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 이야기
제 97호(2021년 9월호)
자발적 불편러
2021년 9월 2일
작년 여름도 기나긴 비로 인해 기후위기가 옆에 있음을 실감했는데, 올 여름도 전세계적인 산불과 홍수,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기후위기’는 더 이상 내일의 단어가 아님을 실감하였다. 20년 뒤, 30년 뒤, 언젠가 직면할 기후위기가 아닌 나와 아이가 살고 있는 지금의 문제였다.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경각심을 불러
하나. 꼭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자. 우리 동네에 착한 소비를 하도록 돕는 마트
일으키고 있는데, 왜 이제야 반응하게 된 걸까?
가 없고, 여전히 근거리의 마트가 편한 일상을 살고 있다. 적극적인 실천 에너 지가 없다면 소비 자체를 줄여보기로 했다. 냉장고에 품목을 써놓고, 지우고 채
방학을 맞이하여, 두 아이와 어떻게 하면 우리가 환경을 지킬 수 있을까에 대
우고를 며칠 반복해 보았다. 확실히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니 부족한 재
해 이야기를 해보았다. 먼저 일주일 동안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모아
료만 사게 되었다. 아이는 애정하던 장난감이 들어있는 초콜렛 사기를 절제하
보기로 하였다. 우리 가정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 걸까? 막상 모아 보
기로 하였다. 또 ‘다있소’와 같은 가게에서 사던 스티커도 필요하면 사기로 하
니 생각보다 불필요한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 비닐은 그렇다쳐도 버섯 하나 사
였다. 결국 아이가 보지 않을 때 엄마에 의해 자잘한 장난감과 스티커가 쓰레기
는데 플리스틱 통에 담아 비닐로 싸서 팔다니! 버섯, 우유, 고기 등 필요한 것만
통으로 들어가는 것을 알았나보다.
산다 했는데 장을 한 번 보고나니 쓰레기가 적지 않게 나왔다. 일주일 동안 모
기독 학부모 신문 발행처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발행인 박상진 편집기자 도혜연, 이지혜, 박미향 디자이너 채혜진 주소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78길 44 크레스코 308호 연락처 02.6458.3456 / 010.4898.3454
함께 행복하기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문장은 아이를 낳고, 한 국에서 부모로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질문 중에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2021년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고 살아갈 대한민국은 행복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부 럽다’라는 마음이 들다가 나중에는 ‘나도 그런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득했습니 다. 이내 곧 마음 한켠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자가 어른이 될 즈음에 는 이 땅의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에서 하나님이 각자 부르신 소명에 따라 서로를 비교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주는 어른이 되어야지 다짐했건만 여전히 사회는 비교와 경쟁이 가득함 을 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바라보는 현실이 있습니다. 그 현실을 바라보면 우리도 스스로에게 묻습 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기독학부모로서 자녀가 행복하려면 우리 가정은, 우리 사회는 어떤 점에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변화는 이루어질까요?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를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사랑하는 사회는 가능할까요? 말씀은 우리에 게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그 중에 한 율법사가 예수를 시험하여 묻되 선생님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예수께서 이르시 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였으니” _마22:35-39 ※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떤 삶을 살라고 말씀하시나요? (예수님 말씀에서 두 가지 핵심을 찾아보세요)
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큰 김장봉투 2/3를 채웠다.
둘. 코로나19와 워킹맘인 이유로 핑계 대던 배달음식을 줄여보기로 했다. 다회
플라스틱 쓰레기를 본 순간 왠지 모를 두려움이 생겼다. 나의 소비가 곧 쓰레
용 용기를 들고 업체를 찾아갈 적극성이 없으니 일주일에 한번은 시켜먹던 배
기를 만드는 두려움... 편리한 삶을 선택할수록 쓰레기를 만드니 자발적 불편을
달음식을 두 주에 한 번으로 줄이자 약속했다.
하십니다. 하나님을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가치 뿐 아니라 삶의 모든 행동
선택해보자 다짐했다.
이밖에도 집안에 물티슈와 키친타올을 없앴다. 걸레를 빨아 쓰는 불편함, 행주
으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녀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 삶의 설계자이자 주인이신 하나님
를 삶아야 하는 불편함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사무실에서 남은 이면지를 아
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아이는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며, 부르심대로
거창하게 숲에 나무를 심거나 갑자기 채식주의자를 선포하거나, 제로웨이스트
이들에게 가져다주기도 했고, 색종이는 버리기 전에 다시 곱게 펴 아이의 상자
를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아이와 몇 가지를 생각해보았다.
안에 넣어주기도 했다.
가장 큰 계명을 묻는 율법사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
사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웃을 사랑하는 삶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만큼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녀에게 있어서 이웃은 누구 인가요? 가장 큰 이웃은 자녀의 친구입니다. 친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떡볶이를 같이 먹고 함께 수다를 떨고 운동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친구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며 친구와 아이의 삶이 공존할 수 있도록 서로를
이런다고 지금 당장 뭔가가 달라지나 하는 생각도 있고, 여전히 자발적 불편이 어려워서 편리함을 선택하는 순간도 많지만 아이와 함께 뭐 하다 줄이다보면 어제보다 오늘 나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인정하고 성장을 꿈 꿔야 합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친구가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질 확률이 15% 높아지고,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질 확률이 10% 높아지며,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질 확률이 6% 높아진다고 합니 다. 결국 자녀와 자녀 친구의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가장 큰 계명이 기에 친구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맞지만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는 삶이 아이의 행복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이를 둘러싼 교육생태계가 행복해야 아이도 그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색깔에 맞게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사는 아이로 살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시선이 ‘나의 자녀’에서 ‘우리의 자녀’로 확장되길 원합니다. 우리 아이의 친구는 누구인가요? 친구와 자녀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무엇일까요? 한국교육 전반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것처럼 거창한 일 은 왠지 부담스럽습니다. 기독학부모인 나 한사람이 하기에는 버거워 보입니다. 그러나 내 아이와 내 아 이의 친구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사주고 격려하며, 학원에 오가는 길을 함께 픽업해주고, 교회에서 만 난 자녀의 또래 어깨를 토닥여 주는 일은 작은 용기를 내어 할 수 있습니다. 소박하게 한 걸음 내딛 는 우리의 용기를 사용하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지금 당장 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하 더라도 우리의 노력과 용기가 쌓여 자녀와 친구의 마음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 하는 삶’을 살게 하는 깊은 뿌리가 될 것입니다.
※ 자녀와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을 알고 있나요? ※ 자녀와 친구는 어떨 때 가장 행복해 할까요? 자녀에게 묻고, 그 시간을 지원해주는 기독학부모가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