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덱스펀드 시장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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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덱스 펀드 시장의 특징 조성욱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글로벌 경제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정상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세도 약화된 가운데 당분간 주가가 조 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주가의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비용이 낮은 상품에 장기투자 한다면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상품 중 대표적인 것이 인덱스펀드다. 펀드선택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시장대비 손실위험을 축소할 있는 방법이다. 인덱스펀드가 관심을 끄는 것은 장기투자 할 경우 액티브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는 점 때문이다. 미 국의 경우 지난 1995년부터 10년간 운용된 1,400여 개의 주식형 펀드 가운데 2~3%만이 S&P500 지수 수익률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전체 주식형 펀드의 30%정도가 인덱스펀드 형태로 운 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덱스펀드 역사가 짧고 규모도 작긴 하지만 약세장이나 횡보장에서는 일반주 식펀드 대비 수익률 하락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인덱스 펀드가 안전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수 예측이 틀리면 그만큼의 손해를 보는 것은 마찬 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KOSPI2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가 주종이었으나 2006년부터 업종별로 다양한 지수들이 나오면서 이들 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펀드도 많아졌다. 따라서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 인 덱스펀드를 선택하는가도 펀드수익률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됐다. 또한 그 지수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 하고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지수보다 펀드수익률이 크게 앞섰다는 것은 인덱스펀드를 제대로 운용하지 않고, 인위적인 운용이 크게 개입됐다는 의미다. 이는 똑 같은 크기로 지수보다 못한 수익률을 낼 가능성 이 있다는 말과 같다. 이에 한국의 인덱스펀드 시장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 시장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보고자 한다.

1. 인덱스펀드 정의 인덱스펀드는 현물 유가증권 및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여 수동적으로 지수(Index,인덱스)를 복제하는 것을 주된 운용 목표로 삼는 펀드다. 좋은 주식을 선정하고 주식시장을 예측하거나 고급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 운용비용이 저렴하고 인지도 높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상품구조의 간결성 때문에 관련 비용도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다. 운용비용이 적게 소요되므로 장기적으로 액티브펀드 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낼 개연성이 존재한다. 또한 펀드운용 목적상 행해지는 지수대비 추적오차에 대 한 엄격한 통제는 펀드간 수익률 격차를 좁혀 펀드 선택 실수에서 오는 상대적 손실을 줄여준다는 장점 이 있다.

2. 인덱스 펀드의 운용실태 가. 인덱스펀드의 유형


인덱스펀드는 지수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패시브(Passive)펀드에 속하며, 이는 지 수 복제만을 투자목적으로 하는 순수인덱스펀드와 기본적으로 지수복제 전략을 취하되 부분적으로 초과 수익 달성을 추구하는 유사인덱스펀드로 나뉜다. 순수인덱스 펀드는ETF에서 주로 목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7.6%(해외주식 포함)정도가 인덱스 펀드로 운용되고 있다.

나. 추종지수 현재로선 KOSPI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가장 많다. 11월 2일 기준으로 전체 152개 펀드 가 가운데 70개 펀드가 KOSPI200을 기준지수로 하고 있으며 KOSPI200지수에 유동성을 가미한 합 성지수를 사용하는 펀드까지 합하면 85개로 과반수를 넘는다. 그밖에 KRX100, KODI처럼 KRX에서 발표하는 지수를 제외하면 업종지수, 스타일지수, 그룹주지수 등을 추종지수로 사용하는 펀드들은 1개에 불과한데 이들 지수는 특정산업 또는 섹터의 성과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고,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장 기로 투자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다. 인덱스펀드 성과 최근 5년간 성과는 K200인덱스펀드가 109.86%로 일반주식펀드보다 6.06%포인트 낮았고, 3년간은 5.04%포인트나 낮았다. 지난 1999년부터 최근까지 약 10년간을 보면 K200인덱스펀드가 연평균 13.66%로 13.04%인 일반주식펀드를 연 0.6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주식펀드 대비 수익률 하락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횡보하거나 하락했던 2004년, 2006년, 2008년에는 일반주식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순자산액 100억원이상, 운용기간이 3년 이상인 KOSPI200인덱스펀드 성과를 펀드별로 살펴보면 ‘동 양모아드림인덱스 1(주식-파생)C-e’펀드가 최근 3년 동안 27.2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 다. 같은 기간 KOPSI200지수 수익률인 16.22%를 크게 앞질렀다.‘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 1B’펀드도 3년 수익률 27.13%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이처럼 인덱스펀드가 코스피지수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거둔 배경은 현물주식과 코스피지수선물간 가격 차가 발생했을 때 차익거래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초과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3. 초과수익 달성전략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지수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동시에 투자위험을 증가시키는 단점도 내포한다.

가. 마켓타이밍 혹은 자산배분전략 평상시에는 지수를 복제하는 현물주식 바스켓에 펀드자산의 99% 수준을 투자하되 시장의 오르내림을 이용해 주식 현물 혹은 선물투자 비중을 미세하게 조정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이러한 전략은 2000년 대 초반까지 주요 초과수익 달성전략으로 사용됐다.

나. 현물과 지수선물 또는 합성선물과의 가격괴리를 이용한 차익거래전략 차익거래전략은 주식현물시장과 선물시장 간 가격괴리현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선물 저평가시 현물을 매 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선물저평가 지속 시에는 주식대차를 통한 차익거래전략을 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략은 주식시장의 방향과는 상관없이 약간의 리스크로 일정량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 점이 있다. 현재 주식인덱스펀드 대부분이 이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다. 상대가격 전략 공모주 투자, 지수구성종목의 매수청구권행사를 통해서도 초과수익이 가능하다. 이러한 전략은 자산배분 형 및 차익거래형 모두가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차익거래형에 비해 초과수익 달성가능성이 낮아 자주 사용되지 않는 전략이며, 사용되더라도 자산의 극히 일부만을 투입하는 것이 일반적 행태다.

라. 레버리지 & 인버스 전략 그 외에도 주가지수 선물투자가 전체 투자금액의 일부 증거금만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활용한 레버리지 전략과 시장지수의 변동방향과 반대방향에 투자하는 인버스 전략도 있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는 추종지수의 기간수익률과 상당히 다른 수익률을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레버리지펀드는 지수 일일등락률의 몇 배를 추구하므로 지수의 기간수익률이 같더라도 지수움직임의 경 로에 따라 펀드수익률이 달라진다. 레버리지를 두 배로 가정한 펀드의 예상수익률 표에서처럼 주가가 상 승할 경우에는 높은 수익이 가능하지만, 주가가 횡보할 경우 지수성과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고, 하락할 경우에는 손실이 커지는 단점이 있다. 인버스펀드는 지수선물을 매도하거나 풋옵션을 매수하는 방식을 사용해 지수가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내는 구조로 설계됐다. 주가 하락시에는 적절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장기로 보유하기보다는 기존 포트 폴리오의 헤지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4. 한국 인덱스 펀드시장의 문제점 가. 지나치게 높은 주식매매 회전율 미국의 인덱스펀드는 패시브 운용전략에 따른 낮은 매매회전율 및 이에 따른 저렴한 운용비용이 지수 초 과수익 달성을 위한 중요한 원천이다. 우리나라는 펀드 내 주식거래세 면제라는 특혜를 배경으로 현선물 차익거래형 유사인덱스펀드가 주종을 이루다보니 현물주식의 매매회전율이 액티브펀드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3개월 회전율 비교한 결과 인덱스펀드(ETF펀드제외)가 액티브펀드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대상펀드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일부 펀드의 분기 매매회전율이 3,000% 를 넘는 등 과도한 회전율을 기록한 탓이다.


다행인 것은 인덱스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 여러 종목을 묶어서 동시에 주문을 내는 바스켓매 매를 이용함으로써 동일한 회전율일 때 액티브펀드의 비용보다는 낮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에서 공시한 1년간 매매•중계수수료율은 인덱스펀드(단순평균)가 0.42%로 일반주식펀드 0.60%보다 낮았다.

나. 높은 신탁보수율 현재 한국의 인덱스펀드 신탁보수율은 1.28%(ETF제외, A클래스제외)로 액티브주식펀드 2.32%의 절반수준이다. 미국의 인덱스펀드 신탁보수율은 가중평균 0.14%로 0.59%인 액티브 주식펀드의 23%에 불과하다. 보수율이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일 뿐 아니라 패시브의 액티브 주식펀드간 보수율 격차도 미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높은 인덱스펀드 보수율은 펀드매니저로 하여금 공격적 운용전략 선택을 강요함으로써 인덱스펀드의 추 적오차를 높이는 결과, 즉 펀드간 수익률격차를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 공신력 있는 인덱스 부족에 따른 폐해 인덱스를 발표하는 국내기관이 KRX(한국거래소), FN가이드, 와이즈FN 등 3곳 밖에 없고 KRX를 제 외하고는 업력이 짧아 공신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인덱스시장이 초기국면이어서 널리 알려진 인덱스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운용사가 먼저 상품을 기획하고 해당 상품에 맞는 맞춤형 지수의 개발을 인덱스제공기관에 의뢰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운용사는 자신들이 인덱스 구성종목을 사실상 결정하면서도 객관성을 인정받기 위해 인덱스 제공기관의 이름만 빌리는 사례도 등장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패시브와 액티브 펀드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존재하는 것이다.

라. 추적오차가 큰 인덱스 펀드 수익률을 중시하는 투자문화 및 과다한 신탁보수 등으로 공격적 인덱스펀드 운용이 이뤄지다 보니 일부 인덱스펀드 수익률 변동성은 액티브 펀드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기도 한다. 인덱스펀드의 운용위험을 측 정하기 위한 지표인 추적오차(트래킹에러)는 추종지수를 초과 또는 미달한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의미한 다. 최근 3년간 KOSPI200인덱스펀드의 평균 추적오차는 1.63%로 일반주식펀드 평균인 6.09%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2004년부터 측정한 연도별 추적오차의 최대/최소값은 대체로 액티브와 인덱스펀드가 대체로 다른 영역 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추적오차가 가장 큰 인덱스펀드의 경우 5.61%인데, 이는 액티브 펀드 중 하위 25%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구조적으로 액티브펀드 같은 패시브 펀드인 펀더멘탈인덱스 펀드의 등장으로 액티브 펀드와의 경계 가 애매모호해졌다. 펀더멘탈인덱스는 PER 같은 주가재무비율을 이용해 지수편입비중을 결정하는 지수 로서 액티브전략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만일 지수구성 종목에 대한 결정권이 운용사에게 일부라도 존재 할 경우 펀더멘탈인덱스 펀드는 액티브 펀드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일부 펀드평가사는 이를 인덱스 펀드가 아니라 액티브펀드로 분류하고 있기도 하다.

5. 결론 인덱스 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소극적인 운용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용역의 역할이 적고, 종목선정, 자산배분 등의 액티브운용을 위한 추가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따라서 인덱스 펀드의 운용보수는 액티 브 펀드인 일반 주식형 펀드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인덱스 펀드는 증시가 횡보하거나 하락폭이 컸던 2004년, 2006년, 2008년에는 일반주식펀드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인덱스펀드의 신탁보수율은 미국과 비교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 한 높은 보수율은 투자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ETF의 경우 유사인덱스펀드보다 저렴한 비용과 거래의 편의성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초단기 투 자자를 위한 상품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업종지수, 스타일지수 등을 이용한 인덱 스펀드가 등장해 선택의 폭을 넓혔지만 식견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 다.


투자자들은 인덱스 펀드를 고를 때 투자하는 펀드가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 지 살피고, 지수가 갖는 특성 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익률이 양호하고 추적오차가 작으며, 펀드 보수율이 낮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 만약 다양한 인덱스펀드들이 장기적으로 해당 인덱스만큼의 성과를 내고, 투자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 는 펀드를 찾을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의 인덱스펀드들은 액티브펀드에 대한 대안으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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