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20130705 4(오렐리아)

Page 1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

오렐리아

Aurélia

오렐리아

Aurélia

Gérard de Nerval 제라르 드 네르발 이 | 준섭

제라르 드 네르발

Gérard de Nerval

이준섭

값 14,500원

오렐리아_표지자켓_130612.indd 1

www.zmanz.kr

2013-06-12 오후 7:14:26


해설

감각의 언어와 산수(山水)의 정신

정지용은 1902년에 태어나 휘문고보, 일본 도시샤대학(同 志社大學) 영문과에서 수학했다. 1929년 대학 졸업 후 귀 국해 시 동인지 ≪시문학(詩文學)≫(1930년 창간)을 발간 하고 당대 최고 수준의 문예지 ≪문장(文章)≫(1939년 창 간)의 시 부문 추천위원을 지냈다. 식민지 지식인 문학청년 으로 1920년대를 보낸 그의 시에는 시대의 우울과 모더니즘 에 영향 받은 청년의 감수성이 감각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대표작 <향수(鄕愁)>가 보여 주듯 토속적 정서와 서정성 또한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우리의 시 속에 현대의 호흡과 맥박을 불어넣은 최초의 시인”(김기림), “새로운 시경(詩境) 의 개척자”(박용철) 등 1930년대 문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 았으며, 시 동인지를 발간하고 문예지 추천 위원 등으로 활 동하는 최고의 시인이었다. 이런 지용의 시는 후배 문학청 년들의 모범이자 현대시의 기준처럼 인식되었다. 이상, 조

175


지훈, 박목월, 박두진, 박남수 등이 그의 추천으로 문단에 나 온 신인들인데 그들이 등단을 준비하며 습작한 과정은 그의 시를 통해 막연히 ‘현대시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배운 과정 이라 할 수도 있다. 정지용은 1935년 첫 시집 ≪정지용 시집(鄭芝溶 詩集)≫ (시문학사)을 발간했다. 이 시집에는 모더니즘에 영향을 받 은 시편들과 함께 토속적 정서와 순수 서정을 보여 주는 시 편, 동화적 상상을 보여 주는 동시까지 다채로운 그의 시적 관심이 드러나 있다. 1941년 발간한 두 번째 시집 ≪백록담 (白鹿潭)≫(문장사)에는 <장수산(長壽山)>, <백록담 (白鹿潭)> 등 전통 서정과 동양 정신의 미학적 깊이를 보 여 주는 명편들이 담겨 있다. 청신한 이미지와 언어로 표현 되는 현대적 감각성이 강했던 그의 시 세계가 두 번째 시집 에서는 산수(山水) 자연에 깃든 정신성과 절제된 미학성으 로 변화했다. 1946년에는 앞선 두 시집에서 스스로 25편을 골라 ≪지용 시선(詩選)≫(을유문화사)을 발간하는데, 첫 시집에서는 감각적 이미지와 언어의 조탁을 보여 주는 시들 과 가톨릭 시 14편을 골랐고, 두 번째 시집에서는 동양 정신 과 절제의 미학을 보여 주는 산수시 11편을 골랐다. 1988년 해금 조치에 의해 월북문인들의 작품이 일반 독자들에게 공 개되기 전부터 정지용 시의 높은 문학성과 문학사적 가치는

176


연구자들에게 이미 평가되고 있었다. 김용직, 김우창, 오탁 번, 김명인, 최동호, 이숭원 등 연구자들은 이미 한국 현대 시 형성기에 정지용이 보여 준 언어와 시에 대한 자의식과 탁월한 시적 성취를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해금된 뒤 정지 용 시에 대한 연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일반 독자들 또한 그의 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정지용 시의 문학적 탁월함과 선구자적 역할은 납북 혹은 월북 문인에 드리운 분단 문학의 그늘을 스스로 극복할 만한 것이었다.

砲彈으로 뚫은 듯 동그란 船窓으로 눈섶까지 부풀어 오른 水平이 엿보고,

하늘이 함폭 나려앉어 크낙한 암탉처럼 품고 있다.

透明한 魚族이 行列하는 位置에 홋하게 차지한 나의 자리여!

망토 깃에 솟은 귀는 소라ᄉ속 같이 소란한 無人島의 角笛을 불고-

177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