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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학 원론


PR학 원론

지은이 한정호 · 김병희 · 김장열 · 김찬아 · 박노일 · 박동진 · 박종민 · 배지양 · 오창우 유선욱 · 이유나 · 이제영 · 전형준 · 정지연 · 조삼섭 · 최준혁 · 탁재택 · 황성욱 펴낸이 박영률 초판 1쇄 펴낸날 2014년 3월 17일 커뮤니케이션북스(주) 출판 등록 2007년 8월 17일 제313-2007-000166호 121-869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571-17 청원빌딩 3층 전화 (02) 7474 001, 팩스 (02) 736 5047 commbooks@eeel.net www.commbooks.com CommunicationBooks, Inc. 3F Cheongwon Bldg., 571-17 Yeonnam-dong Mapo-gu, Seoul 121-869, Korea phone 82 2 7474 001, fax 82 2 736 5047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주)가 저작권자와 계약하여 발행했습니다. 본사의 서면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한정호 · 김병희 · 김장열 · 김찬아 · 박노일 · 박동진 · 박종민 · 배지양 · 오창우 유선욱 · 이유나 · 이제영 · 전형준 · 정지연 · 조삼섭 · 최준혁 · 탁재택 · 황성욱, 2014 ISBN 979-11-304-0048-8 책값은 뒤표지에 있습니다.


PR학 원론 한정호 · 김병희 · 김장열 · 김찬아 · 박노일 · 박동진 · 박종민 · 배지양 · 오창우 유선욱 · 이유나 · 이제영 · 전형준 · 정지연 · 조삼섭 · 최준혁 · 탁재택 · 황성욱

대한민국,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머리말

현대 사회에서 PR의 발전은 눈부시다. 정부와 기업, 단체 할 것 없이 공중 (public)을 상대로 하는 모든 조직체는 이제 PR 없이 존재하기 힘들다. 조직 체들이 다양한 공중들과 장기적인 우호 관계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PR이라고 본다면 PR은 어쩌면 인류 발달사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민주 사회의 보편화, 다매체 다채널, SNS를 포함하는 뉴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 지방자치제도의 확대, 전 세계가 하나 되는 글로벌화와 같은 결정적 요인들 이 빅뱅에 가까운 PR의 발달을 초래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PR의 성장 속도는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이나 연구의 축적 및 연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점차 광고와 PR, 마케팅, 판촉의 구별이 힘들게 되어 PR 의 이론적 정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PR은 실무적인 영향 력과 중요성이 강해 연구의 범위를 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과서적 기능을 가진 원론서를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실제 대학에서 PR을 가르치는 여러 학과의 커리큘럼을 분석해 보면 내용에 차이 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사회의 PR 교과서에 대한 수요의 크기 를 생각했을 때 더 이상 표준 원론서의 발간을 미루기는 힘들 것 같다. 한국 PR학회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여 18명의 PR 전공 교수와 전문가 들을 한자리에 모아 집필을 시도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몇 차례의 회 동을 통해 책에 포함할 내용과 목차, 용어 등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또 전 공에 해당하는 챕터의 집필자를 확정하는 작업은 꽤 힘들었다. 하지만 모두 의 인내와 이해, 차희원 당시 한국PR학회장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에 힘 입어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부 2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PR의 기본 이해’에서는 PR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PR의 정의와 기능, 역 사에 대해 설명한다. 1장에서는 현대 PR에서 사용하는 PR의 정의와 영역, 유형에 대해 서술한다. 2장에서는 PR의 사회적 기능과 윤리·법제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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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나타난 PR의 기원과 그 발달사에 대 해 기술한다. 특히 현대 PR이 발달한 미국의 근·현대사를 자세히 다루어, 이후 설명할 그루닉의 ‘PR의 4모형’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높였다. 더불어 유럽의 PR 역사와 한국 PR 발전도 다루어 종합적인 균형감각을 갖도록 했 다. 2부 ‘PR학의 이론과 모형’에서는 PR학의 근저를 이루는 중요한 이론들 과 관련 모형들을 다룬다. 먼저 4장에서는 ‘PR의 4모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후 이 모형이 어떤 개선 모형으로 변하는지 설명한다. 5장에 서는 그루닉과 동료들이 ‘PR의 4모형’의 대안으로 제시한 ‘우수이론’과 카메 룬 등의 ‘정황적 수용 이론’을 다룬다. 6장에서는 기존의 PR 이론이나 주장 들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적 시각을 기조로 하는 ‘PR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 적 이론과 견해들’을 서술한다. 7장에서는 ‘공중 세분화 방법’에 대해 그루 닉이 개발한 ‘공중상황이론’을 먼저 소개하고 그 후속 연구 모형과 할라한의 ‘쟁점 진행 모형’을 설명한다. 8장에서는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과 연구, 모형들을 다루며 9장에서는 조직체가 공중들과 어떠한 관계를 어떻 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보여 주는 평판관리와 공중관계성의 개념 및 관련 이론들을 설명한다. 3부 ‘PR의 실무와 전략’에서는 PR인의 실무 활동에 대해 설명한다. 10장에 서는 PR인이 조직체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와 활동을 수행하며 그 활동 형태는 대체적으로 어떻게 나눌 수 있나를 설명한다. 11장에서는 조직 체를 위해 PR 업무를 대행해 주는 PR 전문 회사의 영업과 이익 창출, 그리고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 설명한다. 12장에서는 PR 실무의 가장 기본 업무인 PR 기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3장에서는 PR의 구체적인 전술과 전략, 즉 언론관계와 퍼블리시티 전략을 14장은 이벤트와 스폰서십, 15장은 기업 사회공헌활동(CSR), 16장은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CIP), 17장은 지역사회관 계, 18장 기업PR광고, 19장은 공공 문제 관리(public affairs), 20장은 소셜 미 디어 PR등 8가지 PR 활동의 전략을 상세하게 언급한다. 4부 ‘특별 공중 분야와 PR’에서는 일반 PR에서는 잘 다루지 않거나 마케팅 등 다른 분야에서 동시에 다루고 있는 PR의 활동 및 연구 분야들을 소개한 다. 21장 사내 PR 전략과 전술에서는 조직체 내의 공중인 임직원을 대상으 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설명한다. 22장 마케팅 PR은 마케팅 분야에 서 사용하는 PR 전략을 설명하는데 이 경우 공중은 소비자가 된다. 23장 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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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투자자 PR로서 기업공시, 투자설명회 등 조직체, 특히 기업이 투자자들 을 대상으로 하는 PR의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24장 공공 캠페인은 사회적 인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인 캠페인을 기획,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다. 25장 비영리 조직 PR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여러 단체들의 PR 현황과 특색, 현안,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26장 국제 PR에서는 국제 PR 의 정의와 특성, 관련 이론 및 모델과 비즈니스 형태를 다룬다. 한국PR학회 차원에서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하여 집필한 PR 교재는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 저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각 장을 집필했기 때 문에 내용 면의 문의는 개별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에서 포함하 지 못한 내용들이나 수정 사항, 중복 사항 등은 2년 뒤 다시 저자들의 협의 를 거쳐 개정판에서 해결할 것이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저자 모두에게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 책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다 같 이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 또한 이 책의 발간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역 대 PR학회장님들에게 감사드린다. 전달과 원고 취합, 내용 조정, 원고 교정 을 도와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의 이주경, 강은혜 두 조교들에 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끝으로 이 책의 발간을 가능하게 해 준 커뮤니케 이션북스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4년 2월 저자를 대표하여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한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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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머리말

v

1부 PR의 기본 이해 01 PR의 정의와 유형

PR의 정의

3

3

PR과 유사 개념들

8

PR의 국면과 유형

11

PR의 유형 참고문헌

13 20

02 PR의 사회적 기능과 윤리

PR 시대의 도래

21

21

PR의 중요성과 사회적 기능

26

PR의 윤리·법제적 문제들

28

PR의 법적 문제 참고문헌

36

45

03 PR의 기원과 역사

47

고대의 유사 PR 활동 미국의 PR 역사

49

유럽의 PR 역사

63

한국 PR의 발전

65

참고문헌

47

69

2부 PR학의 중요 이론과 모형들 04 PR의 4모형과 개선 모형들

PR 4모형

73

PR 4모형의 개선 모형들 참고문헌

73

77

75


05 우수 이론과 정황적 수용 이론

우수 이론

정황적 수용이론 결론

78

78 89

96

참고문헌

96

06 포스트모더니즘적 이론과 견해들

98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과 개념들

99

PR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견해들

100

PR 연구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 적용

105

포스트모던적 시각에 대한 비판적 견해와 유용성 참고문헌

110

07 공중 세분화 연구

공중 상황 이론

113 114

쟁점 진행 모형과 공중 세분화 참고문헌

136

08 위기관리

140

위기관리의 정의

140

위기관리의 단계

141

참고문헌

129

164

09 조직체 공중관계성 이론과 평판관리

PR 패러다임의 변화와 이미지 평판관리의 개념과 구성 요소 참고문헌

167

167 183

186

3부 PR의 실무와 전략 10 PR인의 유형과 활동

191

PR 실무의 기초와 중요 PR 활동 PR인의 유형: 기술자 vs 관리자 PR 실무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 조직과 PR 참고문헌

198 203

194 195 197

110


11 PR 산업

204

PR 전문 회사

204

PR 전문 회사의 유형과 특징 PR 회사의 수익 방식 참고문헌

205

209

213

12 PR 기획

214

문제 파악을 위한 공중 모니터링 공중 세분화와 타기팅 타깃 공중 분석 목표 설정

219

222

메시지 설정

224

프로그램 입안 평가

228

예산

230

일정

230

참고문헌

227

232

13 언론 관계와 퍼블리시티

PR과 언론 환경

234

234

PR과 언론 관계 이론

237

언론 관계 전략과 퍼블리시티 참고문헌

239

249

14 이벤트와 스폰서십

이벤트

214

217

251

251

스폰서십

256

참고문헌

260

15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261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정의

261

CSR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변화 양상 CSR에 대한 관점의 변화

266

자선적 사회공헌활동의 종류 사회공헌활동의 효과

CSR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사회공헌활동 측정지표 참고문헌

278

268

269

276

273

264


16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

CIP의 유래와 개념

281 281

CIP 전략의 구성 요소

282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의 효과 참고문헌

287

288

17 지역사회관계

289

커뮤니티의 의미

289

커뮤니티의 유형

290

PR 대상으로서의 지역사회

291

지역사회관계 PR의 개념과 정의 인터넷과 지역사회관계

293

294

바람직한 지역사회관계 PR과 중요성 성공 전략과 관련 사례

298

지역사회관계 PR 전략 방안 참고문헌

300

302

18 기업 PR 광고

304

기업 PR 광고의 개념

304

기업 PR 광고의 목적

308

기업 PR 광고의 의제설정 기능

310

위기관리 상황에서의 수습 지원 기업 PR 광고의 장점과 단점 참고문헌

312 314

316

19 공공문제 관리

318

공공문제 관리의 정의

318

공공문제 관리 관련 용어와 특징 공공문제 관리 기능의 중요성 공공문제 관리 수단

319 323

326

공공문제 관리의 실행 과정과 사례 참고문헌

329

336

20 소셜 미디어 PR

338

소셜 미디어 개념과 기업 환경 변화 소셜 미디어 PR 활동 방향 참고문헌

296

356

343

338


4부 특별 공중 분야와 PR 21 사내 PR 전략과 전술

359

사내 PR의 목적과 중요성 사내 PR 매체

360

364

조직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사내 PR의 평가

369

사내 PR의 미래와 전망 참고문헌

366

371

373

22 마케팅 PR

375

마케팅 PR의 정의

375

MPR이 중요해진 이유

377

MPR의 주요 기능

380

MPR과 우회 전략

383

MPR 전술

385

MPR 기획의 체크리스트 성공적인 MPR 사례 참고문헌 23 IR

386 389

394

396

IR의 정의

396

IR의 사례

397

IR의 기능

398

공시

399

IR의 수단

400

참고문헌

402

24 공공 캠페인

403

공공 캠페인의 정의

403

공공 캠페인의 역사

406

공공 캠페인과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이론 공공 캠페인 설계의 원리 참고문헌

413

421

25 비영리 조직 PR

424

비영리 조직의 정의와 유형 비영리 조직의 특성과 기능 비영리 조직 PR의 특성

424 426 429

408


기부와 기금 조성 활동 결론 참고문헌 26

437

441

국제 PR

442

444

국제 PR이란 무엇인가?

445

국제 PR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국제 PR의 분야 국제 PR 산업

456 460

국제 PR 네트워크 형태 참고문헌

463

저자 소개

465

461

445


1부 PR의 기본 이해

1부 ‘PR의 기본 이해’에서는 PR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 두어야 할 PR의 정의와 기능,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1장에서는 현대 PR에 서 사용하는 PR의 정의와 영역, 유형에 대해 서술한다. 100년 이상의 역사 를 가진 현대적 의미의 PR은 시대에 따라, 사용 대상과 분야에 따라 저마다 의 정의가 존재해 왔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정의들을 묶어 종합적이고도 보편적인 정의를 내린다. 또한 과거의 전통적인 PR 정의에서 벗어나 현대 조직체들이 PR에 요구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포함하는 확장된 정의에 대해 기술하며 나아가 생태학적인 정의도 함께 설명한다. 2장에서는 우리 시대 에 PR이 크게 각광받고 부상하는 배경과 이유를 설명한다. 민주주의의 발 달에서부터 다매체 미디어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들을 망라한 다. 같은 맥락에서 PR이 조직체뿐 아니라 민주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 행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그러한 PR의 사회적 기능들을 감당하기 위해 PR인들이 지켜야 할 윤리적 원칙과 강령에 대해 다루며 나아가 법적 인 문제들까지도 부연한다. 3장에서는 인류역사에서 나타난 PR의 기원과 그 발달사에 대해 기술한다. 인류가 사회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PR의 발달을, 그 원시 형태부터 고대, 중세,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대목 들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특히 현대 PR이 발달한 미국의 근·현대사를 자 세히 다루어, 이후 설명할 그루닉의 ‘PR의 4모형’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높 였다. 더불어 유럽의 PR 역사와 한국 PR의 발전도 다루어 종합적인 균형감 각을 갖도록 했다.



01 PR의 정의와 유형

한정호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PR의 정의 PR이란 무엇인가? PR, 즉 Public Relations는 말 그대로 다양한 공중들과 관

Public Relations

계를 맺는 것이다. 그러나 이 PR이란 용어가 한국 사회에서는 PR 전문가들 이나 학자들이 의미하는 바와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데 이는 PR이 홍보(弘

홍보

報)라는 말로 더 자주 불리기 때문이다. 홍보란 ‘널리 알린다’는 의미인데 이는 PR의 원래 의미인 ‘공중들과의 관계 맺기’에 비해 매우 축소되고 왜곡 된 형태다. 물론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알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겠으나 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알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모든 용어를 홍보가 아닌 PR로 통일하기로 한다. PR에 관한 수많은 정의가 있다. PR 교육 전문가인 할로(Harlow, 1976) 는 1976년 당시 PR 서적과 PR 전문가들을 통해 과거 20세기에 있었던 PR에 관한 472개의 정의를 분석한 후 PR이란 “조직체와 공중들 사이의 ‘상호 커

상호 커뮤니케이션

뮤니케이션(mutual communication)’, ‘수용 (acceptance)’, ‘협력(cooperation)’을 창출하고 유지시키는 관리적 기능(management function)”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그 후로 40여 년이 지난 지금 PR의 정의는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PR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매체적인 환경 변화에 의해 그 활동 범위와 수단,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과 같이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사용이 보편화된 시점에서 PR의

SNS

정의는 조직체와 공중들의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차원을 넘어 양자가 서로 행동적 차원에서 공유, 참여, 평가하는 수준의 것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3


야 할 것이다. 지금도 PR에 관한 전문 서적이나 교과서, 논문 등에서는 나름 대로의 수많은 정의가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 PR에 대한 단일 정의를 내리는 것보다는 PR의 정의들에 서 자주 나타나는 용어들을 망라해 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조직체

∙ 조직체(organization): 현대 PR학에서는 개인보다는 조직체의 PR을 주로 다루고 있다. 기업, 병원, 학교, 비영리 단체, 정부 등 우리가 조 직체라고 부르는 것들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을 하는 다수의 집단을 의미한다. 대 부분의 PR 정의들은 조직체가 여러 중요 공중들과 다양한 관계를 가 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군중 대중

∙ 공중(公衆, public): 공중은 군중이나 대중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군 중(群衆, crowd)이 어떤 장소에서 물리적으로 함께하며 집단적인 무리를 이루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을 말하고 대중(大衆, mass)이 다 양하게 혼재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공중은 사회적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의식적인 주장과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즉, 공중은 여론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로서 PR의 대상은 당연히 공 중이 된다. ∙ 이해(understanding): 조직체가 하고 있는 일이나 정책을 공중들에 게 바르게 인식시키는 일은 이해에 해당한다. 조직체의 사업과 상황, 정책, 프로젝트, 정당성 등도 이해의 대상이다. 이해는 오해와 반대 되는 개념으로서 이해를 시킨다는 것은 조직체에 대한 정확한 정보 와 배경, 취지, 비전 등을 공중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체나 그 목표에 대한 오해의 불식도 모두 이해의 중요성을 말해 준다. 광고나 마케팅에서도 소비자에 대한 제품과 서비스의 이해를 강조하나 PR에서 말하는 이해는 조직체 전반에 걸친 문제에 대한 공

상호이해

중들의 이해를 의미한다. 특히 상호이해(mutual understanding)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 호의(good will): 호의는 단순한 선호와는 달리 조직체에 대한 공중 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호감을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공중들이 조 직체에 대해 신뢰하고 지지해 주려는 태도와 의지다. 공중들의 호의

4


를 획득한다는 것은 PR의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인데 호의를 가진 공중들은 조직체가 하는 사업이나 정책, 시도들에 대해 긍정적인 자 세로 인식하며 조직체가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도 비교적 우호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마케팅이나 광고에서 애 호나 호감(liking, likeableness), 선호(preference) 등의 용어를 많이

선호

사용하는 데 비해 PR에서는 호의라는 용어가 더 자주 등장한다. ∙ 관리(management): PR의 정의에서 언급되는 관리는 조직체 전반에 걸친 경영적인 관리를 의미한다. 일시적인 전략이나 전술과는 구별 되는 개념이다. PR의 정의에 관리라는 용어가 매우 자주 쓰이는 것 은 PR이 조직체의 경영을 위해 지속적이고 항시적인 노력을 기울이 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행정학에서 PR이 기획, 재무, 회계와 더불어 행정의 한 요소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PR을 하나의 경영적 요소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PR은 현대 경영의 필수 요소이며 최고 경영자의 지속적인 의사 결정의 한 부분이 된다.

지금까지 밝힌 5가지 요소들을 망라하면 PR은 ‘조직체가 공중들의 호 의와 이해를 얻기 위한 관리적인 노력’으로 정의될 것이다. 그러나 현대 PR 에는 이외에도 많은 용어와 개념들이 나타난다. 최윤희(1992)는 다음 5가 지 요소들을 더 포함시킨다.

∙ 의도적인(deliberate): PR의 여러 기능과 합법성이 자주 강조되지만 PR은 결국 의도적인 활동이다. 공중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이 해를 구하며 정보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얻도록 설계된 노력이다. ∙ 계획된(planned): PR은 일정 기간 이루어지는 조직화된 활동이다. 문제의 해결안을 제시하고 지원 계획이 수립된다. PR은 연구와 분석 을 필요로 하는 체계적인 활동이다. ∙ 성과(performance): 효율적인 PR은 개인이나 조직의 실질적인 정책 과 행동에 그 기초를 둔다. 만일 조직이 저질의 고용 기관이거나 지 역사회의 관심사를 외면한다면 아무리 많은 PR 사업을 해도 공중의 호의와 지지를 얻기 힘들다. PR의 정의에 성과라는 용어가 나타나는 것은 결국 PR은 그 자체로서가 아닌 조직체에 무언가 실질적인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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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할 수 있을 때 의미를 가진다. ∙ 공중의 이익(public interest): PR 활동의 논리적 근거는 공중의 이익 에 기여하는 것이지 단지 조직체의 이익만을 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상적인 PR 활동은 조직체와 공중 모두에게 상호 이익을 제공한다. PR은 조직체의 자체 이익과 공중의 관심사를 서로 공유하게 만들며 양자의 이익이 서로 다를 경우 이를 수렴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 쌍방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 PR은 정보의 일방적 제공이나 설득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공중으로부터의 피드 백을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현대 PR에서는 조직체와 공중 간의 상 호 이익을 위한 조절과 갈등 해결이 중요한 만큼 쌍방 커뮤니케이션 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것이 마케팅이나 광고, 선전 등 유 사 개념과 확실한 차별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현대 PR의 정의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은 다음과 같다.

중요이해당사자 /스테이크홀더

∙ 중요이해당사자(stakeholders): 조직체가 관계를 가지는 중요한 공 중들을 중요이해당사자(stakeholders)라고 한다. 현대 PR은 조직체 가 관계를 가지는 모든 공중들을 상대하기보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 지는 공중들을 상대로 한다. 즉 그들과의 관계가 조직체의 성과나 미 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공중들에 대한 관리를 중요시한다 (Broom, 2009). ∙ 이미지(image): 비교적 과거의 PR 정의에 많이 등장하는 용어다. 결 국 PR의 목적이 조직체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 적인 시기에 많이 사용된 용어다. 이미지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포함 하는 것인데 조직체에 대한 평판(reputation), 태도(attitude), 선호 (preference) 등이 다 포함된다. 그러나 현대 PR의 목적은 이미지 제 고라는 전략적이고 설득적인 노력보다는 좋은 관계 맺기에 더 많은 주안점을 둔다. ∙ 관계성, 관계맺기(relationship): 원래 PR이라는 용어가 뜻하는 바가 공중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인데 현대 PR은 이 의미를 또 다시 강 조한다. 여러 정의에서 중요 공중들과 좋은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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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발전시키는 일이야말로 궁극적인 PR의 목표라고 강조한다. 또한 관계성의 세부적 유형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 인다. 이러한 관계성을 공중관계성(public relationship)이라고 부른

공중관계성

다(Institute for PR, 1999). ∙ 호혜(mutual benefit): 조직체의 이익과 공중들 간의 상충되기 쉬운 이익들을 어떻게 조절하고 상호 간 최대의 이익을 도모하는가는 현 대 PR의 중요한 관점이다. 과거와 달리 현대 PR은 조직체와 공중 모 두가 이익 추구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일방적인 주장과 최대 의 이익 도모를 지양하고 양자 간 설득, 수용, 포기, 타협, 조정 등의 노력을 통하여 결국 조직체와 공중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 신뢰(trust): PR의 궁극적 목적 중 하나가 조직체에 대한 공중의 신뢰 를 획득하는 길이다. 신뢰는 도덕적 신뢰, 능력적 신뢰, 순수성적 신 뢰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 요하다. 신뢰는 조직체와 공중 간의 관계 유지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 소로 조직체가 발휘하는 여러 가지 경영적인 노력이나 마케팅적인 노력을 효과적으로 만들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이를 돌파하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

매우 긴 정의가 되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모든 사항들을 모두 망라한다 면 PR의 정의는 “조직체가 다양한 공중들, 특히 중요이해당사자들을 대상 으로 공중의 이익과 호혜,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그들로부터 이해 와 신뢰, 호의, 좋은 이미지를 얻어 궁극적으로 공중관계성을 잘 유지하려 는 의도적이고도 계획된 관리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미국PR협

PRSA

회(PRSA, 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는 PR을 “조직과 공중 사이 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Public relations is a strategic communication process that build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s between organizations and their publics)”(PRSA, 2012)로 새롭 게 정의한 바 있다. 이러한 정의들과는 달리 현대 PR은 생태학적인 정의를 통하여 PR의 활동 영역과 기능을 넓히고 있다. 생태학적인 정의(ecological defin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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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조직체를 사회라는 환경에서 서식하는 하나의 생물체로 보고 PR을 그 생물체가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직체 내·외부를 연결하는 경계 확장자

활동으로 본다(한정호·강승구, 2009). 조직체의 표피에서 경계 확장자 (boundary spanner) 역할을 하면서 먼저 사회 환경의 변화와 그 변화의 의 미를 조직체 내에 전달하고 또 한 조직체의 활동 결과를 환경에 유리하도록 배출한다. 이를 위해 조직체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관장한다. 외부 의 기온과 날씨 변화에 따라 식물의 잎이 달라지고 동물들이 털갈이를 하듯 이 조직체가 외부 사회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조직체 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듯이 조직체 활동의 결과들 을 사회 환경에 배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직체의 PR은 끊임없는 조사 활동을 해야 한다.

PR과 유사 개념들 PR이란 말은 현대사회에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나 정당, 병원, 학교 군대, 정 부 등 대부분의 조직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PR 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광고나 마케팅, 선전 등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 되고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나 자기 조직체를 남에게 알리고 주장하고 자랑 하는 의미로 보자면 PR은 광고나 선전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PR은 분명 광고나 선전, 혹은 마케팅 등과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PR을 직역해 보더라도 ‘공중과 관계 맺기’가 되는 만큼 유사 개념들과는 구분이 필요하다. PR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은 다음과 같다.

선전

선전(propaganda)은 원래 가톨릭교회에서 복음을 바르게 전파한다는 의미로 사 용하기 시작했다. 선전은 종교개혁의 물결에 위협을 느낀 교황청이 17세기 초 이 포교성성

교도들의논리와주장에대항하고자만든포교성성(布敎聖省, Sacre Congregatio

프로파간다

de Propaganda Fide)에서 유래한 것인데 ‘프로파간다(propa- ganda)’는 “바른 소 리를 전한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선전은 이후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대적 심리전의 일환으로 사회,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인민을 통치하는 수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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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선전의 의미는 ‘어떤 확실하지 않 은 가치나 주장을 특정한 시기나 지역에 인간의 감정적인 면에 호소해서 많 은 사람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으로 정의된다. 대남 선전이나 대북 선전에 그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 선전이라는 용어는 현대 조직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과거의 선전실은 대부분 홍보실이나 PR 부서로 개칭되었다. 이는 선 전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의미가 드러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광고

미국마케팅협회(AMA)는 광고(advertising)에 대한 정의를 ‘알려진 광고주 가 상품이나 서비스, 아이디어를 유료로 비개인적인 매체, 즉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제시하거나 팔리도록 하는 행위’로 내리고 있다(김원수, 1996). 즉, 광고는 TV나 잡지, 신문 등에서 소비자들이 흔히 접하는 광고를 생각하 면 된다. 물론 광고도 PR의 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미지 광고, 기업 광고 (corporate advertising), 주창 광고(advocacy advertising) 등이 그 예다. 광

이미지 광고 기업 광고 주창 광고

고는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인 PR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한 미디어의 경우 광고는 돈을 주고 구입하는 메시지 로서 기사와 보도를 유발하는 PR의 퍼블리시티(publicity)와 대별된다. 광

퍼블리시티

고는 조직체가 마음대로 그 내용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신뢰성 이 퍼블리시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마케팅

마케팅(marketing)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한 노력 이다. 마케팅은 제품(product)과 서비스(service), 가격 조절(price), 판매 나 유통 장소(place), 판촉(promotion)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광고도 당연히 마케팅의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 마케팅과 PR의 경계가 모 호해지고 있다. 마케팅에서 PR을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위해 이용하는 PR을 ‘마케팅 PR(MPR)’이라는 이름으

마케팅 PR/MPR

로 부를 정도이며 이러한 영역 침해는 최근 SNS 사용으로 더욱 심해지고 있 다. 예를 들어 마케팅에서도 신문이나 방송에 퍼블리시티나 PPL(product

PPL

placemen, 기사나 방송 프로그램 중 회사나 제품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언 급되거나 나타나게 하는 마케팅 수단)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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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PR학 관점에서 보면 마케팅은 어디까지나 소비자라는 제한된 공중을 대 상으로 하는 반면 PR은 모든 공중, 특히 중요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하 는 커뮤니케이션 관리인만큼 그 개념은 명확히 구분된다.

교화

교화(indoctrination)는 사상이나 신념 등을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상대에게 주입시키는 노력이며 세뇌작용(brainwash)으로 그 가치 체계를 바꾸는 노 력이다. 전형적인 예는 설교나 법회를 통해 신도들의 신앙을 강화하는 종교 행사다. 교회에서 신부나 목사의 강론은 그 내용은 달라도 항상 하나님을 믿고 그 말씀을 따르라는 주장을 다양하게 펴는 반복적인 설득 노력의 예 다. 또 사상단체나 집단들의 사상주입교육도 같은 맥락에서 교화라고 할 수 있다. 교화적 형태의 대중 설득은 반복적 선전의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히 틀러의 대국민 선전에서 보듯이 한 주제에 대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선전 은 독일 국민들로 하여금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당연시하고 유대인에 대 한 대학살을 유도하는 지경에 이르게 한다.

퍼블리시티

퍼블리시티(publicity, 언론 홍보)는 PR의 한 수단이다. 신문이나 TV, 잡지 등에 자기 조직체에 관한 기사나 보도가 실리도록 하는 전략 수단이다. 보도 홍보로 불리기도 한다. 현대 PR에서 퍼블리시티는 기사나 보도뿐 아니라 방 송 출현이나 일부 PPL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즉, 비광고(非廣告)적인 방법 을 통한 미디어 출현이나 게재를 모두 통칭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퍼블 리시티는 아직도 PR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PR과 같은 개념으로 이 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퍼블리시티는 어디까지나 PR의 한 수단이지 그 자체는 아니다.

판촉

판촉(promotion)은 판매 촉진의 약자로 앞서 설명한 마케팅의 한 요소다. 제품과 서비스의 구매나 판매를 자극하기 위한 단기적인 유인으로 광고는 DM

물론 세일즈맨 활동, DM(Direct Mail), 전람회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된다. 판촉의 수단으로 PR적인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신제품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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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의 게재 유도는 전형적인 퍼블리시티 전략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여러 개념이나 용어들이 일상생활에서 PR과 혼동되 어 쓰이는 것은 이러한 개념이나 용어들이 모두 다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득적 노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PR에서 PR이라는 개념은 앞서 설 명한 유사 개념들과는 분명 구별되는 것으로 특히 학문적 전공 분야로는 더 욱 그러하다.

PR의 국면과 유형 PR을 실천하고 연구하는 데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즉, PR을 어떤 관점에서 고찰하고 연구할 것인가의 문제다. PR은 조직체가 다 양한 공중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는 경영관리적 노력을 말하는 것이나 PR을 실행하는 것은 조직체의 경영관리적인 차원에서, 사회적인 차원에, 혹은 학문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캔필드 (Canfield, 1965)는 PR의 의미를 네 가지 국면에서 분석했다. 첫째는 조직 체의 경영철학으로서, 둘째는 실제 정책과 활동으로 표현된 수단으로서, 셋 째 조직체의 관리 기능으로서, 넷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다른 국면으 로 본 것이다.

경영 철학으로서의 PR

조직체가 PR을 행한다는 사실은 공익우선주의와 정신을 기초로 한다는 것 을 의미한다. 조직체가 PR 조직을 가지고 공중들을 대상으로 PR의 행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최고경영자와 구성원들이 공익우선주의와 공공 봉사 정 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밀실 정책이나 폐쇄적인 관리를 지양하 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경영의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경영 철학으로서의 PR은 조직체가 일반 공중들을 위해 무엇을 얼마만큼 노력하 고 수행하고 있는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 있다. 공공 조 직체는 물론이고 기업과 같은 사조직체까지도 기업의 책임성이나 윤리성 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PR의 철학이 최고경영자의 정신 속에 자리

기업의 책임성 윤리성

잡아야만 공중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경영 철학으로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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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은 학문적으로는 PR의 윤리, PR의 개방성과 신뢰, PR의 사회적 기능과 같은 분야가 있을 것이다.

실제 정책과 활동으로 표현된 PR

PR은 조직체의 정책이나 계획 속에 실제로 포함시켜 실천적인 활동 프로그 램으로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PR의 정신과 철학을 조직체 의 여러 장기적 정책에 포함시켜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PR의 전 략과 전술로서 조직체의 목표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PR 정책이나 계획은 조직체의 대외적인 활동은 물론 조직체 구성원들의 개별 활동을 포 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개별 분야로는 PR기획론과 효과조사론을 비롯하여 구체적으로는 퍼블리시티, 기업 광고, 이벤트 등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모 PR 교육

두 해당될 것이다. PR 교육도 포함된다.

관리 기능으로서의 PR

한 조직체에 부여된 목표 혹은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 대 내적으로는 조직체 구성원의 협동, 대외적으로는 관련 공중과의 우호적 관 계가 필요하다. 특히 한 조직체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그 구성원들의 행동이 나 태도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사실상 PR 요원이 다. 따라서 좋은 PR 관리에는 PR 전담 요원이나 그 부서의 효율적 관리도 중요하지만 전 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관점에 서 현대 행정학은 PR은 기획, 예산, 인사와 함께 4대 관리 기능으로까지 손 우수이론

꼽히기도 한다. 관리기능으로서의 PR은 우수이론(excellence theory)에서 잘 나타나 있다. 우수이론은 PR이 조직체 내에서 어떤 기능과 능력을 발휘 해야만 조직체를 발전시키며 다른 부서들 및 최고경영진의 기대에 부응하 는가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PR이라는 기능이 없다면 조직체는 공중들과 좋 은 관계를 가질 수 없고 평판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좋은 경영과 관리를 기 대할 수 없다. 학문적으로는 우수이론을 포함한, PR과 조직체 문화, 지속 경 영과 PR과 같은 분야가 있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PR

현대의 조직체들은 PR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다양한 대내외 공중들과 커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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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션한다. 즉, PR은 궁극적으로 한 조직체의 목적, 정책과 활동들을 다 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하여 공중들에게 전달, 해석하여야 한다. 사람 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대화라는 수단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면 조 직체와 조직체, 조직체와 공중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PR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PR에 대한 분야에 서는 메시지 처리에 관한 것이 주관심사다. 퍼블리시티, CEO의 연설과 같 이 조직체가 발신하는 메시지와 각종 언론보도의 내용 등이 주로 다루어지 며, 나아가 어떤 메시지를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떤 공중들에게 발신하며 이 에 대한 공중들의 이해와 피드백이 어떠한지를 살핀다. 조직체의 중요한 공 중은 누구이며 이들 공중들이 조직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와 생각, 의 견은 무엇이며 이러한 것들이 왜 생기고 오해는 무엇이며 어떤 형태로 전해 지고 있는가가 중요 관심사로 다루어진다(Lerbinger, 1988).

PR의 유형 PR의 유형이나 종류를 결정하는 뚜렷한 기준은 없다. PR의 형태는 이를 행 하는 조직체가 어디인가, PR의 대상이 조직체의 내부인가 외부인가, 혹은 국내적인가 국제적인가, 어떤 일을 주로 하고 그 목표는 무엇인가에 따라 자유롭게 분류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분류가 가능하다.

조직체의 특성에 따른 형태

조직체의 특성에 따라서 PR의 목표와 조직, 중요 공중, 전략 등이 달라진다. 또 PR의 업무도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PR을 사용하는 조직체의 특 성과 목표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달라진다.

기업 PR

기업 PR은 가장 역동적이고 다양한 전략이 사용되며, 기술적으로 가장 발 전된 PR 분야다. 기업 PR은 경쟁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 기업들이 행하는 만큼 비용, 조직, 전략, 조사 등에서 가장 본격적인 업무가 이루어진다. 기 업 PR의 대상도 소비자 및 고객, 종업원, 언론, 거래처, 정부 인사,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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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P

인사 등 다양하다. 전략에서도 이미지 광고, 주창 광고, CIP(Corporate Identity Profile, 시각적 이미지 통일 작업), 이벤트, 스폰서십, 사내 커뮤니 케이션(사내보 및 사내방송 포함) 등 첨단 기법들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기 업 PR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PR의 대상이 되는 공중은 단연 소비자와 고객이다. PR의 목적은 단순히 이미지나 언론 관계를 개선하는 것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 효과 를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연계시키는 것에 있다. PR의 전략 그 자체가 아무리 훌륭해도 장기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판매와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캠페인이나 PR 광고 등도 같은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 기업에서 MPR(Marketing PR)이 발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업 PR의 대상은 경우에 따라 투자자

IR

들이 되며 이 경우 IR(Investor Relation) 전략을 구사한다. 기업의 주식 가 치를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둘째, 기업 PR의 목표는 회사의 경영 목표와 일치되어 이루어진다. PR 이 회사의 장·단기 경영 목표, 사업 목표, 프로젝트를 도울 수 있도록 기획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PR의 목표는 경영 목표에 부속되는 경우가 많다. 예 를 들어 기업이 세운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PR은 기획, 마케팅, 인사, 생산 부서와 긴밀히 협조하고 이들 부서의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 특히 CEO의 의지와 지시가 PR 업무에 크게 반영된다. 셋째, 경쟁적인 상황에서 기업의 적합한 정체성(identity)과 이미지가 설정되도록 하는 데 PR의 노력이 집중된다. 기업은 치열한 시장 경쟁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만큼 기업에서 필요한 이미지는 단순히 호의적인 것 뿐 아니라 차별적인 개성도 가져야 한다. 이는 공공단체의 PR과는 다른 것 이다. 즉, 기업의 정체성도 사회와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경쟁적이 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정해진다. 넷째, 기업의 PR은 이윤 추구와 기업의 공공성을 동시에 강조해야 하는 이중적인 특성이 있다. 현대의 기업들은 이윤 추구와 함께 기업으로서 시민 의 도리와 책무를 다하는 기업 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을 중시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윤과 사회의 이익을 잘 조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 히 정부나 국회, 지방 단체 등 공공 기관과의 관계도 잘 유지해야 하며 소비자

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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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와 같은 시민단체와 NGO(비정부조직)들과도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


다섯째, 기업의 PR은 마케팅, 제품, 일반 광고, 판촉 등 다른 분야의 커 뮤니케이션과 연계되어 이루어진다. 기업은 정부나 공공 단체와 달리 다양 한 외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의 효과를 조정하고 수렴시킬 수 있도록 해야만 효과의 극대화를 꾀 할 수 있다. 따라서 PR 담당자는 광고, CIP, 마케팅, 판촉, HR(Human

HR

Relation) 등 다른 부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들을 총괄하기도 하고 조정하 기도 한다. 여러 부서에서 다른 메시지들을 내보내지만 소비자나 외부 공중 이 볼 때 모두 하나의 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부·행정 PR

정부·행정 PR이란 정부 및 행정기관과 행정기구의 구성원, 국회의원, 일 반 국민, 정당이나 이해단체, 언론 기관, 여타 관계 행정기구 등과 상호 간의 이해를 돕고 협력관계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행정 활동의 일부다. 경쟁 상 태에서의 PR보다는 독점적인 상태에서 행해지는 대신 주 대상 공중은 국민 들 전반, 시민이나 구민 등이 된다. 따라서 PR의 목적은 사기업과 같이 제품 이나 서비스의 판매나 주식가의 상승, 차별적 이미지 부각보다는 공리와 공 적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공중들의 보편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이러한 정부·행정 PR은 광청(廣聽, 넓게 듣는 것)의 기능과 광보(廣

광청, 광보

報, 넓게 알리는 것)의 기능을 포함하며, 이것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의를

반영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행정 PR은 이미 결정된 정책이 나 계획을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고지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기보다는 정책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민의를 광범위하게 흡수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 중점을 두어야 한다(윤정길, 1983). 또 정부·행정 PR은 국민을 대상으 로 한 정책의 고지, 해설, 설득, 계몽을 목적으로 한 정책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정호, 1990). 고지는 정책과 그 내용을 국민 들에게 알리는 것이며 해설은 그 정책의 책정 배경과 취지, 문제점 등을 상 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설득은 그 정책의 필요성과 좋은 점을 국민에게 납 득시키고 참여를 권유하는 것이다. 계몽은 국민의 태도와 행동을 좋은 방향 으로 이끌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정부·행정 PR은 공보 행정을 위주로 하고 있다. PR 담당관을 자주 공 보관이라고 칭하는 것도 대부분의 정부·행정 PR이 국민을 대상으로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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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 이미지 개선보다는 정부나 행정 부처에서 일어난 일들을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공보관의 업무 중 대부분을 기자들 과의 교분과 보도 관리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 이 결코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 정부·행정 PR도 기업 PR의 목표와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으며 보다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부·행정 PR은 국민에 대한 민의의 수렴이나 설득적인 노력보다는 정보와 자료의 제 공이나 해설을 위주로 하는 관행이 있으나, 이는 PR의 목표를 한정적으로 정하는 데 따른 것이라 하겠다. 예를 들어 정부 부처 및 행정 기관의 이미지 공익 캠페인

고양과 국민 계몽, 공익 캠페인, 여론 조사 결과 정책 반영, 쟁점 관리 등은 단순한 공보 위주의 업무를 보다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행 정 PR도 최근에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 PR의 전략들을 많이 도입하 고 있는데 특히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더욱 강하게 나타 나고 있다.

사회 공공 단체 PR

사회 공공 단체 PR은 병원, 학교, 교회, 사회 복지단체(적십자사 등), 협회, 시민단체를 비롯한 NGO 등에서 행하는 PR을 말한다. 공중의 생활과 이해 가 깊은 공익사업은 항상 공중의 이해와 지지 위에서 운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성격이나 주장 또는 정책과 방침 혹은 사업의 의의를 평상 시 공중에게 호소하여 꾸준히 호의와 협력을 얻어야 한다. 공 익사업에 영리적인 측면이 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 공공적인 성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기업과 같이 경쟁의 요소는 약하나 공익사업 자체가 사회에 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공중은 이러한 사회 공공 단체 들의 반강제적인 요구나 횡포를 반대한다. 또 정부의 규제나 간섭, 침투를 사전에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회 공공 단체들의 PR은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단체의 사회적 존립 당연성과 사업 확대의 필요성에 역점을 둔다. 둘째, 영리 기관이 아닌 만큼 재정 확보와 지출의 투명성에 역점을 둔다. 셋째, PR의 규모와 방법 자체도 사회적 규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기 때 문에 PR 비용과 메시지의 선택이나 전달 방법에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넷째, 사회적 지지와 지원을 받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익 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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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 성격의 PR이 많다. 다섯째, 자원봉사자의 참여(volunteer participation)를 유발하는 PR 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사회 공공 단체의 PR은 이 단 체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직원들, 지원자들, 그리고 기금을 모을 수 있는 전 략이 중요하다.

CPR과 MPR

PR의 주안점과 목표를 기준으로 한 분류다. CPR(Corporate PR)은 전통적 인 개념의 PR인 반면 MPR(Marketing PR)은 회사의 마케팅을 돕는 데 주력 하는 현대적인 개념의 PR이다. 이 분류는 MPR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주 로 사용하는데, 그들은 MPR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MPR이 할 수 없는 전 통적인 PR 분야를 CPR이라고 했다(Harris & Whalen, 2006). MPR은 PR의 목표를 주로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한 마케팅 을 지원하는 것에 두는데, 방법 면에서 유료 광고나 판촉과 같은 수단을 피 하고 퍼블리시티나 소비자의 관심을 직접 끌 수 있는 대규모 이벤트나 스폰

스폰서십

서십(sponsorship) 등 대중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하는 PR이다. 전형적 인 방법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뉴스 가치를 강조하여 유료 광고보다는 이를 언론에 보도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립케어(입술보호제) 제품 제조 회사에서 그해의 입술상을 만들어(‘가장아름다운입술상’, ‘가장강력한인상 의입술상’ 등) 시상식을 가지면서 이를 매스미디어에서 보도하게 만드는 것 이다. MPR과 반대되는 CPR은 언론인들과의 교류, 최고경영자의 연설문 작 성, 사보나 사내방송 담당, 지역PR(community PR), 투자자 관리(investor PR), 공공 주제에 대한 회사의 주창 광고(advocacy advertising), 쟁점 관리 와 위기관리(issue management, crisis management), 로비(lobbying) 등

로비

의 활동을 포함한다. 즉, CPR은 직접적인 마케팅의 지원보다는 공중 전체 를 대상으로 기업의 전반적인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고 신뢰를 획득하는 보 편적 PR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의 경쟁 상황에서 MPR과 CPR은 뚜렷 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SNS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그러하다. CPR과 MPR 모두 SNS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구사하며 양자의 혼합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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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체의 대내 PR과 대외 PR

현대 PR은 조직체 외부 공중과의 관계뿐 아니라 조직체 내부 공중과의 관 계도 중시한다. 따라서 현대 PR은 조직체 내부의 직원이나 종업원을 내부 공중이라 부를 정도로 조직체 내부인에 대한 PR과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중 요하게 여긴다. 대외 PR은 소비자, 지역인, 투자자, 여론선도자, 정부 인사,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하면서 퍼블리시티를 중심으로 PR 광고, 주창 광고, 캠페인, 이벤트 등의 전략을 사용한다. 반면 대내 PR은 경영진, 직원, 은퇴 자, 납품업자, 대리점 등 조직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을 대상으 로 하며 사보, 사내방송, 게시판, 비공식 모임, 인트라넷 등 사내 채널을 이 용한다. 대내 PR은 조직체 내부 공중의 상하·좌우 간의 모든 커뮤니케이 션을 원활히 하는 데 목표를 둔다. 현대 PR은 PR의 생태학적 정의에서도 잘 나타나 있거니와 조직체 내 부와 외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모두를 동시에 관장하고 관리한다. 조직체 내부 공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체의 정책이나 쟁점, 주 장, 의견 등을 내부적으로 잘 조율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막히지 않도 록 해야 한다. 요즘 많은 회사에서 강조하는 전 직원의 홍보요원화 운동이 나 조직 행동 등은 이러한 추세를 잘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현대의 PR은 조직체 내부와 외부의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하나의 체제로 이루어지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둔다. PR의 목표가 과거와는 달리 매우 복잡 하고 다양해지는 이유도 조직체 내부와 외부의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관 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PR과 국제 PR

PR의 범위가 국내인가 국제인가에 따라 대상자는 물론 PR 전략과 도구의 유형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설명한 PR은 대부분 국내 PR에 관한 것이다. 반 면 국제 PR은 국내 PR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국제 PR은 국제관계 속에서 국제 이미지

행해지는 PR을 전제로 한다. 국제 PR은 국제 이해, 국제 이미지 제고, 국제 상호작용, 국제 긴장 해소, 국제 협력, 국제 여론 조성, 국제 조정 및 타협, 국제 공신력, 국제 통합 등을 꾀하는 역할을 한다. 국제 PR에는 국내 회사들의 국외 PR, 외국 기업들이나 다국적기업들 의 국내 PR, 국제적인 PR 대행사들의 국제 활동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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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PR에 대해 윌콕스(Dennis Wilcox) 등은 ‘다른 국가의 공중(공동 관심사) 과의 상호 호혜적 관계(mutual beneficial relations)를 수립하기 위한 기업, 정부, 기관의 기획되고 조직화된 노력(planned and organized effort)’이라 고 정의하였으며, 그루닉(James Grunig)은 ‘PR 종사자로 하여금 많은 국가 에서 또는 많은 국가의 사람들과 공동으로 일하도록 하는 넓은 시각의 제시’ 라고 정의하였다(정수경, 1999). 국제 PR은 국내 PR에 비해 활동 범위와 연구 분야가 크고 넓다. 활동 무대가 국내가 아닌 만큼 법적·제도적으로 전혀 다른 나라에서 이질적인 공중을 대상으로 활동이 이루어진다. PR의 목표와 전략도 나라에 따라 다 르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 다른 국민을 대상으로 PR의 목 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문화·제도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밖 에 없다. PR의 기획·조사, 퍼블리시티, 로비, 광고 등은 PR이 행해지고 있 는 나라의 제도와 관습, 문화에 따라 행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제 PR은 국제 마케팅이나 국제 광고와 같 이 다국적기업과 다국적 대행사들에 의해 매우 표준화되고 정형화된 전략 과 모델들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힐앤놀튼(Hill & Knowlton)이나 버슨마 스텔러(Burson-Marstellar)와 같은 PR 전문 회사들은 국제적 관행의 PR 서 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국적기업과 다국적 대행사가 세계 각국에서의 PR 전략을 표준화하는 집중화(centralization)와, 지역에 맞게 특수화하는 지역 화(decentralization) 전략을 동시에 이용하면서 이제 국내 PR과 국제 PR의 구분이 과거와 같이 뚜렷하지 않게 되었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이 외국에 진출할 경우 다국적 광고 대행사와 다국적 PR 대행사를 고용하거나 그 반 대 경우의 일들이 이제는 당연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또 인공위성이나 인터 넷 등 미디어의 확산으로 세계 지구촌화가 본격화하면서 국제 PR의 확산이 그 속도를 더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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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PR의 사회적 기능과 윤리

한정호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PR 시대의 도래 현대사회는 PR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PR의 발달은 눈부시다. 과연 이처럼 PR이 급속히 발달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산업이나 제도의 발달은 필연적 으로 그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다. 즉, 현대사회의 특성이 PR의 기능 을 확대시키고 PR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 다. 다음은 PR에 관한 저서와 전문가들이 말하는 현대사회에서 PR이 발달 하게 된 이유들이다.

민주사회의 도래

민주사회에서는 반드시 PR이 발달하며 PR이 발달한 나라는 반드시 민주국 가다. 독재국가나 사회주의국가에서 PR이 발달할 수 없다. 권력이 몇 사람 이나 세력에 집중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선전술은 발달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현대적 의미에서의 PR은 발달하기 힘들다. 이는 PR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열린사회와 투명사회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1993년 문 민정부의 탄생 이후 PR 산업이 급격하게 발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0년 가까운 군사독재 기간 중 비록 광고 산업은 매년 10% 이상의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PR 산업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거의 제자리걸음을 해 왔다. 독재 시대의 PR은 권력기관이나 언론에 대한 로비에 집중되기 때문에 다양 한 공중들에 대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는 현대 PR이 발달하기 힘들다. 민주사회에서는 여론이 사회를 주도하며 찬반론의 의견을 가진 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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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들이 무수히 존재하기 때문에 주로 미디어를 통한 공론의 장에 공개적으 로 뛰어들어 자기 조직체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 며 이는 바로 PR의 발달을 가져오게 된다.

언론의 자유화와 경쟁화

PR 산업의 발달은 미디어의 발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미디어의 발달 없이 PR의 발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언론의 자유가 전제되지 않고서 는 PR의 발달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오랜 군사독재 정권 체제 에서 언론의 자유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 시기의 PR은 정권과 실권자에 대한 로비가 PR 활동의 중요 부분이었다.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 이후 언론 의 자유는 급속히 신장되었으며 현재는 어떤 선진 국가에도 못지않은 언론 의 자유를 구가하게 되었다. 언론의 자유는 미디어 간 경쟁을 초래한다. 미디어들이 앞 다투어 온 갖 조직체들의 활동을 취재한다. “더 이상 미디어를 피해 숨을 곳은 지구상 에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체들이 미디어의 취재를 피 해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만 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도리어 언론의 장에 뛰어드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게 되었다. 미디어의 관심을 끌고 지 지를 얻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PR 활동의 주류는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언론 자유의 신장이 PR 발달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도래

오늘날 미디어의 발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을 시작으로 정보화와 다매체 다채널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주요 종합 일간지만 해도 10 여 개에 달하며 지방지도 매우 많아졌다. 지상파 방송의 전국방송에 이어 지역 민방이 시작되고 그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케이블 TV 방영이 시작되어 채널 수가 이제 수백 개에 달하게 되었다. 거기에 위성방송이 시 작되면서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향후 900개 이상의 위성방송 채널의 시청 이 가능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자신의 메시지 를 주고받을 수 있는 쌍방향 대중 커뮤니케이션이 생활화되었다. 인터넷 기 반의 IPTV의 보급도 활성화되었다. 라디오, 잡지와 같은 전통 매체는 세분 화된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발달이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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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적 발달은 전에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것이었다. 이러한 미디어들은 모두 PR 매체로 사용된다. 이제 조직체들은 과거 에 비해 미디어에 직접적인 지면이나 시간을 얻을 수가 있게 되어 유료 광 고보다는 PR적인 접근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 이제 조직체들은 이러한 미디어들을 PR 매체로 적절히 이용하면서 PR 목표를 전략적으로 이룰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메일과 SNS의 생활화 역시 PR의 발 달을 가져왔다. 필요한 공중 개개인에게 조직체들은 메시지를 보내고 받을 수 있으며 커뮤니티 형성 또한 가능하게 되었다.

공중의 다양화와 직업의 전문성

“오늘날 대중은 분중(分衆)으로 나뉘고 있다”라는 말이 대변하듯이 계층의 다양화가 심화되고 있다. 소득별, 연령별, 취미별 다양화는 물론 개성이 뚜 렷해지고 라이프스타일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 새롭고 전문적인 직업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이제 획일적인 사고의 사회로부터 다양화된 사고의 사회 로 전환되고 있다. 인간의 가치관과 이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상 황에서 조직체들은 이들의 다양한 사고를 파악하고 그들이 지닌 인식의 공 통분모를 찾아서 소구하는 노력 없이는 폭넓은 지지를 얻기 어렵게 되었다. 즉, 다양한 공중들에게 새로운 인지와 설득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체들은 공중과 사회 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 며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은 PR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익집단과 압력단체의 등장

현대사회가 중앙집권적인 정부로부터 탈피하여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것 이 보편화됨에 따라 이익집단과 압력단체의 세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 른바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 세력의 부상이다. 각종 소비자

NGO

단체, 환경단체, 여성단체, 소수 정당이 여론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게 되 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연 합 단체를 구성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시민 단체들이 연합하여 특정 부정 정치인들의 낙선〮낙천 운동을 펼친 것이 그 전형적인 예다. 또 소비자단체들 의 특정 기업 제품 불매운동은 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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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체들은 이러한 이익집단과 압력단체들의 힘 에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 단체들과 접촉하고 설득하는 일은 PR 부서의 중요 업무로서 다른 부서에서는 관장하기 어렵다. 이 단체들은 정부 나 언론과는 다른 제3의 사회 세력으로서 다양하고도 독립적인 힘을 발휘 하기 때문에 조직체로서는 특별한 PR 노력이 필요하다.

무관심 그룹의 등장 몰인간화

산업사회에서는 몰인간화되고 자기만족에 치중하는 생활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에는 철저히 무관심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점차 저조해지는 투표참여율만 보아도 이러한 경향을 쉽게 알 수 있 다. 정부에서 하는 일뿐 아니라 기업에서 내세우는 주장이나 발표에도 흥미 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관심을 조직체나 국가 정책 참여로 유도 하고 동원하기 위해서는 PR이 필요하다. 이들은 선거인, TV 수용자, 소비 자 등 다양한 사회적 신분을 가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인 만큼 무관심 집단으로부터 유익한 공중으로 전환시키는 것 은 바로 PR의 몫이다. PR의 노력이 없다면 이들은 조직체의 활동에 대해 더 욱 무지해지고 무관심해질 것이다.

사회 현상의 복잡화와 예측 불가능한 위기 사건의 빈번한 발생

현대사회는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전문화됨에 따라 국가의 각종 정책 또 정보화 사회

한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보화 사회의 도래도 사회의 복잡 화에 한몫하고 있다. 기업의 사업도 목표와 배경, 의미 등을 공중에게 전달 하고 설득하는 일들이 점차 어려워졌다. 전문용어와 제도, 법률적인 문제들 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공중들에게 이러한 일들을 쉽게 설명해 주고 납득 시키는 데는 PR의 노력이 특별히 필요하다. 또한 사회의 활동 규모 및 범위가 커지고 국제화시대가 본격화됨에 따 라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대규모 사건의 발생빈도가 점차 높아진다. 우 리나라는 1990년대 중〮후반에 걸쳐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경우를 돌이켜보면 잘 알 수 있다. 평상시 정 상적으로 운영되던 기업들이 단 한 건의 위기사태 발생으로 평판에 치명적 인 타격을 받고 존폐의 기로에 놓이는 일도 많다. 위기의 발생은 예측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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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경우가 많아 사전 예방이 어려우며 항상 위기에 대한 대처와 교육이 필요하다. 위기관리는 PR의 고유 업무 영역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위기관리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 부각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의 경쟁 제품과 서비스 수준이 비슷해짐에 따라 회 사의 이미지나 평판(reputation)에 의해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보편화되 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의 수준이 현격하게 차이가 났기 때문에 제품명에 따른 구매가 쉬웠으나, 최근에는 그러한 큰 차이가 거의 없어져 기업의 이 미지라는 새로운 요소가 구매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따라서 조직체의 평 소 이미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전혀 들어 보지 못한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경우는 드물며, 제품명보다 회사명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무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신이 있고 판촉 활동을 강화해도 회사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부 정적이면 소비자의 선택을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소품 종 다량 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브랜드 수가 급격히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가중되었다. 회사의 전반적인 이미지 관리는 PR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 나이자 업무 영역이다.

기업 공공성의 확대

조직체의 이익과 사회적인 이익을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날 기 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체들은 기업 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을 외면

기업 시민정신

할 수 없다. 즉, 기업도 하나의 시민으로서 공적〮 도덕적 임무를 수행해야 한 다. 기업의 이념은 과거 최대 이윤 추구에서 적정 이윤 추구로 바뀌었고, 사 회에 대한 이익의 환원과 같은 기업의 공공 봉사성이 기업에 대한 제도적 평 가와 이미지에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하게 되었다. 이제 공적인 성격의 조직 체는 물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까지도 공공성의 문제를 심각하 게 고려하게 되었다. 공공적인 이미지가 취약한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의 외면은 물론 좋은 인력확보가 어렵고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긍지도 저하된 다. 공중과 발생하는 수많은 공공적 문제들(public affairs)을 처리하는 업무 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또한 최근 급속히 강화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책임

기업의 사회 책임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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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가치창출활동

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나 공유가치창출활동(CSV, Creating Sharing Value)도 공공성 확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공 성의 중요성 때문에 PR 부서는 회사의 중요 경영 부서로 자리 잡게 되었다.

PR의 중요성과 사회적 기능 PR의 연구는 대부분 PR이 조직체를 위해 수행하는 역할과 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PR이 사회를 위해서는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 는 것인가? PR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PR이 단순히 조직체를 위한 전략적 방 편으로서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 하나의 ‘제도(institution)’로 자 리 잡아야 한다. 즉, 모든 조직체들이 PR을 경영관리의 영속적인 한 분야로 채택할 경우 그 사회가 어떤 식의 발전을 할 수 있겠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구조 기능주의적인 관점에 따르면 한 사회제도의 발전은 그 제도가 사 회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데 어떠한 기능이나 역기능을 수행하는가에 달려 있다(De Fleur and Ball-Rokeach, 1989). 즉, 한 사회적 제도가 사회라는 전체를 이루는 한 부분으로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가가 중 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PR이라는 사회적 제도의 기능과 역할을 연구하기 위해서 PR이 사회 전체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전반적인 목표를 안정적으로 이루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어떤 방법으로 기여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PR은 기본적으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을 근간으로 한 자본주의의 정 신과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 로운 선택과 경쟁정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른 시장의 자율 기능을 바 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전체적인 사회적 결정은 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또 자유로운 정보의 교환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PR의 사회적 기능을 알기 위해서 는 PR이 이러한 사회적 동의의 결정과정과 합법화, 활성화에 어떻게 기여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현대 산업 기술 사회에서 PR은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 인간 공 학(human engineering), 동의의 공학(engineering of consent)이라고 일컬 어질 정도로 사람들 간의 합의 도출에 최대의 목표를 두고 있다. 사회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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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를 얻어 낸다는 것은 여론의 형성 수렴, 반영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자유 민주 국가는 여론에 따라 지배되는 만큼 이러한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 바로 PR이라고 할 수 있다. PR이 개방 국가, 자유 경쟁적 시장 체제를 갖춘 나라에서 더욱 발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회를 통제하는 힘은 과거와 같은 권위나 전통이 아니 고 시장(market)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역동성과 건전성은 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잘 유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이 필수 다. PR은 바로 이러한 조직체에 대한 정보의 유통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PR은 다음과 같은 6가지 면에서 민주사회와 자유 시장 주의의 체제 유지와 발전에 기여한다. 첫째, PR은 다양한 의사 교환을 통하여 개인, 집단 및 사회를 조정하고 이해시키며 통합시키는 중요한 도구 역할을 한다. 즉, 다양한 PR 과정을 통하 여 현대인의 소외감, 무력감을 치유하고 상실된 공동 사회성을 회복하며 조 직과 개인 간 또는 조직과 조직 간의 연대성을 높여서 사회 전체의 활동을 더 욱 유동적으로 만든다. PR이 없다면 이러한 기능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둘째, PR은 국제, 국내 및 사회 내부에 있어 각 집단 간의 기본적인 사 회적 기능의 하나인 ‘경쟁’을 더욱 효율적인 것으로 만든다. 자본주의는 경 쟁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니만큼 PR이 발달하는 사회에서 경쟁은 더욱 강화 되고 효율적인 것이 된다. 예를 들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PR 활동을 할 경 우 소비자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게 되고, 구매 등의 의사 결정을 할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경쟁을 효율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PR이 활성화되지 않는 사회는 건전한 경쟁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셋째, PR은 조직이나 개인으로 하여금 사회 변화의 속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게 한다. 현대사회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 세계화 등으로 개인의 적 응력이 떨어지기 쉽다. 조직체들의 정책과 계획도 복잡해지면서 개인은 더 욱 적응하기 힘들다. PR은 이러한 적응 상실로 인한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 소하기도 한다. 정부의 조직이나 기업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PR 활동을 통 해 상세히 설명해 줌으로써 공중은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조직체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관이나 경영방침도 공중의 적응 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넷째, 여론의 잠재적 상태를 평가하고 특정한 상황을 해결한다.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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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의 PR은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여론조사나 시장조사 등을 통하여 사회 실정 내지는 변동을 정확히 파악하여 과학적인 지식과 이해력에 따른 합리적 정책 결정을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한다. PR 활동이 없다면 다양한 공 중의 수요나 필요, 생각을 알 수가 없으며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약화되거나 왜곡되기 쉽다. 특히 오늘날 현대사회에서의 PR은 과학적인 접근을 위해 여론 조사를 필수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은 매우 강화된다. 다섯째, PR 활동은 조직과 공중, 조직과 조직 간의 오해와 무시, 무관심 을 지양하고 상호 간의 이해와 화목을 촉진시킨다. 따라서 조직체들은 PR 활동을 통하여 인간관계의 기능에 관한 전문적 지식, 즉 인화의 기술과 태도 를 제공한다. PR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활성화를 의미한다. 조직체와 조직 체, 조직체와 공중은 PR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다. 사회에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많아진다는 것은 민주주의 구현 과 합리적 결정의 도출, 화목의 분위기가 조성될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여섯째, PR의 실천은 공개주의에 입각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구현하기 위한 윤활유 역할을 수행한다. 조직체가 공중과 장기적으로 호의적 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관리의 궁극적인 이념이며 철학인만큼 PR은 그러한 철학을 구체화시키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조직체의 최고관리자로 하 여금 민주주의에 입각한 행동양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PR을 중시하는 조직체의 장(長)은 그만큼 민주주의의 이념과 원칙 에 충실한 경영을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PR의 기본 정신은 경영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PR이 발달한 사회는 민주, 선진 사회라고 볼 수 있다.

PR의 윤리·법제적 문제들 PR은 기본적으로 조직체와 공중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다루고 있고 사회 적 공기인 언론이나 각종 미디어를 이용하여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윤리와 법제적인 문제가 수반되기 마련이다. 자기 조직체의 이익을 위하여 주장하고 설득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노력들은 경쟁 조직체 나 관련인들의 이익을 직간접적으로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쉬운 만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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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관련된 직업적 윤리관을 지녀야 하며 법적인 문제들을 숙지해야 한다.

공익과 사익의 상충

PR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직책에 있는 사람들과 중요한 차이가 있다. PR인은 조직체의 이익과 공중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사람들로서 갈등의 국면에 있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사장이 자사가 개발 한 제품의 성능을 보다 과장되게 언론에 보도하도록 요구할 경우 이는 과장〮 허위 보도가 되기 때문에 공중의 이익과 명백히 배치된다. 국회나 시민단체 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합법적인 선과 비합법적인 선을 명 백히 구분하기 힘들다. 이러한 것은 PR인들에게만 있는 특수한 면이다. PR의 모형 중 가장 진화된 쌍방 균형 모형(two way symmetric model)

쌍방 균형 모형

을 통해 그루닉은 PR인은 조직체의 이익을 공중의 이익이나 요구에 바탕하 고 두 이해를 수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PR 실무에 종 사하다 보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항상 존재한다. PR 인도 조직의 일원으로서 회사의 이익과 목표를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한다. 그러나 제1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PR은 사회관리 철학에 입각한 공익 우 선주의와 공공봉사 정신을 기초로 하는 만큼 PR인은 양자 간에 이해 갈등 이 발생할 경우 조직체의 경영진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만 한다. 특히 조직체와 언론 간 이해 갈등은 자주 발생하며 PR인과 언론인과의 관계 또한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 기준을 넘어서기 쉽다. 따라서 공공 조직 체는 물론이고 기업과 같은 사조직체까지도 기업의 책임성 내지는 윤리성 이 크게 요구되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는 PR의 철학이 관리 책임자의 정신 속에 자리 잡아야만 공중의 신뢰와 호의를 얻을 수 있다. 조직체의 최고경 영자가 PR의 철학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조직체가 공익 우선주의와 공공 봉사 정신을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투명 및 공개 경영의 원칙을 인정한 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PR인의 우선 임무는 최고경영자에게 PR과 언론, 공 중의 이익을 올바르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PR을 단순한 선전 도구로만 알 고 있는 최고경영자 밑에서는 제대로 된 PR 활동을 하기 힘들다. 회사에 대 한 부정적 보도 하나에 대해서도 PR인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묻는 최고경영 자는 결국 PR인으로 하여금 언론인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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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다. PR인은 자신의 업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최고경영자에게, 나 아가서는 모든 조직원들에게 공중의 이익과 PR 업무의 양면성을 이해시키 는 것이 급선무다. 가능하면 조직체의 진실을 사회에 알리는 것이 장기적으 로는 조직체에도 유리하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또 언론이나 사회단체 등 PR 활동의 주 대상들의 이익이 반드시 회사의 이익과 일치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PR 활동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PR은 기본적으로 여론을 다루는 업무인 만큼 이를 조작한다거나 왜곡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장기적으로는 여론에 순종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1장 PR의 생태학적 정의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PR인은 조직체의 표피 경계 확장자

에 서서 한 발은 조직체 내에, 다른 한 발은 외부 환경에 딛고 서 있는 경계 확장자(boundary spanner)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인이다. 사회 환경의 변 화와 그 의미를 조직체 내부에 알리고 조직체의 일들을 외부에 알리며 설득 하는 과정에서 PR인은 누구보다 조직체의 이익과 공중의 이익이 어떻게 차 이가 나고 갈등을 겪는가를 잘 안다. 결국 PR인은 조직체를 위해서, 사회와 공중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안전하고 바람직한 업무활동을 위해서도 양 자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업무의 특수성에서 오는 것으로 PR인의 윤리의 시작이자 원칙이다.

대언론 활동의 문제

언론과의 문제는 PR인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어려운 윤리 문제 다. PR인의 활동 중 언론 보도 대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만큼 PR인 은 언론인의 자세와 윤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PR 회사들이 겪는 가장 빈 번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PR주(client)들이 어떤 기사를 어느 신문에 몇 단 이상을 보도되게 해 달라든가 부정적인 기사를 원천적으로 막아 달라는 것 이다. 이는 언론인의 윤리에 위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금전이나 향응을 통해 이를 관철시키는 것은 언론과 PR인 모두를 오염시키는 행위다. 언론 은 사회의 공기(公器)인 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원칙으로 한다. 언 론의 오염은 여론의 왜곡을 가져오는 행위로서 PR인의 윤리문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다. 허위 또는 과장 보도의 약속 요구, 비합법적인 수단에 따른 부정적인 기사의 게재 방지 노력, 기사 게재를 전제로 한 보상적 계약,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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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이나 광고 철회 협박 등을 통한 기사 제공 약속 등은 가장 많이 발생하 는 윤리적 문제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윤리적 문제들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언론의 보도 자체가 완전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기자의 주 관을 결코 배제하기란 더욱 힘들다. 같은 맥락에서 PR이 언론을 상대하는 데 있어 어디까지가 정당한 활동이고 어디까지가 불법적인 행동인지 파악 하기 힘들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보도는 PR 활동에 따른 퍼블리시 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기자의 취재 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광범위 한 분야의 보도를 다 직접 취재하기 어려워 여러 조직체에서 보낸 보도자료 를 그대로 싣는 경우가 많다. 비록 허위사실은 아닐지라도 기만이나 오도, 왜곡, 확대, 축소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언론 보도를 유리하게 이끄는 활동 들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PR인의 윤리의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는 것이다. 이는 언론인의 윤리의식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다. 또 PR인이 전문직업인(profession)의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실제 PR인 의 윤리강령(code of ethics)은 언론과의 문제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다.

윤리강령

언론은 사회 환경을 감시하고 정부를 견제하며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무리 조직체 의 이익이 크다 할지라도 언론의 기본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오염시키는 행 동이 용납되어서는 곤란하다. 만약 PR인들이 언론에 대한 로비와 비합법적 인 수단을 동원한다면 이는 바로 경쟁의 메커니즘에 의해 다른 PR인들이나 단체들이 앞 다투어 이러한 행위를 하게 되는 악순환을 부른다. 따라서 PR 인들은 자체적으로 이러한 행위들을 규제하는 구체적인 기준과 강령을 가 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자들에 대한 촌지와 선물의 정도, 명목 등을 결정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과 PR인 모두가 사회로부 터 불신을 받게 되고 양자의 위축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로비 활동의 문제

로비 활동(lobbying)은 이익집단을 위해 일하는 대행자들(agents)이 정부 의 결정, 특히 입안과 관련된 의결 등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노력으로 정의 된다. 물론 이러한 정의를 떠나 로비 활동의 대상은 언론, 기업, 개인 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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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확대될 수 있는데, 대부분 위의 정의에서 보듯 정부 관련 기구나 국회에 집중되고 있다. 로비 활동은 PR 활동과 관련하여 자주 사회적인 문제로 부 각되고 법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매우 위험한 분야다. 각국의 경우를 보면 PR의 윤리강령들은 예외 없이 이 로비 활동에 대해 언급한다. 로비는 각국 마다 그 개념과 인식이 다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는 상당히 합법적이고 전문적인 활동 영역으로 인식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경우 불법 적이거나 사회적으로 금지된 행동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로비 활동은 현대 PR 활동에서 필수불가결한 도구이기도 하다. 현대사회에서는 법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많은 법들이 새 로 제정되고 있으며 지방 자치제의 활성화로 지방정부나 행정기관의 독자 적인 입안이나 행정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이 조직체들에 결 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자신 들의 주장을 옹호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기업은 다양한 형태의 로비 활동을 통하여 자신들의 권익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 로비는 조직체 스스로 하는 경우도 있으나 로비스트들을 고용하는 사 례가 많다. 로비 활동 자체가 전문가적인 지식과 사회적 교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로비 활동이 전문가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고 있는 데,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가 있는 워싱턴만 해도 2만 명이 넘는 로비스트들 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로비스트들은 과거의 로비 전문가들과는 달리 기업이나 외국 정부가 전문적으로 고용하는 전 국회의원 정치가, 행정 가, 교수, 변호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대치되고 있어 그 양상이 달라지 고 있다. 로비스트들에 의한 로비보다는 회사가 고용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 들이 PR 활동을 펼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로비 활동은 일반적으로 사전 정보의 수집, 입안 〮행정 등 절차에 관한 정보의 획득, 관련자들에 대한 설득이나 주장의 옹호까지는 합법적인 수준 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로비 활동의 문제는 그 선을 넘어서 입안이나 행정 관련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금전적인 공세를 펼칠 경우에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무기 수입이나 입안 활동과 관련한 스캔들이 발생하는 것이 바 로 그것이다. 특히 국제화 시대를 맞아 로비 활동은 국제적인 로비스트들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 적인 PR 회사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활동의 합법화를 위해 스스로 행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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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하는 윤리강령이나 약속들을 만들고 있다. 선물의 범위, 활동의 한계, 로비 활동의 투명성, 필요한 경우 활동 보고의 의무화, 고용주의 불법적인 가능성이 있는 계약의 거절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행해지고 있다. 로비 활동은 현대 PR에서 그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분야이지 만 PR인의 윤리와 관련하여 현재로서는 그 개념과 활동의 범위, 법적인 한 계가 각국마다 다를 뿐 아니라 한 나라 안에서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우리도 이 문제와 관련하여 공개적인 논의와 학 술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PR인의 직업정신과 윤리강령

대부분의 전문 직업들은 스스로의 권익보호와 사회적인 인정 획득, 인재의 양성을 위해 윤리강령(code of ethics)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의사, 법조인 들과 같은 전문 직업인들은 매우 확실하고 강력한 윤리강령을 가지고 있다. 언론인들도 나름대로의 윤리강령을 만들어 채택하고 있다. PR 분야는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도 이러한 윤리강령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나 2000년 12 월에 발족된 PR 회사들로 구성된 PR 기업협회에서는 나름대로의 윤리강령 을 채택하는 등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윤리강령은 전문 직업(profession) 요건 중 하나다(Stankey, 1989). 어 떤 직업이 단순 직업인가 아니면 전문 직업인가를 판가름 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강력한 윤리강령을 채택하고 있는가의 여부다. 의료 전문인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 법조인들의 법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윤리강령은 그 대 표적인 예다. 언론이나 PR인이 전문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는 윤리강령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한국PR협회의 윤리강령과 미국PR협회(PRSA)의 윤리강 령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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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R협회 윤리강령

1. PR인의 업무 수행 중 최고의 가치는 공익에 두며 PR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최선 을 다해야 하며 정확성과 진실성에 입각하여 행동한다. 2. PR인은 고객이나 고용주를 위해 민주 절차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정직 과 양심을 최대한 입증시켜야 한다. 3. PR인은 외부적으로 명시된 업무 내용과는 전혀 다른 실제적으로는 밝히지 못 할 이익을 추구하는 어떤 개인이나 조직을 PR 업무 수행에 이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 과거 및 미래의 고객이나 고용주의 비밀이나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 된 사항은 철저히 보호해 주어야 한다. 4. PR인은 공공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타락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되며, 특히 금전적인 제공을 금하며, 능력 밖의 어떤 결과를 보장해서도 안 된다. 또한 정부나 언론보도와 관련된 능력 밖의 결과 보장은 철저히 금한다. 5. PR인은 잘못된 허위 정보라는 것을 알고서 그것을 언론에 절대 배포하지 않으 며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면 이를 즉각 시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말을 인용할 때는 꼭 당사자를 밝혀 주어야 한다. 6. PR인은 다른 PR인의 고객 또는 그 고객의 비즈니스, 제품 또는 서비스를 훼손 하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 되며 PR 활동에 관련된 고객이나 고용주의 이름을 언제나 공개적으로 밝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7. PR인은 경쟁사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회사의 일을 할 경우 모든 사실을 기존 고객에게 설명한 후 관련 당사자들의 확실한 동의를 얻은 후에만 새로운 일을 맡을 수 있다. 그리고 PR인 개인의 이해관계가 고용주나 고객의 이해관계와 상 충될 경우 모든 당사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다 설명한 후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경 우 새로운 업무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8. PR인은 고용주가 새로운 고객을 영입하여 업무 수행 시 그 고객의 사업 성격이 사회 정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할 때 그 고객의 업무를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 시할 수 있으며, 이것과 관련하여 어떤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9. 협회 PR인은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길 때는 최소한 2개 월 전에 통보하여야 하며 철저한 업무 인수인계를 통해 계속적인 업무 수행에 한 치의 차질도 없게 해야 한다. 또한 옮기는 과정에서 PR인이 담당한 고객을 새로운 직장의 고객으로 만드는 어떤 노력도 하여서는 안 된다. 10. PR인은 업무상 얻어진 정보를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며, PR인 상 호 간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조 체제를 구축한다(1999.12.29, 한국PR협회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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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RSA 윤리강령

1. PR 전문인들의 직업적 진실성(integrity)을 고양하기 위해 옹호(advocacy), 정 직성(honesty), 전문성(expertise), 독립성(independence), 충성(loyalty), 공 정성(fairness)을 중요한 덕목으로 한다. 2.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Free Flow of Information): 정확하고 진실한 정보의 자 유로운 흐름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익을 보호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기여를 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즉, 미디어와 정부 관계자, 공중 간의 관계에 진실성(integrity)을 유지하고 정보에 근거한 의 사 결정은 정확한 정보가 자유롭게 흐를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회원 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진실성을 보호해야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정직하고 정확해야 하며, 실무자의 책임 하에 있는 왜곡된 커뮤니케이션은 즉 시 바로잡는다. 명목상 합법적인 선물을 주고받을 때 편견 없는 정보가 유통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3. 경쟁(Competition): PR 전문가들 간의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은 중요하다. 상호 존중하는 공정한 경쟁이 촉진되면, 실무자의 의견들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제공함으로써 공익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회원은 고의로 경쟁자의 권 위를 약화시키는 일 없이 자유롭고 공개된 경쟁을 준수하게끔 고안된 윤리적 고 용 방침을 따라야 한다. 또한 예컨대 회원이 책임을 지는 정보원에 대해 공중에 게 확실히 말해 주는 등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행위가 수반되어야 한다. 4. 정보 공개(Disclosure of Information): 공개된 커뮤니케이션은 민주주의 사회 에서 정보에 근거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조성한다. 모든 정보를 공개함 으로써 공중과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 회원은 모든 커뮤니케 이션에서 정직하고 정확해야 한다. 만약 PR 실무자의 책임으로 잘못된 커뮤니 케이션이 발생하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즉시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회원은 고 객을 대신하여 공개된 정보가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지 조사해야 한다. 이 외에 도 스폰서를 둔 이유를 밝히고, 고객 조직에서의 주식 소유와 같은 재정적 이윤 도 공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허위나 오해를 초래할 만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의 불공정한 행위는 피해야 한다. 5. 기밀유지(Safeguarding Confidences): 고객의 신뢰는 기밀 정보나 개인적인 정 보의 적절한 보호에서 비롯된다. 기밀 정보를 보호함으로써 고객, 조직 그리고 개인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다. 회원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잠재 적인 고객과 직원들의 사적 권리와 신뢰를 지켜야 한다. 고객이나 조직으로부 터 얻은 기밀의 내부 정보를 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고객의 회사 및 조직 의 직원에 의해 기밀 정보가 폭로된다면 해당 당국에 즉시 알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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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해관계의 갈등(Conflicts of Interest): 고객과 고용주 그리고 공중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상호 존중하기 위해선 실재적인, 잠재적인 혹은 인지된 이해관계의 갈등을 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즉, 사회의 이해관계와 개인적인 또는 직업 상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을 피함으로써 공중과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 다. 따라서 회원은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하위에 두더라도 고객이나 고용주가 최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또한 PR인 개인의 이해관계와 직 업상의 이해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거나 좋은 사업 판단을 위태롭게 하는 것처 럼 보일 수 있는 행동은 피하도록 한다. 그리고 고객이나 고용주에 영향을 미치 는 현존하거나 잠재적인 갈등이 있다면 즉시 밝혀야 한다. 만약 영향을 받게 될 모든 당사자들에게 다 설명한 후에도 갈등이 존재한다면 고객이나 소비자가 결 정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7. 직업정신의 고취(Enhancing the Profession): PR 전문가들은 PR 업무 시 공중 의 신뢰가 강화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한다. 이는 PR 이라는 직업이 공중에 게 믿음을 주고 존중받으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를 위해 PR인들은 PR 이라는 전문 직업을 보호하고 강화시키기 위한 의무를 인지해야 한다. 또한 PR 인 개인적으로도 전문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PR 활동을 통 해 달성할 수 있는 것을 정확히 규정하는 동시에, 윤리적인 행동을 보장하기 위 한 직업상의 업무를 알릴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만약 고객이나 조직이 윤리 강령에 반하는 행동을 요구하거나 강요했을 시엔 거절해야 한다. 조언은 윤리 적인 결정 하에 제공할 수 있으며, PR 전문가는 이 강령의 윤리적 사항을 충실 히 지켜야 하며 이 강령에 위배되는 것을 발견한다면 해당 당국에 보고해야 한 다(2000년 미국 PRSA 제정).

PR의 법적 문제 PR 실무자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몇 가지 법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PR 은 공중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참여, 로비, 공공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특 히 사회적 공기인 미디어를 이용한 보도와 전략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법적 제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법적 문제들이 해당 되지만 다음은 특히 중요한 사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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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와 권리1)

민주국가의 헌법은 거의 예외 없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우리 헌 법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갖는다”로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라 함은 자 기 사상·의견·지식·사실·감정 등 정신 활동과 관련이 있는 일체의 것 을 언어나 문자 등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자유를 의미한다. 이는 개인을 비롯하여 그 단체에도 폭넓게 적용된다. 따라서 PR 전문가들은 그들이 조 직과 공중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활 용하고 있다. 그러나 PR이 조직과 공중의 상호적 관계 형성을 바탕에 두고 있는 만 큼 무조건적인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헌법 제21조 4항은 “언 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 서는 아니 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 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는데 이를 통해 언 론의 자유가 무제한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PR은 공중의 권리와 법적인 보호 아래에서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규제 기관들은 PR과 관련하여 ‘할 수 있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1970년대 통과된 연방선거운

연방선거운동법

동법(Federal Election Campaign Act)과 이에 따른 수정안들은 조직과 사 원들, 그리고 주식 소유자들, 일반 공중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있다. 즉, 주정부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것이 합법적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인쇄 매체를 통해 비난이나 공격을 당했을 경우에는 ‘반박 할 권리’를 가질 수 있으며, 집단이나 개인이 그들의 견해가 제대로 대변되 지 못했다고 생각하거나 잘못 전달되었다고 생각될 때에는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이렇듯 표현의 자유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는 미국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균형과 보호를 위해 법적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는 PR에 서도 반드시 인식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1) 이재진(200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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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과 비방2)

PR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 한 문구나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가끔 상대방에게 불리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명예란 사람의 가치에 사회적 평가

대한 사회적 평가(social reputation)를 의미한다. 명예는 내적 명예, 외적명 예, 명예 감정 등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나 민사·형사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명예는 외적 명예만을 말한다. 명예훼손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인격, 행동, 덕성, 신용, 전문적 능력 등 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위법하게 저하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형법상으로는 명예훼손죄, 민법상으로는 불법 행위가 성립된다. 예컨대 어 떤 개인이 타인의 명예를 실추시킬 목적으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니거나 사 실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이를 오인하도록 보도하는 행 위 등을 말하는 것이다. 연극·드라마나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 하는 경우 나 사설 및 논평, 만평, 비평, 사진, 배경화면, 인터뷰, 독자투고나 수기, 기 고문, 광고의 내용이 남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적용된 다. 형법상의 명예훼손죄는 단순히 특정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 이 상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비방은 명예훼손과 관련된 것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 이다. 즉, PR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명예훼손은 단순한 구두의 명예 훼손과는 달리 비방할 목적성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이는 형법 제309조에 서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비방할 목적’은 고의성의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고의 등 비방할 목적이 없는 단순한 미필적 고의로 사람 혹은 기업의 명예 를 훼손시키는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 경우는 타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려 는 고의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의 경영자 에 관한 과거의 사적인 일들을 의도적으로 폭로하거나 상대 기업의 상품을 폄하하기 위해 고의로 불확실한 소문을 명시하는 경우, 그리고 자신의 상품 을 옹호하기 위해 발표된 사실을 거짓이라고 부정하는 것도 비방에 속한다.

2) 이재진(200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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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방의 목적은 사실상 상대방의 인격을 훼손하거나 상대방의 상품을 폄훼하기 위한 악의적 목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의도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으며, 이는 그 공표 행위를 둘러싼 시간적, 공간적, 인적 및 사회적 상황 등 간접적인 제반 사정 을 참작하여 입증해야 한다. 과거 대부분의 국가들이 표현 내용이 진실하지 않은 명예훼손 행위는 예외 없이 처벌해 왔다. 처벌을 면하려면 진실성에 대해 입증 책임을 져야 하는데 언론의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PR을 하기에 앞서 행위자들은 정보가 전파될 지역사회의 가치나 규 범들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명예훼손법이 적용되는 다양한 경 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공인이 명예훼손을 비롯하여 사생활 침해와 같은 피해 사실을 주장하려면 언론에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가 있었다는 것을 오히려

현실적 악의

피해자가 입증해야 된다. 현실적 악의란 언론이 허위임을 아는데도 고의 로 보도 행위를 했거나, 허위인지 아닌지를 경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 의 경우 공인이란 개념을 처음 정의할 때는 공직자만을 지칭했으나 후에 공적 인물도 공인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공적 인물을 전면적 공적 인물과 제한적 공적 인물로 구분하였다. 공직자(public official)는 모든 공무원이

공직자

다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공적인 문제와 관련 있는 행위에 실질적인 책임 또는 통제권이 있거나 공중에게 그러하다고 보여지는 사람을 말한다. 대 체로 선거직이나 그 후보자,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자, 검찰, 경찰, 군 고위 간부 등이 해당된다. 전면적 공적 인물(pervasive public figure)은 우리 흔

공적 인물

히 말하는 유명인사로 예컨대 연예인, 유명 운동선수, 대기업 총수 등이 해 당된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한 사람을 가리 키는 것으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어떠한지와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제한적 공적 인물(limited public figure)

제한적 공적 인물

은 논쟁에 관련된 공적 인물이라고도 하는데, 공직자나 유명인은 아니지 만 어떤 보도에 의해 또는 특정한 공적 논쟁에 참여함으로써 인지도가 높 아진 경우를 가리킨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현실적 악의의 원칙을 판례에 도입하지 않고 피해 자가 공인이든 사인이든 언론의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똑같은 법리가 적용 되고 있다. 그보다 우리 법원은 헌법 제310조의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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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에 따라 공인이냐 여부 보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 해당하느냐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 히 소송 중이거나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큰 사안에 대한 PR 업무에서 신 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저작권 침해3)

PR에서 행위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사상과 행위, 그리고 발표문 등을 새로운 맥락 속에서 엮어낼 수 있다. 이러한 작업에서 흔히 다른 사람 의 작업을 인용하기도 하고 짜 맞추기도 한다. 행위자들이 가장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단편적 정보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경우 그것이 누구나 사용하 공적 소유물

는 ‘공적 소유물’로 전환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법적인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틴 루터 킹(미국의 목사)의 유명한 연설 (1963년) ‘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I have dream)’는 대부분의 언론기관 에서 보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유포되어 마치 공적 소유물인 것처럼 간주 된 탓에 몇몇 신문사와 레코드 회사가 저작권 사용 허락을 받지도 않고 이 연설문을 출판했다가 킹 목사가 저작권 소송을 걸어 그 연설문의 불법 유통 금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저작권

저작권(copyright)이라 함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

저작인격권

현한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그 저작자에게 부여한 권리’다. 저작권은 저

저작재산권

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저작인격권은 저작물에 대한 저작자의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고 저작재산권은 저작물에 대한 저작자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보통 저작권이라 함은 저 작 재산권을 가리킨다. 따라서 저작권의 보호란 저작물의 창작자에게 자 기 저작물의 이용에 관한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고 그 저작물을 다른 사 람이 이용할 때에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필요로 한다. 만약 이러한 허락 없 이 저작물을 이용하면 위법이 된다. 따라서 PR 담당자는 자신이 이용하려 는 어떤 작품이든 저작권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저작권자의 사전 허 락을 받아야 한다. 저작권법은 ‘자료의 정당한 사용’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는 사용의 목적이나 성격, 저작권이 있는 작품의 성격, 작품 전체와 비

3) 김기태(200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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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된 사용량, 저작권 작품의 잠재 시장에서 그 자료의 사용이 미칠 영향에 따라 결정된다. 또 저작권이 문제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나 기관의 아 이디어를 인용하거나 발췌할 경우에는 미리 원작자에게 알리는, 전문가 로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유사한 개념으로는 퍼블리시티권(the right of publicity)이 있는데, 이

퍼블리시티권

는 자신의 이름이나 초상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보통 배우, 예능인, 운동선수 등 유명인의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 1953년 미국 프랭크(Jerome Frank) 판사가 만든 것으로, 풍선 껌 회사가 포 장에 운동선수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 회사에 대하여 모든 사람은 자신 의 이름과 초상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다고 판결했다. 퍼블리시티권은 재산권적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저작권과 유사하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있는데, 배우 이영애 씨가 자신을 모델로 제작한 광고를 계약기간이 지난 후에 다른 회사에 양도한 특정 화장품 회사 의 사건이 그것이다. 법원은 이영애 씨의 손해배상청구 사건을 퍼블리시티 권의 침해로 인정했다. 퍼블리시티권은 이름이나 초상 말고도 모습이 비슷 하다든지(look-alikes), 목소리가 비슷한 경우(soundalikes)도 이 권리의 대 상이 될 수 있다.

사생활 침해4)

사생활 침해, 즉 프라이버시권은 19세기 말 이후 미국에서 발전된 개념으

프라이버시권

로,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인정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1987년에 돼서야 법적 권리로 자리 잡았다. 헌법 제17조에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 유를 침해받지 않는다”로 규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처럼 인정된 역사가 짧아 프라이버시권의 개념에 대해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1960년 미국의 법률학자인 프로서(William L. Prosser)는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 로 구분했다.

4) 김옥조(200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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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범(intrusion): 사적 공간과 생활을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 ∙ 사적인 일의 공개(public disclosure of private facts): 사적 사실을 무단 공표 당하지 않을 권리 ∙ 공중의 오인(false light invasion of privacy): 공중에 오인시킬 공표 를 당하지 않을 권리 ∙ 도용(appropriation): 성명·초상 등 자신의 동일성의 상징을 상업 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

PR 활동에서 사생활 침해는 조직이 공중과의 관계에서 공중의 개인정 보를 수집하는 것과 우선적으로 관계가 있다. 여기서 개인정보라 함은 생존 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당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부호, 문자, 음성, 음향 및 영상 등의 정보(당해 정보만으로 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경우에도 다른 정보와 용이하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정부나 기업 조직은 공중과의 관 계 형성을 위해 대규모 공중의 개인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분석·공포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수집 및 분석 과정에서 개인이 원치 않는 사생활 정 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또 공포 과정에 서도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내용을 유포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정보를 수집할 때는 공중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를 수집하고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그 보안에 철저해야 한다. 개인은 ‘혼자 있을 권리를 가지고 법률이 정하는 정부 밑에 있는 지역 사회의 명백한 요구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폭행이나 간섭 또는 침입을 받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 에, 개인은 불법 침입, 이름의 도용, 잘못된 모습의 묘사, 개인적이며 거북스 런 사실을 폭로시키는 보도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만일 정보 주체에 민감한 정보(개인의 성생활이나 건강에 관한 정보, 신용 정보, 금융정보)가 노출된 경우에는 정보 주체에 대한 인격적 침해뿐 아니라 재산적 침해와 정신적 침 해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호가 요구되며, 이에 국가 등은 소 비자가 사업자와의 거래에서 개인 정보의 분실·도난·누출·변조·훼손 으로 인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필요한 시책을 강구할 의무를 부과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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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PR 관계자들은 한 개인이 ‘공적인 인물’로서 어느 정도 사생활권 을 언제 포기하게 되는지, PR 자료에 한 개인의 이미지나 묘사 내용을 사용 하기 위해서 언제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경 우는 프라이버시가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인 경우에는 불법 행위가 되지 않 으며, 일본 판례에서도 공적 관심사의 경우에는 프라이버시 침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으로서 이를 정당하게 공개하는 것은 불법 행위를 구성하 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는 사회 구성원이 어떠한 사실을 아는 데 정당한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아는 것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되는 것 같은 경우 를 가리킨다. 공적인 인물의 사생활은 일반인과 달리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 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인 프라이버시의 법적 보호 수준은 좁다 고 할 수 있다. 1996년 후보자의 전과를 폭로한 것을 두고 대법원은 전과는 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비판 내지 평가의 자료가 되며 공직 후보자로서 자질과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공적인 이익에 관한 사실로’ 인정했다. 그렇지만 개인의 직업상 활동에 관한 것이 아닌 이성관계, 가족관계, 저명인이 되기 전의 행적에 관한 사실이나 그들 가족의 프라이버시 등은 공 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한편 광고 회사나 PR 회사, 또는 뉴스 미디어가 한 개인의 이미지나 묘사 내용이 들어있는 판매 촉진물 을 사용할 경우에는 사전에 당사자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한다.

소비자 보호 및 소비자 권리5)

기업의 PR 활동에서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소비 자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실현해 줄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도 큰 영향 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소비자보호법은 1960년대 상품

소비자보호법

포장과 명칭, 어린이 보호, 자동차와 고속도로 안전, 담배 광고, 포괄적인 공중보건 계획, 임대 행위에서의 진실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형성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PR 부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5) 고형석(2008)을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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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미국 소비자신용보호법은 소비자 신용 거래의 공개 요구, 비용 청 구 착오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마련, 채무 청구 활동에서의 제한, 성별이 나 결혼 여부, 인종 등을 이유로 한 신용 차별의 금지와 같은 사항을 포함 하였다. 특히 제품에 하자나 리콜이 발생할 경우 기업은 공중으로부터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이는 PR 활동에 직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보호법이라 함은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재화 등을 구입하 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 총체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소비자 보호법은 규율 범주에 따라 소비자의 보호뿐만 아니라 계약에서 개인의 보 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 총체를 의미하는 광의의 소비자보호법과 소비자기 본법을 비롯하여 표시광고공정화법, 약관규제법, 할부거래법, 방문판매 법, 전자상거래보호법, 제조물책임법을 의미하는 협의의 소비자보호법으 로 나뉜다. 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기업들은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 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소비자 피해가 유발될 경우 물품의 수 리와 회수 그리고 교환 등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며, 소비자가 선택 권을 행사할 때 필요한 물품의 정보는 사업자가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기업은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각 기업에서는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위한 소비자상담기구 설 소비자불만

치 및 소비자불만 자율관리프로그램(CCMS, Consumer Complaint Management System)을 두고 있다. 미국 은행가협회는 ‘소비자 불만 담당관’을 두 고 회사의 직원들과 더불어 관리부서 사람들로 이뤄진 불만 해결 작업반 을 감독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그 이유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다루고, 소 비자법에 따른 회사 정책 내용을 알리기 위한 절차가 회사별로 확립되어 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소비자 불 만 해결과 피해구제의 전문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는 기업의 소비자 전문가들이 모여 1984년에 설립한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사단법인이다. 이 조직은 소비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소비자 전문가를 양성함으로써 기업의 고객 지향적인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 로 한다. 또한 2005년 10월 LG전자, CJ, 남양유업, 삼성카드, GS 칼텍스를 시작으로 소비자불만자율관리프로그램(CCMS)의 도입 확산 및 운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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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2011년 9월, 제품 및 서비스의 기획에서부터 개발 및 생산, 판매에 이르 기까지 기업이 수행하는 가치 창출의 주요 활동들을 소비자 관점에서 재구성 하고, 관련 경영 활동을 지속한다는 의미의 소비자중심경영(CCM, Consumer

소비자중심경영

Centered Management)으로 명칭을 개선하였다. CCM 인증제도는 한국소비 자원이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제도다. 기업의 CCM 운영으로 소비자들은 상품·서비스 선택권이 강화되고 소비자 문제 발생 시 인증 기업 의 CCM 운영 체계에 따라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처리 받을 수 있다. 사업자 또한 임직원의 소비자 중심 경영 인식을 강화하고 상품과 서비스 수준을 소 비자 관점에서 끊임없이 혁신해 궁극적으로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한 국소비자원 홈페이지, http://ccm.kca.go.kr). PR법 전문가 사이먼(Simon, 1969)은 PR 커뮤니케이션과 법과의 관계 를 잘 말해 주고 있다. “PR과 법, 양쪽 모두 인간의 행동을 다루는 것이다. 법이 근본적으로 질서 있고 균형 잡힌, 인간과 법인의 존재를 위해 필요한 행동 규약을 다루는 것이라면, PR은 이를 보완해 주는 것이다. PR 담당자와 법률가는 그들이 건설적인 상호관계를 유지해야 할 공통적인 이해를 너무 나 많이 갖고 있다. 그들이 출발점이나 수단은 다를지 몰라도 고객과 공중 의 이익에 봉사한다는 점에서 도달해야 할 곳은 같다.”

참고문헌 De Fleur, M. L. and Ball-Rokeach S. (1989), Theories of Mass Communication, 5th edition, (New York: Longman), 131. Stankey, M. J. (1989), “Ethics, Professionalism, and Advertising,” in Classic and Contemporary Readings on Advertising’s Role in Society edited by Roxanne Hoveland and Gary Wilcox, (Lincolnwood, Illinois: NTC Business Books), 419-436. Simon, M. J. (1969), Public Relations Law, (New york : Appleton-Century-Crofts, 1969).

고형석 (2008), 󰡔소비자보호법󰡕, 세상출판사, 김기태 (2005), 󰡔매스미디어와 저작권󰡕, 이채, 김옥조 (2005), 󰡔미디어법󰡕, 커뮤니케이션북스, 23, 368, 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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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2003), 󰡔언론과 명예회손 소사전󰡕, 나남출판, 72, 97. 한정호, 강승구 (2009), 󰡔홍보론󰡕, KNOU Press, 106-114.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http://ccm.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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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PR의 기원과 역사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연구교수

PR의 역사가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PR의 정의와 관련이 있다. 앞선 장에서 우리는 PR을 정의하면서 핵심 요소로 조직체, 공중, 커뮤니케이션, 관계성,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노력 등을 제시했다. 이 중에서도 PR의 역사라는 관 점에서 볼 때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공중이다. 조직체, 커뮤니케이션, 관계 성,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노력 등은 고대로부터 항상 있던 것이다. 반면 공 중은 근대 사회에서 여론이 중요해지면서 탄생한 개념이다. 따라서 여론이 사회적으로 중요성을 띤 시기, 그리고 그런 여론에 영 향을 미치려는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시도가 나타난 시기를 PR의 역사가 시 작된 시기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전의 시기는 PR이 나타나게 된 정치·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해 PR의 기원이라는 차원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고대의 유사 PR 활동 PR과 유사한 활동의 기록은 조직체 또는 지도자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고대의 경우 지도자가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지가 중요한 문제였고, 이에 대해서 지배 계급 내에서 혹은 사람들에게 지 지를 받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되었다.

로마의 유사 PR 활동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는 로마의 예다. 현대적인 의미의 PR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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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았을 때, 서양 문화의 뿌리인 로마에서 PR의 기 원을 찾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PR의 기원에서 주목할 만한 예로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의

갈리아 전쟁기

갈리아 전쟁기(Commentaries on the Gallic War) 발간 및 배포가 있다. 갈 리아 전쟁은 기원전 58년에 시작돼 7∼8년간 지속된 전쟁이다. 이 전쟁을 통해 카이사르는 서유럽의 상당 부분을 로마의 속주로 확보하는 혁혁한 전 공을 세운다. 그런데 카이사르는 전쟁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전 쟁이 지속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일곱 권 으로 정리해 거의 매년 로마로 보냈다(Caesar, 1869). 카이사르는 왜 이런 저작물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자신의 저작물을 읽기를 바랐을까? 이를 로 마 시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려는 카이사르의 의식적이고 계획된 정치적 노 력으로 해석한다면, 유사 PR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의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 시대에는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유 사 PR 활동이 있었다. 바로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가 한 일인 데, 그는 서민 출신의 로마 예술가인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 및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 등을 도왔다. 마이케나스의 예술 지원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물질적인 지원이었다. 예술 가들에게 집이나 농장 등을 제공해 그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창작에 전념 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케나스의 또 다른 예술 지원 활동은 인적 네트워크의 제공이었다. 서민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는 당시 최고의 권력자인 황제 옥타비아누스를 만날 수 있었다. 더불어 다른 예술인들과도 교분을 쌓을 수 있도록 마이케나스는 기회를 제공했다. 마이케나스 본인도 예술가들과 많이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다(박성호, 2008). 마이케나스의 이

메세나

러한 활동은 오늘날 그의 이름을 딴 메세나(Mécénat)라는 PR의 한 영역으 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사 PR 활동

유사 PR 활동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때 반드시 그 노 력이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일 필요는 없다. 도리어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심어 주려는 노력, 또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주체 간에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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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시도하는 것도 유사 PR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그러한 사례들을 찾을 수 있다. 󰡔삼국유사󰡕에 나온 고구려와 신라의 건국신화를 보자. 건국 시조가 경외할 만한 대상이며, 일 반인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들 이 가진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피지배자들에게는 그들이 통치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알에서 태어난다. 그 이후에도 비범한 모습을 보이는데, 일곱 살에 혼자 활과 살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백 번 쏘면 백 번 맞추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나중에 위험을 피해 도망칠 때에는 물고기 와 자라가 도와서 강을 건너게 해준다. 또한 박혁거세도 사람들이 왕을 원 하던 시기에 보랏빛 알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알을 쪼개어 사내아이를 얻은 것으로 되어 있다. 몸에서는 광채가 났고, 천지가 진동했다는 내용 등은 고 구려와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PR 역사 PR 역사가들은 PR 활동이 PR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이전부터 있었다고 본다. 커틀립에 따르면 영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미국의 동부 연안에 정착하 기 시작한 17세기부터 PR 활동이 있었다. 그들은 기금을 모으기 위해 대중 매체를 활용했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Cutlip, 1995). 그러나 PR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18세기 중반 미국의 독 립을 이루기 위해 행해졌던 여러 가지 캠페인이다(그루닉·헌트, 2006). 이 기 간 동안 특히 주목할 만한 PR 활동가로 새뮤얼 애덤스(Samuel Adams)를 꼽을

새뮤얼 애덤스

수 있다. 그는 여러 가지 기법을 써서 독립의 정당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 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기법들은 지금 쓴다고 해도 효과적일 정도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커틀립은 새뮤얼 애덤스를 PR의 대선배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 독립을 위한 PR 캠페인

18세기 중반 식민지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는 독립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 식민지인들 중에는 영국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이 1/3 이상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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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도 혁명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영국을 지지하고 있었다. 즉 이 당시 상황을 변화 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효과적인 PR 캠페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새뮤얼 애덤스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우선 행동주의자들을 조직했 다. 독립을 원하고 이를 위해 기꺼이 행동할 사람들이 먼저 조직되지 않는 다면, 이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들을 움직이는 일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 단한 것이다. 조직된 행동주의자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사 람들에게 알렸다. 그들은 신문, 소책자, 성직자의 설교, 마을회의, 서신위원 회 등을 통해 영국의 통치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대표를 보 내지 못하면 세금도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는 슬로건 은 이들의 주장을 독립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었 던 것으로 보인다. 의사사건

의사사건(pseudo-event)은 오늘날 PR에서 상당히 자주 활용하는 기 법이다. 미국의 독립을 위한 PR 캠페인에도 의사사건이 쓰였을까? 미국 독립 운동에서 유명한 사건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보 스턴 차 사건이다. 식민지 주민들이 영국의 과세에 항의하면서 발생한 사건 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의 도적이면서 계획적으로 준비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의 목적은 차 상자들을 바다에 던지면 달성되는 것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 사건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의사사건의 성공 여부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정도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스턴 차 사건은 PR 역사에서 최초일 뿐 아니라 매우 성공적인 의사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새뮤얼 애덤스 등 이 사건을 기획한 사람들이 의도한 대로, 이 사건을 통해 식민지 주민들이 영국 정부의 과세에 대해 반 대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그렇다면 의도된 이벤트가 아니라 우발적으 로 발생한 사건의 경우에는 무엇이 중요할까? 새뮤얼 애덤스는 그런 경우 적극적 해석을 시도해서 여론에 영향을 끼치고자 하였다. 그는 “사건 그 자 체와 사건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서 공중의 태도가 결정된다”(그루 닉·헌트, 2006, 23쪽에서 재인용)고 했는데, 이는 어떤 사건이 발생한 경 우 그에 대해서 공중들에게 어떤 해석을 제시할 것인가, 여러 가지 해석이 상충하는 경우 공중들이 어떤 해석을 받아들일 것인가가 여론 형성에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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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함을 강조한다. 1770년 발생한 보스턴의 총격 사건은 사건 해석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한 사례다. 이 사건은 사소한 시비 끝에 시민들이 영국군에게 욕을 퍼부으며 항의한 것에서 시작했다. 하사 한 명과 병사 여섯 명이 점점 불어나는 군중들 과 대치했다. 소요가 심해지면서 군중이 던진 얼음덩이에 맞아서 쓰러지는 병사가 발생했고 조금 후 군인들이 군중을 향해 발포했다. 이 총격으로 11명 이 총에 맞았으며 3명이 즉사했다. 나머지 8명 중에서 2명은 2주일 이내에 사 망했고, 6명은 목숨을 건졌다(그루닉·헌트, 2006; Massachusetts Historical Society 홈페이지 http://www.masshist.org/revolution/index.html). 당시 이 사건에 대한 배심원단은 이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판 단했으며,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병사와 하사는 무죄로 평결했다. 두 명의 병사들도 영국의 법 규정에 의해 감형되어 엄지손가락에 낙인이 찍힌 처분 을 받는 것이 다였다. 이 사건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그에 대해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애덤스는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킹스트리트 사건(King Street Affair)과 같은 평범한 이름 대신 ‘끔찍한 보스턴 학살(The Horrible Boston Massacre)’ 이라는 용어를 썼다. 그는 이 사건이 단순한 총격 사건의 문제가 아니라 보 스턴에 군대가 머물렀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로운 보스턴 에 영국 군대가 주둔한 것은 죄악이라는 메시지를 퍼뜨렸다(Cutlip, 1995). 비록 새뮤얼 애덤스가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해서 영국 병사들을 다시 법정에 세우려고 했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는 사건이 발생한 3월 5일을 기념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이후 보스턴에서는 1784년까지 이 날을 기념하는 추도식이 매년 열렸다.

미국 헌법의 승인을 위한 PR 캠페인

PR 역사가인 앨런 네빈스(Alan Nevins)는 PR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일로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과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 이 벌인 캠페인을 꼽았다. 그들은 미국이 하나의 나라가 되는 데 중요한 기

알렉산더 해밀턴 제임스 매디슨

여를 했다. 구체적으로 그들의 미션은 미국 연방 헌법이 각 주에서 비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Nevins, 1978). 당시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모든 주(당시엔 13개)들이 연방 정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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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새뮤얼 애덤스를 비롯한 많은 주요 지도자들도 그 점에서는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독재에 대한 두려움, 고율의 세금에 대한 우려 등은 연방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해밀턴과 매디슨은 우선 자신들의 캠페인을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담 아내는 작업을 시도했다. 그들은 존 제이(John Jay)와 더불어 연방 헌법을 지지하는 주장이 담긴 글들(Federalist Papers)을 전국 주요 신문에 85편에 걸쳐 연재했다. 그들은 그 글들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대신 연방 헌법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을 시도했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우려와 편견을 불식 시키고자 했다. 그들은 그 외에도 큰 집단을 상대로 연설했으며, 소규모 집 단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매사추세츠에서 비준을 얻기 위해서는 그 주의 두 지도자인 존 행콕(John Hancock)과 새뮤얼 애덤스를 접촉했는데, 그들에게는 논리적 주장보다는 그들의 정치적 위상을 강조하 면서 공감을 얻어내는 접근을 취했다.

최초의 미국 대통령 PR 담당자 아모스 켄달 앤드류 잭슨

1829년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 는 두 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한데, 첫째는 그가 미국 최초의 일반인 출신 대

아모스 켄달

통령이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의 대통령직 수행에 PR 담당자인 아모스 켄달(Amos Kendall)이 기여했다는 것이다(Endres, 1976). 앤드류 잭슨이 유능한 사람이었다는 것은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그 는 국회의원, 육군대장, 플로리다 주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여 러 가지 약점이 있었다. 그의 전임 대통령들은 뉴잉글랜드 지역의 인텔리들 과 버지니아 왕가 출신이었다. 그런 배경이 없다는 것은 잭슨에게 정통성이 부족하다고 해석될 수 있었다. 그의 또 다른 약점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 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글을 읽고 쓸 수는 있었다. 그래도 대통령이 된 그에 게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했다. 아모스 켄달은 잭슨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켄터키주의 한 신문사 편집 국장이었다. 그는 앤드류 잭슨이 당선된 이후 재무성의 회계감사관을 거쳐 대통령 사설 고문단의 멤버가 된다. 그는 잭슨의 재임 기간(8년) 동안 백악 관의 거의 모든 PR 업무를 수행했다. 대통령의 연설문들을 작성했고, 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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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상대로 한 연두교서 메시지도 작성했다. 그가 작성한 연설문은 마치 대 통령 자신이 쓴 것 같은 어휘를 구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연히 보도 자료 들도 아모스 켄달의 손을 거쳐 갔다. 아모스 켄달은 PR 담당자였을 뿐 아니 라 정치적 조언자의 역할을 했고, 앤드류 잭슨은 그의 판단을 중요하게 참 고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내 언론 대행 중심의 PR 활동 사회적 배경

PR이 한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회적 토양이 갖춰져야 한 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중의 형성이다. 공중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회 적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의식적인 주장과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 한다.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된 사회에서는 이러한 공중의 존재가 지배세력 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공중을 대상으로 한 PR이라는 것도 지배 세 력으로서는 반길 이유가 없다. 반면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공중의 존재가 필수다. 민주적인 사회에서 는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시민들의 판단을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한다. 시민들의 판단은 사회적 쟁점에 대한 이해로부터 오며, 이를 위해 PR의 역할과 기능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중적인 신문의 등장과 독자들의 의견 제시나 확산 은 공중의 형성을 위한 자연스러운 사회적 배경이 된다. 미국의 경우 19세기 초가 이러한 시기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특정 쟁점에 대해서는 공중이 형성 되었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공중이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 대중적인 신문이 등장한 시기는 1830 년대였다. 182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산층과 임금 노동자층이 증가하면서 기본적인 생활 문제가 해결된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가장 보편적인 정보 제공 매체인 신문은 중산층과 임금 노동자들이 구 매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1부당 6센트). 신문의 가격이 고가였던 것 은 그 이전까지 미국 신문의 주요 독자들이 상류층이었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임금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새롭게 등장한 대중신문은 세 가 지 면에서 기존 신문과 차이가 있었다. 첫째, 가격이 1센트로 매우 저렴했 다. 둘째, 신문 광고가 늘었다. 기존 신문은 주로 구독료로 운영되었지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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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신문들은 구독료가 저렴했기 때문에 이를 광고 수입으로 보충했다. 셋째, 신문에 주로 등장하는 뉴스의 내용이 달라졌다. 기존 신문의 상류층 독자들 은 문학과 예술 등에 관심이 있었지만 새로운 대중신문들의 독자들은 범죄, 비극적인 사건, 모험, 가십 등에 관심이 많았다. 새로운 대중신문들은 이를 파악하고 뉴스 내용에 변화를 줬다(그루닉·헌트, 2006).

비즈니스와 PR 언론 대행 중심의 PR

언론 대행(press agentry) 중심의 PR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활동했 다. 그중에서 언론 대행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들은 쇼맨(showman)들이었 다. 물론 당시 언론 대행을 하는 사람들이 쇼 비즈니스에 있는 사람들만은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아니었지만,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Phineas Taylor Barnum)1)을 포함한 쇼 맨들은 새로운 대중매체의 큰 관심을 끌었다. 바넘은 스스로 주간지를 창간한 경험이 있어서 언론매체에 대해 이해 하고 있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아니 과도하게 쇼 비즈니스에 활용했다. 현 대 PR에서는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것이 금기이지만, 그는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마저도 주저하지 않았다. 바넘의 거짓 주장 중 유명한 것으로는 조이스 헤스(Joice Heth)라는 노 파에 대한 것이 있다. 조이스 헤스는 흑인노예였고 앞을 보지 못했으며 오 른팔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노쇠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바넘에 게 1835년에 팔려왔는데 그녀가 유명해진 것은 바넘이 그녀를 당시 160세 이며, 100년 전에 태어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보모였다고 주 장하면서부터였다. 이런 황당한 주장은 사실 바넘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바넘 직전에 그녀를 소유했던 기획자(promoter) 린제이(R.W. Lindsay)도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린제이는 그 거짓 주장으로 별다른 이익을 거두지 못한 반면에, 바넘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바넘은 대중신문을 통해 그 거짓 주장을 많이 퍼뜨렸고, 신문들은 가십 등에 관심이 있는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조이스 헤스에 대한 논쟁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바넘은 그녀 를 쇼에 세웠고, 그녀로 하여금 어린 워싱턴을 입히고 키웠다는 이야기를

1) 바넘에 대해서는 그루닉·헌트(2006) 및 위키피디아를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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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록 했다. 바넘이 그녀를 쇼에 내세워서 벌어들인 돈은 매주 1500달러에 달했다. 그 당시의 인건비와 현재의 인건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 금액을 현재 가 치로 환산하면 86만3000달러에 해당한다.2) 헤스는 대중 앞에 나선 지 6개 월 정도 지난 1836년 2월에 사망했는데 과연 바넘의 주장대로 161세가 맞 는지 뉴욕에서 부검을 하게 된다. 바넘은 부검 장면을 1500명에게 50센트 씩 받고 공개했는데 이 부검을 통해 헤스는 죽을 때 나이가 80세가 안 된 것 으로 밝혀졌다. 대중신문을 통해 공중에게 다가가는 문제는 쇼 비즈니스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점차 미국 내 대기업들도 이에 관심을 가졌다. 철도 회사들은 1870년대부터 PR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기회사인 웨스팅하우스는 1889년에 사내에 PR 부서를 설치한 것으로 유명하다(그루닉·헌트, 2006).

미국 내 PR 조직의 확산

흥미와 가십이 관심사인 대중신문을 통해 언론 대행 방식의 PR이 진행되다 보니, PR은 윤리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뇌물을 쓰든 거짓을 퍼뜨리든 언론 이 많이 다루게 되면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 그것으로 PR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 아니냐는 의식이 보편화된 것이다. 아이비 리(Ivy Lee)가 등장한

아이비 리

시기는 기업 내 PR 부서들이 늘어날 뿐 아니라, PR 회사들이 생겨나던 시기 다. 아이비 리는 PR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킨 원칙 선언문을 내세우며 PR 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Cutlip, Center, and Broom, 2000).

최초의 PR 회사

최초의 PR 회사인 퍼블리시티 뷰로(Publicity Bureau)가 보스턴에 설립된

퍼블리시티 뷰로

것은 1900년이다. 이 회사는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 는 업무를 주로 했는데, 이들의 첫 고객은 하버드대학교였다. 퍼블리시티 뷰로의 대표는 하버드대학교의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들의 성과를 보고하며, 자신들이 제공한 전문적인 서비스(professional service)에 대해 매달 200달러(현재의 전문직 노동 가치로 환산하면 약 4만 달러)를 청구했

2)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데는 http://www.measuringworth.com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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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인쇄비와 우편료 등 일상 경비는 별도였다. 퍼블리시티 뷰로는 일할 때, 자신들이 고객사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 실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예를 들어 그들은 1906년 철도 회사들을 고객 으로 맞이해 동부뿐 아니라 서부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들은 사실 관계를 수집하고, 언론에 대한 개인적 접촉을 통해 철도 회사들에 유 리한 언론 보도를 최대화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철도 회사들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최대한 숨기고자 했다. 퍼블리시티 뷰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PR 캠페인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철도 회사 경영자들은 PR 방식을 변화시키기로 결정하고, 몇 년 후 자신들의 회사에 PR을 하는 부서 를 직접 두게 된다.

아이비 리의 등장과 원칙 선언문의 발표

전직 기자였던 조지 파커(George F. Parker)와 아이비 리(Ivy Ledbetter Lee)가 1904년 뉴욕에 파커앤리(Parker & Lee)라는 PR 회사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PR 회사로는 세 번째로 설립된 이 회사는 4년 정도 만에 문을 닫 게 되지만, 아이비 리는 이 회사에 있는 동안 PR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족적 을 남긴다. 바로 1906년에 원칙 선언문을 발표한 것이다. 원칙 선언문은 당시 사람들이 PR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꿀 정도 로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혁신의 핵심은 정확하며, 진실한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래에 원칙 선언문의 일부를 옮긴다. “우리는 비밀스러운 언론 대행 기관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공 개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뉴스를 공급하고자 한다. 우리는 광고 회사가 아니다. 우리가 보낸 어떤 것이라도 광고가 아니다. 당신이 우리 자료를 광고로 여길 바에는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확한 자료를 만드는 것을 중시한다. 만약 우리가 다룬 주제에 대한 세부 사항이 더 필요하다면, 우리는 즉시 그 내용을 공급할 것이다. 어떤 편집자든 내용에 대해 사실 관계를 직접 확인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쁘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다.(중략) (요약하면) 우리는 기업체와 공공기관을 위해 일할 때, 그들과 관련된 정 보를 솔직하고 공개적으로 미국의 신문과 공중들에게 제공하겠다.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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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것이다. 공중은 자신 들에게 가치 있고, 자신들이 궁금해 하는 주제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될 것 이다.”(Cutlip, Center, and Broom, 2000)

아이비 리가 이러한 원칙 선언을 하게 된 계기는 1902년의 무연탄 광 산 파업으로부터 교훈을 얻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 파업은 언 론의 큰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파업이 계속될 경우 미국 주요 도시의 겨울 난방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파업은 미 국 정부가 그동안의 파업 불개입 관행을 깨고 최초로 개입해 해결한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서 사실 관계에 대한 조사 후 중 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립적인 정부가 조사하고 합의안을 제시해 양 당사 자가 수용하도록 하였다면, 양 당사자가 그동안 했던 주장이 어느 정도나 사실과 부합하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파업 기간 중 노조 측과 광산업자들은 서로 다른 태도를 보여 주었다. 노조 측은 신문에 모든 것을 공개했으나, 광산업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파업에서 노조 측은 임 금 인상, 근무일 축소, 노동조합에 대한 사측의 인정 등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는 상당 부분 정부의 중재안에 수용되었다. 원칙 선언문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그 결과를 보여 주는 상 징적인 사례가 같은 해 10월에 발생했다. 1906년 10월 28일 뉴저지 애틀랜 틱시티에서 비극적인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에 대해 아이비 리 는 그 이튿날 현대적 의미에서 최초라고 할 수 있는 보도자료(press release)

보도자료

를 작성해 언론사에 보낸다. 이 보도자료는 그 이전까지 언론대행업을 하던 사람들이 뿌리던 것과는 다른 대접을 받았다.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에서 작성된 공식 배포자료’라는 언급과 함께 ≪뉴욕타임스≫에 바로 다음 날 실 린 것이다. 이는 아이비 리의 새로운 PR 접근법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 준 상징적 사례였다. 유명한 PR 전문가인 뉴솜은 1963년 미국PR협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뉴솜

“여러분과 내가 참여하고 있는 이 모든 활동은 아이비 리가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 중역들을 설득시켜 철도 사고에 관한 사실이 그 회사에게 불리할 지라도 언론기관에게 그 사고에 관한 모든 사실을 제공해 주도록 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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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아이비 리가 작성한 보도자료(1906)

시작된 것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아이비 리가 가져온 변화에 큰 의미를 부여 했다(그루닉·헌트, 2006, 56). 그러나 아이비 리는 공중의 관심사에 대해 민감했지만, 그것을 알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지는 않았다. 도리어 그의 조언은 여론에 대한 직감에서 나왔다. 아이비 리는 공중에 대해 긍정적이었 다. 공중에게 정확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기만 한다면 그들은 올바른 결정 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비 리는 PR 실무자를 여론 법정에서 변호사의 일을 담당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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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라고 보았다. 변호사가 고객을 대변하면서 법이 허락하는 한 최대로 고 객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비 리는 여론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고객의 이익을 증진시키고자 노력했다.

PR의 미국 내 확산

20세기 초 미국 내에서는 PR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났다. 예를 들 어, AT&T의 경우 1907년 제임스 엘스워스(James D. Ellsworth)가 들어오

제임스 엘스워스

면서 회사 내 PR 업무가 시작되었다. 그는 수십 년을 AT&T에 있으면서 광 고와 PR 업무를 했다. 또한 과학적 방식의 태도 설문조사도 실시했는데, 정 확한 실시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그 결과는 1926년에 도출됐다 (Griese, 1978). 제너럴 모터스가 PR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23년이고, 회사 내에 PR 부서를 설치한 것은 1931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즈음 PR은 기업 외의 곳에도 많이 전파됐는데 대학들, YMCA, 적십 자사, 교회들, 협회들과 비영리 단체들이 PR을 시작하였다. 또한 정부도 PR 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법률 제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PR의 활동에 대해 불 만을 느낀 의회는 정부가 의회의 예산 허가 없이는 PR 전문가를 고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까지 제정하였다. 오늘날에도 미국의 정부 기관은 PR이라는 말 대신에 ‘퍼블릭 어페어스(Public Affairs)’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퍼블릭 어페어스

에드워드 버네이즈3)

에드워드 버네이즈(Edward Bernays)는 PR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그는 1922년 뉴욕대학교에서 최초로 PR 강좌를 개설하여 강의를 했고, 1923 년에는 출간된 최초의 PR 전문 서적인 󰡔여론의 결정(Crystallizing Public

여론의 결정

Opinion)󰡕도 있다.4) 이 책에서 그는 PR의 범위와 작용, 여론의 특성, 공중 의 변화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1952년에는 PR의 역사(The Growth of Public Relations)와 PR 실무(Public Relations in Action)를 다룬 󰡔Public

3) 에드워드 버네이즈의 PR 활동에 대해서는 래리 타이(2004) 참조. 4) 최초의 PR 전문서가 󰡔여론의 결정󰡕인 반면 Heinrich Wuttke가 1866년에 쓴 “the German newspapers and the development of public opinion”이 최초의 PR 논문으로 추정된다 (Nessmann,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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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ons󰡕라는 책도 출간했다. 버네이즈는 기업 PR을 하면서도 그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보다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유명하다. 1920년대 중반 에드워드 버네이즈가 한 베이컨 제조사를 위해 실시한 PR은 이러한 그의 접근법을 잘 보여 준다. 당시 미국은 주스, 토마토, 커피 등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었다. 그에 따라 베이컨 판매고는 계속 감소하 고 있었다.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자신의 고객사를 위해 베이컨 시장의 점유 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대신에 미국인들이 베이컨을 더 많이 먹어서 베이 컨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한 유명한 뉴욕 의사를 설득하여, 그의 동료들이 푸짐한 아침식 사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가벼운 아침식사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설문 조사하도록 했다. 많은 응답자들이 넉넉한 아침식사에 대해 찬성했고, 미디어는 이를 많이 다루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의사들의 조언 에 따라 아침 식사를 넉넉하게 하기 시작했는데, 이 혜택을 입은 대표 품목 이 베이컨과 달걀이었다.

미국PR협회5)의 설립과 ≪PR 저널≫의 창간

PR이 미국 사회에서 점점 확산되자 PR협회의 설립과 PR을 다루는 저널에 미국PR협회/PRSA

대한 창간 요구가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1939년 미국 PR협회(the American Council on Public Relations, 이 단체는 후에 the National Association of Public Relations Counsel과 통합해 오늘날의 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 PRSA가 되었다)가 설립되었다. 설립 자인 렉스 할로(Rex Francis Harlow)는 작가이자 PR 실무자인 동시에, 스 탠퍼드대학교에서 PR과 사회과학을 강의한 학자로, 창립 시부터 1947년까 지 회장을 맡았다.

5) 미국PR협회 회원 수는 1960년에 4500명이었던 것이 1981년에 9000명으로 늘어났고, 최근

에는 2만 명을 넘어섰다. 회원 수의 증가와 더불어 여성 회원의 비율도 크게 늘어났다. PRSA의 학생 조직의 경우 1968년에 여성 회원의 비율은 38%였는데, 1981년에 이미 학생 회원의 78% 가 여성이었다( 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 in wikipedia 참조). 대학생들의 경우 Public Relations Student Society of America(PRSSA)에 속해 있는데, 여기에 속한 학생들의 숫자만 1

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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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PR협회의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1950∼1960년대에 윤리 강령을 제정했으며, 1954년부터 PR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인 앤빌(Anvil)상을 수여 하기 시작하였다. 골드앤빌(Gold Anvil)상은 개인에게 수여되고, 실버앤빌 (Silver Anvil)상은 프로그램 전체에 수여되며, 브론즈앤빌(Bronze Anvil)

골드앤빌 실버앤빌 브론즈앤빌

상은 세부적인 개별 전술(tactics)에 대해 수여됐다. 미국PR협회는 PR 실무자들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PR 조직이다. 이슈 에 따른 하위 전문 분야로는 협회·비영리, 기업 커뮤니케이션, 카운슬러 아카데미, 고등교육에 대한 카운슬러, 교육자 아카데미, 근로자 커뮤니케이 션, 연예·스포츠, 재정 커뮤니케이션, 건강 아카데미, 독립 실무자들의 연 합, 신입 전문가들, 정부 PA, 기술, 여행 등 14개 영역이 있다. ≪PR 저널(Public Relations Journal)≫은 1945년부터 1995년까지 발간

PR저널

되었다. 이 저널의 원래 발간 의도는 학술적인 논의라기보다는 당면한 중요 PR 문제들에 대해 요구되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미국PR협회는 현 재 CEO급 PR 전문가들을 위한 ≪PR 스트래터지스트(The Public Relations

PR 스트래터지스트

Strategist)≫ 및 최신 PR 기법에 대해 다루는 신문인 ≪PR 택틱스(Public

PR 택틱스

Relations Tactics)≫를 발간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PR의 정의를 처음 내린 것은 1982년인데, 이것은 “PR은 조직체 및 그 조직체의 공중들을 도와 서로가 서로에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다(Public Relations helps an organization and its publics adapt mutually to each other)”라는 문장에 나타나 있다. 이 정의는 2012년에 와서는 “PR은 조직과 공중 사이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Public relations is a strategic communication process that build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s between organizations and their publics(PRSA, 2012)” 로까지 개정되었다.

20세기 후반 미국 내 PR의 위상 변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65년까지의 기간은 PR이 점차 전문직으로 자 리를 잡기 시작한 시기다. 이 기간 동안 PR 실무자들의 수도 비약적으로 늘 어나 미국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기업, 연구기관, 각종 사회 기구, 정부 기관, 무역협회 등에서 PR 프로 그램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미 PR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던 기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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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미국 PR 연대기 연대

주목할 만한 사건들

1700년대 중반

새뮤얼 애덤스 등의 미국 독립을 위한 캠페인 (예: 1770년 발생한 보스턴 총격 사건을 애덤스는 보스턴 학살로 명명하고 신문기사 등을 통해 여론 조성)

1773년

보스턴 차 사건(최초의 PR 의사사건) (c.f. 1776년 7월 4일 미국 독립선언 채택, 독립전쟁에서 식민지가 승리한 것은 1781년으로 이 해에 미국의 연합 규약 제정)

1787∼8년

알렉산더 해밀턴과 제임스 매디슨의 헌법 비준 캠페인(c.f. 1788년 연방헌법 발효)

1829년

아모스 켄달이 최초의 대통령 PR 담당자 역할을 함.

1830년대

미국에 대중적인 신문이 등장

1835년

바넘의 쇼 비즈니스 PR

1900년

최초의 PR 회사인 퍼블리시티 뷰로가 보스턴에 설립

1904년

조지 파커와 아이비 리가 파커앤리라는 PR 회사를 설립

1906년

아이비 리가 원칙 선언문 발표

1907년

AT&T가 회사 자체적으로 PR 업무를 실행

1922년

뉴욕대학교에 최초의 PR 강좌 개설

1923년

에드워드 버네이즈가 최초의 PR 전문서인 󰡔여론의 결정󰡕 출간

1939년

미국PR협회 설립

1945년

≪PR 저널≫ 창간

1954년

PR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인 앤빌상 수여 시작

1965년

PR 실무자의 수가 10만 명을 넘어섬

1980년대

대학에서 PR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증가

기존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시기였는데 PR과 관련된 책, 논문, 학술지 등 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PR 실무, PR 철학, 문제점과 기법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PR 업무를 대행해 주는 회사들도 꾸준히 활동을 했다. 특히 뉴욕, 워싱턴, 시카고, LA 등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대도 시를 중심으로 PR 전문 회사들이 안정된 기반을 마련했다(Cutlip, Center, & Broom, 2000, 133∼134). 학계에서도 PR의 번성이 지속되어 각 대학에 PR 과 관련된 과목들이 점점 많이 개설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1980년대에도 이 어져 대학에서 PR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그루닉·헌트, 2006, 91). 1960년대 중반 이후 PR은 중요도와 복잡성이 증가했다(Cut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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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 & Broom, 2000, 135). 정부PR(Government Affairs)이 PR의 중요

정부 PR

분야로 성장했다. 1950년 미국 내 일자리의 17%가 정보 처리와 관련되어 있었지만, 1980년대 초에는 그 비율이 60%가 넘어섰다. 한편 1980년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182개 대기업 중 15%가 PR 전문가들의 업무에 대해 ‘매우 만족하는’ 평가를 내놓았는데 이 는 회계사에 대해 유사한 조사를 한 결과인 45%나 변호사에 대한 결과인 39%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그루닉·헌트, 2006, 76∼77).

유럽의 PR 역사 유럽 내 언론 대행 중심의 PR 활동 등장

미국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유럽에도 PR이 등장한다.6) 칼 네스만(Karl

칼 네스만

Nessmann)은 독일어권 국가들의 PR 역사를 세 시기로 구분했는데, 18세기 부터 20세기 초까지가 언론 대행을 중심으로 PR이 시작된 시기로 보았다 (Nessmann, 2000). 이 시기 동안 독일어권 국가들은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민주주의가 발달했다. 더불어 문맹률이 낮아졌으며 도시화가 진행되어 대 중신문과 언론 대행이 사회적 역할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된다. 즉, PR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된 것이다. 프러시아의 왕인 프레드릭(Frederick the Great, 1712∼1786)은 언론

프레드릭

을 강압적이고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대신, 자신이 내세우고 싶은 대외 정책 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에게 안 좋은 뉴스는 확산되지 않도록 하 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정부 PR의 고전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나

나폴레옹

폴레옹(Napoleon Bonaparte, 1769∼1821)도 언론 보도를 중시했다. 그는 전쟁을 치를 때면 항상 이동식 인쇄 기구를 현장에 동원해 언론 매체들이 자 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쓰도록 하는 데 힘썼다. 그는 언론에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외국의 신문들을 매일 점검함으로써 언론 동향을 파악했다.

6) 칼 네스만(Nessmann, 2000)은 PR의 역사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못한 상태이고, 그나마 있

는 자료도 미국 중심이라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PR 역사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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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PR 활동의 일부를 담당하는 부서를 공식적으로 설치한 것 은 1848년이다. 처음에는 신문부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1851년에 언론 담당중앙부로 개칭됐다. 이즈음 기업들도 PR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한 예로 당시 유럽 최대 의 회사였던 독일의 철강 제조 기업 크룹(Krupp)은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에 2톤짜리 철강 제품을 전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크룹은 이 이후에도 PR에 관심을 보이는데, 1893년에 독일 회사로는 최초 로 언론 전담 부서를 설치한다. 부트케

PR에 대한 학문적 접근도 이 시기에 시작된다. 부트케(Heinrich Wuttke)는 1866년에 “독일 신문과 여론의 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 표했다.

유럽에서의 PR의 확산7)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있어서 PR이 확산된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 한 1914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로 볼 수 있다. 1915년 전쟁언론실

독일에는 전쟁언론실이 설치되었고, 그다음 해에는 군대 조직에 정보 부서

라이흐 중앙 언론실

로 라이흐 중앙 언론실이 설치되었다. 두 전쟁 사이의 기간(1918∼1938년) 동안 언론 대행 사무소들이 크게 증가했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수요가 있었다. 이 당시 기업들은 PR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언론관계(media relations) 의 개념은 잘 알고 있었다. 한 예로 오스트리아 상공회의소는 1927년에 언 론인 출신의 인사를 언론을 상대하는 대변인으로 고용했다. 그는 언론 업무 를 맡아보면서 더불어 상공회의소의 내부 간행물도 편집했다. 이 시기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PR은 그다지 많이 발전하지 않았다. 도리어 나치의 선전이 더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유럽이 미국 PR의 발전에 있어서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국 PR에서 가장 중요한 인 물이라고 할 수 있는 버네이즈는 비엔나에서 태어난 오스트리아 사람이었 다. 그는 또한 프로이드(Sigmund Freud)의 조카이기도 했는데, 버네이즈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프로이드가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7) 이에 대해서는 Nessmann(200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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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유럽 PR 연대기 연대

주목할 만한 사건들

1700년대

프러시아 왕 프레드릭이 강압적 언론 통제 대신 PR의 방법 사용

1800년 전후

프랑스 나폴레옹이 언론 동향 파악 및 우호적 언론 환경 조성

1848년

독일 정부가 PR 활동의 일부를 담당하는 부서를 공식적으로 설치

1966년

부트케가 “독일 신문과 여론의 형성”이라는 논문 발표

1893년

독일의 철강 기업 크룹이 최초로 언론 전담 부서 설치

1915년

독일이 전쟁 언론실 설치

1927년

오스트리아 상공회의소가 언론인 출신의 인사를 언론 상대 대변인으로 고용

1955년

프랑스PR협회 설립

1955년

세계PR협회 설립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프랑스에서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PR이 활 성화되었다. 프랑스경제단체연합회(CNPF)가 주관이 되어 대대적으로 PR 프로그램을 계획했고, 1949년에는 PR 단체 12개가 모여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이 클럽은 1955년 프랑스PR협회로 발전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1955년 런던에서 세계PR협회(International Public

프랑스PR협회 세계PR협회

Relations Association)가 설립되었다. 세계PR협회는 1950년대 유럽 각국에 서 설립된 PR 회사들이 미국의 PR 회사들과 힘을 합쳐 설립한 것으로, PR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PR 업무의 기준이 국제화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현 재 세계PR협회는 100여 개 국가의 1000개가 넘는 PR 회사를 회원으로 둔 대 규모 조직이다(박성호, 2008).

한국 PR의 발전 한국에 현대적 PR의 개념이 도입된 것도 1945년 미군정이 들어오면서부터였 다. 미군은 민간공보처(Office of Civil Information)를 설립했는데 이 조직은

민간공보처

미군정을 위한 PR 업무를 수행했다(신인섭·이명천·김찬석, 2010). 우리나 라의 현대적인 PR은 1950년 전후 정부에서 먼저 시작하여 기업으로 확산되 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정부 PR은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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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었다.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국무총리 직속의 공보처가 설립되어, 국민 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이후 1955년 공보처는 대통령 직 속의 공보실로 개편되면서 PR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었다. 1950년대는 6·25전쟁이 벌어졌던 시기이고, 북한과 극단적인 이념 대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부 PR의 방향도 당연히 반공 이념의 강화로 초 점이 맞춰져 있었다. 더불어 1인 장기 집권 및 정권 유지를 하기 위한 목적 이 강했고 국민은 계몽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다(박성호, 2008). 또한 1950년 대한뉴스

대에는 정부의 메시지를 의무적으로 듣도록 하는 <대한뉴스>가 1953년부 터 방영되기 시작하였다. 모든 극장에서는 영화 상영 전에 의무적으로 <대 한뉴스>를 방영해야 했다. 뉴스의 길이는 평균 8분 정도였고 보통은 세 꼭 지의 뉴스 스토리를 다루었다. <대한뉴스>는 1994년 폐지될 때까지 1만 2780개가 제작되었다(이종기·박종민, 2011). 1960년대 한국의 매체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수많은 일간신문 이 폐간되었고, 통신사도 대폭 줄었다. 월간지, 주간지 등을 포함해 총 1567 개였던 언론 매체가 344개로 줄었다. 인쇄 매체의 축소와는 반대로 라디오 방송은 적극적으로 장려되었다. 라디오의 보급이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온 동네가 라디오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가 보급되었는데, 1961년 10만 8000대였던 농촌 지역의 스피커는 1967년에 81만4000대까지 늘어났다. 이 러한 스피커 보급은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을 농촌 사회에 알리는 데 그 목 적이 있었으므로 정부 PR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신인섭·이명천·김 찬석, 2010). 1960∼1970년대 정부 PR에서 가장 주목할 주제는 경제개발과 새마을 운동이다. 당시 정부는 새마을노래를 제정해 확산시켰을 뿐 아니라 새마을 운동 슬로건도 강조했다. 또한 새마을운동 성공 사례를 반상회 등을 통해 확산시키고자 하였다. 기업에 PR이 확산된 것 또한 1970년대다. 우리나라 에 최초로 PR 회사(Lee’s PR)가 1971년에 설립되었으며(윤희중, 2001), 기 업에서 PR 부서는 1976년 LG의 전신인 럭키그룹에 독립된 기구로 등장하 였다 (신인섭·이명천·김찬석, 2010). 광고 회사였던 오리콤은 1977년 1 월 PR부를 신설하고,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PR 업무를 담당토록 했다. 오리

힐앤놀튼

콤은 같은 해 11월 미국 최대의 PR 회사인 힐앤놀튼과 업무 제휴 협약을 맺 었고, 다음 해 4월에는 체이스맨해튼은행, 웨스팅하우스사, 한국음료, 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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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호주식육축산공사와 PR 대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업무는 단순한 보도자료 제공만은 아니었으며, 기자 회견 주선, 세 미나 진행, 행사 대행 등도 담당했다. 1980년대는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PR의 변화도 함께 나타났던 시기였다. 1987년 6·29선언 이후 언론 환경이 바뀌면서 불과 30개이던 일간신문은 1988년에는 65개로 늘어났고, 1992년 에는 112개, 1995년에는 148개로 늘어났다.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우 리나라가 세계를 상대로 수준 높은 PR을 수행해야 하는 어려운 미션을 안 겨 주었다. 1987년의 국제 뉴스에 비친 한국은 학생 데모와 최루탄, 노사 간 의 대립 등 부정적인 것이 많았다. 1988년 2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4 개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하면 우선 떠오르 는 것으로 한국전쟁(20.8%), 저개발 국가(8.4%), 올림픽(7.1%), 독재국가 (7.0%), 분단국(6.4%) 등 부정적인 것들이 많이 꼽힐 정도였다. 당시 서울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최대의 PR 회사인 버슨

버슨마스텔러

마스텔러를 고용했는데 이 회사는 보도자료 제작·배포, 기자회견 주선, 외 신기자 브리핑, 소련 등 동구권 국가에 대한 기사 제공, 도쿄 주재 공산권 국 가 기자 초청, 올림픽조직위 내 간부들에 대한 미디어 교육, 이슈 분석, 자 문, 대응책 마련 등을 수행했다. 버슨마스텔러가 한 PR 활동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 올림픽 역사상 최 초로 시도된 언론인 성화 봉송이 있다. 미국, 유럽, 호주, 아시아 등 세계 각 국의 유명 언론인 30명이 성화를 들고 한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광경이 전파 를 타고 세계로 나갔다. 한국의 달라진 모습, 열광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배 경으로 달리는 언론인들은 뉴스의 조명을 받았다. 1988년 국제PR협회의 한 국지부가 설립되었고, 그 이듬해 한국PR협회가 창립되었다.

한국PR협회

1995년 한국 대기업들은 세계를 대상으로 PR의 영역을 확장했다. 삼 성그룹은 미국, 유럽, 중국 등 11개국을 대상으로 전문 PR 회사를 고용해 PR을 실시했고, 1996년에는 그 이외의 지역으로까지 확대했다. 동시에 계 열사인 제일기획은 삼성그룹 PR 업무 전반을 대행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한국의 PR학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기였다. 1997 년 한국PR학회(당시 명칭은 한국홍보학회로서 2009년에 개칭)가 창립되었

한국PR학회 한국광고홍보학회

다. 그리고 1998년에는 한국광고홍보학회가 창설되었다. 2000년에는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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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한국 PR 연대기

한국PR기업협회

연대

주목할 만한 사건들

1923년

만주철도회사에 PR 부서 설립(일본)

1945년

미군의 민간공보처 설립(이하 한국)

1948년

국무총리 직속의 공보처 설립

1953년

<대한뉴스> 방영 시작

1955년

대통령 직속 공보실로 개편

1971년

한국 최초의 PR 회사 설립

1976년

한국 최초로 기업 내에서 PR이 독립기구로 등장

1988년

언론 환경의 변화, 미국 기업인 버슨마스텔러가 서울올림픽 PR을 대행

1989년

한국PR협회 설립

1997년

한국홍보학회 설립(후일 한국PR학회로 개칭)

1998년

한국광고홍보학회 설립

2000년

한국PR기업협회 설립

전문 회사 17개가 모여 한국PR기업협회를 창설했다. 한국의 PR 현황 자료에 따르면, 1996년 한국 PR 시장의 규모는 60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같은 해 한국 광고 시장 규모인 5조6000억 원의 1.1% 수준이었다. 광고회사 내의 PR 부서 수입이 500억 원이었고, PR 전문 회사 5곳의 매출합은 100억 원 정도였다. 2000년 국내 PR 시장의 규모는 21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광고 회사 내 PR 부서의 수입이 600 억 원으로 약 30%에 해당하고, PR 전문 회사의 수입이 1500억 원으로 70% 정도 되었다. PR 전문 회사의 규모는 상위권 10개사가 600억 원, 중위권 30 개사가 600억 원, 하위권 60개사가 300억 원 정도를 차지했다(신인섭·이 명천·김찬석,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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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PR학의 중요 이론과 모형들

2부 ‘PR학의 중요 이론과 모형들’에서는 PR학의 근저를 이루는 중요한 이론 들과 관련 모형들을 다룬다. 먼저 4장에서는 그루닉의 ‘PR의 4모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후 이 모형이 어떤 개선 모형으로 변하는지를 보 여 준다. 5장에서는 그루닉과 동료들이 ‘PR 4모형’을 바탕으로 어떤 PR이 우수한 PR인가를 조사 연구해 이론화한 ‘우수 이론’에 대해 집중 설명한다. 연장선상에서 우수 이론을 비판하고 대안으로 제시된 카메룬 등의 ‘정황적 수용 이론’에 대해 다룬다. 6장에서는 기존의 PR 이론이나 주장들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적 시각을 기조로 하는 ‘PR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이론과 견해들’을 서술한다. 7장의 공중 세분화 연구에서는 PR의 실무에서 가장 중 요한 ‘공중의 세분화 방법’에 대해 그루닉이 개발한 ‘공중 상황 이론’을 먼저 소개하고 그 후속 연구모형과 할라한의 ‘쟁점 진행 모형’에 대해 설명한다. 8 장의 위기관리에서는 현대 PR 이론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분야 중 하나인 조직체의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과 연구, 모형들을 구체적으로 설 명한다. 위기관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쟁점관리도 같이 설명한다. 9장의 조 직체 공중관계성 이론과 평판관리에서는 조직체가 공중들과 어떠한 관계 를 어떻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보여 주는 공중관계성의 개념 및 관 련 이론들을 설명한다. 덧붙여 조직체의 공중관계 관리의 결과로 나타나는 조직체의 평판이 어떠한 요소들로 구성되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04 PR의 4모형과 개선 모형들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연구교수

PR 4모형 PR 4모형은 제임스 그루닉(James E. Grunig)에 의해 미국 PR의 역사에 대

제임스 그루닉

한 이론적 해석틀로 소개되었다. 즉, 미국에서 PR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 를 방향성(일방향, 쌍방향)과 균형(불균형, 균형) 차원에서 구분해 정리한 것이다. PR 4모형의 구성 요소는 ① 언론 대행·퍼블리시티 모형, ② 공공 정 보 모형, ③ 쌍방향 불균형 모형, ④ 쌍방향 균형 모형으로 구분한다.

표 1 PR 4모형 불균형

균형

일방향

언론대행·퍼블리시티

공공정보

쌍방향

쌍방향 불균형

쌍방향 균형

언론 대행·퍼블리시티 모형

언론 대행·퍼블리시티 모형(Press Agentry/Publicity Model)은 PR을 원하 는 조직체가 언론을 통한 인지도 제고 등에만 관심을 가지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맥락에서는 쇼 비즈니스에서 그 연원을 찾고 있는데, 그 대표 인물이 바넘이다. 바넘은 앞서 PR의 역사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돈을 벌기

바넘

위해서는 거짓 주장까지도 서슴지 않은 사람이다. 따라서 이 언론 대행·퍼 블리시티 모형은 종종 여론을 조작하는 차원에서 논의되기도 한다. 기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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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이 모형에 따른 PR에서는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며, 윤 리적 원칙을 천명하지는 않는다. 공공정보 모형

공공정보 모형(Public Information Model)은 조직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중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PR 회사를 쓰는 경우, 대행을 하는 기관과 고객사 간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언론이 사실 관계에 대해 확인하고자 한다면 PR 회사 혹은 PR 부서는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 아이비 리

주는 태도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아이비 리를 꼽는데, 그를 따라 서 솔직하고 공개적인 방법으로 PR을 수행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범주에 속한다. 기본적으로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윤리적 원칙을 천명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점이 언론 대행·퍼블리시티 모형과 차별화되 는 점이다.

쌍방향 불균형 모형

쌍방향 불균형 모형(2-Way Asymmetric Model)은 정보가 조직으로부터 공 중에게로 흘러갈 뿐 아니라 공중에게서 조직체로도 흘러가도록 한다. 즉 공 중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 등 사회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 이 이전의 모형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물론 공공정보 모형에서도 공중 들이 원하는 정보를 언론과 공중에 제공해 준다는 개념이 들어가 있어 공중 으로부터 조직체로 전달되는 정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공정 보 모형에서 파악되는 공중의 정보는 PR 전문가의 직관에 주로 의존하는 데 비해, 쌍방향 불균형 모형에서는 공중의 정보가 객관적인 조사에 의해 파악된다. 대표적인 인물로 버네이즈가 있는데, 그 이외에도 여론조사를 통 해 공중을 파악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이 범주에 속한다. 기본적으로 양방향 적인 커뮤니케이션이지만, 공중에 의해 조직이 바뀌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 기 때문에 불균형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공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지 만, 그 정보를 보고 조직이 바뀔 수도 있고 안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 중에 대한 정보가 새로운 설득 전략을 수립해 공중을 다시 설득하고자 하는 데에만 쓰인다면 이는 불균형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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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균형 모형

쌍방향 균형 모형(2-Way Symmetric Model)은 PR을 통해 조직과 공중이 상 호작용하고, 서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상정한다. 조직이 기본적으로 자신의 신념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PR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명확 하지는 않은 공중의 요구에 따라 조직이 바뀔 수 있느냐는 것은 의문으로 남 아 있다. PR을 하는 여러 주체들 중에 이 모형에 가장 가까운 경우는 사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공익과 관련되어 있는 조직이 언급된다. 공공 기관이 정책 을 PR하는 경우가 그에 해당하는데 공중에게 정책의 당위성, 정책의 수혜를 입거나 피해를 보는 대상의 범위 등을 알리는 경우, 공중의 반발에 부딪혀 정책을 수정한다면, 이는 해당하는 공공기관이 쌍방향 균형적 태도를 가지 고 있다고 볼 수 있다. PR 4모형 각각에 대해 목적, 주요 인물, 주요 상황을 정리하면 표2와 같다(Grunig & Hunt, 1984; 김영욱, 2003).

PR 4모형의 개선 모형들 PR 4모형은 PR에 대한 최초의 이론적 접근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지금 까지 이 이론은 특정 주체가 PR을 수행하는 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 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점에서 이 모형에 대해 문제점이 지 적되었고, 그에 따라 개선 모형들이 제시되었다. 우선 이 모형의 문제점으로는 세 가지가 지적되었다. 첫째는 PR 4모형 이 역사 해석의 이론으로서 어느 정도 타당한가 하는 문제다. PR 역사에 대 한 연구가 축적됨에 따라 미국 내 PR의 시작을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는데, PR 4모형에는 그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이 PR 4모형에 따르면 PR 역사는 점점 발전하고 있으며 그 발전 방향은 일방향 에서 쌍방향으로, 원칙이 없는 상태에서 원칙에 입각해 진행되는 상태로 가 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17세기에 진행된 미국 독립을 위한 PR 캠 페인이라든가 미국 헌법 승인을 위한 PR 캠페인의 경우 원칙 천명은 없었 어도 솔직하고 공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행동을 여러 가지 사례에서 확 인할 수 있다. 또한 이 모형에 따르면 마치 일방향인 공공정보 모형의 PR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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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PR 4모형의 특징 언론 대행 · 퍼블리시티

공공정보

쌍방향 불균형

쌍방향 균형

목적

인지도 제고

사실 전달

과학적 설득

상호 이해

방향성

정보원 → 수신자

정보원 → 수신자

주요 인물

바넘

아이비 리

에드워드 버네이즈

커틀립, 그루닉

주요 상황

스포츠, 영화

정부, 기업, 비영리기관

정부, 기업

정부, 공기업

정보원 ⇔ 수신자 정보원 ⇔ 수신자

등장한 이후 쌍방향 불균형 모형이 등장하는 것처럼 이해하기 쉬운데, 사실 이 두 모형의 대표적 인물인 아이비 리와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어느 정도는 겹치는 시기에 서로 경쟁적 관계이기도 했다. 두 번째 논의점은 이 모형이 현대 PR의 양태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어 도 될 것인가다. 만약 현대 PR 활동에 대해 이 모형이 상당한 설명력을 지닌 다면, 이 모형이 PR 역사에 대한 고찰에서 도출되었다 하더라도 PR 활동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하는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 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은 쌍방향 균형 모형에 관한 것이 다. 이 모형은 조직과 공중 간에 상호 이해를 도모하는 것인데, 이것이 현실 적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상호 이해와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협상 에서 윈-윈 해법을 도출하려는 것과 유사하다. 협상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 러한 윈-윈을 위해 양 당사자가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진정으로 원하는 것 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PR 전문가의 역량뿐 아니라 관련 이슈에 대한 공중의 적극적 참여까지 필요하다. 피어슨(Pearson, 1989)은 조직과 공중의 이익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은 PR 담당자에게 사 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 인식하에 개선된 모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선 머피(Murphy, 1991)는 게임 이론적 접근을 통해 순수한 균형 모형은 현실 세계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균형 모형과 불균 형 모형의 관점을 혼합하여야 상호 이해와 정확성, 그리고 협력을 이룰 수 혼합동기모형

있다며 혼합동기모형(Mixed-motive model)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조직 과 공중 양 당사자의 이해관심사(interest)가 충족된다면 쌍방향 균형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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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그루닉 등도 기존 모형을 수정해 PR 2모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경우 언론 대행·퍼블리시티 모형과 공공정보 모형이 합쳐져 일방향 모 형이 되고, 쌍방향 불균형 모형과 쌍방향 균형 모형이 합쳐져 쌍방향 모형 이 된다. 이런 논의의 연장선 속에서 나온 것으로는 비전문가(craft) 모형과 전문가(professional) 모형도 있다. 비전문가 모형은 일방향을 의미하고, 전 문가 모형은 쌍방향을 의미한다(Grunig & Grunig, 1989; 김영욱, 2003). 이상을 정리하면, PR 4모형은 PR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시 도로 PR의 여러 가지 활동을 분류하고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PR이 매우 실용적이고 조직의 이해관심사와 관련이 깊은 분 야이기 때문에, 현실 PR 활동을 바탕으로 PR 4모형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개선 모형들이 제기되었다.

참고문헌 래리 타이(2004), 󰡔여론을 만든 사람, 에드워드 버네이즈󰡕. 커뮤니케이션북스 김영욱(2003), 󰡔PR 커뮤니케이션: 체계, 수사, 비판 이론의 통합󰡕,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Grunig, J. E., & Hunt, T.(1984), Managing Public Relations. New York: Holt, Rinehart, & Winston. Grunig, J. E., & Grunig, L. A.(1989), Toward a theory of the public relations behavior of organizations: Review of a program of research. In J. E. Grunig & L. Grunig(Eds.), Public relations research annual(Vol. 1, pp. 27∼63). Hillsdale, NJ: LEA. Pearson, R. A. (1989), Beyond ethical relativism in public relations: Coorientation, rules and the idea of communication symmetry. In J. Grunig & L. Grunig(Eds.), Public Relations Research Annual, (Vol. 1., pp. 67∼86). Hillsdale, NJ: Lawrence Erlbaum. Murphy, P. (1991), The limits of symmetry: A game theory approach to symmetrical and asymmetrical public relations. In J. Grunig & L. Grunig(Eds.), Public Relations Research Annual, (Vol. 1., pp. 115∼132). Hillsdale, NJ: Lawrence Erlb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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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우수 이론과 정황적 수용 이론

이유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PR의 개념화에 크게 기여한 이론을 꼽자면 아마 우수 이론(Exellence theory) 과 정황적 수용 이론(Contingency of accommodation theory)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PR학의 발달은 사실상 실무 영역의 발달에 뒤이어 전개되었 던 만큼 그 이론적인 토대는 다른 학문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 었다. 한 영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지식이 충분히 축적되고 또 전 문가들이 이러한 지식을 공유하고 이에 근거하여 일관되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 이론과 정황적 수용 이론은 각각 PR 영역에서 그간 개발되고 진척되어 오던 중소이론과 개념들을 통합적으로 묶어 낸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수 이론은 PR 전문 지식의 체계적인 공유 와 논의를 더 용이하게 하였다.

우수 이론 아주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수 이론은 PR이 조직의 효과성에 왜, 어떻 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우수 이론은 조직의 효과적인 운영에 기여하는 PR 프로그램의 특성, PR 부서 의 구조적인 특성, 조직을 둘러싼 환경의 특성들을 실증 연구를 통해 밝혀내 고 이를 총 14개로 정리한 것이다. 또한 우수 이론은 우수한 PR이 일반적으로 가져오는 효과를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표 1 참조). 우수 이론의 편재성이 PR학의 다양성을 저해하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PR 영역에서 가장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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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되고 인용되고 있으며, 개념적 토대가 미약하던 PR학이 약진할 수 있 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평가는 엇갈리지만 PR 학의 주류 이론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우수 이론에 대해 살펴보자.

PR 우수 이론의 등장 배경

우수 이론은 당시의 커뮤니케이션학 연구의 큰 흐름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수 이론을 진두지휘한 제임스 그루닉에 따르 면 PR 연구는 매스컴 연구의 파생 분야로 1950∼1960년대에 이르러 시작되 었다. 당시의 매스컴 학자들은 매스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 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PR 실무자들의 주된 업무도 역시 언론 관계 활동을 통해 공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그러나 매 스미디어의 실질적인 영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기 시작하면 서 매스커뮤니케이션 효과 연구의 방향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즉, 미디어가 인간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전지전능한 미디어란 존재하 지 않으며, 오히려 미디어는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느냐에 (즉, 인지적 차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상 황이 이렇게 되자 미디어에만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의도하는 PR 효과를 달 성할 수 없다는 자각이 일게 되었다. 앞 장에서 살펴본 PR 모형을 적용해 보 자면 PR을 더 이상 일방향적인 언론 대행 모형으로 국한시켜서는 안 되며, 대중 매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공중들과 관계를 맺는 쌍방 향 커뮤니케이션으로 활동으로 재개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틀립과 센터(Cutlip & Center, 1952), 그루닉(J. Grunig, 1976), 브룸 과 스미스(Broom & Smith, 1979) 등의 학자는 PR을 단순한 퍼블리시티로 봐서는 안 되며, 조직과 공중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경영적인 기능으로서 이해해야 함을 주장했던 학자들이다. 특히 그루닉의 경우, 조직 이론 등 전략적 관리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PR 활동이 그저 전임 실무자가 해 오던 일을 답습하는 ‘감(感)과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실 무자가 조사 연구를 토대로 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진 행해야 하는 것임을 주창하였다. PR 영역에서 이처럼 경영 기능으로서의 P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즈음 다양한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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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업

과 관련 연구자들의 모임인 국제기업 커뮤니케이션협회(IABC)에서 연구 지원 사업 공모를 실시하였다. 그루닉 외 다섯 명의 연구자들은 팀을 구성 하여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PR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효과적인 조직 운영에 기여하는가에 대한 연구 제안을 기획하여 제출하고 선정되었 다. 그루닉 등은 1985년을 기점으로 10년이 넘게 이 IABC 연구를 진행했으 며, 이 연구의 결과물을 총칭하여 우수 이론이라 한다.

우수 이론의 핵심 연구 문제

애초 IABC 연구재단에서 제기한 연구 문제는 “조직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떻게, 왜, 어느 정도까지 커뮤니케이션이 영향을 줄 수 있는가”(Grunig et al., 2010)였다. 그루닉은 PR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까지 목적 달성에 기여 하느냐의 문제, 즉 PR의 금전적인 가치 환산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해 온 반면 도대체 왜, 어떻게 PR이 조직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느냐와 같은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적게 해 왔음을 지적하였다. 그는 IABC의 연구 문제가 학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에 답하여 PR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일반 이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설명한다. IABC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왜 그리고 어느 정도로 PR이 조직 효율성을 증대시키는가와 같 은 PR의 효과 문제로, ‘PR이 어떻게 조직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며 그 리고 그 효과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것이다. 둘째는 어떻게 PR 부서가 조직되고 관리되어야 첫 번째 문제의 답에서 밝혀진 PR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설명하는 우수성 문제다. 다시 말해 조직을 효과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가장 높은 PR 조직의 특징들은 무 엇인가를 밝히는 것이다(Grunig et al., 2010, p. 31).

PR의 효과 문제: PR은 왜 그리고 얼마나 조직효과성에 기여하는가?

첫 번째 연구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연구자들은 PR 이론을 비롯해 커뮤니케이션학, 경영학, 경제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여성학 등 광범위 한 영역의 문헌을 수집하고 고찰하였다. 이 결과물이 첫 번째 우수 이론 우수 이론과

책 󰡔우수 이론과 커뮤니케이션 관리(Excellence in Public Relations and Communication Management)󰡕로 출간되었다. 당시 경영학 분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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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스와 워터만(Peters & Waterman, 1982) 등의 학자들이 우수한 기업 들의 사례를 근거로 경영효과성 극대화의 조건들을 다룬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류 연구들이 주목을 받던 상황이었고, 이러 한 유형의 연구들도 우수 이론의 문헌 고찰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 우수 이론이라는 명칭은 이러한 조류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루닉 등은 경영학 분야의 우수성 연구들이 대부분 먼저 우수 기업들을 선정하고 그 조직들의 공통점을 뽑아내어 이를 우수성 창출의 요건으로 다루고 있어 일반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비판하였다. 그루닉 등은 우수 사례 조직의 PR 활동들을 출발점으로 삼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조직 효율성이란 무엇인지, 또 PR의 본질적인 가치는 무엇이며 서로 어떠한 관 계가 있는가에 대해 매우 세밀하고 광범위한 문헌 연구를 진행하여 초석 을 다졌다. 특히 PR의 가치를 개념적으로 규명하고 평가하는 데 사회적, 조직적, 기능적 프로그램 차원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① PR의 가치 그루닉 등은 한 조직은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조직들과 공중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기업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때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 명하였다. 즉, PR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기여할 때 사회적 차원에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직은 진공 상태로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 라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 요소들과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하였다. 조직이 처한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울 때 PR이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더 좁혀 들어가면 한 조직에서 PR이라는 기능, 즉 PR 실행 부서들의 구조와 관 리 과정이 우수할 때, PR이 조직효과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가장 세부적 인 프로그램 차원에서는 말 그대로 언론 관계, 소비자 관계, 구성원 커뮤니 케이션 등 개별 PR 프로그램들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했을 때 PR이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PR 연구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프로그램 수준에서의 가치 평가에 관심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IABC 연구에서 요청 한 바는 조직적 차원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기여도를 규명하는 것이었으며, 이에 그루닉 등은 조직적 차원의 효과성을 규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그 루닉 등은 “‘효과적인’ 조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먼저 정의해야만 커뮤 니케이션이 그 조직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이고, 우수 실행의 조건이 무엇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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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결정할 수 있다”(p. 42) 고 보았기 때문이다.

② 조직효과성(Organizational Effectiveness) 조직효과성은 주로 조직사회학이나 경영학의 문헌에서 다루어지는데, 그 루닉 등은 로빈스와 홀(Robbines, 1990; Hall, 1990)의 견해를 도입하여 크 게 네 가지 관점으로 조직효과성을 정리하였다.

∙ 목표달성접근법(goal-attainment approach)은 조직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성취했을 때 조직이 효과적으로 운영되었다고 평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루닉 등은 이러한 관점은 조직의 다양한 이 해관계자들이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어 특 정 집단에게만 효과적인 조직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하였다. ∙ 조직체계(systems approach)접근법에서는 조직과 환경과의 상호 의존성을 중시하면서 조직의 환경에 대한 적응이 잘 되고 생존하였 을 때 효과적인 조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조직의 환경 요소는 생 산에 필요한 원자재, 구매를 하는 소비자 등 다양한 존재로 구성이 되는데, 그루닉 등은 체계접근법에서 이러한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구체적 규명이 부족하며 어떤 환경적 요소들이 조직 성공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비판하였다. ∙ 전략적지지자접근법(strategic constituencies approach)은 조직의 효과적 운영은 조직의 목적을 지지하거나 위협하는 지지자 집단들 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전략적으로 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주 장이다. ∙ 경쟁적가치접근법(competing values approach)은 조직 내에서는 다양한 집단들이 서로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며, 서로 경쟁을 통해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 다툼을 하게 되고 조직을 지지하는 집단이 중 시하는 가치들이 우위를 차지하도록 하고 이러한 가치들이 실현되 도록 할 때 조직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루닉 등은 이 러한 네 가지 접근법을 PR적 시각으로 통합하여 다음과 같은 이론적 전제를 도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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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은 조직의 목표를 전략적인 지지자들의 기대에 맞게 조정하도록 도 움으로써 조직의 효과성에 기여한다. 이러한 기여는 조직에 재정적인 가치 를 가진다. PR은 전략적 지지자들과 양질의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 도록 함으로써 조직의 효과성에 기여한다. PR의 최고책임자가 핵심 임원진 에 속해 조직이 목표를 수립하고 전략적으로 어느 외부 공중이 가장 중요한 지를 결정하는 데 참여할 수 있을 때 PR은 조직의 효과성에 기여할 가능성 이 높다(L. Grunig, et al., 2002, p.45). 첫 번째 연구 문제 중 PR이 ‘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답은 효과적인 조직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도출되었다. 즉, PR은 조직이 관계를 가질 필요 가 있는 전략적 지지자들을 파악해 내고 이들과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것에 기여를 하며, 이러한 호의적 관계는 재정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루닉 등은 PR의 가치를 정확하게 재정적으로 환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조직의 재정에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재정적인 성과에는 제품의 판매, 시장의 경쟁 구도와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관계의 성과만을 분리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또한 쟁점이나 위기 상황에서 공중들과의 관계 설정이 틀어지면 이것이 소송 등의 실질적인 비용을 초래하지만, 효과적인 관계 경영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진화되어 일어나지 않았을 때, 그 비용을 추 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관계 관리의 효용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연된 성과를 매년 평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경제학의 보상변화(compensating variation) 개

보상변화

념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실증 연구 단계에서 도입하여 PR 의 재정적 가치를 측정하였다. 보상 변화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갖기 위 해 얼마 정도의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방법으로 어떤 것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PR의 우수성: PR 활동이 어떻게 조직되고 관리되어야 조직효과성에 기여할 수 있는가?

첫 번째 연구 문제 해결 과정에서 조직효과성과 PR의 가치 사이의 연계에 대한 개념적인 근거와 전제를 마련한 연구자들은, 두 번째 연구 문제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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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을 위한 이론 구축을 진행하였다. 조직과 부서, 프로그램 차원에서 가치 있는 PR의 특성은 과연 어떤 것인지, 우수한 PR을 촉발시키는 조직 내외적 환경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PR 영역에 서 그간 구축되어 온 다양한 중범위(mid-level) 이론들에 대한 검토와 통합 이 진행되었다.

① 기능적 차원의 우수성: 우수한 PR 부서의 특징 임파워먼트

∙ 전략적 기능으로서의 PR과 임파워먼트(권한 부여): PR학자와 실무자들 은, PR이 조직효과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경영 기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이러한 PR이 전략적 의사 결정 과 정에 참여하고 권한을 부여 받아야 제대로 조직효과성에 기여할 수 있다 고 설명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PR 책임자가 핵심 경영진의 멤버이거나 멤버가 아니라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러한 연구 조류는 우수 이론의 핵심 이론적 전제의 하나로 정리되었으며, 실증 연구를 통해 검증되었다. ∙ 역할: 우수 이론에 통합된 주요 중범위 이론 중 하나는 역할 이론이다. 도 지어(Dozier, 1992)를 비롯한 PR 학자들은 20년 이상을 PR 실무자가 수 행하는 역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관리자, 고위층 조언자, 기능자,

관리자 역할

대언론 역할이 주로 발견되는 유형이었으나, 크게는 관리자(manager)와

기능자 역할

기능자(technician) 역할의 두 가지로 수렴이 되어 왔다. 기능자는 보도자 료를 작성하는 등의 기술적인 일들을 주로 담당하는 유형을 말하는 것이 며, 관리자란 PR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기획, 전략 구상 등의 업무를 수행 하고 방향성을 가지고 지시를 내리는 역할을 말한다. 우수한 PR 부서일 수록 책임자가 관리자적 역할을 수행하며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 적 지식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PR의 독자성과 통합: IABC 연구가 진행되던 당시에 매우 활발했던 논의 중 하나는 PR과 타 부서, 특히 마케팅 부서와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당 시 대다수 학자들은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조직효과성에 기여하려면 모 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단일 부서에 통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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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PR과 마케팅의 우위 혹은 관계 설정에 대한 이슈가 부각된 바 있다. 당대 유행하던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 학자들은 PR이 마케팅에 예속되는 것이 옳다는 주장 을 해 왔으며, PR학자들은 PR은 단순히 마케팅 도구로만 이해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PR이라는 체재하에 마케팅이 예속되는 것이 옳다는 반 박을 펴고 있었다. 우수 이론 연구자들의 결론은 PR이라는 영역이 타 기 능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영역으로서 인정을 받아야 하며, 조직 내에 흩어져 있는 PR 기능이 한 우산 아래 통합되어야만 제한적인 자원을 전략적 공중에 따라 효율적으로 이동시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 다는 것이다.

∙ 쌍방향 균형의 수용: 우수 이론에 통합된 네 번째 중범위 이론은 PR 4모형 이론이다. 이 이론은 4장에서도 이미 다루어진 바 있다. 언론 대행, 공공 정보, 쌍방향 균형, 쌍방향 불균형으로 나뉘는 PR의 4모형 중 우수 이론 에서 채택하고 있는 것은 쌍방향 균형이다. 연구자들은 문헌 연구를 토대 로 우수한 PR 부서일수록 다른 것보다는 쌍방향 균형을 이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모형을 채택하는 PR 실 무자들은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공중의 생각과 태도를 이해하고자 하며, 조직에게도 공중이 원하는 바에 대해 전하고 설득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 고자 한다. 즉, 조직-공중 양자의 이익을 함께 도모하고 장기적인 관점에 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PR 활동을 펼친다는 것이다.

② 프로그램 차원의 우수성 ∙ 실행 프로그램의 전략적 관리: 앞서 우수한 PR의 수행이 가능하려면, PR 부서 자체가 전략적 의사 결정 과정의 일부여야 하고 권한이 부여될 필요 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그루닉 등은 부서 차원에서뿐 아니라 실행 프로그 램 자체도 전략적으로 관리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이는 PR 프로그램이 과거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여 기획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 모니터링과 사회과학적인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계획되어야 하며, 실행 후에는 결과 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환경 모니터링은 새로운 이슈나 공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며, 사회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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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연구는 측정 가능한 인지-태도-행동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해 주고 목표 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러한 전략적 과정을 통해 PR이 조직 성과에 대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③ 조직 차원의 우수성 촉발 요인 앞서 PR의 가치는 조직이 처해 있는 다양한 환경 요소에 잘 적응하도록 도 울 때 확인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한 바 있다. 연구자들은 커뮤니케이션 우수 성이 환경적 요소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형성되기보다는 우수성을 촉발 시키는 조직 내외부적인 요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논지를 폈다.

∙ 시민단체 등 외부로부터의 압력 존재: 조직 외부 환경 요소를 살펴보는 데 연구진은 시민단체 연구 문헌들을 검토하였다. 그루닉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경우 조직들이 환경운동가들이나 시민단체 등의 외압을 받아 위기 에 처하는 경우 PR 부서에 더 권한을 주고 전문성을 인정해 준다고 하였 다. 즉, 안정적이고 변화가 없는 환경 속에 존재하는 조직들보다는 역동 적이고 불안정한 환경에 처해 있는 조직들이 훨씬 더 우수한 PR을 지향하 고 조직효과성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은 연구 자들의 실증 조사에서도 확인이 되었다.

∙ 참여적 조직 문화와 소통 구조: 조직 이론과 PR 영역의 학자들은 조직의 구조, 조직 문화, 커뮤니케이션 체계 등 내부적 요인들이 대외 커뮤니케이 션 활동에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을 토대로 대체로 권위적인 문화보다는 참여적인 조직 문화, 유기적인 조직 구조, 수직적이기보다는 수평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 성차별이 없고 다 문화를 존중하는 기회 균등 제공, 높은 직업만족도 등이 쌍방향적인 PR 커뮤니케이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우수 이론 개발을 위한 실증 연구

전술한 바와 같이 연구자들은 문헌 연구를 통해 우수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개념적 초석을 다지고 일련의 이론적 전제들을 조직, 기능, 프로그램 차원 별로 정리했다. 초기 연구에서 도출된 이론적 전제를 다시 요약해 보면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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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우수한 PR의 특성 프로그램 차원

1. PR 프로그램이 전략적으로 관리된다.

부서 차원

2. PR 기능이 단일 부서이거나 통합되어 있다. 3. 마케팅과 PR은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4. 최고 경영진에게 직접 보고를 하거나 의사결정집단(dominant coalition) 의 지지를 받고 있다. 5. 쌍방 균형 모형(two-way symmetrical model)을 이상적 PR로 간주하거 나, 도입하고 있다. 6. PR 부서의 리더가 기술자보다는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 7. 우수 PR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 8. 관리자적 역할과 균형적인(symmetrical) PR에 대한 지식이 있다. 9. PR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전공자). 10. 전문가 의식이 있다. 11. 모든 PR 역할에 남녀차별이 없다.

조직 차원

12. 조직의 PR에 대한 세계관이 쌍방향 균형을 반영하고 있다. 13. PR 디렉터가 조직의 의사결정집단에 속해 있거나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14. 권위적인 조직 문화보다는 참여적인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 15. 사내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균형적(symmetrical)이다. 16. 기계적이기보다는 유기적인 조직 구조를 지녔다. 17. 조직이 불안정하고 복잡한 환경에 처해 있으며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압 력을 받고 있다.

우수한 PR의 효과

18. PR프로그램들이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달성한다. 19. 규제, 압력, 소송 등으로 인한 비용을 절감시킨다. 20. 구성원들의 직업 만족도를 증진시킨다.

출처: Grunig et al., 2002, p. 9 표 재인용

과 같다. 우수 이론의 이론적 전제들을 검증하기 위해 양적, 질적 조사 연구가 실행되었다. 과연 PR 담당자들의 활동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효과적인지, 그리고 효과적인 PR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답을 탐색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영국의 300여 개 이상 기업들의 CEO, PR 수장,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심층면접 연구 등을 실시하였다. 연구자들은 이론적 전제들을 기반으로 설문지를 디자인했으며, 설문은 약 5000여 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탐색적 요인 분석과 같은 통 계분석법을 이용해 우수성을 구성하고 있는 최선의 변수들을 정련하고 통 합하여 다시 단일 우수성 지표에 수렴되는 변인들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거 쳤다.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단일우수성 지표를 구성하는 차원들에 는 PR의 전략적 관리, 의사결정집단의 PR에 대한 지지, 쌍방향균형의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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및 지향, PR 부서 수장의 관리자적 역할수행, PR에 대한 지식의 정도 등이 포함되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우수성에 관련된 특성들이 이론적 전제들이 예측한 것과 유사하게 함께 묶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보고하였 으며 우수성 지표 하에 내포된 하위 차원의 점수들을 계산하여, 우수성의 정도를 비교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연구진은 이 우수성 지표를 기준으로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에 속한 조직들을 선정하여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질 적 연구를 실행하였다. 이를 통해 어떻게 그 조직이 우수한 점수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혜안을 얻고 우수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을 더 깊이 있 게 비교해 보았다. 우수 이론 비판자들은 우수 이론이 문헌 리뷰를 통한 전 이론 수립 단 계에 그쳤을 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루닉 연구자들은 이 론적 검토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증 연구를 수행하였 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물론 탐색적 요인 분석과 같은 당시의 통계기법 이 현재 기준에서는 다소 단순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 나 최근 좀 더 정교한 통계분석법인 확인적 요인분석, 구조방정식모형 분석 법 등을 통한 우수 이론 적용 연구들에서 기존 주장과 유사한 차원들로 단 일 우수 지표가 실증적으로 구성 가능하고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 된 바 있다(Yun, 2009).

우수 이론의 요약과 의의

우수 이론은 연구를 통해 PR이 단순히 프로그램-부서 차원에서만이 아니 라, 조직적-사회적 차원에서도 가치가 있는 활동임을 광범위한 문헌 연구와 실증 연구를 통해 보여 주었다. 우수한 PR이란 결국은 조직이 공중과의 쌍 방향 균형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여, 공중으로부터 지지 행동을 유발시킴으로써 조직 성과에 기여하 는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PR이 실행되기 위한 일련의 조건들 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우선 PR이 조직의 의사결정집단(dominant coalition)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아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할 수 있어야 하며, 마케팅 등과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쌍방 균형적 PR 모형을 사용하며, 평등과 참 여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나 사회 전반에 사회운동(activism), 페미니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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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성숙한 시민단체들로부터의 자극과 같은 내·외부 환경적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차원에서는 조사 연구를 통해 대 상 공중을 파악하고 커뮤니케이션 목표와 목적 등을 세우며, 활동의 결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등 임기응변식의 PR과 대별되는 전략적인 PR을 실행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서 차원에서는 PR이 마케팅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모든 PR 기능이 한 부서로 통합되고, 최고경영진의 직속 기관이어야 전략 적 PR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쌍방향 균형 모형이나 경영자적인 지식, PR인의 전문성과 적절한 인원 구성 등도 부서 차원에서 갖추어져야 할 요 건이었다. 조직의 차원에서는 보다 참여적인 조직 문화와 유기적인 조직 구 조, 균형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할 때, 그리고 조직이 시민단체의 압력 등 복잡하고 불안정적인 환경적 요인에 민감할 때 우수한 PR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루닉 등은 우수 이론이 실증적-이론적인 벤치마크로서의 의의를 지 닌다고 하였다(Grunig et al., 2002). 즉, 결정적인 성공 요인과 최선의 실행 사례를 밝히고 더 나아가 왜 해당 조직의 PR이 우수한가에 대한 설명을 제 공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론적인 벤치마크의 특징은 우수 PR 조직이 되기 위해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실무 전략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의 특성에 맞는 세부 방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기준으로 삼 을 수 있는 유용한 원칙들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그루닉 등은 실무에서 우수 이론의 결과를 PR 부서의 감사와 평가, 경영진에게 왜 PR이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가를 역설하기 위한 자료, 신입과 경력 PR 실무자들에게 PR을 가르치는 데에 사용한다면, 보다 발전적인 PR 활동을 진작시키는 데 도움 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정황적 수용이론 우수 이론은 PR 영역에서 폭넓게 논의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수용과 비판 의 입장이 공존해 왔다. 캐머런(Cameron)을 비롯한 일군의 학자들은 우수 이론이 지나치게 이상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PR을 주창하고 있으며, 이 는 PR 현장의 현실을 설명하거나 포착해 내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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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on et al., 1997). 캐머런 등이 개발한 정황적 수용 이론(Contingency theory of accommodation)의 핵심 논의는 사실 우수 이론 전체에 대한 것이 라기보다 우수 이론에 통합된 PR의 4이론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들은 PR이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 유동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결코 4모형과 같은 규격화된 틀 안에 가둘 수 없다고 설명하였다. 서 로 분리된 PR 활동 유형을 찾기보다는 일련의 축을 중심으로 연속선상에서 움직이는 활동으로 PR을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PR 4모형의 진화와 정황적 수용 이론

앞 장에서 다룬 바 있는 PR 4모형 이론 중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되어 온 모형 은 쌍방향 균형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실무자는 조직의 이익 달성만을 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공중 사이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하며, 대화를 통 해 상호 이해를 추구하고 양자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실에서 쌍방향 균형 모형이 지향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머피 혼합 동기 모형

(Murphy, 1991)와 같은 학자는 대안으로 혼합 동기 모형(Mixed-motive model)을 제시하였다. 그녀는 게임 이론에 근거하여, 한 조직이 궁극적으 로는 쌍방향 균형적 소통을 중시하며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공중을 대할 때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보기보 다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 불균형적인 전략들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루닉 등도 머피의 이러한 논의를 수용한 바 있으며, 쌍방향 불균형과 쌍방향 균형을 연장선상으로 통합시킨 쌍방향(Two-way Models) 을 제안한 바 있다. 머피의 혼합 동기 모형은 정황적 수용 이론 개발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

절대 순응

다고 볼 수 있다. 캐머런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PR을 절대 순응(pure

절대 옹호

accommodation)과 절대 옹호(pure advocacy)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일어 나는 활동으로 규정한다. 즉, 조직은 어떤 사안이나 쟁점에 대한 순응 혹은 옹호의 입장(stance)을 가지며, 이러한 입장을 다루는 것이 PR의 업무라는 것이다. 그들에 따르면 옹호 행위는 전통적으로 PR 실무자들이 담당해 온 역할이었다. 옹호는 마치 변호사처럼 타인의 이익이나 입장을 지지해 주는 행위로 규정될 수 있으며, PR 실무자는 조직의 옹호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순응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서로의 입장을 수용하거나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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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 다. PR에 있어 순응 행위 또한 옹호만큼이나 편재하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정황적 수용 이론에서는 조직이 외부 공중을 대할 때 다양한 선행, 중재, 조 절 변인들이 영향을 끼치게 되며, 주어진 상황에 따라 영향 변인들의 조합 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캐머런은 우수 이론이 구체적으로 이러 한 변인들이 조직과 공중 간의 관계 설정에 영향력을 미치는가에 대한 설명 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하였다. 이에 기존 PR 연구 결과들 을 광범위하게 검토하여 87개의 상황 변수를 제시한 바 있으며(Cameron et al., 1997),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정황적 수용 이론의 변인

정황적 수용 이론의 상황 변수들은 크게는 조직 내부적인 변수들과 조직 외 부적인 변수들로 나눌 수 있다. 조직 내 변수란 조직이 PR과 관련된 의사결 정을 내리기 이전부터 이미 형성되어 있는 조직 문화, 경영스타일 등의 요 소를 말하는 것이다. 조직 외부 변수란, 조직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 에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의 규제, 업계의 현황 등을 말한다. 연구 초기에는 이러한 변인들이 주로 PR 실무자들에 대한 심층면접 방법을 통해 도출되었 으나, 점차 정량적 연구 방법을 통해 정련되었다. 다음은 정황적 수용 이론 에서 제안되었던 변인들에 대한 설명이다.

조직 내적 변인

캐머런 등은 조직에 내재되어 있는 요인들 중 PR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 로 기업의 비즈니스 노출도, PR 실무자의 최고경영진 접근성, 경영진의 의 사결정력, PR에 대한 인식 수준, 내부적 위협(경제적 손실 등), 기업의 규모, 조직 내 주요 인사들의 개인적 특징, 조직-공중 간 관계의 특성 등을 들었다. 또한 각각의 변인들 아래 관련된 세부 요인들을 열거하였다.

조직 외적 변인

조직 외적 변인은 크게 위협(소송, 정부규제 등), 산업 환경, 일반적인 정치사회-문화적 환경, 외부 공중의 특성 등으로 제안되었다. 역시 각 변인하에 세부 변인들이 포함되었으며 아래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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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과 동료들은 조사 연구를 통해 변인들에 대한 반복적 연구를 진 행하였고, 레버와 캐머런은(2003) 다시 87개의 변인들을 외부적 위협, 외부 공중의 특징, 조직의 특징, PR 부서의 특징, 최고경영진의 특징을 5개로 묶 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변수들을 정리하고 그 영향력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조직의 유형이나 관련 공중, 주어진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결과들이 도출되는 바, 일반화된 영 향 변인들이 제시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황성욱(2009)은 연구들이 공통 적으로 최고경영진의 특징, 위협의 정도, 상대 공중의 특성, PR 부서의 힘과 역할 등을 가장 영향력 있는 변인들로 보고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또 한 각각의 요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측정 척도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 고 있어, PR 활동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정교화하고 있다.

정황적 수용 이론의 변수

외부 변수 1. 위협 ∙ 법률 소송 ∙ 정부 규제 ∙ 위협이 되는 퍼블리시티(publicity) ∙ 조직 평판의 손상 ∙ 행동주의자 주장의 정당성 2. 업계 현황 ∙ 역동성 혹은 정체성 ∙ 경쟁자의 수 혹은 경쟁의 정도 ∙ 자원의 풍부함 혹은 빈곤 정도 3. 일반적인 정치·사회 환경·외부 문화(한계 혹은 불확실성의 정도) ∙ 업계에 대한 정치적인 지원 정도 ∙ 업계에 대한 사회 지지 정도 4. 외부 공중(그룹, 개인) ∙ 공중 구성원의 크기 ∙ 공중 구성원의 신용 정도 ∙ 변화를 이루어 낸 과거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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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호 정도 ∙ 구성원의 충성도 혹은 관련성 정도 ∙ 공중 자체 PR 커뮤니케이션의 작동 여부 ∙ 모든 사람들의 특정한 공중에 대한 인식 ∙ 공중이 이끌어 낸 미디어의 관심 정도 ∙ 공중의 대표들이 조직의 대표들에 느끼는 호감 정도 ∙ 조직의 대표들이 공중의 대표들에 느끼는 호감 정도 ∙ 공중의 양보할 수 있는 수준 ∙ 협상 과정의 유동성 정도 ∙ 조직의 상대적인 힘 ∙ 공중의 상대적인 힘 내부 변수 1. 조직의 특성 ∙ 개방 혹은 폐쇄적인 문화 ∙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정도 ∙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 수준의 정도 ∙ 종업원의 동질성과 이질성 정도 ∙ 조직의 역사적인 나이, 전통을 존중하는 정도 ∙ 조직이 사용하는 지식의 증가 정도 ∙ 조직의 경제적인 안정성 ∙ 쟁점 관리 담당자의 유무 여부 ∙ 공중과 관련된 조직의 과거 경험 ∙ 의사결정권의 사용 ∙ 조직의 형식화 정도 ∙ 조직의 서열화 ∙ 조직 법률 담당 부서의 활동 유무 ∙ 조직 업무의 노출 ∙ 조직 문화 2. PR 커뮤니케이션 부서 특성 ∙ PR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수 ∙ 과거 경력: 마케팅 혹은 커뮤니케이션 등등 ∙ 조직 명령 계통에서 PR 부서가 차지하는 위치 ∙ 조직 최고 의사결정그룹 PR 책임자의 참여 여부 ∙ 담당자의 갈등 중재 경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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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 PR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자율성 ∙ PR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지리적인 위치 ∙ 연구방법론으로 훈련된 담당자의 수 ∙ 외부 공중과 관련하여 쓸 수 있는 예산 정도 ∙ 외부 공중과 관련하여 배정할 수 있는 업무 시간 정도 ∙ 담당자의 성비 구성 ∙ PR 부서가 다양한 PR 커뮤니케이션을 펼칠 수 있는 능력 3. 최고 의사결정체의 특성(혹은 최고경영자) ∙ 정치적 가치: 보수 혹은 진보, 변화에 대한 개방성 ∙ 경영 스타일: 전제형 혹은 의존형 ∙ 이타주의적 성향 ∙ PR에 대한 이해와 지지 ∙ 외부 공중 접촉 빈도 ∙ 조직 외부 환경과 관련한 부서별 역할 인식 ∙ 외부 공중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가져올 잠재적 성과에 대한 계산 ∙ 외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자 참여 정도 4. 내부적 위협 ∙ 다양한 입장을 수행하는 데서 나오는 경제적 손익 ∙ 내부 직원이나 영향력 집단의 회사에 대한 위협 ∙ 회사 결정에 따른 평판의 손상 5. 개인적 특성(PR 커뮤니케이션 실무자, 의사결정집단, 일선 업무 책임자) ∙ PR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저널리즘 등에 대한 훈련 여부 ∙ 개인적인 윤리관 ∙ 불확실성에 대한 용인 정도 ∙ 불일치에 대한 인정 정도 ∙ 잠재적 혹은 현존하는 문제점에 대한 인지 능력 ∙ 개혁 개방성 ∙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파악하는 능력 ∙ 인성(personality): 전제적인가 아닌가의 여부 등 ∙ 커뮤니케이션 능력 ∙ 인지적 복잡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 협상 능력 ∙ 이타주의적 성향 ∙ 정보와 영향력에 대한 수용, 처리,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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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공중이나 공중 대표 그룹과의 친밀성 ∙ 외부 공중이나 공중 대표 그룹에 대한 호감 ∙ 성별 6. 관계성 성격 ∙ 공중과 조직 사이의 신뢰감 정도 ∙ 조직의 관련공중에 대한 의존 정도 출처: Cancel et al., 1999; 김영욱, 2003에서 재인용

정황적 수용 이론의 요약 및 의의

캐머런 등의 정황적 수용 이론을 요약하자면, 조직은 일반적으로 공중에 대 한 입장을 결정하는 데 절대적 옹호와 절대적 순응이라는 두 축의 연장선상 에서 움직이게 되며,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로 옹호 혹은 순응 쪽으로 기울 것인가는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변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과 그 시점의 변수들의 역학 관계에 따라 과 연 공중들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 이다. 특히 정황적 수용 이론에서는 공중들이 언제나 윤리적이고 약자이지 만은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중의 특성에 따라 PR 전술 형태도 달라질 수 있으며, 규범적인 윤리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 매우 실용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 사실 이러한 점이 앞서 논의된 우수 이론과 가장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라 하겠다. 우수 이론은, 공중이 비윤리적이고 비합리적일지라도 쌍방향 균형적인 소통을 원칙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최선임을 제시하고 있어 규범적인 성향이 상대 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김영욱, 2003). 정황적 수용 이론은 PR 분야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문헌 조사를 실시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하여 향후 PR 연구에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 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작업만으로도 PR 이론 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수 이론은 PR 이론과 인접 영역의 이론 체계를 도입하여 개념적 틀을 구성함으로써 역시 PR 이론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정황적 수용 이론은 실무자 심층 인터뷰 등을 기반 으로 이론을 구축함으로써 보다 실무 영역의 현실을 반영하고자 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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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결론 그루닉은 우수 이론의 규범적인 성향에 대한 비판에 대해 그가 왜 규범적 이론화를 중시하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어떤 영역을 이해하 고 발전시키는 데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왜 그러한 상황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탐색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만일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와 현 상의 범주 안에서만 머무르게 된다면 그 영역의 발전이 더뎌질 가능성이 없 지 않다. …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그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이상을 품고 지금과는 다른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을 갖기 때문이다”(Grunig, 2000). 또한 그러한 믿음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이 현실이 되는 것이 바로 인간 지식과 기술 진화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우주에 가는 것을 상상도 하 지 못했지만 해낸 것처럼, 영원할 것만 같던 노예 제도가 폐지되는 것처럼, 어떤 사회나 영역이 그냥 하던 대로 모든 것을 하는 것에만 열중한다면 발 전은 없다는 것이다. 그루닉은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우수 이론 구축에 그의 학자적 인생을 바친 것이다. 혹자는 쌍방향 균형 커뮤니케이션을 핵심으로 하는 우수 이론과 정황 적 수용 이론이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기도 한다. 그러 나 중요한 것은 캐머런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학자들이 이 두 주류 이론 간 의 비판적 논의를 통해 PR을 보다 건설적이고 강력한 전문 영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의 결과들을 진일보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김영욱(2003), 󰡔PR커뮤니케이션󰡕,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황성욱 (2009), 정부의 대북관계에 대한 공중의 인식과 태도: 카메론의 Contingency 이론을 중심으로, ≪한국언론학보≫ 53(4), 228∼251. Botan C. H., Hazleton V.(2006), Public Relations Theory

Ⅱ(유재웅·김희진·조삼섭·박석철 역 (2010), 󰡔PR 이론󰡕, 서울: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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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Broom, G. M. & Smith, G. D. (1979), Testing the practitioner’s impact on clients. Public Relations Review, 5(3), 47∼59. Cancel, A. E., Cameron, G. T., Sallot, L. M. and Mitrook, M. A. (1997), It depends: A contingency theory of accommodation in public relations.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9(1), 31∼63. Cutlip, S.M., & Center, A. H. (1952), Effective public relations.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Dozier, D. M. (1992), The organizational roles of communications and public relations practitioners. In J. E. Grunig (Ed.), Excellence in public relations and communication management (pp.327-356). Hillsdale,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Grunig J. E. (1976), Organizations and public relations: Testing a communication theory. Journalism Monographs, 46. Grunig J. E. (2000), Collectivism, collaboration, and societal corporatism as core professional values in public relations.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12, 23-48. Grunig, L. A., Grunig, J. E., & Dozier, D. M. (2002), Excellent public relations and effective organizations: A study of communication management in three countries. Mahwah,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Inc. Hall, S. (1990), Cultural identity and diaspora. In J. Rutherford (Ed.), Identity: Community, culture, difference (pp. 222∼237). London: Lawrence and Wishart. Murphy, P. (1991), The limits of symmetry: A game theory approach to symmetric and asymmetric public relations. Public Relations Research Annual, 3, 115∼131. Peters, T. J. & Waterman, R. H., Jr. (1982), In search of excellence. New York: Harper & Row. Reber, B., & Cameron, G. T. (2003), Measuring contingencies: Using scales to measure public relations practitioner limits to accomodation. 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 Quarterly, 80(2), 431∼446. Robbins, S. P. (1990), Organization theory: Structure, design, and applications (3rd ed.).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Yun. S. (2009), Toward Public Relations Theory-Based Study of Public Diplomacy: Testing the Applicability of the Excellence Study.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18(4), 287∼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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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포스트모더니즘적 이론과 견해들

유선욱 한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대부분의 PR 실무와 연구들은 PR 현상과 관리에 대해 효율성, 합리성, 과학 성을 강조하고 있다. PR 실무자들은 PR의 당위성을 사회적으로나 조직적 으로 기정 사실화하면서 그 근거를 제시하고, 조직의 합리적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한 수단과 전략, 이론들을 합리적으로 도출하고자 한다. 이는 철학적 실증주의

으로 실증주의(positivism)를 근간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증주 의에 기반을 둔 PR 연구는 기능주의적 흐름이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PR 연 구 패러다임의 확장으로 새로운 이론과 견해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PR 현상이나 PR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결과와 갈등들이 결코 이성적 이거나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PR과 관련한 인간과 사 회적 가치에 관한 문제들은 종전의 논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다. 따라서 현 대의 PR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론과 시각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 다. 이러한 다양한 시각들은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하버마스의 시각, 기호학, 문화학 등으로 볼 수 있는데(김영욱, 2003), 이 중 PR 연구에서 가

포스트모더니즘

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적 이론과 견해다. 이 장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이론들의 핵심 개념을 살펴보고,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의 학자들이 갖는 PR에 대한 시각과 포스트모던적 시각이 PR 연구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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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과 개념들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모던(modern) 이후’ 또는 ‘탈 모더니즘’ 을 의미한다. 모더니즘은 18세기 계몽주의로부터 시작되어 종교나 외적인 힘보다 과학이나 합리성을 중시하고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고양식이다. 모더니즘은 외부 영향력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로 움직인다

모더니즘

고 믿는 인간들의 개별성(individuality)에 초점을 맞춘다(Holtzhausen, 2000).

개별성

또한 모더니즘은 특정 가치관이나 사상에 입각해 파편화된 현실에 통일성과 질서를 부여하는, 이른바 거대담론(meta-narratives)을 추구한다. 그러나 제2

거대담론

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인간의 이성주의적 사고방식을 반성하며 등장한 것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1960년대 중반에 미국과 프랑 스를 중심으로 일어나 학생운동, 여성운동, 흑인민권운동, 제3세계운동 등 전 세계적인 혁명 운동으로 연결되면서 문화사적 변동을 초래하였고, 전위예 술 등 인간 정신의 모든 산물에 걸쳐 나타났다.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는 모더니즘과 달리 스스로가 거대담론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미시담론(micro-politics)을 추구한

미시담론

다. 현실의 파편성과 비결정성, 불확실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탈중심성과 다양성을 강조한다. 그 결과 문화에서는 서구 중심 지배 문화가 아닌 주변 부 피지배 문화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시작되었고, 이분법적 위계질서 대신 경계 해체와 퓨전 현상이 일어났으며, 귀족 문화보다는 대중문화가 더 힘을 얻게 되었다. 또 경직된 절대주의보다는 유연한 상대주의가, 엘리트주의보 다는 대중주의가, 그리고 순수 문화보다는 혼성 문화가 더 각광을 받게 되 었다.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은 PR에 대한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PR 학자들과 실무자들이 추구하고 축적한 PR 이론을 살펴보면, 기능주의 적인 혹은 체계 이론을 기본으로 한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이론이 그루닉 (J.Grunig)의 우수 이론(excellence theory)이다. 우수이론의 중요한 개념 은 경영적 기능으로서의 PR, 지배적 의사결정체제(dominant coalition)에 의 참여, 목표달성주의(MBO, Management by objective)에 바탕을 둔 전략

목표달성주의

경영, 경제적인 효과의 측정과 같이 다분히 기능주의적이고 합목적적인 개 념들이 많다. 모더니즘적 패러다임을 근간으로 한 우수 이론에는 전략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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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품질 경영, 목표 달성과 같은 기능을 달성함으로써 조직은 영속적인 발 전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이러한 시각에 반기를 들며 과연 조직 중심의 목적 지향적인 확신이 사회 현상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가? 나아가 조직체 구성원들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사회는 어떤 정해진 법칙에 의해 움직이지 않음을 주장하며 개성· 자율성·다양성·대중성을 중시한다. 이렇듯 포스트모더니즘은 주류 이론 에 의해 당연시되어 오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사회현상 을 해석하며, 기존 법칙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PR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견해들 많은 연구들이 그루닉과 헌트(Grunig & Hunt, 1984)의 쌍방향 균형 모형 (two-way symmetric model)을 가장 이상적이고 윤리적인 PR 모델 중 하나 로 꼽는다(최홍림, 2009). 쌍방향 균형 모형은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과정에 서 상호 간의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협상과 갈등 해소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Johnson, 1997). 이 모형에서 조직과 공중 은 상호 간에 미리 규정된 규칙에 따라 커뮤니케이션하며 궁극적으로 합의 에 이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칼버그(Karlberg, 1996)는 쌍방향 균 형 모형에 중점을 둔 지금까지의 PR 연구들이 두 가지 근본적인 전제를 극 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PR이 하나의 상업 수단(instrument of commerce)라는 것과 둘째, 계급 유지의 수단(instrument of state)이라 홀츠하우젠

는 것이다. 홀츠하우젠(Holtzhausen, 2000)도 PR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따르 는 조직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생겨났고, 현대 PR 분야는 이 같은 딜레마에 계속해서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법으로서 다음과 같은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최홍림, 2009 재인용).

다방향성과 포용성

포스트모더니즘은 조직 자체를 지배계급의 이념적(ideological)발현으로 보기 때문에, PR을 지배 구조를 유지시키기 위한 이념적 메시지로 간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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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Holtzhausen, 2000).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는 이념이 지향하는 목 표는 사람들의 생각을 조정하고 사회 내에서 지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 이다(최홍림, 2009).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거대담론보다 미시정치 또는

미시정치

미시적 역학관계(micro-politics)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미시적 역학관계

미시적 역학관계

가 없으면 문화와 정치 같은 거시적 역학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김 영욱, 2003). 포스트모던의 미시적 역학관계는 다방향적(multidirectional) 이고 포용적(inclusive)이어서 사회의 소외된 자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과 함께 정당하지 못한 지배 권력에 대항한다(Holtzhausen, 2000). 미시적 역학관계에서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배경을 가진 소외계층의 사람들이 서 로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맺고, 이러한 동맹관계를 동력으로 하여 사회 변혁 을 이끌어 낸다(최홍림, 2009). 포스트모더니즘은 지배적인 이념들이나 이 론들을 의미하는 거대담론(meta-narrative)을 경계하고, 다양한 생각이 존 중받는 사회를 추구한다.

불일치와 불균형에 대한 새로운 의미 부여

포스트모더니즘은 불일치와 불균형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PR의 주류 이론에서는 쌍방향 균형 모형이 규범적 모델로 자 리 잡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쌍방향 균형 모형이 강조하는 균형(symmetry)과 일치(consensus)가 기득권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것

균형과 일치

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동안 쌍방향 균형 모형에 기반을 둔 연구 들이 일반 공중들이나 커뮤니티의 이해관계보다는 기업이나 지배계급의 이해관계에 관심을 기울여 왔음을 지적하고 있다(김영욱, 2003). 쌍방향 균 형 모형이 제시하는 것처럼 실제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균 등한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Berger, 1999; 최홍림, 2009). 조직 내 에서 커뮤니케이션은 표면적으로 균형을 강조하지만 때때로 회의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합의와 일치의 불가능

홀츠하우젠(Holtzhausen, 2000)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

합의

려는 것은 부당한 합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 학자 들에 따르면, 관계라는 것 자체가 정치적이고 권력과 관련되기 때문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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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가장 큰 힘을 가진 개인이나 그룹이 다른 의견들을 지배하는 결정권을 가지고 이끌어 내는 것이다. 즉, 합의의 목적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기 위 한 것으로, 진정한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Lyotard, 1988). 어떤 기득 권을 강화하기 위한 합의는 나와 다른 사람 간에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 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 사고를 강요함으로써, 다양한 가능성에 대 한 사고의 확대를 저해하는 인식적, 지식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Benhabib, 1992; 최홍림, 2009). 조직은 PR 실무자를 고용하여 자신들의 메시지를 공중에게 전달하고 자 하고, 이에 따라 실무자는 그들의 고객(의뢰인)인 조직의 이익에 최적화 된 메시지를 공중에게 전달한다(German, 1995). 이러한 모습을 두고 저먼 (German, 1995)은 “PR이 개인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침해하여 지배 세력의 이해관계를 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힘을 축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 한다. 이에 홀츠하우젠(Holtzhausen, 2000)도 역시 일치는 쌍방의 원천적 인 차이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신호창·김찬아, 2006).

차이와 구분의 강조 리오타르

리오타르(Lyotard, 1992)는 문제 해결은 불일치에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

차이와 구분

면서 조화(reconciliation)가 아닌 차이(difference)와 구분(division)을 강조 했다(최홍림, 2009 재인용). 또한 합의는 곧 사고의 종료를 뜻하며, 사고의 발명은 언제나 의견의 불일치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이처럼 포스트모던 PR 은 지배 권력을 지닌 조직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합의보다는 불일치 그 자 체를 인정하는 자세를 지향한다. 이런 불일치 상황 자체는 포스트모더니즘 이 강조하는 공론의 장이 되고 이를 통해 조직과 공중은 서로간의 의견을 취 합하여 상호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최홍림, 2009). 따라서 PR 실무자는 서로 다른 공중과 조직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과 조직 간 의 서로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의미의 맥락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Holtzhausen, 2000; 신호창·김찬아, 2006).

가상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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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 문화이론

한편 포스트모더니즘은 기호학(semiotics), 문화이론(cultural studies)과도

보드리야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김영욱, 2003). 미키(Mickey, 1997)는 보드리야르


(Jean Baudrillard)의 가상 이론(Theory of Simulacra)을 받아들여 미디어

가상 이론

가 생산해 내는 기호와 문화 상징이 현실(reality)이 되는 현상을 설명했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하기 전의 사회는 기호가 실재를 반영하는 재

재현의 사회

현의 사회(society of representation)였으나,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한 이 후에는 기호 자체가 실재가 되는 가상의 사회(society of simulacra)가 나타

가상의 사회

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절대 존재하지 않은 즉, 원본 없는 이미지 그 자 체가 현실을 대체한다는 가상(simulacra)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가상 실재

가상/시뮬라크라

가 실재를 지배 또는 대체하여 재현과 실재의 관계가 역전됨으로써 더 이상 묘사할 실재가 없어진 가상(simulacra)들이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초현실

초현실/하이퍼 리얼리티

(hyper reality)을 생산해 낸다는 것이다(Mickey, 1997). 보드리야르는 광고와 PR 역시 실재를 가지고 있지 않는 기호로, 이미 지와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PR 실무자가 이미지를 창조해 내면 공중은 미 디어를 통해 이 이미지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 뒤에 있는 실재가 무엇인가 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드리야르는 미디어의 기호와 이미 지가 사회의 합의된 의견을 묘사하기 때문에, 광고와 PR이 사람들을 사회 에 순응시켜 결국 자유롭지 못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게 한다고 보았다 (Baudrillard, 1981). 이에 미키(Mickey, 1997)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기 위 해서는 보드리야르의 가상이론(Theory of Simulacra)를 알아야 된다고 주장 하면서, 이 이론을 적용하여 힐앤놀튼사의 PR실무 사건을 분석했다. 1990년

힐앤놀튼

의 ‘힐앤놀튼사의 자유쿠웨이트시민연합 사례(The Hill & Knowlton Case:

자유쿠웨이트시민연합

Citizen for Free Kuwait)’ 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에서 PR활동을 고려할 때 살펴봐야 할 중요한 사건이다. 당시 자유쿠웨이트시민연합(Citizen for Free Kuwait)은 쿠웨이트 정부에 대한 비호의적인 언론 보도를 잠재우기 위 해 1990년대 미국 최고의 PR회사 중 하나인 힐앤놀튼(Hill & Knowlton)을 고용했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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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앤놀튼 사례: 자유쿠웨이트시민연합(The Hill & Knowlton Case: Citizen for Free Kuwait)’ (Mickey, 1997)

1990년 10월 10일, 미국 의회에서 나리야 알 사바(Nayriah al-Sabah)라는 15세의 쿠웨이트 소녀가 이라크가 쿠웨이트 시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잔혹한 행위에 대해 울먹이며 증언을 한다. 내용은 이라크인들이 쿠웨이트의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들을 여덟 차례나 납치해 살해했다는 것이다. 곧 소녀의 증언은 미국 정부와 언론의 집중을 받았고, 곧 미국 의회에서 이라크 전쟁안이 통과되어 걸프전이 발발 했다. 이후 PR 회사 힐앤놀튼은 자유쿠웨이트시민연합으로부터 약 1000만 달러를 대가로 받았다. 하지만 1992년 1월, 미국 의회에서 증언을 했던 소녀가 쿠웨이트 미국 대사의 딸임이 밝혀졌고, 이듬해 8월 이라크의 아기 대량 학살은 거짓으로 드 러났다. 이 사건은 실재가 없는 이미지가 영상화, 사진화되는 등의 여러 과정을 거 친 후 구체화되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 실제 미국의 걸프전 참전을 만들었다.

이 사건은 PR이 미디어를 조정하고 공중의 의견을 조정하는 포스트모 더니즘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는다. 미키(Mickey, 1997)는 포스트 모 더니즘 시각에서 보았을 때 기호와 이미지의 힘은 매우 중요하나, 이것은 실재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PR 역시 실재가 없는 이미지를 포함 하고 있으며, PR 실무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진실보다 기호와 상 징에 더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미지를 조작한다는 것이다. 신화의 조작자

이를 두고 그는 저널리스트와 퍼블리스트를 ‘신화의 조작자(manipulate of myth)’라고 일컬었다. 한번 생성된 이미지는 주기를 가지며, 가상 이미지 (simulacra)가 되어 퍼지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다(Mickey, 1997). 포스트 모더니즘은 한 문화에서 형성되는 기호와 상징을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 써 힘의 분배와 지배 이데올로기와 헤게모니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가능 케 도와준다. 포스트모더니즘이 PR 커뮤니케이션에 주는 의미는 미디어 기술의 발 달과 함께 점점 더 정교해지는 이미지 조작의 가능성에 대한 경계의 시각과 균형 감각이다(김영욱, 2003). 따라서 PR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같은 문 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호와 상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른 직 업에 비해 더 큰 책임감을 지니고 공익 위주의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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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연구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 적용 모더니즘과 달리 포스트모더니즘은 PR이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관리로서 의 좁은 정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론과 실무에서 새로운 비평적 접근법을 제공한다. 포스트모던 관점의 학자들은 그동안 PR이 권력 유지를 위한 자본주의 이념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이 비 슷한 생각을 갖도록 하여 사회의 권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비판하 며, 조직에서 PR이, PR 실무자가 저항과 변화를 주도하며 사회의 다양성과 소외된 가치를 반영하는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한다. 포스트모더니즘적 견해 에서는 행동주의자로서의 PR 실무자 역할을 강조하며, 전략적 커뮤니케이 션의 대안으로 커뮤니케이션 관리자로서의 PR 실무자 역할을 재규정한다.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데, PR에 서의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의 적용은 조직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 나 사회의 다양성 존중과 불공정성 해결에 PR이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 고 있다.

행동주의자로서의 PR 실무자

홀츠하우젠과 보토(Holtzhausen & Voto, 2002)는 조직의 종속에 저항하는 내부적인 힘(inner power, biopower)을 강조한다. 지배적인 권력에 맞서 는 내부적인 저항의 힘과 변화에 대한 갈망이 조직에서 힘의 균형을 잡아준 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PR 담당자는 조직과 환경 사이에서 영역확장자 (boundary spanner)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환경의 비판과 요구를 가장 잘 파 악할 수 있는 위치에서 조직이 원활하게 적응하고 변화하여 조직과 환경의 통합을 돕는다. 따라서 조직에서 변화를 갈망하고 시도하며, 조직 내부의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역할은 PR 담당자의 역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 다. 이것이 곧 포스트모더니즘적인 PR이 강조하고 있는 조직 내 행동주의

조직 내 행동주의자

자(activist)로서의 PR 담당자 역할이다(김영욱, 2003). 행동주의자로서의 PR 담당자는 조직의 양심으로서, 사회 변혁의 주도 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PR과 PR 실무자가 지배적인 세계관과 조 직의 실무가 부당하다고 느낄 때 이에 도전하며, 변화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동의를 강요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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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변화란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계층 에 대한 배려, 조직의 비윤리성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사회의 시각을 인정 하고, 지역성에 맞는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Holtzhausen & Voto, 2002). PR 실무자는 조직이 아무리 그들을 고용한 의뢰인일지라도 조직이 부당한 모습을 보일 때, 조직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른 모습으로 이 끄는 지역사회 행동주의자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그들의 사회적 소명과 책임을 다할 수 있다(최홍림, 2009).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 시각에서 PR 실무자들은 이러한 역할을 하여 ‘민주주의의 진실한 목소리(real voices of democracy)’가 되어 내· 외부 공중관계를 개선, 조직을 좀 더 민주적으로 교화, 발전, 변형시킬 수 있다(Holtzhausen, 2000; 최홍림, 2009).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에서는 인간 활동의 미시적 의미해석에 더 큰 관심을 둔다. 가족, 교육, 종교 제도와 같은 미시적 역학관계를 중시 하고 미시적 조직의 역동성과 동맹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거시적인 시각 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회적 비주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 이러한 시 각은 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평가 절하되었던 가치들을 재평가하고 반영하게 한다(Holtzhausen & Voto, 2002; 김영욱, 2003). PR실무자들에 게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은 조직의 생존과 효율성을 위해 매우 필요한데, 포스트모더니즘은 점점 더 다양해지는 사회에 효과 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PR 실무자에게 다양성과 사회적 소수 자를 윤리적으로 다루도록 하는 준거 기준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한 부분으로서 혹은 지역사회와 조직의 행동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준다(Holtzhausen, 2000; 신호창·김찬아, 2006). 1993년 콘퍼런스에서 미국PR협회(PRSA, 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의 회장은 “2050년에 이르면 미국의 소수자들이 주류에 속하게 될 것이다. 다원주의를 조장하는 일이 PR의 역할이다”라며 다양성에 대 한 포스트모던적인 관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Mayhew, 1997; Holtzhausen, 2000).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중요한 공헌 중 하나는 대칭적 PR에서 일치의 역할에 대해 도전한 것이다(신호창·김찬아, 2006). 다시 말해 포스트모더 니즘은 불일치와 불균형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 이 하버마스(Habermas, 1984)의 이상적 소통 상황을 바탕으로 대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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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의 상호 이해와 협동에 중점을 둔 균형을 강조해 왔으며, 우수이론 등 의 PR연구들도 균형의 요건으로 합의를 중요하게 다루었다(Dozier 외,1995; Pearson, 1989; 최홍림, 2009).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합 의는 지배집단이 현재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진정한 합의는 불가능 하기 때문에(Lyotard, 1988),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해결될 수 없 는 조화를 지향하기 보다는 아닌 차이와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최홍림, 2009)

조화 차이와 구분

즉,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균형과 일치가 기득권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다른 목소리(tensor)를 허용함으로써 기득권을 강화 하려는 일치 성향을 거부하고 다양한 시각을 추구한다(Holtzhausen & Voto, 2002; 김영욱, 2003). 포스트모던적 사고는 사람들이 거짓 합의에 도달하는 대신 그들이 불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반대를 외칠 수 있도록 돕는다(Holtzhausen, 2000). 따라서 PR 실무자들은 조직 내에서, 또 조직-공중 사이에서 합의에 이르려고 노력하기보다 서로의 갈등의 깊이를 깨닫고, 차이와 반대 의견을 통해 새로운 의미가 형성되는 상황을 촉진해야 한다. 조직과 공중의 교량 역 할을 하는 것이 PR 실무자들이기 때문이다. PR 실무자들은 조직과 공중 모 두의 편에 서서 그 차이를 존중함으로써 새로운 생각과 해결책을 촉진시켜 사회의 진정한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Holtzhausen, 2002).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대안

PR 실무자가 조직-공중 사이에서 차이를 존중하며, 새로운 의미형성을 촉 진시켜야 한다는 포스트모던적인 접근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도 대안적 접근이 될 수 있다. 스트로(Ströh, 2007)는 전통적 관점에서의 전략적 경영이 조직의 미션과 목적,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에 대한 약점과 강점, 기회와 위협요인을 분석하며 리서치, 계획, 실행 및 평가 등을 하는 일련의 선형적 과정으로 정의되고 있다고 말하며, 이렇게 구조화되고 계 획된 전략적 경영이 곧 고정화된 형태와 절차, 조직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틀로 작용할 수 있음을 비판한다.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는 복잡하고 반응적인 과정의 패러다임이 적용되기 때문에, PR실무자는 미리 전략과 어젠다를 설정하지 않고, 참여자들이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지속적 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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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서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리자 역할과 PR 실무자, 공중의 역할 체계적 접근 (systematic approach)

포스트모더니즘 접근 (postmodern approach)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리자 / PR 실무자 역할

∙ 전략적 기획과 관리를 통한 이해관 계자들과의 관계 구축 ∙ 내부 문제 해결자로서 갈등을 해결 ∙ 최고경영진의 일부, 또는 경영진의 대변자 ∙ 정보관리자 ∙ 통제와 균등의 추구 ∙ 성과 측정 ∙ 전략과 어젠다의 사전 설정 ∙ 기입, 요약, 구조화, 피드백 요청 등

∙ 참여 촉진을 통한 이해관계자와의 관 계 구축 ∙ 조직적 행동주의자로서 갈등을 촉진 ∙ 담론의 장을 통해 갈등 그룹 사이의 협 상 촉진 ∙ 모든 정보 시스템을 오픈(커뮤니케이션 은 그 자체로 자기 조절적 기능이 있음) ∙ 다양성, 다른 목소리의 추구 ∙ 복잡성 이해 ∙ 참여자 스스로 전략적 과정을 창출하도록 촉진(self-organized ongoing process) ∙ 듣기, 조정, 가이드, 테마의 연결, 반영 ∙ 조직의 담론과 대화의 일부분

공중의 역할

규정되고, 묘사되고, 연구되고, 커뮤 니케이션 할 대상(수동적인 역할)

조직과 전략 수립, 의사 결정 과정에 참 여하는 한 부분(적극적인 역할)

스스로 창출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사안들을 작성, 요약, 구조화하 고,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고, 표현하도록 가이드하며, 테 마를 연결하고, 반영하여, 조직의 대화와 담론의 일부가 된다. 스트로 (Ströh, 2007)는 체계적 시각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시각에서 볼 때, 전략적 전략적 경영

경영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리자 역할과 PR 실무자 역할, 공중의 역할 에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접근이 전략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적 커뮤니케이션 관리와 경영에 새로운 대안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제안하 고 있다(표 1 참조).

포스트모던적 시각에서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는 조직 유지에 대한 지배적 담론과 조직이 표방하는 공식적 스토리에 위기 커뮤니케이션

방해가 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위기 시의 지혜와 솔직함, 진실 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는지를 판 단하는 기준은 단지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정리하고 이를 투명 하게, 가치중립적인 언어로 잘 말하느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위 기 시 관리자들은 진실을 잘 드러내고 말하길 요구받는다. 그러나 사실 ‘솔 직하게’, ‘진실을 말할 것’을 요구받아 이를 이행하는 사람들은 의미를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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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내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나 수용자의 역할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즉, 포스트모던적 시각에서 기존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비판은 ‘커뮤니 케이터가 누구의 진실을 말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질문과 답으로 집약될 수 있다. 포스트모던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 모더니즘적 시각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서, 위기 시의 진실은 바로 ‘파워 엘리트(power elite)가 진실이라고 여기고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적 시각은 어떠한 지배적 시각이 다른 시각을 누르고 특권 을 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지금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위기관리 원칙들, 즉 하나의 대변인이 미디어를 응대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 야 하며, 대변인 팀이 주의 깊게 선정되어 위기에 대해 조직이 한 목소리 (one voice)를 낸다는 원칙들은 최상위 경영진이 선호하는 진실을 확인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위기 시 미디어 문의나 전화 응대를 위한 위 기 커뮤니케이션 센터 또한 ‘통제’센터라 불릴 만큼 그 목적이 파워 엘리트 를 도와주는 역할에 있다고 비판한다. 즉, 조직 내 파워 엘리트의 명령할 권 리를 보전하고 보호하기 위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통제 센터의 목적이라는 것이다(Tyler, 2005).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이러한 견해 는 사실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위기 후의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조직에서의 파워 엘리트 역할은 강조되어 왔고, 위기 후 얼마나 통제력을 회복했느냐가 위기 커뮤니케이션 노력의 성공 여부의 기준이 되어 왔기 때 문이다. 그러나 위기 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은 다 양한 목소리의 반응들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한 위기 후의 평판 회복 노력 에 있어서도 단지 경영진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고, 다양한 구성원들, 이해 관계자들이 평판 회복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평판 회복 노력의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위기관리에서의 포 스트모더니즘은 위기에 응하는 조직에게 더 인간적이고, 실질적이며, 온당 한 기회와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Tyler,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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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적 시각에 대한 비판적 견해와 유용성 포스트모더니즘적 견해는 행동주의자로서 PR 실무자의 역할과, 위기 커뮤 니케이션에서 다양한 구성원의 견해 수용, 이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등 PR 에 새로운 시각과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인 시각도 비판 받을 여지가 있다. 우수 이론의 입장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치는 무질서와 같다.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방향성이 상실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조직 내 PR의 역할을 규정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또한 PR이 의사결정집단에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비윤리 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그루닉은 PR 담당자가 상호 간의 협력(colla사회기업주의

boration)과 사회기업주의(societal corporatism)의 가치를 지켜 나간다면 행동주의자의 역할, 소수 의견에 대한 배려, 윤리경영으로의 유도와 같은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Grunig, 2000). 요즘 많은 기업에서 윤 리 경영이라든지 인간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의 기저에는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인간 중심, 효율 탈피, 탈성장 중심의 경영철학이 밑바탕에 있기 때문이다(김영욱, 2003). 포스트모던 PR은 그동안 기능적, 조직 중심적인 시각에 치우쳐 등한시 되어 온 PR 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모습에 대한 고찰을 통해 PR의 진정한 의미를 강조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각은 PR 실무자들이 점점 다양해지는 사회를 이해하고 그들이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획일 적 사고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새로운 의미의 창출과 구성원의 참여, 소 수자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여 사회의 불공정한 지배구조를 개선시킨다 (Holtzhausen, 2002; 최홍림, 2009). 포스트모더니즘 시각에 대한 폭넓은 이해, 포스트모던 PR이 지닌 가치의 존중과 실천은 PR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Baudrillard, J. (1981), Simulacres et simulation. Paris; Galilee. Benhabib, S. (1992), Situating the Self: Gender, community and postmoder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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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공중 세분화 연구

박종민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 장은 최근 PR학의 흐름 가운데 공중 세분화 연구와 관련된다. 즉, ‘공중 관계’를 하는 데 ‘공중을 세분화하여 관계 관리를 하자’는 개념의 이론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장은 인구학적 속성(성별, 학력, 출신지역 등) 과 쟁점에 대한 태도 등을 통해 공중1) 세분화(Public segmentation)를 시 도하는 여러 이론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공중 세분화의 노력은 공 중의 세부적 특성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한 후 공중을 설득하여 공중의 태 도 변화를 유도하고 설득자가 원하는 공중 행동을 유발하려는 설득자들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은 상호 이해적인 공중관계를 위 한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더불어 오랫동안 광고 분야에서 연구되어 온 소비자 세분화(Targeting customers)의 PR학적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좀 더 PR학의 이론적 의미를 부여하자면, 공중 세분화 연구는 조직과 공중 간의 ‘공중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들과는 달리 쟁점에 대한 태도 와 여러 인구학적 속성에 근거한 공중 세분화와 그렇게 세분화된 공중과의 다양한 관계 관리가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1) 공중은 ‘유사한 쟁점에 직면해 있고, 그 쟁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그

쟁점에 관한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정의된다(박종민,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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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상황 이론 쟁점이나 처해진 상황에 따라 공중의 유형도 달라진다. 기업에서 제품의 마 케팅을 위해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 유형을 세분화하여 목표 소비자를 결 시장 세분화

정한다. 이러한 시장 세분화의 개념이 PR의 영역에 적용된 이론 중 하나가 그루닉의 공중 상황 이론(The situational theory of publics)이다(Grunig, Nelson, Richburg, & White, 1988).2) 즉, 공중의 상황 이론은 ‘쟁점 또는 상 황에 따라 다양한 특성의 공중이 형성되며 각 공중들은 공중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보인다’는 주장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Grunig, 1978). 공중의 상황 이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이론이 공중 관계(public relations)의 개념에서 관계(relations)보다는 공중(publics)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중은 상황 (situation) 혹은 쟁점(issue)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문제 상황과 쟁점을 어 떻게 지각하느냐’에 따라 다시 다양하게 세분화될 수 있다. 또한 유형화된 공중은 공통적인 쟁점을 가지고 그 쟁점에 영향을 받으며 쟁점에 대해 유사 한 행동을 보인다. 따라서 이 이론이 주장하는 바는 공중관계를 하는 사회 조직들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특정 목표 공중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가’를 파악하고, 그 공중과 ‘언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이 가장 효과적인가’를 예측해야 효과적인 공중 관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민정·박종민, 2011).

공중 상황 이론의 이해

그루닉의 이 이론에서 상황성은 쟁점(issues)을 중심으로 형성된다(Grunig, 1978, 1982, 1983a, 1983b; Grunig & Childers, 1988; Grunig & Disbow, 1977; Grunig & Ipes, 1983; Grunig et al., 1988). 즉, 쟁점을 중심으로 상이

2) 그루닉과 리퍼(Grunig & Repper, 1992)는 PR의 초기 단계는 핵심 공중을 식별하는 일이며

이는 마케터들의 소비자 세분화(Lunn, 1986)와 유사한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업은 마케 팅을 위한 목표 소비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Bonoma & Shapiro, 1983), 특정 쟁점에 관한 PR 활동에 있어 목표 공중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면에서 차이점도 존재한다(조민정·박종 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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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중이 형성되며, 이러한 서로 다른 공중유형들은 커뮤니케이션 행동에 서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 이론에서 공중은 ‘공통적인 무엇을 갖고 있으 며 동일한 문제나 쟁점에 영향을 받으며 행동을 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Grunig & Hunt, 1983). 예를 들면, 올림픽 시즌이 되어 전 세계 지구인들 이 올림픽이라는 쟁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올림픽에 관심을 가지 고 있는 사람들이 쟁점(올림픽)에 대한 공중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은 올림 픽에 일정한 태도와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렇듯 공중은 쟁점에 따른 상황의 특성에 따라 세분화된다. 문제인식 (problem recognition), 제약인식(constraint recognition), 관여도(level of involvement)라는 세 가지 변인으로 쟁점에 대한 상황성 세분화가 가능하며, 이러한 세분화로 쟁점의 공중 유형 분류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쟁점에 대한 상황적 반응을 바탕으로 하여 유형화된 공중은 그 특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정보 행동을 하게 된다. 이 이론에서 정보행동은 정보처리행동(information

정보처리행동

processing behavior)과 정보추구행동(information seeking behavior)으로

정보추구행동

나뉜다. 예를 들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문제 인식 높은 공중), 이러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떤 사회적 제약도 느 끼지 못하며(제약인식 낮은 공중), 경제 정책에 많은 관여를 보이는 공중(고 관여 공중)은 소극적 정보처리행동보다는 적극적인 정보추구행동(집회 참여 혹은 인터넷에 자신의 의견 게재 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렇듯 상황적 이론은 세 개의 독립변인(상황변인)과 2개의 종속변인으 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인식(problem recognition), 제약인식(constraint

문제인식

recognition), 그리고 관여도(level of involvement)가 독립변인이며, 종속변

제약인식 관여도

인은 이러한 독립변인들의 상황에 의한 공중들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뜻하 는 정보추구(information seeking)와 정보처리(information processing)행 동으로 나뉜다(조민정·박종민, 2011). 정리하면 쟁점에 대해 다양한 공중의 반응이 상황적으로 존재하며, 이 러한 공중의 반응은 공중의 쟁점에 대한 문제인식 정도, 제약인식 정도, 그 리고 관여도 정도에 따라 유형화될 수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 는 공중들은 쟁점에 대한 추후적인 정보행동에 있어서도 정보의 소극적인 처리 또는 정보의 적극적인 추구와 같은 서로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 면 이 이론에 등장하는 세 가지 독립변인들과 두 가지 종속변인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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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문제인식(problem recognition)

그루닉(1978, 1982, 1983a, 1983b)은 ‘개인이 특정 쟁점에 대해 아직 문제해 결이 안 된 상황으로 지각하고, 그 쟁점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정도’라고 정 의한다. 문제인식은 어떤 상황에서 개인이 문제점을 지각하지 않으며 그 문 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출현한 개념이다(Grunig, 1983; Grunig & Hunt, 1983). 반대로 개인이 만약 문제를 지각할 경우, 그들은 그 쟁점에 관련된 정보를 추구하거나 심지어 다른 정보 가운데서도 그 정보와 의 관계성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문제인식은 개인의 관련성, 쟁점 자체의 성격, 환경이나 상황적인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Grunig & Repper, 1992).

제약인식(constraint recognition)3)

‘개인이 특정 문제에 대해 자발적인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할 의사가 있음에 도 어떠한 상황성에 따라 본인의 자유의지가 제한된다고 지각하는 정 도’(Grunig, 1978, 1982, 1983a, 1983b)이다. 즉, 제약인식이란 ‘어떤 상황에 대해 태도 표현과 행동 의지를 취하는 데 제한하는 장애가 있다고 느끼는 정 도’(Cutlip, Center, & Broom, 1994)인 것이다. 특정 쟁점에 제약인식이 상 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은 외부 통제(control)를 인식하기 때문에, 그 쟁점과 관련 본인의 적극적 대처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그 정보를 저평 가하는 경향이 있다(Grunig, 1983; Grunig & Hunt, 1983). 이 제약인식과 문제인식은 반대 방향으로 종속변인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제약인식이 커질수록 소극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인 정보처리 행동을 보이고, 문제인식 이 클수록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인 정보추구행동을 보이게 된다.

3) 제약인식은 ‘자아효능감(self-efficacy)과 유사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효능감이

란 어떤 문제나 쟁점에 대해 자신들이 할 수 있다고 믿거나, 자신의 행동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스스로 확신하는 신념으로 해석된다. 제약인식은 쟁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개인적 통제력 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라는 측면에서 자아효능감과 비슷한 속성을 가지며, 개인이 판 단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나타내는 자아효능감이 높은 상태가 제약인식이 낮 은 상태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조민정·박종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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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여도(level of involvement)

‘개인이 쟁점 관련 상황과 자신이 얼마나 관계가 있나 지각하는 정도’(Grunig, 1978, 1982, 1983a, 1983b)를 말한다. 즉 ‘개인이 어떤 상황과 관련된 정도’ 그리고 ‘수신자가 메시지와 자신 사이를 연결시키는 개인적 관련성 혹은 관 계의 수(number)’(p. 355)라는 크루그만(Krugman, 1965)의 정의를 그루 닉은 따르고 있다. 관여도는 특정 쟁점이 나의 문제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이러한 관여도 정도는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에 영향 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면, 쟁점이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즉 관여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그리고 그 쟁점이 그 사람에게 중요한 사안 일수록, 쟁점 관련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인 정보추구행동을 보이게 된다. 공중 상황 이론에서 종속변인은 공중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이다. 즉, 독립변인들(문제인식, 제약인식, 관여도)의 상황에 따라 공중은 쟁점에 따 른 태도로 유형화되고 이렇게 유형화된 공중들은 쟁점에 대해 다른 커뮤니 케이션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쟁점에 대해 정보추구(information seeking)행동을 보이거나 정보처리(information processing)행동을 보이 는 방향으로 나뉜다고 가정한다.

정보처리행동(information processing behavior)

정보처리에서 정보(information)는 ‘쟁점 혹은 상황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 불확실한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단서들’을 의미한다. 즉, 정보를 처리한다 는 의미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파악하려는 의도 없이 본인들에게 주어지는 정보만을 소극적으로 처리하는 성향을 말한다(Grunig, 1983). 그러나 해당 정보를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에서 정보에 단순 노출되는 상황과 는 구분된다. 예를 들면, 대중매체를 통해 의도하지 않은 정보를 우연히 얻 는 등(Clacke & Kline, 1974), 소극적 커뮤니케이션의 모습이다. 정보처리 행동을 보이는 공중들은 주로 쟁점에 대해 숙명적이고 일상적인 행동을 보 이며 문제 직면적 행동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표 1 참조).

정보추구행동(information seeking behavior)

정보추구행동은 ‘대상 쟁점에 대해 정보를 의도적으로 찾는 적극적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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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행동’을 말한다(Grunig, 1989). 예를 들면 관련 쟁점에 대해 다른 사람 들과 대화를 나눈다든지, 관련 정보를 책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얻으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Clacke & Kline, 1974). 더불 어 많은 연구에서는 정보를 보내려는 의도 역시 정보추구행동 중 하나로 간 주한다(김인숙, 1997; Atwood & Major, 1991; Grunig, 1982). 이렇듯 공중 상황 이론에서 종속변인은 이른바 적극적(active) 커뮤니케 이션 행동을 나타내는 정보추구(information seeking)와 소극적(passive) 커 뮤니케이션 행동을 뜻하는 정보처리(information processing)로 구분된다. 즉, 정보추구를 하는 공중은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얻으면 그것을 이해하려 고 노력하는 반면 특정 쟁점에 대해 수동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정보처 리형 공중들은 정보를 추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으며, 단지 그 들에게 오는 정보만을 처리하려는 경향’을 가진다(Grunig & Hunt, 1984). 공중 상황 이론의 독립변인들과 종속변인들을 종합한 기본 가정은 어 떤 쟁점에 대한 문제인식의 정도가 높고 제약인식의 정도가 낮으며, 그 쟁 점에 대한 관여도가 높을 경우,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추구하고 처리 할 가능성이 높으며, 반면 공중의 문제인식이 낮고 제약인식이 높으며, 관 여도가 낮은 경우 이러한 공중들은 정보를 소극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 다는 것이다(조민정·박종민, 2011). 공중 상황 이론에서 주요 독립변인들인 문제인식과 제약인식은 제약 (constrained) 상황, 숙명(fatalistic) 상황, 문제 직면(problem-facing) 상황, 일상(routine) 상황의 네 가지 상황을 정의하는 데 사용된다(Grunig & Hunt, 1984). 표 1과 같이 숙명 상황은 문제인식이 낮으며 제약인식마저 높은 상황 이어서, 쟁점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하며, 제약 상황은 제약인식은 높은데 문제인식도 높아 문제점은 느끼고 있은 상황이 다. 다음으로 일상 상황은 제약인식이 낮아 문제제기를 하는 데 큰 어려움 은 없으나, 문제인식 역시 낮아 문제를 제기할 의사가 없는 상태다. 마지막 으로 문제 직면 상황은 어떤 쟁점에 문제를 제기할 문제인식도 높고, 제약 인식이 낮아 그러한 문제제기에 제약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상태다. 그 야말로 쟁점에 대해 공중들이 적극적 문제 제기가 일어나기 충분한 상태다. 그루닉과 헌트(Grunig & Hunt, 1984)는 문제인식과 제약인식에 따른 공중의 커뮤니케이션 상황과 관여도를 조합하여 활동적 공중, 자각적 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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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문제인식과 제약인식에 따른 공중의 커뮤니케이션 상황 문제인식 높음

낮음

높음

제약 상황 (constrained)

숙명 상황 (fatalistic)

낮음

문제 직면 상황 (problem-facing)

일상 상황 (routine)

제약 인식

잠재적 공중, 그리고 비공중들을 문제인식, 제약인식 그리고 관여도에 따라 어떻게 유형화가 가능한지 표 2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표 2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그루닉의 비공중, 잠재 공중, 자각 공중, 활 동 공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듀이는 공중을 ‘①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고, ② 그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서, ③ 그 문제에 관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조직된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루닉은 듀이의 공중에 대한 세 가지 조건을 바탕으로 다음 네 가지로 공 중을 세분화했다(Grunig, 1978; Grunig & Hunt, 1983; Grunig & Repper, 1992). 첫째, 위 세 가지에 모두 적용이 안 되는 ‘비공중’이다. 조직은 이러한 비공중을 대상으로 쟁점에 대해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비공중을 대상으로 조직이 쟁점에 관해 논의를 해야 한다면 많은 시간과 비 용의 소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둘째는 각 개인들이 어떤 쟁점에 동시에 직 면해 있으면서도 그 상황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잠재 공중(latent public)’이 다. 세 번째는 그들이 직면한 쟁점을 같이 인지하고 있는 ‘자각 공중(aware public)’이다. 네 번째는 쟁점에 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같이 고민하는 ‘활동 공중(active public)’이다(박종민, 2004). 문제인식과 제약인식을 바탕으로 공중의 행동 상황을 네 가지로 분류 한 다음, 관여도에 따라 다시 여덟 유형으로 쟁점에 대한 공중의 상황을 나 눈다. 예를 들어 문제 직면 상황 공중들이 그 쟁점에 대해 관여도도 높으면 활동 공중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반면 쟁점 관여도가 낮으면 활동 공중 이 될 수도 있으나, 자각적 공중에 그칠 수도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쟁점에 대한 고관여 상황에서 공중은 자각적이거나 활동적인 공중이 될 수 있다. 또 쟁점에 대한 저관여도 상황에서 공중은, 제약요인마저 높으면 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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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문제인식, 제약인식, 관여도에 따른 공중 분류 공중 유형 고관여

저관여

문제 직면 상황(문제인식↑, 제약인식↓)

활동

자각/활동

제약 상황(문제인식↑, 제약인식↑)

자각/활동

잠재/자각

일상 상황(문제인식↓, 제약인식↓)

활동(보강적)

비공중/잠재

숙명 상황(문제인식↓, 제약인식↑)

잠재

비공중

출처: Grunig, J., & Hunt, T. (1984). Managing public relations. NY: Holt, Rinehart & Winston., p. 153. (참고: ↑= 높음, ↓ = 낮음)

점에 대해 잠재적이거나 자각적인 공중에 머무를 것이다.

다른 유형의 공중들은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가?

공중 상황 이론은 ‘어떤 문제나 쟁점에 관해 문제인식, 제약인식, 그리고 관 여도에 따라 상이한 유형의 공중이 형성되며, 이러한 공중들은 커뮤니케이 션 행동(정보행동), 즉 정보추구와 정보처리행동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라 고 예측’하고 있다. 다양한 쟁점들(환경, 농업, 기업, 건강, 정치, 언론, 그리 고 병원 문제 등)을 바탕으로 공중 상황 이론은 실증적으로 검증이 시도되 었다(권중록, 2000; 김인숙, 1997; 윤희중·차희원, 1998; Atwood & Major, 1991; Gruning, 1978, 1982, 1983a, 1983b; Grunig & Childers, 1988; Grunig & Hunt, 1983; Grunig & Ipes, 1983; Grunig et al., 1988; Hamilton, 1992; Major, 1993/ 1998). 전반적으로 이론의 재검증 결과 문제인식과 관여도가 높고, 제약인식이 낮은 공중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정보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 졌다. 즉, 고관여된 문제 직면 공중이 어떤 쟁점에 활동 공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공중 상황 이론에서 문제인식과 관여도가 높고, 제약인식 이 낮은 공중인 문제 직면(HIPF: Hihg-Involvement, Problem-Facing)공중 일수록 정보추구와 처리행동을 동시에, 활발히 보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Grunig & Hunt, 1983). 문제인식이 높을수록 정보추구와 처리행동을 적극 적으로 보일 것이고, 제약인식이 낮을수록 적극적으로 정보추구와 처리행동 을 보일 것이며, 고관여도일수록 공중의 정보추구의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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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다(조민정·박종민, 2011). 미국 메릴랜드주 지역병원 서비스 연구의 결과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관여도가 높았으며(Grunig, 1978), 저관여 공중이 쟁점에 대해 정보처 리를 많이 하는 반면, 고관여 공중은 정보추구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Grunig, 1982). 홍콩 반환 문제 연구에서도 관여도에 따라 정보 추구와 처리행동이 달라지는 것이 파악되었다(Atwood & Major, 1991). 그러나 높은 문제인식에 낮은 제약인식인 공중은 관여도에 관계없이 정보추구행동을 보이고(Grunig, 1983a), 고관여에서 문제인식이 낮은 경우 적극적인 정보추구행동이 없는 것(Grunig & Childers, 1988; 김인숙, 1997) 으로 나타나는 등 관여도보다는 문제인식(Major, 1993)이 중요한 설명변인 임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도 많았다. 이러한 관여도에 대한 상반된 결과는 문제인식과 관여도 두 변인들의 높은 상호상관성(intercorrelation)이 원인 이라는 지적도 많다(Grunig, 1983a; Slater et al, 1991). 한편 제약인식은 적극적 정보추구행동과는 부적 상관관계를 보인다. 어떤 쟁점에 관여도와 문제인식이 높아 적극적인 정보추구의지가 있어도 본인이 나서 봐야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제약인식마저 높으면 공중은 적극적 정보추구행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약인식이 높은 기 자들이 심층적인 기사에 적극적 의지보다 단순 기자회견이나 연구보고서 에 의존하겠다고 답한 연구(Grunig, 1983b)나, 제약인식이 높은 지역주민 이 지역병원 서비스 개선에 정보추구의지가 없었던 연구(Grunig, 1978), 그 리고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의 효과에 관한 연구(Grunig & Ipes, 1983), 홍 콩 반환 문제에 대한 홍콩인 반응 연구(Atwood & Major, 1991), 지진의 예 측에 대한 공중 반응 평가 연구(Major, 1998)에서도 쟁점에 대한 정보추구 행동 의지에 제약인식은 중요한 변인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제약인식이 높아도 문제인식이 높은 경우 결국 정보추구행동 을 하게 되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변인은 문제인식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 다. 대기오염에 대한 연구(Major, 1993), 위천공단 상수원 오염 문제 연구 (김인숙, 1997), 원자력발전소 설치 문제 연구(Grunig, 1994)에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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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상황 이론의 재검증과 확장 연구

그동안 다양한 쟁점을 중심으로 공중 상황 이론은 검증되어 왔다(권중록, 2000; 김인숙, 1997; 남경태, 2006; 신호창·홍주현, 2000; 차동필, 2002a; 차동필, 2002b; Atwood & Major, 1991; Grunig 1978, 1979, 1983; Hamilton, 1992). 환경 문제 연구(김인숙, 1997)에서 문제인식과 관여도의 개념 중첩성으로 관여도는 크게 정보처리와 추구행동에 영향을 못 미치고, 문제인식과 제약인식만이 중요한 독립변인으로 분석되었으며, 성희롱 문 제 연구(김인숙, 2001)에서는 문제인식과 관여도는 영향력 있는 변인이었 으나, 제약인식이 크게 작용되지 못함을 밝혔다. 그 외 국민연금제도 쟁점 관련 연구(신호창·홍주현, 2000), 대가야 유적지 발굴 쟁점과 관련 연구 (권중록, 2000)에서도 공중 상황 이론 검증이 이루어졌다. 공중 상황 이론에 대한 확장 논의의 관점들(박종민, 2004; 조민정·박 종민, 2011)을 바탕으로 공중 상황 이론의 검증과 확장의 최근 두 가지 주요 흐름인 상황적인 독립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요인들의 연구(조민정· 박종민, 2011; 차동필, 2002a; Aldoory, 2001; Hallahan, 2000b; Kim, Ni & Sha, 2008; Sha, 1999)와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을 추가 또는 수정하여 이론 의 정교화를 시도하려는 관점(박노일, 2009; 박이정, 2003; 윤희중·차희 원, 1998; Atwood & Major, 1991; Hamilton, 1992; Kim & Grunig, 2011) 등 최근 연구 경향은 다음과 같다.

관여도와 문제인식 간의 개념 중복성 문제와 정보 처리 과정의 세분화 경향

공중 상황 이론에서 관여도와 문제인식의 개념적 유사성 문제는 ‘관여도가 적극적 정보추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과 다르게 문제인식이 쟁점관여 도보다 커뮤니케이션 적극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Grunig, 1994; Grunig & Childer, 1988; Major, 1993)을 수용하여, 그루닉이 공중 상 황이론의 과거연구들을 분석하고 문제인식과 관여도의 상관관계가 존재한 다는 사실을 인정(Grunig, 1994)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되었다. 이후 다른 학자들(Slater et al, 1991)의 연구에서도 관여도와 문제인 식의 개념 중첩성으로 인해 이 두 변인들을 한 연구에서 동시에 측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제언이 많아졌다. 즉, 문제인식이 쟁점에 대한 개인의 ‘중요성’과 생각의 ‘빈도’로 측정되는데, 관여도 역시 쟁점이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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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이 연구에서 사용된 공중 분류 문제인식(관여도) 제약인식 높음

낮음

높음

제약 행동(Constraint behavior)

숙명 행동(Fatalistic behavior)

낮음

문제 직면 행동(Problem facing)

일상 행동(Routine behavior)

출처: Grunig & Hunt(1983)

품의 ‘중요성’ 또는 ‘개인적 관련성’이나 ‘개인의 중요성과 관련된 정도 (Grunig, 1992; Hallahan, 2001)’로 정의되기 때문에 개념 중복성이 높다 는 것이다. 어떤 연구들(김인숙, 1997/2001; 문관식·이병관, 2007; 박종민, 2004; 박이정, 2003; 이유나 외, 2009; 조민정·박종민, 2011; Grunig & Childer, 1988; Major, 1993; Slater et al., 1991)은 관여도를 문제인식 측정에 포함하 여 연구를 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연구들에서는 문제인식보다 관여도를 주 요한 변인으로 연구(권중록, 2007, 윤희중, 차희원, 1998)를 진행하기도 했 다. 또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관여도와 문제인식을 선택하여 적 용하거나 통합하여 측정하는 방법(박이정, 2003; 이유나 외, 2009; Major, 1993)이 선택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관여도보다는 문제인식과 제약인식을 공중 상황 이론에서 두 개의 주요한 독립변인으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관 여도를 문제인식 안에 포함하여 쟁점에 대한 공중의 유형을 구분할 경우 이 장의 표 1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 살펴보면, 먼저 숙명 행동(fatalistic behavior) 공중은 어떤 쟁점이나

숙명 행동 공중

상황에 현재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앞으로도 반응할 가능성도 매우 적은 공중이다. 쟁점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않은 데다 문제를 해결하 는 데에서도 제약인식이 높아 문제 해결 의지가 매우 낮은 공중이다. 이들 은 심지어 수동적인 정보처리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다(조민정·박종민, 2011). 제약 행동(constraint behavior) 공중은 쟁점의 문제점은 알고 있

제약 행동 공중

지만 제약감 역시 높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인의 능력을 믿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공중은 문제인식을 일깨운다 해도 제약인식이 높아 적극 적 행동추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제약인식과 문제인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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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행동 공중

모두 낮은 일상 행동(routine behavior) 공중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제약 점에 대해서는 크게 인지하고 있지 않지만, 쟁점을 문제점이라고 생각하 고 있는 않은 상태다. 이런 경우 현 쟁점이 왜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를 잘

문제 직면 공중

교육시키면 문제 직면 공중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 마지막으로 문제 직면(problem facing) 공중은 제약인식이 높지 않고, 쟁점에 대한 문제인 식이 높아 가장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정보를 처리하고 추구하 는 공중이다. 위와 같이 쟁점에 대한 개인의 상황 판단을 기반으로 쟁점별 상황 공중 을 유형화함으로써 쟁점에 대한 공중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예측할 수 있 게 된다. 숙면 행동 공중은 정보처리에 매우 소극적일 것이며, 제약 행동 공 중은 문제점을 일깨워도 제약인식이 높아 적극적 정보추구를 꺼릴 것이며, 일상 행동 공중은 문제인식 자체가 없어 무관심일 것이며, 문제 직면 공중 만이 쟁점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매우 적극적일 것이다(남경태, 2006; Arkin, 1973; Grunig, 1983; Atwood & Major, 1991; Grunig, 1994). 최근 김정남과 그루닉(Kim & Grunig, 2011)은 공중 문제 해결 이론을 제시하면서 기존 공중 상황 이론을 ‘문제 해결 상황 이론(Situational theory of problem solving)’으로 확장하였다. 그림 1, 그림 2에서 알 수 있듯이 ‘문제 해결의 상황 동기(Situational motivation in problem solving)’로 기존의 문 제인식, 제약인식, 관여도를 제안하고, 새로이 ‘참조 기준(referent criterion)’ 을 제안하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였다. 여기서 ‘참조 기준(referent criterion)’ 은 기존 김정남 등의 연구(Kim, Ni & Sha, 2008)와 조민정·박종민(2011) 의 연구에서 제안되었던, 개인의 사회적 관계 및 개인 경험으로부터 형성되 는 선유 경향(antecedent condition)이 영향을 미치는 ‘쟁점 활성화 전 단계’ 에 존재하는 변인들이다. 또한 ‘문제 해결 상황 이론(Situational theory of problem solving)’에서 는 종속변인들을 세 가지 차원으로 새롭게 세분화하였다(표 4 참조). 세분화 된 종속변인들은 정보선택(informaion selection), 정보변동(information transmission), 정보획득(information acquisition)을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 하고 각 차원별로 정보선택 차원에는 쟁점관련정보선별(information forefending), 쟁점관련정보수용(information permitting)을 정보변동 차원 에는 쟁점관련정보전달(information forwarding), 쟁점관련정보공유(in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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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상황 이론의 세분화된 종속변인들 정보획득 (information acquisition)

∙ 쟁점관련정보추구(information seeking) ∙ 적극적 ⇔ 소극적 ∙ 쟁점관련정보주목(information attending)

정보선택 (information selection)

∙ 쟁점관련정보선별(information forefending) ∙ 적극적 ⇔ 소극적 ∙ 쟁점관련정보수용(information permitting)

정보변동 (information transmission)

∙ 쟁점관련정보전달(information forwarding) ∙ 적극적 ⇔ 소극적 ∙ 쟁점관련정보공유(information sharing)

mation sharing)를 정보획득 차원에는 쟁점관련정보추구(information seeking), 쟁점관련정보주목(information attending)을 각각 제시하였다. 각 세부 변인들의 개념을 살펴보면 ‘쟁점관련정보추구’와 ‘쟁점관련정 보주목’의 기존 공중 상황 이론의 정보추구와 정보처리와 유사한 개념이고, ‘쟁점관련정보선별’은 쟁점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관련된 정보를 적극적으 로 선별하고 ‘쟁점관련정보수용’은 정보를 소극적으로 수용하는 행동을 의 미한다. 마지막으로 ‘쟁점관련정보공유’와 ‘쟁점관련정보전달’은 쟁점의 문 제 해결 과정에 관련된 정보를 소극적으로 공유하거나 적극적으로 전달하 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정보 획득 과정에서 정보 선택 과정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보변동 과정으로 진행하게 된다. ‘후진국에서 인간 장기 거래 문제’와 ‘장기 기증을 위한 뇌사 판정 문 제’ 등 두 가지 건강 관련 쟁점을 중심으로 한 김정남과 그루닉(Kim & Grunig, 2011)의 연구 결과 새롭게 제안된 문제 해결 상황 이론(Situational theory of problem solving)은 그림 1, 그림 2와 같이 의미 있는 결과가 도 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쟁점에서도 이 이론이 재검증되고 있음 을 의미한다.

‘쟁점 활성화 전 단계 접근(Static or Cross-Situational Approach)’을 통 한 독립변인의 선행 요인 연구 경향

상황적인 독립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요인들의 연구(조민정·박종민, 2011; 차동필, 2002; Aldoory, 2001; Hallahan, 2000b; Kim, Ni & Sh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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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문제 해결 상황 이론(Situational theory of problem solving)의 검증: 후진국에서 인간 장기 거래 문제

출처: Kim & Grunig, 2011, p. 139

그림2 문제 해결 상황 이론(Situational theory of problem solving)의 검증: 장기 기증을 위한 뇌사 판정 문제

출처: Kim & Grunig, 2011, p.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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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 1999)는 공중 상황 이론의 확장된 연구의 또 다른 주요 관점이다. 이러 한 관점은 문제인식과 제약인식인 주 독립변인에 미치는 사회심리학적, 심 리학적 변인들에 관심을 가지고 논의되어 왔다. 할라한(Hallahan, 2000)은 조직의 PR 전략적 관점에서 쟁점에 대한 공 중의 동기(관여도)와 능력(지식)을 증가시키면 쟁점에 대한 적극적 활동 공 중이 등장하게 된다고 보았다. 관여도의 증진을 위해서는 정보원의 신뢰도 와 매력,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메시지, 단순한 메시지, 신선한 자극, 수용자 와의 유사성 등 동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한편 국내에서는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의제 설정 차원에서 공중 상황 이 론의 문제인식과 정보추구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요인일 수 있음이 연 구되기도 했다(차동필, 2002). 건강 쟁점에 대한 여성의 관여도에 미치는 선행요인을 분석한 결과 자아정체성,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인식, 일상 생활에 대한 개인인식, 정보원에 대한 선호도, 메시지 내용에 대한 태도 등 이 주요한 변인들임을 파악하였다(Aldoory, 2001). 이러한 이전 결과들을 바탕으로 쟁점 활성화 상황의 전 단계인 ‘쟁점 활성화 전 단계’를 연구(cross-situational approach)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 시되었다. ‘쟁점 활성화 전 상황’은 쟁점 활성화 상황과 달리 ‘관계자 (stakeholder) 환경 내 다분히 영속적인 것으로, 쟁점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 기 전 개인이 쟁점에 대해 애초부터 가지고 있었던 태도 및 인식 등 선유 경 향’으로 정의된다. 쟁점 진행 상황에서 쟁점에 대한 개인의 지각에 따라 공 중이 유형화되지만 이러한 쟁점 진행 상황 전에 이미 존재하는 개인의 성별, 연령, 개인이 가진 정치 성향, 사회적 지위 등이 쟁점 진행 상황 이후 커뮤니 케이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Aldoory & Sha, 2007; Kim, Ni & Sha, 2008). 따라서 개인의 선유적 속성을 기초로 한 ‘쟁점 활성화 전 단 계에서 공중 세분화(cross-situational segmentation)’와 쟁점 활성화되어 상황적 특수성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쟁점 활성화 상황에서 공중 세분화 (situational segmentation)’는 차별화해 분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표 5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쟁점 활성화 전에는 관계자 (stakeholder) 단계에 머물던 관계자들은 특정 쟁점 A가 정적 상황에서 동 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조직 또는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자 중 특정 쟁점 A 관련 관계자가 공중이 되면서 관계자 단계(Stakeholder Stage)는 특정 쟁

관계자/스테이크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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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쟁점 활성화 단계와 공중 세분화 모형

단계

세분화가 가능한 개념들

공중 세분화 유형

공중 세분화 유형

이해관계자 단계 (Stakeholder Stage)

가치관, 관계, 능력

인구학적 속성, 지역학적 속성, 심리적 속성, 문화, 관계, 사회/정치/경제적 맥락

정적 또는 쟁점 활성화 전 단계에서 공중 세분화 (Static or Cross-Situational Segmentation Approach)

공중 단계 (Public Stage)

문제인식, 제약인식

쟁점/위기 단계 (Issues/Crisis Stage)

자원, 문제, 결과

문제 직면(problem facing) 공중, 제약 행동(constraint behavior) 공중, 일상 행동(routine behavior) 공중, 숙명 행동(fatalistic behavior) 공중

동적 또는 쟁점 활성화 상황에서 공중 세분화 (Dynamic or Situational Segmentation Approach)

출처: Aldoory & Sha, 2007; Kim, Ni & Sha, 2008; 조민정·박종민, 2011

점 A에 대한 공중 단계(Public Stage)로 활성화된다. 쟁점 활성화 상황과 쟁 점 활성화 전 단계의 구별은 공중 상황 이론을 연구할 때 쟁점 활성화 상황 만을 파악하는 것에 대한 한계점을 제시하는데, 그 근거는 쟁점 활성화 상 황 접근의 한계점을 쟁점 활성화 전 단계 접근을 통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 이다. 이런 쟁점 활성화 전 단계를 동시에 연구해야 함을 주장하는 학자들 은 쟁점 활성화 상황만을 연구할 경우 ‘쟁점 활성화 상황의 공중들이 어떤 정보행동을 보일지’ 파악하는 데 그치겠지만, 쟁점 활성화 전 단계 접근을 동시에 연구할 경우 쟁점 활성화 전에 존재하는 공중의 쟁점에 관한 선유 경향들(기존 사회심리학적 태도, 라이프스타일 등)에 근거하여 ‘이들의 정 보행동을 예측하고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어떠한 접근을 해야 하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Aldoory & Sha, 2007; Kim, Ni & Sha, 2008). 다시 말하면, 쟁점 활성화 상황 세분화 연구는 쟁점별 핵심 공 중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만약 핵심 공중이 정보 추구 시 즐겨 사용 하는 미디어의 유형과 미디어 사용 양식은 쟁점 활성화 전 상황의 공중 세 분화 접근을 통해서만 파악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PR 실무 차원에서 조직이 공중과 관계할 때 먼저 조직 환경에 놓여 있는 관계자들을 그들의 인구학적 속성과 심리학, 사회심리학 적 속성으로 유형화하여 관계자의 특성에 맞는 관계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전 략적인 관계 관리 차원의 노력이기도 하다. 더불어 과거 공중 상황 이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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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공중들의 심리학적 변인, 인구통계학적 변인 등 선행 요인들을 추가하여 연구, 이러한 선행 요인들이 작동할 수 있는 쟁점 활성화 전 상황의 차이가 쟁점 활성화 상황의 변인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Kim, Ni & Sha, 2008)를 바탕으로 한 연구 제안이기도 하다.

쟁점 진행 모형과 공중 세분화 쟁점관리(Issue management)는 ‘특정 조직에 관련된 다양한 쟁점들이 매

쟁점관리

체의제로 전환된 후 공중의제로 확산되는 과정을 조직 입장에서 유리하게 전개시키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박종민, 2004). 즉, 쟁점의 부정적 영 향을 최소화하고 쟁점이 조직에게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는 전략적이고 사전준비적인 PR 행위다. 이러한 쟁점 관리 과정에서 쟁점의 변화에 따라 공중은 어떻게 변화되고 세분화되는가를 쟁점에 대한 공중의 지식수준과 관여도수준으로 할라한(Hallahan, 2001)이 연구하였다. 그는 쟁점에 대한 공중의 지식과 관여도에 따라 공중을 세분화하고 이러한 세분 화된 공중에 맞는 전략적 대응 방안을 제안하였다.

쟁점 진행 과정에서 공중 세분화

공중 상황 이론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그루닉은 쟁점의 상황에 따라 쟁점에 대한 문제인식, 제약인식, 관여도 기준으로 공중을 세분화하였다. 그러나 할라한은 쟁점에 대한 공중의 지식과 관여도수준에 따라 공중을 분류하고 있다(2000a, 2001). 쟁점에 대한 지식이란 쟁점에 대한 개인의 능력(ability)과 관련되는 것으로, 특정 쟁점에 관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태도, 신념, 또는 전문성 을 말한다(Hallahan, 2000a, 2001). 부연하면, 지식이란 ‘기억 노드(nodes)

기억 노드

로 이루어진 연상 네트워크(associated networks), 혹은 스키마(schemas)

스키마

라고 하는 위계적 지식 구조의 형태로 기억 속에 조직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allahan, 2000a/ 2001). 이러한 쟁점에 대한 지식수준은 쟁점에 직면 하는 공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쟁점에 대해 높은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 들은 그 쟁점에 대해 정보를 처리하고 추구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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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에 대해 낮은 지식수준의 사람들은 정보처리와 추구 능력이 부족하다 는 것이다. 쟁점에 대한 관여도는 특정 쟁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개인의 동기 (motivation)와 관련되며, 때로는 쟁점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선유적 성향(predisposition)과 관련되는 개념이다(Hallahan, 2001). 할라한은 지식 과 달리 관여도는 개인이 어떤 대상(사물, 사람, 상황, 조직 등)에 대해 개인 적으로 관련(relevant)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중요(consequences)하 다고 느끼는 정도(Petty & Cacioppo, 1986)라고 말한다. 할라한은 쟁점에 대한 공중의 지식과 관여도수준에 따라 공중을 세분화 하였다. 표 6에서와 같이 어떤 쟁점에 대해 지식과 관여도수준이 낮은 상황부 비활동 공중

터 설명하면, 지식과 관여도가 모두 낮은 공중들은 ‘비활동 공중(inactive publics)’이다. 여전히 쟁점에 대해 지식수준은 낮으나 쟁점에 노출되고 인지 되어 점차 쟁점에 관한 관여도가 증가하여 고관여도 상황이 되면 이들은 저

환기공중

지식 고관여 수준의 ‘환기 공중(aroused publics)’이 된다. 이러한 환기된 공 중이 쟁점에 대한 지식수준까지 높아지면 지식수준과 관여 수준이 모두 높은

활동 공중

‘활동 공중(active publics)’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 공중은 쟁점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태도와 행동을 보이게 된다. 실제 쟁점이 조직에 위기적 요소이면 쟁점관리라기보다 위기관리 상 황이 되며, 이런 경우 쟁점에 대한 활동 공중을 어떻게 지식과 관여도수준 을 낮추는가가 조직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적 대응이 되며, 반대로 쟁점이 조직에게 기회인 쟁점관리 상황이면, 어떻게 저지식 저관여 수준인 비활동 공중을 고지식 고관여 수준의 활동 공중으로 변화시키는가가 조직에게 중

인지 공중

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인지 공중(aware publics)’은 원래 쟁점에 대해 지 식수준은 높았으나 관여도가 높지 않는 공중 상황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인 지 공중은 사회의 다양한 쟁점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적극적 인 활동은 취하지 않는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의 관여도를 높여 적극적 활동 공중으로 이끄는 과정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이 활동성을 유도하는 것보다 이들과 협력한다든지, 이들이 쟁점에 대 해 조직과 동일한 입장을 가지게 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전략적 대응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쟁점에 대

비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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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식도 없고 관여도 되어 있지 않고 사람들을 ‘비공중(non-publics)’이라


한다(2000a/ 2001). 할라한이 이야기하는 공중의 유형을 다시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 다. ‘비활동 공중’은 특정 쟁점에 대해 지식과 관여 수준이 모두 낮은 공중이 다. 대체로 비활동 공중은 특정 쟁점에 관해 고관여가 될 만한 동기 (motivation)가 없거나, 쟁점의 현재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다. 이러한 비활동 공중은 그루닉의 높은 제약인식과 낮은 문제인식의 숙명 행동 공중과 비슷하다. 다음 환기 공중이란 비활동 공중처럼 특정 쟁점에 대해 지식수준은 낮 지만, 쟁점 관여도가 높아진 공중을 말한다. 환기 공중은 할라한에 따르면 특정 문제에 대해 동기화되어 있지만 아직 조직화되어 있지는 못한 상황이 다. 따라서 환기 공중이 쟁점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얻게 된 다면 활동 공중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환기 공중이 관여도가 높아 환기되기 위해서는 쟁점에 대한 개인 경험, 쟁점에 대한 미디어 보도 에 노출, 쟁점에 대한 다른 사람과의 토론, 사회 조직의 쟁점 논의 노출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활동 공중은 특정 쟁점에 대해 지식과 관여 수준이 모두 높은 상황의 공중을 말한다. 이들은 쟁점에 대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활동을 위해 조직 화될 수도 있다. 듀이나 부르머가 이야기하는 전통적인 공중의 개념과 가장 유사하며, 이들을 이끄는 핵심 세력은 이익집단이나 사회단체의 지도자들 이며, 이들은 본인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본인들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 이 투자할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인지 공중은 특정 쟁점에 대해 높은 지식수준은 가지고 있지만 관여도 가 낮아 쟁점에 대해 적극적 태도나 행동을 취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쟁점 관련 조직의 역사나 조직 활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쟁점 발 생의 원인, 진행 과정 그리고 예상되는 결과도 예측하지만 개인 이해 (personal stake)가 없어 활동 공중으로 변화되지 않는다(Hallahan, 2000a/ 2001). 할라한(2000a/2001)은 인지 공중을 정치학의 ‘대중-관심 공중(mass public-attentive group)’과 유사하다고 보았다. ‘대중-관심 공중(mass public-attentive group)’은 정치학에서 교육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아 각종 사회 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높은 여론 지도층을 이야기한다. 비공중(non-publics)은 특정 쟁점에 대해 지식과 관여가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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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쟁점의 지식과 관여도수준에 따른 공중 세분화 관여도 저관여

고관여

높은 지식

인지 공중 (aware publics)

활동 공중 (active publics)

낮은 지식

비활동 공중 (inactive publics)

환기(각성) 공중 (aroused publics)

비공중 (nonpublics) (지식/관여도 없음)

지식

출처: Hallahan, K. (2000a). Inactive publics: The forgotten publics in Public Relations, Public Relations Review, 26(4), p. 504., 박종민(2004) 재인용

이다. 그러나 이들도 특정 쟁점에 대해 관여가 증가하고 지식이 쌓이게 되 면 공중의 영역 안에 포함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쟁점 진행 의미

다음은 쟁점 진행에서 진행(process)이 가지는 의미를 파악해 보자. 다음 화살표가 보여주듯이 쟁점에 대한 공중의 상황에 따라 비활동 공중이 활동 공중으로 변화되는 과정 또는 진행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할라한은 공중은 특정 쟁점에 대해 그들의 지식과 관여 상태가 변화됨 에 따라 유형화된 공중 유형 역시 변화됨을 제시하였다. 쟁점이 진행되는 과정은 비활동 공중→환기 공중→활동 공중의 과정으로 변화되며 그 역 방 향으로의 진행도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특정 조직에 특정 쟁 점이 위기라면 조직 목적은 공중을 어떻게 쟁점 관련하여 활동 공중→환기 공중→비활동 공중으로 또는 활동 공중→인지 공중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가 중요한 위기관리 상황이 될 것이다. 역으로 조직에게 쟁점이 위기가 아 니라 기회인 상황이라면 그 쟁점관련 공중을 어떻게 하면 비활동 공중→환 기 공중→활동 공중 또는 인지 공중→활동 공중으로 변화시키는가가 중요 한 전략이 될 것이다. 쟁점 관리란 항상 이렇게 쟁점 관련 공중의 변화와 관 계되고 또 이러한 변화를 통해 쟁점이 변화되는 진행 과정 중이기에 쟁점 진행은 타당성 있는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중 유형별 조직의 쟁점 관리 대응 전략

조직의 PR 실무자 쟁점 관리에서 쟁점에 대한 공중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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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쟁점 진행 과정에서 쟁점 관리를 위한 공중별 대응 전략 공중 유형

대전략

활동 공중

협상 전략 (negotiation-based strategy)

개입 전략 각성 공중 (intervention-based strategy)

인지 공중

비활동 공중

교육 전략 (education-based strategy)

예방 전략 (prevention-based strategy)

옹호-조화

소전략

옹호

회피 전략(avoidance)

혼합

인정 전략(acknowledgement) 교섭 전략(bargaining)

조화

양보전략(concession)

옹호

가시적 협조 전략(co-optation) 봉쇄 전략(containment)

혼합

확대/협력 전략(outreach/cooperation)

조화

문의 대응전략(inquiry handling) 모니터링 전략(monitoring)

옹호

매체 옹호 전략(media advocacy)

혼합

로비 전략(lobbying)

조화

동맹 구축 전략(alliance building)

옹호

환심 사기 전략(ingratiation) 평판 강화 전략(reputation enhancement)

혼합

성과 모니터링/ 품질보장 전략 (performance monitoring/quality assurance)

조화

여론 조사 및 시장 모니터링 전략 (poll taking/market monitoring)

출처: Hallahan, K.(2001). The dynamics of issues activation and response : An issue process model.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13(1), p. 51, 박종민(2004)

워야만 효과적으로 공중과 관계 관리를 진행할 수 있다. 할라한(Hallahan)은 각 공중 유형별 대응 전략을 네 가지로 제안하였다. 비활동 공중에게는 예방 (prevention) 전략, 환기 공중에게는 개입(intervention) 전략, 활동 공중에 게는 협상(negotiation) 전략, 그리고 인지 공중에게는 교육(education) 전 략을 추천하였다. 이러한 네 가지 전략은 다시 16가지의 세부 전략들로 나 뉠 수 있다(표 7). 비활동 공중을 대상으로 한 예방 전략은 쟁점에 대한 주의 및 관심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즉, 이 전략은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중의 관 심을 유도하기 위해 사전에 공중의 의견을 수렴한 후 조직에 긍정적 태도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직 옹호 전략으로 조직이 제공하고 있는 이익을 이해 당사자들에게 설득하는 ‘환심 사기 전략’ 그리고 문화, 예

환심 사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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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환경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조직이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는 것을 알려 조직의 명성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 조직에 대한 평판 강화 전략

호의적인 태도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하는 ‘평판 강화 전략’이 있다. 또한 옹 호와 화해의 혼합 전략으로는 문제 여지가 있는 쟁점에 대해 조직이 사전에

성과 모니터링/ 품질 보장 전략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과 모니터링/품질 보장 전략’이 있으며, 가장 공중 중 심적인 화해 전략으로는 쟁점 관련 공중 동향을 미리 알고 가급적 공중의 입장에 따르려고 노력하는 ‘여론 조사 및 시장 모니터링 전략’이 있다 (Hallahan, 2001, pp. 46∼47).

개입 전략

개입 전략은 장기적으로 쟁점 관련 지식만 쌓이면 활동 공중으로 발전 될 수 있는 환기 공중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이에는 쟁점의 중요성

봉쇄 전략

과 필요성을 사전에 약화시켜 쟁점 부각을 차단하는 ‘봉쇄 전략’, 표면적으로

가시적 협조 전략

화해적 표현을 취하면서 이면에서 쟁점의 성장을 차단하려는 ‘가시적 협조 전략’, 또한 쟁점 관련 반대편에 선 공중들을 미리 파악하고 이들과 협력하여

확대/협력 전략

조직화를 막고 조직의 신뢰를 높이려는 ‘확대/협력 전략’이 있다. 쟁점 관련

모니터링 전략

반대편에 선 공중과 화해를 이루기 위한 방법들로 ‘모니터링 전략’과 ‘문의 대

문의 대응 전략

응 전략’이 있다. ‘모니터링 전략’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쟁점에 대해 지 속적인 감시 시스템을 가지고 이를 통해 쟁점 관련 공중 태도를 사전에 파악 하려는 전략이며, 이렇게 사전에 공중의 문제 제기를 파악해 해결하려는 전 략이 ‘문의 대응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들은 쟁점 관련 공중의 불만족들을 사 전에 파악하여 해결하려는 친공중 전략들이다(Hallahan, 2001, pp. 44∼45).

협상 전략

협상전략은 고관여 고지식의 활동 공중과 직접 대화하여 문제를 해결 하려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협상 전략에는 쟁점에 대해 이미 적극적 활

회피 전략

동 공중이 돼 버린 공중들과 직접적 접촉을 피하는 ‘회피 전략’, 그리고 쟁점

인정 전략

에 대한 활동 공중의 요구나 주장을 인정하는 ‘인정 전략’, 쟁점을 세분화하 여 세부쟁점의 일부는 양보하고 나머지 쟁점들은 조직의 입장을 관철시키

교섭 전략

려는 ‘교섭 전략’ 그리고 활동 공중의 주장을 깨끗이 받아들이고 그들의 합

양보 전략

법성을 인정하는 ‘양보 전략’ 등이 있다(Hallahan, 2001, pp. 43∼44).

교육 전략

교육 전략은 쟁점에 대해 지식은 높으나 관여가 낮아 아직 활동 공중이

매체 옹호 전략

아닌 인지 공중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다. 이에는 ‘매체 옹호 전략’, ‘로비 전

로비 전략 동맹 구축 전략

략’, ‘동맹 구축 전략’ 등이 있다. ‘매체 옹호 전략’과 ‘로비 전략’은 미디어 관 계자나 정부에 쟁점에 대한 조직의 입장을 설득하여 이러한 인지 공중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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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을 옹호하게끔 만드는 전략이다. 언론 퍼블리시티, 언론 광고, 정부 공직 자 대상 로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동맹 구축 전략’은 인지 공중들에 속하는 관계자들을 아주 직접적으로 조직의 입장에 설 수 있는 동맹들로 포 섭하려는 전략이다. (Hallahan, 2001, pp. 45∼46). 할라한의 쟁점 진행은 과거 쌍방향 불균형 모델과 조화의 정황성 모델 의 이론적 한계를 극복하는 면이 있다. 즉, 조화의 정황성 모델이 과거 이론 들이 제기하는 PR활동의 이분법(균형/불균형 차원)적 구분을 비판하고 연 속체(continuum) 개념을 제시하였으나, 공중을 세분화하지 않았다는 문제 점이 있다. 할라한의 쟁점 진행 모델은 우선 조화의 정황성 모델에서 제시 한 공중과의 관계성에서 조화, 혼합, 옹호의 연속체 상황을 가정하고 이러 한 연속체의 상황별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따른 세분된 공중별 PR 전략 세 분화 모델을 제시하였다(박종민, 2004). 또한 할라한의 쟁점 진행 모델은 공중 상황 이론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 책도 제시하고 있다. 즉, 공중 상황 이론에서 문제인식, 제약인식, 관여도로 공중 분리를 시도하였고, 이에 따라 문제인식과 관여도의 개념적 중복성 문 제가 계속 제기되었는데, 쟁점 진행 모델은 공중을 지식과 관여도로 새롭게 세분화하여 이러한 문제인식과 관여도의 중복성을 해결하는 관점을 제기 하고 있다(박종민, 2004). 그러나 이러한 쟁점 진행은 앞으로 하나의 사회 과학적 이론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증 검증 과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모델 수준 단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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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위기관리

황성욱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기관리의 정의 현대사회의 조직은 다양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이슈와 뉴스를 창출하고 때로는 위기에 직면하여 많은 부침을 겪기도 한다. 위기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잘 극복했을 때에는 조직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도 있지만 단 한 번 의 위기에 조직의 오랜 역사가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이러한 위기를 관 리하는 것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루어져 온 중요한 연구 주제다. 예를 들어 PR학을 비롯하여 경영, 수사학, 조직심리학 등과 같은 분야에서도 위 기관리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연구해 왔다(Coombs, 2001). 위기 관리 연구

특히 PR학에서의 위기관리 연구는 최근 10여 년간 양적으로 많은 증가 세를 보여 왔다. 2000년대 중반 길핀과 머피(Gilpin & Murphy, 2006)는 위 기관리 주제를 다루는 이론적이고 실무적인 연구의 증가를 지적한 바 있으 며, 2000년대 이후 출간된 우리나라와 서구의 PR 교재에서는 공통적으로 위 기관리를 PR의 매우 중요한 기능적 영역으로 주목하고 분류하고 있다(김영 욱, 2003; 윤희중·신호창, 2000; Wilcox & Cameron, 2010; Hansen-Horn & Neff, 2008). 나아가 PR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위기관리 연구의 현 황을 양적으로 내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9년에 10편에서 10여 년 뒤 30 여 편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 온 것이 뚜렷이 관찰된다(함창 대·황성욱·캐머런, 2011). 이 같은 학계의 현황은 결국 현실에서 각 조직 들이 갖는 위기관리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위기관리 PR 연구 분야에서 많은 성취를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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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쿰스(Coombs, 2001)는 위기관리가 PR의 역할, 경영적 기능에서 위상 강 화, 실무적인 숙련도의 증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였고 그는 위기 관리 연구들이 PR이론, 개념, 정보, 문제 해결과 커뮤니케이션 실무적 기술 등을 가르치는 데 최상의 영역이자 방법이라고 단언하였다. 이와 같은 위기관리에 대해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다양한 정의들을 제 시하고 있다. 먼저 최윤희(1994)는 위기관리를 위험과 불확실성의 많은 부 분을 제거하여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기 술이라고 정의하였다. 리틀존(Littlejohn, 1983)은 위기관리를 “비상사태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위기 발생에 대비하여 계획하고, 필요할 때는 그것 을 실행에 옮기는 다각적인 조직 차원의 노력”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펀 방스(Fearn-Banks, 1996)는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건들의 위험 성과 불안 요인을 감소시키고 조직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전 략적인 계획”이라고 위기관리를 설명하였다. 또한 윌콕스와 캐머런(Wilcox & Cameron, 2010)은 전략적인 갈등관리란 용어를 통해 위기관리를 정의하 기도 하였다. 즉, 조직의 입장 그리고 가능한 범위에서 조직이 직면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면서 궁극적으로 위기가 될 수 있는 갈 등의 생애주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PR 실무자들이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과정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와 같은 정의들은 표현상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위기를 대비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기울이 는 전략적인 계획과 노력이라고 공통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위기관리의 단계 위와 같은 정의의 토대 위에서 학자들(Coombs, 1999; Fink, 1986; Mitroff & Pearson, 1993; Wilcox & Cameron, 2010)은 위기관리를 다시 여러 단계로 나 누어 구분하게 되는데 핑크(Fink, 1986)는 사전 경고 단계 및 징후 단계, 위기 발생 단계, 사후 처리 및 만성적 단계, 그리고 해결 단계의 4단계로 구분하였 다. 미트로프와 피어슨(Mitroff & Pearson, 1993)은 위기 감지 단계, 대비 및 예방 단계, 위기 피해 억제 단계, 회복 단계, 그리고 학습 단계의 5단계로 분류 하였다. 마찬가지로 학습 단계를 포함시키면서 쿰스(Coombs, 1999)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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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를 예방, 준비, 실행, 학습으로 구분하였다. 구체적으로 예방(prevention) 은 위기를 피하기 위한 단계를 의미하고, 준비(preparation)는 위기에 대해 취 약한 정도를 진단하고 위기관리팀을 조직화하며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위기관리 계획을 다루는 단계다. 또한 실행(performance) 단계는 준비된 위 기관리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적용하는 과정이며 학습은 위기관리 실행에 대 한 평가를 하는 단계다. 쿰스(Coombs, 1999)는 이러한 위기관리의 각 단계들 이 다음 단계에 영향을 미치며, 학습의 마지막 단계는 다시 최초 예방 단계의 토대를 제공하는 등 유기적인 순환 구조를 이룬다고 설명하였다. 쿰스의 순환적 위기관리 4단계 분류와 유사하게 윌콕스와 캐머런 (Wilcox & Cameron, 2010)도 위기관리를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하였다. 즉, 사전 대응적 단계(proactive phase), 전략 단계(strategic phase), 반응 단계 (reactive phase), 회복 단계(recovery phase)로 나뉜다. 각 단계와 주요 활동 을 간략히 설명하면 사전 대응적 단계에서는 조직을 둘러싼 여러 쟁점들 중 중요 쟁점을 선정하여 그 증감을 관리하는 쟁점관리(issue management) 활 동을 주로 하게 된다. 쟁점 중에서도 특히 부정적인 쟁점은 조직에 대한 위험 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러한 위험을 누그러뜨리고 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위험 커뮤니케이션

막는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위험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전략 단계에서 실무자들이 수행 해야 할 위기관리의 활동이다. 나아가 조직의 위험 커뮤니케이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는 부주의와 불 가항력 등의 다양한 이유로 위험 요인이 미디어를 통해 공중에 인지되어 위 기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즉 위기가 발생한 이후 위기와 관련한 조직의 입장 과 결정을 밝히고 해당 위기를 극복하고자 수행하는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 동들을 반응 단계에서의 위기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이라고 부른다. 네 번째로 위기가 정점을 지나고 그 강도가 현저히 약해지며 다른 주 요 쟁점들의 등장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게 될 때 조직은 손상 받은 평판을 회복하기 위해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기획하고 수행하게

평판관리

된다. 이러한 활동들을 회복 단계에서의 평판관리(reputation management) 라고 할 수 있다. 평판관리로 이어지는 한 쟁점에 대한 위기관리의 과정은 평 판관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쿰스(Coombs, 1999)가 설명한 것과 유 사하게 회복 단계의 평판관리가 다시 조직의 다양한 쟁점관리와 연결되고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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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위기관리의 단계와 활동

출처: Wilcox & Cameron(2010) 재구성

향을 미치는 순환적 구조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러한 평판관리 와 쟁점관리의 단계는 명확히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진다기보다는 맞물려 동 시에 수행될 수도 있는 일련의 PR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전 대응적 단계: 쟁점관리 쟁점의 정의

흔히 이슈(issue)라고 불리는 쟁점에 대해 학자들은 다양한 정의를 제시하 고 있다. 먼저 체이스(Chase, 1977)는 조직을 기업으로 두면서 기업 경영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적 외적인 상황 또는 조건을 쟁점이라고 정의하였다. 존스와 체이스(Jones & Chase, 1979)는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 설명하였으며 크레이블과 비버트(Crable & Vibbert, 1985)는 ‘한 사람 이상이 중요성을 부여하는 인식된 문제들’이라고 정의하 였다. 무어와 칼루파(Moore & Kalupa, 1985)는 ‘조직경영에 심각하게 영향 을 미칠 내외부의 상황 또는 조건, 사실, 가치 또는 정책에 대한 논쟁의 여지 가 있는 문제’라고 정의하였다.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무어와 칼루파의 정의 와 유사한 맥락에서 이 장에서는 쟁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즉, 조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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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직 내적인 문제나 사건 그리고 외적으로 제 기 및 형성된 조직과 연관되는 정치적, 행정적, 법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 적인 변화와 뉴스를 쟁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을 조직으로 생각해 본다면 해당 기업의 내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격적인 인사, 조직 문화적 차원의 다양한 이벤트, 내부 직 원 간의 원활한 소통 또는 불통의 문제, 노출도 높은 조직 리더의 유연하고 민주적인 혹은 권위적인 리더십 등 다양한 소재들이 기업 내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쟁점이며, 외부적으로는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외 정세, 국회에 계류 또는 통과되는 법안, 관련 행정부서의 이동과 변화, 국내 외 경쟁 기업들의 경영 및 마케팅 활동, 주요 언론사 CEO/편집국장의 인사 변동, 기업의 경영과 관련된 국내외 스포츠 연예 이벤트 등에 대한 다양한 뉴스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쟁점관리의 정의

이러한 쟁점을 관리하는 활동이 위기관리의 가장 첫 번째 단계인 사전 대응 적 단계에서의 핵심 활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 쟁점관리란 조직에 영향을 미 칠 수 있는 경향, 관심 사항, 쟁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련하여 조직의 긍정 적 이미지를 형성할 방법을 찾는 조직의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Coates, Coates, Jarratt, & Heinz, 1986). 또한 헤인스워스와 멩(Hainsworth & Meng, 1988)은 “조직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법적, 정치적, 사회적 쟁점들 의 원인을 분석한 후에, 조직의 자원을 동원하여 쟁점의 진행 과정을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하려 하는 조직의 행동 지향적 관리 조정 기능”이라고 정의하였다. 나아가 최윤희(2000)는 조직이 쟁점을 미리 파악하고 이 쟁점 이 문제로 발전하여 위기가 뒤따르기 전에 사전에 막는 기능이라고 설명하 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쟁점관리에 대한 정의는 주로 부정적인 쟁점에 대한 관리를 다루고 있으며 공통점은 문제에 대한 조기 탐지 및 확인과 문제의 확 산과 발전을 막는 체계적인 노력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쟁점은 긍 정적인 경우도 있으므로 긍정적인 쟁점을 발굴하고 조직에 대해 우호적으 로 이를 보다 공중에게 널리 인지시키고 확산시키는 커뮤니케이션 활동 또 한 쟁점관리에 당연히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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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별 쟁점관리의 단계

쟁점관리는 다시 세부적인 단계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체이스(Chase, 1984) 는 쟁점 확인의 단계, 쟁점 분석의 단계, 쟁점 변화 전략 단계, 쟁점 실행 프 로그램 단계로 구체화하였다. 즉,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직을 둘러싼 어떤 쟁점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쟁점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분석하며, 조직에 우호적으로 쟁점을 변화시키고 공중에 인식시키고자 하는 전략을 고민하 며, 나아가 어떤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들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가능하게 할 것인지 실무자들의 기획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최 윤희(2000)도 쟁점관리를 쟁점의 확인, 우선순위의 결정과 분석, 전략 그리 고 이행으로 구분하였다. 그는 쟁점을 분석하기 위한 실무팀의 구성이 필요 하다고 주장하였으며, 두 번째 분석 단계가 다시 조직에 지대한 영향을 미 치는 쟁점의 분석, 쟁점이 낳을 위험과 기회의 분석, 영향력의 양적 분석, 조 직 반응의 분석, 쟁점의 추적·정리·재분석 등으로 순차적으로 나누어진 다고 설명하였다. 크레이블과 비버트(Crable & Vibbert, 1985)는 쟁점관리를 잠재 단계, 쟁점 임박, 현재 단계, 쟁점의 위험 수준 단계, 그리고 동면 단계의 5단계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잠재 단계는 쟁점에 대해 몇몇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

잠재 단계

기 시작하는 단계로 먼저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크레이블과 비버트는 주장하였다. 김영욱(2003)은 조직이 평소 확보해 둔 여론 지도층이나 다양한 언론 채널들과의 유대 관계가 이 단계에 서 매우 유용하고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두 번째, 쟁점 임박 단계는 보다

쟁점 임박 단계

많은 사람들에게 쟁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는 단계로 일부 공중들은 해당 쟁 점을 자신의 이해관계와 견주어 평가해 보기도 한다. 다음으로, 현재 단계

현재 단계

는 공적으로 해당 쟁점이 현재의 의제가 됨을 의미하며 이 때 미디어는 관 련 정보를 배포, 보도하고 공중의 여론은 찬반으로 갈라지는 경향이 있다. 네 번째 위험 단계에서는 공중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신의 입장

위험 단계

과 태도를 결정하며 정책 선택에 대한 압력을 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동

동면 단계

면 단계는 쟁점이 해결되고 종료된 상태이지만 해당 쟁점은 새로운 국면과 상황에 의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따라서 동면 단계의 쟁점을 조 직이 계속 관리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부정적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김영욱,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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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의 쟁점관리의 단계

히스(Heath, 1997)는 쟁점관리 실무를 현실적으로 잘 반영한 단계를 제시 하였는데 쟁점 확인(issue identification), 쟁점 스캐닝(issue scanning), 쟁 점 모니터링(issue monitoring), 쟁점 분석(issue analysis), 그리고 우선순 위 선정(priority setting)으로 구성된다. 즉, 전략적인 경영 목표를 성취하 기 위한 한 조직의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련의 뉴스와 가십거리들 이 누락되지 않도록 찾아내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인 쟁점 확인 단계다. 다음 으로 등장한 쟁점이 현저한 양상으로 변모할 때 그러한 쟁점들을 분간해 내 는 과정을 2단계 쟁점 스캐닝이라고 설명하였다. 히스는 현저한 쟁점이란 한 조직의 기획과 운영에 중요할 수 있는 공신 력 있는 세미나, 과학적 혁신과 발견, 그리고 조직의 실적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비평 등과 같은 다양한 쟁점들 중 다수의 공중에 의해 인식되고 그 인지의 정도가 점점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한 경우라고 설명하였다. 세 번째 쟁점 모니터링이란 다수의 쟁점들 중 두드러진다고 판단된 현저한 쟁점들 에 대해 지속적으로 그 증감을 관찰하고 나아가 예측하는 과정을 뜻한다 히 스는 쟁점 모니터링을 할 때 다섯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① 쟁점이 계속되고 있는지 안정화되고 있는지 증가하고 있는지 아니면 줄어 들고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② 언론, 정부기관, 시민단체, 기업 관련 단 체에 의해 그 쟁점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어느 정도 깊이에서 보도되고 토론 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③ 특정 쟁점에 대해 우호적인 또는 비우호적 인 공중들의 양적인 변화가 어떠한지 관찰해야 한다. ④ 여론 지도층의 해 당 쟁점에 대한 의사표명, 역할, 주장의 확신의 정도에 변화가 있는지 관찰 해야 한다. ⑤ 이러한 일련의 추세들이 정책 입안의 움직임(legislative action)을 야기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앞서 제시한 그림 1의 사전 대응적 단계 내에서 나타난 환경 스캐닝의 개념은 히스의 쟁점관리 1, 2단계인 쟁점 확인 및 쟁점 스캐닝과 유사하다 고 볼 수 있는데 윌콕스와 캐머런(Wilcox & Cameron, 2010)은 환경 스캐 닝을 조직의 관심 분야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발생하는 사건들을 계속적으 로 읽고, 듣고, 관찰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그림 1의 쟁점 추적은 히 스의 쟁점관리 3단계인 쟁점 모니터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조직에 관 한 특정 주제의 기사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체계적으로 관련 일간 뉴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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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을 선별적으로 수집, 정리하는 클리핑(clipping) 과정을 쟁점 추적이라 고 설명하였고(Wilcox & Cameron, 2010) 이는 쟁점 모니터링에 대한 현장 의 모습을 잘 묘사한다. 계속해서 히스의 쟁점관리를 설명하면 4단계는 쟁점 분석 단계다. 히

히스의 쟁점관리

스는 쟁점분석을 수행할 때 쟁점과 관련하여 공공 정책이 어떠한지, 쟁점으 로 인해 사회적·경제적·기술적·정치적인 어떤 변화들이 예상되는지, 그리고 해당 쟁점에 대한 관계자들의 이해관계와 목표가 무엇인지 이러한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쟁점을 분석하 는 데 여러 가지 기준과 방법들이 이용될 수 있는데 학술적 이론으로는 프 레이밍 이론의 여러 프레임 차원들을 활용할 수 있다. 프레임화한다는 것은 어떤 인식된 현실의 몇 가지 면모들을 선택하고 그것을 커뮤니케이션 텍스 트 내에서 더 현저하게 두드러지도록 만드는 것이며, 이를 통해 특정 문제 를 정의하고, 인과관계를 해석하며 도덕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대처 방안을 제안한다(Entman, 1993, p. 52). 즉, 쟁점이 되는 기사 내용에서의 현저한 프레임들을 분석하는 것이 쟁점 분석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넴(Ghanem, 1997)이 제시한 네 가지 프레임 차원들은 쟁점 분석에서 유용한 기준과 차원들이 될 수 있 다. 첫째, 기사의 주제가 되는 주제 프레임을 분석할 수 있다. 둘째, 인지 적 속성은 미디어와 청중들이 같은 방식으로 문제와 이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인지적 유형을 의미하는 데 대표적인 예로 일반적 맥락에 서 쟁점을 바라보는 주제적 프레임, 특정 사건이나 일화를 중심으로 하는

주제적 프레임

에피소드식 프레임 등을 통해 쟁점을 분석할 수 있다. 셋째, 정서적 속성

에피소드식 프레임

은 특정 쟁점에 대한 태도적인 속성으로서 흔히 긍정, 중립, 부정의 형태 로 나누어진다. 네 번째, 프레이밍 메커니즘은 기사를 더 현저하고 두드

정서적 속성 프레임 프레이밍 메커니즘

러지게 만드는 형식적 요소들을 뜻하는데 예를 들면, 기사의 크기, 부제, 사진, 인용문, 정보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프레임의 차 원들을 바탕으로 쟁점들이 어떻게 부각되고 있는지 구체적이고 면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분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SWOT 분석이 있다.

SWOT 분석

즉, 특정 쟁점과 관련 상황에서 조직이 어떠한 강점을 갖고 있는지, 어떤 약점을 안고 있는지, 해당 쟁점으로 인해 조직이 어떠한 긍정적인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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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출할 수 있는지, 혹은 그 쟁점으로 인해 어떤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지 를 실무자들이 분석해 볼 수 있다. 그 밖에 히스(Heath, 1997)는 개별 쟁 점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분석 보고서의 예를 제시하였다(아래 참조). 이 같은 보고서의 예는 실무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분석 기준이다. 상 기 열거한 프레임 차원, SWOT 분석, 히스의 분석 보고서 등의 기준들은 개별 쟁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차원들이 될 수도 있고 또 특정 기간 동 안 발생한 다양한 쟁점들의 종합적인 요약 분석의 기준들로도 함께 활용 될 수 있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매일 발생하는 뉴스 중 주요 쟁점에 대해 서는 개별 모니터링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여 PR주 또는 경영진에 보고를 하며 한 달, 분기, 반기, 년 단위로 조직 쟁점들의 흐름과 대응 활동, 결과, 계획을 요약한 분석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하여 체계적인 쟁점관리를 수 행한다.

쟁점 모니터링과 분석 보고서의 구성(Heath, 1997)

1. 쟁점의 제목 2. 모니터링 및 쟁점 분석의 주요 책임자 3. 쟁점 분석 책임자를 보조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협력자 4. 쟁점 분석 책임자를 보조하는 외부 커뮤니케이션 협력자 5. 해당 쟁점과 다른 쟁점 사이의 관계성 6. 쟁점에 대해 영향력 있는 인물, 압력단체, 기업 등 조직 7. 쟁점의 현 발전 단계 우선순위 1: 법적-행정적 소송 우선순위 2: 국회 법안 심사 중 우선순위 3: 국회 법안 발의 전 우선순위 4: 잠재적 법안 발의 가능성 우선순위 5: 떠오르는 쟁점 8. 기업의 경영과 관련한 쟁점의 암시점(추정 비용 포함) 9.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기준에 대한 쟁점의 암시점(추정 비용 포함) 10. 대안적 (모니터링) 운영 과정(추정 비용 포함) 11. 쟁점과 관련된 강조점 또는 위협 요인 12. 쟁점과 관련된 기회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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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공공 정책 계획 14. 커뮤니케이션 계획 15. 해당 쟁점관리를 평가할 측정 결과 16. 참고문헌 및 자료

히스(Heath, 1997)의 쟁점관리 5단계는 쟁점의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것이다. 조직의 전략적인 경영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데 어떤 쟁점이 기회 또는 위협 요소가 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것은 우선순 위 선정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또한 쟁점의 우선순위 선정을 바탕으로 조직은 쟁점관리를 위해 필요한 부가적인 인적, 물리적 자원의 배분을 고려 할 수 있다.

쟁점의 분류

위에서 나타나듯이 히스는 쟁점의 우선순위를 국회 입안 단계 전인지 단계 중에 있는지, 나아가 법적 행정적 소송에 연루된 쟁점인지 등에 따라 그 심 각성 정도를 다르게 보고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것을 제안하였다. 쟁점 의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데는 이러한 히스의 분류뿐 아니라 참고할 만한 다 른 쟁점의 분류들도 다수 관찰된다. 예를 들면 최윤희(2000)는 쟁점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하나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쟁점으로 정부에서 논의하며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쟁 점을 의미한다. 두 번째 쟁점은 잠재적 쟁점으로 수년 내에 중요하게 부상 될 것 같지만 아직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은 쟁점들이다. 세 번째 쟁점 은 사회적인 상황에 대한 것으로 라이프스타일 및 기술의 변화 등을 크게 의미한다. 다음으로 버거(Berger, 2001)는 쟁점을 사적인 쟁점과 공적인 쟁 점으로 구분하였다. 공적인 쟁점은 갈등의 범위가 크고 보다 사회화된 갈등 이며 논란의 대상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보다 많은 미디어에 알려지며 영리 조직의 영향력 또는 지원도 우회적인 쟁점을 뜻한다. 언뜻 보기에 공 적인 쟁점이 사적인 쟁점보다 항상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 사안이 항상 공적 쟁점화되지 않고 소수 인원들에 의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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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김영욱(2003)은 두 가지 유형의 쟁점 모 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베이더 루터라는 한 미국 소재 기업은 쟁점을 두 가지 차원에 의해 또한 분류한 바 있는데 경영 에 대한 쟁점의 잠재적 영향력 정도와 쟁점관리 결과에 영향을 미칠 PR주 의 능력을 바탕으로 쟁점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각 자원 할당의 우선권 부여, 동맹 구축, 간헐적 모니터링,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쟁점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Wilcox & Cameron, 2010). 이와 같이 쟁점에 대한 학계의 분류는 다양하므로 각 조직들은 고유한 조직의 특성을 고려하 면서 쟁점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쟁점 우선순위를 선정할 때 위와 같은 여러 분류들을 적절히 참고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까지 설명한 쟁점관리의 단계들을 실제 구현하고 쟁점을 체계적 양적 조사 방법

으로 조사하기 위해서 실무자들은 다양한 조사 방법들을 활용한다. 양적으

언론 보도 내용 분석

로는 언론 보도 내용 분석, 공중 여론 조사, 여론 지도층 서베이 등이 주로

공중 여론 조사 여론 지도층 서베이 질적 조사 방법 입법 경향 분석 언론 보도 질적 내용 분석 공중 인터뷰 여론 지도층 인터뷰

이용되고 질적으로는 입법 경향 분석, 언론 보도 질적 내용 분석, 공중 인터 뷰, 여론 지도층 인터뷰 등을 활용할 수 있다(Hainesworth & Meng, 1998 참고). 이러한 방법들은 조직이 쟁점관리를 위해 확보하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의 정도, 시간적 여유, 객관성의 필요성, PR주의 요청 등 다양한 조건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선택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위기관리의 첫 번째 단계인 사전 대응적 단계의 가장 핵심 활동이 쟁점 에 대한 조속한 탐지와 문제의 확산을 막는 쟁점관리라고 요약할 수 있지만 이때 조직이 직면할 수 있는 주요한 갈등적 쟁점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 탕으로 우수한 PR 조직들은 이 최초 단계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위기들에 대한 일반적인 차원의 위기 계획(그림 1 참고)을 사전에 수립해 두기도 한 다. 그리고 그러한 조직의 노력들은 위기관리의 두 번째 단계인 전략단계에 서 보다 구체화된다.

전략 단계: 위험 커뮤니케이션 전략 단계 활동의 개념 정의

그림 1에 나타난 위기관리의 각 단계 중 전략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 은 크게 위험 커뮤니케이션, 갈등 포지셔닝, 위기관리 매뉴얼 제작과 업데 이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리스크관리,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으로도 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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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인적 물적 피해와 같은 다양한 위기로의 발전을 미연 에 막기 위해 조직이 수행하는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 한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해당 위험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 위험이 하나의 위기로 발전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수행된다(Wilcox & Cameron, 2010). 다음으로 갈등 포지셔닝(conflict positioning)은 조직이 갈등적 상황

갈등 포지셔닝

들 예를 들어 소송, 보이콧, 적대적인 입법 과정, 공중의 적대적 여론 등에 앞으로 직면할 것을 예상하면서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구성원을 포 함하여 조직 자체가 차분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준비하는 자세를 의미 한다(Wilcox & Cameron, 2010). 즉 갈등 포지셔닝을 통해 위험 상황에서 조직이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 위험을 다루고 나아가 해결할 수 있는 자세와 의지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갈등 포지셔닝이 다소 추상적인 차원이라면 전략 단계에서 이 루어지는 위기관리 매뉴얼의 제작 및 업데이트는 매우 구체적인 활동이라 고 볼 수 있다. 위기관리계획(CMP: crisis management plan)이라고도 불리

위기관리계획

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모든 위기에 대해 계획을 수립할 수는 없지만 주요 위기 유형을 중심으로 이를 조직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사전에 계 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조직은 보다 효율적으로 위기에 대 비할 수 있다(Coombs, 1999a).

위험 커뮤니케이션: 위험 완화 과정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위 험을 완화시키는 과정으로 이는 조직의 자원을 통해 위험의 완화가 가능한 지를 판단하고 위험 완화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을 말하며 또 다른 과정 은 위험의 완화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위험 완화 프로그램 실행 전과 그 후의 위험 수준을 비교하여 그 효과를 점검하는 과정을 뜻한다(Coombs, 1999a). 위험을 완화시키는 데에는 평상시에 형성된 조직과 주요 스테이크 홀더(이해관계자) 간의 우호적인 관계 자산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 는데 예를 들어 한 기업의 CEO가 어떤 부정적 쟁점을 낳았고 그 쟁점이 지 역사회의 부정적 여론과 맞물려 점점 확대될 조짐이 보인다면 이때 PR 실 무자들은 조직의 인적 자원과 해당 지역사회의 주요 언론 등 이해관계자들 과의 우호적 관계를 이용하여 부정 기사의 추가적인 확산을 막으려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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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들은 위험을 완화시키는 과정의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완화시키는 위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도 지켜야 할 원칙 들이 있는데 조다(Zoda, 1994)는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제시하였다.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원칙(Zoda, 1994)

∙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과 조기에 대화를 시작하라. 적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결집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위험 요인으로 인해 영향을 받거나 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누구라도 조기에 접촉하는 것이 신뢰 를 쌓기 위해 중요하다. ∙ 사람들의 관심과 걱정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고 간파해야 한다. 비공식적인 토론, 서베이, 인터뷰, 포커스그룹 인터뷰가 위험을 평가하고 문제 요인들을 파 악하고 찾는 데 효과적이다. ∙ 위험 커뮤니케이션 과정상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라. 이익 집단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고 핵심적인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 과 목소리를 활용하라. ∙ 비록 직접 관련이 없다 할지라도 관심사가 되고 있는 위험 요인을 바로잡아야 한다. ∙ 상대의 적대적인 태도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라. 갈등 해결을 위해 상호 간에 동의하는 영역을 찾고 공통된 합의를 향해서 노력하라. ∙ 언론 매체의 필요성을 이해하라.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언론 의) 요청에 즉각 응대하라. ∙ 항상 정직하라.

위험 커뮤니케이션: 위험의 평가

위험 커뮤니케이션에서 직면한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 조직에 대해 끼치는 위협 정도가 어떠한지를 명확히 진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평가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의 가용한 자원 중 무엇 을 어느 정도까지 할당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이해관계자들을 설 득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을 평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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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위협 평가 모형 위협 평가 요인

상황적 요청

조직의 자원

문항

상황적 어려움

조직이 직면한 그 위협은 다루기가 어렵다.

위협의 상황적 지속성

조직이 직면한 그 위협은 장기적인 위협이다.

위협의 심각성

조직이 직면한 그 위협은 심각하다.

위협에 대처하는 조직의 확신의 정도

조직이 그 위협을 다루는 데 확고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상황적 친숙함

조직이 그 위협을 다루는 데 상황적으로 친숙하지는 않다.

지식과 기술

조직은 그 위협을 다룰 충분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시간

조직은 그 위협에 반응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재정적 자원

조직은 그 위협을 다루기에 충분한 재정적 자원을 갖고 있지 않다.

최고경영진으로부터의 지지 정도

조직은 그 위협을 다루기 위해 경영진으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다.

틀로서는 진과 캐머런(Jin & Cameron, 2007)의 위협 평가 모형(threat appraisal

위협 평가 모형

model)이 유용하다. 조직이 직면할 수 있는 위협을 크게 두 가지 유형인 상황적 인 요청의 정도(situational demands)와 조직의 자원(organizational resource) 으로 구분한 이 평가 모형은 총 9가지 평가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위험과 위험

요청의 정도 조직의 자원

이 발전된 상황인 위기 모두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표 1은 평가 모형 의 항목과 각 측정 문항의 예를 함께 제시한다. 또한 위험을 평가하고 구분하는 또 다른 기준으로는 위험의 유형과 지 속성의 정도가 있는데 유형은 조직 내적인 위험 대 외적인 위험, 지속 가능 성은 단기 대 장기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Jin & Cameron, 2007). 실무자 들이 인식하기에 위험 유형과 지속성의 네 조건 중에서 어떤 조합이 더 심 각한 위기인지 실험 연구한 결과는 조직 외부적이고 장기적인 위험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조직이 높은 수준의 경계심을 갖고 대응해야 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간단한 분류일 수 있으나 유형과 지속성도 위험 평가의 적 절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위기관리 매뉴얼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작하거나 업데이트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위기관리 매뉴얼

대비하기 위해 전략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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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실제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구비하고 있는데 미국PRSA협 회에 소속된 PR 실무자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의 클라이언트의 3/4이 위기 관리 매뉴얼을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loudman & Hallahan, 2006). 이러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통해 신속한 대응, 효율적이고 조직화된 대응이 가능하다(Coombs, 1999a). 동시다발적인 많은 PR 업무를 해 내면 서 시간을 투자해서 위기관리 매뉴얼을 준비하고 나아가 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실제 쉬운 일이 아니며 관심과 노력이 요청되는 작업이 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매뉴얼의 구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 른 어떤 요인들보다 압도적으로 최고경영자의 인식으로 밝혀졌다(Pang, Cropp & Cameron, 2005). 다시 말해 CEO가 체계적인 위기관리 매뉴얼의 제작과 업데이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계몽적으로 인식할 때 실제 해당 기업 의 매뉴얼은 구비되고 최신화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뉴얼 을 구비하고자 하는 PR실무자들은 PR주의 CEO를 계몽시키고 그 필요성을 강하게 소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위기관리 매뉴얼을 준비하는 것만이 전체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능사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마라(Marra, 2004)는 급변하는 위기 상황에서 기 제작된 위기관리 매뉴얼에만 매달리기보다 조직이 PR 부서에 부여한 PR 실무자의 자치권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실행 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PR을 지지할 수 있는 조직 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나 철학이 매뉴얼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더 중 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종합해 볼 때, 전략 단계에서 PR 실무자들은 가이드라 인이 될 위기관리 매뉴얼을 면밀하게 제작·업데이트하되 원활한 실행을 위 해 PR주로부터 적절한 자치권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며 나아가 PR주의 조직 커뮤니케이션 문화나 철학이 얼마나 소통 지향적인지 조사해 보아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포함될 수 있는 항목들은 대외비임을 강조하는 표 지, CEO의 인사말, 매뉴얼 열람과 관련한 직원들의 승인 페이지, 리허설의 날짜, 위기관리 팀에 대한 정보, 위기관리팀의 비상 연락망, 위기 상황에 대 한 평가, 사고기록 일지, 위기 시 비밀정보 항목, 위기관리팀 전략 커뮤니케 이션 일지, 부가적인 연락 일지, 이해관계자 접촉 일지, 업무 재개 계획, 위 기통제센터, 사후 평가 등이 있다(Coombs, 1999a). 아래에서 위기관리 매 뉴얼에 포함 가능한 항목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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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매뉴얼의 구성 요소

∙ 쟁점관리 1. 쟁점관리의 중요성 2. 쟁점관리의 방법 3. 쟁점의 유형 4. 쟁점관리의 대상 1) 대정부 관계, 2) NGO 관계, 3) 지역사회/지역주민 관계 5. 쟁점의 변화 양상 6. 쟁점관리를 위한 활동들 1) 모니터링, 2) 모니터링 대상 리스트 작성 및 분석, 3) 미디어트레이닝 실시, 4) 대변인 선정 및 역할 교육 ∙ 위험/위기 커뮤니케이션 1. 위기의 정의 2. 위기의 유형 및 구체적인 사례 3. 위기에 대한 평가와 판단 4. 위기 발생 전 활동 1) 위기 대책기구 구성, 2) 긴급 연락체계 구축, 3) 위기관리 대응 업무의 흐름, 4) 사전 시나리오의 준비, 5) 기타 사전 체크리스트 5. 위기 발생 시 활동 1) 위기 대응의 원칙, 2) 위기 상황의 진단, 3) 대책TF(task force) 및 위기관리팀 설치, 4) 위기 대응 시 PR 실무자의 책임과 역할, 5) 언론 대응 방법 6. 위기 상황 종료 시 후속 조치 1) 언론 모니터링, 2) 사건 종료 후 해야 할 일, 3) 위기 대응 평가 ∙ 위기관리 사례 1. 위기 유형별 위기관리 사례 1) 성공 사례, 2) 실패 사례 2. 위기관리 PR 캠페인 시행 사례 3. 가상 위기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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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단계: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의 정의와 유형

펀 뱅크스(Fearn-Banks, 1996)는 위기란 조직, 회사, 산업 및 그와 관련한 공중, 제품, 서비스 그리고 좋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 요 사건들로 정의하였다. 또한 바튼(Barton, 1993)은 조직과 조직의 구성 원, 그리고 조직의 제품, 서비스, 재정적 상황, 이미지에 심각한 손실을 야기 시키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위기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위기의 정의에서 중요한 것은 주요 공중이 어떻게 인식하는가의 문제다. 베노이트와 팽(Benoit & Pang, 2008)은 사실이나 현실이 어떠한가의 문제보다 사람들의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사실적으 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제기된 의혹이나 문제가 널리 알려져서 공 중에 부정적으로 인식되었을 때 얼마든지 조직의 유·무형 손실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보기 싫은 것 은 보지 않는 경향도 있기에(Benoit & Pang, 2008) 사실과는 달리 인식상에 서 얼마든지 부정적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정의와 이러 한 인식의 문제를 고려해 볼 때 위기란 조직과 조직의 자산에 물리적인 손 해를 끼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을 수 있는 (미디어에 의해) 공중에게 알려진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는 다시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쿰스(Coombs, 1999)는 위기를 자연재해, 악의, 기술적 문제, 인적 문제, 도전, 대규모 피해, 조직의 범죄, 작업장 폭력, 그리고 루머의 아홉 가지로 구분하였다. 또한 몇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위기를 영역별로 나눌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핑크 (Fink, 1986)는 위기 발생 가능성과 위기 충격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위기 충격이 크고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이를 적색 지역으로, 위기 충격 이 크고 위기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경우 황색 지역으로, 위기 충격이 작고 위 기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 회색 지역으로, 위기 충격이 작고 위기 발생 가 능성이 낮은 경우 녹색 지역으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조직을 둘러싸고 발생 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위기들을 이러한 영역의 각 사분면에 위치시킴으로 써 보다 체계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위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다른 예로는 조직의 위기에 대한 책임성, 조직의 위기에 대한 관여 도 등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으며 각 조직의 성격이나 특성에 따라 다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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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다.

위기의 유형

∙ 자연재해: 조직이 기후나 천재지변에 의해 손실을 입는 경우(예: 지진, 홍수, 폭 풍 등) ∙ 악의: 외부인이나 적대적 세력들이 조직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거나 조직의 변화 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극단적인 방법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경우(예: 제품 훼손, 납치, 악의적 루머, 테러, 스파이 활동 등) ∙ 기술적 문제: 조직이 사용하거나 공급하는 기술들이 오작동하거나 고장을 일으 킬 때(예: 기술적 문제로 인한 산업재해, 소프트웨어 오작동, 제품 리콜 등) ∙ 인적 문제: 사람의 실수로 인해 혼란이 야기된 경우(예: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산업 재해와 제품 리콜) ∙ 도전: 불만을 품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조직에 맞서는 갈등 상황(예: 불매운동, 파업, 소송, 정부에 의한 과징금, 항의 등) ∙ 대규모 피해: 사고 때문에 심각한 환경 피해가 발생했을 때(예: 기름/방사능 유 출 등) ∙ 조직의 범죄: 이해관계자를 해치거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을 알면서도 충 분히 사전 주의를 주지 않고 조직이 그러한 행동을 한 경우(예: 사회적 가치보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한 행동, 이해관계자에 대한 고의적인 기만행위, 경영자의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행동) ∙ 작업장 폭력: 전·현직 직원들이 사내에서 다른 직원에게 폭력을 가한 사건(예: 사내 동료에 대한 살인이나 상해 사건) ∙ 루머: 조직이나 제품에 대한 거짓된 정보가 퍼져나가는 경우(예: 제품이 오염되 었다는 루머)

위기관리팀의 구성

조직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 상황별로 유동적일 수는 있지만 수립된 위 기관리 매뉴얼대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사전에 지정된 대변인은 평상시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교육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며 주로 홍보실 임원이 대변인의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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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기 사안의 경중을 고려하여 CEO가 직접 대변인의 역할을 맡는 것도 대표성과 책임성을 고려하여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위기관리팀의 구성에 대해 예를 들면 CEO가 위기관리 본부장을 맡 고 그 아래에는 크게 실제 위기 극복을 위한 물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수 행하는 부서들과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부서로 나누어 볼 수 있 다. 전자는 다시 현장을 지휘하는 상황실, 피해자를 지원하는 팀, 피해를 복구하는 팀, 사고를 조사하는 팀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평상시 부서별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앞서 열거한 각 팀을 특정 부서(장)이 맡아 이끌 수 있다. 후자인 위기 커뮤니케이션팀(또는 위기관리PR팀)은 보도자료 작성, 언론/SNS 대응, 온라인/오프라인 모니터링, 위기관리의 경과를 보 고하는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러한 위기관리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 해서는 사안에 대한 신속한 보고와 상호 연락체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윌콕스와 캐머런(Wilcox & Cameron, 2010)은 효율적인 위기 커뮤니케이 션을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제안하였다. 즉, 위기 커뮤니케이션 을 수행할 때 과연 조직이 이와 같은 원칙들을 준수하고 있는지 자체적으로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 판단에 앞서 먼저 공중을 생각하라. ∙ 책임감을 가져라. 조직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 정직해야 한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공중을 오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 “드릴 말씀이 없다” 즉 “노 코멘트”라고 결코 말하지 마라. 한 조사에 따르면 공중 의 2/3는 “노 코멘트”라는 말을 들을 때 거의 항상 조직이 무언가 잘못된 행동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 공식 대변인 창구를 일원화하라. ∙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라. ∙ 정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라. 정보가 숨겨질 때 의혹이 각종 뉴스로 변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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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요청에 귀 기울이고 마감일을 준수하라. ∙ 외부에서 위기 커뮤니케이션팀을 쉽게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 ∙ 뉴스 보도와 전화 요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라. ∙ 핵심 공중과 소통하라.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전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조직은 상황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조직이 어 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결정된 입장을 바탕으로 조직은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게 되고 이때 조직은 입장과 부합하는 위 기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을 사용하여 공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위 기 커뮤니케이션의 수사적 전략에 관해서는 동 시대의 두 학자가 매우 체계 적이고 유사한 분류를 제시하였는데 쿰스(Coombs, 1999)의 위기 커뮤니케 이션 전략과 베노이트(Benoit, 1995)의 이미지 회복 전략(표 3 참조)이 수 사의 유형을 명쾌하게 분류하고 있다. 실제 많은 연구들이 이들의 분류를 참고하여 다양한 사례를 분석한 바 있고 위기 시 보도자료의 작성에도 전략 적 지침이 될 수 있으므로 장황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세부적으 로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전략들은 방어적이고 조직 옹호적인 전략에 서부터 공중에 대한 수용적인 전략의 순서로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 을 찾을 수 있다.

쿰스(Coombs, 1999)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

∙ 공격 전략: 위기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또는 그룹에 맞서는 전략. 조직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소송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위협하는 식의 대응을 의 미함. ∙ 부인 전략: 위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전략. 위기가 존재하지 않는 이 유를 설명하는 행동이 수반됨. ∙ 변명 전략: 위기에 대한 조직의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전략. 조직이 위기를 야기 한 사건에 대한 통제력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거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조직 의 의도를 부인하는 방법을 이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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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화 전략: 위기로 인하여 발생된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인식을 낳기 위 한 전략을 의미함. 심한 피해나 부상자가 없다고 말하거나 희생자들이 희생당할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방법을 사용함. ∙ 환심 사기 전략: 이해관계자를 칭찬하거나 조직의 과거 긍정적 행동을 이해관계 자에게 상기시키는 방법을 활용함. ∙ 시정 조치 전략: 위기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거나 위기의 재발 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 사과 전략: 위기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표명하고, 위기에 대한 용서를 구함. 보상 을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함.

회복 단계: 평판관리

위기가 발생한 이후 조직은 그 위기로 인해 이미지의 손상을 입게 된다. 어느 정도 위기 상황이 지나고 공중의 직접적인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때 조직은 위기 이후의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을 기획하게 된다. 즉, 조직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개선하기 위한 평판관 리는 조직의 평판의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 진단하는 체계적인 조사와 긍 정적인 이미지를 배양하기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수행으로 구성된다(Wilcox & Cameron, 2010). 조직의 평판을 관리하기 위한 PR 전략과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지만 일부 예들을 열거해 보면 먼저 기업 사회공헌활동, CSR

의 사회공헌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들 수 있다. 즉, 조직이 업의 본질에 부합하는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수행함으로써 긍정적 인 이미지를 배양할 수 있다. 또한 조직의 전면적인 쇄신의 이미지를 대내 외에 공포하기 위해 비전 선포식을 실행하기도 하며 이때 조직의 로고와

CI

같은 상징물의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기업은 이를 CI(corporate identity) 변경이라 부른다. 나아가 조직의 이미지를 배양하기 위해 대표

PI 프로그램

의 이미지 PR 활동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이를 PI(president identity) 프로 그램이라 한다. 조직의 리더·CEO의 시각적(visual identity), 언어적(verbal identity), 행동적 이미지(behavioral identity)를 일관성 있게 기획하고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대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그 이미지가 조직의 이미지로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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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베노이트(Benoit, 1995)의 분류에 따른 이미지 회복 전략 전략

주요특성 단순 부인

알려진 사건에 대해 단순 부인

책임 전가

다른 사람에 의해 행해진 행동임을 강조

도발

다른 사람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

불가항력

능력이나 정보의 결핍으로 발생

사고

(우연한) 단순한 사고로 발생

좋은 의도

좋은 의도로 행했음

강화

기존의 선행을 강조

최소화

심각한 일이 아님을 주장

차별화

이 사건은 유사 사건과 비교할 때 덜 심각함

초월

더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였음

비난자 공격

문제를 제기한 이의 신뢰성을 감소시킴

보상

희생자에게 보상함

부인

책임성의 회피

사건에 대한 공격성의 감소

수정 행위

문제를 해결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계획 제시

사과

행동에 대해 사과함

스럽게 전이되고 인식될 수 있다. 이 밖에 평판관리에 관한 여러 이론적 관 점에 대해서는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이 교재의 9장 조직체 공중관계성 이 론과 평판관리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고 관련 전략과 프로그램 에 대해서는 3부에서 다루는 PR의 전략과 수단에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 기로 한다. 끝으로 위기관리의 단계를 묘사하는 그림 1에서 나타나듯이 평 판이 회복되고 난 후 다른 쟁점이 발생했을 때 1단계 쟁점관리부터 다시 순 환적으로 과정이 진행될 수 있음을 밝히며 이는 위기관리가 항시적으로 진 행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실상 1단계 쟁점관리와 4단계 평판관리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지기보다 동시에 수행될 수도 있음을 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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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사례 연구: 네티앙의 누드집 위기1)

I. 개요 2004년 네티앙 엔터테인먼트사는 휴대전화의 화면보호기로 누드 사진 시리즈를 출시했다. 배우 이승연을 모델로 한 사진은 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군의 성 노예 로 전락한 한국 위안부 여성들을 떠올리게 했다. 주지하다시피 그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슬픔과 비극의 상징이다. 해당 사진에 반대하여 많은 인권단체와 화난 시민들이 인터넷 토론장과 시위를 통해 프로젝트 중단을 주장하면서 혐오감을 표 출하였다. 특히 네티즌의 압력이 기업의 위기 대응에 큰 영향을 미친 해당 사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II. 위기 대응 누드사진 시리즈 론칭을 위한 콘퍼런스 동안 네티앙 엔터테인먼트사는 큰 틀에서 위안부 여성들이 겪었던 화를 극복하고, 위안부 여성의 희생, 복수를 표현하고자 해당 누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즉, 네티앙은 그들의 프로젝트 가 위안부 여성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며 출발했기에 다른 연예인들의 일반적인 누드 사진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하였다. 시민단체들의 강렬한 비판과 화난 네티즌들이 급증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네티 앙은 위안부 여성들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할 의도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비록 시작부터 극심한 비판에 직면하였지만 네티앙은 매우 강경하게 옹호하는 입장을 나타내었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처음 며칠 동안은 본래 의 계획을 고수하였다. 하지만 네티앙은 무선통신 업체들이 누드 사진들을 제공하는 것을 거절하였을 때 즉각적으로 재정적 손해에 직면하였다. 민감한 문제로 인한 비판 여론과 소송, 경제적 손실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네티앙은 최초의 자사 옹호적인 입장을 여전히 내세웠다. 그동안 변명과 수정 행위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면서 곧 있을 소송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위안부 여성들 및 시민 단체들과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였다. 네티앙은 여전히 사진을 통해 자신들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의식을 고취시키고, 역사상 범죄를 저지른 후에 아직도 사과하지 않은 일본에게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중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 후에 기업의 홍보 대변인과 CEO는 사라졌고, 언론사들은 그들과 접촉할 수 없었 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만약 네티앙이 이틀 안에 그 프로젝트를 공식적 으로 취소하지 않으면 다른 여성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1) Cho & Cameron(2006)의 연구를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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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프로젝트를 중지시키기 위한 오프라인상의 운동과 함께 사건 발생 후 3일차에는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수많은 메시지가 사이버공간을 가득 채웠다. 네티앙은 소송의 위협, 매체들로부터의 광범위한 비판,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정서에 매우 당황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최초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으며,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계속해서 정당화시키려고 하였다. 사건 발생 후 4일 차에는 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터넷 채팅방에 참여하여 프 로젝트에 대한 그들의 반대 의사를 적극 표현했으며, 일부 참여자들은 개인적으 로 만나 네티앙에 취할 다음 행동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뉴스 매체들 은 네티앙에 네티즌들의 비판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이에 5일 차에 네티앙은 기자회견을 열고 누드 프로젝트 제작을 전격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다음과 같이 용서를 구했다. “우리는 과거 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위안부 여성에게 상처를 줄 의도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 분들이 이 사진들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모든 사 진 작업을 중단하겠습니다.” 하지만 네티앙 사진감독은 여전히 “이 프로젝트는 어 떠한 상업적 목적도 없었으며, 위안부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얻기 위해 일본과 미국에 배부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네티앙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위안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시위를 했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하였고, 이러한 회사들은 이후에 사진과 관련된 모든 제작은 중단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사과를 하였다. 모습을 감춘 지 이틀 후 네티앙은 갑자기 자사 옹호에서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 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기자회견을 여는 것과 같이 위기를 관리하는 적극적인 행동방침을 취하였고, 사과의 제스처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사 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현존하고 있는 모든 사진들을 유통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하면서 더욱 강한 입장을 보였다. 6일 차에 네티앙의 사과 외에 이승연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위안부 여성의 쉼터 에 방문하였다. 그러나 위안부 여성들은 “기존의 사진들을 없애지 않으면 당신의 사과는 거짓이다”라고 말하면서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안부 여성들은 네 티앙의 대표자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다시 4만5000명이 넘는 시민들 이 네티앙과 해당 배우를 비판하기 위해 다음(Daum) 인터넷 채팅방에 참여하였 다. 비록 배우 이승연은 어떠한 변명의 언급 없이 공중들에게 사과하였지만, 위안 부 여성들과 시민단체는 그들이 입장을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사 진들을 태울 것을 요구하며 사과의 승인을 거절하였다. 7일 차에 네티앙은 그들이 찍은 모든 사진들을 보도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며, 미디어, 시민단체, 시민들의 편파적이지 않는 판단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만약 우리의 본질적인 의도가 모든 사진들이 보도된 후에도 이해되지 않으면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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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원본 사진들을 제거할 것이며, 반면에 우리의 목적이 이해가 된다면, 우리는 모든 수익을 위안부를 돕는 데 기증할 것이다” 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변화된 결 정과 표명에 공중들의 노여움은 또 다시 증가하였다. 시민단체는 네티앙과 이승 연의 사과가 순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모든 언론 매체와 네티즌들 은 그 기업의 제안을 거세게 비판하였다. 네티앙은 자신들의 입장을 순응에서 옹호로 갑자기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는 대중에 대한 간접적인 공격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사과에 대한 제스처를 보인 이 후에 기업의 급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공중을 매우 혼란스럽게 한다. 네티앙은 아 마도 즉각적인 경제적 수익을 포기하고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자신들의 이미지를 회복시키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 8일 차에 네티앙은 결국 완전히 자신들의 입장을 바꾸었고 그로 인해 논란은 차츰 잦아들었다. 폭발 직전인 대중의 항의에 굴복하면서 네티앙의 감독은 모든 사진 들을 불태웠다. 다시 말해 모든 사진을 소각함으로써 네티앙은 대중의 요구를 완 전히 수용하였다. III. 시사점 ∙ 네티즌들은 조직의 위기 대응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중이므로 이들 의 여론 동향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인식이 필요하다. ∙ 공중의 주장에 대한 수용적 입장에서 갑자기 조직 옹호적으로 전환하거나 입장 의 표명에 있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오히려 공중의 반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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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조직체 공중관계성 이론과 평판관리

조삼섭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교수

PR 패러다임의 변화와 이미지 PR에 대하여 각 개인이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고, 조직의 경영진이 어떤 관점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PR의 기능과 가치는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해 온 PR의 역사 를 살펴보면 미디어를 통하여 전달하는 정보 제공과 언론 보도에 영향을 주 는 커뮤니케이션 관리 기능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PR의 발달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이는 버네이즈(Bernays)이고, 그가 보여주는 PR

버네이즈

의 핵심은 상징과 미디어의 힘을 빌린 공중의 인식, 태도와 행동 변화에 영향 을 주는 설득(persuasion)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공중의 인식과 태

설득 커뮤니케이션

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전에 기획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PR의 핵심 이었고 현재도 이러한 본질은 PR 실무에서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다. PR 이론은 전통적으로 체계 이론(system theory)을 근간으로 하여 발

체계 이론

달되어 왔다. 체계 이론의 전제는 전체 사회 안에서 조직체는 하나의 생물 체와 같은 시스템이기에 끊임없이 외부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균형을 이루 려고 하는 생물학적 생존 개념이다.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조 직체는 있을 수 없고 전체 사회 안에서 하나의 유기 조직체는 원하든 원치 않든 외부 환경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은 피할 수 없다. 조직-공중 관계성 패러다임은 이러한 체계 이론에 기반을 두고 조직은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공중과의 상호관계성을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하고, 변화시키며, 더 진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관점이다. 당연히 이 관점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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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의 입장에 중심을 두는 관점이며, 조직의 성패에 영향을 주는 공중들과의 전략적 관계 형성과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다. 의사 사건

PR이 전통적으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매개커뮤니케이션 활동, 의사 (疑似)사건(Pseudo event), 퍼블리시티 활동이 중심이었다면, 1990년대 들

조직-공중 관계성

어 PR 학자들을 중심으로 PR의 본질적 가치는 조직-공중 관계성(OPR, organization-public relationship)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으로 PR 실무자는 조직 내에서 외부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내 기자 (journalists in residence)의 역할이었고 사실상 현재도 언론 홍보는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조직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정보를 언론에 제 공하고, 불리한 뉴스는 보도되지 않게 하는 퍼블리시티 활동, 언론 홍보가 사실상 PR의 주류였다(Cameron, Wilcox, Reber, & Shin, 2008). 수용자들 은 언론이라는 제3자에 의해 보도되는 기사 가치(third party endorsement) 를 더 신뢰한다는 협의의 퍼블리시티 중심의 PR 개념은 1990년대 들어 PR 학자들로부터 도전을 받게 되었다. 조직-공중 관계성이라는 PR 이론적 접 근은 PR은 조직-공중관계성으로 개념적 정의가 이루어져 하고, 효과 측정 도 이러한 전략적인 공중과의 관계성이 핵심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언론 을 중심으로 한 PR은 여론에 통제를 가하거나, 언론을 통한 이미지 가공에 만 초점을 두는 경향으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커뮤니케이션을 오도할 가 능성, 윤리성의 이슈가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지와 실체와의 관계

PR 패러다임의 갈등을 잘 나타내는 말로, 이미지와 실체와의 관계성을 들 수 있다. 흔히 PR에 대하여 오해하는 바는 실체는 부족하지만, 이미지를 잘 만들어 포장하는 일이 PR 역할이라고 여기는 점이다. 실체가 없는 이미지 프로파간다

는 공중 입장에서 본다면 흔히 선전이라 불리는 프로파간다(propaganda) 와 유사하고, 여론 조작이나 이미지 포장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포장이 안 된 제품 혹은 조직, 정책, 실제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PR은 없는 실체에 허구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 니라 사실적인 실체에 기반을 둔 커뮤니케이션으로 장기적 평판을 쌓아가 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PR은 결국 실제적 실체에 기반을 두고 공중이 공감하고, 이해하고,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메시지를 가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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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듯 이미지와 실체와의 관계에 대한 논쟁은 PR 패러다임에서 항상 뜨거운 주제로 다루어져 왔으며 다른 말로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 만들기와 실 체, 혹은 행위(행동)와의 관계성에 대하여 서로 다른 견해가 대립되기도 한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PR의 범위는 상징적(symbolic communication) 커뮤니케 이션을 하는 기능으로 간주하지, 행위 혹은 실체와는 다른 것으로 여긴다. 공중이 조직체에 대하여 가지는 인식은 조직체가 행하는 대외 커뮤니 케이션과 개인의 경험, 타인의 경험 등이 총합되어 이루어진다. 그루닉 (Grunig, 1993)은 상징적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행동적 관계성의 관계를 동 아줄을 구성하는 씨줄과 날줄에 비유하였다.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이 씨줄 이라면, 행위적 관계성은 날줄이라고 할 수 있다. 효과적인 상징적 커뮤니 케이션은 행위적 관계성을 좋게 할 수 있지만, 실체적 사실이나 진실이 결 여된 행동이나 실체는 공중으로 하여금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을 거짓이나 위선으로 인식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공중은 사실, 진정성 이 결여된 전시성 뉴스 이벤트, 상징 커뮤니케이션은 흔히 하는 말로 쇼 (show)한다고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역으로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실체나 행위는 때론 가치에 맞는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상징적 커뮤니케이션과 실체와의 관계성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씨줄과 날줄의 관계같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개념이다. PR에 서 가장 흔하게 오해가 일어나는 부분은 바로 실체나 행위에 근거하지 않고 씨줄만의 상징적 커뮤니케이션만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고 여기거나 혹은 PR 기능은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이 전부라 인식하는 점이 다. 그루닉(Grunig, 1993)은 조직체는 공중에게 조직체에 대한 모든 정보 를 일부러 얘기할 필요는 없으나, 공중을 의도적으로 실체와 다르게 믿도록 기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오해 때문에 PR을 비판적으로 보 는 시각에서는 조직체에 대한 이미지 가공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여기며, PR 에 대한 비판적(critical) 관점을 지닌 학자들은 바로 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결국 PR이 조직체의 이익 달성을 위하여 거짓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도구 적 기능만을 수행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L’Etang & Pieczka, 2006). 20세기 초에 미국의 통신기업 AT&T의 기업 PR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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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페이지

전형적인 기업 PR의 전형을 보여 준 아서 페이지(Arthur Page)의 PR 철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의 아서페이지재단(www.awpagesociety.com)

일곱 가지 페이지 PR

에서는 일곱 가지 페이지 PR 원칙을 강조한다. 이 중 두 번째 원칙으로 공중은 조직이 하는 10%의 말과 90%의 행동으로 조직에 대한 인식을 형성한다는 것 이다. 이렇듯 공중의 인식 형성에 대한 말(10%)과 행동(90%) 간의 비율 강조 는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상징적 수사보다는 실제 행동에 의해 공중 인식은 강 하게 영향을 받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배경에서 PR학자들은 가공적인, 혹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부정적 의미가 내포된 이미지라는 단어 대신에 평판(reputation)이란 단어 를 강조한다. 이렇듯 이미지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수용자들이 지각하는 스

조작의 가능성

키마나 인지를 강조하는 개념을 내포하기에 조작(manipulation)의 가능성 이 높다. 따라서 상징과 행위와의 균형을 강조하는 평판의 개념이 이미지보 다 더 적합하다. 그루닉(Grunig, 1993)은 이미지는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만 일어나는 상징적 관계성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어 개인 이미지 메 이킹은 면접 시 좋은 인상을 주는 외모, 옷차림, 말투, 자세 등을 강조하는 훈련을 중시한다. PR은 이러한 상징적 메이킹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 능 못지않게 전문적 식견, 내면의 태도와 됨됨이의 균형에 의해 평판이 형성 됨을 강조한다. 즉 공중 인식은 상징과 실체 두 가지 영역의 결합과 균형에서 만들어진다고 보는 관점이다. 아직도 다수가 오해하듯이 PR을 이미지 관리 의 개념으로만 정의한다면 조직과 공중 간의 상호 호혜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과정이라는 PR 정의와는 거리가 있는 개념이다. 다른 말로 하면 PR 은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지만, 그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윤리적이 어야 하며, 실체와 다른 공중기만 가능성 요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PR 윤리성이 개입되는 부분은 여러 단계에 걸쳐 항상 가능하다. 메시 지의 선택 과정, 노출 영역, 전달 채널의 선택, 프레이밍 각 단계에서 PR 실 무자의 윤리적 판단은 관여할 수 있다. 조직 내에서 기능적으로 언론 홍보 를 중심으로 담당하는 PR 실무자는 실제 상징적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하 면서도 내부적으로 실체에 해당하는 영역에 대하여 지속적인 조직 내부의 피드백을 해 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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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체-공중 관계성의 개념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PR 패러다임의 갈등은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뉴 스와 이미지 관리로만 볼 것인지, 궁극적으로 공중과의 관계성에 핵심을 둘 것인지로 요약된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경 영진의 PR 철학, 조직의 PR 실무, 효과 측정 분야에까지 영향을 두루 미치 는 관점과 가치관의 갈등이다. PR에서 관계성의 개념은 처음 PR의 효과 측정 단위가 뉴스 클리핑이 아닌 조직과 공중 간의 관계성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서 출발하였다 (Ferguson, 1984). PR 학자들은 언론 홍보가 아무리 성공적이었다 하더라 도, 성공적인 언론 보도가 반드시 공중의 태도와 행동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Ledingham & Bruning, 2000). 전 통적인 PR이 언론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보도가 되느냐를 PR의 성공 여부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본다면 조직-공중 관계성을 강조하는 PR 학자들은 뉴스 기사 보도량이 아닌, 조직체-공중 간 관계성이 궁극적인 PR의 측정 요소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PR의 궁극적인 가치는 언론 홍보가 아닌 조직체와 공중 간의 장기 적인 호혜적인 관계성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마케팅 PR이나 단순 퍼블리시티 차원에서는 뉴스 보도가 중요하고, 소비자들이 뉴스 보도에 크 게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근래의 온라인 환경에서 파 워블로거나 온라인을 통한 입소문은 제품 판매나 구매에 크게 영향을 미친 다. 그러나 뉴스 관리 중심의 PR 개념은 PR의 영역을 퍼블리시티 차원으로 제한하고, PR효과를 언론에 의한 단기적 인지 형성에만 그치는 이미지 관 리로만 제한하는 관점이다. 다른 말로 하면 PR에서 조직-공중 관계성의 강조는 언론 홍보가 PR에 서 중요한 기사 가치의 퍼블리시티 효과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미디어 를 통해 드러나는 뉴스 보도만이 전부는 아니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평판과 지속 가능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공중과의 호혜적 관계성에 PR의 목표와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PR은 실체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실체에 기반을 두어 제대로 인식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효 과적으로 정확하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조직체-공중 관계성 패러다임은 PR 이 이미지 가공이나,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 프로파간다(propaganda)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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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비윤리적 실제를 행할 수 있는 부분과 다름을 강조하고 PR이 지향해 야 할 다른 윤리적 PR의 이론 틀을 제공하기도 한다. PR 이론에서 조직체-공중 간 관계성이라는 패러다임의 등장은 PR의 목적, 기능, 가치에 대한 지금까지의 퍼블리시티 중심의 주류적 시각에 변 화를 가져오고 있다(Ledingham & Bruning, 2000). 미디어를 통한 퍼블리 시티 생산과 관리 중심 시각에서 관계성으로의 변화는 PR의 이론적 연구, PR 실무, PR 효과 측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러한 조직체-공중 간 관계성 시각은 2012년 3월에 미국PR협회(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가 새롭게 선보인 PR 정의에도 반영되어 있다. PRSA는 조직체와 공중 간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새로운 PR 정의에서는 기존 정의에 포함되어 있던 관 리(management)라는 단어 대신 과정(process)으로 대체한 것이다. 관리가 메시지의 통제 개념을 내포한다면 과정은 쌍방향적, 상호통제성을 나타내 는 개념이라 볼 수 있다. PRSA에서 새로 선보인 PR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Public relations is a strategic communication process that builds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s between organizations and their publics.”(www.prsa.org)

PR에서 조직체-공중 관계성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PR의 궁극적 가치 에 대하여 조망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데, 즉 PR의 목표나 역할의 본질을 고려할 수 있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이러한 조직체공중 관계성의 이론적 주장은 여전히 전통적인 PR의 실무나 기능적 차원의 PR이 주류를 이루는 현실에서 실제로 관계 경영의 관점에 대해 아직 대부 분 경영진에서 인식이 약하고, PR 실무 측면에서 응용을 구체적으로 못하 는 한계가 있다. 거시적으로는 이론적인 조직체-공중 관계 경영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로는 국내의 경우 여전히 홍보라는 퍼블리시티 중심의 PR 에 대한 이해, 언론 홍보 중심의 PR 패러다임도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조직체-공중 관계성의 시각은 조직체-공중 관계성의 출발, 유 지, 변화 등에서 새로운 이론적 논의를 활발하게 한다. 특히 타 분야의 관계 성 이론을 응용하여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에 활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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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대인간 커뮤니케이션, 가족 커뮤니케이션, 집 단 간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의 관계 경영, 경영학의 조직 행동 이론, 정치학 의 국제관계성 이론과 병행하여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 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경영의 관점에서 조직체-공중 관 계성이라는 PR 개념은 유용하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공중과의 상호 호혜 성이 궁극적으로 조직의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이 관점은 PR에서 핵심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국내에서는 PR이 언론 홍보 활동 의 의미만으로 이해되고, 실제로 행해지는 환경이지만, 경영학 분야에서는 이미 지속 가능 경영, 고객 만족, 관계 마케팅 등 관계성의 개념은 응용되고, 실행되고 있어 PR 영역과 대조를 이룬다. 결국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조직체-공중 관계성 패러다임은 PR 영역에서도 점점 수용 가능한 이론적 틀이다.

조직체-공중 관계성 차원

조직체-공중 관계성이 PR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측정 차 원에 대한 탐색이 관계성의 세부 차원(dimension) 연구로 중심을 이루었 다. 이는 곧 조직체-공중 관계성은 구체적으로 무엇으로 구성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관계성의 질은 무엇으로 측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탐색을 말한다. 조직체-공중 간 관계성 차원 탐색은 대인간 커뮤니케이션 등 타 분야의 이 론적 틀을 활용하여 PR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조직-공중 관계성 차원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조직체-공중 관계성 차원을 구체적으로 살 펴보면 다음과 같다 (Hon & Grung, 1999).

신뢰

조직체와 공중 각 집단이 상대방에 대하여 가진 확신 정도와 개방 정도를 의미한다. 신뢰(trust)를 구성하는 하위 차원으로는 진실성(integrity, 조직

진실성

체가 공정하고 정당한 정도), 일관성 (dependability, 조직체의 말과 행동의

일관성

일치 정도), 전문성(competence, 조직체가 말하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

전문성

력 정도)을 들 수 있다. 진실성 혹은 원칙은 어느 정도 조직체가 정당성을 인정받느냐에 관련이 된다. 흔히 진정성의 개념도 이 진실성과 관련이 깊은 세부 차원이다. 일관성은 원칙에 비추어 조직체가 보여 주는 상징과 행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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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성 정도다. 신뢰는 보통 양자 간 관계성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리스 크(risk)를 동반하지만, 그러나 신뢰는 상호 간의 거래 비용을 줄이고, 여러 절차를 간소화하며 관계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

만족

조직체와 공중 각 집단이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기대 대비 호의적 느낌의 정도를 의미한다. 기대 대비 호의적 느낌이 적다면 불만족의 결과를 가져오 고, 기대 대비 호의적 느낌이 크다면 만족(satisfaction) 으로 나타난다. 관계 마케팅에서는 경제적 만족과 사회적 만족으로 구분하여 경제적 만족이 물 질적 경제적 관계를 의미한다면, 사회적 만족은 고객과 기업과의 상호작용 으로 비물질적, 심리적 요인의 차원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이동진, 2004). PR의 조직-공중 관계성은 조직이 전해 주는 심리적 만족으로 본 사회적 만 족과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애착

조직체와 공중 각 집단이 상대방에 대하여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가치가 있 다고 믿는 정도를 의미한다. 행위적 차원의 지속적 애착과 정서적(affective) 애착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애착(commitment)1) 은 결국 행위적 차원과 정 서적 차원의 균형이 충족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상호통제성

조직체와 공중 두 집단이 각각 상대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당한 힘을 가 진 정도를 의미한다. 조직체-공중 관계 유형에 따라 두 집단 사이의 이상적 균형은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는 각기 타 집단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power)을 필요로 한다. 결국 상호통제성(control mutuality)의 개념은 조직체가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공중에게 영향력을 미친다고 가정 할 때 공중도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조직체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

1) commitment 번역을 ‘몰입’ 혹은 ‘헌신’으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애착으로 번역하

였다. 구체적으로 세부 차원인 정서적 차원과 행위적 차원이 몰입과 헌신보다는 애착에 가깝다 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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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 수 있다고 지각하면 상호 관계성이 형성된다는 의미다. 적절한 상호 통제성은 따라서 조직체는 공중에게, 공중도 조직체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 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함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어느 조직체에서 구성원들 의 의견이 의사 결정 과정에 어느 정도 반영될 때 전혀 반영을 안 하는 것보 다는 조직체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애사심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교환관계

조직체와 공중 각 집단이 상대방이 과거에 혜택을 주었기에 이를 되갚거나 혹은 미래에 받기를 기대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마케팅 분야에서 기업과 고 객과의 관계성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사회적 교환이론

사회적 교환이론

(social exchange theory)에서 말하는 비용과 보상의 개념도 이 교환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공관계

조직체와 공중 각 집단이 상대로부터 뭔가를 되돌려 받길 기대하지 않으면 서 상대를 위해 복지나 혜택을 제공함을 의미한다. 흔히 기업에서 전개하는 사회공헌활동 등은 공공관계성을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PR 학자들은 이러한 조직체-공중 관계성 차원 외에도 공개성(openness), 관여도 (involvement), 전문적 관계성, 개인적 관계성, 커뮤니티 관 계성을 추가로 제시하기도 하였다(Ledingham & Bruning, 1999). 국가 문 화가 다른 경우, 조직체-공중 관계성 차원으로 체면, 대인 네트워크를 관계 성 차원도 중요한 차원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Huang, 2001). 이 중 신뢰와 만족, 애착 차원은 마케팅, 대인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도 많이 다루는 핵심적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뢰 경영’, ‘신 뢰도 지수 조사(Edelman Trust Barometer)’ 등을 통해 신뢰가 조직 효과 창

신뢰 경영 신뢰도 지수 조사

출의 전제조건으로서 기업 경영과 PR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다루어지 고 있다. 신뢰에 대하여 더 심층적으로 연구한 마이스터 등에 의하면 신뢰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Maister, Green, & Galford, 2000). 신뢰 방정식에서 전문성(credibility)은 능력을 의미한다. 일관성(reliability)은 개인이나 조직이 말한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언행일치를 의미하고 있다. 진실함(intimacy)은 어느 개인이나 조직이 말하는 것의 진실성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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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신뢰 방정식

표 1 신뢰 영역들과 적용 요소

영역

측정 예

Credibility

조직이 ....라고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있다

Reliability

행동

조직이 말한 것을 .... 하리라 믿는다

Intimacy

감정

이 조직은 ...에 대하여 진실할 것이라 믿는다

Self-orientation

동기

조직이 ...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출처: 신뢰의 기술 (2009) (p.98 수정 인용)

한다. 이러한 분자 요소의 총합을 개인이나 조직체가 가진 분모인 자기중심 성향으로 나누면 신뢰라고 보았다. 이 방정식에 의미 있는 요소는 전문성, 일관성, 진실성이 신뢰를 형성하는 데 핵심 요소라고 보는 점이다. 신뢰 방 정식은 비록 개인 차원, 마케팅 관점의 이론이지만, 여전히 조직-공중 관계 성 이론의 신뢰에 대하여도 적용 가능하다. 이러한 신뢰 방정식의 시사점은 공중은 조직의 메시지나, 주장을 조직체가 기대하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 지 않으며, 공중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정보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태도를 형 성하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조직체의 입장에서는 신뢰라는 자산을 늘리려 면 분자 영역인 전문성, 일관성, 진실성을 배가시키고, 분모 영역인 자기중 심성을 줄이는 방향에서 공중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함을 나타낸다.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의 세부 차원들은 연구자에 따라서 조금씩 다 른 차원을 제시하기도 하나 공통적으로 상호통제성, 신뢰, 만족, 애착과 같 은 차원들은 조직체-공중 관계를 구성하는 핵심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조직 체의 유형에 관계없이 이러한 조직체-공중 관계성 차원들은 핵심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고려해야 하는 차원이며, 각 관계성의 세부 차원을 어떻 게 증대시킬지는 결국 각 조직체의 경영 철학과 역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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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체-공중 관계 형성과 유지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은 대인 커뮤니케이션, 사회심리학 등의 분야로부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

터 이론적 틀을 응용하여 발전시켰다. 흔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타인과 의 대인 관계성을 매일 경험한다. 대인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는 대인 관계 의 형성, 유지, 중단에 해당하는 요인들을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화에 응 용할 수가 있다. 관계 마케팅 영역에서는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관계 성, 거래하는 협력 업체와의 관계성 등 관계 유형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관 계성 요인을 PR의 조직-공중 관계 이론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긍정적인 차원의 관계 발전 단계는 공중이 만족(satisfaction)을 경험하 면, 상대나 조직체에 대하여 신뢰(trust)가 형성되고, 그다음 애착(commitment)이 형성되고, 관계 유지의 단계로 발전하는 경우다. 아무리 긍정적으 로 시작한 관계성이라 할지라도 그 관계성은 지속적으로 긍정적일 수는 없 다. 공중과 조직체는 상호 간 끊임없이 기대를 하며, 그 기대에 상응하는 혹 은 기대를 초과하는 만족을 얻어야 상호관계는 지속된다고 볼 수 있다. 공 중은 처음에 만족을 하고, 신뢰의 단계에 이르렀다 할지라도, 예를 들어 나 중에 제품 결함, 조직체의 위기나 비윤리적 행위에 실망을 하게 되면, 조직 체와의 긍정적인 관계성을 단절하고 대안을 모색하거나 조직에 대항하여 부정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조직체의 입장에서 조직체의 성공 과 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공중들과의 관계성은 항상 모니터링의 대상이 되 며, 어떻게 하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된다. 조직체-공중 관계성의 이론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면 은 행과 고객 간, 협회와 회원 간, 기업과 고객 간, 기업과 지역주민 간 조직체공중 관계에서 결국 만족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신뢰를 통해 조직에 대 한 애착이 더 생기는 결과들을 실증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 은 언론의 뉴스 보도를 도출하는 것만으로 공중인식에 큰 효과를 낼 수 있 다는 전통적인 PR 패러다임 대신에 궁극적으로 공중의 만족과 신뢰에 영향 을 주는 인식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교환 이론(social exchange theory, Blau, 1964)은 관계성의 개

사회적 교환 이론

념을 비용과 혜택의 공식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교환 이론에 의하면 개인 이든 조직이든 비용과 혜택의 거래로 모든 관계성은 설명이 가능하다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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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관계 유지 전략 형태와 관계 효과 조직체-공중 간 상황적 변수

조직 체제-공중 관계 유지 전략

∙ 조직체의 공중에 대한 영향 ∙ 공중의 조직에 대한 영향 ∙ 조직체-공중 간 연합이 타 조직체에 대한 영향 ∙ 조직체-공중 간 연합이 타 공중에 대한 영향 ∙ 조직체의 조직체-공중 간 연합에 대한 영향 ∙ 복수 조직체의 복수 공중에 대한 영향

∙ 균형적 ∙ 공개성 ∙ 정당성의 확인 ∙ 상호네트워크 참여 ∙ 문제의 공동분담 ∙ 상호 승승적 협상 ∙ 협조, 동맹 ∙ 불균형적 ∙ 승패적 협상 ∙ 갈등 회피 ∙ 일방적 주장 ∙ 적당한 타협 ∙ 일방적 수용

조직-공중 관계 효과

∙ 상호 통제(control mutuality) ∙ 애착(commitment) ∙ 만족(satisfaction) ∙ 신뢰(trust) ∙ 목표 달성(goal attainment)

출처: Grunig & Huang(2000). “From Organizational effectiveness to relational indicators: Antecedents of relationships, public relations strategies and relational outcomes” in Public Relations and Relationship Management, p. 34.

장한다. 비용은 시간과 금전적 비용(cost)을 의미하고 혜택(benefit)은 비용 의 대가로 얻는 금전적 이득, 만족감, 지식, 혹은 필요의 충족을 의미한다. 모든 개인은 항상 비용과 혜택의 관계를 계산하여 혜택이 비용보다 클 경우 에는 만족을 하고 관계가 지속되는 반면에, 혜택이 비용보다 작다고 지각하 는 경우는 불만족하거나, 관계를 단절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다. 조직-공중 관계이론에 이 사회 교환 이론을 응용한다면 조직 입장에서는 비용과 혜택 사이에서 계산하는 공중으로 하여금 비용보다는 혜택이 더 크다고 지각하 도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루닉과 후앙(Grunig & Huang, 2000)은 조직-공중 관계성 이론을 설 명하면서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 변수, 관계 유지 전략, 관계의 결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조직-공중 간 관계성은 아래 와 같은 세 가지 영역에서 개념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조직체-공중 간 상황적 변수가 조직체와 공중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상호작용의 유형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이러한 상호작용에 대하여 조 직체가 취할 수 있는 관계 유지 전략은 크게 균형적 전략과 불균형적 전략 으로 구분하고 있다. 조직체가 균형적 관계 유지 전략을 취하는 경우는 공 개성, 정당성의 확인, 문제에 대한 상호 부담, 승승적 협상, 협조적 관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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략을 취하는 반면에, 불균형적 관계성은 승패적 협상, 회피, 조직 입장만의 주장, 타협, 수용 등의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 같은 관계 접근의 유형은 조직체가 어느 쟁점이나 이슈에 대하여 공 중과 커뮤니케이션하거나, 문제 해결에 대하여 접근할 때 대체로 어느 입장 을 취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직체가 어 느 입장을 취하느냐는 경영진의 공중에 대하여 가진 철학, 사회문화적 변 수, 조직문화 등 다른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PR의 성격상 조 직 경영진이 가진 세계관, 가치관, 사회문화적 변수에 의하여 강하게 영향 을 받는 점을 고려할 적에, 사실 균형적 세계관에 의하여 공중과의 관계성 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경영진의 PR 본질에 대한 이해는 조직체-공중 관계 이론의 실행을 위하여 필수 요건이다. 이 점은 경영진의 공중에 대한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여전히 기업 이 미지 관리적 기능으로 언론 홍보만을 중시하는 기능적 PR을 고려한다면 조 직체-공중 간의 관계 경영적 접근은 비현실적인 이상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이 점에서 PR의 기능은 조직체의 입장을 외부에 전달하는 역할보다 조직체 내부에 외부 공중의 입장을 전달하는 경계의 확장자(boundary spanner)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경영진에 지속적으로 조직체-공중 관계성 관점 에서의 조언과 내부 자문 역할은 외부 커뮤니케이션 못지않게 중요하다. 기업의 경우 이 같은 조직체-공중 관계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로 고객 관계, 노사 관계, 쟁점관리, 지역사회관계, 각종 갈등관리 영역에 적용 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조직체-공중 관계성 논의는 이전의 PR이 미디어 를 매개로 한 매개 커뮤니케이션 영역과 상징적 차원의 메시지 커뮤니케이 션 영역에서 더 나아가 본질적으로 공중과의 관계성에 궁극적인 초점을 두 는 관점이다. 조직체-공중 관계 경영 이론 적용의 기업 사례를 들어본다면, 1802년 에 창업하여 기업 역사가 200년이 넘는 듀폰(Dupont)은 건축과 화학, 전자 분야의 소재를 제조 공급하는 다국적기업이다. 듀폰은 지속가능성을 중요 한 기업의 경영 목표로 내세우고, 안전과 건강(Safety & Health), 환경보호 (Environmental Stewardship), 윤리(Highest Ethical Behavior), 인간존중 (Respect for people)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조직체-공중 관계 경영 관점 에서 본다면 듀폰이 내세우는 네 가지 핵심 가치는 공중의 지지와 지속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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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위한 핵심 요소다. 이러한 가치는 듀폰의 경영진이 누구이냐에 상관 없이 조직체-공중 관계성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고민하 여 내세운 가치다. 기업의 입장에서 단기적인 매출, 이익의 단기적 내부 목 표도 별도로 두고 있지만, 듀폰이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시하는 것 은 이 같은 가치를 내세우고 이 가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모습 을 보여 주려고 하는 점이다. 듀폰은 기업 활동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환경 쟁점이나 위기 등의 문제 해결에서 내세우는 이 원칙에 의해 문제를 접근하려고 할 것이다. 조직체공중 관계성은 이같이 단기적인 언론에 기사화되는 뉴스와 이미지 관리에 초점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 관계성 유지에 더 초 점을 맞추는 개념으로 경영 활동의 일부분이다. 이같이 조직체-공중 관계 성의 시각은 지속 가능한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하려 한다.

조직체-공중 관계성 효과

그렇다면 원만하고 긍정적인 조직체-공중 관계성은 조직에 어떠한 혜택을 가져다주는 것인가? 체계론의 전제는 조직체는 끊임없이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을 하며 공중과의 상호작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략적인 공중들 과의 호의적인 조직체-공중 관계성은 관계가 악화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송, 규제, 조직체에 가하는 캠페인성 압력, 매출 하락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 이 있다. 예를 들어 비영리 단체는 회원 모집과 기금 모금이 가장 큰 조직체 의 목표임을 고려할 때 관계성 차원에서 회비를 내는 회원들과의 관계 증진 을 위한 각종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비영리 조직체의 입장에서는 기금 사 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영리 조직 사업의 대의명분을 언론 뉴스를 통하여 더 많은 일반인이 더 인지하도록 하고, 행동적 차원의 재정 후원을 하도록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를 증진시키는 공익 캠페인, 만족감을 증대시킬 수 있는 행사 등은 지속적 인 후원자 관계 유지 활동에 필수다. 고객이 핵심 공중인 기업은 어떠한가? 제품을 통한 고객 만족, 고객 신뢰 는 그 한 사람의 고객뿐 아니라 타인의 구매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 관계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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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실제로 마케팅 영역에서의 관계성 이론을 활용한 관계 마케팅(relation-


ship marketing)은 이미 실제에서 다수 받아들여지는 개념으로 신규 고객 한 명을 기존 고객화하는 비용보다 기존 고객을 잘 관리하여 지속적으로 재 구매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 더 비용이 적게 든다는 개념이 핵심이다. 관계 마케팅의 발전 단계에서 초기 단계의 고객 만족은 신뢰 단계로 이어지고, 신 뢰는 애착과 몰입의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이동진, 2004). 예를 들어 어느 소비자가 여러 경쟁사 제품 대신에 특정한 제품만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소비자는 만족하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결과 적으로 애착 관계가 형성된 경우다. 그 외에도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 포 인트 적립 등도 다 관계성 이론을 응용한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각 조직체에서 경영진 구성원들과의 관계성은 어떤 영향을 주는가? 좋 은 조직체-공중 관계성은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직 의도를 낮추 고, 생산성을 올리고,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구성원들이 힘을 합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대로 조직체 경영진-구성원 간의 부정적 공중 관 계성은 어떠한가? 구성원들의 불만이 쌓이며, 생산성은 낮아지며, 이직의 도가 늘어나고, 결국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구성원들이 힘을 합하 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조직체-공중 관계성의 개념은 전통적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영역이라 하면 PR 실무가 하는 일은 사보 제작, 사내 방 송, 홍보 영상 제작, 사내 체육대회 등 홍보제작물 제작이나 이벤트 등 PR 업무의 최종 가치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하는 이론 틀을 제공한다. PR 실무가 미디어를 활용한 매개 커뮤니케이션(mediated communication)의 활동만을 전부라 간주하던 개념에서 최종 효과를 고려하자는 개 념이 조직체-공중 관계성이다. 사내 PR에서 조직체-공중 개념을 응용한다 면 디지털 환경 영향으로 종이 매체가 급속하게 스마트폰, 온라인으로 대체 되는 환경에서 구성원들의 신뢰감, 만족감을 높이는 차원에서 구성원들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피드백 강화, 실시간 토론 등의 방법이 전통적인 종 이 사보를 제작하여 단순 배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에서의 조직체-공중 관계성 이론의 적용과 과제

PR의 호의적인 조직-공중 관계성과 구분해야 하는 것은 한국적인 의미에서 의 인맥이나 네트워킹에 의한 관계 관리의 개념과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유 교 문화의 영향, 급속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서구에서의 관계성 개념과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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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의미의 관계성이 강하고, 여전히 이러한 관계성 중심의 언론 홍보 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체로 한국적인 의미에서의 전략적인 이 해관계자 관리가 한국의 문화적 특징과의 결합적인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고주의를 활용한 비공식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서구적인 의미에서의 조 직-공중 관계성의 공중 관계는 앞의 관계성 차원에서 기술한 대로 신뢰, 만 족, 상호 통제성을 반영한 관계성의 개념이다. PR 학자들에 따라서는 동양 에서의 조직-공중 관계 이론에 반드시 포함할 요소로 체면(face)이나 개인 적 친분 네트워킹을 추가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김영욱, 2003). 조직체-공중 관계 이론의 한국에서의 응용에 대하여 탐색해야 할 부분은 한국의 유교적 전통 문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도 서구의 조직체-공중 관계 이론을 같이 변용하여 적용할 수 있느냐다. 홉스테드와 맥크래(Hofstede & McCrae, 2004)의 문화적 차이 이론 검토에 의하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권력거리, 불확실성의 회피 정도에서 서구와는 차이를 보인다. 홉스테드가 권력 거리

말한 권력거리(power distance)의 개념도 유교 문화가 강한 동양에서는 권 력을 가진 집단이나 개인은 서구에 비해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 으며, 이러한 문화적 특질은 동양에서의 조직-공중 관계성에 영향을 미친다 고 볼 수 있다. PR의 실제는 그 사회의 문화적 특징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 어나기 때문에 이론적인 조직-공중 이론 틀을 한국의 문화적 특징을 고려하 면서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는 이론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국내 PR 실무자와 기자와의 관계를 예를 들면 이 둘의 관계는 서구와 같이 역할이 서로 다른 대등한 관계라기보다는 주종 관계 혹은 갑과 을의 관계가 더 현실 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홉스테드의 권력거리 개념이 동양의 유교 문 화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양상이다. 이렇듯 서구 이론이 우리의 문화적 변수 와 결합하면 관계성은 다르게 변용되어 나타나는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 서양인들에게 타인의 존재는 독립적인 동등한 주체로서 타인과의 관 계가 가능한 반면 한국에서는 우리(we-ness)라는 경계 안에서 비로소 관계 가 형성된다. 김정운(2009)은 이러한 관계 형성의 차이에 주목하면서 서구 인들에게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성립된다면, 한국인들은 ‘우리’가 먼저 만들어지고 난 후에 ‘나’와 ‘너’가 성립한다고 설명한다. 관계 형성에 대한 서 구와의 문화적 차이는 조직-공중 관계 이론의 한국화에 반드시 같이 고려해 야 하는 요인이다. 사회 문화는 항상 고정 불변하는 것이 아니고 세대 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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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을 통해 변모하는 양상을 드러내지만, 큰 틀에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 이는 여전히 존재하며, 국가 간에도 차이를 드러낸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 국에서의 공중 관계성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탐색과 이론화는 향후 연구 과제다. 이 점은 한국에서 여전히 홍보라는 이 름으로 행해지는 PR의 실제가 이론에서 강조하는 부분과 상당 부분 유리되 어 행해지기에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한국적인 조직-공중 관계성 혹은 PR 이론화 작업은 향후 PR 이론화의 과제다.

평판관리의 개념과 구성 요소 조직체-공중 간의 관계성 관리와 더불어 PR은 궁극적으로 단기적인 이미지 관리 차원이 아닌 조직체에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주는 평판관리(reputa-

평판관리

tion management)라는 관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미지가 단기적인 인상이 나 인지적인 스키마(schema) 형성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이라면, 평판은 사 실에 근거한 여러 요소에 대하여 오랜 시간을 두고 형성된 통합적인 평가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 더 정확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폼브런(Fombrun, 1999)은 기업 평판에 대하여 과거의 행동과 미래의 전망에 대한 지각을 나타낸 것으로 경쟁 기업과 비교하여 주요 이해관계자 들이 지각하는 전반적인 매력이라고 정의하였다. 평판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혹은 조직체에 대하여 가진 아이덴티티와 이미지를 포함하여 가진 집 합적인 인식의 총합이라고도 볼 수 있다(Davies, Chun, & Roper, 2003). 시 소디아, 셰스, 월프(Sisodia, Sheth, & Wolfe, 2007)는 사랑받는 기업(firms of endearment) 연구 프로젝트에서 사랑받는 기업의 특징을 연구한 결과 SPICE가 핵심임을 발견하였다. SPICE는 Society(사회), Partner(거래선),

SPICE

Investor(투자자), Customer(고객), Employee(종업원)의 약자로 이 핵심 공중들과의 정서적 유대 관계와 협력 관계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요인임을 발견하였다. 즉, PR은 이미지 관리 차원을 넘어서 결국 조직체의 성공과 실 패에 영향을 주는 공중들과의 관계성에 의하여 조직체 평판이 결정됨을 의 미한다. 이미지가 단기적이고, 인위적인 속성을 갖는 데 비해 평판은 중장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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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 사실적 요소에 근거하고, 구성 요인들을 가지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판은 왜 중요한가? 평판은 공중에게 조직에 대하여 평가하는 기준으로 하나의 무형의 자산적 속성을 가진다.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혹은 브랜드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평판의 차이 라고도 볼 수 있다. 평판을 가진 조직체 혹은 기업은 고객에게 쉽게 신뢰를 주며,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주며, 공중의 선택이나 행동에 큰 영 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렇듯 평판은 조직체가 가지는 자산으로서 관리가 되 어야 하는데, 지속 가능 성장 개념에 필수적인 무형의 가치 자산으로 볼 수 있다. 공중으로부터 평판을 인정받는 조직체나 기업은 위기나 부정적인 이 슈가 오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평소에 핵심 공중으 로부터 쌓아 놓은 평판에 기초한 자산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 혹은 조직체의 평판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어느 기 업에 대하여 평판을 측정한다면 기업 이름부터 시작하여 슬로건, 직원들의 유니폼, 기업 로고, 제품, 서비스 등 온갖 요소를 다 떠올릴 수 있다. 학자들 마다 다른 평판 형성 요인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 은 요소를 포함하여 형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폼브런과 밴 리엘 (Fombrun & Van Riel, 2004)은 평판 형성 요인으로 사회적 책임성, 친숙함, 친근함, 비전과 리더십, 재무 성과, 근무 환경, 제품과 서비스의 질 등 여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국제적으로 이러한 평판지수를 조사하는 기관으로는 ≪포천≫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 랭킹,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지표 등이 있다. ≪포천≫의 평판측정지표는 혁신성 (innovation), 인력 관리(people management), 기업 자산의 활용(use of corporate assets),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경영진 자질(quality of management), 재무건전성(financial soundness), 장기투자가치(long-term investment), 제품 서비스 품질(quality of products of services), 글로벌 경 쟁력(global competitiveness)을 활용하여 평가하고 있다. 2012년 ≪포천≫ 조사에서 발표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는 애플(Apple), 구글(Google), 아 마존닷컴(Amazon.com), 코카콜라(Coca-Cola), 스타벅스(Starbucks), IBM,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월 드디즈니, 페덱스(Fedex) 등을 상위 10대 기업으로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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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기업 평판 형성 요인

표 3 전통적인 PR과 평판관리의 비교 전통적인 PR ∙ 덜 전략적 ∙ 비통합적 ∙ 초점-단기적 ∙ 핵심 PR 실무자만 관여 ∙ 가능한 한 최고의 이미지를 목표로 언론관계가 핵심 ∙ 거래적 이해관계자에 초점

평판관리로서의 PR ∙ 전략적 ∙ 통합적 ∙ 초점-장기적, 총체적 ∙ 모든 임직원이 관여 ∙ 이미지와 약속 전달을 목표 ∙ 가치와 정책을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모든 형태 기회를 활용 ∙ 다층적 이해관계자 관리에 초점

국내에서도 코콤포터노벨리에서 한국 기업의 명성지수를 개발하여 발 표하고 있는데, 주요 평가 항목으로 기업 정체성(조직 철학·사회 공헌, CEO 리더십), 기업 경영 전략(경영 성과, 인적자산, 마케팅), 기업 커뮤니케 이션(고객 커뮤니케이션, 기업 이미지, 대외 홍보) 요소를 핵심 지표로 측정 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지표로 혁신 능력, 주주 가치, 직원 가치, 고객 가치, 사회 가치, 이미지 가치로 구분하여 측정 하여 발표해오고 있다. 이러한 평판관리로서의 PR 역할은 PR이 전통적으로 언론 뉴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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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중심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커뮤니 케이션 관리 역할로 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조직체에 대한 언론 보도가 기업 혹은 조직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비중을 비교하면 오히려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 고객 만족과 같은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평판관리로서의 PR은 이제 단기 적인 차원의 언론 관계성보다는 조직체의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 엇인지 각 조직체마다 조사와 진단을 통해 파악하고, 각 평판 구성 요인별 로 강점은 유지하고 약점은 보완해 가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평판관리를 전통적인 PR과 비교해 본다면 표 3과 같이 요 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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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PR의 실무와 전략

3부 ‘PR의 실무와 전략’에서는 PR인의 실무 활동을 다룬다. 현대 PR은 미디 어에 대한 보도물 작성에서부터 CEO의 연설문 작성, 이벤트, 기업 광고, 홈 페이지관리, 지역사회관계 활동 등 매우 다양한 실무를 수행하는데 그 활동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PR 전문 회사들의 비즈니스 규모도 커지고 있다. 먼저 10장에서는 PR인이 조직체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와 활동을 수행하며 그 활동 형태는 대체로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를 설명한 다. 또한 PR 부서의 조직과 업무 흐름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한다. 11장에서 는 조직체를 위해 PR 업무를 대행해 주는 PR 전문 회사의 영업과 이익 창출, 그리고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 설명한다. PR주(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 형태와 계약에 대한 언급도 포함한다. 12장에서는 PR 실무의 가장 기본 업 무인 PR 기획을 먼저 설명한다. PR의 업무를 사전 공중 모니터링부터 마지 막 예산 책정에 이르기까지 8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 업무에 대해 상세히 분석한다. 13장에서 20장까지는 PR의 전술과 수단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언론 관계와 퍼블리시티에서부터 이벤트와 스폰서십, 기업 사 회공헌활동(CSR), CIP, 지역사회관계, 기업 광고, 공공 문제 관리(public affairs), 소셜 미디어 등 여덟 가지 활동을 상세하게 언급한다.



10 PR인의 유형과 활동

김찬아 한국방송협회 정책실 연구위원

PR 실무자의 역할은 크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기획, 경영 컨설팅 등을 포 함하는 관리자(manager) 역할과, 제작물 제작, 언론 홍보, 메시지 작성과

관리자

같은 기술자(technician) 역할로 구분이 가능하다. 임원과 같이 직급이 올

기술자

라갈수록 PR 관리자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고, 하위 직급 형태는 담당자별 로 해당 PR 업무가 정해져 있는 PR 기술자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 대리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자.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 대리의 하루 일과

∙ 아침 6시 30분 그는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집어든다. 간밤에 수많은 트위터리안이 트위터 에 남겼을 멘션(mention)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빠른 답변이 필요한 멘션이기에 그 자리에서 즉답을 해 준다. 몇 개의 멘션을 확인한 이 대리는 메일로 팀장에게 답변한 부분을 보고한다. 샤워를 마친 이 대리는 출근 전 오늘 일정을 살핀다. 약 속은 모두 3건. 기자들과의 약속이다. 또 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업무를 살펴본다. 이 대리는 스케줄을 확인하고 다시 메일을 열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석간지 기 자들이 밤새 보냈던 메일을 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대리는 출근하면서 혹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은 기자에게는 전화로 메시지 확인 요청을 한다. 메시지를 못 받은 기자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보도자료를 전송한다. ∙ 아침 8시 40분 홍보실에 도착한 이 대리는 자사 블로그에 글을 남긴 네티즌들에게 답변을 한다.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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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제품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업로드한다. 이 모든 과정은 메신저를 통해 홍보팀장에게 보고한다. 팀장은 “오늘 특이 사항과 하루 일정을 보고하라”고 재촉한다. 이 대리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메신저로 하루 일정을 짤막하게 보고 한다. 팀장은 회의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가능하면 메신저로 지시하는 편이다. ∙ 오전 10시 30분 이 대리는 모 일간지 기자와의 점심약속을 위해 일어섰다. 몇 가지 업무가 남았지 만 이동하면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 대리는 가능하면 버스로 이동한다. 스마트폰 메일로 받은 자료를 꼼꼼히 살펴본다. 그리고 자료들 중 틀린 부분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수정한다. 파일은 다시 팀장에게로 보내면서 단문 메시지로 ‘결재 부탁’ 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 오전 11시 40분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이 대리는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를 열었다. 잠깐 사이에 수 많은 문의 멘션이 올라와 있다. 그 가운데 조금은 난처한 멘션 하나가 눈에 띄었 다. 아직은 공개할 수 없는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문의였다. 이 대리는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안을 보고한다. 팀장은 정보 전체는 아니지만 일 부분은 무방하다는 답변을 보내 왔다. 이 대리는 평소 저장해 뒀던 사진을 포함해 답변 멘션을 보냈다. ∙ 오후 12시 10분 기자와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이 대리는 식사 중간 중간마다 스마트폰을 확인 한다. 최근 출시된 제품에 대한 사진과 블로그 평가, 반응 등을 기자에게 수시로 전달했다. 기자도 흡족해 하는 눈치다. ∙ 오후 1시 30분 이 대리는 회사로 복귀하는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여러 곳의 커뮤니티를 살핀다. 자사 제품과 회사 이미지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여러 파워블로그도 빼놓지 않는다. 서핑 중 한 파워블로그에서 자사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발견했다. 이 블로거는 제품에 대해 매우 흥미롭게 다뤘고 댓글에서는 제품에 대한 평가도 좋 았다. 이 대리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 는 인트라넷에 올렸다. 홍보팀장은 물론 각 부서장들이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 오후 2시 10분 컴퓨터 앞에 앉은 이 대리는 트위터를 클릭했다. 해외 트렌드와 동향을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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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다. 유럽 동향이 궁금했던 이 대리는 “유럽의 최신 동향을 찾고 싶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10분 만에 유럽의 각 언론사 링크들이 올라왔다. ∙ 오후 3시 30분 이 대리는 서둘러 언론사들의 홈페이지를 살핀다. 자사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고 이를 온라인 보고서로 만들었다. 이 보고서에는 유럽의 최신 동향도 담았다. 이 보 고서 역시 메신저로 팀장에게 보고했다. ∙ 오후 5시 40분 이 대리는 내일 자 신문 기사에 나갈 보도자료를 검토한다. 담당자들과 메신저 대 화로 보도자료 시간 등 자료 배포에 대한 조율을 마친다. ∙ 오후 6시 20분 트위터와 블로거 등을 열어 오늘 하루 방문자와 관심도를 쭈욱 스크린하고 있다. 새로운 소식 등을 다시 블로그에 올렸고 멘션을 보내 온 트위터리안들과 짧은 대 화로 마무리한다. ∙ 오후 6시 50분 뮤지컬을 함께 보기로 한 여자 친구와 약속 장소로 향했다. 이 대리는 이동하면서 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내일 준비할 자료를 검토하고 수시로 트위터 로 대화를 하면서 이동했다. 출처: “홍보 패러다임이 바뀐다 – 소셜 미디어 발 커뮤니케이션 혁명”, The PR News, 2010년 4월 22일,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

이 대리의 하루를 보면 PR 실무자는 기자 미팅과 보도자료 작성, 배 포, 모니터링 등 언론 관계와, 트위터·블로그·홈페이지를 관리하고, 동 향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일반 기업의 대리는 입사 2∼3 년 정도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기이며 이 대리는 PR의 밑단에서 PR 기술자역할을 주로 한다. 예전에는 주로 기자와의 관계를 중요시했지만 조직에 관심이 있는 공중(public)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블로그나 트위터 등 SNS를 관리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이 대리를 통 해 PR 실무자의 업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유쾌하게 PR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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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다면 기업 PR인의 업무 에피소드를 만화로 다룬 <홍보카툰 홍보인 25시, P과장 R대리>와 <미스터 홍키호테>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PR 매니저

적성과 진로를 짚어주는 직업 교과서에서 ‘PR 매니저’라는 명칭으로 PR 실무자를 소개하고 있는데, PR 관리자를 뜻하는 ‘PR 매니저’라고 통칭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와이즈멘토, 2013). PR 기술자가 현재 하고 있는 업 무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PR관리자는 PR 실무자가 성장하여 나가야 할 목표 업무라 하겠다. 현재가 모여 미래를 만들 듯이 현재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PR 기술자 역할이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관계 자산의 관리자인 PR 관리자의 기초 토대가 된다.

PR 실무의 기초와 중요 PR 활동 PR 실무자는 PR 활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공중의 변화 를 주시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기 위한 매체를 선택하고 적절한 메 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자 역할이 기본이다. PR은 커뮤니케이션에 기초하기 SMCRE

때문에 전통적인 S(source), M(media), C(channel), R(receiver), E(effect) 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요하다. 소스(S)는 정보원 즉 조직이 되며, 매체 (M)는 언론, 조직이 발행하는 발간물,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이며 채널(C)은 매체를 유통시키는 환경이 되며, 수용자(R)는 PR 활동의 대상 공중이며, 효 과(E)는 조직에 대한 정보 습득, 태도 변화, 행동 유발 등 상호 호혜적인 관 계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요소와 조직, 공중, 상호 호혜적 관계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PR 실무자로 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중요 한 PR 활동’에서 제시한 것은 다음과 같은데, 미디어 모니터링과 언론 홍 보, 프로모션은 PR 기술자가 하는 역할이며, 홍보 계획 수립, 관계 관리, 홍보 효과 측정이나 평가는 PR 관리자가 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는 없다. 그러나 기술자와 관리자의 역할 구분은 PR 실무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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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PR 활동

∙ 미디어 모니터링: 뉴스 클리핑과 이슈 모니터링 실시 ∙ 언론 홍보: 보도자료 개발과 작성, 보도자료 배포, 기자 관리 ∙ 홍보 계획 수립: 조직 및 상품과 서비스의 홍보 중장기 계획(목적, 목표, 전략, 프 로그램) 수립 ∙ 관계관리: 언론 관계, 지역사회관계, 소비자 관계, 투자자 관계 등 ∙ 프로모션: PR 이벤트, 세일즈 프로모션 기획과 진행 ∙ 홍보 효과 측정과 평가 ∙ 미디어 트레이닝: 최고경영진의 연설, 기고, 인터뷰 교육 ∙ 위기, 쟁점, 평판관리 커뮤니케이션 ∙ 온라인 PR: 홈페이지, 블로그, SNS 매체 관리, 온라인 모니터링과 콘텐츠 제작 및 관리, 서포터즈 운영 ∙ PR 제작물 제작: PR 영상, 사내외보 등 정기 간행물 관리, 웹진 제작과 관리

PR인의 유형: 기술자 vs 관리자 일반적으로 PR인의 유형을 크게 관리자와 기술자로 구분하고 처방 전문가, 커뮤니케이션 촉진자, 문제 해결자, 커뮤니케이션 연락 담당자, 매체 관계 담당자, 커뮤니케이션 기술자 등 6개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현실적으로 PR 실무자들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자로서의 역할과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동시 에 병행하고 있다. 업무 시간 대부분을 어느 업무에 할애하고 있느냐에 따 라 PR 실무자들의 역할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역할을 관리자(manager)와 기술자(technician)로 구분 할 수 있다. 관리자는 조직의 PR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하 며, 실무자들을 총괄하고, 경영진에게 자문을 하고, 기획 및 정책 수립, 실행 에 참여한다. 기술자는 저널리즘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보도자료 작성과 배 포, 홍보자료 작성, 사진과 동영상 제작 등 기술적인 업무를 담당하며 각종 캠페인과 이벤트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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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처방 전문가, 커뮤니케이션 촉진자, 문제 해결자

조직의 PR 전문가들이 관리자 역할을 주로 한다. 커뮤니케이션 혹은 PR 정 책을 결정하고 PR 프로그램의 성패에 대한 책임을 진다. 관리자 역할은 처 방 전문가, 커뮤니케이션 촉진자, 문제 해결자 등 세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처방 전문가는 PR 문제를 찾아내고 규정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프 로그램 실시에 대한 책임을 진다. 커뮤니케이션 촉진자는 조직과 공중 간에 쌍방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도록 중개인 역할을 한다. 문제 해결자로서 PR 실무자는 조직 구성원들과 협력하여 PR 문제를 합리적으로 기획하고 수 행하는 일을 돕는다. 처방 전문가는 현상과 관련 정보를 통해 문제를 찾아내는 분석력이 있 어야 하며 이는 경험과 직관이라는 주관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조 사방법과 통계를 통해 가능하다. 사회과학방법론과 통계에 대한 지식 습득 은 향후 PR 관리자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커뮤니케이션 촉진자는 인 맥과 연관되어 있는데 흔히 혈연, 지연, 학연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있으 나 인연은 커뮤니케이션 촉진의 매개가 된다. PR 업무를 하다 보면 각계각 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과의 관계는 PR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자산이 된다. 문제 해결자는 처방과 촉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만드는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처방 을 잘하고 문제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지만 결국 PR 문제를 해 결하지 못한다면 전문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PR 관리자는 PR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로서 전문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기술자: 커뮤니케이션 연락 담당자, 매체 관계 담당자, 커뮤니케이션 기술자

커뮤니케이션 연락 담당자는 조직을 대표하여 조직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경영자들에게 외부 공중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역 할을 한다.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방법과 조직의 문제에 대한 대 안적 해결안을 찾아낸다. 여러 가지 점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리자와 유사하 지만 이들은 정책 결정은 하지 않으며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매체 관계 전문가는 조직에 관한 메시지가 매스미디어에 보도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동시에 조직 구성원들에게 미디어에 보도된 조직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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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관리자와 기술자의 구분과 유형 기술자 (technician)

관리자 (manager) 처방 전문가 (expert prescriber)

커뮤니케이션 연락 담당자 (communication liaison)

커뮤니케이션 촉진자 (communication facilitator)

매체 관계 담당자 (media relations)

문제 해결자 (problem solving facilitator)

커뮤니케이션 기술자 (communication technician)

련 사항과 중요한 쟁점을 알리는 기능을 한다. 이들은 정책을 결정하지 않 으며 프로그램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자는 다른 사람이 내린 의사 결정에 따라 PR 자료를 생산한다.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하며, 브로슈어, 소책자 등을 제작한 다. 온라인, SNS가 활성화되면서 홈페이지 게시물 작성과 업데이팅, 블로 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에 대한 각종 자료들 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자와 관리자의 구분은 PR의 전문성을 강조하 기 위해서는 매우 필요한 요소다. 또한 PR 실무자가 관리자로서 역할을 많 이 하면 할수록 PR의 전문성, 조직 내 PR의 위상, 유용성이 커진다.

PR 실무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 조 프락터(Joe Procter)는 성공을 위해 PR 실무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기술, 지식, 능력, 자질의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눴다.

∙ 기술: 효율적 집필 능력, 설득적인 언변 ∙ 지식: 여러 매체에 관한 지식, 기업 경영과정의 이해, 경영·재정· 회계에 대한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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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 문제 해결, 의사 결정, 사람을 신뢰감 있게 다룰 능력과 자신감 을 주는 재치, 책임감 ∙ 자질: 안정감과 상식, 추진력과 열정, 폭넓은 관심과 지적 호기심, 경 청하는 습관, 좌절에 대한 수용력, 스타일

리처드 롱(Richard Long)은 목표와 결과 지향성, 고용주나 고객의 필 요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화 능력, 대인 관계, 긍정적이며 자신감 있는 스타 일, 카리스마, 외모, 활력 등과 같은 무형의 자산 일곱 가지를 PR 실무자 성 공 요건으로 꼽았다. 빌 캔터(Bill Cantor)는 열 가지 성공 자질을 열거했다. 위기 상황에도 실제적인 해결책을 낼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의 반응 (response to tension),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개인적인 주도권 (individual initiative), 호기심과 학습(curiosity and learning), 정력 및 충 동과 야망(energy, drive, ambition), 객관적 사고(objective thinking), 유연 한 태도(flexible attitude),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service to others), 다정 함(friendliness), 다기능성(versatility), 자의식 결여(lack of self- consciousness) 등이다. 다른 전문가들과 구별되는 PR인으로서 필요한 자질은 대인 커뮤니케이 션 능력, 매체 활용 능력, 위기와 쟁점에 대한 대처 능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조직과 PR PR 실무자들이 당면하는 첫 도전은 경영자로 하여금 PR의 전문성을 수용하 도록 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PR 실무자들이 제일 먼저 목표로 삼아야 할 주 요 공중인 셈이다. 기업 경영자들은 향후 발생할 PR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위해 PR 실무자를 고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PR 활동을 위해 경영자는 커뮤니케이션 범주를 넘어 자문, 조사 연구와 계획 같은 PR의 역할에 관한 명확한 개념을 지녀야 하며, PR 실무자는 그런 역할 을 해 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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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원하는 PR 업무

조직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의사결정권자가 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PR 업 무는 보도자료 제공과 대언론 관계 활동이다. 하지만 조금 더 PR에 대한 인 식이 높은 의사결정권자 집단이라면 정보 분석, 쟁점관리, 교육, 훈련, 경영 관리 등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업무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

∙ 정보 분석: PR 실무자들은 정보 분석가와 정보 중개인 역할을 해야 한다. PR 실무자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조직에 알리고 조직을 둘러싼 다른 세상, 즉 외부 환경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쟁점관리: PR 실무자들은 세상 관심사가 논쟁의 대상이 되기 전에 이러한 동향과 공중의 관심사를 파악해 내야 한다. PR 실무자의 진 가는 이미 결정된 사항을 보고하거나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일을 예견하고 판단하는 데 있다. 조직에 대한 공중의 태도가 부정적 으로 고착되기 전 그 징후를 포착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 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 교육: PR 실무자는 조직체의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미디어에 대 한 교육을 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명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기초적 인 PR 교육이 있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미디어에 대응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조직의 의 사결정권자에게 미디어의 특성과 역할을 이해시키도록 한다. ∙ 훈련: PR 실무자는 어떻게 조직의 입장을 공중에 효과적으로 소통해 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해야 한다. PR 실무자는 조직 내부의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상담사가 되기를 원한다. ∙ 경영관리에 관한 전문 지식: PR 실무자가 관리자로 성장하기 위해서 는 경영관리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목표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s), 자원의 배분, 인사관리,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도 구의 이용 등 전문적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PR 실무자들이 근무하는 곳에 따라 유형을 크게 네 부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① 조직 내 홍보실 조직(in-house) ② 외부 PR 전문 회사 ③ 광고 회사 내의 대행 PR 부서 ④ 프리랜서 PR 컨설턴트 등이다. 인력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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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면에서 가장 많은 형태는 조직 내 홍보실 조직이나 외부 전문 PR 회사로 볼 수 있다.

조직 내 홍보팀 유형

조직에서 홍보 실무자의 역할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두 가지 중요 척도는 홍 보 관련 부서의 명칭과 조직도상의 위치다(김태욱, 2007). 그림 2와 같이 조 직도상 홍보팀의 위치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 직속형

첫째, 최고경영자 직속형은 경영진의 홍보 마인드가 비교적 높은 편이 며 홍보 전략이 CEO의 평판관리와 경영 이념, 경영 철학 등을 조직 내에 전 파하고 CEO의 외부 활동이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조직 구조다.

타 부서 동등 병렬형

둘째, 타 부서 동등 병렬형은 CEO가 직접 관리하기보다는 조직 전체 적으로 관리가 이뤄진다. 다른 팀과 홍보팀 간의 동등한 관계 속에서 홍보 활동을 하는 구조다. 병렬적인 부서들 간의 협력이 잘 이뤄지고, CEO가 관 심을 두고 있다면 홍보팀의 활동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 이 있다.

타 부서 하위형

셋째, 타 부서 하위형은 다른 부서 하부에 홍보팀이 속해 있어서 홍보 활동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많다. 상위 조직이 마케팅이냐 기획실이냐에 따 라서도 업무의 범위가 달라진다. 마케팅 부분의 하위 조직이라면 마케팅 홍 보에 치중하여 활동이 이뤄질 것이며, 기획실이라면 기업 홍보와 사내 커뮤

그림 2 조직도상에서 본 홍보팀 배치 유형 최고경영자 직속형

타부서 동등 병렬형

타부서 하위형

CEO

CEO

CEO

홍보팀

홍 보 팀 홍 보 팀 출처: 김태욱(2007),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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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션 등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홍보팀은 먼저 타 부서 하위형에서 시작해 타 부서 동등 병 렬형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최고경영자 직속형으로 가는 것이 좋다.

PR 관리자는 우수한 조직의 필수 요소

우수한 조직의 PR 부서는 최적의 의사 결정 체계, 실행하는 PR 유형, PR과 마케팅의 관계 설정, 커뮤니케이션 부서 내 배치, 여성에 대한 배려 등의 차 원에서 조건을 찾을 수 있다. 우수한 조직의 PR 실무자는 기술자적 역할보 다는 전략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관리자형 역할을 담당한다. 관리자형 역할은 환경 탐색 등 조사 활동을 하고, 개방 체계적인 업무 마인드를 가지 며, 퍼블리시티나 공공 정보보다는 쌍방향 균형과 쌍방향 불균형을 이용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R 부서는 마케팅 부서로부터 독립되어 있어야 한다. 부서 내에 여성 인력이 차별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문제가 있 다. 한국의 경우 보통 여성 인력은 사보 제작, 사내 방송 등의 기술자적 역할 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우수한 PR을 위한 조건에 맞지 않다. 조직의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따라 PR 실무자의 역할이 달라진 다. 즉 권위적인 문화에서 PR 실무자는 기술자 역할만 하게 될 수도 있다. 권위주의적 문화와 폐쇄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자에만 국한되고 PR 실무자가 관리자로 성장하지 못한다. 참여 지향적 환 경과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PR 실무자의 역할을 다양하게 성장시 키고,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내외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중요한 인력 축이 될 수 있다. 권위주의적 환경에서 일하는 실무자는 PR 실무자가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전문적으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조 직에게 궁극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경영자에게 알려야 한다. 권위주의적 환경에서 참여 지향적 환경으로 조직을 전환시키는 일은 PR 실무자가 반드 시 담당해야 하는 영역은 아니지만 그러한 변화에 기여해야 한다.

PR 부서와 타 부서와의 관계

조직 내의 PR 부서는 경영의 일부분으로 전략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경영진에 컨설팅하는 모습이 이상적인 모습이나, 현실적으로 조직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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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홍보(publicity)라는 협의적 기능으로 인해 타 부서와 업무 영역이나 의사 결정 과정에서 갈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조직 내에서 가장 흔하 게 갈등을 드러내는 경우는 법무 부서, 인사 부서, 광고와 마케팅 부서다. 법무 부서와의 갈등은 어떤 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거기에 대해 법률적 대응을 하느냐, 중장기적 평판관리를 하느냐의 판단 문제로 자주 나타난다. 흔히 PR 담당자는 조직의 중장기적 평판을 고려한 전략을 컨설팅하는 반면, 법률 부서에서는 소송 관점에서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위기 사안에 대하여 법률팀은 법적인 소송에서 조직의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중시한다면 PR 부서는 조직 전체의 평판에 영향을 주는 차원 에서 고려하는 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사실대로 말하고 공중에 대한 사과 전략이 필요한 위기 이슈에 대하여 법률팀은 소송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적 공표에 신중함을 보이는 반면 PR 부서는 공중과의 관계성 회복에 큰 비중 을 두어 메시지 전략을 강조한다. 인사 부서와의 갈등은 흔히 사내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드러난다. 인 사 부서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도 정보의 적절한 통제를 강조하는 반면 PR 부서는 구성원 만족도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기업 인수 합병 과정에서 인사 부서는 구성원들에 대하여 인수 합병에 대한 정보 통제를 중시하는 반면 PR 부서는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알려야 향후 합병 시에 신뢰를 얻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마케팅 부서는 공중의 개념을 소비자 공중으로 국한하는 반면 PR은 여러 공중의 관점을 전체적으로 강조한다. 마케팅에서는 PR을 마케팅을 지원하는 기능적 퍼블 리시티 차원으로 이해하고 단기적 매출이나 이익에 기여하는 기능으로 이 해하는 반면, PR 부서는 조직-공중 관계성으로 접근하려고 하고 장기적인 조직-공중 관계의 결과를 반드시 매출에 연관시켜 고려하지 않으려 한다. PR은 기업이 주는 가치나 정직성, 신뢰감을 통해 장기적 공중 관계성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가져다준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계 확장자로 조직의 발전에 공헌

PR 실무자들을 경계 확장자(boundary spanners)라 한다. 경계는 체계와 다른 체계 사이의 영역을 의미한다. PR 실무자들은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이용하여 조직과 조직 외부 환경 사이에서 통합적인 역할을 수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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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경계 확장자로서 PR 실무자는 조직 외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유용한 정보를 조직 내부로 들여와 활용한다. 또한 PR 실무자는 그들의 의뢰인과 공중 사이에서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중간자로서의 역할은 의 뢰인의 공중에 대한 태도와 공중의 의뢰인에 대한 태도를 정확하게 상대방 에게 알려 주고 상대방과 자신이 변화해야 할 내용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 는 조직과 공중을 비롯한 환경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여 상호 호혜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역할을 말한다. 특히 PR 실무자는 조사에 대한 지식과 결과를 효과적으로 보고하는 기 술이 중요하다. 조사는 경계선 관리자로서 조직과 공중, 내외부 환경을 파 악하기 위해 매우 필요한 전문 분야다. 공중의 인지와 태도, 행동을 정확하 게 파악할 수 있는 조사는 경계선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초가 된 다. 또한 경계선을 오고 가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을 최대로 확대하 여 조직과 공중의 변화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계 확장자로서 PR 실무자 역할이 중심이 되고 구체적인 PR 실무자 의 역할과 전문적인 PR 관리자 역할이 조화를 이뤄 조직과 공중 간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시킨다면 PR의 가능성은 무한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영욱(2003), 󰡔PR커뮤니케이션 - 체계, 수사, 비판 이론의 통합󰡕,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김찬석(2005), 󰡔기업PR(홍보) 책임자의 권한󰡕, 한국학술정보(주). 김태욱(2007), 󰡔똑똑한 홍보팀을 만드는 실전홍보세미나󰡕, 커뮤니케이션북스. 최윤희(1998), 󰡔현대PR론󰡕,나남. 원작 신동광, 글/그림 이세형, 제공 TOYOU Ent, “홍보카툰 홍보인 25시, P과장 R대리”, http://www.the-pr.co.kr 글 신동광, 그림 이세형, 제공 TOYOU Ent. “미스터 홍키호테”, http://www.the-pr.co.kr.

와이즈멘토(2013), 󰡔적성과 진로를 짚어 주는 직업 교과서 20, 사회복지사/PR 매니저󰡕, 주니어 김영사. Doug Newsom, Judy Vanslyke Turk, Dean Kruckeberg 저, 박현순 역(2007), This is PR - 공중합의 형성 과정과 전략, 커뮤니케이션북스. “홍보 패러다임이 바뀐다 – 소셜미디어 발 커뮤니케이션 혁명”, The PR News, 2010년 4월 22일,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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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PR 산업

조삼섭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교수

PR 전문 회사 사회가 전문화, 분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PR 전문 회사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전문적인 PR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 PR을 직접 담당하는 사내 홍보실 혹은 PR 부서가 있는 반면에 어느 조직에서는 PR 업무를 외부 PR 전문 회사에 서비스를 의뢰하기도 한다. PR 산업은 바로 이러한 비즈니스로서의 전문 PR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산업을 의미한 다. ‘PR 산업’을 PR 서비스를 업으로 하는 경제 활동으로 정의한다면 우리나 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본격적으로 PR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으 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이후 증가하기 시작 하여 PR 전문 회사만 해도 200개가 넘고, 근무하는 인력만 해도 1만 명은 넘 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R 서비스를 제공하는 PR 회사 외에도 PR 산업 영 역을 영상 제작 프로덕션, 사내외보 편집 제작, 온라인 PR, 이벤트사 등의 영 역을 다 포함할 경우 이보다 더 큰 시장 규모를 가진다. PR 서비스 산업의 성 장은 글로벌 경제, 미디어·인터넷과 통신의 발달, 공중의 여론 형성 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PR 전문 영역의 세분화 등을 성장 요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 부처나 공기업에서는 외부 전문 회사의 PR 서비스를 활용하 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정부의 정책 홍보 중시로 각 정책을 주관 하는 부서에서는 적극적으로 PR 전문회사를 활용하여 다양한 PR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의 저출산 고령화 이슈에 대한 국민 인식 전환 캠페인, 신종플루 예방 캠페인, 통계청의 인구센서스 조사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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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민 참여 캠페인 등은 공공 PR의 적절한 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우 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을 촉진하기 위한 ‘구석 구석 캠페인’도 좋은 예다. 외국계 다국적기업, 외국 관광청, 대기업의 경우 브랜드 마케팅 차원, 이벤트 프로젝트 위주로 외부 PR 전문 회사를 활용하 는 경우가 많다. 전문 컨설턴트는 직접 회사 형태는 아니지만, 프리랜서 차 원에서 전문 경험을 살려 클라이언트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형태다. PR 산업은 PR 전문 회사, 광고 회사 내의 PR 부서, 프리랜서에 의해 수행되는 전문 PR 서비스 매출을 일컫는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판매 촉진 차원이나 인식 전환, 브랜드 인지도 제고, 사회공헌활동 캠페인 시 PR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PR 전문 회사의 유형과 특징 PR 전문 회사들은 광고 대행사와 다르게 PR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면에서 다르다. 광고대행사가 광고주를 대신해 매체 구매, 제작을 대행하는 성격이 강해 실제 대행사의 성격을 가지는 반면, PR 전문 회사는 전문 서비스, 컨설 팅을 제공하기에 PR 대행사라는 말보다는 PR 회사라는 이름이 더 정확하다. 현재 국내에 있는 PR 전문 회사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국제

국제 PR 전문 회사

PR 전문 회사와 국내 PR 전문 회사로 구분이 가능하다. 특히 국제 PR 전문 회

국내 PR 전문 회사

사는 이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이 주도하는 같은 광고, PR 회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 계열로 속해 있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시장 을 주도하는 규모가 큰 그룹으로 뉴욕에 본사를 둔 옴니콤(Omnicom), 런던

옴니콤

에 본사를 두고 있는 WPP그룹, 뉴욕에 본사를 둔 인터퍼블릭 (interpublic)그

WPP그룹 인터퍼블릭

룹 등이 있다. 옴니콤그룹 계열 PR 회사로는 인컴브로더(Incomm Brodeur), 플 레시먼힐러드(Fleishman-Hillard), 케첨(Ketchum), 포터노벨리(Porter Novelli) 등이 여기에 속한다. WPP그룹 계열에 속하는 PR 회사로는 버슨마스텔러(Burson Marsteller), 힐앤놀튼(Hill & Knowlton), 국내 HS애드가 여기에 속한다. 인터퍼 블릭그룹에 속하는 대표적 PR 회사로는 웨버 섄드윅(Weber Shandwick)이 여기에 속한다. 외국 다국적기업은 국내 언론 환경이나 PR 환경에서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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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세계 10대 PR 회사 순위

PR사

본사

수익(2012년)

1

에델만(Edelman)

미국

$ 6.65억

2

웨버섄드윅(Weber Shandwick)

미국

$ 6.28억

3

플레시먼힐러드(FleishmanHillard)

미국

$ 5.46억

4

MSL그룹

프랑스

$ 5.26억

5

버슨마스텔러(Burson Marstellar)

미국

$ 4.54억

6

케첨(Ketchum)

미국

$ 4.4억

7

힐앤놀튼(Hill+Knowlton Strategies)

미국

$ 3.9억

8

오길비 PR(Ogilvy Public Relations)

미국

$ 2.97억

9

하바스(Havas PR)

프랑스

$ 2.24억

10

브런스윅(Brunswick)

영국

$ 2.1억

출처: http://worldreport.holmesreport.com/top-10

수행하기에는 생소해 이러한 환경에 친숙한 국내 전문 PR사에 PR 서비스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업들의 PR 수요에 따라 국내에도 다국적 계열의 전문 PR 회사들이 진출해 있는데,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에 속 에델만

하지 않는 에델만(Edelman)과 같은 세계 최대의 독립 PR 회사는 국내에 진 출하여 전문 P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계의 PR사들은 더 세분화된 전문 영역을 가지기도 하는데, 화장·패션 분야, 엔터테인먼트, 환경, 식음 료, 헬스케어, 투자관계, 스포츠, 여행, IT 기술 분야 등으로 특화하여 회사 별 전문 서비스 영역을 키우기도 한다. 국내 PR 회사들도 독립적인 PR 회사들도 있고, 규모가 큰 광고 회사의 PR 서비스를 전문 대행하는 PR 부서를 따로 두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PR 사 설립 배경을 보면 대부분 전직 언론인 경험, 대기업 등에서의 PR 실무자 경험 등을 살려 PR 회사를 만든다. PR 회사는 실제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업무의 대부분은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기 획자, 언론 관계 경험을 가지고 초기에 PR 회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표 1에 제시한 것처럼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PR 회사 순위를 살펴

웨버 섄드윅 플레시먼힐러드 MSL그룹 버슨마스텔러 케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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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에델만사가 수익 규모 수위를 차지하고 있고 웨버 섄드윅, 플레시먼힐 러드, MSL그룹, 버슨마스텔러, 케첨사의 순으로 수익 규모가 큰 것으로 나 타났다. 우리나라는 현재 각 PR 기업별로 수익 규모에 조사 자료가 부재해 기업 규모 순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향후 이러한 PR사의 수익 데이


터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 PR 전문 회사를 이용하는 경우 장단점에 대한 논의도 중요한 주 제다. PR 전문 회사를 활용한다면 조직 내 자체적인 홍보팀을 운영하는 것 보다 좋은 점이 있다. PR 전문 회사를 활용할 때의 장점으로는 전문성 확보, 폭넓은 정보 확보, 객관성, 문제 해결 전문성 등이 있다. 첫째, 전문성 확보 란 PR 전문 회사의 경우 일반 조직체가 갖추기 어려운 분야의 다양한 전문 가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필요한 시기에 PR 전문 회사의 전문성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차 고도화되어 가고 있는 PR 전문 회사 의 컨설팅 업무가 바로 PR 전문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증거다. 둘째, PR 전문 회사를 활용하는 경우, 폭넓은 정보 확보의 장점은 상시 적인 매체(기사)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조직뿐만 아니라 경쟁 조직과 관련 환경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역사가 오래된 PR 전문 회사는 누적되 어 있는 정보가 많아 보다 더 정확한 분석과 계획과 실행이 가능하다. 셋째, 객관성이란 조직 내의 시각이 아닌 제3자 시각으로 PR 문제와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PR 전문 회사는 내부 PR팀이 보지 못 한 문제를 외부 시각에서 정확하게 볼 수 있다. 또한 PR 전문 회사를 통해 새로운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PR팀이 예상하고 있는 문제점을 PR 전문 회사가 조사 결과를 통해 객관화하기도 한다. 넷째, PR 전문 회사는 PR 전문 회사별로 각각 전문 분야가 있으므로 특 정 분야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이렇듯 PR 전문 회사는 주력하 는 클라이언트 유형이 다양하고, 특화된 PR 서비스가 다르므로, 조직은 해 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특성에 따라 PR 전문 회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PR 전문 회사들은 특화된 분야에 서 전문적 역량을 발휘하여 전문성을 인정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테면 공 공 PR, 정책 PR, 온라인 PR, 헬스커뮤니케이션, 마케팅 퍼블리시티, 이벤트, 스폰서십 등 특화된 분야에서의 전문성은 전문 PR 회사를 활용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의 PR 서비스에 대한 PR 전문 가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에 신뢰감을 주는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고,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이 글로벌 차원의 PR이 필요하면 다국적 PR 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PR을 집행할 수 있다. 반대로 PR 전문 회사 활용의 단점도 존재한다. 외부 전문가들은 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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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트가 가진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때론 조직의 보안이 필요한 부분까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PR 전문 회사는 동시에 여러 클라이언트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에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서비스에 불만을 가질 수 있으며, PR주가 자체적으 로 수행하는 것보다 예산 지출이 더 큰 것도 조직에게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언론 환경에서는 기자들이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에 대하 여 PR 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것보다 직접 PR주와 접촉하는 것 이 더 효과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이 또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PR 전문 회사를 활용하는 경우의 단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째, PR 전문 회사는 조직체가 가지고 있는 역사나 산업을 이해하는 데 한계 를 가지고 있다. 대체로 PR 전문 회사는 1년 정도의 계약을 하고 PR 업무를 맡게 되는데 PR 전문 회사가 하나의 PR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내부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조직의 역사와 제품이나 서 비스 등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동원 가능한 예산과 인력 등 타 부서 협 력 관계 등 다양한 요소들을 파악하고 과거에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 이 있는지 등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조직 내 PR팀이 고용한 PR 전문 회사에 가능한 정보 자료를 제공해 주어야 하며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을 해 줘야 하기 때문에 PR 전문 회사와 업무 협력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둘째, 준비 기간의 필요는 이해도의 한계와 비슷한 단점이다. PR 전문 회사가 해당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이해와 상황 파악, 조직 내 PR팀과 업무를 조율해 가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셋째, 전담 직원이 부족하다는 문제는 조직 내 PR 담당자는 자신이 소속해 있는 조직과 AE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면 되나 PR 전문 회사의 AE(Account Executive)는 2 ∼3개의 조직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PR 회사를 고용한 조직 입장에서 보 면 자신의 PR 업무만을 맡아주기를 원하는 게 당연하지만, 현재 PR 전문 회

리테이너 피

사의 리테이너 피(retainer fee)가 하향 조정되어 있어서 전담하기에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넷째, 비용 문제는 전문적인 PR 전문 회사가 제공하는 PR 서비스는 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조직 내 PR 전담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PR 전문 회사에 일부 서비스를 맡기는 것이 더 저렴 하다는 판단도 가능하지만, 고품질의 PR 서비스를 위해서는 그에 따른 비용 이 추가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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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회사의 수익 방식 클라이언트의 PR 서비스 용역을 수주하여 이를 PR 전문 회사들이 맡아 서 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PR 회사의 업이다. 일반적으로 PR 회사들은 클라 이언트의 서비스에 대하여 PR 회사들 간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수주 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은 보통 PR 회사에서는 익숙한 과정이다. PR 전문 회사들은 클라이언트에게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받 는데,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받는 비용을 수익(fee)이라고 부른다. PR주와 PR 전문 회사는 서비스 계약을 맺게 되는데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지급 방식 의 구분이 가능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PR 전문 회사의 주수익은 PR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무 시간 인건비라 할 수 있다.

∙ 월별 정액 수익(Fee) 지급 방식(Retainer’s fee+expense) ∙ 시간별 비용 환산 수익(Fee) 지급 방식(Time charge base+expense) ∙ 프로젝트 단위 지급 방식(Project base)

일반적으로 PR 서비스의 대가는 수익(fee)과 비용(expense)으로 구분 하는데, 비용은 PR 서비스를 수행하는 데 별도로 소요되는 기타 제반 비용 을 의미한다. 첫째, 리테이너 (retainer) 방식의 수익 지급 방식은 클라이언 트와 PR 회사가 월정액 지급 방식의 계약으로 월별 특정 금액을 클라이언 트는 PR사에 지급하고, PR 회사에서는 정기적 온오프라인 뉴스모니터링, 이슈 컨설팅, 보도자료 배포 언론 홍보 등의 서비스를 월별로 제공한다. 월 정액 식의 지급 방식에서 비용은 수익과 별도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익과 구분하여 비용은 교통비, 복사비, 통신비, 식사비, 회의비, 자료구입, 출장비 등 클라이언트의 PR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소요되는 제 반 경비를 말한다. 보통 이 비용은 수익과 별도로 클라이언트에게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 시간별 인건비 환산 청구 방식은 클라이언트를 위한 PR 서비스 에 총 투여된 PR 회사의 전문 인력 서비스의 총시간별 인건비를 청구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PR 회사들은 시간별 비용 청구 방식에 의하면 각 직 급별로 클라이언트에게 청구하는 시간당 인건비 기준 자료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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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전문 회사들은 직급에 맞는 시간당 인건비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보통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 등 각 직급별로 시간당 인건비 기준을 가지고 클라이언트 서비스에 투여한 시간을 총합하여 청구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러한 시간당 인건비 단가 계산은 보통 PR 전문 회사의 직원 급여, 건물 임대 료, 각종 회사 차원의 간접비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이 러한 방식에 의하면 각 PR 전문 회사의 직원들은 일일 단위 혹은 일주일 단 위로 업무 시간별로 어느 클라이언트를 위해 개인 시간을 투여한 것인지 다 이어리로 기록을 해 둔다. 시간별 인건비 환산 청구 방식도 PR 업무 수행을 위해 별도로 지출한 경비는 따로 별도 경비로 클라이언트에게 청구한다. 셋째, 프로젝트 기준 방식은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건별로 계약을 맺고 해당 건에 대하여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방식에서는 수익과 비용이 동시에 포함된 방식이다. 광고 회사의 수입구조가 매체 대행 수수료 와 제작 대행 수수료(commission)가 주 수입원인데 비해, PR 전문 회사는 PR 전문 인력의 서비스 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수익이 주 수입원이라는 점 에서 차이를 보인다. 다국적 PR사의 경우 월별 정액 혹은 시간별 환산 방식 에 익숙한 반면 국내 클라이언트들은 월별 정액 지급 방식이나, 시간별 환 산 지급 방식에는 익숙하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의 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차이는 전문 서비스 활용과 비용 지급에 대한 문화적 차이 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구와 같은 수익 방식이 확산되기 위해 서는 PR 서비스 부가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어야 하며, 특히 클 라이언트의 PR 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시 스템으로 자리 잡는 인식 변화가 PR 산업 성장의 향후 과제다.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전문 커뮤니케이션 컨설팅과 PR 서비 스에 대하여 전문적이고, 고부가가치라는 인식은 다른 전문적인 영역인 회 계, 법률이나 마케팅과 같이 용역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인식이 더 제고되 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클라이언트와 대행사 사이에 존 재하는 갑-을 관계성이라는 수직적인 사회 문화도 변화가 있어야 PR 서비 스 산업도 더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언론기자-홍보 실무자 간의 관계성에서 홍보 실무자들은 역할이 다른 관계성보다는 갑-을 관계성로 인식하는 경향 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배정근, 2012). 한편 PR 실무자들이 상호 네트워크와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만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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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협회는 주로 기업PR 실무자들의 회원으로 구성된 단체다. PR 실무자들 이 개인 자격 회원으로 구성된 한국PR협회(www.koreapr.org)는 회원들 간의 PR 지식 공유, 한국PR인의 날 행사, PR 대상 연례 행사 등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PR협회에서는 매년 우수한 조직의 PR 사례를 선정하여 시상해 오고 있는데, 공공 문제 PR, 마케팅 PR, 사내 커뮤니케이션, 이미지 PR, 정 부 PR, 지역사회관계 PR, 디지털 부문으로 우수 PR 사례를 선정하여 시상 하고 있다. 한편 PR 교육과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학자들과 대학원생, PR 실무자들의 회원으로 구성된 한국PR학회(www.kaspr.or.kr)도 활발하게

한국PR협회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PR학회는 학술적인 연구 논문을 모은 ≪홍 보학연구≫라는 학술지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기도 하다. 2000년에 외부의 독립적인 PR 전문 회사들로 구성된 한국PR기업협회 (www.kprca.or.kr)는 PR업의 권익 도모, PR 회사들 간 상호 네트워크 활 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독립 PR 회사 수는 현재 200여 개 정도로 추정되며 한국PR기업협회에 회원사로 있는 34개 PR사들은 아래 표

한국PR기업협회

2와 같다. 최근에는 PR 전문 회사들도 각 분야별로 특화하여 해당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데, 건강의료제약, IT 분야, 화장 품, 소비재, 여행관광, 정부 공공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분야의 강 세로 SNS, 블로그, 카페 등 온라인 PR 분야를 전문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 는 온라인 PR 회사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분야의 PR 실무자들끼리 정보 지식 공유와 교류를 목적으로 비영 리 협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분야도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병원홍보협 회(www.khopra.co.kr), 전문대학홍보 협의회(www.collegepr.or.kr)와 같은 단체가 대표적이다. 광고 산업이 연간 단위로 각종 데이터를 집계하여 광고연감의 형태로 발표되고 있는 데 비해 PR 산업은 매출, 순익 등의 통계가 아직 정확하게 집 계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오드와이어디렉토리(O’Dwyer Directory, www.

오드와이어디렉토리

odwyerpr.com)가 각 PR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매년 집계하여 발표하고 있 는 데 비해 국내는 이러한 조사기관과 자료가 부재한 상태다. 향후 국내 PR 산업 기초 자료를 집계하여 발표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 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PR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중심으 로 외부 전문 PR 회사를 활용하는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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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한국PR기업협회 회원사 PR회사

홈페이지

(주)굿윌커뮤니케이션즈

www.goodpr.mireene.com/

(주)그레이프피알앤컨설팅

www.grapepr.com/

(주)더스프링컴퍼니

www.thespring.co.kr/

(주)드림커뮤니케이션즈

www.dreamcom.co.kr/

(주)리앤컴

www.leencomm.co.kr/

마콜커뮤니케이션 컨설팅

www.macoll.com/

(주)메타커뮤니케이션즈

www.metacomm.co.kr/

민커뮤니케이션

www.mincomm.com/

(주)버네이즈애플트리PR컴퍼니

www.atpr.co.kr/

(주)브이콤

www.vcomm.co.kr/

비즈커뮤니케이션앤컨설팅

www.biz-comm.co.kr/

샤우트웨거너에드스트롬

www.shoutwe.com/

(주)시너지힐앤놀튼

www.hkstrategies.com/

(주)씨제이스월드

www.cjsworld.co.kr/

(주)액세스커뮤니케이션앤컨설팅

www.accesspr.co.kr/

오길비PR코리아

www.ogilvy.co.kr/

(주)윈컴PR

www.wincommpr.co.kr/

(주)이목커뮤니케이션즈

www.imokimok.com/

(주)이지스커뮤니케이션즈

www.egispr.com/

(주)인컴브로더

www.incommbrodeur.com/

(주)인포마스터

www.publicmarketing.co.kr/

(주)카라커뮤니케이션즈

www.caracomm.tistory.com/

(주)커런트코리아

www.currentkorea.co.kr/

(주)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www.commkorea.com/

(주)커뮤니크

www.communique.co.kr/

(주)케이피알앤드어소시에이츠

www.kpr.co.kr/

(주)코콤포터노벨리

www.korcom.com/

(주)트레이

www.trey.co.kr/

프리스트커뮤니케이션즈

www.prist.co.kr/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www.fleishman.co.kr/

(주)피알원

www.prone.co.kr/

(주)함앤파트너스

www.hpartners.co.kr/

(주)INR

www.inrcomm.com/

(주)PR엔

www.prnpr.kr/ko/

출처: 한국PR기업협회 홈페이지(www.kprca.or.kr) 2013년 9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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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는 기업 광고, 브랜드 광고는 전문 광고회사에 서비스를 대행하는 구조인 데 비해 PR은 언론 홍보가 중심을 이루는 환경으로 외부에 의뢰하 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수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향후 국내 PR 산업의 성 장을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대기업 등에서 전문 PR 회사의 서비스를 더 활 용해야 PR 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PR 산업 성장에 유 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PR 회사들은 더 전문화된 PR 서비스를 클라이언 트에게 경험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PR 서비스의 부가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 학계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Cameron, G.T., Wilcox, D.L., Reber B.H., & Shin, J. (2008), Public Relations Today, Manging Competition and Conflict, Boston, MA: Allyn and Bacon.

김병희·이종혁 편(2009), 󰡔한국PR기업의 역사와 성공사례󰡕, 나남. 김태욱(2007), 󰡔똑똑한 홍보팀을 만드는 실전홍보세미나󰡕, 커뮤니케이션북스. 배정근(2012), 국내 종합일간지와 대기업 광고주의 의존관계형성과 변화과정: 자원의존 이론 관점에서, ≪한국언론학보≫ 56(4), 265∼292. 최윤희(1998), 󰡔현대PR론󰡕, 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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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PR 기획

최준혁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문제의 해결 과정

PR은 문제의 해결 과정(processes of problem-solving)으로도 정의할 수 있 다. 조직의 문제는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중과의 관계에서 발생하 며, 따라서 문제의 해결은 공중과의 관계를 관리함으로써 가능하다. PR을 이렇게 정의한다면, PR 기획이란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 확하게 규명한 후 그 문제의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중을 파악·분 석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설정하며, 목표를 달 성하는 데 필요한 메시지를 적절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공중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계획하는 것이다. 그림 1은 이 과정을 요약하고 있는데, 그림 1에서 제시한 순서대로 PR 기획의 각 과정을 설명한다.

그림 1 PR 기획 과정 문제 파악을 위한 모니터링

공중 세분화 및 타기팅

타깃 공중 분석

목표 설정

예산 및 일정

평가

프로그램 입안

메시지 설정

문제 파악을 위한 공중 모니터링 문제(problem)란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만 하는 것들 로, 해결하지 않으면 장·단기적으로 손실을 가져다주는 부정적인 문제뿐 만 아니라 조직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까지 모두 포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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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포털 사이트를 활용한 모니터링의 예

그림 3 소셜메트릭스TM(http://insight.some.co.kr/campaign.html)을 활용한 모니터링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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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서치트위터닷컴(https://twitter.com/search-home)을 활용한 모니터링의 예

다. 예를 들어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보조금 과당 경쟁에 따른 제재의 일환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두 개 회사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는 것을 생각해 보자. A사와 B사는 한 달간 영업정지를 당해 신규 가입자 모집을 할 수 없으며, 나머지 C사는 이 기간 동안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다고 가 정하자. 이 경우, 이동통신 3사의 문제는 정부 기관이라는 공중과의 관계에 서 발생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영업정지 명령은 A사와 B 사에는 부정적 문제인 반면, C사에는 긍정적인 기회다. A사와 B사는 부정 적 문제 해결을 위한 PR 기획을, C사는 긍정적 기회를 구체화하기 위한 PR 기획을 해야 한다. 따라서 PR 실무자는 자신의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중을 사전 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PR의 공중이 사원, 소비자, 언론, 지역사회, 정부 등 다양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문제 역시 이렇게 다양한 공중과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문제의 파악은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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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 공중들을 파악한 후 이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여러 다양한 공중들을 빠짐없이 관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 지 않다. 그래서 많은 조직들은 언론 보도 모니터링, SNS 모니터링 등을 활 용해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중들의 인식, 태도, 행동 등을 관찰한다. 다수의 기업들과 공공기관은 이슈 모니터링 시스템 혹은 이슈 트래킹 시스 템이라 부르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의 구축에는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점에 소규모 조직들에게는 포털 사이트나 무료 SNS 모니터링 시스템의 활용이 현실적 방법이다. 그림 2, 그림 3, 그림 4는 ‘삼성 전자’에 관한 포털 사이트와 SNS 모니터링 결과다.

공중 세분화와 타기팅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발견했다면, 이제 PR 기획의 두 번째 단 계, 공중 세분화와 타기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시장에 갓 뛰어든 오토바 이 헬멧 제조업체가 젊은 층의 오토바이 운전자를 겨냥하는 새로운 헬멧을

공중 세분화 타기팅

출시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 경우의 문제는 기업 혹은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할 공중은 젊은 오 토바이 운전자다. 그러나 젊은 층의 오토바이 운전자라는 공중은 너무나 광범위하고 모호 하다. 젊은 층의 오토바이 운전자 중에는 이 신생 업체의 헬멧을 구매할 능력 이 없는 운전자도 있으며, 헬멧 제조업체의 유통망이 닿지 않는 곳에 거주하 는 운전자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광범위한 전체 공중을 특정한 기준에 의해 선별하는 작업, 즉 공중 세분화(public segmentation)와 타기팅(targeting)이 필요하다. PR의 공중 세분화는 마케팅에서 실행하는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분화를 하기 위해서는 세분화의 기준(segmentation variables)이 필요하다. 세분화의 기준은 전체 공중을 여러 개의 집단으로 나눌 수 있는 기준을 의미한다(Schoell & Guiltinan, 1988). 지리적

지리적 변인

변인(geographic variables), 인구통계학적 변인(demographic variables),

인구통계학적 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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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특정 기준을 활용한 타깃 공중 선정 과정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 High

Medium

Low

High

관 리 의 시 Medium 급 한 정 도 Low

출처: Wheelen & Hunger(2003) 재구성

심리묘사적 변인 행동적 변인

심리묘사적 변인(psychographic variables), 행동적 변인(behavioral variables) 등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안광호‧하영원‧박흥수, 2010; Kotler & Kelly, 2011). 지리적 변인으로 전체 공중을 세분화한다는 것은 거주지, 도시의 규 모, 기후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통계학적 변인에는 나이와 생애주기, 성별, 소득, 사회적 계층 등이 있다. 심리묘사적 변인이란 라이프 스타일, 성격 등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행동적 변인이란 구매 또는 사용 상 황, 제품 혹은 서비스 사용 경험, 사용률, 충성도 등을 의미한다.

관습적 세분화

공중 세분화 시, 반드시 유의할 점은 관습적 세분화를 경계해야 한다(최 준혁, 2010). 으레 세분화를 해 왔으니까, 다른 기업에서도 세분화를 하니까, 세분화를 하지 않으면 덜 과학적인 기획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등의 이유로 세분화를 해서는 안 된다. 공중 세분화를 하는 이유는 특정 PR 활동에 대해 공 중들의 반응이 상이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 자면 ‘세분화된 공중 내에서의 반응은 동질적이며, 각 세분 시장 공중 간에는 이질적인 반응(homogeneous within public, but heterogeneous between publics)’을 기대하고 공중을 나누는 것이다(차동필,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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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변인, 인구통계학적 변인, 심리묘사적 변인, 행동적 변인 등으로 공중을 세분화한 후에는 조직의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집단을 타깃 공중 을 설정하는데, 이를 타기팅(targeting)이라 한다. 여러 세분 집단(segments) 중에서 특정 집단을 타깃 공중으로 선정할 때도 일정한 원칙이나 기준이 필 요하다. 그림 4는 그런 원칙들을 활용해 타깃 공중을 선정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데 조직, 문제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기준을 만들어 활용하면 된다. 그 림 5는 인구통계학적 변인 중 나이를 기준으로 전체 공중을 세분화한 후 조 직에 미치는 영향력과 관리의 시급한 정도에 의해 20대를 타깃 공중으로 선 정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타깃 공중 분석 타깃 공중에 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메시지와 프로그램의 효과가 증대된다. 타깃 공중 분석을 위해서는 질적 연구방법과 양적 연구방법이 활 용된다. 질적 연구방법은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 포커스그룹 인터 뷰(focus group interview) 등을 활용해 타깃 공중의 인식, 태도, 행동(의도) 등을 관찰하는 것이며, 양적 연구방법은 서베이(survey)를 활용해 타깃 공

심층면접 포커스그룹 인터뷰 서베이

중의 인식, 태도, 행동(의도) 등을 관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이 두 연구방법을 동시에 활용해 타깃 공중을 이해하려는 혼합적 연구방법 (mixed methods research)도 활용되고 있다(최준혁, 2013). 이 중 대표적 질적 연구방법인 심층면접과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활용 할 때의 유의점을 살펴보자(최준혁, 2008). 심층면접과 포커스그룹 인터뷰 는 타깃 공중에 대한 깊이 있고, 면밀한 이해에 유용하다. 첫째, 응답자 선 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들 질적 연구방법은 매우 적은 수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방법이므로 응답자 구성을 최대한 균형 있게 해야 한다. 예컨대 특정 조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거나 혹은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갖 고 있는 사람들로만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그 인터뷰 결과는 매우 편향적일 수 있다. 둘째, PR 실무자 자신의 관점, 선입견으로 응답자들을 오도해서는 안 되며, 응답자의 적극적 반응을 유도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면접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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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응답자들이 심중의 말을 꺼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심층면접과 포커스그룹 인터뷰의 방법론적 장점 은 서베이와는 달리 응답자로부터 심층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데 있 다. 정형화된 질문으로 한정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서베이와는 달리 형식에 비교적 적게 구애받음으로써 응답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 하는 심층면접과 포커스그룹 인터뷰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위머와 도미니크(Wimmer & Dominick, 1994)는 심층면접을 포함한 인터뷰류의 연구방법이 갖는 특징 및 장단점을 제시하고 있다. PR 실무자 는 심층면접류의 방법이 갖는 장단점을 잘 인식해 타깃 공중 분석에 활용해 야 한다.

심층면접의 특징

∙ 일반적으로 적은 수의 표본을 이용한다. ∙ 응답자가 왜 그러한 답변을 했는가 하는 이유까지도 알 수 있다. 즉 응답자의 의 견, 가치, 동기, 경험, 정서 등에 관한 자세한 사항까지도 알 수 있다. ∙ 응답자의 비언어적 반응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 긴 시간을 요구한다. 다른 개인면접법과 달리 장시간 지속될 수도 있고 그러한 면접이 몇 번에 걸쳐 반복 실시될 수도 있다. ∙ 이 면접법은 응답자 개개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개인면접에서는 모든 응 답자가 같은 질문에 답하지만 이 면접법에서는 면접자가 각 응답자의 응답을 바 탕으로 다양한 질문을 하게 된다. ∙ 이 면접법은 분위기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 면접법의 성패는 면접원과 응답자 간의 화합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 상세한 대답을 구할 수 있어 다른 서배이 방법과 비교해 볼 때 민감한 사회문제 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얻어 낼 수 있다. ∙ 표집이 무작위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적의 수의 표본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 면접을 통해서 얻은 자료들을 연구자가 면접원과는 전혀 다른 측면의 분석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위험의 여지를 안고 있다. 출처: Wimmer & Dominick(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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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베이는 타깃 공중 분석을 위한 대표적인 양적 연구방법이다. 서베이 의 핵심은 표본이 모집단의 대표성을 유지2)하는가에 달려 있다. 쉽게 말해 30대 직장 여성들의 브랜드 X에 대한 태도를 조사하려고 할 때, 30대 직장 여성은 모집단에 해당하고, 이 조사를 위해 실제로 접촉한 사람들이 표본에 해당한다(최준혁, 2008). 그런데 이 조사를 위해 실제로 접촉한 사람들이 모든 30대 직장 여성들을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를 대표성(representativeness)이라 하는데, 대표성은 표본의 총체적 특성이 모집단의 총체적 특성에 거의 근접할 경우 혹은 모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표본으로 추출될 가능성이 동일한 경우에 확보된다. 표본에 대표성이 있다 면, 그 서베이는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반대로 표본에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서베이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표본을 수집해야 하므로 당연히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본격적인 서베이를 PR 현장에 도입하기 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일종의 파일럿 조사3)로서의 서베이는 의지와 능 력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구글 드라이브(drive.google.com)를 이용해

구글 드라이브

서 표본을 확보할 수도 있으며, 서베이몽키(https://ko.surveymonkey.com)

서베이몽키

를 활용할 수도 있다. 서베이몽키는 원칙적으로는 유료 서비스이지만 질문 10개, 응답자 100명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표본은 대 표성의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적은 비용으로도 서베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런 정도의 표본만으로도 타깃 공중의 대략 적인 반응이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 볼 만한 작업이다. 한편 심층면접, 포커스그룹 인터뷰, 서베이뿐만 아니라 기존의 문헌도 타깃 공중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공신력 있는 단체가 사회과학 연구방법 론이 권장하는 절차에 따라 조사한 자료가 있다면, 그 자료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표 1은 타깃 공중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유용한 보고서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보고서에 수록되어 있는 타깃 공중에 관한 인

2) 대표성(representativeness)은 표본의 총체적 특성이 모집단의 총체적 특성에 거의 근접할 경

우 혹은 모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표본으로 추출될 가능성이 동일한 경우에 확보된다. 3) 예비조사를 말한다. 본 조사에 앞서 실시하는 조사로 조사 방법의 테스트나 조사 항목에 관

한 문제점 등 필요한 정보의 확보를 위해서 질문지나 전화 등에 의해 시행하는 시험적 또는 준 비적인 조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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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통계학적 및 심리묘사적 정보는 PR기획 및 집행의 정당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KSCD, ICPSR, 한국종합사회조사 등 표 1에서 소개하고 있는 보고서 이외에도 각 정부부처, 민간연구소 등의 자료실에는 타깃 공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다(최준혁, 2008).

목표 설정4) SMART

PR의 목표는 SMART(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alistic, Targeted) 하게 설정해야 한다. PR 효과의 측정을 위해서도 PR의 목표는 SMART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만 수립하였다면, 평가는 비교 적 쉽다(Watson & Noble, 2005). 왜냐하면 결과를 평가하는 가장 쉬운 방법 은 결국 애초에 설정했던 특정 활동의 목표가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기 때문이다. SMART는 여러 영어 단어의 첫 글자로 만들어진 두문자어로 각각의 구성 항목은 아래와 같다. ‘Step-by-step’이란, PR의 목표를 일정한 단계로 나누거나 혹은 단계를 거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신생 업체가 새로운 치약 브랜드를 출 시해 이를 시장에 알리는 PR을 기획한다고 가정해 보자. 치약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의, 완전 경쟁 시장이며, 게다가 신생 기업이라 기업의 인지도도 거의 없다. 이런 조건에서 ‘브랜드 X의 인지도를 금년 내 100% 달성하기’라 는 PR 목표는 무의미하다. ‘2014년도 상반기까지 브랜드 X의 인지도를 30% 달성하기’, ‘2014년도 하반기까지 브랜드 X의 인지도를 50% 달성하기’ 등으 로 목표를 단계로 나누어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Specific’이란 PR의 목표를 모호하게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 로 설정함을 의미한다. 앞서 예를 든 치약 업체를 계속 살펴보자. ‘브랜드 X 를 알리기’라는 PR 목표는 매우 모호하다. 브랜드 X의 무엇을 알리겠다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브랜드 X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인지, 충성도 를 높이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PR 목표는 지양해야 한다. ‘Measurable’이란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함을 의미한다. PR을 실

4) 이 부분의 ‘SMART형 PR 목표’는 최준혁(2008)을 요약 및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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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한 후 그 활동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측정 가능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PR 효과 측정은 어렵지 않다. 처음에 설정한 PR 목표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브랜드 X의 인지도를 30% 달성하기’와 같은 PR목표는 측 정 가능하다. PR을 집행한 후 서베이를 활용해 실제로 브랜드 타깃 공중의 몇 퍼센트가 브랜드 X를 인지하고 있는지를 조사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책 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정책 홍보는 ‘○○○○ 정책의 찬성률을 60% 이상 달성하기’처럼 그 수치를 명시해 목표 달성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Achievable, Realistic, Relevant’ 등은 실현 가능한, 적절한 PR 목표를 설정해야 함을 의미하는데, 앞서 언급한 step-by-step과 일맥상통한다. ‘브 랜드 X를 전 국민이 월 평균 3개 이상 사용하기’라는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 ‘Targeted’는 PR 목표에 타깃 공중을 명시함을 의미한다. ‘전 국민의 브 랜드 X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하기’보다는 ‘20대 직장 여성의 브랜드 X에 대 한 인지도를 제고하기’가 바람직하다. 마케팅과 PR의 타깃 공중이 구체적 이고, 명확할수록 목표 달성이 용이해진다는 점에서 목표의 진술도 타깃 공 중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Timed는 목표에 언제까지 완수하겠다는 것을 명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 X의 인지도를 30% 달성하기’라는 목표보다는 ‘2014 년 상반기까지’라는 완수 시점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PR 목표는 위계를 가져야 한다. 즉, 인지도 목표, 태도 형성 목표, 행동 변화 목표 등의 위계를 가져야 한다(Watson & Noble, 2005). 인지도 목표는 정보 전달에 관한 목표로 캠페인이나 프로그램의 타깃 공중에 정보 (혹은 지식)가 알려졌는지에 관한 목표다. 태도 형성 목표는 동기부여에 관 한 목표로 정보가 효과를 유발해 타깃 공중의 PR 대상에 대한 태도가 변화 했는지에 관한 목표다. 행동 변화 목표는 PR의 성공이나 실패 여부를 규정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PR이 효과를 발휘해 타깃 공중의 PR 대상에 대 한 행동 혹은 행동의도(구매, 투표, 추천 등)가 변화했는지에 관한 목표다. 브룸과 샤(Broom & Sha, 2012)는 SMART형 PR 목표의 좋은 예를 제 시하고 있는데, 이들의 목표를 와슨과 노블(2005)의 PR 위계에 관한 설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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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위계에 의한 SMART형 PR 목표

출처: Broom & Sha(2012)와 Watson & Noble(2005)을 통합 및 재구성

로 재구성하면 그림 6과 같다. 한편, 목표와 유관한 개념으로 목적이 있다. 목적은 대개 목표보다 좀 더 광범위하고, 덜 정교하게 정의되며, 목표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바탕 이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목적은 조직의 사명이나 비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진술문으로 일상적인 언어를 이용해 (조직의) 쟁점을 나타내며, 조직이 그 쟁점이 어떻게 전개되기를 희망하는지를 보여 주는 기능을 수행 한다(Watson & Noble, 2005). PR 기획에서 목적과 목표를 구분해 제시하 는 경우도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면 목적이 함께 달성된다는 점에서 또 목 적은 다소 모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목표만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메시지 설정 메시지는 PR 활동을 통해 타깃 공중에게 전달되는 내용이나 정보를 말한 다. 메시지에는 조직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 것이 아니라 타깃 공중 이 듣고 싶어 하거나 원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자동차 업체가 신차를 출 시하면서 PR 캠페인을 진행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업체는 신차가 경 쟁 업체가 갖지 못한 다양한 신기술로 무장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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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나 타깃 공중은 신차의 가격을 가장 궁금해 한다. 이럴 경우, 바람 직한 메시지는 기술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경쟁력을 강조하 는 것이다. 타깃 공중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타깃 공

타깃 공중

중 분석의 결과를 다시 활용해야 한다. 앞서 타깃 공중을 분석하기 위한 방 법으로 심층면접, 포커스그룹 인터뷰, 서베이, 문헌연구 등을 제시했는데, 이런 방법을 수행해 얻은 정보들을 메시지 설정에 활용해야 한다. 서베이를 통해 타깃 공중이 특정 제품 카테고리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 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했다면, 그 요소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PR 활동의 메시지는 하나일 때가 가장 좋다. 타깃 공중에게 여러 개의 상이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각 메시지별 프로그램을 따로 실행해야 하며, 여러 개의 메시지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타깃 공중은 어차피 다 기억하지 못 한다. 단, 복수의 타깃 공중을 설정한 상태에서 그 복수의 타깃 공중이 서로 상이한 인지, 태도, 행동(의도)을 보인다면, 각 타깃 공중별로 메시지를 맞 춤화하는 접근도 가능하다. 히스와 히스(Heath & Heath, 2007)는 수용자가 메시지를 쉽게 받아들 이고 오래 기억하게 하려면 메시지가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의 여섯 가지 요소 중 최소 하나 이상의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 한다. 단순성이란 하나의 핵심만이 간결하게 표현된 상태를 말한다. 의외성 이란 놀라움과 흥미를 자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성이란 메시지에 노출 되었을 때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 감정 등을 연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 성이란 메시지에 권위를 부여하는 요소가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감성이란 메시지에 노출되었을 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요 소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히스와 히스는 메시지는 스토리 안에 녹아 있어야 하며, 스토리로 전달될 때 메시지가 쉽게, 오래 기억된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 BMW는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Ultimate Driving Machine)이라는 메시지를 홈페이지, PR, 광고, 이벤트 등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BMW의 메시지는 단순성, 구체성 등이 돋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그림 7 참조). 세계 최초의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 (Southwest Airlines)은 설립 초기부터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는데, 이 항공사의 메시지는 단순성이 뛰어난 것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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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BMW의 메시지

출처: BMW USA 홈페이지

그림 8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메시지

출처: 사우스웨스트항공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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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그림 8 참조). 히스와 히스는 쉽게 오래 기억되는 스토리의 공통적인 플롯(plot)도 제시하는데, 도전 플롯, 연결 플롯, 창의성 플롯이 그것이다. 도전 플롯이란 스토리 안에 역경과 고난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연 결 플롯은 갈등적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집단들의 화해나 조화를 지향하는 내용을 의미한다. 창의성 플롯은 문제가 기존에 없었던 참신한 방식에 의해 해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그램 입안 메시지까지 만들었다면, 이제 이 메시지를 타깃 공중에게 전달해야 한다. 흔히 전술이라고도 하는 프로그램은 메시지를 타깃 공중에게 전달하는 수 단이다. 프로그램의 목적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메시지의 전달 수단이어 야 함을 다시 강조한다.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 활용한 PR이 트렌 드라 해도 타깃 공중이 SNS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SNS는 메시지를 타깃 공 중에게 전달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 앞서 메시지를 설정할 때 조직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 것이 아니 라 타깃 공중이 듣고 싶어 하거나 원하는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듯이 프로그램의 선택 역시 조직이 실행하기에 편한지의 여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 공중이 메시지를 불편함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여부 로 결정해야 한다. 타깃 공중에게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려 면, 타깃 공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타깃 공중 분석 시 확 보했던 정보들을 다시 활용하면 된다. 앞서 프로그램은 전술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고 했는데, ‘전술’을 논 의할 때 함께 거론되는 것에는 ‘전략’이 있다. 전략은 전술의 상위 개념이다. 즉, 전략이란 조직의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기적이며 포괄적인 방향을 의미하고, 전술이란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단기적이며 구체적인 수 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소비층의 확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화장 품 브랜드는 ‘저가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저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제 품을 하나 구매하면, 제품을 하나 더 끼워주는 ‘Buy One, Get One Free’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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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캠페인 하위 요소로서의 프로그램

는 행사를 진행하면, 이 행사는 전술에 해당한다. PR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관한 구체적 설명은 13장에서 20 장에 걸쳐 제시한다.

평가 PR의 결과를 평가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PR의 평가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 해서는 캠페인과 프로그램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캠페인이란 특정한 목표 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전술)을 통합적으로 실행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프로그램은 캠페인의 하위 요소로서 캠페인의 세부 실행 장치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캠페인은 복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잦은 안전사고로 기업 이미지의 훼손이라는 문제에 봉착한 기업이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할 것이다. ‘OO 기업의 기업 이미지 관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캠페인은 CEO의 기자회견(press conferences), 기자들의 기업 탐방(media tour), 페이스북의 페이지 개설 등의 프로그램으 로 구성된다. 그림 9는 캠페인과 프로그램의 관계를 설명한다. PR 활동이 크게 캠페인과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지듯이 PR 활동의 결 과도 아웃컴(outcome)과 아웃풋(output)으로 나누어진다. 아웃컴이란 캠 페인의 결과처럼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PR활동의 결과를 의미하고, 아웃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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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별 PR 프로그램의 결과를 의미한다. 앞서 든 예를 빌어 설명하자면, ‘OO 기업의 기업 이미지 관리 프로젝트’ 캠페인의 결과는 아웃컴에 해당한 다. 또 기자회견, 기업 탐방,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의 결과는 아웃풋에 해 당한다. 아웃컴의 측정은 ‘목표 설정’에서 설명한 것처럼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만 수립하였다면 어렵지 않다. 이른바 ‘목표기반평가(EBO, Evaluation

목표기반평가

By Objectives)’를 하면 된다. 평가는 결국 애초에 달성하려고 했던 것이 실 제로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대부분 PR 전문가들은 PR 활동의 목표와 PR 활동의 결과를 비교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PR 활동 평가방법이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최준혁, 2008; Watson & Noble, 2005). 앞서 PR 목 표는 인지도 목표, 태도 형성 목표, 행동 변화 목표 등의 위계를 가져야 한다 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웃컴도 인지도 측정, 태도 측정, 행동 변화(혹은 행동 의도) 측정 등으로 나뉘어 측정할 수 있다. 아웃컴은 대개 타깃 공중을 대상 으로 하는 서베이를 실시함으로써 측정할 수 있으며, 특히 행동의 측정은 서 베이로도 가능하지만 시장점유율을 확인함으로써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PR 목표 중 인지도 목표를 ‘6개월 이내, 가정에서 화재 발생 시 연기 탐지기가 사망이나 부상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전국 주택 소유자의 수를 20 퍼센트포인트 이상 향상’으로 설정했다면, 전국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함으로써 인지도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웃풋의 측정은 프로그램의 고유한 평가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 방법 을 활용하면 된다. 활용한 프로그램의 고유한 평가 방법이 없다면, PR 실무 자가 새로운 평가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SNS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페이스북은 ‘좋아요’의 수와 댓글의 수로 페이스북 활동을 평가 할 수 있으며, 트위터는 팔로의 수와 리트윗 수로 트위터 활동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PR 실무자가 개발해 실행했다면, 그 프로그램의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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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캠페인을 기획할 경우, 개별 프로그램의 예산은 프로그램 부문에서 명기해 야 하지만, 캠페인에 활용된 모든 프로그램의 간략한 내용과 예산을 한꺼번 에 표시함으로써 이 PR 기획을 실제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예 산이 필요한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맥얼스(McElreath, 1996)는 캠페인과 프로그램의 비용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표를 제 안하고 있는데, 표 2는 예산의 예다.

표 2 예산의 예 프로그램 비용5)

인건비

전체 비용

캠페인 X 프로그램

#1

$ 21,000

$ 21,000

#2

$ 4,000

$ 4,000

#3

$ 10,000

$ 1,000

$ 11,000

총 전술 비용

총 인건비

총 비용

$ 31,000

$ 5,000

$ 36,000

캠페인 X 캠페인 X

목표: ○○○○○○○○○○○○○

프로그램 #1

‘프로그램 #1’에 관한 간략한 설명

프로그램 #2

‘프로그램 #2’에 관한 간략한 설명

프로그램 #3

‘프로그램 #3’에 관한 간략한 설명

출처: McElreath(1996)를 수정

일정 PR 기획의 마지막 단계는 일정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산과 마찬가지로 캠 페인을 기획할 때 개별 프로그램의 일정은 프로그램 부문에서 명기해야 하 지만, 캠페인에 활용된 모든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일정을 한꺼번에 제시함 으로써 캠페인의 전반적 진행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표 3은 일정의 예다.

5) 컨설팅 및 하청 비용, 인쇄물 등의 제작비, 설비 이용료, 장소 대여료, 사무실 이용료, 기타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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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일정의 예 프로그램

내용

프로그램 #1

‘프로그램 #1’에 관한 간략한 설명

프로그램 #2

‘프로그램 #2’에 관한 간략한 설명

프로그램 #3

‘프로그램 #3’에 관한 간략한 설명

캠페인 X

목표: ○○○○○○○○○○○○○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표 4 타깃 공중 분석에 유용한 데이터베이스 및 보고서 데이터베이스 및 보고서

특징

URL

KSDC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서 발행하는 1970년대 이후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정보화 등 다양 http://www.ksdcdb. 한 분야의 통계 데이터와 해외기관(OECD, OPEC kr/main.do 등)에서 수집한 총 3만3000여 개 항목의 통계자료 제공

ICPSR

미국 미시건대학교 부설 ICPSR은 미국 최대 사회 과학데이터센터로서 140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 계 각국으로부터 수집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행정, 국제관계, 보건의학, 인구학, 노인학, 교육 등 19개 분야의 약 5800건 이상의 통계, 조사자 료와 45만여 개 수치자료 및 관련 서지 정보 제공

Source OECD

http://www.icpsr. umich.edu/ icpsrweb/landing. jsp

OECD에서 발행하는 OECD 회원국가 및 세계 http://www.oecd161개 국가의 자료를 바탕으로 경제, 상업, 법률, ilibrary.org/ 금융, 교육, 통계 등의 데이터를 제공

한국인의 기본적 속성, 가치, 행동방식, 한국사회 의 구조와 변화 등에 관한 연구에 광범위하게 이용 http://www.seri.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될 수 있는 사회과학 조사 자료를 산출하기 위하여 org/ 시행되는 연차적 전국표본조사 사업 여가백서

문화관광체육부가 발간하는 국민여가생활 관련 보 http://www.mcst. 고서로 국민의 여가 패턴, 주요 여가활동을 분석 go.kr/main.jsp

TV 시청형태 연구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정기적으로 다양한 매체에 http://www.kcc. 대한 수용자의 전반적인 인식과 이용행위를 지속 go.kr/user.do 적으로 추적 ‧ 분석하여 발간하는 보고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우리나라 언론 수용자들의 매 체 이용 행태와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984 http://www.kpf. 년부터 2년을 주기로 실시하고 있는 조사. 신문, or.kr/ 방송, 라디오, 잡지, 인터넷 등 매체별 이용정도, 각 매체에 대한 만족도, 신뢰도 등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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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 및 보고서

특징

URL

전국소비자조사

제일기획이 소비자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로 휴대전화, 이동통신, http://www.cheil. 아파트, 보험, 화장품 등 47개의 제품별로 소비자 com/ 가 제품 선정에서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단 계별로 분석

전국 신문독자 프로파일 조사 보고서

한국신문협회의 보고서로 신문 독자들의 인구사회 학적인 특성, 신문에 대한 인식, 태도, 의견, 평가, http://www.pressk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신문 기사 및 광고 orea.or.kr/ 기사 열독률과 이에 대한 평가를 분석

신문 비구독자 프로파일 조사 연구

한국신문협회의 보고서로 현재 가정에서 신문을 http://www. 정기 구독하고 있지 않는 수용자의 매체이용 행태 presskorea.or.kr/ 및 라이프스타일을 분석

소비자 행태 조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1999년 이후 매년 소비 자들의 매체 접촉 및 소비자행동 특성을 조사하여 http://www. DB화한 전국단위 마케팅조사. 인구통계학적 특성, kobaco.co.kr/ 라이프스타일, 매체이용행태, 제품이용행태 등을 분석

라디오 청취행태 및 청취율 보고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보고서로 각 연령별로 AM http://www. 및 FM의 청취율 상위 30대 프로그램을 소개 kobaco.co.kr/

영화관객 성향조사

영화진흥위원회가 극장영화 잠재 관객층을 대상으 로 영화 관람 행동과 일반 영상물 소비행동을 조 http://www. 사·분석한 보고서. PPL(product placement)를 활 kofic.or.kr/ 용하는 PR 대행사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

출처: 최준혁(2008)을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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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언론 관계와 퍼블리시티

탁재택 KBS 대외정책실 박사

PR과 언론 환경 현대사회에서 언론은 중요한 사회적 하부체계(Subsystem)로 기능한다. 정 보 제공, 여론 형성, 비판·감시, 사회화, 오락, 광고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 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Tak, 1999). 언론은 사회 내 제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전달자와 수신자 간 정보나 의미를 교환해주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기능한다. 현 대사회에서 언론은 사회 환경 전반이 다원적으로 구조화될수록 그 기능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이 장에서는 주요 PR 활동의 하나로 다루어 언론 관계

지고 있는 언론 관계(Media Relations)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함께 언론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퍼블리시티(Publicity) 전략을 함께 논하고자 한다. PR을 조직과 공중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관리 기능으로 볼 때 언 론 관계는 정부, 기업, 단체 등 조직체들의 PR 업무에서 실질적으로 핵심 의 미를 갖는다. 이는 언론이 정보 확산력을 기반으로 사회적으로 메시지 확산 과정에서, 그리고 조직체에 대한 이미지 형성, 신뢰도 제고, 이해도 제고, 여 론 형성 과정에서 중심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개인과 조직들은 PR에서 언론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다. 언론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통상적 구분법에 따르면, 언론은 전 파 매체, 인쇄 매체 등으로 대별된다. 근래 들어 방송과 통신의 융합 기술에 기초해 다양한 유형의 신규 매체들도 출현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 매체에 는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와 TV, 라디오 등 전파 매체가 전통적 유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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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한다. 언론 매체는 PR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PR 행위자의 직접 통제 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간접 매체’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 으로서의 ‘직접 매체’ 유형에는 전시회, 회합, 이벤트, 시찰, 견학 프로그램 등이 속한다. 직접 매체는 PR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조직과 공중 간 대면 접촉을 가능하게 하고, 매체 활용 시기와 방법 등이 조절 가능하다. 반면 간 접 매체로서의 언론 매체는 매체 활용 시기와 방법 등에서 PR행위자의 통 제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간접 매체는 ‘비통제 (uncontrolled) 매체’로 인식되기도 한다. 인쇄 매체의 대표적 유형인 신문은 조직체의 PR 활동에서 전통적인 수 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기사란, 광고란 등이다. 신문 매체는 타 매체에 비해 기록성과 구체성이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잡 지는 신문보다는 선택적 독자층들로부터 수용되는 매체다. 잡지는 신문에 비해 속보성은 떨어지는 반면, 전문 분야에서의 PR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하 다는 장점이 있다. 전파 매체로서의 TV는 영상과 톤을 중심으로 타 매체보다 강한 설득 력을 갖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PR 커뮤니케이션 효과 또한 타 매체보다 높 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간적 제약이 따르고, 상대적으로 고비용 매체라는 단점이 있다. 라디오는 톤이 중심이 되는 매체다. 설득 효과적인 면에서는 TV에 뒤지지만, TV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다. 이렇듯 각 매체들은 각자 나름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조직체들이 PR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매체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 목적과 과제들에 적합한 방식으로 효과적인 매체 전략을 수립, 활용하는 것이 중요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을 중심으로 발전해 오던 언론 환경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둔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디지털화, 다 채널화, 개인화, 글로벌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4 Any(Anyone, Anytime, Anywhere, Anydevice) 중심의,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유비쿼터 스(Ubiquitous) 환경으로 빠르게 진화해가고 있다. 이러한 언론 환경의 변화 속에서 PR 커뮤니케이션 전략 또한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우선 기존의 전통적 미디어 전략이 대폭 수정될 필요가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미디어에 중점을 두고 관리되어 온 대(對)공중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디지털 시대적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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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최근의 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일반 수용자들의 미디어 이용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지상파와 일간지 등 기존의 전통 미디어 이용 시간이 줄고 있는 반면 IPTV 등 신규 융합 미디어의 이용 시간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탁재택, 2008, 6∼8쪽). 또 최근에는 SNS 등 소셜 미디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PR 커뮤니케이션은 생산된 콘텐츠를 공중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 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들과의 쌍방향적 소통을 통해 공중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상에서는 메시지의 확산과 공중의 반응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이종수, 2012, 195∼ 222쪽). 이는 기존의 전통적 미디어들을 통한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 구조 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참여, 공유, 네트워킹 등 에 기반을 둔 소셜 미디어를 통한 PR 커뮤니케이션은 특히 젊은 층에서 효 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층들이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신규 미디 어에 대한 관심도와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의 소통 패러다임이 이렇게 변화하면서 정부, 기업, 단체 등 각 조직체들은 SNS를 활용한 PR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크고, 1 대 다(多)의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조 직체 PR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서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계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계정에 따라 수십만, 수백만의 팔로어들이 이용하고 있는 형국이다(KBS사보, 2013년 8월 22일, 5쪽). 이렇듯 공중들과의 소통 및 관 계 개선을 중시하는 각 조직체들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페이스북, 트위 터, 블로그, 유튜브, 미투데이, 카카오스토리, 핀터 레스트, 구글 플러스, 인 스타 그램, 플리커, 카카오톡 플러스, 카카오톡 게임 등 다양한 유형의 소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KPR소셜커뮤 니케이션연구소, 2012, 1∼40쪽). 공중들 또한 소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체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이들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가 긍정적이고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PR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는 ‘팩트’ 전달 외에 감동, 공감, 재미와 같은 요소들 이 정보 확산 과정에서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언론 환경은 소수 메이저 언론사나 기업이 정 보를 통제하던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 역량 있는 개인들이 자신들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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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생산, 유통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조직체들이 과거 처럼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감추거나 축소하려고 하는 시도들의 성공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김장열, 2013, 16∼17쪽).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각 조직체들의 PR적 노력들은 사람들 간 연결성에 기반을 둔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는 경향을 강하게 띠어가고 있으며, PR 커뮤니케이션 과정 에서 투명성과 정직성, 진정성 등의 요소가 강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양성운, 2013, 4∼29쪽).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PR커뮤니케이션 실제에 있 어 기존의 전통적 미디어와 신규미디어들을 전략적으로 적절히 혼합해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PR과 언론 관계 이론 PR과 언론 관계의 이론적 측면을 의제 설정 이론적 관점, 결정주의 이론적 관점, 상호 영향주의 이론적 관점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Tak, 1999, p. 72∼81). 첫째, 의제 설정 이론적 관점이다. 이 관점의 핵심은 PR이 업무 수행

의제 설정 이론

과정에서 언론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이론적 관점의 근 원은 매콤스와 쇼(Mccombs & Shaw)의 “미디어(언론)가 사회적 소통의 의 제를 결정한다”는 주장이다. 두 사람이 1968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수행한 “언론에서 다루는 보도 내용과 유권자의 관심 사이에서 어떤 상관관 계가 있는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론에서 다룬 주제별 구조와 유권자 들이 갖게 되는 테마·이슈의 우선순위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다. 다시 말해 언론이 중요하게 보도한 내용을 유권자들도 중요하게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언론의 보도가 공중(수용자)의 인식과 태 도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PR 활동 과정에서 어떤 테마가 사회적으 로 중요하고, 어떤 테마가 논의되어야 하고, 어떤 테마가 해결이 시급한 상 황인가에 대해 언론의 핵심적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언론 이 메시지 전달력으로 조직체의 PR 행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둘째, 결정주의 이론적 관점이다. 이 관점의 핵심은 PR이 언론의 정보

결정주의 이론

제공 및 여론 형성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1980년대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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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독일어권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이 관점의 근원은 1970년대로 거슬 러 올라간다. 1973년 미국에서 시걸(Sigal)은 NYT와 WP의 보도 행태를 토 대로 연구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시걸은 언론이 기사 작성 과정에서 각 조직체 PR 부서들의 보도자료, 기자회견 및 여타 정보 제공 활동에 크게 의 존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구체적으로, 보도 내용의 약 60%가 조직체의 PR 활동 내용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1985년 독일에서 배렌스(Baerens)도 시걸과 유사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배렌스는 인구밀도가 높은 한 주(州) 를 선정, 주 정부 정책에 대한 보도 과정을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 배렌스는 언론이 어느 곳으로부터 주 정부 관련 정보를 얻는가에 대한 조사를 한 결 과, 주 정부 PR 활동이 언론의 보도 기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발표했 다. 세부적으로, PR 활동이 언론의 보도 시기와 테마에 큰 영향을 준다고 주 장했다. 배렌스는 이 연구에서 일부 언론의 수동성, 즉 PR 부서에 대한 과도 한 의존성을 꼬집기도 했다. 결정주의 이론적 관점은 정보 지원 이론, 미디 어 소스 효과 이론, 어젠다 형성(agenda building)이론 등과 맥을 같이한다 고 볼 수 있다. 상호 영향주의 이론

셋째, 상호 영향주의 이론적 관점이다. 이 관점의 핵심은 PR과 언론이 서로 필요한 존재이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1990년대 후 반 유럽권에서 벤텔레(Bentele) 등에 의해 발표된 이 주장은 기본적으로 결 정주의 이론적 입장에 기본 시각을 두고 있지만, 언론이나 조직체 PR 부서 가 공히 자신들의 실제적 업무 수행을 위하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상 호 의존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양측은 자신들의 업무를 위해 상호 적응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기 세 가지 이론적 입장을 종합하면, 언론의 보도 기능은 공중에 대 한 정보 제공, 여론 형성 등의 관점에서 조직체 PR 활동에 큰 영향을 준다 하겠으며, PR 부서 또한 언론의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원천(source)으로서 기능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PR과 언론은 각각 정보제공자와 정보전파 자로서 메시지를 놓고 서로 필요한, 종속된 관계이면서, 또한 서로 쉽지 않 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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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관계 전략과 퍼블리시티 언론 관계 전략과 원칙

언론 관계 전략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조직체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다. 상황 진단은 통계와 정보, 서베이와 내용 분석 등을 통해 언론 관계 전략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상황 진단은 조직체와 관련된 부정적 측면과 약점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객관적인 것이어야 하며, 조직의 설립 목적, 발전 과정, 활동 상황, 인력·예산 구조, CEO의 경영 철 학, 외부 이미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상황 진단 결과에 기 초해 조직체 PR 부서는 언론 관계 활동 목표와 전략 등을 수립한다. 세부적 으로 목표 공중, 키 메시지, 활용 매체 전략 등을 결정하고, 예산 편성 등 구 체적인 전략 방안의 틀을 마련한다. 이어 세부 실행 프로그램들이 메시지, 공중, 사업 단계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언론 관계 전략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각 언론사가 갖고 있는 특성들 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언론사들은 자신들 나름의 브랜드 파워를 형성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자들과 시청자들의 각 언론사에 대한 신뢰도, 이미지, 선호도, 충성도는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현재의 지상 파방송사들을 예로 들자면, 일반 시청자들의 방송사·채널별 이미지, 선호 도, 신뢰도 요소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어떤 채널은 상대적으로 젊 은 층과 학력 수준이 높은 층에서 선호도가 큰 반면, 또 다른 어떤 채널은 상 대적으로 중장년층과 학력 수준이 낮은 층에서 채널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 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면에서 방송사·채널별 이미지 구성 요소들을 정확 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데이터에 기초한 언론 관계 전략을 수립 하고 실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겠다(탁재택, 2011, 8∼11쪽). 언론 관계 전략에서 미디어 이용자들의 세대별 특성, 관심 영역 등 타 깃 공중들의 ‘메타데이터’에 기초한 전략 개발이 PR의 효과관리 측면에서 강조된다고 하겠다. 또한 미디어 소비의 개인화 현상을 고려할 때, 공중별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강화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미디어 가 갖는 양방향적 특성을 고려한 상호작용적 방식의 공중관리 전략도 강조 된다. PR 메시지도 융합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처리되어 전달되어야 한다. 휴대(Portable)미디어 시대적 특성을 고려한 메시지 전략이 한층 강화될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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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있다(탁재택, 2008, 6∼8쪽). 효과적인 언론 관계 관리를 위해서는 언론 관계 기본 원칙들에 대한 고 려가 필요하다. 다음의 기본 원칙들을 살펴보자.

언론과 신뢰를 쌓아라

언론 관계 실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의 문제다. 신뢰는 PR과 언론 간 인적 유대관계에서부터 PR 메시지 내용과 업무 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현대사회는 정보와 사회적 네트워킹이 넘쳐나고 있어, 인적 관계의 신뢰성, 정보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뢰는 PR 부서와 언론 간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복잡성을 감소 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요소다. 한편 언론과의 신뢰 관계를 위해 PR 부서들은 PR 커뮤니케이션의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언론에 신중하게 대처하라

언론 관계에서 PR 부서가 유념해야 할 것은 언론의 본능적 자세다. 즉, 언론 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사, 특히 특종 에 대한 의지가 강한 집단이라는 것이다. 언론은 일반적으로 선공후사(先 公後私), 즉 사적인 것보다는 공적인 것을 먼저 생각한다는 논리로,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 사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각 조직체들 은 언론 관계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하고 꼭 필 요한, 절제된 언행만을 진중하게 고려해서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PR 부 서는 취재 관행상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는 언론의 ‘유도성’ 질문에도 신중 하게 답해야 하고, 언론에 대해 과도하게 진솔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때 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언론 관계에서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언론에 있어 국민의 알 권리는 중요한 가 치이며, 언론 환경이 날로 경쟁적 구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 대해 정직하라

언론 관계에서 PR인들의 정직성 또한 중요한 덕목이다. PR 업무를 수행하 는 과정에서 PR인들은 자신들이 속한 조직체 관련 부정적 뉴스나 불리한 내용의 프로그램들을 접할 때가 있다. 또 PR 부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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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방영되기 전 언론인들의 취재를 접하기도 한다. 이럴 때 PR인들은 발 생한 사안과 관련해 언론에 사실에 입각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간적 위기 모면을 위해 사안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 다. 사실관계가 PR 주체들에 의해 왜곡되었다는 것이 추후 밝혀지면 이는 언론 관계의 근간을 흔들리게 만든다. 자신이 속한 조직체와 관련해 부정적 이거나 불리한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PR인들은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하되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책임 있게, 정직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PR 부서는 답변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명확 히 밝힐 필요가 있다.

모든 언론을 공평하게 대하라

PR 부서는 대형 언론사든 군소 언론사든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 신뢰도와 영향력 면에서 앞선 언론사를 먼저 챙기게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해가 가 는 측면이 있지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언론에 대해 차별을 두지 않으려 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하는 군소 언론 종사 자들을 더 배려하는 것은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근래 들어, 인터넷 매체들 이 급성장하면서 언론 기사가 독자와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과정이 대형 언론과 군소 언론 간 사실상 별 차이가 없게 되었다. 포털 기사 검색을 예로 들자면, 언론사의 브랜드 가치와 무관하게 기사 제목을 보고 클릭해 들어가 읽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과거처럼, 제도권에 있는 메이저 언론사들이 독자(이용자)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가 와해되고 있다.

언론과의 현실적인 거리를 인정하라

언론과 PR 부서는 업무적으로 긴밀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처지가 서로 다른 집단이다. 언론은 정부나 기업, 단체, 개인 등에 대해 늘 뉴스나 프로 그램을 만들어 내보내야 하는 입장인 반면, PR 부서는 자신이 속한 조직체 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신뢰도와 이해도를 증진시키면서 조직체에 대한 우 호적 여론을 형성·관리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언론 환경의 경쟁적 구조하에서 언론인들이 ‘낙종’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관계로, PR인들 과 동등한 위치에 서 있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PR 부서는 언론과 의 현실적인 거리를 인정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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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존중하라

언론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집단이다. PR 부서는 실 무에서 이러한 언론의 지향점을 존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자신이 속한 조직체에 대해 부정적 기사나 불리한 내용의 프로그램이 나간다고 해서, 이 를 무작정 막으려 하기보다는 팩트 중심으로 사실 여부를 서로 확인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언론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편집·편성권을 존중 해 주는 것은 서로 간의 장기적인 유대와 신뢰 관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 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언론의 보도와 편성·제작 기조에 대해 조직체 PR 부서가 과도하게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 지 않을 수 있다.

언론 관계에서 전문성을 보여라

언론 관계에서 성공적인 PR을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내용)가 중요하다. 콘 텐츠는 PR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이미지 관리, 신뢰도 제고, 이해도 증진, 여론 형성 등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뉴스·프로그램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으로 언론 관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조직체 PR 활동에서 PR 실무자들은 언론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PR 실무자들의 전문성이 중요한 전제가 된다. PR 실무자들은 자 신이 속한 조직체 전반에 대해 조직체의 현안과 쟁점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야 한다. 언론의 문의나 자료제공 요청이 있을 경우, 전문적 식견을 토대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과의 원활한 PR 커 뮤니케이션이 담보될 수 없다. 취재·제작과 마감 시간 등에 쫓기는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전화 한 통으로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PR 실무자 를 선호하게 되고, 또 그 사람을 해당 조직의 전문가로 인정하면서 신뢰하 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PR 실무자는 언론과 인간적 유대가 돈독해야 하고, 실력도 꾸준히 쌓아야 한다. 사회 변화의 흐름을 잘 알아야 하고, 조직에 대 한 이해도도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조직과 관련한 특정 이슈나 쟁점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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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리스트

해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PR 실무자가 제너럴리스

스페셜리스트

트이면서 동시에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을 요구받는 이유다.


퍼블리시티 전략과 원칙

퍼블리시티는 PR 실무에서 주로 대언론 홍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기 업·단체 등 조직체들의 언론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업무 영역 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효과적인 퍼블리시티 활동을 위해서는 우선 조직체가 언론에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가를 서베이와 내용 분석 등으로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중요 하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서 본격적인 퍼블리시티 활동을 전개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 퍼블리시티에는 보도자료, 비디오 뉴스 릴리스, 기자 간담회, 인터뷰, 기자회견, 취재 여행, 미디어 투어 등이 있다. 다음은 각 퍼블리시티 활동의 특징과 이의 실행 시 고려해야 할 점이다.

보도자료

보도자료는 PR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퍼블리시티 활동의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다. 보도자료는 조직의 활동 현황과 현안·쟁점 등과 관련해 미디어 에 정보를 제공하여 언론 보도를 유도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효과적인 언론 보도를 하기 위해서는 보도자료가 정보의 원천으로서 유용성과 가치를 지 녀야 하는데, 보도자료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① 뉴스 가치를 고려하라 보도자료 작성과 관련해서 여러 주장과 관점이 제시되고 있지만, 일반적으 로 볼 때 보도자료는 시사성, 저명성, 흥미성 등의 뉴스 가치를 최우선적으 로 고려해야 한다. 이외에 보도자료는 법적인 측면, 윤리적인 측면 등을 충 분히 검토하고 작성해야 한다.

② 간결하고 정확하게 써라 보도자료는 사안을 설명할 때 간결하면서 함축적이어야 하고, 정확하고 객 관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대중을 오도할 수 있는 과장된 자료나 관점, 주장 이 들어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영상 매체를 대상으로 한 보도자료는 영상 자료와의 조화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보도자료의 제목(헤드라 인과 부제)을 함축적으로 적절하게 잘 달아야 하고, 리드 문장을 압축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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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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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잘 뽑는 것도 중요하다.

③ 핵심 내용부터 기술하라 보도자료는 신문이나 방송 매체 등이 자신들의 지면과 시간 제약으로 자료 내용을 줄여서 활용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핵심적인 내용부터 두괄식으로 기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간이나 사건의 경과 순으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래픽 등을 활용해 언론의 이해를 돕는 것도 필요하다. 형용사나 부사 등을 남발하거나 과장된 표현을 쓰는 것은 언론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④ 쉬운 말로 써라 보도자료에는 전문용어, 한자 고사성어, 약어 등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전 문용어 등이 보도자료에 과도하게 들어가게 되면, 언론은 이를 기사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자료 내용에 대해 취재·제작자가 완전 히 소화하지 못하고, 확신을 갖지 못할 경우, 뉴스·프로그램화되기 어렵 다. 불필요하게 어려운 내용은 내부 아이템 선정 과정에서 배제될 확률이 높다. 기사를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누가 물어도 해당 아이템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때 뉴스·프로그램으로 만들기 마련이다.

⑤ 시의성에 유념하라 보도자료는 보도·방송 시점을 잘 고려해야 한다. 성급하게 당겨서도, 불필 요하게 늦춰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종합적인 상황 판단으로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퍼블리시티 측면에서 중요하다. 보도자료가 뉴스 아이템들이 몰 리는 시기에 기사로 채택될 확률보다는 기사 아이템이 상대적으로 적을 때 뉴스나 프로그램으로 채택될 확률이 높게 마련이다. 아무리 훌륭한, 뉴스 가치가 높은 자료라 하더라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이 더 높 은 다른 아이템들에 밀릴 수 있다.

⑥ 사전 예고하라 보도자료가 작성되면, 이를 언론에 보내기에 앞서 적절한 시점을 골라 사전 예고자료를 발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언론사에는 매일 수없이 많은 보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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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가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들어온다. 실제로 언론사에 들어오는 보도자료 의 상당수는, 주목받지 못하면 곧바로 삭제되고 버려진다. 따라서 언론에 사 전 정보를 제공해 주면, 언론은 주간 일정 등을 작성하고 취재와 제작 기획을 용이하게 가져갈 수 있으므로, 자료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높아지게 된다.

⑦ 수신 여부를 확인하라 조직의 로고, 담당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이메일주소 등이 포함 된 보도자료를 작성해 발송한 다음에는 담당 기자나 프로듀서에게 수신 여부 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담당 기자나 프로듀서에게 사안을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비디오 뉴스 릴리스

비디오 뉴스 릴리스(Video News Release/ VNR)는 영상미디어를 고려한 보도자료를 말한다. 비디오 뉴스 릴리스에는 주로 정보 슬라이드(무음), 다 양한 카메라 촬영분과 자연음으로 구성된 자료화면(B-roll), 음성이 담긴 오 디오 자료(사운드 바이트) 등이 포한된다. 비디오 뉴스 릴리스에서 유의할 점은 자료가 완성된 형태로 제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방송사 내 부에서 방송 목적과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PR 담당자들이 비디오 뉴스 릴 리스 자료를 재구성, 편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디오 뉴 스 릴리스는 객관적, 사실적 정보를 담아야 하며, 뉴스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자 간담회

기자 간담회는 조직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와 언론사 출입기자들 간 자유로 운 의견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월별, 분기별 등 주기적 행사 형 식으로 개최될 수 있고, 불특정 주기로 열릴 수도 있다. 기자 간담회에서는 특정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반의 상황, 관련 업계 동향, 주요 이슈에 대한 배경 설명과 전망 등 다양한 관점이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담 회 장소로는 청사 내부, 외부 기관, 호텔 등이 주로 이용되며 오찬 등 식사가 제공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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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선 인터뷰는 취재기자나 프로듀서의 양해를 구한 후 녹음을 하는 것이 좋 다. 또한 인터뷰 내용의 핵심 사항은 언론의 질의서에 기초해 사전에 자료 를 작성, 배포하는 것이 인터뷰 왜곡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터뷰 역시 간결하고 정확하게 핵심부터 말하고, 쉽게 말하는 것이 좋다. 인터뷰는 신문의 경우 한두 문장으로, 방송의 경우 10초 내외에서 임 의로 편집되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인터뷰는 일관 된 기조로 하는 것이 좋으며, 언론의 ‘유도성’ 질문에도 신중하게 답하는 자 세가 중요하다.

기자회견

PR 부서가 기자회견을 준비할 경우, 우선 회견 내용과 언론의 관심 방향을 고 려한 예상 질의응답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견 내용 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PR 부서가 유념해야 할 것은 언론이 방대하고 세부적 인 내용보다는 객관적이고 간결한, 포괄적인 정보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 외, 언론은 통계자료 등 실체적인 내용을 선호한다. 이와 함께 PR 부서는 회 견 준비 과정에서 언론 보도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여론 변화의 관리 전략에 대 한 고민도 필요하다. 기자회견에서는 사전 준비된 내용을 중심으로, 시종일 관 절제된 형식을 견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발생한 사안의 전후맥락을 충분히 숙지하고 회견에 임해야 한다. 기자회견 후에는 참석한 언론들의 추가적인 질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답변도 다각도로 준 비되어야 한다. 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언론에 대해서는 행사 후에 별도 로 자료를 이메일, 팩스 등으로 보내주는 것도 언론관계 관리의 한 방법이다.

취재 여행

취재 여행(Fam tour)은 언론인들을 초청, 시설이나 현장 등을 직접 체험하 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토대로 기사 노출을 유도하는 것이 주목적이 다. 취재 여행은 현장 중심의 동적 PR 프로그램이며 따라서 방문·견학 장 소, 여행 계획, 숙식 일정 등의 세부적 관리가 중요하다. 취재 여행 프로그 램에서는 동행 매체가 사전에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취재 여행은 대개 기업체나 기관의 취재 편의, 경비 지원 등에 기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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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투어

미디어 투어는 PR 조직이 지역 미디어 등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상대적으로 고비용 구조의 프로그램이지만, 언론 노출 효과가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미디어 투어는 신간 서적 출판, 신작 영화 개봉, 신제품 출시, 신기술 개발 등 뉴스 가치가 있는 아이템들을 활용하여 언론에 조직 의 제품이나 활동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다. 성공적인 미디어 투어를 위해서 는 투어의 시기, 장소, 방법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중요하다. 또한 PR 담 당자들은 타깃 매체들과의 사전 접촉을 통해 투어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 다. 미디어 투어를 준비하는 조직들은 내부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 하기도 한다. 대변인 등 투어에 나서는 PR 담당자들이 인터뷰 요령, 화법, 제스처, 시선 처리, 의상 코디 등을 체득하고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 록 하기 위해서다. 효과적인 퍼블리시티와 언론 관계 활동을 담보하기 위해 PR 실무자는 언론인들과 인간적 유대를 형성하고 언론사 내부의 취재·제작 구조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퍼블리시티 과정에서 인간적 유대는 중요한 의미 를 갖는다. 퍼블리시티 측면에서 PR 부서와 언론사 기자·프로듀서 간 개 인적 친분·유대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적인 정(情)의 문화에서 사람을 알고 모르고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PR 부서는 언론 사 사람들과 친분관리를 위해 노력한다. 기자나 프로듀서가 타 부서로 발령 받더라도 PR 부서 사람들은 후일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들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한편 언론사 사람들도 PR 부서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중요하게 여긴 다. 뉴스나 프로그램 제작 과정 전반에서 PR 실무자들의 여러 유형의 정보 나 자문이 늘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PR 부서와 언론은 상호 의존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퍼블리시티 과정에서 언론의 취재·제작 구조에 대한 이 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언론 관계 관리나 퍼블리시티 전략에서 PR 담당자 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언론의 취재·제작 구조가 복잡다단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PR 부서가 퍼블리시티 과정에서 (일차적 판단을 하는) 담당 기자· 프로듀서와의 인적 유대관계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바꿔 말해 PR 부서는 언론사 내부의 전체적인 취재·제작 환경을 포 괄적으로 이해하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언론 관계나 퍼블리시티 업무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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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실제 하나의 뉴스나 프로그램이 보도·방송되기까지는 여러 단계의 언론사 내부 취재·제작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언론의 취재·제작은 기획 전 단계(보도자료, 제보, 기타 각종 자료, 내부 아이템 기획 등), 데스크 보고·상의 단계, 기획 단계(답사, 관계자 접촉, 인터뷰 예 약, 영상자료 검토 등), 기획안 작성 단계(취재 일정, 보도·방송 일정, 원고 초안 작성 등), 2차 데스크 보고·상의 단계, 편집회의 단계, 취재 지시 단 계, 취재 단계(촬영, 인터뷰 등), 원고 작성 단계, 오디오 더빙 단계, 영상 편 집 단계(CG, 자막 작업) 등 여러 과정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PR 부서는 언 론 관계 관리나 퍼블리시티 과정에서 언론사 사람들과의 인적 유대 관계를 잘 관리하면서 동시에 전문 지식에 기초하는 PR 업무 수행 능력을 배양하 려는 노력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김장열(2013), 소셜미디어 시대 전략적 PR. 한국PR학회 주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 발표문. 2013년 7월 12일, 16-17. 양성운(2013), 소셜미디어 환경에서의 전략적 위기관리. 한국PR학회 주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세미나 발표문. 2013년 7월 12일, 4-29. 이종수(2012), 미디어기업의 SNS 활용. 김광호 외, 󰡔미디어융합과 방송의 미래󰡕, 19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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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


14 이벤트와 스폰서십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벤트 이벤트의 개념

이벤트란 어떤 기업에서 특정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정해진 기간 동안에 많 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판촉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기대하는 목 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기업은 이벤트를 전개함으로써 기업이나 브랜드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매출 증대를 모색한다. 최근 들어 이 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이벤트가 급격히 성장 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이각규, 2008). 첫째, 소비자 행동의 변화 때문이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향상된 소비 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원화되면서 소비자의 여가 활용 시간이 늘어나고 문화생활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다원화되었다. 둘째, 사회적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환경오염이나 기업의 지나친 영리 추구로 인해 파생된 부정적 이 미지를 불식시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소비자 주권이 강화됨으로써 기업들은 소비자와의 관계 관리가 더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 중요해지고 강화되었다. 셋째, 기업 환경의 변화 때문이 다. 기업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어 브랜드 가치나 제품 품질의 차별화가 어 려워졌다. 이에 따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제품 품질의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자들을 직접 설득하는 이벤트가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경쟁 환경이 치열해지면서 이벤트는 기업문화 전파할 수 있는 중요 한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부각되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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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의 기획

이벤트를 효율적으로 전개하려면 사전에 치밀한 기획서를 준비해야 한다. 이벤트의 목적을 명확히 한 다음 기획서를 작성해야 하며 상세하고도 구체 적인 내용을 기획서에 담아야 한다. 이벤트 기획은 누가 그 이벤트를 이끌 어 갈지 참여 인력을 구성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각 업무 분야별로 적합 동기부여

한 전문가들을 선발해 이벤트가 종료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동 기부여(empowerment)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참여 인력의 구성과 업무 분담에서 중요한 체크포인트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 동기부여: 행사 주체의 환기, 개념(concept) 정립, 공감대 확보 ∙ 방향 제시: 구체적인 방향성 모색, 동기 부여, 기대 효과의 예측 ∙ 정보: 자료의 정보화, 공감할 주제 발굴, 핵심 메시지 개발 ∙ 교류: 이벤트 기획자와 참여자 간의 교류, 동조 집단 확대 ∙ PR(홍보): 주요 내용의 발표시점 확정, 인상적인 뉴스 소재 발굴

이상의 체크포인트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로 참여 인 력을 구성해야 그 이벤트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 팀장은 세부 업무를 분담 해 각자에게 맡기고 전체 기획을 총괄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벤트를 기획하 는 단계에서 포괄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해 이벤 트를 “왜,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에”(표 1의 6W2H

6W2H) 실시하느냐에 대한 기본 방향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즉 왜(무엇을 위해서, 목적은? 지향하는 목표는? 주제는?), 누가(주최 는? 조직은?), 언제(개최 시기는? 개최 기간은?), 어디에서(행사장 선정은? 입지 조건은? 교통체계와 수송 대책은?), 무엇을(내용은? 구성은?), 누구에 게(주요 입장객 중에서 순수 참여와 동원 고객의 수는? 기대하는 참가 인원 수는?), 어떻게(운영 방안은? 연출 방향은? 스케줄은?), 얼마에(소요 예산 은? 기대 효과는? 행사 수익은?) 같은 이벤트 기획의 6W2H 요소를 얼마나 철저히 검토했느냐에 따라 그 이벤트의 성패가 결정된다. 따라서 기획 단계에서는 이벤트의 전체적인 윤곽을 보여 주는 6W2H 의 각 요소를 분명히 정의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벤트 실행 여부를 검 토하고, 실행할 경우에 그 범위나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은 기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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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이벤트 기획의 6W2H How much 얼마에

Who 누가

Why 왜

How 어떻게

기본 방향성

When 언제

Whom 누구에게

Where 어디에서

What 무엇을

출처: 이각규(2008) 수정

방침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맥락에서 6W2H의 각 요소를 검토한 다 음 이벤트를 실행하기로 결정해야 한다.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요소는 이벤 트가 끝날 때까지 큰 틀에서 지켜져야 하는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벤트의 활용과 효과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이벤트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영역에서 보 다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벤트를 체계적으로 기획하면 고객 의 반응을 단기간에 파악할 수 있고, 판매 촉진의 기회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벤트를 통해 기업의 브랜드 PR을 전개하는 동시에 고 객만족을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벤트는 기업 경영과 제품 판매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두루 활용되는데, 이벤트의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제품을 도입할 때 이벤트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대중 매체 를 통해서도 알리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제품을 보고 의사결정을 하고 입소 문을 통해 알리는 것이 필요할 때 이벤트를 활용하게 된다. 여러 자동차 회 사에서 대형 이벤트로 기획하는 신차 발표회나 패션회사에서 실행하는 의 류 브랜드의 론칭 패션쇼가 대표적이다. 예컨대 현대자동차는 2013년 11월 에 중국 시장 전략 차종인 ‘밍투(名图, 영문명 MISTRA)’를 출시하며 대형 신 차 발표회를 개최했다. 밍투는 ‘원대한 의지와 미래를 품는다(밍즈투위앤)’ 는 중국 문장에서 따온 것으로, 현대차는 밍투를 통해 중국의 30대 초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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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삼성전자 갤럭시탭 ‘탭 택시(Tab Taxi)’이벤트(2012)

그림 2 한빛소프트의 ‘월드 인 오디션’ 이벤트 이미지(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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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중산층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현대차는 ‘제11회 2013 중국 광저우 국제모터쇼’와 연계해 밍투의 전시회도 열었다. 둘째, 상징적 제품을 출시할 때 이벤트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예컨 대 삼성전자는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웹사이트를 이용해 갤럭시탭 ‘탭 택시(Tab Taxi)’ 이벤트를 전개했다. 갤럭시탭 택시 트위터를 팔로한 다음 @TabTaxi로 탑승 희망 위치, 목적지, 사람 수를 멘션(mention)으로 보내면 가까운 곳에서 운행 중인 탭 택시에서 탑승자를 실시간으로 선정하는 구조 이다.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택시 기사와 통화한 후 승차하면 된다. 고 객은 탑승 후기(인증숏)를 찍어 트위터로 보내면 경품도 받을 수 있는 무료 이벤트였다. 이 이벤트 캠페인에서는 2PM, 컬투, 슈퍼스타K 같은 화제의 인물들을 출연시키는 동시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추억을 남기 는 체험을 하게 했다. 이 이벤트는 스마트 미디어에서 옥외광고에 이르기까 지 크로스 미디어 전략을 구사해 갤럭시탭의 진가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예 컨대 탭과 택시의 ‘ㅌ’ 발음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Tab Taxi를 잡아라!”, “IT’S TIME FOR A BETTER TABLET./ IT’S TIME TO Tab” 같은 카피는 이벤트를 성공시킨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셋째, 어떤 기념일을 정해 이벤트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데이 마케 팅(day marketing)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기념일 이벤트는 1965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의 마케팅 교수들이 물적 유통으로 경제적 재화와 서 비스의 수요 구조를 예상하고 확대하며 만족시키는 과정으로 기념일 마케 팅 개념을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예컨대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커플 데이(2월 22일), 삼겹살데이(3월 3일), 파이데이(3월 14일), 화이트데이(3 월 14일), 포토데이(9월 14일), 와인데이(10월 14일), 빼빼로데이(11월 11 일) 같은 날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집단의 세분화와 다양화에 따라 마케팅 효율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기념일에 자사의 브랜드를 연결 해 이벤트 활동을 벌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날을 정 해 자사의 브랜드 스토리를 사회적 이야깃거리로 만들어 ‘이야기의 가치 (story value)’를 높이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넷째, 소비자 참여를 통해 시장을 확장하려고 할 때 이벤트를 활용하 면 효과적이다. 예컨대 한빛소프트는 2013년 8월 말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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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온라인 게임이었던 ‘오디션’의 최신판인 ‘월드 인 오디션(World In Audition)’에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새로운 게임과 유저와의 첫 만남을 시도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그림 2 참조). 한빛소프트는 10년간의 개발 노하우를 집약시켜 리듬 액션 특유의 재미를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인 소셜 기능을 탑재해 온라인 게임의 특징의 하나인 ‘커뮤니티’의 장점을 최대한 활 용해 국적 불문,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유저 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게임의 첫 번째 테스트에 9999명이 참여하는 대 규모 이벤트로 진행했다. 이 이벤트를 통해 한빛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시장 에서 오디션 붐을 일으켰다. 이런 방법은 핵심 소비자 계층의 관심을 집중 시켜 일상생활에서 오락적 이슈를 만들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스폰서십 스폰서십의 개념

스폰서(Sponsor)는 후원자라는 뜻의 라틴어 스폰데레(spondere)에서 유 래한 말이다. 따라서 스폰서십(sponsorship)이란 기업이 상업적 목표를 달 성할 목적으로 행하는 재정적 지원이자 특정 주체를 도와주는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다.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 행사나 활동과 직접 제휴하는 대가 로 기업이 그 행사나 활동에 재정적, 인적, 물질적 지원을 제공한 다음 자사 의 경영 활동과 마케팅 및 매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행사나 활동을 이용하는 것이 스폰서십이다. 따라서 스폰서십은 일반적인 기업 활동과 직 접 관련되지 않는 어떤 행사나 사회 활동에 인적,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제 공하며 행사 주체와의 제휴를 통해 기업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특성이 있다. 최근 들어 스폰서십은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자주 활 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스폰서십이 기업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내부 구성 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기업의 인지도를 증대하고, 기업의 신뢰도를 향상 시키고, 기업PR 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업은 기업 인지 도의 제고, 기업 이미지의 개선,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감, 특정 상품의 인지 도 향상, 상품 이미지의 개선, 장기적인 판매 증대를 모색하기 위해서 스폰 서로 참여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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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데 있다. 스폰서십은 기업의 판촉활동이지만 기업이 어떠한 행사에 스폰서를 할 것인지, 기업이 스폰서십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스폰서 를 했을 때 어떠한 반응을 기대하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야 한다. 스 폰서십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 활용되는 스폰서십에는 스포츠 행 사 지원, 문화예술 활동 지원, 교육 활동 지원, 지역사회 행사 지원, 엔터테 인먼트 지원, 축제 지원, 박람회 후원 등이 있다.

스폰서십의 종류

기업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스폰서십을 진행하며 그 가짓수도 이루 셀 수 없 을 만큼 많다.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스포츠 스폰서십, 문화예술 스폰서십, 사회공헌활동 스폰서십이라는 세 가지다. 이를 보다 구 체적으로 알아보자. 첫째, 스포츠 스폰서십이다. 스포츠 스폰서십은 기업에서 브랜드 인지

스포츠 스폰서십

도를 제고하고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스포츠 행사를 후원하는 것이다. 스포 츠가 기업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주요 수단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이제 스포츠는 스포츠 정신을 구현할 아마추어 정신의 세계가 아닌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영역이 되었다. 따라서 스포츠 스폰서 십의 결과 여부에 따라 기업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나 선호도 및 구매 의도에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된다(Speed & Thompson, 2000). 더욱이 기업의 스포츠 스폰서십이 풍성하게 이루어지면 행사를 주관하는 개인과 단체 및 국가는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게 된다. 스포츠 스폰서십의 대표적인 사례로 1997년부터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삼성을 들 수 있다. 삼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 픽에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었다. 또 기업의 스포츠 스폰서십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1997년 박세리 선수가 삼성물산과 10년간 30억 원을 받는 파격적 인 후원 계약을 들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 스폰서십 이 활성화되었다.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나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그림 3 참조)도 기업에서 탐내는 스포츠 스폰서십 대상이다. 최근 한국 여자 프로 골퍼들이 세계 주요 대회 LPGA 무대를 정복하면서 프로 선수들을 후원하는 기업들의 스포츠 스폰서십의 규모도 커졌다. 박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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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스케이트 선수 이상화를 후원하는 기아자동차(2013)

그림 4 골프선수 박인비를 후원하는 KB금융그룹(2013)

그림 5 하나금융그룹-서울시립교향악단 후원식(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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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그림 4 참조), 최나연(SK텔레콤), 신지애(미래에셋), 김자영 (LG그룹), 김효주(롯데그룹) 선수들이 최고 연봉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이들은 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추가로 우승 상금의 50%를 후원 기 업으로부터 받는다. 그리고 2∼5위는 상금의 30%, 6∼10위는 20%를 받기 때 문에 상금과 연봉 외에도 출전하는 대회와 성적에 따라 스폰서 기업으로부터 받는 인센티브도 상당한 액수가 될 수 있다(≪한경Business≫, 2013).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는 중요한 스포츠 행사에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 스폰서십에 참여한다. 기업들이 스포츠 스폰서십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여가 시간이 늘고 소비 수준이 향 상되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스 포츠 스폰서십을 통해 자사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전개한 다(김기범·허성호·차영란, 2006). 둘째, 문화예술 스폰서십이다. 최근 기업에서는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문화예술 스폰서십

후원함으로써 자사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로 활용한다. 문화예술 스폰 서십은 그 시초가 되었던 프랑스의 전통을 존중해 특별히 ‘메세나(Maecenas)’

메세나

라고 한다. 유럽의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로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발견한 이후,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유행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06년 이후 서울 시립교향악단을 후원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아무런 조건 없이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장기 후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문화예술 스폰서십의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이 문화예술 스폰서십을 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문화예술계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뜻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 ‘착한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문화예술을 지 원하면 긍정적인 기업 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 해 그 기업은 기업에 우호적인 여론을 얻을 수 있으며 효과적인 브랜드 커 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함으로써 해당 브랜드의 매출을 높일 수 있고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업의 내부 구성원들에게 자기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부여하는 동 시에 조직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셋째, 사회공헌활동 스폰서십이다. 현대사회는 기업 윤리를 강조하고

사회공헌활동 스폰서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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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특히 기업의 이윤에서 일부를 사회에 다시 환원하고 기업이 사회적 책 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자원을 사회 속으로 분배함으로써 기업과 사회 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인 력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고 기업에 우호적인 여 론을 형성할 수 있어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한다.

참고문헌 김기범·허성호·차영란(2006), 스포츠 경기대회의 위상, 기업의 후원목적과 경기대회-기업 적합성이 후원효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 ≪광고연구≫, 72, 9∼29.

이각규(2008), 󰡔지역 이벤트: 지역 이벤트의 모든 것을 담은 본격 실무 지침서󰡕,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제임스 그레고리 저, 강승구 역(1998), 󰡔성공적인 기업 이미지 마케팅󰡕.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10∼238. 한경Business(2013. 8. 26), “스타급 연봉 5억 훌쩍: 돈 몰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한경Business≫, 926호. Speed, R., & P. Thompson (2000), Determinants of Sports Sponsorship Responses. Journal of the Academy of Marketing Science, 29 (2), 22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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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배지양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1980년대 이후 유한킴벌리 등 소수의 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등장하기 시작 하였다. 소비자들이 점차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 조직을 비판하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은 물건을 시장에 파는 것 이외에 기업을 둘러싼 환경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업을 둘러싸 고 있는 주요 공중 및 사회구성원들이 기업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내고 그에 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갖 게 되었다. 따라서 여기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정의 CSR이란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줄임말로, 기업의 사회공헌활

CSR

동을 의미한다. 이 CSR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 다양한 관점이 존재해 왔 는데, 보웬(Bowen, 1953)이라는 학자는 CSR이 기업이 가진 사회적 의무라 고 설명했다. 그는 CSR이란 기업이 속한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에 부 합하는 방향으로 일련의 정책을 수립하고, 의사 결정을 하고 행동해야 하는 의무라고 정의 내렸다. 또한 보웬의 정의는 이후 캐롤(Carroll, 1979) 등 여 러 학자들의 정의에 근간이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 몇몇 학자들에 의 해 사회적 의무라는 관점이 너무 넓게 정의되어 효과적인 CSR 활동을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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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장수 사회공헌 프로그램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우리나라 최장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다. 1984년부터 나무 심기와 숲 가꾸기 활동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집행 해 온 유한킴벌리는 이 캠페인을 통해 환경 친화적 기업의 이미지를 얻는 효과를 거두었다. 사실 유한킴벌리는 화장지, 아기 기저귀 등 펄프를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이기 때문에 환경을 훼손하는 기업으로 평가될 수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1984년 부터 지금까지 약 30년간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집행하면서 우리나 라 국민들의 인식 속에 환경을 보전할 줄 아는 기업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게 된 것 이다. 유한킴벌리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 캠페인을 집행해 2009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이 실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설문조사에서 ‘All Star’ 3위에 선정되기 도 했으며, 한겨레와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이 이직하고 싶은 기업 4위에 오르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88년 캠페인 첫 론칭 광고(유한킴벌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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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클락슨(Clarkson, 1995) 은 기업은 사회 전체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활동으로부터 직간접 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완 슨(Swanson, 1995)은 사회적 의무와 이해관계자 관점은 CSR 활동이 자기 이해에 의해 유발되는 활동이라고 가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CSR 활동이 자기 이해에 근간한 활동이라기보다는 옳고 그름과 관련한 판단에 따른 윤 리적 활동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CSR 활동을 사회에 반응하는 하나의 경영상의 과정이라 고 보는 관점도 존재한다. 즉,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회사의 긍정적 영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계획을 짜는 활동 등을 통해 사회에 반응하는 활동이 바로 CSR이라는 것이다 (Wood, 1991). 이렇듯 학자마다 CSR을 다르게 정의하지만, 학자들과 실무자들 사이에 서 자주 인용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온 정의는 캐롤(Carroll, 1979)이 제시 한 정의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그 기업이 속한 사회가 기업들에게 가지고 있는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기대를 아우르는 것”이라 설명하 며,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활동들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라 불렀다.

경제적 책임

캐롤이 말하는 경제적 책임이란 기업 역시 일반 사회구성원처럼 사회를 구 성하는 한 경제 단위로서 기업의 기본적 책무인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 다. 예를 들어 종업원을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여 얻은 이익에 대한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는 것 등이 기업 이 사회에 가져야할 경제적 책임일 수 있다.

법적 책임

법적 책임이란 기업이 속한 사회가 명문화해 놓은 법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기업이 기업 CEO와 혈연관계인 사람에게 위법적으로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 하는 식의 활동은 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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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책임

윤리적 책임이란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개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사회윤리를 따르는 것처럼, 기업들도 사회의 기대 안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사회 취 약 계층에게 취업 우선 순위를 부여해 주는 식의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자선적 책임

마지막으로 자선적 책임이란 외부의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율 적인 판단하에 자선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기업의 소비자가 아니 라 하더라도 조손가정 청소년들에게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 급한다거나 종업원들이 재능 기부를 통해 과외를 해 주는 식의 활동이 이에 해당될 수 있겠다.

CSR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변화 양상 CSR을 어느 범위까지로 정의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어 왔다. 특 히 기업의 의무는 오직 법의 경계와 윤리적 제약 안에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Friedman, 1970)과 사회를 위해 넓은 범위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Epstein, 1987)이 대치하였다. 이러한 논란은 앞서 캐롤(Carroll, 1979)이 제시한 네 가지 책임 중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 임과 관련하여 일어났다기보다는 주로 자선적 책임의 범위에 대한 논란이 주류를 이루었다.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작된 기업의 자선적 책임에 대한 논란은 기 업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 이상의 사회적 책임, 예를 들어 기부 등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업이 기부 등에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Smith, 1994). 사회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것은 정부나 교회, 혹은 개인의 의무이지 기업의 의무가 아니며, 영리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하면 된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따라서 기업이 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에 직접적인 이익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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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다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당성이 부족한 활동이라고 보았다(Kelly, 1998).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935년 미국 정부는 세제개혁법(Tax Reform

세제개혁법

Act of 1935)을 제정했는데, 기업의 자선적 기부는 그 기부가 기업에게 직접 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때에만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이었다. 하지만 이후 사회적 분위기는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CSR 활 동이 기업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라고 보기 시작하였다(Blair, 1998). 사람들 은 기업의 활동이 사회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들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 라 사회가 크게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디어로부터 접했고 따라서 기 업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 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뉴저지대법원(New Jersey Supreme Court)에서 내려진 1954년 판결문을 보면,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A. P. Smith Manufacturing Co. v. Barlow, 1953/ 1954). 당시 뉴저지대법원은 기 업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적 책임을 질 필요가 있으며, 자유 경쟁 시장에 서 기업의 이러한 행동은 엄격한 잣대에서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업의 사회 책임 활동이 과연 정당한가 에 대한 논란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L’Etang, 1994). 학자들은 기업은 사회적 기관으로서, 기업에 일하는 실무자들은 사회 의 다른 그룹들과 서로 얽혀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으며, 사회와 기업은 서 로 분리할 수 없는 공생 관계라고 인식하였다. 특히 보인튼(Boynton, 2002) 은 과거 사회공헌활동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사회공헌활동과 이익추구활 동이 서로 반대의 것이라고 생각해 파생된 잘못된 이분법적 사고라고 지적하 였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의 유일한 의무는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밀턴 프리드먼(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역시 기업 은 가치 있는 일에 기업의 이익을 투자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였다(Grow, Hamm, & Lee, 2005). 즉 이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꼭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질문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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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에 대한 관점의 변화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동의는 이루어진 상 황이나 현재 얼마나 혹은 어떤 방식으로 사회공헌활동이 행해져야 하는가 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익이 제대로 창출되지 않는 상황에 서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지속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를 갖는 이들 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자선적 행위, 즉 기업이 돈, 재화, 또는 서비스를 투입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식의 활동 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대로 캐롤(Carroll, 1979)이 제시한 CSR 활동의 책임은 크 게 네 가지, 즉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으로 구분된다. 즉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자선적 행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법적, 윤리 적 범위를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량의 돈이나 재화 등이 투입되어야 하는 자선적 행위가 아니더라도 법을 지키고, 윤리적 행위를 하는 등의 활 동들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기업의 이익을 사회 에 투입하는 활동 이외에도 종업원들을 고용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것뿐 아 니라 강제가 아닌 스스로 법을 지키고, 사회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사회공헌활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캐롤(Carroll, 1979)은 이러한 네 가지 책임들은 피라미드 구조로 표현 될 수 있다고 하였으며, 가장 하부에는 경제적 책임이, 그리고 가장 상부에 는 자선적 책임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일으켰는데, 한 예로 위계적으로 표현된 네 가지 책임들이 마치 자선적 책임이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임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해석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피라미드 모형이 그러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 음을 인정하고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임 사이에는 어떠한 위계도 존재하 지 않으며, 대신 자선적 책임은 앞선 세 가지 책임 밑에 부속되는 책임이라 고 재설명하였다. 또한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임 사이에는 서로 중첩되는 책임이 존재하는데, 가령 하나의 활동이 경제적 책임과 윤리적 책임을 동시 에 충족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았다(Schwartz & Carroll, 2003). 우리는 종종 국내 대기업이 분식회계를 하거나 기업 총수가 기업 공동 자금을 착복하는 사건, 또는 엔론(Enron) 같은 기업들이 부정부패 행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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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적 책임 좋은 기업시민되기

윤리적 책임 윤리적 행동하기

법적 책임 법을 준수하기

경제적 책임

그림 1 CSR 피라미드

이윤 창출하기

출처: Carroll(1991) 재구성.

완전히 윤리적인

경제적/ 윤리적

완전히 경제적인

경제적/ 법적/ 윤리적 경제적/ 법적/

법적/ 윤리적

완전히 법적인

그림 2 CSR Domain 출처: Schwartz & Carroll (2003) 재구성.

연루되어 언론에 보도되는 일들을 자주 목도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문 제라고 판단되는 법적,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며, 이를 지키는 것이 바로 사회공헌활동의 근간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 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캐롤 역시 이후 논문에서 자선적 책임이 과연 의무적인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의문을 표시했다(Schwart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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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oll, 2003). 다시 말해 자선적 책임은 자발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 책무라고 보기 어려우며, 현실적으로 윤리적 책임과 자선적 책임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윤리적 책임 같은 다른 책임들 밑에 포함되 는 책임이라고도 주장한다. 따라서 이러한 자선적 책임에 선행하는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바로 사회책임활동의 근간이라 하겠다.

자선적 사회공헌활동의 종류 기업이 가지는 여러 사회적 책임 중 자선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들의 움직 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필립 코틀러(Kotler & Lee, 2005)에 따르면 자선적 CSR은 크게 여섯 가지 형태로 나뉜다.

공익 캠페인(Cause Promotion)

공공 이익과 관련이 있는 특정한 사회문제에 대한 공중들의 인식을 높이거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기금을 조성하거나 현물 등을 기증하고 자원봉 사자들을 모집하는 방식을 공익캠페인이라 한다. 기업이 독자적으로 캠페인 을 실행하기도 하며, 외부 전문가 그룹인 비영리단체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 해 캠페인을 실행할 수도 있다. 기업이 앞장서 수해복구지역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보내고 기업 자산의 일부를 기부하는 일 등이 이에 해당된다.

공익 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기업이 공익과 관련이 있는 사회 문제를 기업의 제품 판매와 연결하여 마케 팅함으로써 제품판매를 통해 올리는 수익금의 일부를 공익 관련 기관 등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가령 유제품 판매 기업이 우유가 하나 팔릴 때 마다 수 익금의 1%를 성장발달장애 아동 기금에 기부하겠다는 것을 우유 패키지에 기재하여 마케팅하고, 특정 기간 안에 팔린 우유 판매 수익금의 1%를 해당 기관에 기부하는 활동 등이 있다.

사회 마케팅(Corporate Social Marketings)

공익 캠페인이 기금 모금이나 자원봉사자 모집 등에 초점을 둔다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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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공중의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데 초점을 둔 활동이다. 휴대전화 판매업체가 중고 휴대전화를 수거하여 재활용하는 기관에 보내 는 일을 대행함으로써, 공중들이 쓰지 않는 휴대전화를 방치하는 행동을 재 활용을 실천하는 행동으로 변화하게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자선활동(Corporate Philanthropy)

공익과 관련된 특정 사회 문제에 기업이 직접 기부를 하는 활동으로 현금, 현물, 기술전수 등을 포함한다. 겨울철 불우이웃이나 단체에 대해 현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많이 활용되며,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명목상의 사회 공헌활동으로 많이 활용한 방식이다.

지역사회 봉사활동(Community Volunteering)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사회가 당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기업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기업 내 자원봉사를 위한 유급 휴가를 제도화하고 승진 등에 반영하는 등 봉사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사회 책임 경영 실천(Socially Responsible Business Practices)

기업이 환경보호 및 사회 복지의 질을 제고하고자 기업 내·외부의 경영 활 동을 개선하고 투자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친환경 정책에 따라 제품을 생산한 기업들의 원료만을 납품받아 제품을 최종 생산하여 판매하는 대기 업들의 활동이 이에 해당된다.

사회공헌활동의 효과 우리나라 200여 개 기업들이 2011년 한 해 동안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한 금 액은 3조 원을 넘어섰다. 또한 각 기업 당 세전 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투자 규모가 2%대인데, 사회공헌활동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이 1%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분야에 대한 관 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박병일, 2012).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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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사회공헌활동의 변화 과거 사회공헌의 ∙ 외부 압력으로부터의 방어, 대응 의미 ∙ 기부 중심

현재 사회에 대한 투자 개념

사회공헌 전략

∙ 핵심사업과 사회공헌활동 전략의 연계성 ∙ 핵심 사업과 사회공헌활동의 연계성 낮음 높음 ∙ 통합적 전략 부재 또는 불명확 ∙ 전략 기반하에 선택과 집중 ∙ 주는 것에 집중된 투입 ∙ 투입, 프로세스, 성과관리에 집중

사회공헌 운영

∙ 기업의 직접 운영 ∙ 일방적인 내부 의사결정 ∙ 사회공헌활동 운영 시스템 결여

∙ 외부 연계를 통한 운영 ∙ 기업 내/외부 이해관계자가 함께 의사 결정 ∙ 경영 시스템에 통합된 사회공헌활동 운영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2009), 󰡔사회공헌백서󰡕, 56쪽 표 재구성

대한 막대한 투자는 무조건적인 선행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투자에 가깝 다고 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사회공헌백서󰡕(2009)에 따르면, 기 업들은 과거 단순한 기부형태에서 벗어나 기업의 역량과 사회적 니즈를 기 반으로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여 전략적으로 사회공헌활 동을 관리하고 있으며, 유무형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프로세스-목표-성 과관리의 틀에서 활동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회성 기부 에서 벗어나 기업이 사회 속에서 가져야 할 역할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기 업 전반의 시스템에 반영하여 전사적인 행태로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고 자 하는 변화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구축

이러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전략적 참여는 사회공헌활동이 기 업에 가져다줄 수 있는 다양한 효과들 때문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 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로 먼저 긍정적 기업 이미지 구 축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최장수 CSR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유한킴벌 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1984년부터 환경보전을 위해 나무 를 심는 것으로 시작된 캠페인으로, 유한킴벌리의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 로 구축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특히 2002년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기업 이미지 대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평 가되고 있다(한국PR대상,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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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대한 구매의도 증가

미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가 넘는 미국인들 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인 회사의 제품이 그렇지 않은 회사의 제품의 품 질과 가격 측면에서 동일하다면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회사의 제품으로 브 랜드를 바꾸겠다고 응답했다(Cone & Roper, 1994).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응답자의 80%가 넘는 한국인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해당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정보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이경숙, 2013).

종업원들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 증가

회사 경영진들에게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인재를 선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은 좋은 인재가 이직하지 않도록 관 리하는 것이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2013년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80%가 넘는 직장인들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높은 비율은 잡호핑족(job-hopping)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러한 트렌 드는 기업에게 좋은 인재를 대체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증가시키고, 다른 종업원들이 회사에 대해 만족하는 정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으며 모방 이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직한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서 기존 회사에 대한 안 좋은 정보를 외부로 흘려 기업의 평판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최나은, 2013).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이직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사회공헌활 동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예로, LG전자는 1980년대에 일어난 두 차례의 파업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노조와 경영진 사이의 상호 노 력을 통해 지금의 LG로 거듭나게 된 기업이다. 특히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

임(USR, Union Social Responsibility)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2010년 1 월 USR헌장을 세계 최초로 선포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노동조합이 좋은 사 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써 책임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LG노조의 노 력은 종업원들의 직무만족도와 조직 몰입도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 고, 이직 의도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영기, 2011).

소비자 비판 감소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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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에 실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가 넘는 응답자들이 기업이 사회공 헌활동을 하는 이유는 기업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응답 했다(임진수, 2008). 이유는 기업들이 위기가 터지고 난 후 일시적인 사회 공헌활동을 전개하는 모습들을 자주 보여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2012년에 개최된 ‘사회공헌 콘퍼런스 2012-소비자, 기업과 사회의 상생을 말하다’에서 참여자들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여전히 진정성이 부족하 며, 위기를 피하기 위한 무마용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나눔만은 유독 1.0시대, 2012). 하지만 평소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해 온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김무곤과 김소진(2009)의 연구를 보면, 기업이 도덕성과 관련된 위기에 직면했을 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정 보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업평판과 브랜드 태도 가 더 적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부활동, 봉사활동, 공익연계 마케팅 활동 중에서 봉사활동에 노출된 사람들은 도덕적 위기에 노출되더 라도 기업 평판을 나쁘게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 장벽 구축 ISO26000

전문가들은 2010년 11월 국제표준화기구에서 공표한 ISO26000이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이 사실상 국제적인 보호장벽 혹은 무역장벽으로 작용될 것 이라 전망하고 있다(송성혁, 2010). ISO26000이란 사회적 책임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으로, 한 사회에 소속된 기업이나 조직 등 7개 경제 주체들이 의 사 결정이나 활동을 할 때 자신이 소속된 지역사회에 사회 책임을 다할 수 있 도록 인권, 노동 관행, 환경, 공정거래, 소비자 이슈 등의 조항들을 규정하고 여러 가지 실행 지침들을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표준을 따르는 기업 들에 대한 국제적 혜택 등이 개발되고 있어 사실상 이 조약을 지키지 않는 기 업이 특정 산업 안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적 기준을 지키는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 함에 따라 사회공헌활동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기업들이 산업 내에 진입하 려고 할 경우 상당한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한다. 우리나라도 2013년 3월 스타벅스코리아가 커피 업계 최초로 ISO26000을 기업 경영에 공식 도 입하고 선포식을 가졌다. 이 선포식을 통해 스타벅스는 투명경영,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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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친환경, 커피원산지 등에 대한 목표를 자체 설정하고 매년 관련 실적을 대내외적으로 공포하기로 약속했다(황상규, 2013).

로비 활동 지원

이 밖에도 사회공헌활동의 효과들은 다양하다. 가령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 로 한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하고 규제하는 과정에서 평소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기업들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책임뿐 아 니라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까지 다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강력한 규제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 자체가 정부에게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업이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할 경우에도 평소 지역사회에 많은 공헌을 한 기업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높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의 효과를 얻기 위해 우리나라 기 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전 세계적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CSR 투자액이 2008년 2조1000억 원에서 2010년에는 2조8000억 원으로 늘 었으며, 2012년에는 3조 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었다(박병일, 2012).

CSR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동기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기업’이라는 단어와 ‘사회공헌’ 이라는 단어 자체가 서로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에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의 진짜 동기에 대한 추론은 다양해진다. 이렇게 선의를 기반으로 행하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동기추론이 다양한 이유는 사람들의 ‘의심(suspicion)’ 때문이다. 심리학 문헌을 보면, 사람들 은 어떤 행동을 하는 행위자의 동기를 추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동기를 추론하는 데 중요한 심리적 기제는 의심이라 할 수 있다. 의심이란 ‘한 개인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진정한 동기에 대해 여러 가 지의 가능성 있는 가설들을 생각해 내는 심리적 상태’를 일컫는다(F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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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의심이라는 심리적 기제와 관련한 문헌들을 보면, 사람들은 어떤 것 에 대해 의심이 들 때 해당 행위의 진정한 동기에 대해 정확한 귀인을 하고 자 인지적 노력을 기울인다. 이때 동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게 되 고 이러한 해석들을 비교하며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정확한 추론을 하고자 한다. 따라서 영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라는 두 가지 단어를 받아들일 때 그 동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되고 이러한 심리적 기제는 동기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하 고자 하는 인지적 노력, 즉 의심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공헌에 대한 사람들의 동기는 대표적으로 이타적 동기, 이 익극대화 동기, 경제적·비경제적 동기, 정치적 권력 동기, 윤리적 동기 등 으로 나누어진다(Rifon, Choi, Trimble, & Li, 2004).

이타주의적 동기해석

이타주의적 동기해석은 사람들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자사의 이익이 아닌 공중들이나 속한 사회의 이익을 위하는 마음에서 행해졌다고 해석하 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동기해석은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의 결과물이 어떠 할 것인가를 계산하고 손익에 따라 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의 이익이나 사 회에 어떤 긍정적인 혜택을 유발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 행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이 평판이나 제품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 적인 계산 하에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기업이 사회의 복지를 향상시켰을 때 만족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익극대화 동기해석

이익극대화 동기해석은 사람들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위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가령 공익 연계 마케팅 과 같은 활동은 표면적으로는 기업이 특정 공익사업에 기부를 하는 형식이 지만, 해당 기업은 해당 활동을 통해 발생한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기부뿐 아니라 자사의 제품 판매량을 직접적으로 올릴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을 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공헌활동이 기업에게 아무런 혜택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더 이상 사회공헌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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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비경제적 동기해석

경제적·비경제적 동기해석이란 사람들이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사회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비용이 회사 수입을 감소시킬 수 있으 나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켜 회사의 이익이 증대할 것이라 고 판단하기 때문에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러한 동기해석을 하는 사 람들은 기업이 단기적 손실이 장기적 이익을 넘어선다고 판단하면 더 이상 사회공헌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정치적 권력 동기해석

정치적 권력 동기해석이란 사람들이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주된 이 유가 회사의 주변 환경을 회사에 유리하도록 만들기 위해 행한다고 보는 것 이다. 사회공헌활동을 함으로써 기업은 정치인이나 입법 기관, 또는 시민단 체로부터 긍정적인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이러한 활동을 한다고 믿는다.

윤리적 동기해석

마지막으로 윤리적 동기해석이란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이유는 그 렇게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맞는 행동이기 때문에 행한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적 이득이나 비경제적인 이득을 따져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기보다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공헌활동을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당연하다고 보는 방 식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업의 부정적 회계분식이나 정치적 권력과의 결 탁을 통해 사회 전체의 이득을 침해하는 사례들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 기 때문에 이타주의적 해석이 주도적이기보다는 다른 해석들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실제로 매년 스위스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조사 에 참여한 49개 국가 국민들 중에서 기업에 대한 호감이나 신뢰성의 수준이 최하위인 47위에 머물러 있다(IMD, 2000, 2001). 이러한 기업에 대한 부정 적인 정서는 사회공헌활동의 동기해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이타 주의 적 동기해석보다는 다른 동기해석들이 주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 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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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기업의 사업 영역과 해당 기업이 행하는 공익 분야의 적합성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동기를 이타주의적으로 해석 하는 경향이 발견되기도 했다(Rifon et al., 2004). 하지만 다른 연구는 적합 성이 높은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에 대해 이기적인 동기를 유추 하는 데 기여한다고 결론짓기도 했다(Forehand & Grier, 2003). 따라서 사 회공헌활동을 인지하는 사람들의 동기해석이 어떠하냐에 따라 사회공헌활 동의 효율성은 달라지므로 사회공헌활동을 주관하는 기업들에게 사람들의 동기해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사회공헌활동 측정지표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하는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기업들을 평가하려는 외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러한 활발한 움직임은 기업이 좀 더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동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표를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를 언론이 주목하고 여론이 형성되면 기 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더 나은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이름 모를 기관들이 기업 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순위로 매겨 발표하는 등 지표의 공신력에 대한 기준 이 없다 보니 혼란스럽다는 의견들도 존재한다. 2013년을 기준으로 보면 CSR 평가 제도가 90여 개가 넘는다(정유진, 2013).

ISO26000 국제표준화기구

국내에서는 이렇게 평가지표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나, 해외에는 국제표 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만든 사 회적 책임 국제표준 ISO26000을 기반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평가하는 추세 다. 총 70개가 넘는 국가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90%가 넘는 압도 적 지지를 기반으로 2010년 국제표준이 제정되었으며 2013년 현재 이 가이 드라인을 지침으로 삼아 경영하는 단체들이 1만개가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 되고 있다(위키백과). ISO26000의 기본 취지는 기업과 조직이 진공 상태에서 운영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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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그들이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 사회와 환경과 교류를 하면서 끊임없 이 교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사회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사회에 책임 있는 방식으 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ISO26000 홈페이지).

ISO26000의 조항별 핵심 내용

먼저 ISO26000의 1항에서는 이 기준이 어떤 조직에 적용될 수 있는가를 이 야기하고 있는데, 국제표준화기구는 크기나 위치에 상관없이 사회의 모든 종류의 조직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2항에서는 기준과 관련된 핵심 용어들을 설명하고 있으며, 3항에서는 사회책임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책임 활동과 관련된 역사, 특징, 그리고 사회책 임활동과 지속 가능한 발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설명한다. 4항에서는 사회책임 활동을 함에 있어 조직들이 따라야 할 대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조직은 사회에 책임성을 가져야 하며(accountability), 조직 운영이 투명해야 한다(transparency). 또한 속한 사회의 윤리적 기준에 부합 하는 행위를 해야 하며(ethical behaviour), 조직과 관계된 이해관계자의 이 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respect for stakeholder interests). 또한 사회 법 규를 준수해야 하며(respect for the rule of law), 국제적 행동 규범에 준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respect for international norms of behaviour). 또한 관련 된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respect for human rights). 이러한 내용들은 여러 학자들이 주장한 대로 기업의 사회공 헌활동이 단순히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직 자체의 주요 경영 철학과 관행과 같은 조직 시스템 전체에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요 소들이 흡수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ISO26000 5항에서는 기업이 한 사회 속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 해 단순히 몇 개의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인권(human rights), 노동관행(labour practices), 환경과 관련된 문제(the environment), 공정한 조직 운영과 관련된 관행(fair operating practices), 소비자와 관련 된 이슈(consumer issues), 지역사회에 대한 참여와 발전(community involvement and development)과 같은 주제에 전 방위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즉 기업의 핵심 사업 영역에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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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분야에만 관심을 갖는 것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야기되 는 문제들에도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물론 이 표준은 강제 조항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따를 수 있는 가이드라인형태로 제안되었다. 따라서 기업에게 사회공헌이란 무 엇인가에 대한 해석에 도움을 주고, 최상의 활동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만들 어졌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동참에 힘입어 해외 무역을 하는 기업은 이러한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은 이 표 준이 새로운 비관세 무역장벽이라 생각하고 대응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현황

2010년 ISO26000이 발표될 즈음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갖추고 있다고 응답 한 우리나라 100대 기업이 4.9%에 불과해 적절한 대응 전략이 부재한 상황 이었다(김선애, 2010). 하지만 다행히 우리나라의 ISO26000 국내 간사 기 관인 한국표준협회에서 사회적 책임 전문가 양성 과정을 공식적으로 운영 하기 시작하여 점차 전문가를 길러내기 시작했고, 대한상공회의소가 ISO26000에 대응하기 위한 진단지표를 개발해 2010년 12월에 발표하는 등 국내에서도 대응을 위한 사회적 틀이 갖추어져 가는 분위기다(김선애, 2012). 또한 2013년에 시행된 100대 기업 CEO대상 설문결과를 보면 응답 자 61명 가운데 58명이 ISO26000에 의거하여 자사의 CSR 프로그램을 평가 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CEO의 의지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향 후 국제적 표준에 맞는 CSR 활동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엿볼 수 있는 사례 라 하겠다(박란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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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CIP의 유래와 개념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CIP, Corporate Identity Program)은 기업의 이미지 를 통합하는 전략적 프로그램을 통칭한다. CIP 이전에 CI라는 개념이 있었

CI

는데, 로위(R. Loewy)를 비롯한 디자이너들에 의해 1930년대 미국에서 도 입되기 시작한 CI는 기업의 로고나 이미지 작업을 의미했다. 1950년대에 경영 확대 개념으로 코카콜라와 IBM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했고, 우리나라 에서는 1970년에 대기업과 은행에서 CI를 도입해 1980년대에 들어 CI 작업 이 본격적으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현대경영연구소, 2013). 이후 소비자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기업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되었다. 기업의 숫자도 늘어나고 너무 많은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어떤 기업이나 브랜드를 구분하기 어려 울 정도가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친근하게 느끼는 기업이나 브랜드에 호감 을 느끼며 구매 결정을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이름이 나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통일된 이미지나 연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결국 기업들은 자사의 정체성 을 일관되고 믿음이 가도록 정립해 알기 쉽게 제시하는 기업 정체성 프로그

기업 정체성

램(CIP)을 모색하게 되었다. 기업 이미지의 통합 관리란 어떤 기업의 고유한 이미지를 정립함으로 써 기업의 경영 철학을 널리 알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Balmer, 2002; Stuart,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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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경영 철학을 제고하는 동시에 경영 전략을 구체적 으로 실천하는 방안이며, 내부 임직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기업 차원의 혁신 프로그램이다. 이때 기업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관리하여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표현하고 기업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은 어떤 기업의 고유한 정체성을 구축하고 다른 기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간의 이미지 구축이 아닌 장기간의 지속성이 중요하며 구성 요소 간에 일관성과 통일성 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CI가 정립된 다음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그 이전에 비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기업 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그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혼선을 주 거나 이전에 비해 더 실추시키기도 한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 로고 타입

가 있겠지만, 대체로 기업의 로고 타입이나 상징 마크를 교체하는 정도로 시각 디자인의 개념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정체성 프로그 램을 준비할 때는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맥락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어떻게 정립할지 보다 폭넓은 통찰력이 필요하다.

CIP 전략의 구성 요소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CIP)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기업의 경영 철학 을 나타내는 정신적 정체성(MI: Mind Identity), 행동 목표의 지향성을 나타 내는 행동적 정체성(BI: Behavioral Identity), 시각 디자인에 관련되는 요소 인 시각적 정체성(VI: Visual Identity)이 그것이다(안정언·현용순·백삼 균·강무현, 1994).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적 정체성

첫째, 정신적 정체성(MI: Mind Identity)은 기업의 사업 영역, 경영 철 학, 기업의 사명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기업이 어떠한 사업 영역에서 어떠 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명을 구현할지 반영하는 것이다.

행동적 정체성

둘째, 행동적 정체성(BI, Behavioral Identity)은 기업 활동을 통해서 나타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이나 행동 목표의 지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신적 정체성(경영 철학)을 행동 양식 으로 구체화시키는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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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시각적 정체성(VI: Visual Identity)은 기업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시각적 정체성

표현하는 모든 것을 통칭한다. 세 가지 중에서 일반적으로 공중이 접촉하는 것은 시각적 정체성인 경우가 가장 많다. 여기에는 기본 시스템과 응용 시 스템이 있다. 먼저, 기본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 상징 마크(Symbol mark)는 기업의 이념과 비전을 함축적으로 표현 한 기업의 얼굴과 같다. 시각적 정체성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업 명칭을 보지 않고 상징만 봐도 그 기업을 알 수 있다. ∙ 로고 타입(Logotype)은 기업의 정식 명칭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다. 보통 국문과 영문 두 가지 로고 타입이 있는데, 독창적인 형태의 디자인을 추구한다. 상징 마크를 배제하고 로고 타입만 디자인하는 것을 워드마크(word mark)라고 한다.

워드마크

∙ 고유 색상(Corporate Color)은 어떤 기업을 나타내는 전용 색상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것이다. 삼성의 군청색이나 네이버의 녹색이 대표적이다. 고유 색상은 상징 마크와 로고 타입에 적용되며, 이에 따라 기업 이미지에 통일성을 주게 된다. ∙ 전용 서체(Corporate Typeface)는 어떤 기업에서 사용하는 문건이 나 양식에 들어가는 모든 글씨를 통일화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국 문과 영문의 전용 서체를 만들어 쓴다. ∙ 기업 마스코트(Corporate Mascot)는 기업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어 떤 기업을 대리해 광고와 PR 활동에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에 쓰오일의 ‘구도일’이나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이 대표적인 기업 마 스코트에 해당된다.

또한 응용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 서식류(Business forms)로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문구류나 양 식 일체를 말한다. 예컨대 레터지, 명함, 서류 봉투, 기안용지, 견적 서, 청구서 등을 시각적으로 통일시키는 작업이다. ∙ 사인물(Sign)로 기업의 위치나 공간을 표시하는 간판을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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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전면에, 돌출로, 기둥에 표시하는 외부 사인과, 입구 부착 간판, 안내 간판, 규제표시물 같은 내부 사인이 있다. ∙ 교통수단(Vehicles)으로 차량을 비롯한 기업의 모든 수송용 기기를 말한다. 교통수단은 노출 빈도가 높아 움직이는 기업광고물의 기능 을 하기 때문에 시각적 정체성을 알리는 효과가 높다. ∙ 포장(Package)은 상품을 감싸는 기능만이 아닌 기업의 인지도와 구 매력을 촉진하는 패키지 성격이 강하다. 이는 기업과 상품 이미지 제 고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 유니폼(Uniform)은 사내 인력의 일체감을 보여 준다. 따라서 유니폼 의 질감, 색상, 형태를 고려한 디자인이 시각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며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 디스플레이(Display)는 전시 디자인이며, 어떤 기업의 전시장을 비 롯한 인테리어까지 포함된다. 본사에서는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모 든 대리점에 일관성 있는 디스플레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엠블럼(Emblem)은 대표적인 상징 마크로서 문장(紋章)을 뜻한다. 기업이나 학교, 클럽의 심벌마크를 자수, 강철 등으로 새겨서 만든 것이다. 자동차에 새겨진 회사의 상징문장이 전형적인 엠블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기업 정체성(CI) 역시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삼성 CI의 변천을 간략히 살펴보면 그림 1과 같다. 삼성을 상징하는 기업 로고의 첫 출발은 1938년 대구에서 출발한 삼성 상회가 내놓은 별표 국수 로고에서 시작되었다. 이 로고는 타원 내에 별 3개 와 국수의 원료인 밀을 그려 넣은 것으로 1960년대까지 사용되었다. 그 후 1969년부터 10년간 두 번째 로고를 사용했는데 영문으로 회사명을 표기해 1979년까지 사용됐다. 1980년대 말부터 사용된 삼성의 세 번째 로고는 1992 년까지 사용되었다. 3개의 별을 상징하는 삼성의 별 모양 로고는 이때까지 도 계속 사용되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부터는 별 모양은 로고에서 빠지고 현재의 타원형(Oval) 로고로 탈바꿈했다. 1993년 발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삼성의 로고에서 바탕의 파랑색은 하늘 과 바다를 상징하며, 비스듬한 타원형은 우주와 세계 무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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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삼성 CI의 변천(1938∼현재)

1938년

1969년

1980년대 말

1993년∼

다른 기업에서도 여러 가지 기업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그림 2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기업에서 거액의 비용을 들여 기업 정체성(CI)을 정립해 기 업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고 있다. 그림 2에 제시한 각 기업의 로고의 의미 를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김태환, 2013). LG는 인간 중심, 정열, 도전이라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L과 G를 둥 근 원 속에 형상화해 인간이 그룹 경영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 주었다. LG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1995 년 1월 1일 자로 럭키금성이던 회사 명칭을 LG로 전격 변경하고 새로운 CI 작업을 단행해 새로운 ‘미래의 얼굴(The Face of the Future)’을 제시했다. ‘미래의 얼굴’은 세계, 미래, 젊음, 인간, 기술 등 다섯 가지 개념과 정서를 담 고 있으며, 이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라는 LG의 경영 이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하나의 눈은 목표 지향성, 집중 성, 미소를 의미한다. 우측 여백을 비대칭으로 처리해 변화에의 적응성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특히 신라시대의 전통 기와인 수막새의 얼굴에서 모티 브를 가져와 정열, 도전, 따뜻함, 친근함을 강조한 빨간색과 차분함, 기술력, 신뢰를 강조한 회색을 대비시켜 CI를 제작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신뢰와 화합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기울어 진 타원 속에 H라는 글자가 비스듬히 들어가 있는 모양을 CI를 만들었다. 타원은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점을, H는 현대자동차의 영문 표기 첫 글자를 의미한다. H를 기울어지게 처리한 것은 자동차의 속도감을 강조하면서 두 사람이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신뢰를 뜻하는 파랑이 주 색이며,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은색은 보조색이다. SK는 비상, 도전, 행복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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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여러 기업들의 로고 타입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날개로 형상화했다. 날개는 전통 놀이인 연과 현대의 인공위성에서 모티브를 따 왔으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정체성 을 표현했다. 빨강을 기본색, 주황색을 보조색으로 삼아 따뜻함과 도전의 의미를 담았다. 두산그룹은 사람의 중요성, 끊임없는 전진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세 개의 블록은 사람을 뜻하 며, 서로 다른 블록의 기울기는 역동성과 끊임없는 전진을 상징한다. 파랑 계 열의 색은 신뢰성과 합리성을, 초록 계열은 온화함과 헌신을 표현했다. 롯데는 순수와 정열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순수와 정열을 형상 화했다. ‘롯데’라는 그룹명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 하는 베르테르의 연인 샬로테(Charlotte)에서 따 왔다고 하는데, 전반적으 로 빨강색을 써서 정열과 따뜻함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글을 병행하고, 외국에서는 그 나라에 맞는 언어로 병행해서 표기한다. 한화는 신뢰, 존경, 혁신이라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변화 와 혁신을 통해 진화, 팽창, 성장의 의미를 담은 세 개의 원으로 CI를 형상화 했다. 세 개의 원은 각각 창조적인 만남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한화의 경 영 이념, 그룹 비전, 비즈니스 측면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고객, 사회, 인류의 조화로운 발전에 이바지하며 세계 수준의 기업으로 발전하겠 다는 기업의 의지를 표현했다. 한진은 우주와 무궁한 발전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우주 공간과 세계 경제 무대를 상대로 도약하는 기업의 의지를 표현했다. 원 안에 기업 이니셜 H와 J를 중첩시키고 유기적으로 연결해 CI를 만들었다. 커다란 원 은 차륜을, 이니셜 H는 크레인 후크 운송과 하역 물류업체를 상징하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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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색과 파란색으로 기업의 신뢰와 믿음을 전달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만남과 비상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과 함 께 미래로 비상하는 아름다운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형상화했다. ‘금호’ 와 ‘아시아나’의 만남을 상징하는 날개는 진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CI 속의 빨강색은 금호아시아나의 전통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힘과 열 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의 효과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CIP)은 통합적 이미지를 반복해서 전달하기 때문에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인지도나 선호도를 높이는 데 무엇보다 도움이 된다. 보다 구체적인 CIP의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기업 조직을 체계화하고, 기 업 구성원의 자부심을 고취하며, 능동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정립한 다. 또한 기업 이미지 제고를 통해 장기적으로 영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 여하며,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신뢰성을 제고함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업의 매출 증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효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사업 영역을 보다 확산시킬 수 있다(Balmer, 2002; Stuart, 2002). 어떤 기업에서는 상징 마크나 로고 타입 같은 시각적 정체성(VI)만 바 꾸고 나서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CIP)을 마련했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 정체성(MI)을 바탕 으로, 행동적 정체성(BI)을 모든 구성원이 합심해서 정립하는 일이다. 따라 서 기업 이미지를 쉽게 바꿔보려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상징 마크나 로고 타입부터 먼저 바꾸는 것은 지나치게 근시안적인 판단이다. 모든 구성원이 기업의 상황에 알맞게 기업 정체성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그에 알맞은 정신 무장을 하고 구체적인 실천 행동에 나설 때 비로소 기업 정체성 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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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태환(2013. 2. 13), 주요 그룹사 CI 이렇게 깊은 뜻이. ≪컨슈머타임스≫. 안정언·현용순·백삼균·강무현(1994),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CI 전략실무󰡕, 서울: 올기업문화연구원. 현대경영연구소(2013), 󰡔기업 홍보 CI 현대 광고󰡕, 서울: 승산서관. Balmer, John M. T. (2002), Corporate Identity and Advent of Corporate Marketing. Journal of Marketing Management, 14, pp. 965∼972. Stuart, Helen (2002), Employee Identification with the Corporate Identity. International Studies of Management, 32 (3), pp. 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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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지역사회관계

이제영 관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커뮤니티의 의미 커뮤니티(Community)란 사전적인 의미로 공동체, 공동사회라는 뜻이다.

공동체

가상공간에서는 동호회라는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커뮤니티가 얼마 전부터 중요한 비즈니스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프리챌(Freechal)이란 포털

프리챌

사이트가 성공한 케이스이고, 다른 여타 사이트를 보더라도 이 커뮤니티라 는 것이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커뮤니티라는 용어는 오늘날 사회과학과 커 뮤니케이션 연구 문헌에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나는 지리적 위 치로서 지리적 위치에 의해 나누어지는 집단을 의미하고, 두 번째는 이해관 계의 비지리적(非地理的) 커뮤니티로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는 집단, 예 를 들면, 과학 커뮤니티, 기업 커뮤니티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1) 이와 같은 커뮤니티의 유래와 그 의미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커뮤니티의 역사는 국내 협대역 통신망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시작되 었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전화 회선을 통해 2400bps 모뎀으로 접속하는 국 내 초기 통신망에서부터 커뮤니티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커뮤니티 는 단순한 게시판 형태였다. 게시판을 통해서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답하는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점차 동호회라는 일정한 공간 내에서 묶이게 되면서 비로소 지금의 커뮤니티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런 커뮤니티의 선두 주자들이 바로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 사장(드림위즈 대표이사), 안철수

1) 박기순 외 2인 공역(1994). 󰡔현대 PR의 이론과 실제󰡕. 탐구당. p.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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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등이다. 예전에 잡지에 기고한 글들에는 그 당시의 텍스트 모드를 향수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였다. 적어도 그때는 지금처럼 복잡하지도 않았고, 소수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졌던 사람들만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였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상황 에서 국내의 소규모 PC통신사들의 협대역 통신망이 활개치면서 지금 온라 인에서의 커뮤니티라는 의사소통 공간이 확립되었던 것이다.

커뮤니티의 유형 샌더슨(Dweight Sanderson)은 커뮤니티에 대해 “커뮤니티는 그 속의 개개 인만이 아니라 사회 내부에서 각양각색으로 연관하고 있는 기관 및 조직체 들까지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참다운 의미의 커뮤니티란 공통의 이해와 목적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며, 생활 일반의 주요한 측면에 함께 작용해 가는 능력을 말한다”2)고 설명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커뮤니티를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정보 커뮤니티(information community)

이 유형은 부족한 정보를 구할 때 사용하는 커뮤니티다. 또한 하나의 정보 목적 커뮤니티

를 위해 사용자가 알아서 모이기도 한다. 이는 목적 커뮤니티의 양상을 같 이 띠고 있을 때가 많다. 즉, 무형의 자산을 이야기하는 커뮤니티다. 대부분 이 정보 제공 사이트나 뉴스 사이트의 커뮤니티들이며 해당 커뮤니티가 지 식 네트워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친목 공동체(friendship community)

일반적인 커뮤니티라고 보면 된다. 친목 형태의, 가장 목적이 없는 커뮤니 티다. 사람이 많다는 점을 이용하여 광고 수익을 1순위로 하여 운영한다. 프리챌과 다음넷, 아이러브스쿨이 이 종류의 커뮤니티에 포함된다.

2) Cutlip, Scott M. and Center, Allen H.(1978). Effective Public Relations, 5th ed.,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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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커뮤니티(object community)

마니아 커뮤니티다. 유형의 상품을 이야기하는 커뮤니티로 가장 골수 비전

마니아 커뮤니티

문가들로 모인 커뮤니티다. 예를 들어 아기들을 위한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고 하자. 이곳에서는 어떤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인가? 당연히 아이들을 위 한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고 커뮤니티의 구성원은 직접 아이를 키우는 사 람들이 된다. 잘못 이해하면 이런 커뮤니티를 정보 커뮤니티로 넣게 되는데 이들은 아이를 잘 키우자는 목적, 또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먹이면 되는가 하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 형성이 된다. 정보 커뮤니티와 대상 커뮤니티를 구분할 때 구성원을 보면 전문가층과 비전문 가층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천리안의 지하철 커뮤니티라고 한다 면, 이는 대상 커뮤니티에 해당하며 비전문가층이 만나 전문가보다 나은 지 식을 갖고자 하는 마니아층으로 이루어진다.

PR 대상으로서의 지역사회 PR 영역에서 지역사회관계는 지역사회의 복잡한 개념을 반영하고, 한 지역

지역사회관계

사회의 환경 내에서 지역사회의 각 요소들 사이의 사회적 연결들을 확인하 고, 그 관계를 발전시켜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PR 기능으로서 대 지역사회관계는 기업이 지역사회에게 조직 정보, 제품과 서비스, 활동 사항을 알리고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 의사소통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피크(Peak)는 ‘지역사회관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PR 기능으로서 지역사회관계란 일정한 지역사회 안에서 하나의 조직이 자 신의 지역사회의 상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환경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 해 계획하고 활동하는 지속적인 참여 과정이다.” 그러면 ‘지역사회’란 무엇인가? 지역사회의 개념은 크게 세 가지 측면 에서 거론될 수 있다. 첫째, ‘지역사회’를 지형학적 위치와 그 안에 포함된 모든 것으로 보는 전통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형학적 위치로 ‘지 역사회’를 구분하는 것은 구성원들 간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의견을 일종 의 ‘지형적 테두리’로 묶어 단일화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PR 실무자에 게 지형적 근거를 벗어난 일정한 ‘공동체 관계’를 정립하고 관리하는 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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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점을 갖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를 조직체적 공동체로 보는 것이다. 이 관 점은 ‘지역사회’를 각 구성원들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상호작용 적 조직체들의 집합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개념을 각종 조 직체들의 결합을 통한 경계선으로 보는 실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셋째, 앞의 두 개념을 종합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즉, ‘지역사회’를 단순한 행정적 인 ‘지형학적 경계선’을 명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정의 되는 세계 내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비록 현대사회가 대중정치, 대중교육, 대량생산, 대중매체 등의 대규 모 조직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규모 현상은 개인에게 너무 크고 복잡 하며 관료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개인에게 준거적 의미를 제공하지는 못하 고 있다. 사회학자 니스벳(Nisbet)은 대규모 지향적인 현대사회가 인간이 추구하는 인정, 동료애, 안전, 소속감 등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할 것이 라고 예측하였다. 따라서 니스벳은 현대사회의 구성원이 느끼는 소외의 지속적 확산에 지역사회

대한 유일한 대안은 “규모는 작지만 구조가 튼튼한 공동체”인 ‘지역사회’라 고 주장하며, “공동체만이 사회 재건의 시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지역사회와 같은 공동체만이 같이 생활하고 일하고 경험하고 존재하려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지역사회 PR이 필요한가? 지역사회 내에는 많은 집단과 조직들이 상호 보완적인 목표, 기능, 의도를 가지고 존재하며 한 집단이 다른 집단들 로부터 고립되어 존재할 수는 없다. 의도를 가지고 존재하며 한 집단이 다 른 집단들로부터 고립되어 존재할 수는 없다. 예컨대 지역 경찰서는 시청, 시의회, 소방서 등의 지원과 협조를 받지 못할 때 비능률적인 운영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한 조직으로서 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은 대 지역사회관계를 통하여 지역사회가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 된 인식이나 오해에 대한 해명을 할 기회를 얻게 됨으로써 기업에 대한 우 호적인 여론과 후원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지역사회 PR’의 중요성은 지방자치제도의 시작과 함께 인식 되기 시작했다.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과거 중앙에 집중된 경제적 이익과 정 책 의사결정 방식이 지역의 경제적 이익분배와 지역주민의 여론에 대한 정 책 수립 방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따라서 과거 중앙정부 중심 체제에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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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했던 지역주민의 의사와 여론이 직접 지역정부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지역사회 PR에 관심을 집중하게 되었다.3)

지역사회관계 PR의 개념과 정의 커뮤니티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그렇게 자주 사용된다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개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는 간단명료하게 정의하기에는 난해한 개념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공동 체, 지역사회 등으로 번역되지만, 한 용어가 모든 개념을 포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커뮤니티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힐러리(George A. Hillery Jr.) 는 커뮤니티에 대한 94개의 정의를 분석하였는데, “모든 정의들은 사람들을 다루고 있으며, 이 정의에서는 공동적 기반을 넘어서는 어떠한 의견의 일치도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다만 검토된 정의들의 대부분이 지역 (area), 공동의 유대(common tie),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 이라는 세 가지 구성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정리하였다.4) 특히 조직체 또는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호의존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 는 현대사회에서 커뮤니티 PR은 새로운 PR 활동의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 대한 PR 활동이 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민주화 가 진전되고 지방자치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커뮤니티 PR 활동 또한 강화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상 지역사회관계 PR 활동은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업무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사회 관리는 대내적으 로 잠재한 위기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지역민의 화합 과 애향심을 높여 준다. 이러한 커뮤니티에 대한 PR 활동은 그 지방자치단 체의 이미지 제고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서 커뮤니티 PR은 흔히 ‘지역사회’ PR이라고도 불린다. 즉, 건물

커뮤니티 PR

등을 유치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거나 연고의식을 이용한 마케팅을

3) 윤희중·신호창 편저(2000), 󰡔PR전략론󰡕, 책과길, p. 7. 4) George A. Hillery(1995). Definitions of Community: Areas of Agreement, Rural Sociology, vol 20. pp. 779∼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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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한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의 축구 스폰서십(지역사회 PR+MPR), 방폐장 유치(방폐장+다른 좋은 시설), 디즈니랜드 유치 실패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지역사회에서 PR은 문제나 이슈의 관리를 수반하며 관리자 로 하여금 여론을 알고 여론에 반응하도록 돕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관리의 책임감을 규정하고 강조하며, 새로운 경향을 예견하는 조기 경보체계 역할 을 한다. 이로써 관리자가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연구와 건전한 윤리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주요 도구로 사용한다. 즉, 지 역사회 PR은,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통상 경영진과 종업 원들이 지역의 조직체와 활동에 관여하고 기여하는 일을 수반한다. 이밖에 조직체는 사보를 배포하거나 지역사회의 지도자들과 만남의 장을 갖는 일 과 같이 여러 다른 방법으로 지역사회와 의사소통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어떠한 행정기관이더라도 PR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은 기관과 지역 주민 간, 조직 상하 간, 지역 간 갈등의 시대이며, 정부 불신의 시대이 고, 사회 병폐를 방치할 수 없으며, 기업처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무한 경쟁 시대를 맞이하면서 행정기관에도 발상의 전환 (reorientation)이 필요하다. 주민 편의주의, 주민 만족, 주민 평가 대비 행정 중심으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이러한 전환의 핵심은 ‘주민(고객)’이 며, 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대민 관계, 즉 공중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과 지역사회관계 가상공동체

인터넷상에서의 지역사회관계는 흔히 가상공동체(假想共同體)라 불리는 데, 특정 매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적 조직으로, 서로의 이익과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지리적·정치적인 경계를 초월하기 도 한다. 대부분의 가상공동체는 인터넷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 공동 체라고도 한다. 주로 미니홈피, 인터넷 게시판, 인터넷 포럼, 가상세계, 소 셜네트워크서비스, 블로그 등으로 네티즌들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서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많은 사람들이 개인을 위한 공간이자 친목의 수단 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과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5) 이 공간은 일반인들이 개인의 일상적인 얘기나 관심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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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인터넷상의 공간을 말한다. 이러한 인터넷상에서의 커뮤니티 다방향적 의사소통 과정은 대면 의

커뮤니티 다방향적

사소통과 같은 오프라인 의사소통보다 파급효과가 큰데, 이것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가 토론에 참가한 당사자들에게만 머물지 않고 토론 의 향방을 지켜보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고 보 고 있다.6)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한 최근까지의 연구들은 커뮤니티 특성(김성국, 1997; 김유정·조수선, 2001; 배진아 외, 2003 등)이나 커뮤니티에 참여(또 는 개설)하는 목적(김상옥, 2004; 이국용, 2005; 강명수, 2002 등) 혹은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하는 관점(김경희·김주현, 2004)에서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 행위를 설명하였다.7) 이 같은 연구들은 사이버 커뮤니티가 성원들에 게 해당 관심사와 관계 형성의 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현실세계와 마찬 가지로 커뮤니티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 용 행위 분석에서는 커뮤니티에서 개인들은 무슨 활동을 하며 어떤 관계를 맺는지, 각각의 행위자는 어떤 관점에서 공동체에 참여하는지 혹은 어떤 이 해를 바탕으로 행위를 만들어 가는가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결여되어 있 다. 달리 말하면, 특정 요인이나 구조가 동일한 행위를 유형화시키는 것 이 상의 설명은 결여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원인은 웹 사이트를 하나의 대중매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특 정 커뮤니티 사이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만 설명하거나 마치 대중매체 연구

5) 오수연(2006), 커뮤니티를 활용한 마케팅전략, ≪마케팅≫ 제40권 제1호, p.65. 6) Riegner, Cate(2007), Word of Mouth on the Web: The Impact of Web 2.0 on Consumer Purchase Decisions, Journal of Advertising Research, 47(4), 436∼447. 7) 김성국(1997), 사이버커뮤니티의 형성과 해방, 부산대학교 사회조사연구소, ≪사회조사연

구≫, 제12-1호. pp. 1∼19.; 김유정·조수선(2001). 사이버 커뮤니티로서의 인터넷 사이트 연 구: 여성 사이트에 대한 탐색적 접근, ≪한국언론학보≫, 제45-3호, pp. 5∼38.; 김상옥(2004). 온라인 커뮤니티와 고객 충성도의 관계에 관한 연구: 온라인 커뮤니티 의식의 매개변수적 역 할을 중심으로, ≪마케팅관리연구≫, 제9-1호, pp. 161∼188; 이국용(2005).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몰입에 관한 연구: 온라인 커뮤니티 신뢰, 태도, 몰입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산업경제 연구≫, 제18-1호, pp. 119∼142.; 강명수(2002). 온라인 커뮤니티 특성이 커뮤니티 몰입과 이 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경영저널≫ 제3-1호, pp.77∼98.; 김경희·김주연(2004). 인터넷 커뮤니티 개설자의 개설동기와 커뮤니티 속성에 대한 연구,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 보≫, 제13호, pp.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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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동일한 매체 특성으로 수용자를 유형화하는 것과 설명에 그칠 수밖에 없다.8) 한편 홀츠(Holtz)9)는 이메일, 월드와이드웹, 뉴스그룹, FTP 등 다양한 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PR 활동보다 더 경제적으로 각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오키페(O’Keefe)10)는 인터넷 PR 활동 중 퍼블리시티에 주목하면서, 기본적인 퍼블리시티 기법과 실제 활용 방안인 뉴스릴리스, 안내정보, 링크(link), 뉴스레터, 온라인 도서관, 인터 넷 이벤트 등의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바람직한 지역사회관계 PR과 중요성 효과적인 지역사회관계는 단체들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식에 달려 있다. 경영진은 조직들이 그들의 지역 커뮤니티들에 영향을 받고, 상호 의존을 하 는 방법들을 인식할 때 사회적 균형을 이룬다. 모든 유형의 조직들이 지역 사회관계를 실천하고 있다. 학교, 교회, 병원, 박물관, 그리고 적십자나 보 이스카우트와 같은 그룹은 비즈니스가 마케팅에 의존하듯, 지역사회관계 에 의존한다. 좋은 지역사회관계는 조직이 지역사회에 요구하는 것을 확실히 하며, 지역사회가 기대하는 것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조직적인 투자를 보호하고, 제품과 주식의 판매를 증가시키며, 환경을 개선시키고 정부기관 에 드는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 PR은 홍보(弘報)나 공보(公 報)의 개념을 넘어서야 한다.

PR은 ‘공중관계(Public Relations)’다. 이 관계(relations)는 기업·조 직의 사회적 책임에 입각한 윤리적이고 진실된 행위에서 출발한다. 이 관계 는 장기적 계획에 입각한 연속 행위여야 한다. 어려울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친구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의 위기 상황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PR(관

8) 박석철(2005). 자아 정체성과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행위. ≪방송연구≫. 겨울호. p. 256. 9) Holtz, S.(1999). Public Relations on the Net, NY: Amacom, 15∼16. 10) O'Keefe, S.(1997). Publicity on the Internet, NY: John Wiley & Sons, Inc., 12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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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PR 관계도

출처: 김찬석(2003). “지역사회관계 전략”, 한국광고단체연합회 광고정보 강좌, PR on the Net, www.adic.co.kr 재구성

계)’은 오랜 우정을 쌓아가듯이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인내심을 갖고 충실히 임할 때 가능하다. 친구로부터 무엇을 얻기 위해 관계를 맺는 사람에게 ‘진 실된 우정’은 존재할 수 없다. 지역사회 PR은 지역사회로부터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환원하고자’ 할 때 ‘진실된 우정’으로 되돌아오는 ‘인간관계(human relations)’다. 따라서 지역사회관계는 그림 1에서 보듯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큰 범주의 주요 영역을 차지한다. 이미 기업 PR의 핵심 개념으로 기업의 사 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많았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재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도약과 성장의 상징으로 인지되던 기업과 사회와의 사이에서 갈등이 크게 노출되고, 기업 중에는 공익이나 사 회적 책임에 앞서 자본의 논리만 뒤쫓는 불공정한 기업 형태를 보임으로써,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어 기업 이미지가 악화되고, 나아가 기업 운영의 자유도를 줄여 주는 공공 규제의 폭이 강화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지금까지의 기업 PR의 실천 과정에서 국내 기업 들이 지역사회관계와 지역사회의 쟁점관리에 대해 얼마나 소홀해 왔는가 를 보여 주는 단면이다. 특히 국내 기업의 홍보 활동이 대(對) 언론 관계와 퍼블리시티에 치중하고 있으며, 홍보부 조직을 살펴보면 지역사회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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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하는 전담자가 거의 없음을 볼 수 있다. PR 선진국 사례와 매우 대조적 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

그러나 지방자치제도가 정착하면서 그동안 한국의 기업들이 비약적인 경제적 발전을 이루어 오며 뒤로 남긴 각종 사회 문제들이 지역사회의 쟁점 들로 등장하고 있다. 환경오염 문제(소음, 하천, 대기, 쓰레기, 방사능, 폐기 물 등), 환경훼손 문제(토지 개발, 도로 확장, 공장부지 개발 등), 자원고갈 문제(수자원, 산림자원 등) 그리고 문화적 자원 보존 문제(지역 문화재 파 손·복구)와 산업재해 문제(안전관리, 피해자 보상 및 생활보조 등)에 이르 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갈등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은 자신에 의 해 초래된 지역쟁점을 해결하거나 무마시키는 일에 급급한 지역사회관계 를 전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기업은 지역사회의 쟁점관리를 통하여 다양한 쟁점들이 사회적 문제로 발전되기 전에 미리 쟁점의 성격을 파악하 고, 철저한 전략과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이행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대 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지역사회의 파트너로서 자리 잡아가야 한다.

성공 전략과 관련 사례 지역사회관계(community relations)와 관련된 PR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 다. 솔더버그(Soderberg)가 제시하는 ‘기업의 지역사회관계를 위한 예비적 실천 사항’은 우리에게 지역사회관계 PR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 어를 제공해 준다. 그가 제안하는 기업의 지역사회관계를 위한 몇 가지 실 천 사항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사회의 쟁점들에 대하여 능동 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둘째, 스폰서 역할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청소년 활동에 후원자로서 참여한 다. 셋째, 지역자치단체의 행정에 참여자와 후원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넷째, 지역사회 내의 비즈니스 및 서비스 조직 단체들과 능동적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다섯째, 가능하면 지역 기업에서 생산된 재료나 조달품을 구매한 다. 여섯째, 지역사회 구성원의 활동과 행사에 참여한다. 일곱째, 지역사회 의 교육과 문화 발전을 장려한다. 여덟째, 지역사회의 조직 단체들에게 회 의 및 행사의 장(場)으로서 기업 건물과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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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째, 지역사회의 자선단체와 비영리단체를 후원한다. 이 외에도 기업의 지역사회관계를 위한 프로그램은 주어진 상황에 적 합하게 다양하고 세분화된 전술로 개발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 역사회관계’의 PR 프로그램이 기업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상호적 이익을 제 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지역사회관계에서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영역 중 하 나는 기업 성금이다. 주주들의 재산을 과연 기업의 경영진들이 기업 성금으 로 사용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기준에서 어느 정도의 기업 성금이 적 합하고 유용한 것인가? 이러한 본질적인 논란 외에도 지역사회관계를 위한 기업 성금의 기부 행위와 관련한 동기(motivation), 목적(goals) 그리고 기 업의 자선 기부 범주(criteria)에 관한 문제들이 쟁점으로 떠오른다. 기업의 자선 기부는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다는 차원일 수도 있지만, 우선 사원 채용, 판매 실적, 경영 윤리나 이념 등과 같은 기업 의 직접적 이익과 관심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 PR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체계적인 계획과 실천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우선 지역사회에서 성공적인 PR을 위해서는 크게 다섯 가지 전략이 요 구된다. 첫째, 상부 경영진이 달성하려는 목표들을 명시하기 위해서는 주의 깊은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대안적인 전략들이 점검되어야 하며, 선택들 을 마련한다. 셋째, 조직과 지역사회에 관한 지역사회관계 프로그램의 영향 들이 예상되어야 한다. 넷째, 비영리 활동과 지역사회관계에 합법적으로 할 당된 조직의 자원들에 주목해야 한다. 다섯째, 도시 업무와 관련된 어떤 유 형들은 관리적이고 기술적인 비즈니스 기술들을 능가하는 지식과 이해를 요구한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진 주요 지역사회관계 PR들은 공공 서비스, 회원

공공 서비스

권, 교육, 종교, 오픈 하우스, 기업 방문, 전시, 소비자·고객 관계, 개인 대 개인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관련 사례를 보면, 지역사회에 대한 화학 업계의 PR 활동, 디즈니에 반대하는 피드몬트 지역사회 사례, 도미니 언(Dominion)은행의 지역사회관계 사례, 아남 그룹의 지역 여론 형성 성공 사례 등으로 대별될 수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지역사회관계 PR 프로그램 사례를 살펴보면, 첫 번 째로 공공 서비스(public service) 분야가 있다. 공공 서비스 분야 사례로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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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스코 광양제철소의 공중목욕탕 무상 기증 등이 있다. 두 번째는 교육 (education) 분야다. 여기에는 한국타이어의 금산교육사랑장학재단 장학

회원권

금 등이 있다. 세 번째는 회원권(membership) 분야다. 여기에는 지역사회 의 서비스 클럽, 전문가 집단, 상공인협회, 여론지도층 모임, 사교 및 친목 집단(로터리, 라이온스클럽 등)에 가입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

오픈하우스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네 번째는 오픈하우스(open house) 분야다. 여기에 는 지역사회 지도층, 소비자, 타 기업 종사자, 협력업체 직원, 주주, 지역 매 체, 직원 가족, 일반 주민 등을 대상으로 기업 시찰 제공하며, 또한 기업의 이념, 역사, 정책, 지역사회 참여활동, 제품 생산과 관리 과정, 근무환경 등

전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전시(exhibits) 분야다. 한국타이어의 축제 참여와 후원이 좋은 사례이다. 주로 지역 무역박람회, 축제, 제전 등 행사장을 통해 전시활동 실시하며, 견본품, 기념품, 초대권, 할인 쿠폰, 서 비스 사용권 배포, 지역 축제 등의 후원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와 기업 간 상호 우호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지역사 회와 기업이 호의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에서는 지역사 회의 현안 해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 지역 정부 재정 도움 등에 일조를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기업 이미지 향상, 직원 사기 고취, 훌륭한 인재 채용, 행정 및 세제 지원 등과 같은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사회관계 PR 전략 방안 앞서 커뮤니티의 개념과 유형, PR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 PR에 대해서 살 펴보았다. 여기서는 지역사회에서의 PR 전략에 관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 하고자 한다. 첫째, 기업의 경영관리자들이 스스로 ‘지역사회관계’를 통하여 달성하 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심층적인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 다. 기업은 ‘지역사회관계’에 대한 다양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예: 조직 의 긍정적 이미지, 명성 획득,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이익 추구, 지역사회에서 의 안정된 위상 확립 등) 그러나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이든 간에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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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표명되어야 한다. 둘째, 대안적 전략들이 탐색되어야 하고 각 선택권들(alternatives)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지역사회 주민의 주거 환경 및 주택 보급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면 저렴한 가격 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연구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에서 실제 저가의 주택 을 건설하는 일까지 그 지역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제반 상황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지역사회관계의 PR 프로그램이 기업과 지역사회에서 거둘 수 있 는 직접적인 효과에 대하여 미리 세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 이 지역사회관계 활동으로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을 때 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 취업할 부서나 직업이 존재하지 않으면 기업 이나 지역사회 모두에게 이러한 프로그램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넷째, 기업이 합법적으로 ‘지역사회관계’에 할당할 수 있는 재정적 자 원과 비영리적 활동을 위한 예산액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추진 중 에 있는 ‘지역사회관계’ PR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재정적 한계 때문에 갑 자기 중단해 버리는 일은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 양쪽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섯째, 기업의 경영관리자들은 지역사회와 관련된 쟁점 및 각 사안들 이 기업 경영 차원의 수완이나 능력과는 다른, 특정한 지식과 이해를 필요 로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치적 수완,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 한 깊은 이해, 그리고 친숙하지 않은 이문화(異文化)적 환경에서의 문제 처 리 및 해결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역사회 커뮤니티 PR은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한 지 역주민 간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관리 활동이다. 과거에 우리 사회는 지역 주민의 의사와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였으나 지금은 지역주민의 참정권이 보장되는 지방자치 시대가 열리고, 언론의 활발한 보도와 국민의 교육 수준 의 향상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권리 의식이 상당히 향상되었다. 이러한 변 화는 사회현상을 지역 이기주의적 행태가 아닌 민주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지역사회 PR은 완벽한 해 답을 찾지 못하고 정책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역주민 상호 간의 시련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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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지역 공동체 PR 활성화를 위한 상관관계 문제 해결

사회, 문화, 경제 활동

커뮤니티 PR 활성화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인간성 존중

지금까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커뮤니티 PR 관련 다양한 형태의 활동 과 상황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공공성과 전문성, 윤리성이 강조되는 PR 업 무에서 단기간의 양적인 팽창에 뒤따르는 부작용은 어쩔 수 없이 수반되고 있다. 요즘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학교, 병원, 정부와 같은 비영리 조 직들도 PR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만큼 PR 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 다. 하지만 갑자기 커져 버린 PR 대행사들은 전문 인력을 충당하지 못해 전 문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PR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개발하는 것에 많은 노력과 현실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만 계속적으로 활발한 지역사회관계 PR 활동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 다. 즉, 모든 개인을 비롯하여 사회적 기구들은 그림 2와 같이 커뮤니티의 상호 존중과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통해서 공동의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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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기업 PR 광고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기업 PR 광고의 개념 기업 PR 광고는 ‘기업 광고’, ‘기업 이미지’, ‘PR 광고’ 같은 여러 가지 명칭으 로 혼용되고 있으나, 여기에서는 ‘기업 PR 광고(corporate PR advertising)’ 기업 이미지

로 부르기로 한다. 기업 PR 광고의 개념을 알아보기 전에 기업 이미지란 무 엇인지 살펴보자. 기업 이미지는 기업의 실체와는 다른 개념이다. 기업의 이미지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통하여 일반대중에게 투사되 어 마음속에 떠올리는 기업의 인상이라면, 기업의 실체는 기업이 실제로 가 지고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기업의 가치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기업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인으로 구성된 다고 할 수 있다. 즉, 제품에 대한 평판, 품질, 성능은 물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같은 제품 차원, 사회봉사 활동과 문화예술 후원 같은 사회적 차원, 기업에 대한 신뢰감과 기업의 상징성 같은 기업 활동적 차원, 그리고 기업의 경영 철학 이나 노사관계 같은 기업 문화적 차원이 그것이다. 기업 이미지는 대중매체 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정립하는 데 그 목표를 두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는 하 나하나의 개별적인 요인에 따라 형성되지 않고 여러 요인들의 복합적인 상 호작용에 의해 형성되고 축적된다. 기업 이미지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 이미지란 기업이 가지 고 있는 어떠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업에 대해 생각하는 그 어떠한 무엇 이다. 둘째, 기업이 행하는 ‘어떠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행동에 의해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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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셋째, 기업 이미지의 형성에는 인간의 모든 감각 이 동원되며 그 결과 얻어지는 인상은 논리적이라기보다 감정적이다. 넷째, 기업 이미지는 기업에 의해 완전히 통제될 수 없다(제임스 그레고리, 1998). 결국 기업 이미지란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주관적 경험이나 감정에 따라 갖게 되는 특정 기업에 대한 인상이자, 소비자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기업에 대한 가치체계다. 따라서 기업 이미지는 기업의 객관적 실체와 소비 자의 주관적 평판을 반영하며, 그루닉과 헌트(Grunig & Hunt, 1984)는 기 업 이미지의 형성 과정에서 조직과 공중 간에 장기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 션을 전개해 상호작용을 유발함으로써 시너지를 일으키는 과정이 중요하 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업 PR 광고란 무엇인가? 광고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상품 광고를 가리킨다. 광고의 정의는 “광고 주체가 수용자를 설득하는 데 영향 을 미치기 위해 매체를 활용해 아이디어와 제품 및 서비스 내용을 전달하는 단계별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김병희, 2013). 이에 비해 기업 PR 광고는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기보다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회사의 경영 정책을 변호하거나 옹호하기 위해 기업의 가치나 철학을 파는 데 광고 의 직접적인 목적이 있다(제임스 그레고리, 1998). 윌콕스와 캐머런은 이미지 구축, 재무 관계 프로그램, 그리고 옹호를 위해 기업 PR 광고를 하며 이는 PR을 위한 광고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Wilcox & Cameron, 2005).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미지 구축(Image building)이다. 이미지란 앞에서도 설명했듯

이미지 구축

이 어떤 대상에 대한 인상의 총체로써 공중에 의해 투시된 심상이자 경험의 체계로 다양한 이해 관계자 집단에 의해 형성된다. 유사한 개념으로 기업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기업 호감도가 있는데 기업 이미지가 기업 의 개관적인 특성과 주관적인 특성을 반영하면서 상호 복합적으로 형성된 다면, 기업 호감도는 주관적인 특성이 더 많이 반영되어 나타난다. 둘째, 재무 관계 프로그램(Financial Relations Program)이다. 재무 관

재무 관계 프로그램

계란 기업의 재무적 의사결정에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 다. 기업 PR 광고를 해서 어떤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면 그 기업의 주 가를 비롯한 전반적인 재무 상황이 좋아진다. 이에 따라 기업은 투자 결정, 자본구조 결정, 배당 결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보다 유연하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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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LG의 기업 PR 광고 ‘웃음’ 편(2009)

처할 수 있다. 옹호

셋째, 옹호(Advocacy)다. 옹호란 어떤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자사의 활동 과 관련되는 어떤 쟁점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내외적인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은 그에 대한

의견 광고 옹호 광고 쟁점 광고

의사를 표명하는데, 표현의 형태에 따라 의견 광고(opinion advertising), 옹호 광고(advocacy advertising), 쟁점 광고(issue advertising) 같은 여러 가지 광 고를 함으로써 기업의 입장을 옹호한다. 특히 옹호 광고는 기업의 주의나 주 장을 제시하지만 기업과 기업 조직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기업 PR 광고는 공중에게 기업 이미지를 형성, 강화, 변화시키려는 목 적으로 매체의 지면이나 시간대를 구입한다는 점에서, 기업 PR 광고는 PR 과 광고를 넘나드는 성격이 강하다. 즉, 조직과 공중을 대상으로 기업 커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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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에서는 PR의 성격을 띠지만, 광고할 인쇄 매체의 지면이나 방송 매체의 시간대 혹은 스마트 미디어의 사이버 공 간을 구입하는 유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에서는 광고의 성격을 지닌다 고 하겠다. 예를 들어 LG의 기업 PR 광고 ‘웃음’ 편에서는 백곰, 캥거루, 말, 원숭 이, 돼지, 사자 같은 여러 동물들이 웃는 모습을 보여 주며, 녹색기술로 자연 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전 달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Love is Green”이라는 헤드라인을 쓰면서 ‘L’과 ‘G’를 더 굵게 처리함으로서 자연스럽게 LG를 강조하고 있다. 이 헤드라인 은 그동안 써 온 ‘사랑해요 LG’라는 기업 슬로건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갈 새로운 캠페인 슬로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캠페인 슬로건

기업 PR 광고가 PR과 광고의 접점의 성격을 가지는 원인은 기업 PR 광 고가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때문이다. 이미지란 어떤 대상에 대해서 마

이미지

음속에 스스로 만들어 내는 감각적인 인상을 의미한다. 이미지란 형체 (figure), 반영(reflection), 인상(impression), 표상(representation)으로 구 성되며, 직접적인 자극이 없어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구체적이고도 감각적으로 만들어지는 상이며, 어떤 대상에 내재하는 가시 적·비가시적 속성에 대해 사람이 갖게 되는 인상이라는 것이다(Aaker, 2011). 기업 PR 광고는 공중에 영향을 미쳐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함으로써 해당 기업 제품의 구매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기업 PR 광고는 광고라는 마케팅 수단을 활용함으로써 PR의 목표도 동시에 달성할 있는 공공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기업 PR 광고를 한 다. 이때 기존의 이미지를 무조건 바꾸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기존의 이미 지를 유지할 것인지, 발전적으로 계승할 것인지, 아니면 전혀 새롭게 바꿀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만약 기업 이미지를 변경하기로 결정 했다면 주요 목표 공중을 명확히 규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전 략을 수립해야 한다(김병희·이종혁 편, 2009). 내부적으로는 종업원과 주 주를 고려해야 하며, 외부적으로는 현재의 주요 고객이나 잠재고객은 물론 공공기관 같은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 집단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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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PR 광고의 목적 그동안 기업 PR 광고의 기능에 대해서 여러 가지 관점이 제기되었다. 광고 학계와 PR학계의 전문가들은 기업 PR 광고의 기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은 7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업들이 기업 PR 광고를 기획할 때 다음의 7가지 중에서 한두 가지 목적에 따라 광고를 하는 것이다(제임스 그레고리, 1998). 호의적인 시장 입지

첫째, 호의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기업 PR 광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보다 호의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즉, 공중 에게 그 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및 브랜드에 대해 몰입도(engagement)를 높이기 위해 기업 PR 광고를 하는 것이다. 그 레고리(1995)는 기업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데 필요한 주요 요인 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즉, 좋은 기업 PR 광고는 하나의 중요한 발상에

단순함

초점을 맞춰 단순 명료하게 제시되어야 하며(단순함, simplicity), 기업에서 선택하는 광고 콘셉트는 경쟁사에서 모방할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되고 독

독특함

특해야 한다(독특함, uniqueness). 또한 좋은 기업 PR 광고는 기업의 사업

적절함

방향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적절함, appropriateness), 좋은 기 업 PR 광고는 기업의 경영 철학이나 사업 내용과 관련되는 내용이어야 한다

관련성

(관련성, relevance). 나아가 기업 PR 광고는 소비자들이 그 기업에 부정적

전망

인 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안목과 전망을 제시해야 하며(전망, foresight), 기업 PR 광고는 수시로 바꾸기보다는 동일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같은 오래

지속성

오래 지속해야 하며(지속성, continuity), 기업 PR 광고는 광고를 보는 사람

신뢰성

들에게 기업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한다(신뢰성, credibility). 둘째, 기업 이미지를 재정립하기 위해서다. 기업의 경영 환경이 더 복 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의 인수 합병 사례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이름을 바꾸는 기업들도 늘었다. 기업들은 이미지 광고를 통해 새로 운 기업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기업 이미지의 재정 립을 시도하게 된다. 더욱이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는 국제적인 인지도 제고 가 더 중요해졌으며 이때 글로벌 기업 PR 광고는 기업 이름을 알리는 중요 한 수단이 되었다. 이 밖에도 기업 PR 광고는 기존의 기업 이미지를 계승하 거나 개선하는 데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기업의 얼굴이라고 하는 CIP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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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도 기업 PR 광고를 통해서 일반인에게 알려진다. 셋째, 목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기업 PR 광고를 제품 광고와 결합시키면, 해당 제품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엄청 난 영향을 미친다. 기업 PR 광고를 통해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친밀감이 형 성되고, 그에 따라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곧 제품에 대한 선호도 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PR 광고와 제품 광고의 결합은 현대 마 케팅에서 권고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목표 시장을 선 점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 나가던 브랜드도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PR 광고는 제품 광고와 시너지를 일으키고 일관된 기업 이 미지를 환기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넷째, 투자자의 기대치를 바꾸기 위해서다. 기업 PR 광고는 기업의 주 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다양한 논란이 있다. 그렇지만 기업 PR 광고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기업에 대한 시장 의 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즉, 기업들을 이미지 광고를 통해 자사의 제 품과 서비스의 판매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전에 고지함으로써 판매수익을 높이고 시장의 위험 요인을 감소시킨다. 또한 기업들을 이미지 광고를 통해 기업의 재무 능력을 평가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이 미래의 이윤 이나 위험 요인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기업의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다. 기업 PR 광고 중에서 기업 활동과 관계되는 공공 쟁점에 대해 기업의 입장을 표명하는 광고를 옹호 광 고(advocacy advertising)라고 한다. 옹호 광고란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고 자사의 활동과 관련 있는 공공 이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제작되는 광고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환경 문제, 에너지 문제, 청소년 문제, 사회복 지 문제 등에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사회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때로는 쟁점이 되는 공공 이슈를 옹호 광고의 소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기업에서 막대한 광고비를 써서 공공 이슈에 대한 여론을 어떤 방향으로 몰 아가고 자기들의 의도에 맞는 ‘의제 설정’을 한다며 옹호광고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업의 옹호 광고는 보편적 기업 PR 광고의 한 가지 형태이 기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는다. 여섯째, 위기 상황의 수습을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예기치 않은 사건 으로 인해 기업에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위기가 발생하면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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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해 온 호의적인 기업 이미지 역시 쉽게 추락할 수 있다. 이때 기업 PR 광고를 통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기업 PR 광고를 통해 구축된 견고 한 기업 이미지는 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된다(김병희·이종혁 편, 2009). 일곱째,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기업 PR 광고가 사원들에 미 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사원들은 그들의 이웃과 친구 들이나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기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또한 호의 적 기업 이미지는 사원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애사심을 고무시킨다. 기업의 내부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웃이나 친지에게 그 기업의 내부 사정을 시시콜 콜히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 PR 광고에서는 내부 구성원에게 미칠 다양한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기업 PR 광고는 바람직한 기업 문 화를 전파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사원들의 업무 대한 열정과 애사심을 고취 할 수 있다.

기업 PR 광고의 의제설정 기능 공중은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언론의 시각이나 보도 내용에 따라 공중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언론에서 어떠한 특정 쟁점(issue)을 강조하 면 공중은 그것을 중요 사안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매스미디어는 특 의제 설정

정 주제를 선정하여 강조함으로써 공중이 주요 의제로 지각하게 하는 ‘의제 설정(agenda setting)’ 기능을 갖는다(McCombs & Shaw, 1972). 의제설정 이론은 매스미디어의 기능이 정보와 의견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What to think)’보다 ‘무엇에 대해 생각할 것인가(What to think about)’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매스컴의 강력한 효과를 상징하 는 대표적인 이론의 하나다. 의제설정 이론은 기업 PR 광고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기업 PR 광고에 관한 언론 보도는 공중에게 의제설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언론에서 반복적으로 취급되는 기업 PR 광고 메시지는 공공의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광고가 뉴스 의제를 형성하기도 하며 광고 메시지에서 주장하 는 내용이 사회적 쟁점을 환기할 수도 있다. 언론에 등장하는 광고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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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기업 PR 광고의 의제설정

담론은 결국 광고에 의한 의제설정이다. 여러 연구자들은 광고에 의한 의제 설정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Sutherland & Galloway, 1981). 하나의 정보원으로서 광고의제가 발전하여 언론의제로 받아들여지고, 그다음에는 공공의제로 확산되기도 하며 때로는 광고의제가 공공의제로 직접 발전해 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의제설정 과정에서 하나의 광고는 여러 광고에 영향 을 미치는 한편, 한 언론사에서 취급한 광고에 대한 뉴스 의제는 다른 언론 사의 의제로 확산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정만수(1995)는 의제설정을 기업 PR 광고에 적용해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하나의 광고의제가 언론의제를 형성하게 되고, 다시 이 언 론의제가 공중의제로 발전하기도 하고, 광고의제가 공중에게서 직접 영향 을 미쳐 공중의제를 형성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의제설정을 위해 가장 자 주 쓰이는 광고 형태는 옹호 광고(advocacy advertising)다. 옹호 광고는 보 통의 상품 광고나 기업 PR 광고와는 달리 특별한 주목을 끌고 심지어는 열 띤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옹호 광고처럼 논쟁을 야기하는 형태의 기 업 PR 광고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하나의 기업 PR 광고가 좋은 반응을 얻 으면, 여러 제품의 광고 콘셉트로 구체화되기도 하고 경쟁사의 광고 콘셉트 로 모방되거나 확산되는 광고 간 의제설정 기능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만 수(1995)가 제시한 기업 PR 광고의 의제설정은 그림 2와 같다. 그림 2는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하나의 광고의제가 언론의제를 거쳐 공공의제로 발전되는 경우와, 광고의제가 공중에게 직접 전달되어 공공의 제로 형성되는 경우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의제는 각종 사회 여론 조사나 독자투고, 옴부즈맨 활동, 언론인의 취재 활동을 통해 다시 언 론의제로 피드백되는 과정을 보여 준 그림 2는 광고의제, 언론의제, 공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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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간의 상호 영향관계를 포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렇 지만 실제 상황에서 광고의제가 공공의제로 부각되는 과정은 여기서 제시 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위기관리 상황에서의 수습 지원 기업 PR 광고는 흔히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한다. 오랫동안 가꾸어 온 호의 적 기업 이미지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기업 위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줄일 존슨앤존슨

수 있다. 평소 기업 PR 광고를 많이 하던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의 타이레놀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1982년 9월 독극물이 든 타이레놀을 복 용해 5명이 사망하자 존슨앤존슨은 전국에 타이레놀 회수 명령을 내리고 제품광고도 중단했으며 모든 언론의 요구에 성실히 답했다. 이 신속하고 대 담한 대처는 존슨앤존슨을 위기에서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평소 존슨앤존슨에서 기업 PR 광고로 쌓아 온 호의적 기업 이미지도 영향을 미 쳤다고 한다. 위기관리 상황에서의 수습 지원을 위한 기업 PR 광고의 국내 사례를 살펴보자. 2013년 11월 1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서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다음, LG전자 는 11월 20일 주요 일간지에 삼성동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된 사과 광고를 집행했다(그림 3 참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 여 사과드립니다”라는 헤드라인을 바탕으로, 사고발생에 대하여 공식 사과 하고 사고 수습 및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를 약속하 는 내용이다. LG전자는 “삼성동 헬기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 다는 말씀을 올립니다”고 밝힌 뒤 “고인이 되신 기장님과 부기장님 그리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 민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동시에 LG전자는 “관 련 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라며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아파트 주민 여러분의 불편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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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LG전자의 삼성동 헬기사고 사과 광고(2013. 11. 20)

그림 4 남양유업의 사과 광고 ‘회초리’ 편(2013. 7)

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사고 수습과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 로도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 니다”며 이해관계자 집단을 대상으로 기업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과 광고는 기업 PR 광고의 일종으로,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에 위기 수습을 지원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사과 광고에서는 메시지의 내용을 구성하는 데 신중을 기해 야 한다. 메시지의 진정성(authenticity)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는

메시지의 진정성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 량 밀어내기와 영업사원의 욕설 파문으로 위기에 처한 남양유업은 위기관 리 상황에서의 수습 지원을 위해 기업 PR 광고를 했다. 사과와 반성의 의미 를 담은 남양유업의 텔레비전 광고는 그림 4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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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먼저 매를 맞은 만큼 먼저 바꿀 수 있었습니다. 품질고집 으로 지켜온 이름, 남양. 모범적 상생기업으로 다시. 꽃 피우겠습니다”라는 카피를 써서 상생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회초리에 서 꽃이 피는 모습을 담았다. 그런데 이 광고에 대해 네티즌들은 진실된 사 과라기보다 변명에 가깝다며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특히 “먼저 매를 맞은 만큼 먼저 바꿀 수 있었습니다”라는 카피를 지적하며, 남양뿐만 아니라 식 품 유통업계 전반에 밀어내기나 강압적 영업 방식이 만연되어 있는데 운이 없어 자신들만 먼저 걸렸다는 변명이나 마찬가지라며, 불매 운동을 천명했 다는 것이다(조성미, 2013). 이처럼 메시지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경우 에는 사과 광고를 하고서도 오히려 비판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토 를 달지 말고 진정한 사과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기업 PR 광고의 장점과 단점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장단점이 있듯이 기업 PR 광고도 마찬가 지다. 따라서 기업 PR 광고 캠페인을 전개할 때는 기업 PR 광고의 효과를 맹 목적으로 신봉하기보다 장점과 단점을 잘 따져보고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 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기업 PR 광고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 PR 광고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일 반적인 의미에서의 기업 이미지는 브랜드 이미지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지 만, 이 둘의 관계는 브랜드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비엘(Biel, 1993)은 기업 이미지, 제품 이미지, 사용자 이미지, 경쟁 브랜드 이미지 같은 네 가지 요인이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림 5 참조). 둘째, 기업 PR 광고는 공중의 머릿속에 기업의 위치를 자리매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기업도 일반 제품이나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공중(소비 자)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나 위치를 자리 잡게 할 필요가 있다. 공중은 공 감할 수 있는 기업 PR 광고 메시지를 보는 순간 그 기업의 이미지나 위치를 생각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삼성은 자동차 사업을 중단했지만 과거에 삼성자동차에서 SM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을 때의 광고 카피는 “삼 성이 만들면 다릅니다”였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었지만 자동차 사업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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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출처: Biel(1992). p. 7.

음이었기에 공중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삼성의 기존 이미지에 편승하려는 전략이었고 이는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셋째, 기업 PR 광고는 광고이면서도 PR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한 다. 여러 기업에서 PR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PR 활동을 전개함에 따 라 정보의 혼잡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보도할 내용도 많아져 어지간

정보의 혼잡 현상

해서는 언론 보도 내용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또한 기업 활동이 언론에 보 도된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다. 따라서 기업 PR 광고를 통해 기업에서 전하 고 싶은 메시지를 노출했을 때 공중과 PR 활동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기업 PR 광고는 기업에서 목표로 하는 표적 시장에 도달할 수 있 다. 기업 PR 광고는 일반 공중을 표적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투자자나 다른 회사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삼아 광고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표적 시장을 구체적으로 정의한 다음, 그에 합당한 기업 메시지를 전달하면 기대하는 광고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PR 광고는 다음과 같은 단점도 있다. 첫째, 기업 PR 광고는 광고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다. 어떤 기업 PR 광고를 노출한 다음 기업 활동에 탄력이 붙거나 기업에 대 한 평가가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가 기업 PR 광고의 영향에 의한 결과인지 측정하기 어렵다. 즉, 기업 PR 광고의 순 효과를 입증할 강력한 증 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 PR 광고의 성과를 보고한 많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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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어디까지나 추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기업 PR 광고는 광고비나 내용의 합법성과 윤리성이 문제시된 다. 광고비를 많이 쓰는 대기업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공중의 의견 을 조작하거나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 다. 소비자 단체에서는 그런 광고 메시지가 불공정하고 합법적이지 않다며 때때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시키기도 한다. 나아가 기업 PR 광고를 비윤 리적인 기업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극단적인 견해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기업 PR 광고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어떤 관점이 타당한지는 사안에 따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기업 PR 광 고의 평가와 관련하여 윌콕스와 캐머런(Wilcox & Cameron, 2005)은 다음 과 같은 여섯 가지를 평가의 준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기업의 인 지도를 구축했는지, 투자자 등에게 우호적인 인상 관리를 했는지, 기업 내 부의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했는지, 공공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영향을 미 쳤는지, 유통업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했는지, 해당 기업과 관계되는 법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그것이다. 기업 PR 광고를 전개하는 기업들이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해 기업 PR 광고를 기획하면 기대 이상의 광고효과를 달성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병희(2013), 󰡔광고의 새로운 정의와 범위󰡕. 서울: 한경사. 김병희·이종혁 편(2009), 󰡔한국 PR기업의 역사와 사례󰡕. 파주: 나남출판. 제임스 그레고리 저, 강승구 역(1998), 󰡔성공적인 기업 이미지 마케팅󰡕.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10∼238쪽. 정만수(1995), 기업광고의 논제설정에 관한 연구. ≪광고학연구≫, 6 (1), 7∼34. 조성미(2013), 남양유업 회초리 광고 온에어… 소비자 반응은 싸늘: 토 달지 말고 사과의 마음을 전하는 게 우선. ≪The PR≫, 7월호. Aaker, David A. (2011), Brand Relevance: Making Competitors Irrelevant. San Francisco, CA: John Wiley & Sons. Biel, Alexander L. (1992), How Brand Image Dives Brand Equity. Journal of Advertising, 32(4), p.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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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ory, James R. (1995), Marketing Corporate Image. Lincolnwood, IL: NTC Business Books. Grunig, J. E., & T. Hunt (1984), Managing Public Relations. New York, NY: Holt, Rinehart & Winston. McCombs, M. E., & D. E. Shaw(1972), The Agenda-Setting Function of Mass Media. Public Opinion Quarterly, 36(Summer), 176âˆź187. Sutherland, M., & J. J. Galloway (1981), Role of Advertising: Persuasion or AgendaSetting?. Journal of advertising Research, Aug/Sep., 21âˆź29. Wilcox, Dennis L., & Glen T. Cameron (2005), Public Relations: Strategies and Tactics (8th Ed.). Allyn & B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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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공공문제 관리

정지연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교수

공공문제 관리의 정의 공공문제 관리(Public Affairs) 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PR의 전 문화된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문제 관리의 핵심 개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일치된 견해는 없는 상황이다. 공공문제 관리의 영어 표기 인 ‘Public Affairs’는 공공 활동, 공공업무, 공공사항에 대한 활동, 공공관계, 공공정책, 공공문제(관리), 대정부관계, 정부관계 등 여러 가지 용어로 번역 되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왔다. 공공문제 관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PR 학자나 PR 실무자 등 전문가의 공공문제관리위원회

합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공공문제 관리 활동은 1954년 미국에서 공공문제 관리위원회(Public Affairs Council)1)가 설립된 이후 실무적으로 활발히 전 개되어 왔다. 이에 비해 이론적 논의는 1970년대부터 서구의 학자들에 의 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PR 전문가들 사 이에서 공공문제 관리가 포괄하는 학문적·실무적 영역과 범위가 과연 어 디까지인가에 대한 이론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 라의 경우에 공공문제 관리는 다소 생소하고 명확하지 않은 개념으로 받아 들여져 관련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공공문제 관리를 정의하고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관련 용어들과 그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공공문제 관

1) Public Affairs Council의 설립 당시 명칭은 Effective Citizens Organization(ECO)이었으며, 1965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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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공문제 관리 관련 용어와 특징 대정부 관계보다 넓은 의미

공공문제 관리는 주로 각종 조직이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 정립을 위해 노 력하는 정부 관계(Government relations), 또는 대정부 관계(Relations with

정부 관계

Government)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김찬석, 2012; Baskin, 1997). 미

대정부 관계

국의 공공문제관리위원회는 1982년 펴낸 소책자에서 공공문제 관리의 역할 과 활동 내용을 소개하면서 정부 관계를 공공문제 관리의 첫 번째 기능으로 꼽고 있다. 이는 공공문제 관리의 핵심이 정부와의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으 로, 조직이 정부의 공공 정책(public policy)이나 규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관리·유지한다는 견해다(Grunig, 1984; Paluszek, 1995; Toth,1986). PR을 조직이 다양한 공중들에 대해 행하 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라고 폭넓게 정의하고 PR의 유형을 목표공중에 따라 언론 관계, 지역사회 관계, 소비자 관계 등으로 분류하는 것처럼, 정부 관계 또는 대정부 관계는 목표 공중을 정부로 하여 조직이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 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전문화된 PR 노력인 것이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정부란 공공 정책의 형성이나 여러 가지 규제와 관련된 활동에 참여하는 입 법부, 행정부, 그리고 사법부를 모두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정부를 가리킨다 (안보섭, 2000). 그러나 공공문제 관리가 곧 정부 관계라는 해석은 공공문제 관리의 의미를 한정하고 축소한다. 실제로 공공문제 관리라는 용어는 실무적 으로나 학문적으로 정부관계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기 때문이다. 많은 PR 전 문가들은 공공문제 관리를 조직의 정치·사회적인 환경을 관리하는 PR 활동 으로 정의하며, 그 관리 대상인 목표공중으로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그리고 비정부 단체인 환경보호단체나 소비자보호단체와 같은 각종 시민단 체와 협회 등을 포함한다(김영욱, 2003; Harris & Fleisher, 2005; Toth, 2006). 따라서 공공문제 관리는 단순한 정부 관계가 아닌 그 이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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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PR과의 차이

정부 PR(Government Public Relations)은 정부라는 조직이 일반국민 등 다 양한 공중과의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실 정부 PR

시하는 PR 활동으로 행정 활동의 일부다. 이러한 정의에서 보듯이 정부 PR은 정부 자체가 PR 활동을 실시하는 주체가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정부의 정 책을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아 주로 쓰던 공보라는 명칭을 현재는 정부 PR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공공문제 관리는 정부가 각종 조직이 실시하 는 PR의 대상, 즉 PR의 목표공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를 PR 활동의 주체로 보는 정부 PR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캐머런과 같은 학자들은 공공 문제 관리의 주체를 기업과 정부로 나누어 기업이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PR

CPA

활동을 CPA(Corporate Public Affairs)로 표현하고, 정부가 다양한 공중들을

정부 내에서의 공공문제

대상으로 행하는 PR 활동을 ‘정부 내에서의 공공문제 관리(Public Affairs in Government)’로 설명함으로써 공공문제 관리의 의미를 정부 PR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Cameron, Wilcox, Bryan, & Shin, 2008, p.448).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

공공문제 관리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노력으로 공적 영역의 활동이다. 여 공공의 이익

기에서 공공의 이익이란 주로 사회적, 정치적, 또는 비상업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조직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 비상업적인 환경에 대한 연구를 진행 한 초기의 PR 연구자 중 하나인 그루닉은 비상업적인 환경을 정치적인 환 경 또는 규제 환경으로 보고 공공문제 관리를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 는 조직의 PR 활동이라고 하였다(Grunig, 1984). 공공문제 관리를 실시하는 조직이 기업일 경우, 공공문제 관리는 이윤 추구가 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제외한 기업의 활동 전반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찬석, 2012). 이와 같은 차원에서 미국의 공공문제 관리위원회는 공공문 제 관리를 조직의 비상업적인 환경을 해석하고 이에 대한 조직의 반응을 관 리하는 기능이라고 정의하면서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활동은 영리 활동과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한 공공문제 관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지역사회에의 참여, 자원봉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 등과 관련이 있다(Reynolds, 1995; Toth, 1986). 실제로 그동안 주로 정책 담당 자들만을 대상으로 해 온 공공문제 관리 활동이 점차 조직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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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과 연계되어 통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조직들이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책 담당자가 관심을 갖고 있거나 그들이 해결하기 어 려운 사회공헌활동을 파악하여 직접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특히 규제 가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는 조직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연계 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프로그램이 핵심적인 공공문제 관리 활동 전략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조직은 호의적인 여론을 얻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규제나 정책 형성 시 조직에 유리한 방향으로 영 향을 미칠 수 있다,

쟁점관리와의 밀접성

공공문제 관리는 전통적으로 정부가 어떠한 규제나 정책을 취하고 난 후에 조 직이 이에 대해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1976년 4월 PR 실무자인 하워드 체이스가 쟁점관리(issue management)라는 표현을 처

쟁점관리

음 사용하면서 공공문제 관리는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인 환경을 예측하고 파악하여 조직에 유리한 방향으로 미리 대응하는 능동적 이고 사전예방적인 활동으로 변화하였다(Harris & Fleisher, 2005). 실제로, 공공문제 관리의 개념은 이 책의 8장 위기관리에서 소개하고 있 는 쟁점관리의 정의인 “조직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직 내적인 문제 나 사건 그리고 외적으로 제기 및 형성된 조직과 연관되는 정치적, 행정적, 법 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변화와 뉴스”(144쪽)를 사전에 관리한다는 것 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공공문제 관리에서는 쟁점관리 즉,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쟁점들을 사전에 파악하여 쟁점과 관련한 공중들의 여론 형성에 참여하 거나 입법 활동이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등 주변 환경을 조직에 우호 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전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주요한 임무 중 하나다. 따라서 공공문제 관리 실무자들은 관리해야 할 공중에 따라 활동하는 것이 아닌 조직이 해결해야 하는 쟁점을 관리하는 것이다(Toth, 2006). 이 러한 맥락에서 사회적 쟁점에 관심을 갖고 전략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하 는 공공문제 관리 활동 역량이 조직의 성공을 가져올 확률이 높다 (McKinsey & Company, 2011).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공공문제 관리 전문 가들의 훌륭한 쟁점관리가 공공문제 관리 활동의 우수성을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공공문제 관리와 쟁점관리가 밀접한 관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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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만, 이를 이해하는 데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쟁점관리 자체가 공공 문제 관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쟁점관리를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활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또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이를 공공문제 관리와 구분해야 한다.

공공문제 관리 수단으로서의 로비 로비활동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그동안 공공문제 관리를 로비활동(Lobbying)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왔다. 또한 간혹 이에서 더 나아 가 공공문제 관리를 로비활동 그 자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Harris & Fleisher, 2005). 공공문제 관리 활동을 로비활동으로 간주하는 것은 로비를 주로 이익집단 등과 같은 각종 조직이 의회나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입법 또 는 규제 등 정부의 정책 결정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영향력을 끼 치려는 노력으로 정의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견해들은 공공문제 관리를 조직 활동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환경요인을 분 석하고, 궁극적으로는 조직이 원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처럼 공공문제 관리 는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로비와 매우 밀 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좀 더 명확하게 정의하면, 로비는 공공문제 관리 가 지향하는 목적과 목표를 이루도록 돕는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공문 제 관리를 로비 자체로 인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즉, 로비는 조직의 공 공문제 관리 목적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공공문제 관리 의 핵심 활동과 전략 프로그램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PR의 특화된 전문 분야

PR 전문가와 학자들은 공공문제 관리를 간혹 PR과 유사 또는 대등한 것으로 간주하여 PR을 대체하는 용어로 사용하여 왔다. 이러한 배경에는 미국 연방 정부가 공공문제 관리라는 명칭을 처음 만들어 현재까지 정부 내에서 PR이 라는 용어 대신 사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은 국회의 동의 없이 예 산을 정부 기관의 퍼블리시티 활동을 위해 사용할 수 없도록 법(1913 Act of Congress, the Gillett Amendment)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 는 세계에서 PR 인력을 가장 많이 고용하여 PR 활동을 하면서도 PR이라는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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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대신에 공공문제 관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Baker, 1997). PR의 의 미가 퍼블리시티로 한정되는 경향을 보이자 유럽 국가들도 PR보다는 공공문 제 관리라는 표현을 선호하여 사용하고 있다(Vercic, White, & Moss, 1998).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PR 실무에서 PR 책임자를 PAO(Public Affairs Officer)

PAO

로 칭하고 PR과 공공문제 관리를 동일한 직업군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몇몇 학자들도 공공문제 관리나 PR의 기능적 역할이 조직 내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업체의 대외관계 프로그램을 연구 조사한 결 과에 따르면, PR과 공공문제 관리라는 용어가 거의 비슷한 비율로 사용되었 다는 것을 알 수 있다(McGrath, 1981). 그러나 이 책의 1장에서 제시하였듯이 PR을 “조직체가 다양한 공중들, 특히 중요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공중의 이익과 호혜, 쌍방 커뮤니케이 션을 바탕으로 그들로부터 이해와 신뢰, 호의, 좋은 이미지를 얻어 궁극적 으로 공중관계성을 잘 유지하려는 의도적이고도 계획된 관리적 노력”(7쪽) 이라고 정의한다면, 조직이 정부나 시민단체 등 특정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문제 관리는 PR의 특화된 하부체계의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 즉, PR은 공공문제 관리보다 그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으며, 공공문제 관리는 PR의 고유한 업무 영역으로서 그 전문성이 강화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공공문제 관리와 관련한 여러 가지 논의들을 종합해 보 면, 공공문제 관리란 “조직이 조직과 관련한 공공문제를 조직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데 부합하도록 관리하는 PR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모든 조직 각각이 PR의 주체가 될 수 있듯이, 공공문제 관리의 주체 또한 정 부, 기업, 그리고 공공단체 등 모든 조직이 될 수 있다.

공공문제 관리 기능의 중요성 공공문제 관리가 PR의 한 영역으로 등장한 이후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 욱 증가하고 강조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조직을 둘러 싼 사회 정치적인 환경도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사회 정치 적인 환경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부 및 규제기관, 이익집단 그리고 미 디어 등의 역할과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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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조직의 사회경제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스테이크홀더들

출처: Lerbinger (2006). Corporate Public Affairs, p. 9 그림을 번역 인용

매킨지

최근 국제적인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에서 발표한 보고서(2011)에 따 르면, 정부를 비롯한 규제 기관의 역할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조직 경영에 대한 이들의 개입이 증가하는 등 그 영향력이 점점 커 지고 있다. 각종 조직의 실무자들은 정부와 규제 기관이 향후 3∼5년 사이

스테이크홀더

에 조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스테이크홀더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 다. 학자들은 조직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역할과 영향력을 경제적인 관점에 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정부는 특정 산업이나 지역 및 조직을 성장 시키기 위해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관세, 기술 개발 등과 관련한 조직 경영 을 증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시장의 구조나 규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정부는 국가의 경제계획을 수립하 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제계획을 통해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다. 셋째, 정부는 조직이 제공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용하는 구 매자의 역할을 한다. 넷째, 기업 등의 조직이 외국에서 차관을 유치하는 경 우, 정부가 보증인 역할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국가 소유의 공기 업이나 공사를 통해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제적인 역할이나 영향 외에도 정부는 국민의 복지를 위한 공 익성을 띤 정책이나 규제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정부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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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 역할로 인한 각종 정책과 규제는 직·간접적으로 조직 경영에 큰 영향 을 미친다. 예컨대 한국 정부는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지정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시장 확보와 사업 기반 을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하였다. 이로 인해 대기업은 사업 업종 선택이나 사업을 확장해 가는 데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는 제과업과 외식업, 나아가 중장비 업종의 경영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2013년 1월 대 형 마트 규제에 관한 최종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형 마트는 일요 일을 포함하여 월 2회 공휴일에 휴무해야 하고,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는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각국은 각종 금융 규제를 도입 하거나 획기적인 규제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지구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의 정부는 각종 환경 규제를 신설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 연비 규정 강화와 이에 따른 규제가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이와 관련한 좋은 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의 많은 국가들은 강화된 연비 기준을 충족해야만 판매를 허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거나, 표시 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 연비 기준 강화와 관 련한 세계 각국 정부의 규제와 제재는 고유가 시대에 원유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명목으로 마련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환경 친화 적인 고효율 자동차를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 준다. 또한 이는 자동차의 해외 시장 진출과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미 국에서 판매되는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어기고 연비를 과장 표기하여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공중들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등장한 다양한 사

사회적 집단

회적 집단의 증가와 영향력도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기능을 더욱 중요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공동의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하 기 위해 결성된 각종 시민단체와 환경보호단체, 소비자보호단체, 여성권익 보호단체, 인권단체 등의 이익집단 또는 압력단체들은 사회적 여론을 형성 하는 활동을 통해 관련된 쟁점에 대한 이익을 추구하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익집단 압력단체

정보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특수 이익만을 주장하여 공익을 해치거나 정책 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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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있다. 사회적 집단의 활동 예로서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문제에 대해 한국의 각종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요청 을 하는 활동을 들 수 있다. 한편 일본의 시민단체 역시 한국의 일본산 수산 물 수입 정책과 규제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한다. 이 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적 집단은 국가를 초월하여 조직에 영향을 미 치며,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시대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

또한 미디어가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각종 조직이 여론을 자신 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 미디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 고 있어 공공문제 관리의 역할과 영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렇게 증가하는 사회 정치적 환경의 변화에 적절하 게 대처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역량 강화를 꼽고 있 다. 특히 몇몇 전문가들은 공공문제 관리를 규제가 강화되고 불확실성이 증

소프트파워

가하고 있는 현대 조직의 핵심 ‘소프트파워’로 규정할 만큼 공공문제 관리 기능의 가치와 중요성을 높이 평가한다. 따라서 현대의 조직이 조직의 활동 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나 규제를 완화하고 조직에 우호적인 환경을 형성 하기 위해서는 PR의 전문 영역인 공공문제 관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중요성이 매우 강조된다.

공공문제 관리 수단 공공문제 관리를 수행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전략 프로그램에는 어떠 한 것들이 있는가? 매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이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보 수집 및 제공, 연합(coalition) 결성, 직접 로비, 간접 로비, 정치활동위원회 결성, 정치교육 활동, 정치후원 활동, 공청회 및 토 론회 참석, 보도자료 배포(publicity), 옹호 광고 및 이미지 광고, 사회적 책임 활동, 여론형성을 위한 언론 기고, 언론인 및 주요 오피니언리더를 대상으로 해 당 이슈 관련 교육 실시, 전문가 집단을 활용한 여론 형성, 지지세력(서포터즈) 조직 및 장려, 인맥 활용 등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수단은 무궁무진하다. 이 장 에서는 대표적인 공공문제 관리 수단 몇 가지만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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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로비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수단 중 가장 핵심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로비 활동이 다. 로비에는 직접 로비와 간접 로비가 있다. 직접 로비는 다시 권력형 로비

권력형 로비

와 기술형 로비로 나뉜다. 권력형 로비란 법안의 제정이나 정책 결정의 핵

기술형 로비

심 인사인 국회의원 및 정부관료 등에게 직접 접근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려 는 활동이다. 한편, 기술형 로비는 기존의 법안이나 정책이 지닌 허점을 파 악하고 이를 활용하여 각종 규제 조치를 합법적으로 피해 가려는 활동이다. 즉, 기술형 로비는 문제가 쟁점으로 발전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권력형 로비와 기술형 로비를 포함하는 직접 로 비는 권력의 핵심에 직접 접근한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공공문제 관리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또한 직접로비는 조직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 는 데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Moon, 1986).

간접 로비

간접 로비는 일반 대중의 활동을 활용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안된 규 제 조치나 정책 또는 법률안 등에 대해 대중의 지지나 반대 여론을 형성하여 대중이 직접 활동하게 하는 로비다. 이는 대중동원형 로비와 기능연계형 로 비로 나뉜다. 대중동원형 로비란 지역주민을 동원하여 지역 국회위원이나

대중동원형 로비

자치단체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기능연계형 로비는 어떤 사안

기능연계형 로비

에 대해 이해관계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연합을 결성하게 하여 공동으 로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하게 하는 것이다. 간접로비를 하기 위한 방법에는 보도자료 배포, 중앙 또는 지역 언론의 활용, 안내문 우편발송, 연설이나 소 그룹 모임 개최 등의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 활용 등이 있다(Moon, 1986). 조직의 로비 활동을 위해 PR 실무자가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조직은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는 사람들, 즉 로비스트를 고용하기도 한다. 서 양의 경우 미국과 같이 로비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거나 프랑스처럼 관행적 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들 나라의 입법 활동 및 정 책 결정 과정에서 로비 활동이 실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로비 활 동을 활발하게 하는 대표적인 이익단체의 예로는 총기 소유자들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하는 미국총기협회(NRA: National Rifle Association)가 있다.

미국총기협회

미국에서는 이 단체의 선호에 따라 국회의원의 당락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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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 아닐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대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는 로비가 법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음성적으로 행 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뇌물, 향응 등의 불법 로비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음성적인 로비로 인한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로비 의 합법화 추진이 때때로 거론되고 있다.

정보 수집 및 제공

조직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공공문제 관리의 주요한 수단이다. 이 는 이익단체를 포함하는 각종 사회 집단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교환하는 활 동을 말한다. 예컨대 정책이나 법이 입안되고 결정되는 시기에 입법부 및 행 정부가 공개적으로 주최하는 토론회나 공청회, 그리고 청문회에 참석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해당 이슈 관련 상임위에 조직이 정보를 제공하 는 활동도 공공문제 관리 수단에 속한다. 또한 관련 국회위원이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언론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 게 제공하는 것도 실제 활용되고 있는 공공문제 관리 수단 중의 하나다.

연합(coalition) 결성

어떠한 사회 문제나 정책, 또는 규제 등에 대해 공통의 관심이나 이해관계 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체제로 조직화하는 것도 공공 문제 관리 수단의 하나다. 각종 이익단체나 협회, 학회 등의 결성과 활동이 그 예다. 학회의 경우에는 해당 이슈와 관련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여론에 영향을 줌으로써 조직에 힘을 실어 준다. 공공문제 관리 수단의 일 환으로 결성된 학회들은 실제 해당 공공문제와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하고 관련 입법에 영향을 미치는 국회위원을 초청하여 입법 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궁극 적으로는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정부는 국민의 삶 의 질을 보장하고 사회복지를 증진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정부 혼자의 힘으 로 이루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많은 조직들이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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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거나 보조함으로써 정부와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하 고 유지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인 장애인 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으로의 전환, 각종 사회공헌 기금 조성,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 그리 고 대학 및 연구기관에 연구를 위탁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공공문제 관리의 실행 과정과 사례 공공문제 관리의 실행 과정

PR의 전문 영역인 공공문제 관리 활동을 실행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PR 활 동을 실행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학자나 실무자에 따라 그 실행 과정 을 여러 단계로 다르게 구분하기도 하지만, 공공문제 관리 활동의 공통적인 기본 실행 과정의 틀은 다음과 같다. 가장 첫 번째 단계로는, 문제를 발견하고 상황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공공문제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때 목적 은 조직이 공공문제 관리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이고, 목표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들이다. 셋째, 전 략 수립 단계다. 전략은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목표 달성을 위한 접근방법 을 총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다. 넷째,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행 방안을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공문제 관리 활동의 실행이 완료된 후 평가를 통해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목적과 목표를 이루었는지를 확인한다. 이러한 실행 과정을 적용한 실제 공공문제 관리 사례들2)은 다음과 같다.

사례 1: 다국적 제약사와 한국 내 지역사회와의 갈등

2005년 7월, 한국에 진출해 있는 네덜란드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베르나 바 이오텍(이하 베르나)의 백신 공장 이전에 대해 해당 제약사와 공장 부지가 위치한 경기도 용인시, 그리고 공장부지 소유주인 녹십자 간의 갈등이 시작 되었다. 녹십자는 용인시 도시개발 사업을 이유로 2008년 말까지 공장을 이전해 줄 것을 베르나에 요청하였다. 그러나 베르나 측은 공장을 당장 철

2) 여기에서 제시하는 공공문제 관리 사례들에 대한 자료는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가 제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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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할 근거가 없다면서 녹십자의 2008년까지의 이전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 신 새 공장을 지어 이전할 수 있도록 2012년까지 시간적 여유를 줄 것을 요 구하였다. 녹십자는 이에 대해 베르나가 2002년 공장 신축 신청시에 공장 철거에 대한 조항 각서에 동의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전을 지속적 으로 요구하였다. 용인시가 공개한 베르나의 각서에 따르면 실제로 ‘사업 계획으로 인한 용인시의 철거 요청이 있거나, 전철 분당선 연장 노선이 공 장 부지를 지나갈 경우 보상 없이 공장을 철거하겠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베르나 공장이 위치한 부지는 분당선이나 이후 개발 추진 중인 용인시의 경전철 노선과 겹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내 땅에서 떠나라 고 하는 소유주와 떠나야 할 근거야 없다고 하는 다국적기업, 그리고 이슈 의 중간에 놓인 지자체,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베르나 측은 다음과 같은 공공문제 관리 활동을 진행하였다.

① 문제 발견 및 상황 분석 ∙ 지자체의 국책, 민자 교통망 사업으로 다국적 제약 기업의 공장부지 이전 문제 발생 ∙ 부지 임대 기업 및 지역 내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다국적 제약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 위기 발생 ∙ 공장 주변 지역민들의 반발 및 ‘알박기’ 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 확산 ② 공공문제 관리 목적 및 목표 설정 ∙ 목적: 공장 운영의 연속성 유지 및 유리한 이전 조건 확보 ∙ 목표: 국가적 차원의 어젠다를 소구하여 이해관계자 및 주요 영향력자들의 실행 을 유도 ③ 공공문제 관리 추진 전략 ∙ 추진 전략 1: 이슈에 대한 공정한 조명을 통해 관심도를 제고시키고, 이를 위해 기업인지도 제고(CPR)와 쟁점관리를 동시에 수행 ∙ 추진 전략 2: 전략적 언론관계를 통해 주요 영향력자들(청와대, 외교통상부, 무역 협회)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추진하고, 이슈에 대한 주의 집중 및 후속 조치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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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 전략 3: 소송과 연계된 전략적 이해 관계자인 기초지자체 및 부지 임대기업 등과의 커뮤니케이션 지원으로 다자간 대화 압박 및 협상력 제고 ④ 공공문제 관리 실행 방안 ∙ 추진계획 수립과 실행 – 전략적 이슈 관리 – 협상 가이드라인 개발과 실행 – 기업 포지셔닝 메시지 개발과 실행 – 주요 이해관계자 및 영향력자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개발과 실행 – 기초 지자체장 미팅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개발 및 추진 – 광역 지자체장 미팅 콘텐츠 개발 및 추진 – 소송 대응 커뮤니케이션 콘텐츠의 개발 ∙ 미디어 활동 실시 – 전략적인 언론 관계 계획 수립 및 실행 예시 1) 해당 이슈를 타 다국적기업의 피해사례와 함께 전달함으로써 주요 영향 력자들의 관심을 제고 예시 2) 3rd Party 영향력자를 활용한 언론 홍보 – 경제 주간지 특집 기획 추진 – 지역 언론과의 미팅 추진 – 중앙 언론과의 인터뷰 추진

전략적 언론관계 계획 수립 및 실행의 예

출처: ≪중앙일보≫ 2008년 3월 26일 E03면; ≪국민일보≫ 2008년 3월 26일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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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및 현장 대응 실시 – 투자의향서 관련 대응메시지 개발 및 현장 대응 – 지역 이익단체 대응 방안 수립 및 현장 대응 – 주요 영향력자를 대상으로 한 언론 활동 및 현장 대응 – 지자체 언론 발표 현장 대응 ∙ 기업 동영상 제작 및 배포 ∙ 직원 대상의 PR 교육 및 훈련 실시: 협상 기법 및 미디어 트레이닝 ⑤ 평가 ∙ 공장 가동의 연속성 확보로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목적의 달성 – 기초지자체의 중재로 부지 임대 기업과의 이전 계획 합의 – 단기적으로는 공장 가동 유지를 위한 지자체의 각종 인허가 취득 완료 – 중기적으로는 현 부지에서 향후 4년간의 운영 권리 확보 – 장기적으로는 타 지자체와의 성공적인 협상으로 개선된 조건의 대체 부지 확보

사례 2: Fix Housing First의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 제정 노력

2000년대 후반, 미국 경제의 급격한 하락으로 주택시장도 침체하기 시작하 였다. 경기가 불안하자 주택 매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주택건설 또한 주춤하였다. 이에 주택건설업자들은 주택 보급을 장려하고 주택 시장을 회 복·활성화시키는 방안을 고심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 여 이들은 주택구입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지 지 조직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2008년 후반, 주택건설업자들은 한 PR 회사에 의뢰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수행하 였다. 이 사례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합(coalition) 결성’이라는 공 공문제 관리 수단을 사용한 대표적인 공공문제 관리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이는 트위터가 법률 제정 논쟁에서 활용된 최초의 사례라고 알려져 있다.

① 문제 발견 및 상황 분석 ∙ 미국 내 전체적인 경제 하락과 주택시장의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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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8000억 달러를 지원하는 긴급 구제 법안이 의회에서 이미 통과됨으로써 주 택 시장에 추가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움 ∙ 제2의 구제 법안에 주택시장 부양책이 포함되지 않음 ∙ 주택건설업자들이 원하는 주택시장 부양법안은 비슷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1970년대에 이미 제정되어 시행되었던 적이 있음 ② 공공문제 관리 목적 및 목표 설정 ∙ 목적: 주택시장의 경기 회복 및 활성화 ∙ 목표: 주택구매자들에게 세금혜택을 제공하는 부양 법안의 제정 ③ 공공문제 관리 추진 전략 ∙ 추진 전략 1: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부양 법안의 강력한 지지단체인 ‘Fix Housing Fisrt Coalition(주택문제 우선해결 연합회)3)’의 조직과 형성 ∙ 추진 전략 2: 연합회 구성원들이 선출한 해당지역 의원들이 앞으로 제정할 법안 에 세제혜택을 포함하도록 압력가하기 ∙ 추진전략 3: 미디어관계, 연합체 구성, 로비활동, 소셜 미디어 및 디지털 커뮤니 케이션, 조사연구 등을 포함하는 통합커뮤니케이션 캠페인 개발 및 실행 ④ 공공문제 관리 실행방안 ∙ 추진계획 수립 및 실행 – 광범위한 국민 인식 조사(설문조사, 포커스그룹 인터뷰 등) 실시 – 이슈 관련 대응 메시지 개발 및 실행 – 법안 규정안 작성 및 수정 보완 ∙ 주택시장에 지분을 가진 협회 및 기업과 접촉하여 연합회인 ‘주택문제 우선해결 연합회(Fix Housing First Coalition)’를 결성 – 기업의 직원과 협회 구성원들을 활용한 적극적인 온라인 전략을 통해 2500여 개 기업 및 4만4000여 명의 사람들이 연합회에 참여하도록 유도 – 이 연합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에게 18만 통의 법안지지를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활동을 함

3) 주택문제 우선해결 연합회(Fix Housing First Coalition)는 다양한 스테이크홀더인 건축업자,

부동산업자, 제조업체, 납품업체, 디자이너들, 주택소유자협회, 조경업자 그리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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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x Housing First의 공공문제 관리 활동의 예

출처: (주)플레시먼힐러드

∙ 웹 사이트 ‘www.FixHousingFirst.com’을 개설 –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여 연합회의 규정안에 대한 기본 정보 및 최근 주택시 장과 경제동향에 대한 자료를 제공 –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들이 연합회에 가입하여 해당지역 의원에게 법안지지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조치 ∙ 트위터 계정 개설 – 팔로어들에게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고, 웹사이트에 트래픽 을 증가시킴 – 실제 트위터 팔로어와 웹사이트 방문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 로비스트들이 대변인이나 당수와의 만남 직후에 법안의 시기와 전망에 관한 정보를 트윗 – 상원 및 하원의회에서의 변동 상황을 알기 위해 트위터를 이용 – 각 주의 연합회 구성원들을 동원하기 위해 이메일 알림 기능을 이용 – 트위터를 통한 공중 참여: 연합회 구성원이 ‘연합회 주제가’를 제작하고, 이를 웹사이트에 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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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광고 실시 – 워싱턴의 주요한 미디어 웹사이트인 Washington Post 와 Politico에 배너광고 게시 ∙ 구글 광고 구입과 검색어 설정 – 2009년 2월 오바마 대통령의 부양법안 관련 기자회견 당일, 구글(google.com) 로부터 ‘오바마 기자회견’, ‘부양책’, ‘주택’ 등의 검색어를 구입. 해당 단어를 검 색할 때마다 스폰서 링크 가장 상단에 연합회 리스트가 보이도록 게시 – 그 결과 기자회견 직후까지 약 2만1000여 명이 관련 온라인 광고를 접한 것으 로 조사됨 – 연합회 웹사이트 트래픽이 372% 증가 ∙ 전국 주택건설협회(NAHB: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와 협력 – 전통적인 미디어의 활용, 미디어 투어 실시, 워싱턴 발행지에 전면광고 게시 – 전국주택건설협회와 함께 법안투표 직전에 연례행사를 실시하여, 이 행사 참 석자들이 직접 법안 지지를 호소하는 이메일 몇천 개를 국회위원에게 발송 ∙ 미디어 활동 및 지원 – 지방 미디어 및 전통 미디어 접촉 – 전국의 주택 경제전문가 및 주택 시장의 위기에 가장 영향을 받는 지역의 지방 건설업자나 납품업자를 활용하여 20여 회의 텔레비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를 지역일간지와 방송에 보도 ∙ 제3자 영향력자를 활용한 언론 홍보 – 상원 의장인 Mitch McConnell가 미국 CBS 뉴스 프로그램 “Face The Nation” 에 출연하여 “주택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라고 강조. 이때부터 다른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의원들도 이에 동의 ⑤ 평가 ∙ 2009년 2월, 미국의회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 80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연합회 명칭을 활용한 “Fix Housing First Homebuyer Tax Credit”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법안 제정이라는 조직의 공공문제 관리 목적을 달성 ∙ 법안 제정의 결과, 주택 매매의 엄청난 증가 및 재고량의 급격한 감소로 주택시 장이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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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소셜 미디어 PR

박노일 차의과학대학교 의료홍보영상학과 교수

소셜 미디어 개념과 기업 환경 변화 사회적 미디어

소셜 미디어는 문자 그대로 ‘사회적 미디어’다. 고대 시대부터 인간은 다양 한 매체를 이용하여 소통해 왔기 때문에 미디어가 사회적 속성을 가진다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과거 좁은 공동체 안에서 이웃과 얼굴을 맞 이하며 살았던 때와 달리 오늘날의 우리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소소한 일상사나 지구촌의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나 지 금이나 인간은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 한 그 소통의 범위나 정도 차이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PR을 논 하기에 앞서 소셜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소셜 미디어 정의와 특성

소셜 미디어란 용어는 2004년 크리스 시플리(Chris Shipley)가 ‘The Blog On’ 콘퍼런스에서 블로깅, 위키, 소셜 네트워크와 연관된 기술 등을 결합한 새로 참여 미디어

운 형태의 참여 미디어를 소셜 미디어라고 정의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 다. 그러나 진화하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로 인해 소셜 미디어에 대한 개념 정의는 학자마다 다소 상이하다. 사프코와 브레이크(Safko & Brake, 2009) 는 소셜 미디어를 ‘문서, 동영상, 음원 등을 전송하고 제작할 수 있는 웹 기반 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통칭하는 대화형 미디어이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정보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미디어’라고 정의하였다. 블로섬(Blossom, 2009)은 “누구라도 다른 개인들의 집단에 쉽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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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측정할 수 있고 접근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라고 했다. 설진아 (2011)는 “사람들이 정보와 경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플랫폼으 로 주로 온라인과 모바일 도구를 활용하는 미디어”를 총칭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소셜 미디어를 단순한 매체 기술이 아닌 인간의 사회적 미 디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데 있다. 매체 기술 관점에서 쌍방향적 인 커뮤니케이션 형식만 중시하다보면 인간 자체에 대한 고려를 누락하기 쉽다.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 간에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새로 운 소통 패러다임을 소셜 미디어가 정립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닮았고 인간 사회의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소위 ‘인간의 탈’을 쓴 미디어가 소셜 미디어이기 때문이다(김대호 외, 2012). 전통적인 신문, 방송 중심의 매스커뮤니케이션과 차이를 살피고 소셜 미디어의 특성 을 조망하는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네트워크, 맥락, 개인화를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네트워크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거대한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를 이룬다. 정도의 차 이는 있지만 인류는 과거나 지금이나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살고 있다. 인간은 그물처럼 연결된 사회 연결망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연결망 구조 는 또한 역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동물 무리 중 한 마리가 뛰면 나 머지도 덩달아 뛰는 스탬피드(stamped)처럼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사람들 은 명시적인 조정이나 명령이 없어 보이지만 구성원 모두가 서로 복잡한 네 트워크 구조의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인간의 사회 연결망을 매우 쉽게 형성하고 무엇인가 행동하게 만든다. 페이스북이 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이 연결되고 관계를 맺으면, 더 이상 사람들은 고립된 존재로 남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 이 쉽게 세상에 알려질 수 있는 네트워크 공간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심지어 모든 공중이 마치 말초 신경이 반응하듯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조 직의 비리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2011년 중동 민주화 혁명에서 소셜 미디어는 수면 아래 머물러 있던 사람들이 무언가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공중으로 활성화되는 도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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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을 했다. 소셜 미디어가 지식 정보를 단순히 전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생산과 유포, 그리고 참여적 행동에 까지 연결시켰다. 클레이 셔키(Clay Shirky)의 말대로 혁신과 혁명은 새로운 기술을 사회가 채택할 때가 아니라 사회가 새롭게 행동하고 움직일 때 일어난다. 이렇듯 소셜 미 디어는 혁명적 변화가 가능한 네트워크 힘을 가졌다.

맥락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기성 미디어가 제시한 틀(frame)과 전혀 다른 방식 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맥락(context)의 힘을 제공한다(김대 호 외, 2012). 맥락이란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을 의미 공중의 의제

한다. 기성 미디어가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보도한 이슈가 공중 의 의제(public agenda)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 사실보다 는 어떻게 사건 사고를 해석하고 설명하는가에 있다. 이처럼 맥락의 힘은 어떠한 현상이나 사물을 파악하고 구성 요소 간의 상호 관련성을 분석하여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최적의 사고 능력을 제공하는 데 있다. 소셜 미디어가 갖는 맥락 제공의 힘은 단순히 어떠한 정보를 중개하거나 재현하는 기술적 미디어 차원을 넘어 다양한 미디어 이용 주체들이 함께 참여

연결적 재매개성

하여 사회적 의미를 재창조하는 연결적 재매개성(connective remediation)에 근거를 둔다. 연결적 재매개성은 다수의 개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정보가 지 속적으로 매개되어 어떠한 사실이나 쟁점이 사회적으로 재평가됨을 의미 한다. 새로운 틀에서 쟁점을 바라볼 수 있는 맥락의 다양화 혹은 풍요는 이 러한 재매개성과 관련이 있다. 소셜 미디어가 쟁점에 대한 해석 맥락을 제

속성의제설정 틀짓기

공한다는 것은 언론의 속성의제설정(attribute agenda-setting)이나 틀짓기 (framing) 기능과 유사한 것으로, 공중들이 스스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특 정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배경과 객관적인 정보를 공유하여 새롭게 공중의 제를 만들고 역으로 미디어로 하여금 의제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소셜 미디 어 이용자들이 뉴스 생산과 배포 그리고 새로운 해석의 틀을 공유함으로써 저널리즘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논거에서 나온 것이다. 이렇 듯 소셜 미디어는 정보를 재매개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하는 맥락의 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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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소셜 미디어는 과거 웹1.0에 기반을 둔 단순 홈페이지나 일방향적이고 폐쇄 적인 서비스 차원을 넘어 개방형 플랫폼인 웹2.0에 토대를 두고 진화해 왔 다. 웹2.0의 기술과 철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거대한 정보 수집, 저장,

웹2.0

공유 기능을 가진 플랫폼이 소셜 미디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웹2.0은 사 회적 연결성을 높였으나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 서비스를 제공 하는 데 한계를 나타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에서 정보 과잉 시대로 변 화한 상황에서 정보 공급보다는 정보 필터링 혹은 믿을 만한 소집단이나 긴 밀한 연대를 중심으로 어떻게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부각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웹1.0의 ‘집중화된 그들’, 웹 2.0의 ‘분산되나 연결된 우 리’에서 웹 3.0의 ‘연결된 나’에 대한 맞춤화된 정보와 지식이라는 특성을 중

웹3.0

심으로 변하고 있다(김대호 외, 2012). 웹 3.0은 나에게 적합한 정보와 지식 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추천이나 상황 인식 등 개인화 기제를 의미한 다. 소셜 미디어의 개인화 특성은 정보를 공유하는 웹2.0의 인프라가 아니 라 사람 개개인을 연결하는 개인화 네트워크에 있다. 웹 2.0시대에서 정보 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상호작용 피로감 증가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감 문제 로 인해 사람들은 더욱 더 ‘우리’ 혹은 ‘그들’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적절히 선별된 소통 공간을 선호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나 구글플러 스(plus.google.com)가 이용자를 중심으로 작은 그룹(circle)만 정보를 공 유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을 집단의 일 개 구성품이 아닌 자신이 정보 지식 생산과 소비 혹은 유통의 주체로 부각 시켰다. 또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적절한 네트워크 층위를 구성하고 (사적-공적 영역), 그 개인적인 연결망 특성에 맞게 자기 노출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부여했다.

소셜 미디어와 기업 환경 변화

소셜 미디어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기업이 광고와 대중매체를 통해 제품 서 비스에 대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옛이야기가 되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적극적으로 기업 제품과 평판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상품 서비스 가치를 새롭게 매기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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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국내 업체들도 전통적인 대중매체 중심의 소통 방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절감하며 소셜 미디어 전문가들을 기용하고 소셜 미디 어를 핵심적인 소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셜 미디어연구포럼(2010)에 의하면 기업이 소셜 미디어 공간에 직 접 뛰어들어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이유는 첫째로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를 통한 고비용의 간접적인 접촉보다 획기적으로 낮은 경제적 효과 때문이라 고 한다. 둘째로는 시간 측면에서 소셜 미디어의 신속성과 지속성 때문이 다. 24시간 뉴스정보를 생산하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뉴스 정보 생산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기업 또한 쟁점과 위기관리를 위해 신속하게 자신들 의 입장이나 의견을 자사의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표명할 수 있다. 기성 언론사의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공중과 신속하게 소 통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는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기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상품이나 PR 메시지를 일회적으로 노출하는 것 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네트워크 힘을 갖는다. 트로이 목마 (Trojan horse) 바이러스가 최신 백신에도 꾸준히 생존하는 것처럼 소셜 미 디어 PR 메시지는 지속적인 네트워크 생명력을 갖는다. 셋째로는 대상 측면에서 고객의 다수성과 다양성이다. 기업은 소셜 미 디어를 통해 다수 사람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다. 특정 소셜 미디어 허브를 거치면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확산할 수 있다. 예를 들 면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4명만 거치면 어떤 이용자와도 쉽게 연결된다. 다 양성 측면에서는 국가·계층·인종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 업 콘텐츠를 확산할 수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는 대부분 자국민에 한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소셜 미디어는 국경을 넘어 다양한 지역까지 전파할 수 있는 글로벌 미디어기 때문이다. 특정 사회 집단에만 머물지 않고 소통이 쉽지 않은 대상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차원에서 기존 입소문(word of mouth)을 지구촌 입소문

글로벌한 대상까지 확대할 수 있는 지구촌 입소문(world of mouth) 마케팅 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소비자 관계차원에서 소셜 미디어는 친근성과 신뢰 성을 갖는다. 소비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업과 소통하는 경우 기업을 ‘인 격화’하는 경향이 있다. 소셜 미디어는 마음을 담은 인간적 소통을 좋아한다. 소셜 미디어는 연결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콘텐츠를 주고받는 매개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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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인간을 닮은 인간의 미디어다.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기업은 소비자와 소 소한 일상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면서 브랜드 개성과 인간미를 표출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기업의 적극적인 소통노력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 식시킬 수 있고, 상호 신뢰를 높이며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새로운 우호 관계 를 형성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저렴한 매체 비용을 지 불하면서 신속하고 다양하며 광범위한 소비자들과 인간적으로 친밀한 관계 맺음으로써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 요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양날의 검처럼 기업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모든 시민이 미디어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비윤리적이며 이성적이 지 않은 사람도 소셜 미디어 이용 주체가 될 수 있다. 또한 회사 내부에서 불 만이 있는 직원이나 악의적 의도를 가진 소비자가 하나의 동영상이나 사진 혹은 게시글을 통해 공들여 쌓은 기업 평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소셜 미 디어 저격수(sniper)가 될 수 있다. 특히 기업체가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 을 모니터하거나 소비자의 문의에 일일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접하 고 있는 정보도 소화하기 벅차기 때문에 과도한 정보는 기존 업무의 질을 떨 어뜨릴 수 있다. 기업 경영진의 소셜 미디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섣부른 소셜 미디어 메시지 노출 또한 종종 위기를 촉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직 내부에서 외부로 흐르는 메시지를 누가 통제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중심을 잡아주는 소셜 미디어 PR 운영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소셜 미디어 PR 활동 방향 소셜 미디어가 만든 연결망은 더 빠르게 커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소셜 미 디어를 기반으로 한 PR 활동 방향은 왜(why), 누가(who), 누구를 대상으로 (to whom), 무엇을(what), 그리고 어떻게(how)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왜(Why)

소셜 미디어 보편화는 조직의 외부 환경에 대한 경계망을 다공성적(多孔性 的, porous)으로 만들고 있다. 과거와 달리 조직 내외부로 정보가 매우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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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성적 커뮤니케이션

소통된다는 말이다. 다공성적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대중매체 중심의 언론 관계 PR 활동의 방향이나 영역을 확대 또는 변화시킨다. 대중매체 중심의 전통적인 PR 활동에 대한 수정을 요청하는 것으로, 과거 기성 언론사의 게 이트키핑을 잘 거쳐 유창한 미사어구를 통해 치고 빠지는 식의 쇼맨십(show & tell)이 통할 수 있는 언론홍보(publicity)시대가 저물었음을 시사한다. 실제 많은 조직이 소셜 미디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셜 미디어 공간 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왜 소셜 미디어 채널을 운영해야 하는지 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 없이 밴드웨건(bandwagon)식으로 남들을 따라하 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본적으로 PR은 공중관계를 위한 활동이다. 소셜 미 디어 공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미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공 중과 조직의 문제이며 인간사회의 문제다. 따라서 그 해결책도 소셜 미디어 기술 자체에서 찾기보다는 공중-조직 관계성에서 찾아할 것이다. 소셜 미디 어 채널의 지엽적인 기술 속성보다 PR의 철학적 이해가 우선이라는 말이다.

모든 공중은 미디어

잠재적으로 모든 공중은 미디어다(all publics are the media). 과거 언 론이 독점했던 정보 생산과 유통 과정을 이제 수많은 소셜 미디어 주체들이 공유하고 있다. 모든 공중이 미디어로서 잠재적인 역량을 갖기 때문에 조직 은 기성 언론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행동적 PR 활동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소셜 미디어 시대의 PR은 예쁘게 포장된 메시지나 겉모양이 아니라 관계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하며, 과거 신문 발행부수가 많고 시청률이 좋은 방송사 기자들과 관계 만 들기(media relations)에 집중하기보다는 소셜 미디어 공중들과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조직은 공중과 공개적 으로 대화하고 언제든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채널 을 개통해야 놓아야 하며, 온라인 공간에서 이해관계자들과 뒤엉켜 이야기 하고 쟁점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해설 프레임을 함께 만들어 가는 소통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물론 일부 최고경영자들은 소셜 미디어 PR 채널을 굳이 운영하여 외부 인들이 회사를 비판하고 험담하는 장소만 제공하는 꼴이 아니냐며 우려할 수도 있다. 스코블과 이스라엘(Scoble & Israel, 2006)은 그들의 저서 󰡔네이 키드 컨버세이션(Naked Conversations)󰡕에서 이렇게 답한다. 기업이 소셜 미디어 PR채널을 운영하지 않아도 공중은 비판적인 담론을 형성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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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보이지 않은 거대한 파고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만스러 운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외면하지 말고 당신의 회사의 앞마당에서 이야기 하도록 소셜 미디어 PR 플랫폼을 운영하라고 조언한다. 결국 소셜 미디어 PR을 운영해야 하는 이유는 조직이 환경 변화에 적 응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생태학적 용어를 빌자 면 조직은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적절히 자신의 구조나 역할을 수정하거나 변형하여 조직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고자 한다. 또

항상성

한 끊임없는 환경 변화에 맞춰 조직은 자신의 형태를 변형(morphogenesis)

변형

시킨다. 이 과정에 소셜 미디어 PR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외부 환경의 변 화를 조직 내부에 전달하고 조직 내부의 결정을 외부에 투사하는 연결 도관 으로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소통 활동의 질적 수준에 따라 조직은 생태계 내 지속적인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조직은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 에 맞춰 스스로 자신의 체질을 하나의 소셜화된(socialized) 주체로 변형하 면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공중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

누가(Who)

전술한 바와 같이 누구든지 쉽게 소셜 미디어를 저비용으로 오픈하여 다양 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기업들도 앞 다퉈 소셜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 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인력 배치나 담당자 지정 방식은 조직마 다 다양하다. 통상 소셜 미디어 운영은 홍보실이나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 혹은 고객관리팀에서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홍보마케팅 직무나 부서원이라는 이유로 소셜 미디어 운영을 전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운영자들이 평소 본업에 종사하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소셜 미디어를 관리 하다 보면 종종 사적인 격한 감정을 노출하고 논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계정을 운영하는 기업홍보실이나 마케팅 부서 실무 자가 자질이 부족하거나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사적인 감정을 노출 하거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의견을 표현할 우려가 있다. 이런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파문이 커지고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 실제로 그림 1과 같이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과 관련해서 탐앤탐스는 소셜 미디어 운 영자의 개인적인 트윗이 구설수에 올라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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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탐앤탐스 공식 트위터의 김정일 사망 관련 트윗 내용

출처: http://www.hani.co.kr

한편 일부에서 기업의 소셜 미디어 운영을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도 있 지만 외부 용역사가 아닌 내부 인력이 소셜 미디어를 상당 부분 직접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제3자에 의해서 가공된 이미지는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쉽게 벗겨지고 온라인 공간에서 시분을 다투는 신속한 소셜 미디어 대응을 적절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직원이 소셜 미디어 운영 주체가 되어 소비 자의 질문이나 제품 서비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은 기업 내부의 집단지 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장려할 수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민감하고 조직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경우는 모든 직원들이 각기 다른 개 인적인 의견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회사나 기업 등 조직을 가시성 높게 대표할 수 있는 이상적인 소셜 미 디어 주체는 최고경영자(CEO)나 대변인(spokesperson)이다. 몇몇 PR 연 구자들은 소셜 미디어 공간의 쟁점이나 위기에 대해 조직대표가 신속하게 공중과 직접 소통하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노일·한정호·정지연, 2012). 과거와 달리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공중 은 더 직접적이고 대범하게 관련 책임자는 물론 조직 대표와 소통하기를 원 하거나 조직의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CEO나 조직 대표가 이상적인 소셜 미디어 운영 주체이지만 업종과 조직 특성,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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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쟁점 상황과 업무 속성에 다른 소셜 미디어 PR주체 분류

출처: 박노일(2013)

리고 개인 성향에 따라 CEO의 노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CEO의 분 주한 일정과 소셜 미디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변수, 그리고 소셜 미디 어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CEO 개인사나 감 정적 이용은 자칫 조직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위험성이 있는 것 또한 사실 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셜 미디어를 말단 인턴사원에게 맡기거나 외부 업체에 외 주를 맡긴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조직이 소셜 미디어 공간에 서 커뮤니케이션한다는 것은 조직이 처한 쟁점 상황에서 조직과 관련된 업 무나 이벤트를 중심으로 공중과 대화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정 적인 소셜 미디어 운영 주체를 지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림 2와 같이 조직의 쟁점 상황과 업무 속성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고려한 분류를 통해 소셜 미디어 운영 주체를 전략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 조직과 관련한 쟁점 상황(평시-위기)과 업무 속성(사적-공적)에 따라 소셜 미디어 주체를 지정하고 이들에게 메시지 생산과 배포 권한을 부여하 는 지침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쟁점이나 업무속성이 사적인 민간영역에 속 하고 상황 또한 평상시인 경우는 소셜 미디어 운영권을 소셜 미디어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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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베스트바이의 트웰프포스(@Twelpforce) 계정

출처: http://www.newretailblog.com

있는 내부공중 모두에게 부여할 수 있다. 모든 조직 구성원이 외부 공중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중요한 눈, 귀, 입으로 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 의 가전 유통 매장인 베스트바이(Best Buy) 트웰프포스(@Twelpforce)다 (그림 3 참조). 트위터 계정을 가진 직원 3000여 명이 트웰프포스 계정을 통 해 고객 문의나 불만을 공유하고 최단 시간에 처리하게 했다. 실제 베스트 바이는 트웰프포스 운영 후 고객 불만이 이전 대비 20% 줄고 매출은 1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반면 쟁점이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고 위기로 다가왔을 때 조직은 절 제된 메시지를 하나의 목소리로 전달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 공간은 신랄한 의미 형성의 전쟁터

비판과 격려, 신선한 제안 혹은 열렬한 지지도 모두 함께 존재하는 ‘의미 형 성의 전쟁터(public battlefield of meanings)’다. 소셜 미디어 공간에는 다 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존하는데, 이들이 합리이고 이성적일 수 있지만 한 편으로는 극단적인 사이비 종교집단과 같은 비이성적인 공중일 수도 있다. 이곳에서 조직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채널을 보유함으로써 과거에 불가능 했던 위기 메시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혼란스럽게 너무 많은 내부 구성원이 각기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 위기관리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는 그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책임지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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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을 통제할 수 있는 소수의 전략적 대변인들이 소셜 미디어 PR 주체가 되 어야 한다. 전반적인 조직의 소셜 미디어 운영 책임은 조직 내부 구성원이 져야 하 며, 쟁점 상황과 업무 속성에 따라 소셜 미디어 주체를 전략적으로 선정해 야 한다. 또한 훈련된 소셜 미디어 운영 주체를 확보하기 위해 인력양성 투 자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홍보마케팅 부서 소속에 연연하지 말고 소셜 미 디어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높고 소통에 열정적인 인재를 발굴하여 소셜 미디어 PR 운영 실무를 맡겨야 한다.

누구에게(To Whom)

PR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작업은 커뮤니케이션 대상인 핵심 공중 식별이다. 소셜 미디어 PR에서도 공중을 세분화하고 이들에 적합한 메시지 전략을 구비하여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PR에서 공중은 하 나의 동질적인 성향을 가진 사회적 집단(social group)인 동시에 문제에 직 면해 있으며 문제 해결에 관여한 사람들이다. 여기서 대화 상대인 공중은 상황에 따라 그 존재 유무가 결정되는 존재다. 즉 대화 상대인 공중이란 PR 관점에서 개념적으로 정의한 사회 집단이다. 공중을 분류하는 방법은 전통적으로 공중 상황 이론(situational theory

공중 상황 이론

of publics)에 토대를 둔다. 그러나 과거 대중매체 시대에 통용했던 공중분 류이론을 그대로 소셜 미디어 환경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공중의 미 디어 이용 행태도 달라졌고 의제 형성과 전파 과정에서도 공중의 위치는 과 거와 달리 격상했다. 특히 일부 소셜 미디어 이용자는 기성 신문사의 독자수 보다 더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며 때론 그의 한마디가 언론 매체보다 더 큰 영 향력을 행사한다. 물론 모든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쟁점에 대해 언론과 같 은 커뮤니케이션 행동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 PR 활동에서도 쟁점을 중심으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행동 특성을 보이는 소 셜 미디어 공중을 분류하고 핵심적인 소통 상대를 식별하는 작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PR의 소통 대상으로서 소셜 미디어 공중은 온라인 공간에 남겨진 수많 은 소셜 흔적(social activities)을 살펴 찾을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사람 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거대한 네트워크와 같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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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1 법칙

제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는 90:9:1 법칙이 적용된다고 한다. 이용자의 90%는 관망하며, 9%는 재전송이나 댓글로 확산에 기여하고, 1%만이 콘텐 츠를 창출한다는 법칙이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는 양방향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데 기여하기보다는 참여의 불균형을 심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물리학 자 바라바시(Barabasi, 2002)가 말했듯이 거의 모든 연결망에 존재하는 허 브(hub)라는 네트워크 특성을 소셜 미디어 또한 갖는다. 소셜 미디어 네트 워크도 하나의 중심 노드(node, 한 사람)를 중심으로 여러 노드들이 연결되

멱함수 분포

는 멱함수 분포(power law distribution) 형태를 띤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특정 이용들이 차지하는 허브 위치는 인종, 계층, 성별은 물론이 고 사회정치적 지위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정 소셜 미디어 이용자 집단이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유통하거나 해 석의 틀을 변형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많은 링크 를 받고 있는 소셜 미디어 주체들은 새로운 정보수집과 전파, 그리고 새로 운 해석의 틀과 맥락을 제공할 수 있는 소위 유력자집단(social media influentials)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소셜 미 디어 PR은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인적 연결망과 메시지가 결합된 구조가 그 본질이기 때

사회연결망분석

문에, 소셜 미디어 유력자 공중은 사회연결망분석(Social Network Analysis) 을 통해 식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사회연결망분석은 속성(property)이 아닌 관계(relationship)를 분석하는 표준화된 측정지표와 척도를 제공한다.

연결도 중앙성

‘연결도 중앙성(degree centrality)’은 메시지가 직접 전파되는 정도에 대한 척도로, 예를 들면 한 페이스북이 갖는 직접 연결 링크 수로 측정한다. 또한 소셜 미디어 연결망에서 메시지 전달이나 연결 브로커(broker) 역할 정도를

사이 중앙성

나타내는 ‘사이 중앙성(betweenness centrality)’이 있다. 상식적으로 인기 가 많다는 것은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것이고 핵심 매개자라고 하면 이 질적인 집단을 연결해 주는 ‘사이 중앙성’이 높은 자들일 것이다. ‘사이 중앙 성’이 높은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정보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인접 중앙성

수 있다. ‘인접 중앙성(closeness centrality)’ 또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사 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경로거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인접 중앙성’ 이 높은 소셜 미디어 이용자일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위세 중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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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단계를 축소할 수 있다. 반면에 ‘위세 중앙성(eigenvector centrality)’


은 연결강도와 더불어 연결된 상대방의 중요성(소셜 미디어 친구들의 영향 력)을 함께 고려한 값이다. 이는 단순히 직접 연결된 관계의 수가 많은 것보 다 중요한 사람들과 연결되었다면 이에 대한 가중치를 주는 것이다. 앞으로 소셜 미디어 유력자 공중을 식별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 연결망 지수를 활 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PR은 광장에서 큰 용량의 마이크로 떠들거나 다수의 추종자를 거 느린 소셜 미디어 공중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다수에 대한 지각과 판단에 대한 오류로 침묵하거나 현실과 다른 과장된 여론몰이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비록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현실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작 은 목소리 혹은 침묵하고 있는 공중이라도 이들 모두는 동등한 인권을 가지 고 있고 또 자신의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언제든지 새로운 뉴스 정보를 생산하고 전파할 수 있는 잠재적 미디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을(What)

소셜 미디어 PR은 조직의 신뢰를 쌓는 일을 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소셜 미디어 PR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이다.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

자기감시

기감시(self-monitoring)와 자기제시(self-presentation)를 통해 ‘다른 사람

자기제시

에게 보여줄 자기’, 최소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도 괜찮은 자기 영역’ 을 의도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왜 조 직의 신뢰가 중요한지 말해 준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대인 관계 형성이나 발전 과정처럼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신뢰 형성 과정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진정한 자기 모습 그대로가 아닌 의도된 선택, 연출된 이미지만을 보여 줄 때 단기적으로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 상 실이라는 매우 치명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조직에 대한 불신 은 단 한 번의 못 믿을 만한 소셜 미디어 메시지만으로도 형성될 수 있기 때 문에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PR 활동이 중요하다. 한편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를 선택하고 또 친구 의 친구를 선택하여 복잡한 연결망을 형성하기 때문에 누구도 독점적으로 네트워크를 통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공간은 또 한편으로 모두 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소셜 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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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SK텔레콤의 소셜 기부 메시지

출처: blog.sktworld.co.kr

어 공간은 그 자체로 공공재이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자기중심 적이고 공공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소셜 미디어 PR메시지를 거부한다. 반면에 소셜 미디어 PR 메시지가 조직 자신보다는 공중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평가될 때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단순히 신제품이 출시 되었거나 행사가 있는 사실을 기계적으로 알리기보다는 소셜 미디어 메시 지가 어느 정도 이타성(altruism) 속성에 귀인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실제 많은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SR) 메시지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더욱 환영받고 쉽게 공유된다. 소셜 미디어 공간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CSR 가치와 유사한 DNA를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의 이기적인 홍보성 메시지(publicity)보다 약자를 고려하고 자기이익을 초월하는 이타 적인 메시지가 더 잘 환류된다. 실제 자기과시형 트윗 메시지가 리트윗되지 않는 반면, 그림 4와 같이 소셜 기부 메시지가 쉽게 공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소셜 미디어 PR은 광고나 마케팅과 달리 긴 호흡이 필요하 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 관리와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의 공 적인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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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소셜 미디어 PR은 공중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일을 해야 한다.

공중 목소리 경청

즉, 소셜 미디어 PR은 조직 외부 환경 변화 정보를 수집하여 내부의 전략적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미 다수 기업들이 소 비자에 대한 일방향적 설득을 지양하고 시장의 최접점에서 상품 서비스에 대한 개선 사항을 적극 수렴하는 양방향 소통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자사의 제품 홍보나 서비스도 좋지만 최신 트렌드나 사회적 키워드가 무엇 인지 등 사회문화적 코드를 해독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 PR도 소 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니즈를 식별하기 위해 부지런히 온라인 플랫폼을 모니터해야 한다. 기존의 소비자 트렌드 조사 대신에 저비용이며 즉시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소셜 분석이나 빅데이터(big data) 분석을 활 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셜 미디어 PR은 공중관계성 형성과 유지 발전에 집중해

행동적 관계성

야 한다. 웹3.0시대는 PR의 근원인 공중관계성 가치를 부각시킨다. 대중매 체 시대의 PR 활동은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 결과에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 다. 그러나 PR의 핵심은 언론 홍보가 아닌 공중과 조직 간의 장기적이며 상 호호혜적인 관계성, 즉 미디어를 통한 상징적 관계보다는 공중과 실질적인 행동 차원의 관계성이다. 그래서 조직은 평소 친밀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서로 알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소셜 미디 어 PR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어떠한 메시지를 알려야 하는지, 왜 경 청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곳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고민함으로써 그 구 체적인 활용 방안을 식별할 수 있다. 정리해 보면 조직이 소셜 미디어를 통 해 해야 하는 것은 자기애나 홍보성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공중과 조직이 협력하여 공공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신뢰형성 과정에 기여해야 한다. 또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모니터하고 수집한 정보를 해석하고 정리하는 큐레이션(curation) 역할을 해야 하며 공중-조직 간의 관계성 그 자체의 질 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인 소셜 미디어 PR 활동을 실행해야 한다.

어떻게(How)

조직이 어떻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통에 나서야 하는지 그 방식에 대한 해답은 실무는 물론 이론적으로도 정립 과정에 있다. 빈번이 실무자들이 고 민하는 부분은 개인 미디어 속성을 가진 소셜 미디어 특성에 맞춰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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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성향을 살릴 것인지, 아니면 다소 건조하더라도 조직 중심의 대화 형 식을 취해야 하는지에 있다. 단순한 몇몇 성공 사례들만을 바라보며 급하게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개설했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개 구체적인 소셜 미디어 운영 방안이나 지침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인간의 탈을 쓴 미디어

기본적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사회적 공 간이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 개개인이 수평적인 소통 주체이기 때문에 소 셜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 조직 또한 소통에 참여하는 대화 주체가 된다. 조직 또한 하나의 소통 주체로서 자신의 미디어를 통해 자사 제품이나 서비 스, 그리고 관련된 사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나 공중과 사회적 관 계를 맺을 수 있다. 물론 기업이나 단체는 인간이 아닌 비인간적인 무생물체 인 조직이지만 소셜 미디어는 조직에게 인간의 탈을 쓰게 한다. 소셜 미디어 를 통해 인간이 미디어와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사회적 존재가 될 수 있기 때 문에, 공중은 조직의 소셜 미디어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하나의 인간 화된 존재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조직은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인간적인 면모와 목소리를 내면서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또 하나의 대화 주체로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직은 소셜 미디어 통해 공중과 인간적인 접촉을 할 수 있고 특정 사안에 대한 체험을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거나 심리적으로 가깝고 친근한 인간미 넘치는 풋풋한 감정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로 둔갑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고 감성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의 소셜 미디어 PR 운영 전략이 중요하다. 그러나 조직이 항상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서 감성적인 인간 면모를 부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조직의 문제가 이슈화 되고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이라면 위기관리 차원에서 절제된 조직의 소셜 미디어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조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상황에 따라 자사의 입장

소셜 미디어 인간화 전략

과 논리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부합하는 적절한 소셜 미디어 인간화 전략(humanization strategy)이 필요하다. 소셜 미디어 인간화 전략은 조직이 처한 쟁점 상황(평시-위기)과 업무 속성(공적-사적)을 고려하여 실행할 수 있다. 그림 5와 같이 조직이 처한 쟁 점 상황과 업무 속성을 기준으로 소셜 미디어 인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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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쟁점 상황과 업무 속성에 따른 소셜 미디어 PR 인간화 전략 분류

출처: 박노일(2013)

다. 평소 민간업체는 감성적인 소셜 미디어 인간화 전략을 충분히 발휘해도 문제가 없다. 다수의 운영자가 다수의 소셜 미디어 공중들과 정서적으로 친 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전체적으로 기업체 브랜드를 친근하고 친숙하 게 만들 수 있으며 개별 소셜 미디어 공중들과도 호의적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공 기관은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개별 담당자 의 사적인 감정이나 운영자 개인의 정체성을 노출하기보다는 조직 캐릭터 나 CI를 통한 인간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위기 상황에서는 공적·사적 영역 모두 이성적인 목소리의 인간화 전략이 필요하다. 위기 상 황에서 조직은 감정적인 메시지를 통제하고 철저한 사실 확인과 진정성을 토대로 위기관리에 책임을 다하는 소셜 미디어 PR 활동을 전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의미는 과거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 특히 모 든 입소문은 소셜 미디어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과거 입소문은 주로 오 프라인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퍼졌지만 오늘날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 르게 전파된다. 비록 다양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 유형이 새롭게 등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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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기를 반복하겠지만 인간관계의 본질인 사회적 특성을 구현하는 소 셜 미디어 양식은 결코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변함없이 사회적 존 재로 영속하듯, 소셜 미디어도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하는 양날의 칼 처럼 인간의 희로애락과 함께할 것이다. 그렇기에 소셜 미디어 PR은 또한 그 자체로 훌륭한 조직의 인격화된 눈, 코, 귀, 입처럼 공중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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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특별 공중 분야와 PR

4부에서는 일반 PR에서는 잘 다루지 않거나 마케팅 등 다른 분야에서 동시 에 다루는 PR의 활동과 연구 분야들을 소개한다. 21장 사내 PR 전략과 전술 에서는 조직체 내의 공중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설명한다. 조 직 커뮤니케이션이나 사내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불리며 최근 중요성이 커 지고 있다. 22장 마케팅 PR은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하는 PR 전략을 설명하 는데 이때 공중은 소비자가 된다. 마케팅 PR은 소비자 PR, 혹은 PR 마케팅 으로 간주되기도 하는데 설득의 의도를 노골화하고 고비용이 발생하는 광 고가 아닌 접근이나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흥미를 얻어 저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설명한다. 토마스 해리스의 마케팅 PR에 관한 이론과 실무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23장 IR은 투자자 PR로서 재무 커뮤니 케이션(financial communication)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업공시, 투자설명 회 등 조직체, 특히 기업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PR로서 기업에 대한 투자자 및 시장의 신뢰와 안정적 주가 관리, 지속적이고 확대적인 투자 유 치가 목적이다. 24장 공공 캠페인은 사회적인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인 캠페 인을 기획, 실행하는 방법을 다룬다. 공공 캠페인이 PR 연구 분야에 포함되 는 것은 기업 등 많은 조직체들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혹은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환경보호 캠페인, 금연 캠페인, 절전 캠페인 등 공 익적인 캠페인을 펼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5장 비영리 단체 PR 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여러 단체들의 PR현황과 특색, 현안에 대해 설명하며 이들 단체들이 전통적으로, 혹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여러 가지 PR전략에 대해 다룬다. 26장 국제 PR에서는 국제 PR의 정의와 특성. 관련 이론 및 모델들을 망라하고 전략과 비즈니스 형태까지 설명한다.



21 사내 PR 전략과 전술

이유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과거 조직체들은 사원들을 당연히 자기 조직체를 옹호하고 호의적인 태도 를 가진 집단으로 여겼다(김영욱, 2003). 그러나 보다 치열해지고 있는 경 쟁 환경 속에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사원들의 협력과 지지를 얻어내는 것은 조직체의 생존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문제다. 현재 PR 영역에서 구성 원들은 가장 중요한 전략적 공중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으며, 사내 커뮤니케 이션은 PR의 특화된 실무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루닉과 헌트(1984)는 4장에서 설명한 PR 4모형을 사용하여 미국의 사내 PR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1940년대는 이른바 ‘노동자 위안’의 단계였 다. 이 단계의 사내 PR은 언론 대행이나 퍼블리시티에서처럼 진실이나 사 실의 전달이 중요하지 않으며, 조직의 좋은 면에 대해 때로는 과장되게 포 장하여 보여 주고 사보와 같은 형태의 일방향적 매체를 통한 메시지 확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자신이 일하는 곳이 좋은 기업이라는 것을 믿도록 하 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공공 정보 모형이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 나 과장이 아닌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되었으며,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무조건 알리는 일방향적 소통에서 벗어나 조직원 들의 피드백을 구하고 의견조사를 실시하여 이를 토대로 정책을 수정하고 설득하는 쌍방향 불균형적 소통을 지향하게 되었다. 1970년대 이후에는 구 성원들을 회사의 의도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고 조정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하는 중요 공중으로서 인식하고 보다 쌍방향 균형적인 소통을 시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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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내 커뮤니케이션도 시기적인 차이는 있으나 미국과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매우 다른 사회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사회적 차원의 문화는 그 문화에 속해 있는 조직이나 기업의 문화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이 장에서는 사내 PR을 살펴보는 데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과 조직 문화의 특성도 함께 살펴본다.

사내 PR의 목적과 중요성 사내 PR의 목적

앞에서 살펴본 우수 이론에서도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 즉 사내 PR의 중 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루닉(Grunig, 1992)에 따르면, 우수한 PR을 수행 하는 조직들은 조직 내부 구성원들과 쌍방향 균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 며, 이를 통해 구성원들과 개방적이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형성한다. 조 직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직업만족도가 높으며, 조 직의 활동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 조직효과성 증대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즉, PR이 구성원들의 직업만족도, 신뢰감, 충성도 등을 이끌어 내는 균형적 인 내부 커뮤니케이션 체계 운영을 담당함으로써 조직효과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실행적인 차원에서 사내 PR의 목적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Lattimore et al., 2013). 첫째, 사내 PR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조직 내 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둘째, 사내 PR은 다양한 조직 활동에 대한 내규와 원칙 등의 경영 정책들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을 하며, 셋째, 구성원 복지와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 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내 PR은 구성원들의 업적을 치하하고 독려 해 주기 위한 것이다. 라티모어 등(2013)은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했을 때를 성공적인 사 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다.

∙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목적, 목표, 계획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 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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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 조직의 활동, 문제, 업적 등 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 ∙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경험, 감정, 창조성을 근거로 하여 정보나 피드 백을 경영진에게 제공하도록 독려함. ∙ 조직의 스캔들 등 부정적이고 조심스러운 문제에 대해서 숨기기보다 는 구성원들에게도 솔직하게 인정함. ∙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일과 관련하여 솔직하고 쌍방향적인 커뮤니케 이션이 자주 일어나도록 함. ∙ 구성원들이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의사결정에 관련해 미디어로 부터 듣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으로부터 먼저 듣도록 함. ∙ 혁신과 창조성이 독려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함. ∙ 상사들이 부하 직원의 발전과 조직 본인의 위치에 대한 지속적인 피 드백을 주도록 함(p. 215).

라티모어가 제시한 목적들은 미국적인 문화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지 만 우리나라의 조직에어서도 상당 부분 이상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결 과로 수용되고 있는 것들이다. 한편 PR이 조직의 관계 경영 기능으로써 새 롭게 정의되면서, 학자들은 사내 PR 분야에서도 이러한 시각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계 경영 이론의 핵심 주장은, PR이 조직과 공중 사 이에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적 커뮤니 케이션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Ledingham & Bruning, 2000). 즉, 조직 체의 구성원들을 공중으로 규정하고 조직-구성원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활동으로써 사내 PR을 규정하자는 것이다. 이를 사내 PR에 적용하면, 성공 적인 사내 PR의 효과는 구성원-조직 간 관계의 질을 평가함으로써 알 수 있 게 된다(Jo & Shim, 2005; Rhee, 2008).

사내PR의 중요성

최근 들어 구성원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사내 PR도 그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구성원 역할의 재해석은 마케팅이나 조직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부터 그 시작을 찾아볼 수 있다. 해당 분야들에서는 조직 성과의 향상을 위한 주체로서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을 하고 서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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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 사원

제공하는 접점 사원(frontline employees)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 다. 학자들은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이러한 조직체-사원-소비자-조직 성과 간의 연결고리를 증명한 바 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들 또한 조직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사원들이 그렇지 않은 사원들보다 고객들을 응대하는 데 더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크며 사원들이 호혜적인 커뮤 니케이션 기술을 발휘할 때 더욱 성공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것을 보 고한 바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PR 학자와 실무자들도 사원들이 외부 공중과 접촉하 는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PR 실무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주장해 왔다 (Rhee & Kim, 2009). 그렇지만 최근까지도 이러한 사원들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이 PR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PR 연구나 실무 보고 서는 거의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발표된 일련의 PR 연구들과 에이전 시 보고서 내용들은 왜 사원 커뮤니케이션이 PR이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에델만

할 분야인가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에델만(Edelman)이 지난 10년간 진행

신뢰지수 조사

해 온 신뢰지수 조사(Trust Barometer)에서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사실 이 보고되었다. 즉, 공중들이 한 회사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원으로 더 이 상 TV, 라디오, 신문 등 전통 대중 매체를 최우선으로 꼽지 않는다는 것이 다. 이에 반해 친구, 동료, 사원들과 같은 대인-구전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전통 매체에 버금가는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09년 에델만 보 고서는 사원들을 PR의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간주해야 함을 주 요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에스시에넨버그[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Annenberg]

케첨

전략커뮤니케이션-PR센터는 PR 회사 케첨(Ketchum)과 함께 지난 2006년부 터 매년 ‘미디어에 대한 오해와 진실(Media Myth & Realities)’ 조사를 진행하 고 있다. 케첨의 2009년 보고서에서도 이제 소비자를 포함한 다수의 공중들 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정교한 광고 마케팅 메시지보 다는 지인들의 의견을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보고서 또한 조직들이 사원-소비자 간 접점을 제공하는 다양한 채널들을 전략적으로 관리 하는 것이 조직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지름길임을 강조하였다. 산업적 특 성이나 맥락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PR 연구에서도 공중들이 PR 실무자들 이 전달하는 세련되고 정교한 메시지보다 사원들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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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중립적이고 정확하다고 인식하고,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보 고된 바 있다(Rhee, 2006, 2008). PR에서 사원의 대공중 커뮤니케이션 행동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단 지 매출증가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원들과 의 만족스러운 상호작용은 공중의 구매 의사뿐 아니라 조직에 대한 인식, 즉 명성이나 이미지와 같은 무형자산의 증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 를 들어 한 대학 PR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PR 성과(입학 권유 등의 구전행 동)를 유도하는 데 구성원인 대학생들이 스스로 느끼는 대학의 위상이, 외 부인들이 해당 대학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만큼이나 중요 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문현기·이유나, 2009). 사내 PR의 중요성은 최근 들어 공중들의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 이행 요구가 증가하는 것과도 결부되어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많 은 경우 PR 기능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가장 편재하는 활동 유형이다. 즉, 구성원들의 외부 공중과의 접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했던 한 연구에서는 사원들이 자신 의 조직에 대한 애정과 신뢰의 정도가 높을수록 공식적 업무가 아닌 일상에 서도 실제로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나 소식을 자발적으로 외부 공중에 전파하려는 성향이 높아졌으며, 부정적인 뉴스에 대해서는 조직의 입장을 설명하거나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Kim & Rhee, 2011). 위의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사원들은 비공식적인 PR 실무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 때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려면 조직은 사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에델만이나 케 첨의 보고서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공중의 매스커뮤니케이션 매체 의존도 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비매스미디어적인 커뮤니케이션, 즉 사원과 같은 대 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혹은 소셜 미디어 채널 등을 활용하는 PR 활동에 대 한 관심과 투자는 이제 클라이언트와 PR 에이전시 모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내부 공중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외부 공중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 하는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 자체가 이를 지향해야 한다. 사 실 많은 서비스 조직에서 고객만족 경영, 고객관계관리 등이 피상적인 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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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하나로 그치는 경우의 대부분은 구성원의 대공중 관계 형성 역할을 중시 하는 조직 문화 조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PR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한 조직의 문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수 이론에서도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조직 문화와 직결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있으며, 특정 조직 문화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역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 문화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 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참여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고 문제에 대한 타협과 논의를 통한 업 무 진행이 관찰되며, 위계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기업의 경우에는 상의하달 식의 일방적인 명령과 이에 대한 복종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신호창(2013) 도 그의 한국 기업 사내 PR 연구를 토대로, 커뮤니케이션이 기업이나 조직 의 문화를 변화, 개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사내 PR은 다양한 측면에서 조직의 효과적인 운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그 중요성은 날 로 증가하고 있다.

사내 PR 매체 사내 PR은 주로 채용 및 교육 훈련, 보상과 포상, 조직의 변화, 실직 및 퇴직 (윤희중·신호창, 1994)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담당해 왔다. 이러 한 영역들은 인사팀이 관리를 해 온 영역이기도 하며, 그에 따라 PR기능은 인사팀과의 협업 체재하에 신입사원 모집공고, 사내 게시판, 사내보 등의 출 판물 생산에 기여하는 형태를 띠어 왔다. 그러나 전술한 것처럼 구성원들이 외부와 단절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이야말로 조직의 주요 공중들과의 접점에 있는 주요 소통 창구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면서, 보다 다양한 채널과 도구를 사용한 전략적 사내 PR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하고 있다. PR 이 단순히 사내 출판물을 제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구성원 커뮤니 케이션 전략을 기획하고 전술을 실행하는 컨설팅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내 PR에서 사용되는 미디어로는 뉴스레터, 사보, 잡지, 리플릿, 포스터 등의 출판물과 사내방송, 홈페이지, 인트라넷, 이메일, 블로 그, 소셜 미디어(예: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전자-방송매체, 사내행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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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전술과 채널 채널

전술

인쇄 매체

정기 간행물, 사보, 신문, 회보(NewsLetter), 잡지신문(Mega-paper: 잡 지와 신문의 혼합 형태), 1회 간행물 및 기타 간행물, 직원에게 보내는 편 지, 내부용 메모, 직원 대상 연차 보고서, 직원 복지 안내 책자, 소책자, 팸 플릿, 브로슈어, 뉴스 게시판(Bulletin board).

영상 매체

텔레비전/오디오, 오버헤드 프로젝터, 슬라이드, 전시회.

대인 매체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회식, 현장 커뮤니케이션(Management by walking around), 회식, 업무 조정 회의.

전자 매체

데스크톱퍼블리싱(Desktop publishing), 전자게시판(Electronic bulletin boards), 전자메일, 음성메일, 인터액티브 매체, 사전 준비 메뉴 프로그램 (각 메뉴를 touch-tone 전화기로 접속), 전화 핫라인, 전화회의 또는 화상 회의(teleconferencing).

상향 커뮤니케이션 채널

제안 제도, 스피크업 프로그램, 스킵레벨미팅(skip-level meetings), 경영 진에게 보내는 편지, 사내 서베이, 여론조사, 커뮤니케이션 감사, 리더십 서베이, 포커스 그룹, 그래이프바인(Grapevine), 오픈도어(Open doors).

직원 만족 증진 채널

동호회(합창반, 산악반 등 각종 공식 모임), 사내 노래방, 콘테스트, 체육 대회, 단합대회, 기타 동기부여 비공식 모임 및 행사.

기타 매체

수퍼바이저, 스피커스 뷔로(speaker’s bureaus: 연설자 조직), 직원 오리 엔테이션, 전진대회, 직원 참여 사회봉사 활동, 회식, 휴게실.

출처: 신호창·이두원·조성은(2011). 󰡔정책 PR󰡕.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p. 338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는 면대 면 커뮤니케이션, 즉 직장 상사나 선후배들 간의 직접적인 대화가 가장 효 과적이고 중요한 채널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회식이라 는 형태로 직장 내 면대면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신호창 등은 사내 PR 매체를 인쇄, 영상, 대인, 전자 매체 등으로 나누고 있다. 또한 부하 직원들 이 상사들에게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상향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다른 매체 유형에 속하지 않는 다양한 소통방법을 직원 만족 증진 채널이라는 유형으로 분리해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유형에 대한 자세한 설 명은 표 1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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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조직 문화는 구성원의 직업만족도나 근속률, 헌신도, 능률 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술한 대로 조직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 케이션은 해당 조직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며, 역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통 해 조직 문화에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사내 PR은 이렇듯 서로 밀접한 관 련이 있는 조직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다루어야 하는 영역이므로, 조 직 문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조직 문화

조직 문화는 조직 그 자체를 문화(An organization is a culture)로 보는 학 자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그 조직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것(organizations have cultures)으로 보는 관점이 존재한다(Smircich, 1983). 후자의 관점에서 조직 문화는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갖고 있는 가치관과 신념 등으 로 이해된다. 국가 문화 및 조직 문화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실행한 홉스 테드(Hofstede, 1984)는 문화를 “한 인간 집단을 다른 집단과 구분 짓게 하 는 그룹 고유의 프로그래밍”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피터스와 워터맨(Peters & Waterman, 1982)은 “스토리, 신화, 전설, 슬로건, 우화와 같은 상징 수단 에 의해 전달되는 지배적 공유가치의 집합”을 조직문화로 간주하였다. 한편 그루닉과 그의 동료들(2002)은 “조직 내에서 함께 일하는 구성원 집단들을 조직화하고 통합하는 공유된 가치(values), 상징(symbols), 의미(meanings), 신념(beliefs), 가정(assumptions)의 총합”을 조직 문화라고 정의하기도 하 였다. 조직 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나 신념은 조직 문화를 규정하는 핵심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김호정, 2003). 그루닉을 비롯한 PR 학자들은 조직 문화를 주로 참여적인 문화와 권위 적인 문화로 구분해 왔다. 이들에 따르면 참여적인 문화에서는 팀의 소속감, 협업, 책임감 등의 팀워크를 강조하여 모든 부서의 구성원들은 자유롭게 자 신의 의사를 개진할 수 있으며 내·외부 환경에 개방적으로 대처한다 (Grunig & Ehling, 1992). 반면, 권위적인 문화에서는 의사 결정 권한이 상 부에 집중되어 있고 외부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데 폐쇄적이며 사 원들의 혁신성이나 참여에 대해 융통성이 없다(Grunig et al, 2002).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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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서는 상의하달식의 소통이 주로 이루어지며 명령에 따르는 것이 중 요하다. 조직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보았던 그루닉 등과 달리 퀸과 로흐바흐 (Quinn& Rohrbaugh, 1983) 등의 학자는 유연성(flexibility)/변화(change) -안정성(stability)/통제(control) 차원과 내부 지향(internal focus)-외부 지향(external focus) 차원인 두 가지 차원을 기준으로 하여 네 가지 유형의 조직 문화로 세분화한 경쟁가치모형(CVM, Competing Values Model)을 제

경쟁가치모형

안한 바 있다. 전자의 차원은 조직의 신축성과 변화를 강조하는 극(유연성· 변화)과 조직의 질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극(안정성·통제)으로 구성되는 상충적 가치를 축으로 하고 있다. 한편 후자의 차원은 기존 조직의 유지를 위해 조직 내부의 통합과 조정에 중점을 두는 것(내부 지향)과 외부 환경과 의 상호작용 및 환경 적응에 초점을 두는 것(외부 지향)으로 구성된 상반된 가치 차원이다(김영조·박상언, 1998). 경쟁가치모형에서는 조직 문화를 집단 문화(clan culture), 발전 문화(adhocracy culture), 위계 문화(hierachy culture), 합리 문화(market culture)로 구분하였다. 첫째, 집단 문화는 가족적이며 인간미가 넘치는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

집단 문화

는 문화로 유연성, 재량성, 역동성과 내부 지향, 통합, 단결을 강조하는 가치 를 지닌 문화다. 둘째, 발전 문화는 매우 생동감 있고 활기가 넘치는 문화로

발전 문화

신축성, 재량성, 역동과 외부 지향, 분화, 경쟁을 강조하는 문화이고, 잠재 성 개발을 바탕으로 한 발전을 강조한다. 셋째, 위계 문화는 조직 구성원들

위계 문화

이 공식화된 규칙을 중심으로 결속되며, 내부 지향, 통합, 단결과 안정성, 통 제, 질서를 강조하고 권위체계를 중시하는 문화다. 마지막으로 합리 문화는

합리 문화

조직 구성원들이 계획과 목표 달성을 중심으로 결속되며 외부 지향, 분화, 경쟁과 안정성, 통제, 질서를 중시하는 가치를 가진 문화다. 최근의 연구 결 과에 따르면, 조직 문화가 변화를 추구하면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 을 중시하는 집단 문화 혹은 발전 문화에 가까울수록,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원활한 소통이 되는 것을 타 문화에 비해 중요시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또한 하의상달 및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계적 문화에 비해 강조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반해 위계나 합리 문화 내에서는 인간적 인 관계 증진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정보의 효율적인 전달을 더 강조하는 경 향이 있음이 밝혀졌다(문비치·이유나, 2009). 이처럼 한 조직의 문화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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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커뮤니케이션 성향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 요소로, 전략적인 사내 PR 기 획에서 조직 문화에 대한 면밀한 이해는 필수다.

우리나라의 조직 문화와 사내 커뮤니케이션

홉스테드(1983, 1991)에 따르면 한 국가의 문화는 권력거리, 집단주의-개인 주의, 남성성-여성성, 불확실성 회피의 네 가지 차원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 권력거리가 높다는 것은 권력의 불균등한 분배를 사람들이 자연스럽 게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하며, 집단주의적이라는 것은 한 개인이 특정 그룹에 속한 자로서 그룹의 규범을 따라 행동하고 따르는 것을 말한다. 경 쟁, 야망, 권력 등 주로 남성과 연계된 가치들을 관계나 삶의 질과 같은 여성 적인 가치들보다 중시하는 사회를 남성성이 강한 사회라 한다. 불확실성 회 피 성향이 강한 문화에서는 모호함에 대한 내성이 약하여 이러한 상황을 통 제하기 위한 규제나 규율을 많이 만들어 내는 성향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홉스테드의 연구에서 타 국가에 비해 권력거리가 높으며,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고, 남성성이 강하며,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문화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홉스테드의 연구 결과들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적 성향과는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후속 연구들에서는(Rhee, 2002) 점점 더 개인주의적 가치들이 집단주 의적 가치들과 동등하게 중요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성과 여 성성 차원에 있어서도 한국은 어느 쪽에도 크게 치우치지 않는 특성을 보였 다. 특히 서구 사회와 달리 인내, 검소, 연공 서열, 학연, 지연과 같은 요소들 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의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사회문 화적 특성은 조직 문화에도 상당 부분 반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김영욱과 혼(2001)은 홉스테드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국 조직의 내 부 커뮤니케이션 특징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가장 두드러진 것은 모든 의 사결정권이 조직의 장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또 구성원들은 의견 개진을 할 때,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의사 결 정 통로를 이용하였으며, 유교의 영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있어 위 계질서의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또한 개인의 능력이 두드러지도록 하는 것보다는 집단의 화합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였다. 김영욱(2003)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조직이 상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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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중적이고 형식-계층화되어 있어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개방적으로 발달하기보다는 퍼블리시티, 공공정보, 쌍방향 불균형을 따르는 사내 커뮤 니케이션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일부에서는 통념적 으로 높은 권력의 차, 불균형적이고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연계되어 있 는 유교적인 특성이 반드시 균형적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장애 요인 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즉, 가족 중심의 가치관, 집단주의적 특성인 운명공동체 의식, 타인을 고려하려는 예의 중시, 인화 등이 균형적 커뮤니케이션의 동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hee, 2002). 유 교적 문화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해석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기업 환경은 점점 더 글로벌화된 시장과 규격화된 기업 경영의 원칙들이 통 용되고 있는 상황이며, 그에 따라 유교적 문화의 영향력이 약화되거나 희석 되는 현상이 점차 관찰되고 있는 바, 향후 우리나라의 기업 문화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내 PR의 평가 그루닉과 헌트(1984)는 사내 PR에서 프로그램 기획과 수행만큼이나 중요 한 것이 직업만족도, 조직에 대한 만족도, 근속(retention)과 같은 조직성과 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영향력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들 은 사내 PR 커뮤니케이션을 평가하는 일련의 방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 우 선은 사내 PR이 출판물의 생산과 메시지 전파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주 력하고 있는 만큼 구성원들이 얼마나 이 출판 매체에 실린 메시지들을 기억 하고 수용하는가에 대한 주기적 평가를 통해 합리적인 출판기획을 해야 한 다는 것이다. 또한 구성원 커뮤니케이션 만족도를 평가하여 상급자와 하급 자 간에 어떤 인식의 차이가 있으며 불만 요소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지속 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평가 수치들과 조직 성과 변 인 간의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진단이 있을 때 사내 PR의 전략적 관리가 가 능하다는 것이다. 그루닉 이외에도 학자들은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나 사내 PR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측정 도구들을 제안해 왔다(Smidts, Pruyn, and van 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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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다차원적으로 평가되어 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구성원들은 일반적 커뮤니케이션에 만족하거나 불만족하게 된다기보다 특정 커뮤니케이션 차원에 대해 다양한 만족의 정 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미츠(Smidts) 등은 사원 커뮤니케이션의 평가 차원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요소들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첫째는 커 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 혹은 내용(content)이고, 둘째는 수신 자에게 내용을 전달할 때 송신자가 조성하는 커뮤니케이션 기풍(climate) 이나 방식(style)이라는 것이다.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을 측정하기 위 해 정보 접근성, 정보 적절성(Goldhaber & Krivonos, 1977), 기업 정보 (Downs & Hazen, 1977) 등이 제시되었다. 로버츠와 오라일리(Roberts & O'Reilly, 1974)의 상호작용 욕구, 상급자에 대한 신뢰, 커뮤니케이션 관계 성 등은 조직 내에서 정보가 커뮤니케이션되는 방식과 관련된 개념들이다. 일부 학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정보 관점을 강조하며, 다른 학자 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분위기(climate) 혹은 방식에 더 중점을 둔다. 그러나 대부분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나 내용 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경향이 있다. 이에 후속 연구들에서는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을 측정하는 차원으로 정보의 방향성(information flow)과 상호작용 지원성 (interaction supportiveness) 차원 등을 제시하기도 하였다(Grunig, 1992; Smidts et al, 2001). 예를 들어 정보의 방향성은 “구성원들의 아이디어, 이슈, 의견들이 조직 내에서 수직 또 는 수평적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정도”를 뜻하고, 상호작용 지원성은 대인 적인 상사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조직의 구성원들이 상사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정도”다(문비치·이유나, 2009). 이 외에도 전문가 들이 활용할 수 있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진단용 척도들이 다수 개발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전략적 사내 PR의 수행을 위해서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이 필요하며, 체계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위에서 기술한 것처럼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차원들을 고려해야 한 다. 또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차원에 대한 평가와 사내 PR 커뮤니 케이션이 지향하고 있는 목적 조직 문화의 변화, 직업만족도의 증가, 근속 률의 증가 등과의 연계성에 대한 분석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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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PR의 미래와 전망 얼마 전까지 사내 PR 전문가들은 구성원들을 수동적 수용자로 간주하고, 주로 커뮤니케이션 제작물 혹은 메시지의 효과를 살펴보는 것에 치중해 왔 다(Jo & Shim, 2005). 그러나 앞서 논의된 것처럼 이제 구성원들은 보다 능 동적인 PR 커뮤니케이션 주체로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즉 보다 확장된 의미로 사내 PR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매스미디어뿐만 아니라 대인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매체의 활용 을 강조해 온 PR은 마케팅이나 광고 등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구성원들의 대내외적 커뮤니케이션 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조직 문 화 증진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내부 공중과 외부 공중의 연계를 가능하게 하는 사내 PR의 창조 적인 재해석은 PR이 전략적 기회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기 여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발달 등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해 공중들 은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보다 쉽게 조직정보에 접근하고 자신들의 의 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되었으며, 현실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PR 부서 인력이 모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온라인상 공중관계관리에서도 조직 구성원들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사 내 PR 영역은 PR 전문가들에게 흥미로운 도전의 장을 활짝 열어 주고 있다 는 것이다.

사내PR 사례 관련 기사

직원들 스트레스 달래기에 나선 기업들…비결은 ‘메르시(감사)’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의 스트레스 다스리기에 직접 나섰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 중 31%가 본인의 감정 상태를 부정적이라 고 표현했다. 많은 직장인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쉽게 느끼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러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직원 사이의 무례한 행동, 불쾌한 언어, 소통의 부재가 꼽히고 있다. 높아진 스트레스를 풀게 하는 비법은 다름 아닌 ‘감사’의 표현이다. 최근 기업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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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기 위해 평소 직원들이 표현하지 못 했던 감사의 표현을 할 기회를 마련하든지 회사에 하고 싶은 말들을 할 수 있는 프 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감사의 표현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매년 ‘일하기 좋은 세계 1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하는 리서치·컨설팅 회 사 GPTW(Great Place to Work)에 따르면 서로 감사하는 조직 문화는 사내 커뮤 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팀워크와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등 조직의 평판과 수익 달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켄터키주립대의 네이선 디월 교수 또한 스 트레스 상황이 찾아왔을 때, 감사하는 마음을 평소에 연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500여명이 근무하는 로레알코리아에서는 직원들이 “메르시(Merci)”라고 말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메르시는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불어다. 지난해 1월 부터 매달 네 번째 수요일에 ‘메르시 데이’를 진행한 이후부터 사내 분위기가 변하 기 시작했다고 한다. 메르시 데이는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사내 커뮤니 케이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메르시 캠페인’의 일환이다. 메르시 데이는 매달 주제를 바꾼다. 최근 진행한 ‘메르시 막내 데이’에는 팀에서 가장 고생하는 막내를 위해 자리를 꾸며주고, 수호천사처럼 음료를 몰래 두고 가 주는 등 막내의 소중함을 느끼는 캠페인이었다. 메르시 크로스팀 데이에는 팀 간 에 서로 감사하는 마음을 적은 포스트잇을 카페테리아 벽면에 붙이는 활동이었는 데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바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메르시 데이에 가장 많은 감 사를 받거나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팀에게는 떡볶이, 피자 등 팀워크를 다지는 감사 파티를 제공해준다. 리차드 생베르 로레알코리아 사장은 “메르시 캠페인은 사내 조직문화를 활성 화 시키고 직원들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감 성을 보듬을 수 있는 캠페인이다”라고 말했다. 로레알코리아가 메르시 캠페인을 1년 진행한 후 직원들에게 캠페인을 지속할 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이 캠페인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메르시 캠페인에 대한 호응이 좋다. 메르시 캠페인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매체 인 ‘캠페인’의 주최로 열린 2013년 PR위크아시아어워드의 ‘올해의 사내 커뮤니케 이션 캠페인’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아태지역에서 한 해 동안 진행된 성 공적인 PR 사례를 발굴해 시상하는 국제적인 상이다. (중략) ≪조선비즈≫ 안상희 기자 2013. 0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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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마케팅 PR

오창우 계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마케팅 PR의 정의 MPR(Marketing PR)은 단어적 의미 그대로 마케팅을 위한 PR 활동을 말한다.

MPR

다시 말해 PR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마케팅으로서 PR은 마케팅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주로 제품의 론칭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PR 활동을 말하 며, 이의 성공을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통합해서 진행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마케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보다는 제품과 기업을 둘러싼 긍정적 인식을 중요하게 받아들인 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직접적인 마케팅보다는 우회적이고 간접적으 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PR의 위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마케팅 목 적을 위하여 PR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MPR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초반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의 토머스 해리스(Thomas L. Harris) 교수가 마케팅 활동을 지 원하기 위하여 실행되는 PR 활동을 MPR이라고 명명하면서 시작되었다. 해리스는 The Marketer’s Guide to Public Relations(1991)에서 MPR을 “소 비자의 수요, 욕구, 관심과 기업 또는 제품이 합치한다는 정보나 인상을 신 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전달함으로써(through credible communication) 소비자의 구매와 만족을 자극하기 위한 기획, 실행, 평가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Harris, 1991). 한편 헨리(Rene A. Henry Jr.)는 자신의 저서 Marketing Public Relations: The How That Makes It Work (1995)에서 MPR을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 및 사용을 증가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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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CPR과 MPR의 비교 CPR

기업/조직/단체 → 퍼블리시티 → 공중

MPR

제품 및 서비스 →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정보 및 화제의 창출 ← 퍼블리시티 ← 소비자

데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대중 또는 특별한 수용자를 목표로 하는 포괄적 인 공중인지(awareness) 및 정보 프로그램 또는 캠페인이다. MPR은 능숙 하고 전문적으로 활용되는 경우 기업의 판매량이나 마케팅 목표 도달에 도 움이 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의 성공적인 조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전편찬자 리처드 바이너(Richard Weiner)가 자신의 Webster’s New

World Dictionary of Media and Communications에서 MPR을 “제품과 서 비스 판매 증진을 위해 특별 이벤트, 퍼블리시티, 그리고 다른 PR 수단들 을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내린 바와 같이 MPR은 개별 PR 수단의 독립적인 실행보다는 ‘여러 가지 PR 수단을 통합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보다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어 소비자와의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 이다. 해리스는 1998년 Value Addded Public Relations: The Secret Weapon

of Integrated Marketing에서 MPR은 “마케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하여 PR 전략과 수단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MPR의 목적은 소비자가 인지하도록 하 고, 판매를 자극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고, 그리고 소비자와 기업 사 이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MPR의 기본적인 기능은 신뢰할 수 있는 정 보를 교환하고, 관련 이벤트를 후원하고, 그리고 사회에 이익이 되는 공익 적 활동(causes)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MPR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 고 있다. 해리스가 1998년 정의에서 MPR의 기본적인 기능으로 ‘사회적 이 익이 되는 공익적 활동의 지원’을 꼽은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소비자의 직 접적인 참여 유도나 다양한 판촉 수단 등을 통하여 기업의 마케팅 목적을 실현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화제(story)’를 창출함으로써 제품 의 급속한 확산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CPR

기업이 내부 구성원, 시민, 또는 지역사회 등을 대상으로 하는 CPR (Corporate Public Relations)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MPR 사이에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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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적으로 아래와 같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MPR이 중요해진 이유 왜 MPR이 중요하게 되었을까? MPR이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 하여 소비자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정보 및 인상을 만들어 낸다고 할 때, 구체적인 실행 전술은 언론 매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화제 개발을 통하여 다양한 퍼블리시티(publicity)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MPR은 매체의 관심이나 소비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처음부터 기획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MPR에 대하여 기업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 지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에서다.

소비자 집단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공중으로 부상

과거에는 상품을 판매하는 대상 또는 기업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여겨졌던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다양 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고 스스로 전략적으로 행하는 집단으로 발전하였다. 더군다나 인터넷과 모바일 매체를 활용하여 다른 소비자과 상품 정보를 공 유하고 기업이나 제품의 문제점이나 비윤리적인 측면을 퍼뜨려 공론화하 기도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필요한 경우에 공동의 이익이나 사회적 가치 의 실현을 위하여 연대(solidarity)를 결성하고 기업과 투쟁을 벌이기도 한 다. 따라서 기업들은 소비자 집단에게 다가가 일방적으로 상품을 사라고 자 극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윤리적이면서도 질적 수준이 우수한 상품 개발을 통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업이나 제품 에 먼저 다가오도록 하고 있다.

매체 환경의 변화

과거에는 지상파TV와 같은 주류 매체가 정보를 독점해 왔지만 뉴미디어들 의 지속적인 시장진입으로 매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매체 간의 경쟁은 소비자들의 매체 소비를 둘러싼 경쟁을 야기했으며, 각 매체가 과잉적으로 정보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란 더욱 어려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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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되었다. 더군다나 매체 간의 경쟁은 상업성 경쟁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매체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낮아지게 되었다. 신뢰도가 낮아진 매체를 통하여 전달되는 정보 또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게 되었고, 퍼블리시티

그만큼 조직들이 전략적으로 양산하는 퍼블리시티(publicity)에 대한 사회 적 반향도 예전 같지 않게 되었다. 정보 소비 패턴의 변화

과거에는 정보생산자가 생산한 정보가 매체를 통하여 수용자들에게 일방 적으로 전달되었다면 오늘날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를 언 제 어디서든 찾아서 소비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었으며 소비 자들의 경험 공간과 밀접한 정보를 생산, 유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졌다. 결국 정보 소비 과정에서의 무게중심이 생산자 쪽에서 이용자 쪽으로 상당히 옮겨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매체를 통한 일방적 메시지에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특히 제품에 대한 생산자의 일방적 메시지에 대해서는 어떤 신뢰도 나타내지 않는 상황에서 제품과 관련된 사회적 가치 개발을 통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MPR이 대두되었다.

제품 수준의 균등화

이런 상황에서 누가 소비자들의 공감을 더 많이 불러오느냐가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소비자의 기본적인 욕구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제품을 개발, 판매 하면 어느 정도의 시장 성공이 가능했지만 오늘날에는 소비자의 기본 욕구 이상의 필요(needs)와 수요(desire)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품을 둘러싼 인식과 이미지의 창출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어떤 제 품을 소비하더라도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 황에서 소비자들의 심리 공간 및 인식공간을 누가, 먼저, 많이 점유하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 경험 공간 곳곳에 제품을 위치시키고, 제품과 관련된 이야기에 공감하도록 하고, 나아가서 기업 및 제 품에 관심 갖도록 하는 전략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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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기업에 대한 인식 변화

소비자의 기업에 대한 인식 변화도 MPR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 었다. 제일기획의 2013년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의 71.5%가 비윤리적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는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 응답자의 65.7%가 ‘사회공헌활동이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54.3%의 응답자는 ‘조금 비싸더라도 윤리적인 기업, 착한 기업의 제품을 구 매한다’고 응답하고 있어서 한국의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을 매우 중요한 구매 동기로 받아들 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제일기획, 2013). 이처럼 소비자들은 기업의 마케 팅 전략이나 제품 판매 전략 자체보다는 얼마나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 이고 공익에 기여하느냐를 기준으로 소비를 결정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 다. 따라서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나 기존 제품의 재포지셔닝에서 상품 판매 를 위한 직접적인 활동보다는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이슈를 개 발하고, 이러한 이슈를 ‘신뢰받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확산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구매를 자극하고 있다.

시대정신(Zeitgeist)의 변화

역사적인 관점에서 광고도 초기에는 상품에 관한 정보를 충실히 전달하면 서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올 수 있었지만, 광고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제품의 기능이나 특징을 과장하거나 허위 정보를 포함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 게 되었다. 그리고 기업 위주의 정보가 기업의 이익증대로만 연결되고 소비 자의 희생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는 인식은 광고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 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단순한 판매보다 다양한 공중들(publics)과의 관계 구축(building of relations)이 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는데,

관계 구축

이것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 전략의 일환 또는 기업의 목적 달성을 위 한 도구적 행위로 받아들여지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마케팅을 위한 PR’이 현재는 기업의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누구나 예외 없이 활용하는 전략적 수단이 되고 기업의 비순수성을 소비자들이 눈치 채는 경우 MPR에 대한 신뢰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스마 트폰을 통하여 소비자들이 연대하여 정보를 생산, 유통, 통제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마케팅 목적 달성을 위하여 PR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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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선한 의도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그러한 이슈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우호적인 퍼블리시 티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며, 결과적으로 기업 및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촉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Marketing+PR’의 조합인 PRM

MPR이 순서가 바뀌어서 PRM(PR+Marketing)으로 전환되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시대의 필연적인 요구가 되고 있다.

MPR의 주요 기능 PR은 조직이 다양한 공중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일련의 조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MPR은 조직과 관련된 다양한 공중들 중 ‘소 비자’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수행되는 PR 활동을 CPR

말하며, 소비자 이외의 다른 공중들을 겨냥한 PR 활동을CPR(Corporate Public Relations)로 구분하고 있다. PR 회사인 케첨의 대표인 데이비드 드라비스(David Drobis)는 브랜드 충성도와 브랜드 자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PR의 다섯 가지 이점을 제시 하고 있다.

① 적시성(timeliness): PR은 실시간의 뉴스 보도와 연계시킬 수 있다. 위성기술에 힘입어 그랜드오픈(grand openings), 기자회견, 그리 고 다른 특별 이벤트 등은 매우 긴급하게 캠페인으로 연결시키면 실시간으로 보도되거나 방송될 수 있다. ② 융통성(adaptability): PR 캠페인은 광고, 직접우편, 또는 판매촉진 과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다. 제3자 인증

③ 신뢰성(credibility): PR의 독창적인 특징은 ‘제3자 인증(third-person

후광효과

endorsement)’과 ‘후광효과(the halo effect)’다. 기자가 상품에 대하 여 이야기하는 것은 암시적으로 그 상품을 보증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소비자들은 신뢰받는 저널리스트에 의해 전달된 메시지를 직접 구매한 메시지보다 더 믿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④ 비용 효율성(cost-efficiency): PR 활동을 위한 비용은 대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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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위한 비용보다 낮은 수준이다. ⑤ 변경 가능성(mobility): PR은 지역적으로 또는 전국적으로 원하는 어디에서든 실행할 수 있다.

자동차브랜드 크라이슬러(Chrysler)의 ‘기업 이미지/브랜드 PR 매니 저’인 테리 하우트만(Terri Houtmann)은 PR을 통한 브랜드 구축을 위하여 다섯 가지 규칙을 제시하였다.

① 제품이 무엇인지와 그것을 둘러싼 캠페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라. ② 상품에 대하여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구매자들을 목표로 하라. ③ 상품이 포함된 산업이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해라. ④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질적 특징과 지속적으로 연 계시켜라. ⑤ 모든 고려과정에서 한정된 지역이나 수용자를 목표로 해라(여러분 은 여러분 스스로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산자와 경쟁하기 를 원할 것이다). MPR은 매체 광고가 시작되기 전에 시장에서 흥미를 유발하는 기능, 상품 자체에 뉴스성이 없는 경우에는 광고의 뉴스성을 창출하는 기능, 광고 활동이 전무하거나 거의 없는 상태에서 특정 상품을 소개하는 기능을 수행 하며, 가치 부가적 차원에서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와 고객 간의 유대관계를 구축하기도 한다. 또 의견 선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 로써 그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위기에 처해 있는 제품을 보호 하고 소비자들에게 구매 이유를 제공하기도 한다(김병희, 2002). 마케터의 제품에 대한 에피소드, 시행착오, 연구과정, 세밀한 제품 정 보 등을 바탕으로 MPR 기획자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개발 하고 어떤 수단을 통하여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마케팅 목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요즘 소비자가 무엇에 감동하는지, 무엇 때문에 웃고 우는지, 어떤 것에 실증을 느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끊 임없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업은 환경 및 소비(자) 트렌 드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고 소비자의 가치 및 인식 체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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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마케팅과 PR 활용의 네 가지 유형(Belch & Belch, 1995) Public Relations 약

1영역: 소규모 시장, 저예산(사회봉사단체, 비영리단체)

2영역: PR 활동 중심 (병원, 대학 등)

3영역: 마케팅 활동 중심 (사기업, 소규모 생산자 등)

4영역: 마케팅과 PR의 조화 (규모가 큰 500대 기업)

마케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벨츠와 벨츠(Belch & Belch, 1995)는 마케팅과 PR의 활용 형태를 표 1 과 같이 네 가지 유형으로 비교, 설명한다. 여기에서 마케팅과 PR이 조화롭 게 활용되는 4영역은 규모가 큰 기업에서 바람직하며, 사기업이나 소규모 생산자들은 주로 마케팅 활동을 통하여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현실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울러 MPR 전략에서는 소비자 와의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관계를 구축하고(PR),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마케팅 목적의 실현(Marketing)과 조화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고 하겠다. 해리스는 일찍이 PR 활동이 MPR 기능을 수행하여 마케팅 목표를 지원 하기 위해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제시된 MPR 기능을 다 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Harris, 1993, 13∼19).

∙ 우선 MPR은 매체 광고가 시작되기 전에 흥미를 유발한다. 예컨대 신 제품에 대한 공지는 마케터에게 퍼블리시티 기회를 안겨 줌으로써 그 제품을 극화시키고(dramatize) 궁극적으로 광고 효과를 증대시킨다. ∙ 제품에 뉴스거리가 없는 경우에는 광고 뉴스를 창출한다. 이때는 광 고 자체가 퍼블리시티의 초점이 될 수 있다. 펩시나 애플컴퓨터는 마 이클 잭슨, 마돈나, 레이 찰스 등과 연결된 PR 활동으로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료 노출 효과를 얻었다. ∙ 광고 활동이 전무하거나 거의 없이도 특정 제품을 소개할 기회를 제 공해 준다. ∙ 부가가치(value-added)적인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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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와 고객 간의 유대를 구축한다. ∙ 여론지도자들(opinion leaders)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 위기에 처해 있는 제품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에게 구매 이유를 제시 해 준다. 하인츠(Heinz)와 맥도날드(McDonald)는 환경단체와 연계 한 PR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MPR과 우회 전략 MPR의 실행은 주로 우회 전략(pass strategy)에 의존하게 된다. 그림 1에서

우회 전략

보는 바와 같이 CPR이 기업/조직/단체가 다양한 공중들과의 우호적인 관 계 구축을 위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한다면, MPR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하여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 및 화제를 창출하 면, 대중매체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슈성 내지는 흥미성과 같은 뉴스 가치를 발견하여 퍼블리시티를 만들어 내게 되고, 처음부터 소비자의 흥미 와 관심을 끌기 위한 MPR 전술은 자연스럽게 대중매체를 통하여 소비자와 의 접점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MPR 전략은 공중들에게 직접적 이고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매체의 관심을 경유하여 소비 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회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어떤 경우에 MPR은 소비자들이 아닌 정책 결정자, 정부단체, 국회의원, 규제 단체와 같은 제3자들이 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걸림돌이 되는 상 황에서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 매체를 통하여 제품에 대한 긍정 적인 퍼블리시티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들 사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 해 결국은 제품의 시장 진입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우회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케리 아체슨(Karry Archeson)은 ‘뉴스가치’와 ‘소비자의 흥미’를 두 축 으로 하여 전략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흔히 해리스 그리드(Harris Grid)로

해리스 그리드

불리는 이것은 제품의 성격에 따라 어떤 MPR 전략을 사용하면 효과적인가 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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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해리스 그리드 모델 매체 뉴스가치 높음

뉴스가치 낮음

흥미 높음

흥미 낮음

소비자

∙ ①의 영역 – 매체의 뉴스가치와 소비자의 흥미가 다 같이 높은 제품인 경우 – 가시성이 높은 MPR 캠페인 전개가 바람직 – 배트맨의 판촉을 위해 대대적인 배트맨 선풍을 불러일으킨 것이 일례 – 새로운 자동차, 컴퓨터, 오락물의 출시에 효과적

∙ ②의 영역 – 미디어의 뉴스가치는 높으나 소비자의 흥미가 떨어지는 제품인 경우 – 제품에 대한 새로운 뉴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함 –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새로운 이유를 말하는 전략이 필요 – 캠벨 스프사가 아침에 먹는 스프로 재포지셔닝 한다든가 아스피린을 심장 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미디어 기사를 통해 알린 것이 일례

∙ ③의 영역 – 소비자의 흥미는 있으나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인 경우 – 스폰서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인데, 흥미임차 전략(borrowed-interest strategy) 활용이 바람직함 –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롤링스톤스 30주년 기념 투어 행사를 거행했 고, 펩시 콜라는 마이클잭슨의 대규모 행사를 광고 및 오디오와 연계하여 거행함으로써 엄청난 성공을 거둠 – 나이키도 마이클 조던을 후원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둠

∙ ④의 영역 – 매체의 뉴스가치도 떨어지고 소비자의 흥미도 떨어진 제품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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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회사나 브랜드 이름을 내 건 대회나 이벤트 창출이 효과적 – 광고가 금지되어 있는 담배 제조사가 윈스턴(Winston)컵 조정 경기나 버 지니아 슬림(Virginia Slim) 테니스컵 대회를 개최하여 회사의 지명도나 이미지를 높여 감

MPR 전술 MPR은 그야말로 제품과 관련된 소문이나 화젯거리를 창출하여 뉴스가치 를 높임으로써 대중매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퍼블리시티(publicity) 되도 록 하고, 결국은 이를 통해 소비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제품이나 서 비스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MPR은 다음과 같 은 실행 방안들이 있다(Harris & Whalen, 2006).

∙ 수상(Award)

∙ 뉴스레터 발간(Newsletter)

∙ 책자 발간(Book)

∙ 공인제도활용(Official Endorsement)

∙ 시합/공모전(Contest)

∙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

∙ 시연(Demonstration)

∙ 공익사업(Public Service Announcement)

∙ 전시(Exhibition)

∙ 설문조사(Questionnaires)

∙ 전문가 칼럼(Expert Column)

∙ 순회전시회(Road Show)

∙ 팬클럽 운영(Fan Club)

∙ 샘플 제공(Sampling of Product)

∙ 축제(Festival)

∙ 상징 만들기(Symbol)

∙ 핫라인설치(Hotline)

∙ 언론 매체의 기업 방문(Tour)

∙ 인터뷰 실행(Interview)

∙ 서명 운동(Underwriting)

∙ 탐방 프로그램(Junket)

∙ 청소년 프로그램(Youth Program)

∙ 핵심 이슈 만들기(Key Issue)

∙ 지역 프로그램(Zone Program)

∙ 로고 만들기(Logo)

∙ 기념일 지정, 라디오 프로그램 협찬

∙ 회합(Meeting)

∙ 언론(인)과의 오찬 모임(Luncheon)

∙ 박물관 건립(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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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R 기획의 체크리스트 MPR 기획 시 각 단계에서 체크해야 할 내용에 대해 해리스는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Harris, 1998, 281∼283)

I. 상황 분석

A. 소비자 1. 인구통계학적 변인 2. 라이프스타일 3. 인지/태도/행동

B. 상품 1. 라이프스타일 상황 ∙ 새로운 변화 ∙ 성숙/유지 ∙ 쇠퇴 2. 혜택(benefits) 3. 가격 4. 분배 ∙ 채널 ∙ 지역

C. 사업 환경 1. 경쟁 2. 영업 3. 이슈

D.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자사/경쟁사 1. 광고 2. 직접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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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로모션 4. Public Relations

E. 조사방법 (상황분석을 위하여 사용됨) 1. 2차 조사 ∙ 조사연구 ∙ 정부보고서 ∙ 데이터베이스 ∙ 인터넷 2. 1차 조사 ∙ 서베이 ∙ 인터뷰 ∙ 포커스그룹 ∙ 인식지형도(perceptual mapping) 3. 매체 조사 ∙ 미디어보도조사(media audits) ∙ 소프트 사운딩(soft sounding): ‘소프트사운딩은’ 실제 발행 계획을 발표 하거나 거래를 맺기 전에 투자자들과 잠재적인 발행구조와 조건에 대한 관심을 측정하기 위해 의논하는 과정 ∙ 매체선택(media options)

E. SWOT분석 (위에서 이뤄진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 강점 ∙ 약점 ∙ 기회요인 ∙ 위협요인

II. MPR 목표

A. 인지차원 B. 태도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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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행동차원

III. MPR 수용자

A. 수용자 1. 1차 수용자 2. 2차 수용자 3. 특별 수용자 4. 영향자 5. 고객(영업대상) 6. 기타 수용자 ∙ 내부 수용자: 판매 매니저, 대행사, 종사원 ∙ 외부 수용자: 도매상, 딜러, 운송담당자, 프랜차이즈 ∙ 주식보유자(shareholders)

B. MPR 전략 선택사항 1. 뉴스/흥미임차(borrowed interest) 2. push/pull/pass 전략 3.보완적인/보충적인(complementary/supplementary)

IV. MPR 전술 A. 메시지 개발 1. 포지셔닝 2. 핵심메시지/공중

B. 메시지 전달 1.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 2. 영향자를 통한 간접적 전달 3. 매체를 통해 전달 ∙ 퍼블리시티 목표 ∙ 매체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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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실행

A. 계획 B. 시간일정 C. 예산 D. 책임자

VI. 측정 및 평가

∙ outputs: 언론 매체와 연관하여 효과 측정(뉴스클리핑, 시청률/청취율/구 독률, 광고비로 환산한 값어치) ∙ outgrowths: 보다 간단하고 간편한 PR 효과 조사 (뉴스 다음날 회상도, 경 품참여자·퀴즈응모자, 시연회·이벤트 참가자, 문의전화 횟수, 웹 사이 트 방문자 수·클릭률·페이지 뷰) ∙ outcomes: PR 활동의 결과 공중집단의 변화 측정 (PR 활동의 사전과 사 후 비교 조사, 실험 조사, 집단 간의 비교, 인식도)

성공적인 MPR 사례 성공적인 MPR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관 심과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퍼블리시티가 창출되어서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 에 대한 화젯거리가 되어야 한다. 이슈성이 커서 주요 신문이나 방송의 뉴스 로 보도되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화제성과 이슈성의 정도는 MPR 전략이 기 업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이타적인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 다. 만약 기업의 MPR 전략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공 익의 실현을 위하여 기획된 것이라면 그 효과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 보면 MPR은 기업의 마케팅 목표 달성을 위 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고 대의명분(cause)이나 공익(public good)과 연계 된 것이어야만 효과를 담보할 수 있다. 현재 마케팅의 목적을 위하여 너나없 이 PR적 접근법을 시도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렇고 그런 것으로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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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케이크 보스(Cake Boss)> 프로그램 중 버디 밸래스트로와 슬러피 케이크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아들여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MPR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키울 수도 있 다. 이러한 관점에서 MPR의 목적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며 윤리적 경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국내·외적으로 성공한 MPR 사례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세븐일레븐의 ‘Our Birthday, Your Bash’ 캠페인

1990년부터 경영난을 겪었고 1991년에 일본 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세 븐일레븐(7-Eleven)은 84회 생일을 맞이하여 “우리의 생일을 축하해 주시 고, 슬러피 무료 파티에 참여하세요”와 “여러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세 븐일레븐의 생일파티”라는 메시지를 통하여 ‘Our Birthday, Your Bash’ 캠 페인을 실행하였다. ‘세븐일레븐의 해(Year of 7-11)’전략, ‘Our Birthday, Your Bash’를 캠페 인 참여 유도 전략, 7/11/11에 슬러피 무료 제공 전략 등을 실행하여 3000건의 미디어 보도, 3억9000만 명의 미디어 임프레션(impression), 1220만 달러의 홍 보 효과, ≪굿모닝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CNN ·MSNBC· ≪USA투데이(Today)≫·≪뉴욕타임스(New York Times)≫·≪Wall Street Journal≫·≪The Huffington Post≫ 등에서 보도, 200개의 방송사에서 슬러 피 케이크 b-roll 방송, TODAY’s 7/11/11 방송에서 15분 동안 슬러피 음료 방 송, 98%의 긍정적인 미디어 보도를 이끌어 냈다.

통신회사 ‘오렌지(Orange plc Group)’의 ‘오렌지문학상’ 캠페인

1994년 설립된 영국 후발 통신회사 오렌지는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하여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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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2013년 오렌지 문학상 수상 작가

출처: 오렌지문학상 홈페이지, www.orangeprize.co.uk

국인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오렌지문학상’을 제정했다. 문학 전문 PR 회사 ‘파라곤커뮤니케이션스(Paragon Communications)’ 와 공동으로 문학 전문지나 프리랜서를 통해 기사 노출 기회를 극대화시켰 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지고 있는 서점과 연계해 매장에 각종 홍보물(POP) 을 설치했고, 영국 전역에서 개최되는 각종 문화 축제 등을 통해 이 문학상심 사위원장이 연설기회를 가짐으로써 ‘오렌지문학상’ 자체는 물론 통신회사로 서의 오렌지를 적극 홍보할 수 있었다. 문학상 스폰서십 발표 기자회견에 문학지, 통신전문지, 여성지, 생활 지 등의 기자를 초청했고, 후보작 발표 시에는 문학지를 대상으로 작가에 대한 브리핑 시간을 마련하였다. 각종 특집 기사, 수상 후보작에 대한 독서 강독회, 후보작에 대한 작품 세트를 특별가격에 일괄 구매할 수 있는 기회 가 제공되었고,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은 유명인사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화이트홀플레이스(One Whitehall Place)’에서 개최되었다. 대상 수상자 는 시상식장에서 발표하도록 하고 유명 여배우가 대상자를 발표하도록 하 였다. 1996년 5개월의 문학상 론칭 활동으로 오렌지상은 소비자들에게 신생 통신 업체인 오렌지라는 브랜드를 확고하게 인식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신문·방송을 통해 3억2000만 명이 문학상과 관련된 보도를 접했다. 모든 전국지들이 오렌지상의 발표에서부터 시상까지 문학상 로고를 게재하면서 뉴스로 다루었다. 이 PR 캠페인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 으며, 계속하여 설립한 교육 재단은 영국 내의 독서 장려 운동을 전개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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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유니레버사 시프(cif) 세제의 터키 토카피궁전 청소 프로젝트

출처: 유니레버 홈페이지

다양한 읽기훈련용 자료를 마련해서 3500여 개 학교에 배포했다. 오렌지 문학상은 신생 회사, 신생 브랜드로서 오렌지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공익 스폰서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 히 수행했다.

유니레버의 터키 국가 유적 복원

가정용 세제 등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터키에서 세척제 시프(Cif)를 홍보하는 방법으로 터키 유적인 토카피궁전(Tokapi Palace)을 청소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유적 복원이라는 개념을 도입 해 공익성을 추구하면서도 세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소비자와 제품 간의 유대감 형성을 통해 시프의 브랜드 이미지를 증진 하고, 문화 활동 지원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기업 이미지를 증진시킬 목적 으로 시행된 이 프로젝트는 ‘그린액티브PR(Green Active Public Relations) 사와 공동으로 진행되었다. 유니레버사는 국가적 상징물을 복원 대상으로 채택하고, 이를 정부가 허용한다면 브랜드 시프(Cif)로서는 최고의 홍보 가 치를 실현하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토카피궁전 복원 계획을 수립하였다. 1998년 4월 토카피궁전에서 정부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에 실시한 기 자회견을 시작으로 1년 동안 터키의 모든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복원 장소 로 기자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초청장을 지속적으로 발송했다. 수시로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복원이 시작된 이후에는 이를 알리는 TV 광고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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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에 임하는 모든 인력은 ‘Cif’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입 었고, 빨간 모자에 하얀색 상하의가 붙은 작업복 스타일의 유니폼을 착용하 고 모자에는 심벌마크를 새겨 넣었다. 또 복원 현장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복원 현장과 작업 내용을 설명하는 현황판이 설치된 홍보 부스도 운영했다. 유적 복원 프로젝트는 문화재 복원 기금 모금 이벤트를 포함하여 각종 소규 모 이벤트와 함께 진행되었으며, 캠페인이 끝나면서 캠페인 결과를 CD-Rom이나 프레스키트 형태로 담아 배포하였다. 기자회견은 물론 현장 취재, 유명인사 방문에 대한 보도, 새로운 유물 발견 등 유니레버가 참여한 복원 사업은 수백 건의 기사를 창출했다. TV와 신문 등 매스컴을 통해 나간 기사의 광고 환산가치는 250만 달러에 달했다. 복원사업이 진행된 1년간 200만 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복원 현장을 방문하 였는데, 유니레버는 캠페인 로고가 새겨진 빨간 모자 등을 기념품으로 증정 하기도 하였다. PR 캠페인 결과 소비자의 50%가 시프 제품에 대한 인식변화를 나타냈 고, 터키 전역에 걸쳐 3%의 시장점유율을 가져왔다.

CJ제일제당의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

CJ제일제당의 해양심층수 ‘미네워터’는 2012년 물의 날을 맞아 보광훼미리 마트와 손잡고 물 부족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전달하는 ‘미네워터 바코드롭(BARCODROP)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물방울(DROP) 모양의 기부용 바코드(BARCODE)가 새겨졌다는 뜻에 서 ‘미네워터 바코드롭(BARCODROP) 캠페인’이라 이름 붙여진 이 캠페인 은 미네워터 패키지에 기부용 바코드를 새겨 소비자들이 손쉽게 기부에 참 여하도록 하고, 기부된 금액은 물 부족에 신음하는 아프리카에 전달해 아이 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전국 보광훼미리마트에서 판매되는 미네워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 중 기부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은 기존의 미네워터 가격에 100원을 덧붙여 계산 하면 된다. 소비자가 100원을 기부할 때마다 CJ제일제당과 보광훼미리마트 는 각각 100원씩 추가 기부, 1병당 총 300원의 기부금액이 모아지게 된다. 소비자, 유통사, 그리고 제조사 3자가 함께 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부 캠페인 을 전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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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 프레젠테이션 보드

출처: CJ제일제당 홈페이지

2012년 3월에 시작된 이 캠페인은 그해 연말까지 7863만6100원의 기 부금이 모아져 유니세프에 전달되었고, 뉴스 검색 KINDS를 통해 검색해 본 결과 2013년 10월 1일 현재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 관련 기사는 331건 으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방송 뉴스에서도 이 캠페인을 보도해 새로운 기부 방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창출하였다.

참고문헌 김병희(2002), MPR의 기능적 특성에 관한 연구, ≪경영연구≫, 11(1), 373∼390. 제일기획 (2013. 7),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 ≪중앙일보≫ 2013년 7월 25일 B4.

최윤희(2003), 󰡔현재 PR론󰡕, 서울: 나남. Belche, George E. & Belche, Michael A. (1995), Introduction to advertising and promotion: An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perspective(3rd ed.). Chicago: Irwin. Cutlip, S. M., Center, A. H., & Broom, G. H. (2000), Effective public relations(8th ed.). Upper SaddleRiver, NJ: Printice Hall.

394


Harris, Thomas L.(1991), The Marketer’s Guide to Public Relations: How today’s top companies areusing the new PR to gain a competitive edge. New York: John Wiley & Sons, Inc.. Harris, Thomas L. & Wahlen, P. T.(2006), The Marketer’s Guide to Public Relations in the 21st Century. Thomson. Harris, Thomas L. (1998),Value-Added Public Relations: The Secret Weapon of IntegratedMarketing. Chicago: NTC Business Books. Gronstedt, A.(1996), Integrating Marketing Communication and public relations: A stakeholderrelations model. in Thorson, E. & Moore, J..Integrated Communication: Synergy of persuasive voices. New Jersey: Lawrence Erlbaum Associates.

395


23 IR

최준혁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IR의 정의 1969년에 설립돼 3300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IR전문가 NIRI

협회인 NIRI(National Investor Relations Institute)는 IR(investor relations) 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재무적 기능을 결합하여 현재 및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성과와 전망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적 인 마케팅 활동”으로 정의한다. 2008년에 설립돼 국내 IR의 보편적 관행 정

한국IR협의회

착에 노력하는 한국IR협의회는 IR을 “기업의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받기 위 해 증권시장 및 이해관계자와의 효과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증 권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재무·커뮤니케이션·마케팅 활동을 통합한 전 략적 경영책임 활동”으로 정의한다. 한편 브룸과 샤(Broom & Sha, 2012)는 PR을 조직과 공중 간의 관계로 정의 내리는 그들의 방식을 원용해 ‘시장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주를 비 롯한 다양한 재무 관련 개인·집단과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유 지하기 위한 CPR(corporate public relations)의 특수한 부문’으로 정의한다 (p. 16).

공시

국내·외 IR 관련 전문가협회 및 브룸과 샤(2012)의 정의, IR의 공시 (disclosure) 기능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 등을 반영해 한국PR학회에서 는 IR을 “상장사 혹은 상장(上場)1)하고자 하는 기업이 성과와 전망에 관

1) 주식이나 어떤 물건을 매매 대상으로 하기 위하여 해당 거래소에 일정한 자격이나 조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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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확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함으로써 현재 및 잠재적인 투자자들 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돕는 한편, 기업의 시장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 략적인 재무 관련 PR 활동”으로 정의한다. 한편 일부 PR 회사와 FSC

FSC

(Financial Communications Society)와 같은 전문가 단체는 IR을 비롯해 CPR, 마케팅, 광고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재무적 커뮤니케이션(financial

재무적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s)으로 부르기도 한다.

IR의 사례 오피스맥스(NYSE: OMX)와 PR 컨설팅 업체 FTI는 사무용품 유통 시장의 급변하는 환경 변화와 오피스맥스의 주요 임원진 변경이라는 상황에서 오 피스맥스가 실적이 개선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회사 로 개인 및 기관 투자자에게 인식되게 하는 복합적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을 실행했다. 오피스맥스와 FTI는 경제적 환경 변화를 이겨낼 수 있는 기업 성장 방안을 담고 있는 5개년 계획을 발표했으며, 기업의 주요 비전을 제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했다. 그 결과 오피스맥스는 투자에 매우 적합한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는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매도 부문(sell-side)2)의 우호적 평가, 신규 투자자의 매수 촉진, 주요 경제 관련 매체의 긍정적 보도, 주가 상승 등을 이끌어 냈다. 오피스맥스 IR 활동은 미국PR협회(PRSA)의 2011 실버앤빌상(Silver Anvil Award)의 IR 부문 수상작으로, 위 사례는 IR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

미국PR협회 실버앤빌상

며,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IR은 기업 공시,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조직, 특히 기업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PR의 특별 분야로 기업 에 대한 투자자 및 시장의 신뢰와 안정적 주가관리, 지속적이고 확대적 투 자 유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갖춘 거래 물건으로서 등록하는 일. 2) 증권 산업에서 주문이 거래되는 부문을 일컫는 말. 매도 부문은 소매브로커, 기관브로커, 딜

러 등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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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의 기능 기업이 IR을 수행하는 이유는 시장에서의 신뢰도 확보, 주가의 안정적 관리, 자금 조달의 원활화 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김대호, 2001; 甲斐昌樹, 2001).

시장에서의 신뢰도 확보

기업은 시장에서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 IR을 수행한다. 기관투자자를 비롯 한 주식시장의 참가자들은 기업의 신뢰도를 해당 기업의 성과, 미래 전망, 재무구조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하는데, IR은 시장의 참가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의 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IR은 시장에서의 신뢰도 제 고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

주가의 안정적 관리

IR은 기업 주가의 안정적 관리에 기여한다. 국내 1800여 개 상장사의 IR 활 IR신뢰지표

동을 점수화한 ‘IR신뢰지표’와 주가상승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에 의 하면, 우수 IR 기업의 주가수익률은 55.95%로 같은 조사 기간의 코스피 (KOSPI) 수익률 17.28%에 비해 38.67%포인트 높았다(서유진, 2010. 2. 9). 한편, 기업 주가 결정에 기업의 재무구조와 같은 재무적 요인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역량과 윤리성 같은 비재무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IR 팀이 주요 경영진의 평판 관리에 참여하기도 한다.

자금 조달의 원활화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은 크게 직접 금융과 간접 금융으로 나뉘는데, 증권시 장(주식시장, 채권시장 등)을 통해 자금공급자의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방 식을 직접 금융이라 하고, 금융기관(은행, 증권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대출 받는 방식을 간접 금융이라 한다. 성공적인 IR 활동으로 시장에서 신뢰도를 확보한 기업은 신규 자금을 필요로 할 때, 개인 및 기관 투자자, 금융 기관 등 이 기꺼이 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IR은 원활한 자금 조달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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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공시(公示, disclosure)란 기업의 성과와 전망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적절 한 시기에 현재 및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앞서 IR을 “상장사 혹은 상장(上場)3)하고자 하는 기업이 성과와 전망에 관한 정

상장

확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함으로써 현재 및 잠재적인 투자자들의 합 리적 의사결정을 돕는 한편, 기업의 시장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인 재무 관련 PR 활동”으로 정의했음을 전제한다면, 공시는 IR의 핵심 기 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시를 담당하는 실무자는 이른바 ‘HIT원칙

HIT

(honest, immediate, and timely)’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즉,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는 솔직하게, 즉각적으로, 그리고 시의적절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관련 정보를 업 계지나 잡지에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법적인 책임은 전혀 없다. 그 러나 현재 및 잠재적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는 반드시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공시해야만 한다. 중요 정보를 공시하

한국거래소

지 않을 경우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해당 규정인 ‘증 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의 중요 정보가 투자자들에게 충실히 제공됨으로써

금융감독원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정보 비대칭에 따른 투자자 보호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005년부터 󰡔기업공시 실무 안내󰡕를 매년 펴내고 있다. 국내 IR담당자들의 필독서인 󰡔기업공시 실무안내󰡕는 정기 공시, 수시 공시, 발행 공시, 지분 공시, 기타 공시, 전자 공시 등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 드라인을 제공한다. 정기 공시란 증권을 발행하거나 상장한 법인 등의 사업

정기 공시

내용, 재무 상황 등 기업 내용을 정기적으로 공시함으로써 일반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투자 판단 자료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 형성이 이루어 지도록 하여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정기 공시에 필요한 서류로는 사업보고서와 분기·반기 보고서가 있다. 주요 사

3) 주식이나 어떤 물건을 매매 대상으로 하기 위하여 해당 거래소에 일정한 자격이나 조건을

갖춘 거래 물건으로서 등록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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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 보고서는 수시 공시에 필요한 서류로 회사존립, 조직 재편성, 자본 증감 등의 사항과 특수 공시 사항을 담아야 한다(금융감독원, 2012). 발행 공시

발행 공시란 법인이 증권시장을 통하여 주식 등을 취득 또는 처분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분 공시란 기업 지배권 경쟁의 공정성 및 증권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상장법인이 발행한 주식 등을 대량 보유한 자에 대해 그 보유 상황 을 공시하도록 하는 제고다. 기타 공시는 합병, 자기주식의 취득 및 처분, 이익소각, 의결권 대리행사에 관한 정보 제공, 공개매수 등을 공시하는 것 을 의미한다(금융감독원, 2012).

전자 공시

전자 공시란 기업 등 공시 의무자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ta Analysis, Retrieval and Transfer System)을 통하여 공시 서류 를 전자문서의 방법으로 제출하고 일반인은 인터넷 또는 모바일 서비스를 통하여 기업의 공시 서류를 즉시 열람할 수 있는 제도로 국내·외 많은 기 업들이 공시의 신속성, 정확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전자 공시를 적극 채택 하고 있다(금융감독원, 2012). 공시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는 관련 법률 및 규정에 의해 법적 처 벌을 받는다. 코스닥상장기업 A사는 최대주주 B사가 보유주식 176만3491 주(지분율 23.9%) 및 경영권을 C사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과 이 계약의 양수인 지위를 D사에게 양도한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이런 내용 을 2009년 반기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1억6230만 원의 과 태료를 부과 받았는데, 이 처벌은 정기 공시의 의무를 따르지 않는 사례다 (금융감독원, 2012). 이외에도 각 공시별 구체적 사항과 위반 시 처벌 사례 를 󰡔기업공시 실무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IR의 수단 IR도 PR의 다른 영역들처럼 타깃 공중에게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기업과 타깃의 윈-윈 관계를 지향하는 활동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IR의 수단(프로그램)에는 주주총회, 기업설명회, 투자설명회, 산업시찰, 결 산설명회, 실적발표회, one-to-one 미팅, 투자자 미팅, 콘퍼런스콜, 연례보

400


그림 1 KB금융지주의 웹캐스팅을 통한 실적발표회 중계

고서, 보도자료 등이 있다. 최근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IR 활동 을 웹캐스팅(webcasting)으로 중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림 1은 웹캐스팅 의 예다. 한편 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2013년 4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국증권거래위원회

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기업 공시를 허용하면서 국내에서도 ‘소셜 공 시’ 허용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동영상 스트리 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의 리드 해스팅스 CEO(최고경영자)가 2012년 7 월 월간 시청률 기록을 별도 공시 없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이 관련 규정 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조사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공시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허용하게 되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다만 SNS를 통해 중요 사항을 공 시하려면 투자자들에게 미리 어떤 채널을 이용할지를 알려야 한다는 단서 를 달았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단순한 마 케팅 도구가 아니라 투자자들과 진지한 소통이 가능한 수단이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수 기업들이 SNS를 활용한다는 점도 이 공시 허용을 가능케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박 용만 두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유명 CEO들이 소셜네트워크서 비스를 적극 활용하면서 ‘소셜 공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셜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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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전자공시시스템 외 다른 채널을 통한 공시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 을 고수해 ‘소셜 공시’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송선옥, 2013. 4. 3).

참고문헌 금융감독원(2012), 󰡔기업공시 실무안내󰡕. [On-line] Available: http://www.fss.or.kr/

서유진(2010. 2. 9), 제일모직·포스코… IR 잘하는 기업 주가도 좋네, ≪매일경제≫, [On-line] Available: http://www.mk.co.kr/

송선옥(2013. 4. 3), 회장님의 SNS 공시, 한국서는 시기상조?, ≪머니투데이≫, [On-line] Available: http://www.mt.co.kr/

한국IR협의회 홈페이지, [On-line] Available: http://www.kirs.or.kr/ Broom, G. M., & Sha, B. (2013), Cutlip and center's effective public relations. (11th ed.).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NIRI(National Investor Relations Institute) 홈페이지, [On-line] Available: http://www.niri.org PRSA(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 홈페이지, [On-line] Available: http://www.prsa.org/

甲斐昌樹(2001), 實踐IRマネジメント—企業の未來と投資家を結ぶ情報戰略.

임진국·임종욱 역(2002), 󰡔IR 매니지먼트󰡕, 서울: 거름.

402


24 공공 캠페인

박동진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우리 사회가 직면한 크고 작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서 캠페인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조직에서 사용되어 왔다. 오늘날 공중의 태도 변화나 정 보 인지, 행동 변화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은 기업의 사회책임활동(CSR 활동), 스폰서십 등의 형태로 많은 조직에서 채택하고 있으며, 현대 PR에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공공 캠페인의 정의 공공 캠페인과 PR

캠페인(Campaign)이란 용어는 정치 캠페인, 브랜드 캠페인, 광고 캠페인,

캠페인

헬스 캠페인, 환경 캠페인 등 다양한 주제와 결합되어 우리 사회에서 폭넓 게 사용되고 있다. 본래 캠페인은 전략이나 전술과 같은 군사적인 용어로 특정 지역에서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한 군사 작전이나 군사적 행동을 의미했 으나, 오늘날에는 목적 달성을 위한 일련의 조직화된 행위라는 일반적인 개 념으로 정의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캠페인은 “특정한 시간대에 많은 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커뮤니케이션 행위들을 적절히 조합함 으로써, 특정한 효과를 거두도록 고안된 설득 행위”라고 정의된다(Rogers & Storey, 1987; 김영석, 2005 재인용). 캠페인의 개념에 기초하여 라이스와 앳킨(Rice & Atkin, 1989)은 공공 캠페인을 “사전에 정한 기간 동안에 조직화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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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PR과 공공 캠페인의 구분(Dozier, J. Grunig & L. Grunig, 2001)

인과 사회의 공익을 위해서 목표 공중에게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거나 설득 하거나, 행동 변화를 위해 동기를 부여하려는 의도적인 시도”(p. 7)라고 정 의하였다. 공공 캠페인에서 조직화된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주로 대중매체 의 활용을 의미하며, 대인 커뮤니케이션의 지원이 보완적으로 사용된다. 공공 캠페인은 그 정의에 따른다면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의 인식이나 태 도, 행위를 통제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PR의 4모델에 서 제시하는 불균형들(예를 들면, 공공정보 모델이나 쌍방향 불균형 모델) 과도 유사한 특징이 있다(Dozier, J. Grunig & L. Grunig, 2001). 실제 많은 공공 캠페인이 PR 4모델의 공공 정보 모델을 아직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Dozier, J. Grunig & L. Grunig, 2001). 그러나 PR 우수 모델 은 캠페인의 윤리적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이 범 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는 보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 캠페인과 사회적 마케팅4)

1970년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마케팅 학자들은 사회적 이슈를 해결 하기 위해 마케팅의 이론과 기술의 확대를 주장하였다(Andreasen, 1995).

4) 코틀러와 잘트만(Kotler & Zaltman, 1971)는 사회적 마케팅을 ‘사회 변화 캠페인’이라 정의

하기도 했다.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프로그램으로서 공공 캠페인과 사회적 마케 팅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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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사회적 마케팅 모델

기획 & 전략 개발

효과 평가 및 수정

콘셉트, 메시지, 자료 개발 및 사전 실험

프로그램 실행

그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를 이끌어 내는 것이나 공중이 바람직한 행위 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나 모두 개인들의 행동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것이 기 때문에 결국 마케팅의 기본 원리가 적용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들의 노 력으로 소위 사회적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기업, 정부, 비영리 기구에서 사 용되게 되었다. 미국마케팅협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 마케팅과 구분하여 목표 공중이나 사회의 바람직한 행동에 영 향을 주기 위해 마케팅의 지식, 개념, 기술을 사용하는 마케팅의 영역을 사

사회적 마케팅

회적 마케팅(social marketing)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마케팅의 기획 원리, 세분화,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전략이 금연, 가족계획, 스포 츠 폭력 예방, 장기 기증, 건강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 한 프로그램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헬스 캠페인 분야에서 사 회적 마케팅 방법론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Kotler & Lee, 2008). 공공 캠 페인의 기획과정에서는 사회적 마케팅의 4단계 순환 과정이 많이 채택되고 있다. 4단계의 순환 과정 은 분석, 기획, 실행, 평가의 과정을 의미한다.

405


그러나 사회적 마케팅은 개인의 행동 변화를 위한 노력이 개인적 수준 에만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개인의 행동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적 환 경 이슈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고 려해 볼 때 비효율적이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Wallack, 1990).

공공 캠페인의 역사 공공 캠페인이 언제 어디서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지구상에 인 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인류는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고, 또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해 왔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기 록이나 수사학 발전의 역사를 고려해 보면 공공 캠페인은 꽤 오래전부터 존 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15세기 인쇄 기술의 발명 이후 다양한 서적과 저널, 신문이 발 행되면서 미디어를 통한 공공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721년에서 1722년 사이 미국 보스턴에서는 천연두 예방 접종을 위한 인쇄 홍보물과 대 인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사용되었는데 이를 미주 지역 최초의 설득 캠페 인(social action campaign)으로 보고 있다(박동진·이진우, 2010). 미국에 서 공공 캠페인은 노예 해방, 여성 운동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의 증가와 문 맹률의 감소, 도시화의 진전, 그리고 미디어의 발전에 의해 여러 영역에서 다양하게 발전하게 된다. 학문적인 측면에서도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거치면 서 연구된 다양한 설득 이론들과 연구방법론 등은 공공 캠페인의 발전에 기 여하였다. 그러나 공공 캠페인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텔레비전의 보급 과 확대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지만 텔레비전은 이러한 매체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미지, 감정, 경 험을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텔레 비전이 전달하는 다양한 메시지와 그것의 효과는 공공 캠페인의 중요 관심 사이자 공공 캠페인의 활용 목표가 되기도 하였다.5) 우리나라에서도 공공 캠페인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역사를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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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가족계획 & 우측 보행 캠페인

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문자의 발명이나 한글의 보급 등 커뮤니케이션이 활 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공공 캠페인은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으 로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구한말의 국채보상운동이나 일제 식민지 시기 동아일보가 중심이 된 농촌 계몽을 위한 브나로드 운동의 경우도 국민들의 행동과 태도 에 영향을 준 근대적 의미의 캠페인이라 볼 수도 있다. 1960년대에는 적십 자사를 중심으로 헌혈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나 결핵 예방을 위해 다양한 캠 페인 프로그램을 시행했다는 기사들이 언론에 소개되었다(박동진·이진 우, 2010). 1970년대를 전후해서는 가족계획, 분식 장려 등 정부 주도의 건 강 관련 캠페인이 또한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캠페인은 정부 주도의 대국민 빈곤 퇴치 계몽 캠페인으로서의 새마을 운동6)이다. 새마을 운동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서는 학자 간에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살펴보면, 새마을 운동은 정부 주도

5) 텔레비전에서의 지나친 폭력이나 흡연은 시청자에게 부정적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캠페인

기획자는 텔레비전을 통해 폭력과 흡연의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6) 새마을 운동의 기록물은 2013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407


의 성공적인 대국민 설득 커뮤니케이션 활동이었다. 초기에는 농촌의 계몽 을 시도한 것이었지만 점차 사회 전체로 확산되며 범국민 운동으로 발전하 였다. 정부 주도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과 농어촌 지도자들의 메시지 전달 자로서 대인 커뮤니케이션 활동, 새마을 깃발과 새마을 노래와 같은 상징적 메시지의 사용은 오늘날과 같은 다매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당시에 는 캠페인의 성공에 크게 기여하였다. UN에서는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 캠페인 성공사례를 해외에 소개하여 지금도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서 이것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공공 캠페인과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이론 이론

설득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성공적인 캠페인 기획의 시작이 라 할 수 있다. 사회과학에서 이론은 일반적으로 현상이나 상황에 대한 체 계적인 이해의 방식으로 정의된다. 이론은 개념의 집합체로서 관찰에 기초 하여 과학적 방법을 통해 검증이 되고 현상에 대한 설명과 예측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많은 공공 캠페인은 이론에 근거하여 수행되지 않았으나 최근의 성공적인 캠페인들은 심리학, 커뮤니케이션학, 마케팅, 행동경제학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이론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공공 캠페인에서 이론은 기획의 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캠페인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변수에 대한 이해 를 돕고 메시지 전략의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캠페인 기획에 앞서 적절한 이론과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공공 캠페인의 기획에서 자주 근거가 되는 이론들은 개인들의 태도와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들로서 설득 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에서 발 전되어 온 것들이다. 여기서는 우선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개념들을 간 단히 살펴보고, 관련 이론들을 또한 정리해 본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기초 개념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캠페인이나 PR, 광고, 선전 등의 커뮤니케이션 등 은 모두 목적을 갖는 의도적인 행위로서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하부 영역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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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설득(persuasion)이라는 개념은 캠페인의 가장


표 1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개념 개념

정의

설득

개인의 믿음, 태도, 행위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시도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태도

개인의 환경에 대한 반응 혹은 평가의 총체로서 흔히 호의적 혹은 비호의적 평가로 나타 나는 개인들의 학습된 선유 경향

행위

캠페인의 목적과 결과로서 개인의 행동 변화를 의미하며 새로운 행위를 창출하거나 바 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중단시키거나 줄이는 것

중요하면서도 기초적인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설득은 시대적으로 학자마 다 다양한 개념적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개인의 믿음, 태도, 행위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시도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정의 할 수 있다.7) 설득의 과정에서 또한 중요하게 알아둬야 할 개념은 태도라고 할 수 있 다. 최근 설득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설득 과정에서 태도의 역할에 주목 해 왔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도(attitude)는 개인의 환

태도

경에 대한 반응 혹은 평가의 총체로서 흔히 호의적 혹은 비호의적 평가로 나타나는 개인들의 학습된 선유 경향(Petty & Priester, 1994)이라 할 수 있 다. 태도는 선척적인 것이 아니며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 고, 태도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려는 선유경향으로서 행동에 앞서서 행동

행동

을 지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긍정과 부정의 평가적 차원의 속성을 가지 며, 항상 어떤 지향점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김영석, 2005). 그러나 무엇 보다도 설득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태도가 인간 행동 에 대한 중재변인으로서 행동을 적극적으로 지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태도와 행위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 해서는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페스틴저(Festinger, 1954)는 개인의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즉, 인지부조화 상태에 있

7) 설득의 역사는 인류가 존재하면서 부터라 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타인의 태도와 행동을 바

꿀 수 없었다면 인류가 존재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고대 그리스 시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 학은 학문으로서 설득에 대한 연구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과 커 뮤니케이션학의 발전은 설득 관련 연구를 더욱 활성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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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때) 개인은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태도 와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보았다. 행동(behavior)의 변화는 캠페인의 목표이자 결과라 할 수 있다. 캠페 인의 목적은 새로운 행동을 창출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중단시키 거나 예방하는 것에 있다. 캠페인은 메시지를 통해 개인의 태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러한 태도 변화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 게 된다.

설득 커뮤니케이션 이론

성공적인 캠페인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설명과 예측이 가능한 좋은 이론을 찾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사회과학에서는 사람 들의 태도와 행위의 관계를 설명하거나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 예측하는 다 양한 이론들이 제시되어 왔다. 여기서는 그중 가장 영향력이 있고 많이 적 용되는 몇 가지 이론들, 즉 맥과이어의 설득, 정교화가능성 , 추론된(계획 된) 행위 이론과 사회 인지 이론, 그리고 혁신의 확산 이론에 대해 간단히 살 펴보고자 한다8).

맥과이어의 커뮤니케이션/설득 모형

맥과이어(McGuire, 1989)의 커뮤니케이션/설득 모형(Communication/ Persuasion Model)은 개인의 메시지 처리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맥과이어는 모 형을 통해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으로 설득의 과정에 관계되는 모든 변수들 을 분류하였다. 독립변인은 커뮤니케이션 투입(input) 변수로서 정보원, 메 시지, 수신자, 채널, 상황의 변수들이다. 즉 정보원 신뢰도, 메시지의 소구 방 식, 메시지 전달 채널의 양식, 메시지 전달의 상황 등 주로 캠페인 기획자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는 변수들이 투입변수의 범주에 들어간다. 종속변수는 결 과물(output)로서 설득을 중재하는 반응의 과정에 관계되는 수용자에 의해 통제되는 12개 변수들이다. 즉, 개인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노출, 주목, 관심, 이해력, 기술 습득, 수용, 기억, 정보 검색, 결정, 결정에 따른 행동, 바

8) 캠페인의 목적이나 주제에 따라 다양한 이론의 적용이 가능하다. 여기서 언급된 이론들은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이론들의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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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직한 행동의 강화, 사후 행동의 견고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12개의 종속변 인들은 각각의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립변인과 함께 설득 반응 을 유도하게 된다.

정교화 가능성 모형

정교화 가능성 모형(Elaboration Likelihood Model, ELM )은 페티와 카치 오프(Petty & Cacioppo, 1986)가 제시한대로 개인이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 얼마나 많은 인지적 노력을 하는가(즉 정교화 가능성의 정도)에 따라 태도 와 행동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설명하는 모형이다. 개인의 설득은 메시 지 처리에 대한 개인의 동기와 능력에 따라서 심사숙고(정교화)하려는 경

정교화

향이 차이가 나고, 정교화 가능성이 높은 메시지는 중심 경로(central route)

중심 경로

를 통해서 그리고 정교화 가능성이 낮은 메시지는 주변 경로(peripheral

주변 경로

route)를 통해 태도와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심 경로를 통해 처리된 메시지는 많은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형성된 태도는 비 교적 장기간 지속되고 행동에 대한 예측 또한 가능한 특징이 있다. 이에 반 해 주변경로를 통해 처리되는 메시지는 많은 인지적 노력을 요구하지 않고 메시지 자체보다 주변 신호(peripheral cue, 예를 들면 정보원의 매력이나 주변의 분위기 등)에 의해 단기적으로 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주변 경로를 통해 처리되는 메시지는 일시적인 태도 변화를 가져오며, 행동 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특징이 있다.

추론된(계획된) 행위 이론

피시바인과 아젠(Fishbein & Ajzen, 1975)은 사람들은 자신이 의도했던 대 로 행동한다는 추론된 행위 이론(Theory of Reasoned Action, Theory of Planned Behavior)을 제시하였다. 추론된 행위 이론의 핵심 개념인 행위 의도는 지각된 행위를 수행하려는 경향 혹은 개인의 행동을 유발하는 의식 적 동기로서 행동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행위 의도는 특정 행위에 대한

행위 의도

개인의 태도와 믿음(주관적 규범)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추론된 행위 이론은 태도와 행위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추론된 행동 이론이 지극히 단순하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는 지적을 받자 아젠(Ajzen, 1985)은 개인이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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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인지된 행위 통제를 새로운 변수로 추가한 계획된 행위 이론을 제시하였 다. 계획된 행위 이론 역시 개인의 행동은 행위 의도에 의한 것이며, 행위 의 도는 행동에 대한 태도와 주관적 규범, 그리고 인지된 행위 통제의 관계 속 에서 설명되어질 수 있다고 가정한다. 계획된 행동 이론에서는 개인의 태도 가 긍정적일수록, 주관적 규범이 강할수록, 인지된 행위 통제가 클수록 개 인의 특정 행위에 대한 의도가 높다고 본다. 특정 행위에 대한 통제력이 있 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개인은 행위 의도가 강할수록 특정 행동을 수행할 가 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회 인지 이론

반두라(Bandura, 1986)는 타인이나 주변 환경의 관찰로부터 행동과 기대 사회 학습 이론

되는 결과를 학습하게 된다는 사회 학습 이론(Social Learning Theory)에 기초하여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 행위, 개인, 환경 간의 삼원 상호 작용에 의 해 결정된다는 사회 인지 이론(Social Cognitive Theory)을 제시하였다. 사 회 인지 이론에서는 행위, 개인, 환경 간의 상호 작용에서 각 변인들의 영향 력 정도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행위의 변화도 차이가 존재한다 고 보고 있다. 사회 인지 이론에서 행동 변화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

자아 효능감

은 자아 효능감(self efficacy)이다.9) 자아 효능감은 특정 행위를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 혹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통제의 가능성으로 행위 예측의 매우 중요한 변수로 많은 연구에 적용되어 왔다. 예를 들면, 금연이 나 금주, 다이어트 같은 행위 또한 자아 효능감이 높은 개인이 실행할 가능 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의 확산 이론 혁신

혁신의 확산 이론(Diffusion of Innovations Theory)은 우리 사회에서 새로 운 아이디어, 제품, 서비스, 기술, 행위 등이 어떤 과정을 통해 퍼져 나가는 지를 설명해 주는 이론으로 인간의 모방 욕구나 학습 관련 이론에 근거하여 제시되었다(Rogers, 1995). 혁신은 개인, 조직, 지역사회에 새로운 것으로

9) 반두라의 사회 인지 이론에서 자아 효능감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래서 일부 학

자들은 반두라의 사회 인지 이론을 자아 효능감 이론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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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되는 아이디어, 제품, 행동 등으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 게 전달(확산)이 된다. 혁신은 지식-설득-결정-확인의 네 과정을 통해서 수 용하게 되는데, 개인은 혁신을 채택하는 속도와 특징에 따라 혁신자, 조기 수용자, 조기 다수 수용자, 후기 다수 수용자, 지체 수용자로 분류된다. 혁 신의 확산 폭과 속도는 혁신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 이점, 혁신과 공중 간의 적합성, 혁신의 용이성, 혁신의 시도 가능성, 그리고 혁신의 결과를 쉽게 관 찰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공공 캠페인 설계의 원리 멋진 집을 짓기 위해서 좋은 설계도가 필요한 것처럼, 성공적인 캠페인을 위해서는 역시 효과적인 캠페인의 기획(디자인)이 필요하다.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캠페인의 디자인은 어떻게 하는가? 노어(Noar, 2006)는 과거 캠 페인 관련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을 통해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캠페인 기획 을 위한 일곱 가지 원리를 표 2와 같이 제시하였다.

표 2 성공적인 캠페인 기획의 원리(Noar, 2006) 성공적인 캠페인의 조건 공식적 조사

목표 공중의 행동과 상황 파악, 메시지 효과와 적정함에 대한 사전 평가 수행

이론의 적용

캠페인 기획의 방향 및 주요 변수 제시, 효과적 메시지와 채널 사용의 전략 개 발 기초

공중 세분화

인구통계학적 특성, 위험 특성, 행동 경험, 개성 등 주요 특징에 따라 공중을 의미 있는 소그룹으로 구분

메시지 디자인

세분화된 목표 공중에 적합한 메시지 개발 및 대인 커뮤니케이션의 대화를 촉 진시킬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의 개발

커뮤니케이션 채널 선택

가장 폭넓게 전달될 수 있는 채널, 전략적 메시지의 포지셔닝이 가능한 채널 의 선택

캠페인 실행 및 과정 평가

캠페인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및 자료 수집 (메시지 도달성, 빈 도, 목표 공중에 대한 노출 정도 등)

구체적인 결과 평가 디자인

실행된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 향후 캠페인의 개선을 위한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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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조사

성공적인 캠페인의 기획과 실행은 이슈, 목표 공중의 행동과 상황, 조직의 역량 등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로부터 시작된다. 보통 관련 문헌이나 정보에 대한 탐색과 직접적인 조사 작업(포커스그룹 인터뷰, 서베이 조사)을 통해 자료를 수집, 분석한다. 공식적인 조사의 결과들은 캠페인의 목표와 메시지 전략, 채널 선택 등 캠페인 기획의 기초자료로 사용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과거의 많은 자료들이 데이터베이스로 되어 있어서 효율적인 검색 이 가능해졌고, 온라인 서베이나 포커스 그룹을 통해 공중의 데이터와 의견 도 저렴하고 신속하게 수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캠페인에서 자주 인용하 는 많은 데이터는 통계정보시스템, 통계바다, e-나라지표시스템, 통계지리 정보시스템 등 국가 통계 검색이나 정부 및 관련 기관의 데이터베이스를 통 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론의 적용

캠페인 디자인에서 이론은 전체적인 과정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론은 사람의 태도와 행동의 관계를 설명하고 예측해 주기 때문에 성공적 인 캠페인은 메시지의 개발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선택 또한 이론에 기초하게 된다. 앞에서 살펴 본 다양한 이론을 적용하고 관련 사례들에 대 한 검토가 이뤄진다면 효과적인 캠페인을 기획할 수 있다.

공중 세분화 세분화

공중 세분화(segmentation)는 목표 공중이나 목표 시장을 찾고 분류하는 작업으로서 캠페인의 성공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많은 사람 들을 동질성(homogeneity)을 갖는 세부 집단으로 나누는 원리로서 다른 집단과는 이슈에 대한 이질성(heterogeneity)이 있어야 한다. 세분화 작업 을 통해 선정된 집단은 매우 유사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략이나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 공중의 세분화가 연 령이나 성별, 지역, 학력과 같은 단순한 사회통계학적 기준을 적용하여 이 뤄졌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사회통계학적 변인들 외에 개인들의 행위적 변 인이나 심리학적 변인들 또한 적용되고 있다. 캠페인의 기획에서 공중 세분 화는 캠페인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목표 공중을 찾는 중요한 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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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세분화의 개념(Grunig, 1989)

기 때문에 캠페인의 목표, 이론적 근거, 과거의 사례에 비춰 정확하게 이뤄 져야 한다.

메시지 디자인

목표 공중이 결정이 되면 그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디자인해야 한다. 공 공 캠페인 메시지는 상업적 메시지와 달리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공중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만들어야 한다. 보통 캠페인 메시지의 경우 는 크게 셋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앳킨(Atkin, 2001)에 따르면 캠페인의 메 시지는 목표 공중에 기대하는 결과에 따라서 인지 메시지, 교육 메시지, 설득 메시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 메시지는 목표 공중에게 이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목표 공중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 내 이슈 에 대한 정보 추구를 유도한다. 교육 메시지는 메시지를 통해 목표 공중이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 행동을 습득하게 하는 것으로 개인의 행위 수행 의 지가 부족할 경우 자신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격려와 훈련을 제공하기도 한다. 설득 메시지는 목표 공중에게 메시지를 통해 특정 행위를 왜 해야 하는지 혹은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메시지로 긍정적 혹은 부 정적 보상 소구의 메시지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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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메시지의 유형과 특성(Atkin, 2001) 메시지 유형

특성

인지 메시지

∙ 캠페인의 목적은 목표 공중으로 하여금 메시지를 통해 인지도를 증가시키는 것 ∙ 메시지는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여, 관련 정보 추구의 동기를 일으킴

교육 메시지

∙ 캠페인의 목적은 목표 공중으로 하여금 메시지를 통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케 하는 것 ∙ 개인이 행위 수행 의지가 부족할 때, 자심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격려와 훈련을 제공

설득 메시지

∙ 캠페인의 목적은 목표 공중으로 하여금 메시지를 통해 왜 옹호되는 행위를 수용해야 하는지 혹은 금지하는 행위를 피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것 ∙ 긍정적 혹은 부정적 보상 소구 사용

그림 5 나눔의 상징 ‘사랑의 열매’

긍정적 소구보다는 부정적 소구가 개인들의 행동 변화에 더 효과적이라 는 주장이 있다. 예를 들면, 스티븐슨과 위트(Stephenson & Witte, 2001)는 건강 관련 캠페인의 경우 부정적 소구의 방식인 공포 소구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인 캠 페인의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포 소구 메시지의 경우 공중이 느끼 는 공포 수위를 일정하게 조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지나친 공포 소구가 오히려 공중으로 하여금 메시지에 대한 거부나 저항과 같은 의도하 지 결과를 낳기도 한다(Atkin, 2001). 공포 소구 메시지와 달리 최근 젊은 세대들의 감각 추구 성향에 맞춰 유머 소구 메시지를 기획하기도 하나, 유 머 소구 메시지는 정보의 중요성이나 신뢰도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서 공 공 캠페인은 메시지 소구 방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캠페인의 기획에서 메시지와 더불어 최근 중요성과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은 캠페인 메시지의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브 랜딩은 마케팅에서 차별화의 전략으로서 자주 사용되는 개념이자 전략이 지만 공공 캠페인에서도 그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행동 변화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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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적 이슈화를 위해 창조적으로 브랜딩한 메시지의 사용(예: 미국의 금연 캠페인에서 사용되고 있는 ‘truthⓇ’나 비만 예방 캠페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VERBTM,’)이나 심벌의 사용(예: 유방암 예방을 위한 ‘핑크 리본’이나 나눔 의 상징이 된 ‘사랑의 열매’)은 캠페인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메시지 전달 채널의 선택

목표 공중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10)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 법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매체 기술의 발달로 캠페인 기획자가 메시지 전달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채널 폭은 과거보다 넓어졌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대인 채널부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 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채널도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메시지 전달 채널의 선택을 위해서는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갖고 있는 특성과 채 널 기획(channel planning)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캠페인에 사용되는 채널을 분류해 보면 표 4와 같다. 그러나 메시지의 특성이나 목표 공중의 특성, 조직의 역량 등 채널 선택 의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많은 변수들이 또한 존재한다. 대중들에게 메

표 4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프로그램 채널

프로그램

대인 채널

질의응답식 팩트시트(fact sheet), 전화 응대 서비스 매뉴얼, 맞춤형 커뮤니 케이션, 뉴스레터, 리플릿, 비디오, 상담 양식 개발

조직 채널

뉴스 레터, 교육 프로그램, 강연, 맞춤형 편지, 키오스크/전시물, 냉장고, 마 그네틱/스티커, 대변인 훈련, 이벤트 배너, 플라이어

지역 채널

미용실, 약국, 마트, 도서관, 우체국 등 공공장소 이용, 포스터, 쇼핑백 광고, 지역사회 소식지, 각종 행사 및 축제, 지역 인사들과의 미팅& 소식지 배포

대중 매체 채널

비디오 뉴스 배포, 만화, 사진, DM, 브로슈어, 잡지, 신문 기사, 신문 간지, 미디어 키트, 뮤직 비디오, 포스터, 매체 광고, 매체 프로그램

인터랙티브 채널

온라인 광고, 이메일 메시지, CD롬 타이틀, 온라인 이벤트, 온라인 게임, 소 셜 미디어

10) 효과적이라는 것은 목표 공중에게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고, 효율

적이라는 것은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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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커뮤니케이션 채널 선택의 기준(Atkin, 1994) ∙ 참여(participation): 메시지 처리 과정에서의 수용자의 적극적 참여 가능 여부 ∙ 의미 양태(meaning modalities): 의미 전달 과정에서 수용되는 다양한 감정 ∙ 개인화(personalization): 정보원과 수용자 간의 인간관계적 특징 ∙ 해독가능성(decodability): 수용자의 메시지 처리에 요구되는 정신적 노력의 정도 ∙ 깊이(depth): 자세하고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채널의 용량 ∙ 신뢰(credibility): 전달되는 메시지의 신뢰성 ∙ 의제 설정(agenda setting): 이슈 관련 공중의 주목을 이끌어 내는 채널의 가능성 ∙ 접근성(accessibility):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 쉬운 정도 ∙ 경제성(economy): 메시지 생산과 전달을 위한 저비용 ∙ 효용성(efficiency): 메시지 생산과 전달을 위한 준비의 단순성

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TV나 라디오 채널을 이용하면 좋겠지만 많은 예산 이 소요될 것이며, 개인 간 대화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전달자의 신뢰도에 따라 효과도 크고 직접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러나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래서 커뮤니케이 채널 기획

션 채널의 선택은 다양한 조건의 고려 속에서 최적의 채널 기획(channel planning 또는 channel mix)을 해야 한다. 앳킨(Atkin, 1994)은 커뮤니케이 션 채널 선택에 고려해야 할 요소로 표 5와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실행 및 과정 평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캠페인 기획자는 캠페인이 의도했던 대로 진행되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당초 기획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의도하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캠페인 진행 중 에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하는 돌발 변수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림 6 갠트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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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의 실행과 과정을 손쉽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실행 계획을 점 검하는 것이다. 보통 캠페인의 기획자는 기획 과정에서 갠트 차트(Gantt

갠트 차트

chart)나 퍼트 네트워크(Pert network)와 같은 실행 계획표를 작성하게 되

퍼트 네트워크

는데, 이 계획표를 토대로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과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결과 평가

캠페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캠페인이 기획 과정에서 제시했던 목표들이 실 제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양적으로 쉽 게 평가할 수 있는 캠페인 메시지의 배포나 미디어 노출에 대한 빈도를 측 정하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캠페인을 통한 공중의 메시지 인지나 이해 정 도, 기존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조사하기도 한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진행 했던 캠페인에 대한 평가인 동시에 후속 캠페인의 발전을 위한 자료로서 중 요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캠페인의 결과 평가 작업 역시 적지 않은 예 산이 소요되어 많은 캠페인 프로그램의 결과 평가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과 평가가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캠페인의 기획과정에서 명확한 캠페인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캠페인 사례: 여성가족부의 성문화 개선 캠페인 ‘화이트 타이(White Tie)’

가. 캠페인 배경 2004년 9월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국민 대다수가 성매매가 불법임을 알 게 되었으나, 성매매가 뿌리 깊은 사회적 관습으로 자리 잡은 한국 사회에서 법적 실효성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선 남성들 스스로 왜곡된 성문화에 대한 자각과 의 식 개혁이 필요하며, 이러한 의식 개선을 위해서 성매매와 성폭력이 줄어드는 올 바른 성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됨. 화이트 타이 캠페인은 성매매방 지법 시행 1주년을 맞아 성매매를 허용하는 문화와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가 족부에 의해 3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어 실시됨. 1990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여성폭력추방 캠페인 ‘화이트 리본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함.(여성가족부 보 도자료, 2005. 8. 30) 나. 캠페인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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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곡된 성문화에 대한 자각과 의식 개혁 ∙ 의식 개선을 통한 성매매와 성폭력이 줄어드는 올바른 성문화 정착 다. 캠페인 타깃 공중 20∼30대 남성 라. 캠페인 메시지 ∙ 앞선 남자의 근사한 생각 ∙ 그녀에게 희망을-모두가 소중한 존재입니다. 마. 캠페인 주요 프로그램 ∙ 화이트 타이 티저 퍼포먼스(8. 19∼8. 29) ∙ 프로축구연맹 올스타전 화이트 타이 홍보 부스 운영(8. 21) ∙ 화이트 타이 클럽 운영(9월부터 연말까지) ∙ 화이트 타이 동영상, 전국 70여 개의 전광판 프로모션(9월 중) ∙ 화이트 타이 Advertorial 진행(9월, 10월) ∙ 대학생 대상 화이트 타이 캠페인 전개(10월 중) ∙ 싸이월드 ‘사이좋은 세상’에서 탈성매매여성돕기 공익 캠페인 전개(9월부터 연 말까지) ∙ ‘앞선 남자의 근사한 행동 수칙’ 1차 플랫폼 구축(12월 중) ∙ 화이트 타이 어워드(12월 중) 바. 캠페인 평가 ∙ 여성가족부가 추진한 화이트 타이 캠페인은 정부 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민간 기업과 같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사용하여 진행된 캠페인임. ∙ 캠페인에 앞서 티저 광고 방식의 이벤트를 연출하여 젊은 층의 관심을 이끌었고 주요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도 소개가 되는 등 화제가 되었음. 그러나 티저 이벤트가 여성가족부의 캠페인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는 이벤트의 의도와 목적을 공중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하였음. 티저 이벤트가 유흥업소나 의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 측이 있었고, 여성가족부가 보도자료를 낸 이후에는 공공기관의 홍보기법으로 서 너무 가볍다는 의견과 신선했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기도 함. 그러나 성매매 문제를 지나치게 남성위주의 문제로만 단순화시켜 본질적인 성 매매의 문제를 사회적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했다는 여성계의 평가와 더불어 남 성을 동물(늑대)에 비유하여 남성 단체들의 비난을 사기도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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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캠페인의 메시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보다 늑대 논란이 일어 여성가족부는 늑대는 철저히 일부일처제를 지키고 가족을 잘 보살피며 자신보다 약한 자를 괴 롭히지 않는다는 설명을 했어야 했음. ∙ 핑크리본이나 화이트리본과 같이 오랜 시간 캠페인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화이트 타이 캠페인을 기획했으나, 단기간의 캠페인으로 인해 공 중은 화이트 타이의 의미와 상징을 이해하지 못함. ∙ 캠페인 기간인 4개월 동안만 운영되었던 캠페인 홈페이지(www.whitetie.co.kr) 가 계약기간이 끝난 후 방치되어 음란사이트로 연결되는 등 후속 문제가 발생하 기도 함.

화이트 리본과 화이트 타이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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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비영리 조직 PR

김찬아 한국방송협회 정책실 연구위원

비영리 조직의 정의와 유형 비영리 조직의 정의

비영리 조직(NPO: Non-profit organization)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조직 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으나, 실제로 정의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비영리 조직은 일반 기업처럼 영리를 주요 목표로는 삼지는 않으나 조직의 운영과 사업의 성패를 위해서는 적절한 이윤이 있어야 한다. 만일 ‘영리를 추구하 지 않음’에 초점을 맞춰서 비영리 조직을 정의하면 비영리 조직 PR을 이해 비정부 조직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정부에 대한 대안적 민간 조직인 비정부 조직(NGO: Non-Government Organization)과 비영리 조직 간의 정의도 다소 애매한 면이 있다. 비영리 조직 PR을 접근할 때 먼저 비영리 조직과 비정부 조직 간의 관 계를 명확하게 하고 비영리 조직이 지닌 특성을 분명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 다. 그러므로 비영리 조직은 비정부 조직의 상위 개념으로 설정하고, 살라 몬(Solamon)의 6가지 특성으로 비영리 조직의 특성을 이해한 뒤 비영리 조 직 PR로 접근하도록 하겠다.

제3부문

비영리 조직은 제3부문(the Third Sector)으로 불린다. 제1부문은 합 법적인 강제력을 지닌 국가정부 영역이며, 제2부문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 업 영역을 말하고, 제3부문은 강제력이나 경제적 이윤 동기에 입각하지 않 은 자발적 활동 영역이다. 살라몬(Salamon)은 대표적으로 비영리 조직의 6가지 특성을 공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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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주도성, 이익 무분배성, 자주 지배성, 자발성, 공익성으로 구분, 정의했 다. 즉 비영리조직은 공식적인 집회와 모임을 가지는 등 조직화의 특성이 있고 민간이 주도하고, 이익을 배분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을 관리하며, 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사회공익을 위해 다수의 이익에 봉사하고 기여하는 조직이다. 비영리 조직은 정부 조직이 아니고, 일반 사기업이 아닌 조직이 모두 해당된다. 병원이나 학교, 종교 단체, 사회복지단체, 협회, 시민단체들이 모 두 비영리 조직에 포함된다. 다양한 성격의 조직이 속해있는 만큼 이 영역 에서 비영리 조직의 유형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영리 조직의 유형

비영리 조직의 유형을 유사한 성격으로 분류하면 크게 3개로 구분할 수 있 다. 공공 이익을 위한 비영리 조직, 자원봉사 비영리 조직, 회원 이익을 위 한 비영리 조직 등이다(Frumkin, 2002; 김영욱, 2010, 31 재인용).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대동여지도로 평가되고 있는 󰡔한국민간단체총 람󰡕은 한국 비영리 조직의 기초적 자료로서 사회 전반에 걸쳐 활동 중인 정 부의 비정부(NGO), 비영리(NPO) 민간단체 2만6000여 개에 대한 현황을 조사하고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조직의 유형을 20개 대분류 하에 49 개 소분류로 정리하고 있다. 이처럼 비영리 조직을 유형화하기는 매우 어렵 지만 조금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PR의 관점에서 비영리 조직을 단순하게 ‘병원’, ‘대학’ 그리고 ‘사회서비 스’, ‘문화적 활동’ 등 네 가지로 구분하였고(Cutlip, Center & Broom, 2000), 목적별로 크게 공익단체, 종교단체, 집단이익추구단체로 구분한 뒤 공익단 체를 의료/보건단체, 교육/연구단체, 복지서비스단체, 예술/문화단체, 시 민단체의 다섯 개로 세분하고, 집단이익추구단체는 직능단체와 친목단체 두 개로 유형화하기도 했다(박상필, 1999). 조직 성격의 유사성과 대상 공중에 대한 특성을 구분하여 가장 단순하 면서 포괄적인 유형을 제안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은 비영리 조직을 크게 공익 단체와 집단이익 추구 단체, 종교 단체 등 세 개로 유형화한 것이다. 공익단체 내에 비정부 조직의 대표적인 예인 시민단체와 비영리 조직의 특성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회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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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비영리 조직 유형

단체, 그 밖에 의료/보건 단체, 교육/연구 단체, 예술/문화 단체 등 5개 분야 의 단체로 구분했다. 집단이익 추구 단체는 직업을 공유하는 단체들로 구성 되어 있는 직능 단체, 친목을 추구하는 친목 단체 등 2개 분야로 구분했으 며, 비영리조직인 종교 단체는 별개로 구분했다.

비영리 조직의 특성과 기능 비영리 조직의 특성

살라몬(Salamon, 1992/ 1999)이 제시한 비영리 조직의 여섯 가지 특성은 공 식성, 민간주도성, 이익 무분배성, 자주 지배성, 자발성, 공익성이다. 첫째, 비영리 조직은 공식적(formally constituted)이다. 공식적인 집회와 모임을 가지는 등 조직화의 특성이 있다. 둘째, 비영리 조직은 민간주도적(private, as opposed to governmental)이다.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고, 제도 적으로 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으며,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을 수는 있으나 관료의 통제를 받지 않고 민간이 주도하는 독립성을 지닌다. 셋째, 비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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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이익을 배분하지 않는다. 이익무분배성(not profit-distributing)은 비영리 조직이 사업 활동을 통해서 이윤을 낼 수는 있지만 그것을 보유하지 않고 다시 조직 활동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비영리 조직은 자주 지배적이다. 조직 스스로 활동을 관리하고 외부의 관리를 받지 않는다. 다섯 째, 비영리 조직은 자발적이다. 비영리 조직의 조직원은 각자 자유의사로 참 여한다. 여섯째, 비영리 조직은 공익적이다. 비영리 조직은 사회 공익을 위 해 다수의 이익에 봉사하고 기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영리 조직의 개화기는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으 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우리나라 비영리 조직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은 시민단체다.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정치적 민주화와 자본주의의 발달로 중

시민단체

산층이 두터워졌다는 것, 그리고 민주화 운동을 통한 민주적 리더십의 함 양, 후기 산업 사회 성격의 사회 분화와 전문화, 지구화 정보화, 지방화의 경 향, 정당성의 빈곤을 겪고 있는 정부와 기업에 대한 불신이 비영리 조직이 급속하게 발전한 이유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충분할 정도의 시민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도층 위주의 하향식 조 직, 정부 종속과 체제 저항의 이원화, 권위적인 조직 문화, 규모와 재정의 열 세, 법적인 체계의 미정비 등이 구체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박상 필, 1999, 2002; 황창순, 1998; 김영욱, 2010).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비영리 조직의 순기능적인 사회적 역할 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시민 자율적으로 형성된 비영리 조직이 사회가 안 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시정하고, 사회 발전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지원 방법에 대한 사회 구 성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비영리 조직은 여전히 정부 지원에 의존함으로써 실질적인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회원 감 소, 유사 조직과의 경쟁 등으로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우 리나라 비영리 조직은 살라몬이 말한 여섯 가지 특성을 갖추도록 자체적인 노력을 해야 하며, 이에 더해 상품과 서비스를 통한 영리 획득을 목적으로 하거나 기존에 보유한 권력을 효율적으로 행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더욱 명확하게 해야 한다. 특히 비영리 조직 PR은 조직의 정체 성을 공중에게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여 상호 간 공감을 하는 등 조직과 공중 간의 관계 형성, 유지, 발전에 주안점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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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조직의 기능

프럼킨(Frumkin, 2002)은 비영리 조직의 기능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시민 의 정치 권리와 관련한 참여, 서비스 제고, 가치와 신념의 제고, 그리고 사회 기업가 정신 등이다(김영욱, 2010, 57). 그림 2는 비영리 조직의 기능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김영욱, 2010, 58). 비영리 조직의 첫째 기능은 시민의 정치 권리와 관련한 참여로 비영리 조직 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옹호하고, 사회 구성원 간의 사회 자본을 형 성하는 것이다. 둘째, 비영리 조직은 정부와 시장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 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셋째, 비영리 조직은 가치와 신념을 제고하는 것 으로 자원봉사자와 조직운영자, 기부자 등이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을 표현 하는 장을 형성한다. 넷째, 비영리 조직은 사회기업가 정신을 구현함으로써 상업적인 목적과 자선적인 목적을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네 가지 기능을 구분하는 중요한 축인 기능과 표현은 체계적인 기능과 수사학적인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비영리 조직이 자본과 인력 등으로 조직의 본래 기능을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중점을 두는 것이 ‘기 능’이며, 추상적이고 무형적이지만 언어와 상징으로 기능이 표현되는 특성 이 강한 것이 ‘표현’이다. 이와 같은 비영리 조직의 네 가지 기능이 종합적으로 발휘되었을 때 얻 사회 자본

을 수 있는 결과는 사회 자본(social capital)의 획득이다. 퍼트남(Putnam) 은 사회 자본을 사회구성원 상호간의 이익을 위해 조정 및 협동을 촉진하는 규범, 신뢰, 네트워크라고 정의한다. 사회 자본은 물리적 자본, 인적 자본과 달리 인간관계 내에서 존재하며, 물리적 자본과 인적 자본과 같이 생산 활 동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 자본은 사회 구 성원들에게 공유된 행동 규범 및 공통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사회 질서를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사회 자본 의 기능은 첫째, 정보 공유의 역할을 하여 공식, 비공식 제도가 정확한 정보 를 제공하도록 하고, 둘째, 개인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구성원들 간의 신뢰 를 회복하게 하는 조정 역할을 하며, 셋째, 집단적 의사결정을 통해 외부효 과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이종수, 2009). 이처럼 비영리 조직의 성공은 신뢰를 강화시켜 사회적인 비용을 감소 시키고 단순한 조직효율성보다 무형의 사회적 자산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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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비영리 조직의 정당성에 따른 기능 분류

역할을 한다. 비영리 조직의 성공은 조직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조직을 잘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호 소통의 경로와 소통의 품질을 높이는 관계적 접근인 PR적 시각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비영리 조직 PR의 특성 비영리 조직이 행하는 PR(이하 비영리 조직 PR)은 비영리 조직이 공중과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생성,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 행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비영리 조직 PR이 기업 PR이나 정부 PR과 다르게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비영리 조직의 특성에 기인한다. 민간 주도성, 자주 지배 성, 공익성과 같은 특성이 PR, 즉 관련되어 있는 공중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 하게 하기 때문이다.

비영리 조직 PR의 핵심, 미션

소명, 혹은 사명이라고 쓰이는 ‘mission’은 비영리 조직을 연구하는 여러 문 헌들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개념이다. 미션은 “왜 이 땅에 존재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즉 존재 의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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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진술

PR의 수사학적 관점을 강조한 히스(Heath)는 미션을 나타내는 미션 진술(mission statement)의 정의와 특성을 기술했다. 미션 진술은 비전 진 술과 아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비전 진술 은 조직의 목적을 미래적 관점에서 보다 넓게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면, 미 션 진술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보다 실용적인 감각으로 내외부 공중에게 조직의 전략을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경험 법칙(rule of thumb)에 따르면 비전 진술은 “우리가 어디로 가는가?”라면 미션 진술은 “우리가 왜 가야 하 는가?”이다. 실제로 여러 학문 분야에서 미션 진술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정의와 구성 요소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미션 진술에는 조직의 주된 목적, 경영 전략, 윤리적 가치, 공중과의 관계 등 이 포함되어 있으며 조직만의 경쟁적인 장점을 강조하고 조직에 대한 이해 를 높이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미션은 기업에서도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유달리 비영리 조직 PR 부분에서 강조되는 이유는 비영리 조직 PR 의 목적 대부분이 미션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커틀립 등(Cutlip et al, 2000)은 비영리 조직 PR의 목적 다섯 가지를 제 시했다. 첫째, 미션에 대한 공중의 승인을 얻어내고 둘째, 조직 미션에 맞는 공공 정책을 개발하고 유지하며 셋째, 조직 구성원에게 미션에 근거한 목적 과 목표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동기를 부여한다. 넷째, 조직과 우호적인 커뮤 니케이션 채널을 만들고 기금 조성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유지 한다.

Cutlip, Center & Broom(2000), 비영리 조직 PR의 목적 5가지

∙ 미션에 대한 공중 승인 획득 ∙ 미션에 맞는 공공정책 개발 및 유지 ∙ 조직 구성원에게 미션에 근거한 목적과 목표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동기 부여 ∙ 조직과 우호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 ∙ 기금 조성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 생성 및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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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조직의 미션은 내외부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담겨져 있으며 (Sheehan, 1996), 미션의 성취는 비영리 조직 효과 측정에 중요한 변인이 될 수 있다(Herman & Rens, 1997; Sawhill & Williamson, 2001). 또한 비영 리 조직의 회원들과 기부자들이 하는 이야기 속에서 조직 미션이 핵심 요소 가 되어 자신의 경험과 가치, 신념들을 구성한다(Glover, 2004). 미션은 조 직 구성원의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논리이기도 하다(Phills, 2005; 김영욱, 2010, 122). 드러커(Druker)는 비영리 조직을 ‘인간 변화 대행인(human-change

인간 변화 대행인

agent)’라고 했다. 이익을 창출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인간의 변화를 중요한 미션(mission)으로 삼고 비영리 조직은 생성된다. 정부나 기업처럼 대부분 조직이 정체성(identity)의 확립을 중요시하고 정체성에 기초하여 PR의 목 적과 목표를 수립한다. 비영리 조직의 미션은 비영리 PR의 출발점이다.

비영리 조직 PR의 과정: ROPES

비영리 조직 PR의 핵심은 조직의 미션을 내외부 공중과 공유하여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인 PR의 과정은 조사, 계획, 실행, 평가 등 4단계로 진행되지만, 비영리 조직 PR은 스튜어드십

스튜어드십

(stewardship)이라는 단계가 추가된다.

1단계: 조사(Research)

배경 조사, 상황 분석, 문제의 핵심 정의, 목표 공중 및 조직 자원에 대한 예 비 조사 등으로 구성된다. 조사는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정성적 조사 방법과 설문 조사나 내용 분석 등과 같은 정량적 조사를 실시한다.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조직에 대한 보도 기사들이다. 평상시 조직이 매일 해 놓은 미디어 클리핑 자료를 분석하여 대략적인 조직 에 대한 공중의 인식, 태도, 행동 프레임을 찾아낸다. 경쟁적인 조직의 기사 분석도 유용하다. 또한 조직이 발행한 간행물이나 보고서 등이 동시에 분석 되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자료로 분석한 결과들을 토대로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만일 부족하다면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사를 별도로 기획, 실행해야 한다. 가용할 수 있는 예산과 시간 등을 고려 하여 정량적, 정성적 방법을 선택하여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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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단계는 첫 번째로 이뤄지는 기본적인 단계이기도 하지만 후속적 인 단계를 진행하면서 필요할 경우 목적에 맞는 조사를 함께 실시할 수 있 다. 조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실행 방법을 알고 있는 PR 실무자가 있다 면 비용 절감적인 방법으로 목적에 맞는 조사를 시행하여 비영리 PR의 효 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비영리 조직의 조사 단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유사 조직들과의 경쟁 상황이다. 모금 상황, 구성원과 자원봉사자 상황, 미 디어 집중 정도와 SNS 활용 능력, 영향력 등에 대한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 해야 한다. 2단계: 계획(Objective)

계획 단계는 조사에서 나온 결과들을 가지고 명확하게 비영리조직 PR을 계 획한다. 조직체의 미션과 문제 상황을 다시 정리한 뒤 목적과 목표를 수립 하고 핵심 전략 및 메시지 주제를 만든다. 또한 핵심 공중들을 뽑아내고 공 중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전략은 목표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말한다. 조직 차원 전략, 프 로그램 전략, 자원 확충 전략, 조직 유지 전략 등 네 가지 차원의 전략이 있 다. 조직 차원 전략은 조직 차원의 미션, 목적, 가치 등을 실현하기 위한 전 략적인 노력을 말한다. 프로그램 전략은 개별 프로그램의 목적, 가치를 실 현하고 개별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자원 확충 전략은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적인 노력과 예산·회계 전산화 등 조직을 유지 하기 위한 전략을 말한다. 특히 비영리 조직의 전략은 조직의 미션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조 직의 지향점을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조직 행위로 통합하는 것이다. 비영리 조직의 좋은 전략은 경쟁적인 우위의 창출, 공중 에게 주는 편익과 가치의 창출, 가치 체계에 맞는 구체적인 조직 행위를 선 택하는 것이다.

3단계: 실행(Practice)

실행 단계는 조사와 계획 단계에서 설정되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단계다. 계획된 프로그램의 메시지 전략과 매체 전략을 정해서 실천하는 것이다. 특히 실행 단계는 창의성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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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전략적인 프로그램의 유형 전략적인 무대응(strategic inaction) 공적인 정보 전달 프로그램 기자 회견 로비 정보전달 프로그램

유명인을 이용한 정보 전달 조직 내 대변인 양성을 통한 정보 전달 잘못된 정보의 수정 노력 정보 전달 창구 혹은 사이트의 신설 등 자연발생적인 행사 이용

행사 프로그램

기념일 행사 미디어 행사 경연을 통한 행사 광고 등 서비스 촉진 관련 프로그램 서비스 실연 프로그램

촉진 프로그램

기금 조성 행사 관련 조사 결과 발표 프로그램 사회책임성과 관련한 메시지 전파 조직 우호집단의 결집 다른 집단과의 연계 강화

조직 프로그램

세미나, 학술 행사, 소모임 시민 압력단체 이용 로비 협상 혹은 갈등 해소 프로그램

메시지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메시지 삼각형(message triangle)을

메시지 삼각형

이용할 수 있는데, 무엇을 말하는가(what it is?) 무슨 의미인가(what it means?) 무엇을 할 것인가(what to do?)를 삼각형의 세 변으로 구성해 동 시에 비교함으로써 가장 적절하고 실제적인 메시지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실제적으로 개발된 메시지는 언어적인 측면과 상징적인 측면이 모두 고려 되어야 하며, 실제 사용하는 언어는 되도록 간단하고, 상징성이 풍부하며, 감정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매체 전략은 만들어진 메시지를 어떤 통로를 통해 전달할 것인지를 결 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기준은 공중의 반응을 얼마나 잘 끌어낼 수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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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평상시 비영리 조직과 관계를 형성해 온 매체가 유리하며 심층적인 보 도나 배경 설명이 가능한 매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메시지를 어느 정도 협력적으로 조정 가능한 매체부 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매스미디어 위주의 전략과 대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을 적절하게 통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매체의 선택은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한다. 켄달(Kendall)이 제시한 전략적인 프로그램의 유형을 비영리 조직에 맞게 수정한 것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김영욱, 2010, 326). 실행 프로그램들이 선정되면 프로그램들 간의 세부 일정 및 예산을 종 합적으로 구성한다. 또한 실행할 개별 프로그램들은 프로그램명, 기간, 목 표 공중, 목표, 핵심 메시지, 프로그램 의의, 실행 및 세부 내용, 기대되는 효 과를 기술한다.

4단계: 평가(Evaluation)

평가는 PR 프로그램이 목표를 달성했는지의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비영 리 조직의 평가는 PR 과정이 얼마나 조직의 미션에 부합했는가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PR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미리 설정한 목 표를 달성하는 것이 척도가 되며 평가 기준으로 정보 전달 여부, 태도 변화 여부, 행동 유발 여부 등 효과의 달성 여부가 적용되기도 한다. 프로그램 시 행 후 정량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목표 달성 여부를 알아보면 좋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PR의 평가 방법으로는 산출물 평가 (output evaluation), 중간 결과(outgrowth), 결과 평가(outcome evaluation) 가 있다. 산출물 평가는 메시지가 얼마나 매체에 나타났느냐를 보는 것이고 중간 결과는 사람들에게 기억되거나 관심을 끌게 된 정도이며, 결과 평가는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이 얼마나 달라졌으며, 조직 평판에 어떤 영향을 미쳤 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산출물 평가는 미디어 모니터링, 미디어 내용 분 석, 인터넷 댓글 분석, 불만사항 분석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결과 평가는 설 문 조사, 심층 인터뷰, 포커스 그룹 인터뷰, 실험 조사 등 다른 정량적 정성 적 분석을 활용할 수 있다. 평가 과정은 PR 업무에 대한 가치를 가시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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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단계다. 구체적으로 효과의 방향과 정도를 보여 줌으로써 유사한 PR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추후 PR 활동의 목표를 수정 보완할 수 있 는 근거로 쓸 수 있다.

5단계: 스튜어드십 단계(Stewardship)

PR 활동을 통해서 형성된 공중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를 논 의하는 단계가 바로 스튜어드십 단계다. 4단계까지는 PR 관리 과정의 일반적인 단계지만 비영리 PR 분야에서 5단계 스튜어드십 단계가 추가 된다. 스튜어드십이란 비영리 조직이 행한 여러 활동을 통해서 형성된 공중 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그 내용에 따라 ‘지속적 관계 유지’, ‘관 계 유지’라고 번역해서 사용하기도 했지만 아직 PR 학계에서 공식적인 합의 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스튜어드십’으로 사용한다. 스튜디어십을 좁은 의미로 ‘청지기’라고 번역해서 쓰기도 하는데 이는 비영리 조직을 청지기로 보고 비영리 조직의 활동은 사회나 지역사회에서 비 영리 조직에 부여한 자원을 청지기의 자세로 배분하고 관리하도록 신경을 써 야 한다는 것이다. 스튜어드십의 의미를 다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청지기 관점은 공중을 대하는 비영리 조직의 기본적인 자세로 수용할 만하다. 스튜어드십은 비영리 조직의 후원자 혹은 기부자와의 관계와 밀접하 게 관련되어 있다. 스튜어드십의 구성 요소로 4R, 호혜(reciprocity), 책임 (responsibility), 보고(reporting), 관계 증진(relationship building) 등이 다. 먼저 호혜는 비영리 조직과 공중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지속 적으로 찾아내거나 새롭게 기획하여 공중에게 알리고 공중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어 비영리 조직이 실천하는 등 상호 간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을 말 한다. 책임은 조직에 지원 의사를 가진 공중을 대상으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행위를 보여 주는 것이다. 보고는 조직과 관련되어 있는 공중들에게 조직에 대한 정보를 충실히 제공함을 말한다. 관계 증진은 새로운 회원이나 기부자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회원이나 기부자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더 좋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PR의 정의에 서 나오는 관계 증진보다는 조금 더 실천적인 의미로 관계 증진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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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기부자 유지 계획 개발 프레임워크

출처: 애드리언 사전트 & 일레인 제이 저, 2011, 244쪽

실제로 기부자를 유지하는 계획과 실천은 비영리 조직 PR의 핵심이며 비영리 조직 PR 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스튜어드십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림 3은 비영리 조직 PR 과정을 기부자를 유지하기 위한 절차에 초점을 맞 추고 있으며 이는 스튜어드십이라는 개념과 일치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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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와 기금 조성 활동 기금 조성 활동(fund-raising)은 물적 재원을 지원받기 위한 비영리조직 의 활동이며 기부자 관계는 조직에게 재원을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할 가 능성이 있는 기부자와 잠재적 기부자와의 관계를 말한다. 기부는 돈이나 물건 혹은 시간이나 재능 등 유무형의 재원을 비영리 조직에게 주는 행위 다. 기금 조성 활동의 주체는 조직이며 기부의 주체는 공중이다. 조직과 공중 간의 관계가 원활하게 형성되어 있다면 기금 조성 활동과 기부가 활 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비영리 조직에게 기부란 조직의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공중들의 공감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다. PR의 효과는 조 직에 대해 조금 더 알게 하는 인지적 측면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를 나타내는 태도적 측면, 그리고 원하는 행동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 느냐는 행동적 측면이 있다. 인지가 태도를 변화시키고 태도는 행동을 변 화시킨다는 도미노 효과가 있는데 비영리 조직에 대한 기부는 행동을 변 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이고 계획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비영리 조직 PR에서 기부자 관계와 기금 조성 활동에 대한 논의가 중 요한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비영리 조직의 중요한 목적을 기금 조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지닌 활동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 다. 둘째, 비영리 조직의 많은 공중 중에서 기부자라는 가장 관여가 높은 공 중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비영리 조직 PR 활동을 조 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영리 조직의 미션을 수용한다는 행위적 증거가 기부로 나타나 고 기부를 받기 위한 비영리 조직의 총체적인 활동인 기금 조성 활동의 방 향과 성공 정도는 조직의 미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지를 알 아볼 수 있는 활동 평가 방법이기 때문이다. 기부자와의 관계는 기업의 투자자 관계와 유사하다. 기부자는 자신의 가치와 비영리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일치할 때 기부라는 행동을 한다. 기부자가 조직의 가치를 이해하고 조직이 기부자의 가치를 일치시켜 나가 는 것이 기부자 관계의 기본이다. 조직이 기부자에게 정성을 다하고 자신의 가치를 호소하고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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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

사랑의 열매로 더 잘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연말연시에 사랑의 온도탑으로 상징화되는 이웃돕기 모금 캠페인을 연다. 2013년 11월 22일부터 시작된 사랑의 온 도탑은 모금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2013년 모금 목표액은 3110억 원이다. 기부금액의 목표와 기부의 따스함을 상징적 으로 암시하고 있는 ‘사랑의 온도탑’은 잘 만들어진 상징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출처: MBC <8시 뉴스데스크> “광화문 사랑의 온도탑 후끈 나흘 만에 30도 향해”, 2013년 11월 23일 방송,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3372320_5780.html

비영리 조직이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는 대상은 크게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재정원 간의 균형은 비영리 조직이 적정한 자치권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으로부터 많은 기부를 유치한 경우 비영리조직에 대한 인지도를 넓 히고, 언론 매체의 주목을 받게 되고,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뒤따를 수 있 을 것이다. 비영리 조직의 전통적인 기금 조성 프로그램으로는 ‘연례 기부(annual giving)’와 ‘거액 기부(major gifts)’, ‘계획 기부(planned giving)’, 그리고 ‘자 본 캠페인(capital campaign)’으로 구분하고 있다(Doty & Cox, 1997; K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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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Williams, 1997). 이들 유형은 기부 액수와 기부 대상, 그리고 프로그 램 시기 등에 따라 구분된 것이다. 연례 기부와 거액 기부는 기부 액수와 기부의 대상 간의 차이가 있다.

연례 기부

즉 연례 기부는 조직이 정기적으로 행하는 프로그램 활동이나 조직의 기본 적인 운영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만 달러 이하의 소액기부가 주류를 이룬 다. 거액 기부는 특정한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위해 이뤄지며, 상위의 몇

거액 기부

몇 기부자가 모금 목표액의 70%를 달성하는 게 보편적이다. 즉 거액 기부 는 소수의 사람들이 특정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금액을 기부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계획 기부는 개인의 수입보다는 부동산이나 증권 등

계획 기부

의 재산을 대상으로 기부를 받는 것이다. 즉, 기부자에게 수입 이외의 다른 대상을 기부하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기부자의 기부 능력을 보다 높이 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자본 기부는 조직의 자산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일

자본 기부

정 기간에 평소보다 많은 금액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Doty & Cox, 1997; Kelly, 1998; Williams, 1997). 우리나라에서 주로 행해지고 있는 기금 조성 프로그램으로는 ① 결연 후원, ② 정기 후원, ③ 비정기 후원, ④ 프로그램 후원 등으로 구분할 수 있 다. 결연 후원은 사회 서비스 비영리 조직이 제일 많이 실행하는 것으로 후

결연 후원

원자와 수혜자를 연결하여 재정적·정신적인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기 후원과 비정기 후원은 기부의 정기적 참여에 근거하여 구분할 수 있으

정기 후원

며, 프로그램 후원은 특정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광고하여 모금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후원

(양용희·김범수·이창호, 1997). 결연 후원과 프로그램 후원은 기금 조성 활동의 내용에 따른 구분이며 정기 후원과 비정기 후원은 기부의 지속 기간 에 따른 구분이다. 비영리 조직 기금 조성 활동을 통해 비영리 조직의 가치가 표현되고, 해당 비영리 조직이 제공하는 사회적 공익에 대한 의미가 형성되며, 비영리 조직과 기부자 간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에 대한 의미들이 만들어진다. 비영리 조직이 실제로 행하고 있는 기금 조성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화적, 법적 환경이라는 맥락에서 가능한 기금 조성 활동의 형태 적 특성을 알아볼 수 있다. 네이버 해피빈 사례를 보면 사이버머니 형태로 온라인에서 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리고 비영리 조직의 미션과 기금 조성 활동을 통한 조직 가치의 의미가 어떻게 관련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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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알아봄으로써 기금 조성 활동의 내용적 특성을 고찰할 수 있다. 이처럼 기금 조성 활동과 비영리 조직의 기부자 관계를 통해 비영리 조 직 PR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알 수 있다. 비영리 조직 PR을 구체적이고 쉽 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기부자 관계와 기금 조성 활동이라 하겠다.

네이버 해피빈, 클릭으로 그리는 행복한 세상

네이버 해피빈은 2005년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국내 최초로 기부를 모토로 한 포 털 서비스로 출범했다. 네이버 해피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500만 누리꾼과 후 원 기업, 그리고 공익단체가 함께 어우러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캠페인을 제공하고,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드는 데 앞 장서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라는 옛말처럼 ‘콩’을 사이버머니인 ‘해피빈’으로 형상화하 여 기부 실천의 장벽을 낮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많은 것을 하는 네티즌들이 쉽고 편하게 기부를 할 수 있는 기부의 도 구(해피빈)와 장(해피빈 홈페이지)을 마련했다. 네이버는 사업자들과 네티즌, 비 영리 조직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기부 플랫폼을 구축하여 온라인의 장점 을 극대화했다. 포털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즉각적인 피드백이며 쌍방향성이 다. 이러한 장점을 통해 신뢰도 높은 온라인 기부 문화를 조성했다는 점에서 긍정 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출처: 해피빈 홈페이지 http://happybe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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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비영리 조직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를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 다. 기금을 모으기 위해, 사람을 모으기 위해, 핵심 문제에 대한 의견 개진 을 위해서 등이다. 비영리 조직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인 비영리 조직 PR은 인간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하지만 비영리 조직의 존재감은 매우 미약하다. 2013년 19세 이상 성 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NPO 명성 조사’ 결과 대표적인 비

국내 NPO 명성 조사

영리 단체를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84.8%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53.6% 였으나 1년 사이에 24%가 늘어났다. 즉 비영리 단체에 대한 인지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3년 6월 30일 기준으로 중앙행정부처와 시도에 등록된 단체는 1만1193개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비영리 단체에 대한 관심도 가 낮다는 것이다. 소규모 비영리 조직들은 자신들을 ‘등’ 단체라고 말하는 데 대규모 조직들 이름이 거론된 뒤에 나오는 ‘등’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많은 조직 중 작은 조직뿐만 아니라 대규모 조직의 존재마저 모른 다면 비영리 조직의 순기능적인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비영리 조직 PR은 공익에 초점을 맞춰 공중들 간의 협력을 만들어 나가 는 것이 핵심이다. 각 조직들의 개별적인 모금 활동도 중요하지만 비영리 조 직의 본래 역할인 인식 개선, 권리 옹호 등 의제 설정 기능을 강화해서 전반 적인 비영리 조직 인지도를 높이고 우호적 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함께 비영리 조직 PR의 수단도 증가하고 있다. SNS 캠페인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참여로까 지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슬랙티비즘 (slacktivism)’이라고 말하는데 소심하고 게으른 저항 방식이라는 의미를 담 고 있다. 슬랙티비즘은 ‘태만해지다, 해이해지다’라는 뜻의 ‘slack’이라는 단 어와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위한 활동을 가리키는 ‘activism’이 결합된 단어 다. 예를 들면 기아 대책의 2013년 3월 식수 개발 사업 ‘1리터의 생명’ 캠페 인 영상은 100만 건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지만 모금액은 목표액 10억 원 에 못 미치는 약 5000만 원에 불과했다. 비영리 조직의 PR 대상은 기금 조성액의 70%를 담당하는 사업가들이 되기도 한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붕괴 이후 2009년 5월 뉴욕에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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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본주의가

유한 사업가들이 회합하였고 이들을 ‘박애자본주의가(Philanthro-capitalist)’ 라 불렀다. 자선 기부 활동이 사회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 니라 추세를 거스를 방법을 찾는 회합이었다고 평가한다. 기업의 거액 기부 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비영리 조직과 기업 간의 상생 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비영리 조직 PR은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매체를 접근하는 사람들의 특 성, 그리고 직접 연관되어 있는 공중들의 환경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 계획되고 실현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적 접근, PR 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상품이 아닌 조직의 미션이 사회의 공익(cause)과 잘 연결될 때 비영리 조직 PR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 비영리 조직과 사회, 사람, 커뮤니케이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영리 조 직 PR에 접근한다면 많은 가능성과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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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국제 PR 김장열 콜로라도주립대학교 저널리즘&테크니컬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지구촌

마셜 매클루언(McLuhan, 1962, 1964)이 처음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 는 용어를 사용할 때만 해도 지구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뉴스가 도 달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교통의 발달, 통신기술의 발달, 인 터넷의 발달로 인해서 오늘날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지구촌에서 살고 있다. PR도 마찬가지다. 처음 PR이 산업으로 등장했을 때만 해도 PR의 공 중은 자국민이었고 PR의 주요한 수단은 언론을 통한 알리기였다. 하지만 오늘날 PR의 공중은 자국민뿐 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공중을 다 포함하고 있으며, PR의 수단도 언론 관계뿐만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비롯,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공중에게 다가가서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의 인지 도, 태도, 행동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을 소개하는 행사를 한다면 과거와 달리 언론에서 보도하기 전에 한국에 서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행사 현장을 보고 제품 정보를 접할 수 있 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PR에서도 비교적 새로운 분야인 국제 PR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즉 국제 PR이란 무엇인지, 국제 PR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국제 PR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향 후 국제 PR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국제 PR에는 어떤 분야가 있고 어떻 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안내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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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PR이란 무엇인가? 국제 PR은 영어로 International public relations이라고 하기도 하고 global public relations라고 하기도 한다.1) 보는 관점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는 하 지만 일반적으로 국제PR이란 “기업, 단체 또는 정부가 다른 나라에 있는 공 중과 서로 유익한 관계를 맺기 위해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라고 정의할 수 있다(Wilcox & Cameron, 2008). 이 말은 PR의 기본 철학이 공중과 상호 유익한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국제 PR도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중의 개념이 한 나라의 공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하고, 지리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 적 차이가 있다 보니 이에 따라 고려해야 할 공중의 범위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먼저 국제 PR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국제 PR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국제 PR은 PR 대상 국가의 역사, 정치, 경제, 법률 제도 및 문화, 언론, 언어 등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루닉은 그의 우수 이론 연구(1992/ 2006)에서 국제 PR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여섯 개 변인, 즉 문화(언어 포 함), 정치 제도, 경제 제도, 미디어 시스템, 경제 발달 수준, 그리고 액티비즘 으로 제시하였다. 스리라메시와 베르시크(Sriramesh & Verčič, 2003)도 유 사하게 국제 PR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그 나라의 하부구조, 즉, 정치 제 도, 경제 발달 수준, 그리고 액티비즘의 발달 정도이며 그 나라의 문화와 언 론 환경이 이들 변수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자들에 따라서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이 장에서는 대략 다음 변수들 이 국제 PR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아래 변수를 선정할 때 매킨지

1) 엔더슨(Anderson, 1989)은 International PR을 각 지역 시장에서 발생하는 서로 다른 요구에

응하기 위해 각각의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반면, Global PR은 대중/청중 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총체적인 관점에서 천체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주장하였다(성민 정, 2006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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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enzie, 2006)가 제시한 전 세계의 미디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함 께 고려했음을 밝혀 둔다.

문화

세계 각국은 각자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의 역사, 지리적 위치, 언어, 사회 및 정치제도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데 국제 PR을 할 때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성공적인 국제 PR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는 사람의 머리 안에 그 사람의 영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머리를 만지는 행위는 금 기시되어 있다. 설령 그 상대가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함부로 머리를 만지 면 안 되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잘 모르는 사이라도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 다듬는 것이 친밀함의 표현으로 결례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문화적 충 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한국인이 태국에서 어린아이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큰 결례를 하는 것이고 해당 어린이의 부모에서 사과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두 명의 학 자가 많은 연구를 해 왔다. 홉스테드의 다섯 가지 문화적 차원과 홀의 고맥 락 저맥락 문화가 그것이다.

홉스테드의 다섯 가지 문화적 차원

홉스테드(Hofested, 1980, 1991), 홉스테드와 본드(Hofestede & Bond, 1988)는 동서양의 50개국의 문화를 비교 연구하였으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다섯 가지 차원을 제시하고, 이 다섯 가지 차원의 변수들을 조합하여 각 국가들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홉스테 드의 연구는 오래된 연구이기는 하지만 국제 PR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프레임이 될 수 있기 때 홉스테드 다섯 가지 문화적 차원

문에 소개한다. 홉스테드의 다섯 가지 문화적 차원(Cultural Dimensions)은 아래와 같다(초기 연구에서는 1∼4번까지만 제시했으나 후에 5번 유교적 역동성 차원을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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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권력 간격(power distance): 권력 간격은 권위주의/평등주의 또는 수직 적 계층 문화에 대한 차원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 사회에 있는 어떤 조직 이나 단체 구성원 간에 권력거리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그 나라의 문 화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조직에서 상사의 권위가 절대 적이고 부하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상사에게 말하기 어렵다면 이 조 직은 권력 간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국가 차원으로 본다면 멕시코, 필리핀 등의 카톨릭 국가들과 말레이시아, 중동 국가들의 권력 간격이 크고 이스라엘,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권력 간격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상 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국제 PR을 하는 실무자들은 어떤 나라, 어 떤 조직의 문화가 어느 정도의 권력 간극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PR 전략을 다르게 세워야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② 집단주의와 개인주의(collectivism/individualism): 집단주의와 개인주 의는 개인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자신이 속한 조직·사회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으 로 집단주의 문화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대표적인 개인주의 문화 국가다. 이는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잘 나타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내가 사는 집을 말할 때 ‘우리 집’, 가족을 말할 때도 ‘우리 식구’, ‘우리 아 빠’, ‘우리 딸’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영어식으로 하면 우리 집은 ‘내 집 (my house)’이 되어야 한다. 가족도 마찬가지로 ‘my family’, ‘my father’, ‘my daughter’가 되어야 맞는다. 이는 기업 문화에도 나타나는데 집단주의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나 일본 의 종신고용제 개념은 (개인인) 내가 나의 개인생활을 희생하고 내가 속 한 회사(조직)를 위해서 일하는 대신에 회사는 나의 평생 고용을 책임진 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생겨났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회사를 위해서 내 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늦게까지 근무를 하고 휴일에 근무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조건으 로 스카우트 제시를 하더라도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직장을 옮기지 않는다. 반면에 개인주의 문화를 가진 미국의 경우 (개인인) 나는 내 능 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에 고용된 만큼만 일하는 것이고 회사에서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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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만큼 일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따라서 회사의 사정상 늦 게까지 근무를 하거나 휴일에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는 그만큼 나의 개 인적인 생활을 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는 나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해 줘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기업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 을 제기하면 미련 없이 회사를 옮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홉스 테드의 연구에 따르면 호주, 영국 등이 대표적인 개인주의문화 국가이 고 홍콩, 한국, 인도네시아 등이 대표적인 집단주의문화를 소유한 국가 들이다. 물론 요즈음은 이러한 문화가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집단주의 문화국이었던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오히려 서양의 젊은이 들보다 더 개인주의적인 경향을 띠기도 하고 같은 또래집단이라고 하더 라도 그 안에서 집단주의적 경향을 가진 그룹과 개인주의적 경향을 가 진 그룹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높아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각국의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 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 PR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PR 실무자는 이 러한 점을 고려하여 PR 전략 수립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③ 여성성과 남성성(femininity/masculinity): 여성성과 남성성은 한 사회, 조직의 문화가 여성성과 남성성 어느 쪽에 더 가치를 두는가에 따라 결 정된다. 남성성이 강한 문화에서는 성공과 업적을 중요시하며 남녀 간 성 역할의 차이가 분명하다. 반면에 여성성이 강한 문화에서는 인간 지 향적이고 남녀 간 성 역할의 차이가 거의 없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 구 유럽 국가들은 여성성이 강한 국가들이고 적도 지역 국가들이 남성성 이 강한 경향이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구 국가들도 비교적 남성성 이 강하다. 일본은 특히 남녀 간 성 역할의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비교적 남성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 마도 우리나라의 사농공상을 중요시하는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 로 보인다. 물론 이 연구가 시행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오늘날의 실정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아직도 이들 국가에서 PR 전략을 세우고 키 메시지를 개발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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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불확실성의 회피(uncertainty avoidance): 불확실성의 회피는 어떤 사회 의 구성원이 불확실성을 최소화함으로써 불확실·불안에 대처하려는 정도를 말한다. 불확실성의 회피지수가 높은 문화는 불확실성에 따른 급 작스런 환경의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과 규범을 정하고 이에 따라 체계적으로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상황에 대처하려고 한다. 한국, 일본, 프랑스, 멕시코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에 불확실성 회피지수가 낮은 문화는 규정이나 법을 통해서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이러한 불 확실성이나 예상치 못한 변화에 보다 수용적이며, 사람들이 보다 실용적 인 경향이 있다. 덴마크, 홍콩, 인도, 자메이카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⑤ 장기지향성(Long-term orientation): 장기지향성과 단기지향성(Shortterm orientation)은 홉스테드와 본드(1988)가 동아시아 국가들의 역동 적 경제성장에 주목하여 후에 진행한 연구로 유교의 어떤 부분이 이들 국가들의 고성장을 이루어 냈는가를 분석하였다. 유교적 역동성 (Confucian dynamism)이라고도 한다. 장기지향적인 문화에서는 전통 을 중시하고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절약, 끈기 등 현재의 노력 (hard work)을 통해 미래의 보상을 지향하는 가치를 중시한다. 우리나라, 중 국, 일본 등이 대표적인 국가다. 단기 지향적인 문화에서는 장기적이고 전통적인 가치보다는 현재의 노력에 대한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에 더 가치를 둔다. 필리핀, 영국, 미국 등이 여기에 속한다.

홀의 고맥락 · 저맥락 문화

문화인류학자인 홀(Hall, 1976)은 그의 󰡔문화를 넘어서󰡕라는 저서에서 각 국가의 문화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발신자와 수신자 간에 맥락 또는 배 경(context)을 어느 정도 중요시하는가에 따라 고맥락 문화(High-context

고맥락 문화

culture)와 저맥락 문화(Low-context culture)로 구분하였다. 한국어로 고

저맥락 문화

배경 문화, 저배경 문화라고도 하고 고컨텍스트, 저컨텍스트라고 번역하기 도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표적인 고맥락 문화이고 미국은 대표적인 저 맥락 문화다. 고맥락 문화에서는 메시지 발신자와 수신자가 사회적 통념, 관습, 경 험, 정보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할 때(커뮤니케이션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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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를 전달할 때) 상대방에게 구태여 어떤 사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상대가 자신의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발신자 가 말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신자가 그 말이 어떤 맥락에서 어 떤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염, 1988). 불 교에서 말하는 염화시중의 미소가 주려는 교훈도 이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 다. 반면 저맥락 문화에서는 상대방이 나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지 않기 때 문에 메시지의 발신자가 수신자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고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수사 학, 발신자의 신뢰도(source credibility) 연구 등이 다 이런 맥락에서 이해 될 수 있다. 반만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으로 단일언어를 쓰는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30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과는 커뮤니케 이션 방식에 차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PR 실무를 할 때도 잘 나타난다. 요즘은 많이 달 라졌지만 과거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부 대행사와 일을 할 때 계약서 없 이 일을 하거나 계약서를 쓰더라도 “성실 신의의 원칙하에 서비스를 제공한 다”라는 조항만 넣어서 간단히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하다가 고객사가 대 행사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했을 때, 또는 서비스의 기대치와 결과가 다를 때 이에 대한 해석이 달라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요즘도 일부 기업에서 PR 회사와 일할 때 계약서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런 저런 서비스를 덤으로 해 달라고 요구해서 대행사에서 이 때문에 난감해하 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미국 기업, 특히 정부 기관의 PR 서비스를 대행해 보면 계약서의 조항이 아주 세세한 서비스까지 명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 다. 필요한 모든 PR 서비스는 아무리 사소한 내용이라도 계약서에 명시하 는 것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비즈니즈를 할 때에는 점점 이렇게 되어 가 고는 있지만 아직도 일반적인 사회의 문화는 “가가 가가?”하면 상대가 “저 사람이 당신이 말한 그 사람인가?” 라고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래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두서너 개’ 달라고 하면 파는 상인이 알아서 ‘세 개’ 또는 ‘네 개’로 이해하는 것도 우리나라가 고맥락 문화임을 보여 주는 예다. 홀의 고맥락 저맥락 문화를 홉스테드의 다섯 가지 문화적 차원과 비교 하면 고맥락 문화는 특히 집단주의와 관계가 있다. 즉, 우리나라와 같이 고 맥락 문화를 가진 사회일수록 집단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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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미국과 같이 저맥락 문화를 가진 사회일수록 개인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를 잘 이해해야 전 세계를 상대로 국제 PR을 할 때 효과적으로 공중들 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제도

한 나라의 정치 제도(Political system)는 그 나라의 사회 구조와 PR 실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같이 자유롭게 PR을 할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과 비교한다면 쉽게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보통 세 가지 형태로 정치 제도를 분 류하였다. 즉,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제1세계), 공산주의 국가들(제2세계),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제3세계)로 분류하였으나 구소련의 붕괴, 독일의 통 일,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과거에 개발도상국이었던 국가들이 이제 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는 이제 수정 되어야 마땅하다. 기본적으로 한 나라의 정치 제도는 다양한 정당을 인정하 는가 여부가 제일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이밖에도 다양한 변수를 통해 그 나라의 정치 제도를 분류할 수 있다.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정치 제도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 민주주의(Democracies) ∙ 제한적 민주주의(Restricted democratic practices): 민주주의이기는 하나 성별(gender), 인종,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투표권을 제한하 는 정치 제도 ∙ 군주제도(Monarchies): 입헌군주제(constitutional monarchies), 전 통적인 군주제(traditional monarchies), 그리고 절대군주제(absolute monarchies) ∙ 독재정권(Authoritarian regimes) ∙ 전체주의 정권(Totalitarian regimes) ∙ 식민지 및 속국(Colonial and imperial dependences): 20세기 초반 까지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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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보호국(Protectorates)-강대국의 지배를 받는 약소국

PR은 민주주의 제도하에서 기업이나 단체가 합법적으로 여론과 선거 를 활용하여 공중을 설득하는 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위에 열거한 나라별 다양한 정치 제도는 PR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 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에서 PR 활동을 해야 하는데 PR 산업이 발전하고 로 비가 합법화되어 있는 미국과, 정부가 있지만 공산당이 그 위에 실권을 가 지고 있는 중국과는 기획 단계부터 현지 국가의 실정에 맞게 접근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별히 중동,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과 같 이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정당 활동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국가들에서 PR을 할 때는 사전에 이를 충분히 조사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합법적이고도 효과적인 PR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경제 제도 및 경제 발달 수준

정치 제도와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경제 제도(Economic system)와 경제 발 달 수준(Level of economic development) 또한 PR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먼 저 한 나라의 경제 제도는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하는가, 인정하면 어디까지 인정하는가, 자유무역 제도인가 아니면 보호무역 제도인가, 독과점에 대해 서는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가, 정부 주도의 경제 체제인가 아니면 민간 위 주의 경제 제도인가 등에 따라서 달라지고 따라서 PR도 여기에 직간접적으 로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한 나라의 경제 발달 수준도 중요한 변수가 되는데 경제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PR 산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경제가 발달한 나라 일수록 무한경쟁에서 공중을 설득하려면 더욱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PR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마케팅 측면에서의 경쟁사와의 경쟁뿐만이 아 니라 다양한 공중이 각자의 의견을 내고 기업이나 단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 문에 이러한 공중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도 더욱 PR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경우 PR 산업의 역사도 길고 산업으로서의 PR도 발전했음은 물론이다. 또한 한 나라의 경제 발달 수준은 그 나라의 가난(poverty)과 문맹률 (literacy rate)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난한 나라는 TV 방송의 도달률(r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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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다지 높지 않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선진국과 달리 TV 수상기를 보유 한 가구의 숫자가 그다지 높지 않으며 대부분 방송 산업도 발달이 안 되어 있거나 방송의 내용도 정부의 통제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 과거에 TV 수상기가 많이 보급이 안 되어 동네 주민들이 TV 수상기가 있 는 부유한 집에 모여서 함께 TV를 시청하던 때가 있었다. 문맹률이 높은 나 라의 경우 공중이 글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활자 매체의 영향력이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나라들은 신문 산업이 덜 발달했거나 신문의 가 격이 비싸서 일반 국민들이 신문을 사서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 런 경우에는 TV보다는 라디오가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 사 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확성기로 뉴스를 전달하거나 연극 형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멕시코 남부의 가난한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모여서 함께 라디오를 듣기도 한다. 또한 아프리카나 인도의 일부 시골처럼 문맹률 이 높고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드라마나 그 나라 의 전통극을 활용하여 PR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어떤 나라에서 국제PR 을 해야 할 경우 이러한 경제제도와 그 나라의 경제 발달 수준을 충분히 연 구하여 PR 전략을 수립하고 가장 효과적인 PR 채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액티비즘

한 나라의 정치,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액티비즘(Activism) 이다. 정당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가일수록, 경제가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액티비즘이 발달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국가일수 록 국민들이 자신들과 가족의 생계유지가 해결해야 하는 제일 중요한 현안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 활동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국가에 서는 노조 활동이 제일 일반적인 액티비즘 활동이다. 그러나 나라가 발전하 면서 사람들이 점차 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눈을 뜨게 되고 환경, 자연보호, 동물 보호, 인권문제, 개인의 건강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액티비즘이 발달하게 된다. 액티비즘이 발달함에 따라 PR 실무자들에게 액티비즘은 일반적으로 도전과 기회를 함께 제공한다. 수많은 이권 단체, 압력 단체, 사회 단체, 환 경 단체가 생겨나고 활동을 하게 됨에 따라 PR 회사 중에는 서로 다른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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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지닌 액티비스트 그룹을 위해서 일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예 를 들면 낙태를 반대하는 종교단체와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성단체, 미국의 경우 총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권단체와 총기사용은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권리인 만큼 규제하면 안 된다고 하는 총 기협회와 이에 동조하는 시민단체 등 서로 다른 입장의 액티비스트 그룹들 이 PR을 활용하여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루닉은 또한 우수 이론에서 액티비즘이 특별히 기업의 PR 발달에 긍 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액티비스트 그룹이 기업에 영 향력을 행사함으로 기업으로 하여금 보다 책임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투명하고 책임 있는 기업 활동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일수록 압력 단체의 감시가 더 심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사회공헌활동 등 공중 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 PR을 할 때에 해당 국가의 액티비즘 발달 단계, 주요 단체 및 주요 인사에 대해서 충분히 파악을 한 후 전략을 수립하고 PR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법률 제도

한 나라의 법률 제도(Legal system) 또한 그 나라의 PR 실무에 영향을 미치 는 중요한 변인 중 하나다.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법률이나 규제 사 항들은 그 나라에서 PR 실무를 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어떤 국가의 언론이 기사화되기 전에 그 내용을 정보기관으로부터 사전 검 열을 받아야 한다면 이런 나라에서 자유로운 PR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 다. 한때 우리나라도 신문과 방송에 기사가 나가기 전에 정보기관으로부터 검열을 받아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반면에 우리나라나 미국의 경우 상장회 사들은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회사의 주요한 변동 사항은 공시 하는 동시에 언론에도 알려야 하는데 PR 실무자가 이런 법률을 잘 알고 지 켜야 좋은 언론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공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PR 실무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PPL 또는 제품 협찬도 마찬가지다. TV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출연자가 입은 옷이나 사용하는 제품의 상표를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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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안 보이게 하는 것 또한 국가마다 다른 규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관련 법규들이 많이 있는데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 의 글을 인용할 때 발생하는 온라인 저작권 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논 란의 여지는 있으나 우리나라의 인터넷실명제(온라인실명제)도 마찬가지

인터넷실명제

다. 일반적으로 법률제도는 PR 실무자들에게 도전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언론 제도

한 나라의 언론제도(Media system) 또한 정치, 경제, 법률 제도에 영향을 받 으면서 동시에 PR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누가 언론사를 통제하는 가? 언론사가 정부 소유인가 아니면 민간(private) 기업인가? 아니면 종교나 교육 단체인가? 언론사는 얼마나 경제적으로, 법률적으로 기사의 내용적으 로 독립적인가? 등 다양한 변인들이 한 나라의 언론제도를 구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언론사는 구독료(시청료) 수입, 광고 판매 수입, 이벤트, 협찬 등을 통한 수익 사업 등이 주요한 수입원이 된다. 그러나 국가별로 언 론사의 주주가 누구인지 (많은 나라에서 방송의 경우 대주주가 정부일 경우 가 많다), 방송이나 신문의 면허 취득 및 갱신에 대한 기준이라든지, 광고 내용의 허용 범위(술, 담배 및 일부 의약품 광고의 경우), 방송의 광고 삽입 시간(예를 들면 중간광고 허용 여부) 등 언론과 관련된 여러 제도가 PR 실 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언론사의 주주가 국가 기관이라면 정부를 비판하 는 내용은 뉴스화되기 어렵다. 또한 광고 내용의 규제가 많은 술, 담배, 의 약품의 경우 광고보다 PR을 활용하는 경우가 보다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에 서는 요즈음 언론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언론사들이 특집, 이벤트 등을 통하 여 수익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자주 있다. PR 실무자는 그 나라마다 다른 이 러한 언론제도를 잘 활용하여 보다 전략적인 국제 PR을 해야 할 것이다.

언어

언어(Language)야말로 국제 PR을 할 때 가장 중요하면서도 극복하기 힘든 대상이다. 가장 간단한 홍보의 형태인 보도자료만 해도 미국 기업이 한국에 서 활동할 때 보도자료를 영어로 낸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있겠는가? 결국 한국어로 내용을 번역해서 언론에 제공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번역된 보도 자료의 내용이 한국 실정에 맞지 않거나 용어를 잘못 사용해서 좋은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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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불구하고 기사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공식 언어 는 말레이어이지만 영어, 만다린어, 타밀어가 널리 쓰이고 있어 보통 보도 자료를 내보낼 때 이들 4개 언어로 번역된 보도자료를 보내는 것이 보통이 다. 미국의 경우 영어 보도자료를 영어로 보내는 것이 기본이지만 계속 인 구가 증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스페인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에 있는 한국 교포들 을 대상으로 한다면 영어와 동시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이다. 국제 PR을 잘하기 위해서는 PR 실무자가 현지국의 문화를 잘 알고 현 지 언어를 잘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현지국 사정에 정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와 함께 일하면 상당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부 분의 국가에는 현지 언론 사정에 정통한 개인이나 지역(local) PR 회사, 그 리고 글로벌 PR 회사의 지사 또는 현지 제휴 PR 회사가 있기 마련이다. 이 들 중 목적에 맞게 적합한 PR 회사를 찾아서 함께 일하는 것이 언어의 장벽 을 극복하고 국제 PR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국제 PR의 분야 국제 PR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 국제 PR을 하는 실무자는 기업에서 국제 PR을 담당할 수도 있고 정부 기관 또는 비정부기구(NGO)의 국제 PR을 담 당할 수도 있다. 또한 이들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in-house) 국제 PR을 할 수도 있고 독립된 PR 회사에서 국제PR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요즘 새로운 공공 외교

학문·실무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공공 외교(public diplomacy)도 있다. 각각의 경우를 살펴보자.

국제 기업 PR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해외에 서 활동할 때에 반드시 해야 하는 활동이 바로 PR인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 럼 해외에서의 PR은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법률, 미디어 등 다양한 변수들 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어떤 기업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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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진출할 때 현지 사정에 정통한 PR 회사와 손을 잡고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글로벌 PR 회사인 버슨마스텔러에서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PR 활 동을 할 때 PR 대행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 하고 있다(Wilcox & Cameron, 2008). 첫째, 해당 기업이나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호무역주의 운 동(protectionist moves)에 대응하기 위해 둘째, 해당 기업의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에 대처하기 위해 셋째, 해당 기업의 사업이 확장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넷째, 해당 기업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 사회, 산업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 다섯째, 위기 상황에 대처 국제 기업 PR의 범위는 비단 여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PR 회사는 이밖 에도 현지 기업의 인수합병에 따른 사전 사후 PR, 쟁점관리, 현지 채용 직원 교육 및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충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현지국 기 업과의 경쟁에 따른 현지국 공중들의 부정적인 심리적 저항감 감소, 나아가 보다 책임 있는 현지 사회의 구성원(responsible corporate citizen)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사회공헌활동(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등 다양한 PR 영역의 활동들이 필요할 때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국제 정부 PR

기업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정부도 다른 나라의 공중을 대상으로 PR을 한 다. 그 대상은 현지국의 정부, 언론, 소비자, 액티비스트 그룹 등 다양한 공 중이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윌콕스와 캐머런(2008)에 따르면 미국 PR 회 사들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정부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P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① 외국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 ② 외국 정부와 관련된 현지국(미국) 정부의 대응 예측 및 필요한 자문 제공 ③ 외국의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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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현지국 언어(영어) 지원 ⑤ 특정한 이슈에 대해 이해를 돕고 지원 ⑥ 외국 정부의 현지국 활동을 제한하는 법과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 록 노력

외국대행사등록법

특히 미국에는 외국대행사등록법(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이 라는 것이 있다. 1938년에 제정된 이 법에 따르면 미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법률, 정치, 자선기금모음, PR 및 로비 회사들은 외국 정부의 일을 했을 경 우 반드시 미국의 법무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 또한 외국 정부 관련 일을 하 면서 수행한 모든 일, 발생한 수입 및 경비 일체를 법무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www.fara.gov 참조).

비정부기구 국제 PR

비정부기구들 역시 국제 PR을 필요로 한다. 비정부기구의 속성상 국내 이 슈를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 비정부기구도 있지만 그린피스, 앰네스티, 국경 없는의사회, 옥스팸(www.oxfam.org), 월드비전 등과 같이 국제적인 조직 을 가지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PR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사안에 따라서는 비정부기구가 언론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받는 경우도 많 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들 비정부기구와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한다든가 소 셜 마케팅(social marketing) 활동을 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공공 외교 공공 외교

국제 PR과 유사하지만 최근 PR의 새로운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공공 외교 (Public Diplomacy)라는 분야가 있다. 공공 외교란 “정부나 전문외교관이 주 도하는 외교를 넘어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다른 나라 공중들과 직접 소통하 고 마음을 얻어, 국제 사회의 여론을 자국에 유리하게 조성하는 것에 목적을 둔 외교 방식”이다(신호창 & 원수빈, 2011). 전통적인 외교의 개념과 가장 뚜 렷하게 대비되는 점은 대상이 ‘공중(public)’이라는 것, 그리고 소통의 방식이 ‘직접적’이며 외교의 목적이 ‘마음 얻기(getting mind)’에 있다는 것이다. 공공 외교와 국제 PR은 목적 및 공중뿐만 아니라 기술, 방법론에서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외교관들 중에는 PR 및 언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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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공공 외교, 국제 PR과 전통적 의미에서 외교 간의 관계

출처: 주한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의 공공 외교(Public Diplomacy) 체계와 전략 비교 연구(신호창 · 원수빈, 2011)

문가들이 많이 있어서 공공 외교에 PR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다 시 말하자면 PR 실무자들은 공공 외교를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다양화된 국제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PR·공공 외 교는 단순히 현지 매체를 대상으로 언론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 미디 어를 통한 온라인 PR 활동, 이벤트, 문화 교류, 기업들과의 협조 등 다양한 전략과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공식적인 채널만으로는 이러한 공중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 차원의 보다 효율적인 협조 및 실행 체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한 나라의 “외교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말은 이런 의 미에서 단순히 국가의 군사적, 경제적 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국제적 으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공중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민간 차원의 모든 노력을 효율적이고 총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민간단체에서 주관하는 동해표기 운동이나 몇몇 개인들이 추진하는 외국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고 뉴욕 시내 에 포스터를 붙이는 것, 뜻있는 젊은이들이 진행하는 플래시몹 등 다양한 활동들이 각각 따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고 정부와 민간의 협조하에 보다 체 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들이 해외 매체,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전파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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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PR 산업 홈즈리포트

미국의 PR 전문 사이트인 홈즈리포트(www.holmsreport.com)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 PR 산업은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며 매년 8∼10% 성 장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R 회사에는 개인 또는 몇몇으로 이루어진 PR 컨설팅 회사로부터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지사 또는 제휴사 또는 파트너 사를 운영하며 직원 숫자만 수천 명에 달하는 글로벌 PR 회사도 있다. 2012 년 매출액 기준 1∼10위까지 대행사 현황을 살펴보면 그림 2와 같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에 지사 또는 제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림 2에 있는 대형 PR 회사들의 형태를 살펴보면 에델만과 같은 독립 PR 회사도 있지만 대부분 퍼블리시스 옴니콤그룹이나 WPP와 같이 대형 커 뮤니케이션 지주회사에 소속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대형 PR 회사들

full service agency

은 보통 full service agency라고 해서 다양한 분야의 PR을 종합적으로 수행 한다. 예를 들자면 이들은 소비재 분야의 PR(Consumer PR)뿐만 아니라 IT, 헬스케어 분야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대정부 관계, 로비, 소송 PR, 투자자 관리(IR), 쟁점관리, 위기관리,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야의 PR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소규모 PR 회사들은 자신들만의 강점을 살려 특화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특화된

그림 2 2012년 글로벌 PR회사 순위(1∼10위)

출처: 홈즈리포트(http://worldreport.holmesreport.com/to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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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에 강한 소규모 PR 회사들을 부티크(Boutique) PR 회사라고 한다.

부티크 PR 회사

국제 PR 네트워크 형태 PR 회사들은 필요에 따라 또는 전략적으로 해외에 지사 또는 사무실을 두 고 PR 활동을 한다. 이는 고객사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한 당 연히 요구되는 현상이라 하겠다. 실제로 다국적기업들은 본사에서 전 세계 PR을 담당하는 대형 PR 회사를 목표에 맞춰 몇 개 선정해서 활용한다. LG 전자는 회사 차원에서 LG전자의 기업 PR(Corporate communication)을 담 당하는 글로벌 PR 회사를 고용해서 일하는 동시에 단위 사업부(휴대전화, TV 등)들도 자신들의 사업을 도와줄 PR 파트너로서 글로벌 PR 회사들을 각 자 고용해 활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 2에 있는 대형 글로벌 PR 회 사들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PR 회사들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 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PR 회사들은 제휴, 부분 파트너십 또는 지사 형 태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제휴(Affiliation)

글로벌 PR 회사가 특정 국가에 진출하고자 할 때 처음부터 100% 투자해서 현지에 PR 회사를 직접 설립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가 않다. 현지 시장 규모가 적을 수도 있고 정치 상황이 불확실할 수도 있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할 수도 있다. 또한 앞에서 설명했던 현지국의 특수한 문화, 언어, 법 률, 언론관계 등 외국에 폐쇄적인 환경 때문에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 글로벌 PR 회사는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local) PR 회사 중 한 곳을 선택해 제휴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렇게 제휴를 하는 이유는 현지 직접 투자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자신들의 글로벌 네트 워크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PR 기업의 정책에 따라 매년 소정 액의 제휴사 수수료(fee)를 받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 한 제휴 형태도 독점 제휴(exclusive affiliation)를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독점 제휴

경우도 있다. 독점 제휴의 경우 현지 제휴사는 다른 글로벌 PR 회사와는 제 휴를 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른 글로벌 PR 회사와 중복으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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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를 할 수도 있다. 현지 국가의 PR 시장 규모가 아주 작고 PR 회사의 숫자 가 얼마 안 될 때 부득불 이렇게 제휴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 독점 제휴를 하 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에 이렇게 제휴를 맺은 현지 PR 회사는 글로벌 PR회사의 현지 제 휴사(네트워크 파트너사)가 됨으로써 국내적으로는 자사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으며 글로벌 PR 회사로부터 발생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고객사를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공동으로 하기도 한다. 회사 사무실과 직원들의 명함에 글로벌 PR 회사의 파트너사임을 명 시하고 자사의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글로벌 PR 회사에서 제공 하는 각종 교육 및 훈련, 인트라넷을 통한 정보의 공유 등 지역 PR 회사가 글로벌 PR 회사와 제휴를 하게 될 경우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부분투자(Partially owned partnership)

글로벌 PR 회사가 제휴 형태로 특정 국가에 진출한 후 현지 제휴 회사와 좋 은 관계를 유지하고 현지 시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파트너 회사에 지 분을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지분 투자를 통해서 현지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며, 궁극적으로 현지에 글로벌 PR 기업의 현지 지사를 세우는 것도 고려해서 결정할 수 있다. 부분 투자는 제 휴보다 더욱 견고한 파트너십 관계다. 현지 시장이 전략적으로 중요하거나 이미 다른 글로벌 PR 회사들이 진출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현지에서 PR 활 동을 해야 할 경우 글로벌 PR 회사는 현지 PR 회사와 제휴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 바로 부분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PR 회사의 네트워크마 다 전략적으로 차이가 좀 있는데 일반적으로 퍼블리시스 옴니콤그룹의 경 우 소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후 현지 회사의 영업 실적과 성장 여부에 따라 점 차 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선호하는 반면 WPP나 에델만의 경우 처음부 터 과반수 또는 100%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법인(Wholly owned corporation)

글로벌 PR 기업은 규모가 크거나 중국과 같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의 경우 위에 언급한 제휴 또는 부분 투자의 단계를 거쳐서 현지 PR 파트너사 에 100% 투자를 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현지 법인을 세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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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독립 PR 회사들의 네트워크

대형 글로벌 PR 회사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각국에서 독립적으로 활용하는 중소 규모의 PR 회사들 또한 자신들과 비슷한 규모의 다른 나라 PR 회사들과 연합해서 글로벌 네크워크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 중 대표적인 네트워크로 월드콤그룹(www.worldcomgroup.com), IPREX(www.iprex.com), PROI 그룹(www.proi.com) 등이 있다. 이런 네트워크 장점은 규모는 작지만 각 국 현지 PR 환경에 강한 PR 회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PROI그룹은 “Local intelligence, global impact”라는 슬로건으로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알리고 있다.

참고문헌 성민정(2006), 다국적 기업 PR 관리자의 관점에서 본 국제PR의 영역과 의의. 홍보학연구, 10-1호. 191-228. 신호창·원수빈(2011), 주한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의 공공외교 (public diplomacy) 체계와 전략 비교 연구. 한국광고학회 춘계광고학술세미나, 한국. Anderson, G. (1989), A global look at public relations. In B. Cantor (Ed.), Experts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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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son. McLuhan, Marshall (1962), The Gutenberg galaxy: The making of typographic man. Toronto, Canada: University of Toronto Press McLuhan, M. (1964), 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 Toronto Canada: McGraw-Hill Sriramesh, K., & Verčič, D. (2003), A theoretical framework for global public relations research and practice. In K. Sriramesh & D. Verčič (Eds.), The global public relations handbook: Theory, research, and practice (pp. 1-19). New Jersey: Lawrence Erlbaum Associates. Yum, J. (1988), The impact of Confucianism on interpersonal relationships and communication patterns in East Asia. Communication Monographs, 55(December), 374-388. Wilcox, D., & Cameron, G. (2008), Public Relations Strategies & Tactics (9th ed.). Boston, MA: Allyn and B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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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한정호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사회과학대 학장이다. 연세대학교 신문방 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언론학 석·박사학위를 받았 다. 제 7대 한국PR학회장을 역임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홍보자문위원장, 행정 안전부 국가위기관리 자문위원, 한국담배인삼공사 열린공기업위원회 위원, 여 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광고론󰡕 (1999), 󰡔홍보론󰡕 (2001), 󰡔성공적인 마케팅 PR 전략󰡕(공저, 2004), 역서로 󰡔공익캠페인󰡕(1999)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 문화스폰서십 활동의 ‘완충효과’에 관한 연구”(2013), “기업 위기 발생 시 기업명성과 공중관계성이 공중들의 위기 인식과 결과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2011)외 40여 편이 있다.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한양 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서 광고홍보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PR학회 제15 대 회장이다. 󰡔한국 PR기업의 역사와 사례󰡕(공편, 2009) 외 20권의 저서 를 비롯해,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소셜 미디어의 활용가능성”(2011), “Advertising Creativity in Korea: Scale Development and Validation”외 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갤럽학술상 대상(2011)과 제1회 제일기 획학술상 저술부문 대상(2012)을 수상했으며, 세계3대 인명사전(Marquis Who's Who·IBC·ABI, 2011∼2014)에 모두 등재되었다.

김장열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저널리즘 & 테크니컬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인 최초 의 APR(미국PR협회에서 인증하는 공인PR전문가)이다. 코오롱상사, 커뮤 니케이션즈코리아에서 해외 홍보 담당, 종합PR회사인 코콤포터노벨리를


설립해 100여 회 이상의 국제 PR 컨설팅 수행했다.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 험한 PR 전문가다.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Public Relations Review, Asia Pacific Public Relations Journal , 한국광고홍보학보, 사이버 커뮤니케이션학보 등 국내외 저널에 다수의 국제 PR, 공공외교, 위기관리, 쟁점관리 및 CSR 관련 논문을 등재했고, 󰡔Handbook of Strategic Public Diplomacy󰡕(공저, 2014) 저술에 참여하고, 󰡔PR조직과 운영󰡕을 번역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연결하는 다양한 연구 수행 중이다.

김찬아

한국방송협회 정책실 연구위원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언 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보회사 피알원 전략연구소에서 이사로 재직하 며 기업 및 정부, 비영리 조직의 홍보 컨설팅을 했다. 저서로는 󰡔사회복지 비영리조직의 기금조성을 위한 PR(Public Relations)활동의 의미공유와 기 부동기󰡕(2008)가 있다. 논문으로는 “비영리조직의 PR메시지의 상징적 의 미와 공중의 의미공유에 관한 연구: 기금조성활동과 기부동기를 중심으 로”(2005), “비영리조직 소명과 기금조성활동 메시지의 의미와 유형에 관한 연구: 사회서비스 비영리조직을 중심으로”(2006) 등이 있다.

박노일

차의과학대학교 의료홍보영상학과 교수이고, 글로벌경영연구원 부원장으 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언론(PR)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주리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광고홍보영상 전공 주임교수로 재직한 바 있으며, 한국PR학회 기획이사, 한 국방송학회 총무이사,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기획이사를 역임했다. 논 문으로는 “A CEO’s Stealing Thunder on Twitter: Analysis of the Effects of a CEO’s Proactive Self-Disclosure of Crisis Information Via Twitter”(2013) 외 다수가 있다.

박동진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다. 앨라배마대학교에서 PR학으로 박사학 위를 받았다. 2002년과 2003년 국제언론학회(ICA) PR분과 톱페이퍼,


2002년 미국언론학회(NCA) PR분과 톱페이퍼로 선정되었다. 한국PR학 회, 한국광고홍보학회,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 로 󰡔헬스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이론과 실제󰡕(공저, 2010)가 있다. 논문으 로는 “Communication-Oriented Person-Organization Fit as a Key Factor of Job-Seeking Behaviors”(2013), “Brand Placement in Movies: The Effect of Film Genre on Viewer Recognition”(2010)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박종민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이고, 독립기념관 이사로 재직 중이다. 미국 미주리대학교에서 광고PR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학회, 한국 광고홍보학회, 한국PR학회 등의 총무이사, ≪홍보학연구≫, ≪사회과학연 구≫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 기획재정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국가보훈처, 국민권익위원회의 정책홍보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 󰡔현대 사회와 미디어󰡕(공저, 2014), 󰡔Public Relations Leaders as Sensemakers󰡕(공저, 2014)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Pluralistic Ignorance and Social Distance of Public Relations Practitioners and Journalists in the Source-Reporter Relationship”(2012) 등 15여 편의 국외 논문들과 “트위터를 통한 정치인 자아표현과 공중과의 상호 커뮤니케이션: 고프만(E. Goffman)의 연극적 분석법과 틀 분석의 적 용”(2013) 등 80여 편의 국내 논문이 있다.

배지양

2014년 3월부터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로 재직하였다. 플로리다대학교에 서 석사학위를, 미주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광고홍보학회 PR이론 분과장, 한국소통학회 ≪스피치와 커뮤니케이션≫ 편집위원, 대구 경북언론학회 총무이사, 한국PR학회 ≪홍보학연구≫ 편집이사로 활동하였 으며, 현재 한국PR학회 ≪홍보학연구≫ 편집위원 및 한국광고학회 ≪광고 학연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창우

계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독일 보쿰대학교에서 언론학으로 박사학 위를 받았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전문위원, 한국광고홍보학회 연구이 사, 한국PR학회 연구이사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언론체계와 PR체계󰡕 (2005), 󰡔방송광고 장르론󰡕(공저, 2008), 󰡔국제PR기획론󰡕(편역서, 2014 발 간예정)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미디어체계의 폐쇄성과 현실구성의 항상 성”(2012), “TV가 재현하는 다문화 현실에 대한 결혼이주여성의 재귀적 해 독”(2011)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유선욱

한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PR과 헬스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학위 를 받았다. 현재 한국PR학회의 기획이사를 맡고 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 션 컨설팅사 플레시먼힐러드에서 PR컨설턴트로 일했으며, 연구 자문을 역 임했다. 에델만코리아의 컨설팅 및 헬스 프랙티스에서 수석컨설턴트, 이사 로 활동했다. 논문으로 “진정성 효과”(2013), “사내커뮤니케이션 기풍적 요 인과 조직 구성원간 신뢰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2011), “신종플루 메시지 에 대한 심리적 반발과 공포감이 예방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2010) 등 다 수의 논문이 있다.

이유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를 졸 업하고, 미국 매릴랜드 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석사, 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 위를 취득했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케첨 PR(Ketchum Public Relations Worldwide)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한국광고학회 및 한국PR학 회 총무이사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글로벌PR󰡕(2014), 󰡔Public Relations and Communication Management: Current Trends and Emerging Topics 󰡕 (공저, 2013), 󰡔Public Relations Cases: International Perspectives󰡕(공저, 2010), 󰡔The Future of Excellence in Public Relations and Communication Management: Challenges for the Next Generation󰡕(공저, 2006)가 있고, “Exploring Negative Organization-Public Relationships (NOPR) in Public


Relations”(2013),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 전략에 대한 연 구”(2013), “Strategic Thinking about Employee Communication Behavior (ECB) in Public Relations”(2011)등 다수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 했다.

이제영

관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언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역임 했으며, 현재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편집이사, 한국옥외광고학회 홍 보이사, 한국커뮤니케이션학회 연구이사이다. 저서로 󰡔중국의 광고산업󰡕 (2008, 공저), 󰡔광고매체론󰡕(2011), 󰡔영상이론과 실제󰡕(2012, 공저), 󰡔영상 미디어교육의 이해󰡕(2013, 공저)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A study on the subjectivity about the advance strategy of Korean online-advertising agency in China”(2011), “TV광고의 선정성에 관한 주관성 연구”(2013)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연구교수다. 미주리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의제설정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갈등조정전문가과 정(Pepperdine Univ.)과 갈등코칭과정(Conflict Coaching Matters)을 이수 했다. 서울시에서 PR 실무를 했으며, 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광고홍 보학회 연구이사, ≪홍보학연구≫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역서로는 󰡔리더의 소통전략󰡕(2012)이 있고, 논문으로는 “언론보도 대응에 있어서 정부의 메 시지 전략”(2013), “The Korean press and Hwang’s fraud”(2009)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정지연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교수다. 연세대학교와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에서 PR학으로 석사학위를,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에서 PR학을 전공하여 저널리즘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PR학회 및 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의 기 획이사와 ≪홍보학연구≫ 편집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PR전문


회사인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에서 PR실무자로도 근무하였다. 논문으로는 “Practitioners’ perceptions of their ethics in Korean global firms”(2011)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조삼섭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교수다.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미 시건주립대학교에서 석사학위, 플로리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을 거쳐, 텍사스테크대학교 조교수로 일했다. 한국PR학회 부회장 과 총무이사를 역임했다. 논문으로는 “Advertising as payment: information transactions in the South Korean newspaper market”(2011), “A comparative analysis of the perception of public relations in Chinese and South Korean newspapers”(2014), “정보원으로서의 광고주와 신문사의 관 계성 연구: 광고주 영향력에 대한 기자와 광고주의 상호인식비교를 중심으 로”(2013)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최준혁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PR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 PR컨설팅을 제공했다. 저서로 󰡔실행이 탄탄해지는 PR기획󰡕(2008)이 있으 며, 정책홍보혁신포럼과 󰡔이젠 정책e 홍보다󰡕(2005, 2005 한국PR대상 PR 연구개발 부문 우수상)를 공동 개발했다. 역서로는 󰡔미디어 트레이닝󰡕 (2005), 󰡔PR의 평가󰡕(2005, 2006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여론 의 법정에서󰡕(2006), 󰡔스테이크홀더󰡕(2008) 등이 있다. 2011년부터 <최준 혁의 PR토크>(팟캐스트)를 제작함으로써 PR산업의 인적 인프라 확대를 꾀하고 있다.

탁재택

KBS 대외정책실 방송정책 담당 박사로 일하고 있다. 독일 뮌헨대학교를 졸 업했으며 언론학(전공), 정치학·사회학(부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 았다. 이화여대, 숙명여대, 서강대, 세종대, 단국대, 건국대, 한양대, 경희대, 외국어대, 성균관대, 고려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민주평화통일자문


회의 자문위원, 학술진흥재단 자문위원, 한국언론학회 이사, 한국방송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미디어와 권력󰡕(2013), 󰡔PR캠페인󰡕(공저, 2008)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바이츠제커 회고록 : 우리는 이렇게 통일했 다󰡕(2012)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정당PR의 현황과 진로모색”(2001),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이미지 요소에 관한 연구”(2007) 등이 있다.

황성욱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PR분야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였고 미주리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PR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 PR팀에서 삼성그룹 및 전자 담당 PR AE로 근무하였으며, 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조교수로 재직한 바 있 다. 논문으로는 “The effect of Twitter use on politicians' credibility and attitudes toward politicians”(2013) 외 40여 편을 국내외 주요 학술지에 게 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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