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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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01호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이민 생활 중 가장 큰 보람” 이스트우드상우회 식사지원 2개월 캠페인 16일 종료 약 8주 3천여명분, 하루 평균 100개 도시락 무료 제공 한인 업소(회원들) 동포 단체, 개인 등 130여명 동참 현금 1만여불, 물품 4만불 상 당 총 5만불 기부 식당, 카페 등 10여개 업소들 자비로 도시락 및 물품 준비 이스트우드 한인상우회(회장 박종 훈)가 지난 3월말부터 시작한 동포 청 년 식사지원 캠페인이 이번 주말인 5 월 16일(토) 마감된다. 3월 셋째주부터 시작해 약 두달 동안 어림잡아 3천개 의 도시락을 한인 유학생들과 워킹홀 리데이 비자소지자(워홀러)들에게 무 료로 제공했다. 상우회 회원들인 이스트우드 한인 업소들과 동포 단체, 개인 등 130개 이 상의 업소, 개인 및 단체들이 뜻있는

▲ 지역신문 TWT 보도(5월 12일자)

일에 십시일반으로 동참했다. 상우회 는 15일자 한호일보에 전면 광고(3면 참조)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도 움을 준 ‘이스트우드 상우회 청년 무료 나눔 후원자 명단’을 발표했다. 14일 박종훈 회장은 “이 캠페인은 3 월 하순 한 업소(화개장터) 대표의 제 안으로 시작돼 많은 상우회 회원들이

뜻을 같이 했다. 그동안 약 1만 달러 이 상의 후원금(익명 10여명 포함 30여명 기부)과 4만여 달러 상당의 물품을 기 부 받았다. 후원금으로 식재료 일부를 구매해 지원했지만 대부분은 도시락 을 만들어준 이스트우드의 식당과 카 페 등 10여개 업소 대표들께서 자비 부담과 수고로 헌신적으로 봉사해 주 셨다. 이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정말 보 람있는 일이 가능했다. 이 캠페인을 마 무리 하면서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린 다.”고 설명했다. 캠페인 첫 주는 주 5일, 그 후는 주 4 일(월, 수, 금, 토) 도시락을 준비했다. 동포 청년들이 많이 온 날은 약 200개 를 배분했고 평균 하루 100개씩을 제 공했다. 이스트우드상우회의 미담이 시드니 한인사회에 전파되면서 한인 업소에서 쇼핑을 하던 동포 십여명이 몇 백달러 씩 기부를 했고 또 일부는 온라인 계좌 로 송금했다. 동포 단체장들이 지원에 합류했고 시드니비상대책위원회가 결 성돼 일부 다른 지역(스트라스필드, 리 드컴 등)의 한인 요식업소들이 비슷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상우회의 김진웅 부회장은 “도시락 을 가져가며 ‘그동안 정말 배고팠었 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몇 몇 학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 다. 동족이며 부모의 마음이 조금이라 도 전달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상 우회 운영진들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 고 도움을 준분들 모두 너무 고맙다. 호 주 이민 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이었다” 라고 말했다. 이스트우드 한인상우회 의 나눔 운동은 한국 연합뉴스(4월6일) 에 이어 지역신문인 TWT(The Weely Times, 5월 12일자)에도 소개됐다. 이 스트우드 상우회의 무료나눔은 16일

▲ 이스트우드 상우회 무료나눔 후원자 명단(전면광고)

4월 거의 60만명 실직.. 실업률 6.2% 불완전고용인구 180만명 5% 급증 코로나 팬데익 첫 4주 동안 거의 60 만명(594,300명)의 호주인이 실직했 다고 통계국(ABS)이 14일 발표했다. 이같은 충격적인 실업 대란으로 호주 실업률은 3월 5.2%에서 4월 6.2%로 악화됐다. 청년 실업률은 11.5%에 서 13.8%로 상승했다. 4월 호주 실 업률은 정부의 일자리유지보조금 때 문에 1% 악화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4월 고용 인구는 1,241만8700명으로

투데이 한호일보

59만4,300명 줄었다. 풀타임 고용이 865만6,900명(-22만5백명)이고 파

[경제] 아사히음료, 호주 맥주시장 절반 독식 [비즈니스] 반토막 난 4월 호주 신차시장 [코로나 사태] 호주 각주 규제완화 시작 [인터뷰] 차영익 EOS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연재] 호주 한인문학사(2회) [리빙] ‘나는야 시골로 간다’

트타임 근로자는 376만1,800명(-37 만3,800명)이다. 정부에 등록된 공식 실업 인구는 82만3,300명으로 10만4,500명 늘었 다.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지만 구하 지 못해 파트타임이나 임시직에 종사 하는 불완전 고용률(Underemployment rate)은 13.7%(약 180만명)로 4.9% 껑충 뛰었다. 여기에 실업률을 더하면(Underutilisation rate)면 19.9%(+5.9%)가 된다. 노동시장 참 여율도 63.5%로 2.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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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종료되지만 5월 남은 2주(셋째와 넷째 주)동안 모 한인 교회의 지원으로 이스 트우드에서 청년들과 싱글맘, 호주 정 부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동포들을 상대로 식사와 물품 지원을 할 계획이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다.

▲ 연합뉴스 보도(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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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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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음료’ 호주 맥주시장 절반 거머쥐다

세계 최대 주조회사 ABInBev 160억불에 CUB 매각 호주 외자심의위(FIRB), 일본 기업의 CUB 지분 45% 인수 승인 호주 재무부 산하 기관인 외국자 본투자심의위원회(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 FIRB)가 일본 기업 아사히 음료(Asahi Beverages) 의 호주 최대 맥주회사인 ‘칼튼 앤 유 나이티드 주조(Carlton & United Breweries: 이하 CUB)’의 160억 호 주달러 인수 제안을 지난 주 승인했다. 호주 CUB의 모기업인 안하이저-부

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 ABInBev)도 웹사이트에 “CUB 매각 을 호주 정부가 승인 했다”라고 간략 히 발표했다. ABInBev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 계 최대 주조회사로 버드와이저(Budweiser), 코로나(Corona), 스텔라 아 토이스(Stella Artois), 벡스(Beck's), 호가르덴(Hoegaarden), 레프(Leffe)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 드 맥주를 생산한다. 호 주에서는 멜번에서 113 년 전(1907년) 설립된 CUB를 소유하고 있는 데 CUB는 호주 맥주의 아이콘인 칼튼 드라프 트(Carlton Draught) 와 빅토리아 비터(Vic-

toria Bitter, 일명 VB)를 비롯해 멜 번 비터(Melbourne Bitter), 그레이 트 노던(Great Northern), 퓨어 블론 드(Pure Blonde), 크라운(Crown), 알 콜성 음료 스트롱보우(Strongbow) 등 다수의 유명 브랜드를 생산한다. 아사히 음료의 CUB 인수 제안 의향 은 지난해 7월 첫 발표됐다. 코로나 사 태로 외국 자본의 호주 브랜드 인수에 대해 국내 여론이 민감한 시기라는 점 에도 불구하고 FIRB는 일본 대기업의 인수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마지막 관문이던 호주 경쟁 및 소비 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 Consumer Commission: ACCC) 도 앞서 우려했지만 반대하지 않을 것 이라고 입장을 변경했다. 따라서 아 사히는 CUB의 인수 지분 45%를 인 수하면서 호주 맥주시장의 거의 절반 (48.5%)을 독차지하 게 됐다. 지난해 12월 ACCC는 “아사히 음 료가 CUB를 인수할 경우, 호주의 맥주 및 사이다(알콜성 음료) 시장의 경쟁력이 저 하되고 가격이 인상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아 사히 음료는 ACCC 의 우려로 인수에 제 동이 걸릴 것을 고심 한 끝에 소유 중인 맥주 브랜드 중 2개 와 3개 사이다 브랜 드의 매각(divest) 계 획을 역제안했다. 아 사히 음료는 아사히

(Asahi), 페로니(Peroni), 마운틴 고트 (Mountain Goat) 등 유명 브랜드 맥 주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ACCC는 “아 사히 음료가 5개사를 매각한다면 CUB 인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 다. 호주 FIRB의 승인 후 아사히 음료는 7일 환영 성명을 통해 “양사의 6월 1일 인수인계가 완료되는 날부터 CUB가 아사히 음료 계열사로 편입될 것이다. CUB는 오세아니아에서 아사히 음료 지역 허브(Asahi Beverages Regional Hub)로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히 음료의 피터 마진(Peter Margin) 회장은 앞서 호주 신문 디 에 이지(The Age)지와 시드니모닝헤럴드 (SMH)지와 인터뷰에서 “CUB를 인수 하면 아사히 음료의 제조 역량, 수송, 마케팅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며 그 룹 비즈니스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 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아사 히 음료의 비전은 세계 음료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첫 선택(the first choice in beverages)을 받는 것”이라고 포부 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FIRB는 외국 자 본의 호주 기업 헐값 인수를 우려하며 금액에 상관없이 모든 인수는 승인을 받도록 한시적으로 강경 방침을 적용 하고 있다. 여기서 외국자본은 사실상 중국 자본을 겨냥한 것이다. 만약 일본 계 기업이 아니라 중국 자본이 CUB의 인수를 시도했다면 호주 정부가 과연 승인을 했을까? 아마도 ‘네거티브’ 답 변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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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즈 니 스

( 자 동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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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신차 판매 38,926대.. 전년동기 대비 48.5% 추락 ‘코로나 사태 직격탄’ → 26년래 최저 기록 토요타 호주 17년 연속 1위 4월 시장 점유율 26.5% 역대 최고 기아차. 3-4월 현대차 추월 BMW 5.7% 하락 선방.. 7위 올라

호주 최다 판매 모델인 토요타 하이럭스 유트

부동산 경기 하락과 더불어 부진 하던 호주 신차 시장이 코로나 사태 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0년 4월 실 적이 26년래(1991년 이후) 최악을 기 록했다. 4월 신차 판매는 38,926대로 전년 동기 75,550대와 비교하면 무려 48.5% 하락했다. 거의 반타작을 한 셈 이다. 38,926대에서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하면 승용차, 유트, 밴, SUV는 37,086대로 전년 동기(73,148 대)보다 49.3% 감소했다. 4월 신차 판 매는 2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긴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다.

3위로 올라섰다. 3, 4월 두달 연속 현대 차(-65.3%, 2247대)를 추월했다. 연도 별 합계에서는 현대(18,941대)가 기아 (17,971대)를 앞선다. 포드가 4위(-53.1%, 2,251대)로 기 아와 현대 중간에 위치했다. 6-10위는 미쓰비시(-63.2%, 1,734 대), BMW(-5.7%, 1,703대), 홀덴 (-56.9%, 1,501대), 닛산(-51.5%, 1,468대), 폭스바겐(-62.1%, 1,328대) 순이다. 4월 판매가 상승한 브랜드는 미국 픽 업트럭 램(Ram, +14.1%)과 중국산 MG(+1.5%)였다.

2020년 4월 최다 판매 톱 10 브랜드

2020년 4월 최다 판매 톱 10 모델

토요타는 4월 신차 판매가 10,325대 로 전년 동기대비 31.8% 하락했지만 다른 메이커들보다 상대적 하락 폭이 적어 호주 신차 시장 점유율이 26.5% 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4월 중 판매된 신차 4대 중 1대가 토 요타였다는 의미다. 5개의 인기 모델 인 하이럭스(-35.1%), 라브4(RAV4, +54.4%), 코롤라(-50.8%), 프라도 (-35.7%), 랜드크루저(-21.2%)가 최 다 판매 톱 10에 선정됐다. 마즈다는 전년 동기 대비 60.5% 하락 에도 불구하고 2위(3,022대)를 고수했 다. CX-5(- 64.5%), 마즈다3(-79.1%), CX-30(새 모델)이 톱 10에 진입했다. 한국의 기아차(-44.9%, 2,492대)가

〈2020년 1-4월 신차 판매 톱 10 브랜드〉 Toyota – 60,396대 Mazda – 23,766대 Hyundai – 18,941대 Mitsubishi – 18,357대 Kia – 17,971대 Ford – 16,133대 Nissan – 12,217대 Honda – 11,154대 Volkswagen – 11,077대 Holden – 10,501대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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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제외 호주 전역 소매점 영업 재개

NSW, 5월 15일부터 ‘최대 10명 조건’ 허용 매장 내 거리두기, 손 세정제 비치해야 빅토리아 ‘필수 항목 쇼핑’ 고수 호주 전역에서 코로나-19 규제(부 분-셧다운)가 완화되면서 식당과 카 페, 소매상점들이 영업 재개를 준비하 고 있다. 지난 8일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일상 복귀를 위한 3단계 로드맵(완화 방안) 을 발표했다. 이에 각 주/준주들이 1 단계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쇼 핑센터의 상점들도 속속 재개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NSW와 퀸즐랜드에 위치 한 마이어(Myer) 백화점이 영업을 재

개했다. 스미글(Smiggle), 저스트 진 (Just Jeans), 피터 알렉산더(Peter Alexander) 등 유명 매장들도 이번 주부터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 다. 직접 쇼핑을 하기 위해 매장을 찾 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호주소매상협회(Australian Retailers Association)의 폴 자하 대표 는 “많은 호주 소비자들이 약 5-6주 동안의 록다운 이후 열정적으로 상점 을 다시 찾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 면서도 “일부 주정부가 완전히 매장

개장을 허용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2일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 총리는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상점 으로 몰리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 다”면서 “아직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은 점을 명심해 달라. 2차 감염을 최 대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ABS) 발표에 따르면 3월 소 매부문의 전체 매출은 8.5% 상승했지 만 이러한 호황은 슈퍼마켓 등과 같은 일부 업종에 국한됐다. 카페와 식당, 테이크어웨이, 의류, 개인 장식품 및 백화점의 매출은 급락했다. 주/준주 정부는 소매업의 재개장 관 련해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주별 현황은 다음과 같다.

〈NSW〉 5월 15일(금)부터 비필수 항목 소매상 점도 매장 내 최대 10명의 인원 제한 조건으로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빅토리아〉 여전히 필수적인 품목(식품류, 의약품 등)에 대해 소매영업이 허용된다. 〈퀸즐랜드〉 5월 16일(토)부터 NSW와 동일한 정 책이 시행된다. 비필수 항목 소매점도 매장 내 최대 10명 인원 제한을 조건 으로 영업할 수 있다. 〈남호주〉 많은 상점들이 이미 개장했거나 이번 주 안에 영업을 재개한다. 비필수 항목 소매점들 운영이 허용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은 지켜야 한다. 〈서호주〉 5월 18일(월)부터 소매점은 최대 20명 인원 제한을 조건으로 영업할 수 있 다. 4 평방미터 당 1 명 비율로 거리두 기가 지켜져야 하며 업소에 손 세정제 를 배치해야 한다. 〈타즈마니아〉 5월 18일(월)부터 매장 내 10명의 인 원 제한 조건으로 운영이 재개된다. 백화점은 이미 필수 항목으로 간주돼 매장이 개장됐다. 〈ACT〉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이 지켜지는 한 비필수 항목에 대해서도 상점 운영이 허용된다. 〈노던테리토리〉 대부분 상점들은 영업을 하고 있으며 고객과 직원들은 사람간 1.5m 거리 규정을 지켜야 한다. 정부는 6월 초 대 부분의 규제를 해제할 예정이다. 손민영 기자 gideon.sohn@gmail.com

NSW 공사립 11일부터 ‘교차 등교’ 시작

11일(월) NSW 공립학교가 일제히 학생들의 교차 등교를 시작한 가운데 교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 며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전체 고교생 중 26%, 초등학 생 중 39%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 다. 이들은 그동안 계속 등교해 온 필 수 직종 종사자의 자녀와 학교의 교차 등교 일정에 따라 오랜만에 학교에 온 일반 학생들이다. 공립학교 학생들의 평균 등교율은 37%였다. 이는 지난 주 15-17%에 비 해 높아진 것이지만 일부에서 우려했 던 것과 같이 많은 학생들의 밀집되 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교가 교실에서 책상간 거리를 1.5m 이상 유지하고 일일 등 교 학생수를 일정 비율 이하로 조절 하는 등 거리두기 규정을 준수했다. 사라 미첼 NSW 교육부 장관은 “정부가 2200개 학교에 손 세정제 4 만개, 비누 2만개, 화장지 2만개 등 보건 물품을 제공했다. 이번 학기 중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전 면 등교를 준비해 왔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길 바 란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들도 각자 일정에 따라 속 속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크랜브룩(Cranbrook)은 11일 교 차 등교 예정 학생 중 95%가 수업에 참여했다. 트리니티 그래마(Trinity Grammar)의 비율은 90%였다. 스트라스필드 소재 메리든(Meriden) 여고의 12학년생 중 95%가 출 석했다. 노스쇼의 바커(Barker) 칼 리지도 약 90%가 출석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앞으로 2주동안 특별한 문제가 발 생하지 않고 5월 25일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이 등교할 수 있게 되기를 바 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5일(금)부터 1단계 완화조치가 시행되면서 상황이 악 화(신규 감염자 증가 등)될 경우 다 시 등교가 취소될 수 있다. 학부형들 이 이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새로운 일상 (new normal)이 될 것이다. 교육 제 도 측면에서는 학사 일정이 재개됐고 앞으로도 학교 개방은 유지되길 바란 다.”고 덧붙였다. 손민영 기자 gideon.so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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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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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일보 인터뷰 차영익 EOS Australia 대표】

코로나 사태로 학교 대기업 공공시설 등 문의 급증 직원 40여명.. “호주 기업 인사관리 가장 어려워”

INTERVIEW

열화상카메라 시스템을 설명하는 차영익 EOS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마운틴에서) 취미인 산악자전거의 매니아가 된 차대표(블루

EOS, 호주 체온감지 장비업계 선두 주자 켄버라 이어 호주 7개 공항 ‘열화상카메라’설치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한국의 인 천 공항에 도착하면 모든 입국자들은 입국 심사를 받기위해 걸어가면서 ‘열 화상카메라’를 통한 자동 발열검사를 받는다. 한국 정부(국토교통부와 인천 국제공항공사)는 지난 3월 5일부터 인

천공항에서 출국할 때 3단계(터미널 진입, 출발층, 탑승게이트)의 발열 검 사를 한다고 발표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인 경우 재검사(체온계)에서도 같 은 결과가 나오면 탑승이 거부될 수 있다. 공항 도착부터 출국까지 촘촘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인 셈 이다. 반면 호주에서는 공항이나 터미널 등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공공 장소에 도 이같은 발열 검사 장비가 거의 없 다. 최근 호주 수도인 켄버라의 관문인

켄버라공항에 열화상카메라가 처음으 로 설치돼 관심을 모았다. 켄버라 타 임즈와 채널7 방송 등 주요 미디어에 서도 “켄버라공항이 코로나-19 관련 체온검사 테크놀로지(temperature screening technology)를 호주에서

선도한다”고 보도했다. 호주 공항에 열화상카메라 설비를 제공한 회사가 시드니 동포 기업인 차 영익(Patrick Cha) 대표의 이오에스 오스트레일리아(EOS Australia)다. EOS는 켄버라 공항을 시작으로 호주 7개 공항에 열화상카메라 시스템을 공 급할 예정이다. 이 카메라는 1-2m 거 리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면서 체 온을 감지한다. 동시에 30명까지 감지 가능하며 ±0.3도 오차의 정확성을 자 랑한다. 이제 공항, 기차역, 쇼핑센터, 학교, 정부 기관, 대기업 등 발열검사를 필요 로 하는 공간은 무궁무진하다. 중소기 업에서 이용할 수 있는 부담이 적은 설 비도 제공한다. 5일 인터뷰에서 차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공항 외 시드니 한 사립학교와 광산 회사에 서도 주문을 했다. 모든 나라에서 발열 검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당 설비 를 장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성능 CCTV, 인터콤 등 전자보안 전문회사인 EOS는 코로나 사태로 가 장 분주해진 기업 중 하나다. 최첨단 기능의 열화상카메라를 호주에 공급 할 수 있는 5개 남짓한 호주 기업들 중 주요 공항 공급 계약을 따내면서 선두 로 올라섰다. LG연구원 출신인 차 대표는 1992 년 호주로 이민을 온 뒤 1994년 시드 니에 EOS를 창업해 CCTV, 인터콤, 영상보안 산업의 핵심 소프트웨어 인 VMS(Video Management System), 접근 통제(access control) 설 비, 네트워크 등 전자보안에서 솔루션 을 제공해 왔다. 한화테크윈(구 삼성테 크윈)과 파나소닉 등 유수 기업들의 첨 단 제품을 공급해 왔다. 빅토리아, 서

호주, 퀸즐랜드에 지사가 있고 현재 전 체 직원은 약 40명이다. “궁하면 통한다(궁극통)는 말이 맞 는 것 같습니다. 전자보안관련 업계에 몰두해 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열화상 카메라가 이처럼 각광을 받을지 누가 예상을 했겠습니까?” 궁즉통은 위기에 몰린 조직은 변화 해야 하고 그 변화가 통하면 오래 가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런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너무 앞서가는 가는 것도 위험합니 다. EOS는 이 업계에서 2-3달 정도 앞 선 마켓리더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성 격상 직원들이 항상 뉴테크놀로지에 관심을 갖고 있지요, 그들에게 한 발 만(2-3개월) 앞서가자고 주문하며 격 려합니다.” EOS 직원들도 호주 사회처럼 다문 화를 반영한다. 그런 점에서 차 대표에 게 기업 경영의 어려움은 직원들의 생 각차이, 문화차이를 잘 조절해 팀워크 를 발휘하도록 조정하는 일이다. “네, 저 역시 호주에서 기업을 경영 하면서 인사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생 각합니다. 오픈된 자세를 갖고 소통하 면서 저도 배웁니다.” 엔지니어 출신인 차 대표는 관심 분 야에 몰두하는 형이다. 몇 년 전 취미 를 붙인 산악자전거(MTB)는 이제 마 니아가 됐다. 울릉공을 다녀올 정도의 사이클 실력인 그는 시간이 나는대로 시드니 근교의 MTB 현장을 누빈다. 갈비뼈 골절 등 빈번한 부상에도 불구 하고 MTB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 며 의지를 다진다.

고직순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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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5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호주 코로나 확진자 7천명 근접

호주 확진자 증가율 현황

14일 오전 6991명(+13명).. 7일간 102명 늘어 미완치 622명, 17명 중환자실, 94만명 검사 받아

14일(목)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누적) 는 6,991명으로 7천명에 근접하 고 있다. 13일 신규 확진자는 13명 (-27.8%)이었는데 NSW에서 6명, 빅토리아에서 7명으로 두 주에서만 늘었고 다른 주는 신규 감염자가 없 었다. 사망자 98명이다. 지난 7일동 안 신규 확진자는 102명(-21.5%)이 었다. 날짜별로는 8일(17명), 9일(15 명), 10일(10명), 11일(7명), 12일(18 명), 13일(13명)이다. 확진자를 주별 및 감염경로로 분 류하면 해외 감염자 62.3%(4,347 명), 경로가 확인된 국내 감염자 27.0%(1,880명), 경로 미확인 국내 감 염자 10.2%(713명), 조사 중 0.5%(35 명) 순이다. 연령별로는 30-60세 가 44.3%로 가장 많고 60세 이상이 30.5%, 29세 미만이 25.2% 순이다. 누적 확진자 6,991명 중 6,297명이 완치됐고 미완치(active) 환자는 622 명이다. 50명이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중 17명이 중환자실 (ICU)에 있다. 그동안 누적 검사 인원 은 93만8천여명이다.

약사 vs 의사 ‘의약품 처방·조제’ 놓고 힘겨루기 신규 확진자와 더불어 미완치 환자 의 약 90%가 NSW와 빅토리아에 집 중돼 있다. NSW의 확진자(누적)는 3,063명이며 미완치 환자는 421명이 다. 2,595명이 완치됐고 사망자 47명 이 숨졌다. 누적 검사 인원은 33만3천 여명이다. 빅토리아의 확진자(누적) 는 1,521명이며 미완치 환자가 118명 이다. 1,385명이 완치됐고 18명이 사 망했다. 누적 검사 인원은 28만9천여 명이다. NSW에서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 은 10개 카운슬은 웨이벌리(181명), 시드니 시티(158명), 노던비치(154 명), 센트럴코스트(116명), 서덜랜드 샤이어(113명), 블랙타운(107명), 펜 리스(102명), 울라라(92명), 켄터베 리 뱅크스타운(89명), 랜드윅(85명) 순이다. 그 외 한인 밀집지역은 쿠링 가이(69명), 라이드(66명), 힐스 샤 이어(65명), 혼스비(54명), 파라마타 (45명), 카나다베이(24명), 윌로비(22 명), 스트라스필드(13명) 순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호주인 25%, Z세대 35% “자유가 준법보다 중요”

10일 멜번에서 100여명의 시민들이 코로나 록다운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모건 설문〉베이비부머 15.4%.. 세대간 큰 격차 “장기 록다운 피로감” 56.3% “정부 신뢰 안 해” 호주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중 사망 자가 비교적 적은 이유 중 하나는 호주 국민들이 록다운 규정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잘 지켰기 때문이다. 그 러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자유와 준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에 대한 인식은 세대(generation)별 로 큰 차이를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로이 모건(Roy

Morgan)은 대중의 의식과 가치에 대 해 조사해 기업과 정부의 이해를 돕는 정보를 유료 또는 무료로 제공한다. 최 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호주 인들이 준법을 개인의 자유보다 더 중 요하게 생각했지만 세대별 차이는 현 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조사에서 호주인의 4분의 1(24.7%)이 자유가 법보다 중요하다

라고 대답했다. 이는 팬데믹으로 인한 규제에 지쳐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 을 보여 주는 것이다. 세대간 차이도 컸는데 베이비부머 이전 세대(1946년 이전 출생자) 중 7분 의 1(13.6%) 미만이 자유가 법보다 중 요하다고 응답했다. 베이비부머세대 (1946~1960년생)는 6분의 1 (15.4%) 만이 자유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Z세대(1991∼2006년생)에서 자 유가 법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 은 3분의 1 이상(35%)로 가장 높았다. 마이클 레빈은 로이 모건 CEO는 “신기술이 나오면서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우려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세대 별 편차가 크지 않았다. 호주인 전체에 서 70.5%가 우려를 표현했으며 베이 비부머세대에서 동일하게 답한 사람 은 이보다 2% 낮았고 Z 세대는 이보 다 3%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러나 자유와 준법의 선택에서는 연령 별로 큰 인식차를 보였다. 또한 ‘군중 속에 있는 것이 좋다’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19% 였는데 Z세대 중 동의한 사람은 29.2% 였으나 베이비부머 세 대는 15.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 결과는 Z세대가 팬데믹 상황을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 중 많은 수가 록다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 명했다. 이번 주 브렌든 머피 호주 최 고의료자문관은 1단계 완화와 더불어 파티를 여는 등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 라고 당부했다. 레빈 CEO는 “정부와 보건 당국이 규제 완화를 고려하는데 있어 다른 세 대에게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정부를 신뢰하 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56.3%로 높은 편이었다. 이는 지난 1 월 산불 위기 당시 59.9%보다 낮은 것 이지만 지난 5년간 평균인 53.8%보다 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손민영 기자 gideon.sohn@gmail.com

호주 약국의 조제약 판매 권한을 두고 약사와 의사 간의 갈등이 팽팽 하다. 호주약국조합(Pharmacy Guild of Australia)이 지난 여름 산불 시즌 에 일시적으로 도입된 약사들의 조제 약 처방 관련 법령이 국가 위기 상황 이 끝난 후에도 계속 유지돼야 한다 고 주장하고 나섰다. 산불 피해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지 방 환자들을 위해 약국에서 병원 처 방전 없이도 환자당 1년 1회 한 달 분 량의 일반의약품을 조제 및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약사들의 이 같은 권한 은 산불 사태 후 발생한 코로나-19 사 태 중에도 계속 이어졌다. 조지 탐바시스 호주약국조합 대표 는 “지난 1월 시행된 약국 처방 조제 제도에 따라 취약 지역 환자들에게 처방 의약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 급했다”며 “권한 남용, 불만 신고 등

민원 하나 없는 것으로 보아 약사들 의 윤리적 의무와 법 준수 정신, 높 은 전문성이 발휘됐다. 약사와 소비 자 관점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국가 위기뿐만 아니라 매일 어느 순간 발생할지 모르는 개 인 위기 상황을 대비해 해당 법 조항 이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왕립일반의협의(Royal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의 해리 네 스폴론 회장은 “약국의 무처방전 조 제 행위는 잠재적으로 국민건강에 위 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이유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이에 적절한 약물을 처방하기 위함” 이라며 “약사들의 의약품 조제 권한 확대 움직임은 환자의 안전한 치료를 우선시한다기보다 국가비상사태 대 응 법령을 악용해 재정적 이익을 취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 강력히 비난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엉터리 코로나 치료제’ 판매한 교회… 15만불 벌금 부과 TGA “MMS 복용 심각한 위험 가능” 경고

코로나-19 치료약으로 살균제를 판 매한 호주 교회가 결국 호주 식약청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이하 TGA)으로부터 15만 달러 의 벌금을 처벌 받았다. TGA는 “창세기 2장 건강과 치유 교회(The Genesis II Church of Health and Healing)의 호주 지부 가 시판한 제품은 어떤 질병도 치료

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결과를 임 상적, 과학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라고 판정했다. TGA는 이 교회 호주 지부가 살균제 를 ‘기적의 미네랄 보충제’(Miracle Mineral Solution: MMS)로 허위 광고하며 불법 판매한 12건의 혐의 로 총 15만 1,200달러의 벌금을 부과 했다. 16일 TGA는 성명을 통해 “MMS 를 복용하면 메스꺼움, 구토, 탈수 등 건강상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창세기 2장 건강과 치유 교회’는 이 제품을 물에 3-5 방울을 타서 먹으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자폐증, 여드 름, 당뇨병, 암 등을 치료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해 사회 각계로부터 거 센 비난을 받았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 HANHO KOREAN DAILY |

주 간 인 기 뉴 스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WEEKLY NEWS “호주 2년간 기록적 재정 적자 불가피”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

‘딜로이트 액세스 경제연구소’ 크리스 리차드슨 소장 2019-20년 1431억불, 2020-21년 1316억불 전망 코로나 사태로 세수 격감, 복지지출 급증 원인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로 호 주 경제는 향후 2년간 1300억 달러 이 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며 회복에 여 러 해 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 기간 호주의 실업률이

최대 10%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 다. 딜로이트 액세스 경제연구소(Deloitte Access Economics)의 소장인 크리스 리차드슨 박사는 “호주의 재정 상태가 2009년 국제금융 위기 때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2019-20 회계연도 정부의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 산(GDP)의 7.2%인 1,431억 달러에 이 를 것이며 2020-21 회계연도의 적자는 이 보다 약간 줄어든 1,316억 달러선” 으로 예측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작 년 12월 50억 달러의 재정 흑자를 전망 했었다. 이어 2021-22년 516억 달러, 202223년 326억 달러의 적자 행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유-국민 연 립 정부가 소득세 인하를 예정대로 시 행하면 정부의 재정 상황 개선이 더 느 려 질 수 있다. 리차드슨 박사는 “재정 악화의 원인 은 세입 감소와 지출 확대 두 가지 모두 인 관계로 신속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 다. 가계와 기업 모두 심각한 충격을 받 았으며 수입과 자산이 모두 감소했다. 아무도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카페·식당 고객 10명, 공공장소 10명 모임 허용

10일(일)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가 1단계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NSW주는 5월 15일(금)부터 코로나 사태로 초래된 부분 셧다운을 1단계 완 화할 계획이다. 10일(일) 글래디스 베레 지클리안 주총리가 발표한 계획의 내용 은 다음과 같다. * 가정에서 5명까지 초대할 수 있다. 종전 2명에서 3명 늘었다. * 교회 등 공공장소에서 10명까지 모 임이 허용된다. * 카페와 식당은 10명까지 손님을 받 을 수 있다. 매장이 작은 경우, 4평방 미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면 한 번에 10명을 받지 못할 수 있다, * 결혼식은 10명, 장례식은 실내인 경우 20명까지, 실외는 30명까지로 참석 인원이 늘었다. * 야외 체육 시설(outdoor gyms)과 놀이터(playgrounds)가 허용된다. 실외 수영장은 조건부(왕복 수영)로 허용된다.

호주중앙은행(RBA)도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최저 수준 (0.25%)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 이후의 경기 회복을 위한 별다른 수단이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올해 법인세는 예상보다 80억 달러 (8%), 내년은 예상치보다 183억 달러 (19%) 격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소 득세도 예상치보다 올해 90억 달러, 내 년 250억 달러 덜 걷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총 부채는 2022-23년 7700억 달 러 규모로 전망된다. 리차드슨 소장은 “저금리 기조가 세 계적인 현상이어서 정부의 이자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다. 호주 국 민 1인당 이자 부담액이 주당 $3 정도일 것”으로 예측했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부 장관은 이 번 주 경제 상황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 인데 4월 한달 동안 50만명 이상의 실직 자가 추가되면서 실업률이 7%를 넘어 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국(ABS)은 14일 4월 실업률을 발표할 계획이다. RBA는 올해 말 실업률이 9%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손민영 기자

비용 불구 부가서비스 미제공.. ‘과장 광고 행위’ 전국 72개소 중 20개 문제 적발, 사과 및 환불 약속

호주 최대 개인의료보험사 중 하나인 부파(Bupa)가 소유하고 있는 요양원 입주자로부터 돈만 받고 제대로 된 서 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 서 600만 달러의 벌금 처벌을 받았다. 12일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는 부파 요양원을 조사한 결과, 20개

초기 사태 중국 우 한의 대처에 대해 국제 조사를 촉구 했고 중국에 강력 반발하면서 최근 양국 관계는 최악 으로 치닫고 있다. 며칠 전 중국은 덤 핑 조사 후 호주산 중국이 수입 중지 조치를 취한 4개 호주 육류 회사 중 하나인 퀸즐랜드 킬코 보리에 80% 관세 이 목축회사(Kilcoy Pastoral Company)가 소유한 킬코이의 도축장 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4개 호주 기업의 육류 수입 중지는 두 번째 보 ‘포장 라벨’ 문제 삼았지만 복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 관련 보복 조치 분명” 사이몬 버밍햄 통상부 장관은 “중 국 당국이 11일 포장 라벨과 보건 인 4개사 연간 35억불 증서를 문제삼아 수입을 규제하겠다” 수출 시장 중 35% 점유 라고 호주 정부에 통보했다. 그는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가 매 중국이 호주산 보리 덤핑조사를 위 우 기술적인 문제로 발생했으며 어떤 협한데 이어 이번엔 4개 호주 육류 회 것들은 1년 전에 이미 발생한 것이다. 사들의 제품 수입을 중지했다. 제재를 새삼스럽게 이런 것을 문제 삼은 것은 받은 퀸즐랜드 소재 3개와 NSW의 1 코로나-19 원인 조사 촉구와 관련된 개 회사는 중국 수출 물량 중 35%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지한다. 호주는 연간 35억 달러의 그는 “두가지 이슈는 별개 사안이 육류를 중국에 수출한다. 다. 호주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위해 육류 업계와 협력해 나갈 것”이

라고 말했다. 호주육류산업협회(Australian Meat Industry Council)도 성명서 에서 “이번 중국의 조치를 매우 심각 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문제는 (상 품 문제가 아니라) 무역 및 시장 접근 문제로서 호주 정부가 개입해야 한 다”고 촉구했다. 중국 전문가인 퀸즐랜드대학의 벤 라이언스는 “중국이 호주와 외교 게 임(diplomatic games)을 벌이고 있 다. 중국은 더 이상 (농업과 목축업에 적합한) 비옥한 땅이 충분하지 않다. 중국은 노동력과 생산성에서 큰 문제 가 있다. 호주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호주가 이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몇 가지 있다”고 설명 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호주 7개 육류 회사의 제품을 수입 중지했다. 당시 에도 포장 라벨을 문제 삼았는데 호주 정부는 수개월간의 외교적 노력을 기 울여 문제를 해결했다.

손민영 기자

호주도 “대중교통 승객 마스크 착용 권장”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야외 레 크리에이션이 허용되지만 지방 여행 (regional travel)은 여전히 금지된다. NSW는 여러 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거 의 없는 다른 주(퀸즐랜드, 남호주, 노 던테리토리 등)처럼 아직 지방 커뮤니 티 홀리데이를 허용할 준비는 안 돼 있 다”고 설명했다, NSW는 11일(월)부터 학생들의 교대 등교(staggered return to schools)를 시도한다. 주총리는 “대면 수업이 재개 될 필요가 있다. 점진적으로 전면 정상 화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완화는 바이러스가 덜 위 험하거나 덜 위협적이라는 의미가 아니 다. 지금까지 억제를 잘 해왔다는 의미” 라면서 강조하고 나이트클럽을 허용했 다가 감염 확산으로 다시 규제한 한국 의 사례를 인용하며 “절대 자만해서는 (complacent)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고직순 기자

부파 요양원 ‘소비자 기만’ 벌금 600만불 소에서 총 95건의 부가서비스가 미제 공 또는 일부만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 다고 밝혔다. 해당 부가서비스에는 시설완비 물리 치료실과 테마정원, 책 읽어주는 도서 관, 여가 활동실 등의 편의시설과 ‘따뜻 한’ 아침 식사, 치매 환자 전용 침실, 개 별 냉난방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하지 만 이들 서비스가 전혀 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이용 가능했던 것. 일종의 과장, 현혹성 광고였던 셈이다. 로드 심스 ACCC 위원장은 “부가서 비스는 입주자와 가족들이 요양원을 선 택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비용을 지불 하면서도 서비스 미제공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부파 요양 시설 내 삶의 질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라고 지적했다. 부파의 소비자 기만행위는 2013년 4 월 15일부터 2018년 6월까지 무려 5년 넘게 계속됐다. 문제를 적발당한 부파는 “자체적으로 잘못을 발견하자마자 감독기관에 자진 신고했다. 피해 거주자들이 적절한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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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개 호주 육류회사 제품 ‘수입 중지’

NSW 5월 15일부터 1단계 완화 시작 가정 5명 초대 가능, 야외 체육시설·놀이터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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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완화 시행.. ‘공공장소 필요 주장’ 무게 실려 “마스크 쓰고 대화 금지, 사용 후 폐기, 손 씻기 중요”

호주가 코로나-19 회복 국면에 들어 선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이 마스크 착 용을 권장하고 나섰다. 호주에서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확산 시작 때부터 의견이 분분했다. 지금까지 약 2만6,000명의 사망자를 낸 프랑스는 12일부터 학교와 대중교 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compulsory)했다. 영국은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없는 밀폐공간에서의 마스크 착 용을 장려하며 낡은 티셔츠를 활용한

대용품 제작법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의학적 조언은 변함없다. ‘바이러스 비감염자는 마스 크를 쓸 필요가 없다’라는 입장을 지 속한다. 이는 무증상자의 마스크 착용 이 바이러스 전염 예방에 효과적이라 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세계보건 기구(WHO)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반면 WHO의 긴급 자문위원회 위 원인 NSW 대학의 메리 루이스 맥레 스 역학과 교수는 “보편적인 마스크 사용은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호주 인들이 안전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 도록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업무장소 나 대중교통 안에서는 비의료용 마스 크라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권 유했다. 그는 “비의료용 마스크의 비말 입 자 차단 효과는 약 10∼60%다. 충분 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버스, 기차 등과 같이 사람들이 밀접한 공간에서

는 아무런 보호장비가 없는 것보다 낫 다”고 설명했다. 팀 뉴썸 시드니대 바이러스학 교수 는 초기 코로나-19 최전방 의료진을 위한 개인 보호장비 부족으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견이 불일치했던 것으 로 사료된다며 “마스크 물량이 점차 늘어나고 직물로 된 홈메이드 마스크 도 대량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스크 를 쓰면 확실히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의료용 마스크는 천을 통 해 비말 입자가 빠져나갈 수 있으니 마 스크를 착용한 채 대화하지 않도록 노 력하고, 사용한 마스크는 즉시 폐기하 거나 세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마스크 착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거 듭 강조했다. 홍수정 기자

동부지역 산불 피해 복구 6억5천만불 지원

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 환급 및 보상금 지급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입주자,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게 돼서 매우 유감 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부파는 호주 전국에 72개의 요양원을 운영 중이며 약 6,700명의 거주 노인들 을 돌보고 있다. [부가서비스 미제공 부파 요양소 20곳] NSW : 뱅크스타운(Bankstown), 바노 라 포인트(Banora Point), 베리(Berry), 듀럴(Dural), 모스만(Mosman), 퀸즈 파 크(Queens Park), 서덜랜드(Sutherland), 탬워스(Tamworth), 로즈빌 (Roseville), 윌러비(Willoughby) 빅토리아주 : 버윅(Berwick), 본비치 (Bonbeach), 콜필드(Caulfield), 코버그 (Coburg), 크로이든(Croydon), 던베일 (Donvale), 그린스버그(Greensborough) 퀸즐랜드주 : 글렌베일(Glenvale), 뉴 팜(New Farm) 타즈마니아 : 사우스 호바트(South Hobart) 홍수정 기자

모리슨 총리 “NSW 6월말, 빅토리아 8월말 잔해 청소 완료 계획” 호주 정부가 지난 연말연초 산불로 큰 피해를 당한 호주 동부 지역에 6억5 천만 달러의 복구 예산을 추가 지급한 다고 11일 발표했다. 스콧 모리슨 총 리는 “피해 지역의 잔해 정리(cleanup)가 약 1/3정도 진행됐다, NSW는 6월말까지, 빅토리아는 8월말까지 완 료할 계획”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7개 월동안 NSW, 빅토리아, 남호주, 타 즈마니아에서 산불로 2,779채의 가옥 을 포함 총 6천채의 건물이 소실됐다. 34명이 숨졌고 동물은 약 10억 마리 가 죽은 것으로 추산된다. 호주 역사 상 가장 혹독한 산불 피해를 냈다.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비상관 리 장관(Emergency Management Minister)은 “피해 가정과 사업체의

NSW 남부 코바고 지역의 산불 피해 현장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13억 달러가 이미 지원됐다. 6월말까지 10 억 달러가 지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산불복구청(National Bushfire Recovery Agency)의 앤드류 콜 빈 청장은 “지원 패키지에는 4억5천 만 달러의 커뮤니티 공유 지역 프로젝 트와 복구 계획 지원이 포함되며 약 1 억5천만 달러는 환경 이니셔티브로 배당될 것이다. 또 미래 비상시 통신 망 네트워크 구축과 정신건강 지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NSW에서 산불 피해가 가 장 컸던 지역 중 하나인 남부 코바고 (Cobargo)의 앤드류 헤이든 관광 및 비즈니스협회장은 11일 “산불로 여러 채 건물이 소실됐지만 지금까지 지역 사회가 단 1센트의 지원을 받지 못했 다. 극단적인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고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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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방송인 ‘알란 존스’를 통해 배운 ‘반면교사’ ‘막강 영향력’ 뒤에 감춘 무기는 ‘폭언과 독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호주 방송계에서 좌충우돌하며 센세이션을 자주 만드는 라디오 방 송인을 ‘쇼크 족(shock jock: 충격 을 주는 기수)’이라고 부른다. 호주 에서 ‘쇼크 족’의 대명사는 알란 존 스(Alan Jones)와 이미 은퇴를 한 방송인 존 로(John Laws)였다. 79 세인 존스가 건강상 이유로 5월말 2GB 아침 방송 진행의 은퇴를 발표 했다. 35년 방송 경력의 ‘시드니 라디오 킹’ 존스는 호주 강경 보수파를 보호 하고 두둔하는 막강 전사로 군림하 며 보수층에서 두터운 지지 세력을 형성했다. 강경 보수 성향인 루퍼트 머독과 돈독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 면서 협력해 왔다. 그의 수십년 방송 중 머독을 비난한 적은 없었다. 그만 큼 노골적 편향성을 드러냈다. 2GB 라디오 방송 진행이 본업이라면 머 독의 뉴스 코프 계열사인 스카이뉴 스, 데일리 텔리그라프, 디 오스트 레일리안지의 논객 활동은 그에게 짭짤한 수입을 가져다준 부업이다. 자유당 보수 성향 중진급 정치인 들이 존스의 단골 인터뷰 상대였다. 이들은 그와의 친분을 중시했고 정 치적으로 활용했다. 자유당 강경 보 수파의 좌장이던 토니 애봇 전 총리 는 특히 존스와 절친 관계였다. 서 로 도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권 력을 공유했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 였다. 막강 영향력을 앞세운 존스는 대기업들과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지지 발언(cash for comments)’ 을 자주 한 인물로도 유명했다. 존스를 비토하는 반대 세력도 만 만치 않다. 특히 노동당과 녹색당 정 치인들은 방송에서 존스에게 샌드 백처럼 난타당하는 경우가 빈번했 다. 노동당이 집권한 기간 중 존스 는 ‘반정부 선동대’의 행동대장 역할 을 수행했다. 비영어권 이민자 커뮤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니티에게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독 설을 퍼부었다. 그는 방송에서 대담자들과 무수 한 설전을 교환하며 일방적인 주장 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 결과 여러 건의 명예훼손(defamation cases)에 휘말렸다. 대표적인 송사는 2018년 존스와 2GB, 브리즈 번 라디오방송 4BC가 명예훼손 소 송에서 패배해 375만 달러의 손해 배상을 한 것이다. 퀸즐랜드 투움바 의 사업가인 와그너 가족(Wagner family) 소유 회사가 2001년 그랜 탐 홍수(Grantham floods) 기간 중 숨진 12명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 고 존스가 비난하는 방송을 했는데 재판에서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패 소한 것.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호주의 막강 방송인 알란 존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방송감독규정을 가장 많이 위 반한 방송인이란 기록을 세웠다. 존 스의 대표적인 막말, 망언 파문 사례 를 요약했다. 일종의 ‘반면교사 (反 面敎師)’로 삼기위해서다. ▲ 말콤

롱했다. 이 막말 후 각계에서 ‘여성 차별적 폭언(misogynistic rant)’ 이라는 비난이 쇄도했고 콜스, 코 먼웰스은행 등 유명 대기업들이 존 스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광고를 취 소했다. 존스는 결국 방송 중 사과 했다. ▲ 망언의 절정 ‘딸이 창피해 죽 었다’(2012년)

존스는 2012년 시드니대 자유당 클럽(University of Sydney Liberal Club)이 주관한 자유당 모금 행사장에서 줄리아 길러드 총리와 작고한 부친을 싸잡아 모욕했다. 그 는 “길러드 총리의 작고한 부친이 딸의 정치적 거짓말 때문에 부끄러 워서 죽었다(died of shame)”라는 충격적인 망언을 했다. 그는 2012년 초 방송에서 미디어 감독당국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으 며 “길러드 총리와 봅 브라운 녹색 당 대표를 쓰레기 백에 넣어 바다에 던져버려야 할 것”이라고 폭언했다. 부친 모독 망언과 관련, 길러드 총 리는 나중에도 존스의 사과 전화마 저 거절했고 공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고 끝내 외면했다.

턴불 인터뷰 독설(2014

년) 턴불 장관과 인터뷰에서 존스는 “나는 애봇(총리)/호키(재무장관)의 예산적자 탈피 방안을 전적으로 지 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턴불은 “나 는 당신으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을 것(I am not going to take dictation from you)”이라고 받아쳤다. 턴불이 다른 자유당 의원들처럼 복 종,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노골적 으로 공개하자 존스는 “토니 애봇 정부의 중진급 장관인 당신은 당내 폭탄 투척가이며 리더(당 대표)가 될 희망이 없다”라고 공격했다. 그 러나 턴불은 그후 당내 표대결에서 이겨 애봇을 총리직에서 축출했고 총선에서 승리했다.

▲ 크로눌라 폭동 선동(2005년)

존스는 2005년 크로눌라 폭동 (The Cronulla riots) 발생 4일 전 방송에서 “레바니즈 깡패들(Lebanese thugs)이 크로눌라 전철역에 도착할 때 바이키갱단 단원을 많이 초대하도록 권유한다. 짐승들(레바 니즈 깡패들 지칭)이 잠자리로 돌아 가려고 할 때 이 비겁자들을 기차 뒷 칸에 몰아넣고 입장료를 받아야(폭 행 암시)한다”는 매우 위험한 선동 발언을 했다. 이 선동 발언 4일 후 실제로 다수 의 군중들이 크로눌라역으로 몰려 가 중동계 남성들을 무차별 구타, 폭행하는 인종폭동이 발생했다. 이 폭동은 호주 현대사에서 가장 수치 스러운 인종차별 행위로 기록됐다.

▲ 제신다

아던 NZ총리 막말 공 격(2019년)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해 호주를 비판하자 존 스는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그녀 (아던 총리)의 목구멍을 양말로 틀 어막아라(shove a sock down her throat)라고 전할 것”이라는 막말 을 내뱉었다. 그는 이어 아던 총리 를 ‘완전한 꼭두각시’, ‘하찮은 존 재(an absolute and utter lightweight)’, ‘웃음거리(joke)’라고 조

호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감독청 (Australian Media and Communications Authority)은 존스가 폭 동을 선동했다고 판정했고 NSW 행 정심판소(Administrative Decisions Tribunal)는 레바논 무슬림 에 대한 증오 선동과 심각한 모욕을 했다고 유죄를 평결했다. 존스는 1 만 달러의 벌금 처벌을 받았다.

발행인 신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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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와 미래세계 1 박쥐를 기생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신년벽두에 인간을 서식지로 옮겨타 전 세계로 전파됐다. 본디 동물을 숙주로 하는 미생물들은 함부로 인간에게 그들의 자리를 옮기 지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미생물과 식물에게 그들이 서로의 자 리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공간을 마련 해 주셨다. 그런데 오직 인간이 그 서식 지를 함부로 흔들어 대곤하였다.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의 바이러스는 인간 이 건들지 않으면 미생물들은 그들의 서식지에서 산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단순히 메르스나 사스 같 은 단순 전염병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팬데믹 때문이다. 이 점에서 생태 학자 및 면역학자들은 코로나-19는 생 태위기의 한 양상이자 징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를 우리 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인류역사 안에서 중세와 근현대의 분기점에 흑사병(1347-1351. 2천만명 사망)이 있었다. 페스트 흑사병은 인간 이 신중심의 중세문명과의 절연을 과 감히 선포하게 하고, 인간중심의 근대 문명인 계몽주의 르네상스로 옮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 후 인 간은 철학과 과학, 의학 그리고 기계기 술과 핵무기까지 만들어내며 끝이 없 는 인간만의 길을 향해 내달려왔다. 이 러한 인간 중심문명의 길을 달려가는 데, 서양의 그리스도교가 주요한 몫을 하지 않았다고 말 할 수 없다.

먼저 성경번역의 오류와 바르지 못 한 해석이 인간중심문명을 부추기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 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1,28) 에서 “다스려라”를 “모든 짐승을 부려 라.(have dominion)” 혹은 “지배하 여라.(subdue)” “제압하다.” “억제하 다.”로 번역을 한 것이 오류다. 창세기 1,26-27의 ‘다스리라’는 표현이 자연 을 지배하는 인간중심주의를 낳았다는 비판(Lynn White)과 달리 본래 성경 의 바른 뜻은 인간이 하느님의 주권을 위임받은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강조하 는 것이다. 특히 지구인들은 신약의 예 수께서 말씀하신 착한목자와 같이 이 땅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었다. 생태학자들은 2020년부터 향후 10 년간을 지구생존을 위한 남은 시간이 라고 경고했다. 산업 체제를 바꿔 이산 화탄소 발생량을 급격하게 줄여야 미 래가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지 금부터 얼마나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여야 할까? 최소한 40%정도 줄여야 미래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호주가 작년 9월부터 6개월간 가뭄과 화재로 심각한 생태위기를 겪어냈다. 그 후 설 상가상으로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 로 모두가 움직일 수 없다. 바로 인간 중심의 문명으로 지구가 병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자신을 공격하는 적을 발견 해서 지금 지구의 적을 향해 재공격을 하고 있다. 지구의 적이 누구일까? 코

로나-19? 그 숙주인 박쥐? 맹수? 코 끼리일까? 아니다. 지구의 적은 인간 이다. 진작부터 지구가 자신을 방어하 기 위해 인간을 향해 공격을 하고 있는 데, 이는 지구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것 이다. 코로나-19 이후 미래세계는 인간중 심문명과 절연을 과감히 선포하고 자 연중심, 지구중심의 삶으로 가야한다. 그 첫 자리가 인간들끼리 경쟁과 집단 적 욕구(Want)를 참으로 내려놓고, 지 구와 함께 사는 ‘공존과 연대’를 사는 초대이다. 미래세계는 각자의 삶이 존중되고 지 구와 개인의 기호(Like)를 존중하는 삶 이어야 할 것이다. 물리적 모임(physical Gathering)은 축소되고 정서적이 고 영적 모임(Spiritual Gathering)이 지금부터 미래세계에 발견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 로 사회가 되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충 분히 필요한 듯 보인다.

곽승룡 비오 신부

(시드니대교구 한인 천주교회 주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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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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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호 칼럼 한상대 칼럼

요양원 집단 감염으로 희생자 속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특히 취약계층인 고령층 에서 많은 희생자들이 나오고 있다. 나 이 들어 기저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 병이 있고 면역력이 크게 하락된 연령 이라 사망자가 속출한다. 호주 사망자 (98명)의 평균 연령도 80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들이 거주하는 요양원 중 국 가 지원이 크게 감소했고 비위생적이 고 간병인이 부족한 상태에서 직원 한 명으로부터 시작돼 급속 집단 감염되 면서 많은 노인들이 희생됐다. 유럽 실태를 보면 이탈리아 북부 밀 라노에서 한 달동안 양로원에서 사망 자가 하루 평균 110명에 달했다. 영국 3만여명 사망자 중 40%가 양로시설에 거주하는 고령층이었다. 프랑스에서도 양로시설에서 1만명이 사망했다. 스페 인에서는 양로시설에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자 거주자들이 자유롭게 나가 살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좋은 스토리도 있다. 노인 100여명이 거주한 프랑스의 한 양로원 에서 직원 12명이 단결하여 코로나 감 염을 막아냈다고 한다. 고령자들이 많 이 사망하자 유럽 국가들은 앞으로 록 다운(봉쇄)이 끝나도 노인들에게 계속 고립된(isolated) 생활을 지속하도록 해서 코로나-19의 재발을 막자는 의논 이 분분해 지자 ‘고령자들의 마음’이 크 게 우울해지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늙어 간다. 지금 젊다 고 고령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은 없어 야 한다.

1912년 4월 15일 영국서 미국을 향 해 출항한 타이타닉( Titanic)호 침몰 당시 2,223명이 탑승했다. 생존자는 706명에 불과했다. 배가 가라앉을 때 선장은 우선 어린이와 여자(출산 연령 대)와 젊은이들을 구명보트에 태웠고 나이든 사람은 모두 수장된 것이 서구 사회의 방식이었다. 예전 이야기이지 만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아들이 살을 떼어 주었다’는 동양적인 면을 찾 을 수 없다. 이탈리아는 노인을 경시하고 젊은이 (환자) 위주로 치료를 집중했다가 많은 사망자를 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 리는 “치료에 연령을 구별하지 말라” 고 언급한 적이 있다. 호주는 전국적으 로 2,700여개의 양로시설에 20만여명 의 고령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까 지 16개 양로원에서 26명이 사망했다. 지난 3월초 시드니 북서부 맥쿼리 파크 소재 침례교회재단의 도로시 헨 더슨 요양원(Dorothey Henderson Lodge) 직원이 양성반응을 나타내면 서 감염이 시작됐다. 이곳 거주 노인 중 첫 NSW 사망자가 나왔다. 3명이 숨진 뒤 2달동안 보건당국의 협조와 감독으 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 4월 시드니 서부 카덴스Cad-

한국은 과연 선진국인가?

dens) 소재 성공회재단 소속인 뉴마치 하우스(Newmarch House) 요양원에 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감염자가 70 명이 넘었고 거주 노인 17명이 사망했 다. 이에 앞서 유람선 루비 프린세스호 탑승객 중 거의 7백명이 감염됐고 22 명이 숨졌다. 22번째 사망자인 엘리자베스 랜 할 머니(84)는 치매환자였다. 이 할머니도 뉴마치하우스 요양원으로 왔다가 감염 됐다. 불과 1Km 인근에 네피안종합병 원에 있지만 이곳으로 옮겨 입원시키 지 않았다. 이유는 병원에 입원했던 환 자가 감시가 소홀한 병원에서 탈출하 면 요양원이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이 요양원은 방역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고 NSW 보건부는 4월 13일 전 문 간호사를 파견했고 4월 20일 연방 정부가 최고급 관리인과 물리치료사 등을 파견했다. 그러나 4월 28일 24시 간 동안 4명이 숨졌다. 보건 당국은 가 족들의 방문 금지를 요구했지만 혼자 거동할 수 없는 노인들과 치매환자들 을 보살피는 가족을 전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명호 (자유 기고가) miperra@gmail.com

5월 9일 KBS(한국방송) 심야토론 의 제목은 ‘한국은 선진국인가?’였 다. 철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분 야의 교수 4명이 참석해서 얘기를 나 눴다.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선진국 척도는 1인당 국민소득이다. 한국은 미화 3만 3천불로 선진국 대열에 낄 만하다. 인구도 5천만이라 국민총생 산도 상위에 속한다. 인구 5천만명 이상으로 3만불이 넘는 나라는 한국, 미국, 독일, 일 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7개국뿐 이다. 한국보다 소득이 높은 유럽 국 가나 호주, 뉴질랜드는 인구가 5천 만 미만이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중 심, 숫자중심, 서구중심의 눈이다. 보는 기준을 삶의 질, 개인과 사회의 관계, 시민의식, 평균수명, 인권, 빈 곤, 불평등 문제로 바꿀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은 세계 제1의 저출산 국가라 젊은층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자 살율은 OECD 국가 중 1위, 노인 빈 곤 1위 외에도 빈부격차, 사회갈등, 갑질문화, 성차별, 저질 정치판, 노 동조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들 을 보면 아직 선진국에서 한참 멀다. 한국이 세계 최고 선진인 측면도 몇개 있다. IMF 극복, 태안 기름유 출 사건, 코로나 사태에서 보여준 바 와 같이 위기대응 능력, 국민 단결과 애국심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저력을 과시한다. 문화면에 서는 대장금부터 시작된 ‘K 드라마’, 강남 스타일, 방탄소년단의 ‘K 팝’,

국제영화제를 휩쓴 기생충의 ‘K 무 비’가 있다. 교육열은 OECD 국가 중 대학 졸업율이 1위이고 인구대비 유학율도 세계 1위이다. 거기에다가 선조가 물려준 세계에서 가장 우수 한 문자 한글을 가진 민족이다. 삶의 질은 OECD 38개국 중에서 한국은 20위에 속한다. 인간개발지 수는 노르웨이가 세계 1위, 공동 2 위는 호주와 스위스이다. 한국은 22 위에 올랐다. 억울한 사람이 없는 나 라,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에 대한 순 위는 없지만 한국은 중위권에도 속 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행복지수는 경제력과 별 상관이 없다. 세계 최빈 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행복지 수가 유럽 국가 평균보다 더 높다. 한 국 지수는 어디 쯤일까? 이 외에 창의력, 선도력, 자유와 안 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잘 된 지 방분권, 기초질서를 잘 지키는 국민, 개인과 사회와 관계, 비정규직 생활 보장 등 문제가 토론의 대상이 되었 다. 한국이 과학면에서는 연구개발 (R&D) 투자가 적기때문에 남이 발 명해 놓은 것들을 모방 추격만 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발명품을 내놓을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내가 이 방송을 보면서 느 낀 것은 그 저명한 교수들이 나처럼 호주같은 선진국에서 오래 살아본 경험이 없는지 선진국을 감지 못하 는 부분이 있었다. 내가 정의하는 진 정한 선진국이란 일단 사람으로 태 어나면 인간의 존엄성을 끝까지 지

키며 일생을 살게 해주는 호주 같은 나라를 말한다. 호주 장애인 학교에선 한 아동당 전문가 6~7명이 팀이 되어아이에 대 한 모든 부분을 알고 있다. 팀 구성전 문가들이 각각의 전문지식으로 장애 아가 본인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이다. 노년에 는 노인연금(age pension)으로 경 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살게 해준다. 호주는 미국이나 유럽이 가진 사회, 경제적 근본 문제도 없는 나라이다. 많은 동포들은 우리가 얼마나 행복 한 나라에 살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 고 있다. 이 사회는 알면 알수록 좋은 나라인 걸 깊이 느끼게 해준다. 세계에서 위기대응능력 1위인 나 라 한국을 배경삼고 살기는 호주에 서 살고있는 우리들은 타소수민족이 못가진 저력이 있을 것이다. 한국과 호주 두 나라를 가진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한상대 (대한문화학교 총괄교수, 린필드 한국학교 교장) sdh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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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뮤 니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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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합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강정식 신임 호주대사 5월말 부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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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요구 반영한 구글 ‘소매업’ 인기검색어

토론토 총영사, 다자외교조정관 역임 이백순 전임 대사 이번 주 귀임 강정식(康禎 植, 58•외무고 시 21회, 오른쪽 사진) 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 관이 신임 주 호 주대사로 부임 (5월말 예정)한 다. 이백순 전임 대사는 이번 주 귀임했 다. 한국 외교부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 10명의 공관장 인사를 7일 발표했다. 강 신임 주호주대사는 외교부 안보 정책과장•국제법률국장, 캐나다 토 론토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외교부 당 국자는 “영미권 근무 경험(시카고, 밴 쿠버, 토론토)이 풍부하고 대표적 다자 외교 전문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와 유사 입장국인 호주와 심화한 협력을 추진하는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강 신임 대사는 2018년 다자외교조

‘손 세정제’ ‘모터보트’ ‘웹캠’ ‘난로’ 등 관심 급증 코로나 여파로 ‘소비자 행동 변화’ 뚜렷

이백순 대사 송별모임(5월 12일)에 참석한 주요 동포단체장들

정관으로 임명돼 일본의 무역제한 조 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해결 노력을 위한 한·미간 협의와 한-아세 안 다자회담, 2020년 믹타(MIKTA) 의 장국을 수임하게 된 한국 정부 대표 역 할 등을 해왔다. 제주도(서귀포시) 출신인 강 신임 대 사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영국 캠브 리지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과

정을 마쳤다. 한편, 12일(화) 오후 시티 의 시드니 한국교육원 회의실에서 귀 임 이백순 대사의 송별모임이 열렸다. 이 모임에는 윤광홍 시드니 한인회장, 이숙진 민주평통 아태부의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동포단체장들과 신명길 한호 일보 공동발행인이 참석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퇴직연금 조기인출 평균 연령 40세 요식숙박업,예술업 종사자 ‘최다’ 차지 유관기관 사칭 ‘금융사기’ 주의 요망 정부의 코로나-19 재정위기 대책 중 하나인 ‘퇴직연금(superannuation) 조기인출 허용’ 정책에 따라 인출을 가 장 많이 신청한 산업계는 요식숙박업 (hospitality)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종합금융사 AMP 캐피털의 최 근 분석에 따르면 퇴직연금 중도인출 자의 평균 연령은 만 40세로 전체의 66%가 44세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 실행 첫 주동안 AMP에 접수된 조기인출 신청 건수는 3만500건, 둘째 주는 2만2,000건이었으며 1인당 평균 인출액은 8,300달러, 신청자의 70%가 연금 잔고 5만 달러 미만 보유자였다. 산업별로는 요식숙박업 종사자가 5 명 중 1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예술산업 및 레크리에이션 서 비스(박물관, 관광지 등 포함), 부동산, 농업 등이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에는 제조업과 도매업 종사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퇴직연금 조기인출 신청자는 실직, 급여 삭감, 소득 감소 등 코로나-19 사 태로 인한 재정적 피해를 증명해야 하 며 회계연도 기준으로 최대 1만 달러까 지 인출할 수 있다. 호주 금융감독기관 APRA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83만이 넘는 신청 건수 가 접수됐고 총 63억 달러 이상이 환급 됐다. 평균 인출액은 7,629달러로 집계

됐다. 한편 국세청(ATO)은 최근 연금 중도인출과 관련한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피싱 문자나 이메일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사례는 약 150 건, 총 12만 달러의 피해 금액이 신고 됐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코로나-19로 일상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행동 변화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구글 툴이 등장했다. 구글의 신규 ‘떠오르는 소매 카테 고리’(Rising Retail Category) 툴 은 소매상들의 소비자 행동 변화 분 석 및 대응을 돕기 위해 특별히 고안 된 기능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대량 검색 자료를 수집, 주간/월간/연간 별로 급부상하는 인기 검색 카테고 리를 보여준다. 지난 1년간 떠오르는 검색어는 단 연 ‘손세정제’와 ‘가정용 소독제’였 다. 각각 검색률 10배, 9배 이상 증 가했다. 그 외 웹캠, 모형 만들기, 조

각 퍼즐, 아령 등이 포함돼 집에 머 무르며 새로운 취미를 찾는 사람들 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사워도우 빵(Sourdough bread) 만들기 열풍으로 제빵기와 이스트(yeast)에 대한 검색률도 상 승했다. 모터보트 관련 검색어도 작 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해 코로나 이 동규제로 집에 갇힌 사람들의 탈출 욕구를 뚜렷이 반영했다. 호주 구글의 르네 갬블 유통업 관 리 담당자는 “코로나-19가 기업들 에게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며 각 소매 부문별 트렌드 변화에 대 한 통찰력 있는 데이터 접근의 중요 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글의 새 툴은 기업들의 정 보에 입각한 의사결정 지원을 목표 로 하고 있다”며 “이 툴을 활용해 소 매업체들은 소비자 관심사를 파악 하고 시기적절하게 사업계획을 조 정,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 대했다. 호주에서 겨울이 다가오면 서 지난 한 달간은 월동 준비 관련 검색어가 급상승했다. 실내외 난방기와 벽난로, 장작 기 계 등이 월간 인기 검색 카테고리로 등재됐다. ‘코로나-19 규제로 인해 자전거 및 관련 용품, 취미 용품, 가 전제품 등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 아졌다. 호주 전역이 점진적으로 규제 완 화 조치에 돌입하면서 어떤 제품들 이 소비자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게 될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호주 10대 연간 인기검색어]

[호주 10대 월간 인기검색어]

1. 손 세정제 & 물티슈(Hand sanitizers and wipes) 2. 모터보트(Motor boats) 3. 웹캠(Webcams) 4. 가정용 소독제(Household disinfectants) 5. 모형 제작(Model making) 6. 전자 미술품(Digital artwork) 7. 직소 퍼즐 액세서리(Jigsaw puzzle accessories) 8. 목공예 설계도(Carpentry and woodworking project plans) 9. 역기 & 아령 운동기구(Free weights) 10. TV 셋톱박스(TV converter boxes)

1. 페이시오(베란다) 난방기(Patio heaters) 2. 벽난로(Fireplaces) 3. 자전거용 유아 시트(Bicycle child seats) 4. 더치 오븐냄비(Dutch ovens) 5. 화분 받침대(Plant stands) 6. 양초만들기 키트(Candle making kits) 7. 실내난방기(Space heaters) 8. 통나무 절단기(Log splitters) 9. 조리용 와인(Cooking wine) 10. 장작 난로(Wood stoves)


| HANHO KOREAN DAILY |

문 학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30년 호주 한인 문학사

2회

호주 최초 한인문학사 정리

영어권에서 높은 문학성 인정받은

호주 동포 영문소설가 돈오 김의 등장과 활약 하고 목숨 걸고 쓴 소설이 ‘내 이름은 티안; My Name is Tian’이었다. 이 작품이 출간된 것은 서구사회에서 반 전운동이 절정에 다다른 1969년이었 다. 베트남 시골 소년의 눈으로 전쟁을 그린 이 소설로 호주연방문학상을 수 상하였다. 그는 호주정부로부터 1974 년, 82년, 90년에 창작지원금을, 영연 방으로부터 1971년, 73년에 창작지원 금을 받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에서 창작에 매진할 수 있었다. 중앙아시아의 가상국가 타타리아 를 배경으로 국제정치의 음모와 각축 을 다룬 두 번째 장편소설 ‘암호 Password: A Political Intrigued’(1975) 를 출간했다. 추리소설 기법을 가미한 이 작품은 상당히 난해하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희곡을 썼다. 「아 밀라 부인의 애정구조」(1976), 「중앙 아시아로부터의 암호」(1981) 같은 희 곡을 썼지만 이 또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회심의 역작은 세 번째 장편소설 ‘차이나맨 The Chinaman’(1984)이 다. 퀸즐랜드주의 대보초 해안(Great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인 이승 하 시인은 한호일보 주관 신년문예 심사 를 2회 한 바 있고, 2017년과 2018년, 2019년 3회에 걸쳐 ‘한호일보 문학아 카데미’의 초빙교수로 단국대 박덕규 교수와 함께 시드니에 와서 문예창작 강좌 를 진행한 바 있다. (2020년 제4회째는 ‘시드니 문예창작교실’이라는 이름으로 맥쿼리대학 몰링칼리지에서 열렸다.) 이승하 교수는 2019년 한 해 동안 한호일보에 해외 동포문학의 현황을 소개하는 ‘디아스포라의 여정’을 연재한 바 있다. 미국과 오스트리아 한인 문학의 면면을 소개했고 이어 호주 한인 문학사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유금란 작가(시드니 수필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30년 호주 한인 문학 사를 최초로 총정리한 이승하 교수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편집자 주(註)

해 장르를 넓히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 은 열린 세계를 지향하는 호주문학의 코스모폴리틱한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 기도 하여 영미 문단에도 알려졌다. 그 는 모든 작품을 영어로 발표하였기에 그의 작품들은 영문학사에서 영연방 문학(Commonwealth Literature)의 일종으로 언급되고 있다. 장편소설 ‘아리랑 크라이시스 Arirang Crisis’와 ‘더 그랜드 서클 The Grand Circle’(태극)을 탈고한 뒤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고국을 찾기도 했다. 출생지가 평양인 돈오 김 에게는 서울도 시드니도 유학을 간 곳 이었다. ‘아리랑 크라이시스’는 북한의 생화학자가 주인공이고 ‘더 그랜드 서 클’은 남한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주 인공이다. 두 작품은 분단된 한반도 상 황을 다룬 것인데 전작들에 담긴 독특 한 정치사적 사유에 더해, 작가 개인의 고단한 이력이 녹아들어 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고 다시 호주로 유학을 갔다 정착 한 이민 1세대(1961년)로서 자신의 뿌 리 찾기가 곧 소설 쓰기였다.

의 한글판과 영어판을 함께 출간하였 다. 이 소설은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 국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고(Ko)’ 와 오래 전 헤어진 그의 부인 ‘마담 차 (Madam Cha)’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 된다. 휴전선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한 반도의 분단은 1953년 이래 남과 북 사 이의 어떠한 접촉도 거부해 오면서 거 의 반세기가 넘도록 어떠한 변화도 허 락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비참한 생활 을 해온 북한의 주민들은 점점 반항적 이 되어가며 심지어 자포자기식의 성 향마저 보이기 시작한다. 반면 인접국

이승하(시인/중앙대학교 교수)

이익에 기여하고 있는 측면이 크기 때 문이다. ‘고’와 헤어진 후 고통스러운 세월을 살아온 ‘마담 차’는 우여곡절 끝 에 ‘작은 청와대(Little Blue House)’ 의 대표를 맡아 운영한다. 외국인 VIP 들을 상대로 한국의 전통 예술과 음식 을 제공하는 회원제 고급 클럽을 운영 하면서 자신의 특권을 활용하여 그녀 는 전국 실향민 연합을 계획하는 일단 의 지하 활동을 비밀리에 후원한다. 분단의 아픔이 낳은 실향민들은 거 의 전 생애를 북에 두고 온 사랑하는 이들과의 접촉을 위해, 혹은 생사 확인 을 위해 헛되이 시간을 다 보내버린 이

시드니대 마이클 와일딩 교수 “차이나 맨, 경이로운 호주문학작품” 호평 ‘이방인 정체성 찾기’ 주제 몰두

돈오 김

돈오 김(Don‘o Kim) 7주기가 다가 오고 있다. 그는 2013년 5월 23일, 암 으로 타계하였다. 저작권 때문인지 작 고 얼마 전에 혼인신고를 했는데 파밀 라 여사도 몇 해 전에 세상을 떴다. 돈 오 김은 김수경ㆍ이문재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문학은 일종의 종교입니다. 우리 같 은 사람은 문학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 이 아닙니다. 글은 안 쓰고도 얼마든지 밥을 먹을 수 있지요. 그런데 문학 말고 는 어디 정성을 들일 데가 없습니다.” 2017년 2월 16일이었다, 호주에 간 김에 돈오 김의 파통가(Patonga, 시드 니에서 차로 약 1시간반 위치) 자택을 방문하였다. 시골 마을의 작은 집은 문 이 잠겨 있었다. 오랫동안 동거하다가 돈오 김이 작고하기 몇 주에야 혼인신 고를 한 호주인 파밀라 여사가 그 시점 에는 시드니 시내에 나가 살고 있었고, 돈오 김의 작업실이자 오랜 거주지인 그곳은 빈집인 채로 방치되고 있었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갔더라면 파밀라 여 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었을까, 후회가 되었다. 작업실 실내도 보지 못했다. 이제 여사도 떠났으니, 그의 유품이나 원고가 어디에 어떻게 소장되어 있는 지 궁금하다. 호주 교민문학의 대표주자는 단연 돈오 김(Don’o Kim, 한국명 김동호, 金東豪)이다. 1936년(호주에서는 1938 년생으로 기록) 평양에서 태어난 김동 호는 1948년에 서울로 와서 배재고등 학교와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나왔 다. 1992년 12월호 『문학정신』을 보면 시인 이문재와 소설가 김수경과 인터 뷰한 내용이 나와 있는데 아버지가 해 방기 북한의 최대 기업인 평양고무공 장의 사장이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자 신과 누이동생을 남으로 내려 보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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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한 국전쟁 때문에 이산가족이 되었던 형 을 휴전 후 길거리에서 극적으로 만나 기도 했다. ‘내 이름은 티안’(1969), ‘암호’(1975) ‘차이나 맨’(1981), ‘태극’(Grand Circle, 2010) 등 출간

고교교사와 KBS 방송작가 생활을 잠시 하다가 호주 정부의 콜롬보플 랜 장학생(Colombo Plan Scholarships)으로 선발되어 시드니대학과 뉴 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대 학에서 영문학과 비교언어학을 전공하 였다. 졸업 후 시골에서 고교 교사를 2 년 하다가 그만두고 영화판에 뛰어들 었다. 중국 한자의 역사를 30분짜리 다 큐멘터리 영화로 찍었다. 호주 교육방 송국에서 프로그램이 다 짜여 있어 틈 이 없다, 현실성이 없다, 흥미가 없다 고 거절하자 홧김에 소설가로 전향하 게 된다. 그 당시 그의 직업은 도서관 사서(뉴사우스웨일즈 주립도서관)였 다. 석 달 동안 휴가를 받아 두문불출

돈오 김의 대표작 2권

Barrier Reef)을 배경으로 청정사회 호주의 미래를 생태학적 화두로 풀어 낸 작품이다. 이 소설이 시드니대학의 문학 교재로 채택된 이유는 호주의 백 인들이 아시아인들을 바라보는 인종차 별주의 시각을 고발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책은 ‘인류의 공생’과 ‘신의 참 의지’를 보여주는 고도의 영상소설이 라고 한국에 소개되었다. 그는 시드니 근교에 있는 고스포드 의 아름다운 포구 파통가에 은거하며 보트를 마련해 간혹 낚시를 즐기기도 했는데, 마을사람들은 그가 소설가인 지도 잘 몰랐다. 간혹 그 집에 호주의 여인이 장을 보아 드나들기도 했으니 불가사의한 두 사람이었다. 여인은 동 료 사서인 파밀라였고, 두 사람은 동거 를 하기도 했었지만 오랫동안 혼인신 고는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다. 그 뒤에도 단편소설 「소년과 벙어 리」, 「옥스포드 가」 등과 희곡 「한국 의 종」 등을 발표했다. 시조의 운율을 가미한 시극 「사랑의 회전」과 방송대 본 「쿡 선장의 죽음」 「콜 강」 등을 통

해외문학 심포지엄에서 시드니대학 영문학과의 마이클 와일딩 교수는 주 제 발표를 통해 “돈오 김의 ‘차이나 맨’ 은 한마디로 경이로운 호주문학작품” 이라고 평했고 1988년 런던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는 “‘차이나 맨’은 호 주문학이 이루어낸 쾌거로서 세계문학 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아시아 출신 작가로서는 그는 보기 드물게 호주문학사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호주의 문단에 이처럼 굳건히 뿌 리내릴 수 있었던 것은 원어민을 능가 하는 출중한 영작 실력이 밑거름이 되 기도 했지만 이방인의 자기정체성 찾 기가 작품의 주제였기 때문이다. 오랜 산고 끝에 2007년에 출간한 ‘더 그랜드 서클’은 아시아를 주제로 한 김동호 문 학의 완결편이라는 점, 또한 그 동안 건 드리지 않았던 자신의 정체성 찾기, 즉 한국 분단의 근본 원인과 해법을 모색 하고 성찰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 가 깊다. 한국의 열음사에서는 이 소설

사람의 손길이 끊긴 파통가의 자택

돈오 김의 마지막 작품인 태극

중국은 국제적으로 정치력을 넓혀가면 서 한반도 내의 분단 상황을 악화시키 고 있다. ‘고’가 만든 통일 프로그램 ‘마 지막 혁명’은 한국의 정치가들을 분발 시킨다. 다시 말해 이 프로그램은 한반 도의 분단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정치가 들의 내분, 정략적인 결정, 내치와 외 교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며 한국 정치 가들을 분발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 미 분단은 자국민보다는 주변 강국의

『문학정신』 돈오 김 특집호(1992. 12)

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염원은 특히 남 한 정치를 좌우하고 있는 지역감정과 는 동떨어진 것이기에 이제는 거의 동 정을 받기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도 못 하는 상황이 된다. 이들은 여생의 모험 이 될, 최후의 대담한 행동을 준비하면 서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그의 희곡 「한국의 종 The Bell of Korea」은 10여 년 전부터 국내 연출가 들이 눈독을 들여오다가 2007년 ‘에밀 레 에밀레’라는 제목으로 박일규가 무 대에 올린 바 있다. 이 작품은 노래와 춤, 사이버 영상을 결합한 댄스뮤지컬 로 새롭게 각색됐으며 이영란 씨가 에 밀레 역을, 신광철 씨가 사미승 역을 맡 아 열연하였다. (돈오 김의 생애와 문학세계는 한호 일보 고직순 편집인이 쓴 기사들, 1999 년 10월 4일 발행 ‘시사저널’에 실린 박 철의 취재기사와 이문재의 작품세계 소 개, 1992년 12월호 ‘문학정신’에서 김 수경ㆍ이문재와 대담한 것을 참고함. 필 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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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제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봉쇄냐 경제냐… 갈피 못 잡는 지구촌 트럼프 “테슬라 가동” 경제 재개 의지 파우치 등 “조급하면 고통 배가” 경고 봉쇄조치 완화 중인 獨·英·伊 등서도 “2차 유행 올것” 시기상조 목소리 확산 세계 각국이 감염병 대응 방향을 ‘경 제 재개’로 틀었지만 출발부터 삐걱대 고 있다. 공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없 어 ‘2차 유행’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 다. 일부 국가나 지역은 봉쇄령 완화 시 점을 늦추거나 봉쇄령을 재발동하기도 한다. 경제 재개의 필요성과 절실함은 크지만 누구도 자신있게 가속페달을 밟

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선 경제 재개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선 전문가들의 경고 가 잇따르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 장은 12일(현지시간) 상원 화상청문회 에서 “조급하게 경제를 재개한다면 피 할 수 있었던 고통과 죽음을 겪을 수 있 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각급 학교

가 개학하는 가을까지 백신이나 치료제 이용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워 싱턴대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도 “지 금의 경제 재개 속도라면 8월까지의 사 망자 전망치가 당초보다 1만명 늘어난 14만7,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 다. 연이은 경고로 일부에선 정상화 속도 를 늦추는 사례가 현실화하고 있다. 캘

유럽 봉쇄 완화 움직임에 ‘고령층 외출 금지’ 다시 논란

英·佛 등 이동금지 해제 와중 ‘고령층 외출 금지’ 대안 나와 “감염병 초기에는 효과 있지만 고립 오래 가면 박탈감만 키워” ‘노인차별주의’ 여론 비판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봉쇄 완화를 시작한 유럽과 미국에 서 고령층의 활동은 계속 제약하는 방안 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감염병 취약 계층 보호와 안정적인 상황 관리를 위해 서라지만 고령층의 장기간 고립이 사회 적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크다. 영국 정부는 3월 23일부터 시행해온 이동금지령을 13일(현지시간) 해제하고 야외활동을 전면 허용하면서 “70세 이 상 고령층은 사회적 접촉을 피해 달라” 고 당부했다. 과학계가 지난 5일 요구한 ‘70세 이상 노인의 외출금지 유지’ 방안 이 노인차별 논란에 휩싸이자 고령층의 감염 취약성을 강조하는 수준으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앞서 3월 중순엔 맷 행콕

보건장관이 “70세 이상 노인들을 최대 4 개월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프랑스에서도 장 프랑스와 델프레시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5,000만명의 젊은층이 활 동할 수 있도록 65세 이상과 만성질환 자 1,800만명의 격리를 유지하는 모델 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비난을 샀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에선 “백신 없이 는 노령자의 접촉을 가능한 한 제한해 야 한다”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 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재 난’으로 규정하자는 청원에 8만5,000 명이 동참했다. 청원 내용에는 “나이에 따라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것은 위헌적 이며 EU 조약과도 어긋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4일 봉쇄령을 완화한 이탈 리아 롬바르디아주(州)는 ‘조부모 방문 지침’을 통해 함께 식사하는 것을 자제 하고 한 번에 한 명의 손자만 동행할 것 을 권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로 완전한 진정 국면 이전에 점점 더 많은 국가가 경제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고령 인구 대책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불거

질 수밖에 없다. 요양원의 코로나19 확 산 피해가 심각한 미국이나 세계 최고 령국인 일본 등에서도 이 같은 논란은 가열될 조짐이다. 당장 지역별로 확산 및 진정 속도가 천차만별인 미국은 고령층 관련 대책도 중구난방이다. 조지아주는 지난달 조 기 경제 정상화를 선언하면서도 노인을 비롯한 감염 취약계층의 이동은 6월 12 일까지 금지했다. 반면 70세인 댄 패트 릭 텍사스주지사는 “내 생존이 위협받 더라도 경제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주 장했다. 딜립 제스트 샌디에이고 캘리 포니아대(UCSD) 박사는 “대중은 바이 러스의 위협을 언급할 때마다 입원했거 나 응급실 침상에 누워 있는 노인을 떠 올린다”며 이를 고령층에 대한 ‘낙인찍 기’라고 지적했다. 고령층 이동 제한이 바이러스 확산 초 기에는 효과적이지만 경제 정상화 단계 에서는 사회적ㆍ심리적 박탈감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헤드 영국 사우샘프턴대 박사는 “고령인구 는 무시되거나 잊혀지는 것보다 더 나 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카운티는 자택대기명령을 7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버지니아주도 15 일로 예정된 워싱턴 인근 제한조치 해 제를 29일까지 미뤘다. 미국 내 최대 규 모의 4년제 공립대학인 캘리포니아주 립대(CSU)는 “23개 캠퍼스의 대부분 (가을학기)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경제 재 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캘리포니아주는 테슬라가 공장 문을 다시 열도록 내버려 두라”고 썼다. 당국의 허가 없이도 공장을 재가 동하겠다며 주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유럽 주요국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방역 모범국 독일에선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9일부터 사흘 연속 ‘확산 세’로 나오자 봉쇄조치 완화를 예정대 로 진행할 지가 도마에 올랐다. 보건당 국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자신하

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2차 유행 초기 징후’로까지 규정했다. 최근 집단감염 이 발생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경제 재개 일정을 늦춘 채 해당지역 봉 쇄를 연장했다. 근래 봉쇄조치를 완화해온 이탈리아 는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1,402명)가 1,000명대로 재진입해 우려를 키웠다. 지난 10일 봉쇄조치 완화를 천명한 영 국에서도 누적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 서자 ‘시기상조’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역내 국경 제한부터 풀자는 유럽연합 (EU)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 졌다. 에리카 블리게 벨기에 앤트워프 의대 교수는 “스키 여행철 직후인 2월 이 유럽 내 확산 기점이 됐듯 여름휴가 이후 새 유행이 몰아칠지 모른다”고 경 고했다. 제3세계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을 쉽 게 찾을 수 있다. 최근 해외에 고립된 자국민 귀국을 확대한 파키스탄은 12 일 하루 신규 확진자(2,255명)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주부터 자 택대피령 완화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했 던 레바논은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12 일 밤부터 다시 4일간 전면 봉쇄에 돌 입했다. 이 같은 혼란은 무엇보다 감염병의

특성상 국가ㆍ지역마다 상황이 천차만 별이어서 동일한 기준이나 명확한 전략 수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 CNN방송 은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경제 재개의 시기와 정도가 모두 다른 불균형 상태 에선 경제 회복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 라고 지적했다. 실제 자재를 해외에서 공급받는 제조업은 해당 국가의 봉쇄령 만 완화된다고 해서 공장을 100% 가동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 사이 에서 “순조로운 경제 재개를 기대하지 말라”(무함마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 석 경제고문)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감염병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낮 출 백신이나 치료제의 부재와 맞물려 있다. 1918∼1920년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도 2차 유행 때의 피해 규모가 1차 의 5배에 달했던 만큼 현 상황에서 경제 재개의 속도를 내는 데 부담이 클 수밖 에 없다. 결국 백신ㆍ치료제 개발 전까 지는 대규모 검사ㆍ추적 시스템, 위생 수칙 준수 등 방역의 기본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진달래·김진욱 기자

트럼프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 필요”…고개 젓는 연준 앞선 7일 내년 1월 만기가 돌아오는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선 금리 가 실제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 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연말 연준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 설 가능성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13 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최대 투자 은행 JP모건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 해 “-0.1% 같은 상당히 약한 수준으 로 매우 장기간 유지되는 것만 아니 라면 위기에서 오히려 이득이 될 수 도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 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압박하고 나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그간 시장 일각에서 “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해야 한 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여기에 트 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한 것이다. 하지 만 연준을 비롯해 마이너스 금리에 대 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더 떨어져야” 트럼프 속내는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 통령은 12일(현지시간) “다른 국가들 이 마이너스 금리로 혜택을 본다면, 미국도 이런 선물(gift)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트윗을 날렸다. 연준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 춘 데 이어, 지난달 29일 금리를 동결

한 지 2주일 여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금리인하 요구 목소리를 공개적 으로 꺼낸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언급한 트럼프 의 속내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미 국 재정적자와 관련이 깊다. 코로나 19 여파로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미국 경제가 -30∼40%대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추가 경기부양책 을 꺼내 들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선 대 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국채 발 행이 증가하면 국채 가격과 역방향으 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는데,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국채 발 행에 대한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선 추가 금리인하 기 대감이 돌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국 채 2년물 금리는 0.09%까지 하락하 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그에

“은행 타격 커”….연준은 가능성 일축 하지만 현재로선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현실화 전망은 높지 않다. 우선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거란 우려가 크다. 은행 간 대출금리 인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중 앙은행인 연준에 돈을 맡긴 은행들 로선 이자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보 관 수수료를 물게 된다. 은행으로선 돈을 쌓아두기 보다 대출을 늘릴 수 밖에 없는데, 역마진이 불가피해 은 행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던 일 본과 유럽도 기대했던 경기회복세는 미미한 반면, 증시가 하락하는 등 경 기둔화 우려만 커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이미 제로 금리였던 국가들이 금리를 더 낮춘 사례가 없다는 건 수 년간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며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를 채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 이라고 진단했다. 연준도 마이너스 금리에 계속 선 을 그어 왔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는 미국에 적절 한 대응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금리는 꽤 오랜 기간 0%대 근처에 있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가능 성을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13일(현지시간) 피터 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주최하 는 웹세미나에 연사로 나선다. 금융 시장에선 이날 파월 의장이 금리 인 하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아름 기자


기기획 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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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p Wi Wide ‘신뢰’의 모든 요소를 다 갖춘 정은경 김강립의 말

그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왜 마음이 놓일까 우리는 매일 이 사 사람들 사람들과 만난다. 수수한 외모와 평범한 말투. 색다르거나 거나 나 뛰어나지 않다. 색으로 치면 담하 게다가 같은 복장에 틀에 박힌 흐름이 같은 시간에 시간 간에 반복된다. 지루할 법도 하다. 무채색이다. 그저 담 담담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가 이들 마침 침내 이름 앞에 ‘코로나 영웅’ 이들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신뢰의 아 아이콘’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이들의 말이 우리의 일상이 상이 되었다. 통상적이지만 의례적 적이진 않다. 우리는 하루 세끼 밥 먹듯 이들의 말을 듣는 는다. 정은경 의례적이진 듣는다. 질 질병관 인공이 이다. 질병관리본부장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그 주인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사람들은 왜 이들의 말에 신뢰하고 열광할까. 우선 이들을 둘러싼 환경에서 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위기일 때 사람들은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다. 누군가에게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 그래서 지도자의 입을 쳐다본다. 평소 흘려 듣던 지도자의 말에 주목한다. 말의 수요가 생겼고, 열광의 필요조건을 갖춘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가 더 있다. 말을 잘하고 싶은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언제부턴가 말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말하기 관련 책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이전에 없던 일이다. 말이 많으면 공산당이고, 말을 잘하면 사기꾼 같다고 했던 사람들이 말을 잘하고 싶어 하고, 말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구름이 끼었다고 반드시 비가 내리는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환경이 독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덕을 보기도 한다. 결국 그 사람에게 달렸다. 이들의 말이 좋은 평가를 받는 출발점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 데 있다. 내 몫만큼만 충실히 하겠다고 마음먹은 듯하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시작했다. 말을 잘하고자 하는, 자신을 잘 보이려는 욕심이 없다. 욕심이 없으니 떨 이유도,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할 필요도 없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민방위 복장도 욕심 없음을 잘 드러내준다. 그래서 말이 자연스럽고 듣는 사람은 편안하다. 그 배경에 높은 자존감이 자리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말이 좋은 평가를 받건 그렇지 않건 일희일비하지

●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실력과 공감력이 밑바탕 차분한 말투로 쉽게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 남 위하는 마음 느껴지기에 당부마저 잔소리로 들리지 않아

않는다. 호평을 받았다고 우쭐하지도, 혹평에 의기소침하지도 않는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무시할 건 무시한다. 자신을 믿는다. 기본에 충실하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대신 기본은 충실히 지켜야 한다. 사과, 위로, 칭찬, 부탁, 거절, 축하 등 모든 말에는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요소가 있다. 위기를 관리하는 말에도 담겨야 할 여섯 가지 내용이 있다. 놀랍게도 두 사람의 말은 이 모두를 포함한다. 첫째, 사실과 현황을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공개한다. 은폐와 축소, 왜곡은 불에 기름 붓듯 위기를 걷잡을 수 없게 만든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환자 동선과 발병 병원을 공개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한 경험이 있다. 둘째, 사건이나 사태의 성격을 규정한다.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 본질과 쟁점은 무엇이며, 심각성 정도는 어떠한지 밝힌다. 셋째, 위기가 미칠 영향과 파장 등에 관해 설명한다. 피해나 부정적인 영향은 어느 수준과 범위이고,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지 상세히 밝힌다. 넷째, 정부가 현재 취하고 있는 조치와 진행 상황을 알린다. 아울러 잘못 대처한 점이 있으면 인정하고 사과한다. 다섯째, 앞으로 사태를 해결해 나갈 방안과 각오를 밝힌다. 끝으로, 국민이 해야 할 일을 소상히 알리고 협조를 당부한다. 실력이 있으니까 간결하다 욕심 없다는 게 미덕이 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이 있는데도 욕심 부리지 않을 때 욕심 없음은 비로소 겸손의 미덕이 된다. “사회적 연대의 힘입니다. 보건의료인들의 헌신과 적극 협조해 준 대구^경북 시민들, 자발적으로 거리 두기에 참여해 준 국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대구에서 신규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지 않은 4월 10일 정 본부장이 한 말이다. 실력 있는 사람의 겸양과 여유가 묻어난다.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말을 들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실력 있는 사람의 말은 쉽고 간결하고 명료하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다. 쉽게 말하려면 내용이 길어지고, 간결하게 말하려면 모호하고 어려워진다. 이런 모순을 해결해야 좋은 말이 된다. 두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군더더기가 없으면서 이해는 쉽다. 절제력, 공감력, 전문성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스스로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은 안다고 다 말하지 않는다. 필요한 말만 한다. 공감력이 있으면 사람들의 처지와 심정,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잘 안다. 알기 때문에 그들을

배려하는 말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런 공감력이 발휘되려면 전문성이 필요하다.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맥락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지식과 정보에 정통한 것은 물론, 이유와 원인, 배경까지 환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 모두를 충족하고 있다. 더욱이 정 본부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반면교사의 교훈까지 체득했다. 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침착하고 안정된 말투 실력만 있으면 ‘재수’ 없을 확률이 높다. 실력 있는 사람의 달변은 잘생긴 얼굴처럼 쉽게 질리고 다디단 음식처럼 느끼하다. 말 못하는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의 말은 느끼하지도 질리지도 않는다. 이유가 뭘까. 답은 말투에 있다. 말에도 표정과 감정이 있다. 말에 담긴 표정과 감정이 말투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말투도 각양각색이다. 퉁명한 말투와 상냥한 말투, 자신 없는 말투와 활력 넘치는 말투, 투정하는 말투와 긍정적 말투 등 다양하다. 어떤 사람과 대화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기운이 빠진다. 대개 이런 사람은 누군가를 비난하고 험담하거나 매사에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다. 말투가 말하는 사람의 인상과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좌우한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말투가 좋지 않으면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의 말투는 침착하고 안정적이다. 믿고 의지하고 싶게 만든다. 듣고 나면

안심이 되고 희망이 보인다. 이들의 말만 잘 들으면 문제없을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지난 6일 충북도립대 연구팀이 두 사람의 브리핑 음성을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낮은 음높이와 적은 편차가 차분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진정성이 통했다 ‘진정성’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진실하고 참된 성질이라고 나온다. 이 말은 본래 그리스 철학에서 유래했는데, ‘너 자신 있는 그대로’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거짓과 꾸밈이 없으면, 겉과 속이 같으면 진정성이 있는 것일까? 알 것 같으면서도 손에 딱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말을 들어보면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주로 하는 말은 설명과 당부다. 실력이 있으면 설명은 잘할 수 있다. 문제는 당부다. 당부는 잔소리나 훈계에 가깝다.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그런 당부의 말을 지시가 아닌 부탁으로, 훈계가 아닌 간청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대상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이 두 가지가 있을 때 느껴진다. 두 사람에게는 이것이 있는 것이다. 이들 말을 들으면 사람을 위하는 마음,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한 사람이라도 더

희생자를 줄이고자 하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런 말을 들을 때 따르고 부응하고자 한다. 그동안 하루하루 수척해지는 낯빛과 늘어나는 흰 머리를 보며 짠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제 두 사람이 잠도 좀 푹 자고 활짝 웃는 모습으로, 짠하고 나타나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고대하고 염원한다. 부처님 오신 날, 유시민 작가와 함께 봉하에 내려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방송을 위해서였다. 오가는 열차 안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화제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했던 유 작가는 정 본부장을 익히 알고 있었다. 매사에 그렇게 성실할 수가 없고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의대에 간, 전형적인 모범생 아니냐고 도발적으로 물었다. 그가 손사래를 치며 한 말은 의외였다. 서울대 의대생 시절, 공부만 한 게 아니라 어렵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학생운동도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평상시 말도 지금 방송에 하는 것처럼 또박또박 일목요연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으로 보는 그녀와 실제 그가 똑같다는 얘기였다. 강원국 작가·전 대통령 연설비서관

강원국 작가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연설문을 쓰다 청와대에 입성,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과 연설문을 담당했다. 그 경험을 살려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 등을 펴냈고, 전북대 기초교양교육원 초빙교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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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포 츠 2020년 5월 14일 목요일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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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펑펑’$ 2018 ‘장타 풍년’ 재현되나

2020 시즌 초반부터 프로야구 KBO리그에 장타 풍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있는 SK 한동민(왼쪽부터)과 KT 강백호, 두산 김재환, LG 라모스.

시즌 초반 연승 기세의 롯데와 디펜딩 챔 피언 두산이 맞붙은 12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두산이 11-6으로 승리한 이 경기는 난타전이 펼쳐져 안타가 무려 35개가 나 왔다. 특히 2루타가 8개, 홈런 3개 등 장타가 쏟아졌다. 같은 날 NC와 KT의 창원경기 에서는 2루타 2개와 홈런 5개가 터졌고, LG와 SK가 맞붙은 잠실경기에서도 2루 타 4개와 홈런 2개, 그리고 3루타도 하나 나왔다. 2020 프로야구가 초반부터 장타 풍년이 다. 32경기를 소화한 12일 현재 경기당 홈 런 수는 2.28개로, 대표적인 ‘타고 투저’ 시

경기당 홈런 수 2.28개에 장타율 0.439로 2018년 근접 “시즌 일정 중단됐다 재개로 투수들 컨디션 조절 애먹어” 공인구에도 의심의 눈길

즌이었던 2018년(2.44개)에 바싹 근접하고 있다. 대표적 ‘투고 타저’ 시즌이었던 2012 년(1.56개)이나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했 던 지난해(1.41개)보다 60%나 증가한 수 치다.

KBO리그 시즌별 장타율 비교 경기당 홈런

경기당 루타

장타율

2012

1.56개

24.09

0.364

2018

2.44개

31.56

0.450

2019

1.41개

26.29

0.385

2020

2.28개

30.44

0.439

한동민(SK)은 6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 아치며 괴력을 과시하고 있고, 3개를 친 선 수도 7명이나 된다. 2루타도 페르난데스 (두산)와 양의지(NC) 로하스(KT) 김선빈 (KIA) 등 4명이 4개씩 기록하는 등 리그 전

체에서 무려 120개(32경기)나 쏟아졌고, 3 루타도 고종욱(SK)과 박민우(NC) 서건창 이정후(이상 키움) 등 발 빠른 선수를 중심 으로 11개가 나왔다. 당연히 장타율이 치솟고 있다. 올 시즌 장 타율은 0.439로, 2018년(0.450)에 육박한 다. 2012년(0.364)이나 2019년(0.385)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리그 평균자책점도 5.04로 지난해(4,17)보다 훨씬 높아졌다. 반면 올 시즌 경기당 사사구는 7.44개로 지 난해(7.79)나 2012년(8.15)보다 줄었다. 이처럼 장타율이 높아진 이유는 뭘까. 먼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시즌 일정이 중단됐다가

교체 투입이 전화위복$ 삼성 이성규, 2루타에 쐐기 홈런 작렬 키움 5-0 제압$ 뷰캐넌 완벽투 삼성의 늦깎이 유망주 이성규(27)가 교 체 투입된 경기에서 제대로 진가를 발휘했 다. 이성규는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하 며 5-0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벤치에서 출 발한 이성규는 2회초에 예기지 않은 기회를 잡았다. 타일러 살다디노가 1회말 수비에 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면서 긴급히 투입 된 것. 갑자기 몸을 풀고 선두타자로 나간 이성규는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좌월 2루 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타 때 홈까지 밟았 다. 이성규는 4-0으로 앞서가던 9회초 1사 후엔 쐐기를 박는 좌월 솔로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삼성 이성규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전에서 9회초 홈런을 터뜨린 뒤 홈을 밟고 있다.

뉴스1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 이성규는 허삼 영 삼성 감독이 기대를 갖는 주인공이다. 2011년 광주동성고 재학시절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한 그는 졸업 후 2016년 삼성에 입단(31순위)했지만, 2017 년 스프링캠프에서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

에 결국 군 복무를 택했다. 제대한 뒤 복귀 한 이성규는 2018년 퓨처스리그 71경기에 출전해 홈런왕(31개)과 타점왕(79개)을 석 권하며 ‘예비 거포’로 조명 받기 시작했다. 지난 6일 NC와 개막 이틀째 경기에서 첫 홈 런을 신고하더니 시즌 2호 홈런으로 장타 력을 입증하며 허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 다.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은 150㎞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7이 닝 동안 8탈삼진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키움 선 발 최원태는 7.1이닝 동안 4실점(2자책) 해 패전투수가 됐다. 잠실에선 14-2로 승리한 LG가 3연승을 달리며 SK를 5연패에 빠뜨렸다. 시즌 첫 등 판에 나선 LG 선발 임찬규는 6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 1실점으 로 잘 던져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타선에 선 김현수가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채 은성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선봉 에 섰다. SK 선발 리카르도 핀토는 야수진의 실 책 등 불운이 겹치켜 4.2이닝 7피안타 4볼넷 1탈삼진 10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KIA는 대전에서 한화를 4-3으로 꺾고 3 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5할 승률(4승 4패) 을 맞췄다. KIA 선발 이민우는 5이닝 8피 안타 3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승리투수 가 됐다. 부산에선 난타전 끝에 롯데가 9-9 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 민병헌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10-9로 승리했다. 성환희 기자

박성현 “경기 개최에 자부심”$ 이정은 “남자 선수들이 부러워해” KLPGA 챔피언십 오늘 개막 美^日^동남아 등 생중계 예정 코로나19 확산 이후 어렵게 재개가 결정 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초 점은 첫째도 방역, 둘째도 방역이다. 총상금 30억원을 걸고 건 2020 시즌 국내개막전 KLPGA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대회장인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 클럽에 모인 선수와 관계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연습라운드와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이 날 대회장과 연습장엔 KLPGA와 레이크 우드CC가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최소화 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묻어났다. 연습장 ‘어 반레인지’에 들어서는 모든 선수와 캐디는 최근 설치된 UV 살균소독기를 거쳐야 했 고, 연습장 타석도 한 칸씩 띄워 배정됐다. 야외에 마련된 휴식 및 스트레칭 공간도 ‘거 리 두기 모드’가 적용됐다. 선수들은 연습 라운드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동료들 과 대화를 삼가며 예방에 중점을 뒀다.

KLPGA 챔피언십 출전을 앞둔 이정은(왼쪽부터) 장하나 최혜진 박성현 김세영이 13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 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럼에도 선수들은 불편함 대신 자부심 을 얘기했다. 박성현(27ㆍ솔레어)은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에서 는 대회를 못 하고 있는데 한국이 스포츠 경기 개최를 선도한다는 점이 선수로서 기 쁘고 자부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세영(27 ㆍ미래에셋)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게 돼 아쉽지만,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희

망을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왕 조아연(20 ㆍ볼빅)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만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 저희 경기를 보시면서 답 답한 마음을 풀면 좋을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 되며 주된 수입원이 없어진 선수들을 위해 내린 ‘전 선수 상금 배분’ 정책에 대해선 “불 행 중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정은(24ㆍ대방

건설)은 “연습장에서 많은 남자 선수들이 부러워했다”며 “협회에서 이런 대회를 만들 어준 것에 감사하다”며 반겼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프로골프 투어 가 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이번 대회를 향 한 국제사회 관심도 뜨겁다. SBS골프에 따 르면 이번 대회는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호 주, 일본, 뉴질랜드와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생중계 될 예정이다. SBS골프 관계자는 “해 외 방송사들의 관심이 뜨거워 영어방송을 제작하게 됐다”며 “1~4라운드를 통틀어 약 30시간 동안 생중계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회 취재 신청 매체도 80곳을 넘겼다. KLPGA에 따르면 미국 AP, 로이터 등 뉴 스 통신사를 비롯해 일본 후지TV, 일본 골 프다이제스트 등도 이번 대회를 취재한다. KLPGA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 려해 기자회견장에선 선수와 취재진이 일 정 거리 이상을 두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며 “선수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취재진의 경기 관람도 제한적으로 허용된다”고 전 했다. 김형준 기자

연합뉴스‫ۮ‬뉴스1

재개되면서 투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수 출신 손 혁 키움 감독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왜 장타를 많이 허용하는지) 밤새 생각해보 니 투수들이(시즌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는데 중간에 일정이 중단된 뒤 다 시 시즌에 들어갔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 했다. 공인구에도 의심의 눈길이 쏠린다. KBO 는 지난 시즌 반발계수 조정으로 홈런이 크 게 줄면서 야구가 재미없어졌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KBO는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 를 기존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 와 같은 수치(0.4034~0.4234)로 줄였다.

하지만 KBO는 “올 시즌 공인구는 지난해 조정된 반발계수 범위 안에 있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뻗는 다”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홈런을 친 나지 완(KIA)은 “(타격 후) 반신반의했는데 진 짜 넘어갔다”고 말했다. 시즌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타고 투저’를 논하기 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전력분석팀 관 계자는 “전체적으로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 긴 했지만 적어도 20경기는 분석해봐야 한 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강주형 기자

유럽축구, 한 발 떼기가 너무 어렵다 홍재민의 풋볼 인사이드

지난 8일 K리그의 2020시즌이 출발했다. 예정보다 두 달 늦었지만 전북과 수원의 개 막전은 해외 36개국에서 생중계될 만큼 관 심을 끌었다.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인 프랑 스가 아예 이번 시즌을 접는 등 유럽 축구의 재개 여건이 썩 좋지 않은 외부 요인의 영향 도 크다. 이 가운데 시즌 재개에 ‘그린 라이트’가 켜 진 건 독일 분데스리가 정도다. 오는 16일 리그를 재개하기로 했다. 무관중 및 경기당 허용 인원 300명(선수단ㆍ관계자ㆍ취재진) 조건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여전히 불안하 다. 리그 재개에 앞서 실시한 선수단 전수 검 사에서 쾰른, 묀헨글라트바흐, 드레스덴(2 부)에서 11명의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을 받았다. 드레스덴은 선수단 전체가 2주 격리에 들어가 기껏 잡은 리그 재개 초반부 일정을 지키지 못하게 생겼다. 한국 기준으 로는 재개를 미뤄야 할 것 같지만, 크리스티 안 사이퍼트 분데스리가 사장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시즌 전체를 멈출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꿋꿋하다. 아슬아슬한 분데스리가의 결정엔 두 가 지 배경이 있다. 우선 정부의 민심 달래기다. 지금 독일 내에선 일상 복귀를 요구하는 시 위가 잇따르고 있다. 대대적 완화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 분데스리가 재개는 국민적 울 화를 식힐 필승 카드다. ‘축구광’ 앙겔라 메 르켈 총리이기에 축구의 사회적 기능을 적 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을 것이다. 두 번째는 돈이다. 이대로 올 시즌을 종료할 경우, 예 상 손실액이 7억5,000만유로(9,932억원)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선수단 급여 삭감으로 버텼지만, 리그 종료가 초래할 손실액은 감 당해낼 수가 없다. 당장 올 여름 전에 파산 구단이 속출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프 랑스 정부는 리그앙을 강제 종료하는 대신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반면 독일 정부는 ‘평소 선수들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할 만큼 돈이 있으니 구단들이 자생하라’는 뉘앙스 를 풍기고 있다. 리그로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재정 파탄 중 한쪽을 감수해야 한

다. 결론은 뻔하다. 리그 재개 목표 시점이 두 번째로 빠른 곳 은 스페인이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 장은 “6월 12일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 다. 스페인 정부가 ‘뉴노멀 전환 4단계’ 중 첫 번째인 ‘0단계’를 선포한 덕분에 각 구단 은 팀 훈련을 시작했다. 역시나 라리가의 코 로나19 전수 검사에서도 선수 5인, 스태프 3인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산세가 꺾였다 고 해도 스페인에서는 11일 하루에만 143 명이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코로나19가 현 재진행형이다. 그나마 이탈리아는 현실에 순응하는 눈치다. 현재 선수들의 개인 훈련 만 허용하며 이달 18일부터 팀 훈련을 허가 할 방침이다. 축구계에서는 6월 중 리그 재 개를 희망하지만 정부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는다. 최근 빈첸초 스파다포라 체육부 장관은 “세리에A 재개 가능성이 점점 줄어 들고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시즌 종 료 결정이 유럽 전체의 표준이 될 수도 있 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하위권 팀들이 강 등을 피하고자 시즌 취소를 주장하고 있어 리그 재개 시계가 흐려지고 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혼돈의 최전선에 있다. 11일 영국 정부는 ‘6월 1일 전까지는 문화, 체육 관련 행사의 무관중 개최도 금 지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부터 리그와 구단 대표자들은 리그 재개를 위한 협의를 재개했다. 20개 구단마다 처한 사정이 달라 서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다. 리그 측이 유 일한 방법이라며 제시한 중립 경기장 방안 은 홈 이점 상실을 우려한 하위 팀들의 강 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구단들도 마 냥 고집만 피울 수 없다. 시즌 취소 시 손실 액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EPL 리차드 마스터스 사장은 “올 시즌 종료 시 손해가 1억파운드(1조5,118억원)다. 재개해도 TV 중계권료 중 3억4,000만파운드(5,140억 원)를 환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부 구 단은 현금 보너스를 미끼로 선수들에게 리 그 재개 찬성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나 도덕 적 해이 비판이 일고 있다. 유럽 축구의 우왕 좌왕 처지와 K리그의 개막 성공이 보이는 대비도 코로나19가 만든 ‘뉴노멀’ 중 하나 다. 전 <포포투> 편집장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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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5일 금요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호주 경매 시장 추세는? 현장 경매 재개로 취소율 급증 후 둔화

4월 시드니 시티 임대주택 공실률 13.8%.. 역대 최고

낙찰률 안정세 조짐.. 집값 큰 영향 없어 5월 9일 시드니, 멜번, 전국 경락률

지난 3월 25일부터 호주 부동산 중개 인들은 일시적으로 오픈하우스(open property inspections)와 현장 경매 (on-site auctions)가 금지됐고 예약 제 인스펙션과 온라인 경매로 전환했 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매 취소 물건 (withdrawn properties)이 기록적 증 가했다. 3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대 도시 경매 물건 중 46%가 취소됐다. 이 는 코로나 사태 이전 비율인 5.7%의 5 배 높은 수준이다.

5월부터 오픈하우스와 현장 경매가 허용되면서 경매 취소율도 26.4%로 둔 화됐다. 매기가 조용한 부활절 기간과 경매 물건 감소도 취소율 하락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4월 18-19일 대도시 평균 경매 낙찰 률(clearance rate)은 30.2%로 저조 했다. 그러나 5월 2-3일 47.5%로 상승 세를 보이며 안정화 추세를 나타냈다. 코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매 매 건수가 4월, 40% 줄었지만 현장 경

매 허용 이후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 (relatively firm)를 나타내고 있다. ABS(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 펜 데믹으로 호주 전역의 유급 일자리가 7.5% 줄었고 지불된 총 급여도 8.2%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은 경기 회복에 서 가장 먼저 반응을 나타내는 산업인 데 현재 침체된 소매지출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지 여부가 집값 동향에도 영 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전국 대도시 공실률 2.6%.. 0.6% 악화 시드니 브리즈번 각각 10% 넘어, 멜번 7.6%

멜번 7.6%, 애들레이드 6.6% 주요 도시 코로나 ‘여파’ 뚜렷

“시티 지역 일자리 격감, 유학생 등 썰물 여파” 부동산관련 연구회사인 에스큐엠 리 서치(SQM Research)는 4월 전국의 임대주택 공실률(residential rental vacancy)이 2.6%로 3월 2.0%보다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국에서 세입자가 없는 빈 임대 주 택은 8만8,668 가구에 해당한다. 노던 테리토리 다윈을 제외하고 모든 주도 에서 빈 임대 주택이 늘고 있다. 공실률 최대 상승 지역은 대도시의 CBD와 홀리데이 마켓 연관 지역이다. 시드니 시티는 거의 14%에 육박했고 멜번은 7.6%, 브리즈번은 11.3%였다. 퀸즐랜드의 대표적인 관광 휴양도시인 서퍼즈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의 임대주택 공실률은 8.5%, 누 사(Noosa)도 6.6%로 상승했다. SQM 리서치의 루이스 크리스토퍼

SQM리서치 “임대료 하락, 건설 경기 침체 가능” 경고

5월 9일 시드니, 멜번, 전국 경락률

사장은 “4월 공실률 악화는 월별 상승 역대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 사태로 3, 4월 시티 거주 입주자들이 대거 임대 시장에 빠져나갔다(mass exodus of tenants). 시티 요식업소 등의 일자리 격감과 소비자들인 유학생 급감이 임 대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설 명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 속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올해 내내 지 속될 경우, 임대비가 큰 폭 하락할 수 있다. 집주인들에게는 악몽이 될 수 있 고 그 여파로 건축 승인이 하락하고 주

택건설이 침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 다. 5월 12일까지 대도시 단독주택 평 균 임대비(호가, asking rents)는 주당 $537로 1.3% 하락했다. 아파트는 주당 $428로 변동이 없었다. 시드니, 멜번, 퍼스의 단독 주택 및 아파트의 임대비가 모두 소폭 하락했 다. 브리즈번, 캔버라, 호바트의 단독 주택은 임대비가 하락했고 아파트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애들레이드 의 단독은 0.1%, 아파트의 임대비는 1.4% 상승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코로나 사태 여파로 시드니 도심의 임대용 아파트 공실률(residential rental vacancies)이 급등했다. 유 학생과 관광객, 방문객의 감소와 에 어비엔비(Airbnb) 물량이 쏟아져 들 어온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시장 통계회사인 SQM 리 서치에 따르면 시드니 지역 전체의 4월 임대주택 공실률은 3월보다 두 배 늘어난 13.8%로 역대 최대 수준 을 기록했다. 시드니 CBD의 공실률 도 한달동안 5.7%에서 11.3%로 올 랐다. 이는 임대 아파트 10채 중 1채 는 빈 상태임을 뜻한다. SQM 리서치의 루이스 크리스토

퍼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 나 사태 이후 많은 세입자들이 시드 니 지역을 떠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한달간 공실률 증가로 볼 때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심의 실업률 증가와 유학 생 감소가 원인으로 생각된다. 또한 단기 홀리데이 임대 주택들이 장기 임대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것도 이 유”라고 설명했다. 멜번 도심의 임대 공실률은 4월 2%가 늘어 7.6%, 애들레이드 도심 은 6.6%, 캔버라 시티지역은 4.6%, 호바트 도심은 2.5%로 각각 늘었다. 다윈을 제외한 주요 도시의 임대 주 택 공실률은 3월 2%에서 4월 2.6% 로 상승했다. 시드니 북부 도시인 와 이옹(Wyong)에서부터 남부 로열 내셔날파크와 서덜랜드, 서부 블루 마운틴까지 광역 시드니(Greater Sydney)의 공실률은 3.9%였다.

부동산업체의 대표인 그란트 애쉬 비는 “우편 번호 2000인 시드니 도 심의 임대 주택 물량이 지난 6주 동 안 430개에서 1400개로 급등했다. 기업들의 재택근무 장려도 한 몫 했 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대표는 “공실률 증가 로 임대료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판매가에 끼 치는 영향보다 더 클 수 있다. 코로 나 사태가 계속된다면 경제적 타격 이 불가피하다. 결과적으로 주택 수 요 감소로 이어지고 부동산 건축 승 인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건축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 했다. 그는 “만약 이 위기가 연말까 지 계속된다면 임대료 하락 폭은 더 클 수 있다. 이는 세입자에게는 좋은 소식이겠지만 집주인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민영 기자 info@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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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5일 금요일

문학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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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 동안 단국대학교 박덕규 교수와 중앙대학교 이승하 교수가 진행한 재외한인문학의 면면을 살펴보는 글, ‘디아스포라의 여정’에 이어 2020년 상반기에는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공수진, 김인옥, 송운석, 윤희경(가나다 순), 그리고 산문에는 김미경, 유금란, 장석재, 최무길(가나다 순) 등 두 부문에서 8명의 작가가 참여 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산문 1편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심해어 단상 최무길

고요한 아침.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검색한다. 과거 에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심해어가 수심 1만 미터가 넘는 심해에서 관찰되었다는 소식이다. 동영상을 클릭 한다. 창백한 빛깔의 올챙이 같은, 아직 학명이 지어지 지 않은 심해어는 컴퓨터 스크린을 가득 채운 채 천천 히 유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해수어는 2만 여 종. 이 중 수심 200미터 이하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을 ‘심해어’라고 한다.

있는 것 같다. 마치 은하계 저편에 또 하나의 은하계가 시작되고, 그 너머로 또 다른 우주가 시작되며, 그 곳 으로부터 발해지는 미세한 파동이 우리의 일상에 영향 을 미치다가 결국에는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꾸어 버리 고 마는 것처럼....... 이 모든 것은 신비의 영역이다. 그 리고 신비란 밝혀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수백만 년 동 안 신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신비의 역할이었던 것 처럼 말이다.

수심 1만 미터에서의 수압은 수면에서 보다 1천배 가 량 높다. 바로 그런 가공할 만한 수압 때문에 심해는 달 이나 화성의 표면만큼이나 인간의 접근이 어렵다. 아 직도 심해 속에는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어족들이 무 수히 많다고 한다. 이번에 발견된 심해어의 경우도 엄 청난 해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잠수정 에 의해 베일이 벗겨졌다. NASA의 허블 망원경이 인 류의 전역사를 통해 가려졌던 우주의 비밀을 조금씩 벗 겼듯이, 깊은 바닷 속 세계는 최첨단 심해 장비를 갖춘 현대 해양학자들에 의해 그 은밀한 곳이 조금씩 드러나 고 있는 셈이다. 지상에서의 삶이 권태로 얼룩지고 지 루해 질 수록 인간은 계속해서 우주 밖으로, 해저 밑으 로, 탐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심해 잠수정을 만들어 바다 속 구석 구석을 샅샅이 탐사하여 보여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심해의 어 떤 세계는 알려지지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우리 에게 더 유익할 수도 있다. 바닷속의 비밀을 파헤쳤다 고, 달 표면에 인간의 발자국을 찍었다고 과학과 미디 어가 성급하게 팡파레를 울리는 것은 유치한 일이다. 원자의 궁극적 구조를 알고 나서 우리가 얻은 것이 핵 에 의한 인류의 멸망이라는 위협 밖에 무엇이 있는가? 달 속에 계수나무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고 해서 지구 인 중 누가 더 행복해졌는가? 줄기세포를 이용해 복제 한 장기를 사용해서 인간의 수명이 몇 년 더 연장되었 다고 우리의 행복한 나날이 늘어날 것이라고 누가 보 장하겠는가? 신종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연구소가 신 종 바이러스 감염의 온상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 하겠는가? 현대의 과학자들은 마치 불의 파괴력을 모 르고 불장난치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과 조금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깊은 바닷속이라고 삶이 다를까? 깊은 바다 속에서 빛이 미칠 수 있는 수심은 150미터 까지이다. 그 밑의 바다는 칠흑같은 어둠의 세계이다. 그 곳은 온도변화 가 거의 없으며, 빛이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광합성 작 용도 없고 따라서 식물이 살수 없는 공간이다. 결과적 으로 먹이는 희귀하고 그나마 있다해도 구하기가 어렵 다. 도대체 그런 곳에 생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신 비요,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생존 경쟁은 더 정 교해지고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심해어 는 한결같이 괴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바닷 속 깊이 까지 떨어진 얼마 안되는 생명의 잔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모두가 그렇게 그로테스크한 형태 를 갖게 된듯 하다. 털이 숭숭한 거미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촌충과 같은 모습을 한 놈도 있다. 어떤 심해어의 경우는 거대한 눈 이 흔적으로만 남았는데 발광 기능을 갖추어 먹이를 유 인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며, 어떤 심해어는 입이 몸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한 다는 명제가 이렇게 절박한 모습을 띠게 한 것이다. 심 해어들의 이러한 모습은 아무리 현대적인 미학을 기준 으로 삼는다해도 아름답지는 않다. 한마디로 추하다. 아니, 악이 노골적으로 형상화된 모습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어쩌면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할 때 지하 창고에 폐기해 버린 생물체가 이런 모양이 아니었을까. 아니 면 창조의 원형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원형적인 형태로 시작해서 수백만년에 걸쳐 점 차 복잡하고, 우아하게, 급기야는 수학적으로 가장 아 름답다고 여겨지는 황금비율에 부합되는 고등동물의 모습으로 진화된 것인지도. 심해어가 존재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심해 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또는 기생충처럼 우리가 알 지 못하는 생태계의 미세한 틈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자연과 우주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신비로 가득차 있 고 장엄하며 엄숙하다. 그리고 그 내부에 어떤 가공할 파괴력이 잠들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은 사랑 의 신이면서 동시에 파괴의 신이며 심판의 신이기도 하 다. 단지 우리들은 탐욕에 눈이 가려져 있어 그것이 보 이지 않을 뿐이다. 내 속에서 끊임없이 조잘거리는 가 벼운 한담과 잡담, 비판과 냉소의 소리를 잠시 잠재워 보자. 한 10 분만이라도. 역겨울 정도로 가벼운 자아의 채널을 끄고 우주의 방송에 우리의 주파수를 맞추어 보 자. 그 때 비로소 우리는 우주의 배꼽으로부터 흘러 나 오는 장엄한 베이스 음, 그 생명의 신비한 움트는 소리 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컴퓨터 스크린의 심해어 동영상을 클릭해 본다. 하얀 올챙이 심해어가 유령처럼 너울거리며 춤을 추고 있다. 수 만년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춤이다. 동영상의 사운드 볼륨을 좀더 올려본다. ‘솨 …’ 하는 소리가 들 린다. 조금 더 집중하고 그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신 의 숨소리다. 그 음성을 듣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최무길 번역가, 수필가

수필집 ‘무너지는 것들 속에서’

파통가의 돈오 김* 공수진

오래 전 젊은 그가 파밀라와 숨어든 바닷가 마을 파통가엔 등에 업힌 호수 하나 있습니다 아침 이슬 젖은 발등 햇살 간지르며 지나가면 그리 깊지 않은 호수엔 보트가 띄워집니다 중간쯤 노 저어 가 책을 읽으면 고기들도 지느러미 허리에 접어 둡니다 저녁 상에 올릴 물고기 하나 못 잡아도 코발트리 꽃잎노을 호수에 엎어지면 점벙점벙 호수를 건넜습니다 어둠이 슬그머니 집안에 스며들 때 벽난로 주전자엔 클라멘티스 잎차 올려지고 파밀라는 풍금을 어루만집니다 타닥 타닥 타다—다악 밤새 장작소리 시간을 덥혀 주고 새벽이 밤을 재울 때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돈오,재가 되어 파밀라에게 안겼습니다 그 집 앞 바닷바람도 숨 고르며 비켜갑니다

* 돈오 김--- 영문학사에 남은 한국계 작가

공수진 시인 시집 ‘배내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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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5일 금요일

북유럽 ‘집콕 감성’ 인테리어 인기 18 책과 세상태)’를 접목하는 것”이라며 “원목 가

코로나 이후의 삶을 위해..

구와 미니 정원 같은 자연주의 요소 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드는 등 인테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 안에서 생 리어 변화가 심리 상태에도 영향을 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집은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이자 레스토랑에, 영화관도 됐 창고를 정리해 요가를 할 수 있는 다가 스포츠센터 겸 야외 놀이터 등 공간을 만들거나, 주방 한쪽에 홈카 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면서 북유 페나 홈 바를 만들거나 혹은 베란다 럽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각광을 받 에 다도(茶道)공간을 만드는 것도 하 고 있다. 시대를 나의경제학이 방법이다.맹신하는 문법 해가 짧고 긴힘든 겨울 동안위한 우울하지 주류 경제학 벽을 캔버스 삼아 자신만의 안식처 않고 집안에서좋은 안락을 찾는 북유럽 ‘시장만이 善’ ‘무역이 이득 준다’ 로 꾸리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그 사람들의 생활 아비지트 방식이배너지·에스테르 코로나로 ‘집 뒤 단순 가설^이론에 매몰 벽을 지음 때문. 림을 극단적 그리거나 공예품을 만들어 콕’하는 일상과플로 비슷하기 김승진 옮김 장식하는 것도 코로나 우울감을 진단 왜곡되고 처방 효과 없어 견디

나는야, 시골로 이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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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정리해 군더더기 없이 꾸미 되 한 두 가지 색상에 집중해 공간마 다 다른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 활력 을 원할 때는 붉은빛이나 주홍빛 꽃 잎을, 의욕을 일깨우기 위해선 노란 빛을, 스트레스가 많은 때는 녹색 식

주류경제학이란 이름의 ‘뇌피

생각의 힘 발행 648쪽 | 2만7,000원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나쁜 경제학의 도그마들이 ‘세상을 어떻게 망치나’ 검증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우석훈 해제 21세기북스 발행 480쪽 | 2만2,000원

시드니와 멜번, 브리즈번 등 호 주 대도시 시민들 중 상당수가 코로 나-19 사태로 거주 스타일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SW 신규주거연구소(New Estate Institute of New South Wales)는 코로나 사태 이후 부동산 동향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린 필킹톤(Leanne Pilkington) 연 구소장은 “농촌 및 소도시로 이주가 대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 무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경험 을 했으며 예전처럼 집회나 모임에 참 여할 필요가 없음을 느낀 많은 사람들

이 굳이 번거롭고 주거비가 비싼 시티 에 반드시 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농촌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정부의 폐쇄 조치로 ‘집콕’ 생 활을 하면서도 거의 모든게 해결되면 서 대도시를 떠나기를 희망하는 사람 이 늘고있는 것. 특히 코로나-19 위기에 많은 사람 들이 모여 있는 시티 등의 지역이 바 이러스 확산에 취약할 뿐더러 위기 사 항에서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고 일 자리를 잃어가지만 사실상 농촌의 일 손은 모자라 채용이 늘어나면서 삶의

안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NBN(인터넷 브로드밴 드 네트워크)의 지방 도시 구축도 이 중에 한 플러스 요인이 됐다.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또 다른 신종 바 이러스가 언제든지 등장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이 거주 방식을 바꾸는 것에 고민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과 라이프 스타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로나19’ 덕에 슬로 라이프 뜬다… 자급자족 아이템 인기

사골·떡 등 슬로 푸드 재료 찾는 고객 ↑ …모종 판매량도 급증 집 밖 활동을 자제하면서 빠른 일 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슬로 라이프(Slow Life)’가 주목받 고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식재료를 키우고 요리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 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위메프는 3∼4월 2개월간 슬로 라 이프 아이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 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고 12 일 밝혔다. 먼저 직접 식재료를 키우는 것에 대 한 관심이 증가했다. 상추 모종(3천

398%), 고추 모종(456%) 등 모종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모종을 심는 ‘텃 밭 화분’ 매출은 3천66% 급증했다. 콩나물을 키울 수 있는 ‘콩나물 시 루’는 매출이 1천284% 늘었다. 일주 일 가까이 여러 번 물을 주며 기르는 번거로운 과정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새싹채소를 기르는 ‘새싹 재배기’ 판매는 484% 증가했다. 천천히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슬로 푸드(Slow Food) 재료도 많이 찾 았다. 사골곰탕의 재료인 ‘사골뼈’ 매출 은 2천74%까지 크게 늘었다. 더불어

‘곰솥’ 판매는 92% 증가했다. 떡의 재료인 ‘멥쌀가루(1천387%)’와 떡을 찌는 ‘떡시루(181%)’도 많이 판매 됐다. 청국장을 띄울 수 있는 청국장 제 조기, 백태(메주콩) 매출은 각각 173%, 118%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뜨개질 실(125%), 뜨개질 바늘(90.8%), 재봉 틀(79%)을 찾는 고객도 증가했다. 위메프 관계자는“집에 머무는 시간 이 길어져 여유를 가지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이 인기”라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익힌 소비 자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고 전망했다. 한편, 김해시는 흐름이 발맞추어 코 로나19로 인한 업무량 증가와 일상의 제한으로 지친 직원들이 잠시나마 여유 를 찾을 수 있도록 전 부서에 슬로화분 을 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슬로시티와 함께 키우는 행복’을 주 제로 한 슬로화분은 해바라기, 메시지 콩, 허브, 방울토마토 4종류이다. 시는 올해 슬로시티 시민 전문강사 10명을 활용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슬 로시티 이해를 높이고 홍보를 위한 찾 아가는 슬로학교를 운영하려 했으나 코 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미뤄졌다. 앞으로 시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 를 보이면 슬로학교를 통해 슬로시티운 동을 활성화해 국제슬로시티 김해 브랜 드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부서 내에서 식물을 키 우며 여유를 찾고 코로나19를 다 같이 극복하자는 의미로 슬로화분을 배부했 다”며 “나부터, 우리부터 슬로라이프 를 실천해 전 시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시장만이 선(善)이다.’ ‘성장으로 파이를 키워야 분배도 해결할 수 있다.’ ‘세금을 많 이 거두면 기업 활동은 위축된다.’ 주류 경제학자와 경제 정책 입안자들이 금 과옥조처럼 떠받드는 경제학 문법들이다. 전 세계가 저성장, 불평등, 양극화의 늪에서 헤 어나오지 못하는데도 주류 경제학의 위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부자가 지갑을 닫고, 기업이 휘청대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나라 경제가 망하는데, 감당할 수 있겠냐는 엄포 한미국 방이면제임스 모든 게 정리돼 온 탓이다. 매디슨 대학의 제이 이름의심리학 이런 ‘뇌피셜’이 미주류경제학이란 커츠 박사는 최근 전문지 얼마나 실체가 빈약한 것인지“코로나 낱낱이 해부 사이콜로지컬 투데이에 영 하는 두 권의 경제학 서적이 나왔다. 코로나 향으로 우울감 19 이후 세상은 바뀔 것이고, 또 달라져야 을 호소하는 이 한다는 ‘뉴노멀(new normal)’의 기준을 들이 많아지는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다.큰돈 상황에서 돈보다 인간을 중심에 두는 ‘좋은’기분 경제학 지 않고 전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원제 환할 수 있는 좋 Good Economics For은Hard Times)은 방법이 바로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덴마크식 공동수상 한‘휘게 부부

르 경제학자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가 함께 쓴 책이다. 빈곤 퇴치 문 제를 주로 연구해 온 두 사람은 시장 만능 주의를 내세우는 주류 경제학에 맞선 ‘팩트 체커(fact checker)’ 역할을 자처했다. 저자들은 주류경제학이 어떤 현안에 접 근할 때 ‘뇌피셜’을 고수한다는 점을 비판 한다. 현실은 꼭 그렇지 않은데 단순하고 극단적인 가설과 이론에만 매몰되다 보니, 진단은 왜곡되고 처방 역시 제대로 된 효과 를 는기대하기 방법 중힘들다는 하나다.것. 그럼에도 궤도를 수정하지 않는 인테리어의 건 더 큰 문제다. 책은 이민 북유럽식 핵심은 자연 자, 무역전쟁, 불평등, 기후 위기, 기 주의 소재도성장과 있지만 무엇보다 조명에 본소득 등 당장 세계가 직면한 현안들에서 힘이 있다. 조명을 새로 들여놓기 힘 ‘나쁜 경제학’이 심어갈아 놓은 끼워 도그마들이 어떻 들다면 전구만 따스한 느 게 세상을변화시키는 망치고 있는지를 검증한다. 낌으로 것도 방법이다. 가령 도널드 무심한 듯 트럼프 화병에대통령이 툭 꽂아이민자를 넣은 꽃 막기 위한 장벽을 세울 때 내세운 논리는 은 적은 비용으로 기분을 환하게 이 바 민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것. 꿔놓는미국인의 가장 좋은 인테리어 요소로 인도적 차원에서 이민자 수용을 지지하던 꼽힌다. 북유럽 인테리어에서 그림 사람들도 ‘밥그릇’ 앞에선 마음이 크게 흔 이나 패턴은 빠질 수 없다. 예를 들어 들렸다. 핀란드의 마리메꼬를 보면 꽃이나 나

(hygge·행복하 고 여유로운 상

무 동식물 등 자연을 주제로 한 디자 인을 소재로 한다.

과 시간을 들이

코로나19로 세계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맞았다 지난달 28일 미국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모녀. ‘엄마의 일자리를 지켜 달라’는

하지만'겜성~'인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민자가 많 '집콕' 익숙한 북유럽

이 들어오면 미국 노동자들이 피해를 볼 것 이란 가설은 노동 공급이 증가하면 노동 가격, 즉 임금이 낮아질 거라는 고전적인 ‘수요-공급 법칙’을 단순 대입한 것에 불과 하다. 반대되는거실에선 실제 통계를녹 물로저자들은 마음을이와 다스린다. 제공한다. 늘어나면서 이민자 색같은 이민자가 자연의 색에서 영감 받은유쿠 입된 나라의 경제가 더 커졌고, 그 테이블 덕에 노동램 션을 몇개 소파에 올리고 자들은 승진했고 생산량도 증가했다. 프 옆에 미니 화분을 두거나 행잉플 전 세계가벽에 ‘물밀듯이’ 랜트를 걸어 몰려오는 색감을 이민자들 통일하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 또한 멋스러우면서도 안정감을 준다.과장 이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라 해서 전부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건 아니다. 이민자들 정리 = 양다영 기자 이 가난하고 무능력하고, 별 볼 일 없는 하 층 계급이라 단정 짓는 것도 무리다. 탈출 에도 돈이 있어야 한다. 기술과 체력이 뒷받 침되는 계급이 주로 움직였다.

주 화와 무역 준다 개방 들의 계경 어려울 배분 더집 세금 다. 주 금을 이라 시도 업들이 다. 가

일렬종대 케이크 달콤함과 함께 현대인들의 고독을 풍긴다 컷으로 읽는 책 보고만 있어도 입안 가득 달콤함이 올 라오지 않나. 모양도 색깔도 각자의 개성 을 뽐내며 진열된 깜찍한 케이크들은 일 단 시각을 즐겁게 한다. 한편으론 일렬종 대로 각 잡고 줄 맞춰 서 있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애처로움과 고독함마저 느껴 진다. 달콤함과 쓸쓸함, 포근함과 휑함. 어 울리지 않는 조화로움을 절묘하게 표현 해 낸 이 그림은 올해 100세를 맞은 미국 화가 웨인 티보의 작품 ‘캘리포니아 케이 크’(1979)다. 티보는 40대부터 조각 케이 크, 파이, 머핀, 아이스크림, 막대 사탕 같 은 ‘디저트’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배고픈 예술가”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디저트에 이어 우뚝 솟은 고층건물 사이를 서커스 하듯 넘나드는 비틀고 꺾인 경사진 도로 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 소재 로 취급받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내려 한 다”고 일갈했다. 너무나 익숙하지만, 그래서 주목받지 못한 디저트와 도로는, 일상의 소소한 행 복을 찾아 나선 고독한 현대인들의 마 음이 투영된 게 아닐까. 국내에 처음 선 보인 티보의 작품집 ‘웨인 티보, 달콤한 풍경’(HB프레스)엔 디저트 그림 46점 과 도시 풍경화 43점이 담겨 있다. 달 콤한 도시, 고독한 여정이 쉴 새 없이 펼 쳐진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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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4

LIFE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2020년 5월 9일 토요일

데이터로 본 한국인

HANHO KOREAN DAI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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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족, 국내 범죄^스릴러 시리즈 즐겨 봤다 코로나19 비대면 사회와 동영상 콘텐츠 소비 코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변화된 일상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늘어난 여유 시간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소일거리를 찾게 됐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소비 시간이 늘어났다. 과연 사회적 격리 기간 이런 동영상 콘텐츠 소비는 얼마나 늘어났을까. 또 사람들은 어떤 동영상 콘텐츠를 즐겨 봤을까.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낳은 비대면 사회의 동영상 콘텐츠 소비 양상을 살펴본다. 최홍규 (EBS 연구위원, 포스텍 데이터사이언스포럼 기획위원) 한국일보-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공동기획

많이 본 동영상은 ‘국내’ ‘시리즈’ ‘범죄·스릴러’ 우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동영상 서비스 방문자 추이를 살펴보았다. 지난 1년 간 추이를 볼 때, 유튜브 이용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가 본격화된 3월을 전후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가 유독 많이 증가했다. 이는 그동안 꾸준히 증가하던 유튜브와 넷플릭스 이용자의 방문 횟수와 이용 시간이 늘어나면 서 후발 주자인 국내 서비스와 격차를 벌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어떤 동영상을 즐겨 봤을까. 먼저 황금연휴 가 끝난 5월 6일 자 국내 넷플릭스 동영상 TOP 10으로 추천된 콘텐츠를 살펴보면, 상위에 랭크된 동영상 10개를 요약하는 키워드는 ‘국내’ ‘시리즈’ ‘범죄·스릴러’ ‘로맨스’ 등이다. 국 내에서 생산된 시리즈물 중에서 범죄·스릴러, 로맨스물을 즐겨 본 것이다. 국내 콘텐츠를 즐겨 보는 이유는 언어적, 문화적 거리가 가까워 이해가 쉽기 때문일 넷플릭스 동영상 톱 10 살펴보면 것이다. 그런데 국내 콘텐츠 중에서도 단편 이해하기 쉽고 몰입감 높아 선택 작이 아닌 시리즈물, 그중에서도 범죄·스릴 러물을 즐겨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콘텐 유튜브는 엔터 채널이 1, 2위 올라 츠에 담긴 언어와 문화는 이해와 공감이 쉬 오락^지속^단순성이 선택 코드 운 것을 선택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몰입 을 지속할 수 있는 드라마를 소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예능, 버라이어티를 보기도 하지만, 격리된 공간 속에서는 몰입감 높은 내용의 콘텐츠를 선택해 장시간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짧게 편집된 쇼 드라마 콘텐츠 인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유튜브 서비스 내에서도 유독 조회 수와 구독자 수가 폭 발적으로 늘어난 채널들이 눈에 띈다.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향력 이 높아진 유튜브 상위 채널들을 살펴보니 MBC와 JTBC에서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채 널이 1, 2위에 올랐다. 이들 채널의 조회 수는 1월에 각각 148%와 101%씩 증가했다. 또한 KBS World, tvN D ENT, JTBC Drama의 경우에는 3월과 4월에 지난 3년 동안 기록한 조회 수나 구독자 수 기록들을 갈아 치웠다. 특히 tvN D ENT의 경우에는 3월에 조회 수 2억1,000만뷰를 기록하고 구독자 수까지 21만명이 증가하여 최근 3년 동안 조회 수와 구 독자 수 기록을 큰 차이로 경신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기간 영향력이 커진 유튜브 채널들 속에서도 공통된 콘 텐츠 트렌드를 찾을 수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 특성에 맞춰 짧게 편집된 쇼와 드라마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유료 구독형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달리 유튜브는 광고가 붙은 무 료 동영상 서비스 이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비자는 장시간 콘텐츠를 계속 지켜보지 않 는다. 이를 종합해 보면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 사회의 동영상 콘텐츠 소비 양상은 오락성, 지속성, 단순성으로 정리된다. 심각하고 어려운 내용이라고 해도 분명 오락적 요소가 가미 되어 있고, 콘텐츠는 길이에 상관없이 지속해서 몰입할 수 있는 형태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으로는 단순하고 익숙한 스토리를 다룬 콘텐츠도 선호된다. 코로나19와 고립감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 콘텐츠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n번방 사건 연상 ‘인간수업’

“인간수업이 낳은 괴물 같은 신인배우”

불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넷플릭스(Netflix)의 오리지널 시리 즈 ‘인간수업’에 해외 매체의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공개 이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강렬한 이야기로 한국 내에서 뜨거운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는 ‘인간수업’이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 고 있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 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 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 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어두운 배경의 ‘인간수업’은 지 금껏 봐왔던 전형적인 한국의 10대 드라마가 아니다”(Forbes),“지금 까지 봐왔던 한국의 10대 드라마보 다 더 어둡고, 강렬하고, 폭력적이다. 고등학생들이 직면하는 문제와 그들 이 선택한 상황에 대한 결과가 강렬하 다”(Meaww) 등 위기의 청소년이라 는 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기와 이를 과감하게 풀어낸 이야기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인간수업’ 은 TV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10대 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고 있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같이 오늘날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Mariviu) 등 ‘인간수업’이 담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보여주었던 배 우들의 열연에도 박수를 보냈다. “김동희는 ‘SKY 캐슬’과 ‘이태원 클라쓰’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달리 더 깊고 섬세해진 감정 연기를 보여주었 다”(U Weekly),“젊은 출연진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각 인물들의 행동이 격렬해지는 것이 놀랍다”(Preview) “어두운 이 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잘 짜여진 이야 기와 배우들이 보여주는 최고의 연기는 ‘인간수업’이 완전히 매력적인 시리즈 임을 보여준다”(Unification),“인물 에 기반한 서사를 보여주는 ‘인간수업’ 은 한국 콘텐츠가 놀랍다는 것을 보여 준다"(Heaven of Horror) 등 몰입감 을 더하는 괴물 신예들의 열연과 시청 할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향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 심을 받고 있는 ‘인간수업’은 넷플릭스 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해외 매체들 “‘인간수업’, ‘기생충’만큼 강렬하다” 있는 청소년들의 문제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 문제임을 일깨워주 며 ‘인간수업’이 지닌 깊은 메시지에 공 감을 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인간수 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설국 열차’의 영향을 받은 듯한 팽팽한 긴장

감을 담고 있다”(Decider), “‘기생 충’과 ‘인간수업’은 공통적으로 충격적 인 결말과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 를 모두 깊숙하게 다루고 있다”(The national),“시장의 트렌드를 과감히 뛰어넘어, 이같이 어두운 이야기를 통

해 시청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 는 이 작품의 용기에 존경을 표할 수밖 에 없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계에 끼 친 영향처럼, ‘인간수업’은 한국 시리 즈의 다양성을 견인하는데 첫걸음을 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L’Official

Hommes)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 을 담고 있는 ‘인간수업’을 한국 콘텐츠 의 위상을 높인 영화 ‘기생충’과 견주어 언급하며 ‘인간수업’의 탄탄한 서사와 완성도 높은 장르적 몰입도에 아낌없는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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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경 기자


LIFE

| HANHO KOREAN DAILY 2020년 5월 9일 토요일

<61> 특수효과 새 역사 쓴 김용화 감독

유년 시절의 김용화 감독은 스포츠 소년 이었다. 중풍으로 다리를 절면서도 극장을 즐겨 찾던 아버지를 따라 춘천의 신도극장, 육림극장을 드나들면서 ‘벤허’(1959) ‘셰 인’(1953)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무기여 잘 있거라’(1957) 등을 접했지만, 초 등학생 때 삼미 슈퍼스타즈의 어린이 회원 이자 두산 베어스의 팬이었고, 중학교 시절 에는 태권도 선수로 제15회 전국소년체전 에 강원도 대표로 나가 은메달을 획득할 정 도의 실력자였다. 영화와 스포츠라는 성장 기의 관심사는 훗날 영화감독으로서 ‘국가 대표’(2009)와 ‘미스터 고’(2013)의 메가폰 을 쥐는 걸로 이어진다. ‘국가대표’에서 칠구 (김지석)가 봉구(이재응)의 뺨을 때리는 장 면은 전국체전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한 대 맞고 들어오자 코치에게 다짜고짜 뺨 을 맞았던 기억을 투영한 장면이었다 고 한다.

연영과 진학했지만 형편 어려워 휴·복학 반복하며 생업전선에 다양한 인간군상 만나 인생공부 국산 기술 CG 등 노하우 다져 ‘신과 함께’ 2부작 연타석 홈런

울대 체대를 넣어 보라는 학교의 기대를 등 지고 1991년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다.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이 입학 동기였다고 한다. 학교 분위기에 융화되지 못한 그는 보컬그룹에 들어가 공연활동에 열중했는데, 영화 대신 콘서트 감독으로 가 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품었던 이때의 경험 이 나중에 ‘미녀는 괴로워’(2006)에 부분적 으로 반영된다. 그러나 부모님의 병환과 빚 을 떠안게 된 형편에 꿈을 고집할 수 없었던 그는 1년 만에 휴학계를 내고 생업 전선에 뛰어든다. 1년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비와 치료비를 충당하고, 1년 복학했다가 다시 휴학하길 반복하는 세월이 28세 때까지 계 속되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영화 만 드는 법을 그때 터득한 것 같다”고 김 감독 은 술회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 생선 장사로 “그때 인생 공부와 영화 공부를 가장 많 이 하지 않았나 싶어요. 낮엔 생선장사 하 고 밤엔 비디오를 빌려 보면서 혼자 엄청난 양의 영화를 봤죠. 생선 장사라는 게 앞으 로 남아도 뒤로 밑지는데, 하루에 30만원어 치를 팔아도 생선이 남으면 그 돈이 다 까 이는 거예요. 그때는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재미있기도 했어요. 사기꾼이란 사기꾼은 다 만났고 정말 거칠고 다양한 인간 군상 을 만났어요.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사람들 을 관찰하며 세상에 대한 이해와 인간에 대 한 이해가 생겼어요.”(조선일보 2013년 8월

김용화 감독의 데뷔작 ‘오! 브라더스’(2003)

플래시백 한국영화 100년

낮엔 생선장사 밤엔 영화공부$ 한국형 판타지 ‘쌍천만 감독’으로 코폴라 감독에 반한 태권소년

인생을 바꾼 한 장의 사진 태릉선수촌 입촌을 꿈꾸던 유망주였지 만 점점 ‘시합 나가서 몇 분 만에 자신의 모 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운동이 벅찼고 허 무’(씨네 21 2003년 2월 14일자)해졌던 그 는 춘천고에 진학해서는 스포츠에 흥미를 잃었다. 인근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도색 잡지 뭉치를 뒤져보는 걸로 친구들과 소일 하던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영화가 다시 찾 아왔다. 영화잡지의 표지에는 수염 투성이의 덩 치 큰 남자가 헬리콥터에 탄 채 카메라 뷰 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지옥의 묵시 록’(1979)을 촬영 중이던 거장 프란시스 포 드 코폴라의 모습이었다. “흰 수염이 덥수 룩한데 무척 멋있는 거예요. 그 나이에 에너 지 넘치게 살며 대우도 받는 직업으론 감독 이 딱이겠다 싶었죠.”(한겨레신문 2006년 12월 11일자) 막연히슈퍼마켓 주인으로 살면 행복하겠다 고 생각했던 그가 영화 를 지망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꼴찌를 면치 못하던 성적을 각고의 노력 끝에 전교 5등까지 끌어올린 김 감독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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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5일 금요일

16일자) 목욕탕에 면도기를 팔고 고등어 500마 리의 배를 가르는가 하면, 생선 트럭을 몰 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중환자실 에서 투병 중인 어머니를 간병하는 나날이 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실에서 곁을 지키던 그에게 어머니는 말했다. “산소호흡기를 떼 달라.”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애써 추스르 고 불운과 악재를 이 악물고 버텨내야 했던 고난의 전반생은 이후 과도한 신파성을 지 적받는 그의 영화 세계 이면에 깊숙이 배어 들게 된다. ‘국가대표’에서 형 칠구의 군 입대를 막 기 위해 봉구가 병무청에 편지를 쓰는 대목 은 태권도 선수 경력 탓에 특수부대에 차출 될 뻔한 상황에서 어머니 간병을 위해 병무 청에 편지를 써야 했던 본인의 실화였고, ‘신 과 함께-죄와 벌’(2017)의 주인공 김자홍 (차태현) 역시 감독의 가족사와 접목해 각 색된 캐릭터였다. 1998년 김 감독은 생선가게 도매상을 접 고 영화학과에 복학한다. 그의 첫 연출작 은 수산시장 고등어 도매상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어머니의 병원비를 구하느라 애쓰 는 청춘을 그린 자전적 단편영화 ‘자반고등 어’(1999)였다. 제작비를 구할 방도가 막막 했지만, 그의 사연이 강원일보를 통해 알려 지면서 고향 동문회에서 모금한 지원금을 받아 완성하게 된다. ‘자반고등어’는 2000년 제42회 로체스터 국제영화제 대상에 제1회 대한민국영상대 전 우수상, 제33회 휴스턴국제영화제 동상 등을 수상하며 각광받았고, 김 감독 또한 주목할 만한 신인으로 영화계의 이목을 끌 게 된다. 긴 터널을 통과한 그의 인생에 서 광이 비치고 있었다. ‘아름다운 시절’(1998)의 감독이자 영 화사 백두대간의 대표였던 이광모 감독 에게 발탁된 김용화는 상업영화 데뷔작으 로 ‘오르페우스’를 준비한다. ‘트루 로맨 스’(1993)와 ‘세븐’(1995)의 영향을 받은 스 릴러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지만 나서 는 배우가 없어 엎어졌고, 데뷔작은 밝고 따

특수효과 기술을 접하게 해 준 ‘미녀는 괴로워’(2006)

뜻한 영화가 좋다는 김용운 매쉬필름 대표 의 조언에 따라 방향을 틀게 되었다. 코폴라 감독의 ‘잭’(1996)에서 조로증의 모티브를 얻은 그는 흥신소 직원인 형과 신 체가 빨리 늙는 조로증 환자인 동생의 형제 애를 그린 휴먼 코미디를 구상했다. ‘빌리 브’라는 가제로 출발한 영화는 일반 관객 모니터링을 거친 끝에 ‘오! 브라더스’(2003) 가 되었다. 320만의 준수한 흥행으로 화려한 출발 을 알린 김 감독은 여세를 몰아 ‘오! 브라더 스’ 이전부터 각본을 준비했던 ‘미녀는 괴로 워’에 착수한다. 일본 만화가 스즈키 유미 코의 동명 만화에서 뚱뚱한 여성이 성형수 술을 통해 미녀로 바뀐다는 설정만 취했을 뿐, 내용은 여자 가수지망생의 실화를 토대 로 완전히 뜯어고쳤고, 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를 보면서 주목했던 신인 김아중 을 주연으로 낙점했다. 본래 가수 데뷔를 준비하다가 연기자로 진로를 틀었던 김아중은 노래 실력까지 요 구되는 한나 역을 훌륭히 소화했고, ‘미녀 는 괴로워’는 로맨틱 코미디물로서는 역대 급인 흥행 성적(660만명)을 거둔다. 나가 노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겪은 실화에 ‘쿨 러닝’(1993)의 구성을 엮은 ‘국가대표’ 또한 803만명의 성적을 내면서 흥행사 김 감독의 입지는 확고해진다.

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개발한 국산 기술을 활용한 결과였다. ‘미 스터 고’의 컴퓨터 그래픽을 위해 할리우드 를 찾은 김 감독은 디지털 고릴라를 만드 는 데만 500억~800억원이 필요하다는 업 체의 요구에 마음을 돌려 국산 자체 기술의 개발을 추진한다. 사재를 털어 2011년 덱스 터 디지털(덱스터 스튜디오의 전신)을 설립 한 그는 봉준호의 ‘괴물’(2006)에서 시각효 과를 맡았던 전문가 정성진을 비롯, 한국의 1세대 시각특수효과(VFX) 슈퍼바이저들 을 끌어들여 125억원에 디지털 고릴라를 구 현하는 데 성공한다. 조지 루카스의 ILM, 피터 잭슨의 웨타 디 지털, 제임스 카메론의 디지털 도메인에 버

금가는 회사를 만들자는 야심찬 행보였다. 순제작비만 225억원을 쏟아부은 ‘미스터 고’는 손익분기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흥 행 참패로 오점을 남겼지만, 이 값비싼 실험 은 전화위복이 되었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중국영화계의 투자 를 받으며 컴퓨터그래픽(CG) 노하우를 다 져나갔다. 덱스터 스튜디오가 가상세계를 구현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기술에 도달했 다고 판단한 김 감독은 한국 영화사상 유 례없는 VFX 판타지 영화의 제작에 들어간 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2부작 ‘신과 함 께-죄와 벌’과 ‘신과 함께-인과 연’(2018)은 모두 1,000만 관객을 넘기는 불후의 흥행 신화를 쓰게 되었다. 조재휘

영화 평론가

특수효과의 개척자 ‘미녀는 괴로워’에서 성형 이전 한나 역의 분장을 위해 ‘스파이더맨’(2002), ‘엑스맨-최 후의 전쟁’(2006)의 특수분장 담당자 크리 스 콥지나의 팀을 기용하는 등 특수효과 에 공을 들인 김용화는 이후 이 분야 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국 가대표’에서의 시합 장면은 독 일의 오버스트도르프 스키 점프 월드컵 대회를 촬영 한 영상에 배우의 연기를 합성하고, 3D 렌더링으 로 눈을 비롯한 날씨 효 과를 덧입혀서 완성했는

고릴라의 털 한올까지 세부 묘사하는 빼어난 기술력을 보인 ‘미스터 고’(2013) 쇼박스

‘라라랜드’ 감독의 첫 드라마 ‘디 에디’… 재즈 그리고 파리 파리 퇴락한 동네 재즈클럽 배경 뮤지션 중심으로 주변 인생 그려 ‘위플래쉬’ ‘라라랜드’ 합친 듯

데이미언 셔젤(35) 감독은 2010년대 미국 할리우드의 샛별이다. 30세에 만 든 첫 영화 ‘위플래쉬‘(2015)로 아카데 미영화상 남우조연상과 편집상 등 3 개상을 받았다. 두 번째 영화 ‘라라랜 드’(2016)로는 역대 최연소 감독상 등 6 개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챙겼다. 흥행 성적도 빼어났다. ‘위플래쉬’의 전 세계 극장 매출은 3,896만달러로 제

작비(330만달러)의 11.8배였다. ‘라라 랜드’는 2,000만달러를 들여 4억4,414 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세 번째 영화 ‘퍼 스트맨’(2018)은 성과가 미미했으나 완 성도와 흥행성을 두루 갖췄다는 셔젤 감독에 대한 평을 망칠 정도는 아니었 다. 그 셔젤 감독의 첫 드라마 ‘디 에디’ 가 지난 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8

부작 가운데 1,2회를 연출했고 제작도 겸했다. ‘디 에디’는 ‘위플래쉬’와 ‘라라랜드’ 를 합쳤다. 고등학교 시절 재즈 드러머 를 꿈꿨던 셔젤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위플래쉬’에다 녹였다. 로스앤젤레스 를 배경으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 찬(라이언 고슬링)와 배우 지망생 미아( 에마 스톤)의 꿈과 사랑을 그린 ‘라라랜 드’에는 프랑스 뮤지컬 영화의 향기가 짙게 배어 있다. ‘디 에디’는 그래서 프 랑스, 그리고 재즈 이야기다. 드라마 배경은 프랑스 파리의 퇴락한 어느 동네 재즈클럽 디 에디. 파리가 제 아무리 낭만도시라 해도 비주류 장르인 재즈를 하는 이들은 안팎으로 버겁다. “ 짜증나고 콧대 높은”데, “셀린 디온의 음 악”은 하지 않아서다. 미국 유명재즈 피 아니스트인 클럽 사장 엘리엇(안드레 홀 랜드)과 연인 마야(요안나 쿨릭) 등을 중 심으로 파리 주변부 인생을 섬세하게 묘 사한다. 감정이 요동칠 때면 현란한 트럼 펫 연주가, 고뇌와 슬픔에 젖어들 때엔

칸영화제, 코로나19에 결국 행사 취소

단조 보컬이 화면 위를 떠돈다. 재즈에 파묻혀 살며 사랑하고 꿈을 꾸는 이들의 모습은 ‘위플래쉬’ ‘라라랜드’와 겹친다. 연출 또한 지극히 재즈스럽다. 콧대 높 게도 대중 눈높이보다 재즈 애호가를 겨 냥한 어법을 이어간다. 살인사건이 터지 고 폭력조직이 등장해도 영화의 진행 속 도는 대체로 아다지오다. ‘위플래쉬’의 광기, ‘라라랜드’의 달콤함도 없다. 묻어 나는 건 셔젤 감독의 재즈에 대한 애착, 그리고 파리에 대한 향수다. 셔젤 감독은 프랑스인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자랐다. 재즈 애호가라면 그런 감독의 발걸음 에 서서히 젖어 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 드라마 다. ‘디 에디’는 대중성과 무관하게 셔젤 감독이 자신의 정체성을 이전보다 명확 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6월 초 선정작만 한데 묶어 발표 황금종려상 등 수상작은 없어 제73회 칸국제영화제가 신종 코 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결국 올해 행사를 포 기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칸영 화제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 6월 초 선정작들 발표만 한 뒤 이 영화 들을 베니스영화제, 토론토국제영 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과 협력해 상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결 론지었다. 보통 5월에 열리는 칸영화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이미 6월로, 그 다음엔 무기한으로 두 차례 연 기했다. 이 때문에 ‘가을 개막설’ 도 점쳐졌으나 9월엔 오랜 라이벌 인 베니스영화제가 있다는 등의 이 유로 사실상 올해 개최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칸

영화제는 결국 행사 취소로 결론지 은 셈이다. 그럼에도 선정작을 발표하는 것 에 대해 버라이어티는 “코로나19 로 관객이 급감한 극장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 해석했다. 선정작 조 차 내놓지 않을 경우 영화계가 입 을 타격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하 지만 선정작은 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비경쟁 부문 등 각 부문별로 나뉘어 나오는 게 아니라 ‘칸 2020’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 인다. 황금종려상 등 수상작은 경 쟁부문이기에 올해에는 황금종려 상 수상작 자체가 없다. 다만 ‘칸 2020’에 포함된 영화라도 개봉이 1 년 연기됐을 경우 내년에는 선정작 이 될 수 있다. 30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B26

생 활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2020년 5월 9일 토요일

동그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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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9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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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선을넘지 넘지않는 않는 고양이 고양이 매력에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선을 매력에푹푹빠졌죠” 빠졌죠”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고양이 매력에 푹 빠졌죠” EBS ‘고양이를 부탁해’

김명철 수의사 EBS ‘고양이를 부탁해’

김명철 수의사 한 집에 두 ‘사모님’과 함께 산다고 했다. 초면인 이에게 무슨 소린가 싶던 찰나. 한 사모님은 평생 반려인, 한 집에 두 ‘사모님’과 함께 산다고 다른 사모님은 반려묘 이름이란다. 했다. 초면인 이에게 무슨 소린가 EBS 고양이 행동 교정 프로그램 싶던 찰나. 한 사모님은 평생 반려인, ‘고양이를 부탁해’의 터줏대감인 다른 사모님은 반려묘 이름이란다. 김명철(37) 수의사 이야기다. EBS 고양이 행동 교정 프로그램 ‘미야옹철 ’(고양이 울음소리 의성어인 ‘고양이를 부탁해’의 터줏대감인 ‘미야옹’ + ‘김명철’) 애칭으로 더 김명철(37) 수의사 이야기다. 유명한 그다. ‘미야옹철’(고양이 울음소리 의성어인 ‘미야옹’ + ‘김명철’) 애칭으로 더 유명한 그다.

사모님^애기씨 두 마리 키우며 반려묘 행동교정 TV프로 진행 “캣 타워^사냥놀이로 스트레스 해소 사모님^애기씨 두 마리 키우며 문제 행동 대부분 해결 할 수 있어” 반려묘 행동교정 TV프로 진행 “가족 된 지 1년 반 만에 떠난 해소 아톰 “캣 타워^사냥놀이로 스트레스 10년 지났지만 지금도 문제 행동 대부분 해결눈물 할 수나 있어” 고양이 마을 만드는 게 꿈” “가족 된 지 1년 반 만에 떠난 아톰 10년 지났지만 지금도 눈물 나 고양이 마을 만드는 게 꿈”

고양이로 완성된 일상 “사실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 어요.” ‘동물 그리고 사람 이야기(동그람이)인 고양이로 완성된 일상 터뷰 주인공들은 으레 어릴 적부터 동물을 “사실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 좋아했거나, 어떤 계기로 동물과 친해져 자 어요.” 연스레 관련 일을 찾는 게 보통이었다. 그 ‘동물 그리고 사람 이야기(동그람이)인 런데 김 수의사는 그간의 주인공들과는 결 터뷰 주인공들은 으레 어릴 적부터 동물을 이 조금 달랐다. 국내 반려문화, 특히 반려 좋아했거나, 어떤 계기로 동물과 친해져 자 묘가 매우 생소하던 1990년대 시골에서 어 연스레 관련 일을 찾는 게 보통이었다. 그 린 시절을 보낸 그에게 고양이는 이웃집이 런데 김 수의사는 그간의 주인공들과는 결 키우던 닭이나 훔치던 ‘도둑고양이’가 익숙 이 조금 달랐다. 국내 반려문화, 특히 반려 했다. 02학번으로 전남대 수의대에 진학하 묘가 매우 생소하던 1990년대 시골에서 어 고 졸업할 때까지도 그랬다. 그땐 몰랐다. 린 시절을 보낸 그에게 고양이는 이웃집이 고양이가 자신의 인생을 깊이 후벼 파고 한 키우던 닭이나 훔치던 ‘도둑고양이’가 익숙 자리 차지할 줄은. 했다. 02학번으로 전남대 수의대에 진학하 고양이 매력에 빠진 건 서울 한 동물병원 고 졸업할 때까지도 그랬다. 그땐 몰랐다. 에서 수의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다. 오로지 고양이가 자신의 인생을 깊이 후벼 파고 한 반려인만 바라보는 강아지들은 부담스러 자리 차지할 줄은. 웠다. 이와 달리 고양이는 옆에 있는 친구 고양이 매력에 빠진 건 서울 한 동물병원 같았다. 서로 아끼는 건 알지만 선은 지키는 에서 수의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다. 오로지 편함과 긴장의 중간 사이. 아무리 좋아도 반려인만 바라보는 강아지들은 부담스러 여름에는 덥다고 피하는 식이다. “고양이는 웠다. 이와 달리 고양이는 옆에 있는 친구 선을 넘지 않아요.” 같았다. 서로 아끼는 건 알지만 선은 지키는 그를 집사(고양이 반려인) 세계로 이끈 편함과 긴장의 중간 사이. 아무리 좋아도 건 ‘아톰’이다. 직장생활로 상경해 수의사 여름에는 덥다고 피하는 식이다. “고양이는 인 룸메이트와 살던 2009년 가족으로 맞았 선을 넘지 않아요.” 다. 이전 주인이 포기해 룸메이트의 동물병 그를 집사(고양이 반려인) 세계로 이끈 원에서 크던 생후 7개월가량 된 친구였다. 건 ‘아톰’이다. 직장생활로 상경해 수의사 그러나 함께한 지 1년 반 만에 하늘로 떠났 인 룸메이트와 살던 2009년 가족으로 맞았 다. 당시로선 치사율 100%인 전염성복막 다. 이전 주인이 포기해 룸메이트의 동물병 염이었다.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하며 여러 원에서 크던 생후 7개월가량 된 친구였다. 차례 수혈을 받고, 안락사를 고민하던 시 그러나 함께한 지 1년 반 만에 하늘로 떠났 다. 당시로선 치사율 100%인 전염성복막 염이었다.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하며 여러 차례 수혈을 받고, 안락사를 고민하던 시

사모님(오른쪽)과 애기씨가 사냥놀이에 집중하는 모습. 두 반려묘는 지 난해 김명철 수의사의 새가족이 됐다. 김명철 수의사 제공

사모님(오른쪽)과 애기씨가 사냥놀이에 집중하는 모습. 두 반려묘는 지 난해 김명철 수의사의 새가족이 됐다. 김명철 수의사 제공

김명철 수의사가 지난달 서울 연남동 동그람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 고양이 문화가 좀 더 스며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동그람이 김광영

기. 내 자식 병을 못 고치는 의사 마음에, 서 내도 만났다. 그렇게 지난해 초부터 조심스 따른 폐렴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레 인터뷰를 새로운 반려생활을 그는문화가 “반 좀 더 구조돼 또 다른 가족이 된 ‘애기씨’까지. 그 서히 꺼져 가는지난달 생명을 바라볼 없는 “국내에 고양이 ”고 했다. 김명철 수의사가 서울 연남동수밖에 동그람이 사무실에서 하고 있다. 그는시작했다. 스며들었으면 한다 동그람이 김광영 상황에 한 달 정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 려동물을 잃은 허탈감을 준비되지 않은 또 는 삶 대부분을 고양이와 공유한다. “수의 로 상처가 깊었다. 아직도 부르면 눈물이 다른 반려생활로 채우지 말라”고 당부한 사가 된 후 3~4년 정도 지나 고양이털 알레 기. 내 자식 병을 못 고치는 의사 마음에, 서 내도 만났다. 그렇게 지난해 초부터 조심스 따른 폐렴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먼저 흐르는 이름. 인터뷰 중 눈시울이 불거 다. 적어도 펫로스(반려동물 상실증후군) 르기가 생겼어요. 심할 때는 약을 먹어야 하 서히 꺼져 가는 생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레 새로운 반려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반 구조돼 또 다른 가족이 된 ‘애기씨’까지. 그 진 그가 말했다. “그땐 수의사인 게 싫었어 에는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히지 않는 죠. 그래도 좋습니다. 고양이는 이제 제 삶 상황에 한 달 정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 려동물을 잃은 허탈감을 준비되지 않은 또 는 삶 대부분을 고양이와 공유한다. “수의 의 한 부분이니까요.” 요. 앞으로의 상황을 더 자세히 예측할 수 다’는 게 지론이다. 로 상처가 깊었다. 아직도 부르면 눈물이 다른 반려생활로 채우지 말라”고 당부한 사가 된 후 3~4년 정도 지나 고양이털 알레 있으니까요.” 아내는 2013년 우연찮게 예능프로그램 먼저 흐르는 이름. 인터뷰 중 눈시울이 불거 다. 적어도 펫로스(반려동물 상실증후군) 르기가 생겼어요. 심할 때는 약을 먹어야 하 아톰의 죽음은 첫 반려생활의 미숙함과 에 출연한 그를 TV로 접하고, 반려묘의 건 고양이를 위한 일상 진 그가 말했다. “그땐 수의사인 게 싫었어 에는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히지 않는 죠. 그래도 좋습니다. 고양이는 이제 제 삶 잦은 야근으로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한 본 강 상담을 받다 인연이 됐다. 돌보지는 않 국내 유일 반려묘 행동교정 프로그램인 의 한 부분이니까요.” 요. 앞으로의 상황을 더 자세히 예측할 수 다’는 게 지론이다. 인의 잘못 같았다. 준비되지 않으면 다시는 으면서 많은 동물을 키우는 데만 집착하는 ‘고양이를 부탁해.’ 그는 2018년 3월 시작해 있으니까요.” 아내는 2013년 우연찮게 예능프로그램 키우지 않겠다 마음 먹었다. 그러고 10년이 애니멀호더가 원룸에 방치하던 21마리 고 현재 시즌5가 방영 중인 이 방송의 터줏대 아톰의 죽음은 첫 반려생활의 미숙함과 에 출연한 그를 TV로 접하고, 반려묘의 건 고양이를 위한 일상 흘렀다. 그사이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생활 양이 중 하나였다가 지난해 3월 새로 가족 감이다. 그는 이를 통해 ‘캣통령’이라는 수 잦은 야근으로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한 본 강 상담을 받다 인연이 됐다. 돌보지는 않 국내 유일 반려묘 행동교정 프로그램인 공간도 넓어졌다. 또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 이 된 ‘사모님’. 그리고 오랜 길거리 생활에 식어까지 얻었다. 반려견 행동교정 프로그 인의 잘못 같았다. 준비되지 않으면 다시는 으면서 많은 동물을 키우는 데만 집착하는 ‘고양이를 부탁해.’ 그는 2018년 3월 시작해 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로 유명세를 타 키우지 않겠다 마음 먹었다. 그러고 10년이 애니멀호더가 원룸에 방치하던 21마리 고 현재 시즌5가 방영 중인 이 방송의 터줏대 며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훈련사와 흘렀다. 그사이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생활 양이 중 하나였다가 지난해 3월 새로 가족 감이다. 그는 이를 통해 ‘캣통령’이라는 수 비슷한 경우다. 김 수의사는 이 프로그램 공간도 넓어졌다. 또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 이 된 ‘사모님’. 그리고 오랜 길거리 생활에 식어까지 얻었다. 반려견 행동교정 프로그 에서 사연을 신청한 집사의 집을 직접 찾는 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로 유명세를 타 다. 그리고 현장에서 집사와 반려묘의 행동 며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훈련사와 을 진단한다. 예를 들어 시도 때도 없이 깨 비슷한 경우다. 김 수의사는 이 프로그램 무는 반려묘가 고민이라는 집사를 만나 보 에서 사연을 신청한 집사의 집을 직접 찾는 고, 고양이도 관찰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는 다. 그리고 현장에서 집사와 반려묘의 행동 식이다. 을 진단한다. 예를 들어 시도 때도 없이 깨 “정말 방송처럼 반려묘들의 문제행동이 무는 반려묘가 고민이라는 집사를 만나 보 감쪽같이 사라지나요?” 프로그램 관련 질 고, 고양이도 관찰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는 문 중 가장 많이 접하는 내용이다. 그는 영 식이다. 역동물인 고양이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 “정말 방송처럼 반려묘들의 문제행동이 면 반려묘의 문제행동이 좋아진다고 말한 감쪽같이 사라지나요?” 프로그램 관련 질 다. 여기에 집사 교육까지 진행하면 문제행 김명철 수의사의 첫 반려묘인 아톰이 2009년 전염성복막염으로 입원해 지난달 방송된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김명철 수의사가 고양이의 문제행 문 중 가장 많이 접하는 내용이다. 그는 영 치료를 받고 있다. 아톰은 이때 세상을 떠났다. 김명철 수의사 제공 동을 교정하고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 캡처 동의 80~90% 정도는 교정할 수 있다는 생 역동물인 고양이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 면 반려묘의 문제행동이 좋아진다고 말한 다. 여기에 집사 교육까지 진행하면 문제행 김명철 수의사의 첫 반려묘인 아톰이 2009년 전염성복막염으로 입원해 지난달 방송된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김명철 수의사가 고양이의 문제행 치료를 받고 있다. 아톰은 이때 세상을 떠났다. 김명철 수의사 제공 동을 교정하고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 캡처 동의 80~90% 정도는 교정할 수 있다는 생

각이다. 단 꾸준함은 전제 조건. 한 번 교육 으로 문제행동이 잠시 좋아질 순 있어도, 교 육이 일정 기간 이어지지 않으면 실패할 가 능성도 다분하다. “저도 마법을 부리지는 각이다. 단 꾸준함은 전제 조건. 한 번 교육 못해요. 프로그램은 모든 과정을 압축해 으로 문제행동이 잠시 좋아질 순 있어도, 교 보여 주는 것뿐이죠.” 육이 일정 기간 이어지지 않으면 실패할 가 그가 문제행동 해결책으로 유독 강조하 능성도 다분하다. “저도 마법을 부리지는 는 사항은 두 가지로,캣타워와 사냥놀 못해요. 프로그램은 모든 과정을 압축해 이다. 캣타워는 야생성이 남아 있는 영역동 보여 주는 것뿐이죠.” 물 특성상 높은 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지켜 그가 문제행동 해결책으로 유독 강조하 볼 수 있는 수직적 공간의 필요성에 따른 것 는 사항은 두 가지로,캣타워와 사냥놀 이다. 사냥놀이는 고양이에게 개로 비유하 이다. 캣타워는 야생성이 남아 있는 영역동 면 산책일 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효과 물 특성상 높은 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지켜 적이다. 볼 수 있는 수직적 공간의 필요성에 따른 것 지난해 2월 펴낸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 이다. 사냥놀이는 고양이에게 개로 비유하 실’도 이런 내용들이 주로 담겼다. 한 마디 면 산책일 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효과 로 요약하면 ‘기본부터 지키자’다. 진료를 적이다. 하다 보면 오랜 기간 고양이를 키운 집사들 지난해 2월 펴낸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 도 의외로 기본을 모른다는 게 그의 판단이 실’도 이런 내용들이 주로 담겼다. 한 마디 다. 여기에는 밥그릇과 화장실 위치 선정 노 로 요약하면 ‘기본부터 지키자’다. 진료를 하우 같은 가장 기초적인 내용들도 포함된 하다 보면 오랜 기간 고양이를 키운 집사들 다. 그는 비싼 장난감을 고민하기보다 잠 도 의외로 기본을 모른다는 게 그의 판단이 자리가 불편한지, 화장실에 문제는 없는지 다. 여기에는 밥그릇과 화장실 위치 선정 노 살피는 게 반려묘에게 훨씬 중요하다고 강 하우 같은 가장 기초적인 내용들도 포함된 조한다. 다. 그는 비싼 장난감을 고민하기보다 잠 최근에는 ‘고양이를 부탁해’에 더블 캐스 자리가 불편한지, 화장실에 문제는 없는지 팅으로 출연 중인 나응식 수의사와 함께 살피는 게 반려묘에게 훨씬 중요하다고 강 ‘냥신 & 미야옹철의 캣토피아’ 팟캐스트 방 조한다. 송도 시작했다. 지난 3월 말부터 주 1회 진 최근에는 ‘고양이를 부탁해’에 더블 캐스 행하는 이것 역시 약간의 수다를 버무려 관 팅으로 출연 중인 나응식 수의사와 함께 련 내용들을 더 쉽게 전달하려는 노력이다. ‘냥신 & 미야옹철의 캣토피아’ 팟캐스트 방 “국내에 고양이 문화가 좀 더 스며들었으 송도 시작했다. 지난 3월 말부터 주 1회 진 면 좋겠어요.” 행하는 이것 역시 약간의 수다를 버무려 관 고양이 특성은 무시된 채 몸집 작은 개 정 련 내용들을 더 쉽게 전달하려는 노력이다. 도로 치부되던 인식은 이제 많이 사라졌다. “국내에 고양이 문화가 좀 더 스며들었으 하지만 여전히이유 없이 학대당하는 길고양 면 좋겠어요.” 이만 봐도 아직은 ‘도둑고양이’신세를 완전히 고양이 특성은 무시된 채 몸집 작은 개 정 벗어나지 못한 과도기다. 그가 고양이 마을 도로 치부되던 인식은 이제 많이 사라졌다. 을 꿈꾸는 이유다. 코로나19와 대일 갈등이 하지만 여전히이유 없이 학대당하는 길고양 없던 지난해 초만 해도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이만 봐도 아직은 ‘도둑고양이’신세를 완전히 찾던 대만 허우통 고양이마을과 일본 아 벗어나지 못한 과도기다. 그가 고양이 마을 이노시마 고양이섬. 특히 100여 마리 이상 을 꿈꾸는 이유다. 코로나19와 대일 갈등이 고양이들이 마을 이곳저곳에서 편히 놀며 없던 지난해 초만 해도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허우통은 수시로 찾던 대만 허우통 고양이마을과 일본 아 찾으며, 그곳 담당자들과도 교류한다. 이노시마 고양이섬. 특히 100여 마리 이상 국내에서 고양이를 사랑스러운 존재 고양이들이 마을 이곳저곳에서 편히 놀며 로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기에 고양이 마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허우통은 수시로 을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 찾으며, 그곳 담당자들과도 교류한다. 해서다. 사실 국내 고양이마을 조성은 국내에서 고양이를 사랑스러운 존재 후보지 선정부터 지자체 및 주민들과의 로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기에 고양이 마 협의, 적정 개체수 조절 등 실제 운영까 을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 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는 “시대적 해서다. 사실 국내 고양이마을 조성은 흐름이니 언젠가는 국내에도 꼭 고양이 후보지 선정부터 지자체 및 주민들과의 마을이 조성될 걸로 본다”며 “고양이마을 협의, 적정 개체수 조절 등 실제 운영까 을 조성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 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는 “시대적 고 했다. 흐름이니 언젠가는 국내에도 꼭 고양이 이태무 동그람이팀장 마을이 조성될 걸로 본다”며 “고양이마을 을 조성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 고 했다. 이태무 동그람이팀장

학대받다 구조된 ‘자연공원’ 코끼리들$ 태국 가면 ‘코끼리 타기 관광’하지 마세요

학대받다 구조된 ‘자연공원’ 코끼리들… 태국 가면 ‘코끼리 타기 관광’하지 마세요 들어있는 코끼리 트래킹 일정을 따라가는 학대받다 구조된 ‘자연공원’ 코끼리들$ 태국 가면 ‘코끼리 타기 관광’하지 마세요 것이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는 ‘이색적인 경 양효진의 동물과 떠나는 세계여행

태국 치앙마이 중심에서 차로 1시간만 가 이곳에서는 코끼리를 이동시킬 때 불훅 양효진의 동물과 떠나는 세계여행 면 코끼리 자연공원(Elephant Nature (Bullhook)이라는 쇠꼬챙이로 찌르지 않 Park)이 있다. 학대받은 코끼리들을 구조 고 바나나를 이용해 훈련한다. 지금은 편안 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한 삶을 살고 있지만 멀어 버린 눈이나 찢긴 태국 치앙마이 중심에서 차로 1시간만 가 이곳에서는 코끼리를 이동시킬 때 불훅 곳이다. 코끼리를 90여 마리를 포함해 버려 귀를 보니 이제껏 겪어 왔을 고통에 마음이 면 코끼리 자연공원(Elephant Nature (Bullhook)이라는 쇠꼬챙이로 찌르지 않 진 개와 고양이 등 동물 3,000여 마리를 먹 아팠다. 사람들은 코끼리를 통제하기 위해 Park)이 있다. 학대받은 코끼리들을 구조 고 바나나를 이용해 훈련한다. 지금은 편안 여 살린다. 어린 새끼를 어미와 강제로 떨어뜨린다. 몸 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한 삶을 살고 있지만 멀어 버린 눈이나 찢긴 입구로 들어가니 코끼리가 먹을 음식으 을 묶고 먹이도 주지 않고 며칠간 불훅으로 곳이다. 코끼리를 90여 마리를 포함해 버려 귀를 보니 이제껏 겪어 왔을 고통에 마음이 로 가득한 부엌이 보였다. 어마어마한 양 찌르고 때린다. 이런 학대 훈련 과정을 ‘파 진 개와 고양이 등 동물 3,000여 마리를 먹 아팠다. 사람들은 코끼리를 통제하기 위해 이었다. 코끼리는 하루에 250kg을 먹는다. 잔(Phajaan)’이라 한다. 여 살린다. 어린 새끼를 어미와 강제로 떨어뜨린다. 몸 방문객들의 입장료 대부분을 먹이에 쓴다 동물 복지에 관한 인식이 나아진 요즘에 입구로 들어가니 코끼리가 먹을 음식으 을 묶고 먹이도 주지 않고 며칠간 불훅으로 는 말이 실감 났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도 이런 방식은 여전하다. 지금 태국에는 로 가득한 부엌이 보였다. 어마어마한 양 찌르고 때린다. 이런 학대 훈련 과정을 ‘파 태국 여성분이 나와 우리를 안내했다. 바나 3,700마리의 코끼리가 사람에게 잡혀 관광 이었다. 코끼리는 하루에 250kg을 먹는다. 잔(Phajaan)’이라 한다. 나와 수박을 가져와 앞에 있던 코끼리들에 과 불법 벌목을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 코 방문객들의 입장료 대부분을 먹이에 쓴다 동물 복지에 관한 인식이 나아진 요즘에 게 주면 된다고 했다. 너무 가까이 가지 않 끼리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손에 쥔 불훅은 는 말이 실감 났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도 이런 방식은 여전하다. 지금 태국에는 도록 그어진 선 뒤에서 코끼리 코에 수박을 시시때때로 코끼리의 몸을 찌른다. 태국 여성분이 나와 우리를 안내했다. 바나 3,700마리의 코끼리가 사람에게 잡혀 관광 줬다. 코에서 따뜻한 숨이 나왔다. 간식을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이 사실을 모른 채 나와 수박을 가져와 앞에 있던 코끼리들에 과 불법 벌목을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 코 맛있게 먹은 코끼리들은 직원들과 함께 자 코끼리를 탄다. 코끼리를 타서 재미있고 좋 게 주면 된다고 했다. 너무 가까이 가지 않 끼리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손에 쥔 불훅은 리를 떠났다. 았다는 후기가 최근까지도 블로그와 유튜 도록 그어진 선 뒤에서 코끼리 코에 수박을 시시때때로 코끼리의 몸을 찌른다. 줬다. 코에서 따뜻한 숨이 나왔다. 간식을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이 사실을 모른 채 맛있게 먹은 코끼리들은 직원들과 함께 자 코끼리를 탄다. 코끼리를 타서 재미있고 좋 리를 떠났다. 았다는 후기가 최근까지도 블로그와 유튜

태국 치앙마이 인근 ‘코끼리 자연공원’에서 직원이 코끼리에게 수박을 주고 있다.

양효진씨 제공

브에 올라와 있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무심 코 코끼리들의 학대를 ‘선택’한다. 그 과정

은 사실 단순하다. 태국 파타야, 푸껫 등 유 명 관광지 패키지 여행을 예약하고 거기에

브에 올라와 있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무심 코 코끼리들의 학대를 ‘선택’한다. 그 과정

은 사실 단순하다. 태국 파타야, 푸껫 등 유 명 관광지 패키지 여행을 예약하고 거기에

태국 치앙마이 인근 ‘코끼리 자연공원’에서 직원이 코끼리에게 수박을 주고 있다.

양효진씨 제공

험’에 가려 그 행위 자체가 코끼리 학대라는 사실은 생각하지 못한다. 들어있는 코끼리 트래킹 일정을 따라가는 며칠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 것이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는 ‘이색적인 경 로나19) 때문에 이러한 태국 관광 산업이 어 험’에 가려 그 행위 자체가 코끼리 학대라는 려움을 겪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람들이코 사실은 생각하지 못한다. 끼리를 먹일 돈이없어 코끼리를 포기했고, 그 며칠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 래서 최근 이 공원에 많은 코끼리가 들어오게 로나19) 때문에 이러한 태국 관광 산업이 어 됐다.이로써 학대받던 코끼리가 공원에서 자 려움을 겪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람들이코 유를 찾은 건 다행이지만, 돌봐야 할 코끼리가 끼리를 먹일 돈이없어 코끼리를 포기했고, 그 갑자기늘어난 공원의상황도 여의치않다. 하 래서 최근 이 공원에 많은 코끼리가 들어오게 루 100명 가까이 오던 공원도 신종 코로나 확 됐다.이로써 학대받던 코끼리가 공원에서 자 산 방지를 위해문을 닫아,기부금을 받기어렵 유를 찾은 건 다행이지만, 돌봐야 할 코끼리가 다. 당장 코끼리들을 먹일 돈이없어 사람들의 갑자기늘어난 공원의상황도 여의치않다. 하 도움이절실하다.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면 코 루 100명 가까이 오던 공원도 신종 코로나 확 끼리 관광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있다. 공원 산 방지를 위해문을 닫아,기부금을 받기어렵 에서이런 사람들이 코끼리를 학대하지 않고 다. 당장 코끼리들을 먹일 돈이없어 사람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한계가 도움이절실하다.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면 코 있다. 끼리 관광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있다. 공원 무엇보다 수요가 없어져야 한다. 코끼리 에서이런 사람들이 코끼리를 학대하지 않고 를 타는 관광 상품이 있는 여행사에 의견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한계가 보내고 사람들에게 이러한 현실을 알리는 있다. 무엇보다 수요가 없어져야 한다. 코끼리 를 타는 관광 상품이 있는 여행사에 의견을 보내고 사람들에게 이러한 현실을 알리는

방법이 있다. 코끼리를 탔다고 자랑하는 사 진이나 영상도 이제는 사라지길 바란다. 공 원에서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코끼리 들이 목욕하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사람들 방법이 있다. 코끼리를 탔다고 자랑하는 사 이 함께 물에 들어가 코끼리 목욕을 도왔는 진이나 영상도 이제는 사라지길 바란다. 공 데, 더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개 원에서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코끼리 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멀리서 세 마 들이 목욕하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사람들 리의 코끼리가 물에서 뒹구는 모습을 봤다. 이 함께 물에 들어가 코끼리 목욕을 도왔는 동물이 순수하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오랜 데, 더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개 만에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코끼리들은 넓 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멀리서 세 마 은 들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친구와 어 리의 코끼리가 물에서 뒹구는 모습을 봤다. 울렸다. 학대와 무관심이 가득한 세상에서 동물이 순수하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오랜 이렇게 코끼리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만에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코끼리들은 넓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귀한 장면이었다. 지 은 들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친구와 어 금은 무심코 해 왔던 일들에 대해 돌아보기 울렸다. 학대와 무관심이 가득한 세상에서 좋은 시간이다. 인간의 선택이 만물에 영향 이렇게 코끼리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을 준다는 점을 실감하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귀한 장면이었다. 지 는 요즘이다. 시간이 지 금은 무심코 해 왔던 일들에 대해 돌아보기 나 다시 여행을 갈 수 있 좋은 시간이다. 인간의 선택이 만물에 영향 게 되면 코끼리들의 편안 을 준다는 점을 실감하 한 삶을 위한 선택을 하 는 요즘이다. 시간이 지 길 바란다. 나 다시 여행을 갈 수 있 글^사진 양효진 수의사 게 되면 코끼리들의 편안 한 삶을 위한 선택을 하 길 바란다. 글^사진 양효진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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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활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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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시작장애 소녀 이소정

B27

2020년 5월 9일 토요일

기획

노래하는 시각장애 소녀 이소정

“나랑 정말 닮았을까...

“나랑 정말 닮았을까$ 딱 한 번이라도 보고픈 얼굴, 엄마” 딱 한 번이라도 보고픈 얼굴, 엄마” 소정(16·서울맹학교 1)에게 엄마는 세상이다. 태어날 때부터 보지 못하는 소정은, 엄마의 목소리로 사물을, 글을, 빨강의 따뜻함과 파랑의 차가움을 배웠다. “그건 뭐야? ” 옆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나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지는 소정에게 엄마는 지치지도 않고 표현할 수 있는 만큼의 세상을 알려 줬다. ÀÀÀ ‘레베르 시신경 위축증.’ 이름도 어려운 이 병명이 소정이 앓는 희귀질환이다. 저시력 수준인 환자들도 있다는데 소정은 사물을 구분할 수가 없다. 그가 보는 세상은 얼룩덜룩하다. 빛이 환할수록 눈은 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어릴 땐 지금보다는 나아서 빛을 차단하는 고글을 쓰면, 화이트보드에 진하고 크게 쓴 글씨는 볼 수 있었다는데. ÀÀÀ 그래도 그는

빨강의 따스함, 파랑의 차가움… 모든 것을 엄마 목소리로 배워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제일 감사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 공연까지 희망 잃지 않고 사랑도 받는데 이 정도면 행복한 삶 아닌가요

빛을 본다는 걸 감사해한다. “빛이라는 존재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너무나 커요.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있다는 것도 되게 좋고요. 태어나서 빛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천적 전맹인 시각장애인도 있거든요.” ÀÀÀ 소정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 노래를 한 그 소녀다. 점자 블록을 따라 까맣게 암전된 메인 스타디움 가운데로 걸어가 손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해 12분간 무대에 섰다. ÀÀÀ 소정은 “몰입한 만큼 후유증도 컸던, 환상적인 경험이었다”며 “몸의 방향, 표정, 자연스러운 몸짓까지 모두 엄마가 만든 작품”이라고 떠올렸다. 엄마 김하진(49)씨는 소정의 눈이 되어 스태프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조언하며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ÀÀÀ 이번 ‘삶도’ 인터뷰는 평생 자신의 눈으로 산 엄마에게 보내는 소정의 편지다. 3시간30분여 소정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최대한 그의 말투를 살렸다. 마침, 어버이날을 앞두고 있었다. ●이 기사는 한국일보 홈페이지에서 음성 서비스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나의 눈이자 세상인 엄마에게 엄마! 나는 엄마를 많이 닮았을까? 사람들이 나한테 엄마를 닮았다는데, 얼마나 닮았는지 너무나 궁금해. 내게 바람이 있다면 내 가족이나 친구들 얼굴을 딱 한 번만이라도 보는 거야. 그럼 기억해 놓을 수가 있잖아. 그중에서도 나는 엄마 얼굴이 가장 보고 싶어. 엄마, 기억나? 내가 생각나는 가장 어린 시절, 세 살 무렵인 것 같아. 엄마랑 이불 속에서 ‘불빛 찾기’ 놀이를 했던 것 말이야. 엄마가 이불을 살짝 들면, 불빛이 어느 쪽에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놀이가 그렇게 재미있었어. 그때는 지금보다 좀 더 시력이 나았으니까, 그런 내게 조금이라도 보는 즐거움을 알게 하려는 거였겠지? 엄마는 그때부터 늘 내 옆에 있어 줬지. 눈이 안 보여서 그런지 내가 어릴 때부터 질문이 많았잖아. 엄마는 왜 이렇게 자주 묻냐면서도 일일이 다 대답을 해 줬지. 내게 세상을 알려 준 것도 엄마야. 뭐든지 만지게 하면서 생김새를 알려 주고 내가 익힐 수 있게 도왔어. 초록은 숲의 색, 하늘색은 시원한 느낌, 빨강은 뜨거운 느낌…. 나는 그런 감각으로 세상을 보잖아. 엄마! 그래서 나는 ‘엄마’ 하면, 엄마의 목소리가 떠올라. 어릴 때부터 내가 되게 좋아한 목소리, 엄청 부드러운 그 목소리. 엄마가 친절한 말투로 말해 줄 때 엄마가 제일 예뻐 보여! 파도가 친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나는 사실 아주 어릴 때는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잘 안 보이는 줄 알았어. 그건 엄마나 아빠가 나를 동생들과 다르지 않게 키운 덕분이란 걸 잘 알아.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됐지. 애들만큼 난 보이지 않더라고. 나는 그런 게 되게 궁금해. 자연 말이야. 내 주위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들은 만져 보면서 감각으로 짐작할 수가 있는데 자연은 그렇지가 못하니까. 새는 어떻게 날아다닐까. 또 잠자리는? 눈이 오는 풍경, 하늘의 구름, 파도치는 모습은 어떨까. 그런 자연의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어. 그런데 지금은 어릴 때보다 더 눈이 나빠져서 좀 걱정도 되고 우울하기도 해. 레베르 시신경 위축증을 앓아도 완전히 정안(정상시력)은 아니지만 저시력 30

정도로 생활이 가능한 사람도 있던데. 우리 학교에도 나 같은 레베르 시신경 위축증인 학생이 세 명쯤 있거든. 그런데 모두 나보다는 시력이 좋아. ‘같은 병인데도 왜 나만 이렇게 안 보이는 거야’ 하는 생각도 했지. 넘어지더라도 길을 포기하지 않아 그래도 엄마, 나는 안 보여도 길을 참 잘 찾는다! (서울맹학교) 기숙사에서 가끔 저녁 식단이 별로다 싶으면 친구들끼리 밥을 사 먹으러 나가거든. 그런 때 내가 다 안내를 한다니까. 다 같이 안 보이는 애들인데 말이야. 하하. 아무래도 엄마를 닮은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은 두리번거리면서 찾으면 되지만, 나는 보고 찾을 수 없잖아. 그러니까 인지능력이 더 좋아야 길을 잘 찾지. (안 보이는) 친구들이랑 셋이서 기차 타고 춘천 여행도 다녀왔잖아. 나는 혼자 다니는 것도 무섭지 않아. 엄마도 놀랄 정도였지? 시각장애인은 처음 가는 길은 주위의 도움 없이는 가지 못하거든. 그런데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 역에 전화를 걸어서 “제가 시각장애인이라 안내 좀 부탁해도 될까요. 몇 번째 칸에 타고 있어요” 하면 역무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 시도를 안 하면 그런 방법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하잖아? 나는 그렇게 뭐든 해 보는 게 재미있어! 물론 그렇게 다니다가 엄청 많이 넘어지고 부딪히기도 했지. 지하철은 그래도 멈추는 곳이 정해져 있는데, 버스는 그렇지가 않아서 많이 애를 먹었거든. 버스는 정류장에 정차해도 서는 자리가 매번 다르잖아. 인도와 차도 사이의 턱 때문에 고생한 일도 얼마나 많은지! 가장 힘든 건 ‘넌 할 수 없다’는 말 진짜로 내가 힘든 건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야. 할 수 없다는 건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잖아. ‘어렵다’는 말엔 절망하지 않아. 그런데 ‘할 수 없다’는 말에는 절망감이 들어. 자립심 강한 성격이라서 나는 누가 나 대신 해 주는 것보다, 도움을 받아서라도 직접 해야 진정으로 내가 한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요즘에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에 늘어난 무인주문시스템만 해도 그래.

그런 시스템은 모두 터치스크린 방식이거든. 보이지 않는 사람은 주문조차 할 수가 없는 거야. 엘리베이터도 버튼식이 아니라 터치식이 생겨나고. 터치식 엘리베이터를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누르겠어. 전기 자동차도 걱정이야. 가까이 와도 소리가 작으니까 빨리 피할 수가 없거든. 그런 걸 생각하면 좀 막막해져. 앞으로도 그렇게 세상이 바뀌어 가면 어떻게 혼자서 살아가지? 눈이 보이는 사람이 언제나 내 옆에 있을 순 없는 거잖아. 매번 도와주는 사람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엄마, 내가 초등학교 때 엄마한테 계단 때문에 짜증을 부렸던 것 기억나? 언젠가부터 엄마가 계단이 나타나도 말을 안 해 주더라고. 엄마를 잡고 걸으니까 넘어지진 않더라도 갑자기 발이 툭 떨어지니까 얼마나 무서워. 그런 일이 반복되니까 내가 화가 나서 엄마한테 “내가 안 보이는 거 알면서 왜 계단이라고 미리 말을 안 해 주는 거야”라고 했지. 그랬더니 엄마가 그랬어. “엄마가 말을 안 해도 옆에서 엄마가 걷는 느낌으로 계단이구나 알아챌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려고 그런 거야. 그래야 시각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과 다닐 때 일일이 그들이 말해 주지 않아도 다치지 않고 다닐 수 있지.” 그때 엄마가 그러는 데엔 다 이유가 있구나, 엄마의 마음은 내가 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깊구나 싶어서 감동받았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마는 늘 나를 위했어. 계속 이어진 ‘노래할 기회’ 엄마, 생각해 보면 그래도 나는 감사한 게 참 많아. 빛은 알잖아. 빛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너무나 크니까. 빛이라는 존재를 아예 모르는 시각장애인도 있잖아. 태어날 때부터 눈이 안 보인 것도 다행이다 싶어. 보이다가 보이지 않게 됐다면, 더 무섭고 절망하고 적응하지 못했을 것 같거든. 그리고 노래! 내겐 노래가 있잖아.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정말 잘 모르겠는데, 뭘 하고 싶냐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노래야. 무슨 일을 하든 노래는 하고 있을 것 같아. 그것도 어릴 때 엄마가 피아노 치면서 노래를 많이 불러 준 덕분일까. 엄마랑 함께 화음 넣어서 동요나 찬양을 부르는

노래하는 시각장애 소녀 이소정 학생(왼쪽)을 4월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그가 인터뷰를 마친 후, 엄마 김하진씨 볼에 얼굴을 비비며 환하게 웃고 있다. ●고영권 기자 소정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 무대에서 노래 ‘내 마음속 반짝이는’을 불러 얼굴을 알렸다(아래 왼쪽 사진). 요즘은 ‘SingHope소정’이라는 채널을 만들어 유튜브 활동도 한다. 엄마와 함께 찍어 올린 시각장애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영상. ●방송 화면 캡처

게 정말 좋았어. 다섯 살 때 찬양 앨범 녹음에 참여한 걸 시작으로 노래는 늘 나와 함께했네. 열두 살 땐 재능 기부로 (고려대 구로병원 병원학교가 제작한) ‘아름다운 세상’ 음반에서 메인 보컬도 맡았고.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 무대에서 노래 부를 수 있는 기회도 그래서 내게 온 것 같아. 그렇게 노래 부를 때가 제일 재미있고 좋았는데 실은 요즘 좀 힘들어. 방향성을 많이 잃어버린 기분이거든. 중학교에 올라간 뒤부터인 것 같아. 초등학교 때는 예쁜 소리가 나왔고 고음도 내지르면 잘 올라갔는데, 지금은 아니거든. 내가 내고 싶은 소리가 달라지기도 했고 말이야. 이젠 동요가 아니라 팝의 느낌을 내고 싶거든. 그런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답답해. 그래서 ‘아, 이제 노래 그만하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어. 그런데 그럴 때마다 자꾸 기회가 생기는 거야. 노래를 부를 기회, 더 잘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무대 말이야. 그래서 올해 초엔 ‘불후의 명곡’까지 나가게 됐고. 그 기회들이 내가 노래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었어. 신기하지?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나눌 수 있게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워 보고 싶다고 한 것도 그래서야. 1년쯤 전부터 (한국장애인재단의 지원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보컬 레슨을 받고 있잖아. 아직은 잘 되지 않지만 그래도 나는 레슨 가는 날이 제일 좋아!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내가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거든. 언제쯤 내가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을지 나도 모르지만 그래도 해 보려고 해. 나는 지금까지 포기를 모르고 살았잖아. 누가 ‘이거 해야 해, 안 하면 안 돼’ 해도 내가 납득이 안 되면 안 하는 게 나잖아. 다른 사람 말 때문이 아니라, 나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반드시 해내는 게 나라는 걸 엄마는 잘 알지? 엄마,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수업을 하니까 학교 기숙사가 아니라 집에 있잖아. 그런데도 엄마랑 예전처럼 말도 많이 안 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니깐 좀 서운하지? 또래랑 노는 게 더 재미있고 비밀도 생기는 나이라서 그런가 봐. 사춘기인 건가? 그래도 나는 엄마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가 없어. 엄마! 요즘은 살짝 멀어졌지만, 역시나 엄마는 내 가장 친한 친구야. 엄마를 생각하면, 엄마는 그냥 나인 것 같아. 엄마 자신보다 나를 더 생각하는 엄마를 보면 엄마의 사랑은 정말 끝이 없구나 하는 게 느껴져. 엄마, 나는 엄마를 닮은 어른이 되고 싶어. 엄마는 일도 똑 부러지게 하고, 옷 고르는 센스도 훌륭하고, 요리도 잘 하잖아. 아! 그리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 내가 지원을 받아서 보컬 레슨을 받았듯,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걸 나누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내가 누린 행복을 다른 사람도 느끼도록 말이야. 엄마! 내가 속으로만 생각하고 표현을 잘 않지만 그거 알아? 가끔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도 항상 그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나를 사랑하고 아껴 주는 엄마가 있어서 정말 감사해. 그리고 엄마가 이제까지보다 더 많이 웃으면서 살기를 바라. 많이 사랑해! 이 정도면 행복한 삶 아니야? 소정은 “이 정도면 행복한 삶”이라고 말했다. “오늘은 행복한 일이 뭐가 있었냐”고 물으니, “마카롱을 먹었어요!”라고 답했다. 인터뷰할 때 출출할 걸 대비해 간식으로 마카롱을 준비해 뒀던 터였다. 마카롱을 앞에 밀어 주자, 소정은 더듬더듬 손으로 짚어 하나를 쥐더니 마카롱의 향부터 맡았다. 한 입 베어 문 표정이 세상을 가진 얼굴이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도 행복하고요, 하하하!” 행복을 느낄 줄 알아서 행복을 소유한 소정에게 ‘지금까지 살면서 지키려고 해 온 삶의 도’를 물었다. “저는 뭔가를 할 때 항상 희망, 희망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 늘 희망을 잡으려고 하죠. 그다음엔 사랑요. 사랑을 지키면서 살고 싶어요. 사랑이 있어야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소정의 말에서 부디 상대적인 행복이 아닌 절대적인 행복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볼 수 있는 자가 볼 수 없는 자를 통해 느끼는 좁은 행복이 아니라, 내가 나여서 누리는 충만한 행복 말이다. 열여섯 소녀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러니까 행복의 교과서였다. 논설위원


B28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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