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제 0979호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팬데믹 영향.. 호주 소셜미디어쇼핑 7배 껑충 〈페이팔 설문〉 소비 지출 지난 2년 700%↑ Z세대, 밀레니얼 ‘구독경제시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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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숍 앱
지난 2년동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구글 등 소셜 미디어쇼핑(social media shopping) 을 통한 호주인의 지출이 무려 700% 껑충 뛰었다. 예상대로 Z세대(Gen Z: 1997년~2012년생 세대)와 그 앞인 밀 레니얼(Millennials: 1981~1996년생, Y세대)이 쇼셜미디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결제회사 페이팔(PayPal)의 6번째 전자상거래지수보고서(eCommerce Index Report)는 온라인 쇼핑 트렌드
투데이 한호일보
특히 포스트 팬데믹 기간의 소비 패턴 을 분석한 결과, 2019년 대비 지난 2년 동안 호주의 소셜미디어쇼핑 지출이 7 배 급증했다. 소비자 1,053명을 대상으 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호주인의 25%가 소셜미디어쇼핑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호주인은 7명 중 1명 비율로 최소 매달 1회 이상 소 셜미디어를 통해 구매를 한다. Z세대의 비율은 더욱 높았다. Z세대 의 42%와 밀레니얼의 30%가 소셜미 디어를 통해 쇼핑을 한다고 밝혔다. 이
[특집] 2020년 팬데믹 결혼 등록 급감
2면
[이슈] 유럽 4차 대유행.. 호주 대비책은?
4면
[정치] 문 대통령 12월 방호’ 보도 나와
6면
[부동산] CBA “호주 집값 2023년 10% 하락” 전망
10면
[리빙] 현대인의 고민 ‘수면장애’
21면
[문학지평] 여행기 이마리, 시 박기현
22면
원주민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매장인 트레이딩 블랙(Trading Black)과 자린 스트리트(Jarin Street)의 시드니 매장도 페이스북과 인스트그램을 통해 판매한다
수치는 부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 간(록다운) 중 외출 금지 조치 등의 영 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상당수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로 온라인 서핑 시간이 늘어난 점도 플러스 요인 이다. 이같은 요인으로 지난 2년동안 호주 에서 전반적으로 전자상거래 활동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5 월 숍마켓플레이스를 런칭해 소매상소비자 직거래를 허용했다. 인스타그 램은 또 11월부터 앱에 ‘숍 탭(Shop tab)’ 기능을 추가했다. 틱톡TikTok
은 8월부터 쇼피파이(Shopify)와 협력 해 물품 검색과 쇼핑 서비스 제공한다. 소셜미디어 스타트업 링크트리(Linktree)도 런칭했다. 또한 페이팔은 보고서에서 “소비자
들이 구매와 관련된 환경과 사회적 영 향을 더욱 감안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설문조사에서 46%가 ‘책임있게 행 동(act responsibly)하는’ 브랜드의 구매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410개 업
체 중 28%가 환경적 및 사회적인 책임 이 있는 상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 다. 페이팔은 “이제 우리는 구독 세대 시대(age of ‘generation subscription’)에 진입했다. 호주인 약 3분의 2(66%)가 최소 1개 이상의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 2018년 이 비율은 50% 였다”고 밝혔다. 구독경제 부분에서도 Z세대가 앞서 간다. 83%가 팬데믹 기간 중 최소 1개 의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구독 대상 은 TV와 영화 서비스 구독(넷플릭스), 반려동물 물품(pet supplies), 웰빙 앱 (wellbeing and mindfulness apps), 화장실 휴지 등 다양하다. 그러나 구독이 반드시 소득 창출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호주인의 55%가 구독 서명 후 나중에 취소했다. 23%는 무료 시도를 위해 서명한 뒤 비용이 전 가되면 취소했다. 또 19%는 너무 비싸 다고 구독을 취소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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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 사 회 )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통계로 본 호주의 결혼과 이혼】
팬데믹으로 결혼도 직격탄 2020년 등록된 결혼 약 7만9천건.. 전년대비 30.6% 급감 1901년 이후 최대 하락률 기록 1천명 당 결혼률 3.1명.. 20년 전 절반 수준 동성결혼 전체 3.7% 점유, 여성들 동성결혼 61% 이혼 약 4만9천건, 1천명 당 1.9명 결혼→이혼 평균 기간 12.1년
원 제한(size limits on gatherings), 여행 제한(travel restrictions) 등 규 제 조치 때문이었다. 록다운 기간 중 하객(참석 인원)이 크게 제한됐고 일 시적으로 결혼식이 금지된 경우도 있 었다.
2020년 2,191쌍의 커플이 이날 결혼 식을 올렸다. 4년 주기로 반복되는 윤년(leap year)인 2020년 2월 29일 (토) 1,517 커플이 혼례를 치렀다.
2020년 결혼률 인구 1천명당 3.1명, 1999년 6명의 거의 절반 수준 하락 결혼 중간연령 남성 32.2세, 여성 30.6세
2020년 호주의 1천명 당 결혼률 (crude marriage rate)은 3.1명을 기 록했다. 2019년 비율은 1천명 당 4.5 명으로 31.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2009년 인구 1천명 당 5.5명, 1999년 은 인구 1천명 당 6.0명이었다. 호주 의 결혼률은 2000년부터 2019년 기간 중 23.7%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1년 중 10이라는 숫자 가 두 번 겹치는 날인 10월 10일이 가 장 많은 결혼식이 치러지는 날이다. 행운을 가져온다는 생각 때문이다.
연중 가장 많은 결혼식이 치러지는 날
2010년 이후 결혼 중간 연령(median age at marriage)이 남성은 31.4 세에서 32.2세로, 여성은 29.2세에서 30.6세로 늦춰졌다. 지난 2000년 결 혼 중간 연령은 남성 30.3세, 여성은 28.3세였다. 동성결혼 및 관계 등록
호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서 2020년 2,902건의 동성 결혼(samesex marriages)이 등록됐다. 2019년 보다 무려 2,605건(47.3%)이나 줄었 다. 이같은 격감도 팬데믹 여파로 전 체적인 결혼식이 큰 지장을 받았기 때 문이다. 동성결혼은 전체 등록 결혼 중 3.7% 를 차지했다. 여성들의 동성결혼이 전 체 동성결혼 중 61.4%를, 남성들의 동성결혼이 38.5%를 차지했다. 동성결혼 커플의 중간 연령은 남성 37.2세, 여성 35.3세였다. 호주에서는 결혼 외 관계도 등록 (relationship register)할 수 있다. 2020년 1만9,055건의 관계가 출생, 사망, 혼인등록청에 등록됐다. 2019 년 1만9,870건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혼 호주에서 이혼은 대체로 12개월 동
등록 결혼 연도별 현황
팬데믹 첫해인 지난 2020년 호주에 서 7만8,989건의 결혼이 출생, 사망, 혼인등록청(Registries of Births, Deaths and Marriages)에 등록됐 다. 이 수치는 전년도보다 무려 30.6% 나 급감한 것으로 통계국(ABS)의 연례 결혼 등록이 시작된 1901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2020년 호주애서 연중 가장 많은 결 혼식이 치러진 날은 10월 10일로 2,191 건의 혼례가 치러졌다. 호주의 이혼율
은 인구 1천명 당 1.9건을 기록했다. 작년 결혼 등록 1961년 이후 최저 2020년 등록된 결혼은 7만8,989건으 로 2019년 11만3,815건보다 30.6%나 줄었다. 2020년 연간 등록 결혼이 1961 년(7만6,686건) 이후 최저였다. 감소 이유는 예상대로 코로나 팬데 믹 첫해동안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requirements)와 모임 인
호주의 인구 1천명 당 결혼률
호주의 인구 1천명 당 이혼율
안의 별거(separation) 후 승인된다. 2020년 4만9,510건의 이혼이 허용됐 다(granted). 이는 전년도 4만8,582 건보다 1.9% 하락했다. 호주의 인구 1천명 당 이혼율(crude divorce rate)은 1.9명으로 2019년과 동일했다. 2000년 비율은 인구 1천명 당 2.6명이었다. 이혼의 중간 연령(median age at divorce)은 남성 45.6세(2000년 41.4세), 여성은 42.8세(2000년 38.6 세)다. 결혼에서 별거까지 평균 기간(median duration of marriage to separation)은 2020년 8.4년으로 2000 년 8.2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결혼에 서 이혼까지 평균 기간(median duration of marriage to divorce)은 2020년 12.1년으로 2000년 11.6년보 다 반년정도 늘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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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코 로 나 )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럽 ‘4차 대유행’ 몸살.. 호주 어떻게 대비해야하나? 부스터샷 확대, 아동 대상 접종 서둘러야 마스크 착용, 실내인원 제한 등 일부 규제 유지 필요
유럽과 호주의 백신 접종률 비교
최근 유럽의 코로나 확산세가 다 시 심각해지면서 4차 대유행으로 번 지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SW의 코로나 상황을 분석한 최 신 모델링에 따르면 역내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12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증가해 내년 2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접촉자 추적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5∼11 세 백신 접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 으면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 려도 제기됐다. 25일 NSW의 지역사회 신규 감염 자는 276명을 기록했다. 16세 이상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1차 94.4%, 2 차 92.1%를 기록했다. 12-15세 아동 의 접종률은 1차 81.1%, 2차 75.9% 를 기록했다. 현재 최선의 대응 방안은 3, 4차 추
가 접종인 ‘부스 터샷(booster shots)이다. 독 일은 10월부터 70세 이상 대상 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했 으나 확진자 수 가 급증하자 서 둘러 접종 권장 연령을 18세 이 상 성인 전체로 확대했다. 아일랜드 역시 10월 말부터 부스터샷 우선 접 종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같이 부스터샷에 대한 제한적 접근 전략이 여러 유럽 국가를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중요하다는 증거는 분명하다. 접종률은 낮고 확
진자 발생률은 높은 오스트리아는 유 럽 국가 중 최초로 백신 접종을 의무 화했다. 4차 유행으로 인한 어린이 감 염자가 최고치를 기록하자 오스트리 아는 유럽연합(EU)의 승인이 나기도 전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 했다. 백신 접종과 더불어 마스크 착용과 실내 수용 인원 제한, 높은 진단검사
율 유지 등 일부 코로나 규제는 그대 로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덴마 크는 높은 백신 접종률에 따라 지난 9 월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했다가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위기를 맞았다. 11월부터 국경을 재개방한 호주는 겨울이 시작된 북반구 국가들의 코로 나 4차 대유행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주도 4차 대유행이 오지 않으리 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유럽의 사 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전국 모든 연령 대별 높은 백신 접종률 유지, 부스터 샷 접종,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 를 잘 유지한다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더라도 장기 지속하거나 통 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 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왜 시드니 서부만 더 ‘강력한 규제’ 적용됐나?” 뒤늦게 논란 8월 중순 챈트 CHO 이메일 공개로 NSW 여야 공방 민스 야당대표 “서부 주민들 ‘차별대우’ 분노할 권리 있어” 페로테트 주총리 당시 주정부 결정 옹호
크리스 민스 NSW 야당대표
시드니에서 델타 변이 감염이 기 승을 부렸던 지난 8월 중순 록다운 7주차에 케리 챈트 NSW 최고보 건자문관(Chief Health Officer: CHO)은 브래드 해자드 보건장관 에게 광역 시드니 전역에 일률적인 (consistent across the city) 규 제 강화를 요구했지만 당시 글래디 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의 NSW 주정부는 시드니 서부에만 강력 한 추가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확 인됐다. 이 시기에 감염자가 급증한 이유 로 시드니 서부와 남서부 일대의 ‘12개 우려 대상 지자체(12 LGAs of concern)’는 야간 통행금지 등 강력한 규제 조치가 적용됐다. 이같은 사실은 8월 14일 챈트 CHO가 해자드 보건장관에게 보 낸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이메 일에서 챈트 CHO는 해자드 보건 장관에게 야외 마스크 착용, 집 반 경 5km 이동 제한 규정, 허가받은 근로자들만 외출 등 강화 조치를 광역 시드니 전반에 걸쳐 시행하 도록 건의했다. 광역시드니의 록 다운 7주차였던 이 때는 시드니 남 서부 및 서부의 12개 지자체가 이 미 ‘핫스팟’으로 지정된 시기였다. 그러나 지역별로 차등 조치가 시행 됐다. 노동당이 이 이메일을 공개하면 서 여야의 공방전이 전개됐다. 크리스 민스 NSW 야당(노동당) 대표는 “주정부가 CHO의 권유를 따르지 않은 잘못한 점이 드러났
다. 자유-국민 연립 주정부가 시 드니 서부를 차별대우했다”고 공 격했다. 재무장관으로 당시 비상 내각 (crisis cabinet)에 참여한 도미니 크 페로테트 주총리는 “연립 주정 부는 보건과 경제 어드바이스를 심 각하게 검토했고 주민 보호를 위 해 최선을 다했다. 야당이 공개한 내용은 보건 어드바이스가 아니라 이메일이었다. 야당이 팬데믹 상 황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 다. 그는 또 “노동당이 계층 구분 (class divide)과 이분화된 시스템 을 주장하는 반면 연립 여당은 하 나의 NSW를 만들고 있다”고 반 박했다. 시드니 서부인 펜리스에 지역구 가 있는 스튜어트 아이어스 장관 (자유당 부대표)은 “노동당이 시 드니 서부 주민들을 피해자(victims)로 묘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같은 시드니 서부 피해자 정서(victim mentality about Western Sydney) 만들기와 시 드니 양분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 다”고 반격했다. 이에 민스 야당대표는 “우리는 시드니 서부 주민들이 피해자라 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정부로부터 왜 공격을 받았다고 느꼈는지에 대해, 또 왜 그런 대우를 받았는지(the way they've been treated)에 대해 분 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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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 정 치 )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문 대통령 퇴임 전 호주 방문 기대감 커져 〈디 오스트레일리안지〉 “12월 호주 방문 예정” 24일 첫 보도 “전략적 관계 강화, 에너지 협력 등 정상 방문 환영” 양국 외교부 아직 공식 확인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중 호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국지 디 오스트 레일리안지(The Australian)가 11월 24일자 사설(Editorial)을 통 해 보도했다. 정상 방문이 양국 외교부를 통한 공식 발표 전 언론을 통해 먼저 공 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5 일까지 한국 외교부는 문 대통령의 12월 호주 방문을 공식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디 오스트레일안지는 23일(화) 오후 11시 온라인으로 게재한 24 일자 사설에서 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을 첫 언급했다. ‘한국과 관계 강화(Stronger ties with South Korea)’ 제목의 이 사설에서 이 신문은 “태평양 지 역에서 호주, 일본, 인도, 필리핀과
다른 인도-태평양 국가들처럼 한 국은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공격과 군사력 강화의 억제를 돕는데 강력 한 지정학-전략적 이해를 갖고 있 다. 한국이 호주를 포함한 역내 민 주주의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이치에 닿는 일이다. 호주 정 부 관계자들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 의 연내 호주 공식 방문을 준비하 는 것이 환영받는 소식이란 점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12월 호 주 방문은 호주-한국 외교관계 수 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 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만남 (G7, G20 서밋)과 양국 관계 증진 을 설명했다. 또 한국 방산 기업 한 화가 독일 기업 레인메탈(Rhein-
metall)을 제치고 호주 장갑차 구축사업을 수 주(약 200억 달러 규모) 한 사례도 언급하면서 양국이 전략적 관계를 강화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10월 30-31일 이탈리 아 로마에서 열린 G20 서밋에서 양국 정상회 담을 갖고 우주과학·방 산·에너지 관련 협력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이 “양국 수 교 60주년을 맞아 호주에 초청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하 자, 모리슨 총리는 호주를 연내에 방문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모 리슨 총리는 “문 대통령이 방문하 시면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기다리 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한국과 호주 간 에는 장기간 에너지를 매개로 협 력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해 왔 고, 이제는 저탄소 기술과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파트너십으로 전환 을 해가는 단계”라며, 양국이 ‘포 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될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 은 G20 양자 회담을 계기로 ‘한-호 주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 성명 도 공동 발표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호주 주/준주 코로나 규제, 나치와 다를 게 없어” 조지 크리스튼센 연방의원 ‘백신 의무화’ 강력 반발 여당 평의원 ‘시민 불복종’ 촉구 불구 모리슨 ‘침묵’
24일 의회에서 발언하는 조지 크리스튼센 연 방 의원
“호주 주/준주 정부들의 코로나 규제는 나치 히틀러나 캄보디아 폿 포트와 같다. 호주에서 백신을 접 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점점 더 악마 화되고 있다. 퀸즐랜드에서는 완전 배제되고 있다. 과거 인류의 역사 를 보건대 전체주의적 행보는 절대 로 잘 끝나지 않았다. 해결책은 ‘시 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이 다. 이를 통해 인간적인 존엄(human dignity)을 되찾아야 한다,” 연방 여당 평의원인 조지 크리
스튼센 의원(MP George Christensen)이 24일 의회 발언을 통해 호주 주총리들의 코로나 대응 조치 를 히틀러, 마오저뚱, 스탈린, 폴포 트와 비유하면서 원색적인 표현으 로 강력 규탄했다. 퀸즐랜드 자유국민당(LNP) 소 속인 크리스텐슨 의원은 강경 보수 파로 종종 극우주의단체 시위에도 연사로 참가하는 등 호주 정계에서 ‘거친 입’으로 소문난 정치인이다. 차기 총선 불출마로 정계 은퇴 예정 인 그는 코로나 록다운 조치와 백신 의무화 정책을 앞장서 비판해왔다. 지난 주말 호주 전역의 주도에서 백신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에 수만명이 참가해 세를 과시 하자 크리스텐슨 의원도 목소리를 더욱 높인 가운데 ‘시민 불복종’까 지 주문하고 나선 것, 그는 텔레그램(Telegram)에서 “독재자들은 국민을 통제하기위해 공포를 이용하고 ‘더러운 사람들 (the dirty people)을 사회에서 배
제시켰다. 이런 배제를 정당화했고 최종적으로 사회적으로 또는 물리 적으로 몰아냈다(eliminated). 21 세기 호주에서 권력에 취한 주총리 들은 서로 경쟁하며 경찰국가를 만 들었고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의료 적 분리주의(medical apartheid)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 다. 이 발언 후 크리스티나 키닐리 야당 내무 담당 의원은 “크리스텐 슨 의원이 소셜미디어 포스를 이용 해 폭력을 선동하다가 이젠 의회에 서 극단적인 주장을 일삼고 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 (노동당)와 캐서린 킹(Catherine King) 연방 의원에 대한 폭력을 선 동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튼센 의원은 “나의 텔레그램 채널에 어떤 포스 트도 불법이 없다. 노동당 주장은 넌센스“라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이 정부 시책에 맞서 불 복종하라는 요구를 했지만 스콧 모 리슨 총리는 크리스텐슨 의원에 대 한 비난을 자제한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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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Property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
코먼웰스은행 “호주 집값 2023년 10% 하락 예상” 에어드 분석가 “금리 인상 등 차입비용 증가 원인” 1.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싸진 주택가격에 더한 차입비용의 증가가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킬 가능 성이 크다. CBA는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더라 도 2023년 호주 경제가 가격 하락을 흡 수할 좋은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 다.
“시드니 올해 27%, 내년 6%↑, 내후년 12%↓” 전망 “멜번 올해 15%, 내년 8%↑, 내후년 10%↓” 코먼웰스은행(CBA)은 호주 주택가 격이 2022년 정점을 찍고 2023년에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CBA의 개러스 에어드(Gareth Aird) 경제분석가는 “호주 주택시장 은 사상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금 리에 힘입은 엄청난 호황의 황혼기에 있다. 대부분의 주도(capital cities)에 서 주택가격이 아직 활발하게 상승하 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이적인 가 격 상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분 석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고 정금리가 인상되는 움직임과 더불어 단기적인 모멘텀 지표는 이제부터 상
황이 완만해질 것을 암시한다”고 전망 했다. 그는 시드니의 주택가격은 2021년 말까지 27%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는 상승세가 완만해지면서 6% 오르고, 2023년에는 12%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시드니보다 상대적으로 약간 집값이 덜 오른 멜번도 올해 17%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에는 8%까지 상승했다가 10% 하락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을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호주금융감독원(APRA)은 지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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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드 경제분석가는 “주택가격이 2023년 동안에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 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중앙은행(RBA)이 현재 0.1%인 기준금리를 2023년 3분기까지
대형 건설사 ‘프리비움그룹’ 법정관리.. 160개 사업 중단 퀸즐랜드, NSW, 빅토리아 수백개 하청업체들 위기 퀸즐랜드주 기반의 대형 주택건설회 사 프리비움그룹(Privium)이 자발적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퀸즐랜드주, 빅토리아주, NSW 전역의 하청업체들 이 위기에 빠졌다. 2,800만 달러 이상의 부채를 지고 있 는 것으로 알려진 프리비움은 지난주 에 자발적 법정관리(voluntary administration)를 신청했다. 이에 FTI컨설팅(이하 FTI)의 조 앤 던(Joanne Dunn), 존 파크(John Park), 켈리-앤 트렌필드(KellyAnne Trenfield)가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됐다. 프리비움은 재정 상태를 평가하는 동 안 160개의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프리비움의 롭 하더(Rob Harder)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과 공급업 체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건설 중인 모든 주택을 반드시 완공토록 하고, 불 안과 분규를 최대한 완화하는 것이 나
대금 미지급 사태 도미노 파급 우려, FTI 관리인 임명 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깊은 유감’의 말을 전했다. 하청업체연합 ‘서비즈 유나이티 드’(Subbies United)는 하청업자들에 게 배금 지불이 늦어지면 바로 그들이 속한 주 규제 당국에 불만(complaint)
을 제기하라고 권고했다. 존 고다드 (John Goddard) 대변인은 수백 개의 하청업자들이 9, 10월에 청구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퀸즐랜드주에서는 퀸즐랜드건축건 설위원회(Queensland Building and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아이콘’ 시공 시드니 아파트 또 ‘안전 우려’
시드니 주요 도심지
최소 금리 버퍼(minimum interest rate buffer)를 2.5%p에서 3%p 올려 대출 한도를 낮췄다. 주요 은행들은 모기지 고정금리를 상향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임금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에서 오 는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이민자와 유학생이 다시 들어와 인구 가 늘어나면 아파트의 가격 방어에 유 효하다. CBA는 2023년에 아파트 가격 의 하락폭이 단독주택보다 낮을 것으 로 내다봤다.
Construction Commission)가 1개 업체에 대한 하청업체의 불만을 3건 접 수하면 조사에 착수한다. 고다드 대변인은 “건설 자재 부족 때 문에 일부 자재의 공급가를 60%나 인 상시키는 바람에 프리비움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건설 자재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세계적인 공급망 악 화에 따른 배송 지연으로 인해 목재 등 의 중요 자재 공급가격이 크게 올랐다. FTI는 프리비움의 대차대조표를 평 가하고 있으며, 11월 말에 1차 채권단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FTI는 성명에서 “관리인들은 퀸즐랜 드주, NSW, 빅토리아주의 규제 기관 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개인들이 도움 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건축업자가 건물을 완공할 수 있 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린필드·마스코트·로즈빌 아파트단지 3곳 ‘부실 공사 의혹’ 3년 전 시드니 올림픽파크 소재 ‘오팔타워’ 균열 사태를 초래한 개 발회사 아이콘(Icon)이 시공한 다 른 여러 아파트 건물에서도 구조 적 결함 우려가 제기돼 정부가 정 밀 조사에 나섰다. 22일 데이비드 챈들러 NSW 빌딩커미셔너가 주의회에 보고 한 내용에 따르면 시드니 북부 린필드 애비뉴(Lindfield Ave) 23~41번지에 위치한 ‘린필드 빌
ard), 계약서, 입주승인서 등의 모 든 관련 문서가 전면 재검토되고 있다. 챈들러 빌딩커미셔너는 “결 함이 발견되면 건축 개발사에 시정 명령이 내려질 것이다. 주거용 아
정부 산하기관 정밀 안전점검 진행 중 ‘오팔타워’의 아이콘 “구조적 결함 아냐” 주장 리지’(Lindfield Village)와 로즈 빌 빅토리아 스트리트(Victoria St, Roseville) 1~31번지, 남부 마 스코트 가드너스 로드(Gardeners Rd, Mascot) 659~669번지의 ‘아반트라 아파트먼트’(Avantra Apartments) 등 아이콘이 건축한 아파트 단지 3곳에 대한 안전점검 이 진행 중이다. 이는 주정부 건축 규제에 대한 특 검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시 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과 함께 아 파트의 설계 도면부터 시방서(공사 에 대한 표준안, 규정을 설명한 것, specification, technical stand-
파트법(Residential Apartment Buildings Act)은 아이콘과 계약 한 개발사에 적용되기 때문”이라 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면밀 히 살펴보았는데 하자가 진단될 가 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이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빌딩커미셔너가 언급한 결함은 구조적 문제가 아니다. 이를 시정 하기 위해 이미 여러 조치를 취했 다”라며 “하지만 제기된 사안을 심 각하게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위 해 소유주 및 입주민들과 적극 협 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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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25일 신규 감염 NSW 276명, 빅토리아 1254명 빅토리아 12세 이상 접종률 90% 도달 24일(수) 오후 8시까지 하루동안 NSW의 지역사회 신규 코로나 감염 자는 276명을 기록했다. 작년 3월 팬 데믹 시작 이후 NSW의 누적 확진자 는 8만492명으로 늘었다. 25일 신규 감염자 276명은 지역별 로 시드니 남동부 보건구역(Local Health District: LHD) 69명, 시드 니 남서부 47명, 헌터 뉴잉글랜드 36 명, 시드니 서부 34명, 시드니 시티 20명, 시드니 북부 16명, 네피안 블루
마운틴 15명, 머럼빗지 12명, NSW 서부 11명, NSW 남부 4명, 미드노스 코스트 4명, 일라와라 숄헤이븐 2명, NSW 북부 2명, NSW 내륙 서부(Far West LHD) 2명 순이다. 미완치 감염자(약 2700여명) 중 현 재 191명이 입원 치료 중인데 31명이 중환자실(ICU)에 있다. 이중 10명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상태다. 24일 NSW에서 7만4,926명, 23일 8만317 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23일(화) 자정을 기준으로 NSW의 16세 이상 백신 접종률은 1차 94.4%, 2차 92.1%를 기록했다. 12-15세 아동의 접종률은 1차 81.1%, 2차 75.9%를 기록했다. 한편, 빅토리아주는 25일 신규 감 염자 1,254명을 기록했고 5명이 숨졌 다. 미완치 감염자 1만276명 중 310 명이 입원 치료 중인데 48명이 중환 자실에 있다. 이중 31명은 산소호흡 기가 필요한 상태다. 24일 7만5,348 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12세 이 상 접종률(2차)은 90%를 기록했다.
모리슨 총리 ‘종교적 차별법안’ 의회 상정 “신앙인들 차별, 취소관행에서 보호 목적” “종교재단 학교 게이 학생, 교사 보호 강화 필요”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스콧 모리슨 총리가 25일 ‘종교적
HSC ‘장애 특혜’ 대다수가 사립학교생들 휴식 시간 연장, 독방 시험 등 편의 제공 사립 4명 중 1명 혜택, 공립 거의 신청 안 해 장애 학생을 위한 HSC 시험 편의 특 혜를 신청하는 학생 비율이 사립학교 에 치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 동부에 위치한 유대인 커뮤 니티 학교인 모라이어 칼리지(Moriah College)는 지난해 HSC 학생의 3분의 1이 ‘장애조항’(disability provisions)의 혜택을 받았다. 또 다른 명 문 사립학교 레담 하우스(Reddam House)와 위노나 스쿨(Wenona School), 아샴 스쿨(Ascham School) 그리고 모든 독립학교에서도 4명 중 1 명꼴로 시험 편의를 받았다. 반면, 사 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시드니 남서 부의 펀치볼 남자고교(Punchbowl Boys’ High School)에서는 신청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다.
HSC 장애조항은 시험을 치르는 장 애 학생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독서 확 대기, 음성지원 장치 등의 특수장비와 휴식 시간 연장, 독방 시험 응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전담 시험관과 평가팀 등 추가 인력까지 투입돼야 해서 상당 한 비용이 든다. 모든 비용은 NSW 교 육표준원(NESA)에서 부담한다. 이러한 HSC 장애조항 신청률이 사립학교의 경우 2017년 12.7%에서 2020년 16%로 증가해 가톨릭학교 (13%)와 공립학교(10%)를 앞섰다. 지 난해 특혜를 적용받은 전체 학생의 상 위 20개 학교 중 공립학교는 5개에 불 과했다. 상위 4개 학교가 모두 사립이 었다. 신청 사유로는 지체장애나 학습장
애 외에도 불안과 공황, 우울증 등의 심리적 장애도 상당했다. 캐롤 테일러 전 NESA 원장은 “공· 사립 학교 간 장애조항의 불균형 사용 을 해소하기 위해 수년간 최소 6차례 의 검토를 거쳐 신청 및 승인 절차를 엄격히 관리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 제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 학 교에서의 신청률 자체가 낮다는 것”이 라고 지적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경제적 지 위가 낮은 부모들 사이에서 장애조항 을 신청하는 건 공공연하게 자녀의 장 애를 인정하는 것이라 여겨 이를 꺼리 는 경향이 있으며 관련 정보 제공 및 신청을 도와주는 지원인력이 공립보 다 사립학교에 더욱 잘 편성돼 있기 때 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차별법안(religious discrimination bill)’을 의회에 상정했다. 이 법안은 지난 2019년 그의 총선 공약 중 하나다. 법안은 신앙을 공표하는 사람들 (making statements of belief)이 다른 사람들을 비방(vilify)하거나 또 는 위협(threaten)하지 않는한 보호 를 받도록 했다. 종교 재단 소속인 학 교와 단체들은 고용이나 신입생 선발 에서 같은 종교인들에게 우선권 부여 가 허용된다. 종교적 견해가 어떻게
강화되는지를 설명하는 분명한 공공 정책을 가져야한다. 많은 종교 단체들이 법안을 환영 한 반면 성적소수자 옹호 그룹(LGBTIQ advocacy groups)은 종교 재 단 소속 학교에서 게이 학생들과 교 사들의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법안이 통과되면 호주의 신앙인들은 차별 또는 이른 바 취소관행(cancel culture)으로부 터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성향의 자유당 의원들은 “종 교 재단 소속 학교에서 게이 학생과 교사들이 추방되지 않도록 보호가 강 화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우드사이드, 서호주서 국내 최대규모 LNG 사업 추진 “3200명 일자리 창출, 아시아 탈탄소화 지원” 기대 환경단체 “기후 파괴 개발” 규탄
자원-에너지 대기업 우드사이 드 페트롤리엄(Woodside Petroleum, 이하 우드사이드)이 서호주 에서 165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 가스(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로 했다. 10년 만에 호주에서 건설 되는 최대 규모의 석유 및 가스 개 발사업이다. 22일 우드사이드는 퍼스에서 북쪽 으로 1,600km 떨어진 카라타(Karratha) 인근의 스카보로(Scarborough) 프로젝트와 LNG 시설 확충 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스카보로 가스 전(gas field)과 본토를 연결하는 430km의 파이프라인 건설과 LNG 공장의 두 번째 생산 트레인 건설을 포함한다.
2026년에 첫 생산을 시작할 이 사 업은 건설 단계에서 최대 3,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발표는 우드사이드가 BHP의 석유사업을 인수·합병한다는 거래 를 두 그룹의 이사회가 합의했다는 소식과 동시에 나왔다. 400억 달러 규모의 이 거래에 따른 새 법인의 지 분은 BHP가 48% 보유한다. 이 거래는 2022년 6월 분기에 예 정된 투표에서 우드사이드 주주들 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맥 오닐(Meg O’Neill) 우드사이 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드사이 드와 BHP 각각의 석유 및 가스 포 트폴리오와 경험이 풍부한 팀은 함 께 하면 더 좋다”며 “이 결합은 에너 지 전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
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사이드의 새 LNG 프로젝트 가 발표되자 지역 환경단체의 즉각 적인 반발이 나왔다. 서호주 보존위원회(Conservation Council of WA)의 매기 우드 (Maggie Wood)는 “우드사이드와 BHP가 기후를 파괴하는 개발을 추 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스 카보로 가스에 반대하는 전국적으 로 조직된 캠페인이 개발, 투자자, 구매자들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개발의 불법성과 환경오염 위험성 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반발을 예상한 오닐 CEO는 “가스 전의 탄소 함량이 매우 낮고 이 계획 이 아시아 시장의 탈탄소화 목표를 지원한다”고 강조하면서 “수천 개 의 일자리, 세수, 수십 년 동안의 국 내외 시장 가스 공급 등 중요한 장 기 혜택이 이번 사업에서 기대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우드사이드의 공식 개발 제안서는 소비자의 배출량을 고려 하는 스코프3(scope)를 포함한 총 탄소 배출량을 8억 8,000만 톤으로 예측했다. 마크 맥고원 서호주 주총리는 이 번 발표를 환영하면서 스카보로 프 로젝트가 서호주의 가스 정책을 준 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퀸즐랜드 방문자, 의무적 PCR 검사비 ‘무료’ 연방・주정부 절반씩 비용 분담
아나스타시아 팔라쉐이 퀸즐랜드 주총리
그렉 헌트 연방 보건장관
퀸즐랜드 주정부는 다른 주의 코 로나 핫스팟 지역에서 퀸즐랜드주 를 방문하는 국내 여행객이 약 $150 의 코로나-19 PCR 검사 비용을 지 불할 필요 없다고 확정했다. 아나스타시아 팔라쉐이 주총리는 “연방정부가 방문객의 PCR 검사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그렉 헌트 연방 보건장관은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검사비 를 절반씩 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퀸즐랜드주는 12월 17일 또는 완 전 접종률 80% 도달 시 핫스팟 지역 을 포함한 전국의 여행객에게 주경 계를 개방할 계획이다.
그런데 주정부가 요구하는 입경 요건을 두고 혼란이 확산됐다. 며 칠 동안 방문객이 도착 72시간 이내 에 받아야 할 PCR 검사 비용을 직 접 부담해야 한다는 보도가 이어졌 기 때문. 이 검사비의 지원 문제를 놓고 팔 라쉐이 퀸즐랜드 주총리와 헌트 연 방 보건장관 사이에 언쟁이 오갔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정치적 신경전은 아직 남아있지만 검사 비 용 문제는 일단 마무리된 모양새다. 사람들은 주정부가 운영하는 클리 닉에 방문하면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팔라쉐이 주총리는 PCR 검사 후
음성 결과를 받은 문자 메시지가 있 으면 퀸즐랜드주에 들어올 수 있다 고 알렸다. 성명에서 그는 “헌트 장관은 PCR 검사비는 확인증이 필요할 때만 청 구됐다고 말한다”며 “퀸즐랜드주는 몇주 전에 검사 후에 받는 문자 메시 지를 허용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고 설명했다. 주정부 측은 핫스팟에서 온 방문 자에게 음성 결과 확인증을 요구할 계획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24일 세븐뉴스에 출연한 헌트 장 관은 “혼선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2020년 3월 13일 이후 연 방정부와 모든 주/준주 정부 사이에 (무료 검사에 관한) 협정이 있었다” 며 18개월 동안 아무런 변경 사항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통신사 AAP에 따르면, 연방정부 관계자는 주정부가 확인증을 요구 하지 않았지만, 확인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스티브 마일스 퀸즐 랜드 부주총리는 “(헌트 장관이) 좀 더 일찍 명확히 했으면 좋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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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WEEKLY NEWS 12월1일부터 한국인, 일본인 호주 ‘무격리 방문’ 가능 호주 총리실 11월 22일 추가 ‘트래블버블’ 발표 백신 접종 완료한 호주 비자 소지자 대상 출발 72시간 전 PCR검사 음성 결과 받아야 기술이민, 유학생 입국도 12월1일부터 허용 12월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 국인과 일본인은 별도의 여행 허가 없 이 호주에서 격리를 면제한 주와 준주 를 방문할 수 있다고 호주 총리실이 22일 발표했다. 반드시 외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에 서 호주로 출발해야 하며 호주 식약청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TGA)이 승인 또는 인정한 백 신 접종을 완료하고 호주 비자를 소 지자(fully vaccinated eligible visa holders)여야 한다. 또 출발 72시간 전 PCR 검사(COVID-19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test)에 서 음성 결과를 받아야 한다. 호주에 도착해서는 해당 주/준주 의 입국자 방역 조치를 따라야 한다.
NSW와 빅토리아주는 TGA가 승인한 백신 접종 완료자는 격리를 면제한다. 호주는 지난 11월 1일부터 국경개 방 첫 단계로 해외 거주 호주인과 가족 들의 호주 입국을 허용했고 22일부터 싱가포르인의 트래블버블을 시작한데 이어 12월1일부터 기술 이민자와 유 학생, 한국인과 일본인의 무격리 호주 방문 허용을 발표했다. 12월 1일부터 시행되는 조치는 격 리면제만 해당되는 호주의 일방적인 발표다. 호주는 조만간 한국 정부에도 상호주의에 입각한 상응한 조치(백신 접종 호주인에 대한 격리면제)를 요청 할 것이고 한국 정부는 이 요청을 검 토해서 긍정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 상된다. 따라서 호주 시민권자인 한인
동포들은 한국 방문 시 계속 비자를 받 아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비자 면제는 대략 내년 초부터 추진될 것으 로 예상된다. 또 12월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 한 호주 비자 소비자들은 별도의 여 행허가 필요없이 호주 방문이 가능 해 진다. 해당 비자는 기술이민, 학생, 인도주의적(난민) 비자 소지자, 워킹 홀리데이 메이커(working holiday maker), 임시 가족비자 소지자(provisional family visa holders)다. 여행자들은 반드시 TGA가 승인하 거나 인정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 해야 하고 해당 비자 소지로서 백신 접 종 상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또 출 국 3일 전 PCR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받아야 한다. ▲ 호주 총리실 발표문 https://www.pm.gov.au/media/ further-steps-reopen-australia-andsecure-our-economic-recovery 고직순 기자
“모리슨 정부, 총선 목적 ‘전쟁 위협’ 고조” 야당 외교담당 페니 웡 “정치적 이익 위해 외교·안보 이용” 더튼 국방 “노동당 국가안보 취약” 반박 페니 웡 연방 야당 외교담당 의원은 “스콧 모리슨 정부가 총선 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중국 정부를 자극하면서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amping up)”고 맹공했다. 23일 웡 상원의원은 호주국립대 (ANU) 국가안보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모리슨 정부는 국가안보를 다가올 총 선의 초점으로 삼기 원한다고 널리 보 도됐다. 모리슨 총리와 피터 더튼 국방 장관이 호주와 중국 간의 전쟁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정치적인 게임’으 로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초강대국 과의 전쟁 가능성을 키우는 것은 호주 역사상 가장 위험한 선거 전략”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달 초, 더튼 장관은 한 매체와의 인
터뷰에서 “대만에 전쟁이 발발했을 때 호주가 미국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은 상상할 수 없다(inconceivable)”고 말해 충격을 던졌다. “양안(중국-대만) 갈등이 무력분쟁으로 비화하면 호주는 대만편에 서서 참전하겠다”는 더튼 국 방장관의 언급과 관련, 중국 정부는 강 력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웡 의원은 “진짜 질문은 ‘왜 호주 국방장관이 현상 유지를 위한 오랜 정책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기보다 는 느닷없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는가’ 라는 점이다.이는 모리슨 정부가 정치 적 이익을 위해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를 이용하려고 했던 장황한 사례 중에 서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야당 상원 대표인 웡 의원은 “호주는
대만의 상황이 어느 일방에 의해 변화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랫동안 초당적 인 입장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웡 의원의 비판에 더튼 국방장관은 “잠재적 군사 충돌에 대한 나의 발언 은 참전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침략 (aggression)’을 단념시키려는 의도였 다”고 반박하고 “대만과 관련된 중국 공산당의 의도가 매우 명확하기 때문 에 행동에 대한 억지력을 (호주가) 제공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호주가 미국의 편에 서지 않 으리라는 것은 동맹 하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종전의 입장을 재확 인하면서도 “그 말은 실제 상황에 대한 진술(statement of reality)은 아니었 다”고 말해 후퇴하는 뉘앙스를 비쳤다. 더튼 장관은 ANU 초청 행사에서 “노동당은 국가 안보에 약하다”고 주 이용규 기자 장하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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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환경운동봉사단체 ‘진우회’의 20년 땀.. 라이드시 ‘기념비’로 공로 인정 20일 퍼트니 키싱포인트공원에 ‘진우회 클린업더월드 봉사’ 기념비 설립 핍 키어난 클린업오스트레일리아 회장, 락살 라이드시장 등 100여명 참석 동포단체 봉사 인정 ‘시 명의 기념비’ 호주 최초 사례 진우회 “차세대 환경전문가 육성도 준비”
20일 클린업운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과 내빈들
지난 20여년간 매월 ‘클립업더월드 (Cleanup the World)’ 행사를 통해 라이드시와 시드니 일대에서 공원과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환경정화 에 앞장서온 한인 환경운동 봉사단체 진우회의 지역사회 봉사를 인정하는 기념비가 20일(토) 호주의 대표적인 한인밀집 지역인 라이드시(City of Ryde Council)에 세워졌다. 호주에서 한인단체가 지자체로부 터 이같은 봉사활동을 인정받으며 시 명의의 기념비가 세워진 것은 진 우회가 처음이란 점에서 한인 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20일 오전 10시부터 퍼트니의 파 라마타강변 키싱포인트공원(Kissing Point Park)에서 진우회가 주 최해온 월례 클린업더월드 행사가 열렸다. 진우회 회원들과 자원봉사 자 등 시민 100여명이 환경정화운동 에 동참했다. 진우회의 클린업운동에는 이스트 우드 중국노인회(Eastwood Chinese Senior Citizens Club, 휴 리 회장), 라이드 일본인커뮤니티 (Japanese Community in Ryde), 이슬람커뮤니티 청년그룹(Islamic Community Youth Group), 이 지역의 크리스천 커뮤니티(세인트 찰스 보로메오(St Charles Borromeo), 동포단체 호주한인복지회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함께해 의미를 더
라이드시가 키싱포인트공원에 진우회 클린업봉사 활동을 인정하는 기념비를 세웠다
하고 있다. 클린업운동 후 클린업더월드 20 주년을 기념하는 리본 커팅 세리모 니와 기념비 제막 행사가 이어졌다. 핍 키어난 클린업 오스트레일리아 (Cleanup Australia) 회장(창설자 인 고(故) 이안 키어난 전 회장의 부 인), 제롬 락살 라이드시장과 로이 마지오, 페니 펜더슨 시의원, 강흥원 시드니한인회장 등 내빈들과 함께 한 자원봉사자들이 진우회 회원들의 수 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키싱포인트공원에 세워진 라이 드시 명의의 기념비 동판에는 락살 시장을 비롯한 모든 시의원들과 조 지 데데스 제너럴 매니저가 클린업 운동에서 중추 역할을 해 온 김석환 (Austin Kim) 코오디네어터와 진우 회(The Fraternity In Truth Association: FITA) 회원들이 오래동 안 라이드의 파라마타강변을 환경정 화해 온 것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기 록됐다. 진우회는 매월 셋째주 토요일마다 쓰레기가 많이 모여있는 장소를 찾 아 이동하며 행사를 진행하며 청소 년, 유학생, 가족, 소수민족 단체들 과 함께 어우러져 활동을 전개하며 참여 대상을 넓히고 있다. 20일 클린업운동에 참가한 크리 스티나 강 NSW 시의원 선거 자유 당 후보(컴블랜드시 리젠트파크워드 출마)는 “그동안 록다운 때문에 모
이지 못한 자원봉사자분들이 모여서 환경정화에 함께하게돼 기쁘다. 시 간 나시는 분들이 더 많이 와서 동참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환경을 보호하는 일을 하면 힐링도 된다”며 권유했다. 장호준(시 드니대 농업토양 박사과정)씨는 “대 학에서 진우회 활동에 대해 듣게 되 어 참석한 이후로 현재 3년째 동참하 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을 만 나서 직접 흙을 만지고, 청소하는 일 에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참가한 부르노 군은 “환경 보호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세대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돌려 주어야 한다. 엄마와 함께 두번째 참 석했는데 한번도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신발이 다 젖도록 열심 히 쓰레기 포대를 채우는 열정을 보 여주었다. 강홍원 시드니한인회장은 “오늘 진우회의 활동20주년 기념비가 만 들어진 것에 대해 참석해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전문적인 차세대 환경전문가 육성을 준비하고 있는 진우회는 “환 경운동을 통해 한국인의 긍지를 높 이고 다문화사회에서 글로벌 하모니 를 이루는 지역사회 운동에서 주역이 되는 브랜드로 단체를 키워갈 비전을 품고있다”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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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피 니 언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시론
금요 단상
주/준주별로 다른 격리 조건.. 언제까지?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호주 정부가 이번 주(11월 22일) 호주의 기술이민, 학생과 워킹홀리 데이 비자 소지자는 12월1일부터 호주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인과 일본인 방문자의 호 주 입국도 같은 날부터 재개된다. 물론 호주 식약청(TGA)이 승인/인 정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호주 비자 소지자가 대상이다. 거의 22개월 만에 국경이 제한적 으로 열리고 있다. 개방대상국 선 두그룹에 포함된 한국과 호주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선두그룹에 선정된 배경일 것이다. 방문자들의 목적지가 NSW와 빅 토리아주인 경우, 무격리 입국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특히 다행이다. 반면 유학이나 여행지, 근무 지역 이 퀸즐랜드와 서호주인 경우, 여 전히 까다로운 격리와 PCR 검사 등 조건이 붙기 때문에 마냥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호주 의 영어연수 산업은 학비와 생활비 등 12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봐야 했다. 영어연수 후 유학으로 연결 되는 경우가 많아 이 시장은 호주 교육산업에서 중요하다. 영어연수산업 대표 단체인 잉 글리시 오스트레일리아(English Australia)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 호주는 글로벌 영어교육시장(연 간 약 130만명 추산)에서 15%를 점 유했다. 팬데믹 이전 호주에 약 350 개의 영어 학교가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90%가 문을 닫았다. 초토화된 호주 시장이 국경개 방과 더불어 기대를 하고 있지만 한 주 후부터 NSW와 빅토리아 는 한국과 일본 학생들과 관광객 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반면 퀸즐 랜드와 서호주는 불가능한 실정이 다. 아마도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호주 안에 또 다른 나 라가 있는 이런 아이러니가 지속되 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호주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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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외국인 방문자들에게 호주 는 ‘내부의 다름(internal differences)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한 나라‘(uncertainty)라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해외에서 호주로 연어연수생들 을 보내려는 에이전시들 (verseas feeder agencies)은 일률적이지 못한 주별로 다른 격리 조건에 대 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 안에서 주/준주 경계 봉쇄 해제와 관련된 규정이 단순화되기 전까지 해외의 영어연수생들은 호 주를 기피하고 영국, 미국, 캐나다 를 선택할 것이다. 호주의 경쟁국 들은 훨씬 단순하고 일괄적인 규정 을 제시하면서 오래 전부터 유학생 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호주는 팬데믹 기간에 이어 포스트 팬데믹에도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상 황이다. 11월 22일 호주 정부의 발표는 주/준주별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뒤쳐짐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안 될 듯 하다. 겨울에 접어든 북반구가 4차 코 로나 유행을 맞아 다시 록다운조치 를 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도 여름을 지나면 이 위기에 직 면할 수 있다. 작금의 제각각인 주/준주의 격 리 규정이 언제까지 일원화, 단순 화되지 않은채 시행될 것인지 의문 이다.
아귀 다툼 밝지 않았을 땐 귀신도 많았다. 그중 에서도 객귀(客鬼) 귀신이 많이 돌아 다녔다. 그들은 어두워야 활개를 치면 서 이곳저곳을 마음대로 떠돌아다녔 다. 공동묘지 근처를 지나가다 머리 풀 어 헤친 여자 귀신과 상가(喪家)에 들렀 다가 아귀(餓鬼) 귀신을 만난 사례가 그 대표적이었다. 들을 것도 볼 것도 없던 때라 저녁에 한자리에 모이면 만만한 게 귀신 얘기였다. 내가 어릴 적에 할머니 손에 이끌려 건너 집 순자네 집 상가에 다녀온 뒤 갑 자기 머리가 아팠다. 저녁을 먹고, 할머 니는 커다란 박 바가지에 밥과 반찬을 한데 섞은 국 같은 것과 큰 식칼을 들고 내 곁으로 다가왔다. 놀란 나는 아무 말 도 않고 할머니를 쳐다보니 시키는 대 로만 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큰 식칼로 내 머리를 슬쩍 슬쩍 긁으면서 “ 객귀야 내 말을 들어 봐라, 어디 돌아다 니다가 갈 곳이 없어 우리 손자한테 달 려드느냐! 오늘 한 상 차려 줄 테니 잘 받아먹고 썩 나가거라! 만일 그러지 않 으면 다시는 이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한 뒤 내게 박 바가 지에 침을 3번 뱉으라고 하였다. 그걸 갖고 마당으로 나가며 칼은 담장 쪽으 로 집어던진 후 물밥을 짚 꾸러미에 담 아서 길 근처 나무에 걸쳐두었는데, 그 것이 객귀를 달래면서 물리치는 방법이 었다. 이런 귀신들을 아귀라고 칭한다. 불교의 생명관엔 여섯 세계가 있다.
한호일보를
만드는 사람들
이승에서 제일 죄를 많이 지은이는 지 옥에 가고 그 다음이 아귀로, 생전에 식 탐이 지나치면 내생에 아귀가 된다. 아 귀 신은 위장은 매우 큰데 식도는 바늘 만 해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항상 배가 고픈 고통을 당하다 보니, 만만한 아기 들을 아프게하여 밥 한 술 얻어먹는 객 귀가 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축생으로, 미련하면서도 남의 것을 얻어먹길 좋아 한 이들이 동물의 몸을 받게 된다. 네 번 째는 사람으로 태어나는 인도(人道)인 데 공덕과 선행을 많이 쌓은 힘으로 사 람으로 태어난다. 다섯 번째는 아수라 로 상당한 위치이긴 하나 싸움하길 좋 아하는 세계이며, 마지막이 천상세계 로 복을 많이 지은 사람들이 가는 제일 좋은 곳이긴 하지만 지은 만큼의 복락 을 누리게 되면 또 다른 업력의 결과로 인해 축생 등 좋지 않은 세계로 끝없이 윤회해야 한다는 논리가 불교의 육도( 六道) 윤회설이다. 이런 세계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선 인간의 몸을 받았을 때 선행을 많이 베풀고, 진리적 지혜를 얻 어 실천하면 윤회 세계에서 해탈을 얻 어 삼계의 고통에서 제외될 수가 있다 고 한다. 흔히들 다툼이 심하면 ‘아귀 다툼’이 라고 한다. 밥 한 그릇을 두고 허기진 많은 귀신들이 서로 먹겠다고 덤벼드 는 그 분위기는 볼만할 것이다. 한국의 선거판이 바로 그와 유사해 보인다. 흔 히들 선거 땐 으레 그렇다고 하지만 날
이 갈수록 다툼이 교묘해지고 저질스럽 다. 예전엔 ‘권력자는 국민의 공복’이란 말도 가끔 사용하였지만 지금은 잘 쓰 지 않는다. 권력의 획득이 오직 출세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 겨지면서 너도 나도 그곳에 발을 담가 보겠다고 날뛰는 현장은 아귀다툼이 되 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 보니 상대 방의 허물은 풍선처럼 부풀리고 자신의 그것은 게눈처럼 감추려 든다. 그런 패 거리들이 끼리끼리 날뛰면서 통합과 복 지를 운위하고,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 주겠다며 길길이 설치고 있으니 굶주 린 아귀들보다도 그 다툼이 더 심하지 싶다. 문제는 권력 지향적 탐욕의 속성이 다. 욕심의 쟁취는 결과를 더 중시하고 그 과정은 소홀히 한다. 힘만 얻으면 과 정적 허물은 덮을 수 있다는 생각이 탐 욕의 본성이다. 그 과정 속에서 국민의 정신은 피폐되고 불신과 증오는 더 큰 싹으로 자라나게 되니 적이 걱정이 아 닐 수가 없다. 선거 때에 너도 나도 내 말이 제일이 라고 떠들어 대는 요즈음에 문득 옛 선 사의 지혜로운 한 구절의 말씀이 생각 난다. “꾸미지 않은 얼굴 아는 척도 안 하더니 분 바르고 화장하니 서로 보려 하는구나…” 기후 스님(시드니 정법사 회주) kgy8856@gmail.com
발행인 신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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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고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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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창간 (1990-2015년 호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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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스토리 브릿지 독자의 편지
‘오늘부터 무해하게’ 요즘 대중 매체에서 대세를 이루는 언어들은 주로 환경과 관련된 단어들 이라 여겨진다. 친 환경정책, 탄소배출 제로, 병든 지구 살리기, 신에너지 개발 과 같은 말들이 우리의 현실을 주도하 는 주요 표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또 하나 덧붙여진 이름을 걸고 환경을 다루는 예능 방송프로그램이 만 들어졌다. KBS 방송에서 ‘오늘부터 무해하게’ 라는 제목으로 자연환경을 살펴보는 첫 예능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공해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 여보자는 취지로 세 명의 배우들(공효 진, 이천희, 전혜진)이 자연 속에서 생 활하며 체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오늘 무해’는 세 배우들이 에너지 자 립 섬인 죽도에서 일주일 간 저탄소 배 출을 목표로 생활하는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이제는 친환경 시대를 넘어 ‘필 (必)환경’ 시대로 변해가며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도전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 이미 몇 차례의 일화가 방영 되었으며, KBS ‘사사건건’이라는 시사 뉴스에도 출연해서 “우리의 자연을 제 대로 한번 살려보자”라는 화두를 시청 자들에게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에서 세 배우들은 첫 번째 이 슈로 쓰레기 수거 문제를 언급하며 캠 핑문화가 일반화된 요즘 세태에서 쓰 레기 정리문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 조했다. 가장 뚜렷한 주제로는 탄소배출에 대 한 제안으로 먹거리를 만들 때 나오는 탄소 배출 양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현 사회를 주도 하며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게 메 시지를 전달해서 그들의 호응을 이끌 어내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인생은 멋이 있어야 돼, 자연환경도 멋 이 있어야 돼”라고 시작하는 공효진 배 우의 한마디가 꽤 멋지게 들린다. 사람 들이 자연에 대해서도 예의를 지키고 사는 삶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남반부의 긴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 다. 우리는 사람들의 자동차 꽁무니에 서부터 수많은 양의 악성탄소가 배출되 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저탄소 배출을 아무리 부르짖어도 여행시즌의 열기를 잠재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녹색 여행’을 하면서 환경을 보호하고 저 탄
소의 세상이 되는 데에 일조를 하는 방 법은 있다. ‘녹색 여행’이란 휴가를 계획하는 단 계부터 이동하고, 여행지와 숙박업소 에서 휴식을 즐기기까지의 전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게 되는 착한 여행을 말한다. 여름 휴가철 이면 인구 이동과 에너지 소비가 증가 하면서 일회용품이나 음식물 쓰레기가 증가하니, 공기의 오염이 심해져서 자 연훼손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이 된 다.
한국에서는 한 해에 수거되는 쓰레기 양의 3분의 1이 여름 휴가철 한 달 동안 에 집중되어 있으며 연간 18조 원의 경 제적 손실을 가져온다고 한다. 녹색 여 행을 실천하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 고 수질오염, 토양오염, 악취 등 환경오 염을 예방하고 소요되는 인력과 예산을 줄이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환경부 의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녹색여행을 위한 작은 실천에는 여행 출발 전에 전자제품의 전기 플러그를 뽑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동차 여행을 할 경우에는 최대한 짐 을 줄이는 방법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된다. 피서지에서는 일회용 제품, 플라 스틱, 캔 등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해야 우리의 지구를 지키는 정의의 슈퍼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사라지는 지구촌 의 명소들이 있다. 세계적인 관광명소, 골드코스트 해변이 기후 변화에 따른 백사장의 유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 다. 밀가루처럼 고운 황금빛 모래는 한 때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으로 수출을 했을 만큼 풍성했던 백사장이었지만 전 체의 30% 이상이 파도에 휩쓸려 사라 졌다고 한다. 한동안 다른 지역에서 모래를 실어
대선 이슈로서의 종전선언.. 뭐가 달라질까? 와서 복구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와 눈이 녹아내린 물이 홍수처럼 쏟아져서 노출된 바위표 면은 아이젠 사용을 힘들게 해서 등반 가들에게 추락의 위험이 된다는 환경학 자의 보고도 있다. 런던대학은 히말라 야 빙하가 연간 10-60미터의 빠른 속도 로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를 했다.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또 한 곳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몰디브 가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몰디브는 땅과 해수면의 차이가 2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계속 나빠질 경우에는 수 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래서 몰디브 정부는 관광수입으로 약 40만 명이 거주할 새로운 땅을 매입하겠다 고 밝혔으며,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해 서 탄소배출량을 줄여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앞으로, 지구의 대 몸살 로 인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할 곳은 점 차 늘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할 수가 있다. 우리 한사람 한 사람 각자가 친환 경 녹색 생활을 실천하고 병든 지구를 진심으로 돌보게 되면 회복할 날은 올 것이라 믿어진다. 지금의 우리 세상은 이미 코로나 역 병으로 인한 고통을 처참하게 경험했으 며 현재 진행형으로도 겪고 있는 뼈아 픈 현실이다. 우리 모두가 자연 지킴이 가 되고 오늘부터 무해하게, 모두가 괜 찮아지는 새로운 생활환경을 만들어 나 가야 할 것이다.
황현숙(칼럼니스트) teresacho7378@hotmail.com
나는 한국에 대한 글을 북한과 세 계 각 지역의 한인을 포괄한 한민족 이라는 큰 맥락에서 쓴다. 대북정책 을 말하는 이 글도 물론 그렇다. 매 대선 때마다 대북정책은 크나 큰 쟁점 이슈였으나, 이번에는 그 어 느 때 보다 그게 더할 것 같다. 문재 인 대통령이 얼만 전 유엔총회에 나 가 남북 간 종전선언을 제안하는 화 해의 과감성을 보였고, 그 정권을 계 승할 후보인 이재명씨도 현 정권과 의 정책 차별화설이 있지만 그간의 정치 역정으로 봐 노선을 크게 바꿀 명분은 없어 보인다. 더욱 이 정권 아래 친북 세력과 동시에 반미 세력 이 늘어난 게 사실로 보인다. 야당의 대항마로 등장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보수 세력의 선두 주자로서 현 정권의 급진적 대북정 책을 막을 사명이 주어져 있어 이미 종전선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두고 봐야겠지만, 불행하게도 이 선거 이 슈 대결은 어느 쪽이 승자가 되든 궁 극적으로는 북한을 조금도 변화시 키지 못하고 또 한번 국가 재원과 국 민의 시간 낭비로 끝나고 말 공산이 크다.
나는 호주에 사는 이중국적자로 서 떠나오기 전이나 지금 교육 배경 과 소신을 바탕으로 말하고 쓰지 어 느 소속 집단, 개인 이익, 감성을 따 라 행동한 적이 없다.
북한에게는 선택이 없다 우리가 동족인 북한에게 적대가 아니라 화해의 손짓을 적극적으로 편다면 얼른 봐 참 좋은 일이다. 그 렇게 하면 북한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 한국인들도 많다. 그러나 그렇 게 되기 어려운 것은 우리가 그간 오 래 해봐 안다. 북한의 통치자가 사악 해서만 만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선 택이 없다. 과거 무슨 짓을 해도 통일에 가까 워지기는커녕 멀어진 것은 남한과 는 너무도 다른 북한의 정치체제 때 문이다. 어떻게 다른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언필칭 자유민 주의 국가라면 정도에 차이는 있지 만 통치자는 선거에 의하여 임명되 고 임기가 끝나면 평화적으로 물러 나게 되어 있다. 그게 북한에게 불가능하다. 정권
을 놓치면 뻔한 말로를 바라보면서 그 길을 향하여 화해하고 협상하고 타협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한국이 현 북한 정권과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백두혈 통이 왕자를 영원히 누리고, 그 아 래에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신음 하고 오래 오래 살도록 돕는 것인데 대한민국 국민은 과연 그걸 바라는 걸까?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skim19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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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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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명호 칼럼
‘21세기 호주한인 청소년을 말하다’
편집자 주(註): 이 글은 2021년 광복회 호주지회가 주최한 청소년 민족캠프 참가 학생들의 발표문 중 올해 대상을 받은 이채원 학생이 쓴 글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호주로 이민 온 이 양은 시드니 메리든스쿨 10학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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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 시드니 한국교육원장(왼쪽)과 대상을 받은 이채원 학생
생명이 있는 것은 환경의 지배를 벗 어날 수 없음을 알려주는 이야기가 있 습니다. ‘코이(잉어의 일종)’라는 관 상어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8cm 밖 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연못에 두면 25cm, 강물에선 120cm까지 성장한다 고 합니다. 같은 물고기인데도 어항에서 기르면 소어가 되고 강물에 놓아 기르면 대어 가 되는 신기한 물고기로 환경에 따라 성장 정도가 달라지는 이런 현상을 ‘코 이의 법칙(Koi’s Law)’이라고 합니다. 민족캠프에 참가하기 전의 제가 어항 속의 작은 물고기였다면 캠프참가 후 지금의 저는 호주와 한인 사회에 어떻 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나아 가 세계 속에 한국과 호주 발전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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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민족 캠프 참가 학생들
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번 민족캠 프에서도 느꼈듯이 호주한인 청소년인 우리는 무엇보다 확실한 정체성의 확립 과 올바른 역사의식을 키워 나가는 것 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영 어를 잘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
해 잘 알고 있어도 모국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국제사회활동에 떳떳이 참여하 기는 힘들 것입니다. 민족캠프에 참가한 우리는 이미 그 시작의 문을 열었고 우리가 관심을 가 지고 동참한다면 시작은 작을지 몰라도 그 끝은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 라 믿습니다. 최근 BTS와 오징어 게임 등 한류문 화에 힘입어 한류가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고 있듯이 21세기에는 한 나라의 힘의 크기가 더 이상 경제력이나 군사 력에 좌우 되지 않고 얼마나 세계인들 과 문화를 소통할 수 있는가, 얼마나 세 계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가에 따 라 힘의 크기가 결정됩니다. 한류로 높 아진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지 렛대로 삼아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한글을 세계로 넓혀나가는데 힘쓰겠습 니다. 세계에서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가 한국어가 되고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가 대한민국이 되며 통일된 대한민국! 생각만 해도 뿌듯하고 가슴 벅찬 일 입 니다. 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갈 히 스토리 메이커가 바로 우리 ‘21세기 호 주한인 청소년’입니다. 아직 그 위대함 이 드러나지 않은 찬란한 한국의 역사! 70억 세계인의 가슴 속에 매력적인 나 라로 한국을 떠올리게 될 그날을 위해 이제 저는 호주한인 청소년으로서의 열 정과 도전 그리고 실천을 통해 더 큰 꿈 을, 더 큰 세상에서 펼치겠습니다. 우리 모두 작은 어항 속의 코이가 아 니라 호주, 더 나아가 세계라는 큰 강 물에서 자라나는 대어 코이가 되길 소 망합니다. 21세기 호주한인 청소년의 꿈이 대한 민국의 미래이며, 대한민국의 꿈이 지 구촌의 미래입니다. 이채원 (시드니, Meriden School 10학년)
두 건의 아동 실종 사건 인구 약 820만명인 NSW 주에는 매일 가출 신고가 28명이 된다고 한 다. 그러나 대부분 90일 안에 해결 이 되며 90일이 넘어도 해결되지 못 하는 경우는 1%에 불과하다. 이를 가르켜 장기 실종 사례(long-term cases)로 부른다. NSW 경찰은 2020년까지 9,799 건의 가출신고를 가지고 있었다. 호 주 안에서 40년이 넘어도 해결되지 않는 가출사건이 7건이다. 근래 가장 관심을 받는 실종 사건 은 윌리엄 티렐(William Tyrrell, 2014년 실종 당시 3세 남아)의 행방 이다. 시드니 북부 390km 떨어진 소도시 켄딜(Kendal, 인구 1.140 명)에 있는 수양 외조모 집에서 5세 누이와 같이 놀다가 사라진 사건이 다. 실종 당시 입었던 스파이더맨 복 장의 사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 려졌다. 양모는 부엌에서 차를 끓이고 있 었다고 하며 얼마 후 양부가 집에 돌아와서 같이 윌리엄을 찾고자 집 주위 산을 뒤졌다고 한다. 이때가 7 년 전인 2014년 9월 12일이다. 경찰 발표로는 이날 오전 10-10시 25분 사이에 윌리엄과 누이는 마당 에서 술래잡기(hide-seek)를 하며 놀았다. 그후 윌리엄이 사라져서 양 부모는 윌리엄을 찾기 위해 이웃에 물어보기도 하고 숲을 찾아본 뒤 밤 10시 56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한 것은 밤 11시 6분이었다. 당시 윌리엄은 빨간색과 푸른색 이 섞인 스파이더 맨 옷을 입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쉽게 기 억을 하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윌리엄은 친부모가 기르지 못해 양 부모에게 위탁된 상황이었다. 호주에서 친부모들이 자식을 기 를 수 없는 상태에 놓이면 정부에 의 뢰해 보호자(양부모)를 찾을 수 있 다. 예를 들어 부모가 교도소에 복 역 중이거나 마약, 알콜 중독자, 또 다른 이유로 국가에 의뢰할 수 있다. 가정 집에 다른 자녀를 키울 방의 여유가 있거나 정상적인 가정이면 정부에 신고해서 이런 아동을 키울 수 있다. 정부는 소정의 금액을 지 불하면서 자격있는 양부모에게 위 탁 양육을 하고 있다. 호주 전역에서 5만명의 자녀들이 이렇게 자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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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티렐( William Tyrrell)
으며 4만명정도는 NSW 정부의 지 원을 받는다. 윌리엄의 행방에 대하여 경찰은 2015년까지 약 1천건의 제보를 받 았다. 심지어 뉴질랜드항공사 승무 원이 윌리엄과 같은 아이를 뉴질랜 드 비행기에서 보았다고 제보했지 만 사실이 아니었다. NSW 경찰은 상당 기간 열심히 노 력했지만 단서조차 잡지 못했고 실 종 2년 후인 2016년 9월 12일 NSW 경찰은 현상금 100만 달러를 내걸 고 국민들의 제보를 바라고 있다. 그간 경찰 당국은 비밀리에 전문 가의 의견을 종합하며 새로운 기술 을 이용한 결과, 윌리엄은 납치 실종 된 것이 아니며 외조모 집 2층 발코 니에서 놀다가 떨어져 숨졌다는 추 정이 최근 제기됐다. 아이의 추락 사 망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숲 속에 아이의 시신을 버렸거나 묻었 다는 추정에 확증을 가지고 경찰은 이제껏 범인으로 할머니만 의심한 것을 양 어머니가 직접 범인일 것으 로 추정했다. 2021년 11월 15일 일부 신문에 서 ‘새로운 증거’를 얻어 그의 양할 머니(고인이 됨)와 그의 양어머니를 경찰이 범인으로 고소했다고 발표 했다. 얼마 후 혼스비 지방법원에 출 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할머니의 집은 켄달 지역의 험 준한 숲으로 둘러싸인 버나룬 드라 이브(Benaroon Drive)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을 6주동안 30명의 경 찰이 동원되어 조사하다가 윌리엄 이 7년 전 입었던 스파이더맨 옻의 일부를 발견했다. 이 조각의 진위를 확인 하기 위해 현재 조사 중이다. 이번 수사에 합석한 무덤 고고학 자(grave archaeologist) 토니 로 웨 박사는 6주간의 경찰의 수색으로 이미 윌리엄의 스파이더 맨 옷 섬유 조각도 발견됐고 그의 살해는 거의
확실해 지고있다고 지난 주 기자들 에서 그의 소견을 발표했다. 또한 지하수(hydrologist) 전문 가인 존 올리(Jon Olley) 교수도 머지않아 그의 신체 일부도 발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찰은 이곳에 80mm의 비가 오기 때문에 여러 가 지 애로가 많다. 경찰은 현재 사항으 로 보아 윌리엄이 사망하고 무덤에 묻인 것 보다 표면에 버려진 상태 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 히 이곳은 지난 7년동안 산불이 없 었기 때문에 식물이 죽어버린 곳을 선택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무쪼 록 빠른 기간 안에 범인이 확인되길 바란다. 또한 서호주 퍼스에서 해안을 따 라 북쪽 900km 떨어진 맥클레오드 (Macleod)에 있는 캠핑장(Quobba Blowholes)에서 4세 여아 클레오 스미스(Cleo Smith)가 실종됐다가 극적으로 발견돼 무사 귀가했다. 스 미스 가족은 이곳 휴양지에서 휴가 를 보내고 있었다. 큰 텐트 안에는 방이 2개였는데 한방에는 클레오와 그의 어린 동생이 같이 잤고 나머지 는 부모가 자고 있었다. 도착한 첫날 인 10월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 다 음날 아침 6시 사이에 실종됐다. 부 모들은 깊은 잠에 있어 클레오의 실 종을 모르고 있었는데 클레오가 자 던 방 텐트가 열려 있었다고 한다. 서호주 경찰 100명 이상이 동원됐 고 해안을 통해 수사를 계속하다가 18일 만인 11월 3일 인근 동네 캐러 반 지역 주택에서 발견됐다. 클레오 는 아무 상처 없이 원주민 거주지역 에서 무사히 구출됐다. 서호주 경찰 의 사건 해결로 NSW 경찰이 큰 자 극을 받아 윌림엄 티렐 사건을 재수 사하고 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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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 HANHO KOREAN DAILY |
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교육 (37화)
현실이 되는 소망 성경엔 가정 내 다툼과 알력과 시기 와 거짓과 살인이 등장하고, 자식의 죽 음을 슬퍼하는 부모의 모습이 종종 발 견된다. 요셉의 이야기는 형제들 간의 알력과 시기와 가족 간의 얽힌 갈등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가정불화의 이야기 이다. 형들은 눈에 가시 같은 동생 요셉 을 죽이려 작당했고,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 넘긴다. 들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 는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요셉이 죽은 것으로 가장하여 겉옷을 짐승의 피에 묻혀 아버지에게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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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기념하는 애곡 소리를 들었을 때 왜 우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그 때 ‘예루 살렘을 위해서’라고 대답하자 ‘얼마나 오랜동안’ 애곡했는 지를 채차 묻자 1700여년이라고 말했다. 나폴레옹은 그렇다면 언젠가 반드시 회복될 것이 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야곱에겐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다 는 눈에 보이는 절망적 증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증거를 보면서도 아들이 살 았기를 바라는 소망은 자식들의 위로 를 거부할 수 있었다. 우리에겐 슬픔을 가져올 것 같은 많은 현실의 근거들이 즐비하다. 탈무드는 “지옥 문 앞에서 도 소망이 있다”고 강조한다. 탈무드 는 우리에게, 때로 죽음과 같은 절망이 몰려 오지만, 사소한 것으로 위로 받고 순간을 잊으려 하기보다, 좋은 결과가 있고, 잘 마무리 되리라는 최선을 향한 소망을 마음에 새기라고 조언 한다. 바 빌론 강가의 노래는 시온을 향한 소망 의 노래이다. 이 소망의 노래는 나중에 현실이 되었다. 샬롬!
1. 슬픔의 한계 토라는 야곱이 “자기 옷을 찢고 굵 은 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도록 그의 아 들을 위하여 애통하니 그의 모든 자녀 가 위로하되 그가 그 위로를 받지 아니 하여 이르되 내가 슬퍼하며 스올로 내 려가 아들에게로 가리라 하고 그의 아 버지가 그를 위하여 울었더라(창세기 37:34-35)”고 기록하고 있다. 충분히 울법한 슬픈 일에 대해, 이상 하게도, 탈무드는 우는 것에 엄격한 한 계를 두고 있다. 유대인들에게는 사별 과 같은 극한 슬픔에도 끝없는 애곡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신은 사람 이 정도이상 우는 것을 훈계한다고 가 르친다. 왜냐하면 인간의 슬픔이 결코 신의 슬픔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 라고 조언한다. 토라는 야곱이 자식들 의 위로를 거부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랍비들은 그 이유를 중세 현자의 교훈 에서 찾고 있다. 미드라시에 “사람이 죽었을 때는 위 로를 받지만, 사람이 살아 있을 경우는 위로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야곱이 위로 받는 것을 거절 한 것은 “아들 요셉이 아직 살아 있다 는 소망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고 현자들은 덧붙인다. 그것은 야곱의 마음에 요셉이 죽은 것을 믿고 싶지 않 았으며 또한 그것은 살아있어야 한다 는 간절한 소망이 되었고 위로를 거부 하는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다윗이 밧세바와의 부적 절한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죽을 때, 신하들이 간절히 말렸지만 일주일이나 되도록 음식을 끊고 간절히 기도 하다 가, 아이가 죽은 것이 확인되자 기도와 금식을 멈춘 것에서도 소망에 대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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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안 상인에게 팔려가는 요셉
야곱과 요셉의 재회
유사한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소망은 사람들의 위로를 거부하게 한다. 소망 은 기도하게 한다.
2. 합법적인 증거 토라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짐승 의 보호를 위해 맡겼을 때, 만약 실제, 다른 동물에게 물려 찢겨 졌을 때는 짐 승의 찢긴 가죽을 증거로 가져오면 죽 은 짐승의 값은 갚지 않아도 된다(출애 굽기 22:10-13)고 규정한다. 이는 그런 경우가 아니면 상해를 입 거나 죽은 짐승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 다는 것이다. 가인이 아벨의 피를 찾는 하나님의 질문에, 내가 내 동생을 지키는 자이니 이까? 라고 말 대꾸를 한 것도 같은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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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의 침공과 예루살렘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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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탈환과 축제
락의 보상의 원리에 기반한 것이라고 랍비들은 지적한다. 보호에 대한 책임 은 보상으로 나타나는데, 성경의 보상 은 나의 잘못이 아니라 다른 사유로 인 한 증거를 가져오면 면책이 될 수 있는 구제 방안을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야곱의 아들들은 끔찍이 사 랑하는 요셉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 는 아버지 야곱의 마음으로부터 합법 적인 면책을 받기위해서, 짐승의 피묻 고 찢겨진 가죽을 증거로 제시한 것이 다. 이는 야곱이 형에서의 축복을 가로 채기 위해, 염소 가죽으로 에서의 팔에 많은 털을 가장하여 그의 늙은 아버지 이삭을 속였던 것을 상기시킨다. 그는 이미 가죽 증거에 대한 전력이 있는 사 람이다(창세기27:16-23). 그는 자식들이 제시한 짐승 가죽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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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을 잃은 야곱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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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탈환
거를 보며, 아직 설 되지 않은 의아함을 가졌을 법하다. 탈무드의 현자들은, 야곱이 눈 앞에 있는 증거가 있었지만 그것을 믿지 않 았으며 슬픔이 있었지만 소망을 버리 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로 받기를 거부 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리고 그 소 망은 20여년 후에 그의 아들들이 기근 에 쫓겨 애굽에 내려가 총리가 된 요셉 을 만나면서 극적인 상봉이 이루어지 고 현실이 된다.
3. 소망의 노래 에레미야는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가 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며, 슬픔이 담겼 지만, 다시 돌아 올 것이라는 소망을 선 포했다.
예루살렘 통곡의 벽
“..라헬이 그 자식 때문에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어져서 위로 받 기를 거절하는도다. 여호와께서 이 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네 울음 소리 와 네 눈물을 멈추어라. 네 일에 삯을 받을 것인즉 그들이 그의 대적의 땅에 서 돌아오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의 장래에 소망이 있을 것이라. 너 의 자녀가 자기들의 지경으로 돌아오 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에레미야 31:15-17).” 에레미야가 돌아올 것을 외칠 수 있 었던 것은 소망이 위로받는 것 보다 간 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편137편은 바빌론 강가에서 부른, 예루살렘을 향 한 애절한 소망을 노래를 담고 있다. 나 폴레옹 황제가 어느 한 회당을 지나갈 때, 유대인들이 금식하며 ‘Tisha B’av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사 회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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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측근들 조문객 맞아 고인과 가까웠던 장세동 전 안기부 장,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은 유 가 족에 앞서 빈소에 도착해 조문객을 맞았다. 이어 부인 이순자 여사와 자 녀 재국 재용 효선씨가 상주석에 자리 했다. 삼남 재남씨는 미국에서 귀국 중 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조문 시작 전부터 문상객이 찾 아 왔다. 정재계에서 보낸 조화도 속속 도착 했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의 조화를 두 로,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 의 소 회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일 윤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반기문 전 유 엔 사무총장이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 근조기에는 국민의힘 이성헌·박대출 의원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유족 측 은 빈소 입구에 방명록을 마련하면서 도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라고 표시했다. 빈소 바깥에선 규탄시위 장례식장 주변에선 시민 개인이나 단 체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김 명신 전두환심판국민행동 대표는 기 자회견에서 “전두환씨는 단 한 번의 진실된 사죄도 표명도 없이 세상을 떠 나고 말았다”며 “전두환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일당인 부역세력들 은 지금이라도 역사 앞에 뉘우치고 사 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쯤 서대문 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지만,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유전자증폭 검사(PCR) 결과가 나온 오후 2시 50 분에야 사저를 떠나 25분 걸려 빈소에 운구됐다. 병원 측에 따르면 전씨의 장례는 5 일 장으로 27일 오전 8시 발인한다. 시 신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예정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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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입교
전두환 1931~2021
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원다라·나광현·김소희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생도 시절. 전씨는 6·25전쟁 중이던 1952년 1월 육사 11기로 입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2·12 주역들과
전두환(왼쪽 네 번째) 전 대통령이 보안사령관 시절 12ۮ12 군사 쿠데타 당시 보안사 핵심 참모들과 함 께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제12대 대통령 취임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1년 3월 3일 서울 잠 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2대 대통령 취임식 에서 선서하고 있다.
삼청교육대 창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1년 9월 2일 청와대에서 ‘삼청5호 사업’ 유공자들과 다과를 함께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끝내 “죽음이면죄부 면죄부될될수수없어” 없어” 끝내사죄받지 사죄받지못한 못한 광주 광주 “죽음이 “사과 기대했던 세월 원망스럽다” “사과 기대했던 세월 원망스럽다” 5·18 희생 떠올리며 지역민 분개 5·18 희생 떠올리며 지역민 분개 정치권“어떤 “어떤 국가적 국가적예우도 예우도 부적절” 부적절” 정치권 5·18 3단체 것” 5·18 3단체“학살자 “학살자 책임 책임 물을 물을 것” “솔직히 명복은 못 빕니다.” “솔직히 명복은 못 빕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광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광 주는슬펐다. 슬펐다.그러나 그러나그 그슬픔은 슬픔은전두환 전두환 주는 씨가 아니라 오롯이 오월 영령들을 향 씨가 아니라 오롯이 오월 영령들을 향 해있었다. 있었다. 전두환씨의 전두환씨의죽음에서 죽음에서41년 41년 해 전 군홧발과 군홧발과 총칼에 총칼에 무참히 전 무참히 쓰러진 쓰러진희생 희 자들의 절규가 오버랩된 탓이다. 여기엔 생자들의 절규가 오버랩된 탓이다. 여 끝내끝내 광주광주 학살에 대한 대한 ‘(내란'(내란 목적)목 살 기엔 학살에 적) 살인자'의 사죄를 듣지 못했다는 한 인자’의 사죄를 듣지 못했다는 한(恨)과 (恨)과 있었다. 분노도분노도 응축돼응축돼 있었다.
겨울비에 젖은 민주광장을 지나, 5·18 "광주를 피로 물들인 그에게서 사죄 민주화운동 당시 ‘죽음의 거리’였던 금 한 마디 들을 기회마저 사라졌다는 게 남로에서 마주친 시민들의 목소리도 다 억울합니다." 이날 오후모두 광주5·18 동구유족 옛 르지 않았다. 시민들은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 앞에서 만 이라도 된 듯 저마다 울분을 토해냈다. 난 고모(57)씨는 "전두환씨 사망 소식 이진수(52)씨는 “시간은 언제나 정의의 에 5·18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역 편인 줄 알았는데, 전두환씨 사망을 보 사의 현장에 나왔다"며 "전씨가 이렇 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며 “그는 게 역사의 진실을 가리고 세상을 떠났 결국 광주를 향해 총칼을 거두지 않은 는데, 그에게 사과를 기대했던 세월이 채 죽었다”고오늘은 핏대를슬픈 세웠다. 원망스럽다. 날"이라고 말 전두환씨의 죽음에 한 달 전 사망한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이들도 겨울비에 젖은 민주광장을 지나, 적지 않았다. 전모(70)씨는 “광주학살 5·18민주화운동 당시 '죽음의 거리'였 범죄자이자 친구인 노태우씨는 아들이 던 금남로에서 마주친 시민들의 목소리 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도 다르지 시민들은 모두 5·18 라도 보내않았다. 사과하는 시늉이라고 냈는 유족이라도 듯 저마다 울분을 “그는 토해 데, 전두환은된그마저도 없었다”며
“광주를 피로 물들인 그에게서 사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자”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역사의 죄인 전두환에 한 마디 들을 기회마저 사라졌다는 게 억울합니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옛 전 게 죽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분개 남도청 앞 5·18민주광장 앞에서 만난 고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민주주의를 모(57)씨는 “전두환씨 사망 소식에 5·18 말살하고 국가와 국민에 반역한 전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역사의 현장 환에게는 어떠한 애도도 적절치 않다”며 에 나왔다”며 “전씨가 이렇게 역사의 진 “150만 광주시민은 전두환의 국가장 등 실을 가리고 세상을 떠났는데, 그에게 어떠한 국가적 예우도 반대 입장임을 분 사과를 기대했던 세월이 원망스럽다. 오 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늘은 슬픈 날”이라고전두환 말했다. 광역시 구청장도 전 대통령이 1989년 11월 23일5개 백담사에서 부 “광주 학살과 대
백담사에 유폐
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골목 성명’ 발표
재자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편안 냈다. 이진수(52)씨는 "시간은 언제나 히 잠들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 정의의 편인 줄 알았는데, 전두환씨 사 국의 불행이고 부끄러움"이라며 "정부 망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는 광주시민들에게 전두환에 대한 용 며 "그는 결국 광주를 향해 총칼을 거두 서와 추모를 강요하지 말라"고 목소리 지 않은 채 죽었다"고 핏대를 세웠다. 를 높였다. 이어 "용서와 사과는 자신 전두환씨의 죽음에 한 달 전 사망한 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그래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이들도 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한 뒤 거짓 사 적지 않았다. 전모(70)씨는 "광주학살 과한 자가 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일 범죄자이자 친구인 노태우씨는 아들이 침했다. 라도 보내 사과하는 시늉이라고 냈는 지역 정치권도 "역사의 죄인 전두환 데, 전두환은 그마저도 없었다"며 "그 에게 죽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자"라고 말 분개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민주주 했다. 의를 말살하고 국가와 국민에 반역한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전두환의 편 전두환에게는 어떠한 애도도 적절치 안한 죽음'에 분노했다. 광주시민단체 않다"며 "150만 광주시민은 전두환의 협의회는 성명에서 "5·18을 전두환 능멸한 독 부인 전 대통령 이순자씨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빈소 들어서는 이순자씨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씨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한민국 민주주의 파괴의 수괴인 전두환 이 사망한 작금에, 5공 학살 세력들은 지 금이라도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광주시민들의 분노는 “5·18 역사를 바 로 세우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5·18 3 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오월영령들을 모독 전두환 전 대통령이이날 1995년 12월 2일 12·12와
5·18 학살 혐의 관련 검찰 소환에 반박하는 ‘골목 성 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한 기자
빈소 안 원로인사 “모든 대통령 過 있어”
국가장 등 어떠한 국가적 예우도 반대 연된 재판으로 결국 생전에 역사적 심 입장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판을 받지 못하고 죄인으로 죽었다"며 높였다. 광주광역시 5개 구청장도 "전 "그러나 죽음으로 진실을 묻을 수 없으 두환에 의해 짓밟혔던 1980년 5월 광 며, 오월학살 주범들에게 반드시 책임 주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며 을 묻고, 전두환의 범죄행위를 명백히 민정기 前 비서관 등 조문객 맞아 두로,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 "광주 학살과 대한민국 민주주의 파괴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 의소 회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일 5일장 후 유언 따라사망한 화장하기로 의 수괴인 전두환이 작금에, 5 라고 말했다. 윤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반기문 전 유 공 학살 세력들은 지금이라도 역사 앞 한편,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 엔 사무총장이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 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진실을 밝혀달 의 빈 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 국민의힘 이성헌·박대출 23일촉구했다.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 근조기에는 라"고 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돼 오 이름이조문을 눈에 띄었다. 측은 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광주시민들의 분노는 "5·18 역사를 의원의 후 5시부터 받았다.유족 빈소에는 장례식장 특1호실에다짐으로 마련돼 오후 5시부 빈소 바로 세우겠다"는 이어졌다. 생전입구에 고인과방명록을 가까웠던마련하면서도 원로인사들의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라고 표 터 조문을 받았다. 빈소에는 생전 고인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 조문이 이어진 반면, 장례식장 바깥에 과 가까웠던5·18기념재단은 원로인사들의 조문이 상자회)와 이날이어 "오 시했다. 는 전씨를 비판하는 시민단체들의 시 1931~2021 5 월영령들을 모독하고 폄훼하면서 역 위가 대조적인 빈소이어져 접객실은 단계적풍경이었다. 일상회복(위드 진 반면, 장례식장 바깥에는 전씨를 비 안경호않되 기자 겨운 삶을 살았던 학살자 전두환은 지 코로나)에 따라 인원 제한은 두지 판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져 대
밖에선 시민단체 “부역세력들 뉘우쳐야”
전두환
조적인 풍경이었다.
하고 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던 학 퓮혿·���믊슲 혾줆맫 재팒 고인과 가까웠던 장세동 전 안기부 살자 전두환은 지연된 재판으로 결국 생 전에 역사적 심판을 받지 못하고 죄인으 장,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은 유가 로 죽었다”며 “그러나 죽음으로 진실을 족에 앞서 빈소에 도착해 조문객을 맞았 묻을 수 없으며, 오월학살 주범들에게 반 다. 이어 부인 이순자 여사와 자녀 재국 드시 책임을 묻고, 전두환의 범죄행위를 재용 효선씨가 상주석에 자리했다. 삼남 명백히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재남씨는 미국에서 귀국 중인 것으로 전 해졌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2월 26일 비자 법정에 선 전두환 비자금 첫 공판 출석 공식 조문 시작 전부터 문상객이 찾아 금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왔다. 전씨연합뉴스 집권기에 11대 국회의원을 지 낸 곽정현(90) 전 의원은 오후 4시30분
이재명 “全씨 조문 생각 없다”$ 윤석열 “간다→안 간다” 번복
한자리씩 띄어 앉도록 운영됐다. 장례업 체에 따르면 식사 메뉴로 전, 수육, 된장 국, 홍어, 해파리, 김치, 과일 두 종류, 떡 두 종류가 제공된다. 찖콚 짢밳펞컮 뮪��� 킪퓒 장례식장 주변에선 시민 개인이나 단 체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김명신 전 두환심판국민행동 대표는 기자회견에 서 “전두환씨는 단9일 한광주지방법원에서 번의 진실된 사죄 전두환 전 대통령이 8월 열 표명도 없이 떠나고 린도 사자 명예훼손 사건세상을 항소심 재판을 마친말았다” 뒤 법정 을 있다. 죽음으로 광주=서재훈 기자 며나서고 “전두환의 끝나지 않았다. 그 일당인 부역세력들은 지금이라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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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획 인터뷰
2021년 11월 19일금요일 금요일 2021년 11월 월 19일
신진욱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논설위원 논설 논
“캐스팅보터 된 2030, 일자리^주거 정책이 표심 가른다” 2030세대가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터 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에서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030세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자 모든 대선 후보들이 청년세대에 구애 하는 공약을 쏟아내기 급급하다. 이재 명 윤석열 후보는 젊은층을 공략하겠 다며 남성 편향적 행보를 보이다 여성계 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기도 했다. 2030세대는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 기로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권 기득권층의 불공정에 분노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페 미니즘 정책도 반목의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통상 진보 성향을 보이 는 2030세대가 왜 민주당 정권에서 이반 하고 대선 국면에서 표류하고 있을까.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를 만나 2030세대의 정치 인식을 분석해 봤다.
2030세대의 탈정치화?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는 의미 포기했다고 해석하기는 일러 작년 보궐선거에선 첫 보수투표 문재인 정부에 등돌린 이유
코로나에도 성장^분배 나쁘지 않아 유독 20대 상황 상당히 안 좋아 집값 폭등^자산 격차 확대 큰 절망 남녀 구분없이 보수가 우세
공정성 인식에 남녀 차이 거의 없어 남성 다수가 반페미는 그릇된 인식 이재명^윤석열 선택은 아직 유동적 2030 공략 효과적인 공약은
-���믊 펺옮혾칺펞컪 힎힎쫂많 펔삲몮 샃 찒퓶핂 2030켆샎펞컪 많핳 뽠멚 빦 ���빦몮 핖삲. 2030켆샎많 ���헣��� 멑픎 팒삚많. “실제 최근 2~3개월 여론조사를 보 면 20대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 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통령감이 누구냐’라는 질문에서는 20대의 50%, 30대에서는 40%가 없다고 응답했다. 지난 대선 6개월 전과 비교해도 10%포 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지지후보 가 없다는 것을 탈정치화로 바로 연결 시킬 수는 없다. 비투표 응답자에는 정 치적 무관심층과 비당파적 유권자층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정치에 관심 없는 유권자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충성도가 약한 유권자를 구분해야 한 다. 지금 2030세대는 후자 쪽에 가깝다 고 할 수 있다.” -2030켆샎읊 쭎솧���픊옪 쫊 쿦 핖삲쁢 멑핆많. “정치적 행위로 정치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정치적 효능감에 대한 그동안의 추이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12 월 탄핵이 한창이던 때로 거슬러 올라 가면 당시 청년층에서 높은 정치적 효 능감을 발견할 수 있다. 5년이 지난 지 금도 청년세대의 정치적 효능감은 떨어 지지 않았다. 최근 조사에서는 청년층 이 4050세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 타났다. 여기에다 싫다는 의사를 적극 적으로 표시하는 청년층의 일반적 특성 까지 감안하면, 지지 후보가 없다는 반 응은 그들의 적극적인 정치 의사 표시로 볼 수 있다. 즉 아직까지 선택하지 않았 다는 의미일 뿐 선택을 포기했다고 해 석하기는 이르다. 여야 핵심 대선 후보 들이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적은 2030세 대에 주목하는 것도 아직 이들 세대가 어떤 후보를 찍을지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믆엕삲졂 2030켆샎픦 헣���헏 힎헞픒 펂쎉멚 컲졓 쿦 핖픒밚. “20대의 경우 지난 대선까지 민주당 투표 성향을 보이다가 문재인 정부에 서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조국 사 태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조국 장 관에 부정적 견해가 20대에서 가장 높 았다. 놀라운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 한 지지율보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더 빠졌다는 사실이다. 정의로운 척하면 서 조국 장관에게 돌을 던지는 자유한 국당이 더 싫다는 20대가 ‘탈진보 비보 수’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런데도 20대 전체로는 2018년 지방선거 나 2020년 총선까지 진보투표를 하다 가 작년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보수 투표를 했다. 그런데 2030이 보수가 좋 30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점 고려땐 일자리^소득^주거문제^부동산 등 4대 핵심 측면 집중 공략해야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가 내 년 대선에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 았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든 청년층의 어려움을 이해 하고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2030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은 인턴기자
아서 찍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치 효 능감이 높고 적극적 유권자층인 2030세 대의 특성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을 찍은 게 아니라 민주당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수 투표를 하 려는 청년층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을 떨어뜨리는 데 있는 것 같다.” -���캏 2030 ���뼒���픎 핂뼞 힎펞컪 힒 쫂옪 쭒윦쇦쁢섾, 힎믖 2030픎 힒쫂 쫂 쿦 펂쁞 ���픊옪솒 쫊 쿦 펔삲쁢 멑핆많. “연령 효과(age effect)와 세대집단 (cohort effect)을 구분할 필요가 있 다. 이른바 X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40 대를 보면, 90년대 중반 청년시절 이들 은 탈이념으로 규정됐다. 2007년 대선 에서 청년 투표율이 최저를 기록하자 20 대가 탈정치 보수화됐다고 난리가 났 다. 하지만 이들 세대가 탄핵국면에서 촛불 집회와 유모차 부대의 주역이 됐 다. 청년기에 탈정치 보수화 경향을 보 였던 40대가 현재 가장 진보적 성향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 20 대의 경우도 유동적으로 계속 변화의 상태에 있다고 보이고, 현재 상태를 진 보다 또는 보수다라고 단정 짓는 것은 모두 오류가 될 수 있다. 난민 이주자 남북관계 대미^대중 관계 등에서는 전 통적 보수의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복 지에 대한 태도나 젠더 및 불평등에 대 한 인식, 기후환경 문제에서는 여전히 진 보 성향을 많이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2030세대는 왜 문재인 정부 에 등을 돌리게 된 것일까. 통상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정책을 원인으로 지목하 지만 신 교수의 분석은 달랐다. -혾묻칺���읊 몒믾옪 2030켆샎많 핂짦 삲졂 줆핺핆 헣쭎픦 쭖뫃헣핂 줆헪폎 빦. “20대가 정부에 등을 돌린 것은 아는 것처럼 집권 초기 인천국제공항(인국 공)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와 비트 코인에 대한 규제, 평창동계올림픽 남 북 단일팀 구성 등으로 불거진 불공정 성 논란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면 공정성에 대한 인식 은 연령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다. 자료
연령별 대선 지지후보
●한국갤럽· 머니투데이 11월 8, 9일 조사
계속 지지 의향
■최고 ■최저
김동연
심상정
안철수
윤석열
이재명
그외
없다
무응답
전체
1.0
4.5
6.3
41.7
32.4
0.5
10.1
3.5
64.2
34.5
1.4
20대
2.4
11.9
12.1
33.2
16.9
0.6
16.2
6.7
30.9
69.1
0.0
30대
0.0
4.6
11.6
29.1
30.4
0.7
20.6
3.0
39.0
61.0
0.0
40대
0.7
5.2
5.8
26.9
46.7
0.0
11.9
2.8
67.0
33.0
0.0
50대
1.0
1.4
3.0
41.6
48.4
1.0
2.5
1.0
78.2
20.7
1.1
60대 이상
1.0
1.7
2.6
62.8
22.8
0.3
4.9
3.9
80.3
16.1
3.6
를 보면서 눈을 의심할 정도였지만 다 른 연구자들도 2030세대의 특이한 공정 성 인식을 발견하지 못했다. ‘2030세대 가 공정성에 뿔났다’는 것은 언론에서 증폭시킨 결과로 보인다.” -2030핂 줆핺핆 헣쭎펞 슿 솚읾 멾헣헏 핂퓮쁢 줂펕핆많. “가설이긴 하지만 2030의 계급^계층 적 차이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반적인 민생경제 지표가 나 빠지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와 비교했을 때 가처분 소득의 불평등도는 지속적으로 줄었고 실업률 도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코로나 팬데 믹 상황에서 성장과 분배 지표도 크게 나쁘지 않다. 그런데 유독 2030, 특히 20 대의 상황이 상당히 심각할 정도로 나 빠졌다. 또한 집값 폭등과 자산 격차 확 대가 청년층에게 큰 절망을 주었을 것 이다. 최근 2, 3년 동안 20대 청년의 70% 가 가장 분노하는 부분으로 일자리 소 득 주거, 즉 먹고사는 문제를 지목했다. 청년층이 상당히 열악해진 상황에서 조 국 사태가 터지면서 분노가 일시에 폭 발했는데, 청년층에 무관심하면서 이해 하는 척하는 기득권층의 위선에 대한 거 부감 이런 것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묻짊픦 몋컮펞컪 빦���빪 2030픦 훎 힎힎 캏픎 펂쎉멚 컲졓 쿦 핖빦. “청년층은 기득권 세력에 대한 거부 감이 크다. 그런 맥락에서 이준석을 선 택한 것이다. 홍준표도 검찰총장을 지 낸 윤석열이나 경기지사를 지낸 이재명 같은 기성 정치인과 다른 신선한 이미지
가 형성돼 있다고 본다. 청년층은 계속 해서 검찰, 정부, 정치권의 어떤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적 권력을 가진 기득권 특 권세력이 아닌 누군가를 찾고 있다.” -훎많 몋컮펞컪 ���앋졂컪 핂핺졓 퓲컫폂 킺캏헣 팖���쿦 슿잚 빶팦삲. 핂 캏 펞컪 2030픎 펂썲 컮���픒 힎 뭏믖 삲. “2030의 선택은 여전히 유동적으로 보인다. 대선이 아직 네 달이나 남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알 수 없 는 일이다. 2030이 정치적으로 적극적이 고 효능감이 강하다는 전제에서 본다 면 적어도 정치 혐오증이나 무관심 상 태로 빠져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고 2030이 기성 정치인과 다르지 않아 보이는 심상정이나 안철수 등 제3후보 를 선택할 것 같지도 않다. 결국 윤석열 이나 이재명이 앞으로 남은 넉 달 사이 에 2030세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어떤 사건이 발생할 때 불안정한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본다.” -핂핺졓·퓲컫폂핂 쫂펺 훒 쿦 핖쁢 핞믇 픊옪 펂썲 멑픒 많헣 쫊 쿦 핖픒밚. “긍정적 부정적 자극 모두 가능하다. 어떤 후보의 결정적 실수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보궐선거 때 박영선 후 보가 청년층에 대해 ‘경험치가 부족하 다’고 한 발언이 대표적인데 청년층에 대한 몰이해는 당장 표로 연결될 수 있 다. TV 토론회도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2017년 대선 때 안철수도 TV 토 론회에서 침몰했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은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을 단기간에 극 복하기 힘들어 보이고 이재명은 논리적
계속 지지 바꿀 수 있다
모름
이고 명쾌하지만 그럴수록 지지율이 빠 지는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 2012년 대 선 때의 이정희와 비슷한 이미지가 될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표류하는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야 할 까. 최근 여성가족부 개편을 포함한 반 페미니즘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접근법은 틀렸다는 게 신 교수의 진단이다. -펺옮혾칺펞컪쁢 2030켆샎펞컪 빶뼎 ��� 핂솒 빦���빦몮 핖삲. 빶컿핂 퓲컫폂 쫂 힎힎옪 믾풂삲쁢 펺옮혾칺솒 빦폲몮 핖삲. “20대 남성을 보면 지난 몇 달 사이 보수 쪽으로 많이 이동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대 여성도 윤석열 후보 지지 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20대에 서도 남녀 구분 없이 보수 지지가 우세 한데 실제 공정성 인식을 직접 조사해 보면 20대 남녀 차이가 거의 없다. 20대 남녀가 모든 면에서 다르다라는 인식 은 상당히 과장되거나 왜곡됐다고 볼 수 있다. 20대 남성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질문하면 당연히 대다수가 부정적 응 답을 한다. 지금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 에 대한 문답도 굉장히 1차원적이다. 도 리어 심층적인 질문, 가령 남성 우월주 의나 직장에서의 남녀 고용평등과 관련 된 질문에서는 20대 남성 다수가 윗세 대 남성보다 진보적 인식을 가진 것으 로 나타난다. 성폭력이나 성희롱에 대 한 태도도 나이 든 세대가 더 왜곡된 인 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지금 20대 남성이 유독 젠더 이슈에서 보수적 이라는 인식은 왜곡되거나 과장됐다고 할 수 있다.”
-핂핺졓 퓲컫폂 ��� 졶숞 ���큲쫂���핆 2030픒 핯멮삲졂컪 빶컿펞멚잚 묺팮 쁢 묻핆섾, 믆엕삲졂 숞 ��� 졶숞 삲 읺 쁢삲쁢 멑핆많. “양성평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호 소하는 방향 자체가 문제다. 20대 절반 이 여성 표란 점을 감안하면 전략적으 로도 미스다. 2030세대가 박원순 전 서 울시장 문제에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는 이유로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을 찍지 않은 상황인데, 이재명 후보가 2030 남성들이 모이는 ‘에펨코리아’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여성 유권자에 게 ‘우리 찍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한 거 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여 성들을 유권자로서 마치 없는 존재처럼 간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20대 남성 다수가 반페미라는 단순하고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실책이다.” -2030픒 핯믾 퓒 많핳 뫊헏핆 뫃퍋 픎 줂펕핊밚. “우리 정치를 지역주의가 지배했다면 노무현 이후 세대 간 이념 대결이 주요 한 변수가 됐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세 대별 이념 변수 못지않게 계급계층 변수 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은 사회경제적인 계층 변 수가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 나 심지어 계급 배반 투표 현상까지 생 겼지만 최근 연구를 보면 젊은층으로 갈수록 계급계층 투표 성향이 강한 것 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산이 적을수록 진보적이고 많을수록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런데 정당 정치에서는, 심지어 정의당조차도 연령과 성별 변수에 집착 하고 있다. 지금 2030의 직업 구성을 보 면 사무전문직과 서비스생산직 노동계 급으로 정확히 반분돼 있다. 20대를 단 일한 연령 집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식이 다양하고 계급적으로 양분돼 있 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젠더 측면뿐 만 아니라 계급계층적 구성까지 감안한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2030세대가 다 른 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점 을 고려한다면 결국 일자리 소득과 주 거 부동산 등 4대 핵심 측면을 공략해 야 한다.” 김정곤 논설위원
글로벌 이슈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2021년 11월 25일 목요일
i:n
A19 17
국 제
美,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초청$ 中 레드라인 밟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중 순 ‘중국·러시아 견제’ 목적으로 개최하 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공식 초청했다. 물론 화상 회의 방식인 데다 초청국도 110개 국인 만큼, 미국과 대만 정상 간 ‘스킨십 강화’가 이뤄질 가능성 은 크지 않다. 그러나 16일 미중 정상회 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의사를 확인했던 시진 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선 뒤통수를 맞았 다고 느낀 듯하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대만 초청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최근 ‘비축유 방출 협 조’ 등으로 잠시나마 소강 국면을 맞았 던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할 것으로 예 상된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내달 9, 10일 110개국 화상 회의 韓^日^EU 회원국 등 동맹들 포함 中 “美의 초청은 실수” 거센 반발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9, 10일 화상으 로 열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 에 초청된 110개 국가 명단을 공개했 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다수를 비롯해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 들은 거의 대부분 초청 대상에 포함됐 다. 당초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명 단에서 빠졌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라크만 초청됐다. 미국의 동맹이지만 전제 군 주정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 르 등은 제외됐다. 권위주의 정권이 통
오스트리아, 봉쇄령 속 접종 센터 북적
치하고 있는 이집트, 북대서양조약기 구(NATO) 회원국인 터키도 초청되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초청국은 역시 대만이 다. 대만 문제는 미중 갈등의 핵심 이슈 중 하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시 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하면서도, “미국은 ‘하나의 중 국’ 정책을 지키고 있다”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시 주 석도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 “불장난을 하는 사람 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 등 대만 문 제에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은 예상대로 거세게 반발했다. 중 국 관영 CGTN, 글로벌타임스 등은 자
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의 분리주의 세 력과 결탁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 역시 미 국의 대만 초청은 ‘실수’라며 “우리는 미 국과 (대만) 섬 사이 어떤 형태의 공식적 교류도 단호히 반대한다. 이는 분명하 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은 미국이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민주주 의 정상회의에 과연 대만을 초청하느냐 에 쏠려 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공식 초청한 사실에 대해 AFP통신은 “중국의 강한 분노를 각오 한 행보”라고 표현했고 중국 당국의 발 언으로 분노는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김정우 기자
러, 우크라 국경에 10만 병력 집결 긴장 완화 방안 논의 여부에 주목 상 충돌 방지를 보장하기 위해 두 나라 (군사)지도자 간 이뤄지는 지속적인 의 사소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관 례에 따라 양측은 대화의 세부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러시 아 국방부도 ‘국제 안보에 관한 현안 문 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 군부 최고위급의 이번 통화는 ‘시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의미심장하 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에 10만 명에 달하는 군 병력을 집결시 킨 것과 관련, 내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21일 지토미르 상공에서 우크 라이나 공중강습군 소속 군용기가 훈련하고 있다. 지토미르=로이터 연합뉴스
이나 침공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심각 한 긴장 국면이 조성된 상황이기 때문이 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대규 모 병력을 집결시킨 사실이 파악됐다며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러시아 는 ‘긴장이 유발된 책임은 서방국가들에 있다’고 미국을 비난하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전쟁의 공포에 사로잡힌 우크라이나 는 미국 등에 손을 벌리고 있다. 외신들 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지난주 미국 을 방문, 자국 영공과 해안 방어를 위해 미국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언론들은 “미 국이 헬리콥터와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 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 고문을 파견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일 것”이라는 추측 도 내놨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군대 집 결이 순전히 ‘내부 문제’라면서 “우크라 이나와 전쟁을 일으킬 의도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인도 “가상화폐가 돈 세탁 등 범죄에 악용”$ 中 이어 유통 금지할 듯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 유통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돈 세탁과 마약 거래 등 각종 범 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인도 정부가 강력한 규제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 면 인도 의회는 ‘민간 가상화폐 유통 금 지 및 정부 공식 디지털화폐 도입’ 법안을 29일 상정해 논의할 계획이다. 인도 내에 서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 유통 및 채굴 등을 일절 금지하고, 그 대신 인도 중앙은행(RBI)이 발행하는 공식 디지털 화폐(CBDC)를 도입해 유통시키는 게 법
中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협정 내년 체결 목표로 조율 일본 자위대와 호주군이 공동 훈 련 등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입 국수속 간소화 등을 규정한 새로 운 협정을 내년 체결하는 것을 목 표로 조율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일본은 호 주와의 방위 협력 틀을 미국 다음의 ‘준동맹’ 수준으로 강화하는 등 중 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다국간 방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조율 중인 협정 내 용은 양국 부대가 공동훈련 등을 목적으로 상대국에 입국할 때 심사 를 면제하고, 훈련용 장비 반입 절 차도 간소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 고 있다. 미군은 관련 절차가 간소 화돼 있지만, 다른 국가와 이 같은 협정을 맺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호주와의 서명을 조 기에 마치고 이르면 내년 정기국회 에 협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양국은 2014년에 교섭을 시작했지 만, 그동안 호주가 일본의 사형제도 에 우려를 나타내 타결에 시간이 걸 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호주군이 일본 내에서 훈련 등 공무 에 종사하는 동안에는 일본의 재판 권을 면제하되, 공무 외에서 죄를 범 했을 때는 일본의 법률을 적용받기 로 정리했다. 일본과 호주 간 방위 협력은 최근
중국에 의한 안보 위험이 커지면서 더 빠르고 깊게 진행됐다. 이달 열린 공동 훈련에서 일본 해상자위대는 호주 해군의 프리깃함을 경호하는 ‘무기 등 방호’ 활동을 실시했는데, 이 역시 미군 이외의 외국군을 대상 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무기 등 방 호’란 외국군 함정이나 전투기가 평 시 활동으로 훈련 등에 종사할 때 자위대가 경호하는 것을 말한다. 2015년 통과된 안보 관련법에서 자 위대의 새 임무로 규정됐다. 육상자 위대와 호주 육군은 상호 연락관도 상주시키고 있다. 신문은 일본과 호주가 외교·국 방장관회의(2+2), 방위장비품 수 출 협정, 정보보호협정, 상대방 함 정에 급유 등 물품과 서비스를 제 공할 수 있는 물품업무 상호제공협 정(ACSA) 등을 고루 체결했다고 전했다. 방위성은 호주에 이은 다음 협력 상대국으로 영국을 꼽고 있다. 호 주와 마찬가지로 입국 원활화 협정 의 교섭에 들어갔고, 공동 훈련도 이 전보다 자주 실시하고 있다. 인도 와는 올해 ACSA를 발효했고 독일 과는 정보보호협정을 맺고 첫 2+2 회의를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협력도 강화 하고 있다. 신문은 일본이 △미일 동 맹 △호주·영국과의 ‘준동맹’ △아시 아 주변국과 협력이라는 3개 층위 로 방위 협력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고 분석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오스트리아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에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23일 수도 빈의 한 백신 접종센터에서 주민들이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줄지어 대기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내년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빈=AP 연합뉴스
내년 우크라 침공설에$ 美^러 합참의장 “안보 관심사 통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병 력을 증강 배치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군 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간 군부 고위급 전화 회담이 이뤄 졌다. 양측은 ‘국제 안보에 대한 현안 문 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세부 내 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 이나 국경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 이 거론됐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이 날 전화 통화를 하고, 몇몇 안보 관련 관 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고 인테르팍스통신은 보도했다. 미 국 방부는 “이번 통화는 위험 감소와 작전
日^호주 ‘준동맹’ 수준 협력 강화 “공동훈련 위한 입국절차 간소화”
모디 총리 “젊은이들 망치고 있다” 규제 방침에 비트코인 가격 급락 안의 골자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민간 가상화폐 유통으로 돈 세탁과 조세 회피 등 금융시장 내 불법 행위가 늘어나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며 “정부가 인증한 디 지털화폐 사용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 혔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인도는 중 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민간 가상 화폐 유통을 금지하는 국가가 된다. 인도 정부는 그간 민간 가상화폐의 유해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해 왔다. 앞
서 RBI는 지난 6월 “비트코인과 이더리 움 등 민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심각 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 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이달 18 일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젊은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부터 인도에서 유통된 민간 가 상화폐는 사기성 거래 급증 탓에 2018 년 거래가 금지됐다. 그러나 이에 반발 하는 소송이 제기됐고, 인도 대법원은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 금지 해제를 명령 했다. 이후 다시 가상화폐 거래가 폭증 했다. 올해 5월 기준 인도 가상화폐 시 장 규모는 66억달러(약 7조8,000억 원)
로 추산된다. 9억2,3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였던 지난해 4월과 비 교하면 불과 1년 만에 6배 가까이 성장 한 셈이다. 인도 내 가상화폐 보유 인구 도 1억 명에 달한다. 인도의 민간 가상화폐 규제 방침에 따 라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24일 코인마 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7시간 전보다 5.23% 급락 한 5만6,564달러에 거래됐다. 인도 가 상화폐 교육 플랫폼 비티닝의 카시프 라 자 창립자는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5년간 내전에 동원된 아프리카 소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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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리의 세바레 지역에 있는 한 교도소 감방에 16세 소년이 수감돼 있다. 극단주 의 조직에서 일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소년이다. 세바레=AP 연합뉴스
유엔 “분쟁국, 아동 권리 회복에 나서야” 아프리카에서 최근 5년간 2만 명 이 상의 어린이가 ‘소년병’으로 동원됐다 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아프리카 내 아동 인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 적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 르면,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 프)은 최근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재건’ 보고서에서 “2016~2020년 서아프리카 와 중앙아프리카에서 최소 2만1,000명 의 아이들이 내전 등 무력 분쟁에 징집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05년 아동 징집·납치·성폭력 등을 감 시하는 시스템을 설치한 이후, 전 세계 아동 폭력 건수 4건 중 1건이 해당 지역 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세계 에서 가장 많은 수치”라고 전했다. 특히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2016~2 020년 징집된 소년병 수는 2005~2015 년 동원된 소년병 수와 맞먹었다. 최근 4년간의 수치가 그 이전 10년과 거의 비 슷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전쟁 등 무력 충돌에 동원되는 아동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소년병 증가의 원인은 카메룬, 모리 타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에 서 최근 수년간 무력 분쟁이 급증한 탓 이다.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장조 직들은 아이들을 납치해 테러 등에 동 원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6월 서아프 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테러 공격(150여 명 사망)의 범인 도 12~14세 아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5년간(2016~2020년) 해 당 지역에서 성폭력을 당한 아동 수도 2,200여 명에 달했다. 유엔은 아프리카 지역 아동 권리 회 복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 다. 유니세프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이 지역의 아동 수가 무려 5,700만 명이 며, 이들을 보호하려면 9,200만 달러 (약 1,091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이 중 절반이 부족한 상태 라고 밝혔다. 유니세프 마리 피에르 포 이리에 서아프리카 담당 디렉터는 “분 쟁 당사국들이 아동 권리 회복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지우 인턴기자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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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전면광고
HANHO KOREAN DAILY |
Culture & Life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
“만성적 불면증 겪으면 우울증 확률 2배 높아” 대화요법 ‘인지행동치료(CBT)’ 효과
현대인의 고민 ‘수면장애’ 여성이 남성보다 빈번 생리, 폐경 등 호르몬 변화 원인 사람들은 대체로 하루 3분의 1의 시 간(약 8시간)을 잠자는데 사용한다. 그 만큼 잠은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스트레스 혹은 과도한 스마트 폰 같은 각종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숙 면의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이나 조명 등 밝은 빛을 밤 에도 계속 접하게 되면 수면유도 물질 이 분비되기 어렵기 때문에 숙면을 취 하기 어렵다. 업무나 인간관계 등으로 부터 오는 스트레스 역시 수면장애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충분한 수면은 생사를 가르는 문제라
고도 지적하는 연구결과도 쏟아질 정 도로 ‘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매일 밤 잦은 각성으로 잠에서 깨서 뒤척이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 다. 급하지 않은데 화장실을 가느라 계속 깬다든지 깊은 잠에 들지 못해 매일 새 벽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이 형성 되며 수면장애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매일 7시간 이상 잠을 자면 주의력· 집중력이 높아지고 뇌 속 유해한 화학 물질과 독소를 청소하는 기능이 활성 화된다. 또한, 수면시간을 늘리면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 비만 등 질환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 일반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수면장애를 많이 겪고 있다. 이유는 생리, 폐경 등 체내 호르몬 변화가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50세 전후인 평균 폐경이 되기 1년 전에 멜라토닌(수면 전에 방출되어 밤에 스스로를 표현하는 수면/각성 주 기를 관장하는 호르몬)이 감소된다.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서 아침 잠이 많아지고 낮 시간의 졸음을 유발해 업무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신 체적 정신적인 피로도를 높이는 원인 이 된다. 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는 우울증까 지 유발시켜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 킬 수 있다. 만성적인 불면증(chronic insomnia)에 시달리는 사람이 숙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 률이 2배나 높다. 불면증을 위한 주된 치료법으로 행동 패턴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화 요법의 하나인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ural Therapy: CBT)가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생각에 초점을 맞춘 후 달성 할 수 목표에 대해 현실적으로 안식과 위안을 취해 정서적으로 현실적으로 치료를 도모하는 것으로 이완훈련, 수 면위생법 교육과 같은 인지행동 요소 들을 병용한 치료법이다. CBT에 근거한 다음 몇가지로 수면 패턴을 바꿔보는 것도 수면 장애를 극 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수면을 긍정적으로 재구성 (Reframe sleep positively) 만약 내가 새벽 3시에 깬다면 “아직 새벽 3시니 좋다. 앞으로 4시간을 더 자 도 되네”라며 새벽 3시 깬 사실을 긍정 적으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새벽 3시를 공포의 시간으로 기억하지 말고 사고 방식을 바꿔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시계를 보지 않도록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자 CBT의 오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잠 이 깼을 때 억지로 잠을 청하려 말고 조 용히 눈을 뜨고 깨어있는 편이 좋다. 눈 이 자연스럽게 감길 때까지 기다려보 자.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하 루 일과에 대한 마인드 관리를 비롯한 충분한 휴식을 동반하자.
15분의 법칙 (quarter of an hour rule) 15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이동 을 하는 것도 좋다. 침대에서는 정확히 수면만 취하도록 한다. 거실로 나가 책 일 읽거나 TV를 보다 다시 졸리면 침 대에 와서 잠을 청하도록 한다. 몇 번씩 깨면 이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서 침대 에서는 잠만 편히 잘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습관화시킨다.
나만의 맞춤 잠 패턴 설정 (Personalise your sleep) 잠들기 제일 좋은 시간은? 얼마나 자 야하나? 등 일반적인 정답은 없다. 여 러 시행착오를 거쳐 나한테 맞는 수면 패턴을 찾아야 한다. 2주 이상 잠드는 시간,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등을 설정 하고 그에 따른 상황을 기록하며 나아 지는 방향을 맞춰봐야 한다.
질주하는 생각을 관리하기 (Manage your racing mind) 끊임없이 해야할 일들에 마음을 쏟 지 말고 완전히 끊어버리는 연습이 필 요하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면 환경 보호 은은한 조명 역시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빛이 몸에 들어오면 몸은 낮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빛의 노출 은 깨어있게 하는 생체 경보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취 침 시간이 가까워 지면 조명을 어둡게 하며 수면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리고 완전히 소등하여 숙면할 수 있는 환경 을 만들어 준다.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건강한 식단 역시 중요한 요소이 다. 술과 담배 등은 당연히 수면에 악 영향을 끼친다. 일상에 피로로 어려움 을 겪는다면 10분 이내의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수면에 대한 믿음을 갖자 (Trust your sleep) 수면은 태어났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지속되는 행위이다. 호흡과 마찬가지 의 활동이기 때문에 원래부터 잘 해왔 던 것이라는 믿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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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문학지평
HANHO KOREAN DAILY |
2021년도 지난해에 이어 재외 한인문학을 구성하는 호주 한인 동포 작가들의 글을 게재합니다. 필진은 시 부문에 박기현, 장정윤, 정예지, 양오승 (가나다 순), 그리고 단편 테레사 리, 동화 이마리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격주로 시 1편과 단편 및 동화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연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브로큰힐 여행기 3회중 첫회>
오지가 너를 부른다 글 이마리 그림 백경
도대체 박기현
초록색 선은 시드니에서 브로큰힐까지 가는 여정이며 회색 실선은 돌아온 여정의 표시. 아웃백은 원래 패밀리식당이 아니라 호주 내륙의 반사막 지역을 말한다. 사진에서 흰 점으로 표시된 브로큰 힐 앞의 골짜기는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거대한 와디(wadi)이다.
언덕마저 사라진 평평한 사막 삶은 단조로운 인생의 연속이라며 여행가들은 호시탐탐 진기한 다른 삶을 찾아 떠나는 야릇한 방랑자이다. 그 낯선 곳에 익숙해질 즈음이면 또 다른 낯설기를 자처하면서 정처 없이 떠난다. 때 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비움의 여행이거나, 가 끔씩은 욕심껏 많은 것을 채워오기에 바쁜 욕심쟁 이가 되기도 한다. 미지를 향한 여정은 분명 가슴 설레지만 돌아올 집이 있기에 여행가는 더욱 행 복하다. 그래서 우리는 떨리는 가슴으로 브로큰 힐을 향한 오지 여행길에 올랐다. 이제 그 추억이 빛바랜 무광 액자로 내 인생에 한 조각 퍼즐로 들어앉으려 한다. 조각난 퍼즐의 먼지를 터는 지금 이 순간을 지나간 과거처럼 그 리워하자. 인생은 랜덤의 연속이거늘 우리는 어 느 순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까. 호주 시드니 에 사는 사람들조차 잠시 문명의 세계에서 벗어 나 사막이라는 곳을 느껴보고 싶어 했다. 어린왕 자 책속의 지리학자처럼 서재에만 머무르기보다 는 넓은 호주 대륙을 체험해 보고픈 욕망을 품고. “영원히 시들지 않을 듯 트래블 플래너의 꿈을 꾸는 남의편(ㅋㅋ)이여 파이팅! 길이 있기에 우리 는 떠나노라.” 물론 시드니 관광코스에는 사막체험이 있어 저 비스 베이의 하얀 모래 위에서 낙타타기, 모래썰 매 체험을 해보는 것만도 큰 행운이다. 그러나 이 런 재미 다 팽개치고 호주 오지의 고생을 찾아 떠 나기로 한 때는 태양의 고도가 제일 높은 1월로 찌 는 듯 무더운 날씨였다. 호주 동부 시드니(Sydney)에서 출발하여 브로 큰힐(Broken Hill)을 왕복하는 2400km의 대장 전이라면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두 번 왕복이 조 금 못 미치는 거리이다. 이만하면 한국의 거리감 과 호주라는 대륙의 거리감을 짐작할 수 있지 않 을까. 네 명이 교대로 온종일 달려야만 겨우 첫날 밤 예정 숙소인 코바에 어둡기 전에 닿을 수 있다 는 계산이 나온다. 위 지도에서 보듯이 더보(Dubbo)까지는 초록 색이지만 코바(Cobar)부터는 완전 누렇고 평평 한 사막지대로 사람이 사는 곳은 거의 보이지 않 는다. 그곳에서 한참 더 가면 아들레이드가 나오 나 이 지도에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브로큰힐 은 NSW주의 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브로큰힐 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느낌이 벌써 심상치 않다. 우리는 여행에 들뜬 마음을 눌러보려는 듯 투덜 거린다. “언덕마저 끊어진 곳이라니 볼 것 없는 누런 사 막이겠지. 가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삭막하고 숨 이 턱턱 막히는 이 느낌!” “맞아. 우리 왜 그 오지에 가는 거야?” 패트롤 2통과 마실 물 2박스가 맨 먼저 차 트렁 크에서 위용을 자랑하며 버티고 앉았다. 가는 도 중 주유할 곳 없는 사막에서 두 종류의 리퀴드는 생명줄이라고 수 명의 여행가들에게 조언을 받았 으니까. 땡볕에 고장이 날 경우에 대비하여 차주 는 차를 조이고 기름 치는 등 철저 점검을 마친 후, 동승자들도 몸을 털며 가벼운 체조를 해본다. “앗싸, 이제 광야를 달리는 거다!” 서부 퍼스에서는 12월, 1월 등의 여름(호주는 북반구에 위치해 남반구의 한국과는 완전 반대 기 후) 성수기에 양철지붕 위에 달걀을 놓으면 프라
배운 것 없이 이 세상을 산다 사랑은 연습이 없고 이별은 언제나 실전이다
백경작가 그림 *
이가 된다 하니 사막의 1월은 그야말로 불볕이었 다. “그래도 겨울여행은 사막 추위 때문에 움찔하 지 못하니 더위가 낫지!” 라며 두 커플이 완전 의 기투합이 되었다. 평소에는 별로 닮은 점이 없다 고 자처하는 시동생 내외가 우리 부부와 완전 찰 떡궁합인 때가 있으니 바로 여행이라는 마약 앞에 설 때이다. 끝내고 돌아서는 순간 입맛을 다시며 다시 지도 옆을 서성거리는 그런 중독증 말이다. 진정한 오지체험은 로드 킬 브로큰힐까지의 여정 중 도로에 즐비한 로드 킬 이야말로 고개를 돌리게 할 정도로 공포 그 자체 였다. 운전 중 로드 킬을 만나도 절대 눈을 돌리거 나 핸들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받았음에도 덩치 큰 사체를 피하고 나면 공포와 애처로움이 밀려왔다. 그러나 빈번하게 널브러진 사체를 접 하면서 점점 그런 감정이 무디어지고 있었다. 급 기야는 그 동물들이 시도했던 도전에 더 큰 박수 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왜일까? 그들 중 더러는 길 건너는데 성공해 안전하게 착륙했을 것이고, 더러는 눈앞에서 창자까지 펼 쳐진 채로 아귀다툼하는 시커먼 까마귀들의 밥이 되고 있었다. 어느새 그 처절한 잔해로부터 고개 를 돌리며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저건 약육강식과 자연 순환의 먹이사슬일 따 름이야.’ 사막의 동물들은 자동차라는 거대한 문명의 희 생양이 되면서도 줄곧 도로를 건너는 이동을 계속 하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2차선 도로에 띄엄띄 엄 무한대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체들이 그걸 말 해주었다. 그것은 험난한 바다에 떠도는 일엽편 주 피난민보트와 다를 게 없었다. 보트에서 떨어 져 나뒹구는 군상들은 물이나 먹이를 찾아 목숨 을 걸고 미지의 신세계로 이동하려다 더러는 부모 와 자식을 놓친 비운의 낙오자들이었다. 앞의 죽 음을 보면서도 길을 건너는 행렬을 멈출 수 없음 은 도로 건너편 막연한 환상의 섬에 닿기를 포기 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필 그 지역에서 운전대를 잡았던 겁쟁이 이 운짱도 수백 킬로미터 로드 킬에 차츰 익숙해져가 고 있었다. 도로 위의 희생양을 보면서 인류의 도 전과 역사가 되풀이되는 교훈을 읽어나갔다. 그 리고 현인인 체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려면 희생이 따르지. 항 상 더 큰 도전이 필요해.’ 널브러진 다섯 마리의 크고 작은 돼지가족의 몰 살 장면은 동승자 모두에게 꽤나 충격적이었다. 온 돼지 가족이 당한 참사 앞에 신경을 끈 채 차라 리 운전대를 잡은 나는 달리기에만 몰두할 수 있 어 어쩌면 운 좋은 운짱이었다. 다리를 벌러덩 위 로 벌린 채 등으로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는 어미 곁을 스쳐갔다. 여태 뜨거운 김이 운무처럼 솟아 올라 햇살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제발 편히 잠들기를.’ 브로큰힐까지 달리는 내내 제일 큰 문제는 로 드 킬을 피해야하는 운전기술이었다. 120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달리다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 는 거대한 동물을 피하려면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 에 없었다. 그럼에도 가끔씩 반대편에서 쏜살같 이 나타나는 차량을 종잡을 수가 없기에 정면에
서 오는 차량에 신경을 쓰면서 사체를 피해가야 한다. 그래서 이중 방어운전의 자세가 필요했다. 어쨌거나 동물의 충돌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사 륜구동 보닛 아래 부분에 돌출한 기다란 쇠막대기 – 무지한 나는 아직도 그 이름을 잘 모르지만- 를 붙이는 것도 십분 이해가 되었다. 차량도 많지 않 고 변화 없는 일직선 도로가 운전하기 편할 것 같 지만 실은 집중력을 무지하게 요구했다. 그러니 나 같은 겁쟁이 운짱에게는 옆에서 수다를 떨어 주는 동승자가 구세주였다. 너무 긴장한 것보다 는 나을 테니까. 사방에 초록 풀도 푸른 나무도 없이 누런 억센 잡풀만 무성한 들판을 양쪽에 두고 차는 하염없 이 달린다. 발목정도 오는 길이의 누런 잡초인 사 막의 유일한 건초 스피니펙스(spinifex)가 나타 난다. 그래도 오지의 유일한 이 억센 잡초 덕분 에 야생 캥거루와 산양이 살아간다니 신비의 풀 이기도 하다. “원주민이 이 건초 가루를 내 무기 만드는데 끈 끈한 풀로 썼다니!” 그 질긴 풀은 사막의 왕자다. 죽음 같이 누런 사 막에서 마침 눈에 띈 산양이 플라스틱 같은 그 줄 기를 열심히 흡입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 리는 오랜만에 발견한 생명체를 보며 의아함 반 경이로움 반으로 소리를 질렀다.. 물이 없는 곳에 생명체가 나타났다는 경이로움 도 잠시 와디가 나타난다. 그러고 보니 지도에 하 얗게 보이는 ‘와디(wadi)’라는 곳을 실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물이 흘렀던 곳이지만 건기에는 마른 골짜기가 된 곳이다. 이 런 사막에도 한 번 씩은 비가 온다는 증거일 테니, 오지에서도 생명이 살아가도록 설계된 자연의 질 서가 경이로울 따름이다. “이런 가는 물줄기가 다른 생명을 살린다는 족 적이구려!” “그렇지. 자연의 공생인 거지.” “아, 공생!” 도로와 사체에 익숙해져 운전에 자신감이 붙을 무렵 차가 끼익, 스키드자국을 내며 쏜살같이 미 끄러지고 말았다. 작은 송아지만큼 큰 캥거루 사 체 앞에서 급정거했지만 거의 차를 들이박을 뻔 했다. 소중한 세 인간을 공포에 떨게 했다는 죄목 으로 남편에게 항의도 못한 채 나는 운전대를 뺏 기고 말았다. 난 씩씩거렸다. “휴,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 저 덩치 큰 캥거루 녀석 때문이라고!” 나는 잠깐 고개를 핸들에 박고 사체를 못 본 척 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헐떡거리는 캥거루 배에 서 흘러나온 창자가 부연 수증기를 내뿜는 게 어 른거렸다. 고개를 돌리며 나는 정신 나간 주술사 마냥 중얼거리고 있었다. “괜찮아. 조금만 견뎌. 건조한 땡볕이 너를 차 라리 미라로 만들어줄지도…….” 그러나 삽시간에 시커먼 고양이만이나 한 까 마귀들이 떼를 지어 날아들었다. 어떻게 신통한 저녁거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걸까. 남편이 말했다. “자연의 섭리지. 먹이사슬에 순응하는 거야.” 자연과학을 한 그의 메마른 답에 나는 다른 답 을 찾아 반항하고 싶어진다. 좀 더 인간적인 답을 찾지 못한 채 의도적으로 재촉만 한다.
사람이 사람을 슬퍼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이 사람을 낳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낮이면 타는 태양이 밤이면 울어 비가 내리고 애써 피운 봄꽃들이 하강하는 어둠 속으로 아무 단서도 없이 계절이 새롭게 발을 댄다 사우스포트 거리에는 살 찐 쥐들이 넘치고 새보다 마른 노숙자들은 언제나 취해 있다 그들은 알고 있다 취해야 바로 보이는 세상을 며칠 전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는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세상을 향해 앓다가 갔으니 그는 전사한 것이다 자신을 부화하고 관속에 담겨 돌아서 가는 아버지를 잡고 후배는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도대체 알 수가 없는 방정식이라서 노숙자가 저녁 노을이 물들어 가는 거리를 이불이며 옷가지가 담긴 트롤리를 끌고 비틀거리며 간다 도대체 이세상은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박기현 시인 캥거루 문학회
“밖에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달려요. 시 간이 금인데.” 그에게 운전대를 뺏긴데 대한 최대한의 보복이다. 갑자기 어린 시절 멋모르고 고무줄넘기 하며 불렀던 노래가 떠오르는 건 웬 일일 까. 어쩌면 사체를 건너왔기 때문인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 로. 낙동강아 흘러가라 우리는 전진한다.” 어린 시절 멋모르고 부르던 소녀들 노래 가 으스스한 전장 노래였음을, 무심코 달 려온 이 길이 피난민 보트의 행렬이었음 을 이제야 깨닫는다. 과연 이렇게라도 인 간과 자연은 나름의 순환을 계속해야 하 는 걸까?
비움의 여행이고 싶었는데 어느새 나는 사유하는 욕심쟁이가 된다. 어디선가 바 람처럼 숨소리처럼 속삭임이 채근한다. “오지가 너를 부른다. 어서 달려가 보렴.”
백경작가 그림 *
작가소개 : 그림 작가 백경선생은 청산에 묻혀 그림이 일상이고 일상이 예술인 자유로운 영혼. 이마리 작가와 호주의 붉은 흙을 좋아하는 성향이 맞아 3 회로 연재될 브로큰힐 여행 글에 그림으로 살아있는 자연의 혼을 불어 넣어주기로 단합하다. 센트럴코스트에 묻혀 사는 이마리 작가는 청소년 역사소설 <대장간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동학소년과 녹두꽃> 에 이어 삼대 째 이어지는 독립군이야기 집필에 열을 쏟고 있으니 멋진 독립군의 탄생이 목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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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HO KOREAN DAILY
LIFE
책과 세상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B23
현대인은 코로나 이전부터 만성 고립 상태였다 미증유의 감염병 재난 상황으로 ‘고립의 시대’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비대면 원격 근무가 일상화됐고 친목 모임의 횟수도, 규모도 줄었다. 사회적 단절로 외로움과 고립감이 깊어진 데서 비롯된 우울증을 뜻하는 신조어인
고립의 시대 노리나 허츠 지음 홍정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492쪽 | 2만2,000원
‘코로나 블루’도 익숙한 말이 됐다. 코로나19로 가족 외 모든 사회적 관계가 소원해졌음이 통계청 조사 결과로도 확인됐다.
21세기 외로움은 정치적 위기
으로 대우받고 싶은 욕구의 표현이라 는 이야기다. 사회가 원자화되고 외로움이 커진 이 유는 다층적이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 망서비스(SNS)에 집중하면서 인간 고 유의 소통 능력을 잃었고, 도시가 커지 고 익명성이 강화되면서 무심함과 적대 감이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 형태가 확 산하는 긱 이코노미는 노동자가 상시로 별점으로 평가받는 ‘감시 자본주의’다. 저자는 특히 신자유주의가 오 늘날 외로움이 커지는 데 핵심 적 역할을 했다고 했다 주장한다. 신자유주의 이념으로 소득 과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면 불 서 공동체 공동체가 무너졌고, 거 대 기업과 기업 거대 금융에 큰 권력과 재량권이 권 주어지면서 많은 이 주어 가 ‘국가가 시장에 속박돼 속박 국민을 돌 보지 않는다’고 여기
하지만 영국의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 는 신간 ‘고립의 시대’(원제 The Lonely Century)를 통해 스마트폰과 도시의 비대면 시스템, 감시 노동에 갇힌 채 살 아가는 21세기 현대인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이미 만성 고립 상태에 있었다고 지적한다. 물질만능주의와 인간 소외, 정치에 대한 혐오와 냉소, 공동체 와해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위험 요소를 ‘외 로움’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외로움은 움은 정서 적 상태만이 아닌 고용주나 용주나 정 부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지 못하 는 정치적·경제적 배제 등을 포 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다. 단순 히 남과 가까워지고 싶은 소망을 넘어 공정하 고 다정하게 인격적 노리나 허츠.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초경쟁 신자유주의가 핵심 역할 위드 코로나에도 고립감은 여전 스마트폰 벗어나기 등 제안도
기 시작했다. 초경쟁과 이기심 추구 등의 자질을 앞세운 신자유주의는 인간관계 에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만성화되고 있 는 외로움에 대해 저자는 ‘외로움 위기’ 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정신 건강 문제 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외로움이 알 코올 의존증이나 비만 못지않게 신체 건 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은 다양한 연구 결과로도 나와 있다. 무엇 보다 외로움은 정치적 위기다. 저자는 우파 포퓰리즘의 배경도 외로움에서 찾 았다. 그는 “야만과 퇴보가 아닌 고립과 정상적 사회관계의 결여”라는 한나 아 렌트의 나치즘 추종자에 대한 분석을 언 급하며, 포퓰리즘 정치인이 경제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유권자의 고립감 을 포착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소속
외로움은 몸과 마음에 상흔을 남긴다. 영국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에 따르면 외로움에 대한 면역은 코로나19 이후 인류에게 떠오를 가장 시급한 화두다. 게티이미지뱅크
감과 인정을 바라던 소외계층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결속감 고취에 열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동체 공백을 비집고 들어가 대규모 의 례와 같은 집회를 수시로 열었고, ‘우리 가(we)’와 ‘우리를(us)’을 외쳤다. 저자는 서문에서 외로움 위기의 규모 를 짚어내고, 이 위기 극복을 위해 각자 의 역할을 알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 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행동을 촉 구하기 위해, 공허한 주장만 늘어놓지 않고 수많은 연구와 인터뷰, 경험 등을
결책을 제시한다. 긱 이코노미 노동자 보호 법안과 SNS 기업의 유해한 행위로 부터 사회를 보호할 법안 마련, 스마트 폰에서 벗어나 이웃에게 말 걸기 등 의미 있는 구체적 조치를 제안한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다 시 모임을 갖게 됐지만 우리의 외로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스마트폰을 잠 시라도 한쪽에 치워 두고, ‘외로운 세기’ 에서 벗어날 작은 한 걸음이라도 내디뎌 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활용했다. 참고문헌 목록이 90쪽에 이 를 정도로 다양한 자료를 인용했다. 책의 상당 부분은 신자유주의가 현대 인을 협력자가 아닌 경쟁자로, 돕는 사 람이 아닌 투쟁하는 사람으로 만들었 다는 흔한 비판에 할애돼 있다. 하지만 평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자본 주의를 공동선과 연결하고 자본주의의 심장부에 돌봄과 온정과 협력을 놓아야 한다”는 대의적 명제와 함께 정부, 대기 업, 기관뿐 아니라 개인이 할 수 있는 해
김소연 기자
농약에서 독가스 탄생$ 전쟁에 복무했던 화학의역사 “새로운 화학물질의 합성에 꼭 필요 했던 과학은 대부분 19세기와 20세기 의 제국주의적 야망이라는 문화적 맥 락에서 등장했다.” 미국 노던애리조나대 환경독성학과 교수인 프랭크 A. 폰 히펠은 이달 국내 에 출간된 ‘화려한 화학의 시대’에서 19 세기 이후 화학의 발전사를 이렇게 요 약한다. 기근을 예방하고 질병을 옮기 는 동물들을 퇴치하려고 농약을 개발 한 과학자들은 곧 자신들이 만들어낸 화학물질들이 살인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농약과 화학무기는 동전의 양면처럼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고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러서 는 훗날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까 지 독가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가의 부름을 받았던 과학자들은 찬사와 명 성을 거머쥐었고 엄청난 발견을 위해서 는 끔찍한 위험도 기꺼이 감수했다고 폰 히펠은 평가한다.
화려한 화학의 시대 프랭크 A. 폰 히펠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 발행 424쪽 | 2만3,000원
질소 비료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길 을 열었던 프리츠 하버의 사례가 대표 적이다. 그는 대기 중의 질소를 이용해 산업적으로 암모니아를 합성해낸 공 로로 1918년도 노벨화학상을 수상 했지만 세계적 비난에 시달렸다. 하버 가 독일군에 협력해 독가스(염소가스) 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진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1915년 4월 22 일 벨기에 이프르 근처에서 5,730개의 가스통에 들어 있는 150톤의 염소 가 스를 방출하는 작업을 감독하기도 했 다. 녹황색 가스는 흐르는 물처럼 지표 면을 타고 참호로 흘러들었고 얼마간
고종 최측근^독립운동가$ 김가진의 삶 대동단 총재 김가진 장명국 지음 석탑출판 발행 248쪽 | 2만원
고종의 최측근이었던 동농(東農) 김 가진은 대한제국 대신 가운데 독립운 동을 위해 망명까지 했던 유일한 인물 이다. 1919년 고종 서거 후 73세의 고 령에 조선민족대동단 총재를 맡아 일 제에 저항했으며, 중국 상하이로 망명 해 대한민국임시정부 고문, 김좌진 장 군이 이끈 북로군정서 고문을 맡아 독 립운동을 이어갔다. 장명국 내일신문 대표가 최근 펴 낸 ‘대동단총재 김가진’은 조선 헌종 때인 1846년 태어나 일제시대 때 눈 을 감은 개화파 관료이자 한국 최초 의 재외공관 상주 외교관 중 한 명이 30
었던 김가진의 삶을 다룬다. 조선시대 서얼 출신으로선 보기 드물게 종1품 에 오른 그는 일본어와 중국어에 능통 해 주일본판사대신을 지내면서 고종 의 외교를 도왔다. 관직에서 물러난 뒤 엔 대한협회 회장을 맡아 계몽운동에 나섰다. 고종 서거 후 동농은 본격적으로 항 일운동에 뛰어들었으나 일제의 감시 가 심해지자 아들과 함께 중국 상하이 로 망명을 떠났다. 건강이 악화하면서 3년 뒤 1922년 세상을 떠났다. 이 같 은 독립운동 이력에도 그는 아직 독립 유공자로 서훈을 받지 못했다. 충남 관찰사 시절 의병운동을 진압하고 경 술국치 당시 일제에 남작 작위를 받은 것이 걸림돌이 됐다. 저자는 그의 의병 운동 진압이 단지 고종의 신하로서 한 것일 뿐이란 점 등을 들며 “되도록 그 때의 시점에서 그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경석 기자
지난 2018년 내전이 벌어지던 시리아에서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해 2 월 25일 동구타 지역에서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 대원들이 가스 공격을 당한 이후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명과 총성이 일어났다가 잦아들었 다. 구름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숨을 쉬 려고 얼굴과 목을 쥐어뜯다가 죽어간 프랑스 군인들이 발견됐다. 역사상 처 음으로 대량살상무기가 사용된 순간
이었다. 하버는 자신이 질소를 고정하는 기 술을 개발한 덕분에 독일이 오랫동안 백기를 들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자 평했다. 질소는 모든 폭약의 핵심 성분
다름을 포용할 방안은? 12인의 고민 다름과 어울림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 기획 동아시아 발행 308쪽 | 1만6,000원
누가 세웠는지도 모르는 ‘정상’의 잣대를 들이밀며 누군가를 평가하는 데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닌데, 지금까지 얼 마나 많은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지 않고 틀린 것으로 보았던가. 12인의 글로 엮인 ‘다름과 어울림’은 다양한 개개인을 존중하고 포용할 방 안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다. 저자들 은 각자의 분야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 로,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 현실을 꼬 집고 대안을 제시한다. 예컨대 박지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방송에서의 성 소수자 재현에
대한 무관용, 동성 간 성애 표현에 대 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 문 제를 비판한다. 이러한 무관용과 중 징계는 성 소수자의 욕망을 비정상적 으로 규정하고 삭제시킴으로써, 이들 을 없는 존재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다양성을 포용 해야 하는가. 책에서 윤태웅 고려대 전 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차별로 인한 고통을 동료 시민이 더 이상 받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또한 “고정관념이 줄고 정보는 더 개방적으 로 교환될 수 있다. 서로 다른 관점이 나 문제해결 방식이 창의적으로 융합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대현 영화 평론가는 “문화적 취향의 확대가 지식 과 교양, 생각과 가치관을 넓고 깊게 만들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시선을 가지게 한다”고 설명 한다. 채지선 기자
이었기 때문이다. 폰 히펠에 따르면 전 쟁의 마지막 해에 독일에서 질소를 고 정하는 하버 공정으로 생산된 질소 화 합물의 양은 20만 톤이 넘었다. 전장은 자연스럽게 화학자들의 실 험실로 옮겨졌다. 효과적인 폭약과 전 쟁용 독가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최 초의 합성 유기 농약이 개발됐고 반대 로 살충제를 이용한 독가스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프랑스의 화학자들은 19 세기부터 해충 방제에 사용되던 사이 안산(청산)을 독가스로 활용하는 방 안을 찾았고, 미국에서는 1만7,000명 의 화학자들 가운데 3분의 1이 전쟁을 준비하던 연방정부에서 일했다. 전쟁 부 장관이 “화학자들보다 우리의 국가 적 성공에 더 필요한 전문가는 없다”라 고 강조할 만큼, 화학자들은 전쟁의 핵 심동력으로 떠올랐다. 전쟁이 끝날 때 까지 9만 명이 화학무기에 희생됐다. 가스에 부상한 사람은 130만 명에 이
르렀다. 폰 히펠은 저서에서 ‘화학은 부도덕 한 학문이며 화학자들은 사악하다’라 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전쟁에 복무했 던 화학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동시에 인류가 겪었던 수많은 재난에 맞서온 화학자들을 소개한다. 독가스를 만들 어낸 화학과 보르도 소독액을 만들어 감자 잎마름병이 일으키는 대기근으로 부터 유럽을 구해낸 화학을 분리하기 어렵다. 화학의 역사를 안다면 그것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 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기근이나 질병 을 예방하겠다는 의도로 설계한 화학 물질들이 결과적으로는 해악을 끼치 는 데에 이용되었고, 해악을 위해서 설 계했던 화학물질들이 훗날 좋은 일에 사용된 경우도 불편할 정도로 많았다” 면서 “이것은 좋든 싫든 세상을 화학의 시대로 변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라 고 강조한다. 김민호 기자
재앙 원인은 인간, 사회 구조를 바꿔라 둠: 재앙의 정치학 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 21세기북스 발행 752쪽 | 3만8,000원
스타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미 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교수의 신 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역 사적 분석이다. 퍼거슨 교수는 ‘금융의 지배’ ‘증오 의 세기’ 등의 저서로 국내에서도 잘 알 려져 있다. 그는 신간 ‘둠: 재앙의 정치 학’을 통해 화산 폭발로 멸망한 고대 도시 폼페이, 중세의 페스트, 현대의 체 르노빌 원전 사고 등 인류가 겪은 수 많은 재난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코 로나19 팬데믹을 문명사적 관점에서 짚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최악의 감염병 과 끊임없이 사투를 벌였고, 종말론 적 예측도 많았지만 과학기술이 발달 한 오늘날에는 죽음과 종말에 무감 각해졌다. 하지만 선진화된 정치 시스 템과 기술을 갖추고도 우리는 2020 년에 코로나19라는 예측 못 한 대재 앙을 맞았다. 코로나19의 감염력뿐 아니라 국제적·지역적 네트워크가 원 인이었다. 과학적 진보의 성과를 글 로벌 경제의 세계화가 상쇄해 버린 것 이다. 따라서 저자는 재앙의 원인은 인간 임을 강조하고 회복 재생력이 큰 사회 를 향한 사회적·정치적 구조의 변화를 역설한다. 의학사·역학·네트워크 이론· 역사동역학(cliodynamics) 등 다 방면의 연구를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 을 자랑하는 책으로, 이 점이 오히려 논점을 흐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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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2021년 11월 25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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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HANHO KOREAN DAILY |
대구FC “우리가 올 시즌 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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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앙숙 디섐보와 켑카 ‘더 매치’서 1대 1 격돌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헤이븐의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열린 제43회 라이더컵 에서 브룩스 켑카(왼쪽)와 브라이슨 디섐보가 오프닝 세리머니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헤이븐=로이터 연합뉴스
2019년 이후 수차례 충돌^독설 마이크 차고 경기, 대화에 관심
대구FC의 이근호(가운데)가 2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A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1^2위 팀 전북^울산과 잇따라 대결 대구가 결정한다. 현재 승점까지 같은 1 직력이 단단한 대구를 최종전에서 마주 결과 따라 K리그1 시즌 우승팀 결정 위 전북(승점 70점·67득점), 2위 울산(승 해야 한다. 다득점에서 불리한 울산은 FA컵 결승전도 ACL 티켓 변수로 대구 우승 땐 4위 팀까지 진출 가능
프로축구 대구FC가 K리그1의 ‘킹메 이커’로 등극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남아 있는 단 2경기에서 우승 후보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를 잇달아 상대하기 때 문이다. 대구가 어느 팀에 이기느냐, 혹 은 어느 팀에 몇 점을 내주느냐에 따라 전북과 울산의 희비가 갈리게 된다. 24일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현재 리 그 3위(승점 55점)인 대구는 이미 우승 권 밖이다. 하지만 어느 팀이 우승할지는
점 70점·62득점)과 연이어 맞붙기 때문 이다. 대구는 28일 전북을 홈으로 불러 들여 37라운드를 치른다. 마지막 38라 운드가 열리는 12월 5일에는 울산 원정 을 떠난다. 두 경기 모두 2021시즌 K리 그1 우승팀을 결정하는 빅매치다. 먼저 대구를 상대하는 전북은 상대적 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다. 올 시즌 전적 에서 2승 1패(5득점 4실점)로 앞선다. 24 일 FA컵 결승 1차전의 피로가 덜 풀린 대구를 상대해 체력적으로도 유리하다. 다만 0-1 패배를 맛봤던 DGB 대구은 행파크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은 부 담이다. 울산은 이번 시즌 전적에서 대구에 1 승 2패(4득점 5실점)로 뒤처져 있다. 조
경기당 2.5골 이상씩을 더 넣어야 한다. 하지만 공격에만 집중하다간 도리어 승 점까지 놓칠 위험이 있다. 울산은 2019 시즌 최종전 패배로 아쉽게 우승컵을 놓 친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엔 포항 스틸 러스가 울산에 1-4 대패를 안겼다. 대구의 행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전북, 울산뿐만이 아니다. 4위 제주 유나 이티드부터 5위 수원FC, 6위 수원 삼성 까지 대구의 FA(대한축구협회)컵 우승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내년도 아시아축 구연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 출 티켓이 대구의 FA컵 우승 여하에 달 렸기 때문이다. 한국에 배정된 ACL 티켓은 ‘2+2’장 이다. K리그1 1위 팀과 FA컵 우승팀이
프로축구연맹 제공
ACL로 직행하고, 2, 3위 팀은 타국 리 그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출전권을 받 는다. 그런데 3위 대구가 FA컵 우승을 차지 하면 3위 몫으로 배정된 ACL 플레이오 프 티켓은 4위에게 넘어간다. 남은 2경기 에 따라 6위 수원 삼성까지도 ACL 티켓 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치열했던 K리그1 2021시즌의 마지막 에 웃는 팀은 어디일까. ‘키맨’ 대구는 단 지 우승 들러리로 남기를 거부한다. 대 구 역시 남은 2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마 지막 홈 경기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 로 장식한 뒤 내달 11일 FA컵 결승 2차 전에서 우승까지 거머쥐며 누구보다 더 크게 웃겠다는 각오다. 대구는 킹메이커를 넘어 2022시즌 우 승 후보를 꿈꾸고 있다. 최동순 기자
20초 만에 실점$ 사라진 포항의 꿈 12년 만에 ACL 우승 도전했지만 알힐랄에 0-2 석패$ 준우승 그쳐 포항 스틸러스가 12년 만에 아시아축 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 상 도전에 나섰지만 ‘호화군단’ 알힐랄 (사우디)에 무릎을 꿇었다. 포항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 비아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알 힐랄과의 2021 ACL 결승전에서 0-2 로 패하고 준우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20여 초 만에 실점하면서 끌려간 게 뼈 아팠다.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포항은 올 시즌 주축 선수 여럿이 이적하거나 부 상당하고 외국인 선수 다수가 제 몫을 못하는 등 어려운 시즌을 보낸 끝에 12 년 만에 결승에 올라 ‘기적’을 기대하게 했지만, 통산 4번째 우승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12년 전 선수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김기동 포항 감독은 사령탑으로 서 첫 우승을 일구는 것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명의 알힐 랄 팬들 앞에 선 포항은 초반부터 어려 운 시간을 보냈다. 경기 시작 직후 크베 시치가 제대로 잡아놓지 못한 공을 나세 르 알다우사리가 먼 거리에서 슈팅, 그대 로 포항 골문을 갈랐다. 20여 초 만에 내 준 실점이었다.
포항 스틸러스의 수비수 권완규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상대 공 격수의 태클을 피해 공을 따내고 있다. 리야드=AFP연합뉴스
초반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가려던 포 항은 이 실점 하나로 모든 게 크게 꼬였 다. 실점 직후 포항은 더 경직됐고, 전반 10분이 넘도록 알힐랄의 기세에 밀려 자 기 진영을 제대로 벗어나지도 못했다. 기세를 올린 알힐랄은 프랑스 대표 출신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를 경험한 바페팀비 고미스, 지난 시즌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에서 EPL 11골 을 넣은 마테우스 페레이라 등 호화 공 격진을 앞세워 포항 진영을 몰아쳤다. 전반 13분이 지나자 포항도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신진호 가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 왔고 이를 임상협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
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다시 위기가 찾 아왔다. 전반 21분 모하메드 알부라이 크의 프리킥, 전반 24분 고미스의 터닝 슈팅 등이 위협적으로 이어졌다. 포항은 전반 45분 신진호의 프리킥을 권완규가 회심의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 퍼 정면으로 향했다. 0-1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친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크베시치와 이수빈을 빼고 전민광과 고영준을 투입했다. 하지 만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후반 10 분 페헤이라가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찬 프리킥 직접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 간 것을 포함해 골에 가까운 상황을 알
힐랄이 더 많이 만들었다. 결국 포항은 후반 18분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에서 뛰었던 무사 마레가가 고미스의 침투 패 스를 받아 전민광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으로 골문 을 갈라 6만여 관중석을 메운 홈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결국 포항은 20여 초 만에 내준 불의 의 실점을 90분 내내 극복하지 못하고 0-2 패배를 맛봤다. 아쉬운 결과지만 준우승만으로도 시 즌 초 기대를 웃도는 성적이다. 포항은 지난 겨울 ACL 출전권 획득에 기여한 주요 선수들 여러 명이 팀을 떠났다. 득 점 2위 일류첸코는 전북현대로, 4위 팔 로세비치는 FC서울로 떠났다. 든든하 게 후방을 지켰던 베테랑 김광석도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주전 공격수 송 민규는 올림픽 출전 직후 전북으로 팀을 옮겼다. 결승전에서도 주축인 골키퍼 강현무 와 미드필더 이승모를 한국에 두고 원정 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강현무는 부 상을 당했고, 이승모는 병역 관련 봉사 시간 미달로 출국하지 못해 이번 원정 선수단에서 빠졌다. 김 감독은 이승모 대신 크베시치를 투입하며 팔라시오스 를 전진 배치하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결 승전까지 ‘잇몸’만으로 승리를 따내기는 어려웠다. 김기중 기자
브라이슨 디섐보(28)와 브룩스 켑 카(31)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를 대표하는 장타자이자 스타 플레 이어다. 이들은 골프계의 대표적인 ‘앙숙’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이 필드 에서 둘만의 맞대결을 펼친다. 디섐보와 켑카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더윈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더 매치’에서 격돌한다. ‘더 매치’는 2018년 타이거 우즈(미 국)와 필 미켈슨(미국)의 1대 1 대결 을 시작으로 유명인사들 간의 대결 을 열어왔다. 이번에 열리는 디섐보 와 켑카는 다섯 번째 대회이자 우즈 와 미켈슨 이후 첫 1대 1 대결이다. 디섐보와 켑카는 나란히 PGA 투 어 통산 8승을 보유하고 있는 톱랭 커다. 현재 세계랭킹은 디섐보가 7위, 켑카는 16위다. 이들은 미국 국가대 표로도 함께 활약해왔다. 언뜻 가까 운 동료로 보이나 실상은 앙숙으로 유명하다. 두 선수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2019년 초. 켑카가 디섐보의 경기 진 행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고, 이에 디섐보는 켑카의 캐디에게 항의했다. 이후 둘은 서로에 대해 언급하지 않 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머 지 않아 다시 충돌했다. 이듬해 1월 디섐보는 켑카의 화보를 보고 “복근 이 없다”고 비아냥거렸고, 켑카는 당 시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던 디섐보의 아픈 곳을 찔렀다. 둘의 신경전은 올해 5월 크게 불거 졌다. 켑카가 방송 인터뷰를 하는 동 안 디섐보가 쇠징이 달린 스파이크 를 신고 지나갔고 켑카는 그 소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둘 은 SNS를 통해 서로에 대한 불쾌함 을 표현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으르렁거리던 두 선수는 지난 9월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 더컵에서 한결 달라진 분위기를 선 보여 눈길을 끌었다. 미국팀 단장은 두 선수로부터 팀 워크를 위해 노력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이들은 대 회 중 악수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더 매치’를 앞두고 다시 틀 어지고 있다. 이들은 라이더컵 당시 에는 억지로 연출한 것이라고 밝혔 다. 골프위크에 따르면 켑카는 “(우 리는 서로) 관계가 없다”고 말했으 며 디섐보 역시 “서로를 무시하는 사 이”라고 냉담하게 답했다. 지난 20일에는 디섐보가 더윈골프 클럽 호텔 옥상에서 드라이브샷으 로 켑카의 얼굴이 그려진 목표물을 강타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약 187m 높이의 호텔 옥상에 서 무려 521야드를 날려 골프장 코 스 위에 놓인 켑카의 사진을 맞춘 뒤 환호했다. 디섐보는 “이번 대회에서 켑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 는 나를 싫어한다”며 “켑카는 나를 괴롭히려 하지만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최근 대회에서 컷 탈 락하기도 했는데 뭐라고 해 줘야 할 지 모르겠다”고 공격했다. 켑카 역시 디섐보를 향해 날 선 반 응을 보이고 있다. 켑카는 “서로에 대 해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가 먼저 약속 을 깬 쪽은 디섐보였다. 그에 대한 대 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많은 골프 팬들이 이번 대결에 관심을 보일 것이 다. 나는 그들 앞에서 내가 뱉은 말을 지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디섐보와 켑카의 맞대결은 12개 홀 매치 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선수는 마이크를 착용하고 경기 에 임한다. 세기의 라이벌이 된 이들 이 경기 중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기중 기자
프로야구 KIA 단장에 장정석 前 히어로즈 감독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새 단장에 장정석(48^사진)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 이 선임됐다. KIA는 24일 “장정석 현 KBSN 스포 츠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 다”고 발표했다. 장정석 단장은 덕수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02년 KIA로 이적 해 3년을 몸담은 뒤 2004년 은퇴했다. 현역 통산 기록은 타율 0.215, 홈런 7 개, 75타점이다. 이후 현대 구단과 히어 로즈 구단에서 프런트로 경험을 쌓았 고, 2016~2019년까지 히어로즈 감독을
지냈다. KIA 구단은 “장정 석 단장은 KIA에서 3 년간 선수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누 구보다 구단 분위기 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프런트와 선수 단의 화합과 소통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데이터 기반의 선수 관리와 운영 능력도 탁월하 다”고 기대했다. 장 단장은 25일부터 광주 KIA챔피언 스필드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강주형 기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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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B25
드라마 ‘완다비전’
- 디즈니플러스·9부작·12세 이상
영화 ‘레드 노티스
넷플릭스 영화 ‘레드 노티스’는 출연 배우만 으로 눈길을 끈다. 라 이언 레이놀즈(왼쪽부 터)와 드웨인 존슨, 갈 가도트를 한곳에 모았 다. 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1부작·15세 이상
슈퍼히어로 완다(오른쪽)와 비전은 결혼식을 올리고 교외 한적한 곳에 신혼집을 마련한다.
사라진 클레오파트라의 달걀은 누구 손에$ 출연진이 화려하다. 영화 ‘원더우먼’ 시리즈로 유명한 갈 가도트, 영화 ‘데 드풀’ 등으로 인기를 모은 라이언 레이 놀즈, 프로레슬러 ‘더 락’으로 이름이 더 높은 드웨인 존슨이 출연한다. 장르 는 액션 코미디. 액션 영화에 능하고 웃 음까지 책임질 수 있는 배우들이 연기 호흡을 맞췄으니 기대를 모을 만하다. 하지만 일단 기대는 크게 가지지 않는 게 좋다. ���엖폲않픦 삺먎픒 ���픊않 고대 로마의 정치가 안토니우스는 연 인 클레오파트라에게 특별한 결혼 선물 을 한다. 거대한 달걀 모양 귀금속 3개 였다. 클레오파트라의 달걀로 알려진 이 귀금속은 전설로만 전해진다. 한 농 부가 1907년 2개를 발견하면서 전설은 현실이 된다. 나머지 1개 역시 현존한다 고 믿어진다. 문화재 절도 1인자를 자부하는 부스 (라이언 레이놀즈)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달걀을 노린다. 인터폴 요원 하틀리(드웨인 틀리(드웨인 존 슨)가 정보를 입수하고 수하고 도 난을 막으려 한다. 다. 두 뇌도 몸도 빠른 부 스는 강탈에 성공 공 하나 하틀리 역시 시 남다른 능력을 지 넷플릭스 영화 ‘레드 노티스’ 는 텐트폴답게 다양한 볼거 리를 제공하려 한다. 넷플릭스 제공
라이언 레이놀즈^드웨인 존슨$ 액션^코미디 연기 눈길 끌지만 엉뚱한 반전에 재미 반감되기도
닌 요원이다. 부스의 은신처를 찾아내 고, 클레오파트라의 달걀 역시 회수한 다. 하지만 달걀은 수송 중에 사라지고, 하틀리는 이에 연관된 혐의로 체포된다. Ύ졂 많슫 켆몒픦 뫟 부스와 하틀리는 러시아 한 교도소에 서 감방 동료로 만난다. 둘은 클레오파 트라의 달걀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논의 한다. 비숍이라는 별명을 쓰는 문화재 도둑 사라(갈 가도트)가 수를 썼다는 결론에 이른다. 러시아 무기상이 보유하 고 있는 두 번째 클레오파트라의 달걀 을 훔치려 하다 보면 사라를 마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문제는 탈옥. 부스 와 하틀리는 어느새 친밀한 사이가 돼 목숨 건 모험에 나선다. 영화는 세계 명승지를 오 바하마 간다. 로마와 로 제도, 스페인 발렌 시아, 영국 런던, 시아 이집트 카이로 이 등의 풍광이 화 등 면을 채운 다. 면 코로나19로 해 코 외 여행 앞에 장 벽에 세워진 시기, 앉아서 눈 호강이 가 능하다.
Ώ잳 찮힎쁢 짦헒펞 짦헒 영화를 전개하는 엔진은 코미디다. 떠 버리 부스의 수다와 엉뚱한 행동이 곧 잘 웃음을 빚어낸다. 레이놀즈의 전매특 허다. 레이놀즈와 존슨은 톰과 제리처럼 다투다가 협력하며 영화 전반부의 재미 를 책임진다. 높은 하늘에서 낙하하듯 떨어지다 도 시 공간을 헤집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역 동적이다. 가도트가 선보이는 액션 역시 볼거리다. 몇 차례 반전이 있기도 하다. 반전의 중심에는 사라가 있다. 사라는 악당인지, 선한 인물인지 종잡을 수 없 다. 그는 어느 편인지, 누구의 연인인지, 헛갈리는 행보를 보이기도 하며 극적 재 미를 주려고 한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몰아보기 지수: ★★☆
(★ 5개 만점, ☆은 반개)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으나 딱 달라 붙지는 않는다. 장면 장면이 눈길을 잡으 나 영화 전체가 인상적이지는 않다. 좋은 식재료가 맛있는 요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나 반전은 코미디라 고 해도 지나치게 엉뚱하다 싶어 맥이 빠진 다. 제작비는 2억 달러. 할리우드 텐트폴이 다. 대자본과 스타 배우들이 시너지 효과 를 내지 못한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저 심심풀이용으로 영화를 즐기려 한다면 나쁘지는 않다. 스타 배우들의 협업 때문 일까. 넷플릭스 제작 영화로는 공개 첫날 가입자 이용 기록이 사상 최고치였다고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엔드게임’ 이후$완다와 비전이 결혼했다고? 남녀가 결혼식을 막 치른다. 식을 마친 후 차를 몰고 한적한 교외 저택으 로 향한다. 안락해 보이는 2층 신혼 집 이다. 신부는 완다(엘리자베스 올슨), 신랑은 비전(폴 베타니)이다. 마블 영 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왔던 슈퍼히 어로들이다. 완다는 마법을 지닌, 스칼 렛 위치라는 별칭을 지닌 인물이다. 비 전은 인간의 감정을 지닌 안드로이드 다. 둘은 서로 연정을 품고 있는 사이. 슈퍼히어로 생활을 벗어나 결혼하는 게 딱히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킺캏��� 팘픎 짿졂 잠시만. 뭔가 이상하다. 비전은 ‘어 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우주 악 당 타노스(조시 브롤린)에 맞서 싸우 다 죽었다. 흑백화면이 심상치 않기 도 하다. 화면 속 시공간 역시 수상쩍 다. 1960년대 풍경이다. 완다와 비전은 1960년대 이미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누 고 결혼까지 한 걸까.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본 사람들이라면 물음표가 커
악당 사라진 지구는 여전히 혼란 완다 사연 통해 상실감^슬픔 그려 1960년대 美 시트콤 형식 신선
질 수밖에 없다. 신혼생활을 하는 완 다와 비전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도 한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달 력에 중요한 날인 듯 하트가 그려져 있 다. 결혼 1주년을 의미하는 것일까, 누 군가의 생일을 표시한 것일까, 아니면 첫 만남을 기념하는 날일까. 완다와 비 전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Ύ퐒삲퐎찒헒, 퐪킪��� 훊핆뫃핂쇞빦 완다와 비전은 좌충우돌하며 신혼 생활을 즐긴다. 이웃들에게는 슈퍼히 어로라는 정체를 숨겨야 하니 여러 해 프닝이 벌어진다. 완다와 비전의 우스 꽝스러운 언행은 시트콤 속 등장인물 들 같다. 그들이 웃길 때마다 화면 밖 에서 기계적인 웃음과 박수가 추임새 처럼 쏟아진다. 21세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맹 활약하던 완다와 비전 이 20세기 시트콤의 주 인공이 된 듯하다. 시청자들은 곧 깨닫게 된다. 완다와 비전이 누리 는 달콤한 신혼이현실과 동떨어진 일일지 모른다 고. 마을 경계에는 이상한 전기자장이 장벽을 형성 완다와 비전은 갑자기 흑백시대에서 컬러시대로 진입해 살게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하고 있다. 밖은 현대다.
완다와비전의행복은 위태롭다. Ώ큖펂옪픦 뽛짎 맞헣슲 ‘완다비전’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 후 이야기다. 어벤져스가 우주 생명체 절반을 없애려 했던 타노스의 악행을 막은 덕분에 지구는 예전으로 돌아갔 으나 여전히 혼란스럽다. 슈퍼히어로 몇 몇은 세상을 떠났고, 누군가는 은퇴를 자청했다. ‘완다비전’은 완다와 비전, 특 히 완다의 서글픈 사연을 통해 ‘엔드게 임’ 이후 혼란과 상실감, 슬픔을 그린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마블 캐릭터들 로 구축한 독창적인 세계·MCU)에서 사 랑은 대사 몇 마디, 동작 몇 가지로 묘사 되고는 했다. 반면 ‘완다비전’은 슈퍼히 어로들의 농밀하고도 눅진한 감정들을 세밀히 풀어낸다. 화면에 배인 감정들은 때론 유쾌하나 대체로 애틋하고 서글 프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몰아보기 지수: ★★★★
(★ 5개 만점, ☆은 반개)
MCU 최초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올해 1 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첫 공개됐다. MCU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완다 를 중심인물로 둔 점이 눈길을 끈다. 1960~70년대 미국 시트콤을 활용해 전 개하는 이야기 방식이 신선하다. 새로운 악당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앞으로 MCU 영화들이 어떻게 전개될 지 힌트를 제공하 기도 한다. 마블 팬들이라면 맥락을 정확 히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겠으나, 마블 영 화를 듬성듬성 본 사람들이라면 간단한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
100여 년간 불린 대중가요로 근현대사 담아내$ 울림 큰 고선웅의 ‘주크박스 뮤지컬’
박병성의 성의 의
고선웅은 작품마다 명확한 색깔을 보여 주는 연출가이다. 대표작인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뜻하지 않 게 가문의 마지막 핏줄을 맡아 소임 을 다하며 희생하는 정영의 삶을 생 략과 비약으로 충실하게 쫓았다. 창 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는 성적 수위가 높은 이야기와 인물들을 궁지 에 몰린 여성 서사로 건조하게 풀어낸 다. 신파극 ‘홍도야 우지마라’를 각색 한 ‘홍도’에서는 감정 과잉과 과장을 극단으로 밀고가 오히려 담백한 작 품으로 만들어냈다. 그가 선보인 주 크박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지난 100여 년간 히트한 노래를 토대 30
로 만든 작품이다. ‘백만송이의 사랑’에는 ‘백만송이 장 미’ ‘목포의 눈물’ ‘님은 먼곳에’ ‘아파 트’ ‘달의 몰락’ ‘허니’ ‘챔피언’ ‘그중에 그대를 만나’ 등 1930년대부터 2000 년대까지 사랑받았던 가요 30여 곡이 사용된다. 시대 배경이 시간적으로 넓 을 뿐만 아니라 곡의 수도 많다. 기존 가요를 뮤지컬 넘버로 사용하는 주크 박스 뮤지컬을 창작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이미 쓰인 가사와 새롭게 창작된 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시켜야 한다 는 점이다. 여러 곡의 가사와 이야기를 마치 퍼즐 맞추듯 넣고 빼고를 거듭하 며 끝없는 조율 과정을 거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기존 가 사를 이야기에 맞춰 변형시키곤 한다. 그러나 ‘백만송이의 사랑’은 30여 곡이 나 되는 노래를 기사의 변형 없이 온전 히 들려준다. ‘백만송이의 사랑’은 대중에게 사랑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의 공연 장면. 현대사 100년 동안의 대표 가요를 엮어서 만든 주크박스 뮤 지컬이다. 마방진 제공
받았던 히트 가요를 매우 집중해서 감 상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음악에 비중을 두다 보면 이야기가 빈약해지 기 쉽다. ‘백만송이의 사랑’은 기승전결 의 유기적인 이야기 구조를 갖추는 대
신 각 시대의 인물들을 느슨한 연계 속 에 파편처럼 제시해 놓았다. 서로 다른 시대의 인물들을 단순히 나열하기만 했다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선웅은 명확한 콘셉트가 이들의 이
야기를 관통하도록 엮어냈다. 각 인물 을 관통하는 콘셉트는 ‘사랑’이다. 제 목이 ‘백만송이 장미’가 아닌 ‘백만송이 의 사랑’이 된 이유다. 일제시대 독립운 동가와 기녀의 사랑은 ‘사의 찬미’로, 6·25전쟁으로 짧게 만나고 길게 헤어 져야 했던 젊은 부부의 이야기는 ‘낭랑 18세’와 ‘봄날은 간다’로, 부모의 반대 로 헤어져야 하는 가난한 무명가수와 부잣집 딸의 사랑은 ‘당신은 모르실거 야’로, 대성리 MT에서 수줍은 고백은 ‘취중진담’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일제시대, 6·25전쟁의 시작과 피란 길, 독재에 대항하는 시위대, 낭만의 대 학 시절 대성리 MT, 1980년대 학생운 동 등 각 시대를 상징하는 근현대사 장면들이 펼쳐진다. 각 역사의 시간 속 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이별의 아픔 은 존재했다. ‘백만송이의 사랑’은 굴 곡진 역사 속에서도 서민들과 함께했 던 히트곡을 뮤직비디오 퍼레이드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사의 주인 공이 있고 사연이 있다 보니 익숙하게 알던 노래가 더 깊숙한 울림을 준다. 수없이 들었던 노래인데도 가사의 의 미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동시대의 노 래가 나올 때면 그때의 감성이 훅 돋아 나 가슴이 더욱 뭉클해진다. ‘백만송이의 사랑’은 매 시기마다 우 리와 함께했던 가요를 통해 사랑하고 이별했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 지, 어머니, 삼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함께 목 놓아 부를 수 있는 장면이 하나쯤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역시 또 한 편의 시대적 풍경일까. 의정부문 화재단, 하남문화재단, 군포문화재단 과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 뮤 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한남문화예 술회관(19·20일), 군포문화예술회관 (26·27일)에서 공연한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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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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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3일 화요일
HANHO KOREAN DAILY |
한국 와인은 포도 외 과실도 원료로$ 현재 200여 와이너리서 800종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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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술로 만든 첫 포도 와인은 1974년 해태가 선보인 ‘노블 와인’ 이후 기업들 주도로 전성기 맞다 1987년 수입 자유화로 급쇠락 2000년대 FTA로 포도농 위기 맞자 농가들 와인 생산으로 자구책 모색 한국에 맞는 기술과 품종 개발로 국내외 품평회서 잇달아 좋은 성적
몮엲, 짦솒펞 콚맪쇪 퐎핆픦 펻칺 말이 나온 김에 한국 와인의 역사를 톺 아보자. 한반도에 와인이 소개된 시기는 고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충렬왕이 원나라 세 조가 보낸 와인을 마셨다는 기록이 최초다. 충렬왕은 원나라 세조의 사위로, 원 세조는 고려 왕실에 와인을 몇 차례 보냈다. 조선 인조 때 기록도 있다. 호조판서 김세 렴이 쓴 ‘해사록’에 따르면, 그는 인조 14년 (1636년)에 대일통신부사로 간 대마도에서 대마도주와 레드와인을 마셨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하멜표류기’에도 와 인이 나온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하 멜 일행이 1653년 나가사키로 가다가 풍랑 을 만나 제주도에 표류했다. 이들은 제주 관 원들에게 잘 봐달라며 은잔과 쌍안경을 건 네면서 스페인산 레드와인을 바쳤다고 한 다. 하멜표류기에 따르면, 조선 관원들은 포 도주 맛을 보더니 매우 흡족해했다. 포도주 를 연거푸 마시고는 기분이 좋아 하멜 일행 을 우호적으로 대했단다. 이뿐만이 아니다. 18세기 초에는 일암 이기 지가 베이징을 여행하고 돌아와 ‘일암연기’ 를 썼다. 그는 아버지 이이명이 숙종의 부음 을 알리는 고부사(告訃使)로 청나라로 가게 되자 수행원으로 동행했다. 그곳에서 가톨 릭 선교사들과 교류하며 와인을 여러 차례 접할 수 있었다. 손관승 작가가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기지는 일종의 와인 시음기를 남겼다. “포도 주색이 검붉고 맛은 매우 방렬(芳烈)하여 상 쾌하다.” “입에 들어갈 때는 상쾌하고 목으 로 넘어갈 때는 부드러워 그 맛을 형언할 수 없었다. 선인(仙人)의 음료라 하더라도 이보 다 낫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색, 향, 맛뿐만 아니라 향미의 강도와입 안에서 느껴지는 질감까지 잘 표현한 18 세기 조선인의 시음기라니, 그저 신기할 따 름이다.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도굴 하려다 실패한 독일인 오페르트가 남긴 기 록도 있다. 그는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샴페 인 등 와인뿐만 아니라 브랜디, 위스키 등 양 주를 조선에 가져왔다. 그는 ‘금단의 나라 조선’에 이렇게 썼다. “조선인은 샴페인과 체 리 브랜디를 선호하며 그 외에도 백포도주 와 브랜디 여러 종류의 독주를 좋아한다. 반 면 적포도주는 떫은맛 때문에 좋아하지 않 는다.” 그 뒤 문호가 개방되고부터는 한반도에 와인이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당시 한자로 표기한 명칭을 보면 묘한 재미가 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화이트와인용 포도 품종인 청수. 산막 와이너리 제공
1969년 산리포트와인과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와인 '애플와인 파라다이스'가 생산됐다. 1974년에는 해태주조에서 포도로 만든 노블와인을, 1977년에는 동양맥주에서 마주앙을 출시했다.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 국립민속박물관, 해태30년사,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킫얗 쭎혿섾… 퐎핆핂 묻뺂펞컪 잚슲펂힒 짾몋 그렇다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을까. 우리나라에서 포도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때는 1906년 뚝섬 원예모범장과 1908년 수 원 권업모범장이 생긴 뒤다. 주로 미국종 포 도를 심었다. 1910년에는 프랑스에서 유럽 종 포도 1,800주를 들여와 시험 재배했다. 1918년에는 경북 포항에 미츠와 농장이 만 들어져 ‘아카다마’ 포도주를 빚을 포도를 재 배했다. 모두 일제하에서의 일이다.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상업용 와인은 1969년 ㈜파라다이스에서 생산한 애플와 인 파라다이스다. 포도로 만든 와인은 1974 년 선보인 노블와인이 처음이다. 이전에도 포도로 만든 와인이 있었지만 우리 기술이 아니었다. 1968년 일본 산토리와 농어촌개 다양한 품종과 과종으로 만든 한국와인들. 사진=김성실
발공사(농수산물유통공사의 전신)가 합자 해 대전에 ㈜한국산토리를 세웠다. 이곳에서 1969년 산토리의 기술로 선리 포트와인을 생산했으나, 한국산토리는 경영난에 처해 해태주조에 매각됐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는 70년대부터 와 인을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당시 한국은 식 량 사정이 좋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곡 물을 대신할 술 원료를 찾도록 지시했다. 바로 과일, 그중에서도 포도가 대안으로 떠 올랐다. 파라다이스, 해태주조, 동양맥주 등 여러 기업이 와인 산업에 뛰어들었다. 곧 지역에 대 규모 포도원과 과수원을 조성해 와인을 생 산했다. 앞서 언급한 애플와인 파라다이스 를 시작으로 노블와인이 출시됐다. 1977년 에는 동양맥주에서 ‘마주앙’(이후 롯데주류 가 인수)을, 1981년에는 진로에서 ‘샤토 몽 블르’를 생산했다. 뒤이어 파라다이스에서 ‘올림피아’(이후 수석농산이 인수하여 1986 년 ‘위하여’로 변경)를, 대선주조에서는 ‘그랑 주아’와 ‘앙코르’를, 금복주에서는 ‘두리랑’ 과 ‘엘레지앙’을 선보였다. 바야흐로 ‘국산 와인’의 전성기였다. 당시 와인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인기를 누려 매해 10~30% 성장했다고 한다. 하지 만 1987년 수입자유화 조치가 시행되자 국 산 와인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무릇 인생사에 파도는 늘 있는 법, 와인 산 업에도 다시 볕이 들었다. 이대형 박사(전통 주 연구자)에 따르면, “1993년 지역특산주 (농민주) 면허가 생기면서 농민들은 자신들 이 생산한 농산물로 술을 만들 수 있었으며, 2004년 한·칠레 FTA가 체결되자 포도 농가 에서 타개책으로 가공품을 만들기 시작했 는데 그중 하나가 와인”이었다. 그때부터 농가형 와이너리가 속속 생겨 났다. 지금은 전국 200여 개의 와이너리에서 800여 종의 와인을 생산한다. 옅은 숨이 끊 길세라 명맥을 잇기에도 벅찼던 시절을 생각 하면,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1970뼒샎펢 믾펓, 2000뼒샎펢 뽛많많 헪핟 훊솒 우리나라 와인의 품질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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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와인생산협회 인증점수제(K-Wine Point)에서 최고점을 받은 도란원의 아이스와인용 포도(청수 품종·사진 왼쪽)와 포도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건조한 포도. 충북 영동 도란원 제공
초기에는 생산자들의 의욕에 비해 품질은 기대 이하였다. 경험이 부족할뿐더러 품종에 따른 포도 재배법과 양조술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시 간은 허투루 흐르지 않았다. 실패를 거듭하 면서도 손을 놓지 않은 생산자들 덕분에 와 인 양조 20년의 역사만큼 한국 와인이 숙성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테루아르(토양과 기후 등 포 도밭을 둘러싼 자연환경)에 맞는 품종을 개 발했음은 물론 앞선 나라의 성공 사례를 배 워 우리 품종에 맞는 포도 재배법과 양조술 을 익혔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한국 와인’의 정의 또한 정립했다. 1970~80년대에는 기업이 주도해 와인 산 업을 이끌었다면, 2000년대 이후로는 농가 형 와이너리에서 주로 와인을 생산한다. 기 업에 비해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여러 와이 너리에서 다양한 원료로 만든 다양한 스타 일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 와인이 발전한 데에는 생산자는 물 론이고 기관과 학교, 소믈리에와 레스토랑 의 협력도 있었다. 그 결과 국내외 권위 있는 여러 와인 품평회에서 한국 와인이 수상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갈수록 자사의 와인리스트에 한국 와인을 올리는 특급호 텔과 미슐랭스타 레스토랑이 느는 추세다. 또 국가 행사에 사용할 축하주나 건배주로 도 채택되고 있다. 쫒봑핂 슲뼦픦 믙 얼마 전 필자는 한국와인생산협회 인증점 수제(K-Wine Point) 심사위원으로 참여 했다. 가을 날씨치고는 몸서리쳐지는 추운 날씨를 뚫고 심사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
게 웬일인가. 심사장은 마치 봄꽃이 핀 들녘 처럼 향긋한 향이 가득했다. 여러 과실로 빚 은 한국 와인 덕분이었다. 포도, 사과, 감, 딸 기, 오미자, 다래, 머루, 자두, 복숭아, 살구$ 우리 땅에서 우리 과일로 빚은 와인이 이 땅 의 선남선녀만큼이나 다양할뿐더러 매력적 이었다. 출품된 한국 와인들은 우리가 일상적으 로 먹는 과일로 빚은 까닭인지 그 향과 맛이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화이트, 로제, 레드, 스 파클링, 스위트와인은 물론 주정강화와인 과 브랜디까지 스타일도 다양했다. 그야말 로 일취월장의 본보기를 보는 듯했다. 뒤풀이 자리에서, 강원도에서 왔다는 와인 메이커 부부와 오랜 시간 와인 이야기를 나 눴다. 샴페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만든 오미 자 스파클링와인, 청수와 청향 품종으로 만 든 화이트와인, 거봉으로 만든 로제와인, 캠 벨얼리와 머스캣베일리에이(MBA) 품종으 로 만든 레드와인, 산머루 세미스위트와인, 복숭아 와인, 자두 와인, 청수와 샤인머스캣 을 블렌딩한 아이스와인, 사과 브랜디… 품 종과 과종을 넘어 이야기하는 동안 생산자 들의 삶으로 블렌딩되어 깊게 익어가는 한 국 와인을 비우는 행복을 누렸다. 이미 한국 화이트와인은 수준급이었다. 자리를 파할 무렵 협회에서 챙겨준 사과 한 봉지를 들고 길을 나섰다. 달빛 환한 인 사동길을 걸으며 사과 하나를 꺼내, 와인을 150종이나 시음하느라 까매진 입으로 베어 물었다. 아까 시음했던 사과 와인 향이 순식 간에 살아났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살던 청 산, 추억과 미래가 만나는 그 땅을 향한 그 리움이었을까. 사람이든 와인이든 나고 자 란 테루아르가 왜 중요한지 이제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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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HANHO KOREAN DAILY
2021년 11월 23일 화요일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B27
위염 방치했다간 15~20년 후 위암 될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을 호소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위장약이나 소화제를 먹어 해결하거나 방치하지만 단순 위염 등 가 벼운 위장병이 자칫 위궤양·위암으로 악 화할 수 있다. 단순 위염에서 위암으로 진행되는 단 계는 크게 5단계다. ‘단순 위염(표재성 위염)-만성 위염(표층성, 위축성 위염)-장 상피화생(腸上皮化生)-이형성증-위암’ 으로 악화한다. 단순 위염이 위암으로 되는 데에는 15~20년 걸린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 피화생이 위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각각 6배, 20배가량 높다. 따라서 특별한 증 상이 없더라도 30대가 넘으면 1~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위암 예방과 조기 발견의 지름길이다. 쟃몮 픚킫·팚���폺·��� 캊많퍊 단순 위염이 장기화된 만성 위염은 표층성 위염, 위축성 위염으로 나뉜다. 표층성 위염은 만성 위염의 초기 단계 로 점막만 바뀌어 위 점막이 붉게 부은 상태다. 위축성 위염은 여기에서 더 악화돼 위 점막이 위축돼 얇아지고 혈관이 투명해 진 상태다. 위축성 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 나 약물·알코올·커피·담배·스트레스도 흔한 요인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 이 없어 환자 스스로 위축성 위염 여부
단순 위염에서 5단계 거쳐 진행 장기화 땐 표층성·위축성 위염 이후 장상피화생·이형성증 악화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 술이 크게 발전했다. 복강경 위절제술 은 환자의 배를 20㎝가량 절제하는 개 복 수술과 달리 복부에 0.5~1.0㎝ 크기 의 작은 구멍을 내 복강경과 복강경용 기구를 넣어 위와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 술이다. 전정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로 위암 의 조기 발견이 늘면서 위암 5년 생존율 이 77.0%(2018년 기준)로 크게 높아졌 다”며 “특히 조기 위암은 치료 후 5년 생 존율이 96.7%로 보고됐다”고 했다.
초기 환자 80%는 특별 증상 없어 정기 검사로 위암 전 단계 관리해야
를 잘 자각하지 못한다. 드물게 상복부 불쾌감, 복통, 속 쓰림,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염증이 악화돼 점막 분비선이 없어지고 작은 돌기 같은 것이 무수히 생기며, 붉은 점막이 회백색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30대에 10% 내외로 시 작해 40대에 30%를 넘은 뒤 70대가 되 면 2명 중 1명 정도에서 발견된다. 박정호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 수는 “위축성 위염일 때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를 시행하면 위암이 줄 지만 장상피화생이면 제균 치료가 별다 른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고 했다. 이형성증은 장상피화생이 오래되면서 위 세포 모양과 크기가 변형돼 암세포와 닮아 가는 과정(이형성)이다. 퓒팢, 묻뺂 팢 짪캫 1퓒 2020년 12월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 부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2018년에만 2 만9,279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국 내 전체 암 발생 1위다. 전체 암 중 12% 를 차지하고 있다. 암 환자 9명 중 1명이
짜고 자극적인 음식만 줄여도 ‘발병 1위 암’인 위암이 생길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위암인 셈이다. 남녀 환자의 성비는 2.1대 1로 남자가 더 많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8.6%로 가장 많았고, 70대 25.5%, 50대 22.0% 의 순이었다. 하지만 30~40대 환자도 많아 거의 전 연령대가 조심해야 할 암 이다. 젊은이들의 암은 전이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위암 초기에는 환자의 80% 이상에서 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3, 4기까지 진행 된 뒤에야 구토하거나, 배가 쉽게 부르 며,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진다. 체중 감
게티이미지뱅크
소나 복통, 헛구역질, 구토, 식욕 저하, 더 부룩한 증상, 공복 시 속 쓰림, 삼키기 어 려움, 각혈, 혈변, 검은 대변을 보게 된다. 하지만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하 면 위암 전 단계(위축성 위염, 장상피화 생)에서 잘 관리해 위암을 억제하면서 위 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김진조 인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 수는 “조기 발견해 암 크기가 작고 점막 층에 국한되고 암세포 분화도가 좋으 면 위를 잘라 내지 않고 내시경하 점막 박리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헡맖윦·밎��� 슿 폊핳 픚킫, 퓒 헞잗 핞믇 위 건강을 지키려면 맵고 짠 음식과 불에 탄 음식, 질산염이 많이 든 음식(소 시지·훈제육 등 가공된 육류)을 피해 야 한다. 젓갈류·김치 같은 염장 음식, 국·찌개 등은 위 점막을 자극해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탄 음식 에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튀기기보다 끓인 음식, 굽기보다 삶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밤에는 위산 분비가 줄어 소 화가 잘 되지 못하므로 야식하는 습관 은 피해야 한다. 위암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 으므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 력해야 한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벽에 치명적이다. 담배를 피우면 위암 발생 위 험이 2~3배 높아진다.
연속 초점 인공수정체 근거리서 먼 거리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어요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 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눈은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최근 컴퓨터와 스마트폰 이용이 늘면서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던 백내장이 30~40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50대 백내장 수술 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백내장은 노 인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주의 해야 할 질병의 하나다. 우리 눈에는 빛을 모아 망막에 상 을 맺히도록 하는 수정체가 있다. 카 메라에 비유하자면 렌즈와 같은 역 할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수정체가 혼탁해지고 하얗게 변하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백내장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머리 속 시한폭탄’뇌동맥류 터지면 30~50% 사망 뇌동 맥류(腦 動 脈 瘤·c e r e b r a l aneurysm)는 뇌에 피를 공급하는 동 맥 혈관이 약해져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 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 정도에 서 발견되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동맥 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5년 5만 8,541명에서 2019년 11만5,640명으로 최근 5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 년 이상에서 주로 생기며 환자의 50% 정 도가 40~60대 여성이다. 배우 윤계상과 정일우가 최근 뇌동맥 류 치료를 받은 사연이 보도된 바 있다. 방송인 조세호, 배우 안재욱, 가수 김돈 규도 뇌동맥류를 앓았거나 치료 중이다. 지난 1월 뇌동맥류 수술을 받은 프로야 구 선수 민병헌도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이처럼 20~40대 에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뇌동맥류 파열이 생기면 30% 정도가 곧바로 목숨 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이기에 위험 요인이 있다면 평소 정기검진으로 병 유무를 파악하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뇌동맥류는 혈액 압력에 의해 언제 터 질지 몰라 ‘머리 속 시한폭탄’으로 불린 다. 뇌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면 뇌와 척 수 사이의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지주막 아래)에 혈액이 스며든다(지주막하 출 혈).지주막하 출혈이 되면 30~50%가 목 숨을 잃는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주로 편두통, 긴장성 두통, 어지럼증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검사 과정에서 우연 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도 전 조 증상이 생길 경우가 있다. 뒷목이 뻣 뻣해지는 경부(頸部) 강직, 의식 저하, 극 심한 두통, 오심, 구토, 사시(斜視), 복시 (複視·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 안 검하수(윗눈꺼풀이 늘어지는 현상) 등 이다. 이 같은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뇌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을 의심할 수 있어서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 야 한다. 뇌동맥류를 정확히 진단하려면 컴퓨 터단층촬영 혈관 영상(CTA)이나 자기 공명 혈관 영상(MRA)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최종일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MRA 검사로 뇌동맥류를 95% 를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뇌동맥류가 왜 발생하는지는 아직 명 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관 염증 과 손상, 유전적 혈관벽 문제, 뇌동맥 기 형(모야모야병), 고혈압, 흡연, 마약류 사용 등이 위험 요인으로 추측된다. 직 계 가족 중 2명 이상에게서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자각 증상이 없어도 조기 검사 가 필요하다. 뇌동맥류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클립결찰술(수술)이다. 이는 신경 외과에서 시행하는 전통적인 방법의 하 나로 개두술이 동반된다. 수술은 보통 두개골편을 제거하고 뇌조직 사이에 있 는 뇌동맥류를 확보한 뒤 의료용 클립 으로 해당 부위를 결찰(매듭을 짓는 방 법)해 동맥류 외부에서 혈액 흐름을 차 단한다. 둘째는 혈관 내 코일색전술(시술)이 다. 허벅지 대퇴동맥에서 카테터를 삽입 하고 뇌 동맥으로 접근해 뇌동맥류 안에
얇은 백금 코일을 채워 넣어 뇌동맥류를 막는 방법이다.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코일색전술은 뇌동맥류의 목 부위가 좁거나, 머리 뒷부분(후순환계)에 생겼 거나,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주로 시행한다”고 했다. 특히 다발성 동맥류가 있거나, 척 추동맥-기저동맥에 동맥류가 발생했거 나, 혈관 연축 등으로 동맥류 부근 혈관 이 좁아졌을 때 머리를 열고 시행하는 클립결찰술보다 선호한다. 최근에는 뇌혈관 중재 시술 발전으 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스텐트 보조 코일색전술, 플로우 다이버터(Flow Diverter)를 활용해 혈액이 뇌동맥류 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시술 등 개두술 을 동반하지 않는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 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면역에 좋다’ 말하려면 측정 가능해야 한다 헬스 프리즘 코로나19 대유행 탓인지 진료 중에 어떻게 해야 면역을 높일 수 있는지를 묻는 환자들이 많다. 면역시스템이 코 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한다거나, 백 신 주사를 맞으면 항원·항체 반응 등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만들어진다는 등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것의 영향 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 면역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 들이 코로나19 사태까지 생기니 면역 을 더 높여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 을 터다. ‘○○에 좋다’는 말의 쓰임새는 점 점 진화(?)하는 듯하다. 과거에는 ‘몸 에 좋다’ ‘여자에게 좋다’ ‘남자에게 좋 다’는 포괄적인 수준이었다면 요즘은 ‘면역에 좋다’ ‘위나 장에 좋다’ ‘관절에 좋다’ ‘눈에 좋다’는 등으로 세분화되 30
고 있다. 사실 ‘몸에 좋다’는 말의 의미를 정 확히 따지기는 쉽지 않다. 밥, 콩나 물, 된장국이 몸에 좋으므로 다른 식 품들도 몸에 좋다고 말할 수 있기 때 문이다. 하지만 ‘면역에 좋다’는 말은 다르 다. 첫째 어떤 식품이 면역에 좋다고 주 장하려면 그 식품을 먹은 뒤 실제로 면 역이 좋아졌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 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높았던 혈압을 정상으로 낮춘다는 것을 입증해야 ‘혈압에 좋다’ 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혈 압은 측정값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 고, 정상 수치(120/80㎜Hg)도 정해져 있어 이것이 가능하다. 그러면 면역도 숫자로 측정할 수 있 을까. 안타깝게도 과학적이고 임상적 으로 유의미한 면역 측정법은 아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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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았다. 면역을 측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 부 있다. 인터넷에서 ‘면역 측정’을 검 색해보면 면역을 측정해준다는 내용 이 나온다. 하지만 이 중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이 없다. 과학적 신뢰도가 높은 면역 측정법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인체 면역에 수 많은 항체, 단백질, 물질이 관여하기 때
문이다. 그래서 면역은 흔히 ‘면역시스 템’이라고 말한다. 면역시스템의 수많은 구성 요소 중 한두 개만 측정해 면역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좋아졌다’ ‘나빠졌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면역을 측정할 수 있게 되더라도 넘 어야 할 장애물이 하나 더 있다. 어떤 학자가 열심히 연구해 면역시스템을 대표할 만한 지표(marker)를 찾아냈 고, 이를 측정해 면역 변화를 알 수 있 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면역은 높아지는 것이 과연 좋기만 할까. 높아진 면역이 오히려 과 도한 면역 반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을까. 이 때문에 높은 면역 이 건강에 유익한지 아닌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판단 기준은 면역을 높 인다는 식품을 섭취한 사람과 섭취하
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사망률을 줄이 는 효과(또는 오래 살게 해주는 효과) 가 있는지 여부다. 오래 살게 해주는 효과도 없는데 애써 면역 수치를 높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밖 에 없기 때문이다. 인류가 사람 혈압을 측정해 혈압이 높고 낮음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진료 와 건강관리에 활용하기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많은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언젠가 면역을 측정해 진료와 건강관리에 활 용하는 날이 올 수 도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는 면역에 대 해 최대한 신중할 필 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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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체는 우리 눈의 수정체 를 제거한 후 그 대신 삽입하는 의 료기기다. 인공수정체는 실리콘이 나 아크릴 계열의 말랑하고 투명한 재질로 만든다. 인공수정체 도입 초 기에는 딱딱한 재질이어서 인공수 정체 삽입 수술 시 안구 절개를 많 이 해야 했고, 입원 및 전신마취가 필 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수정체를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 접힌 상태 로 눈에 삽입할 수 있게 됐다. 말랑 한 재질의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수술 시 안구를 덜 절개해도 될 뿐만 아니라 수술 시간을 10~20분으로 줄일 수 있고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 할 정도로 회복 시간이 줄어든다. 일반적인 인공수정체는 3m 이상 의 먼 거리만 잘 보이게 하므로 가까 운 거리를 잘 보려면 안경을 착용해 야 한다. 안경을 쓰는 불편함을 줄 이기 위해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동시에 잘 보이게 하는 두 개의 초 점을 가진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개 발됐다. 최근 초점이 맺히는 거리가 3개인 ‘3중 초점 인공수정체’, 근거리에서 먼 거리까지 선명하게 시야가 이어지 는 ‘연속 초점 인공수정체’ 등이 개발 돼 인공수정체 삽입 후에도 불편함 없이 활동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백내장 등 눈 관련 질환을 더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기술이 나날이 발 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은 이를 예방하고 조기 발견해 적절 하게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눈부 심이나 갑작스러 운 시력 저하 등 이 상 증세가 나타나 면 안과 검진을 받 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
박기숙
(서울K내과 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처 구강소화기기과장
B28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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