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o Korean Daily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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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71호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NSW, ‘백신인증’ 없으면 다중시설 출입 제한될 듯 요식업 및 소매업체들 ‘반발 고객 대응’ 고민 커져 “무조건 입장 불가는 미접종자 차별” 비난 NSW 주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의 다 중이용시설 출입을 제한하는 공중보건 명령(public health order)을 머지않 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인증서 없이 억지로 제한 장소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면 법적 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 빅터 도미넬로 NSW 디지털·고 객서비스장관(사 진)은 “만약 가짜 백신 여권을 이용 하여 백신 접종이 필요한 장소로 진 입하려 시도한다면 징역형 처벌을 받 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업체들은 백신 미접종자가 영업장에 출입하려 하거나 증명을 거

부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도록 의 무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SW 주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 종 상태를 상점, 식당, 술집, 체육관, 경 기장 등의 장소와 QR코드 체크인을 연 계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보건 명령은 백신 미접종자 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 12 월 1일부터 미접종자도 접종자와 동일 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는 주정부의 발표와 상반되는 점도 지적된다. 소매업자들은 주정부의 규제에 대한 저항을 일선에서 맞닥뜨려야하는 어려 움이 예상된다. 팬데믹 동안 사회적 거 리두기, 마스크 착용, QR코드 체크인 등으로 이어진 조치들에 대한 반발은 이들이 감당해야 했다.

주정부가 카페나 식당, 술집 등의 장 소를 백신 접종 완료자만 이용할 수 있 도록 규제한다면, 업주들은 고객들의

NSW 백신 접종 완료자 중 35명 코로나 감염돼 숨져 고령·기저질환자 28명 다수 점유

6월 중순 이후 사망자 337명 중 10.4% “항암치료, 이식수술로 면역 저하 우려”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 했지만 안타깝게도 바이러스에 감 염돼 숨진 사례가 NSW에서 30명 을 넘어섰다. NSW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6월 16일부터 시드니에서 발병이 시작 된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 망자는 9월 30일 현재 337명이었 는데 이중 백신 접종 완료자는 35명 (10.4%)이었다. 29일 NSW의 코로 나 사망자는 15명으로 단일 최다 사 망 기록을 세웠다. 30일 6명이 숨졌 다.

시드니의 웨스트미드 의학연구소 바이러스 연구센터(Centre for Virus Research)의 토니 커닝햄 교 수는 “수치가 모든 걸 말해주지 않 는다. 우리는 백신이 97%의 예방효 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당 사망자들은 백신의 보호를 받지 못 한 극소수 환자들로 대부분 기저질 환자와 면역저하자, 고령층”이라고 밝혔다. NSW 보건부는 사망자의 세부적 인 건강 상태까지 밝히진 않아 델타 변이 연관성 외 다른 사망원인을 파

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9월 11일 기준, 사망자 21명 중 20명은 70세 이상이었다. 그후 14명의 백신 접종 자가 추가로 사망했고, 이 중 7명이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커닝햄 교수에 따르면 항암 화학 요법이나 이식수술 후 면역억제제 를 복용할 경우,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코로 나 사망률이 80세 이상 연령대에서 20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령층일수록 2차까지 접종을 받 았어도 숨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보건 당국은 “백신 2차 접종자는 미접종자보다 코로나 감염확률이 70~95% 낮다. 백신 접종 인구가 늘 어남에 따라 접종 완료자 중 사망자 수도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 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1일부터 9월 11 일까지 NSW 코로나 확진자 중 4%(1,400명)가 백신 접종자였다. 델타 변이 발병이 시작된 6월 16일 이후 확진자의 15%(5,896명)가 중 증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이 중 백신 접종자 비율은 4%(222명)였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10월 3일(일) 섬머타임 시작 새벽 2시 → 3시로 한시간 빨라져 10월 3일(일)부터 NSW에서 일광시간 절약제(daylight saving)가 시작 된다. 이날 새벽 2시가 3시로 한 시간 빨라진다. 한국과 시차는 1시간에서 2 시간이 된다. NSW의 섬머타임은 2022년 4월 3일(일) 종료된다.

투데이 한호일보

[이슈] 독감 백신 접종 의무화 판결

2면

[이슈] ‘2050 넷제로’ 목표.. 연립 여당 내분 조짐

4면

[인터뷰] 멜번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강루

6면

[부동산] 밀레니얼세대 ‘멀어지는 내집 장만’

9면

[칼럼] 호주 학교 ‘왕따 방지’ 교육

15면

[문학지평] 테레사 리 소설, 양오승 시

22면

더 큰 반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소매점협회(NRA)의 자료에 따 르면, NSW주와 빅토리아주에서 매장

직원에 대한 폭력 사건이 올해 더 증가 했다. NSW에서 고객이 직원을 위협 한 사건은 전년 대비 19% 늘었다. 빅

토리아주에서는 이러한 사건이 지난해 보다 무려 85% 급등했다. 도미니크 램 (Dominique Lamb) NRA 회장은 “고 객에 대한 폭력이 새로운 공중 보건 프 로토콜이 시행될 때마다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보건법은 합당한 이유 없이 공 중보건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사람은 최대 6개월의 징역 및/또는 100 단위 벌금(현재 1만 1,000달러)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어길 경우, 하루당 50 단위 벌금이 부과된다. 기업에 대한 최대 벌금은 500 단위 벌금, 곧 5만 5,000달러다. 위반이 계 속되면 매일 2만 7,500달러에 해당하 는 250단위 벌금이 매겨진다. 경찰은 보건 명령 위반 혐의자에게 벌금 고지서를 발행할 권한이 있다. 벌 금 액수는 그 성격에 따라 500달러에서 5,000달러까지 다양하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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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백 신 접 종 의 무 화 )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독감 백신 거부한 요양원 직원 해고는 적법” FWC 다수결(2:1) 합법 판결, ‘부당해고 클레임’ 재기각

‘접종하면 문제 있다’는 의학적 증빙 최대 관건 반대 의견 “의료 차별행위 인권침해 우려” 직장내 코로나 백신접종 요구에 법적 근거 제공 “총괄적 전례 적용은 무리, 의학적 예외 사례별 판단 필요” 연방 노사감독기관인 FWC(Fair Work Commission: 공정근로청)가 27일(월) 독감 백신 접종을 거부한 노 인요양원 직원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4월 첫 판결을 유지했다. NSW 소재 사파이어 코스트 커뮤 니티 노인요양원(Sapphire Coast Community Aged Care)은 2020년

7월 독감 백신 접종(flu shot) 요구를 거부한 사무원(receptionist)을 해고 했다. 해당 여성 사무원은 “백신에대해 알러지 반응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의학적인 이유를 근거로 독감 백신을 거부했지만 요양원은 이 근로자를 해 고했다. 이 직원은 FAC 재판에 ‘알러 지 문제가 있다’는 의학적 증빙을 제 출하지 못했다. 이에 이 여성 근로자는 ‘부당해고 클레임(unfair dismissal claim)’ 을 신청했는데 FWC는 2021년 4월

이 신청을 기각했다. FWC의 멕케나 심판관(Commissioner McKenna) 은 “리셉셔니스트가 백신 접종에 알 러지가 있다는 의학적 증빙을 제시하 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부당해고 클 레임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 며 기각했다. 그러나 이 여성 근로자 측은 “FWC 가 공공이익 문제(a matter of public interest)로 기각 결정을 내린 것 은 실수”라고 반박하며 재심(appeal) 을 요구했다. 이에 FWC의 합의심(full bench: 3 명의 심판관 참여)이 재심을 담당했 고 27일 다수결(2:1)로 기각 판결을 유지했다. 3명 중 2명의 심판관들은 “고용주 의 해고는 적법했다”고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합법 판결의 배경에 는 요양원 근로자가 독감백신을 접 종하면 의학적 문제가 있다는 증빙 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결정적이었 다. 아담 해처 부청장(Vice President Adam Hatcher)과 버니 리오 단 심판관(Commissioner Bernie Riordan)은 “독감백신이 필요한 작 업장의 적법한 접종 요구에 ‘허위적 인 반대(spurious objection)’ 행위 를 격려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 고 밝혔다. 근로자의 거부 주장을 신 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FWC의 린달 딘 부청장보 (deputy president Lyndall Dean) 는 소수(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독 감 백신 접종 상태에 근거한 개인의

일과 사회 접근 제한은 인권 침해(a breach of human rights)가 될 수 있다. 일종의 의료 차별 행위(medical apartheid)”라고 우려를 표명하 면서 “합법 판결은 중대한 오심(serious injustice)”이라고 기각 결정에 반대했다. 이와 관련, 주월 핸콕 고용법 법무 법인(Jewell Hancock Employment Lawyers)의 트렌트 핸콕 (Trent Hancock) 대표 변호사는 “이 번 판결은 독감백신 의무화와 관련한 FWC 다른 4명의 심판관들의 종전 결 정과 비슷한 견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판결과 유사한 다른 판결의 근거가 다른 상황에서 도 자동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 다. 이번 판결에서도 양측이 제시한 의학적 증빙(medical evidence)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근로자측이 FWC에 제시된 증거들이 일치하지 않았고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요양원 사무원이 백신에 대한 의학적 금기증(medical contraindication: 독감 백신 접종이 환자에 게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 상황)이 있 다는 의사의 증명을 제시하지 못한 것 이 궁극적으로 패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FWC 합의심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직장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법 적 근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거부 근로자 해고 정당 판결이 그대

로 코로나 백신 접종 논란에 적용되 지 못할 수 있으며 사례별로 다른 상 황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의 를 촉구했다. 고용법 전문가들은 “27일 FWC 판 결은 사업장에서 백신 의무화 정책 (mandatory vaccination policy) 을 시행하려는 고용주들에게 어느 정 도의 보장(reassurance) 근거를 제 공한 셈이다. 그러나 이 결정이 근로 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지시하는 것이 항상 적법하고 합리적일 것이라는 ‘총 괄적 전례(a blanket precedent)’로 보기는 어렵다. 근로자의 의학적 예외 (medical exemptions) 클레임은 사 례별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need to be considered on a case-by-case basis)”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공중보건 명령(public health order)이 없는 분야나 상황에서 접종을 거부하는 근 로자들에게 이번 판례를 적용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FWC의 기존 판결을 검토할 때, 반대 의견을 낸 딘 부청장의 견해는 FWC의 다른 심판관들이 공유하지 않 을 것으로 예상된다. 딘 부청장이 반 대 의견을 내면서 접종 의무화를 ‘의 료적 차별과 분리(medical apartheid and segregation)’에 비유한 것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사 람들이 향후 반대 투쟁에서 인용하는 명분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 온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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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환 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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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넷제로 목표’ 설정.. 연립 여당 분열 국민당 강경 보수파 중심 반대, 자유당 일부도 가세 디 오스트레일리안지 “평의원은 ‘12명만’ 공개 찬성” 선동 등 떠밀린 스콧 모리슨 ‘눈치 급급’.. 리더십 실종 비난

의회에서 석탄 덩어리 들고 석탄산업 중요성 강조한 스콧 모리슨. 2017년 재무장관 시절 그는 의회 대정부 질의시간 에 석탄덩어리를 들고 나와 선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에피소드로 해외에서 ‘탄소배출 옹호자’란 오명을 얻었다

자유-국민당 연립 연방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를 놓고 뚜렷한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뒤늦게 2050년 넷제로(Net Zero)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 적으로 연립 여당 안에서 강성 보수 성향의 국민당과 일부 자유당 의원들의 반발에 직 면하고 있다. 2050년 탄소배출량 순제로 목표를 공식 선언하라는 대내외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모리슨 정부는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로 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당내 다수인 강경파는 이 제안에 강 하게 반대하고 있고 자유당 내부에서도 의 견이 갈린다. 자유당 내 온건파(중도파)는 넷제로 목표 채택을 촉구하고 있지만, 강성 보수파는 국민당 강경파와 궤를 함께 하며 반대 입장이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정 부 안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의원들 사이에 의견의 충돌이 있음을 간접 적으로 인정했다. 모리슨 총리가 정부 내 이견을 없애고 하 나의 당론으로 응집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 리는 가운데 더 이상 미루기 힘든 기후 행동 에서 보수 연립이 분열 징후를 보이고 있다. 28일 자유당 하원의원 제이슨 팔린스키 (Jason Falinski)는 국민당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인 매트 카나본(Matt Canavan)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석탄산업 강력 옹호자인 카나본 상원의원 은 영국의 연료 부족 사태에 관한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면서 ‘넷제로 배출’이라는 캡션을 달았다. 이에 팔린스키 의원은 “기사를 클릭하면 이것은 팬데믹과 브렉시트로 인한 트럭 기 사 부족에 의해 야기됐고, 토니 블레어 정 부의 고압적인 노조 규제로 노사관계가 악 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와는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넷제로 목표에 찬성하는 자유당 의원 중 한 명인 트렌트 짐머만(Trent Zimmerman) 하원의원은 ABC라디오와의 대담에 서 "당장에 국민당은 어떤 경제적 전환이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론의 흐 름은 바뀌고 있다"며 “기후 대응이 새 일 자리와 산업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 장했다. 뉴스코프 계열사인 보수 성향의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가 여당 평의원들(backbenchers)을 대상으 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단지 12명만이 넷 제로 목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평의원은 이 목표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거나 밝 히기를 거부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넷제 로에 반대하는 논조의 코멘트를 자주 게재 했던 이 신문의 설문조사는 여당대 반대 여 론을 부추기기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 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목적을 내포한 기 획 기사라는 비난이다. 국민당의 넷제로 반대 진영은 석탄산업 과 지역 경제가 입을 타격을 주된 반대 명분 으로 내세우고 있다. 7월 당권을 차지한 바 나비 조이스 국민당 대표 겸 부총리의 지지 세력이 연립 여당 안에서 ‘넷제로 목표 설 정’의 강력한 반대의 핵심 세력이다. 이 핵심 중 일원인 카나본 상원의원은 28 일 스카이 뉴스와의 대담에서 “(넷제로 계 획은) 우리가 감당하기에 비용이 너무 크 다”며 “UN은 넷제로로 가려면 2030년까지 석탄산업을 종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이는 절대 불가한 일로 우리의 고려 대 상이 아니다”라고 수용 불가를 재확인했다. 호주는 2050년 넷제로 공식 목표 설정을 미루면서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릴 유엔 기후총회에 서 호주는 더욱 거센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 상된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직접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2050년 ‘넷제로 목표’ 입법화 필요” 경제학자 알란 콜러 강력 촉구 언급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청정에너지법안 마련, 탄소 예산 책정해야”

호주의 2050년 넷제로 목표 선언을 두고 연방 정부가 내홍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 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입법이 반드시 필 료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넷제로 화두는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 장관이 불씨를 다시 당겼다. 그는 지난 24일 호 주산업그룹(Australian Industry Group) 초청 연설에서 “세계적인 기후 목표를 지지하는 것이 호주의 국익이며 탈탄소화를 하지 않으면 호주 가 다른 국가에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2050 넷제로 목표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아젠다에서 자유당의 연정 파트너인 국민 당이 스콧 모리슨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넷 제로 목표 공식화를 저지하려는 국민당은 “2050 년까지 탄소중립에 이르려면 호주 경제와 지방 경제를 지탱하던 탄소 집약적 산업의 축소가 불 가피하며 대량 고용 손실로 이어질 것”이란 명 분을 내세우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전부터 모리슨 총리는 탄소배출량을 넷제 로로 만드는 과정에서 산업계를 최대한 보호하 겠다고 했지만, 국민당의 지적처럼, 넷제로 정 책이 미칠 경제적 부담은 도시보다는 지방을 향 할 공산이 크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의 연설 후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 겸 국민당 대표가 보상에 대한 협상을

하지만 국내외의 질타를 받으면서도 넷제로 목표 선언을 하지 않고 버텨왔던 모리슨 정부 가 꺼내든 현실론은 무게감이 크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기업인들에게 “호주가 청정 경제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국제 자본에 접 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이 기후 대응 계획에 동참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될 것 이란 지적이다. 그는 “시장에서 호주가 세계와 발맞추어 전 환하지 않고 있다는 잘못된 가정을 하는 위험을 우리가 감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BC방송 경제해설가인 앨런 콜러(Alan Kohler)는 “재무장관의 관심은 지구 온난화 억 제보다는 호주의 자본 비용을 통제하는 것에 있 다”고 지적했다. 탈탄소화가 이미 대세로 기운 상황에서, 국제 사회는 호주에 기후 대응에 공조하라고 압박하 고 있다. 11월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 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 드러날 호 주 정부의 향방에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 되는 이유다. 콜러 경제학자는 “호주 정부가 2050년 넷제 로 목표를 입법화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위한 어떠한 법 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가급적 달성하겠다’는 의향(립서비스)을 비치는 행동은 의미가 없다 는 지적이다. 그는 “호주가 이미 청정에너지규제공사 (Clean Energy Regulator)를 통해 탄소배출 권 거래 제도(ACCUs)를 운영하고 있고, 탄소 시장도 형성돼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모리 슨 정부를 향해 “2021 청정에너지법안을 마련 하고 탄소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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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열악한 호주 영화 인프라 불구 자극 받고 재미 느끼며 디렉팅 감당” 단편 <꽃내음> 베를린국제메트로영화제 수상 한국 10년 경력 토대로 멜번서 활동 “호주의 강렬한 빛에 매료돼” “영화는 무한 장르.. 질리지 않고 계속 작업 가능” 멜번의 1인 영상 프로덕션 ‘민트-디 (Mint-D)’의 대표인 강루 감독. 민트색과 향기, 민트 사탕을 좋아하 는 그를 통해 멜번에서 영화만드는 이 야기를 들었다. ‘민트-디’는 한국에서 영상작업을 함께 하던 친구의 닉네임 에서 따왔다. “호주의 빛은 강하고 거대하다. 한국 과는 다른 이국적인 배경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렬한 빛을 영 상 감독의 눈으로 카메라에 담고 싶다 고 생각했다.” 대자연의 나라인 호주에서 빛을 담 기위해서 도전을 하고 있는 강 감독 은 멜번에서 1인 영상 프로덕션을 창 업했다. 그는 패션, 콘서트, 레스토랑 홍보영 상 등에서도 일하며 인정받고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전형적인 K직장인 스타일이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오게 된 다. ‘이게 바로 한국인의 성실함’이라 고 스스로 인정하며 열심히 촬영한 기 억이 난다. 멜번에서는 나 빼고 모두 화 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한다. 규모나 과정을 떠나서 일을 대하는 태 도, 마인드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경험 하고 있다.” 그는 영화 감독을 꿈꾸며 서른 살,

이른 바 호주워킹홀리데이 ‘막차’에 올라탔다. “10년 정도 영화를 전공하고 현업에 서 일을 했다. 그러던 중 나를 설레게 하는 경험과 여행을 위해 호주로 오게 됐다. 처음 호주에 와서 ‘오페어’를 했 다. 장점은 매주 나가는 집세와 식비 등 초기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자 유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5개월의 오페어 생활을 하면 호주 아티스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여러 예술, 영화 모임에 참석했다. 그곳에 서 가장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순간 들을 만들었다. “해외여행과 해외 거주는 정말 천지 차이다. 아는 사람도 한 명 없이 덩그러 니 외국에 오니, 난생처음 느껴보는 극 심한 외로움에 시달렸다. 외로우니까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생각났고, 무작 정 멜번에서 영화와 관련된 모임, 그룹 들을 서칭해서 참여했다. ‘멜번필름메 이커’라는 모임에 나갔다. 그런데 막상 모임에 나가니 아시안은 거의 없었고, ‘과연 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라 는 걱정이 앞섰다.” 그는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은 같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도 많으니 계속 나가다 보면 친구가 생길 것이라는 뚝

심으로 모임에 나 갔고 이곳에서 나 중에 단편영화를 찍게되는 친구들을 만났다. “멜번필름메이커 참석자들의 연령대는 놀랄정도로 다양하다. 10대부터 60 대에 이르는 많은 영화 매니아들이 모 이는 곳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만으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한 잔의 맥주 와 함께 ‘영화 이야기’를 나눴고 단편 영화를 찍었던 그 순간이 오랫동안 기 억에 남는다.” 그 역시 한국에서 영상 경력 단절 후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결혼 을 하는 주변을 바라보면서 막역함 과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불확실 에서부터 오는 걱정보다 새로운 문화 와 사람들을 경험하고 싶은 설렘으로 호주 농장에서 세컨비자를 취득했고 멜번에서 영상 프로덕션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호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호주만의 이 국적인 배경과 빛 때문이다. 영상을 촬 영하고 편집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빛’이라고 생각한다. 호주의 강한 빛이라면 조금 더 남아서 여러 가 지 작업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었 다. 한국에서 10년의 경력이 있기 때 문에 충분히 도전할만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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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 단편 영화 <꽃내음> ▶ 촬영 현장 ▶ 호주 야외 촬영 현장 ▶ 멜번에서 촬영한 영화의 한 장면 ▶ 강루 감독 ▶ 강루 감독 <이별 다큐멘터리>

“한국의 촬영 현장은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이 다. 오늘까지 이 분량을 반드시 촬영해 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무거 운 분위기에서 일했던 기억이 난다. 반 면 호주에서는 분위기가 밝고 화기애애 하다, 스텝들 모두 이 일을 즐기고 있다 는 게 느껴진다. 사실 이 부분은 지금도 적응이 쉽지 않다.” “또 놀란 점은 촬영 스케줄표에 적혀 있는 시간이 되면 정확하게 일이 끝났 고, 모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쿨하게 촬 영장을 떠났다. 처음엔 정이 없다고 느 꼈다. 호주에서 일할 때는 개인적이라 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습관이 무섭다고, 나는 호주 촬영장에서도 쉽사리 퇴근하 지 못하고 다른 스텝들의 마무리를 도와 줬다. 한국 촬영 방식이 너무 몸에 배어 버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서로 챙겨 주면서 마무리하는게 더 좋은 것 같다.” 그는 한국보다 호주에서 영화 인프 라 구축이 힘들고, 인건비도 상당하 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혼자서 감당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하면서 “그러나 ‘협업’은 영상 제작 과정의 핵 심”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어렵고 힘든 부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모든 제작 과정에서 ‘협업’은 제외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 기 때문에 멜번의 록다운이 풀리면 호

주에 거주하고 있는 영상 전문 인력들 을 만나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언어와 문화, 작업 현장 분위기가 다른 호주에서 외국인의 신분으로 프 로젝트를 디렉팅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 하고 강 감독이 계속 영상기획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자극’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외국인들 과 작업하는 것 자체가 신선한 자극이 되고,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된다. 또 모든 제작 과정을 영어로 해야 한다. 고 객과의 커뮤니케이션부터 계약서 작성 까지 쉬운 게 하나 없는데, 그 모든 과 정이 나를 흥분시킨다. 게임을 하는 것 처럼 다음 단계로 계속 넘어가는 느낌 이 든다. 스스로 점점 더 나아지는 걸 지켜보는 재미와 자극이 나의 원동력 이 됐다.” 어릴적부터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 았던 그는 다방면을 공부해야 하는 영화, 영상이 그의 적성에 맞았다. 그 가 제작한 단편영화 <꽃내음>은 고등 학생 때 짝사랑했던 교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베를린 국제메트로 영화 제에서 수상하며 실제로 베를린 지하 철에서 상영됐다. “지금까지 해왔던 어떤 일들보다 가 장 흥미롭고 질리지 않는 분야다. 그래 서 가장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

만 영화가 ‘내 모든 것’은 아니다. 영화 가 만약 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다면 미련 없이 관둬야지라는 마음을 늘 갖 고 있다.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을 다루 는 영화를 특히나 좋아한다. 그래서 ‘멜 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이고 본능에 가까 운 그런 멜로 영화. 나만의 스타일과 개 성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면 더욱 행복 할것 같다.”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영화감독으 로서 그의 목표도 조금 바뀌었다. “요즘은 워낙 플랫폼과 채널이 많아 졌다. 어디든 관계없이 내가 만든 영화 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의 목표다. 구글의 유튜브를 시작으로 영상을 다루는 많은 플랫폼이 생겨났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개성과 창의적인 생각을 콘텐츠 로 실현하는 능력이 더 필요한 시대이 다. 개성을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이 렇게 많으니 꼭 도전하도록 추천한다” 그는 요즘 8년 전(22살 때) 제작했 던 자전적 영화 ‘이별 다큐멘터리’를 다시 가다듬고 있다. 첫사랑 남자부 터 헤어졌던 남자들을 찾아가 왜 이 별했는지를 물어보는 과정을 담은 다 큐멘터리이다. 완성본은 앞으로 유튜 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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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세대, 부모 도움없인 내집 장만 쉽지 않아” 집값 계속 앙등.. 시드니•멜번 주택 구매 거의 불가능 상태 지난 회계연도에 NSW의 집값이 무려 21.1%, 시드니는 15%나 상 승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호주 전역 의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주택 매입 연령대인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1981~1996년 출생자들)인 25-40세 연령층의 내 집 장만 계획 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에게 특히 시드니와 멜번에서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 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앤드류 윈터(Andrew Winter)는 “시드니와 멜번의 중심 지역은 호주에서 항상 가장 비 싼 지역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 다. 첫 내집 장만 가구라면 시드니와 멜번 주택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하 다. 두 도시의 인근 지역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그는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퍼 스, 골드코스트의 외곽 지역은 상대 적으로 아직까지 매입 여력(affordability)이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대부분 금융기관이 최소

“비효율적인 낡은 임대관리.. 저리 비켜!” 디지털 부동산관리 플랫폼 ‘디퍼런트’, 코먼웰스은행 투자 유치 벤쳐투자 x15 통해 2,500만불 지분 참여 “앱 신속 대응 → 문제 소지 최소화로 고민 해결”

“다른 주도 외곽지역은 아직 매입 여력 있어” 20% 계약금(20 per cent deposit) 을 요구하기 때문에 집 매입 준비를 해오면서 계약금을 저축해오지 않은 경우 밀레니얼 세대에게 유일한 해 결책은 부모들(bank of mum and dad: BOMD)에게 재정 지원을 받아 계약을 마련하는 것 외 특별한 방도

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 세 대의 도움이 없는 경우, 밀레니얼 세 대 중 상당수는 내집 장만이 불가능 해지는 불행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 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금융당국, ‘집값 열풍’ 냉각 채비.. 대출 규제 가능성↑ “정부 수수방관” 비난 커지자 늑장 대책 논의 연방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조만간 대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신 호를 보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국이 집값 상승 억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호주 주택 가격은 한 해 동안 무려 18% 이상 올랐다. 월별 주택 자금 대 출 승인 총액도 1년간 3분의 2 이상 급 증했다. 대출 접근성을 낮춘 초저금리 는 집값을 더 올리고, 올린 만큼 부채도 늘렸다. ABC에 따르면, 재무부는 24 일 열린 규제당국 회의에서 집값 문제 를 핵심 안건으로 다뤘다는 사실을 확 인했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24일 나는 호주금융감독원(APRA)과 호주중앙은행(RBA)이 특별히 초점을

맞추고 있는 주택 시장의 상황을 포함 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금융 규제기관위원회(Council of Financial Regulators)에 참여했다”고 밝 혔다.

상승에 일조했다. ABC에 보낸 성명에 서,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우리는 금 융 시스템에 리스크가 축적되지 않도 록 융자와 소득 증가 간의 균형을 염두 에 둬야 한다.

디지털 부동산 플랫폼 디퍼런트 (Different)가 호주 최대 은행 코먼 웰스은행(CBA) 등의 합작투자를 받 았다. 코먼웰스은행은 벤쳐캐피탈 (VC) 회사 앤틀러(Antler)와 함께 디퍼런트의 2500만 달러 모집에 참 여하면서 벤쳐 투자 엑스15(x15)를 통해 디퍼런트의 지분을 인수했다. 디퍼런트는 실리콘밸리 기업 임 원 출신인 미나 라드하크리슈난 (Mina Radhakrishnan)과 루윈 페 레라(Ruwin Perera)가 공동 창업 했다. 앱을 통해 혁신적인 관리 시 스템을 가동해 부동산 투자자들(집 주인들)과 세입자들을 위한 부동산 임대관리를 용이하게 해주는 플랫 폼이다. 설비가 고장 나면 사진을 앱 에 올려 집 주인이 신속 결정(대응) 하도록 유도해 문제 악화를 방지하 고 실질적인 인스펙션을 통해 관리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도록 한다. 공동 창업자 라드하크리슈난은

전문가들 “APRA, ‘DTI(총부채상환비율)’ 조정 예상” 그동안 연방정부, APRA, RBA 모 두 시장 호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 아왔다. RBA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 갔고, APRA는 대출 기준을 느슨하게 유지했다. 연방정부가 시행한 홈빌더 지원금 등의 경기 부양책과 감세 정책은 집값

호주 경제는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 다”며 “거시건전성 정책 설정(macroprudential settings)의 적절성을 지 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입안자들은 조만간 시 장에 대한 규제 조치를 검토할 것으

로 보인다. 호황 초기에 자가 거주자 (owner-occupier)가 주도하던 시장

“집 주인들과 세입자들로부터 부 동산 임대 관리에서 수준 미달의 너 무 많은 나쁜 경험을 했다는 불만이 이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디퍼런트 를 창업했다. 앱을 통한 문제점의 조 기 발견과 신속 대응, 주기적 인스펙 션 등 믿고 맡길 수 있는 임대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먼웰스은행은 4500억 달러 이 상의 모기지를 관리하는 호주 최대 홈론 은행이다. 이 은행의 앵거스 설리반(Angus Sullivan) 소매금융 담당 임원은 “디퍼런트는 18개월 시도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 투 자자들에게 놀라운 플랫폼을 제시 한다. 작년부터 은행의 앱을 통해 CBA 고객들에게 직접 소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매 서비 스(conveyancing service) 홈-인 (Home-in)과 디지털 대출업체 유 론(uloan), 온라인 쇼핑 리틀 버디

이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주도하는 시 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APRA가 거시건전성 정책을 채택한다면, 그것은 금융기관에 대출 액수를 제한하고 대출 조건을 강화하 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제전문가들은 APRA가 이번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조정할 것으 로 예측하고 있다. 부채 상환 능력을 소득으로 계산하여 대출 한도를 제한 하는 것이다.

임대관리 플랫폼 디퍼런트 앱에 욕실 누 수 문제가 보고된 사례

(Little Birdie), 전력 공급업체 앰 버(Amber), 통신회사 모어(More) 와 탱저린(Tangerine)도 디지털과 협업 네트워크에 동참할 예정이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코어로직의 엘리자 오언(Eliza Owen) 연구 책임자는 “DTI 조정이 주 택 시장 상황을 간접적으로 냉각시키 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 했다. 금융규제기관위원회는 29일 분기별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전문가들 은 이번 보고서에는 거시건전성이 포 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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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30일 신규 감염자 빅토리아 1438명 껑충, NSW 941명

“프랑스에 모욕감 안긴 모리슨, 호주 위험에 빠트려” 턴불 전 총리 “안보 자산인 국제관계 신뢰 저버려” 강력 비난 모리슨 “계약 파기 호주 국익 부합.. 후회 없어” 반박

NSW와 빅토리아주 신규 감염 현황 비교

주말 ‘AFL결승전 불법 모임’ 관련 약 500 증가 추정 NSW 킨디, 1 & 12학년생 10월18일 조기 등교 29일(수) 오후 8시까지 하루동안 NSW의 지역사회 신규 코로나 감염 자는 941명을 기록했고 6명이 숨졌 다. 빅토리아는 신규 1,438명으로 껑충 뛰었고 5명이 숨졌다. 갑작스런 급증 이유는 약 500명이 주말의 AFL 결승 전 TV 시청을 위해 상당수가 불법 모 임을 가졌기 때문인데 약 500명의 감 염자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빅 토리아주의 미완치 감염자는 11,018 명으로 작년 2차 감염 파동 당시 최고 였던 6,717명을 크게 추월했다. 그 외 ACT 준주 신규 31명, 퀸즐 랜드는 6명을 기록해 30일 호주 전 역에서 2,416명의 지역사회 감염자 를 기록했다. NSW에서 남성 4명, 여성 2명이 숨 졌다. 연령별로는 70대 3명. 80대 2 명, 90대 1명이다. 4명은 백신 미접종

자였고 2명은 1차 접종을 받았다. 거 주지별로는 시드니 남서부 2명, 서부 1명, 이너웨스트 1명, 남동부 1명, 북 서부 1명이다. 시드니에서 델타 변이 발병이 시작 된 6월 16일 이후 NSW에서 337명 이 숨졌다. 누적 사망자는 393명이 됐다. 30일 NSW의 신규 감염자 941명 은 지역별로 시드니 남서부 보건구역 (Local Health District: LHD) 231 명, 시드니 서부 177명, 시드니 남동 부 93명, 헌터뉴잉글랜드 82명, 일라 와라 숄헤이븐 82명, 시드니 시티 63 명, 네피안 브루마운틴 45명, NSW 서부 43명, 시드니 북부 42명, 센트 럴코스트 36명, NSW 남부 26명, NSW 내륙 서부(Far West LHD) 3 명, NSW 북부 3명, 미드 노스 코스 트 2명, 머럼빗지 1명 순이다.

6월 중순 이후 NSW에서 지역사회 감염자는 5만6,500명으로 늘었고 해 외 귀국자 1명 감염으로 누적 확진자 는 6만2,164명이 됐다. 미완치 감염자 중 1,090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213명은 중환자실에 있 다. 이중 105명은 인공호흡기(ventilation)가 필요한 상태다. 29일 12만993명, 28일 12만281명 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28일(화) 자정을 기준으로 NSW 의 백신 접종률은 1차 86.7%, 2차 62.9%를 기록했다. 한편, NSW의 백신 접종률이 예상 보다 높아지자 주정부는 킨디와 1학 년, 12학년생의 대면 수업 재개를 10 월 18일로 한 주 앞당겼다. 그러나 교 원 노조는 학교 환기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조기 개학에 반대하고 있다. 또 주정부는 지원금(JobSaver)에 서 접종률이 70%에 도달하면 주당 페이롤의 30%로 감축하고 80%에 도 달하면 추가로 15%를 감축할 것이라 고 30일 발표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호주 동부지역 일대가 이번 주말 태 풍의 영향권에 접어들어 비바람이 강 해질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뇌

우를 동반한 집중 호우도 예보됐다. 28일 기상대(BOM)에 따르면 남호 주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 전 선이 퀸즐랜드 남부와 NSW, 빅토리 아 북부에 강풍과 천둥·번개, 우박을 동반한 폭우를 쏟을 것으로 예보됐 다. 강풍 피해는 없더라도 폭우는 주 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은 저기압 영향권 밖인 타 즈마니아 지역에도 많은 비를 뿌릴 것

으로 예상된다. 기상대는 이번 폭우 가 NSW와 빅토리아, 타즈마니아까 지 일부 지역에 갑작스러운 홍수를 불 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호주 북부까지 길게 뻗어있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북쪽의 습한 열대 공기가 유입돼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비가 내리고 기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부터 30일 동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평년과 비 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42차 AKBC-KABC 합동회의 10월 개최 코로나 상황 감안 ‘줌 미팅’ 위주 진행

41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

호주와 한국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연 례 미팅인 42차 AKBC - KABC(한호 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가 10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호주와 서울에서 줌 미팅 위주로 열린다. 현재 한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증가 하는 상황에 따라 한국에서 열리는 미 팅의 세부 일정은 다음 주 중 결정될 것 으로 알려졌다.

AKBC(Australia-Korea Business Council: 호주-한국 경제위원회)는 사 이몬 크린(Simon Crean) 전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 장이 KABC(Korea-Australia Business Council) 위원장이다. 2020년 41차 합동회의에서는 수소산 업과 바이오헬스산업의 미래, 양국 에 너지·자원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말콤 턴불 전 총리가 프랑스를 무 시한 스콧 모리슨 총리의 잠수함 거 래가 국가 안보를 해쳤다고 강력 질 타했다. 그는 호주가 프랑스와 외교 관계를 회복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 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정부는 영국, 미국과 함께 3 자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결 성하면서 두 동맹국으로부터 핵추 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대신 호주는 프랑스와 체결한 900 억 달러 규모의 디젤 잠수함 건조 계 약을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파 기해 프랑스로부터 분노를 초래했다.

턴불 전 총리는 29일(수) 내셔널 프레스클럽(National Press Club) 초청 연설에서 “이번 파문은 호주의 국제 관계에서 끔찍한 사건이고 그 결과는 매우 오랫동안 우리에게 불 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에마뉘엘 마크 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를 나눴다’ 고 밝힌 턴불 전 총리는 “국제적으 로 프랑스에 모욕을 준 모리슨 총리 의 처사는 양국의 외교 관계만이 아 니라 호주를 향한 국제 사회의 신뢰 를 추락시킨 잘 못된 결정이었다”라 고 비난했다.

2021년 연례 합동회의를 포함한 10 월 ‘호한경제의 달(Australia-Korea Business Month) 주요 일정은 다음 과 같다. 호한 경제의 달 주요 일정 (Australia-Korea Business Month agenda) ▲ 호한 신규 에너지포럼(2021 Australia-Korea New Energy Forum): 10월 5일(화), 주호주 한국대 사관 공동 주관 ▲ 한국 문화 안내(Korean Cultural Training) 10월 12일(화), 최대 15명 제한, 비용 $250 ▲ 앵거스 테일러 호주 에너지 및 배 출감축 장관 브리핑 10월 14일(목) ▲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 호주 대사 브리핑 10월 18일(월) ▲ 만찬 행사(초청자 대상) 10월 27일(수)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호주인 29% “자유가 법보다 중요” 동의 남성, 젊은 세대 지지율 높아 록다운 길어지며 자유 갈망 커진 듯

호주 동부 봄철 첫 태풍주의보 주말 폭우 예상, 고온다습한 날씨

29일 내셔날프레스클럽에서 연설을 한 말콤 턴불 전 총리

그는 “호주 정부는 프랑스를 무시 했으며 이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그러한 기만적인 행동 을 하면 언젠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호주가 다른 나라에 신임을 구할 때 ‘당신이 마크롱에게 한 일을 기억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턴불 전 총리는 “나는 모리슨 총리 의 행동이 이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 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가 안 보 자산 중 하나가 국제관계에서 신 뢰성이라는 점을 간과했다”라고 비 난했다. 또한 턴불 전 총리는 호주가 아직 애스튜트급이나 버지니아급의 핵추 진 잠수함을 구매하기 위한 구체적 인 계약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와의 계약이 무산되 면서 호주는 새 잠수함 건조 계획이 없는 상태”라며 “우리는 20년간 새 로운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할 것”이 라고 주장했다. 차세대 잠수함 건조사업이 무산되 자 프랑스는 호주 주재 대사를 본국 으로 소환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프랑스 잠 수함 계약 파기는 호주 국익에 부합 한 결정이었고 후회는 없다”고 주장 했다.

9월말 멜번에서 벌어진 록다운 반대 시위

14세 이상 호주인은 3명 중 1명 비율(29.3%)로 ‘자유가 법보다 중 요하다(freedom is more important than the law)’는 주장에 동 의했다. 이번 주 발표된 로이 모건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 29.3%가 지

지했다. 이는 팬데믹 시작 직전인 2020년 1-3월 분기(21.6%)보다 8% 상승한 수치다. 기간별로는 2020년 4-6월 분 기에 28.6%로 8% 상승한 후 2731% 선이 유지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33.8%(+6.8%)로 여성

24.9%(+8.4%)보다 높다. 연령별로는 Z세대(Generation Z, 1997년∼2012년 출생 그룹)가 38.1%(+5.4%)와 밀레니얼 세대 (Millennials: 26-41세 연령 그룹) 35.4%(+12.2%)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Z세대의 부모 그룹인 X세대(Generation X: 1965∼1980 년생)는 26%(+8.5%)였고 60세 이 상은 18%로 가장 낮았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커진 배경은 NSW와 빅토리아, ACT의 장기 록 다운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 정과 야외 모임 등 일체의 집회를 금 지하는 현재의 보건 명령(health orders)에 대한 반발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멜번에서는 록다운 반대 시 위가 6일 연속 진행됐는데 시위대 가 ‘자유 보장’ 구호를 외쳤다. 경찰 과 시위가 충돌하면서 다수의 부상 자가 발생했고 수백명이 체포됐다. 멜번 이너 시티에서 벌어진 시위 도 중 빅토리아 경찰의 과잉 진압이 문 제가 되기도 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젯스타, 초특가 항공권 할인 행사 10월 2일까지, 국내 59개 편도노선 대상, 최저가 $22 12월 중순 호주~싱가포르 국제선 운항 계획

콴타스의 저가항공사인 젯스타 (Jetstar)가 록다운에서 벗어나는 것을계기로 대규모 항공권 할인행

사를 진행한다. 코 로나-19로 인해 역대 최악의 위기 에 빠졌던 항공업 계가 모처럼 활기 를 띨 것으로 보 인다. 젯스타는 지난 28일(화) 정오부 터 10월 2일(토) 11시 59분까지 5 일간 국내선 편도 노선 59개, 총 2 만2천석을 할인 판매한다고 밝혔 다. 최저가 항공료 $22부터 시작해

50만 달러 규모의 할인이 적용된다. 할인항공권의 탑승 기간은 방학 기간을 제외한 10월 하순부터 12월 하순, 2022년 1월 중순부터 4월 중 순, 4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다. 앞서 젯스타는 12월 중순경 해외 여행이 허용되면 멜번과 싱가포르 간 항공편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 혔다. 해당 노선을 책임질 항공기는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주 4회 운 항된다. 젯스타 아시아(Jetstar Asia) 또 한 12월부터 싱가포르∼다윈 노선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해당 구 간은 에어버스 A320 항공기를 이용 해 주 3회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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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간 인 기 뉴 스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WEEKLY NEWS 집에서 숨진 코로나 환자의 절반 이상 ‘사후 확진 판정’ 대다수 비영어권 이민자 출신 “위험성 과소평가, 병세 급격 악화” 추정

8월말 시드니 서부 에머튼(Emerton) 집에서 숨진 이 나네타 아니사코(Ianeta Isaako)는 30세로 호주 최 연소 여성 사망자였다

코로나 델타 변이 감염자 중 집에서 숨진 사례의 절반 이상이 사망 직후 감염자로 판명된 것으로 밝혀졌다. 6월 중순 이후 NSW에서 코로나 에 걸려 집에서 숨진 29명 중 보건당

국에 보고되어 매일 건강 관리를 받 던 환자는 13명뿐이다. 나머지 16명 은 사후 코로나 감염자로 확진 판정 을 받았다. 멜번에서는 9명이 코로나 로 집에서 숨졌는데 이 중 4명이 사후 코로나 진단을 받았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세로 집에서 숨 진 코로나 환자 중 대부분이 비영어권 이민자 출신이었다. 연령대는 20대에 서 80대까지 다양했는데 50~60대가 가장 많았다. 시드니 무슬림커뮤니티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닥터 자말 리피 일반의 (GP)는 자택 사망 원인에 대해 몇 가 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이민자 들에게 병원은 낯설고 두려운 장소일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엔 더욱 무섭고 외로운 곳이다. 병원에 갔을 때 의지할 사람이 없어 집에 머물길 희망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이유는 질병에 대한 과소평 가다. 가벼운 기침과 두통, 피로감에 서 몇 시간 만에 산소 수치가 떨어지 는 등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병원에 가기 전 사망에 이른 것이다. 리피 박사는이어 “지역사회로부터 격리 또는 낙인이 찍힌다는 두려움 때 문에 코로나 증세가 있어도 진단검사 를 받지 않고 숨진 사례도 상당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NSW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진단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증세가 악 화할 경우,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요청하도록 당부했다. 홍수정 기자

모리슨 “올핸 조기 총선 없다” “접종률 80% 도달 후 연말 선거 가능성” 루머 뉴스폴 “지금 선거하면 노동당 승리 가능”

스콧 모리슨 총리(사진)는 올해 중 에 조기 총선이 치러지지 않을 것이 라고 못 박았다. 방미 중인 모리슨 총리는 SBS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고 연방 총선은 예정대로 2022년에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계획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몇 달 안에 조기 총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노(No)”라고 답변했다. 그는 “총선은 내년이다. 올해에는

선거를 필요로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미디어 일각에서는 12월 안에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률이 80%에 도달하면 조기 총선이 단행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9월 26일 기준, 16세 이상 인구의 2차 접종률 은 51.5%, 1차 접종률은 75.8%를 기 록했다. NSW가 가장 먼저 2차 접종 률 60%에 도달했다. 뉴스폴(Newspoll)이 9월 19일 발 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당장 선거를 치 를 경우,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은 양당 선호도에서 자유-국 민 연립을 53% 대 47%로 앞섰다. 노 동당은 지난 6월부터 연립을 앞서 나 가기 시작했고, 8월 지지율은 54%까 지 올랐었다. 정당별 우선 지지율에서도 노동당

(38%)이 자유-국민 연립(37%)에 근 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다른 여론조사인 리졸브 폴리티컬 모니터(Resolve Political Monitor) 의 지지율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정 당별 우선 지지율은 다른 결과가 나 왔다. 자유-국민 연립은 39%, 노동당 은 31%를 얻어 보수 연립의 지지율이 8% 높았다. 로이 모건(Roy Morgan)의 최근 조사에서도 자유-국민 연립은 38.5% 의 지지율로 35%를 얻은 노동당을 눌 렀다. 모리슨 총리를 상대로 한 앤소니 알 바니즈 야당 대표의 지지율이 낮다는 점이 노동당의 약점 중 하나이다. 뉴스폴의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알 바니즈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모리슨 총리를 앞선 적이 없 다. 9월 조사에서 모리슨 총리는 47% 의 지지를 얻었지만, 알바니즈 대표 가 얻은 지지율은 35%에 그쳤다. 이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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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보장보험, 10월 부터 혜택 대폭 줄어 전문가 “10월 전 빨리 가입” 권유 보험료 상승, 지급 조건 강화

소득보장보험(income protection insurance)에 관심이 있다면 조속히 보험에 가입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10월 1일부터 보험사들은 보험료는 올리고, 보험금은 줄이고 지급 조건은 강화한다. 소득보장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부 상을 당하거나 건강이 악화돼 더는 일을 할 수 없을 때 소득의 상당 부 분을 지급하는 보험이다. 하지만 보 험사들은 다음 달부터 불과 5년 만 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본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이 보험의 혜택을 대 폭 줄인다. ▲ 고위험 직업 보험료 인상 현행대로라면, 소득보장보험을 가 입한 근로자들은 직장을 옮기더라도 보험사에 이를 통지할 필요가 없다. 일단 가입만 하면, 이직 후에도 보험

(injury) 전 소득의 최대 90%를 청 구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70%까지 만 가능하다. 소득을 평가하는 규정도 바뀌는 데, 이는 보험금 삭감에 영향을 줄 수 도 있다. 보험사는 3년 이상이 아니 라 지난 1년의 평균 소득을 산정해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다.

혜택이 동일했다. 하지만 10월부터는 더 위험한 직종 으로 이직할 때 보험사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할 것이다. 보험사는 새 직업 을 고려해 더 높은 보험료를 책정하 거나, 소득 보장을 거부할 수도 있다. 또한 10월 이후에 가입한 보험은 5년마다 갱신이 필요하다. 즉, 보험 이 만료될 때마다 보험사는 보험료 를 올리거나 보장률(coverage)을 줄 일 수 있다. ▲ 더 낮아진 보장률 지금까지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 현재 소득의 75%, 연급 납입금을 포 함해 소득의 85%까지 보장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내달 1일부터는 보험 대부 분의 보장률은 70%로 떨어질 것이 다. 가입자는 첫 6개월 동안은 부상

▲ 지급 조건 및 연령 제한 강화 보험 가입자들은 부상으로 인해 이 전의 업무(old job)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다. 10월 부터는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이 전 업무뿐 아니라 유사한 업무까지 도 볼 수 없을 경우에만 보험금을 요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장직에서 근무하던 보험 가입자가 업무 관련성 있는 내 근직으로 근무하게 된다면 청구권이 없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입자는 65세나 70세까지 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다음 달부터는 65세의 상한이 적용된다. 일부 보험사는 60 세부터 보험금을 줄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퇴직연금펀드를 통 해 소득보장보험에 들어있고, 이들 은 이번 보험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 지 않는다. 단, 이 펀드 내 보험은 개 인이 따로 가입하는 보험보다 혜택 이 적은 경향이 있다. 이용규 기자

록다운 종료되면 재난지원금도 중단 예고 접종률 80% 도달 2주 후 폐지 예상 호주 주/준주에서 백신 접종률이 80%에 도달하고 경제 재개방이 시 작되면 연방 정부의 록다운 관련 임 시 코로나 재난지원금(temporary COVID-19 Disaster Payment)도 곧 이어 폐지될 전망이다. 소득 지원금(income support payments)은 16세 이상 인구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2주 후부터 전면 폐지될 예정이다. 현재 주/준주의 백신 접종률이 달라 폐지 시기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연방-주/준주 총리 화상회의(national cabinet)에서 합의한 80% 접 종률 보다 높은 접종 목표를 설정하 는 주/준주는 연방 정부가 아닌 주/

준주 정부 자체의 지원 방안으로 대 체될 필요가 있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 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멸될 수 없 고 호주는 코로나와 함께 공존하면 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특 별한 임시 조치인 정부의 지원금도 계속 지급될 수는 없다. 80% 접종률 달성 시기에 맞춰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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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모리슨, 2050년 넷제로 거부하라!” 영향력 큰 칼럼니스트 ‘페타 크레들린’ 11월 글래스고 기후회의 앞두고 노골적 압박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COP26으로도 알려진 ‘2021(제 26차) 유엔 기후변화회의(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가 약 한 달 후인 10월 31 일부터 11월 12일까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에서 열린다. 주최국인 영국이 의장국인데 보리 스 존슨 영국 총리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정상회의에 참석해 호주의 기후변화 대응책을 발표하 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의 서밋 참 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자유-국민 연립 여당 안에서 회의 불참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유는 기후변화회의에서 호주 대 표가 많은 나라들로부터 공격을 받 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글래스고 총회가 가까워지면서 호주 연방 정부 안에서 2050년 넷 제로 목표 선언과 관련해 집요하 고 강경한 반대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반대 여론의 진앙은 예상대 로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과 자유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다. 석탄 과 발전 등 탄소배출에 의존하는 자 원 관련 산업이 반대 의원들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이같은 정계와 재 계의 코넥션은 호주 사회에서 언젠 가는 사라져야할 적폐 중 하나다. 반대에 동조하는 재계와 언론계 관계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언론계 논평 중 9월30일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

지에 게재된 페타 크레들린(Peta Credlin)의 칼럼은 가히 압권인 듯 하다. “스콧 모리슨은 그의 정부가 정 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보 여야할 필요가 있다(Scott Morrison needs to show us what his government really stands for)” 는 제목이 붙었다. 페타 크레들린(Peta Credlin, AO)은 누구인가? 빅토리아주 법정변호사 출신인 크레들린은 16년동안 연립 정부(존 하워드, 토니 애봇)에서 국방, 통 신, 이민, 외교장관의 정책 보좌관 으로 활동했다. 애봇 총리와는 더 없이 막연한 관계다. 그의 야당대 표 시절(2009년)부터 비서실장을 했고 총리 비서실장(2015년까지) 을 역임한 자유당의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이다. 총리 비서실장 재임시 막강 영향 력을 행사했는데 한국 청와대에서 문고리 권력을 쥐고 흔들던 십상시 (十常侍)가 연상될 정도로 애봇 총 리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은 책 사였다. 호주 보수 논조의 아성인 뉴스코 프의 방송 매체인 스카이뉴스에서 평일 오후 6시 ‘크레들린(Credlin)’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전히 영향력이 상당하다. 칼럼에서 크레들린는 최근 모리 슨 총리의 오커스(AUKUS) 3국 안 보네트워크 출범을 호평한 뒤 요구 사항을 분명히했다. “호주가 군사적 측면에서 세계 무대의 메이저 리그에 참여해 위상 이 커질 것이다. 모리슨이 총리로 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첫 결정을 내 렸다.” 그는 이어 “다음의 중요한 결정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잘못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2050년 넷제로 목표 선언을 잘못된 결정으 로 아예 규정했다. 그는 “모리슨이 총리가 됐을 때 최우선 과제는 2019년 총선 승 리 (자유-국민 연립 3연속 집권) 였다. 그후는 무엇인가? 팬데믹 평 가에서 그는 호평과 비난이 복합됐 다. 펜데믹을 제외하고 모리슨 정 부 실제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가?(What does the Morrison government really stand for?) 라는 질문을 던졌다. 크레들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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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자 하는 질문이 바로 이 칼럼 제목이다. “핵잠수함 확보 계획만으로 내년 5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나라의 절반이 장기 록다운으 로 가택연금 상태(intermittent house arrest)에 있다. 유권자들 은 록다운 기간을 생애에서 가장 처참한 시간으로 오래 기억할 것이 고 이는 총선에서 정부에게 불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8개월 팬데믹 기간 중 내 셔날 캐비넷을 통해 모리슨 총리 는 국가 지도자라기보다 위원회 위 원장(chairman of a committee) 이었다. 국가안보 정책을 책임지는 방식대로 국내정책을 장악해야 한 다. 결국 협조적이지 않은 노동당 주총리들과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내셔날 캐비넷에서 주총리들이 백신 접종률 70%에 록다운을 종 료하고 80%면 주경계 봉쇄에 합의 를 발표했다. 그러나 서호주와 퀸 즐랜드 주총리는 여전히 코비드 제 로 정책을 고수하면서 보건 독재자 (health authoritarianism)로 군 림하고 있다. 호주 유권자들은 단 합(unity)를 포기하는 총리를 재선 출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크레들린은 모리슨 총리에 대해 우려감을 보이면서 노 골적으로 압박했다. “모리슨은 팬데믹 대응에서 자유 에 앞서 안전(safety before freedom)을 중시하는 대중 의견을 따 랐기 때문에 다음 선택에서도 올바 른 것보다 인기 위주를 선택할 가능 성이 있다. 록다운 해제에 반대하는 주총리 들과 싸우기보다 ‘넷제로 목표’를 선언할 수 있다. 그는 내셔날 캐비넷의 합의를 지 키지 않는 주에 연방 예산 할당 중 지하고 주경계 봉쇄는 대법원 상고 로 대처해야 한다. 11월 글래스고 기후총회는 참석해서 얻을 것이 없 다.” 만약 크레들인이 제시한 방법론 을 모리슨 총리가 선택한다면 뉴 스 코프를 비롯한 보수 미디어들 이 지지의 목소리를 보탤 것이 분 명하다. 그런 전례를 연방과 주정 부 관계에서 너무 빈번하게 목격해 왔다. 참 질긴 코넥션이다.

오징어 게임과 희망 9월 24일부터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이 세계 1위를 달리기 시작하였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일곱 가지 게임은 내가 어려서 모두 해본 놀이들이다. 딱 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뛰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 오징어 게임... 혹시 사방치기가 등장하기 않은 것은 어떤 이유인지 궁금하였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어려서 놀았던 이 런 종류의 게임은 내가 커서 경험한 운 동과는 전혀 그 질감과 느낌 그리고 방 법과 목적도 다르다. 사실 일반적으로 게임들에서 개인의 기술과 능력이 드러 나지만 드라마에서 소개된 한국의 게임 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거나 흉내 낼 수 있고, 서로간의 협력이 가 능하다. 그런데 내가 어른이 되서 즐기는 소 위 오늘날의 운동게임들은 그런 관용 과 협력 그리고 도움이 많이 볼 수 없 고, 승패는 확실한 게임 규칙과 참가자 의 힘과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런데 드라 마에 나오는 게임들은 그런 것을 뛰어 넘는 나 아닌 이웃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오징어 게임에 열광 하는 것이 아닐까? 곧 구슬치기에서 주 인공 기훈이 아무도 노인과 같은 편을 먹으려하지 않지만 기훈의 선택이 그것 을 보인다. 하여간 전 세계 드라마 시청자들이 오징어 게임을 열광하는 데에서 나는 세상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강 하게 느낀다. 물론 이 드라마 안에서 벌 어지는 456억 원의 상금을 따내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을 긍정하는 것은 아니 다. 오징어 게임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 고 있는 현실을 상징하고 비유하여 말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하고 있다. 그 상징과 비유의 의미를 품 고 있는 것이 게임이고 또 서바이벌로 이루어지는데 드라마는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것을 고발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메 시지는 다음과 같다. 최후의 승자 456 번 기훈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 기 힘만으로 결코 남을 수 없었다는 점 이다. 곧 남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스스 로 던지고 또 이용당해 던져진 것 때문 이다. 강새벽을 위해 던진 240번 지영 의 죽음, 강새벽의 죽음, 외국인 노동자 알리의 죽음, 마치 논개처럼 덕수를 끌 어 않고 몸을 던진 한미녀의 죽음, 마지 막 오징어 게임에서 상우의 죽음이다. 내가 살기 위해서 이웃의 희생이 존 재한다는 점도 메시지다. 이런 죽음들 은 우리 역사에서 실재로 많이 경험한 것들이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이 세상 에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아마도 권선 징악인 듯싶다. 이는 한국의 역사에서 살아 숨 쉬어 왔던 실제 삶의 메시지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주 제이다.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 등과 같은... 나는 이 드라마에서 매우 진한 감동 을 받은 죽음이 강새벽을 위해 구슬 던 지기를 포기하는 친구 240번 지영의 선 택이었고 거기에서 눈물이 났다. 누구 는 이런 것들을 그저 눈물을 짜내게 하 는 신파라고 하지만 결코 그게 아니다. 마음을 움직인 거다. 그렇게 한 지영의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없어, 이유가 없어”“이유가 있는 사람이 나가는 게 맞자나” 그 게임장을 나가도 만나거나 갈 때가 없기 때문에 북에 있는 엄마와 보육원의 동생과 함께 제주도에 가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진심을 말하는 강새

벽을 위해 구슬을 포기하는 지영의 따 뜻한 마음이 자기 생명을 던져 새벽을 살리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 전까지 1위를 차지한 드 라마는 오티스의 비밀상담소였다. 이 드라마가 10대 고등학생들의 성(性)에 대한 솔직하고 현실적인 사람의 몸에 대한 것이라면, 오징어 게임은 살아 있 는 따뜻한 사람의 마음에 대한 드라마 이다. 여기에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존 엄이 존재한다. 드라마의 형식이 서바 이벌 게임 곧 폭력과 살인의 공포 속에 서 따뜻한 마음이 흐르고 있다. 인간의 마음에 따뜻함이 살아 있다는 것이 이 웃을 위해 몸을 던진다. 그래서 아직도 세상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곽승룡 비오 신부

(시드니대교구 한인성당 주임 신부)

발행인 신이정

사장 한상봉

편집인 고직순

Publisher Rebecca Shin

Coo

Editor

주소 570Blaxland Road, Eastwood NSW 2122

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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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02 8876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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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김호남 박사의 목양칼럼

하명호 칼럼

- 4차산업혁명시대와 기독교 영성

‘피로사회’에서 건강한 피로함으로 살아가기

벌써 십년이 지났으니 최근 작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 2010년 가을에 재독 한 국인 철학자가 독일 지성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조그만 문제작을 출간했고, 독일 최고의 권위지 중의 하나인 ‘프랑 크프루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지 가 특집으로 다루면서 이 문제작은 독 일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곧이어 2012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번역이 되자 그 해 말에 있었던 대통 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 출판계에서는 신임 대통령이 꼭 읽어 보기를 권하는 대통령 강권 도서 1호로 꼽히며 한국에 서도 유명세를 탔었던 책이다: ‘피로사 회’(한병철 저)가 그 책이다. 100페이지 조금 남짓한 시집 형태의 작은 책이 서구뿐 아니라 아시아 권에 서도 선풍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그 책이 가지는 사상사적 깊이와 현대 사 회의 병폐를 꼭 짚어 진단하는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 때문일 것이고, 또한 말 미에 제안의 성격으로 제기된 결론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라 말들 한다. 해서 이 책의 주제들을 중심해서 우리의 삶 을 윤택하게 하는 ‘자신 만의 삶의 의미 가꾸기’를 함께 해 보면 좋겠다. 먼저 저자는 현대 사회를 과거의 ‘규 율사회’와는 다른 ‘성과사회’라 진단을 하며, 그렇게 된 이유로는 ‘개선된 인권 과 자유에 대한 포스토모던적 경향’으 로 말미암아 사회 전반이 개방되어 무 한 경쟁의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그는 특별히 과거의 규율사 회를 나와 타인의 경계를 중심하여 타 자를 밀어내고 배척했던 의학적 면역체 계로 설명했는데, 과거에는 나와 다른 이방인의 진입을 적극적으로 막아 ‘나’ 를 보호하는 것이 덕목이었다면, 포스 트모던 사회는 ‘타자’를 적극 유입하는 것이 더 좋다는, 즉 경계가 허물어지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바탕으로 하는 무한 경쟁을 하게 되었 다고 진단했다. 그런 경향을 부추긴 것 은 또한 과도한 긍정에의 숭배였다. 흔 히 ‘I can do’란 말로 표현되는 ‘과잉 긍 정’이 현대의 문제점을 잉태하고 성장 시켰다는 것이다. 좀 쉽게 설명하자면, 현대인은 고양 된 자유와 강조된 긍정적 사고로 말미 암아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해 냄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게 되는 새로운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이 다. 다른 말로 하자면, 현대인의 질병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균이 아니라 오히 려 내 안에 있어서 나를 몰아치는 ‘과잉 된 긍정’이 범인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유대인 학자 발터 베냐민의 글을 인용 하며 ‘현대인은 자극에 과잉 노출되고, 정보에 과잉 주의를 함으로 인해 오히 려 공동체성이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 하며 포스트 모던 시대의 ‘성과’에 끌려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을 보았는 데, 이런 시대적 현상에 잘 적응하지 못 하는 소심한 사람들은 ‘우울증’으로, 또 성과사회에 과잉으로 반응하는 사람들 은 ‘과잉행동성 소진증후군’을 앓게 된 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성과사회에서 살아 남고 성공하 기 위하여 인간은 자신도 잃고, 이웃도 잃어 가고 있으며, 아무도 강제하지 않 지만, 스스로를 ‘착취’하는 분열적 피로 사회에서 몸살을 앓으며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참 아픈 지적인데 그렇지 않 다고 부인할 용기도 없다. 이런 현상은 이탈리아 출신의 조르조 아감벤이 묘사 했던 ‘호모 사케르’(어떤 사회에서 범죄 하여, 추방당하고 그를 만나는 사람은 누구라도 죽여도 괜찮은 인간)가 이제 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착취하고 죽게 하는 그런 현대 성과사회의 ‘호모 사케르’가 되어 가고 있다는 말로 들린 다. 그래서 현대는 성과의 폭력에 물든 ‘피로사회’라고 말하며, 그런 피로사회 의 구성원인 현대인은 자아를 챙길 여 유가 없으며, 감동이 없는 그런 삶을 사 는 존재로 전락해가고 있으며, 큰 기계 의 부속품이 되어 죽음을 향해 계속 돌 아가는 하나의 부속품으로 전락하여 탈 진하고 고립된 피로한 자아가 되어가고 있다는 외침은 우리를 아프게 한다. 이 런 시대 이해가 아마도 삐에르 쌍소의 ‘느림의 미학’이 강조하고 있는 강조점 과 연결되고 있다: “그저 한 번 멈추어 서 보라, 한 번 천천히 사물을 돌아보 라”는 쌍소의 권고말이다. 이런 스스로를 착취하는 피로사회에 서 저자는 ‘분노해 보라, 아니라고 말해 보라’라고 권하며, 또한 신약성경의 오 순절 공동체를 소환하며 재미있는 제안 을 하고 있다. 자신에 집착하여 과잉 긍 정의 노예가 되어 탈진하게 만드는 그 런 피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섬김과

봉사로 피로 했었지만, 도무지 탈진에 는 이르지 않는 신약 공동체의 ‘타인을 위한 피로함’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 는 것이다. 그의 글이 이즈음에 이르자, 목사로 서 또 후학을 가르치는 학자로서 전투 의지(?)가 살아났다. 한병철의 오순절 공동체를 좀 더 무게있게 강조하고 싶 은 생각이 들었다. 유대인 철학자 에마 누엘 레비나스를 전공한 서강대 철학과 교수 강영안의 글이 그것이었는데, 강 교수는 이런 현대사회에서 진정으로 회 복되는 길은 어린 시절의 무목적한 동 네 친구들과의 놀이라고 하였다.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 땀 흘리는 것도 중요 하지만, 간혹은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재미있게, 그것도 땀 흘리며 놀이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 고 있다. 삶의 현장에 나만 있는 것이 아 니라, 나 아닌 타인이 함께 있을 때 비 로서 내가 보인다는 것이다. 참 공감이 갔다. 우리는 매사를 너무 ‘성과’를 도 출해야 하는 것에만 집착하며 사는 것 은 아닐까? 레비나스가 그랬단다: ‘타 인을 통해 나를 보는 것, 그리고 타자와 의 관계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 통으로 수용할 때에 비로소 나의 나됨 이 드러난다’ 코로나로 온통 세상이 어지럽고 불안 이 가중된 삶을 살고 있다. 피곤함에 익 숙해 있어서 이렇게 록다운 되어 강제 로 쉬는 것도 불안하다. 피로함이 탈진 으로 인도하는 피로함이 아니라, 활기 찬 기쁨으로 나아가게 하는 그런 피곤 함은 없을까? 이웃과 함께 고통도 나누 고 기쁨도 나누는 삶의 확장과, 영원한 생명을 나누는 그런 피곤함이라면 어떨 까? 사랑하는 자녀들 위해 땀 흘리는 부모는 결코 탈진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한다. 내 안에 내가 너무 커서 스스 로를 소진하며 착취하는 자리에서 멈추 어 서서, 나를 위한 피로가 아니라, 타 인을 위한 피곤을 즐거이 감수해 보는 그런 ‘건강한 피로’가 물결치는 새로운 피로사회를 강추한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놀라지 말라 내 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두려워하지 말 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아멘” 김호남 박사(PhD,USyd) 시드니 신학대학 한국신학부 학장

‘백신접종 증명’이 필수인 시대가 오고 있다 공중보건학의 명문인 미국 존홉 킨스(John hopkins)대학이 9월 26 일 ‘총체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통계 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최근 4주간 총 1,548 만 명이 추가 확진되었는데 이는 1 주일 전 집계보다 120만 명이 줄어 든 규모이고 4주간 사망자 수도 24 만8400명으로 2만6000명이 감소했 다” 미국, 영국. 브라질, 러시아 등에 서 감염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 러나 사망자 수는 이들 감염자 상위 국가에서 늘어나고 있다. 인구 570만 명의 도시 국가인 싱 가폴은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방역 모범국이다. 그런데 ‘텔타 변이’ 관 리가 어려워 ‘코로나와 함께(with COVID)’ 정책을 수행하다가 급작 스럽게 늘어난 확진자와 사망자로 인해 다시 통제령(lockdown)을 실 시하고 있다. 싱가폴은 현재 82%의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했고 강력한 방역정 책으로 상당기간 ‘확진자 제로 상 태’였으며 사망자도 이제껏 58명의 불과했다. 회사의 직원 절반정도를 출근하 도록 허용했고 식당에서 백신 접종 자는 최대 5명까지 함께 식사하도 록 규제를 완화했었다. 그러나 8월 19일 32명이 하루에 확진 판정을 받 았다. 싱가폴 정부는 ‘완화정책’으 로 인해 어느 정도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특별 조치 없이 그대로 넘어 갔다. 그런데 한달 후인 9월 19일 1,650 명으로 감염자가 급증하자 위험을 느낀 싱가폴 정부는 통제령을 재도 입한 것이다. 30일 기준으로 한국의 신규 감염 자는 2,564명, 사망 7명을 기록했

주/준주별 백신 접종률

다 접종률(1회 이상)은 76%로 집계 됐다. 호주는 30일 2,385명(NSW 94명, 빅토리아 1,438명, ACT 31명, 퀸즐 랜드 6명)을 기록했다. 빅토리아가 이처럼 갑자기 급증한 이유는 주말 호주식풋볼리그(AFL) 결승전 시청 과 관련이 큰 것으로 보인다. NSW의 록다운은 10월 11일부터 종료될 예정이지만 이미 13주차에 들어섰다. 26일부터 1천명 미만으 로 8, 9백명대를 유지하면서 하락세 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빅토리아주는 27일부터 NSW 감염자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차 파동(second wave) 때의 악몽이 상기되지만 그 나마 다행인 점은 백신 접종률이 높 아지는 것이다. 30일 기준으로 호주의 백신 접종 률은 1차 77.8%, 2차 54.2%를 기록 했다. NSW는 1차 87.2%, 2차 64% 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빅토 리아주는 1차 80.81% 2차 49.81% 을 기록했다. 호주에서 영토가 가장 넓은 두 주인 서호주(1차 64.83%, 2차 46.45%)와 퀸즐랜드주(1차 65.72% , 2차 46.74%)의 접종률이 가장 낮다. “예방접종만이 최선의 방법”이라 며 접종을 강력 권유해온 NSW 주 정부는 10월 11일 2차 접종률 70%,

약 2주 후 80%를 예상하고 있다. 11 월 12일 호주에서 유일하게 9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예상 접종률을 토대로 이 번 주 단계별 록다운 해제(경제 재 개방) 로드맵을 발표했다. 빅토리아 주도 비슷한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10월초부터 12월 1일까지 NSW 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 들은 서비스 이용에서 상당한 차이 가 있을 것이다. 분명한 차별일 수 있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 백신 접종 반대 비율 도 작년 29%까지 높았지만 이제는 9%~10% 미만으로 줄었다. 한동안 백신 접종 증명이 신분증(운전면허 증)처럼 어디에서나 이용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코로나가 사 라지기 전까지 끝까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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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A15

한정태의 호주상식 & 교육칼럼 (10회)

“근데 왜 보고만 있었어요..?”

호주 학교의 왕따와 학교 폭력 방관자의 4가지 유형 “근데 왜 보고만 있었어요?”와 “뭐 라도 해야지”라는 두 마디의 대사는 최 근에 나온 병영 부조리를 담은 드라마 시리즈 <D.P.>를 본 필자의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 드라마의 큰 인기와 동시에 드라마를 본 한국의 많은 군필 자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 를 느낀다고 할 만큼 이슈화됐다. 필자 는 중학교 때 조기유학을 왔기에 군 미 필이라 피부로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TV를 보면서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와 자녀 교육에 대입하여 공통점이 있어 생각해 보았다.

이 드라마가 해주고픈 이야기는 두 가지인 것 같다. 첫째로는 드라마 배경 이 2014년인 것으로 봐서, 당시 의무 병 구타 살인사건과 총기 난사 사건으 로 병영 부조리가 사회적 문제로 집중 을 받던 해이므로, 당시의 사건들과 군 내부 상태를 적나라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 의 명대사로 볼 수 있는 “근데 왜 보고 만 있었어요?”와 “뭐라도 해야지” 는 병영 부조리 방관자들에게 일침을 놓 고, 군 복무 중 크게 남을 괴롭히지 않 았어도 드라마를 보며 죄책감을 느끼 게 할 것 같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드 라마가 주는 메시지는 군부대의 울타

리를 벗어나 사회 모든 이들에게 적용 될 수 있는 메시지까지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불의 를 방관해본 경험을 가진 모두의 양심 도 건드리는 것 같다.

필자가 아시아인으로서 호주에서 중 고교에 다녔고 현직 교사로서 호주 교 육 환경 중 가장 크게 바뀐 변화로 볼 수 있는 점 중 하나가 바로 학교 내의 ‘Bullying(왕따 행위)’에 대한 교육과 관심도이다. ‘Bullying’ 의 직역은 ‘괴 롭힌다’ 이지만 ‘지속해서 괴롭힌다’ 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어로 ‘왕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실 호주 는 예전의 한국같이 집단 조직적 ‘왕따’

또는 ‘학교 폭력’이 심각하지는 않았음 에도 불구하고, 다민족이 어울려 사는 사회이기에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으 려 큰 노력과 연구가 있었다. 학교에서 이에 대한 교육을 받더라 도 집에 가서 자녀들이 자세히 부모에 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기 에 조금 자세하게 우리 자녀들이 학교 에서 이에 대해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분명히 초등학 교에서도 어느 정도의 교육을 할 것 이지만, 하이스쿨에 들어서고 사춘기 를 지나면서 다시 한번 자녀들에게 상 기시켜줘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 교에서는 따로 시간을 내어 저학년생 (7~9학년)에게 ‘Anti-bullying’(왕따 방지 교육)을 필수로 시킨다. 이에 대한 내용을 함께 살펴보고, 가 끔 자녀들과의 대화 중 내 아이는 얼마 나 알고 있는지? 자녀의 학교에는 친 구들 사이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대화는 아마도 부모와 자식 간의 건강한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바람이다. 요즘은 Bullying도 온라인으로 하는 사어버 불링 (cyber-bullying)이 많다. 인터넷 안 전과 사이버 불링은 다음 기회에 다루 기로 하고 이번에는 학교의 왕따 방지 교육 시간에 무엇을 배우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왕따 방지 교육의 첫 단계는 먼저 ‘Bullying’ 의 정의를 내리면서, 학생 들에게 어떤 형태로 일어날 수 있는지 와 ‘일시적’ 괴롭힘인 ‘Harassment’ 와 ‘지속적 괴롭힘’인 ‘Bullying’을 구 분하면서 지속적 괴롭힘의 부당함과

그 악성에 대해 배운다. 사실 사춘기 자 녀들이 모여 누구 한 명이 자신들과 조 금 다르다고 서로 놀리는 말이나 행동 을 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문제 이므로, 특별히 한 명을 찍어서 지속해 서 하는 행동에 대한 심각성을 가르친 다. 그리고 호주가 다문화사회라는 점 에서 서로의 다른 점인 ‘Diversity(다

네 가지로 분류하고 그들의 영향력에 대해 정확히 가르친다. 사실 필자도 이 에 대해서는 교사가 되고 난 후에 교육 받고 알게 됐다. 방관자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1, 2, 3번은 다 가해자나 다름이 없다고 가르치며 모두가 4번 ‘Upstander’ 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성)’에 대해서도 가르치게 된다. 다음으로 가르치는 것은 왕따시키기 성립에 필요 요소들과 이해이다.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을 것이고, 그들 을 지켜보는 방관자들이 있다. 아이들 에게 먼저 왜 가해자가 왕따를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심리적인 이해를 시킨 다. 가해자는 본인의 자아와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고 실제 내면성 약자 또는 병자이므로, 겉으로 약해 보이는 누군 가를 공격하고 작게 만듦으로써 본인 의 낮은 자존감을 높여보려는 파렴치 한 행동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는 방관자들(Bystanders)를

방관자의 네 가지 유형: 1. Reinforcer (왕따 광경을 보고 옆 에서 웃거나 응원을 해서 부추기는 자) 2. Assistant (왕따시키기가 이루어 질 수 있게 간접적으로 돕는 자. 예를 들어 피해자가 도망가는 경로를 막아 서거나, 가해자를 가려주는 행위를 하 는 자) 3. Outsider (조용히 지켜만 보는 자.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 것은 가해 자에게 묵언의 동의를 표한다는 메시 지를 줄 수 있다) 4. Defender/Upstander (용기 내

어 능동적으로 피해자를 돕거나 상황 에 대해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어야 왕 따 문화가 없어진다고 말한다) 덧붙여, 만약 본인이 피해자일 경우 교사나 다른 어른 누구에게 꼭 알리라 고 당부를 한다. 교사들은 만약 이에 대 해 학생이 귀띔을 해주거나 목격을 하 고도 이에 대해 가해자와 목격자를 불 러 진상 파악과 조치를 하지 않으면 큰 직무유기가 될 수가 있어 교사들도 따 로 계속 정기적으로 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동안 여러 희생자의 노력과 드라 마 등을 통해 한국 병영 부조리가 조금 씩 고쳐나가듯, 우리 자녀들도 학교나 사회의 부당한 상황을 ‘보고만’ 있지 말 고, ‘뭐라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시민 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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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전형일의

독자의 편지

사주이야기

한국의 대선, 왜 이렇게 시끄러워야 하나

천화동인과 화천대유

- 호주의 사례 세계지도를 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큰 두 갈래인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 중 어느 쪽을 해도 그게 잘 되는 국가군이 아닌 게 있음을 알게 된다. 민도(民度) 가 낮은 국가군은 거의 예외 없이 정의 롭지 못하고 정치와 사회가 불안하다. 한국은 어떤가? 대통령중심제를 선 택한 한국의 헌법은 처음 여러 나라의 좋은 조항이라고는 모두 본떠와 세계 에서 가장 우수한 기본법이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사 정권에 의하 여 한 때 휴지 조각이 된 적도 있고, 그게 원상 회복되었어도 제대로 지켜 지지를 안 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끼리 벌 이는 난투극에도 상대 집단에 대한 위 헌 시비가 단골 메뉴다. 그러니 우리 헌 법은 이른바 장식(裝飾)적 헌법인 셈이 다. 한국이 잘 살게 되었다지만 이렇게 시끄럽고 불안한 것은 헌법을 중심으 로 한 법과 제도와 정책이 잘 못되어서 가 아니다. 그것들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행태, 말하자면 바로 민도가 관건인 것이다. 법과 제도 와 정책은 로봇이 아니다. 그런데도 뭐가 잘 못되면 정치인들 은 개헌 카드를 꺼낸다. 재주 없는 놈 연장 탓하는 격 아닌가. 나는 대한민국 의 초대 헌법을 기초한 유진오 전 고려 대학 총장의 헌법 강의를 대학 2년때, 그러니까 아득한 1955년에 들었었다. 그 후에도 헌법 개론서 몇 권을 읽 었으니 헌법에 대한 문외한은 아니다.

웨스트민스터 시스템 대통령 중심제 아래 제왕적이라고 불리듯 대통령의 권력이 막강한 것은 해보니 문제인 건 사실이다. 유총장이 기초한 헌법안은 내각제였었다. 이걸 이승만 대통령이 공산주의 북한과 대 결하자면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다며 비토(Veto)해버린 것이다. 내가 사는 호주의 정치는 일명 웨스 트민스터 시스템 (Westminster system)이라고 불리는 영국식 내각책임 제다. 그 제도 덕인지, 만만디 호주 국 민성인지, 정치는 우리와 크게 다르다. 평소도 그렇고 총선이 와도 조용하다.

선거가 있는 지 조차 잘 모른다. 선거 당일 근처 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장 에 가보면 선거운동 봉사원으로 나선 각 후보자와 정당 지지자 10여 명이 입 구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게 전부다. 후보자들이 유세를 하느라 시장 바 닥을 누비고 다니는 걸 볼 수 없고, 어 느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와 같은 말을 듣지 못한다. 거리에 드문드문 붙은 포 스터가 보일 뿐이다. 울긋불긋 길거리 퍼포먼스가 아예 없다. 이런 돈이 흘러 다니지 않는 것이다. 물론 지지자 그룹 들의 선거 운동이 있겠지만 떠들썩하 지 않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몇 가지 유추 다. 호주에서 정치인을 뽑는 투표는 법 적으로 국민의무 사항이다. 그러나 이 건 조용한 선거와 아무 관계가 없다. 호 주인들은 한국인에 비하며 정치에 대 하여 무식하고 둔감해서일까, 글쎄? 그보다는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이고 알아서 잘해줄 것이라는 신뢰, 또 누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는 기대라고도 나는 본다. 실제 그래왔 다. 호주에서도 언론의 힘이 커 정부와 비리 정치인을 세게 비판하고 폭로한 다. 모든 신문의 머리는 매일 정치 기 사로 차있다. 그러나 직접 관계가 없다 면 누가 장관인지 모르는 호주 서민은 허다하다.

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불안정 한 사회는 누가 만드나? 한국에는 돈 좀 가지면 한 자리 하려고 불필요한 세 력을 규합하여 단체를 만들고, 먹고 사 는 건 걱정 안 해도 되는 퇴임 후 대학 교수, 법관, 대부분 고위직 전문인들이 초연한 원로가 아니고 정치판을 배회 하고, 선거 때가 되면 연줄을 대기 위하 여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 게 사회 불안과 혼란의 원흉이 아닌가. 호주에서는 그런 사람 잘 못 본다. 평균 적 호주인들은 한국인들보다 더 많이 갖고 더 잘 살 지 않는다. 한국의 유달리 뜨거운 선거가 그간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엉뚱 한 지도자들을 등장시켰다. 한국의 언 론인들은 선거 때면 경마보도(競馬, Horse journalism)에 열을 올리는 대 신 평소 호주 같은 나라에 와 보고 왜 한국의 선거는 저런가를 알아보고 국 민을 계몽하는 보도를 해주기를 바란 다. 정치인 따라 미국만 가지 말고. 이 건 인문학자들에게도 시급하고 실용적 인 연구 과제이다. 텔레비전에 나와 깊 이도 없는 시사 해설을 하는 건 기자들 에게 맡겨도 된다.

경마 저널리즘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될 수 없는 호주의 내각책임제와는 큰 관계가 있 어 보인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다. 한 국의 개헌론 가운데는 일부 이 제도로 의 전환이 들어있다. 그러나 그 의도가 제도의 이점 때문인지 집권을 위한 당 리당략인지 명백하지 않다. 실은 한국에서도 4.19 이후 장면 총 리 아래 내각책임제를 해봤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했다. 나는 그 정권 아래 남북협상을 부르짖으며 길거리에 쏟아 져 나온 학생들, 국가의 상징인 자리를 지켜야 할 대통령인 윤보선씨와 총리 와의 심한 갈등 상황을 아직도 기억한 다. 이게 군사 쿠데타의 빌미를 준 건 모두가 아는 일이다. 역시 민도가 문제 였다. 혹자는 호주는 안정된 사회가 아닌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서양 정신과 사상의 원류가 ‘일리 아드’와 ‘오디세이’에 있다면 동양 에는 ‘주역(周易)’이 있다. 예로부터 한자 문화권에서는 주역을 천지 운 행과 성인의 지혜가 모두 담긴 것으 로 여겨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했다. 이러한 주역이 불미스러운 일로 전 국민에 회자되고 있다. 회사 이름 에 주역의 괘명(卦名)을 사용한 것 도 생소하지만 의미도 왜곡해 결국 사달이 났다. 주역은 대부분의 점서(占書)와 마 찬가지 위험스러운 말이 많아 사람 들이 경계심을 갖고 위험 속에서 평 안을 얻을 수 있게 구성돼있다. 천화동인(天火同人)과 화천대유 (火天大有)는 주역 64괘 중 각각 13 번째와 14번째 괘(卦)다. 동인의 괘 상은 하늘(天)을 상징하는 건괘 아 래에 불(火)을 나타내는 이괘가 있 다. 그래서 天火라 한 것이다. 불은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다. 이들 둘은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보 고 있다. 이것이 同人의 뜻이다. 즉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일을 도모 하는 모양이다. 들(野)은 막힘이 없이 모두가 다 볼 수 있는 곳이니 공명(公明)하고 정대(正大)하게 사람을 모으면 형 통하다(同人于野 亨). 그래야 곤란 한 상황에서도 큰일(大川)을 성사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군자 또한 바르게 나아가야 이롭다(利君 子貞)는 의미다. 군자는 혈연과 학 연, 지연 등 연줄을 이용한 인맥으로 뭉치지 말고, 무리 밖에서 사람들을 널리 구하여 함께하면 길(吉)하다고 해석한다. 대유괘는 바로 앞의 동인괘의 상•하괘를 뒤집어 놓은 도전괘(倒 顚卦)가 된다. 건하이상(乾下離上) 의 모양을 하고 있어 火天이라 한 다. 천화동인이 해가 아래에서 떠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판교에 위치한 자산관 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라 하늘과 같이하는 모습이라면, 화 천대유는 해가 이미 떠 있어 천하를 비추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대유 괘는 ‘태양이 하늘 위에 있는 상’으 로 만물을 비추고 생육하는 것이 큰 덕이다. 주역의 64괘 중 일음오양(一陰五 陽)의 괘는 모두 여섯 개가 있다. 하 지만 이효와 오효가 음양 상응(相 應)하면서 일음의 소(小)가 오양의 대(大)를 거느리고 있는 것은 대유 괘뿐이다. 그래서 대유(大有)는 크 게 소유하고 있다고도 하고, 많이 모 여든다고도 한다. 그래서 길괘다. 대유괘에서 형통함을 얻기 위해 서는 때에 맞춰 인사(人事)를 잘하 고 천명(天命)에 따라야 한다. 공자도 “사람과 더불어 함께 한 자 는 사물이 반드시 돌아온다. 그러므 로 대유괘로 이어 받는다’(與人同者 物必歸焉 故 受之以大有)고 했다”고 했다.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은 천하동 인에 대해 “공정하고 의리에 맞게 하면 어떠한 일이든 성공할 운이나, 삼가며 조심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 다”며 또 “큰일을 하되 동인이 할 일

과 아닌 일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 다. 화천대유에 대해서도 “대유는 대체로 길한 운이다. 만사가 형통하 고, 물질적인 일보다 정신적인 일에 좋다, 소인보다는 군자에 이롭다”고 설명했다. (‘주역점해(周易占解)’) 대동(大同)의 경우도 “의견이 분 분할 때, 임금과 조정 대신, 백성 그 리고 점괘가 일치하는 경우가 대동 이다.” (‘홍범(洪範)’) 이것이 후대 에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로 진화 됐다. 80년대 대학의 축제인 ‘대동 제(大同祭)’가 바로 여기서 연유했 다. 하나 되자는 것이 대동제의 목 적이다. 그러나 천화동인과 화천대유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린 사람들은 ‘덕 행’보다는 ‘물질’을 추구하고, 전체 보다는 자기들끼리의 이익만 극대 화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역의 정신과 목적을 훼손 하고 자신들의 유리한 방향으로 해 석하고 추구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 르고 있다. 주역은 군자(君子)의 근 심이지 소인(小人)의 욕심이 아니 다. (한국일보)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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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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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31화)

초막절의 마지막날, ‘심캇 토라’의 의미는? 1년 중 9월은 유대인들에게 가장 바 쁜 시기이다. 특히 랍비들에게는 쉼없 이 이어지는 많은 모임과 집회와 예배 를 위해서, 거의 20여개의 설교문을 작성해야 하는 시기로 개인적인 시간 을 낼 여유가 거의 없는 기간이다. 일 반 유대인들에게는, 온 가족이 함께 회 당이나 성전에 나가 예배하고, 가족들 이 모이는 명절이기도 하고 또한 성경 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자녀 교육의 현 장 이기도 하다. 전통에 따르면, 초막 절 8일째를 ‘쉐미니 앗제렛(Shemini Atzeret)’이라 부르는데, 이때를 랍비 들은, 일주일 동안 손님들과 신의 임재 가 장막을 떠나가기 전 하루를 더 머물 도록 하는 앵콜 데이’ 라고 부른다(어 빙 그린버그,115). 이날은 특별한 행사 나 의식은 지내지 않고 의미상 이름만 명명하고 있다.

최초의 살인 - 동생 아벨을 죽이는 가인

분노하는 인간

1. 심캇토라란? 그 다음 날인 9일째 되는 날을, ‘심캇 토라(Simchat Torah - 토라의 기쁨)’ 라 부르는데, 이 날은 가을 신년 절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제의 절정에 이 르는 날이다. 이 날은 공식적으로 회당 에서 유일하게,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허 락되는 날이며, 토라 두루마리가 회당 밖을 나가는 절기의 대미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모세오 경 두루마리를 회당의 제단의 가장 중 심에 마치 지성소의 보물을 소장하던 보관함에서 꺼내 회당 내 회중들을 돌 고 1년에 한번 회당 밖을 돌게 되는데 이 때가 예배를 마치고 축제로 진입하 는, 바로 ‘심캇 토라’ 행사 일이다. 이 때는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온 회중이 토라 두루마기를 중심으로 회당 앞에 모여 우리가 추석에 강강 수월레를 추 억하듯 둥그렇게 모여 1시간여를 노래 부르고, 돌아가며 토라 두루마기를 몸 으로 안고 춤추며 기뻐하며 잔치를 벌 인다. 랍비는 이때 끊임없이 그들의 전 통노래와 토라 구절로 흥을 돋구고, 땀 을 뻘뻘 흘리면서 회중을 리드하는데, 랍비가 되려면 체력도 좋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끊임없이 전달되는 기쁨 의 에너지의 원천에 대한 궁금증도 고 개를 든다. 절기의 전통적 행사(의례)이기도 하 지만 ‘심캇토라’는 토라(말씀)에 대한 경외감과 기쁨이 축제의 원동력이라고

중세의 심캇토라

예루살렘 성전의 심캇토라

할 수 있다. 오랜 전통 행사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억지 짓이 아니라, 유대인 의 토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상기하 는 때이다. 먼발치서 바라보는 이방인 의 마음처럼, 열심있는 사람들만의 일 로만 생각했던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 는 소기의 교육 목적도 간접적으로 달 성하는 때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일년을 주기로 창 세기부터 시작해서 신명기까지 모세5

경을 읽고 마치고 또 새롭게 창세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오늘은 심캇 토라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그들이 새롭게 새 해를 여는 창세기의 앞 부분을 소개하 고자 한다.

2. 첫번 째 살인 사건 종교로서, 성경이 가장 강조하는 것 이 있다면 ‘생명의 안전’이 아닐까 싶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의 초두

이를 흔히 ‘선물의 관계성’이라고 말 하는데, ‘내가 주는 것이므로 내가 지 배한다’는 드러나지 않는 관계성이 내 면에 내재한다고 설명한다. 랍비 죠나 단 삭스는 이교도들의 희생제물에 이 러한 논리가 지배적으로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제물로 신을 진정시키고, 안 심시키고, 뇌물을 주고, 비를 내리게 하거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옛 제국의 승리를 재건해 달라는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토라는 이것과 정반대 되는 선물 관계를 근간에 내포 하고 있다. 탈무드는 하나님 앞에서 겸 양, 창조에 대한 경외감, 인간의 생명 에 대한 존중과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형상을 덧입은 정체성에 대한 진실한 믿음이 제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인다.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칼로 베듯 설명 할 수는 없지만 ‘제물’과 ‘선물’은 같아 보이지만, 결코 다른 ‘가인과 아벨’의 진심이 내면에 존재한다. 둘다 예배의 형태를 갖췄지만 궁극적으로 다른 목 적의 이면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하나 는 창조주 앞에 자신이 사라진 모습인 반면, 다른 하나는 이기심의 응어리가 용암처럼 분출한다. 이를 구분할 수 있 는 것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폭발하는 분노가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이는 신앙 을 폭력과 차별화하고 폭력은 궁극적 으로, 완력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 려는 시도인 것을 판별하게 한다. ‘심캇토라’를 통해 또 창세기를 새 로 읽으며 새해를 시작하라는 탈무드 의 가르침은, 활화산의 용암같은 가인 의 이기심이 우리 마음 가운데, 여전히 들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샬롬!

토라 두루마리를 안고 즐거워 하는 유대인들

에 인간이 창조되고 난 후, 최초의 인 류, 아담의 두 아들 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모세 오경의 시작이다. 성경은 인간이 천사보다 조금 덜하게 지어진 존재라고 말한다(Tehillim, 시 편 8:5). 그럼에도 인간관계 안에, 가 장 파괴적인 일인, 첫번 째 ‘살인의 기 억’은 형제 간에 일어난 것으로 기록하 고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가인과 아벨은 모 두 제물을 바쳤지만 아벨의 것은 받고 가인의 것은 거절당했다. 그 상황에 대

해 토라는 “가인은 화가나고 고개를 떨 구었다(우울해졌다)”라고 표현한다.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 떤 반응을 할까? 이에 대해 탈무드는 하나는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지가 뭔데?’ 하며 받는 사람에 대해 화를 내는 일 것’ 이라고 진단한다. 돌아 보면, 처음엔 모두 받 는 이를 기쁘게 하기 위한 시작이었지 만 그 반응으로 전자는 이타적이며, 후 자는 이기적인 것에 근간을 두고 있었 음을 판단 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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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획 기획

2021년 1일 화요일 금요일 2021년10월 9월 28일

무야홍 바람의 딜레마$ 중도 확장일까 보수 분열일까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홍준표 대통령 보고 싶다” “홍준표 대통령 만들려면 정신 차려라” 이는 2030세대 남성들이 주축인 인터 넷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구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 하기 어려웠던 ‘홍준표 대통령’은 이들 의 바람대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유 력한 선택지로 떠올랐다. 어쩌면 게임 속 농담 같았던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 는 홍준표) ’돌돌홍’(돌고 돌아 홍준표) 에 정치적 리얼리티를 부여한 것은 2030 세대 남성들의 에너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초기 홍준표 후 보의 지지율 상승이 여당 지지자들에 의 한 역선택이란 의심이 적지 않았다. 하지 만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무야홍’ 바람 의 진원지가 2030세대 남성이라는 게 드 러나면서 야권뿐만 아니라 역선택에 가 담했던 여권 지지자들조차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바람은 4·7 재·보궐선거에 서 오세훈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서 이준석을 당선케 했던 그 정치적 이변 과 맞닿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집단적 힘을 자각한 2030세대 남성들이 이준석 당 대표에 이 어 홍준표 대통령 만들기에도 팔을 걷 어붙인 것이다. 두 번의 성공을 경험했던 이들의 프로젝트가 이번에도 통할까. 퓒컮픒 밶쁢 줂퍊, 잚엧픦 ���읻���옪 2030세대 남성들이 홍 후보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 것은 무엇보다 “가식 적이지 않고 솔직하다”는 점이다. 홍 후 보가 지난 10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와 김준일 뉴스톱 대표 등이 패널로 참 여해 진행된 압박 면접에서 ‘막말 발언으 로 여성층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 자 “그렇다”고 인정한 게 대표적 사례다. 구질구질하게 변명하지 않는 정치인으 로 비친 것이다. 일각에선 “홍 의원의 과 거 발언이나 이미지를 몰라서 그런다” 는 시각도 있지만 젊은 세대의 답변은 다르다. 한국외국어대 재학 중인 최모씨 는 “홍 후보가 막말 정치인이라고 하지 만, 현 정부 인사들의 위선적이고 내로남 불 하는 모습에 염증을 느낀 젊은 세대 엔 오히려 시원하고 통쾌한 모습으로 역 전됐다”고 말했다. 홍 후보의 과거 막말 이 재치 있는 입담과 결합돼 그의 별칭대 로 톡 쏘는 콜라 맛으로 인식된 셈이다. 더군다나 조국 사태 이후 부각된 위선의 시대에서 위악적 포즈가 보다 진실한 모 습으로 여겨지는 것도 젊은 세대의 달라 진 세태다. 사법고시 부활이나 모병제 등 홍 후 보의 정책 공약이 이들의 관심에 부합 한 측면이 있지만 이런 스타일의 캐릭터 자체가 ‘홍준표 팬덤’의 핵심 동력이라 는 데에 큰 이견은 없다. 이동수 청년정 치크루 대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선 이 미 지난해부터 홍준표 캐릭터를 이용한 밈이 놀이 소재로 유행했다”며 “홍준표 후보가 부상할 여건이 조성돼 있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재미있 는 게임 속 캐릭터 같은 이미지가 현실 정치 무대로까지 확장돼 힘을 받았다 고도 볼 수 있다. ‘무적의 야권 주자’ 홍 준표는 2030 남성들에겐 현실의 불만 을 해소하는 만렙의 게임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퓲컫폂핂 핞��� 짦줆 찒퓲픦 헣��� 뫃맒 2030세대가 홍 후보로 집결하는 과 정에서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후보 의 헛발질도 빼놓을 수 없다. ‘주 120시 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등 잇따른 말실수가 젊은 세대들이 30

2030남성, 무야홍에 리얼리티 부여

오세훈^이준석 대표 당선과 맞닿아 막말 정치인? 시원하고 통쾌! 조국사태 뒤 위악적=진실한 모습 윤석열의 헛발질

주120시간 노동 등 말실수에 이준석 대표와 갈등이 결정타 “젊은층에 미운털 톡톡히 박혀” 무야홍의 딜레마

중장년층은 “가벼운 막말 정치인” 2030남성의 안티 페미니즘 탓 본선에서 여성표 놓칠 수 있지만 2030이 캐스팅보트 역할 할 수도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윤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든 일종의 잽이었다면,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은 결 정타였다. 당내 갈등 과정에서 이 대표 의 정치적 미숙함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 았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2030세대의 정 치적 결실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윤 캠프가 필요 이상으로 이 대표와 마 찰을 빚으면서 젊은 층에서 미운 털이 톡톡히 박혔다”며 “홍 후보가 이 대표 편을 들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라 고 말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반문(反文) 비윤(非 尹)’의 정치적 노선을 낳는 효과를 초래 했다. 특히 윤 후보가 반문 기치만 내세 우고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반문 비윤의 공간은 더욱 확장됐다. 야 권에서 윤 후보를 지속적으로 공격한 홍 후보가 세대를 떠나 호응이 늘고 있 는 것도 비윤 정서와 무관치 않다. 정한 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전문위원은 “홍 후보의 최근 지지율은 20대를 넘어 전반 적으로 다 올랐다”며 “탄핵 과정에서 국 민의힘에서 이탈했던 보수층이 윤석열 로 모였다가 윤 후보에게 실망하면서 다시 홍 후보 측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줂퍊픦 싪엖잖, 훟솒 핳컿 vs 쫂쿦 멾힟엳 젊은 세대를 포함해 반문 비윤 표심 을 흡수하게 되면 홍 후보 주장대로 본 선 경쟁력이 윤 후보보다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서 윤 후보보다 홍 후보를 더 까다로운 맞수로 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진영주의가 한 층 강화된 정치 현실에서 홍 후보 노선 은 보수 본진에선 ‘내부 총질’이거나 ‘실 체 없는 바람’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2030세대 표심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데, 홍 후보 가 확실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윤 후보만 공격하다 보니까 역 선택을 노린다는 식으로 보수층의 반감 도 크다”고 지적했다. 달리 보면 홍 후보의 확장 전략이 보 수의 결집력을 약화시키고 보수를 분열 시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윤 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 장관 을 두둔하는 것으로 비쳐 ‘조국수홍’ 논 란에 휩싸였던 것도 홍 후보가 안고 있 는 딜레마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도 확장과 진영 결집은 국민의힘뿐만 아니 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늘 제기되어 왔 던 상호 충돌적인 과제다.

뉴시스

“무야홍은 자연 발생적 바람, 쉽게 꺾일 수 없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측이 2030세대 지지의 요인으로 꼽는 것은 뉴미디어를 활용한 적극적 소통이다. 2018년 개설한 유튜브의 홍카콜라TV가 구독자 50만 명을 넘 으며 지속적으로 저변을 넓혀왔고, 홍 후보가 직접 글을 올리는 페이스북도 유권자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중요한 소통 채널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 주효했던 것은 카 카오 채널이다. 홍 후보 캠프의 박상 주 미디어 총괄 실장은 “카카오 채널 을 통해 1대 1로 채팅 방이 운영되는데, 형식적인 답변이 아니라 진짜 대화하

홍준표 캠프가 보는 지지요인 홍카콜라TV^페이스북 등 뉴미디어 활용한 적극적 소통 듯이 응답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고 말했다. 8월부터 운영된 이 채널을 통해 하루에도 수백 건의 질문이 들어 오고 요즘은 1,000건도 넘는다. 이런 질문에 일일이 응답하면서 후보의 일 정이나 정책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유권자들로선 마 치 홍 후보와 실제 카카오톡을 나누 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해 젊은 층 사

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한다. 이런 소통 전략은 홍 후보와 2030세대간 일체감 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홍 후보가 지난 14일 이영돈 PD를 캠프 인사로 영입한다고 밝힌 지 2시간만에 보류한 것도 2030세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홍 후보의 발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PD 인사를 철 회하라는 글이 쏟아졌다. 심상찮은 분 위기를 감지한 미디어팀이 즉각 홍 후 보에게 보고해 비교적 신속하게 보류 결정이이뤄졌던 셈이다. 홍 후보 캠프 규모는 경쟁자인 윤

석열 후보 측에 비해 단촐한 편이다. 하지만 비대면의 코로나 시대에선 대 선이 ‘조직 선거’가 아니라 ‘소통 선거’ 가 됐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조직 규모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유권 자들과의 공감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 는 얘기다. 박 실장은 “무야홍은 조직 적으로 기획된 게 아니라, 정말 진정성 있는 소통 과정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난 바람”이라며 “젊은이들이 자 발적으로 글을 올리고 재미있는 콘텐 츠를 만들고 있다. 이 바람이 쉽게 꺾 일 수 없다고 보는 이유다”고 말했다. 송용창 논설위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 A 스튜디오에서 열린 3차 방송 토론회에서 마지막 발언을 위해 다양한 소품을 제시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윤석열의 ‘수저세 트’, 홍준표의 모형 ‘세탁기’, 유 승민의 ‘야구공’, 최재형의 ‘선비 의 칼’ 사진. 아랫줄 왼쪽부터 원 희룡의 ‘마포구 자영업자 추모 사진’, 하태경의 ‘윤창호법 통과 사진’, 황교안의 모형 ‘거북선’,

안상수의 ‘고무망치’. 연합뉴스

홍 후보가 2030세대 표심을 모으고 있지만 이준석 대표와 사정이 다른 것 도 그로선 쉽지 않은 숙제다. 30대 당 대 표란 새로운 기대감을 불어넣은 이 대 표와 달리, 홍 후보는 가벼운 막말 정치 인이란 중·장년층의 고정된 인식을 넘어 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 는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선 진영 의 코어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국민 의힘 의원들은 홍 후보가 나서면 본선에 서 필패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퍟빮픦 ��� 2030 빶컿… ���큲쫂 킲 2030 세대 남성 표심 역시 양날의 칼 이다. 이 표심이 집단적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정치 현상을 만드는 것은 역으 로 보면 그동안 이들의 이해관계가 정치 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을 등에 업으면서 새로운 정치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 표 심이 안티 페미니즘 성향을 띠고 있어 확 장성의 한계 역시 분명하다. 자칫 여성층 을 놓칠 수 있는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 는 것이다. 홍 후보가 여성 정책을 잘못

내놓았다간 이도 저도 아닌 난처한 상 황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홍 후보 캠 프 관계자도 “고민이 없다고 할 수 없 다”며 “페미니즘 대신 휴머니즘을 내세 우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 과 정에서 홍 후보와 비슷한 딜레마를 안 고 있는 형국이다. 이념적으로 보수 결 집과 중도 확장, 세대별로는 중·장년층 과 젊은 세대 간 결합은 정권 교체를 위 한 필수 과정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

서 ‘무야홍 바람’이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비윤 정서 역시 커져 자칫 보수층 분열 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경선에서 윤 후 보가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 승리하더라 도 지금으로선 2030 표심이 윤 후보를 찍는다고 볼 수 없다. 이준한 인천대 교 수는 “이재명 대 윤석열로 본선이 치러지 면 2030 표심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며 “2030세대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박빙의 대선 본선 에서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송용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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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2021년 10월 1일 금요일

2021년 9월 3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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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이자 내려고 은행 지분 팔았지만$ “부동산 처분만이 해법”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부동산재벌 헝 다가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채권이자를 메우려 자회사 지분을 팔았다. 지방정부 는 헝다의 356조 원 빚더미를 처리할 부 동산 전담반을 가동했다. 꿈쩍 않던 공 룡그룹 헝다의 ‘몸집 쪼개기’에 속도가 붙고 있다. 쿶��� 핆 솖훒 헝다그룹은 29일 “전날 이사회 결정 에 따라 자회사가 보유한 성징은행 주식 의 19.93%인 17억5,000만 주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다는 이번 조치로 99억9,300만 위안(1조8,300억 원)을 손 에 쥐게 된다. 올해 연말까지 갚아야 하 는 채권 이자 7,9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당장 숨통이 트일 자금은 확보 한 셈이다. 헝다는 이날 560억 원의 달러채 이자 를 갚아야 했다. 앞서 23일에도 채권 이 자 1,400억 원을 지급하지 못해 ‘채무불 이행(디폴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 황이었다. 27일 계열사 헝다자동차의 상하이 증시 상장 포기 선언으로 유동성 위기는 가중됐다. 2018년부터 55조 원 을 퍼부은 전기차 업체로, 전문가들이 헝 다 부채 감축을 위한 1순위 정리대상으 로 꼽아 온 곳이다. 쭎솧칾 슿 핞칾 435혾풞 하지만 연말이 지나면 이자에 더해 채 권 원금도 지급해야 한다. 헝다가 내년 갚아야 할 채권은 9조 원이 넘는다. 자 회사 지분을 처분하는 미봉책으로는 감 당할 수 없는 규모다. 2023년에는 12조 8,000억 원으로 불어난다. 2025년까지 ‘부채의 늪’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행히 헝다는 부채보다 자산이 많다. 6월 기준, 자산은 435조 원에 달한다. 결 국 해법은 전국에 널려 있는 부동산을 제값 받고 처리하는 것이다. 헝다는 현 재 233개 도시에서 778개 부동산 프로 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힎펻쪒 핞칾 ���읺 헒샂짦 많솧 이에 각 지방정부는 헝다 부동산 처리 전담반을 가동했다. 자산규모를 속속

당장 숨통 트일 자금 확보했지만 내년부턴 채권 원금까지 갚아야 부채보단 부동산 자산이 많아 지방정부들, 부동산 처리반 가동 헝다 몸집 쪼개기 가속도 붙을 듯

들이 파헤쳐 향후 채무변제와 구조조정 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신랑차 이징은 “8월 중순 중국 전역에서 주택건 설, 공안, 세무, 금융, 정법위 등 부처 연 합으로 헝다 부동산 프로젝트 처리 및 위험해소 전담반을 꾸렸다”면서 “현장 을 찾아 다니며 헝다의 자산과 채무를 산정해 결손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 다. 쪼개기를 통한 헝다 해체 수순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 등급도 매 겼다. 광둥성의 경우 올 상반기 가장 많 은 497억 위안(9조 원)의 계약을 체결했 다. 텅쉰왕은 “헝다의 매물 가치가 광둥 성, 장쑤성은 700억 위안이 넘는다”며 “저장성, 충칭, 베이징 등은 200억~700억 위안 사이”라고 집계했다. ���핞핞 솧푢 잞않 헝다가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고 있지 만 중국 은행 대출 총액에 비하면 0.3% 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정부가 헝다 의 구조적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글로벌타임스)”이라고 자신하는 이 유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동요다. 이에 인민은행은 헝다가 1,400억 원 이자를 내지 못한 다음 날인 24일 “부동산 시장 의 건전한 발전과 주택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심리적으로 시 장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다만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헝다가 2016년 이후 판매한 18조 원 규모 자산 관리상품 가운데 40%는 아직 상환되지 않았다. 아파트 건설 중단으로 입주가 미뤄진 분양 피해자는 150만 명, 임금 체 불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은 380만 명에 달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美 “中, 미국산 항공기 구매 막아” 양국 또다시 무역갈등 재연 우려 러만도 美상무부 장관 지적 미국이 중국 정부가 자국의 항공사 들에게 미국산 항공기를 구매하지 말라 고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시 미중 간 무역갈등이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 르면 이날 지나 러만도(사진) 미국 상무 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정책의제 연 설 뒤 질의응답에서 “중국 항공사들이 수백억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사길 원하 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라며 “이는 양국 간 무역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 부 시절인 지난해 초 1단계 무역합의를 맺었다.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 역전쟁을 벌였던 양국은 1단계 합의에 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는 대신 중국은 향후 2년간 항공 기와 농산물 등 미국산 상품 2,000억달 러 상당을 추가 수입하기로 약속했다. 러만도 장관은 이날 “합의를 지키지 않는 중국에 대해 우리는 중국을 압박 해 책임을 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 조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다시 관세 부과 조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점 을 시사한 것이다. 42

미국 항공기 제조사 인 보잉은 최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 파에서 회복세를 보이 면서 향후 20년간 중 국의 항공기 수요 전망을 8,700대로 상 향 조정했다. 이는 현재 기준 1조4,700억 달러(약 1,741조 원)에 이른다. 중국은 그 간 보잉의 수주액 중 4분의 1 이상을 차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는 “세계 최대 무역강국인 미 국과 중국은 인권과 무역 문제를 분리하 고 자유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해 야 한다”며 “보잉이 중국 시장에서 쫓겨 나면 경쟁사인 유럽의 에어버스가 이득 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만도 장관은 앞서 공영라디오 NPR 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을 비판했다. 그 는 “중국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지 않 고 미국 기업들의 지식재산을 훔치고 있 다”며 “중국은 중국 내에서 영업하는 미 국 기업들을 향해 온갖 종류의 장벽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은 “조 바이든 행정부도 광범위한 중국 제품에 부과된 기존 고율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합의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스페인 화산 용암 바다 도달… 유독가스 비상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서 화산 폭발로 분출된 용암이 29일 섬을 가로질러 대서양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 당국은 전날 밤부터 시작된 용암과 바닷물의 접촉으로 독가스 발생이 우려되자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라팔마=AP 연합뉴스

美합참의장 “아프간 철군은 전략적 실패$ 동맹 신뢰 잃었다” “(사람들을 빼낸) 물류 측면에선 성 공이었지만 전략적으로는 실패였다.” 미군 서열 1위인 마크 밀리 합참의 장이 28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원 군 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내놓은 아프 가니스탄 철군 결정 및 작전 평가다. 그는 아프간 철군으로 동맹의 신뢰 를 잃었다고도 했다. 아프간에 최소 2,500명의 미군이 남아야 한다는 의 견을 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다만 아프간 철수 작전 혼란의 책임을 두 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비난 하지는 않았고 아프간 정부군의 급작 스러운 붕괴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밀리 의장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 관, 케네스 맥켄지 중부사령관은 이날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나란 히 출석했다. 지난달 말 20년 아프간 전쟁을 끝낸 철수 작전 이후 의회의 국 방 및 군 관련 첫 공식 회의였다. 야당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작 전 실패를 거듭해서 지적했다. “철군 은 미국의 신뢰도에 심각한 상처를 줬 다”(로저 위커 의원), “미군이 주둔해

美상원 군사위 청문회서 평가 “탈레반과 철군 협정 문제 있어” 국방장관, 트럼프에 책임 돌려

야 한다는 요구를 바이든 대통령이 거 부했을 때 왜 사임하지 않았나”(톰 코 튼 의원) 등의 비판 발언이 이어졌다. 밀리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프간에 최소 2,500명의 미군 주둔을 권고했 다고 밝혔다. “(급한 철군은) 전 세계 에서 미국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완전 한 탈레반의 점령이나 내전을 초래한 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 한 뒤 같은 달 25일에는 바이든 대통 령에게 전면 철수를 권고했다고 설명 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 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이 아프간 에 2,500명의 미군을 남겼다면 탈레 반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대통 령과 군 참모 간 이견은 없었다고 해

미군 서열 1위인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28일 워 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 석해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역공에 나서기도 했 다. 그는 철수 작전을 통해 미국 시민 과 아프간 현지 조력자 12만4,000명 을 대피시킨 일을 성과로 꼽았다. 미 군이 매일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고, 8월 말 이후 미군이 주둔했다면 더 큰 피해를 당했 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밀리 의장 역시 9월 이후 탈레반군을 상대하기 위해

서는 2만5,000명 이상의 미군 주둔이 필요했고 탈레반과 전쟁이 벌어져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고 답변했다. 미군 지도부는 아프간 정부와 트럼 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 다. 오스틴 장관은 “전쟁 막바지 몇 주 동안 아프간 군대가 총 한 발 쏘지 않 고 붕괴한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령 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부패와 아프간 고위층의 형편없는 지도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토로했 다. 또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지난해 2 월 탈레반과 맺은 철군 협정이 아프간 정부군을 약화시켰다고도 했다. 물론 정보 판단 실패도 인정했다. 한편 밀리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의 중국 공격 오해를 막고 핵전쟁 제어 를 위해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중국 합참의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동시에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 승인을 얻었고 합참의장 임무에 부합 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中 석탄 재고량 ‘바닥’$ 전력난 속 베이징 정전說 중국 발전용 석탄 재고량이 2주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력난에 시 달리는 데다 겨울철 난방 수요를 앞둔 중국으로서는 설상가상이다. 홍 콩 사 우 스 차이나 모 닝포 스 트 (SCMP)는 29일 시노링크 증권 분석을 인용해 “지난 21일 기준 중국 주요 화 력발전소 6곳의 석탄 비축량이 1,131만 톤에 그쳤다”며 “향후 15일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사이 석탄 이 보충되지 않았다면 이제 고작 일주일 가량 남은 셈이다. 당국 규정에 따르면 화력발전소는 비수기에 2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석탄을 비축해야 하지만 기준 에 미치지 못했다. SCMP는 “내년 2월 까지 발전용 석탄이 최대 3억4,400만 톤 부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탄 부족에 따라 전력 공급을 제한 하는 지역은 중국 31개 성급 지역 가운 데 최소 20곳으로 늘었다. 앞서 동북 3

SCMP “中 주요 화력발전소 6곳 향후 15일간 버틸 비축량만 남아” 베이징 일부 지역 점검 계획에 정전 국경절 연휴 야간 조명쇼도 취소

성 지역은 정전과 단수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동남부 공업지역은 공 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한국 기업의 경우,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오리온 공 장과 장쑤성의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 장이 생산라인을 멈춘 상태다. 지난해 중국 화력발전은 전체 전력공 급의 68%를 차지했다. 올해 1~8월 중국 화력발전량은 14% 증가한 반면 석탄 생산은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입석탄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산을 금지하면서 석탄 수급이 삐걱대는 상황

28일 중국 상하이 우징 석탄 화력발전소 전경. 상하이=AFP 연합뉴스

이다. 특히 동북지역의 경우 풍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랴오닝성 17.4%, 지린 성 18.3%, 헤이룽장성 19.8%로 전국 평 균(6%)보다 3배 이상 많다. 하지만 이 달 중순 들어 풍속이 약해져 발전기를

돌릴 수 없는 처지다. 급기야 수도 베이징에서도 정전설이 불거졌다. 일부 중국 매체는 27일 “9월 28일부터 10월 8일까지 베이징 일부 지 역에 순차적으로 정전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국가전망(우리의 한 전)이 다음 날 해명에 나서 “이번 정전은 점검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 도시 전력수요는 충분하고 안정적”이라고 불안심리를 차단해야 했다. 다만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맞 아 중국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의 흥을 돋우던 야간 조명쇼는 모두 중단이 불 가피하다. 당장 광둥성 선전시와 광저 우시가 행사 취소 방침을 밝혔다. 헤이 룽장성 하얼빈시는 상업시설 영업을 오 후 4시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전력 위원회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석 탄 조달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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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

호주 ‘최대 내부거래’ 전말 공개 ABC <오스트레일리안스토리> 외환중개인 범행 다뤄 루카스 카메이(Lukas Kamay)는 24살 때인 2013년 호주 4대 은행 중 하 나인 내셔날호주은행(NAB)의 외환 중 개인으로 일하며 영리하게 때론 뻔뻔 하게 죄질이 안좋은 대담한 금융 범죄 를 저질렀다. BMW 로드스터 스포츠카를 몰고 다 니며 멋진 고가 시계와 값비싼 양복을 빼 입고 다니며 방탕한 삶을 누리며 살 면서도 돈은 넘쳤다. 평범한 은행 직원이었던 그는 2013 년 한 파티에서 오랜 대학친구 크리스 토퍼 힐(Christopher Hill)을 만 나면서 그의 삶이 180도 변했 다. 파티를 즐길 당시만해도 그들은 자신들이 재정 기반 을 뒤흔들 스캔들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카메이는 내부거래, 자금 세탁, 신분도용 등의 위법을 저질러 무려 720만달러 불법 수 익을 챙겼다. 최근 그의 스토리가 호주 공영 ABC 방송의 인물 코너인 ‘오스트레일리안 스토리(Australian Story)’에 보도되 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대부분의 불법 거래는 NAB 근무 중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대담하게 진 행됐다. 노트북으로 간단한 클릭 몇번 으로 몇만 달러에서 수백만달러가 거 래됐다. 카메이와 힐은 멜번 소재 모나시 대 학에서 경제학(commerce and economics)을 전공하는 대학 동기로 만 났다. 오스트레일리안 스토리 인터뷰에서 힐은 “카메이는 학교에서도 눈에 띄는 우수생이었다. 모든 것에 뛰어났으며 리더쉽이 있는 우수한 학생으로, 졸업 후 세계 최고의 투자 은행 중 하나인 유 서 깊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에 취직했다”고 대학 시절을 회상했다. 대학을 졸업한지 2년 후 한 동창 모임 의 파티에서 그들은 재회했다. 카메이 는 글로벌 금융위기(GFC)가 닥쳤을 때 꿈에 그리던 직장을 잃었지만 NAB에 서 20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성공 가

ABS 근무한 동창생 통해 ‘노동통계’ 유출 20회 이상 주식거래 연속 고수익률로 꼬리 잡혀

도 를 걷고 있 었다. 통계국(ABS)에 근무한 힐은 노동시 장통계(labour force statistics) 담당 으로 막 승진을 한 시점이었다. 당시엔 서로의 직장에 대해 간단히 근황을 나누는 정도의 대화를 교환했 다. 몇달 후 힐은 카메이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정확히 어떤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정보를 사용하면 시장에서 수 익성 있는 거래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놀 라운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힐은 당시 반복적인 일상에서 지루함 을 느끼던 차에 카메이의 제한은 솔깃 했다. 멜번 술집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먼 저 타인의 명의로 휴대전화(일명 대포 폰)를 개설했다. 이후 힐은 그의 권한으 로 통계 자료에 접근해서 정보를 종이 에 적어서 나오는 식으로 주요 자료 유 출을 시작했다. 처음 범행의 목표는 카메이 계좌에 20만달러를 모으는 것이었다. 첫 거래 는 2013년 9월 12일 이루어졌다. 노동

루카스 카메이(Lukas Kamay)

시장 통계자료가 오전 11시 30분 발표 되기 약 30초 전 일부 주식매매 계약 으로 매수했고 수치 발표된 후 판매해 $13,500의 이익을 얻었다. 단 30초만에 1만 달러 이상을 벌게 되 면서 이들은 범행의 두번째, 세번째는 거침이 없었다. 힐은 카메이가 또 다른 비밀계좌를 만들었을 때 20만달러에서 멈추지 않 을 것을 알았지만 소액 거래 정도 규모 이기에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고 당시 를 설명했다. 힐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카메이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고 거 침이 없었다. 불과 25분사이에 150만 달러를 254만달러로 늘렸다. 카메이는 힐에게 받은 자료를 토대로 NAB 외환 중개거래를 진행하며 직장 생활에서도 승승장구했을뿐 아니라 개 인적으로 이익을 챙기며 부를 축척해 나갔다. 카메이는 24세의 젊은 나이에 도 불구하고 호주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환중개인 중 한명이 됐다. 카메이는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 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거침없는 질주 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사람이 생겼 다. 외환 및 파생상품 중개회사인 페퍼

스톤(Pepperstone)의 조엘 머피(Joel Murphy) 운영책임자(COO)는 이상한 거래를 눈치챘다. “20번 이상 연속적으로 최고 이익을 얻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보통 50% 이상 성공 시켰을 때 가장 이상적인 거래라고 본 다”고 머피는 지적했다. 그는 카메이가 진행한 연속된 3번의 거래에 대해 집중 적으로 살펴봤고 공통적인 통계 데이 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됐다. 카메이의 페이스북 친구들을 한명씩 확인해 보던 중 캔버라 ABS(통계국)에 서 근무하는 친구 힐을 확인했고 그와 관련된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머피는 기사에 대해 묻는 학생인척 힐에게 연락해 그가 하는 일에 대해 구 체적인 질문을 했고 힐이 카메이 거래 와 관련된 주요 정보에 접촉이 가능하 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머피는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CI) 에 연락했고 ASCI는 호주연방경찰 (AFP)을 투입해 내부거래자(insider trading) 관련 조사가 진행됐다. 경찰은 즉시 카메이의 집, 자동차, 사 무실 등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이메일,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Hill)

전화통화, 회의 사항 등 모든 것을 도청 했지만 힐과 연결할 수 있는 고리는 쉽 게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 중에도 카메이의 승승장구 하는 거래 실적은 계속 쌓여갔다. 그러던 중 경찰은 2014년 3월 13일 그가 화장실에 있는 사이 그의 노트북 에서 100만달러가 250만달러로 바뀌 는 엄청난 거래가 진행되는 것을 포착 했다.

같은해 안작데이(ANZAC Day)로 3 일 연휴(long weekend)가 있었던 때 힐은 카메이를 만나러 멜번에 왔다. 힐 이 대포폰을 잃어버려 본인의 전화로 카메이에게 전화를 걸어 덜미가 잡혔 다. AFP가 카메이와 힐 사이의 통신 증 거를 확보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몇 주 후 증거들을 토대로 경찰은 캔 버라와 멜번의 집에서 새벽에 이들을 검거했다. 힐이 검거 당시 카메이에게 받은 이 익금은 현금으로 약 2만 500달러 정도 였다. 카메이가 수백만 달러를 벌고 있 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힐은 “카메이가 저 정도의 무모한 짓 을 벌이고 있을줄 몰랐다. 변호사는 내 가 내부 주요 정보를 제공한 것이기 때 문에 죄의 무게가 더 클 수 있다고 해 충 격을 받기도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카메이는 법정에서 자신의 죄에 순순 히 인정하는 반면 힐이 ABS에 대한 정 보를 줄 수 있다며 자신에게 의도적으 로 접근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진술 했지만 판사는 이 변명을 인정하지 않 았다. 카메이는 장기 7년 3개월형(가석방 없는 단기 4년 6개월형) 처벌을 받았고 힐은 3년3개월 형을 판결 받았다. 힐이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와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모 집으로 와서 셔츠를 벗고 잔디밭에서 일광욕을 하는 것이 었다. 햇빛을 자유롭게 누리며 휴식을 취하고자 했다. 금융범죄자라는 전과가 붙은 그는 불 투명한 미래에 대해 암담함을 느끼며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때 처 음으로 ASIC에 정보를 제공한 조엘 머 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현재 그가 운 영하는 중개회사에서 위험 거래 분석 가로 일하고 있다. 머피는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게 되었지만 두번째 기회를 줄 수 있 다고 생각해 그를 채용했다. 우리 회사 에 내부자 거래 의혹이 있으면 아마 힐 이 이제는 그것을 폭로하지 않을까 생 각된다”고 말했다. 2019년 석방된 카메이는 ABC 방송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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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문학지평

HANHO KOREAN DAILY |

2021년도 지난해에 이어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박기현, 장정윤, 정예지, 양오승 (가나다 순), 그리고 단편 테레사 리, 동화 이마리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단편 및 동화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아테나(1) 테레사 리 택배가 도착했다. 부리나케 상자를 뜯고 휴대폰 기기를 꺼냈다. 경찰로부터 되돌려 받은 심카드를 끼워 넣는데 온몸의 신경세포 에 불이 붙은 것 같다. 달달 떨리는 손가락으 로 난자캠 어플의 암호를 풀고 비밀 앨범을 열었다. 동영상(1)의 소년과 아테나를 보는 데 심장이 미칠 듯이 방망이질 친다. 동영상 (2)를 보다가 내 심장이 멎어버리면 어쩌지. 제우스의 영상은 열기도 전인데 오금이 저려 온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앨범을 클릭했다. 제우스가 사라졌다. 19번째 재생해서 보 고 있지만 텅 비어있다. 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부글 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하면 할 수록 궁금증만 증폭한다. 난자캠 어플에 문제가 있단 말은 못 들 었다. 인상을 찌푸리자 누군가가 바늘다발로 찢어진 상처를 쑤셔대는 것 같다. 손에 들린 휴대폰 액정엔 시퍼렇게 부어오른 내 얼굴이 나를 째려보고 있다. 우측 이마에 붉은 톱날 같은 찢어진 상처를 달고서. 에이, 끔찍하다. 아내의 휴대폰에 저장된 화재장면을 떠올 리자 기분이 한결 달라졌다. 찍을 땐 불구경 에 미쳐서 미처 몰랐는데 나중에 영상으로 보 면서 고도의 예술 작품에 탄성이 저절로 터 져 나왔다. 이 집은 윤선생이 세를 얻어주었다. 보통 걸음으로 십여 분이면 바다에 닿을 수 있는 동네다. “괴기를 자바서 산 놈을 무거먼 고마 쥐김더” 마치 그가 옆에서 지독한 ‘지방어’로 너스레를 떨고 있는 것 같다. 그에게 전화라 도 한 번 돌려볼까. 그렇지 않아도 아내가 수 시로 징징거리며 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텐 데, 안 될 말이다. * 낚시 바늘에 제우스의 머리통을 달아서 깊은 물속에 던져놓은 기분이 이럴까? 백상 어가 나타나 머리통을 물어뜯어버리길 바라 는 건가. 갑자기 낚싯줄을 타고 손가락 끝에 찌르르한 전류가 느껴진다. 큰 놈이 걸린 모 양이다. 찌가 요동을 치지만 일어나기가 싫 다. 손가락 하나 꼼짝하고 싶지 않다. 잊어버리려고 이를 악물고 냉장고에다 휴 대폰을 숨겨놓고 왔지만 여기까지 따라온 동 영상이 내 뇌를 물고는 펄떡펄떡 뛰고 있다. 눈을 감아도 떠도 생각을 끌어당기는 것은 그 것뿐이다. 이러다 병이 날래나. 그렇지 않아 도 제우스에게 얻어터지고 짓밟혀서 몸 구석 구석이 아프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는데, 죽으면 어떡한담. 정말 큰 놈이 걸린 모양이다. 놈이 제법 당 차게 줄을 당긴다. 그래, 당겨라 당겨. 놈이 펄쩍 뛰어올랐다. 제우스의 몸에 새겨진 타 투처럼 용트림치는 것 같은 비늘을 가진 괴상 한 물고기는 난생 처음 본다. 나는 낚싯줄을 놓아버린다. 놈은 수면위로 다시 한 번 청룡 처럼 솟구치더니 손살 같이 파도를 타고 달아 나고 있다. 놈이 수면에 긴 줄무늬를 남기며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 자신에게 묻는다. 도 대체 안달복달하는 이유가 뭐야? 속에서 무 엇인가가 터져 나오려고 복작거려 미치겠어. 그건 성인 ADHD일지도 몰라.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마음이 가라앉기 는커녕 심장이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 오른 다. 이건 영락없이 병이다. MRI 촬영에 드러 난 병만 병이라고 할 순 없다. 병이라면 고쳐 야지.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만 있 어도 절반은 치유가 될 것 같은데. 나는 따갑게 무릎을 치며 벌떡 일어났 다. 전직 국어교사 실력을 발휘해서 글을 써 보는 거다. 상상도 아니고 사실을 글로 쓰는 것이 뭐 그리 어렵겠는가. 보고, 듣고, 느끼 고, 생각하고, 비릿한 맛까지 본 오감을 살 려서……. 서둘러 이 사람아, 지금 제우스의 동영상

사라진 걸 놓고 망설이고 있을 땐가. 소년과 아테나 동영상(1)이 엄연히 존재하고, 예술 적인 화염장면, 거기다 선명한 기억까지 있 잖아. 뒹굴고 있는 조개껍데기를 집어 들고 갱 지 같은 모래 바닥에 ‘나는…….’ 이라고 쓰고 나자 뇌가 지끈지끈하다. 영어공부를 하느라 뇌가 소진되어 버린 건가. 설마 그사이에 한 글문장 기능이 지워진 건 아닐 테지. 뇌가 폭파할 것 같다. 이럴게 아니라 소설 가 Y에게 대필을 부탁하면 되지 않는가, 동 영상을 보여주면서. 뭐? 그녀에게 내가 겪은 일을 시시콜콜 털어놓는다고, 말도 안 돼. 것 보다야 AI(인공지능)가 낫겠다. 기계에 대고 라면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Y든 AI든 제우스도 없는 몇 분짜리 동영상만 가지고 사건을 디테일하게 묘사해 낼 수 있을까. 자칫 소설을 써버린다면. 거짓 말을 쓴다고? 그럴 순 없는 일이다. 시놉시스를 써 주면 되지, 바보천치야. 나 는 재빨리 손에 들고 있던 조개껍데기로 모래 바닥에 한 줄을 갈겼다. -아테나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다. 간이 서늘할 정도로 첫 문장이 마음에 든 다. 어쩐지 뭔가 술술 풀릴 것 같은 감이 온 다. Y가 써 준다는 보장도 없고, 또 AI라면 GPT-3 어플부터 내장해야 하는데, 돈이 있 어야 말이지. 아내는 이틀 전부터 윤선생이 소개한 어딘가에 일을 하러 나가고 있다. * 정확하게 아흐레 전이다. 토요일이라 다 음날 푹 쉴 요량으로 나는 늦게까지 숍에서 일을 했다. 윤선생의 회사에서 택배 온 신상 품정리와 재고조사, 한 주의 매출 통계까지 내느라 꾸물댄 탓으로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 되었다. 아빠 곧 도착한다. ‘는 꿈 이모티컨’. 딸 아나에게 문자와 이모티컨을 전송했다. 숍의 불을 끄고 밖으로 나오자 뭉개진 어둠 이 앞을 가로막았다. 그때서야 멀리 떨어진 정부서민임대 단지에 세워둔 차가 기억났다. 아침에 주차할 장소를 찾다가 주변을 몇 바퀴 돌고나서야 겨우 찾아낸 곳이었다. 쌀쌀한 겨울인데도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돌아다니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아나를 생각 하는데 까만 머리의 동양소년이 넘어질 듯 위 태위태하게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내 앞을 스 쳐갔다. 십대들을 보자 당장 나서서 한 마디 가르치고 싶었지만 자제를 했다. 빨리 돌아 가 아나와 풋볼 야간경기를 보러가야 했다. 딸은 여자 풋볼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 다. 그녀는 외가를 닮아 신체가 우람한데다 유난히 키가 크고 거기다 운동신경까지 발달 했다. 딸은 삼손을 닮은 호주의 풋볼선수들 이 전투하는 것 같은 격렬한 태클 끝에 유니 폼이 찢어지고 피를 흘리는 장면을 아무렇지 도 않게 관람했다. 오히려 열광하며 고함을 질러댔다. 12살 딸의 그런 모습을 보면 나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으슥한 코너를 돌면서 나도 모르게 주먹 을 불끈 쥐었다.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에 부 딪치면 맞서야 한다는 긴장감에 목이 뻣뻣해 왔다. 나는 겨우 스포츠 숍 하나를 꾸려가며 생 활 하고 있었다. 아나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도 알아주는 의사나 변호사로 키우는 것이 나 와 아내의 꿈이고 미래이다. 아내는 딸을 위 해서 한국의 교사직을 미련 없이 내던졌다. 아내의 이민 생활은 오직 딸을 따라 돌아갔 다. 아나가 쉬는 시간에 다음날 과제를 엄마 에게 전송하면 비상근무처럼 대기하고 있던 아내는 곧바로 인터넷 검색창을 열거나 지역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우리 가족은 한국 국적을 일찌감치 포기 했다. 그 외에도 딸의 사고방식을 서구적으 로 순치시키겠다며 아내는 집안에서도 한국

어 사용을 금했다. -서로 다른 언어는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낳게 되거든. 아내는 호주의 언어학자 니컬러스 에번스 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를 읽고 영향 을 받은 것 같았다. 나와 아내의 끝없는 헌신 과 야망, 노력과 희생 그리고 결심은 결코 실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 꾸었지만 나의 직업근성 하나만은 도무지 대 책이 없다. 특히 청소년 문제와 맞닥뜨리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나도 모르게 근성이 정체 를 드러내곤 한다. 뛰다시피 걷다가 약국 앞에서 발길을 뚝 멈췄다. 그때 아침에 본 동양소년이 약국에 서 터져 나온 불빛을 받으며 스케이트보드를 위태롭게 타고 내 앞을 휙 미끄러져 갔다. 하 마터면 녀석의 스케이트보드에 발이 걸려 다 칠 뻔했지만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이 바닥 으로 떨어졌을 뿐이었다. 다행히 액정은 무 사했다. 숍을 열수 있었던 것은 윤선생의 덕택이 었다. 그와는 강남에 있는 사립중학교에 함 께 근무한 인연이 있었다. 4살 위인 그는 당 시 나와 같은 과의 주임이었다. 그가 대조회 를 준비하며 운동장에서 마이크를 잡는 날이 면 아이들이 그를 제2외국어라고 킥킥대곤 했다.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이민생활 8년차인 제2외국어는 여러 개 의 숍을 소유하고 있으며 수입과 도매 그리 고 온라인까지 광범위한 사업을 벌여가고 있 다. 생물이 전공인 그의 ‘지방어’ 또한 호주 에서 빠르게 역진화 되어 되고 있는 것 같다. 발바닥에 힘을 주자 고개가 저절로 하늘 로 향했다. 나는 한 동안 망설이다가 약국의 뻑뻑한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신경안정 제 종류인 넴뷰티알 한 곽을 받아 호주머니 깊숙이 집어넣고 약국 밖으로 나오자, 그새 달이 떠올라 거리의 사물들이 그림자를 길게 끌며 칙칙하게 억눌려 있었다. 나는 걸음을 점점 빨리해서 뉴잉글랜드 가로 접어들었다. 쥐구멍처럼 한 바퀴를 돌지 않고서는 꼼짝없 이 갇히고 마는 엘리자베스 서킷에서 잠시 발 길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일찍 이민해서 자 리를 잡은 윤선생이 부러웠다. -헷 참, 정생, 이민 별 기 있는교. 밥묵고 살면 됨더. 잘 커는 얼라는 머할라꼬 공부하 라고 억수로 조져대는교.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윤선생의 ‘지방어’ 를 나는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다. 능글능글하 고 여유로운 그의 기질도. 재게 걸어서 자동 차 가까이 다가갔다. 으스름한 대기 속에 아 침에 세워둔 회색 차가 희미하게 보였다. 전 신에 으스스한 한기가 돌고 머리카락이 쭈뼛 쭈뼛 일어섰다. 성급히 키부터 눌렀다. 잠금 장치가 해제되면서 번쩍, 하는 빛이 인도 우 측의 검은 물체를 조준했다. 숨을 죽이고 그 것을 응시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그 것은 사람이었다. 조금 전 약국 앞에서 부딪 칠 뻔 했던 아시안 소년이 언제 그곳에서 온 것인지 누군가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빠르게 차 안으로 들어가 휴대폰으로 아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빵에다 베지마이트 (Vegemite)를 발라 먹어가며 10kg의 덤벨 을 들어 올리고 있는 중이라고 재잘거렸다. 그 시간에 공부나 좀 더 하지, 하는 말이 입 밖 으로 튀어 나오려고 했지만 간신히 참았다. 아나는 이두, 삼두 근육을 만들고 어깨를 발 달시킨다며 날마다 덤벨을 들어 올리는 훈련 덕에 체력이 어지간한 서양소녀들보다 우람 한 편이다. 나는 약국에서 구입한 알약 두 개를 물 없 이 들이켰다. 불안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짜증나는 아내의 잔소리를 견뎌가며 그걸 끊 지 못한다. 약기운이 몸속으로 퍼져나갈 때

프로필 사진 양오승

양오승

동그라미 문학회

까지 눈을 감고 의자에 머리를 기댔다. 몇 분 후 약기운이 서서히 뇌로 전달되는 느낌이 왔 지만 평소와 다르게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기분이 달라진 것은 알겠는데 뭔가 흥분이 들 러붙어 있는 것 같았다. 신경정신과 의사를 만 나보아야 하나. 천천히 눈을 떴다. 달빛이 내 얼굴과 핸들 위의 두 손을 예리하게 비추는 것에 주춤 놀랐 다. 급히 시동을 걸려다 말고 의자 밑에서 담배 를 꺼냈다. 달맞이꽃 같은 노리끼리한 빛이 미 치도록 담배 생각을 부추겼다. 집에 들어가면 담배 한 개비도 만질 수 없다. 그 전에 미리 피 워야 한다는 심리 탓으로 한 번에 서너 개비를 연달아 피우는 좋지 않은 습관이 굳어버렸다. 라이터를 켜서 불을 붙이려다 말고 고개를 드는데, 그새 금화를 두 쪽으로 잘라놓은 것 같 은 달빛이 소년의 머리통을 강하게 쏘고 있었 다. 처음에는 소년을 무심하게 보았는데, 녀석 이 점점 신경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나는 눈 이 튀어나올 것처럼 소년을 응시하느라 담배에 불붙일 생각을 잊어버렸다. 소년의 앞에는 불이 꺼진 가로등이 그림자

를 창끝처럼 세우고 소년을 지키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누군가가 가로등 뒤 에 서 있었다. 나도 모르게 차문을 벌컥 열었다. 그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담배가 바닥에 떨어 졌다. 안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십대들이 어 울리는 것을 보면 곧바로 내 직업정신이 작동 하게 된다. 나는 가로등 그림자에 가려진 희미 한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피가 끓어오르기 시 작했다. (계속)

테리사 리 소설가

15회 재외동포 문학상 소설대상, 11회 민초문학상 대상 수상소설집 <비단뱀 쿠니야의 비밀> <어제 오늘 내일>


LIFE

| HANHO KOREAN DAILY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에 대해 안내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재난 위기 경감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 다. 지진 외에도 태풍, 화산 폭발, 쓰나 미 등 자연재해의 종류에 따라 대체 요 령이 달라지므로, 가족들과 함께 각 재 난별 행동 요령을 익혀 두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사전 알람 시스템을 통해 다가올 재 난에 대해 미리 전달받고, 평소에 숙지 해둔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대로 침 착하게 대처하기만 해도, 같은 재해로 발생하는 인적, 물적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겠지요? 더불어 최근 이렇게 자연재해가 많 아진 것은 굳이 그 상관관계를 과학적 으로 증명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클 텐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제 기후변화는 “내일 일어날 어떠한 미래 의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현 실”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영국, 네덜란드 등 6개의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고온 건조한 기상 조건이 만들어질 확 률이 과거에 비해 최소한 30% 이상 높 아진 것을 근거로 기후변화가 작년 호 주 산불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하 였습니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 높 아지면, 작년과 같은 산불이 일어날 확 률은 최소 4배에서 최대 8배 이상 높아 질 것이라고 예측과 함께 말이죠. 우리가 지구를 생각하며 탄소발자국 을 줄이고, 재난 위기 경감 활동에 대 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 기에 있습니다. 먼 이웃 나라의 일일뿐 만 아니라, 오늘 바로 우리의 일, 그리 고 우리 자녀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10월은 ‘국제 재난 위기 경감 의 날’을 기억하며, 작은 활동을 결심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응급처치 코스를 수강한다든지, 자 연재해의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의 긴급구호를 위해 후원을 한다 든지, 기후 변화 위기 캠페인에 서명하 거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활동에 동 참하면서요! “함께 해야만 더 안전하고, 더 빠르 게 회복할 수 있는 지구를 만들 수 있습 - UNDRR 특별대표 니다.” ‘미츠토리 마미’(Mami Mizutori)

[굿네이버스 이효실 칼럼]

굿네이버스 필리핀 지부의 재난 위험 경감 활동 프로그램 모습

국제 재난 위기 경감의 날 (International Day for Disaster Risk Reduction) 2021년 6월 네팔 홍수로 인해 붕괴된 마을의 모습 (사진출처_UNDRR/ Editorial credit: Mukund Kumar Thakur / Shutterstock.com)

유엔(United Nations)은 지난 20년 간 홍수, 폭풍, 폭염 등으로 인한 기후 관련 자연재해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 으로 보고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 로 2000년에서 2019년 동안 7,328건의 주요 자연재해가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 해 123만 명이 사망하였다고 밝히고 있 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전 세계적으로 무려 전 세계적으로 약 2조 9700억 달러(약 341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지금도 전 세 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예측할 수 없 는 자연재해로 인해 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삶의 터전을 잃고 있습니다. 지 난 8월, 아이티에서는 7.2 규모의 강진 이 발생하면서 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 도 지난 여름, 큰 산불로 인해 많은 사 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요.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재난으로 인 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재난을 일으키는 환경적 혹은 사회적 요소를 파악하여 사회 경제적 취약성을 감소 시키는 활동을 통칭하여 ‘재난 위기 경 감(DRR, Disaster risk reduction)’ 이라고 일컫습니다. 유엔 재난 경감 국제 전략기구 (UNISDR)에서는 재난위기 경감을 “지속 가능한 개발의 넓은 맥락에서 역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애 요소를 제한 하고, 예방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재난 위기와 취약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

지진 발생 시 장소별 행동요령 (사진 출처_ 행정안전부)

2021년 국제 재난 위기 경감의 날 포스터 (사진출처_UNDRR)

념적 요소”를 지칭한다고 정의하고 있 는데요. 유엔은 매월 10월 13일은 “국제 재 난 위기 경감의 날”(International Day for Disaster Risk Reduction) 로 지정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지역사 회가 재난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재난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것의 중 요성을 알리는 것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1년의 테마는 “개발도상국의 재난 위험과 재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국제 적 협력”인데요, 재난은 저소득 및 중 간 소득 국가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그 리고 삶을 터전을 잃거나, GDP 대비 경제적손실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 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의 기상 이 변과 자연재해, 인공 재해에 대한 재해 복원력을 높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2004년에 발생하였던 인도 양 쓰나미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스리 2021년 9월 24일 금요일

랑카 역시 2004년 쓰나미로 인해 큰 피 해를 입었는데요, 2008년, 제가 스리 랑카를 방문했을 때, 4년이나 지났음 에도 불구하고 2004년 쓰나미 피해 지 역이 하나도 복귀가 되지 않은 것을 보 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이 몇 년이 지나도록 어떠한 희망을 찾 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제가 NGO에서 일하기로 결심하게 된 중요 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경 험이 있었기에 저에게는 이번 ‘재난 위 기 경감의 날’의 주제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재난 위기 경감이랑 어떤 활동들을 의미하 는 걸까요? 예를 들면 필리핀의 경우, 환태평양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진과 화 산이 자주 발생하며, 지진으로 인한 쓰 나미의 위협에도 항상 노출되어 있습 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재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어림잡아 약 1억 2,5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조금 더 와닿게 설명하자면 호주에 사는 모든 사람이 평균적으로 5번 정도 재난 피해를 입는 것과 같은 숫자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지 요. 이에 굿네이버스 필리핀은 재난으 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를 줄이기 위 해 2013년부터 재난 대응력을 높이는 재난 대비 및 위험 경감 활동을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 주 민 및 지역 정부의 재난 대응력을 높이 는 것을 목표로 발전기 및 휠체어, 로 프, 구명조끼 및 고무보트 등 재난 대 비용 기본 장비 지원을 비롯하여 재난 대비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 재해지도 작성 및 재해 발생 시 대피계 획 수립, 모의 훈련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최근 멜번에서도 5.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였는데요. 하지만 지진 발생 시 비상 대비 요령에 대해서 얼마 나 알고 계시나요? 가정 내 안전한 대피 공간을 미리 파

B23

악해두는 것은 긴급 상황 발생 시 큰 도 움이 됩니다. 탁자 아래 등 붕괴로부터 몸을 지켜 줄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생각 해 두도록 합니다. 지진으로 크게 흔들 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 정도로, 흔 들림이 있을 때는 탁자 아래 등으로 피 해 몸을 보호하고, 피할 곳이 없을 경우 는 방석이나 담요 등으로 머리를 보호 합니다. 흔들림이 멈춘 후에는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고, 문이나 창문을 열어 대피할 수 있는 출구를 확보합니다. 지 진이 나면 엘리베이터가 멈출 수 있으 므로 계단을 이용하여 건물 밖으로 대 피해야 하며, 밖으로 나갈 때는 떨어지 는 유리, 건물 잔해, 간판 등에 주의하며 대피하되, 건물 밖에 나오면 건물이나 담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운동장이 나 공원 등 넓은 공간으로 대피합니다. 위의 정보 중 얼마나 숙지하고 계셨 나요? 이렇게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Email: gnau@goodneighbors.org Phone: 0416 030 381 (이효실 국장)

문화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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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456억원짜리 목숨 건 도박에 세계가 빠졌다 넷플릭스 1위 질주하는 흥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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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과 같은 요행 바라는 생존게임 다양한 인물 통해 현대사회 꼬집어 해외 평론가들도 호평 잇달아 일본 데스 게임 표절 의혹 논란에 황동혁감독“2008년 구상한 원조작”

슪않잖 킪읺흖 ‘폲힣펂 멚핒’핂 푾읺빦않퐎 짆묻픒 찒옽 20펺 맪 빦않펞컪 핆믾 쿪퓒 1퓒펞 폺앞삲. 23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 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 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21, 22일 이틀 연속 미국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순위 1 위를 차지했다. 국내 드라마가 미국 넷 플릭스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이전까 지 최고 순위는 ‘스위트홈’이 기록한 3위 였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선 2위에 올라 있다. 18일 부터 1위를 지키고 있는 영국 드라마 ‘오

티스의 비밀 상담소’와는 근소한 차이여 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해외 평론가와 시청자에게도 좋은 평 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 점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에선 23 일 현재 7개 매체 평론가 100%, 191명의 관객 89%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 성’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 임’은 영화로도 제작된 일본 소설 ‘배틀

‘오징어 게임’ 속 진행자는 ‘평등’과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가면을 쓰고 게임을 운영하는 조직의 구조는 철 저히 계급적이다. 넷플릭스 제공

로얄’, 일본 만화 ‘신이 말하는 대로’ ‘도 박묵시록 카이지’처럼 생존 게임을 소재 로 한다. 주인공은 정리해고, 자영업 실 패, 이혼, 사채, 도박으로 벼랑 끝에 몰린 기훈(이정재). 경마장에서 모처럼 딴 돈 을 소매치기당한그는 낯선 남자에게 의 문의 게임 참가 제안을 받는다. 실낱 같 은 희망을 잡기 위해 모험에 나선 기훈 은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하고 서 울대 출신인 동네 후배 상우(박해수)를 비롯해 온갖 사연을 안고 모인 455명과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한다. ‘오징어 게임’은 복권 당첨과도 같은 요 행을 바라며 목숨을 건 생존 게임에 뛰어 든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꼬집는다. 드라마 속 게임 진행자 는 “바깥 세상에서 불평등과 차별에 시달 려온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싸워서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실제 로는 대체로 여성과 노인 같은 약자에게 불리한 게임이 많고 운이절대적인 경우도 많다. 때론 힘의 논리에 밀린 이들이 탈락 하기도 한다. 평등과 공정을 외치지만 바 깥 세상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제작

‘오징어 게임’에선 벼랑 끝에 몰린 참가자들이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드라마는 잔인한 설정과 강렬한 미술로 눈길을 사로잡 는 한편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한다. 넷플릭스 제공

발표회에서 “2008년 만화 가게를 다니 며 서바이벌 소재 만화를 보다가 한국 식으로 하면 어떨지 구상하기 시작해 2009년에 대본을 완성했다”면서 “당시 엔 투자도 캐스팅도 안 돼서 서랍에 넣 어뒀는데 10년이 지나 다시 꺼내보니 코 인열풍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세태 등 이런 게임물과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 같 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오래전 어린이들이 하던 놀 이를 무시무시한 생존 게임으로 바꿔놓 는 ‘동심 파괴’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설정에 시체 훼손 같

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묘사, 신파적 요소, 일부 예상 가능한 전개 등으로 시청자들 의 평가는 엇갈린다.“국내에서 보기 드문 데스 게임 장르물인 데다 몰입도가 높다” 는 호평과 “데스 게임 장르의 뻔한 클리셰 가 많고 전개가 느려 지루했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여성 캐릭터가 생존을 위해 자 신의 육체를 도구로 활용하는 등 일부 설 정에 대해선 여성혐오 비판도 있다. ‘오징어 게임’은 일본의 데스 게임물에 익숙한 시청자에겐 그다지 새로울 게 없 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높은 관심만큼 이나 표절 의혹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

다. 일각에선 게임의 시작이 ‘무궁화 꽃 이 피었습니다’라는 점, 해당 게임의 구 체적인 설정이 비슷하다는 점 등을 들며 ‘오징어 게임’이 ‘신이 말하는 대로’와 닮 았다고 주장한다. 황 감독은 이에 대해 “작품을 찍을 무렵 ‘신이 말하는 대로’와 일부 설정이 같다는 걸 들었지만 첫 게임 만 같을 뿐 그다지 유사성이 없다”면서 “2008년 구상할 때부터 첫 게임이 ‘무궁 화 꽃이 피었습니다’여서 (’신이 말하는 대로’ 연재가 시작한 2011년보다 앞서기 에) 굳이 따지자면 ‘오징어 게임’이 원조” 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B24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2021년 9월 30일 목요일

culture

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23

메시 데뷔골 맨시티 격파 ���큲읺믆 찓잲���, 픚짢 AS옪 몶 2-0 킇읺 리오넬 메시(34)가 프랑스 리그1 파리생제르맹 (PSG) 이적 4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미리 보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기대를 모은 맨 체스터시티(잉글랜드)와의 빅매치를 완벽한 승리 로 이끈 쐐기골이었다. 킬리안 음바페(23)와 네이 마르(29)도 함께 최고의 호흡을 선보이며 초호화 ‘MNM 공격진’을 둘러싼 팬들의 의심을 말끔히 거 둬냈다. PSG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1~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UCL) A조 2차전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2-0 로 이겼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PSG 감독은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를 선발 출전시키며 이른바 MNM 라인을 재가동했다.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는 90분 내내 수준이 다른 호흡을 선보이며 맨시티를 괴롭 혔다. 결국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이 나왔다. 공간을 찾아낸 이드리사 게예가 음바페와 네이마르의 연이 은 패스를 받아 수월하게 골로 연결했다. 후반 29분 메시의 골은 음바페와의 호흡이 돋보 였다. 메시가 드리블 돌파 이후 음바페에게 공을 건 네자 순간 수비진의 관심이 음바페로 쏠렸다. 음바 페는 간결한 리턴 패스로 공을 다시 메시에게 건넸 고 메시가 곧장 슛으로 연결했다. 메시의 UCL 통 산 121번째 골이었다. 골 직후 메시는 네이마르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면서도 좋은 패스를 건넨 음바 페를 향해 손짓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MNM 캏픦  쫂핂젾 쭖컲 핮핺풚 메시의 PSG 이적은 올여름 유럽축구의 가장 큰 이슈였다. 이미 음바페와 네이마르라는 굵직한 스 타가 있는 PSG에 메시가 합류하면서 몸값만 4,700 억 원에 달하는 초호화 공격진이 꾸려졌다. 프랑스 리그에 있는 PSG가 초호화 군단을 꾸린 것은 구 단 첫 UCL 우승이라는 큰 꿈 때문이었다. 꿈을 이 뤄줄 메시의 등장에 프랑스 전체가 들썩였다.

하지만 약체로 평가됐던 브뤼헤와의 UCL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졸전 끝에 무승부를 거두면서 꿈은 비난으로 변했다. 여전히 UCL에선 경쟁력이 없다 는 비관론과 함께, 골 침묵을 이어간 메시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세 선수 간의 불화설도 나왔다. 차세대 스타 음 바페는 처음부터 ‘빅 스타’ 메시와 함께 하는 것을 마뜩잖아 했다.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도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26일 몽펠리에전에선 교체아웃 된 음바페가 벤치에서 “네이마르가 패스를 안 한 다”고 말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젢킪 “캖 펞 헏픟쁢 훟…  섢 홙팒힖 멑” 이날 MNM,의 호흡은 그동안의 불화설을 씻 어내기 충분했다. 셋은 경기 종료 후에도 가장 먼저 서로를 찾아 포옹하며 끈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라커룸에선 윗옷을 벗고 활 짝 웃는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메시는 “새로운 팀과 동료에게 적응하는 중이다. 네 이마르, 음바페와의 호흡은 앞으로 더 좋아 질 것이다. 우리는 함께 발전해야 하고 경기력 을 높여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PSG는 1승1무(승점 4)를 기록하며 UCL A조 1위로 올라섰다. D조에선 스페 인 명문 레알이 셰리프 티라스폴(몰도바)에 1-2 충격패를 당했다. B조에선 리버풀(잉 글랜드)이 FC포르투(포르투갈) 원정에서 5-1로 크게 이겼다. 최동순 기자

파리생제르맹의 리오넬 메시가 29일 프랑스 파리 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 언스리그 조별리그 맨체 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네이마르 와 기뻐하며 킬리안 음바 페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아래는 네이마르가 경기 직후 SNS에 올린 라커룸 기념 사진 및 메시와 음바 페의 포옹 장면. 파리=EPA·AP 연합뉴스· 네이마르 SNS 캡처

베이징 출격 ‘아이언맨’ 윤성빈 “부딪쳐 보겠다” “당연히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최대한 후회 없도록 즐기고 오는 게 이번 올림 픽의 목표입니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아이언맨’ 윤성빈(27·강원도청)의 질주 가 시작됐다. 윤성빈은 10월 중국 옌칭 슬라이딩센터에서 진행되는 국제봅슬 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주최 현지 훈련에 참가한다. 2022 베이징 동계올 림픽 트랙에서 열리는 첫 훈련이다. 출국 을 앞두고 진행된 한국 썰매대표팀 미디 어데이에서 윤성빈은 덤덤하면서도 자 신감 넘치는 태도로 각오를 밝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윤성빈은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리는 윤성빈이지만 상황은 많이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 트랙 테스 트 이벤트가 취소되면서 윤성빈 등 대표 팀은 옌칭 트랙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막막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준비해야 했다. IBSF가 트랙 영상을 배포하긴 했

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윤성빈 은 “영상으로 100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타는 게 효율적이다. 영상을 아무리 본 들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했다. 국내 트랙 훈련도 제대로 진행되진 못 했다. 애써 얼음을 만들어도 더운 날씨 탓에 금방 녹아버렸다. 주행 기록이 기 존 기록과 4~5초 이상 차이가 날 정도여 서 실전 감각을 익히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국내 훈련은 스타트나 체력 훈련 에 집중됐다. 윤성빈은 “상체운동을 같 이하면서 상·하체 밸런스를 맞췄다. 과 거 하체에 80의 비중을 뒀다면 지금은 60 대 40 정도로 상·하체 비율을 맞췄다. 오전과 오후 2시간씩 육상과 웨이트 훈 련에 힘을 쏟았다”고 했다. 진짜 올림픽 준비는 지금부터다. IBSF 국제훈련주간은 올림픽 트랙이 있 는 옌칭 슬라이딩센터에서 내달 5일부 터 27일까지 진행한다. 올림픽 트랙을 처 음 경험하고 익히는 자리다. 마지막 이틀 간은 소규모 실전 대회도 열린다. 윤성 빈은 “일단 평창 트랙에 적응하고 이를

코로나로 뒤늦게 올림픽 트랙 공개 더운날씨탓 국내훈련 제대로 못해 “모두 같은 조건, 할 일 하겠다” 내달 베이징 훈련 뒤 월드컵 참가

스켈레톤 윤성빈이 29일 비대면으로 열린 썰매대표 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지 훈련 출국을 앞두 고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제공

토대로 베이징 트랙에 맞게 썰매를 세팅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며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베이징 트랙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 보겠 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에는 러시아, 독일 등 기존 강자들에 더해 홈 이점을 안은 중국도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시즌 국제대회를 모두 쉬면서 현지 훈련 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00번 이상 트랙을 탔다는 소문도 돈다. 하지 만 윤성빈은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고 같은 조건이다. 극복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자 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중국 일정을 마치고 곧바 로 유럽으로 건너가 3개월간 IBSF 월드 컵을 8차 대회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이 후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다. 베이징에서도 평창 때와 같은 ‘아이언맨’ 헬멧을 착용할 계획이다. 윤성빈은 “결 국 부딪쳐 봐야 아는 것”이라며 “제가 할 것만 잘하면 그에 맞는 성적이 나올 것 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인호 대표 팀 총감독은 “썰매 종목에서 2개의 메달 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많 아 모노봅 등에서 깜짝 메달을 기대한 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동순 기자

2년 슬럼프 박성현, 국내대회서 부활할까 ‘남달라’ 박성현(28)은 한국 여자골 프 간판스타 중 한 명이다. 박성현은 2016년 시즌 7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 프(KLPGA) 투어 무대를 평정한 뒤 미 국으로 향했다. 이듬해 미국여자프로골 프(LPGA) 투어에 데뷔했는데 첫해부 터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캐나다 퍼 시픽 오픈을 제패하면서 이름을 알렸 다. 그 해 신인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에 올랐다. 신인 자격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작성하기 도 했다. 박성현은 2018년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라 메이 저대회 우승은 2회다. 호쾌한 장타가 트레이드 마크인 박성 현은 어깨 부상으로 최근 2년간 침체를 거듭하며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다. 부 상은 그의 장기인 장타력과 페어웨이 안 착률, 그린 적중률 등 많은 무기를 앗아 갔고 자신감마저 짓눌렀다. 올 시즌 박 성현은 지난달까지 LPGA 투어 15경기 에 출전해 컷 탈락이 10번이었다. 가장

잘한 건 32위였다. 시즌 초반 5개 대회 중 4번 컷 탈락했고, 메이저 5개 대회에 서 모두 컷 탈락했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드라이버 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계 수치에서 100위 를 넘었다. 드라이버, 아이언, 쇼트 게임, 퍼트 등 모두 부진했다. 세계 랭킹도 60 위 밑으로 떨어져 이대로 잊히는 게 아닌 가 하는 위기감이 들게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20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포틀랜드 클래식서 반전의 계 기를 만들었다. 드라이버 거리 256야드 (24위), 그린적중률 61.1%(49위), 라운드 평균 퍼트 수 29.0(26위) 등을 기록하며 공동 15위에 올랐다. 올해 가장 좋은 성 적이다. 2020 KPMG 위민스 PGA 챔피 언십에서 차지한 17위가 2년간 최고 성 적이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던 부상에서 이제는 자유로 워졌고, 스윙과 경기감각도 서서히 제자 리를 찾아가고 있다. 박성현의 에이전시

7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출전 KLPGA 4번째 메이저 대회 에이전시 “스윙도 회복됐는데 최고 감각까지 시간이 필요한 듯”

16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웨스트 린의 디 오리 건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1라운드 2번 홀에서 박성현이 티샷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그 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공동 10위에 올랐다. 웨스트 린=AP연합뉴스

세마스포츠 관계자는 “박성현의 부상 은 이제 다 나았고 스윙도 다 회복됐는 데, 아직 예전의 최고 감각이 아니어서 시

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박성현은 오랜만에 국내에 돌아와 긴 슬럼프를 끊고 반전의 계기 마련에 나 선다. 박성현은 내달 7일부터 나흘간 경 기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리 는 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 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 8,000만 원)에 출전한다. 하이트진로 챔 피언십은 KLPGA 투어 중 단일 스폰서 로서 최장 기간 이어져 온 국내 4번째 메 이저대회다. 박성현의 KLPGA 투어 대 회 출전은 지난해 5월 KLPGA 챔피언 십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박성현은 “올해 첫 국내 경기를 메이저대회인 하이 트진로 챔피언십에서 할 수 있어 기대되 고 설렌다”며 “미국에서 남은 경기 잘 마 치고 돌아와 좋은 모습으로 뵙겠다. 많 이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박성현은 다음 달 4일까지 미 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에서 열리는 숍라 이트 LPGA 클래식에 출전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30


culture

| HANHO KOREAN DAILY 2021년 9월 25일 토요일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그렇구나! 생생과학

B25 13

2027년쯤엔 ‘자율 주차’ 시대$ 車가 신호등^보행자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 복잡한 시내로 차를 몰고 갈 때면 가장 먼저 주차 걱정이 앞선다. 이 번거로운 주차, 누가 대신해 줄 순 없을까. 통신업계 등에선 이르면 6~7년 뒤엔 영화에서나 보던 ‘자율 발레파킹’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본다. 말 그대로 사람이 차에서 내리면 차가 직접 주차장까지 이동해 지정된 공간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다. 기술 구현을 위한 관건은 무엇일까.

차량-보행자 간 통신

차량-네트워크 간 통신

V2P

V2N

V2X 기술

전방 보행로를 지나는 보행자

5ज 전방 교통 상황

차량-차량 간 통신

차량-인프라 간 통신

V2V

V2I

응급차량 접근

적색으로 바뀌는 신호등

“퐒헒 핞퓶훊��� 킪펾 켆몒 ������ 컿뫃” 자율 발레파킹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개발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에이스 랩),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컨트롤윅스 와 손잡고 5세대(5G) 통신 기반의 ‘자율 주차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마치 영화 예매시스템으로 빈자리를 찾는 것처럼, 운전자는 스마트폰 전용 응용소프트웨어(앱)로 근처 주차장을 검색한 뒤 빈자리만 찾아 클릭하면 끝. 운전자 명령을 받은 자동차는 스스로 800m를 5분 가량 이동해 지정된 주차 공간으로 들어갔고, 그 즉시 운전자에 겐 주차를 마쳤다는 알림이 전달됐다. 이는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는 일반도 로와 공영주차장에서 자율주행과 자율 주차 기술을 동시에 선보인 세계 첫 사 례였다. 그렇다면 당장 상용화할 수는 없는 걸까. 믾쿮 뫎멂픎 켊컪? “헣샃픎 ���킮” 흔히 완전 무인 자율주차의 관건으 로 각종 첨단 센서 개발을 첫손에 꼽겠 지만, 실제로는 통신 인프라 구축이 가 장 중요하다. 센서만으로는 자동차 의 오감을 정교하게 만드는 데 한계가 뚜렷해서다. 하지만 모든 게 통신으로 연결되면 센서 성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 행 기술 수준에 따라 자율주행 레벨을 5 단계로 규정한다. 지금 기술은 운전자의 보조 역할을 하는 2단계 수준이다. 4단 계부터는 특정 조건 아래 운전자 개입 없 이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5단계는 완전 한 무인 자율주행 단계다. 5G 자율주차 는 단계 분류상 최정점에 있는 기술인 셈

완전 자율주차 어떻게 작동하나 앱으로 근처 주차장 검색한 뒤 빈자리 클릭

자율주행차 V2X통신·첨단 센서 활용해 주차장까지 이동

인공지능(AI) 통해 주차 위한 최적 각도 학습

LG유플러스 모델이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 을 인근 주차장으로 보내는 모습. LG유플러스

주차 끝낸 뒤 운전자에게 주차완료 알림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한양대-컨트롤웍스-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공개 시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5G 자율 주행차 ‘A1(에 이원)’ 내부 모습. 연합뉴스

5G통신 기반 자율주차 기술 개발 운전자 내리면 차가 스스로 주차

한 AI는 주차장 폐쇄회로(CC)TV 화면 을 보고 빈자리를 찾아내고, 주차를 위 한 최적의 각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결국 완전 자율주차의 토대는 통신기 술이라고 볼 수 있다. 5G 이동통신 시대 가 열리면서 지연속도가 1ms(0.001초) 로 단축돼 자율주행을 위한 통신 인프 라는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AI 덕에 단 한번 후진으로 ‘칼주차’ ‘ ’ 센서만으론 완전 자율주차 불가능 V2X 믾쿮 옪 켊컪 몒 믇쫃 운전자가 지정한 주차장까지 차가 스 ‘차량 사물 통신’ 기술로 한계 극복 스로 움직이려면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믾쿮 퐒컿잚��� 칺헏 픦솒 훟푢” 초정밀 지도 플랫폼 등 인프라 미진 정보활용 범위 등 사회적 합의 필수 ‘차량 사물 통신’ 표준 선정 과제도

이다.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이 차에 탄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경우라면, 완전 자율주차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차가 알아서 주행과 주차까지 마치는 것이어서 개념상 차이는 있다. 완전 자율주차엔 다양한 정보기술 (IT)이 녹아 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엔 라이다와 레이더 등 10여 개의 센서들이 장착된다. 가령 레이더는 강력한 전자기 파를 발사해 그 전자기파가 대상 물체 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반향파를 통해 물체의 위치, 속도 등을 탐지한다. 자동 차는 이들 센서를 통해 전·후·옆 차량의 차선변경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 대 응한다. 실제 주차를 할 땐 주차 공간을 맞추 기 위해 사람처럼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 지 않는다. 한 번의 후진으로, 자로 잰 듯 완벽하게 ‘칼주차’를 해낸다. 이는 인공 지능(AI) 덕분이다. 사전에 비어 있는 공 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채도로 학습

뒷받침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첨단 센서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고 성능 카메 라 센서도 갑자기 비라도 쏟아지면 신호 등 색깔을 오인할 수 있다. 현재 카메라 센서 정확도는 99%에 이르지만, 완벽한 수준은 아니어서 보조 수단 이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자율주행이 아무리 편 해도 위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상용화하긴 어렵다. ‘차량·사물 통신’(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은 이런 센서의 한계 를 극복하게 해준다. 차량이 유·무선망 으로 다른 차량, 도로 등 인프라가 구축 된 사물과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을 일 컫는다. 여기엔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기 지국, 심지어 차량 대 보행자 등까지 포 함된다. 예컨대 자율주행 센서는 신호등이 가 까워지면 차량에 멈추라고 알려주는 수 준에 그치지만, 자동차가 직접 신호등과 통신을 주고받으면 몇 초 뒤 신호가 바 뀌니 지금부터 속도를 줄여야겠다는 판 단을 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가 시연할 때 사용된 자율주행차 역시 신호 등과 V2X로 소통하면서 매 순간 주행 여부를 결정했다. 좀 더 발전하면 차량이 길 가는 보행 자의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해 보행자의 위치는 물론, 헤드폰을 끼고 있는지 등 까지 감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분석 이 적지 않다. 완벽한 V2X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완전 자율주차가 가능하려면 cm급의 ‘정밀지도’ 데이터를 자율주행 차에 전달하는 플랫폼도 갖춰져야 한 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사회를 구현하려면 사실 기술 개발보다 더 중 요한 건 누가 정보를 구축하느냐에서부 터 활용 범위 등을 포함한 사회적인 합 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통신기술 표준도 마련 돼야 한다. 현재 V2X 통신기술은 5G 와 같은 이동통신(셀룰러) 기반의 CV 2X 와 와이파이 기술에서 파생된 V2X(802.11p 기반) 기술로 구분된다. 현재 정부는 이 두 가지 기술 중 어떤 걸 표준으로 삼을지를 두고 실증 연구를 수행하는 중인데, 대략 2년 정도 걸릴 것 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V2X 기술의 표준이 정해 지고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이 끝나는 2027년부터 완전 자율주차 기술이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가 모든 도로 인 프라와 실시간 소통하면서 스스로 주행 하고, 통신으로 전달받은 주차장 정밀 지도를 갖고 자율주차를 하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 김동욱 기자

강철보다 강한 인장력에 꼬이지도 않는 거미줄$‘스파이더맨의 꿈’이 성큼 이은경의

기 사에 살던 학생 시절, 하지 말라 기숙사에 는 행동은 더 하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 가 이리저리 폴짝거리던 때가 있었다. 아무도 없는 밤에 혼자 산책을 하고 싶다고 마음속 청개구리가 외치던 어 느 날 건물 바깥의 비상계단을 통해 기 숙사를 빠져나갔다. 자꾸만 몸에 달라붙는 거미줄을 떼 어내며 1층까지 무사히 도착했는데, 탈출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소리 를 지르고 말았다. 가슴 중앙에 커다 란 거미가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밤 산 책은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사라졌고

그날 이후 거미줄이 몸에 닿는 느낌이 들면 혼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밤길을 걷다 보면 유독 거미줄이 몸 에 많이 걸리는 날이 있다. 영화 속 스 파이더맨과는 다르게 거미는 항문 근 처에 있는 돌기에서 거미줄을 뽑아낸 다. 나무나 풀, 가로등처럼 높은 곳에 서 첫 번째 줄을 뽑아 바람에 날린 다 음, 줄의 끝자락이 어딘가에 달라붙어 진동이 느껴지면 그 줄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다. 거미 들이 집을 짓기에 한창일 때 그 곁을 지 나간다면 우리도 거미줄을 고정할 대 상 중 하나로 탐색되는 것이다. 거미는 집을 짓거나 먹이를 포획하 는 단계에 따라 여러 종류의 거미줄을 만들어낸다. 한 마리 거미의 몸 안에 여 러 개의 거미줄 샘이 있는데, 이곳에 액

많은 이들이 거미와 거미줄을 징그럽게 여기지만 거미줄은 강철보다 몇 배 강한 인장강도에 가해지 는 힘에 따라 점성과 탄성이 달라지는 특성을 가져 신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체 상태의 단백질 분자들을 저장해 두 고 있다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샘에 서 변형을 거쳐 섬유 형태의 거미줄을 분사한다. 일반적으로 집을 지을 때는

바큇살 모양의 세로줄 골격을 먼저 만 드는데 대체로 끈적거리지 않는 유형 의 거미줄이다. 골격이 완성되면 바깥 쪽에서 안쪽으로 빙글빙글 돌아 들어

오면서 동심원 모양의 끈적거리는 가 로줄을 만든다. 날아다니던 비행체가 이곳에 걸리면 발버둥쳐도 빠져나가 지 못하게 된다. 거미줄의 지름은 마이크로미터(100 만분의 1m) 단위로 측정할 정도로 매 우 가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아 먹 이가 걸려든다. 투명하고 가느다란 모 습과는 달리 잡아당겼을 때 버티는 힘 이 강철과 비슷하여 덩치가 큰 생물이 걸려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거미줄 이 강철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강철보 다 몇 배 강한 인장력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줄에 가해지는 힘의 강 도와 속도에 따라 점성과 탄성이 달라 지고, 비틀렸을 때 모양이 변형되어 쉽 사리 줄이 꼬이지 않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 사용품이나 수술용품에 사용될 신소 재 개발을 위한 매력적인 연구 대상으 로 관심을 받고 있다. 주변의 다양한 생물들은 우리의 의 식주를 위한 재료가 되어줄 뿐만 아니 라 거미줄처럼 고유의 특성을 응용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하여 지속 가능하게 이 용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이유이다. 거미줄을 맞닥뜨렸을 때 소스라치기보다는 보호하고 분석 할 생물자원으로 의연히 바라보는 마 음가짐을 스스로 가지고자 한다. 가 을. 밤 산책을 하기 좋은 날씨다. 거미 도 본격적인 짝짓기를 위해 집을 짓기 좋은 밤이다.


B26

LIFE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2021년 9월 25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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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보르도 포도밭’ 어떤 품종으로 중세 최고급 와인 빚었을까 퐎핆픎 샎맪 펺얺 홓픒 컬펂 잚슮삲. 쯢엚싷쁢 섾펞쁢 졕 많힎 밚삻핂 핖쁢섾, 빮틶솒 훟푢 푢핆핂삲. 앟큲 쫂읂솒 힎펻 쏞 빮틶 쪎섣핂 킺삲. 핂 ���펞 솒 힖핂 뮮핊힎 팘멚 핺짾쇮 쿦 핖펂, 쯢엚싷픎 핂읊 짷찒 핊홓픦 쫂 펻픒 삲. 쫂읂솒펞컪 엖슪 퐎핆픎 ���쩮읂뻲 콚찒뿋뫊 젢읊옪읊 훊홓픊옪 ���쩮읂뻲 앟, 잞쩯, ���읂젢뻲읂,  쩮읂솒읊 쯢엚싷삲. 핂 퐎핆픎 켆짆푷뫊 콚찒뿋쯢앟픒 훊 홓픊옪 쥖큲���셆픒 쯢엚싷삲. 컪숞펞 쫂읂솒 홓픒 먾옮 섾펞쁢 핂퓮많 핖삲. 17켆믾 캲��� 폲쯚읺퐇픒 삲욺 폖헒 ���엊펞 “솒 홓펞 샎 펆믗픎 펔뻲푢”않쁢 샡믎픒 쫆 ���폎삲. 폲쯚읺퐇픎 15켆믾펞 펻칺많 킪핟쇊 젢솓 힎묺많 맪짪쇦믾 헒핆 17켆믾 훟짦밚힎 솓쫂헏핆 쫂읂솒 ���몮믗 퐎핆핂펖삲. 칺킲 핞솒 뭏믖믾솒 먾삖퐎, 핂쩖 ���엊픎 샡믎펞 픟샃쁢 ힵ픎 펻칺 펺헣핆 켖핂삲. 쭎읂싢맖않, 퐎핆픦 푢앚 원 프랑스 와인의 역사는 로마 시대인 기원 전 50년경에 시작됐다. 로마인들이 갈리아, 오늘날의 프랑스를 속주로 삼고 남쪽 가이 야크 지역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이들은 수 송이 편리한 부르디갈라(오늘날의 보르도)) 를 주도로 삼아, 40년경부터는 이곳에서도 도 포도를 재배했다. 그런데 부르디갈라는 대서양의 영향을 받 는 해양성 기후 지역이다. 지중해성 기후인 인 남쪽 지방과는 달리 습하고 서늘하다. 기후 후 가 다른 남쪽에서 가져온 포도나무를 재배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옮겨온 포도나무 무 들은 이내 죽거나, 열매를 맺어도 포도가 익 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한편 부르디갈라를 가르는 가론강 연안 안 에는 비투리게스(Bituriges)인들이 정착해 살았다. 그들은 부르디갈라의 풍토에 맞는 는 포도나무를 히스파니아(오늘날의 스페인)) 에서 들여와 성공적으로 재배했다. 로마의 플리니 디 엘더는 이들이 기른 품종을 ‘비투 리게스인들이 재배했다’ 하여 ‘비투리카’라 칭했다. 비로소 부르디갈라에 포도나무가 뿌리를 내렸다. 부르디갈라, 즉 보르도가 본격적으로 와 인 산지로 부상한 때는 12세기 즈음이다. 그 곳의 영주 알리에노르와 혼인한 앙주 백작 이자 노르망디 공작인 헨리 플랜태저넷이 영 국의 왕이 되면서부터였다. 정치적 지리적으 로 당시 최대 와인 수입국인 영국과 가까운 덕에 보르도는 와인 산지로 승승장구했다. 보르도는 이때부터 300여 년 동안 포도나무 를 재배할 수 있는 땅이라면 어디든 포도밭 으로 탈바꿈했다. 다만 습지인 메독 지구만 은 예외였다. 헒햏핂 짢붊 ‘퐎핆 폲팒킪큲’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많은 것을 변화시 킨다. 보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백년전쟁 이 막을 내린 15세기, 영국령이었던 보르도 는 프랑스령으로 귀속됐다. 그런데 당시 보 르도는 이 결과를 반길 수 없었다. 프랑스와 영국 양쪽으로부터 엄청난 세금 압박과 함 께 수출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보르도 는 양국의 정치적 줄다리기 속에서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려 200년이 흐른 17세기에 이르러서야 보르도 와인이 다시 호황을 맞는다. 한자동 맹에 이어 네덜란드 와인 상인들이 보르도, 특히 메독 지구의 와인 산업에 관여하면서부 터였다. 앞서 언급했듯 메독 지구는 원래 습지였 다. 농사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곳이 라, 사람들은 이곳에서 주로 가축 사료용 풀 을 재배했다. 이따금 귀족들이 사냥터로 활 용할 뿐인 별 볼 일 없던 땅, 그런 땅이 오늘 날 최고의 와인 산지로 ‘둔갑’한 것이다. 당시 메독 지구 포이약 마을에는 무통(오 늘날의 샤토 무통 로칠드)의 영주 ‘마르게리 트 드 푸와 캉달’의 남편 ‘장 루이 드 노가레 드 라 발레트’라는 사람이 있었다. 노가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유능한 군사령관 이었다. 종교전쟁이 한창일 때 위그노(프랑 스 신교도)의 근거지인 라로셸을 포위해 전 투에서 승리하는 등 프랑스 왕실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라로셸 전투(1627~1628)를 치르던 중 얀 레이흐바터르(Jan Leeghwater)라 는 네덜란드인 수력학(水力學) 기술자를 알 게 된다. 그는 얀에게 메독 지구의 물을 뺄 방법을 의논해 도면을 받아냈다. 확신에 찬 노가레는 시의회에 안을 상정해 간척 허가를 받았다. 보르도 와인 유통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12세기 佛보르도 와인 산지로 부상 ‘샤토 오브리옹’ 17세기 독보적 위상 오늘날 블렌딩 때 대표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메를로 공통 뿌리인 카베르네 프랑 ‘샤토 오브리옹’의 주품종 아닐까

습지였던 메독 메 지구를 와인 명산지로 탈바꿈시킨 두 주역, 장 루이 드 노가레 드 라 발레트와 발레트 얀 레이흐바터르. 위키미디어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네덜란드 와인 상인들과 메독의 영주들이 이 소식을 반기며 노가레를 지지했다. 간척 공사에 참여하는 상인들과 영주들에게 50 년 동안 세금을 면제하는 특혜까지 부여했 으니 말이다. 간척 사업은 바람을 탄 범선처럼 순항했 다. 이윽고 물이 빠지자 바닥을 드러낸 메독 지구의 토양은 배수가 좋은 크고 작은 자갈 로 이루어져 있었다. 바야흐로 최고의 와인 산지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이미 샤토 오브리옹의 성공을 목격한 바 있기에, 마치 원석처럼 모습을 드러낸 메독 지구를 귀족들과 부유한 상인들이 가만둘 리 없었다. 그들은 좋은 땅을 앞다투어 사들 였다. 사들인 땅은 개간해 밭을 만들어 포도 나무를 심었다. 당시 최고의 고객인 영국인 과 네덜란드인의 ‘니즈’에 답하고자 아낌없 이 투자했다. 와인 명산지 메독 지구가 탄생 한 것이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둘 다 보르도가 원산지로, 카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 좌안, 메를로는 우안에서

퍎·뽆많엖많 짢붊 퐎핆 펻칺 노가레의 행적을 보자면, 그는 와인 역사 에 길이 빛날 인물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그 의 이름은 무통가(家)의 문서에서 기록조차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노가레는 자녀들에게 영주권은 물론이고 자신의 성(姓) 대신 아내 의 성을 이어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명의 보상이라고나 할까, 알렉 상드르 뒤마가 쓴 ‘삼총사’의 주인공 다르타 냥의 실제 모델이 바로 노가레라고 한다. 다 르타냥이 당시 남서부 지역에 실존한 인물이 라고는 하나, 인물 성격이나 라로셸 전투 등 역사적 배경은 노가레의 행적에 바탕을 뒀다 고 한다. 이 정도면 가문의 기록이 부럽지 않 을 듯하다. 게다가 그는 오드리 헵번의 조상

보르도 메독 지구에 위치한 생줄리앙 마을의

주품종으로 사용한다. 카베르네 프랑은 두 품종의 공통 조상 품종이다. 보르도닷컴 홈페이지 캡처

자갈 토양 포도밭. 게티이미지뱅크

이란다. 보르도 지도를 펼쳐보면, 가론강과 지롱 드강이 포도밭을 사이에 두고 흐른다. 두 강 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예의 메독 지구와 그 라브 지구가 있다. 두 지역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강 오 른쪽의 생테밀리옹 지구와 포므롤 지구는 메를로를 주품종으로 와인을 빚는다. ���쩮읂뻲 콚찒뿋 ‘홓픦 멷’ 먼저 그 유명한 카베르네 소비뇽 이야기 를 해보자. 이 품종은 메독 지구가 탄생할 즈 음인 17세기에 와인의 역사에 등장했다. 워 낙 광범위하게 재배되는 품종이라 유전자가 밝혀지기 전까지만 해도 그 역사가 굉장히 오래됐을 것이라 여겨졌다. 1990년대 말 와인 양조학으로 유명한 미 국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포 도의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이때 카베르

카베르네 프랑

네 소비뇽의 부모 품종이 밝혀졌다. 보르도 일대에서 자라는 카베르네 프랑과 루아르 가 원산지인 소비뇽 블랑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7세기에 이 두 품종이 포도밭에 서 사랑을 나눠 카베르네 소비뇽이 탄생한 것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과연 메독 맞춤형 품 종이었다. 자갈이 많은 메독의 테루아르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진한 색과 탄탄한 타닌, 적당히 높은 산도에 검붉은 베리류의 아로 마를 풍부하게 지녔으니, 진한 카베르네 소 비뇽 와인은 당시 보르도 와인 산업을 쥐락 펴락하던 네덜란드인과 그들이 거래하던 영 국과 북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등장한 시기를 보면, 17세기 중반까지 샤토 오브리옹에는 카베 르네 소비뇽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 다. 메독과 함께 카베르네 소비뇽이 탄생한 이후부터나 오브리옹에도 카베르네 소비뇽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을 주 품종으로 품 물론, 물론 카베르네 소비뇽 자체도 17세기의 품종과 오늘날의 품종은 많이 다르다.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나무가 대를 거듭하는 동 생산자들 테루아르에 맞게 진화된 클론(형질이 같 안 테루 은 나무의 나무 변종)을 골라 심기 때문이다. 같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라 해 은 카베 도 보르도, 보르 캘리포니아, 칠레, 오스트레일리 산지에 따라 와인 특징이 다른 이유가 아등산 있다. 여기에 있 보르도 품종을 대표하는 메를로도 유전 자가 밝 밝혀졌다. 이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과 절반은 절반 혈통이 같다. 카베르네 프랑과 프 토착 품종인 마들렌 누아 데 샤렝트 랑스 토 ((Magdeleine Noire des Charentes)의 (Magd 교배종이기 때문이다. 메를로에 관한 최초 교배종 기록은 보르도 관료가 남긴 문서에서 발견 리브른에서 메를로로 만든 1784년산 됐다. 리 와인이 훌륭하다는 내용이었다. 보르도가 원산지인 메를로는 열매를 빨리 맺고 잘 익 는다. 적당한 산도에 부드러운 질감과 묵직 한 보디감을 지닌 까닭에 흔히 카베르네 소 비뇽을 뼈대로, 메를로를 살집으로 표현하 기도 한다. 그런데 과거 보르도에는 메를로에 필적하 는 품종이 있었으니 바로 남서부가 고향인 말벡이다. 1950년대 프랑스를 덮친 냉해 탓 에 프랑스 대부분의 지방에서 사라지기 전 까지는 말이다. 말벡은 부모 품종 한쪽이 메를로와 같다. 바로 마들렌 누아 데 샤랑트 품종으로 프랑 스 남서부 가이야크가 원산지인 프루넬라 (prunelard) 품종과의 교배종이다. 말벡은 그야말로 ‘기록적인’ 냉해 탓에 자신의 자리 를 메를로에 내어주고 말았다. 지금은 아르 헨티나 와인의 대표 품종으로 이름을 떨치 지만 보르도에서는 블렌딩용으로 소량 재 배된다. 보르도 와인에 블렌딩되는 또 다른 품종 인 프티 베르도는 피레네 산맥 인근이 원산 지이고, 카르메네르는 카베르네 프랑과 그 로 카베르네의 교배종이다. 지금은 칠레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동안 칠레 에서는 메를로라고 오인되기도 했다. 화이트 품종인 소비뇽 블랑은 루아르, 세 미용은 소테른, 뮈스카델은 보르도가 원산 지다. 덧붙이자면 소테른은 자타 공인 스위 트 와인 명산지다. 17세기 네덜란드 와인 상 인들의 니즈에 맞추기 위해 메독 와인과 함 께 등장한 와인이다. ���쩮읂뻲 앟? 훟켆 ���몮 퐎핆픦 춚읺쁢 다시 서두의 궁금증으로 돌아가 보자. 보 르도에서는 17세기 중반까지 어떤 품종으 로 와인을 빚었을까. 당시 최고급 와인이었 던 샤토 오브리옹의 주품종은 무엇이었을 까. 보르도의 역사를 훑었지만, 답은 ‘정확히 모른다’이다. 하지만 품종별 유전자가 세세 히 밝혀질 머지않은 미래에는 그 윤곽이 선 명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포도 유전자를 토 대로 조심스럽게 유추해보자면,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르메네르의 공통 조상 품 종인 카베르네 프랑을 주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지 않았을까. 여기에 지금도 존재하거 나, 어쩌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품종들을 블렌딩해서. 당시 보르도 포도밭에 어떤 품종이 나고 자랐을지, 그때의 와인 맛은 어땠을지 필자 역시 궁금하다. 오늘날까지 이어진 와인을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포도의 유전자를 통 해 여전히 추측할 뿐이다. 콧속으로 번지는 향과 입안을 풍성하게 점령한 맛을 상상하 면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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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B27

2020년 3월 17일 화요일

소변이 붉거나 거품 많으면$ 만성콩팥병 의심을 “오줌에 거품이 많이 생겨요” “오줌이 붉 고 탁한 색깔이 나요” “소변 보기도 힘들고 소변 줄기도 줄어들었어요” 대한신장학회는 만성콩팥병(만성신부 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으로 9 가지를 제시했다. △붉거나 탁한 소변이 나 올 때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길 때 △자다 가 자주 일어나 소변을 볼 때 △소변량이 줄거나 소변 보기가 힘들 때 △몸 전체가 가 려울 때 △눈 주위 및 손발 부음 △혈압 상 승 △쉽게 피로감을 느낄 때 △식욕 저하 및 체중 감소 등이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 이상이나 영 상의학적 구조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 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 자는 2019년 24만9,284명으로 2015년(17 만576명)보다 46%나 늘었다. 환자의 60~70%, 당뇨병^고혈압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 과 고혈압이다. 전체 환자의 60~70%에서 나타난다. 사구체신염도 만성콩팥병의 흔 한 원인의 하나다. 콩팥에 있는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는 우리 몸에서 혈액이 여 과돼 소변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장소이자 콩팥의 거름 장치다. 이 사구체에 염증과 손 상이 생기는 것이 사구체신염이다. 이 밖에 다낭성콩팥병, 자가면역질환, 진통제 등 약 물 남용, 결석이나 전립선 비대로 인한 만성 적인 요로폐색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 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 부분이다. 윤혜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말기신부전 직전에 도달할 때까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병을 놓치기 쉽다”며 “소변에서 단백질이 과다 배출되는 단백뇨 는 콩팥 손상을 나타내는 조기 지표이기 때 문에 단백뇨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단백질 과다 배출하는 오줌 콩팥 손상 알리는 조기 지표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함께하는

빈혈^뼈질환^근무력증도 발생 이상적 치료법은 콩팥 이식 수술 1년 후 94%까지 기능 유지 공여자 드물어 사전 등록해야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만성콩팥병이 되면 노폐물 배출이 원활 하지 않아 독소가 쌓이면서 요독증, 빈혈, 각종 뼈질환, 근무력증 등이 발생한다. 김상 현 상계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기저질환 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 거품뇨를 볼 때나 거 품뇨가 수분 이상 오래 지속되면 고혈압이 있는지와 얼굴이나 발, 다리가 붓는지를 점 검하고 소변검사와 함께 혈액^콩팥 조직검 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사구체여과율 15 미만이면 ‘신대체요법’ 만성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사구체에 서 소변이 여과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수 치)이 60mL/분 미만일 때를 말한다. 혈압 관리, 염분 섭취량 조절, 금연, 금주, 정상체 중 유지 등 생활습관 개선과 효소억제제 등 으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증 상이 사구체여과율이 15mL/분 미만으로 떨어진 만성콩팥병 5기(말기신부전)가 되 면 ‘신대체요법’이 불가피하다. 신대체요법 으로는 혈액 투석(透析), 복막 투석, 콩팥 이 식 등을 말한다. 최근 대한신장학회에서 발 표한 2018년 우리나라 신대체요법 현황에 따르면 혈액 투석은 7만7,617명, 복막 투 석은 6,248명, 콩팥 이식은 2만119명이 받 고 있다. 가장 도움되고 이상적인 치료법은 물론

심부정맥에 혈전 쌓이면 다리 붓고 통증 나타나 스트레칭으로 예방을

콩팥은 90% 가까이 기능이 떨어져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기에 야간뇨 등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코 흘려버려서는 안 된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투석 받는 모습.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콩팥을 대신하는 콩팥 이식이다. 하지만 콩팥 공여자를 구하 기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는 투석을 하고 있 는 실정이다.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 가운데 어떤 방법 을 택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특수한 경우에 는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먼저 택하게 된 다. 다만 합병증 등으로 현재 투석법을 지 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방법 교체를 고 려해 봐야 한다. 정경환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말 기신부전으로 인한 합병증이 심해지기 전에 빨리 신대체요법을 준비해야 한다”며 “다 낭성 콩팥질환이거나 탈장, 요통, 최근 복 부 수술을 한 환자는 혈액 투석을, 어린이^ 심장질환자^혈관이 좋지 않은 당뇨병 환자 등은 복막 투석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혈액 투석은 동정맥루, 인조혈관 등 혈관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통로를 통해 요독과 과도한 수분을 제거해 콩팥 기능을 대신하는 방법이다. 보통 1주 일에 3회, 1회 4시간씩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며칠 동안 쌓였던 수분과 노폐물을 단시간 내에 제거하므로 혈압 저하, 피로^허 약감을 느낄 수 있다. 복막 투석은 복강 내 복막 투석을 위한 도관을 영구적으로 넣는 방법이다.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 하루에 4회 복막 액을 주입하고 6시간 동안 복강 체류 후 배 액하면 된다. 병원 방문 횟수가 적고, 지속 적인 투석으로 인해 식사가 비교적 자유롭 고 혈압 조절도 잘 되지만 복막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콩팥 이식은 투석 환자에게 꿈의 치료다. 콩팥 공여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식 은 공여자에 따라 크게 생체 이식과 뇌사자 이식이 있다. 생체 이식은 병원 장기이식센

터에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 밀 검사에는 적합성^혈액형^조직형^세포 독 성 항체 검사 등이 있다. 적합하다고 판정 되면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KONOS) 승인을 받아 수술을 진행한다. 만약 적합한 콩팥 공여자가 없어 뇌사자 의 콩팥을 이식받으려면 우선 장기이식센 터에서 상담한 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콩팥 이식 수혜 대기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 후 뇌사자가 생기면 정해진 규정에 따라 대 상자가 결정된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콩팥 이식은 무엇보다 콩팥 공여자가 있 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며 “수술 후 이 식받은 콩팥이 기능을 유지할 확률은 1년 후 94%, 5년 후에는 80% 이상으로, 의학 발 달에 따라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코골이는 코 아닌 기도에서 생기는‘호흡 잡음’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코를 골면서 잠 을 잔다. 코골이는 30~35세 남성의 20%, 여 성의 5%에서 관찰되며, 60세 이상 고령층에 서는 남성의 60%, 여성의 40%가 잠자면서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 코골이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심하면 한 사람이 내 는 코골이 소리가 지하철 소음(70~80dB) 에 맞먹을 정도여서 다른 방에서 잠자는 사 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코 고는 소리 에 아내가 같은 방에서 잠을 자지 못한다’ ‘잠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두통이 생 긴다’ ‘낮에도 졸려 일하거나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또한 수면 중 잠을 자주 깨고 몸을 많이 뒤척이거나 땀을 많이 흘리며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고, 낮에는 기억^판 단^집중력 감소, 성격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지하철 소음(70~80dB)에 맞먹을 정도로 소리를 내는 코골이는 성인의 절반 이상에서 관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있다. 또한 심장^폐에 부담을 줘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코를 고는 사람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코골이나 수 면무호흡이 노인의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 라 사물 인식 능력에도 장애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나왔다. 김동현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단순히 들리는 소리 때문에 코골이를 코

에서 나는 소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기도 내 기류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좁아진 기 도를 지나면서 늘어진 목젖^혀^입천장^인두 등이나 목안 구조물이나 주위 구조물에 진 동을 일으켜 발생하는 ‘호흡 잡음’이다”고 했다. 코골이 원인은 노령, 호르몬 이상, 비만 등으로 이 중 비만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해 부학적 원인으로는 코 저항을 늘리는 여러 가지 코질환이 있다. 어린이는 아데노이드 증식증, 구강 인두 점막 비후 등이 원인이다. 연구개가 늘어져 있거나 편도선이 커진 것 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흡연^음주^항히스타 민제나 진정제 같은 약물 복용 등으로도 생 길 수 있다. 코골이를 진단하려면 호흡에 관여하는 코^목^편도 등을 검사해야 한다. △콧속의 용종(물혹) △비중격 만곡증(코뼈가 휜 것)

△만성 비염 △편도 비대증 △대설증(혀가 큰 것) 등과 같은 구조적 이상 유무를 확인 한다. 이어 체중^비만 정도를 관찰하고 고 혈압^부정맥 등 심혈관계 검사를 진행한다. 치료를 위해 내시경이나 X선, 컴퓨터단 층촬영(CT) 검사를 통해 폐쇄 부위를 정확 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수면다 원검사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진단 한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8시간 이 상 잠을 자면서 뇌파, 안전도(눈 움직임), 호 흡,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는 검사다. 건 강보험이 적용돼 10만원대인 본인부담금 (20%)만 내면 검사할 수 있다. 배정호 이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숨을 멈춘 상태가 1분 이 상 지속되기도 하지만 소리가 나지 않다 보 니 함께 잠을 자는 배우자도 잘 모를 수 있 다”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한 가지 원인 만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체중 감소 를 위한 규칙적인 운동, 수면 자세, 금주, 금 연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 최근에는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혀를 뒤쪽으로 밀어뜨리는 것과 목젖을 울리면 서 ‘아’ 소리를 내는 ‘구강인두훈련’을 매일 시행하면 코골이가 36%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항우울제나 프로게스테론 같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양압기 등 입안에 마우스피 스처럼 착용하는 구강 내 장치의 도움을 받 을 수 있다. 양압기는 매달 1만~2만원으로 대여해 쓸 수 있다. 수술로는 코골이나 수 면무호흡증이 생긴 부위의 일부를 제거하 거나 근육^점막의 떨림을 줄이는 방법이 있 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청년 돌연사 주범‘유전성 부정맥’, 희귀질환 지정돼야 헬스 프리즘 심장이 갑자기 멎으면 혈액이 뇌 등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의식을 잃게 된다. 응급조치를 재빨리 하지 않으면 1시간 이 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처럼 심장 정지에 의한 돌연사는 심근 경색^심부전 등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나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유전성 부정맥 환자에게 주로 나타난다. 특히 우 리나라는 심정지 돌연사 중 유전성 부정 맥이 원인일 때가 14~15%나 된다(국민건 강보험공단, 2007~2015년). 일본(10%)^서 구(1~2%)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특히 유전성 부정맥은 평소 증상이 없 고 일반 검사에서는 대부분 정상 소견을 보이므로 조기 진단^예방이 무척 힘들다. 또한 경제적 활동이 많은 젊은 환자에게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유전성 부정맥 가 족력이 있으면 유전자 검사를 반드시 해 야 한다. 30

유전성 부정맥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돌연사 유전자를 가졌다는 것은 돌연사 할 위험성이 아주 높다는 뜻이다. 이럴 때 에는 과격한 운동을 삼가는 등 생활습관 을 바꾸고 약물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의 식을 잃은 적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심전 도 검사나 심장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조 기 진단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가족 가운데 돌연 사 위험이 아주 높으면 제세동기(除細動 機^심장충격기)를 예방적으로 몸속에 삽 입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필요하 면 자동 제세동기를 구입해 집안에 비치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은 심폐소생술을 익혀 만일 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유전성 부정맥을 앓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유전자 검사비가 100만원 을 초과해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유 전성 부정맥이 실제로 나타났을 때에만 50%가 보험 급여로 지원되고 있을 뿐이

청년 돌연사의 주범인 유전성 부정맥을 앓는 환 자들이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다. 사정이 이렇기에 유전자 검사가 제대 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심장마비가 발생해 다행히 목 숨을 건졌어도 이런 환자에 대한 지원이 없다. 심장마비에서 회생한 환자가 시행 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삽입형 제 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ICD)’를 몸속에 이식하 는 것이다. 삽입형 제세동기를 몸속에 넣

으면 심장마비가 재발했을 때 심장이 부 르르 떠는 세동(細動)을 재빨리 없앨 수 있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제세동기를 삽입해도 환자의 생 존율은 50%에 미치지 못한다. 심장마비 가 계속 생기면 제세동기를 삽입했더라 도 결국 사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유전성 부정맥을 앓고 있는데 심장마비가 생긴 환자와 그 가족들은 불안한 삶을 이어가 고 있다. 게다가 직장에서 제세동기를 삽입한 환 자를 잘 고용하려 하지 않아 이들은 생계 를 이어가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 다. 제세동기를 삽입해도 심장장애 등급 산정에서 3점 밖에 되지 않아 장애등급을 받지 못한다. 다른 장애인들은 취업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 것과 대조된다. 자녀 2명을 둔 한 41세 환자는 4년 전 심장마비가 생긴 뒤 제세동기를 삽입했 다. 몸이 나아진 뒤 직장에 돌아가려 했지 만 직원들이 그의 복귀를 꺼려 아직 휴직

중이다. 군 복무하다 심장마비가 생겨 제 세동기를 넣은 뒤 제대한 한 28세 남자는 아직 취직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는 산정특례 혜택 을 받아 병원비의 5% 정도만 부담하고 있다. 반면 심장 돌연사 환자는 언제 본인 이 죽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인 데다 구직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대한부정맥학회가 지난해 11월 질병관 리본부에 유전성 부정맥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해줄 것을 신청한 상태다. 심장마비 를 겪은 뒤 제세동기를 삽입한 환자가 장 애등급이나 산정특례 등에서 형평성 있는 조치를 받기를 간절 히 기대해 본다.

오용석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장에서 분출된 혈액은 동맥을 통해 몸의 각 기관을 순환한 후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이 가운데 심 부(深部)정맥은 몸속 깊이 위치하는 정 맥이다. 심부정맥이 혈전에 의해 막히면 혈액순환 장애 증상뿐만 아니라 심하 면 폐색전증과 같은 위급한 상황도 발 생할 수 있다.

TV를 하루 5시간 이상 시청하면 심부정맥혈 전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Q. 심부정맥혈전증의 원인은 “정맥 순환은 심장에서 나오는 압력 이 없기 때문에 주변 근육 등의 수축에 의한 수동적인 힘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다리 가 붓는 것은 이러한 근육 수축이 없기 때문이다. 고령 등으로 거동이 어렵거 나, 수술 후 누워 있거나, 장시간 비행 등 으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거나, 종양 등이 혈관을 눌러 혈액이 제대로 순환 하지 못하면 혈전이 생긴다. 이 밖에 혈 액 점도가 높거나 쉽게 굳어버리는 성질 을 갖고 있을 때, 혈관벽에 상처가 생겼 을 때도 정맥 내 혈전이 생길 수 있다.” Q. 증상은 “일정 수준 이상 혈관이 막히면 다리 가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피부 바로 밑 에 있는 표재 정맥이 커져서 혈관이 불 거져 보이거나 피부가 붉게 변하기도 한다. 혈전이 떨어져 나와서 폐동맥을 막으면 폐동맥색전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치명적일 수 있는 응급 상황 으로 갑자기 숨이 가빠지며 가슴 통증 이 생기고 실신이나 객혈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재빨리 응급 실로 가야 한다.” Q. 치료법은 “부어 있는 다리를 들어올려 주고, 압 박스타킹을 신는 등 정맥 압력을 낮추 기 위한 보존적 치료와 함께 혈전을 녹 이기 위한 항응고제를 투여한다. 혈관 폐쇄 정도에 따라 혈전용해제를 사용 하거나 혈전 제거 수술을 하기도 한다. 최근 도관을 직접 심부정맥 내 혈전에 삽입해 직접 혈전용해제를 투입하는 중 재 시술을 하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폐 색전증이 발생한다면 예방을 위해 하대 정맥에 필터를 넣을 수도 있다.” Q. 예방을 위해 주의할 점은 “다리 움직임이 없는 것이 중요한 원 인이므로 규칙적인 운동이 좋다. 혈관 질환 위험인자인 비만^고혈압^당뇨병 을 관리하고 장시간 앉거나 누워 있을 때는 주기적으로 다리 스트레칭을 하 는 것이 좋다. 수술 후 관리 또는 여러 질환으로 장기간 누워 있어야 할 때는 항응고제를 예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유 없이 다 리가 붓고 통증이 나타나면 방심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 는 게 좋다.” ●도움말 윤영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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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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