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 제128호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 / 인생은 그녀들처럼 아빠산행 / 젠더의 눈으로 공동육아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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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혼자서 피지 않는 들꽃들의 잔치, 교사대회를 돌아보다 살맛나는 이야기 : 거제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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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2018년 여름 제128호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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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아픔을 공감하는 사회, 함께 치유하는 공동육아 |정병호
특집
회보 ‘공동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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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기
터전에서
혼자서 피지 않는 들꽃들의 잔치, 교사대회를 돌아보다 |김경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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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기|심상옥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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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위한 긍정의 철학, 니체를 만나다 |김승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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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포구나무 - 부산 포구나무어린이집 새 터전 입성기|이영혜
어린이집
초등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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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배주현
날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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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처럼 설레는 날적이|임현숙, 김형광, 엄윤숙
마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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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나랑 탯줄이 연결되어 있어|박선영
아빠의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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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산행|김웅
아이와 손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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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을 살게 하자!|박영선
지역공동체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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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외침|변희성
제호 공동육아 신영복, 1996 표지 사진 ⓒ 김정선(하얀민들레,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 원장) 5월 어느 비오던 날 미세먼지 걱정 없이 나들이 나간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 이 회보에 실린 글을 옮겨 실으려면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젠더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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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의 눈으로 공동육아 다시 보기| 윤아름
마을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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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과 함께 시작된 육아공동체, 아이들의 뜰 |이혜석
골목길 숨은 유적 찾기
96
홍제천을 따라 하얀 부처님을 만나볼까요|안민영
살맛나는 이야기
101
경남 거제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 놀이 속에 여물어지고 단단해져가는 아이들 | 심혜진, 정혁진, 김정선, 정성순, 남지윤
109 무더운 여름철, 밥 먹는 것에 더욱 흥미가 없는
오늘도건강
빼빼 마른 우리 아이를 위한 건강 꿀팁|황만기 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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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그녀들처럼|강경미
함께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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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질문하면 재미있는 책, 그러면 좋은 책|양승복
어떻게
교사
122 1991년 5월, 그 날의 소풍을 기억해요 |변미양
졸업생
127 꿈꿀 수 있는 힘|양세진
지내세요
광고┃공동육아 시민교육 ‘더공’ 강독세미나 37 법인 소식 132 터전 주소록 134 2018년 여름, 128호 | 펴낸날 2018년 6월 15일 | 등록번호 마포 바00111호 | 펴낸곳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펴낸이 정병호 | 편집위원 김미영, 김지연, 김혜정, 조현제, 한연정 | 편집 조현제 | 디자인 함께내리는비 인쇄 마이컴프린팅 |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14 태복빌딩 201호 | 전화 02-323-0520 | 전송 02-323-1695 누리집 www.gongdong.or.kr | 전자우편 gongdong@gongdong.or.kr | 페이스북 www.facebook.com/gongdong
여는 글
영롱한 촛불로 어둠을 몰아낸 우리가 만든 역사의 힘을 다시 느낍니다. 여 린 촛불 하나하나의 빛을 모아 깊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일구어낸 겨울밤 의 감동을 되새깁니다. 그렇게 우리는 새 세상을 열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사회 모든 영역에서 오랜 잘못을 바로 잡는 노력을 기울이 고 있습니다. 쉽게 바꿀 수 있는 일과 잘 바뀌지 않는 일들이 드러나고 있 습니다. 부수는 일은 쉬운 반면, 새롭게 하는 일은 어려워 보입니다. 사고 방식을 새롭게 하는 일은 더욱 오래 걸릴 듯합니다.
바로잡아야 할 과거의 잘못은 지난 정권이 저지른 문제만이 아닙니다. 오 랜 세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문제와 그로 인한 아픔과 상처는 남녀노소 모든 이들이 안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잘못이 만든 피해를 밝히는 일이
아픔을 공감하는 사회, 함께 치유하는 공동육아
정병호 괜찮아.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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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우선 필요할 것입니다. 원상회복은 불가능하지만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치유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촛불이 밝힌 세상에서 역사의 흐름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린 촛 불 빛이 퍼지는 것처럼 미투(Me Too!)운동이 전개되었습니다. 촛불처럼 자 신을 태우는 증언들이 수 천 년 된 남성중심 권력을 흔들고 있습니다. 미 투운동은 남성중심 문화를 뒤집는 문화혁명이자 모든 권력의 바탕을 흔 드는 문명사적 사건입니다.
남성중심 문화의 수혜자이자 일상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중년남성 대학교수로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머리를 숙이고 몸을 조아려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억압받고 살아왔던 여성들이 머리를 들고
촛불이 밝힌 빛은 얼어붙은 냉전의 벽을 녹이 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은 협상장에서 역사의 주 인공 역할을 현란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알 고 있습니다. 그들을 그 자리에 서게 한 힘도, 그 들이 나갈 방향을 비추는 빛도 바로 우리가 함 께 밝힌 촛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픔을 공감하는 사회, 함께 치유하는 공동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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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허리를 펴고 목소리를 높일 때입니다. 인류문명사의 약자였던 여성과 아 이들이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주눅 들지 않고 사는 밝은 새 세상을 시 작해봅시다.
얼마 전 『82년생 김지영』을 읽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이 땅에서 남자 로 태어나 당연한 듯 누리고 살아 온 삶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공동 육아의 부모들, 특히 젊은 엄마들의 아픔과 좌절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IMF세대인 당신들이 겪고 있는 각 박한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전통적 차별구조 속에서 강박적 경 쟁에 내몰리며 살아 온 당신들의 성장기와 외로움을 느끼면서 개별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불안한 현실,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대해서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대적 아픔에 대한 이해 를 바탕으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한 세대적 상처는 개인, 가족뿐만 아니라 공동체 차원에서 함께 노력해야 치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육아 구성원들도 모두 그 나름의 어려움을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 다양한 아픔과 상처에 대한 공감과 치유를 위한 공동체적 노력이 필요합 니다. 경쟁적이고 개별화된 이 사회에서 공동육아는 함께 하고 있다는 사 실만으로도 시대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출발점이 됩니다. 그러 나 워낙 다양한 부모와 교사가 함께 운영하는 공동체 교육현장이기에 늘 이런저런 어려움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혹시 터전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각자 자기중심적 타성이 생기는 것은 아닌 지 다시 되돌아봅시다. 함께 하는 일의 즐거움과 보람만큼이나 함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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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사람들이 겪는 갈등과 어려움을 더욱 엄중하게 생각합시다. 이제 그런 문 제를 해결하는데 정말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봅시다.
아이와 부모들의 아픔에 우선 공감하고, 교사들이 느끼는 심리적 억압을 이해하는 공동체적 감수성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개별 현장의 시스템 이나 인간관계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일들은 법인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도적 상담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조직 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겠습니다만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새로운 세상을 연 촛불시대의 우리들에게 서로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 합시다. 그동안 겪은 어려움과 상처를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 합시다. 그리고 지금도 하루하루 힘겨운 일상을 꾸리며 살고 있는 우리 모 두가 서로 따뜻한 격려로 기쁨을 나누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갑시다.
촛불이 밝힌 빛은 얼어붙은 냉전의 벽을 녹이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은 협 상장에서 역사의 주인공 역할을 현란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 니다. 그들을 그 자리에 서게 한 힘도, 그들이 나갈 방향을 비추는 빛도 바로 우리가 함께 밝힌 촛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만든 역사 의 힘으로 남과 북이 함께 사는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평화로운 이 땅에서 남과 북 모든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어깨동무하고 뛰 놀며 살게 합시다.
아픔을 공감하는 사회, 함께 치유하는 공동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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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회보 '공동육아' 다시 읽기
혼자서 피지 않는 들꽃들의 잔치, 교사대회를 돌아보다 그동안 교사대회의 주제는 매년 그해의 이슈를 드러내고 그에 따른 방향 성을 논의하는 토론주제라기보다는 공동육아 교사회의 정체성과 비전을 담은 슬로건적인 성격이 강했다는 느낌이다. 공동육아 교사회도 어느덧 2019년이면 20주년을 맞게 된다. 성년을 앞둔 들꽃은 얼마나 자랐을까?
김경태 둘리엄마. 공동육아어린이집 현장교육지원전문가 ✽ 이 글은 지난 6월 2일 <회보 ‘공동육아’ 다시 읽기>라는 제목으로 열린 제 10회 공동육아포럼에서 발표된 글입니다. 공동육아교육연구원의 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는 1995년부터 발간해 온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의 회보 ‘공동육아’ 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7, 2018년에는 회보 ‘공동육아’ 내용 중 먼저 권두언, 특집, 기획에 담긴 의 미를 다함께 공유하고자 포럼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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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공동육아 회보를 다시 읽어보니 공동육아 초기 몇 년 간은 교사대회에 관 한 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겨 울과 여름, 1년에 두 번 열리는 교사대회는 공동육아 교사들에게 잔치나 다름없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교사들이 한곳에 모여 같이 공부하고, 같 이 놀고, 서로의 소식과 정보를 나눈다. 교사대회는 어린이집 교사는 물론 방과후, 지역공동체 학교 교사들도 한데 모여 같은 공동육아교사지만 맡고 있는 대상에 따라 결이 다른 교사들의 모임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 다. 1995년 7월 첫 교사대회에 5곳의 어린이집에서 총 31명의 교사가 참여 했던 것에 비추어 2018년 1월 겨울교사대회에 참석한 교사들의 수는 412 명이라고 한다. 이 같은 양적인 확대 못지않게 교사대회의 성격이나 내용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지난 교사대회 를 돌아보는 것은 살면서 흘려보내거나 그 때는 겨를이 없어 못 꿰었던 상 황과 맥락을 잇고 과거를 통해 지금의 좌표를 생각해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이 글에서는 주로 공동육아 소식지에 실린 교사대회에 관련된 내용 을 통해 교사대회의 흐름과 변화 및 그 흐름에 따른 메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공동육아 소식지가 해를 거듭함에 따라 교사대회에 관련된 글이 실리지 않는 경우도 있어 공동육아교사회에서 발간한 ‘공동육아교사 회의 발자취 1994~2010’ 같은 자료집이나 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공지 에 올라온 매년 바뀌고 있는 교사대회의 주제 및 부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서 그 흐름을 보고자 하였다. 그 이유는 교사대회의 주제 및 부제는 주로 공동육아 교사대회 기획팀이나 준비팀에서 논의되고 정해지기 때문에 공 동육아 교사들이 당면하고 있는 고민이나 과제를 일부나마 엿볼 수 있고 교사대회의 주제 및 부제가 해당 시기의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의 사업 방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혼자서 피지 않는 들꽃들의 잔치, 교사대회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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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회보 '공동육아' 다시 읽기
따라서 이 글은 단편적인 상징을 통해 교사대회를 비춰본 글이니만큼 교사 대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다룬 글이라기보다 교사대회의 변죽을 울려 보는 글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1. 첫 교사대회 - 서로 함께 하니 정말 좋구나(1995) 공동육아 교사대회의 첫 시작은 1995년이었다. 1995년 8월 3일에서 5일까 지 2박 3일의 기간동안 교사대회가 열렸다. 공동육아 소식지 창간호에 보 면 공동육아연구회에서 교사들의 재교육과 새로운 힘의 충전을 위해서 교 사대회를 열었다고 하였다. 당시는 1994년 9월 첫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 이집인 우리어린이집이 개원한 이래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총 5곳의 공 동육아 어린이집이 개원을 한 상태였다. ‘교사연수’라고 하지 않고 교사대 회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공동육아 교사들 이 모여서 서로 어려움과 즐거움을 나누고 연대하면서 희망과 용기를 다지 자는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2011. 공동육아교사회의 발자취 1994~2010). 공동육 아교사대회의 내용은 공동육아의 이론과 실제공부와 현장의 사례발표, 토 론 등이었다. 정병호, 이기범, 정진경, 김희수, 정유성, 김미령, 임수정, 신현 경 6분이 바람직한 공동육아 그 이념과 방법, 21세기 사회와 공동육아 우 리가락, 통합보육, 양성교육, 환경과 먹거리에 대한 강의를 하고 신촌, 서교 동, 개포동, 청주, 대구 5곳의 어린이집 교사들이 각자의 사례발표와 토론 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였다. 거기다 전설처럼 전해지는 바비큐 파티와 수영장에서의 물놀이까지... 당시 참여한 한 교사는 다음과 같이 참여소감 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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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열린 공간, 열린 이야기, 열린 사람” (중략) 사람과 서로 더불어 살아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어려운지… 더불어 살기 위해 서로의 문화,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려 는 노력들을 얼마나 부단히 해야 하는지를 새삼스레 느끼게 해주었 다.(중략)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유로움 과 열려있음을 배울 수 있었던, 배우려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던 이 번 연수가 앞으로도 횟수를 더하면서 거듭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 한다. - 조경미. 공동육아 교사대회를 다녀와서. 1995. 공동육아 창간호 p39
이처럼 첫 교사대회는 각자 따로 흩어져 살던 교사들이 고립감과 소외감 을 덜고 만남을 통해 공동육아 공동체를 살면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느 라 부단히 애쓰며 새로운 힘을 얻는 자리로 단번에 그 의미를 굳건히 하였 다. 횟수를 더하면서 거듭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하던 대로 이후 교사대 회는 3회까지는 매년 여름에 2박 3일의 일정으로 열리다가 1년에 1번 열리 는 교사대회로는 부족하여 1998년 1월 17일에 겨울교사대회를 열기 시작 해서(첫 겨울교사대회는 지금처럼 이틀에 걸쳐 열린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열렸다. 지금 처럼 2일 동안 열리는 겨울교사대회는 2004년부터이다.)
이후 여름과 겨울, 연 2회
교사대회로 자리 잡았다.
2. 공동육아의 교육은 무엇이어야 할까? - 모여서 우리 손으로 만들자(1995~1998) “하드웨어는 있는데 소프트웨어는 없다” “맨 땅에 헤딩하기” 공동육아 초기의 교사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처럼 공동육아 초기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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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회보 '공동육아' 다시 읽기
민은 아무래도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공동육아의 교육내용을 어떻게 구 체화시킬 것인가에 집중되었다. 무엇보다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하고 지내야 하는지, 공동육아가 지향하는 교육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마를 맞대고 고민할 단위가 필요하였다. 1회 교사대회 이후 교육활동 및 어린이 집 상황을 나눌 수 있는 교사회 모임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월 1회 교사모임 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도 그 같은 갈급함을 드러내준다. 제 2회 (여름)교사 대회에서는 교사들이 5개조로 나누어 토론을 하였는데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분임토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교육이념)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어지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가는 사회적 활 동을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현시켜 낸다. 아이들은 여 러 인간관계에서 독립된 인격을 가진 주체적 존재이며, 사람이나 사 회의 편견, 고정관념과 사물로부터 자유롭다. 개인의 다양성과 전체 의 조화가 어우러지는 공동생활을 지향한다. 아이, 어른, 사회가 함 께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 박현숙.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교육이념. 1996. 공동육아 13호 p12
(분임토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동육아어린이집은 부모와 교사 함께 모여 아이들을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키워보자고 시작한 대안적 유아교육프로그램이다. 가 장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자연과 친밀해지기이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교육이다. 민족문화 되살리기이다. - 이말순.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1996 공동육아 13호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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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분임 토의: 소근소근 당실당실)
나들이를 아이들이 즐겁게 느끼고 체득화 할 수 있도록 후속활동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공동육아 이념에 적합한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공동육아 이념과 그에 따른 프로그램 계발이 시급하 다는 의견이 교사들의 공통된 고민. - 조경미. 분임 토의: 소근소근 당실당실 1996. 공동육아 13호 p24
이 같은 논의는 각 현장에서 아이들과 좌충우돌하며 바쁘게 살던 교사들 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음은 물론 서로가 서로를 비춰 보는 거울이 되어 각 어린이집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또 서 로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더 나아가 3회 교사대회는 교사대회기획단이 꾸려져 원장과 교사들이 참 여하여 현장에서 필요한 공동육아 교육 내용들을 채워나갔다. 3회 교사대 회의 내용을 보면 나들이 활동에 대한 평가 및 교육적 의미에 대한 고찰을 비롯해 미술놀이, 음악놀이에 대해 되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교사대회는 교사들의 손으로 치르게 하자는 연구원과 현장의 요 구가 맞물려 교수 분들의 강의를 일방적으로 듣게 하는 교육보다는 현장교사 중심으로 그간의 교육행적들을 모아서 발제하고, 교수분 들과 토론을 거치고 다시 조별 토론을 통하여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보는 과정을 통하여 교사 개개인의 인식의 영역을 확 장할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 이말순. 제 3회 공동육아 교사대회를 마치고. 1997. 공동육아 25호. p37
이 시기를 두고 교사회 10주년 자료집에서는 열정과 혼동의 시기라고 하며
혼자서 피지 않는 들꽃들의 잔치, 교사대회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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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회보 '공동육아' 다시 읽기
공동육아 전반의 교육에 대한 이해, 공동육아 운영체계에 대한 이해 등 철 학적 밑바탕이 되어준 의미 있는 시기라고 하였다(2011. 공동육아교사회의 발 자취 1994~2010).
또 하나 의미 있는 것은 이 시기의 교사대회를 통해서 교사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였다는 것이다. 1995년, 1996년, 1997 년 3번의 여름 교사대회를 치르고 난 공동육아 교사들은 1998년 1월 첫 겨울교사대회에서 교사협의회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교사들의 자발적 인 모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사협의회의 필요성 에 대해 찬동하였다. 이같이 교사협의회가 발족하게 된 데는 첫 교사대회 이후 꾸준히 가져왔던 교사모임과 원장모임에서의 논의가 밑받침이 되었고 이를 교사대회를 통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대하게 된 것이다.
3. 교사협의회의 출범 - 교사대회의 주제가 생기다(1999년~2002) 교사협의회는 “공동육아의 교육내용을 발전시키고 교사의 권익실현을 위 해 공동육아의 사회화를 이루어냄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2011. 공동육아교사회의 발자취 1994~2010)
1999년 7월 여름 교사대회에서 출
범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교사대회도 변화가 생겼다. 즉 2000년 8회 겨 울 교사대회부터는 이전과는 달리 매해 교사대회의 주제를 선정해서 교사 대회를 진행함은 물론 교사대회의 실행과 관련된 업무는 교사협의회의 간 사가 주관하게 되었다. 또 교사대회의 내용 역시 교육내용과 정보교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 조직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리로 자리 잡게 되었 다. 또 이를 계기로 매년 교사대회에서 역점을 두어야 할 교사회의 과제를 선정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2000년 겨울 교사대회의 주제를 ‘공동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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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아 교사의 고민, 새로운 대안을 찾아’로 잡고 소주제는 ‘교사-아동관계, 교 사-부모 관계, 교사-교사관계, 교사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근무 조건’으 로 나누었다. “공동육아는 관계에서 시작해서 관계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 는 것처럼 관계가 첫 번째 주제로 떠오른 것이다. 2000년 여름 9회 교사대회의 주제는 ‘나를 통해 아이보기, 아이를 통해 나 보기’였으나 실제 토론 내용은 ‘조합의 공동체성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까? 사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조합원과 교사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 해’와 같이 현장에서 느끼는 교사들의 여러 고민내용이 망라되어 있는 것 으로 볼 때 교사대회를 통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초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2001년 10회 겨울교사대회에서부터 2002년 12회 겨울교사대회의 주 제는 ‘공동육아에서의 경험과 지혜나누기’, ‘다시 공동체적 육아운동 찾기’,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으로 이어지며 각 현장의 교육사례를 나누고 공동 육아 운동이 무엇인지, 공동체란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 다. 현장에서 교사재교육에 대한 열망이 크다보니 각종 단기교육이 활발하 게 진행된 점을 눈여겨볼 수 있다. 또 자발적인 교육연구 모임을 꾸려서 교 육내용을 모으고 이론정리와 더불어 자료집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총 18 곳의 어린이집 교육 사례를 모은 ‘교육활동 사례집’이나 ‘손끝이 따뜻해지는 놀잇감’ 등 각종 자료집이 발간되어 교사대회 때마다 자료집을 챙겨가는 것 이 교사들의 필수코스(?)나 다름없었다. 교사협의회 시기의 교사대회는 교사들의 입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시기였다. 즉 공동육아의 교육철학에 기반을 둔 교육활동을 하면서 가졌던 시행착오와 갈등을 정리하고 체계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만큼 교협시기의 교사대회는 공동육아 교 사들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공동육아 교사회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시
혼자서 피지 않는 들꽃들의 잔치, 교사대회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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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회보 '공동육아' 다시 읽기
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4. 공동육아 교사회 정체성에 대한 고민 -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2003~2010) 2002년은 공동육아연구회가 출범한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첫 조합형 공 동육아어린이집이 설립된 지 7년 만에 조합형 공동육아어린이집은 전국 에 40개소로 늘었고 방과후도 16곳이나 생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동 육아사무국에서는 공동육아 운동의 더 나은 전환을 위해서 조직 재구성 을 논의하였고 교사협의회는 이를 받아들여 2002년 7월 제 14회 여름 교 사대회기간에 있었던 교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교사협의회 해산 안을 제 안하였다. 그러나 이 때 교사대회의 주제는 ‘얼싸안은 우리 모두가 하나입 니다’였는데 이는 교사협의회가 해산 하더라도 공동육아 교사회의 정체성 은 변함이 없을 것이며, 공동육아 사무국과 조합협의회, 교사회가 더 큰 조직의 틀에서 하나 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시각은 1대 교사협의회 회장이었던 박현숙(깨몽)의 다음과 같은 글에서 잘 드러난다.
“나는 교사협의회 해산을 감상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공동육 아의 교사들이 이제 각 어린이집의 문제뿐만 아니라 더 시야를 넓 게 가져 바람직한 육아 운동의 주체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하는 몸짓 으로 인식하고 싶다.” - 박현숙. 교사협의회 해체를 바라보며, 2002. 공동육아 64호. p33
이에 공동육아 교사들은 공동육아 교사 의견수렴 통로의 공식적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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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정체성의 확립과 지위향상을 위한 논의와 공감대의 장 등 교사복 지, 교육, 행정을 공식적으로 담당하는 큰 장으로서 공동육아 조직 재구성 의 필요성에 합의하고 2003년 2월 제 14회 겨울교사대회에서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교사회 창립총회를 열게 된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09).
조직재구성이 이루어지고 난 뒤인 2003년 여름 제 15회 겨울교사대회의 주제는 ‘생태적 삶과 교육’, 2004년 제 16회 겨울교사대회의 주제는 ‘함께 가는 길! 평화를 이야기 하자’로 여전히 공동육아 교육이 추구하는 교육의 철학과 그에 걸맞은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한 교육적 논의에 집중하였다(공 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10, 111).
이처럼 조직재구성으로 인한 내용의 변화는 눈에 띄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2004년 2월 겨울교사대회부터 1일씩 열리던 겨울교사대회를 2일로 확장하 였다. 여름교사대회가 강의를 통한 교사 재교육과 대동놀이 등을 통한 쉼 과 연대에 방점을 두었던 반면에 겨울교사대회는 각 터전에서의 교육사례 발표 등 사례발표와 교사회 총회에 중점을 두어 여름교사대회와 겨울교사 대회의 성격을 달리하였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11). 그러나 2004년은 교사회 내부적으로는 공동육아 협동조합이 부모협동조 합 시설로 제도화되고, ‘보육교사자격증’이 교사자격의 기초적인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그간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던 교사들의 교사상 에 큰 변화가 생겼을 뿐 아니라 교사간의 세대 갈등으로 발발되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 등 교사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심각하게 거론되었다(공동육아교 사회 발자취 1994~2010. p27).
역설적으로 2004년 7월, 제 17회 여름교사대회
의 주제는 ‘공동육아 10년 의미와 희망 찾기’였다. 그 당시 한 교사는 ‘2004 년 여름교사대회의 풍경’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교사들의 고민을 기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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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 공동육아의 재발견 우리는 이런 것들을 고민한다. 1. 지속적인 전망에 대한 고민 2. 아동중심적 교육을 고민 3. 교사로, 한 인간으로서 성장에 대한 고민 4. 대안교육 전반적인 전망에 대한 고민 5. 공동육아에 적합한 교육활동에 대한 고민 6. 공동육아 구성원들의 올바른 관계 맺기와 의사소통에 대한 고민 7.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 8.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공동체성에 대한 고민 - 김은희. 2004년 여름교사대회 풍경. 2004. 공동육아 75호. p6
이처럼 제도화와 공동육아교사회에서 누적된 10년의 시간은 공동육아 교 사들의 전반적인 삶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속에서 어떻게 살까 하는 고민이 심각해지는 반면 또 다른 교사는 ‘공동육아는 배려와 돌봄이 다’라는 글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공동체의 배려와 돌봄이 필요함을 이야기 하였다.
“공동육아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다. 두 마리 토끼란 삶의 양 식과 문화, 현실적인 생활과 교육적 전문성, 부모도 주체 교사도 주 체, 공동체적 특성과 제도화란다. 공동체적인 삶 안에서 서로에 대 한 배려와 돌봄. 교사와 교사, 교사와 조합 사이엔 배려와 돌봄이 얼 마만큼 있는가. 공동체 안에서 배려와 돌봄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 을까 고민해 봐야한다.” - 루비. 공동육아는 배려와 돌봄이다. 2004. 공동육아 75호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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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다른 말로 하면 기존의 공동육아 교사들에게(기존 조합원을 포함하여) 신 입 교사나 조합원들을 안내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교사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힘 있 게 풀어갈 만큼 전반적인 조직재구성이 탄탄하게 꾸려지지 않아, 교사 정 체성의 확립을 위한 논의와 공감대가 폭넓게 이루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남 는다. 2005년 2월, 18회 겨울 교사대회에서부터는 교사대회 주제가 여름, 겨울 바뀌지 않고 1년 동안 같았다. 이에 따라 18회, 19회 교사대회의 주제는 ‘눈 덮인 길을 갈 때는 이리저리 갈 것이 아니다, 훗날 내발자국이 뒷사람의 이 정표가 될 것이다.’라는 시적(詩的)인 주제 아래 부제로 ‘1. 이웃과 함께 하 는 공동육아 2. 연구하며 실천하는 교사’를 내걸었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13).
다시 말해 교사 정체성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고
연구하고 실천하는 공동육아 교사들의 모습은 변함이 없고 분명해야 교사 회가 바로 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교사들의 자체적인 강사를 기르기 위한 모둠안내자 모임에 서 연구한 ‘공격성’, ‘7세 교육’, ‘연령통합’이라든가 현장연구모임에서 연구한 ‘공동육아어린이집의 하루 일과’ 같은 다양한 내용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아울러 교사 정체성에 관한 논의도 이어져서 2007년(22회) 겨울교사대회에 서는 ‘나누고 사랑하면 더 큰 우리가 됩니다.’라는 주제 아래 공동육아 교 사선언, 지역공동체 학교 교사상과 아이상이 발표되었다(공동육아교사회 발 자취 1994~2010. p117, p381).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 선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는 공동육아의 이념과 철학을 실천하 여, 아이들에게 열려있는 세계를 펼쳐주는데 힘쓴다. 또한 공동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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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교육내용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아울러 교사의 권익 실현과 육아의 사회화를 지향한다.(중략) 공동육아와공동체교 육의 교사로 산다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며, 동시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본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 고 동료 교사 및 조합들과 적극적으로 화합하여 공동체 문화와 삶 을 함께 누리는 문화를 살리는데 힘써야 한다. 이에 공동육아와공 동체교육 교사 선언문은 정체성과 전망을 가진 교사상을 지향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침이 되고자 한다.(하략) - 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69
이 같은 교사선언은 그동안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의 정체성을 두고 끊임없이 논의했던 결과 얻어진 산출물로 교사회 스스로가 묻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공동육아 교사선언과 교사상을 통해 공동육아 교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무렵 (사)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전체적으로는 공동육아의 미래를 열어가는 모임이 결성되어 공동육아 교사회의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요구 가 높아졌다. 2007년에 교사성장체계가 구성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연관 된 것이라 볼 수 있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30).
5. 교사대회의 변화를 시도하다(2009~2011.1) 공동육아의 미래를 위한 공동육아 교사회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책임감 이 높아진 2009년(26회, 27회)의 교사대회 주제는 ‘함께 하는 우리가 희망입 니다.’로 정하여 공동육아 교사들이 힘을 모아야 공동육아의 희망이 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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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점을 강조하였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12). 그러나 2009 년은 공동육아 교사회 전체대표도 공석으로 가는 등 교사회 조직의 어려 움이 가중되던 해이기도 하였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28). 이러 한 상황에서 교사협의회 시절을 포함하여 공동육아 교사회 10주년이 되는 2009년 여름 제 27회 교사대회에서는 그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고 교 사회 조직 재정비와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는데 그 안에는 점차적 으로 낮아지고 있는 교사회의 자발성과 교사조직의 침체, 초기 공동육아 정신의 퇴색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에 교사조직과 운영상의 여러 문제를 정리하였고 교사대회도 기획팀을 꾸려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 하기로 하였다. 이같이 교사회 기획팀이 꾸려진 배경에는 매년 봄에 새로 꾸려지는 교사대 회 준비팀은 교사대회를 준비하는 구성원 간에 이해도와 연속성에서 차이 가 벌어지는 데다 교사대회에서 치러야 할 실무를 담당하기에 바빠서 전체 적인 교사대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획하는데 역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 문이다. 교사대회 기획팀은 2010년 교사대회부터 전체 강의 내용에 사회전 반의 문제를 다루면서 교사들의 사회의식의 고양을 꾀하고, 현장실기 위주 의 교육은 줄여나갔다(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2010. 10.17 진달래의 글). 이는 그간 진행되어온 교사대회의 교육내용이 교사들의 일상에서 필요한 요구 를 채우는데 우선을 두다보니 큰 시각에서 사회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완하고, 주제가 있어도 교사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다보니 주제 에 집중되지 않은 점을 시정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겨울교사대회의 주제를 ‘변화를 꿈꾸는 우리, 나로 부터 일어나 변화하리라’, 여름교사대회의 주제를 ‘새로운 눈으로 세상 읽 기’로 정하여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와 새로움을 불러일으키고자 하 였다(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23,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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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겨울교사대회는 ‘우리의 교육은 우리의 실천으로’라는 주제 아 래 열렸다. 각 현장이 사례발표와 이부미 교수의 ‘공동육아 하루 일과의 의 미 탐색: 교육적 원형과 변주’ 강의를 들으며 공동육아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내용에 집중하여 교사들의 실천을 돌아보는 교사대회를 치렀다 (공동육아교사회 발자취 1994-2010. p125).
이 같은 교사대회의 흐름은 공동육
아의 교육이 다름 아닌 교사들의 삶을 통한 실천과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자기변화에서 오는 것임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재다짐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6. 공동육아 교사회, 사회를 향한 발언을 요구받다(2011.7~2018 현재) 2011년 7월, 여름교사대회부터 교사대회의 주제는 ‘한 송이 들꽃은 혼자서 피지 않는다’로 결정되었다. 이에 대해 당시 교사대회 기획팀은 매년 그 해 의 중점 사업 방향에 따라 슬로건이 바뀌었으나, 큰 이슈 없이 안정되게 흘 러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것이 불변의 슬로건이어 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새로운 것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슬로건 전체 혹 은 부분이든 상황에 맞는 슬로건이 탄생할 수 있음을 열어두고 있다. ‘혼자 서 들꽃은 피지 않는다.’는 어느 시인의 시에서 따왔다. 화려한 한 송이 장 미꽃이기 보다는, 여럿이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들판이 되고 싶은 공동육 아교사의 지향과 잘 맞아 떨어지는 시구”(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2011.7.8. 여 름 교사대회를 기획하며 수정본)라고
선정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처럼 전체 교사대회의 주제는 교사들의 단합이나 협력을 강조하는 데 슬 로건으로서 큰 의미를 두고 교사들에게 강조할 내용이나 이슈는 전체 강 의를 통해서 맥락을 잡아가거나, 필요시 부제를 두는 것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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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겨울교사대회는 누리과정 도입에 따른 공동육아적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화두였고 같은 해 7월 여름교사대회의 부제는 ‘듣고, 보고, 배 우고, 나누며 함께 피는 들꽃’이었으며 협동조합법 시행에 따른 공동육아 의 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볼 수 있었다. 2012년은 공동육아의 새로운 리더를 위한 차세대리더모임이 시작된 해로 공동육아 교사들의 리더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려고 하였 다. (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2012.2.11) 2013년 여름교사대회의 부제는 ‘이유 있는 소통과 치유하는 소통을 통해 변화의 소통으로 지금 이곳에 서자’. 이때 ‘공동육아운동과 교사의 역할’ 이 라는 제목으로 전체 강의(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2013.7.2.)를 했던 황윤옥 하자센터 부소장의 “공동육아 교사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한 그루의 나무는 무엇이냐?”라는 질문은 두고두고 여러 공동육아 교사들의 입에 오 르내리고 있다. 그 말인즉 공동육아 교사들이 어떤 가치지향을 가졌는지, 일반 보육교사들과 다른 차별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을 요구하였기 때 문이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1월 겨울교사대회는 다시 누리과정에 대한 논의가 전체적으로 거 론이 되었고 2014년 여름 교사대회는 공모를 통하여 부제로 ‘넓게 배우 라, 깊게 느끼라, 아름답게 연대하라’가 선정되었다(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2014.7.3.).
‘넓게 배우라, 깊게 느끼라, 아름답게 연대하라’라는 부제는 2015
년 겨울 교사대회와 2016년 겨울교사대회에도 다시 쓰일 만큼 교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문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력적인 문구가 어떻 게 실천으로 이어져서 무엇을 넓게 배우고, 깊게 느꼈으며, 누구와 아름답 게 연대했는지는 미지수로 지금도 이어지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이후 2017년 겨울 교사대회는 ‘바로 당신의 교육이 공동육아입니다.’로 공 동육아의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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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2017.1.6.)
2017년 여름교사대회와 2018년 겨울교사대회는 ‘쾌지나 칭칭나
네’로 즐겁고 힘찬 공동육아 교사회가 되고픈 염원을 표현하고 미세먼지와 같은 우리사회의 이슈를 다함께 논의해보며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토론 을 평화적으로 치루는 기쁨을 누렸다(공동육아 교사회 홈페이지 2018.1.2.).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점차 공동육아 교사회가 안정되면서부터 교사대회 는 그간 교사들의 단합과 쉼, 재교육을 도모하는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 아가게 되었다. 이를테면 보육의 제도화나 협동조합법 시행 같은 사회적 변 화의 흐름을 읽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교사들의 시야를 넓히고 사회를 향하여 무엇을 어떻게 발언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로 한 몫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공동육아의 교사들끼리 모여서 공부하고 나누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공동육아의 문법으로 읽고 해석하며, 거 듭나야 되는 자리로 요구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가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공동육아 교사대회는 그저 만난 것만으로도 좋았 고, 교사들의 손으로 급한 우물을 파던 시대를 지나 정체성의 혼란과 조직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나날이 성장하여 이제는 전국적인 보육교사들 의 모임으로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막강한 규모를 가지게 되었다. 지난 20년간의 교사대회 주제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보인다. 첫째, ‘함 께, 하나, 우리가 희망’ 같은 단합과 연대를 의미하는 표현이 많으며 둘째, 교사가 중심이 되어 미래를 열어가자, 변화를 꿈꾸는 우리, 새로운 눈으로 세상읽기와 같이 변화와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 셋째, ‘당신이 희망입니다, 당신의 교육이 공동육아입니다’와 같이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 생태교육, 평화교육, 공동체교육 등 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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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된 주제를 통해서는 공동육아의 교육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표현상의 특징으로 보면 일상에서 지친 교사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기 위한 ‘얼싸안은’ ‘눈 덮인 길’ ‘함께 피는 들꽃으로’와 같은 정서적인 표현이 다수 보인다. 즉, 교사대회는 교사들의 정서적인 측면과 단합에 많은 영향을 주 고 있는 자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2018년 겨울교사대 회만 해도 많은 교사들이 고병헌 교수의 강의를 듣고 “부흥회에 온 것 같 다. 영성을 느꼈다.”라는 표현을 했던 것을 상기시킨다. 이같이 정서적인 면 이 앞서다 보니 때로는 주제와 교사대회의 실제 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경 우도 있고 주제를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애매하고 두루뭉술한 경우 도 있었다. 이를테면 주제는 교사대회를 시작할 때 다 한번 외치는 구호 비 슷한 것이 되고 강의와 토론 등이 따로 따로 가는 등 일관성과 연관성이 떨 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교사대회가 지역공동체학교 교사회, 방 과후 교사회, 어린이집 교사회, 3곳의 교사회가 한데 모이는 자리이니만큼 단합을 강조하는 전체적인 주제는 같이 가더라도 각각의 상황과 맥락에 따 라 부제를 달리 할 필요는 없었을까? 라는 궁금함이 생기기도 한다. 즉 엄밀한 의미에서 그동안 교사대회의 주제는 매년 그해의 이슈를 드러내 고 그에 따른 방향성을 논의하는 토론주제라기보다는 공동육아 교사회의 정체성과 비전을 담은 슬로건적인 성격이 강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공 동육아 교사회의 슬로건과 매년 교사대회의 주제를 분리하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슬로건은 슬로건대로 교사들의 협력과 연대를 다지고 교사대 회의 주제는 초점을 정확하게 살려서 시기에 따라 교사들의 문제의식을 가 다듬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 다행히 2009년부터는 교사대회 기획팀이 구성되어 좀 더 전체적이고 긴 흐름에서 교사대회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 어 고무적이다. 부디 교사대회 기획팀이 안정되어 변화하는 교사들의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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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기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가면 좋겠다. 공동육아 교사회도 어느덧 2019년이면 20주년을 맞게 된다. 성년을 앞둔 들꽃은 얼마나 자랐을까? 소박하던 들꽃이 자라 나무도 되고, 아름다운 꽃밭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숲을 꿈꾸면 어떨까? 그리고 그 숲에서는 어떤 향기가 나고 무엇과 더불어 살지 고민해보면 어떨까? 그런 꿈을 담은 교사 대회를 만나보고 싶다.
참고문헌 공동육아 창간호 1995. 공동육아연구회 공동육아 13호 1996. (사)공동육아연구원 공동육아 25호 1997. (사)공동육아연구원 공동육아 64호 2002.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동육아 69호 2003.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동육아 75호 2004.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동육아교사회의 발자취 1994~2007 2007년.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 정책위원회. 공동육아교사회의 발자취 1994~2010 2011년.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 10주년 기념사업 특별위원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 홈페이지 www.ok.gongdo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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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환경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기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긴 호흡으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미 세먼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무작정 정부에 정책을 내놓으라고만 할 때가 아니다. 전문가들이 나 서서 합리적 근거와 세밀한 대응책을 내고, 국민은 합심해 미세먼지 줄이 기에 동참해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는 비단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적 합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심상옥 햇살자연학교 교장. 현장학교 실제과정 생태나들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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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환경
들어가는 말 요즘 엄마들은 미세먼지 노이로제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파란 하늘과 햇살이 비추는 날이면 횡재라도 한 듯하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한탄스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을 할 수 없으니 불안하다. 터전에서 미세먼지 심한 날에 나들이를 다녀왔다는 소식에 걱정을 넘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선생님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이 문제는 엄마나 선생님이나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려는 뜻은 같은데 선택지가 달라 빚어지는 갈등 이다 보니 대 놓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렵고 딱히 어느 쪽이 더 현명하다 는 판단근거도 없으니 더더욱 답답한 노릇이다.
엄마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온 세상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가 WHO에 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하고 미세먼지 나쁨 이상의 예보가 있는 날엔 외출을 삼가라는 뉴스가 종일 이어지고 재난문자가 날아오는데 행여 이런 날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가 면역력 약한 아이들이 건강을 해칠 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터전에서는 이런 날에도 바깥활동을 했다고 하니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교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누리과정에 1시간 이상의 신체활동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나들이 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공동육아의 입장에서 나들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단 교육과정이 아니라하 더라도 엄마 출근시간 전부터 퇴근시간 후까지 안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유 아에게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니 아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고 급기야 친구들과 다툼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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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고 이는 사고로도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아이들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다.
아이를 키우거나 가르쳐 본 사람이라면 양측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없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마저 미세먼지 관 련하여 중국 탓, 노후 경유차 탓에 이어 고등어구이 탓으로 돌리는 한심한 상황이고 전문가들은 저마다 각각 다른 주장을 하고 뉴스는 덮어놓고 나가 지 말라고만 하니 교육현장의 혼란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나는 오랫동 안 바깥활동을 해온 전문가로서 이 상황에서 육아공동체가 대처하는 자세 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과도한 미세먼지 공포증, 제대로 바라보자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는 우리 일상을 깊게 파고들었다. 이제 황사와 미세 먼지, 초미세먼지가 구분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 확히 그 성분과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저 1급 발암물질이고 호흡기가 약한 유아나 호흡기 질환자, 노약자 등 소위 미 세먼지 취약층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거나 외출 시엔 반드시 마스크를 착 용해야 한다는 것과 집의 창문을 닫고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때를 골라 환 기하고 청소기 대신 물걸레로 청소하고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대응책 정도 를 알고 있을 뿐 대책은 없고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는 상황 이다.
그리고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면 언론마다 ‘우리나라 대기오염 세계 최악’, ‘24시간 발암물질을 마시는 것’, ‘흡연 보다 나쁘다’ 등 자극적인 제목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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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쏟아지니 엄마로서 당연히 ‘아이들을 밖으로 나가게 하면 안 되나?’, ‘환기도 하지 말아야 하나?’ 갈팡질팡한다. 그러다 급기야 중국에서는 있는 집들은 미세먼지를 피해 아이들을 유럽으로 유학 보낸다는데 나도 ‘이민가 야 하나?’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설상가상 전문가 들은 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는 데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편견 이 큰 몫을 하니 비과학적이고 과장된 정보를 공유·확산하는 것을 경계하 라고 할 뿐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 아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직접 미세먼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검색해 보면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인 것을 미세먼 지, 2.5㎛ 이하인 것을 초미세먼지, 즉 PM10, PM2.5로 표시하고 PM2.5 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이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 전구 체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거치며 만들어진 입자 형태의 초미세먼지를 말하는데 이들이 황산암모늄, 질산암모늄 등 2차 생성 초미세먼지가 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등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들이 가득하다. 그리 고 10년 훨씬 전부터 미세먼지는 선거공약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여 이러 저러한 연구와 대책이 나왔고 문재인 정부에 와서는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사업단이 출범하여 3년간 469억원, 그야말로 쏟아 붇는다고 하 는데 아직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 주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여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로 실시간 미세먼지를 측정하며 바깥활동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을 자주 만나 는데 일부 엄마들의 경우,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로 실시간 미세먼지를 측정하여 교육기관에 직접 알리거나 미세먼지 심한 날엔 어린이집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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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창문이 열려있는지, 아 이가 마스크는 착용하고 있는 지를 꼼꼼히 챙기기도 한다고 한다. 일본 지진으로 원전사 고 당시 마트에서 방사능 측 정기를 들고 다니던 주부들의 모습이 연상되며 그야말로 미 세먼지 노이로제 사회라는 것 을 실감한다.
그런데 미세먼지 관련 정보 검색을 하던 중 오랫동안 미 세먼지를 연구해온 한 보건학 자가 정리해놓은 글에서 미세 먼지로 인한 건강피해에 대해 바깥활동보다 실내활동을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미세먼지 문제는 환경보건의 문제이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을 위 한 손 씻기나 예방 주사 등과 같은 개별적인 실천이 아니라 물, 공기 등의 환경매체의 오염을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는 또 일반 보건사업과의 차이점을 간과하고 환경보건 문제를 개인적 실 천으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경제적 부담을 지 우면서도 예방 효과는 없다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면서 ‘보건학적으로 심각’ 한 것과 ‘개인이 위험’한 것은 차원이 다른 개념이어서, 과민 반응까지 보일 필요는 없다고도 조언한다.
얼핏 헷갈리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정리하자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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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한 건강문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그 영향력이 상당히 작아 개 인은 과민 반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민 전체로 보아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야 하는 것인 데, 마치 개인에게 큰 영향이 미치는 것처럼 오해되어 많은 사람들이 과도 한 공포감을 가지게 된 현재의 상황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서 개인적 행동으로 미세먼지의 악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학술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미세먼지로부터 아이의 건강을 지키려고 쓰는 마스 크나 공기청정기는 단기적으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기능이 있 을 수 있지만, 실제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지 를 확인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학술적으로 엄밀히 말 하면, 미세먼지가 높은 날 실내에 있는 것이 건강에 좋은지, 야외에 있는 것이 건강에 좋은지,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 현재로는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오히려 마스크나 다른 조치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을 줄인다는 근 거나 논리도 빈약하며 다른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대부 분의 정부는 권고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마스크는 임산부, 노약자, 폐질환 자나 심장질환자에게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 주 의를 하고 있을 정도인데도 우리나라만 강력 권고하고 있다고 하니 이후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가습기 살균제처럼 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마 저 들게 한다.
그리고 얼마 전 공기청정기 광고가 과장광고로 공정위로부터 벌금이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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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바 있는데 정부가 미세먼지 대응책이라고 유아, 초, 중, 고 등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보급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결국 공기청정기 보급은 미세먼 지로부터 아이들 건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엄마들 염려를 줄여주는 일 종의 심리경호용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세계보건기구가 내놓은 보 고서에는 전 세계적으로 실외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370 만 명인데 반해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430만 명에 달한다 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대기오염 피해보고서에도 일반 주거환경에서 아이들의 피해가 매우 큰데 특히, 5세 미만 아이의 실내 공기 오염 피해가 실외 공기 오염 피해보다 4배 이상 크다고 하니 자료를 찾아보 는 것이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은커녕 가중시킬 뿐이다. 다만 어릴수록 집안 특히 바닥 미세먼지에 절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들을 고려해볼 때 바 깥활동에만 예민한 우리의 태도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긴 호흡으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미 세먼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 다. 무작정 정부에 정책을 내놓으라고만 할 때가 아니다. 전문가들이 나서 서 합리적 근거와 세밀한 대응책을 내고, 국민은 합심해 미세먼지 줄이기 에 동참해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는 비단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합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경주 지진이 있은 후 지질연구원으로 일하는 한 분이 예전에 ‘우리나라에 큰 지진이 났으면 좋겠다?’라고 말 한 적이 있다면서 지금은 ‘일이 너무 많 아서 죽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질연구원으로서 지진에 관한 연구와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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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을 하지 않는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비유적 이야기였다. 미세먼지도 다르지 않다. 십 수 년이 넘도록 필요성을 외쳤는데 근본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는 뒷전으로 하고 미봉책으로 일관하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라 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지점에서 국민들에게 공포로 다가갈 만큼 미세먼지에 민감해지면, 평소 같으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비용과 규제에 대해 저항했겠지만 3년간 469 억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붇는다하는데도 야당이 발목을 잡았다는 뉴스를 접해본 기억이 없다. 이처럼 국민들의 공포감은 미세먼지 저감정책 을 추진할 동력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국민의 불안감을 더 자극하고 싶어 하거나, 최소한 그냥 방치하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과도한 공포심이나 불안감은 일부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 용되기 쉽고, 정책이 졸속처리 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등 사회적 불화와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이제라도 우리는 엉터리 정보나 뉴스에 휩쓸려 막연한 공포감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모든 국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는데 정부, 언 론, 관련 전문가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냉철하게 판단하고 따져 물어야 한다.
덧붙이는 이야기
나의 추억 한 자락 나는 9살에 전기가 들어온 시골마을에서 살았다. 그 때는 이불 속에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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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면 오늘은 뭐하고 놀지를 알 수 있었다. 세찬 비바람 소리가 들리는 날에 는 ‘오늘은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하는구나’ 생각했고 나머지 날엔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것, 매우 간단했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놀잇감은 온통 밖 에 있었다. 흙, 돌, 나뭇가지, 들풀, 그리고 친구들! 집보다 바깥 놀이를 좋 아하는 놀이 본능은 서울 한복판 아파트에서 태어난 내 딸도 마찬가지였 다. 보행기를 타고 설 때부터 현관문에서 낑낑대더니 말문이 트이고부터는 눈만 뜨면 나가자고 성화였다. 성화에 못 이겨 현관문을 여는 순간부터 아 이는 생기가 돌았고 거실 가득 너부러진 장난감을 뒤로하고 놀이터 흙바닥 에 나뭇가지만 있어도 즐거워했다. 그 때도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지만 않는 다면 우리 모녀는 밖으로 나가 놀았다. 친구들이 거의 없어 심심한 면이 없 지 않지만 한적해서 좋았던 기억이다. 요즘도 아이들이 나가자고 성화를 부 리는 것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LTE급 방법이라 는 것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는 다르다. 창문으로 비가 오는지 를 확인하기보다 스마트폰으로 미세먼지 수치 확인을 해야 한다.
미세먼지 나쁨 날, 어느 집 이야기 ‘건강’과 ‘놀이’ 중 더 소중한 가치를 선택하라면, 쉽게 ‘건강’을 고를 것 같 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미세먼지 나쁨이라지만 아이의 성화에 마스크 쓰고 조금만 밖에서 놀고 들어오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불안한 마 음을 품고 현관을 나서야 했다. 난관은 엘리베이터 앞에서부터 시작됐다. 아이는 마스크를 벗었고 불안한 엄마는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일이 시작되었다. 급기야 엄마는 화를 내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집으로 들어 가겠다고 윽박질렀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어쩌다 숨 쉬는 일이 공포 가 되었을까 싶어 아이가 불쌍하고 엄마는 화가 나고 억울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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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위한 긍정의 철학, 니체를 만나다
자기를 존중하지 못하고, 규칙이 없으니 내 생각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남 이 정해 준대로 할 수밖에 없었구나. 그래서 꼭두각시가 되는 것이구나 알 게 되었다. 니체공부의 핵심이 지극히 주관적으로 정리가 되었다. 김승은 달님. 송파꿈나무지역아동센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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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나도 모르게 철학이란 뭘까에 물음표를 찍고 있었다. 그러 던 중 공동육아에서 니체 강독세미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철학에 대해 알고 싶어 하던 나에게 좋은 기회인 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무모한 도전은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니체 철학을 만났다.
건강한 삶을 위한 긍정의 철학, 니체를 만나다 내가 처음 읽은 니체 철학서는 <니체 - 건강한 삶을 위한 긍정의 철학을 기획하다>(백승영 저, 한길사)였다. 디오니소스적 긍정?? 긍정이라면 이 세상 에서 나만큼 긍정적인 사람이 없을 거라고 자부해 왔던 나는 ‘아! 나에게 하는 이야기구나’라면서 세미나에 참여를 하였다. 하지만 조금씩 혼란이 오기 시작 하였다. 주권적 개인, 주인과 노예에 대해 읽고 이야기 나누는 데 생각해보니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의 힘으로 무엇을 해 보거 나, 결정을 내려 본 적이 없었다. 누군가가 결정을 하면 따라야 하고, 그렇 게 하는 게 당연 한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에서 착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착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이유 없이 좋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생겨 버렸다.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 본 적도 없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도 내 생각을 이야기 해 본 적이 없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학창시절 친구가 많지 않아 내 마음속 이야기를 누 군가와 해 본 적이 없었다.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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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생각에 상대방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도 되는데 쉽게 다가갈 수가 없었 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를 먼저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마음속 이야기를 꼭꼭 담아두다 상대방을 의식하게 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가 5학년 때 이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치던 나는 나름 예술중학교를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담임선생님께서 공개적으로 특수학교 예체능 학교를 지원을 하려는 아이를 조사를 했었다. 우리 반에는 나와 한국무용으로 국악중학교를 가려는 아이, 체육중학교를 가려는 아이 4~5명 정도가 손 을 들었다. 담임선생님의 공개조사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보는데 여자 아이들 몇 명이 하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내 이야기 였다. 내가 화장실 안에 있는 줄 모르고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걔 피아노 정말 못 치던데 그 실력으로 예술중학교 간다니??’ ‘걔는 왜 단점 투성이냐?’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순간 나는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 를 끝까지 들어야 하나 아니면 여기서 빠져나가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 다. 빠져 나가기로 결심을 하고 문을 열었다. 내 이야기를 하던 아이들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애들끼리 ‘어떻게 해? 어디까지 들은 걸까?’ 서 로 눈치를 주고받는다.
그 후로 그냥 학교생활을 해 나갔다. 내가 의기소침해지게 된 가장 충격 적인 사건이었다. 그렇게 의기소침하게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깐 식구들에 게도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또 동생들과 식구들에게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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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어왔던 이야기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었다. 눈 치 없이 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었다. 내가 너무 눈치가 없으니깐 동생들이 나에게 붙여 준 별명이 있다. ‘눈치 제로’였다.
니체의 자기 지배력과 주권성을 돌아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지역아동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나의 이런 성격을 고치고 싶었다. 스스로 결정을 하는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운 교사가 되는 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또 동생들이 결혼을 하다 보니깐 나의 성 격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더욱 더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나에게 누군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한다.
‘왜 그렇게 말이 없어요?’ ‘왜 자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요?’ ‘감정 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도 마음을 쉽게 열 수 없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해 주는데 무엇인가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어 버렸다. 내 나름대로 내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러면서 니체의 자기지배력과 주권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총체적인 자기지배력을 갖춘 인간 주권성의 조건 하나를 충족시키고 있 는 것. 그런데 주권성은 또 다른 조건도 충족시켜야 한다. 자기입법과 자 기복종의 상태. 자신의 행위규칙을 스스로 정하고 그 규칙의 척도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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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며, 이렇게 설정된 규칙이 행위법칙이 된다. 자기 자신을 판단의 척 도로 삼는 것은 자신에 대한 존중과 긍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라는 부 분이 책에 나온다. 자기존중... 자기존중이 없으면 자신의 행위규칙을 정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존중의 사전적인 뜻을 찾아보았더니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이라고 나와 있다.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 그것도 내 자신을?? 나를 귀중하게 대하라고 한다. 누구에게도 존 중을 받아 본 적 없고, 나 자신에게 집중을 하지 못한 나에게 존중이라는 단어가 참 새롭게 느껴진다.
주권적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자기를 존중하지 못하고, 규칙이 없으니 내 생각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남이 정해 준대로 할 수밖에 없었구나. 그래서 꼭두각시가 되는 것이구나 알게 되었다. 니체공부의 핵심이 지극히 주관적으로 정리가 되었다. 난 어 떻게 하면 앞으로 주권적이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면서 살아 갈 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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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안녕, 포구나무 - 부산 포구나무어린이집 새 터전 입성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며 계속 성장해 왔다. 포구 나무의 새 터전을 준비하며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고 힘겨워하던 순간 마다 조합원들과 선생님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아지는 장면들이 있었 다. 그 장면들을 통해 나와 똑같지 않은 이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기까지 왔다. 그렇게 남은 우리 모두는 더 말랑해지고, 또 단단해졌다. 이영혜 연두. 부산 포구나무어린이집 조합원. 사자새끼 같은 8세, 4세 남아를 기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를 성장할 수 있게 한 포구나무어린이집에서 만난 인연들이 참으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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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어서 와요!”
“늦어서 미안해요. 인쇄한 걸 집에 두고 와서 다시 갔다 오느라 늦었지 뭐 에요. 많이 기다렸죠?”
집으로 들어서는 진달래를 모두들 열렬히 반긴다. 애들을 등원시킨 포구 나무 엄마들 대부분이 모인 우리 집 거실에서는 개원잔치 준비 작업이 막 바지이다. 포구나무 27년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을, 예쁜 종이와 리본으로 장식하는 작업을 주도하는 것은 나비이다. 밤새 사진들을 정리해 온 나비 의 등에는 열이 오르고 아픈 다인이가 업혀 있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르쳐준 대로 해 볼 테니 빨리 다인이 데리고 병원에 가보라고 재촉해서 나비를 보낸다.
“이거 먹어봐요, 이 김밥으로 주문하면 될까요?”
파란이 김밥 샘플(?)을 들고 와서 얼른 시식해보라고 한다. 이 김밥.. 얼마 나 고민했던 것인가! 빠듯한 재정 형편이지만 그래도 손님들께 맛있고 정 갈한 점심거리를 내놓자고 정리될 때까지, 음식 준비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었고, 이제 드디어 김밥 결정의 순간이 온 것이다. 파란은 모두에게 이 정도면 됐다는 확인을 여러 차례 받고서야, 나머지 장도 보고 김밥도 주 문하러 도토리와 함께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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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자 맑음이 소희를 업고 나타났다. 개원잔치 하는 동안 터전 2층 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보여줄 동영상 작업을 마무리하러 온 것이다. 돌도 안 된 소희를 돌보며 며칠 동안 사진을 정리하고 영상을 만든 맑음, 그리 고 우리 조합원들 모두 정말 고생했다.
아.. 드디어 내일이다. 우리의 새 터전을 모두에게 소개하는 바로 그날!
안녕~ 옛 포구! 올해 포구나무어린이집은 공동육아 3년차이다. 공동육아어린이집으로서 의 역사만 따지자면 이제 겨우 걸음마를 배우고 있는 단계이다. 하지만 포구나무는 공동육아어린이집으로 전환되기 이전에 부모와 교사, 아이들 이 함께 가는 어린이집으로 운영된 25년의 아름다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1년 ‘우리들의 집’으로 개원할 때부터 부모들이 어린이집 일에 적극적 으로 참여하며 가족적인 분위기로 출발했던 포구나무는 운영상의 어려움 으로 전교조 해직 교사들이 넘겨받아 공동운영하던 시기를 거친다. 이후 5명의 포구나무 교사가 동업형태로 공동출자하여 운영하다가 2000년 금 강공원 옆으로 터전을 옮겨 매일 공원으로 나들이를 가며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2002년에는 대부분의 교사들 이 나가고 교사 2명만이 남게 되자 동업이 아니라 공동운영의 기틀을 만 들어 아이들의 성장을 옆에서 도우며 ‘함께 가는 포구나무’로 완전히 자리 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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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운영하는 공동육아어린이집은 아니지만, 교육 철학과 내용은 공동육아와 다를 바 없이 10년 이상 이어지던 포구나무 어린이집은 2015 년에 들어와 금강공원 일대의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사를 가야할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교사들의 힘으로는 새 터전을 찾아 운영을 하는 일이 더 이상 불가능했고, 여러 가지 논의 끝에 교사들이 부모들에게 ‘공 동육아어린이집’으로의 전환을 제안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포구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우 리 아이들이 계속 포구나무 아래에서, 포구나무 선생님들의 품안에서 자 라기를 바랐으니까.
공동육아어린이집으로의 전환은 정말 지난한 과정이었다. 아이들은 이전 과 다를 바 없이, 아니 오히려 공동육아로 전환되면서 새로 생긴 관계들 속에서 다채롭게 경험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었다. 하지만 공동육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작한 부모들은 좌충우돌 그 자체였다. 공동육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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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나무를 20년 넘게 키워온 파랑새의축하 인사
린이집 준비위를 꾸리고 새 터전을 구하러 다니는 일부터, 밤낮으로 이어 지는 회의를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에, 무엇보다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해야 하는 일까지. 이미 다 자라고 굳어진 부모들이 ‘공동 육아’라는 새로운 가치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란 다시 태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일이었다.
1년 넘게 발품을 팔아 어렵게 구한 터전을 계약하고 나니, 지적도상의 건 물 위치와 우리 땅이 맞지 않아서 옆집 땅과 우리 건물이 물려 있다는 사 실을 알게 되었다. 옆집 주인과 잘 이야기해서 합의를 보고 땅을 정리하 자고 했으나, 그것이 불가능해지면서 건물을 절단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그에 대해 모든 조합원들이 다른 방법이 없음을 인정하고 추진되기까지 또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어렵게 어렵게 물린 부분을 절단하기로 하 고 새 터전을 짓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안 타깝게도 힘든 일을 함께 하는 이들 사이에 자주 그러하듯 우리 역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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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게 아쉬운 마음이 일어나고, 미안한 마음도 더해지고, 그래서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며 계속 성장해 왔다. 포구나무의 새 터전을 준비하며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고 힘겨워하던 순간마다 조합원들과 선생님들 모두가 한 마음으 로 모아지는 장면들이 있었다.
그 장면들을 통해 나와 똑같지 않은 이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나 자 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기까지 왔다. 그렇게 남은 우 리 모두는 더 말랑해지고, 또 단단해졌다. 지나고 나니 갈등의 그 순간에 는 모두가 참 부족하고 어리석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매 순간 최선을 다했 던 것만은 분명했다.
그리고 2017년 11월, 새 터전으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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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포구나무! “개갱갱 갱지징 갱갱” 길놀이를 하는 풍물패가 조합원들과 아이들, 선생님, 손님들을 이끌고 저 아랫길로 내려간다. 그 와중에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온다.
공동육아 졸업생 2회를 더해 27회에 걸쳐 졸업생을 낳은 포구나무의 가 족들이 모두 한 곳에 모였다. 옛 포구나무를 기억하며 지금은 다른 공동 육아어린이집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 이제 초, 중, 고, 대학생이 된 포구 나무 졸업생과 그 부모들, 그리고 공동육아 전환기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 한 졸업 조합원들. 이렇게 포구나무를 스쳐간 이들에 더해, 다른 공동육 아어린이집에서도 축하인사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오셨다.
준비위 시기까지 합하면 3년 넘게 준비해 온 이 날, 모든 인연들이 포구 나무 그늘 아래 다시 모였다. 그래, 여기서 한 판 푸지게 놀자. 그렇게 다 시 시작이다. 안녕! 포구나무!
안녕, 포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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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부모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
스스로에게 적절한 삶과 교육의 선택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가능하 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진짜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배주현 올해 고1, 중2, 7살 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4년차 개똥이네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사과입니다. 20 대 초반에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면서 공동체생활을 하였 습니다. 2011년에 경기도 의왕으로 이사를 와서 셋째를 낳아 공동육아를 시작하고, 소년원출원생 대상으로 자립지원 사업을 하는 법인에서 일을 하다가 올 3월부터 육아휴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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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난 어린 나이에 큰 아이를 낳고, 2년 후 둘째를 낳고, 남편과 함께 봉 사활동을 하던 지역공부방(현재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실무자로 일을 하 면서 대구의 한 마을에서 공동체생활을 하였다.
첫째와 둘째는 일반 어린이집을 다녔지만, 마을공동체에서 선배, 동 료, 후배들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어쩌면 20대 초반부터 공동육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공동체에서 마을의 아이 들을 함께 키우고, 아나바다를 실천하는 작은 마을기업(너무 거창하지만) 도 운영하면서 우리 네 식구 전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11년 가을, 경기도 의왕으로 이사를 와서 셋째를 낳고, 찬솔이가 4 살이 되던 해에 개똥이네공동육아어린이집 조합원이 되었다. 1년차에 는 방장, 2년차에는 이사장의 역할을 하였다. 일 하느라 정신없이 1~2 년을 보내고 나니 찬솔이가 7살이 되고, 터전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가 되었다.
‘공동육아 시민교육 함께 해요’ 졸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터전 선배로서, 졸업조합원으로서 무 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아이들만 즐거운 터전이 아니라, 교 사도 아마도 즐거운 터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성장과 민주적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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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부모
그러던 차에 우연히 2017년 겨울 어느 날, 공공교 회보를 읽던 중 ‘공동육아 시민교육 함께 해요’라는 안내글을 보게 되었다. 당시 나는 사회복지사로 소년원 출원생의 자립지원사업을 주사업으로 하는 재단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직접사업으로 아이들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성장에 부모의 역할과 아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역할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공동육아 시민교육 함께 해요’는 그런 나에게 나의 물음표에 마침표 같은 것이었다.
‘아이의 권리’, 첫 강독세미나 그래서 2018년 3월부터 민주시민교육 실무팀으로 공공교 민주시민교육의 형태와 커리큘럼 등을 준비하고, 일방적 강의나 소수만 듣는 강의 형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개인의 성장이 곧 조직과 마을의 성장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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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어질 수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강독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
‘강독세미나’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참여하는 사람 이 돌아가면서 큰 단락을 읽고, 사실에 근거하여 요약을 하고, 구성 원들이 함께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하는 방식이다. 좀 더 깊은 논 의가 필요하다면 토론주제를 만들어 토론도 할 수 있다. 세미나가 끝 나면 에세이 쓰기를 통해 자신의 언어로 정리를 하는 방식이다. 사전 에 읽고 오지 않아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익 숙하지 않은 단어나 내용이 많은 자료나 책의 경우에 읽고 나서 요약 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강독세미나’는 자발적 참여의지만 있다면 지식의 차이와 상관 없이 나의 생각과 느낌을 펼칠 수 있는 수평적이고 안전한 공간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판단하고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 민주시민교육팀은 지난 4월 16일 ‘권리’라는 큰 주제로, ‘유엔 어린이· 청소년 권리 조약의 원리와 이해 방안 –교육권을 중심으로(이기범)’(이 하 이해방안)을
가지고 첫 번째 강독세미나를 진행했다.
‘이해방안’은 유엔 어린이·청소년 권리 조약(이하 조약)의 원리와 구조를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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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부모
소개하고, ‘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조약의 의의와 이행방향을 예시하고, 조약 이행을 위한 몇 가지 연구과제와 실천과제를 제시하는 발표문이다. 발표자 료를 읽으면서 ‘조약’이 아동에게 어른과 동등한 자유권과 시민권을 부여하 고 있다는 것과 아동의 권리와 최선의 이익이라는 기준의 두 요소의 결합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강독세미나를 마치고, 행여나 머릿속에서 기억이 사라질까 집에 도 착하자마자 에세이를 썼다. 에세이의 형식은 자유롭다. 2018년 4월 16일, 강독세미나에서 두 단락이 나의 머릿속에 깊이 남았다.
‘우리나라 정부는 1991년 11월에 조약을 비준하여 12월에 조약 당사국이 되 어 그 이행 책임을 지게 되었다’
- 오늘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정확하게 4년이 되는 날이다. 이행 책임이 라는 문구를 다시 보니 오늘이 그날이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1991년 12월에 조약 당사국이 된 대한민국은 과연 그 이행 책임을 얼마나 잘 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권리는 또 자율성의 규범적 가치를 존중한다. 자율성의 존중은 아동이 스 스로에게 적절한 삶과 교육의 선택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freeman,1992). 조약 12조는 “아동 스스로의 의견을 형성할 수 있는 아동에게 그/그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 안에 대하여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명 시하여 아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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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 자율이란 말을 떠올리면 자유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과 연 나는 부모로서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세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했 는지, 자유를 존중했는지 생각해본다.
스스로에게 적절한 삶과 교육의 선택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진짜 자율성을 존중 하는 것이다. 그 동안 나는 부모로서 너의 자유를 존중해 당연히. 근 데 그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는 거 알지? 라고 이야기했다. 그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여전히 난 공부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어른과 아이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터전과 마을에서 살고 싶은 사과 였습니다.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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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라희의 날적이 1 광주 햇살가득어깨동무 어린이집 4살 김라희
“연애편지처럼 설레는 날적이” 어머니 임현숙(참새) | 아버지 김형광(나무) | 교사 엄윤숙(개똥) 이번호부터 광주 햇살가득어깨동무어린이집 4년차 조합원인 참새와 나무, 그리고 4살 라희의 날적이를 소개합니다. 날적이는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부모와 교사 사이에 오가는 보육일지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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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2017년 3월 9일 목요일 | 엄마 참새
라희는요. 38주 2일에 제왕절개로 태어났어요. 점지된 순간부터 임신일거란 느 낌이 있었고 뭔가, 좀, 웃겼어요. 임신기간 내내 웃기고 재밌는 기분이었어요. 태어나면 웃음이 많은 아이일거라, 기대했어요. 임신기간 내내 아이 아빠가 사 랑스럽게 보이더니 아빠를 똑 닮아 태어났네요. 외가, 친가에 오빠들만 있고 유일한 딸이에요. 특히 친가에 딸이 귀한데 1) 아빠를 똑 닮은! 2) 딸이라는 것! 자체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답니다. <먹는 것>
특별히 가릴 것 없이 잘 먹습니다. 돌 이후에는 2~3주 간격으로 잘 먹
는 기간, 안 먹는 기간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뚜렷하게 구분은 안 되는 듯합니 다. 그냥 다 잘 먹어요. 밥보다는 간식을 더 많이 먹으려는 경향이 있어 가정에 서도 신경 쓰고 있어요. 2017년은 ‘온가족 다이어트’가 목표라 라희도 변화가 필요했는데 햇살가득에 다니게 되어 정말 다행이랍니다. <자는 것>
밤에 아빠가 있는 날과 없는 날로 구분이 되요. 없으면 기분 좋게 지
음 - 엄마 - 라희가 누워서 자고, 아빠가 있으면 안아줄 때까지 울어버립니다. 낮잠은 엄마가 안아서 재우는데 잠드는 시간이 5분 정도 걸립니다. ① 자장 자 장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우리 아기~ 혹은 ② (김희동 선생님 노래 - 엄마 품에 안겨) 자장~ 자장~ 우리 아기~ 꿈나라로 가렴~ 엄마 함께~를 불러주는데 두
번째 노래를 더 좋아해요. 차에서도 ‘우리 아기’를 틀라며 요청할 때가 많아요. 아참, 그 외에도 예쁜 꽃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꽃 등등 김희동 선생님 노 래를 좋아하고 잘 따라부릅니다. <씻는 것>
환경이 바뀌면 변을 잘 못 봐요. 여행을 가거나 명절에 할아버지댁에
가면 거의 못 보더라구요. 평소에도 매일 변을 보지는 않고 이틀이나 길면 3일 정도 되는 거 같아요. 한 번씩 라희가 원할 때 변기에 앉아보는데 성공했을 때 의 만족감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박수를 치며 자축도 잘 하구요.
“연애편지처럼 설레는 날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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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건강>
라희는 생후 40일경에 모세기관지염이
와서 치료를 마치니 80일이었어요. 아이도 저 도 너무 지쳐서 ‘혹시라도 또 아프면 어쩌지?’ 하며 맘 졸인 시간도 있었답니다. 돌 전에 수 족구 일종인 엔테로바이러스와 돌 발진을 치렀 고, 신기하게도 돌 이후에는 감기도 쉽게 이겨 내고 고열도 잘 안 나는 편이에요. 다만 기관지 가 약해서 감기 증상이 시작되면 모세기관지염 으로 넘어갈 때가 있어요. 가래 배출에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해서 물을 많이 먹이는 편이에요. 그 외 체력적인 부분은 퍼팩트합니다. 하핫. 달 리기도 잘하고 매달리기도 잘해요. <피부>
건조한 편이라 이틀 정도 보습을 거르면 부스럼이 생겨요. 이 부분은 아
빠가 잔소리 듣는 부분이고 원에서는 따로 신경 안 쓰셔도 될 거 같아요. 가끔 라희 피부가 거칠해지거든 ‘아, 아빠가 목욕 시켰구나’하고 생각해주시는 정도? <성격>
순둥순둥하던 어린 시절을 지나니 호불호가 확실한 숙녀가 되고 있습니
다. 순한 편이지만(90% 정도) 나머지 10%는 경험해보시길... 누가 놀잇감을 빼 앗거든 빼앗기고 울 스타일은 아니에요. 소리를 지르든지 쫓아가서 다시 가져 오든지 할 당찬 여자아이랍니다. 라희가 싫다고 표현한 것을 엄마가 억지로 하 려고 할 때 벼락같은 성질도 부린답니다. 그것들은 ‘좋고 싫음을 명확하게 표현 할 줄 안다’로 미화하고 싶군요. 뒤끝 없고 징징거리지 않고 울음 짧고, 이렇게 단순한 여자아이도 있나 하며 키운 지난 2년의 시간이었답니다. “평소 좋아하기도 했고 한 번씩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면 했어요. 이모께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서요. 이렇게 만나 라희의 날들을 함께 채워갈 거라 생각하니 너무 기쁘고 설레고 감사하답 니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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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터전에서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 교사 개똥
우리 라희 첫 날적이 고맙습니다. 라희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을 열심히 적어주셔서...일단 날적이에 다 적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구요. 처음의 이 느낌을 잊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주 보게 될 것 같구요. 우리 라희는 한복을 입고 믿을 수 없게 귀여운 모습으로 울지도 않고 전혀 표 정의 동요도 없이, 짠하고 나타났지요. 얼마나 이쁘고 기특하던지, 소리를 아 니 지를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라고. 초기 적응기간이라 아이들이 어떨까 걱 정이 좀 돼서 생일잔치 고민을 세 이모가 했더랬습니다. 라희가 그렇게 이쁘게 앉아 있을 줄 알았다면, 아이들이 그렇게 열심히 들어줄 줄 알았다면 미리 걱 정하지 않아도 됐었을 것 같아요. 생일잔치는 짧았지만 해주고 싶은 말, 하고 싶은 것들을 축약해서 그래도 정성 을 다 했던 것 같아요. 라희가 어떻게 엄마 아빠 오빠에게 오게 되었는지, 엄마 아빠는 라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뭘 준비해 뒀는지 사진책도 너무 좋았고 책 도 재미있었어요. 이모들이 축복송 부르는데 떨렸다 하더라구요. ㅎㅎ 그러거 나 말거나 초지일관 똑 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라희. 촛불을 친구들이 먼저 꺼버리자 그때 한 번 미동을 하고 다시 세 개의 촛불에 불을 붙혀 불게 하자 바람도 안 나오게 입만 쭉 내미는 시늉을 하네요. 참, 생김새를 보면 확 불 것 같은데 말이지요. 더 많은 걸 차분히 못 해줘서 좀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누구 보다도 사랑받는 생일잔치였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더 사랑하겠습니다. 마당놀이 하고 유모차로 나들이 가는데 어제 봤던 꼬꼬닭이랑 멍멍개 보면서 한참을 신나하는 올챙이반이었네요. 갈 때는 세현이가 뒤에서 이모랑 올챙이 반 따라온 하눌, 지담이랑 밀고 돌아올 때는 라희가 세현이 앉으라고 하고 자 기가 밀어주네요. 알아서 역할 분담.
“연애편지처럼 설레는 날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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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신발 벗고 들어와 잠바 벗고 넣는 것까지 혼자 해내는 라희네요. 손을 씻은 다 음, 손바닥 양쪽에 로션을 짜 주자 손등에도 짜 달라고 뒤집어서 “응 응” 하네 요. 특유의 표정으로 이모를 올려다보며. ㅎㅎ 생일국으로 미역국이 나오자 환호하는 아이들. 셋 다 정신없이 미역을 건져 입 속으로 흡입을 합니다. 국순 줄 알았어요. 한동안 방안에는 정적과 함께 아이 들이 내는 ‘후루룩’ 소리만 들리더라는 ㅋㅋ. 너무 웃겨서 제가 밥을 못 먹겠더 라구요. 직접 보셨으면 아마 많이 웃으셨을 거예요. 미역국에 미역만 세 번을 더 먹은 다음 다른 반찬도 보이는지 계란이랑 김치에 드디어 정식으로 밥을 먹 기 시작하네요. 참~ 미역을 이렇게 잘 먹는 아이들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뽕 나온 배를 내밀며 거실이며 방이며 돌아다니면서 신나게 노는 올챙이들. 라희 가 독립하자 왠지 더 신이 난 것 같은 올챙이반이네요. 영도 오빠야가 가끔 밀 어서 울기는 했지만 이모의 철통 보호 속에서, 흘리던 눈물을 닦으며 다시 놀 고, 그러다 안고 토닥인 지 1분? 2분도 채 안되어 머리에 땀을 내며 그대로 잠 이 든 라희였답니다. 잘 지낼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래도 라희는 엄마랑 떨어진 첫날이어서 아마도 집에서 나름 보상을 받으려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많이 안아주시고 날적이 보며 즐거웠을 것 같은 일들 은 간단하게 물어보는 식으로 아는 척 해주셔도 좋은 공감이 될 것 같아요. 예 를 들어 “꼬꼬닭 봤어~?” 등. 초기 적응하느라 많이 애쓰셨어요. 월요일 하루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파이팅 하 시게요. 주말 잘 보내시고 봐요. 저는 글씨연습 좀 해야겠어요. 읽기 힘드셨죠.
집에서
2017년 3월 13일 월요일 | 엄마 참새
날적이를 본 지음아빠 왈 “감동이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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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정말 연애편지를 받은 것처럼 설레고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한 자도 허투루 읽 을 수 없어 읽고 또 읽고 하며 마음에도 잘 간직했답니다. 첫 등원 후 집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어요. 지음이는 하원 후에 울기 시 작해서 잠들기 전까지 소리를 지르며 울고 떼를 부렸거든요. 가을 정도까지 그 랬으니까 6개월 조금 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 고 떼를 쓰거든 받아주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세상에나! 너무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넘 신기하고 다행스러워 이모께 카톡도 드렸지요. 집에서 콩콩콩 뛰어다니고 생일이야기도 해주었어요. “이모랑 노래도 불렀겠다~” 했더니 “응, 예쁜 꽃~”이라 대답했어요. 제가 주방에 숨어 있을 때 축복송만 들은 터라 “에이, 예쁜 꽃 아니고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꽃~ 이거겠지~~” 했는데 이모께서 보내주신 동영상을 보고 아뿔싸! 실수했구나 싶더라구요. 제 경험만을 토대로 아이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여주지 못했던 제 모습이 부끄럽더라구요. 주말에 가벼운 집 앞 나들이를 하며 편하게 쉬었어요. 일요일에는 하룻밤 자면 또 버스 타고 어린이집 간다고 말하니 “응~” 하며 웃더라구요. 라희가 편안하 고 좋은 곳이라 생각되나 봐요. 여벌옷과 더러워진 옷을 담을 봉투 하나 더 챙 겨 넣었어요. 또 챙길 것이 있으면 연락주세용.
터전에서
2017년 3월 14일 화요일 | 교사 개똥
햇살가득에서~ 날적이 너무 재미있고 공감 100% 되네요. 그런데 궁금한 건 도대체 이 날적이 를 언제 쓰시는 건가요. 혹시 새벽? 혜민엄마도 날짜가 항상, 오늘 날짜로 되어 있더라구요. 저는 셋 다 잠든 시간에 쓴다지만, 새벽부터 참 고생하시는 건 아 닌지 부지런한 부모님들께 또 한 번 놀랩니다.
“연애편지처럼 설레는 날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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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하루 종일 이쁜 모습 나 혼자 다 보는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 던 오늘 하루랍니다. 아침에 가방 놓기가 무섭게 거실에 차려진 생일상에 눈이 휘동그레진 라희, 오 늘은 은찬이 생일잔치를 다 같이 즐~겁게 거실에서 하고 보리반 형님들이랑 나들이 갔어요. 바람이 좀 불어서 따뜻한 햇볕나라를 찾다보니 잔디밭으로 가 게 됐답니다. 아직은 약을 안 뿌려서 안전하다고 하시는 동네 아저씨들 말쌈을 듣고, 조금만 놀자 하고 들어갔는데 드넓은 잔디밭이 자유로운지 라희가 엄청 신나게 뛰어다니며 노네요. 이뻐서 사진 찍으려고 하니까 손가락(손바닥)을 얼 굴에 대고 포즈를 잡아주네요. 잔디밭이 떠나가라고 한 번 웃고 잡으러 다니고 잡으러오고 하면서 신나게 한 바탕 놀고 보리반 형님들에게 유모차가 포위당한 채 햇살가득으로 돌아왔답니다. 오늘따라 우리 영도형님이 라희랑 혜민이를 한 번씩 밀고 가네요. 눈빛은 이뻐서 그러는 것 같은데 라희는 귀찮아서 짜증 내며 “오빠가” 하면서 소리 지르고 혜민이는 울고 그러네요. 안고 달래주며 “오 빠가 동생들을 이뻐하네.” “라희야, 오빠가 라희 이쁘대.” 했더니 영도는 사과하 고 라희는 씩 웃고 마무리 되었답니다. 그래도 좀 불안해서 영도가 나타나면 바짝 붙어서 “영도야, 동생들 이뻐? 살살 살살 이쁘다 해줘.” 했더니 미소를 지으며 살살하네요. 죽순나물, 김치, 두부전, 얼갈이된장국에 밥을 두 그릇 뚝딱 먹어치우고 셋 다 기분이 좋은 지 거실에서 진짜 해맑게 놀더라구요. 그 모습이 이뻐서 동영상 살짝 찍었지요. 사실은 새발의 피라고나할까. 잠자야 되는데 1시쯤 소방훈련을 해야 해서 눈 부비고 더 놀다가 셋 다 왜 이제 재워주냐는 듯이 뚝 떨어져서 잠이 들었답니다. 오늘따라 라희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몇 마디가 있었는데 “물 줘” “올라가 는 길~” “치카 안녕, 또 만나” 하면서 말을 깜짝 놀라게 잘하더라구요. 원래 잘 하는데 제가 이제 들은 거겠죠. 엄마랑 완전히 떨어져서 지낸 오늘 하루 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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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완벽했답니다. 라희가 지금 보다 더 적응되고 안정되면 자주 자주 오세요. 아이들도 좋아할 거예요. 저도 엄청 좋아할 거구요.
집에서
2017년 3월 14일 화요일 | 엄마 참새
평소 날적이를 당일 아침에 쓰곤 했어요. 왠지 아이의 상태를 아침까지 잘 보 고 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때문에?! 오늘은 밤에 적어봅니다. 오늘 하루, 이모의 사랑이 그득그득한 카톡을 보며 저도 너무 신났어요. 지난주에 아이들이 꺄르르 웃을 땐 혜민/세현 엄마가 이 걸 못 봐서 아쉽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나들이를 겸했으니 사 랑스러운 순간들이 훨씬 더 많았을 거라 짐작해 봅니당. 이모의 설렘과 사랑스 러운 감정도 잘 담겨서 저도 너무 설랬는데 새발의 피라니...하핫. 저녁식사하 며 라희의 모습을 보니, 한 주 만에도 아주 의젓한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편안 하게 한 그릇 뚝딱하고는 꺄르르 웃으며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어린이집을 다 니기 이전보다 더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지음 아빠도 동의 했구요. 이런저 런 추측을 해봤는데 ①라희는 더 많은 활동을 원했다(특히 바깥으로). ②그리고 햇살가득에서는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준다, 이렇게 생각이 들더라구요. 등원을 하며 라희가 더 편안해하고 늘 활기찬 모습을 보니 한켠에 지녔던 미안 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글고 개똥이모의 보육도 더할 나위 없고요. 초 기 적응 팁으로 알려주셨던 주먹이 이야기와 까꿍놀이도 메모해놓고 잘 하고 있어요. 아참, 이모께서 출력해주신 주먹이 종이를 보면 항상 “아버지~ 아버지 ~” 하고 외친답니다. 주먹이 그림책도 읽는 시늉만 하더니 어느 장면에선가 갑 자기 또 “아버지~ 아버지~” 하고 읽고 또 “아버지~ 아버지~” 하고 외쳐서 정 말 많이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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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라희가 요새 말이 부쩍 늘긴 했는데 ‘올라가는 길’과 ‘또 만나’는 처음 하는 말 이에요. ‘올라가는 길’은 미끄럼틀 딸 때 이모들께서 ‘올라가는 길/내려가는 길’ 이었나요? 구분해주시면서 아이들 부딪히지 않게 해주셔서 말을 배우지 않았 나 싶어요. 저도 좀 듣고 싶네요. 세상에나, 올라간다는 걸 알다니. 그리고 초기 적응 때와 7단지에서 등원할 때 영도형님이 라희 미는 거 몇 번 봤어요. 아침에는 터벅 걸어와 몇 번 밀어 라희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울었어 요. 약간 영도형님이 가까이 오면 긴장하는 눈치예요. 영도엄마가 “오빠가 좋아 하는 마음을 잘 표현 못했어. 좋아서 그래. 미안해.”라니 잘 그쳤답니다. 만약 지음이가 그랬다면 라희는 소리를 지르고 쫓아가서 뭐라도 했을 거예요. 그런 데 주저앉아 울고 있으니 ‘라희에게도 이런 섬세함이 있었나?’ 싶고 의외의 모 습에 좀 당황스러웠답니다. 오늘 라희는 많이(?) 울며 잠이 들었어요. 아빠 당직 다음날은 더 아빠를 찾고 잠들지 않으려고 애써요. 아마 전날 아빠의 부재를 채우려는 마음인 것 같아 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아빠랄까? 아마 내일 아침엔 평소와 같이 “잘 잤오 ~” 하며 일어나겠죠. 내일은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라희의 시간에 이모가 계 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든든한 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보내시고 내일 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p.s. 밤에 쓰니 날적이가 아닌 편지 보내는 느낌 나네요. 편지하면 김형광인데 ㅎㅎ 언제 한 번 소환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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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집에서
2017년 3월 17일 | 아빠 나무
지음 라희 아빠가 지음엄마의 소환?으로 오늘은 제가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은 감사하다는 말 씀 먼저 드리고 싶네요. 지난 겨울내내 라희를 내년에 보낼까, 일 년 더 집에서 보육할까를 놓고 지음이 엄마와 계속 고민했거든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도 했지만 개똥이모님께 라희를 부탁드릴 기회를 놓치기 싫은 것도 큰 이유였습니 다. 어떤 이모님께서 맡아주셔도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지만 평소 저희 부부가 존경하는 개똥이모님이라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라희를 보내는 심적 부담감 이 훨씬 덜 할 거 같았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지음이 첫 등원할 때에 비해 라 희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월하게 적응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하루하 루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날적이를 읽고 또 읽고 카톡에 올라오는 사진 들을 보며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네요.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라 는 문장이 떠오르고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를 떠올리게 하 는 개똥이모님~ 라희의 또 다른 엄마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집안일과 육아에 소홀해져 늘 가정에 미안한 마음이 앞 서면서도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 웃으며 마주하는 아이들과 엄마를 보며 힘 을 얻고 했는데 이제 새로운 한경에 잘 적응해나가는 라희와 그런 라희를 햇살 처럼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개똥이모님이 저에게는 또 다른 큰 힘이 되네요. 참 ~! 그리고 날적이 하루 이틀 쓰실 것도 아니고 매일 그렇게 엄청나게 쓰시면 저희야 물론 좋기는 한데 이모님 지치실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쓰셔도 되고 짧게 쓰셔도 되고 카톡으로 대신하거나 컴퓨터로 작성하 여 출력하셔도 되고 이모님 편한대로 어떻게 하셔도 저희는 좋습니다. 요새 날씨가 일교차가 좀 심하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오늘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셔요.
“연애편지처럼 설레는 날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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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마주이야기
“엄마랑 나랑 탯줄이 연결되어 있어”
박선영 복태. 남편인 한군과 함께 ‘복태와 한군’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첫째 딸 한지음(7), 둘째 아들 한이음(6)을 성미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여기에 셋째 딸 한바라보음(10개월)까지 세 아이를 키우며 날마다 넘치는 행복과 정신없음 속에서 유영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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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1
생리는 이불이야
엄마 내가
허리 아픈 이유를 알았어. 곧 생리를 할 것 같아.
이음아, 생리가 뭔지 알아? 이음
응. 이불이야.
엄마 생리가 이음
이불이라고?
응. 아기를 덮어주는 이불.
엄마 왜
그렇게 생각해?
이음 뱃속에서
아기를 덮어주는 긴 이불인데 아기가 안 생
겼으니까 필요가 없으니까 길게(아마도 오랫동안을 길 게로 표현한 게 아닐까) 나오는 거지. 엄마 그럼
아가가 생기면 그 아기를 뱃속에서 덮어줘야 하니
까 안 나오는 거고? 이음 응.
그러면 생리를 안 하는 거고. 뱃속에서 아기가 이불
을 사용하고 있으니까. 엄마가 보음이 물속에서 낳을 때 아기를 다 낳았으니 이불이 나왔잖아(지음이와 이음 이는 보음이를 수중분만 할 때 함께 있어 보음이의 탄 생의 순간 엄마의 몸에서 나온 피를 보았는데 아마도 그 피를 이불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그게 생리지.
2
평화롭게 이야기를 나눴어
이음 오늘은
나들이 때 윤지랑 지은이랑 토끼산에서 평화
롭게 이야기를 나눴어. 우리 셋이 나무에 앉아서. 엄마 평화롭게? 이음 응.
그러면서도 열정적으로. 따뜻했어.
엄마 진짜 이음 응.
멋진 시간을 나눴구나!
그런데 별이랑 도토리(선생님들)가 와서 사진을 찍으
려 하는 거야. 그게 싫어서 가라고 했어. 그랬더니 정 말 가줬어.
“엄마랑 나랑 탯줄이 연결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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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마주이야기
엄마 어른들은 이음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 예뻐서 찍고 싶어 해.
다른 친구들도 와서 자꾸 “뭐 하냐” 묻고 방해
하고 그래서 싫어서 우린 손잡고 다른 곳으로 가서 다 시 이야기를 나눴어. 너무 좋았어. 엄마 다정하게
3
죽기 싫어
이야기를 나눴구나.
이음
응. 평온했어.
이음
죽기 싫어.
엄마 왜 이음
죽기 싫어?
무덤은 너무 덥잖아.
엄마 무덤이 이음
그냥 더울 거 같아. 죽기 싫어 죽기 싫어(무한반복)
지음 지금 이음
더운 걸 어떻게 알아. 가봤어?
안 죽으니까 나중에 생각해.
(울먹이며)안 태어날걸.
엄마 그럼. 이음
그냥 달나라에 있을걸.
엄마 너 이음
달나라에 있었어?
응, 괜히 태어났어. 태어나지 말걸.
지음 꽃이 이음
꽃은 좋겠다. 죽어도 계속 나니까.
지음 그럼
다음엔 꽃으로 태어나.
아빠 네가
안 태어났으면 아빤 서운했을거야.
이음 엄마랑
4
우린 연결되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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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겠네. 꽃은 시들어도 다시 피니까.
공동육아 128호
나랑 탯줄이 연결되어있어서 엄마가 안자면 나
도 못자. 엄마 우리가
아직도 탯줄로 연결되어있어?
5
흰자와 검은자
이음
응.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으니까.
이음
엄마. (눈을 가리키며) 이건 눈알이지.
엄마 눈이라고 이음
하고 그 속에 들은 게 눈알이지.
눈알은 흰자랑 검은자로 되어있지.
엄마 흰자는
맞는데 검은자는 검은자라고 하지 않고 눈동
자라고 해. 이음 왜
흰자는 흰자라 부르면서 검은자는 검은자라고 안
불러? 엄마 이음이는
검은자잖아? 그런데 그게 갈색인 사람도 있
고, 파랄 수도 있고 초록색일 수도 있어. 사실 이음이 눈동자도 자세히 보면 갈색이야. 이음 진짜? 엄마 응.
그래서 그걸 검은자라고 부르지 않고 눈동자라고
해. 검은 눈동자, 갈색 눈동자 이렇게. 흰자는 모든 사 람들이 똑같이 있으니 흰자라고 하고.
6
개나리 좀 보라고
이음 계란의
그 흰자?
엄마 그렇지.
근데 계란은 노른자지만 우리는 눈동자.
이음 흰자는
같지만 노른자는 달라. 눈동자.
아빠 선영씨,
개나리가 폈어. 밖에 좀 봐.
이음 핸드폰
좀 그만하고 개나리 좀 보라고. 쫌!
아빠 이음아,
하이파이브. 아빠가 속이 다 시원하다.
“엄마랑 나랑 탯줄이 연결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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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아빠의 육아일기
김웅 뭉키. 강서양천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개구리어린이집 조합원으로 큰 아이 연우, 작은 아이 윤슬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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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아빠의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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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을 살게 하자!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갖고 선택하고 자율적으로 성취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가 아이들의 자율성을 믿지 못하고 걱정할 뿐이다.
박영선 항아리. 지역공동체현장교육지원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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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8살 민우가 너무 속상하다고 울고 또 운다. 방법과 대안을 찾지 못하던 나는 민우가 어찌 그리 서럽게 우는지 할 말을 잃고 한참을 옆에 힘없이 있다.
“나는 가기 싫은데, 엄마가 원하니까 공부방에 가야해서 속상해.” “내가 원하는 것은 학교에서 사귄 친구와 놀고, 혼자서 동화책 보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을 때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면 좋겠어.”
아빠 없이 엄마와 동생과 산지 5년이 지난 어느 날, 8살이 된 민우는 직장 에 다니는 엄마를 위해 원하지 않는 공부방에 다녀야 한다. 아이는 이런 현실이 서러워서 울고 또 운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또 말하면서...
8살 민우가 우는 이유 8살은 이제 엄마에게서 떨어져 있어야 할 시간에,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 롭게 친구와 어울리고, 혼자 내 시간도 갖고 싶어 하는 나이다. 초등 1학 년 민우는 엄마와 동생이 중심이던 생활에서, 초등학생이 되면서 친구가 생기고 엄마 없이 혼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초등 시기의 아이들은 온화하고 끈기 있게 말을 경청하고 설명해야 된다 는 것을 아는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대화 를 시작했다.
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을 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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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아이는 여러 번 충분히 자신의 생각과 원하는 바를 이야기 하였기에, “그 럼 공부방에 가지 않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물었다.
“나는 그러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엄마가 어린 나를 혼자 집에 놔두어야 해서 힘들다고 하고, 친구들과 놀기 위해 혼자서 학교, 놀이터, 집을 오가 는 동안 여러 가지 걱정이 된다고 해서 그렇게도 못 해요.” 답하며 또 운 다. 아이는 ‘엄마가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생각하면 공부방을 가야하 는데, 가기 싫으니 눈물이 난다.’고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 을 잘 말한다. ‘아~~ 어찌 이렇게 훌륭할 줄이야!’ 8살짜리 아이가 ‘엄마 가 나 때문에 속상해하고 걱정할 까봐 하고 싶은 것을 못하니 눈물이 난 다니!’ 8살 아이의 충분한 설명에 나는 우선 할 말을 잃었다.
민우 스스로 대안과 방법을 찾기까지 한참을 울다가 지친 틈을 타서, 다시 묻는다. 그러면 엄마를 걱정 안하게 하면서 공부방도 안가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는 또 대답한다.
“내가 생각해 봐도 그런 방법은 없어! 공부방을 가야 엄마가 걱정 안하는 데... 공부방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힘들어, 내 맘에 안 들거나 그 친구 맘에 안 들면 나는 힘들 것 같아!”
“또 나는 혼자서 조용히 책도 읽고 쉬고 싶은데... 공부방은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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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이럴 수가!!~~’ 아이는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방법이 없었단다. 나도 여 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고 제안해보며, 공부방을 안 가면서도 엄마를 걱 정 안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민우는 그때마다 이유를 대며 모두 해결방안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 또 묻는다.
“그럼, 어떻게 하지?”
공부방을 다니지 않으면서 엄마가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방법을 찾지 못했 으니 정말 속상해지면서 나도 울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울상이 되자 그 런 나를 보고 있던 민우가 말한다. “그런 건 어려워. 엄마는 나를 걱정해 서 그러는 것이니 나는 공부방을 나가는 수밖에 없어.” 아이가 답을 찾아 말한다.
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을 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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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그럼 민우가 너무 힘들잖아?”
“그래도 엄마가 너무 힘들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어~ 엄마는 우리를 위 해서 일하는 거고, 나를 걱정해서 공부방에 가길 바라는 거니까. 가야만 해! 그래서 속상해!”
엄마를 생각하는 민우의 말에 내 가슴이 갑자기 먹먹해 진다.
“그럼, 어떻게 하면 덜 속상할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던 민우가 말한다. “공부방에 나가지만 조용하게 책 읽고 싶어. 그리고 학교 끝나면 바로 공부방으로 안가고, 집에 들러서 잠깐 쉬 었다 가고 싶어.”
“그래, 그렇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집과 공부방이 조금 떨어져 있어 힘 들 수 있지만, 민우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도울 수 있어. 그럼 엄마가 걱 정 안하게 공부방에 가고, 힘들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친구도 사 귀어 보고, 혼자 책 읽는 시간도 가져보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원하는 활 동만 참여하고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나는 아이가 방법을 찾고 대안을 찾은 것에 대해 너무 고마워 얼른 말했 다. 아이는 그렇게 해보겠다고 대답한다. 민우가 속상하고 힘들지만 해보 겠다고 해줘서 고맙고, 겪어보고 서로 애써 봐도 힘들면 그때 다시 이야 기하고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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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방법으로 함께 돌봄 아동이 스스로에게 적절한 삶과 교육의 선택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 이 자율권이다. 8살 민우는 스스로 자율권을 발동하는 능력이 있다. 민 우는 스스로 선택하였기에 방법을 내고, 힘들지만 겪음을 통해 본인이 선 택한 것을 해내려고 애쓴다. 민우는 정적이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여 역동 적인 공부방이 낯설고 때론 힘들어한다.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조심스럽 게 단계를 거쳐 사귄다. 약속과 정해진 일을 해내는 것을 좋아하고 편안 해 한다. 민우는 몇 가지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선택하였다. 이제 내 가 할 일은 공부방에서 민우가 힘들지 않게 친구를 사귀고, 개별 활동을 안정감 있게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과 의논하고 시간을 촘촘히 짜고 환경 을 만드는 일이다. 오히려 이건 쉬운 일이다. 아이가 방법을 찾아내고, 제 안하고 하였기에 우리는 제안을 받아들여 함께 돌봄을 하면 된다.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듣자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도, 공부방을 갈 때도 부모가 가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간다. 우리는 학교는 왜 가야하고, 학교에서 는 어떻게 생활하여야 하고, 초등학생으로 너는 무엇이 달라지는지? 대화 하고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초등학교 생활을. 공부 방 생활을 예측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지도 못하고, 준비도 없이 때론 힘들게 때론 힘들 겨를도 없이 밀려서 그렇게 초등학교를 거쳐
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을 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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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중고등까지 12년을 다니고, 또 그렇게 공부방까지 다니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갖고 선택하고 자율적으로 성취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가 아이들의 자율성을 믿지 못하고 걱정 할 뿐이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또한 호기심으로 관심 갖고 감정을 말하게 하 고, 궁금해 하며 지켜보고 사유할 수 있게 질문하고 함께 소통하여 아이 가 스스로 결정하고 방법을 찾아내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아이 스스 로 선택하고 방법을 찾아낸 것에 대해 쉽게 걱정을 앞세우며, 때론 환경 을 만드는 불편함의 이유로 아이 스스로의 선택을 망치거나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내가 원하고 내가 선택한 방법으로 아이를 이끌고 키우지 말 자.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 있게 살피고, 잘 알지 못하니 묻고,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듣자. 그러면서 어떻게 할지를 아이에게 묻고 또 묻 고, 아이가 방법을 찾아가도록 기다리고, 혹여 불안 요소가 있더라도 때 론 내가 함께하기에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을 살게 하자. 그러면 우리가 함께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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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초등
지역공동체학교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외침
페미니즘 교육을 통해 우리에게 생긴 이 불편함은 개인의 삶을 변화 시키고 있고, 더 나아가 어떻게 현장으로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으로 자라났다. 너무나 만연한 여성혐오(misogyny)와 여성의 타자화의 문제적 현실 속에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며 성장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이 필요했다.
변희성 톰. 구립 가재울지역아동센터 교사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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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지역공동체학교
“상어가족, 앙~ 기모띠~” 2018년 4살이 된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상어가족’이다. ‘아기상어~뚜루루뚜루~’
평소에 핸드폰으로 유투브를 보면서 상어가족 노래가 나오면 신나게 따라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딸과 함께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었 다. 딸이 상어를 그리자고 하여 나는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 색연필을 잡 았다. 그리고 상어를 그리려는데 딸이 나에게 “아빠 파랑”이라고 말했다. 나는 “아빠는 분홍색이 좋아. 이거로 그릴게.”라고 말하니 딸은 “아빠 파 랑!!, 엄마 핑크!!”라고 화를 냈다. 그러면서 노란색으로 아기 상어를 그리 고 있었다. 이 일이 있고 나는 당황하여 아내에게 색깔에 대해 딸에게 가 르친 적이 있는지 물으니 그런 일이 없다고 이야기 하였다. 우리 딸은 상 어가족을 통해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을 배웠다.
유투브를 통해 배우는 혐오 표현들 ‘앙~기모띠~’ 몇 년 전부터 센터 이용 아동들이 너무나 자주 사용하고 지금도 널리 사용하는 감탄사 혹은 자기감정의 표현이다. 초등 저학년에 서 청소년까지 모두들 기분이 좋거나 횡재, 또는 아무 의미 없이 ‘앙~기모 띠~’를 외친다. 앙~기모띠~ 과연 무슨 말일까?
‘기모띠’의 의미는 일본어의 きもちよい
기모찌이이로 몸 상
태나 기분이 좋다는 뜻으로 일상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여기에 ‘앙’이 붙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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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이는 성인 동영상, 야동의 의성어를 희화화해 갖 다 붙인 것이다. 성인 동영상, 야동이라는 것이 대부분 왜곡된 성관계를 그리고 있다. 그 영상에는 여성은 없고 오로지 정복의 대상이며 전유물이 여 도구로서의 여성만이 존재한다. 즉 여성혐오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런 데 이 말을 인터넷 방송에서 유명한 BJ가 우습게 사용하게 되면서 아이 들 사이에 유행이 되고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이 그냥 재미있으니깐, 웃 기니깐, 그리고 나 말고 다른 친구들도 다 사용하니깐 우리 아이들도 사 용하고 있다. 즉 우리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오늘도 ‘앙~기모띠~’를 외 치며 혐오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고민과 현장에서 이런 고민이 있던 나는 지역공동체에서 진 행되는 철학 세미나 동아리에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자고 제안하였고 2018년 첫 주제로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3월 9일부터 한 달 간 매주 금요일에 함께 모여 페미니즘 교육을 진행 하였다.
지역공동체 페미니즘 세미나 열다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교재로 하고 각자의 삶을 통해 겪었 던 경험과 상황들을 이야기 하며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갔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것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인 데, 우리는 어떤 것이 성차별주의였으며 어떤 착취와 억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서로 고민하는데서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그동안 여성은 너무나 당 연하게 차별당해 왔고, 착취와 억압 당해왔기에 어떤 것이 문제인지를 인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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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지역공동체학교
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차별과 착취와 억압이 여성들에게는 일상이었 고, 삶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임이 진행 될수록 우리는 삶의 모든 순 간에서 차별과 착취 억압을 발견 할 수 있었고 이는 조금씩 우리에게 불 편함을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마치 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에 작은 모래 한 알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일상 속 차별과 착취를 만나는 불편함 페미니즘 교육을 통해 우리에게 생긴 이 불편함은 개인의 삶을 변화 시 키고 있고, 더 나아가 어떻게 현장으로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으로 자라 났다. 너무나 만연한 여성혐오(misogyny)와 여성의 타자화의 문제적 현실 속에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며 성장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 이 필요했다. 그래서 센터에서 ‘미투’운동, 페미니즘과 관련된 영상(‘어쩌다 어른’ 손경이 강사편, 애니메이션 ‘The Breadwinner’ 등)을
함께 보며 아동, 청소
년들에게 올바른 성 이해와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청소년 들과의 협의를 통해 강사를 섭외하여 페미니즘과 성이라는 주제로 프로 그램을 시작 하게 되었다. 또한 지역공동체 철학 세미나 동아리가 주관하 여 지역아동센터 페미니즘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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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나를 위하고 아이들을 위하고 모두를 위한 외침 페미니즘 교육을 통해 생긴 이 변화의 원동력이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페미니즘에 대해 알게 된 이상 그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삶속에서 각 자의 방식을 통해 여성해방을 외칠 것이다. 이 외침은 나를 위한 것이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이며,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끝으로 페미니즘 교육을 시작함에 앞서 강사의 소개로 함께 읽었던 글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우리가 평범한 인간의 모든 삶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날카로운 감각이 있 다면, 그것은 풀이 자라고 다람쥐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을 것이며, 우리는 침묵 저편의 굉음 때문에 죽을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 에 아무리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도 둔하기 짝이 없는 상태로 돌아다닌다.’ 조지 엘리엇(George Eliot), “미들마치(Middlemarch, 1871)”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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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의 창
젠더의 눈으로 공동육아 다시 보기
반말 vs 형님 누구나 터전에 처음 오면 문화 충 격을 몇 가지 경험하는데 그 중 가 장 대표적인 것은 아이들이 교사, 부모에게 별명을 부르며 반말을 하 는 ‘반말 문화’이다. 아이들이 어른 들과 수직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
- 반말 문화와 형님이라는 호칭 사용
를 맺고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등원 상담 때 듣 긴 했으나 예의범절을 중요시하는 모범생(?)으로 자란 나로서는 꽤나 충격이었고, 굳이 이렇게 해야 하 나 싶었지만 아이를 공동육아 어린 이집에 보내고 싶었기에 일단 받아 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3년간 반말 문화 속에서 지 내보니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대화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아마들 과도 나이의 장벽을 넘어 편안하게 대화 나누고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윤아름 도토리. 성북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행복한우리어린이집 졸업조합원. 젠더 렌즈를 끼우고 세상을 바라보 는 것을 즐기고, 성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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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그런데 반말 문화와 상반되는 측면에서 낯선 문화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대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형님’이었다.
“우리 00가 이제 형님반이 되었네.” “형님들이 동생들 잘 챙겨주자.”
선생님, 부모님이 큰 아이들을 가리켜 ‘형님’들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형님? 이거 조폭들이 쓰는 말 아닌가?’였다. 지 금껏 살아오면서 ‘형님’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쓰거나 들어본 적이 없었 고, 이 말은 주로 상하위계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쓰는 거라 생각했 는데 평등한 관계를 강조하는 터전에서 왜 형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의아했다.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반말 문화와 모순되어 보였는데 터전 내에서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었다. 왜 ‘형님’이 자꾸 마음에 걸릴까. 이 찜찜한 마음을 풀고 싶어 이리저리 생각 해보았는데, 페미니즘의 눈으로 바라보니 비로소 설명이 가능해졌다. ‘형님’ 은 가부장제 사회의 ‘남성 중심’, ‘나이주의’로 짙게 물든 언어였던 것이다.
언니, 오빠, 누나는 다 어디로 가고 ‘형님’이 대표가 되었나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학부모(學父母)’ 대신 ‘학부형(學父兄)’이라는 말이 많이 쓰였다. ‘학부형’은 학생의 보호자 자리에 어머니 대신 형을 두 고 있다. 가부장제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나이 많은 남성이 어린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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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지배하는 두 가지 원칙을 따르며 “아버지가 안 계실 때는 형이 가장 어른”이라는 말이 그 원칙을 보여준다. ‘학부형’은 학생의 보호자 대표는 아버지, 그 다음은 여성인 어머니가 아니라 남성인 형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부장 사회에서는 인간의 기본값을 남성으로 상정하고 남성 중심 언어를 사용한다.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은 저서 ‘페미니즘의 도전’에 ‘남 성의 경험과 기존 언어는 일치하지만 여성의 삶과 기존 언어는 불일치한 다. 남성 중심적 언어는 갈등 없이 수용된다.’라고 썼다. 여학생만 다니는 중학교는 여중이지만, 남학생만 다니는 중학교는 그냥 중학교이다. 여배 우, 여교사, 여의사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남배우, 남교사, 남의사라는 말 은 잘 쓰지 않는다. 배우, 교사, 의사는 기본적으로 남성을 표상하기 때 문이다. 유관순 열사를 알고 있는 사람의 절반은 여성이지만 모두가 유관 순을 언니가 아닌 유관순 누나라고 부르며 기억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또 왜 열사가 누나로 명명되었는지도 생각해보자.)
‘형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터전 아이들의 다양한 관계들을 남 연장자-남 연소자로 수렴하여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에게 ‘형’은 삶과 일치되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이지만, 여자아이들에게 ‘형’은 자신의 삶의 언어가 아니다. 또한 ‘형’이라는 호칭에 이미 연장자에 대한 존 중이 들어있는데 굳이 ‘님’을 또 붙일 필요도 없다. 언니를 언니님이라고 부 르지 않는다. ‘형님’은 서열을 중시하는 남성 문화의 언어인 것이다.
인간은 언어 체계를 통해 사고하고 문화를 전수한다. 특히 생각과 말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과정 중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언어를 물려 주는가 하는 문제는 어떤 사고 체계를 물려줄 것인가와 같은 말이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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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의 원가정은 ‘처가’이지만 남편의 원가정은 ‘시가’가 아니라 ‘시댁’이라 높혀 부르고, 아내의 동생은 말뜻 그대로 처남, 처제이지만 남편의 동생은 하인이 상전 을 부르는 말인 도련님, 아가씨이다. 이 모든 것들이 언어에 스며들어 있는 가부장제의 흔적이다. 우리가 아이들 앞에서 가부장제의 호칭, 형님이라는 말을 쓸 때마다 가부장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전수된다. 우 리 아이들에게 어떤 언어를 물려줄 것인가?
더 나아가 성별 이분법을 해체하는 대안적 호칭 문화 상상하기 여성 차별 문제가 처음 사회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는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썼으나 이마저도 남성이 당 연히 제일 앞자리를 차지한다는 반성으로 ‘양성평등’ 이라는 말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성별이 여 성, 남성 두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며 대립하는 개념 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성평등’이라는 말을 사용한 다. 언니, 오빠, 누나, 형 호칭은 화자와 청자의 성별 이 이분법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럼 여성도 남 성도 아닌 사람들은 어떤 호칭을 사용해야 할까? 나 와 상대방의 성별과 나이가 드러나지 않아도 자연스 럽게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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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터전 까페에 올렸을 때 조합원들이 남긴 댓글입니다.
<봄맞이>
어쩌면 가부장제보다 더 고쳐지기 어려운 사항이 나이주의라 생각됩니 다. 저는 도토리 생각에 절대 동감입니다. 터전에서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냥 이름만 부르는 거도 좋을 것 같아요.
<제비꽃>
십년 전 제가 있던 터전에선 서로 다 이름을 불렀어요. 언니, 오빠, 형... 이런 말 자체를 쓰지 않았었죠. 아주 어린 애들도 일곱살들에게 누구 야~ 하는 식. 아이들 사이에서 그게 분쟁의 소지가 될 때도 있지만 아 이들은 아이들이니 쉽게 화해하고 자연스럽게 지내죠.(뭐, 늘 그렇게 지냈던 거니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그런 모습을 불편해하는 어른들이 점차
많아진 데 있었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외부에 나가서도 아이들이 다른 나이 많은 아이들에게도 반말을 하니.. 부모로서 혼란스러워지는.. ㅋㅋ 그래서 점차 호칭을 쓰는 쪽으로 바뀌었던 거 같아요.
<딸기씨>
별명이 있어서 아마들에겐 별명 부르며 평어 쓰는데.. 아이들끼린 형 동 생하는 거 이상해요. 아이들도 모두 별명을 만들어 불러야할까요? 이 름 부르는 걸 불편해하는 문화라서 참 어렵네요.
<땡글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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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교사와 아마들이 저를 별명으로 불러줄 때 진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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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하린이 엄마’가 되는 건가 싶었는데 제가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 은 존재가 된 것 같았거든요).
처음 ‘형님’이란 호칭을 들었을 때도 약간 멈칫하
는 마음이 들었는데 도토리 말씀처럼 하나는 다양한 성별에 대한 호칭 을 ‘형님’으로 통일하는 게 개운치 않았고 봄맞이 말씀처럼 터전에서부 터 해결되지 않는 나이주의(고질적인 한국식 관계맺음의 방식 - “너 몇 살이야?”로 서 열정리가 되는)가
마음에 걸렸어요. 나들이를 가거나, 돌봄이 필요할 때(아
직 터전 경험이 많지 않아서 다양한 상황들은 모르지만)
나이 많은 아이들이 동생들
을 살펴봐 주는 관계는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돌봄은 꼭 상하관계 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상호관계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이들에게 평등한 관계를 통해 서로 돌봄의 문화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한 다고 생각해요(그래서 저는 하린이에게 절대로 “너는 언니잖아”라는 말을 안 하려고 해요. 하린이가 동생에게 할 수 있는 분량이 있고 또 제가 하린이를 통해 도움 받는 부분도 생각보다 많이 있거든요)
<누룽지>
작년 전체 모임에서 형님 호칭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었고 이후 우리 교 사회도 아무렇지 않게 쓰던 “형님” 호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 다. 작년에 평가회의와 계획회의를 하며 우리 안에 쓰이는 서열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입에 붙은 형님이란 말 안 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언니, 오빠, 누나, 형을 살리고 있습니다.^^ 아직 형님이란 말이 튀어나 오기도 하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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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공동주택과 함께 시작된 육아공동체, 아이들의 뜰 투자와 재산증식의 도구로 집을 소유하는 일이 당연해 보이는 시대에, 육아든 교육이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노는 일이든 함께 만나 무언가 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 부딪침의 공간을 만들려고 빚을 내 집을 지은 바보 같은 이웃들이 더 없이 소중하다. 이혜석 두 아이의 엄마. 하심재 주민으로서 아이들의 뜰 초동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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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재, 12가정의 보금자리 집에 대해 1도 모르면서 집을 지었다. 누가 같이 살자고 해서 말이다. 2011년 3월 첫째 아이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을 때, 같은 교회를 다니던 12가족은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사고 설계를 했다. 예정된 공기(工 期)는
훨씬 지나가고, 전셋집 계약기간 만료와 공사대금 지불 때문에 살
던 집을 나와 두 가정씩 모여 살아야 했을 만큼 공사과정은 쉽지 않았다. 2013년 5월, 아직 창도 달리지 않은 집에 서둘러 입주를 했고, 이 글을 쓰는 지금 함께 산지 딱 5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마음 깊이 울컥 함이 차올랐다. 우리가 지은 12가정의 보금자리 “하심재(嘏心齋)”는 각 가 정에게 좁은 공간으로 인한 불편과 부채를 남겼다. 그 불편과 부채 때문 에 자신의 바닥을 맞닥뜨리고 서로 간에 갈등을 겪는 일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가치 있고 행복하며 좋은 일들이 바로 공동주택에서 시작되었다.
그냥 윗집 아랫집 옆집에 붙어 있다 보니 하심재 12가족 중에는 아이를 다 키운 이모삼촌들도 있고,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도 있었지만(5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지 나는 인생의 계절이 다를 뿐, 모두 함께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주었다. 둘 째를 낳고 산후조리중일 때, 6층 이모는 한 솥 끓인 오리백숙과 미역국을 3층으로 해다 날랐고, 5층 이모는 첫째의 어린이집 등하교를 도와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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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4층 언니는 우렁각시 마냥 슬쩍 들러 집안 구석구석 비 질, 걸레질을 해주고 갓난쟁이를 잠시 보듬어 주신 후 사 라졌고, 2층 동생은 아기 내복을 사들고 와서 한참을 수 다 떨고 갔다. 비슷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 마들끼리는 육아용품을 돌려쓰고 받아쓰고 바꿔 쓰는 사이 자매애가 깊어졌고, 아이들은 물려받은 옷을 훈장 처럼 여기며 자랑스레 입는 진짜 형제자매가 되었다. 이 런 모습들은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키우자는 어떤 특별 한 가치를 쫓아 살아가려고 노력한 결과이기 보다는, 그 냥 윗집 아랫집 옆집에 붙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드러난 삶의 모습이었다. 서로 간에 공유된 거대한 이상과 가치 는 가끔 아주 무능해 보이는데, 평범한 일상이 펼쳐지는 물리적 공간은 사람답게 살도록 우리를 빚어가는 데 훨 씬 유능하다. 그렇게 공동육아의 가치는 말에 머무르지 않고 몸으로 드러났다. 할 수만 있다면 삶의 공간을 공 유하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하고 말하던 것을 실제적으 로 살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지하 공동공간, 공동육아의 장이 되다 우리 각자의 집은 조금 좁아졌지만, 지하에 마련한 공동 공간 덕분에 아이들과 엄마들은 함께 만나 놀고 밥해먹 고 두런두런 이야기 하며 여러 가지 작당을 할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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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다. 일주일에 두 번 만나 아기반찬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 고, 그리고 아이들의 울음이 그치지 않는 난리통에도 스터디라는 것을 하 면서 우리의 공동육아는 조금 더 형식과 틀을 갖추게 되었다. 하심재 주 변에 살고 있는 엄마들과 아이들도 함께 했다.
임신과 출산, 복직 등 엄마의 형편에 따라,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우리는 형식과 틀을 유연하게 바꾸어가며 우리에게 딱 맞는 공동육아를 했다. 주 2회 만나던 스터디 모임이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주 3회 품앗이 공동 육아로 바뀌었다. 한 엄마의 복직이 다가오자 오전에만 하던 품앗이를 오 후까지 진행했고, 아이가 좀 큰 엄마들은 전담교사의 역할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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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나고 자라는 아이들의 수가 점점 많아져 공간이 더 필요했고, 재개발 직 전의 허름한 공간을 임대하여 아이들의 공간으로 꾸몄다. 지금은 새로 지 어진 주택협동조합 건물에서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일터로 돌아갈 엄마 들이 함께 키우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고민 하다보니, 허리디스크와 장염으로 고생하는 엄마들이 치료받고 쉴 수 있 도록 아이들을 맡겨야할 필요가 생기다보니, 공동육아가 진행되는 날은 주 3일에서 주 5일이 되었다. 아이 엄마들의 일손만으로는 한계가 있게 되자, 하심재와 주변에 살고 있는 이모들이 아이들의 점심밥을 만들어주 고, 교사 역할도 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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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어린이집도, 협동조합도 아닌 공동육아 아이들의 뜰 부모들의 스터디 모임도, 품앗이도, 어린이집도, 협동조합도 아닌, 그러나 그런 모습이 다 있는 공동육아 아이들의 뜰. 그때그때 엄마들과 아이들 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우리들의 공동육아 모습은 여러 형태로 바뀌어 왔 지만,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홍제천과 궁동산을 산책하고, 함께 책을 읽고 인형극 그림자극을 만들고, 같이 춤추고 노래하고, 먹을 거리를 만들고 나누는 일은 한결같다.
5년이 흐르는 동안, 두 돌이었던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6살 둘째는 공동육아에서 꽤 큰 형님이라 으스댄다. 마을방과후교실 꿈틀꿈 뜰에서 형, 누나, 친구들과 같이 도예를 하고 책읽기를 하는 아이는 여전 히 마을공동체 안에서 즐겁고 행복하다. 투자와 재산증식의 도구로 집을 소유하는 일이 당연해 보이는 시대에, 육아든 교육이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노는 일이든 함께 만나 무언가 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 부딪침의 공간을 만들려고 빚을 내 집을 지은 바보 같은 이웃들이 더 없이 소중하 다. 그 공간에서 동네 아이들이 우리 모두의 아이들로 사랑받으며 키워지 는 것을 보는 일,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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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숨은 유적 찾기
홍제천을 따라 하얀 부처님을 만나볼까요 - 하얀 부처님, 보도각 백불 -
날이 더워지고 있네요. 이번 시간에는 시원한 개울물을 따라 한번 걸어볼 까요. 청와대 뒤편으로 창의문을 통과하면 홍제천 물줄기를 볼 수 있답니 다. 조선시대 지도 속에도 파랗게 표시된 홍제천을 볼 수 있어요.
안민영 캥거루. 인천 해맑은방과후 조합원. 북인천중학교 역사교사.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드는 한국사 유물 열아 홉>, <서울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 <낯선 그리움의 땅, 만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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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개울가 위로 집 아래 앉아 있는 사람이 보이네요. 바위 굴 아래에 하얀 모습을 한 것이 인상적이네요. 그 앞에 흐르는 홍제천을 ‘불천佛川’ 이라 표현했어요. 부처佛이라는 한자를 사용했다면, 굴속에 있는 건 사람 이 아니라 부처님이겠죠.
이 불상의 이름은 보도각 백불 이지요. 보도각이란 불상을 둘 러싸고 있는 건물의 이름이고, 백불은 하얀 부처라는 뜻이지 요. 정말 지도 속 그림처럼, 또 백불이라는 이름처럼 주변 돌 색과는 전혀 다른 하얀 빛을 띠 고 있네요.
백불은 어느 시대 불상일까요? 태조 이성계가 개성에서 한양으 로 도읍을 옮길 때, 먼저 이곳 에 들러 기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와요. 여기서 중요한 건 태조가 ‘도읍을 옮기기 전’에 이곳을 왔다 는 사실이에요. 조선 건국 이전인 고려 때부터 불상이 있었다는 이야기 죠. 한편, 이곳은 조선 시대에 외국인들이 꼭 들렀던 장소 중 하나랍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곳 사진은 많이 남아 있는 편이에요. 많은 외국인이 찾았던 이유는 하얀 부처가 주는 독특한 인상 때문이었을 거예요.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도 이곳을 방문하고 그림을 남겨 두었죠. 그림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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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부부인 듯 보이는 두 사람이 기도를 드리고 있네요. 해 저물어 어둑한 때에 백불은 조명을 비춘 듯 빛나고 있고요.
그렇다면 이 불상은 어떻 게 하얀색이 나는 걸까요? 가만 보니 머리와 눈은 검 은색이고 장신구는 금빛이 나기도 해요.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 속에서도 바위 에 새겨진 불상이 마치 그 림으로 그린 듯, 빨강, 검정, 금색으로 표현되어 있네요. 칠을 했다는 거 겠죠. 그렇다면 불상의 몸통 부분도 하얗게 칠을 한 것은 아닐까요. 옛사 람들은 그림을 그릴 때도 조개껍데기를 빻아 흰색을 칠하곤 했어요. 마찬 가지로 백불도 조개껍데기 재료로 하얀 칠을 한 것이지요.
이제 백불 주위의 전체적인 풍광을 살펴볼까요. 그림 속 예전 풍경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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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해 보세요. 부처가 바위에 새겨 있다거나 집처럼 생긴 전각이 있는 모 습은 그대로죠. 하지만 조금 다른 것이 있어요. 지금은 백불 앞으로 담장 이 둘러 있어 정면에서 불상 전체가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옛 그림 속 백 불에는 막힌 담장이 없어요.
이뿐 아니라 백불의 높이도 달라져 있어요. 100년 전 사진 속에서는 계곡 에 있는 사람들과 백불의 눈높이가 같아요. 그러나 현재는 백불이 홍제 천보다 훨씬 높게 자리 잡고 있죠. 왜 이렇게 된 걸까요. 홍제천과 관련된 신문 기사를 찾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1960년대 신문에 홍제천 에서 몰래 모래를 파 가는 사람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는 기사가 보 여요. 공사장에 쓸 모래를 마련하기 위해 아예 트럭까지 대놓고 불법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한탄하죠. 이러한 모래 불법 채취로 개천 바닥이 깊어지 면서 상대적으로 백불 위치가 높아진 듯해요. 백불은 높은 축대 위에 올 려 있는 모양이 되어 버렸죠. 더구나 앞으로 담장까지 둘러 있어 좁은 방 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담장만이라도 없애면 홍제천과 하얀빛 이 나는 부처가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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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숨은 유적 찾기
사진을 보면 백불이 있던 곳은 깊은 산 속 계곡 물이 흐르던 곳이었어요. 지금은 산 뒤로 집도 들어서고 안쪽으로는 고가도로까지 들어서서 옛 정 취를 상상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꽤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소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이곳에 와서 온 마음을 다해 머리를 숙였을 거예요. 그 런 이들 앞에 하얀빛을 띤 부처님은 무척이나 경이로운 존재였겠지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퀴즈 하나를 내고 답사를 마칠까 해요. 돌담 안쪽 으로 가까이 가서 불상을 들여다보세요. 조선 영조 때 그려진 지도 속의 불상과 다른 점이 하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지도를 그렸던 관리가 뭔가 를 착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무엇이 무엇이 다를까요. 힌트는 사진으로 살 짝 던져두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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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살 맛나는 이야기
경남 거제 똥강아지 공동육아어린이집
놀이 속에 여물어지고 단단해져가는 아이들
글 심혜진 반딧불이. 멧돼지와 함께 살아가는 반딧불이는 똥강아지의 시작을 일궈낸 5살 강마루의 엄마입니다. 사진 정혁진 나무늘보. 해림해연해찬 세 아이의 모습을 담고자 사진을 배운 콩네알반의 아빠입니다. 교사회 김정선(하얀민들레) 정성순(빙그레) 남지윤(은하수)
놀이 속에 여물어지고 단단해져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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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매일 가고 싶은 어린이집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 하원 시간, 5살 마루는 엄마에게 보여줄 게 있다며 주머니에서 하나씩 하나씩 보물을 꺼내듯 조심스럽게 솔방울, 나뭇가지, 열매, 씨앗, 꽃잎들을 꺼내며 종알종알 그날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엄마의 퇴근 시간 이 늦어서 제일 늦게 하원하는 아이는 아직 다 못 놀았다고 “더 놀다 갈 거야.”라며 기분 좋은 실랑이를 하고 주말에 선 생님과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찾기도 한다. 1년 전엔 상상도 못한 행복한 공동육아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아이들 아마 교사 모두 반짝반짝 똥강아지의 등·하원 길엔 정말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터전 앞, 예쁜 꽃들과 시원하게 흐르는 냇물보다도 더 아름다운 건 등· 하원 길의 반짝임이 아닐까? 아마들이 터전에 들어서면 아 이들은 “동그라미 왔어? 나 여기 어제 다쳤어.”, “하마~ 놀자”, “반딧불이~ 간식 뭐야?”, “전복~ 안아줘”, “달님~ 해님은 어 디 있어?”, “소똥구리~ 집에 갈 때 나도 데려다줘” “킁, 코 닦아 줘” 이모 삼촌들에게 활짝 웃으며 달려와 안기고, 손을 잡고 뽀 뽀도 하고 그렇게 아이들은 해맑은 얼굴로 아마들을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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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자세로 눈을 맞추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다. 하원 시간에 터전에 서 동화책을 읽어준다던지 아이들과 같이 어울려 놀고 있는 아마들! 똥강아 지의 소중한 일상이다. 선생님들과의 만남도 자연스럽다. 터전에서 있었던 하루를 함께 이야기 나누 고, 아마들이 아이들의 간식준비나 귀가 준비를 돕기도 하고, 선생님들과 아 마들은 도움이 필요할 땐 편하게 요청하기도 한다. 친밀감을 바탕으로 선생 님과도 이웃이 된다는 것, 공동육아여서 가능한 소중한 선물들이 아닐까.
놀이 속에 여물어지고 단단해져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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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아마들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코를 닦아주고, 머리를 바로 만져주며, 낮은
살 맛나는 이야기
놀이가 놀이다운 곳! 터전 근처는 온통 신나는 자연 놀이터다. 놀아도~ 놀아도 더 놀고 싶다는 우 리 아이들! 정말 제대로 놀 줄 안다. 여름에는 온 몸이 새까맣게, 겨울에는 두 볼이 발갛게 익도록 온몸으로 사계를 느끼며 놀고, 또 논다. 터전 골목길 을 뛰어다니고, 논두렁을 굴러다니며 개구리를 찾으러 뛰어다니고, 냇가에서 물고기와 다슬기를 잡느라 온 몸으로 뒹구는 아이들의 놀이! 공동육아가 아 니면 언제 또 이렇게 놀까. 아이들의 놀이를 상상하게 되는 ‘흙과 모래가 잔 뜩 묻은 빨랫감’도 엄마에겐 기쁨이 되어준다. 노는 게 유일한 의무이자 특권 이 아이들! 놀이 속에 여물어지고 단단해져가는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에 행복함이 담겨져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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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살 맛나는 이야기
아빠의 변신은 공동육아의 선물이다 나들이길 산책로에 풀이 자라기 시작하면 아빠들 은 주말 아침 예초기와 갈퀴를 들고 산책로로 향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일 풀 베러 갑니다.” 하고 이야기 하면, 하나 둘 자발적으로 모여든다. 살면서 처음으로 풀을 베어본다는 아빠들, 텃밭일 은 처음이라는 아빠도 있었는데, 이제는 익숙한 즐 거움이 되었다. 또 쓰러져있는 나무, 나뭇가지, 크 고 작은 돌이 무성하던 산을 다듬어 평상과 그네 를 만들고, 아이들이 타고 오를 수 있는 밧줄도 엮 고, 언덕 미끄럼틀도 만들고,,, 오랜 시간에 걸쳐 아빠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이 곳, 똥강아지 친 구들은 ‘아빠 놀이터’라며 이름도 지었다. 아이는 사랑하지만 아이의 생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지 않고 육아에 서툴렀던 아빠들이 똥강아지를 통해 참 많이 성장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아빠의 변신 또한 공동육아의 선물이다. 엄마와 아이들은 공동육아를 통해 다정다감한 아빠와 수 다스러워진 남편을 선물로 받았다.
놀이 속에 여물어지고 단단해져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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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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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살 맛나는 이야기
아름다운 공동체 마을로 성장하길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를 함께 키우는 일. 아이들이 서로의 집으로 ‘마실’을 다니기 시작하고 여러 가족들이 어울려 지내 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지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또 다른 형제 와 이모, 삼촌들이 생기고, 부모들에게는 마음과 일상을 함께 할 가까운 ‘이웃’이 서로에게 되어 주었다. 이제 걸음마 하는 똥 강아지의 특성상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조합원들. 조합원들에 게 터전은 작게나마 위안이 되어주고 꿈을 심어주는 안식처 같 은 곳이다. 한 마을을 이루고자하는 그 마음이 똘똘 뭉쳐 우리 를 더 끈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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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경남 거제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 http://cafe.naver.com/littlepuppy1 T. 055)634-1704 경남 거제시 수양1길 85-21 여울정원 101호
똥강아지 1주년 개원잔치를 앞둔 지금,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면, 마음이 넉 넉해져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엄마만의 모임, 아빠만의 모임 이 아닌, 가족 모두가 묶여진 ‘공동육아’라는 ‘인생 공동체’는 아이의 변화 뿐만 아니라 가족 안에서의 관계와 공동육아 가족 간의 관계도 넉넉해진 삶의 변화를 가져와 기쁘다.
내 삶은 언제 이렇게 공동체에 스며들었을까? 우리는 언제 이렇게 가까 워졌을까? 놀라울 정도로 우리 모두가 ‘공동육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 다. 우리 가족의 삶이 오색비빔밥처럼 맛깔나게 더 풍요로워진 곳! 생김새 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모두 다른 향기를 가진 사람들과 뭉쳐서 삶이 더 풍성한 맛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 흘러 우리네 각자의 삶들이 똥강아지공동육아라 는 이름으로 한 바구니에 잘 담겨지고, 숙성되어 아름다운 공동체로 더더 욱 성장하길, 똥강아지의 내일을 응원한다.
행복한 공동육아조합 똥강아지와 함께 더욱 살맛나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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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오늘도 건강
무더운 여름철, 밥 먹는 것에 더욱 흥미가 없는 빼빼 마른 우리 아이를 위한 건강 꿀팁
우리 주위에는 아이들의 만성적인 식욕부진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철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지 지요. 만성적인 식욕 부진은 일반적으로 식습관 불량, 오랜 질병, 스트레 스, 컨디션 난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하루 두 끼 이상 먹기 힘들 정 도로 식사에 대한 흥미를 크게 잃은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30분~1시간 이상 열심히 수저를 들고 쫓아다녀야 겨우 한두 수저 마지못해 먹을 정도 로 먹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고, 심지어 하루 종일 굶겨도 아이가 배고프 다는 말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지요. 심각한 편식, 간헐적 폭식, 잦은 구토를 비롯해서 오심(메슥거림), 헛구역질, 멀미, 잦은 트림(악취 동반), 황만기 만두. 해송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장.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원장이며 어린이들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 한 소통에 관심이 매우 많습니다.
무더운 여름철, 밥 먹는 것에 더욱 흥미가 없는 빼빼 마른 우리 아이를 위한 건강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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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건강
복통 등의 증상들이 만성적인 식욕부진과 함께 나타나는 경향을 자주 보 이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유형의 아이들을 보통 ‘비계(脾系) 허약아(또는 소화기계 허약아)’라고
정의합니다. 비계 허약아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들
을 보이게 됩니다. 아래에 언급된 전형적인 비계 허약아 증상들 중에서, 적어도 30% 이상의 소견이 아이에게 나타나고 있을 때 비계 허약아를 충 분히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가까운 한의원에 아이 와 함께 방문하셔서 진찰과 상담을 받아 보실 것을 권유 드립니다. ① 만성적인 식욕부진 증상을 자주 보인다. ② 배꼽 주위의 빈번한 복통(특히 조금 찬 음식이나 약간이 라도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을 호소한다. ③ 아랫배 주위의 잦은 불편감이나 더부룩한 느낌을 호소하거나 배(장)에 가스가 잘 차고 수시로 방귀를 끼며 방귀 냄새가 아주 독하다. ④ 걸핏하면 체하고 구취(입 냄새)가 심한 경우가 많다. ⑤ 변이 늘 풀어져서 나오거나 잦은 설사 또는 변비가 심하다. ⑥ 배 에서 꾸르륵 꾸르륵 하는 소리가 잘 난다. ⑦ 손발이 차고 얼굴빛은 황백색으로 윤기가 없는 편이고 쉽 게 피로를 느끼며 왠지 무기력해 보이고, 팔다리가 나른하다고 하며 권태감을 잘 느낀다. 체중이 잘 늘지 않을 뿐 아니라 체중 백분율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현저하게 뒤떨어져 있는 상태고 최근 몇 개월간 먹는 양이 절반 이하로 줄었거나 키와 체중이 최근 몇 개월 동안 거의(전혀) 변화가 없다. ⑧ 장염으로 고생했 던 경우가 많다. ⑨ 어른들로부터 ‘아이가 뱃골이 작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⑩ 밥을 먹고 나서 바로 또는 밥 먹는 도중에 속이 불편하다고(또는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화장실로 달려가 대변(대부분 묽은 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⑪ 영유아 때부터 모유나 분유의 하루 총 수유량이 600ml 전후였고, 한꺼번에 많 은 양을 먹지 않아 하루 종일 조금씩 나눠 먹였다. ⑫ 밥보다 과자나 음료수를 더 좋아한다. 또는 초콜릿, 사탕과 같은 단 것만 찾는다. ⑬ 부모님이 편식이 심한 편이고 외식을 즐긴다. ⑭ 혈액 검사상 빈혈(특 히 철결핍성 빈혈)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⑮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고, 혹시 먹더라도 결 국은 다 토해버린다. ⑯ 아이가 씹는 것을 싫어하고 음식을 오랫동안 입에 물고 삼키려 하지 않는다. 보 통 한 끼 식사 시간이 30분 이상 걸린다. ⑰ 영유아 때 영아산통(infantile colic)으로 고생한 적이 있 다. ⑱ (특히 여자 아이들의 경우)배가 차갑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⑲ 갑자기 환경(캠핑, 여행, 1차 양 육 담당자 교체 등)이 변하면 속으로 안절부절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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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일반적으로 ‘향사양위탕합보화환합자음건비탕 가감방’이나 ‘육군자탕합지 출환합정전가미이진탕 가감방’ 또는 ‘곽향정기산합평위산합보중익기탕 가 미방’ 등과 같이 비계 허약아들에게 크게 도움 되는 체질별 한약 처방 복 용과 정기적인 침구 치료를 통해 관리합니다. 사상체질의학적 관점으로 살펴보았을 때, 위와 같은 비계 허약아들은 ‘소음인’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가정에서는 ‘진피차’나 ‘생강차’ 등을 아이에게 꾸준히 섭취하도록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더불어서 배의 중요한 근육 중 하나인 ‘복 직근’의 만성적인 근육 경결 상태를 세심하게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 다. 만일 복직근 경결이 있다면,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 꾸준하게 침치 료를 받거나, 따뜻한 수건(또는 핫팩)을 복직근에 대어서 근육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입니다. 또한 아이가 혹시 새우잠을 자고 있 는지의 여부도 확인해야 하는데, 늘 구부정하게 자세를 하고서 즉 새우 잠을 자게 되면, 복직근 경결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배를 평평하게 하 고 다리를 굽혀서 자는 것도 만성 식욕부진 및 잦은 복통을 해결하는데 있어 염두에 둘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또한 아이에게 배 마사지를 시행하시되 아주 살살 피부를 쓰다듬듯이 하 는 ‘결합조직 마사지(Connective Tissue Massage)’를 해주셔야 만성 식욕부 진 개선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무더운 여름철, 밥 먹는 것에 더욱 흥미가 없는 빼빼 마른 우리 아이를 위한 건강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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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인생은 그녀들처럼
- 축제의 주인공
강경미 과천 열리는어린이집 졸업생 송한새(현재 23세) 엄마. 나이 마흔에 열두 살짜리 한새 손잡고 시작한 여행이 12년째 접어들었다. 여행책 <중년에 떠나는 첫 번째 배낭여행>(2018), <고등학교 대신 지구별 여행>(2014)을 출간하고 여행작가, 여행강사로 활동 중. <꽃피는여행연구소> 소장으로 중년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글은 2016년 유럽여행 때 스페인 세비야에서 머물던 중 봄축제(Feria de Abril)에 찾아갔던 에피소드이다. 당시 주로 한복을 입고 다니는 ‘한복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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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오늘은 꼭 페리아 축제(봄축제 Feria de Abril)에 가보자! 그러나 준비하고 나서니 12시. 내가 너무 느긋한 탓도 있지만 아침에 날 이 흐리고 추워서 살짝 망설여졌다. 한복 입고 덜덜 떠는 거 아냐? 라파 와 마누(내 숙소 호스트들)가 함께라면 좋았을 텐데, 없으니 할 수 없지. 버스정거장을 찾아 걸어가니 해가 들락날락한다. 이 정도면 적어도 춥지 는 않겠네. 길이 밀려서인지 한 30분이 지나서야 축제장이 보였다. 나는 사실 '페리아 축제'라는 게 그냥 이쁘게 옷 좀 차려입고 거리 행진을 하는 줄로 알았다.
스페인 세비야의 봄 축제 가보니 넓디넓은 공터가 축제장이다. 어, 이건 뭐지? 훵 하니 거리 몇 개 가 들어가 있는 거대한 지역이다. 거리는 붉은 흙길. 시내와 동떨어져 전 문 축제장이 따로 있다. 뭐 여기서만 시끄럽게 마음껏 놀라는 뜻인가?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너무 일찍 갔다. 붉은 흙길은 아직 한산했다. 딱 봐도 본격적인 축제는 시작을 안 했다. 일단 둘러나 보자, 하고 돌아 다니다 그녀들과 딱 마주쳤다. 할머니 댄싱단. 평균 연령 75세 이상은 되 어 보이는 할머니들이 모여서 춤추고 노래하며 거리를 휘저으셨다. 큰 북 을 허리에 맨 강렬한 인상의 할머니, 그보다 조금 작은 북을 멘 2명의 할 머니, 그리고 대장으로 보이는 푸근한 웃음의 할머니와 나머지 할머니들. 대장 할머니가 노래하며 춤을 추면 나머지 할머니들은 박수로 박자를 맞 추며 노래를 불렀다. 다들 머리에 꽃을 달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었다.
인생은 그녀들처럼 - 축제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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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이들은 마치 열정은 나이에 비례한다는 듯 쉼 없는 돌림노래와 춤으로 에 너지를 내뿜었다. 도대체 저런 에너지와 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지?! 스페인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장 할머니는 노래와 춤뿐 아니라 농담도 잘 하셨다. 중간 중간 말할 때마다 할머니들이 빵빵 터지셨으니.
축제를 온몸으로 즐기는 할머니 댄싱단 나는 이 할머니들만 졸졸 따라다녔다. 그들이 제일 재미있었고 다른 사람 들은 이제 막 축제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을 뿐이었고. 처음엔 ‘뭐야, 축제 가 이게 다인가?’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인파가 몰리고 있었다. 그 때 딱 드는 느낌, ‘아, 이 축제는 밤이 절정이겠구나!’ 허나 아직은 오후였고 난 배가 고팠다. 축제장 안에서 먹을 곳을 찾아보았지만 사람들로 무지하 게 붐비는 천막과 아예 텅 빈 천막 두 가지 종류뿐. 붐비는 곳에 외국인은 아무도 없다. 모두들 친구와 가족들로 보이는데다 저 북새통에서 홀로 앉 아 무언가를 먹을 엄두가 안 난다. 난 조용하고 텅 빈 천막으로 발길을 돌 렸다. 하지만 그런 곳은 출입금지다. ‘프라이빗 플레이스’란다. 아마도 예약 된 가족용 천막인 것 같았다. 난 축제장을 빠져나가 식당을 찾았다. 인도 식당이 눈에 띄길래 치킨과 맥주 한 잔으로 대충 배를 채우고 돌아왔다.
5시쯤 되니 이젠 축제장이 사람들로 미어터질 듯하다. 점점 더 화려하고 멋지게 다양한 드레스와 멋지게 수트를 차려입은 사람들이 넘쳐났다. 누 구 하나 대충 입은 사람이 없다. 내가 한복을 안 입었으면 그 자리에 있지 도 못했을 것 같았다. 보라색 시폰 재질의 한복 치마가 너무 드레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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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들 틈에서는 외려 수수한 편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이 축제에 외국인이나 관광객이 거의 없다는 사실. 어느 나라나 유명한 축제엔 관광객도 몰리게 마련인데 이 화려한 축제에 그들이 없다. 간혹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카메라를 든 관광객이 있었지 만 몇 명 못 봤다. 페리아 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즐기는 살아있는 축제였 다. 아직 밤이 아니어서일까, 춤을 추는 사람들보다는 천막 안에서 먹고 이야기하고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보통 천막 안에는 기타를 치면서 노 래를 부르는 악단이 있었고 주로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중년 이상의 사람 들이 즐겁게 춤을 추었다.
한복 입고 세비야 전통춤 추다 하지만 그녀들, 할머니 댄싱단만큼 축제를 온몸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단 연코 보지 못했다. 혼자서 종일 돌아다니니 피곤해져서 이만 돌아갈까 하 던 중, 다시 그녀들과 마주쳤다. 활기찬 그녀들이 내뿜는 매력에 매혹당 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한 명도 이 할머니에게 춤을 신청했다. 그리 잘 추지는 못했지만 내내 웃음이 터 졌다. 친구로 보이는 녀석 한 명이 연신 박수를 치며 응원을 했다. 엉터리 춤이 끝나자 친구 머리를 부여잡고 장난을 치며 놀린다.
다음엔 배가 불룩한 중년의 신사가 나와 제대로 춤의 진수를 보여 주었 다. 발놀림과 몸짓이 장난 아니다. 소싯적에 춤 좀 추어본 아저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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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할머니 댄싱단에게 춤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한 방송국에서도 그녀들을 인터뷰했다. 역시 긍정적인 에너지는 어디서 나 빛을 발한다. 나는 열심히 그들을 사진 찍었다. 낮에도 보이던 아시아 전통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저녁때도 보이니 대장 할머니가 나를 부른다. 한복 입은 아시아 여자가 눈에 띄긴 했을 게다. 그곳엔 관광객이 거의 없 었으니까.
이번엔 대장님이 나와 한 판 추잔다. 얼결에 사진 찍던 핸드폰을 집어넣 지도 못하고 한 곡을 같이 추었다. 내가 세비야 전통춤을 어찌 알겠냐마 는 종일 본 게 있으니 비슷하게 따라는 했다. 보기만 하다가 나도 추니 너 무 재밌다! 할머니들은 내 머리에 꽃을 달아주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내 가 맘에 들었는지 계속 같이 다니자고 하신다. 어떻게 알아들었냐고? 꼭 스페인어를 알아야만 통하는 건 아니다. 표정과 몸짓으로도 얼마든지 의 사소통이 가능하다. 정말이냐고? 한번 해보시라. 그러면 안다, 단 열린 마음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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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즐길 줄 아는 여유, 인생은 할머니들처럼 이럴 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 일행 이 있다면 할머니들과 같이 춤출 때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줄 텐데, 홀 로 여행의 단점이다. 하지만 혼자 다니니까 더 쉽게 할머니들과 친해질 수 있었겠지. 동행이 있었다면 내 맘대로 할머니들만 따라 다니지는 못했을 게다.
한편 나도 할머니들과 더 놀고 싶었지만 내 체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너무 피곤해~ 수술한 뒤로 여행자 노릇을 하기에는 저질 체력이 되어 버 린지라,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한다. 저 슈퍼 에너자이저 할머니들을 따 라 하려다가는 뱁새가 황새 쫓아가는 꼴이 되어 버릴 터. 정중히 사양하 고 돌아가기로.
이상하게 여행을 나오면 젊은이들보다는 노인들과 친해지게 된다. 전에 아들이랑 세계여행 할 때는 거의 젊은 친구들과 놀았는데 흐흑. 뭐지, 내 가 그만큼 늙은 건가, 아님 내가 노인들에게 좀 먹히는 스타일인 건가. 둘 다 그리 반갑지는 않은데, 흠흠. 사실 노인들은 좋은 대화상대다. 대부분 여유 있고 느긋하고 친절하다.
모두들 화려함을 뽐내는 페리아 축제에서 주인공을 뽑는다면 난 단연코 이 할머니 댄싱단이다. 그 누구도 그녀들만큼 아름답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한 수 위라고 했던가. 인생, 그들처럼 마음껏 즐 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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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는 책
재미있게 질문하면 재미있는 책, 그러면 좋은 책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 버나드 모스트 글. 그림 | 비룡소 《개구쟁이 ㄱㄴㄷ》 이억배 | 사계절 《움직이는 ㄱㄴㄷ》 이수지 | 길벗어린이
‘도대체 공룡들한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작가는 이미 공룡에 대 해 알려진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왜?’냐고 묻는 다. 그 물음은 지구상에서 공룡들이 사라지게 된 이유를 여러 가지 방식 으로 생각하게 할 뿐 아니라 상상하게 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룡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공룡이 보이지 않는 이유를 생각하도록 재치 있게 풀어주고 아이들은 그것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책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목소리를 높여 읽는다.
양승복 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 책 읽어주는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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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 아니 그것도 모르고 두리번거리다니 공룡들은 자기들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나 봐요. 그러게... 풀을 다 먹어치워서 초식공룡이 죽고 초식공룡이 죽으니까 육식공룡도 죽고 화산이 폭발해서 다 죽었잖아요~ 작은 공룡은 털이 있지만 큰 공룡은 온도조절을 잘 해서 털이 없는거예요~ 그렇구나...
한바탕 떠들썩하니 공룡에 대해 아는 체를 했 지만 꿋꿋하게 책을 읽어 내려갔다.
공룡들이 모두 다른 별로 이사를 간 걸까요? 헐~ 목성이나 화성으로 갔을지도 몰라요. 설마~ 아니면 마술사가 사라지게 한 걸까요? 그럴 리가~
‘선생님이 우리를 무시하는 거죠’ 했던 아이들 은 공룡이 왜 사라졌는지 조사해오겠다고 한 다. 정말 조사해 올까... 의심부터 해보는 어른 의 마음이라니...
재미있게 질문하면 재미있는 책, 그러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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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는 책
한 주가 지나고 다시 도서관에 왔을 때 네이버한테 물어봤다며 공룡 이 사라진 이유를 공책에 빼곡하게 적어왔다. 우리들에게 읽어주고 설명해 주는 멋진 여덟 살 남자친구는 진정한 공룡박사가 된듯하여 모두가 부러워했다. 이보다 더 훌륭한 독자가 있을까.
공룡 책을 아예 갖고 싶다는 하늘이는 공룡이 어디로 갔는지 이야기 를 많이 해서 좋단다. 재미있어서 책을 사고 싶다는 아이들이 여럿이 다. 재미있는 책이 뭔지 모르겠다던 가연이는 <개구쟁이 ㄱㄴㄷ>을 들 고 와 보고 또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개구쟁이는 그림을 잘 그려서 좋고 겹치지 않아서 재미있어요. 글도 재미있어요. 이 책을 보니까 재미있는 책이 왜 좋은 책인지 알겠어요. 재미있게 질문하면 재미있는 책이고 좋은 책이라는 걸 알겠어요.
선생님은 <움직이는 ㄱㄴㄷ>이 더 재미있던데... 했더니 움직이는 거는 더 재미있다며 어떻게 ‘사라지다‘를 진짜 사라지게 했는지 신기하다고 웃는다. 장난꾸러기들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ㄱㄴㄷ과 다음에는 뭐가 나올까 궁금해지는 움직이는 ㄱㄴㄷ은 온몸으로 반응하는 아이들 모 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시시때때로 읽어주는 책이다. 책에서 예상하 지 못한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것 또한 어린이독자들의 탁월한 능력 이다. 그리고 어린이와 문학의 힘이라는 믿음을 거듭 확인하는 순간 이기도 하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지 한번 말해볼까? 한 마디 했더니 이렇게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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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은석
‘느낌이 꿈틀 꿈틀해서 마음이 이상한 책’
아림
‘눈물이 나오는 책’
지연
‘기분이 좋아지는 책’
하늘
‘재미있는 책’ ‘어려운 말이 없어서 잘 읽을 수 있는 책’
창민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책’
현준
‘권장도서 책’ ‘국어책 수학책 사전 책’
수아
‘책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책’
예서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책’
주은
‘계속 읽어도 질리지 않는 책’
가연
‘그림이 멋있는 책’
여기 유쾌하고 지혜로운 독자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하는 책읽기가 얼마 나 행복하고 기쁜 일인지 모른다. 어린이들이 매주 도서관을 방문하면 책 을 읽어주고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깊이 읽기와 다시읽기를 경험한다. 어 린이들은 스스로 책을 고르고 소개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즐기며 자 신만의 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서선생님이 읽어주는 책은 다 재미있다 는 사랑스런 아이들은 책으로 신나게 논다. 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행복 한 독자가 되도록 책이 최고의 선물이 되도록 응원한다.
재미있게 질문하면 재미있는 책, 그러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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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교사
1991년 5월, 그 날의 소풍을 기억해요
5월 일본의 황금연휴 5월 초, 일본에서는 ‘황금연휴’라고 불리죠. 전일왕의 기념일, 헌법기념 일, 초록의 날, 어린이날 등 빨간 날에 토요일, 일요일이 끼면 길게는 열 흘 정도까지 연휴가 이어지거든요. 이 때 일본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가기 도 하지만, 우리들의 추석 때처럼 고향을 찾거나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 를 만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날씨마저 좋으니 마침 맞는데, 이번 5월 연
변미양 전 해송아기둥지 교사. 현재 일본 오사카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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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휴 때 저희 집에는 한국에서 어머니께서 다녀가셨어요. 이제는 벌써 스무 살, 열여덟 살이 된 두 아들이 있지만 좀처럼 네 식구가 얼굴을 마주보기 도 어려울 정도로 본인들의 스케줄로 바쁜데, 연휴 때에 할머니도 오시니 까 한자리에 모이자고 했죠. 그래서 모처럼 온천에도 가고, 음식도 푸짐 히 먹고 가족이 같이 시간을 보냈답니다.
소풍 가는 날의 추억 서울 변두리 동네에 살던 어린 시절, 5월의 소풍날은 가슴이 설레었어요. 고만고만한 집들로 꽉 찬 좁은 골목을 벗어나, 빨강 초록 예쁘게 꾸며진 꽃밭에 알록달록 화사한 놀이기구가 있는 꿈동산으로 떠나 보는 특별한 날이었으니까요. 대학 졸업을 앞둔 12월, 동대문 뒤 산동네 오르막 길을 오르고 또 오르다 좁은 계단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길 제일 끄트머리에서 몇 계단 남긴 그 곳에 자리잡은 ‘해송 아기둥지’을 찾은 새파랗게 어리던 그 청춘 때도 소풍은 좋았습니다. 둥지에서 지내던 때는 가라고 정해진 날이 아니라 가고 싶은 날, 갈 수 있는 날을 골라 소풍을 갔어요. 점심 먹 고 낮잠 자고 간식 먹는 시간 빼고, 날씨만 좋으면 아이들에게 ‘나들이 가 자’며 성벽 길로 놀러 가고, 낙산마을버스 종점 옆 공터에도 가고, 열 계 단 가다 쉬고 다섯 계단 가다 쉬면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까지도 다녀오 고요. 어쩌면 좁은 둥지 안에서만 지내기에는 하루가 너무 길었는지도 모 릅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가 넘을 때까지 한 방에서만 계속 지내기 에는 ‘누리과정’도 없던 시절, 전문적인 유아프로그램에는 무지한 제가 둥 지 밖으로 나가 놀자고 하는 건 자연스러운 생각이었을 거예요.
1991년 5월, 그 날의 소풍을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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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교사
1991년 5월, 여의도 고수부지로 소풍가다 1991년 5월, 그리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나라 안팎으로 들썩 들썩 했던 것 같아요. 부모가 방문을 잠그고 일하러 간 사이 불이 나 방 에서 놀던 쌍둥이가 희생을 당하는 비극을 보며 육아의 사회화와 지원에 대한 운동이 틀을 갖추기 시작하던 무렵이었고요. 어정쩡한 노태우 정권 하 데모 중이던 대학생이 백골단에 희생당하고, 노동계에서는 분신 투쟁 이 잇달아 서울 한복판 여기저기서 집회가 열리고 시위를 막는 최루탄 가 스가 매캐하던 날들이 많았죠.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 또한 일상의 한 자 락이었는지도요.
우리가 버스를 타고 한강을 건너 ‘여의도 고수부지’까지 소풍을 가기로 한 그날도 날씨가 좋았어요. 성낙선 선생님, 이현주 선생님, 그리고 저, 교사 세 명과 올망졸망한 아기둥지 친구들 열 여덟 명, 그리고 그날 시간을 내 준 대학생 ‘언니오빠’ 세 명. 그렇게 둥지를 출발했답니다. 어린 친구는 선 생님 손 잡고, 좀 큰 친구는 친구끼리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 성벽 길 따 라 5분쯤(아기들 걸음이니 그럭저럭 10분) 낙산으로 가서 마을버스를 타고 아 랫동네 창신동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가요. 먼저 큰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올라 탄 교사가 한 명씩 아이들 손을 잡고 올려 태워주며 기사 아저씨에 게 양해를 구하지요. 조금 빠듯하게 살던 그 시절, 한 손에는 짐 들고 어 린 아이 한 두 명씩 데리고 버스 타던 아줌마들도 적지 않았으니까 아이 들이 타는 걸 기다려 주는 것에 대한 익숙함도, 아이들을 같이 보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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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는 인정도 많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어린이집’이라는 말조차 없던 그 시 절, 졸졸이 어린 꼬마들을 데리고 버스를 타는 것 또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친절했던 것 같아요.
18명의 아기들과 버스 타고 소풍 그렇게 버스를 타고 종로 지나, 서대문 지나, 마포 지나 여의도에 도착. 그 때는 여의도 광장이 아주 넓고 시원했던 느낌인데요. 둥지친구들은 자전 거를 탈 수도,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도 없지만 넓은 광장 쪽을 멀리서 한 번 바라보고, 고수부지 잔디밭으로 가서 뛰어 놉니다. 도시락도 먹고 강 도 보고, 그렇게 반나절을 보내죠. 자, 슬슬 둥지로 돌아갈까. 왔던 대로 다시 돌아가면 되는데, 마침 버스가 오네요. 여엉차! 버스 의자에 앉자마 자 잠이 드는 아이들. 마포 지나 서대문 지나, 광화문… 좀처럼 버스가 속 도를 내지 못 하네요. 어, 뭐지, 왜? 다시 천천히 종로 지나, 아이들이 한 숨 자고 일어날 때 돼서야 동대문역, 얘들아 이제 곧 내린다. 내릴 준비하 자. 자아, 드디어 창신동. 버스에서 내리자 코끝으로 전해지더군요. 어디선 가 최루탄의 흔적이…. 그래서 차가 밀린 거구나. 자 이제 마을버스만 타 면 금방 둥지야, 힘내자! 그런데 시위 때문에 버스 운행에 차질이 생겼는 지 자주 다니는 마을버스가 통 오지 않는 거예요. 지친 아이들을 마냥 기 다리게 할까 조바심이 나는데 어린 친구들은 투정도 없이 선생님 얼굴만 바라보네요. 저는 손을 흔들어 낙산 쪽으로 올라가는 작은 트럭을 세웠어 요. “아저씨, 저희 좀 태워 주세요!” 긴 설명이 필요 없더군요. 아이들을
1991년 5월, 그 날의 소풍을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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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교사
본 아저씨는 트럭 짐 싣는 칸에 우리들을 모두 태워 주셨어요. 먼지에 피 로에 꼬질꼬질 해진 우리들은 벌써 서쪽으로 많이 내려온 해를 보며 둥지 가 있는 곳으로 향했지요. 무사히 돌아간다는 안도감과 더불어 트럭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참 시원했답니다.
둥지 친구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무모하다고, 위험하다고 할지 모르는 그 날의 소풍이 저에게는 소중한 기 억으로 남아 있어요. 그리고 나들이라면 신나게 따라와 주었던 그 때의 둥지 친구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금도 정말 사랑스럽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전혀 몰랐어요.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바람 하나만 갖고 하고 싶은 말 참지 않는 막무가내, 서투른 교사였어요. 하지만 아이 들과 만나 지내면서 아이들이 그냥 예뻐지고, 그러니까 저절로 아이들을 위해서 잘 해주고 싶고, 아이도 엄마도 아빠도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세 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체감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옛이야기, 그래서 낭만으로 동화로 색칠된 부분이 있는지도 모르 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을, 책임을 소중히 여기시는 여러분들께 응 원하는 마음으로 저의 추억을 풀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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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어떻게 지내세요
졸업생
꿈꿀 수 있는 힘
터전에서 늘 함께 했던 엄마, 아빠들의 모습 은 돌봄의 주체는 ‘엄마’만이 아닌 엄마와 아 빠 모두라는 그 당연하지만 우리 사회 아직 도 당연하지 않은 인식을 가지게 해주었다. 양세진 1997년부터 의왕시 내손동에 있는 하늘땅어린이집과 방과후를 다녔고, 지금은 여성단체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다.
꿈꿀 수 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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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졸업생
모락산 밑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은행나무가 우뚝 솟아있고, 장미꽃 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내손동에서 하늘땅어린이집과 방과후를 다 녔다. 나는 일곱 살이 되던 해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어 린이집을 오랜 시간 다니지는 않았지만, 방과후까지 다니며 중학생 이 되기 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공동육아와 함께 했다. 그만큼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하늘땅에서 함께 했던 친구들과 부모들, 그리고 내손동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주말에도 모락산에 올라 배드 민턴을 치고 내려오면서 보리밥도 먹고, 함께 텃밭을 하던 가족들 이 생각난다. 매일 내손동에서 하늘땅 식구들과 함께였던 그 시간 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어린 시절 하늘땅에서 ‘함께’ 했던 친구들 일곱 살부터 하늘땅을 다녔던 나는 터전에서 제일 큰 언니, 누나였 고 동생들을 돌봐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나를 너무 서럽고 힘들게(!) 할 때도 있었다. 터전이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매일 밤마다 부모들의 회의도 많았고, 다들 바쁘게 살았던 터라 밤마다 누구네 집이나 터전에 모여 있을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동생들과 저녁도 같이 챙겨먹고, 놀고 있어야 했 다. 물론 그 어린 아이에게 다 맡기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것들이 기 억에 많이 남는 것을 보니 내 딴에는 꽤나 부담스럽고 힘들었던 모 양이다. 매일 회의를 하거나 일이 너무 바빴던 나의 엄마, 아빠를 친구들과 기다리던 일곱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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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부모들은 밤마다 ‘함께’ 무엇을 했을까 지금 돌아보면 우리 부모들 참 바쁘고 힘들게 살았다 싶다. 삶 자체를 꾸 리느라 힘들기도 했겠지만, 함께하기 위해 얼마나 지난한 노력을 하며 살 았을까 싶다. 공동체를 꾸려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각자의 생업과 병행하기는 더욱이 쉽지 않은 일이다. 내 하늘땅 시절 기억 속 많 은 부분을 차지하고 것은 부모들의 ‘밤마다 회의’다. 그때 그 회의들이 무 슨 논의를 했는지,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히는 몰라도 일곱 살인 나도 하 늘땅에 관한 뭔가 심각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회의라는 것을 어렴풋이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체를 꾸 리기 위한 치열한 노력의 시간들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내 가족과 다른 가족이 함께, 그리고 우리 가족들과 마을이 함께 키우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부모들이었다. 지금 엄마, 아빠에게 물어봐도 정말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어떤 꿈을 꾸며 공동육아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을까?
결혼은 앞두고 고민되는 것들 한국 사회 ‘여성’으로 이십대 후반을 보내고 있는 내가 결혼을 앞두고 제 일 고민되는 문제는 다름 아닌 아이를 낳아 기르는 문제이다. 어린 시절 공동육아의 경험이 없었다면 나는 아이를 낳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공동육아를 하는 것만이 완전한 대안이 될
꿈꿀 수 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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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졸업생
수는 없겠지만 내가 만약 아이를 낳아도 내손동에서 나의 부모들이, 나 의 친구들과 함께 나를 키워줬던 것처럼 나 또한 함께할 공동체가 있을 것이란 믿음, 나의 아이도 그런 동네에서 모두가 함께 키워줄 것이라는 믿 음이 있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두 려움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공동육아는 그런 든든한 존재이다.
몸에 밴 공동육아의 가치들 결국 부모들에게 공동육아는 그런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그 누구 도 책임져주지 않고 오롯이 나 혼자 혹은 나의 결혼동반자와 감당했어야 할 그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고자 모였을 것이다. 그리고 ‘밤마다 회의’를 하며 만들어낸 공동체는 돌봄을 함께하는 것을 넘어 더 많은 것을 나에 게 가르쳐주었다. 공동육아에서 보낸 어린 시절, 생각보다 나는 많은 가 치를 온몸으로 배웠다는 것을 살아가며 깨닫고 있다. 늘 다니던 나들이와 마당에서 놀던 나에게 자연은 낯선 것이 아니었고, 계절이면 해먹던 계절 음식과 늘 먹던 유기농 먹거리는 내가 나들이 다니던 산과 뛰노는 이 동 네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자라왔고, 늘 모든 것을 실천하며 살고 있 지는 못하지만 바른 먹거리 소비와 같은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이 중요하다 는 생각을 가지며 자랄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선생님, 부모들과 별칭과 반말을 쓰며 친구처럼 어울려 지냈던 경험 은 어른과 어린이가 동등한 주체로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며, 평등한 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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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8호
체는 가능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터전에서 늘 함께 했던 엄마, 아빠들의 모습은 돌봄의 주체는 ‘엄마’만이 아닌 엄마와 아빠 모두라는 그 당연하지만 우리 사회 아직도 당연하지 않은 인식을 가 지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내가 많은 부분에서 성역할 고정관 념 없이 자라올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그 중 제일 중요하게 배운 것 은 나의 부모들이 그랬듯 함께 대안을 꿈꾸고 만들어갈 수 있다는 힘을 배운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자산이다.
꿈꿀 수 있는 힘을 배우다 공동육아 공동체는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함께함의 가치는 생각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해준 공동육아를 만들고 지금까지 함께 해온 모든 주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꿈꿀 수 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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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소식
2018년 제23차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정기총회
2018년 예산(안) 승인 과정에서는 조합부모회원과 교사회원의 회비 인상에 대한 찬반 투표 결과 찬성 1,007표, 반대 488표로 회비 5천원 일괄 인상이 승 인되었다.
2018년 공동육아어린이집 현장학교Ⅱ [실제과정] 개강
2018년 3월 10일(토) 대전KT인재개발원 중강당에 서 ‘2018년 제23차 사단법인 공동육아와공동체교 육 정기총회’를 개최하였다. 정기총회는 재적인원 2,468명 중 출석 240명, 위임 1,146명 등 1,386명 으로 과반수 정족수를 넘겨 개회되었다. 정병호 이 사장님의 개회사, 2017년 감사 보고와 승인, 2017 년 사업 보고 및 결산 승인, 2018년 사업계획(안) 승 인, 2018년 예산(안) 승인, 임원 선출(감사), 운영위원
2018년 3월 17일(토) 공동육아어린이집 교사교육
장 감사패 증정 등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공동육아
현장학교Ⅱ[실제과정]을 개강하였다. 2018년 3월
법인은 2017~2019년 ‘즐거운 공동육아운동, 안과
부터 11월까지 약 9개월간 계속되는 이 과정은 [기
밖을 연결한다’는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2018년 사
초과정]을 수료하고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1년
업 방향을 아래와 같이 설정하였다.
이상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 17명이 함께 한다.
1. 공동육아운동 40년, 새로운 단계의 공동육아
[실제과정]은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
운동을 이야기한다. 2. 공동육아운동 추진조직
활하는데 교육활동의 핵심이 되는 세시와 절기,
의 성과를 낸다. 3. 공동육아운동 조직의 연대력
놀이와 노래, 생태나들이 워크숍과 보육일지 작
과 실천력을 높여간다. 4. 법인-회원조직, 회원조
성, 극놀이, 미술놀이, 긍정적 행동지원, 교육활동
직-회원조직이 호혜적 관계를 만들어간다. 5. 공
실행 등의 강의와 워크숍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육아 초등사업 단위들의 운영역량을 키우고 전 망을 모색한다. 6. 공동육아에 대한 사회적 요청 에 부응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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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 128호
2018년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초등방과후 전체운영진교육
올해 담당자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 분 과별로 논의된 내용 발표 이후 2018년 공동육아 조합대표자회의(어린이집) 의장단(고양도토리공동육 아사회적협동조합 대표, 금호부모조합 대표)과 각 지
2018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초등방과후 전체운
역별 지역대표자를 소개하였다.
영진교육이 3월 17일(토) 전국의 18개 조합 중 16개 조합 60여명의 초등방과후 운영진들이 참석한 가 운데 과천 로고스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전체강연 ‘공동육아 초등방과후 현황과 과제’(황윤옥 하자센 터장)에 이어 분과별 모임을 통해서 초등 부모로서,
조합의 운영진으로서 비슷한 고민들을 공유하고
2018년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 전체신입부모교육
서로의 경험사례를 나누었다. 이어서 당일 선출된 2018년 조합대표자회의(초등방과후) 의장단 소개와 인사로 마무리 되었다. 의장은 도토리마을방과후 운영위원장 정인철(하트), 부의장 대전 계수나무방 과후 운영위원장 한기원(붕어빵), 부의장 송파파란 하늘공동체교육사회적협동조합 운영위원장 이은 경(색연필)이 선출되었다. 2018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 전체신 입부모교육이 3월 17, 24, 31일 3차에 걸쳐 진행되
2018년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 전체 운영진교육
었다. 3월 17일(토) 수도권동부지역은 송파체육문 화회관에서 진행, 100명이 참여했고 3월 24일(토) 수도권남부지역은 안양 동안평생교육센터에서 진
공동육아조합대표자회의(어린이집)와 (사)공동육
행, 130명이 참석, 3월 31일(토) 수도권서부지역
아와공동체교육은 2018년 3월 10일(토)~11일(일)
은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진행, 150명이 참석해 총
대전시에 있는 ‘KT인재개발원’ 에서 ‘2018년 공동
380명이 참가하였다. 1강 공동육아의 역사와 철
육아(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 전체 운영진교육’
학(이경란 사무총장), 2강 선배조합원들의 공동육아
을 진행,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과 공동육아조
조합원 생활 경험과 안내(1차 장현철, 2차 윤상혁, 3
합의 이사진, 운영진 280여 명이 참석했다.
차 박영열), 3강 현장지원전문가들의 공동육아교
대표자분과, 운영분과, 교육분과, 재정분과, 홍보
육에 대한 이야기(1차 김기나, 2차 김미애, 3차 김경태
분과, 시설분과 등 6분과로 흩어져 사례 발표와
현장교육지원전문가)로 진행되었다.
법인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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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동 육아어린이집 서울
과천ㆍ의왕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173가길 58
맨발
개구리
02)995 - 1802 02)2691 - 7338
서울시 강서구 초록마을로24길 21-4(화곡동)
열리는
산들
02)458 - 7122
서울시 광진구 자양로50길 74
하늘땅
070)8885 - 2224 경기도 과천시 공원마을2길 41 경기도 과천시 양지마을2로 8 02)507 - 1798 031)422 - 4633 경기도 의왕시 약수터1길 57
즐거운
02)458 - 0659
서울시 광진구 긴고랑로 149-7
개똥이네
031)422 - 3281
궁더쿵
02)2625 - 9769
서울시 구로구 오리로20길 32 평화의교회 1층
신나는
070)8239-7146 서울시 금천구 독산로 10길 96,
꿈꾸는
건영남서울2차아파트 101동 109호
통통 해와달
02)3391 - 2889 02)824 - 3753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236길 60-4 서울시 동작구 성대로16길 67-6
용인ㆍ수원ㆍ평택 꿈나무놀이터 070)8815-0510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 39-9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사은로 274-11 깨끔발 031)287 - 5174 숲이랑우리랑 031)8005- 6116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중앙로36번길 22
성미산
02)6243 - 2600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33길 22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5길 33-18 02)333 - 4421 02)6082 - 6060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7안길 44
우리
02)324 - 0933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25-6
참나무
02)3141 - 4271 02)3462 - 7599
서울시 마포구 새터산길 35
함께크는 행복한우리
02)942 - 7032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19다길 38-14
느티나무
칙칙폭폭
02)714 - 0262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83길 5-8
너랑나랑산이랑 031)265-3310
소리나는
02)358 - 7725
서울시 은평구 갈현로29길 51-15
콩세알 또바기
경기도 의왕시 동부시장3길 46
작은나무숲
031)308 - 0400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2로 114번길 5-17
달팽이
031)251 - 3210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천로 45-11
사이좋은
031)227 - 5925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73번길 71 금곡엘지빌리지 401-105
칠보산
031)890 - 7533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73번길 71 LG빌리지 408-104
031)681 - 9650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양교4길 11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11안길 12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1로 421-2
성남ㆍ광주ㆍ이천 세발까마귀
031)714 - 4245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쇳골북로32번길 3
도토리
031)967 - 3480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흥도로178번길 103-14
꾸러기
031)711 - 4858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예원로 22
도깨비
031)969 - 3412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730번길 128 단독 1층
굴렁쇠
031)754 - 0978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발이봉남로 43번길 3-1
야호!
031)977 - 4788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현로138번길 81
덩더쿵
반딧불이
031)947 - 0726
경기도 파주시 장터고개길 182-44
고양ㆍ파주
나무를키우는 031)967 - 5995 햇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240-1
031)712 - 7972 두껍아두껍아 031)717 - 9954 뭐하니 너른마당
031)633 - 5956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곡남로 14번길 12(1층)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창뜰아랫길 37-17 경기도 이천시 구만리로220번길 295
강원
의정부ㆍ남양주ㆍ하남 꿈틀꿈틀
031)873 - 5420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로985번길 59
산,들,바람
033)643 - 0679 강원도 강릉시 성곡고양길 53
싱글벙글
경기도 남양주시 가운로2길 98 가운마을 휴먼시아A 관리동
소꿉마당
033)766 - 0663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백운정윗길 14-35
파란하늘
031)555 - 0591 02)3401 - 7813
경기도 하남시 감일남로52번길 62
신나는
033)244 - 7885
재미난
02)442 - 0065
경기도 하남시 초이로80번길 48
강원도 춘천시 서면 월송리 382-1
부산ㆍ대구 하늘
짱짱
051)515 - 6832 부산시 금정구 청룡로45번길 10-4 070)7393-0335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정관5로 75,
아이들세상
광명 02)899 - 2329
경기도 광명시 오리로191번길 41
신동아파밀리에아파트 101동 102호
쿵쿵
051)342 - 2595
070)4032 - 7959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매곡로44번길 14
꿈샘
070)4257-1402 부산시 남구 동명로 163번길 33
감나무
070)4312 - 7676 경기도 군포시 수리산로 33 계룡삼환A 843-101
포구나무
051)557 - 1229
부산시 동래구 쇠미로129번길 102-8
영차
031)502 - 0104
씩씩한
053)791 - 6879
대구시 수성구 천을로 61-7
딱지와구슬
053)321 - 8477
대구시 북구 관음동로13길 13-22
솔방울
053)588 - 0686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강정본길 38
똥강아지
055)634-1704
경남 거제시 수양1길 85-21 여울정원 101호
062)944-6150
광주시 광산구 송림길 32-21
안양ㆍ군포ㆍ안산 친구야놀자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호동로3길 13-1 1층
인천ㆍ부천 해맑은
032)546 - 2889 인천시 계양구 향교로18번길 6-1
너랑나랑
032)437 - 5516
감자꽃
070)4283 - 4277 인천시 서구 고산후로174번길 22
광주
산
032)666 - 9213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성주로34번길 40
우리노리
032)347 - 9252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호현로439번길 32
햇살가득 어깨동무
희망세상
032)522-4630 인천시 부평구 창휘로 10번길 22
부산시 북구 대천천길 103
인천시 남구 소성로318번길 23-7
대전ㆍ천안ㆍ충주 친구랑
042)867 - 5565
대전시 유성구 하기로66번길 94
모여라
041)564 - 5308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신흥1길 10
아이들세상
043)847 - 7934
충청북도 충주시 칠지6길 6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공동육아방과후 서울
과천ㆍ분당ㆍ수원ㆍ평택
재미난
02)428 - 0605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219길 44
두근두근
02)504 - 7643
경기도 과천시 희망3길 41
봉제산
02)2699 -1201
서울시 강서구 초록마을로18길 25-11 소행주 이을 203호
율동
031)719 - 129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문정로 150 율동복지회관 2층
마법
02)444 - 0657
서울시 광진구 자양로50길 74 (노란대문)
사이좋은
031)292 - 5925
파란하늘
02)409 - 8890
서울시 송파구 오금로64길 3, 2층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23번길, 2층
친한친구
070)8638-9779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36길 52, 2층
아름다운
031)682 - 9650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양고4길 11
도토리마을
070)8832-7231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5길 57 소행주 4호
옹달샘친구들 070)4126-1433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242길 80, 수락한신아파트 102동 111호
대전
어깨동무 마을학교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501 913동 101호
계수나무
070)8826- 0767 대전시 유성구 관들5길 15-27
부산ㆍ대구 인천ㆍ부천 해맑은
070)7661 - 2888 인천시 계양구 계산로 8, 덕수상가 4층
하제누리
070)7515 - 3619
인천광역시 부평구 창휘로10번길 22, 2층
산
032)661 - 9213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성주로 100-6, 이편한아파트상가 홈마트 3층
징검다리 놓는아이들
070)4024-2595 부산시 북구 대천천길 103, 2층
사이좋은 해바라기
053)793 - 6879
대구시 수성구 천을로 36
기관회원 초등대안학교 산학교
국 공립어린이집 032)651 - 1186
(구립)성미어린이집
경기도 부천시 성주로34번길 40 (구립)푸른숲어린이집
지역공동체학교 해송지역아동센터
02)762 - 9201
(구립)산마루어린이집
02)478 - 7220 02)404 - 2159
02)364 - 6300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로 120
(구립)은하수어린이집
서울시 강동구 올림픽로89길 27-30, 2층
송파꿈나무지역아동센터
02)307 - 0862 서울시 서대문구 수색로 100
서울시 종로구 낙산성곽동길 59-10
강동꿈나무지역아동센터
02)3141 - 2833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5안길 19
02)2603 - 0286 서울시 양천구 남부순환로33길 37
(시립)배곧호반어린이집
서울시 송파구 송이로31길 32, 2층
031)319 - 1947 경기도 시흥시 배곧3로 27-8 호반베르디움 공동주택 관리동
한누리학교지역아동센터
02)2695 - 6507
(구립)가재울지역아동센터
02)376 - 1262
민간
서울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195-1
보물섬교육공동체
064)749 - 0669
(시립)도담양지동
031)731-5522
보물섬어린이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정실4길 63-3
서울시 양천구 신월로 117 경신빌딩 2층
지역아동센터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483 양지주민센터 5층
보물섬교육공동체
070)7723 - 1655
(시립)도담상대원동
031-626-2626
굴렁쇠어린이문화학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정실3길 116
지역아동센터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상로 134
성남꿈나무지역아동센터 강북구공립지역아동센터
031)743 - 4416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이로7번길 7 3층
뿌리와새싹커뮤니티
02)900-1987
뿌리문화원 뿌리와새싹어린이집
서울시 강북구 도봉로 96다길 15
042)935 - 8237 대전시 유성구 관들5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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