토). 󰡔󰡔江西社会科学󰡕󰡕, 第5期.

唐绪军(2003). 󰡔󰡔报业经济与报业经营(신문업집단 경제와 경영)󰡕󰡕. 中国北京: 新华出版社.

王建男(1999). 党报集团化发展应遵循的原则(당기관지 집단화

발전의 원칙준수). 中国报业.


02 중국 신문업집단 등장 배경

중국 신문 시장의 지나친 분산(散)과 범람(滥) 문제와 시장 효율성, 상품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신문업집단 설립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되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의 정치적·행정적 관여를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각종 지원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으로 신문업집단 설립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신문업의 시장 경쟁 체제 1994년은 중국 내 ‘시장 경제’와 ‘계획 경제’ 체제 간 충돌 이 가장 극심했던 한 해다. 이는 일부 보호 영역을 제외한 모든 시장을 자유로운 시장 경쟁 체제 흐름에 맡기는 자유 시장 경제와 중국 당국에 의해 계획·수립되어 국가가 시 장에 관여하는 중국식 자본경제 체제 간 충돌로 이해할 수 있다. 신문업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시임신문출판 부(时任新闻出版署) 부서장 리양헝(梁衡)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전국 2018종 신문들이 자본시장의 경쟁 체제를 멀리하고, 상호 경쟁 관계에서 생존과 발전에 대해 적극적인 고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신문사 창간은 곧 정부 혹은 관련 기 관에 돈을 요구하는 행위로만 인식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 부의 꾸준한 지원을 받는 신문 기업은 신문업의 시장 경쟁 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무감각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시장화 개방은 삶 또는 죽음의 극단적 선택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불러올 것이 다. 결과적으로 신문들이 무분별하게 많아짐으로써 신문들 은 두 가지의 길, 즉 ‘살아남거나 혹은 죽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할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狂风暴雨中不停止前进脚步−我国报业集团文化苦旅” 朱学东, 2003, 󰡔󰡔河南报业󰡕󰡕, 3쪽.

기존과 같이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계속 이어지게 되면 단기적으로 중국 신문 업계는 양적 성장을 보일지 모 르지만, 장기적으로 신문 산업 구조의 균형이 깨질 것이 고, 공적 자원 역시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즉, 시장 경제에서 신문 업계는 다양한 외부 요인에 대응하며 조금씩 변화를 나타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존 중국 내 신문들은 정부에 의한 여러 방면의 혜택들−토지, 인력, 투자, 세수, 은행 이자, 대출, 정기구독 등−을 장기적으로 향유하고자만 했다. 문제는 이후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지원이 줄어들자 그들의 시장 경쟁력은 한없이 약 화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중국 정부 정책이 언 제까지나 신문업을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과 머지않아 맞 이해야 하는 시장 경쟁 체제에서 다른 산업들과 평등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현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때로는 알면서 도 이를 무시해 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로 인해 나 타날 수 있었던 신문 업계의 혼란 또는 공황 상태를 신문 업집단 설립으로 상당 부분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문업집단의 등장 중국 내 신문업집단 설립은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가장 열기를 띠게 된다. 이는 첫째, 신문업이 인터넷 매체 의 신속한 보급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둘 째,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신문업은 생존환 경의 변화 등 다양한 압력을 경험하게 되고, 이를 타개하 기 위해 시장 개방에 적극적 반응을 나타낸다. 셋째, 21세 기 세계 정치·경제 형세가 재정리되는 역사적 기회와 도 전에서 국제 여론은 더욱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신문 보도와 이로 인한 여론 형성에 대해 과거에 비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는 신문업을 집단화해 중국 국내· 외 여론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발전 전략으로 신 문업집단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신문업집단의 등장 배경을 정치 방면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1978년 178종에 불과했던 신문이 1994년이 되어 2108종으로 증가했고, 이러한 증가 추세는 점점 중국 내 신문 시장의 포화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에 다다르게 된다. 중국 신문 산업의 규모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규모(수량)를 통한 발전 방식은 지나친 분산(散)과

범람(滥)의 문제를 함께 내포하고 있었다. 더불어 대부분


의 신문은 중국 정부의 행정 신문 또는 당의 기관지였으므 로 실제 시장 효율성과 상품의 품질은 기대 이하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상대로 신문발행 금지 처 분을 요구할 수도 없었다. 대부분의 신문은 관련 정부기 관 혹은 당과 관계된 신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들 신문에 대한 신문업집단 설립 논의가 자연스럽게 등장 할 수 있었다. 일정한 조건을 갖춘 정부 기관지를 중심으 로 규모가 작은 신문사들을 흡수하게 하고, 정부의 지원을 서서히 줄여 나가면서 이들이 자본 시장 내 경쟁 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전자를 통해 기존의 정치, 행정적 관여를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후자를 통해 각종 지원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최 고의 대안으로 신문업집단 설립에 접근한 결과다. 실제 경제적 시각에서 바라보더라도 기존에는 수많은 신문사들로 분산되어 신문 산업 발전이 불균등하게 나타 났다. 그래서 신문업의 발전 속도는 늘 TV(영상업)에 뒤 처져 있었다. 당시 미디어 산업에 대한 투자는 미래 지향 적인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던 ‘신문업’이 아닌 ‘영 상 미디어 산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 표면상 으로는 신문업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만, 그 속내는 중국 정부, 행정기관, 정당 등에 의해 고정

적으로 확보된 광고 수입원에 편중된 허위적 번영(虚假的

繁荣)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신문의 선전 도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문업집단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 었다. 그로 인해 기존 신문업 내 유사 신문 간 분산경영은 집중화 전략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일부 특정 신문사의 독점 현상이 완화되고, 과거 뚜렷한 체계 없이 발생하던 동종 업계 간 경쟁 역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신문업은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모델로 지속적인 발 전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국 신문업집단의 등장 배경을 공익적 기능 측면 에서 접근하기도 한다. 중국의 신문업집단 발전은 정부와 관련 미디어 업계의 공익적 선택의 결과다. 정부와 미디 어 집단은 각각 공통된 사회이익 성향과 상이한 경제이익 성향을 동시에 나타낸다. 즉, 둘 모두 공공의 이익을 추구 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는 동시에 경제정책에서는 상 호 차이를 나타낸다. 신문업집단은 이윤 창출을 위해 집 단화를 요구하지만, 정부는 집단화 그 자체보다는 이를 통 한 정책 홍보와 선전 기능의 강화를 더 중시하고자 한다.


중국식 신문업집단의 설립 중국의 전통 계획경제 체제에서 신문업은 비영리산업이 다. 이들의 언론 활동은 사회·정치 활동인 동시에 비경 제 활동이다. 그래서 경제 발전 전략과 관계성이 그렇게 크지 않다. 이 시기 신문사는 전형적인 당의 선전 기구의 성격을 나타낸다. 중국 정부가 필요에 따라 시기와 지역 에 맞게 신문사를 설립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제반사항을 관리·감독한다. 경제적 지원 역시 당을 통해 이루어진 다. 신문사는 단순히 신문만 생산하는 일종의 제조업 수 준의 역할만 담당했다. 그래서 신문은 경제 기능을 갖출 필요도 없었으며, 시장 경쟁 체제에 대한 특별한 노력과 사고 능력도 필요하지 않았다. 전통 미디어 시대, 신문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으로 중 국은 신문을 지배집단을 대변해 주는 중요한 도구로 삼았 다. 그래서 당에 의한 독점 경영을 이어갔으며, 신문 경영 의 유일한 주체는 국가, 즉 공산당뿐이었다. 신문사는 국 가의 비영리 기구로서 사회 공익 목적을 위해 존재했다. 국가에 의해 조직되고, 관리되는 국유자산이면서 부속기 관이었다. 따라서 신문사 스스로의 독립 경영은 허가되지 않았다. 이렇듯 당시의 신문사는 여론 형성을 선전, 선동 하는 당의 선전 도구였으므로 그 신문 내용 역시 정치, 행


정, 지도자의 동정 소식에 치우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 반 민중의 소식은 신문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신 문사의 상업 경영, 광고 수입에 의한 독립 경영 역시 나타 날 수 없었다. 신문사는 신문 경영에 필요한 모든 재원 전액을 중국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당연히 재원의 사용 여부에 대한 관리, 감독, 감사 역시 정부의 관련 부서 관할에 놓이게 된 다. 이러한 고도로 집중된 일방적 상업 재무 관리 체제에 서는 신문사의 자립성에 대한 적극성은 심하게 훼손받기 마련이다. 국가라는 거대한 어미 새가 주기적으로 먹여주 는 신문사라는 아기 새는 민중의 편에 서 있기보다는 국가 에 더 치우쳐 있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언론의 공익성 중심에는 민중이 아닌 당이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따른 요구와 국가 재정의 안정화를 위해서 서서히 신문사의 공익 기능과 더불어 경영 기능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래서 당의 선 전 기능을 우선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 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경제적 자 립과 더불어 공익 요소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 도록 신문사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신문사가 경제적 안정 화를 스스로 모색할 수 있다면, 중국 정부 차원에서 재원


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신문사의 비영리 기업으로서 발전과 경영관리전략이 적절히 융합된 중국 식 신문업집단 설립의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문헌 湖南教育出版社(2004). 󰡔󰡔中国传媒集团发展报告(중국 미디어 집단

발전보고)󰡕󰡕. 中国湖南: 湖南教育出版社.

李小曼 · 程明(2005). 中国传媒集团经营发展面临的几个重大问题

(중국 미디어 집단 경영발전이 대면한 몇 가지 중요한 문제). 江西社会科学, 第5期.


지금까지 북레터 <인텔리겐치아>를 보셨습니다. 매일 아침 커뮤니케이션북스와 지식을만드는지식 저자와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인텔리겐치아>사이트(bookletter.eeel.net)를 방문하면 모든 북레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