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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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00호

2020년 5월 8일 금요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을 7대 기술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올 새로운 세 계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그 안에서 기업가들은 어떤 역할을 맡게될까? 기업가는 새 경제에 대한 인류의 적 응, 근로, 사회화의 선구자다. 기업가 와 중소기업은 경제의 생명선과 같다. 호주는 전체 사업체의 93%가 중소기 업이며 이들이 전체 노동인력의 절반 을 고용한다. 지금의 대기업도 한때 중소기업에서 시작했다. 인류 역사와 늘 함께해 온 기 업가 정신은 특히, 여느 때보다 혁신 제 품 및 서비스가 필요한 ‘격변의 시기’에 유용한 인간의 핵심 특성이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호주 중소기업 과 기업가들에게 새 기회를 부여할 7가 지 기술 분야에 대한 분석(스마트 컴패 니 게재)을 요약했다.

(Hyper-local and small manufacturing) 올 초 일부 진(gin) 주류제조업체가 손 세정제로 생산라인을 전환해 사업 성황을 이뤘다. 지역 제조업이 과거로 돌아가게 될지 소규모 지역 특화 제조 업으로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지 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7 고용조합 (Employment guilds)

#1 원격업무기술 & 가상 이벤트 플랫폼 (Remote worktech and virtual events platforms) 현재 세계는 초대형 원격업무 실험 초기 단계에 있다. 미래의 기술 플랫폼 은 지금보다 훨씬 인간 중심, 탄력적이 며 홈 오피스와 가상 그룹을 보다 원활 하게 통합할 것으로 예측된다. 줌과 같은 원격업무 기술은 이전 시 대를 위해 설계됐다. 새 시대에 물리적 환경과 가상 공간을 융합할 사물인터 넷(IoT) 기술이 필요하다.

#2 교외 지역 생활 플랫폼 (Regional-living platforms) ‘도시 스트레스’(metro stress)로부 터 벗어나 아름답고 여유로운 전원생 활을 갈망하는 이들이 갈수록 느는 추

원격업무 식품 면역 위생 관련 테크놀로지 등 세다. 원격업무 확대 및 군중 회피 심 리는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가속할 전 망이다.

#4 면역기술 (Immunitytech) 지난 몇 달새 ‘면역력’은 일반적인 인 식에서 다소 혼란스럽지만 매우 중대 한 개인 보건 개념으로 빠르게 변화했 다. 면역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과 앱은 관련 주제에 대한 맞춤형 정보 및 조언 을 제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 공공 및 민간 ‘면역 증 명서’ ‘건강 여권’ 등 다양한 시도가 이 어질 것으로 보인다.

#3 식품기술 & 농업기술 (Foodtech and agtech) 소비자들의 국내산 식품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식품 원산지에 대한 분별력이 필연적인 시대는 호주 산 식품 및 농업 기업가들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농업기술을 더욱 활성화해 ‘깨끗한’ 식품을 생산, 수출하면 유기농 고품질 식품 부문에서 단연 세계 최고의 자리 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 위생기술 (Hygienetech) 현 위생기술은 초기 단계에 있다. 단

코로나 사태로 호주 관광업 250억불 손실 예상

▲ 빅토리의 인기 관광 명소 ‘그레이트 오션 로드’

파인더닷컴 설문 해외여행금지 해제 42% 내년 전반기, 39% 후반기 전망 코로나 사태로 외국인 인바운드 관 광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며 호주 관 광업계가 25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 으로 파인더 닷컴 닷에이유(Finder. com.au)가 전망했다. 호주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3월 20일 비 거주자들에게 국경을 봉쇄했다. 경제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실

투데이 한호일보

시한 파인더 닷컴의 설문조사에서 87%(31명 중 27명)가 호주의 국경봉 쇄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 다. 13%(31명 중 4명)만 해외여행 제 한이 연내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41.9%(31명 중 13명)는 2021년 전반기 중 전면 해제를, 38.7%(31 명 중 12명)는 2021년 후반기를 예상 했다. 파인더의 그래함 쿡(Graham Cooke) 분석가는 “해외 여행객 숫자 가 여러 해 동안 종전 수준으로 복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2021년 수백만명이 줄면 예년보다 수십억 달러의 소득이 감소할 것”으

[경제] 버진 항공 구제금융 거부 이유는? [코로나 사태] “집값 급격한 폭락 없을 것” [코로나 사태] 실업대란 - 4월 216만명 실직 [커뮤니티] 코로나 관련 동포 건강 웹세미나 [연재] 호주 한인문학사(1회) [리빙] 마스터쉐프 새 심사위원 멜리사 리옹

로 전망했다. 호주관광연구원(Tourism Research Australia)에 따르면 2019년 외국인 여행객들은 호주 경 제에 454억 달러를 지출했다. 이 중 172억 달러는 홀리데이 메이커들이 지출했고 76억 달러는 친척 및 친구 방문자들이 지출했다. 학생 비자 소 지자들이 약 133억 달러를 지출했다. 호주 여행 중 외국인 관광객은 1인당 $5,211를 지출했다. 관광업은 호주 노동력의 5%인 66만6천명을 고용하 며 국내 여행업이 전체 관광수입의 44%를 점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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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지 기존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해 물리 적 근접성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 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비접촉 또는 디 지털 방식의 사회적 활동, 새로운 포장

법, 면역 취약자 및 고령자를 위한 안 전한 쇼핑 구역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6 현지 특화 및 소규모 제조기술

코로나-19 위기는 대기업 고용 수준 을 절정에 이르게 했다. 대기업들은 이 제 지속적 인원 감축 노선에 직면했다. 해고된 근로자들은 정규직 채용 욕구 가 급격히 떨어진 고용시장에 내몰리 게 된다.이들은 일종의 ‘부족’(tribe)처 럼 함께 일감을 사냥해 수행하는 체계 적인 고용인력망에 진입해야 할 필요 가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신뢰 높 은 대규모 숙련 인력망을 프로젝트별 로 활용할 수 있다면 굳이 정규직을 고 용하지 않아도 되니 모두에게 ‘윈-윈’ 인 셈이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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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파산 호주 정부, 왜 구제금융 거부했나 68억불 부채 누적 + 매출 부진 + ‘코로나 사태’ 등 3중 타격 모리슨 정부 “5대 주주들, 지원능력 있다” 구제금융 거부 4월 21일 ‘자발적 법정관리’ 진입 주관사 딜로이트 10여개 투자사와 인수 협상 진행 중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Qantas) 와 함께 호주 국내선 시장을 양분해 온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Virgin Australia)가 지난 4월 21일 ‘자발적 법정관리 (voluntary administration)’에 들어갔다. 총 68억 호주달러 (한화 약 5조3516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버진이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미국, 한국 등 전세계 항공사들이 코 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심각한 경영난 에 빠져든 것처럼 버진 오스트레일리 아 항공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모리슨 총리, 구제금융 지원 “명분없다” 거부 버진은 호주 정부에게 14억 호주달 러(약 1조1018억원)의 구제금융(bailout)을 요청한 바 있다. 약 1만5천명 직 원들의 일자리 보호와 호주 국내 주요 도시 항공 교통망 운영을 지원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호주 총 리는 “버진의 5대 대주주들의 자본력 이 상당한데 호주 정부가 개입할 명분 이 없다”면서 끝내 외면했다. 버진은 2000년 8월 항공기 2대, 직원 200명으로 ‘버진 블루(Virgin Blue)’ 란 명칭으로 호주에서 출범한 저비용

항공사다. 호주 퀸즐랜드주 주도인 브 리즈번에 본사가 있고 브리즈번 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호주 28개 도시와 뉴질 랜드, 사모아 등 남태평양 일부 도서군 도에 취항해 왔다. 2011년 5월 버진 오 스트레일리아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현 재 10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과 버진그룹이 지분 보유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은 영국의 ‘괴짜 사업가’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그룹의 호주 자회사로 설립됐다. 버진은 외국 항공사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지분 구조다. 싱가포르항공, 아랍 에미리트(UAE)의 에티하드항공, 중 국 하이난항공그룹, 난샨그룹 등이 회 사 지분 약 20%씩을 보유하고 있다. 버 진그룹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슨 회장은 “버진 오스트레일리 아가 파산하면 콴타스항공이 호주 하 늘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며 호주 정부 의 구제금융을 요청했지만 호주 정부 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파산한 버진의 법정관리사 딜로이트 (Deloitte administrators)는 인수 의 향을 가진 국내외 투자가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딜로이트는 “버진의 직원

약 1만5천명에 대해 명예퇴직(redundancies)을 통한 대대적 감원은 계획 에 없다”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진행하 지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의 채 무 68억 호주달러는 ▲26개 금융기관 들(corporate lenders)의 대출 22억8 천만 호주달러(약 1조7943억원) ▲회 사채(bondholders)로 20억 호주달러 (약 1조5740억원) ▲50개 항공기 임대 회사의 빚 18억8천만 호주달러(약 1조 4795억원) ▲9020명 직원들의 급여 등 4억5천만 호주달러(약 3천541억원) 등 주요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버진의 단골 고객을 관리하는 항 공사의 자회사인 빌로시티 리워드(Velocity Rewards)도 1억5천만 호주달 러(약 1180억원)의 채권(담보 대출)을 갖고 있다. 총 채권자(creditors)는 직 원 9천여명을 포함해 1만247명에 달한 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의 미 래를 결정하게 될 채권단 회의가 4월 29일 처음 열렸다. 버진의 파산이 표면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항공사가 치명타를 입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누 적된 부채와 매출 부진으로 코로나 사 태 훨씬 이전부터 경영난에 직면해 있 었다. 지난 20년 동안 적자를 내지 않은

해가 2년에 불과했을 정도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말 발표된 2019 년 하반기(7∼12월) 경영실적은 8860 만 호주달러(약 697억원)의 영업손실 이었다. 버진은 장기적 차원에서 매출 보다 비용의 효율성(cost efficiency) 을 높이는 경영 전략에 집중해 왔는데, 이것만으로는 시장을 주도하는 항공사 가 되기에 충분하지 못했던 것이다. 막 강 라이벌 콴타스는 항공기, 자금 등 모 든 면에서 버진을 압도했다. 힘겹게 콴 타스 항공과 경쟁하고 있는 구도에서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결국 파 산한 셈이다. 미국 항공사들도 과거 심각한 구조조 정을 거쳐 회생된 사례가 있었다. 델타

(Delta)는 2005년, 유나이티드는 2002 년, 아메리칸항공은 2011년 ‘챕터 11’ (회생절차)을 신청했고 몇 년 동안의 구 조조정을 거친 끝에 회생했다.

투자자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투자에 관심 보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의 회생 관리를 맡은 딜로이트는 10여개 투자사 들이 버진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 다고 밝혔다. 일부는 합작투자를 모색 하고 있다. 사모펀드 BGH와 호주 퇴 직연금펀드 오스트레일리안수퍼(AustralianSuper)가 파트너십을 논의 중 이다.

또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Temasek)도 관심을 나타냈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항공의 지분 56%를 소유하고 있고, 싱가포르 항공은 버진 오스트레 일리아의 지분 20%를 소유 중이다. 미 국 사모펀드 인디고 파트너즈(Indigo Partners), 호주 철광석부호인 앤드류 포레스트(Andrew Forrest) FMG(포 테스크철강그룹) 대표와 버진 그룹 창 업자 리차드 브랜슨 경의 전 자문관이 던 데이비드 박스비(David Baxby)도 공동 투자를 검토 중이다. 자산관리사 브룩필드(Brookfield)의 사모펀드 자 회사도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 려졌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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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집값 급격한 폭락 없을 것이며 코로나 위기 후 가장 먼저 반등할 것” 리/맥스 오스트레일리아 마이클 데보렌 CEO 전망 “저금리 기조 등 정부 정책 시장 회복에 큰 도움”

코로나 사태로 호주 부동산 시장도 전반적인 매기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침체되고 있다. 향후 시장 전망과 관 련, 10-30% 집값 폭락 예상이 나왔지 만 매매 현장에서는 이와는 다른 예측 이 나왔다. 주요 부동산 중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리맥스 오스트레일리아(RE/ MAX Australia)의 마이클 데보렌 (Michael Davoren) CEO의 전망을 요약했다. 이 전망은 인터넷 부동산 전 문지 프포퍼티 옵저버(Property Observer)에 개재됐다.

마이클 데보렌 리맥스 호주 CEO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늘 위 기 후 가장 먼저 반등하는 영역이었다. 코로나-19는 1919년 스페인 독감을 닮 았다. 당시 언론에서 공포를 조장하는 기사를 쏟아 냈지만 호주 부동산 가격 은 전혀 하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택 시장은 1919년 호황을 누린 후 1921년 까지 매년 1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1990-91년의 불경기와 2008-09년 의 글로벌 금융위기(GFC)가 지나면 서 가장 먼저 반등을 이룬 분야도 부동 산 시장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 나 살 집이 필요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

(오피스, 창고, 매장)이 필요하기 때문 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나는 판단한다. 알려진 바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가 2020년 1월 25일 처음 호주에 전파 됐고 3월 1일 첫 사망자는 나왔다. 유 명 부동산 웹사이트인 리얼이스테이트 닷컴(realestate.com)은 3월 24일 “코 로나바이러스 발발 후 매일 변화가 생 기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 라고 전했다. 이어 4월 12일 해당 웹사이트는 “팬 데믹이 호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거

의 재난과 같다.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 향을 끼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영향 을 받지 않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라 고 예상했다. 이에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후 지 난 6-7주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앞 으로 어떻게 될까?

1단계 - 발발, 자유의 제한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부분 셧다운)를 발표했다. 2단계 - 수용 (acceptance) 사람들은 새로운 삶의 형태에 적응하 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서 시민들은 정부 규제에 지쳐갔고 상황이 끝나기를 원한다. 이 시기에 도 부동산 거래는 계속 이루어졌다. 다만 인스펙션을 하는 방법이 바뀌었 고 경매는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현 재 호주는 위기의 정점을 지나 터널 의 끝에 와 있다. 3단계 - 점진적 일상의 회복 우리는 이 단계에 거의 다다랐다. 이 기간 재건을 위해 기업체들과 근로자 들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앞 으로 나아가기 위해 용기, 자신감, 동 정심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훌륭한 리 더십이 요구될 것이다. 4단계 - 새로운 일상(new normal) 과거를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상 황에 적응하고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팬데믹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수 없 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3단계 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3개월에

서 6개월이 걸릴 것이다. 의학적 관점에서 우리 목표는 확진자 곡선을 완만하게 떨어뜨리는 것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목표는 곡선을 증가 방 향으로 돌리는 것이다. 주식이 떨어지고 불경기가 시작된다 고 해도 반드시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이 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 심리가 회복 되면 안전 자산으로서 부동산을 찾는 사람이 늘 것이다. 현재의 저금리와 정 부의 부동산 지원 정책도 사람들이 부 동산 자산을 찾는데 영향을 줄 것이다. 사람들이 구글로 가장 많이 묻는 질 문 중 하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집값 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라고 한다. 아마 일부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악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견해로는 전체적으로 급격한 집값 하락은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대해 끼칠 영향 의 심각성을 결정하는 것은 사회적 거 리두기 규제의 정도, 기간과 정부의 금 융 및 재정 정책이다. 부동산은 호주에서 가장 큰 산업이 며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분야이 다. 전체 GDP의 13%를 차지하며 팬 데믹 이후 경제 정책을 계획하고 입안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동산 시장 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 유이다. 주택은 가장 큰 자산이며 거주용 부 동산은 지난 20년 동안 주식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투자보다 높은 이익률을 나타냈다. 부동산은 경제를 안정적으 로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자산이다. 경기 회복에서도 종 전처럼 부동산은 가장 중요한 기둥이 될 것이다.” 손민영 기자 gideon.sohn@gmail.com

JB 하이파이, ‘코로나 여파’ 불구 1-3월 실적 호조

JB Hi-Fi 11.3%, 굿가이즈 13.9% 매출 급증 셧다운으로 업무·학습 장비, 게임기 등 인기 호주 전자제품 유통업체 JB하이파 이(JB Hi-Fi)가 코로나-19 타격에도 불구하고 2020년 1분기(1-3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6일 JB하이파이는 성명을 통해 2019-20년 회계연도 3분기(1∼3월) 매 출이 11.3% 성장해 분기별 사상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3일 실적 보고에서 8.8% 증가를 발표 한 이후 불과 9일 만에 2.5%나 뛴 것. JB하이파이 소유의 가전업체 더굿 가이즈(The Good Guys) 매출도 전분 기 대비 13.9% 급증했다. 뉴질랜드 JB 하이파이 14개 매장의 총 매출은 3.3% 감소했으나 이 부문은 기업 연 매출의 3%에 불과했다. 업체의 매출 일등 공신은 코로나-19 셧다운이다. 업무 및 학습 환경이 바뀌 면서 노트북과 웹캠, 헤드폰, 게임기, TV 등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 휴식 관련 전자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리처드 머레이 JB하이파이 최고경 영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불 확실성은 아직 만연하다. 소비자 구매 행동 변화, 온라인쇼핑 확대 추세 등에 대응하도록 힘쓰겠다. 어려운 시기에 열심히 일해 준 1만2,000명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JB하이파이와 더굿가이즈는 코로 나-19 여파에도 공항 및 도심 지역 10 개 매장을 제외,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업체는 직원 850여 명이 매장 을 폐쇄해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하는 등 매장 내 근무 여건을 놓고 노조와 직 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6일 JB하이 파이는 “코로나-19 대책으로 매장 내 사회적 거리 유지 및 입장 고객 수 제 한, 비현금 결제 등을 실천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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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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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코로나-19)

2020년 5월 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코비드세이프’ 개인정보 침해 ‘최대 5년 이하 징역’

▲ 코로나-19 추적 앱인 코비드세이프(COVIDSafe)

▶ 코비드세이프 개인정보법

4월 호주 노동력 15.3%(216만명) 실직 132만명은 불완전고용(under-employed) 상태

위반 처벌 및 유의사항

관련 법 위반하면 징역 5년 또는 벌금 6만3천불 ‘강력 처벌’ 앱 설치 강요 불가, 사용자 정보 ‘삭제권’ 부여

로이 모건(Roy Morgan)의 4월 호 주 근로자 설문조사(6,018명 대상, 전 화 및 온라인) 결과, 350만명(호주 노동 력의 24.7% 해당)이 실업 또는 불완전 고용상태(unemployed or under-employed)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완 전 고용(under-employed)은 더 많은 시간 일하기를 원하지만 현재 파트타임 또는 프리랜서(임시직)로 일을 하는 근 로자들의 취업 상태를 의미한다. 4월 216만명(노동력의 15.3%)이 실 직 상태였다. 3월말보다 24만8천명 줄 었는데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유지보조

로이 모건 실업률과 통계국 실업률 비교

금’ 덕분에 실업률 증가를 어느 정도 방 지한 것으로 보인다. 또 132만명(노동력 의 9.4%)이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다. 이 두 수치를 더하면 350만명(노동력 의 24.7%)이 실직했거나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셈이다. 이 수치는 정부의 일자리유지보조금 발표 직전인 3월 하 순(20-31일)의 392만명(27.4%) 보다 43 만9천명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고용에 변화가 생겼나?”라는 질문에 1,050만명(호주 근로자의 68%)이 다음과 같이 답변했 다:

‘일자리유지보조금’ 발표 후 약 44만명 줄어 270만명 무급휴가, 140만명 급여삭감, 67만명 명퇴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추적 앱인 코비드세이프(COVIDSafe)에 관한 법률 초안을 발표했다. 5백만명 이상 이 이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정부 초안에 따르면 이 앱에서 개인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 사용 또는 유 포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 는 6만3,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진 다. 해당 법률은 데이터 접근 자격이 주어진 보건당국 요원 외 경찰과 정 부 공무원을 포함, 모든 개인에게 적 용된다.

* 380만명 근무 시간 감축 * 270만명 일정 기간 일시 해고 (stood down, 무급휴가) * 240만명 아무런 일거리 제공받지 못해 * 140만명 급여 삭감 * 67만명 명퇴(redundant)

보건 당국만 데이터 ‘접근권’ 보유 법률 초안에 따르면 주/준주 보건 당국에 고용 또는 계약관계에 있는 데 이터 관리 담당 공무원 및 직원만이 수집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단, 감 염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를 추적하거 나 앱 기능의 정상 작동 확인 목적으 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일자리유지보조금 발표 직후 로이 모 건의 4월 실업률은 15.3%로 호주통계 국(ABS)의 3월 실업률(코로나 팬데믹 이전) 5.2%보다 거의 3배 수준이었다. 4월 호주의 노동력은 1415만명 중 1199만1천명이 취업을 했고 215만9천

명아 실업 상태에서 구직 중이었다. 노 동력은 3월말보다 15만2천명 하락했다. 고용 인구 1199만1천명(3월말보다 9 만6천명 증가)은 풀타임 근로자 782만 6천명(8만9천명 증가), 파트타임 근로 자 416만5천명(7천명 증가)의 합계다. 일자리를 찾는 호주인은 기록적 월별 수준인 215만9천명(3월말보다 24만8 천명 하락)으로 추산됐다. 풀타임 구직 희망자가 100만1천명(3월말 이후 4만 1천명 증가), 파트타임 구직 희망자는 115만8천명으로 28만9천명 감소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앱 설치 강요는 ‘위법 행위’ 정부나 고용주 등 누구도 앱 설치를 강요할 수 없다. 타인에게 앱 설치를 요구하면 관련법을 어긴 것으로 간주 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6만3,000달 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지난 6일 빅토리아의 한 텔스트라 매장에서 코비드세이프 다운로드 도 움을 요청하려 내방한 고령 남성에게 직원이 $30의 수수료를 요구해 논란 이 일었다. 남성은 결국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추후 텔스트라는 해당 사태 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기 내 데이터 저장은 최대 21일 법률 초안에는 또 “코비드세이프 국가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는 모든 합 리적 조처를 취해 앱에서 수집된 정보 가 모바일 기기에 21일 이상 보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장기 보관이 불가피한 경우엔 ‘실현 가능한 최단기간’(shortest practicable period)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데이터 ‘삭제권’ 보장 코비드세이프 앱 사용자에게는 개 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권리가 있다. 사용자의 정보삭제 요청 시 “데이터 관리자는 모든 합리적 조처를 취해 가 능한 빠른 시일 내에 코비드세이프 국 가 데이터베이스에서 요청 데이터를 삭제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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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8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코로나 관련 온라인 건강세미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도 온라인 진행

5월 13일(영어), 14일(한국어) 웹비나 진행 콜링맨 주최, 호주한인의사회.KHCA 공동 주관 위한 코로나 웹비나( 진행 영어)

코로나19, 이제 우리는? 한인 의료 전문인들과 함께 하는 온라인 무료

세미나

우리 모두의 일상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COVID19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콜링맨(CBA)과 호주한인의사회(KAMS), 코리안헬스어시스트(KHCA)가 함께 온라인 세미나를 준비했습니다. 시드니에서 활동중인 한인 의료 전문인들의 현장감 있는 의료 지식과 경험을 온라인에서 나누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참가신청을 하시면 Zoom에 접속하는 ID/패스워드를 보내 드립니다. 이번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컴퓨터(혹은 모발폰)에 Zoom 앱(무료)을 설치 하셔야 합니다.

Webinar Day1 : COVID-19 Webinar for Korean

Doctors and Health Care Workers For : 호주 한인 의료 전문인 (Doctors and Health Care Workers) When : 7.00-8.30 PM Wed 13 th May 2020 Language : English Speakers : Dr Jin-Gun Cho, Senior Respiratory Specialist Sarah Pak, Senior Psychologist and Counsellor Panelists : Dr Alice Lee, Dr Owen Kwon

COVID-19 Webinar Day 2 : COVID-19 호주 한인 심신 건강 세미나 대상 : 한국 교민 일시 : 7.00-8.30PM Thu 14th May 2020 언어 : 한국어 발표 : Dr Sebastianus Kwon. KAMS회장. 위장관외과전문의. Dr Jung-Yoon Huh. KHCA 의장. GP. Sarah Pak - 정신건강카운셀러 패널 : Dr Alice Lee - A/Prof Macquarie Uni, Dr Elizabeth Lee - 카운셀러, Dr Daniel Oh - GP, Dr Jin-Gun Cho - Senior Respiratory Specialist 주제 : 사례로 알아보는 COVID-19 테스트 양성 환자의 입원과 치료의 어려움 COVID-19 상황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 우울증, 가정 폭력 Register | 참가신청 : www.callingman.org/covid19 Registrations close | 신청마감 : 12 May 2020

일시: 5월 13일(수) 오후 7시-8시반 스피커: Dr Jin0Gun Cho(호흡기 전문의), Sarah Park(심리학자, 정 신건강 카운슬러) 패널리스트: Dr Alice Lee, Dr Owen Kwon

▲ 코로나 대교민 심신건강 세미나 (진행 한국어) 주제: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 양성 환자 입원/치료, 코로나 사태의 정 신건강 영향(우울즐, 가정 폭력) 일시: 5월 14일(목) 오후 7시-8시반 스피커: 닥터 허정윤(GP), 세반스 천 권(식도/위 외과전문의), Sarah Park(정신건강 카운슬러) 패널: Dr Alice Lee(맥쿼리대 교 수), Dr Elizabeth Lee(카운셀러), Dr Daniel Oh(GP), Dr Jin-Gun Cho(호흡기 전문의)

5월 18일(월) 오후 7시, 줌 미팅으로 참여 유튜브 채널로도 시청 가능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주간에 맞추어 시드니 동포들이 5월 18일(월) 오후 7시 줌 미팅(Zoom Meeting)과 유트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40

주년 온라인 기념식준비위원회가 6일 발표했다. 시드니 5.18 기념식은 80년대 중반 부터 관련 단체들이 매년 기념식을 가 져왔는데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부득

이 온라인 40주년 기념식을 진행한다. 5월 18일 (월) 6시45분부터 컴퓨터 나 휴대폰을 통해 5.18kccau.org.au 에 접속하면 온라인 줌 미팅을 통해 기념식에 참여할 수 있다. 또 호주팟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기념식을 시 청할 수 있다. 또 5.18 시드니 온라인 추모관에 추모의 글을 올리려면 원 하면 5.18kccau.org.au을 링크하면 된다. 또한 1980년 5월 고립된 광주에서 시민들이 서로 나누었던 주먹밥의 뜻 을 기리는 취지로 18일 점심 한인 밀 집지역 식당에 주먹밥을 마련하여 무 료로 나눔 행사를 진행한다. 문의: 518.sydney@gmail.com 또 는 0401 093 385 / 0404 116 758 〈기사 제공: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온라인 기념식준비위원회〉

세월호 다큐멘터리 ‘유령선’ 온라인(zoom) 시사회

Enquiries | 문의 : calling@callingman.org 주최: 콜링맨 (Calling Businessman Association) 주관: 시드니 한인 의사회 (KAMS), 코리안헬스어시스트 (KHCA) 후원: 한호일보, 톱미디어, 코리아타운

콜 맨 링

시드니 비즈니스 모임인 콜링맨 (Calling Businessman Association, 회장 차영익)이 코로나 사태를 맞아 호주 한인 의료진들의 온라인 줌 (Zoom) 건강 세미나(무료)를 주최한 다.

5월 13일(수), 14일(목) 2회의 웹 비나(웹 세미나)는 호주한인의사 회(KAMS)와 코리안헬스어시스트 (KHCA)가 공동 주관한다.

▲ 한인 의사 및 보건 전문인들을

웹 세미나에 참가하려면 PC나 핸 드폰에 줌(Zoom)을 다운로드받아야 한다. 콜링맨 웹사이트(www.callingman.org/covid19)를 통해 참가를 신청하면 줌 입력 Id와 암호를 제공한 다. 신청 마감 5월 12일.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영화 ‘그날, 바다’ 스핀오프 ‘유령 선’(감독 김지영)의 온라인 시사회가 열린다. 5월 9일 토요일 6시(시드니), 8시( 오클랜드 시간) 진행된다. 신청 사이트 (https://bit.ly/ zoom-ghostship)로 등록하면 zoom 참여 링크를 받을 수 있다. ‘유령선’은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누가, 어떻게, 왜 조작했는지 에 대해 합리적 의심과 과학적 가설로 증명하는 추적 다큐멘터리다.

2018년 개봉해 5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그날, 바다’ 제작을 맡은 김어준 총수와 연출을 맡은 김지영 감 독이 다시 뭉쳤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추적하면서 AIS 데이터 조작 문제를 제기한 ‘그 날, 바다’에 이어 ‘유령선’은 AIS 데 이터의 실제 조작 증거를 제시하며 누 가, 어떻게, 왜 조작했는지를 과학적 으로 증명해 간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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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확진자 6,894명.. 26명↑, 사망 97명

호주노총 최저임금 주당 $30 인상 요구.. 이 와중에? “경제 회복 저해” 정부, 산업계 강력 반발

호주 확진자 날짜별 증가율

주별 감염경로별 현황

NSW 확진자 3,044명, 사망 44명 뉴마치하우스 요양원 사망 16명, 68명 집단 감염

호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월 7일 오전을 기준 6,894명으로 지난 하 루 동안 26명(+8.3%) 증가했다. 지난 7일 동안 119명(+32.2%)의 신규 확진 자가 추가됐다. 사망자는 97명(치사율 1.41%)이다. 누적 확진자 중 5,984명이 완치돼 미 회복(active) 환자는 813명이다. 이들 중 62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27 명은 중환자실(ICU)에 있다. 그동안 호주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이 68만8645명이다. 확진자는 감염경로별로 해외 감염 62.8%, 경로가 확인된 국내 감염 27.5%, 경로 미확인 국내 감염 8.4% 순이다. NSW의 3,044명 확진자 중 121명이 치료 중이다. 10명이 중환자실에 있고 이

중 8명은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다. 그동안 2,463명이 완치됐다. 미회복 환자는 283명이고 증상 시작 3주 미만 환자는 252명이다. 46명이 사망했다. 6일 신규 환자 3명 중 2명이 시드니 서부 집단 감염지인 앵글리케어 뉴 마치하우스 요양원(Anglicare Newmarch House 직원들) 직원들이었다. 이 요양원에서 전체 감염자는 68명(거 주노인 37명, 직원 31명)으로 늘었다. NSW 보건부는 블랙타운, 캐나다베 이, 컴벌랜드, 이너 웨스트, 리버풀, 파 라마타, 펜리스의 7개 카운슬 지역 거주 자들은 감기 증상이 있으면 코로나 검 사를 받도록 권유했다. 이 7개 카운슬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코로나 사태로 호주에서 한달 사 이 백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는 ‘실업 대란’에도 불구하고 ACTU( 호주노총)가 2020-21 회계연도 의 최저임금(minimum wage)을 4%(주당 $30) 인상해 달라고 요구 하자 정부와 산업계로부터 거센 비 난을 받고 있다. 4% 인상률은 지난 회계연도의 3% 인상 폭보다 높은

약 73만개 사업체 신청, 정부 예측 6백만명에

로펌 ‘슬레이터 앤드 고든’ 주도.. 수백 명 참여 젯스타, STA 여행사 등 주요 업체 상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예약취소 환 불거부 논란에 휩싸인 여행사들을 상 대로 대규모 집단소송이 진행될 것으 로 예상된다. 4일 호주 로펌 슬레이터 앤드 고든 (Slater and Gordon)은 코로나 사태 로 여행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에 고객 에게 환불을 거절하거나 취소 위약금 을 부과하는 주요 항공사와 여행사, 여 행업체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겠

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호주경쟁소비자위원 회(ACCC)에는 6,000건이 넘는 여행· 항공사의 환불정책 관련 민원이 접수됐 다. 호주 증시 상장 기업인 플라이트 센 터(Flight Centre)는 ACCC의 압박으 로 취소 위약금 부과 중단을 결정했다. 그런 반면 럭셔리 이스케이프(Luxury Escapes), STA 여행사(STA Travel) 등 전액 환불을 거부하고 있는 업체는

허다하다. 럭셔리 이스케이프를 통해 1만 달러 상당의 가족여행을 계획했던 한 멜번 부 부는 정부의 국제여행 금지 조치로 어쩔 수 없이 예약을 취소했다. 자사 환불 규 정상 한 푼도 돌려줄 수 없다던 여행사 와의 기나긴 실랑이 끝에 어렵게 ‘크레 딧 바우처’를 받았다. 여행사 측은 크레 딧 지급 당시 ‘호의의 표시’(a gesture of goodwill)라며 생색을 냈다. 슬레이터 앤드 고든의 집단소송 추진 발표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400명 이상 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번 소송 대상에는 해외 출국이 가능할지 아직

못 미칠 듯

불확실한 현시점에 오는 6월 1일 이후 출발 국제선 예약 및 결제를 받고 있는 콴타스의 저가항공사 젯스타(Jetstar) 도 포함됐다. 앤드류 폴 슬레이터 앤드 고든 전문 그룹 팀장은 “소비자에게 전액 환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상황이 대다수다. 하 지만 여행사들이 이를 거부하고 인심 쓰듯 크레딧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며 “소송을 준비하는 데에 몇 달이 걸릴 수 있겠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 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근로자 470만명 ‘일자리유지보조금’ 수혜 예상 17만개 미신청

환불 거부 항공·여행사 집단소송 직면

수준이다. 크리스천 포터 노사관계 장관은 “ACTU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는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려는 호주 경제의 회복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주상공회의소(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 Industry)도 “전례없는 대위기 상황 에서 힘겹게 버티는 사업체들에게 재정적인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 라고 강력 반발했다. 노사감독기관인 공정근로청 (Fair Work Commission: FWC) 은 2019-20 회계연도의 법정 최 저임금을 시간당 $19.49(주당 $740.80)로 3.0% 인상했다. FWC 은 정부, 산업계, 노동계, 노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년 최저임 금 인상률을 결정하는데 올 회계연 도는 코로나 사태 여파로 예년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월말 호주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유지보조금(JobKeeper scheme)’에 약 470만명의 근로자 들을 커버하는 거의 73만개의 고용 주들(사업체)이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약 6백만명 이상의 근로 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측했지 만 실제 수혜 근로자는 이에 미치 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신청이 예상된 사업체 중 17만여개는 아직 신청을 하지 않았

다.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는 코로 나 사태로 인해 올해 3월과 전년도 3월의 매출이 30% 타격을 받았음 을 증명해야 하는 등 신청서에 기 재하는 내용의 복잡성(complexity)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5월 8일은 사업체들이 3월 30일 (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6주(2주 3 회) 급여를 신청할 수 있는 마감일 이다. 급여보조금 제도(wage subsidy system)인 일자리유지 보조금은 6개월 동안 2주 $1500을 지원하 는 것으로 2주 $1100인 구직수당 (JobSeeker payment)보다 한 주 보조금이 $200 많다. 구직수당은 과거 뉴스타트(Newstart) 또는 실 업수당(the dole)으로 불렸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온라인 주문 급증.. 우체국 택배 피싱 주의 요망

“소포 무게 초과” 등 금융결제 요구 AP 결제 로고 베낀 ‘짝퉁 사이트’도 등장 우체국을 사칭한 악성 이메일이 돌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6일 호주우체국(Australia Post: 이하 AP)에 따르면 코로 나-19 셧다운으로 온라인 주문, 배 달 이용이 급증하면서 우체국 택배 안내문을 위장한 피싱 이메일이 급 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사기꾼들은 “택배 물품의 무게 가 제한을 초과했다”며 가짜 우체 국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 도한다.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연결된 웹페이지에서 소포 회수에 필요한 개인 금융정보를 요구한다. AP 외에도 DHL 등 택배 서비스 업체를 사칭한 이메일도 다수 발견 됐다. 이번 주 초 개인의 신상정보,

금융정보를 빼내기 위해 ‘우체국 빌 페이 결제’(Post Billpay) 로고가 입 력된 피싱 사이트도 적발됐다. AP 대변인은 “우체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에게 개인정보 또는 비용 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라 며 의심스러운 이메일이나 문자메 시지, 전화를 받으면 즉시 삭제하거 나 전화를 바로 끊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사기성 이메일이나 문 자메시지를 수신했거나 피싱 사이 트에 정보를 입력해 개인정보 유출 이 우려될 경우엔 호주·뉴질랜드 국가 신원 사이버 지원센터인 아이 디케어(ID Care, 1300 432 272)로 즉각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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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간 인 기 뉴 스

2020년 5월 8일 금요일

WEEKLY NEWS ‘코로나 사태’ 비용.. 정부 매주 40억불 부담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

5백만명 일자리유지보조금, 백만명 구직수당 수혜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 “4-6월 GDP 타격 550억불 예상”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이 코 로나 셧다운에 따른 호주 정부의 긴급 구제책 등으로 정부가 매주 40억 달러 의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밝 혔다. 매주 40억 달러는 노동참여(workforce participation)의 급속 저하와 함께 생산성과 소비 지출이 동시에 현 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

믹 이후 약 5백만명이 일자리유지보 조금(2주 $1500)을 받기 시작했고 1백 만명은 구직수당(JobSeeker welfare payment)을 받는다. 또 1백만명의 근 로자들이 퇴직연금을 조기 인출(약 100 억 달러 신청)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팬데믹 선언 이후 GDP의 16.4%에 해 당하는 1300억 달러 규모의 일자리유 지보조금 등 3200억 달러의 직간접 지 원안을 발표했다. 5일 내셔날 프레스클럽 연설을 통해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은 “코로나 팬 데믹 여파로 호주의 2분기(4-6월) 국 내총생산(GDP)이 약 550억 달러 줄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호 주가 일부 유럽 국가들처럼 더욱 강력 한 록다운 조치(8-12주 전면 셧다운)를 취했다면 2분기의 GDP 타격이 1200억 달러(GDP의 24%)에 달했을 것”이라 고 말했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2월 GDP 하락 이 5.1%였지만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 되면서 3월 24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 기와 더불어 4-6월 10% 하락과 3개월 동안 실업률 5% 악화를 예측했다. 업계의 신용카드 통계를 기준으로 문 화예술, 리크리에이션 서비스, 요식숙 박업 지출은 60-70% 격감했다. NAB (내셔날호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화

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에도 불구하고 3 월 소매 지출이 19.5% 추락했다. “지난 90년대 초반 불황 당시 실업률 이 3년 동안 5% 악화됐고 위기 이전으 로 복귀하는데 7년이 걸렸다. 실업률은 올라갈 때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내려올 때는 계단을 이용하는 셈(unemployment went up in the elevator and went down by the stairs)이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약 1300억 달 러의 일자리유지보조금 등 긴급구제안 이 없었다면 GDP 타격이 -15% 에 달 했을 것이다. 다행히 코로나 신규 감염 자가 현저히 줄면서 호주는 회복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 중이다(the country is crossing the bridge to recovery). 경제 성장과 고용 확대를 이끌기위해 근로자들은 반드시 일자리 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 성장과 고용 확대를 촉진하기위해 정부는 노사관계와 세제 변경 등 개혁 아젠다를 다시 강조하지 만 보호주의(protectionism)로 회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금) 연방 총리-주총리 화상회의 를 통해 추가 완화 대상을 결정할 것으 로 보인다. 고직순 기자

“호주 경제, 이민자 공동체에 필수적” 키닐리 야당의원 ‘쿼터 감축’ 요구.. 재계 반발 코로나 사태로 외국인 유입이 급격 히 줄 것이 분명한 가운데 스콧 모리 슨 총리가 “예년의 기술이민 숫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비드 사태 여파로 임시비자소지 자 유입이 85%까지 격감할 것으로 예 상된다. 이와 관련, 모리슨 총리는 3일 “기술이민 숫자를 대폭 줄이는 것은 호주 경제와 이민 공동체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발언은 크리

줄여야 한다는 키닐리 야당의원의 발 언을 반박했다. 호주산업그룹(Australian Industry Group)의 이네스 윌록스 회장은 “세계와 호주 내부의 상황을 고려할 때 짧은 기간 동안 이민자 수가 줄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러 나 이를 영구적으로 기술이민의 문을 닫는 이유로 사용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가 회복되면 우 리는 긴급하게 숙련 기술자들이 필요 할 것이고 오직 이민만이 이를 충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상공회의소(ACCI) 제임스 피 어슨 회장도 “이민을 재개할 것인가 의 문제는 호주의 보건 상황에 따라 정 해질 문제이지 이민자들이 호주인들 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에 따라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 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정부에게 일자리유지 보조금(JobKeeper payments) 범위 를 임시비자 소지자들로 확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호주 기업들과 이민 공동체에 가져오 는 가치가 고려되어야 한다. 이민자들 은 그 숫자에 비해 가지고 오는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구직 기회 축소, 트레이닝 기간 장기화 등 어려움 커져

금융거래 정보로 추적.. 1-3월 18건 수입 시도 적발

경찰이 압수한 아동모형 섹스돌(AFP 사진 제공, 사진 왼쪽), NSW 남성이 관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AFP사진 제공)

▲그라프톤 거주 62세 남성이 중국에 서 아동 모형의 섹스돌 수입 혐의로 체 포됐다. 집에서 여러 개의 섹스돌이 발 견됐다. 이 남성은 가석방이 거부됐고 5월 1일 기소 후 리스모어 지법에 비디 오 링크로 출두했다. ▲ 4월 30일 시드니 북부 타라무라에 서 42세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일본에 서 섹스돌 수입 혐의로 5월 1일 기소돼 파라마타지법에 출두했다. ▲ 5월 1일 그라프톤에서 37세 남성 이 섹스돌 소지와 아동 성학대 이미지 수입 혐의 체포, 기소됐다. 5월 1일 리 스모어 지법에 출두했다. 기소된 3명의 남성들이 연계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호주아동학대방지센터(Australian Centre to Counter Child Exploitation: ACCCE)를 관장하는 AFP의 리 사 게일 부청장(Assistant Commissioner Lesa Gale)은 “호주범죄학연 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Crimi-

nology)의 연구 결과, 섹스돌 상습 이 용자들과 아동성학대 관련 온라인 시 청자들 중 일부가 아동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충동을 받을 수 있다. 아동 모양 의 섹스돌 수입과 소지는 호주에서 모 두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국경관리국의 다니엘 야노폴루스 (Danielle Yannopoulos) NSW 지부 장은 “아동 모형의 섹스돌은 금지 품 목이며 호주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수 입자들을 강력 적발하고 있다. 2020년 1-3월 18건 수입 시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NSW 경찰청 아동학대 및 성범죄 단 속반장인 존 칼라텍(John Kerlatec) 총경은 “아동 모형의 섹스돌은 소지만 해도 NSW에서 최고 15년형 처벌을 받 을 수 있다. 수입 배포도 물론 범죄다. 이번 3명 기소는 아동성학대 기회를 엿 보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 하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손민영 기자

시드니대 ‘일자리유지보조금’ 신청 자격 상실

유학생 격감으로 대학 손실 46억불, 실업 2만명 추산

스콧 모리슨 총리

스티나 키닐리 야당 내무부 담당의원 이 “이민 프로그램을 재고해 호주 근 로자가 직장을 우선적으로 얻을 수 있 도록 해야 한다”면서 기술이민 쿼터 감축을 요구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모리슨 총리는 “근로자가 기술이민 프로그램에 따라 임시 비자로 호주에 서 일할 수 있게 한 뒤 영주권을 받고 호주에 정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임시기술이민비자 발급을 줄이 면 이들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도 줄게 되고 호주 전체의 이민 공동체 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0/21회계연도에 순외국 인 유입자(net overseas migration) 가 30% 감소하고 다음 회계연도에 85%까지 감소할 것으로 1일 예측했다.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 도 외국인 유입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구학자 피터 맥 도널드 교수의 연구를 인용하며 “순 외 국인유입자수를 16만명에서 21만명 수 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외국인유입자는 영주권을 제외하 고 관광비자, 학생비자, 임시 기술이 민비자 등 임시 비자로 호주에 유입되 는 외국인들을 의미하는데 현재 연간 16만명 선이다. 기업들도 코로나 이후 이민자 수를

코로나 이후 더 걱정인 청년 훈련생들

경찰 “소지만해도 최고 15년형 처벌” 강력 경고

호주 정부, ‘비영리 기관’ 대상에서 대학 제외

더 자세한 기사 원문은 www.hanhodaily.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리슨 “기술이민 유입 예년 수준 유지해야”

‘아동모형 섹스돌’ 수입 혐의.. NSW 남성 3명 체포

아동모형의 섹스 행위용 인형인 섹 스돌(child-like sex dolls, 한국에서는 주로 ‘리얼돌’로 불림)을 구매한 혐의로 3명의 남성들이 NSW에서 체포됐다. 호주에서 아동 대상 성범죄를 강력 처 벌하기위해 2019년 9월 도입된 새로운 연방법규에 따르면 아동모형의 섹스돌 을 소지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 우, 최대 15년 실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연방경찰(AFP), NSW 경찰, 호주국 경관리대(Australian Border Force: ABF)의 합동 단속팀은 지난 3, 4월 섹스 돌 수입 조직에 대한 정보를 입수 후 4월 30일과 5월 1일 NSW에서 3명의 남성을 체포했다. 이들은 해당 물건을 수입하거 나 소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금융거래감독국인 오스트랙(AUSTRAC: Australian Transaction Reports and Analysis Centre)은 결제 서비스 페이팔 오스트레일리아(PayPal Australia) 등으로부터 위법 수출 입과 관련된 송출금 정보를 제공받는 ‘핀텔 연대(Fintel Alliance)’를 가동하 고 있다. 이 핀텔 연대의 정보가 NSW 경찰의 금융거래 정보 용의자(섹스돌 구매자) 체포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4월 30일 시드니 북부와 NSW 북부 그라프톤(Grafton) 2개 집을 상대로 경 찰이 가택수색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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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가 ‘일자리유지보조금’ (JobKeeper) 지급안을 개정해 시드니 대학을 신청 대상에서 제외시키면서 논 란을 초래했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실업 억 제 방안인 일자리유지보조금과 관련, 대학 기관의 수급 자격 요건을 강화했

다. 15% 수익 감소 조건이 적용되는 비 영리 및 자선단체(ACNC) 범주에서 대 학 및 사립 교육기관을 제외했다. 소득 감소 산정 기간도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개정 전 요건에 따라 호주 대학 중 유 일하게 신청 자격이 있던 시드니대는

샬럿 그레이엄(Charlotte Graham)은 자동차에 대한 열정으로 기 계공으로의 경력을 3년 쌓았다. 3년 동안 열심히 견습생으로 일을 하며 미 래를 꿈꿨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꿈 이 막혀버렸다. 그레이엄은 현재 교육기관 WPC 그 룹의 직업 소개로 브리즈번 자동차 판 매점에서 2주 $1500의 일자리유지보 조금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코로나 사태 이후가 걱정이다. WPC 그룹의 앤드류 세조노브(Andrew Sezonov) 사장은 “자동차 분야 에서 일을 하고 있는 150여명의 견습 생이 이미 해고 조치됐다. 경험이 부 족한 견습생들은 특히 이러한 경제적 충격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라 고 지적했다. 그는 24년 이상 취업 소 개 업무를 진행했지만 최악의 상황이 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견습생 네트워크 호주 (Global Apprentice Network Australia)의 분석에 따르면 견습생 구직 광고는 1-4월 사이 73% 격감했다. 지 난해 4월 1,212건의 구직 광고가 게재 된 것에 비해 올해는 약 3분의 1 수준 인 단지 468건에 그쳤다. 게리 워크만(Gary Workman) 사 장은 “보통 11월-3,4월까지가 고용 시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지만 코로 나-19로 인해 고용침체가 심화되고

직원 7,000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신 청했지만 변경안에 따라 자격이 박탈된 것. 지원금을 받으려면 지난 1∼6월 수 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줄었다 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마이클 스펜스 시드니대 부총장은 직 원들에게 “실망스러운 소식이긴 하지 만 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대 학 교육 업계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희 망을 잃지 않겠다”며 “보조금을 받을

샬럿 그레이엄 자동차 정비소 훈련생.

있다”고 설명했다. 미첼연구소(Mitchell Institute)의 피터 헐리 (Peter Hurley) 정책 담당 펠로는 “현 상황이 견습생에게 전체 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 정확 한 데이터는 약 6개월 이후 확인이 가 능하지만 고용시장의 위기로 청년실 업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견습 기간은 약 3-4년이 걸리는데 비해 이번 사태로 인해 안정 적 직업을 갖기까지 견습 기간이 장기 화 될 뿐만 아니라 견습생으로서의 실 전 교육의 기회조차 얻기 힘들어져 경 제적 어려움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요식업 견습생인 바빈 스킬벡(Vavine Skilbeck)은 퍼스의 한 식당에 서 요리사가 되기 위해 지난 2년간 실 전 경험을 쌓기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폐쇄조치로 일자리

거라 예상하고 직원들에게 이미 지급 한 급여는 회수하지 않겠다”라고 밝 혔다. 대학혁신연기관(Innovation Research Universities)의 코너 킹 대표 는 연방 재무장관이 일자리유지보조금 프로그램을 6차례나 변경했다며 대학 교육 기관을 향해 마지막 칼날을 세웠 다고 비난했다. 녹색당 대변인은 “정부가 대학들의

를 잃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이후도 걱정 이다. 관광업과 연계된 숙박, 요식업 등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더 욱 견습생들에게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한탄했다. 정부는 일자리유비보조금 뿐만 아 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50%의 견습생 급여보조금에 13억달러를 지급하겠 다고 발표했다. 고용주는 두 가지 보 조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미카엘라 캐쉬 연방 고용장관의 한 대변인은 “15,000명 이상의 견습생과 연수생 지원금으로 현재까지 약 7천 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숙련된 인재 양성의 중요성 을 인지해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상 황을 고려하며 추가 지원금 등을 고려 하고 있지만 사실상 실효성은 미지수 양다영 기자 다.

보조금 지원 자격을 박탈하기 위해 안 간힘을 쏟고 있다. 매우 어처구니없는 사악한 처세”라고 비난했다. 시드니대는 중국인 유학생 급감으 로 인해 약 4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했다. 호주 대학의 총 손실 규모는 30∼46억 달러, 실업자는 약 2만1,000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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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0년 5월 8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산책

호주의 3대 코로나 ‘집 단 감염’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호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월말에서 5월초 하루 15명 미만으 로 크게 줄었다가 지난 사흘 4일 27 명, 5일 26명, 6일 20명으로 조금 늘 었다, 이런 가운데 8일(금) 연방-주 총리 화상회의를 앞두고 브래드 해 자드 NSW 보건장관이 “추가 완화 는 아직 너무 이르다(Too early for map to ease restrictions)”라고 말했다. 이는 NSW 주민들에게 규 제 완화에대해 큰 기대를 하지 말라 는 사전 당부인 셈이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도 사적 만남 (gatherings)에 대한 규제를 10일 (일) 어머니날(Mother’s Day)까지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와 비교할 때 아마도 NSW 의 규제가 가장 늦게 완화될 공산이 크다. 그만큼 확진자와 아직 완치 되지 않은 감염자(환자)가 많기 때 문이다. 7일 오전 기준 호주 확진 자 6,894명 중 NSW는 3,044명으로 44.15%를 점유했다. 사망자는 전체 97명 중 46명으로 47.4%로 거의 절 반에 육박한다. 아직 완치되지 않은 (active) 환자는 전국 755명 중 537 명으로 무려 71.1%를 차지했다. 외 부인을 감염시킬 수 있는 미완치 환 자 10명 중 7명이 NSW에 거주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럴진데 주정부가 성급 하게 규제 완화를 할 수도 없다. 2-3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만약 보건부가 중간 등급의 위험으 로 판단했다면 스크리닝 절차를 거 쳤을 것이고 지역사회의 2차 감염을 어느 정도 차단했을 것이다.

주 동안 신규 감염자가 거의 없고 미 완치 환자가 10명 미만인 남호주(3 명), 서호주(11명), ACT(1명), 노던 테리토리(2명) 4개 주/준주는 적절 한 규제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 통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처 럼 호주에서 NSW, 빅토리아, 타즈 마니아 3개 주는 증가율이 둔화됐지 만 전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타 즈마니아는 인구대비 치사율이 전 국에서 가장 높다. 따라서 이 3개 주 의 규제 완화가 가장 늦게 취해질 것 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에서 호주에는 3대 집단 감염 사례가 있다. 호주를 떠 난 루비 프린세스(Ruby Princess) 호는 사망자 21명, 확진자 650여명 을 기록했다. 타즈마니아의 초기 감 염 확산도 이 유람선에서 귀국한 탑 승자들로부터 시작됐다. 시드니 서 부 앵글리케어 뉴마치하우스(Anglicare Newmarch House) 요양 원은 6일까지 68명 감염, 사망 16명 이었다. 유람선과 이 요양원에서 희 생된 사망자가 호주 전체 사망자의 약 3분 1을 차지한다. 집단 감염지 는 감염 통제에서 치명적인 실수와 부족함이 있었다.

# 2. 시드니 서부 뉴마치하우스 요 양원 16명 사망 시드니 서부의 성공회재단 소속 인 앵글리케어 뉴마치 하우스 요양 원도 감염통제 조치가 부적합했다 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 조사 후 위반 사항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 요양원은 먼허가 취소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느슨한 전염 통제(lax infection control)가 화근이었다. 지난 4월 11일 파트타임 케어러가 감기 증상이 있었지만 이를 무시한 채 6회 교대근무를 하면서 집단 감 염이 시작됐다. 그동안 감염된 거주 노인 16명이 사망했다. 확진자가 68 명(거주 노인 37명, 직원 31명)으로 계속 늘었다. # 3, 멜번 서부 세다 도축장 직원 62명 감염 멜번 서부 세다 도축장이 빅토리 아 집단 감염지가 되면서 150여명 의 직원들 중 62명으로 감염자가 늘었다. 지난 4월 2일 한 직원이 양 성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빅 토리아 보건 및 인적서비스부(Department of Health & Human Services)는 도축장을 노출 위험 지(exposure site)로 간주하지 않 았다. 감염 상태에서 일을 하지 않 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3주 동안 방치했고 3주 후 두 번째 환자가 나 오자 뒤늦게 대응을 시작했다. 3건의 집단 감염 사례를 통해 호 주 보건당국은 비슷한 실수를 반복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보건 인력과 시설이 여전 히 부족한 호주는 더 이상의 대규모 집단 감염을 대처할 능력이 없다. 다 음 주부터 학교의 단계적 개학이 시 작된다. 학교는 제대로 준비가 됐는 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 1. 루비 프린세스호 유람선 21 명 사망 유람선 감염사태 조사를 통해 이 배가 지난 3월 19일 시드니 서큘 라키항에 정박했을 때 보건 절차 (health protocols)가 지켜지지 않 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원장 인 브렛 워커 법정변호사는 “NSW 보건부의 결점과 실수는 비난 받을 만 하고 불만족스럽다”라고 지적했 다. NSW 보건부는 뉴질랜드를 순 회하고 호주로 돌아온 이 유람선의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을 낮게(low risk) 평가하고 시드니항에서 2700 여명의 승객들의 하선을 허용했다. 발열 검사조차 없었고 격리도 없었 다. 21명 사망, 650명 이상 감염 이 라는 호주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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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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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02 8876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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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홍수정, 손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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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한 지 세달 째로 접어 들었다. 여름이 채 끝나기 전 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 흔 드는 초미의 뉴스가 등장하더니 어느 새 가을의 끝자락인 5월이 되었다. 새 벽엔 벌써 두꺼운 겨울 파카를 꺼내 입 어야 그나마 한기를 달랠 수 있는 겨울 같은 가을이 되었다. 가을의 정취를 맡 아 볼 여유도 없이 마치 계절이 순간 마 술 같은 둔갑술을 부린 것 같다. 한국은 지금 완연한 봄 일텐데.. 진 해의 화사한 벚꽃 놀이도 도망치는 탈 주범처럼 행여, 누구라도 볼까 눈치를 살피며 없는 듯 지나고 제주도의 화려 한 유채 꽃밭은 아예 트랙터를 갈아 엎 어야 하는 진기한 일들도 있었다. 코로나는 봄을 대변하는 계절의 낭 만이 어디로 사라졌는 지 흔적도 찾을 수 없도록 꿀꺽 삼켜 버린 듯 하다. 영 화나 TV에서 보던 유럽의 유명한 관광 도시들의 수려함도 무색하게, 이젠 건 물만 즐비하고 사람없는 무기력한 공 허함만 남겨져 있다. 언제가 될 지 기약 할 수 없는 세월 동안 만져지지 않고 냄 새 맡을 수 없는 온라인에 매달린 가상 의 것들로 대리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것 이 상식이 되었다. 많은 즐거움을 빼앗 겨 버렸지만, 병들지 않고 생존 해야 하 는 우선 순위에서 여지없는 선택인 셈 이다. 코로나는 마치 살면서 더 중요한 것이 무언지 우선 순위를 정리해 보는 숙제를 내 주는 과외 선생 같다. 마치 무인도에 떨어진 사람이 살아 남기 위해 절박하게 먹을 것을 찾고 재 미난 소일거리를 발견하면 황량함 가 운데도 활기를 되찾 듯, 나는 요즘 개 와 산책하는데 재미를 붙였다. 이 동네

에서 십 수년을 살면서도 주변 공원에 한 두번 나가보는 게 전부였는데,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우연히 산으 로 연결된 숲속 산책길을 발견하면서 부터이다. 겉으로는 주택가의 평범한 통행로를 따라 숲으로 연결되어 평소 엔 그저 지나친 길이었다. 입구로 들어 서면 금새 신선한 숲의 공기가 숨결에 와닿고 마치 깊은 산 중에 와 있는 것 처럼 새와 벌레 소리들이 들린다. 울퉁 불퉁 다듬어 지지 않은 산길을 따라가 면 바위 틈새로 졸졸 흐르는 물을 만나 고 그 길을 따라 이어진 다리도 건너야 한다. 평소에 간식 몇 개 던져 주고 주 인 행세를 하다 모처럼 산책을 나오니 개는 흥분한 숨소리를 내며 거침없이 산 길을 치닫는다. 한 시간 가량을 개 를 앞세워 거의 끌려가다시피 가다보 면 어느새 땀이 흐르고 다리는 뻐근해 진다. 산 길에 틈틈히 만나는 사람들도 멀찌감치 눈 인사만 하고 지나치는 어 색함이 있지만, 다른 시간을 젖혀 두고 거의 매일 지키는 새로운 생활 규칙이 되었다. 건강도 챙긴다는 득실에 앞서, 자연이 생색없이 제공하는 푸르른 나 무들과 때묻지 않은 청정한 공기와 예 상치 못한 산속의 청량한 소리에는 다 른 것으로 대신 할 수 없는 신의 진심 이 담겼다. 아마 노아의 홍수 때에도 커다란 방 주 속에서, 오랫동안 노아의 가족들은 감옥에 갖힌 죄수들처럼 매일을 보내 기 위해 별의 별 소일 거리를 찾았을 것 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신의 의도에 따 르려는 각별한 우선 순위가 있었다. 그 리고 물이 말랐을 때, 새로운 세상을 목

도 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그들에 겐 새로운 세상을 계획하는 신적 우선 순위에 동승한 가치 기준이 있었기 때 문이다. 하지만, 의인의 대명사인 노아 는 홍수 이후에, 포도주를 거나히 마시 고 취해 하체를 드러내고 잠들어 자식 들을 민망하게 하는 일이 생겼다. 그리 고 그 후손들이 하나님만큼 높아지려 고 바벨탑을 쌓다가 언어가 갈갈이 흩 어지는 불행한 사건이 생겼다. 시간 대 의 차이는 있지만 방주 속과 홍수 이후 의 시간을 대한 노아의 선택은 극단의 결과를 산출했다. 그렇게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존 재를 위한 가치기준을 정리하는 시간 이다. 먼저, 중요한 가치를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시간일 것 이다. 아인슈타인은 “신은 난해하지만 심술 궂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신은 세상에 대해 너그럽다. 신은 요구하기 보다는 이미 많은 보물을 우리가 찾지 않은 곳곳에 숨겨 놓으셨다. 새로이 발견한 산책 길은 우선 순위 를 새롭게 하는 신의 자비와 지혜로 가 득 찬 듯 하다.

정원일(공인회계사)

wi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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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5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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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호 칼럼 오페라 하우스

학교 개학 시기.. 의견 분분 호주와 다르게 미국에서는 사립학교 에 정부가 절대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 다. 사립학교 자체가 특수 교육목적을 가지고 운영한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는 아주 작은 금액만을 지원해 준다. 반 면 호주는 사립학교에 막대한 정부 지 원금이 할당된다. 2018년 지원금 내용을 보면 공립학 교 한 학생에게 $13.444이 지출 됐는 데 80% 이상이 주정부 예산이었고 연 방정부는 20% 미만이었다. 그런데 가 톨릭학교 학생 1명에게 정부가 지원한 액수는 $11,510이고 일반 사립학교 학 생에게는 $9,601인데 연방 정부 지원 금이 80% 이상이고 주정부 예산 지원 은 20% 미만이다. 호주 건국 초기에는 호주도 사립학교 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 일 반 시민들의 자녀는 대부분 공립학교 에 다녔으며 가톨릭 교육재단은 사회 보살핌 차원에서 주로 저소득층 학생 들을 교육했다. 오랜 전 NSW 궐본(Goulburn) 지 역의 가톨릭학교가 학생들이 수업료를 내지 못하면서 폐교가 됐고 학생들이 모두 공립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자 학 교를 증축해야 했다. 학교 신축이나 증 축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 로 정부가 가톨릭 학교에 예산을 지원 해 운영하도록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 아래 지원이 시작됐다. 호주 정부 의 가톨릭학교 지원은 이런 유래를 갖 고 있다. 1970년대 성공회나 개신교계 사립학 교는 지원을 하지 않고 가톨릭만 지원 한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연 방 정부가 사립과 가톨릭 학교를 모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오늘날 가톨릭 학교는 전국에 1,756개가 있고 일반 사립학교는 1,099개로 늘었다.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은 약 390만명 인데 140만명이 사립학교에 재학 중이 다. 규정상 초중고교의 관리는 주정부 가 하고 연방정부는 대학을 관장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원노조 대표가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이 좁은 교실에 서 사회적 거리두기(1.5m)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독감 시즌이 시작되 고 안전할 때까지 등교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총리는 “학교는 안전한 곳이다. 버스 기사도 위험 속에

서 운전을 하고 슈퍼마켓 직원들도 위 험 속에서 일하고 있다. 교사들도 동참 해서 빨리 전교생들이 등교해 정상 수 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 다. 이어 며칠 후 댄 테한 연방교육부 장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약화 함에 따라 빠른 시일안에 학생들의 등 교가 이루워 지기 바란다. 또 대학도 7 월경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하도록 준 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사립학교에 7월중 지급할 예 산 일부인 17억 달러를 미리 5월 안에 1차 지급하며 나머지는 6월 9일경 지 급할 것“이라고 말해 사립학교의 환심 을 샀다. 단 6월 1일부터 전교생의 50% 정도 등교해 정상 수업을 하는 것이 조 건이다. 초중고를 관리하는 주 정부의 동의 없이 사립학교 단체에 이런 말을 하며 환심을 산 것은 잘못된 일(월권 행위) 이다. 이런 문제로 현재 빅토리아와 타즈마 니아는 연방 정부의 5월 11일부터 등교 재개에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초중 고 관리에 대해 주정부가 알아서 결정 할 것이니 연방 교육부가 감 놔라 배 놔 라하며 참견하지 말라는 의미다. 다이넬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조급한 등교로 지역사회 2차 감염 확 산 위험을 높이기보다 당분간 온라인 수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 다. 빅토리아주 인구와 비슷한 미국 동

그날이 오면..

부 매사추세스주의 코로나 사망자는 3 천명이 넘는다. 겨울철 독감과 더불어 코로나 바이러 스의 2차 전염 위험성은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등교를 서두르다가 감염 급증 사태로 겪고 있는 싱가폴의 실수 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학교는 안 전하다”는 연방 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 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HSC 수험생인 12학년생과 새로 입 학하는 유치원(킨디) 학생들 입장에서 등교는 더욱 시급하다. 올해 HSC 난이 도를 낮추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등교 재개에 대해 학부모들도 일치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종전 설문조사 에 등교에 90% 이상 반대했지만 최근 반대 비율이 84%로 낮아졌다. NSW 교육부는 5월 11일(월)부터 학 생들이 1주 1일 교대 등교하는 방식으 로 시작해 점차 등교일을 정상화시키 자는 계획이다. 퀸즐랜드주는 5월 15 일 결정할 예정이다. 남호주와 서호주 는 한동안 신규 환자가 없으니 빠른 시 일내 등교를 원한다 분명 아직까지 온라인 수업은 효과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가정의 인 터넷 연결 환경도 차이가 크다. 수학 은 온라인 교육만으로 13.4%, 읽기는 7.6%의 학력 저하가 있다는 연구 결과 가 있다. 조기 등교를 원하는 연방 정부와 아 직은 등교 시기가 아니며 신중하게 결 정하자는 빅토리아주의 의견 대립은 어느 정도 양측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 나 지금은 보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야 하는 시기리고 생각한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두르다가 2차 감염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 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명호 (자유 기고가) miperra@gmail.com

늦가을이 바람으로 느껴지는 호주 의 5월이다. 깊어 가는 가을, 낙엽의 계절이다. TV를 비롯한 매스컴에서는 연일 코로나-19 감염 실태에 대해 호주 각주를 비롯한 전세계 현황을 긴박 하게 다루고 있다. 선진국 상위 랭킹의 국가들에서 1 만명대 사망자 발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진정될 것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 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동안 우리는 놀랍게도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 람들처럼 살아오고 있었다. 산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발로 움 직이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것일 진데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집에 머룰기(Stay Home)’, ‘록다운(상가 등 폐쇄, Lockdown/Shutdown)’ 이라는 전대미문의 강제 조치로 인 해서 삶의 회로가 변형되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은 언제 어디 서나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현실 감이 눈앞에 다가왔다. 안락사(assisted suicide)나 존엄사(death with dignity), 자연사(natural death)가 아니라 돌연사(unexpected death)를 당할 수 있다는 불 길한 예감이 든다. 지난 날 잘 죽을 수 있는(well dying) 사람이 잘 살 수 있다 (well being)고 다짐하면서 잘 늙자(well ageing)고 스스로 위로하던 실버 세 대들에게 코로나 충격이 현실로 다 가와 불안에 떨게 한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종교는 생활의 부패를 막는 향료라고 설파 했지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내비 게이션이기도 하다. 지중해 문화권에서 발생한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종 교는 물론 인도의 불교에서도 죽음 을 테마로 하고 있다. 사후 세계를 중 시하여 천국과 지옥, 열반과 지옥의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2천년이 지난 과학의 시대에서 사 후 세계는 어떻게 설명되고 있을까? 독일의 우주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육신은 죽어 사라지더라도 영혼은 미립자인 광자(光子, photon)형태 로 존재 한다. 빛을 구성하는 미립자 와 영혼을 구성하는 미립자는 같다” 고 실험 결과를 증언했다. 한편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은 “두뇌는 부품이 고장나면 멈 추는 컴퓨터와 같다. 망가진 컴퓨터 에 천국이나 사후의 세계는 없다. 사 후 세계는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 들을 위한 요정이야기같다. 인간이 과학을 이해하기 전 까지는 신이 우 주를 창조했다고 믿는 것은 자연스 러운 것이지만 현대 과학이 더욱 설 득력있는 설명을 제공한다”라고 주 장했다. 필자는 사후 세계를 경험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맑은 영혼을 간 직한 채 사람들끼리 부대끼면서 희 로애락(喜怒哀樂)을 주고받으며 살 고 있는 지상이 축복받는 또 하나의 천국이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 본다. 그래서 신약성경 마태복음에 기록된 주기도문에도 “뜻이 하늘에서 이루 어 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 이다”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 아닐 까?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우리는 사람에 대해서, 사회생활에 대해서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이라는 단어의 받침이 날카로운 사각형을, 동그라미로 바 꾸면 사랑이 된다는 이치를 깨닫게 해 주었다. 평소 사람들과 지내면서 생긴 질 투, 비난, 중상, 보복하는 날카로운 마음이 고독과 명상의 날들을 보내 면서 모서리가 사라지고 사랑의 원 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다면 인생 을 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가 족과 친구들,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 께 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 가를 깊이 깨닫게 된다. 이번 기회에 독서하는 습관을 갖 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은 공기와 마찬 가지로 인간의 삶에 귀 중한 요소이다.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내 영혼이 맑아진다. 그래서 독서는 ‘마음의 양 식’이라고 하지 않던가? 언젠가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K양

의 수필에서 “1등석(first class) 승 객들의 공통점은 행선지에 도착할 때까지 책을 놓지 않는 것”이라는 내 용을 읽었다. 이코노미 요금의 4배 이상을 지불하는 1등석 승객은 성공 한 사업가일테니 독서가 축재의 기 능도 한다고 보아야겠다. 그날이 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가 사멸되는 날, 전세계 인류가 각성 하여 자연이 주는 경종을 교훈으로 삼고 핵무기 경쟁이 아니라 자연 보 호 올림픽을 개최하자. 이번 사태는 인류가 분수를 모르 고 자연을 파괴하다 생긴 ‘실족 사 건’이다. 이번의 재난이 나를 잘 아는 계기 가 되어 어떤 운명이 닥쳐도 감당할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타인에 대한 사랑의 눈을 뜨게하는 변곡점이 되었으면 좋겠 다. 자기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나아가 세상을 사랑 하게 된 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 그러 니까 ‘행동 백’이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되기 전 까지 최선의 감염병 예 방법일 것이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기 마련 이요(會者定離),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 요(去者必返).” 우리는 서로 만나 교류하다가 바 이러스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사랑의 실천이 이루어지기 를 소망한다. 사랑은 오염에 찌든 지구를 청명 한 대지로 탈바꿈하는 아름 다운 미 래를 가꾸는 비료이기 때문이다.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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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5월 8일 금요일

독자의 편지

기고

코로나 상황에서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 동포 여러분들께, 안녕하세요? 코로나 사태로 다들 힘 드시죠? 그래도 한가지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학생비 자, 워홀러 그리고 457비자 등 임시비 자 소지자 들에 관해서입니다. 우리 이 민자들이 힘든 것보다 그들은 더욱 그 렇습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 하 에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사실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고민한 끝에 이 문제를 함께 공유해 야 하겠다고 판단하여 아래와 같은 글 을 써서 호주의 채널 7, 9, 10 그리고 SBS 등 방송국과 제가 거주하는 지역 (애들레이드)의 스티븐 마샬 남호주 주 총리에게도 보냈습니다. 어쩌면 제가 쓴 내용이 검토되고 정책에 반영될 확 률은 아주 낮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동포 분들께서는 함께 공 감해 주시고, 더 나아가 주변의 호주인 들에게도 공유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 글과 영문으로 각각 작성했습니다. 감 사합니다. – 필자 주(註) 성경에 보면 영생을 어떻게 얻을수 있느냐고 묻는 율법사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답하신다. 이에 율법사는 “누가 내 이웃입니까?라고 되묻는다. 예수님은 우리가 잘 아는 ‘선한 사마리 아인’의 스토리를 이용해 답변하신다. 이야기 속에는 제사장, 레위인 그리고 사마리아인이 나오는데 그 강도맞은 사람에게 이웃은 오직 긍휼과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인뿐이었다. 이 스토리의 초점은 ‘사랑의 실천’이 라고 볼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 사 랑의 실천 대상이 사랑을 주는 자가 아 니라 받는 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다. 다시 말하면 사랑이 내게 필요했을 때, 내게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은 내 이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신종 바 이러스 전염병으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연방과 각주/준주 정부, 사회 각 계각층에서 개인과 커뮤니티를 돕고 있다. 그나마 정부의 일자리유지보조 금 덕택에 향후 6개월 동안은 많은 이 들이 숨을 돌리게 됐다. 이 상황에서 제 가 남호주 정부와 함께 생각해 보고 싶 은 사항은 정부 수혜대상에서 제외된 임시비자 소지자에 관한 것이다. 이는 457비자나 졸업생 비자와 같은 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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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비자 소지자, 유학생 그리고 워홀 러(백패커) 등을 포함한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는 말은 임시비자소지자 역시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 모두가 자신들의 계획을 이루어가고 있는 어 느 과정 중에 있다. 어떤 이들은 학업 이나 아니면 비자에서 요구하는 고용 조건을 맞추는데 중간쯤 와있고, 다른 이들은 이제 시작했거나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을 수 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들 역 시 우리 호주 경제의 한 단위라는 것입 니다. 다른 말로 그들은 우리에게 수익 을 가져다주는 ‘수익센터’라는 의미입 니다. 일 할수 있는 임시비자는 457 또는 485비자 등을 포함합니다. 그들 중 많 은 이들이 남호주에서 대학 과정을 이 수했습니다. 이제까지 그들은 영주권 자가 되어 남호주에 거주하고자, 시간 과 노력과 재정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등 나름 그들의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남호주인이 될 것입니다. 유학생은 1인당 학비 $30,000 그 리고 생활비 $20,000 등 통상 연간 $50,000을 지출합니다. 이 말은 대학 졸업자 1명이 어학연수 1년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200,000을 소비한다는 셈입니다. 그들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단지 지식만을 배우는게 아닐 것입니 다. 호주의 문화와 정신도 배우게 됩니 다. 아마 그들 중 대부분이 호주에 남 아 우리와 같은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않다 하더라도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우리 호주를 응원하는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그들의 마음은 우리와 같은 호 주인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워홀러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에게 호 주 여행을 가능케하고 또한 그 비용을 충당하도록 단기 고용의 기회까지 허 용합니다. 그들은 대개 과일 수확과 같 은 육체적인 농장 일을 하는 경우가 많 습니다. 이 비자는 1년이며 오지에서 특정한 분야에서 3개월 이상을 일하면 비자 연장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특 정한 분야란 다름아닌 우리가 선호하 지 않는 힘든 일입니다. 우리가 기피하 는 일을 그들이 담당함으로써 해당 분 야의 인력부족 현상을 그들이 메꾸고 있는 셈이죠. 그럼 점에서도 우리는 그

들이 필요합니다. 혹자는 지금 이 상황 에서 우리 식구 먹여 살리기에도 재원 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 만 우리가 지원해 주는 자금이 남호주 이외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습 니다. 없어지는게 아니라는 얘기죠. 제 도적 장치만 있으면 모든 지원금이 고 스란히 남호주 안에서 소비될 수 있습 니다. 한국에서는 ’지역화폐’가 많은 도시 에서 통용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는 해당 발행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 니다. 남호주 정부도 주 정부의 지원 을 지역화폐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지 원금을 받는 이들이 남호주 밖으로 가 지고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때문에 주 정부 입장에서 재정적인 지 원을 했더라도 그 돈은 그들의 생활비 로 쓰여져 고스란히 지역 사업체들의 주머니로 되돌아 오게되어 결국엔 지 역 경제를 살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 니다. 서로 윈-윈(win- win)하는 전략 입니다. 이처럼 우리 주에 맞는 그리고 보다 결과 지향적인 정책을 펼침으로써 다 른 주와는 달리 그 어떤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러한 정책 은 보다 장기적인 효과도 가져올 것입 니다. 미래의 학생, 투자자 그리고 이 민자들이 우리가 어떻게 이 어려운 시 기를 이겨나가고 또한 우리 남호주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게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남호주 정부가 우리 사회 에서 소외될 수 있는 임시비자 소지자 들을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가 를 고려해 주었으면 합니다. 동시에 우 리 남호주 정부가 성경 속 ‘선한 사마리 아인’이 되는 그림을 그려봅니다.

Martin Lee (이웅열 공인회계사) wlee1412@hotmail.com

재앙에 적응하는 우리의 지혜 공자는 일찍이 “벗이 먼 곳에서 찾 아오니 즐겁다”고 했다. 우리는 친 구들뿐 아니라 가족 간에도 서로 만 나 즐거움을 갖고 시간을 같이하면 서 친구 간 우정도 쌓고 가족 간의 사랑을 도탑게 하면서 살아간다. 우리의 행복을 과학적으로 연구 한다는 긍정심리학에 의하면 만물 의 영장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라서 서로 관계를 맺고 미래를 상상 하며 살기 때문에 행복해지려면 재 미도 있어야 되고, 좋은 관계도 뺄 수 없고, 미래지향적인 삶의 의미도 있어야 된다고 한다. 공자의 말씀이 현대 행복론에 적 중한 것 같다. 멀리서 온 친구를 만 나니 우선 즐겁고, 관계도 좋아지 고, 친구를 만나러 먼 길을 걸어가 는 것은 의미 있는 행동이라서 우리 가 행복하게 된다는 말과 같다. 한국 의 한 심리학자의 실증분석에서 우 리가 연인, 가족, 친구와 여행을 하 는 것이 우리를 제일 행복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한 것도 일맥상통한다. 인간은 서로 접촉하고 관계를 형 성하며 진화되었다. 이런 접촉을 통 하여 애정과 감정을 표시하고, 서로 돕고, 친절을 베풀면서 즐겁고 의미 있는 행동을 통하여 관계가 좋아지 고 번성하면서 진화되었다. 따라서 접촉을 통한 상호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욕망이 유전자에 입 력되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전 화, 이메일, 텍스트, 영상통화뿐 아 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등 여러 매개체가 사람들 간의 의사전달이 나 상호작용을 돕고 있지만, 우리의 유전인자에 깊게 저장되어 있는 대 면해서 느끼는 정서를 잊지 못한다 고 한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친구나 가족 들 간의 왕래를 못하게 하니 우리의 행복요소를 앗아간다. 이렇게 서로 격리되어 있으면 여러 정신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불행해질 뿐 아니라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소외감은 고 독감을 오게 하고 고독감은 불행을 가중시킨다.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 은 친구와의 접촉을 꺼려 친구를 잃 게 되어 고독감이 더 심화된다. 고 독감은 주위의 친구, 이웃, 부부 간

에도 전파되어 고독한 사람은 배우 자나 친구, 그 친구의 친구까지 고 독하게 할 확률을 높이면서 악순환 이 반복된다. 다윈의 진화론이 지적한 것처럼, 인간은 코로나와 같은 재앙을 맞아 그 역경을 이겨내기 위한 기발한 재 간을 고안하여 그 재앙에 적응하고 생존하면서 진화하여 만물의 영장 이 되었다. 코로나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여러 창의력을 발휘하여 적 응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서로 격리되어 있어 대면을 못하게 되니 발코니나 창문이 대화 나 의사전달의 매체가 되었다. 여러 큰 건물 밑 공간에서 노래를 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운동, 요가 및 댄 스 코치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여 러 창문에서 연주자들이 따로따로 앉아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모아 하 나의 콘서트 연주로 만들어 제공하 기도 한다. 건물 안의 사람들은 발코니에 나 오거나 창문을 열고 손뼉을 치고 냄 비, 쟁반 등을 꽹과리를 치듯 두드리 면서 감사를 표시한다. 코로나 바이 러스와 최일선에서 자신들의 위험 을 무릅쓰고 봉사하는 의료진들의 노고에 대한 칭찬과 감사의 표시도 발코니와 창문을 통해 표시하고 있 다. 위험하고 격리되어 있을 때 이 렇게 상호의 마음과 기분을 조화롭 게 하는 것이 정신적 건강을 위하여 최선책이라는 연구도 있다. 우리는 이렇게 재앙에 적응하는 지혜를 발 휘하여 상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우 리의 복된 삶을 지탱해 간다.

우리집에 손님이 온 지도 한참 되 었다. 이웃에 사는 아들딸 가족들 도 서로 조심하면서 자가격리를 하 고 있으니 얼굴을 못 보고 지낸 지 도 오래 되었다. 비록 전화, 이메일, 텍스트, 영상통화를 매일 하고 있지 만, 서로 얼굴을 보는 것과는 또 다 른 느낌을 준다. 우리 가족들도 기발한 생각을 해 냈다. 아들딸 가족이 따로따로 내가 사는 건물의 창문 밑으로 오고, 나 는 4층 발코니에 나가서 덕담과 정 담을 나누고, 머리 위에 두 팔로 하 트를 크게 그리며 웃는다. 올라오지 도 내려갈 수도 없어 안타까움이 크 지만 이렇게 라도 하면서 가족 간의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어 즐겁고 다 행스럽다. 이 코로나 재앙 속을 헤쳐 나가는 데 또 어떤 기발한 착상들이 나와 우 리들의 관계를 유지 개선하고 고독 함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권오율 (사이몬 프레이저 대학 경영대 겸임교수,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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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주 이 민 문 학 사

2020년 5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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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호주 한인 문학사 1회 호주 최초 한인문학사 정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인 이승하 시인은 한호일보 주관 신년문예 심사를 2회 한 바 있고, 2017년과 2018년, 2019년 3회에 걸쳐 ‘한호일보 문학아카데 미’의 초빙교수로 단국대 박덕규 교수와 함께 시드니에 와서 문예창작 강좌를 진 행한 바 있다. (2020년 제4회째는 ‘시드니 문예창작교실’이라는 이름으로 맥쿼 리대학 몰링칼리지에서 열렸다.) 이승하 교수는 2019년 한 해 동안 한호일보에 해외 동포문학의 현황을 소개하는 ‘디아스포라의 여정’을 연재한 바 있다. 미국과 오스트리아 한인 문학의 면면을 소개했고 이어 호주 한인 문학사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유금란 작가(시드니 수필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30년 호주 한인 문학 사를 최초로 총정리한 이승하 교수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편집자 주(註)

1. 호주 교민사회의 형성 과정 2020년 현재 호주에서 살고 있는 한 국 교민의 수는 15만 명을 상회하고 있 다. 지역별로 한인회가 결성되어 있는 데 인구 10만 명 가까이 살고 있는 시드 니가 가장 크다. 이밖에 퀸즐랜드 한인 사회ㆍ캔버라 한인사회ㆍ빅토리아 한 인사회ㆍ서부호주 한인사회ㆍ남부호 주 한인사회ㆍ태즈메이니아 한인사회 등이 결성되어 있다. 종교단체를 제외 한 교민들의 생활공동체라고 할 수 사 회단체가 적지 않지만 규모면에서 호 주한인복지회ㆍ파월동지회ㆍ민주평 화통일자문회의 세 군데가 규모도 가 장 크고 지금까지 가장 활발히 활동해 왔다. 시드니에 최근 20년간 교민의 수가 부쩍 늘어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 기 이후 한국에서의 사업체를 그만두 고 이민을 간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 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은 대졸자의 취 업난이 심화되고 있는데 호주에 유학 을 가거나 워킹홀리데이, 어학연수, 여 행 등을 갔다가 ‘살기 좋은’ 호주에 정 착한 경우도 많았다. 이들 가운데 문인 으로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는 약 0.1%인 150명 정도로 추산된다. 본국 의 문예지를 통해 등단했거나 현지에 서 문학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문인 의 수가 100명이 넘어 어느덧 호주 교 민들도 ‘문단’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 호주 내 한인 문인단체는 글무

늬 문학사랑회ㆍ노만허스트 가톨릭문 우회ㆍ동그라미문학회ㆍ문학동인 캥 거루ㆍ시드니 글벗세움 문학회ㆍ시 드니 한인작가회ㆍ호주한국문학협 회ㆍ퀸즐랜드 문학회 등이 있다. 문학 동인회는 1989년 5월, 아동문학가 이 무와 시인 윤필립에 의해 창립된 ‘재호 한인문인협회’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는데, 문학사와 문단사를 살펴보기 전에 호주의 역사, 한국ㆍ호주의 관계 사를 먼저 간단히 일별하기로 한다. 원주민인 애보리진이 살고 있던 호주 대륙을 영국인 해군 제임스 쿠크 선장 이 발견한 해가 1770년이었으니 정확 히 250년 전이었다. 이후 영국이 산업 혁명에 성공하면서 도시범죄가 빈발하 자 죄수를 수용할 교도소가 포화상태 에 이르렀다. 1788년, 초대 총독 아서 필립이 732명의 죄수를 포함한 1,373 명을 데리고 시드니 항구에 상륙하고 서부터 백인이 호주에 정착하게 된다. 백인으로서는 개척의 시작이었고 애보 리진으로서는 수난의 시작이었다. ‘추 방’과 ‘격리’가 국가 건설의 요인이었 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호주의 역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한국전쟁 때의 호주 참전이다. 유엔군의 한 나라로 한국전 쟁에 참전한 호주는 연인원 1만 7,164 명의 병력을 보내는데 이 가운데 339명 사망, 1,216명 부상, 29명 포로 발생으

호주부대 마스코트였던 최영길 씨가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 앞에서.

68-72년 전문기술인력 호주 이민 개척 73-76년 파월 인력 가세, 사면령 76-80년 중동.남미.유럽 거친 동포들 정착 90년대 유학자유화, 사업.투자 이민 증가 로 큰 피해를 입는다. 중공군의 개입으 로 전선이 남으로 밀릴 때 경기도 가평 에 주둔해 있던 호주 군이 막아주어 미 군과 한국군이 퇴각할 수가 있었다. 하 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호주의 젊은이 들이 피를 흘렸다. 임진강변 마령산 전 투 때도 많은 호주군 사망자가 나온다. 339명 사망자 가운데 281구는 지금도 부산 유엔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나라는 ‘우방’ 정도 가 아니라 ‘혈맹’이나 ‘형제국가’라고 할 만하다. 캔버라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 안작 거리(Anzac Parade) 광장에 는 한국전 참전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 한국인 호주 이민의 물꼬를 튼 최영길 씨는 바로 한국전쟁 때 16세 소년이었 다. 호주군 3연대의 마스코트 통역관을 한 인연이 이어져 1968년, 33세 때 최 초의 한국인 호주 이민자로 이름을 올 리게 되었다. 이 해는 박정희 대통령의 호주와 뉴 질랜드 공식방문이 있었고 1970년 6월

에 마침내 시드니 총영사관이 설치되 었다. 최영길 씨에 이어 선박기술자 김 용수 씨가 영주비자를 받았고, 헬기조 종사 7명, 지질연구자 9명이 이민 대열 에 섰다. 호주 정부는 다수의 태권도 사 범들에게도 영주비자를 내주었다. 뒤 이어 양모기술자, 공립학교 교사, 조선 설계사, 보석세공사들이 호주로 이민 을 떠났다. 이와 같이 60년대 말과 70 년대 초에는 전문기술 인력이 호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었다. 그런데 백호주의(White Australia Policy, WAP)는 어떻게 된 것일까? 외국인의 이민을 좀체 받아들이지 않 던 호주에 우리 교민이 15만 명이나 가 서 살게 된 연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범죄자와 교도관, 일반 시민들로 초기 이민사회가 형성된 호주에 1850년대 에 큰 금광이 여러 곳 발견되었고 미국 과 유럽에 이 사실이 알려졌다. 호주로 가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에 ‘골 드러시’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호주로

▼ 한국전에 참전한 호주 육군 3대대 병력이

이동을 하고 있다(1951년 3월 1일)

많은 이민자가 몰려들었다. 중국계 이 민자가 특히 많았는데 1881년에는 5만 명에 달했다. 이들의 저임금 노동은 백인 노동자 의 임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호주 의회는 1888년에 열린 회의에서 중국계의 호주 이민을 제한하는 결의 안을 통과시켰다. 1896년에 열린 회의 에서는 호주에서 모든 유색인종을 배 척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키기에 이른다. 백호주의 정책 도입은 호주 연 방이 성립된 1901년 이후 얼마 되지 않 아서 ‘이민제한법’이라는 법률이 통과 되면서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이 법이 발효되면서 영어로 입국시험을 치르게 한 결과, 비유럽인의 이민을 효과적으 로 막을 수 있게 되었다. 백호주의가 사라지는 계기는 베트남 의 통일이었다. 1973년 1월에 파리평 화협정이 체결되었는데 이는 베트남 전쟁이 월맹(북베트남)에 의한 통일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미군과 한국 군은 베트남에서 즉각 철수하였고, 베 트남공화국(남베트남)의 수많은 국민 이 해외로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마을단위 혹은 가족단위로 배를 구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난파하 여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해지 자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보트 피플(boat people)’로서 호 주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베트남 난 민을 받아주기로 했다. 그 당시 베트 남공화국의 군인ㆍ경찰과 그들의 유 가족, 지주계급, 종교인 등은 물론 공 산주의 이념에 반대하는 이들은 공산 화된 새로운 국가에서는 살아갈 수 없 음을 절감하고 목숨을 건 탈출을 하게 되었다. 지리적으로 남쪽으로 계속 가 면 나오는 호주가 그들을 받아주기로 하면서 이민제한법은 사실상 폐지되었 고 1975년 인종차별 금지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되면서 호주에서는 인종에 따 른 이민정책이 불법화된다. 다수의 베트남인이 호주에 정착하 게 되는 과정에서 베트남에 군인이나 군속으로, 또 사업차 가 있던 한국인이 베트남인들 사이에 끼어 호주로 이민 을 가게 되었다. 호주가 70년대에 받아 준 한국인 또한 대다수 기술자들이었 다. 군 관계 기술자나 건설업 관련 기술 자와 전문 노동인력이 수 십 명 호주에 정착하 였고, 그들이 본

▲ 1983년

이승하(시인/중앙대학교 교수)

제2대, 4대 호주 시드니한인회 회장을 역임한 최영 길 씨(2007년 작고)

국의 가족을 호주로 건너오게 하였다. 요약하면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전문기술 인력이 호주 이민의 개척자 였고 1973년부터 76년까지 2차로 파월 세력이 이민 대열에 가세하였다. 사면 령이 도움을 주었다. 1976년부터 1980 년까지는 중동 파견 기술자, 용접기능 공, 동두천 미군부대 군속, 남미 이민 자, 서독 파견 간호사ㆍ광부의 호주 진 출이 이어졌다. 이렇게 되자 호주가 살기 좋다는 소 문이 대한민국 전역에 퍼졌다. 그래서 미국이나 캐나다 쪽 이민을 꿈꾸던 사 람들이 방향을 바꿔 호주 이민을 모색 하게 되었다. 돈을 얼마 이상만 갖고 오 면 받아주는 ‘투자이민’은 해마다 수십 명씩의 이민자로서 호주로 오게 하였 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일이었다. 1993년에는 해외유학 자유화 조치가 있었다. 호주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많 이 달라졌다. 아시안게임(1986), 올림 픽(1988), 월드컵(2002) 개최로 한국의 위상도 급격히 높아졌다. 월드컵 출전 을 위해 한국과 호주가 시합을 하면 대 체로 호각지세였다. ‘우리가 도와주었 던 아시아의 작은 나라’의 위상이 달라 졌던 것이다. 호사다마라고, 앞서 언급 했듯이 1997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 는 수많은 한국인을 해외이민자로 만 들었는데, 그들이 택한 나라가 바로 호 주였다. 그러니까 이 해부터 호주 이민 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것이 다. (계속)

경기도 가평군 북면에 건립된 ‘호주전투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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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 종 합

2020년 5월 8일 금요일

상속법 칼럼

“인종과 관련 없이 모든 호주인 응시하자”

故 구하라와 유언장의 중요성 케이팝 뉴스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 라면 걸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 씨의 사망 소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 입니다. 그녀의 사망 이후, 친모에 의 해 제기된 상속 분쟁으로 인해 그녀의 안타까운 유년 시절이 알려지게 되었 습니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구하라 씨의 모 친은 그녀가 겨우 8살 무렵 그녀와 오 빠를 버려두고 떠났으며 그 이후 전혀 찾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구하 라 씨의 모친은 2006년 경 자녀들에 대 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했다고 합니 다. 구하라 씨는 그의 오빠와 조부모에 의해 키워지게 되었고 부친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 공사장을 전전하며 거의 집을 비우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구하라 씨가 28세의 나이로 사망하 였을 때, 결혼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 연히 생존 배우자나 자녀는 없는 상태 였습니다. 한국 상속법에 따르면, 유효 한 유언 없이 사망한 경우 다음의 순서 에 따라 상속이 이뤄지게 됩니다.

1. 직계비속 (자녀 또는 손자녀, 증손자녀 등) 2. 직계존속 (부모 또는 조부모, 증조부모 등) 3. 형제자매 4. 4촌 이내 방계혈족 ※ 배우자는 1순위 또는 2순위의 상 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 순위로 공동상속인(상속분은 1.5배 더 받게 됨)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 는 단독상속인이 됨 이 중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러명 일 때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우선 권이 있고(예를 들면, 아들이 있고 손 자가 있을 경우 아들에게 먼저 상속), 동일한 촌수인 사람이 여럿일 때에는 공동으로 상속(예를 들면, 자녀가 모두 사망했고 손자와 외손자만 있는 경우 손자와 외손자 공동상속)됩니다. 구하라 씨의 사망 후, 구하라 씨의 부 친은 본인의 상속분을 구하라 씨의 오 빠에게 양도하면서, 자신은 밖에서 가 족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 자식들에게 늘 미안했다며 그 시간 동안 구하라 씨에게 정서적 버 팀목이 되어 준 것은 그녀의 오빠였다 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하라 씨의 모친이 상 속법에 따라 자신이 받아야 할 상속분 이 있다며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절 차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에 구하라 씨의 오빠는 분노하며, 구하라 씨의 삶 에 엄청난 고통을 준 사람이 이제와서 엄마랍시고 나타났다며 결단코 구하라 씨의 유산을 지키고야 말겠다고 선언 했습니다. 그러나 법률적인 현실과 사회적 현 실 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습니다. 구하라 씨의 모친에게 법정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현행 한국 상속법이 그러하 듯, 법에 자신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아니한 사람에게서 ‘모(母)’의 자격

| HANHO KOREAN DAILY |

스포츠조선닷컴 2020년4월10일자 기사 내 사진 인용

을 박탈하는 조항이 없는 한, 법원은 고 인의 모친에 대한 상속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NSW 주도 이와 비슷한데, 누군가 유언 없이 사망한 경우 상속법 Succession Act 2006 (NSW)에 따라 상속 재산 분배가 이뤄집니다. NSW 주에서 는 일반적으로 생존 배우자에게 먼저 상속되고 생존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 는 다음의 순서에 따라 상속됩니다.

1. 자녀 2. 부모 3. 형제자매 4. 조부모 5. 부모의 형제자매 6. 부모의 형제자매의 자녀 법은 고인과 상속인의 실질적인 관 계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법 원이 고려하는 사항은 오로지 법적으 로 어떤 사이냐 하는 것입니다. NSW 주에도 구하라 씨의 사건과 유 사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자녀에게 폭 력을 행사해서 폭행금지명령(AVO)까 지 받았던 아버지가 자신이 폭행했던 아들에게서 상속을 받은 사례도 있었 습니다. 법원으로부터 AVO를 받은 직후, 이 혼하고 이사한 어머니에게서 아주 어 린 시절부터 길러졌기 때문에 아버지 와는 전혀 왕래가 없었던 아들이 스무 살 후반이 되어 사고로 사망하자 그 동 안 이 아들이 착실히 모아두었던 꽤 상 당한 재산에 대해 아버지에게도 권리 가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어머니와는 계속 가까운 관계를 유 지했지만 아버지는 전혀 연락조차 하 지 않았던 사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말 입니다. 이는 그 아들이 사망할 당시 배우자 나 자녀가 없기도 했지만, 아무런 유효 한 유언장을 준비해둘 생각조차 해두 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재산을 정리 하기위해, 자신을 유산 관리인이자 단 독 상속인으로 지정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법원에서는 유효한 유언 장이 없는 상태라면 상속 절차는 법 에 의해 정해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Succession Act 2006 (NSW)에 따르 면 피상속인, 즉 고인에게 생존 배우자

나 자녀가 없는 경우 부모가 차순위 공 동 상속인이 되므로, 그의 아버지에게 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습니 다. 비록 아들의 삶에 도움은 커녕 오히 려 남보다 못한 해악만 끼쳤던 그 아버 지라는 인간이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이득만을 얻게 된 것과 같은 결과에 그 어머니는 너무도 치를 떨었지만, 이러 한 문제에 있어서 법은 명확합니다. 상 술한 바와 같이 고인에게 생존 배우자 나 자녀가 있지 않은 경우에는 고인의 부모가 동등한 비율로 공동 상속을 하 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고인을 어 떻게 대했던 간에 상속 여부나 비율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오로 지 법적으로 부모인 것인지만이 중요 할 따름입니다. 모든 가정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 고 서로 다른 나름의 가족 관계가 형성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은 적어도 유언장 없는 상속에 있어서는 이러한 요소를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자기 재산을 어떻 게 처분하고 싶은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유효한 유언장을 마 련해 두는 것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언장이 중요하다고 생각만 할 뿐, 막상 ‘해야 할 일’의 우선 순위에서는 늘 밀리는 것이 현실입니 다. 하지만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언제 어떻게 될지 누구 도 모릅니다. 몇 달 전만 해도 COVID-19 사태로 인하여 우리가 집에서 이렇게 많은 시 간을 보내게 될 지 예측하지 못했던 것 과 같습니다. 바로 이 때야말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재산을 어떻게 상속할 것인지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뜻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이별이 닥쳤을 때 남은 가족들이 상속 절차 때문에 우왕좌왕하거나 재산을 사이에 두고 서로 싸우고 갈라지게 되 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을 작성해 두는 등 한 수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 하다고 할 것입니다. 저희 H&H Lawyers는 상속, 유언장 등 전문 변호사가 항시 여러분의 힘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info@hhlaw.com.au Telephone: +61 2 9233 1411

이은영 변호사 (H & H Lawyers)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 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 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 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 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 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 랍니다.

가장 성공적인 다문화 국가인 호주, 우리 함께 잘 유지해야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호주에서 아 시아인들을 공격한 인종차별 소식 이 계속 보도되고 있다. 특히 멜번 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와 관련, 최근 멜번 유력지 디 에 이지(The Age)는 글래디스 리우 (Gladys Liu) 연방 하원의원의 기 고문을 게재했다. 리우 의원은 호 주의 첫 중국(홍콩) 출신 연방 하원 의원으로 2019 총선에서 멜번 치솜 (Chisholm)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나를 포함한 많은 호주인들은 코 로나 사태에 대해 슬픔과 분노를 느 낀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기준으로 호주 사망자가 90명이 넘었고 수백만명이 직장을 잃었다. 호주인들은 상처 입었고 분 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 서 시작됐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 고 초기 대응에 심각한 실수가 있었 던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바이 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는 결 과를 초래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에 대해 독 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이며 올바른 것이다. 이를 통 해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이 있을 때 더 잘 준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허용할 수 없 다. 중국의 공산당과 세계보건기구 (WHO) 외 세계 각국의 정부는 각국 의 위기 상황에서 내린 각자의 결정 에 대해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 일에 책임이 없는 사람 들이 있다. 바로 호주를 고향으로 생 각하는 진짜 중국계 호주인들이다. 나를 포함하여 이들은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과 다름없이 호주를 진 정으로 사랑한다. 우리는 물려받은 유산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호 주의 삶의 방식을 택하기로 결정했 다. 다른 이민자 공동체와 같이 중 국계 호주인들은 우리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글래디스 리우 연방 하원의원

홍콩 출신 글래디스 리우 연방의원 ‘디 에이지’ 기고 코로나 사태로 ‘반아시안 공격 행우’ 증가 우려 이들은 오래 전 호주-뉴질랜드 연 합군(ANZAC)과 함께 전투에 참여 했고 최근에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 해 기부 행렬을 보여 왔다. 나는 이 공동체의 일원인 것이 자랑스럽다. 지난 1월 중국계 호주인들은 최초 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 서도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를 실시 한 사람들이었다. 현재는 호주 전체 가 동일한 피해를 겪고 있다. 중국계 호주인들은 병원과 비영 리 기관에 마스크와 같은 의료 보 건 장비를 기부하고 있다. 이런 현 상은 나의 지역구에서부터 목격되 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 몇 개월 동안 이 들은 극단적인 인종주의와 차별의 희생자가 되어 왔다. 이런 행위는 현대 호주에서 허용되어서는 안 되 는 것이다. 이들은 아시아계라는 이 유만으로 폭력을 당하며 집이 습격 당하고 있다. 이런 공격은 비열하며 (cowardly) 호주의 가치를 대표하 지 않는 행위이다. 질롱(Geelong)의 의사인 닥터 어 네스트 창(Ern Chang)은 테이크어 웨이 음식을 기다리던 중 외모가 아 시아계라는 것만으로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당해야 했다. 닥터 창이 호주 에 끼친 기여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 며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의사로 뽑힌 적도 있다. 중국계 호주인이 코로나 팬데믹 에 책임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 한 사실이다. 다른 호주인들과 마찬 가지로 이들도 자신과 가족의 안녕 을 바라며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 이다. 호주에서 보낸 지난 35년동안 내 가 경험한 대다수의 호주인들은 친 절하고 수용적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예외적으로 포용적이 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가이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에 대해 신뢰 할 만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사 실을 파악해야 한다. 각 정부와 세계 기구의 초기 대응에 대한 면밀한 검 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어쩌면 호주에서는 최악의 상황 이 이미 지났을 수도 있지만 결코 끝 난 것은 아니다. 이 시기에 다른 호 주인들을 인종과 관련 없이 응시하 자. 호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 인 다문화 국가이다. 함께 이를 유지 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번역=손민영 기자 info@hanhodaily.com


2020

경 제

2020년 5월 8일 금요일

이재용 “삼성 경영권 대물림 않겠다 “제 아이들에겐 회사 경영권을 물려 주지 않겠습니다.”

[경영권 승계 등 대국민 사과]

3대째 오너 경영 체제 중단 선언 “승계 문제 관련 많은 질책 받아” “무노조 경영 폐기… 노동3권 보장” 시민사회· 언론 조언 경청도 다짐 “준법위 권고 충실히 수용” 평가

2

이재용 대국민 사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까지 3대째 이어져 내려온 그룹내 오너경영 체제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경영권과 소유권을 확실하게 분리하겠다는 의지 에서다. 이 부회장이 지난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저보다 훌륭한 사람 이 있으면 언제든 경영권을 넘길 것"이 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자녀 승계에 대 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건 이번 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또 외부 경영감시 기구 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권 고대로 과거 경영권 승계 과정과 노사 관계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머리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 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 는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 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

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 부회장은 과거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삼성에버랜드 및 삼성SDS 건과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뇌물 혐의 재판을 언급하면서 “저와 삼 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젠 오로 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 하겠다”며 “훌륭한 인재들이 저보다 중 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하 는 게 제게 부여된 책임이다”라고 말했 다. 그는 특히 이 대목에서 “오래 전부 터 마음 속에 두고 있었다”며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 히 했다. 노사 문제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 는 이른바 ‘노조 와해’ 혐의로 재판 중 인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 을 지목하면서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 해 상처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 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삼 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조관계 법령을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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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자녀에 이재용 부

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사회와 소통 강화 방침 또한 내 비쳤다. 그는 “시민사회와 언론은 기업 스스로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 울이다”라며 “외부 질책과 조언을 열 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회견에 대해 재계 안팎에선 준법위 권고를 충실히 수용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준법위는 지난 3월 삼성의 최우선 준법경영 이행 과제로 ‘경영권 승계’ ‘노사 문제’ ‘시민 사회 소통’을 설정하고 이에 대해 총수 인 이 부회장의 직접 사과와 개선책 마 련까지 요구한 바 있다. 10분가량 미 리 준비된 발표문을 읽는 형식으로 진 행된 기자회견 도중 이 부회장은 경영 권 승계와 노사 관계에서 발생한 과오 를 언급하는 부문에선 두 차례 허리를 굽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주 위의 우려 속에서도 삼성의 변화를 위 한 소신을 발표문에 포함한 것으로 안 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준법위는 7 일 정기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견 에 대한 평가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 다.

4년 전에

‘소유^경

600조 자 “경영권

이재용 서자녀에 전격 선언 전반이 충 경을 두고 부회장의 경영의 최대 했다등으 선 이 부회 되는 리더 면서 3대에 의오너 경 주시하고 재계에선 발언이 삼 받아들여 법 논란을 을 주시하 안팎에선 의혹으로 거론되고 칠 것이란 하지만 을 받은 삼 무죄 판결 끝나지 않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2020년 5월 7일 목요일

사내 논란 뚫고 사

노조와해 재판 진행중$ 준법위 권고 따라 ‘무노조 경영’ 폐기

“경영 힘든데 오너 사과까지$” 삼성 내부에선 이견도 나와

이재용, 삼성 노조 공식 인정

세계 최고 기업의 위상 걸맞게 노조 분야 글로벌 기준에 맞출 듯 삼성, 노조 교섭 요구 응할 전망 재계 “삼성 노조의 생명력 여부 이제부턴 노동계에 달려” 분석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및 삼성 준법감시위 출범 일지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부족함 때문입니 다.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 6일 오후 3시,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 옥에 마련된 기자간담회장에 입장한 이 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준비된 대국 민 사과문을 읽는 10분 동안 세 차례 단 상 앞으로 나와 깊이 머리를 숙였다. 검 정색 정장에 남색 줄무늬 넥타이를 맨 이 부회장은 시종일관 표정이 굳어 있었 지만, 담담한 어조로 준비된 원고를 읽 어 내려갔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총 수로서 공식석상에서 허리를 숙인 건 처 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의 사과문에는 ‘사과’라 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갔고, ‘반성’ ‘잘못’

2017.2 박영수 특검, 국정농단 뇌물공여 등 혐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기소 8월 1심 재판부, 이 부회장에 징역 5년 선고 2018.2 2심 재판부, 이 부회장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선고. 이 부회장 석방 2019.8 대법원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선고 10월 파기환송심 재판부, 이 부회장에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마련 주문 2020.2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창 사 이래 80여년간 내려온 그룹내 ‘무노조 경영원칙’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전국적 규모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정식 출범하면 서 사실상 무노조 경영은 깨졌지만, 총수 의 입으로 다시 한번 확실하게 폐기 선언 을 약속한 셈이다. 노조와해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룹내 실질적인 오너 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삼성준법 감시위원회(준법위)의 권고를 적극 수용 한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 고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고 건전 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 혔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서비 스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회사가 조직 적으로 개입했다는 이유로 이상훈 삼성전 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전·현직 임원 다수가 1심에서 실형선고 를 받은 바로 다음날 삼성전자 및 삼성물 산 이름으로 노조 와해 공작 재발 방지를 약속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준법위에선 이 부회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고 이날 육성으로 노조를 공식 인 정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의 이번 입장 표 명이 ‘기술 초격차’를 내세우면서 스마트폰 과 TV 등에서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이젠 질 적 성장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 성이 내부에서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 갇 혀 외부의 시선에 둔감했고, 그로 인해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며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노조 분야의 경 우엔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는 데, 이번엔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이 부회장 의 이번 입장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삼성도

5월 이 부회장, 대국민 국민 사과문 발표

‘부족함 부회장은 과 관련 연신 고 에 어울리 말을 마 과한 뒤 회견장을 이 부회 에서는 볼 다. 지난 부회장에 제 등에 를 권고 “경영 환 게 너무 온 바있 삼성전 바이러스

이재용 사과 이끌 조만간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를 비롯해 한국노총 산하 삼성 노조들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 중이거나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아직 까지 주요 요구 내용이 노조 사무실 제공, 교섭위원 타임오프제 적용(노조활동 보장) 등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노조 활동의 기본적인 틀을 안착시키는 단계부 터 진행될 전망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하게 보 장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노조를 공식 인정하면서 법 테두리 안에서 의 보장을 언급했다는 건 앞으로 노조 생 명력의 공을 삼성이 아닌 노동계로 돌린 것 이란 분석도 나온다. 결국 노조는 임직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노조의 존재감이 없었던 이유로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 등이 주로 부각됐다면, 이 부회장의 이 번 선언에 따라 노조의 성격과 요구사항 등 으로 관심이 옮아가는 효과도 두드러질 것 이란 시각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노조를 인 정한다는 것과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은 다른 문제다”라며 “삼성은 관련 법령상 근로자의 권익과 처우 개선이 사유일 때의 노조 활동이 인정되는 측면을 강조할 것으 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만 10만명 이고 계열사까지 합치면 20만명인데, 가장 규모가 큰 한국노총 산하 노조도 수백 명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로 개발, 마케팅, 영업 등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은데 노조가 얼마나 설득력 있는 목소 리를 내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삼성그룹 노조 연대 출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노동조합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2시간 전인 6일 오후 1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삼성그룹 노조 연대 진보 대법관 출신 등 7명 위원 출범 기자회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생 경영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 출범$ 불법 행위 개선 요구

노동계 “실천이 중요$ 삼성, 노조와 성실 교섭 나서라” 한국노총 “여전히 교섭에 소극적” 민주노총 “사법처리 면죄부 안 돼”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 방침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한 국노총은 “백마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 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 부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논평을 내고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겠다, 법을 준수하겠다, 노사 화합과 상생을 도 모하겠다,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 등은 대한민국의 많은 노사가 지켜 가고 있는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국노총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 성SDI, 삼성화재, 삼성애니카손해사정, 삼 성웰스토리 등 삼성그룹 계열사 6개 노조 가 가입해 있다. 하지만 그간 삼성은 이들 계열사 노조를 정상적인 근로 파트너로 인 정하기는커녕 와해 대상으로 여겨 왔다는 게 노동계의 판단이다. 실제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현재 삼성그 룹 내 노조들이 임단협을 진행 중이거나 사 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나 여전히 적극

적이지 않은 모습”이라며 “이 부회장이 언급 한 ‘노동3권’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 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 건전한 노 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는 이 부회 장의 발언의 진정성을 임단협에서 먼저 보 여 줘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노조 가 회사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보낸 노조 홍 보 및 가입 안내 이메일을 사측이 일방적으 로 삭제하는 것과 같은 ‘시대의 변화에 부 응하지 못하는’ 행위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 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직접 공식 석상에 나 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대국민 사과 권고를 이행하면서 준법위의 위상은 검토하고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직접 조사 출범 당시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양 스마트폰 민주노총은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방 형과 결부됐다는 의혹으로 ‘순수성’을 의심 자가 위법 침 철회 선언을 포함한 이날 발표가 현재 받았던 준법위는 예상을 뛰어넘는 강성 행 진로도 마련 행 중인 관련총수의 재판에서 면죄부가 보로삼성 삼성그룹 사과를 이끌어내며돼선됐지만 협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준법감시(준법) 부 진보 성향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사진) 위 고 있다. 위원회의 권고로 이뤄진 사과가 경영승계 원장을 비롯한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외부 보다 주 과정에 이뤄진지난 불법^탈법적 행위에 대한 사경영 행위 독립기구로 2월 5일 출범한 준법위는 법처리의 되어선 된다”며 △삼성면죄부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안 준법경영 감시“사는 위원회 체제 구축 △경영권 승계, 노사문제, 시민사 과가 진정성이 있기 위해서는 경영승계 과사항만 다 회 소통상의 과오 바로잡기의 ‘투트랙 행 범 후엔 과 정에서 이뤄진 불법^탈법 행위에 대한 사죄 보’를 해 왔다. 을 줄기차

와 편법으로 불린 재산에 대한 사회 환원 등 원점으로 돌려놓으려는 노력이 함께 있 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소영 기자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양형에 영향 미치나 대법서 뇌물액수 늘어 실형 위기 법원 요구로 준법위 설치하고 사과 특검 재판부 기피신청이 막판 변수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로 ‘국정농단’ 사건의 네 번째 재판(파기환송심)은 일단 이 부회장에 유리 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진지한 반 성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일반론 을 빼고 보더라도, 재판부가 양형에 반영하 겠다며 요구한 조건들을 거듭 실천한 모양 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하며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 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을 언급하며 자신과 삼성을 둘러싼 논란은 근 본적으로 그룹 승계 문제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했다. 그는 또 준법경영이 삼성의 문화 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재판 이후에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이 중단 없이 이루어지 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이 법원의 뜻을 받들며 올해 1 월 준법감시위를 설치한 데 이어, 위원회의 ‘사과 권고’까지 수용함에 따라, 재판부가 요구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외관은 보

여준 셈이 됐다. 이 부회장의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지난해 10월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마련을 주문 했고, 올해 1월에는 준법감시위의 활동을 양형에 반영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양형에서 유리 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 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 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 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지 만, 대법원을 거치며 뇌물 액수가 86억원으 로 늘어 집행유예와 실형의 기로에 서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액수가 50억원 이 넘으면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수동적 뇌물’을 인정받아 집행유예를 받은 전례가 있다. 남은 재판의 막판 변수는 박영수 특별검 사가 낸 재판부 기피 신청 결과가 될 것으 로 보인다. 재판부가 준법감시위를 양형에 반영할 수 있다는 언급을 하자 특검은 “재 판부가 편향적인 재판을 하고 있다”며 기피 신청을 냈고, 이 때문에 재판은 멈춰 선 상태 다. 기피 신청을 심리 중인 대법원이 특검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새로운 재판부의 판단 을 받게 된다. 이 경우 준법감시위와 이 부회 장 사과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보다 축소될 수도 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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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7일 목요일 2020년 5월 7일 목요일

종합

사회

사 회

2020년 5월 8일 금요일

수상한 열쇠 하나, 김봉현 금고 55억 찾았다 경찰, 金 손가방 속 열쇠 추궁 ‘사설 물품보관소’ 진술 받아내 당사자 외엔 들어갈 수 없는 1.65 공간에 5만원권 가득 여행용 가방 3개 발견해 압수 재향군인회상조회 자금 추정

‘라임 전주’ 김봉현의 횡령 범죄 수사팀이 압수한 자금

이종필

(단위 : 원)

체포 당시 은신처

개인 물품보관소 대형금고

5억 3,000만

투자

라임 전 부사장

55억 380억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241억

투자총괄 라임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의 실질적 전주(錢主)로 알 려진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 장이 55억원 상당의 현금을 개인 금고에 보 관해 오다 최근 경찰에 압수된 사실이 뒤늦 게 밝혀졌다. 경찰은 이 돈이 수원여객과 무 관한 재향군인회상조회 관련 자금으로 보 고 있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1일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원여 객 횡령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하 면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60억 3,000만원도 함께 넘겼다. 김 전 회장 등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지역 버스회사인 수원여객 재 무담당 전무이사 A씨 등과 공모해 여객 운 용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

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와 수원여객 횡령 혐의 외에도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서울 성북구 한 빌라에서 김 전 회장과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검거 한 바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소지하 고 있던 손가방과 수첩 2개, 현금 5억3,000 만원이 든 가방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물 중 손가방에 든 열쇠 한 개에 주목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추궁 한 끝에 사설 물품보관소 내 개인금고가 있

517억

재향군인회 상조회 수원여객 스타모빌리티

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 이후 압수수색 영 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27일 해당 금고가 있는 사설 물품보관소를 찾아 돈가방을 찾은 것이다. 사설 물품보관소는 첩보 영화 등에 나오 는 것처럼 당사자 외에는 들어갈 수 없으며 반평(1.65㎡ 규모) 남짓한 공간에 별도의 금고가 있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고 안에는 5만원권으로 가득 찬 캐리 어(여행용 가방) 3개가 발견됐다. 가방들에 담긴 돈의 액수는 모두 55억원이었다. 경찰은 이 돈의 출처가 재향군인회상조 회와 관련된 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 다. 김 전 회장도 경찰 조사에서 “재향군인

회상조회와 관련된 돈”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모든 혐의 를 부인하고 있으며, 증거를 제시해야만 입 을 여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현금 다발도 열쇠를 추궁한 끝에 입을 열어 찾게 됐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과 압수품 등을 모두 검찰에 송치한 만큼 해당 물품 보관소가 어디 있는지 등은 알려 줄 수 없 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이 수원여객의 운용 자금 을 빼돌린 사건도 라임 사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여객은 김 전 회장 등이 회삿돈을 빼 돌리기 전 다른 회사에 인수됐는데 이 회사 는 수원여객 인수 자금을 라임 측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 측은 이 회사에 수원여객 인수 자금을 빌려 주는 대신 A씨 를 경영진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고, A씨 는 전무이사가 된 뒤 회삿돈을 빼돌려 달아 났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 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A씨의 신병 확보에 나선 상태다. 신병 등을 인계받은 수원지검은 수원여 객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 지으면 라임 사 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 의 신병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수원=임명수 기자

해병대 훈련병 된 손흥민 선수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제주도의 해병대 9여단 훈련소 에 입소한 손흥민 선수가 6일 사격훈련을 마친 뒤 복귀하

고 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은 병역특례를 받아 3주간 훈련으로 병역을 대신 한다. 서귀포=연합뉴스

오거돈 잇단 고발에도 형사처벌은 미지수

‘박사방’ 강훈, 판사 비서관 사칭해 윤장현에 1000만원 뜯어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인 ‘박사방’에서 운 영자 조주빈(24·구속기소)을 도와 성착취 물 제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강훈(18·구 속^사진)이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판사 비서관’을 사칭해 재판을 받고 있는 윤장 현 전 광주시장에게 접근, 1,000만원을 뜯 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특별수 사 태스크포스(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 조사부장)는 강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 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11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박사방에서 ‘부 따’라는 계정으로 활동하면서 △주범 조 씨를 도와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박사방 홍보 및 관리 업무에 관여했으며 △수익금 인출 등을 맡는 등 박사방 운영 전반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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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공범 등 11개 혐의로 기소 타인 SNS 계정 무단 침입해 개인정보 취득 단독 범행도 여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지난해 9월부 터 11월까지 조씨와 공모해 미성년 피해자 7명과 성인 피해자 11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에서 판매 하거나 배포했다. 강씨는 조씨와 함께 지난해 11, 12월 윤 전 시장을 속여 1,000만원을 받아 챙긴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판사, 강 씨는 판사 비서관을 사칭해 윤 전 시장에 게 접근한 뒤 유리한 재판을 받게 해 주겠 다고 속였다. 강씨는 성착취물을 판매해

벌어들인 가상화폐를 환전해 약 2,640만원 을 조씨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강씨 는 박사방 관련 범죄 와 별도로 단독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드 러났다. 강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서 알게 된 타인의 계정에 무단으로 침 입해 개인 정보를 취득하고, 피해자 A씨 의 얼굴에 다른 사람의 전신 노출 사진 을 합성해 이를 SNS에 게시한 혐의도 받 고 있다. 검찰은 조씨와 강씨 등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이미 재판에 넘긴 6명 등을 포함해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36명에게 범죄단체 조직죄나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하는 방

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사방 구성원들은 상당 기간 유기적으로 각자 역 할을 갖고서 성착취 영상을 만들고 공유, 유포하는 행위를 계속해 왔다”면서 “범죄 단체가 아닌 범죄집단으로 볼 경우 (범행 의) 계속성이나 지휘통솔체계는 다소 완화 돼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강씨 기소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박사방과 관련해 가상화 폐를 지급한 범죄 가담자들을 ‘성착취 범행 자금 제공자’로 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 등에서 박사방을 유료로 이 용한 공범들을 ‘유료 회원’으로 표현해 왔 지만, 대화방을 일종의 놀이 공간으로 보 는 남성 중심적 표현이라는 지적에 따라 명 칭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주 기자

물적 증거 없고 피해자 고소 안 해 성추행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과 관련한 의혹 사건을 야당이 검찰에 고발 했다. 공개적 고발만 3번째다. 하지만 정작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는 고소나 진술에 나 서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이 형사처 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피해자 진술 없 이는 기소조차 하기 힘든 것이 성범죄의 특 징이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6일 오 전 시장과 부산시 청, 부산성폭력상담소, 청와대 관계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강제추행, 성폭력처벌특 례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 에 고발 및 수사 의뢰했다. 곽상도 의원은 “선거 전까지 계속 (성추행) 과정이 은폐돼 있다가 뒤늦게 본인이 사직한 사건”이라며 “오 전 시장에 대해서 과연 처벌 절차가 제 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고발 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 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경찰은 부산시청 직

원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주변 폐쇄회 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성추행 장소로 특정된 시장 집무실 내 CCTV 영상 등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피해자가 직접 고소를 하지 않은 상태라 경찰 조사도 이뤄 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추행죄는 2013년 6월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죄가 입증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 가 고소하지 않거나 피해 진술을 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의 죄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 렵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혐의 입증이나 향후 재판 에서 유죄를 이끌어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증 거”라며 “강력한 물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면, 피해자의 협조가 없는 사건이 기소나 유 죄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 했다. 피해자의 고소를 강요하는 듯한 여론 이 자칫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 도 여성계에서는 나온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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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부동산 오픈하우스, 현장 경매 금지 해제 5월 9일부터 재개.. ‘사회적 거리두기’ 계속 적용

맥쿼리파크 ‘아이반호 주거단지’ 재개발 초고속 승인

4월 경락률 30%선 15년래 최저 수준 9일(토)부터 NSW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 인스펙션과 현장 경매(on-site auctions)가 재개된다. 코로나 사태로 6주 동안의 부분 셧다운 기간 중 온라 인 경매와 예약제 인스펙션만 허용됐 었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 추세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연방과 주정부들은 추가 규제 완화를 논의 중인 가운데 지난 3 일 NSW 주정부는 9일부터 오픈하우 스와 경매 허용을 발표했다. 3일 도미니크 페로테트 재무장관은 “집을 고르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다. 지역사회의 안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거의 정상으로 복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래드 해자드 보건장관은 “인 스펙션 중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 켜야 한다. 따라서 중개인들이 집에 동 시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6명) 해야 하고 오픈하우스 시간 연장, 손 세

주정부 “건설업 경기부양책 일환”.. 1단계 신속 승인 3천 가구 아파트, 초등학교, 타운플라자 등 신설

정제 구비 등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 조했다. 현장 경매는 가급적 집의 실외(뒷마 당)에서 진행하도록 권장되는데 실외 가 부적합하거나 실내에서 해야 하는 경우 넓은 공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를 적용해야 한다. 인원 제한으로 비딩에 참여할 바이 어들만 참석하는 방안이 권장된다. 코 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시드니 에서 이번 주 269채의 경매가 예정됐

다. 지난 주 192채보다 약 77채 늘었 다. 전년 동기 539채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편, 코로나 사태 여파로 부동산 시 장도 부분 셧다운되면서 NSW 주정부 는 약 10억 달러의 부동산 매매 인지세 (stamp duty) 세수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4월 경락률은 30%선으로 15년래 최 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호주 기준금리 0.25% 동결 로우 RBA 총재 “금융조달비용 계속 낮게 유지할 것” 웨스트팩 빌 에반스 “2023년까지 현 수준 지속 전망” 호주중앙은행(RBA)이 5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했다. 코로나 사태에 직면하며 RBA는 지난 3월 4일 0.5%로 0.25% 낮춘 뒤 보름 후인 20일 다시 0.25%를 내려 현재의 0.25%가 유지되고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위 기 상황에서 가계와 사업체의 대출이 용이하도록 금융조달 비용(funding costs)을 계속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주가 가까운 시일 안

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데 성 공한다면 강력한 경제 회복 가능성이 있으며 빠르게 종전의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웨스트팩은행의 빌 에반스 수석경 제분석가는 “호주의 기준 금리가 최소 2023년까지 0.25%선으로 유지될 것” 으로 예상했다. 코어로직(CoreLogic) 의 팀 로리스 연구 책임자는 “낮은 기 준금리 환경으로 인해 모기지 이자율 도 매우 낮게 유지될 것이다. 자가 주거용 주택소유주들의 평균

RBA의 호주 기준금리 동향

모기지 변동 금리는 3% 미만이고 투 자자 대상 모기지 변동금리도 3% 약 간 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낮은 부채 비용을 통해 호주 경제가 코로나 동면 (covid hibernation)을 벗어나면서 주 택수요를 지원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호주통계국(ABS)은 “지난 5주 동안 거의 1백만명이 실직했다”고 5일 발표했다. 총 근로자의 일자리가 7.5% 하락했고 총 급여는 8% 감소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맥쿼리대학 맞은 편에 위치한 맥 쿼리파크의 아이반호 주거단지 재개 발사업(Ivanhoe Estate development)이 코로나 사태를 맞으며 주정 부로부터 신속 승인(fast-tracked

approvals)을 받았다. 주정부 소유 부지에 3천 가구 이상 의 주택과 타운 플라자, 초등학교가 신설된다. 신주거단지 개발은 약 22 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다. 주정부

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은 건설업계의 고용 창출 등 경기부양 책의 일환으로 1단계를 조기 승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10월부 터 시작될 예정이다. 과거 정부 임대주택단지였던 아이 반호 주거단지의 재개발 프로젝트는 프레이저 부동산 호주법인(Frasers Property Australia)과 미션 오스 트레일리아 주택(Mission Australia Housing) 등이 시공을 담당한다. 관할 지자체인 라이드시의 제롬 락 살 시장은 “조기 추진 계획이 발표된 지 불과 4일 만에 1단계 프로젝트가 승인됐다. 놀라운 일인데 사전에 이미 결정 된(predetermined) 것처럼 보인 다. 라이드 카운슬은 아파트 세대수 를 지원하고 대중교통 인터체인지, 신설 공립병원을 포함한 공공 인프 라스트럭쳐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기획부(Department of Planning)의 대변인은 “기준 충 족 평가로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2018년 이후 3회 지역사회와 라이드 카운슬을 대상으로 한 여론을 수렴 했다. 상당한 경제 사회적 혜택을 제 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의 아이언 바크 숲(Turpentine Ironbark forest) 면적은 0.45 헥타르에서 단지 0.02 헥타르 로 대폭 줄어든다. 나무는 222그루 가 보존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회사 프레이저는 “6천 평방미 터의 오픈 공간이 마련될 것이며 슈 림프톤 크릭(Shrimptons Creek)도 보호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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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일 토요일

플래시백 한국영화 100년

2020년 5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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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픔 보듬고 ‘박중훈표 코미디’까지 만든 청춘스타 <60> 배우 영역 넓힌 박중훈 박중훈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고등학교 때부터 불씨를 틔우기 시작했다. 용산고 시 절 절친한 동창이었던 허재가 농구부장으 로 대선수의 꿈을 키웠다면, 그는 연극부장 으로 3년 내내 연극부 활동에 매진하며 배 우를 꿈꾸었다. 행정고시 출신 고위공무원 으로 보수적이었던 아버지는 그가 외교관 을 지망하길 바랐지만 박중훈은 배우의 길 을 고집했고,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떨어진 후 재수를 해서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들어 갔다. “그런데 들어가서도 좀 암담했다. 그 해 동계 취업률이 5%인 거다.”(씨네 21 2009 년 1월 16일) 기다리기만 해서는 답이 없다 고 생각한 박중훈은 단편 영화에 열심히 출 연하는가 하면, 명함을 뽑아다 말단 스태 프에게까지 돌리는 등 영화배우로 충무로 에 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바닥 닦던 열혈 영화청년 KBS 11기 탤런트 시험에 응시했으나 2 차에서 떨어지는가 하면, MBC 강변가요제 출전은 곡을 받지 못해 무산되는 등 실패의 쓴 잔을 들이켜는 나날이었다. 그럼에도 박 중훈은 저녁마다 가라오케와 스탠드바 밤 무대 두 군데를 오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 하면,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충무 로 거리를 기웃거리며 기회를 찾았다. 마침 합동영화사에서 이황림 감독의 ‘깜 보’(1986)에 출연할 신인 배우를 물색하고 있던 차였다. ‘아침마다 꽃병도 갈아드리 고, 걸레로 청소도 하고, 동대문지점에 가서 감독님 돈도 찾아드리면서’ 매일같이 영화 사로 출근한 끝에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박중훈은 소매치기 제비 역을 꿰차며 데뷔

‘깜보’서 소매치기 제비역 데뷔 “제2의 안성기가 될 재목” 호평 ‘청춘스케치’로 톱스타 반열에 ‘칠수와 만수’등 민중배우 변신 코리안 뉴웨이브의 시대 열어 ‘투캅스’등 코미디 장르 개척도

박중훈은 청춘 스타로 출발해 사실주의 영화로 연기 영역을 넓힌 후 코미디의 제왕으로 군림한, 충무로 역대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하게 된다. 성인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 는 2주 만에 극장에서 내려갔지만 재기발 랄한 신인의 등장을 알렸고, 박중훈은 김 혜수와 함께 제23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을 수상하게 된다. 이때 박중훈은 ‘제2의 안 성기가 될 재목’(김종원 영화평론가)이라는 평을 듣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그는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1988)로 인연이 되어,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2006)에 이르 기까지 네 편의 영화에서 선배 안성기와 환 상의 콤비를 이루게 된다. ‘젊음의 행진’과 ‘가족오락관’ 같은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조금씩 인 지도를 얻었지만, ‘됴화’(1987) 때는 유지 형 감독으로부터 ‘똥배우’라는 혹평을 듣 는 등, 신인 배우의 앞길은 험난했다. 그러

1. 투캅스(1993) 2.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1987) 칠수와 칠 와 만수 (1988) 3. 칠수 인정 정사정 사정 볼 것 없다 없다 (1999) 4. 인정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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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청량감 있는 청춘 스타를 발굴하고자 한 이규형 감독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 치’(1987)에 캐스팅되면서 박중훈의 경력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개봉 날인 7월 4일 ‘종로3가 서울극장의 표를 사려는 관객 줄이 종로2가까지, 그것 도 블록에서 한 번 꺾여서 더 이어’졌고, 영 화는 서울 관객 26만명을 기록하는 큰 성 공을 거둔다. 산울림의 주제곡 ‘안녕’이 큰 인기를 모았고, 극 중 철수의 인사말인 ‘미 미, 안뇽’은 한 시절을 풍미한 유행어가 되 었다. 영화의 성공이 발판이 되어 박중훈 은 광고만 해도 청바지 뱅뱅, 롯데 하비스 트 비스킷, DJ콘, 에티켓 치약, 삼립 샤우면, 밀키스 등 10개가량을 동시다발적으로 찍 는 톱스타의 반열로 뛰어올랐다. ‘고교얄 개’(1976)로 유명한 석래명 감독의 ‘아스팔 트 위의 동키호테’(1988), ‘내 사랑 동키호 테’(1989)에선 최재성과 더불어 청춘 스타의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의 열기가 한창이던 암울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 박중훈은 고민 에 빠진다. “사실 그땐 우울한 시대였는데, 제가 참 가볍다는 생각을 했어요.” 의식 있 고 진중한 연기자로의 변신을 모색하던 그

에게 때마침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 온 박광수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안이 들어 왔다. 만남을 가진 후 박 감독과의 작업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직감한 박중 훈은 다른 영화 일정을 모두 제쳐두고 13 개월간을 온전히 ‘칠수와 만수’에 매달리 게 된다. 장선우 감독의 ‘성공시대’(1988)를 하느 라 배역을 거절했던 안성기는 친분이 있던 이우석 동아수출공사 사장의 설득으로 마 음을 바꿔 촬영이 진행되고 얼마 되지 않 아 합류한다. 평소 존경해 온 안성기와 합 을 맞추게 된 박중훈은 심혈을 기울이며 작 품에 임했는데, 가난하고 배고픈 페인트공 의 심정에 동화되기 위해 촬영 기간 내내 양 말을 빨지 않는가 하면, 리허설에 완벽을 기 하느라 정작 본 촬영 때는 맥이 풀려버린 일 도 있을 정도였다. 칠수(박중훈)와 만수(안 성기)가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장면을 촬영 할 땐 예산 부족으로 세트 제작비가 나오지 않아 안성기와 함께 옥상 철탑 위에 올라가 연기해야 했는데, 이때 현장을 구경하러 온 임권택 감독이 위험천만한 촬영 상황을 보 고는 “다들 미쳤구먼” 했다고 한다. ‘칠수와 만수’의 서울 관객 수는 7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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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3,000명에 그쳤지만, 이 작품에서의 연기로 박중훈은 제9회 영화평론가협회상 남자연 기상을 받으며 면모를 일신했다. 그 뒤로도 박중훈은 박광수 감독과는 ‘그들도 우리 처럼’(1990), 장선우 감독과는 ‘우묵배미의 사랑’(1990)을 함께 하며,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영화에도 과감히 얼굴을 내미는 ‘용기 있는 배우’,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민중 배우’로 관객의 사랑을 받게 된다. 당시의 심경을 두고 박중훈은 “평범한 농부가 졸지에 유대인이 되어 수용소 생활 을 하다가 또 갑자기 영웅 대접을 받게 되 는 ‘25시’(1967)의 앤서니 퀸이 된 듯한 기 분”(씨네 21 2009년 4월 17일)이었다고 회 고한다. 그렇게 박중훈은 코리안 뉴웨이브 의 시대를 열어젖히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연기 폭 넓히려 미국 유학 이명세 감 독 의 ‘나 의 사 랑 나 의 신 부’(1990)를 마친 후 박중훈은 ‘귀국하면 세 편의 영화를 함께 한다’는 조건으로 동아 수출공사의 후원을 받아 미국 유학길에 오 른다. 테렌스 영 감독의 한국 전쟁 영화 ‘오! 인천’(1981)을 보면서 이낙훈 배우의 능숙 한 영어 연기에 자극받았던 그는 언젠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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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미국과의 합작에 대비해 영어 연기가 가 능한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이 는 훗날 ‘양들의 침묵’(1991)의 명장 조너선 드미의 스릴러 ‘찰리의 진실’(2002)에 기용 되어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밑거름이 된다. 그러나 뉴욕대 석사를 취득하고 탄탄대로 를 내달릴 것 같았던 그의 장래는 복귀작으 로 준비하던 ‘들소’를 비롯해 5편의 기획이 연거푸 엎어지면서 뒤엉키게 된다. SBS 창사특집 드라마 ‘머나먼 쏭바 강’(1993~94)의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마치 고 기진맥진한 채 도쿄에서 쉬고 있던 박중 훈은 강우석 감독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바로 ‘투캅스’(1993)의 출연 제안 이었다. 미국 유학의 막바지에 강우석 감독 과 추진하던 ‘익스큐즈 미 뉴욕’이 무산되면 서 서먹한 사이가 되었지만, 코미디를 만들 려던 감독의 생각과 달리 누아르로 방향을 틀길 원했던 최민수가 이탈하면서 배역은 박중훈에게 돌아갔다. 남산에서 가진 언론 시사회 때부터 폭소 를 유발하며 심상찮은 조짐을 예고했던 ‘투캅스’는 피카디리 극장 단관 개봉으로 만 87만5,000명이 드는 대박을 찍었다. 박 중훈의 유쾌한 코미디 연기는 ‘마누라 죽 이기’(1994)와 ‘투캅스 2’(1996)를 거쳐 ‘똑 바로 살아라’(1997)와 ‘할렐루야’(1997)까 지 성공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이른바 ‘박중 훈표 코미디’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장현수 감독의 누아르 ‘게임의 법 칙’(1994)에서 비장미 넘치는 열연을 선보 인 바 있지만, 한 해가 멀다 하고 반복되는 코미디 연기는 차츰 그를 테크닉에 의존하 는 매너리즘의 위기로 몰고 갔다. 그러던 중 1998년, 일본에 체류 중이던 박중훈을 찾아 온 이명세 감독은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 하며 한 편의 시나리오를 건넸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로 시나리오가 담 고 있는 생생한 묘사에 반한 박중훈은 출 연을 승낙했고, 상대인 장성민 역으로 안성 기의 캐스팅을 제안한다. 이명세 감독에게서 소개받은 강력반 형 사를 따라 한 달간 숙직실에서 같이 생활하 면서 박중훈은 형사들의 생리를 몸으로 익 혀 나갔다. 신창원이 탈주했을 때 허위 신고 가 들어오자 스스럼없이 각목과 쇠파이프 를 집어 들고 출동하거나 직접 범인을 체포 했을 만큼. 실제와 연기의 경계가 사라지는 메소드 연기의 나날이었다. 물불 가리지 않 고 집요하게 범인을 추적하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우 형사 캐릭터는 그렇게 탄생했다.

조재휘

영화 평론가

왕의 선물 T : 안녕하세요? 일주일 동안 모두 건강하셨죠? 오늘은 조 선시대 왕의 선물에 대해서 공부해 보 려고 합니다. 먼저 어르신들께서 특별 한 날 지인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준비 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A : 저는 상품권을 준비해요. 물 건을 골랐다가 혹시라도 맘에 안 들면 바꾸러 가기도 번거롭잖아요. L : 나는 스카프를 자주 선물해 요. 봄이나 가을에 목에 두르면 바람도 막을 수 있고, 또 멋스럽기도 하 고요. H : 호주에 살다보니까 초콜 릿이나 차를 선물하는 게 익숙 해졌어요. 특히 이스터에는 초콜릿이 마트에 많잖아요. P : 나는 Eden Garden에 있 는 커피숍을 자주 가는데, 그곳 에서 예쁜 화분이나 꽃을 사서 선물하 는 편이에요. 우리 나이에 다들 정원에 서 꽃도 기르고, 간단한 채소도 기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T : 특별한 사람을 위해서 선물 을 고르는 일이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조선시대의 왕들도 선물을 고

르는 데 아주 많이 고심을 했던 흔적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습니다. 우 선 왕들은 신하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 로 했을까요? 떠오르는 대로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P : 왕은 가장 높은 지위에 있 는 사람이니까 비싸고 좋은 선 물을 했겠죠. H : 좋은 약재를 선물했을 것 같아요. 왕실에서 먹는 좋은 약재는 일반인들이 구하기에 어려웠을 것 같아요. A : 드라마에 보면 비단이나 금 같은 걸 많이 선물 하던데요. L : 아! 관직을 올려주는 것도 선물이 아닐까요? T : 조선시대의 왕들은 귀하고 좋은 물건들을 선물하기도 했 지만, 의외로 소소한 물건들을 신하들 에게 선물하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사 진을 한 번 확인해 주세요.

H : 지난번에 배웠던 귤이네 요. 조선시대에는 귤이 아주 귀한 과일이었으니까 가까운 신하에게 선물했던 거 같아요. A : 부채가 있는 걸 보니, 아마 여름에 자주 했던 선물인가 봐 요. P : 하얀 음식은 마치 우유처럼 생겼는데, 조선시대에도 우유 가 있었나요? T : 이 음식은 말의 젖을 발효 시켜서 만든 몽고인들의 타락 죽이에요. 고려시대에 몽고의 음식과 문화가 많이 유입되었는데요, 타락죽 은 바로 지친 몸을 보양시켜주는 음식 으로 왕실에서 많이 먹었어요. 이외에 도 어떤 음식들이 왕의 선물 목록에 있 었을까요? 사진으로 확인해 볼게요.

L : 어머나! 소주가 사진에 있 네요. 술을 선물했었나 봐요.

P : 생선을 선물하기도 했나보 네요. 참 재미있네요. 왕의 선 물이라고 해서 굉장히 대단한 것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술이랑 생선이 나와 서 의외에요. T : 그렇죠? 많은 분들이 황금 이나 비단만 생각하셨다가 놀 라곤 하세요. 사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왕과 신하가 함께 다스리는 공치가 이 루어졌는데요. 왕이 자신의 믿음직한 신하들에게 선물을 함으로써, 서로간 의 신의를 쌓아가는 일은 중요한 정치 적 전략이었습니다. 때때로 왕들은 자 신의 최측근 신하들에게 아주 값비싼 갖옷을 선물하기도 했어요. 갖옷은 쉽 게 말하면 오늘날의 모피 같은 옷인데 요, 갖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담비 가 60마리 정도가 필요했어요. A : 왕이 신하들에게만 선물을 하지는 않았을 거 같은데, 왕비 들은 어떤 선물을 많이 받았나요? T : 가장 통이 컸던 왕을 꼽자 면 숙종을 들 수 있어요. L : 숙종은 인현왕후랑 장희빈 나오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왕 이지요?

T : 네 맞습니다.^^ 숙종은 인현 왕후와 장희빈에게 각각 ‘감고 당’과 ‘취선당’이라는 집 한 채씩을 지어 주었어요. 또한 후궁이 왕자를 낳았을 때에는 후궁의 직첩을 한 단계 올려줌으 로써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T : 그런데 왕은 신하들과 왕실 가족들뿐만 아니라 천한 백성 들에게도 선물을 하사했습니다. H : 기근이 들면 굶주린 사람 들이 많았으니까 곡식을 나눠 주지 않았을까요? A : 요즘에도 특별한 날 대통령 이 죄수들을 사면해 주잖아요. 이와 비슷하게 왕이 죄인들을 풀어주 기도 했을 것 같아요. p :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도 일종의 선물이 아닐까요? T : 네 모두 맞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왕은

백성들에게 두부를 하사해서 몸을 보 양하도록 하기도 했고, 무더위에 백성 들이 지치지 않도록 얼음을 하사하기 도 했습니다.

L : 몇 가지 선물을 제외하고는 참 소소한 선물인거 같아요. 두 부랑 얼음을 하사하는 모습에서 따듯 하게 백성을 돌보는 왕의 마음이 느껴 지기도 하네요. T : 오늘도 기쁘게 수업에 참여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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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미 박사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rhodachun@gmail.com


LIVING

| HANHO KOREAN DAILY

호주에서도 경연 프로그램들은 상 당히 인기가 높은 편이다. 참가자뿐 만 아니라 심사위원에게도 네티즌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 호주 인기요리 경진 리얼리티쇼인 마스터 쉐프의 새 심사위원인 멜리사 리옹(Melissa Leong)의 ‘말말말’에 많은 시선이 집 중되고 있다. 특히 그녀의 과거 발언 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전원(3명) 교체된 마스터쉐프 심사 위원 중 한 명으로 리옹이 선정됐을 때, 그는 이전 시즌에 대해 소셜미디 어에 올린 비평에 대한 언급을 삭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스터쉐프 ‘멜리사 리옹’의 솔직한 비평 ‘눈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한국내 유 입 이후 평범했던 일상이 마비된 지 도 벌써 100일을 넘어섰다. ‘슬기로 운 집콕 생활’을 몸소 실천하며 꿋꿋 이 버텨왔건만, 조금씩 나아지는 상 황에 이제 엉덩이가 들썩인다. 차츰 다가올 ‘일상 방역’으로의 전 환을 차분하게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움츠렸던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쭉 펴볼 수 있는 책 들과 함께 말이다. 교보문고 베테랑 MD들의 추천을 받아 이른바 ‘백신 도서’들을 준비해봤다.

운 로 기 ‘슬

’ 콕 집

몸과

마음 의

기지 개

2020년 5월 8일 금요일

38세의 음식평론가이자 방송인인 그녀는 “과거의 발언에 대해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각 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프로그램을 변화 및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 라고 말했다. 리옹의 발언은 꽤 거센 편이었다. 이전 참가자들의 실력에 대해 신랄하 게 비판하며 다른 직업을 찾는 편이 좋겠다며 농담조로 표현하기도 했으 며 이에 대해 많은 호주 매체들은 비 난을 퍼붓기도 했다. 마스터쉐프 호주는 인기가 높은 만 큼 구설수도 많았다. 특히 지난해 7월 심사위원들의 개런티 상승 요구로 전 원 교체됐다. 11년동안 마스터 쉐프와 함께 한 매트 프레스톤(Matt Preston), 게리 메히간(Gary Mehigan)과 조지 칼 롬바리스(George Calombaris) 세 심사위원들은 새 협상 조건으로 향후 2년간 마스터쉐프 출연 보장과 출연 료로 각각 15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 로 알려졌다. 기타 경비를 포함, 채널 10이 세 사람에게 지급해야 하는 총 액수는 9백만 달러였다 프로그램 발전을 위한 더 많은 결정 권 혹은 권한 등을 요구하기보다 높은 개런티를 요구한 전 심사위원들에 대 해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반면, 소셜미디어에서는 대체적으 로 리옹의 발언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많은 호주인들이 TV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비판하 고 있으며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요리 를 먹고, 즐기는 걸 자유롭게 표현하 며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또 이전 시즌 참가자들도 역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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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 대한 그녀의 열정과 폭넓은 지 식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 진부하고 식상한 비평들이 아닌 솔직하고 직설적인 그의 평가 가 네티즌 사이에서는 환영받고 있 는 것. 리옹은 “나는 항상 열린 마음 열린 시각으로 대하려고 한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평가하는 것이 나의 직업으 로 불편함을 줄 순 있지만 이로써 더 욱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방 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지만 종종 프로그램 제작자들로부터 너무 강한 표현은 자제해 달라는 요 청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폴에서 시드니로 이민 온 가정 에서 자라 회계 및 경제학을 전공했 지만 요리 칼럼 및 방송분야에 대한 경력으로 전환했다. TV 프로그램 에브리데이 구어메 (Everyday Gourmet)와 쿡스 팬 트리(The Cook 's Pantry on 10), 쉐프의 라인(The Chefs 'Line on SBS)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마스터쉐프 촬영이 있는 날에는 5:45분에 도착해 하루가 시작된다. 프로페셔널한 분야에서 나의 직접적 소양을 쌓는 것에 열중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건강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운 동과 명상 등을 병행하며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리옹 심사위원은 방송에 임하는 자세를 설 명했다. 마스터쉐프 호주 시즌 2는 지난 4 월 13일 첫방송을 시작해 절찬리 방 영 중이다. 종전 프로그램의 인기를 지속할 지 궁궁하다. 양다영 기자 yangr@hanhodaily.com

펴려 면

베테랑 MD 추천 ‘백신도서’

‘확찐자’ 한탄 말고, 인생 체력 키우자 “확진자가 줄어들어 너무 다행스 럽지만, 그 사이 저는 ‘확찐자’가 됐 네요.” 코로나19 이후 집안에 머무 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중 증가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평소보 다 외부 활동량은 줄고 집 밥은 꼬박 꼬박 챙겨먹다 보니 살이 찔 수 밖에 없었다고 스스로에게 변명 해보지만, 바이러스의 위 협에도 결연히 살아남았 는데 운동 앞에서 약해 지는 건 괜히 자존심 이 상한다. 운동기 구는 옷걸이로 전락했고 홈 트(홈트레이 닝)조차 귀 찮아지는 이 들이라면, 한지 수 에세이 담당 MD 가 추천하는 ‘마녀체 력’(남해의봄날), ‘살 빼려고 운동 하는 거 아닌데 요’(휴머니스트) 를 집어 들어보 자.

두 책은 한때 저질 체력이었던 여성 저자들이 ‘제대로 살기 위해’ 분투하며 쓴 운동 장려 에세이다. 여성들이 운동 을 한다고 해서 다이어트 요령을 알려 줄 거라 기대했다면 시대에 한참이나 뒤떨어진 편견이다. 두 사람에게 운동 은 몸과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일 과 삶의 성취를 이뤄나가기 위한, 인생의 체력을 다져나가는 훈련 이다. 코로나19로 ‘건강하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보 는 요즘. 책으로 운동 욕 구 제대로 살렸다면, ‘살’보다 ‘삶’을 위 해 스쿼트 자세 한번이라도 더 시도해보자.

코로나블루에 특효, 식물과 꽃의 위안 요새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 면서 눈에 들어온 게 있다. 몇 년 전 선 물 받은 화초다. 일주일에 한번 물 주는 것조차 까먹을 만큼 존재 자체를 잊은 적도 많았는데 용케 살아 남아 있다니 그저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 이처럼 코 로나19는 바쁜 일상에서는 외면하고, 지나쳤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기쁨을 안 겨줬다. 식물을 돌보고, 향긋한 꽃 내음 에 취하고, 가만히 앉아 명상을 통해 숨 을 고르는 일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끝 나더라도 지켜갔으면 하는 소중한 일상 이 돼버렸다. 안병훈 과학 담당 MD가 추천한 ‘식 물의 책’(책읽는수요일)에는 책장마다 싱그러운 정원이 펼쳐진다. 식물세밀 화가인 저자는 반려식물을 잘 키우고 싶다면, 식물의 사연에 집중하라고 조 언한다. 원산지나, 생김새, 학명부터 공 부해보라는 것. 묵묵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식물과 매일 눈을 마주치는 것 도 잊지 말자. 식물 키우는 게 버겁다

면, 꽃 사진 가득 담긴 ‘오늘 나를 위한 꽃을’(위즈덤하우스)과 같은 ‘꽃 책’으 로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도 방법 이다. 평생 시들지 않는 책장의 꽃다발 이 돼줄 것이다.

불안의 시대, 내면의 울림에 귀 기울여라 언제든 또 공격에 나설지 모르는 감염 병.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데서 오는 불 안은 인간을 위축시킨다. 두려움을 극 복하는 길은 결국 우리 스스로를 믿는 일뿐. 당장 인간들은 서로를 연대하고, 지지하며 살아남아 있지 않나. 각자 내 면의 힘을 단련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 다. 이익재 인문 분야 MD가 추천한 ‘당 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스노우폭 스북스)와 ‘참선 매뉴얼’(나무의마음)은 명상으로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입문서다. 두 책 모두 명상 수련의 구체적인 방 법론을 제시해주는 데, 일단 생각 중독 의 상태를 멈추고 머리부터 비워야 한 다. 어떤 스트레스가 닥쳐와도 동요하 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마음의 평정을

찾을 때까지 의식을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밀려드는 감정의 파도는 곧 가라 앉는다. 두 책은 말한다. 명상은 의식과 삶이 새로 태어나는 길이라고.

마음방역에도 유용한 대가들의 ‘선한’ 이야기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답답하지 만, 이럴 때 여유 있게 이야기의 세계에 풍덩 빠져보는 것도 좋은 휴식이 될 수 있다. 구환회 소설 담당 MD는 한국인 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 히가시노 게 이고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2권을 추천했다. 히가시노의 ‘녹나무의 파수꾼’(소미 미디어)은 소원을 100% 들어준다는 신 비한 녹나무를 둘러싼 인간의 선의(善 意)를 그려낸다. ‘빅 픽처’ 등으로 사랑 받은 서스펜스의 대명사 케네디가 동화 작가로 깜짝 변신한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밝은세상)는 자폐증이 있지만 타인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아 이 오로르가 찾아 나선 행복한 세상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이름만 봐도 믿음 이 가는데, 대가들이 전하는 선하고 따 뜻한 이야기에 더 마음이 동한다.

그래도 떠나고 싶다면,

여행 책으로 대리만족 어디론가 훌쩍 떠나지 못한다는 건 너무 억울하다. 그나마 한국내 여행은 조금씩 숨통이 트일지 모르나 팬데믹 상황에서 해외 여행은 언감생심. 장은 혜 여행 담당 MD가 추천한 여행책으 로 대리만족하며 탈출 욕구를 진정시 켜보자. ‘나를 부르는 숲’(까치)은 세계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여행 작가 빌 브라이 슨이 총 3,500km에 달하는 미국 애팔 래치아 트레일에 도전하는 여정을 담았 다. 온갖 위험 속에서도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진 저자의 발걸음을 좇다 보면, 어느새 저자를 따라 숲 속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혼자, 천천히, 북유럽’(상상출판)은 북유럽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일상 을 섬세한 드로잉으로 그려낸 에세이집 이다. 저자는 한여름일 때 북유럽을 찾 았다. 덕분에 늦은 밤까지 해가 지지 않 아 새벽에 지는 노을을 볼 수 있는 백야 의 반짝거리는 절경이 책 곳곳에 녹아 들었다. 하얀 밤의 도시들을 가득 품은 213점의 손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북유럽의 풍광과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B24

LIFE

2020년 5월 8일 금요일

와인 매너, 식탁 매너

2020년 올해부터 호주 동포 유영재 박사의 와인 이야기를 격주로 게재한 다. 와인은 이제 와인 애호가 뿐만 아니 라 일반 사람에게도 사랑받는 주류 중 의 하나가 되었다. 마시는 이들을 즐겁 게 하는 가운데 식탁의 교제를 더 깊게 하는 풍미가 있는 와인. 과연 와인의 종 류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고르는 것 이 현명하며 어떻게 재배되는지 그리 고 와인과 음식, 건강 등에 대해 유영재 와인 전문가로부터 직접 듣는다. 그의 저서로는 <당신은 와인을 알고 있습니 까!?> <와인이 알려주는 놀라운 건강 비결> 등이 있다 (편집자 주)

와인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와인 을 나누는 식탁 예절도 중요하다. 어느 나라든 식사 예절이 있다. 한국이나 일 본은 음식을 소리 내면서 먹거나 식사 중에 트림해도 그리 큰 흉이 되지 않지 만 서양에선 쩝쩝 소리 내며 먹는 것을 무례하게 생각한다. 또한 음식물이 튀

어나올 염려가 있어서 음식이 입에 있 을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 식사 예절은 각 나라의 음식 특성 때문 에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비교할 수는 없다. 서양 음식은 뜨겁거나 매운 음식이 거의 없어서 입에 들어 있는 음 식을 식히기 위한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한국 음식과 같이 뜨거운 음식 은 식히기 위해서라도 입을 벌려 공기 를 흡입해서 입속의 음식을 식히는 것 이 불가피하다. 뜨거운 음식을 입어 넣 고 입을 꼭 다물고 서양 사람들같이 먹 으면 입안이 데어 성할 날이 없을 것이 다. 뜨거운 국수도 마찬가지다. 후루룩 하며 공기도 같이 흡입해야 국수가 입 속에서 식는다. 뜨거운 국수를 입 꼭 다 물고 먹는 것은 입을 불 속에 넣고 혹사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식사 예절 에서 한국 사람은 팔이 상대편 음식 위 를 넘어 다닐 때도 있지만 서양에선 상 대편 음식 위로 손이나 팔이 넘나드는 것을 무례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에선 상대 음식 위로 손이나 팔이 넘어 가더라도 자기 스스로 집어 자기 앞에

놓기도 한다. 서양 에선 그러지 않고 무엇 무엇을 달라 고 부탁을 한다. 한국적인 정서 에는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너는 손 이 없어 발이 없어? 라는 말 이 나올 수 있다.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할 때 식사 예절도 같이 알려주 면 서로에게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와인 따르기: 한국에도 주법이 있 다. 술을 받을 때는 잔을 들어 상대방이 최대한 술을 편하게 따를 수 있도록 하 고 마실 때도 윗사람 앞에서는 정면으 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와 인을 따를 때 와인 잔을 들지 않는다. 이유는 와인을 흘릴 위험이 있기 때문

겨울에도 식지않는 COLD BREW의 인기

? y h W 한국의 커피 역사는 고종으로부터 시 작됐다. 1896년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 신(아관파천)해 마신 게 처음이었다. 가 배차였다. 1930년대 커피는 다방과 함 께 퍼져나갔다. 시인 이상도 다방을 차 려, 원두커피를 마시며 시를 썼다. 1970 년대 동서 커피믹스가 나왔다. 대중화 의 시작이었다. 1987년 수입 자율화로 원두커피가 다시 등장했다. 사람들은 카페에서 원두커피와 다방커피 중 하나 를 선택했다. 1999년 스타벅스가 문을 열었다. 이후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가 커피시장의 주역이 됐다. 그리고 아이 스커피가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등장하 기 시작했다.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라 는 뜻으로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의 커 피 시장을 내다볼 수 있는 단어가 아닐 까 생각한다.

왜 앞으로 아이스커피의 시대가 오는 지 콜드브루와 상관관계는 어떤지 한번 알아보자. 예전에는 커피 하면 뜨거운 핫 커피가 인기가 많았으며 아이스커피는 여름만 즐겨먹는 커피의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 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서서히 커피숍이 많아지고 한국인의 특성상 따듯한 것보 다 차가운 것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인지 아니면 겨울이 서서히 따듯해지기 때문 인지는 알 수 없지만 2015년도 이후 핫 커피와 아이스커피의 점유율이 역전되 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번 겨울에는 6:4 정도의 비율로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내 1위 커피 전문점 브랜드인 스 타벅스의 연도별 아이스 커피와 핫 커피 매출 점유율을 비교해 보면, 2014년까지 50% 이상을 차지했던 핫 커피가 2015년 에는 51:49로 역전을 허용했다. 아이스

커피가 카페의 주력 상품이 된 것이다. 여기에 프라푸치노와 피지오(탄산 음 료) 등 커피 외 음료까지 계산하면 아이 스 음료의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진다. 이러한 아이스커피의 트렌드가 온 것 을 전문가들은 ‘콜드브루’의 영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콜드브루라 함은 영어로 COLD BREW 찬물로 커피 성분을 추출 하는 방식으로 일반 커피와는 달리 10시 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방울씩 우려낸다. 이러한 콜드브루는 추출방법부터 특이하 며 쓴맛이 덜하며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태생부터 차가운 물로 추출 하기 때문에 아이스커피에 대한 이점이 강하며 현재의 커피 트렌드를 등에 업고 하루하루 주가를 급상승 시키고 있다. 콜드브루는 일부 애호가만 마셨다. 서 울 성수동 카페골목과 홍대, 이태원 등지 에서 소비됐다. 분쇄한 원두를 찬물에 짧

이다. 또한 와인은 서로에게 따라주는 경우도 많지만 서양에선 돌아다니며 개 인에게 와인을 서빙하는 사람이 있어서 잔을 들어 이를 따르는 사람 앞으로 가 져갈 필요가 없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잔을 들지 않는 것은 무례한 주법 일 수 있다. 학교에서 심포지엄을 하고 저녁 만찬을 하게 되는데 주로 아시아 학생들이 와인 잔을 들고 와인을 받으 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와인 을 서빙하는 호주인이 잔을 탁자에 놓 으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 까? 내 생각에는 한국인들과 의 자리에서 와인 서빙하 는 사람이 없을 때는 와 인 잔을 들어 와인을 받 는 것도 괜찮다. 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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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하지만 이는 서양의 식사 습관 에서 유래된 것이다. 서양에서 귀족들 이 식사할 경우 하인들이 와인 서빙을 했는데 초기에는 하인들이 몸속에 무기 를 숨기고 들어와 해할까 봐 옷을 완전 히 발가벗기고 와인을 서빙하게 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옷을 입게 하는 대신 한쪽 팔을 쓰지 못하게 뒤로 묶었다. 이 것이 와인을 따를 때 뒷짐을 지는 습관 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손님 초대했을 때 와인을 따르고 누 가 제일 먼저 맛을 보아야 할까. 주인 이 먼저 맛을 보고 손님에게 권하는 것 이 좋다. 자칫 먼저 마시면 무례하게 생 각할지 모르지만 먼저 마시는 것은 점 검을 위한 것이다. 자신이 준비한 와인 이 변패되지는 않았는지, 맛은 괜찮은 지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다. 자신이 먼 저 향과 맛을 보았으니 거기에 대한 덕 담을 곁들여도 식탁 분위기가 올라갈 수 있다. 식당에서도 와인을 제일 먼저 마시는 사람이 손님을 초대한 호스트이 다. 와인을 가져왔을 때 자신이 호스트 임을 알리면 서빙하는 사람이 알아서 와인을 먼저 따라준다. 맛을 본 후 와 인에 이상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서 빙하라고 말하면 된다. 만약 와인이 시 거나 역한 냄새가 나는 등 변패되었다 면 어떻게 하면 될까? 와인이 변패되었 으니 다른 와인을 가져오라고 하면 된 다. 식당에서는 당연히 바꾸어줄 의무 가 있다. 그렇다고 식당이 손해 보는 것 도 아니다. 식당은 간단하게 와인 회사 에 와인을 반품시키면 되므로 너무 부 담 갖지 말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반 품시키자.

와인 온도: 와인을 서빙할 때 온도 서양 사람들하고 와인을 마실 때도 때 에 따라서는 와인 잔을 들어 상대편이 최대한도로 편하게 와인을 따를 수 있 도록 배려한다.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 든 상대를 편하게 배려하기만 하면 훌 륭한 식사 매너라고 생각한다. 서양 식당에서 와인을 서빙할 때 뒷 짐을 지고 와인을 따르는 것을 볼 수 있 다. 한국적 정서로는 두 손으로 공손히 따라야 하는데 뒷짐을 진다. 좀 어색할

게는 3시간, 길게는 24시간 우려내기 때 문에 공급량이 많지 않아 비쌌다. 만드 는 데 오래 걸려 ‘천사의 눈물’이라는 별 칭이 붙었다. 스페셜티(고급커피)를 찾 는 소비자만 콜드브루에 관심을 가졌다.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개인 커피숍에 많이 들어서고 있으며 대형 커피 브랜드 에서도 아이스커피 시장의 흐름을 파악 하고 연신 콜드브루 관련 제품을 많이 출 시했다. 특히 커피에 있어서 아이스커피 는 핫 커피보다 기타 재료 조합이 어울리 기 때문에 편의성도 가지고 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 아 이스 음료 위주로 출시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맞다”며 “콜드브루의 인기 이후 아이스 음료의 확장세가 더 빨라진 것 같 다”고 말했다. 포근해진 겨울 날씨와 매장에서 오래 음료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한 것도 ‘아이 스 강세【에 힘을 보탰다. 춥지 않은 겨울 날씨에 더해 20도를 웃도는 따뜻한 매장 온도가 소비자로 하여금 아이스 커피를 찾게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타벅스에 서는 한겨울에도 아이스 커피 매출 비중 이 40%를 웃돈다. 그렇다고 콜드브루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준만 잘 지킨다면 상관없 지만 장시간 추출로 인한 세균 번식 문제 와 높은 카페인 함양으로 카페인 중독으 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 라인 판매에서는 몇몇 업체들이 기준을 어기고 세균 문제로 인하여 적발되기도 했다. 이러한 영향인지 많은 업체에서 콜 드브루 짧은 시간 안에 추출하기 위한 커 피 머신이 개발되고 있다. 향후 만약 콜 드브루를 마시게 된다면 이러한 주의점 을 꼭 인지하고 먹어야 한다.

집에서도 쉽게 ‘콜드브루잉’ 콜드브루는 에스프레소와 달리 값비싼 기계가 없어도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 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만 빼고서 말이다.

또한 맛에 영향을 미친다. 레드 와인일 경우 상온 서빙을 한다. 차갑게 했을 경 우 쓴맛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 지만 화이트와인일 경우 차게 해서 서 빙을 한다. 이유는 화이트 와인은 차게 했을 때 상큼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더 살아난다. 그렇다고 하여 레드 와인은 상온,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 서빙한 다고 공식처럼 생각하면 안 되고 때에 따라서는 레드 와인도 차게 해서 마실 수 있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

기계가 없는 대신 간단한 기구가 필요 한데 이마저도 없을 경우에도 충분히 훌 륭한 콜드브루를 만들 수 있다. 먼저 콜드브루 중 하나인 ‘냉수 추출 커피’의 경우 기구가 없어도 집에 뚜껑 이 있는 용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대신 추출하는데 7∼8시간이 소요돼 더치커피에 비해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린 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한 번에 많은 양을 추출하는 더 치커피가 부담스러운 사람의 경우 1∼2 잔 분량으로 추출되는 ‘냉수 추출 커피’ 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집에서 콜드브루 만드는 방법] 재료 : 원두, 물, 뚜껑 있는 유리그릇 1. 신선한 원두 15g을 모래알 크기 정 도의 Fine(0.5∼0.7mm) 정도로 분쇄한

와인 잔 잡는 방법: 와인 잔에는 기다란 목이 있다. 이 목은 왜 만들어 졌을까? 물론 멋있으라고 그랬을 수도 있지만 와인의 온도에 영향을 덜 주기 위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 만 이 의견에 대해서도 사람의 체온으 로 얼마 정도의 온도를 올릴 수 있는지 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필자의 생각 으로는 화이트 와인 같이 찬 와인을 손 으로 잡고 있으면 손이 시릴 수도 있겠 다는 생각은 들었다. 와인은 반드시 몸 통에 손을 대지 말고 다리를 잡아야 한 다는 고정 관념 또한 갖지 말아야 한다. 서양인들도 화이트와인을 마실 때 와인 잔의 몸통을 잡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 다. 다리를 잡으면 움직일 경우 아무래 도 불안하니 그때는 몸통을 잡아도 누 가 뭐라는 사람 없다. 편하게 잔을 잡고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와인 상식 에 대한 글을 보면 이것은 하고 저것은 하지 말라는 식의 글이 많다. 모든 것은 절대적일 수 없다. 하지만 알고 상식을 깨는 것과 모르고 상식을 깨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식당에는 여러 개의 잔이 세팅되어 있 어 헷갈릴 때가 있다. 가늘고 길쭉한 잔 은 거품이 나는 스파클링 와인잔이다. 나머지 두 개의 와인 잔 중에서 작은 것 이 화이트 와인 잔이다.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 마셔야 하므로 작은 잔으로 자주 따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레드 와인은 온도에 상관없기 때문에 잔이 커도 문제가 없다. 포크와 나이프는 밖 에 있는 것부터 사용하면 된다. 호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호주인과 식사를 할 때가 많이 있을 것이다. 이때 와인 테이 블 매너를 알고 있으면 식탁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다. 본인의 취향에 맞게 분쇄를 하면 되 는데 더 부드러운 맛을 원하면 입자를 굵 게 분쇄한다. 2. 170cc의 물을 분쇄한 커피 가루에 부 어준다. 3. 뚜껑을 닫은 후 냉장고에 7∼8시간 정 도 숙성한다. 4. 숙성을 마친 후 채나 필터로 커피 가루 를 걸러내면 냉수 추출 커피가 완성된다. 더치커피를 보관할 경우 밀폐 유리 용 기에 담아 냉장보관해야 한다. 커피는 흡 착력이 강해 밀폐하지 않을 경우 다른 냄 새가 커피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뚜껑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 간 보관이 가능하지만 한번 뚜껑을 열었 을 경우 공기가 들어가므로 일주일 이내에 다 마실 것을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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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8일 금요일

왜 그들은 2D에 집착하나?

BEFORE

AFTER

BMW가 최근 로고를 바꿨다. 기존의 것을 쓴지 23년 만이다. 새 로고는 필 요한 것만 남긴 투명한 실루엣이 인상 적이며, 3D에서 2D로 달라진 것도 눈 에 띈다. 비단 BMW만이 아니다. 미니 (Mini), 폭스바겐(Volkswagen)에 이 어, 몇 주 전엔 기아(KIA)까지 새 로고 를 공개했다. 새로운 로고들의 공통점 은 하나였다. 단지 평평해졌을 뿐이다. 그럼 왜 기업들은 멋진 3D 대신 2D 로고를 쓰는 걸까? 이유는 생각보다 간 단하다. 평평한 로고가 디지털 시대에 더 적합해서다. 현재 우리는 많은 시간 을 모니터 앞에서 보낸다. 공부는 물론, 놀이, 쇼핑 등 밖에서 즐기던 모든게 화 면 안으로 들어왔다. 디지털 세계로 사 람들이 몰리니 광고 산업도 본진을 옮 기기 시작했다. 모니터는 새로운 광고

지가 되었다. 이러한 행보를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전략(이하 디지털 퍼스트)’ 이라고 한다. 디지털 퍼스트는 미국 뉴 욕타임스에서 등장한 용어다. 기존 종 이 신문 위주의 ‘페이퍼 퍼스트(Paper First)’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디지털 콘 텐츠가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오늘날엔 인터넷에 먼저 기사가 실리고 이후 종이로 출력된다. 사람들은 화면 안에서 정보를 먼저 본 후 나중에서야 실물을 접한다. 그만큼 디지털 콘텐츠 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 3D 로고는 불필요 한 존재다. 3D 로고는 빛의 방향이 담 겨있어 빛이 없는 평평한 세상에선 살 아남기 어렵다. 유난히 튀어나와 있는 것도 3D의 단점이다. 사람들이 광고 속

메시지가 아닌 로고에 먼저 주목하게 된다. 반면 2D로고는 배경과 관계없이 잘 어울린다. 지면에도 잘 스며들어 사 람들을 콘텐츠 자체에 집중시킨다. 로 고는 자연스레 뒷순위로 밀려난다. 물론 기업이 로고를 바꾸는 건 간단 한 일이 아니다. 기업에게 로고 변경이 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장기 프로젝트다. 전 세계에 퍼진 간판, 공식 문서를 전면 고쳐야 하는 것은 물론, 자 동차 회사의 경우 앞으로 생산할 부품 과 금형마저 바꿔야 한다. 애써 바꾼 로 고가 소비자에게 잘 먹히면 다행이다. 평가가 부정적이라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 그러니 선뜻 나서는 기업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위 회사들은 과감했다. 그 들은 널따란 가상 공간에 미래를 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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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결국 2D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로고는 아직 낯설지만 금방 온 세상을 덮을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난 로고는 이제 현실로 걸어 나와 실물 차에 적용되고 있다. 전자화된 오 늘날의 자동차를 보니 평평한 로고도 제법 어울린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새로운 바람이 자동차 업계에 분다. 0과 1로 이뤄진 새 로운 세상에서 온 녀석이다. 사람들이 바람을 반길지, 등질지는 아직 모르겠 다. 다만 우리 삶이 어떻게 변할까 기대 될 뿐이다. 새 로고가 가져올 새 미래가 기다려진다.

김진호 (자동차 전문 프리랜서) Email: 2246185@naver.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2246185

클라센, VIP를 위한 특별한 레인지로버 리무진 공개

독일의 자동차 튜너, 클라센이 VIP를 위한 특별한 리무진을 공개했다. 클라센은 그 동안 독일 브랜드의 차 량을 주로 튜닝해 왔으나 이번의 리무 진은 독일 브랜드가 아닌 ‘영국의 브랜 드’, 랜드로버의 차량으로 낙점됐다. 이번에 공개된 클라센 레인지로버 리 무진은 그 자체로도 VIP를 위한 SUV 로 평가 받는 레인지로버를 리무진 차 량으로 튜닝해 더욱 눈길을 끈다. 클라센은 순정 레인지로버를 40인치, 즉 1,016mm를 늘려 긴 6,215mm에 이 르는 긴 전장과 4,136mm에 이르는 휠베 이스를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더욱 넉넉한 공간은 물론이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더욱 거대한 체격에는 레인지로버 고 유의 대담하고 명료한 프론트 엔드를 과 시하며 늘어난 전장과 휠베이스에도 레 인지로버 고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선 의 처리를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 다. 이 모델은 대통령 전용 리무진으로 설 계돼 7급 탄도 보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총기로부터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방탄 타이어를 장 착해 군사용 총격을 받아도 최대 80km

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한층 넉넉해진 체격을 통해 클라센 레 인지로버는 서로 마주보는 네 개의 시트

를 장착하여 탑승자의 만족감을 한층 높 이며, 선택에 따라 단 두 명을 위한 시트 를 더해 넉넉한 레그룸과 공간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즉, VIP 승객을 위해 원하는 만큼 발을 뻗게 조정할 수도 있다. 지붕은 일반적인

파노라마 선루프처럼 보이지만, 국가 정 상들이 퍼레이드 시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장착된 슬라이 딩 해치로 만들어졌다. 클라센은 이 모델에 탑재할 파워트레 인에 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5.0리터 슈퍼차지 V8 엔진일 가능성이 높다. 레 인지로버 벨라 SV 오토바이오그래피 다 이내믹에도 장착된 이 엔진은 557마력, 70kg.m의 토크를 낸다.

장갑차나 고급 SUV를 생각하는 소유 자라면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진 않는 만 큼 클라센은 가격 세부 사항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V 오토바 이오그래피는 기본 가격만 2억 4000만 원을 호가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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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강

2020년 5월 8일 금요일

새소리 듣고 풀내음 맡으며...흙길을 걸으면 정말 똑똑해질까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하는

2020년 5월 2일 토요일

아하! 생태!Ⅱ

새소리 듣고 풀내음 맡으며$ 흙길을 걸으면 정말 똑똑해질까 ‘흙길을 걸으면 영리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머리가 가 좋아지기 위해서 단지 흙길만 걸으면 된다니 이 얼마나 단순하고 쉬운

게티이미지뱅크

방법인가요. 흙길을 걷는 것과 지능이나 학습 능력 간의 상관관계가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2010년 5월 25일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제110회 총회에서 도로시 매튜스(Dorothy Mattews)와 수잔 다고 알려진 ‘특정 박테리아에 노출되는 것’이 학습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는 젠크스(Susan Jenks)는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움 벡케이(Mycobacterium vaccae)’라는 박테리아(세균)에 노출된 쥐가 미로에서 미로에 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마이코박테리움 물질인 세로토닌을 더 많이 생성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아냈습니다. 또한 길을 더 잘 찾고, 불안도 줄어들었으며, 신경전달물질인 의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마이코박테리움 같은 실험을 3주 후에 실시했을 때는 이 박테리아의 입니다. 박테리아나 세균이라고 하면 우리는 무조건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 게 벡케이는 자연 상태의 흙 속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입니다. ~94%는 바다, 호수 등 자연생태계 속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하고, 산소를 를 사실이지만,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세균의 92~94%는 만들어 내는 등 인간이 지구상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러스(virus)’ 는 ‘세균’과는 다른 존재입니다. 세균은 독 자적인 생명 활동이 가능합니다. 양분을 먹 고 스스로 유기물을 만들어 살아가며 번 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러스는 DNA, RNA와 같은 핵산과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독자적인 생명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 문에 다른 생물체 안에 들어가 기생합니다. 바이러스가 기생하여 사는 생물체를 ‘숙주’ 라고 하며,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의지하 여 그 세포의 유전 물질을 이용해 번식·생장 합니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 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바이러스를 생물체가 아닌 입자와 같은 존 재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마이코박테리움 벡케이는 사람들이 흙이 있는 자연에서 활동하면 호흡을 통해 몸속 으로 들어가 뇌의 일부 신경세포 성장을 자 극하고,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킵니다. 이 세로토닌이 불안감을 낮춰 줄 뿐 아니라 학 습 능력도 높여 줄 수 있다는 것이죠. 게다 가 그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하니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흙이 있 는 곳에 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매튜스와 젠크스는 “학교에서 마이코박 테리움 벡케이가 있는(흙이 있는) 야외 공간

자연상태 흙 속의 박테리아 호흡 통해 뇌 신경세포 성장 자극 불안감 낮춰주고 학습능력 높여 몸 움직이는 활동^자연물 관찰 등 전두엽 발달 청소년기에 큰 도움 한 달에 다섯시간 이상 때 효과

에서의 활동을 포함한 학습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이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배우 는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흥 미롭다”며 학생들에게 야외활동 시간을 늘 려주면 학습능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자연에 나가 놀게 하면 몸을 움 직이는 운동과 주변 자연물을 관찰하는 탐 구 놀이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아이들의 인지와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학령기 (4~18세)의 신체 활동이 지각 능력, 언어 능 력, 수학 능력 같은 뇌의 수행 능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많은 학자들의 연

국립생물자원관을 찾은 학생들이 야생화 탐구 수업(왼쪽)을 듣거나 나뭇잎을 들여다보며 관찰학습을 하 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생물자원관 주제원에서 학생들이 포획망으로 곤충채집을 하고 있다. 30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에서의 다 양한 경험은 아이든 어른이든 인지 발달 등 다양한 측면에 도움을 주지만 특히 뇌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전두엽 발달이 이루어지 는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 불안감을 감소시켜 주고, 학습 능력을 향 상시키는 것 외에 자연은 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이런 궁금증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연구 결과나 저서들은 꽤 많 이 있습니다.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Edward Osborne Wilson)은 자연에서 의 다양한 경험이 아이들의 적응 행동, 심미 감, 인지, 의사소통 기술, 감각운동 등 여러 면의 성장·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 는 인간의 본능 속에는 생명을 사랑하는 경 향이 내재해 있으며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습니 다. 그는 살아 있는 다른 유기체에 갖는 본 능적이고 정서적인 유대감이자 생존 이상의 좀 더 광범위한 충만감을 채워 주는 진화적 적응 형태로 ‘바이오필리아(Biophilia)’이 론을 제시했으며, 자연이 우리를 더 행복하 고 현명하게 만들어 준다고 설명합니다. 스위스의 교육자 페스탈로치(Pestalozzi)는“아이들을 자연으로 내보내라. 언덕 위와 들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라. 그곳에서 아이들은 더욱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고, 그때 가진 자유의 느낌은 아이들에게 어려 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며 자 연에서의 경험이 성장 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플로렌스 윌리엄스(Florence Williams)는 자연이 우리 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과학으로 밝혀보기 위해 미국, 한 국, 일본, 스코틀랜드, 핀란드 등 여러 나라 연구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연구 결과를 조 사해 얻은 결론을 그의 저서 ‘자연이 마음을 살린다(The Nature Fix, 2018)’에 제시하 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영국의 아이들이 야외 에서 보내는 시간은 부모 세대의 절반 수준 이며, 사람들이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 문에 근시, 비타민D 결핍, 비만, 우울, 외로 움, 불안에 이르기까지 온갖 만성질환이 갈 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과의 접촉은 사치가 아닌 필수이며, 여러 연구 결 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연에서 걸으면 도 시에서 걸을 때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훨씬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로저 울리히(Roger Ulrich)가 1984년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창밖 풍경이 담낭수술 환자들의 회복 기간에 영향을 주 었다는 유명한 연구 결과뿐 아니라, 자연이 보이면 근로자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직장 스트레스가 감소하며 학교 성적과 시험 점 수가 높아지고 도심 거주자의 공격성이 감 소한다는 등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연구한 결과는 세계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 습니다. 핀란드의 생태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리사 튀르베이넨(Liisa Tyrvainen)의 연구에 서는 적어도 한 달에 다섯 시간은 자연에 머 물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도시 거주자 3,000명에게 자연에서의 정서 경험과 회복 경험에 관해 질문하고 분석했는데, 그 결과 한 달에 다섯 시간을 자연에서 보낼 때 효 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국립공원처럼 인간의 손길이 최소화된 자 연이 아닌, 인간의 손길이 닿은 도시공원이 더라도 이러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생물다양성과 생물다양성 교육 지구에는 다양한 생물이 숲, 습지, 바다, 사막 등에 서식하고 있고, 이 생물들은 자신 만의 고유한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 한 생물종, 생태계, 유전자의 다양성을 생물 다양성이라 합니다. 제1차 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약 1,400만종 이상의 생물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 나 현재까지 알려진 수는 175만여종에 불 과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상호작용을 통 해 인간의 부와 행복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거대한 보물창고이고, 지구에 생 존하는 생물종들은 우리의 생물학적 자 산이라고 폴 R 에얼릭과 앤드루 비티는 저 서 ‘자연은 알고 있다(Wild Solutions : How Biodiversity in Money in the Bank, 2005)’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10만종의 생물이 사 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2019년 말까지 총 5만2,826종을 밝혀냈습니다. 이제 절반 을 겨우 넘긴 셈입니다. 어떤 생물이 있는지 조차 아직 다 모르니, 그 생물들이 생태계 안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물론 다 알 수 없습니다. 생물에 대해 미처 다 알아내지 못하고 있 는데, 지금 생물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멸 종되거나 멸종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멸 종되는 생물이 많아질수록 사람도 살기가

한 학생이 식물관찰 물관찰 일지를 다. 작성하고 있다. Ӝ 식물관찰 후 학생이 작성한 공 관찰일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힘들어집니다. 사람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 중 하나의 종이며 모든 생물 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멸종 위 기에 놓인 많은 생물들에 관심을 갖고, 멸종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 입니다. 생물다양성 교육은 모든 생물이 소중하 고, 각자의 역할이 있고, 존재의 이유가 있 음을 알려주는 게 목적입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 가까이에 이 렇게나 많은 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고, 우리는 그 생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 고 있음을 알려주는 교육입니다. 더하여 내 주변의 다양한 생물들에 대해 알아보고, 관 심을 갖고, 그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 가는 교육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 10월 개관 때 부터 생물, 생물다양성, 생물자원, 생물다양 성협약 등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주제에 대 해 연령별, 수준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 영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생물다양성, 생물자원, 생물다양성협약 등 새로운 개념 을 쉽게 이해하도록 놀이와 학습을 접목한 ‘생태계 젠가’, ‘생물자원기술왕’ 보드게임, ‘S.O.S. 멸종위기 생물을 구하라’ 카드게임 등도 개발해 국립생물자원관 교육에 활용 하고 학교 및 단체에서 사용하도록 지원하 고 있습니다. 놀면서 생물다양성과 친해지기 국립생물자원관 외에도 국립낙동강생 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등 환경부 설립 기관 과 국립공원, 전국 시·도, 군·구 등 지방자치 단체에서 설립한 기관, 휴양림, 도시공원 등

에서 생물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 습니다. 전문 강사의 교육프로그램이 아니더라 도 주변의 가까운 자연으로 자주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다섯 시간 을 몰아 자연에서 보내는 것보다는, 최소 2 주에 한 번 반나절 정도 자연으로 나가는 게 마이코박테리움 벡케이 같은 세균의 덕 을 더 볼 수 있어서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와 풀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그려볼 수 있고 글로 적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적인 관찰이 아니더라도, 나무나 흙 이 있는 자연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은 어 린이와 청소년, 성인 모두에게 인지 발달 등 다양한 측면의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다양 한 활동이란 산책, 놀이, 운동, 휴식, 숨쉬기 어느 것이든 다 해당됩니다. 우리 곁의 생물다양성을 만날 수 있는 주 변의 자연을 틈틈이 방문해 그곳에 살고 있 는 생물들을 바라보고, 소리를 들어보고, 냄새를 맡다 보면 이름이 궁금해지고, 더 알 고 싶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알게 되고 찾 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면 애착이 생겨 지키 고 보호하려 하고 이를 위한 방법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게 되기도 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지역에서, 나라에서, 전 지구적으 로 구체적 방법을 찾게 되고, 생물다양성을 자신의 삶의 길로, 직업으로 선택할 수도 있 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많은 생물이 우리 가까이에서 혹은 멀 리에서 우리를 위해 아주 큰 노력을 하고 있 다는 사실을. 국립생물자원관 송영은 주무관


요 리

2020년 5월 8일 금요일

2020년 5월 2일 토요일

버터에 샤부샤부… 라면에 퐁당…

B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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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관자, 그 달달함의 행복

버터에 샤부샤부$ 라면에 퐁당… 관자, 그 달달함의 행복 가리비 관자는 젤리, 키조개 관자는 껌 여기에서 말하는 관자는 가리비의 근육 이다. 관자는 조개가 껍데기를 여닫는 데 쓰 는 근육이며 정식 명칭은 폐각근인데 ‘개아 지살’이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가리비나 키 조개처럼 크다면 관자도 별도의 단백질 식 재료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크다. 반면 바 지락이나 모시조개처럼 작다면 굳이 뜯어 먹기에는 품이 아까울 만큼 자잘한 게 껍데 기 안쪽에 단단히 달라 붙어 있다. (어린 시 절 가풍을 준수하느라 종종 뜯어 먹곤 했 지만 자양분이 되기에는 턱없이 잘았다) 비 교가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가리비의 관자 가 훨씬 더 부드럽지만, 국내에서 관자의 대 세는 키조개로 통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질 감 하나라도 적나라하게 비교하자면 가 리비의 관자는 젤리, 키조개의 관자는 껌에 가깝다. 키조개 관자가 무능하다는 이야기를 하 려는 건 아니다. 인생 키조개 관자라는 게 있다면 전남 장흥에서 먹었던 걸 꼽을 수 있다. 한우의 대표 생산지 가운데 하나인지 라 장흥에는 쇠고기와 키조개 관자, 표고로 이루어진 ‘삼합’이 있다. 세 재료를 같이 불 판에 구워 먹는데, 워낙 다들 단맛과 감칠 맛이 뛰어난 재료인지라 맛있게 먹었다. 사실 해산물(surf)과 육류(turf)를 같이 내는 ‘서프 앤드 터프’는 서양 요리에서 고 급으로 통하는 문법이기도 하다. 원래 바닷 가재 꼬리와 쇠고기 안심 가운데서도 한가 운데 덩이(샤토브리앙)를 함께 내는 구성이 전형인데, 바다와 육지의 만남이라는 원리 에만 충실하면 관자와 한우(와 표고 버섯) 도 훌륭하다. 어떤 조개의 관자를 먹더라도 반드시 거 쳐야 할 단계가 있다. 관자는 워낙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덩이다 보니 손질이 아예 필요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자세히 보면 큰 덩이 옆에 힘줄이 하나 더 붙 어 있는데 힘줄답게 질기다. 따라서 반드시 떼어 내고 조리해야 되는데, 입에서는 질길 테지만 손에는 저항하지 않아서 엄지와 검 지로 살짝 당겨 주면 떨어진다. 다만 강인 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키조개와 달리, 몰 캉몰캉한 가리비 관자는 힘줄을 떼어 내다 가 찢어질 수도 있으므로 조금 세심하게 접 근하자. 한편 키조개 관자는 생물, 가리비 관자는 냉동이 대부분이다. 냉동이라서 품질이 더 떨어질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새우가 냉동, 특히 배에서 얼린 선동 제품을 해동시 켜 판매하듯 가리비 관자도 대체로 냉동 유 통되니 걱정을 사서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고를 때에는 두 가지를 확인한다. 첫 번째는 개별 냉동이다. 새우와 마 찬가지로 가리비 관자도 개별 급속 냉동 (Individually Quick Frozen, IQF) 제 품이어야 보관도 조리도 편하다. 두 번째는 첨가제 사용 여부이다. 가리비 관자를 폴리 인산나트륨 용액에 담가 처리하면 수분을 흡수해 통통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물 론 무게도 좀 늘어날 테니 먼 옛날 말 많았 던, 소 도축 전에 물 먹였던 사건이 갑자기 떠오른다. 관자 포장의 성분표에 명기되어 있으니 첨가물 여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익혀 보면 티가 난다. 모든 식재료는 익히면 수 분이 빠지기 마련인데, 가리비 관자의 경우 첨가물 처리를 거친 제품은 배어 나온 액체 가 말간 우윳빛이다. 가리비 관자는 크지 않아서 냉동이라도 금방 해동시킬 수 있는 데, 역시 최선은 냉장실 해동이다. 미리 메뉴 를 계획해 둔 상황이라면 조리 전날 밤 냉동 실에서 냉장실로 옮겨 두면 약간 어폐가 있 지만 ‘자연스레’ 해동된다. 만약 계획에 없었 는데 ‘나는 갑자기 가리비 관자가 먹고 싶어 졌다’는 상황이라면 지퍼백에 넣어 찬물에 담가 해동한다. 만약, 정말 만약 그만큼의 여유마저 없는 급박한 상황이라면 찬물에 스치듯 씻으면 바로 해동된다. 관자 최고의 짝은 버터 재료 자체에 워낙 맛이 잘 들어 있으므로 관자, 특히 가리비라면 조리를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 일단 최고의 짝은 버터이다. 단단한 키조개 관자는 고기처럼 결 반대 방 향으로 최대한 얇게 저미는 게 핵심이다. 단 단하다고 해도 생해산물이면 미끄러워 칼

재의 용 이 한맛 세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새 단행본 출간 기념 북토크를 온라인으로 치렀다. 나의 집에서 무청중 북토크를 열고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스타 타그램 등으로 실황 중계하는 한편, 따로 영상을 녹화 및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는 리 리는 방식이었다. 어차피 내 집에서 치르는 행사이니 출판사 식구들과 같이 어 먹으면 좋을 것 같아 간단히 점심을 차렸다. 원래는 살치살을 깍둑 썰어

러드를 바특하게 끓인 토마토 라구를 소라 껍데기 모양의 파스타인 콘킬리에에 버무려 식사로 삼고 곁들이로 가지샐러드를 른 접시나 준비했다. 가지를 길쭉하게, 길이 방향으로 4등분해서 소금간을 약간 한 뒤 종이 행주로 싸서 접시에 담고 다른 아 먹는 밥공기 등으로 누른다.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어 10분가량 돌리면 과육의 공기와 수분이 빠지며 양념을 잘 받아 음 채소로 변신한다. 이를 사과 식초와 올리브기름을 1대 3 비율로 섞은 비네그레트에 버무린다. 원래 내가 만든 음식을 요 요리로 더 박하게 평가하지만 라구도 샐러드도 그럭저럭 먹을만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되레 고민이 생겼다. 첫째, 주요리로 이 이로 파스타 하나만이라면 손님 접대에 좀 인색한 것 아닐까? 둘째, 유달리 맛있게 된 가지샐러드를 파스타의 곁들이로 고를 를 낸다면 재료와 요리에게 좀 미안한 것 아닐까? 출판사 식구들이 오기 30분 전, 약간 다급해진 마음으로 냉동고를 터 터로 뒤지니 관자가 한 봉지 나왔다. 이거다. 크지도 무겁지도 않아서 금방 해동된 관자를 뜨겁게 달군 무쇠팬에 버터로 지져서 가지 샐러드 위에 얹으니 단백질과 채소의 조합으로 전채가 완성되었다. 그래서 관자를 먼저, 파스타를 늘 담가 지에 에 두는 오이 발효 피클과 함께 낸 뒤 기성품 초콜릿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했다. 파스타 한 그릇짜리 식사가 졸지에 3코스의 정찬이 되어 버렸다.

▲버터에 지진 관자를 완두콩 위에 얹어 함께 먹으면 각자의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같은 관자라도 부드러움의 차이에 가리비는 젤리, 키조개는 껌 비유 관자 요리 ‘최고의 단짝’은 버터 쇠고기·표고 곁들인 삼합 요리도 새싹 채소 등 섞어 샐러드 만들면 쌉쌀함·단맛의 조화 ‘황홀한 유혹’ ▼마라탕과 같은 국물 요리에 관자를 넣으면 단맛이 두드러진다.

키조개(왼쪽)나 가리비(오른쪽)처럼 큰 조개의 관자는 별도의 식재료로 분류될 만큼 영양과 맛이 뛰어나다.

키조개 관자는 버터를 풍성하게 녹여 샤부샤부하 듯 익히고, 가리비 관자는 버터에 지지듯 익힌다.

질이 어려울 수 있는데, 그럴 때에는 두 갈래 로 대처할 수 있다. 일단 가리비 관자를 접시나 쟁반에 담아 15~30분가량 냉동실에 두어 겉만 얼린다. 저미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아니면 처 음부터 발상을 달리해 저며진 관자를 산다. 삼겹살처럼 ‘대패 관자’ 같은 제품도 나오 니. 껌에 비유한 키조개의 강인함을 감안한 다면 생물을 포기하는 대신 편리함을 얻는 게 바쁜 세상에 지혜로운 대처일 수 있다. 직접 저몄든 대패 관자를 샀든 키조개 관 자는 버터에 샤부샤부를 한다는 접근으로 익힌다. 논스틱팬에 버터를 ‘이렇게 많이 써 도 되나?’라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푸짐하 게 더해 약불에 올려 서서히 녹인다. 지글거 리는 상태까지는 가지 않도록, 버터가 완전 히 액체가 된 뒤 거품을 부글부글 올리기 시

작하면 관자를 팬에 한 켜로 적당히 간격을 두어 올린다. 그리고 표면에 말간 기운이 가 실 때까지만 살짝 익혀 먹는다. 가리비 관자도 야들야들함을 잃지 않도 록 잠깐 익히는 정도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도리인데 접근은 키조개와 사뭇 다르다. 전 체를 한꺼번에 먹더라도 질기지 않으니 두 께를 활용해 위아래 양면만 지져 주면 맛은 물론이고 질감의 대조도 덤으로 얻을 수 있 다. 관자가 클수록 좀 더 마음 편하게 지져 질감의 대조를 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데, 최소 500원짜리 동전에서 성인이 엄지와 검 지로 최대한 넉넉하게 동그라미를 그리는 크기로 고른다. 일단 관자를 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에서 10분 정도 두는 한편 키친타월로 겉면의 물 기를 말끔히 걷어 낸다. 나는 무쇠 팬을 즐 겨 쓰지만 스테인리스 팬도 좋으니 일단 중 불에 올리고, 버터는 키조개 관자보다 조금 덜 올려 녹인다. 버터가 녹아 거품을 부글 거리며 올리는 단계를 지나 지글거리면 소 금과 후추를 뿌려 각 면을 1분30초씩 지진 다. 역시 팬을 가득 채우지 않는 게 핵심이니 관자를 많이 먹는다면 두 번에 나눠 지진다. 이때 먼저 익힌 관자는 접시에 담아 은박지 로 가볍게 덮어 둔다. 모든 관자를 다 익혔 다면 레몬즙을 가볍게 흩뿌려 먹는다. 샐러드나 라면과도 잘 어울려 가리비 관자 외에 다른 식재료에도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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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내가 가가 지로 그러했듯 채소를 곁들여 좀 더 완결성 결성 을 갖춘 요리를 만들어 보자. 가지는 이미 이미 설명했고, 새싹 채소나 상추, 케일 등의 의쌈 채소 혹은 녹채류를 가늘게 채 쳐 올리브기 브 브기 름과 산(식초, 레몬즙 등), 소금에 가볍게 게버 무려 접이 바닥에 깔고 지진 관자를 올린다. 린다 다. 녹채류 특유의 쌉쌀함과 관자의 달달함이 함 함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룬다. 그러나 지금 이 계 절에만 맛볼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 있으 으 니 바로 완두콩이다. 깍지째 쪄서 같이 먹어 먹 도 좋고, 깐 걸 샀다면 관자를 지진 팬에 에레 몬즙을 살짝 뿌려 완두콩을 볶아 녹채 채샐 러드와 같은 요령으로 관자 밑에 깔아 함께 함 먹는다. 각자의 단맛이 기가 막힌 조화를 화를 를 이룬다. 양식도, 적극적인 조리도 싫다면 소극적 극적 이고 안전한 조리로도 가리비 관자의 맛을 을 즐길 수 있다. 완만한 열에너지 전달 매개체 체 인 국물 말이다. 멸치 육수부터 된장 국물 까지 어디에든 넣어도 제 몫을 잘할 테지만 왠지 요즘도 불길이 사그라들지 않은 마라 의 유행에 동참시키면 좋겠다. 빨간 고추기름의 막이 하늘하늘 떠 있는 마라 국물뿐만 아니라 실제로 말린 관자 (중국식 명칭으로 패주)의 가루를 넣어 농 축된 단맛이 한결 두드러지는, 맵지 않은 해 물탕 믹스 등도 요즘은 꽤 흔하다. 믹스에 물을 더해 국물을 끓여 고기부터 채소까지 익혀 먹고 마지막으로 관자를 넣어 즐긴 다

음 단맛이 한껏 우러난 국물에 생면을 익 혀 먹으면 요즘처럼 외식이 자유롭지 않은 여건에서 굉장히 만족스럽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도 저도 딱히 내키지 않지 만 냉동고에 고이 모셔 둔 관자의 맛을 보 고 싶다면? 조금의 주저도 하지 말고 라면 을 끓이자. 관자가 저렴한 식재료는 아니지 만 또한 푸아그라처럼 고가도 아니다. 게다 가 동물 보호 차원에서 푸아그라는 이제 그 만 좀 먹어야 하지만 관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위한 인

증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이를 준수하는 제 마련되어있고 품도 살 수 있다. 게다가 푸아그라는 라면과 잘 어울린다 고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넣으면 녹아 국물 만 걸쭉해지지만, 관자는 바다 맛의 정수를 담았으니 라면의 맛을 적어도 두 단계는 업 그레이드시켜 준다. 라면 조리 시간의 3분 의 1쯤이 남았을 때 데친다는 기분으로 해 동된 관자를 넣고 뚜껑을 고이 덮어 마무리 한다. 면과 함께 국물에 배어든 달달함을 만끽하고 관자도 건져 먹으면 사는 게 별건 가, 행복이 별건가 생각이 들 것이다. 30


B28

2020년 5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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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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