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감유희 기획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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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2014. 12. 31 ~ 2015. 2. 17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Tel. 02 737 4678 www.gallerydos.com
가감유희 기획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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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a corner pigment print 110×97cm 2014
나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그 후 풍경에 담긴 공간의 정체성을 가늠케 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프레 임만 건조하게 남긴다. 이러한 작업은 나의 시선의 자취를 더듬어, 실재의 모습으로 부터 사뭇 다르게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다. 사진을 통해 공간을 기록하고 풍경을 재구성하는 일련의 작업은 반복적인 일상에서 나와는 상관없는 여러 지역을 오가며 느끼는 다 양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데서 비롯되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 간을 되풀이 하는 생활은 작업을 하는 나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 즘은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한다. 서울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오가며 시작된 작업은, 공간을 부유하듯 되풀이하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매 일같이 보아온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지 못하는 아이러니함과 그 속에 느끼는 공허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캠코더로 촬영된 도로 위의 풍경을 모두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였다. 이후 공간과 지역, 풍경 등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작 업을 계속해가면서, 여러 스튜디오에 입주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낯선 장소에 적을 두게 되었다. 그러면서 작업의 지역적 면적이 점점 넓혀가고 있다. 2013년에는 인천에 작업실을 두고 오가는 생활을 했 는데, 그 곳은 나에서 연고지가 없던 지역이여서 그간 보아왔던 도심 의 풍경과 사뭇 지역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고, 사진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자동차를 타고 운전을 하며 바라본 곳을 다시 찾아가 그
그리고 2014년에는 인천의 스튜디오 사용이 종료되고 거주지인 일산으로 다시 돌아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에서 돌아 온지 일 년 뿐이지만, 내 눈에 비춰진 일산은 10년이 더 된 신도시 임에도 불 구하고 아직도 개발 중인 모습이였다. 신도시 이전에 터를 두고 살아 온 사람들의 공간을 더 허물었고, 그곳에는 예전에 없던 녹지가 형성 되고, 새로운 형태의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수풀로 무성한 공간에 는 덩그러니, 호텔, 박람회장, 백화점 등이 들어서고, 또 몇 주가 지나 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길이 생기며, 어느 순간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나의 자취를 더 듬어 낯설고 공허한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거주지인 일산은 나의 삶이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공간이므로 자 동차를 타고 풍경을 스쳐 지나가기도 하지만, 공간을 걸어 다니거나 건물을 이용하면서 실제로 공간을 경험하고 어떠한 곳인지 더 잘 알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서 원경의 풍경과 함께 건물 안에 공간들을 발견하고 작업의 소재로 끌어들이게 되었다. 공간 속의 다른 공간을 통해, 지금의 시대가 만들어낸 이질적인 정서를 드러낼 수 있다고 생 각하였다. 그중 하나가 옥상 정원이였다. 오래전부터 건물 옥상에는 정원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쉼터를 마련해왔다. 하지만 새로이 만들 어진 건물은 과거와는 다른 인공 재료를 통해 땅의 느낌을 만들고,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식물이나 잘 정리된 조경을 통해 쾌적한 환경 을 조성하고 있었다. 이제는 의도적으로 만든 그 옥상의 정원에서 오 히려 쾌적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일산에서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공간과 대상을 자주 맞이하게 되었다. 건물의 구석과 귀퉁이, 계절마다 잘려나가는 나무, 나무그늘 아래의 쉼터, 실내 코너의 관상용 식물 등이 그러한 대상이다. 심지 어 건물과 하늘 사이에 마저도, 존재하는 중간 풍경 또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무언가가 풍경을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 경험에서 인천과 같은 낯선 도시에서 경험 기분과는 다른 친숙함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 친숙함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관념적 대상에 이미 익 숙해져 버렸던 모습들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관념적으로 존재하 는 여러 대상들을 사진에 남기고 있다. 또, 그러한 관념적 일상의 행 위에서 발생하는 풍경의 영상으로 담은 영상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2014
개인전 2015 매일의 풍경, 갤러리 도스, 서울 2010 이야기가 없는 화면, 아트센터 보다, 서울 2008 A shape in the scene, 바롬갤러리, 서울
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건물과 공간의 정체성을 확인해 줄 수 있는 감각적 요소들을 제거 하였다. 창문은 사라지고, 언어적 기호 역시 제거된다. 지워냄을 통해서 나는 타자의 입장에서 느낀 낯선 감 정을 표현함으로써 공간을 부유하듯 떠도는 현대사회의 일상의 표정 을 담아내려고 하였다.
57.9×40cm
서울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학부 서양화과 졸업 (신조형 전공)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매일의 풍경
pigment print
123moonhee@gmail.com
2014. 12. 31 ~ 2015. 1. 6
another landscape
조문희
가감유희 기획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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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송영후
2015. 1. 7 ~ 2015. 1. 13
songhoo26@gmail.com
일상(日常)의 상(想) - 도시 “색은 특정한 물리적 상태를 고도로 추상화한 기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추상적 자질들은 하나의 체계를 구성한다. 회화는 이러한 체계를‘기록’해 놓은 것으로, 이 기록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인 실현을 전제한다.”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 전공(석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학사) 개인전 2015 일상(日常)의 상(想) - 도시, 갤러리 도스, 서울
많은 이들이 회화의 죽음을 이야기해 왔다. 도대체 회화란 무엇 이기에 그것의 죽음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회화는 그것이 생겨난 이후로 어느 하나의 절대적 메뉴얼에 의해 만들어진 매체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회화’라고 지칭하 는 시각적 결과물이 가지는 공통의 속성 또한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나의 작업은 회화에 있어 묻히고 칠하는 기본적인 물리적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인류는 수세기에 걸쳐 시? 공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회화를 제작해 왔다. 그것은 과학기 술의 발달과 함께 그 모습을 달리하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시하 고 있다. 어떤 시대의 사람들은 동굴의 벽에다 색이 있는 흙으로 회 화를 제작하였고, 또 다른 시대의 사람들은 그들이 발명한 종이나 천에 각각의 안료와 붓을 이용해 회화를 제작해 왔다. 각자 자신들 이 다루기 용이한 최적의 재료로 그들이 바라본 세계, 혹은 그들이 믿고 있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물리적 흔적을 남긴 것들이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회화인 것이다. 나의 회화는 나의 시선이 머무는 일상적 풍경들을 디지털 카메라 로 포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카메라가 포착한 디지털 기록들은 컴퓨터라고 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작가만의 기록으로 편집, 변형, 왜곡된다. 최초 작가의 눈으로 인지한 시각적 기록들은 카메라에 의해 디지털로 변형되고, 다시 가상의 공간에서 작가가 처음 인지한 시각적 기록들로 환원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회화에 있어 물리적 실현을 전제하지 않은, 비물질의 픽셀을 기본 단위로 하는 가상의 디지털 작업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회화의 기본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 급한 물리적 실현을 전제로 하여야 하는데, 나의 작업에서는 그것을 실현하는 매체로 프린터라고 하는 오늘날의 변형된 붓을 사용하게 된다. 컴퓨터상에서 제작된 가상의 디지털 시각 이미지를 캔버스나 한 지에 중첩해서 출력함으로써, 이른바 비물질의 픽셀은 여러번 중첩 인쇄 되는 과정을 통해 물성을 획득하게 된다. 중첩인쇄가 진행되는 과정들 속에서 애초에 통제한 에러와 통제 하지 못한 우연의 에러가 겹쳐지게 되고, 비로소 가상의 시각적 기 록들은 회화가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인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를 확보함과 동시에 추상적 자질들의 물리적 실현을 구현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전적으로 전통적 회화의 제작과정과 일 치한다. 다만 작업의 많은 과정이 디지털이라고 하는 가상의 공간에 서 이루어 지는 점과, 그것을 물리적으로 실현하는데 기계의 힘을 빌린다는 점이 전통적 회화의 제작방법과 다르다. 그러나 기계의 힘 을 빌리는 과정에서 작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대량복제가 불가능해 지며, 가상의 공간에서만 존재하던 비물질의 픽셀이라고 하는 추상적 자질들을 중첩인쇄를 통해 물리적으로 실현하게 됨으 로써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 회화의 개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 회화 작품들을 통해 현대 회화에서 묻히고 칠하는 행위란 과연 무엇이고,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진 이미지와 가상이라고 믿고 있는 회화적 이미지의 경계는 무엇 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CITY
ULTRA CHROME INK on Fabric
232×500cm
2014
가감유희 기획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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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모든 현대인들은 하루를 자신이 의도한대로 진행되길 바라며 많 은 외부의 상황과 요구에 맞춰서 저항하며 또는 순응하며 살아간 다. 내가 뜻하는 일들이 항상 이루어지길 바라고 내 자신의 모든 생 각들이 오로지 내가 이룩해 놓은 일종의 탑을 쌓듯이 쌓아가고 만들 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많은 일들이 미디어 혹은 그 미디어를 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걸러지고 때로는 동의하면 서 자신의 생각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처음의 생각한 일이 전혀 뜻하 지 않은 이야기로 흘러가는 경우를 내 자신 혹은 주변을 통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변화되는 자신의 이야기 혹은 주변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중 전쟁 혹은 폭력, 권력, 힘, 정 치 등은 요즘 나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소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나에게 매우 낯선 요소들이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습득된 이 요소 들은 뜻하지 않게 나에게 다가왔다. 즉 낯선 요소들이 지금 내 주변 을 둘러 켭켭히 쌓여 다른 요소들이 들어올때는 어느새 내 몸과 하 나가 되었다. 나는‘낯설음’ 을 기본으로 하여 전혀 상반되는 두 가지의 이미지 들이 복합적으로 한 작품에 융합은 일종의 초현실주의의 한 표현 방 법인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을 사용한다. 전치, 전위법 이 라고 불리는 이 기법은 특정한 목적을 지니는 물체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에 위치한다던지 혹은 상반된 두 오브제를 한 공간에 담아 고정되거나 형식화되어 있는 기존 관념을 깨뜨리며 심리적 충격을 주는 기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마치 꿈속에
같지 않은 요소들이 한 공간에 있는 불안감을 데칼코마니 (Decalcomanie) 라는 또 다른 초현실주의적 형식을 이용하여 중첩 표현하였다. 데칼코마 니 기법은 알다시피 물감을 찍어 내어 나타나는 여러 비정형 형상들로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한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연구자의 거의 모든 작품에 나타나는 형식 중 하나이다 이러한 조합은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결과물로 도출된다. 이것은 현대인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의도하지 않은 혹은 뜻하지 않은 일들로 인 해 자신에 삶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에 관련된 요소로 이루어진 이 작품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상상력이 허용 되는 범위에서 해석하고 감상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의 작품에 담 겨있는 요소들은 일반사람들이 충분히 인지하기 쉬운 직관적인 오브제들 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원래의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상실하지 않 아야 데페이즈망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비형식 혹은 비정 형적 대상 보다는 쉽게 해석될 수 있는 오브제들로 구성한다. 나는 나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물들길 바란다. 그것이 파랑색이든 붉 은색이든 매우 직관적으로 해석되길 원하고 있다. 내게 낯설게 다가온 여 려 요소들로 인하여 내가 물들었듯이 나의 작품역시 뜻하지 않게 매우 진 한 색으로 상대방을 물들이고 싶다.
2014
개인전 2015 뜻하지 않은 이야기, 갤러리 도스, 서울 2011 듀얼스트럭쳐, 이앙 갤러리, 서울 2008 데칼코마니 - 퍼즐, 모란 갤러리, 서울
서 작품을 보는듯한 신선한 접근과 동시에 무의식에 있는 잠재적인 세계 를 해방할 수 있는 장치로 초현실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이 러한 이미지들은 다분히 초현실적 상상력을 동원한다. 초현실주의에 사용 되었던 방법들 중 데페이즈망의 기법은 현실에 쓰이는 물건이나 사물에 대해 그것이 가지는 기능이나 목적에 상관없이 전혀 다른 공간에 위치하 거나 대입시켜 생겨나는 신선함을 창조해내는 기법이다. 즉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게 한다. 여기서 나는 30-40년대 초현실주의 시대에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의 도구를 이용해 현 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현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파괴와 폭력의 대표적 이미지인 전투기 탱크를 일반 대중들 이 좋아하는 화려한 색상들로 입혀 평화로운 자연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한 작품에 상충되는 이미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두었다. 도저히 어울릴 것
200×100cm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미술학과 조소전공 재학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환경조각학과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졸업
뜻하지 않은 이야기
neoextla@hanmail.net
2015. 1. 14 ~ 2015. 1. 20
Decalcomanie - Gun
김한기
가감유희 기획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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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이지민
2015. 1. 21 ~ 2015. 1. 27 After - After
bejm3424@snu.ac.kr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수료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인문대학 미학과 졸업 개인전 2015 After - After, 갤러리 도스, 서울
after - after p.114
장지에 채색
118.0×168.2cm
2014
* 고유한 취향은 존재하는가? 나에게 있어 전정되지 않은 향나무는 개인을 기성세대의 틀에 맞추어 재단 해버리려는 압박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결국 움직일 수 없는 식물에 불과하듯 소극적 저항에 불과하다. 저항하고 싶지만 이미 쥐고 있는 것마저 놓치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 화폭이라는 매체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자조 섞인 의문 역시 작용했다.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마치 시처럼, 능동적인 관객 앞에서만 해석될 회화라는 매체 역시 식물과 닮은 처지 같았다. 그런데 문득 저항 이후에 내가 추구해야할 개성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서 의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에게는 내가 지킬만 한‘고유한’나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내 생각과 취향은 얼마나 나 스 스로가 만들어낸 것인가? 온전히 무언가를 모방하지 않고 내 것으로 창조하 는 것이 가능할까? 색을 잘 못쓴다는 지적에서 시작된 잡지보기는 이러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명화를 보다가, 색채학에 관한 책을 보다가 좀 더 솔직해지기로 했 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거나, 혹은 책을 찾아서 의지적으로 보지 않는 이 상 명화보다는 길거리에 있는 세련된 이미지들을 더 자주 마주하게 마련일 것 이다. 또한 한 달에 한 번씩 나오는 잡지야말로 가장 최근의, 동시대적인 이미 지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잡지를 구 매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나 역시 잡지를 구매해서 자주 보는 사람은 아니었 다.- 광고 혹은 상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현대인 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고 이끌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 After P.○, 잡지 그리기 광고와 상품 이미지들이 담겨 있는, 게다가 최신 유행을 담는 것처럼 보이 는 잡지는 전부 컬러도판인데도 불구하고 만원 남짓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그만큼 쉽게 버려진다. 이것이 그림이라는 새로운 매체로 옮겨지면서 생기는 가치의 변화는 무엇이 며, 그것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차이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나는 최대한 사진과 닮게 그리려고 하지만 온전히 같을 수 없다. 화폭의 크 기도 대부분의 잡지의 A4사이즈에서, 같은 비율의 A0의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지만(전지크기, 84.1×118.9cm) 큰 화면으로 옮겨지면서 차이가 생길 것이 다. 같은 크기로 그리더라도 그림으로 옮기는 순간부터 차이는 발생한다. 셰리 레빈이 <Untitled(After Walker Evans)>를 발표한 것이 떠올랐다. 워 커 에반스가 사진 작업을 했던 것처럼 셰리 레빈 역시 사진을 찍었지만 워커 에반스 작품의 도판을 찍은 것이었고, 그리고 사진이라는 같은 매체를 따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찍힌 순간 차이가 발생한다. 사진 수업을 들을 때에 광고 사진을 촬영하는 기법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
다. 화면 안에서 효과적으로 나오기 위해 조명이나 촬영 기법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배웠었다.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연출이 필요했 다. 전통적인 소재인 정물화를 그리기 위해서 정물을 여러 모습으로 연출하 는 것과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어찌 보면 잡지에 등장하는 광고사진은 우리 에게 가장 익숙한 정물화가 되어버린 것일지 모른다. 가장 최신의, 세련된 색 감으로. 나는 잡지를 보며 아름다운 색감이라고 여겨지는 사물이나 장면을 선택한 다. 그리고 그것을 한 화면에 오롯이 그려낸다. 이것은 보통 왼편에 위치하는 그림들이다. 그 그림들에서 사용된 색을 사용하여 그 비율까지 그대로 다른 화폭에 다른 내용의 그림을 그려본다. 이 그림은 보통 오른편에 위치한다. 이 그림을 그릴 때에는 나는 색감 자체나 색감이 쓰인 비율을 가장 신경 쓰지만, 구성이나 소재에 있어서도 왼편의 그림을 의식하곤 한다. * After-After p.○, 양면성을 띨 것 오른편의 그림은 왼편 그림의 색감을 따온 것이지만 내용이나 구성에 있어 서는 왼편의 내용과 전혀 다른 것을 그리려고 노력한다. 여백이 많으면 여백 을 없애고, 정면성이 강하면 반측면을 그리는 등의 기본적인 구성에서부터 깨 진 유리가 있으면 담장을 그리는 식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서로 다르게 보이 려 한다. 그러나 형태에 있어서 유사성을 띠려고도 한다. 불길의 모양과 나무가 치 솟은 모양이 대칭을 이룬 것처럼 보이게 한다거나 향수병 안쪽의 나무 모양을 연상시키도록 하는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양면성은 내가 예전부터 관심을 가져오던 주제로, 무거워 보이는 것에‘가 볍다’는 제목을 붙인다거나 귀한 것을 그리던 비단이라는 재료에 수채화처럼 보일 듯한 가벼운 기법을 사용하는 등, 내용과 표현에 있어 이러한 양면성을 추구해왔다. 이것은 회화가‘의문을 갖게 하는 것’ 이라는 생각에서 파생된 것 이다. 또한 특정한 대상을 한 속성으로만 파악하지 않으려, 파악되지 않는 것 이라는 생각 역시 포함되어 있다. 특정한 언어적 표현이나 사고로 판단하고 규정하려하지 않는 것이다. * 원본과 복제본 왼편과 오른편 그림 모두 엄밀히 따지고 보면 원본이라고 할 것이 없다. 전 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니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 고, 오른편의 그림 역시 내가 실제로 관찰한 공간이나 사물을 그린 것이기 때 문에 내가 창조해낸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물 이미지를 벽지 가득 그리고, 실제 원본이 되던 식물은 굉장히 왜소하 게 화면에 배치되어 있던 기존의 작업들은 이러한 면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복제되었지만 더 실제보다 강력한 이미지가 되어버린 것들을 화면에 담고 있다. 나는 잡지에서 쉽게 보는 고가의 상품들을 실제로 본 적이 거의 없으며, 이는 나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모습 역시 그렇다. 정치인은 연예인은 학생은 어떠해야 한다는 포장 된 이미지는 넘쳐나는데, 그것은 이상적인 것에 불과한 것인지 실제의 모습 역시 그러한 사람은 보기 쉽지 않다. 이야기는 다시 원본, 고유성으로 넘어간 다. 진정한 주체적인 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세상에‘전에 없던’원본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존재 자체로 우리는 원본의 성격을 갖지만 왜 우리는 점 차 비슷해져가고 있는 것인가? 그림을 그리고, 또 내 그림을 보고 해석하는 행 위를 통해 나는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를 원한다.
가감유희 기획공모
1904.2.4 1:5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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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정해나
2015. 1. 28 ~ 2015. 2. 3
deafsun@naver.com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5 세 개의 불(Three Fires), 갤러리 도스, 서울 2013 Islas de mujeres (여자들의 섬), 서울대학교 우석홀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외부 대상을 발견하게끔 하고, 일상에서 분리된 장소에서 내면과 마주하게 한다. 그동안 페루, 과 테말라, 온두라스, 호주 등을 여행하며 영감을 받은 이미지를 현장 드로잉으로 남기고, 작업실에서 그 중 한‘인상’ 을 강조하여 재조합 하는 작업을 해왔다. 제주도는 태초에 물과 불로 만들어진 화산섬으로 물과 불의 신화 적 속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에게 최근 많은 영감을 준 곳이다. 화 산의 작용으로 남겨진 암석과 지질, 퇴적층을 보기 위해 대모 주상 절리와 용두암, 수월봉을 방문하였고 관광객이 많은 주상절리 아래 인적이 드문 둥근 자갈밭과 그 너머 거칠게 깍인 바위, 구멍이 자연 스럽게 뚫린 돌들이 언제부터 거기에 있는 듯 마을과 같은 군락을
세 개의 불 (Three Fires) 이루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곳에서 드로잉과 습작들 을 상당 부분 남길 수 있었는데, 특히 화순해수욕장에서 삼방산에 이르는 트레킹에서 받은 인상은 이번 전시에 주요하게 출품될 <세 개의 불 1>에 녹아있다. 이 작품은 세로 150cm, 가로 950cm 에 이르는 긴 두루마리 그림 형식을 띄고 있다. 화첩과 두루마리의 시각전개 방식을 실험하고자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장 긴 종이인 롤 판화지를 선택하였다. 시작은 있되, 끝이 정해지지 않았던 작업이었고 긴 종이를 전체적으로 펴 놓을 공간이 부족하여 1/3정도씩 말아가며 진행하였다. 수묵으로 표현된 부분은 직접 경험한 풍경을 서로 다른 시점에서 다른 시야 내의 사물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일차적으로 재조합 한 것이다. 이 후 채색으로 나의 상상이 가미되어있는데, 올해 4월부터 6월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담겨있다. 원하는 만큼 펼치고 말아 화면 을 보는 매우 사적인 방식은 작업 내내 개인적인 즐거움을 주었고, 보는 사람들도 느리게 담은 이 공간을 함께 거닐기를 바란다.
발화 Ignition 1
장지에 혼합재료
91×117cm
2014
가감유희 기획공모
1904.2.4 1:57 AM
페이지7
005 Best_ps 2540DPI 175LPI
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김혜수
2015. 2. 4 ~ 2015. 2. 10
hshs2426@nate.com / haesoo000@gmail.com 의식과 무의식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나 사물을 인식하는 작용을 하는 영역과 의식적으로 자각이 되지않 는 상태의 영역을 일컫는 서로 반대의 영역에 위치하는 양면의 의미 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러한 인간의 약속된 정의와도 같은 규정 된 기호체계 안에서만 설명 될 수 없는 무의식과 의식, 흑과 백, 피 부와 살처럼 양극의 언어적 표현에는 이처럼 틈이 존재한다. 우리가 처음 접해 본 먹어본 적 없는 복잡한 맛을 표현할 때와 같 은 감상적인 느낌들을 다른 이에게 나타내고자 할 때, 감각을 담아 내는 그릇이 한정적이기에 오는 답답함을 한번쯤 느껴본 적 있을 것 이다. 또 한가지 예를 더하자면 안개가 낀 별을 보고 상대방에게 설 명하고자 할 때 언어로는 모두 풀어낼 수 없는 혼란한 내면세계를 접하게 된다. 즉, 공감각의 기호화는 규정에 의해 설명되지 않고 남 아있는 잉여의 잠재성을 담고 있기에 객관적인 전달이 애초에 불가 하다. 우리가 접하는 이미지들은 이미 재현할 수 없는 부분을 품고 있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이미지는 이미 재현할 수 없는 부분의 잉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박사 재학, Ph.D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석사 졸업, M.F.A 경원대학교, 조소과 졸업, B.F.A 개인전 2015 갤러리 도스, 서울 여물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모든 행동과 감정은 무의식 과 의식의 혼재된 틈의 영역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이 혼재된 틈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비정형의 형상들과 감각적 색채를 다양한 매체를 통 해 자신이 주목하는 잠재의식의 영역을 작품에 풀어낸다. 작가는 감각의 돌발적인 세계에 대한 무언의 표출도 함께 담고 있다. 작품을 현실과 상상의 중간에 위치시키며 서로가 나뉘어진 반대의 영역이 아닌, 이미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존재함과 동시에 발생하는 틈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다. 이렇게 작가는 비가시적인것을 가시적으로, 감각 을 비정형적인 작업을 통해 자유로이 드러내며 잠시나마 감상자가 현전하 지 않는 개인적인 유령의 세계로 빠져보기를 바라는 것이다.
201305231
Mixed Media
135×122×20cm
2013
가감유희 기획공모
1904.2.4 1:57 AM
페이지8
005 Best_ps 2540DPI 175LPI
2015년 상반기‘ 가감유희 ’기획 공모 선정 작가展
음정수
2015. 2. 11 ~ 2015. 2. 17 Built 人
홍익대학교 일반 대학원 조소과 수료 홍익대학교 조소과 졸업 개인전 2015 Built 人, 갤러리 도스, 서울
Build life
나무, 철
가변설치
2014
하루하루 매 순간 우리는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꿈과 목표를 향 하든지, 집착과 욕심에 사로잡히든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없 는 혼란스런 세상이지만 어쨌든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인생사를 쓰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세월도 흘러가고 언 젠가 그 에너지가 모두 방전되고 불태워져 버린 날 우리는 삶을 마 감할 것이다. 또한 그 마지막 날은 희극일 수도 있고, 비극일수도 있고, 밋밋한 서사일 수도 있지만 한 인간의 역사가 완성되는 날일 것이다. 아직 긴 세월을 살진 않았지만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속에서 이 루어지는 여러 스토리에 의해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과 그런 일련 의 과정 속에서 축적된 한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삶의 에너지는 닳고 육신은 죽음으로 소멸 돼 버리지만 매 순간이 차곡차곡 쌓여 한 인간사가 완성됨을 한층 한 층 쌓아 올려 결국 한 건물이 완공되는 건축의 일반적 의미에 투영 한다. 또한, 건물의 각각의 층은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따라 활용도가 조금씩 다르듯이, 매일 비슷한 삶이지만 매 순간 다르게 일어나는 스토리로 하루하루가 다름을 표현한다. 표현 방법으로는 건축에 주로 쓰이는 나무, 철 등 을 사용해서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형태들을 표현하고 그 개체들을 군집시켜 도심의 Sky Line을 형성하려 한다.
전시기획 | Gallery DOS | 2015년 '가감유희'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 도록저작권 ⓒ 2015 갤러리 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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