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 회보 (2018년 봄호 -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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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 제127호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2018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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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기억하는 자전거처럼, 사람의 힘으로 가는 자전거처럼

I S S N 2 3 8 3 -7 11 X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 | 우리는 모두 ing 공동육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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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보육원 연수기

특집 : 오사카 모두의보육원, 민들레보육원, 신카나오사카센터보육원 연수기 살맛나는 이야기 : 강릉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산들바람어린이집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이해인


2018년 봄 제127호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차례

여는 글

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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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에 참여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기범

특집

터전에서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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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여서 더 소중한 기억, 오사카 연수 |장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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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보육원’ 연수기|박재형

20

‘오사카 민들레보육원’ 연수기|정현주

26

‘신카나오사카센터보육원’ 연수기| 유다래

민주적 소통

29

상처와 갈등을 회복하는 동그라미 대화 |정희선

교사

38

우리는 모두 ing 공동육아 교사 |이미애

부모

52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강신부

날적이

58

나 날적이 바꾸는 건 자랑이다!|김지연, 노문희, 변주희

아빠의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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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김웅

오사카 연수

제호 공동육아 신영복, 1996 표지 사진 ⓒ 홍미리(둥근달. 산들바람어린이집 교사) 활짝 핀 벚꽃보다, 그 아래 썩은 나무판자에 자리잡은 개미떼가 더 신기한 4살 막내들! 이 회보에 실린 글을 옮겨 실으려면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와 손잡고

66

공부바람 든 장지골 아이들의 수학모꼬지전(傳)|유은진

방과후

71

아이들과 함께한 UCC & 뮤직비디오 제작기|김양희

지역공동체학교

76

아이들이 만든 달달한 요리|정경미

새로 쓰는 꽃이야기

82

꽃시계 이야기| 유춘하

마을공동체

85

숲에서 노는 아이들, 우리 아이 함께 키워요!|서금하

골목길 숨은 유적 찾기

95

기쁨의 집, 딜쿠샤를 아시나요|안민영

살맛나는 이야기

101

오늘도 건강

109 ‘10대 여성 청소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 |황만기

함께 보는 책

114 모~두 모~두 대단해|양승복

어떻게 지내세요

118

초등

강릉 산들바람어린이집 아이와 부모, 교사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곳|김영남

시골에서 먹고 살아요 |이순진

124 사람의 힘으로 가는 자전거처럼|이하현

법인 소식 128 터전 주소록 130 2018년 봄, 127호 | 펴낸날 2018년 3월 15일 | 등록번호 마포 바00111호 | 펴낸곳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펴낸이 정병호 | 편집위원 김미영, 김지연, 김혜정, 조현제, 한연정 | 편집 조현제 | 디자인 함께내리는비 인쇄 마이컴프린팅 |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14 태복빌딩 201호 | 전화 02-323-0520 | 전송 02-323-1695 누리집 www.gongdong.or.kr | 전자우편 gongdong@gongdong.or.kr | 페이스북 www.facebook.com/gongdong


여는 글

우리 아이들이 어떤 권리를 어떻게 행사할 수 있을까? 권리는 어떤 행위 를 하거나 하지 않을 자격 그리고 어떤 상황을 추구하거나 회피할 수 있 는 자격이며, 복지, 자유, 권한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entitlement)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국가가 아동의 권리를 법과 제도로 보장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한국은 협약을 1991년에 비준하였다. 나는 1996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실무회의에 참석하여 한국의 아동 권리 상황을 보고한 경험이 있다. 올해에는 공동육아의 부모와 교사들이 아동들과 함께 협약을 살펴보면서 아동들의 권리를 더 증진하기를 기대 한다.

아이들의 권리 증진, 무엇이 필요한가 협약은 네 개의 일반원리를 두어서 마치 우산처럼 모든 권리를 아우르는

세상일에 참여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기범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사.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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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역할을 하게 하는데, 그 원리는 차별 금지(2조), 아동의 최상 이익 보장(3 조),

생명과 발달 보장(6조), 아동의 의견 존중(12조)이다. 일반원리 중에서

아동의 최상 이익 보장과 의견 존중은 그 취지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두 원리가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어서 신중하게 실행해야 한 다. 최상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리는 아동이 자신의 최상 이익이 무엇 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함을 전제하고, 부모 혹은 교사가 결정을 대 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일종의 ‘권위적 간섭주의’(paternalism)를 허용하 는 것이다. 아동의 판단력이 부족하므로 성인이 정당한 방식으로 간섭하 고 개입하는 것은 필요하다. 아동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하는 것이 곧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며 성인의 책임이 강조된다. 양식 있 는 성인이라면 간섭과 개입이 과연 아동의 최상 이익을 증진할지 오히려 저해하게 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 이익이 되도록 개입

아동 개개인의 관심과 발달의 전개 과정에 대한 부단하고 세밀한 관찰을 통해 ‘아동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육아 가 힘 쏟고 있는 날적이처럼 부모와 교사가 함께 하는 관찰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새 기면 좋겠다.

세상일에 참여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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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을 해야 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할지도 고민할 것이다. 더 도전이 되는 것은 그런 개입과 선택에서 아동의 의견을 어느 정도로 고려하는 것이 적합한가의 판단이다. 부모는 아동에게 최상 이익 이 되는 선택을 하려고 하지만 아동이 그 선택을 반대하여 최상 이익 보 장의 원리와 의견 존중의 원리가 충돌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난다. 아동의 최상 이익 보장과 의견 존중에 동의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그 원리를 어떻 게 적용하는 것이 아동의 권리를 증진하는 길인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 은 일이다.

공동육아 현장, 아이들의 권리 증진을 위한 실천 아동의 최상 이익 보장과 의견 존중 사이의 딜레마를 공동육아에서 자주 제기되는 사례를 통해 생각해보자. 어떤 부모는 아이가 원하지 않더라도 피아노, 수영, 미술, 노래 등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이에게 최상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다. 다른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학습만을 제공 하는 것이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고 최상 이익도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 와 비슷한 사례는 어린이집의 일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비오는 날 나들이 를 하려는데 한 아이가 비 맞기 싫어서 나들이를 가지 않겠다는 경우 혹 은 어떤 아이가 채소 먹기를 거부하는 경우 등이다. 이런 경우에 어떤 조 치가 아동의 이익과 권리를 증진할까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분 명한 것은 아동의 최상 이익과 의견 존중을 조화시키는 선택을 하기는 매 우 어렵다고 인식하고, 아이를 위해 선택을 한 책임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하는 부모와 교사가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경우보다는 아이의 이익과 권리 를 더 존중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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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아이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늘려야 아동의 최상 이익과 의견 존중을 더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이 있다. 첫째, 당장의 이익과 의견 그 자체에 대한 고려보다 아동이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는 능력과 이익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 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유엔협약은 5조에서 아동의 ‘발전하는 역량’ (evolving capacities)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아동의 역량 발달을 위하여

아동 스스로가 선택할 기회를 장려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과 잉보호’와 ‘과잉육아’의 가장 큰 폐해는 아동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 아서 아동이 책임지지 않도록 만들어 역량 발달을 저해하는 것이다. 선택 하여 시행착오를 겪고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과정이 거듭되어야 아동 의 역량이 발달된다. 셋째,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하여 ‘가족어린이집-지역사회’로 교육현장을 결합하고, 아동들이 그 사회문화적 세 계에 참여하면서 ‘아동-또래-성인(부모, 교사 등)’의 소통 네트워크를 넓혀 가야 한다. 학습은 개별적 과정이 아니라 관계와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재개념화 되어야 한다. 아동들은 자신들에 관련된 문제들을 또 래와 성인들과 탐구하면서 권리 행사를 위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게 된 다. 참여의 경험이 발달에 기여하므로 참여를 격려하되 유능한 성인에 의 한 ’안내된 참여’(guided participation)가 활발해져야 한다. 넷째, 영유아기 의 발달에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아동은 아주 이른 시기부터 세계를 감지하고 관여하려는 욕구를 보인다. 생후 10개월 미만의 영아들을 대상 으로 한 여러 실험들은 영아들이 물리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처리 하고자 하는 관심 뿐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평가 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헥맨Heckman 같은 학자는 아주 이른 시기의 경험이 후속 발달에 결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

세상일에 참여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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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친다고 밝히고 있다. 영유아들을 ‘능동적인 사회적 주체’로 대하여 발달을 촉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각 아동에 대한 세심한 관찰 과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아동이 선택과 참여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발달이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적시에 지도가 시작되어야 하고, 아 동의 취향과 현재 능력을 존중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듀이Dewey 가 말하듯이 아동 개개인의 관심과 발달의 전개 과정에 대한 부단하고 세 밀한 관찰을 통해 ‘아동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육아가 힘 쏟고 있는 날적이처럼 부모와 교사가 함께 하는 관찰과 소통의 중요성 을 다시 새기면 좋겠다.

부모 교사 아이 모두 함께 세상일에 적극 참여할 때 공동육아의 아이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여 자신과 세상 을 더 정의롭고 행복하게 만들기를 염원한다. 그러기 위하여 부모, 교사, 아동 모두 함께 세상일에 적극 참여해야 하겠다. 일상에서도 그래야 하지 만 오는 6월에 열리는 지자체선거에도 아이와 함께 적극 참여하여 올바른 후보를 선택해야겠다. 10개월짜리 영아도 혐오스러운 인간은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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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특집 오사카 연수

함께여서 더 소중한 기억, 오사카 연수

보고 느낀 것들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은 공동육아 안에서 오랫동안 쌓여서 길러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배움을 주는 공동육아 사람들과 함께 해서 이번 연수가 더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장복순 수박. 남양주 싱글벙글어린이집 원장

함께여서 더 소중한 기억, 오사카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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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공동육아 법인 차원에서 2018년 1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 연수를 진행하였다. 연수단은 모두 21명으로 사무국, 현장교 육지원전문가, 현장학교 강사진, 학습연구모임 참여자, 심화과정이상 수료 자로 구성되었다. 지금까지와 같이 이번 해외연수도 우리와 다른 해외 현장 을 다니며,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그것들을 통해 우리가 머무는 현장을 되돌아보는 데 취지를 두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늘 관심을 가지 고 함께 행동하는 공동육아인 만큼 연수지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을 찾아 돌아보는 것도 일정에 넣고자 하였다. 그래서 오사카 연수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일정을 짰다. 하나는 오사카보육운동센터를 중심으로 일본 의 보육현장을 돌아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사카 내 재일한인들의 삶 을 엿보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흔치 않은 해외연수의 기회를 마음껏 누리고자 꽉 찬 일정을 보냈다. 그 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볼까 한다.

오사카보육운동센터와 교류하다 연수 중 이틀은 오사카보육운동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첫 날, 센 터에서 연결해준 보육원 세 곳을 세 팀으로 나누어 방문하였다. 이른 시 간부터 오후 시간까지 머물며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도 보고, 교사들과 면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가 머무는 현장이 아닌 낯선 곳의 생활 모 습은 새로움을 안겨주고, 또 자극을 준다. 반대로 낯선 곳에서 익숙한 모 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그렇다. 낯선 이에 게 호기심을 느끼고 곁에 다가와 계속 말을 건넨다. 그 말을 알아듣지 못 해 답답하고 미안하였다. 알아들을 수 없으니 계속 사람 좋은 미소만 날 린 뿐이었다. 떠나올 때 아쉬움이 컸던 걸 보면 정을 나누는 데 꼭 말이 필요하지 않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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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저녁 시간에는 센터에서 마련한 환영회 자리에 참석하였다. 보육원을 방 문할 수 있도록 연결을 해준 것도 감사한데, 푸짐한 저녁상과 선물까지 준비해주었다. 한국에서 온 연수단을 맞이하기 위해 쏟은 정성이 느껴졌 다. 센터관계자들과 우리 연수단이 골고루 테이블에 섞여 앉아 식사를 하 며 대화를 나누었다. 통역이 가능한 분과 번역기 등 스마트폰 활용능력이 좋은 사람이 있는 테이블에는 웃음꽃이 가득한데 그렇지 않은 테이블은 정적이 흐르기도 하였다. 그것도 잠시. 일본인 보육교사 한 분이 일어서서 전통 놀잇감 캔다마를 현란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동육아 선 생님들도 선물로 받은 캔다마를 꺼내 연습하기 시작하였다. 성공할 때마 다 모두가 내 일처럼 기뻐해주었다. 또 한 쪽에서는 앞선 보육원 일정에서 배운 노래를 우리말로 번역해 손가락 동작과 함께 부르기도 하였다. 덕분 에 분위기는 유쾌하고 즐거웠다.

다음 날 센터를 다시 찾아 교류회를 가졌다. 환영회에서 전달하지 못한 선물을 전달하고 오카리나 연주도 들려주었다. 센터 못지않게 우리도 정 성을 들였는데 우리가 전한 선물과 연주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 였다. 전날 저녁 배가 터지도록 먹는 우리 모습을 보고 센터분들도 그랬 으리라. 이후로 서로의 조직과 활동 내용에 대하여 알아가는 시간을 가 졌다. 법인의 조직과 활동 소개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반딧불이), 공동육 아교사회 소개까지 이어졌다. 우리 조직과 운영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질문도 많았다. 센터에서도 역사와 사업 방향, 내용, 그리고 센터와 연결 되어 활동하는 여러 조직들에 대하여 차례로 소개하였다. 서로 네트워크 를 잘 형성하며 보육운동을 실천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교류회를 마치고 저녁에는 연구소에서 운영 중인 연구회 분과모임에 참관

함께여서 더 소중한 기억, 오사카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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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하였다. 연구회는 전체 9개 분과를 운영하고,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이루 어지고 있었다. 센터에 연결되어 있는 보육교사들이 자유롭게 분과를 선 택하여 참여하고 있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 시간까지 모임에 참석 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공동육아 교사들을 보는 것 같았다. 이 날 우리 는 세 개(급식, 문학, 미술)의 분과모임을 참관하였다. 급식분과모임은 그 날 급식으로 제공된 음식을 준비해 와서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 학모임은 ‘으뜸헤엄이’라는 그림책 내용을 가지고 문학과 음률을 통합한 형태의 극놀이 활동을 하였다. 미술모임은 여러 어린이집 교사들이 다양 한 연령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와서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 다. 분과모임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퇴직한 원장 선생님들이 모임에 참석하여 후배교사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서로에 대한 존경이 모임에서 느껴졌다. 이틀의 연수 일정을 보내며 각자가 머무는 현장에 비추어 또는 전체 공동 육아에 비추어 우리가 취할 부분은 무엇인지 모두 생각했을 것 같다. 그 리고 여기서 보고 배운 것들을 가지고 현장에 돌아가 고민하고, 고민의 결과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

오사카 내 재일한인들의 삶을 엿보다 이틀은 오사카 내 재일한인들이 거주하는 곳을 찾았다. 첫째 날, 몇 해 전 재일조선인 학교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학교’가 상영되어 많이 알려진 오사카 조선 제4 초급학교를 방문하였다. 학교 시설을 둘러보고, 수업 참 관까지 마친 후 교장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의 개교 과정부터 역 사, 교육운영 전반까지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경제적 지원도 많 이 끊긴 상태여서 재정적으로 어렵고, 입학을 설득하기 위하여 교장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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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님이 직접 아이와 부모를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오사카 조선 제4 초급학교를 포함하여 재일동포의 역사는 가슴 아픈 식 민지 역사와 맞물려 있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여전히 재일한인들에 대 한 차별과 배타적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여기에 정착 하게 된 역사적 배경, 우리글과 말, 민족 정체성을 놓치지 않고, 후손들에 게 물려주고자 하는 재일한인들의 의지와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 뭉클하였다. 공동육아에서도 조금 더 관심을 넓혀 재일한인들이 마주한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문화 보육원 두 곳(아이신, 세이와 보육원)도 방문하였다. 보육원 내 시설 과 아이들이 지내는 모습을 잠시 참관하고, 교사들과 면담을 나누었다. 특히 지역사회와 연대하고, 재일한인 교사와 일본교사들이 서로 협력하 며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우리의 전통문화도 교육과정 중에 포함하는 세 이와 보육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수 일정을 위해 지나쳐온 미로 같 은 시장 골목길도 잊을 수 없다. 지리를 잘 아는 사람만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그곳에는 우리 눈에 익숙한 시장 풍경이 있었고, 어디에서 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한인들이 있었다. 오사카보육운동센터를 중심 으로 한 연수일정과 다르게 타국에 터전을 일구어가는 재일한인들의 삶 을 엿보며 느껴지는 게 많았다. 이번 연수에서 꼭 필요했던 일정이었던 것 같다.

함께 해서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연수의 목적이 그렇듯이 이번 연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혼자보다 함께 해서 보고 배우는 것도 몇 배가 되었던 것 같

함께여서 더 소중한 기억, 오사카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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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다. 즐거움도 몇 배 컸다. 숙소 2층 식당에서 매일 밤 이야기꽃을 피우고, 이른 아침 한국에서보다 더 잘 차려진 아침을 챙겨먹고, 처음 낯선 곳에 대한 불안 때문에 서로에게 의지해 하나가 된 듯 움직였고, 참 많이 걸었 고, 걷는 동안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고, 그래도 못 다한 이야기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고, 연수 중간에 틈이 날 때마다 관광도 다녔다.

함께여서 즐거웠던 것만큼 지내는 동안 보여준 서로의 모습에서 많은 걸 배우기도 하였다. 매일 정해진 출발 시간에 맞추어 숙소를 나서는 성실 함,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동안 보여준 배려,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느끼려는 열정, 선물 준비부터 동극 준비까지 모든 준비과정에서 보 여준 자발성과 협력, 여느 빡빡한 패키지여행 못지않은 일정을 소화해내 는 강한 체력, 보고 느낀 것들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은 공동육아 안에서 오랫동안 쌓여서 길러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배움을 주는 공동육아 사람들과 함께 해서 이번 연수가 더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을 마무리하며 연수 진행 과정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을 떠올려본 다.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준 오사카보육운동센터 관계자분들, 보육원 교 사와 아이들, 교류회에서 만난 교사들, 한인 타운 일정을 함께 하며 안 내해주신 분들, 모든 일정을 함께 하며 통역을 해주신 분들, 연수 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사무국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 하고 싶다. 여기에 못 다한 이야기들은 이후에 자리를 만들어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보고회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우리의 생생한 일정을 공 유하고,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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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특집 오사카 연수

모두의 보육원 연수기

아이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또 그렇게 시작되는 마음이 모두에게 전달이 되는 것 같고 그래서 모두의 보육원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싶다. 짧은 하루였지만 내가 공동육아를 다시 돌아보았으면 하 는 지점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박재형 두레박. 광진 즐거운어린이집 교사

모두의 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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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왜 모두의 보육원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오사카 연수를 준비하면서 둘째 날 방문하게 될 보육원을 정해야 했다. 3 군데 보육원 중에 이름이 끌리는 곳이 있었다. 바로 ‘모두의 어린이집 『 み んなの保育園 』’이었다.

일본에 가는 날에는 비가 왔었다. 하늘은 흐렸지만 비가 오지 않을지도 하는 마음에 우산을 숙소에 두고 조금 가볍게 출발했다. 오토리역에서 오사카보육연구센터에서 오신 옹골차 보이는 선생님을 만나고 또 멋진 통 역사도 만났다. 조금만 걸어가야 하는 거리라 마음을 놓고 갔는데 마침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고 말았다.

모두의 보육원에서 만난 아이들 모두의 보육원 입구에서 밝은 얼굴에 나이가 들어 보이는 남자분이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다. 제일 먼저 우리는 한국에서 정성스럽게 직접 만든 인형과 팥죽할머니 그림책을 선물로 드렸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는 아이들이 선생 님의 피아노 소리에 맞춰 뛰어다니고 있었다. ‘리듬활동’ 시간이었다. 매일 이 활동을 한다고 하는데 2층 공간은 아이들이 뛰어다니기에 참 좋아 보였 다. 내가 있는 터전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면 누군가에게 부딪히는 일이 생길 수 있는 구조라 걱정이 많은데 이곳 아이들의 환경을 보면서 부러워했 던 것이다. 그래도 70명 정도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뛸 정도는 아니라서 연 령별로 나눠서 순서, 차례에 따라 나오고 들어가는 질서가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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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개별적으로 뛰는 동작, 둘이 손을 잡고 포크댄스를 연상시키는 몸동작, 그리고 우리가 자주했던 강강술래처럼 모두가 손을 잡고 들어갔다 나오 는 공동육아에서도 하는 ‘너리기 펀지기’와 같은 동작을 했다. 유심히 봤 던 부분은 아이들도 즐겁게 하지만 선생님들도 무척 몸을 아끼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뛰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우리도 그렇게 보일까? 잠 깐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뭐랄까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바 로 일본 말로 하는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동극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랑 이 가면을 쓰고 자료실에 숨어 있다가 내 차례에 나가려는 순간! 벌써 아 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끝났다 는 안도감과 그래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봐주고 나를 호랑이 역할 했던 사 람으로 기억을 해주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동극이 끝나고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세상의 아이들이(世界中のこどもたち が)’라는

노래를 신나게 수화를 같이 하며 아이들이 불러 주었다.

코끼리반 아이들의 선물 7명의 공동육아 선생님들은 각 연령방으로 나눠 들어가 아이들이 지내는 모습을 보기로 했다. 나는 제일 큰 방에 들어갔다. 코끼리반이다.

아이들과 담당선생님이 나누는 이야기를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눈치 껏 보니 대충 하루를 어떻게 지낼지에 대해 얘기 해주는 것 같았다. 갑작 스럽게 나의 소개를 했다.

모두의 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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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두레박?’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선생님도 그 의미가 잘 전달이 안 되어 답답했는데 통역사가 와주어서 겨우 어떤 의미인지가 전달되었다. ‘나도 교사이고 한국 서울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이들에게 한국 아이들이 얼음위에 있고 얼음을 깨면서 노는 사진을 보여 주었다. “우와!~” 아이들은 함성을 질렀다. 오사카에서는 얼음을 잘 볼 수가 없어 서 그런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서 이해했다.

큰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라 표현물들이 많았다. 그 중에 솜으로 만든 ‘회 오리바람’이 멋져보였다. 갑자기 아이들이 직접 접은 종이학을 실로 연결 하였다. 무슨 종이접기 활동인줄 알았는데 그것은 내게 주는 선물이었다.

연근과 닭고기반찬에 맑은 된장국의 점심을 먹었다. 얼마 후 마루에 아이 들이 걸레를 들고 줄을 섰다. 익숙한 실력으로 2층 마루를 닦으며 달린 다. 몇 번을 할까? 60번 왕복을 했다. 힘이 들어도. 힘이 드는 아이는 쉬 라고 옆 아이가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모두 함께 걸레질을 마쳤다.

옥상에는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만큼 너른 공간이 있다고 한다. 건물 옆에 는 바깥놀이를 할 수 있게 마당도 있었다. 가까운 곳으로 산보를 다녀오 기도 하는 모두의 보육원.

‘아이를 한 명 한 명 소중히!’ 모두의 보육원은 1973년 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해 지역에서 만든 오토리 보육소가 그 시작이었다. 그 후 2002년부터는 허가를 받아 운영해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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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있는 이제 16년차의 어린이집이다. 보육원의 정원은 최대 79명으로 다른 큰 보육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모두의 보육원 철학은 ‘아이를 한 명 한 명 소중히!’라는 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초기의 보육정신을 이어 받 아 아이도 부모도 함께 성장하기 위해 같이 노력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요즘 일본의 교육계에도 생활 교육보다 어떤 주제를 가르치려고 하고 결 과물을 내려고 하는 욕구가 모두의 보육원과 같은 철학을 흔들려고 한다 고 하는데 교사들의 생활 교육의 힘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명감이 느껴졌 다. 아이들 낮잠 시간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런 강한 에너 지를 볼 수 있었다.

소중한 마음이 모두에게 전달이 되는 모두의 보육원 모두의 보육원의 시작하는 마음은 공동육아를 오래 경험한 내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크게 다름이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말을 통하지 않 았지만 함께 했던 순간마다 표정으로 나누었던 마음들은 오래 간직하고 싶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또 그렇게 시작되는 마음이 모두에게 전달이 되는 것 같고 그래서 모두의 보육원이 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싶다.

짧은 하루였지만 내가 공동육아를 다시 돌아보았으면 하는 지점에 와 있 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4월에 소학교에 들어가는 코 끼리반 아이들과 내게 점심을 날라주었던 마리아와 걸레질 대장 메이~ 모두 모두가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모두의 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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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오사카 민들레보육원 연수기

아이들과 교사들과 부모들이 행복 할 수 있도록 민들레보육원이 지역의 구 심점 역할을 하고 있었다. 20~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원장, 부원장, 주임 교사가 보육원의 중심이 되어 지속성을 가지고 긴 세월을 이어가므로 지역 에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고 교육철학과 가치를 잘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정현주 아침.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특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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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난히 추웠던 2018년 1월 9일 오사카 연수 둘째 날, 우리 모둠은 민 들레(탄포포)보육원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보육원을 둘러보고 하야시아주사 원장을 중심으로 보육원 보육사들과 보육원의 보육현황, 교육적 지향과 특 성에 대해 질문하며 많은 의견을 교류 하였다. 교류 내용과 보육원을 함께 방문한 모둠원의 나눔과 개인적으로 느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2001년 개원한 민들레보육원 민들레보육원은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에서 지역 육아 거점사업을 하고 있 는 ‘민들레 모임의 광장’에 소속된 사회복지법인 보육원이다.

2000년 4월에 보육사, 부모(어머니), 지역지원자가 준비위원회를 결성하여 2001년에 45명 정원의 0~2세 보육을 시작으로 2004년 부모들의 요구에 의해 3, 4, 5세 방을 증설했다. 2006년 ‘넓은 공간에서 아이들이 다 같 이 모이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곳이 꼭 필요하다’는 보육사의 제안으로 큰 집의 거실과 같은 큰 공간(홀)의 필요성을 느끼고 보육사, 학부모, 건축 사가 의논하여 후원과 대출을 받아 증축을 했다. 당시 ‘0세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모두 돌봐 주고 싶다’는 보육교사들의 바램으로 지금은 70여 명의 아이들과 원장, 부원장, 주임, 보육사 23명, 보육보조 2명, 간호사 5 명, 영양사 3명, 임상심리사 1명과 더불어 단시간 보육원을 이용하는 일시 보육과 초등방과후 아이들이 함께 지내고 있다.

마음과 몸이 건강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 동료들과 공감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교육적 신념으로 보육을 실천하는 기관이다.

오사카 민들레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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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0세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70여 명 재원 아동과 가정지원 운영사업을 원활하게 실시하고 지역과의 활발한 연계를 위해 지역민에게 적극적인 홍보와 교류를 한다.

민들레보육원은 토요일에 아버지가 육아에 참여 할 기회를 제공하고, 절 분에 어머니들이 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참여를 하고 있다. 지역의 아이 들과 보육원 아이들이 함께 교류하고 지역의 할아버지가 보육에 참여하 며 세대 간의 교류를 한다.

보육사들은 보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중요한 스킨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를 부모들에게 보여 주고 영양사는 이유식을 만드는 방법을 안내한다. 월 2회 이야기 마을(지역육아방)을 운영하며 보육사는 지역의 아동들과 육아방 을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간호사는 부모들에게 심폐소생 술을 가르쳐 준다. 또 18개월~3세들을 위한 지원으로 보육원의 지역 담당 보육사들이 밖으로 나가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부모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관계를 만들어 준다. 공원이나 시장에서 지역 육아신문을 나눠주며 어머니 들께 말을 건네고 육아신문으로 육아방과 일시보육 지원내용을 안내한다. 이와 같이 면대 면으로 안내를 하니 거의 대부분 부모가 지역의 육아방과 보육원의 일시보육에 자유롭게 참여하게 되고 젊은 어머니들이 혼자서 아 이를 키우는 육아 불안과 부담을 나누고 육아정보를 교류를 하고 있다.

보육사들은 ‘지역의 아이들도 같이 키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민의 소 리를 듣고 부모 중심으로 지원하고 보육원과 지역민과의 다양한 교류를 넓혀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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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돌보고 드나듦이 자유로운 통합문화와 개방문화 아이들은 대부분 맨발에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5세부터 한 연령씩 순 서대로 홀의 중앙에 나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즐겁고 활기차게 노래하며 체조를 했다. 5세들은 아장 아장 걷는 0세 동생들과 손을 잡고 짝을 지 어 앉아서 허리를 굽히고 펴는 체조를 함께 하고 동생들의 보폭에 맞춰 손을 잡고 홀을 한 바퀴 돌며 걷기를 도와주었다. 어린 동생들에 대한 큰 아이들의 배려와 애정이 느껴져 보고 있으니 가슴이 따뜻해졌다.

아이들이 손님인 우리들 손을 자연스럽게 잡고 함께 신체활동에 참여하 게 했다. 일본의 공동체놀이 ‘나베나베’는 한국의 ‘너리기 펀지기’와 비슷 해서 두 놀이를 차례로 함께하며 양국의 놀이를 교류했다.

전체가 함께 참여해서 1시간가량 체조가 이어졌는데 아이들은 모두가 신 기할 정도로 잘 기다리고 즐겁게 참여했다. 70여 명의 아이들이 인원이 많음에도 부딪침이 없고 자유롭게 체조하는 모습에서 자유 속에 질서가 보였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교사가 즐겁고 적극적으로 체 조하여 모델링이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 체조를 보며 ‘몸을 만 드는 것이 보육이다’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낮잠 후에는 ‘일어나~’노래를 부르며 잠을 깨고 있는 2세 방에 위층에서 지내던 일시보육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또래와 인사하고 편안하 게 어울려 노는 모습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또 지하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초등방과후 아이들도 동생방과 터전 곳곳을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놀았는 데 아이들이 들고 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안정적이었다.

오사카 민들레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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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지역에 오픈한 일시보육 아이들과 초등방과후 아이들에게 단순히 육아방 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넘나듦이 가능하고 관계가 확장이 되 고 자연스럽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교사들의 열린 태도가 돋보였고 교사의 개방성이 문화로 느껴졌다. 70명이 넘는 아이, 20명이 넘는 교사 가 함께 지내는데 흐름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것을 보며 교사의 협력과 역할이 뒷받침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교사회의 협력이 있기에 가능 한 일인 것 같았다.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보육원 아이들과 교사들과 부모들이 행복 할 수 있도록 민들레보육원이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었다. 20~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원장, 부원장, 주임교사가 보육원의 중심이 되어 지속성을 가지고 긴 세월을 이어가므 로 지역에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고 교육철학과 가치를 잘 유지해 나가 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들도 여러 확장된 구조 속에서 기여를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바 뀌게 되고 다른 역할로 순환이 된다. 이 점은 우리 공동육아에서도 고민 이 되는 부분이다.

부모가 안심하고 일 하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보육기관을 설립 하고 마을의 중심에 넓은 공간을 차지하게 해 주는 것을 보면 일본이라는 사회가 아이들을 키우는 보육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 었다.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안정되며 즐거운 환경을 마련하여 나라의 배려 속에서 안전하게 성장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그들의 시스템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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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를 마치며 다양한 어린이집과 문화를 보고 느끼고 고민하며 경력교사들도 터전의 삶이 바쁘지만 ‘연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계속 상기시킬 필요에 대해 이 야기를 나누었다. 연수는 개인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어 신입 교사일 때 보고 느낄 수 있는 내용과 경력 교사이기에 보이고 고민이 되 는 내용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경력교사들은 현장에 계속 남아서 그 터 전의 역사가 되고 선배가 되고 현장을 지키는 역량이 있는 교사이기 위해 지속적인 성찰과 넓은 시야를 키울 필요가 있겠다.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며 성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연수를 마련해 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육부와 사무국 식구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 한다.

오사카 민들레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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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신카나오사카센터보육원 연수기

보육원에서 하루를 지내면서 교사들 간의 협력과 아이들을 믿는 마음이 보 육원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습을 보며 나는 앞 으로 공동육아 안에서 추구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다래 산호수. 성북 행복한우리어린이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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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나오사카센터보육원은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160명의 아이들이 함 께 지내고 있다. 보육원의 교육은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노는 과정에서 일어나며, 아이들끼리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면서 관계 맺는 것을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만 3세 아이들이 옷을 입을 때나 만들기를 할 때 서로를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 에서 공동육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철학을 갖고 교육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여유롭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교육 보육원에 들어서자 넓은 흙마당이 보였다. 한 쪽에 쌓여있는 흙더미를 오 르내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신나보였다. 1층에 들어오니 넓은 강당이 보였 고, 정중앙에는 부엌이 있었다. 부엌 앞에 놓인 칠판에는 ‘오늘의 식단’이 쓰여 있었다. 오전 중 영양사가 오늘 무엇을 먹을지 소개도 하고, 아이들 이 오고가면서 자연스럽게 음식의 냄새를 맡고,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식사교육을 평소에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고, 한국에서도 아이들이 부엌을 들여다보고 음식 냄새를 맡았 던 일상도 교육의 일부였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생 활하는 교실에는 큰 창이 나 있었고, 공간도 꽤 넓어보였다. 그래서인지 한 교실에 30명의 아이들이 있는데도 여기저기 움직이고 뛰어다니는 모 습이 여유롭고 자유로워보였다.

새해 연날리기 하며 자연에서 뛰노는 아이들 일본은 새해가 되면 연날리기를 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 어린 아이들은

신카나오사카센터보육원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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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사카 연수

스티커를 붙이고 큰 아이들은 종이접기한 것을 붙여 연을 만들었다. 그 리고 마당에서, 보육원 건너편 공원에서 신나게 연을 날렸다. 이곳에서는 교사의 재량에 따라 실내에서 특정한 활동을 할 때도 있지만, 공동육아 와 마찬가지로 밖에서 움직이며 노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한다. 국적은 다 르지만 자신이 만든 연을 들고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자 연에서 뛰노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반바지를 입거나 양말은 신지 않은 아이가 많았는데, 대체로 오사카는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 밑 으로 내려가지 않고 아이들의 신진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교사보다 옷 을 한 겹 얇게 입고 나간다고 한다.

교사 협력과 아이에 대한 믿음이 힘 한 교실에는 2~3명의 교사가 있는데, 한 교사가 활동을 주도하는 동안 다른 교사들은 준비물을 챙기거나 아이들을 돌보았다. 교사들끼리 협력 이 잘 되고 있어 교사와 아이들 모두 여유로워보였다. 또한 나들이 준비 를 하거나 식사를 할 때,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지시하는 말을 하지 않고 스스로 할 때까지 지켜보았다. 이곳의 교육방침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 하고 표현, 행동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교사들도 이를 생활 속에 서 잘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보육원에서 하루를 지내면서 교사들 간의 협력과 아이들을 믿는 마음이 보육원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습을 보며 나 는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공동육아 안에 서 추구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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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특집 민주적 소통

상처와 갈등을 회복하는 동그라미 대화

싸움 없고, 갈등 없는 공동체는 만들 수 없을뿐더러 그럴수록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충분히 자기 얘기 하고, 맘껏 드러내며 부딪치고 이 과정을 소중하 게 생각하고 즐기며 많이 싸우고 많이 이해한다면 더 많이 돈독해진 우리는 어떤 갈등이나 어려움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희선 진달래. 전 공동육아방과후 교사

상처와 갈등을 회복하는 동그라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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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주적 소통

반복되는 갈등, 자연스러운 것인가? 아이들을 어른이 보기 좋게 키우기 보다는 아이들이 각각 자신의 모습대 로,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러한 가치로 살 아가는 공동육아에서는 아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볼 때가 많다. 각각의 방식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며 크고 작은 갈등을 만들어내고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때도 있지만 대체로 귀엽고 대견하기도 하다.

초등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그 갈등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생각해보 는 기회가 많아졌다. 초등시기 아이들이 학교 다니며 새로 관계 맺고, 보 고, 알게 된 것들을 나름의 방법대로 소화시키기 위해 직접 해보고, 시 키고, 지켜보고 그러면서 싸우고, 삐지고, 참고, 버티고, 이르는 등 갈등 이 생긴다. 상대가 싫어하는 얘기나 상처 되는 얘기를 툭, 또는 반복하고 선 ‘그냥’, ‘장난이야’로 넘어가는 모습, 화가 나면 실수였든 고의였든 주먹 이나 비난이 먼저 나가는 모습, 분위기에 휩쓸려 한 명을 상처 주는 무리 의 모습 등.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안으로 삼키거나 스스로 해결 하고자 받아치고, 복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는데 최종에 이르 는 방법 중 하나가 ‘이르기’다. 교사가 나서서 상황을 듣고, 사과를 시키 고, 다시는 안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상황은 일단락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갈등이 생기고, 이르고, 교사의 목소리로 해결하는 상황이 계속 반 복된다는 것이다. 분명 약속 했는데 왜 자꾸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일 까? 그리고 든 생각 하나 더, 그럼 속상하다 했던 아이들은 이제 괜찮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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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결’이 아닌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 하제누리 안과 밖에서 다양한 갈등들이 생기고 해결되는 과정에서 그저 ‘장난’이 상대에게는 큰 상처로 남게 되기도 하고, 또 자꾸 반복되며 서로 힘든 상황이 생기는 모습을 보며 교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근본적인 해 결방안을 찾던 도중 ‘회복적 서클(Restorative Circle)’을 접하게 되었다. 회 복적 서클은 갈등상황에서 피해/가해를 나누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당사자의 목소리로 듣고 생각 하며 ‘상처’(피해)를 회복하는데 초점을 둔 방식이다. 우리가 평소 익숙하게 해오던 ‘비폭력대화’와 비슷하면서도 단순하고 구체적이어서 아이들과 어 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접근이 더 용이하겠다고 생각되어 계획을 세우 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하제누리, 모두가 즐거운 하제누리 만들기’ 큰 목표를 ‘평화로운 하제누리, 모두가 즐거운 하제누리 만들기’로 했다. 교사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부모들도 모두가 항상 원하는 것인데 왜 잘 안될까? 속상한 아이들은 무엇이, 왜 속상할까? 갈등이 생기는 이유, 속 상한 이야기들을 모아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방법을 찾기로 했다.

먼저 인터뷰를 시작했다. 아이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개인적인 어려움 으로 보이지만 하제누리 안에서 자주 발생하는 갈등 원인이었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사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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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주적 소통

“하제누리에서 생활하면서 어떨 때 속상하거나 힘들었어?” 사례 1 “내 말을 놀리듯이 따라 해서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 말까지 따 라 해서 짜증났어.” 사례 2 “방에서 노는 게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바로 ‘야, 나가’ 해서 속상 했어.” 사례 3 “얘기하다가 막 ‘응, 아니야~’ 해서 짜증나.” 사례 4 “게임할 때 형들이 잘 안 되거나 실수한 건 웃으면서 넘어가는데 내가 그러면 절대 안 봐주는 게 불공평하고 억울해.”

드디어 아이들과 ‘회복적 서클’ 하는 날. 공동체의 갈등해결이라는 어려 운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잘 나눌 수 있을까, 아이들이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을까 등 앞선 걱정들은 대화가 시작되며 교사의 기우였음을 곧 느끼게 되었다.

간단한 앞풀이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경험한 뒤 각각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조심스레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인터뷰에서 나온 이 야기들을 크게 쓴 종이를 보며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2번 같은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나만 차별해서 속상했어. 하제에 오기 싫 었어.” “3번처럼 나한테 그랬을 때 좀 민망하고 쪽팔렸어.”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시작한 이야기들은 곧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 오기 시작했다. 특히 평소 목소리가 큰 형, 오빠들의 기에 눌려 목소리 를 못 내던 1, 2학년들이 이 자리가 안전하다고 생각되었는지 용기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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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시작하며 ‘나 하나 더 얘기 하고 싶어’하며 너도 나도 이야기를 쏟아내 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 이야기가 누구를 탓하거나 처벌을 바라는 내용 이 아닌, 그 당시 나의 느낌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관련된 아이들이(대체로 는 고학년들이)

스스로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실은 전에 누가 방문 열었을 때 놀이 방해되는 거 같아서 ‘나가’라고 했는 데 그게 미안해.” “그냥 친구들 따라서 ‘응, 그래~’ 많이 했었는데 기분 나빴을 거 같아.”

이렇듯 서로의 이야기를 꺼낸 아이들은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약속들을 만들어냈고 장장 2시간 가량의 힘겨운 과정을 마친 뒤 ‘이렇게 얘기하니 속이 후련했어.’, ‘내 행동이 애들을 힘들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 등 감 정을 나누어주었다.

믿을수록 커지는 아이들의 힘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약속을 만들고자 한 것이 처음의 목표였고 그렇게 되도록 계획했지만 솔직히 잘 될지 걱정과 불안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를 내어 말하고, 그것을 들으며 진정으로 상 대가 불편했을 마음을 공감하며 사과하고, 또 상대는 상처 준 사람이 어 떤 상황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는 ‘회복’의 과정을 보며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그동안 빈번하고 반복되어 피곤하고, 다른 활동이나 일정으로 시 간에 쫓겨 얼른 해결해버리려는 마음이 컸던 교사로서 모습이 반성되며 미안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상황을 충분히 듣는다고는 했으나 ‘그럼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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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주적 소통

기분이 어땠을까’, ‘그럼 뭐라고 해야 할까?’,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까?’ 등 ‘그럼’이라는 말 속에 숨겨진 ‘지금 네가 이렇게 잘못을 해서 생긴 일인데’라는 압박으로 사과를 종용하고, 아이들은 상황상 등 떠밀려 사과 를 하게 되고, 그런 압박을 함께 느낀 상대도 사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상 황. 내 장난으로 상대가 어떤 피해를 받았는지, 또 상대는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 행동(장난)을 하게 되었는지 서로의 입장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없는 채 빠른 해결만을 위한 방식을 해왔던 지난 모습들을 다시 돌아보 게 되었다.

미숙하고 투박하지만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들 그러고 보니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3, 4학년 방모임으로 늦은 시 간, 피곤하고 다소 흥분된 아이들이 남녀로 나뉘어 장난치다 점점 격해 졌고 급기야는 욕설을 적은 쪽지들을 서로 던지다가 울고 싸우게 되었다. 초등아이들과 생활한지 얼마 안 되어 생긴 일이라 우선 모아놓고 둘러앉 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했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로 시작하여 서로의 입장을 거칠게 얘기 나누는 속에서 교사로서 나는 상대 얘기에 끼어들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다른 입장에서도 얘기하게 하는 역할 정도만 담당하며 이야기 나누게 하였다. 그렇게 1시간쯤 지났 을까. 서로 큰 소리로 ‘네가 먼저 그래서!!’ 하던 아이들은 점차 ‘내가 00 한 건 잘못했지만’으로 바뀌었고 어느새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과하기까지 이르렀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아이들 스스로. 그리고는 욕설을 적은 쪽지들은 본인들이 보기에도 부끄러우니 교사가 불태워달라 고(종이함에 버리면 누군가 발견할까봐) 부탁하며 마무리 지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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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생활하며 위와 같은 일들을 겪으며 다시 깨닫게 된 것은, 우리 아이 들은 어른들처럼 세련된 말로 근거를 제시하며 조리 있게 얘기하지 못하 지만 대신 본인 입장을 지키려고 상대 이야기는 잘 듣지 못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며 빠지더라도 금세 다시 나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미숙하지만 투박하고 솔직한 말로 자기를 표 현하고 충분히 드러낸 뒤에는 또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은 모든 아이들 에게서 볼 수 있었다. 여유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어른들이 조급하게 재촉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이렇게 쑥쑥 받아들이고 쭉쭉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매일 하루 지낸 이야기 속 동그라미 대화 이후 하제누리 안에서 약속은 다른 분위기를 풍기게 되었다. 불리할 때만 지키라고 찾는 약속이 아닌, 우리의 필요로 인해 만들어진 약속임을 모두 알고 있었기에 지키려고 노력한다. 어쩌다 지키지 못했을 경우에는 바로 사과하거나 정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가끔씩 오래 얘기하기보다는 그때그때의 속상함을 털어 버리기 위해 ‘서클 대화’ 시간을 매일 가지기로 하였고 동그랗게 앉아 얘 기하는 형태를 따서 ‘동그라미 대화’라고 이름을 붙였다. 매일, 하루 일과 를 마치고 귀가 전 짧게는 15분에서 길게는 30분가량 하루 지낸 이야기 를 나누며 즐거운 경험은 함께 웃고, 속상했던 일은 함께 해결하는 시간 을 가졌다. 동그라미 대화를 통해 그동안을 돌아보며 약속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기도 하였다.

상처와 갈등을 회복하는 동그라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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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주적 소통

함께 하면 더 좋은 동그라미 대화 그럼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모인 우리 교사, 부모들의 역 할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리만 마련해주면 될까? 매일매일 어른들을 보 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하제누리(조합 전체)에서는 ‘좋은 것, 필요한 것이니 너희들 해야 해’가 아닌 같이 하며 삶과 교육(가치)이 연결되도록 모두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평화로운 공동체 만들기’를 주제로 조합원 교육을 열어 회복적 생활 교육 의 필요성을 듣고 경험했다. 방모임 앞풀이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나누기 도 하며, 열린소모임을 만들어 1달에 1번씩 동그라미 대화를 진행하고 있 다. 교사들 또한 매주 회의를 서클로 시작하며 나눔을 경험하고 연습한다.

매일 열리는 동그라미대화에서도 교사는 물론이고 일일교사 아마 뿐 아 니라 아이를 데리러 왔다가 자리하게 된 부모님들도 끼어 이야기하거나 참관으로 참여한다.

끝나지 않는, 끝날 수 없는 갈등,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렇게 하제누리는 평화를 맞이하고 갈등 없이 항상 즐거운 생활을 하겠 구나 하며 안심했다. 그러나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들과 그것을 자연 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 공동체는 또 그렇게 잔잔하게 살 수 없었다. 동 그라미 대화를 통해 ‘남 탓’보다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서 로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매일매일 전체가 모여 이야기하게 되다보니 새 로운 난관에 부딪쳤다. 우리가 만든 약속이기에 스스로 잘 지켜왔지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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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지나며 내 행동을 제한하는 규칙이 되어가고 있었다. 동그라미 대화 에서는 한 두 명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아이들, 빨리 끝내기 위해 최대한 간단한 것만 골라 얘기하는 아이들, 그리고 일상의 갈등에서 ‘너 이거 동그라미 대화에서 얘기하지마라’라는 이야기의 등장 까지. 너무 잘 되어서 감동까지 불러일으켰던 이 회복의 과정 속에서 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생기고 있었다. 또 해가 바뀌고, 학년이 올라가며 이 문화를 처음부터 접하지 않은 1학년 아이들에게 동그라미 대화는 그저 쑥스럽게 겨우 얘기하고 긴 얘기를 들어야하는 따분한 시간이 되었다.

다시 동그라미 대화를 재정비하려고 모인 자리에서 한 아이가 말했다. ‘근데 싸움 같은 게 너무 없어도 재미없지 않나?’ 맞는 말이다. 싸움 없고, 갈등 없는 공동체는 만들 수 없을뿐더러 그럴수 록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충분히 자기 얘기 하고, 맘껏 드러내며 부딪치고 이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즐기며 많이 싸우고 많이 이해한다면 더 많 이 돈독해진 우리는 어떤 갈등이나 어려움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 다.

상처와 갈등을 회복하는 동그라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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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교사

우리는 모두 ing 공동육아 교사 - 공동육아 신입교사 적응기

한 교사를 소개 합니다. 신입이라고 하면 어느 기간, 일정 시간을 두는 의 미로 한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기간을 어떻게 정확히 단정할 수 없지 요. 그래서 제가 지금 소개하는 교사는 신입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두는

이미애 들꽃. 춘천 신나는어린이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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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이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교사 중 한 분이라는 것을 말하 고 싶습니다. 신입이라고 말하면 왠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교사로 인식 해버리니까요. 그리고 우리 주변엔 오래 된 교사도 신입과 같은 그런 교사 가 참 많으니까요.

신입교사라는 존재 D라는 교사는 입 안 가득 밥을 물고 앙 다문 두 입으로 음식을 먹음직스 럽게 아주 복스럽게 먹습니다. 가끔 한가득 떠온 식판을 놓고도 “난 아직 도 배가 안 찼어.”라는 말을 하지요.

또 나들이 길 꺾어온 들풀을 작은 꽃병에 가득 꽂아 둡니다. “꽃이 너무 많네.” 하고 옆에 있는 교사가 말해도 “나는 가득 꽂는 게 좋아. 더 꽂아 요.”하며 그 작은 병 안에 작은 여뀌며 별꽃을 틈 없이 꽂아둡니다. 이런 교사의 행동을 보며 이런 생각이 스친 적이 있습니다. ‘아, D는 무얼 저렇 게 가득 가득 넣고 싶어 할까? 채우고 싶은 게 많은 가 보다’ 하고.

그럼 이쯤에서 D가 어떻게 신나는 터전에서 함께 하게 되었는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하늘거리는 스커트를 입고 조심스럽게 거실로 걸어 들어오던 한 여인은 주방 맛단지가 건강 문제로 갑자기 그만두게 된 시점에 후임으로 소개된 분입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니 음식도 깔끔 하게 한다는 전 맛단지의 추천은 그야말로 간단명료한 맛단지 조건에 충 분한 두 가지를 갖춘 분이었지요. 그렇게 인연을 맺어 오년을 같이 신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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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교사

터전의 맛단지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답니다. 그 오년의 기간 중에는 참 놀 라운 변화가 있는데 맛단지 일을 하다 보육교사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새로운 의욕을 갖게 한 것이지요. D는 어느 날 저에게 다가와 어떻게 하면 보육교사가 될 수 있는지 당차게 묻고는 정말 당찬 의 욕으로 보육교사가 되는 과정을 밟아가기 시작했지요.

인터넷 강의도, 보육실습도, 과제물 작성까지 중간 중간 도움을 요청하며 열심히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까지 따게 되자 D는 두 가지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고 터전을 떠납니다.

‘나도 신나는 터전에서 일하고 싶다’, 또 하나는 ‘자리 생기면 꼭 불러줘 요.’ 이 두 가지 솔직한 욕구는 D를 4년 후 다시 신나는 터전으로 오게 했 지요. 누군가 D의 신나는 터전 복귀를 보며 “정말 저렇게 D처럼 간절히 원하면 되는구나. 정말 열심이야.”라며 격려하더군요. 이렇게 시작된 D와 의 보육교사로서의 만남은 2017년 3월부터 시작을 하게 됩니다.

보육교사로 서다 일반 어린이집 영아반을 삼 년 가까이 맡아온 D는 예전의 모습과는 다른 보육교사의 옷을 입고 있다. 우선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달라졌다. 출 근부터 퇴근까지 열심히 몸을 아끼지 않고 움직이는 모습은 과히 어디선 가 빡세게 단련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나들이 다니며 꽃을 보고 들풀을 보며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설명해 주 는 모습은 의욕이 넘쳤고,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인다. 점심을 먹자마자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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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밀대로 밀고 다른 방까지 닦아 주는 모습을 보며 “힘 아껴요, 청 소를 너무 열심히 한다.”며 한 교사가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D는 그 다음 날도 다음 날도 안팎을 쓸고 닦고, 아이들 흙 묻은 옷까지 빨아주며 쉬는 시간도 쪼개며 움직이고 있다. 입사하고 바로 봄이니 텃밭을 시작해야 하 고, 모종 심고 가꾸고 하는 텃밭 일도 수시로 드나들며 한 몫을 하고 있 었다.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 되요.”

조심스럽게 다가왔지만 그의 행동에는 힘이 넘치고 의욕이 넘침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터전의 여러 상황과 고민 끝에 제일 큰 방을 맡게 되어 부담이 만만치 않은 점, 오래 전 공동육아의 경험이 있긴 하지만 보육교 사로는 처음이니 모든 걸 배워야 한다는 점, 예전의 아마들과 분위기가 달라 아마들 대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까지 D는 몇 가지 어려 움을 솔직히 토로했지만 천천히 교사로서의 자리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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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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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린이집에서는 밥을 먹어도 먹는 거 같지가 않았어. 깍두기도 세 개를 주고 교사들이 반찬을 싸가지고 와서 먹었다니까, 밥 많이 먹는다구 뭐라 그러구.” 점심을 먹으며 D가 쏟아낸 말들은 그냥 웃으며 듣기에는 속상한 보육교 사의 현실을 말해주어 안타까웠다. 그러나 D는 점심밥도 편히 먹을 수 있 고, 자유롭게 나들이 다니며 해와 바람을 먹을 수 있고, 안과 밖을 오가 며 놀 수 있는 터전에 오니 숨통이 트인다며 신나게 하루하루를 생활해 갔다.

나 교사 맞지? 잘 하고 있나? 누구나 그렇듯 한 달은 설렘으로 들어와 흥분의 시간이 이어지지만 이 공 간이 그렇게 즐거움만 있는 곳은 아니기에 D는 한 달이 지나자마자 한 숨 을 쉬기 시작한다. “얘들이 나를 무시 하는 거 같아요.” “부모들이 무서워요” “방모임은 어떻게 해요?” 하며 많은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우선 아이들이 문제다. 신입 교사보다 훨씬 더 오래 터전에 있었던 큰 방 아이들이니 교사를 저 아래 동생 다루듯 말도 안 듣고 ‘내가 더 힘세거든’ 하며 교사를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아이들 상황과 특성을 이야기 해주고, 아마들 대하는 태도까지 설명해 주 지만 D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아이들을 피해 교사방으로 들어온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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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으론 마음이 편해 숨 쉴 수 있는 곳이지만 아마들과 아이들까지 모두 신경 써야 하니 에너지를 여러 갈래로 쪼개 써야 하는 곳이다. 그걸 왜 모 르랴, 다만 시간이 좀 지나며 관계가 깊어져야 여유가 생기는 지점이 있으 니 급하게 먹어 체하지 않게 한 숟가락씩 먹자고 이야기 하는 수밖에…….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도 D의 질문은 계속 된다. “다지기는 어떻게 해요?” “아마들이 아이들 얘기 하는데 내가 뭘 잘못한 거 같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르겠어요.” “나들이 갈 때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라며 옆에 있는 교사에게 수시로 본인의 모습에 대해 잘 하고 있는 건지 확인 받고 자료를 찾는다. 그럴 때마다 교사회에서는 긴 회의를 통해 또 는 짧은 회의 시간에 안내 해주고, 나들이 자료, 다지기 활동 자료를 참 고하라며 건네준다. 하지만 그 방에 들어가면 오로지 교사 D의 몫이니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교사로 산다는 건 갈등을 겪으며 힘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료 교사 가 최고다. 터전에 일이 빵 터지면 교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도 생 긴다. 아이들은 흩어져 놀아야 조용하고 교사회는 시끄럽지만 뭉쳐야 산 다. 중반기에 들어서며 터전살이를 하던 날 밤,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교 사들이 모인다. 마당 한 가운데 벤치에 걸터앉아 처음으로 터전에서 잠을 자는 날,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달무리 가 지고 시골의 여름밤이 깊어 갈 때 쯤 한 교사가 뭔가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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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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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칭찬하기 할까?” 늘 자리만 만들어지면 놀이를 하며 주고받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교사는 칭찬 릴레이를 하자고 조른다. 캔 맥주 하나에 살짝 취기가 오른 D는 “나 는 이런 거 못하는데” 하며 본인 차례가 되자 옆에 앉은 교사의 장점을 찾느라 고민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칭찬 릴레이는 몇 차례로 돌아가며 이 어진다. 그 날 게임처럼 시작했던 서로에 대한 칭찬은 평소 서로에게 해주 고 싶었던 마음 깊은 곳의 진심이었음을 안다. 힘든 일을 겪을 때 정작 누 구보다 격려 해주고 위로 해주고 싶었던 그 말이었음을 우린 서로 그 날 그 게임의 의미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린다. 그 날 D가 들은 칭찬의 내 용은 이렇다.

“같이 있으면 힘이 생겨요. 에너지가 넘쳐서 좋아요.” “아이들과 누구 보다 힘차게 놀고 D랑 같이 있으면 터전에 활력이 넘쳐 좋아요.” “그리고 힘이 세서 좋아. 텃밭 일은 혼자 다 하잖아. 우리 둘이는 아마 몇 년이 걸려도 못했을 거야.” 서로에게 해준 칭찬을 들으며 우린 깔깔 거리며 웃다 눈물지으며 그간의 겪은 일들을 씻어내 본다.

교사로 산다는 건 무얼까? 어떤 교사가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닌 거 같다. 우린 무엇이 되기 위해 애쓰며 살지 않는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 뿐 이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위해 살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게 놀 고, 먹으며 살아가듯이, 교사로 산다는 건 아이들 속에서 놀고 아이들 속 에서 웃으며 울며 그렇게 사는 삶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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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교사 따로 있나? 아마들은 공동육아를 선택해서 오지만 교사들은 아마를 선택하지 못한 다. 해 마다 들어오는 다양한 아마를 맞이하고 부딪칠 뿐이다. 보육교사 라고 하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일 것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기 대의 차이가 있을 뿐,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 공동육아든 일반 어린이집 이든 보육교사로 사는 동안에 겪게 되는 일은 갈래가 비슷하다.

그렇다면 우린 공동육아 교사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부모들이 신 중히 선택하고 결정하여 대안 육아공동체라는 거창한 옷을 입은 이 안에 서 우리도 뭔가 근사한 옷을 입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근사한 옷 이라기보다 적어도 교사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정도는 찾아봐 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모습을 한 번 들여다보자.

아이들에게 ‘적응이 잘 되었네’ 라고 말 할 때 아이들 모습이 어떠한가? 몇 가지 보이는 모습이 있다. 첫째, 적응이 잘 된 아이들은 방담임 교사가 없어도 다른 방 교사와 잘 논다. 둘째, 내 방이 아닌 다른 방에 가서도 잘 논다. 셋째, 처음엔 ‘내 거야’ 하며 옷도 빌려 주지 않던 아이들이 서로 옷을 빌 려 입고 놀잇감도 같이 쓰게 된다. 그럼 이제 아이들의 모습에 교사의 모습을 빗대어 보자.

적응이 잘 된 교사는 첫째, 내가 없어도 내가 휴가를 쓰더라도 방 아이들 걱정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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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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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내 방 아이들 뿐 아니라 다른 방 아이들에게 눈길이 가고 관찰을 하게 된다. 셋째, 내가 가진 능력,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에게 없는 능력 을 상대 교사에게 찾고, 필요 할 때 서로 배우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그럼 이제 한 번 체크해볼까. 나는 적응이 잘 된 교사인지 아닌지 세 가 지 모두에 체크가 되었다면 적응이 잘된 상태, 하나라면 적응이 조금 덜 된 상태, 하나도 없다면 아마 적어도 누군가의 도움이 더 필요한 적응기 의 상태라 할 수 있겠다. ‘적응이란 건’ 이렇게 공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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딪치고 배우게 되는 과정이다. 내 방을 고집 하지 않고 서로의 공간을 오 고가고, 내 친구, 내 교사만을 독차지하지 않으며, 나의 옷도 내어주고 나 의 능력도 상대의 능력도 주고 받을 수 있는 단계, 이런 과정을 거치며 우 린 서로 ‘적응이 되었네.’라고 말 할 수 있다.

신입 딱지 떼고 싶은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글의 제목에 신입교사 적응기란 부제를 붙였다. 지금도 터전의 D교사는 적응기에 있다. 아마 정확히 말하면 기존의 교사도 적응기에 있지 않나 싶다. 누구나 신입의 딱지를 떼고 아이들처럼 적응을 잘 마치고 안정되고 싶어 한다. 그럼 이제 우리들의 시간과 우리들의 갈등을 더듬고 정리하며 뭔가를 찾아보려고 한다.

여기에서는 아마가 할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오직 교사의 모습만 찾아보 려고 한다.

아마들은 ‘신입 아마네, 신입이라서 그래~’라며 뭔가 여유를 준다. 일 년 내내 신입아마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교사에게는 신입이라고 봐주는 경우가 있을까? 오히려 더 평가하고 판단하고 교사회 전체를 판 단하며 이사회, 간담회, 각 종 회의에 불려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란 물음을 하게 만든다. 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교사, 아마는 부모이기 때문 이다. 엄마가 하지 못해도 교사는 부드러워야 하고, 아빠는 급해도 교사 는 느긋하기를 바라고, 엄마는 아이에게 화를 내도 교사는 한없이 포용 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욕구와 기대의 차이 안에 우린 많은 갈등과 시 행착오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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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적응을 잘 하기 위한 교사의 노력엔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보자.

첫째,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자. 우린 갈등이 너무나 자연스런 집단이다. 갈등 없이 잘 지내리란 말은 애초에도 십 년 후에도 이십 년 후에도 없다. 공동체는 갈등을 기본으로 안고 가는 곳이란 걸 명심하자. 그러면 갈등 은 부딪쳐 해결해야 할 일이지, 피하고 힘들어 할 일은 아닌 게 된다. 둘째, 우린 CCTV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말은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열린 공간 안에 있는 공동육아 환경에서 절대로 자 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그 무엇이 부모든 동료 교사든 아이들이든 공 동육아 교사로 있는 한 우린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에서 어쨌든 빨리 자 유로워져야 한다. 가까운 친구 중 일반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교사가 있 다. 초기 CCTV 설치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흰 그런 거 달고 매 순간 지켜보는데 어떻게 사니?”란 질문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있어도 신경도 안 써.”라며 대답한다. 그러나 문제는 일이 생기고 사건으로 불거 졌을 때 그 화면은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하고, 갈등을 증폭 시키는 장 치가 된다며 하소연을 한다.

공동육아 안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것은 교사의 언행이다. 교사의 몸 가짐, 교사의 말과 행동, 교사의 눈빛까지 원하든 원치 않든 교사는 많 은 것을 드러내 보인다. 보이는 것까지 괜찮지만 자주 평가 받고 지적 받 고 행동 수정을 요구 받기도 한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이 ‘말’이란 것 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을 봐라. 아이들은 밥만 먹고 자라지 않는다. 아 이들은 말을 먹고 자란다. “우리 정하가 우엉조림도 잘 먹네”란 교사의 말 에 옆에 앉은 친구는 덩달아 먹어보지 않은 우엉조림을 먹는다.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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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말을 먹으며 자란다. 그렇다면 아이와 온종일 지내는 교사는 그 아 이에게 어떤 말을 먹일 것인가? 나의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양소가 될지, 해가 될지 잘 생각해보자. 너무 과하다고? 찬찬히 돌아보면 교사가 뱉는 말 속에 두 가지가 다 있는 경우가 참 많다. 아이들에게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붓다가 교사 스스로 뱉은 말 한마디로 그 모든 걸 잃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잘 생각해보자, 이 부분을.

셋째, 이렇게 해보자. 교사는 적응기에 아이에게 하듯이 노력해보자. 한 아이를 적응시키기 위해 이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부모와 상담을 하기도 하고, 아이와 놀이를 하고, 다른 아이와 관계를 지켜보기도 한다. 적응기 의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교사가 노력하듯이 적응기의 교사라면 왜 자신 을 드러내지 않는 것일까? 교사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자. 스스로 하기 힘들다면 교사회의 시간에 선배 교사가 시작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나는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이 약점인지 서로에게 내보이자. 시행 착오를 줄이며 서로를 오픈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 보자. 그래야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소통이 가능해 진다.

지난 여름 폭풍 한 가운데 있을 때 D와 퇴근 후 막걸리 집에서 만난 날이 기억난다.

“힘들죠?”란 질문에 대답은 안하고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며 학창시절, 부모님 이야기를 하며 같이 눈물 흘리던 날이다. 그 날 술잔을 기울이며 길게 나눈 이야기는 ‘힘들죠?’란 물음에 대한 대답이며, “그래요. 저 힘들 어요.”란 대답 대신 더 힘들었던 옛 일을 이야기 하며 스스로를 위로 했 던 순간이란 것을 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더 많이 더 깊게 서로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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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되었다는 것도 말이다. 아이들은 서로 어떻게 친해지는가? 아이들은 같이 밥 먹고, 같이 놀고 자며 친해진다. 그런 아이들을 우린 매일 보고 지낸다. 그럼 그 안에 교사는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매일 밥, 매일 술 이래야 친해지는가? 술도 밥도 같이 나눌 시간이 부족하다면?

넷째,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힘든 것을 솔직히 말하는 연습을 해 보자. 그래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고, 힘든 일이 생길 때 나눌 수 있게 되고, 교사회에 던진 제안에 여유 있게 대처 할 수 있게 된다. 적응 기의 D는 자주 이렇게 말한다. “저는 글 쓰는 거 빼고 하라면 다 하겠어요. 무슨 글만 쓰라고 하면 밤에 잠이 안와요” 본인이 잘 하는 것과 힘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정확히 전달한다. 그럼 교 사회는 더 이상 요구하고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음이란 다른 것에 더 큰 에너지를 쓸 수 있게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린 모두 ‘여전히’ ‘적응 중에 있는’ ‘공동육아로 가는’ ‘진행 중인’ ‘공동 육아 교사’입니다. 진행 중이란 건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고, 움직인다는 건, 변화한다는 것이지요. 우린 그런 가능성을 가진 교사들입니다. 단지 아이처럼 적응하는데 도움이 필요할 뿐이지요. 그 도움의 손길이 옆에 있 는 동료교사이면 더 빠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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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ing 보육교사인가요? 네 맞아요. 우리는 모두 보육교사이지요. 신입교사인가요? 네 맞아요. 그리고 우린 모두 ‛여전히’ ‛적응 중에 있는’ ‛ 공동육아로 가는’ ‛진행 중인’ ‛공동육아 교사’입니다. 진행 중이란 건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고, 움직인다는 건, 변화한다는 것이지요. 우린 그런 가 능성을 가진 교사들입니다. 단지 아이처럼 적응하는데 도움이 필요한 뿐 이지요. 그 도움의 손길이 옆에 있는 동료교사이면 더 빠르겠지요.

이제 힘을 내 볼까요? 신입이란 이름으로 발버둥치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 그리고 신나는 터전의 오래된 신입 둘, 그리고 얼굴이 발개지도록 불을 지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내며 일하는 D, 선생님! 당신과 함께 하니 행복합니다. 우리 같이 힘을 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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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

어릴 적 아이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생각해보면, 공부는 학교에서나 하고 놀잇감이 동네 천지에 있었다. 큰아이 작은아이가 있었을 뿐 노는 방식은 비슷했다. 봄에는 쑥과 냉이가 가득한 들녘에서 개구리를 괴롭히는 재미 에 빠졌고, 여름엔 고기를 잡기 위해서 뒷담의 대나무를 꺾고 두엄 켠을

강신부 토토로. 은평 소리나는어린이집 2015년 이사장. 현재 달려라방과후 이사장으로서 14살 강인, 12살 강솔, 8세 강준이 아빠이며 달빛요정(김영미)와 더불어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이 글은 2017년 소리나는어린이집 20주년 기념 문집 ‘안녕! 터전! 함께 한 20년, 함께 할 100년’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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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져서 빨간 지렁이들을 모으고 아버지 낚싯대를 해체하여 나온 비늘 바 늘과 실을 준비하여 저수지와 계곡으로 달려가서 붕어를 낚고 매미와 잠 자리를 가지고 놀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가을에는 누구 집 홍시 를 먹을지 나무 타기놀이를 즐겼고 겨울에는 바지에 구멍이 나도록 산등 성이에서 썰매를 탔던 추억이 아련하다. 저녁밥도 친구 집에서 한 숟갈 얻 어먹고 나서면 별이 하늘에 반짝였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갇혀 지내며 차 량에 탑승하여 집을 오가고 학교 가기 전 유치원이란 곳에서 국영수 학 습을 시작하며 학교를 다녀도 친구들을 만나는 건 운동장이 아닌 학원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육아 아마로 살기로 했다 그래서 공동육아를 선택하게 되었다. 요즘은 생태학교도 많이 생겨서 부 모 중 한명이라도 여유가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우 리가 만나던 자연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적어도 맞벌이 가정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이것뿐이었다. 선택이 그렇다고 다른 어린이집처럼 아이들의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다. 공동육아의 교육방식은 항상 열려 있는 교육을 지향한다. 아마가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할지 정해 놓은 철학까지는 아니 지만 공감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가 졸업할 때까지 펼쳐진다.

그래서 우리는 아마로 살기로 했다. 아마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나로부터 떼어놓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공동으로 키우는 것이다. 내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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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부모

아이만 좋은 것 먹이고 좋은 옷 입히고 좋은 데 재우고 싶은 마음은 굴 뚝같겠지만, 간이 덜된 생협 음식으로 같이 먹으면 편식도 없어지고 큰 아이한테 물려받은 옷으로 돌려 입히면 부담도 줄고 허름한 전셋집이라 도 같이 고쳐서 아이들이 잘 만한 곳으로 만들면 서로 친근감도 든다. 아 마로 살다보면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다 알게 되어 동네친구들 이 생기는 덕도 누릴 수 있다.

좋은 선물이 들어오면 동네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이상한 욕구도 생 기는데 이건 아마로 살아가면 자연스러워진다. 서로 관심사는 달라도 아 이를 어떻게 키울지 또 어디서 신나게 놀게 할지 생각하다 보면 동네친구 들끼리 밤늦도록 술 마시는 일들도 많아진다. 동네친구들과 놀다 보면 아 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집에 왕래하고 함께 노는 것에 익숙해진다.

공동육아 9년의 시간, 초등학생이 된 세 아이 세 남매 중 내년 막내 졸업까지 공동육아를 하다 보면 딱 9년이 된다. 9 년간 참 많은 동네친구들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놀러 다녔던 것 같다. 그동안 아이들은 끼리끼리 노는 법도 알고 우리가 주고 싶었던 자연을 좋 아하고 즐길 줄 알며 세시풍습에 익숙해졌다. 마음속에 사계절이 생긴 것 이다.

졸업하여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큰아들은 이제 방과후 공동육아마저 졸업 하여 재미있는 게 없다고 투덜댄다. 학원에서보다 공동육아 친구들이 더 재미있었는지 매년 공동육아 교사인 너구리와 함께 하는 놀이를 꼭 따라 다닌다. 물론 그 또래 남자친구나 동생들에게 자신의 레고 컬렉션을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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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하는 것은 빼놓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공동육아에서 배운 그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는데 이번 생일 선물은 단풍을 보러 가는 것이다. 막내 아이는 터전에 서의 삶이 항상 새롭고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형, 누나들과 동생들과 함께 마실을 하면서 다채로운 경험에 한창 신나 있다.

이 아이들을 보면 공동육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등산, 축구, 피구, 달리기 뭐하나 빠지지 않고 잘하는 체력과 남과는 다른 생각으로 가끔 남의 부러움을 사게 하는 창의적인 만들기와 미술실력, 동생과 남을 배려 하는 따뜻한 마음이 단지 스스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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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부모

공동육아가 아이들에게 준 선물 아이들의 바뀐 모습을 특별히 꼽아본다면 첫 번째는 누구에게나 뒤지지 않는 체력이다. 체력은 면역과 관계가 높은데 산을 오르내리고 진흙놀이 와 모래놀이 등을 원할 때까지 놀 수 있고 어린이집이 가진 천혜의 맑은 공기와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체력이 늘게 된다. 7살이 되면 북한산 정도 는 음료수 하나만 챙겨가도 오를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두 번째, 함께 자라기 때문에 배우게 된 열린 마음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혼자 차지하려고 하므로 태어났을 때부터 엄마와 떨어지기 쉽지 않다. 터전을 함께 다니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엄마 옆에서 떨어지지 않다 가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과 다른 아마들과 친해지는 법을 배운다. 또래끼 리 친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큰아이와 동생과도 사귀는 법을 배운다. 공 동육아 아이들은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는 법도 익숙하다. 세 번째는 독립심과 창의성을 키우는 생각이다. 일반 어린이집이 같은 것 을 배우게 하고 같은 놀이를 단체로 하므로 아이들이 생각할 때도 선생님 이 시킨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에 비해 공동육아는 아이에게 어떠 한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틀에서 스스로 생각하면서 각자의 개성과 특성이 나타난다. 그것은 다시 아마들에게 전달되어 아마들이 아 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다른 생각으로 재창조된다. 스스로 알아서 하 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독립심과 창의성은 부가적으로 나타난다.

만약 공동육아를 하지 않고 복지부와 교육부의 주어진 교육대로 교육했 더라도 이런 호사(?)를 누렸을까? 이런 고민도 많았던 것 같다. 아이는 아 이답게 놀다 보면 저절로 자라고 자기만의 장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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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공동육아 아마에서 함께 크는 마을에서 살다 공동육아를 하게 되면 고생도 사서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터전이 너무 낡아 더는 고칠 수 없게 되자 큰돈을 갹출하여 새집을 사야했다. 새집을 다시 고치는데 많은 아마가 힘을 모아야 했다. 주말은 없어지고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보람만 갖고 영구터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보수공사와 주위의 민원도 우리의 몫이 되었고 주말에 휴식 도 없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회사를 출근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의 신나는 카톡 사진에 뿌듯함을 느낀 날도 많았다.

공동육아는 내 아이를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구조했다는 안도감을 넘어 서 동네 공동체의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작은 마을의 모습 까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다 채워줄 만큼 완벽할 수 없지만 함께 크는 마을에서 살아간다는 건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이다.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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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연우의 날적이 4

나 날적이 바꾸는 건 자랑이다!

어머니 김지연(타조) | 아버지 조명제(잠보) | 교사 노문희(민들레), 변주희(코코아) 날적이는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부모와 교사 사이에 오가는 보육일지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 글은 일산 야호!어린이집에 다니는 7살 연우의 날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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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집에서

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 엄마 타조

두둥! 열한 번째 날적이의 시작이네요. 날적이가 한 권씩 쌓일 때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이번 날적이는 연우의 6살 마무리 이야기가 담기겠지요? 시간이 참 빠르다 못해 쏜살같습니다. 11월이 열흘이 채 안 남았어요. 하원하면서 포비에게 전해 줄 것이 있었는데 연우가 붙잡고 전하지 못하게 막 더라고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울먹이며 “주지 마~” 하더라 고요. 살살 달래보기도 하고 험하게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요지부동. 곁에서 지켜보던 포비도 잘 타이르는데도 들은 척을 안 하고 상자를 끌어안고 있었어요. 겨우 전해 주고는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왜 그랬는지 물어보니 별 이 유가 없더라고요.ㅠㅠ 다음에 포비 만나면 사과하기로 했어요. 하원 때 종종 기분이 업~ 되었다가 동생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기 도 해요. 애들이 그렇지 뭐~ 하며 넘겨지지가 않고 계속 걱정이 됩니다. 언제 쯤 편하게 연우의 행동을 받아들이게 될까요?

터전에서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 교사 코코아

연우가 어제 날적이 바꾸는 거~ 자랑했어요. “얘들아, 내가 날적이 바꾸는 건~ 자랑 아니고~ 자랑이다~” ㅋㅋ 이렇게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어요. ^.^ 연우랑 우리 백석도서관 견학? 아니 구경~ 갔어요. 일단 도서관에 대한 이야 기를 간단히 나눈 후 더 자세히 알아보는 영상을 보고, 그리곤~ 파란마을이 라는 대체에너지관으로 가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체험해 보았어요~ 오염 없이

나 날적이 바꾸는 건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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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에너지를 만드는 걸~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을까요~? ㅎㅎ 다녀와서 낮밥 먹고~ 조금 놀다~ 낮잠시간이 되었네요. 연우는 늘 기분이 좋아요^^ 야호의 생활을 너무 사랑하는, 즐기는 친구인 것 같아요. 그치만 자라는 과정 이고, 아이마다 다름이 있는 거니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구나~”라고 받아주 셔야 할 것 같아요. 이미 받아들이고 꾸준히 이야기해 주시고 계시겠지만, 끊 임없이 이야기 나누고 또 나눠보고 약속도 만들어보고 그렇게 조금씩 믿어주 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연우에게 칭찬도 해주고 다음엔 우리 이렇게 해볼까? 등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스스로 조절하고 생황을 구분해서 행동하는 것은 끊임없이 이야기 나누고 기다려주는 수밖엔 없는 것 같아요. 연우는 활동적으로 2층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가끔 흥분을 하면 “연우야~ 우리 흥분하지 말자~”라고 이야기해 주면 “어! 알 았어!”라고 대답하고 조심해 주어요. 그래서 괜찮게 우린 살고 있어요.

집에서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 엄마 타조

핑크의 부탁으로 예준이랑 연우랑 같이 하원을 해서 예준이를 집에 데려다 주 었어요. 연우랑 예준이랑 코드(?)가 잘 맞는 것 같은데 체격의 차이로 예준이의 살짝 스킨십이 연우에게는 좀 세게 느껴지나 봅니다. 차 안에서 노래도 같이 부 르고(악 쓰고~) 어우 야~~~도 하며 알콩달콩 집에 잘 왔네요. 마실 하고 싶다 는 예준이를 잘 달래서 들여보냈어요. 다음에 약속하고 마실 오기로 했지요. 아직 저랑 연우가 더 믿고 친해져야 할 것 같아요. 좀 이상하죠? 엄마랑 아이 랑 믿고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요. 제가 아직도 육아에 자신이 없는 지 겁이 날 때도 있어요. 그 불안함이 알게 모르게 연우에게 전해졌을지도 모 르고요.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 참을성의 부족인지 쉽지 않네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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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도 연우가 저에게 긍정에너지를 나누어 주면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네요. 정 말 사랑스러운 아이랍니다!!

터전에서

2017년 12월 12일 화요일 | 교사 민들레

“이거 한나현이 줬어.” 보라색 딸기 스티커를 들고 어디에 붙일지 시아랑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붙이고 보여주며 만족스런 표정을 보입니다. 날씨가 추워 오전에는 자유놀이를 하였어요. 하늘방에서는 지난 재활용품을 이용한 만들기로 무대를 꾸미고 거실에서는 블록놀이가 한창이네요. 연우는 반짝이 시트지를 들고 와서 “나는 필요 없는데 필요한 사람~?” 눈빛은 계속 우진이를 향하네요. 우진이가 받아 함께 종이접기도 하고 노랑, 주황, 빨 간색으로 그림을 그리며 “이게 뭐야, 꽃이야?” 색이 너무 예뻐 물으니 “나도 잘 모르겠어. 흐흐~” 합니다. 그림을 완성하여 새로운 파일에 넣어 정리하고는 “민들레, 나 벌써 한 장 넣었 어.” 하며 보여주었답니다. 연우의 그림이 날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건 집에서도 흥미를 갖고 많이 놀고 있기 때문이겠죠!

집에서

2018년 1월 8일 월요일 | 엄마 타조

방학 전 엄청난 눈을 겪어서인지 오늘 오후 늦게 내린 눈은 크게 당황스럽지

나 날적이 바꾸는 건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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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날적이

않더라고요. 내일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길이 살짝 얼서 조심해야겠지 만, 이른 제설로 도로에 눈이 다 없어지니 아쉽기도 합니다. 강추위가 온다는 데 하늘방 아이들과 졸업여행 잘 다녀오세요. 작년에도 졸업여행 때 바람이 거셌다고 들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잘 이겨내고 좋은 추억 만들고 오기를 바랍 니다. 주말에 구강검진 위해 치과에 가서 물방울에게 진찰을 받았어요. 진료의자에 도 혼자 앉겠다는 연우. 덕분에 전 건너편에 따로 앉아서 지켜보았답니다. 물방 울이 시키는 대로 입도 쩍쩍 잘 벌리고, 그동안 양치질을 잘해서 이가 깨끗하 다고 칭찬도 들었어요(연우가 양치질할 때 어찌나 세게 문지르던지). 혀까지 꼼꼼하 게 닦더니 이렇게 칭찬도 받네요. 칭찬을 많이 받아서 어깨에 힘이 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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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날적이 연재를 마치며 연우가 이번 3월로 7세, 하늘방 형님이 되었어요. 그간의 날적이를 모아보니 꽤 됩니다. 야호!에 오기 전 가정어린이집에서 주고 받은 알림장 4권까지 합하니 얼추 16권이네요. 그야말로 연우의 역사이고 우리 가족의 소중한 기록이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의무감으로 적은 날도 있지만, 날적이는 저나 잠보에게는 연우의 하루뿐만 아니라 육아에 관한 고민과 세상의 걱정, 일상의 고단함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자 야호!의 선생님, 아마들과 소통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 재랍니다. 그렇기에 하원 때가 되면 몹시 기다려지기도 하고, 하루의 마무리로 날적이를 적곤 했지요.

이제 야호!에서의 생활이 딱 1년 남았습니다. 남은 한 해 동안 어떤 이야기로 날적이를 채우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나 날적이 바꾸는 건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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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아빠의육아일기

김웅 뭉키. 강서양천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개구리어린이집 조합원으로 큰 아이 연우, 작은 아이 윤슬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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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아빠의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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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공부바람 든 장지골 아이들의

수학모꼬지전(傳)

유은진 바다. 송파꿈나무지역아동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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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때는 바야흐로 2018년 무술년 2월, 남한산성의 정기를 받아 자리 잡은 장 지골 송파꿈나무에 무슨 일이 있었는고 허니, 허구헛날 모여 먹고 놀기 좋 아하는 한량 같은 녀석들이 천지가 개벽할 만한 일을 벌였으니, 그것은 바 로 ‘수학모꼬지’렸다. 두둥~~~

한겨울 한파에도 바깥놀이에 흠뻑 빠져 놀고, 또 매일매일 이순신장군님 의 늠름하신 모습을 보고 옥포해전과 거북선이 이끄는 많은 전투장면을 보면서 그 기나긴 방학을 보내도 모자란 터에 꼬물꼬물 콧물 흘리는 오줌 싸개부터 어엿한 예비 처녀, 총각들까지 ‘공부’라고는 담벼락을 쌓고 살던 이들이 한 시간도 아니요, 두 시간도 아니요, 무려 일주일을 모여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하겠다니. 그것도 그리 어렵기로 소문난 ‘수학’으로 공부모 꼬지를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된단 말인가!

장지골 아이들, 공부 바람 들다 사실 이 ‘수학모꼬지’의 전말은 이러했다.

매일 놀고,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아~~~ 고놈의 수 학점수가 내 발목을 잡는구나! 해오름을 맞아 한 학년씩 상급학년이 되는 디, 이참에 고놈의 수학을 헤쳐불고 넘들 공부할 때 놀아보자~ 허는 심보 로다 시작을 허게 되었는디. 그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아니했다. 저 강 건 너 사는 창신골에 ‘해송’이라는 배움터의 동무들도 같은 맴으로 매 방학마 다 그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참에 함께 도모함이 어떠한가? 연락을 넣어보니 좋다구나 하여, 그 기나긴 수학모꼬지를 준비하게 되는디. 모둠

‘공부바람 든 장지골 아이들의 수학모꼬지’전(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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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은 어찌 할 것인가? 공부얼개는 어찌할 것인가? 강 건너 마을에는 누가 가 고, 또 누가 장지골로 올 것인가? 여러모로 논의하여 유년반과 소년반으로 나누어 그 긴 수학모꼬지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특별한 방학을 보내는 장지골 아이들 대망의 모꼬지 첫날~

창신골에서 9명의 학동들과 파도 훈장이 장지골로 괴나리봇짐을 메고 도 착허고, 장지골에서도 9명의 학동들과 달님 훈장이 창신골로 도착하야 대 망의 모꼬지의 시작이라. 서로 왕래가 있던 터라 데면데면 하지 않게 서로 맞이하고, 바로 맘을 다잡고 공부에 매진하기로 하고, 모둠별로 각오와 목 표를 포고하고 돌진할 태세를 갖추었다. 그 당당하고 포부에 찬 모습도 잠 시, 공부책의 첫 장을 여는 순간 걱정과 근심의 먹구름이 몰려와 학동들 의 머리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이 아니던가! 하지만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지, 다시 기운을 돋아 머리 쓰기에 도전하는 학동들~~ ‘약수’가 무 엇인고? 훈장님 물으시면 “어떤 수를 나누어 떨어지게 하는 수입니다.” 허 고 대답을 하는 소리가 방문을 넘어 담장을 넘어 나간다. 안하던 공부를 엉덩이 붙이고 두 시간을 앉아 버티는 것이 쉽지 않건마는 학동들 모두 수학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며 공부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외의 모습에 신이 난 ‘별님’ 안방마님은 곳간을 열어 학동들의 배를 매 시간 채우는 수 고를 마다하지 않고, 뒷바라지에 혼신의 힘을 쏟고, 파도와 바다 훈장은 그 여세를 모아 학동들의 수학공부에 부채질을 하며 첫날 다섯 시간을 무 사히 마무리 하였다. 본디 배움에도 사이사이 쉬어감이 있어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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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평소에 안 쓰던 두뇌에너지를 썼으니 보양식으로 몸보신을 허고, 저녁마다 꿈나무극장이 열리니 고생 끝에 야식과 함께 고된 첫날 하루를 마침이라.

배움 사이사이 찾아오는 달달한 시간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둘째 날이 밝아 또다시 수학에 세계로 빠져드니 ‘아, 고것 할 만허네’ 하는 맴이 생겨 열심히들 하고 있는디, 창신 골 학동 한 녀석이 좀이 쑤시기 시작하여 방 바닥에 드러누울 기세렸다. 바다훈장 이미 창 신골에서도 워낙 유명인사라 ‘고 녀석 잘 걸렸 다’ 속으로 생각하며 정신이 번쩍 나게 혼쭐 을 내고, 잘할 때 잘한다 구스르며 아슬아슬 둘째날을 보내고, 셋째날도 아니나 다를까 잘 허다 또 정신줄을 놓으니, 나머지 학동들에 게도 그 여파가 흘러감이라. 아직 고만고만한 열 한 두 살 학동들이 하루에 8시간을 공부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래도 용하 다 어르며 배움에 매진할 수 있게 다독이고, 또 마지막날에 있을 책거리를 밑밥으로 수학 모꼬지를 이어가는디.

‘공부바람 든 장지골 아이들의 수학모꼬지’전(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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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와 손잡고

그런 와중에 파도훈장모둠에서는 학동들에게 처음 보이는 모습이 포착되 었는디, 수학책을 붙들고 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 지는 것이 아닌가? 아니, 저 학동들은 어디서 나타난 것이고? 가만 보니 창신골, 장지골 놀뱅이들이 맞는디, 쉬면서 하자하자 해도 책을 붙들고 학 심을 불태우니 지금까지 보도 못한 모습에 훈장들 어안이 벙벙허고...

따로 각기 있을 때는 떼쓰고, 이리 핑계 저리 핑계 대던 학동들을 함께 모 다 놓으니 더 잘해야겄다 싶은 욕심들이 생겨 이런 폭발적인 열의를 보이 는 것을 보니 ‘모꼬지’는 항상 같이 허야쓰것다 하는 결론에 이르고. 학동 들의 모습에 감동한 훈장들 그에 응하듯 있는 힘, 없는 힘 짜내 늦은 밤까 지 열공하였다.

놀뱅이들이 공부에 매진하는 진귀한 풍경 그렇게 기나긴 수학공부의 마지막 밤. 모든 학동들이 둘러앉자 모꼬지 평 을 논하는디 태어나서 머리털 나고 이리 많은 시간 공부하기는 처음이라 는 이구동성의 평과 힘들지만 스스로 대견하다는 평, 또 함께 모여 배우 니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되었다는 평을 하며 긴 수학모꼬지의 여정을 마무 리 하였다. 그 긴 배움과 노력의 끝은 신나는 ‘책거리’로 모든 학동들은 ‘조 선명탐정’이라는 영화를 단체로 구경하며 깔깔거리고, 허기지고 주린 배를 채우러 ‘애수리’ 주막으로 가 거하게 책거리를 했다고 전해진다. 그 후 학 동들은 어찌 지낼거나? 창신골과 장지골에서는 오늘도 “약수는? 배수란?” 하는 훈장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학동들의 쫑알쫑알 대답소리가 노랫 소리처럼 퍼져나간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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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방과후 아이들과 함께한

UCC & 뮤직비디오 제작기

각자의 역할들을 맞아 작업을 진행하는 3개월은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서로의 새로운 점을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양희 개나리. 송파 파란하늘방과후 교사

방과후 아이들과 함께한 UCC & 뮤직비디오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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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방과후

나는 아이들과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공동육아방과후 교사로 근무하면서 나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나는 아 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활동을 잡아야 할 지, 내가 좋아하는 것 을 활동으로 해야 하는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고 그렇게 막연한 상태로 선배 교사들의 활동들을 보고 배우며 1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1년이 라는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나만의 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할 그즈음해서 두근두근방과후 연수를 하게 되었다. 두근두근방과후 모아 선생님의 ‘영 화 만들기’를 접하며 ‘와!! 아이들과 해보면 재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영화를 만들기에는 엄 두가 나지 않았고, 현실상 오랫동안 이 활동만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그 보다는 쉽게 접해 볼 수 있는 영상제작을 찾다가 핸드폰으로도 찍을 수 있고, 카메라를 이용하여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UCC를 제작해 보기 로 방향을 잡았다.

핸드폰, 카메라로 UCC에 도전하다 그 당시 파란하늘방과후는 통합방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기보다는 학기 중 에는 비슷한 학년 별 활동들이 주를 이루었고, 방학 기간에는 통합 활동 이 잡혀 있었다. 또한 함께 할 5~6학년은 학기 중 수, 금 2일 등원에 길면 어린이집에서부터 10여년을, 짧게는 5~6년을 공동육아 생활을 해 온 아 이들이었다. 사춘기와 맞물려 자기주장이 강하고 뭐든 하고 싶어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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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고 쉬고 싶다는 아이들이라 아이들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많은 밑 작업을 준비하였다. 전문적으로 작업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아이들과 쉽게 작업을 할 프로그램을 미리 찾아서 작업을 해보기도 하였고, 중간 중간 아이들의 의사를 떠 보기도 하였다. 역할들은 어떻게 나눠서 할지 등 다양한 경우 의 수를 계속해서 생각하며 정리해 보기도 하였다.

아이들을 만나서는 내 생각과 아이들의 생각을 나누며 기 싸움과 회의를 수 없이 반복하는 과정이 펼쳐졌고 이걸 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되었다. 그 렇게 한 달간의 준비기간을 갖고 4월부터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것 우선 활동 과정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어떤 결과물이 되든 시 작해서 마무리는 꼭 하자는 것과 각자의 재능을 발휘해볼 수 있도록 역할 을 나누어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전체 적인 큰 틀은 교사가 역할을 하지만 과정들을 만들어가는 것은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뒤로 물러나고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쳐주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주는 보조 역할을 했다. 아이들 중심의 활동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한 발 물러나 필요할 때 언제든 힘이 되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었다.

각자의 역할들을 맞아 작업을 진행하는 3개월간 나만의 특별함이 아닌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경험하며 자연 스럽게 소통하고 서로의 새로운 점을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개성 강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만 주장하는 것이 아닌 때로는 불편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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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방과후

불편함을 서로 나누고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경 험을 해보는 시간들이라 믿었다. 그 믿음의 결과는 활동을 끝내고 각자 인 터뷰를 할 때 아이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UCC에 이어 뮤직비디오까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여름방학 이후에는 원하는 아이들끼리 두 팀을 만들 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한 팀은 클레이를 이용한 애니메 이션을 만들었고, 한 팀은 화이트 보드판과 보트마카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어 애니메이션이 되는 형식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2편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간식송 https://www.youtube.com/watch?v=9Jjiqbmka7k 네모의 꿈 https://www.youtube.com/watch?v=SKxcWX5nT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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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아이들과 UCC를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해보면서 어떤 활동을 하든 교사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그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무 엇을 나누고 싶은지 방향을 잡으면 도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진 행하면서 교사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활동 안에서 아이들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고 교사 또한 배우는 점이 많다는 걸 도전해보면 느 낄 수 있을 것이다.

UCC 진행과정 1주

회의(큰 틀 설명과 공유와 의견 나누기 및 질문과 해결)

: 질문–주제 정하기와 역할 나누기

2주

역할 나누기

- 필요한 역할(총감독/부감독/촬영감독/미술감독/스토리보드/배 우/대본/영상편집 등)

- 대본의 방향 정하기

3주

대본을 바탕으로 스토리보드 만들기

4~5주

배우들 역할 맡기

6주

배우들 대본 외우기 및 맡은 역할 하기

7~12주

촬영 및 편집 동시 진행

뮤직비디오 진행 방식 간식송

아이 클레이사용 만들기와 움직임 촬영, 손 그림을 이용하여 진행

네모의 꿈 화이트보드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어 편집하여 진행

방과후 아이들과 함께한 UCC & 뮤직비디오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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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지역공동체학교

베이컨말이계란빵에서 마카롱까지

아이들이 만든 달달한 요리

베이컨말이계란빵 이후에 매주 하나씩 머랭, 마카롱, 케이크볼, 핫케이크를 만들었다. 일상의 활동들 속에서도 주권적 존재로 자신의 힘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에너지를 받고 기쁨을 얻는다. 그래서 일상의 여유가 있는 방학이 좋다. 정경미 느티. (시립)도담양지동지역아동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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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는 시간은 아이들에게는 꿈의 시간이지만 교사에게는 강도 높은 체력과의 싸움이다. 아이들은 방학이라는 시간을 통해 삶의 시간들 속에 여백이 생기고 여유로워진다. 학기 중의 바쁜 일과에 쫓길 때보다 다툼이 줄고 웃음 띤 얼굴이 늘어난다. 교사들은 아이들과 학기 때보다 많이 놀 고, 많이 이야기 하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활동들을 하게 된다.

더 많이 놀고 더 많이 이야기 하며 더 즐거운 방학 나는 아이들과 요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방학 중 요리 활동을 제안했다. 3곳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우리센터는 겨 울방학 일정이 크게 둘로 나뉘었다. 좀 일찍 겨울방학을 시작하고 개학했 다가 봄방학을 하는 학교, 좀 늦게 방학을 시작하고 봄방학 없이 새 학기 때 개학하는 학교.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중간에 빠지는 아이들이 있 더라도 요리는 매주 화요일 오전에 진행하기로 했다. 첫 모임부터 방학 하 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 방학 한 친구들과 일정을 짰다. 아이들에게 방학 중에 어떤 요리를 해보면 좋을지, 센터의 어느 곳에서 요리를 진행하면 좋 을지, 어떤 규칙을 정하면 좋을지 등을 너희들이 정하면 좋겠다고 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한 달달한 요리 활동 아이들은 노트북으로 여러 가지 요리를 검색해보거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요리를 정했다. 대부분 것들이 달달한 것들이다. 베이컨말이계란 빵, 머랭, 마카롱, 케이크볼(학기중인 아이들이 나중에 정한 것), 초콜릿, 핫케

베이컨말이계란빵에서 마카롱까지 아이들이 만든 달달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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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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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 파르페. 내가 어떤 요리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더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 믿고 그대로 진행하기 로 했다. 규칙도 아이들이 10분 이상 지각하면 참여하지 않기, 요리에 방 해되는 행동을 3회 이상하면 참여 안하기, 요리 장소는 강당으로 정했다. 내가 추가로 요리를 만들 때 요리부만 먹을 것인지 아이들과 나누어 먹을 것인지를 물었다. 아이들이 자기들끼리만 먹고 싶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너희들이 그 런 행복을 맞볼 수 있는 기회다. 얼마나 좋으냐.”

아뿔사, 나는 또 설교를 하고 말았다. 몇 명의 아이들이 크게 내켜하지는 않았으나 만들어서 다른 이들과 같이 나눠 먹기로 했다.

아이들 스스로 요리하고 나눠 먹고 요리를 정했으니 그 요리를 위해 필요한 재료와 도구들은 무엇인지 알려 달라고 했다. 아이들은 다시 노트북으로 검색을 한다. 아이들이 요리별 재 료와 도구를 적어 보여준다. 그것을 보고 내가 센터에 있는 요리 도구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 해주었다. 몇 개 없는 도구들이 있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 봤다. 아이들 중 몇몇이 “우리집에 이 도구가 있으니까 가져 올래요.”라고 한다. 아이들이 가져오기 부담스러운 도구들(예쁜 유리컵 등 깨질 수 있는 물건)은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초콜릿몰드 정도는 집에서 가

져와도 될 것 같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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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하는 요리를 옆에서 보조하는 보조자 이고 진행은 아이들이 하는 것’임을 재차 이야기 했다.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 한 사람이 계속할지, 돌아가며 정해진 담당자가 할지, 아니면 그 때그때 상황에 따라 할지 이야기를 나눈 후 아이들은 요리마다 담당자를 정하기로 한다. “그 주의 요리 담당자는 요리 전날 내게 무슨 재료가 필요한지 어떤 도구 가 필요한지 얘기해줘야 해. 그래야 내가 준비를 도와 줄 수 있어.” 아이들 이 알겠다고 한다.

베이컨말이계란빵에서 마카롱까지 아이들이 만든 달달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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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지역공동체학교

베이컨말이계란빵에서 마카롱까지 첫 요리는 베이컨말이계란빵이었다. 담당자는 평소보다 일찍 와 내게 재 료를 달라고 하고 도구를 챙긴다. 난 담당자라고 부르고 아이들은 그날의 조장이라고 부른다. 조장은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 위해 레시피를 준비한 다. 빵틀 바닥에 식빵을 동그랗게 잘라서 깔아 놓아야 하는데 아이들이 손으로 식빵을 찢어 동그라미를 만들려고 하는데 잘되지 않았다. 몇 개의 식빵을 찢어먹고 나서야 내가 물었다. - 어떻게 하면 동그랗게 만들 수 있을까? - 뭔가 동그랗게 만들 게 필요해요. - 도구가 필요하구나. 빵틀 바닥크기와 비슷한 동그라미가 필요하네.

내 눈에 스텐레스 컵이 들어왔다. - 동그랗게 빵모양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가 어떤 게 있는지 주의를 살 펴보거나 생각해보자.

다른 아이들 눈에도 컵이 눈에 들어왔나 보다. - 물컵이 좋을 것 같아요. - 그럼 가져와서 해 봐.

아이들이 물컵으로 식빵을 눌러 동그라미를 만들어낸다. - 와! 딱 맞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레시피의 순서대로 만들고 전기오븐을 예열한 후 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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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워지는 동안 주변을 정리하고 활동일지 중 만드는 방법만 쓰기로 했다. - 너희들이 쓴 만들기 순서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써 줘야 해.

아이들의 표정 속에서 오븐에서 나올 빵의 맛이 어떨지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오븐에서 나온 빵의 모양이 그럴싸하다. 1인당 2개씩 만들어 하 나씩 먹고 하나는 아이들과 나누었다. 다른 이들이 먹으며 맛있다, 예쁘다 하니 아이들의 표정이 더 들떠있다.

일상 활동 속에서 주권적 존재로 자신의 힘을 키워가는 아이들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교사인 내가 나서서 순서를 설명하고 역할을 정해 주지 않아서 오히려 더 능동적으로, 더 즐겁게 요리를 할 수 있었다고 생 각한다. 베이컨말이계란빵 이후에 매주 하나씩 머랭, 마카롱, 케이크볼, 핫케이크를 만들었다. 만드는 동안 실패한 것도 있고 성공한 것도 있다. 그 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재료 장을 같이 보거나 그날의 레시피를 설명하 고 어떻게 진행 할 것이지를 나누며 능동적으로 요리에 참여했던 아이들 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좋았다는 것이다. 주어진 대로, 조장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던 아이들의 만족도는 떨어졌다. 이런 일상의 활동들 속에서도 주 권적 존재로 자신의 힘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에너지를 받고 기쁨을 얻는다. 그래서 일상의 여유가 있는 방학이 좋다. 그러나 한편 체 력의 한계를 느끼며 하루 빨리 개학이 오기를 기다린다.

베이컨말이계란빵에서 마카롱까지 아이들이 만든 달달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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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꽃 이야기

꽃시계 이야기 옛날 한 가족이 살고 있었어. 엄마, 아빠 그리고 예쁜 자매가 살고 있었지. 가난하긴 했지만 이 가족은 사이가 아주 좋았대. 엄마 아빠는 서로 아끼 고 딸들을 무척 사랑했지. 하지만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부모님들은 열심히 일을 해야 했대. 쌀도 사고 옷도 사려면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말이야. 엄마아빠는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일을 하느라 사랑하는 딸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딸들은 엄마아빠가 자신 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가족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기위해 열심히 일을 하신다는 걸 알고 있었지.

얼굴뿐 아니라 마음씨까지 예뻤던 딸들은 그런 부모님을 위해 스스로 학 교 갈 준비도 하고 바쁘신 부모님을 위해 집안일도 열심히 도왔어. 아침에 학교에 갈 준비도 스스로 하고... 밥도 짓고... 그리고 키우는 소도 돌보고 말이야.

유춘하 딸기. 전 공동육아어린이집 교사 새로 쓰는 꽃이야기에서는 2017년 현장학교Ⅱ 실제과정에 참여한 교사들이 새롭게 각색한 꽃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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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열심히 집안일을 돕는다고 애를 쓰는데 마음과 달리 일이 잘 되지 않는 거야. 언니는 아침에 학교에 늦기 일쑤였고, 키우는 소도 밥줄 때를 놓쳐서 배가 고프다고 울리기 일쑤고 말이야. 엄마, 아빠가 오시면 함께 먹 으려고 해놓은 저녁밥도 너무 일찍 해서 찬밥이 되거나 너무 늦게 해서 일 하느라 늦게 오신 부모님이 배가 고픈 걸 참고 기다린 적도 있었지. 엄마 아빠는 늘 괜찮다 고맙다고 말씀하셨지만 엄마 아빠를 도와드리고 싶었던 딸들은 정말 속상했어.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시계가 없어 언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거야. 지금이야 시계가 흔하고 휴대폰에도 시간이 나오지만 옛날에는 시 계가 정말 귀했거든. 가난한 집에 시계가 어디 있었겠어. 겨우 해가 뜨고 지는 걸로 어림짐작해서 지냈지.

그런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느님이 이 자매를 도와주어야겠다 마음을 먹었어.

어느 날 아침 두 자매가 마당에 있는데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는 꽃씨를 하나 앞에 떨어뜨려놓고 가더래. 자매는 마당 한 귀퉁이에 이 꽃씨를 심었 지. 그런데 그 다음날도 꽃씨를 물어다 주고 또 그 다음날도 꽃씨를 물어 다 주었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어떤 꽃이 필까 궁금한 마음에 자매는 새들이 물어다 준 꽃씨를 정성들여 심었고 물도 열심히 주었지.

그랬더니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꽃들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어.

꽃시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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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꽃 이야기

그런데 꽃들이 조금씩 다르게 피는 거야. 아침에 활짝 피었던 나팔꽃은 해 님이 나타나면 오므라들고 한낮이 되면 해바라기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분꽃은 해가 뉘엇 뉘엇 질 때가 돼서야 꽃이 피는 거야.

아... 꽃들이 피는 시간이 모두 다르구나.

맞아. 나팔꽃이 피면은 언니가 학교 갈 시간이고 해바라기가 고개를 들면 소죽 퍼서 줄 시간, 분꽃이 웃으면 저녁밥 할 시간이었대.

그 후로 이 가족은 꽃시계를 보며 시간을 알 수 있게 되었지.

시계 시계 꽃시계 어여쁜 시계 똑딱 소리 안 나도 시간 척척 잘 맞고 나팔꽃 피면은 언니학교 갈 시간 해바라기 고개 들면 소죽 퍼서 줄 시간 분꽃이 웃으면 엄마저녁 할 시간 시계 시계 꽃시계 귀여운 시계 바늘은 없어도 시간 척척 맞추고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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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숲에서 노는 아이들’

우리 아이 함께 키워요! ‘숲에서 노는 아이들’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본래대로 자라나길 바라는 숲 놀이 공동육아모임이다.

이웃과 단절되어 지내던 삶에서 벗어나니 길을 가다가 인사를 나누는 일도 많아졌고, 지역에 대한 애착도 생겼다. 이것이 아이와 함께 엄마, 아빠도 함께 성장하는 공동육아이고, 마을 공동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서금하 누군가가 “언니는 ‘숲노아’의 뿌리 같아.”하고 말했지만 실상은 ‘숲노아’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맡고 있답니다. 세 살 배기 아이와 함께 ‘숲노아’의 시작을 같이 하고, 일곱 살이 된 지금까지 ‘숲노아’의 역사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함께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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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서로 좋아서 죽고 못 사는 남자와 결혼하여 얻은 아기는 너무나 사랑스럽 고 예뻤다. 그와는 별개로 육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먹고, 놀고, 자고. 단순한 것 같은 아기의 일상을 같이 하다 보면 엄마에게 삼시 세끼 챙겨 먹는 일은 사치였다. 엄마는 울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아기와의 씨름으로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었다. 처음이다 보니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이웃 셋이 모여서 함께 꿈꾸면 마을이 변한다.’ 2014년 봄, 곁에 누군가가 필요했던 엄마들이 모였다. 자연 출산으로 첫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었다. 엄마들은 육아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다. ‘자 연스러운 육아란 뭘까?’ 이야기를 시작했고, ‘놀고 싶은 아이들을 그저 놀 게 하자.’는 순박한 결론에 도달했다. 곧이어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 곳은 수락산으로 정해졌다. 자연만큼 편안하게 아이들을 품어주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산만큼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곳은 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산에 다니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겠냐는 걱정도 있었다. 아이가 너 무 어려서 같이 하기 어렵다는 엄마도 있었다. 뭐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할 시기에 놀러 다니겠다니 시대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도전은 시작되었다. 우리의 도전을 응원이라도 하듯이 ‘이웃 셋이 모여서 함께 꿈꾸면 마을이 변한다.’는 현수막이 거리에 펄럭였다. ‘숲에서 노는 아이들’이라고 우리가 펼칠 활동에 꼭 맞는 이름도 만들고, 동네에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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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을 더 모아서 이웃 만들기 사업에 지원했다. 우리들은 아이들과 산에 오르며 “안녕, 안녕 수락산♬ 안녕, 안녕 숲노아♬~” 노래도 지어 불렀다. 어느새 가을이었다.

아이들은 도토리랑 밤으로 한 상 거하게 차려내고, 흙을 쌓고 나뭇가지를 꽂아 그럴 듯하게 케이크를 만들었다. 쌓인 낙엽은 침대가 되기도 하고, 이불이 되기도 했다. 커다란 나뭇잎은 가면이 되었다가 왕관이 되기도 했 고, 기다란 나뭇가지는 지팡이가 되었다가 낚싯대도 되었다. 아이들의 상 상에는 경계가 없었다. 산에서 다양한 놀이를 펼치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 들은 감탄했고, 장난감 살 돈까지 굳었다.

하지만 모두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어떤 아이는 신발에 들어가는 흙이 싫 어서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이가 싫다는데 어른 고집으로 어린 애 고생만 시키는 건 아닌지 엄마는 자책을 했다. 다음 날부터 장화를 신겨서 산에 올랐지만 아이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붉어지는 가을 산에는 아 직 첫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도 있었다. 낮잠을 자야하는 어린 아이들을 내내 산에 풀어 놓을 수가 없었다. 엄마들이 업고, 안고 재우느라 허리가 남아나질 않았다.

허리가 끊어지면서도 우리는 또 꿈을 꾸고 있었다. 자연주의 공동육아모임 으로 체계를 갖추고, 마을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그 뜻을 모아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이듬해 공동육아 활성화 사업에 도전 했다. 그리고 3년을 열심히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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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산에서 다양한 놀이를 펼치는 아이들 우리가 사는 노원에는 환경 교육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간이 있다. 노 원에코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우리는 운 좋게 센터의 텃밭을 분양 받았다. 밭을 갈고 거름을 주고 상추, 토마토 모종을 심고, 물을 주었다. 도시 한 가운데 척박한 땅에서도 상추랑 토마토는 잘 자라 주었다. 상추가 제법 자 라면 비빔밥 잔치가 벌어졌다. 라온이네 고추장, 계림이네 강된장, 인율이 네 간장, 현우네 달걀, 채원이네 김, 령은이네 참기름. 아이들이 기른 상추 와 집집마다 가져온 재료들이 만나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비빔밥이 탄 생했다. 커다란 양푼에 숟가락만 꽂으면 상차림 끝! 채소를 안 먹던 아이 들도 자기가 기른 상추는 뿌듯해하며 먹었다. 텃밭 만세! 가을이면 무 씨앗도 뿌리고, 배추 모종도 심었다. 무랑 배추는 묵직하게 수확하는 기쁨이 있었다. 한 아이가 커다란 배추를 뽑지 못 해 끙끙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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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으면 뒤에 다른 아이가 붙잡고, 또 그 뒤에 다른 아이가 붙잡아 서로 를 돕겠다고 같이 끙끙거리니 저절로 유명한 그림책 속 한 장면이 연출되 었다. 그렇게 수확한 배추와 무로 아이들은 생애 첫 김장을 했다. 그날, 엄 마들도 생애 첫 김장을 했다는 건 비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비빔밥 아이의 먹을거리를 챙기다 보니 엄마들은 자연스레 건강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설탕과 크림이 듬뿍 믹스되고 이름 모를 첨가물이 들어간 인스턴트커피를 종일 달고 살면서도 내 아이 입으로 들어갈 건 꼼꼼하게 따지는 게 엄마였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는데 아이들 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도 엄마는 이중생활을 끝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엄마는 봄나물을 뜯어 무쳐주시고, 고사리를 말려서 겨울에도 나물 반찬을 해주셨는데,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식탁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었 는데, 떡도 집에서 해먹고. 엄마들은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을 꺼내며 요 즘의 식생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늘어놓았다. 이런저런 걱정과 안타 까움은 태양이 가는 길을 따라 먹고 놀아보자는 결말에 이르렀다. 제철 밥상에 절기 놀이를 더해 놀다보면 도시의 아이들도 계절의 흐름을 온몸 으로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의 시간에 따라 신나게 뛰어놀고, 건강 한 먹을거리를 나누는 마을 잔치, ‘열두 달 산새 밥상’은 그렇게 태어났다.

그리하여 삼짇날에는 진달래를 올려 꽃지짐을 해 먹고, 단오에는 오미자 화채에 앵두를 동동 띄우고, 취떡에 수레바퀴 무늬를 내었다. 여름에는 시 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복달임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아이들 자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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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톱에는 봉숭아 꽃물도 붉게 들였다. 추석에는 조물조물 송편을 빚 고, 한복 입고 강강술래도 했다. 가을이면 향긋한 국화전도 만들어 먹고, 반짝이는 햇살 아래에서 가을빛 황토 염색을 했다. 동지에는 아이들이 제 멋대로 빚은 새알심을 넣고 팥죽을 끓여 먹었다. 한번은 동지에 맞춰 ‘팥 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야기를 각색하여 ‘팥죽 할머니는 우리가 지킨다!’는 공연도 같이 열었다. 입 꾹 다문 세 살배기 ‘물찌똥’ 대사는 엄마가 해야 했 고, 자꾸만 무대로 돌진하는 ‘알밤’의 방해가 있었지만 꽤 성공적인 공연이 었다. 대본을 쓰고, 주제곡을 만들고, 포스터를 제작하고, 배경을 그리고, 연습을 하는 삼 개월 동안 쉽지 않았지만 공연과 절기놀이를 결합한 시도 가 의미 있었다.

‘열두 달 산새 밥상’은 한 달에 한 번, 지역아동센터에서 열기도 하고, 이웃 을 초대해 진행했는데 기관을 다니는 아이들도 결석을 하고 참여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자라온 엄마들에게도 즐거운 활동이었고, 가정의 밥상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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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산새 밥상’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숲노아’라는 이름도 알려지고, 역할도 생 겨났다. 마을계획단과 연계하여 신생 육아 동아리에 지원을 나가고, 지역 의 엄마들을 모셔서 공동육아에 대해 이야기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 란 무엇인지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하나둘 생겼다. 언제나 정답은 없었지 만 동네 엄마들과 소통하는 자리는 늘 의미 있었다.

마을 생태 나눔 장터 ‘마들장’, 공릉동 꿈마을 어린이 큰잔치 ‘와글와글’, 한 살림 북부지부 자원 나눔의 날 축제 등 마을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 하여 이웃들을 만났다. 어느 해 봄에는 아이들과 함께 세월호 기억부스를 지켰다. 아이들에게 4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미안하다고, 잊지 않겠노라고 되뇌었다. 아프지만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고백해야 했다.

2016년에는 노원에코센터 앞마당을 조성하는, ‘모두의 정원’ 사업에 합류 하여 숲 놀이터 설계에 참여하고, 호미 들고 정원 식재도 도왔다. 2017년 에도 이어서 숲 놀이터 운영을 맡아 다달이 열린 활동을 전개했는데 ‘모두 의 정원’ 개막식과 가든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은 더 보람찼다. 특히 개막식 오프닝 무대에서 마을 분들을 모셔 놓고 아이들과 엄마들이 노래하고 율 동을 했던 기억은 언제나 즐겁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혼자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냈다. 우리가 ‘숲노아’이기 때문에, 함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함께’라는 것 이 고맙다. 마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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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아, 자연과 이웃과 공존하는 법 돌아보니 숲 놀이, 텃밭 가꾸기, 절기 놀이, 마을 활동 외에도 많은 활동 을 했다. 자체 벼룩시장 ‘잎새시장’, 명랑 운동회, 워크숍, 안전 체험, 심폐 소생술 교육, 열린 강좌, 구청장 면담까지. 띵가띵가 우쿨렐레 소모임도 하 고 작은 음악회도 열었다. 꺼내어 보니 다 좋다. 밤을 새워가며 일을 준비 하고 고생했던 기억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지난 것은 다 예쁘다. 아이들 은 기관을 다니지 않고도 함께 뛰어놀 친구를 만났고, 엄마들은 든든한 육아 동지가 생겼다. 아이들을 위해 시작된 만남에서 자칫 우울감에 빠뜨 리기도 하는 육아 스트레스를 폭풍 수다로 다 털어 낼 수 있으니 이 또한 좋지 아이한가. 앗! 물론 율이 아빠, 현태 아빠, 하연이 아빠, 지환이 아 빠. 아빠들도 친구가 되었음을 밝힌다. 이렇게 이웃과 단절되어 지내던 삶 에서 벗어나니 길을 가다가 인사를 나누는 일도 많아졌고, 지역에 대한 애 착도 생겼다. 이것이 아이와 함께 엄마, 아빠도 함께 성장하는 공동육아이 고, 마을 공동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숲노아’는 올해로 다섯 살이 되었다. 이제 ‘숲노아’는 혼자 서려고 한다. 그 동안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동네 마실, 숲동이 놀이터, 남한산성 숲 유치원을 탐방하며 ‘숲노아’의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하는 시 간이 있었다. 공간을 임대하고,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엄마당번제를 도입 해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담을 나누자는 구체적인 논의도 있었다. 부동산 을 통해 수락산 근처 공간도 알아보러 다녔고,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책 도 뒤적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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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 우리는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곁에서 온전히 지켜보기로 했 다.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일을 해서 단 절된 경력을 다시 쌓고, 가정 경제도 살리고,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 숨도 좀 돌리고 싶고. 여러 가지 욕구들이 있지만 뒤돌아보면 아이들은 너무나 빨리 자라있다. 종일 아이와 같이 있으면 잔소리가 먼저 튀어나오기도 하 고,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상황이 오기도 하지만 아이가 언제 엄마품 안에 서 달아날지 이 생활도 머지않았다. 지켜야 할 규칙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 게, 자기다움을 맘껏 뽐내며 뛰어 놀 수 있도록, 숲노아의 엄마들은 오늘 도 도시락 싸들고 산으로, 텃밭으로 향한다. 덕분에 우리 모두는 자연과 이웃과 공존하는 법을 몸으로 천천히 알아가고 있다. 3월, 새 친구들을 만 날 생각에 설렌다. 다시 봄인가 보다.

* 숲노아 약속 ❶ 아이들은 자유롭게-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놀며 자연을 즐깁니다. ❷ 부모는 기다리기-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부모는 지켜보고 기 다려 줍니다. ❸ 날씨 즐기기-계절의 흐름에 따른 자연의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날씨 가 좋지 않은 날에도 산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단,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합의 된 기준에 따라 활동합니다.)

❹ 놀잇감은 자연 속에서-만들어진 놀잇감을 제공하기보다 자연 속의 무한한 놀 잇감을 활용하게 합니다. ❺ 도시락으로 건강하게-엄마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과 간식으로 아이들이 안전한 먹거리 속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합니다. ❻ 미디어는 이제 그만-자극적인 미디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합니다. ❼ 운영은 민주적이고 투명하게-한 달에 한 번 정기회의를 통해 공동체 의사를 조율합니다.

우리 아이 함께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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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숨은 유적 찾기

기쁨의 집, 딜쿠샤를 아시나요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역사 선생님께서 3·1운동이 일어난 연도를 외우게 한다고 1919년을 ‘아이고 아이고’라고 설명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절대 까 먹지 않고 있죠. 내년이면 3·1운동도 100주년이 됩니다. 이 시기에 맞춰 시 민들에게 개방되는 곳이 있어 미리 소개를 드려보려고 합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가면 막다른 골목에 붉은 벽돌집이 하나 있습니다. 분명 동네 건축물과는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죠. 오랜 기간 이 건물은 대 한매일신보의 신문사 건물로 알려져 왔습니다. 대한매일신보는 일제시기 에 영국인 베델이 만든 대표적인 항일 신문이지요. 베델의 집이 이 근처에 있었으니, 이렇게 남아 있는 서양식 건물은 신문사 건물이라 추정됐던 것 이죠.

안민영 캥거루. 인천 해맑은방과후 조합원. 북인천중학교 역사교사.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드는 한국사 유물 열아홉>, <서울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 <낯선 그리움의 땅, 만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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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옆으로 서양풍의 빨간 건물이 보여요. 대한매일신보 건물로 알려져 왔던 건물은 미국인 테일러 가족의 개인 주택이었어요.

그런데 집 한 쪽 벽면에 새겨진 글귀가 해석되지 않은 채 암호처럼 남아 있 었어요. ‘딜쿠샤 1923 시편 127편 1절’이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거든요. 그러 던 차에 2006년 브루스 테일러라는 한 미국인이 우리나라에 옵니다. 자기 가 어린 시절 태어나고 자랐던 집을 찾아서였죠. 그곳이 바로 이 건물이었 던 거예요. 브루스 테일러의 방문으로 대한매일신보 건물로 알려졌던 건물 이 실은 딜쿠샤라 불리던 테일러 가족의 집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죠.

이 집을 지은 사람은 알버트 테일러 부부였어요. 알버트 테일러는 1910년 대 우리나라에 건너와 광산업과 동시에 기자 생활을 했어요. 그리고 그들 은 이 땅에서 아들을 낳았죠. 그 아이가 바로 2006년 한국을 방문한 브 루스 테일러였죠. 브루스가 태어난 것은 1919년 2월, 바로 3·1 만세운동 을 앞둔 며칠 전이었어요. 당시 3·1 운동 때 뿌릴 독립선언서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인쇄되었고, 일본의 감시를 피해서 환자의 침대 아래 숨겨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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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출산을 위해 세브란스 병원에 있던 테일러 가족의 침대 속에도 그것 이 있었던 거죠. 이를 발견한 알버트가 3·1운동 관련한 내용을 미국에 알 리게 돼요. 민족 전체가 일제에 저항한 3·1 만세운동이 알버트를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답니다.

당시 신문 기사를 살펴보다 보니 테일러 가족의 일화와 관련 있을 법한 이 야기가 보이네요. ‘세부란쓰(세브란스)병원을 근거로 불온 문서를 인쇄 배포 한 혐의로 세부란쓰 의학전문학교 교사 이일선을 체포했다.’ 왜 독립선언서 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인쇄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죠. 아마도 그때 인쇄된 종이 한 장이 알버트 손에 들어갔던 모양이에요. 한번 떠올려 보세요.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자신이 근무하는 병 원 건물에서 인쇄기를 돌리 고 있었을 조선인 이일선. 그리고 조마조마한 마음으 로 환자의 침대 아래 유인 물을 숨겼을 이름 모를 이 들. 또 한쪽에서는 출산을 기다리며 병실에 있던 외국 인 테일러 부부. 당시에 이 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했겠지만, 이 공간에서 얽히며 조선 독립을 위해 각자 노력을 했던 것이죠. 딜쿠샤의 주인이었던 테일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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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년 후, 부부는 큰 은행나무 옆에 집을 짓게 되죠. 거대한 은 행나무는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테일러 부부가 이곳에 딜쿠샤를 지 은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은행나무 때문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부부는 인도 여행을 다니며 봤던 딜쿠샤 궁전의 이름을 따서 이 집의 이름을 딜쿠 샤라 지어요. 건물 한쪽에 ‘딜쿠샤’라 새겨져 있는 글귀에는 이런 사연이 있었던 거죠. 딜쿠샤는 기쁨 또는 이상향이라는 뜻의 인도말이라 해요. 자 신들이 지은 집에 이런 이름을 붙이고 글씨를 새겼을 부부의 마음이 상상 이 가네요. 그러나 테일러 가족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어요. 알버트 는 일제에 의해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죠. 그리고 결국 1942년 강제추방 을 당해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러나 알버트는 자신이 죽고 나면 다 시 이곳에 묻히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현재 우리나라 외국인 묘지에 잠들 어 있기도 해요.

은행나무 옆 딜쿠샤. 조선을 사랑했던 한 외국인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 는 공간이죠. 이제 집 구석구석을 살펴보도록 해요. 이 건물에서 가장 중 요한 부분은 ‘딜쿠샤’가 새겨져 있는 곳이겠죠. 건물 동벽 아래에 있답니

건물 동벽 아래 ‘딜쿠샤DILKUSHA 1923’이 새겨져 있어요. 테일러 부부가 집의 이름과 건설 시기를 남 겨 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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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거주민이 놓은 장독에 가려 있어서 글자가 한 눈에 보이지는 않아요. ‘딜쿠샤DILKUSHA 1923’, 1923년에 딜쿠샤라는 이름의 건물을 지었다고 밝혀두었죠. 그리고 아래 ‘시편 127편 1절’이라 새겨진 작은 글씨는 성경 구 절을 표시해 둔 것이죠.

현재 딜쿠샤는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없어요. 입구에서는 마룻바닥과 2층으로 올라 가는 계단이 보여요. 건물 앞에는 딜쿠샤가 국가 소유이며 건물 구조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어요.

이제 입구로 가 볼까요. 현재는 딜쿠샤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어요. 주 민들이 살고 있는 집이거든요. 테일러 가족이 1942년 미국으로 추방되고 딜쿠샤는 주인이 없는 채로 방치되어 왔죠. 그러다가 십 여 가구들이 이곳 으로 들어와 칸을 나눠 살기 시작했죠. 이렇게 여러 집이 함께 모여 살게 되면서 집 구조가 여러 차례 바뀌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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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진을 보면 딜쿠샤는 현재 입구 이외도 동쪽 문(◯)이 하나 더 있었음을 알 수 있어요. 현재는 그 자 리에 임시 건물(◯)이 붙어 있어요.

다시 건물 동편으로 가면 임시 건물이 붙어 있는 게 보여요. 2006년 브루 스가 한국에 오면서 당시 딜쿠샤 사진 몇 장을 가져와요. 그때 사진과 비 교해 보니 이 자리에 문이 하나 보이네요. 아마 문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나중에 구조를 변경한 것으로 보여요.

딜쿠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 풍경을 머릿속에 그려봐야 해요. 먼 저 주변 건물을 지워보세요. 당시, 이 주변 땅은 전부 테일러 가족의 소유 로 딜쿠샤 건물과 은행나무 이외는 다른 건물이 없었어요. 현재는 딜쿠샤 의 북서쪽은 다른 주택 건물로 막혀 있지만, 만약 아무것도 없다면 그 방 향 끝에 서대문 형무소가 보이겠죠. 테일러 부인이 남긴 책을 보면 자신의 남편이 수감되어 있을 때 딜쿠샤 창을 통해 형무소 마당에서 운동하고 있 는 남편을 봤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한편, 우리는 사직터널 위로 올라와 서 딜쿠샤를 찾았어요. 터널은 원래 산자리에 뚫는 것이죠. 그렇다면 딜쿠 샤는 산자락 위에 높이 있던 집이었을 거예요. 비록 지금은 주변 주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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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숨은 유적 찾기

2006년 브루스가 공개한 사진을 통해 당시 딜쿠샤와 은행나무 풍경을 살펴볼 수 있어요.

로 포위된 듯한 모습으로 서 있지만, 당시에 커다란 은행나무와 외국풍 저 택이 언덕 위에 함께 있는 모습은 어디서나 눈에 띄었을 거예요. 브루스가 공개한 옛 사진 속에도 은행나무와 딜쿠샤가 그렇게 언덕에 서 있네요.

‘딜쿠샤’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 시민들에게 개방이 된다고 합니다. 100여 년 전, 이곳에 살던 이방인 부부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3·1운동의 한 페이지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게 되죠. 한 가족의 이야기, 또 우리 시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곳, 딜쿠샤를 꼭 한번 찾아가 보세 요. (딜쿠샤에서 내려와 도로 건너편에 있는 영천시장에서 떡볶이까지 영접해야 이 코스 는 완벽해 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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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아이와 부모, 교사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곳

강릉공동육아 사회적협동조합 산들바람어린이집

공동육아는 작은 마을이 되어준다. 아이들이 주변에 대한 경계 없이 산과 들에서 원 없이 뛰놀고, 진흙에서 첨벙거리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하며 명절에는 한복을 차려입고서 동네 어른들께 인사하러 다니는, 사람다운 모습을 보게 되는 곳이다. 글 김영남 올라. 공동육아 3년차로 6살 도균이 엄마입니다. 산들바람 페이스북을 관리하고, 영상편집을 담당하고 있 습니다. 사진 산들바람 교사회 아이들의 보육이 우선이지만 틈틈이 보석 같은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며 사진 에 재미있는 코멘트도 잊지 않는 센스 있는 산들바람 교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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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보물 같은 너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운단다.

짝방 나들이의 날, 4세와 6세가 함께 나섰다. 6세 형님들이 4세 동생들과 짝손을 하고 길을 안내해주며 공룡산으로 갔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줍는 것은 아이들의 주특기. 그 실력으로 아이 들이 힘을 합쳐 공룡산에 멋진 나무집을 완성했다. 마치 거대한 익 룡의 새끼들이 나타날 것만 같은 공룡집이다. 아이들이 이름 붙인, 공룡산에 정말 잘 어울리는 나무집. 이곳에서 아기공룡처럼 놀고 있는 4살 채완이에게 푸른솔(원장교사)이 다가가 슬쩍 묻는다. “우리가 가고 나서 큰 새가 날아와서 여기에 알을 낳으면 어떡하 지?” 채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옆에 하나 더 만들면 되잖아.” 현자가 따로 없다. 이렇게 간단한 해답을 두고서, 나는 짧은 순 간 쓸데없이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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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4살인데, 아무래도 내 거라고 하지 않을까. 그럼 이럴 땐 무슨 얘길 해줘야 될까?’ 참 모자란 어른과 현명한 아이다. 그날 채완이의 대답 은 내 가슴에 쿵 하고 새겨졌다. ‘내 것을 내어주면 된다.’는 네 살배기의 말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마법사의 주문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의 이런 순수하고 아름다운 말 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공동육아의 자랑 중 하 나다. 함께 나들이를 가며 아이들이 지렁이를 덥석 잡고, 어제 봤던 벌레를 오늘 또 봐도, 처음 본 것 마냥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행복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표현하는 순수 영혼의 말들을 직접 듣 게 되면, 보물을 얻은 기분이다. 나는 그런 보물을 기다리며, 아이들 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운다. 그래서 1년에 3번 정도 하게 되는 아마 가 참 즐겁다. 공동육아, 즐겁다가 무거웠다가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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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년차에는 그저 즐거웠다. 내 아이와 같은 반 아이들의 부모와 친구처럼 지내는 것도 좋았고, 어린이집에 편하게 드나들며 교사와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았 다. 그리고 부모교육을 위한 강좌를 듣는 것도, 내가 좋은 엄마에 한발 다가가는 것처럼 느껴져, 고마웠다. 조합원들이 모여 역할을 나눠 대청소를 하고, 뒤풀이를 하는 것도 즐거웠다.

2년차에는 마음이 무거웠다. 홍보위원이 되면서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어린이집이 어찌 운영되는지를 알게 되면서, 책임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곳의 속을 들 여다보고, 운영주체임을 느낄 수 있어 보람이 컸다. 사실 1년 동안 운영위원으로 지 낸 나에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원장교사를 비롯한 운영위원들 간에 소통이 아 주 잘 됐을 뿐 아니라, 누군가의 부족한 부분은 다른 이가 기가 막히게 잘 채워줘서 함께 일하는 기쁨도 있었다. 우리끼리 약간의 의리마저 생겼다고 하면 다른 조합원 들이 섭섭해 하려나? 그렇게 의미 있는 1년을 보내고 3년차에 들어서니, 공동육아 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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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나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메뚜기와 여치를 구분할 줄 모르고, 20살까지도 빨간 고추와 파란 고추의 씨앗이 다른 줄 알았다. 시골 에서 자랐다고 모두가 논과 들에서 뛰어노는 것은 아니다. 어느 곳에 사는지가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내 소 심했던 어린 시절, 아빠가 함께 해 준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냈던 게 가장 아쉽다. 나와 내 동생은 천지 차 이였는데, 내 아이의 어린 시절은 딱 ‘내 동생처럼’이길 바란다. 동네 친구들, 형들과 함께 하루 종일 온 동네를 누비고 싸우고, 울고 웃 고, 매일 뛰쳐나가는 그 녀석의 어린 시절처럼, 내 아들도 자유롭게 놀기를 바란다. 그 시기를 마음껏 뛰놀고 부딪히며 살아야, 학교에 들어간 이후에 겪게 될 어려움에도 유연함이 생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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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공동육아가 가장 좋은 이유는, 소통이다.

요즘 세상은 길에서 만난 어른이 길을 안내해달라고 도 움을 요청해도 절대 응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제 더 이상 마을이 아이를 키워주지 않는다. 집 밖에 나가면 온천지가 놀이터였던 과거와 달리, ‘집 밖은 위험하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시대에 공동육아는 작은 마을이 되어준다. 아이들이 주변에 대한 경계 없 이 산과 들에서 원 없이 뛰놀고, 진흙에서 첨벙거리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하며 명 절에는 한복을 차려입고서 동네 어른들께 인사하러 다 니는, 사람다운 모습을 보게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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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친구의 엄마, 아빠가 나의 엄마, 아빠가 되기도 하고, 서로의 집 문턱을 자연스레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방학 동안의 품앗이 육아도 기본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안심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4세부터 7세가 한데 어우러 지며, 아이들 스스로 관계를 알아가고, 다른 생각과 배려, 나눔을 자연스 레 익히는 공동육아가 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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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나는 이야기

강릉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산들바람어린이집 http://sandeulbaram.gongdong.or.kr/ T. 033)643-0679 강원도 강릉시 성곡고양길 53

그러고 보면 공동육아는 아이를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이었던 거 같다.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던, 나의 불안했던 마음을 놓이게 만 든다. 요즘 우리 6살 아들이 형들, 친구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만 이 또한 ‘공동육아이기 때문에 더 부딪히게 될 테고, 갈등을 풀어가 는 방법을 잘 터득하리라’ 생각한다.

내가 믿는 교사들이 있고, 내가 터전에 들어서면 내 아이보다 먼저 나 를 보고 반갑게 뛰어오는 우리 아이들이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육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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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건강

‘10대 여성 청소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 흔히 ‘화장실 소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게 되는 10대 여 성 청소년(특히 수험생)들에게 잘 나타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에 대해서 알아보자.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란 우선 ‘과민성 대장증후군 (過敏性大腸症候群, Irritable bowel syndrome)’은

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과 복부 팽만감

황만기 만두. 해송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장.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원장이며 어린이들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 한 소통에 관심이 매우 많습니다.

‘10대 여성 청소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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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건강

이 있거나 설사나 변비 등 대변 상태에 변화가 생기고 배설 시 간이 불규칙하게 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불편한 증상이 나 타나서 병원을 방문해서 각종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구조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총 진료 인원은 158만 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약 4천여 명이 진료를 받아서, 전체 소화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약 30% 정도를 차지해서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으로 조사되었다. 최근에는 10대 여성 청소년들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크게 늘 어나고 있다.

10대 여성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 체력적으로 벅찬 입시 준비와 학업 부담 그리고 치열한 경쟁에 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정서적으로 예민 한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 여 10대 여성 청소년들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급격히 증가하 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다른 사람의 평판이나 시선을 매우 민감하게 의식하는,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불편함을 잘 참아내는 순한 성격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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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상체질 의학적으로 소음인(少陰人)의 경향을 많이 가 진 사람일수록,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에서 비롯된 심리적 고통은 무척 크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은 아랫배가 자주 아프고, 배변 습관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복통이 좀 심하더라도 대 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대부분 금세 없어진다.

점액질 대변, 복부 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배변 후에도 남 아 있는 잔변감, 심와부(명치) 작열감, 전신 피로감, 무력감, 두 통, 요통, 불면, 어깨 뭉침 등의 증상도 같이 나타나지만 이런 증상이 몇 개월에서 몇 년씩이나 지속되더라도 전체적인 신체 상태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변에 피가 보 이거나(혈변), 열이 자주 나거나, 심한 체중 감소가 있거나, 배 변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심한 복통 등의 증상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복통의 경우, 아픈 부 위를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렵고, 배를 누르면 통증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누르면 오히려 복통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심 한 경우에는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생기기도 한다.

‘10대 여성 청소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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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건강

일반적으로 설사가 잦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설사를 할 때 통 증이 거의 없으며, 대변 실금(Fecal Incontinence)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변비일 경우에는 대변이 마르고 굳어서 변의가 있어도 변의 양이 적어서 배변이 원활하게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보통 15~50세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대변 검사에서는 보 통 정상으로 나타나고 내시경 검사에서 특별한 기질적 변화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기도 하다.

정신적 스트레스 줄이는 게 약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복잡한 증상 패턴에 따라서 한의학적으 로는 간비불화증(肝脾不和證), 한습조체증(寒濕阻滯證), 기기울체 증(氣機鬱滯證), 어조장락증(瘀阻腸絡證), 비위허약증(脾胃虛弱證), 비신양허증(脾腎陽虛證)과 같이 총 6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10 대 여성 청소년들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임상적으로 간비불화 증(肝脾不和證)과 비위허약증(脾胃虛弱證)의 양상이 대부분이다.

10대 여성 청소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인 체질 개선 치료는 기본적으로 최소 3~6개월 이상 지속해야 하는 데, 평위산(平胃散)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반하사심탕 (半夏瀉心湯)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이중탕(理中湯) 등의 처방이

매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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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침 치료 역시 많은 도움이 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침 치료는 인체의 기혈(氣血) 순환을 조절하여 심리적 안정을 취하 게 하여서 기기울체증(氣機鬱滯證)이나 오장육부의 기혈 순환 부조화로 인해 생기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사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의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스트레스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가급적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생활 패턴을 조정 하고,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산책과 같은 가벼운 걷기 운동은 대장의 민감성을 안정 화시키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카페인이나 지방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최대한 피하 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과일은 과민성 대장증후 군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며, 채소류 중에서는 특히 열 무, 무, 배추와 같은 거친 것이 좋고, 과일도 가급적이면 깨끗 이 씻은 후에 껍질째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뜻한 물을 수 시로 조금씩 섭취하는 것도 장의 안정을 위해 추천할 만하다.

‘10대 여성 청소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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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는 책

모~두 모~두 대단해

『빨간 풍선의 모험』 옐라 마리 (그림) | 시공주니어 『대단해 대단해』 마스다 유우코 (글) | 타케우치 츠우가 (그림) | 정유나 (옮긴이) | 뜨인돌어린이

어른의 감성으로 아는 체를 하는 것은 어린이독자의 무한가능성의 세계에 방해가 될 뿐이다.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방식으로 마음껏 즐기기를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면 된다.

양승복 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 책 읽어주는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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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대단해~ 무엇이 대단해 하마는 대단해~ 무엇이 대단해 친구는 대단해~ 무엇이 대단해

유경

문이 더 대단해. 밖으로 나가니까

대륜

집이 더 대단해. 따뜻하잖아. 우리엄마는 내가 제일 대단하대

율이

나는 안 대단해

지수

왜?

율이

친구랑 화해 안 해서. 안 할 거야

유경

나는 어제 친구랑 싸우고 손잡았는데. 엄마가 잡아 주니까 했어

현아

먼저 말해야 대단하지. 박수 짝짝짝

율이

아니야(짜증스런 목소리)

현아

선생님 화해하고 싶으면 해도 대단한 거죠?

경필 미이라가 피아노 칠 때 제일 잘 치는 게 모 게요. 미.라.(답까지 단숨에)

아이들 와하하하 바보

우리들은 투정부리듯 불편해 하는 친구의 볼멘소리를 다 들어주고 미이라 퀴즈로 분위기가 바뀐 뒤에 ‘모~두 모~두 대단해~ 박수!’하며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치며 소리 질렀다.

아이들

빨리 빨간 풍선 읽어주세요.

책 제목과 그림 작가를 읽어주고 초록색으로 가득 찬 면지를 넘기고 속표

모~두 모~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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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는 책

지에 제목을 보여주니 아이들은 빨리 넘기라며 보챈다. 책장을 넘기니 한 아이가 작은 풍선을 불기 시작했다. 빨간 풍선은 커지고 날아가서 무엇이 되고 또 그 무엇이 될 때마다 아이들은 어, 어, 어, 외친다. 빨간 우산을 쓰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이 되었을 때 떠들썩하다. 어느새 모두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의 이야기로 친근해져 알 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아이들의 신나는 표정은 어떤 표현 으로 가능할까. 어른의 감성으로 아는 체를 하는 것은 어린이독자의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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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가능성의 세계에 방해가 될 뿐이다. 그들의 언어로 그 들의 방식으로 마음껏 즐기기를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 보면 된다. 저마다 호기심을 부풀려 발견하는 재미와 상상으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즐기는 어린이독자들은 대 단하다.

<대단해 대단해>는 아이들이 쉽게 사용하는 크레파스 와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 색채가 선명해 생동감을 느 낄 수 있어 좋다. ‘대단해’ ‘정말로 대단해’를 장면마다 외칠 수 있어서 리듬감을 살려 노래하듯 읽을 수 있다.

<빨간 풍선의 모험>은 단순한 선에 강렬한 색채가 눈길 을 사로잡는다. 아이가 분 빨간 풍선이 모험하는 모습 을 따라가며 누구라도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는 글 없는 그림책이다. ‘사과와 나비’ ‘나무’ ‘알과 암탉’처럼 자연의 순환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그림은 각각의 이야기와 어우러져 아이들을 이 야기꾼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책을 볼 때마다 다르게 느끼고 읽어내는 아이들의 감성은 대단하다. 아이들이 고른 두 권의 그림책은 내게도 새로운 감성을 불러일으 켰다. 아이들은 정말 대단하다.

모~두 모~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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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교사

시골에서 먹고 살아요

이순진 양파. 신촌 우리어린이집 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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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전 함양 황석산자락 산골짜기에 살고 있습니다.

처음 시골살이를 준비하면서 집도 구하기 전에 땅이 먼 저 구해져서 양파를 심어놓고 이듬해 겨울 이사를 했어 요. 참, 운명이 이런 건가요? 제 첫 농사가 양파였어요. 제 별칭이 ‘양파’랍니다. 신촌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어린 이집 교사 조합원이었어요. 결혼하고 잠깐 부산 쿵쿵어 린이집 교사로도 있었구요.

‘양파... 양파’ 양파로 불리며 살다보니 제가 양파가 되었 더라구요. 여기 시골에서도 맘을 나누는 벗들에게는 여 전히 양파로 통한답니다.

양파가 지은 첫 농사, 양파

아이엠에프때 저희 터전이 많이 어려웠어요. 그때 심각 하게 생협 먹거리를 계속 고집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를 나누었답니다. 저희는 친환경먹거리를 이용하는 것 은 단지 먹는 행위 이상이다, 그것은 우리의 가치라는

시골에서 먹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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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교사

결론과 함께 교사들이 반일씩 돌아가며 근무하기 등을 하며 긴축 운영을 했었어요. 돌아보면 참 아찔한 순간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 때 우리가 타협을 하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떠한 모습일까.

터전에서 날마다 나들이를 다니면서 생각했지요. 이렇게 파편화된 자연을 애써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자연 속에 살면서 그 공간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구요. 공동육아가 절 이곳으로 등 떠민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시골로 덜컥 터전을 옮겼답니다.

양파, 시골에 살다

시골에서 저는 농사지으며 농촌유학을 하고 여기 지역의 아이들을 만나며 살고 있어요. 도시아이들의 시골엄마가 되어 재미나게 살았답니다. 아마도 아이들 과의 인연이 아니었다면 저의 시골살이는 훨씬 더디게 뿌리 내렸을 거예요. 오는 녀석들에게 최선을 다해 제가 살고 있는 공간을 전하 고 싶어서 열심히 배우고 부딪히며 실 같은 연약한 뿌리를 땅으로 땅 으로 밀어넣었어요. 아이들 앞세워 옆집 하우스에서 부각 만든다고 찹쌀풀 쒀가며 풀칠하고 낭만 있게 빨래한다고 실내화며 운동화 계 곡에 갖고 내려가서 빨아오고 오디 따서 약밥 해 먹고 어항 만들어 물고기 잡고. 아, 글 쓰며 다시 돌이켜도 입꼬리가 쓰윽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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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농촌유학을 하다 보니 지역 아이들이 맘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시골의 아이들도 도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놀이를 잃어 버렸답니 다. 오히려 바쁜 농사일과 부모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경우 가 많아요. 전 도시 아이들 데리고 산에 가서 밤도 구워먹고 진달래 따다 꽃전도 해 먹고 그러는데 정작 지역의 아이들은 그런 경험이 전혀 없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아이들과 만 남을 시작했습니다. ‘마을놀이터’라고 이름 붙여 비정기적으로 놀이 판을 벌이구요. 때론 농촌유학의 지원금을 이용해서 나들이를 가기 도 했습니다. 아이들 놀이가 부모의 변화와 힘없이는 만들어지지 않 는다는 걸 알기에 부모들과 전래놀이 강습도 하고. 지속적으로 아이 들을 만나지 않으면 아이들 놀이의 근력이 붙질 않겠다 싶어 작년부 터는 학교 방과후 수업 안에 전래놀이, 공동체놀이를 가지고 들어가 고 있네요. 이렇게 글로 보니 거창해보이지만 13년의 시간동안 너무 조금밖에 움직이지 못해 미안한 맘 가득입니다.

시골에서 먹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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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교사

시골에서 먹고 산다는 것

아이들과의 만남, 전 참 좋거든요. 가끔 하는 얘기지만 전 아이들 덕 을 참 많이 봤어요. 놈들 덕에 생계를 유지하기도 하고 보람을 느끼 기도 하고 진한 재미를 느끼기도 하구. 우리 큰아들이 그러더군요,

“어머니는 어머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재밌는 거 같아요.” 아들 눈에 엄마의 모습이 그리 다가갔다니 그런 모델이 될 수 있음 이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만큼 아이들을 만나질 못하고 있어요. 농사일이 얼마나 많은지 새해가 시작되면서 옆지기와 이야 기 나누지요 “난 올해 얘들한테 집중할게.” 그런데 벌여놓은 농사일이란 게 들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준비해 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게다가 가을이 되면서 시작되는 곶 감과 겨울 고로쇠작업 때까지는 정말이지 나 잡아잡수셔 아플 시간 도 없이 바삐 돌아치거든요. 얘들에게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농촌유 학을 잠정적으로 접었답니다.

“이게 뭐냐!!! 좋아하는 얘들하고 놀지도 못하고!!!”

푸념 아닌 푸념도 늘어놓지만 시골에서 먹고 산다는 것이 녹녹치 않 음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열심히 맘 내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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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토닥토닥 쓰담쓰담

공동육아가 자연친화적 가치를 가지고 친환경먹을거리를 모시는 것 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합원들 스스로가 아셨으면 좋겠어요. 토 닥토닥 서로 쓰담쓰담 하심 더 좋구요.

제가 터전을 떠나면서 마을공동체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라구 요. 터전에서 자란 아이들이 방과후도 훌쩍 졸업할 즈음이 되니 자 연스레 그리 되더군요. 그 당시는 조합원들이 더디 움직이는 것 같 아 공동육아가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단지 아이들 키우는 것에 쏟 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도 있었는데 마을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그것이 바로 힘이구나 느낍니다.

부러워요. 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시골엔 사람 이 귀해요. 아이도 어른도.공동육아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커 나갔으 면 좋겠습니다.

저도 건강하게 이곳에 뿌리 단디 박고 열심히 살아갈게요.

모두들 고맙습니다.

시골에서 먹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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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졸업생

몸으로 기억하는 자전거처럼, 사람의 힘으로 가는

자전거처럼

이하현 부천 산어린이집에서 네 살부터 일곱 살까지 코뿔소, 참새, 딱따구리, 피터팬, 기린, 고래와 함께 놀며 자랐 다. 산어린이집을 같이 다닌 친구, 언니, 오빠들과는 여전히 만나고 있고 매년 겨울 1박으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지금 은 연세대 문화인류학과에 다니고 있다. 공동육아로 자라며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청소년 혹은 청년들을 위한 활동 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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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사실 생활하면서 늘 공동육아로 자랐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은 아 니다. 공동육아는 어느 날, 문득 다가온다. 지금처럼 ‘공동육아로 자란 나’에 대해 글을 써야 하거나, 혹은 공동육아로 자라며 함께 했던 친구들이나 어른들을 만나거나 하는 경우이다. 갑작스럽지만 신기하게 그게 또 자연스럽다. 지금도 그렇다. ‘공동육아로 자란 나’ 는 뭐가 다른 건가하고 생각하니 다시 산어린이집으로 돌아간 느낌 이 든다. 공동육아는 나에게 자전거타기와 같다. 자전거 타는 법은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한다고 한다. 나에게 공동육아도 그렇다. 머 리로 세세히 떠올리기 전에 이미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몸으로 하 는 기억처럼.

몸으로 기억하는 공동육아

그 기억의 중심에는 공동육아만의 말들이 있다. “미안해, 괜찮아” 처럼 늘 짝을 이루는 말들도 있었고, “실수할 수 있어” 라거나 “(친구 가)

왜 그랬는지 물어볼까” 혹은 “왜 그러고 싶어?”, “어떻게 하고 싶

어?” 라는 말들처럼 천천히 나와 친구와 상황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말들도 있었다. 특히 산집에서 ‘왜?’라는 질문은 참 친숙했다. 자전 거를 배울 때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듯 공동육아로 크면 서 나는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였다. “나는 왜 대안학교에서 공부 했을까?”, “나는 왜 대안교육을 받았는데, 대학을 가려고 할까?” 등 등 나의 감정과 상황을 천천히 돌이켜보며 나만의 답을 생각하곤 하 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을 통해 어떤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

몸으로 기억하는 자전거처럼, 사람의 힘으로 가는 자전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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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졸업생

려 사라졌고 어떤 문제는 나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공동육아가 주는 힘은 여기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 가 경험하고 느끼고 배운 것이 어디로 사라지지 않고 나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평생 남아있다는 것.

나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평생 남을 공동육아

지하철이나 자동차와 다르게 자전거는 온전히 사람이 페달을 돌리 는 힘으로 움직인다. 공동육아도 그렇다. 언제나 기꺼이 나의 곁이 되어주었던 공동육아만의 사람들이 있다.

현재 나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지난 학기에 서 대문구청 지역활성화 연계 수업의 일환으로 재美난학교와 협업하여 진행되었던 ‘문화기획실습(인턴십)’ 수업을 수강하였다. 각자가 마주하 고 있는 재난을 자신의 방식으로 대응해보는 재난스튜디오를 운영 하는 것이 수업의 과정이었다. 나의 재난은 ‘청년들의 우울과 불안’이 었고 스튜디오는 누군가의 ‘곁’이 되고자하는 마음을 담은 <함께라 면 스튜디오>였다. 각자가 가진 재난을 홀로 견디지 말고 우리들이 서로의 곁이 되어 아름답게 넘어보자는 의미였다. 수업에는 수강생 의 수만큼 스무 개의 재난스튜디오가 차려졌는데, 스튜디오 이름에 맞게 나는 자연스럽게 다른 스튜디오들과 연대하였다. 그 중 <무릎 스튜디오>는 강서지역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것과 관련하여 무릎 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학부모님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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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였고 <흥 스튜디오>는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로 재난을 이 겨내는 힘을 주려는 스튜디오였다. 수업을 하면서 “<함께라면 스튜디 오>는 하현이한테 딱이다. 정말 누구든 함께 하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또한 한 친구는 나에게 “하현이는 협동DNA가 있는 것 같아”라고 하였다.

‘곁’을 내어주고 ‘곁’을 만들어내는 일

내가 누군가의 ‘곁’이 되고자 하는 진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결 국 공동육아의 힘이 아니었을까. 언제나 늘 내 ‘곁’이 되어주었던 친 구들, 교사들, 아마들, 나의 공동육아는 이 아름다운 사람들로 이 루어진 공동체였다. 최고의 모습만을 찾고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있 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기에, 나 도 마음으로 곁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자전거가 전기나 휘발 유가 아닌 사람의 힘이 있어야 앞으로 가듯이, 나는 공동육아를 통 해 함께 하였던 사람들의 힘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얼 마나 중요한지 20대를 지내며 더 절실히 느낀다. 지난해부터 주변에 서 ‘사는 게 힘들다’는 고민을 무서울 정도로 너무 많이 들었다. 아직 이 20대의 깊은 우울에 정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지만 공동육아 로 자라며, 공동육아를 몸으로 익힌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마 ‘곁’을 내어주고 ‘곁’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닐까. 서로에게 자신을 있 는 그대로 마음 놓고 보여줄 수 있는 ‘곁’ 말이다.

몸으로 기억하는 자전거처럼, 사람의 힘으로 가는 자전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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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소식

2017년 하반기 어린이집대표교사교육

로 명배우)’팀 초등 3학년 학생들이 펼치는 파티쉐

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연극마을동아리(XOXO한 2017년 하반기 어린이집 대표교사교육은 11월 29

이야기)’의 중등학생들이 펼치는 멋진 노래와 극공

일 ‘애착에 기반한 따뜻한 리더십’이란 주제로 진행

연이 진행되었다. 더불어 목공동아리, 뜨개동아

했다.

리, 캐릭터동아리, 감성수채화학교방과후수업 등

전국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대표교사(원장, 교사대

에서 진행한 작품들도 주변에서 전시하였다.

표) 28명은 이번 교육을 통해 몸과 마음의 관계, '리

2부 ‘혁신교육! 우리는 왜 마을방과후를 이야기

더십'에 대한 정의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동육아

하나?’ 포럼에는 마마후 사업에 참여했던 마을교

리더십'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 학부모, 구청, 학교교사가 본 ‘내가 만난 마마 후’를 공유하는 토크시간에 이어 마을방과후모 델연구위원회 구성원이었던 박복선(성미산학교 교 장), 이경란(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최정

마포마을방과후 성과공유회 및 포럼

은(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3명의 주제발표가 진 행되었다.

마포마을방과후(마마후) 성과공유회 및 포럼이 12 월 15일(금) 창비학당(마포구 서교동 소재) 스튜디오 B1홀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 행되었다. 이는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가 마포 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2017 마포혁신교육지구

2018년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겨울교사대회

‘마을방과후 체계구축사업’의 올해 마지막 일정이 었다.

2018년 1월 19일(금) - 20일(토) 2일간 과천로고스

1부 ‘성과공유회’에서는 ‘뮤지컬마을동아리(내가 바

센터에서 2018년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겨울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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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127호


- 들살이, 그 메아리를 붙잡다 : 박서영(팬더, 성미산 어린이집)

* 10년 근속교사 축하 최지혜(물감, 산들어린이집), 정봉희(사랑, 쿵쿵어린이 집), 차미경(꽃마리, 덩더쿵어린이집), 백해준(진주, 꿈꾸 는어린이집), 신미정(풍선, 친구야놀자어린이집), 이승

미(솔바람, 하늘땅어린이집), 이하나(달님, 하늘땅어린이 대회가 '한 송이 들꽃은 혼자서 피지 않는다 쾌지나

집), 이영순(사과, 우리노리어린이집), 백순영(주머니, 충

칭칭나네' 를 주제로 열렸다.

주 아이들세상어린이집), 남기은(종이배, 뿌리와새싹어 린이집)

* 여는 강연 : 강순원(한신대학교 심리아동학부 교수) ‘평화교육은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 마무리 강연 : 고병헌(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미래사회와 공동육아, 공동체교육 교사의 리더십’ * 사례발표 : 2017년 교사들과 아이들의 삶을 정리, 공유하는 자리 - 도토리 마을 방과후 1학년 100일 잔치 : 박민영 (분홍, 도토리마을방과후)

- 세시절기 따라 살기 : 박은주(나팔꽃, 참나무어린이집) - 나만의 책만들기 : 서경미(그래, 반딧불이어린이집) - 종이, 블록, 박스, 나무, 배가 되다(다섯살 감성의 배만들기) : 조은영(옥수수, 우리노리어린이집)

- 우리는 모두 ing 공동육아 교사(신입교사 적응기) : 이미애(들꽃, 춘천 신나는어린이집) - 6세 아이들의 건강한 관계 맺기 : 이정희(오리, 대 전 친구랑어린이집)

- 부모님과 함께하는 달 관찰 : 양현진(양배추, 뿌리 와새싹어린이집)

- 새로운 소통에 대하여 : 이하나(달님, 하늘땅어린 이집)

법인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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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동 육아어린이집 서울

과천ㆍ의왕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173가길 58

맨발

개구리

02)995 - 1802 02)2691 - 7338

서울시 강서구 초록마을로24길 21-4(화곡동)

열리는

산들

02)458 - 7122

서울시 광진구 자양로50길 74

하늘땅

070)8885 - 2224 경기도 과천시 공원마을2길 41 경기도 과천시 양지마을2로 8 02)507 - 1798 031)422 - 4633 경기도 의왕시 약수터1길 57

즐거운

02)458 - 0659

서울시 광진구 긴고랑로 149-7

개똥이네

031)422 - 3281

궁더쿵

02)2625 - 9769

서울시 구로구 오리로20길 32 평화의교회 1층

신나는

070)8239-7146 서울시 금천구 독산로 10길 96,

꿈꾸는

건영남서울2차아파트 101동 109호

통통 해와달

02)3391 - 2889 02)824 - 3753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236길 60-4 서울시 동작구 성대로16길 67-6

용인ㆍ수원ㆍ평택 꿈나무놀이터 070)8815-0510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 39-9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사은로 274-11 깨끔발 031)287 - 5174 숲이랑우리랑 031)8005- 6116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중앙로36번길 22

성미산

02)6243 - 2600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33길 22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5길 33-18 02)333 - 4421 02)6082 - 6060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7안길 44

우리

02)324 - 0933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25-6

참나무

02)3141 - 4271 02)3462 - 7599

서울시 마포구 새터산길 35

함께크는 행복한우리

02)942 - 7032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19다길 38-14

느티나무

칙칙폭폭

02)714 - 0262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83길 5-8

너랑나랑산이랑 031)265-3310

소리나는

02)358 - 7725

서울시 은평구 갈현로29길 51-15

콩세알 또바기

경기도 의왕시 동부시장3길 46

작은나무숲

031)308 - 0400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2로 114번길 5-17

달팽이

031)251 - 3210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천로 45-11

사이좋은

031)227 - 5925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73번길 71 금곡엘지빌리지 401-105

칠보산

031)890 - 7533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73번길 71 LG빌리지 408-104

031)681 - 9650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양교4길 11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11안길 12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1로 421-2

성남ㆍ광주ㆍ이천 세발까마귀

031)714 - 4245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쇳골북로32번길 3

도토리

031)967 - 3480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흥도로178번길 103-14

꾸러기

031)711 - 4858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예원로 22

도깨비

031)969 - 3412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730번길 128 단독 1층

굴렁쇠

031)754 - 0978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발이봉남로 43번길 3-1

야호!

031)977 - 4788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현로138번길 81

덩더쿵

반딧불이

031)947 - 0726

경기도 파주시 장터고개길 182-44

고양ㆍ파주

나무를키우는 031)967 - 5995 햇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240-1

031)712 - 7972 두껍아두껍아 031)717 - 9954 뭐하니 너른마당

031)633 - 5956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곡남로 14번길 12(1층)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창뜰아랫길 37-17 경기도 이천시 구만리로220번길 295

강원

의정부ㆍ남양주ㆍ하남 꿈틀꿈틀

031)873 - 5420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로985번길 59

산,들,바람

033)643 - 0679 강원도 강릉시 성곡고양길 53

싱글벙글

경기도 남양주시 가운로2길 98 가운마을 휴먼시아A 관리동

소꿉마당

033)766 - 0663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백운정윗길 14-35

파란하늘

031)555 - 0591 02)3401 - 7813

경기도 하남시 감일남로52번길 62

신나는

033)244 - 7885

재미난

02)442 - 0065

경기도 하남시 초이로80번길 48

강원도 춘천시 서면 월송리 382-1

부산ㆍ대구 하늘

짱짱

051)515 - 6832 부산시 금정구 청룡로45번길 10-4 070)7393-0335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정관5로 75,

아이들세상

광명 02)899 - 2329

경기도 광명시 오리로191번길 41

신동아파밀리에아파트 101동 102호

쿵쿵

051)342 - 2595

070)4032 - 7959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매곡로44번길 14

꿈샘

070)4257-1402 부산시 남구 동명로 163번길 33

감나무

070)4312 - 7676 경기도 군포시 수리산로 33 계룡삼환A 843-101

포구나무

051)557 - 1229

부산시 동래구 쇠미로129번길 102-8

영차

031)502 - 0104

씩씩한

053)791 - 6879

대구시 수성구 천을로 61-7

딱지와구슬

053)321 - 8477

대구시 북구 관음동로13길 13-22

솔방울

053)588 - 0686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강정본길 38

똥강아지

055)634-1704

경남 거제시 수양1길 85-21 여울정원 101호

062)944-6150

광주시 광산구 송림길 32-21

안양ㆍ군포ㆍ안산 친구야놀자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호동로3길 13-1 1층

인천ㆍ부천 해맑은

032)546 - 2889 인천시 계양구 향교로18번길 6-1

너랑나랑

032)437 - 5516

감자꽃

070)4283 - 4277 인천시 서구 고산후로174번길 22

광주

032)666 - 9213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성주로34번길 40

우리노리

032)347 - 9252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호현로439번길 32

햇살가득 어깨동무

희망세상

032)522-4630 인천시 부평구 창휘로 10번길 22

부산시 북구 대천천길 103

인천시 남구 소성로318번길 23-7

대전ㆍ천안ㆍ충주 친구랑

042)867 - 5565

대전시 유성구 하기로66번길 94

모여라

041)564 - 5308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신흥1길 10

아이들세상

043)847 - 7934

충청북도 충주시 칠지6길 6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공동육아방과후 서울

과천ㆍ분당ㆍ수원ㆍ평택

재미난

02)428 - 0605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219길 44

두근두근

02)504 - 7643

경기도 과천시 희망3길 41

봉제산

02)2699 -1201

서울시 강서구 초록마을로18길 25-11 소행주 이을 203호

율동

031)719 - 129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문정로 150 율동복지회관 2층

마법

02)444 - 0657

서울시 광진구 자양로50길 74 (노란대문)

사이좋은

031)292 - 5925

파란하늘

02)409 - 8890

서울시 송파구 오금로64길 3, 2층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23번길, 2층

친한친구

070)8638-9779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36길 52, 2층

아름다운

031)682 - 9650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양고4길 11

도토리마을

070)8832-7231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5길 57 소행주 4호

옹달샘친구들 070)4126-1433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242길 80, 수락한신아파트 102동 111호

대전

어깨동무 마을학교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501 913동 101호

계수나무

070)8826- 0767 대전시 유성구 관들5길 15-27

부산ㆍ대구 인천ㆍ부천 해맑은

070)7661 - 2888 인천시 계양구 계산로 8, 덕수상가 4층

하제누리

070)7515 - 3619

인천광역시 부평구 창휘로10번길 22, 2층

032)661 - 9213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성주로 100-6, 이편한아파트상가 홈마트 3층

징검다리 놓는아이들

070)4024-2595 부산시 북구 대천천길 103, 2층

사이좋은 해바라기

053)793 - 6879

대구시 수성구 천을로 36

기관회원 초등대안학교 산학교

국 공립어린이집 032)651 - 1186

(구립)성미어린이집

경기도 부천시 성주로34번길 40 (구립)푸른숲어린이집

지역공동체학교 해송지역아동센터

02)762 - 9201

(구립)산마루어린이집

02)478 - 7220 02)404 - 2159

02)364 - 6300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로 120

(구립)은하수어린이집

서울시 강동구 올림픽로89길 27-30, 2층

송파꿈나무지역아동센터

02)307 - 0862 서울시 서대문구 수색로 100

서울시 종로구 낙산성곽동길 59-10

강동꿈나무지역아동센터

02)3141 - 2833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5안길 19

02)2603 - 0286 서울시 양천구 남부순환로33길 37

(시립)배곧호반어린이집

서울시 송파구 송이로31길 32, 2층

031)319 - 1947 경기도 시흥시 배곧3로 27-8 호반베르디움 공동주택 관리동

한누리학교지역아동센터

02)2695 - 6507

(구립)가재울지역아동센터

02)376 - 1262

민간

서울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195-1

보물섬교육공동체

064)749 - 0669

(시립)도담양지동

031)731-5522

보물섬어린이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정실4길 63-3

서울시 양천구 신월로 117 경신빌딩 2층

지역아동센터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483 양지주민센터 5층

보물섬교육공동체

070)7723 - 1655

(시립)도담상대원동

031-626-2626

굴렁쇠어린이문화학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정실3길 116

지역아동센터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상로 134

성남꿈나무지역아동센터 강북구공립지역아동센터

031)743 - 4416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이로7번길 7 3층

뿌리와새싹커뮤니티

02)900-1987

뿌리문화원 뿌리와새싹어린이집

서울시 강북구 도봉로 96다길 15

042)935 - 8237 대전시 유성구 관들5길 14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14 201호 | 02-323-0520 | gongdong@gongdong.or.kr | www.gongdong.or.kr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이해인


2018년 봄 | 제127호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2018 봄

127

몸으로 기억하는 자전거처럼, 사람의 힘으로 가는 자전거처럼

I S S N 2 3 8 3 -7 11 X

공동육아에서 크는 세 아이 | 우리는 모두 ing 공동육아 교사

81

오사카 보육원 연수기

특집 : 오사카 모두의보육원, 민들레보육원, 신카나오사카센터보육원 연수기 살맛나는 이야기 : 강릉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산들바람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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