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위한 닿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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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닿음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프로그램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

주최 · 주관

서대문구

기획

무소속연구소

후원

서울문화재단

협력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서대문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총괄PM

최정은

기획자문

임성연

진행자문

이정아

연구원

박연준, 박장호, 변내리, 이상형

강사

김진옥, 장태영

모더레이터

황윤호(소셜나인)

편집 및 교정교열

박연준

디자인

데이워크

영상

미닝오브

녹취

심혜린

도움 주신 분들 김성우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최규성 달꽃창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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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영 창작그룹 비기자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프로그램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프로그램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화두는 ‘닿음’으로, 서대문구의 예술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 ‘닿아’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거점은 비단 물리적 영역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서로 연대하고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과 지역 예술교육의 공동 지향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019년 시작된 <다음을 위한 닿음> 연구는 서대문구 지역 분석과 예술 거점 조사·인터뷰 및 ‘지역’, ‘예술’, ‘교육’에 대한 구성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자치구의 예술교육 목표는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임을 공통으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개인과 사회’, ‘자연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우리 삶 전반의 환경에서 지역 구성원들이 예술적인 삶을 함께 영위할 수 있도록 예술교육의 기조를 세워 보고자 한 것입니다. 2020년 <다음을 위한 닿음>은 이러한 예술교육의 목표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며 지형도를 그려 보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지역의 예술가, 창작가,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협업하여 하나의 프로그램을 설계 및 진행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함께 ‘닿아’ 있는 이 모든 과정에서 발견된 새로운 의미와 가치들이 우리 서대문 지역의 예술교육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목차 1. 연구 개요

009

1.1. 연구 배경 및 목표

011

1.2. 연구 목적

012

1.3. 연구 기간 및 연구 방법

012

1.4. 추진 단계

012

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1. 선행 연구 리뷰

013 015

2. 1. 1. 지역 예술교육 정책과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015

2. 1 .2. 서울시 예술교육

017

2. 1. 3. 2019 서대문 예술교육

019

2. 2. 전문가 자문회의

021

2. 2. 1. 지역 예술교육은 미시적인 것과 개인으로부터 (서지혜)

022

2. 2 .2. 경험이 모든 것이다 (최규성)

027

2. 2. 3. 예술가가 행복한 예술교육 (최선영)

030

3. 연구 리서치

035

3. 1. 다음을 위한 오늘 3. 1. 1.

037

지역 사례 연구 : 조사 · 인터뷰

037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038

서대문 이진아기념도서관

041

서대문 50플러스센터

043

신촌 파랑고래

046

맘스아지트

049


창작집단 3355

052

카페샘

055

갤러리집

057

스튜디오 9218

060

무소속연구소

063

3. 2. 닿음을 위한 상상 3.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067 067

ROUND 1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068

ROUND 2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078

3. 2.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 숲 속의 반려친구들

087

1차시 서대문 숲 이야기

089

2차시 숲 속 반려친구 찾아보기

091

3차시 나만의 숲 속 반려친구 만들기

093

4차시 우리 동네 반려 숲 만들기

095

4. 연구 시사점

097

4. 1. 지역 사례 연구 시사점 (박장호, 임성연)

101

4.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시사점 (변내리)

105

4. 3. 다음을 위한 닿음 (최정은)

107

❖ 부록 1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Matarasso, 1997)

116

❖ 부록 2 서대문 예술교육 설계를 위한 가이드맵

118

❖ 부록 3 2019 『다음을 위한 닿음』

120



1. 연구 개요 1. 1. 연구 배경 및 목표 1. 2. 연구 목적 1. 3. 연구 기간 및 연구 방법 1. 4. 추진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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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1. 1. 연구 배경 및 목표 <서대문구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다음을 위한 닿음>은 다양한 ‘예술’의 형태를 인정하고, ‘교육’의 방식으로 드러내어, 함께 나누고 즐기는 ‘과정’의 총체로서의 ‘예술교육’을 추구한다. ‘지역의 예술교육 활성화’라는 목표하에 우리 자치구 구성원들이 함께 상상하는 지역과 공동체의 상(像)을 그려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연구이다. 또한, 다양한 지역 자원들을 축적해 나가는 비물리적 거점으로서의 예술교육 장이다. 지난 연구에서 ‘서대문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예술교육 인프라를 어떻게 공동체의 삶 속으로 가져와 구심점 역할을 하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전개된 지역 예술 거점 조사·인터뷰, 구성원들 간의 라운드테이블, 예술 매개 연구를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 주체들 간의 협업과 확장을 위한 예술교육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을 위한 닿음>은 본 연구 자체로 그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최대한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해 내고자 하였다. 이번 연구의 목표 및 의의는 지난 연구에서 만들어 낸 다양한 ‘닿음’들을 토대로 때로는 외부로 확장해 보기도, 내부로 깊숙이 들어가 보기도 하면서 보다 입체적인 의미의 지점들을 연결해 보고자 함에 있다. 이를 위해 지역 예술교육에 대한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으며, 지역에서 우리의 예술교육 목표와 닿아 있는 프로그램의 주체들을 직접 만나 그 사례들을 기록해 나갔다. 또한,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우리 지역과 공동체의 예술교육 모습을 함께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발견된 의미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마침내 하나의 예술교육 설계 연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반려적 삶의 태도를 형성하며 지역 예술가와 전문가, 환경 등의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설계한 <숲 속의 반려친구들> 프로그램은 전체 연구 과정에서의 많은 고민과 논의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다. 이 결과물을 직접 실행하며 얻게 된 새로운 의미들을 함께 공유하며, <다음을 위한 닿음>은 그 다음을 모색하고자 한다.

1. 연구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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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연구 목적 - 서대문의 예술교육 목표에 부합하는 주체들의 프로그램 사례 조사 - 지역 예술교육 프로그램 설계 시 지표가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제시

1. 3. 연구 기간 및 연구 방법 - 2020년 6~11월 - 전문가 자문회의, 지역 사례 연구, 내러티브 연구, 예술교육 설계 연구 ▹ 전문가 자문회의 3회

▹ 지역 사례 연구(일대일 조사·인터뷰) 10회

▹ 내러티브 연구(라운드테이블·FGI) 2회

▹ 예술교육 설계 연구(프로그램 설계·개발·실행·평가) 4차시 1세트

1. 4. 추진 단계

전문가 컨설팅/자문

기획 리서치

조사 인터뷰

교육 프로그램 설계/진행

라운드 테이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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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전문가 컨설팅/자문/피드백

라운드 테이블

출판 결과공유


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1. 선행 연구 리뷰 2. 1. 1. 지역 예술교육 정책과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2. 1. 2. 서울시 예술교육 2. 1. 3. 2019 서대문 예술교육 2. 2. 전문가 자문회의 2. 2. 1. 지역 예술교육은

미시적인 것과

개인으로부터 (서지혜)

2. 2. 2. 경험이 모든 것이다 (최규성) 2. 2. 3. 예술가가 행복한

예술교육 (최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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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1. 선행 연구 리뷰 2. 1. 1. 지역 예술교육 정책과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2015년 5월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개정된 이후 문화예술교육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마다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었다(제6조 제1항).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2022년간의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2년간 기초 연구를 실시하였고, 최종 심의를 거쳐 2018년 1월에 최종 계획안   1)을 마련하였다. 이 계획안에서 제안된 비전은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재도약: 문화예술교육의 지속 성장과 질적 제고’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세 가지 핵심 추진 전략이 첫째,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 둘째,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 셋째, 문화예술교육 기반 고도화로 제시된다.   2) 우리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은 이러한 중앙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하에 각 지역 분권 및 지역 자율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전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목표

문화예술교육의 재도약 : 문화예술교육의 지속 성장과 질적 제고

추 진 전 략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

① 지역 중심 문화예술교육 추진 체계화 ② 지역 문화예술교육 공간 및 자원과의 연계 강화 ③ 문화예술교육 협력망 활성화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

④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확대 ⑤ 소외계층 대상 문화예술교육 지속 확대 ⑥ 문화예술교육 지원 다각화

문화예술교육 기반 고도화

⑦ 기획 및 연구역량 강화 ⑧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역량 강화 ⑨ 문화예술교육 국제교류 활성화 ⑩ 가치확산 및 홍보강화

[그림 1]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 비전과 전략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2조(정의)에 따르면,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 및 문화 산업, 문화재를 교육 내용으로 하거나 교육 과정에 활용하는 교육으로 모든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창조력 함양을 위한 교육을 의미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행하여지는 ‘학교 문화예술교육(1항 가목)’과 문화예술교육 시설 및 문화예술교육 단체, 각종 시설 및 단체 등에서 행하는 학교 문화예술교육 외의 모든 형태의 문화예술교육을 의미하는 ‘사회 문화예술교육(1항 나목)’으로 분류된다. 동법 3조(문화예술교육의 기본 원칙)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은 모든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창조력 함양을 위한 교육을 지향한다. 모든 국민은 나이, 성별, 장애, 사회적   1)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 문화체육관광부, 2018.   2)   같은 책, 11쪽.

2. 1. 선행 연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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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경제적 여건, 신체적 조건, 거주 지역 등에 관계없이 자신의 관심과 적성에 따라 평생에 걸쳐 문화예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는다. 해석하자면, 학교 교육으로 행해지는 문화예술교육 외에 사회 교육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국민들이 응당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로서의 교육인 것이다. 한편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을 살펴보면,   3) 문화예술교육 현황의 문제점으로 공급자·중앙 주도적 정책의 한계, 문화예술교육 수요 파악 미흡 및 질적 관리 부족, 지역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미흡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전 국민 대상 문화예술교육 확대를 위한 지원 환경 및 인력 강화의 필요성을 함께 강조하고 있으며, 개선의 일환으로 문화예술교육 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하여 문화예술교육 정책 방향으로 제시   4)한 ‘지역 분권화’, ‘정책 체계화’, ‘수요 특성화’, ‘융합과 확장’의 측면에서 이 사업의 큰 틀을 살펴볼 수 있다. 중앙 정부에서 광역 지자체·광역 재단으로의 권한 이전과 기초 단위의 구심점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 때문이다. 추진 과제 중 첫 번째 추진 전략으로 논의되는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   5)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율적 협업 관점에서의 지역 중심 추진 체계 개편’과 ‘지역별 문화예술교육 육성 기반 체계화’, ‘광역 센터 역할 강화 및 기초 단위까지 추진 체계 구축’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지역문화진흥법」(2014)에 의거하여, 전국적으로 지역 문화재단의 설립을 확대하고 광역 센터와 기초 센터를 지역별 거점으로 삼아 각 문화예술교육 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대문구의 경우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지원 및 모니터링하에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 지역 내 자치구 문화 기관을 대상으로 지역 중심 예술교육 활성화 및 지역 내 예술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 사업이다.   6) 세부적인 지원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지역 내 (인적·물적)자원 조사·발굴 및 다양한 유·무형 예술교육 콘텐츠 개발 – 예술교육 이해관계자 간 네트워크 구축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지원 지원내용

– 공공과 민간 협력 파트너십을 통한 지역 거버넌스 구축 – 지역기반 예술교육 중심(온·오프라인)플랫폼 마련 – 지역 예술가, 교육사 등 발굴을 통해 프로그램 기획 및 거점연계 운영 – 자치구 지역문화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활동 지원

[그림 2]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지원 내용

한편 세 번째 추진 전략인 ‘문화예술교육 기반 고도화’   7)의 목적으로 제시되는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반 조성 역시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서울 지역 내 자치구 문화 기관 및 기초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 중심의 자원을 조사 및 발굴하여 자치구의 종합계획 수립과 목표 설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 담론 논의를 비롯해 지표 개발 및 조사, 체계적 평가 등이 기초 단위 지역 차원에서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보다 확대된 문화예술교육의 정책적 효과 분석과 중장기 정책 대응 및 전략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같은 책, 7~9쪽.   4)   같은 책, 10쪽.   5)   같은 책, 12~18쪽.   6)   서울문화재단(https://www.sfac.or.kr/site/SFAC_KOR/05/10503060900002020060503.jsp)   7)   같은 책, 28~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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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1. 2. 서울형 예술교육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서울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진흥을 목적으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정받아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광역 단위 문화예술교육 지원 센터이다. 서울형 예술교육은 지향점으로 ‘지성, 감성, 인성’ 교육의 3C   8)를 강조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서울시민 예술대학, 유아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예술교육 정보자료관 운영, 서울 문화예술교육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다.   9) 서울문화재단은 2020년 3월 『서울형 예술교육 2.0』을 발행하였다. 이 보고서   10)에 따르면, 서울형 예술교육의 정책은 ‘가르치는 예술에서 경험하는 예술로’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경험을 통해 자기 주도적 예술로 변화하는 것이 서울형 예술교육 2.0의 핵심 방향이다. 문화예술교육과의 새로운 협업 체계 형성과 서울문화재단 고유 예술교육 체계 마련을 목표로, 시민들의 생애 주기별 예술교육 경험 제공을 통한 삶의 감수성과 문해력 향상, 서울형 예술교육의 기반이 될 인력과 콘텐츠 확보 및 확산 방안을 마련한다. 예술교육 인력과 활동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 예술교육과 지역사회 예술교육의 통합 체계를 마련하며, 교육예술가(Teaching Artist, TA)의 브랜딩과 역할 확대를 통해 예술교육의 플랫폼이자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정책의 방향인 동시에 과제의 큰 틀로 볼 수 있다. 서울형 예술교육 정책 거버넌스 모델을 개발하고, 각 자치구 문화재단 예술교육 지원 모델을 개발하고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사업인 것이다. 서울시

법 제도

계획

사업

·예술교육 조례과정

·지역문화 예술교육종합 계획 수립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정책개발 ·지원사업

협력망 ·지역문화 예술교육지원 협의회 (문화예술 교육지원법)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 가치옹호 인식공감 ·예술교육 연구개발· 활용체계 구축 ·예술교육 인력 발굴 활용· 역량 강화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자치구 문화재단 권역별

지역밀착형

지역예술 교육센터

지역예술 교육센터

·예술교육 Labs 운영

·예술교육서비스

·예술교육 주체의 협업 플랫폼 구축

·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 개발·운영

·공간 연계 예술교육 서비스

·예술교육 수요자 발굴

·예술교육 협력망 구축

·자원 발굴 연계

·시민참여제도

·예술교육 국제교류 협력 강화

·지역밀착형 예술교육 파트너십 구축 ·시민참여제도

·자치구 예술교육거점 인력·조직·네트워킹 ·자치구 예술교육 자원발굴·연계 활용체계 ·자치구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자치구

·예술교육조례

·자치구 예술교육 종합계획수립

·자치구 예술교육지원 ·자치구 예술교육 실무 협의체 운영

·서울예술교육 자치구 협력위원회 운영

·정책개발 ·지원사업

·자치구 예술교육 지원협의회 운영

·지역예술 교육센터 협의회 운영

[그림 3] 서울문화재단-자치구 문화재단 거버넌스 역할 체계   8)   Creativity Intelligence(창조적 지성), Cultural Sensibility(문화적 감성), Contributive Humanity(사회공헌적 인성)   9)   서울문화재단(https://www.sfac.or.kr/site/SFAC_KOR/03/10303060100002018102304.jsp)   10)   『서울형 예술교육 2.0』, 임학순 외, 서울문화재단, 2020.

2. 1. 선행 연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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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9년 6월 <2019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공동 워크숍>에서 발제된 「서울형 예술교육과 문화예술교육의 지역화 전망」(임미혜, 2019)에서는 ‘시민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예술교육, 미적 체험과 통합 교육’이라는 가치를 함께 제시한다. 엘리엇 아이스너(Elliot W. Eisner)의 ‘예술이 주는 9가지 가르침’을 근거로 ‘가르치는 예술에서 경험하는 예술로’라는 정책 비전을 강조한다.

1. 예술은 좋은 질적 관계에 대한 판단을 배우게 한다. 2. 예술은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가 아니라 다양하게 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3. 예술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함으로써 세계를 다양하게 인식하고 해석하게 한다. 4. 예술은 복잡한 문제 해결 과정에서 목표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과 기회에 맞게 변화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5. 예술은 문자, 숫자만으로는 우리가 아는 것을 드러내지 못함을 알게 해 준다. 6. 예술은 작은 차이가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배우게 한다. 7. 예술은 소재를 매개로 생각하도록 이끈다.(예술의 언어성) 8. 예술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할 수 있게 해 준다. 9. 예술은 어디에도 없는 고유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림 4] 예술이 주는 9가지 가르침 (Elliot W. Eisner)

서울형 예술교육은 예술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미적 체험 예술교육 철학과 통합·융합적 교육 방법론으로 체계화된 예술교육 모델이다. 일상 속 예술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가치가 깊어지고, 작업을 통해 시민과 만나는 예술가의 사회적 활동을 지원하며, 공간을 지반으로 지역이 예술가와 만나고 변화하는 예술교육을 실천한다. 이와 함께 제시하는 5대 핵심 가치는 ‘미적 체험 즐기기’,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서사적 상상력 키우기’, ‘적극적 관계 맺기’, ‘공감과 협업하기’이다. 문화예술교육의 지역화 전망에 대해서는, 실천 주체인 교육예술가(TA) 및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3S 전략   11)과 전용 공간 확충 등이 서울형 예술교육을 위한 핵심 사업인 것으로 파악된다.   12) 이러한 연구 자료 및 워크숍 내용의 리뷰를 통해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광역 단위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전용 공간과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 목표를 가진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서울 예술교육의 핵심 비전은 ‘경험하는 예술’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는 미적 경험을 학교와 지역 예술교육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은 각 자치구 혹은 기초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광역별 예술교육의 정책 비전하에 서대문구만의 지역적 특성을 연구하고 그 기준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11)   System building for TA(찾고, 키우고, 밀어줘라), Space for TA Lab(작업 공간과 활동 제공으로 실험 지원),  Solidarity of TA by collaboration(연대와 협업·통섭)   12)   「서울형 예술교육과 문화예술교육의 지역화 전망」, 임미혜, 2019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공동워크숍, 서울문화재단,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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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1. 3. 2019 서대문 예술교육 2019년 11월 서대문구와 무소속연구소는 『다음을 위한 닿음』   13)이라는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자원 조사 및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행한 바 있다.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 (2018~2022)’하에 추진된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서대문구 지역의 1차 연도 연구 수행 보고서이다. 2019년도 연구 목표는 예술적인 삶을 원하는 서대문구의 주민과 예술가, 공방,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모두가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자유로운 장을 구축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사업 구성의 기조를 세우기 위해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구성원들이 합의한 서대문구의 예술교육에 대한 정의   14)는 다음과 같다. 예술교육의 범위 - 예술교육에서는 미술, 공예, 사진, 영상, 음악, 무용, 연극,

예술교육의 거점 예술교육의 거점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소통이 가능한

미디어 등 현대 예술이 다루고 있는 장르와 각 장르의

형태의 공간으로 사회적 화합과 공존을 위한 문화예술

융·통합, 인문·사회·과학 분야와 연관한 다양한 매체와

공동체 활동의 장으로서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주제를 다룰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 분야에 대한 혁신적인 태도다. 예술교육의 목표 :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 1) 개인과 사회 예술교육의 참여 주체들은 공유와 소통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지속, 확장시키며 그 속에서 개인의 개성을 발현시키고 신장시킨다. 2) 자연과 공동체 예술의 근원은 환경에서 왔으며, 이는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도시와 자연을 아우르는 모든 환경을 의미한다. 따라서 참여 주체들은 인간으로서 예술교육을 새로운 관점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술의 정의와 가능성 - 예술의 대상, 방법, 범주가 무엇이든 간에 예술의 과정과 결과는 모두 인간적인 것이다. - 예술은 어떤 것에 대해 이해하고 표현하는 모든 활동이며, 예술의 내용과 형식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예술교육의 정의 - 예술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상호존중과 자유로운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 삶의 이해다. - 직접적인 대면 소통뿐만 아니라 시대나 지역에 대한 학술적 이해, 예술에 대한 지적 탐구 등의 간접적 소통을 포함한다. 예술교육의 주체 예술교육의 참여 주체들은 상호 작용하는 창조적인 공유 관계다.

[그림 5] 2019 서대문구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연구에서 도출된 ‘예술교육’의 목표 및 정의

2019년도 연구에서는 서대문구 지역 분석 및 자치구 내 문화예술 자원에 대한 질적 조사를 초기에 진행하였다. 서대문구 지역은 물리적 거점으로는 4개 권역으로 구분 가능하며, 각 지역별 특성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연구 조사 대상 기준을 설정하여 지역 내 예술교육 주체들에게 대면·서면 인터뷰 조사를 실행하였다. 공공 영역의 거점 4개와 민간 영역의 거점 8개로 나누어 조사하여 2019년 당시 서대문 예술교육의 지형도를 그려 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예술’, ‘지역’, ‘교육’, ‘서대문 예술교육’, ‘종합’의 주제로 5차례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지역 주민 및 전문가의 목소리를 기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기반 조성와 함께 전문가 컨설팅, 예술 매개 연구인 ‘의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예술교육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였다.

13)   『다음을 위한 닿음』, 서대문구 예술교육 민·관 전문가 및 주민, 서대문구청·무소속연구소, 2019.   14)   같은 책, 11~12쪽.

2. 1. 선행 연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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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 ‘지역 조사(남보름)’, ‘예술교육(박장호)’, ‘서대문의 예술교육(임성연)’에 대한 각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 분석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대문구 지역은 ‘홍제’, ‘충정’, ‘신촌’, ‘가좌’의 4개 생활권으로 나뉘며, 예술교육 지역 자원 및 거점으로서의 공공 기관 및 공적 단체는 신촌 지역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원들이 서대문구 공공 기관 각 과 및 단체에 분산되어 있는데, 이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네트워킹 조직 및 플랫폼이 부재하다. 또한, 시민들이 정보를 확인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민간단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역 간 문화예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대표적인 거점 확보가 요구된다.   15) 둘째, 조사·인터뷰를 통해 예술교육에 대한 체계적이고 꾸준한 연구 및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술교육 단체 및 활동 주체들이 유사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교류나 협력이 부족했다. 예술교육 단체를 지원하는 주체의 행정 시스템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와 비전문성에 대한 점도 함께 제기되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지역 예술교육의 주체들이 각자 추구하는 예술의 의미와 목표를 함께 공유하고, 성과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합의하는 일이 요구된다. 피상적인 의미의 ‘예술’과 ‘교육’, ‘지역’의 결합이 아닌 새로운 의미 제시가 필요하다.   16) 셋째, 서대문구의 가장 큰 특징은 안산으로 인해 두 개의 지역으로 심리·물리적으로 분리된다는 점이다. 이를 분리하거나 아우를 수 있는 예술교육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 예술교육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인정받은 전문 인력이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 예술교육 활동이 지역 예술가들의 자존감과 사회 연결성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교육에서의 지역 예술교육은 자율성의 균형을 맞추어 줄 수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만들도록 함으로써, 교사와 학생 모두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지역의 예술교육에서는 특히나 거점이 필요하다. 사용자 중심으로 지역의 물리적 거점이 있어야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 예술교육은 개인의 활동보다 공동체가 함께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사는 동네와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에 어울리는 작은 개념들을 적용해야 한다.   17) <서대문구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은 2019년부터 민·관의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와 지역 문화예술 단체인 무소속연구소를 중심으로, 서대문구 주요 예술교육 자원들을 발굴하고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이 본 사업의 주요 목표이다. 이는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내용에서 명시된 ‘공공과 민간 협력 파트너십을 통한 지역 거버넌스 구축’ 전략에 있어서도, 독자적인 형태의 거버넌스 모델로 기능하고 있음을 강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대문구에 자치구 문화재단이 부재함에 있어, 거점에 대한 니즈와 필요성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2차 연도인 2020년 『다음을 위한 닿음』 연구 보고서 역시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나가는 현장의 기록이다. 작년에 이어 우리 지역의 예술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반 자원으로 축적되고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15)   같은 책, 148~149쪽.   16)   같은 책, 150~151쪽.   17)   같은 책, 152~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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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2. 전문가 자문회의 전문가 자문회의는 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3인을 통해 진행되었다. 본 사업이 시작되는 2020년 6월 초에는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전체적인 방향 및 세부 사업 타당성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7월 초에는 서대문 예술교육 프로그램 설계에 있어 유사한 사례와 노하우 자문을 통해 시뮬레이션해 보고, 지역 예술교육에서 중요하게 적용해야 할 교육 철학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조사·인터뷰가 마무리되고 예술교육 프로그램 실행 직전인 10월 초에는 예술교육에서 우선시해야 하는 가치와 철학을 재점검하고, 지역 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지고자 하였다.

1차 전문가 자문회의 일정

2020년 6월 초

전문가

서지혜(인컬쳐컨설팅 대표)

내용

· 2020년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전체 방향성 수립 및

연구 참고 자료

· 서대문 예술교육 목표 실현을 위한 조사·인터뷰와 라운드테이블,

교육 프로그램 설계의 방향성

2차 전문가 자문회의 일정

2020년 7월 초

전문가

최규성(달꽃창작소 대표)

내용

· 2020 서대문 예술교육 프로그램 구상안 방향성과 사례 공유

· 지역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우선시해야 하는

교육관과 교육 철학

3차 전문가 자문회의

일정

2020년 10월 초

전문가

최선영(창작그룹 비기자 대표)

내용

· 예술교육 프로그램 사례 공유 및 우선시해야 하는 가치와 철학 · 지역 예술교육에 대한 관점과 방향성

2. 2. 전문가 자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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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1. 지역 예술교육은 미시적인 것과 개인으로부터 서지혜(인컬쳐컨설팅 대표)

전반적인 예술교육 정책과, 서대문구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가치에 집중할 것인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니까, 연구를 통해 지역의 프로그램들을 분석하고 어떤 가치와 필요가 있는지를 봐야겠죠. 서대문구의 목적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중요해요. 그것이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이고 그 목적을 예술교육을 통해 구현하는 것이라면, ‘예술교육을 통해 변화된 반려적 삶’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그 방향성이 있어야 비로소 브레인스토밍이 가능해지고, 구체적으로 구민의 어느 세그먼트를 우선적 타깃으로 삼아서 어떤 자원으로 그들의 어떤 니즈와 관심을 연동시킬지를 고려해 볼 수 있겠지요. 작년 사업에서 방향성을 잡았으니 이제는 ‘어떻게’를 모색하고자 하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밑에서부터 어떤 자원과 사례들이 있는지를 보고 프로그램에 따라 맵핑을 해 보는 거예요. 프로그램이 어떤 가치에 맞는지를 포지셔닝하는 거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세 가지의 가치가 충족될 수 있고, 어떤 프로그램은 두 가지가 만족될 수도 있어요. 하나의 가치에 굉장히 집중하는 프로그램도 있을 거고요. 그걸 맵핑을 하면, 사례들을 이어서 가치를 평가해 볼 수 있어요. 평가의 틀은 과정적 평가와 결과적 평가로 볼 수가 있지요. 예술교육을 실행했을 때 성취되는 상황이 무엇인지, 무엇이 성취되어야 하는지, 발현되는 가치를 통해 사람이 변화하는지 등 이런 부분들이 기획하는 과정에서 합의되어야 해요. 예를 들어, 예술교육을 통해 효능감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을 때, 대상에게 효능감이 높아졌는지 직접 물을 수는 없잖아요. 대신 기획 단계에서부터 평가의 틀을 적용해서 장치해 놓을 수는 있어요.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그 과정에 대한 평가도 포함하는 것이죠. 그래서 과정적 평가와 결과적 평가를 함께 넣어요. 이런 틀이나 지표들은 이론적으로 검증되며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론들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틀을 형성할 수 있겠지요. ‘arts value’, ‘evaluation’, ‘assessment’ 등을 조합해서 해외 사례를 리서치해 보세요. 최근 영국이나 미국에서 예술교육에 의한 사회 변화나 그 영향 및 가치에 대한 연구 지원 등을 많이 하거든요. 재단 같은 데서 나오는 보고서들을 보면 ‘evaluation tool’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사례를 분석하는 과정을 많이 보여 주고 있어요. 영국 Paul Hamlyn Foundation이 그런 연구를 잘 하지요. 미국의 AMERICAN for the ARTS와 같은 비영리 단체의 연구 등을 비롯해서 여러 자료들을 같이 보면 좋을 거예요. 이론을 기반으로 사례들을 수집하고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도구들을 개발해 놓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할 겁니다. 정책에서 예술교육의 언어와 개념이 너무 어려워졌어요. 이 부분은 저도 계속 성찰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사실 예술교육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하는 것인데, 너무 어려워져서 그것이 국민에게 적용되었을 때 향유가 안 되는 면이 있죠. 우리 분야에서만 통하는 언어를 당연하게 쓰잖아요. 사실 이런 것은 구청에서 예술교육을 담당하는 공무원도 쉽게 이해하지 못해요. 그런데 그럼 확산의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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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없는 거거든요. 언어 자체를 훨씬 쉽게 사용해서 설득력 있게 다가가야 한다고 요즘 굉장히 많이 느껴요. 사실 예술교육 정책이 잘 되려면, 집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들도 한번 가 보고 싶게 해야 하는 거잖아요. 쉬운 언어로 번역할 필요가 있어요. ‘반려’라는 키워드의 경우에는 요즘 많이 사용하는 ‘반려동물’ 같은 개념 때문에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이해를 하거든요. 그런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죠. 교육 대상들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도 필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이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조형물로 만들어 본다면, 만들기 전에 자기가 살아가는 지역의 생태에 대해 먼저 보고 느껴 보거나 누군가 가이드를 주는 거죠. 예술가나 예술교육 단체가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주체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 단계에서 예술적으로 교감하거나 예술적인 경로로 이끌어 주는 과정에 대한 섬세한 기획이 필요해요. 이 초기 과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프로그램의 팔로워로 남을지, 자기만의 즐거움과 연결성을 찾아가며 몰입할지가 결정돼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역에는 역사가 있잖아요. 서대문구에서 몇백 년 전부터 살아온 자연의 생명과 환경에 대해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그 생각과 활동 프로그램이 결합될 수 있으면 너무 좋죠. 연극배우 혹은 극단일 수도 있고, 아니면 노래를 할 수도 있고, 예술 단체가 무엇을 기반으로 하는지에 따라서 다른 방식과 형태의 프로그램이 되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상상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특히 서대문구는 자연사박물관이라는 고유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죠. 이게 실제로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잖아요. 아이들이 서대문구라는 ‘내가 사는’ 이 지역과 자연 환경에 대해 생각하도록 할 수 있어요. 지역의 문화 자원과 지역의 역사, 환경을 아울러서 주체성을 갖고 접근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겠지요. 저는 예술교육 연구가 이론을 통해서 내려오기보다는 사실 매우 작은 프로그램의 실행에서부터 거꾸로 접근해서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지역의 자원을 엮어서 어떤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고 어떤 상상의 확장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거죠. 이 ‘미시적’이라는 점이 굉장히 좋거든요. 미시적인 문화나 구체적인 상징, 일상의 것을 예술교육으로 끌어당겨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최근 많은 분야가 융·복합을 강조하는데,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특정 장르가 갖고 있는 힘과 의미가 있거든요. 그런데 왜 굳이 반드시 융·복합을 해야 할까요. 예술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이 있고, 예술가로 인해 그 특성 요인이 작동되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교육 대상을 고려해서 보편적인 예술적 요소 중에 무엇을 넣는지, 적합한 예술 장르를 효과적으로 매칭한 것인지를 봐 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협업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해요. 협업을 강조하면 공연이나 전시 같은 행사를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사실 예술교육의 힘은 자기 자신에게 향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일으키는 거거든요. 모두가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요된다면, 그 전에 우선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죠. 예술교육을 통해 자신을 먼저 바라보고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힘이 먼저 생겨야, 그 힘을 가지고 누군가와 연대할 수 있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거잖아요. 예술교육은 ‘나’를 알게

2. 2. 전문가 자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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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나’를 주체적으로 세워 남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인데, 자꾸 ‘같이’의 가치를 내세우면 그냥 이벤트로 끝나 버릴 수 있어요. 협력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면 예술교육의 폭이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지역 예술교육이 지역 정책의 도구화되는 것은 위험하다고도 생각합니다. 예술교육이 근대적 방식에 너무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정책이 반대로 드라이브를 걸어 주는 의도로 움직여 오긴 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꼭 조건되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교육 과정에서 협업의 가능성이나 방향성을 열어 주는 정도만 되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술교육에서 지표를 만들 때는 공동의 지표뿐만 아니라 개인의 지표도 넣어서 별도의 성과 지표를 만드는 것이 좋겠고요. 간단한 예로, 요즘 할머니들 자서전 프로그램 많이 하잖아요. 너무 많이 해서 진부해 보이기도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는 어떻게 퍼실리테이팅 하는지에 따라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처음으로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하면 그게 사회적인 가치가 되는 거거든요. 지역 예술교육에서 지역 특성화는 그 지역이 가진 역사와 문화를 활용하거나 지역 주민이나 환경이 표출하는 특정 요구와 니즈에서 출발할 수 있어야 하죠. 특정한 예술교육 유형을 만들어 놓고 “이게 우리 지역 특성이야”라고 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즉, 서대문구의 교육 프로그램 유형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 주민들의 삶과 자원을 연결시키는 데에 그 목적성을 두어야 해요. 많이들 오해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지역 특성화’ 하면 마치 다른 지역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은데, 사실 지역 예술교육은 지역을 들여다보고 시작하는 거예요. 지역의 주민, 환경, 자원 등이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며 구성될 것을 기대하는 거죠. 서대문구만의 역사, 문화, 이슈가 있다면, 거기에 반려하는 삶을 전제하는 태도와 관점도 있잖아요. 그게 무엇일지 세밀하게 꼬집어서 내놓으면 예술교육이 풀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반려’는 생태와도 관련성을 만들 수 있는 좋은 키워드인 것 같아요. ‘반려’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개념인지는 생각해 봐야겠지만요. 지역에 사는 할머니들이나 동네 아저씨들에게도 설명되고 납득될 수 있다면 너무 좋은 키워드일 거예요. 그렇다면 반려라는 키워드로 캠페인을 해 볼 수도 있어요. 예술교육은 결국 커뮤니케이션이잖아요. 꼭 교실에서 무언가 해야 예술교육인 게 아니거든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게 결국 예술교육이죠. 홍제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왔다 갔다 하던 사람들이 ‘반려 캠페인’을 통해 한 번쯤 멈춰 서서 생각하게 하는 것도 예술교육일 수 있거든요. 저희 동네 산속에 디자이너들이 만든 카페가 있는데 어느 날 팻말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여기 고라니가 있어요.” 디자이너들이 아주 감각적으로 만든 팻말이었거든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굉장히 따뜻하게 느끼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즉, 어떤 지역의 특성화 키워드가 아니라 우리 지역이 지향하는 삶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 예술교육이고, 특히 주민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되어야 하는 거죠. 그렇다면 이러한 대상과 자원들을 어떻게 맵핑하고 상호성을 일으킬지가 사실 가장 중요할 거예요.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살펴볼 때는, 항상 개인에서 시작하세요. 그걸 중요하게 주장하는 대표적인 논문이 두 가지 있거든요. 영국 대처 수상 당시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경제만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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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중시되니까 예술 지원에 위협적인 상황이 온 거예요. 그래서 1997년 프랑수아 마타라소가 『Use or Ornament?: The Social Impact of Participation in the Arts』(François Matarasso, 1997, UK)라는 책을 썼어요. 예술이 향유나 유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보고서였죠. 이게 고전이고요. 이걸 토대로 2004년에 미국 랜드연구소에서 나온 맥카시의 『Gifts of the Muse: Reframing the Debate About the Benefits of the Arts』(McCarthy, Ondaatje, Zakaras, Brooks, 2004, RAND Corporation, USA)가 있어요. 여기에 따르면, 예술은 본질적 혜택과 도구적 혜택이 있는데, 그 혜택들이 공적 영역으로 간다면 그건 스필오버 효과, 즉 간접적인 영향이라는 거예요. 사람의 인지와 행동으로 인해 환경이 변화하는 거잖아요. 다시 말하지만, 개인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사실 커뮤니티에서 협업하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잖아요. 협력이 많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 사회가 사회적 자본을 갖고 상호 호혜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 지역의 문제도 해결이 된다고 보는 거예요. 사회가 환경친화적이려면 개인에게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개인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인지해야 할까요. ‘개인’으로서의 내가 이 지역이 좋고 자부심을 갖도록, 이런 것을 교육하면 되잖아요. 그 개인이 환경친화적이면 그 커뮤니티가 환경친화적이게 되는 거고요. 이렇게 생태나 친환경 같은 주제로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교육하면서 많이들 실수하는 점이, 개인이 사라지고 그냥 주제만 갖고 예술교육을 한다는 거예요. 그럼 겉도는 거죠. 형태와 주제만 환경친화적이고, 정작 사람들이 인지하고 변화해야 하는 부분이 빠지는 거죠. 그러니까 평가를 위한 성과 가치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해요. 그런데 프레임을 만들어 주는 것, 이건 사실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재단을 하게 되잖아요. 규정하는 것 말고 다른 방식으로 보여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현장에서는 사례들을 분석해 보여 주는 것이 가장 좋죠. 여러 조건과 키워드들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맵핑하는 거예요. 해외의 예술교육 보고서들은 보통 그런 방식으로 많이 나와요. 지역의 특성과 지역의 예술교육이라는 것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요소들을 맵핑해 주고 그 조합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점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죠.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도 개인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 공동체가 있어야 해요. 개념어 대신에 서대문구만의 요소들을 생각해 보고, 그 키워드를 뽑아서 맵을 그리는 방향으로 가면 될 것 같아요. 예술교육 단체 조사·인터뷰를 할 때 만약 10팀의 유형이 있다면, 그들이 활용하는 자원과 목표하는 대상, 즉 개인과의 상호 작용하는 가치를 각각 찾아내는 것이 필요해요. 그 가치는 해석이 좀 필요할 수도 있고요. 그것들을 사례별로 키워드를 뽑아 보면 맵핑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러면 개인과 지역 주민, 지역, 그 안에서 예술교육을 맵핑하는 것들을 토대로 이 단체의 이런 프로그램은 이러저러한 요소들이 드러난다는 것을 연구하는 거예요. 이 교육을 통해 개인으로부터 나타나는 가치와 지역에서 나타나는 가치를 조합하고, 거기에 ‘생태 문해력’과 ‘반려’라는 레이어를 하나 더 둬요. 그러면 이것들을 연동해서 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할 수 있죠. 개인이 변화하면서 ‘반려적 삶의 태도’가 목적이 될 수 있도록. 라운드테이블 ‘지역과 공동체를 위한 예술교육’에서는 지역에 대해 연관성과 관련성을 두고 있는지, 그 요소를 확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이 파악되어야 할 것 같아요. 지역 특성화 혹은 지역의 자원

2. 2. 전문가 자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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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 그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 봤거나 활용했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보기 위해 질문 1~2개를 깊게 파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어요.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예술계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논의가 가능한 지점에서 시작할 수 있겠죠. 반대로 질문할 수도 있을 거예요. 예술교육이 지역과 공동체에 창출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지역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면 이게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해서요. 그리고 지역의 자원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지, 어떤 자원을 활용하고 싶은지,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해 나가면 되겠죠. 이 질문들에 대한 답만 나와도 그 다음 질문들은 연구에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예술교육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너무 어렵잖아요. 이것이 진화하려면 민간이 주도해서 나아가고 그 방법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TA 제도도 학교 예술교육 교과 과정 등에 국한되어 있는데, 본래 매우 유동성을 가진 용어를 사업 구조에 국한된 이해로 자리 잡게 하는 결과를 낳았죠. 예술가나 예술교육가들이 광의의 TA 역할의 확장된 개념을 토대로 예술교육의 장을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해요. 지금까지 사업으로 분절되거나 소진되어온 이들이 예술교육적 시도와 실천을 어떻게 자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가는 것처럼 이어가게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이고, 예술교육 거점에 대해 재정의하면서 지역 거버넌스와 함께 그 모델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요즘 제게도 중요한 이슈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부분은 중앙 정부에서 하니까 거대한 개념으로 접근해서 연구하려 하지 말고, 지역 연구는 사례를 통해 의미 구성을 해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미시적인 것으로부터 이야기의 실타래를 모아 가는 것이 참 좋은 방법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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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2. 2. 2. 경험이 모든 것이다 최규성(달꽃창작소 대표)

달꽃창작소에서는 예술교육 사업을 할 때 아이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 그리고 지역에는 어떤 특별한 경험을 줄 것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프로그램의 반복은 없어요. 대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테크놀로지와 예술을 결합한 융합 프로그램을 만들었었어요. 프로그램이 우수 사례로 인정받기도 했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우리가 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우리가 할 일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죠. 예술가들은 교육이 메인 활동이 아니고 보다 유동적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한다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콘텐츠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저작권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고요. 세대를 넘어 함께 경험하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준다면, 그것이 공동의 경험으로 확대된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운영했던 프로그램들 중 <남산 숲 예술학교>의 경우 미취학 아동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남산의 숲에서 건축가와 현대 무용가, 화가 등과 함께 하는 예술 프로그램이었고, 숲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러 창작 활동들을 했습니다. 사실 숲 같은 외부에서 프로그램을 할 때, 밀도 있게 운영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렇지만 예상외로 다들 사부작사부작 즐겁게 참여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자연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자연이 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프로그램 밀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조금 설렁설렁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숲이나 자연, 혹은 날씨와 같은 변수 속에서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중심으로 다가가는 거죠. 또 다른 프로그램인 <남산 오브제>의 경우 남산에서 자연물을 채집해 와서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소품을 만들고 동네에서 판매까지 해 보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내가 사는 지역과 공간을 다시금 볼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특별하지는 않아도 참여자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자 소소한 기회였죠. 지역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장점은 지역을 거점으로 상황에 따라 유동성 있게 진행할 수 있으면서, 동네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지역 청년들과 함께 했던 프로그램으로는 <괴물>이 있습니다. 지역 청년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서 독서나 경제 등 실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시도를 해 봤었는데 생각보다 커뮤니티 형성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업 내용보다 관계 형성을 중요한 목적으로, 아예 추상적으로 재미와 유쾌함만을 목적으로 접근을 했어요. 남산에 사는 괴물을 주제로 함께 레퍼런스를 찾아가면서 잃어버린 한국의 괴물을 재탄생 혹은 부활시켜 보자는 프로그램이었죠. 몸, 스토리, 소리와 움직임의 네 개의 세계관을 설정해 각 영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을 진행해 나갔어요. 주제의 바운더리는 넓지만 프로그램의 방식 자체는 공예 작업실 개념으로 함께 모여서 직접 제작하고 담소 나누며, 결과물에 대한 부담 없이 재미있게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데 주력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15주간 매주 진행된 모임에 전체 인원 20명 중 늘 절반 이상이 참여했어요. 한 주 빠져도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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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 왔을 때 부담되지 않는 속도로 진행했죠. 물론 마지막에는 몰입해서 작업하긴 했지만요. 그게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참석자의 유실률이 낮고, 시간이 흐르며 관계가 생긴 거요. 최종 결과물로 밤에 동네에서 괴물 코스튬을 입고 함께 퍼레이드를 했습니다. ‘남산에 사는 괴물이 있다’라는 내용으로 전단지를 미리 배포했더니 동네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나와서 기다리다가 퍼레이드에 모두 따라왔어요. 공동의 경험을 함께 하게 하는 것이 의미 있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서대문구 <어린이 동물원>을 프로그램 매뉴얼과 과정 기록, 지표 등을 만들어 공유하고 싶은 캠페인으로 봤을 때, 사실 이런 프레임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프로그램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표준을 잡기가 힘들거든요. 결국 우선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고려해야 하죠. 저는 가르치는 사람과 대상의 관계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상에 대한, 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거죠. 이 부분은 대상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아요. 개인의 욕구가 우선되어야 의미 있는 교육이 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이벤트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관계를 함께 가져가야 해요. 만약 가족 단위로 프로그램을 한다면, 엄마들한테 물어봐야 하죠.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요.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저도 청소년들에게 구글 도구를 이용해서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설문해 봅니다. 사실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 변화하고 있거든요.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면 고민의 해결책이 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이 공간과 지역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역 예술교육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면, 예술교육 당사자에게 직접 질문해 봤는지를 먼저 묻고 싶어요. 그리고 만약 프레임워크를 만들게 된다 해도, 그것이 곧 완성본인 것은 아니에요. 계속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일종의 상황이고 과정인 거죠. 혹은 지역에서 예술교육을 하는 주체들이 모여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시작점이자 근거이기도 하고요.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면 여럿이 모여 하는 것에는 사실 한계가 있습니다. 개개인에 대한 접근을 간과할 수 없어요. 평준화를 우선하는 교육 방식은 아무래도 밀도 있는 수업이 진행되기가 어렵죠. 그럼 만족도가 떨어지고, 유익한 경험을 할 기회가 적어지고, 그러다 보면 재미가 없어져요. 그래서 저는 소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만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나, 관계를 중심으로 교감하는 상호 학습이 지역 예술교육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그 가치에 대해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생겼다고 봐요.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평가 지표에 관해서 우려가 있을 수 있죠. 그러면 지표의 정성적인 부분과 정량적인 부분의 중간 지점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하거나 소통한 횟수가 어느 정도인지,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등 이런 질문들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 같아요. 결과 보고에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없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이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상정하고, 이 부분이 하나의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을 거예요. 경험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게 하는 것이 저의 교육관입니다. ‘경험이 나다’, ‘경험만이 나를 만들어 준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 경험과 자기 생각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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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생각이 다른 것은 상관없지만 그것이 자기 생각이었으면 좋겠어요. 남의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그렇다면 아이들이 무엇을 가져가게 해야 할지, 프로그램과 역할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합니다. 우리가 지금 ‘예술교육’이라는 단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저는 ‘예술 경험’이라는 용어도 함께 사용해요. 지역 예술교육 관련 심의를 할 때에도 결국 교육 주체들의 교육관이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해요. 대상이 어떻게 변화되기를 원하는지, 교육을 통해 어떤 상을 그리고 있는지가 우선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은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고요. 수정과 보완이 계속 되어야 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교육관을 고려하면서 그에 맞춰 프로그램과 프레임워크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지역에서 처음 소통을 시작할 때 가장 유효했던 방법은 전단지였어요. 학교나 달꽃창작소 앞에서 직접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입소문을 타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죠. 학교 선생님들이 자퇴하려는 학생을 여기로 등교시키기도 했고요. 실제로 근처 학교 교장 선생님이나 선생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또, 공간이 동네에 있다 보니 부모님들이 지나가며 들리면서 관계가 생겨나고, 엄마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들을 보내고, 또 그 친구들이 자기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하는 구조가 되었어요. 지역 기반이기 때문에 가능한 점들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마을버스 광고 같은 방법도 추천합니다. 그리고 자치구마다 혁신 교육 지구가 있잖아요. 민·관·학 연계가 되어 있으니 분과 요청을 해서 들어가 보면 지역 교육의 네트워크가 보일 거예요. 제가 추천하는 교육 철학은 요즘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구성주의식 교육관이에요. 플립러닝이나 프로젝트베이스드러닝(PBL), 프랭클린 W. 올린 공과대학과 미네르바 스쿨 등의 교육 커리큘럼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참여자들이 자기 주도로 참여하며 삶이 변화하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관점에서 제가 최근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영역은 ‘관찰의 경험’을 통한 디자인 교육 방법론입니다. 국내에도 비전공자를 위한 디자인 학교가 생기기도 했죠. 1년 과정에 여섯 가지 핵심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론적 접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방식 같아요. 디자인적 관점이나 방법론 자체가 굉장히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식이고, 이러한 환대의 과정이나 그 안에서의 디자이너의 역할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저 역시 예술교육을 하면서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점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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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3. 예술가가 행복한 예술교육 최선영(창작그룹 비기자 대표)

저는 공공 미술, 소위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시장 활성화나 파견 예술가 사업 등에 많이 참여했고, 일반적인 교육 기관 사업보다는 비행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특수 대상을 위한 예술교육을 주로 해 왔어요. 예술인지 아닌지 경계가 모호한 활동들을 많이 했죠. 어쨌든 여러 시도들을 하면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계속 해 오긴 했어요. 그중 비영리 단체에서 특수 학교 수업 촬영을 2년 가까이 했는데, 하다 보니 계속 관찰을 하게 되었어요. 수업 진행이 잘 안 되는 풍경, 아이들의 특성, 그 안에 우울이나 강박 등 여러 문제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점차 작업보다는 교육 쪽으로 가게 된 것 같아요.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 문제 앞에서 때로는 생존을 위해 말도 안 되는 규모의 수업을 해야 할 때도 있었어요. 300명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등, 내가 예술 강사인지 예술가인지 레크리에이션 강사인지 도무지 모르겠는 순간들을 대면하게 된 거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요. 사실 예술가들 모두 다 이런 상황 아니겠어요? 이런 현실인데 정책적으로는 지역에 집중해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라 하는 미션들만 잔뜩 나오죠. 그 상황의 매개자로 모호하게 던져지니까 본인 스스로를 지킬 수가 없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이 많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질문들을 같이 좀 풀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정책적으로 사회적 미션이 많은데, 결국 원하는 것은 ‘삶에 대한 이야기’이거든요. 그런데 정책하의 예술교육에서는 교육하는 사람이 본인의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예술교육이 가능할까요? 그래서 예술 강사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면 더 낫지 않을까, 결과물이 좀 촌스럽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하면 무언가 좀 다르지 않을까, 그러면 그 안에서 사람(강사)이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모니터링이나 컨설팅을 가 보면 수업이 좀 촌스럽고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사람이 보이거든요. 강사가 그냥 강사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보였어요. 수업 내용이 들쭉날쭉하기도 하고, 강사 기분에 따라서 운영이 잘 안 되기도 하고, 어떤 한 학생만 붙잡고 진행하는 등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좋았어요. 예술가는 그렇게 효율적으로만 움직이는 존재들이 아니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예술교육이 너무 고도화된 거죠.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너무 매끄럽게 만들고, 자기 이야기가 아닌 비슷비슷한 콘텐츠들을 모아서 너무 잘 운영하는 거예요. 수업 자체는 멋진데, ‘그 사람’이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그렇다면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을 느낄까요? 그게 안 느껴지면, 과연 예술교육이 잘 될까요? 그래서 자기가 자기를 찾는 것을 해 보자고 생각하게 된 거죠. 올해 성북구 지역 예술교육 사업의 PM을 맡으면서, <손바닥 문화예술교육 실험실―나 좋자고 해 봤더니>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말 그대로 정말 실험이었죠. 참여자를 모집하는데 15명 모집에 25명 정도가 신청을 했었어요. 그래서 지원서를 받아 봤더니 전반적으로 우리의 문제의식에 굉장히 공감하고, 이걸 꼭 해 봐야겠다는 욕구들이 강하게 있더라고요. 만약 본인이 선정이 안 되면 참관할 수 있냐는 문의까지 있었어요. 정말 다양한 예술교육 경력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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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을 하지 않은 분들도 많더라고요. 지원서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경험을 얻고 싶은가’를 물었어요. 경력은 전혀 안 봤거든요. 그 내용을 보면 마음이 힘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어떤 사연 혹은 결핍이 있는 거죠. 스스로 흔들리거나 방향성을 찾고 싶은 분들이 온 것 같았어요. 저는 그런 지점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어요. ‘내가 과연 맞을까’ 하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오면 좋겠어서 도발적인 질문들을 해 봤는데, 여기에 왜 왔는지 이야기하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교육을 할 때 참여자는 만족하고 고맙다고 하고 가는데 나는 왜 씁쓸할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첫날 다 함께 각자의 어려움과 고민을 나누면서, 이게 서로에게 힘이 된다고 이야기했어요. 결과물을 굳이 만들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좀 찾아보고 함께 해 보자고요. 평일 낮 시간인데도 출석률이 계속 높았어요. 3차시쯤 되었을 때는 저도 이야기를 많이 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용기내서 하고 ‘나 좋자고 해 봤던 작업들’을 보여 줬어요. 현실적인 상황에서 어떻게든 뭔가 해 보려고 했던 시도들이 어떤 때는 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소진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쭉 했죠. 어떤 날은 한 15명 정도가 쭉 앉아 있고, 요즘 마음이 쓰이는 사람, 내가 미워하는 사람,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 이런 식으로 무작위로 써 있는 카드를 줬어요. 그 사람이 누구인지와 그 이유를 저한테 문자로 보내 달라고 하고요. 서로 다 모르는 사람인데 돌아가면서 한 명씩 읽어 보는 거예요. 이러한 방식으로 참여자 스스로 소진되지 않는 그런 걸 좀 나누고, 그 다음에 자기가 무엇을 해 볼 수 있을지 소스를 찾아가며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마지막에는 줌으로 결과 공유회를 하긴 했지만 중간중간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체크하거나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결과에 특별한 무언가가 없을 거라는 전제가 있었던 거죠. 대화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했거든요. 말하는 것들은 그냥 흘러가니까요. 사실 이걸 하나의 예술교육으로 보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자기 동력을 찾는 게 잘 안 되는 사람도 있긴 해요. 그래서 그냥 한번 믿어 보자, 우리가 응원하고 힘이 될 수 있는 장치들은 계속 줄 테니 한번 해 보자 했는데 정말 참여자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끝나고 너무 좋았고 감동적이었고 힘을 많이 얻었다는 피드백을 줬어요. 각자의 예술 철학들은 이미 있었고 그것을 보는 시간이었던 거죠. 사람을 읽고 믿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관과 일을 많이 할수록 기능자로서 배치가 되는데, 예술가에게 이 기능이 맞는지 질문도 하고 딴지도 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인마저도 자신을 기능인으로 두면 답이 없어요. 그런데 구조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도 하고, 예산이 증가되고 지원 사업이 안정화될수록 그 기능을 잘 수행해야 하잖아요.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 보니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제 경우에는 성북문화재단에 계속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사실 나 살자고 하는 예술교육이 더 있어야 해요. 지역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여부는 그 다음 문제이죠. 혹은 없으면 없는 대로도 가능하고요. 지역성은 찾아지면 찾겠지만 없으면 이러이러해서 없더라 하고 정리해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점에서 지역 문화재단 담당자와 방향성에서 합의된 부분들이 있었어요. ‘한 명만 길러 내자’ 하는 거죠. 예술교육의 상을 함께 공유할 주체를 찾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굉장히 믿고 지켜봐 주는 것 같아요. 함께 지향하는 전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의 목적이 무엇인지, 예술교육이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들이 지역성보다 더 중요하고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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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질문이에요. 지역 예술교육 사업이 너무 정책화되고 목적성이 너무 강하단 말이죠. 무언가 개념을 도출해 내야 하고요. 지역성보다 사실 중요한 것은 예술가 개인이라는 문제의식을 보여 줘야 하는 것 같아요. 지역성이라는 게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거든요. 사실은 지역성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말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기록되고 사례로 남겨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문제의식을 계속 공론화시키고 관심을 갖게 하고 싶어서 내부에서 진행한 라운드테이블을 유튜브 스트리밍까지 하게 되었고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서대문구와 부천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까지 모두 관심을 가져 주는 것 같아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보여 주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저희는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했어요. SNS나 웹사이트 등을 통해 모집을 하면 많이들 관심 가지고 보더라고요. 그리고 지역은 좀 특이한 점이, 원탁회의나 지역 네트워크로 함께 논의하는 단체 카톡방이 있어서 거버넌스를 통해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방식의 공론화가 잘될 수 있다고 봅니다. 누가 예술교육 강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는 나 스스로를 궁금해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타인을 궁금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가나 예술 강사들 중에, 내가 하는 게 예술이고 자신이 옳고 상대방은 예술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거든요.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만 예술을 해야 하는지, 학교에서 배운 게 예술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지, 과연 공교육이나 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게 예술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마주했어요. 저는 특수 학교에서 수업 진행을 할 때 얻은 경험들을 통해 그간 해 온 것들을 모두 버리는 경험을 했죠. 다양한 신체와 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대하면서 그들에 대해 궁금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수업을 하기 위해서 계속 바꿔야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차별화된 예술교육이 가능했고, 여기에 대한 관점도 생겼던 것 같아요. 한 명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예술교육을 할 때, 잘 따라오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참여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혹은 엄청 열심히 참여하는데 그게 진짜 자신이 원해서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수동적인 사람도 많아요. 그렇지만 그 관심이 가장 큰 힌트이자 단서가 돼요. 그런 관심들이 있으면 좀 더 다양한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면 역으로 지역성을 읽어 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가 약 3년간 서울시립미술관과 연계로 서울시 전역의 초등학교를 돌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지역 간의 학생들의 태도나 반응이 달랐어요. 이런 부분에서의 지역성 비교 연구는 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한 지역에 가서 지역성을 읽어 내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작은 시도부터 하자고 생각해요. 작은 질문부터 던지다 보면 그건 답변이 잘 돌아오거든요. 사람들이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부터 하면 돼요. 미래의 예술교육에 대한 의견을 말해 보라고 하면 무언가 멋진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수업했던 사람들 중에 가장 떠오르는 사람을 물으면 답변을 할 수 있단 말이죠. 그리고 왜 떠올랐는지 물으면 답이 나오거든요. 서울문화재단 TA 컨설팅을 할 때도 보면, 고민을 들은 후에 그럼 왜 계속 하냐고 물으면 ‘아이들이 예뻐서’라고 해요. 그럼 ‘왜 예쁠까요’ 하면 조금씩 이야기들을 해요. 그 안에 그 선생님들의 교육 철학이 있거든요. 답변하기 쉬운 질문들을 정확하게 던지면 거기서 파생되는 것들이 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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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부터는 좀 다양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자기가 자기를 볼 줄 알고, 과정을 열어 둘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거죠. 예술교육을 하는 ‘그 사람’이 보이는 게 중요하거든요. 코로나 이후에 예술교육 방법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코로나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접근은 조심해야 하는 것 같아요. 시간이 필요하죠. 지금 상황이 이렇다고 빨리빨리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배치시키는 것이 과연 맞을까요. 이런 것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을 때 잘 버텨 내려면, 그냥 막연히 지나가길 바랄 게 아니라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위험 상황에서 자신을 지켜 내려고 무언가를 하거든요. 오히려 이 시기에 나는 좀 쉬겠다든지, 나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든지 혹은 하더라도 이건 지키면서 하겠다든지 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모르고 있으면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될 것 같아요.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고 관성을 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편안하게 힘을 빼는 것이 필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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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3. 1. 다음을 위한 오늘 3. 1. 1. 지역 사례 연구 : 조사·인터뷰 ·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 서대문 이진아기념도서관 · 서대문 50플러스센터 · 신촌 파랑고래 · 맘스아지트 · 창작집단 3355 · 카페샘 · 갤러리집 · 스튜디오 9218 · 무소속연구소

3. 2. 닿음을 위한 상상 3.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ROUND 1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ROUND 2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3. 2.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 숲 속의 반려친구들 [1차시] 서대문 숲 이야기 [2차시] 숲 속 반려친구 찾아보기 [3차시] 나만의 숲 속 반려친구 만들기 [4차시] 우리 동네 반려 숲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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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3. 1. 다음을 위한 오늘 3. 1. 1. 지역 사례 연구 : 조사·인터뷰 지역 사례 연구는 서대문 예술교육 분야의 민·관 단체 10개를 선정하여 진행하였다. 서대문구 지역 주민들이 예술교육의 장으로 자주 이용하는 거점 기관 및 단체로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연희), 서대문 이진아기념도서관(충정), 서대문 50플러스센터(홍제), 신촌 파랑고래(신촌)의 4개 기관을 선택하였다. 가좌 지역의 서대문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는 2019년 인터뷰 대상자였기에 포함하지 않았다. 민간단체는 2019년 인터뷰했던 카페샘 이외에 새로운 단체들을 찾아내고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하였다. 우리가 추구하는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의 범주에서 소소한 예술 및 교육 활동을 하고 있는 6개 단체들이다. 공동육아와 공예 교육 등을 동네 마을에서 전개하고 있는 맘스아지트, 골목 영화제를 개최하고 비건 문학을 함께 쓰는 창작집단 3355, 대안적인 삶과 생활 공동체를 지향하는 카페샘, 지역의 생태적 특성을 활용해 환경 주제를 예술교육으로 풀어내는 갤러리집,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식사를 주민들과 나누는 작가들의 스튜디오 9218,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반려 예술 선언 및 개념 프로젝트 등을 전개했던 무소속연구소이다. 이들이 진행한 프로그램들을 지역 사례로 연구하려는 목적하에, 조사·인터뷰는 하단의 공통 질문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1 단체 소개 및 대표 (예술)교육 프로그램 2 프로그램의 설계·선정·진행 시 우선순위 요소 3 지역 및 주변 환경의 주제나 특정 거점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사례 4 프로그램의 설계·선정·진행 시 대상자 접근 방법 5 코로나 시대의 (예술)교육 주제 및 방식(형태) 변화에 대한 관점 조사 · 인터뷰

박장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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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자연사박물관 1

백두성 前 전시교육팀장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은 지역 환경의 지질·생물학적 사실에 대한 증거와

기록을 보존하고 연구하여 대중에게 전시하는 장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공 기관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자연사박물관입니다. 박물관 내부는 다양한 전시들로 꾸며져 있고, 저희가 자체 제작한 교육 동영상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교육 공간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문화 공간이자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서 도심 속에서 자연스럽게 동·식물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도 큐레이터>라는 수업이 있어요. 큐레이터가 뭔지에 대해 학습을 먼저 하고, 교보재를 이용해서 나만의 전시장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이런저런 주제를 가지고 이러이러한 전시물로 전시장을 꾸며 보겠다’ 식으로 내가 기획한 전시 코너를 만드는 방식의 수업을 하는 거죠. 아이콘처럼 만들어진 전시물들을 교재에다가 배치해 보면서 특정한 형식의 쇼케이스를 기획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디오라마 배경까지 되어 있어 좀 더 실감나게 연출할 수 있어요. 창의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수업이고, 큐레이터가 되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박물관에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예술하고 가까운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은 <어린이 도슨트>예요. 아마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안한 프로그램이고 다른 곳에서도 많이 따라 하는 프로그램인데, 공룡이든 곤충이든 물고기든 뭐에 빠져 있는 아이들 많잖아요. 그런 아이들은 따로 수업을 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우리보다 더 잘 알아요. 저보다 공룡 이름을 많이 아는 아이들도 많죠. 그런 아이들을 모집해서 약간의 해설하는 기법만 알려 주고 자원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거예요.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지식을 나눌 수 있고 낯선 사람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훈련을 해 볼 수 있죠. 참여하는 아이에게도 성장할 기회가 되고 관람객도 재미있어하는 프로그램이라서 경쟁률이 10 대 1 정도 되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활동을 못 하니까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중이에요. <1박2일 캠프>도 신청 경쟁이 치열해요. 박물관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는 프로그램인데, 과학 놀이 체험, 도슨트 해설, 경연 대회 등 교육적인 부분과 놀이의 요소가 함께 있는 체험 활동이에요. 교육적인 부분은 저희가 관여하지만 프로그램 전체는 레크리에이션 회사가 진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모집을 시작하면 10~20초 만에 다 찹니다. 2

교육 프로그램들은 학예사들이 만들고 있는데 이분들은 과학

전공자들이에요. 교육 전공자가 아닌 거죠. 하지만 박물관에서 과학 연구와 함께 교육 업무도 하고 있고, 10년 이상 해 왔어요. 필요하면 누군가와 협업을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맡은 프로그램들을 스스로 기획·개발·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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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학예사들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전문 인력 교육과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을 맡기죠. 이 박물관은 초등 과학 교육 박물관이에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다루는 자연사에 관련된 내용들을 모으고 스토리로 엮어서 만든 게 이 박물관의 전시들이기 때문에 메인 타깃은 초등학생, 많이 오는 관람객은 유치원생이죠.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의 대상을 유치원생,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보통 이런 식으로 분류하고, 박물관 교실은 아예 학년 단위로 다 나눠요. 외부 연구 기관에서 펀드를 받고 교사와 함께 개발한 프로그램인데, 학년별로 과목을 만들어서 세부 주제로 60과목을 배우면 6년이 지나가죠. 3

<과학 도구 빌려주는 자연사박물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안산,

홍제천을 비롯한 박물관 주변 지역은 자연환경이 좋고 가족 단위의 세대가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와 빌라가 많아요. 그리고 박물관은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아오죠. 과학 도구를 빌려주는 프로그램은 이런 가족들의 자연 관찰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이에요. 예를 들어, 캠핑을 가는데 밤에 별을 보고 싶다고 하면 저희가 망원경을 빌려줘요. 그리고 사용법을 알려 주는 거예요. 조작법에 대한 수업을 듣고 망원경과 교재를 2주간 빌려 가죠. 기획하고 있는 것 중에는 산란기에 맞춰서 새를 위한 집을 짓고 설치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해서 같이 새의 집을 짓고 같이 설치하는 거예요. 새들이 와서 실제로 살 수 있게요. 그럼 참여자가 설치한 새집을 보러 다시 올 테니까 그것도 좋을 거고요. 안산이나 홍제천 쪽에서 시민과 함께 자연환경을 조사하는 프로그램도 검토 중에 있어요. 4

기본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의 안내와 홍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목표 대상(학년) 위주로 홈페이지에 공고를 하고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요. 기본적으로 연간 회원제고요. 2만 원의 연회비를 내면 멤버십에 가입할 수 있고, 우편을 통한 소식지 발송, 무료 입장, 수강료 할인, 박물관 교실 우선 신청 등 다양한 혜택이 있어요. 당연히 지역구민 혜택이 따로 있습니다. 회원 종류도 일반 회원과 구민 회원을 구분하고 있고요. 또, 가족 단위 활동이 워낙 많기 때문에 개인 회원과 가족 회원도 나눠서 혜택을 드리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기대하는 효과는 과학적 호기심 함양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동기 부여까지 해 주는 거죠. 전공자가 와서 수업을 통해 들려주고 체험까지 할 수 있으면 더 호기심이 강하게 생길 수 있으니까요. 교육 프로그램 성과를 확인하는 방법은 교육 프로그램의 재방문율이죠. 과목이 많잖아요. 60과목인데 이걸 다 들은 애도 있단 말이에요. 그럼 걔는 6학년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이 왔겠어요. 그런 아이들은 관심도가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는 거죠. 어린이 도슨트 면접을 볼 때 교육 프로그램 몇 과목 들었다고 쓰는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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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거든요. 열 몇 과목씩 들은 아이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 식으로 아이들의 관심도에 대해 알 수 있겠죠. 5

두 가지 트랙을 써요. 하나는 기존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인원수를 확

줄이는 거죠. 정원 20명 프로그램을 10명으로 바꾸고 교실 안에서 멀리 떨어뜨려서 운영하는 거예요. 또 다른 하나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거죠. 수업 내용을 동영상으로 보고 활용해서 만들어 보는 교재를 배송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오늘의 요리’ 같은 거죠.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기획해서 일부는 실행을 했고 일부는 제작 중에 있어요. 예를 들어, 갯벌을 탐사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게 원래는 서해안의 갯벌에서 하는 프로그램인데 지금 그게 불가능하잖아요. 대신 해양 전공 학예사가 갯벌 탐사를 가요. 그때 영상 촬영하는 스태프가 같이 가서 과정을 다 찍었어요. 어떻게 채집하는지, 채집한 것들은 어떤 것들인지 설명해 가면서 찍은 걸 제공해 주면, 인터랙티브하진 않지만 가족 단위로 갯벌 체험을 갈 때 가이드북 같은 게 되어 주는 거죠. 유튜브에도 그런 게 있을 수 있지만 저희 콘텐츠는 해양 생물 전공자인 학예사가 가이드를 하니까 차별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렇게 영상 콘텐츠 제작, 실시간 프로그램 운영 등에 있어서 실무적으로 어느 기관에서든 얘기가 나오는 게, 영상 촬영하고 전송할 수 있는 장비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사실 오퍼레이터가 없는 게 문제죠. 그런 인력이 기관마다 다 있을 리가 없잖아요.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따로 사람을 하루씩 쓴다는 게 현실적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적지 않은 예산을 써야 되니까요. 네트워크로 뭔가를 하면 주관 기관에서 인력을 확보하고 프로그램 스케줄을 나눠서 필요할 때마다 파견하는 식으로 인력을 효율화 할 수 있겠죠. 지역 협업의 경우는 이게 강점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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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이진아기념도서관 1

김담희 주임, 김미현 주임

작년부터 <서대문 인문학교>라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그게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기존에 <인문독서 아카데미>라는 게 있었어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총괄하는 사업이었는데 같은 이름으로 각 지역 도서관에서 진행되었어요. 특정 주제를 가지고 4차시 강의를 구성하고 각 차시마다 저명한 분들을 초빙해서 특강처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피드백을 받아 보면 단편적으로 특강을 듣는 것보다 더 깊게 공부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작년부터 7~8회 정도 되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것이 <서대문 인문학교>였습니다. 올해도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직은 코로나 때문에 못 하고 있고, 상황을 봐서 9월부터 진행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 하고 있는 건 <길 위의 인문학>이라고, 도서관협회에서 총괄 진행하는 사업인데 저희도 매년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서 진행하고 있어요. 다른 지역 도서관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도서관별로 테마를 정하면 그에 맞는 강사 선생님을 섭외해서 강연을 하고 주제와 관련된 주변 지역에 탐방을 나가요. 그리고 주제와 지역을 다룬 책을 읽어 보기까지 하는 복합적인 활동인데, 기본적인 틀은 있지만 구체적인 구성은 담당자가 기획합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유료 프로그램이고 백화점, 대형 마트의 문화 센터와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도예 공방, 유아 미술, 발레도 있고요. <꼬마 도예가>도 있어요. 이 프로그램들에는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 밖에, 아동, 청소년 대상의 프로그램은 저희도 몇몇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하지만 홍은 도담도서관처럼 청소년에 특화된 곳이 있어서 그쪽에서 많이 진행을 하세요. 2

프로그램을 개설할 때 두 가지 경우가 있어요. 첫 번째는 메일을 통해

들어온 제안서를 보고 개설하는 거예요. 주로 문학 프로그램이 이렇게 진행되는데, 강사님 이력과 강의 계획서를 보고 좋으면 시간을 조율해서 신규 강좌를 개설하는 거죠. 두 번째는 다른 곳에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보고 운영하는 곳에 연락을 해서 그곳을 통해 강사님들한테 문의하는 방법이 있죠. 백화점 같은 곳의 리플릿 제일 앞에 있는 게 나름 자신 있는 대표 강의거든요. 소문을 듣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이번에 청소년수련관에서 잘된 게 있다 하면 문화체육회관 담당자분이랑 공유를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해요. 그리고 가끔 인문학 프로그램 듣는 분 중에 ‘어디에서 무슨 프로그램을 들어서 좋았는데, 짧아서 아쉬우니 여기에서 길게 진행해 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제가 내용을 찾아보고, 반응이 어땠는지 확인도 해 보고 괜찮다 싶으면 진행하고 있어요. 강사님한테 연락해서 참여가 가능한지 먼저 묻고 세부적인 건 그 뒤에 같이 논의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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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가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다른 부분이긴 해요. 지역의

작가를 주제로 생가를 탐방하고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길 위의 인문학>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마을기록 조사단>이라는 걸 꾸려서, 그분들이 지역의 모습을 아카이빙했었어요. 예를 들어, 충정 아파트를 찍어서 자료를 구축하거나 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올해도 예정이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상반기에 프로그램들을 못 했고, 지금은 담당자가 바뀌기도 해서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어요. 요즘에 지역 아카이브 프로그램이 많은데 도서관보다는 마을 사업이나 주민 자치에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4

주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죠. 홍보는 거의 SNS, 카카오톡으로

하고, 비슷한 대상이나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요. 공단 전체에서 부서별로 취합해서 소식지를 보내는 메일링 서비스도 있습니다. 다음번에도 이런 강좌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종종 계세요. 홍보했을 때 프로그램에 따라 반응이 달라요. 무료면 신청이 많아서 빨리 마감돼요. 그런데 그런 경우에는 신청만 하고 오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죠. 인기 프로그램인 도예는 접수가 금방 마감되고, 아이들 강좌도 영어 뮤지컬이나 방송 스피치 같이 인기가 많은 건 금방 접수가 끝납니다. 방송 스피치는 작년에 새로 생겼는데, 성우 체험으로 영상에 맞춰 자기 목소리로 더빙을 하고 영상을 함께 봐요. 강사님이 적극적이신데 이렇게 강의 대상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습니다. 5

비대면으로 많이 바뀌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빨리 마감되는 게 중요했는데, 이제는 거리두기 때문에 정원도 줄이고 방식도 바꿔야 하잖아요. 저희도 요새 줌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링크를 보내서 링크를 받은 분만 들어오게도 하고 전체 공개로 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 달라요. 강사님들에 따라 온라인으로 완전히 오픈하길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급하게 만들어 가는 부분이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사실 이렇게 장기화될 줄 모르고 기다리다가 상반기를 거의 다 허비했어요. 프로그램도 아무것도 못 하고 문화 강좌도 연기만 계속하다가, 이제 온라인으로라도 하자 해서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예요. 도예같이 실습 환경이 필요한 수업도 있어서 고민이 많아요. 너무 오래 쉬기도 했고, 모든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우선 가능한 것부터 전환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강사님들한테도 혹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있으면 같이 생각해 보자고 해요. 그런데 대부분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으니까요. 아직까지는 강사님들도 적응 단계인 것 같아요. 도서관은 현재 부분 개관했지만 대출, 반납만 가능하고 머물지는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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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50플러스센터 1

이원혜 팀장

50플러스 사업은 서울시에서 시작한 사업이고, 서울시에서 직영하는

서부, 중부, 동부, 남부 네 개 권역의 ‘캠퍼스’가 있어요. 이 사업이 자치구로 들어올 때는 각 자치구 이름을 달고 ‘센터’가 됩니다. 근처 은평구의 혁신 센터에 ‘50플러스 서부캠퍼스’가 있고, 서대문구에 있는 저희는 ‘서대문 50플러스센터’가 되는 거죠. 50플러스 사업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거예요. 이런 목적하에 생애 설계, 경력 개발, 문화, 커뮤니티 이렇게 네 개의 교육 영역이 있어요. 그렇지만 직영으로 운영하는 캠퍼스와 달리 센터는 운영의 50퍼센트를 자치구가 맡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육 영역 외에 서대문구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고민해요. 그리고 서대문구의 5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커뮤니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서대문구 50플러스센터는 지역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 50+가 지역에 스며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 프로그램은 공방 수업이에요. 첫해에는 <무지개 나무박스>라고, 인왕시장에서 뜨개방 하시는 분을 모셔서 비혼모를 위한 키트를 뜨개질로 만들었어요. 아기들을 위한 모자, 모포 등을 떠서 지역 비혼모 시설에 기부했습니다. 기부라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무언가를 배우고, 그 배움이 모여서 다음을 도모하는 활동으로 가는 것이 중요한 과정입니다. 과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 가는 거죠. 그 다음에는 친환경 천 생리대 만드는 법을 모여서 배우고 자원봉사로 100개를 만들어서 정원여자중학교에 기부했어요. 그랬더니 정원여중에서 무료 수업을 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죠. 무료로 수업을 하고 키트를 만들어 현장에서 나눠 줬습니다. 나이 많은 경력 단절 여성들을 살펴보면 지역에서의 커뮤니티성이 전혀 없어요. 뭘 할 시간이 없었던 분들, 자식들 키우느라 배울 기회조차 없었던 분들이 모여서 공방 수업을 통해 수다 떨면서 속마음을 나눠요. 그런 뒤에 협동조합, 창업으로 갈 수도 있고, 새로운 걸 배워서 예술가가 되거나 취업을 할 수도 있죠. 이런 게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수업은 커뮤니티가 발전하는 첫 단계이고 그것이 잘되어야 다음 단계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음 단계로 넘어간 커뮤니티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회 공헌 활동단으로 극단을 만든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연극 교실에서 모인 분들이에요. 50+들이 연극을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다들 부끄러워하더라고요. 그래서 힘겹게 진행을 했는데, 공연을 한 번 하기 시작하니까 계속 해요. 대부분 여기 동네 공간을 빌려서 하고요. 동네 사람도 부르고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서 홍보도 하는데, 전부 무료예요. 그러다 계속 남아서 하던 분들이 잘하든 못하든 이왕 이렇게 된 거 사회 공헌 형태로 하자 해서 고용노동부에 사회 공헌 활동가 지원 사업을 신청하고 ‘유랑 극단’이란 걸 만들었어요. 지금은 공연처를 알아보며 연습하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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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50+ 세대는 일자리도 없고 문화도 없어요. 50+도 서울시에서

급조해서 만든 단어이고, 사실은 은퇴 세대이죠. 이 시기를 보내는 세월이 길어지다 보니 일하고 싶고 뭔가를 하고 싶고, 나는 아직 너무 젊으니까 경로당에 갈 수도 없고, 젊은이들이 하는 일에 끼고 싶지만 낄 수 없는 이런 세대이거든요. 잠재력 있고 욕구 있는 분들도 있지만 그냥 되게 외롭고 힘든 분들도 있어요. 솔직히 지금은 너무 초기이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좀 한정되어 있고요. 일단 10년, 20년 이대로 간다면 이 세대에 특화된 일자리도 생기고 이분들만의 문화적인 활동도 생길 거라고 봐요. 그런 비전을 가지는 게 제일 중요하죠. 경력 개발 교육 쪽은 바로 일자리로 내보낼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마을버스 기사, 경기계 노동자 같은 기존 일자리는 교육도 쉽고 많이 배출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개선의 여지가 많은 기존 일자리로 50+들을 밀어 넣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은퇴자들의 특징을 보면 이전의 자신의 루틴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해요. ‘9 to 6’의 삶 말고 다른 것, 벌이는 적더라도 좀 더 중요한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을 많이 해요.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분야이면서 특히 앞으로 활성화될 거라고 여겨지는 분야, 예를 들면 로봇 코딩 교육 프로그램 같은 거요. 50+분들이 교육을 받아서 마을 내의 어린이, 청소년, 노인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거죠. 그 다음으로는 좋은 커뮤니티 활동을 만들 수 있는 강좌인지를 생각해요. ‘공동체 라디오’ 수업을 하는데, 이게 저희 온라인 학교의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우리가 마을 미디어가 돼서 마을 사람들이나 시장 상인들과 교류하면서 방송하려고 시작했는데, 2~3년 사이에 여러 변화가 있어서 처음 생각과는 조금 다른 식으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50+들이 나이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넘어갔던 행동들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기회, 즉 성 평등 교육, 환경 교육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좀 저항도 있지만 자꾸 듣다 보면 이제껏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그래서 ‘50+ 시민 교육’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3

마을에서 그때그때 캐치되는 분들이 있으면 수업을 만들어요. 서대문

지역의 노포, 뭔가를 혼자 오래 한 사람, 구두 수선을 오래 한 분, 뭔가를 오래 한 가게 같은 걸로요. 선생님으로 왔던 인왕시장의 뜨개방 선생님도 충무로 남성복 시장에서 시작해서 명품 수선집을 10여 년 했어요. 그분이 여기서 처음 옷 수선 강좌를 시작했을 때는 상인회장이었고요. 그냥 지나가다가 들어가서 이야기를 해 보니까, 장인이시고 자격증도 있으시고 기관에도 강의를 나가고 있는 분들이 있었어요. 꽃차 가게 하시는 분도 저희가 가게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강의를 많이 하는 분이더라고요. 어쨌든 동네잖아요. 뭔가 하려고 하면 지역에서 먼저 강사를 찾아요. 없으면 원래 알고 있는 강사들 중에 찾는 거죠. 이번에도 수제 맥주 강좌를 해 보려고 찾는 중인데 서대문에도 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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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과 심하게 경쟁하지 않는 직종이 50+들에게 맞는 미래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드론 강사 양성 과정이 굉장히 많거든요. 굉장히 첨단 산업이지만 만약에 똑같이 수강한 20대와 50대가 있으면 누구를 채용할까 싶은 거죠. 그래서 저희는 플러스로 뭔가가 있는 걸 기획해요. 예를 들어, 그냥 코딩은 진짜 많이들 하니까 로봇 코딩으로 다른 요소를 추가해 보는 거예요. 댄스 교실을 한다고 하면 ‘할 말 많은 댄스 교실’이라고 해서 춤만 배우는 게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서 꽉 찬 마음을 풀어 보자는 의도를 넣어요. 그밖에도 남성 요리 교실 등, 50+들이 생존할 수 있는 조그만 터전을, 그런 여지를 주자는 거죠. 홍보는 서대문구 50플러스센터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의 SNS, 그리고 여기저기 비치된 홍보물 등으로 하고 있어요. 5

야심차게 2020년을 시작했는데 하나도 못 하고 다 취소됐어요. 너무

허무하죠. 이렇게까지 길어질지 몰랐어요. 몇 달이 지나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뭐라도 온라인 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우울하고 힘이 들까, 이 시대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이 있었고, 그래서 일단은 코로나를 불러온 이 기후 환경에 대한 공개강좌를 열고 누구나 들어와서 들을 수 있도록 했어요. 유튜브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들을 수도 있고, 이후에 편집된 강의 영상을 볼 수도 있어요. 지금 생각하는 하반기 계획은 수업을 오프라인 수업, 온·오프 병행 수업, 온라인 수업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는 거예요. 오프라인은 사람도 줄이고 강좌 종류도 제한하고 횟수도 줄이는 식으로, 최대한 가볍게 진행하는 실험을 하는 거죠.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이렇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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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파랑고래 1

박명섭 도시재생과 주무관

저는 문화적 도시 재생과 관련된 사업 담당으로, 그중 문화예술 파트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 기획보다는 문화 행정에 가까워요. 지역의 문화예술 기획자나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파랑고래를 담당해서 맡았는데 지금은 서대문구 도시재생과에서 지역 전반을 포괄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올해 진행했던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실무형 문화예술 기획 학교>라고, 문화예술 분야, 공공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고자 하는 예비 창작자, 기획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도시재생과의 핵심 목표는 문화적 도시 재생으로, 환경 개선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 공공 디자인 분야이고, 지역 주민들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것이 문화 기획 과정 교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 분야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독립 출판 창작자 양성 프로그램―글 쓰는 워크숍>입니다. SNS를 비롯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총 20명의 참가자들을 모집해서 8~9회 정도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작가로 활동하는 강사분이 교육을 맡았고, 결과적으로 20명 중 10명이 ‘카카오 브런치’에서 등단했습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막연하게 문학 작가로 활동하고 싶은 사람들이 실제로 글 쓰는 방법을 배우고 등단에 이르는 실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랫폼까지 열어 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10월 말 정도에 참가자 중 5명을 선정하여 비매품이긴 하지만 실물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신촌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홍익문고’, 창작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기업 ‘카카오 브런치’, 서대문구청 이렇게 3자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홍익문고가 빠지게 되었고, 이후로 서대문구청이 주체적으로 진행했어요. ‘카카오 브런치’는 플랫폼 제공과 북 콘서트 행사를 담당했습니다. 마지막은 <생활 문화 공간 지원 사업>으로, 서울문화재단 사업 예산을 받아 진행한 프로그램입니다. 6~7월부터 퍼포먼스, 드로잉, 회화, 사운드 아트, 커뮤니티 아트 분야에서 활동 중인 현대 예술 작가 5명과 워크숍을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중이긴 했지만 철저한 방역 아래 소규모 인원의 대면 활동으로 진행했습니다. 현재 워크숍에 참여한 분들의 후기와 함께 활동 결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박혜민 작가님이 진행했던 워크숍 참가자들이 그린 그림도 전시 중입니다. 박혜민 작가님의 워크숍 타이틀은 ‘현대 예술 온몸으로 받아들이기’로, 오감을 주제한 내용이었죠. 그밖에도 ‘현대 음악 작곡’, ‘3D 프로젝션 맵핑’, ‘음악 영상 콘텐츠 제작’ 등으로 사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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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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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서대문구 문화적 도시 재생의 목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문화 기획자로서 지역 내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것들을 발굴하여 재창출하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그것을 제공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양성하는 거예요. 이를 위해서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무대까지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진행하려고 하는 프로그램에 <실무형 문화예술 기획 학교>를 비롯한 저희 워크숍에 참여한 분들이 팀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3

이화여대 상권 공간에서 기획 중인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대 주변 상권이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임대’가 많이 붙어 있었어요. 그래서 그 공간들을 활용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올해 10월 말부터 진행하려고 하는데, ‘임대’가 붙어 있는 유휴 공간들에 팝업 형태로 전시, 공연, 워크숍들을 오픈하는 거죠. 전시가 될 수도 있고, 드로잉 퍼포먼스나 음악 공연 등 거리 예술이 될 수도 있고, 또 건물에 미디어 파사드를 쏠 수도 있고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거죠. 지역 자체의 생기가 떨어진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여러 기획자들과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보여 주고 뭔가를 할 수 있는 예산과 무대를 제공한다는 개념입니다. 지역 예술가들은 물론, <실무형 문화예술 기획 학교>나 <생활 문화 공간 지원 사업>을 통해 발굴하고 양성한 작가들도 참여할 거예요. 실무적인 부분들만 함께하고 콘텐츠는 무엇이 됐든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4

일반적인 프로그램 홍보와 모집은 파랑고래 블로그, 서대문구 홈페이지나

블로그, SNS 채널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생활 문화 공간 지원 사업> 같은 경우 제가 100퍼센트 하는 게 아니라 참여 주체들이 따로 있고, 그분들이 갖고 있는 SNS 채널의 확산력이 더 큰 편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더 맡기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음악 영상 콘텐츠 제작’의 주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예요. 구독자가 2~30만 명이라서 그분이 하루 전날 띄워도 바로 차요. 현대 예술 지원 센터와 관련된 무료로 게재할 수 있는 곳에는 전략적으로 들어가기도 하고요. ‘현대 음악 작곡’ 같은 경우도 참여하는 분들의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그밖에, 의외로 오프라인으로 붙이는 포스터를 보고 지원하는 분들도 꽤 많아요. 참가자는 ‘누구나’예요. 서대문구 대상에서는 지역 주민과 지역 대학 청년 ‘누구나’이고요. 실제 참여 비중은 서대문 지역에서 절반, 그 외가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주민 참여 예산 사업 같은 경우에는 서대문구 주민만 참여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죠. 그건 다른 구에도 동일 사업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운영하는 건 그런 동일 사업이 아니고, 대상자가 청년이기 때문에 제한을 두지 않아요. 참여 대상의 지역구성은 고민을 많이 해야 되는 부분이에요. 마포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마포구 사람들만 참여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럼 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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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거든요. 기획자들도 거기서 거기일 거고요. 그런데 동대문구에서 활동하는 기획자가 이쪽에서 활동하면 범위가 넓어지는 거잖아요. 저희 프로그램에서 가장 멀리 다닌 친구는 서울 친군데 목포대학교를 다녀요. 다른 경우는 학교는 서강대인데 집은 수원, 안산, 또는 안양이에요. 그럼 그들이 졸업을 하고 각자의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서대문구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했었다’라는 소문이 나겠죠. 그 사람들이 자기 지역으로 돌아갔을 때 여기서 배운 시각으로 자기 지역의 문제를 파악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또, 그들이 기획자나 작가, 퍼포머로 성장했을 때 ‘이런 아이디어 소스를 서대문구에서 배웠다’라고 하는 게 더 중요한 거죠. ‘made in 서대문구’가 아니라 ‘made by 서대문구’인 거예요. 5

문화예술 쪽에서는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미 토론으로 많은

대안들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는데, 그에 대해 실천하고 실행하는 게 더 중요하죠. 관공서의 입장과 현장에 계신 분들의 입장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관공서는 단순 포럼이나 세미나와 같은 지원 사업과는 다른 기획이 필요하고요.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내년을 걱정하지 말고 일단 지금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하는 거죠. 연구하지 않던 작가분들은 이번 기회에 연구를 좀 해 보고, 지자체에 먼저 제안을 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겠고요.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그런 기획력도 필요하겠죠. 다 온라인으로 하는 건 말도 안 되니까요. 대면을 강조하는 이유는, 본질을 변형시켜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퍼포먼스의 경우에 네이버TV나 대형 기획사를 끼지 않고서는 동시 시청자 수 1,000명을 넘기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그러면 후원금을 못 받거든요. 지금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많은 공연들은 아마도 그 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예요. 지속 가능한 방식을 계속 고민해야 하는 거죠. 작가들이나 기획자들도 기획할 때 아이디어만 나열하지 말고 정책서를 읽어야 해요. 관공서나 중앙 정부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놔요. 민간에서 단순히 관공서의 지침을 따르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수칙, 정책서, 국정 과제 등을 보시면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은 활동의 본질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예방 수칙을 모두 지키면서 대면을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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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맘스아지트 1

박미화 대표

저는 가죽 공예를 시작해서 2009년에 대전에 공방을 열고 2017년부터는

서울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 엄마들과 같이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싶어서 공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맘스아지트(Mom’s Agit)의 ‘맘’은 엄마의 ‘mom’과 마음의 줄임말인 ‘맘’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는데, 엄마들의 공간이자 마음의 아지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습니다. 강의를 하거나 판매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사업자를 내긴 했지만 거의 공용 공간으로 쓰이고 있어요. 공동체 사업과 연계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하고 있어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예 교육을 하고, ‘홍제놀장’이라고 하는 골목길 벼룩시장을 운영하면서 그 안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했어요. 부스를 꾸려서 예술교육에 초점을 맞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밖에도 플리 마켓이나 아트 마켓에서 체험 부스를 운영한 바 있고요. 강의 활동은 여러 지역으로 나가는데, 주로 각 지역의 진로 체험처에서 가죽 공예에 대해 강의해요. 마포 중앙도서관, 잠실 청소년센터, 강동 청소년누리터 등 여러 곳에서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대상의 강의도 하고요. 대안학교에서 수업하기도 했어요. 현재는 동네 엄마들과 함께하는 가죽 공예 수업이 주예요. 제가 육아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특별히 프로그램을 진행하진 못하고, 특히나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많이 놀고 있습니다. 수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하고 있어요.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커리큘럼을 짜는 편입니다. 사실 가죽 공방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곳곳에 미술 도구, 미싱 등 숨겨져 있는 게 많아요. 어린이집과 가죽 공방 커뮤니티, 공동체 사업, 보조금 사업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서 함께 작업을 해 왔는데, 그중에 같은 지역에서 육아를 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공동 육아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그 과정에 있습니다. 현재는 다섯 팀 정도가 이 공간을 활용해 서로 아이들을 봐주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오셔서 가방을 만드는 분들도 있고, 그냥 차 한 잔 마시고 가는 분들도 있고, 애들이랑 와서 영화도 보고 미니 당구도 치고, 미술 작업들도 해요. 조금씩 사람들이 늘어나고 신뢰가 형성되고 있어요. 2

누구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맞추고 있어요. 기초부터 하고 싶으신 분은 기초부터 하고, 그런 방법으로요. 성향이 다 다르잖아요. 그렇게 준비하는 게 조금 어렵지만 만족감이 있으니까, 품이 좀 들더라도 공간이나 교육 프로그램에 누구나 접근하기 쉽도록 만들고 있어요. 단순히 공예 활동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왔다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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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해소를 할 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여기 모여서 활동하는 분들은 대화를 많이 나눠요. 이렇게 소통을 하면서 심리 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정 해소가 된다고 생각해요. 3

초창기에는 주변 지역의 어린이집 커뮤니티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재능

기부 수업을 했어요. 같이 마스크, 스카풀라(성의, 聖衣)를 만들어서 나눠 주거나 꽃다발을 만드는 등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습니다. 지금은 앞서 말한 공동 육아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 공간을 거점으로 ‘위드홍제’라고 하는 공동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 안에 공동 육아와 육아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는 분들이 있어요. 다섯 팀으로 시작했고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구상하죠. 지금까지는 특별히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보다는 이곳을 개방된 공간으로,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어요. 동네 공동체에서는 이런 곳이 많이 필요하죠. 서로 신뢰가 형성이 돼서 저도 바쁠 때는 여기에 아이를 맡겨 놓고 일 보러 다녀와요. 그러면서 공예 작업도 더 많이 하고 싶은데 솔직히 육아를 하면서 동시에 진행하는 게 쉽지 않네요. <슬기로운 육아 일기>라고 아이들에게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전달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차별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불합리한 것들을 봤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이겨내야 되는지 등을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잘 자랐으면 싶고, 문제를 가진 아이들도 줄었으면 싶어서 동네 아이들을 많이 알아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4

‘홍제놀장’이라는 동네 작은 벼룩시장을 운영하면서 같은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블로그는 동네에서 활동한 자료들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개설했고, 기록과 홍보 차원에서 계속 콘텐츠를 올리고 있어요. 작년 ‘홍제놀장’에서는 체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마지막에 마술 공연으로 마무리 지었어요. 남은 재료들로 어린이집에 재능 기부를 해서 나누고 그 자료들은 카페에 올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만들었어요. 인스타그램 라이브 같은 SNS를 활용하고 동네 엄마들의 커뮤니티, 카카오톡 단체방 같은 것을 통해서 다각도로 주변에 알리고 있어요. 포스터도 붙이고요. 함께 하는 분들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을 목적으로 가지고서 활동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육아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프로그램 안에서 마을분들과 아이들이 함께 배움을 10번 정도 진행한 게 있어요. 동네 미술 학원 선생님이 인형 만들기를 하기도 하고, 저희가 갖고 있는 걸 활용하기도 하고, 우드 카빙 선생님이 오기도 하는 등 주로 동네 강사분들에게 배우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강사분들이 이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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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들어와 있진 않지만 동네분들이 다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함께했어요. 이렇게 이웃을 만들어 가는 게 목적입니다. 동네분들 중에 이런 저희 취지를 알고 도와주거나 함께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요. 포스터를 직접 붙여 주기도 하고 맛있는 걸 나눠 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물품을 내주기도 하면서 참여를 많이 합니다. 5

길게 갈 수도 있겠다 싶어서, 살아남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사실은

좋은 것도 있어요. 그동안 시간, 비용,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던 교육들을 듣고 있습니다. 미술 체험 키트들도 받아 보고 인스타그램 라이브, 줌, 구름 같은 프로그램도 알게 되었고요. 이렇게 최대한 배우고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비대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집에서 키트를 받아 온라인 강의로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강의가 온라인으로 소비되는 부분을 예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코로나라고 하는 사태를 겪으면서 상황을 나름대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예정된 강의가 갑자기 취소되기도 하고 경제적으로도 거의 반의 반 토막인데,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니 우울감은 들지만 계속 그렇게 있을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가능한 대로 시도해 보는 중이고, 영상을 찍거나 키트를 만드는 활동들은 자료가 남으니까 그런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예술이 가지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사태가 장기화 돼서 코로나 블루가 확대되면 예술이 필요한 부분이 생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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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단 3355 1

김문경 작가

3355는 서대문이라는 지역을 매개로 영화하고, 글 쓰고, 춤추는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2012년에 직접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여러 장르의 작업자들이 모여서 협업하며 작업물을 만들고 있는 아티스트 그룹이에요. 4~5명의 주요 구성원들이 협업하고 있죠. 각자의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도 하고 저희 3355 사업자로 용역도 받아요. 그러는 와중에 ‘아, 난 작업하고 있어야 하는데’ 하는 멤버가 없는 게 저희가 오래 유지되는 비결인 것 같아요. 다들 ‘예술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일들도 개인 작업처럼 장인 정신 내지는 일종의 직업의식을 가지고 하는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지역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골목 영화 여름 캠프>예요. 2017년부터 시작해서 2020년까지 4년 동안 진행했어요. 매번 주제가 달라지는데 2017년에는 ‘우리 마을, 내 이야기’가 주제였고, 2018년에는 ‘내 이야기 인형극’, 2019년에는 ‘내 낙서로 애니메이션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했어요. 2020년에는 ‘성 평등’을 주제로 잡았어요. <골목 영화 여름 캠프>에서 ‘골목’은 지역 혹은 동네를 말해요. 동네에서, 지역에서, 골목에서 내 얘기를 영화,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게 어떤 의미일지 고민해 보는 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이거든요. 내가 발 딛고 사는 물리적인 공간 안에서 내 얘기로 예술을 만드는 거요. 예술을 업으로 삼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기 삶에서 한 번쯤 예술을 만들고 향유하는 생산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했을 때 그 사람들이 결국 전문 예술가들에 대한 지지자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이 지역에서 이런 예술교육 활동을 해야 하고요. 예술가로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생활 속의 (예술) 생산자들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 거죠. 한 번 영화를 만들어 보면 독립 영화가 뭔지 잘 몰라도 보러 오거든요. 한 번 글쓰기 수업을 듣고 나면 시집도 사게 되고요. 동네(서대문구)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영화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를 만들어요. 매년 8~10명 정도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평균적으로 4~5명으로 팀을 꾸려서 작업해요. 여기서 핵심은 혼자 할 수 없다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설명을 해요. “영화 작업을 하려면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 같이 만든 영화를 영화관에서 함께 볼 거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참여하는 자세가 달라져요. 가을, 겨울에 <서대문 시민 영화제>를 열어서 지역에서 했던 미디어 작품들을 모아 극장에서 상영을 해요. 극장에 걸리게 되면 극장에 걸려서 보는 것까지가 영화의 완성이라는 걸 느낄 수 있고, 내 작품을 누가 보러 와 줬을 때 기분 좋음을 느끼거든요. 그러면 남의 작품 보러 극장에 갈 일도 늘어나는 거죠. 상영은 서대문에 있는 필름포럼에서 계속 해 왔어요. 서대문의 동네 영화관이고, 대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에요. 꼭 극장에서 상영을 하고 싶었거든요.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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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게

지역 문화예술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에요. 그래야 재미, 의미, 케미가 있거든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주체인 저희가 의미나 재미를 찾지 못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고생을 고생이라고 느끼지 않을 의미를 찾아야 하는 거죠. 저희가 세상에 필요한 걸 제시한다는 사명감 같은 걸 가지고 하는 건 아니에요. 취향과 신념의 중간 어디쯤이죠. 어떤 의무감이나 공익성이 아닌 것, 필요한 것보다는 ‘원하는 것’이요. 예를 들어, 디지털 성범죄가 요즘 심각하잖아요. 잠이 안 올 정도로요. 그러다가 “동네에서 성 평등 영화 제작 교실 하면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이걸로 뭔가 많이 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냥 하고 싶은 거예요. 어쨌든 이렇게 하면 그걸 접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니까요. 주제를 생각하고 나면 두 번째 단계는 ‘어떻게’예요. 그 다음에 ‘어디서’를 고민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상이 나와요. 조금 이상한 방식일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이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결국 교육자가 어떤 방식으로 그 예술교육 공간을 순간적으로 바꾸는지가 중요한데, 거기에는 대단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일단 교육자가 주제에 되게 미쳐 있는 사람처럼 보이면 아이들은 ‘뭐야, 저 선생님 돌아인가?’ 하다가도, 주제에 대해 너무 좋다고 계속 말하다 보면 그냥 ‘그런가…’ 하면서 하거든요. 3

<골목 영화 여름 캠프> 1회인 2017년도에는 연희동주민센터에서

진행을 했어요. 2018년도 2회는 한뼘책방에서, 3회는 ‘꽃피는 학교’에서 진행했고, 올해는 서대문 융복합인재교육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연희동주민센터에서 할 때는 주민센터 근처 놀이터를 촬영 장소로 먼저 정하고 시나리오를 썼어요. 한뼘책방에서 할 때는 블루스크린을 사용해서 재활용 쓰레기를 가지고 인형극을 촬영했고요. 어떤 특별한 프로세스가 있는 건 아니에요. 장소에 맞춰서 소품과 과정을 꼼꼼하게 준비하는 거죠. 촬영 장소를 미리 정해 놓고 그 한정된 공간에서 어떻게 장면을 뽑아낼지 생각할 때, 장소의 제약을 해결할 다양한 제안이나 시도에 대응하도록 준비한다는 의미예요. 저희가 한 거점을 활용하지 않고 여러 장소에서 진행하기로 선택한 건 지역에 있는 좀 더 많은 공간, 단체, 사람들과 만나 보고 싶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최대한 여러 공간을 다녀서 그 공간과 공간을 운영·이용하는 분들에게 어떤 경험이 남겨지면, 저희가 저희 작업실에서만 작업할 때와 다른 효과가 있는 거죠. 실제로 빔 프로젝터를 가지고 상영회를 했을 때, 메이저 영화가 아닌 독립 영화를 처음 본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럴 때 독립 영화는 뭐다, 어떤 영화제가 있다 알려 주면 그다음부터는 알아서 영화제도 찾아보고 하는 경우를 자주 봤거든요.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한 번 한 번 만나는 게 중요한 인연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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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홍익문고와 공씨책방에서 했던 <책방포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자리에서 30년 넘게 운영되어 온 공간이 주체가 돼서 사장님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도 지역과 거점에 대해 많이 고민하면서 기획을 했는데, 막상 두 분이 하는 이야기가 제가 생각했던 방향이랑 많이 달랐어요.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는 게 단순히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물리적인 실체의 대상들, 사람들과의 사건이 쌓이고 그 양상이 변하는 걸 지켜본 거예요. 예를 들어, ‘연극하는 극장들이 많았는데, 그때 연극인들이 책을 많이 사갔다’, ‘술 마시고 책을 잔뜩 사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 등 이런 사소하고 세세한 변화들을 사람을 통해 알게 되는 거였어요. 또, 책방이 사라지고 문화가 바뀌는 것에 대해 어떤 원망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요. 지금 산업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걸 알지만 그냥 끝까지 하고 싶다고요. 그 말에 크게 공감이 가고 굉장히 가깝게 느껴졌어요. 독립 영화 하는 분들 꿈이 다 박찬욱이나 봉준호인 게 아니잖아요. 내가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고 이거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거잖아요. 너무 좋아서 계속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죠. 아무튼 그런 공존, 공유의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확 가까워졌어요. 공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고요.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있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그렇게 했을 때 발생할 일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됐거든요. 한 자리에서 그 지역의 대상들, 다양한 주체들과 공존하고 공유하는 것이 생각보다 큰 의미인 것 같아요. 5

예술 면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취향의 공동체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되게 구체적이고 작은 주제들로 작업들이 펼쳐지고 거기에 사람들이 모일 것 같아요. 대형으로 대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프로젝트보다 작은 형태의 프로젝트들이 의미 있어지고 힘을 받지 않을까요? 100개의 취향들이 생기는 거죠. 이제 오프라인으로 뭔가를 보러 간다는 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나가야 하는 일이 되었으니까요. 정말 자기가 원하는 걸 정확하게 선택해서 가겠죠. 구체적인 취향의 공동체로 향하는 예술이 될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의 예술교육의 핵심은 교육 방식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가 아니라, 교육 주체와 대상이 얼마나 깊은 연결감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온라인 수업을 너무 재밌게 했는데, 그건 처음에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얼굴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고 나서 온라인을 했었어요. 어떻게 최대한의 연결감을 가질지가 관건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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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샘 1

임예은 큐레이터

카페샘만의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대안적인

삶과 생활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공간이라서요. 저 역시도 하고 싶은 걸 해 볼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고, 클래스를 운영할 때도 진행하는 분들이 ‘이걸 해 보겠다’라고 하는 거에 살을 붙여 가면서 발전시키는 형식이에요. 대부분 그렇게 하고 싶은 걸 하죠. 저와 제 지인들이 함께한 <샘프로젝트>는 자기가 그린 그림을 걸고 설명하면 음악 하는 분들이 그 그림에 어울리는 곡을 연주해 주는 활동이었어요. <샘클래스>는 이렇게 여기서 페이도 받지 않고 연주한 분들, 그림 전시를 한 분들께 고마움을 느끼고, 예술가분들이 이곳에서 클래스를 해서 돈을 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장님의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고요. 2019년 <샘클래스>는 ‘3분 생활소설’, ‘시·술의 밤’, ‘아이패드 동물 드로잉’, ‘그림으로 만나는 조선덕후’가 있었습니다. 2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랑 동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저희들의, 이 동네의, 찾아오는 분들의 근처에 있고 손에 잡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고요. 그간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연스럽게 함께 시간을 가지고 서로 소통하면서 그림, 음악, 시 등 예술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지만, 재개발, 식물 재배, 반려동물, 유기 동물, 환경 문제 등 삶의 일상적인 문제부터 심각한 문제들까지도 주제 삼아 얘기했어요. 그러는 과정에서 <샘클래스>의 프로그램들과 다른 프로젝트의 기획들이 나왔죠. ‘샘’이라는 공간과 모여서 나눈 이야기들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네요. 그림을 한 번 그리고 가는 게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똑같이 그리지 않아도,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고 가도 되는 시간을 만들어서 이 공간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된다는 걸 경험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특정한 예술교육관에 맞춘 게 아니라, 이곳을 운영하는 세 명의 다른 사람이 이 장소를 최대한 열어 놓고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나갔던 것 같아요. 3

<채우장>은 버리는 것 없이 채우는 장터라는 뜻이에요. 대부분 장터들이

쓰레기를 많이 발생시키잖아요. 제품을 포장하고 그걸 또 어디 넣어서 들고 가고 하면서요. <채우장>에서는 생필품들을 쓰레기 없이 알맹이만 가져가요. 망원동에도 알맹상점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동네에 체리 생산자가 있어요. 그러면 그분이 체리를 한 상자 가져와서 필요한 사람한테 필요한 만큼 각자 가져온 용기에 담아 갈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저희 카페는 더치 원액을 판매했어요. 미리 인스타그램를 통해 더치 원액을 판매한다는 공지를 올리면, 각자 병을 들고 토요일에 ‘보틀팩토리’ 지하 장터에서 만나죠. 사람들이 미리 장 볼 내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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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하고 맞는 용기를 씻어 가지고 와서 알맹이만 가져가는 거예요. 거점이 되는 보틀팩토리는 동네의 카페인데, 이곳이 원래 환경을 주제로 운영하는 곳인 걸 알고 있었어요. 저와 샘을 함께 운영하는 친구가 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날을 잡아 놀러 갔어요. 처음부터 저희도 카페를 운영한다고 밝히고 이후에도 몇 번 놀러 가서 교류하기 시작했죠. <채우장>은 보틀팩토리 사장님이 구상해 오던 것을 함께 구체적인 기획으로 발전시키고 진행한 프로그램이에요. 4

확실히 카페라는 요소가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

들어올 수 있고 큰돈을 내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이리저리 관심을 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방 같은 곳은 아무래도 섣불리 들어가기 어렵죠. 밀집 지역에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점 같은 곳이랑 다르게, 여긴 놀이터 앞 골목길에 있는 카페잖아요.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다 보니 커피 한 잔 마시다가 “이거 뭐예요? 이 그림 뭐예요? 이 사진 뭐예요?” 하며 물어보고 대화가 오가는 등 자연스럽게 손님들과 아는 사이가 되기 쉬웠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인스타그램 위주로 활동하고 홍보했는데, 활동들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네트워크가 점점 넓어졌어요. 전시와 음악회, <샘클래스>, 영화 상영, 작물 키우기, <채우장> 등 동네에서는 나름 크고 작은 행사들을 계속 해 왔더니, 지켜만 보던 사람들도 한번 가 볼까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그게 지난번 <샘클래스>와 잘 맞아 떨어졌어요. 기획과 포스터가 재미있던 것도 한몫했고요. 또, 그때 마침 동네 재개발 이슈가 터져서 그 문제에 대해 카페가 어떻게 해야 할지 SNS에 올렸더니 그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모여서 그게 또 행사로 이어졌어요. <취중토론회>라는 행사였는데 그때 나눴던 얘기가 이후에 또 다른 행사로 이어졌죠. 5

보틀팩토리도 그렇고, 동네 카페 운영자분들과 얘기하다 보면 되게

흥미로운 게, 동네 카페가 오히려 잘되는 현상이 있어요. 저희 샘도 코로나 이후로 손님이 많아졌거든요. 동네 사람들이 학교, 직장에 못 가고 집에 있으면서 프랜차이즈나 밀집된 지역은 못 가겠는 거죠. 웬일로 동네 카페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엄마들이 아기 데리고 와서 커피 마시고, 노트북 들고 와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요. 재택근무를 동네 카페에서 한 거죠. 오히려 로컬 스폿들이 활성화된 것 같아요. 코로나로 사회 경로들이 막히니까, 당장의 답답함을 해소할 공간은 집 앞에 있는 공간인 거죠. 크게 움직이지 않고 동네를 더 찾아다니게 된 것 같아요. 실제적으로 만나는 네트워크가 더 활성화된 부분도 있어요. 대규모의 만남들은 거의 다 막혀 있잖아요. 오히려 동네에서의 만남, 행사들은 활성화될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만남에 대한 갈증을 집 앞에서, 내가 아는 카페에 가서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해소되고, 그러면서 오히려 더 돈독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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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갤러리집 1

장태영 작가, 변내리 작가

아동 미술부터 입시 미술, 평생 교육 기관의 성인까지, 거의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미술 교육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은 성인 대상으로만 진행하고 있어요. 대상별로 주된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프로그램을 변형시켜서 교육해 왔습니다. 예전에 아동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독서와 미술>, <생태 미술> 두 가지입니다. 전자는 주로 그림이 없는 책들을 가져와서 읽은 뒤에 자기만의 그림책으로 바꾸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지루할 것 같지만 몇 주차까지의 결과물들을 책으로 완성했을 때 아이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자기만의 책이라고 생각해서 의욕적으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생태 미술>은 계절마다 밖으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거나 이것저것 주워 와서 입체로 만드는 활동입니다. 그릴 소재와 재료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다 보니 자유롭고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왔어요. 큰 주제만 주고 자연스럽게 풀어놨을 때 아이들이 상당히 즐거워했습니다. 당연히 인기도 많았고요. 4주 정도에 한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한 테마로 4주간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이라 일반적인 미술 학원과 달랐죠. 그리고 애들에게 강요를 안 했어요. 하다가 잘 안 되면 ‘같이 연구해 보고 하는 거야’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2

가장 큰 건 ‘미술 교육을 하자’라는 목적보다 미술이 ‘도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아이를 미술가로 만드는 게 아니라, 미술이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표현하기에 편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도록 하는 거죠. 뭔가를 똑같이 따라 그리고 어떤 기준에 맞춰 잘 그리고 못 그리고 하는 게 아니에요. 이런 면에서 보면 저희 같은 전공자들이 생각하는 미술 교육 개념하고 교육가들이 보는 미술 교육 개념이 다른 것 같아요. 저희는 실질적으로 다양성을 보존하는 목적을 따라야 한다고 보는 거죠.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먼저 테마, 큰 주제를 찾아요. 그리고 어떤 재료를 보고 그 재료를 가지고 뭘 만들 수 있을까, 뭘 그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 거예요. 앞서 말한 것처럼 어느 정도 연령과 목적에 맞추고요. 이렇게 주제와 기본적인 틀만 잡아 놓고 아이들의 활동과 결과에는 한계를 두지 않고 진행합니다. 어디까지 해야겠다고 정해 두면 아이들은 금방 넘어가요. 그래서 그냥 어디까지 하는지 지켜봅니다. 주제는 계속 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큰 주제를 잡아 놓되 꼭 그 주제에 맞지 않아도 지켜봅니다. 대신에 문젯거리를 하나씩 줘요.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정도의 문젯거리를요. 그럼 해결하면서 수정, 보완하는 능력을 키우죠. 아이들이 성취를 경험하면서 흥미도 오르고, 다음에 다른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극복하려고 하는 관성이 생기는 거예요. 이런 방식을 취하다 보니 과정 중심일 수밖에 없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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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연남동에서 8년 있었는데 연트럴 파크가 생긴 다음에 인공

수로가 생겼어요. 나가서 수업하다가 배를 만들어 띄워 보면 어떨까 아이들에게 얘기했더니 다들 너무 신나하더라고요. 나중에는 시간을 재 가면서 누가 더 빠른 배를 만드는지 시합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하게 몇 가지 배의 형태를 설명하고 재료는 집에서 직접 가져오도록 해요. 주로 물에 뜨는 재활용품을 많이 가져왔어요. 재료가 젖거나 물에 잘 뜨지 않거나 쉽게 뒤집히는 문제가 많이 발생했고 아이들이 테이프를 바르거나 재료를 바꾸거나 하면서 점차 나름의 구조를 만들었어요.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작품에 굉장한 애착을 가지게 되고, 나중에 마치고 나서는 배를 트로피처럼 만들어서 가져갔어요. 만들기의 결과가 보상이 되는 거죠. 그리고 중간중간 계속 환경에 대한 이야기,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함께 오랫동안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우리만 사용하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하고 그걸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알려 줬습니다. 그리고 연남동에는 담장이 있는 집들이 많아서 봄이 되면 그 담장 너머로 넘어오는 것들이 되게 많아요. 꽃, 나무, 열매 이런 것들이 계절에 따라 바뀌니까 계절마다 나가서 그림을 그렸어요. 여름에는 능소화, 봄이 되면 매화, 가을에는 감나무 등 담장 너머로 넘어오는 자연물들을 자주 그렸습니다. 4

대상에 특성을 맞추는 게 제일 중요했어요. 프로그램 대부분이

소규모라서 아이 하나하나에 맞춰서 진행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아주 잘 알아야 했어요. ‘아동’이라는 전체 대상이 아니라 앞에 있는 ‘이 아이’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거죠. 그걸 위한 기본 프로그램들이 있었어요. 그걸 하고 난 다음에야 아이하고 친해지는 거예요. 기본 프로그램은 <내 방 만들기>, <하루 시간표 그리기>, <저금통 만들기> 같은 게 있어요. 만들고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면서 이야기를 계속 시도해요. 방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물건들로 어떻게 왜 채워져 있는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오늘 하루는 뭘 했는지, 누구랑 시간을 보냈는지, 좋았던 건 뭐고 싫었던 건 뭔지, 이따 간식이나 저녁은 뭘 먹고 싶은지, 저금통은 어떤 모양과 색으로 만들 건지, 다 만들어서 돈을 모으면 뭘 하고 싶은지 등 이런 것들을 통해 알아가는 거죠. 아이들마다 생각과 표현이 다른데 개별적인 아이들에 대해서 잘 모르면 그런 다양성을 지켜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미술은 가장 보편적인 개념이기도 하지만 가장 주관적인 개념이기도 하거든요. 남들하고 똑같이 생각하는 걸 권장하는 건 미술의 목적이 아니에요. 우주가 검은색이라고 하는 친구도 있고 보라색이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어야 된다는 거죠. 홍대 앞에서는 학교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 줬고 연남동에 오면서는 규모를 줄이려고 했기 때문에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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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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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아날로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을 통해 보는 게 실제로 보는 만큼 감흥이 강하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온라인 예술교육들은 예술이 갖고 있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의 장점은 오픈 소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방법만 알려 주고 옆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식으로 제약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죠. 그렇게 때문에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어요. 피드백 하는 프로그램은 따로 생겨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너는 왜 이렇게 했니’, ‘네가 바라는 건 뭐니’ 하고 질문하고, 또 그에 대해 전문적으로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들이요. 이걸 쌍방향으로 동시에 같이 하기는 힘들어요. 특히 일 대 다수인 경우는 더 어렵죠. 실물을 봤을 때의 감흥 같은 건 어쨌든 오프라인에서 발생하잖아요.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 실물을 각자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온라인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크리틱 같은 걸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아고라의 형태가 되겠죠. 학교도 지역도 없는 온라인 공간에서 대규모로 비평가들, 교육자들이 들어가서 같이 논의하는 그런 공간들이 생길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앞으로의 교육 형태의 쟁점은 그 피드백 공간이 되지 않겠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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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9218 1

김연수 작가, 권소영 작가

스튜디오 9218은 저희 두 사람이 회화 작업을 하는 공동 작업실로 쓰면서

일주일에 1~2회 성인 대상 취미 미술 클래스를 하고 있어요. 작업실을 운영하고 유지하려면 이 안에서 금액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동양화를 하고 한 사람은 서양화(유화)를 해서, 클래스도 수강생들이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로 3년째 함께하고 있습니다. 취미 미술 클래스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창작할 수 있는 수업을 하고 싶었어요. 물론 기초부터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긴 한데, 그런 분들도 3~4개월의 기초 과정이 끝나면 본인이 하고 싶은 게 생겨요. 그런데도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보라고 추천해 줘요. 관심 있는 것들을 촬영한 게 휴대폰 갤러리에 담겨 있을 거고, 보다 보면 공통적인 무언가를 찾을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어떤 앵글로 바라보는지 알게 될 거라고요. 그렇게 작업을 시작하는 거죠. 어떨 땐 자료를 주기도 해요. 제일 쉬운 게 풍경이잖아요. 세계에서 꼭 가 봐야 할 곳의 풍경을 담은 두꺼운 책이 있거든요. 또, 다른 사람들이 그린 것도 보여 주고 그러면 하고 싶은 게 생기더라고요. 1년에 한 번 정도 수강생들이 다 같이 모여서 사생을 하러 가기도 했어요. 저희는 전공자라 사생 다니는 게 당연했는데, 수강생들과 그런 경험을 나누고 싶었어요. 15명 정도 되는 인원과 함께 1~3등 상품을 준비해서 김밥 하나씩 나눠 주고 그리고 싶은 거 그리고 오라고 했죠. 다들 신나서 재밌게 진행했어요. 연말이나 연초에는 수강생들이 1년 동안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첫 전시는 연희동의 갤러리에서 수강생들의 그림으로만 했고, 두 번째는 이 스튜디오를 옮겨 놓는 콘셉트의 기획 전시로 진행했어요. 저희 그림과 함께 수강생들의 대표작들을 걸고, 다른 공간에는 수업하는 모습을 연출해 놓는 식의 전시였죠.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미탁에센 프로젝트>가 있어요. 미탁에센(Mittagessen)은 ‘점심’이라는 뜻이거든요. 평소에 저희가 이 스튜디오에서 매일 밥을 해 먹었어요. 밥을 못 먹고 오는 수강생들이 있으면 간단히 요리를 해 주기도 하고, 네트워크 파티에서 음식을 만들기도 했죠. 그러다가 수강생 중 한 분이 자기는 요리하는 게 어려운데, 여기서 음식을 만들 때 조금 더 해서 점심 도시락을 팔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어요. 주변 상가에 비슷한 분들이 있어서 몇 인분씩은 팔 수 있을 거라고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는 평소에 관심 있었던 환경 문제, 그중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에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홍보용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활동들을 함께 했어요. 도시락 통을 들고 오셔야 음식을 사 가실 수 있다는 걸 공지하고, 통을 넣어 다닐 에코백을 만들어서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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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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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미술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대상은 성인, 내용은 취미

미술로 한정 지었어요. 청소년을 받긴 받았는데 역시 취미 목적이었고요. 여기 있다가 입시를 하고 싶다고 했던 수강생에게는 미술 학원을 추천해 주기도 했어요. 그 외에는 최대한 수강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어요. 기초 교습도 했고, 뭘 그릴지 모르겠다는 분들에게는 그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몇 가지 중에 고르게도 했어요. 다른 재료를 써 보고 싶다고 하면 이것저것 추천해 줬고요. 그러다 보면 그리고 싶은 걸 알맞은 재료로 자연스럽게 그리게 되더라고요. 교습 활동에 있어서는 개인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수업 하면서 대화를 많이 해요. 최대한 자유롭게, 수업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속에 있는 걸 다 끄집어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어요. 여기서 해소하고 가는 부분들이 생기고 그것에 만족감을 느끼길 바랐어요. 저희는 저희가 알려 주고 조언해 주는 게 좋은 결과물로 나타나니까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요. 저희도 함께 과정을 거치면서 느끼는 기쁨이 있는 거죠. 3

<미탁에센 프로젝트>의 주 대상은 저희 스튜디오 주변에서 1인 상점을

운영하는 분들이었어요. 가게에 혼자 있으니까 자리를 비우고 밥을 먹으러 가기가 애매하고, 이곳에서 5년 이상 있어 온 분들이라 이제 새롭게 갈 밥집도 없는 거예요. 간단하게 해결해야 하는데 도시락을 매일 싸서 다니기는 쉽지 않은 거죠. 그런 면에서 이 프로젝트가 좋은 대안이 된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저희가 먹을 걸 조금 더 많이 만드는 거라 조미료도 적게 쓰고 재료도 신선한 걸 썼어요. 그때그때 먹고 싶은 걸 만들었는데 같은 메뉴를 만든 적이 한 번도 없었고요. 가격도 부담되지 않은 데다 일회용품을 줄인다는 좋은 취지도 있었죠. 고민과 수고를 덜어 준 것 때문인지 다들 만족스러워했고, 한 달 치 돈을 미리 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저희가 이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생긴 것이기도 하죠. 거창한 예술 창작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동네에서 살고 일하고 작업하는 사람들로서의 서로의 존재를 알고, 같이 밥도 먹고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나누는 공동체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 된 거예요. 거점을 활용한 또 다른 활동은 <미탁에센 프로젝트>의 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금천구에서 했던 <빈집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금천문화재단에서 전시 기획하고 있는 분이 우연히 와서 같이 놀다 가시고 며칠 뒤에 연락이 왔어요. 여기 스튜디오에서 의상, 동양화, 서양화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작업하고, 수업하고, 도시락 만들고, 모여서 수다 떨고, 밤에 술도 마시고 하는 게 재밌었다고요. 그 콘셉트로 금천구 독산동 1~3가 건물의 빈 공간에 재현하는 전시를 해 줄 수 있냐는 제의를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 작업물이 메인으로 걸리고, 수업하는 걸 재현하면서 수강생들의 작업도 전시를 했어요. 오프닝에서는 <미탁에센 프로젝트>로 했던 메뉴 중에 호응이 좋았던 것을 골라서 저희의 방식대로 프로젝트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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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주로 홍보하고 있어요. 취미 미술 클래스는 네이버에 등록되어

있어서 ‘취미 미술’ 태그하고 ‘연희동 미술’이라고 치면 저희가 검색돼요. 그렇게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어요. 지나가다 입간판 보고 오는 사람들도 있고요. 이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게끔 저희 활동을 계속 SNS에 올려요. 리뷰, 수강생들 그림, 도시락들을 올려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있죠. 5

코로나로 인해 수강생이 많이 줄었어요. <미탁에센 프로젝트>는 음식을

가지고 가서 각자 먹으니까 코로나에 적합하긴 했는데, 상점들이 문을 닫게 되니까 필요가 없어졌죠.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요. 이전에 비해서는 결과적으로 줄긴 했지만 좀 회복이 된 것 같아요. 개인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도시락 프로젝트는 마무리 할 예정이고, 수업은 유지만 하고요. 원래 활동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해 다른 방안을 생각해 보거나 하진 않았어요. 어차피 작가들은 원래 다 작업실에 격리되어 있는 거고, 전시장은 그렇게 붐비는 공간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전시장들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고요. 저희는 이전의 삶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을 입장이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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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무소속연구소 1

이정아 매니저, 강예솔 연구원

무소속연구소는 현대 사회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의 대안을 연구하고

실천하려는 젊은 창작자들, 보다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함께 운영하는 예술 공동체입니다. 문화 기획자, 큐레이터,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 메이커, 활동가, 영상 제작자 등 문화예술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조력자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공공 예술 프로젝트와 지역 공동체 예술 활동에 대해 담론과 대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형식의 시도와 실천을 통해 문화를 나누고, 관계를 맺어 나가는 커뮤니티 아트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서대문구 연희동을 기반으로 아티스트 살롱 카페 ‘보스토크’와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연희’를 운영했어요. 그 공간에서 몇 년간 동네 마켓을 열었고, 예술가들의 자립성 확보를 위해 직거래 미술 장터인 <연희동 아트 페어>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연희동 아트 페어>는 지역의 작가와 컬렉터들이 1년에 한 번씩 만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기획했어요. 무소속연구소가 연희동에서 운영하던 카페 보스토크와 같은 건물에 있는 공공연희에서 2017년에 시작했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던, 대부분 아트 페어에 참여해 본 적 없는 젊은 작가들과 동네에 사는 선배 작가들이 함께했죠. ‘어떻게 하면 컬렉터들을 직접 만나고 동네에 컬렉터들이 더 많이 생겨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프로그램들을 기획했어요. 그중에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아티스트 포장마차’와 ‘작품에 점 찍기’예요. 이왕 동네에서 하는 거니까, 너무 딱딱하게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아티스트 포장마차’를 기획했어요. 작가는 음식을 만들고 방문객은 그 음식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거죠. ‘작품에 점 찍기’는 카페 보스토크에서 파는 음료를 사는 분들에게 빨간색 점(스티커)을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스티커를 가장 마음에 드는 전시 작품에 붙이면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거죠. 그리고 각 스티커는 음료 가격의 10퍼센트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계산돼서 작가에게 돌아갑니다. 소액이지만 방문객들로서는 그 점을 붙이기 위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전시를 보게 되고, 또 작품을 선택하는 연습을 해 볼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올해는 빨간 점만 찍지만 내년에는 굿즈를 사고, 그 다음에는 작품을 살 수 있는 컬렉터로, 이렇게 단계별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컬렉터 양성(교육)의 의도가 있었어요. 지역 예술교육으로서의 아트 페어는 이번에 순천으로 가면서 더 확실해진 것 같아요 처음 연희동에서 기획하고 실행하면서도 ‘동네에서 누가 작품을 쉽게 사겠나’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3년간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10~20만 원대의 작품에서 시작해 점차 100만 원 이상의 작품까지 사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 갔어요. 그래서 지역에서도 가능할 것 같았고, 첫 회부터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반복이 되면 변화가 생기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올해 나쁘지 않은 판매 성과가 있었죠. 서울 외 지역에서 행사를 기획하면서 크게 기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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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었는데 오히려 지역에 대한 선입견이었던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성과는 서대문구에 사시는 분들께서 <순천 아트 페어>의 그림을 꽤 많이 사셨다는 거예요. <연희동 아트 페어>를 통해 자각한 컬렉터들이 순천에까지 관심을 주고 작품을 구매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2

역시 커뮤니티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연희동 아트 페어>나 <개념

프로젝트>의 경우, 지역 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필요를 담론으로 끌어내고, 거기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로부터 파생될 프로그램들을 함께 하는 식으로 이어가는 거죠. 그냥 단타로 결과를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형태를 보인 것 같아요. 이렇게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해 온 모듈을 가져다가 어디든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면 지역의 필요에 맞춰 조금씩 변주해 나가면서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어요. <연희동 아트 페어>, <개념 프로젝트>, <지역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등 모든 프로젝트가 결과물로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몇 개월 동안 프로젝트 하고, 인쇄하고, 파티하고 그냥 끝내는 게 아닌 거죠. 그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서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계속 유지하고 키우는 것인 것 같아요. 인연으로 계속 흘러야 된다고 생각해요. 3

저희가 운영한 카페 보스토크가 거점 역할을 했어요. 연희동은 유난히

개들을 많이 볼 수 있는 동네예요. 그리고 보스토크는 개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고요. <개념 프로젝트>도 그런 연희동과 보스토크의 특징 때문에 시작한 것 같아요. 처음에 ‘개 키우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들까’ 하는 의문 혹은 불만을 토로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마침 그 구성원들이 다 예술 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요. 일단 공부부터 해 보자 해서 도나 해러웨이(Donna J. Haraway)의 《반려종 선언》을 함께 번역해 가면서 읽었죠. 또, 저희가 키우는 강아지의 생일 파티나 입양 파티를 진행하고 반려와 관련한 전시를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활동하면서 나온 고민들이 발전되고 확장돼서 나온 게 ‘반려종 허용 테스트’예요. 함께하던 안가영 작가님이 테스트 형식으로 만들었어요. ‘나는 반려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로 테스트 받는 사람의 ‘반려 감수성’을 측정해 보는 거죠. 앞으로 이 테스트가 실제 측정 도구로 기능할 수 있게 좀 더 개발하고 싶어요. 또, 우리 동네 반려를 알아볼 수 있는 소품이나 굿즈를 만들어서 커뮤니티성을 확장하고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배포할 계획도 있어요. <순천 아트 페어>도 거점을 활용한 사례예요.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활용했다기보다는 홍보 거점으로 섭외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었어요. 보통 순천처럼 구도심에 도시 재생 구역인 경우에는 외부에서 들어와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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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것에 경계가 심하다고 들었어요. 갑자기 빈 공간에 낯선 사람들이 들어와서 전시한다고 페인트칠하고 뚝딱거리고 하니까 민원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도시 내에서 유명한 거점 공간 두세 군데에 접근해서 섭외했어요. 그냥 찾아가자마자 ‘홍보해 주세요’ 하지는 않았죠. 단체 티셔츠 입고 매일 가서 커피도 먹고 빵도 먹고 밥도 먹고 한 거예요. 자주 찾아가니까 나중에는 서비스도 줄 정도로 친밀도가 올라갔어요. 그리고 그때 저희가 하는 걸 알리고 홍보를 부탁했어요. 주민들도 자신들이 신뢰하는 공간에서 사장님이 홍보를 하니까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나중에 사장님도 실제로 전시를 보러 와 줬고요. 지역에서 활동을 한다는 게 단순히 거점을 찾고 이벤트를 여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동네 분위기나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는 것,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

프로젝트들을 특정 대상을 전제하고 기획하진 않지만 동네에 어울리는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요. 동네에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동네 지향적이지만 허들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일부러 더 높인 것도 있죠. 우리는 이렇게 잘 준비를 했고 이 동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으니까, 참여하는 분들도 어느 정도의 의지와 성의가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분들이 오면 지속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 전단지를 받아서 잠깐 왔다 가는 건 휘발되는 관계이고,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의 의지를 갖고 왔던 사람들은 그 다음 것을 함께 얘기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허들이 높다는 것은 이런 뜻이에요. 예를 들자면, 예전에 ‘개 파티’를 해서 초대장을 만들 때 구글 폼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그 내용에 이런저런 질문들이 많았어요.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합의 사항에 다 체크를 눌러야 하고, 반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을 가지고 있어야 했거든요. 그 단계에서 귀찮아서 못 하겠다면 할 수 없는 거죠. 아트 페어의 점 찍기 경우도 결국 커피를 사야 스티커를 받는 거잖아요. 그럼 어쨌든 자본주의 시대 아래 나의 취향을 표현하는 데에 일정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 암묵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동의하는 사람이라는 거죠. 5

재미있었던 게 저희는 계속 더 작은 커뮤니티, ‘신뢰할 수 있는 대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 왔어요. 그런데 얼마 전 기사에 ‘로컬택트(local-tact, 지역 울타리 활동)’라는 말이 나왔더라고요. 언택트가 아닌 로컬택트가 비대면의 대안일 수 있다는 것, 그게 저희가 프로젝트들에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거나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바라지 않는 것과 맥락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신뢰할 수 있는 작은 관계로, 그렇게 적게 모이면 위험 부담이 줄고 관리도 쉽거든요. 순천에서도 사전 예약으로 동 시간대 공간 내 수용 인원을 줄였고 모든 방문객을 일일이 체크했는데,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올 수 있다’라는 전제에 동의를 한 분들이니까 관리가 되는 거죠. 그래서 안전하게 행사가 끝났고요. 이렇게 할 수

3. 1. 다음을 위한 오늘

67


있는데도 단순히 온라인 혹은 비대면으로만 한다는 것에는 회의적이에요. 온라인이 대안은 아닌 것 같아요. 다른 방식일 뿐이지 기존의 것들을 대체할 수는 없어요. 올해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에 <#서대문엔>이라는 게 있어요. 이건 애초부터 대규모로 만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로 기획되었거든요. 서대문에는 누가 있을까, 뭐가 있을까, 어떤 일이 생길까, 이렇게 서대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프로젝트이죠. 개개인 혹은 작은 모임들이 자기 활동을 지속하면서 그 기록에 이 태그를 다는 거예요. 그러면 한눈에 볼 수 있는 흐름이 생기겠죠. 온라인에서 소규모이긴 하지만 실재하는 활동들이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거예요. 100명이 모여서 하나의 동네 프로젝트를 하는 것보다 4명씩 25개 팀이 동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게 훨씬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68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3. 2. 닿음을 위한 상상 3. 2. 1. 내러티브 연구 : 라운드테이블 내러티브 연구로서의 라운드테이블 프로그램은 서대문 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및 주민들과 함께 총 2회 마련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시기에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6월 말 1차 라운드테이블은 1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추천받은 논문 자료 중 마타라소의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1997) 리스트를 기준으로 전개되었다. 참여자들에게 지역 예술교육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과 서대문의 예술교육이 집중했으면 하는 항목을 선택하게끔 하여 서대문 예술교육의 상을 함께 그려 보는 기회로 마련하였다. 10월 말 2차 라운드테이블은 올해 사업의 마무리 시점에서 진행되었다. 2020년도 사업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내년도 사업을 구상하기 위한 지역 자원과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공유해 보는 시간으로 구성하였다.

ROUND 1

일정

2020년 6월 말

모더레이터 황윤호(소셜나인 대표) 주제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내용

· 예술교육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 서대문 예술교육에서 집중했으면 하는 가치와

참석자

지역 예술교육의 상 그려 보기 김아리나, 김하림, 김현정, 박미화, 박장호, 백두성, 송둥수, 신승주, 최윤현, 홍은지

ROUND 2

일정

2020년 10월 말

모더레이터 황윤호(소셜나인 대표) 주제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내용

· 2020년도 사업에 대한 평가 및 피드백

참석자

· 2021년도 사업 구상을 위한 지역 자원 및 프로그램 아이디어 공유 권정언, 김문경, 김진옥, 변내리, 이성철, 임성연, 장태영

3. 2. 닿음을 위한 상상

69


ROUND 1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최정은

저는 올해 PM을 맡게 된

최정은입니다. 라운드테이블을 위해 오늘 서대문구의 공공·민간 예술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셨습니다. 작년에도 지역 예술교육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작년에는 전문가 인터뷰와

모더레이터

라운드테이블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황윤호

지역, 예술, 교육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셜나인 대표

삼아,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많은 논의를 거쳐, 참석자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자치구의 예술교육 목표를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으로 정하였습니다. 올해, 2020년의 목표는

김아리나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보다 특화된 전문가들의 자문과 라운드테이블,

김하림

예술기획

인터뷰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교육 사례를

김현정

문화예술교육연구소 이루

공유하고 맵핑하면서 서대문구만의 문화적

박미화

맘스아지트

자원과 요소들을 발굴해 내는 것입니다.

박장호

미술 교사, 작가

더불어 올해의 화두인 코로나바이러스

백두성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관련해서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입장에서

송둥수

미술 교사

대안을 공유해 주시면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신승주

예술가

오늘 라운드테이블은 소셜나인 대표 황윤호

최윤현

前 최게바라

퍼실리테이터가 진행할 예정입니다.

홍은지

신촌문화발전소 황윤호

오늘 질문을 다섯 가지 드릴

예정입니다. 우선 첫 번째 질문에서는 성함과 요즘의 관심사, 그리고 각자의 앞에 놓인 다과를 왜 골랐는지 여쭤 보고 싶습니다. 저부터 답을 하자면, 제 이름은 황윤호입니다. 요즘의 관심사는 여행인데, 지금 상황에서 여행을 갈 수 없어서 어떻게 하면 그 기분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옷도 오늘 한번 사파리처럼 입어 봤어요. 그리고 이 다과는 제가 진행자이기 때문에 다과를 모두 배치하고 남은 것을 골랐습니다. 신승주

안녕하세요. 저는 신승주라고

하고요. 어떻게 격리를 잘할 수 있는지가 요즘의 관심사예요. 갑자기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어떻게 집에서 잘 생활할 수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 다과는 제 앞에 주어진 것을 받았습니다.

70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저는 박미화입니다. 요즘 어떻게 하면

걸 좋아하는데 만나자고 섣불리 말하기 꺼려지는

밖에 나가서 놀 수 있을지에 관심 있어요. 골목길

시대가 돼서, 어떻게 해야 가까이에서 작게라도

야시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른 사람과 마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나갈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빈자리가 두 개

중이고요. 다과를 선택한 이유는 이 자리가 맘에

있었는데, 좀 더 동선이 짧은 자리를 선택하다

들어서 앉았는데 다과가 여기 있었습니다.

보니 여기 앉게 되어서 이 다과를 선택하게

김아리나 저는 김아리나고요. 저는 연애에

되었어요.

관심을 갖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연애할 수

송둥수

있을지에 대해서요. 다과는 제가 사과 주스를

양주에서 미술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기

좋아해서 골랐습니다.

전에 수업하면서 있었던 일인데, 애들끼리 서로

백두성

욕을 섞어서 얘기하는 걸 듣고 어떻게 생활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

안녕하세요, 저는 송둥수라고 하고요.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백두성입니다.

지도를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 애가 평소에

요즘은 어떻게 하면 영상을 잘 만들 수 있을까

살가운 편이라 세게 이야기하면 상처받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은 현재

것 같은데 생활 지도는 해야겠고요. 이렇게

휴관 상태이고, 관람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교사로서 마음을 쓰게 되는 일들이 관심사인 것

어떻게든 서비스를 하고 싶어서 영상을 만들어

같아요. 빨리 떨쳐 버리고 싶습니다. 다과는 다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일 큰 고민이에요.

똑같은 줄 알았는데 질문을 듣고 다 다르다는 걸

다과는, 제가 커피를 좋아하는데 여기 병에

처음 알았습니다.

바리스타라 적혀 있어서 여기 앉았습니다.

최윤현

박장호

재작년에 신촌에서 <신촌거리 예술 축제>라는

저는 박장호라고 하고요. 최근의

저는 최윤현이라고 합니다. 작년,

관심사는 제가 10월에 전시를 하는데 전시할

민간 예술 축제를 제작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작업물이 모자라서, 어떻게 시간을 쪼개서

신진 예술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무대를 제공할

그림을 그릴까 하는 게 고민입니다. 여기

수 있을지를 고민했는데, 요즘은 이분들이

도착했을 때 제 이름표가 이 자리에 놓여 있어서

생계유지를 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지를

이 다과가 제 꺼구나 싶어서 앉았습니다.

고민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간식을 주셔서

김현정

안녕하세요. 저는 김현정이고요. 저의

관심사는 건강입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해질까 고민하고 있어요. 다과는, 제가 커피를 못 마시는데 마침 사과 주스가 이 자리에 있어서 여기 앉았습니다. 홍은지

저는 홍은지라고 합니다. 최근의

감사합니다. 황윤호

다과에 대한 질문을 한 이유는,

여러분들의 기호와 취향에 대한 답을 하듯이 앞으로의 질문도 그렇게 편안하게 대답해도 된다는 의미에서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입니다. 조금 더

관심사는 주변의 예술가분들하고 이 시기를

덧붙이자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면서 어떤

어떻게 잘 넘길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에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최종적으로는 무엇을 하고

다과는, 남은 자리 중 이 자리가 가장 맘에 들어서

싶은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소셜

앉았어요. 먹을거리가 있어 기뻤습니다.

다이닝을 하는데 그 이유는 소셜 다이닝을 통한

김하림

취향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서예요. 사람들끼리

저는 김하림입니다. 누군가를 만나는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박미화

3. 2. 닿음을 위한 상상

71


ROUND 1

너무 떨어져 있다 보니까 1인 가구가 소외되는

예술교육인데, 저희가 하고 있는 건 과학

현상들이 나타나는 걸 보고 이런 일을 하고

교육이거든요. 박물관에 왔던 아이들이 집에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식으로 답변을 해

가는 길에 출구에서 ‘우리 박물관에 또 놀러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와요’ 하는 말을 듣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신승주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무도 오지 못하는

저는 설치 미술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고요. 지금은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박물관이 되어서 아쉽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육아에 집중하고 있어요. 작업에 있어서의

박물관을 보여 주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관심사는 원래 유토피아나 이상 세계에 관한

추경에서 예산 확보가 되면 촬영과 편집 등을

것이었는데 요즘은 SF에 빠져 있어서 그것과

할 수 있게끔 준비 중에 있습니다. 문화예술

관련된 레퍼런스를 찾고 있습니다. 갑자기

활동들과 이런 지점에서 컬래버를 할 수 있다면

시대가 바뀌니까 그런 상상의 세계로 생각이

더 좋은 교육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이 가는 거 같더라고요.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박미화

박장호

저는 현재 가죽 공방을 운영하고

연희동에서 작업실 운영하면서

있어요. 사실 ‘공방이라고 쓰고 사랑방이라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요. 돈을 벌려고 하는

읽는다’라고 자주 말하고 있어요. 가죽 공방

일은, 강서구에 있는 덕원여자고등학교에서

운영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기보다

2017년부터 미술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가죽이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그런데 만약

올해부터는 강서구 혁신 지구 실무위원도 맡게

이 일이 굉장히 잘되면 건물을 사고 싶어요.

되었어요. <다음을 위한 닿음>에서 연구원으로도

주변에 보면 집 없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같이

활동 중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건 가만히 앉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이사 가지 않아도 되는

있다가 뭐 생각나면 그리고 보여 주는, 이런 건데

공방, 집 이런 것들이 갖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어쩌다 보니 빡세게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제가

꿈이고요. 지금은 동네에 계신 분들하고 같이

원하는 삶을 빨리 살고 싶어요.

자주 만나면서 재미난 작업들을 하며 지내고

김현정

있습니다.

대표입니다. 저희는 비영리 단체이고, 단체의

김아리나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선생님들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

경영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올해 임용이

강사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는 비올라

되어서 아직 숙달되지 않은 상태이고 일을 배워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그만두고 이 단체에

나가는 중입니다. 지금은 과학 교육을 공부하고

집중했는데, 예술가와 예술교육의 경계에서

있는데, 그 공부를 기반으로 과학 교육의

고민을 많이 하다가 장애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에 대한 고민들을 해 나가고 싶고요. 옆에

접하면서 문화예술교육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계신 팀장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것 같습니다. 기능 중심의 예술보다는 저희

백두성

저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교육팀을 맡고 있는 전시교육팀장입니다. 올해로 1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이 지어질 때 관리담당자로 시작했고 운영하는 동안에는 학예사, 학예팀장으로도 일했습니다. 사실 라운드테이블에서 얘기하는 건

72

다음을 위한 다음

저는 문화예술교육연구소 ‘이루’

세대가 교육받지 못한 기초 예술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서대문구 혁신 교육 지구에서 <누구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서대문구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서대문구가 교육적 차원에서 잘 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혁신 지구나, 마을 강사 이런 것들에서요. 우리가

3. 연구 리서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운영하고 있어요.

유아부터 노인까지 장애 등과 상관없이 개인들의

김하림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개별성을 인정하되, 그

오브제를 만드는 미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안에서 소통과 협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망원동에서 독립 출판 서점도 운영하고 있고요.

그것이 가능성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청년 예술 분야 사람들이 모여서 잡지를 만드는

저희는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죠. 기존의 음악,

기획도 하고, 인디 음악 축제 기획도 하고,

미술, 영화, 연극 하는 예술인분들이 기능 중심의

여러 가지로 서점 안에서 소규모로 모여 할 수

수업만 하고 있어요. 현재 온라인 강의도 그렇게

있는 소모임이나 워크숍을 기획하며 운영하고

이루어지고 있고요. 다른 방향을 갖고 과학 등

있습니다. 작게 작게 만나서 재밌는 걸 많이

다른 분야들과 결합해서 변할 수 있는 지점들이

하면서 살고 싶어요.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방향에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다른 단체가 다른 기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면, 서대문만의 특색 있는 예술교육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고요. 서대문구의 자원이 이렇게 풍부한지 작년에 처음 알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어요. 홍은지

송둥수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하는 교육이 일상에서 필요함을 인정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림이나 작은

저는 교육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어요. 최근에 제가 읽은 책에서, 모든 아이들은 다 가능성이 있으며, 긍정적인 힘을 주게 되면 그로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는 큰 힘이 언젠가 나온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그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방과 후에도 학교에 남아 개인 작업을 하고

신촌문화발전소라는 예술 공간에서

싶은데 그런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

예술 지원 운영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서대문구

같아요. 그런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삶을 살고

내에서도 여기를 모르는 분들이 있는데,

싶습니다.

저희는 만들어진 지 2년 된 복합 문화예술 공간이고, 주로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촌 뒤에 갑자기 솟아 있는, 바람산이라는 지대가 있어요. 에스컬레이터가 놓여 있어서 그걸 타고 올라오면 자치 센터와 데이케어 센터 사이에 신촌문화발전소가 있습니다. 지하 2층에 소극장, 1층에 갤러리, 2층에 스튜디오, 3층에 카페, 그리고 루프톱으로 다양하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작년에는 공연도 올리고 전시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다원적 공연도 하는 등 활동들을 했는데, 올해 2월 워크숍을 끝으로 잠정적 휴관 상태예요. 청년 예술가들이 현재 많이 고립되어 있는데, 이전과 같은 활동들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

최윤현

제가 축제 감독이란 직업을 갖고

있는데, 코로나로 많은 축제들이 취소되고 있어요. 안전이 0순위인 건 맞지만, 안전을 지키면서 축제를 진행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축제나 문화예술이 먹고 마시고 노는 거라는, 그런 인식이 있어서 위기 상황에서 취약한 영역이 되는 것 같아요. 굳이 그런 축제는 안 해도 된다는 인식들을 바꾸고 싶어요. 지금 삶이 답답하니까, 긍정적인 유희의 시간이 필요한데 저는 축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든 축제가 취소되지 않고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좋은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예술 공간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3. 2. 닿음을 위한 상상

73


ROUND 1

황윤호

세 번째 질문입니다. 조금 복잡해질

개인의 취향을 공유하면서 서로 도와줄 수 있는

텐데요. 미리 나눠 드린 종이 뒷장을 보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측면에서 골랐습니다.

50가지의 항목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지역

결과적으로 여기 있는 모든 항목들이 모인

예술교육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을 3개

요소가 50번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굉장히

고른 다음에 왜 그것을 골랐는지 말씀해 주시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예술에 대해

좋겠습니다.

공부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즐겁다는 감각으로

백두성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예술이라고

예술 자체보다는 그것의 효용

측면에서, 그리고 특히 박물관 입장에서 예술을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인 즐거움과 공유라는

수용하려면 무엇을 공유할 수 있을까에 대해

개념이 어우러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세

생각하며 골랐습니다. 우선 37번 ‘사람들이

가지를 골랐습니다.

창의력을 개발하도록 도와줌’. 저는 예술은

김현정

쓸모없음이 그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쓸모없지만

생각하고, 그래서 50번이 1순위예요. 아이들이

즐겁고 재밌는 걸 해서 창의력이 생긴다는

즐거운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자가 흥이 나야

지점이 과학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상자도 흥이 난다고 생각해요. 어떤 측면에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과학이나 기술과 결합해

예술은 ‘뻔하지만, fun한’ 즐거움이 있는데,

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 이 항목을 골랐고요. 46번

실질적으로 우리가 배운 예술교육을 생각해

‘사람들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은, 특히

보면, 대부분의 세대에게서 긍정적인 부분이

비전공자 입장에서 예술 경험을 통해 자신이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어,

이것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즐거운 기분을 느끼는

개인이 움직임을 할 때도 여러 움직임이 나올

것만으로도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골랐어요.

수 있는데 그 반응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만들어

그리고 37번과 46번을 합치면 50번 ‘독특하고

내는 걸 하면, 그 시간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

깊은 즐거움의 원천을 제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있어요. 그게 바로 예술의 힘이고 기본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요. 그것과 연결해서 29번 ‘지역 전통과

박장호

문화에 대한 자부심 개발’을 골랐는데, 개인의

4번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예술은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자극함’을 우선 골랐어요.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

다양성이나 취향을 알아보고 내가 이런 걸 할 줄

보면 느끼는 게, 제 학창 시절과 많이 달라지긴

아는구나, 내가 이것을 할 때 신나는구나 하는

했지만 아직까진 예술을 접할 때 부끄러워하고,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지금이 언택트 시대이지만,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내가 직접 해 본다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 하고 서로 만나고

느낌보단 선생님을 따라온다는 느낌이 강해요.

싶어 해요. 소그룹이 형성되고, 주변의

그래서 직접 무언가를 해 본다는 의식을

예술가들이나 교육자들이 판을 깔아 주면 그룹이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 4번

마을 안에서 공동체로 확장되며 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16번 ‘문화 접촉

많거든요. 옛날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사람 사는

및 협력 증진’은 공유에 대한 느낌을 생각해서

냄새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시대에 맞춰서 그런

골랐어요. 서로 조금씩 표현해 나가면서 취향을

걸 경험하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알아 가고 그것을 공유하는 느낌으로요.

들어요. 세 번째는 34번 ‘소외 계층에 대한

문화라고 하면 보통 사회를 생각하지만 개인도

인식 개선’을 골랐어요. 사실 소외 계층이라는

하나의 작은 문화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

말 자체가 별로이긴 하지만, 장애 청소년이나

74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영향이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제가

자존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걸 직접 경험했어요.

지금 하는 일 이전에도 지역 내의 예술 활동

그 변화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해

공간에서 마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보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서대문에 생각보다

그때 느낀 점이, 개인들이 모여서 하는 작업이

장애 학생들이 많은데 갈 곳이 없다는 얘기를

대화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는

들었어요. 사실 그 문제는 그분들을 보는

것이었어요. 각자의 미션에 집중한 상태에서

시선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들의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하면 말하기나 바라보기의

앞에 있는 담장 같은 걸 허물 방법을 고민하고

방식이 밖에서 만날 때와는 다른 영향을 준다고

싶습니다.

느꼈거든요. 그래서 3번 항목을 골랐습니다. 같은

홍은지

저는 4번, 50번, 1번 ‘사람들의

맥락에서 17번을 선택했어요. 지역 내의 예술

자신감과 자부심 향상’, 이렇게 골랐어요. 4번을

활동을 통해 마을 안의 사람들이 만나는 것에

고른 이유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대한 개인적 바람이기도 합니다.

자극하는 것 자체가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고

송둥수

생각해서에요. 그리고 그 다음 단계가 50번이죠.

미술 전공을 했으니 그림을 많이 그리고 싶고

그래서 예술을 해 봤더니 정말 독특하고

창작 욕구가 불타올라야 하는데, 생각보다

깊은 즐거움의 원천을 경험하게 되더라 하는

그렇지 않은 거예요. 미술을 좋아하지 않냐고

게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호기심을 갖고

하실 수도 있는데, 뭘 그려야 하나 하는 생각도

예술적 체험을 내면화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양주에서 회암사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하는 없어진 절터를 발견했어요. 유네스코

자신감과 자부심을 향상시키는 건 존엄에 대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려고 노력 중인 것

문제와 관련된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좋아하고

같더라고요. 터를 잘 꾸며 놓고 박물관도 지어

싫어하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고,

두었어요. 거기를 산책하는데 행복한 느낌이

모호했던 감정, 정서, 그런 것들을 어떤 언어로

들었어요. 회암사라는 전통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맥락화해서 어디에 위치 지어질 수 있을지 알게

느끼면서 동시에 깊은 즐거움의 원천을 느꼈던

되는 거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자아가 형성되고

게 29번과 50번에서 언급한 것과 들어맞는다는

자신감이 높아지면 부수적인 것들이 따라오고요.

생각이 들었어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예를 들어, 타인과의 관계나 공동체와의 관계

불현듯 들더라고요. 그리고 16번은 혼자

같은 그런 것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작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업을 통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거시적 차원의

보여 주고 소통하는 과정도 예술 활동이라고

문제를 빼놓고 얘기할 순 없겠다고 생각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골랐어요.

골랐습니다.

최윤현

김하림

서대문구는 다른 지역구랑 어떤 점이

저는 3번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학교밖 청소년들이 한 번의 예술 경험을 통해서

저는 16번, 29번, 50번을 골랐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고르면서,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침’, 17번 ‘세대 간의

다를까 고민해 봤어요. 그중 생각났던 것이,

접촉을 개발’, 50번을 골랐어요. 직관적으로

서대문구에는 대학교가 많고 젊은 사람이 많다는

가장 눈에 띄는 건 50번이지만, 다른 분들도

점이었어요. 그런데 젊은 층은 서대문구에 계속

많이 고르셔서 특별히 얘기하지 않을게요.

사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분들이

3번은 개인적 창작 활동이 아닌 예술 참여의

많아요. 그래서 잠깐 이곳에 들리는 젊은 층들과

3. 2. 닿음을 위한 상상

75


ROUND 1

서대문구 지역 사회에서 오래 산 사람들 사이의

34번을 골랐어요. 39번은 기본적 역할인 것

커뮤니케이션을 생각하면서 골라 봤어요. 17번,

같아요. 자신의 가치, 의미, 꿈을 탐구할 수 있는

11번 ‘사람들이 친구를 사귀도록 도와줌으로써

여유가 일상에 별로 없잖아요. 이런 걸 되새기고

격리를 줄임’, 12번 ‘커뮤니티 네트워크 및 사교성

짚고 넘어가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지 않을까

개발’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문화예술교육이

싶어요.

다양하게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소통할

박미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거기서 태어나기도 했고요. 대전에 살다가

있어요. 서대문구에 계속해서 새로운 아파트

서대문구에 왔을 때 예술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기존에

기회가 굉장히 많다고 느꼈어요. 타지역에서

서대문구에 살던 분들과 새로 생기는 대단지의

보면 그렇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작년에는

주민들 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거나 만들어 가는

포스터가 붙은 프로그램들은 직접 찾아가 보기도

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매개가 될 수 있지

많이 했어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항목들을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뽑아 봤는데, 먼저 4번을 골랐어요. 일반인들이

신승주

예술교육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저는 14번 ‘문화 이해와 우정을 위한

저는 원래 대전에서 작업을 했어요.

포럼 제공’, 34번, 39번‘사람들이 자신의 가치,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47번 ‘효과적인

의미 및 꿈을 탐구하도록 허용’을 선택했어요.

건강 교육 수단’은, 예술교육 중에 아이들을

지금 서대문구에 작업실을 갖고 있는데, 이

위한 프로젝트가 굉장히 많아서 이런 걸 통해

지역은 여러 요소가 섞여 있다는 생각을 많이

주민들이 심리적인 위안을 얻는 효과가 있다고

했어요. 오래 사신 분들은 너무 그들만의 색으로

생각해서 골랐어요. 마지막으로 36번 ‘사람들이

살고 있고, 학생들은 일시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자신이 사는 곳을 더 잘 느끼게 만들어 줌’을

경우가 많고요. 그 사이의 갭을 생각해서 14번을

골랐는데, 이전에는 제가 살던 자치구가 좋다는

선택했어요. ‘포럼 제공’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걸 느끼지 못하고 살았거든요. 서대문구에 오고

그 의미보다는 예술 활동을 통해서 관계에 대한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가 좋다는 생각을 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자리들이 생기면 좋겠다는

되면서, 예술교육을 어렵게 하기보다는 쉬운

생각이 들어서 골랐어요. 우정이라는 말이 흔히

말, 쉬운 언어로 다가가서 이끌어 보면 어떨까

쓰이는 말은 아니잖아요. 갑자기 언택트 시대가

제안하는 마음으로 골랐습니다.

됐는데 이 기회에 우정이라는 단어를 짚어

김아리나 저는 지역 공동체가 가질 수 있는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고요. 저는 계속 작업을

영향력을 생각하며 골랐고, 2번 ‘사회 활동

하고 예술이라는 카테고리에 가까이 있어서 잘

참여 확대’, 9번 ‘사람들의 고용 가능성에

몰랐는데, 예술교육 자체에 격차가 어느 정도

기여’, 39번을 골랐어요. 어떻게 보면 예술과는

있더라고요. 좋은 교육을 받으려면 정보를 갖고

거리가 먼 것을 골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저희

리서치를 해야 하고, 어떤 프로그램은 소수로

부모님이 지금은 퇴직을 하시고 집에 무료하게

받기 때문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계세요. 저희 동네에도 아마 여러 지역 공동체가

아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 있고,

있겠지만 저희 부모님은 참여하지는 않으시고요.

기관에서 하는 교육은 대부분 너무 일반적인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잖아요.

형태이고요. 소외 계층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2번에서 언급한 ‘사회 활동의 참여 확대’가 이런

교육 격차도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76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갖도록 장려’을 골랐습니다. 오래된 도시로서의

나타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아닐까 하는

서대문이 특정 세대 분들에게 평생 학습의

생각이 들어 골랐습니다. 마지막으로 39번은,

기회와 훈련,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저희 아버지만 봐도 집에 계시니까 많이

생각하고, 그것이 서대문의 예술교육 방향이

소심해지셨어요. 본인이 나가서 할 수 있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골랐습니다.

일이 없어졌다는 생각에 위축되는 걸 옆에서

박장호

느끼거든요. 예술 공동체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저만 해도 서대문구에서 작업실을 쓰면서

가치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오래 있었지만 동네를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예술교육의

황윤호

잘 들었습니다. 네 번째 질문으로

서대문구의 이미지를 상상했을 때 예술교육에서 이러한 측면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하는 항목을 하나씩 뽑아 주세요. 신승주

저는 17번을 고르고 싶어요. 이

저는 2개를 골랐어요. 먼저 36번인데,

경험으로서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32번 ‘환경 개선에 주민 참여’를 골랐어요. 홍제천에 걸려 있는 그림 같은 것들을 주민들도 잘 모르거든요. 걷는 사람은 많은데 그림을 보는 사람은 적다고도 느꼈어요. 주민들이 걸릴 그림들을 선택하거나 하는 식으로

지역에서 오래 산 사람과 저의 생활이 너무

약간의 참여만 있어도 훨씬 더 의미 있을 것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활동 반경도

같아요.

다르고, 누리고 영위하는 것들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17번 같은 부분을 개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박미화

30번 ‘사람들이 소속감과 참여감을

김현정

저는 17번을 골랐어요. 서대문구는

노인 인구가 많고, 생각보다 어린아이들도 많아요. 3세대가 함께 사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노인분들이 은퇴 후의 삶을

느끼도록 도와줌’을 골랐어요. 저는 홍제동에

아이들과 함께 예술로 공유하면서 같이 활동하면

살고 있는데 이 지역은 아무래도 오래된 도시의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느낌이 있어요. 홍제, 홍은동 지역이 특히 그래요. 그곳 분들하고 같이 예술 작업을 해 보려고 하는데, 서대문에서 하는 예술교육이 공동체의 소속감과 참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홍은지

11번을 선택했어요. 주거지로 개발된

신도시의 느낌과 구도심이 가진 통제된 느낌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서대문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신촌을 주로 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혼재된 요소가 관광적 측면에서

김아리나 4번을 골랐어요. 젊은 사람들이

접근돼서 일시적으로 소비되기만 하는 것

친구들끼리 서대문구에 많이 놀러 와요.

같아요. 그 안에서 어떻게 조금 더 나아간 관계

서대문만이 가지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게

맺음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정,

좋아서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아요.

연대 같은 것들이요.

연희동에 가면 골목골목이 예쁘잖아요. 아기자기하게 살 것도 많고, 예쁜 카페 가자, 이거 보러 가자 하는 거죠. 그런 특성이 서대문 하면 제일 많이 떠올라요. 백두성

저는 7번 ‘성인이 교육 및 훈련 기회를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9번 역시 공동체에서

김하림

저도 2개를 골랐는데, 31번 ‘새로운

도시나 동네에서 공동체 전통을 창조’와 36번을 골랐어요. 작년 라운드테이블에도 참여했었는데, 그때 서대문의 특색을 지역별로 나누었잖아요. 그 나눠져 있는 특색들을 합치려고 하기보다는

3. 2. 닿음을 위한 상상

77


ROUND 1

가까운 곳에 있는 것들끼리 뭉치는 방식이 조금

김하림

더 적절하다고 생각되고, 그러고 나서 자신들이

것 같아요.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고 자신의

바라본 관점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면

삶을 말할 수 있는 자리들이 편하게 만들어질 수

좋겠다는 상상을 해 봤습니다.

있으면 좋겠어요.

송둥수

홍은지

서대문구 하면 서대문 형무소나

다들 결국에는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

상상력이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연세대의 자유와 투쟁의 이미지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실패해도 되는 엉뚱한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5번 ‘개인의 권리와

시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서 서대문구에 오면

책임을 탐구할 수 있는 포럼 제공’을 골랐어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다는 인식이 생기면 좋지

서대문구 안의 장소들에서 느껴지는 열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뜩이나 모든

열망들을 같이 가져가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지역이 다 획일화되는 것 같은 인상이 있어서

최윤현

아쉬워요.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을 키울

신촌에는 주로 청년이 많잖아요. 안

그래도 힘든데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든 삶을 사는

수 있는 일종의 트레이닝, 즉 감각 트레이닝을

거 같아요. 그래서 46번을 골랐어요. 그것이

거쳐서 상상력이 발현됐을 때 그것이 구현될 수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 또 서대문구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황윤호

마지막 질문입니다. 방금 집중했으면

김현정

내가 살고 싶고, 사람 사는 냄새가

좋겠다고 이야기한 항목들이 달성되어서

나는, 일상이 재미있고 즐겁고 서로가 힘들

최종적으로 어떻게 서대문구의 모습이 변하길

때 조금은 옆에도 돌아볼 수 있는 공동체적인

원하는지 여쭤 보고 싶어요.

장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최윤현

박장호

서대문구가 재미있는 도시가 됐으면

공간적으로 더 많이 열려 있고,

좋겠어요. 대학이 많다는 건 젊은 사람이 많고

사람들이 자기가 보여 주고 싶은 걸 알고, 또

상상하고 도전하는 주체들이 많은 것이라고

그것들을 열린 공간에서 많이 보여 줄 수 있는

생각해요. 연세로가 금·토·일요일에 차가

지역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다니지 않으면서 그곳에서 많은 시도들이

교육의 의미와 지역의 정체성도 나올 것 같아요.

있었던 것처럼, 그런 공간과 시도가 연세로로

서대문구가 서울의 다른 중심지처럼 큰 규모의

한정되지 않고 서대문구 전역에서 독특하고

가게들이 많은 지역도 아니고, 골목골목 안에

다양한 실험들이 일어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러 장소가 흩어져 있거든요. 작업실들도

그것을 수용할 준비가 된 것 같고, 그것을

그렇고요. 주로 그런 곳에 임대료가 싼 곳이

원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저 또한 같이

많으니까요. 저도 작업실 운영하면서 갤러리

노력하겠습니다.

운영을 한 번 생각해 봤는데, 이런 식으로

송둥수

생각을 했을 때 쉽게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예전에 프랑스에서 철학 토론을

하고 예술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 간의 만남이

있는 의지를 가질 수 있고, 그 의지들을 후원해

이루어지는 살롱 문화가 있었잖아요. 그것처럼

주는 동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공공이든, 민간

서대문구도, 사람들이 같이 어우러져서 얘기하는

차원에서든요.

자리가 많아져서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

백두성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곳이 아니라 과학을 하는 곳입니다. 예술도

요즘의 박물관은 과학을 보여 주는

같은 맥락에서 예술가들이 예술 하는 걸 보여

78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버리는 거예요. 홍제천, 연희동은 또 완전히

자신들의 활동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공유할

다른 분위기잖아요. 이 모든 걸 유지하면서 다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식으로 통합이 이루어지는 그런 지역이 되면

무소속연구소 측에 예술과 과학이 협업해서 어떤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술교육의

결과물을 만들고 박물관에서 전시하면 어떠할지

방향도 그렇게 다양성을 연구할 수 있는, 가까이

제안한 바가 있어요. 아무래도 공공 기관은

있는 지역들끼리 각자의 특색들을 다 살릴 수

그런 작품들을 전시하는 데 편리한 측면들이

있는 방식이면 좋겠습니다.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교육을 받은 시민들이

많으니까요. 홍제천 갤러리 같은 데에서도 시민들의 작품을 보여 주고 공유하는 장을 마련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아리나 사람이 모이면 일이 벌어져요. 공동체가 갖는 힘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서대문에는 여러 대학이 있고 젊은 층들이 있어, 이미 자유롭게 모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시도와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박미화

요즘 로컬의 중요성과 마을과 같은

소규모 단위가 강조되고 있고 그런 단위의 활동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예술교육의 문턱이 낮아지려면 예술가들이 더 작은 단위로 스며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교육이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 삶에 스몄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는 것이 서대문의 특색이 되면 좋겠습니다. 신승주

서대문구의 동네들이 재밌는 게

구역마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유유상종을 벗어난 이 상태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는 예술교육을 지향하면 좋겠어요. 공동체나 세대 간의 접촉 같은 것들을 이루고자 할 때 너무 통합해 버리려고 하는 건 위험하잖아요. 지역마다 ‘문화의 도시’ 같은 타이틀을 자주 걸곤 하는데, 이런 하나의 타이틀로 포섭되지 않는 새로운 지역이 나오면 좋지 않을까요. 사실 여기 와서 서대문구를 얘기하면서도 처음에는 신촌을 까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촌 얘기를 듣는 순간 서대문이 신촌의 이미지로 덮여

3. 2. 닿음을 위한 상상

79


ROUND 2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최정은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다음을 위한 닿음> 두 번째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목표한 것은 지역 예술교육 사례들에 디테일하게 접근하는 것과, 그것을 바탕으로

모더레이터

샘플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하나 설계 및 실행해

황윤호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하는

소셜나인 대표

단계에서 작년과 같이 결과 자료집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결과 자료집

참석자

소속 또는 활동 영역 (가나다 순)

권성언

예술교육자

것들이 부족했는지 피드백 받고, 내년에 하고자

김문경

문학작가

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함께 지역

김진옥

식물학자

예술교육의 상을 구체화시키고 어떤 자원이나

변내리

갤러리집, 예술가

내용이 있을지를 함께 공유해 보는 시간을

이성철

가구드로잉, 예술가

가지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임성연

무소속연구소

올해 사업에 직접 참여해 주신 선생님들이

장태영

갤러리집, 예술가

와 주셨습니다. 또, 저희가 그간 만나 뵈었던

제작 전에 마지막 정리를 하면서 저희가 어떤

선생님들께서 참석해 주셨는데 여러 관점에서 저희 사업에 대해 조언해 주시고 향후 방향성에 대한 의견들을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라운드테이블을 이끌어 주실 분은 소셜나인의 황윤호 대표님입니다. 황윤호

안녕하세요. 오늘 라운드테이블

진행을 맡은 황윤호입니다. 첫 번째로 자기소개를 하실 거예요. 성함 말씀해 주시고, 이번 <다음을 위한 닿음>에서 한 작업과 주로 하는 작업을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성연

안녕하세요. 저는 무소속연구소의

임성연이라고 하고요. 저희는 너무 하는 일이 잡다하게 많아서 다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이 사업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작년에는 제가 이 사업의 PM이었어요. 올해는 한 발자국 뒤에서 사업이 더 발전될 수 있는 방향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기 참여하신 분들이 무엇을 하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고 싶어 하시는지 들어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80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김진옥이라고 하고요. 이번에

참여한 연구자입니다. <숲 속의 반려친구들>

<숲 속의 반려친구들> 프로그램에서 아이들

프로그램에서 교육하고 계속 회의하면서

데리고 식물을 해설해 주는 일을 했습니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화를 그리고 있고요,

저는 식물 분류를 전공한 사람이라, 예술

작업 공간에서 그림 그리고 싶어 하시는 분들

쪽 사업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다른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김진옥

차원에서의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황윤호

『식물이 좋아하는 식물책』이라고, 아이들

프로그램에 이런 게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은

대상으로 초등학교 과정에 나오는 식물들 얘기를

것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내가 이 사업의

꾸려서 썼어요. 아이들이 사실 식물을 별로 안

PM이라면, 이 사업을 처음부터 기획한다면

좋아해요. 동물이나 곤충을 더 좋아하지요. 그런

하는 가정하에 말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식물에 대해 알려 주고

저희가 지역 예술교육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싶어서 그런 책을 썼고요. 식물이 가만히 서 있고

갖고 가야 할지 연구하는 중인데, 방향을 잡을

재미없다고 생각들 하는데, 끊임없이 해를 향해

때 어떤 요소가 추가되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움직이고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다 나름의 대화를

싶습니다.

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알려 주고, 식물 좀

변내리

좋아해 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책을 썼어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까, 예술교육

최정은

자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예술교육 사업 PM을 맡고 있는

우선, 서대문구 예술교육 사업의

제가 현재 <숲 속의 반려친구들>

최정은입니다. 저는 2005년부터 전시 기획

가장 고민을 하게 돼요. 예술인이 아닌 일반

큐레이터로 작년까지 일을 했고, 학생들

사람들이 예술을 어떻게 접할 것인가 하는

가르치는 일도 하다가 올해는 지역 예술교육과

접근의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지역의 문화 기획 교육 쪽으로 주로 사업을

예술교육이 일상생활에 있다는 것을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숲 속의 반려친구들> 수업 계획안을 짜면서

이성철

연희동에서 목공 하고 그림을 그리는

이성철입니다. 반갑습니다. 권성언

안녕하세요, 저는 권성언이고요.

이성철 작가님이 본인의 가구드로잉이나 작품을 내보이는 걸 잘 못하셔서 제가 대신 SNS로 자랑하고 알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에서 입시 미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장태영

저는 장태영이고요. 직업은 화가이고

홍은동에서 한국화, 동양화 작업을 하고 대학에서 대학생을 가르치고 있어요. 공공 미술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변내리

저는 변내리 작가이고요. 이번에

<다음을 위한 닿음> 샘플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고요. 일반 사람들과 많이 공유할 수 있는 교육이 되면 좋겠어요. 예술가를 만나고 예술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특별한 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 내가 숲에 가서 사진을 찍어도 예술이 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예술이란 걸 공유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예술교육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예술교육이에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거죠. 장태영

공공 미술을 하다 보면 요즘은 지역과

경제가 상생하는 방식으로 추구하는 가치나 시스템이 바뀌고 있는데, 교육 프로그램도 단기적으로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 경제와 함께할 수 있도록 연계되면 어떨까 하는

3. 2. 닿음을 위한 상상

81


ROUND 2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을 위한 닿음>에서

만들어서 전시하고 얼른 가져가야지 하는 마음이

진행하는 교육도, 만약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더 커서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교육과 지역 경제가 연계되는 지점을 찾는 거죠.

천천히 집중해서 자기만의 물건, 작품을 만드는

항상 청년 실업 문제는 중요하잖아요. 아주

경험이 예술교육에 필요하거든요. 시간적

단편적으로, 여기서 어떤 예술교육이나 행사가

여유가 더 있다면, 그분들이 예술교육을 즐기는

진행됨으로써 청년들이 모여서 하고 싶은 일을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보통의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좋은 거죠. ‘이 지역에

작가들도 4주 안에 작품을 만들기는 짧잖아요.

가면 어떤 예술교육을 들을 수 있고, 그것으로 또

오랜 시간 동안 작품 하나를 만들면서 깨닫는

다른 무엇을 하고 있는 가게가 있다’ 하는 식으로

것이 많아요. 결과보다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형태가 나오면 효과가 극대화되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거죠. 시간적으로

않을까 싶어요. 서대문구에 문화재단이 없기

촉박할 때는 배울 수 없는 것 같아요. 여유가 있는

때문에 이러한 연계나 홍보가 더 잘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작품을 만드는 경험을 한다면 작가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구청에서 매번 프로그램을

아닌 일반인이라도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을

할 때마다 알리기도 어렵고요. 문화재단을

거예요.

만드는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성철

황윤호

배우는 목적을 가지고 만나기보다는, 그런 거

교육하는 데가 좀 더 다른 곳과

예술교육이라고 해서 뭔가를

연계되고, 그것을 알려 줄 소식지나 시스템이

없이 작가들 작업실을 방문할 수 있는 교육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신가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작년 예술교육

장태영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니,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그게 가장 첫 번째가 될 것 같아요.

이런 곳에 가면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대부분 뭔가를 만들어 가려는 그 욕심만 있지,

걸 굳이 애써 찾지 않아도 소식지에서 알려

그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고민이나

주는 시스템이요. 저희 동네에 작은 도서관이

생각이나 즐거움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생겼는데 아는 사람만 알아요. 저희들은 자주

작가들하고 일반인들하고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을

가서 이용하고 도서 연계 시스템도 자주

넓히는 게 훨씬 더 중요해요. 그 짧은 기간 동안

활용하고 있는데, 가 보면 저희 가족들만 와

뭔가를 가르친다는 건, 사실 그 시간 동안 뭘

있어요. 이렇게 좋은 공간이 있는데, 그 안에서

배우겠어요? 그런 대신에 큰 목적 없이 좀 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어떤 것들이

만날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어요.

갖춰져 있는지는 따로 찾아봐야 하는 거죠.

김진옥

권성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얘기하는지 잘

작년에 저희 작업실에서 교육

저는 이 예술이라는 단어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관찰자 입장에서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 예술이라는 단어를

교육을 받는 사람들을 봤어요. 대체로 처음에는

과학으로만 바꾸면,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

물건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더라고요. 1, 2주

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다

지나가면서는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비슷한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과학 쪽은 교육

봤고요. 그리고 4주 정도 가서는 저희가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되어 있거든요. 이걸

생각했던, 천천히 경험하고 작품에 집중하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는데, 그 모든 경험들을 4주

들어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 <나도 큐레이터>

안에 느끼기에는 시간이 좀 짧았던 것 같아요. 다

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전시관에 대한 설명을

82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차이지 홍보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숲

어떻게 할지 기획하고 발표하는 거예요. 이런

속의 반려친구들>이라고 하면 이게 예술인지

기획 의도를 갖고 전시를 만들었고 이런 것들을

과학인지 모르잖아요? 이런 게 좋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하는 식으로요.

임성연

주제만 공룡일 뿐이지, 사실 다 예술교육에도

참여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걸 얘기하자면, 예술

적용될 수 있는 거죠. 식물 관련해서는 저도

쪽에서 일을 하지만 교육 쪽 일을 거의 경험해

이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봤어요. 가을 열매에

보지 않았기 때문에 서대문 안에서 예술교육이

대한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랑 직접 자연에

어떻게 펼쳐져 있는지를 하나하나 다 알고

나가서 열매를 보여 주고 만지게 하는 식으로

싶었어요. 방과 후 학교에서 하는 수업들,

수업을 해요. 이번에 <숲 속의 반려친구들>

주민 센터 같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들,

프로그램으로 백련산에서 했던 수업에서

이런 것들을 다 펼쳐 놓고 보면 속 시원하지

자연에서 채집된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어

않을까 했는데, 노력하는 것에 비해 별반 좋은

냈는데, 과학 교육 프로그램이랑 그 전 단계는 다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조언이 많아서 하진

똑같단 말이죠.

않았거든요. 아직도 서대문 안에 예술교육에

장태영

작은 근거라도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펼쳐 봤을

저희 아이도 자연사박물관에서 하는

제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사업에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하거든요. 자연사박물관의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

경우 홈페이지에서 어디에 가면 무엇을 할

있어요.

수 있다는 정보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구청

김진옥

홈페이지에는 ‘신촌 물총 축제’ 같은 큰 축제들만

지원을 굉장히 잘해 줘요. 서대문구에서

나와 있지, 세세한 교육 프로그램들은 잘 안

아이들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엄청나게 투자를

보이더라고요. 메뉴를 타고 타고 들어가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하는 등 루트가 복잡해서 가시성이 떨어져요. 그 부분만 볼 수 있게, 앞서 이성철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 동네 작가들이 누가 있는지 등을 찾아볼 수 있게 맵핑이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렇게 모일 수 있는 장이 없잖아요. 황윤호

임성연

자연사박물관의 경우 구청에서

예술도 재단이 있다면 그럴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재단이 없어서 다들 흩어진 쌀알처럼 있잖아요. 무소속연구소가 이 사업을 연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 또 다른 주체로 바뀌거나 담당자가 바뀌면 또 처음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지 불안감이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박사님은 이번에 <숲 속의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처럼 항상 거기에 가면

반려친구들>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셨는데,

모든 게 다 있는, 친정집 같은 그런 존재가

서대문 자연사박물관과 달리 예술교육이

예술교육에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게 홍보의 차이라고

들었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영역인지는 잘

생각하시나요?

모르겠지만요.

김진옥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듣고 자기가 직접 큐레이터가 돼서 전시를

인식 차이인 것 같아요. 과학의

경우는 부모님들이 아이들 교육 때문에 많이

황윤호

실제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와요. 사실 교육 신청은 아이들이 아니라

작가분들이 문을 열어 줄 수 있다는 것도 알았고,

엄마가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예술은 딱히

더 많이 가까워지고 싶다고도 얘기해 주셨고,

시험에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예술, 과학의

예술과 다른 영역을 엮어 보면 어떨까 하는

3. 2. 닿음을 위한 상상

83


ROUND 2

얘기도 나왔어요. 그리고 주민들과의 접점을

식물을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넓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얘기가 나왔죠. 다음은,

그게 이번에 사업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이전부터 이어져 온 <다음을 위한 닿음> 사업을

것이고요. 또, 저는 아까 이성철 선생님과 권성언

봤을 때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하나씩 말씀해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그냥 하나의 같은 공간에

주세요. 나 같으면 이런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을

함께 존재함으로써 그 자체로 예술교육이 된다는

것 같다 하는 부분들을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그 가치가 좋아요. 특별히 뭔가를 가르치고

같습니다.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는 어떤 공간 안에

김진옥

만약에 저한테 이런 교육을 하라고

있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요. 작가의 공간

한다면, 제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건 아이들과 함께

혹은 전시장, 이런 식의 의미 있는 공간 안에서

백련산 숲을 가는 것까지인데, 거기 있는 식물을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예술교육일 수 있다는

가지고 뭘 만들어서 전시까지 가는 건 생각을

거죠. 그렇게 실제로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요.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예술로 연결시키는

권성언

맥락들이 좋았어요. 뭔가를 알려 주는 것까지는

이성철 선생님이 직접 어떤 공간으로 와서

과학이잖아요. 그 다음에 예술로 넘어가는 게

수업을 해 달라고 요청하셨다면 동의하기

신기했어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저희 작업실이 밖에서 보면

장태영

작업실인 걸 모를 정도로 독특한 곳에 있고, 오는

저는 제일 좋았던 게 저희

작년에 수업한 걸 생각했을 때,

파트가 아닌 부분에는 따로 전문가가 오셔서

분들도 피터팬 빵집 위에 이런 공간이 있냐고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거였어요. 전문가가

놀라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성철 선생님도

현장에 와서 함께 교육을 하니까 아이들이

공방 선생님처럼 수업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굉장히 좋아했어요. 아무래도 학부모 눈치도 볼

조용히 오셔서 ‘이렇게 이렇게 하세요’ 하고

수밖에 없었는데, 전문가가 전문적인 교육을

이야기하시는데, 그런 공간적 차원이나

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게 굉장히

예술교육을 하는 스타일에서도 예술교육을 받는

중요하더라고요. 예술가라는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이 다른 느낌을 얻어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박사님이

교육받는 분들이 작업실에 와서 커피 마시면서

오셔서 설명을 해 주니까 너무 좋아하는 거죠.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조금씩 친해지면서 교육을

아이들도 잘 따라오고요. 또 하나 좋은 점은 우리

받았는데, 만약에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지역에서도 이렇게 전문가를 모셔서 프로그램을

일반적인 교육 프로그램처럼 커리큘럼 짜서 해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부분이었어요.

달라고 하면 받아들이기 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서대문구에 존재했지만 몰랐던 자원들을

하고 싶은 대로 4주 동안 프로그램을 해 달라고

무소속연구소가 잘 짚어서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해서 저희 나름의 속도로 해 나갈 수 있었죠.

한 거죠. 전문성을 가지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저희도 또 대놓고 ‘저희 작업실 오세요’ 하기가

분들과 더 연계가 되어서 예술과 컬래버하는 걸

어려운데, 이런 기회가 있어서 이런 조용한

더 보여 주면 좋을 거 같아요.

작가가 연희동에서 가구드로잉을 하고 있다고

임성연

도시에는 반려동물만 있지,

알려지니까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연에서의 동물은 없잖아요. 도시에는 식물이

변내리

더 많고 동물이 없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협업할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반려라는

그래서 우리가 도시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주제를 가지고 자연사박물관에서 얻을 수 있는

84

다음을 위한 다음

서대문 자연사박물관하고 같이

3. 연구 리서치


황윤호

나왔어요. 예술교육이라고 해서 뭘 만들고

글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끝나는 게 아니라 예술교육 안에서 식물

김문경

이야기도 듣고 과학 수업도 들을 수 있었죠.

오래된 슈퍼들을 인터뷰하고 《서대문 슈퍼》라는

다른 영역과의 협업을 통해서 예술의 영역을

책자를 만들었어요. 그 다음 작업으로 생각한

확장시켰다는 차원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게 책방이고, 2019년에 서대문의 책방들을

좋았어요.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책자로 만들기로 했는데

황윤호

처음에 임성연 대표님이

서대문구에서 진행되는 예술교육에 모두 핀 포인트를 꽂아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런 자원들을 조사하면서 <다음을 위한 닿음>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과학과 예술이 만나서 협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도 여기에서 가능한 것 같고요. 뒤늦게 오신 김문경 선생님 소개를 잠깐 듣고 질문을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김문경

저는 김문경이라고 하고, 올해 서대문

이전에 서대문 책방들에 대해서 쓴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이점들을 엮어 낼 수 있어서 좋은 결과들이

2018년에 서대문에서 30년 이상 된

사실 아직 못 만들었어요. 책방 사장님들은 책을 정말 많이 봤기 때문에 인터뷰들이 책자로 나오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고 엄격해요. 이게 정말 세상에 나와도 되는 책이냐, 또 누가 나무를 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겠냐 이런 말들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결과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네트워킹하듯이 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는 가볍게, 책방 사장님들이 평가할 수 없는 형태로 음악이든 영화이든 신문이든 뭔가를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지역에서 아르떼에서 진행한 문학 예술교육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남가좌동의 한뼘책방에서

황윤호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숲 속의

<비건 문학, 함께 사는 마음과 시 쓰는 하루>

반려친구들>은 서대문구의 작가님, 서대문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린이 작가들과 그

자연사박물관, 그리고 서대문구의 자연 백련산이

보호자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했어요. 11월에는

같이 만든 프로그램이잖아요. 이렇게 서대문구의

‘비건 문학’이라는 주제로 성인들과 함께

자원 중에 서로 연결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을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비건 문학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연물도

사실 저도 비건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좋지만, <다음을 위한 닿음>에서 연결시킬 수

찾기 위해 교육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있는 단체나 인물도 좋습니다. 서대문구 안에서

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세계에서 공존하는 삶이

이것과 저것이 연결되면 좋을 거 같다 싶은 걸

무엇일까 하는 우울감이 있잖아요. 공존하는

얘기해 주세요.

마음에 대한 것들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보고

김진옥

글로 써서 담으면 그게 비건 문학이지 않을까

월’이라고 한쪽 벽에 두세 달에 한 번 주제를

해요. 아르떼에 인터뷰하러 온 분이 “비건 문학이

바꿔서 전시를 하고 있어요. 현재는 대부분 수상

무엇인 것 같아요?” 하고 물으니까 어린이

식물, 돌에 핀 꽃 등을 하고 있거든요. 서대문

작가들이 “여기 적혀 있잖아요, 함께 사는 마음”

자연사박물관은 과학 박물관이지만, 조금 기획을

하더라고요. 누군가와 함께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바꿔서 사진이나 다른 것들을 전시하는 방법이

있으면 그게 비건 문학이라는 말을 듣고 큰

있을 거예요. 자연사박물관을 하나의 전시를 할

깨달음이 되었어요.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관장님과 잘만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 ‘갤러리

3. 2. 닿음을 위한 상상

85


ROUND 2

얘기가 되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많다고 생각해요. 서대문구에는 역사, 자연, 기관,

황윤호

예술가들이 많으니까요. 어쨌든 어느 지역에

반대가 되는 거겠네요. 이번에는

예술교육에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이

어느 작가가 있다는 게 알려지는 게 중요할 것

스며들었다고 한다면, 말씀하신 바에서는 서대문

같고 그렇게 되면 제가 먼저 찾아갈 것 같아요.

자연사박물관에 예술교육이 스며드는 거죠. 혹시

권성언

소개하실 다른 전문가 선생님들은 없으세요?

사실 주변의 자원 같은 게 거의 없거든요. 정말

김진옥

유일하게 임성연 대표님을 알게 돼서 연희동에서

박물관 안에 곤충 전문가, 지질

저희는 작업실에 계속 있으니까

전문가, 그리고 식물 하는 다른 분도 있고 해양

하는 여러 사업들에 참여하게 되었던 거고요.

어류 하는 분도 있어요. 자연의 모든 파트들에

특히 이렇게 조용한 작가의 경우에는 뭔가를

전문가가 다 있습니다. 어벤져스이죠. 하나를

시도하기 어려운 시스템인 것 같아요. 사실 플리

꼽을 수 없게 너무 많죠. 이런 분들도 다 서대문

마켓이나 무소속연구소에서 했던 사업들이

자원으로 칠 수 있겠네요.

저희가 잘 못하는 일들이었는데, 거기에 껴서

변내리

사실 <숲 속의 반려친구들>

프로그램을 짤 때 저의 작업을 연장해서 만들었거든요. 제가 풍경이나 자연물을 그리는 작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숲에서 체험하게 하고 그것과 관련된 활동으로 이어지게 했어요. 그렇게 치면 예술가들마다 각자의

함께 하는 게 즐거웠어요. 지나가는 동네분들이 알아보기도 하고, 그런 경험이 정말 소중했어요. 어떤 분은 십자가를 만들어 달라고 작업실 문을 두들겨 줬고요. 이런 작가의 작품이 이런 게 있어요 하는 자리가 갤러리가 아니더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제가 있잖아요.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 맞는

김문경

것들끼리 연결되면 좋겠어요. 도시를 그리는

법조인, 세무사, 게이머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작가가 있다면 도시에서 반려하는 삶에 대해서

모여서 시나리오를 쓰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할 얘기가 있을 거예요. 그렇게 점점 분야를

그게 의외로 정말 재밌고 영감을 주더라고요.

넓혀서 이어지게 하고,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이나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 그런 출퇴근 레지던시

이진아기념도서관 같은 기관과 연결해서 주변의

같은 형태로 예술가들을 초대하는 것도 재밌을

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협업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것 같아요. 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천문학

생각이 들었어요.

강의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고요. 예술가들을

장태영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천주교 교인의

집처럼 ‘서대문 예술가의 집’을 만들어 주면 편하게 올 수 있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게 만들어지면 그 자체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작가들끼리 컬래버를 할 수 있게 그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비용이나 자원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쌀은 충분한데 밥 지을 솥이 부족한 느낌이거든요. 각자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또, 주변에 사는 작가들과 만나고 편하게 얘기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조성되면 좋지 않을까 해요. 할 수 있는 요건들은

86

다음을 위한 다음

상암에 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타깃으로 하는 경우들은 많이 없잖아요. 예술가들 혹은 예술교육자들과 같은 특정 대상을 타깃팅해 보면 그럴 때 또 시너지가 나기가 쉽잖아요. 서로 작품 구상이라든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의 위치가 좋으니까 강의를 듣고 안산이나 홍제천을 연결해서 새로운 또 다른 프로그램들을 설계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또, 서대문구청이 안산에 허브를 계속 심잖아요. 그런데 이게 토질과 계절에 맞나 싶고, 또 시즌이 지나면 다 걷어서 죽이는데 저는 그게 너무

3. 연구 리서치


동굴 같은 공간이 있어요. 그 공간에 그런 미디어

얘기들도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는 해 볼 수

아트를 설치했다는 게 썩 맘에 들진 않는데,

있지 않을까 해요.

그런 벙커 같은 공간이 우리 동네에 있다는

임성연

게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김문경 작가님 얘기를 듣고 나니까

저희가 예술교육에서 너무 어린아이들만

낮인데도 어두운 공간에서 빛이나 야광, 형광

대상으로 삼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북구

같은 것을 활용하면 재밌는 걸 할 수 있지

비기자에서는 예술교육 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밤에 해야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잖아요. 예술교육자들에게

프로젝트를 낮에도 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예술교육이 제대로 되어서 그분들이 행복할 때

흥미롭죠. 소리도 울리고요. 물도 살짝 잔잔하게

좋은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전제를 두고

있어서 사람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공간처럼

진행되었는데, 그게 저한테는 좀 충격이었어요.

느껴졌어요. 제가 보기엔 오픈된 공간이지만

말씀해 주신대로 저희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이

구청 입장에서는 코로나가 유행하는 동안에

있으니 예술가를 위한 자연사박물관 수업을 열면

못 들어가게 하는 제약이 있긴 해요. 그렇지만

자연스럽게 네트워킹도 생기고 모르는 분들끼리

언젠가는 거기를 재밌게 써 보고 싶어요.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7년

권성언

전에 연희동에 왔을 때 제일 먼저 만난 예술가가

선생님이 해 주는 말씀이 생각났어요. 나무를

가구드로잉 하시는 이성철 선생님이었는데,

자르면 나무의 냄새가 다 다르대요. 작업하면서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랑 저희랑 많은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예술교육을 할 때 입시

생각을 했어요. 저도 몰랐거든요. 나무를 잘라서

미술인데도 아이들이 아무거나 할 수 있게 해

맡아 보면 냄새가 다 다르고 색도 다르고 겉의

주니까, 자연스럽게 그 아이들이 보스토크에서

색감과 속의 색감도 다 달라요. 뭔가를 만드는

진행하는 플리 마켓에도 참여하고 또 저희가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경험들도 중요하잖아요.

너무 맘에 드는 작품이 있어서 프로젝트에

저희 작업실 아이들은 그림 배우면서 그런 걸

쓰기도 했고요. 그래서 다음번에는 이렇게 하고

옆에서 배워요. 배우면서 느낄 수 있는 수업이

싶은 거 할 수 있게 놔두는 예술교육을 하게

되면 좋겠어요.

된다면 어떤 모습이 나올까 궁금해요. 또, 이것과

황윤호

어울리는 곳은 어디가 있을지도 상상해 보면

것도 취향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네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경험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잖아요.

황윤호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 질문들의

연장에서, 내가 내년에 <숲 속의 반려친구들> 프로그램을 한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지 여쭤 볼게요. 또, 내년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든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지도 궁금하네요. 임성연

혹시 홍제유연 가 보셨어요? 유진

상가 밑에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설치해 놓은

장태영

함께 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거슬리거든요. 어떻게 보면 몰살이잖아요. 이런

숲속 얘기를 듣다 보니 가끔 이성철

향을 맡고 좋다 나쁘다 표현해 보는

일단은 작가들끼리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작가들이 오든, 언제든 오면 작가가 있는 공간이 있든,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만날 수 없다는 게 좀 아쉽거든요. 어떤 논의가 없어도 괜찮으니까 차 한 잔 마시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그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기적으로 같은 시간에 모이는 그런 공간도 있으면 좋겠고요. 저희는 이사한 지 얼마 안

3. 2. 닿음을 위한 상상

87


ROUND 2

돼서, 아직 주변 사람들하고 친해지는 시기예요.

사람이 쓸쓸하잖아요. 전업 예술가가 아닌

얼마 전에 저희 집을 고친다고 일흔 살 되신

사람들이 각자 자기 삶의 전문가로 살면서

철물점 아저씨가 오셨는데 동네 역사를 쫙

마음의 즐거움으로 예술을 해야, 그들이 또 전업

얘기해 주더라고요. 그런 분들하고 같이 말도

예술가들의 잠재적인 고객이 되잖아요? 그런

안 되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를 해 보는 것도

잠재적인 팬들을 만들면서 마음 안에 작은 추억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밤이 되면 저희

혹은 취미의 씨앗을 심어 놓고 싶다는 게 제

동네가 어두워요. 그런 걸 타개할 수 있게 지역의

바람이에요. 그게 효과적이었던 게 영화와 문학

설비하시는 분들이랑 공공 미술 분야 예술가들을

수업이었고요.

소개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지원이 있으면

변내리

좋겠죠. 그런데 그런 것들보다도 일단 먼저,

생각해 보니 교육 대상이 꼭 가족, 아동이어야

저희도 관심을 가질 테니 예술인들이 모일 수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게 확장돼서 엄마들만

있게 하다못해 서대문구청 구내식당에서라도 볼

모여서 할 수도 있는 거겠죠. 어르신들이 모여서

수 있게 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면서 소일거리를 찾아

김진옥

하고, 그게 공공 미술로 연결이 되면 재미있을

아까 말씀한, 성북구에서 하는

<숲 속의 반려친구들> 진행했던 걸

예술교육은 예술교육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것 같아요. 일상에서 작은 시간을 내서 모이고

하는 거잖아요? 서대문구도 내년에는 여기에

그것들이 이어지면 뿌듯한 감정이 남지 않을까

사는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짜서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 다 모여서 알아가는 기회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처음에 사람들을 모으고 과학

황윤호

강연을 듣든지 하면서 시작점을 만들면 좋겠죠.

나눴습니다. 연결 짓고 같이 뭔가를 하게끔

장태영

구청에서 예술교육을 들으면

의무적으로 듣는 느낌이 드는데 박물관에서 듣는다고 하면 자발성을 갖고 듣는 것 같아서 더 좋은 것 같네요. 김문경

제가 지금 하는 것 중에 자기

이렇게 질문을 다 드리고 얘기를

만드는 작업이 제일 많이 필요하고, 누군가 만나고 싶은 상황들을 짚어 내서 연결 지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타이틀인 <다음을 위한 닿음>이 정확하게 그 부분에 맞닿아 있지 않나 싶어요. 다음을 위해서 닿아야 한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에 하고 싶은 작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동네가 촬영장이 되는, 동네의 작은 영화 학교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사실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마당에서도 저희가 찍고 그랬어요. 아이들 촬영 장소 알아봐 주러 다니다가 동네 곳곳을 다녔어요. 그렇게 공간 발굴도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어린이, 청소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영화 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업을 했을 때 가장 즐거운 대상들인 것 같아요. 저는 예술교육을 받고 그 사람 마음 안에 즐거움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마음의 즐거움이 없으면

88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3. 2.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 숲 속의 반려친구들 예술교육 설계 연구는 서대문구 자연 자원을 토대로 지역 전문가와 예술가가 주체로 참여해 진행되었다. 지난해와 올해 연구 사업에서 도출된 내용들을 참고하면서 우리 자치구만의 특성이 담긴 샘플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고자 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안산·백련산·홍제천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다는 전제하에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이라는 서대문 예술교육 목표를 반영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기획되었다. 조사·인터뷰를 실행하면서 관계를 맺게 된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의 식물학자, 갤러리집 예술가들과 협력을 추진하였다. 또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하면서 비슷한 지역 예술교육 사례를 참고하여 세부 기획을 구성해 나갔다. 그리하여 총 4차시로 구성된 <숲 속의 반려친구들> 프로그램 기획이 완성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2020년 10월 중순~말경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가족들과 함께 서대문구 백련산 및 홍제천, 무소속연구소 등에서 진행되었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으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으며, 전체 구민 대상이 아니라 소수 단위로 모집해 샘플 프로그램으로서 진행되었다. 1차시는 온라인 강연 콘텐츠로 제작되어 배포되었고, 최소한의 대면을 위해 2~3차시는 하루 동안 진행하기도 하였다. 전체적으로 제약이 많았던 상황이었지만, 소기 기대했던 목적과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2. 닿음을 위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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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프로그램 기획

변내리 연구원(예술가)

교육 프로그램 진행

장태영(예술가), 김진옥(식물학자)

<숲 속의 반려친구들> [1차시] 서대문 숲 이야기 일정

2020년 10월 3주차 / 온라인 강연

강사

김진옥(식물학자), 변내리(예술가)

내용

서대문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에 서식하는 식물 이야기

[2차시] 숲 속 반려친구 찾아보기 일정

2020년 10월 24일(토) 13:00~15:00 /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

강사

김진옥(식물학자), 변내리(예술가), 장태영(예술가)

내용

서대문 백련산에서 식물학자,

예술가들과 함께 숲 탐험 및 자연물 채집 활동

[3차시] 나만의 숲 속 반려친구 만들기 일정

2020년 10월 24일(토) 15:30~17:30 / 연희동 무소속연구소

강사

변내리(예술가), 장태영(예술가)

내용

내가 상상한 반려친구들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방식의 표현·창작 활동

[4차시] 우리 동네 반려 숲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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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2020년 10월 31일(토) 13:30~17:30 / 연희동 플레이스막, 홍제천

강사

변내리(예술가), 장태영(예술가)

내용

작품 제작 마무리 및 결과 공유회,

반려친구와 홍제천 산책하고 반려 숲 만들기

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1차시] 서대문 숲 이야기 강사 김진옥(식물학자,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전문위원), 변내리(예술가) 내용 서대문구 숲들 중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에서 서식하는 생태 환경에 대해 식물학자 김진옥이 직접 설명해 주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영상 콘텐츠로 제작 및 배포

서대문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에 사는 식물들의 이야기 들어 보기

2차시는 숲에 나가 체험을 진행할 예정으로, 다양한 감각적 활동을 위해 숲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1차시는 숲의 생태에 관련된 전문가의 강연으로 계획하였다. 체험이 진행될 장소는 서대문구의 안산, 백련산, 홍제천 중 참여자가 초등학교 저학년임을 고려하여 체험 범위가 넓지 않고 안전하게 놀이 활동이 가능한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1차시 프로그램은 ‘서대문 숲 이야기’를 주제로 자연사박물관 전문위원인 김진옥 식물학 박사가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에 서식하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다음 시간에 우리가 백련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소나무, 오리나무, 단풍나무 등

알지 못했던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 · 『식물이 좋아지는 식물책』(김진옥, 궁리, 2020) 읽어 보기

3. 2. 닿음을 위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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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3. 연구 리서치


[2차시] 숲 속 반려친구 찾아보기 강사 김진옥(식물학자), 변내리(예술가), 장태영(예술가), 내용 서대문 백련산 매바위 유아숲 체험장에서 식물학자 김진옥과 지역 예술가인 변내리, 장태영이 아이들과 직접 숲을 탐방하며 지역 생태 환경을 관찰하는 프로그램. 숲에서의 경험을 통해 숲 반려친구를 상상하고, 실제 작품 제작을 위한 자연물을 채집

백련산에서 멋진 탐험가가 되어 숲 속 반려친구 찾아보기

여러 숲 체험장에서는 숲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숲 체험 프로그램은 숲 지도사의 지도로 숲에서 관찰과 놀이를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교육으로, 자연을 소재로 한 놀이는 아동의 창의성이 증진되고 환경친화적 태도와 자연 친화적 태도 등의 환경 감수성이 증진되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된다. 숲에서의 놀이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 주고 활발한 신체 활동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잘 알지 못했던 식물들의 새로운 이야기와 놀이를 통해 숲에서의 체험 활동이 참여자에게 즐거운 감정으로 기억되고,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경험은 자연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을 외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의미를 마음에 담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서대문 숲 이야기를 들려준 김진옥 박사와 함께 백련산 유아숲 체험장에서 오리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도깨비바늘 등을 같이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나뭇잎, 오리나무 열매, 도토리깍정이, 솔방울, 나뭇가지 등을 채집하며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서대문 숲 이야기에 나온 식물 찾아보기 · ‘반려’의 의미 생각해 보기 · 자연과 친구 되기 · 숲에서 친구로 만들 자연물 채집하기 · 동양화 화첩에 숲 체험 기록하기

3. 2. 닿음을 위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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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3차시] 나만의 숲 속 반려친구 만들기 강사 변내리(예술가), 장태영(예술가) 내용 예술 강사와 아이들이 ‘숲 속의 반려친구들’을 직접 구상 및 제작해 보는 프로그램. 나만의 반려친구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구상하고, 자연 채집물 및 재료 등을 활용해 실제로 표현해 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에서의 경험과 예술적 창작을 융합

꼬마 예술가가 되어 재활용품과 숲 속에서 채집한 자연물을 이용해 나만의 숲 속 반려친구 만들기

미술 활동에 있어서 교육자는 참여자가 스스로의 생각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와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참여자가 스스로를 꼬마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정형적인 형태를 그려 내고 만드는 과정 대신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수업 방향을 설정하였다. 먼저 채집한 자연물을 도화지에 붙이고 붙여진 자연물이 만든 형태에 참여자만의 이미지를 발상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에 상상의 친구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자연에서 온 나만의 친구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참여자와 의견을 나누었다.

· 내가 발견한 나뭇잎, 열매, 나뭇가지 등을 이용하여 나의 숲 속 반려친구 만들기 · 재활용품을 이용하며 환경 보호에 대한 의미 생각해 보기

3. 2. 닿음을 위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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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4차시] 우리 동네 반려 숲 만들기 강사 변내리(예술가), 장태영(예술가) 내용 숲 속 반려친구들을 직접 제작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거친 후, 결과물의 내용과 의미를 공유해 보는 시간. 아이들이 반려친구와 홍제천을 산책하면서 완성 작품을 주민들에게 소개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상징으로서의 반려 숲을 조성

내가 만든 나의 반려친구와 함께하기

<숲 속의 반려친구들>은 참여자가 자연과 친근감을 가지게 하고 더 넓게는 자연을 보호하자는 의미를 도출해 내는 4차시 수업안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창작 활동의 재료로 재활용품을 사용하기로 하였는데, 재료로 쓰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재활용품의 재활용이라는 의미, 쓸모없음에서 쓸모 있음으로의 의미가 부상될 수 있도록 사용 가능한 물건으로 제작하기로 계획하였다. 참여자가 3차시에 만든 반려친구의 이미지와 재활용품으로 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참여자의 연령을 고려하여 반려친구를 만들어 그와 함께 놀 수 있도록 놀잇감을 제작하였다.

· 재활용품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변신 · 나의 반려친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 나의 반려친구와 우리 동네 홍제천 산책하기

3. 2. 닿음을 위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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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리서치


4. 연구 시사점 4. 1. 지역 사례 연구 시사점 (박장호, 임성연) 4.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시사점 (변내리) 4. 3. 다음을 위한 닿음 (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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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시사점


4. 연구 시사점 연구 결과 분석 및 시사점은 ‘지역 사례 연구’, ‘예술교육 설계 연구’, ‘다음을 위한 닿음’이라는 내용으로 도출되었다. ‘지역 사례 연구’는 박장호 연구원이 조사·인터뷰한 지역 단체 및 기관의 예술교육 프로그램 분석 내용을 토대로, 임성연 기획 자문(2019년 총괄PM)이 시사점을 정리하였다. ‘예술교육 설계 연구’는 변내리 연구원이 <숲 속의 반려친구들>의 초기 기획부터 4차시에 이르는 프로그램 실행을 직접 수행하며 설계·개발·실행·평가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다음을 위한 닿음’은 최정은 총괄PM이 선행 연구 및 전문가 자문회의 내용을 리뷰하고, 내러티브 연구로 수행된 2차례의 라운드테이블의 내용을 정리하였다. 이와 함께 1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추천받은 마타라소의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18) 리스트를 1차 라운드테이블뿐만 아니라 참여자 전원 대상으로 설문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서대문 지역 예술교육 전문가 30인의 의견이 반영된 하나의 의미를 도출할 수 있었으며, 서대문 예술교육 설계의 가이드맵 19) 을 함께 그려 보고자 하였다.

18) p.116 ❖ 부록1 참조 19) p.118 ❖ 부록2 참조

4. 1. 지역 사례 연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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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시사점


4. 1. 지역 사례 연구 시사점 (박장호, 임성연) 지역 사례 연구의 조사·인터뷰 대상은 크게 세 가지 성격으로 구별된다. 첫 번째, 공공 기관으로는 신촌 파랑고래(서대문구 도시재생과), 서대문구 자연사박물관, 이진아기념도서관, 그리고 서대문구 50플러스센터가 있으며, 4곳 모두 지역 거점으로 접근성이 편리하며 지역에 신임을 얻었다. 새로운 지역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스튜디오 9218과 갤러리집은 현대 미술 화가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실에서 소규모 교육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사례이다. 입시 미술 학원이나 정규 교육 프로그램과 달리 참여자들의 자율성을 유지한 채 예술가의 삶을 공간에서 공유함으로써 예술교육이 완성된다. 지역 예술교육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다. 인터뷰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두 번째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가구드로잉도 좋은 사례이다. 세 번째로 지역에 거점을 두고 정부 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활동하는 창작집단 3355(한뼘책방), 카페샘, 무소속연구소(보스토크), 맘스아지트가 있다. 카페나 책방은 공간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지역과 함께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진행하고 있기에 약간의 네트워크와 지원금을 통해 성공적인 지역 특성화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다.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강사의 전문성과 공공 기관이 운영하는 자연사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신뢰는 청소년 참여자와 부모 모두의 만족도를 높여 준다. 서대문구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신청자가 몰려, 몇몇 수업은 온라인에 오픈하자마자 마감된다. 즉, 박물관의 홈페이지는 많은 수의 청소년과 학부모들이 수시로 들어오는 장소로서 홍보 창구로 활용하기 유리하다. 박물관은 초등 과학 교육을 위해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기획된 공간으로서,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부분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 이용한다. 서대문구민 입장권 할인, 서대문구 학생들을 위한 무료 과학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히 청소년만의 관심사로 한정 짓지 않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예술 강사 혹은 교육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서대문 이진아기념도서관 도서관 특성에 맞게 책과 관련된 인문학 강좌나 글쓰기 수업들이 내부 기획을 통해 진행되고,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 많은 도예 수업, 발레 수업 등 예술 프로그램은 외부 예술 강사들의 제안을 통해 만들어진다. 외부 기획자들의 제안을 들어주는 열린 기관으로서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을 통해 개발된 프로그램을 제안해 볼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 신청자들은 대부분 서대문구민들로 지역 참여자들의 모집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서대문 50플러스센터 은퇴를 했지만 아직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세대들을 위해 만든 교육 센터이다. 두 번째 인생을 도전하는 참여자들은 취업을 위한 기술 교육보다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을 요구한다. 지역의 자원, 숨은 고수들을 찾아내고 교육

4. 1. 지역 사례 연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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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2020년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은 지역 어린이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지만 앞으로 50+세대에 대한 교육 기획도 필요하다. 신촌 파랑고래 청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공간으로 20~30대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적합하다. 2020년에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을 위한 교육, 전시,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신촌을 오가는 청년들에게 공간 존재를 각인시켰다. 신촌이라는 지역 특성상 서대문구 청년들만을 위해 기능하기보다 ‘신촌’의 상징성을 공유하는 청년 공간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 맘스아지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가죽 공방이라는 형식은 지역과 함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고, 공동육아를 지향하는 엄마들이 모여 마음을 위로하는 공간이다. 가죽 공예뿐 아니라 다양한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많은 재료와 장비들을 활용하여 공동체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심리적 위안을 손 움직임인 공예 활동을 통해 해소하며 같은 뜻을 가진 공동체로 확장될 수 있다. 창작집단 3355 서대문구에 정착한 다양한 예술가들이 만든 단체로 그들이 보유한 기술과 활동 분야를 활용하여 청소년을 위한 골목 영화제를 만들었다. 서대문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지역을 배경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촬영한 영화를 공유한다. 지역 문화예술교육이 거창한 것이 아니며 지역의 자원들이 만나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2020년에는 영화제와 잡지 만들기 프로그램 <비건 문학>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관계 및 지원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 카페샘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샘에서는 커피를 사 먹는 일상 중에 의심 없이 오랜 기간 만나는 사이끼리 서로의 재능을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으로 예술교육 수업이 진행되었다. 또한,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지역 카페(보틀팩토리)와 함께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캠페인과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억지로 기획하지 않고 공간과 사람들의 특성을 드러내며 참여자들의 자발적 행위들로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보틀팩토리와 함께 지역 주민들의 확실한 팬덤이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재개발 지역으로 확정되어 2021년 활동은 미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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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시사점


갤러리집 동양화를 전공한 부부가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며, 동시에 미술 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지역과 지역 환경에 집중하여 소규모 어린이 미술 교육만 진행하고 있으며, 풍경화를 주로 그리고 숲에 관심이 많은 작가의 작품처럼 비록 도시이지만 숲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미술 교육을 통해 전달하려 노력한다. 최대한 참여자들의 자율성을 유지하고 개개인의 특성과 관심사에 집중하며 미술이 그들의 표현 도구로 활용되도록 돕는다. 스튜디오 9218 유화와 동양화 재료를 사용하는 풍경화 작가 두 명이 함께 운영하는 스튜디오이다. 처음에는 스튜디오 운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취미 미술 수업을 개설했으나 참여자들의 자율적이고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함께 작업을 만들어 전시하는 동료의 관계로 발전했다. 특별한 커리큘럼 없이 전문 미술 작가로 활동하는 화가들의 스튜디오에서 함께 재료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개최하고 축하받는 과정 속에서 참여자가 작가가 된 듯한 경험을 전달한다. 무소속연구소 카페 보스토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기획자, 예술가가 모여 있는 단체이다. 특별히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지는 않지만 거점 공간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지역 주민이 직·간접적인 경험을 함으로써 교육의 효과가 발생한다. ‘취향이 있고 반려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개인’이 많은 지역이 살기 좋은 동네, 행복한 동네라는 대전제를 실현하기 위해 <아트 페어>, <개념 프로젝트> 등의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카페 보스토크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무소속연구소의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지역의 다양한 거점들에서 협업이 가능하다.

4. 1. 지역 사례 연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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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시사점


4.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시사점 (변내리) ― 다음으로 닿음을 위한 예술교육의 시작 코로나로 사회는 비대면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를 온라인 세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관계를 맺고 직접 만나 소통하기를 바란다. 코로나에 갇혀 지낼 수만은 없기에 코로나와 함께 잘 살아가는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예술교육은 무엇보다 교육하는 예술가와 참가자의 소통이 중요하고, 수업의 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창작 활동의 폭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대면 수업의 형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중 하나가 자연 속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서대문구에는 안산, 백련산, 홍제천 등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지역과 결합된 예술교육은 이러한 서대문구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여 교육 과정을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예술교육은 공교육, 미술관이나 박물관, 사교육 등 여러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은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띤다. 그중 하나의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누구를 위한 예술교육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예술교육이 지역의 예술교육이라는 공공성을 띠게 되었을 때 그것이 예술가를 위한 교육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참가자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따져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 활동을 참가자와 공유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 참가자의 감각적 만족을 위해 보편적인 성질을 띠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는 교육의 목적을 설정하고 그 방안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선택이 된다. 지역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샘플 교육 프로그램 연구자로서의 선택은 교육 참여자를 위한 것이었다. 이번 교육은 다음으로 이어져 다른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서도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도록 교육 과정이 보편성을 지녀야 하고, 예술 활동과 달리 교육 활동은 참여자에게 더 집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예술은 무엇이며 우리는 예술교육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예술에 대한 정의는 많지만, 그중 예술이란 ‘즐거운 형식을 만드는 시도’라는 일반적 정의가 이번 교육 프로그램과 맞닿아 있다. 예술교육에서의 예술은 예술가가 가지는 의미와 다를 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의 예술이 있고, 그 공통된 기저에는 자기 자신을 담아내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이 있다. 자신과 마주하여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내면의 무언가를 해소하고 쾌감을 얻기도 한다. 교육과 결합한 예술 역시 먼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고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을 일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예술교육에서 중요한 활동은 대화이다. 수다만큼 감정을 해소하는 데 좋은 건 없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지역 자원인 자연사박물관과의 협업은 예술교육의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이번 샘플 교육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물에 비해 그저 제자리에서 크게 하는 일 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 우리의 호기심을 일으키지 못했던 식물들의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듣는 일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였다. 과학적 정보가 예술 활동으로 이어져 창작의 즐거움과 연결되었고 채집된 식물이라는 색다른 창작 재료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확장해 주었다. 자연사박물관에도 과학과 다른 활동이 통합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교육으로 변이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자연사박물관 외에도

4. 2. 예술교육 설계 연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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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다른 자원과 협업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또 다른 형태의 지역 예술교육으로 변화할 수 있어 보인다.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멈춤의 시간이 만든 해소되지 않는 감정들을 어찌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숲 속의 반려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창작 활동으로 생기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공유하고자 하였다. 그 자리에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식물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었고, 자연 속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은 놀이의 한 방법이 되었다. 예술이 특별하기만 한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맞닿아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문화로 인식되는 예술교육의 진화를 바라 본다.

108

다음을 위한 다음

4. 연구 시사점


4. 3. 다음을 위한 닿음 (최정은) 2020년 <서대문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다음을 위한 닿음> 연구는 본 사업의 크고 작은 목표와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그려 보는 작업으로 시작하였다. 우선 선행 연구 리뷰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기초 연구로 실행하였다. 조사·인터뷰의 지역 사례 연구와 라운드테이블의 내러티브 연구를 수행하며 우리 지역 예술교육에서 중요한 가치를 추려 내고 맵핑해 볼 수 있는 근거들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예술교육 설계 연구는 앞선 연구들에서 드러난 핵심 요소들을 추려 내어 직접 반영해 보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찾아 낸 가치들을 정리하고 다음을 위한 닿음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선행 연구 리뷰 선행 연구의 범위는 ‘지역 예술교육’의 근간이 되는 관계 법령 및 정책 연구, 우리 자치구가 소속된 광역 단위의 예술교육 전략 연구, 그리고 2019년 수행한 자치구 지역 예술교육 연구 리뷰로 설정하였다. 첫째, 지역 예술교육 정책과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에 대한 내용이다. 2015년 개정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따라 2018년 수립된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은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비전을 제안한다. 종합계획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한 공급자·중앙 주도적 정책 및 지역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미흡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방향이 제시되었다. 크게 ‘지역 분권화’, ‘정책 체계화’, ‘수요 특성화’, ‘융합과 확장’이다. 특히 ‘지역 분권화’는 광역 지자체·재단에 권한을 이양하고 기초 단위의 구심점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의 기반 조성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정책 과제를 추구하고 있다.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은 이러한 중앙 정부의 정책적 방향과 전략적 근거하에 수행되고 있는 기초 단위의 지역 예술교육 기반 조성 사업이다. 둘째,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추구하는 서울형 예술교육에 대한 내용이다. 광역 단위의 문화예술교육 지원 센터로서 서울시의 전체적인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2020년 발행된 『서울형 예술교육 2.0』과 이전에 진행된 여러 워크숍 및 포럼의 내용을 리뷰하면, 서울이 추구하는 예술교육은 ‘가르치는 예술에서 경험하는 예술로’라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교육예술가(TA)의 역할 확대와 예술교육 플랫폼 확립, 기초 단위 문화재단들의 예술교육 지원 모델 개발 및 협력망 구축을 추진한다. 서울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미적 체험을 제공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거버넌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셋째, 2019년 서대문구에서 <자치구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 연구 보고서로 발간한 『다음을 위한 닿음』(2019)의 내용이다. 연구 목표는 자치구 구성원들 간의 지역 예술교육에 대한 정의와 기조를 세우기 위함이다. 서대문 특성에 맞는 예술교육 기반 조성을 위해 지역 자원을 조사하였다. 지역 민·관 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인터뷰한 내용과 라운드테이블 등을 통해 지역 예술교육에 대한 정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이라는 공통의 예술교육 목표를 수립하였다. 또한, 지역 예술교육의 거점 필요성이 논의되었다.

4. 3. 다음을 위한 닿음

109


전문가 자문회의 전문가 자문회의는 올해 사업 시작 시점에 2020년도 사업의 전체적인 방향성 수립 차원에서 1차(서지혜)로 진행되었다. 서대문 예술교육 샘플 프로그램 구상안 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타당성 검토 및 시뮬레이션을 2차(최규성), 지역 예술교육에서 우선시해야 하는 가치와 철학 점검을 3차(최선영)로 진행하였다.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정리된 내용들을 우리 자치구에 맞게 직접 적용하며 논의해 나가고자 하였다. 첫 번째 자문회의에서 중요하게 강조된 내용은 지역 예술교육은 개인에 집중하고, 미시적인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자치구의 비전과 목표를 먼저 보아야 한다. 지역의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분석하고, 어떤 가치들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자원과 사례들이 있는지 맵핑과 포지셔닝을 해 주는 것을 지역 예술교육 연구의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 서대문구가 가진 역사와 환경, 문화의 고유한 자원을 토대로 일상의 것을 예술교육 경험으로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영감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하여 참여자 스스로 즐거움과 연결성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예술교육의 힘은 자기 자신에게 향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있다. 주체로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지역 정책의 도구화가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개인이 행복해야 사회와 공동체가 행복한 것이다. 그렇기에 너무 큰 정책적 틀에서 보지 말고, 지역의 사례들로부터 의미 구성을 하고, 미시적인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제안되었다. 두 번째 자문회의에서 중요하게 강조된 내용은 경험이 곧 나이며, 경험이 모든 것이라는 점이다. 예술교육을 받는 대상, 그리고 우리, 지역에게는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가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참여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준다면 그것은 곧 공동의 경험으로 확대된다. 특별하지 않아도 참여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소소한 기회를, 지역을 거점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지역 예술교육인 것이다. 자발적이고 지속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면, 느슨하면서도 즐거움을 주고 감정적 욕구가 채워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관계가 형성되고 공동의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보다는 대상에게 지역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함께 이야기를 시작해 볼 수 있는 근거들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에는 과정으로서의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사실 예술교육이라기보다는 예술 경험이라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자문회의에서 중요하게 강조된 내용은 예술가가 행복한 예술교육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술교육 지원 사업에서 경계해야 하는 점은 예술가가 기능자가 되어 스스로를 소진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점차 고도화되는 예술교육 정책 사업에서 성과와 효율성만을 따지지 않아야 한다. 예술가로서의 특수성을 잃지 않도록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치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가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서로 힘이 되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예술가 개인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좋은 예술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성은 그다음 문제인 것이다. 지역의 문화재단이나 예술교육 사업 거점들이 이런 부분들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론화시키는 플랫폼 역할이 중요함이 강조되었다.

110

다음을 위한 다음

4. 연구 시사점


라운드테이블 라운드테이블은 사업 시작 시점인 6월과 마무리 시점인 10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1차는 서대문 예술교육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함께 상을 그려 보는 시간이었다. 2차는 올해 수행된 사업에 대한 리뷰 및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대문구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자원을 공유하고 향후 해 보고 싶은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으며, 이를 종합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차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서대문구에서 예술교육이 잘 실현됨으로써 기대되는 모습이 ‘재미있는 도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재밌는 예술적 실천들을 도전하는 주체들이 모이고, 이러한 도전과 의지를 적극 지지해 주는 지역의 모습을 상상한다. 엉뚱한 시도들이 일어나면서 일반 시민들도 직접 예술 활동을 해 볼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제시했다. 이러한 예술 활동을 통해 만남이 이루어지고, 서로의 삶을 이해해 볼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소통하는 우정과 연대의 장이 구축되는 것이다. 일상이 즐거운 우리 동네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열려 있고 자유로운 공동체를 꿈꾼다.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의 모습을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의 모습을 위해 예술교육은 지역의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평생 교육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세대를 아우르며 로컬과 마을 단위로 지역 예술가들이 스며들어 가는 것이 우리 지역의 특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서대문의 각 지역이 각각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때로는 뒤섞인 상태에서 새로운 방식의 통합을 이루어 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반려 도시의 모습을 제안할 수 있다. 둘째, 2차 라운드테이블은 예술교육 설계 연구를 비롯해 지역의 예술교육에 있어 아쉬운 지점들을 논의하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역 내에서 함께 모이고 협업하여 예술교육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려’라는 가치에 대해 사고의 틀을 깰 수 있었고, ‘경험’을 통해 사고의 확장이 가능하였다. 한편, 서대문이라는 지역 내에서 ‘자연·과학’ 교육은 매우 체계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는 반면 ‘예술’ 장르 교육은 그렇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고 의문이다. 결국 재단이나 미술관처럼 관련 거점 단체 및 공간이 부재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 예술가 혹은 예술 자원들을 맵핑하고 드러내 줌으로써 교류와 협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새롭게 조성된 홍제유연 같은 예술 공간이 이벤트성이 아니라 진짜 지역 예술을 위한 거점으로서 운영되면 좋겠다. 이미 잘 구축된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이나 이진아기념도서관 등에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고 작품을 구상할 수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것도 제안할 수 있다. 지역 자원과 특성을 아우른 예술교육 융합 프로그램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 설문 조사 및 결과 분석 이번 연구에서는 특별 설문 조사를 실행하였다. 『Use or Ornament?: The Social Impact of Participation in the Arts』에서 마타라소가 제시하는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요소를 두고, 지역 예술교육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 3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1차 자문회의에서 추천받은 마타라소의 논문을 리뷰해 본 결과, 90년대 후반에 발표된 내용이기는 하지만 ‘예술 참여 효과 및 가치’ 연구에 있어 고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 국내에서

4. 3. 다음을 위한 닿음

111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예술 효과에 대한 내용이 50개 항목에 대부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사실 이 질문은 1차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를 위한 툴로 적용했다가, 유의미하게 발견되는 지점이 있다고 판단되어 참여자 전원으로 확대해 설문 조사해 본 것이다. <다음을 위한 닿음> 사업 연구팀과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참여자를 포함한 서대문 지역 예술교육 전문가 30인을 대상으로 설문하여 도출된 89개(1명만 2개 항목 선택)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순위

내용

비율

카테고리

1의

독특하고 깊은 즐거움의 원천을 제공함

17%

개인

2위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 의미 및 꿈을 탐구하도록 허용함

14.7%

개인

3위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자극함

8%

개인

4위

사람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향상시킴

6.7%

개인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침

4.5%

개인

공동

지역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개발시킴

4.5%

사회

5위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곳을 더 잘 느끼게 만들어 줌

4.5%

사회

사람들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

4.5%

개인

공동

사회 활동 참여를 확대시킴

3.8%

사회

6위

사람들이 창의력을 개발하도록 도와줌

3.8%

개인

전체 커뮤니티의 기여를 검증함

2.2%

사회

문화 접촉 및 협력을 증진시킴

2.2%

사회

세대 간의 접촉을 개발

2.2%

사회

공동

정치적, 사회적 아이디어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수단이 됨

2.2%

사회

7위

지역 사회 협력 및 네트워킹을 강화시킴

2.2%

사회

사람들이 소속감과 참여감을 느끼도록 도와줌

2.2%

개인

소외 계층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킴

2.2%

개인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됨

2.2%

개인

아이들의 교육 발전에 기여함

1.1%

개인

사람들의 고용 가능성에 기여함

1.1%

사회

사람들이 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거나 발전하도록 지원

1.1%

개인

사람들이 친구를 사귀도록 도와줌으로써 격리를 줄임

1.1%

개인

공동

커뮤니티 네트워크 및 사교성을 개발시킴

1.1%

사회

8위

허용 오차를 높이고 충돌 해결에 기여함

1.1%

사회

문화 이해와 우정을 위한 포럼을 제공함

1.1%

사회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줌

1.1%

개인

커뮤니티 그룹이 즉각적인 비전을 넘어 비전을 세우도록 지원함

1.1%

사회

효과적인 건강 교육 수단이 됨

1.1%

개인

[표 1] 마타라소의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리스트를 토대로 지역 예술교육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집계한 결과 1위는 ‘독특하고 깊은 즐거움의 원천을 제공함’(17%), 2위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 의미 및 꿈을 탐구하도록 허용함’(14.7%), 3위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자극함’(8%), 4위는 ‘사람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향상시킴’(6.7%)으로 집계되었다. 전체적으로는 45.7%에 달하는 공통된 의견으로 집계될 수 있다. 1위부터 4위까지의 항목들의 공통점은 모두 ‘개인’ 입장에서의 효과를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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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다음

4. 연구 시사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예술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하고 즐거움’에 대한 가치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그로 인해 개인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예술교육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인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의 ‘개인’과 ‘사람’에 집중하라는 내용과 1차 라운드테이블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추구된 ‘예술로 즐거움이 있고 재미있는 지역’의 맥락과 함께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 공동 5위부터 공동 8위는 보다 다양한 요소들로 나뉜다. 전문가 개개인이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어떤 사안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의 특징은 ‘개인’과 ‘사회’의 카테고리가 약 반반의 비율로 나뉜다는 점이다. 즉, 1인당 3개씩 중요한 요소를 선택했을 때, 전체적으로는 ‘개인’에 대한 요소들을 중요하게 선택했지만 최소 1개 정도씩은 지역 및 사회에서 발현되는 가치를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참여자들이 기본적으로 ‘지역’이라는 틀 안에서 ‘예술교육’을 어떻게 존재시키느냐에 대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증명해 내고 있는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예술교육에서 중요한 ‘사회’적 측면으로서의 가치는 지역에 자부심을 느끼게 돕거나 사회적인 활동을 촉진시킴으로써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문화적 접촉과 협력을 증진시켜 지역 내 네트워크를 강화시킨다. 소속감과 참여감을 느끼도록 돕고 사회적 격리를 줄이는 효과를 준다. 또한, 지역 내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동체의 비전을 함께 세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의 예술교육, 다시 개인으로, 예술가로, 그리고 반려하는 삶으로 2020년 연구를 마치며 느끼는 것은 지역 예술교육이 주는 무게감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겁고 막막했던 2019년보다는 한결 정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2019년부터 지역 예술교육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협력해 주었던 서대문구의 모든 구성원들 덕분임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 작년에 도출된 예술교육 목표 하나만 그저 믿고, 여기서 한번 시작해 볼까 했던 막연한 구상은 국내 예술교육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많이 깨닫고, 고민하고, 수정하는 계기들로 이어졌다. 특히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한눈에 파악하고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직접적으로 혹은 우회적으로 인도해 준 세 명의 전문가분들에게 이 연구는 큰 빚을 지고 있다. 지역의 예술교육은 ‘개인’의 성장을 우선시해야 하고, 이러한 개인들이 많아져야 결국 지역과 사회가 풍부해진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예술교육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예술가가 행복한 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핵심 조언은 결국 ‘개인’으로부터 시작하라는 기본 명제를 관통하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선행 연구로 리뷰했던 자료 중 하나인 『Gifts of the Muse : Reframing the Debate About the Benefits of the Arts』은 예술의 혜택을 이해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20)를 제시하고 있다. 예술의 ‘도구적 혜택’과 ‘본질적 혜택’을 한 축으로 ‘개인적 혜택’과 ‘공공적 혜택’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 툴이다. 예술의 ‘도구적 혜택’은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입증할 수 있으나 본 논문에서 강조하고 있는 ‘본질적 혜택’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술의 ‘본질적 혜택’은 바로 예술 그 자체로서 독특한 유형의 즐거움과 정서적 자극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는 ‘개인의

20) 같은 책, p.xiii.

4. 3. 다음을 위한 닿음

113


혜택’은 ‘공공적 혜택’인 개인의 역량 발전과 공동체 응집력 발전으로 이어진다. 예술의 ‘본질적 혜택’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가치가 있으면, 공공에게도 스필오버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예술이 주는 이 즐거움을 가져올 수 있을 때, 개인이 세상을 인식하고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공공의 영역으로 확대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21)

예술의 혜택을 이해하기 위한 프레임 워크 Instrumental benefits 도구적 혜택 Improved test scores 시험점수 향상

Private benefits

Improved self-efficacy, learning skills, health

Development of social capital Economic growth

자기효능, 학습기술, 건강 향상

사회적 자본의 개발 및 경제 성장

Private benefits with public spillover

개인적 혜택

공공적 스필오버를 수반하는 개인적 혜택

Captivation

Expanded capacity for empathy

매혹성

Public benefits 공공적 혜택

Creation of social bonds 사회적 유대 만들기

확장된 공감능력 Pleasure 즐거움

Cognitive growth 인지적 성장

Expression of communal meaning 공동의 의미 표현

Intrinsic benefits 본질적 혜택 [그림 6] Figure S.1 Framework for Understanding the Benefits of the Arts 를 재구성

흥미롭게도 이러한 내용은 조사·인터뷰와 라운드테이블의 내용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역에서 예술교육을 하는 전문가 대부분이 예술교육에서 중요하다고 꼽는 것은 지역이나 사회, 공동체가 아니라 바로 개인이다. 어쩌면 놀랄 것도 없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예술교육의 힘은 자기 자신에게 향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있다”(서지혜)라는 말처럼,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지점일 것이다. 특별 설문 조사에서 나온 결과 역시 이러한 내용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독특하고 깊은 즐거움의 원천’으로서의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교육은 어떤 시스템 내에서 정해진 매뉴얼로서의 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예술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고, 주체인 예술가들이 독특하고 즐거운 예술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기반을 마련해 주면 공공적 효과는 함께 오게 되는 것임을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설문 조사 툴로 사용한 마타라소의 리스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30년 이상의 시간적 차이가 있음에도 오늘날 논의되는 대부분의 예술 효과에 대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21) 같은 책, pp.xv-x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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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시사점


다만 동시대에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환경’, ‘자연’ ‘생태’, ‘반려’ 등에 가치에 대한 요소는 매우 한정적이거나 부재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현재 예술교육 목표로 삼고 있는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은 지역과 공동체에서 인간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 이상의 반려와 공존을 지향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의 사례 연구를 수행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집중적으로 찾아내고자 하였다. <숲 속의 반려친구들>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녹여 내어 기획하고 실행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발견한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해 가며 지역 예술교육의 맵핑을 시도하고, 기준이 되어 줄 가이드맵 22)을 구상하고자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참 어려웠던 2020년 뉴 노멀의 시대에, 과연 지역 예술교육은 어떻게 가야 하는가 하는 어려운 질문에 함께 고민해 준 참여자들의 흔적들이 연구 곳곳에 숨어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22) p.118 ❖ 부록2 참조

4. 3. 다음을 위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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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시사점


❖ 부록2 서대문 예술교육 설계를 위한 가이드맵

❖ 부록1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Matarasso, 1997)

2019 『다음을 위한 닿음』

❖ 부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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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향상시킴

Increase people’s confidence and sense of self-worth

Extend involvement in social activity

Give people influence over how they are seen by others

Stimulate interest and confidence in the arts

Provide a forum to explore personal rights and responsibilities

Contribute to the educational development of children

Encourage adults to take up education and training opportunities

Help build new skills and work experience

Contribute to people’s employability

Help people take up or develop careers in the arts

Reduce isolation by helping people to make friends

Develop community networks and sociability

Promote tolerance and contribute to conflict resolution

Provide a forum for intercultural understanding and friendship

Help validate the contribution of a whole community

Promote intercultural contact and co-operation

Develop contact between the generations

Help offenders and victims address issues of crime

Provide a route to rehabilitation and integration for offenders

Build community organisational capacity

Encourage local self-reliance and project management

Help people extend control over their own lives

Be a means of gaining insight into political and social ideas

Facilitate effective public consultation and particip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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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공공 상담 및 참여를 촉진시킴

정치적, 사회적 아이디어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수단이 됨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 할 수 있도록 도와줌

지역 자립 및 프로젝트 관리를 장려함

커뮤니티 조직 역량을 구축시킴

범죄자에게 재활 및 통합 경로를 제공함

범죄자와 피해자가 범죄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함

세대 간의 접촉을 개발시킴

문화 접촉 및 협력을 증진시킴

전체 커뮤니티의 기여를 검증함

문화 이해와 우정을 위한 포럼을 제공함

허용 오차를 높이고 충돌 해결에 기여함

커뮤니티 네트워크 및 사교성을 개발시킴

사람들이 친구를 사귀도록 도와줌으로써 격리를 줄임

사람들이 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거나 발전하도록 지원함

사람들의 고용 가능성에 기여함

새로운 기술과 직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줌

성인이 교육 및 훈련 기회를 갖도록 장려함

아이들의 교육 발전에 기여함

개인의 권리와 책임을 탐구할 수 있는 포럼을 제공함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자극함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침

사회 활동 참여를 확대시킴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마타라소가 제시하는 예술 참여에 대한 50가지 사회적 영향

NO 50 SOCIAL IMPACTS OF PARTICIPATION IN THE ARTS

❖ 부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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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ilitate the development of partnership

Build support for community projects

Strengthen community co-operation and networking

Develop pride in local traditions and cultures

Help people feel a sense of belonging and involvement

Create community traditions in new towns or neighbourhoods

Involve residents in environmental improvements

Provide reasons for people to develop community activities

Improve perceptions of marginalised groups

Help transform the image of public bodies

Make people feel better about where they live

Help people develop their creativity

Erode the distinction between consumer and creator

Allow people to explore their values, meanings and dreams

Enrich the practice of professionals in the public and voluntary sectors

Transform the responsiveness of public service organisations

Encourage people to accept risk positively

Help community groups raise their vision beyond the immediate

Challenge conventional service delivery

Raise expectations about what is possible and desirable

Have a positive impact on how people feel

Be an effective means of health education

Contribute to a more relaxed atmosphere in health centres

Help improve the quality of life of people with poor health

Provide a unique and deep source of enjoy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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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깊은 즐거움의 원천을 제공함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됨

헬스 센터에서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 기여함

효과적인 건강 교육 수단이 됨

사람들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

가능한 것과 바람직한 것에 대한 기대를 높임

기존 서비스 제공에 도전함

커뮤니티 그룹이 즉각적인 비전을 넘어 비전을 세우도록 지원함

사람들이 위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격려함

공공 서비스 조직의 대응력을 전환시킴

공공 및 자발적 부문에서 전문가의 실무를 강화시킴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 의미 및 꿈을 탐구하도록 허용함

소비자와 제작자의 차이를 없애줌

사람들이 창의력을 개발하도록 도와줌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곳을 더 잘 느끼게 만들어 줌

공공 기관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됨

소외 계층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킴

사람들이 지역 사회 활동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함

환경 개선에 주민을 참여시킴

새로운 도시나 동네에서 공동체 전통을 창조함

사람들이 소속감과 참여감을 느끼도록 도와줌

지역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개발시킴

지역 사회 협력 및 네트워킹을 강화시킴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위한 지원을 구축함

파트너십 개발을 촉진시킴

재생 과정에서 현지 사람들의 참여를 도와줌

『Use or Ornament?: The Social Impact of Participation in the Arts』(François Matarasso 1997, UK)

Help involve local people in the regeneration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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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술교육 정책 서울시 예술교육 2019 서대문 예술교육

기획 리서치

❖ 부록2

“미시적인 것과 개인으로부터”

전문가 컨설팅 자문

지역의 모습 공동체의 모습 그려 보기

라운드 테이블

전문가 컨설팅 자문

“경험이 모든 것이다”

서대문 예술교육 설계를 위한 가이드맵

지역 사례 분석 • 공공 기관 지역 거점 교육 • 지역예술가 소규모 교육 • 민간단체 지역 거점 교육

조사 인터뷰

숲 속의 반려친구들

교육 프로그램 설계/진행

“예술가가 행복한 예술교육”

전문가 컨설팅 자문

함께하는 예술교육을 상상하기

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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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자가 성장

주체

즐거움

상상

생태

환경

영감

행복

관심

재미

창의력

도전

혼종

욕구

공존

의미

경험

교육

개인

가치

자연

반려

다양성

자발성

예술

반려적 삶의 태도 형성

사회

융합

자부심

지속성

전통

역사 문화

통찰력

참여

지역

만남

소속감

세대

관계

지지

이해

공동체

우정

교류

협력

지역

연대

통합

마을

정체성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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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록3

2019 『다음을 위한 닿음』


발행일

2020년 12월 24일

ISBN

979-11-91060-25-6

ⓒ 2020 서대문구청 · 무소속연구소 이 책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비매품/무료

ISBN 979-11-91060-25-6 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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