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크로퍼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개정2판) : 게임 기획과 미디어 디자인에 부는 새로운 바람 초판발행 2015년 12월 1일 지은이 크리스 크로퍼드 / 옮긴이 최향숙 / 펴낸이 김태헌 펴낸곳 한빛미디어 (주) /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7길 83 한빛미디어(주) IT출판부 전화 02 – 325 – 5544 / 팩스 02 – 336 – 7124 등록 1999년 6월 24일 제10 – 1779호 / ISBN 978 – 89-6848-240-3 93000 총괄 배용석 / 책임편집 김창수 / 기획 이복연 / 편집 김상수 디자인 표지·내지 강은영, 조판 이경숙 영업 김형진, 김진불, 조유미 / 마케팅 박상용, 송경석, 서은옥 / 제작 박성우 이 책에 대한 의견이나 오탈자 및 잘못된 내용에 대한 수정 정보는 한빛미디어(주)의 홈페이지나 아래 이메일로 알려주십시오. 잘못된 책은 구입하신 서점에서 교환해 드립니다.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한빛미디어 홈페이지 www.hanbit.co.kr / 이메일 ask@hanbit.co.kr
CHRIS CRAWFORD ON INTERACTIVE STORYTELLING 2nd Edition Authorized translation from the English language edition, entitled CHRIS CRAWFORD ON INTERACTIVE STORYTELLING, 2nd Edition by CRAWFORD, CHRIS, ISBN 978-0321864970, published by Pearson Education, Inc, publishing as New Riders, Copyright © 2013. All rights reserved. No part of this book may be reproduced or transmitted in any form or by any means, electronic or mechanical, including photocopying, recording or by any information storage retrieval system, without permission from Pearson Education, Inc. KOREAN language edition published by HANBIT MEDIA INC., Copyright © 2015. 이 책의 한국어 판 저작권은 대니홍 에이전시를 통한 저작권사와의 독점 계약으로 한빛미디어(주)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무단 전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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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신념과 에너지가 가득한 구루를 찾아서 오타쿠의 세계에 떠도는 말로, “덕 중의 덕은 양덕이다”라는 은어가 있다. 오타쿠를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마니아라고 정의한다면, 서양의 마니아는 그 깊이와 전문성에서 당대 최고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마니아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서양의 마니아들이 최고라 고 한다면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더 잘하느냐 하는 무의미한 순위 경쟁과는 별개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업UP>에 나온 것처럼 수백, 수천 개의 풍선에 매달린 집을 구현해 내는 창의성이나, 애니메이션 <월-E Wall-E>의 주인공 로봇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도전정신을 보면 그들이 몰두하는 깊이와 규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한 분야의 가장 깊이 있는 혜안을 가진 구루라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 크리스 크로퍼드는 나에 게 다가온 최고의 양덕이었다. 이 책에는 게임이나 컴퓨터 공학뿐 아니라 수학, 인문학, 인류학을 넘나들며 그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지식과 혜안이 넘쳐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정의부터 구현 방법론, 실제 사례, 기존 미디어와의 차이점이나 학계 연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주제를 총 망라한다. 또한, 중간중간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사항에 대해서는 문답 형식의 설명을 더해줌으 로써 독자의 이해를 도와준다. 게임업계의 구루가 쓴 게임 스토리텔링 책을 소개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하지만 그에게 정말로 존경심을 갖게 된 것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번역을 할 때보다 그의 유명한 강의 ‘Dragon Speech’의 오래된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보았을 때였음을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그는 낡은 청바지에 이상한 윗도리를 입고 시종일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강의를 이어가다가 강 의의 마지막에 칼을 뽑고 소리를 지르며 강의장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나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그의 에너지에 대책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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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가의 신념과 에너지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가장 최신의 미디어에서 유감없이 발현 되었다. 어느 누가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 있을까. 더구나 그가 이 책의 초판을 썼던 2004년은 아직 인터랙티브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는데도 말이다. 게임 기획을 담당하는 분이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 들께 이 책을 권한다. 다만 크리스 크로퍼드의 다소 도그마에 가깝게 느껴지는 언어라든지, 이 책이 2004년 초판의 2013년 개정판임을 감안했으면 좋겠다. 그의 블로그( http://www.
erasmatazz.com/)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그의 생각을 많이 읽을 수 있기에 이를 참고하길 추천 한다. 이렇게 한 길을 꾸준히 걷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의 한결같은 신념이 쓸쓸히 부 럽다. 옮긴이_ 최향숙
옮긴이
최향숙
싸이월드와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는 트위터코리아에서 사업제휴를 담당하고 있으며, 예술과 언어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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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새로운 분야다. 1980년대 후반에 처음 소개되었고, 1990년대에 다양 하게 시도되긴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기 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0년이 되어서 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워낙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여 자신만의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영화 제작자 는 영화의 일종으로, 비디오 게임 제작자는 게임으로, 컴퓨터업계 사람들은 인공지능으로 이해했 고, 예술가는 예술을 디지털화한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기존 분야의 확장이나 변주가 아니다. 물론 영화나 게임을 이해하 는 것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랙티브 스토 리텔링을 특정 분야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어린아이가 바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 바닷물에 몸을 띄우고, 물을 가르고, 결국 헤엄치게 되듯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으로 이해해야 한다. 많은 분야가 다른 다양한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좋은 영화 제작자는 광학이나 시 각, 카메라 기술뿐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알아야 하고, 훌륭한 게임 디자이너는 프로그래밍, 게임,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마찬가지로 게임, 영 화, 스토리텔링, 프로그래밍, 그리고 수학 같은 분야와 얽혀있다. 이 책은 여러 관점에서 인터랙 티브 스토리텔링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먼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해서 는 안 되는 것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했다. 이 책의 초판은 2004년에 나왔는데, 그 후 지금까지 가장 근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변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8년간 내가 겪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핵심 적인 원칙을 설명하고, 기술적인 세부사항도 함께 전달하고자 했다. 물론 20년 후에는 그 기술들 도 다른 선진기술로 대체될 것이고, 나도 세 번째 개정판을 쓰고 있겠지만 말이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나의 글 스타일이 독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에 양해를 구하 고 싶다. 그 점에서 이 책의 편집자인 로빈Robyn에게 감사한다. 로빈은 복잡한 나의 글을 알기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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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잘 다듬어주었다.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박식함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독자가 인터랙티 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서다. 독자가 이 책을 읽고 고민을 많이 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다소 강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여러분은 내가 생략한 틈새를 스스로 메울 만큼 똑똑할 테니, 시시콜콜한 이야기까 지 늘어놓아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그러니 만약 책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 이 책을 정말 열심히 읽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독자 여러분이 쉽게 마실 수 있는 식은 죽보다는 매운 고추를 대접하고 싶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의 여행 내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 긴 여행을 시작한 때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게임이 예술의 한 매체로 발전하면서, 게임의 주제가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게 된 시점이기도 하다. 모든 다른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것이 지만, 유독 게임은 사물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다른 미디어와 달랐다. 게임 안에서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쫓거나 혹은 무언가에 쫓긴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총을 쏘거나 혹은 총에 맞는다. 끊임 없이 무언가를 찾고, 얻어내고, 돌아다니고, 옮기거나 파괴한다. 게임은 항상 어떤 사물에 대한 것이었지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그 안에 없었다. 그것이 게임과 다른 미디어의 근본적인 차이였고, 그래서 나는 그 점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한 매우 단순 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것은 <가십Gossip>이라는 게임이었는데, 모든 플레이어가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말하는 것이었다. 다음 화면에는 총 7명의 캐릭터가 나오고 그중 상단 왼 쪽에 있는 사람이 플레이어다(그림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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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0-1 <가십> -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나의 초창기 게임
쉽게 말하면, 이 게임의 콘셉트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뒷담화하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는 상대방이 선호하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맞장구치면서 호감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십>이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타리Atari, 비디오 게임 업체는 무 너졌고, 이 게임은 실패했다. 다음 시도는 1987년의 <신뢰와 배신Trust & Betrayal>이라는 게임이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내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인 작품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사람 관계에 대 한 게임에서 제일 큰 골칫거리는 언어라고 생각했다. 만약 상대방에게 직접 말할 수 없다면 의사 소통의 많은 부분을 놓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응하려면 언어 체계를 먼저 해결해야 했다(그림 0-2 ).
그림 0-2 <신뢰와 배신> - 내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이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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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는 서로 다른 외계인들이 텔레파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서 나는 단순한 언어를 표현하는 87개의 아이콘을 제공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개 인화하고, 행동이나 동작을 강조하며, 감정을 가진 얼굴을 표현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게임이었다. 하지만 역시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1992년에 아서왕의 전설을 다룬 <아서왕의 죽음Le Morte DÁrthur>이라는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그림 0-3 ). 여기서 첫 번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범용 엔진을 개발 했으며, 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 캐릭터 얼굴을 고안했다.
그림 0-3 <아서왕의 죽음> -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그래픽 캐릭터를 지원한 게임
아쉽게도, 이 게임은 투자를 받지 못해 완성할 수 없었다.
몇 년 후, 일반 컴퓨터 이용자가 자신만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에라스마트론Erasmatron>이라는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 했다. 이 시스템은 스크립트 언어, 코드 편집기, 발전된 언어 기능을 포함한 강력한 스토리텔링 엔진과 심지어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 얼굴을 디자인할 수 있는 도구도 포함했다(그림 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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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0-4 <에라스마트론> - 컴퓨터 이용자가 자신의 스토리월드를 만들 수 있게 만든 시스템
하지만 이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사용하기 너무 어려웠고, 일반 이용자에게는 더 욱 힘들었다. 우리는 몇몇 재미있는 스토리월드를 직접 만들었지만 불완전했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어서 결국 <에라스마트론>도 실패했다.
2007년에 이르러서는 로라 믹슨Laura Mixon, 루이스 다진Louis Dargin, 그리고 패쿤도 도밍구에즈Facundo 를 채용해서 차세대 기술인 <스토리트론Storytron>에 도전했다(그림 0-5 ). <스토리트론>은
Dominguez
지금까지와는 달리 매우 큰 도약이었고, 이 책에 소개된 많은 기술을 처음 선보인 주인공이다. 실 제로 우리가 만든 기술은 이 책에 서술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었다. 다만, <스토리트론>은 <에라스마트론>이 망하게 된 이유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즉 너 무 복잡했다. 몇몇 스토리 작가의 열렬한 추종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완벽하고, 재미있고, 잘 돌 아가는 스토리월드를 구축할 수 없었다. 나는 스스로 <21세기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 21st Century>이 라는 스토리월드를 하나 만들었지만 평판이 좋지 않았고, 결국 2010년에 <스토리트론>을 포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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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0-5 <스토리트론>으로 만든 게임
이후로도 지금까지 나는 계속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노력했지만 실 패했던 많은 실수를 주의 깊게 분석했다. 나는 다시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로 프로젝트를 시작하 고 있다. 그간의 수많은 실패가 성공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 되어줄 것이다.
지은이
크리스 크로퍼드 Chris Crawford
<게임 개발자 회의>의 창립자다. 게임 디자인 관련 총 6권의 책을 저술했고, 칼럼 연재와 논문, 컨퍼런스와 대학 강연 등으로 종횡무진 하였다. 총 14개의 게임을 출시하였으며, 에너지 위기를 다룬 교육용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너지 자르Energy Czar>, 원자력 발전소 시뮬레 이션인 <스크램Scram>, 전쟁 게임인 <패튼 대 롬멜Patton versus Rommel>, 소셜 게임인 <가십Gossip>과 <신뢰와 배신Trust & Betrayal>, 아서왕을 주인 공으로 한 <엑스칼리버Excalibur> 등 다양하고 도전적인 장르를 개척하였다. 크로퍼드는 게임이 예술로 승화하기를 항상 꿈꿔왔으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그 열쇠라 믿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이야기를 넣는 단순한 형태가 아닌 게임 디자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했다. 스토리텔링 자체가 인터랙티브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1990년대 들어서 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주요한 기술적 업적을 쌓았으며, 지금도 인터랙 티브 스토리텔링 업계를 이끌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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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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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1장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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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스토리텔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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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두 가지 사고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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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야기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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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비주얼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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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공간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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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시간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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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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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상호작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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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상호작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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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타인에 대한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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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인간이 이해하는 방식 2.4 자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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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상호작용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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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유 2.7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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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1 게임, 그 이상의 가치 3.2 인터랙티브 영화 3.3 플롯 vs.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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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특별하다 3.5 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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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것은? 3.7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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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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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생각의 전환 4장 추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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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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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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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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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이 이야기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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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신처럼 행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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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원칙을 사례로 바꾸기 4.7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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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동사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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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동사와 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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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사례 : 멀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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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동사적 사고 시작하기 5.4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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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애증의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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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수학 끌어안기 6.2 평범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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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모델링이라는 비유 6.4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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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인문학과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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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신경 생리학적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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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게임과 이야기의 역사 7.3 충고와 예언 7.4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96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08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10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13
1장 스토리텔링
13
3부 진화하는 전략 8장 트리 분기법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16
8.1 전반적인 게임 구조 8.2 해법 : 상태 변수 8.3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18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5
9장 인터랙티브 소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6
9.1 텍스트 어드벤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6
9.2 그래픽 어드벤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7
9.3 인터랙티브 소설 : 텍스트 어드벤처의 후예 9.4 퍼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8
9.5 실제 사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29
9.6 개발 환경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33
9.7 이것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인가? 9.8 인터랙티브 소설의 미래 9.9 마치며
10.1 동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0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3
10.2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4
10.3 과잉 특화의 위험 : 코알라 vs. 염소 10.4 MMORPG는 어떤가? 10.5 관객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5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7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8
10.6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9
11장 비디오 게임
1부 기초부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39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1
10장 롤플레잉 게임
14
.. . . . . . . . . . . . . . . . . . . . . . . . . 127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0
11.1 고정된 이야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1
11.2 여러 개의 결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1
11.3 트리 분기법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2
11.4 열린 이야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3
11.5 플레이어가 쓰는 이야기 11.6 비용 vs. 스토리텔링 11.7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4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4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6
4부 구성 기술 12장 모델링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8
12.1 매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8
12.2 기본 모델링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59
12.3 더 복잡하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62
12.4 프로세스 추상화 12.5 세부 항목 12.6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64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66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69
13장 경계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0
13.1 초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2
13.2 경계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4
13.3 종곡선과 사람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6
13.4 기술적 세부사항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7
13.5 혼합 연산자 13.6 부울 계산 13.7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8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5
14장 성격 모델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6
14.1 완결될 것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6
14.2 간결할 것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7
14.3 직교성, 겹치지 않을 것 14.4 행위로 구분하기 14.5 지나친 특수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7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8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89
14.6 성격 특성의 종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0
14.7 세 가지 핵심 성격 특성의 확장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4
1장 스토리텔링
15
14.8 육체적 특성 14.9 감정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5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6
14.10 경향 공식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7
14.11 연습법 두 가지 14.12 마치며
15장 운명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9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9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0
15.1 듣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1
15.2 생각하기 15.3 말하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4
15.4 평가하기 15.5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3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1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15
16장 동사와 사건 16.1 동사의 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16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16
16.2 동사 처리 일반화하기 16.3 문장 구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19
16.4 계획과 사건 16.5 사건 일지 16.6 마치며
17장 언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18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20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20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31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32
17.1 디바이스를 활용해 대화하기 17.2 사피어 워프 가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3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33
17.3 진짜 언어 흉내 내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34
17.4 새로운 언어 만들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44
17.5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53
18장 스크립트 언어 18.1 필요한 것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54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55
18.2 텍스트 생성을 위한 샘플 스크립트 18.3 마치며
16
1부 기초부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67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68
19장 엔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70
19.1 사건 기반 엔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70
19.2 시간 기반 엔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71
19.3 플롯 기반 엔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77
19.4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78
20장 상위 레벨 구조 20.1 플롯 포인트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80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80
20.2 목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83
20.3 예상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83
20.4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0
5부 마무리하며 21장 학계의 연구 21.1 CiF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5
21.2 프롬 위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6
21.3 CiF의 취약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7
21.4 IRIS 프로젝트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8
21.5 마치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99
22장 미래 전망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00
22.1 이 시장은 거대하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00
22.2 부정적 예측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01
22.3 긍정적 예측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02
22.4 마치며
더 읽을 거리 찾아보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05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07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11
1장 스토리텔링
17
1부 기초부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기에 앞서 두 가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바로 상호작용성interactivity과 스토리텔링이다. 그 다음엔 이 둘이 합쳐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1장_ 스토리텔링은 오랫동안 많이 쓰였지만, 여전히 완전히 이해되 지는 않았다. 예술로서의 문학이라는 스토리텔링에는 어떤 것도 덧 붙일 수 없지만, 1장에서는 신경생리학이라는 다소 독특한 시각에서 스토리텔링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2장_ 개인 컴퓨터 혁명이 일어난 지 30년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 전히 상호작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상호작용을 컴퓨터와 사용 자의 대화라고 생각해보자. 크로퍼드의 소프트웨어 설계 제1법칙을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3장_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을 하나로 합치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 링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표현 도구를 얻게 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텔링은 상호작용이 극대화된 영화도 아니고 이야기가 있는 비디오 게임도 아닌, 아주 새롭고 독특한 매체다.
1장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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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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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화롯불 주변에 둘러앉아 손자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가 떠오른 다. 이런 이미지는 즐거움과 사랑 같은 따뜻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인간이 단지 여가를 위 해 스토리텔링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은 인류 문화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중요한 목적 을 위해 진화해왔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한 마리가 다른 고양이 뒤로 조용히 다가가 덤 벼들면 두 고양이가 치고받고 뒹군다. 그렇게 노는 고양이들이 귀여워 우리는 웃지 않을 수 없다. 고 양이들이 노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른 고양이가 되기까지의 몇 달을 그저 낭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 고양이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만 한다. 다가가기, 기습하기, 잡기, 할퀴 기, 물어뜯기야말로 고양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기술이다. 쥐를 잡는 게 과연 쉬울까? 물론 나는 절 대 못 잡는다. 예를 들어 훌륭한 무기인 쥐의 이빨이 눈에서 불과 1cm 떨어져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쥐가 눈을 할퀸다면, 한쪽 눈을 잃은 우리는 사냥은커녕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지장을 받을 것이 다. 그러면 어떻게 눈을 잃을 위험 없이 쥐를 잡을 수 있을까? 이것은 풀기 어려운 문제라서 익숙해지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모든 사냥은 어렵고 많은 연 습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들이 마지막 몇 달 동안 계속 연습하는 이유다. 다가가고 기습 하고 잡고 할퀴고 물어뜯으며, 때론 공격자가 되고 때론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고양이 놀이’라는 것 이 사실은 ‘고양이 교육’인 셈이다. 그리고 이 놀이가 재미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재미는 진정한 배움으로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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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스토리텔링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시간 낭비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배울 수 있는 진지한 교육이다. 우리에게는 많은 놀이가 있지만, 스토리텔링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놀이 에 속한다. 사실 스토리텔링은 아주 중요해서 우리는 살면서 계속해서 스토리텔링을 즐긴다. 스토리 텔링 없이 우리는 결코 복잡한 정보를 나눌 수 없었고, 따라서 문화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스토리 텔링은 인류 문화의 한 특성이 아니라, 인류 문화의 존재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1 스토리텔링의 역사 스토리텔링은 인류가 진화하며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다. 인류의 뇌는 초기 유인원이 직면했을 환경 속에서 도전과 그에 대한 응전으로 발전해왔다. 모든 주요한 문제들은 일종의 신체 변화를 가져 왔다. 즉 머리를 써서 문제를 풀게 되면 뇌의 특정 부분이 확장되었다. 이런 지적 능력은 뇌의 여러 부분의 조합으로 꿰맞춰졌는데, 이런 확장은 뇌의 한 부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적 능력이 개발됨에 따라 뇌의 다른 정신 모듈mental module도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동원되었다. 정신 모듈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각 모듈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하 게 파악할 수 없었다. 즉 뇌의 기능은 너무 복잡해서 하나의 정신 모듈이 다른 모듈로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정신 모듈을 확인하는 일은 주관적인 과제가 되었다. 마치 모든 과학자가 파이를 조금씩 다르 게 자르는 것처럼. 그중에서 시공간, 사회적 추론, 환경 지식, 언어 이 네 모듈이 가장 인기 있었다. 시공간 모듈은 시각적 인식과 공간적 상상력을 다룬다. 대상까지의 거리를 산정하고, 표면과 형태를 파악하고, 주 변 환경을 살펴본다. 이것은 유일하게 잘 구분된 정신 모듈로 뇌의 뒷부분에 집중되어 있는데, 뒤통수를 맞으면 별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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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추론 모듈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침팬지에게서 관찰된 사회적 추론의 사례 가 있다. 침팬지 한 무리가 먹이 사냥을 나가서 각자 다른 구역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한 침팬지가 맛있는 과일을 찾았다. 주변에 있는 우두머리 침팬지가 이 사실을 알면 과일을 가로챌 것을 알기에, 이 침팬지는 아무것도 찾지 못한 것처럼 행동한다. 5분 후, 다른 침팬지들이 해안가로 가 아무도 없게 되자, 과일이 있는 쪽으로 다시 숨어들 어가 과일을 먹기 시작한다. 이때, 그 침팬지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챈 우두머리 침팬지가 나무 뒤에서 갑자기 나 타나 과일을 빼앗는다. 두 침팬지의 행동을 이끈 사고를 모두 계산해보자. 그 계산들이 우리가 사회적 추론이라고 말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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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식 모듈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수치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와는 다르다. 대신 환경 지식 모듈은 ‘if then 방식(~하면 ~하다)’ 문장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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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흙 위에 동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동물이 최근 여기를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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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진흙 위에 동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동물은 제법 오래 전에 여기를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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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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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이 부드럽게 똑바로 펴져 있는 영양의 이름은 스틴복steenbo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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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이 나선형인 영양의 이름은 일런드elan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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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런 관계들이 우리 뇌에 심어져 있다. 언어 모듈은 다른 이들과의 복잡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우리 마음이 작동하는 법을 극적으로 바꾸었 다. 언어가 생기기 전에는 모든 것이 단순했다. 당면한 문제는 알맞은 정신 모듈로 이어졌고, 그 모듈이 최선의 방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행동을 결정했다. 그러나 언어는 그 촉수를 모든 정신 모듈에 보냈고, 결과적으로 언어 모듈이 시공간 모듈과 연결되지 않으면 눈으로 본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언어는 모든 모듈과 연결되 어 있고, 이 연결은 인간의 사고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문제와 그 문제에 가장 알맞은 정신 모듈이 일대일 로 대응하는 대신, 모든 정신 모듈이 문제 해결을 위해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인간의 창의력 을 폭발적으로 발전시킨 반면에 결단력을 떨어뜨렸다. 요즈음 우리는 가장 먼저 떠오른 해결 방법을 확신할 수 없 게 되었다. 왜냐하면 잠시 후에 다른 모듈로부터 더 나은 생각이 도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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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두 가지 사고 메커니즘 사고 메커니즘은 두 가지가 있으며, 그중 패턴을 기반으로 한 메커니즘이 우세하다. 패턴 기반 사고 는 최초의 신경계가 만들어진 방식이기도 하다. 패턴 기반 사고는 빠르고 강력해서 입력 패턴이 뇌로 전달되면 뇌는 원래의 패턴과 새로운 패턴을 비교하고 대응 패턴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작은 동물 은 어떤 장면을 볼 때, 큰 이빨과 눈, 그리고 큰 발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패턴을 본다. 작은 동 물의 뇌는 그 패턴을 처리하는 동시에 행동으로 옮기는데, 말하자면 즉시 모든 근육을 움직여 뒤돌아 도망치게 한다. 이런 패턴 기반의 사고에는 큰 장점이 있다. 입력 패턴이 애매하거나 불확실한 것과 상관없이, 뇌는 어 떤 식으로든 그 패턴을 이해한다. 우리는 구름을 보고 사람 얼굴이나 동물을 떠올린다. 밤에 보이는 어 두운 형체는 괴물이나 귀신처럼 보이고, 바람에 섞인 희미한 소리는 사람 목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약 일이백만 년 전에 ‘연속 사고’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개발되었다. 패턴 기반의 사고는 순 간적이어서 연속된 사건의 중요성을 추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1억5천만 년 전, 후기 쥐라기Jurassic 시 대, 숲의 바닥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쥐 모양의 포유류를 상상해보자. 오래된 쥐의 조상은 패턴 기반 으로만 사고하는 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쥐 포유류는 최신 신경 기술인 연속 사고를 터 득하고 있었다. 저기, 크고 위험한 공룡이 나타나 맛있는 먹잇감을 찾고 있다. 두 쥐는 모두 발소리를 듣고 숨기 위해 재빨리 달아난다. 공룡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며 쿵쿵 다가온다. 구식의 패턴 사고 쥐(첫 번째 쥐)는 큰 발걸음 소리를 듣고 생각한다. “헉! 큰 발걸음 소리! 위험해!” 그래서 그 쥐는 계속 숨어있는다. 그러나 최신의 새로운 연속 사고를 겸비한 쥐(두 번째 쥐)는 발걸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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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가 점점 약해져 간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 쥐는 “약해지는 발걸음 소리. 공룡이 가고 있다”고 생각 함으로써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다시 음식을 찾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두 번째 쥐는 첫 번째 쥐의 점 심을 먹게 된다. 어떤 쥐가 멸종했을까? 여기에 위험한 함정이 있다. 뇌의 뉴런은 연속 추론을 다루도록 디자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뉴런은 연속 추론에 서툴렀고, 그래서 수많은 뉴런이 필요했다. 그러나 연속 추론의 이점은 너무 막강해서 포유류 대부분은 수백만 년에 걸쳐 그전보다 더 크고 복잡한 뇌를 개발해왔고, 그 대부분은 연속 추 론 메커니즘을 위한 것이었다. 인간의 엄청나게 큰 뇌는 우리가 특별히 잘하는 복잡한 연속 추론을 다루기 위해 진화된 것이다. 오래된 정신 모듈인 시공간과 사회적 추론 모듈은 전적으로 패턴 기반 사고에 기대고 있다. 환경 지 식 모듈은 패턴 기반 사고와 연속 사고 모두를 사용한다. 그러나 언어 모듈은 거의 전적으로 연속적 인 구조다. 이걸 생각해보자. 단어는 연속된 소리고, 문장은 연속된 단어며, 이 책은 연속된 문장이 다. 언어는 수많은 연속 사고 그 자체다.
1.2.1 정신 모듈 상호작용 언어 발달이 의사소통에까지 다다르면 모듈 간의 환상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 어 환경 지식 모듈은 사회적 추론 모듈과 놀라운 방식으로 소통한다. 환경 지식 모듈은 인간으로 하 여금 기억 속에 있는 단순한 ‘if then’ 규칙을 떠올리면서, 환경 속에서 관찰하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세상은 복잡해서 분명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옛날 농 부들에게 중요한 문제였던 “비는 왜 오지?” 혹은 더 정확하게는 “가뭄은 왜 들지?”가 그렇다. 언어가 환경 지식 모듈과 사회적 추론 모듈을 연결하면 두 모듈은 이치에 맞는 대답을 얻기 위해 상 호작용한다. 신과 같은 강력한 존재는 자연 현상을 만들어냈다. 분명한 원인이 없는 현상은 신의 몫 으로 돌리고 신의 변덕스러운 행동으로 설명했다. 사회적 추론은 그 문제를 설명했을 뿐 아니라 신 을 달래야 한다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때마다 성직자들은 그 현상을 관장하는 다른 새로운 신을 알려줬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대 사회에는 신을 모신 거대한 신전과 그 신들의 관 할 구역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항해를 떠나기 전에 파도를 지배하는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 쳤고, 전쟁에 임하려면 아레스의 축복을 받고, 사랑을 이루려면 아프로디테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식 이다.
1장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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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독단적이라 여겨졌기 때문에 그 시대에는 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신과 소통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사회를 지배했기 때문에 그 자리의 지원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 지식 모듈은 언어 모듈과도 연관되어 있어 “환경 지식에 대한 연속 사고”를 만들어냈는 데, 그것이 바로 과학이다. 연속 사고는 기나긴 시간에 걸쳐 개발되었지만, 논리와 수학이라는 개념 이 확립되자 과학은 날아올랐다. 이렇게 되자, 과학과 종교의 갈등은 더 분명해졌다. 둘 다 환경 지식 모듈에서 나왔고, 둘 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려고 했다. 종교는 사회적 추론의 길 을 택했고, 과학은 연속 사고의 길을 선택했다. 둘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마음속에 자 리잡은 두 모듈의 상대적 강도에 달려 있다. 모듈 간에는 4개의 상호작용이 더 고려되어야 한다. 그들을 둘씩 묶어 보면, 환경 지식이 있는 시공 간 모듈의 조합과 표현 예술을 낳은 사회적 추론으로 볼 수 있다. 시공간 추론이 언어 모듈과 결합하자 ‘쓰기’가 가능해지면서 문화 혁명으로 이어졌고, 언어 모듈이 사 회적 추론 모듈과 결합하자 스토리텔링이 나오게 되었다. 공간 추론 모듈을 언어 추론 모듈보다 더 강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모습을 단순화하면 [그림 1-1] 과 같다.
시공간
쓰기
언어
그림 1-1 정신 모듈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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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시각 예술
사회
스토리텔링
종교
과학
환경 지식
1.2.2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생겨났나 스토리텔링은 언어로 하는 행위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언어에서 생겨났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 니다. 가장 작은 언어적 표현은 문장이다. 단어 자체로는 거의 소통할 수 없다. “영양이 달아나고 있 다”와 같이 문장은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런 문장을 과거 시제로 얘기하면 작은 이야기가 만들 어진다. 스토리텔링에서 과거 시제를 없애기란 정말 어렵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언어 진화의 불가 피한 결과다. 스토리텔링은 보편적이다. 인류학자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전통이 없는 문화는 찾을 수 없었다. 그 렇다면 스토리텔링은 왜 보편적인가? 이야기가 어떤 문화적 지식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 는 운반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문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렇듯 스토리텔링과 언어와 문화는 모두 함께 발전해왔다. 그런데 정보는 왜 이야기로 전달되어야 하는가? 중요한 진실만 쉽고 간결한 목록으로 엮어 젊은이들 에게 기억되도록 할 수는 없는 걸까? 장황한 스토리텔링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일 텐데, 왜 어떤 문화 도 이런 훌륭한 대안을 적용하지 않았을까? 그 대답은 전달되는 정보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 정보 콘텐츠는 사회적 추론과 연관 되어 있다. 일부는 환경 지식 모듈과 연결되지만, 이런 이야기 대부분은 신뢰, 성실, 인내와 같은 사 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정신 모듈은 패턴 인식에 기대는데, 이는 패턴 형 태의 정보를 패턴 인식 정신 모듈로 보내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순차적인 매체를 통해야 한다는 우스 꽝스러운 문제를 낳는다. 마치 병렬 데이터를 직렬 케이블로 보내거나 스페인 사람에게 중국어로 말 하는 것과 같이 데이터를 잘못된 포맷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포맷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하나의 사고 메커니즘을 다른 방식으로 바꾸 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언어 발달 초기에 이러한 연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포맷 변환기다. 이야기란 여러 사건을 일렬로 나열한 것으로, 그 구조를 ‘줄거리plotline ’라 부른다. 이러한 선형성은 이 야기를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나타나는 불가피한 결과다. 전체 이야기를 한번에 말할 수는 없다. 이 야기는 반드시 한 단계씩 말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다 들을 때까지 그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네트워크가 끊겨서 이메일 본문을 90%밖에 못 받았어도 내용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지 만, 영사기가 고장 나서 영화가 90%에서 끊겼다면 우리는 100% 환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나머지
10% 없이는 그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장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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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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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1, 2장에서 이야기와 상호작용의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했으니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인 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상호작용(인터랙티브)과 이야기(스토리)가 합쳐지면 어떻게 될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 연관된 용어가 범람하는 것을 보면 이 주제가 혼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인터랙티브 스토리”,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 드라마”, “인 터랙티브 내러티브”, “인터랙티브 소설”, “인터랙티브 영화” 등 다양한 용어로 이 분야를 설명해왔다. 나는 그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 혼란에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같은 용어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 다. 이야기(스토리)는 데이터지 프로세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은 데이터가 아니라 프로세스 에서 일어난다. 데이터일 뿐인 이미지, 소리, 문자, 숫자는 바뀌지도 않고 서로 대화할 수 없지만, 프 로세스는 개입될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와 달리 움직이는 프로세스라서 개 입되거나 변경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랙티브 스토리보다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더 적절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는 상품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뭐시기?
나는 그것을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라 부른다.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가 소통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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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는 모든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하나의 우주다. 스토리월드를 한 번 거치면 하나의 이야기가 나온 다. 좋은 스토리월드는 충분히 풍요로워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게임은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플레이어는 같은 게임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매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 게임 속의 경험은 다음처럼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스테이지에 도달하자 괴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왼쪽으로 피해 녀석을 날려버렸다. 그러자 또 다른 괴물이 다가왔다. 나는 장애물을 피해 측면으로 돌아 그 괴물도 처치했다. 또 다른 장애물 위로 올라서니 이번에는 괴물 다섯 마리가 보였다. 녀석들 가운데로 수류탄을 던졌다. 폭발음과 동시에 살아남은 괴물들 을 제거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옆에 숨어있던 다른 괴물에게 붙잡혀 생명력의 절반을 잃어버렸다. 달아나 려 했지만, 녀석은 나를 바짝 뒤쫓았다. 총을 네 발이나 쐈는데도 괴물은 죽지 않았고, 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결국 죽고 말았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한 편의 이야기다. 하지만 흥미롭지는 않다. 재미있는 경험일 수는 있지만 이런 이야기로 가득한 소설을 읽는다고 상상해보자. 언제까지 흥미로울 수 있을까? 게임은 굉장한 경 험이지만 이야기 자체로 흥미롭지는 않다.
3.1 게임, 그 이상의 가치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을 기존에 알던 틀에 맞춰 해석하려 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아메리카 원주민은 기관차를 ‘철로 만든 말’이라고 불렀다. 20세기 중반 미국인들은 컴퓨터를 ‘기계로 된 거대 한 두뇌’로 인식했다. 마찬가지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려는 사람들 역시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유사한 경험인 게임에 의지했다. 어쨌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게임처럼 컴퓨터로 플레이하고, 소통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차가 철로 만든 말이 아니고 컴퓨터도 기계로 된 두뇌가 아닌 것처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게임 속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게임을 ‘하나 이상의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극복해가는 목표 지향적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로
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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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한다. 이 정의는 거의 모든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에도 잘 들어맞는다. 게임에서 적은 이야기의 악역이고, 플레이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플레이어는 목표가 있고, 적은 그 목표를 방해한다. 이 정의대로라면 게임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 진짜 세상은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종종 아름답지 않은 현실과 뒤섞여있다. 쥐와 사슴과 사자를 포유 류로 정의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오리너구리나 고래는 어떨까? 포유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은 포유류의 범위를 확장하는 동물이다. 음식을 영양분이라고 정의한다면 칼로리가 없는 다이어트 콜라 는 음식에 포함될까? 게임 세계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목표 지향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라는 광범위한 정의가 학문적으로는 옳지만, 실제 비디오 게임에서는 훨씬 좁은 의미로 정의된다.
비디오 게임은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한 종류로, 단순하거나 폭력적이고 보여주는 외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며, 플레이어는 손과 눈을 이용해 퍼즐을 풀거나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이 정의가 모든 비디오 게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을 망라한다. 정의라기보다는 특징 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제 비디오 게임의 기본 요소를 이야기와 하나하나 비교해보자.
3.1.1 단순하거나 폭력적인 주제 게임의 단순하거나 폭력적인 주제는 게임과 이야기 사이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어린이를 위한 이 야기는 분명 단순하지만, 전체 이야기는 주제와 이야기 구조의 복잡도에 따라 달라진다. 심지어 <터 미네이터>나 <고질라>처럼 단순한 영화조차 가장 복잡한 비디오 게임보다 복잡한 캐릭터와 섬세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플롯은 게임보다 훨씬 복잡하다.
3.1.2 외적 치장에 크게 의존 게임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외적 치장은 중요하다. 최근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은 경이로운 영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외적 치장에만 의존하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곤 한다. 1990년대에 유행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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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환상적인 공룡 영화 중에서 <쥬라기 공원> 말고 기억나는 영화가 있는가? 영화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 서 외적 요소를 이용하지만, 그 목적이 꼭 흥행은 아니다. 외적 요소는 거들뿐, 이야기가 먼저다.
3.1.3 손과 눈의 협업 손과 눈의 협업을 활용하는 영화 캐릭터도 물론 존재한다. <스타워즈>에서 제다이의 칼싸움이나 액 션 영화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러나 물리적인 행동은 액션 영화 이외의 장르에서는 중 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액션 영화에서조차 육체적 강인함이 명석한 두뇌에 당하곤 한다. <터미네이터>에서 줄곧 로봇으로부터 숨고 달아나던 주인공은 결국 로봇을 물리친다. <스타워즈: 새 로운 희망>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데스 스타를 파괴한 건 육체적인 활약일지 모르지만, 궁극의 승 리는 그의 아버지인 다스 베이더가 황제의 공격으로부터 구해줌으로써 이루어진다. 이야기 측면에서 손과 눈의 협업은 부차적 요소일 뿐이다.
3.1.4 퍼즐 풀기 수많은 이야기가 퍼즐에 집중한다. 모든 미스터리 이야기는 정교한 퍼즐이며, 퍼즐은 종종 액션 영화 에서도 등장한다. 물론 그 역할은 이야기에 종속된다. 반면 대부분의 게임에 퍼즐이 등장하고, 어떤 게임은 퍼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게임 디자이너에게 퍼즐을 쓰지 말라고 하면 게임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반면 영화에 퍼즐을 포함시키지 말라고 하면 미스터리라는 한 장르만 잃게 될 뿐 이다. 더구나 이야기에서의 퍼즐은 게임에서보다 훨씬 섬세하고 사적인 장치다. 게임 퍼즐은 점프하 거나 회전하여 로켓을 발사하는 수준이지만, 이야기에서의 퍼즐은 종종 인간 행위의 복잡성까지 다 룬다. 추리 소설의 고전인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푸아로Poiro,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 미스터 리물을 예로 들어보자. <할로 저택의 비극The Hollow>에서 푸아로는 용의자의 집에서 흙으로 된 말 두 상을 발견한다. 용의자가 말을 경멸했다는 기억을 떠올리면서, 푸아로는 그 조각상이 예술적인 이유 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그의 집에서 살인도구를 찾아낸다.
3.1.5 자원 관리 기술 이야기에서 자원 관리는 항상 허술하다. 6연발 권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은 항상 여섯 발보다 많다. ‘저 놈이 여섯 발을 다 쏘았나, 아니면 다섯 발만 쏘았나?’라고 세고 있는 <더티 해리>만 빼고 말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몇 날 며칠을 돌아다닌다. 그러나
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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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온갖 자원 관리 과제를 플레이어에게 떠넘긴다. 이야기에는 회계에 대한 걱정이 없지만(주인 공에게 압박을 주는 장치로 등장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탄약, 음식, 건강, 체력 문 제를 기꺼이 즐겁게 고민한다. 이런 점을 관찰하다 보면 이야기와 게임은 기껏해야 먼 사촌 정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게임 관점에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시각화하는 것은 낙타로 고래를 표현하 려는 것과 같다. 낙타와 고래 사이에는 포유류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둘은 너무 달라서 결국 고래에 대한 오해만 낳을 뿐이다.
교훈 12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은 ‘이야기가 있는 게임’이 아니다.
3.2 인터랙티브 영화 어떤 게임 디자이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극적이고 재미있는 결정이 포함된 영화 같은 게임이 라고 주장한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같은 플레이어가 되어, 혹은 악에 맞서는 제다이 기사 가 되어 은하계를 누비는 모험을 한다면 정말 멋지지 않겠는가? 이럴 가능성은 할리우드에서 재능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영화 제작자 지망생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들은 저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이 강력한 툴로 영화적 실험을 하려고 했으며, 영화에 상호작용을 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인터랙티브 영화라고 부르는, 즉 모든 점에서 상호작용이 가미된 영 화가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상호작용을 어떻게 추가하지?”라고 묻는 것은 새로운 컴퓨터 마 우스를 디자인하면서 “여기에 어떻게 비디오를 추가하지?”라고 묻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무작정 다른 하나를 추가한다고 해서 서로 다른 두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룰 수는 없다. 강력 테이프로 물리 적으로 묶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해야 한다.
3.3 플롯 vs. 상호작용 많은 사람이 플롯과 상호작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결론을 내린다. 학자들은 ‘상호작용’이라고 부 르는 것을 ‘에이전시’로, 또 ‘스토리’(혹은 플롯)를 ‘내러티브’라고 부른다. 웨스트민스터 대학 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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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연구소의 앤디 캐머론Andy Cameron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인터랙티브 내러티브라는 말에는 큰 모순이 있다. 내러티브는 근본적으로 일차원적이라서 상호작용이 없 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는 단순한 내러티브가 아니다. 이번에는 드렉셀 대학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세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컴퓨터 기반 인터랙티브 내러티브에서의 큰 어려움은 사용자 에이전시와 제작자의 통제 사이에서의 갈등 이다.
포르투갈 대학의 두 연구원은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사용자가 경험하도록’ 하 는 데 중점을 두었다. 어떤 권위자는 상호작용과 이야기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명한 컴퓨터 과학자인 앤 드류 글래스너Andrew Glassne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컴퓨터 기반의 이야기와 게임을 위한 ‘인터랙티브 소설’의 인기는 놀랍다. 우리 문화 역사상 사람들이 이 야기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가? 예를 들어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는 토 마스Thomas, 예수의 12사도 중 한 명를 독실한 신자로 바꾼 성공적인 인터랙티브 소설의 사례가 있는가? 결코 없다. 이것은 상호작용에 대한 신화일 뿐이다. 이 신화에서는 상호작용은 게임을 더 좋게 만들고, 게임 디자이너 는 게임을 가능한 한 상호작용성을 높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호작용의 힘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도록 애쓰게 한다.
글래스너 박사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전에 없었던 것임을 발견했다는 측면에서는 옳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 인터랙티브 워드프로세서나 인터랙티브 데이터베이스 관리, 인터랙티브 스프레드시 트, 인터랙티브 인터넷처럼 많은 것들이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는 풍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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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작용이라는 프로세스에 인간을 개입시켜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사람을 상호작용에 쓰기에는 너 무 느리거나 비쌌다. 전에 없었던 것이라는 이유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무시한다면, 인류가 겪 는 지적인 모험 전체를 부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3.3.1 상호작용 vs. 플롯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구축하기 어렵다고 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불가능한 것은 아 니다. 이론적으로 상호작용과 플롯 사이에는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플롯을 바라 보는 여러 관점에서 그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 플롯 창작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재능과 창조 적 에너지가 모두 필요하다. 시시한 관객이 잘 짜여진 플롯과 소통하게 되면 플롯의 섬세한 균형을 망칠 수 있다. 잘 짜여진 플롯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작가들은 관객의 프로세 스 개입이 쓰레기를 만들 뿐이라고 주장한다. 상호작용이 관객으로 하여금 플롯 자체의 방향성에 개 입하게 한다면 분명히 상호작용과 플롯은 양립할 수 없다. 플롯에 대한 다른 사고방식도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상호작용의 주역들은 플롯을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가장 좋은 사례는 이드 소프트웨어id Software의 <둠Doom> 제작과 관련해 전해오는 미 심쩍은 일화에서 볼 수 있다. 당시 회사에서는 게임에 이야기를 얼마나 넣을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고 한다. 한 무리는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무리는 단순하 고 쉬운 액션 게임에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반-이야기 파가 이겼고, 패배자들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둠>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게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플레이어의 시 각에서 스토리텔링의 무용성을 보여준다. <둠> 제작자인 존 카맥 John Carmack은 “게임에서의 이야기는 포르노 영화에서의 이야기와 같다.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여러분도 이제 플롯과 상호작용은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도 그리고 실패 사례에서도 플롯과 상호작용은 화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라는 꿈이 환상임을 보여준다. 내러티브와 상호작용이 서로 다른 것이라는 생각, 혹은 적어도 충돌한다는 믿음은 거의 보편적이다. 이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보고 그렇게 믿어버리기 쉽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버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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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자유의지 vs. 결정론 이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몇몇 똑똑한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문제를 고민해왔는데, 바로 자유의지와 결정론이라는 고전 신학의 문제다. 수백 년 동안 이 주제와 씨름했던 기독교 신학자의 말을 이용해서 설명해보자. 신은 전지전능하다. 세 상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신이 설계한 선의의 계획에 따라 일어난다. 세상에는 분명히 악인이 있지 만, 그들 역시 신의 위대한 의도에 따라 만들어졌을 뿐이다. 신의 의도에는 자연현상뿐 아니라 사람들 의 행동도 포함된다. 따라서 끔찍한 재앙도 ‘신의 뜻’이고 살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그들은 전능한 신의 손안에서 움직이는 인형일 뿐이다. 우리의 삶과 행 동은 모두 신이 만든 ‘플롯’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원죄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만다. 반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은 것이다. 이 경우 신은 우리의 행동을 제어 하거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전지전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신에 대한 정의에 부합하겠는가? 명확하게 이것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자유의지는 결정론과 충돌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의 연관성은 명확해야 한다. 신학에서의 결정론은 스토리텔링에서의 플롯 과 유사하다. 플롯은 이야기의 결론을 위해 스토리텔러가 숙명지어 놓은 계획이다. 자유의지는 상호 작용과 비슷한데, 플레이어가 자신의 자유의지를 활용해야만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적 으로 더 명확하게 비유하자면, 이야기의 저자를 미니어처 우주의 창조자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저 자는 캐릭터가 사는 상상 속의 세상을 만든다. 저자는 전능한 신과 같이 캐릭터의 행동과 운명을 결 정짓는다. 그리고 우주의 역사는 신에 의해 쓰인 거대한 이야기가 된다. 잠깐! 게임 디자이너 역시 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작은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을 신처럼 제어하죠. 그렇지만 게임 안에도 분명히 자유의지가 존재하는데요.
정확하다. 거기에 우리의 대답이 있다. 게임 디자이너는 결코 플레이어의 경험을 명확하게 규정짓지 못한다. 그 대신 플레이어가 수행하게 하거나 행동을 제약하는 프로세스를 정한다. 플레이어가 이기 는 방법이 아닌 플레이어가 시도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할 뿐이다. 게임 세상은 플레이어가 자유의지를 펼칠 수 있는 질서 정연한 세상이다. 왜냐하면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을 프로세스로 제어하기 때문이 다. 이것이 플롯 vs. 상호작용의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이다. 플롯은 사건을 구체화하지만,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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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구체화하지는 않는다. 상호작용은 작가가 프로세스를 통해서 제어하도록 한다. 즉 플롯과 상호작 용은 서로 배타적이지만, 프로세스에 의한 내러티브는 상호작용과 완벽하게 공존할 수 있다. 참고로 기독교 신학자들은 750년 전에 이 결론에 도달했다. 언젠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전문가도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교훈 13 프로세스 주도 내러티브process-driven narrative와 상호작용은 충돌하지 않는다!
3.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특별하다 여기서 결론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이색적이고 별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 이나 이야기에서 증명된 기술이라도 이 앞서가는 미디어에 적용할 수 없다. 사실 스토리텔러와 게임 디자이너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한 기술은 그들의 시야를 희미하게 할 뿐이다. 우리는 미 지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으며, 이전의 바다에서 활용하던 규칙은 여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본으로 돌아가서 가장 근간이 되는 원칙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상호작용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은 크로퍼드 소프트웨어 디자인 제1법칙, 즉 “플레이어는 무엇을 하는가? 동사는 무엇인가?”라 고 묻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의 플레이어는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 대답은 분명하다. 첫째, 플레이어는 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디자이너는 공간적 추론을 포함한 의사결정 과정을 자세하게 규정하고(빌딩 모퉁이에 있을까, 아니면 트럭으로 달려나갈까?), 어떤 디자이너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다(여기서 수류탄을 써버릴까, 아 니면 칼을 사용할까?), 또 다른 디자이너는 한두 개의 퍼즐을 던진다. 이들 중 어떤 결정도 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은 아니다. 그들은 스토리월드에 어떤 것도 추가하지 않는다. 이것이 인터랙티브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온실에 초록을 더하는 것은 딱히 더 나을 것 이 없는 것처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아무 연관성이 없는 상호작용을 더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상호작용은 스토리텔링에서 완전히 독립적이거나 분리될 수 없으며, 둘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효과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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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결정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플레이어에게 양파 먹기와 드래곤에게 잡혀간 공주 구하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선택의 수준이 너무 달라서 의미가 없다. 물론 꼭 완벽하게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다. 즉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어느 한쪽으로 조금 치우칠 수는 있지만, 심각하게 치우친다면 지루하거나 어리석어질 뿐이다. 한심한 게임 디자이너는 양파를 먹고 나서 입 냄새로 드래곤을 물리치도록 설정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 양파를 선택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긴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퍼즐이 된다. 이 깨달음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러에게 고민을 던져주는데, 그들에게 가장 근본적인 규칙은 각 캐릭 터가 내리는 결정이 명확하고 자연스러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 가 제다이인 오비완 케노비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R2D2가 달아나 버린 사건 때문이다. 루크는 모스 아이슬리 우주선 기지로 가던 중 제국군에게 죽게 되는 자와족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루크는 단순히 그의 삼촌의 죽음을 알게 되자, 앨더란 행성으로 가는 오비완과 동행하기로 한다. 이와 같은 고안장치는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필요하고 또 널리 쓰인다. 위대한 스토리텔러는 이 모 든 것을 완전히 자연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러는 이같이 치우친 결정을 뒤섞어 서는 안 되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셋째,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에게 많은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하는데, 그 대부분은 사소한 결정이다. 플레이어가 60초마다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결정을 해야 하는 스토리월드는 만화처럼 보일 것이 다. 그래서 빈번한 결정은 사소하고 중대하지 않은 결정이어야 한다. 대화는 그런 결정을 위한 완벽 한 장을 열어준다. 게임에서 평범하게 쓰이는 초보적인 관계가 아닌 풍부한 대화 체계는 플레이어에 게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극적인 전개를 유도한다. 플레이어는 극적으로 중요하고 균형 잡힌 결정에 자주 직면해야 한다(그림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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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1 플레이어의 결정에 균형 맞추기
이야기에서 작가는 극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꾸준히 기다린다. 이야기의 모든 것은 그 중요한 순간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다르다.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상황context으 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기반을 만드는 사람은 제작자가 아니라 플레이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돈이냐 사랑이냐 하는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 단순해서 재미가 없다. 대신 우리는 플레 이어에게 짧은 행동을 선택하게 하고, 그 행동들이 극적이면서 만족스러운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상황 을 만들어나간다.
1장에서 다루었던 정신 모듈을 기억하는가? 그중 하나인 사회적 추론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지 연상하는 능력이다. 이는 후천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더 뛰어난 편이다. 남자아이가 트럭과 총을 가지고 노는 동안 여자아이는 인형 놀이를 한다. 과연 누 가 사회적 추론 능력을 더 많이 배우게 될까?
3.4.1 사회적 추론의 역할 사회적 추론은 결코 결정적인 행동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다. 개인적 관계는 작은 행동이 길게 이어 져 구축된다. 사회적 추론을 배우는 방법 중의 하나는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책을 읽는 것이다. 오스 틴의 책들은 한 여성이 원하는 남자를 정하고, 그와의 연애를 이루어가는 복잡한 과정이 서술되어 있 다. 오스틴이 사용하는 동사의 목록을 수집해보자. 그 동사들은 사소하지만, 그것들이 누적되어 큰 결과로 이어진다.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는 부유한데다 잘생겼고 도덕적인 귀족 다시Darcy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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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음으로써 인생역전을 이뤄낸다. 그녀가 어떻게 이것을 성취할 수 있었는지가 이 소설의 줄거 리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사용하는 동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일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다. 물론 대 화의 요소도 여기 포함된다. 자신의 느낌을 다른 이에게 말하기 : “마시는 정말 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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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의 감정 전달하기 : “달라는 마시를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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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의 특징이나 느낌을 사건과 연관시키기 : “지난번에 달라가 마시의 이름을 초대자 목록에서 빼먹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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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기 : “누구? 나? 아니야, 초대자 목록에서 네 이름을 뺀 건 내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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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밝히기 : “달라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 하지만 난 달라가 네 이름을 빼는 걸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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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인물에 의한 반박과 질문 : “달라가 그렇게 꼬인 애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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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수준으로 가면 다음과 같은 동사가 등장할 것이다. 협상하다 : “내가 마시를 초대자 목록에 다시 넣는 데 동의하면, 넌 마시에게 행동 조심하라고 얘기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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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하다 : “달라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로 약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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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하다 : “파티에서 나를 모욕한다면, 그 자리에서 너를 쫓아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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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하다 : “그냥 내 근처에 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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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사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도록 한다.
교훈 14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에게 결정적인 선택사항들을 주지 않는다. 대신 많은 수의 덜 중요한 선택사항을 준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네 번째 요소는 결정 후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러는 이야기가 만족스러운 형태로 결론이 나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본능적으 로 이것을 싫어한다. 이는 전통적인 이야기에서는 맞지만, 이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결혼하기로 결정된 낭만적인 스토리월드에서 플레이어인 로 미오가 줄리엣을 죽이려고 결정했다고 치자. 이것은 불가능하다. 줄리엣이 죽는다면 둘은 결혼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로미오가 권총을 뽑아 발사하자 기적적으로 모든 총알이 빗나간다! 다시 칼로 줄 리엣의 가슴을 찌르려 한다. 다시 우연히 예전에 선물한 펜던트가 로미오의 공격을 빗나가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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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멀리 바닥 틈 사이로 빠져버린다. 이번에는 목을 조르려고 하지만, 줄리엣의 날카로운 목걸이에 그만 손을 찔려 고통 속에서 뒷걸음질친다... 이런 이야기는 너무 우스꽝스럽다. 플레이어가 정해진 줄거리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처음부터 고정된 플롯을 만드는 것은 실수다. 낭만적인 스토리월드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낭만 이란 무엇인가? 낭만은 모든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행복한 결말, 비극적 결말, 화나는 결말, 재미 있는 결말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낭만을 추구하는 스토리월드는 이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말도 안 돼. 어떻게 하나의 스토리월드에 그 많은 이야기를 다 넣을 수 있나요? 가장 위대한 이야기조차도 일 부밖에 못 다루잖아요.
그것이 낭만처럼 방대한 주제를 갖는 스토리월드를 시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신 서로 경쟁하는 두 집안 사이의 연인 같은 스토리월드는 어떨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장면에 대 해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로미오가 줄리엣의 캐퓰릿 집안과 화해하려고 한다면 아마도 로미오는 줄리엣과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로미오는 살해되고, 줄리엣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 다. 아니면 로미오는 줄리엣과 달아나는 데 성공하지만 줄리엣의 아버지가 보낸 부하에게 잡혀서 끝 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이야기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러가 캐릭터를 결정 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구체적인 중요한 주제에 여러 변수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스토리월드가 일관된 메시지를 가질 수 있을까요? 로미오가 어떤 한 이야기에서는 비열한 남자고, 다른 이야기에서는 탐욕스런 멍청이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겁쟁이라면 그 스토리월드의 이야기가 어떻게 의미 를 가질 수 있죠?
흰색과 검은색만 있는 이미지는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모든 픽셀이 하얀색이어야만 하는 가? 당연히 아니다. 그림자는 빛만큼이나 눈에 띈다. 진정 어떤 것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진실 과 거짓을 모두 알아야 한다. 로미오 같은 플레이어가 비열한 사내, 바보, 겁쟁이처럼 행동한다면 그 스토리월드는 그런 선택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절망적이라서 매번 실패하고 말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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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다른 시각으로 보기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는 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글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워드프로세서를 비난할 수 있을까? 스프레드시트가 매출이 떨어졌다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해서 스프레드시트가 나쁜 프로 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의 모든 관점과 목적은 우리가 안전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며,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상호작용은 우리 머릿속의 생각을 계속 뒤집 을 수 있게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도 한다. [그림 3-2]는 이러한 개념을 보여준다.
그림 3-2 여러 각도에서 보는 다비드상
[그림 3-2]의 사진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히는 작품 중 하나다. 왼쪽 사진은 홀을 따라 다비드상으로 걸어갈 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방향은 틀림없이 다비드상 을 보기 위한 가장 좋은 각도로, 가장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각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비드 상 주위를 걸을 수도 있고 다른 각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가장 좋은 시각이 하나만 존재한다 면 왜 미술관은 다른 각도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했을까? 뒤쪽에서의 시선이 우리에게 영감을 불러일 으키지 않는다면 왜 뒤에서도 다비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을까?
교훈 15
이야기는 진실에 대해 완벽한 하나의 관점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월드는 덜 우아한 각도를 포함 한 입체적인 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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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개인화 우리 개인은 지구상의 70억 명 중 한 명일 뿐이다. 우리를 개미굴에서 쉬지 않고 기어오르는 개미라 고 생각해보자. 하나의 개체로 우리를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어떤 분야에서 최 고가 되는 것에 우리의 가치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못하는 것을 혼자서 잘하기란 매 우 어려운 일이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뛰어난 게임 디자이너가 있을지, 그들 과 비교해 내 순위가 어느 정도일지를 생각해보라. 테니스를 치고 싶은가? 그러면 한 손을 등 뒤에 묶 고도 당신을 이길 수 있는 뛰어난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상상해보라. 요리, 사진, 프로그래밍, 정원 가꾸기,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여러분을 손톱의 때 같은 존재로 깎아내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생명체일 뿐이지 않은가? 손톱의 때라니! 너무 심하지 않나요?
좀 과격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여러분이 테니스를 친다면 여러분에게는 여러분만의 독특한 테니스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그 스타일은 오로지 그 사람만의 것이며 어느 누구도 그렇게 치는 사람은 없 을 것이다. 최고의 방식은 아닐 수 있지만, 개인적 스타일이다. 빠른 움직임이나 강력한 파괴력을 가 지고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우아한 모습으로 칠지도 모른다. 단지 테니스 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하 나의 온전한 개인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파스타는 세상의 어떤 파스타와도 다르다. 글에도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비록 키는 틀릴지라도 아무도 내가 노래하는 느낌을 완벽하게 따라할 수는 없다. 우리 가 즐기면서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를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독특한 개인으로 만든다. 이런 인간 행동 법칙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도 적용된다. 스토리월드 작가가 자주 하는 실수는 완벽한 이야기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다. 그 의도가 소설이나 영화를 찍을 때라 면 좋겠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의 스포 트라이트는 작가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받아야 한다. 만약 우리가 작가로서 세상의 이목을 끌고자 한 다면, 전혀 인터랙티브하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지 모른다. 좋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 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 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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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3.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것은? 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전통적인 스토리텔링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스 토리텔링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만의 특성을 설명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즉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포함되는 대안, 창의적인 옵션, 실시간 플레이 같은 몇몇 요소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쓰일 수 없다.
3.6.1 제3의 대안은 없다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는 내가 ‘제3의 대안’이라고 부르는 것은 쓸 수 없다. 제3의 대 안이란 주인공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천재성을 말한다. 영화 <블레스 더 차일드Bless the Child>에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 이 영화에서는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한 광적인 악마 숭배자가 어린 소녀에게 말을 건다. 그는 소녀의 신앙심을 비웃고 시험하려 한다. 소녀 를 지붕 가장자리에 세우고 신앙심을 증명하라고 다그친다. 즉 신이 그녀를 구해줄 것이라 믿고 지붕 에서 뛰어내리거나, 신을 거부하고 자신과 함께 악마의 편이 되라는 것이다. 그 장면에는 어두운 그 림자가 가득하다. 소녀가 선택을 거부한다면, 광신도는 그녀를 지붕 밖으로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초 조하고 긴장된 시간이 지나고 소녀는 광신도에게 돌아서서 웃으며 말한다. “먼저 해봐요!” 이 장면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두 가지 교훈을 준다. 첫째, 소녀의 대답이 보여주는 논리적인 과정을 생각해보자. 소녀는 자신에게 뛰어내리길 강요하는 광신도에게 같은 것을 요구함으로써 그가 믿는 악마의 존재를 증명하라고 역 제안한다. 광신도가 뛰어내리지 않는다면, 악마가 그녀에게 뛰어 내리라는 요청도 가능하지 않다. 그는 위선자로 밝혀지고, 그가 제안한 양자택일 논리는 무너지게 되 는 것이다. 이것은 관객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다. 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이런 놀라 운 선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제3의 대안은 너무 복잡하고 인간 본성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대안 제시는 아마도 다음 세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 둘째, 설사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이 천재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플레이 어에게 제공할 수는 없다. 만약 플레이어에게 소녀의 다음 행동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런 선택 목록 이 나오게 될 것이다.
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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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이 구해주길 바라면서 지붕에서 뛰어내린다.
2
신을 거부하고 악마와 손을 잡는다.
3
“먼저 해봐요!”라고 대답한다.
세 번째 선택만 의미 있어 보이기 때문에 이것은 진정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는 위대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에서는 실패로 끝난다. 영화에서 관객 들이 소녀의 대답에 즐거웠던 이유는 그런 선택을 기대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다시 상영 하고, 소녀 대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등장한다고 상상해보자. 광신도가 아놀드에게 두 가지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관객은 아마도 아놀드가 “잘 가게, 친구”라고 외치면서 광신도를 무찌를 것이라 기대할 것이다. 이런 장면에는 놀라움도, 극적인 면도 없을 것이다.
3.6.2 창의적 대안 ‘창의적 대안’은 제3의 대안의 변형이다. 내가 개발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검토했던 한 사 람이 창의적인 대안이 없다고 불평했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내가 미리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과연 제작자도 생각하지 못한 선택을 제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딜레마다.
3.6.3 실시간 플레이 스토리월드에서의 시간 흐름은 상당히 흥미롭다. 전통적인 플레이어는 실시간 플레이를 기대한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흐르는데, 상황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해답은 턴 방식 플레이turn-sequenced play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을 내린 후에만 다음 선택지가 제공되고 게임을 더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시간의 흐름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첫 사례 는 1955년 로자 프라이탁Rosa Freitag이 만든 <믹스드 이모션Mixed Emotions>이다. 여기서는 결혼생활 문제 에 직면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비디오를 활용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의 머 리 위로 푸른 아이콘과 붉은 아이콘이 나타날 때마다 멈추어서 생각을 한다. 푸른 아이콘은 도덕적으 로 보수적인 행동을 가리키고, 붉은 아이콘은 모험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을 가리킨다. 플레이어는 이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몇 초 안에 아이콘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푸른 아이콘이 선택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시스템은 성공적인 실시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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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부터
주는데, 그 선택들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이클 마티아스Michael Mateas와 앤드류 스턴Andrew Stern이 만든 <퍼사드Façade>는 더 야심찬 프로젝트였 다. 이 획기적인 스토리월드는 최초의 진짜 스토리월드였으며, 이 게임도 실시간 플레이를 이용했다. 나는 턴 방식을 더 좋아한다.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판단하게 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 기회를 주는 것 이 필요하다. 실시간 플레이에서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길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실시간 플레이는 플레이어에게 쫓기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이것은 드라마가 있 는 상호작용에는 적절치 않다. 이 부분이 비디오 게임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또 다른 차이점 이다.
3.7 마치며 이 장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이야기가 더해진 게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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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상호작용이 더해진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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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과 상호작용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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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 중심의 내러티브와 상호작용 사이에는 모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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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몇 개의 중요한 결정이 아니라 다수의 사소한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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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75
2부 생각의 전환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4장_ 스토리텔링을 더 추상화된 방식으로 생각하라. 5장_ 동사로 표현되는 ‘행위’의 측면에서 생각하라. 6장_ 스토리월드 설계에 수학을 이용하라. 7장_ 인문학과 과학을 분리하는 편견을 극복하라.
4장 추상화
77
chapter
5
동사적 사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동사적 사고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동 사적 사고는 일반적이지 않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 이다. 동사적 사고와 명사적 사고는 마치 음과 양의 개념처럼 인식할 수 있다.
5.1 동사와 명사 우주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을 나열한다. 우주는 수많은 별, 은하계,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한구석인 지구에는 바위, 나무, 동물, 식물, 집, 차 등이 있다. 우주를 완벽하게 묘사하기 위해 우리는 그 안의 모든 것을 나열해야만 한다. 개념은 단 순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우주의 정의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우주를 형성하는 프로세스, 즉 우주에 작동하는 힘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우주를 물질이 아닌 사건이라는 시각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 어 나무는 뿌리, 줄기, 껍질, 가지, 잎사귀의 총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광합성, 영양분 흡수, 세포 분 열, 물의 이동과 같은 프로세스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다. 우주를 바라보는 이 두 가지 방식은 현실에서 음과 양에 해당한다. 음양은 사고의 다양한 측면을 보 여준다. 언어학에서 언어를 이루는 기본 요소는 명사와 동사다. 명사는 사물을 지칭하고, 동사는 사 건을 묘사한다. 명사는 존재를 말하고, 동사는 행동을 말한다. 이 둘을 조합하면 하늘 아래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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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생각의 전환
설명할 수 있다. 음과 양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경제학에서 상품은 사물이고, 서비스는 행동이자 원하는 프로세스다. 상품은 거의 영원하지만 서비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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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 입자는 사물이고, 파동은 일시적인 프로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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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략가는 군의 자산과 군의 운영을 고민한다. 군 자산이란 병력, 무기, 전쟁에서 쓰일 탄약이고, 운영이란 군 사 행동이다. 자산과 운영을 합친 것이 바로 군사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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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는 이런 이분법에 더 익숙하다.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CPU는 데이터를 처리한다. 데이터는 컴 퓨터의 명사며 나누어지고, 분류되고, 반복되는 대상이다. 반면 컴퓨터의 동사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나누고, 분류하고, 반복하는 주체다.
●
공장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공장은 부품, 즉 운영에 필요한 명사로 시작된다. 그리고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동, 즉 운영 측면의 동사가 필요하다.
●
[표 5-1]은 명사와 동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표 5-1 명사(사물)와 동사(프로세스)의 비교 명사 개념
동사 개념
명사 개념
동사 개념
상품
서비스
사실
원리
입자
파동
진실
논리
자산
운영
지식
이해
데이터
프로세스
부품
노동
숫자
알고리즘
인물
구성/각색
5.1.1 회색, 흑과 백 사이의 중간색 명사와 동사는 흑백 논리로 나뉘기보다는 그 중간에 여러 회색 지점이 존재한다. 언어 : 명사는 동사가 될 수 있고(“그 메모는 삭제해!”), 동사는 명사가 될 수 있다(“재미있는 놀이였어”). 이 과정 에서 단어의 정의는 희미해진다. ‘삭제’는 원래 명사인가, 동사인가? ‘놀이’는 어떤가?
●
경제학 :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산다면 우리가 구매한 것은 햄버거 자체인가, 아니면 패드스푸드점에서 받 은 서비스인가? 만약 세무사를 고용한다면 그것은 세금 환급이라는 상품을 사는 것인가, 아니면 세무사에게서 서 비스를 받는 것인가?
●
물리학 : 파동·입자의 이중성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전자에 입자와 파동을 구분하는 실험인 이중 슬릿 실험 을 한다면 파동처럼 나뉠 것이다. 하지만 전자는 입자처럼 하나씩 검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자는 파동인가, 입자인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거대한 물체는 입자처럼 움직이고, 작은 물체는 파동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결코 그 움직임을 한 측면으로만 제한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입자처럼, 때로는 파동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
5장 동사적 사고
91
군사학 : 빠르게 해역을 순찰하는 배 몇 척으로 항구를 맴도는 수많은 느린 배 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쟁의 기본 법칙 중의 하나는 적보다 더 많은 군사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부 족한 군사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군사력도 크고 운영도 잘한다면 명백히 대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
컴퓨터 : 컴퓨터 도입 초기부터 개발자들은 프로그램이 데이터와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메모리를 더 추가하면 프로세스는 적게 필요할 것이고 프로그램은 더 빨라질 것이다. 메모리가 크지 않다면 더 많 은 프로세싱과 더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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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 원자재와 인건비의 균형은 잘 알려진 주제다. 일을 더 해서 공급망supply chain을 채울 수 있다. 즉 완성된 기 판을 구매하는 대신 부품을 구매하고 사람을 더 고용해서 기판을 직접 생산할 수 있다. 더 많은 노동은 더 적은 부 품 구매를 의미한다. 반대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부품 제조를 하청에 맡길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재료비와 인 건비의 균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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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에 해당하는 명사와 양에 해당하는 동사는 서로를 보완하고 또 쉽게 서로를 대체할 수 있다. 물론 특수한 상황도 많고 한쪽에 더 의존할 수도 있다. 목성은 파장이 아주 짧은 파동으로 생각하는 것보 다 입자라 가정하는 것이 설명하기가 훨씬 쉽다. 인건비가 싸다면 노동력을 더 투입해서 직접 조립하 는 편이 낫고, 반대로 인건비가 비싸면 완성된 부품을 사려고 할 것이다.
5.1.2 명사에 대한 편견 명사와 동사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소가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동사보다는 명사로 생 각하는 데 더 익숙하다. 이런 편향성은 앞 절에서 소개한 항목들에서도 잘 나타난다. 언어 : 영어 사전에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각 페이지에 나오는 명사와 동사의 수를 세어 보니 명사는 101개, 동사는 26개로 명사가 동사보다 네 배나 많았다. 같은 실험을 라틴어 사전에서 해보니 명사는 57개, 동사는 20 개로 여전히 명사가 세 배나 많았다. 우리는 명사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호피Hopi라는 미국 북동부 아메리카 원주민의 언어는 동사를 선호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언어는 상당히 독특해 보인다.
●
경제학 : 현대 경제학의 근간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수요와 공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 분업의 효율성, 자 유 무역의 장점 등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주요 개념인 서비스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그는 생산에 필요한 노동은 인지했지만, 단지 상품을 만드는 수단으로만 인식했다. 그래서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는 상품과 서비스의 음양을 보지 못하고 주로 상품 측면에 집중했다. 실제로 경제적 산출물로서의 서비스 개념은 20세기 초반까지 확립되지 않았다. ‘서비스’를 주요하게 인식하기까지는 한 세기가 더 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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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 파동 물리학은 아이작 뉴턴이 입자물리학의 토대를 닦은 1664년부터 무려 2백 년이 더 지나서야 소개 되었다. 물리학을 다루는 뛰어난 과학자들에게도 파동보다는 입자가 더 이해하기 쉬웠다.
●
군사학 : 사람들은 군사학에서 ‘군 자산’의 개념을 군 역사 초기부터 잘 알고 있었다. 고대 전투는 무기의 양이 얼 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하지만 자산의 운용이 자산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은 몇몇 사람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 을 뿐이었다. 적어도 알렉산더 대왕은 그중 한 사람이었지만, 실제 활용은 불규칙했던 것 같다. 군대를 잘 운영해 야 한다는 생각을 한 첫 번째 장군은 나폴레옹이었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 이론가인 리델 하트Liddell -Hart와 구데리안Guderian은 처음으로 운영 측면의 군사 전략을 기술했다. 그리고 2차대전 때 독일군 작전이었던 블리츠크 리그Blitzkrieg로 인해 이 전략의 가치가 세상에 알려졌다. 군 사상가들이 음의 측면인 군사력에서 나아가 양의 측면 인 군 운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기까지 2천 년 이상이 걸린 것이다.
●
92
2부 생각의 전환
컴퓨터 : 역사적으로 메모리와 프로세싱의 중요성은 처음부터 잘 인식되었다. 특히 메모리의 양은 항상 부족했기 때문에 컴퓨터 과학자들이 어떻게든 풀어야 할 과제였다. 실제로 프로세싱과 메모리의 관계에 대한 역사는 다른 분야와 거의 반대다. 초기 개발자들은 하드웨어적인 제약 때문에 프로세싱을 강조했다. 그러나 메모리양이 점점 늘어나자, 개발자들은 프로세싱 측면을 덜 강조하고 데이터 측면을 더 강조하게 되었다. 여기에 기여한 두 번째 요 소는 개발자 수요의 폭발이었다. 1950~1970년대까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수요가 많지 않았기에 몇몇 똑똑 한 사람만이 개발자가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개발자 수요가 폭발하자, 기업들은 최고의 개발자만으로 수요 를 충당할 수 없었다. 수많은 개발자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그들은 알고리즘을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
이런 변화는 게임 프로그래밍 세계에서도 분명히 관측된다. 초기 비디오 게임기인 아타리 2600 은 1MHz가 채 안 되는 8비트 프로세서인 6502 칩을 장착하고 있었다. 램은 겨우 128B였고 롬도
2KB밖에 되지 않았다. 이 게임은 프로세싱면에서는 무거웠지만 데이터는 가벼웠다. 여러 해가 지나 게임의 데이터 크기는 점점 증가했다. 요즘 게임들은 수 GB는 우습게 넘어버리는데, 이런 변화는 비 디오 게임에서 하드웨어 용량의 변화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표 5-2 ). 표 5-2 비디오 게임에서 하드웨어 용량의 변화 기기
아타리 2600
마이크로소프트 Xbox
증가율(배)
램(RAM)
128B
64MB
512,000
롬(ROM)
2KB
8GB
4백만
클록 속도
1MHz
733MHz
733
버스 대역폭
8Bits
64Bits
8
어떻게 데이터 용량이 프로세싱 성능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왔는지 살펴보자. Xbox는 데이터 측면 에서 아타리 2600보다 수백만 배나 뛰어나다. 게임 프로그래밍은 프로세싱에서 데이터로 옮겨왔다. 이런 변화의 대부분은 기술적인 한계 때문인데, 즉 프로세싱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저장소를 확장하 기가 더 쉬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데이터의 중요성은 프로그래머뿐 아니라 게이머도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다. 게임기는 수백만 배 좋아지는데, 왜 게임 자체는 그 만큼 좋아지지 않을까? 이 사례는 우리가 명사적 사고에 얼마나 얽매여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동사적 사고를 못 하는 것처럼 보이고, 동사적 사고를 하더라도 항상 뒤늦게 생각한다.
2장 “상호작용성”을 떠올려보자. 2장에서 중요한 점은 상호작용의 품질은 사용자에게 풍부한 선택권 을 줄 때 향상된다는 점이었다. 이 생각을 더 발전시켜보자. 선택의 목적어는 행동이다. 우리는 크림 빵과 솜사탕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는다. 크림빵을 먹는 행위와 솜사탕을 먹는 행위 사이에서만 선택할
5장 동사적 사고
93
수 있다. 상사에게 순종하며 “네”라고 대답하는 행위와 진짜 내 생각을 전언하는 행위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동사 속에서 선택할 수 있다. 동사는 선택의 핵심이며, 선택은 상호작용의 핵심이다.
교훈 17 상호작용에는 동사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는 명사를 강조하면 잘못 설계되기 쉽다. 좋은 상호작용을 설계하려면 명확한 동사적 사 고가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사적 사고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명사에 의존하고 동사가 약한 소 프트웨어를 만들게 되며, 명사적 사고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내가 선호하는 용어로 말하면, 프로 세스가 아닌 데이터 중심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5.2 사례 : 멀티미디어 멀티미디어가 크게 유행하던 1990년대를 기억하는가? 그 인기는 CD-ROM이 개인용 컴퓨터에 기 본 탑재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그 풍부한 저장용량을 이용하면서 시작됐다. 믿기 어렵겠지만, 당 시의 개인용 컴퓨터의 램은 4MB 정도에 하드디스크도 고작 100MB 정도였다. 지금은 사라진 플 로피 디스크가 소프트웨어를 전달하는 기본 수단이었고, 그 용량은 1.4MB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CD-ROM은 650MB의 저장용량을 자랑했다. 플로피 디스크에서 CD-ROM으로의 변화는 배포 용량을 무려 400배 이상 증대시켰다. CD-ROM에서 비슷한 규모의 변화를 또 한 번 가져오려면
260GB를 담는 매체가 나타나야 한다. 플로피 디스크의 제약에서 해방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CD-ROM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담기 시작했다. 이제 데이터는 이미지 형태가 되었다. 그 당시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에 사용되던 모니터는 640x480 해상도에 8비트 색상을 지원함에 따라 한 화면을 담는 데 307KB가 필요했다. 즉 CD 한 장에는 2,000개의 화면 이미지를 담을 수 있었다.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골치 아팠던 한계가 사라졌다. 척박한 프로 그래밍의 제약 때문에 컴퓨터에 좌절했던 예술가들은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훌륭한 그래픽으로 수놓 기 시작했다. 수문이 열리자 ‘멀티미디어’라 불리는 엉터리 소프트웨어가 쏟아져 나왔다. 말 그대로 작은 프로그램이 큰 이미지와 소리 파일을 CD-ROM에서 꺼내어 화면과 스피커로 흘려보냈다.
94
2부 생각의 전환
이 거대한 행진에 환호하는 대중 속에 인상을 찌푸린 한 사람이 있었으니, CD-ROM과 멀티미디어 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 사람, 바로 나다. 나는 CD-ROM은 데이터를 담는 기술이지 프로세싱을 강 화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상호작용의 명사적 측면은 활성화되지만, 중요한 것은 여전히 동사적 측면이다. 그래서 CD-ROM과 멀티미디어는 소프트웨어 혁명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당시 사람들은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았고,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매출은 나를 비웃었다. 사 람들은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멀티미디어를 만들었다. 푸딩을 맛보려면 먹어 봐야 하듯이, 멀티미디 어를 믿는 사람들은 멀티미디어를 시험하고 싶어 했다. 나는 이 모든 현상을 전에도 본 적이 있다. 1983년경, 이와 비슷한 유행이 아케이드 게임 시장을 휩 쓸었다. <드래곤즈 레어Dragon’s Lair>였다. <드래곤즈 레어>는 광학 디스크를 이용한 최초의 아케이드 게임으로, CD-ROM보다 더 크고 어설펐고, 더 비쌌다. 이 게임의 제작자는 돈 블루스Don Bluth의 실 제 작품을 광학 디스크에 애니메이션 형태로 담아 화면에 보여주는 간단한 시스템도 함께 넣었다. 게 임의 작동 방식은 단순했다(그림 5-1 ). 아무도 아케이드 게임에서 그런 훌륭한 그래픽을 본 적
시작
이 없었기 때문에 그 게임은 크게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모든 아케이드 게임 제작자가 광학 디스크 게임을 내놓
비디오 재생
으려 뛰어들었고, 일 년 만에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실 패한 광학 디스크 게임으로 넘쳐났다. 광학 디스크 게임 은 정작 재미있지 않았으므로,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났
테스트 #1
죽다
성공
다. 보기에는 물론 훌륭했지만, 그리 흥미를 끌만한 요 소를 더해주지는 못했다. 게임 플레이는 또한 어떤 형태
실패
비디오 재생
의 상호작용이든 플레이어의 행위가 성패를 좌우한다. 크로퍼드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제1 법칙을 기억하라.
테스트 #2
실패
죽다
“플레이어는 무엇을 하는가? 동사는 무엇인가?” 성공
멀티미디어가 유행한 1990년대로 돌아가서, 나는 이 모든 것이 <드래곤즈 레어>처럼 잠깐의 유행이라고 생 각했다. 조금은 더 오래 가겠지만 지속적인 힘을 가
등등
그림 5-1 <드래곤즈 레어>의 게임 작동 방식
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 후 일어난 현상은 내 생각이
5장 동사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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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았음을 보여주었다. 멀티미디어의 열광은 3~5년 정도 지속되다가 1990년대 후반 즈음 생을 마감 했다. CD-ROM은 분명 플로피 디스크보다 발전한 전달 매체였지만,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크기만 늘리는 소프트웨어는 사라지고 말았다. 게임 산업에서 3D 그래픽이 멀티미디어를 쫓아낸 사건은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새로운 그래픽 매체 도 기존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매체 간의 구별은 사라졌다. 그러나 CD-ROM 기반의 멀티미디어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3D 그래픽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전자가 데이터 중심이라면 후자는 프로세스 기반이다. 멀티미디어는 CD-ROM에 담긴 데이터를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어서 멀 티미디어 디자이너는 데이터 용량을 걱정한다. 그러나 3D 그래픽 소프트웨어는 프로세서를 사용해 이미지를 그려내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컴퓨터의 성능을 걱정한다. 3D 그래픽 소프트웨어는 데이터 를 퍼오기보단 계산하기 때문에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다. 상호작용은 프로세스 중심이기 때문에 좀 더 긴밀하고 친근하다.
5.3 동사적 사고 시작하기 독자 여러분이 나를 이해했다면, 여러분은 동사적 사고라는 복음의 신실한 신도가 되었을 것이다. 그 러면 동사적 사고는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첫째,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이에 대한 단어 목록은 [표 5-1]에서 이미 확인했다. 이런 주제를 고민할 때면 왼쪽의 명사를 오른쪽의 동사와 비교해 보라. 단어에 숨겨진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았는가? 거리를 따라 걸으며 상점과 가게를 둘러보자. 제품을 팔고 있는가, 아니면 서비스 를 팔고 있는가? 서비스 자체만으로도 온전한 상품이라는 것을 알아챘는가? 결국 무엇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창문은 유리가 아니라 빛은 통과시키고 공 기는 차단하는 장치다. 차는 엔진, 차체, 좌석이 아니라 사람과 물건을 이동해주는 도구다. 컴퓨터는 윙윙대는 상자가 아니라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기계다. 알약은 이상한 화학물질이 아니라 사람의 생 체 프로세스의 생화학적 특성을 바꾼다. 동사는 중요한 지적 능력인 호기심에서 더 효과적이다. 마치 학교 수업이 여러분의 호기심을 거의 사 라지게 하지만, 노력하면 다시 되살릴 수 있는 것과 같다. 어디를 가든 무엇에 직면하든 자신에게 물 어보라. “이건 왜 이렇게 작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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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생각의 전환
동전 중에는 옆면이 매끄러운 것도 있지만 거친 것도 있음을 눈치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라. 여기에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숨어있다. 하늘은 왜 파랄까? 모른다면 그 대답을 찾아보 라. 아마도 어렸을 때는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을 것이다. 많은 법률 언어가 주거 침입, 폭행 구타, 범 행 방조처럼 한 쌍의 단어로 이루어진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우리의 키보드 는 왜 쿼티QWERTY 자판인가? 여러분은 밤이면 아직도 하늘을 쳐다보며 별에 대해 궁금해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질문의 답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다. 모든 질문의 답을 구하려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대답에 너무 집 중한 나머지 질문을 던지는 재능을 사라지게 한다. 세상은 환상적인 미스터리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미스터리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은 지적인 호기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답을 구해도 끝나지 않을 만큼 아주 많은 미스터 리가 있다. 나는 환갑이 넘었지만, 여전히 수천 가지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여러분이 질문 던 지기를 그만두었다면 여러분은 더 이상 젊은이가 아니다.
1장에서 영화 <매트릭스>의 엔딩 장면 이야기를 떠올려 보자. 주인공 네오는 마침내 매트릭스라는 가상 세상 너머를 보고, 매트릭스는 숫자와 알고리즘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벽은 숫자로 해체되고 적들도 한 무더기의 숫자로 변한다. 모든 것이 그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숫자일 뿐이다. 이 장 면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를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복도를 구분 짓는 것은 벽이 아니 다. 그것은 무수한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지붕에서 땅으로 무게를 전달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튕겨 내며 빛과 소통한다. 사물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네오처럼 우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네오처럼 날아 오는 총알도 멈출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동사적 사고의 힘이다.
5.4 마치며 우리에게 필요한 최초의 지적인 변화는 명사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동사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심오한 변화는 여러분의 마음을 열게 하고 결정론을 시험할 것이다. 이렇게 한 번 변화한 후에는 소 프트웨어 설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다. 미래를 위해 여러분은 크로퍼드의 제1법칙, “플레이어는 무엇 을 하는가? 동사는 무엇인가?”를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5장 동사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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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구성 기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복잡하다! 제대로 하려면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여기 몇 가지 유용한 기술을 소개한다.
12장_ 모델링은 실제 세상을 컴퓨터로 보여주는 것이다. 12장에서는 사물을 어떻게 모델링하는지 소개한다. 13장_ 경계수라고 불리는 별난 수학 시스템은 모델링을 더 쉽게 해 준다. 14장_ 성격 모델을 만들어서 우리가 만드는 캐릭터에 독특한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 15장_ 스토리월드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운명이다. 운명으로 인 해 플레이어는 극적인 사건으로 빠져든다. 16장_ 스토리월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동사다. 동사는 사건의 핵 심을 이룬다. 17장_ 작가는 플레이어에게 무엇이 일어날지, 플레이어는 작가에게 어떻게 반응할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18장_ 좋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 링을 쉽게 할 수 있는 스크립트 언어를 지원해야 한다. 19장_ 스토리텔링 엔진은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하는 마스터 프로그램 이다. 20장_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야기를 계 속 진행시키는 고수준의 시스템이다.
12장 모델링 157
chapter
15
운명
운명Fate에 숨어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처음 말한 사람은 브렌다 로렐Brenda Laurel이다. 1986년 박사 논 문에서 로렐은 다음의 13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연극작가Playwright>라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소개 했다. 진행 중인 플롯을 모델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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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공식적인 특징을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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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월드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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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목표를 변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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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다음 행동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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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한 행동이 플롯에 주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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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결과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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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건을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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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건을 위한 스크립트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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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감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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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자신의 기능을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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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사건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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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결과에서 배운다.
●
이 논문은 너무 초기에 쓰여서 이런 기능이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사항까지는 다루지 못
200 4부 구성 기술
했다. 말하자면 이 13가지 기능은 일종의 희망사항이었지 계획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논문은 여전히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고민에 접근한 최초의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재미있는 것은 로렐이 기 술적 시각보다 예술적 시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테키가 로렐을 따라잡는 데만 몇 년이 걸렸을 것이다. 많은 연구자가 실제로 이런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도전해왔다. 오늘날에는 이야기를 전개하고 감독 하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가리켜 ‘드라마 매니저Drama Manager ’라 부른다. 나는 그보다는 ‘운명Fate ’이 란 용어를 선호한다. 운명은 스토리텔링 세계에서 나오는 용어인 반면, 드라마 매니저는 파일 매니저 나 사운드 매니저, UI 매니저처럼 컴퓨터 용어의 변형이기 때문이다. 로렐의 목록은 너무 길다. 좋은 내용임에도 운명의 역할은 좀 더 간결하게 표현하는 게 좋겠다. 정말 로 중요한 3단계가 필요한데, 이 단계들은 상호작용성의 정의인 “두 화자가 번갈아가며 듣고, 생각하 고, 말하는 반복 프로세스”라는 문장에서 모두 나온다.
15.1 듣기 운명은 들음으로써 이야기의 전개를 관리해야 한다.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입력되는 값을 받아들 이는 것 이상이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소음도 언어적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한다. 삐걱거리는 소리, 꿀꿀대는 소리도 단어나 문장으로 번역되고 분석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운명 은 이야기, 즉 사건의 재료를 추상적이고 극적인 구조로 해석해야 한다. 운명은 단조로움으로부터 극 적 전개를 구분 짓는 행동 패턴을 인지해야 한다. 간단한 실행 방법은 개요 변수 Overview Variable를 쓰는 것이다. 개요 변수란 스토리월드의 전반적인 상태 를 평가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엔진이 계산하는 수치다. 예를 들어 캐릭터 사이의 모든 애정의 합을 구 할 수도 있다. 이 값은 스토리월드 시스템에서 “좋은 느낌”에 대한 전반적인 수준을 나타낸다. 수치 가 낮으면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것이고, 수치가 높으면 사랑이 보편적으로 퍼져있다는 뜻이다. 운 명은 무엇을 할지 결정하기 위해 이 수치를 관찰한다. 모두가 너무 행복해하면 조금은 추한 어떤 것을 섞어 넣을 때다. 스토리월드가 냉혹한 정글이 되어 버렸다면 햇볕처럼 따뜻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스토리월드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는 거대하다. 이 수치는 수많은 방법으로 조합될 수 있다. 폭력에 대 한 수용, 스토리월드 답사, 갈등, 개별 캐릭터 관찰 같은 것들이 예가 될 수 있는데, 이것들조차 극히 일부일 뿐이다.
15장 운명 201
15.1.1 총 신뢰 총 신뢰gross trust는 모든 캐릭터가 서로에게 느끼는 신뢰의 합이다. 이 값이 낮으면 사회적 연대가 붕괴 되었음을 뜻한다. 모든 사회적 상황은 사회적 결속이라는 관점에서 구분될 수 있으며, 이 가치는 분 명히 사회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15.1.2 폭력에 대한 사회적 수용 폭력에 대한 사회적 수용은 폭력적 행위의 총합이다. 이 변수의 값이 커지면 폭력적 행동에 대항하는 캐릭터의 반발이 줄어든다. 이것은 사회가 어떤 것은 받아들이고 어떤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지에 대 한 판단력을 개발하는 또 다른 사례다. 누군가 처음으로 폭력을 쓰면 사회는 충격을 받고 폭행범을 비 난한다. 폭력을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기 위한 폭력의 절대량은 더 커진다.
15.1.3 지루함 지루함은 최근 100개 사건의 동사 중요도의 총합이다. 이 값이 너무 작으면, 즉 최근 사건 중 특별한 게 별로 없다면 모험이 지루해져 재미있는 소재가 필요해진다. 운명은 놀랍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사 건을 끼워 넣어야 한다.
15.1.4 스토리월드 답사 스토리월드의 모든 동사가 한 번 이상 사용됐을까? 플레이어가 몇 가지 행동만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 을 보냈을까? 여기 플레이어가 스토리월드가 제공하는 행위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계산해주는 단순한 공식이 있다.
N * ∑counti2 / (∑counti)2
N은 동사 전체의 수이고, counti는 i 번째 동사가 사용된 횟수다. 이상적으로는 계산 결과가 1.0이 되어야 하는데, 아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스토리월드에서 이 값은 1.0보다 클 것이 다. 운명은 결과가 어떤 임계치를 넘어가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임계치는 스토리월드마다 다르다. 그래서 운명은 많은 리허설을 거쳐 좋은 플레이일 때의 값을 측정하여 운명이 스토리월드에 개입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이용된다.
202 4부 구성 기술
우리는 공간적인 개념의 답사가 아니라, 행위라는 동사를 답사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 하자.
15.1.5 갈등 더 포괄적이고 신경 써서 관찰해야 할 개념은 극적 갈등이다. 갈등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더 어렵 다. 운명은 주인공이 취한 행동이 얼마나 대립하는지를 관찰할 것이다. 즉 주인공의 행위에 대해 상 대방의 감정적인 반응을 측정한다. 다시 말해, 주인공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면(그 반대도 마찬 가지다) 거기에서 극적인 갈등이 나타난다. 상대가 속임수를 써서 주인공을 위험에 빠뜨리면 어떡하죠? 겉으로는 실실 웃으면서 위험을 눈치채지 못하 게 하고는 뒤통수를 친다면 말이죠. 운명도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바보처 럼 속아버리지는 않을까요?
그것이 문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언젠가 이런 문제가 정말 우리를 괴롭 히게 되겠지만, 지금은 <길리건의 섬> 수준의 스토리월드만 만들 수 있어도 좋을 것이다.
15.1.6 개별 캐릭터 관찰 개요 변수의 값은 현재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다. 우리는 좀 더 명확한 평가가 필요한데, 개별 행 동을 관찰하는 전략을 떠올릴 수 있겠다. 이렇게 하려면 작가가 각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기대치를 먼저 확립해야 한다. 분명한 방법은 각 캐릭터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윤동주의 시 얻 기”나 “용에게서 공주 구하기” 혹은 “메리 제인을 유혹해 결혼하기”와 같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재산 증식”, “모두에게 사랑받기”, “남자다움 증명하기” 같이 좀 더 일반적인 것이 될 수도 있겠다. 운명은 목표에 맞추어 각 캐릭터의 상황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을 구체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부 분이 매우 어렵다.
15.2 생각하기 지금까지 사건에 대한 일관되고 극적인 해석을 개발하였으니, 그다음으로 운명은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실행하는 주요 방법은 경향 공식이다. 이 공식은 주어진 사건에 최적의 반응을 제시하지만 즉각적이고 상투적인 반응이라는 한계가 있다.
15장 운명 203
어떤 이야기는 운명이 사건에 개입하여 더 좋아지기도 한다. 운명은 기존의 이야기 흐름 속에 새로운 사건을 끼워 넣어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준다. 로미오는 줄리엣과의 사랑을 원하지만, 이상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줄리엣이 벤볼리오로미오의 사촌와 사랑에 빠진다고 가정해보자. 운명은 이런 엉뚱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줄리엣과 벤볼리오가 키스하려는 순간에 벤볼리오 가 크게 트림을 하게 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운명의 개입이다. 스토리월드가 자연스럽게 전개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을까요? 자유방임 정책에 따라 드라마 속 세상을 온 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닐지요? “전지적 작가”로서 작가는 기적이 필요한 이유를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 까요?
스토리월드를 정의하는 알고리즘은 제한적이라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다. 특별한 경우에 대응 하는 특수 상황은 언제든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예외는 경향 공식에서 직접 다뤄질 수도 있지만, 운 명이 개입하는 쪽이 더 쉬운 해결책인 경우도 많다. 각각의 개요 변수는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요소를 나타내기 때문에 잘 설계된 개요 변수는 의사결 정을 더 쉽게 한다. 각 개요 변수는 운명이 택해야 할 행동을 나타낸다. 운명은 보통 여러 개의 개요 변수로 이뤄지고, 각 변수는 어떤 범위를 넘어가면 특정한 사건을 유발한다. 개별 행동을 관리하려고 하면 일이 더 어려워진다. 캐릭터가 현재 상황에서 정의된 목표에 이르려면 운명은 순서대로 길게 행동 작전을 꾸려야 한다. 이런 문제는 울퉁불퉁한 지형을 탐험해야 하는 화성 탐사선을 위해 구체적인 경로를 지정하는 것처럼 각 상황을 세부적으로 정의해 해결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두 가지 면에서 더 복잡하다. 첫째, 예상치 못한 운명의 개입을 포 함한 모든 동사를 고려해야 하므로 캐릭터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다. 둘째, 그 과정에는 다 른 캐릭터의 반응까지 고려해야 해서 예상하기 어렵다. 단기 계획이라면 몰라도 장기 계획에서는 이 모든 것을 손바닥 보듯 조율하기가 어렵다.
15.3 말하기 운명이 최종적으로 해야 할 일은 플레이어에게 말하는 것이다. 즉 실제로 스토리월드를 바꾸고, 이야 기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운명의 결정을 어떤 형태로든 발현하는 것이다.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설명할 다섯 가지 방법이나 또는 그중 일부를 쓸 수 있다.
204 4부 구성 기술
15.3.1 환경 조작 스토리월드의 환경을 조작하는 것은 가장 독단적인 기술이다. 플레이어가 산에 올라가려고 하면 운 명이 개입해 발을 헛디뎌 산 아래로 굴러떨어지게 하거나 눈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정도로 부족 하다면 길이 절벽 꼭대기에서 갑자기 끊기도록 하면 된다. 물리적인 환경을 조작해 플레이어를 의도 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장치는 너무 뻔하고 플레이어를 모욕하는 짓이기도 하다. 이 방법은 이야기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될 때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자. 물리적인 개입이 조금은 더 만족스러운 상황도 있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영웅은 요새에서부터 바위산 꼭대기까지 악당을 쫓아간다. 위험에 처한 악당은 뒤돌 아 반격을 시도한다. 바람에 망토가 찢겨나가고 빗방울은 얼굴을 할퀸다. 둘이 뒤엉켜 싸우던 도중 갑자기 영웅의 발아래 바위가 꺼지고, 갈라진 틈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영웅은 미소 짓는 악당의 발아래 무력하게 매달려 있다. 악당은 웃으며 영웅이 놓친 칼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 한다. 그 순간 번개가 악당에게 내리꽂히고,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영웅은 일어서서 검을 되 찾고, 저 아래 쓰러져 있는 악당의 최후를 내려다본다.
그렇다. 이 방법은 잘 통한다.
15.3.2 목표 주입 캐릭터에 새로운 목표를 주입하기 위한 더 섬세한 접근도 있다. 새로운 목표는 물론 캐릭터의 개성과 관련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간달프가 갑자기 갈라드리엘과 한바탕 놀아나기로 결심하지는 않을 것 이다. 게다가 이런 새로운 목표는 일시적이어서 순간적인 상황에만 영향을 준다. 프로도 배긴스라는 여러분의 플레이어가 심각하게 잘못된 행동을 하려고 하면, 샘와이즈가 다리를 비비 꼬고 몸을 흔들 면서 화장실이 급하다고 말하도록 하라. 샘와이즈가 심각한 상황에 처하면 프로도는 그의 원래 생각 에서 벗어나게 된다.
15장 운명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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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의 핵심은 엔진이다. 엔진이란 플레이어가 하는 행동에 스토리월드가 어 떻게 반응할지를 규정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완벽한 엔진이란 스토리텔러가 생각할 수 있는 모 든 행동을 반영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엔진이 너무 복잡해진다. 관리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면 서도 어느 정도의 결과는 보장하는 강력한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
19.1 사건 기반 엔진 가장 단순한 엔진은 사건만의 관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엔진이다. 8장에서 소개한 트리 분기 방식이 이런 엔진에 해당한다. 플레이어가 사건을 만들면, 사건은 플레이어에게 몇 가지 선택할 옵션을 제공 한다. 플레이어가 옵션을 선택하고 사건이 발생하면, 다시 플레이어를 새로운 선택 항목으로 유도한 다. 이런 엔진은 HTML로도 만들 수 있다. 각 페이지를 사건으로 만들고 연이은 적절한 사건으로 가 는 링크를 삽입하면 된다. 다음 단계는 페이지 사이의 논리적인 관계를 추가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건 A에서 사건 B로 갈 수 없다. 게이트의 상태를 결정하는 데 수치 계산을 이용한다는 점이 개선되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건으로 진입하려면 플레이어는 특정한 행위를 몇 번 이상 반복해야 한다. 사건 기반 event-based 엔진의 구현 방법은 다양하다. 하나의 사건에서 다른 사건으로 가는 길을 열거나
270 4부 구성 기술
닫는 부울 방식의 알고리즘을 만들 수도 있고, 정교하게 수치 알고리즘을 이용할 수도 있다. 사건 기반 엔진에서 가장 복잡한 형태는 방향 그래프directed graph 방식이다. 8장을 떠올려보면, 방향 그 래프는 연결이 어떤 방향으로나 갈 수 있다는 사실만 빼면 트리와 유사하다. 간단한 트리는 제한된 몇몇 단계만 검토하면 되는 반면, 방향 그래프는 복잡한 루프를 포함하고 있어 끝없이 계속될 수 있 다. 이 길을 지날 때 상황 변수를 바꿔 매번 조금씩 다르게 한다면, “같은” 사건을 겪을 때마다 다채로 운 의미로 쓰이게 될 것이다. 사건 기반 엔진의 최대 약점은 여러 캐릭터의 개별 행동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건 기반 엔 진은 한 명의 캐릭터가 역경을 헤쳐나가는 경우에 가장 잘 어울린다. 사건 기반 엔진에서도 여러 캐 릭터가 나올 수는 있지만 매우 복잡해진다.
19.2 시간 기반 엔진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움직이는 편리한 방법은 [그림 19-1]과 같은 시간 기반 엔진을 쓰는 것이다. 여기서는 시계 초침이 한 번 움직이는 것을 “째깍”이라고 부르자. 사람들은 그것을 1초라고 부르겠지 만 말이다.
“째깍” 시간이 흘렀다
아니오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나?
예
한다!
그림 19-1 시간 기반 엔진의 기본적인 운용
19장 엔진 271
19.2.1 실시간 vs. 턴 방식 이제 근본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엔진이 실시간으로 구동되어야 할까, 아니면 순서가 왔을 때 구동 되어야 할까? 후자라면 플레이어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엔진은 다른 작동을 멈추고 플 레이어의 입력을 기다린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려면 다시 구동한다. 그에 반해 실시간 방식 의 엔진은 플레이어의 결정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돌아간다. 두 방법은 다 기술적으로는 간단하다. <퍼사드>는 실시간 방식을 이용한 좋은 사례다. 그러나 실시간 방식에서는 상황과 무관한 다양한 동사가 필요하다. 플레이어는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통하는 만능 동사 세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는 구현 하기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라이벌과 싸우고, 연인과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하는 마초 스토리월드를 상상 해보자. 플레이어는 싸우는 장면에서는 상대의 얼굴에 주먹을 날릴 수 있어야 하고, 로맨틱한 장면 에서는 키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라이벌에게 키스하고, 연인에게 주먹을 날린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런 행동에 걸맞은 결과를 마련해 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실시간 방식에서도 상황에 적합하게 제한을 둘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제약을 플레이어에게 설명해야 하는데, 이것은 때로 플레이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실시간보다는 턴 방식을 추 천한다. 플레이어에게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할 시간을 주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퍼사드> 가 증명한 것처럼 실시간 플레이 역시 훌륭하게 작동한다.
19.2.2 계획 엔진이 언제 무엇을 실행할지 알려면 계획Plan이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계획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의도된 사건을 말한다. 계획은 언제 실행되는지 알려주는 시간 꼬리표를 달고 있다. 계획은 시간대에 따라 목록으로 정렬되고, 엔진은 계획 목록 제일 꼭대기에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실행한다. 마지막 까지 실행한 엔진은 다시 다음 계획을 찾는다. 플레이어가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어쩌죠? 플레이어가 이 방식에 만족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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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의 의견을 물어야 할 때마다 엔진은 멈추고 플레이어에게 옵션을 제공한다. 플레이어가 옵 션을 선택하면 그 옵션은 계획이 되고 엔진은 다시 구동되기 시작한다.
19.2.3 계획 실행 계획을 실행하기란 정말 간단하다. 1
계획을 계획 목록에서 사건 일지로 옮긴다. 엔진이 계획을 계획 목록에서 사건 일지로 옮기고 나면 그 계획은 일어난 사건이 된다. 사건 일지 에는 사건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 무엇이 사건을 일어나게 했는지도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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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만든다. 엔진이 사건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결과는 스토리월드에 변화를 가하는 스크립트로 정의된다. 결과의 간단한 예는 이렇다. 텍스가 슬림 짐의 머리에 술병을 내리치면 그 결과로 술병은 깨지고 다시는 도구로 쓰일 수 없게 된다. 스토리월드에서의 이런 변화는 결과 스크립트가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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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에게 사건에 반응할 기회를 준다. 엔진은 운명에게 사건에 반응할 기회를 준다(반응 과정은 잠시 후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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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에게 사건에 반응할 기회를 준다. 목격자는 사건 현장에 있지만 사건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은 사람이다. 목격자는 사건 당사자들에 앞서 그들의 행동에 끼어든다. 난투극을 목격한 셰리프는 하늘로 총을 쏘며 “그만둬!”라고 소리칠 수 있다. 이런 목격자의 간섭이 영향을 주어 난투극은 잘 마무리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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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게 사건에 반응할 기회를 준다. 대상은 사건에 가장 반응할법한 캐릭터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어떤 행동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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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가 사건에 반응할 기회를 준다. 사건의 주체는 그 사건에 가장 마지막으로 반응하는 캐릭터다. 주체가 사건에 반응하길 바라는 유일한 경우는 그 사건이 커다란 사건의 한 과정일 때다. 다음 문단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9장 엔진 273
여기서는 순서가 중요하다. 항상 운명이 맨 처음으로 나서는데, 이는 다른 캐릭터가 운명보다 먼저 대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악당 모티머가 주인공 헨리를 수술대에 꽁꽁 묶어놓고 “네놈의 심장을 파버리겠어”라고 말하면, 운명이 나서서 헨리가 도망칠 수 있도록 판을 뒤집어버리 기에 아주 적당한 순간이 되는 것이다. 운명이 그렇게 행동하면 다른 사람은 모티머의 행동에 반응할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 주체가 사건에 어떻게 반응을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이런 게 가능한가요? “조가 탐을 때린다. 조는 자신이 탐을 때리는 행동에 대해 ‘내가 그랬어?’라고 반응한다.”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게 아니라, 주체는 순차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누군가 끼어들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반응할 기회를 얻는다. 예를 들어 악당 모티머는 은밀하게 독을 만들어 몰래 부엌에 가지고 들어가 그곳에 있는 음 료에 섞음으로써 사건에 반응할 수 있다. 이 각각의 사건이 누군가에 의해 목격될 수도 있으니 모티 머의 계략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세부 단계로 나뉘지 않았다면 이런 개입은 있 을 수 없다.
19.2.4 역할 동사는 그 동사를 포함한 사건에 캐릭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규정하는 역할들을 한다. 이 역할은 요구사항 스크립트, 감정 반응, 일련의 옵션으로 구성된다. 반응할 기회를 얻은 캐릭터는 먼저 역할 요구사항을 확인한다. 요구사항 스크립트는 그 행동을 실행 하려면 충족해야 하는 구체적인 조건을 정의한다. 슬림 짐이 텍스에게 “코를 납작하게 한다”는 동사 를 방금 실행했다고 해보자. 사람들은 이 사건에 다양한 방법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다양한 역할이 필 요하다. 예를 들어 동사의 대상인 텍스는 주먹질을 당하면 분명 그에 반응하기를 바랄 것이다. 텍스의 여자친 구 스텔라는 그녀 몫의 반응을 하게 될 것이므로, 그녀의 역할도 따로 필요하다. 텍스의 큰형 라몬트 역시 이 사건에 끼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대상(텍스), 여자친구(스텔라), 가족(큰형)이 라는 세 가지 다른 역할이 존재한다. 이중 첫 번째 대상 역할의 요구사항은 바로 그 캐릭터가 동사의 대상이면 된다. 두 번째 대상 역할의 요구사항은 좀 더 복잡하다. 여자친구 역할은 그 캐릭터가 대상 의 여자친구라는 요구사항이 더해진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가족 역할의 요구사항도 비슷하다. 문제 가 되는 캐릭터가 대상의 가족인가?
274 4부 구성 기술
엔진은 캐릭터가 사건에 반응할 기회를 얻을 때마다 동사를 실행하기 위한 역할 요구사항을 훑어본 다. 각 캐릭터에서 적절한 역할을 찾지 못하면 그 캐릭터는 반응하지 않고 엔진은 다음 캐릭터로 넘 어간다. 그러다 잘 맞아 떨어지는 역할을 찾게 되면 해당 캐릭터가 그 역할을 실행한다.
19.2.5 역할 실행 역할 실행에서 첫 단계는 일어난 사건에 대한 캐릭터의 감정 변화다. 예를 들어 대상 역할인 텍스는 아마도 슬림 짐에게 화가 날 것이다. 텍스의 여자친구는 텍스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각 역할은 가장 먼저 감정적인 반응을 묘사한다. 이제 엔진의 핵심 기능에 대해 살펴보자. 사건을 겪은 캐릭터는 어떤 행동을 할까? 작가는 각 역할에 옵션 목록을 할당해야 하는데, 이때 옵션은 캐릭터가 사건에 반응해서 행동할 수 있는 계획이다. 예 를 들어 텍스의 가족이라면 싸움을 말리거나 텍스를 도와줄 것이다. 따라서 이 계획들은 옵션으로 역 할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이 사건에서 텍스의 가족이 슬림 짐에게 체스 게임을 제안하거나, 텍스 의 여자친구에게 키스하는 옵션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옵션 목록에서 제외된다. 각 옵션을 위해, 작가는 문장에서 해당 동사가 요구하는 모든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대 부분의 경우에는 간단하다. 텍스가 “상대방 머리를 술병으로 내리친다”는 계획을 선택한다면, 동사는 “술병으로 내리친다”일 것이고, 옵션은 대상이 누구인지만 명시하면 된다(여기서는 이 사건의 주체 인 슬림 짐이 될 것이다). 이런 자세한 설명은 사포Sappho용 스크립트로 쓰여진다. 물론 간단치 않을 때도 있다. 슬림 짐과 텍스뿐 아니라 무대에 있는 모두가 뒤엉킨 난투극을 가정해 보자. 마침 그 술집에 있던 카우보이인 고든이 싸울 대상은 누구일까? 단둘이 싸울 때와는 달리 여기 엔 명확한 해답이 없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대상을 지목하게 될까?
19.2.6 수용성과 선호도 18장에서 설명한 “스크립트 언어”로 돌아가 보자. 모든 선택은 두 스크립트를 계산해 결정한다. 하나 는 수용성Acceptability, 즉 그 선택을 허용할 수 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선호도Desirability, 즉 얼마나 원하 는가이다. 싸움에 연루된 카우보이 고든의 역할에는 “때린다” 옵션이 있을 것이고, 이 옵션은 때릴 대 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상 슬롯도 역시 수용성 스크립트와 선호도 스크립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19장 엔진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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