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
2014 POSTECH-KAIST 학생대제전 때 활약한 POSTECH 응원동아리 CHEERO의 멋진 공연영상입니다. http://goo.gl/ZTRDs7
AUTUMN
POSTECHIAN 2014 | VOL.144
POSTECH 입학사정관실 facebook 바로가기 (http://www.facebook.com/PostechAdmission)
포항공과대학교소식지 포스테키안
2014 | VOL.144
포스텍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공부만 할 것 같다고요? 큰 오산입니다.
C O N T E N T S
응원동아리 Cheero를 비롯한 50여 개의 동아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포스텍 학생들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재능을 쌓고 있답니다. 내년 포스텍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06
08
16
40
42
People 04 내가 읽은 POSTECHIAN 06 POSTECH 에세이 | 이은성 교수 08 특별 인터뷰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오래된 미래」 저자) 10 알리미가 만난 사람 | 하상욱 시인 12 포스테키안의 초상 | 최주희(The Walt Disney 아시아 전략 담당) 14 People and People | 남궁호(The Johns Hopkins University Medical School 박사과정) 16 알리미가 간다 | 청주로 출동한 알리미들 18 선배가 후배에게 | 권다애
Progress 20 기획특집 : 바이러스
보이지 않는 살인마, 바이러스
22
익숙한 듯 낯선 바이러스, 독감
에볼라 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24 26
LabView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데이터 과학
28
모래사장에서 바늘 아니 다이아몬드 찾기, 데이터 마이닝
30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데이터 베이스
32 학과 탐방 | POSTECH 화학공학과 36 Hello Nobel! | 2013년 생리의학상 38 교과서에 날개달기 | 화학구조결정법
Passion 40 세상찾기 1 | 이상(理想 : Ideal), 그리고 그 이상(以上 : Over) : 아산서원의 나날들 42 세상찾기 2 | 일생일대의 경험,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가하다 44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6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 당신의 삶에 물음을 던지다
Plus 48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 에볼라? 인간의 개발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50 Science Black Box | 과학자 VS 과학자 52 It’s IT | 스마트 워치,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되다. 54 Marcus |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Point 58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60 입시도우미 코너 | 선배들이 들려주는 POSTECH 면접 노하우 62 POSTECH News | 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64 기자의 눈 | 바이러스, 너의 정체는 뭐니 65 퍼즐 | 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OSTECHIAN Vol.144 발행일 I 2014년 10월 20일 발행처 I POSTECH 입학사정관실 전화 I 054)279-3610 팩스 I 054)279-3725 홈페이지 I http://admission.postech.ac.kr
포스텍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공부만 할 것 같다고요? 큰 오산입니다.
C O N T E N T S
응원동아리 Cheero를 비롯한 50여 개의 동아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포스텍 학생들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재능을 쌓고 있답니다. 내년 포스텍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06
08
16
40
42
People 04 내가 읽은 POSTECHIAN 06 POSTECH 에세이 | 이은성 교수 08 특별 인터뷰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오래된 미래」 저자) 10 알리미가 만난 사람 | 하상욱 시인 12 포스테키안의 초상 | 최주희(The Walt Disney 아시아 전략 담당) 14 People and People | 남궁호(The Johns Hopkins University Medical School 박사과정) 16 알리미가 간다 | 청주로 출동한 알리미들 18 선배가 후배에게 | 권다애
Progress 20 기획특집 : 바이러스
보이지 않는 살인마, 바이러스
22
익숙한 듯 낯선 바이러스, 독감
에볼라 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24 26
LabView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데이터 과학
28
모래사장에서 바늘 아니 다이아몬드 찾기, 데이터 마이닝
30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데이터 베이스
32 학과 탐방 | POSTECH 화학공학과 36 Hello Nobel! | 2013년 생리의학상 38 교과서에 날개달기 | 화학구조결정법
Passion 40 세상찾기 1 | 이상(理想 : Ideal), 그리고 그 이상(以上 : Over) : 아산서원의 나날들 42 세상찾기 2 | 일생일대의 경험,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가하다 44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6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 당신의 삶에 물음을 던지다
Plus 48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 에볼라? 인간의 개발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50 Science Black Box | 과학자 VS 과학자 52 It’s IT | 스마트 워치,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되다. 54 Marcus |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Point 58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60 입시도우미 코너 | 선배들이 들려주는 POSTECH 면접 노하우 62 POSTECH News | 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64 기자의 눈 | 바이러스, 너의 정체는 뭐니 65 퍼즐 | 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OSTECHIAN Vol.144 발행일 I 2014년 10월 20일 발행처 I POSTECH 입학사정관실 전화 I 054)279-3610 팩스 I 054)279-3725 홈페이지 I http://admission.postech.ac.kr
PEOPLE 내가 읽은 POSTECHIAN 04 I 0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내가 읽은 POSTECHIAN POSTECHIAN을 만드는 저희들에게 여러분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된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알리미들을 응원해 주세요. 채택된 엽서의 주인공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 드립니다.
한성원 (충암고등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우연한 계기로 저는 POSTECHIAN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그 때 읽었던 ‘기획특집’과 ’학과탐방’ 코너는 기계공학과로 가려는 저의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 다. 그리고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라는 코너 또한 학생인 저에게 많은 공감을 주었습니 다. 모든 코너를 흥미롭게 읽었고 추가적으로 POSTECH 학생들의 대학생활을 소개해주는 코너를 만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CHIAN!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가주세요!
이준호 (풍덕고등학교 2학년) POSTECHIAN을 받아보면서 저뿐만 아니라 어머니께서도 제가 POSTECH에 가길 바라고 계십니다. 그만큼 알찬 내용으로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 다. 비록 아직 제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수학, 과학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POSTECH에 도전할 것 입니다. 특히 여름 호에 실렸던 ‘안전지향적 교통수단’에 대한 내용이 제가 궁금
People
해하던 부분이 잘 들어 있어서 너무 신기했답니다. 앞으로도 유익하고 알찬 내용으로 열심
06
POSTECH 에세이
이은성 교수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
POSTECH에 이런 소식지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고 기쁩니다.
08
특별 인터뷰
POSTECHIAN은 각 분야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저에게 알려주어 매우
「오래된 미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를 만나다
유익하였습니다. 덕분에 진로에 대한 많은 도움도 얻었습니다. 또한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
10
알리미가 만난 사람
하상욱 시인 평범한 스토리, 세상에서 특별해지다
12
포스테키안의 초상
The Walt Disney 아시아 전략 담당 최주희 고민, 도전 그리고 노력
14
People and People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Medical School 박사과정 남궁호 포스텍 유학설명회 기획자를 만나다
어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호에는 ‘세계 수학자 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
16
알리미가 간다
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지 POSTECHIAN이 되길 바랄게요!
청주로 출동한 알리미들
18
선배가 후배에게
권다애 강한 정신력을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
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재 (인천원당고등학교 3학년)
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읽고 제 삶을 성찰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다음 호 를 통해서 저의 관심분야인 가상 증강 현실에 대해 알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이런 글을 위해 노력하시는 알리미들에게 감사하고 POSTECHIAN 정말 파이팅!
전정환 (부천고등학교 2학년) 수학, 과학 관련 글들이 일반 고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POSTECH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세상찾기’라는 코너를 통해 많은 교훈 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고2가 되어서 막연히 ‘공과대학교에 지원해야지’라는 생 각만 하고 있었는데, POSTECHIAN의 학과 소개를 통해 더 구체적인 학과 설정을 할 수 있
PEOPLE 내가 읽은 POSTECHIAN 04 I 0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내가 읽은 POSTECHIAN POSTECHIAN을 만드는 저희들에게 여러분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된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알리미들을 응원해 주세요. 채택된 엽서의 주인공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 드립니다.
한성원 (충암고등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우연한 계기로 저는 POSTECHIAN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그 때 읽었던 ‘기획특집’과 ’학과탐방’ 코너는 기계공학과로 가려는 저의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 다. 그리고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라는 코너 또한 학생인 저에게 많은 공감을 주었습니 다. 모든 코너를 흥미롭게 읽었고 추가적으로 POSTECH 학생들의 대학생활을 소개해주는 코너를 만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CHIAN!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가주세요!
이준호 (풍덕고등학교 2학년) POSTECHIAN을 받아보면서 저뿐만 아니라 어머니께서도 제가 POSTECH에 가길 바라고 계십니다. 그만큼 알찬 내용으로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 다. 비록 아직 제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수학, 과학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POSTECH에 도전할 것 입니다. 특히 여름 호에 실렸던 ‘안전지향적 교통수단’에 대한 내용이 제가 궁금
People
해하던 부분이 잘 들어 있어서 너무 신기했답니다. 앞으로도 유익하고 알찬 내용으로 열심
06
POSTECH 에세이
이은성 교수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
POSTECH에 이런 소식지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고 기쁩니다.
08
특별 인터뷰
POSTECHIAN은 각 분야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저에게 알려주어 매우
「오래된 미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를 만나다
유익하였습니다. 덕분에 진로에 대한 많은 도움도 얻었습니다. 또한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
10
알리미가 만난 사람
하상욱 시인 평범한 스토리, 세상에서 특별해지다
12
포스테키안의 초상
The Walt Disney 아시아 전략 담당 최주희 고민, 도전 그리고 노력
14
People and People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Medical School 박사과정 남궁호 포스텍 유학설명회 기획자를 만나다
어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호에는 ‘세계 수학자 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
16
알리미가 간다
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지 POSTECHIAN이 되길 바랄게요!
청주로 출동한 알리미들
18
선배가 후배에게
권다애 강한 정신력을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
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재 (인천원당고등학교 3학년)
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읽고 제 삶을 성찰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다음 호 를 통해서 저의 관심분야인 가상 증강 현실에 대해 알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이런 글을 위해 노력하시는 알리미들에게 감사하고 POSTECHIAN 정말 파이팅!
전정환 (부천고등학교 2학년) 수학, 과학 관련 글들이 일반 고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POSTECH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세상찾기’라는 코너를 통해 많은 교훈 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고2가 되어서 막연히 ‘공과대학교에 지원해야지’라는 생 각만 하고 있었는데, POSTECHIAN의 학과 소개를 통해 더 구체적인 학과 설정을 할 수 있
PEOPLE POSTECH 에세이 06 I 07
나에게 갑자기 찾아올 10초에 무엇을 할 것인가 미리 생 각해둔다면 10초란 활용하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 하루 24시간,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이 시간이 때로는 길게, 때로는 참으로 짧게 느껴졌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서 학기가 시작되면, 수업과 숙제, 프로젝트,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시험들 때문에 항상 시 간에 쫓기다 학기를 마무리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세밀 한 시간과의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학원부터는 같은 분야에 있는 전세계의 모든 과학자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분초를 다투는 일은 일상이 된다. 결국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잠이 모자라게 되고, 건강관리에 소홀해지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렇다고 하루 24시간을 늘릴 수도 없는 일이므 로 ‘어떻게 하면 정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 가 연구 활동,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필자는 본 글을 통해서 시간 활용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글은 ‘시간을 효과적으 로 활용하라’는 진부한 내용의 글이 아니라, 죽어버린 시간 (혹은 죽은 시간 : 죽은 시간이란 말은 필자가 낭비되거나, 혹은 실제 사용되는 시간보다 짧게 사용될 수 있는데도 그렇지 않는 경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말로서 사전적인 의미 는 없다)을 찾아서 그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는 포스테키안이 경쟁하는 상대인 세계 최우수 대학교에서 수학(修學)하는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경쟁력을 고취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길 기대하는 필자의 소망 도 함께 담고 있기도 하다.
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
있겠지만 그것이 쌓이면 장기간 하는 연구에서는 정말로 많은 시간이 절
‘인생을 사랑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약되거나 혹은 낭비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고쳐나가고자 하는 것이
굳이 들지 않아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시간의 소중함을 배우면서 자란
다.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도 이와 같은 죽은 시간이 있다면 과감하게 되
다. 이런 학습의 효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실
돌려서 본인의 다른 계획에 사용하길 바란다.
천을 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은 쉽지가 않 다. 보통 실천하기 쉬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
10초의 미학
람들도 많기 때문에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고사성어는 현재에도 전
이제 다시 좀 전에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여러분들이 10초를 가
혀 진부한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본 포스테키안 상당수는 효율적인
지고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준비를 했으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서 시간을 잘 사용하기 때문
면 좋겠다. 뭐든 좋다. 필자는 10초가 있다면 읽어야
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라는 말은 기우라고 생각하
하는 논문의 제목을 음미할 것이며, 다음에 10초가
다. 그러면 계획을 잘 세우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
주어지면 그 논문의 초록의 첫 문장과 끝 문장을 보
하면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
겠다. 또 다른 10초가 생기면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
이 높겠지만, 필자가 소망하듯 포스테키안이 세계 최
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또 10초가 생긴다면 키우는
우수 학생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거북이 두 마리의 먹이를 줄 수 있겠다. 집에 퇴근을
고 생각한다. 나는 그 새로운 전략으로 죽은 시간을
하여 10초가 주어진다면 아이들과 고생했을 아내에
살려내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게 ‘사랑한다’ 말 한 마디를 할 수 있겠고, 아주 피곤 한데 10초가 생기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Daum 웹
죽은 시간
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2’ (연재가 끝나서 다른 것을
필자는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에
찾아봐야 하는데)의 3 컷을 보고, 또 10초가 생기면
서 학생들에게 “지금 여러분께 10초가 주어진다면 무
다음 5컷을 보겠다. 나에게 갑자기 찾아올 10초에
엇을 하겠냐?”고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이 왜
무엇을 할 것인가 미리 생각해둔다면 10초란 활용하
그런 질문을 할까 의아해 하는 반응이었다. 10초로는
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말을 포스테키안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10초는 지
게 말하고 싶다. 그 10초를 잘 활용한다면 여러분의 능력은 한층 더 업
나가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1분 혹은 10분으로 늘려서 물어 보았지만, 그
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시간도 고민을 하든지 아니면 잠을 자겠다는 학생들의 재치 있는(?) 대답
글•이은성 포스텍 화학과 교수
이 주를 이루었다. 사실 필자가 대학생 시절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같은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예기치 않은 그런 10초, 1분, 혹은 10
필자가 석사/박사 과정에서 만난 지도교수님 (한분은 포스텍 화학과 김
분의 시간들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주치게 될 것이고, 그런 시간들에
기문 교수님)들은 정말 시간을 사랑하는 교수님이셨다. 물론 다른 요인
대한 준비가 없으면 그 시간들은 흘러가 버릴 것이다. 즉, 죽은 시간이 되
들로 인해서 필자의 박사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지도교수님이 보
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죽은 시간들은 쉽게 찾을 수가 있
여준 시간에 대한 열정 (단 1초를 허비하지 않았고, 단 1초를 벌기 위해
다. 예를 들어 기숙사에서 학생식당으로 가는 길이 두 갈래가 있고, 이동
서 항상 고민을 했었다)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런 지도교수님
시간의 차이가 10초가 난다고 하면 생각 없이 긴 시간이 걸리는 길로 가
들에게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아서 그런지, 필자도 시간에 대한 열정이
게 될 때에는 10초의 죽은 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10초에 구속
많다. 물론 연구와 교육에 몰두해야 하는 조교수라서 더욱 그럴지 모르
받는 것이 싫을 수도 있지만, 이 10초를 2년의 시간으로 본다면 5.5 시간
지만, 필자가 가르치는 수업, 필자의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10초 x 4 (4회 이동) x 250 (250 일) x 2 (2년) =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이 되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5.5 시간). 필자는 특히 연구를 하게 되면서 이런 시간들이 곳곳에 널려
컴퓨터 파일을 열 때 두 번 클릭하는 것을 한번만 클릭해도 파일이 열리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런 시간들을 되돌리기 위해서 계속해서 여러 가지
게끔 세팅을 한다면 매 클릭마다 0.1초는 절약하는 실로 ‘초(秒)를 사랑
를 고쳐나가고 있다. 언뜻 보기에 얼마 안 되는 시간들이라고 생각할 수
하는 포스테키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EOPLE POSTECH 에세이 06 I 07
나에게 갑자기 찾아올 10초에 무엇을 할 것인가 미리 생 각해둔다면 10초란 활용하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 하루 24시간,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이 시간이 때로는 길게, 때로는 참으로 짧게 느껴졌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서 학기가 시작되면, 수업과 숙제, 프로젝트,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시험들 때문에 항상 시 간에 쫓기다 학기를 마무리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세밀 한 시간과의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학원부터는 같은 분야에 있는 전세계의 모든 과학자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분초를 다투는 일은 일상이 된다. 결국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잠이 모자라게 되고, 건강관리에 소홀해지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렇다고 하루 24시간을 늘릴 수도 없는 일이므 로 ‘어떻게 하면 정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 가 연구 활동,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필자는 본 글을 통해서 시간 활용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글은 ‘시간을 효과적으 로 활용하라’는 진부한 내용의 글이 아니라, 죽어버린 시간 (혹은 죽은 시간 : 죽은 시간이란 말은 필자가 낭비되거나, 혹은 실제 사용되는 시간보다 짧게 사용될 수 있는데도 그렇지 않는 경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말로서 사전적인 의미 는 없다)을 찾아서 그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는 포스테키안이 경쟁하는 상대인 세계 최우수 대학교에서 수학(修學)하는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경쟁력을 고취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길 기대하는 필자의 소망 도 함께 담고 있기도 하다.
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
있겠지만 그것이 쌓이면 장기간 하는 연구에서는 정말로 많은 시간이 절
‘인생을 사랑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약되거나 혹은 낭비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고쳐나가고자 하는 것이
굳이 들지 않아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시간의 소중함을 배우면서 자란
다.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도 이와 같은 죽은 시간이 있다면 과감하게 되
다. 이런 학습의 효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실
돌려서 본인의 다른 계획에 사용하길 바란다.
천을 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은 쉽지가 않 다. 보통 실천하기 쉬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
10초의 미학
람들도 많기 때문에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고사성어는 현재에도 전
이제 다시 좀 전에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여러분들이 10초를 가
혀 진부한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본 포스테키안 상당수는 효율적인
지고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준비를 했으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서 시간을 잘 사용하기 때문
면 좋겠다. 뭐든 좋다. 필자는 10초가 있다면 읽어야
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라는 말은 기우라고 생각하
하는 논문의 제목을 음미할 것이며, 다음에 10초가
다. 그러면 계획을 잘 세우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
주어지면 그 논문의 초록의 첫 문장과 끝 문장을 보
하면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
겠다. 또 다른 10초가 생기면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
이 높겠지만, 필자가 소망하듯 포스테키안이 세계 최
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또 10초가 생긴다면 키우는
우수 학생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거북이 두 마리의 먹이를 줄 수 있겠다. 집에 퇴근을
고 생각한다. 나는 그 새로운 전략으로 죽은 시간을
하여 10초가 주어진다면 아이들과 고생했을 아내에
살려내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게 ‘사랑한다’ 말 한 마디를 할 수 있겠고, 아주 피곤 한데 10초가 생기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Daum 웹
죽은 시간
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2’ (연재가 끝나서 다른 것을
필자는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에
찾아봐야 하는데)의 3 컷을 보고, 또 10초가 생기면
서 학생들에게 “지금 여러분께 10초가 주어진다면 무
다음 5컷을 보겠다. 나에게 갑자기 찾아올 10초에
엇을 하겠냐?”고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이 왜
무엇을 할 것인가 미리 생각해둔다면 10초란 활용하
그런 질문을 할까 의아해 하는 반응이었다. 10초로는
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말을 포스테키안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10초는 지
게 말하고 싶다. 그 10초를 잘 활용한다면 여러분의 능력은 한층 더 업
나가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1분 혹은 10분으로 늘려서 물어 보았지만, 그
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시간도 고민을 하든지 아니면 잠을 자겠다는 학생들의 재치 있는(?) 대답
글•이은성 포스텍 화학과 교수
이 주를 이루었다. 사실 필자가 대학생 시절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같은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예기치 않은 그런 10초, 1분, 혹은 10
필자가 석사/박사 과정에서 만난 지도교수님 (한분은 포스텍 화학과 김
분의 시간들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주치게 될 것이고, 그런 시간들에
기문 교수님)들은 정말 시간을 사랑하는 교수님이셨다. 물론 다른 요인
대한 준비가 없으면 그 시간들은 흘러가 버릴 것이다. 즉, 죽은 시간이 되
들로 인해서 필자의 박사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지도교수님이 보
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죽은 시간들은 쉽게 찾을 수가 있
여준 시간에 대한 열정 (단 1초를 허비하지 않았고, 단 1초를 벌기 위해
다. 예를 들어 기숙사에서 학생식당으로 가는 길이 두 갈래가 있고, 이동
서 항상 고민을 했었다)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런 지도교수님
시간의 차이가 10초가 난다고 하면 생각 없이 긴 시간이 걸리는 길로 가
들에게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아서 그런지, 필자도 시간에 대한 열정이
게 될 때에는 10초의 죽은 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10초에 구속
많다. 물론 연구와 교육에 몰두해야 하는 조교수라서 더욱 그럴지 모르
받는 것이 싫을 수도 있지만, 이 10초를 2년의 시간으로 본다면 5.5 시간
지만, 필자가 가르치는 수업, 필자의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10초 x 4 (4회 이동) x 250 (250 일) x 2 (2년) =
‘초(秒)를 사랑하는 포스테키안’이 되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5.5 시간). 필자는 특히 연구를 하게 되면서 이런 시간들이 곳곳에 널려
컴퓨터 파일을 열 때 두 번 클릭하는 것을 한번만 클릭해도 파일이 열리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런 시간들을 되돌리기 위해서 계속해서 여러 가지
게끔 세팅을 한다면 매 클릭마다 0.1초는 절약하는 실로 ‘초(秒)를 사랑
를 고쳐나가고 있다. 언뜻 보기에 얼마 안 되는 시간들이라고 생각할 수
하는 포스테키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EOPLE 특별인터뷰 08 I 09
「오래된 미래」 저자
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나라들을 방문하며 쌓은 경험 덕
록 해오고 있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라다크 사람들은 서구 문화를 무
분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저는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에 매우 호의적인
분별하게 수용하던 태도를 버리게 되고 자신의 전통 문화가 지닌 가치를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를 만나다
편입니다.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을 이와 같이 설득시키기
인도 최북단, 히말라야 산자락에 자리잡은 외딴 지역 라 다크(Ladakh). 리틀 티베트라고도 불리는 라다크에 사 는 사람들은 해발 3000m가 넘는 고원지대에서 맑은 공 기를 마시고 규칙적이고 충분한 운동을 하며, 천연식품 을 먹고 자라왔다. 라다크인들은 언제나 느긋하고 자연과 의 조화를 중시했으며, 이웃 간에 정을 베푸는 것을 당연 시 해왔다. 인도 정부에 의해 개발이 시작된 1980년까지 는 말이다. 스웨덴 출신 언어학자로서 라다크어를 연구하 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는 16년에 걸쳐서 라다크의 전통 문화가 서구 문화에 잠식되고 폐쇄적이었던 지역 경 제가 외부 자본에 종속됨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가 얼마나 급격하게 무너지는지 직접 목도하게 된다. 채 10년이 지 나지 않아 라다크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이 되었고, 불행을 모르던 사람들은 관광객들에게 돈을 구걸하기 시 작했다. 충격을 받은 호지 여사는 외부인들에게 무분별 한 개발과 국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사회운동가 로 변신, 「오래된 미래」, 「행복의 경제학」 등의 저서를 남 기며 ‘지역화 운동(localization)’에 앞장섰다. 또한 지금까 지도 라다크 프로젝트와 국제 생태 및 문화를 위한 국제 협회(ISEC)를 설립하는 등 ‘지속 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마침 지난 6월 ‘행복의 경제 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위해 포스텍을 찾은 호지 여사를 만났다.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프리
Q. 경제적 측면의 국제화의 폐해와 지역화 운동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 듣고 싶습니다.
카나 다른 지역에는 라다크와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하지
A. 알기 쉽도록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동남아나 남미에서 수입해오는
든 간에, 우리 자신과 후손들이 살아갈 경제 시스템에 대해 관심과 회의
채소는 집 근처에서 재배되는 채소보다 방부제나 제초제 등의 화학물질
를 가지고 세상을 더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다른 지역화 모
이 더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장비, 냉장비, 운송비
델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람의 힘을 믿어요. 이런 연유로
등을 모두 포함해 팔리고 있는 수입 채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활발한 국제 협력과 교류를 통한 인식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
식품의 절반 가격에 팔리고 있죠. 이는 우리 정부들이 정치적으로 좌익
니다.
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심이에요. 라다크든 스웨덴이든 한국이
이든 우익이든 상관 없이 수출입에 의존하는 국제 무역 경제에 힘을 실
것을 규제할 것인지. 이 세 가지는 정부가 우리 경제를 조종하는 방식입
Q.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한국에 서는 미개발지역에 1~2 주간 파견되는, 관광의 성격이 강 한 해외 봉사활동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 로는 그러한 봉사활동이 너무나도 상업화되었다는 의구심 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요, 여사님께서는 이러한 소위 ‘봉사 활동’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니다. 정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건강한 음식이 비싸게, 지속 불가능하고
A. 매우 어려운 문제네요. 짧게라도 해당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더 넓고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이 싸도록 만들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를 바꿀 수
복합적인 안목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있습니다. 이 행성은 먼 거리와 큰 규모를 연결하는 지금의 경제구조를
런 식으로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현재 개발 방향(현재 교육 방식
이어나가기에는 너무나도 붐비기 때문에 이제는 지역 경제에 눈을 돌려
도 포함해서)에 대해 의문을 스스로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교육
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을 받고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고, 최소 몇 개월 이상 머물러
어왔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점점 커질 수 있도록, 노동력이 더 싼 곳으로 기업이 이주할 수 있도록, 그래서 국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말이에 요. 단순노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임으로써 사회 불 안을 야기하게 된 것도 이 예시와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세금을 매길 것인지, 그 세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떤
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해 계속해
Q. 여사님께서는 세계화로 인해 초국적 경제 거대자본들 이 어떻게 미개발된 지역들의 전통을 파괴하고 그들의 경 제에 종속시키는지에 대해 저서 『오래된 미래』에서 언급해 주셨습니다. 라다크의 경우에는 사람들은 그들의 폐쇄적인 경제를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왔었고, 따라서 이러 한 서구 자본의 침식이 좀더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됩 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같은 다른 미개발 지역에서는 이 미 외부와의 교역에 의존한 경제가 뿌리내려왔었고, 따라 서 세계화에 따른 개발을 감시하거나 조절하기에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라다크와는 다른 해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떠한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포스텍 학생들과 포스테키안 독자들께 전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여러분, 능동적인 태도로 사람과 환경의 안녕을 위해 정보를 찾아 나 서세요. 과학과 기술은 이를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과학과 기 술은 경제와 구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하나라고 말해도 과언 이 아닐 정도입니다. 빈부격차를 늘리지 않고, 착취 관계를 이어나가지 않고, 동식물들을 멸종시키지 않고,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할 줄 아는 것 이 과학 기술 경제의 중요 요소가 되어야 해요. 또 이를 위해 국제화에 대한 복합적인 시선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A. 제가 라다크에서 했던 일은 주위에 벽을 둘러 서구 문화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서구 문화에 대해 더 자세히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라다크
처음으로 뵌 호지 여사는 일흔을 앞둔 노학자의 모습으로는 결코 보이지
Q. 안녕하세요, 여사님. 여사님은 언어학 연구를 위해 라다크를 방문하신 뒤 그곳과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고 묘사하셨는데요, 언어학자가 되신 계기는 무엇입니까? 타국에서 오랜 생 활을 하는 것에 걸림돌은 없었나요?
인들은 그들의 문화가 서구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들
않을 정도로 인터뷰 내내 열의가 넘치는 분이셨다. 평소에 자연과 조화
은 흙으로 벽을 이겨 만든 집이 콘크리트 빌딩보다 못하고, 땀을 흘리며
롭게 살아가는 삶을 중시하시는 분답게 여름날인데도 에어컨을 꺼달라
농사를 짓는 일이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다루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하
고 부탁하시기도 했다. 인터뷰는 마치 옆 동네 사시는 할머니께 덕담을
A. 저는 스웨덴, 영국-독일 혼혈이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고 있었어요. 도시인들이 얼마나 시간에 쫓겨 사는지, 얼마나 외로운지,
듣는 것마냥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느리지만 또박또박, 어렵지
과정에서 다른 나라에서 느끼는 문화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언어를 배움으로써 국제적인 안목을 넓힐
실업 문제, 환경 오염 등은 전달되고 있지 않았죠. 저희는 이러한 왜곡된
않은 단어들만 가지고도 힘있게 내용을 전달하시는 화법이 인상적이었
글•김주찬
수 있었어요. 군사적 요충지였던 라다크에 장기체류하며 겪은 정치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 머무르는
시선을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라다크 청년들이 스웨덴 등
다. 이 자리를 빌어 포스텍을 찾아주신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님께
화학과 13학번
데 있어 내게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없었죠. 제가 25세에 7개 언어를 사용할 줄 알았던 것도, 라다크의 경제 문제
의 나라들을 수 개월 정도 방문하면서 서구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PEOPLE 특별인터뷰 08 I 09
「오래된 미래」 저자
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나라들을 방문하며 쌓은 경험 덕
록 해오고 있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라다크 사람들은 서구 문화를 무
분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저는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에 매우 호의적인
분별하게 수용하던 태도를 버리게 되고 자신의 전통 문화가 지닌 가치를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를 만나다
편입니다.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을 이와 같이 설득시키기
인도 최북단, 히말라야 산자락에 자리잡은 외딴 지역 라 다크(Ladakh). 리틀 티베트라고도 불리는 라다크에 사 는 사람들은 해발 3000m가 넘는 고원지대에서 맑은 공 기를 마시고 규칙적이고 충분한 운동을 하며, 천연식품 을 먹고 자라왔다. 라다크인들은 언제나 느긋하고 자연과 의 조화를 중시했으며, 이웃 간에 정을 베푸는 것을 당연 시 해왔다. 인도 정부에 의해 개발이 시작된 1980년까지 는 말이다. 스웨덴 출신 언어학자로서 라다크어를 연구하 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는 16년에 걸쳐서 라다크의 전통 문화가 서구 문화에 잠식되고 폐쇄적이었던 지역 경 제가 외부 자본에 종속됨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가 얼마나 급격하게 무너지는지 직접 목도하게 된다. 채 10년이 지 나지 않아 라다크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이 되었고, 불행을 모르던 사람들은 관광객들에게 돈을 구걸하기 시 작했다. 충격을 받은 호지 여사는 외부인들에게 무분별 한 개발과 국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사회운동가 로 변신, 「오래된 미래」, 「행복의 경제학」 등의 저서를 남 기며 ‘지역화 운동(localization)’에 앞장섰다. 또한 지금까 지도 라다크 프로젝트와 국제 생태 및 문화를 위한 국제 협회(ISEC)를 설립하는 등 ‘지속 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마침 지난 6월 ‘행복의 경제 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위해 포스텍을 찾은 호지 여사를 만났다.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프리
Q. 경제적 측면의 국제화의 폐해와 지역화 운동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 듣고 싶습니다.
카나 다른 지역에는 라다크와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하지
A. 알기 쉽도록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동남아나 남미에서 수입해오는
든 간에, 우리 자신과 후손들이 살아갈 경제 시스템에 대해 관심과 회의
채소는 집 근처에서 재배되는 채소보다 방부제나 제초제 등의 화학물질
를 가지고 세상을 더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다른 지역화 모
이 더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장비, 냉장비, 운송비
델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람의 힘을 믿어요. 이런 연유로
등을 모두 포함해 팔리고 있는 수입 채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활발한 국제 협력과 교류를 통한 인식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
식품의 절반 가격에 팔리고 있죠. 이는 우리 정부들이 정치적으로 좌익
니다.
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심이에요. 라다크든 스웨덴이든 한국이
이든 우익이든 상관 없이 수출입에 의존하는 국제 무역 경제에 힘을 실
것을 규제할 것인지. 이 세 가지는 정부가 우리 경제를 조종하는 방식입
Q.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한국에 서는 미개발지역에 1~2 주간 파견되는, 관광의 성격이 강 한 해외 봉사활동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 로는 그러한 봉사활동이 너무나도 상업화되었다는 의구심 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요, 여사님께서는 이러한 소위 ‘봉사 활동’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니다. 정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건강한 음식이 비싸게, 지속 불가능하고
A. 매우 어려운 문제네요. 짧게라도 해당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더 넓고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이 싸도록 만들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를 바꿀 수
복합적인 안목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있습니다. 이 행성은 먼 거리와 큰 규모를 연결하는 지금의 경제구조를
런 식으로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현재 개발 방향(현재 교육 방식
이어나가기에는 너무나도 붐비기 때문에 이제는 지역 경제에 눈을 돌려
도 포함해서)에 대해 의문을 스스로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교육
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을 받고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고, 최소 몇 개월 이상 머물러
어왔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점점 커질 수 있도록, 노동력이 더 싼 곳으로 기업이 이주할 수 있도록, 그래서 국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말이에 요. 단순노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임으로써 사회 불 안을 야기하게 된 것도 이 예시와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세금을 매길 것인지, 그 세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떤
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해 계속해
Q. 여사님께서는 세계화로 인해 초국적 경제 거대자본들 이 어떻게 미개발된 지역들의 전통을 파괴하고 그들의 경 제에 종속시키는지에 대해 저서 『오래된 미래』에서 언급해 주셨습니다. 라다크의 경우에는 사람들은 그들의 폐쇄적인 경제를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왔었고, 따라서 이러 한 서구 자본의 침식이 좀더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됩 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같은 다른 미개발 지역에서는 이 미 외부와의 교역에 의존한 경제가 뿌리내려왔었고, 따라 서 세계화에 따른 개발을 감시하거나 조절하기에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라다크와는 다른 해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떠한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포스텍 학생들과 포스테키안 독자들께 전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여러분, 능동적인 태도로 사람과 환경의 안녕을 위해 정보를 찾아 나 서세요. 과학과 기술은 이를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과학과 기 술은 경제와 구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하나라고 말해도 과언 이 아닐 정도입니다. 빈부격차를 늘리지 않고, 착취 관계를 이어나가지 않고, 동식물들을 멸종시키지 않고,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할 줄 아는 것 이 과학 기술 경제의 중요 요소가 되어야 해요. 또 이를 위해 국제화에 대한 복합적인 시선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A. 제가 라다크에서 했던 일은 주위에 벽을 둘러 서구 문화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서구 문화에 대해 더 자세히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라다크
처음으로 뵌 호지 여사는 일흔을 앞둔 노학자의 모습으로는 결코 보이지
Q. 안녕하세요, 여사님. 여사님은 언어학 연구를 위해 라다크를 방문하신 뒤 그곳과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고 묘사하셨는데요, 언어학자가 되신 계기는 무엇입니까? 타국에서 오랜 생 활을 하는 것에 걸림돌은 없었나요?
인들은 그들의 문화가 서구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들
않을 정도로 인터뷰 내내 열의가 넘치는 분이셨다. 평소에 자연과 조화
은 흙으로 벽을 이겨 만든 집이 콘크리트 빌딩보다 못하고, 땀을 흘리며
롭게 살아가는 삶을 중시하시는 분답게 여름날인데도 에어컨을 꺼달라
농사를 짓는 일이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다루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하
고 부탁하시기도 했다. 인터뷰는 마치 옆 동네 사시는 할머니께 덕담을
A. 저는 스웨덴, 영국-독일 혼혈이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고 있었어요. 도시인들이 얼마나 시간에 쫓겨 사는지, 얼마나 외로운지,
듣는 것마냥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느리지만 또박또박, 어렵지
과정에서 다른 나라에서 느끼는 문화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언어를 배움으로써 국제적인 안목을 넓힐
실업 문제, 환경 오염 등은 전달되고 있지 않았죠. 저희는 이러한 왜곡된
않은 단어들만 가지고도 힘있게 내용을 전달하시는 화법이 인상적이었
글•김주찬
수 있었어요. 군사적 요충지였던 라다크에 장기체류하며 겪은 정치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 머무르는
시선을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라다크 청년들이 스웨덴 등
다. 이 자리를 빌어 포스텍을 찾아주신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님께
화학과 13학번
데 있어 내게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없었죠. 제가 25세에 7개 언어를 사용할 줄 알았던 것도, 라다크의 경제 문제
의 나라들을 수 개월 정도 방문하면서 서구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PEOPLE 알리미가 만난 사람 10 I 11
평범한 스토리, 세상에서 특별해지다
생각보다 자기 자신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다양한 곳에 있는데, 요즘 친구
성공한 사람들의 망토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들은 공부라는 작은 가치에 갇혀 게임이나 운동, 사람들과의 대화 등에
꿈이나 목표를 추구한다는 표현이 아닌 속박되어 산다는 어쩌면 부정적
서 얻게 되는 여러 덕목들을 놓치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이고 색다른 표현을 하신 하상욱 시인님은 목표에 대해 조금 다른 시선
'늘 고마운 당신인데 바보처럼 짜증내요. 하상욱 단편 시집 『서울시 - 알람』 中에서’ 내용으로는 주제를 예측할 수 없지만 제목을 들으면 아차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시. 일상을 소재로 한 SNS 시인 하상욱의 작품이다. 일상 속 익숙한 소 재를 색다른 시각에서 본 뒤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내 우리들의 공감을 일으키는 하상욱 시인을 이번 알리미가 만난 사 람들을 통해 만나보았다.
필자는 ‘그냥 어렸어요’ 라는 시인님의 답변에 다른 인사들의 유년시절
을 가지고 있다.
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유명 인사들의 어린 시절은 필자의 어린 시절
“사실 꿈에 집착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꿈
과 대비되게 화려하고 영화 같은 스토리였다. 하지만 굳이 거창한 어린
을 포기 못하는 이유가 ‘꿈을 이루지 않아도 행복해’라는 과정 속에서의
시절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있는 작은 사건들이 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
행복이면 물론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의 눈
어 준다는 시인님의 이야기를 듣고 평소 내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다. 세
치가 보여서, 여태 말해 놓은 것이 있어서, 이걸 하지 않으면 뭘 해야 할
상을 살아가는데 그리고 성공하는데 필요한 덕목은 내 능력 이상의 경험
지 겁이 나서 그리고 내가 여태까지 한 것이 아까워서 대부분 꿈에 집착
이 아니라 바로 주위에 있는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 내가 지
하게 되죠.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꿈을 포기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용기
금 하고 있는 작은 일 하나, 하나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찾
보는 건 어떨까?
는 것이에요. 다음을 찾는 것, 그것이 더 용기 있는 행동 아닐까요?” 긍정의 폭력. 꿈과 열정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말이기에 우리로 하여금
만난 사람 / 하상욱 시인
독특한 눈으로 다수의 이야기를 쓰다.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게 만든다. 사실 청소년기의 필자도 긍정의 폭력
하상욱 시인에게 공감시인이라는 타이틀이 생긴 이유는 어느 한 사람의
의 피해자였던 것 같다. 꿈과 목표, 대학과 이상이라는 멋진 말 때문에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그의 시에 담겨있기 때문
언제나 부담감에 짓눌려 있었다. 물론 극단적으로 꿈을 포기하라는 것은
이다. “사실 제 시에 자주 쓰이는 ‘~中에서’ 라는 것의 의미는 독자와의
아니지만 잠시 그 짐을 내려놓고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현재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간다는 것이에요. 저의 시는 수용자가 완성하는 문
목표를 수정하고 재정비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시간들도 낭비
학이라고 볼 수 있어요. 즉, 주제에 대한 공감대나 기
가 아닌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억이 형성되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
그리고 시인님께서는 이런 긍정의 폭력의 또 다른
에 수용자의 경험을 통해서 그 글이 완성되는 것이
사례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죠. 저는 그런 공감들을 캐치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가난을 극복한 히어로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
좋긴 했어요. 하지만 남들보다 타인에게 더 많은 관
라 멋진 망토를 둘러서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가
심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때로는 비
려요. 즉, 다른 사람들이 그와 같은 상황을 극복해내
판을 받기도 하면서 분위기나 상황에 맞게 사람들의
지 못하면 그 사람을 패배자로 만들어버려요. 성공한
마음을 고려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사람들의 공감
사람의 인생은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게 되는
이 어떤 부분에서 형성되는 지를 체득하게 되었죠.”
것이죠.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성공한 사람들로만
다른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이루어진 세상이 아니에요. 하지만 극한의 성공들만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나 혼자만의 생각을
강조하다 보니 작은 성공들은 가치 없게 여겨지고
공감이라 여겨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 수도 있
한쪽을 판타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다. 시인님은 이것을 잘 알고서 더 관심을 갖고 그
일상적인 일들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성공한
자기 자신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
감(感)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현재 SNS시인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하상욱 시인. 하지만 시인님의 이전 직장은 게임회사, 출판회사, 디자인
하지만 그런 감(感)에도 불구하고 SNS 특성상 시인님 또한 쉽게 인기 몰
있어’라는 헛된 희망에 대한 집착이다. 만약, 그 망토에서 벗어나지 못하
계열 등 시와는 아주 거리가 먼 분야였다. 어떻게 해서 직업을 옮기게 되었고 이런 독특한 시를 쓰게 되었는지 여
이를 하였다가 빨리 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고 힘든 상황에 맴돌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게 패배자라는 인식에 사로잡
쭈어 보았다. “이렇게 다양한 업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사실 별 다른 것이 없어요. 꿈을 이루겠다는 큰 의지라기
계속 하실 수 있을 것 같은지 약간은 조심스러운 질문을 해보았다. “2년
히게 된다. 다른 사람이 힘든 상황을 꿋꿋이 이겨냈다고 해서 우리가 꼭
보단 그냥 그것이 재미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서울시도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시
전에도 이 질문에 반년이라고 대답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로 반년 정도
그와 비슷한 상황을 이겨내야 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힘든 일에 맘껏 힘
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커다란 이상이나 꿈을 갖고 첫걸음을 시작하지만, 하상
인 것 같고요.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이면 이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들어 해보기도 하고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저 밑 어두운 곳에 잠
욱 시인은 그와 다르게 흥미가 주가 되어 시를 쓰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평범했던 하상욱 시인을 특별하게 만들어
마음으로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SNS의 특징에도 큰 불
겨볼 필요도 있다. ‘그 사람은 했는데 나는 왜 못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준 것이 아닐까.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 밑바탕엔 하상욱 시인의 어린 시절도 한 몫을 했을 것 같아 그와 관
안감을 느끼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
순간, 우리는 더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은 터널에 갇히고 만다. 우리 대부
련하여 질문을 덧붙였는데 역시나 색다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 않아요. 한가지 진로를 고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불편한 인
분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패배자 또한 아니다.
“저의 어린 시절은 그냥 어렸어요. 남들에 비해서 특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평범한 청소년기를 보냈죠. 하
생을 살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
성공, 꿈, 목표라는 거창한 말에 집착하지 않고 작은 성공을 그려 그 뒤
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서 저라는 사람을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중 그래도 제가 현재의 저에게 영향을 줬다고
는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해야겠지만, 꿈이나 목표에 속박되어 사는 것은
에 올 또다른 기회를 잡는 것, 어쩌면 그것이 현실적인 성공으로 가기 위
글•최유진
생각하는 몇몇 기억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게임이에요. 예를 들자면, 게임을 통해서 언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한 첫걸음이 아닐까?
기계공학과 13학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화면 구성 방법을 배웠고 이런 것들은 제가 디자인계열에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람들이 두르는 망토의 의미는 ‘나도 저렇게 될 수
PEOPLE 알리미가 만난 사람 10 I 11
평범한 스토리, 세상에서 특별해지다
생각보다 자기 자신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다양한 곳에 있는데, 요즘 친구
성공한 사람들의 망토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들은 공부라는 작은 가치에 갇혀 게임이나 운동, 사람들과의 대화 등에
꿈이나 목표를 추구한다는 표현이 아닌 속박되어 산다는 어쩌면 부정적
서 얻게 되는 여러 덕목들을 놓치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이고 색다른 표현을 하신 하상욱 시인님은 목표에 대해 조금 다른 시선
'늘 고마운 당신인데 바보처럼 짜증내요. 하상욱 단편 시집 『서울시 - 알람』 中에서’ 내용으로는 주제를 예측할 수 없지만 제목을 들으면 아차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시. 일상을 소재로 한 SNS 시인 하상욱의 작품이다. 일상 속 익숙한 소 재를 색다른 시각에서 본 뒤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내 우리들의 공감을 일으키는 하상욱 시인을 이번 알리미가 만난 사 람들을 통해 만나보았다.
필자는 ‘그냥 어렸어요’ 라는 시인님의 답변에 다른 인사들의 유년시절
을 가지고 있다.
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유명 인사들의 어린 시절은 필자의 어린 시절
“사실 꿈에 집착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꿈
과 대비되게 화려하고 영화 같은 스토리였다. 하지만 굳이 거창한 어린
을 포기 못하는 이유가 ‘꿈을 이루지 않아도 행복해’라는 과정 속에서의
시절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있는 작은 사건들이 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
행복이면 물론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의 눈
어 준다는 시인님의 이야기를 듣고 평소 내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다. 세
치가 보여서, 여태 말해 놓은 것이 있어서, 이걸 하지 않으면 뭘 해야 할
상을 살아가는데 그리고 성공하는데 필요한 덕목은 내 능력 이상의 경험
지 겁이 나서 그리고 내가 여태까지 한 것이 아까워서 대부분 꿈에 집착
이 아니라 바로 주위에 있는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 내가 지
하게 되죠.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꿈을 포기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용기
금 하고 있는 작은 일 하나, 하나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찾
보는 건 어떨까?
는 것이에요. 다음을 찾는 것, 그것이 더 용기 있는 행동 아닐까요?” 긍정의 폭력. 꿈과 열정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말이기에 우리로 하여금
만난 사람 / 하상욱 시인
독특한 눈으로 다수의 이야기를 쓰다.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게 만든다. 사실 청소년기의 필자도 긍정의 폭력
하상욱 시인에게 공감시인이라는 타이틀이 생긴 이유는 어느 한 사람의
의 피해자였던 것 같다. 꿈과 목표, 대학과 이상이라는 멋진 말 때문에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그의 시에 담겨있기 때문
언제나 부담감에 짓눌려 있었다. 물론 극단적으로 꿈을 포기하라는 것은
이다. “사실 제 시에 자주 쓰이는 ‘~中에서’ 라는 것의 의미는 독자와의
아니지만 잠시 그 짐을 내려놓고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현재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간다는 것이에요. 저의 시는 수용자가 완성하는 문
목표를 수정하고 재정비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시간들도 낭비
학이라고 볼 수 있어요. 즉, 주제에 대한 공감대나 기
가 아닌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억이 형성되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
그리고 시인님께서는 이런 긍정의 폭력의 또 다른
에 수용자의 경험을 통해서 그 글이 완성되는 것이
사례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죠. 저는 그런 공감들을 캐치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가난을 극복한 히어로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
좋긴 했어요. 하지만 남들보다 타인에게 더 많은 관
라 멋진 망토를 둘러서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가
심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때로는 비
려요. 즉, 다른 사람들이 그와 같은 상황을 극복해내
판을 받기도 하면서 분위기나 상황에 맞게 사람들의
지 못하면 그 사람을 패배자로 만들어버려요. 성공한
마음을 고려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사람들의 공감
사람의 인생은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게 되는
이 어떤 부분에서 형성되는 지를 체득하게 되었죠.”
것이죠.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성공한 사람들로만
다른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이루어진 세상이 아니에요. 하지만 극한의 성공들만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나 혼자만의 생각을
강조하다 보니 작은 성공들은 가치 없게 여겨지고
공감이라 여겨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 수도 있
한쪽을 판타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다. 시인님은 이것을 잘 알고서 더 관심을 갖고 그
일상적인 일들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성공한
자기 자신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
감(感)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현재 SNS시인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하상욱 시인. 하지만 시인님의 이전 직장은 게임회사, 출판회사, 디자인
하지만 그런 감(感)에도 불구하고 SNS 특성상 시인님 또한 쉽게 인기 몰
있어’라는 헛된 희망에 대한 집착이다. 만약, 그 망토에서 벗어나지 못하
계열 등 시와는 아주 거리가 먼 분야였다. 어떻게 해서 직업을 옮기게 되었고 이런 독특한 시를 쓰게 되었는지 여
이를 하였다가 빨리 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고 힘든 상황에 맴돌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게 패배자라는 인식에 사로잡
쭈어 보았다. “이렇게 다양한 업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사실 별 다른 것이 없어요. 꿈을 이루겠다는 큰 의지라기
계속 하실 수 있을 것 같은지 약간은 조심스러운 질문을 해보았다. “2년
히게 된다. 다른 사람이 힘든 상황을 꿋꿋이 이겨냈다고 해서 우리가 꼭
보단 그냥 그것이 재미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서울시도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시
전에도 이 질문에 반년이라고 대답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로 반년 정도
그와 비슷한 상황을 이겨내야 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힘든 일에 맘껏 힘
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커다란 이상이나 꿈을 갖고 첫걸음을 시작하지만, 하상
인 것 같고요.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이면 이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들어 해보기도 하고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저 밑 어두운 곳에 잠
욱 시인은 그와 다르게 흥미가 주가 되어 시를 쓰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평범했던 하상욱 시인을 특별하게 만들어
마음으로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SNS의 특징에도 큰 불
겨볼 필요도 있다. ‘그 사람은 했는데 나는 왜 못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준 것이 아닐까.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 밑바탕엔 하상욱 시인의 어린 시절도 한 몫을 했을 것 같아 그와 관
안감을 느끼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
순간, 우리는 더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은 터널에 갇히고 만다. 우리 대부
련하여 질문을 덧붙였는데 역시나 색다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 않아요. 한가지 진로를 고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불편한 인
분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패배자 또한 아니다.
“저의 어린 시절은 그냥 어렸어요. 남들에 비해서 특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평범한 청소년기를 보냈죠. 하
생을 살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
성공, 꿈, 목표라는 거창한 말에 집착하지 않고 작은 성공을 그려 그 뒤
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서 저라는 사람을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중 그래도 제가 현재의 저에게 영향을 줬다고
는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해야겠지만, 꿈이나 목표에 속박되어 사는 것은
에 올 또다른 기회를 잡는 것, 어쩌면 그것이 현실적인 성공으로 가기 위
글•최유진
생각하는 몇몇 기억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게임이에요. 예를 들자면, 게임을 통해서 언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한 첫걸음이 아닐까?
기계공학과 13학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화면 구성 방법을 배웠고 이런 것들은 제가 디자인계열에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람들이 두르는 망토의 의미는 ‘나도 저렇게 될 수
PEOPLE 포스테키안의 초상 12 I 13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
진취적인 자세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자신의 삶을 계획한다고 해서 항상 그 계획에 맞춰 살아갈 수 있을까? 물론
많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야 하는 학생들, 하지만 치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가 보통이다. 최주희 선배님께서도 자신의 길
한 입시 경쟁 때문에 공부에 많은 압박을 받고 여러 기회를 포기하게 되는
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셨다고 한다. “처음 대학에 입학
것이 현실이다. 선배님께서는 이와 같은 현실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할 때 저는 점수에 맞춰서 서울대학교 자연대학에 진학했었어요. 하지만 대
경험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해
학에 가고 나서야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에 대한 진지
야 하는지 깊게 고민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셨다.
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결국 다른 길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
“고등학교 시절과 학부 시절을 돌이켜 봤을 때 정말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자퇴를 하고, 재수를 하던 와중에 저는 사회에 한 획을 긋는 일을 하고 싶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바로 여러분들 나이, 10대와 20대
는 생각을 했고, 바로 기업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
가 인생의 진짜 황금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여러분의 10대, 20대를 알차게 계
게 되어서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선배께서는 월트
획해서 많은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디즈니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어떤 새로운 일을 할
덧붙여 ‘그냥 빈 시간이 있으면 내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겠지’, ‘공부만 열심
것이며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의
히 한다면 좋은 대학에 가겠지’와 같은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자신이 진짜 무
업무에 더욱 익숙해지면 미국에 있는 월트 디즈니 본사에 가서 일을 배우거
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고 선배, 혹은 주위의 선생님들
나 중국의 넓은 시장에서 컨설팅 일을 해보고 싶다며 현재 선배님께서 생각
에게 상담을 요청해보기도 하고,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신문을 찾아서 구
하고 계신 다양한 계획을 말씀해 주시기도 하셨다. 자신의 가치와 다르다고
독을 해보는 등 진취적인 자세로 자신의 꿈을 좇길 바라셨다.
생각하는 일은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는 선배님의 용기가 익숙한
선배님께서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해주
현실에 안주하려 했던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셨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현재 자신의 세계에 빠져 도태되지 말고, 넓은 세 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워나가야 해요.” 여러
자신의 가치관을 좇아라
경험을 통해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를 생각해보
인터뷰 중, 선배님께서 삶에 대해 정의 내리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삶은 신
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생각을 이해하
발 위에 등을 비추고 깜깜한 어둠을 걷는 것과 같아요.” 한 발, 한 발 나아갈
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선배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자신
때마다 보이는 더 넓은 세상에서 가치를 찾아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이다.
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주셨다.
선배님께서는 학부 시절에 있어서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하셨다. 따라서 입학 후 학업에 매진하였고 결국 산업경영공학과를 수석
처음 최주희 선배를 만나기 전에는 그저 평탄하게 성공해 왔을 것이라고 생
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실 수 있었다. 석사과정
각했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선배 또한 평범한 사람들처럼 많은 시행착오와
동안 선배는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셨
고민의 시간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덧붙여, 최주희 선배를 인터뷰하
다. 그 고민 끝에 기업을 통하여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며 필자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 삶의 가치에 대
컨설턴트가 되고자 마음 먹으셨다. 이후, 최주희 선배는 BCG라는 세계적인
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필자와 같이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셨고, 학부시절과 석사과정에서 배운 것을 기
자신의 삶의 대해 다시 돌아보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좋
초로 하여 앞으로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
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주희 선배처럼 자신의 가치를 고민하고 그 가치
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기업의 전략을 세우는 일을 맡
에 도전한다면 어느새 자신만의 가치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살고 있는 자신
으셨다고 한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문제
을 발견 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
고민, 도전, 그리고 노력
를 해결하는 자세, 일에 대한 책임감,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세 등을 이러한
세를 통해 꿈에 한발 더 다가서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찾고, 그 가치관에 맞춰 삶을 설계하고 이를 이루기 위 해 노력한다. 이번 포스테키안의 초상에서는 이에 걸맞은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분은 바로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시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통계학 과 석사를 마치신 최주희 선배님이다. 선배님은 석사를 마치신 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BCG(Boston Consulting Group)에서 근무하셨고, 현재 월트 디즈니 아시아 전략팀에서 일하고 계신다. 비록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가치를 둘 것인지 끊임 없이 고민하는 선배님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그 배움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자신만의 가치를 위해 작은 목표와 계획을 짜고 인생을 계획해 나아가다 보
만난 사람 / 최주희(The Walt Disney 아시아 전략 담당, 산업경영공학과 01학번)
글•장지욱 단일계열 14학번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고, 이러한 배움이 일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감에 있어 서 좋은 발판이 되었다고 하셨다. 면 조금씩 자신의 가치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에요.” 이처럼 선 배님께서는 현재의 자기 가치를 파악한 다음 거기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인 생 계획을 세울 것을 강조하셨다. 선배님께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 은 고민을 하셨고 BCG와 월트 디즈니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으며 인생을 설 계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선배님의 조언을 통해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할 것이 며 어떤 직업을 가질지 등을 생각해보고, 넓게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PEOPLE 포스테키안의 초상 12 I 13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
진취적인 자세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자신의 삶을 계획한다고 해서 항상 그 계획에 맞춰 살아갈 수 있을까? 물론
많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야 하는 학생들, 하지만 치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가 보통이다. 최주희 선배님께서도 자신의 길
한 입시 경쟁 때문에 공부에 많은 압박을 받고 여러 기회를 포기하게 되는
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셨다고 한다. “처음 대학에 입학
것이 현실이다. 선배님께서는 이와 같은 현실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할 때 저는 점수에 맞춰서 서울대학교 자연대학에 진학했었어요. 하지만 대
경험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해
학에 가고 나서야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에 대한 진지
야 하는지 깊게 고민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셨다.
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결국 다른 길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
“고등학교 시절과 학부 시절을 돌이켜 봤을 때 정말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자퇴를 하고, 재수를 하던 와중에 저는 사회에 한 획을 긋는 일을 하고 싶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바로 여러분들 나이, 10대와 20대
는 생각을 했고, 바로 기업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
가 인생의 진짜 황금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여러분의 10대, 20대를 알차게 계
게 되어서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선배께서는 월트
획해서 많은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디즈니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어떤 새로운 일을 할
덧붙여 ‘그냥 빈 시간이 있으면 내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겠지’, ‘공부만 열심
것이며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의
히 한다면 좋은 대학에 가겠지’와 같은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자신이 진짜 무
업무에 더욱 익숙해지면 미국에 있는 월트 디즈니 본사에 가서 일을 배우거
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고 선배, 혹은 주위의 선생님들
나 중국의 넓은 시장에서 컨설팅 일을 해보고 싶다며 현재 선배님께서 생각
에게 상담을 요청해보기도 하고,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신문을 찾아서 구
하고 계신 다양한 계획을 말씀해 주시기도 하셨다. 자신의 가치와 다르다고
독을 해보는 등 진취적인 자세로 자신의 꿈을 좇길 바라셨다.
생각하는 일은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는 선배님의 용기가 익숙한
선배님께서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해주
현실에 안주하려 했던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셨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현재 자신의 세계에 빠져 도태되지 말고, 넓은 세 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워나가야 해요.” 여러
자신의 가치관을 좇아라
경험을 통해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를 생각해보
인터뷰 중, 선배님께서 삶에 대해 정의 내리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삶은 신
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생각을 이해하
발 위에 등을 비추고 깜깜한 어둠을 걷는 것과 같아요.” 한 발, 한 발 나아갈
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선배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자신
때마다 보이는 더 넓은 세상에서 가치를 찾아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이다.
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주셨다.
선배님께서는 학부 시절에 있어서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하셨다. 따라서 입학 후 학업에 매진하였고 결국 산업경영공학과를 수석
처음 최주희 선배를 만나기 전에는 그저 평탄하게 성공해 왔을 것이라고 생
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실 수 있었다. 석사과정
각했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선배 또한 평범한 사람들처럼 많은 시행착오와
동안 선배는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셨
고민의 시간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덧붙여, 최주희 선배를 인터뷰하
다. 그 고민 끝에 기업을 통하여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며 필자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 삶의 가치에 대
컨설턴트가 되고자 마음 먹으셨다. 이후, 최주희 선배는 BCG라는 세계적인
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필자와 같이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셨고, 학부시절과 석사과정에서 배운 것을 기
자신의 삶의 대해 다시 돌아보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좋
초로 하여 앞으로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
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주희 선배처럼 자신의 가치를 고민하고 그 가치
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기업의 전략을 세우는 일을 맡
에 도전한다면 어느새 자신만의 가치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살고 있는 자신
으셨다고 한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문제
을 발견 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
고민, 도전, 그리고 노력
를 해결하는 자세, 일에 대한 책임감,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세 등을 이러한
세를 통해 꿈에 한발 더 다가서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찾고, 그 가치관에 맞춰 삶을 설계하고 이를 이루기 위 해 노력한다. 이번 포스테키안의 초상에서는 이에 걸맞은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분은 바로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시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통계학 과 석사를 마치신 최주희 선배님이다. 선배님은 석사를 마치신 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BCG(Boston Consulting Group)에서 근무하셨고, 현재 월트 디즈니 아시아 전략팀에서 일하고 계신다. 비록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가치를 둘 것인지 끊임 없이 고민하는 선배님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그 배움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자신만의 가치를 위해 작은 목표와 계획을 짜고 인생을 계획해 나아가다 보
만난 사람 / 최주희(The Walt Disney 아시아 전략 담당, 산업경영공학과 01학번)
글•장지욱 단일계열 14학번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고, 이러한 배움이 일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감에 있어 서 좋은 발판이 되었다고 하셨다. 면 조금씩 자신의 가치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에요.” 이처럼 선 배님께서는 현재의 자기 가치를 파악한 다음 거기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인 생 계획을 세울 것을 강조하셨다. 선배님께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 은 고민을 하셨고 BCG와 월트 디즈니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으며 인생을 설 계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선배님의 조언을 통해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할 것이 며 어떤 직업을 가질지 등을 생각해보고, 넓게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PEOPLE People and People 14 I 15
포스텍 유학설명회 기획자를 만나다 - POSTECH 에서 Johns Hopkins 까지 2014년 여름. 일곱 명의 포스텍 졸업생들과 팔십명 정도의 재학생들이 회의실에 모였다. 이유는 바로 유학설명회. 스탠 포드, 존스홉킨스 메디컬 스쿨 등 세계 최고의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이 유학에 관심 있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들의 경 험과 조언을 전달해주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다양한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이 자신들의 유학 준비 과정, 학부생 연 구, 장학제도에 대해 번갈아 가며 열변을 펼쳤고 원래 3시간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유학설명회는 5시간 가까이 진행되 었다. 설명을 듣는 학부생들의 열정 또한 만만치 않아 긴 설명 이후에도 수십 가지의 질문이 쏟아지는 질의응답시간까 지 이어졌다. 유학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자리를 준비했다는 유학설명회의 기획자이자 존스홉킨스 메디컬 스쿨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남궁호 선배님을 만나보았다.
중에서도 가장 힘든 부분은 부족한 정보죠. 한국 전체를 통틀어도 유학,
에 1만 1천 달러나 되는 금액이 지원되며 연구계획부터 예산집행까지 모
특히 세계 최고의 탑스쿨들로 유학 가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
두가 학부생의 손으로 해결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
니니까요. 저도 그런 과정을 겪었기에 제가 그동안 해왔던 경험과 얻은
의 학부생 연구지원프로그램인 셈이다. 선배님께서는 URP나 총장연구
정보들을 유학의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또
장학생 등의 지원이 없었다면 자신이 연구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
주변에 유학을 준비하다 그 과정이 어려워서 포기하던 학생들을 보면서
라고 덧붙이셨다.
우리 후배들은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노력하면 결국은 이룰 수 있 다고 격려해주고 싶었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
이 말을 들으며 유학설명회 때 단상에서 강연하시던 선배님들의 모습이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많으셨는지 이야기에 깊이 열중하시다 원래 질문
다시 떠올랐다. 이미 학교를 떠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 뭐였는지 물으시는 선배님께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다시
달리 포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 다시 모여
한 번 여쭤보았다.
열심히 준비한 발표 자료로 설명하시던 선배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말에
“유학을 가기로 한 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는 것 같네요. 첫째는
담긴 진심이 느껴졌다.
분야 때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Biomedical Device 관련 연구는 아직 한국에서 활발하지 않아요.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개척 분야라 High
연구에 대한 열정을 찾아준 URP와 총장연구장학생
Risk, High Return 분야라 할 수 있죠. 그래도 미국에서는 이런 분야에 대
다음으로는 선배님께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쭤보았다.
한 지원이 많아 유학을 가기로 한 거고요. 또 다른 이유는 넓은 세상이라
“유학에 대해 결심하게 된 계기를 말하자면 우선은 제가 연구자의 길을
는 것에 끌렸다고 할 수 있어요. 전반적인 연구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게
걷기로 결심한 것부터 얘기해야겠네요. 전 사실 1, 2학년때까지만 해도
가질 수 있을 테고, 노벨상 수상자 등의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과 같
연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공부나 연구보다는 치어로(포스텍
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유학을 가
응원동아리) 등의 동아리 활동이나 친구들과 노는데 열중했죠. 그러다
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먼저 유학 가신 선배님들의 도움이
포스텍의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URP)에 지원하게 되면서 지도교수
컸습니다. 특히 저와 친했던 동아리 선배가 존스홉킨스 메디컬 스쿨에
님의 연구실에서 첫 연구참여를 시작했어요. 제가 처음으로 맡았던 과제
먼저 가계셨고 그 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조언을 해 주셨죠. 어쩌면
는 맥스웰 방정식을 푸는 프로그램과 툴을 만드는 거였습니다. 학부생으
제가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베풀고 싶어서 유학설명회도 열게 됐는지도
로서 툴 자체를 만드는 과정이 정말 막막했지만 논문을 읽고 막혔던 부
모르겠습니다.”
분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그러면서 ‘어, 연구 이 거 해볼만 한데?’ 라고 처음 생각했던 것 같네요.
포스텍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렇게 연구에 관심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총장 연구 장학생(POSTECH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여쭤보았다. ‘저보다 뛰어난 후
Presidential Fellowship)에 지원하게 됐어요. 지원을 위해 바이오 쪽의 연
배들이 많을텐데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라며 쑥스러워 하시던 선
구들을 많이 알아봤는데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실제로 인간에게 도
배님은 한참을 고민하시다 입을 여셨다.
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연구주제는 당시 뜨고 있
“포스텍 학생이라면 알겠지만 포스텍 생활이 좀 힘들 수도 있어요. 열심
었던 테라헤르츠 웨이브를 이용한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것으로 잡았어
히 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기회가 한없이 많은 학교지만 적당히 놀고
요. 처음에는 피부암 검진에 테라헤르츠 웨이브를 적용하려 했으나 여
먹기에는 많이 괴로운 학교죠. 저도 1, 2학년 때 공부에 관심이 없을 때는
러 번 실패했죠. 그러면서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논
학교생활이 힘들었지만 마음을 잡기 시작하자 앞에 놓인 기회가 너무 많
문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한창 막막하던 시기에 Drug
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Delivery 관련 논문을 읽게 되었는데 그러다 문득 여기에 제가 하던 연구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포스텍을 졸업하는 순간 사회의 시작선에서 그
를 접목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시행
어느 학교 학생들과도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힘들다
착오를 거쳐서 성공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
고 투덜대기 보다는 힘든 포스텍 생활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많은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나가다 보면 분명 몇
유학설명회를 열게 된 계기
지금 생각해보면 이 과정에서 연구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었
년 후에는 클래스가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많은 학생들이 포스텍 대학원의 우수한 연구환경 및 실적을 보고 포스텍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해마다 적지 않은 포스텍
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번 경험을 해보니까 ‘연구가 진짜 나랑 맞다.
이 말을 들으며 선배님이야말로 포스텍의 장점을 잘 이용해 정말 많은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의 유학에 도전해왔다. 그런 학생들에게 먼저 유학을 간 선배들이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전
내가 이걸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것을 얻고 졸업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내 주변
해주는 자리가 바로 유학설명회이다. 포스텍에서의 유학설명회는 몇 년 전까지 계속되어 오다가 최근에 명맥이 끊긴 상
총장연구장학생은 2012년에 생긴 제도로 포스텍 학부생들의 연구를 지
사람들을 하나하나 돌아봤다. 그들 모두가 선배님들처럼 꼭 연구자를 목
태였다. 이런 유학설명회의 전통을 다시 살리게 된 계기를 남궁호 선배님께 여쭤보았다.
원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교수셨던 총장님
표로 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들 하나하나가 ‘힘들지만 힘든 것에 자부심
글•강민구
“유학설명회에 대해 처음으로 말을 꺼낸 것이 저이긴 하지만 유학설명회에 참석한 졸업생들 모두가 같은 뜻을 가지고
이 포스텍으로 오시면서 자신의 남은 연구비를 학교에 기부하셨고 이 연
을 가질 수 있는 대학 포스텍’의 울타리 내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
물리학과 12학번
유학설명회를 기획하였습니다. 유학을 준비해봤거나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알겠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
구비로 총장연구장학생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학부생 한 명당 일년
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 포스테키안들의 10년 후가 기대된다.
만난 사람 / 남궁호(The Johns Hopkins University Medical School 박사과정, 전자과 06학번 )
PEOPLE People and People 14 I 15
포스텍 유학설명회 기획자를 만나다 - POSTECH 에서 Johns Hopkins 까지 2014년 여름. 일곱 명의 포스텍 졸업생들과 팔십명 정도의 재학생들이 회의실에 모였다. 이유는 바로 유학설명회. 스탠 포드, 존스홉킨스 메디컬 스쿨 등 세계 최고의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이 유학에 관심 있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들의 경 험과 조언을 전달해주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다양한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이 자신들의 유학 준비 과정, 학부생 연 구, 장학제도에 대해 번갈아 가며 열변을 펼쳤고 원래 3시간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유학설명회는 5시간 가까이 진행되 었다. 설명을 듣는 학부생들의 열정 또한 만만치 않아 긴 설명 이후에도 수십 가지의 질문이 쏟아지는 질의응답시간까 지 이어졌다. 유학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자리를 준비했다는 유학설명회의 기획자이자 존스홉킨스 메디컬 스쿨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남궁호 선배님을 만나보았다.
중에서도 가장 힘든 부분은 부족한 정보죠. 한국 전체를 통틀어도 유학,
에 1만 1천 달러나 되는 금액이 지원되며 연구계획부터 예산집행까지 모
특히 세계 최고의 탑스쿨들로 유학 가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
두가 학부생의 손으로 해결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
니니까요. 저도 그런 과정을 겪었기에 제가 그동안 해왔던 경험과 얻은
의 학부생 연구지원프로그램인 셈이다. 선배님께서는 URP나 총장연구
정보들을 유학의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또
장학생 등의 지원이 없었다면 자신이 연구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
주변에 유학을 준비하다 그 과정이 어려워서 포기하던 학생들을 보면서
라고 덧붙이셨다.
우리 후배들은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노력하면 결국은 이룰 수 있 다고 격려해주고 싶었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
이 말을 들으며 유학설명회 때 단상에서 강연하시던 선배님들의 모습이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많으셨는지 이야기에 깊이 열중하시다 원래 질문
다시 떠올랐다. 이미 학교를 떠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 뭐였는지 물으시는 선배님께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다시
달리 포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 다시 모여
한 번 여쭤보았다.
열심히 준비한 발표 자료로 설명하시던 선배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말에
“유학을 가기로 한 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는 것 같네요. 첫째는
담긴 진심이 느껴졌다.
분야 때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Biomedical Device 관련 연구는 아직 한국에서 활발하지 않아요.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개척 분야라 High
연구에 대한 열정을 찾아준 URP와 총장연구장학생
Risk, High Return 분야라 할 수 있죠. 그래도 미국에서는 이런 분야에 대
다음으로는 선배님께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쭤보았다.
한 지원이 많아 유학을 가기로 한 거고요. 또 다른 이유는 넓은 세상이라
“유학에 대해 결심하게 된 계기를 말하자면 우선은 제가 연구자의 길을
는 것에 끌렸다고 할 수 있어요. 전반적인 연구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게
걷기로 결심한 것부터 얘기해야겠네요. 전 사실 1, 2학년때까지만 해도
가질 수 있을 테고, 노벨상 수상자 등의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과 같
연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공부나 연구보다는 치어로(포스텍
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유학을 가
응원동아리) 등의 동아리 활동이나 친구들과 노는데 열중했죠. 그러다
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먼저 유학 가신 선배님들의 도움이
포스텍의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URP)에 지원하게 되면서 지도교수
컸습니다. 특히 저와 친했던 동아리 선배가 존스홉킨스 메디컬 스쿨에
님의 연구실에서 첫 연구참여를 시작했어요. 제가 처음으로 맡았던 과제
먼저 가계셨고 그 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조언을 해 주셨죠. 어쩌면
는 맥스웰 방정식을 푸는 프로그램과 툴을 만드는 거였습니다. 학부생으
제가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베풀고 싶어서 유학설명회도 열게 됐는지도
로서 툴 자체를 만드는 과정이 정말 막막했지만 논문을 읽고 막혔던 부
모르겠습니다.”
분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그러면서 ‘어, 연구 이 거 해볼만 한데?’ 라고 처음 생각했던 것 같네요.
포스텍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렇게 연구에 관심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총장 연구 장학생(POSTECH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여쭤보았다. ‘저보다 뛰어난 후
Presidential Fellowship)에 지원하게 됐어요. 지원을 위해 바이오 쪽의 연
배들이 많을텐데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라며 쑥스러워 하시던 선
구들을 많이 알아봤는데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실제로 인간에게 도
배님은 한참을 고민하시다 입을 여셨다.
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연구주제는 당시 뜨고 있
“포스텍 학생이라면 알겠지만 포스텍 생활이 좀 힘들 수도 있어요. 열심
었던 테라헤르츠 웨이브를 이용한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것으로 잡았어
히 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기회가 한없이 많은 학교지만 적당히 놀고
요. 처음에는 피부암 검진에 테라헤르츠 웨이브를 적용하려 했으나 여
먹기에는 많이 괴로운 학교죠. 저도 1, 2학년 때 공부에 관심이 없을 때는
러 번 실패했죠. 그러면서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논
학교생활이 힘들었지만 마음을 잡기 시작하자 앞에 놓인 기회가 너무 많
문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한창 막막하던 시기에 Drug
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Delivery 관련 논문을 읽게 되었는데 그러다 문득 여기에 제가 하던 연구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포스텍을 졸업하는 순간 사회의 시작선에서 그
를 접목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시행
어느 학교 학생들과도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힘들다
착오를 거쳐서 성공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
고 투덜대기 보다는 힘든 포스텍 생활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많은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나가다 보면 분명 몇
유학설명회를 열게 된 계기
지금 생각해보면 이 과정에서 연구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었
년 후에는 클래스가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많은 학생들이 포스텍 대학원의 우수한 연구환경 및 실적을 보고 포스텍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해마다 적지 않은 포스텍
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번 경험을 해보니까 ‘연구가 진짜 나랑 맞다.
이 말을 들으며 선배님이야말로 포스텍의 장점을 잘 이용해 정말 많은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의 유학에 도전해왔다. 그런 학생들에게 먼저 유학을 간 선배들이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전
내가 이걸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것을 얻고 졸업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내 주변
해주는 자리가 바로 유학설명회이다. 포스텍에서의 유학설명회는 몇 년 전까지 계속되어 오다가 최근에 명맥이 끊긴 상
총장연구장학생은 2012년에 생긴 제도로 포스텍 학부생들의 연구를 지
사람들을 하나하나 돌아봤다. 그들 모두가 선배님들처럼 꼭 연구자를 목
태였다. 이런 유학설명회의 전통을 다시 살리게 된 계기를 남궁호 선배님께 여쭤보았다.
원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교수셨던 총장님
표로 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들 하나하나가 ‘힘들지만 힘든 것에 자부심
글•강민구
“유학설명회에 대해 처음으로 말을 꺼낸 것이 저이긴 하지만 유학설명회에 참석한 졸업생들 모두가 같은 뜻을 가지고
이 포스텍으로 오시면서 자신의 남은 연구비를 학교에 기부하셨고 이 연
을 가질 수 있는 대학 포스텍’의 울타리 내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
물리학과 12학번
유학설명회를 기획하였습니다. 유학을 준비해봤거나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알겠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
구비로 총장연구장학생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학부생 한 명당 일년
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 포스테키안들의 10년 후가 기대된다.
만난 사람 / 남궁호(The Johns Hopkins University Medical School 박사과정, 전자과 06학번 )
PEOPLE 알리미가 간다 16 I 17
POSTECH이 궁금하세요? 알리미가 다 알려줄게요!
다!’에 ‘알리미가 간 고민거리, 의 분 러 여 신청하셔서 나눠요. 이 같 을 답답한 심정 퐈이팅! . 원합니다 여러분을 응
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
하나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이미 늦었나요? 너무 혼란스러워요.
⊙ 창영 : 포스텍 재학생 중에서도 고등학교 때 석진이처럼 성적이 떨
⊙ 태민 : 나도 중학교까지 운동을 했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높은 성적
어진 적이 있는 사람들도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그 당시
을 받기 시작했어.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니까 높은 성적이 아
에 성적이 떨어졌는가?’를 자기소개서에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 쓰는
니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닥치는 대로 공부를 했지. 물론
것이 중요하다고 했어. 다만, 지금부터 더 노력해서 현재 떨어진 성적을
목표도 있었지만 마음이 가는 데로 공부했어. 이미 계획이 세워져있다
- 청주로 출동한 알리미들
올려 스스로의 노력을 입증한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면 정말 좋겠지만 계획은 단지 계획일 뿐이야. 아직 실현된 것이 아니
⊙ 석진 : 포스텍에 입학하려면 얼마나 성적이 좋아야 할까요?
잖아? 너도 지금 계획을 세워도 늦지 않았어. 그 친구들도 아직 실천은
알리미가 간다! 이번에는 알리미들이 충청북도 청주로 달려갔습니다. 참여한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해주신 임석진(충북고), 정다운(청주중앙여고), 이상목(청주신흥 고), 배솔이(충북여고) 4명의 친구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 동윤 : 입시에 절대적인 커트라인은 없어. 포스텍의 커리큘럼을 잘
안 했다는 거니까 너도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실현해 나가는
따라갈 수준 이상이 된다고 판단되면 내신 성적이 누가 더 높은지로 줄
게 좋을 것 같아.
세우지 않아. 학생부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바탕으로 학생
⊙ 석진 : 학교 기숙사 입사라는 목표를 두고 공부했었는데, 막상 기숙
의 잠재력을 평가하게 되지.
사에 들어가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랐고 목표마저 사라져서 공부할
⊙ 석진 : 포스텍에서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요.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 창영 : 지금 목표를 쉽게 찾을 수 없으면 자신이 나중에 정말 하고
⊙ 입학사정관 선생님 : 생활기록부의 내신으로만 잠재력을 평가하지
싶은 것이 생겼을 때 할 수 있도록 자신에 대한 준비를 해놓는 것이 중
않고, 학생이 제출한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의 모든 항목을 꼼꼼히 검
요해. 지금 공부하는 것이 나중에 그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지.
토해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커리큘럼에 따라서 공부할 수 있는지
⊙ 동윤 : 현재 공부하려는 동기를 꼭 거창하게 꿈으로 할 필요는 없어.
를 평가해. 그리고 학과에 대한 잠재력은 전공적합성면접을 통해 각 학
나 같은 경우에도 내가 공부해서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는 게 멋있고 뿌
과 면접문제를 풀고 설명하면서 학생이 얼마나 지원학과에 관심을 가
듯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과학, 수학이라는 과목,
지고 이해하고 있는지, 열정이 있는지를 평가한단다.
학문 자체가 너무 궁금하고 재미있어서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
⊙ 태민 :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은 매우 다양하지. 하지
은 열정으로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했지. 이처럼 거창한 목표 말고 주변
만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어. 예를 들면 산업경영공학과는 인간이
에 소소한 것들을 작은 목표로 여러 개 삼는 것도 석진이 같은 친구들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생활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이 학과의 한
에게는 현재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주는 좋은 방법이야.
나 알리미 HIAN 엽서 .kr)로 ※POSTEC postech.ac i@ im al ch te os l(p ai 요. E-m 신청해 주세
친구가 급식시간에 효율적인 배식을 위해 학년별로 시간을 정해 급식 질서를 개선한 것을 가지고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도 있어. 이처럼 학교
TAKE 05
생활 중에 자신이 한 행동이나 생각으로도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지.
⊙ 상목 : 처음에는 선생님이 꿈이라 사범대를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 생명과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많은 흥미가 생겨서 연구라는 진로를 고
TAKE 01 TAKE 03
민 중이고 포스텍 진학도 역시 고민 중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세은 : 사범대학에서 공과대학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경험하기 힘든
⊙ 솔이 : 단일계열은 학과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다른 학과보다 배우는 것이 더 넓고 다양한가요? ⊙ 동윤 : 포스텍 1학년 학생들은 학과에 상관없이 같은 수업을 들어. 추가로 자신이 더 듣고 싶은 과목이 있다면,
⊙ 다운 : 1학년때 학교생활이 너무 바빠서 동아리 활동을 잘 못하나요?
게 사실이야. 포스텍에 오면 각 분야별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수강신청을 통해 더 들을 수 있어. 따라서 단일계열이라고 해서 다른 학과보다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는 것은 아
⊙ 동윤 : 많이는 4개를 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은 1~2개의 동아리
서 연구참여의 기회가 많고, 학생이 스스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프
니야. 2학년이 되어서 다른 학과를 선택하기까지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아.
활동을 하고 있어. 1학년 때는 사실 학교적응도 해야 되고 학업도 중요
로그램도 마련되어있어. 그리고 포스텍을 졸업하면 연구뿐만 아니라 교
⊙ 태민 : 나도 단일계열로 입학해서 신소재공학과로 진학했어. 단일계열로 입학하면 창의IT융합공학과를 제외한
하고, 거기다 동아리 활동까지 많이 바쁜 건 맞아. 하지만 자기가 스스
육계로도 진로를 결정할 수 있지. 예컨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나머지 10개 학과에 다 진학할 수 있어. 인원 제한 때문에 내가 가고 싶은 학과에 못 갈 수 있지 않느냐고 걱정하
로 시간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동아리가 몇 개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활
을 교육대학원으로 진로를 선택하신 분도 있어. 포스텍 졸업을 통해 더
는 친구도 있을텐데 지금까지의 선례를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원하는 학과로 진학했어. 그것은 우리 학교가 학
동하고 성적도 좋게 받을 수 있어. 그리고 소수정예! 포스텍 학생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 상목
과 정원을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대학 생활 1년동안 학생들의 관심분야가 골고루 분포되기 때
모두 선후배가 가까워서 동아리에 많이 들더라도 동아리, 학과 등등의
이가 진로에 대해 더 고민해보고 정말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 진로를
문이야. 만약 고등학생 때 진학할 학과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1학년동안 관심 있는 학과의 개론과목을 들으면서
선배들이 학교적응에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힘든 점을 많이 덜 수도
정할 수 있으면 좋겠네. ^^
진학학과를 탐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있어. 밝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고등학교 친구들 덕분에 이번 ‘알리미가 간
TAKE 02
TAKE 04
다!’ 역시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궁금증이 하나씩 풀리며 미소를 날 리던 친구들! 알리미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정말 뿌듯한 시간을 보냈습
글•감동윤 단일계열 14학번
⊙ 석진 : 이번에 성적이 좀 떨어졌는데, 앞으로 열심히 하면 포스텍에 입학할 수 있을까요?
⊙ 석진 : 중학교 때에 비해서 고등학교 성적이 월등히 올랐어요. 이렇
⊙ 태민 : 포스텍은 우리나라 최정상급 대학이야. 당연히 포스텍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은
게 상위권에 갑자기 올라와보니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전부 자신의 공
맞아.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을 올린 학생을 외면하지 않거든. 지금 포기하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서 합격
부계획, 고등학교 활동 계획을 모두 짜놓은 상태였어요. 저는 그런 게
니다. 다음 호 ‘알리미가 간다!’ 도 기대해주세요. ^_^
PEOPLE 알리미가 간다 16 I 17
POSTECH이 궁금하세요? 알리미가 다 알려줄게요!
다!’에 ‘알리미가 간 고민거리, 의 분 러 여 신청하셔서 나눠요. 이 같 을 답답한 심정 퐈이팅! . 원합니다 여러분을 응
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
하나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이미 늦었나요? 너무 혼란스러워요.
⊙ 창영 : 포스텍 재학생 중에서도 고등학교 때 석진이처럼 성적이 떨
⊙ 태민 : 나도 중학교까지 운동을 했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높은 성적
어진 적이 있는 사람들도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그 당시
을 받기 시작했어.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니까 높은 성적이 아
에 성적이 떨어졌는가?’를 자기소개서에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 쓰는
니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닥치는 대로 공부를 했지. 물론
것이 중요하다고 했어. 다만, 지금부터 더 노력해서 현재 떨어진 성적을
목표도 있었지만 마음이 가는 데로 공부했어. 이미 계획이 세워져있다
- 청주로 출동한 알리미들
올려 스스로의 노력을 입증한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면 정말 좋겠지만 계획은 단지 계획일 뿐이야. 아직 실현된 것이 아니
⊙ 석진 : 포스텍에 입학하려면 얼마나 성적이 좋아야 할까요?
잖아? 너도 지금 계획을 세워도 늦지 않았어. 그 친구들도 아직 실천은
알리미가 간다! 이번에는 알리미들이 충청북도 청주로 달려갔습니다. 참여한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해주신 임석진(충북고), 정다운(청주중앙여고), 이상목(청주신흥 고), 배솔이(충북여고) 4명의 친구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 동윤 : 입시에 절대적인 커트라인은 없어. 포스텍의 커리큘럼을 잘
안 했다는 거니까 너도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실현해 나가는
따라갈 수준 이상이 된다고 판단되면 내신 성적이 누가 더 높은지로 줄
게 좋을 것 같아.
세우지 않아. 학생부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바탕으로 학생
⊙ 석진 : 학교 기숙사 입사라는 목표를 두고 공부했었는데, 막상 기숙
의 잠재력을 평가하게 되지.
사에 들어가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랐고 목표마저 사라져서 공부할
⊙ 석진 : 포스텍에서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요.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 창영 : 지금 목표를 쉽게 찾을 수 없으면 자신이 나중에 정말 하고
⊙ 입학사정관 선생님 : 생활기록부의 내신으로만 잠재력을 평가하지
싶은 것이 생겼을 때 할 수 있도록 자신에 대한 준비를 해놓는 것이 중
않고, 학생이 제출한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의 모든 항목을 꼼꼼히 검
요해. 지금 공부하는 것이 나중에 그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지.
토해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커리큘럼에 따라서 공부할 수 있는지
⊙ 동윤 : 현재 공부하려는 동기를 꼭 거창하게 꿈으로 할 필요는 없어.
를 평가해. 그리고 학과에 대한 잠재력은 전공적합성면접을 통해 각 학
나 같은 경우에도 내가 공부해서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는 게 멋있고 뿌
과 면접문제를 풀고 설명하면서 학생이 얼마나 지원학과에 관심을 가
듯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과학, 수학이라는 과목,
지고 이해하고 있는지, 열정이 있는지를 평가한단다.
학문 자체가 너무 궁금하고 재미있어서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
⊙ 태민 :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은 매우 다양하지. 하지
은 열정으로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했지. 이처럼 거창한 목표 말고 주변
만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어. 예를 들면 산업경영공학과는 인간이
에 소소한 것들을 작은 목표로 여러 개 삼는 것도 석진이 같은 친구들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생활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이 학과의 한
에게는 현재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주는 좋은 방법이야.
나 알리미 HIAN 엽서 .kr)로 ※POSTEC postech.ac i@ im al ch te os l(p ai 요. E-m 신청해 주세
친구가 급식시간에 효율적인 배식을 위해 학년별로 시간을 정해 급식 질서를 개선한 것을 가지고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도 있어. 이처럼 학교
TAKE 05
생활 중에 자신이 한 행동이나 생각으로도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지.
⊙ 상목 : 처음에는 선생님이 꿈이라 사범대를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 생명과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많은 흥미가 생겨서 연구라는 진로를 고
TAKE 01 TAKE 03
민 중이고 포스텍 진학도 역시 고민 중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세은 : 사범대학에서 공과대학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경험하기 힘든
⊙ 솔이 : 단일계열은 학과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다른 학과보다 배우는 것이 더 넓고 다양한가요? ⊙ 동윤 : 포스텍 1학년 학생들은 학과에 상관없이 같은 수업을 들어. 추가로 자신이 더 듣고 싶은 과목이 있다면,
⊙ 다운 : 1학년때 학교생활이 너무 바빠서 동아리 활동을 잘 못하나요?
게 사실이야. 포스텍에 오면 각 분야별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수강신청을 통해 더 들을 수 있어. 따라서 단일계열이라고 해서 다른 학과보다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는 것은 아
⊙ 동윤 : 많이는 4개를 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은 1~2개의 동아리
서 연구참여의 기회가 많고, 학생이 스스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프
니야. 2학년이 되어서 다른 학과를 선택하기까지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아.
활동을 하고 있어. 1학년 때는 사실 학교적응도 해야 되고 학업도 중요
로그램도 마련되어있어. 그리고 포스텍을 졸업하면 연구뿐만 아니라 교
⊙ 태민 : 나도 단일계열로 입학해서 신소재공학과로 진학했어. 단일계열로 입학하면 창의IT융합공학과를 제외한
하고, 거기다 동아리 활동까지 많이 바쁜 건 맞아. 하지만 자기가 스스
육계로도 진로를 결정할 수 있지. 예컨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나머지 10개 학과에 다 진학할 수 있어. 인원 제한 때문에 내가 가고 싶은 학과에 못 갈 수 있지 않느냐고 걱정하
로 시간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동아리가 몇 개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활
을 교육대학원으로 진로를 선택하신 분도 있어. 포스텍 졸업을 통해 더
는 친구도 있을텐데 지금까지의 선례를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원하는 학과로 진학했어. 그것은 우리 학교가 학
동하고 성적도 좋게 받을 수 있어. 그리고 소수정예! 포스텍 학생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 상목
과 정원을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대학 생활 1년동안 학생들의 관심분야가 골고루 분포되기 때
모두 선후배가 가까워서 동아리에 많이 들더라도 동아리, 학과 등등의
이가 진로에 대해 더 고민해보고 정말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 진로를
문이야. 만약 고등학생 때 진학할 학과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1학년동안 관심 있는 학과의 개론과목을 들으면서
선배들이 학교적응에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힘든 점을 많이 덜 수도
정할 수 있으면 좋겠네. ^^
진학학과를 탐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있어. 밝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고등학교 친구들 덕분에 이번 ‘알리미가 간
TAKE 02
TAKE 04
다!’ 역시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궁금증이 하나씩 풀리며 미소를 날 리던 친구들! 알리미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정말 뿌듯한 시간을 보냈습
글•감동윤 단일계열 14학번
⊙ 석진 : 이번에 성적이 좀 떨어졌는데, 앞으로 열심히 하면 포스텍에 입학할 수 있을까요?
⊙ 석진 : 중학교 때에 비해서 고등학교 성적이 월등히 올랐어요. 이렇
⊙ 태민 : 포스텍은 우리나라 최정상급 대학이야. 당연히 포스텍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은
게 상위권에 갑자기 올라와보니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전부 자신의 공
맞아.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을 올린 학생을 외면하지 않거든. 지금 포기하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서 합격
부계획, 고등학교 활동 계획을 모두 짜놓은 상태였어요. 저는 그런 게
니다. 다음 호 ‘알리미가 간다!’ 도 기대해주세요. ^_^
PEOPLE 선배가 후배에게 18 I 19
강한 정신력을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화학공학과 13학번 권다애 입니다. 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먼저, 자신을 믿는
등학교 때 수없이 읽었던 포스테키안에 직접 글을 쓰게 되다니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과연 이걸 해낼 수 있
감회가 새롭네요. ‘김연아’, ‘박지성’, ‘강수진’, ‘스티브 잡스’ 등과
을까’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세를 가지는 것
같이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험을 잘 칠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것 같거나 면접을 잘 볼 것 같거나, 내가 잘할 것만 같은 느낌이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확실히 들 때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또 장거리 달리기 저는 정신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박지
를 하면서도 많이 느꼈습니다. ‘아 더 이상 못 뛰겠다. 너무 힘들
성은 평발과 왜소한 체구로 축구를 하기에 좋은 신체조건이 아
다’라는 생각보다 ‘나는 끝까지 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뛸 때 훨
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씬 덜 힘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던 일이 실패하더라도 자신감이
자신이 처한 환경이 불리하면 그 환경을 극복해내기까지 수많
강한 사람은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더 쉬울 것입니다.
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을 참고 견디고 극복하는 데에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내 인생은 내 삶의 기준에 맞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가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
하지만 제 경우를 살펴보면, 정신력이 정말 약했습니다. 고등학
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 사고방식이 모
교 때 시험만 다가오면 초조해 했고 입시가 다가올수록 울기도
두 달라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취미, 적성, 재능이
많이 울었습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져도 하기 전부터 겁먹어
모두 다르므로 모두가 같은 기준과 비슷한 삶을 좇을 필요는 없
포기하곤 했습니다. 겪어보니, 이런 태도로는 절대 아무것도 이
습니다. 기준을 다른 사람들의 삶에 맞추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
루어낼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방 지치며 나
을 의식하니까, 괜히 내가 뒤쳐지는 것 같고 나만 못해낼 것 같
에게 오는 기회도 잡을 수 없습니다. 매일 걱정하고 불안해하느
아 두렵고, 소위 ‘멘붕’을 겪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과 비교하
라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도 못하고 시간과 에너지만 소비하게
지 말고 예전의 나를 기준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됩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까 지도 같이 지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정신력이 강해지라고
세 번째, 가끔씩 지칠 때는 여유를 가질 줄 아는 것도 중요합니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 저는 영화 보러도 자주 다녔고, 야구장 가서 크게 소리질러 서 응원하기도 했고, 공부가 되지 않는 날에는 다 덮고 하루 쉬 었습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달리 기만 하면 금방 지치듯이, 중간에 쉬어가지 않으면 긴 레이스를 펼치지 못합니다. 고등학생 때에는 그 시기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
Progress 20
기획특집 : 바이러스
최유진 보이지 않는 살인마, 바이러스 문승현 익숙한 듯 낯선 바이러스, 독감 최가은 에볼라 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같고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했지만, 지나보면 가장 재미있었
26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고 오히려 가장 좋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동하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데이터 과학 김성철(컴퓨터공학과 석박통합과정) 모래사장에서 바늘 아니 다이아몬드 찾기, 데이터 마이닝 한욱신 교수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데이터 베이스
미래의 일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현재 소중한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권다애 화학공학과 13학번
32
학과 탐방
곽연수 POSTECH 화학공학과
36
Hello Nobel!
최가은 2013년 생리의학상
38
교과서에 날개달기
송창영 화학구조결정법
PEOPLE 선배가 후배에게 18 I 19
강한 정신력을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화학공학과 13학번 권다애 입니다. 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먼저, 자신을 믿는
등학교 때 수없이 읽었던 포스테키안에 직접 글을 쓰게 되다니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과연 이걸 해낼 수 있
감회가 새롭네요. ‘김연아’, ‘박지성’, ‘강수진’, ‘스티브 잡스’ 등과
을까’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세를 가지는 것
같이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험을 잘 칠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것 같거나 면접을 잘 볼 것 같거나, 내가 잘할 것만 같은 느낌이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확실히 들 때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또 장거리 달리기 저는 정신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박지
를 하면서도 많이 느꼈습니다. ‘아 더 이상 못 뛰겠다. 너무 힘들
성은 평발과 왜소한 체구로 축구를 하기에 좋은 신체조건이 아
다’라는 생각보다 ‘나는 끝까지 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뛸 때 훨
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씬 덜 힘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던 일이 실패하더라도 자신감이
자신이 처한 환경이 불리하면 그 환경을 극복해내기까지 수많
강한 사람은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더 쉬울 것입니다.
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을 참고 견디고 극복하는 데에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내 인생은 내 삶의 기준에 맞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가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
하지만 제 경우를 살펴보면, 정신력이 정말 약했습니다. 고등학
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 사고방식이 모
교 때 시험만 다가오면 초조해 했고 입시가 다가올수록 울기도
두 달라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취미, 적성, 재능이
많이 울었습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져도 하기 전부터 겁먹어
모두 다르므로 모두가 같은 기준과 비슷한 삶을 좇을 필요는 없
포기하곤 했습니다. 겪어보니, 이런 태도로는 절대 아무것도 이
습니다. 기준을 다른 사람들의 삶에 맞추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
루어낼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방 지치며 나
을 의식하니까, 괜히 내가 뒤쳐지는 것 같고 나만 못해낼 것 같
에게 오는 기회도 잡을 수 없습니다. 매일 걱정하고 불안해하느
아 두렵고, 소위 ‘멘붕’을 겪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과 비교하
라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도 못하고 시간과 에너지만 소비하게
지 말고 예전의 나를 기준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됩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까 지도 같이 지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정신력이 강해지라고
세 번째, 가끔씩 지칠 때는 여유를 가질 줄 아는 것도 중요합니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 저는 영화 보러도 자주 다녔고, 야구장 가서 크게 소리질러 서 응원하기도 했고, 공부가 되지 않는 날에는 다 덮고 하루 쉬 었습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달리 기만 하면 금방 지치듯이, 중간에 쉬어가지 않으면 긴 레이스를 펼치지 못합니다. 고등학생 때에는 그 시기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
Progress 20
기획특집 : 바이러스
최유진 보이지 않는 살인마, 바이러스 문승현 익숙한 듯 낯선 바이러스, 독감 최가은 에볼라 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같고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했지만, 지나보면 가장 재미있었
26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고 오히려 가장 좋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동하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데이터 과학 김성철(컴퓨터공학과 석박통합과정) 모래사장에서 바늘 아니 다이아몬드 찾기, 데이터 마이닝 한욱신 교수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데이터 베이스
미래의 일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현재 소중한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권다애 화학공학과 13학번
32
학과 탐방
곽연수 POSTECH 화학공학과
36
Hello Nobel!
최가은 2013년 생리의학상
38
교과서에 날개달기
송창영 화학구조결정법
PROGRESS 기획특집 : 바이러스 1 20 I 21
주력하였음에도 빈번히 실패하
로 유전정보를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DNA는 바이러스가 원래
였다. 즉, 같은 바이러스임에도
살고 있던 숙주세포를 떠나 새로운 숙주세포로 옮겨가기 위한 형태인 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기
리온을 만들고 비리온이 숙주의 세포막을 뚫고 나옴과 동시에 바이러스
존의 백신을 피하기 때문에 그
의 외부, 내부 막이 생겨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렇게 백신을 피한 신종 바이 러스는 빠르게 전염되어 인류 를 위협하는데 그 전염성의 크 기나 위험도에 따라 Endemic, Epidemic, Pandemic으로 구분 된다. Endemic은 풍토병으로 같은 환경, 같은 유전자를 공유 하는 사람들이 걸리는 전염병 을 뜻한다. 아프리카를 두려움
[그림 2] 천연두 바이러스의 구조
에 떨게 했던 말리리아도 이의 [그림 1] 바이러스의 구조
일종이다. Epidemic은 유행병
천연두를 정복한 제너
으로 풍토병 보다는 스케일이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러운 죽음
조금 큰 전염병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Pandemic은 범 유행병이라는 이
으로 이끌었던 천연두, 현재에는
름에 걸맞게 국제적으로 질병이 확산되는 전염병을 의미한다. 앞으로 설
그 어디에서도 천연두 환자를 찾
명할 천연두도 Pandemic에 속하는 바이러스이다.
아볼 수 없다. 영국의 의학자인 에드워드 제너가 예방법을 찾아
보이지 않는 살인마, 바이러스
세상을 뒤흔든 천연두
냈기 때문이다. 소의 천연두라 불
천연두는 인체 감염 시 30% 이상의 치사율을 보이는 최악의 전염병 중
리는 우두에서 제너는 천연두 예
하나로 꼽힌다. 약 5억 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사망자를 낸 천연두는 인류
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와 그 역사를 함께한다. 기원전 13세기에도 그 유행이 기록되어 있으며,
우두는 소에게서 발생하는 질병
실제로 기원전 1157년 이집트 람세스 5세의 미라도 천연두의 흔적을 보이
으로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그 독
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파된 천연두에 의해 잉카문명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 역시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렇
[그림 3] 제너의 종두법
성은 천연두에 훨씬 못 미친다. 증상은 소의 젖 부위에만 약간의
게 악명 높은 천연두는 과연 어떤 병일까? 천연두는 12일에서 14일 정도
물집이 잡히는 정도였고 종종 젖을 짜는 이들에게 우두를 옮기기도 했
의 긴 잠복기를 가지며 감염 초기에는 섭씨 40도의 고열과 함께 오한, 전
다. 그러나 이는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우두에 걸렸던 사람들은
신통증 및 구토를 유발시킨다. 이후, 바이러스는 피부세포에 활발히 발진
천연두에 걸리지 않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제너는 이 부분에 주목하여
을 일으키는데 보통 이마에서 시작하여 얼굴, 흉부를 거쳐 사지 끝까지
‘우두가 천연두를 예방한다.’ 라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1776년 5월 14일
퍼진다. 이후 물집과 농포가 생겨 점액과 함께 터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
제너는 우두에 걸린 여성의 손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8살 소년에게 우두
에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공기 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가장 전염성이 강
를 접종했다. 그 해 7월 1일 소년에게 천연두를 접종했지만 아무런 반응
하다. 이후 물집들이 불투명해지기 시작하여 얼굴에 오톨도톨한 작은 혹
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상적인 사람을 우두에 걸리게 함으로써 천연두를
들이 생기는데, 이 혹들은 약 한 달의 시간을 거치면서 몸 전체로 퍼져 환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너가 처음으로 증명하였던 것이다. 바로 이것
자를 사망으로 이끈다. 이렇게 끔찍한 질병을 일으키는 천연두 바이러스
이 천연두를 물리치는 종두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두가 천연두를 예
천연두에 대한 설명에 앞서 간략하게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크기가 작은 전염성
는 그 크기가 약 200-400 나노미터로 매우 작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두
방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바로 우두와 천연두 둘 다 Pox 바이러스에 속
병원체이다.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인 핵산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단백질 껍질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작은 껍질 안에
가닥의 DNA와 그것을 감싸는 내부 막, 전체를 감싸는 외부 막을 가지고
해 계통적으로 매우 가까워 우두 바이러스로도 천연두 백신을 만들 수
실타래가 들어있는 듯한 아주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스스로 살지 못하고 다른 생명체
있다. 단백질 결정체인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1980년 사람에게 발생하는 천연두가 사라지면
를 숙주로 삼아 기생한다. 숙주 세포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데기를 벗고 그 속에 담겨 있던 유전자를 세포
로 증식을 시작하는데 숙주 안으로 들어간 바이러스는 외부, 내부 막을
서, 인류는 천연두를 정복하게 되었다.
핵에 풀어 넣는다. 그리고 그 유전자가 복제되면 다시 단백질 껍데기로 싸서 다른 세포나 숙주로 옮겨가 숙주세포
벗고 이중 나선은 효소에 의해 풀리게 된다. 보통 바이러스들은 숙주의
인류의 생활방식과 환경이 달라지면서 천연두 이외에도 인류를 위협하
를 변형시키거나 파괴한다. 바이러스는 오직 숙주세포를 통해서만 물질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체 밖에서는 단
핵에서 유전정보를 복제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는 핵이 아니라 세포질
는 많은 바이러스들이 새로이 나타나고 있다. 일 만년 동안 인류를 괴롭
백질 결정체로 떠다닌다. 뿐만 아니라 핵과 세포막 등 세포기관이나 독립적인 효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바
에서 유전정보를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특이한 바이러스이다. 이는 이중
혀 왔던 천연두를 정복하였듯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바이러스를 정복하
글•최유진
이러스는 무생물인가? 그것도 아니다. 증식, 유전, 적응 등 다양한 생명현상을 나타내며 자가복제가 가능하기 때문
나선과 효소가 유전정보를 세포질에서 복사 할 수 있도록 에너지 시스템
고 예방하는 것 역시 인류가 해결해야 할 영원한 과제라 하겠다.
기계공학과 13학번
에 신종 바이러스와 같은 돌연변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인간은 오랜 기간 백신 개발에
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즉, 세포질에서 구할 수 있는 영양분, 물질만으
과거 번성했던 거대한 잉카문명과 평화롭던 테베를 단숨에 몰락시키고 현재 전 아프리카 대륙을 뒤흔드는 것, 바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 매우 작지만 오랜 시간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생 명을 앗아갔다. 바이러스는 인류와 역사를 함께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여 나타났기 때문에 먹이 피라 미드의 최상위 계층에 있는 인류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여러 역사를 거치며 인간은 조금씩 바이러스를 정복해 나가고 있다. 일 만년 동안 인류를 괴롭혔던 천연두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바이러스
PROGRESS 기획특집 : 바이러스 1 20 I 21
주력하였음에도 빈번히 실패하
로 유전정보를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DNA는 바이러스가 원래
였다. 즉, 같은 바이러스임에도
살고 있던 숙주세포를 떠나 새로운 숙주세포로 옮겨가기 위한 형태인 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기
리온을 만들고 비리온이 숙주의 세포막을 뚫고 나옴과 동시에 바이러스
존의 백신을 피하기 때문에 그
의 외부, 내부 막이 생겨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렇게 백신을 피한 신종 바이 러스는 빠르게 전염되어 인류 를 위협하는데 그 전염성의 크 기나 위험도에 따라 Endemic, Epidemic, Pandemic으로 구분 된다. Endemic은 풍토병으로 같은 환경, 같은 유전자를 공유 하는 사람들이 걸리는 전염병 을 뜻한다. 아프리카를 두려움
[그림 2] 천연두 바이러스의 구조
에 떨게 했던 말리리아도 이의 [그림 1] 바이러스의 구조
일종이다. Epidemic은 유행병
천연두를 정복한 제너
으로 풍토병 보다는 스케일이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러운 죽음
조금 큰 전염병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Pandemic은 범 유행병이라는 이
으로 이끌었던 천연두, 현재에는
름에 걸맞게 국제적으로 질병이 확산되는 전염병을 의미한다. 앞으로 설
그 어디에서도 천연두 환자를 찾
명할 천연두도 Pandemic에 속하는 바이러스이다.
아볼 수 없다. 영국의 의학자인 에드워드 제너가 예방법을 찾아
보이지 않는 살인마, 바이러스
세상을 뒤흔든 천연두
냈기 때문이다. 소의 천연두라 불
천연두는 인체 감염 시 30% 이상의 치사율을 보이는 최악의 전염병 중
리는 우두에서 제너는 천연두 예
하나로 꼽힌다. 약 5억 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사망자를 낸 천연두는 인류
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와 그 역사를 함께한다. 기원전 13세기에도 그 유행이 기록되어 있으며,
우두는 소에게서 발생하는 질병
실제로 기원전 1157년 이집트 람세스 5세의 미라도 천연두의 흔적을 보이
으로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그 독
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파된 천연두에 의해 잉카문명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 역시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렇
[그림 3] 제너의 종두법
성은 천연두에 훨씬 못 미친다. 증상은 소의 젖 부위에만 약간의
게 악명 높은 천연두는 과연 어떤 병일까? 천연두는 12일에서 14일 정도
물집이 잡히는 정도였고 종종 젖을 짜는 이들에게 우두를 옮기기도 했
의 긴 잠복기를 가지며 감염 초기에는 섭씨 40도의 고열과 함께 오한, 전
다. 그러나 이는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우두에 걸렸던 사람들은
신통증 및 구토를 유발시킨다. 이후, 바이러스는 피부세포에 활발히 발진
천연두에 걸리지 않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제너는 이 부분에 주목하여
을 일으키는데 보통 이마에서 시작하여 얼굴, 흉부를 거쳐 사지 끝까지
‘우두가 천연두를 예방한다.’ 라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1776년 5월 14일
퍼진다. 이후 물집과 농포가 생겨 점액과 함께 터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
제너는 우두에 걸린 여성의 손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8살 소년에게 우두
에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공기 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가장 전염성이 강
를 접종했다. 그 해 7월 1일 소년에게 천연두를 접종했지만 아무런 반응
하다. 이후 물집들이 불투명해지기 시작하여 얼굴에 오톨도톨한 작은 혹
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상적인 사람을 우두에 걸리게 함으로써 천연두를
들이 생기는데, 이 혹들은 약 한 달의 시간을 거치면서 몸 전체로 퍼져 환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너가 처음으로 증명하였던 것이다. 바로 이것
자를 사망으로 이끈다. 이렇게 끔찍한 질병을 일으키는 천연두 바이러스
이 천연두를 물리치는 종두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두가 천연두를 예
천연두에 대한 설명에 앞서 간략하게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크기가 작은 전염성
는 그 크기가 약 200-400 나노미터로 매우 작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두
방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바로 우두와 천연두 둘 다 Pox 바이러스에 속
병원체이다.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인 핵산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단백질 껍질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작은 껍질 안에
가닥의 DNA와 그것을 감싸는 내부 막, 전체를 감싸는 외부 막을 가지고
해 계통적으로 매우 가까워 우두 바이러스로도 천연두 백신을 만들 수
실타래가 들어있는 듯한 아주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스스로 살지 못하고 다른 생명체
있다. 단백질 결정체인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1980년 사람에게 발생하는 천연두가 사라지면
를 숙주로 삼아 기생한다. 숙주 세포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데기를 벗고 그 속에 담겨 있던 유전자를 세포
로 증식을 시작하는데 숙주 안으로 들어간 바이러스는 외부, 내부 막을
서, 인류는 천연두를 정복하게 되었다.
핵에 풀어 넣는다. 그리고 그 유전자가 복제되면 다시 단백질 껍데기로 싸서 다른 세포나 숙주로 옮겨가 숙주세포
벗고 이중 나선은 효소에 의해 풀리게 된다. 보통 바이러스들은 숙주의
인류의 생활방식과 환경이 달라지면서 천연두 이외에도 인류를 위협하
를 변형시키거나 파괴한다. 바이러스는 오직 숙주세포를 통해서만 물질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체 밖에서는 단
핵에서 유전정보를 복제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는 핵이 아니라 세포질
는 많은 바이러스들이 새로이 나타나고 있다. 일 만년 동안 인류를 괴롭
백질 결정체로 떠다닌다. 뿐만 아니라 핵과 세포막 등 세포기관이나 독립적인 효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바
에서 유전정보를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특이한 바이러스이다. 이는 이중
혀 왔던 천연두를 정복하였듯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바이러스를 정복하
글•최유진
이러스는 무생물인가? 그것도 아니다. 증식, 유전, 적응 등 다양한 생명현상을 나타내며 자가복제가 가능하기 때문
나선과 효소가 유전정보를 세포질에서 복사 할 수 있도록 에너지 시스템
고 예방하는 것 역시 인류가 해결해야 할 영원한 과제라 하겠다.
기계공학과 13학번
에 신종 바이러스와 같은 돌연변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인간은 오랜 기간 백신 개발에
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즉, 세포질에서 구할 수 있는 영양분, 물질만으
과거 번성했던 거대한 잉카문명과 평화롭던 테베를 단숨에 몰락시키고 현재 전 아프리카 대륙을 뒤흔드는 것, 바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 매우 작지만 오랜 시간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생 명을 앗아갔다. 바이러스는 인류와 역사를 함께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여 나타났기 때문에 먹이 피라 미드의 최상위 계층에 있는 인류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여러 역사를 거치며 인간은 조금씩 바이러스를 정복해 나가고 있다. 일 만년 동안 인류를 괴롭혔던 천연두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바이러스
PROGRESS 기획특집 : 바이러스2 22 I 23
변종 독감 바이러스 이야기 스페인 독감은 H1N1, 아시아 독감은 H2N2, 조류 독감은 H5N1 등으로 명 명되었다. 이 중에서 조류 독감 바이러스의 변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조류 독감 바이러스 H5N1은 숙주에게 매우 치명적인 고병원성의 바 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의 숙주는 원래 철새이다. 다행히도 철새와 인간 의 세포적인 특성이 상당히 달라서 H5N1은 오랫동안 인간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이를 철새와 인간 사이에 종간 장벽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러나 2011년 12월 네이처와 사이언스 지에서 출간 직전에 삭제된 논문에 서 소개한 연구는 이 바이러스의 특정 영역을 돌연변이 시키면 공기를 통 [그림 1] 스페인 독감으로 인한 인명피해
익숙한 듯 낯선 바이러스, 독감 아무도 풀지 못했던 스핑크스의 문제를 해결한 오이디푸스는 백성들의 찬양을 받으며 그리스의 도시 테베의 왕이 된 다. 오이디푸스가 왕좌에 오른 지 15년이 되던 해, 원인 모를 전염병이 평화롭던 테베를 덮쳐 수많은 백성이 죽어갔다. 이처럼 전염병은 그리스 신화 속에서도 등장할 만큼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였다. 그 긴 시간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전염병이 인간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특정 기간에 유행하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독감이다.
해서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돌연변이를 만드는 방법을 싣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서도 독감에 걸려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위
있었다. 이러한 돌연변이를 이용할 경우 높은 전염성과 치명적인 독성을
에서 언급한 것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독성을 지닌 강력한 바이러스도 있
함께 가지는 괴물 바이러스가 탄생하여 다시 한 번 인류를 위협할지도 모
지만, 대부분은 큰 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른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괴물 바이러스를 만드는 방법은 어렵
없다. 누구나 한 번쯤 독감에 걸린 경험이 있지만 거의 모두가 완쾌하지
지 않았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메디컬센터의 론 푸히르 연구팀은 H5N1
않았던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해마다 다
에서 포유류의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필수적인 세 곳에 돌연변이를 일으
른 종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년 유행하는 독감의 종
켜 이를 족제비에 접종하였다. 돌연변이가 일어난 바이러스는 침투한 족
류와 그 모습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평생에 한 번만 받으면 되는 홍역
제비를 죽게 하기에는 충분하였지만, 아직 공기를 통해 다른 족제비에게
이나 수두의 예방접종과는 달리 독감은 유행할 때마다 새로운 예방접종
전염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죽은 족제비로부터 바이러스를 채취해내 다
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른 족제비에게 접종하는 과정을 계속 시행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운 바이러스를 접종 받은 족제비에서 공기를 통한 전염성을 가진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
H5N1이 발견되었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와 비교하였을 바이러스는 숙주 내에
때 불과 다섯 곳의 유전자 변형만이 있을 뿐이었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서만 생명활동을 할 수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라고 알려진 변종 H5N1은 다행히 치료제가 있기 때
있고 공기 중에서는 돌
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생물학 테러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라
덩이처럼 아무것도 하
도 실험실에서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 않기 때문에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있다 고도 한다. 이러한 바 이러스는 보통 유전활 [그림 2] 정상 세포에 침투하고 있는 조류 독감 바이러스 H5N1
글•문승현 전자전기공학과 12학번
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들만을 가지고 있
인류를 위협하는 독감 바이러스, 그러나...
는데, 독감 바이러스 역시 유전물질인 핵산을 단백질 껍데기가 감싸고 있
2009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종플루를 기억하는가?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이 독감 바이
으며 그 위에는 숙주세포에 침투하고 빠져나가는 데 필요한 물질인 헤마
러스는 많은 수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며 전 세계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
글루티닌(hemmaglutinin)과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가 많이 붙어있
정도에 따라 그 경보수준을 여섯 단계로 나누는데, 신종플루에 대해서는 2개 이상의 대륙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는 6
다. 독감 바이러스는 A, B, C의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서 A, B형
단계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하기도 하였다. 인류를 위협하는 독감 바이러스에는 신종플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
독감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성 돌기를 헤마글루티닌이라고 한
감 바이러스는 훨씬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신종플루보다 큰 인명피해를 주었던 것도 허다하다. 1차 세계대전 말
다. 이것이 없으면 사람의 세포 내로 침투할 수 없어서 아직 C형 독감 바
기인 1918년 2월에 유행하였던 스페인 독감은 전쟁 후 본국으로 돌아간 군인들에 의하여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염
이러스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뉴라미니다아제는 바이러스가 가지고
(http://science.dongascience.com/)
되었고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200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 역시 이 독감의 영향
있는 당단백질 효소로 보통 일어나는 바이러스의 변이는 이 효소의 변이
그런데 이런 무서운 바이러스를 왜 만드는 것일까? 바이러스의 변이는
을 받아 740만 명의 감염자 중 14만 명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그 밖에도 1957년 유행한 아시아 독감으로 100만 명,
에서 기인한다. 신종플루를 포함한 많은 독감 바이러스 백신으로 사용되는
실험실에서뿐만 아니라 자연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1968년 유행한 홍콩 독감으로 80만 명이 사망했다. 과거에는 독감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술도 마땅치 않았겠지만
타미플루(Tamiflu)는 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여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그리고 어떤 돌연변이가 일어날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H5N1과 같
독감 바이러스는 때때로 무서운 독성을 가지고 인류를 공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독감 바이러스는 10~40년의 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니
은 해로운 바이러스를 미리 발견하여 그 치료제를 준비해둔다면 앞으로
기를 가지고 독성이 강해진다는 설이 나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홍콩 독감이 유행한 지 약 40년이 지난 2009
다아제는 각각 16종, 9종이 존재하며 단백질 외피 위에 어떤 종이 존재하
찾아올 새로운 바이러스도 쉽게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치 앞도 내
년, 신종플루 때문에 세계가 떠들썩했던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느냐에 따라 독감 바이러스의 이름을 H1N1, H3N2 등으로 명명한다.
다볼 수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림 3] 변종 바이러스 H5N1을 만드는 과정, 계대배양
PROGRESS 기획특집 : 바이러스2 22 I 23
변종 독감 바이러스 이야기 스페인 독감은 H1N1, 아시아 독감은 H2N2, 조류 독감은 H5N1 등으로 명 명되었다. 이 중에서 조류 독감 바이러스의 변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조류 독감 바이러스 H5N1은 숙주에게 매우 치명적인 고병원성의 바 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의 숙주는 원래 철새이다. 다행히도 철새와 인간 의 세포적인 특성이 상당히 달라서 H5N1은 오랫동안 인간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이를 철새와 인간 사이에 종간 장벽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러나 2011년 12월 네이처와 사이언스 지에서 출간 직전에 삭제된 논문에 서 소개한 연구는 이 바이러스의 특정 영역을 돌연변이 시키면 공기를 통 [그림 1] 스페인 독감으로 인한 인명피해
익숙한 듯 낯선 바이러스, 독감 아무도 풀지 못했던 스핑크스의 문제를 해결한 오이디푸스는 백성들의 찬양을 받으며 그리스의 도시 테베의 왕이 된 다. 오이디푸스가 왕좌에 오른 지 15년이 되던 해, 원인 모를 전염병이 평화롭던 테베를 덮쳐 수많은 백성이 죽어갔다. 이처럼 전염병은 그리스 신화 속에서도 등장할 만큼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였다. 그 긴 시간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전염병이 인간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특정 기간에 유행하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독감이다.
해서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돌연변이를 만드는 방법을 싣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서도 독감에 걸려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위
있었다. 이러한 돌연변이를 이용할 경우 높은 전염성과 치명적인 독성을
에서 언급한 것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독성을 지닌 강력한 바이러스도 있
함께 가지는 괴물 바이러스가 탄생하여 다시 한 번 인류를 위협할지도 모
지만, 대부분은 큰 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른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괴물 바이러스를 만드는 방법은 어렵
없다. 누구나 한 번쯤 독감에 걸린 경험이 있지만 거의 모두가 완쾌하지
지 않았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메디컬센터의 론 푸히르 연구팀은 H5N1
않았던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해마다 다
에서 포유류의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필수적인 세 곳에 돌연변이를 일으
른 종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년 유행하는 독감의 종
켜 이를 족제비에 접종하였다. 돌연변이가 일어난 바이러스는 침투한 족
류와 그 모습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평생에 한 번만 받으면 되는 홍역
제비를 죽게 하기에는 충분하였지만, 아직 공기를 통해 다른 족제비에게
이나 수두의 예방접종과는 달리 독감은 유행할 때마다 새로운 예방접종
전염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죽은 족제비로부터 바이러스를 채취해내 다
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른 족제비에게 접종하는 과정을 계속 시행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운 바이러스를 접종 받은 족제비에서 공기를 통한 전염성을 가진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
H5N1이 발견되었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와 비교하였을 바이러스는 숙주 내에
때 불과 다섯 곳의 유전자 변형만이 있을 뿐이었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서만 생명활동을 할 수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라고 알려진 변종 H5N1은 다행히 치료제가 있기 때
있고 공기 중에서는 돌
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생물학 테러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라
덩이처럼 아무것도 하
도 실험실에서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 않기 때문에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있다 고도 한다. 이러한 바 이러스는 보통 유전활 [그림 2] 정상 세포에 침투하고 있는 조류 독감 바이러스 H5N1
글•문승현 전자전기공학과 12학번
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들만을 가지고 있
인류를 위협하는 독감 바이러스, 그러나...
는데, 독감 바이러스 역시 유전물질인 핵산을 단백질 껍데기가 감싸고 있
2009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종플루를 기억하는가?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이 독감 바이
으며 그 위에는 숙주세포에 침투하고 빠져나가는 데 필요한 물질인 헤마
러스는 많은 수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며 전 세계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
글루티닌(hemmaglutinin)과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가 많이 붙어있
정도에 따라 그 경보수준을 여섯 단계로 나누는데, 신종플루에 대해서는 2개 이상의 대륙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는 6
다. 독감 바이러스는 A, B, C의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서 A, B형
단계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하기도 하였다. 인류를 위협하는 독감 바이러스에는 신종플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
독감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성 돌기를 헤마글루티닌이라고 한
감 바이러스는 훨씬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신종플루보다 큰 인명피해를 주었던 것도 허다하다. 1차 세계대전 말
다. 이것이 없으면 사람의 세포 내로 침투할 수 없어서 아직 C형 독감 바
기인 1918년 2월에 유행하였던 스페인 독감은 전쟁 후 본국으로 돌아간 군인들에 의하여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염
이러스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뉴라미니다아제는 바이러스가 가지고
(http://science.dongascience.com/)
되었고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200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 역시 이 독감의 영향
있는 당단백질 효소로 보통 일어나는 바이러스의 변이는 이 효소의 변이
그런데 이런 무서운 바이러스를 왜 만드는 것일까? 바이러스의 변이는
을 받아 740만 명의 감염자 중 14만 명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그 밖에도 1957년 유행한 아시아 독감으로 100만 명,
에서 기인한다. 신종플루를 포함한 많은 독감 바이러스 백신으로 사용되는
실험실에서뿐만 아니라 자연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1968년 유행한 홍콩 독감으로 80만 명이 사망했다. 과거에는 독감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술도 마땅치 않았겠지만
타미플루(Tamiflu)는 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여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그리고 어떤 돌연변이가 일어날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H5N1과 같
독감 바이러스는 때때로 무서운 독성을 가지고 인류를 공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독감 바이러스는 10~40년의 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니
은 해로운 바이러스를 미리 발견하여 그 치료제를 준비해둔다면 앞으로
기를 가지고 독성이 강해진다는 설이 나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홍콩 독감이 유행한 지 약 40년이 지난 2009
다아제는 각각 16종, 9종이 존재하며 단백질 외피 위에 어떤 종이 존재하
찾아올 새로운 바이러스도 쉽게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치 앞도 내
년, 신종플루 때문에 세계가 떠들썩했던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느냐에 따라 독감 바이러스의 이름을 H1N1, H3N2 등으로 명명한다.
다볼 수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림 3] 변종 바이러스 H5N1을 만드는 과정, 계대배양
PROGRESS 기획특집 : 바이러스 3 24 I 25
세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여 면역 시
대식세포와 단핵백혈구가
스템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계속해서 염증전 사이토카 인을 분비하며, 이는 혈관 내피세포를 파괴시켜서 출 혈을 일으킴과 동시에 혈 액 응고 현상을 촉진시킨 다. 이와 같이 신체가 역설 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면 과다 출혈이나 혈전증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죽 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에볼라 바이러스의 구조
[그림 2] 에볼라 바이러스의 침투과정
에볼라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방법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망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면역 시스템을 피하거나 방해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세 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21일 정도 잠복기간을 거치며, 고열, 오한,
지의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추가적으로, 위장, 호흡기, 신경 등에 징후
첫 번째로, 에볼라 바이러스는 항체와 보체를 이용하여 숙주 세포에 침투한
에볼라 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모든 증상은 말라리아, 장티푸스, 인플루엔자 등의
다. 일반적으로 항체와 보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데에 사용
질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쉽게 구분할
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는 역으로 이를 사용하여 세포를 더 쉽고 빠르게 감
수 없다. 위와 같은 초기 증상이 지나면 설사, 토혈, 점상출혈 등의 증상을 보
염시킨다. 보체와 항체가 바이러스와 숙주 세포의 수용체 사이의 상호작용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질병으로는 콜레라, 인플루엔자, 천연두, 결핵, 에이즈 등 이 있었다. 하지만 2014년, 또 다른 질병이 우리의 삶을 위협해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 되는 ‘에볼라 출혈열’이다. 2014년 2월, 기니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타났으며, 8월까지 2700여명의 환자가 기니,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했다. 에볼라 출혈열의 경우 사망률이 약 60%에 이르고 현재 백 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도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과연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 도록 하자.
이며, 심한 경우 신체의 내, 외부에서 출혈이 일어나 장기손상이나 저혈량성
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더 강하게 결합하도
쇼크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록 한다. 특히, 이와 관련된 복합체들이 대식세포와 단핵백혈구, 그리고 내피
에볼라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어떻게 침투할까? 에볼라 바이러스는 점막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에 표적이 되는 것
이나 피부 상처, 또는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일단 몸
이다.
안에 들어오면 대식세포나 단핵백혈구를 공격한다. 이에 관한 메커니즘
두 번째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VP35는 인터페론(interferon, IFN)의 생산을 억
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내포 작용의 일종인
제한다. 인터페론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으로, 바이러스 감염 시 분비되어 바
‘macropinocytosis’ 와 비슷한 방법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한
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페론의 중요한 역할 중 하
다고 한다. [그림2] macropinocytosis 에 의해 형성된 ‘macropinosome’ 은 세
나는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다른 사이토카인의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포질로 이동한 다음 산성의 환경을 띠고 있는 엔도좀(endosome)과 합쳐지
것인데, VP35가 인터페론 생산을 억제하기 때문에 면역 활동에 관여하는 T
게 된다. 이 후, 에볼라 바이러스가 자신의 유전자와 단백질 등을 충분히 합
세포가 활성화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인터페론은 T 세포를 활성화시
에볼라 바이러스의 기원과 구조
성하고 나면 세포막의 특정 위치를 통해 숙주 세포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키는 수지상 세포를 성숙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인터페론이 만들어지지 않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여름, 자이르(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그 당시에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
이 위치를 지질뗏목(lipid raft)이라고 하는데, 이 곳에는 콜레스테롤, 당지질,
으면 수지상 세포의 성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T 세포를 활
염되면 90%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전 인류가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곤 했다. 하
세포막 수용체, 신호전달 단백질 등이 많다. 지질뗏목에 있는 세포막 수용체
성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지만 어느 순간 에볼라 바이러스는 홀연히 사라졌고, 이로 인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지 못한 것은 물론, 바
가 바이러스 출아의 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많은 바이러스들은 지질뗏목
마지막으로, 에볼라 바이러스는 초기 면역 반응을 계속 유도하여 바이러스
이러스의 정체도 알아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강의 이름을 따서 ‘에볼라 자이르형’이라고 명명했으며, 시간
을 통해 숙주 세포를 파괴하고 빠져나간다.
가 숙주에 퍼질 동안 면역 시스템을 피할 수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에볼라
이 흐르면서 자이르형 이외에도 수단형, 레스턴형, 코트디부아르형, 분디부교형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그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식세포나 단핵백혈구를 공격하면
바이러스는 대식세포와 단핵백혈구가 염증전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도록 하
나 그 어떠한 아종도 자이르형의 치사율을 따라가지 못했고, 1976년에 높은 치사율을 기록했던 자이르형의 변종 바이
이들로부터 염증전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이 분비되는데, 이
고, 그 결과로 더 많은 대식세포를 불러일으키면서 지속적으로 염증 반응을
러스가 2014년에 다시 나타났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에볼라 바이러스는 실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으
는 혈관내피세포의 투과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내피세포로 침
일으킨다. 즉, 바이러스가 퍼질 동안에도 계속해서 초기 면역 반응만 일어날
며, 지름은 80nm, 길이는 800nm 정도이다. 가운데에는 나선 모양의 단일가닥 RNA가 존재하는데, 이 핵산은 핵단백질
투하는 것을 촉진한다.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면 더 많은 대식세포가 몰려들
뿐 직접적으로 바이러스에게 치명적인 공격은 가해지지 않는 것이다.
(nucleoprotein), VP35, VP30 등의 다양한 단백질에 감싸져 있다. 나선형의 핵산 구조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껍질에 의해
어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온몸으로 퍼지는 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며,
에볼라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둘러싸여 있으며, 단백질 껍질에는 당단백질(glycoprotein)이 존재한다. [그림1] 단백질 껍질에 있는 당단백질은 숙주 세포
이와 동시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간세포를 파괴하는 일도 한다. 간세포는 혈
신체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초기의 선천 면역 반응을 늦추거나
끼리의 접착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피세포의 부착력을 잃게 하고 이로 인해 출혈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T
액에 있는 독성 물질이나 세포 신호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세포가
억제하는 일일 것이다. 하루 빨리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치료법이
바이러스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에 감염에 의한 신호가 제거되지 않는다. 즉,
만들어져,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PROGRESS 기획특집 : 바이러스 3 24 I 25
세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여 면역 시
대식세포와 단핵백혈구가
스템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계속해서 염증전 사이토카 인을 분비하며, 이는 혈관 내피세포를 파괴시켜서 출 혈을 일으킴과 동시에 혈 액 응고 현상을 촉진시킨 다. 이와 같이 신체가 역설 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면 과다 출혈이나 혈전증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죽 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에볼라 바이러스의 구조
[그림 2] 에볼라 바이러스의 침투과정
에볼라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방법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망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면역 시스템을 피하거나 방해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세 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21일 정도 잠복기간을 거치며, 고열, 오한,
지의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추가적으로, 위장, 호흡기, 신경 등에 징후
첫 번째로, 에볼라 바이러스는 항체와 보체를 이용하여 숙주 세포에 침투한
에볼라 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모든 증상은 말라리아, 장티푸스, 인플루엔자 등의
다. 일반적으로 항체와 보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데에 사용
질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쉽게 구분할
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는 역으로 이를 사용하여 세포를 더 쉽고 빠르게 감
수 없다. 위와 같은 초기 증상이 지나면 설사, 토혈, 점상출혈 등의 증상을 보
염시킨다. 보체와 항체가 바이러스와 숙주 세포의 수용체 사이의 상호작용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질병으로는 콜레라, 인플루엔자, 천연두, 결핵, 에이즈 등 이 있었다. 하지만 2014년, 또 다른 질병이 우리의 삶을 위협해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 되는 ‘에볼라 출혈열’이다. 2014년 2월, 기니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타났으며, 8월까지 2700여명의 환자가 기니,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했다. 에볼라 출혈열의 경우 사망률이 약 60%에 이르고 현재 백 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도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과연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 도록 하자.
이며, 심한 경우 신체의 내, 외부에서 출혈이 일어나 장기손상이나 저혈량성
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더 강하게 결합하도
쇼크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록 한다. 특히, 이와 관련된 복합체들이 대식세포와 단핵백혈구, 그리고 내피
에볼라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어떻게 침투할까? 에볼라 바이러스는 점막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에 표적이 되는 것
이나 피부 상처, 또는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일단 몸
이다.
안에 들어오면 대식세포나 단핵백혈구를 공격한다. 이에 관한 메커니즘
두 번째로, 에볼라 바이러스의 VP35는 인터페론(interferon, IFN)의 생산을 억
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내포 작용의 일종인
제한다. 인터페론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으로, 바이러스 감염 시 분비되어 바
‘macropinocytosis’ 와 비슷한 방법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한
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페론의 중요한 역할 중 하
다고 한다. [그림2] macropinocytosis 에 의해 형성된 ‘macropinosome’ 은 세
나는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다른 사이토카인의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포질로 이동한 다음 산성의 환경을 띠고 있는 엔도좀(endosome)과 합쳐지
것인데, VP35가 인터페론 생산을 억제하기 때문에 면역 활동에 관여하는 T
게 된다. 이 후, 에볼라 바이러스가 자신의 유전자와 단백질 등을 충분히 합
세포가 활성화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인터페론은 T 세포를 활성화시
에볼라 바이러스의 기원과 구조
성하고 나면 세포막의 특정 위치를 통해 숙주 세포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키는 수지상 세포를 성숙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인터페론이 만들어지지 않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여름, 자이르(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그 당시에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
이 위치를 지질뗏목(lipid raft)이라고 하는데, 이 곳에는 콜레스테롤, 당지질,
으면 수지상 세포의 성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T 세포를 활
염되면 90%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전 인류가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곤 했다. 하
세포막 수용체, 신호전달 단백질 등이 많다. 지질뗏목에 있는 세포막 수용체
성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지만 어느 순간 에볼라 바이러스는 홀연히 사라졌고, 이로 인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지 못한 것은 물론, 바
가 바이러스 출아의 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많은 바이러스들은 지질뗏목
마지막으로, 에볼라 바이러스는 초기 면역 반응을 계속 유도하여 바이러스
이러스의 정체도 알아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강의 이름을 따서 ‘에볼라 자이르형’이라고 명명했으며, 시간
을 통해 숙주 세포를 파괴하고 빠져나간다.
가 숙주에 퍼질 동안 면역 시스템을 피할 수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에볼라
이 흐르면서 자이르형 이외에도 수단형, 레스턴형, 코트디부아르형, 분디부교형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그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식세포나 단핵백혈구를 공격하면
바이러스는 대식세포와 단핵백혈구가 염증전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도록 하
나 그 어떠한 아종도 자이르형의 치사율을 따라가지 못했고, 1976년에 높은 치사율을 기록했던 자이르형의 변종 바이
이들로부터 염증전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이 분비되는데, 이
고, 그 결과로 더 많은 대식세포를 불러일으키면서 지속적으로 염증 반응을
러스가 2014년에 다시 나타났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에볼라 바이러스는 실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으
는 혈관내피세포의 투과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내피세포로 침
일으킨다. 즉, 바이러스가 퍼질 동안에도 계속해서 초기 면역 반응만 일어날
며, 지름은 80nm, 길이는 800nm 정도이다. 가운데에는 나선 모양의 단일가닥 RNA가 존재하는데, 이 핵산은 핵단백질
투하는 것을 촉진한다.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면 더 많은 대식세포가 몰려들
뿐 직접적으로 바이러스에게 치명적인 공격은 가해지지 않는 것이다.
(nucleoprotein), VP35, VP30 등의 다양한 단백질에 감싸져 있다. 나선형의 핵산 구조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껍질에 의해
어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온몸으로 퍼지는 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며,
에볼라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둘러싸여 있으며, 단백질 껍질에는 당단백질(glycoprotein)이 존재한다. [그림1] 단백질 껍질에 있는 당단백질은 숙주 세포
이와 동시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간세포를 파괴하는 일도 한다. 간세포는 혈
신체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초기의 선천 면역 반응을 늦추거나
끼리의 접착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피세포의 부착력을 잃게 하고 이로 인해 출혈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T
액에 있는 독성 물질이나 세포 신호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세포가
억제하는 일일 것이다. 하루 빨리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치료법이
바이러스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에 감염에 의한 신호가 제거되지 않는다. 즉,
만들어져,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6 I 27
자료의 과학, 데이터 사이언스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축적된 대량의 데이터 속에서 소비자의 패턴을 파
우리가 사는 21세기를 흔히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 정보화 시대에는 물질의
악하여 그 정보를 소비자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 단편적이긴 하나
가치에 비해 정보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되는 만큼 현대사회에서 정보가 갖
이러한 데이터 마이닝 기술은 개인의 기호 및 특성을 고려하여 소비자의 삶
는 의미는 매우 크다. 여기서 정보란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또는 실제 문제
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내다봄으로써 기업
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공되고 정리된 지식으로, 이러한 정보의 기반이
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밖에도 데이터를 이
되는 것이 바로 데이터이다. 즉, 데이터란 관찰이나 실험, 조사로 얻은 가공
용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찾아보았다.
되지 않은 자료를 말한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데이터 과학
마트폰이나 CCTV, 교통카드 등을 통해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들이 생성되
[사례 1] 몇 년 전 구글은 독감 관련 검색어 연구에 착수했고, 연구 결과 단
어 저장되고 있으며,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일상생활의 곳곳에서 다양하
어 검색량을 보면 실제 독감 환자 수, 유행 지역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
게 활용된다. 더 많은 스마트기기들이 보급되고 사회가 더욱 정보화되면서
을 발견했다. 이와 비슷하게, 2009년 Nature지에서는 대출, 모기지, 채무 불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들을 효율적으
이행 등의 검색어 데이터를 통해 금융위기를 미리 감지할 수 있다는 논문이
로 저장, 처리 및 활용하는 것이 컴퓨터공학도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되었다.
발표되었다.
데이터 과학(Data Science)은 데이터에 관한 학문으로, 데이터로부터 의미
[사례 2] 최근 생명과학에서 DNA, RNA의 단백질 서열 및 유전자 발현과 조
있는 정보를 추출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데이
절에 대한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터 과학은 통계학(Statistics)이나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데이터베이스를
생명의 이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통한 지식발견(KDD, Knowledge Discovery in Databases) 등의 개념들
[사례 3]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보는 다
과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데이터 과학은 이러한 기존 개념들과 분
양한 형태의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여, 이를 분석해 활용한 ‘유권자
석 대상인 ‘데이터’에서 차이를 보인다. 통계학에서는 정형화된 실험데이터
맞춤형 선거 전략’을 전개하였다. 당시 오바마 캠프는 인종, 종교, 나이, 가구
를 분석 대상으로 하는 것에 비해 데이터 과학은 기업의 실무 현장에서 쌓이
형태, 소비 수준과 같은 기본 인적 사항 뿐 아니라 과거 투표 여부, 구독하는
는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 KDD가 데이터 생성의 출처를 데이터베이스
잡지, 마시는 음료 등 유권자의 성향까지 수집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
로 가정하는 것과 달리 데이터 과학은 인터넷, 휴대전화, 감시용 카메라 등
지도를 작성한 뒤 효과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에서 생성되는 숫자와 문자, 영상 정보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사례 4]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의 추천 도서 표시는 모든
한다. 또한 데이터 마이닝이 주로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개념인데 반해
고객들의 구매 내역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기록을 분석해 소비자
데이터 과학은 분석 뿐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전달하는 과정 모
의 소비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뒤 나온 것이다.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두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이터 과학은 수학, 통계
아마존은 고객별로 추천상품을 표시하고 있다.
학, 컴퓨터공학,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종합한 학문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글•이동하 컴퓨터공학과 11학번
점쟁이 문어 ‘파울’을 기억하는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점쟁 이 문어 파울은 독일의 6경기와 결승전 승패를 모두 맞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4년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수많은 IT기업들이 파울을 대신하여 월 드컵 경기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나섰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포 함한 IT기업들은 자사 빅데이터 솔루션의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그 동안 누적된 팀과 선수들의 성적, 국가별 대전 기록 등의 내부요인과 경기 당일 날씨와 기온 과 같은 외부요인들을 분석하여 결과를 예측하였다. 16강 및 8강 진출팀을 모두 정확하게 맞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MS의 코타나 1) 와 구글의 구글클라우드는 프랑스와 독일의 8강전 결과를 놓고 서로 다른 예측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8강 에서의 독일의 승리 뿐 아니라 결승에서의 독일 우승까지 MS 코타나가 월드컵 경기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빅데이터 분석에서의 큰 명성을 얻게 되었 다. 구글과 MS의 경쟁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었던 이 사건은 또 한 가지 중요한 바를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과거부터 축적되어온 대량의 데이터를 이용하 여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데이터 매니지먼트’, 통계적 기법을
POSTECH과 데이터 과학
기반으로 하여 사회 현상이나 데이터 등을 표현하는 ‘통계적 모델링’, 데이터
지금까지 데이터 과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여
를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이터 시각화’ 역시 데이터 과학의 범
러 예시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데이터 과학이 파생되었던 컴퓨터공
주 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2)
학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까? POSTECH 컴퓨 터공학과의 여러 연구실(Laboratory, 이하 Lab)에서는 최신 동향에 발맞추어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많은 논문들이 국제
데이터 과학과 관련하여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빅데이
탑티어(top-tier) 학회나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논문인용지수)가 높은 저
터(Big Data)이다. 빅데이터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데이터의 양, 주
널에 발표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마이닝을 연구
기, 형식 등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로 데이터를
하는 유환조 교수님의 Data mining Lab, 데이터베이스를 연구하는 황승원 교
수집, 저장, 관리,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일컫는
수님의 Information and Database System Lab과 한욱신 교수님의 Database
다. 이처럼 다양하고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의 우위를 좌우하
Lab이 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유환조 교수님과 한욱신 교수님 연구실에서
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빅데이터는 산업혁명 시기의 석탄처럼 IT와 스마트혁명 시기에 혁신과 경쟁 력 강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요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다. 3)
이런 곳에도 데이터 과학이..? 데이터 과학 기술이 응용되는 사례는 가깝게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부터 멀게는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쉽게 찾아볼
1)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인식시스템으로, 윈도우즈 폰 및 PC용 운영체제에도 탑재 되어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나우’와 비슷한 음성인식 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다. 2) 데이터 과학에 대한 정의는 O'Reilly Media의 글을 참조하였다. 3) 정용찬(2012), “빅데이터”, 커뮤니케이션북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6 I 27
자료의 과학, 데이터 사이언스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축적된 대량의 데이터 속에서 소비자의 패턴을 파
우리가 사는 21세기를 흔히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 정보화 시대에는 물질의
악하여 그 정보를 소비자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 단편적이긴 하나
가치에 비해 정보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되는 만큼 현대사회에서 정보가 갖
이러한 데이터 마이닝 기술은 개인의 기호 및 특성을 고려하여 소비자의 삶
는 의미는 매우 크다. 여기서 정보란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또는 실제 문제
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내다봄으로써 기업
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공되고 정리된 지식으로, 이러한 정보의 기반이
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밖에도 데이터를 이
되는 것이 바로 데이터이다. 즉, 데이터란 관찰이나 실험, 조사로 얻은 가공
용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찾아보았다.
되지 않은 자료를 말한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데이터 과학
마트폰이나 CCTV, 교통카드 등을 통해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들이 생성되
[사례 1] 몇 년 전 구글은 독감 관련 검색어 연구에 착수했고, 연구 결과 단
어 저장되고 있으며,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일상생활의 곳곳에서 다양하
어 검색량을 보면 실제 독감 환자 수, 유행 지역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
게 활용된다. 더 많은 스마트기기들이 보급되고 사회가 더욱 정보화되면서
을 발견했다. 이와 비슷하게, 2009년 Nature지에서는 대출, 모기지, 채무 불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들을 효율적으
이행 등의 검색어 데이터를 통해 금융위기를 미리 감지할 수 있다는 논문이
로 저장, 처리 및 활용하는 것이 컴퓨터공학도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되었다.
발표되었다.
데이터 과학(Data Science)은 데이터에 관한 학문으로, 데이터로부터 의미
[사례 2] 최근 생명과학에서 DNA, RNA의 단백질 서열 및 유전자 발현과 조
있는 정보를 추출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데이
절에 대한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터 과학은 통계학(Statistics)이나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데이터베이스를
생명의 이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통한 지식발견(KDD, Knowledge Discovery in Databases) 등의 개념들
[사례 3]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보는 다
과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데이터 과학은 이러한 기존 개념들과 분
양한 형태의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여, 이를 분석해 활용한 ‘유권자
석 대상인 ‘데이터’에서 차이를 보인다. 통계학에서는 정형화된 실험데이터
맞춤형 선거 전략’을 전개하였다. 당시 오바마 캠프는 인종, 종교, 나이, 가구
를 분석 대상으로 하는 것에 비해 데이터 과학은 기업의 실무 현장에서 쌓이
형태, 소비 수준과 같은 기본 인적 사항 뿐 아니라 과거 투표 여부, 구독하는
는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 KDD가 데이터 생성의 출처를 데이터베이스
잡지, 마시는 음료 등 유권자의 성향까지 수집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
로 가정하는 것과 달리 데이터 과학은 인터넷, 휴대전화, 감시용 카메라 등
지도를 작성한 뒤 효과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에서 생성되는 숫자와 문자, 영상 정보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사례 4]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의 추천 도서 표시는 모든
한다. 또한 데이터 마이닝이 주로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개념인데 반해
고객들의 구매 내역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기록을 분석해 소비자
데이터 과학은 분석 뿐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전달하는 과정 모
의 소비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뒤 나온 것이다.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두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이터 과학은 수학, 통계
아마존은 고객별로 추천상품을 표시하고 있다.
학, 컴퓨터공학,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종합한 학문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글•이동하 컴퓨터공학과 11학번
점쟁이 문어 ‘파울’을 기억하는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점쟁 이 문어 파울은 독일의 6경기와 결승전 승패를 모두 맞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4년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수많은 IT기업들이 파울을 대신하여 월 드컵 경기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나섰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포 함한 IT기업들은 자사 빅데이터 솔루션의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그 동안 누적된 팀과 선수들의 성적, 국가별 대전 기록 등의 내부요인과 경기 당일 날씨와 기온 과 같은 외부요인들을 분석하여 결과를 예측하였다. 16강 및 8강 진출팀을 모두 정확하게 맞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MS의 코타나 1) 와 구글의 구글클라우드는 프랑스와 독일의 8강전 결과를 놓고 서로 다른 예측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8강 에서의 독일의 승리 뿐 아니라 결승에서의 독일 우승까지 MS 코타나가 월드컵 경기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빅데이터 분석에서의 큰 명성을 얻게 되었 다. 구글과 MS의 경쟁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었던 이 사건은 또 한 가지 중요한 바를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과거부터 축적되어온 대량의 데이터를 이용하 여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데이터 매니지먼트’, 통계적 기법을
POSTECH과 데이터 과학
기반으로 하여 사회 현상이나 데이터 등을 표현하는 ‘통계적 모델링’, 데이터
지금까지 데이터 과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여
를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이터 시각화’ 역시 데이터 과학의 범
러 예시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데이터 과학이 파생되었던 컴퓨터공
주 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2)
학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까? POSTECH 컴퓨 터공학과의 여러 연구실(Laboratory, 이하 Lab)에서는 최신 동향에 발맞추어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많은 논문들이 국제
데이터 과학과 관련하여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빅데이
탑티어(top-tier) 학회나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논문인용지수)가 높은 저
터(Big Data)이다. 빅데이터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데이터의 양, 주
널에 발표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마이닝을 연구
기, 형식 등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로 데이터를
하는 유환조 교수님의 Data mining Lab, 데이터베이스를 연구하는 황승원 교
수집, 저장, 관리,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일컫는
수님의 Information and Database System Lab과 한욱신 교수님의 Database
다. 이처럼 다양하고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의 우위를 좌우하
Lab이 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유환조 교수님과 한욱신 교수님 연구실에서
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빅데이터는 산업혁명 시기의 석탄처럼 IT와 스마트혁명 시기에 혁신과 경쟁 력 강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요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다. 3)
이런 곳에도 데이터 과학이..? 데이터 과학 기술이 응용되는 사례는 가깝게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부터 멀게는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쉽게 찾아볼
1)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인식시스템으로, 윈도우즈 폰 및 PC용 운영체제에도 탑재 되어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나우’와 비슷한 음성인식 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다. 2) 데이터 과학에 대한 정의는 O'Reilly Media의 글을 참조하였다. 3) 정용찬(2012), “빅데이터”, 커뮤니케이션북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8 I 29
모래사장에서 바늘 아니 다이아몬드 찾기,
데이터 마이닝
[그림 1] 이진분류의 예제, 각 포인트의 색은 그룹 라벨을 의미하며, 점선은 데이터를 분류하는 분류 함수를 의미한다. 새로운 데이터는 학습된 분류함 수를 사용하여 분류한다.
어진 데이터의 형식이나 풀
시스템의 방법론
고자 하는 문제에 따라서
에는 내용 기반 추
새로운 문제와 기법들이 지
천 (Contents based
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
recommendation) 과
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
협업 필터링 추천
의 활발한 사용 등으로 인
(Collaborative filtering
해 상상할 수 없는 방대한
recommendation)이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
있습니다. 내용 기반
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추천 시스템은 아이
양의 데이터는 기존의 데이 터마이닝 기법들로는 처리
할 수가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빅데이터마이닝이 라는 분야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템간의 유사도를 기 [그림 3] 협업 필터링 추천의 예 (출처 : MATRIX FACTORIZATION TECHNIQUES FOR RECOMMENDER SYSTEMS)
반으로 하여 각 유저 가 높은 선호도를 가
지는 아이템과 유사한 아이템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며, 협업 필터링 기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들간의 네트워크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개별
대량의 축척된 데이터에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새롭고 유용한 정보 혹은 패턴 (Pattern)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의 구매목록으로 부터 기저귀를 구매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맥주를 함께 구매하더라 하는 패턴 (Pattern)을 발견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는 아내의 요청으로 퇴근길 기저귀 심 부름을 간 남편들이 주말에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마실 맥주를 함께 구매하기 때 문이라는 분석결과가 함께 도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발견된 정보를 사용 하면, 함께 구매되는 품목들을 가까운 위치에 배치한다든지 아니면 손님들의 동 선에 적합하게 배치하든가 하는 방법으로 마트의 매출을 향상시키도록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이란 기본적으로 대량의 데이 터로부터 새로운 지식(Knowledge)을 찾아내는 연구를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는 데이터베이스에서의 지식 탐사 (KDD: Knowledge Discovery in Databases)라 고도 합니다. 저희 데이터마이닝연구실에서도 이렇게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지식을 발견한다든가 아니면 효율적으로 분석실험을 행하고자 하는 새로운 기법 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부족한 정보를 보충하고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최 근의 추천 시스템들은 주로 협업 필터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높 은 정확도를 보장하지만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아이템들을 위주로 추천하 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아이템들을 추천하지 못하는 문제 (콜드스타트 문제, cold-start problem)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의 별점 패턴을 분석하고, 사용자의 개 별 패턴을 만족시키는 아이템 집합을 추천하는 방법론을 개발하였으며, 최 근에는 영화의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하여 사용자의 별점패턴를 예측하는 방법론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그림 2] RefMED(http://dm.postech.ac.kr/refmed/)의 스크린샷
사용자의 선호도 정보에 기반하여 실시간으로 검색결과 를 업데이트하는 PubMed 검색시스템
소셜네트워크 상의 영향력 최대화 연구
PubMed (http://pubmed.org)는 2천 4백만건 이상의 생물의학(biomedical)
소셜네트워크는 현
연구 논문들을 검색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논문 검색 사이
대인의 일상생활
트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사이트에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고 세계
에 있어 정보를 수
데이터마이닝
각지에서 연구된 결과를 검색하고 있습니다. 검색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집하고 전달하는데
대표적인 데이터마이닝 문제로는 예측(Classification), 연관 규칙 마이닝(Association rule mining), 군집
PubMed에서는 수작업으로 논문에 대한 의미 정보를 입력하고 관리하고
큰 기여를 하고 있
(Classification), 이상치 탐지(anomaly detection) 등이 있습니다. 분류문제는 데이터의 다양한 속성값들을 기반
있지만, 새로운 논문이 출판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의미 정보가 입력
습니다. 소셜네트
으로 하여 특정 속성의 값을 예측하는 문제입니다. 그 예로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구매패턴을 속성값으로
되고, 일부 의미 정보는 누락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검색 키워드 검색 결
워크 상의 영향력
하여 새로운 아이템(영화, 책 등)의 구매여부(0 또는 1로 표현 가능한 속성값)를 예측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
과 개수가 많은 경우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찾는 데에 시간이 많이
최대화 (Influence
습니다. 연관 규칙 마이닝은 데이터에 강하게 연관된 특징을 설명하는 패턴을 발견하는 목적으로 가지고 있
소요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 연구실에서
Maximization, IM) 연구는 네트워크에 속한 많은 이용자들 중에서 누가 가장
으며, 앞에서 언급한 주요구매패턴 (기저귀를 구매한 손님이 맥주도 함께 구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군
는 사용자의 선호도 정보를 기반으로 유사한 논문을 찾고 이를 개인별 선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지를 판별하고, 그 결과를 이용해 네트워크상에서 최
집문제는 주어진 데이터로부터 유사한 특징을 가지는 데이터들은 같은 군집에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는 데
호도에 따라 정렬된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키워
대한의 영향력 확장을 빠른 시간 안에 수행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
이터들은 다른 군집에 속하도록 데이터를 여러 군집으로 나누는 문제입니다. 군집문제의 예로는 대량의 문
드 검색 결과 나온 논문들에 대해 의미 네트워크 (Semantic network)를 실
습니다. 이는 전파 가능한 매체 속에서 소비자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서들을 유사한 단어집합을 가지는 문서들 혹은 유사한 주제를 가지는 문서들로 구분하는 문서군집화가 있습
시간으로 계산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새로운 광고기법인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과 깊게 연관되어 있어
니다. 마지막으로 이상치 탐지는 특징이 다른 나머지 데이터들과 현저하게 다른 데이터를 식별하는 문제입
글•김성철 컴퓨터공학과 석박통합과정
[그림 4]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의 초기 50명으로부터의 영 향력 분포 그래프; 밝은 점일수록 높은 영향력을 가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영향력 계
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이상치(anomaly) 혹은 국외자(outlier)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상치 탐지의 대표적인 예
개인화/다양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추천 시스템
산을 병렬화하여 수행속도를 크게 단축시킴으로써 영향력 최대화 연구에
로는 신용카드 소지자의 거래 정보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사기 거래를 식별하는 신용카드 사기 탐지 문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사용자에게 적합한 콘텐트를 제공하는 추천 시스템
큰 기여를 하였으며. 최근에는 기존의 영향력 최대화 연구들의 문제점이었
가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문제들은 전통적인 데이터마이닝 문제들로 여전히 활발하게 연구 되고 있지만, 주
은 현대인에게 유용한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추천
던 막대한 초기 영향력 계산량을 줄이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8 I 29
모래사장에서 바늘 아니 다이아몬드 찾기,
데이터 마이닝
[그림 1] 이진분류의 예제, 각 포인트의 색은 그룹 라벨을 의미하며, 점선은 데이터를 분류하는 분류 함수를 의미한다. 새로운 데이터는 학습된 분류함 수를 사용하여 분류한다.
어진 데이터의 형식이나 풀
시스템의 방법론
고자 하는 문제에 따라서
에는 내용 기반 추
새로운 문제와 기법들이 지
천 (Contents based
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
recommendation) 과
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
협업 필터링 추천
의 활발한 사용 등으로 인
(Collaborative filtering
해 상상할 수 없는 방대한
recommendation)이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
있습니다. 내용 기반
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추천 시스템은 아이
양의 데이터는 기존의 데이 터마이닝 기법들로는 처리
할 수가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빅데이터마이닝이 라는 분야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템간의 유사도를 기 [그림 3] 협업 필터링 추천의 예 (출처 : MATRIX FACTORIZATION TECHNIQUES FOR RECOMMENDER SYSTEMS)
반으로 하여 각 유저 가 높은 선호도를 가
지는 아이템과 유사한 아이템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며, 협업 필터링 기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들간의 네트워크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개별
대량의 축척된 데이터에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새롭고 유용한 정보 혹은 패턴 (Pattern)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의 구매목록으로 부터 기저귀를 구매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맥주를 함께 구매하더라 하는 패턴 (Pattern)을 발견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는 아내의 요청으로 퇴근길 기저귀 심 부름을 간 남편들이 주말에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마실 맥주를 함께 구매하기 때 문이라는 분석결과가 함께 도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발견된 정보를 사용 하면, 함께 구매되는 품목들을 가까운 위치에 배치한다든지 아니면 손님들의 동 선에 적합하게 배치하든가 하는 방법으로 마트의 매출을 향상시키도록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이란 기본적으로 대량의 데이 터로부터 새로운 지식(Knowledge)을 찾아내는 연구를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는 데이터베이스에서의 지식 탐사 (KDD: Knowledge Discovery in Databases)라 고도 합니다. 저희 데이터마이닝연구실에서도 이렇게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지식을 발견한다든가 아니면 효율적으로 분석실험을 행하고자 하는 새로운 기법 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부족한 정보를 보충하고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최 근의 추천 시스템들은 주로 협업 필터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높 은 정확도를 보장하지만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아이템들을 위주로 추천하 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아이템들을 추천하지 못하는 문제 (콜드스타트 문제, cold-start problem)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의 별점 패턴을 분석하고, 사용자의 개 별 패턴을 만족시키는 아이템 집합을 추천하는 방법론을 개발하였으며, 최 근에는 영화의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하여 사용자의 별점패턴를 예측하는 방법론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그림 2] RefMED(http://dm.postech.ac.kr/refmed/)의 스크린샷
사용자의 선호도 정보에 기반하여 실시간으로 검색결과 를 업데이트하는 PubMed 검색시스템
소셜네트워크 상의 영향력 최대화 연구
PubMed (http://pubmed.org)는 2천 4백만건 이상의 생물의학(biomedical)
소셜네트워크는 현
연구 논문들을 검색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논문 검색 사이
대인의 일상생활
트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사이트에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고 세계
에 있어 정보를 수
데이터마이닝
각지에서 연구된 결과를 검색하고 있습니다. 검색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집하고 전달하는데
대표적인 데이터마이닝 문제로는 예측(Classification), 연관 규칙 마이닝(Association rule mining), 군집
PubMed에서는 수작업으로 논문에 대한 의미 정보를 입력하고 관리하고
큰 기여를 하고 있
(Classification), 이상치 탐지(anomaly detection) 등이 있습니다. 분류문제는 데이터의 다양한 속성값들을 기반
있지만, 새로운 논문이 출판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의미 정보가 입력
습니다. 소셜네트
으로 하여 특정 속성의 값을 예측하는 문제입니다. 그 예로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구매패턴을 속성값으로
되고, 일부 의미 정보는 누락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검색 키워드 검색 결
워크 상의 영향력
하여 새로운 아이템(영화, 책 등)의 구매여부(0 또는 1로 표현 가능한 속성값)를 예측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
과 개수가 많은 경우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찾는 데에 시간이 많이
최대화 (Influence
습니다. 연관 규칙 마이닝은 데이터에 강하게 연관된 특징을 설명하는 패턴을 발견하는 목적으로 가지고 있
소요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 연구실에서
Maximization, IM) 연구는 네트워크에 속한 많은 이용자들 중에서 누가 가장
으며, 앞에서 언급한 주요구매패턴 (기저귀를 구매한 손님이 맥주도 함께 구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군
는 사용자의 선호도 정보를 기반으로 유사한 논문을 찾고 이를 개인별 선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지를 판별하고, 그 결과를 이용해 네트워크상에서 최
집문제는 주어진 데이터로부터 유사한 특징을 가지는 데이터들은 같은 군집에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는 데
호도에 따라 정렬된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키워
대한의 영향력 확장을 빠른 시간 안에 수행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
이터들은 다른 군집에 속하도록 데이터를 여러 군집으로 나누는 문제입니다. 군집문제의 예로는 대량의 문
드 검색 결과 나온 논문들에 대해 의미 네트워크 (Semantic network)를 실
습니다. 이는 전파 가능한 매체 속에서 소비자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서들을 유사한 단어집합을 가지는 문서들 혹은 유사한 주제를 가지는 문서들로 구분하는 문서군집화가 있습
시간으로 계산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새로운 광고기법인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과 깊게 연관되어 있어
니다. 마지막으로 이상치 탐지는 특징이 다른 나머지 데이터들과 현저하게 다른 데이터를 식별하는 문제입
글•김성철 컴퓨터공학과 석박통합과정
[그림 4]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의 초기 50명으로부터의 영 향력 분포 그래프; 밝은 점일수록 높은 영향력을 가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영향력 계
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이상치(anomaly) 혹은 국외자(outlier)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상치 탐지의 대표적인 예
개인화/다양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추천 시스템
산을 병렬화하여 수행속도를 크게 단축시킴으로써 영향력 최대화 연구에
로는 신용카드 소지자의 거래 정보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사기 거래를 식별하는 신용카드 사기 탐지 문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사용자에게 적합한 콘텐트를 제공하는 추천 시스템
큰 기여를 하였으며. 최근에는 기존의 영향력 최대화 연구들의 문제점이었
가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문제들은 전통적인 데이터마이닝 문제들로 여전히 활발하게 연구 되고 있지만, 주
은 현대인에게 유용한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추천
던 막대한 초기 영향력 계산량을 줄이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30 I 31
도 하였다 . 또한
도 센서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측정값을 나타
세계적인 데이
내는 시계열 (temporal) 데이터의 특징을 가질 것이며, 본질적으로 웹이나
터베이스 기업인
스마트폰 등 다른 데이터 수집원으로부터 얻은 데이터와는 다른 특성들
Oracle에서는 대
- (attribute) 예를 들어 온도 - 을 가질 것임은 매우 자명하다. 이러한 다형
회용 요트에 수
적(heterogeneous)인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RDF(Resource
백 개의 센서를
Description Framework) 라고 불리는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RDF 기법은
장착한 뒤 요트
데이터를 프로그램 상에 표현해 이를 데이터베이스 관점에서 해석하고 처
의 항해 정보를
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3]참고)
분석하여, 요트
이러한 점에서 향후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과학 시대에 RDF의 중요성이
를 끊임없이 개조하여 해당 대회에 적합한 슈퍼요트를 개발하고, 그 외에
커질 것은 매우 자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도 항해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통하여 우수한 성
RDF에서 데이터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우
적으로 요트대회를 우승하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수성을 인정받아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Microsoft 및 Google보다 더 전문
위해 필요한 데이터 처리량과 요구사항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데에 있다.
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Oracle 사와 공동
앞서 언급한 Oracle 요트의 예에서도 드러나듯이 하룻동안 수시간의 요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1] 구글 셀프 드라이빙 카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데이터 베이스
주행을 통해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수백 기가바이트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또한, 이러한 데 이터를 실시간으 로 처리해야 한 다. 예를 들면, Google 무인자동 차를 효율적으로 동작하기 위하여 서는 수많은 센 서들로부터 들
[그림2] 미국 오라클 요트팀
[그림3] RDF 처리 시스템의 예
어오는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검색 및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과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과학 활용 기술 (이하 빅데이터 기술)의 최종 목표는 사용자들이 여 러 분야에 걸쳐 남기는 사용기록과 여러 종류의 사물에 부착된 센서들을 통해 얻 은 정보를 종합하여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심화된 이해를 바탕으로 사 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국의 CCTV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여 범죄자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나, 차 량에 부착된 센서들과 도로의 센서부터 얻은 정보, 날씨 정보 등을 종합하여 차 량의 사고를 미리 예견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함으로서 차량 사고로부터 탑승자 의 생명을 구하는 기술 등 미래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기술들이 빅데이터 기술이 가지는 다양한 최종 모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다. 이러한 데이터 처리가 실시간에 가깝게 동작하지 않는다면, 아마 자
실시간 빅데이터 처리
동차는 컴퓨터가 다음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어딘가에 부딪
실시간 데이터는 빅데이터 환경에서 많은 응용을 갖는다. 예를 들면, 지난
혀 버릴 것이다. 한 대를 동작시키는데도 이다지도 어렵다면 수십 수백만
포스테키안 2014년 봄호 “선수들의 훈련에 도입된 과학기술”을 통해 소개
대의 차량을 동시에 관리하기란 요원한 일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된 바와 같이, 실시간 데이터의 활용으로 선수들의 행동 패턴이나 신체 정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저장하
보들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선수의 기량을 증가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받기
고 처리하기 위한 기법을 연구한다. 그러므로, 빅데이터 기술 시대에 효율
도 한다. 또한 향후 많은 사물들에 장착될 대부분의 센서로부터 얻어지는
적인 데이터 저장 및 처리를 위해 데이터 베이스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연
데이터가 실시간 데이터의 특성을 가지는 데이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빅데이터 기술 시대를 한
이러한 폭 넓은 활용으로 인하여, 실시간 빅데이터 처리 기술에 대한 관심
발자국 가깝게 만들기 위하여 세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는 어떠
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에 발맞추어 우리 연구실에서는 실시간 데
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을까?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시스템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
연구로 다음과 같은 연구들을 소개해본다.
결하는 새로운 실시간 데이터 처리 엔진을 개발하였다. 해당 연구는 그 우 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 학술지인 PVLDB에 논문을 출간
비정형 빅데이터 처리
한 바 있다.
빅데이터 환경에서 데이터들은 다양한 데이터 수집원 (data source)으로
이처럼, 향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빅데이터 기술 시대에 핵심기술로
부터 수집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사용하는 PC혹
꼽히는 데이터 베이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포스테키안은 끊임없는 연
믿기 어렵겠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이미 실현의 단계에 한발자국 다가서고 있다. 세계적인 IT기업 Google에
은 인터넷 서핑으로부터 수집되는 정보들은 물론이거니와 향후 가정용 전
구를 거듭하며 미래로 한발자국 나아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서는 2009년부터 차량에 부착된 각종 센서들과 위성으로부터 얻은 정보들을 종합하여 차량 안에 내장되어
자기기 등의 사물들에도 센서를 부착하여 많은 양의 데이터가 수집될 예
인정받고 있다. 끝으로 향후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꿈꾸는
글•한욱신
있는 컴퓨터가 판단을 내려주는 무인자동차 주행기술을 개발하였다. 2009년 이후 꾸준한 기술 개발을 바탕
정이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생성된 데이터 수집원 (data source)의 성격
많은 독자들과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
으로 2014년 4월 무인 주행으로 7십만 마일의 주행 - 서울-부산을 1400번 이상 왕복한 거리 - 을 기록하기
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의 데이터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온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30 I 31
도 하였다 . 또한
도 센서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측정값을 나타
세계적인 데이
내는 시계열 (temporal) 데이터의 특징을 가질 것이며, 본질적으로 웹이나
터베이스 기업인
스마트폰 등 다른 데이터 수집원으로부터 얻은 데이터와는 다른 특성들
Oracle에서는 대
- (attribute) 예를 들어 온도 - 을 가질 것임은 매우 자명하다. 이러한 다형
회용 요트에 수
적(heterogeneous)인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RDF(Resource
백 개의 센서를
Description Framework) 라고 불리는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RDF 기법은
장착한 뒤 요트
데이터를 프로그램 상에 표현해 이를 데이터베이스 관점에서 해석하고 처
의 항해 정보를
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3]참고)
분석하여, 요트
이러한 점에서 향후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과학 시대에 RDF의 중요성이
를 끊임없이 개조하여 해당 대회에 적합한 슈퍼요트를 개발하고, 그 외에
커질 것은 매우 자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도 항해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통하여 우수한 성
RDF에서 데이터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우
적으로 요트대회를 우승하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수성을 인정받아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Microsoft 및 Google보다 더 전문
위해 필요한 데이터 처리량과 요구사항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데에 있다.
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Oracle 사와 공동
앞서 언급한 Oracle 요트의 예에서도 드러나듯이 하룻동안 수시간의 요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1] 구글 셀프 드라이빙 카
빅데이터 기술의 핵심, 데이터 베이스
주행을 통해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수백 기가바이트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또한, 이러한 데 이터를 실시간으 로 처리해야 한 다. 예를 들면, Google 무인자동 차를 효율적으로 동작하기 위하여 서는 수많은 센 서들로부터 들
[그림2] 미국 오라클 요트팀
[그림3] RDF 처리 시스템의 예
어오는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검색 및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과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과학 활용 기술 (이하 빅데이터 기술)의 최종 목표는 사용자들이 여 러 분야에 걸쳐 남기는 사용기록과 여러 종류의 사물에 부착된 센서들을 통해 얻 은 정보를 종합하여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심화된 이해를 바탕으로 사 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국의 CCTV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여 범죄자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나, 차 량에 부착된 센서들과 도로의 센서부터 얻은 정보, 날씨 정보 등을 종합하여 차 량의 사고를 미리 예견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함으로서 차량 사고로부터 탑승자 의 생명을 구하는 기술 등 미래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기술들이 빅데이터 기술이 가지는 다양한 최종 모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다. 이러한 데이터 처리가 실시간에 가깝게 동작하지 않는다면, 아마 자
실시간 빅데이터 처리
동차는 컴퓨터가 다음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어딘가에 부딪
실시간 데이터는 빅데이터 환경에서 많은 응용을 갖는다. 예를 들면, 지난
혀 버릴 것이다. 한 대를 동작시키는데도 이다지도 어렵다면 수십 수백만
포스테키안 2014년 봄호 “선수들의 훈련에 도입된 과학기술”을 통해 소개
대의 차량을 동시에 관리하기란 요원한 일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된 바와 같이, 실시간 데이터의 활용으로 선수들의 행동 패턴이나 신체 정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저장하
보들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선수의 기량을 증가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받기
고 처리하기 위한 기법을 연구한다. 그러므로, 빅데이터 기술 시대에 효율
도 한다. 또한 향후 많은 사물들에 장착될 대부분의 센서로부터 얻어지는
적인 데이터 저장 및 처리를 위해 데이터 베이스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연
데이터가 실시간 데이터의 특성을 가지는 데이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빅데이터 기술 시대를 한
이러한 폭 넓은 활용으로 인하여, 실시간 빅데이터 처리 기술에 대한 관심
발자국 가깝게 만들기 위하여 세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는 어떠
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에 발맞추어 우리 연구실에서는 실시간 데
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을까?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시스템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
연구로 다음과 같은 연구들을 소개해본다.
결하는 새로운 실시간 데이터 처리 엔진을 개발하였다. 해당 연구는 그 우 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 학술지인 PVLDB에 논문을 출간
비정형 빅데이터 처리
한 바 있다.
빅데이터 환경에서 데이터들은 다양한 데이터 수집원 (data source)으로
이처럼, 향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빅데이터 기술 시대에 핵심기술로
부터 수집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사용하는 PC혹
꼽히는 데이터 베이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포스테키안은 끊임없는 연
믿기 어렵겠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이미 실현의 단계에 한발자국 다가서고 있다. 세계적인 IT기업 Google에
은 인터넷 서핑으로부터 수집되는 정보들은 물론이거니와 향후 가정용 전
구를 거듭하며 미래로 한발자국 나아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서는 2009년부터 차량에 부착된 각종 센서들과 위성으로부터 얻은 정보들을 종합하여 차량 안에 내장되어
자기기 등의 사물들에도 센서를 부착하여 많은 양의 데이터가 수집될 예
인정받고 있다. 끝으로 향후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꿈꾸는
글•한욱신
있는 컴퓨터가 판단을 내려주는 무인자동차 주행기술을 개발하였다. 2009년 이후 꾸준한 기술 개발을 바탕
정이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생성된 데이터 수집원 (data source)의 성격
많은 독자들과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
으로 2014년 4월 무인 주행으로 7십만 마일의 주행 - 서울-부산을 1400번 이상 왕복한 거리 - 을 기록하기
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의 데이터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온
PROGRESS 학과 탐방 32 I 33
CE THE FUTURE, SEE THE FUTURE!
화학공학, 인류의 진일보와 함께 하다
주로 이루어집니다. 출중한 교수님들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산 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사업들에도 다수
POSTECH 화학공학과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면상 모두 소개해 드릴 수는 없지만, 학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예컨대 차형 준 교수님의 Magic Lab. 에서는 생명공학을 활용한 생체모방 연 구가 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림 1] 그 어떤 접착제보다 접착 력이 강하고 물에 강하며 생체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홍합 단백 질의 상용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김동표 교수님의 미세유체 응 용화학 연구단에서는 실험실에서 수행하는 복잡한 실험을 손톱 만한 칩 위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인 Lab on a Chip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림 2] 적은 시료만으 로 화학 반응실험, 나아가 신약 개발이나 생물 분석을 할 수 있 화학의 발전과 함께 인류는 필요한 여러 물질을 합성하거나 추
어 무척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입니다.
출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를 능률적이고 경제적으로 대량생산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포스텍 화학공학과는 동기나 선후배 관계
하는 것은 화학의 이론만으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화학공
뿐 아니라 교수님과의 관계도 돈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교수
학은 이처럼 인류에게 필요한 화학 물질들을 공업화하여 생산
대 학생 비율이 낮아 학생들은 교수님들과 가깝게 지내며 진심
하는 과정에서 정립되고 발전해온 비교적 젊은 나이의 학문입
어린 삶의 조언을 받으며, 연구참여나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 등
니다. 본교 주임교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화학공학이란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 관한 기본지식 위에 공학적 기법을 쌓 아 올리는 종합학문’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20세기의 화학 공학은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는데 기여한 무기합성공업, 각종 산업의 기반이 되는 섬유와 수지를 제공하는 고분자공업, 편리 한 삶을 열어준 정유 및 석유화학공업과 같은 분야를 주로 다루 었습니다. 바야흐로 21세기의 화학공학은 기존의 분야뿐 아니라 전자공학, 생명공학, 환경공학, 에너지공학을 아우르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체모방, 탄소나노튜브, 연 료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첨단 연구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여 러 난제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고자 노력 합니다.
Why POSTECH CE? 제목의 ‘CE THE FUTURE’는 ‘화학공학이 곧 미래다’라는 의미를 가진 POSTECH 화학공학과의 슬로건입니다. POSTECH 화학공학과는 우수한 교육 환경과 탁월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으며 중앙일보와 QS를 비롯한 국내외 각종 대 학 학과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많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화학공학과지만, 의외로 어떤 것을 배우는 지는 잘 모르는 경 우가 많은데요. 학문으로서의 화학공학과 더불어, POSTECH 화학공학과가 어 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글•곽연수 화학공학과 12학번
POSTECH 화학공학과는 국제적 수준의 교수진, 연구시설 및 교 육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POSTECH 화학공학과에서 연구하는 분야는 크게 정보전자재 료(IT Materials) / 생명공학(Biotechnology) / 에너지 및 환경공학 (Energy & Environment Technology) / 공정 및 시스템(Process & System) 의 네 분야로 나누어집니다. 기존에 화학공학에서 다 루던 분야보다는, 장차 21세기를 선도할 분야들에 대한 연구가 [그림 1] 차형준 교수님의 홍합 단백질 연구
PROGRESS 학과 탐방 32 I 33
CE THE FUTURE, SEE THE FUTURE!
화학공학, 인류의 진일보와 함께 하다
주로 이루어집니다. 출중한 교수님들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산 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사업들에도 다수
POSTECH 화학공학과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면상 모두 소개해 드릴 수는 없지만, 학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예컨대 차형 준 교수님의 Magic Lab. 에서는 생명공학을 활용한 생체모방 연 구가 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림 1] 그 어떤 접착제보다 접착 력이 강하고 물에 강하며 생체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홍합 단백 질의 상용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김동표 교수님의 미세유체 응 용화학 연구단에서는 실험실에서 수행하는 복잡한 실험을 손톱 만한 칩 위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인 Lab on a Chip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림 2] 적은 시료만으 로 화학 반응실험, 나아가 신약 개발이나 생물 분석을 할 수 있 화학의 발전과 함께 인류는 필요한 여러 물질을 합성하거나 추
어 무척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입니다.
출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를 능률적이고 경제적으로 대량생산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포스텍 화학공학과는 동기나 선후배 관계
하는 것은 화학의 이론만으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화학공
뿐 아니라 교수님과의 관계도 돈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교수
학은 이처럼 인류에게 필요한 화학 물질들을 공업화하여 생산
대 학생 비율이 낮아 학생들은 교수님들과 가깝게 지내며 진심
하는 과정에서 정립되고 발전해온 비교적 젊은 나이의 학문입
어린 삶의 조언을 받으며, 연구참여나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 등
니다. 본교 주임교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화학공학이란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 관한 기본지식 위에 공학적 기법을 쌓 아 올리는 종합학문’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20세기의 화학 공학은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는데 기여한 무기합성공업, 각종 산업의 기반이 되는 섬유와 수지를 제공하는 고분자공업, 편리 한 삶을 열어준 정유 및 석유화학공업과 같은 분야를 주로 다루 었습니다. 바야흐로 21세기의 화학공학은 기존의 분야뿐 아니라 전자공학, 생명공학, 환경공학, 에너지공학을 아우르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체모방, 탄소나노튜브, 연 료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첨단 연구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여 러 난제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고자 노력 합니다.
Why POSTECH CE? 제목의 ‘CE THE FUTURE’는 ‘화학공학이 곧 미래다’라는 의미를 가진 POSTECH 화학공학과의 슬로건입니다. POSTECH 화학공학과는 우수한 교육 환경과 탁월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으며 중앙일보와 QS를 비롯한 국내외 각종 대 학 학과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많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화학공학과지만, 의외로 어떤 것을 배우는 지는 잘 모르는 경 우가 많은데요. 학문으로서의 화학공학과 더불어, POSTECH 화학공학과가 어 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글•곽연수 화학공학과 12학번
POSTECH 화학공학과는 국제적 수준의 교수진, 연구시설 및 교 육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POSTECH 화학공학과에서 연구하는 분야는 크게 정보전자재 료(IT Materials) / 생명공학(Biotechnology) / 에너지 및 환경공학 (Energy & Environment Technology) / 공정 및 시스템(Process & System) 의 네 분야로 나누어집니다. 기존에 화학공학에서 다 루던 분야보다는, 장차 21세기를 선도할 분야들에 대한 연구가 [그림 1] 차형준 교수님의 홍합 단백질 연구
PROGRESS 학과 탐방 34 I 35
[그림 2] 김동표 교수님의 Lab on a Chip 연구
을 통해 학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
물합성연구과정의 기초를 배웁니다.
움을 얻고 있습니다. 매년 봄에 열리는
3학년 때는 전공필수 과목으로 반응공학, 전달현상1(유체역학),
축제인 ‘해맞이한마당’ 에서는 신입생
물리화학2(양자역학)를 수강합니다. 이에 더하여 물리화학실험
들이 힘을 모아 ‘꽃처럼 나비처럼’ 이
과 화공계측실험을 수강하며 화학공학 전반에서 다루는 실험
라는 고품질 춤 공연을 준비하며 서로
기기들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합니다. 1, 2, 3학년의 단계
뗄 수 없이 친한 관계가 되며, 이후로
별 학습을 거치며 화학공학자로서 반응계(Reaction System)를
도 과 내에서 열리는 축구와 농구 모임
바라보는 관점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전공필수 과목을 마친 후
이나 선후배 멘토링 등을 통해 학년 구
에는, 자신이 원하는 세부 분야의 전공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분 없이 친해지게 됩니다. ‘불꽃 화공’
서 들을 수 있습니다. 크게 생명공학/정보전자재료/환경 및 에
은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학생
너지/공정시스템의 4분야로 나누어지며, 학생들은 이 중 관심이
자치활동까지 모두를 열정적으로 잘
가는 분야의 과목들을 수강합니다.
해내는 화학공학과를 나타내는 구호인
4학년 때는 자신이 원하는 세부적인 전공선택 과목을 수강하는
데요. 실제로 화학공학과 학생 중에서
한편, 논문연구라는 과목을 통해 최신 논문을 공부하며 장차 어
는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등에 대
느 분야를 연구해야할 지를 짚어내는 안목을 기릅니다. 일부는
외적으로도 활발히 참여하면서도 학업
취업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원하는 연구실에
을 놓치지 않는 만능 재주꾼들이 많습니다. ^.^
연구참여를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합니다. 학부를 졸업하기
다음 Preview를 통해서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어떤 것을 배우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위해서는 개인이 진행한 하나의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을 작성 하고 이를 발표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인 학부 과정에서는 시행
Preview :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하지 않는 어려운 졸업요건이지만, 이 과정에서 석사과정에 준
1학년 때는 다른 모든 학과와 마찬가지로 일반물리(+실험), 일반화학(+실험), 미적분학, 영어, 글쓰기, 응용
하는 연구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선형대수학, 프로그래밍과 문제해결 등 기초필수 과목을 수강합니다. 상기 과목들을 수강하며 공학자/과
포스텍 화학공학과 커리큘럼의 가장 큰 특징은 전공필수 과목
학자가 되기 위한 소양을 배우고 학문의 기반을 단단히 쌓습니다.
이 타 학과에 비해 적고, 들어야 하는 전공선택 과목과 자유선
2학년 때는 전공필수 과목으로 유기화학, 화학생명공학(분자생물학+생화학 기초), 물리화학 1 (열역학), 화
택 과목이 많다는 것입니다. 폭넓은 분야를 다루는 만큼 최소
공열역학을 수강합니다. 세부 분야를 다루기 앞서 공학적 응용에 필요한 기초과학을 심화하여 배우는 과
한의 필수요건을 채운 이후 개인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서 공
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화학생명공학실험과 유기화학실험을 수강하며 생명공학과 유기
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공선택과목과 더불어 다 른 학과의 강의나 교양 강의, 대학원 강의를 수강할 수 있습니 다. 친구들은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알맞게 자신의 4년을 설계 해 나가는데요. 일부는 컴퓨터공학과나 물리학과 등 원하는 학 과를 부전공하며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학문적 시너지 효과를 얻습니다. 혹자는 경영공학, 인문경영이나 경제금융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경영학, 인문학, 경제학에 대한 조예를 쌓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단기유학에 가서 외국에서만 열리는 흥미로운 과목을 마음껏 수강하고 오기도 합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친 구는 관련 과목을 미리 듣고 추후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그 과 목을 수강한 것으로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4년 간 어떤 과정으로 공부를 하게 될 지, 큰 그림이 그려지시나 요? 한 가지 호언할 수 있는 건 여러분이 스스로가 원하는 인재 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포스텍 화학공학과의 학부교육이 든든 한 밑바탕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겁니다. 다음으로 이런 과정을 통 해 화학공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알아봅시다.
화학공학과 졸업생의 길 연구중심대학인 POSTECH의 특성상 학부 졸업 이후에는 약 70% 가량의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30% 중 다수 가 취업을 하지만, 5급공무원 기술고시 화공직과 같은 국가고시 를 준비하거나 기타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신 분들은 주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엔지니 어나 연구원의 길을 걸으며, 이 중에는 교수로 임용된 졸업생들 도 다수 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는 반드시 화학공학과 관련된 분야에서 종사하게 될까요? 물론 그렇지 않아요. 화학공학과 졸업생이 하는 일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공학계열 중 가장 많은 CEO를 배출하는 학과 가 화학공학과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한데요, 이를 반영하듯 졸 업생 분들 중에는 크고 작은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 다. 화학공학에서 다루는 학문들은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기에 경영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며, 이는 화학공학자가 경영 을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취직한 선배들은 중 공업, 정유, 전자, 화학 등 화학공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 에 많이 종사하지만, 마케팅, 인사, 회계, 금융 등의 분야에 재직 하는 분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선배님의 말씀을 옮 기자면, ‘학부를 다니며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며 단련된 덕분에, 어느 분야에 들어가도 빠르게 적응하고 잘 해낼 수 있다’고 합 니다. 정리해 보면, 화학공학과를 전공한다는 것은 곧 무궁무진한 가 능성을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의 세부적인 진로 선 택과 노력 여하에 따라 훌륭한 연구자가 될 수도, 과학기술계의 큰 그림을 그리는 행정관이 될 수도 있고, 전문 기술을 보유한 CEO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후배 여러 분을 기다리겠습니다!
PROGRESS 학과 탐방 34 I 35
[그림 2] 김동표 교수님의 Lab on a Chip 연구
을 통해 학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
물합성연구과정의 기초를 배웁니다.
움을 얻고 있습니다. 매년 봄에 열리는
3학년 때는 전공필수 과목으로 반응공학, 전달현상1(유체역학),
축제인 ‘해맞이한마당’ 에서는 신입생
물리화학2(양자역학)를 수강합니다. 이에 더하여 물리화학실험
들이 힘을 모아 ‘꽃처럼 나비처럼’ 이
과 화공계측실험을 수강하며 화학공학 전반에서 다루는 실험
라는 고품질 춤 공연을 준비하며 서로
기기들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합니다. 1, 2, 3학년의 단계
뗄 수 없이 친한 관계가 되며, 이후로
별 학습을 거치며 화학공학자로서 반응계(Reaction System)를
도 과 내에서 열리는 축구와 농구 모임
바라보는 관점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전공필수 과목을 마친 후
이나 선후배 멘토링 등을 통해 학년 구
에는, 자신이 원하는 세부 분야의 전공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분 없이 친해지게 됩니다. ‘불꽃 화공’
서 들을 수 있습니다. 크게 생명공학/정보전자재료/환경 및 에
은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학생
너지/공정시스템의 4분야로 나누어지며, 학생들은 이 중 관심이
자치활동까지 모두를 열정적으로 잘
가는 분야의 과목들을 수강합니다.
해내는 화학공학과를 나타내는 구호인
4학년 때는 자신이 원하는 세부적인 전공선택 과목을 수강하는
데요. 실제로 화학공학과 학생 중에서
한편, 논문연구라는 과목을 통해 최신 논문을 공부하며 장차 어
는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등에 대
느 분야를 연구해야할 지를 짚어내는 안목을 기릅니다. 일부는
외적으로도 활발히 참여하면서도 학업
취업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원하는 연구실에
을 놓치지 않는 만능 재주꾼들이 많습니다. ^.^
연구참여를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합니다. 학부를 졸업하기
다음 Preview를 통해서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어떤 것을 배우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위해서는 개인이 진행한 하나의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을 작성 하고 이를 발표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인 학부 과정에서는 시행
Preview :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하지 않는 어려운 졸업요건이지만, 이 과정에서 석사과정에 준
1학년 때는 다른 모든 학과와 마찬가지로 일반물리(+실험), 일반화학(+실험), 미적분학, 영어, 글쓰기, 응용
하는 연구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선형대수학, 프로그래밍과 문제해결 등 기초필수 과목을 수강합니다. 상기 과목들을 수강하며 공학자/과
포스텍 화학공학과 커리큘럼의 가장 큰 특징은 전공필수 과목
학자가 되기 위한 소양을 배우고 학문의 기반을 단단히 쌓습니다.
이 타 학과에 비해 적고, 들어야 하는 전공선택 과목과 자유선
2학년 때는 전공필수 과목으로 유기화학, 화학생명공학(분자생물학+생화학 기초), 물리화학 1 (열역학), 화
택 과목이 많다는 것입니다. 폭넓은 분야를 다루는 만큼 최소
공열역학을 수강합니다. 세부 분야를 다루기 앞서 공학적 응용에 필요한 기초과학을 심화하여 배우는 과
한의 필수요건을 채운 이후 개인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서 공
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화학생명공학실험과 유기화학실험을 수강하며 생명공학과 유기
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공선택과목과 더불어 다 른 학과의 강의나 교양 강의, 대학원 강의를 수강할 수 있습니 다. 친구들은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알맞게 자신의 4년을 설계 해 나가는데요. 일부는 컴퓨터공학과나 물리학과 등 원하는 학 과를 부전공하며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학문적 시너지 효과를 얻습니다. 혹자는 경영공학, 인문경영이나 경제금융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경영학, 인문학, 경제학에 대한 조예를 쌓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단기유학에 가서 외국에서만 열리는 흥미로운 과목을 마음껏 수강하고 오기도 합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친 구는 관련 과목을 미리 듣고 추후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그 과 목을 수강한 것으로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4년 간 어떤 과정으로 공부를 하게 될 지, 큰 그림이 그려지시나 요? 한 가지 호언할 수 있는 건 여러분이 스스로가 원하는 인재 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포스텍 화학공학과의 학부교육이 든든 한 밑바탕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겁니다. 다음으로 이런 과정을 통 해 화학공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알아봅시다.
화학공학과 졸업생의 길 연구중심대학인 POSTECH의 특성상 학부 졸업 이후에는 약 70% 가량의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30% 중 다수 가 취업을 하지만, 5급공무원 기술고시 화공직과 같은 국가고시 를 준비하거나 기타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신 분들은 주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엔지니 어나 연구원의 길을 걸으며, 이 중에는 교수로 임용된 졸업생들 도 다수 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는 반드시 화학공학과 관련된 분야에서 종사하게 될까요? 물론 그렇지 않아요. 화학공학과 졸업생이 하는 일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공학계열 중 가장 많은 CEO를 배출하는 학과 가 화학공학과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한데요, 이를 반영하듯 졸 업생 분들 중에는 크고 작은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 다. 화학공학에서 다루는 학문들은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기에 경영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며, 이는 화학공학자가 경영 을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취직한 선배들은 중 공업, 정유, 전자, 화학 등 화학공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 에 많이 종사하지만, 마케팅, 인사, 회계, 금융 등의 분야에 재직 하는 분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선배님의 말씀을 옮 기자면, ‘학부를 다니며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며 단련된 덕분에, 어느 분야에 들어가도 빠르게 적응하고 잘 해낼 수 있다’고 합 니다. 정리해 보면, 화학공학과를 전공한다는 것은 곧 무궁무진한 가 능성을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의 세부적인 진로 선 택과 노력 여하에 따라 훌륭한 연구자가 될 수도, 과학기술계의 큰 그림을 그리는 행정관이 될 수도 있고, 전문 기술을 보유한 CEO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후배 여러 분을 기다리겠습니다!
PROGRESS Hello Nobel! 36 I 37
2013년 생리의학상 생명체에서의 물질 수송 세포는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며,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포 내에서 또는 세포와 세포 사이에 서 물질의 수송이 일어나야 한다. 물질 수송에 관련된 메커니즘은 대부분의 진핵생물에서 공통적으로 작용하는데, 이 를 밝혀낸 과학자들이 2013년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림 1] 효모를 이용한 물질수송 실험결과
합체가 이를 인지하고 소포가 신경세포의 세포막과 결합하도록 하기 때문
정확한 위치로의 물질 수송
에 자극이 주어질 때만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것이었다.<그림3> 토마
소포 안에 들어있는 물질이 방출되는 것은 소포가 세포 소기관이나 세포
스 쥐트호프의 발견을 끝으로 소포에 의한 물질 수송 메커니즘을 완성할
막 근처로 이동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이 일어
수 있었으며, 이후 세포 간의 의사소통을 이해하는 데에 주요한 토대를 마
나야만 비로소 소포 안에 들어있던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 또한 단순
련하게 되었다.
하지 않다. 왜냐하면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은 세포막의 모든 부분에서 일
세 과학자의 발견으로 인해 특정한 시간에 정확한 장소로 물질이 전달되
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위치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떠한 이
는 메커니즘을 알게 되었다.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사이토카인 등 생명체
유에서 세포막의 특정 부분에서만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이 일어나는 것일
에서 중요한 물질들이 소포에 의해 통제되고 수송되기 때문에 그들의 과
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은 바로 제임스 로스먼이다.
학적 업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효묘와 사람 같
제임스 로스먼은 소포와 세포 소기관, 그리고 세포의 외부막에 ‘SNARE’
이 전혀 다른 생명체라고 하더라도, 소포에 의해 수송되고 융합되는 원리
라는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SNARE의 종류에는 ‘t-SNARE’과
는 동일하기 때문에 이를 위대한 발견이라고 칭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v-SNARE’가 있는데, 소포와 세포막에 있는 서로 다른 종류의 SNARE가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생명의 원리에 대해 경의로움을
상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세포막의 융합이 일어난다.<그림2> 즉, SNARE
느끼며, 2014년 생리의학상은 어떤 분야에서 나올지 기대해본다.
이 존재하는 곳에서만 세포막 융합이 일어나기 때문에 특정한 장소로 물 질이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세포는 핵막의 유무에 따라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로 나눌 수 있으며, 진핵세포는 핵, 골지체, 소포체, 미토콘드리아 등 다양한 세포 소기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세포 소기관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정확한 위치로의 물질 수송
있는 수단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소포’ 이다. 소포(vesicle)는 인지질 이중층으로 이루어진 세포
제임스 로스먼에 의해 정확한 위치로 물질을 분비하는 메커니즘은 밝혀졌
내 구조물로서, 단백질 등의 물질을 담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소포는 세포 내뿐만 아니라 세포와 세포 사이의 의
지만 아직 한 가지 모르는 사실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타이밍’에 관한
사소통에도 관여하며, 정확한 시간에 올바른 장소로 물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명체에서 꼭 필요한 구
것이었다. 혈당이 높을 때에 분비되어야 하는 인슐린이 혈당이 낮을 때에
조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70년 당시, 소포를 이용한 물질 수송은 과학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소포
도 분비된다면 어떨까. 이 점만 생각해보아도 물질 수송에 있어서 타이밍
가 어떻게 특정한 세포막을 찾아가 달라붙는지, 그리고 담고 있던 물질을 어떻게 특정한 때에 전달하는 지에 대해서
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자극이 없을 때에는 소포 안에 물
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30년이라는 시간동안 3명의 과학자, 랜디 셰크먼, 제임스 로스먼, 토마스
질을 보관하고 있다가 특정한 자극이 올 때 소포와 세포막 사이의 융합이
쥐트호프에 의해 그 메커니즘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일어나 물질이 분비되어야 하는데, 이 메커니즘를 알아낸 사람은 바로 토
[그림 2]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과정
마스 쥐트호프이다.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견
토마스 쥐트호프는 뇌에서 신경세포 간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랜디 셰크먼은 세포 내의 물질 수송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효모를 이용하여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지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
있었다. 그는 효모의 특정 유전자를 돌연변이로 만든 다음, 대조군과 비교해보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이라는 것을 통해 세포끼리 의사소통을 하며, 자극이 없을 때에는 신경전
대조군의 경우에는 소포 안의 물질이 세포 내 소기관이나 효모 밖으로 잘 수송되는 반면, 실험군의 경우에는 수송이
달물질이 소포에 싸인 상태로 신경세포 내에서 존재한다. 그러다가 신경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소포가 효모 안에 쌓여있었기 때문이다.<그림1> 랜디 셰크먼은 이 실험의 결과로 돌연변이가 있
세포에 특정한 자극이 오면 소포와 세포막이 융합되어 신경전달물질이 분
던 유전자가 소포에 의한 물질수송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외에도 다양한 유전자를 변형시켜 물질 수송에
비되는데, 여기서 칼슘이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쥐트호프가 알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그의 발견으로 인해 소포에 의한 물질 수송 메커니즘이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아냈다. 신경세포 안으로 칼슘이온이 갑자기 흘러들어오면 특정 분자 복
[그림 3] 신경전달물질 분비과정
PROGRESS Hello Nobel! 36 I 37
2013년 생리의학상 생명체에서의 물질 수송 세포는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며,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포 내에서 또는 세포와 세포 사이에 서 물질의 수송이 일어나야 한다. 물질 수송에 관련된 메커니즘은 대부분의 진핵생물에서 공통적으로 작용하는데, 이 를 밝혀낸 과학자들이 2013년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림 1] 효모를 이용한 물질수송 실험결과
합체가 이를 인지하고 소포가 신경세포의 세포막과 결합하도록 하기 때문
정확한 위치로의 물질 수송
에 자극이 주어질 때만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것이었다.<그림3> 토마
소포 안에 들어있는 물질이 방출되는 것은 소포가 세포 소기관이나 세포
스 쥐트호프의 발견을 끝으로 소포에 의한 물질 수송 메커니즘을 완성할
막 근처로 이동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이 일어
수 있었으며, 이후 세포 간의 의사소통을 이해하는 데에 주요한 토대를 마
나야만 비로소 소포 안에 들어있던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 또한 단순
련하게 되었다.
하지 않다. 왜냐하면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은 세포막의 모든 부분에서 일
세 과학자의 발견으로 인해 특정한 시간에 정확한 장소로 물질이 전달되
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위치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떠한 이
는 메커니즘을 알게 되었다.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사이토카인 등 생명체
유에서 세포막의 특정 부분에서만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이 일어나는 것일
에서 중요한 물질들이 소포에 의해 통제되고 수송되기 때문에 그들의 과
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은 바로 제임스 로스먼이다.
학적 업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효묘와 사람 같
제임스 로스먼은 소포와 세포 소기관, 그리고 세포의 외부막에 ‘SNARE’
이 전혀 다른 생명체라고 하더라도, 소포에 의해 수송되고 융합되는 원리
라는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SNARE의 종류에는 ‘t-SNARE’과
는 동일하기 때문에 이를 위대한 발견이라고 칭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v-SNARE’가 있는데, 소포와 세포막에 있는 서로 다른 종류의 SNARE가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생명의 원리에 대해 경의로움을
상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세포막의 융합이 일어난다.<그림2> 즉, SNARE
느끼며, 2014년 생리의학상은 어떤 분야에서 나올지 기대해본다.
이 존재하는 곳에서만 세포막 융합이 일어나기 때문에 특정한 장소로 물 질이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세포는 핵막의 유무에 따라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로 나눌 수 있으며, 진핵세포는 핵, 골지체, 소포체, 미토콘드리아 등 다양한 세포 소기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세포 소기관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정확한 위치로의 물질 수송
있는 수단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소포’ 이다. 소포(vesicle)는 인지질 이중층으로 이루어진 세포
제임스 로스먼에 의해 정확한 위치로 물질을 분비하는 메커니즘은 밝혀졌
내 구조물로서, 단백질 등의 물질을 담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소포는 세포 내뿐만 아니라 세포와 세포 사이의 의
지만 아직 한 가지 모르는 사실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타이밍’에 관한
사소통에도 관여하며, 정확한 시간에 올바른 장소로 물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명체에서 꼭 필요한 구
것이었다. 혈당이 높을 때에 분비되어야 하는 인슐린이 혈당이 낮을 때에
조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70년 당시, 소포를 이용한 물질 수송은 과학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소포
도 분비된다면 어떨까. 이 점만 생각해보아도 물질 수송에 있어서 타이밍
가 어떻게 특정한 세포막을 찾아가 달라붙는지, 그리고 담고 있던 물질을 어떻게 특정한 때에 전달하는 지에 대해서
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자극이 없을 때에는 소포 안에 물
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30년이라는 시간동안 3명의 과학자, 랜디 셰크먼, 제임스 로스먼, 토마스
질을 보관하고 있다가 특정한 자극이 올 때 소포와 세포막 사이의 융합이
쥐트호프에 의해 그 메커니즘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일어나 물질이 분비되어야 하는데, 이 메커니즘를 알아낸 사람은 바로 토
[그림 2]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과정
마스 쥐트호프이다.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견
토마스 쥐트호프는 뇌에서 신경세포 간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랜디 셰크먼은 세포 내의 물질 수송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효모를 이용하여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지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
있었다. 그는 효모의 특정 유전자를 돌연변이로 만든 다음, 대조군과 비교해보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이라는 것을 통해 세포끼리 의사소통을 하며, 자극이 없을 때에는 신경전
대조군의 경우에는 소포 안의 물질이 세포 내 소기관이나 효모 밖으로 잘 수송되는 반면, 실험군의 경우에는 수송이
달물질이 소포에 싸인 상태로 신경세포 내에서 존재한다. 그러다가 신경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소포가 효모 안에 쌓여있었기 때문이다.<그림1> 랜디 셰크먼은 이 실험의 결과로 돌연변이가 있
세포에 특정한 자극이 오면 소포와 세포막이 융합되어 신경전달물질이 분
던 유전자가 소포에 의한 물질수송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외에도 다양한 유전자를 변형시켜 물질 수송에
비되는데, 여기서 칼슘이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쥐트호프가 알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그의 발견으로 인해 소포에 의한 물질 수송 메커니즘이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아냈다. 신경세포 안으로 칼슘이온이 갑자기 흘러들어오면 특정 분자 복
[그림 3] 신경전달물질 분비과정
PROGRESS 교과서에 날개달기 38 I 39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화학구조결정법 POSTECHIAN을 애독하는 친구들, 반갑습니다. 요즘은 교과서에서 어떤 내용을 공부하고 계시나요? 교과서에서 확 장하여 유용한 지식을 소개하는 ‘교과서에 날개달기’ 시간입니다. 중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분자식, 구조식, 시성식’ 과 같은 용어들을 들어보셨나요?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집중해서 들으셨다면 위 단어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오늘 알아볼 내용은 위의 용어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로 ‘화학구조결정법’입니다.
화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C, H, O 로 이루어진 어
다. 전자기파 스펙트럼에서 적외선이란 파동수 400 에
떤 유기화합물의 연소를 통해 화학구조를 알아내는 문
서 4000 범위를 나타내는데요. 에너지로 환산하면 48.0
제를 많이 접해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과정이 오늘날 분
kJ/mol에서 4.80 kJ/mol 이 됩니다. 각 유기분자들은 진
석화학의 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요. 20세기 중반
동, 병진, 회전과 같은 운동을 끊임없이 하는데, 진동운
까지는 화학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이 아주 번거로웠습니
동에 해당하는 에너지 범위가 바로 적외선 범위입니다.
다. 그러나 획기적인 분석기구가 계속 개발되면서 오늘
유기분자에 적외선을 쏘여주면 각 작용기에 맞는 특정
날에는 아주 간편하게 미지 시료의 구조를 알아낼 수 있
에너지를 흡수하여 진동운동에 사용합니다. 분자가 받아
게 되었습니다. 이번 ‘교과서에 날개달기’ 시간에서는 대
들이는 에너지는 양자화되었으므로, 적외선의 흡수 상태
표적인 분석방법인 질량분석기(Mass spectrometer, MS),
를 알면 분자 내에 어떤 작용기가 존재하는지 바로 알아
적외선분광학(Infrared spectroscopy, IR)의 원리와 용도
낼 수 있습니다.
를 간단히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MS란 유기화합물의 크기와 화학식을 알아내는 기구입 니다. MS의 첫번째 단계는 ‘이온화’입니다. 유기화합물에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를 충돌시키면 유기화합물은 최외각 전자를 잃으면서 (+)전하를 뛰는 양이온이 됩니 다. 이어서 이온화된 유기화합물을 강한 자기장을 띄는 구부러진 파이프에 통과시킵니다. 자기장에 의해 유기화 합물의 이동경로가 휘어지는데요. 이 때 질량에 따라 휘
[그림 2] IR 파동수예시
어짐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휘어짐의 정도를 측 정하면 그 유기화합물의 질량을 바로 알 수 있겠죠? 또
이어서 NMR에 대한 설명입니다. 유기화합물의 주된 구
한 고에너지 전자와의 충돌로 인해 유기화합물의 탄소
성성분이 수소와 탄소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죠? 탄
사슬이 쪼개지면서 두 개의 작은 양이온 조각들도 생성
소의 동위원소인 와 처럼 홀수개의 ‘양성자+중성자’ 를
되는데요. 각 조각들의 질량의 알아보면 유기화합물 탄
갖고 있는 화합물에 외부자기장을 걸어주면 독특한 성
소 사슬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질이 나타난답니다. 이 때 shield와 deshield라는 개념을
IR은 어떤 ‘작용기’가 존재하는지 알아내는 기구입니
쓰는데요. 간단히 말하자면, 유기화합물의 구조에 따라 외부자기장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관계 를 정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로 NMR입니다. 분석화학은 그 자체로 빛나진 않지만 다른 연구에 있어
화학공학과 13학번
세상찾기 1
공소슬 이상(理想 : Ideal), 그리고 그 이상(以上 : Over) : 아산서원의 나날들
42
세상찾기 2
김민석 일생일대의 경험,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가하다
44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가 이번에 소개한 MS와 IR, NMR 이외에도 신기한 분석
최윤섭 박사
친구들은 유기화학이나 분석화학에 관련된 도서를 한 [그림 1] MS를 사용한 예시
40
서 빼놓을 수 없는 소금과도 같은 소중한 학문입니다. 제 방법이 아주 많습니다. 분석화학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글•송창영
Passion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46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당신의 삶에 물음을 던지다
PROGRESS 교과서에 날개달기 38 I 39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화학구조결정법 POSTECHIAN을 애독하는 친구들, 반갑습니다. 요즘은 교과서에서 어떤 내용을 공부하고 계시나요? 교과서에서 확 장하여 유용한 지식을 소개하는 ‘교과서에 날개달기’ 시간입니다. 중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분자식, 구조식, 시성식’ 과 같은 용어들을 들어보셨나요?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집중해서 들으셨다면 위 단어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오늘 알아볼 내용은 위의 용어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로 ‘화학구조결정법’입니다.
화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C, H, O 로 이루어진 어
다. 전자기파 스펙트럼에서 적외선이란 파동수 400 에
떤 유기화합물의 연소를 통해 화학구조를 알아내는 문
서 4000 범위를 나타내는데요. 에너지로 환산하면 48.0
제를 많이 접해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과정이 오늘날 분
kJ/mol에서 4.80 kJ/mol 이 됩니다. 각 유기분자들은 진
석화학의 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요. 20세기 중반
동, 병진, 회전과 같은 운동을 끊임없이 하는데, 진동운
까지는 화학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이 아주 번거로웠습니
동에 해당하는 에너지 범위가 바로 적외선 범위입니다.
다. 그러나 획기적인 분석기구가 계속 개발되면서 오늘
유기분자에 적외선을 쏘여주면 각 작용기에 맞는 특정
날에는 아주 간편하게 미지 시료의 구조를 알아낼 수 있
에너지를 흡수하여 진동운동에 사용합니다. 분자가 받아
게 되었습니다. 이번 ‘교과서에 날개달기’ 시간에서는 대
들이는 에너지는 양자화되었으므로, 적외선의 흡수 상태
표적인 분석방법인 질량분석기(Mass spectrometer, MS),
를 알면 분자 내에 어떤 작용기가 존재하는지 바로 알아
적외선분광학(Infrared spectroscopy, IR)의 원리와 용도
낼 수 있습니다.
를 간단히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MS란 유기화합물의 크기와 화학식을 알아내는 기구입 니다. MS의 첫번째 단계는 ‘이온화’입니다. 유기화합물에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를 충돌시키면 유기화합물은 최외각 전자를 잃으면서 (+)전하를 뛰는 양이온이 됩니 다. 이어서 이온화된 유기화합물을 강한 자기장을 띄는 구부러진 파이프에 통과시킵니다. 자기장에 의해 유기화 합물의 이동경로가 휘어지는데요. 이 때 질량에 따라 휘
[그림 2] IR 파동수예시
어짐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휘어짐의 정도를 측 정하면 그 유기화합물의 질량을 바로 알 수 있겠죠? 또
이어서 NMR에 대한 설명입니다. 유기화합물의 주된 구
한 고에너지 전자와의 충돌로 인해 유기화합물의 탄소
성성분이 수소와 탄소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죠? 탄
사슬이 쪼개지면서 두 개의 작은 양이온 조각들도 생성
소의 동위원소인 와 처럼 홀수개의 ‘양성자+중성자’ 를
되는데요. 각 조각들의 질량의 알아보면 유기화합물 탄
갖고 있는 화합물에 외부자기장을 걸어주면 독특한 성
소 사슬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질이 나타난답니다. 이 때 shield와 deshield라는 개념을
IR은 어떤 ‘작용기’가 존재하는지 알아내는 기구입니
쓰는데요. 간단히 말하자면, 유기화합물의 구조에 따라 외부자기장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관계 를 정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로 NMR입니다. 분석화학은 그 자체로 빛나진 않지만 다른 연구에 있어
화학공학과 13학번
세상찾기 1
공소슬 이상(理想 : Ideal), 그리고 그 이상(以上 : Over) : 아산서원의 나날들
42
세상찾기 2
김민석 일생일대의 경험,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가하다
44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가 이번에 소개한 MS와 IR, NMR 이외에도 신기한 분석
최윤섭 박사
친구들은 유기화학이나 분석화학에 관련된 도서를 한 [그림 1] MS를 사용한 예시
40
서 빼놓을 수 없는 소금과도 같은 소중한 학문입니다. 제 방법이 아주 많습니다. 분석화학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글•송창영
Passion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46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당신의 삶에 물음을 던지다
PASSION 세상찾기 1 40 I 41
이상(理想 : Ideal), 그리고 그 이상(以上 : Over)
국제 정치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고민하다 : 해외 인턴십 과정
극본으로 프로 배우와 연출들이 무대를 꾸며주고 있었다. 이문화를 지켜
- 아산서원의 나날들
나는 워싱턴 펠로우쉽 프로그램에 지원했기 때문에, D.C.의 씽크탱크 중
작하면서 청소년의 학업분야에 대한 멘토링 등은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하나인 KEI(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에 인턴으로 파견되었다.
상대적으로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우리나
지금 고백하자면 부끄럽게도 이전까지의 나는 씽크탱크가 무엇인지 알지
라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못했다. 씽크탱크는 국가 정책을 제안하고 연구하는 기관으로, 한국에도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
아산정책연구원과 같은 씽크탱크가 있지만, D.C.만큼 다양한 분야와 정치
다.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아있었던 2013년 여름, 우연히 '아산서원'의 공고를 본 이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키우 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계속 잊혀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휴학계를 냈고 아산서원 제 4기 원생이 될 수 있었다. 아산서 원은 아산정책연구원과 아산나눔재단이 공동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한 기수에 총 30명의 3학년 이상의 대학생들 을 모집한다. 아산서원에서의 생활은 5개월간의 국내 인문 교육과정과, 5개월간의 해외 인턴십 과정으로 이루어진 총 10개월의 과정이며, 광화문에 위치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학사 생활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내 인문교육은 크게 역사, 철학, 정치, 경제, 문예에 관한 것이며, 해외 인턴십 과정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이하 D.C.)와 중국의 수도인 베 이징에 자리한 유수의 씽크탱크 및 NGO, NPO에서 진행된다. 또한 이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은 아산서원에서 지원된 다. 이런 대폭적인 지원은 적어도 삶에서 10개월만은 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로이, 치열하게 공부하고, 사귀며, 경험하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가 되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읽고, 쓰고, 말하라. : 국내 인문교육 난생 처음 만난 각기 다른 전공의 대학생들이 모여,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함께' 했다.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하고, 새 벽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주어진 시간에 과제물을 다 읽기에 벅찬 나날들이었다. 아산 서원 수업들의 특징은 고전을 읽고 토론한다는 데에 있었고, 15명의 소규모 토론식 수업에서 한마디라도 하기 위해 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읽어야 했고, 미리 생각해야 했다. 그렇기에 환상과 설렘으로 시작했던 아산서원 생활은 그 치열함 속에서 때로는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고통스러움이 싫었던 적 또한 단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당연히 고민해야 했고, 아파야 했던 문제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심하게 살아왔는가라는 생각이 찾아왔다. 아산서원에서는 한가지 기준으로만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세상은 결코 경제적 잣대로만, 법적 잣대 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절대적 가치로 본다면, 모든 문제는 쉬워지지만 아산서원에 서만큼은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항상 내 논리를 스스로 부서뜨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고, 그 럴 때면, 어김없이 답답함과 무력함에 대해 동기 원생과 수없이 이야기 했다. 돌아보건대 이 고민을 깊이 공감하는 사람이 있기에 좀 더 발전할 수 있었다. 국내 인문교육의 마지막에 이르러 존 로크의 [통치론]을 강의하신 교수님께 도대체 '천부인권'의 기준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그것을 정해 나가는 것이 인간 이고, 사회이자, 정치공동체라고 하셨다. 또한 이것을 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사실상 '천부'라는 절대적 개념 역시 인간의 합의를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아산서원의 인 문교육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장의 근거에 대해 전문가의 논문을 인용하고, 수치로 증 명하는 데에만 익숙해져 있던 내가, 비로소 이전의 것을 답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 기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전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통해 과거의 고민들을 알고, 이 고민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고전은 여전히 유효했다. 하지만, 아산서원 국내 인문 교육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이유는 학업적 교육 외에도 원생들에게 '공동체'를 선물해주 었기 때문이다. 자치회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봉사활동, 종업식, 졸업식, 그리고 이에 따르는 각종 공연들을 기획했 고, 모두가 홍보단, 학사 관리, 수업 조교 등 한 가지 이상의 역할을 맡아 담당하게 되면서, 때로는 부딪히기도 했지 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던 순간들을 떠올
글•공소슬
리면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친구를 이십 대 중반에 새로이 얻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전공만큼이나 다양했던
산업경영공학과 09학번
생각들 속에서 '우리'는 20대의 가장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절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보며 나는 꽤 부러웠다. 최근 한국에도 재능기부라는 개념이 생성되기 시
성향의 씽크탱크 문화는 정착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시 민들과 기업들의 기부금이 씽크탱크를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데, 이
물론 미국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길거리 노숙자 문제, 인종간
것은 시민들이 씽크탱크에 대해 가지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시민
의 격차에 대한 문제가 오히려 한국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
들은 투표권 행사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지지하는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
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나마 자유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사회의 기본가
들에 대한 기부를 통해 정치에 참여한다. 또한 이러한 씽크탱크에서는 주
치로서 우선되고, 사회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
요 정치, 외교,사회 현안들에 대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여기에는 기자,
루어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학자, 외교학자 외에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아산서 원 원생들 역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컨
아산서원은 이상과 논리에만 갇혀있던 내게, 현실을 보여주었고, 힘들더
퍼런스를 방문할 수 있었다. 일반 대학생들, 은퇴한 아저씨 등 남녀노소
라도 그 현실에 대해 반드시 고민하고 싸워나가야만, 변화를 이룰 수 있
할 것 없이 학자들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는 문화를 바라
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루는 데에는 혼자만의 힘이
보며 미국이 소위 강대국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닌 공동체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공대생의 잠깐의 외출 로 보일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시간의 길이보다 중요한 것은 고민에
내가 파견된 KEI에서는 경제분야 외에도, 안보, 동북아시아 외교관계에
대한 진정성일 것이다. 대학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더 치열하게 '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미국에서 한국인인 나보다도 한국에 대해 고민
생각하는' 사회인이 되고 싶다.
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한국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 를 하는 기관은 KEI 뿐인데, 일본과 중국에 관한 연구를 하는 기관은 다 수였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나는 처음으로, 내가 한국에서 바라보던 독도, 위안부 문제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외국인에게는 결코 주류 의견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처음으로 국제정치에 대한 관심과 질문, 연구 에 대한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던 순간들이었다. 인턴생활이 D.C. 생활의 주였지만, 이곳에서도 원생들의 자체적인 봉사활 동은 계속 되었는데, 나는 한국전쟁기념묘역 청소 봉사활동, 청소년 연극 제 스텝 자원봉사, 노숙자를 위한 푸드트럭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봉사활 동 문화 역시 D.C.에는 매우 활발하게 조성되어 있었고 간단한 인터넷 등 록만으로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원하는 분야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 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인 청소년 연극제에서는 청소년들이 쓴
PASSION 세상찾기 1 40 I 41
이상(理想 : Ideal), 그리고 그 이상(以上 : Over)
국제 정치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고민하다 : 해외 인턴십 과정
극본으로 프로 배우와 연출들이 무대를 꾸며주고 있었다. 이문화를 지켜
- 아산서원의 나날들
나는 워싱턴 펠로우쉽 프로그램에 지원했기 때문에, D.C.의 씽크탱크 중
작하면서 청소년의 학업분야에 대한 멘토링 등은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하나인 KEI(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에 인턴으로 파견되었다.
상대적으로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우리나
지금 고백하자면 부끄럽게도 이전까지의 나는 씽크탱크가 무엇인지 알지
라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못했다. 씽크탱크는 국가 정책을 제안하고 연구하는 기관으로, 한국에도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
아산정책연구원과 같은 씽크탱크가 있지만, D.C.만큼 다양한 분야와 정치
다.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아있었던 2013년 여름, 우연히 '아산서원'의 공고를 본 이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키우 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계속 잊혀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휴학계를 냈고 아산서원 제 4기 원생이 될 수 있었다. 아산서 원은 아산정책연구원과 아산나눔재단이 공동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한 기수에 총 30명의 3학년 이상의 대학생들 을 모집한다. 아산서원에서의 생활은 5개월간의 국내 인문 교육과정과, 5개월간의 해외 인턴십 과정으로 이루어진 총 10개월의 과정이며, 광화문에 위치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학사 생활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내 인문교육은 크게 역사, 철학, 정치, 경제, 문예에 관한 것이며, 해외 인턴십 과정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이하 D.C.)와 중국의 수도인 베 이징에 자리한 유수의 씽크탱크 및 NGO, NPO에서 진행된다. 또한 이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은 아산서원에서 지원된 다. 이런 대폭적인 지원은 적어도 삶에서 10개월만은 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로이, 치열하게 공부하고, 사귀며, 경험하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가 되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읽고, 쓰고, 말하라. : 국내 인문교육 난생 처음 만난 각기 다른 전공의 대학생들이 모여,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함께' 했다.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하고, 새 벽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주어진 시간에 과제물을 다 읽기에 벅찬 나날들이었다. 아산 서원 수업들의 특징은 고전을 읽고 토론한다는 데에 있었고, 15명의 소규모 토론식 수업에서 한마디라도 하기 위해 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읽어야 했고, 미리 생각해야 했다. 그렇기에 환상과 설렘으로 시작했던 아산서원 생활은 그 치열함 속에서 때로는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고통스러움이 싫었던 적 또한 단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당연히 고민해야 했고, 아파야 했던 문제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심하게 살아왔는가라는 생각이 찾아왔다. 아산서원에서는 한가지 기준으로만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세상은 결코 경제적 잣대로만, 법적 잣대 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절대적 가치로 본다면, 모든 문제는 쉬워지지만 아산서원에 서만큼은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항상 내 논리를 스스로 부서뜨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고, 그 럴 때면, 어김없이 답답함과 무력함에 대해 동기 원생과 수없이 이야기 했다. 돌아보건대 이 고민을 깊이 공감하는 사람이 있기에 좀 더 발전할 수 있었다. 국내 인문교육의 마지막에 이르러 존 로크의 [통치론]을 강의하신 교수님께 도대체 '천부인권'의 기준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그것을 정해 나가는 것이 인간 이고, 사회이자, 정치공동체라고 하셨다. 또한 이것을 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사실상 '천부'라는 절대적 개념 역시 인간의 합의를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아산서원의 인 문교육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장의 근거에 대해 전문가의 논문을 인용하고, 수치로 증 명하는 데에만 익숙해져 있던 내가, 비로소 이전의 것을 답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 기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전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통해 과거의 고민들을 알고, 이 고민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고전은 여전히 유효했다. 하지만, 아산서원 국내 인문 교육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이유는 학업적 교육 외에도 원생들에게 '공동체'를 선물해주 었기 때문이다. 자치회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봉사활동, 종업식, 졸업식, 그리고 이에 따르는 각종 공연들을 기획했 고, 모두가 홍보단, 학사 관리, 수업 조교 등 한 가지 이상의 역할을 맡아 담당하게 되면서, 때로는 부딪히기도 했지 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던 순간들을 떠올
글•공소슬
리면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친구를 이십 대 중반에 새로이 얻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전공만큼이나 다양했던
산업경영공학과 09학번
생각들 속에서 '우리'는 20대의 가장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절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보며 나는 꽤 부러웠다. 최근 한국에도 재능기부라는 개념이 생성되기 시
성향의 씽크탱크 문화는 정착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시 민들과 기업들의 기부금이 씽크탱크를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데, 이
물론 미국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길거리 노숙자 문제, 인종간
것은 시민들이 씽크탱크에 대해 가지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시민
의 격차에 대한 문제가 오히려 한국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
들은 투표권 행사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지지하는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
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나마 자유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사회의 기본가
들에 대한 기부를 통해 정치에 참여한다. 또한 이러한 씽크탱크에서는 주
치로서 우선되고, 사회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
요 정치, 외교,사회 현안들에 대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여기에는 기자,
루어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학자, 외교학자 외에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아산서 원 원생들 역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컨
아산서원은 이상과 논리에만 갇혀있던 내게, 현실을 보여주었고, 힘들더
퍼런스를 방문할 수 있었다. 일반 대학생들, 은퇴한 아저씨 등 남녀노소
라도 그 현실에 대해 반드시 고민하고 싸워나가야만, 변화를 이룰 수 있
할 것 없이 학자들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는 문화를 바라
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루는 데에는 혼자만의 힘이
보며 미국이 소위 강대국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닌 공동체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공대생의 잠깐의 외출 로 보일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시간의 길이보다 중요한 것은 고민에
내가 파견된 KEI에서는 경제분야 외에도, 안보, 동북아시아 외교관계에
대한 진정성일 것이다. 대학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더 치열하게 '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미국에서 한국인인 나보다도 한국에 대해 고민
생각하는' 사회인이 되고 싶다.
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한국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 를 하는 기관은 KEI 뿐인데, 일본과 중국에 관한 연구를 하는 기관은 다 수였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나는 처음으로, 내가 한국에서 바라보던 독도, 위안부 문제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외국인에게는 결코 주류 의견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처음으로 국제정치에 대한 관심과 질문, 연구 에 대한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던 순간들이었다. 인턴생활이 D.C. 생활의 주였지만, 이곳에서도 원생들의 자체적인 봉사활 동은 계속 되었는데, 나는 한국전쟁기념묘역 청소 봉사활동, 청소년 연극 제 스텝 자원봉사, 노숙자를 위한 푸드트럭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봉사활 동 문화 역시 D.C.에는 매우 활발하게 조성되어 있었고 간단한 인터넷 등 록만으로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원하는 분야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 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인 청소년 연극제에서는 청소년들이 쓴
PASSION 세상찾기 2 42 I 43
일생일대의 경험,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가하다 - 세계수학자대회 자원봉사자 후기 작년 2학기, 수학 관련 강연과 영화, 다큐멘터리 감상으로 구성된 수학과 세미나 과목을 수강했었다. 강연 중에 우리 학교 교수님이자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이신 박형주 교수님의 ”세계수학자대회(ICM)를 통해 본 현대 수학과 난제 의 역사“라는 강연이 있었는데, 교수님의 소개로 우연히 세계수학자대회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수학과 학생으로서 세계수학자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는 말이 나왔을 때,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 생각되어 꼭 참가하고 싶었는데 이런 나에게 자원봉사자는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다. 1차 서류전형, 2차 영어면접과 두 차례의 사전교육을 거치고 난 뒤, 8월 11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자원봉사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는 수학자와 대화도 해보았다. 내가 불과 몇 분 전에 대화한 사람들이 전
나의 ICM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학자라고 생각하니 내가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여하
우리 학교에서도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를 신청하였고, 교수
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또 다른 신기한 점은 나라와 상관없이 여러 수
님들과 학부생들도 일반참가자로 많이 와서 쉬는 시간이나 자원봉사 일
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었다. 3시간 내내 얘기
이 없는 날에 같이 전시장을 구경하고 강연을 들었다. 나는 대중강연 2개
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행사가 끝났는데도 계속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
와 초청강연 3개를 들었는데, 한글 자막이 나오는 대중강연은 이해하기
었다. 담당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런 자리에서 유명한 수학자 근처에 사람
가 비교적 쉬운 반면 초청강연은 전문적인 수학내용을 다루다 보니 내용
들이 모여들기 마련이고, 실제 수학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동연
을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처음 들었던 강연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해
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강연 도중에 나왔었지만 마지막 강연은 어떻게라도 이해해보려고 필기까 지 하면서 들었다. 필기를 하니 처음 5분 정도는 따라가는 듯 했지만 역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행사는 개막식이었다. 필즈상 시상
시나 나머지 부분은 이해하지 못했다. 강연에서의 경험을 통해 수학이란
식이 있는데다 대통령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기 때문이
학문은 깊고, 난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4년 뒤 ICM에서는
었다. 그날은 개막식이 오전인지라 새벽 6시 반까지 출근을 해야 했고, 귀
내 연구 분야의 강연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계속 꾸준히 공부해야겠
빈들이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개막식장 입구에서 공항 검색대처럼 경호원
다고 다짐했다. 우리 학교에도 Math Colloquium과 같이 좋은 수학강연이
세계수학자대회란?
들의 검사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무전기를 상시 착
많이 열리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런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었다. 앞으로
국제수학연맹(IMU)에서 주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이하 ICM)는 기초과학
용하여 지시대로 움직였는데 세팅을 도와주고, VIP들을 알맞은 자리로 안
는 완벽히 이해를 못 하더라도 이런 강연들을 최대한 많이 들어볼 생각
분야 최대의 국제학술대회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그동안 일어났던 중요한 수학적 업적들을 평가 및 시상하고,
내하거나 기타 질문들을 답해주었다. 질문을 대비해 미리 의료실, Child
이다.
다양한 토론과 강연들이 열린다. ICM은 “수학계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데 특히 수학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Care Room, 사무국 등의 위치를 숙지하고, 간단한 영어표현들을 미리 준
필즈상(Fields Medal)과 네반리나상(Rolf Nevanlinna Prize), 가우스상(Carl Friedrich Gauss Prize), 천상(Chern Medal
비하기도 하였다. 전 세계에서 온 5,000여 명의 참가들이 넓은 코엑스 홀
9일간의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세계수학자대회의 여
Award) 등의 시상식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즈상은 지난 4년간 수학계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수
을 꽉 채웠고, 주요인사 소개와 환영사를 한 뒤에 필즈상 시상이 시작되었
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여되는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노벨상과는 다르게 40세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나이제약이 있다. 이 외에 네반리나상은
다. 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필즈상 시상을 우리나라에서 하는
느꼈다. 세계적인 수학자들의 기운을 받아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공부할
수리정보 분야, 가우스상은 응용수학 분야, 천상은 기하학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수여된다. 주요 학술
데다 그 광경을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스크린
것이고 이번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관
프로그램으로는 기조강연, 초청강연, 일반강연, 패널토론이 있다.
에서 필즈메달이 빙글빙글 돌다가 정적과 함께 화면이 검은색으로 변했
심을 가졌으면 한다.
고, 몇 초 뒤 수상자의 이름이 나왔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아르투르
자원봉사자 활동
아빌라(Artur Avila), 만줄 바르가바(Manjul Bhargava), 마틴 헤어러(Martin
세계수학자대회인 만큼 자원봉사자 파트도 다양했는데 공식사교행사, 회의장, 안내데스크, 사무국, 전시, 등록, 동선
Hairer), 마리암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가 올해의 필즈상 수상자
안내, 식음료 등이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공식사교행사 파트를 맡았는데 환영리셉션, 개막식, 공식만찬, 폐막식과
로 선정되었다. 특히 마리암 미르자카니는 필즈상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
같이 세계수학자대회 주요 행사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하였다. 다른 파트와는 다르게 행사장 안에서 자원봉
상자라고 한다. 이어서 네반리나상(Rolf Nevanlinna Prize), 가우스상(Carl
사를 하다 보니 세계적인 수학자들이나 우리나라 귀빈과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각 행사를 자세히 볼 수도 있었다.
Friedrich Gauss Prize), 천상(Chern Medal Award)의 시상도 하였다.
난생 처음 무전기도 차보고, 모든 걸 영어로 해야 되니 설레면서 한편으론 긴장도 되었다. 또 다른 공식행사 중 하나인 공식만찬 때는 VIP자리 확인, 타악기 공연팀 제일 처음 투입되었던 행사는 환영리셉션이었는데, 개막식 하루 전날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자리라 여러 음식과 칵
과 국기원 태권도팀의 무대 세팅과 리허설 준비를 도와주었고, 폐회식 때
글•김민석
테일 등이 뷔페식으로 제공되었다. 우리는 환영리셉션장 안에 서 있다가 간단한 질문을 받곤 했다. 나는 편의점이
는 포디움과 탁자 등 간단한 세팅을 도와주었다.
수학과 12학번
어디인가요? 화장실이 어디인가요? 와 같은 질문을 받기도 했고, 몇 학년이고 과가 어디니? 등 나에 관해서 물어보
PASSION 세상찾기 2 42 I 43
일생일대의 경험,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가하다 - 세계수학자대회 자원봉사자 후기 작년 2학기, 수학 관련 강연과 영화, 다큐멘터리 감상으로 구성된 수학과 세미나 과목을 수강했었다. 강연 중에 우리 학교 교수님이자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이신 박형주 교수님의 ”세계수학자대회(ICM)를 통해 본 현대 수학과 난제 의 역사“라는 강연이 있었는데, 교수님의 소개로 우연히 세계수학자대회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수학과 학생으로서 세계수학자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는 말이 나왔을 때,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 생각되어 꼭 참가하고 싶었는데 이런 나에게 자원봉사자는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다. 1차 서류전형, 2차 영어면접과 두 차례의 사전교육을 거치고 난 뒤, 8월 11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자원봉사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는 수학자와 대화도 해보았다. 내가 불과 몇 분 전에 대화한 사람들이 전
나의 ICM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학자라고 생각하니 내가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여하
우리 학교에서도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를 신청하였고, 교수
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또 다른 신기한 점은 나라와 상관없이 여러 수
님들과 학부생들도 일반참가자로 많이 와서 쉬는 시간이나 자원봉사 일
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었다. 3시간 내내 얘기
이 없는 날에 같이 전시장을 구경하고 강연을 들었다. 나는 대중강연 2개
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행사가 끝났는데도 계속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
와 초청강연 3개를 들었는데, 한글 자막이 나오는 대중강연은 이해하기
었다. 담당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런 자리에서 유명한 수학자 근처에 사람
가 비교적 쉬운 반면 초청강연은 전문적인 수학내용을 다루다 보니 내용
들이 모여들기 마련이고, 실제 수학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동연
을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처음 들었던 강연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해
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강연 도중에 나왔었지만 마지막 강연은 어떻게라도 이해해보려고 필기까 지 하면서 들었다. 필기를 하니 처음 5분 정도는 따라가는 듯 했지만 역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행사는 개막식이었다. 필즈상 시상
시나 나머지 부분은 이해하지 못했다. 강연에서의 경험을 통해 수학이란
식이 있는데다 대통령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기 때문이
학문은 깊고, 난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4년 뒤 ICM에서는
었다. 그날은 개막식이 오전인지라 새벽 6시 반까지 출근을 해야 했고, 귀
내 연구 분야의 강연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계속 꾸준히 공부해야겠
빈들이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개막식장 입구에서 공항 검색대처럼 경호원
다고 다짐했다. 우리 학교에도 Math Colloquium과 같이 좋은 수학강연이
세계수학자대회란?
들의 검사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무전기를 상시 착
많이 열리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런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었다. 앞으로
국제수학연맹(IMU)에서 주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이하 ICM)는 기초과학
용하여 지시대로 움직였는데 세팅을 도와주고, VIP들을 알맞은 자리로 안
는 완벽히 이해를 못 하더라도 이런 강연들을 최대한 많이 들어볼 생각
분야 최대의 국제학술대회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그동안 일어났던 중요한 수학적 업적들을 평가 및 시상하고,
내하거나 기타 질문들을 답해주었다. 질문을 대비해 미리 의료실, Child
이다.
다양한 토론과 강연들이 열린다. ICM은 “수학계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데 특히 수학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Care Room, 사무국 등의 위치를 숙지하고, 간단한 영어표현들을 미리 준
필즈상(Fields Medal)과 네반리나상(Rolf Nevanlinna Prize), 가우스상(Carl Friedrich Gauss Prize), 천상(Chern Medal
비하기도 하였다. 전 세계에서 온 5,000여 명의 참가들이 넓은 코엑스 홀
9일간의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세계수학자대회의 여
Award) 등의 시상식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즈상은 지난 4년간 수학계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수
을 꽉 채웠고, 주요인사 소개와 환영사를 한 뒤에 필즈상 시상이 시작되었
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여되는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노벨상과는 다르게 40세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나이제약이 있다. 이 외에 네반리나상은
다. 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필즈상 시상을 우리나라에서 하는
느꼈다. 세계적인 수학자들의 기운을 받아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공부할
수리정보 분야, 가우스상은 응용수학 분야, 천상은 기하학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수여된다. 주요 학술
데다 그 광경을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스크린
것이고 이번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관
프로그램으로는 기조강연, 초청강연, 일반강연, 패널토론이 있다.
에서 필즈메달이 빙글빙글 돌다가 정적과 함께 화면이 검은색으로 변했
심을 가졌으면 한다.
고, 몇 초 뒤 수상자의 이름이 나왔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아르투르
자원봉사자 활동
아빌라(Artur Avila), 만줄 바르가바(Manjul Bhargava), 마틴 헤어러(Martin
세계수학자대회인 만큼 자원봉사자 파트도 다양했는데 공식사교행사, 회의장, 안내데스크, 사무국, 전시, 등록, 동선
Hairer), 마리암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가 올해의 필즈상 수상자
안내, 식음료 등이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공식사교행사 파트를 맡았는데 환영리셉션, 개막식, 공식만찬, 폐막식과
로 선정되었다. 특히 마리암 미르자카니는 필즈상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
같이 세계수학자대회 주요 행사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하였다. 다른 파트와는 다르게 행사장 안에서 자원봉
상자라고 한다. 이어서 네반리나상(Rolf Nevanlinna Prize), 가우스상(Carl
사를 하다 보니 세계적인 수학자들이나 우리나라 귀빈과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각 행사를 자세히 볼 수도 있었다.
Friedrich Gauss Prize), 천상(Chern Medal Award)의 시상도 하였다.
난생 처음 무전기도 차보고, 모든 걸 영어로 해야 되니 설레면서 한편으론 긴장도 되었다. 또 다른 공식행사 중 하나인 공식만찬 때는 VIP자리 확인, 타악기 공연팀 제일 처음 투입되었던 행사는 환영리셉션이었는데, 개막식 하루 전날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자리라 여러 음식과 칵
과 국기원 태권도팀의 무대 세팅과 리허설 준비를 도와주었고, 폐회식 때
글•김민석
테일 등이 뷔페식으로 제공되었다. 우리는 환영리셉션장 안에 서 있다가 간단한 질문을 받곤 했다. 나는 편의점이
는 포디움과 탁자 등 간단한 세팅을 도와주었다.
수학과 12학번
어디인가요? 화장실이 어디인가요? 와 같은 질문을 받기도 했고, 몇 학년이고 과가 어디니? 등 나에 관해서 물어보
PASSION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4 I 45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스로를 재발견하라 재발견이라는 말은 어떤 사실이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다는 뜻이다. 한 번쯤은 주위의 어떤 친구가 의 외의 새롭고 멋진 모습을 보일 때 ‘아니, 쟤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하고 놀랄 때가 있었을 것이다. 우 리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의 모습도 재발견 해나가야 한 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내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아니, 내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고 놀 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을 재발견할 때 스스로에게 느끼는 놀라움과 희열은 다른 사람을 재발견 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나는 우리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 무한한 소질과 잠재력 속에서 어떤 것 은 우연히 일찍 꽃을 피워 드러나지만, 어떤 것은 아주 뒤늦게 깨닫거나, 아예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가기 도 한다. 당연히 우리는 이런 잠재력들이 더욱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스스로를 자극해 야 한다. 자신의 잠재력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는 낯설고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일단 새로운 것에 부딪혀 봐야지만 새로운 나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항상 익숙한 안전지대(comfort zone)에만 머무르고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해서는 결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리 없다. 나는 나를 재발견하는 신기한 경험을 내 첫 번째 밴드 공연이었던 대학교 3학년 봄축제 무대에서 했다. 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은 좋아했지만, 어릴 적부터 굳이 남들 앞에 나서는 성격은 아니었다. 사람들 앞 에서 내 주장이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편도 아니었고, 타고난 카리스마가 있는 성격은 더더욱 아니었 다. 사실은 지금도 평소 성격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 시절, 컴퓨터공학과의 친구가 밴드를 결성해서 포스텍 축제 전야제의 무대에 서보자는 이야기를 학과 게시판에 올렸을 때, 나도 모르 게 그만 ‘내가 보컬을 하겠다’는 답글을 달아버렸다. 물론 나는 그 전에는 밴드 활동을 해본 적도, 사람 들 앞에서 공연을 해본 적도 없었다. 사실 내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한 번 해보 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아저씨, 주짓수를 시작하다
그렇게 우리의 ‘Error Band’는 결성되었다. 전자 기타, 통기타, 베이
물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혹시 도전했다가
스, 드러머, 키보드를 친구들이 각각 맡았고, 나는 그 친구들의 앞에
실패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무엇보다 실패하면 시쳇말로 쪽 팔리는
서 노래 하는 보컬이 되었다. 공연을 앞두고서 연습은 꽤 많이 했지
것도 걱정이다. 내가 격투기의 일종인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처음 시
만, D-day가 다가올수록 걱정은 커져만 갔다. 걱정하는 내게 공연
작했을 때가 30살 가까이 되었을 때였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일본
경험이 많았던 친구가 너무도 의미 심장한 말을 해줬다.
의 유도가 브라질에 정착되어 계승 발전된 격투기로, 타격 기술 없
‘네가 무대 위에 올라가서 어떤 모습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대
이 그라운드에서 뒹굴며 상대의 관절을 꺾거나, 졸라서 항복을 받아
위에서 자신의 실력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고, 무대
내는 그래플링 계열의 무술이다. 오늘날에는 UFC 같은 종합격투기
위에서 평소 실력도 다 못 보여 주는 사람이 있어. 확실한 것은 그건
선수들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결국 그렇게 늦
무대 위에 올라가야만 알 수 있다는 거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은 나이에 시작한 주짓수를 수련하기로 결심한 것도 큰 도전이었지
절대 모르는 거야’
만, 시합에 출전했던 것은 더욱 큰 도전이었다. 시합 전날 밤, 체중
결과적으로 이는 너무도 정확한 말이었다. 공연 당일, 날이 어둑어둑
감량을 위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침대에 누운 나는 긴장감 때문에
해질 무렵 78계단 앞에 설치된 무대 앞에는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
한숨도 잘 수 없었다. 하지만 정작 시합 당일 내 이름이 호명되고 매
로 가득 차 있었다. 공연 직전 무대에서 들리는 그 관객들의 소리를
트 위에 올라가 상대와 단 둘이 섰을 때, 나는 의외로 담담하고 냉정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긴장과 흥분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그 소리
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처음 출전했던 대회의
를!
-70kg급 화이트벨트 마스터 부분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드디어 내가 무대 위에 올라, 조명을 받으며 무대 중간에 놓여진 마
내가 연습했던 트라이앵글 초크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낼 때의 기쁨
이크를 잡았을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내 마
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모든 것이 내가 도전하지 않았다
음이 너무도 편안해지는 것이었다. 무대 위가 마치 내가 오래 전부터
면, 그냥 가슴 속에만 간직하고 있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것들
살아왔던 곳처럼 느껴졌다. 내 발 아래에 있는 관객들의 기대에 찬
이었다.
얼굴이 하나하나 또렷하게 보였다. 그 중에 군데군데 끼어 있는 내 친구들의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연습했던 것이 모두 기억이 났고,
작은 것부터 도전을 시작하자
가슴 속에서는 편안한 자신감이 넘쳐났다. 모든 관객들이 나를 바라
이렇게 우리는 전혀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자신을 맡김으
보는 시선과 그들에게서 기분 좋은 기대감이 느껴졌다. 나는 속으로
로써,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외쳤다.
모습을 하나씩 재발견해나가는 그 과정은 너무도 즐겁고 기쁜 것이
‘그래 너희가 원한다면, 내가 보여주마!’
다. 이런 경험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또 숨겨진 내 모습에는 무엇이
그렇게 내 인생의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공연이 잘 끝난 것
있을까’ 하고 자꾸만 궁금해지게 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도 기뻤지만, 나는 전혀 몰랐던 의외의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정말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익숙해
깜짝 놀랐다. 흔히 ‘무대 체질’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알고 보
지고 또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니 다름 아닌 내가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그런 ‘무대
새로운 도전이라고 해서 반드시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너도나도
체질’이었던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거나 격투기 대회에 나가야 한다는
그 이후로 나는 기회가 있을 때 크고 작은 무대에 많이 오르며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것들에서도 조차 우리의 새
기질을 한껏 발휘했다. 재즈 댄스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재즈 댄스
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공연을 하기도 했고, 대학원에 와서도 밴드를 결성해 공연을 했다.
이를테면, 예전에 먹어보지 않던 그리스 음식을 먹어볼 수도 있고,
또한 크고 작은 교내외 행사의 사회자로서도 많은 무대에 섰다. 신입
항상 집에 가는 길과는 다른 골목길을 택해서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생 오리엔테이션의 행사 진행이나, 심지어는 포스텍 신입생 300명
도 있다. 나와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전원을 대상으로 레크레이션 게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내 인생
도 있다. 일상적인 일들에서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고, 늘상 하던 일
의 첫 번째 공연 무대에 오르기 전의 나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
도 어떻게든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시도하는 것에서 이 모든 노력
들이었다.
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최윤섭 박사님의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puredrive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 최윤섭(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 팀장)
PASSION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4 I 45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스로를 재발견하라 재발견이라는 말은 어떤 사실이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다는 뜻이다. 한 번쯤은 주위의 어떤 친구가 의 외의 새롭고 멋진 모습을 보일 때 ‘아니, 쟤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하고 놀랄 때가 있었을 것이다. 우 리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의 모습도 재발견 해나가야 한 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내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아니, 내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고 놀 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을 재발견할 때 스스로에게 느끼는 놀라움과 희열은 다른 사람을 재발견 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나는 우리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 무한한 소질과 잠재력 속에서 어떤 것 은 우연히 일찍 꽃을 피워 드러나지만, 어떤 것은 아주 뒤늦게 깨닫거나, 아예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가기 도 한다. 당연히 우리는 이런 잠재력들이 더욱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스스로를 자극해 야 한다. 자신의 잠재력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는 낯설고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일단 새로운 것에 부딪혀 봐야지만 새로운 나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항상 익숙한 안전지대(comfort zone)에만 머무르고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해서는 결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리 없다. 나는 나를 재발견하는 신기한 경험을 내 첫 번째 밴드 공연이었던 대학교 3학년 봄축제 무대에서 했다. 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은 좋아했지만, 어릴 적부터 굳이 남들 앞에 나서는 성격은 아니었다. 사람들 앞 에서 내 주장이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편도 아니었고, 타고난 카리스마가 있는 성격은 더더욱 아니었 다. 사실은 지금도 평소 성격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 시절, 컴퓨터공학과의 친구가 밴드를 결성해서 포스텍 축제 전야제의 무대에 서보자는 이야기를 학과 게시판에 올렸을 때, 나도 모르 게 그만 ‘내가 보컬을 하겠다’는 답글을 달아버렸다. 물론 나는 그 전에는 밴드 활동을 해본 적도, 사람 들 앞에서 공연을 해본 적도 없었다. 사실 내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한 번 해보 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아저씨, 주짓수를 시작하다
그렇게 우리의 ‘Error Band’는 결성되었다. 전자 기타, 통기타, 베이
물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혹시 도전했다가
스, 드러머, 키보드를 친구들이 각각 맡았고, 나는 그 친구들의 앞에
실패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무엇보다 실패하면 시쳇말로 쪽 팔리는
서 노래 하는 보컬이 되었다. 공연을 앞두고서 연습은 꽤 많이 했지
것도 걱정이다. 내가 격투기의 일종인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처음 시
만, D-day가 다가올수록 걱정은 커져만 갔다. 걱정하는 내게 공연
작했을 때가 30살 가까이 되었을 때였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일본
경험이 많았던 친구가 너무도 의미 심장한 말을 해줬다.
의 유도가 브라질에 정착되어 계승 발전된 격투기로, 타격 기술 없
‘네가 무대 위에 올라가서 어떤 모습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대
이 그라운드에서 뒹굴며 상대의 관절을 꺾거나, 졸라서 항복을 받아
위에서 자신의 실력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고, 무대
내는 그래플링 계열의 무술이다. 오늘날에는 UFC 같은 종합격투기
위에서 평소 실력도 다 못 보여 주는 사람이 있어. 확실한 것은 그건
선수들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결국 그렇게 늦
무대 위에 올라가야만 알 수 있다는 거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은 나이에 시작한 주짓수를 수련하기로 결심한 것도 큰 도전이었지
절대 모르는 거야’
만, 시합에 출전했던 것은 더욱 큰 도전이었다. 시합 전날 밤, 체중
결과적으로 이는 너무도 정확한 말이었다. 공연 당일, 날이 어둑어둑
감량을 위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침대에 누운 나는 긴장감 때문에
해질 무렵 78계단 앞에 설치된 무대 앞에는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
한숨도 잘 수 없었다. 하지만 정작 시합 당일 내 이름이 호명되고 매
로 가득 차 있었다. 공연 직전 무대에서 들리는 그 관객들의 소리를
트 위에 올라가 상대와 단 둘이 섰을 때, 나는 의외로 담담하고 냉정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긴장과 흥분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그 소리
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처음 출전했던 대회의
를!
-70kg급 화이트벨트 마스터 부분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드디어 내가 무대 위에 올라, 조명을 받으며 무대 중간에 놓여진 마
내가 연습했던 트라이앵글 초크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낼 때의 기쁨
이크를 잡았을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내 마
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모든 것이 내가 도전하지 않았다
음이 너무도 편안해지는 것이었다. 무대 위가 마치 내가 오래 전부터
면, 그냥 가슴 속에만 간직하고 있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것들
살아왔던 곳처럼 느껴졌다. 내 발 아래에 있는 관객들의 기대에 찬
이었다.
얼굴이 하나하나 또렷하게 보였다. 그 중에 군데군데 끼어 있는 내 친구들의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연습했던 것이 모두 기억이 났고,
작은 것부터 도전을 시작하자
가슴 속에서는 편안한 자신감이 넘쳐났다. 모든 관객들이 나를 바라
이렇게 우리는 전혀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자신을 맡김으
보는 시선과 그들에게서 기분 좋은 기대감이 느껴졌다. 나는 속으로
로써,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외쳤다.
모습을 하나씩 재발견해나가는 그 과정은 너무도 즐겁고 기쁜 것이
‘그래 너희가 원한다면, 내가 보여주마!’
다. 이런 경험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또 숨겨진 내 모습에는 무엇이
그렇게 내 인생의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공연이 잘 끝난 것
있을까’ 하고 자꾸만 궁금해지게 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도 기뻤지만, 나는 전혀 몰랐던 의외의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정말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익숙해
깜짝 놀랐다. 흔히 ‘무대 체질’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알고 보
지고 또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니 다름 아닌 내가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그런 ‘무대
새로운 도전이라고 해서 반드시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너도나도
체질’이었던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거나 격투기 대회에 나가야 한다는
그 이후로 나는 기회가 있을 때 크고 작은 무대에 많이 오르며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것들에서도 조차 우리의 새
기질을 한껏 발휘했다. 재즈 댄스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재즈 댄스
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공연을 하기도 했고, 대학원에 와서도 밴드를 결성해 공연을 했다.
이를테면, 예전에 먹어보지 않던 그리스 음식을 먹어볼 수도 있고,
또한 크고 작은 교내외 행사의 사회자로서도 많은 무대에 섰다. 신입
항상 집에 가는 길과는 다른 골목길을 택해서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생 오리엔테이션의 행사 진행이나, 심지어는 포스텍 신입생 300명
도 있다. 나와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전원을 대상으로 레크레이션 게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내 인생
도 있다. 일상적인 일들에서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고, 늘상 하던 일
의 첫 번째 공연 무대에 오르기 전의 나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
도 어떻게든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시도하는 것에서 이 모든 노력
들이었다.
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최윤섭 박사님의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puredrive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 최윤섭(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 팀장)
PASSION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46 I 47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당신의 삶에 물음을 던지다 고단한 아침을 깨우는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 퉁퉁 부어 무거워진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리고 아침은 그저 먹는 시늉 을 할 뿐이다.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도착한 곳은 모두가 같은 복장, 같은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는 학교. 칠판에 적힌 것을 멍하니 공책에 옮겨 적고, 다음 교시에도 적고 또 적는다. 그렇게 모든 수업이 끝나면 자습, 학원, 과외 등 저마다의 길을 향하지만 결국 내일이 밝아오면 또 다시 겪게 되는 일상일 뿐이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너무도
살고 싶다. 이 네 글자를 읽는 순간 나는 얼마 전 진행했
쉽게 잊어버린다. 바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
던 상담센터 인터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하루 에도 수십 번, 우리를 둘러싼 여러 요소들은 삶을 위협하며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 꼭 ‘죽고 싶다’는 생각만 존재하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수많은 생명체가 삶과 죽
는 것은 아니에요. 반대로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으로
음의 경계에서 죽음의 편에 떨어지고 있다. 하나의 생명체
‘살고 싶다’는 의지도 존재하죠. 우리는 그 가능성을 붙잡
로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인 것이다.
는 거예요.”
<살고 싶다>에 등장하는 필립도 일상에 갇혀 ‘살아있음’을
선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살고 싶었다. 다만 지금의 삶
잊은 사람 중 하나였다. 군복무 중이던 그는 무릎을 다쳐
이 아닌 다른 방식,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었던 것이다.
두 차례나 후송된다. 몇 달간의 병원 신세 덕분에 경험 없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우리는 살아있음조차
날도 어김없이 필립은 근무를 서고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인식하지 못한다. <살고 싶다>는 그런 당신에게 제목만큼
검은 그림자는 필립에게 그가 머물렀던 병원에 가서 어떤
이나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삶은 어디로부터 시
사건을 조사해줄 것을 부탁한다. 필립은 병원에서 가까이
작되어 어떻게 흘러가는가. 삶에 대한 단순한 욕구가 아니
지냈던 선한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한다. 선한은 시
라 어떠한 목표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구체적인 의
와 그림을 좋아하던 청년이었다. 그는 늘 파란 노트를 가
지에 대해 되묻는다. 당신은 어떠한가. 생각보다 ‘본질적
48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지고 다니며 무언가를 적고 그렸다. 필립이 보여 달라고
인’ 삶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
부탁해도 그저 자신이 좋아하던 시, ‘귀천’을 읊어줄 뿐이
에 많이 놀랄 것이다.
김기흥 교수 에볼라? 인간의 개발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50
Science Black Box
었다. 필립은 두 번의 후송에서 모두 선한을 만났다. 하지 만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그는 선한을 만날 수 없었다. 선한이 자살했기 때문이다.
김민정 과학자 VS 과학자
52
It’s IT
다. 그토록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읊조리던 선한에게
이지수 스마트 워치,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되다
한 온갖 방해를 이겨내고 선한이 여러 사람의 음모에 의 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선한이 이 세상에
화학과 12학번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필립은 선한의 흔적을 하나씩 따라가며 그의 죽음을 쫓는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결국 필립은 진실을 숨기기 위
글•지은경
Plus
는 고참이 된 그는 스스로를 야간 근무에 몰아넣는다. 그
남긴 마지막 흔적은 ‘살고 싶다’라는 네 글자였다. 아이러 니하게도 그는 ‘살고 싶다’고 적은 뒤 목을 매었다.
54
Marcus
이시우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PASSION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46 I 47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4
당신의 삶에 물음을 던지다 고단한 아침을 깨우는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 퉁퉁 부어 무거워진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리고 아침은 그저 먹는 시늉 을 할 뿐이다.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도착한 곳은 모두가 같은 복장, 같은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는 학교. 칠판에 적힌 것을 멍하니 공책에 옮겨 적고, 다음 교시에도 적고 또 적는다. 그렇게 모든 수업이 끝나면 자습, 학원, 과외 등 저마다의 길을 향하지만 결국 내일이 밝아오면 또 다시 겪게 되는 일상일 뿐이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너무도
살고 싶다. 이 네 글자를 읽는 순간 나는 얼마 전 진행했
쉽게 잊어버린다. 바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
던 상담센터 인터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하루 에도 수십 번, 우리를 둘러싼 여러 요소들은 삶을 위협하며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 꼭 ‘죽고 싶다’는 생각만 존재하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수많은 생명체가 삶과 죽
는 것은 아니에요. 반대로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으로
음의 경계에서 죽음의 편에 떨어지고 있다. 하나의 생명체
‘살고 싶다’는 의지도 존재하죠. 우리는 그 가능성을 붙잡
로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인 것이다.
는 거예요.”
<살고 싶다>에 등장하는 필립도 일상에 갇혀 ‘살아있음’을
선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살고 싶었다. 다만 지금의 삶
잊은 사람 중 하나였다. 군복무 중이던 그는 무릎을 다쳐
이 아닌 다른 방식,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었던 것이다.
두 차례나 후송된다. 몇 달간의 병원 신세 덕분에 경험 없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우리는 살아있음조차
날도 어김없이 필립은 근무를 서고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인식하지 못한다. <살고 싶다>는 그런 당신에게 제목만큼
검은 그림자는 필립에게 그가 머물렀던 병원에 가서 어떤
이나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삶은 어디로부터 시
사건을 조사해줄 것을 부탁한다. 필립은 병원에서 가까이
작되어 어떻게 흘러가는가. 삶에 대한 단순한 욕구가 아니
지냈던 선한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한다. 선한은 시
라 어떠한 목표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구체적인 의
와 그림을 좋아하던 청년이었다. 그는 늘 파란 노트를 가
지에 대해 되묻는다. 당신은 어떠한가. 생각보다 ‘본질적
48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지고 다니며 무언가를 적고 그렸다. 필립이 보여 달라고
인’ 삶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
부탁해도 그저 자신이 좋아하던 시, ‘귀천’을 읊어줄 뿐이
에 많이 놀랄 것이다.
김기흥 교수 에볼라? 인간의 개발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50
Science Black Box
었다. 필립은 두 번의 후송에서 모두 선한을 만났다. 하지 만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그는 선한을 만날 수 없었다. 선한이 자살했기 때문이다.
김민정 과학자 VS 과학자
52
It’s IT
다. 그토록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읊조리던 선한에게
이지수 스마트 워치,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되다
한 온갖 방해를 이겨내고 선한이 여러 사람의 음모에 의 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선한이 이 세상에
화학과 12학번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필립은 선한의 흔적을 하나씩 따라가며 그의 죽음을 쫓는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결국 필립은 진실을 숨기기 위
글•지은경
Plus
는 고참이 된 그는 스스로를 야간 근무에 몰아넣는다. 그
남긴 마지막 흔적은 ‘살고 싶다’라는 네 글자였다. 아이러 니하게도 그는 ‘살고 싶다’고 적은 뒤 목을 매었다.
54
Marcus
이시우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PLUS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48 I 49
에볼라? 인간의 개발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도 당시에 740만명이 감염되었고 14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인 공중보건의 비상상태”라고 선언하면서 수많은 전세계 언론들은 에 더욱 더 큰 문제는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바이러스가 너무 많다는
볼라 바이러스를 마치 인류에게 다가온 대재앙처럼 떠들고 있을까? 언론
것이다. 특히 인간과의 공존이 쉽지 않은 바이러스가 수없이 많다는 사실
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보도하는 방식을 자세히 보면 이 질병이 갖
이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이용해서 자신의 생존과 종의 확장이라는 목표
는 의미를 알 수 있다. 언론의 관심은 바이러스가 갖는 그 치명성과 위험
를 성취하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한꺼번에 숙주를 과도하게 이용하면서
성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질병이 발생한 국가의 주술적 장례행위 및 과일
단시간에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결국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인 숙
박쥐사냥과 같은 이국적인 관습이 이 질병확산의 원인이라고 묘사하면서
주를 파괴하면서 자신도 파괴된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큰 피해를 주는
서구중심적인 시각에서 이른바 ‘야만적’ 질병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이
바이러스의 대표주자가 에볼라 바이러스일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
국성과 야만적 질환, 즉 아프리카의 질병이라는 생각은 지난 40년간 희귀
음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76년 당시 자이레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와 남
성 감염성 질환으로 분류되어 방치되었다. 이번 에볼라 확산이 서구사회
부 수단에서 새로운 출혈열이 발생하면서 600여명의 사람들이 이 질병에
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서둘러 개발중인 실험용 약물을 이례
감염되었고 치사율은 80%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이 바
적으로 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더구나 실험용으로 생산된 극
이러스는 전신출혈과 면역체계를 파괴시켜 10일 안에 생명을 앗아간다.
히 소량의 약물인 지맵 (ZMapp)이라는 약물의 혜택은 본 환자는 이곳의
에볼라 바이러스의 강력한 감염력과 치사율 때문에 가장 위험한 수준의
일반 환자들이 아니었다. 대신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미국인 의사와
병원체로 분류되고 있다. 문제는 수십 년간에 걸친 과학자들의 연구와 노
간호사, 스페인인 사제와 영국인 간호사를 비롯한 극소수의 환자들만 이
력에도 불구하고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고
약물치료를 받았다. 미국과 영국으로 이송되어 극진한 (?) 치료를 받은 세
작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보유숙주가 박쥐
명의 환자들은 무사히 에볼라로부터 회복되었다. 만일 이 질병이 유럽이
라는 것과 이 바이러스는 고릴라와 침팬지 및 일부 영양을 감염시킬 수
나 미국의 어떤 지역에서 발생했다면 환자들을 이렇게 방치해 놓을 수 있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방어와 대처방식도 현대 의학과 생물학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면서 더욱더 세련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이처럼 희귀하지만 치명적인 에볼라 질
을까?
강고해졌다. 파스퇴르와 코흐가 질병의 발생원인이 세균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질병에 대한 우리의 개념
환은 공포의 대상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을 뿐 실질적인 치료제나
은 혁명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세균발견 이후 많은 세균성 전염병의 정체 및 원인이 밝혀지면서 당시 유럽인
백신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간과 바이러스는 이미 처음부터 함께 한 일종의 동거자였다. 바이러스라면 항상 인 간에 감염을 일으켜 질병으로 연결되고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생 각해왔다. 인류의 역사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고난과 고통을 겪었지만 가장 인류를 괴롭힌 것은 아마도 질병이었을 것이다. 인간이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곳을 떠 돌아 다니던 인간이 한 곳에 정착하면서 인간에게 전염병의 위협은 더욱 증가했다. 그 후 7천년 동안 인간의 사회와 문명의 발달과 도시화로 접촉빈도는 더욱더 증가하 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전염병의 발생 가능성은 증폭되었다. 아마도 인간과 바이러스의 관계는 지속적인 긴장관계였을 것이며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진 화를 했고, 또 바이러스도 인간을 숙주로 삼기 위해 빠르게 진화했을 것이다.
인문사회학부 교수
우리가 좀더 자세히 이 질병의 확산과정을 살펴본다면 한 가지 중요한 의 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중앙 아프리카의 밀림지대 오지에서 인간에게
들을 괴롭혔던 콜레라와 결핵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19세기에 네덜란드의 미생물학자
글•김기흥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왜 세계보건기구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전세계
였던 마르티누스 베이에링크는 기존의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와는 다른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생명체를
지난 2013년 12월 겨울에 서아프리카의 가나에서 일어난 에볼라 바이러스
질병을 일으켰던 에볼라 바이러스가 어떻게 아프리카의 도시지역으로 확
발견한다. 이 병원체는 다른 세균이나 박테리아와는 훨씬 작은 미지의 물질로 소아마비나 구제역을 일으키
는 바로 인접국가인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세네갈로 매우 빠르게 확
산될 수 있었을까? 에볼라는 중앙 아프리카의 밀림지역에 서식하는 박쥐
는 원인물질, 즉 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는 매우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간단히 유전물질과 단백질막이
산되었다. 그리고 서아프리카 최대 인구가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로 확산
나 영장류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서식지인 중
전부로 바이러스는 간단한 구조로 인해서 자체적으로 자기생명을 복제하여 성장하거나 생식할 수 없다. 표
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는 단순히 국지적으로 질병이 아닌 국제적인 위
앙아프리카의 밀림지대는 매우 빠른 속도록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면적으로 바이러스는 항상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것은 바이러스의 운명에
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사망한 사람은 2,218명에 이르렀으며
는 매년 약 100만 헥타르 정도 넓이의 숲이 산림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
서 기인한다. 바이러스는 항상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자신들이 증식할 수 있는 숙주가 필요하다. 기생을 하면
감염자의 숫자도 거의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결국 세계보건기구는 지
라져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에볼라 바이러스를 보
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바이러스에게 인간과 같은 숙주는 절실하게 필요한 생존의 조건이면서 삶의 터
난 9월 10일에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세계적인 공중보건상의 비상사
균하고 있는 동물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결국 현재
전 같은 곳이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과학적 이해가 증가하면서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에 대
태로 선포했다. 서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담당자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질병의 확산은 인간의 과도한 개발
한 이해와 치료법도 급속도로 발달해왔다.
이 이 질병에 감염되면서 전체적인 공중보건체계가 흔들리는 위기상황으
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런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로 이어지고 있다. 언론은 에볼라의 확산에 대해 대서특필하면서 세계적
1997년 콩고민주공화국에 확산되었던 천연두와 유사한 질병은 원숭이 두
그러나 의학지식과 생명과학의 발달은 반드시 완전한 해결책을 우리에게 제시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바
인 대유행의 가능성까지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창 (monkeypox)라 불리는 바이러스가 인간에 침입한 결과였다. 이 질병
이러스가 어떻게 자신을 재생산하고 살아남는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상당부분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여 인
빠르게 질병을 일으키고 짧은 시간 내에 숙주를 완전히 파괴하지만 이러
은 콩고강 지류에서 3주 동안 항해해야 도달할 수 있는 밀림 속의 오지에
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켰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지
한 급속한 파괴력은 자신의 생식과 재생산의 중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에
서 일어난 인간과 원숭이 사이의 접촉이 그 원인이었다. 또한 전세계적으
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바이러스의 숫자는 5,000종이 넘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존재하는 바이
볼라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이 아니다. 직접적 접촉을 통
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병원체인 HIV
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는 상황도 냉혹한 현실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독감 바이러스는 일상
해서 침이나 땀, 혈액과 같은 체액과 접촉을 해야만 전염되는 질병이다.
바이러스는 원숭이를 숙주로 삼는 유사한 바이러스인 SIV가 인간에게 전
적으로 인간에게 감기와 독감을 일으키고 이와 연관되는 부작용을 일으켜 피해를 준다. 우리는 간단하게 약
즉, 이것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입할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을 갖도
이되어 발생한 질병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모든 바이
을 통해 독감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때로는 인간에게
록 진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현재 서아프리카에서 벌어지
러스의 전파과정은 인간의 과도한 개발과 산림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 1918년과 1919년에 전세계에 걸쳐 확산되었던 스페인 독감은 당시 벌
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대유행은 확산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제한
결국 에볼라 바이러스의 어두운 측면은 인간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과일
어진 1차 세계대전 동안 발생한 전쟁사망자 850만명보다 훨씬 많은 5,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한국에서
적인 확산으로 끝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것이다.
PLUS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48 I 49
에볼라? 인간의 개발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말
도 당시에 740만명이 감염되었고 14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인 공중보건의 비상상태”라고 선언하면서 수많은 전세계 언론들은 에 더욱 더 큰 문제는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바이러스가 너무 많다는
볼라 바이러스를 마치 인류에게 다가온 대재앙처럼 떠들고 있을까? 언론
것이다. 특히 인간과의 공존이 쉽지 않은 바이러스가 수없이 많다는 사실
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보도하는 방식을 자세히 보면 이 질병이 갖
이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이용해서 자신의 생존과 종의 확장이라는 목표
는 의미를 알 수 있다. 언론의 관심은 바이러스가 갖는 그 치명성과 위험
를 성취하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한꺼번에 숙주를 과도하게 이용하면서
성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질병이 발생한 국가의 주술적 장례행위 및 과일
단시간에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결국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인 숙
박쥐사냥과 같은 이국적인 관습이 이 질병확산의 원인이라고 묘사하면서
주를 파괴하면서 자신도 파괴된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큰 피해를 주는
서구중심적인 시각에서 이른바 ‘야만적’ 질병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이
바이러스의 대표주자가 에볼라 바이러스일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
국성과 야만적 질환, 즉 아프리카의 질병이라는 생각은 지난 40년간 희귀
음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76년 당시 자이레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와 남
성 감염성 질환으로 분류되어 방치되었다. 이번 에볼라 확산이 서구사회
부 수단에서 새로운 출혈열이 발생하면서 600여명의 사람들이 이 질병에
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서둘러 개발중인 실험용 약물을 이례
감염되었고 치사율은 80%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이 바
적으로 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더구나 실험용으로 생산된 극
이러스는 전신출혈과 면역체계를 파괴시켜 10일 안에 생명을 앗아간다.
히 소량의 약물인 지맵 (ZMapp)이라는 약물의 혜택은 본 환자는 이곳의
에볼라 바이러스의 강력한 감염력과 치사율 때문에 가장 위험한 수준의
일반 환자들이 아니었다. 대신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미국인 의사와
병원체로 분류되고 있다. 문제는 수십 년간에 걸친 과학자들의 연구와 노
간호사, 스페인인 사제와 영국인 간호사를 비롯한 극소수의 환자들만 이
력에도 불구하고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고
약물치료를 받았다. 미국과 영국으로 이송되어 극진한 (?) 치료를 받은 세
작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보유숙주가 박쥐
명의 환자들은 무사히 에볼라로부터 회복되었다. 만일 이 질병이 유럽이
라는 것과 이 바이러스는 고릴라와 침팬지 및 일부 영양을 감염시킬 수
나 미국의 어떤 지역에서 발생했다면 환자들을 이렇게 방치해 놓을 수 있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방어와 대처방식도 현대 의학과 생물학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면서 더욱더 세련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이처럼 희귀하지만 치명적인 에볼라 질
을까?
강고해졌다. 파스퇴르와 코흐가 질병의 발생원인이 세균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질병에 대한 우리의 개념
환은 공포의 대상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을 뿐 실질적인 치료제나
은 혁명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세균발견 이후 많은 세균성 전염병의 정체 및 원인이 밝혀지면서 당시 유럽인
백신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간과 바이러스는 이미 처음부터 함께 한 일종의 동거자였다. 바이러스라면 항상 인 간에 감염을 일으켜 질병으로 연결되고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생 각해왔다. 인류의 역사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고난과 고통을 겪었지만 가장 인류를 괴롭힌 것은 아마도 질병이었을 것이다. 인간이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곳을 떠 돌아 다니던 인간이 한 곳에 정착하면서 인간에게 전염병의 위협은 더욱 증가했다. 그 후 7천년 동안 인간의 사회와 문명의 발달과 도시화로 접촉빈도는 더욱더 증가하 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전염병의 발생 가능성은 증폭되었다. 아마도 인간과 바이러스의 관계는 지속적인 긴장관계였을 것이며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진 화를 했고, 또 바이러스도 인간을 숙주로 삼기 위해 빠르게 진화했을 것이다.
인문사회학부 교수
우리가 좀더 자세히 이 질병의 확산과정을 살펴본다면 한 가지 중요한 의 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중앙 아프리카의 밀림지대 오지에서 인간에게
들을 괴롭혔던 콜레라와 결핵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19세기에 네덜란드의 미생물학자
글•김기흥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왜 세계보건기구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전세계
였던 마르티누스 베이에링크는 기존의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와는 다른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생명체를
지난 2013년 12월 겨울에 서아프리카의 가나에서 일어난 에볼라 바이러스
질병을 일으켰던 에볼라 바이러스가 어떻게 아프리카의 도시지역으로 확
발견한다. 이 병원체는 다른 세균이나 박테리아와는 훨씬 작은 미지의 물질로 소아마비나 구제역을 일으키
는 바로 인접국가인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세네갈로 매우 빠르게 확
산될 수 있었을까? 에볼라는 중앙 아프리카의 밀림지역에 서식하는 박쥐
는 원인물질, 즉 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는 매우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간단히 유전물질과 단백질막이
산되었다. 그리고 서아프리카 최대 인구가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로 확산
나 영장류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서식지인 중
전부로 바이러스는 간단한 구조로 인해서 자체적으로 자기생명을 복제하여 성장하거나 생식할 수 없다. 표
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는 단순히 국지적으로 질병이 아닌 국제적인 위
앙아프리카의 밀림지대는 매우 빠른 속도록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면적으로 바이러스는 항상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것은 바이러스의 운명에
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사망한 사람은 2,218명에 이르렀으며
는 매년 약 100만 헥타르 정도 넓이의 숲이 산림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
서 기인한다. 바이러스는 항상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자신들이 증식할 수 있는 숙주가 필요하다. 기생을 하면
감염자의 숫자도 거의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결국 세계보건기구는 지
라져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에볼라 바이러스를 보
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바이러스에게 인간과 같은 숙주는 절실하게 필요한 생존의 조건이면서 삶의 터
난 9월 10일에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세계적인 공중보건상의 비상사
균하고 있는 동물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결국 현재
전 같은 곳이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과학적 이해가 증가하면서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에 대
태로 선포했다. 서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담당자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질병의 확산은 인간의 과도한 개발
한 이해와 치료법도 급속도로 발달해왔다.
이 이 질병에 감염되면서 전체적인 공중보건체계가 흔들리는 위기상황으
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런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로 이어지고 있다. 언론은 에볼라의 확산에 대해 대서특필하면서 세계적
1997년 콩고민주공화국에 확산되었던 천연두와 유사한 질병은 원숭이 두
그러나 의학지식과 생명과학의 발달은 반드시 완전한 해결책을 우리에게 제시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바
인 대유행의 가능성까지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창 (monkeypox)라 불리는 바이러스가 인간에 침입한 결과였다. 이 질병
이러스가 어떻게 자신을 재생산하고 살아남는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상당부분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여 인
빠르게 질병을 일으키고 짧은 시간 내에 숙주를 완전히 파괴하지만 이러
은 콩고강 지류에서 3주 동안 항해해야 도달할 수 있는 밀림 속의 오지에
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켰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지
한 급속한 파괴력은 자신의 생식과 재생산의 중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에
서 일어난 인간과 원숭이 사이의 접촉이 그 원인이었다. 또한 전세계적으
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바이러스의 숫자는 5,000종이 넘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존재하는 바이
볼라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이 아니다. 직접적 접촉을 통
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병원체인 HIV
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는 상황도 냉혹한 현실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독감 바이러스는 일상
해서 침이나 땀, 혈액과 같은 체액과 접촉을 해야만 전염되는 질병이다.
바이러스는 원숭이를 숙주로 삼는 유사한 바이러스인 SIV가 인간에게 전
적으로 인간에게 감기와 독감을 일으키고 이와 연관되는 부작용을 일으켜 피해를 준다. 우리는 간단하게 약
즉, 이것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입할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을 갖도
이되어 발생한 질병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모든 바이
을 통해 독감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때로는 인간에게
록 진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현재 서아프리카에서 벌어지
러스의 전파과정은 인간의 과도한 개발과 산림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 1918년과 1919년에 전세계에 걸쳐 확산되었던 스페인 독감은 당시 벌
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대유행은 확산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제한
결국 에볼라 바이러스의 어두운 측면은 인간이 만들어낸 비극적 결과일
어진 1차 세계대전 동안 발생한 전쟁사망자 850만명보다 훨씬 많은 5,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한국에서
적인 확산으로 끝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것이다.
PLUS Science Black Box 50 I 51
과학자 VS 과학자 노벨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상을 타게 되는 것이 싫어 이공계 최고 영예의 상인 노벨상에 수학 분야를 만들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지난 겨울호에서 소개되었던 것처럼 프랭클린은 윌킨스와의 갈등 때문에 자신의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과학의 역사는 언뜻 지루하 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아도 이처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가득 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와 같은 과학자들 간의 대립 관계는 현대 사회의 사람 들로 하여금 커다란 흥미를 자아낸다. 이번 호 Science Black Box에서는 과학이 처음 만들어진 이래로 끊이지 않던 과학자들 사이의 대립과 그것이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과학자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살펴 보고자 한다.
써 유명세를 얻으려고 할 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비의 이론에 반
천재들의 내기
대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보수파였는데, 프림로즈는 젊은 의사였음에도
내기를 걸거나, 혹은 그 내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뒷받침
하비를 비난했다. 선천적인 성격 자체가 수용적이지 못하다는 의견도
되어야 한다. 물론 때로는 자존심 문제가 내기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있었고, 대학 총장으로부터 하비의 연구결과를 더 공부하라고 호되게
1600년,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는 그의 라이벌인 롱고몬타누스에게
혼나고 나서부터라는 말도 있었던 한편 자신을 버렸던 대학에 하비가
자신이 화성의 공전 궤도에 대한 공식을 8일 내에 완성할 수 있을 것
재직중이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이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이라 큰소리치며 내기를 걸었다. 그러나 실제로 케플러가 그것을 달성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비판이 아니라 자신의 사적인 감정으로부터
하는 데에는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가 내기에서 지고 어떤 손해
비롯된 비난이었음은 분명했다. 보수파는 갈레노스의 이론을 살리려
를 보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내기를 통해 케플러는 연
애를 썼다. 의사 리올랑은 당시에 사용되던 치료법을 위태롭게 만드는
구에 더 깊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연구결과는 후대의 과학
하비의 혈액 순환 이론을 짓누르려 했는데, 계속된 비난이 이어지자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차분한 성격의 하비도 더 이상 참아내기는 힘들었는지 목소리를 내며
영국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내기를 즐겼다. 호킹은 자신의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보수파의 자존심, 혹은 무조건적인 믿음 때문에
절친한 친구였던 손과도 내기를 했는데, 그것은 Cygnus X-1에 블랙홀
거부당하고 있던 하비의 이론이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이 내기는 자신의 전기를 집필한 라 르센이 ‘전설이 될 친선 내기’라고 칭하기도 하였다. 결과는 호킹의 승
두 번째는 없다?
리였고, 내기의 결과로 잡지의 구독권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한 번은 그
미적분학은 수학의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손꼽힌
의 동료였던 프레스킬이 호킹에게 내기를 걸어오기도 하였다. 그 내기
다. 수많은 현상 가운데 미적분학을 빼놓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는 블랙홀이 형성될 때 양 끝은 순수한 양자 상태를 가지는가에 관한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큰 중요도를 가진 미적분학은 17세기 말 뉴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호킹의 승리였다. 몇 년 후 힉스 입자의 발견과
턴과 라이프니츠의 손에서 탄생하였는데, 이를 과연 누가 먼저 만들었
관련된 내기에서도 호킹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는가에 대한 논쟁은 오랜 시간 동안 끊이지 않았다.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은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기의 결과
시기상으로는 명백히 뉴턴이 앞섰다. 그는 역학 문제를 풀어내기 위하
와 상관없이 과학자들에게 그들 사이의 경쟁은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
여 직접 만들어낸 미적분학을 사용하였고, 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 된다. 과학자들은 때로는
있었다. 문제는 그로부터 몇 년 후 라이프니츠가 또 다른 형태의 미적
직관을 믿으며 새로운 이론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데 논쟁은 이러한
분학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라이프니츠의 미적분학은 뉴턴의 것과
부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같은 흐름이지만, 표기 방식이 더 간단하였고 사용하기 에도 더 편리했다.
과학자들 사이의 대립의 이유는 다양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대립은
당시 수학계에서 연구 동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던 콜린스는 라이프
좋지 못한 방향으로 향하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
니츠가 미적분학을 개발해낸 것을 보고 뉴턴에게 선취권을 놓치지 말
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 관계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며 경고 섞인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러나 뉴턴은 라이프니츠에게 가
중요한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진실이 왜곡되어서
볍게 편지 한 통을 보내고 일이 커지지 않도록 상황을 정리하고자 하
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학에서의 논쟁이 그 발전을 가져올 수
였는데, 라이프니츠는 뉴턴의 편지를 무시하고 태연하고 당당하게 자
있는 방향의 선의의 논쟁이 되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신의 이론을 세상에 알렸다. 라이프니츠의 행동과 태도에 뉴턴과 그
글•김민정 화학과 13학번
진실을 부정하는 자존심
제자들은 분노했고, 그 때부터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었다. 양측에서 그
1628년 어느 날, 영국의 의사였던 윌리엄 하비는 그의 책을 통하여 그동안 의사들이 법처럼 여기고 있던
들의 저서를 통하여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비쳤다. 뉴턴의 행동이 답답
갈레노스의 이론을 완전히 깨부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갈레노스는 음식이 간에서 혈액으로 바뀌
했던 그의 제자는 뉴턴에게 명성을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지 않아서 방
고, 그 혈액이 심장으로 가서 생명의 영혼을 얻어 온 몸을 따라 흐르면서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주장하였
치해 두다가 다른 사람이 명예를 가로채가게 했다며 불평을 하기도 하
다. 그러나 하비는 여러 가지 실험적 증거들을 토대로 심장은 펌프의 역할을 하며, 심장도 여러 가지 혈
였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대립은 영국과 독일, 국가간의 대립으로 번
관 사이의 밀접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간 믿어 오던 것을 무너뜨리는 하비의
졌고, 두 국가의 학자들끼리는 공동 연구도 하지 않게 되는 지경에 이
새로운 이론은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르렀다. 또한 영국의 학자들은 사용이 더 편리한 라이프니츠의 기호를
가장 먼저 하비에게 화살을 쏜 것은 젊은 의사 프림로즈였다. 그는 하비의 이론이 전통적인 의학을 부정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였는데, 이는 영국의 학문적 발전이 100년 가량
하려 하는 소설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하비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하비의 신탁을 받은 것이라고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 이야기와 같이 때로는 논쟁에 의하여
비꼬았다. 그러나 그 어떤 연구도 하지 않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던 프림로즈는 하비를 공격함으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방해받기도 한다.
PLUS Science Black Box 50 I 51
과학자 VS 과학자 노벨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상을 타게 되는 것이 싫어 이공계 최고 영예의 상인 노벨상에 수학 분야를 만들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지난 겨울호에서 소개되었던 것처럼 프랭클린은 윌킨스와의 갈등 때문에 자신의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과학의 역사는 언뜻 지루하 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아도 이처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가득 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와 같은 과학자들 간의 대립 관계는 현대 사회의 사람 들로 하여금 커다란 흥미를 자아낸다. 이번 호 Science Black Box에서는 과학이 처음 만들어진 이래로 끊이지 않던 과학자들 사이의 대립과 그것이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과학자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살펴 보고자 한다.
써 유명세를 얻으려고 할 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비의 이론에 반
천재들의 내기
대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보수파였는데, 프림로즈는 젊은 의사였음에도
내기를 걸거나, 혹은 그 내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뒷받침
하비를 비난했다. 선천적인 성격 자체가 수용적이지 못하다는 의견도
되어야 한다. 물론 때로는 자존심 문제가 내기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있었고, 대학 총장으로부터 하비의 연구결과를 더 공부하라고 호되게
1600년,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는 그의 라이벌인 롱고몬타누스에게
혼나고 나서부터라는 말도 있었던 한편 자신을 버렸던 대학에 하비가
자신이 화성의 공전 궤도에 대한 공식을 8일 내에 완성할 수 있을 것
재직중이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이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이라 큰소리치며 내기를 걸었다. 그러나 실제로 케플러가 그것을 달성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비판이 아니라 자신의 사적인 감정으로부터
하는 데에는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가 내기에서 지고 어떤 손해
비롯된 비난이었음은 분명했다. 보수파는 갈레노스의 이론을 살리려
를 보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내기를 통해 케플러는 연
애를 썼다. 의사 리올랑은 당시에 사용되던 치료법을 위태롭게 만드는
구에 더 깊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연구결과는 후대의 과학
하비의 혈액 순환 이론을 짓누르려 했는데, 계속된 비난이 이어지자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차분한 성격의 하비도 더 이상 참아내기는 힘들었는지 목소리를 내며
영국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내기를 즐겼다. 호킹은 자신의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보수파의 자존심, 혹은 무조건적인 믿음 때문에
절친한 친구였던 손과도 내기를 했는데, 그것은 Cygnus X-1에 블랙홀
거부당하고 있던 하비의 이론이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이 내기는 자신의 전기를 집필한 라 르센이 ‘전설이 될 친선 내기’라고 칭하기도 하였다. 결과는 호킹의 승
두 번째는 없다?
리였고, 내기의 결과로 잡지의 구독권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한 번은 그
미적분학은 수학의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손꼽힌
의 동료였던 프레스킬이 호킹에게 내기를 걸어오기도 하였다. 그 내기
다. 수많은 현상 가운데 미적분학을 빼놓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는 블랙홀이 형성될 때 양 끝은 순수한 양자 상태를 가지는가에 관한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큰 중요도를 가진 미적분학은 17세기 말 뉴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호킹의 승리였다. 몇 년 후 힉스 입자의 발견과
턴과 라이프니츠의 손에서 탄생하였는데, 이를 과연 누가 먼저 만들었
관련된 내기에서도 호킹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는가에 대한 논쟁은 오랜 시간 동안 끊이지 않았다.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은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기의 결과
시기상으로는 명백히 뉴턴이 앞섰다. 그는 역학 문제를 풀어내기 위하
와 상관없이 과학자들에게 그들 사이의 경쟁은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
여 직접 만들어낸 미적분학을 사용하였고, 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 된다. 과학자들은 때로는
있었다. 문제는 그로부터 몇 년 후 라이프니츠가 또 다른 형태의 미적
직관을 믿으며 새로운 이론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데 논쟁은 이러한
분학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라이프니츠의 미적분학은 뉴턴의 것과
부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같은 흐름이지만, 표기 방식이 더 간단하였고 사용하기 에도 더 편리했다.
과학자들 사이의 대립의 이유는 다양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대립은
당시 수학계에서 연구 동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던 콜린스는 라이프
좋지 못한 방향으로 향하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
니츠가 미적분학을 개발해낸 것을 보고 뉴턴에게 선취권을 놓치지 말
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 관계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며 경고 섞인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러나 뉴턴은 라이프니츠에게 가
중요한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진실이 왜곡되어서
볍게 편지 한 통을 보내고 일이 커지지 않도록 상황을 정리하고자 하
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학에서의 논쟁이 그 발전을 가져올 수
였는데, 라이프니츠는 뉴턴의 편지를 무시하고 태연하고 당당하게 자
있는 방향의 선의의 논쟁이 되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신의 이론을 세상에 알렸다. 라이프니츠의 행동과 태도에 뉴턴과 그
글•김민정 화학과 13학번
진실을 부정하는 자존심
제자들은 분노했고, 그 때부터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었다. 양측에서 그
1628년 어느 날, 영국의 의사였던 윌리엄 하비는 그의 책을 통하여 그동안 의사들이 법처럼 여기고 있던
들의 저서를 통하여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비쳤다. 뉴턴의 행동이 답답
갈레노스의 이론을 완전히 깨부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갈레노스는 음식이 간에서 혈액으로 바뀌
했던 그의 제자는 뉴턴에게 명성을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지 않아서 방
고, 그 혈액이 심장으로 가서 생명의 영혼을 얻어 온 몸을 따라 흐르면서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주장하였
치해 두다가 다른 사람이 명예를 가로채가게 했다며 불평을 하기도 하
다. 그러나 하비는 여러 가지 실험적 증거들을 토대로 심장은 펌프의 역할을 하며, 심장도 여러 가지 혈
였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대립은 영국과 독일, 국가간의 대립으로 번
관 사이의 밀접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간 믿어 오던 것을 무너뜨리는 하비의
졌고, 두 국가의 학자들끼리는 공동 연구도 하지 않게 되는 지경에 이
새로운 이론은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르렀다. 또한 영국의 학자들은 사용이 더 편리한 라이프니츠의 기호를
가장 먼저 하비에게 화살을 쏜 것은 젊은 의사 프림로즈였다. 그는 하비의 이론이 전통적인 의학을 부정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였는데, 이는 영국의 학문적 발전이 100년 가량
하려 하는 소설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하비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하비의 신탁을 받은 것이라고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 이야기와 같이 때로는 논쟁에 의하여
비꼬았다. 그러나 그 어떤 연구도 하지 않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던 프림로즈는 하비를 공격함으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방해받기도 한다.
PLUS It’s IT 52 I 53
스마트 워치,
기업 모두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좀더 단단히 뿌리 내리기 위해서 운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되다
이젠 스마트 워치도 패션이다
최근 몇 해 동안 계속해서 여러 제품이 발표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흥미만 끌 뿐 많은 판매로 이어지지 못해 ‘미래가 없다.’ ‘스마트폰의 값비싼 부속품일 뿐 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견을 들어왔던 스마트 워치. 하지만 애플도 스마트 워 치의 미래를 확신한 것일까? 지난 9월 9일에 있었던 신제품 발표에서 아이폰6와 함께 애플표 스마트 워치인 ‘애플워치’를 내놓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 트 워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삼성, LG, 소니, 애플과 같은 주류 기업들뿐만이 아 니다. 세계에 퍼진 여러 중소기업도 스마트 워치 기술과 제품의 개발에 많은 투 자를 하며 새롭게 열린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체제를 선점하려 애쓰고 있다.
스마트 워치는 몸에 항상 밀착되어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일종으 로서 디자인보다 기능이 제품선택에 우선시되었던 스마트폰과 큰 차 이를 보인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만큼 사람들은 스마트 워치의 디자 인이 좀더 예쁘고 깔끔하길 원한다. 모던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 성의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기어S는 전화 통화, 문 자, 스케쥴 체크 외에 운동 및 건강관리 기능을 가지고 있다. 소니의 스마트 밴드 ‘톡’도 ‘라이프 로그’라는 큰 특징을 지닌다. 라이프 로그 는 그 이름처럼 매일매일 사용자의 행동을 디지털 데이터로 남긴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어플이나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스마트 밴드를 통 해 기록된 수면 시간, 칼로리 소비량, 심박수 등 자신의 생활패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 이스를 통해서만 가능한 기능으로서 이 장점을 살린다면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차세대 디바이스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손목 위의 불꽃 튀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시계의 본질에 주목하라 똑똑한 기능만 싣다가 시계의 본질을 잊은 스마트 워치는 오히려 이 질감을 느끼게 할 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한 기업들은 기존 시 계의 본질에 주목한 스마트 워치를 내놓고 있다. LG의 G워치 시리즈 중 가장 최근 선보여진 ‘G워치R’은 일반적인 시계에 가깝게 디자인된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 특징은 외관에서 가장 잘 두드러진다. 원 형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손목 시계와 같은 둥근 모 양을 가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스마트 워치와 같이 작동시킬 때 마다 화면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내내 화면을 띄워져 있도록 ‘올웨이즈 온’ 기능이 들어갔다. 애플의 ‘애플워치’에도 기존 시계의 처음으로 시장에 뛰어든 만큼 스마트 워치 분야에 앞서 있는 소니, 최근 ‘소니스마트워치 시리즈’와 스마 트 밴드 ‘톡’ 등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워치를 내놓으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뒤질 삼성이 아니 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기어부터 시작해 총 6종의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선보이며 스마트 워치 산업 에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LG는 구글과 손을 잡아 G워치 시리즈를 내놓으며 앞서 얘기한 두 기업을 매 섭게 뒤쫓고 있으며 뒤늦게 합류한 애플 역시 ‘애플워치’라는 강력한 제품을 선보여 스마트 워치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스마트폰을 대신할 차세대 디바이스로 스마트 워 치가 떠오르고 있는 현재, 스마트 워치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 사이에는 긴장의 끈이 팽팽하다. 각각 의 기업은 이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을까?
사용자의 생활에 좀더 가까이 글•이지수 산업경영공학과 13학번
스마트 워치는 이제 더이상 스마트폰의 문자나 전화를 확인하는 부속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사용자 의 손목 위에 밀착하여 수면 주기와 같은 생활패턴과 운동에 따른 칼로리 소비량, 심박수를 체크한다. 삼
특성에 충실 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것은 애플이 ‘애플워치’의 강 점으로 내세운 ‘디지털 크라운’에 잘 드러난다. ‘디지털 크라운’은 측 면에 달린 시계 용두 모양의 인터페이스 장치로서 이 크라운을 돌리 거나 눌러 손쉽게 화면의 크기를 조정하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운영체제를 선점하라 먼저 운영체제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운영체제란 컴퓨터의 하드웨어 와 소프트웨어를 제어하여 사용자가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컴퓨터는 윈도우를, 스마트 폰은 IOS 와 안드로이 드를 운영체제로 가진다는 것을 염두 해둔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손목 위의 컴퓨터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 워치도 운영체제를 필요로 한다. 현재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운영체제로는 삼성이 독 자적으로 개발한 ‘타이젠’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등이 있다. 두
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애플은 스마트 워치 개발에 있어서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은 '애플 워치'와 '애플 워치 에디션', '애 플 워치 스포츠' 이 3가지로 제품군을 나누고, 3개의 큰 카테고리 안 에서 다시 38㎜와 42㎜ 크기로 나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와 컬러의 스트랩을 준비하여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폭을 늘였다. 삼성과 패션업계와의 협업도 주목할 만하 다. 삼성은 기어시리즈를 뉴욕 패션 위크에서 발표했으며 기어S 출시 에 있어서는 스와로브스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패션에 민감한 사 람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을 내놓았다.
24시간 내내 깨어있어야 진짜 시계, 배터리의 중요성 24시간 내내 각종 센서를 이용해 내 생활패턴을 체크하고 내 몸에 밀 착된 상태로 통화, 문자, 스케쥴 등을 알려줄 스마트 워치. 하지만 그 배터리가 몇 시간도 채 가지 않는다면 어떨까? 앞서 얘기한 스마트 워치의 장점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배터리 문제는 스마트 워 치 대중화를 위해서 꼭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런 만큼 모든 기업 은 충분한 배터리 용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니의 ‘톡’은 배 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 소모가 적은 E-ink(전자 잉크) 디스 플레이 기술을 활용했다. ‘소니 스마트 워치2’는 해상도를 포기하고 배터리를 택했다. 고해상도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 도 배터리 용량을 위해 그보다 낮은 해상도를 택한 것이다. 위의 방법 들은 스마트 워치의 배터리 지속일을 늘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지 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다. 계속된 기술 개발을 통해 하 루 빨리 스마트 워치에 적절한 배터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PLUS It’s IT 52 I 53
스마트 워치,
기업 모두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좀더 단단히 뿌리 내리기 위해서 운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되다
이젠 스마트 워치도 패션이다
최근 몇 해 동안 계속해서 여러 제품이 발표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흥미만 끌 뿐 많은 판매로 이어지지 못해 ‘미래가 없다.’ ‘스마트폰의 값비싼 부속품일 뿐 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견을 들어왔던 스마트 워치. 하지만 애플도 스마트 워 치의 미래를 확신한 것일까? 지난 9월 9일에 있었던 신제품 발표에서 아이폰6와 함께 애플표 스마트 워치인 ‘애플워치’를 내놓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 트 워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삼성, LG, 소니, 애플과 같은 주류 기업들뿐만이 아 니다. 세계에 퍼진 여러 중소기업도 스마트 워치 기술과 제품의 개발에 많은 투 자를 하며 새롭게 열린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체제를 선점하려 애쓰고 있다.
스마트 워치는 몸에 항상 밀착되어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일종으 로서 디자인보다 기능이 제품선택에 우선시되었던 스마트폰과 큰 차 이를 보인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만큼 사람들은 스마트 워치의 디자 인이 좀더 예쁘고 깔끔하길 원한다. 모던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 성의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기어S는 전화 통화, 문 자, 스케쥴 체크 외에 운동 및 건강관리 기능을 가지고 있다. 소니의 스마트 밴드 ‘톡’도 ‘라이프 로그’라는 큰 특징을 지닌다. 라이프 로그 는 그 이름처럼 매일매일 사용자의 행동을 디지털 데이터로 남긴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어플이나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스마트 밴드를 통 해 기록된 수면 시간, 칼로리 소비량, 심박수 등 자신의 생활패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 이스를 통해서만 가능한 기능으로서 이 장점을 살린다면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차세대 디바이스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손목 위의 불꽃 튀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시계의 본질에 주목하라 똑똑한 기능만 싣다가 시계의 본질을 잊은 스마트 워치는 오히려 이 질감을 느끼게 할 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한 기업들은 기존 시 계의 본질에 주목한 스마트 워치를 내놓고 있다. LG의 G워치 시리즈 중 가장 최근 선보여진 ‘G워치R’은 일반적인 시계에 가깝게 디자인된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 특징은 외관에서 가장 잘 두드러진다. 원 형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손목 시계와 같은 둥근 모 양을 가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스마트 워치와 같이 작동시킬 때 마다 화면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내내 화면을 띄워져 있도록 ‘올웨이즈 온’ 기능이 들어갔다. 애플의 ‘애플워치’에도 기존 시계의 처음으로 시장에 뛰어든 만큼 스마트 워치 분야에 앞서 있는 소니, 최근 ‘소니스마트워치 시리즈’와 스마 트 밴드 ‘톡’ 등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워치를 내놓으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뒤질 삼성이 아니 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기어부터 시작해 총 6종의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선보이며 스마트 워치 산업 에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LG는 구글과 손을 잡아 G워치 시리즈를 내놓으며 앞서 얘기한 두 기업을 매 섭게 뒤쫓고 있으며 뒤늦게 합류한 애플 역시 ‘애플워치’라는 강력한 제품을 선보여 스마트 워치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스마트폰을 대신할 차세대 디바이스로 스마트 워 치가 떠오르고 있는 현재, 스마트 워치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 사이에는 긴장의 끈이 팽팽하다. 각각 의 기업은 이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을까?
사용자의 생활에 좀더 가까이 글•이지수 산업경영공학과 13학번
스마트 워치는 이제 더이상 스마트폰의 문자나 전화를 확인하는 부속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사용자 의 손목 위에 밀착하여 수면 주기와 같은 생활패턴과 운동에 따른 칼로리 소비량, 심박수를 체크한다. 삼
특성에 충실 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것은 애플이 ‘애플워치’의 강 점으로 내세운 ‘디지털 크라운’에 잘 드러난다. ‘디지털 크라운’은 측 면에 달린 시계 용두 모양의 인터페이스 장치로서 이 크라운을 돌리 거나 눌러 손쉽게 화면의 크기를 조정하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운영체제를 선점하라 먼저 운영체제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운영체제란 컴퓨터의 하드웨어 와 소프트웨어를 제어하여 사용자가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컴퓨터는 윈도우를, 스마트 폰은 IOS 와 안드로이 드를 운영체제로 가진다는 것을 염두 해둔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손목 위의 컴퓨터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 워치도 운영체제를 필요로 한다. 현재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운영체제로는 삼성이 독 자적으로 개발한 ‘타이젠’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등이 있다. 두
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애플은 스마트 워치 개발에 있어서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은 '애플 워치'와 '애플 워치 에디션', '애 플 워치 스포츠' 이 3가지로 제품군을 나누고, 3개의 큰 카테고리 안 에서 다시 38㎜와 42㎜ 크기로 나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와 컬러의 스트랩을 준비하여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폭을 늘였다. 삼성과 패션업계와의 협업도 주목할 만하 다. 삼성은 기어시리즈를 뉴욕 패션 위크에서 발표했으며 기어S 출시 에 있어서는 스와로브스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패션에 민감한 사 람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을 내놓았다.
24시간 내내 깨어있어야 진짜 시계, 배터리의 중요성 24시간 내내 각종 센서를 이용해 내 생활패턴을 체크하고 내 몸에 밀 착된 상태로 통화, 문자, 스케쥴 등을 알려줄 스마트 워치. 하지만 그 배터리가 몇 시간도 채 가지 않는다면 어떨까? 앞서 얘기한 스마트 워치의 장점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배터리 문제는 스마트 워 치 대중화를 위해서 꼭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런 만큼 모든 기업 은 충분한 배터리 용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니의 ‘톡’은 배 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 소모가 적은 E-ink(전자 잉크) 디스 플레이 기술을 활용했다. ‘소니 스마트 워치2’는 해상도를 포기하고 배터리를 택했다. 고해상도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 도 배터리 용량을 위해 그보다 낮은 해상도를 택한 것이다. 위의 방법 들은 스마트 워치의 배터리 지속일을 늘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지 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다. 계속된 기술 개발을 통해 하 루 빨리 스마트 워치에 적절한 배터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PLUS Marcus 54 I 55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이번 호에서는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떤 다항식이 기약인지 아닌지
Eisenstein criterion은 정수계수 다항식의 기약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한 Theorem 2. Eisenstein criterion
Example 2.
이
판별하는 몇몇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에 대해, 소수 가 존재하여
의 배수가 아니고, 임의의
배수이지만
가
에 대해서
의 배수는 아닐 때,
가
의
가
로 인수분해 되는 것
을 인수분해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고정 로 인수분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정수 범위, 혹은
proof)
가 기약이 아니라고 가정하자.
로 인수분해가 된다고 하면 수가 아니므로
가 동시에
만족할 때,
가 정수에서 기약임을 보여라.
에서
지 않고
가
의 배수가 아니라고 가정하자. 또한,
한,
로인
모두
의
배수가 될 수 없다. 이제
수분해가 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이, 다항식이 인수분해, 즉 factorization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
최소의
의 경우, 실수 범위에서 인수분해가 불가능하지만, 복소수 범위에서는
가
의배
을
이므로
가
의 배수가 아닌
값이라고 하자. 그러면
의 복소수근이라고 하자. 만약
일 경우,
에서 가 되어 모순임을 알 수 있다. 즉,
립하는 대수적 구조를 일컫는다. 여기서는 정수, 유리수, 실수, 복소수 집합이 환이라는 것만 알고 넘어가
에서
도록 하자.) 환
니므로
라고 표기하도록 한다.
를
의 모든 근의 절댓값은 1보다 큰
가 가약이라고 가정하자.
즉,
의 연산이 정의되어 있으며 덧셈에 대해서는 교환법칙이 성립하고, 덧셈과 곱셈에 대해서 분배법칙이 성 의 원소를 계수로 가지는 다항식들의 집합을
은 모두
역시
의 배수이고
의 배수가 아니므로,
모순이다. 따라서
은 즉
의 배수가 아
에서
라 두면
이므로
와
하나는 1임을 알 수 있다. 일반성을 잃지 않고
이 되고 이는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
의 복소수근을 되고
는
따라서
중
이라 두자.
라 두면
의 근도 되므로 모든
가
에 대해서
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이때, Eisenstein criterion은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차수가 큰 다항식의 기약 여
가약다항식과 기약다항식, Reducible and Irreducible polynomial
가 기약임
을 보일 것이다.
것을 알 수 있다.
다항식을 어떤 환(ring)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환이란 대수적 구조 중의 하나로 덧셈, 곱셈
Definition 1
을
알아차릴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복소수근을 이용하여
의 배수가 될 수는 없다. 일반성을 잃
유리수 범위에서는 인수분해가 불가능하지만 실수 범위에서는 인수분해가 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에 대해서
가 소수라고 하자.
proof) 몇 번 시도해보면 앞의 Eisenstein criterion으로는 잘 안 되는 것을
우리는 중학교 때 인수분해에 대해서 배운다. 우리는 관념을 버리면,
가 정수계수
다항식이고,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1) 기약다항식 (Irreducible polynomial) 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을 밝혀내는 방법이다. 다음의 예제를 보자.
가지 방법으로, 다음과 같다.
에서 모순.
는 기약이다. ■
부를 판단하는 한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다항식
에 대해서
가 존재할 때, 않을 때,
는 ring 는
에서 가약(reducible)이라고 한다. 또한, 그러한
가 존재하지
에서 기약(irreducible)이고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 보았듯이 만
예를 들어서,
를 만족하는 차수가 1 이상인 다항식
는
에서 가약이다. 또한,
은
에서는 기약이지
의 경우는
으로
여기서 우리는 복소수근을 이용하는 것이 꽤나 쓸모 있는 기술임을 알아
택하면 Eisenstein criterion에 의해서 기약이 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차릴 수 있다. 이러한 테크닉을 이용하여 증명할 수 있는 정리로는 대표
Eisenstein criterion을 적용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아래와 같은 cyclotomic
적으로 다음의 2가지가 있다. (지면이 부족한 관계로 증명은 생략한다. 증
polynomial이 있다.
명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에서는 가약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정수계수 다항식이 주어졌을 때, 이 다항식이 정수 범위에서 기약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Example 1. 소수
수 있을까? 2차나 3차 다항식의 경우에는, 가약일 경우 적어도 하나의 인수는 차수가 1이어야 하므로 정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여기서 다항식
수근을 가지는지 여부만 판별하면 되고 이 경우에는 기약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하
polynomial이라고 부른다.)
지만, 차수가 4만 되더라도
proof)
가
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수계수 다항식이
로 인수분해 된다는 것을 바로 알
에서 기약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방법이 있을까?
이를 판별하는 일반적인 알고리즘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특수한 경우에 대해서는 기약
Theorem 3. Perron's criterion
에 대해, cyclotomic
정수계수 다항식 이고
이라고 두자. 그러면
가 기약인 것과
는 정수에서
Theorem 4. Cohn's criterion 는 소수이고, 는 2 이상의 자연수라고 하자. 때
2) Eisenstein criterion
가 되고
Eisenstein critesion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Gauss lemma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의해서
에 대해 는 기약, 즉
이
의 배수이므로 Eisenstein criterion에
를
진법으로 나타냈을
라고 하자.
이때,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는 기약이 된다. ■ 이렇게 우리는 정수계수 다항식의 정수범위에서의 기약 여부를 판단하는
(증명은 생략한다.)
수학과 13학번
를 만족할 때,
기약이다.
가 기약인 것이 동치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한편, 이항정리에 의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글•이시우
가
3) Root hunting
방법 2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이외에도 Eisenstein criterion을 확
Theorem 1.
정수계수 다항식의 기약성을 판정하는 또다른 방법은, 나무를 보지 말고
장한 (결코 쉽지만은 않은!) 여러 다른 판정법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정수계수 다항식
숲을 보는 것이다. 즉, 정수 범위가 아니라 복소수 범위에서 다항식을 바
스스로 찾아서 공부해보길 바란다.
가 정수에서 기약인 것과 유리수에서 기약인 것은 동치이다. 이는 어떤 정수계수
다항식이 유리수에서 기약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정수에서 기약임을 보여도 충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라봄으로써 정수에서의 기약성을 판별하는 것이다. 이는 Root hunting이 라고 불리우는 방법으로, 다항식의 복소수근의 크기를 관찰하여 기약성
PLUS Marcus 54 I 55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 이번 호에서는 기약다항식(Irreducible polynomial)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떤 다항식이 기약인지 아닌지
Eisenstein criterion은 정수계수 다항식의 기약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한 Theorem 2. Eisenstein criterion
Example 2.
이
판별하는 몇몇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에 대해, 소수 가 존재하여
의 배수가 아니고, 임의의
배수이지만
가
에 대해서
의 배수는 아닐 때,
가
의
가
로 인수분해 되는 것
을 인수분해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고정 로 인수분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정수 범위, 혹은
proof)
가 기약이 아니라고 가정하자.
로 인수분해가 된다고 하면 수가 아니므로
가 동시에
만족할 때,
가 정수에서 기약임을 보여라.
에서
지 않고
가
의 배수가 아니라고 가정하자. 또한,
한,
로인
모두
의
배수가 될 수 없다. 이제
수분해가 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이, 다항식이 인수분해, 즉 factorization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
최소의
의 경우, 실수 범위에서 인수분해가 불가능하지만, 복소수 범위에서는
가
의배
을
이므로
가
의 배수가 아닌
값이라고 하자. 그러면
의 복소수근이라고 하자. 만약
일 경우,
에서 가 되어 모순임을 알 수 있다. 즉,
립하는 대수적 구조를 일컫는다. 여기서는 정수, 유리수, 실수, 복소수 집합이 환이라는 것만 알고 넘어가
에서
도록 하자.) 환
니므로
라고 표기하도록 한다.
를
의 모든 근의 절댓값은 1보다 큰
가 가약이라고 가정하자.
즉,
의 연산이 정의되어 있으며 덧셈에 대해서는 교환법칙이 성립하고, 덧셈과 곱셈에 대해서 분배법칙이 성 의 원소를 계수로 가지는 다항식들의 집합을
은 모두
역시
의 배수이고
의 배수가 아니므로,
모순이다. 따라서
은 즉
의 배수가 아
에서
라 두면
이므로
와
하나는 1임을 알 수 있다. 일반성을 잃지 않고
이 되고 이는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
의 복소수근을 되고
는
따라서
중
이라 두자.
라 두면
의 근도 되므로 모든
가
에 대해서
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이때, Eisenstein criterion은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차수가 큰 다항식의 기약 여
가약다항식과 기약다항식, Reducible and Irreducible polynomial
가 기약임
을 보일 것이다.
것을 알 수 있다.
다항식을 어떤 환(ring)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환이란 대수적 구조 중의 하나로 덧셈, 곱셈
Definition 1
을
알아차릴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복소수근을 이용하여
의 배수가 될 수는 없다. 일반성을 잃
유리수 범위에서는 인수분해가 불가능하지만 실수 범위에서는 인수분해가 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에 대해서
가 소수라고 하자.
proof) 몇 번 시도해보면 앞의 Eisenstein criterion으로는 잘 안 되는 것을
우리는 중학교 때 인수분해에 대해서 배운다. 우리는 관념을 버리면,
가 정수계수
다항식이고,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1) 기약다항식 (Irreducible polynomial) 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을 밝혀내는 방법이다. 다음의 예제를 보자.
가지 방법으로, 다음과 같다.
에서 모순.
는 기약이다. ■
부를 판단하는 한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다항식
에 대해서
가 존재할 때, 않을 때,
는 ring 는
에서 가약(reducible)이라고 한다. 또한, 그러한
가 존재하지
에서 기약(irreducible)이고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 보았듯이 만
예를 들어서,
를 만족하는 차수가 1 이상인 다항식
는
에서 가약이다. 또한,
은
에서는 기약이지
의 경우는
으로
여기서 우리는 복소수근을 이용하는 것이 꽤나 쓸모 있는 기술임을 알아
택하면 Eisenstein criterion에 의해서 기약이 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차릴 수 있다. 이러한 테크닉을 이용하여 증명할 수 있는 정리로는 대표
Eisenstein criterion을 적용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아래와 같은 cyclotomic
적으로 다음의 2가지가 있다. (지면이 부족한 관계로 증명은 생략한다. 증
polynomial이 있다.
명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에서는 가약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정수계수 다항식이 주어졌을 때, 이 다항식이 정수 범위에서 기약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Example 1. 소수
수 있을까? 2차나 3차 다항식의 경우에는, 가약일 경우 적어도 하나의 인수는 차수가 1이어야 하므로 정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여기서 다항식
수근을 가지는지 여부만 판별하면 되고 이 경우에는 기약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하
polynomial이라고 부른다.)
지만, 차수가 4만 되더라도
proof)
가
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수계수 다항식이
로 인수분해 된다는 것을 바로 알
에서 기약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방법이 있을까?
이를 판별하는 일반적인 알고리즘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특수한 경우에 대해서는 기약
Theorem 3. Perron's criterion
에 대해, cyclotomic
정수계수 다항식 이고
이라고 두자. 그러면
가 기약인 것과
는 정수에서
Theorem 4. Cohn's criterion 는 소수이고, 는 2 이상의 자연수라고 하자. 때
2) Eisenstein criterion
가 되고
Eisenstein critesion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Gauss lemma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의해서
에 대해 는 기약, 즉
이
의 배수이므로 Eisenstein criterion에
를
진법으로 나타냈을
라고 하자.
이때,
는 정수에서 기약이다.
는 기약이 된다. ■ 이렇게 우리는 정수계수 다항식의 정수범위에서의 기약 여부를 판단하는
(증명은 생략한다.)
수학과 13학번
를 만족할 때,
기약이다.
가 기약인 것이 동치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한편, 이항정리에 의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글•이시우
가
3) Root hunting
방법 2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이외에도 Eisenstein criterion을 확
Theorem 1.
정수계수 다항식의 기약성을 판정하는 또다른 방법은, 나무를 보지 말고
장한 (결코 쉽지만은 않은!) 여러 다른 판정법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정수계수 다항식
숲을 보는 것이다. 즉, 정수 범위가 아니라 복소수 범위에서 다항식을 바
스스로 찾아서 공부해보길 바란다.
가 정수에서 기약인 것과 유리수에서 기약인 것은 동치이다. 이는 어떤 정수계수
다항식이 유리수에서 기약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정수에서 기약임을 보여도 충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라봄으로써 정수에서의 기약성을 판별하는 것이다. 이는 Root hunting이 라고 불리우는 방법으로, 다항식의 복소수근의 크기를 관찰하여 기약성
PLUS Marcus 56 I 57
함께 풀어봅시다.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이번 호 문제 임의의 자연수
2014. vol.144 에 대해서 다음을 만족하는 정수계차
차 기약 다항식
가 존재함을 보여라.
1) 2) 모든 정수
에 대해서
은 소수가 아니다.
이 정수에서 기약임을 보여라.
지난 호 문제풀이
Point 58
1번 정답자 : 부산과학고 2학년 김기택/경기과학고 1학년 김도영/양재고 2학년 김세현/대전대신고 2학년 박제용/충북과학고 2학년 서민성/경남과학고 2학년 이정환/숙지고 2학년 장선호 2번 정답자 : 부산과학고 2학년 김기택/경기과학고 1학년 김도영/양재고 2학년 김세현/대전대신고 2학년 박제용/경남과학고 2학년 이정환/숙지고 2학년 장선호 기념품 : 경남과학고 2학년 이정환
MARCUS에는 우리대학 수학동아리 MARCUS가 제공하는 수학 문제를 싣습니다. 매호 두 문제씩 게재되며 정답과 해설은 다음 호에 나옵니다. 이번 호 문제는 2014년 11월 6일(목)까지 알리미E-MAIL(postech-alimi@postech.ac.kr)로 풀이와 함께 답안을 보내주세요. 정답자가 많은 관계로 간결하고 훌륭한 답안을 보내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하여 POSTECH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학교/학년을 꼭 적어주세요.)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60
입시도우미 코너
최병일(POSTECH 입학사정관) 선배들이 들려주는 POSTECH 면접 노하우!
62 64
POSTECH News
65
퍼즐
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기자의 눈 바이러스, 너의 정체는 뭐니
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LUS Marcus 56 I 57
함께 풀어봅시다.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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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vol.144 에 대해서 다음을 만족하는 정수계차
차 기약 다항식
가 존재함을 보여라.
1) 2) 모든 정수
에 대해서
은 소수가 아니다.
이 정수에서 기약임을 보여라.
지난 호 문제풀이
Point 58
1번 정답자 : 부산과학고 2학년 김기택/경기과학고 1학년 김도영/양재고 2학년 김세현/대전대신고 2학년 박제용/충북과학고 2학년 서민성/경남과학고 2학년 이정환/숙지고 2학년 장선호 2번 정답자 : 부산과학고 2학년 김기택/경기과학고 1학년 김도영/양재고 2학년 김세현/대전대신고 2학년 박제용/경남과학고 2학년 이정환/숙지고 2학년 장선호 기념품 : 경남과학고 2학년 이정환
MARCUS에는 우리대학 수학동아리 MARCUS가 제공하는 수학 문제를 싣습니다. 매호 두 문제씩 게재되며 정답과 해설은 다음 호에 나옵니다. 이번 호 문제는 2014년 11월 6일(목)까지 알리미E-MAIL(postech-alimi@postech.ac.kr)로 풀이와 함께 답안을 보내주세요. 정답자가 많은 관계로 간결하고 훌륭한 답안을 보내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하여 POSTECH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학교/학년을 꼭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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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일(POSTECH 입학사정관) 선배들이 들려주는 POSTECH 면접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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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OINT 알리미ʼs Space 58 I 59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여러분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가 3회를 맞이하였습니다. 포스테키안에서는 여러분 들의 학교 생활과 관련된 고민이나 사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고민되신다구요? 일단 보내주시면 마 법 같은 필력으로 사연을 멋지게 완성시켜드립니다. 100% 익명 보장! 유쾌상쾌통쾌한 알리미들의 입담과 함께 포스테 키안 독자들과 고민을 공유해보아요~ 고민상담 글은 Postech-Alimi@postech.ac.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태민
와! 알리미 선배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네요. 그런
비해서 사연의 친구는 이번 과정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데 제가 생각할 때는 사연의 친구가 단지 말하는 것 그리고
거라고 확신해요. 고민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친구가 문과에 확실한
남들 앞에 서는 게 좋다는 것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문과에 가려는 것은
꿈을 갖게 되어서 문과로 전과를 하든지 고민을 한 끝에 이과에 남게 되던
아닌지 걱정이 되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 이는 친구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임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
성민
제가 계속 생각했던 부분이 그 부분이었는데요, 친구가 문과 의 어떠한 특정 과목에 관심이 있거나 정확한 진로를 생각하
고 있지 않잖아요. 이러한 상태에서 단지 말하는 것이 좋아서 문과에 가는 건 정말 무모하다고 생각해요. 문과로 전과를 한다고 하면, 문과 과목 중에 흥미가 있는 정확한 진로와 공부과목이 생겼을 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요. 친구가 문과에 확실한 관심이 생겨서 말의 방식이나 기술 등에 대해서 배워보고 싶다면 당연히 이과보다는 문과가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확실하
안녕하세요 저는 183cm의 키에 서인국을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XX고등학교 학생회장 2학년 학생입니다. 포스테키안의 ‘그린라이트를 켜줘’
니다.
지 않은 상황이라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코너를 자주 읽다가 제 고민도 한번 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사연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앞서나가지도 그렇다고 뒤떨어
지금까지 네 명의 알리미 패널(이동하, 여태민, 전성미, 이성민)과 사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번 사연은 특히 고민하는 친구의 모습이 사연에서 많이 드러나 알리미들도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많은 이야 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알리미들에게도 각자의 고등 학교 시절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다음 호에 서도 더욱 공감 가는 사연과 함께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듣고 보니 이성민 알리미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친
답답함이 해소될 수 있을 때까지,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는 계속됩니
지지는 것도 아닌 대한민국 평균 학생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항상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왔고 이과가 좋다
구가 문과로 전과를 한 후에 너무 잘 맞아서 성적도 오르고
다. 자신의 학교 생활, 그리고 포스텍을 향한 그린라이트를 켜주세요! 투
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이과에 진학하여 현재 성적이 올라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과에 진학한 후 우연찮게 전교회장에 출마하게
흥미도 살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이는 너무 이상적인
되었고 평소 친구관계가 좋았던 덕분에 전교회장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전교회장 일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남들 앞에
것 같아요. 이과에서 현재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과
서 말하는 걸 좋아하고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자신에 대해 보다 더 진지하게 되면서 ‘내가 이과에 온 것이 과연 잘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로 전과를 하게 되면 공부를 해야 하는 과목부터 공부하는 패턴까지 다 달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점차 꿈과 미래에 대한 혼란으로 이어졌고 한 학기를 이과에서 보냈지만 지금이라도 문과로 전과를 할까 하는 생각까지
라질 거예요. 또, 쌓여있는 정보의 차이가 문과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뒤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성적을 보았을 때 사회과목보다는 과학과목이 더 제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남들 앞에서 제 생각을 표현
쳐질 수밖에 없겠죠. 문과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말하는 것이 좋다
하고 말하는 것이 너무 좋고 더군다나 대학에 가서까지 과학이나 수학과목을 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알리미 형, 누나. 지금이라도 문과로
면 그건 이과에서도 충분히 좋은 강점이 될 수 있거든요. 직접 기획한 프
전과를 하는 것이 맞는 선택일까요? 아니면 성적이 말해주듯 이과에 남아 있는 것이 좋은 걸까요? 도와주세요!
로젝트나 자신이 쓴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단적인 예가 될 수 있겠죠. 많은
성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잘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장점이 될 수 있어요. 덧붙여 지금 당장 문과로 전과를 하지 않더라도 후에 대학에 지원할 때 이과에서 문과로 지원할 수 있는 교차지원도 있으니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친구가 이과에서 한 학기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으로 문과로 가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 네요. 성민
동하 183cm의 큰 키에 서인국을 닮았다면....... 그린라이트입니다!
태민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입장에서 지금 고민을 하는 친구가 안 쓰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견하네요. 대학 입시를 앞
이성민 알리미! 정신차리시고요. 친구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은데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
둔 고등학교 때 자신의 진로와 꿈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과정은 정
세요?
말 힘들 거예요. 이에 대해서는 저희 알리미 뿐만 아니라 주변의 친구 혹 은 선생님, 부모님과도 많은 상담을 해보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친
성미
문과 혹은 이과로 자기 진로를 결정할 때 본인의 뜻이 아니라 친구나 부모님의 뜻에 따라서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결정하는 일이 흔한 일이 된 것 같아 무척 안타깝네요. 이 친구의 경우에는 2학년 1학기가 끝
난 후에 자신의 흥미를 찾았는데, 저는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남들보다 한 학기 늦게 시작하지만 위험을 감수 하고 전과를 한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 는 말도 있잖아요? 동하
전성미 알리미의 말에 동의해요. 덧붙여서 제가 생각할 때는 당장의 이과성적이 다른 성적에 비해서 우 수하다는 기준만으로 계속해서 이과에 남아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학교성적
으로만 문과 학생 혹은 이과 학생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해요. 이과에 갈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 와 그에 맞게 주어진 환경 때문에 학생 스스로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동안 문과과목을 멀리했던 것은 아닌지 고
글•여태민 신소재공학과 13학번
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구가 남들보다 먼저 자신의 진로 혹은 적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나중 에 분명히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예요. 전성미 알리미의 말대로 최근에 자 신에 대한 고민 없이 꿈을 결정하는 친구가 많은 것 같은데 그런 친구들에
비 컨티뉴~
POINT 알리미ʼs Space 58 I 59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여러분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가 3회를 맞이하였습니다. 포스테키안에서는 여러분 들의 학교 생활과 관련된 고민이나 사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고민되신다구요? 일단 보내주시면 마 법 같은 필력으로 사연을 멋지게 완성시켜드립니다. 100% 익명 보장! 유쾌상쾌통쾌한 알리미들의 입담과 함께 포스테 키안 독자들과 고민을 공유해보아요~ 고민상담 글은 Postech-Alimi@postech.ac.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태민
와! 알리미 선배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네요. 그런
비해서 사연의 친구는 이번 과정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데 제가 생각할 때는 사연의 친구가 단지 말하는 것 그리고
거라고 확신해요. 고민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친구가 문과에 확실한
남들 앞에 서는 게 좋다는 것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문과에 가려는 것은
꿈을 갖게 되어서 문과로 전과를 하든지 고민을 한 끝에 이과에 남게 되던
아닌지 걱정이 되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 이는 친구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임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
성민
제가 계속 생각했던 부분이 그 부분이었는데요, 친구가 문과 의 어떠한 특정 과목에 관심이 있거나 정확한 진로를 생각하
고 있지 않잖아요. 이러한 상태에서 단지 말하는 것이 좋아서 문과에 가는 건 정말 무모하다고 생각해요. 문과로 전과를 한다고 하면, 문과 과목 중에 흥미가 있는 정확한 진로와 공부과목이 생겼을 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요. 친구가 문과에 확실한 관심이 생겨서 말의 방식이나 기술 등에 대해서 배워보고 싶다면 당연히 이과보다는 문과가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확실하
안녕하세요 저는 183cm의 키에 서인국을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XX고등학교 학생회장 2학년 학생입니다. 포스테키안의 ‘그린라이트를 켜줘’
니다.
지 않은 상황이라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코너를 자주 읽다가 제 고민도 한번 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사연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앞서나가지도 그렇다고 뒤떨어
지금까지 네 명의 알리미 패널(이동하, 여태민, 전성미, 이성민)과 사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번 사연은 특히 고민하는 친구의 모습이 사연에서 많이 드러나 알리미들도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많은 이야 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알리미들에게도 각자의 고등 학교 시절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다음 호에 서도 더욱 공감 가는 사연과 함께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듣고 보니 이성민 알리미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친
답답함이 해소될 수 있을 때까지,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는 계속됩니
지지는 것도 아닌 대한민국 평균 학생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항상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왔고 이과가 좋다
구가 문과로 전과를 한 후에 너무 잘 맞아서 성적도 오르고
다. 자신의 학교 생활, 그리고 포스텍을 향한 그린라이트를 켜주세요! 투
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이과에 진학하여 현재 성적이 올라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과에 진학한 후 우연찮게 전교회장에 출마하게
흥미도 살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이는 너무 이상적인
되었고 평소 친구관계가 좋았던 덕분에 전교회장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전교회장 일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남들 앞에
것 같아요. 이과에서 현재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과
서 말하는 걸 좋아하고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자신에 대해 보다 더 진지하게 되면서 ‘내가 이과에 온 것이 과연 잘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로 전과를 하게 되면 공부를 해야 하는 과목부터 공부하는 패턴까지 다 달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점차 꿈과 미래에 대한 혼란으로 이어졌고 한 학기를 이과에서 보냈지만 지금이라도 문과로 전과를 할까 하는 생각까지
라질 거예요. 또, 쌓여있는 정보의 차이가 문과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뒤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성적을 보았을 때 사회과목보다는 과학과목이 더 제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남들 앞에서 제 생각을 표현
쳐질 수밖에 없겠죠. 문과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말하는 것이 좋다
하고 말하는 것이 너무 좋고 더군다나 대학에 가서까지 과학이나 수학과목을 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알리미 형, 누나. 지금이라도 문과로
면 그건 이과에서도 충분히 좋은 강점이 될 수 있거든요. 직접 기획한 프
전과를 하는 것이 맞는 선택일까요? 아니면 성적이 말해주듯 이과에 남아 있는 것이 좋은 걸까요? 도와주세요!
로젝트나 자신이 쓴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단적인 예가 될 수 있겠죠. 많은
성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잘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장점이 될 수 있어요. 덧붙여 지금 당장 문과로 전과를 하지 않더라도 후에 대학에 지원할 때 이과에서 문과로 지원할 수 있는 교차지원도 있으니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친구가 이과에서 한 학기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으로 문과로 가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 네요. 성민
동하 183cm의 큰 키에 서인국을 닮았다면....... 그린라이트입니다!
태민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입장에서 지금 고민을 하는 친구가 안 쓰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견하네요. 대학 입시를 앞
이성민 알리미! 정신차리시고요. 친구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은데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
둔 고등학교 때 자신의 진로와 꿈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과정은 정
세요?
말 힘들 거예요. 이에 대해서는 저희 알리미 뿐만 아니라 주변의 친구 혹 은 선생님, 부모님과도 많은 상담을 해보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친
성미
문과 혹은 이과로 자기 진로를 결정할 때 본인의 뜻이 아니라 친구나 부모님의 뜻에 따라서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결정하는 일이 흔한 일이 된 것 같아 무척 안타깝네요. 이 친구의 경우에는 2학년 1학기가 끝
난 후에 자신의 흥미를 찾았는데, 저는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남들보다 한 학기 늦게 시작하지만 위험을 감수 하고 전과를 한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 는 말도 있잖아요? 동하
전성미 알리미의 말에 동의해요. 덧붙여서 제가 생각할 때는 당장의 이과성적이 다른 성적에 비해서 우 수하다는 기준만으로 계속해서 이과에 남아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학교성적
으로만 문과 학생 혹은 이과 학생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해요. 이과에 갈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 와 그에 맞게 주어진 환경 때문에 학생 스스로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동안 문과과목을 멀리했던 것은 아닌지 고
글•여태민 신소재공학과 13학번
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구가 남들보다 먼저 자신의 진로 혹은 적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나중 에 분명히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예요. 전성미 알리미의 말대로 최근에 자 신에 대한 고민 없이 꿈을 결정하는 친구가 많은 것 같은데 그런 친구들에
비 컨티뉴~
POINT 입시도우미 코너 60 I 61
선배들이 들려주는 POSTECH 면접 노하우! 2015학년도 포스텍 새내기를 선발하는 입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9월 12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323명 모집에 2144명이 지원, 평균 6.6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11월 14일 1단계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합니다. 많 은 친구들이 수능과 함께 2단계 면접을 준비하고 있겠죠? 그런 POSTECHIAN 독자들을 위해 선배들의 면접 노하우 를 알려드립니다. 물리학과 13학번 김훈(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이하 김), 산업경영공학과 14학번 배유로(대구일과학 고 조기졸업, 이하 배), 생명과학과 14학번 소서연(함열여고 졸업, 이하 소), 최병일 입학사정관(이하 최)이 한 자리에 보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 학생들이 전공적합성 면접 문제가 대학 수준의 지식이 필요한 것으로
볼 때 이 면접은 지원자가 물리를 물리답게 공부했느냐를 알아볼 수 있
걱정하던데?
는 좋은 테스트였다고 생각해요.
배 결코 대학 수준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교수님들도 저희들에게 그 정도
최
로 요구하지 않으셨고요.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수 있을까?
최 생명과는 어때?
김
소 생명과 전공적합성 면접은 두 문제 중 하나를 골라 답하는 것이었어 요. 1) 사람과 자동차가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비교하고, 그 원리를 묻는 문제와 2) 슈퍼맨, 엑스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슈퍼 히어로들이 자식을 가 졌을 때 각자의 능력이 자식에게 전달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보라는 문제였어요. 두 문제 모두 평소 수업시간에 배웠던 개념들을 문제에 적 절히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면 풀 수 있었어요. 하지만 교과서 내용을 무작정 외우기만 했거나 문제만 풀었더라면 설명하기 쉽 지 않았을 것 같아요. 최
직관력을 키우는 방법은 아까 이야기한 방법이 제일 좋아요. 어떤
개념이나 식이 주어졌을 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의심 을 해보는 거죠. 왜 이럴까? 이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변수나 상황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 결국 물리는 해석 (interpretation)이거든요. 저는 전공적합성 문제를 잘 풀지는 못했지만 어 쨌든 분위기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최 잠재력평가면접은 어땠어? 김
잠재력평가면접은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봤어요. 교수님 두 분
과 담화를 나누듯 이야기했어요. 모든 면접이 다 동일할 텐데 면접의 이
생명과도 산경과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내용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
는 문제는 아니었구나. 물리과는 어때?
서 평소 어느 정도의 기본지식이 있나?’ 이것을 물어보는 정도였거든요. 문제가 ‘질량에 관계된 물리법칙 세 가지를 쓰고 설명하시오.’였어요. 뉴 턴의 운동 제 2법칙
과 만유인력의 법칙
유를 생각해봐야 되거든요. 이 면접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어떤 사람 을 뽑고 싶어 하는지 알아야 하거든요. 단순히 똑똑한 사람을 뽑는 거라
김 전공적합성 면접 문제는 매우 기본적인 거였어요. ‘네가 물리에 대해
슈타인의
그런데 직관력이라는 게 키우기가 쉽지 않잖아? 어떻게 하면 키울
, 아인
이렇게 물리 쪽에 관심 있는 친구라면 쉽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그것을 통과하면 준비해둔 문제를 내셨어요. 이 문제 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학생들이 물리적 직관력이 있냐를 판단하기에 굉 장히 좋은 문제였거든요. 물론 저는 못 풀었지만. 일동 (웃음)
면 세상에 이 방법 말고 많죠. 그런데 대학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과정 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하는 거죠. 같이 일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평가하기 위한 게 잠재력평가면접 의 목표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편안하게 이야기해보고 내 관심이 무엇인 지, 어떤 활동을 했고 거기서 얻은 것은 무엇인지,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안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 력을 보는 것 같았어요. 최 단순히 똑똑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고 똑똑한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 고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구나. 산경과 잠재력평가면 접은 어땠어?
김 그 문제는 ‘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에서 질량의 1승에 비례하는지를 설명하시오’ 이었어요. 그런데 왜 그런 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잖아요? 법칙이니까 받아들이고 공식을 외 웠죠. 그래서 문제를 풀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칠판에 있 는 힌트를 참고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칠판에는 큰 공이 하나 있고 작은 공 2개가 똑같은 크기로 있었어요. 결국 못 풀었어요. 그 문제의 답은 만 최 이제 조금 있으면 15학번이 들어오네.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한 학생들이 <잠재력평가면접>과 <전공적합성면접
약 질량의 1승에 비례하지 않는다면 공 2개가 떨어져 있을 때와 붙어 있
>을 보겠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예전에 어떤 질문이 나왔냐 인데 산업경영공학과 전공적합성
을 때 각각의 가속도가 달라진다 에요. 물리적 직관력을 요구하는 문제
면접 문제는 어떻게 나왔어?
죠. 대학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배
무엇인지 들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예요. 풀 수는 있지
재작년에는 두부공장과 두부소매점이 있는데 1) 두부소매점이 최대수익을 낼 조건은 무엇인가? 2) 두부공장이
최대수익을 낼 조건은 무엇인가? 3) 두부공장과 두부소매점이 동시에 최대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를 찾
만 아무나 풀지는 못하죠.
는 문제가 나왔어요. 작년에는 비닐우산을 만드는 주인공에게 비옷을 만들라는 철수와 양산을 만들라는 영희의 조
최 누구나 풀 수 있지만 아무나 풀 수 없다고?
언에 대해 각각의 사업타당성을 분석하고 수식화하여 누가 더 타당한지 밝히는 문제였어요. 저는 영희의 조언이 더
포스텍 입학사정관
김훈 선배 말대로 굉장히 편안했어요. 대부분의 산경과 지원 학생들
은 진로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학과는 나중에 무슨 분야를 공부하겠다고 말하면 되는데 산경과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고등학생들 에게 꿈을 물으면 ‘저는 커서 벤처를 하고 싶어요.’ 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요. 벤처도 제조업도 있고, 서비스업도 있고 다양하게 있어요. 면접을 보 려면 기본적으로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느 정도 구체화시켜야 된다 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면접이 왜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에서 당연히 포스텍에 지원하니까 포스텍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되고 긴장을 안 하는 게 필 요해요. 최 그래. 면접 볼 때 떨지 않는 게 필요하겠지. 면접 볼 친구들은 도움이 필요하면 당황하지 말고 교수님께 힌트를 요청하거나 생각할 시간을 달
김 누구에게나 풀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쉽게 풀지는 못한다는 거죠.
라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어. 우리 면접관들도 친구들이 편안하게 면접 볼
푸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 변수를 생각하는 것이에요. 어떤 사업의 타당성이라면 수익과 지출의 규모,
최 그런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수 있도록 노력할게. 오늘 선배들의 면접 노하우가 많이 나온 것 같아. 올
시설과 사업 환경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해요. 평소 Guesstimation 문제들을 찾아서 어떻게 대답할지 논리적으
김
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좋아요.
성찰하는 습관과 물리에 대한 직관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대답했어요. 우산과 양산을 파는 것은 다른 날씨에 대해서 서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글•최병일
배
최 답이 없는 문제지만 본인이 나름대로 가정을 설정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구
평소 공부할 때 교과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혼자
해 지원한 친구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일동 15학번 새내기 여러분! 내년에 학교에서 만나요.~
POINT 입시도우미 코너 60 I 61
선배들이 들려주는 POSTECH 면접 노하우! 2015학년도 포스텍 새내기를 선발하는 입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9월 12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323명 모집에 2144명이 지원, 평균 6.6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11월 14일 1단계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합니다. 많 은 친구들이 수능과 함께 2단계 면접을 준비하고 있겠죠? 그런 POSTECHIAN 독자들을 위해 선배들의 면접 노하우 를 알려드립니다. 물리학과 13학번 김훈(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이하 김), 산업경영공학과 14학번 배유로(대구일과학 고 조기졸업, 이하 배), 생명과학과 14학번 소서연(함열여고 졸업, 이하 소), 최병일 입학사정관(이하 최)이 한 자리에 보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 학생들이 전공적합성 면접 문제가 대학 수준의 지식이 필요한 것으로
볼 때 이 면접은 지원자가 물리를 물리답게 공부했느냐를 알아볼 수 있
걱정하던데?
는 좋은 테스트였다고 생각해요.
배 결코 대학 수준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교수님들도 저희들에게 그 정도
최
로 요구하지 않으셨고요.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수 있을까?
최 생명과는 어때?
김
소 생명과 전공적합성 면접은 두 문제 중 하나를 골라 답하는 것이었어 요. 1) 사람과 자동차가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비교하고, 그 원리를 묻는 문제와 2) 슈퍼맨, 엑스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슈퍼 히어로들이 자식을 가 졌을 때 각자의 능력이 자식에게 전달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보라는 문제였어요. 두 문제 모두 평소 수업시간에 배웠던 개념들을 문제에 적 절히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면 풀 수 있었어요. 하지만 교과서 내용을 무작정 외우기만 했거나 문제만 풀었더라면 설명하기 쉽 지 않았을 것 같아요. 최
직관력을 키우는 방법은 아까 이야기한 방법이 제일 좋아요. 어떤
개념이나 식이 주어졌을 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의심 을 해보는 거죠. 왜 이럴까? 이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변수나 상황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 결국 물리는 해석 (interpretation)이거든요. 저는 전공적합성 문제를 잘 풀지는 못했지만 어 쨌든 분위기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최 잠재력평가면접은 어땠어? 김
잠재력평가면접은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봤어요. 교수님 두 분
과 담화를 나누듯 이야기했어요. 모든 면접이 다 동일할 텐데 면접의 이
생명과도 산경과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내용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
는 문제는 아니었구나. 물리과는 어때?
서 평소 어느 정도의 기본지식이 있나?’ 이것을 물어보는 정도였거든요. 문제가 ‘질량에 관계된 물리법칙 세 가지를 쓰고 설명하시오.’였어요. 뉴 턴의 운동 제 2법칙
과 만유인력의 법칙
유를 생각해봐야 되거든요. 이 면접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어떤 사람 을 뽑고 싶어 하는지 알아야 하거든요. 단순히 똑똑한 사람을 뽑는 거라
김 전공적합성 면접 문제는 매우 기본적인 거였어요. ‘네가 물리에 대해
슈타인의
그런데 직관력이라는 게 키우기가 쉽지 않잖아? 어떻게 하면 키울
, 아인
이렇게 물리 쪽에 관심 있는 친구라면 쉽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그것을 통과하면 준비해둔 문제를 내셨어요. 이 문제 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학생들이 물리적 직관력이 있냐를 판단하기에 굉 장히 좋은 문제였거든요. 물론 저는 못 풀었지만. 일동 (웃음)
면 세상에 이 방법 말고 많죠. 그런데 대학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과정 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하는 거죠. 같이 일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평가하기 위한 게 잠재력평가면접 의 목표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편안하게 이야기해보고 내 관심이 무엇인 지, 어떤 활동을 했고 거기서 얻은 것은 무엇인지,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안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 력을 보는 것 같았어요. 최 단순히 똑똑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고 똑똑한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 고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구나. 산경과 잠재력평가면 접은 어땠어?
김 그 문제는 ‘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에서 질량의 1승에 비례하는지를 설명하시오’ 이었어요. 그런데 왜 그런 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잖아요? 법칙이니까 받아들이고 공식을 외 웠죠. 그래서 문제를 풀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칠판에 있 는 힌트를 참고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칠판에는 큰 공이 하나 있고 작은 공 2개가 똑같은 크기로 있었어요. 결국 못 풀었어요. 그 문제의 답은 만 최 이제 조금 있으면 15학번이 들어오네.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한 학생들이 <잠재력평가면접>과 <전공적합성면접
약 질량의 1승에 비례하지 않는다면 공 2개가 떨어져 있을 때와 붙어 있
>을 보겠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예전에 어떤 질문이 나왔냐 인데 산업경영공학과 전공적합성
을 때 각각의 가속도가 달라진다 에요. 물리적 직관력을 요구하는 문제
면접 문제는 어떻게 나왔어?
죠. 대학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배
무엇인지 들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예요. 풀 수는 있지
재작년에는 두부공장과 두부소매점이 있는데 1) 두부소매점이 최대수익을 낼 조건은 무엇인가? 2) 두부공장이
최대수익을 낼 조건은 무엇인가? 3) 두부공장과 두부소매점이 동시에 최대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를 찾
만 아무나 풀지는 못하죠.
는 문제가 나왔어요. 작년에는 비닐우산을 만드는 주인공에게 비옷을 만들라는 철수와 양산을 만들라는 영희의 조
최 누구나 풀 수 있지만 아무나 풀 수 없다고?
언에 대해 각각의 사업타당성을 분석하고 수식화하여 누가 더 타당한지 밝히는 문제였어요. 저는 영희의 조언이 더
포스텍 입학사정관
김훈 선배 말대로 굉장히 편안했어요. 대부분의 산경과 지원 학생들
은 진로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학과는 나중에 무슨 분야를 공부하겠다고 말하면 되는데 산경과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고등학생들 에게 꿈을 물으면 ‘저는 커서 벤처를 하고 싶어요.’ 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요. 벤처도 제조업도 있고, 서비스업도 있고 다양하게 있어요. 면접을 보 려면 기본적으로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느 정도 구체화시켜야 된다 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면접이 왜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에서 당연히 포스텍에 지원하니까 포스텍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되고 긴장을 안 하는 게 필 요해요. 최 그래. 면접 볼 때 떨지 않는 게 필요하겠지. 면접 볼 친구들은 도움이 필요하면 당황하지 말고 교수님께 힌트를 요청하거나 생각할 시간을 달
김 누구에게나 풀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쉽게 풀지는 못한다는 거죠.
라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어. 우리 면접관들도 친구들이 편안하게 면접 볼
푸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 변수를 생각하는 것이에요. 어떤 사업의 타당성이라면 수익과 지출의 규모,
최 그런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수 있도록 노력할게. 오늘 선배들의 면접 노하우가 많이 나온 것 같아. 올
시설과 사업 환경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해요. 평소 Guesstimation 문제들을 찾아서 어떻게 대답할지 논리적으
김
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좋아요.
성찰하는 습관과 물리에 대한 직관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대답했어요. 우산과 양산을 파는 것은 다른 날씨에 대해서 서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글•최병일
배
최 답이 없는 문제지만 본인이 나름대로 가정을 설정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구
평소 공부할 때 교과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혼자
해 지원한 친구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일동 15학번 새내기 여러분! 내년에 학교에서 만나요.~
POINT POSTECH News 62 I 63
P OST E CH
NEW S
POSTEC H
N EWS
2014 autumn
201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포스텍(POSTECH) 2년 연속 1위 차지 201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포스텍(POSTECH)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KAIST·성 균관대·고려대·서울대가 2, 3, 4, 5위로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다. 2012년 10위였던 중앙 대는 지난해 공동 8위에 이어 올해는 단독 8위다. 경희대는 한 계단 올라 공동 9위로 집계 됐다. 2005년 44위까지 떨어졌던 동국대는 역대 최고 성적인 11위에 올랐다. 2012년 산업 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서울과학기술대는 평가 참여 3년 만에 20위 내에 진입했다. 포스텍은 교수 연구실적을 평가한 교수연구 부문에서 1위, 교육 지원시설, 교수비율 등을 평가한 교육여건 및 재정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포스텍이 학생 교육에 지출한 각종 비용은 등록금의 11배(112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앙일보가 창간 49주년을 맞아 시행한 올해 대학평가는 전국 4년제 대학 95곳을 대상으 로 했다. 교수연구(100점), 교육여건(90점), 평판·사회진출도(60점), 국제화(50점) 등 4개 부문, 32개 지표의 점수(총 300점)를 합산했다.
POSTECH 이남기 교수팀, 단백질 발현 노이즈 현상에 RNA 중합효소 농 도 변화가 미치는 영향 밝혀내
APGC-Lab 오픈 기념 파티 개최
2014 autumn
백성기 前 POSTECH 총장 명예교수 추대 및 “신소재분야 인재 양성 위해” 1억 기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개교 초기에 부임, 지난 27년간 세라믹 관련 연구와 후학양성에 큰 역할을 하 며, 신생대학이었던 POSTECH의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과학계 와 교육계를 이끌었던 백성기 전 POSTECH 총장(65)이 강단을 떠났다. 서울대를 거쳐 미국 코넬대(Cornell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백 전 총장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서 고기능성 세라믹 재료개발과 강 유전체 박막재료 개발&응용연구로 16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2009년 한국세라믹학회장을 맡아 활 동하는 한편, 미국세라믹학회 석학회원으로서 세라믹 분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외에도 포항지역사회와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포항시 첨단과학산업도시추진 실무협의회 위원장 (2002~2004),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이사(2010~현재), △지식경제부 WPM(세계시장선점 핵심소 재) 기획위원회 기획위원장(2010~2011),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위원장(2011년) 을 맡아 목소리를 내왔으며, 2014년부터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맡고 있다. POSTECH은 개교 초기부터 POSTECH의 발전은 물론 이후 보직교수와 지역사 회, 고등교육 과학계의 멘토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공로로 백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추대했다. 8월 22일 POSTECH 포스코국제관에서 정년퇴임식 겸 명예교수 추대 식을 연 백 전 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신소재 분야 글로벌리더 양성을 위해 노력해달라”며 1억원의 ‘백성기 기금’을 출연했다.
POSTECH서 ‘코리아 -네덜란드 게임잼 2014’ 개최 한국과 네덜란드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창의성을 놓고 겨루는 경진대회 ‘게임잼코리아 2014(Game Jam Netherland-KOREA 2014)’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에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열렸다. 창의IT융 합공학과의 융합인재교육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특정한 주제 아래 게임을 제
유전자가 동일한 쌍
작하는 캠프로, 난장 같은 분위기에서 기획부터 시나리오 설계, 프로그래밍, 사운드, 그래픽 작업까지 자유
둥이에게는 유전질환
롭게 진행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 창작 경진대회다. 네덜란드와 한국의 지식연구교류
이 똑같이 나타날까?
협력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네덜란드 유트레이트 대학(HKU) 게임미디어 랩, 서
정답은 “아니오”다.
울대 융합기술대학원 디지털정보융합학과, 한국뉴욕주립대(SUNY Korea), 한동대, 가천대와 함께 헬스케어
많은 사람들이 생활
와 스포츠 분야에 게임화(gamification) 기법을 활용한 스포테인먼트 개발을 목표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
습관이나 환경에 따
사는 기능성 게임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의 게임창작 노하우와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의 스포츠ICT융합 기획력이 합해
라 질환은 다르게 나 타날 수 있다고 생각
9월 12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지곡연구동 1층에서 포스텍
져서 학생들이 함께 모여 협력하며 ‘Game for Change!’라는 주제 아래 놀다보니 건강해지는 게임으로 사회를 멋지게 바꿔보자는 취지 아래 진행된다는 점
하지만, 대장균이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APGC-Lab 오픈 기념행사가 열렸다.
에서 의미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5인 1조로 7개팀을 구성, 48시간 동안 POSTECH과 위트레흐트 대학 교수진의 지원 아래 게임개발을 진행했으며
환경이 동일한 곳에서 자라는 동물에서도 유전질환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Penta Security CTO이자 APGC-Lab의 Director인 김덕수(전
최종 우승한 팀의 게임은 네덜란드 대사관의 주선으로 글로벌 게임사들의 투자매칭 소개, 과학관 전시를 위한 제작비 지원 등의 특전이 주어졌다.
유전자가 완전히 같더라도 결과물이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잡음(노이즈)’라
자 93) 동문을 비롯한 여러 동문들의 축사와 함께 회원사들의
고 부른다. 이 현상은 화학반응에서도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성’으로, 물리학 분
2학기 TI 프로젝트 소개가 이어졌다. 행사 끝에는 간단한 다과
야에서나 있음직한 현상이다.
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기념파티가 열렸다.
동문의 힘으로 78계단에 미끄럼틀 만든다
이러한 현상에 RNA중합효소(RNAP) 농도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APGC-Lab은 포스텍 동문 기업 협회(Association of
우리대학 총동창회 산하 IT서비스팀 PODO에서 진행하고 있는 ‘포스텍 크라우드펀딩 - Geekoncampus’(이하 크라우드펀딩)의 첫 프로젝트인 ‘캠퍼스 미끄럼
국내 연구진을 통해 발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남기 교수, 통
POSTECH Grown Companies; APGC)가 설립한 교내 스타트
틀 설치’가 목표액인 1,000만 원 모금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우리대학 캠퍼스를 즐겁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모금 플랫폼이다. 좋은 아이디
합과정 양소라 씨, 중앙대 화학과 성재영 교수팀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
업 인큐베이터이다. 우리대학에서 유망한 기업가가 탄생할
어를 내면 아이디어 제공자를 프로젝트 매니저로 하여 모금이 시작되고 모인 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를 제안한 박진우(신소재 14) 학우는 “78계
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9월 1일자를 통해 RNA중합효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며, 학생이 기업
단에는 상징성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있는데 미끄럼틀 설치로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즐겁게 바꿔보고 싶다”라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5
소 농도 변화에 따라 세포 환경이나 단백질의 농도변화로 인해 생겨나는 ‘외재적’ 노
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며 스타트업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기
월부터 제안과 업체 접촉이 이루어졌고 6월에는 뮌헨공과대학교와의 접촉 및 학생지원팀과의 협력 합의가 있었다. 뮌헨공대는 캠퍼스에 미끄럼틀을 설치해
이즈가 증가하는 것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이 연구성과는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
회를 제공하는 TI(Tech + Innovation), 창업 이후 성공적인 기
명물로 만든 독일의 대학이다. 지난 8월 4일에는 크라우드펀딩 누리집 geekoncampus.com에서 실제 모금이 시작됐다. 4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시작된 1차 모
을 가지게 되는 경로를 규명하는 한편, 세포 속 ‘무작위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데
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스타트업 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금은 9일 만에, 600만 원 추가 모금을 목표로 한 2차 모금도 10여 일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모금에 참여한 권양우(법인 행정팀) 씨는 “78계단 미끄럼틀을 타고
응용할 수 있다.
TS(Tech + Star)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려오는 짜릿한 체험이 벌써 기대된다”라며 “앞으로도 크라우드펀딩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철희(신소재 13) 학우도 “농담 삼아 말했던 미
이 연구성과는 박테리아가 갖게 되는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줄기세포의
2학기에는 Design Lab, Context Logic Korea, Cyberdigm,
끄럼틀 설치가 실제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라며 “자랑스러운 상징물이 되길 바란다”라는 응원을 전했다. 한편, 미끄럼틀 이용의 문제와 앞으로의 관리 문제
분화나 암세포의 발달 등 세포가 어떤 특정 상태로 변하는 과정, 그리고 아직까지 풀
Osslab, Penta Security등 APGC 회원사와 TI 프로그램 협업을
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끄럼틀이 햇빛에 가열되는 문제에 대해서 박진우 학우는 “철 대신 스테인리스로 재질을 바꾸기 위해 추가 모금을 진행한 것이며
리지 않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행할 예정이다.
플라스틱은 내구성 문제가 있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형태에 대해서도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반원형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POINT POSTECH News 62 I 63
P OST E CH
NEW S
POSTEC H
N EWS
2014 autumn
201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포스텍(POSTECH) 2년 연속 1위 차지 201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포스텍(POSTECH)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KAIST·성 균관대·고려대·서울대가 2, 3, 4, 5위로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다. 2012년 10위였던 중앙 대는 지난해 공동 8위에 이어 올해는 단독 8위다. 경희대는 한 계단 올라 공동 9위로 집계 됐다. 2005년 44위까지 떨어졌던 동국대는 역대 최고 성적인 11위에 올랐다. 2012년 산업 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서울과학기술대는 평가 참여 3년 만에 20위 내에 진입했다. 포스텍은 교수 연구실적을 평가한 교수연구 부문에서 1위, 교육 지원시설, 교수비율 등을 평가한 교육여건 및 재정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포스텍이 학생 교육에 지출한 각종 비용은 등록금의 11배(112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앙일보가 창간 49주년을 맞아 시행한 올해 대학평가는 전국 4년제 대학 95곳을 대상으 로 했다. 교수연구(100점), 교육여건(90점), 평판·사회진출도(60점), 국제화(50점) 등 4개 부문, 32개 지표의 점수(총 300점)를 합산했다.
POSTECH 이남기 교수팀, 단백질 발현 노이즈 현상에 RNA 중합효소 농 도 변화가 미치는 영향 밝혀내
APGC-Lab 오픈 기념 파티 개최
2014 autumn
백성기 前 POSTECH 총장 명예교수 추대 및 “신소재분야 인재 양성 위해” 1억 기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개교 초기에 부임, 지난 27년간 세라믹 관련 연구와 후학양성에 큰 역할을 하 며, 신생대학이었던 POSTECH의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과학계 와 교육계를 이끌었던 백성기 전 POSTECH 총장(65)이 강단을 떠났다. 서울대를 거쳐 미국 코넬대(Cornell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백 전 총장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서 고기능성 세라믹 재료개발과 강 유전체 박막재료 개발&응용연구로 16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2009년 한국세라믹학회장을 맡아 활 동하는 한편, 미국세라믹학회 석학회원으로서 세라믹 분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외에도 포항지역사회와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포항시 첨단과학산업도시추진 실무협의회 위원장 (2002~2004),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이사(2010~현재), △지식경제부 WPM(세계시장선점 핵심소 재) 기획위원회 기획위원장(2010~2011),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위원장(2011년) 을 맡아 목소리를 내왔으며, 2014년부터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맡고 있다. POSTECH은 개교 초기부터 POSTECH의 발전은 물론 이후 보직교수와 지역사 회, 고등교육 과학계의 멘토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공로로 백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추대했다. 8월 22일 POSTECH 포스코국제관에서 정년퇴임식 겸 명예교수 추대 식을 연 백 전 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신소재 분야 글로벌리더 양성을 위해 노력해달라”며 1억원의 ‘백성기 기금’을 출연했다.
POSTECH서 ‘코리아 -네덜란드 게임잼 2014’ 개최 한국과 네덜란드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창의성을 놓고 겨루는 경진대회 ‘게임잼코리아 2014(Game Jam Netherland-KOREA 2014)’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에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열렸다. 창의IT융 합공학과의 융합인재교육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특정한 주제 아래 게임을 제
유전자가 동일한 쌍
작하는 캠프로, 난장 같은 분위기에서 기획부터 시나리오 설계, 프로그래밍, 사운드, 그래픽 작업까지 자유
둥이에게는 유전질환
롭게 진행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 창작 경진대회다. 네덜란드와 한국의 지식연구교류
이 똑같이 나타날까?
협력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네덜란드 유트레이트 대학(HKU) 게임미디어 랩, 서
정답은 “아니오”다.
울대 융합기술대학원 디지털정보융합학과, 한국뉴욕주립대(SUNY Korea), 한동대, 가천대와 함께 헬스케어
많은 사람들이 생활
와 스포츠 분야에 게임화(gamification) 기법을 활용한 스포테인먼트 개발을 목표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
습관이나 환경에 따
사는 기능성 게임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의 게임창작 노하우와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의 스포츠ICT융합 기획력이 합해
라 질환은 다르게 나 타날 수 있다고 생각
9월 12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지곡연구동 1층에서 포스텍
져서 학생들이 함께 모여 협력하며 ‘Game for Change!’라는 주제 아래 놀다보니 건강해지는 게임으로 사회를 멋지게 바꿔보자는 취지 아래 진행된다는 점
하지만, 대장균이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APGC-Lab 오픈 기념행사가 열렸다.
에서 의미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5인 1조로 7개팀을 구성, 48시간 동안 POSTECH과 위트레흐트 대학 교수진의 지원 아래 게임개발을 진행했으며
환경이 동일한 곳에서 자라는 동물에서도 유전질환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Penta Security CTO이자 APGC-Lab의 Director인 김덕수(전
최종 우승한 팀의 게임은 네덜란드 대사관의 주선으로 글로벌 게임사들의 투자매칭 소개, 과학관 전시를 위한 제작비 지원 등의 특전이 주어졌다.
유전자가 완전히 같더라도 결과물이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잡음(노이즈)’라
자 93) 동문을 비롯한 여러 동문들의 축사와 함께 회원사들의
고 부른다. 이 현상은 화학반응에서도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성’으로, 물리학 분
2학기 TI 프로젝트 소개가 이어졌다. 행사 끝에는 간단한 다과
야에서나 있음직한 현상이다.
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기념파티가 열렸다.
동문의 힘으로 78계단에 미끄럼틀 만든다
이러한 현상에 RNA중합효소(RNAP) 농도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APGC-Lab은 포스텍 동문 기업 협회(Association of
우리대학 총동창회 산하 IT서비스팀 PODO에서 진행하고 있는 ‘포스텍 크라우드펀딩 - Geekoncampus’(이하 크라우드펀딩)의 첫 프로젝트인 ‘캠퍼스 미끄럼
국내 연구진을 통해 발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남기 교수, 통
POSTECH Grown Companies; APGC)가 설립한 교내 스타트
틀 설치’가 목표액인 1,000만 원 모금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우리대학 캠퍼스를 즐겁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모금 플랫폼이다. 좋은 아이디
합과정 양소라 씨, 중앙대 화학과 성재영 교수팀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
업 인큐베이터이다. 우리대학에서 유망한 기업가가 탄생할
어를 내면 아이디어 제공자를 프로젝트 매니저로 하여 모금이 시작되고 모인 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를 제안한 박진우(신소재 14) 학우는 “78계
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9월 1일자를 통해 RNA중합효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며, 학생이 기업
단에는 상징성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있는데 미끄럼틀 설치로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즐겁게 바꿔보고 싶다”라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5
소 농도 변화에 따라 세포 환경이나 단백질의 농도변화로 인해 생겨나는 ‘외재적’ 노
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며 스타트업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기
월부터 제안과 업체 접촉이 이루어졌고 6월에는 뮌헨공과대학교와의 접촉 및 학생지원팀과의 협력 합의가 있었다. 뮌헨공대는 캠퍼스에 미끄럼틀을 설치해
이즈가 증가하는 것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이 연구성과는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
회를 제공하는 TI(Tech + Innovation), 창업 이후 성공적인 기
명물로 만든 독일의 대학이다. 지난 8월 4일에는 크라우드펀딩 누리집 geekoncampus.com에서 실제 모금이 시작됐다. 4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시작된 1차 모
을 가지게 되는 경로를 규명하는 한편, 세포 속 ‘무작위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데
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스타트업 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금은 9일 만에, 600만 원 추가 모금을 목표로 한 2차 모금도 10여 일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모금에 참여한 권양우(법인 행정팀) 씨는 “78계단 미끄럼틀을 타고
응용할 수 있다.
TS(Tech + Star)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려오는 짜릿한 체험이 벌써 기대된다”라며 “앞으로도 크라우드펀딩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철희(신소재 13) 학우도 “농담 삼아 말했던 미
이 연구성과는 박테리아가 갖게 되는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줄기세포의
2학기에는 Design Lab, Context Logic Korea, Cyberdigm,
끄럼틀 설치가 실제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라며 “자랑스러운 상징물이 되길 바란다”라는 응원을 전했다. 한편, 미끄럼틀 이용의 문제와 앞으로의 관리 문제
분화나 암세포의 발달 등 세포가 어떤 특정 상태로 변하는 과정, 그리고 아직까지 풀
Osslab, Penta Security등 APGC 회원사와 TI 프로그램 협업을
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끄럼틀이 햇빛에 가열되는 문제에 대해서 박진우 학우는 “철 대신 스테인리스로 재질을 바꾸기 위해 추가 모금을 진행한 것이며
리지 않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행할 예정이다.
플라스틱은 내구성 문제가 있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형태에 대해서도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반원형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풀칠하는 곳
POINT
POSTECHIAN
기자의 눈 64
PUZZLE
바이러스, 너의 정체는 뭐니 55만명. 에볼라바이러스의 확산이 좀처럼 진정국면을 맞고 있지
년 말레이시아에서 1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니파 바이러스’ 등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상태로 전염이 지속된다면 내년 1월 말,
을 전파한 이력을 갖고 있다.
감염자가 55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쥐가 이처럼 바이러스를 사람을 비롯해 친숙한 동물들에게 옮
말 그대로 ‘팬데믹(감염,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것)’
기는 이유는 ‘포유류’이기 때문이다. 박쥐와 인간, 돼지, 말 등은
의 시작인 셈이다.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생물이라 할 수 있지만,
모두 포유류이기 때문에 종간 장벽이 낮다.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반쪽 생물’인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정
에 들어왔을 때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모양이 사람의 세포와 비
체는 과연 무엇일까.
슷하면 결합하면서 증식하게 되는데 같은 포유류끼리는 레고 블
크기가 10~1000nm(나노미터?1nm은 10억분의 1m)에 불과한 바
록처럼 바이러스와 세포가 붙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러스는 ‘숙주’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생물이라 할 수 없을
유독 박쥐가 이처럼 많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유는, 함께 무리
정도로 증식은커녕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가 숙주를 만나면 자
지어 살며 이곳저곳 날아다니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
신의 DNA나 RNA와 같은 유전물질을 빠르게 복사하며 세를 확장
쥐의 종이 다양해 갖고 있는 바이러스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시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숙주 세포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사
지구상에 사는 포유동물의 수는 4600여 종인데 이 중 925종이
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감기부터 시작해, 신종플루, 조류독감,
박쥐에 해당할 만큼 생물학적 다양성이 높다. 그만큼 아직 인간이
스페인 독감,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볼라도 모두 바이러스
발견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많다는 의미다.
가 숙주의 몸에 일으키는 질병이다.
과학자들은 1900년대 이후 박쥐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많이 전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제 갓 100년을 넘겼다. 1898년 네덜란
파하는 이유를 서식지 파괴로 설명한다. 산림이 줄고 습지 등이
드의 생물학자인 마루티누스 베이제린크가 박테리아보다 작은 구
사라지면서 박쥐와 인간은 자주 접하게 되고 배설물을 남기게 된
멍에 작은 미생물이 있는 용액을 통과시켜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
다. 배설물에 있는 여러 바이러스가 인간과 만나면서 지금까지 알
인했다.
지 못했던 질병이 생겨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무분별한
그 뒤 바이러스가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18년, 유럽을 휩
환경파괴가 갖고 온 ‘자업자득’일지 모른다.
쓴 스페인 독감 때문이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바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러스로 인한 독감 사망자가 5000만 명을 넘어섰다. 남한 인구가
에볼라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한 것은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이었
몽땅 사라질 정도로 큰 팬데믹이었다.
다. 원숭이가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볼라바이러스는, 사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들어 구제역이 유행하면서 바이러스가
들의 무분별한 정글 개발, 산림 파괴 등으로 원숭이와 인간의 접
한껏 관심을 받았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한 가닥의 RNA로 이루어
촉이 잦아지면서 옮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에볼라 바이러스
져 있는데 DNA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주 형태가 변해 돌연변
에 감염되면 두통과 고열, 근육통 등 몸살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
이가 되기 쉽다. 연구결과 구제역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로 유전자
작해 설사와 구토, 탈수가 일어난다. 치사율은 약 80~90%. 치사
가 30%나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각각의 유
율이 높은 바이러스는 진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바이러스
전자에 맞는 백신이 종류별로 필요하다. 돼지가 A형 백신을 맞았
는 숙주가 있어야만 번식할 수 있는데 높은 치사율로 숙주가 사
다 하더라도 O형 구제역 바이러스에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망해 버리면 바이러스는 더 이상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
이밖에 조류독감도 우리에겐 친숙하다. 주로 철새들이 갖고 있는
이번 호 다들 잘 읽으셨나요? 여러분이 열심히 읽으셨는지 확인하기 위해 퍼즐을 준비했습니다!
만약 이번 호를 열심히 읽으셨다면, 절반 이상의 문제를 풀 수 있을 거예요! 정답은 다음 호에 공개합니다!
가을(AUTUMN)호 PUZZLE ❶
지난 호 정답 ❺ 갤
❹
엔
럭
❷
시
④
샌 클
리
드
리 어
류
코
기
위
페
어
치
르
패
미
① ❻
세
널
포
구
골
조
구
소
격
T
글
②
❸
⑤
글
웨
어
러
블
디
바
이
과
자 표
준
모
형
라
인
스
쇄
③
가로 문항
세로 문항
보다 한층 진화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치사율을 조금 낮추면서
① 영국의 물리학자로서 루게릭 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홀 관련 다양한 이론을 내놓아 우주물리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❶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집단 발병한 바이러스로서 갑작스러운 두통과 근육통, 발열에서 전신성 출혈로 발전해 60%의 치사율을 보인다.
바이러스로 오리 등에게서 떼죽음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구제역보
전염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 셈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에
② 물질계와 적외선과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
다 문제인 이유는 간혹 사람에게도 전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볼라바이러스에서는 약 300여개의 유전자 변형이 발견됐는데 전
조류독감이 과연 어떤 동물로부터 유래했는지에 대해서 아직 명
문가들은 이것이 치사율을 낮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박쥐’를 일순위로 꼽
인간이 만든 비극, 바이러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가 모
는다.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스’의 진원지도 사
르는 자연 깊숙한 곳에는 에볼라보다 더욱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
향고양이가 아닌 중국에 살고 있는 관박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스가 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의 터전을 지켜주고, 자연을
박쥐는 1994년 호주에서 경주마와 조련사를 죽인 ‘헨드라 바이러
보호하는 것이 모든 생물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임을
스’, 1995년 호주에서 돼지 불임을 유발한 ‘매냉글 바이러스’, 1998
잊어서는 안 된다. 매일경제 과학기술부 원호섭 기자
③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전세계 수학자들의 모임. 이번 년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④ 스웨덴 출신의 언어학자이자 환경운동가. 라다크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오래된 미래』의 저자로 유명하다. ⑤ 데이터의 생성 양ㆍ주기ㆍ형식 등이 방대한 데이터
❷ A, B형 독감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성 돌기 ❸ 물질을 분석하는 기술이나 이론 등을 연구하는 화학의 한 분야로서 무기분석, 유기분석, 화학분석, 물리분석, 정성분석, 정량분석 등으로 나뉜다. ❹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서로 연결되어 관 모양을 이루고 있는 신소재 ❺ 연료가 산화할 때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 및 장치 ❻ 방대한 양의 데이터 가운데 숨겨져 있는 유용한 상관관계를 발견하여,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여 의사 결정에 이용하는 과정
풀칠하는 곳
POINT
POSTECHIAN
기자의 눈 64
PUZZLE
바이러스, 너의 정체는 뭐니 55만명. 에볼라바이러스의 확산이 좀처럼 진정국면을 맞고 있지
년 말레이시아에서 1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니파 바이러스’ 등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상태로 전염이 지속된다면 내년 1월 말,
을 전파한 이력을 갖고 있다.
감염자가 55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쥐가 이처럼 바이러스를 사람을 비롯해 친숙한 동물들에게 옮
말 그대로 ‘팬데믹(감염,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것)’
기는 이유는 ‘포유류’이기 때문이다. 박쥐와 인간, 돼지, 말 등은
의 시작인 셈이다.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생물이라 할 수 있지만,
모두 포유류이기 때문에 종간 장벽이 낮다.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반쪽 생물’인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정
에 들어왔을 때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모양이 사람의 세포와 비
체는 과연 무엇일까.
슷하면 결합하면서 증식하게 되는데 같은 포유류끼리는 레고 블
크기가 10~1000nm(나노미터?1nm은 10억분의 1m)에 불과한 바
록처럼 바이러스와 세포가 붙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러스는 ‘숙주’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생물이라 할 수 없을
유독 박쥐가 이처럼 많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유는, 함께 무리
정도로 증식은커녕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가 숙주를 만나면 자
지어 살며 이곳저곳 날아다니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
신의 DNA나 RNA와 같은 유전물질을 빠르게 복사하며 세를 확장
쥐의 종이 다양해 갖고 있는 바이러스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시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숙주 세포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사
지구상에 사는 포유동물의 수는 4600여 종인데 이 중 925종이
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감기부터 시작해, 신종플루, 조류독감,
박쥐에 해당할 만큼 생물학적 다양성이 높다. 그만큼 아직 인간이
스페인 독감,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볼라도 모두 바이러스
발견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많다는 의미다.
가 숙주의 몸에 일으키는 질병이다.
과학자들은 1900년대 이후 박쥐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많이 전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제 갓 100년을 넘겼다. 1898년 네덜란
파하는 이유를 서식지 파괴로 설명한다. 산림이 줄고 습지 등이
드의 생물학자인 마루티누스 베이제린크가 박테리아보다 작은 구
사라지면서 박쥐와 인간은 자주 접하게 되고 배설물을 남기게 된
멍에 작은 미생물이 있는 용액을 통과시켜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
다. 배설물에 있는 여러 바이러스가 인간과 만나면서 지금까지 알
인했다.
지 못했던 질병이 생겨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무분별한
그 뒤 바이러스가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18년, 유럽을 휩
환경파괴가 갖고 온 ‘자업자득’일지 모른다.
쓴 스페인 독감 때문이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바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러스로 인한 독감 사망자가 5000만 명을 넘어섰다. 남한 인구가
에볼라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한 것은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이었
몽땅 사라질 정도로 큰 팬데믹이었다.
다. 원숭이가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볼라바이러스는, 사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들어 구제역이 유행하면서 바이러스가
들의 무분별한 정글 개발, 산림 파괴 등으로 원숭이와 인간의 접
한껏 관심을 받았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한 가닥의 RNA로 이루어
촉이 잦아지면서 옮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에볼라 바이러스
져 있는데 DNA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주 형태가 변해 돌연변
에 감염되면 두통과 고열, 근육통 등 몸살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
이가 되기 쉽다. 연구결과 구제역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로 유전자
작해 설사와 구토, 탈수가 일어난다. 치사율은 약 80~90%. 치사
가 30%나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각각의 유
율이 높은 바이러스는 진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바이러스
전자에 맞는 백신이 종류별로 필요하다. 돼지가 A형 백신을 맞았
는 숙주가 있어야만 번식할 수 있는데 높은 치사율로 숙주가 사
다 하더라도 O형 구제역 바이러스에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망해 버리면 바이러스는 더 이상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
이밖에 조류독감도 우리에겐 친숙하다. 주로 철새들이 갖고 있는
이번 호 다들 잘 읽으셨나요? 여러분이 열심히 읽으셨는지 확인하기 위해 퍼즐을 준비했습니다!
만약 이번 호를 열심히 읽으셨다면, 절반 이상의 문제를 풀 수 있을 거예요! 정답은 다음 호에 공개합니다!
가을(AUTUMN)호 PUZZLE ❶
지난 호 정답 ❺ 갤
❹
엔
럭
❷
시
④
샌 클
리
드
리 어
류
코
기
위
페
어
치
르
패
미
① ❻
세
널
포
구
골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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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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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②
❸
⑤
글
웨
어
러
블
디
바
이
과
자 표
준
모
형
라
인
스
쇄
③
가로 문항
세로 문항
보다 한층 진화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치사율을 조금 낮추면서
① 영국의 물리학자로서 루게릭 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홀 관련 다양한 이론을 내놓아 우주물리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❶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집단 발병한 바이러스로서 갑작스러운 두통과 근육통, 발열에서 전신성 출혈로 발전해 60%의 치사율을 보인다.
바이러스로 오리 등에게서 떼죽음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구제역보
전염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 셈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에
② 물질계와 적외선과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
다 문제인 이유는 간혹 사람에게도 전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볼라바이러스에서는 약 300여개의 유전자 변형이 발견됐는데 전
조류독감이 과연 어떤 동물로부터 유래했는지에 대해서 아직 명
문가들은 이것이 치사율을 낮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박쥐’를 일순위로 꼽
인간이 만든 비극, 바이러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가 모
는다.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스’의 진원지도 사
르는 자연 깊숙한 곳에는 에볼라보다 더욱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
향고양이가 아닌 중국에 살고 있는 관박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스가 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의 터전을 지켜주고, 자연을
박쥐는 1994년 호주에서 경주마와 조련사를 죽인 ‘헨드라 바이러
보호하는 것이 모든 생물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임을
스’, 1995년 호주에서 돼지 불임을 유발한 ‘매냉글 바이러스’, 1998
잊어서는 안 된다. 매일경제 과학기술부 원호섭 기자
③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전세계 수학자들의 모임. 이번 년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④ 스웨덴 출신의 언어학자이자 환경운동가. 라다크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오래된 미래』의 저자로 유명하다. ⑤ 데이터의 생성 양ㆍ주기ㆍ형식 등이 방대한 데이터
❷ A, B형 독감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성 돌기 ❸ 물질을 분석하는 기술이나 이론 등을 연구하는 화학의 한 분야로서 무기분석, 유기분석, 화학분석, 물리분석, 정성분석, 정량분석 등으로 나뉜다. ❹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서로 연결되어 관 모양을 이루고 있는 신소재 ❺ 연료가 산화할 때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 및 장치 ❻ 방대한 양의 데이터 가운데 숨겨져 있는 유용한 상관관계를 발견하여,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여 의사 결정에 이용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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