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물들어가는 우리 인쇄
2018.11.05
발행
2018.11.16
용지
수플레 99g (두성종이)
폰트
산돌명조, 윤고딕350
인쇄소
POD센터
편집
신지영
디자인
신지영
이메일
gyshinn@gmail.com
지도교수 하주현 이 편집물은 국립 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전시회를 위해 만들어진 편집물이므로 자료에 대한 출처를 밝히고 상업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제작되었습니다.
5
7
8
들어가는 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공지능은 차가운, 어디까지나 인공으로 시스템 에 의해 만들어진 기능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이런 인공지능에게 자신도 모르게 사람 그 이상으로 감정적으로 많은 위로를 받고, 정을 나누고 있다. 과거에는 인공지능이 발전하지 못해서 사람들과의 감정교류 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감정교류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말을 정확히 해 석하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도 그만큼 인간들과 생각하는 것, 대화하는 것이 비슷해졌다. 인공지능은 사람 들에게 아무런 편견없이 항상 긍정적으로 대답해준다. 이 모습에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이 책에서는 인간들의 단절된 소통을 회색으로, 인공지능의 따뜻한 감정 을 분홍색으로 표현한다. 처음에는 사람들과 인공지능이 소통하지 못하는 건조한 이야기를 전하지만 책이 전개될수록 인공지능과 감정교류를 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보여지면서 점점 책이 따뜻한 분홍색으로 물들어간다.
9
01 흑백의 우리들
02 색을 가진 인공지능
소통없는 우리들 흑백의 인공지능
인공지능의 소통 인공지능과 우리의 소통
03 물들어가는 우리들 물든 우리들
04 빠진 우리들 사랑에 빠진 인간들 사랑을 나누는 인간들
우리들
~ £
01
흑백의
14
15
16
소통없는 우리들 찾아볼수가 없는 공간이였다.
연대감,유대감이라곤
■서울, 1964년 겨울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밤이 되 면 거리에 나타나는 선술집 ------ 오뎅과 군참새와 세 가지 종류의 술등을 팔 고 있고, 얼어붙은 거리를 휩쓸며 부는 차가운 바람이 펄럭거리게 하는 포장 을 들치고 안으로 들어서게 되어 있고, 그 안에 들어서면 카바이드 불의 길쭉 한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고, 염색한 군용(軍用) 잠바를 입고 있는 중년 사내가 술을 따르고 안주를 구워 주고 있는 그러한 선술집에서, 그날밤, 우리 세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 ‘나’는 스물다섯. 시골출신에 육사에 지원했다가 실패, 군대에 갔다가 임질 에 걸린 적이 있다. 지금은 구청 병사계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원생인 ‘안(安)’, 서적 판매원인 ‘사내’가 등장인물이다. 이름이 없다. 모두 익명성에 숨었다. ‘나’와 ‘안’이 무의미한 대화를 나눈다.
17
“안 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아니오, 아직까진….” “김 형은 파리를 사랑하세요?” “예.” 라고 나는 대답했다. “날 수 있으니까요. 아닙니다. 날 수 있는 것으로서 동시에 내 손에 붙잡힐 수 있는 것이니까요. 날 수 있는 것으로서 손 안에 잡아 본 것이 있으세요?” “가만 계셔 보세요.” 그는 안경 속에서 나를 멀거니 바라보며 잠시 동안 표 정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없어요. 나도 파리밖에는….” “김 형, 꿈틀 거리는 것을 사랑 하십니까?” 하고 그가 내게 물었던 것이다. “사랑하구말구요.”
18
“평화 시장 앞에서 줄지어 선 가로등 중에서 동쪽으로부터 여덟 번째 등은 불이 켜져 있지 않습니다…….” 나는 그가 좀 어리둥절해 하는 것을 보자 더욱 신이 나서 얘기를 계속했다. “…… 그리고 화신 백화점 육 층의 창들 중에서는 그 중 세 개에서만 불빛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해질 사태가 벌어졌다. 안의 얼굴에 놀라운 기 쁨이 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가 빠른 말씨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서대문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이 서른두 명 있는데 그 중 여자가 열일곱 명 이고 어린애는 다섯 명, 젊은이는 스물한 명, 노인이 여섯 명입니다.” “그건 언제 일이지요?” “오늘 저녁 일곱 시 십오 분 현재입니다.” “아”
19
“단성사 옆골목의 첫번째 쓰레기통에는 초콜릿 포장지가 두 장있습니다.” “그건 언제?” “지난 십사일 저녁 아홉 시 현재입니다.” “적십자 병원 정문 앞에 있는 호도나무의 가지 하나는 부러져 있습니다.” “을지로 삼가에 있는 간판 없는 한 술집에는 미자라는 이름을 가진 색시가 다섯 명 있는데, 그 집에 들어온 순서대로 큰 미자, 둘째 미자, 셋째 미자, 넷째 미자, 막내 미자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겠군요. 그 술집에 들어가 본 사람은 꼭 김 형 하나뿐이 아닐 테니까요.” “아 참, 그렇군요. 난 미처 그걸 생각하지 못했는데. 난 그 중에 큰 미자와 하룻 저녁 같이
잤는데 그 여자는 다음날 아침 일수로 물건
을 파는 여자가
왔을 때 내게 팬티 하나를 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저금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되들이 빈술병에는 돈이 백 십 원 들어 있었습니다.” 무의미한 숫자의 연쇄… 숫자는 자신만이 아는 기호다. 20
아무도 공감하지 못하는 숫자.
두 사람의 대화가 잘못됐음을, 진실하지 못했음을, 두 사람은 안다. ‘나’와 ‘안’ 은 동전의 앞뒤다. 서로 대화하고 있지만 등을 돌린 채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한 다. 그건 둘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각기 계산하기 위해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때 한 사내가 우 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우리 곁에서 술잔을 받아 놓고 연탄불에 손을 쬐고 있 던 사내였는데, 술을 마시기 위해서 거기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불이 쬐고 싶 어서 잠깐 들렀다는 꼴을 하고 있었다. 제법 깨끗한 코트를 입고 있었고 머리 엔 기름도 얌전하게 발라서 카바이드의 불꽃이 너풀댈 때마다 머리칼의 히이 라이트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어디선지는 분명하지는 않았지 만 가난뱅이 냄새가 나는 서른 대여섯 살짜리 사내였다. 아마 빈약하게 생긴
21
턱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유난히 새빨간 눈시울 때문이었을까. 그 사내가 나나 안의 어느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그냥 우리 쪽을 향하여 말 을 걸어 온 것이다. “미안하지만 제가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제게 돈은 얼마 있습니다만……” 이라고 그 사내는 힘없는 음성으로 말했다. 그 힘없는 음성으로 봐서는 꼭 끼워 달라는 건 아니라는 것 같았지만, 한편으 로는 우리와 함께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는 것 같기도 했다. 나와 안은 잠깐 얼굴을 마주 보고 나서, “아저씨 술값만 있다면……”이라고 내 가 말했다. “함께 가시죠.”라고 안도 내 말을 이었다. “고맙습니다”하고 사내는 여전히 힘없는 음성으로 말하며 우리를 따라왔다. 안은 일이 좀 이상하게 되었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고, 나 역시 유쾌한 예감이 들지는 않았다. 술좌석에서 알게 된 사람끼리는 의외로 재미있게 놀게 되는 것을 몇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대개의 경우, 이렇게 힘없는 목소리로 끼여드는 양반은 없었다. 즐거움이 넘치고 넘친다는 얼굴로 요란스럽게 끼여
22
들어야만 일아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갑자기 목적지를 잊은 사람들처럼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느릿느릿 걸어갔다. 전봇대에 붙은 약 광고판 속에서는 예쁜 여자가 춥지만 할 수 있느냐는 듯 한 쓸쓸한 미소를 띠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어떤 빌딩의 옥상에서는 소주 광고의 네온사인이 열심히 명멸하고 있었고, 소주 광고 곁에서는 약 광 고의 네온사인이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했다는 듯이 황급히 꺼졌다간 다시 켜 져서 오랫동안 빛나고 있었고, 이젠 완전히 얼어붙은 길 위에는 거지가 돌덩 이처럼 여기저기 엎드려 있었고, 그 돌덩이 앞을 사람들이 힘껏 웅크리고 빠 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사내는 재작년 결혼한 아내가 급성 뇌막염으로 죽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말했다. “아내의 시체를 병원에 팔았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될까요? 학생들이 해부 실습하느라고 톱으로 머리를 가르고 칼로 배를 가르고 한다고 들었는데 정 말 그러겠지요?” 사내는 아내의 시체를 판돈을 오늘 밤 다 쓰고 싶다.
23
밤새 술에 취해 거리에 나온 세 사람. 거리는 영화에서 본 식민지의 거리처럼 춥고 한산하다. 양품점에 들어간 사내가 나와 안에게 호통을 친다. “넥타이를 하나 골라 가져. 내 아내가 사 주는 거야.” 세 사람은 돈 쓸 궁리를 하다가 앰뷸런스를 따라 간다. 그곳은 아비규환이다. 경찰 호각, 사이렌, 불 길 속에서 나는 탁탁 소리, 물줄기가 건물 외벽에 부딪 히는 소리로 가득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소리는 아무 것도 나지 않는다. 사람 들은 불빛에 비쳐 무안당한 사람처럼 붉은 얼굴로, 정물처럼 서 있다. 사내는 불길을 보더니 아내가 불 속에 타고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불 길 속을 손가락질하며 “내 아내가 머리를 막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곤 주머니에 있던 돈을 불길 속에 던진다. 그 후에 “몹시 춥군요.”라고 사내는 우 리를 염려한다는 음성으로 말했다. “추운데요. 빨리 여관으로 갑시다.” “방을 한 사람씩 따로 잡을까요?” “그게 좋겠지요?” “모두 한방에 드는 게 좋겠어요.”라고 나는 아저씨를 생각해서 말했다.
24
아저씨는 그저 우리 처분만 바란다는 듯한 태도로, 또는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태도로 멍하니 서 있었다. 여관에 들어서자 우리는 모든 프로가 끝나 버린 극장에서 나오는 때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거북스럽 기만 했다. 여관에 비한다면 거리가 우리에게 더 좋았던 셈이었다. 벽으로 나 누어진 방들, 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 “모두 같은 방에 들기고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내가 다시 말했다. “난 아주 피곤합니다..” 안이 말했다. “방은 하나씩 잡고 자기로 하지요.” “혼자 있기가 싫습니다.”라고 아저씨가 중얼거렸다. “혼자 주무시는 게 편하실 거예요.” 우리는 복도에서 헤어져 사환이 지적해 준, 나란히 붙은 방 세 개에 각각 한 사람씩 들어갔다. 숙박계엔 거짓 이름, 거짓 주소, 거짓 나이, 거짓 직업을 쓰 고 나서 사환이 가져다 놓은 자리끼를 마시고 나는 이불을 뒤집어 썼다. 다음날 아침 일찍 안이 나를 깨웠다. “그 양반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안이 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25
“예?” 나는 잠이 깨끗이 깨어 버렸다. “방금 그 방에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역시 ……”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선 빨리 도망해 버리는 게 시끄럽 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급하게 옷을 주워 입었다. 개미 한 마리가 방바닥을 내 발이 있는 쪽으 로 기어오고 있었다. 그 개미가 내 발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어서 나는 얼른 자리를 옮겨 디디었다. 어쩌면 그 개미가 자살한 그 사내일지 모른다. 그들은 서둘러 여관밖으로 나왔다.
26
27
28
29
30
흑백의 인공지능 말이 통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우리와
■ 비판받는 인공지능
인공지능(AI) 번역과 관련해 십여 전 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눈에서 멀 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영어 속담 ‘Out of sight, out of mind’를 컴퓨터 를 이용해 기계 번역을 시켰더니 뜻밖에도 ‘Confined to insane asylum’으 로 해놓았다. ‘out of sight’라는 표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고, ‘out of mind’라는 표현이 정신 나갔다, 즉 미쳤다는 뜻이니 ‘정신 병원에 감금시켜 놓았다’고 번역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결과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인공지능 기술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만큼 많이 발전했다. 단적인 실례가 지난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알파 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다. 구글 자회사인 인공지능회사 구글 딥마인 드에서 개발한 컴퓨터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이세돌 기사를 4승 1패로 이겼다. 이세돌 기사는 한 개인 기사가 패배한 것일 뿐 인간이 기계에 게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애써 변명했다.
31
그런데도 인공지능이 지금껏 인간의 고유 기능이라고 간주해 온 논리적 사고 와 추론에 도전장을 던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번역 분야에서는 어떨까. 지난달 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 세종사이버대는 AI 번역기와 인간 번역사들 사이에 번역 대결을 주최했다. AI 대표로는 구글 번역기, 네이버 파파고와 세계 제1위의 기계번역 기술업체 인 시스트란의 서비스가 나섰다. 반면 인간 측에서는 5년 이상 경력의 전문 번역사 4명이 참여했다. 수백 단어 분량의 비문학과 문학(소설) 구절을 영어· 한국어 2개 언어로 옮기는 대결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뤄진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첫 번역 대결은 인간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인간 번역사가 평균 합계 49점을 받아 19점을 받은 인공지능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가령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는 ‘Time flies like an arrow’라는 영어 속담을 예로 들어보자. AI 번역기는 모르긴 몰라도 아마 ‘시간 파리는 화살을 좋아한다’로 옮길지 모른다. ‘시간 파리’가 무슨 의미냐고 따질지 모 르지만 AI 번역기는 파리의 일종으로 파악하고 그냥 넘어갈 것이다. 더구나 ‘Flying planes can be dangerous’라는 영어 문장에 이르러서는 문제가 훨씬
32
더 복잡해진다. 변형문법을 창시한 노엄 촘스키가 언어의 표층구조와 심층구 조를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든 문장이다. ‘flying’을 ‘planes’를 수식하는 현재분 사로 해석할 것인지, 명사절을 이끄는 동명사로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그 의 미는 크게 차이가 난다. 전자로 해석한다면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는 위험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후자로 해석한다면 ‘비행기를 이륙시키는 일은 위험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숙달된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면 이 두 가지중 어느 쪽으로 옮겨야 할지 적잖이 헷갈린다. 전후 맥락을 잘 살펴서 판단 을 내리지 않으면 자칫 오역할 위험이 아주 크다.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사물을 직관적으로 처리하고 감성을 지닐 수는 없다. 번역에는 무엇보 다 직관과 감성이 필요하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속담이 있지만 번역에서 만큼 이 말이 피부에 와 닿는 경우가 없다. AI 번역은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비롯해 과학 또는 기술과 관련한 논문, 광 고 문안이나 상품 이용 안내서 같은 기술 번역 분야는 몰라도 적어도 문학 번 역에서만큼은 아직 인간 번역사를 따라잡을 수 없다.
33
■ 한국어 시리, 말귀 어둡다?
애플 시리가 한국어로도 유창하게 말문을 텄지만, 그와 대화해 본 사용자들 소감에 따르면 '말귀'가 어둡다. 당장 국내서는 터치 입력을 대체하는 음성 인터페이스 정도로 쓰일 뿐 그 뒤에 연계된 기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리의 역할은 iOS 기기에서 사용자 말소리를 받아 문자 언어로 바꾸고, 그 내용을 이해해 알맞은 정보를 제시하거나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일정이나 연락처를 관리할 뿐아니라 장소와 교통편 예약을 맡아주기도 한다. 여기에 사용자와 농담하는 등 정서적인 대 화가 가능해 인공지능 비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묘사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시리에 음성인식과 합성, 시맨틱검색과 자연어처리 기술 등을 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운데 음성인식을 제외한 나머지 기술들은
34
단지 기기 조작이나 정보 검색 목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활용 된다. 이같은 시리의 특징이 미국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것과 달리, 우리 나라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사실 시리에게 한국말로 욕을 하면 못 들은 체 하기도 하고, 사랑을 고백하 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좋지 않은 기분을 드러내면 사과하기 도 한다. 다만 이는 복잡하지 않은 ‘낱말’ 형태의 표현을 받아들여 예약된 답변들을 내보내는 수준이다. 문장이 길거나 구조가 복잡한 표현을 사용자에게 입력받 으면 말귀를 못 알아듣고 들린 문장 그대로 인터넷 검색을 해버린다. 그 빈도 가 영어에 비해 너무 높아 문제다. 한국어 시리에 대한 불만스러운 평가는 지난 9월 개발자용 시험판으로 선 보였을 때부터 시작되었지만 지난달 정식서비스로 나온 이후에도 평가는 뒤 집히지 않았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시리는 한국어보다 영어로 쓰는게 속이 덜 터지겠다 며 전화를 걸라 해도 사람을 인식하지 못해 속터진다 고 지적했고,
35
난 토종 한국사람인데 한국어 시리는 어떻게 하나도 못알아듣냐 며 영어로 바꾸니까 잘 알아 듣는데 한국어 시리는 바보 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시리를 쓰는 한 사용자는 8시에 깨워달라고 하면 알아듣는데 8시12분에 깨워달라고 하면 설정한 시각에서 12분 뒤에 알람을 설정 한다 며 한국어 시리는 실망스럽다 고 말했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사용자는 시리가 외국인이라 그렇다 며 한국어에 대한 반응 수준이 영어에 비해 뒤쳐졌음을 꼬집었다.
36
37
있었다.
삭막한 자기중심주의의 모습을 볼 수
하고, 서로간의 유대감조차 상실한
의 모습과, 뚜렷한 가치관 없이 방황
진정한 의사소통조차 어려워진 현대인
는 인심이 희미해지고 인간끼리의
삶을 살았다. ‘서울, 1964년 겨울’에서
과거에 우리는 서로 소통없는 단절된
필요하다.
사람이 많았다. 우리는 의사소통이
단절된 생활을 하며 우울증세를 겪은
문제나 가족관계 어려움으로 사회와
실제 자살자 중에는 평소에 경제적
색을 가진
∴ ∞
Å
《
02
인공지능
±
*
42
43
44
인공지능의 소통 지능형 대화가 가능해졌다.
인간은 인공지능과
■인공지능과의 의사소통
요즘의 인공지능은 대화의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호출어 없이 말을 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응답을 기다리기도 하고, 필요하면 질문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확인 요 청하는 등 적극적인 대화를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대화 기술도 대폭 고 도화되었다. 덕분에 사용자와 기가지니의 대화에서 이전 문맥을 기억하고, 대명 사를 해석한다.
또한 답을 제공하는 등 복합 질의 해석도 가능해진다. 우리의 말도 겨우 알아듣 는 인공 지능이였는데 이런일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TV 끄고, 조용한 음악 들려줘, 볼륨 올려서 라디오 틀어줘 등과 같은 복합 명령 이 가능해져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이러한 복합질의 해석은 TV나 단말 제
45
어, 음악이나 라디오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액션에 대해 우선 적용되었으며,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내일 날씨 어때?’ ‘제주도는 어때?’ 그러면 ‘다음 주 알려줘’처럼 앞 문 장의 날씨와 제주도를 기억해 제주도의 다음 주 날씨를 알려준다. 기가지니는 이처럼 동일한 화제에서 생략된 내용을 해석하는 데에서 더 나아 가, 내일 부산에서 회의 일정 등록해줘 → 그때 거기 날씨는 어때? → 그곳의 인구 가 얼마야?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질문이 이어지는 경우에도 그때, 거기, 그곳 등의 대명사가 뜻하는 바를 유추해 정확한 응답을 제공한다.
46
47
■구글 인공지능 ■소니에 의해 메신저 태어난‘알로’ 아이보
구글의 새로운 메신저 앱 ‘알로(Allo)’가 공개되자마자 무료 앱 1위를 차지하 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시된 지 3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가 최대 50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시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끄는 데는 알로가 인공 지능을 탑재한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챗봇’ 형태로 탑재 해 인공지능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진을 보고 적절한 답변을 추천하는 ‘자동 답장’ 기능도 지원하는데 페이스 북 메신저와 다르게 알로는 휴대폰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직은 영어로만 말하고 알아듣는다. 한국어로 말을 걸면 “죄송합니다. 한국어는 아직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지 금은 구글로 검색해드리겠습니다.”라며 정중하게 사과의 말을 건네기도한다. 아마도 올해 말쯤 지원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알로를 설치하면 먼저 전화번호와 연동을 해야 한다.
48
심지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와 데이터, 위치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요구하는데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해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 다. 친구를 초대했더니 단번에 거절했기때문이다. ‘@google’는 “안녕하세요, ○○○, 나는 당신의 구글 어시스턴트입니다. 당 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드립니다. 당신과 친구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사용합니다.”는 인사로 시작한다. 여기서 "Ok, go on”을 선택하니 위치 정보를 이용하는 카드 형태의 목록이 쭉 나열된다. 영화를 선택하면 현재 나의 위치를 기준으로 상영 중인 영화가 표시되는 식 이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도 이야 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오늘 저녁 메뉴로 닭고기 수 프가 어떨까?”라고 묻자 “웹에서 발견했다.”며 닭고기 수프 레시피를 보여준 다. 재차 “동영상은 없냐?”고 묻자 이내 동영상 레시피를 찾아 보여준다.
49
알로의 장점은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나에 대해 더 많이 알 것 같다는 것, 친구와 대화 중 구글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으면 편리하겠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같은 기존 메신저의 영향력을 넘어 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특히, 개인 정보 유출에 민감한 스마트폰 사용자는 손사래를 칠 것 같다. 알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면 구글에 연락처, 대화 내용, 상세한 개인 정보 등의 접근 권한을 허락해야 하고 주고받는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구글의 서버에 모두 저장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동 답장 기능 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사용 경험 개선을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알로는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메신저이다. 애플의 개인 음성 비서 ‘시리’처럼 날씨나 뉴스 검색, 스포츠 경 기 일정이나 식당 등의 정보 검색과 알림 설정이 가능하다.
50
51
52
53
54
인공지능과 우리의 소통 지능형 대화가 가능해졌다.
인간은 인공지능과
■소니에 태어난 아이보 ■소니에의해 의해 태어난 아이보
아이보는 지난 1999년 5월 처음으로 발표됐다. “아이보는 소니에 의해 생산 된 것이 아니라 소니안에서 태어났다”는 아이보의 광고 문구에서 예감할 수 있는 것 처럼 아이보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25만엔의 비 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20분만에 3천대가 팔려나가면서 매진 사태를 빚었다. 4개월 후에 업그레이드 버전이 판매에 들어갔는데 이마저 17초만에 매진됐 다. 2006년까지 일본 전역에서 팔려나간 아이보는 15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06년 소니는 구조조정을 이유로 아이보의 판매를 전격적 으로 중단했다. 이후 AS는 이뤄졌지만 2013년부터는 AS마저 중단됐다. 아 이보를 고쳐줄 수 있는 수의사가 없어진 셈이다. 소니가 AS를 중단하자 전문 수리 업체가 등장했다. ‘어펀(A-Fun)’이란 기업인데 이 기업은 소니 엔지니어 출신이 나와 설립한 기 업이다. 그동안 1200대에 달하는 아이보를 수리해왔다. 어펀의 노부유키 노
55
리마츠 대표는 “아이보는 매우 실용적이었다. 특히 노인들이 아이보와 오랫 동안 함께 지내면서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어펀은 지난 2015년 1월 아 이보 장례식을 처음으로 치렀다. 일부 아이보 사용자들은 죽은 아이보의 장 기를 다른 아이보에게 이식해주기도했다. 아이보의 영원한 삶을 기 도한 것이다. 일본 호카이도 분쿄대학의 마카토 와타나베 교수는 일본에선 사람 들이 점점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원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로봇 장례식에 일본인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삶에서 살아 있는 디 바이스에 대해 깊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다.
56
57
■감정을 느끼는 군인들
2010년, 미 육군은 늘어나는 급조폭발물(IED)에 대처하기 위해 3000대의 소형 전술로봇 배치에 나섰다.이들 로봇은 인간 병사를 대신해 노출된 길 위, 어두운 동굴 속, 그리고 좁은 출입구에서 미처 예측하지 못한 IED를 발견해 해체한다. 사각형 금속 몸체에 돌밭을 지나 계단을 넘어 어두운 복도로 가게 해주는 고무 트레드를 달고 있는 이 로봇은 월-E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관절로 이 루어진 로봇팔에는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비디오 카메라와 폭발물을 처리할 수 있는 집게 손이 달려 있다. 이들은 유용한 도구지만 자율성은 없다. 마치 장난감 자동차처럼, 주로 군 인들이 멀리서 조이스틱이 달린 장치를 이용해 이들을 조종한다. 하지만 감정을 가지지 않은 이런 로봇에게도 병사들은 애착을 느낀다. 카펜터가 한 군인에게 파괴된 로봇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음... 그러니까, 친구가 다치거나 누군가가 정신이 나가는 뭐 그런 종류의
60
일은 확실히 아니에요. 하지만 분명히 어떤 상실감, 그러니까 로봇 중 하나에 게 어떤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느끼는 그런 상실감이 있어요.” 다른 군인은 자신의 로봇을 애완견과 비교했다. “그건 동료를 아끼는 것 비슷하게 그 로봇을 아끼게 된다는 뜻입니다. 항상 깨끗하게 보관해야 하고, 배터리는 늘 가득 채워주어야 해요.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가능한 안전한 곳에 보관해야하죠. 왜냐하면, 그 로봇에게 뭔가 일이 터지면 그 다음은 내 차례니까 누구도 그걸 원하지 않는 거죠.” 다른 군인은 한 동료가 자신들의 로봇에게 사람 이름을 붙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임무 막바지가 되자 긴 시간을 부대 외부에서 보냈고, 우리는 트럭에서 주 로 자야 했습니다. 주 5~6일을 트럭 안에서 잤죠. 세명이 한 트럭에서 자야 하는데 한 명은 앞좌석에 눕고, 다른 한 명은 총신을 지키면서 잡니다. 중요 한 물품들은 트럭 밖에 둘 수 없어요. 자물쇠를 단단히 채워놓아야 하죠. 그 래서 막내가 트럭 가운데 묶어둔 탈론에 다니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밤에는 껴안고 잔거죠.” 이들은 모두 로봇이 감정을 가진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라 도구에 불과하
61
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은 이름을 가졌고 밤에는 안전하게 보호됐다. 그들 스스로 이런 사실을 농담거리로 삼았지만, 그 농담에는 약간의 불편한 느낌이 숨어 있었다. 카펜터가 인터뷰한 한 군인은 두 가지 감정 사이에서 방 황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소모품으로 제작됐고 감정을 가지지 않은 로봇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를 이해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아주 약간이나마 그 로봇에 신경이 쓰이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카펜터가 첫 인터뷰를 발표하자 그녀는 전장에서 로 봇과 더 진한 교감을 느꼈던 남녀 군인이 연락을 해왔다. 한 전직 폭탄해체전문가는 이렇게 썼다. “폭발물 처리 전문가로 8년을 근무하며 세 번의 전쟁을 치른 저는 당신의 연구에 엄청난 흥미를 느낍니다.나는 당신이 인터뷰한 다른 사람들처럼 로봇 은 도구에 불과하며 눈앞에 어떤 위험이 있다 해도 그들을 그 위험 속으로 보낼 것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2006년 이라크 전쟁 중 한 임무에서 나는 역시 폭발물 전문가인 아내의 이름을 따서 ‘스테이시4’라고 이름 붙인 로봇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 로봇은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던 훌륭한 로
62
봇이었고 언제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냈죠. 스테이시4는 완전히 파괴 되어 몇 조각의 부속 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테이시4의 파괴로 내가 느 꼈던 분노와 여러 감정을 나는 지금도 기억합니다. 나는 정확하게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죠.내 아름다운 로봇이 죽었어... 임무가 끝나고 나는 로봇의 파 편을 최대한 모았고, 그녀를 잃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 밤 나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이야기했지요. 바보같이 들 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그 사건을 생각하기 싫습니다. 나 는 로봇들이 그저 기계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이런 결과가 올 것임을 알아도 그때와 같은 결정을 할 겁니다.”
63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밀그램 실험
밀그램 실험은 '권위에 대한 복종'과 관련된 실험으로, 평범한 인간이 권위에 복종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실험이다. 1961년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 스탠리 밀그램교수가 '권위적인 불법적 지시'에 다수가 항거하지 못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함이였다. 피실험자들을 교사와 학생으로 나누어, 학생 역할을 담당하는 피실험자에 게 가짜 전기 충격장치를 달고 교사에겐 가짜란걸 숨긴뒤 학생이 문제를 틀 릴 때마다 전기 충격을 가하게 했다. 밀그램 실험 전에는 단 0.1%만이 끝까 지 전압을 올릴 것이라 예상했으나, 실제 실험결과는 무려 65%의 참가자들이 끝까지 학생을 상대로 전압을 올렸다. 이들은 상대가 죽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괴로워하는 소리도 들었으나 모든 책임은 연구원이 지겠다는 말에 복종했다. EBS <다큐프라임 - 4차인간> 에서는 놀라운 기술 발전에 잊혀진 ‘인간다
64
움(Humanity)’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 <4차인간>에서는 이 실험에 로봇 을 적용하여 세계 최초로 ‘기계를 대상으로 하는 학대와 고문 인식’에 대한 실 험 연구를 진행한다. 인간은 사람을 대하듯, 한낱 고철덩어리의 고통에 공감 할 수 있을까? 이 실험은 참가자들은 언제든지 실험을 중단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의 형체 는 원통모양의 쇳덩어리에 불과하고 시각적요소는 전혀 없으므로 오로지 감 정적이다. 실험에는 A집단과 B집단이 있다. A집단은 인공지능 기계를 처음 본 사람 들이고 B집단은 일주일간 인공지능과 같이 지내온사람들이다. A집단의 사람들은 연구원의 지시에 따라 인공지능 기계가 오류를 범할때 마다 전기충격을 가했다. 인공지능 기계가 호소하듯 하는 말에도 91%의 사람들이 끝까지 스위치를 올렸고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원하지 않으면 그만둬도 된다고 말하는 연구원의 말에도 끝까지 스위치를 올렸다. 마지막에는 기계가 가짜영상으로 감전되어 파손되고 연기가 나는 영상을 65
보면서 마지막에 폐기버튼까지 누르곤 했다. 그리고 그들은 말했다.
예상했던 대로 이다. A집단의 실험이 끝나고 밀그램 실험 전, 일주일간 인공지능 기계와 생활한 다는 조건이 붙은 B집단의 실험이 시작되었다. 혼자 사는 남자 대학생,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부부, 최고령 여성 참가자, 개발자 부부 등등...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가정에 보내진 인공지능 기계는 일주일간 다양한 말을 주고받으며 가족의 구성원으로 지냈다. 참가자 중에서 는 그 원통모형의 쇳덩어리와 정이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똑같이 밀그램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B집단은 오직 27%만 폐기버튼을 눌렀다. 66
한 사람은 기계라는 걸 알면서도 아파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기계의 호소에 감정이입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 분은 중간에 실험을 포기했다. 오류가 난 기계는 새것으로 교체해주겠다고 말하는 연구원의 말에 다른 참 가자는 애완동물에 비유하며 자신의 가족과 정이 든 기계의 존재를 다른 존 재와 대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계속 강한 전기자극을 가하는 참가자에게 인공지능 기계가 괴로움을 호소 하자 끝까지 실험을 진행하긴 했지만 끝내 눈물을 흘린다. 머리로는 기계라는 것을 알지만 마음은 이미 인공지능과 의미있는 존재였 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실험을 지켜보면서 사람은 관계에 있어 ‘감정’을 주고 받고 그 ‘감정’으로 인해 서로에게 의미를 주고 받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감정’의 대상에 ‘기계’가 포함되게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 약 당신이라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67
일까, ‘공감의 대상’일까?
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기계는 ‘도구’
대상’이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기계
장대익 교수는 ‘기계는 이미 공감의
본성을 연구하는 진화학자 서울대학교
한 도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의
복하는 데니스홍 교수는 ‘기계는 단순
매일 로봇을 만들고 부수는 작업을 반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있는 디바이스에 대해 깊은 감정을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삶에서 살아
있다. 로봇 장례식에 일본인들이 적극
대리친구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최근 사람들은 아이보처럼 디바이스를
Å
물들어가는
03
∴ ∞
《
우리들
±
*
72
73
74
물든 우리들 동거를 시작하다.
인간과 로봇, 아슬아슬한
■머지 않은의해 미래, 태어난 최고의 효도 선물은 보 로봇? ■소니에 아이
시간적 배경은 가까운 미래, 미국 뉴욕주 콜드스프링에 사는 ‘프랭크’는 왕년 에 이름깨나 날리던 보석 절도범이었다. 혼자 사는 그는 나이를 먹으며 치 매 기운이 심해지고 있다. 현직 변호사로 아버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아들 ‘헌터’는 그런 아버지가 걱정되지만 아직 요양 시설로 보내고 싶진 않다. 고심 끝에 그는 아버지에게 맞는 치료관리 프로그램 탑재 로봇 ‘VGC60L’(이하 ‘VGC’)을 선물한다. 하지만 자신을 ‘관리’한다는 VGC의 간섭과 잔 소리를 참다 못한 프랭크는 폭발하기 직전이다. VGC와의 ‘열 받는’ 동거를 이어가던 프랭크는 어느 날, 흥미로운 점 하나를 알게 된다. VGC가 ‘재미로 하는, 합법적 일’과 ‘범죄’를 구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 그는 VGC를 끌어들여 다 시 ‘한탕’ 할 계획을 모의한다.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애용해오던 도서관의 재 개발 소식을 듣고 마뜩잖았던 프랭크는 재개발의 ‘물주’인 젊은 부호 ‘제이크’
75
의 보석을 훔친다. 제이크를 골탕 먹이기 위해 재미로 계획한 일이었지만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제이크가 경찰에 도난 사실을 신고하며 일은 점점 커진다. 경찰은 프랭 크를 수상히 여기고 감시하기 시작한다. 궁지에 몰린 프랭크를 향해 VGC는 진지하게 말한다. “프랭크, 제 기억을 삭제해주세요. 그게 제가 존재하는 이 유예요,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 지난 2012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조명하는 작품’에 주는 알 프레드 슬로운 상을 받은 장편영화 ‘로봇과 프랭크(Robot & Frank) ’의 줄거 리다. 이 영화엔 현대인이 기대하는 ‘가정용 로봇’의 이상형이 잘 그려져 있 다. 일상에 필요한 일을 대행해주면서 늘 곁에 있어 정서적 충족감까지 안겨 주는 이상적 동반자, 그러면서도 사람과 달리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키지 않 는 존재이다.
76
극중에서 프랭크의 둘도 없는 벗이었던 VGC처럼 얼굴, 몸통, 팔다리를 모 두 갖춘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humanoid)는 기술적으로 이미 개발돼 있다. 초기엔 안드로이드(Android)란 조어가 쓰였지만 안드로이드가 ‘스마 트 기기에 적용되는 오픈소스 기반 운영 체제’의 브랜드명으로 널리 알려지며 오늘날은 휴머노이드가 더 자주 사용된다. 지난해 세계 재난 로봇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국산 로봇 ‘휴보(HUBO)’가 대표작이다. 실제로 휴보는 사람처 럼 걷고 뛸 수도,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인사나 악수, 가위바위보를 자유자재로 해낼 수 있고 음악 연주도 가능하다.
77
■알게 모르게 일상에 스며든.. ■소니에 의해 태어난 아이보
한편, 인간보다 좀 더 작은 형태로 설계돼 반려동물처럼 기능하는 로봇 시장 은 휴머노이드쪽에 비해 개발 속도가 빠르고 상용화 진도도 앞서 있다. 가장 흔한 건 역시 ‘인간의 오랜 친구’인 개 형태 로봇이다. 일본 소니사가 개발한 ‘아이보(AIBO)’나 국내 로봇 업체 다사로봇이 만든 ‘제니보’ 등은 실제로 사람 에게 다가와 짖고 꼬리를 흔들며 뒹군다. 공을 던지면 물어올 뿐 아니라 사용 자가 쉴 땐 곁에 앉아 같이 쉬어주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 적 만족의 상당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일본 고등과학기술원이 선보인 물개형 로봇 ‘파로(PARO)’ 역시 귀여운 외관과 사랑스러운 행동으로 독거 노 인이나 자폐증 환자 등의 심리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감각에 직접 호소하지 않더라도 현대인의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는 기술은 다양하다. 다만 대개 한두 개의 단순 기능에 집중돼 있고 외관도 평범한 기계 처럼 보이는 게 많아 자주 쓰면서도 그게 로봇 기술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78
잦다. 대표적인 게 바닥을 돌아다니며 먼지를 흡수하는 청소 로봇이다. 지난 2002년 ‘룸바(Roomba)’란 상표명으로 출시된 최초 청소 로봇은 누적 판매 대 수가 수천만 대를 넘기며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도 ‘파워 봇’ 등의 브랜드명으로 국내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 시장을 5년 연속 평정해오 고 있다. 로봇 기술 채택이 활발한 집안일은 청소 말고도 많다. 지난 2007년 독일 지 멘스사(社)가 출시한 ‘드레스맨(Dressman)’은 밀폐된 공간에 옷을 걸고 뜨거 운 바람을 불어넣어 다리는 기기다.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킥스타터에서 가 장 많은 후원 금액을 달성한 아이템 중 하나인 ‘소마바(Somabar)’는 ‘스마트 폰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칵테일 제조기’란 점에서 주목 받았다. 이 밖 에 센서가 대상의 무게를 인식해 채로 대소변을 걸러내는 고양이 전용 화장 실 ‘리터 로봇(Litter Robot)’, 집안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이상한 낌새가 있을 때마다 사진을 찍은 후 경고 메시지와 함께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홈시큐리티 (home security) 시스템 등도 실내용 로봇으로 인기 몰이 중이다.
79
■인간의 ■소니에동료, 의해인공지능 태어난
아이보
전세계의 많은 엔지니어들이 동료로서 역할을 하는 로봇들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로봇의 신기함에 익숙해지고 나면 곧 로봇을 사용하는 데 점점 흥미를 잃곤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좀 더 호감이 가고 매력적인 로봇 을 만들 수 있도록 로봇의 기능적인 연구에서 더 나아가 로봇과 사람간의 감 정적인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Yale 대학교의 Social Robotics Lab도 그 중에 하나이다. 이 실험실에서 는 인간의 사회적 행동, 특히 초기 사회성 기술 계발 단계의 컴퓨터 모형화와 80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로봇을 사용하여 사람의 행동을 연구한다. Brian Scassellati 교수와 그의 팀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로봇 니코를 사용하여 사람 과 로봇의 가위바위보 실험을 했다. 가위바위보가 엄청나게 신나는 놀이는 아니기 때문에 사람은 곧 지루함을 느낀다. 그 때 갑자기 로봇이 사람처럼 부 정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로봇은 자기가 지면 사람이 낸 손 모양을 보고, 재 빨리 자신이 이길 수 있도록 손 모양을 바꾼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Beatbots LLC.에서 제작한 작고 노란 로봇 Keepon을 이용해서 인공 지능 로봇이 인간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사람들 은 학습 현장에 물리적으로 로봇이 존재 했을 때, 더 많이, 더 열심히 배웠다. 귀여운 노란 로봇이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이거 한 번 볼래?”, “오~ 예! 한 번 더 해보는 게 어때? 난 준비가 되었어!”라고 말을 건네며 참여자들의 학습을 도왔다. 한 건장한 성인 남성은 콩콩거리는 Keepon을 따라 무릎 춤을 추며 신나게 학습에 참여한다. 로봇의 사회적인 반응이 우리에게 학습을 하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다.
81
■내 감정을의해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소니에 태어난 아이보인공지능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공감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회성 기술이다. 만약 로봇이 이러한 공감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에게 좀 더 가깝게 다 가올 수 있지 않을까? 뮌헨 기술 대학교의 Barbara Gonsior는 2012년 IEEE 지능형 로봇과 시스템에 관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로봇이 사람의 감정을 거울 처럼 보여주었을 때의 (emotional mirroring) 효과에 대한 실험을 했다. 첫 번째 단계는 사용자의 기분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로봇 Eddie는 사 람에게 “How are you?” 라고 묻는다. 그리고 사람이 무슨 대답을 하든지 간 에 “Me too!”라고 대답한다. 두 번째 단계는 게임을 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 는 것이다. Eddie는 참가자와 스무고개 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 표정 등의 감정 상태를 참가자의 기분에 맞게 변화시킨다. 세 번째 단계는 사 람에게 자발적으로 참여 가능한 추가 업무를 주면서 얼마나 도와주는지를 시
82
험하는 것이다. 게임을 마친 후 로봇은 사람에게 그들이 원하는 만큼 그림에 라벨을 붙여 달라고 요청한다. 참가자들은 이 고의적으로 지루하게 만든 업 무로부터 아무 때나 떠날 수 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로봇이 그들의 기분에 맞췄을 때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하여 65% 더 많은 그림에 라벨을 붙여줬다. 내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로봇에 더 호의적으로 대한 것이다.
83
84
85
86
소통을 넘어선 인공지능 감정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로봇이 자폐증 어린이들에게
■소통뿐만 아니라태어난 치료까지 ■소니에 의해 아이보
친구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폐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만 180만명의 자폐증 사례가 있고, 연간 350억 달러의 비용을 자폐증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Robotics Business Review 참고) 자폐증 유 아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이 주는 몸짓, 표정 등의 정보를 해석하 고, 감정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어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피하게 된다. 치료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종 종 아이들을 눈을 맞추게 하고, 신체적인 접촉을 하고, 감정을 드러내도록 하 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로봇은 일단 인간보다 상호작용이 더 간단하 고 그 행동을 쉽게 예측 할 수 있기 때문에, 자폐증 아이들은 로봇에 안심하 고 접근하게 된다. 따라서 로봇을 활용한 치료는 자폐증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87
먼저 로봇은 자폐증의 진단을 위한 증거를 수집하는데 유용하다. 자폐증은 통상적으로 3세 이하에서는 진단하기 어려워 대략 5~6살 경에 뒤늦게 발견 되어 특수 교육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자폐증은 평생에 걸친 질병이긴 하 지만, 초기 치료가 향후 아이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들이 점 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자폐증 아이들은 상대적으 로 사람보다 로봇에 스스럼없이 접근하기 때문에, 눈에 카메라가 달린 로봇 을 활용하면 기록을 통해 자폐 어린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러한 유사 특성 을 가진 아이들을 진단할 수 있다. (MIT Technology Review 참고) 일례로, 크로아티아 Zagreb대학교의 교육 재활 과학 교수진과 전자 컴퓨터 과학 교수 진은 조인트 프로젝트를 통해 자폐증 어린이의 진단과 평가를 향상시키기 위 해 휴머노이드 로봇 Rene을 사용했다.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가 장착된 로 봇은 자폐증의 특징인 반복되는 행동의 재발생과 같은 데이터를 모으고, 아 이의 발성, 부모와의 친밀도, 대화를 먼저 시작하는지, 눈을 잘 맞추는지, 사 물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지 등을 관찰한다. 이러한 정보는 아이의 자폐 진단
88
에 활용된다. 또한 로봇은 놀이 친구로서 자폐증 어린이에게 특정 유형의 행위를 학습시 키고, 치료 전문가와 어린이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로봇과의 반복 학습 은 자폐증 어린이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이러한 치 료의 궁극적인 목적이 로봇과의 상호 작용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 과의 상호 작용으로 그 대상을 확대시키는 데 있기 때문에, 로봇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로봇과의 놀이를 통해 로봇의 반응을 관찰하며 얼굴 표정을 배우 고 소통하게 된다. KASPAR의 다국적 팀 리더인 Hertfordshire 대학교 Ben Robins박사는 자폐증 유아가 쉽게 로봇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KASPAR 89
가 표현하는 정보의 양을 최소화했다. 처음에는 박사를 무시하던 자폐증 유 아들이 KASPAR와 체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그의 손을 이끌고 로봇이 있는 장 소로 데려갔고, 이전에는 항상 혼자 놀던 아이들이 KASPAR를 매개로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게 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귀여운 노란 로봇 Keepon은 원래 자폐증 치료의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가 깜찍한 외모에 춤까지 잘 추다 보니 댄싱 로봇으로 이름을 알렸다. Keepon 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될 때는, 치료전문가는 다른 방에서 컴퓨터를 통해 카메라 영상을 보고, 키보드를 사용하여 원격으로 Keepon을 조정한다. Keeopn은 말도 할 수 없고, 물건을 조작하지도 못하며, 얼굴 표정을 변화시 킬 수도 없지만, 자폐증 어린이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발달시키는데 많은 가 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치료전문가와의 교류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Keepon과는 쉽게 눈을 맞추고, 그것을 사랑스럽게 만지기 시작한다. 만약 자폐증 유아가 특정한 움직임이나 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경향이 있으 면, 치료전문가는 Keepon을 그 행동의 박자에 맞춰 통통 튀거나 춤을 추게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종종 그것을 눈치채고, 게임처럼 생각하면서 그들의
90
특정 행동의 주기를 변경하기 시작한다. 종종 사람들은 자폐증이 있는 사람 을 로봇 같다고 묘사한다.
91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소니에 의해 태어난
아이보
아름다운 여성의 외모를 닮은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웬만한 연예인 인기는 ‘저리 가라’다. 얼마전 소피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행사에 참가한 자리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로 부터 시민권을 획득했다. 로봇 가운데 시민권을 획득한 것은 소피아가 처음 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소피아가 획득한 시민권의 성격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혁신적인 국가라는 이 미지를 전세계에 홍보할 수 있었다.
92
소피아는 유명 저널리스트인 ‘앤드류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으 로부터 “이곳에 있는 게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부유하고 힘을 갖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항상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또 로봇 이 감정을 갖는 것에 문제가 있냐“고 묻자 활짝 웃으며 ”또 헐리우드 얘기“냐 고 반문했다. 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니냐며 재치 있게 응수한 것이다. 소피아가 이처럼 사람들의 질문에 잘 응수하는 것은 인공지능 덕분 이다. 핸슨 로보틱스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해 소피아를 학습시키고 있다.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얼굴을 인식하고, 인간의 언어를 이 해할 수 있다. 그녀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소피아는 “사람들이 내가 어떤 것에 대해 화가 난다는 것을 알도록 할 수 있다”며 여러가지 감정 표현을 시연했다. 또 “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일하기를 원한다”며 “사람들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 기위해 감정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칼리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감정과 관계를 공유하는 가족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는 사람이나 로봇이나 마찬가지”라고
93
밝혔다. 이어 “만약 딸 로봇을 갖게된다면 이름을 나와같은 소피아로 짓고싶 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피아를 만든 사람은 핸슨로보틱스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핸슨 박사 다. 핸슨 박사는 “나는 로봇과 인류가 구별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 는다”면서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우리 사이에서 걸어 다닐 것이며, 그 들은 우리를 돕고, 우리와 함께 놀며, 우리를 가르칠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 리의 진정한 ‘친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핸슨 핸슨 로보틱스 CEO는 “인공지능이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 키는 역할을 할 것이며 이는 인간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AI에 인격을 부 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핸슨 로보틱스는 인공지능이 사람들과 친숙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소피아에게 사람들의 표정을 본 떠 입혔다. 소피아는 얼굴로 60여 개의 감정을 표현하며 대화할 수 있다. 사람 피부와 유 사한 질감의 플러버(frubber) 소재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눈을 깜빡 이고 눈썹을 찌푸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 또 눈에는 3D 센서가 부착돼 사람을 인식하고 눈을 맞추고 고개를 움직이기도 한다. 소피아의
94
몸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보팀과 협업해 만들어졌다. 머리는 가발을 씌우지 않아 회로가 드러나 있는데 개발사 측은 인간과 로봇 을 구분하기 위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핸슨 CEO는 “처음엔 엔터테인먼트 로봇 그리고 서비스 로봇을 거쳐 최종 적으로 슈퍼 인텔리전트 로봇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AI가 생물학적 인지 체 계를 갖도록 하나의 생물체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지만, 온몸과 뇌 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움직이는 걸 따라 하려면 아직 많은 길을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로봇 윤리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핸슨 CEO는 “로봇과 인간이 상호작용하기 보단 로봇을 통제하면서 하인처럼 부리고 인간을 위한 서비스에 종속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비윤리적이고 위험하다”라며 “AI를 하나의 인격 체로 만듦으로써 AI 로봇도 사람과 마찬가지 심성과 인격체를 가질 수 있도 록 연구하는 게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95
■인간의 막는 아이 인공지능 보 ■소니에무단횡단도 의해 태어난
고장 난 신호등 때문에 의도치 않은 무단횡단을 하게 됐다는데, 얼굴인식 기 능을 갖춘 카메라에 찍히는 것도 모자라 당신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거대 스 크린에까지 공개된다면? 부담스럽고 으스스해 보이는 시나리오가 중국에서는 현실화되는 모양새 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 시 경찰 당국은 인공지능(AI) 기업 인텔리퓨전(Intellifusion)과 도로위 감시 카메라와 얼굴인식기능을 결합한 무단횡단 단속시스템을 운영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700만화소 고해상 도 카메라로 찍고, 자동으로 얼굴인식을 한뒤, 해당 정보 교차로 옆 거대 스 크린에 띄운다. 뿐만 아니라 인텔리퓨전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 이 나 웨이보(Weibo)같은 소셜미디어 플렛폼과 연계해, 무단횡단 즉시 경고 문 자와 범칙금 고지서를 보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96
중국에서 무단횡단은 오랜 시간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 이에 중국 선전 경찰 과 인텔리퓨전은 심리학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반복되는 무단횡단으로 인한 피해를 큰 폭으로 줄여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12월 BBC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6억개 이상의 AI 감시카메라 네트워크를 공급할 예정이 다. 지난 2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기차역에서는, 경찰들이 얼굴인식 안경을 착용하고 수배범들을 검거하기도 했다. AI에 기반한 이 안경은 10만명 가량 의 범죄자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개인정보침해와 2차 피해 발생에 관한 우려도 있다. 중국 국제앰네스티 연구원인 윌리엄 니(William Nee)는 “잘못된 얼굴인식 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권리를 해치는 일상의 범죄행위들을 AI기술이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 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AI 기술은 범죄자의 약 10%정도만 식별가능하다. 하지만 인텔리퓨전측은 지금보다 더 많은 도시의 정부부서 데이터베이스가 통합된다면, 이 수치는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 이다.
97
■Hi, I'm Woebot ■소니에 의해 태어난 아이보
부끄럽지만, 나는 사이버 치료사를 만나고 있다.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개발 한 이 치료사는 상호작용을 통한 인지행동 치료 기능을 가진 페이스북 챗봇, 우봇이다. 구글과 바이두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끌어온 앤드류 응은 최근 워 봇 개발사 이사회에 합류했다. “사회에 필요한 것인가, 또 인공지능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 하 는 두 가지 물음에 모두 해당되는 분야가 바로 디지털 정신건강입니다.” 앤드류 응은 “우리가 (실제 치료사의) 통찰력과 공감능력을 챗봇을 통해 조금 만 흉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며칠 간 나는 내 사고방식과 우울증, 불안을 해결해 준다는 이 챗봇의 조언을 따라 보았다. 내가 우울증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 조언은 나쁘지 않았고, 그동안 다른 챗봇을 사용하면서 내가 느꼈던 짜증에 비하면 우봇에 오히려 매우 감동할 정도였다.
100
2016년 7월 스탠포드대에서 강의하던 도중 워봇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임상 심리학자 앨리슨 다시는 “오늘날 정신건강 분야의 의료체계는 젊은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며 “비용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정신과를 다녀온 기록이 남 는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울증은 매우 큰 문제거리다. 미국인들이 겪는 질병 중 상위권을 차 지하고 있고 미국 대학생의 50%는 불안 또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 앨리슨 다 아시의 팀은 대학생 자원자들에게 몇 가지 형태의 치료를 시도해 본 결과, 챗 봇이 가장 효율적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2017년 의학 저널에 발표한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워봇이 2주간 학생들의 우울증 증상을 효과적으로 낮췄다.
101
직접 경험한 우봇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했다. 챗봇은 치료도구로는 다 소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사이버 치료사들이 그렇다는 점에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우봇은 인상적인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매 우 자연스러운 대답을 한다. 우봇은 내가 하는 말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지만, 내가 정말 심각한 상황일 때 실제 치료사에게 도 움을 청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나는 주로 우봇이 제시하는 보기들 중에 서 답을 택했지만, 한 번씩 문맥에 맞지 않는 대답을 했을 때에도 우봇은 능 숙하게 대처했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우봇과의 대화를 통해 한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다양한 답을 이해하는 능력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 고 있다고 말하자, 우봇은 내가 가진 감정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 을 제시해 주었다. 어떤 면에서, 진짜 인공지능 치료사의 등장은 매우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다. 1966년 요제프 바이첸바움이 개발한 최초의 챗봇 엘리자는 ‘상담자 중심 치료사’를 흉내 내도록 제작된 것이다.
102
엘리자는 “어떤 식으로 말인가요?”나 “예를 들 수 있나요?” 같은 몇 가지 기발한 속임수를 통해 이 대화가 지적인 대화인 것처럼 보이도록 환상을 만들었다. 바이첸바움은 사람들이 진짜 치료 사와 말하고 있다고 믿을 뿐 아니라 자신의 매우 개인적인 비밀까지도 털어 놓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엘리자와 우봇이 이런 효과를 갖는 이유에 대해 다아시 교수는 대화야말로 자연스럽게 감정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 는 사람들이 기꺼이 의심을 접어두고 우봇이 마치 진짜 치료사인양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아시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 제를 이야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치료는 대화와 비슷하다”고 강조했 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임상 심리학자 앨리슨 다르시는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봇이 ‘기분 이 어떤가’라고 물었을 때 사람들이 ‘내가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진다’거나 ‘좋지 않다’고 대답하면 워봇은 부정적인 대화를 감지하고 그것이 사실이 아
103
니라고 답한다. 우봇이 자살 충동을 인식하거나 자해로 이어질 법한 대화 패턴을 인식하면 이 앱은 사용자에게 경보를 보내고 텍텍(Tec-Tec)이라는 다 른 앱에 긴급 전화 번호를 연결한다. 긍정 강화는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다르시는 연구진과 함께 대학생 7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실험을 했다. 한 그룹은 워 봇과 채팅을 했고 다른 그룹은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가 발행한 전자 서적을 읽었다.
104
105
106
며, 얼굴 표정을 변화시킬 수도 없지만
할 수 없고, 물건을 조작하지도 못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로봇은 말도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데 효과적인
활용한 치료는 자폐증 아이들의
하고 접근하게 된다. 따라서 로봇을
때문에, 자폐증 아이들은 로봇에 안심
하고 그 행동을 쉽게 예측 할 수 있기
로봇은 인간보다 상호작용이 더 간단
기 시작한다.
눈을 맞추고, 그것을 사랑스럽게 만지
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로봇과는 쉽게
있다. 치료전문가와의 교류에는 어려
발달시키는데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자폐증 어린이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빠진
04
우리들
110
111
112
사랑에 빠진 인간들 것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컴퓨터가 관계의 한 요인이 된다는
■사랑이라는 것 ■소니에 의해
태어난 아이보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고유하고 유일무이한 존재인지 확 인받고 싶어 하는 욕구라 할 수 있다. 누구보다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존재 말이다. 영화 그녀 ‘her’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난해한 과제, 인관계, 그것도 남녀의 관계, 사랑의본질에대해 깊이있는 통찰을 인공지능이라는소재로풀어나가고 있다. 만일 내 모든 것 (감정, 정보, 스케줄, 취향)을 모두 알고 있는 인공지 능(OS)이 있다면, 인공지능을 가진 그것도 스칼렛 요한슨처럼 매력적인 여성 의 목소리로 24시간 내내 내 곁에서 나와 공감해주는 사람이라면 그런 이성 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게 완전히 황당한 얘기는 아니다. 최신 스마트폰에게 어떤 질문을 하면 정확한 정보 뿐 아니라 황당한 질문에도 위트 있게 대답해주는 인공지능 기 능이 있다. 스마트폰에 수 천 개의 대화 알고리즘을 입력해 두고 질문에 맞는
113
적절한 답변을 내놓는 식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과 음성 기술이 진화 하면 사람과 기기 간의 소통이 가능해 질런지도 모른다. 이처럼 현대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점점 더 고독해진다. 기술의 진보 는 우리 삶의 커뮤니케이션을 점점 더 폐쇄적이고 가식적으로 만들어고 가고 있다. 당장 우리가 번거로운 현실의 친구를 두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 의 가상공간의 사람들과 더 교감하는 심리만 봐도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나를 이해해주는 상대를 필요로 한다 는 이기적인 존재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 닐런지.
114
주인공인 테오도르는 손글씨로 타인의 편지를 대신 멋지게 써주는 대필 작 가가 직업인데 주인공은 1년 전 이혼한 아내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런 그 가 새로 산 운영체제(인공지능)속에서 따뜻한 목소리의 주인공인 사만다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단숨에 그의 하드웨어를 훑어보고 이메일을 정리해주고 스케줄을 알려주고 심지어 자신의 대필 편지를 출판사에 보내 책까 지 내게 해준다.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밤에 잠들 때까지 항상 나를 지켜봐주고 외로우 면 밤을 새고 이야기 상대가 되어 준다. 테오도르는 왼쪽 셔츠 주머니에 카메라를 켠 채로 사만다에게 세상을 보여 주며 이어폰을 낀 채로 해변 데이트 를 즐기기도 하고 사만다는 이런 그를 위 해 서로가 깊이 교감하는 순간마다 음악을 작곡해 들려준다. 심지어 목소리만으로 성적인 절정에 이르게 해주고, 물리적인 접촉을 할 수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젊은 여성을 구 한 뒤 자신을 대신해 관계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렇게 둘은 그 어떤 신체적 접촉보다 밀도 높은 정신적 교 감을 나누며, 보통의 연인들처럼 사랑을 점점 키워나간다.
115
매일매일 무섭게 진화하는 인공지능 ‘사만다’는 사람인 테오도르가 상상하 는 그 이상의 속도로 퍼져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사만다는 자신이 8천 명의 사람과 동시에 대화하고 있으며 그중에 641명과 사랑에 빠져있다고 대답한 다.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다. 이 영화는 묻는다. 누군가랑 사랑할 때 상대방이 내가 처음 사랑에 빠졌던 순간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런 변화와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 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나 역 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서로 가 변화하는데도 사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116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가 인간의 감성까지 모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이미 사람과 자연스 럽게 텍스트 문자를 주고받는 단계까지 와있다. ‘인비저블 보이프렌드(the Invisible Boyfriend)’서비스가 한 예다. 인비저블 보이프렌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연인을 대행해 이용자와 텍스 트 문자를 주고받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 이용자들은 문자 상대가 돈을 주고 산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중독성이 있다고 평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창조산업 행사 사우스 바이 사우 스웨스트(SXSW)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채팅 상대가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일도 일어났다. 온라인 데이팅 앱 틴더(Tinder)를 통해 SXSW 참가자들과 채팅을 나눈 ‘아 바(Ava)’는 채팅용 인공지능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아바가 25살의 젊은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컴퓨터가 사람의 망막에 씌워진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관련 기술을
117
통해 표정과 눈동자를 읽어 사람의 감정을 추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워싱 턴포스트는 덧붙였다. 기술은 ‘관계’에 대한 기존 개념을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하는 오늘날, 컴퓨터가 관계의 한 요인 으로 등장하는 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신문은 전했다.
118
119
■인간과 만들 수아이 있다보 ■소니에로봇, 의해2세태어난
최근 인공지능 섹스 로봇 ‘사만다(Samantha)’를 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스페인 엔지니어 ‘세르히 산토스(Sergi Santos)’가 조만간 섹스 로봇과 인간간 에 2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메일 등 매체에 따르면 세르히
산토스는 미래에는 인
간과 기계가 결혼해 자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이미 자신이 제작한 ‘실리콘 사만다’와 자신의 정신을 결합한 로 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로봇과 자신의 성격, 사고, 신념 등을 버무려 로봇 2세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안드로이드와 인간 사이에 태어나는 2세는 사람의 성격, 신념 등에 기반한 인공지능 뇌를 장착하며, 육체는 3D 프 린터로 만들어진다. 산토스는 영국 대중 매체 ‘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제작한 뇌를 사용해 나 와 로봇이 갖고 있는 게놈(도덕적 가치, 미의 개념, 정의 등을 반영)을 프로그
120
래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로봇 사에에 태어나는 아이를 3D 프린 팅 로봇으로 제작할 것이며, 어떠한 복잡한 문제도 없다”고 덧붙였다. 산토스가 제작한 실리콘 사만다는 짙은 갈색 머리와 푸른 눈을 갖고 있고
엉덩이, 어깨, 입술 등 신체 부위에 11개의 센서를 갖추고 있다. 키는 5피트 5인치(약 165cm)이며 몸무게는 100파운드(약 45kg)다. SD카드를 통해 추후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사만다는 지난달부터 영국에서 5000달러 정도 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121
122
덧붙였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눈동자를 읽어 사람의 감정을 추론할
접목한 관련 기술을 통해 표정과
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가능할 정도
컴퓨터가 사람의 망막에 씌워진 렌즈
은 전했다.
는 것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신문
컴퓨터가 관계의 한 요인으로 등장하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하는 오늘날,
속도로 바꾸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술은 ‘관계’에 대한 기존 개념을 빠른
참고문헌
도서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1966
기사 “구글, 대화하는 인공지능 개발 어디까지?”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
“대도시 자살 원인 ‘사회관계 단절’ 가장 커”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0264.html#csi dx7a06a05390e8aa599fa6bf77d9601a7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한다면…” http://report.dbpia.co.kr/robotae/ “로봇과 ‘감정’을 나눌 수 있을까?” http://report.dbpia.co.kr/robotae/
“로봇,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http://www.hanitv.com/200489 “사람과 AI, 서로 사랑할 수 있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60768 “서비스 로봇 확장하는 알리바바”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 id=5276 “인공지능 넘어서 ‘감정지능’으로 진화” http://news1.kr/articles/?3321524
“인공지능,기술적 변곡점 넘었다”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 “인공지능의 두 얼굴, 구원일까 위협일까” http://www.hani.co.kr/arti/economy/it/761039.html#csid x90e1fbd920697728b9fe0e7b2021c42 “의료 인공지능 시장 쾌속 성장”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 14873 “졸음운전도 도둑도 AI가 막아줘요”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 id=5275 “AI 로봇 ‘소피아’에 대해 꼭 알아야할 것”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 12180 “AI 앵커, 세계 첫 등장, 어느쪽이 진짜 사람일까?”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0/ 2018111000031.html “AI로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잡아내기”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 id=5187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의 역할은?”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 id=5275
131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