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등괘벽의 마을(공음면 선동리 선산)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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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

선동리 선산마을

1. 연혁 (仙山里)는 공음면 소재지로부터 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신선이 춤을 추고 있는 형국이라고 하여 선인무수(仙人舞手), 즉 선산마을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에 따르면, 옥등괘벽(玉灯卦壁)의 형국, 신선이 춤을 추는데 등 을 벽에 달아 비추게 하고 그 빛이 외부로 흘러 나가지 않도록 뒷산 선인봉이 둘러 싸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해 온다. 마을 아래 마을회관 건너편 논두락 사이에 약 300 평 가량의 자연 연못이 지금도 자리하고 있는데, 이 연못이 등잔 불을 타게 하는 기 름의 형국이라고 한다. 선산마을은 원래 정확한 연대는 미상이나 마한시대 이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하여 마을을 이루었고, 조선 중엽 어림잡아 1500년대 초 금성라씨 와 제주고씨가 터를 이루었으며 그후 장흥고씨, 해풍김씨, 밀양박씨, 함평이씨, 경주 최씨, 창원황씨 등이 들어와 살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1910년 무장면 와공현에 속하다가 1914년 공음면 선동리로 개편되었고 1964년 주민조직법에 의해 선산리로 분리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선산리는 원래 선동리에 속해 있는 작은 부락으로 전통적으로 밭농사 위주의 가난 한 마을이었으며, 동학운동 당시 인근 용수마을과는 달리 뚜렷한 행적은 없었고 임 진왜란 당시 의병(義兵)이 있었다는 구전이 있다(황긍선 씨의 증언). 선산리에는 6・25 당시 많은 양민희생자가 발생하였는데 고창지역 희생자 2,300여 명 가운데 약 400여 명이 선산리에서 희생되었다. 그 이유는 9・28 수복 당시 퇴로가 막힌 적 군의 잔여 병력이 지리산 및 함평 전투로부터 유입되어 서해 바다를 통하여 월북하 고자 선산리에 집결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산리는 지리적으로나 전통적으로 서해바다의 염전으로부터 내륙 각지로 소금을 나르는 동서 교역의 요충지로, 북으로부터 보급이 막힌 공산군 잔여 병력이 선산마 을에 잠입하였고, 이를 토벌하기 위한 국군 11연대(원래 남원 주둔)가 낮에는 마을 을 점령하고 식량 등을 탈취하기 위하여 밤에는 적군이 마을을 점령하여 국공 양측


강제부역을 구실삼아 무차별 양민을 학살한, 처참한 동족 상잔의 비극이 자행되 었던 곳이다. 최근에는 6・25 양민 희생자 제전위원회에서 선산리 어귀에 희생자 위 령탑을 건립하여 무고한 양민과 어린이들의 희생을 기리며 이 땅에 다시는 이념갈등 으로 인한 무고한 양민의 희생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황긍선 씨의 증언을 들어 보자면, 그때 인민군 낙오병 중에는 소련제 AK 소총으 로 무장한 인민군 소년병도 상당수 있었다고 하니 오늘날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행되 고 있는 소년병의 강제 징집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들이 이념이나 동서간의 힘의 대결에 대해서 무엇을 알겠는가. 다만 어른들의 싸움의 물결에 휩쓸려 아까운 목숨 이 희생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선산마을의 비극이 오늘날 우리와 대대로 이어지 는 후세대에게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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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6 25 양민 희생자 위령탑

주변의 지명과 유래

1) 선산마을 뒷켠에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는 해발 210m 정도 낮은 산이나, 산 정 상에 오르면 영광, 대마, 백수, 장성 등 전라남북도의 9개 면이 시원스럽게 바라다 보이는 봉우리이다. 이곳은 이씨 조선 때 무장현의 원(현감)이 선인봉을 불선자(仏 仙子)라고 불렀다고 하며 상하, 해리 등으로 소금을 구하러 가는 식염상들의 이정표 (里程票)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2) 노루골 일명 논농골이라고도 하며 인근 마을 해정 넘어가는 데에 위치하고 있다. 요즈음 은 전답이 개간되어 경작되고 있으나 6・25 이전에는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능성 이가 전답 위쪽에 있어 노루가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였다. 노루는 개와 같은 종류이나 노란 털이 나 있고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짧은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 하얀 눈이 야산을 뒤덮었을 때 한가한 틈을 타서 동네청년들이 볏짚으로 만드는 덕석(멍석) 을 짜다 말고 노루 몰이(사냥)를 나가는데, 일종의 겨울 스포츠에 해당한다. 노루는


짧기 때문에 언덕을 오르는 것은 누구도 따를 수가 없다. 그러나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에는 제대로 속력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언덕을 내려갈 때에 쫓아가 서 뒷다리를 낚아채서 잡는다. 겨울철에 걸쭉한 막걸리 한잔에 갓 사냥해서 잡아온 노루고기 요리로 영양 보충 겸 식도락을 즐기던 것이 당시 시골마을의 풍경이었다. 3) 일명 한사골이라고 하는데 6・25 전에는 다리가 길고 부리가 긴 황새들이 북녘 에서 날아와 먹이를 찾던 곳이다. 황새들은 추수를 한 뒤 논두렁이나 연못을 자주 찾는 습성을 갖고 있다. 지금은 농약의 살포로 사라져버린 안타까운 자연의 생태계 이지만 황새들은 그곳에서 우렁이와 미꾸라지 송사리 등을 잡아먹고 배를 채운다. 황새들은 자태도 아름다워 동양화가들이 즐겨찾는 동양화의 소재이기도 하며 시골 에서 병의원 처방을 받기 어려운 고질병 환자들의 영양 보충용 식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황새골은 선동리에서 선산으로 넘어가는 논 가운데 잡초가 우거진 웅덩이만한 연 못을 가리킨다. 황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와서 이 웅덩이에서 우렁이들을 잡아먹다 가곤 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가시 돋힌 연꽃들만이 군락을 이루어, 연꽃이 필 무렵이 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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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산마을 황새골

4) 박구말 일명 빠꾸말이라고도 하며 국악 시작할 때 나는 북소리 비슷한 박 소리가 바람불 때에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 백색의 점토가 출토되어 도자기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도요는 아산의 인천강 도요, 부안면 도요 등 고창지역에 산 재하고 있는데 선산마을에서 백색 점토를 가져다 구웠으리라는 추정은 어렵지 않다.


3.

유물과 유적 동쪽과 서쪽 마을 입구에 오래된 당산나무가 각각 한그루씩 정자와

함께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날 당산제를 지내는데 이 곳 당산제는 고창읍의 오거리 당산제, 성송면 사내리의 당산제와 더불어 풍악이 매 우 흥겹고 여유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마을 사람들은 정월 초사흘이면 당산제를 지 내기 위해 회의를 소집하며 제관(祭官)과 축관(祝官)을 선발한다. 선발된 제관이나 축관은 1년 내내 초상집 등 궂은 곳에는 가지 못하며 육류(肉類)를 먹어서도 안 되고, 이러한 짐승을 도살하는 것을 보아서도 안 된다. 특히 제관은 정월 대보름날까지 부 부가 동침을 할 수 없으며, 집 밖에 함부로 나가서도 안 된다. 제물(祭物)을 장만하 는 사람들도 엄격한 금기(禁忌)를 지켜야만 한다. 또한 제물을 구입하기 위해 장에 가는 사람은 오고가면서 절대로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 제물은 돼지머리, 흰떡 과 술인데 선산마을의 특징은 삼색과실(三色果実)을 사용하지 않고 이 모든 음식들 을 여자들이 만들지 않고 남자들이 만든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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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할아버지 당산과 쉼터 정자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각 집에서 볏짚 한 단씩을 내면 동네 청년들이 줄을 드린 다. 줄을 드리는 동안 마을 한쪽에서는 흥겹게 농악놀이를 한다. 줄이 다 꼬아 지면 마을 사람들은 줄을 손에 들고 한 줄로 서서 마을 동남쪽에 있는 할아버지 당산을 돌아 마을 서남쪽에 있는 할머니 당산으로 간다. 이렇게 할아버지 당산과 할머니 당 산을 다섯 바퀴 돌아 오방(五方)돌기를 한다. 오방돌기를 할 때 농악은 길굿으로 친 다. 오방돌기가 끝나면 남정네와 부녀자들로 패를 나누어 줄다리기를 한다. 이 줄다 리기에서 남자 패가 이기면 그 해 논농사가 잘 되고, 부녀자 패가 이기면 밭농사가 잘 되어 집안에 재앙이 없다고 한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줄을 할아버지 당산으로 가지고 가서 그곳 당산수(堂山樹)에 감는다. 이때 농악은 중중모리로 친다. 줄을 다 감은 후에는 당산제를 지내고 다음에 할머니 당산으로 가서 제사를 지내고 당산제를 마무리한다.

4. 마을의 전통과 생활환경


전통적으로 밭농사와 논농사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들어 인삼과 복분자 재배 등을 통해서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마을 중앙에는 청메골 농촌 체험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 특산물인 복분자, 고추, 콩, 감자, 배, 쌀, 흑미, 잡곡류, 두부, 청국장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복분자 열매를 따다가 복분자 엑기 스 공장에서 일차 가공하여 도시 및 농어촌 지역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유기농 콩을 이용한 메주 공장을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청보리밭 축제가 한창인 4~5월에는 회관에서 농어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개인 및 단체의 민박 도 가능하다. 선산마을은 타지역보다 부녀회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부녀회 회원은 약 45명 정도라고 한다. 월 1회 마을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친목 겸 마을 공동 관심사를 논의한다. 선산마을 부녀회에서는 봄가을로 마을 단위 나들이를 실시하고 있으며 마 을 이장 주관으로 년 1회 효도 관광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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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 마을회관과 유기농 메주 공장

(學苑農場)

학원농장은 무장출신 전 국무총리 진의종(陳陳懿) 씨와 부인 이학(李鶴) 여사가 1960년대 초 당시 함평이씨 문중 땅과 인근 야산 30만여 평을 매입하여 일군 것이다. 이 일대는 탁 트인 조망과 함께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황산 산이 서쪽으로 저수지와 더불어 대조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찾는 이에게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한 여운을 선사 한다. 이 농장은 장남 진영호 씨가 1992년부터 인수하여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였 다. 처음에는 화훼농원, 감자, 고구마, 수박, 콩 농사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하였으나 경험 부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려움을 겪었었다. 농장이 본 궤도에 오 르기 시작한 것은 1994년 정부로부터 관광 농원 지정을 받고부터서이다. 처음에 어 려움을 많이 겪은 농장은 2004년부터 고창 청보리밭 축제의 개최지로 자리매김하면 서부터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사진 5> 추수가 끝난 학원농장 전경


일원에는 초겨울 나고 이른 봄부터 파릇파릇한 보리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4~5월이면 도시생활에 지친 방문객들이 전국 각지로부터 찾아온다. 청보리 축제가 끝나면 가을에는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농장 뒷켠에는 울창한 왕대숲과 이 고장이 낳은 정치가 백민(白民) 진의종(陳懿鍾) 전 총리의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어 방문자 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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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백민 진의종 전 총리 기념관

해바라기가 필 무렵이면 이곳은 또 한번 장관을 이루어 영화 촬영 장소로도 활용 되고 있다고 한다. 농장 뒤쪽으로 황토 민박이 자리하고 있고 선산마을에도 크고 작 은 민박집이 세 곳이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도 농장에는 군데군데 왕대밭이 자리하고 있고 저수지쪽으로 연 방죽과 오두막이 있 어 찾는 이들에게 자연의 하모니로 즐거움을 더해 준다.

<사진 7> 학원농장 내 대나무 숲

이 일대는 2005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농장 주변 마을과 함께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학원농장과 주변 마을은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변 모해 가고 있다. <사진 8> 학원농장 내 민박숙소 들어가는 길


2)

이장단 명단

순 위 1 2 3 4 5 6 7 8 9 10 11

성 이 이 박 황 이 박 이 박 박 이 박

종 종 명 택 종 광 종 광 종 종 광

명 팔 용 선 순 용 식 봉 식 환 봉 식

임명 (년월일) 1982.1.1 1984.3.2 1985.1.1 1990.1.1 1991.3.25 1992.3.1 1996.1.1 1998.1.1 2002.1.1 2004.1.1 2006.1.1

사임 (년월일) 1984.3.2 1984.12.31 1989.12.31 1991.3.16 1992.2.28 1995.12.31 1997.12.31 2001.12.31 2003.12.31 2005.12.31 2009.11.23

○ 도움 주신 분 •

(79, 선산마을, 6・25 양민희생자 제전위원장)

• 박종한 (52, 선산마을 전 이장)

○ 참고문헌 • 모양성의 얼 고창군, 1982 • 무장현 지역 조사보고서 전북역사문화학회, 2009

비 고

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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