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postechian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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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이번 호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 소개된 지영석 Elsevier 회장님의 KBS 1TV “2014 신년기획 ‘글로벌 리더의 선택’ 세계 지식산업의 리더, 지영석” 예고편 YouTube 영상입니다.(http://goo.gl/QPSygY)

Summer

POSTECHIAN 2014 | VOL.143

POSTECH 입학사정관실 facebook 바로가기 (http://www.facebook.com/PostechAdmission)

포항공과대학교소식지 포스테키안

2014 | VOL.143


C O N T E N T S

06

12

14

38

40

People 04 내가 읽은 POSTECHIAN 06 POSTECH 에세이 | 박상준 교수 08 알리미가 만난 사람 | 지영석 Elsevier 회장 10 포스테키안의 초상 | 최호숙 변호사 12 People and People | 권우성 Stanford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 14 알리미가 간다 | 서울로 출동한 알리미들 16 선배가 후배에게 | 박준영

Progress 18 기획특집 : 안전공학

안전지향적인 교통수단의 개발

20

대형사고 발생에서 배우다.

22

원자력 발전소와 안전

24

LabView

26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창의IT융합공학과 스마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28 학과 탐방 | POSTECH 수학과 32 Hello Nobel! | HERE, AT LAST! 34 교과서에 날개달기 | 미세소관의 중요성

Passion 36 세상찾기 1 | 26일간의 소중한 경험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 활동 38 세상찾기 2 | 이스라엘을 다녀오다. -2014 한·이스라엘 국가 간 청소년 교류 40 세상찾기 3 | 국내 최대 게임 컨퍼런스, NDC에 참가하다. 42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4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 영화 ‘Man From Earth’

Why POSTECH? 포스텍의 가장 큰 장점 두 번째는 바로 Residential College Program(기숙대학 프로그램)입니다.

Plus

미국 하버드대, 예일대 등 명문대들이 운영하고 있는 본 프로그램은 1, 2학년 재학생 전원이 한 기숙사에

46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 전쟁과 과학기술

입사, 인성·교양교육과 취미·봉사활동 등 교육과 체험을 경험하게 됩니다. 층마다 있는 마스터 교수님과

48 Science Black Box |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RA(Residential Advisor) 선배들의 보살핌 속에서 포스텍 학생들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합니다.

50 It’s IT | 일상과 뗄 수 없는 SNS세상 52 Marcus | 수론함수와 승법적 함수

Point

56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58 입시도우미 코너 | 입사관 쌤이 알려주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 자기소개서 작성 TIP 60 POSTECH News | 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64 기자의 눈 | 월드컵, 과학으로 보면 더 재밌다 65 퍼즐 | 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OSTECHIAN Vol.143 발행일 I 2014년 7월 18일 발행처 I POSTECH 입학사정관실 전화 I 054)279-3610 팩스 I 054)279-3725 홈페이지 I http://admission.postech.ac.kr


C O N T E N T S

06

12

14

38

40

People 04 내가 읽은 POSTECHIAN 06 POSTECH 에세이 | 박상준 교수 08 알리미가 만난 사람 | 지영석 Elsevier 회장 10 포스테키안의 초상 | 최호숙 변호사 12 People and People | 권우성 Stanford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 14 알리미가 간다 | 서울로 출동한 알리미들 16 선배가 후배에게 | 박준영

Progress 18 기획특집 : 안전공학

안전지향적인 교통수단의 개발

20

대형사고 발생에서 배우다.

22

원자력 발전소와 안전

24

LabView

26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창의IT융합공학과 스마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28 학과 탐방 | POSTECH 수학과 32 Hello Nobel! | HERE, AT LAST! 34 교과서에 날개달기 | 미세소관의 중요성

Passion 36 세상찾기 1 | 26일간의 소중한 경험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 활동 38 세상찾기 2 | 이스라엘을 다녀오다. -2014 한·이스라엘 국가 간 청소년 교류 40 세상찾기 3 | 국내 최대 게임 컨퍼런스, NDC에 참가하다. 42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4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 영화 ‘Man From Earth’

Why POSTECH? 포스텍의 가장 큰 장점 두 번째는 바로 Residential College Program(기숙대학 프로그램)입니다.

Plus

미국 하버드대, 예일대 등 명문대들이 운영하고 있는 본 프로그램은 1, 2학년 재학생 전원이 한 기숙사에

46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 전쟁과 과학기술

입사, 인성·교양교육과 취미·봉사활동 등 교육과 체험을 경험하게 됩니다. 층마다 있는 마스터 교수님과

48 Science Black Box |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RA(Residential Advisor) 선배들의 보살핌 속에서 포스텍 학생들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합니다.

50 It’s IT | 일상과 뗄 수 없는 SNS세상 52 Marcus | 수론함수와 승법적 함수

Point

56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58 입시도우미 코너 | 입사관 쌤이 알려주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 자기소개서 작성 TIP 60 POSTECH News | 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64 기자의 눈 | 월드컵, 과학으로 보면 더 재밌다 65 퍼즐 | 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OSTECHIAN Vol.143 발행일 I 2014년 7월 18일 발행처 I POSTECH 입학사정관실 전화 I 054)279-3610 팩스 I 054)279-3725 홈페이지 I http://admission.postech.ac.kr


PEOPLE 내가 읽은 POSTECHIAN 04 I 05

내가 읽은 POSTECHIAN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3

POSTECHIAN을 만드는 저희들에게 여러분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된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알리미들을 응원해 주세요. 채택된 엽서의 주인공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 드립니다. “사람이 40대가 되면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50대엔 외모도, 60대엔 ‘남자냐 여자 냐’ 도, 70대엔 돈의 많고 적음도, 80대엔 ‘살았냐 죽었냐’ 도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 그만큼 장애는 살아감에 있어 ‘장애’가 되지 않아. 단지 장애를 극복했다는 이유로 ‘대단한 과학자’가 되기 보다는 인 류의 문제를 고민하는 ‘진짜 과학자’가 되고 싶어.”

이지민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1학년) POSTECHIAN 같은 종류의 소식지는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접하는데요, 요새 뜨고 있는 과학지식과 POSTECH에 재학 중인 학부생들의 경험어린 조언, 그리고 POSTECH 에세이에서 교수님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고등학교 시절동안 제가 진로 선택을 함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입시를 준비할 시기는 아니지만 입시 관련 정보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여 다양한 학과를 알아보고 싶은데 학과탐방을 더 다양하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CHIAN 파이팅!!

전상화 (울산 효정고등학교 2학년) 공부가 안 될 때마다 POSTECHIAN을 읽고 있는데요, POSTECHIAN을 볼 때마다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도 되고 재미도 쏠쏠한 것 같아요. 특히 세상찾기 코너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POSTECHIAN에는 과학적 내용만 잔뜩 있을 줄 알았는데요, 세상찾기처럼 다양한 내용도 많아서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매 호 재밌는 글 실어주세요.

이상현 (서울 광영고등학교 2학년) 알리미 형, 누나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평소 POSTECHIAN을 즐겨 읽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는 공부 외에도 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 어서 이번 올림픽,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그래서인지 기획특집에서 동계 올림픽에 대해 다룬 것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도 운동에 관련된 과학적인 내용들 많이 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People 06

POSTECH 에세이

박상준 교수 ‘T’자형 인재 되기

08

알리미가 만난 사람

엘스비어 지영석 회장 Practice is the best solution.

10

포스테키안의 초상

최호숙 변호사 나만의 가치와 호기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내다.

12

People and People

권우성 / Stanford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 목표를 설정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14

알리미가 간다

서울로 출동한 알리미들

16

선배가 후배에게

박준영 나에게 멋진 대학생활이란?


PEOPLE 내가 읽은 POSTECHIAN 04 I 05

내가 읽은 POSTECHIAN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3

POSTECHIAN을 만드는 저희들에게 여러분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된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알리미들을 응원해 주세요. 채택된 엽서의 주인공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 드립니다. “사람이 40대가 되면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50대엔 외모도, 60대엔 ‘남자냐 여자 냐’ 도, 70대엔 돈의 많고 적음도, 80대엔 ‘살았냐 죽었냐’ 도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 그만큼 장애는 살아감에 있어 ‘장애’가 되지 않아. 단지 장애를 극복했다는 이유로 ‘대단한 과학자’가 되기 보다는 인 류의 문제를 고민하는 ‘진짜 과학자’가 되고 싶어.”

이지민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1학년) POSTECHIAN 같은 종류의 소식지는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접하는데요, 요새 뜨고 있는 과학지식과 POSTECH에 재학 중인 학부생들의 경험어린 조언, 그리고 POSTECH 에세이에서 교수님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고등학교 시절동안 제가 진로 선택을 함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입시를 준비할 시기는 아니지만 입시 관련 정보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여 다양한 학과를 알아보고 싶은데 학과탐방을 더 다양하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CHIAN 파이팅!!

전상화 (울산 효정고등학교 2학년) 공부가 안 될 때마다 POSTECHIAN을 읽고 있는데요, POSTECHIAN을 볼 때마다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도 되고 재미도 쏠쏠한 것 같아요. 특히 세상찾기 코너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POSTECHIAN에는 과학적 내용만 잔뜩 있을 줄 알았는데요, 세상찾기처럼 다양한 내용도 많아서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매 호 재밌는 글 실어주세요.

이상현 (서울 광영고등학교 2학년) 알리미 형, 누나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평소 POSTECHIAN을 즐겨 읽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는 공부 외에도 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 어서 이번 올림픽,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그래서인지 기획특집에서 동계 올림픽에 대해 다룬 것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도 운동에 관련된 과학적인 내용들 많이 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People 06

POSTECH 에세이

박상준 교수 ‘T’자형 인재 되기

08

알리미가 만난 사람

엘스비어 지영석 회장 Practice is the best solution.

10

포스테키안의 초상

최호숙 변호사 나만의 가치와 호기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내다.

12

People and People

권우성 / Stanford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 목표를 설정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14

알리미가 간다

서울로 출동한 알리미들

16

선배가 후배에게

박준영 나에게 멋진 대학생활이란?


PEOPLE POSTECH 에세이 06 I 07

‘ T ’자형 인재 되기 국문학을 전공한 내가 포스테키안들의 교육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학생들에게 욕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다.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의 학생이 되었다는 자부심에 취해 현재의 상태가 최선이라고 믿지 말고, 여전히 부족한 것, 현재 결여되어 있는 것을 찾고 그 가치를 깨우쳐 그것에 대한 갈망을 키우라고 강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수준에 비해 더 훌륭한 과학도, 더 멋진 대학생, 더 나은 청년이 되기 위하여 갖춰야 할 것이나 지금 부 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면서 그에 대한 갈망을 키워 주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 상태에서 결여를 확인하고 불만족 스러운 심정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나는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국내 최고 이공계 학생들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 이것이 포스텍의 인문학자인 나의 사명이다. 글•박상준 인문사회학부 교수

진정한 리더란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지식인이다.

현재를 변화시키는 인간의 본성

것을 현실화하는 것, 요컨대 현실 너머를 욕망하고 그것을 성취하는 단일

현재 상태(status qua)에 안주하지 않고 그 너머를 꿈꾸는 것은 인간 고유

한 과정의 다양한 양상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와서 보면, 단지

의 본성이다. 인류를 제외한 그 어떤 생물도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바꾸며

인문학 교육만이 아니라 모든 교육의 본질이 새로운 욕망을 불어넣어 주

자신들의 역사를 만들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자연을 바꾸고 사회를 발

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나 뇌의 신비를 탐구하는 것이나, 산업계의

전시키며 다른 사람을 교육하면서 인류 특유의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 왔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산학협력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요, 인문

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온 동력은, 그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 그 너머를

사회과학적 지식과 예술적 소양을 가르치는 교양교육 또한 더 나은 미래

향한 꿈과 열정이다. ‘그 너머’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망상이나

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키워 인류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공상이 되고 현실에 조금 가까이 있는 경우 이상이 되

이다.

는데, 망상에서 이상에 이르는 이 모든 열망, 현실에

발명과 발견, 창조 각 분야 고유의 특성이 있고 각각

부재하는 것에 대한 이 뜨거운 동경이야말로 세계를

의 개인이 모든 분야에 정통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인간화하며 문명을 이루고 문화를 꽃 피운 동력에 해

그렇다고 어느 한 분야에 안주해서도 안 되는 것 또한

당한다.

분명하다. 위에 말한 모든 일들이 다 ‘사람의 일’인 까

구체적으로 말해 보자. 불의 사용에서 전자기력의 활

닭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두 가지 자세가 요청된다.

용에 이르며 인간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바퀴의 발

각자가 속한 전문분야에서 수월성을 갖춘 인재가 되

명으로부터 잠수함이나 우주왕복선의 개발에 걸쳐

는 것이 한 가지이고, 그러한 각각의 분야 모두가 공

인간 세계의 공간적 제한을 줄여 온 것 등이 자연을

통적으로 갖는 두 가지 속성 즉 이 모두가 사람의 일

개척하여 인류 문명을 수립해 온 대표적인 사례에 해

이며 동시에 현재 상황 너머를 실현하는 미래 창조의

당한다. 끊임없이 생산력을 증대시키고 생산성을 높

실천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다른 한 가지이

이면서 사회의 규모를 키우고, 사회가 운영되는 원리

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전공능력을 깊이 습득함과 더

를 부단히 발전시켜 민주주의에 기초한 공화제를 이

불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폭넓게 갖

룬 것 또한 우리가 사는 사회를 보다 인간화해 온 문

추는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명 활동의 또 다른 축이다. 이뿐이 아니다. 자연과 우주의 운동 법칙에 대 한 객관적인 이해를 부단히 증진시키는 한편 인간사회의 원리를 끊임없

포스테키안이여, ‘T자형 인재가 되어라’

이 규명하고, 인간의 본성을 계속 탐구, 계발함으로써 학문과 예술의 세

대한민국 이공계의 미래 리더가 되기를 요청받는 현재와 미래의 포스테

계를 창조해 온 것 또한 현재 상태 너머 곧 현실에 없던 것을 실현해 온

키안들에게 있어서 이 점은 특히 중요하다. 전공분야의 최고 전문가·학

문화 활동의 본질이다.

자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그 해결 방 안의 모색에 참여할 수 있는 지식인의 면모까지 갖출 때 비로소 어떠한

욕망으로 발전된 인류사회

분야에서든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사회의 본성을

이렇게 인류가 해 온 모든 활동,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수행해 온 모

탐구하는 인문사회과학과 인간성의 발양에 기여하는 예술에 대한 소양

든 발명, 발견, 창조의 활동들은, 현재의 자연이나 사회, 인간 상태 너머를

이 우리 모두에게 요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명복제나 킬러로봇의

현실에 구현해 온 것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속성을 지닌다. 따라서 자연과

현실화가 목전에 있고, 현실과 공학적 산물의 분리가 실제적으로 불가능

학이나 공학, 사회과학 및 인문학 그리고 문화예술에 걸치는 인간의 모든

하며, 의생명공학이나 웨어러블 컴퓨팅의 발전으로 우리 자신이 사이보

활동이란,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나은 상태를 실현하는 것, 현

그가 되어 가는 현실에서, 이러한 요청이 한층 절실해졌기 때문이기도

재에 없는 것을 찾아 그 결여를 느끼고 그에 대한 동경을 키워 마침내 그

하다.


PEOPLE POSTECH 에세이 06 I 07

‘ T ’자형 인재 되기 국문학을 전공한 내가 포스테키안들의 교육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학생들에게 욕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다.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의 학생이 되었다는 자부심에 취해 현재의 상태가 최선이라고 믿지 말고, 여전히 부족한 것, 현재 결여되어 있는 것을 찾고 그 가치를 깨우쳐 그것에 대한 갈망을 키우라고 강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수준에 비해 더 훌륭한 과학도, 더 멋진 대학생, 더 나은 청년이 되기 위하여 갖춰야 할 것이나 지금 부 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면서 그에 대한 갈망을 키워 주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 상태에서 결여를 확인하고 불만족 스러운 심정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나는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국내 최고 이공계 학생들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 이것이 포스텍의 인문학자인 나의 사명이다. 글•박상준 인문사회학부 교수

진정한 리더란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지식인이다.

현재를 변화시키는 인간의 본성

것을 현실화하는 것, 요컨대 현실 너머를 욕망하고 그것을 성취하는 단일

현재 상태(status qua)에 안주하지 않고 그 너머를 꿈꾸는 것은 인간 고유

한 과정의 다양한 양상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와서 보면, 단지

의 본성이다. 인류를 제외한 그 어떤 생물도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바꾸며

인문학 교육만이 아니라 모든 교육의 본질이 새로운 욕망을 불어넣어 주

자신들의 역사를 만들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자연을 바꾸고 사회를 발

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나 뇌의 신비를 탐구하는 것이나, 산업계의

전시키며 다른 사람을 교육하면서 인류 특유의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 왔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산학협력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요, 인문

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온 동력은, 그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 그 너머를

사회과학적 지식과 예술적 소양을 가르치는 교양교육 또한 더 나은 미래

향한 꿈과 열정이다. ‘그 너머’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망상이나

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키워 인류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공상이 되고 현실에 조금 가까이 있는 경우 이상이 되

이다.

는데, 망상에서 이상에 이르는 이 모든 열망, 현실에

발명과 발견, 창조 각 분야 고유의 특성이 있고 각각

부재하는 것에 대한 이 뜨거운 동경이야말로 세계를

의 개인이 모든 분야에 정통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인간화하며 문명을 이루고 문화를 꽃 피운 동력에 해

그렇다고 어느 한 분야에 안주해서도 안 되는 것 또한

당한다.

분명하다. 위에 말한 모든 일들이 다 ‘사람의 일’인 까

구체적으로 말해 보자. 불의 사용에서 전자기력의 활

닭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두 가지 자세가 요청된다.

용에 이르며 인간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바퀴의 발

각자가 속한 전문분야에서 수월성을 갖춘 인재가 되

명으로부터 잠수함이나 우주왕복선의 개발에 걸쳐

는 것이 한 가지이고, 그러한 각각의 분야 모두가 공

인간 세계의 공간적 제한을 줄여 온 것 등이 자연을

통적으로 갖는 두 가지 속성 즉 이 모두가 사람의 일

개척하여 인류 문명을 수립해 온 대표적인 사례에 해

이며 동시에 현재 상황 너머를 실현하는 미래 창조의

당한다. 끊임없이 생산력을 증대시키고 생산성을 높

실천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다른 한 가지이

이면서 사회의 규모를 키우고, 사회가 운영되는 원리

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전공능력을 깊이 습득함과 더

를 부단히 발전시켜 민주주의에 기초한 공화제를 이

불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폭넓게 갖

룬 것 또한 우리가 사는 사회를 보다 인간화해 온 문

추는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명 활동의 또 다른 축이다. 이뿐이 아니다. 자연과 우주의 운동 법칙에 대 한 객관적인 이해를 부단히 증진시키는 한편 인간사회의 원리를 끊임없

포스테키안이여, ‘T자형 인재가 되어라’

이 규명하고, 인간의 본성을 계속 탐구, 계발함으로써 학문과 예술의 세

대한민국 이공계의 미래 리더가 되기를 요청받는 현재와 미래의 포스테

계를 창조해 온 것 또한 현재 상태 너머 곧 현실에 없던 것을 실현해 온

키안들에게 있어서 이 점은 특히 중요하다. 전공분야의 최고 전문가·학

문화 활동의 본질이다.

자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그 해결 방 안의 모색에 참여할 수 있는 지식인의 면모까지 갖출 때 비로소 어떠한

욕망으로 발전된 인류사회

분야에서든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사회의 본성을

이렇게 인류가 해 온 모든 활동,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수행해 온 모

탐구하는 인문사회과학과 인간성의 발양에 기여하는 예술에 대한 소양

든 발명, 발견, 창조의 활동들은, 현재의 자연이나 사회, 인간 상태 너머를

이 우리 모두에게 요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명복제나 킬러로봇의

현실에 구현해 온 것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속성을 지닌다. 따라서 자연과

현실화가 목전에 있고, 현실과 공학적 산물의 분리가 실제적으로 불가능

학이나 공학, 사회과학 및 인문학 그리고 문화예술에 걸치는 인간의 모든

하며, 의생명공학이나 웨어러블 컴퓨팅의 발전으로 우리 자신이 사이보

활동이란,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나은 상태를 실현하는 것, 현

그가 되어 가는 현실에서, 이러한 요청이 한층 절실해졌기 때문이기도

재에 없는 것을 찾아 그 결여를 느끼고 그에 대한 동경을 키워 마침내 그

하다.


PEOPLE 알리미가 만난 사람 08 I 09

Practice is the best solution. “Practice is the best solution. 더 넓고 더 깊은 변화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항상 직접 해보고 연습해 보아야 합니다. 변화는 어떤 것보다 느리고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래서 그 과정을 참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많아요. 하지만 통 찰력은 그 변화가 다가올 때까지 인내하는 과정 또 그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는 기회를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출판업계에 발을 담그

것이 변했어요. 그의 집안사람들은 5대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홈런을 쳐

게 되었죠.” 필자는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에 늘 불안함을 느꼈고 그것

왔어요. 그런데도 그들은 자기 부모님의 꿈이 아니라 자신만의 꿈과 의

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 항상 무기력함을 느꼈다. 하지만 회장님의 과

지, 끈기를 가지고 있었죠. 저는 그들의 그런 모습에 반했어요. 또 그가

거이야기는 필자의 지난 생활과는 전혀 반대였다. 항상 준비된 삶을 갖

알려준 미국 상류층의 삶을 보고 직접 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했던 많은

고 있는 회장님의 태도는 하나의 목표로 관통하고 있었으며 그랬기 때

것들을 보고 꺼진 방에 불이 켜진 느낌을 받았어요. 그를 통해서 저는 해

문에 변화들은 위기와 불안감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와 혁신이었다. 또한

볼 만하겠다라는 큰 동기부여를 받았죠.” 도저히 그가 자신을 도와준 이

변화는 그를 정반대로 이끌지 않고 오히려 그의 최종 목표에 도달하게

유를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며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시면서 회장

해주었다. 계획대로 가지 않는 미래는 순간일 뿐 항상 최종 꿈에 대해 준

님께서는 자신이 멘토가 되는 기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비하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결국엔 모든 길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저의 멘티들은 2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어떤 부족함이 있는가. 그

있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리고 둘째 그 부족함을 채우고 싶어하는 갈망과 의지가 있는가. 저는 그 열정을 이용하여 그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도움만 줄 뿐이에요. 실질

노력하는 “선구자”

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그들 자신이죠. 끊어진

현재에도 e-book은 출판업계에 기회가 아닌 위기로 다가온다. 그렇다

전깃줄을 이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멘토로서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면 약 17년 전인 1997년엔 어땠을까? 만약 그 시절 필자가 출판업계에 있었다면 디지털을 위기라고 인식하고 그것에 맞설 준비를 하였을 것 같

현재와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삶의 태도

다. 하지만 17년 전 지영석 회장님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회장님께 어떻

변화를 기회로 바꾸고 셀 수 없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노력하

게 그 변화를 기회로 인식하고 출판업계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길로 바

며 기회를 잡은 회장님께서는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꼭 필요한 태도들

꿀 수 있었는지 여쭤보았다.

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며 그 중 최종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태

“어떤 것을 예측하고 통찰하기 위해선 연습과 노력이 필요해요. 항상 모

도를 알려주셨다. “제가 생각하는 태도는 다양해요. 첫 번째로는 갈망이

든 일을 직접 해보고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생각해보고 도전해

에요. 원하는 것이 없으면 욕심조차 없게 되요. 욕심이 없으면 노력을 해

봐야 해요. 저는 처음 잉그람 마이크로가 2조에서 32조로 5년 만에 성장

야 하는 이유가 없고 기회조차 잡을 수 없게 되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을 보고 디지털은 위협이자 동시에 어마어마한 기회라는 것을 몸

에 대한 갈망, 그것이 긴 과정에 필요한 태도 중 하나라 생각해요. 뿐만

소 느꼈어요. 그 이후 저는 e-book을 처음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아니라 성실함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에요. 나 자신에 대한 성실함

기 위한 실천을 했어요. 하지만 기회로 바뀌는 순간은 그리 빨리 찾아오

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대한 성실함도 중요해요. 그 두 가지 성실함을 갖

지 않았지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반대도 겪고 그들이 그 변화

춘다면 어려움이 올 때마다 빠르게 포기하고 싶은 나쁜 충동들을 이겨

를 시인할 때까지 제 주장을 반복했어요. 그러자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

낼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을 뿌리치는 의지 또한 성실함으로부터 생긴

작했지요. 변화는 어떤 것 보다 느리고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래서 그 과

다고 생각해요.” 이에 덧붙여 회장님께서는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

정을 참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통찰력은 그

해 꼭 필요한 마음가짐을 알려주셨다. “Don’t admire people who get

변화가 다가올 때까지 인내하는 과정, 또 그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there, admire people who stay there. 사람들은 단순히 저의 회장, 대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장님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이 원하

라는 위치에 감탄하고 넘어가요. 하지만 그래선 안돼요. 그들의 반응은

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인내하고 또 갈망한 수십 년간의 의지가 느

고맙지만 의미 없는 반응들이에요.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은 그 이후의 삶

예상할 수 없던 현재의 모습

껴졌다. 그리고 통찰력은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고 준비

이에요. 다시 말해 포스텍에 합격했다 이것보다는 입학한 이후, 졸업한

1년 중 비행기에 떠 있는 시간만 34일. 세계 굴지의 대학과 정부를 상대로 늘 비즈니스 출장을 다니는 지영석 회장

하는 자의 것임을 깨달았다. 불현듯 다큐멘터리에서 “하루 24시간을 온

이후 그 삶이 훨씬 중요해요. 제가 어떻게 사회를 위해 기여했고 또 여러

님. 그는 세계 최대 규모 출판사인 엘스비어(Elsevier)의 회장이며, 동양인 최초로 118년이 넘는 역사의 국제출판협

전히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확률이 1이에요.” 라고

분이 어떤 방식으로 공헌할지가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보다 더 중요한

회(IPA)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전 세계를 자신의 오피스로 두고 있는 지영석 회장님을 포스텍에서 뵐 수 있었다.

하셨던 회장님 말씀이 떠올랐다. 아마 회장님은 열심히 노력하신 결과

것이에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갈망과 성실한 태도는

필자가 회장님을 알게 된 계기는 지난 겨울 TV에서 방영한 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서이다. “하루 24시간을 온

통찰력이라는 기회를 잡으신 것이 아닐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을 추구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만난 사람 / 지영석 Elsevier 회장

도 고등학교 당시 갖고 있었던 목표와 그리고 성실함 덕분에 지금 원하

전히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확률이 1이에요.” 라는 회장님의 말씀을 통해 필자는 많은 것을 느 꼈고 특히 더 열심히 목표를 추구하는 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껏 자신의 많은 목표들을 이루어

진정한 멘토의 의미

는 대학에 입학하고 공부를 하고 있어 현재의 삶에 굉장히 만족하며 지

현재의 위치까지 온 회장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필자에게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정신적으로 많은

냈었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만족감을 뒤

“저는 화학공학과로 학부에 입학하였어요. 하지만 그때에도 최종적인 목표는 공학자, 경제학자가 아닌 어떤 커다

힘이 되어 주시고 또한 인생의 갈림길에서 여러 조언들을 통해 현명한

로하고 그 이후의 방향과 태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회장님의 말씀을

란 기업을 인간적으로 경영하는 것이었죠. 그러다 대학 시절 병역문제로 경제학과에 전과하게 되었고 지금의 분야

길로 이끌어 주신 멘토가 있다. 아마 회장님에게는 존 잉그람씨가 그런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여러분도 생각해보면 눈앞의 작은 만족감에

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지식산업에 뛰어든 계기는 친구의 아버지이자 멘토셨던 잉그람

분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의 태도는 많이 달라

도취되어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경험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글•최유진

씨의 조언 때문이었어요. 그는 저에게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에 들어가 스스로 성장할 것을 추천해주셨죠. 지난 15

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만족감에서 벗어나 더 멀리 있는 미래와 목표의 정답을 찾기 위

기계공학과 13학번

년간 디지털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출판업계는 엄청난 위기를 겪어왔고, 저는 이 위기 속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

“아주 평범한 동양인 유학생이었던 저는 존 잉그람씨를 만난 이후 많은

해 노력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PEOPLE 알리미가 만난 사람 08 I 09

Practice is the best solution. “Practice is the best solution. 더 넓고 더 깊은 변화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항상 직접 해보고 연습해 보아야 합니다. 변화는 어떤 것보다 느리고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래서 그 과정을 참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많아요. 하지만 통 찰력은 그 변화가 다가올 때까지 인내하는 과정 또 그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는 기회를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출판업계에 발을 담그

것이 변했어요. 그의 집안사람들은 5대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홈런을 쳐

게 되었죠.” 필자는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에 늘 불안함을 느꼈고 그것

왔어요. 그런데도 그들은 자기 부모님의 꿈이 아니라 자신만의 꿈과 의

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 항상 무기력함을 느꼈다. 하지만 회장님의 과

지, 끈기를 가지고 있었죠. 저는 그들의 그런 모습에 반했어요. 또 그가

거이야기는 필자의 지난 생활과는 전혀 반대였다. 항상 준비된 삶을 갖

알려준 미국 상류층의 삶을 보고 직접 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했던 많은

고 있는 회장님의 태도는 하나의 목표로 관통하고 있었으며 그랬기 때

것들을 보고 꺼진 방에 불이 켜진 느낌을 받았어요. 그를 통해서 저는 해

문에 변화들은 위기와 불안감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와 혁신이었다. 또한

볼 만하겠다라는 큰 동기부여를 받았죠.” 도저히 그가 자신을 도와준 이

변화는 그를 정반대로 이끌지 않고 오히려 그의 최종 목표에 도달하게

유를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며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시면서 회장

해주었다. 계획대로 가지 않는 미래는 순간일 뿐 항상 최종 꿈에 대해 준

님께서는 자신이 멘토가 되는 기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비하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결국엔 모든 길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저의 멘티들은 2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어떤 부족함이 있는가. 그

있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리고 둘째 그 부족함을 채우고 싶어하는 갈망과 의지가 있는가. 저는 그 열정을 이용하여 그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도움만 줄 뿐이에요. 실질

노력하는 “선구자”

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그들 자신이죠. 끊어진

현재에도 e-book은 출판업계에 기회가 아닌 위기로 다가온다. 그렇다

전깃줄을 이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멘토로서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면 약 17년 전인 1997년엔 어땠을까? 만약 그 시절 필자가 출판업계에 있었다면 디지털을 위기라고 인식하고 그것에 맞설 준비를 하였을 것 같

현재와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삶의 태도

다. 하지만 17년 전 지영석 회장님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회장님께 어떻

변화를 기회로 바꾸고 셀 수 없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노력하

게 그 변화를 기회로 인식하고 출판업계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길로 바

며 기회를 잡은 회장님께서는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꼭 필요한 태도들

꿀 수 있었는지 여쭤보았다.

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며 그 중 최종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태

“어떤 것을 예측하고 통찰하기 위해선 연습과 노력이 필요해요. 항상 모

도를 알려주셨다. “제가 생각하는 태도는 다양해요. 첫 번째로는 갈망이

든 일을 직접 해보고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생각해보고 도전해

에요. 원하는 것이 없으면 욕심조차 없게 되요. 욕심이 없으면 노력을 해

봐야 해요. 저는 처음 잉그람 마이크로가 2조에서 32조로 5년 만에 성장

야 하는 이유가 없고 기회조차 잡을 수 없게 되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을 보고 디지털은 위협이자 동시에 어마어마한 기회라는 것을 몸

에 대한 갈망, 그것이 긴 과정에 필요한 태도 중 하나라 생각해요. 뿐만

소 느꼈어요. 그 이후 저는 e-book을 처음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아니라 성실함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에요. 나 자신에 대한 성실함

기 위한 실천을 했어요. 하지만 기회로 바뀌는 순간은 그리 빨리 찾아오

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대한 성실함도 중요해요. 그 두 가지 성실함을 갖

지 않았지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반대도 겪고 그들이 그 변화

춘다면 어려움이 올 때마다 빠르게 포기하고 싶은 나쁜 충동들을 이겨

를 시인할 때까지 제 주장을 반복했어요. 그러자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

낼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을 뿌리치는 의지 또한 성실함으로부터 생긴

작했지요. 변화는 어떤 것 보다 느리고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래서 그 과

다고 생각해요.” 이에 덧붙여 회장님께서는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

정을 참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통찰력은 그

해 꼭 필요한 마음가짐을 알려주셨다. “Don’t admire people who get

변화가 다가올 때까지 인내하는 과정, 또 그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there, admire people who stay there. 사람들은 단순히 저의 회장, 대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장님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이 원하

라는 위치에 감탄하고 넘어가요. 하지만 그래선 안돼요. 그들의 반응은

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인내하고 또 갈망한 수십 년간의 의지가 느

고맙지만 의미 없는 반응들이에요.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은 그 이후의 삶

예상할 수 없던 현재의 모습

껴졌다. 그리고 통찰력은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고 준비

이에요. 다시 말해 포스텍에 합격했다 이것보다는 입학한 이후, 졸업한

1년 중 비행기에 떠 있는 시간만 34일. 세계 굴지의 대학과 정부를 상대로 늘 비즈니스 출장을 다니는 지영석 회장

하는 자의 것임을 깨달았다. 불현듯 다큐멘터리에서 “하루 24시간을 온

이후 그 삶이 훨씬 중요해요. 제가 어떻게 사회를 위해 기여했고 또 여러

님. 그는 세계 최대 규모 출판사인 엘스비어(Elsevier)의 회장이며, 동양인 최초로 118년이 넘는 역사의 국제출판협

전히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확률이 1이에요.” 라고

분이 어떤 방식으로 공헌할지가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보다 더 중요한

회(IPA)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전 세계를 자신의 오피스로 두고 있는 지영석 회장님을 포스텍에서 뵐 수 있었다.

하셨던 회장님 말씀이 떠올랐다. 아마 회장님은 열심히 노력하신 결과

것이에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갈망과 성실한 태도는

필자가 회장님을 알게 된 계기는 지난 겨울 TV에서 방영한 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서이다. “하루 24시간을 온

통찰력이라는 기회를 잡으신 것이 아닐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을 추구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만난 사람 / 지영석 Elsevier 회장

도 고등학교 당시 갖고 있었던 목표와 그리고 성실함 덕분에 지금 원하

전히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확률이 1이에요.” 라는 회장님의 말씀을 통해 필자는 많은 것을 느 꼈고 특히 더 열심히 목표를 추구하는 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껏 자신의 많은 목표들을 이루어

진정한 멘토의 의미

는 대학에 입학하고 공부를 하고 있어 현재의 삶에 굉장히 만족하며 지

현재의 위치까지 온 회장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필자에게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정신적으로 많은

냈었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만족감을 뒤

“저는 화학공학과로 학부에 입학하였어요. 하지만 그때에도 최종적인 목표는 공학자, 경제학자가 아닌 어떤 커다

힘이 되어 주시고 또한 인생의 갈림길에서 여러 조언들을 통해 현명한

로하고 그 이후의 방향과 태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회장님의 말씀을

란 기업을 인간적으로 경영하는 것이었죠. 그러다 대학 시절 병역문제로 경제학과에 전과하게 되었고 지금의 분야

길로 이끌어 주신 멘토가 있다. 아마 회장님에게는 존 잉그람씨가 그런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여러분도 생각해보면 눈앞의 작은 만족감에

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지식산업에 뛰어든 계기는 친구의 아버지이자 멘토셨던 잉그람

분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의 태도는 많이 달라

도취되어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경험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글•최유진

씨의 조언 때문이었어요. 그는 저에게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에 들어가 스스로 성장할 것을 추천해주셨죠. 지난 15

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만족감에서 벗어나 더 멀리 있는 미래와 목표의 정답을 찾기 위

기계공학과 13학번

년간 디지털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출판업계는 엄청난 위기를 겪어왔고, 저는 이 위기 속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

“아주 평범한 동양인 유학생이었던 저는 존 잉그람씨를 만난 이후 많은

해 노력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PEOPLE 포스테키안의 초상 10 I 11

내가 가치있다 생각하는 것을 위해 과감히 변화를 시도하라.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고, 과감히 변화를 시도하라

요인 중 하나이다. 만약 앞으로도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고, 그 자극이 선배

최호숙 선배님은 학창시절 때부터 의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진로에

님에게 매력적이라면 선배님은 주저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길을 향해 걸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의학과 관련 있는 생명에 대해 먼저 공부를 해

어갈 것이다.

본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관심이 생기면 그 때 의학전문대학원을 가야겠다

만난 사람 / 최호숙 변호사(생명과학과 90학번)

나만의 가치와 호기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내다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생명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직업을 생각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교수나 연구직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여기 여러분의 생각의 틀을 깨버릴 사람이 있다. 그분은 바로 포스텍 생명 과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는 최호숙 선배님이 다. 최호숙 선배님은 호기심이 많아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했으며, 이전에 배 웠던 것과 새로운 것을 접목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나갔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자신만의 가 치를 지키며 살아온 최호숙 선배님. 지금부터 최호숙 선배님의 삶을 살펴보도록 하자.

고 마음을 먹었다. 선배님이 대학진학을 위해 학과를 알아보았을 때에는

꿈을 향한 삶이 아닌 가치 중심적인 삶을 살자

학과 대부분이 유전공학과, 미생물학과 등과 같이 세부적인 분야에서 이름

최호숙 선배님은 요즘에 꿈이 너무 강조된 것 같다고 했다. 물론 꿈이 있다

을 딴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각각의 분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면 삶의 구심점이 되어서 살아가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꿈이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몰랐기 때문에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포스

없다고 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며, 꿈이 꼭 있어야 사람이 살아

텍 ‘생명과학과’에 들어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자 했다.

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선배님은 너무 꿈에 집착하기보다는 가치 중심

포스텍 생명과학과에 들어와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선배님은 생명에 대해

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

공부하는 것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선배님은 이 공부가 정말 재

니라 ‘내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이기 때문이다. 가치

미있는지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으며, 한국에서 석

라는 것은 추상적이기에 그 안에 많은 것을 포함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가

사를 마치고 영국에 가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치를 추구하다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보이게 된다. 즉, 내가 중요하게

이후, 미국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하는 과정에서 컨설팅에 관해 관심이 생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안에 포함되는 것들을 하

기게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이와 관련하여 기술보증기금에서 일하

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셨다. 선배님은 기술보증기금에서 바이오 분야 기술을 평가했으며, 생명과

되는 것이다.

학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사 업평가를 하는데

선배님이 박사 후 연구원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을 선택한 것도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가치를 산정하는 일을 하다 보면 법원에서 특허

바로 선배님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박사 후 연

가치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오는 경우가 있는데, 선배님은 이 일을 통해 판

구원을 하게 되면 자신이 이 일을 평생직업으로 삼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례를 처음 접했다. 논리 정연한 법원의 판례를 읽으면서 선배님은 또 다른

한다. 선배님은 연구라는 것에 재미를 느끼셨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

자극을 받았으며, 과학의 논리적인 사고와 비슷한 법원의 판례에 더욱 매

나고 여가를 보내는 등 개인적인 삶 또한 중요시했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

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으며,

지 연구하는 직업의 특성상 이는 선배님의 가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모든 것이 어우러져 현재의 선배님을 만들게 되었다.

선배님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상충

과거의 지식을 적용하긴 했지만, 생명과학분야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

하는 것이라면 과감히 물러설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후자에 더

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은 쉬

큰 가치를 두었던 선배님은 자신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선택

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배님은 자신이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무

한 것이다.

거우면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선택 하는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움이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위에서 보았듯이 최

현재의 자신에게 귀 기울이기

호숙 선배님은 다양한 길을 걸어왔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포스테키안 독자들의 대다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함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

하나는 본인의 능력에 갇혀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느 정도의 능

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먼 미래만을 바라보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최호

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신경 쓰게 되면 세상이 굉장히 작아지므로 자신의

숙 선배님처럼 지금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나는 무엇

능력에 맞춰서 살다 보면 내 삶의 기회 또한 작아지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을 하고 싶은지, 지금의 나는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

은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데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고 ‘내 안의 나’가 속삭이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최호숙 선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었던 것이

배님처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다. 새로운 자극이나 유혹이 주어질 때 이를 저버리지 않았던 것도 주요한


PEOPLE 포스테키안의 초상 10 I 11

내가 가치있다 생각하는 것을 위해 과감히 변화를 시도하라.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고, 과감히 변화를 시도하라

요인 중 하나이다. 만약 앞으로도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고, 그 자극이 선배

최호숙 선배님은 학창시절 때부터 의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진로에

님에게 매력적이라면 선배님은 주저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길을 향해 걸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의학과 관련 있는 생명에 대해 먼저 공부를 해

어갈 것이다.

본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관심이 생기면 그 때 의학전문대학원을 가야겠다

만난 사람 / 최호숙 변호사(생명과학과 90학번)

나만의 가치와 호기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내다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생명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직업을 생각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교수나 연구직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여기 여러분의 생각의 틀을 깨버릴 사람이 있다. 그분은 바로 포스텍 생명 과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는 최호숙 선배님이 다. 최호숙 선배님은 호기심이 많아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했으며, 이전에 배 웠던 것과 새로운 것을 접목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나갔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자신만의 가 치를 지키며 살아온 최호숙 선배님. 지금부터 최호숙 선배님의 삶을 살펴보도록 하자.

고 마음을 먹었다. 선배님이 대학진학을 위해 학과를 알아보았을 때에는

꿈을 향한 삶이 아닌 가치 중심적인 삶을 살자

학과 대부분이 유전공학과, 미생물학과 등과 같이 세부적인 분야에서 이름

최호숙 선배님은 요즘에 꿈이 너무 강조된 것 같다고 했다. 물론 꿈이 있다

을 딴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각각의 분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면 삶의 구심점이 되어서 살아가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꿈이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몰랐기 때문에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포스

없다고 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며, 꿈이 꼭 있어야 사람이 살아

텍 ‘생명과학과’에 들어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자 했다.

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선배님은 너무 꿈에 집착하기보다는 가치 중심

포스텍 생명과학과에 들어와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선배님은 생명에 대해

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

공부하는 것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선배님은 이 공부가 정말 재

니라 ‘내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이기 때문이다. 가치

미있는지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으며, 한국에서 석

라는 것은 추상적이기에 그 안에 많은 것을 포함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가

사를 마치고 영국에 가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치를 추구하다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보이게 된다. 즉, 내가 중요하게

이후, 미국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하는 과정에서 컨설팅에 관해 관심이 생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안에 포함되는 것들을 하

기게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이와 관련하여 기술보증기금에서 일하

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셨다. 선배님은 기술보증기금에서 바이오 분야 기술을 평가했으며, 생명과

되는 것이다.

학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사 업평가를 하는데

선배님이 박사 후 연구원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을 선택한 것도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가치를 산정하는 일을 하다 보면 법원에서 특허

바로 선배님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박사 후 연

가치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오는 경우가 있는데, 선배님은 이 일을 통해 판

구원을 하게 되면 자신이 이 일을 평생직업으로 삼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례를 처음 접했다. 논리 정연한 법원의 판례를 읽으면서 선배님은 또 다른

한다. 선배님은 연구라는 것에 재미를 느끼셨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

자극을 받았으며, 과학의 논리적인 사고와 비슷한 법원의 판례에 더욱 매

나고 여가를 보내는 등 개인적인 삶 또한 중요시했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

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으며,

지 연구하는 직업의 특성상 이는 선배님의 가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모든 것이 어우러져 현재의 선배님을 만들게 되었다.

선배님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상충

과거의 지식을 적용하긴 했지만, 생명과학분야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

하는 것이라면 과감히 물러설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후자에 더

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은 쉬

큰 가치를 두었던 선배님은 자신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선택

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배님은 자신이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무

한 것이다.

거우면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선택 하는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움이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위에서 보았듯이 최

현재의 자신에게 귀 기울이기

호숙 선배님은 다양한 길을 걸어왔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포스테키안 독자들의 대다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함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

하나는 본인의 능력에 갇혀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느 정도의 능

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먼 미래만을 바라보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최호

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신경 쓰게 되면 세상이 굉장히 작아지므로 자신의

숙 선배님처럼 지금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나는 무엇

능력에 맞춰서 살다 보면 내 삶의 기회 또한 작아지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을 하고 싶은지, 지금의 나는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

은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데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고 ‘내 안의 나’가 속삭이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최호숙 선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었던 것이

배님처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다. 새로운 자극이나 유혹이 주어질 때 이를 저버리지 않았던 것도 주요한


PEOPLE People and People 12 I 13

목표를 설정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저의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라

처음 선배님께 어떻게 포스텍에 진학하게 되었고 연구를 계속하는 길을

연구를 하시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평소의 습관이나 공부방법이 있으

선택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드렸을 때 선배님께서는 조금 의아한 이야기

셨는지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해 주셨다. “저는 항상 공식을 제가

를 들려주셨다. 선배님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흥미가 있었다며 원래

아는 지식을 이용해서 유도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물리를 공부

는 선생님이 되려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다.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

할 때, 등가속도 직선운동을 하는 물체의 이동거리 공식을 책 내용을 보

지만 해도 저의 꿈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어요. 그런

지 않고 제가 아는 제 2운동 법칙을 가지고 유도해 보는 식으로 말이죠.

데 당시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사범대에 가면 선생님 밖에 될 수 없지만

어린 생각으로 ‘책의 저자도 하는데 내가 못할게 뭐야’는 마음으로 시작

공대에 가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선생님도, 연구원도, 교수도 될 수 있다

한 것이 학부기간동안 공부하면서도 계속 이어졌고 그런 습관이 지금 연

며 포스텍에 가길 권하셨고 저 또한 제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닐 것

구하는데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연구에는 분명한

이란 생각에 포스텍에 진학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연구를 계속하

답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연구를 해보면 대부분 보는 사람마다 다르

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저는 포스텍에 온 것이 정말 좋

게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주관적이고 난해한 실험결과를 얻게 되죠. 더

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학부생 때부터 연구를 하고 논문을 써볼 수

욱이 연구는 우리가 배우는 물리공식처럼 그 결과를 가르쳐줄 수 있는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죠. 학교에서 실제로 연구하고 논문을 써보며

사람이 없어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저의 다소 무모한 노력들이 더욱 빛

큰 흥미를 느꼈고, 이 길이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을 발한 것 같네요.”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애쓰신 선

요.” 연구를 계속하신다면 선배님께서 좋아하시는 가르치는 일을 포기하

배님의 노력이 지금의 선배님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선배님

게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연구를 한다고 해서 가

께서는 연구란 책을 쓰는 과정에 비유해 보았을 때, 설명이나 결과공식도

르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니에요.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자기만 안다

없는, 챕터 제목 밖에 없는 책에 내용을 써가는 과정이라고 하셨다. 선배

면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지만 자신만이 알고 있는 연구결과를

님의 말씀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계속해서 공

다른 과학자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다면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생

부해나가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느꼈다.

들에게 이론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과는 조금 달라도 연구 또한 마찬가지 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연구도 다른 학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져라

들을 가르치는 일이라며 꿈을 계속해서 좇고 계시는 박사님의 모습을 만

아인슈타인의 “우리(연구자)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냐하면 연구란 그런

나볼 수 있었다.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처럼 연구란 결과에 대한 확신없이 맹목적인 믿 음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이다. 선배님은 길고도 험한 박사과정을 어떻게

‘박사’라는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척척박사’라는 말이 있듯이 어떠한 분야에 대해 매 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 들은 박사라 부른다. 흔히 쓰는 말이지만 실제로 박 사가 되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번 ‘People and People’에서는 학부 졸업 후 석사 와 박사과정을 개교 이래 최단기간으로 졸업한 화 학공학과 03학번 권우성 선배님을 만나서 이야기 를 들어 보았다.

시간관리는 책임감에서부터 출발한다

이겨내셨는지 여쭈어 보았다. “저는 무한긍정적인 사람입니다. 실제로 연

인터뷰를 준비하며 선배님과 함께 대학 합창단 활동을 했던 분으로부터

구는 잘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고 매우 막연한 일이지만 저는 연구를 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우성이형은 다른 단원들이 이야기하고 떠

때 당연히 잘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선배님과 같은 사람만 있는

들 때 피아노 위에서 과제를 하시던 분이었어요.” 남들보다 빠르게 무언

것이 아니다. “주변 대학원 동기들을 보면 막연하고 불확실한 연구에 힘

가를 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간을 더욱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

들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연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

다. 개교 이래 최단기간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선배님께서는 어떻게 시

각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들이 스트레스 받는

간관리를 하셨는지 위와 같은 일화와 함께 여쭈어 보았다. 선배님께서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나씩 꼭 가졌으면

그런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냐며 웃으시며 대답해주셨다. “책임감 있게 행

좋겠어요. 저도 지금 25년 째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스트레스 받을 때 정

동하려고 하면 시간관리는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려서부터

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독자들도 공부를 하다보면 때때로 스트

부모님께 ‘남한테 피해주지 말아라’와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이 두 가지

레스를 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선배님의 말씀처럼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만 명심하라고 교육받아왔고, 지금도 항상 이 두 가지를 지키면서 살고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있어요. 아까 들려준 이야기로 예를 들면 과제도 교수님과 학생 사이의

글•신민철 화학공학과 11학번

만난 사람 / 권우성(Stanford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

약속이고, 동아리 연습 또한 동아리 구성원들과의 약속이니까 두 가지를

선배님께서 인터뷰 중 책임감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하셨듯 선배님과의

책임감 있게 하려다 보니 위와 같은 ‘참사 아닌 참사’가 일어난 것이죠.”

만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

이처럼 선배님께서는 시간관리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지켜

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야 할 약속들을 책임감있게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꿈을 이룬다는 것은 매우 멀리 있고 불확실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선배님의 말씀대로 눈 앞의 작은 목표들과 사람들과의 약속들을 책임감

갑작스러운 자유를 얻게 되는데, 이때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안일한 대학

있게 지켜나가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그 꿈이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활을 보낸다면 나중에 많이 후회할 수도 있다며 대학생활에 있어서 책

생각해 보았다.

임감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PEOPLE People and People 12 I 13

목표를 설정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저의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라

처음 선배님께 어떻게 포스텍에 진학하게 되었고 연구를 계속하는 길을

연구를 하시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평소의 습관이나 공부방법이 있으

선택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드렸을 때 선배님께서는 조금 의아한 이야기

셨는지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해 주셨다. “저는 항상 공식을 제가

를 들려주셨다. 선배님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흥미가 있었다며 원래

아는 지식을 이용해서 유도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물리를 공부

는 선생님이 되려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다.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

할 때, 등가속도 직선운동을 하는 물체의 이동거리 공식을 책 내용을 보

지만 해도 저의 꿈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어요. 그런

지 않고 제가 아는 제 2운동 법칙을 가지고 유도해 보는 식으로 말이죠.

데 당시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사범대에 가면 선생님 밖에 될 수 없지만

어린 생각으로 ‘책의 저자도 하는데 내가 못할게 뭐야’는 마음으로 시작

공대에 가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선생님도, 연구원도, 교수도 될 수 있다

한 것이 학부기간동안 공부하면서도 계속 이어졌고 그런 습관이 지금 연

며 포스텍에 가길 권하셨고 저 또한 제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닐 것

구하는데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연구에는 분명한

이란 생각에 포스텍에 진학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연구를 계속하

답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연구를 해보면 대부분 보는 사람마다 다르

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저는 포스텍에 온 것이 정말 좋

게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주관적이고 난해한 실험결과를 얻게 되죠. 더

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학부생 때부터 연구를 하고 논문을 써볼 수

욱이 연구는 우리가 배우는 물리공식처럼 그 결과를 가르쳐줄 수 있는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죠. 학교에서 실제로 연구하고 논문을 써보며

사람이 없어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저의 다소 무모한 노력들이 더욱 빛

큰 흥미를 느꼈고, 이 길이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을 발한 것 같네요.”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애쓰신 선

요.” 연구를 계속하신다면 선배님께서 좋아하시는 가르치는 일을 포기하

배님의 노력이 지금의 선배님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선배님

게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연구를 한다고 해서 가

께서는 연구란 책을 쓰는 과정에 비유해 보았을 때, 설명이나 결과공식도

르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니에요.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자기만 안다

없는, 챕터 제목 밖에 없는 책에 내용을 써가는 과정이라고 하셨다. 선배

면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지만 자신만이 알고 있는 연구결과를

님의 말씀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계속해서 공

다른 과학자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다면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생

부해나가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느꼈다.

들에게 이론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과는 조금 달라도 연구 또한 마찬가지 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연구도 다른 학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져라

들을 가르치는 일이라며 꿈을 계속해서 좇고 계시는 박사님의 모습을 만

아인슈타인의 “우리(연구자)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냐하면 연구란 그런

나볼 수 있었다.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처럼 연구란 결과에 대한 확신없이 맹목적인 믿 음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이다. 선배님은 길고도 험한 박사과정을 어떻게

‘박사’라는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척척박사’라는 말이 있듯이 어떠한 분야에 대해 매 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 들은 박사라 부른다. 흔히 쓰는 말이지만 실제로 박 사가 되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번 ‘People and People’에서는 학부 졸업 후 석사 와 박사과정을 개교 이래 최단기간으로 졸업한 화 학공학과 03학번 권우성 선배님을 만나서 이야기 를 들어 보았다.

시간관리는 책임감에서부터 출발한다

이겨내셨는지 여쭈어 보았다. “저는 무한긍정적인 사람입니다. 실제로 연

인터뷰를 준비하며 선배님과 함께 대학 합창단 활동을 했던 분으로부터

구는 잘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고 매우 막연한 일이지만 저는 연구를 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우성이형은 다른 단원들이 이야기하고 떠

때 당연히 잘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선배님과 같은 사람만 있는

들 때 피아노 위에서 과제를 하시던 분이었어요.” 남들보다 빠르게 무언

것이 아니다. “주변 대학원 동기들을 보면 막연하고 불확실한 연구에 힘

가를 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간을 더욱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

들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연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

다. 개교 이래 최단기간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선배님께서는 어떻게 시

각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들이 스트레스 받는

간관리를 하셨는지 위와 같은 일화와 함께 여쭈어 보았다. 선배님께서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나씩 꼭 가졌으면

그런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냐며 웃으시며 대답해주셨다. “책임감 있게 행

좋겠어요. 저도 지금 25년 째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스트레스 받을 때 정

동하려고 하면 시간관리는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려서부터

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독자들도 공부를 하다보면 때때로 스트

부모님께 ‘남한테 피해주지 말아라’와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이 두 가지

레스를 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선배님의 말씀처럼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만 명심하라고 교육받아왔고, 지금도 항상 이 두 가지를 지키면서 살고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있어요. 아까 들려준 이야기로 예를 들면 과제도 교수님과 학생 사이의

글•신민철 화학공학과 11학번

만난 사람 / 권우성(Stanford University 박사 후 연구원)

약속이고, 동아리 연습 또한 동아리 구성원들과의 약속이니까 두 가지를

선배님께서 인터뷰 중 책임감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하셨듯 선배님과의

책임감 있게 하려다 보니 위와 같은 ‘참사 아닌 참사’가 일어난 것이죠.”

만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

이처럼 선배님께서는 시간관리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지켜

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야 할 약속들을 책임감있게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꿈을 이룬다는 것은 매우 멀리 있고 불확실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선배님의 말씀대로 눈 앞의 작은 목표들과 사람들과의 약속들을 책임감

갑작스러운 자유를 얻게 되는데, 이때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안일한 대학

있게 지켜나가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그 꿈이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활을 보낸다면 나중에 많이 후회할 수도 있다며 대학생활에 있어서 책

생각해 보았다.

임감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PEOPLE 알리미가 간다 14 I 15

‘알리미가 간다 !’에 신청하셔서 여 러분의 고민거 리, 답답한 심정을 같이 나눠요. 여러분을 응원 합니다. 퐈이팅 ! ※

POSTECHIAN 엽서나 알리미 E-mail(poste ch-alimi@po stech.ac.kr)로 신청해 주세요 .

- 서울로 출동한 알리미들 여름비가 조금 내리던 6월의 오후, 알리미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에서 ‘알리미가 간다!’를 위해 모였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조소연(계성여고), 서중원(은평고), 김요섭(이화금란고), 안윤경(창문여 고), 심혜지(효성고) 이 5명의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는 경쟁률이 높아 단기유학을 갈 기회가 적은데 비해 우리 학교의

전 걱정이 많았지.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 학교에서 마련한 제도가

경우는 학생수가 적다 보니 경쟁률이 비교적 낮아서 단기유학 프로그

있어. 바로 SMP(Student Mentoring Program)인데, 일반물리, 일반화학

램에 참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지. 다른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

같은 기초필수과목을 배울 때 2~3명의 1학년 신입생들에게 3~4학년

가지고!

선배를 멘토로 연결하여 학업을 돕는 제도야. 나도 1학년 때 SMP의 도

⊙ 형목 : 다른 학교들은 한 과의 인원이 많아서 과 사람도 알기 바쁘다

움을 받았고, 지난 학기에는 내가 멘토가 되어 1학년 학생들 3명에게 컴

고 해. 과 이외에 아는 사람은 고작해야 동아리 사람들로 그 범위가 한

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쳤지. 이처럼 학교에 여러 프로그램들이 잘 마

정적이고. 하지만 POSTECH은 학생 인원이 적다 보니 학교를 다니면

련되어 있기 때문에 “입학 후 학교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

서 다른 이공계 분야의 사람을 많이 알 수 있어. 나는 이 점이 소수정예

지?” 와 같은 고민은 하지 않아도 좋아.

의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아. 나중에 대학원에 진학하면 서로 다른 과

⊙ 희상 : POSTECH의 일반고 과학고 비율을 보면 대체로 일반고 출신

끼리 융합해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야. 이럴 경우, 앞서

학생이 약 70%, 과학고 및 영재학교 출신 학생이 약 30%를 차지한다고

말한 장점이 빛을 발하게 될 거야.

해. 이 구성비를 보면 일반고 학생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따라서 일반고를 나왔다고 해서 학교공부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 은 거의 없어. 또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니 공부를 할 때도 친구

TAKE 03

들과 같이 하고 과제를 풀 때도 친구들과 함께 하게 돼. 이렇게 서로 도

일반고 3학년 학생입니다. 이제 입시원서를 쓰고 자기소개서도

움을 주고 받는 분위기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

내야 할 텐데,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처럼 연구에 참여

다면 주위의 뛰어난 친구들에게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실제로

해 본 경험이 없고 대단한 수상경력도 없어요. 입학에 있어서 과

나도 지난 학기에 과학고 출신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

학고에 비해 평범한 학교생활을 한 일반고 학생들은 좀 불리하지 않을까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넘는 시간이 금세 가버렸습니다.

⊙ 민철 : 연구참여와 같은 기회가 많지 않은 건 다른 일반고 친구들도

끝나고 나니 더 좋은 답변을 해주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고, 시험이 얼

올해 POSTECH 입학전형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전

마찬가지 일거야. 이런 부분은 학생 선발에 있어서 다 감안되기 때문에

마 남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POSTECH을 향한 열정으로 ‘알리미가 간

형 이름이 바뀌면서 입학면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과학고 친구들에 비해 경력이 적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 “연

다’에 선뜻 참여해 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

⊙ 지수 : 2015학년도 전형 이름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뀌게 되었지만 이름만 바뀌었

구가 재미있어서 POSTECH에 지원한다”와 “POSTECH에 오기 위해서

여해준 친구들은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

을 뿐 내용에 있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다만 수학·과학 면접이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야. 수학·과

연구활동을 했어야 한다.”는 달라. 대학에 오면 연구 활동을 할 기회가

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POSTECH에 많은 관심 가져주길 바랍니

학 면접은 학생이 POSTECH에서의 학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시행되어왔어. 이처럼 학

많으니 지금은 주어진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다!

생의 기초가 얼마나 다져져 있는지를 보는 면접이기 때문에 문제가 다소 쉽게 출제되었고, 면제받는 학생들도 아

⊙ 지수 : 자기소개서에는 자기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성실하게

주 많았어.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면접이었다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이번 년도부터는 수학·과학 면접을 시

공부했으며 이 과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했는지를 쓰면 돼. 산업경

행하지 않게 된 거야.

영공학과를 지원한 나의 경우에는 학급반장으로 일하면서 학급 청소방

⊙ 지성 : 수학·과학 면접이 없어졌으니 너희들은 잠재력 면접과 전공적합성면접을 치르게 될 거야. 너희들에게

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발견해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바꿔서 반 친

전공적합성 면접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네. 전공적합성 면접은 지원하는 학과 교수님 두분과 치르는

구들의 수고를 덜었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적었어. 면접 때 교수님께

면접이야. 문제는 각 학과에서 출제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학과마다 다른데, 이는 추구하는 인재상과 기반이 되는

이 경험을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니 산업경영공학적인 생각을 가지고

학문이 학과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지. 전공 적합성 면접을 통해 해당 학과에서는 지원자들이 그 학과에 얼마나

있다는 칭찬을 들었지^^ 이처럼 자기소개서에는 연구 참여와 경시대회

잘 맞는지를 평가 할 거야. 그래서 평소 본인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지원한 학과에 관심이 있었던 학

수상 같은 대단한 경험이 꼭 필요하지 않아. 그보다 평소 자신이 지원

생에게 유리한 면접이 될 거야.

하는 과에 관련된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고, 그에 대한 준비를 얼

TAKE 01

마나 열심히 했느냐를 솔직하게 적는 것이 더 중요해. TAKE 02

POSTECH은 한 학년에 약 320명 정도를 뽑는 소수정예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학부생 인원이 적

글•이희상 전자전기공학과 14학번

TAKE 04

어서 좋은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저희 학교에는 물리Ⅱ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물리Ⅱ를 들을 수

⊙ 민철 : POSTECH은 다른 학교보다 인원이 적기 때문에 한 과에 배정된 인원도 적어. 그렇다 보니 같은 과 친

없는데요. 이 때문에 대학교에 가서 물리공부를 잘할 자신이 없

구들끼리 매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 점이 학업적인 측면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전공과목을 공부하다

습니다. 입학 후 일반고 학생들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보면 혼자서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나 혼자서 풀기 힘든 문제가 많아서 이때는 과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토론

과목에서 공부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을까요?

하면서 도움을 얻곤 했어. 나는 이 점이 소수정예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

⊙ 지성 : POSTECH을 지원할 때 많은 학생들이 너와 비슷한 고민을

⊙ 지성 : 소수정예이기 때문에 학생 한 명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많아. 단기유학 같은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다른

하곤 해. 나도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물리Ⅰ 까지만 배웠기 때문에 입학


PEOPLE 알리미가 간다 14 I 15

‘알리미가 간다 !’에 신청하셔서 여 러분의 고민거 리, 답답한 심정을 같이 나눠요. 여러분을 응원 합니다. 퐈이팅 ! ※

POSTECHIAN 엽서나 알리미 E-mail(poste ch-alimi@po stech.ac.kr)로 신청해 주세요 .

- 서울로 출동한 알리미들 여름비가 조금 내리던 6월의 오후, 알리미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에서 ‘알리미가 간다!’를 위해 모였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조소연(계성여고), 서중원(은평고), 김요섭(이화금란고), 안윤경(창문여 고), 심혜지(효성고) 이 5명의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는 경쟁률이 높아 단기유학을 갈 기회가 적은데 비해 우리 학교의

전 걱정이 많았지.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 학교에서 마련한 제도가

경우는 학생수가 적다 보니 경쟁률이 비교적 낮아서 단기유학 프로그

있어. 바로 SMP(Student Mentoring Program)인데, 일반물리, 일반화학

램에 참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지. 다른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

같은 기초필수과목을 배울 때 2~3명의 1학년 신입생들에게 3~4학년

가지고!

선배를 멘토로 연결하여 학업을 돕는 제도야. 나도 1학년 때 SMP의 도

⊙ 형목 : 다른 학교들은 한 과의 인원이 많아서 과 사람도 알기 바쁘다

움을 받았고, 지난 학기에는 내가 멘토가 되어 1학년 학생들 3명에게 컴

고 해. 과 이외에 아는 사람은 고작해야 동아리 사람들로 그 범위가 한

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쳤지. 이처럼 학교에 여러 프로그램들이 잘 마

정적이고. 하지만 POSTECH은 학생 인원이 적다 보니 학교를 다니면

련되어 있기 때문에 “입학 후 학교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

서 다른 이공계 분야의 사람을 많이 알 수 있어. 나는 이 점이 소수정예

지?” 와 같은 고민은 하지 않아도 좋아.

의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아. 나중에 대학원에 진학하면 서로 다른 과

⊙ 희상 : POSTECH의 일반고 과학고 비율을 보면 대체로 일반고 출신

끼리 융합해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야. 이럴 경우, 앞서

학생이 약 70%, 과학고 및 영재학교 출신 학생이 약 30%를 차지한다고

말한 장점이 빛을 발하게 될 거야.

해. 이 구성비를 보면 일반고 학생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따라서 일반고를 나왔다고 해서 학교공부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 은 거의 없어. 또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니 공부를 할 때도 친구

TAKE 03

들과 같이 하고 과제를 풀 때도 친구들과 함께 하게 돼. 이렇게 서로 도

일반고 3학년 학생입니다. 이제 입시원서를 쓰고 자기소개서도

움을 주고 받는 분위기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

내야 할 텐데,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처럼 연구에 참여

다면 주위의 뛰어난 친구들에게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실제로

해 본 경험이 없고 대단한 수상경력도 없어요. 입학에 있어서 과

나도 지난 학기에 과학고 출신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

학고에 비해 평범한 학교생활을 한 일반고 학생들은 좀 불리하지 않을까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넘는 시간이 금세 가버렸습니다.

⊙ 민철 : 연구참여와 같은 기회가 많지 않은 건 다른 일반고 친구들도

끝나고 나니 더 좋은 답변을 해주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고, 시험이 얼

올해 POSTECH 입학전형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전

마찬가지 일거야. 이런 부분은 학생 선발에 있어서 다 감안되기 때문에

마 남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POSTECH을 향한 열정으로 ‘알리미가 간

형 이름이 바뀌면서 입학면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과학고 친구들에 비해 경력이 적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 “연

다’에 선뜻 참여해 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

⊙ 지수 : 2015학년도 전형 이름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뀌게 되었지만 이름만 바뀌었

구가 재미있어서 POSTECH에 지원한다”와 “POSTECH에 오기 위해서

여해준 친구들은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

을 뿐 내용에 있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다만 수학·과학 면접이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야. 수학·과

연구활동을 했어야 한다.”는 달라. 대학에 오면 연구 활동을 할 기회가

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POSTECH에 많은 관심 가져주길 바랍니

학 면접은 학생이 POSTECH에서의 학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시행되어왔어. 이처럼 학

많으니 지금은 주어진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다!

생의 기초가 얼마나 다져져 있는지를 보는 면접이기 때문에 문제가 다소 쉽게 출제되었고, 면제받는 학생들도 아

⊙ 지수 : 자기소개서에는 자기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성실하게

주 많았어.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면접이었다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이번 년도부터는 수학·과학 면접을 시

공부했으며 이 과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했는지를 쓰면 돼. 산업경

행하지 않게 된 거야.

영공학과를 지원한 나의 경우에는 학급반장으로 일하면서 학급 청소방

⊙ 지성 : 수학·과학 면접이 없어졌으니 너희들은 잠재력 면접과 전공적합성면접을 치르게 될 거야. 너희들에게

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발견해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바꿔서 반 친

전공적합성 면접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네. 전공적합성 면접은 지원하는 학과 교수님 두분과 치르는

구들의 수고를 덜었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적었어. 면접 때 교수님께

면접이야. 문제는 각 학과에서 출제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학과마다 다른데, 이는 추구하는 인재상과 기반이 되는

이 경험을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니 산업경영공학적인 생각을 가지고

학문이 학과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지. 전공 적합성 면접을 통해 해당 학과에서는 지원자들이 그 학과에 얼마나

있다는 칭찬을 들었지^^ 이처럼 자기소개서에는 연구 참여와 경시대회

잘 맞는지를 평가 할 거야. 그래서 평소 본인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지원한 학과에 관심이 있었던 학

수상 같은 대단한 경험이 꼭 필요하지 않아. 그보다 평소 자신이 지원

생에게 유리한 면접이 될 거야.

하는 과에 관련된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고, 그에 대한 준비를 얼

TAKE 01

마나 열심히 했느냐를 솔직하게 적는 것이 더 중요해. TAKE 02

POSTECH은 한 학년에 약 320명 정도를 뽑는 소수정예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학부생 인원이 적

글•이희상 전자전기공학과 14학번

TAKE 04

어서 좋은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저희 학교에는 물리Ⅱ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물리Ⅱ를 들을 수

⊙ 민철 : POSTECH은 다른 학교보다 인원이 적기 때문에 한 과에 배정된 인원도 적어. 그렇다 보니 같은 과 친

없는데요. 이 때문에 대학교에 가서 물리공부를 잘할 자신이 없

구들끼리 매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 점이 학업적인 측면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전공과목을 공부하다

습니다. 입학 후 일반고 학생들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보면 혼자서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나 혼자서 풀기 힘든 문제가 많아서 이때는 과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토론

과목에서 공부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을까요?

하면서 도움을 얻곤 했어. 나는 이 점이 소수정예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

⊙ 지성 : POSTECH을 지원할 때 많은 학생들이 너와 비슷한 고민을

⊙ 지성 : 소수정예이기 때문에 학생 한 명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많아. 단기유학 같은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다른

하곤 해. 나도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물리Ⅰ 까지만 배웠기 때문에 입학


PEOPLE 선배가 후배에게 16 I 17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나에게 멋진 대학생활이란?

2014. vol.143

저는 포스텍에서는 얼마 볼 수 없는 반수생입니다. 320명인 한 학년에서 1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지요. 같은 학번 친구를 보 다 1~2살 많기에 학년 또래에서는 늘 형 노릇을 담당합니다. 제가 어떻게 반수를 해서 포스텍에 올 수 있었고 어떻게 살아 가고 있는지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첫 수능을 치고 정시로 지스트(GIST)에 입학하여 공부 했

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남들 앞에 나서서 말하고, 남

습니다. 지스트와 포스텍은 거의 비슷한 커리큘럼과 분위기를

들을 리드할 수 있는 위치에 서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가

가지고 있습니다. 포스텍이 작다고는 하지만 지스트는 오히려

입한 두 동아리의 회장 뿐만 아니라 기계공학과 학회장이라는

포스텍보다 한 학년이 3분의 1만큼 적었습니다. 저는 지스트에

중요한 직책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공계인이라는 자질

서 1학년을 보내며 제가 가고 싶은 전공에 대해 좀 더 생각해

을 고민해보고 이공계 리더로 성장하고 이를 학교에 전파시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학 계열뿐인 지스트보다는 공

기 위해 포스텍 Honor Society ALPHA에도 가입하여 활동하고

학, 기계공학에 매력을 느껴 반수를 생각하게 되었고 2012년도

있습니다. 또한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학교 생활을 더 의

에 지스트 11학번에서 포스텍 12학번으로 학적을 옮겼습니다. 종

미있게 만들어 주고 싶어서 1, 2학년이 거주하는 RC(Residential

합대에서 반수를 하고 온 친구들은 규모가 매우 작은 학교로 온

College)의 RA(Residential Advisor)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것이겠지만 저는 오히려 한 학년에 사람도 많아지고 동아리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큰 차이가 없었죠. 기숙사 생활,

여러분들도 보시다시피 저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한 경험을 했

지방이라는 환경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포스텍에만 있는 ‘분

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스케줄이라 처음에는 걱정도 많

반’이라는 제도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게 되었죠. 그리고 2학년

이 했지만 2년 반이 지난 지금 제 앞에 놓인 것들을 하나 둘씩

에 올라오면서 기계공학의 전공을 배우게 되고 학교를 옮긴 것

해 나가다보니 어느새 부쩍 성장한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부담 갖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되 었고 구성원들 간의 문제, 일의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행

18

기획특집 : 안전공학

그리고 1학년을 두 번 해보는 것이니 이왕 1학년 때 입학해서 동

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그 많은 것들을 챙기면

아리 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열심히 해보자는 결심을

서 네 공부, 네 진로에 대한 고민은 언제 할 것이냐고 물어보시

하였습니다. 그래서 입학한 후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

지만 저는 제 시간을 이 다양한 경험들에 쏟아 붓는데 후회는

해 노력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축구 동아리 일레븐과 창업 동아

없습니다. 여태껏 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리 ENP에 가입하여 활동하였고 방학 때는 학교에 남아 있기보

고등학교 때도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지내는 학생들도 있습니

이지수 안전지향적인 교통수단의 개발 여태민 대형사고 발생에서 배우다. 김민정 원자력 발전소와 안전

다 많은 활동을 하는데 주력했습니다. 1학년 여름방학 때는 세

다. 하지만 학교-집을 반복하는 대다수 고등학생들처럼 지냈던

계 대학생 캠프, 한동대 적정기술 아카데미에 참가하였고 겨울

저는 대학생 때 주어지는 기회들을 모두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방학 때는 POVI(Postech Venture Innovator) 포스텍의 동문들이 선배님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인턴십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제가 여러분에게 인생의 조언을 줄 정도로 오래 산 것은 아니지

참가하였습니다. 그리고 2학년 여름방학 때는 한국예술종합학

만 저는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반수를 통한 포스텍으로의 진학

교에서 「기초 연기수업」과 「예술과 상상력」이라는 수업을 들었

을 통해서 인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접할 수 있었

으며 교내에서 주최하는 방도시에 해외 문화 탐방대로 선정되

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학생이 되면 가장 좋은 점은 고등학교

어 인도, 캄보디아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에

때처럼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는 14학번 새내기들을 위한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위원으로

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시야를 넓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동물 옷을 입고 열심히 뛰어다녔죠.

입니다. 여러분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약간의 용기, 할 수 있 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금 뿐만 아니라 대

글•박준영 기계공학과 12학번

Progress

저는 제 앞에 놓인 기회들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애썼습니다. 그

학에 와서도 저 못지 않은 멋진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

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말 주변이 없는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이

신합니다.

24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안아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창의IT융합공학과 한세광 교수, 금도희 스마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28

학과 탐방

김민석 POSTECH 수학과

32

Hello Nobel!

문승현 HERE, AT LAST!

34

교과서에 날개달기

최가은 미세소관의 중요성


PEOPLE 선배가 후배에게 16 I 17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나에게 멋진 대학생활이란?

2014. vol.143

저는 포스텍에서는 얼마 볼 수 없는 반수생입니다. 320명인 한 학년에서 1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지요. 같은 학번 친구를 보 다 1~2살 많기에 학년 또래에서는 늘 형 노릇을 담당합니다. 제가 어떻게 반수를 해서 포스텍에 올 수 있었고 어떻게 살아 가고 있는지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첫 수능을 치고 정시로 지스트(GIST)에 입학하여 공부 했

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남들 앞에 나서서 말하고, 남

습니다. 지스트와 포스텍은 거의 비슷한 커리큘럼과 분위기를

들을 리드할 수 있는 위치에 서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가

가지고 있습니다. 포스텍이 작다고는 하지만 지스트는 오히려

입한 두 동아리의 회장 뿐만 아니라 기계공학과 학회장이라는

포스텍보다 한 학년이 3분의 1만큼 적었습니다. 저는 지스트에

중요한 직책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공계인이라는 자질

서 1학년을 보내며 제가 가고 싶은 전공에 대해 좀 더 생각해

을 고민해보고 이공계 리더로 성장하고 이를 학교에 전파시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학 계열뿐인 지스트보다는 공

기 위해 포스텍 Honor Society ALPHA에도 가입하여 활동하고

학, 기계공학에 매력을 느껴 반수를 생각하게 되었고 2012년도

있습니다. 또한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학교 생활을 더 의

에 지스트 11학번에서 포스텍 12학번으로 학적을 옮겼습니다. 종

미있게 만들어 주고 싶어서 1, 2학년이 거주하는 RC(Residential

합대에서 반수를 하고 온 친구들은 규모가 매우 작은 학교로 온

College)의 RA(Residential Advisor)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것이겠지만 저는 오히려 한 학년에 사람도 많아지고 동아리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큰 차이가 없었죠. 기숙사 생활,

여러분들도 보시다시피 저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한 경험을 했

지방이라는 환경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포스텍에만 있는 ‘분

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스케줄이라 처음에는 걱정도 많

반’이라는 제도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게 되었죠. 그리고 2학년

이 했지만 2년 반이 지난 지금 제 앞에 놓인 것들을 하나 둘씩

에 올라오면서 기계공학의 전공을 배우게 되고 학교를 옮긴 것

해 나가다보니 어느새 부쩍 성장한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부담 갖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되 었고 구성원들 간의 문제, 일의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행

18

기획특집 : 안전공학

그리고 1학년을 두 번 해보는 것이니 이왕 1학년 때 입학해서 동

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그 많은 것들을 챙기면

아리 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열심히 해보자는 결심을

서 네 공부, 네 진로에 대한 고민은 언제 할 것이냐고 물어보시

하였습니다. 그래서 입학한 후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

지만 저는 제 시간을 이 다양한 경험들에 쏟아 붓는데 후회는

해 노력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축구 동아리 일레븐과 창업 동아

없습니다. 여태껏 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리 ENP에 가입하여 활동하였고 방학 때는 학교에 남아 있기보

고등학교 때도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지내는 학생들도 있습니

이지수 안전지향적인 교통수단의 개발 여태민 대형사고 발생에서 배우다. 김민정 원자력 발전소와 안전

다 많은 활동을 하는데 주력했습니다. 1학년 여름방학 때는 세

다. 하지만 학교-집을 반복하는 대다수 고등학생들처럼 지냈던

계 대학생 캠프, 한동대 적정기술 아카데미에 참가하였고 겨울

저는 대학생 때 주어지는 기회들을 모두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방학 때는 POVI(Postech Venture Innovator) 포스텍의 동문들이 선배님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인턴십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제가 여러분에게 인생의 조언을 줄 정도로 오래 산 것은 아니지

참가하였습니다. 그리고 2학년 여름방학 때는 한국예술종합학

만 저는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반수를 통한 포스텍으로의 진학

교에서 「기초 연기수업」과 「예술과 상상력」이라는 수업을 들었

을 통해서 인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접할 수 있었

으며 교내에서 주최하는 방도시에 해외 문화 탐방대로 선정되

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학생이 되면 가장 좋은 점은 고등학교

어 인도, 캄보디아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에

때처럼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는 14학번 새내기들을 위한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위원으로

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시야를 넓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동물 옷을 입고 열심히 뛰어다녔죠.

입니다. 여러분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약간의 용기, 할 수 있 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금 뿐만 아니라 대

글•박준영 기계공학과 12학번

Progress

저는 제 앞에 놓인 기회들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애썼습니다. 그

학에 와서도 저 못지 않은 멋진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

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말 주변이 없는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이

신합니다.

24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안아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창의IT융합공학과 한세광 교수, 금도희 스마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28

학과 탐방

김민석 POSTECH 수학과

32

Hello Nobel!

문승현 HERE, AT LAST!

34

교과서에 날개달기

최가은 미세소관의 중요성


PROGRESS 기획특집 : 안전공학 1 18 I 19

안전공학 : 산업 전체의 안전에 관한 문제를 과학적,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최근 천재지변, 산업재해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인간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 많아졌고, 이에 ‘안전공학’이 떠오르게 되었다.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안전공학에 대해 알아보자.

안전지향적인 교통수단의 개발 자동차, 기차, 비행기, 배와 같은 교통수단들, 항상 우리 주위에 있으며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쉽게 사용하는 것 들이다. 하지만 이번 해 일어난 여러 번의 가슴 아픈 사건들을 통해 사람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이 교통수단들이 단 한 번의 사고로 무고한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위와 같은 교통수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적으로 혹은 공학적으로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 획특집을 통해 자동차, 선박, 항공기의 안전지향적인 개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 1] 에어백의 작동원리 http://www.djtp.or.kr/sub05/newsletter_data/20100914/img/is12_2.gif

[그림 2] ABS장착의 효과 http://image.enclean.com/imged/MovieUp/data/23/imged1206347302_1.jpg

다음은 차량 충돌로 인한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에어백이다.

음(-)일 때는 선박은 평형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전복된다.

충돌 후 에어백이 완전히 부풀어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0.03~0.05초

안정적인 선박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의 위치를 낮추고 부력중심의

정도로 짧다. 어떻게 순식간에 에어백이 부풀 수 있는 것일까? 에어백에

위치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나 화물을 싣는 여객선의 경우 피치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는 바로 기체의 폭발이다. 충격감지시스템에 충돌

못하게 무게중심이 위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

이 감지되면 팽창장치에 점화기가 작동되어 불꽃이 발생한다. 이에 에어

형수가 쓰인다. 평형수는 배의 아랫부분에 채우는 물로서 사람이나 화물

백 장치 내의 아지트화나트륨(NaN3)이 폭발하며 순식간에 나트륨과 질소

로 인해 올라가는 무게중심의 위치를 낮추어 선박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

기체로 분해된다.

을 한다. 2NaN3(s) → 2Na(s) + 3N2(g)

위 반응을 통해 생성된 질소기체는 여과장치를 거쳐 에어백 안으로 들어

항공기, 마의 11분을 극복하라

가고 탑승자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마의 11분’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항공기가

급제동시 자동차는 바퀴와 지면 사이의 마찰력이 최대정지마찰력을 넘

이륙에 걸리는 시간인 3분, 착륙에 걸리는 시간인 8분을 가리키는 표현

어서면 스키드 마크(skid mark)를 만들면서 미끄러진다. ABS(Anti Lock

으로 항공기 사고가 대부분 이륙·착륙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Brake System)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바퀴-지면의 마찰력

표현이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마의 11분’을 극복하는 것은 항공공학에서

이 최대정지마찰력을 넘어서 운동마찰력이 적용될 때 브레이크를 풀었다

중요한 과제가 되어왔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경보장치가 개발되

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브레이크를 잡는 것을 1초에 수회 반복한다.

었다.

따라서 ABS를 장착한 차는 ABS를 장착하지 않은 차에 비해 눈길이나 빗

먼저 항공기 내부를 살펴보자. 이착륙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항공기

길과 같은 미끄러운 길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으며 제동거리가 짧다.

내부에는 실속경보장치, 지상접근경보장치를 비롯한 여러 경보장치가 탑 재되어있다. 실속경보장치는 날개의 받음각이 실속이 발생하는 지점에

글•이지수 산업경영공학과 13학번

선박, 복원력의 중요성

가까워지면 조종사에게 경고해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이다. 여기서 실속

복원력이란 계가 외력에 의해 평형이 깨어졌을 때 원래의 평형상태로 돌

(失速)은 날개 표면을 흐르는 기류의 흐름이 불안정해져 양력이 감소하

아가려는 힘을 말한다. 선박은 바다 위에서 파도와 바람 등에 의해 큰 영

고 항력이 증가해 비행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음으

자동차, 다양한 안전장치의 개발

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외력에도 쉽게 전복되지 않기 위해 충분한 복원

로 지상접근경보장치는 항공기가 착륙지점이 아닌 지상에 이상접근할 때

사람들의 주된 교통수단인 자동차, 가정마다 한 대 이상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는 우리 생활 속 깊

력을 가져야 하며 선박 설계에 있어서도 복원력이 가장 중요시된다.

조종사에게 경고하는 안전장치이다. 이것은 지상에 위치한 수신기로부터

이 들어와있다. 그만큼 자동차 사고는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이며 일년에 120만 명의 세계인구가 자동차

복원력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물에 떠있는 선박에는 중력과 부력이 동시

의 정보와 고도의 변화율, 기압과 같은 데이터를 통해 지표와의 접근률을

사고로 사망한다. 따라서 더욱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수행되어왔고 현재 많은 안전장치가

에 작용한다. 선박에 작용하는 중력은 선박의 무게중심을 지나 아래로 연

계산하고 이것이 정상범위를 벗어났을 때 경고하여 추락을 피할 수 있게

개발되었다. 대표적인 자동차 안전장치인 안전벨트, 에어백, ABS에 대해 알아보자.

직하게 작용하는 힘이며 부력은 선박의 부력중심을 지나 위로 연직하게

해준다.

안전벨트는 평상시 사람을 느슨하게 감고 있다가 갑작스런 사고에서 사람을 차체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안전

작용하는 힘이다. 여기서 무게중심은 고정되어 있는 반면 부력중심은 선

항공기 안에 경보장치가 있다면 항공기 밖에는 계기착륙시스템이 있다.

벨트는 감지장치를 통해 차의 속도와 각도를 감지한다. 충돌이 발생하여 벨트가 급격히 당겨질 때는 벨트가 감겨진

박이 물에 잠겨있는 형태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선박이 평형을

계기착륙시스템이란 착륙하는 항공기에 전파를 발사해 활주로로 진입하

휠의 회전력과 관성판의 관성력 차이에 의해 톱니바퀴 형태의 플레이트가 확장되고 벨트가 급격히 당겨지는 것을

유지하다가 방향전환을 위해 기울어질 때 부력중심이 이동하면서 배의

는 코스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계기착륙시스템은 활주로의 방위 뿐만

막는다. 한편, 차량이 기울어질 때는 안전벨트 장치 내의 추가 기울고 이것이 톱니바퀴를 고정시켜 벨트를 잡아준

복원모멘트가 달라지고 이때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복원모멘트가 양(+)

아니라 진입각도와 착륙지점까지의 거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항공기의

다. 경사진 곳에서 안전벨트를 메려고 할 때 잘 당겨지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다.

일 때는 선박은 다시 원래의 평형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만 복원모멘트가

안전한 착륙을 돕는다.


PROGRESS 기획특집 : 안전공학 1 18 I 19

안전공학 : 산업 전체의 안전에 관한 문제를 과학적,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최근 천재지변, 산업재해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인간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 많아졌고, 이에 ‘안전공학’이 떠오르게 되었다.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안전공학에 대해 알아보자.

안전지향적인 교통수단의 개발 자동차, 기차, 비행기, 배와 같은 교통수단들, 항상 우리 주위에 있으며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쉽게 사용하는 것 들이다. 하지만 이번 해 일어난 여러 번의 가슴 아픈 사건들을 통해 사람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이 교통수단들이 단 한 번의 사고로 무고한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위와 같은 교통수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적으로 혹은 공학적으로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 획특집을 통해 자동차, 선박, 항공기의 안전지향적인 개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 1] 에어백의 작동원리 http://www.djtp.or.kr/sub05/newsletter_data/20100914/img/is12_2.gif

[그림 2] ABS장착의 효과 http://image.enclean.com/imged/MovieUp/data/23/imged1206347302_1.jpg

다음은 차량 충돌로 인한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에어백이다.

음(-)일 때는 선박은 평형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전복된다.

충돌 후 에어백이 완전히 부풀어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0.03~0.05초

안정적인 선박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의 위치를 낮추고 부력중심의

정도로 짧다. 어떻게 순식간에 에어백이 부풀 수 있는 것일까? 에어백에

위치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나 화물을 싣는 여객선의 경우 피치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는 바로 기체의 폭발이다. 충격감지시스템에 충돌

못하게 무게중심이 위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

이 감지되면 팽창장치에 점화기가 작동되어 불꽃이 발생한다. 이에 에어

형수가 쓰인다. 평형수는 배의 아랫부분에 채우는 물로서 사람이나 화물

백 장치 내의 아지트화나트륨(NaN3)이 폭발하며 순식간에 나트륨과 질소

로 인해 올라가는 무게중심의 위치를 낮추어 선박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

기체로 분해된다.

을 한다. 2NaN3(s) → 2Na(s) + 3N2(g)

위 반응을 통해 생성된 질소기체는 여과장치를 거쳐 에어백 안으로 들어

항공기, 마의 11분을 극복하라

가고 탑승자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마의 11분’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항공기가

급제동시 자동차는 바퀴와 지면 사이의 마찰력이 최대정지마찰력을 넘

이륙에 걸리는 시간인 3분, 착륙에 걸리는 시간인 8분을 가리키는 표현

어서면 스키드 마크(skid mark)를 만들면서 미끄러진다. ABS(Anti Lock

으로 항공기 사고가 대부분 이륙·착륙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Brake System)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바퀴-지면의 마찰력

표현이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마의 11분’을 극복하는 것은 항공공학에서

이 최대정지마찰력을 넘어서 운동마찰력이 적용될 때 브레이크를 풀었다

중요한 과제가 되어왔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경보장치가 개발되

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브레이크를 잡는 것을 1초에 수회 반복한다.

었다.

따라서 ABS를 장착한 차는 ABS를 장착하지 않은 차에 비해 눈길이나 빗

먼저 항공기 내부를 살펴보자. 이착륙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항공기

길과 같은 미끄러운 길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으며 제동거리가 짧다.

내부에는 실속경보장치, 지상접근경보장치를 비롯한 여러 경보장치가 탑 재되어있다. 실속경보장치는 날개의 받음각이 실속이 발생하는 지점에

글•이지수 산업경영공학과 13학번

선박, 복원력의 중요성

가까워지면 조종사에게 경고해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이다. 여기서 실속

복원력이란 계가 외력에 의해 평형이 깨어졌을 때 원래의 평형상태로 돌

(失速)은 날개 표면을 흐르는 기류의 흐름이 불안정해져 양력이 감소하

아가려는 힘을 말한다. 선박은 바다 위에서 파도와 바람 등에 의해 큰 영

고 항력이 증가해 비행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음으

자동차, 다양한 안전장치의 개발

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외력에도 쉽게 전복되지 않기 위해 충분한 복원

로 지상접근경보장치는 항공기가 착륙지점이 아닌 지상에 이상접근할 때

사람들의 주된 교통수단인 자동차, 가정마다 한 대 이상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는 우리 생활 속 깊

력을 가져야 하며 선박 설계에 있어서도 복원력이 가장 중요시된다.

조종사에게 경고하는 안전장치이다. 이것은 지상에 위치한 수신기로부터

이 들어와있다. 그만큼 자동차 사고는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이며 일년에 120만 명의 세계인구가 자동차

복원력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물에 떠있는 선박에는 중력과 부력이 동시

의 정보와 고도의 변화율, 기압과 같은 데이터를 통해 지표와의 접근률을

사고로 사망한다. 따라서 더욱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수행되어왔고 현재 많은 안전장치가

에 작용한다. 선박에 작용하는 중력은 선박의 무게중심을 지나 아래로 연

계산하고 이것이 정상범위를 벗어났을 때 경고하여 추락을 피할 수 있게

개발되었다. 대표적인 자동차 안전장치인 안전벨트, 에어백, ABS에 대해 알아보자.

직하게 작용하는 힘이며 부력은 선박의 부력중심을 지나 위로 연직하게

해준다.

안전벨트는 평상시 사람을 느슨하게 감고 있다가 갑작스런 사고에서 사람을 차체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안전

작용하는 힘이다. 여기서 무게중심은 고정되어 있는 반면 부력중심은 선

항공기 안에 경보장치가 있다면 항공기 밖에는 계기착륙시스템이 있다.

벨트는 감지장치를 통해 차의 속도와 각도를 감지한다. 충돌이 발생하여 벨트가 급격히 당겨질 때는 벨트가 감겨진

박이 물에 잠겨있는 형태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선박이 평형을

계기착륙시스템이란 착륙하는 항공기에 전파를 발사해 활주로로 진입하

휠의 회전력과 관성판의 관성력 차이에 의해 톱니바퀴 형태의 플레이트가 확장되고 벨트가 급격히 당겨지는 것을

유지하다가 방향전환을 위해 기울어질 때 부력중심이 이동하면서 배의

는 코스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계기착륙시스템은 활주로의 방위 뿐만

막는다. 한편, 차량이 기울어질 때는 안전벨트 장치 내의 추가 기울고 이것이 톱니바퀴를 고정시켜 벨트를 잡아준

복원모멘트가 달라지고 이때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복원모멘트가 양(+)

아니라 진입각도와 착륙지점까지의 거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항공기의

다. 경사진 곳에서 안전벨트를 메려고 할 때 잘 당겨지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다.

일 때는 선박은 다시 원래의 평형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만 복원모멘트가

안전한 착륙을 돕는다.


PROGRESS 기획특집 : 안전공학 2 20 I 21

대형사고 발생에서 배우다 성수대교 붕괴 사건,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 그리고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건까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맞물려 있지만, 인간의 안 전불감증 혹은 실수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만약 이런 사고들에 대해서 공학적, 과학적으로 분석 하고 연구를 진행해나간다면 인간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장에서는 우리나라 의 대형사고 속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어떠한 공학적 분석이 가능할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외에도 비상시 대응체계와 안전관리시스템, 비상 발전시스템 그리고 비

성수대교는 세 개의 부재를 삼각형 모양으로 연결해 핀으로 고정시킨 ‘게

상등 및 유도시스템 등에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다. 즉 구조 및 설치 상

르버-트러스교’이다. 이 방식은 재료의 낭비가 적고, 짧은 막대를 조합해

의 문제와 안전관리 및 대처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서 지간이 큰 공간을 걸치는 이점이 있는, 착공 당시인 1970년대에는 최첨 단 공법이었다. 하지만 이 공법은 짧은 막대 여러 개를 이어 붙였기 때문

2014년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에 구조적으로 여유가 없고 막대의 추가가 거의 불가능한 형식으로써 붕

‘부산외대 신입생환영회 대참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사건은 부산외대

괴의 위험이 큰 공법이다. 동시에 막대를 연결하는 핀(pin)의 유지관리가

신입생 100여명이 대강당에서 환영회를 하던 중 지붕이 내려앉으며 미쳐

어렵다는 구조상의 문제를 지녔고 이는 결국 32명의 일반인 및 학생 사망

빠져 나오지 못한 50~60명의 학생들이 깔려 갇힌 참사이다.

자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공법상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고

학생들이 있었던 대강당은 샌드위치 패널구조로 건설된 건물이었다.

려하지 못했던 것이 사고의 한 원인이 된 것이다.

‘샌드위치 패널구조’란 다른 종류의 재료를 샌드위치 모양으로 쌓아 올려

이렇듯 구조상의 문제도 존재했지만 완공 이후 유지 및 관리의 문제도 있

접착제로 접착한 특수 합판 구조다. 일반적으로 ’샌드위치 패널 구조’는

그 중 문제가 되는 것이 설계 및 유지보수 상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한

표면판은 플라스틱판, 알루미늄판, 스테인리스판 등의 강도가 큰 재료를

예로 성수대교는 핀으로 연결해 흔들리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게 특징인

사용하고, 심재는 종이, 목재, 발포 플라스틱재 등을 삽입하여 보온, 방음,

데,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건설사업소가 보수할 때 흔들림

강도 등을 고려해 만든다.

을 막는다며 핀을 고정시켜 버렸다는 점, 동절기에 철재를 쉽게 부식시키

이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적인 구조가 기본적인 건축물 구조에 비해

는 염화칼슘을 뿌림으로써 교량의 부식을 유발시켰다는 점이 있다. 즉, 과

서 안정적이지 않아서 건물을 지을 때는 기둥이 있어야 하며 바닥도 매우

적차량의 통행 규제 소홀, 교량의 관리 미흡과 같은 기본적인 흠 이외에도

안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붕괴된 건물은 체육관으로 가운데 기

많은 관리문제들이 있었다.

둥이 존재할 수 없어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연일 계속되는 폭설로 샌드위치 패널구조의 한계를 초과하는 눈이 쌓였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또 하나의 구조적인 문제로 입구의 개수를 들 수 있다. 인간공학적인 측

승객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부상당하는 인명 피해로는 세계 지하철 사

면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건물이 무너질 때의 상황 등을 시뮬레이션

건 중 2번째에 달하는 큰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기

해보면 체육관에는 양 옆에 문을 추가하여 총 3개의 문이 있는 것이 안전

관사의 정확한 판단 부족과 방화범에 의한 사건이긴 했지만 이 사태로 지

하다. 그러나 무너진 체육관은 약 300평의 규모에 출구가 하나 있었으므

하철이 가졌던 과학적, 공학적인 문제들이 들어나게 되었다.

로 안전을 무시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내장재의 성능 기준에 대한 문제점이 밝혀졌다. 화재발생시 대부분

글•여태민 신소재공학과 13학번 사진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64258 http://futurewhite.tistory.com/96

의 사람들은 가연물이 타면서 발생되는 유독가스에 의해서 사망하게 된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난을 ‘인재(人災)’라고 한다. 위 세 사건 뿐만 아

다. 대구 지하철에 사용된 내장재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염화비닐, 폴

니라 여러 사건들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그 사건들은 분명 사

리우레탄 폼 등으로써 불에 쉽게 타고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아황산 가스

람에 의해 일어난 ‘인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을 충

등 유독가스를 만들어내는 재료였다. 즉 내장재에 대한 선별기준이 과학

격과 슬픔에 빠뜨린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매 사고에 대해 그

적이지 못했고 구체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원인과 수습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직접적으로

제연 설비 기준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당시 대구 지하철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사고 원인 분석이나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통로 천장에 실내에 차 있는 연기를 배출할 수 있는 제연판이 1m 정도 길

관련 기술 연구개발 등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데

이로만 내려와 있어 연기가 가득 찰 경우 신속히 연기를 배출하기 어려웠

이터들은 국가적 재난을 방지하고 수습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다. 국내의 제연설비 기준(50,000㎥/hr 배출)이 존재했지만 주로 소방활동

이다. 계속해서 실수를 범하는 인간들, 그리고 그 실수를 최소화시키고 분

을 위한 기준으로써 선진국에 비해 배출기준이 낮아 이에 대한 적절한 검

석하려는 공학. 인간의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화할 것이다. 사진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 httpwww.civiltech.co.krxe3708


PROGRESS 기획특집 : 안전공학 2 20 I 21

대형사고 발생에서 배우다 성수대교 붕괴 사건,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 그리고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건까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맞물려 있지만, 인간의 안 전불감증 혹은 실수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만약 이런 사고들에 대해서 공학적, 과학적으로 분석 하고 연구를 진행해나간다면 인간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장에서는 우리나라 의 대형사고 속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어떠한 공학적 분석이 가능할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외에도 비상시 대응체계와 안전관리시스템, 비상 발전시스템 그리고 비

성수대교는 세 개의 부재를 삼각형 모양으로 연결해 핀으로 고정시킨 ‘게

상등 및 유도시스템 등에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다. 즉 구조 및 설치 상

르버-트러스교’이다. 이 방식은 재료의 낭비가 적고, 짧은 막대를 조합해

의 문제와 안전관리 및 대처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서 지간이 큰 공간을 걸치는 이점이 있는, 착공 당시인 1970년대에는 최첨 단 공법이었다. 하지만 이 공법은 짧은 막대 여러 개를 이어 붙였기 때문

2014년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에 구조적으로 여유가 없고 막대의 추가가 거의 불가능한 형식으로써 붕

‘부산외대 신입생환영회 대참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사건은 부산외대

괴의 위험이 큰 공법이다. 동시에 막대를 연결하는 핀(pin)의 유지관리가

신입생 100여명이 대강당에서 환영회를 하던 중 지붕이 내려앉으며 미쳐

어렵다는 구조상의 문제를 지녔고 이는 결국 32명의 일반인 및 학생 사망

빠져 나오지 못한 50~60명의 학생들이 깔려 갇힌 참사이다.

자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공법상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고

학생들이 있었던 대강당은 샌드위치 패널구조로 건설된 건물이었다.

려하지 못했던 것이 사고의 한 원인이 된 것이다.

‘샌드위치 패널구조’란 다른 종류의 재료를 샌드위치 모양으로 쌓아 올려

이렇듯 구조상의 문제도 존재했지만 완공 이후 유지 및 관리의 문제도 있

접착제로 접착한 특수 합판 구조다. 일반적으로 ’샌드위치 패널 구조’는

그 중 문제가 되는 것이 설계 및 유지보수 상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한

표면판은 플라스틱판, 알루미늄판, 스테인리스판 등의 강도가 큰 재료를

예로 성수대교는 핀으로 연결해 흔들리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게 특징인

사용하고, 심재는 종이, 목재, 발포 플라스틱재 등을 삽입하여 보온, 방음,

데,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건설사업소가 보수할 때 흔들림

강도 등을 고려해 만든다.

을 막는다며 핀을 고정시켜 버렸다는 점, 동절기에 철재를 쉽게 부식시키

이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적인 구조가 기본적인 건축물 구조에 비해

는 염화칼슘을 뿌림으로써 교량의 부식을 유발시켰다는 점이 있다. 즉, 과

서 안정적이지 않아서 건물을 지을 때는 기둥이 있어야 하며 바닥도 매우

적차량의 통행 규제 소홀, 교량의 관리 미흡과 같은 기본적인 흠 이외에도

안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붕괴된 건물은 체육관으로 가운데 기

많은 관리문제들이 있었다.

둥이 존재할 수 없어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연일 계속되는 폭설로 샌드위치 패널구조의 한계를 초과하는 눈이 쌓였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또 하나의 구조적인 문제로 입구의 개수를 들 수 있다. 인간공학적인 측

승객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부상당하는 인명 피해로는 세계 지하철 사

면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건물이 무너질 때의 상황 등을 시뮬레이션

건 중 2번째에 달하는 큰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기

해보면 체육관에는 양 옆에 문을 추가하여 총 3개의 문이 있는 것이 안전

관사의 정확한 판단 부족과 방화범에 의한 사건이긴 했지만 이 사태로 지

하다. 그러나 무너진 체육관은 약 300평의 규모에 출구가 하나 있었으므

하철이 가졌던 과학적, 공학적인 문제들이 들어나게 되었다.

로 안전을 무시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내장재의 성능 기준에 대한 문제점이 밝혀졌다. 화재발생시 대부분

글•여태민 신소재공학과 13학번 사진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64258 http://futurewhite.tistory.com/96

의 사람들은 가연물이 타면서 발생되는 유독가스에 의해서 사망하게 된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난을 ‘인재(人災)’라고 한다. 위 세 사건 뿐만 아

다. 대구 지하철에 사용된 내장재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염화비닐, 폴

니라 여러 사건들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그 사건들은 분명 사

리우레탄 폼 등으로써 불에 쉽게 타고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아황산 가스

람에 의해 일어난 ‘인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을 충

등 유독가스를 만들어내는 재료였다. 즉 내장재에 대한 선별기준이 과학

격과 슬픔에 빠뜨린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매 사고에 대해 그

적이지 못했고 구체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원인과 수습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직접적으로

제연 설비 기준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당시 대구 지하철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사고 원인 분석이나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통로 천장에 실내에 차 있는 연기를 배출할 수 있는 제연판이 1m 정도 길

관련 기술 연구개발 등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데

이로만 내려와 있어 연기가 가득 찰 경우 신속히 연기를 배출하기 어려웠

이터들은 국가적 재난을 방지하고 수습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다. 국내의 제연설비 기준(50,000㎥/hr 배출)이 존재했지만 주로 소방활동

이다. 계속해서 실수를 범하는 인간들, 그리고 그 실수를 최소화시키고 분

을 위한 기준으로써 선진국에 비해 배출기준이 낮아 이에 대한 적절한 검

석하려는 공학. 인간의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화할 것이다. 사진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 httpwww.civiltech.co.krxe3708


PROGRESS 기획특집 : 안전공학 3 22 I 23

원자력 발전소와 안전 3년 전,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발생한 초대형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쳤다. 그로 인해 기계 이상 으로 냉각수 유입이 중단되면서 핵의 용융이 일어났고 수소 기체가 발생하였으며 원자로가 폭발했다. 이에 따라 다량 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에서 일어난 사고라 더 욱 촉각이 곤두서게 만들었던 이 사고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관리가 화두에 오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원자력 발전소와 그 위험성

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므로 이때 발생하는 방사선량은 자연

원자핵의 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발생한 에너지로 물을 가열하고,

계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의 5%에 불과하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원자력 발전이라 한다. 이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필터와 이온교환수지에서는 방사성 물질의 흡착이

발전방식은 발전 단가가 저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그린 에너지원

일어난다. 이러한 여과 장치나 원자력 발전소 연구원들이 입은 옷, 청소

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전기 생산량의 30% 이상이 원자

에 사용된 걸레 등과 같은 고체 폐기물은 가연성 폐기물과 불연성 폐기물

력 발전소에서 나올 만큼 그 중요성은 아주 크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에서

로 나누어 처리하는데,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시키고, 불연성 폐기물은 압

는 방사성 물질이 사용되므로 사고가 났을 때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축하거나 용융시켜 드럼통에 넣고 콘크리트로 굳혀 깊은 바다나 땅 속에

만큼 심각하다. 방사선 피폭이 일어나면 방사선의 높은 에너지에 의해 물이

묻는다. 이 경우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의 방사능

이온화되고, 이온화된 물 분자는 다른 물 분자와 반응하여 과산화물을 생성

이 자연계 방사능 수준과 비슷해질 때까지 인간이 생활하는 환경으로부

한다. 이 과산화물은 나아가 세포 내에 있는 DNA, 단백질 등을 산화시키거

터 완전히 격리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를 교

나 그 작용을 비활성화시켜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그러므로 원자

체하고 나면 이전에 사용했던 타고난 핵연료가 폐기물로 남게 된다. 이는

력 발전소에서 방사선 누출을 막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라늄과 플라토늄 등 수많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그 방사능도 아주 강해 고준위 폐기물로 분류된다. 고준위 폐기물에는 반감기가 수만

안전 보장을 위한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

년에 달할 정도로 아주 긴 물질 또한 포함되어 있어 처리하기가 매우 까

원자력 발전소는 다중방호 설계를 통하여 방사선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

다롭지만, 그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 폐기를 위한 시설이 많이 필요하지는

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크게 다섯 개의 방

않다. 고준위 폐기물은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다시 새로운 연료로 활용할

호벽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연료와 가장 가까운 곳부터 원전 펠렛, 연료 피

수 있으나 군사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라 재처리가 금지되는 경우가 많다.

복관, 원자로 용기, 원자로 건물 내벽 및 외벽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화

재처리하지 않고 폐기할 물질들은 안정한 형태로 농축하고 고화시켜 오

우라늄으로 구성되어 연료를 담는 상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원전 펠렛부

랜 시간동안 지하 깊은 곳에 매장한다.

터 두께 1.2m의 콘크리트 외벽까지 각각의 방호벽은 모두 방사성 물질의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의 충격과 내부의 폭발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가

체르노빌의 비극과 설계의 중요성

지고 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는 다양성, 다중성, 그리고 독립성

1986년 4월 26일 새벽, 구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에서는 20세기 최악의

이라는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원자력 발

사고가 발생하였다. 체르노빌 원전의 안정성을 시험하던 연구원의 작동

전소에서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하여 냉각

실수에 의해 원자로에서는 비정상적인 핵반응이 일어났고, 그에 따라 다

수가 사용되는데, 이때 냉각수를 주입하는 펌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량의 열이 발생하였다. 이어 감속재인 흑연에서 발생한 수소 기체가 폭발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전기펌프와 터빈펌프 등 여러 종류의 펌프를 사용

하기에 이르렀고,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들이 외부에 누출되어 돌이킬

하도록 하여 하나의 에너지 공급 수단이 차단되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영

수 없는 대규모 재앙이 발생하였다.

되게끔 하고 있다. 그리고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기를 중복으로 설치

그런데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설계상의 특성에 의하여 그 규모가 더 커지

하고, 두 개 이상의 기기가 물리적으로 독립된 위치에 설치되도록 하여 어

게 되었다. 어떠한 원인에 의하여 원전에서 비정상적인 상태가 발생하면

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곳에서 무리 없이 그 역할을 수행하

작동이 정지되도록 단시간에 정지봉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체르노빌 원

도록 함으로써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전은 제어 속도가 매우 느려 이와 같은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는 부지를 선정할 때부터 정밀한 지질 조사를

였다. 그리고 출력이 상승하면 스스로 출력이 감소되도록 설계되어야 했

통하여 지진과 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로부터 최대한 안전한 곳을 찾아 설

지만 체르노빌 원전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치하고, 내진 설계하여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견딜 수 있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가 감속재의 역할도 겸하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도록 한다. 그리고 만일 원자력 발전소가 운전되는 가운데 이상 상태가 발

많은데, 체르노빌 원전에서는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했던 것이 화근이 되

생하는 경우에는 원전 작동을 정지시키고 신속히 냉각이 이루어질 수 있

기도 하였다. 고온에서 불이 잘 붙고 폭발성이 높은 흑연의 특성 때문이

도록 설비하여 방사선 누출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다. 격납용기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도 사고가 더 커지는 원 인이 되었다. 이처럼 설계 과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대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과정

형 사고로 번지는 데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원자력 발

안전한 시설 운영을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폐기물 처리과정도

전소에서의 안전설계가 중요한 이유이다.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가 설치된

매우 중요하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크게 방사선의 세

이래 60여 년 동안,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기에 따라 저준위와 고준위 폐기물, 형태에 따라 기체, 액체, 고체 폐기물

수차례 원전 사고가 발생하였다.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설계

글•김민정

로 나누어진다. 저준위 기체 및 액체 폐기물의 경우에는 외부로 미량 방출

와 지속적인 점검, 그리고 모두의 주의로 앞으로는 피해 없이 안전하게

화학과 13학번

하도록 하고 있다. 방출하기 전 고성능 필터와 이온교환수지 등을 통과시

원자력 발전소의 장점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ROGRESS 기획특집 : 안전공학 3 22 I 23

원자력 발전소와 안전 3년 전,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발생한 초대형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쳤다. 그로 인해 기계 이상 으로 냉각수 유입이 중단되면서 핵의 용융이 일어났고 수소 기체가 발생하였으며 원자로가 폭발했다. 이에 따라 다량 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에서 일어난 사고라 더 욱 촉각이 곤두서게 만들었던 이 사고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관리가 화두에 오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원자력 발전소와 그 위험성

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므로 이때 발생하는 방사선량은 자연

원자핵의 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발생한 에너지로 물을 가열하고,

계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의 5%에 불과하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원자력 발전이라 한다. 이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필터와 이온교환수지에서는 방사성 물질의 흡착이

발전방식은 발전 단가가 저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그린 에너지원

일어난다. 이러한 여과 장치나 원자력 발전소 연구원들이 입은 옷, 청소

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전기 생산량의 30% 이상이 원자

에 사용된 걸레 등과 같은 고체 폐기물은 가연성 폐기물과 불연성 폐기물

력 발전소에서 나올 만큼 그 중요성은 아주 크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에서

로 나누어 처리하는데,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시키고, 불연성 폐기물은 압

는 방사성 물질이 사용되므로 사고가 났을 때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축하거나 용융시켜 드럼통에 넣고 콘크리트로 굳혀 깊은 바다나 땅 속에

만큼 심각하다. 방사선 피폭이 일어나면 방사선의 높은 에너지에 의해 물이

묻는다. 이 경우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의 방사능

이온화되고, 이온화된 물 분자는 다른 물 분자와 반응하여 과산화물을 생성

이 자연계 방사능 수준과 비슷해질 때까지 인간이 생활하는 환경으로부

한다. 이 과산화물은 나아가 세포 내에 있는 DNA, 단백질 등을 산화시키거

터 완전히 격리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를 교

나 그 작용을 비활성화시켜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그러므로 원자

체하고 나면 이전에 사용했던 타고난 핵연료가 폐기물로 남게 된다. 이는

력 발전소에서 방사선 누출을 막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라늄과 플라토늄 등 수많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그 방사능도 아주 강해 고준위 폐기물로 분류된다. 고준위 폐기물에는 반감기가 수만

안전 보장을 위한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

년에 달할 정도로 아주 긴 물질 또한 포함되어 있어 처리하기가 매우 까

원자력 발전소는 다중방호 설계를 통하여 방사선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

다롭지만, 그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 폐기를 위한 시설이 많이 필요하지는

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크게 다섯 개의 방

않다. 고준위 폐기물은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다시 새로운 연료로 활용할

호벽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연료와 가장 가까운 곳부터 원전 펠렛, 연료 피

수 있으나 군사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라 재처리가 금지되는 경우가 많다.

복관, 원자로 용기, 원자로 건물 내벽 및 외벽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화

재처리하지 않고 폐기할 물질들은 안정한 형태로 농축하고 고화시켜 오

우라늄으로 구성되어 연료를 담는 상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원전 펠렛부

랜 시간동안 지하 깊은 곳에 매장한다.

터 두께 1.2m의 콘크리트 외벽까지 각각의 방호벽은 모두 방사성 물질의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의 충격과 내부의 폭발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가

체르노빌의 비극과 설계의 중요성

지고 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는 다양성, 다중성, 그리고 독립성

1986년 4월 26일 새벽, 구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에서는 20세기 최악의

이라는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원자력 발

사고가 발생하였다. 체르노빌 원전의 안정성을 시험하던 연구원의 작동

전소에서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하여 냉각

실수에 의해 원자로에서는 비정상적인 핵반응이 일어났고, 그에 따라 다

수가 사용되는데, 이때 냉각수를 주입하는 펌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량의 열이 발생하였다. 이어 감속재인 흑연에서 발생한 수소 기체가 폭발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전기펌프와 터빈펌프 등 여러 종류의 펌프를 사용

하기에 이르렀고,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들이 외부에 누출되어 돌이킬

하도록 하여 하나의 에너지 공급 수단이 차단되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영

수 없는 대규모 재앙이 발생하였다.

되게끔 하고 있다. 그리고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기를 중복으로 설치

그런데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설계상의 특성에 의하여 그 규모가 더 커지

하고, 두 개 이상의 기기가 물리적으로 독립된 위치에 설치되도록 하여 어

게 되었다. 어떠한 원인에 의하여 원전에서 비정상적인 상태가 발생하면

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곳에서 무리 없이 그 역할을 수행하

작동이 정지되도록 단시간에 정지봉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체르노빌 원

도록 함으로써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전은 제어 속도가 매우 느려 이와 같은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는 부지를 선정할 때부터 정밀한 지질 조사를

였다. 그리고 출력이 상승하면 스스로 출력이 감소되도록 설계되어야 했

통하여 지진과 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로부터 최대한 안전한 곳을 찾아 설

지만 체르노빌 원전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치하고, 내진 설계하여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견딜 수 있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가 감속재의 역할도 겸하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도록 한다. 그리고 만일 원자력 발전소가 운전되는 가운데 이상 상태가 발

많은데, 체르노빌 원전에서는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했던 것이 화근이 되

생하는 경우에는 원전 작동을 정지시키고 신속히 냉각이 이루어질 수 있

기도 하였다. 고온에서 불이 잘 붙고 폭발성이 높은 흑연의 특성 때문이

도록 설비하여 방사선 누출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다. 격납용기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도 사고가 더 커지는 원 인이 되었다. 이처럼 설계 과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대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과정

형 사고로 번지는 데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원자력 발

안전한 시설 운영을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폐기물 처리과정도

전소에서의 안전설계가 중요한 이유이다.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가 설치된

매우 중요하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크게 방사선의 세

이래 60여 년 동안,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기에 따라 저준위와 고준위 폐기물, 형태에 따라 기체, 액체, 고체 폐기물

수차례 원전 사고가 발생하였다.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설계

글•김민정

로 나누어진다. 저준위 기체 및 액체 폐기물의 경우에는 외부로 미량 방출

와 지속적인 점검, 그리고 모두의 주의로 앞으로는 피해 없이 안전하게

화학과 13학번

하도록 하고 있다. 방출하기 전 고성능 필터와 이온교환수지 등을 통과시

원자력 발전소의 장점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4 I 25

한 수술을 위해서 추가적인 의료장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기본으로는 수 술부위의 표면을 확대된 영상으로 관찰이 가능한 현미경이 있습니다. 그 리고 망막 시신경의 층들을 고해상도로 보기 위해서 Optical Coherence Tomography(OCT)를 사용합니다. 또한 망막 내 혈관들을 관찰하기 위한 Photoacoustic Tomography(PAT) 기술도 있습니다. 실제로 눈 수술과 관련된 여러 장비가 도입되면서 라식, 라섹, 렌즈 삽입 술과 같은 시력교정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고령화로 인해 백내장과 같은 눈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의사는 더 많은 수술을 하고, 매 수술마다 여러 장치로 찍은 영상을 번갈 아 보고, 각 영상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환자의 안구에 칼이나 레이저를

Figure 3 VNC system working on M100 device A. PC screen a video is displayed on. , B. M100 screen which the PC screen is displayed on

이용하여 수술을 합니다. 만약 의사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의사의 눈 앞에 필요한 정보(의료영상)가 뜬다면 어떨까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창의IT융합공학과

만약 현실세계의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의 정보를 겹쳐 보여줌으로써, 각 종 정보를 제공하는 증강현실 기술을 의료기기에 적용한다면 앞에서 상 상한 것이 실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다면 수술에 필요 한 영상들을 화면에 띄울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쉽 게 알 수 있어 수술 시 수술 시간을 줄여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최소의 침식적인 방법을 통해서 수술 후 후유증을 줄임으로써 환자가 빨리 회복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역시 수술 시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는 획기 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삼성의 ‘갤럭시 기어’가 출시되고, 구글의 ‘구글 글래스’가 시험 착용자를 모집 받는 등 현재 기술 발전 경향을 보면, 우리 가 상상만 해왔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과 수술의 특성을 파악하고, 현재 기술 발전 추세에 발 맞추어 ‘실시간

안녕하세요. 창의IT융합공학과 안아주입니다. 학과 이름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창의IT융합공학과의 인재

으로 구현되는 안과 수술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창의설계 과제로 정하

상은 창의와 융합이라는 두 단어에 농축되어 있습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는 융합적 사고를 가진 창

였고, 설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세 가지 핵심문제를 설정

의적 인재를 배출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했습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이와 더불어 세 상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 폭 넓은 사고를 갖도록 독려하는 교육을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학과에서 는 다른 학과와는 차별되는 2가지 종류의 교과목들이 필수 교과목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창의IT설계>입니다. 창의설계 1부터 4까지 총 21학점으로, 학과 내에서 비중이 가장 큰 교과 목입니다. 창의 설계 과목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연구과제를 설정하고 그에 필요한 공부를 하면 서 연구를 진행합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Smart Computing, Smart Devices, Smart Systems, IT-based Future Healthcare의 총 4분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창의 studio>입니다. 다양한 창의 studio과목들에서는 인문사회학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수업 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 1기로 입학한 저는 생명감성, 인터렉션 디자인과 같은 창의 studio 과목을 들으며 자유 로운 사고를 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의설계 IT-based Future Healthcare 분반에서 공부를 하며 ‘다양한 의료 영상을 출력하는 웨어러블 증강현실 의료기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를 수술할 때에는 환자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특히 눈과 관련된 수술 에는 여러 종류의 의료 영상 정보가 필요합니다. 시각은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입니다.

글•안아주

특히 눈을 통해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시신경이 모여 있는 망막(Retina)은 마이크로 스

창의IT융합공학과 12학번

케일의 여러 조직이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로써, 이런 막 조직은 매우 얇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세밀

(1) 수술 시 필요한 다수의 의료정보를 얻는다. (2) 얻은 정보를 처리하여 이미지화 시킨다. (3) 다수의 의료영상 이미지를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 세 가지의 핵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 학기 한 학기 천천히 연구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의설계1에서는 4개의 분야에 대해 전체적으로 공부하면서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할지에 대해 생각하며 ‘실시간으로 구현 되는 안과 수술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연구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창의 설계2에서는 기존 광학 현미경과 PAM 시스템을 응용하여 두 가지 의료 영상을 얻고, 처리하여 동시에 출력하는 장비를 연구했습니다. 그 후 창 의설계 3에서는 smart glasses에 VNC(Virtual Network Computing)를 구 현하여, PC에서 처리된 의료영상을 smart glasses의 화면에 출력하여 핵 심문제 (3)을 해결했습니다. 앞으로 창의설계 4에서는 현재 안과 수술에서 많이 쓰이고 이번 과제의 시연영상으로도 쓰인 OCT 장치를 직접 제작하고, 필요하면 이에 PAT 기 능도 추가하여 여러 의료영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 후 얻은 데이터를 처리해 영상을 만든 후에 촬영한 영상을 smart glasses 에 띄워 ‘안과 수술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구현할 예정입니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4 I 25

한 수술을 위해서 추가적인 의료장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기본으로는 수 술부위의 표면을 확대된 영상으로 관찰이 가능한 현미경이 있습니다. 그 리고 망막 시신경의 층들을 고해상도로 보기 위해서 Optical Coherence Tomography(OCT)를 사용합니다. 또한 망막 내 혈관들을 관찰하기 위한 Photoacoustic Tomography(PAT) 기술도 있습니다. 실제로 눈 수술과 관련된 여러 장비가 도입되면서 라식, 라섹, 렌즈 삽입 술과 같은 시력교정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고령화로 인해 백내장과 같은 눈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의사는 더 많은 수술을 하고, 매 수술마다 여러 장치로 찍은 영상을 번갈 아 보고, 각 영상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환자의 안구에 칼이나 레이저를

Figure 3 VNC system working on M100 device A. PC screen a video is displayed on. , B. M100 screen which the PC screen is displayed on

이용하여 수술을 합니다. 만약 의사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의사의 눈 앞에 필요한 정보(의료영상)가 뜬다면 어떨까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창의IT융합공학과

만약 현실세계의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의 정보를 겹쳐 보여줌으로써, 각 종 정보를 제공하는 증강현실 기술을 의료기기에 적용한다면 앞에서 상 상한 것이 실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다면 수술에 필요 한 영상들을 화면에 띄울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쉽 게 알 수 있어 수술 시 수술 시간을 줄여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최소의 침식적인 방법을 통해서 수술 후 후유증을 줄임으로써 환자가 빨리 회복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역시 수술 시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는 획기 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삼성의 ‘갤럭시 기어’가 출시되고, 구글의 ‘구글 글래스’가 시험 착용자를 모집 받는 등 현재 기술 발전 경향을 보면, 우리 가 상상만 해왔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과 수술의 특성을 파악하고, 현재 기술 발전 추세에 발 맞추어 ‘실시간

안녕하세요. 창의IT융합공학과 안아주입니다. 학과 이름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창의IT융합공학과의 인재

으로 구현되는 안과 수술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창의설계 과제로 정하

상은 창의와 융합이라는 두 단어에 농축되어 있습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는 융합적 사고를 가진 창

였고, 설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세 가지 핵심문제를 설정

의적 인재를 배출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했습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이와 더불어 세 상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 폭 넓은 사고를 갖도록 독려하는 교육을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학과에서 는 다른 학과와는 차별되는 2가지 종류의 교과목들이 필수 교과목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창의IT설계>입니다. 창의설계 1부터 4까지 총 21학점으로, 학과 내에서 비중이 가장 큰 교과 목입니다. 창의 설계 과목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연구과제를 설정하고 그에 필요한 공부를 하면 서 연구를 진행합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Smart Computing, Smart Devices, Smart Systems, IT-based Future Healthcare의 총 4분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창의 studio>입니다. 다양한 창의 studio과목들에서는 인문사회학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수업 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 1기로 입학한 저는 생명감성, 인터렉션 디자인과 같은 창의 studio 과목을 들으며 자유 로운 사고를 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의설계 IT-based Future Healthcare 분반에서 공부를 하며 ‘다양한 의료 영상을 출력하는 웨어러블 증강현실 의료기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를 수술할 때에는 환자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특히 눈과 관련된 수술 에는 여러 종류의 의료 영상 정보가 필요합니다. 시각은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입니다.

글•안아주

특히 눈을 통해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시신경이 모여 있는 망막(Retina)은 마이크로 스

창의IT융합공학과 12학번

케일의 여러 조직이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로써, 이런 막 조직은 매우 얇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세밀

(1) 수술 시 필요한 다수의 의료정보를 얻는다. (2) 얻은 정보를 처리하여 이미지화 시킨다. (3) 다수의 의료영상 이미지를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 세 가지의 핵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 학기 한 학기 천천히 연구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의설계1에서는 4개의 분야에 대해 전체적으로 공부하면서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할지에 대해 생각하며 ‘실시간으로 구현 되는 안과 수술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연구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창의 설계2에서는 기존 광학 현미경과 PAM 시스템을 응용하여 두 가지 의료 영상을 얻고, 처리하여 동시에 출력하는 장비를 연구했습니다. 그 후 창 의설계 3에서는 smart glasses에 VNC(Virtual Network Computing)를 구 현하여, PC에서 처리된 의료영상을 smart glasses의 화면에 출력하여 핵 심문제 (3)을 해결했습니다. 앞으로 창의설계 4에서는 현재 안과 수술에서 많이 쓰이고 이번 과제의 시연영상으로도 쓰인 OCT 장치를 직접 제작하고, 필요하면 이에 PAT 기 능도 추가하여 여러 의료영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 후 얻은 데이터를 처리해 영상을 만든 후에 촬영한 영상을 smart glasses 에 띄워 ‘안과 수술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구현할 예정입니다.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6 I 27

스마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사와 환자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진단, 치료, 예방 등의 보건의료 및 건강

로 약물 투여가 필요한 시점에 전류를 흘려 금 막이 AuCl 4 -로 녹게 함으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이다. 대표적인 예로 손에서 피를 뽑는 대신에 눈

로써 렌즈에서 방출된 약물이 눈을 통해 체내로 전달되어 질병을 치료

물 속 당의 농도를 직접 측정하는 당뇨병 진단 스마트 콘택트 렌즈인 구

하게 된다. 눈으로 직접 약물을 전달하는 장치가 콘택트렌즈에 장착되므

글 렌즈와 스위스 Sensimed 사가 개발한 녹내장 환자의 안압 측정용

로 안약으로 약을 투여하는 방법보다 약의 손실이 적고 약의 지속기간을

Triggerfish가 있다. 인포테인먼트 기능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서 이미 스

늘일 수 있으며, 안내 주사를 하지 않고도 훨씬 편리하게 안내 질병을 치

마트 콘택트 렌즈에 초미니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하여 특허가 출원되었

료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에는 바이오센

다. 또한, 2010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

서 및 약물전달시스템의 구동과 통신을 위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렌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의 그래핀 기술을 적용하여 미국 미시

즈 속에 초소형 광소자가 장착되어 있다. 또한, 파워시스템을 조절하는

간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ASIC) 칩이 장착되어 있으며 ASIC

Zhaohui Zhong 교수팀은 콘택트 렌즈 속에 두 층의 그래핀을 장착하여

내부에 RF 무선통신 시스템을 회로화하여 바이오센서의 진단결과를 외

아주 미세한 빛이 증폭되게 함으로써 야간투시경과 같은 기능을 하는 야

부기기로 전달하고 약물전달 신호를 외부기기에서 렌즈로 전달할 수 있

간투시용 콘택트 렌즈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도록 제작되었다.

창의 IT 과제로 선정된 이번 연구주제는 “Smart contact lenses for ubiq-

한의학에서 사람의 손과 발의 진맥을 통해 몸의 질병을 진단하듯이, 사

uitous healthcare”로써 기존의 다양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와는 확연한

람의 눈 또한 몸 속에 있는 다양한 질병들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신체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 중인 콘택트 렌즈는 탑재된 바

부위이다. 사람이 피곤하게 되면 눈이 먼저 충혈되고 황달과 같은 질환

이오 센서를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물전달시스템을

이 생기면 눈이 노랗게 변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본 연구에서

통해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진단-치료시스템(theranostic system)

개발 중인 스마트 콘택트 렌즈가 눈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healthcare 구

이다. 눈물 속의 미세한 당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금으로 된 센서가 초

현을 위하여 가장 적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것으로 생각된다.

박막 형태로 콘택트 렌즈 속에 삽입되어 있으며, 유연성을 가진 약물 저

향후, 나노바이오 기술 및 나노의약 기술을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새로운

장소에 약물을 충진한 다음 금 막으로 코팅하여 전기적 신호에 의해 원

패러다임(paradigm)의 e-healthcare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하는 시간에 약물이 방출되도록 제작되었다. 부연 설명하자면, 스마트 콘

것으로 기대된다.

택트 렌즈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질병을 진단한 다음 그 결과를 바탕으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과 같이 최근 새로 개발되고 있는 많은 제품들에 스 마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스마트 TV, 스마트 자동차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스마트 디바이스 들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몸에 장착할 수 있게 만든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란 단어 그대 로 ‘착용하는 전자기기’로 단순히 액세서리처럼 전자기기를 몸에 착용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을 하는 전자기기이다. 이것은 최초 미국 군사 훈 련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과 함께 점차 일상생활에 파고들어 디지털 기 기 및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혁신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 품들을 출시하고자 삼성전자, 애플, 구글, 나이키 등 세계적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에 이어 구글 스마트워치(Google Smart Watch), 콘택트 렌즈 형태의 구글 렌즈(Google Lens) 등을 개발하여 진정한 이노베이터(innovator)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의 목적은 크게 피트니스 기능, 헬스케어 기능, 인포테인먼트 기능, 그리고 군사산업기능 네 가지로 분류되며,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에서도 나노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이 스마트 콘 택트 렌즈라고 생각된다. 현재 많은 기업들에서 헬스케어 기능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기 위해, e-healthcare 시스템을 이용하여 안압 센서, 온도 센서, 빛 센서, 특정 물질 센서들이 탑재된 유헬스케어

글•한세광

글•금도희

(ubiquitous healthcare)에 집중된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콘택트 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유헬스

신소재공학과 교수

신소재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케어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의 ICT 기술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의

[그림] 바이오센서 및 약물전달시스템이 장착된 스마트 콘택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PROGRESS LabView : Research in POSTECH 26 I 27

스마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사와 환자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진단, 치료, 예방 등의 보건의료 및 건강

로 약물 투여가 필요한 시점에 전류를 흘려 금 막이 AuCl 4 -로 녹게 함으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이다. 대표적인 예로 손에서 피를 뽑는 대신에 눈

로써 렌즈에서 방출된 약물이 눈을 통해 체내로 전달되어 질병을 치료

물 속 당의 농도를 직접 측정하는 당뇨병 진단 스마트 콘택트 렌즈인 구

하게 된다. 눈으로 직접 약물을 전달하는 장치가 콘택트렌즈에 장착되므

글 렌즈와 스위스 Sensimed 사가 개발한 녹내장 환자의 안압 측정용

로 안약으로 약을 투여하는 방법보다 약의 손실이 적고 약의 지속기간을

Triggerfish가 있다. 인포테인먼트 기능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서 이미 스

늘일 수 있으며, 안내 주사를 하지 않고도 훨씬 편리하게 안내 질병을 치

마트 콘택트 렌즈에 초미니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하여 특허가 출원되었

료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에는 바이오센

다. 또한, 2010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

서 및 약물전달시스템의 구동과 통신을 위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렌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의 그래핀 기술을 적용하여 미국 미시

즈 속에 초소형 광소자가 장착되어 있다. 또한, 파워시스템을 조절하는

간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ASIC) 칩이 장착되어 있으며 ASIC

Zhaohui Zhong 교수팀은 콘택트 렌즈 속에 두 층의 그래핀을 장착하여

내부에 RF 무선통신 시스템을 회로화하여 바이오센서의 진단결과를 외

아주 미세한 빛이 증폭되게 함으로써 야간투시경과 같은 기능을 하는 야

부기기로 전달하고 약물전달 신호를 외부기기에서 렌즈로 전달할 수 있

간투시용 콘택트 렌즈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도록 제작되었다.

창의 IT 과제로 선정된 이번 연구주제는 “Smart contact lenses for ubiq-

한의학에서 사람의 손과 발의 진맥을 통해 몸의 질병을 진단하듯이, 사

uitous healthcare”로써 기존의 다양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와는 확연한

람의 눈 또한 몸 속에 있는 다양한 질병들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신체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 중인 콘택트 렌즈는 탑재된 바

부위이다. 사람이 피곤하게 되면 눈이 먼저 충혈되고 황달과 같은 질환

이오 센서를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물전달시스템을

이 생기면 눈이 노랗게 변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본 연구에서

통해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진단-치료시스템(theranostic system)

개발 중인 스마트 콘택트 렌즈가 눈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healthcare 구

이다. 눈물 속의 미세한 당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금으로 된 센서가 초

현을 위하여 가장 적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것으로 생각된다.

박막 형태로 콘택트 렌즈 속에 삽입되어 있으며, 유연성을 가진 약물 저

향후, 나노바이오 기술 및 나노의약 기술을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새로운

장소에 약물을 충진한 다음 금 막으로 코팅하여 전기적 신호에 의해 원

패러다임(paradigm)의 e-healthcare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하는 시간에 약물이 방출되도록 제작되었다. 부연 설명하자면, 스마트 콘

것으로 기대된다.

택트 렌즈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질병을 진단한 다음 그 결과를 바탕으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과 같이 최근 새로 개발되고 있는 많은 제품들에 스 마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스마트 TV, 스마트 자동차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스마트 디바이스 들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몸에 장착할 수 있게 만든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란 단어 그대 로 ‘착용하는 전자기기’로 단순히 액세서리처럼 전자기기를 몸에 착용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을 하는 전자기기이다. 이것은 최초 미국 군사 훈 련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과 함께 점차 일상생활에 파고들어 디지털 기 기 및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혁신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 품들을 출시하고자 삼성전자, 애플, 구글, 나이키 등 세계적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에 이어 구글 스마트워치(Google Smart Watch), 콘택트 렌즈 형태의 구글 렌즈(Google Lens) 등을 개발하여 진정한 이노베이터(innovator)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의 목적은 크게 피트니스 기능, 헬스케어 기능, 인포테인먼트 기능, 그리고 군사산업기능 네 가지로 분류되며,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에서도 나노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이 스마트 콘 택트 렌즈라고 생각된다. 현재 많은 기업들에서 헬스케어 기능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기 위해, e-healthcare 시스템을 이용하여 안압 센서, 온도 센서, 빛 센서, 특정 물질 센서들이 탑재된 유헬스케어

글•한세광

글•금도희

(ubiquitous healthcare)에 집중된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콘택트 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유헬스

신소재공학과 교수

신소재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케어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의 ICT 기술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의

[그림] 바이오센서 및 약물전달시스템이 장착된 스마트 콘택트 렌즈 나노클리닉 시스템


PROGRESS 학과 탐방 28 I 29

Department of Math

POSTECH 수학과

수학이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수학은 기원전부터 시작되어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학문입니다. 보통 수학이라 하면 가우스, 오일러 같 은 수학자들을 떠올리며 종이와 펜만으로 열심히 연구하는 학 자들을 떠올릴 겁니다. 물론 순수수학 그 자체도 의미 있지만,

안녕하세요~!! 2014학년도 수학과 학회장 김민석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포스 테키안 마르쿠스 코너에 글을 연재했는데 이번 학과탐방을 통해 여러분들을 다 시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최근 몇 년간 다른 과에 비해 수학과의 경쟁률이 높 았고, 일반고, 과학고 뿐만 아니라 영재학교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수학과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수학과를 이토록 인기 있게 만들었을 까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포스텍 수학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수학은 자연과학은 물론, 공학, 금융, 경제, 사회과학, 인문 학, 환경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되며 그 범위가 다양해졌습니다. 여러 분야에는 저마다 근본원리가 있는데(예를 들어 물리학에 서는 뉴턴 제2법칙, 만유인력의 법칙 등) 이러한 근본원리를 추 상화, 수식화하여 여러 현상을 논리적으로 분석 및 예측하는 데 수학이 사용됩니다.

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포스텍 수학과는 인류사회 여러 분야에서 크게 이바지할 수 있 는 수학적 지식을 갖춘 고급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순 수수학, 응용수학, 전산수학 등의 기초를 골고루 습득할 수 있도 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습니다.

① 기초필수 : 1학년 때는 학과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기초적인 과목들 일반

③ 전공선택

물리, 일반화학, 일반생명과학, 프로그래밍, 미적분학, 응용선형

: 전공필수와는 달리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지만, 반드시 21학점

대수 등을 배우게 됩니다. 이 중 미적분학과 응용선형대수는 수

(대략 7과목)을 이수해야 합니다.

학과 수업들을 듣기 위한 밑바탕이 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

상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수학적모델링, 금융공학개론, 기하

니다. 간단히 말해 미적분학은 고등학교 때 배웠던 미분, 적분의

학개론, 조합개론, 응용수치해석, 선형대수학, 곡면위상수학, 세

연장선이라 볼 수 있고, 응용선형대수는 행렬의 여러 성질에 대

미나 등등이 있습니다. 수학과 특성상 과학과목과 연계가 많이

해 공부하는 과목입니다.

되기 때문에 다른 학과의 과목 역시 전공선택 과목으로 인정되

② 전공필수

는데 역학, 전자기학, 양자물리, 열역학, 유기화학, 생화학, 분자

: 이제부터가 진정한 수학과의 시작입니다. 이산수학, 확률과

생물학, 신소재과학, 고체역학, 객체지향프로그래밍, 회로이론,

통계, 미분방정식, 응용복소함수론, 현대대수학1·2, 해석학

신호및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1·2, 수치해석개론, 미분기하개론, 일반위상수학으로 총 11개의

④ 자유선택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합니다. 이산수학, 확률과 통계, 미분

: 이름 그대로 학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들으면 됩니다. 24학점

방정식, 응용복소함수론 이 4과목까지는 아마 고등학생 여러분

(대략 8과목)을 이수하면 되는데 모든 학과 중에 자유선택으로

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해석학, 현

이수 가능한 학점이 가장 많습니다. 수학과의 큰 장점 중 하나

대대수는 수학적 현상들을 엄밀하게 증명하는데 사용되는 일

가 전공선택이나 자유선택에서 다른 학과의 과목들이 많이 인

종의 도구를 배우는 과목으로, 생소하고 내용이 많으며 어렵습

정되어서 복수전공이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 고등학생

니다. 저 같은 경우도 이러한 새로운 도구에 익숙해지기 위해

때 수학과 물리 둘 다 좋아해서 입시 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고, 그 후로 다른 과목을 들을 때 보

다. 수학을 공부하다가 다른 학과로 옮기는 건 쉬울 것 같은데,

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치해석개론을 정말 재

다른 과목을 공부하다가 수학과로 가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

미있게 들었는데,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수학과를 선택하였습니다. 현재

여러 수치적 근사법을 사용해 컴퓨터로 푸는 방법을 배웁니다.

수학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물리학과 과목들도 틈틈이 들으며 복수전공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글•김민석 수학과 12학번


PROGRESS 학과 탐방 28 I 29

Department of Math

POSTECH 수학과

수학이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수학은 기원전부터 시작되어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학문입니다. 보통 수학이라 하면 가우스, 오일러 같 은 수학자들을 떠올리며 종이와 펜만으로 열심히 연구하는 학 자들을 떠올릴 겁니다. 물론 순수수학 그 자체도 의미 있지만,

안녕하세요~!! 2014학년도 수학과 학회장 김민석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포스 테키안 마르쿠스 코너에 글을 연재했는데 이번 학과탐방을 통해 여러분들을 다 시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최근 몇 년간 다른 과에 비해 수학과의 경쟁률이 높 았고, 일반고, 과학고 뿐만 아니라 영재학교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수학과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수학과를 이토록 인기 있게 만들었을 까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포스텍 수학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수학은 자연과학은 물론, 공학, 금융, 경제, 사회과학, 인문 학, 환경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되며 그 범위가 다양해졌습니다. 여러 분야에는 저마다 근본원리가 있는데(예를 들어 물리학에 서는 뉴턴 제2법칙, 만유인력의 법칙 등) 이러한 근본원리를 추 상화, 수식화하여 여러 현상을 논리적으로 분석 및 예측하는 데 수학이 사용됩니다.

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포스텍 수학과는 인류사회 여러 분야에서 크게 이바지할 수 있 는 수학적 지식을 갖춘 고급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순 수수학, 응용수학, 전산수학 등의 기초를 골고루 습득할 수 있도 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습니다.

① 기초필수 : 1학년 때는 학과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기초적인 과목들 일반

③ 전공선택

물리, 일반화학, 일반생명과학, 프로그래밍, 미적분학, 응용선형

: 전공필수와는 달리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지만, 반드시 21학점

대수 등을 배우게 됩니다. 이 중 미적분학과 응용선형대수는 수

(대략 7과목)을 이수해야 합니다.

학과 수업들을 듣기 위한 밑바탕이 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

상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수학적모델링, 금융공학개론, 기하

니다. 간단히 말해 미적분학은 고등학교 때 배웠던 미분, 적분의

학개론, 조합개론, 응용수치해석, 선형대수학, 곡면위상수학, 세

연장선이라 볼 수 있고, 응용선형대수는 행렬의 여러 성질에 대

미나 등등이 있습니다. 수학과 특성상 과학과목과 연계가 많이

해 공부하는 과목입니다.

되기 때문에 다른 학과의 과목 역시 전공선택 과목으로 인정되

② 전공필수

는데 역학, 전자기학, 양자물리, 열역학, 유기화학, 생화학, 분자

: 이제부터가 진정한 수학과의 시작입니다. 이산수학, 확률과

생물학, 신소재과학, 고체역학, 객체지향프로그래밍, 회로이론,

통계, 미분방정식, 응용복소함수론, 현대대수학1·2, 해석학

신호및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1·2, 수치해석개론, 미분기하개론, 일반위상수학으로 총 11개의

④ 자유선택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합니다. 이산수학, 확률과 통계, 미분

: 이름 그대로 학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들으면 됩니다. 24학점

방정식, 응용복소함수론 이 4과목까지는 아마 고등학생 여러분

(대략 8과목)을 이수하면 되는데 모든 학과 중에 자유선택으로

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해석학, 현

이수 가능한 학점이 가장 많습니다. 수학과의 큰 장점 중 하나

대대수는 수학적 현상들을 엄밀하게 증명하는데 사용되는 일

가 전공선택이나 자유선택에서 다른 학과의 과목들이 많이 인

종의 도구를 배우는 과목으로, 생소하고 내용이 많으며 어렵습

정되어서 복수전공이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 고등학생

니다. 저 같은 경우도 이러한 새로운 도구에 익숙해지기 위해

때 수학과 물리 둘 다 좋아해서 입시 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고, 그 후로 다른 과목을 들을 때 보

다. 수학을 공부하다가 다른 학과로 옮기는 건 쉬울 것 같은데,

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치해석개론을 정말 재

다른 과목을 공부하다가 수학과로 가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

미있게 들었는데,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수학과를 선택하였습니다. 현재

여러 수치적 근사법을 사용해 컴퓨터로 푸는 방법을 배웁니다.

수학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물리학과 과목들도 틈틈이 들으며 복수전공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글•김민석 수학과 12학번


2학년 전상학

PROGRESS 학과 탐방 30 I 31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대접받고 싶으면 강해져라”입니다. 대학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을

수학과 진로 이 부분은 저도 아직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 다.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정 말 재미있었기 때문에 영재교육원 등 여러 활동을 하며 수학자를 꿈꿔왔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수학 관련 과목에서 A학점을 받으며 자신감을 얻기 도 했지만, 해석학, 위상수학 등 어려운 과목들을 들 으면서 어려움도 느꼈습니다. 현재는 진로와 관련하 여 다양한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여러분들에게 제가 아는 한에서 알려주고자 합니다. 우선 대부분 학생이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

거예요. 물론 대학교에 들어오게 되면 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조금은 현실적으로 생각해볼게요. 대학생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지, 해야 하는 것들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예요. 대학생도 해야 할 공부가 많고, 교수님과의 면담, 자기 진로 탐색 같은 일들을 찾아서 해야 해요. ‘저 선배처럼 멋진 대학생 이 되고 싶다’라고 말할 때 ‘저 선배’들은 할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까지 하는 사람들이예요. 이런 의무를 해냄과 동시에,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또 그것을 위해 준비를 해야겠죠. 하고 싶은 게 많 다면, 여러분은 그만큼 의무를 다하고, 또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해요. 꼭 마음가짐이나 공부를 말하는 건 아니예요. 여러분이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할 수 있 도록 준비하라는 거예요. 그러려면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가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제 가 교양을 위해 한 달에 두 권씩 독서하기, 건강을 위해 매일매일 과일 섭취하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각자의 소소한 목표를 세워 실천하며 ‘강해지는’ 예비 포스테키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 2학년 전상학(2013 전국 대학생 수학경시대회 금상, 서울과학고 졸업)

하여 교수가 되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실제로 선배님 들의 통계를 봐도 교수로 임용되는 분이 가장 많습니 다. 하지만 이 방법도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보통 대 학원에 진학해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치는데 포스 텍 수학과 대학원의 경우 박사자격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 통과되면 박사학위가 수 여됩니다. 그 후 박사 후 연구원을 거치기도 하면서 교수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아마 많은 학생들이 병역문제에 대해 궁금해 하실텐데 TEPS 성적과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성적만 있으면 전문연구요원 편 입신청을 해서 3년간 연구와 군 복무를 같이 함으로써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학부를 졸업하고 취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학과는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상황판단력이 뛰어나고 의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강점 때문에 졸업생들의 진로를 보면 “아니 수학과 졸업생이 이런 일도 해?”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매우 다양한 일을 하는 졸업생들이 많 습니다.

대학 수학은 아마도 이전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그냥 직관으로 빠르게 답을 내는 것보다는 철학에 가까운 논증, 사고 전개, 한 문제에 대한 긴 고민의 과정을 자주 겪게 될 테니까요. 이런 데서 많은 학생들이 생소함을 느끼고, 그걸 어려워합니다. “아, 이런 건 내게는 너무 벅차.”라 고 생각하고 수학을 두려워하기도 해요. 하지만 재밌게도, 같은 내용을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오히려 “별것도 아니었는데, 그땐 왜 그랬지?” 하 며, 예전의 막막함을 이상하게 여기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것이 주는 처음의 어색함을 극복해 내는 겁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슬슬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던 개념도 익숙해진 후에 잘 뜯어보면, 수학자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것을 만들었고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조금씩 이 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하다 보면 자신의 한계라고 느껴지거나, 벽을 넘지 못해 학문적 열정이 식는 등 수학도로서 의 슬럼프도 있을 겁니다.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은 가지각색인데, 집착력을 가지고 끝없이 고민해 자신만의 길을 낼 수도 있고, 동료들과 토론으 로 생각을 교류하며 서로 발전해 갈 수도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추구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여러분은 두 가지 다 할 줄 아는 학생이 되길 바랍니 다. 그것이 학문적 의지력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공생 능력을 두루 얻으며 나아갈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러분에게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결코 지레 겁먹지 말고, 길게 보며 편한 마음으로 수학을 하세요. - 1학년 윤태호(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마지막으로 대학원을 마치고 취직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은 금융, IT 쪽에서 수학이 많이 요구하고 있 기 때문에 수학과는 전도유망한 학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졸업생들을 보면 굳이 수학과 대학원이

수학에 뜻을 가지신 분들, 환영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짧게나마 글로 알려드리

아니더라도 컴퓨터공학과, 산업경영공학과 등 다른 대학원에 진학 후 취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자 합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은 고등학교와 많이 다를 거예요. 대학에 오면 극한을 엄밀하게 정의하는 방법을 맨 처음으

멋있는 포스텍 수학과

로 배우게 됩니다. 그러면 ‘수렴한다’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극한과 관련된 유용한

요즘 포스텍 수학과의 발전이 무섭습니다. 매년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고, 작년 전국

사실들을 엄밀하게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고등학교에서 배운 수학이 계산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대학

대학생 수학경시대회에서는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 2명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에서는 탄탄한 논리적 기반을 통해 학문을 견고하게 쌓는 방법을 배웁니다.

학과를 고민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수학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하지만 엄밀함이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의 전부는 아닙니다. 현대 수학에 대한 수학적인 직관을 기르는 것 또한 중

바람이고, 수학과 선배들이 예비 포스테키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마지막으로 수학과 소개를 마

요하지요. 직관은 배우기 힘들지만, 배우고 나면 적재적소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비유를 들자면, 소화기를 쓰는 방

치겠습니다.

법을 배운다고 합시다. 이는 상당히 유용하지요. 소화기를 쓰려면 ‘안전핀을 뽑은 뒤, 바람을 등진 채 호스를 불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고 손잡이를 눌러야’ 합니다. 세세한 과정은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결국 남는 건 소화기로 불 을 끄는 방법이지요. 애석하게도 수학에서는 이러한 본질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배우는 내 용은 이러한 수학적 직관을 기르고 적용하는데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은 훨씬 더 엄밀하고, 공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금까 지는 알지 못했던 더욱더 넓은 수학의 세계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수학에 뜻이 있는 분들은 열정을 가지고 수학과에 오셔서 현대 수학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온몸으로 느껴봤으면 합니다. - 3학년 백진언(2013 전국 대학생 수학경시대회 대상, 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2학년 전상학

PROGRESS 학과 탐방 30 I 31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대접받고 싶으면 강해져라”입니다. 대학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을

수학과 진로 이 부분은 저도 아직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 다.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정 말 재미있었기 때문에 영재교육원 등 여러 활동을 하며 수학자를 꿈꿔왔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수학 관련 과목에서 A학점을 받으며 자신감을 얻기 도 했지만, 해석학, 위상수학 등 어려운 과목들을 들 으면서 어려움도 느꼈습니다. 현재는 진로와 관련하 여 다양한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여러분들에게 제가 아는 한에서 알려주고자 합니다. 우선 대부분 학생이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

거예요. 물론 대학교에 들어오게 되면 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조금은 현실적으로 생각해볼게요. 대학생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지, 해야 하는 것들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예요. 대학생도 해야 할 공부가 많고, 교수님과의 면담, 자기 진로 탐색 같은 일들을 찾아서 해야 해요. ‘저 선배처럼 멋진 대학생 이 되고 싶다’라고 말할 때 ‘저 선배’들은 할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까지 하는 사람들이예요. 이런 의무를 해냄과 동시에,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또 그것을 위해 준비를 해야겠죠. 하고 싶은 게 많 다면, 여러분은 그만큼 의무를 다하고, 또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해요. 꼭 마음가짐이나 공부를 말하는 건 아니예요. 여러분이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할 수 있 도록 준비하라는 거예요. 그러려면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가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제 가 교양을 위해 한 달에 두 권씩 독서하기, 건강을 위해 매일매일 과일 섭취하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각자의 소소한 목표를 세워 실천하며 ‘강해지는’ 예비 포스테키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 2학년 전상학(2013 전국 대학생 수학경시대회 금상, 서울과학고 졸업)

하여 교수가 되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실제로 선배님 들의 통계를 봐도 교수로 임용되는 분이 가장 많습니 다. 하지만 이 방법도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보통 대 학원에 진학해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치는데 포스 텍 수학과 대학원의 경우 박사자격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 통과되면 박사학위가 수 여됩니다. 그 후 박사 후 연구원을 거치기도 하면서 교수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아마 많은 학생들이 병역문제에 대해 궁금해 하실텐데 TEPS 성적과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성적만 있으면 전문연구요원 편 입신청을 해서 3년간 연구와 군 복무를 같이 함으로써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학부를 졸업하고 취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학과는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상황판단력이 뛰어나고 의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강점 때문에 졸업생들의 진로를 보면 “아니 수학과 졸업생이 이런 일도 해?”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매우 다양한 일을 하는 졸업생들이 많 습니다.

대학 수학은 아마도 이전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그냥 직관으로 빠르게 답을 내는 것보다는 철학에 가까운 논증, 사고 전개, 한 문제에 대한 긴 고민의 과정을 자주 겪게 될 테니까요. 이런 데서 많은 학생들이 생소함을 느끼고, 그걸 어려워합니다. “아, 이런 건 내게는 너무 벅차.”라 고 생각하고 수학을 두려워하기도 해요. 하지만 재밌게도, 같은 내용을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오히려 “별것도 아니었는데, 그땐 왜 그랬지?” 하 며, 예전의 막막함을 이상하게 여기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것이 주는 처음의 어색함을 극복해 내는 겁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슬슬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던 개념도 익숙해진 후에 잘 뜯어보면, 수학자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것을 만들었고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조금씩 이 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하다 보면 자신의 한계라고 느껴지거나, 벽을 넘지 못해 학문적 열정이 식는 등 수학도로서 의 슬럼프도 있을 겁니다.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은 가지각색인데, 집착력을 가지고 끝없이 고민해 자신만의 길을 낼 수도 있고, 동료들과 토론으 로 생각을 교류하며 서로 발전해 갈 수도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추구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여러분은 두 가지 다 할 줄 아는 학생이 되길 바랍니 다. 그것이 학문적 의지력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공생 능력을 두루 얻으며 나아갈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러분에게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결코 지레 겁먹지 말고, 길게 보며 편한 마음으로 수학을 하세요. - 1학년 윤태호(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마지막으로 대학원을 마치고 취직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은 금융, IT 쪽에서 수학이 많이 요구하고 있 기 때문에 수학과는 전도유망한 학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졸업생들을 보면 굳이 수학과 대학원이

수학에 뜻을 가지신 분들, 환영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짧게나마 글로 알려드리

아니더라도 컴퓨터공학과, 산업경영공학과 등 다른 대학원에 진학 후 취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자 합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은 고등학교와 많이 다를 거예요. 대학에 오면 극한을 엄밀하게 정의하는 방법을 맨 처음으

멋있는 포스텍 수학과

로 배우게 됩니다. 그러면 ‘수렴한다’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극한과 관련된 유용한

요즘 포스텍 수학과의 발전이 무섭습니다. 매년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고, 작년 전국

사실들을 엄밀하게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고등학교에서 배운 수학이 계산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대학

대학생 수학경시대회에서는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 2명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에서는 탄탄한 논리적 기반을 통해 학문을 견고하게 쌓는 방법을 배웁니다.

학과를 고민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수학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하지만 엄밀함이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의 전부는 아닙니다. 현대 수학에 대한 수학적인 직관을 기르는 것 또한 중

바람이고, 수학과 선배들이 예비 포스테키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마지막으로 수학과 소개를 마

요하지요. 직관은 배우기 힘들지만, 배우고 나면 적재적소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비유를 들자면, 소화기를 쓰는 방

치겠습니다.

법을 배운다고 합시다. 이는 상당히 유용하지요. 소화기를 쓰려면 ‘안전핀을 뽑은 뒤, 바람을 등진 채 호스를 불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고 손잡이를 눌러야’ 합니다. 세세한 과정은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결국 남는 건 소화기로 불 을 끄는 방법이지요. 애석하게도 수학에서는 이러한 본질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배우는 내 용은 이러한 수학적 직관을 기르고 적용하는데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은 훨씬 더 엄밀하고, 공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금까 지는 알지 못했던 더욱더 넓은 수학의 세계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수학에 뜻이 있는 분들은 열정을 가지고 수학과에 오셔서 현대 수학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온몸으로 느껴봤으면 합니다. - 3학년 백진언(2013 전국 대학생 수학경시대회 대상, 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PROGRESS Hello Nobel! 32 I 33

HERE, AT LAST! ‘표준모형’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련된 16종의 입자를 나타내는 표 준모형은 입자물리학계에서 흥행했던 그럴싸한 가설에 불과하였다. 16입자 뒤에 숨어있던 17번째 주인공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림 2] 2013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http://www.nobelprize.org/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던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은 발표회견에서 꺼낸 첫 마디는 ‘마침내(Here, at last!)'였다. 고대부터 예견되어 오던 만물 근원의 비밀이 마침내 풀리 는 순간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넘어서는 과학계의 혁명적인 연구성과로 평가받는 힉스입자의 발견은 물리학의 근본적 목적인 자연계에 존재하는 힘을 하나로 엮어 설명하려는 통합이론에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음에도 불구하고 원자핵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는 원리는 간단하였다. 강물에 돌을 던지면 물방울이 튀어오르듯 우리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전자기력에 의해 서로 밀어내려는 양성자들을

주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힉스장에 힉스입자보다 큰 에너지를 가지

묶어 둘 수 있는 아주 큰 힘이 필요한데, 이를 강력이라 부른다. 또 하나

는 양성자를 쏘아주면 힉스입자가 튀어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해 과학자

는 원자핵이 낮은 확률로 붕괴한다는 것인데, 이 때 참여하는 입자들 사

들은 LHC라고 하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를 만들어 양성자들을 빛의 속

이에 관여하는 힘을 약력이라고 한다.

도에 근접시켜 힉스입자를 튀어나오게 하였다. 몇 년의 실험을 거쳐 기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였던 페르미(Enrico Fermi)는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

존에 없었던 새로운 입자가 발견되었고 이는 표준모형이 찾아오던 힉스

뀌면서 동시에 전자와 반중성미자가 발생하는 베타붕괴를 가상 광자의

입자라는 사실이 검증되었다. 가설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힉스(Peter W.

이동으로 설명한다. 이는 전자기와 비교하였을 때 광자를 주고받는 대신

Higgs)와 앙글레르(Francois Englert)는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약력을 매개하는 무거운 질량의 보손(Weak boson)입자를 주고받을 뿐

나누게 된다.

수식적인 형태는 일치하는 결과였다. 그러나 광자는 질량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보손입자들은 무거운 질량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은 당시에 상 당히 불공평한 것이었다. 이에 답을 제시한 사람이 힉스(Peter W. Higgs)박사이다. 1964년 그가 발표한 저널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장 (Field)이 존재할 것이라 예견하였다. 이는 전기장, 자기장과는 달리 방향 성이 없고 크기만 가지고 있는 스칼라 장으로, 모든 기본입자들은 힉스장 과 상호작용을 하며 움직인다. 이 때, 입자의 종류에 따라서 힉스장과 반 응하여 도달하는 평형상태가 달라지는데 이 과정에서 광자는 질량이 없 는 상태가 되고, 보손은 무거운 질량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고 한다. 힉스장을 이용하면 전자기 상호작용과 약한 상

[그림 3] 힉스입자의 붕괴 http://home.web.cern.ch/

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와 [그림 1] 표준모형(Standard model) http://en.wikipedia.org

전기와 자기현상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 문을 열 때 손을 따끔하게 하는 정전기나 콘센트를 연결 하여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것은 전기현상이다. 칠판에 메모지를 고정하기 위해 쓰는 자석은 자기현상이다. 전혀 다른 것이라 생각되는 이 둘을 합하여 물리학자들은 전자기력이라고 부른다. 19세기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였던 맥 스웰(James Clerk Maxwell)은 당시 실험적으로 증명되어있던 전자기 현상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4개의 방정식을 발표하였다. 이를 통하여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결합하여 전자기파 즉, 빛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빛 의 신비가 풀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물리학에서 있었던 최초의 힘의 통합이다. 20세기가 되면서 과학자들은 원자의 구조를 밝히려는 시도를 계속하였다. 톰슨과 러더퍼드를 거치면서 원자핵이 세

글•문승현 전자전기공학과 12학번

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고, 원자는 원자핵과 이를 중심으로 궤도를 도는 전자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그러나 원자핵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많은 의문을 갖게 했는데, 그 중 하나는 양성자들은 같은 양전하를 띄고 있

인버그와 살람, 글라쇼는 1979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를 전 약이론(Electroweak theory)이라 하며 물리학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통합

1901년부터 현재까지 내려온 노벨물리학상의 절반이 넘는 수가 새로운

이론이었다.

입자의 발견이나 이와 관련된 실험장비의 발명 등 입자물리학 분야에 주

전약이론에 강력을 더하여 설명하는 것을 대통일이론(Unified field theory)

어졌지만 입자물리학은 이해하기 어렵고 우리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라고 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세 가지 힘들은 힉스장이 존재한다는 가정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입자물리학은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아래 만들어진 표준모형 안에서 같은 수식으로 기술할 수 있다. 그럴싸한

적인 입자를 다루는 것으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무엇이고 그 입자들

이론이지만 이것이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힉스장이 실제로 존재한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혀 자연현상의 본질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는 학문

는 것을 보여야만 했다. 힉스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이루어진

이다. 가장 본질적이고 기초적인 분야인 만큼 연구해야할 것이 많고 삶의

업적들이 그럴싸한 소설 정도에서 그쳐버리기 때문이다.

질을 향상시켜주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 때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반드

힉스장은 자석 위에 올린 종이에 철가루를 뿌리면 확인할 수 있는 자기

시 필요하다. 힉스입자의 발견으로 마침내, 우리는 우주를 이해하는 막바

장처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힉스입자를 발견하

지 단계에 이르렀다.


PROGRESS Hello Nobel! 32 I 33

HERE, AT LAST! ‘표준모형’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련된 16종의 입자를 나타내는 표 준모형은 입자물리학계에서 흥행했던 그럴싸한 가설에 불과하였다. 16입자 뒤에 숨어있던 17번째 주인공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림 2] 2013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http://www.nobelprize.org/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던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은 발표회견에서 꺼낸 첫 마디는 ‘마침내(Here, at last!)'였다. 고대부터 예견되어 오던 만물 근원의 비밀이 마침내 풀리 는 순간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넘어서는 과학계의 혁명적인 연구성과로 평가받는 힉스입자의 발견은 물리학의 근본적 목적인 자연계에 존재하는 힘을 하나로 엮어 설명하려는 통합이론에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음에도 불구하고 원자핵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는 원리는 간단하였다. 강물에 돌을 던지면 물방울이 튀어오르듯 우리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전자기력에 의해 서로 밀어내려는 양성자들을

주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힉스장에 힉스입자보다 큰 에너지를 가지

묶어 둘 수 있는 아주 큰 힘이 필요한데, 이를 강력이라 부른다. 또 하나

는 양성자를 쏘아주면 힉스입자가 튀어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해 과학자

는 원자핵이 낮은 확률로 붕괴한다는 것인데, 이 때 참여하는 입자들 사

들은 LHC라고 하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를 만들어 양성자들을 빛의 속

이에 관여하는 힘을 약력이라고 한다.

도에 근접시켜 힉스입자를 튀어나오게 하였다. 몇 년의 실험을 거쳐 기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였던 페르미(Enrico Fermi)는 중성자가 양성자로 바

존에 없었던 새로운 입자가 발견되었고 이는 표준모형이 찾아오던 힉스

뀌면서 동시에 전자와 반중성미자가 발생하는 베타붕괴를 가상 광자의

입자라는 사실이 검증되었다. 가설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힉스(Peter W.

이동으로 설명한다. 이는 전자기와 비교하였을 때 광자를 주고받는 대신

Higgs)와 앙글레르(Francois Englert)는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약력을 매개하는 무거운 질량의 보손(Weak boson)입자를 주고받을 뿐

나누게 된다.

수식적인 형태는 일치하는 결과였다. 그러나 광자는 질량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보손입자들은 무거운 질량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은 당시에 상 당히 불공평한 것이었다. 이에 답을 제시한 사람이 힉스(Peter W. Higgs)박사이다. 1964년 그가 발표한 저널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장 (Field)이 존재할 것이라 예견하였다. 이는 전기장, 자기장과는 달리 방향 성이 없고 크기만 가지고 있는 스칼라 장으로, 모든 기본입자들은 힉스장 과 상호작용을 하며 움직인다. 이 때, 입자의 종류에 따라서 힉스장과 반 응하여 도달하는 평형상태가 달라지는데 이 과정에서 광자는 질량이 없 는 상태가 되고, 보손은 무거운 질량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고 한다. 힉스장을 이용하면 전자기 상호작용과 약한 상

[그림 3] 힉스입자의 붕괴 http://home.web.cern.ch/

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와 [그림 1] 표준모형(Standard model) http://en.wikipedia.org

전기와 자기현상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 문을 열 때 손을 따끔하게 하는 정전기나 콘센트를 연결 하여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것은 전기현상이다. 칠판에 메모지를 고정하기 위해 쓰는 자석은 자기현상이다. 전혀 다른 것이라 생각되는 이 둘을 합하여 물리학자들은 전자기력이라고 부른다. 19세기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였던 맥 스웰(James Clerk Maxwell)은 당시 실험적으로 증명되어있던 전자기 현상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4개의 방정식을 발표하였다. 이를 통하여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결합하여 전자기파 즉, 빛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빛 의 신비가 풀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물리학에서 있었던 최초의 힘의 통합이다. 20세기가 되면서 과학자들은 원자의 구조를 밝히려는 시도를 계속하였다. 톰슨과 러더퍼드를 거치면서 원자핵이 세

글•문승현 전자전기공학과 12학번

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고, 원자는 원자핵과 이를 중심으로 궤도를 도는 전자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그러나 원자핵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많은 의문을 갖게 했는데, 그 중 하나는 양성자들은 같은 양전하를 띄고 있

인버그와 살람, 글라쇼는 1979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를 전 약이론(Electroweak theory)이라 하며 물리학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통합

1901년부터 현재까지 내려온 노벨물리학상의 절반이 넘는 수가 새로운

이론이었다.

입자의 발견이나 이와 관련된 실험장비의 발명 등 입자물리학 분야에 주

전약이론에 강력을 더하여 설명하는 것을 대통일이론(Unified field theory)

어졌지만 입자물리학은 이해하기 어렵고 우리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라고 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세 가지 힘들은 힉스장이 존재한다는 가정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입자물리학은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아래 만들어진 표준모형 안에서 같은 수식으로 기술할 수 있다. 그럴싸한

적인 입자를 다루는 것으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무엇이고 그 입자들

이론이지만 이것이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힉스장이 실제로 존재한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혀 자연현상의 본질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는 학문

는 것을 보여야만 했다. 힉스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이루어진

이다. 가장 본질적이고 기초적인 분야인 만큼 연구해야할 것이 많고 삶의

업적들이 그럴싸한 소설 정도에서 그쳐버리기 때문이다.

질을 향상시켜주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 때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반드

힉스장은 자석 위에 올린 종이에 철가루를 뿌리면 확인할 수 있는 자기

시 필요하다. 힉스입자의 발견으로 마침내, 우리는 우주를 이해하는 막바

장처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힉스입자를 발견하

지 단계에 이르렀다.


PROGRESS 교과서에 날개달기 34 I 3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3

미세소관의 중요성 안녕하세요, 여러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과서에 날개 달기 시간이 왔습니다. 오늘은 생명에 관련된 내용인데요, 세 포의 구조에 대해서 배울 때 다들 ‘세포골격’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하지만 세포골격에 관련해서는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포골격 중에서도 ‘미세소관’이 생명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미세소관(Microtubule)은 세포골격의 종류 중 하나로, α

[그림 2]

-tubulin과 β-tubulin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운데가 비 어있는 원기둥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미세소관의 역 할 중 잘 알려진 것으로는 섬모와 편모를 이룬다는 것 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소포의 수송이나 세포분열에 미 세소관이 관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여러분 들에게 알려줄 사실은 이보다 더 흥미로운 것입니다. 미 세소관의 또 다른 역할로는 골지체(Golgi apparatus)와 소포체(Endoplasmic Reticlum)의 위치에 관여한다는 것 이 있는데요, 이를 실험한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도록 하 겠습니다. <그림 1>의 (A), (B)에서 붉은색은 미세소관을, 녹색은 골지체를 뜻합니다. (A)의 경우에는 미세소관이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고, 골지체가 원래 자 신의 위치에서 온전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죠. 하지만 미세소관을 분해하는 물질을 넣은 후, 세포를 관 찰하면 (B)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세소관 이 세포 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고, 덩달아 골 지체도 파편이 난 채로 세포 전체에 퍼져있는 것이죠.

미세소관은 생물체의 보호색에도 관여하는데요, 아프리

이 실험을 토대로 과학자들은, 골지체가 올바른 곳에 있

카의 시클리드 어류(African cichlid fish)를 예로 들어 설

도록 하는 데에 미세소관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명하겠습니다. 아프리카의 시클리드 어류는 색소 과립

게 되었답니다. [그림 1]

A

이나 멜라닌소체의 위치에 변화를 줌으로써, 주변 환경 에 따라 몸의 색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색소 과립이 나 멜라닌소체가 미세소관을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림 2>와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죠. 이처럼 시클 리드 어류는 미세소관을 이용하여 보호색을 띨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류에 비해 야생에서 더욱 잘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랍니다. 생각보다 미세소관의 역할이 흥미롭지 않나요? 별것 아 닌 것처럼 보여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기함

B

이 가득한 것이 바로 생명이랍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 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현상들을 많이 알려드릴게

Passion 36

세상찾기 1

옥은지 26일간의 소중한 경험 -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 활동

38

세상찾기 2

김병묵 이스라엘을 다녀오다 - 2014 한·이스라엘 국가 간 청소년 교류

40

세상찾기 3

이효승 국내 최대 게임 컨퍼런스, NDC에 참가하다.

42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최윤섭 박사

요! 그럼, 모두 안녕~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44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영화 'Man From Earth'


PROGRESS 교과서에 날개달기 34 I 3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2014. vol.143

미세소관의 중요성 안녕하세요, 여러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과서에 날개 달기 시간이 왔습니다. 오늘은 생명에 관련된 내용인데요, 세 포의 구조에 대해서 배울 때 다들 ‘세포골격’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하지만 세포골격에 관련해서는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포골격 중에서도 ‘미세소관’이 생명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미세소관(Microtubule)은 세포골격의 종류 중 하나로, α

[그림 2]

-tubulin과 β-tubulin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운데가 비 어있는 원기둥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미세소관의 역 할 중 잘 알려진 것으로는 섬모와 편모를 이룬다는 것 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소포의 수송이나 세포분열에 미 세소관이 관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여러분 들에게 알려줄 사실은 이보다 더 흥미로운 것입니다. 미 세소관의 또 다른 역할로는 골지체(Golgi apparatus)와 소포체(Endoplasmic Reticlum)의 위치에 관여한다는 것 이 있는데요, 이를 실험한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도록 하 겠습니다. <그림 1>의 (A), (B)에서 붉은색은 미세소관을, 녹색은 골지체를 뜻합니다. (A)의 경우에는 미세소관이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고, 골지체가 원래 자 신의 위치에서 온전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죠. 하지만 미세소관을 분해하는 물질을 넣은 후, 세포를 관 찰하면 (B)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세소관 이 세포 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고, 덩달아 골 지체도 파편이 난 채로 세포 전체에 퍼져있는 것이죠.

미세소관은 생물체의 보호색에도 관여하는데요, 아프리

이 실험을 토대로 과학자들은, 골지체가 올바른 곳에 있

카의 시클리드 어류(African cichlid fish)를 예로 들어 설

도록 하는 데에 미세소관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명하겠습니다. 아프리카의 시클리드 어류는 색소 과립

게 되었답니다. [그림 1]

A

이나 멜라닌소체의 위치에 변화를 줌으로써, 주변 환경 에 따라 몸의 색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색소 과립이 나 멜라닌소체가 미세소관을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림 2>와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죠. 이처럼 시클 리드 어류는 미세소관을 이용하여 보호색을 띨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류에 비해 야생에서 더욱 잘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랍니다. 생각보다 미세소관의 역할이 흥미롭지 않나요? 별것 아 닌 것처럼 보여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기함

B

이 가득한 것이 바로 생명이랍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 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현상들을 많이 알려드릴게

Passion 36

세상찾기 1

옥은지 26일간의 소중한 경험 -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 활동

38

세상찾기 2

김병묵 이스라엘을 다녀오다 - 2014 한·이스라엘 국가 간 청소년 교류

40

세상찾기 3

이효승 국내 최대 게임 컨퍼런스, NDC에 참가하다.

42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최윤섭 박사

요! 그럼, 모두 안녕~

글•최가은 생명과학과 12학번

44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영화 'Man From Earth'


PASSION 세상찾기 1 36 I 37

역에서 CVA 활동을 했다. Bundoora에서 CVA 활동은 모두 야생동

에는 잘 알지 못했던 청둥오리, 페어리 펭귄, 왈라비, 예비, 박쥐 등

물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동물들이 물을 편히 마실 수 있도록 호

다양한 야생동물을 직접 보고 만지며 CVA 활동이 아니었으면 겪어

수 주변을 더럽히고 있는 잔가지를 치워 호숫가를 깨끗하게 정돈해

보기 힘들었을 호주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주었고, 동물들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커다란 나무를 잘게 잘라주

또한, 봉사활동을 하며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이끄는 것을 많이 보

었다. 비가 오면 질퍽해지는 흙길에 자갈을 깔아 동물이 다닐 수 있

았는데, 이를 통해 목표를 잡은 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

는 깨끗한 통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을 내딛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내 가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마다 나를 붙잡아 줄 큰

26일간의 소중한 경험 -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 활동 제게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해준 26일간의 호주 생태계 보호 봉사활동. 그 이후로 저의 태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알게 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 상과 직접 마주한 호주에서의 봉사활동은 남은 대학생활을 좀 더 활기차고 적극적으로 보내자 는 다짐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제게 세상을 보는 눈을 선물해 준 호주 봉사활동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려드립니다.

CVA가 내게 준 선물

재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CVA 활동은 나에게 단순한 봉사활동 그 이상이었다. 다양한 국적

더운 여름 날씨 아래서의 환경 봉사활동은 분명 힘든 일이었지만,

의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

CVA를 통해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 들려준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은 나에게 폭넓은

함께 문화와 지식, 경험을 공유하며 매일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었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Bundoora에서 친해진 호주 현

다. 학업에 지치고 목표가 없던 나에게 CVA 활동은 재충전의 시간

지 봉사자인 케이틀린과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케이틀린은 고

이 되었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독자 여러분들도 무언

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경영 분야에서 일하다가 학

가에 지치고 힘들 때, CVA 활동과 같은 보람 있는 활동을 통해 재

문적 지식의 필요성을 몸소 느껴 얼마 전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큰 선물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고 말해주었다. 케이틀린의 말을 듣고 내가 주변 환경에 의해 억지 로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 나의 미래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게 되었고, 목표 없이 공부 했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활동 중 젊은 사람들 뿐만 아 니라 은퇴 후 봉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었다. 그분

시작의 시작

들은 자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봉사를 하면 몸이 건강해진다고

1학년 2학기말, 기말고사 준비와 겨울방학계획 등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던 때에 우연히 멘토 선배가 다녀온

생각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어르신들이 나이

흥미진진한 유럽 워크캠프 경험담을 듣게 되었다. 1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전공과 나의 흥미분야가 많이 다르다는

를 핑계로 쉬지 않으며 열심히 일 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

것을 깨달으면서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로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기에 선배가 말해준 활동은 나에게 더욱 의미있게

고, 봉사활동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엔 나 자신을 위해서 하

다가왔다. 그러던 중 국제워크캠프기구를 통해 CVA에 대해 알게 되었다. CVA(Conservation Volunteering Australia)

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어떤 외부적인 상황에

는 호주의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환경봉사활동으로, 호주인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호주의 환경을 보호하

개의치 않고 꾸준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기 위해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관광의 즐거움이 아닌 봉사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며 이 활동에 참가하기로

앞서 말한 것 이외에 다양한 것을 얻고 배울 수 있었다. CVA활동 전

결정했고, 12월 말 부푼 기대를 안고 호주 멜버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호주의 환경 지킴이 CVA에 참여하기 전까지 해외봉사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호주에서의 시작은 낯설고 두렵게만 느껴졌다. 하지 만 CVA 사무실에서 만난 담당자 이즈미 씨의 반가운 얼굴과 이후 받은 교육들 덕분에 두려움은 사라지고 호주의 대자연을 느끼며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게 되었다. 첫 주의 활동은 빅토리아 주에서 2번째로 큰 항구도시 Geelong에서 이루어졌다. 봉사는 주로 팀 단위로 이뤄졌는데 나는 중국인 1명과 영국인 1명 그리고 한국인 4명의 다양한 국적 사람들과 팀을 이루었다. Geelong에서의 첫 번째 봉사활동 장소는 커다란 숲이 있는 강가였다. 그곳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들어온 생명력이 강한 외래종 나무들을 모 두 베고 그 자리에 독을 발라 더 이상 성장을 못하게 막는 작업과 다른 봉사자들이 심어놓은 호주 토종 나무와 풀이 잘 자라도록 톱밥을 덮고 지지대와 보호막을 세워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거창한 봉사활동을 생각했던 나는 단순히 나무를 베고 물을 주는 등의 매우 간단한 작업이라 생각해 조금 실망했고, 처음 사용해보는 톱과 양손 가위는 다루 기 힘들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양동이로 강물을 길러 풀과 나무에 물을 적시는 일 뿐이었다. 하지만 실망한 마 음을 뒤로 하고 더 성실하게 맡은 일에 열중하니 조금씩 성과가 드러나듯 했다. 그날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의 마음 에는 아주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작은 일부터 성실하게 시작 해야 큰일을 시작할 수 있겠구나!’ 이 작은 마음가

글•옥은지 산업경영공학과 13학번

짐의 변화는 남은 봉사활동 일정에 활기를 북돋아 주었다. 둘째 주에는 새로운 팀과 함께 야생 에뮤와 캥거루 같은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Bundoora의 야생동물 보호구


PASSION 세상찾기 1 36 I 37

역에서 CVA 활동을 했다. Bundoora에서 CVA 활동은 모두 야생동

에는 잘 알지 못했던 청둥오리, 페어리 펭귄, 왈라비, 예비, 박쥐 등

물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동물들이 물을 편히 마실 수 있도록 호

다양한 야생동물을 직접 보고 만지며 CVA 활동이 아니었으면 겪어

수 주변을 더럽히고 있는 잔가지를 치워 호숫가를 깨끗하게 정돈해

보기 힘들었을 호주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주었고, 동물들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커다란 나무를 잘게 잘라주

또한, 봉사활동을 하며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이끄는 것을 많이 보

었다. 비가 오면 질퍽해지는 흙길에 자갈을 깔아 동물이 다닐 수 있

았는데, 이를 통해 목표를 잡은 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

는 깨끗한 통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을 내딛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내 가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마다 나를 붙잡아 줄 큰

26일간의 소중한 경험 -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 활동 제게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해준 26일간의 호주 생태계 보호 봉사활동. 그 이후로 저의 태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알게 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 상과 직접 마주한 호주에서의 봉사활동은 남은 대학생활을 좀 더 활기차고 적극적으로 보내자 는 다짐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제게 세상을 보는 눈을 선물해 준 호주 봉사활동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려드립니다.

CVA가 내게 준 선물

재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CVA 활동은 나에게 단순한 봉사활동 그 이상이었다. 다양한 국적

더운 여름 날씨 아래서의 환경 봉사활동은 분명 힘든 일이었지만,

의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

CVA를 통해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 들려준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은 나에게 폭넓은

함께 문화와 지식, 경험을 공유하며 매일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었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Bundoora에서 친해진 호주 현

다. 학업에 지치고 목표가 없던 나에게 CVA 활동은 재충전의 시간

지 봉사자인 케이틀린과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케이틀린은 고

이 되었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독자 여러분들도 무언

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경영 분야에서 일하다가 학

가에 지치고 힘들 때, CVA 활동과 같은 보람 있는 활동을 통해 재

문적 지식의 필요성을 몸소 느껴 얼마 전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큰 선물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고 말해주었다. 케이틀린의 말을 듣고 내가 주변 환경에 의해 억지 로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 나의 미래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게 되었고, 목표 없이 공부 했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활동 중 젊은 사람들 뿐만 아 니라 은퇴 후 봉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었다. 그분

시작의 시작

들은 자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봉사를 하면 몸이 건강해진다고

1학년 2학기말, 기말고사 준비와 겨울방학계획 등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던 때에 우연히 멘토 선배가 다녀온

생각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어르신들이 나이

흥미진진한 유럽 워크캠프 경험담을 듣게 되었다. 1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전공과 나의 흥미분야가 많이 다르다는

를 핑계로 쉬지 않으며 열심히 일 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

것을 깨달으면서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로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기에 선배가 말해준 활동은 나에게 더욱 의미있게

고, 봉사활동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엔 나 자신을 위해서 하

다가왔다. 그러던 중 국제워크캠프기구를 통해 CVA에 대해 알게 되었다. CVA(Conservation Volunteering Australia)

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어떤 외부적인 상황에

는 호주의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환경봉사활동으로, 호주인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호주의 환경을 보호하

개의치 않고 꾸준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기 위해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관광의 즐거움이 아닌 봉사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며 이 활동에 참가하기로

앞서 말한 것 이외에 다양한 것을 얻고 배울 수 있었다. CVA활동 전

결정했고, 12월 말 부푼 기대를 안고 호주 멜버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호주의 환경 지킴이 CVA에 참여하기 전까지 해외봉사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호주에서의 시작은 낯설고 두렵게만 느껴졌다. 하지 만 CVA 사무실에서 만난 담당자 이즈미 씨의 반가운 얼굴과 이후 받은 교육들 덕분에 두려움은 사라지고 호주의 대자연을 느끼며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게 되었다. 첫 주의 활동은 빅토리아 주에서 2번째로 큰 항구도시 Geelong에서 이루어졌다. 봉사는 주로 팀 단위로 이뤄졌는데 나는 중국인 1명과 영국인 1명 그리고 한국인 4명의 다양한 국적 사람들과 팀을 이루었다. Geelong에서의 첫 번째 봉사활동 장소는 커다란 숲이 있는 강가였다. 그곳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들어온 생명력이 강한 외래종 나무들을 모 두 베고 그 자리에 독을 발라 더 이상 성장을 못하게 막는 작업과 다른 봉사자들이 심어놓은 호주 토종 나무와 풀이 잘 자라도록 톱밥을 덮고 지지대와 보호막을 세워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거창한 봉사활동을 생각했던 나는 단순히 나무를 베고 물을 주는 등의 매우 간단한 작업이라 생각해 조금 실망했고, 처음 사용해보는 톱과 양손 가위는 다루 기 힘들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양동이로 강물을 길러 풀과 나무에 물을 적시는 일 뿐이었다. 하지만 실망한 마 음을 뒤로 하고 더 성실하게 맡은 일에 열중하니 조금씩 성과가 드러나듯 했다. 그날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의 마음 에는 아주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작은 일부터 성실하게 시작 해야 큰일을 시작할 수 있겠구나!’ 이 작은 마음가

글•옥은지 산업경영공학과 13학번

짐의 변화는 남은 봉사활동 일정에 활기를 북돋아 주었다. 둘째 주에는 새로운 팀과 함께 야생 에뮤와 캥거루 같은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Bundoora의 야생동물 보호구


PASSION 세상찾기 2 38 I 39

이스라엘을 다녀오다 - 2014 한·이스라엘 국가 간 청소년 교류

지 텔아비브를 지나 마지막으로 지구에서 가장 낮은 저지대(해발고도

로서 서로 다른 생김새와 전통,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자라고 친구

-427m)이자 몸이 둥둥 뜨는 사해를 가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은 독특하게

처럼 지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흥미로웠다. 이스라엘에는 독특한

도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3개 종교의 성지로서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관습이 있었는데 sabbat(안식일)이었다. Sabbat(안식일)은 하나님의 7일

공존하는 3천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였다. 유적 뿐만 아니라 도시 전

째 안식을 기념하여 매주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요리나 청소

체의 모든 건물들이 황토색 벽돌로 지어져 있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법

를 비롯한 모든 노동을 쉬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 쉬는 정도가 우리가

우연한 계기

적으로 예루살렘의 모든 건축물은 그 벽돌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했다. 영

생각하는 휴일 정도가 아니라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일이 금지되어 전등

내가 처음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포스텍 단기유학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갔던 재작

화 속으로 들어간 것만 같았던 예루살렘을 떠나 도착한 텔아비브는 해변

을 켜고 끄는 것,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는 것까지도 금지된다. 우리

년 겨울,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잠시 쉬러 나온 틈에 처음 보는 외국인이 나에게 인사를 하며 한국인이냐고 물

에 위치한 세련된 현대 도시였다. 차로 겨우 1시간 거리일 뿐인데 두 도시

가 숙박하던 호텔의 엘리베이터의 경우 이를 배려하여 매 층마다 무조건

었다. 유럽인인지 아랍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외모의 그는 자신이 이스라엘에서 왔다고 하며 한국에 관

가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는 점이 신기했다. 도시의 외관 뿐 아니라 문화

멈춰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는 엘리베이터가 있기도 하였다. 처음엔 우

심이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이 유행한 직후였기 때문에 K-Pop을 좋아하나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 정

적으로도 예루살렘이 전통을 중시하는 독실한 유대교인들이 많다면, 텔

리와는 너무도 다른 전통에 놀랐고 비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

도가 아니었다. 남북 관계, 한국의 성형 문화와 인터넷 산업 등 사회, 문화적 이슈뿐만 아니라 2012년 당시 우리나라

아비브는 보다 개방적이었고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갔던 사

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이나 서유럽에서는 느낄 수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된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 신기하고 고마운 한편 나는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

해에서는 물에 빠질 걱정 없이 둥둥 떠다니며 여행의 피로를 풀고 한적함

없는, 낯설지만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알게 됨에 감사했고, 여행을 하는

다는 사실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들었다. 우리는 친해져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때때로 날카로운 토론을 하기

과 평화로움을 즐겼다.

내내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여행을 마

도 했다. 미국에서 지내며 많은 외국인들을 만났지만, 이렇게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친구는 처음이었다. 이것이 이스

글•김병묵 화학공학과 10학번

치고 돌아온 지금, 나는 독자들에게 무작정 여행을 떠나라 말하고 싶다.

라엘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었다. 그 이후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몇 권의 책을 보기도 했다.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기왕이면 남들이 잘 안 가본 곳,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곳으로 가는 것도

특히 재밌게 읽었던 책은 댄 세노르와 사울 싱어의 <창업국가>이다.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내게 이스라엘이 미

<국가 간 청소년교류> 프로그램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은 단연 현지 대학생

좋을 것이다. 작은 우연과 경험들이 모여 당신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질

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창업을 많이 하는 나라들 중 하나라는 사실은 놀랍고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들과의 교류였다. 해변에서 함께 축구 경기를 보기도 했고, 집에 초대 받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학교를 다니던 올 봄, 지인을 통해 <국가 간 청소년교류>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민간외교

아 전통음식을 먹으며 이스라엘과 한국에 관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 정말

관의 신분으로 9박 10일 동안 그 지역을 여행하고, 정부 기관을 방문하며 대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았던 건, 내가 미국에서 처음 만났던 그 이스라엘 친구에게서 받았던

라 하여 관심을 가지고 파견 국가 리스트를 보던 중 이스라엘이 바로 눈에 띄었다. 묘한 끌림에 지원을 했고, 서류평

느낌을 이 친구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진지하면서도 유쾌

가, 면접을 통과해 결국 이스라엘을 가게 되었다. 이스라엘을 간다고 하니 친구들은 “이스라엘?!” “거기 위험하지 않

했다.“한국어가 배우기 쉽다고 하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떤 점이 우수

니?” “어떻게 이스라엘을 가게 된 거야?”와 같은 반응이었다. 미국이나 유럽을 가는 것과는 다른 생소한 반응이랄

한가?” 와 같은 어찌 보면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지기도 했

까. 나도 그 만남이 있기 전까지 이스라엘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다. 그 때의 우연한 만남이 이어져 내가 이

지만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던 이유는 그가 나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

스라엘을 가게 될 줄이야!

며 집중했고, 또 나의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 해줬기 때문이었

다. 이스라엘에서는 무례한 게 없다며, 뭐든 자유롭게 물어보고 행동하라

샬롬! 이스라엘!

고 하였다. 이스라엘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여 밖으로 나오니 적당히 건조하고 적당히 더웠다. 중동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상

대인들이 모이며 건국된 나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각지에서 모

당히 더울 것이라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날씨가 좋았다. 현지인 가이드가 “샬롬! (이스라엘 언어인 히브리어로 “안

인 다양한 민족과 전통이 섞이게 되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무엇이든 수용

녕”이란 뜻)”이라 하며 우리를 맞았다. 전체 일정은 성지순례로 유명한 수도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경제의 중심

하는 개방적인 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 사람으


PASSION 세상찾기 2 38 I 39

이스라엘을 다녀오다 - 2014 한·이스라엘 국가 간 청소년 교류

지 텔아비브를 지나 마지막으로 지구에서 가장 낮은 저지대(해발고도

로서 서로 다른 생김새와 전통,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자라고 친구

-427m)이자 몸이 둥둥 뜨는 사해를 가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은 독특하게

처럼 지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흥미로웠다. 이스라엘에는 독특한

도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3개 종교의 성지로서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관습이 있었는데 sabbat(안식일)이었다. Sabbat(안식일)은 하나님의 7일

공존하는 3천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였다. 유적 뿐만 아니라 도시 전

째 안식을 기념하여 매주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요리나 청소

체의 모든 건물들이 황토색 벽돌로 지어져 있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법

를 비롯한 모든 노동을 쉬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 쉬는 정도가 우리가

우연한 계기

적으로 예루살렘의 모든 건축물은 그 벽돌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했다. 영

생각하는 휴일 정도가 아니라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일이 금지되어 전등

내가 처음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포스텍 단기유학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갔던 재작

화 속으로 들어간 것만 같았던 예루살렘을 떠나 도착한 텔아비브는 해변

을 켜고 끄는 것,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는 것까지도 금지된다. 우리

년 겨울,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잠시 쉬러 나온 틈에 처음 보는 외국인이 나에게 인사를 하며 한국인이냐고 물

에 위치한 세련된 현대 도시였다. 차로 겨우 1시간 거리일 뿐인데 두 도시

가 숙박하던 호텔의 엘리베이터의 경우 이를 배려하여 매 층마다 무조건

었다. 유럽인인지 아랍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외모의 그는 자신이 이스라엘에서 왔다고 하며 한국에 관

가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는 점이 신기했다. 도시의 외관 뿐 아니라 문화

멈춰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는 엘리베이터가 있기도 하였다. 처음엔 우

심이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이 유행한 직후였기 때문에 K-Pop을 좋아하나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 정

적으로도 예루살렘이 전통을 중시하는 독실한 유대교인들이 많다면, 텔

리와는 너무도 다른 전통에 놀랐고 비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

도가 아니었다. 남북 관계, 한국의 성형 문화와 인터넷 산업 등 사회, 문화적 이슈뿐만 아니라 2012년 당시 우리나라

아비브는 보다 개방적이었고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갔던 사

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이나 서유럽에서는 느낄 수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된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 신기하고 고마운 한편 나는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

해에서는 물에 빠질 걱정 없이 둥둥 떠다니며 여행의 피로를 풀고 한적함

없는, 낯설지만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알게 됨에 감사했고, 여행을 하는

다는 사실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들었다. 우리는 친해져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때때로 날카로운 토론을 하기

과 평화로움을 즐겼다.

내내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여행을 마

도 했다. 미국에서 지내며 많은 외국인들을 만났지만, 이렇게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친구는 처음이었다. 이것이 이스

글•김병묵 화학공학과 10학번

치고 돌아온 지금, 나는 독자들에게 무작정 여행을 떠나라 말하고 싶다.

라엘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었다. 그 이후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몇 권의 책을 보기도 했다.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기왕이면 남들이 잘 안 가본 곳,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곳으로 가는 것도

특히 재밌게 읽었던 책은 댄 세노르와 사울 싱어의 <창업국가>이다.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내게 이스라엘이 미

<국가 간 청소년교류> 프로그램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은 단연 현지 대학생

좋을 것이다. 작은 우연과 경험들이 모여 당신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질

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창업을 많이 하는 나라들 중 하나라는 사실은 놀랍고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들과의 교류였다. 해변에서 함께 축구 경기를 보기도 했고, 집에 초대 받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학교를 다니던 올 봄, 지인을 통해 <국가 간 청소년교류>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민간외교

아 전통음식을 먹으며 이스라엘과 한국에 관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 정말

관의 신분으로 9박 10일 동안 그 지역을 여행하고, 정부 기관을 방문하며 대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았던 건, 내가 미국에서 처음 만났던 그 이스라엘 친구에게서 받았던

라 하여 관심을 가지고 파견 국가 리스트를 보던 중 이스라엘이 바로 눈에 띄었다. 묘한 끌림에 지원을 했고, 서류평

느낌을 이 친구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진지하면서도 유쾌

가, 면접을 통과해 결국 이스라엘을 가게 되었다. 이스라엘을 간다고 하니 친구들은 “이스라엘?!” “거기 위험하지 않

했다.“한국어가 배우기 쉽다고 하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떤 점이 우수

니?” “어떻게 이스라엘을 가게 된 거야?”와 같은 반응이었다. 미국이나 유럽을 가는 것과는 다른 생소한 반응이랄

한가?” 와 같은 어찌 보면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지기도 했

까. 나도 그 만남이 있기 전까지 이스라엘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다. 그 때의 우연한 만남이 이어져 내가 이

지만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던 이유는 그가 나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

스라엘을 가게 될 줄이야!

며 집중했고, 또 나의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 해줬기 때문이었

다. 이스라엘에서는 무례한 게 없다며, 뭐든 자유롭게 물어보고 행동하라

샬롬! 이스라엘!

고 하였다. 이스라엘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여 밖으로 나오니 적당히 건조하고 적당히 더웠다. 중동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상

대인들이 모이며 건국된 나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각지에서 모

당히 더울 것이라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날씨가 좋았다. 현지인 가이드가 “샬롬! (이스라엘 언어인 히브리어로 “안

인 다양한 민족과 전통이 섞이게 되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무엇이든 수용

녕”이란 뜻)”이라 하며 우리를 맞았다. 전체 일정은 성지순례로 유명한 수도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경제의 중심

하는 개방적인 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 사람으


PASSION 세상찾기 3 40 I 41

국내 최대 게임 컨퍼런스, Nexon Developers Conference에 참가하다. POSTECH에는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내가 소속되어 있는 게임제작 동아리 G-pos에 대 해 이야기하고 싶다. G-pos는 ‘Gamemakerz of Postech’라는 뜻으로 우리학교에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열정 이 있는 사람들의 동아리이다. 2007년에 개설되어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국내에서 게임회사로 널리 알려진 ‘Nexon’(이하 넥슨)의 후원을 받고 있다.

‘Box Run’게임개발 기획 프로세스

겠느냐면서 제안을 해오셨고 나는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싶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할 수

우리 동아리는 매 방학 때마다 합숙을 하며 게임을 제작한다. 작년(2013년) 겨울, 나도 이 합숙에 참여하여 ‘Box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바로 하겠다고 답하였다.

있는 이야기인 개발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했다.

Run’이라는 퍼즐 게임을 개발하였다.

글•이효승 전자전기공학과 13학번

그렇게 NDC의 발표내용을 정하고 나니 갑자기 이야기하고 싶은

게임 제작의 첫 단계는 바로 기획이다. 기획은 게임의 컨셉이나 룰 등을 정하여 게임을 설계하는 단계이다. 나는 어

Nexon Developers Conference

것이 너무 많아지면서 나중에는 내용을 오히려 줄여야했다. 발

떤 기획을 할까 고민하다가 ‘Catherine’이라는 당시 동아리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보았다. 이 게임은 맵에 다양한 길

NDC는 Nexon Developers Conference의 약자로 넥슨이 주최

표자료가 완성되었고(시기는 어느덧 NDC 발표 전날이 되어 마

을 재배치하여 플레이어를 무사히 탈출시키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보고 ‘아, 그러면 재배치할 것이 아니라 길을 만

하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데 국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컨

지막까지 열심히 준비하여) 발표 당일 나는 만족스럽게 발표를

들면 어떨까?’라는 새로운 발상을 더하여 기획을 시작하였다.

퍼런스들 중 하나이다. 이번 NDC 2014의 주제는 ‘Checkpoint’로

마쳤다.

기획이 어느 정도 완성된 뒤에는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였다. 나는 초보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게임엔진인 Unity를

이때까지 우리나라 게임 개발의 현황을 되돌아보자는 것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NDC의 다른 발표자 분들의 강의를 들어보았다.

사용하였다. 하지만 독학을 하는 나에게 게임 개발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꿋꿋이 버텨내니 풀리지 않을

학기가 시작되고 Box Run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게임의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게임 기획과 프

것 같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풀리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단순히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나만의 세계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맵의 개수를 늘리는 등 공유회에서

로그램 구조뿐만 아니라 게임 음악 하나하나에도 개발자들의 정

완성되 가고 있다는 생각에 큰 희열을 느꼈다.

받았던 피드백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화

성이 들어가 있었다. 이 NDC에서는 이런 다양한 게임 개발에 관

하지만 혼자서 일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나는 퍼즐을 잘하는 친구에게 맵 제작을 부탁했었다. 친구가 참여하자 분업

학시간에 배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0°C 물에서 99°C로 끌어올리

한 다양한 세션들이 있었으며 그 중에 내 세션이 들어있었다는

에 의한 능률 향상은 물론, 내 눈에는 보이지 않던 기획 상의 허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친구의 의견을 반영하여 기

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99°C의 물을 100°C의 증기로 증발시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획의 여러 부분을 수정하면서 기획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또한 학교 친구들 중에 테스터를 할 사람들을 모집하여 다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다. 이 작업도 이전에 ‘완성’되었다고 생

대학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하는 곳이다. 이는 중·고등학교와

양한 피드백을 받아 그에 맞게 수정을 했고 이렇게 완성된 Box Run은 ‘동아리 성과 공유회’에 나가게 되었다.

각했던 것을 더 완벽한 것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

크게 다른 것은 없다. 하지만 대학은 그 이상으로 하고 싶은 일

다 보니 이전보다 더 막막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을 찾아 자신의 열정을 태워 진행해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장

동아리 성과 공유회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닌 내 이름을 건 프로젝트였기에 최선을 다

소이다. 물론 그 일이 결코 쉽진 않을 것이지만 그 속에서 수많

넥슨에서는 매 방학 때마다 후원 동아리인 POSTECH의 G-pos, KAIST의 HAJE, 서울대의 SNU-GDC와 UPnL, 연세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테스터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수

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선생

대의 poolC, 이화여대의 KING, 이 여섯 동아리들이 모여 개발한 게임을 발표하는 ‘동아리 성과 공유회’라는 자리를

정해나가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올렸다.

님의 과제나 시험공부를 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는 각 동아리에서 개발한 게임을 발표하고 각 동아리와 동아리 멘토님들이 투표를 하여 가장

그렇게 전시될 게임 자체의 업그레이드는 잘 끝나갔지만 이제

POSTECH의 동아리는 이런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환경

잘 만든 게임을 뽑는다.

발표자료를 만들고자 하니 또다시 막다른 길을 만났다. 무엇을

과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번에 게임을 만들

당시 겨울 공유회 때 나는 투표가 끝나고 발표시간이 되자 약간의 설렘으로 기다렸는데 Box Run과 KING의 Polygon

이야기해야 하는가를 몰랐던 것이다. NDC에 참석한 사람들은

고자 하는 생각으로부터 NDC 발표까지 이르게 되면서 알게 된

Evolution이라는 두 게임이 공동 1위를 하게 되어 나는 물론 당시 공유회에 참석한 다른 G-pos 회원들도 너나 할 것

과연 무엇을 듣고 싶어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나갔다. 그때

점이다.

없이 소리를 질러가며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뒤풀이가 되자 멘토님들께서 NDC에 이 게임을 전시하고 발표하지 않

NDC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세션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을 듣고


PASSION 세상찾기 3 40 I 41

국내 최대 게임 컨퍼런스, Nexon Developers Conference에 참가하다. POSTECH에는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내가 소속되어 있는 게임제작 동아리 G-pos에 대 해 이야기하고 싶다. G-pos는 ‘Gamemakerz of Postech’라는 뜻으로 우리학교에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열정 이 있는 사람들의 동아리이다. 2007년에 개설되어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국내에서 게임회사로 널리 알려진 ‘Nexon’(이하 넥슨)의 후원을 받고 있다.

‘Box Run’게임개발 기획 프로세스

겠느냐면서 제안을 해오셨고 나는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싶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할 수

우리 동아리는 매 방학 때마다 합숙을 하며 게임을 제작한다. 작년(2013년) 겨울, 나도 이 합숙에 참여하여 ‘Box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바로 하겠다고 답하였다.

있는 이야기인 개발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했다.

Run’이라는 퍼즐 게임을 개발하였다.

글•이효승 전자전기공학과 13학번

그렇게 NDC의 발표내용을 정하고 나니 갑자기 이야기하고 싶은

게임 제작의 첫 단계는 바로 기획이다. 기획은 게임의 컨셉이나 룰 등을 정하여 게임을 설계하는 단계이다. 나는 어

Nexon Developers Conference

것이 너무 많아지면서 나중에는 내용을 오히려 줄여야했다. 발

떤 기획을 할까 고민하다가 ‘Catherine’이라는 당시 동아리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보았다. 이 게임은 맵에 다양한 길

NDC는 Nexon Developers Conference의 약자로 넥슨이 주최

표자료가 완성되었고(시기는 어느덧 NDC 발표 전날이 되어 마

을 재배치하여 플레이어를 무사히 탈출시키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보고 ‘아, 그러면 재배치할 것이 아니라 길을 만

하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데 국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컨

지막까지 열심히 준비하여) 발표 당일 나는 만족스럽게 발표를

들면 어떨까?’라는 새로운 발상을 더하여 기획을 시작하였다.

퍼런스들 중 하나이다. 이번 NDC 2014의 주제는 ‘Checkpoint’로

마쳤다.

기획이 어느 정도 완성된 뒤에는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였다. 나는 초보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게임엔진인 Unity를

이때까지 우리나라 게임 개발의 현황을 되돌아보자는 것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NDC의 다른 발표자 분들의 강의를 들어보았다.

사용하였다. 하지만 독학을 하는 나에게 게임 개발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꿋꿋이 버텨내니 풀리지 않을

학기가 시작되고 Box Run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게임의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게임 기획과 프

것 같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풀리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단순히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나만의 세계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맵의 개수를 늘리는 등 공유회에서

로그램 구조뿐만 아니라 게임 음악 하나하나에도 개발자들의 정

완성되 가고 있다는 생각에 큰 희열을 느꼈다.

받았던 피드백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화

성이 들어가 있었다. 이 NDC에서는 이런 다양한 게임 개발에 관

하지만 혼자서 일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나는 퍼즐을 잘하는 친구에게 맵 제작을 부탁했었다. 친구가 참여하자 분업

학시간에 배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0°C 물에서 99°C로 끌어올리

한 다양한 세션들이 있었으며 그 중에 내 세션이 들어있었다는

에 의한 능률 향상은 물론, 내 눈에는 보이지 않던 기획 상의 허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친구의 의견을 반영하여 기

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99°C의 물을 100°C의 증기로 증발시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획의 여러 부분을 수정하면서 기획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또한 학교 친구들 중에 테스터를 할 사람들을 모집하여 다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다. 이 작업도 이전에 ‘완성’되었다고 생

대학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하는 곳이다. 이는 중·고등학교와

양한 피드백을 받아 그에 맞게 수정을 했고 이렇게 완성된 Box Run은 ‘동아리 성과 공유회’에 나가게 되었다.

각했던 것을 더 완벽한 것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

크게 다른 것은 없다. 하지만 대학은 그 이상으로 하고 싶은 일

다 보니 이전보다 더 막막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을 찾아 자신의 열정을 태워 진행해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장

동아리 성과 공유회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닌 내 이름을 건 프로젝트였기에 최선을 다

소이다. 물론 그 일이 결코 쉽진 않을 것이지만 그 속에서 수많

넥슨에서는 매 방학 때마다 후원 동아리인 POSTECH의 G-pos, KAIST의 HAJE, 서울대의 SNU-GDC와 UPnL, 연세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테스터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수

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선생

대의 poolC, 이화여대의 KING, 이 여섯 동아리들이 모여 개발한 게임을 발표하는 ‘동아리 성과 공유회’라는 자리를

정해나가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올렸다.

님의 과제나 시험공부를 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는 각 동아리에서 개발한 게임을 발표하고 각 동아리와 동아리 멘토님들이 투표를 하여 가장

그렇게 전시될 게임 자체의 업그레이드는 잘 끝나갔지만 이제

POSTECH의 동아리는 이런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환경

잘 만든 게임을 뽑는다.

발표자료를 만들고자 하니 또다시 막다른 길을 만났다. 무엇을

과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번에 게임을 만들

당시 겨울 공유회 때 나는 투표가 끝나고 발표시간이 되자 약간의 설렘으로 기다렸는데 Box Run과 KING의 Polygon

이야기해야 하는가를 몰랐던 것이다. NDC에 참석한 사람들은

고자 하는 생각으로부터 NDC 발표까지 이르게 되면서 알게 된

Evolution이라는 두 게임이 공동 1위를 하게 되어 나는 물론 당시 공유회에 참석한 다른 G-pos 회원들도 너나 할 것

과연 무엇을 듣고 싶어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나갔다. 그때

점이다.

없이 소리를 질러가며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뒤풀이가 되자 멘토님들께서 NDC에 이 게임을 전시하고 발표하지 않

NDC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세션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을 듣고


PASSION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2 I 43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스로를 발견하라: 내가 전공을 바꿨던 이야기

츰 수강해갔고, 결국 나는 생명과학을 컴퓨터공학과 복수전공하기

한 사람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적성이나 소질, 타고난

로 결정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야 결국 내가 큰 재미와

흥미, 가치관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내 안에 내재되어

깊은 열정을 느끼는 분야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중에 대학원

있는 적성과 소질, 성향을 제대로 발견하거나 이끌어내지 못한 채

에 가서는 이 두 분야가 융합된 생물정보학이라는 분야를 연구하기

‘진짜 나’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내가 ‘되고 싶

에 이르렀다.

은 나’와 ‘실제의 나’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내 적성과 흥미, 소질에 대해 전혀 알

나는 고등학교에서 입시준비를 하던 3년 내내 ‘나는 컴퓨터공학과에

지 못했으면서도, 섣불리 나 자신에 대해 단정지은 채 살아왔다. 그

가야 한다’ 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리고 대학교에 와서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야 내가 정말로 무엇에

내 적성이 프로그래밍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만 문제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그렇듯, 나도 희망하는 학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모든 것의 출발점은 바로 이것이다. 자기 스스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 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에 대한 깊은 고민과 통 찰 없이 하는 공부, 전공 결정, 진로 선택, 취업 등 모든 결정들이 모래 위에 집 짓기일 따름이다.

과에 진학하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

전공을 바꾸면서 얻은 세 가지 교훈

이다.

나는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전공을 바꾸었던 경험에서 배운 세 가

열심히 공부한 결과, 나는 포스텍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할 수 있게 되

지 교훈을 이야기하고 싶다.

었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학과에 진학해서 ‘프로그래밍’이라는 것

첫째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접 경험해보는 것

을 실제로 해보니 내가 고등학교 때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도 큰 차

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나는 평생 프로그래머로서 살아

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프로그래밍에 소질이 있을 것이라고

가리라고 (별다른 근거도 없이) 굳게 믿었지만, 직접 그 분야에 뛰어

생각했고,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것을 실제로 해

들어 몸으로 부딪혀보자 많은 것들이 명백해졌다. 그리고 내가 실제

보니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로는 생명과학과 잘 맞는다는 것도 직접 수업을 들어보고, 학과 친

이것을 깨닫고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아마

구들을 만나본 다음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도 내가 성인이 되어 부딪혔던 첫 번째 난관이었던 것 같다.

둘째로,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낯선 분야에 도전할 때에는 처음부터 너무 큰 시도를 하기보다는, 작은 시도부터 하나씩 단계별

나는 인생의 많은 것들이 상대적이고, 개개인이 가지는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꿈에도 그리던 직업이 나에게는 지옥 같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다른 사람에 게는 별로 가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성 향의 사람인지’ 모르고 있거나, 혹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학창시 절에는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주위에서 시키는 공부를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작 대학이나 전공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결정을 내리고는 한다. 그래서 그렇게 선택한 전공이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음을 깨닫는 경우도 많다. 사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거니와, 결과적으로 시행착오 끝에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 대학생활과 20대에는 그 이전까지 해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과 인생관, 가치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갖춰지는 최초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그런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대학 졸업 이후 사회에 나가서도 결국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맞춰진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는 자기 자신을 대체 언제까지 파악해야 하는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 고, 또 재발견 하는 일은 아마도 평생 동안 해나가야 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내가 다른 모든 이야기에 앞서 이것을 가장 먼저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하고,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일

생명과학과의 세렌디피티

로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내가 생명과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

직접 경험해본 후에야 비로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던 나’와는 달

할 때, '일단' 가장 기초적인 과목을 하나 들어보고난 후에, 재미가 있

리 ‘실제로는 코딩에 큰 흥미가 없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사

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또 하나, 그 다음 또 하나를 배워가는 방식

실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고,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 일이기도

을 택했다. 우리가 목욕탕에 들어가는데 욕조 속의 물이 얼마나 뜨

했다.

거운지 모른다고 하자. 아마 처음에 발 끝을 살짝 담궈보고, 그 다음

하지만 나는 포스텍이 좋았고, 과학이 좋았으며, 또 자연의 숨겨진

엔 발 전체를 넣어보고, 온도를 확인한 후에야 뛰어들 것이다. 이처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보다 발전시키는 것에 기

럼,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할 때에도 조금씩, 단계별로 시도하는 것

여하고 싶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이 리스크가 적을 것이다.

이런저런 학과의 수업을 조금씩 들어본 다음에 내가 어떤 분야의 과

셋째로, 이 경험에서 나는 인생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우연

학을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과 운이 작용한다는 것도 배웠다.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룸메이트 형

나는 당시 기숙사에서 생명과 전공의 한 학년 위 선배와 살고 있었

과 한 방을 쓰게 된 것은 우연히 일어난 작은 일이지만, 내 개인적으

다. 이 형이 공부하는 것과 교과서 등을 보다가 자연히 생명과학과에

로는 인생의 방향을 정했던 큰 사건이었다. 나는 내가 만약 수학과

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형과 상의 끝에 2학년에 올라가면

나 기계과 등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선배와 방을 썼다면, 내 인생이

서 생명과학과의 가장 기초과목 중의 하나인 세포생물학 개론을 ‘일

좋든 나쁘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단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운이 작용하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다’라

그런데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수강했던 세포생물학이 너무도 재미

는 말처럼, 최선을 다해 부딪히고 도전하다 보면, 그 운조차도 우리

있는 게 아닌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리는 느

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낌마저 들었다. 더구나 수업을 듣고, 스터디 그룹으로 공부하면서 알

이 바로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 된 생명과 친구들과 내 성격도 잘 맞았다. 그렇게 나는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 다른 수업들도 하나씩 차츰차

글 : 최윤섭(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 팀장)

※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최윤섭 박사님의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puredrive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PASSION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42 I 43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스로를 발견하라: 내가 전공을 바꿨던 이야기

츰 수강해갔고, 결국 나는 생명과학을 컴퓨터공학과 복수전공하기

한 사람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적성이나 소질, 타고난

로 결정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야 결국 내가 큰 재미와

흥미, 가치관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내 안에 내재되어

깊은 열정을 느끼는 분야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중에 대학원

있는 적성과 소질, 성향을 제대로 발견하거나 이끌어내지 못한 채

에 가서는 이 두 분야가 융합된 생물정보학이라는 분야를 연구하기

‘진짜 나’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내가 ‘되고 싶

에 이르렀다.

은 나’와 ‘실제의 나’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내 적성과 흥미, 소질에 대해 전혀 알

나는 고등학교에서 입시준비를 하던 3년 내내 ‘나는 컴퓨터공학과에

지 못했으면서도, 섣불리 나 자신에 대해 단정지은 채 살아왔다. 그

가야 한다’ 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리고 대학교에 와서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야 내가 정말로 무엇에

내 적성이 프로그래밍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만 문제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그렇듯, 나도 희망하는 학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모든 것의 출발점은 바로 이것이다. 자기 스스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 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에 대한 깊은 고민과 통 찰 없이 하는 공부, 전공 결정, 진로 선택, 취업 등 모든 결정들이 모래 위에 집 짓기일 따름이다.

과에 진학하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

전공을 바꾸면서 얻은 세 가지 교훈

이다.

나는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전공을 바꾸었던 경험에서 배운 세 가

열심히 공부한 결과, 나는 포스텍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할 수 있게 되

지 교훈을 이야기하고 싶다.

었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학과에 진학해서 ‘프로그래밍’이라는 것

첫째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접 경험해보는 것

을 실제로 해보니 내가 고등학교 때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도 큰 차

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나는 평생 프로그래머로서 살아

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프로그래밍에 소질이 있을 것이라고

가리라고 (별다른 근거도 없이) 굳게 믿었지만, 직접 그 분야에 뛰어

생각했고,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것을 실제로 해

들어 몸으로 부딪혀보자 많은 것들이 명백해졌다. 그리고 내가 실제

보니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로는 생명과학과 잘 맞는다는 것도 직접 수업을 들어보고, 학과 친

이것을 깨닫고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아마

구들을 만나본 다음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도 내가 성인이 되어 부딪혔던 첫 번째 난관이었던 것 같다.

둘째로,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낯선 분야에 도전할 때에는 처음부터 너무 큰 시도를 하기보다는, 작은 시도부터 하나씩 단계별

나는 인생의 많은 것들이 상대적이고, 개개인이 가지는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꿈에도 그리던 직업이 나에게는 지옥 같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다른 사람에 게는 별로 가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성 향의 사람인지’ 모르고 있거나, 혹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학창시 절에는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주위에서 시키는 공부를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작 대학이나 전공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결정을 내리고는 한다. 그래서 그렇게 선택한 전공이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음을 깨닫는 경우도 많다. 사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거니와, 결과적으로 시행착오 끝에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 대학생활과 20대에는 그 이전까지 해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과 인생관, 가치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갖춰지는 최초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그런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대학 졸업 이후 사회에 나가서도 결국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맞춰진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는 자기 자신을 대체 언제까지 파악해야 하는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 고, 또 재발견 하는 일은 아마도 평생 동안 해나가야 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내가 다른 모든 이야기에 앞서 이것을 가장 먼저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하고,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일

생명과학과의 세렌디피티

로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내가 생명과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

직접 경험해본 후에야 비로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던 나’와는 달

할 때, '일단' 가장 기초적인 과목을 하나 들어보고난 후에, 재미가 있

리 ‘실제로는 코딩에 큰 흥미가 없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사

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또 하나, 그 다음 또 하나를 배워가는 방식

실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고,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 일이기도

을 택했다. 우리가 목욕탕에 들어가는데 욕조 속의 물이 얼마나 뜨

했다.

거운지 모른다고 하자. 아마 처음에 발 끝을 살짝 담궈보고, 그 다음

하지만 나는 포스텍이 좋았고, 과학이 좋았으며, 또 자연의 숨겨진

엔 발 전체를 넣어보고, 온도를 확인한 후에야 뛰어들 것이다. 이처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보다 발전시키는 것에 기

럼,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할 때에도 조금씩, 단계별로 시도하는 것

여하고 싶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이 리스크가 적을 것이다.

이런저런 학과의 수업을 조금씩 들어본 다음에 내가 어떤 분야의 과

셋째로, 이 경험에서 나는 인생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우연

학을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과 운이 작용한다는 것도 배웠다.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룸메이트 형

나는 당시 기숙사에서 생명과 전공의 한 학년 위 선배와 살고 있었

과 한 방을 쓰게 된 것은 우연히 일어난 작은 일이지만, 내 개인적으

다. 이 형이 공부하는 것과 교과서 등을 보다가 자연히 생명과학과에

로는 인생의 방향을 정했던 큰 사건이었다. 나는 내가 만약 수학과

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형과 상의 끝에 2학년에 올라가면

나 기계과 등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선배와 방을 썼다면, 내 인생이

서 생명과학과의 가장 기초과목 중의 하나인 세포생물학 개론을 ‘일

좋든 나쁘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단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운이 작용하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다’라

그런데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수강했던 세포생물학이 너무도 재미

는 말처럼, 최선을 다해 부딪히고 도전하다 보면, 그 운조차도 우리

있는 게 아닌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리는 느

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낌마저 들었다. 더구나 수업을 듣고, 스터디 그룹으로 공부하면서 알

이 바로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 된 생명과 친구들과 내 성격도 잘 맞았다. 그렇게 나는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 다른 수업들도 하나씩 차츰차

글 : 최윤섭(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 팀장)

※ <최윤섭 박사의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최윤섭 박사님의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puredrive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PASSION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44 I 4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당신의 진실은 진짜 진실입니까? ‘Man From Earth’

2014. vol.143

많은 영어 단어들 중에 ‘truthiness’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에 관계없이 내면적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진실로 인식하려는 심리상태를 뜻하는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은 부정하고자 하고, 믿고 싶은 것 만 믿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Man From Earth’는 주인공인 ‘존’의 이야기가 나머지 4명의 과학자들의 ‘truthiness’와 정면 충돌하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한 대학의 교수인 존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떠나고자 합

름을 새로 부여하면서 그가 비로소 ‘크로마뇽인’이 된 것

니다. 작별인사를 하러 모인 과학자들은 그에게 이유를 물

처럼 말입니다. 정답을 알 수 없는 토론 끝에 결국 존의

었고, 그는 자신이 후기 구석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1만 4

말을 받아들일 수 없던 과학자들은 진실이 아닌 진실, 즉

천년간 살아온 크로마뇽인이라고 말합니다. 거의 모든 사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존에게 무언적으로 강요하고, 그들

람이 그러하듯 그들은 존의 이야기를 믿지 못했지만, 흥미

이 자신의 말을 인정하기 싫다는 것을 아는 존은 모든 것

가 생겨 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자 가지고

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반

있는 유물이나 능력,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경험 등에 대

전은 결국 그가 1만 4천년 동안 살아온 크로마뇽인이 맞

해 각자의 전문지식을 동원해 구체적으로 질문하기 시작

았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합니다. 금방 거짓임이 탄로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과

영화의 마지막 즈음 한 명의 과학자가 베토벤 음악을 들

달리, 존은 하나하나의 질문에 답하며 그의 이야기를 논리

으며 존이 과학자 4명을 곤경으로 몰아붙였다고, 도대체

적으로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종

어떻게 당신을 받아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

교적, 인류학, 생물학적인 미스테리에 대해 논리를 쌓아나

에 존은 조용히 덧붙입니다. “결국 우주가 거대한 폭발로

가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흥미를 가지기보다는 자신들의

생겨났다는 것을 처음 말한 사람은 볼테르(철학자)였다.

상식에 어긋나는 논리를 듣고 싶지 않아 하고 괴로워 합

은하를 처음 말한 사람은 괴테(문학가)였다. 생각보다 새

니다. 존에게서 논리의 모순을 찾기 힘들었던 사람들은 결

로운 과학적 표현이 처음엔 예술적 표현으로 등장할 때가

국 ‘당신의 이야기는 상식에 어긋나며 그것은 우리가 알고

많았다는 게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과학자들이 보지 못

있는 사실과 들어맞지 않는다’라는 원초적인 반박을 하게

했던 과학을 그 당시의 예술가들은 어떻게 본 것일까요?

됩니다. 하지만 존은 그에 대해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도

그들이 존의 이야기에 반감을 가지기 전, 처음 존이 이야

상식에 어긋나는 듯 하지만 결국 그것이 자연이 돌아가는

기를 꺼냈을 때 한 과학자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한

방식이고, 우리의 상식으로 판단하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

때 마법이던 것이 나중에 과학이 되었는데, 저 이야기 또

나 적다’라고 주장합니다. 170년 동안 총 10개의 학위를 딴

한 가능할 수도 있겠다.” 1만 4천년 동안 살았다는 사람

존이지만 그 또한 새로운 분야를 모두 따라잡을 수 없고,

의 이야기를, 혹은 모든 다른 비과학적으로 들리는 이야기

사람이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해도 자신이 속한 시대를 앞

들을 절대적으로 믿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어떤 이야기를

질러 나가거나, 그 당대의 인류가 지닌 지식의 한계를 넘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지금 마

50

It’s IT

어설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또한 과거 1만

법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몇 백년, 몇 천년 뒤의 과학이 될

배현경 일상과 뗄 수 없는 SNS세상

4천년 동안의 경험들을 그 때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지만

수 있지 않을까요?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자연의

지금 시간이 흐르고서야 현재 발견된 지식과 정보에 짜맞

법칙들이 진짜 진실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믿고 싶은 진실

52

Marcus

일까요?

이시우

수론함수와 승법적 함수

춰 그 때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글•오지현 산업경영공학과 12학번

현대에 후기 구석기 시대 사람에게 ‘크로마뇽인’이라는 이

Plus 46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김기흥 교수 전쟁과 과학기술

48

Science Black Box

곽연수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PASSION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44 I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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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진실은 진짜 진실입니까? ‘Man From Earth’

2014. vol.143

많은 영어 단어들 중에 ‘truthiness’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에 관계없이 내면적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진실로 인식하려는 심리상태를 뜻하는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은 부정하고자 하고, 믿고 싶은 것 만 믿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Man From Earth’는 주인공인 ‘존’의 이야기가 나머지 4명의 과학자들의 ‘truthiness’와 정면 충돌하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한 대학의 교수인 존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떠나고자 합

름을 새로 부여하면서 그가 비로소 ‘크로마뇽인’이 된 것

니다. 작별인사를 하러 모인 과학자들은 그에게 이유를 물

처럼 말입니다. 정답을 알 수 없는 토론 끝에 결국 존의

었고, 그는 자신이 후기 구석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1만 4

말을 받아들일 수 없던 과학자들은 진실이 아닌 진실, 즉

천년간 살아온 크로마뇽인이라고 말합니다. 거의 모든 사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존에게 무언적으로 강요하고, 그들

람이 그러하듯 그들은 존의 이야기를 믿지 못했지만, 흥미

이 자신의 말을 인정하기 싫다는 것을 아는 존은 모든 것

가 생겨 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자 가지고

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반

있는 유물이나 능력,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경험 등에 대

전은 결국 그가 1만 4천년 동안 살아온 크로마뇽인이 맞

해 각자의 전문지식을 동원해 구체적으로 질문하기 시작

았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합니다. 금방 거짓임이 탄로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과

영화의 마지막 즈음 한 명의 과학자가 베토벤 음악을 들

달리, 존은 하나하나의 질문에 답하며 그의 이야기를 논리

으며 존이 과학자 4명을 곤경으로 몰아붙였다고, 도대체

적으로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종

어떻게 당신을 받아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

교적, 인류학, 생물학적인 미스테리에 대해 논리를 쌓아나

에 존은 조용히 덧붙입니다. “결국 우주가 거대한 폭발로

가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흥미를 가지기보다는 자신들의

생겨났다는 것을 처음 말한 사람은 볼테르(철학자)였다.

상식에 어긋나는 논리를 듣고 싶지 않아 하고 괴로워 합

은하를 처음 말한 사람은 괴테(문학가)였다. 생각보다 새

니다. 존에게서 논리의 모순을 찾기 힘들었던 사람들은 결

로운 과학적 표현이 처음엔 예술적 표현으로 등장할 때가

국 ‘당신의 이야기는 상식에 어긋나며 그것은 우리가 알고

많았다는 게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과학자들이 보지 못

있는 사실과 들어맞지 않는다’라는 원초적인 반박을 하게

했던 과학을 그 당시의 예술가들은 어떻게 본 것일까요?

됩니다. 하지만 존은 그에 대해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도

그들이 존의 이야기에 반감을 가지기 전, 처음 존이 이야

상식에 어긋나는 듯 하지만 결국 그것이 자연이 돌아가는

기를 꺼냈을 때 한 과학자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한

방식이고, 우리의 상식으로 판단하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

때 마법이던 것이 나중에 과학이 되었는데, 저 이야기 또

나 적다’라고 주장합니다. 170년 동안 총 10개의 학위를 딴

한 가능할 수도 있겠다.” 1만 4천년 동안 살았다는 사람

존이지만 그 또한 새로운 분야를 모두 따라잡을 수 없고,

의 이야기를, 혹은 모든 다른 비과학적으로 들리는 이야기

사람이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해도 자신이 속한 시대를 앞

들을 절대적으로 믿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어떤 이야기를

질러 나가거나, 그 당대의 인류가 지닌 지식의 한계를 넘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지금 마

50

It’s IT

어설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또한 과거 1만

법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몇 백년, 몇 천년 뒤의 과학이 될

배현경 일상과 뗄 수 없는 SNS세상

4천년 동안의 경험들을 그 때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지만

수 있지 않을까요?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자연의

지금 시간이 흐르고서야 현재 발견된 지식과 정보에 짜맞

법칙들이 진짜 진실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믿고 싶은 진실

52

Marcus

일까요?

이시우

수론함수와 승법적 함수

춰 그 때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글•오지현 산업경영공학과 12학번

현대에 후기 구석기 시대 사람에게 ‘크로마뇽인’이라는 이

Plus 46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김기흥 교수 전쟁과 과학기술

48

Science Black Box

곽연수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PLUS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46 I 47

전쟁과 과학기술 전쟁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극단적인 최고의 사회정치적 행위이다. 합법적으로 타인 의 생명을 앗아가고 대량학살을 저지를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믿기 때문이기 도 하다. 결국 전쟁은 인간이 갖고 있는 광기를 합법화하는 사회정치적 행위이다. 그 런데 우연인지 아닌지 인간이 벌이는 이러한 극단적인 행위는 항상 과학기술의 진 보의 장을 제공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과학자들의 대부분은 항상 전쟁행위 와 연관되었다. 인간이 고도의 극단적인 사회정치적인 행위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 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신무기를 개발해야하고, 이를 위해서 권력자들은 어 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신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기술자들을 찾아 지원했다. 이 러한 예는 우리의 역사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형성되기 시 작한 유럽의 절대왕권은 유럽 각지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기술자들을 궁정으로 모 시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서 조직화된 형태로 무기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성 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와 화승총 등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갈릴레 오는 네덜란드의 기술자들이 망원경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원리에 대한 소 식만 듣고 스스로 개량된 형태의 망원경을 제작했다. 그는 이 망원경의 군사적 장점 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새롭게 개량된 망원경을 베네치아 공화국의 원로원에 팔 려고 했다. 당시에 해상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해온 베네치아 공화국은 바다를 통해 서 접근하는 적을 먼 거리부터 미리 발견하고 대비할 수 있는 장비를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네치아 원로원은 갈릴레오의 제안이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하고 망원 경은 더 이상 독점적인 신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의 거래요구를 거절했 다. 결국 갈릴레오의 망원경은 천체를 연구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1918년 전쟁 직후에 몰아닥친

론 전쟁연구에 동원된 과학자의 책임감이나 고뇌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보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전세계 인구의 3-5%가 사라졌으며 약 5천만명의

기 어렵다.

생명이 사라졌다. 결국 유럽 각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비인간적인’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이후 전쟁에서는 ‘인도적인 무기’로만 전쟁을 수행한

과학기술을 대하는 성찰적 자세

다는 조약에 합의했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된 것은 아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에서 모두가 과학자의 책임과 전쟁무기 개발의 문제점 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맨하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끌었던

맨하튼 프로젝트에 나타난 과학자들의 양면성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최초로 핵폭탄 실험이 성공하는 과정을

1차 세계대전은 사람들을 지루하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것이 목적이었

보면서 “이제 나는 죽음의 신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라고 말하면

던 전쟁이 수행되었으며 과학기술자들을 이러한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서 자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이 가져오게 될 파국적인 결과에 대해서 인식

서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그 뒤에 일어난 인류의 비극은 더욱더 심각해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발이 이루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45년 핵

지고 말았다. 과학기술은 결국 인류의 운명을 파국의 위기로 이끌 수 있는

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되면서 17만명의 인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무기를 만들게 되었다. 약 3천명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미국의 뉴멕시

인류역사상 최초의 파국적인 결과를 보게 된다. 즐거움과 문제푸는 재미

코주의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로스 앨러모스에 모여 정부가 추진하는 비

에 몰두하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완성되는 순간 그

밀 프로젝트인 ‘맨하튼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로버트

들의 통제를 떠나 어찌할 수 없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후 오펜

오펜하이머, 엔리코 페르미, 리처드 파인만과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

하이머는 1950년 미국의 수소폭탄 개발계획에 반대하면서 모든 공직에서

학자들을 주축으로 핵분열과정에서 오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폭탄으로

쫓겨난다. 과학자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산물과 연구결과에 대해서 아마

전환시키는 무기를 개발하게 된다. 물론 물리학자들의 이론적인 계산은

직접적이고 완벽한 통제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학적 산물이

간단히 실현되지 않았으며, 공학자들의 실제적인 지식과 결합을 통해서만

인류 또는 사회에 가져오게 될 결과에 대한 인식과 성찰은 이렇게 파국을

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결국 현대적인 과

향해 가는 인간의 욕망을 조절하고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는

학과 공학의 생산적 협력을 이루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전쟁무기의 개발

자연세계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연세계에 대한

은 새로운 과학기술적 문화를 창조하거나 대단위 과학 프로젝트의 가능

탐구는 항상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과정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성찰

성을 현실화하는 기회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핵폭탄의 개발은 과학기술

적 탐구가 그래서 과학자들에게 중요할 지도 모른다.

이 갖고 있는 양면적인 속성을 창조하게 되었다. 즉,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가장 효과적인 발달의 도구를 제공하고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동시에 과학기술은 또한 인류에게 가장 큰 위 협이 되고 운명을 파국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문제는 핵폭탄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과학자들의 태도였다. 과학자와 공학 자들은 세상의 자연법칙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성과를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군의 사람들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가한 과학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이러한 과학자들이 갖고 있어야 하는 인류의 공동선이라는 목적과 책임과는 멀어보이는 행 동을 보여준다. 맨하튼 프로젝트를 위해서 로스 앨러모스에 모여든 과학

전쟁과 과학기술의 관계 이처럼 전쟁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과학기술은 전쟁이라는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과학기술이 긴밀하게 결합되면서 더욱더 강화되었다. 특 히 19세기에 이르러 전기공업과 화학공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의 유기적 결합이 가속화 되었으며 이러한 결합의 결실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나타났다. 1차 세계대전을 “화학자들의 전쟁”이라고 불 렀던 것처럼 화학분야의 발전은 전쟁터에서 과거의 낭만적인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대신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하고 지독한 전쟁을 지상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자들은 독가스와 기관총 그리 고 총알에 맞으면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어가도록 만들어 병사들의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탄환이 개발하기도 했다. 당시에 기관총을 개발한 미국인 발명가 히람 맥심(Hiram Maxim)은 영국에서 기사작위를 수여받았지만

글•김기흥 인문사회학부 교수

1914년에 시작되어 1918년에 종식된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전사자들은 9백만 명이나 되었다. 물론 전쟁

자들과 공학자들은 모두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를 알 수 없었지만 이들 이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서 모여있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 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 부가 제공한 사막 한가운데의 인공적인 연구환경에 모인 최고의 물리학 자들과 수학자들 그리고 공학자들은 자신들의 지적 욕구와 호기심을 채 우기 위해서 연구를 즐겼다는 사실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던 뛰어난 동료 과학자들이 함께 모여 어려운 문제를 퍼즐 풀듯 차근차 근 해결해나가는 경험에 매료되었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세계적인 물 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의 회고록에 의하면 그는 맨하튼 프로젝트 기간 중 이러한 경험에 대해서 매우 즐겁고 귀중한 추억으로 묘사하고 있다. 물

사진출처 :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02374


PLUS 사과 -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46 I 47

전쟁과 과학기술 전쟁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극단적인 최고의 사회정치적 행위이다. 합법적으로 타인 의 생명을 앗아가고 대량학살을 저지를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믿기 때문이기 도 하다. 결국 전쟁은 인간이 갖고 있는 광기를 합법화하는 사회정치적 행위이다. 그 런데 우연인지 아닌지 인간이 벌이는 이러한 극단적인 행위는 항상 과학기술의 진 보의 장을 제공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과학자들의 대부분은 항상 전쟁행위 와 연관되었다. 인간이 고도의 극단적인 사회정치적인 행위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 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신무기를 개발해야하고, 이를 위해서 권력자들은 어 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신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기술자들을 찾아 지원했다. 이 러한 예는 우리의 역사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형성되기 시 작한 유럽의 절대왕권은 유럽 각지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기술자들을 궁정으로 모 시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서 조직화된 형태로 무기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성 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와 화승총 등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갈릴레 오는 네덜란드의 기술자들이 망원경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원리에 대한 소 식만 듣고 스스로 개량된 형태의 망원경을 제작했다. 그는 이 망원경의 군사적 장점 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새롭게 개량된 망원경을 베네치아 공화국의 원로원에 팔 려고 했다. 당시에 해상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해온 베네치아 공화국은 바다를 통해 서 접근하는 적을 먼 거리부터 미리 발견하고 대비할 수 있는 장비를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네치아 원로원은 갈릴레오의 제안이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하고 망원 경은 더 이상 독점적인 신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의 거래요구를 거절했 다. 결국 갈릴레오의 망원경은 천체를 연구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1918년 전쟁 직후에 몰아닥친

론 전쟁연구에 동원된 과학자의 책임감이나 고뇌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보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전세계 인구의 3-5%가 사라졌으며 약 5천만명의

기 어렵다.

생명이 사라졌다. 결국 유럽 각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비인간적인’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이후 전쟁에서는 ‘인도적인 무기’로만 전쟁을 수행한

과학기술을 대하는 성찰적 자세

다는 조약에 합의했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된 것은 아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에서 모두가 과학자의 책임과 전쟁무기 개발의 문제점 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맨하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끌었던

맨하튼 프로젝트에 나타난 과학자들의 양면성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최초로 핵폭탄 실험이 성공하는 과정을

1차 세계대전은 사람들을 지루하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것이 목적이었

보면서 “이제 나는 죽음의 신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라고 말하면

던 전쟁이 수행되었으며 과학기술자들을 이러한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서 자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이 가져오게 될 파국적인 결과에 대해서 인식

서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그 뒤에 일어난 인류의 비극은 더욱더 심각해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발이 이루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45년 핵

지고 말았다. 과학기술은 결국 인류의 운명을 파국의 위기로 이끌 수 있는

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되면서 17만명의 인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무기를 만들게 되었다. 약 3천명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미국의 뉴멕시

인류역사상 최초의 파국적인 결과를 보게 된다. 즐거움과 문제푸는 재미

코주의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로스 앨러모스에 모여 정부가 추진하는 비

에 몰두하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완성되는 순간 그

밀 프로젝트인 ‘맨하튼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로버트

들의 통제를 떠나 어찌할 수 없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후 오펜

오펜하이머, 엔리코 페르미, 리처드 파인만과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

하이머는 1950년 미국의 수소폭탄 개발계획에 반대하면서 모든 공직에서

학자들을 주축으로 핵분열과정에서 오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폭탄으로

쫓겨난다. 과학자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산물과 연구결과에 대해서 아마

전환시키는 무기를 개발하게 된다. 물론 물리학자들의 이론적인 계산은

직접적이고 완벽한 통제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학적 산물이

간단히 실현되지 않았으며, 공학자들의 실제적인 지식과 결합을 통해서만

인류 또는 사회에 가져오게 될 결과에 대한 인식과 성찰은 이렇게 파국을

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결국 현대적인 과

향해 가는 인간의 욕망을 조절하고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는

학과 공학의 생산적 협력을 이루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전쟁무기의 개발

자연세계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연세계에 대한

은 새로운 과학기술적 문화를 창조하거나 대단위 과학 프로젝트의 가능

탐구는 항상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과정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성찰

성을 현실화하는 기회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핵폭탄의 개발은 과학기술

적 탐구가 그래서 과학자들에게 중요할 지도 모른다.

이 갖고 있는 양면적인 속성을 창조하게 되었다. 즉,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가장 효과적인 발달의 도구를 제공하고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동시에 과학기술은 또한 인류에게 가장 큰 위 협이 되고 운명을 파국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문제는 핵폭탄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과학자들의 태도였다. 과학자와 공학 자들은 세상의 자연법칙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성과를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군의 사람들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가한 과학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이러한 과학자들이 갖고 있어야 하는 인류의 공동선이라는 목적과 책임과는 멀어보이는 행 동을 보여준다. 맨하튼 프로젝트를 위해서 로스 앨러모스에 모여든 과학

전쟁과 과학기술의 관계 이처럼 전쟁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과학기술은 전쟁이라는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과학기술이 긴밀하게 결합되면서 더욱더 강화되었다. 특 히 19세기에 이르러 전기공업과 화학공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의 유기적 결합이 가속화 되었으며 이러한 결합의 결실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나타났다. 1차 세계대전을 “화학자들의 전쟁”이라고 불 렀던 것처럼 화학분야의 발전은 전쟁터에서 과거의 낭만적인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대신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하고 지독한 전쟁을 지상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자들은 독가스와 기관총 그리 고 총알에 맞으면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어가도록 만들어 병사들의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탄환이 개발하기도 했다. 당시에 기관총을 개발한 미국인 발명가 히람 맥심(Hiram Maxim)은 영국에서 기사작위를 수여받았지만

글•김기흥 인문사회학부 교수

1914년에 시작되어 1918년에 종식된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전사자들은 9백만 명이나 되었다. 물론 전쟁

자들과 공학자들은 모두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를 알 수 없었지만 이들 이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서 모여있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 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 부가 제공한 사막 한가운데의 인공적인 연구환경에 모인 최고의 물리학 자들과 수학자들 그리고 공학자들은 자신들의 지적 욕구와 호기심을 채 우기 위해서 연구를 즐겼다는 사실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던 뛰어난 동료 과학자들이 함께 모여 어려운 문제를 퍼즐 풀듯 차근차 근 해결해나가는 경험에 매료되었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세계적인 물 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의 회고록에 의하면 그는 맨하튼 프로젝트 기간 중 이러한 경험에 대해서 매우 즐겁고 귀중한 추억으로 묘사하고 있다. 물

사진출처 :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02374


PLUS Science Black Box 48 I 49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 과학의 입지는 과거의 그 어떤 시대보다도 공고하다. 다양한 분야 에 걸쳐 인류의 번영에 막대한 이바지를 한 과학은 바야흐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 는 세계 공용어로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의 내용을 빌린 모든 것이 자연 현상을 올바르게 설명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과학적 설명과 증명은 일반적으 로 매우 어려우므로, 과학의 내용은 비약과 핵심을 추리는 과정을 거쳐 결론 위 주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사람들은 소위 ‘과학적인’ 설명 앞에서 비판적이기보 다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과학의 특성에 덧붙여, 사람들은 보 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믿는 경향 이 있다. 이러한 과학의 특성과 대중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든 수많은 과학적 오류들이 존재한다. 이를 총칭하여 유사과학(Pseudo-Science)이라 한다. 이번 사이언스 블랙박스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 마치 진실인 양 만연해 있는 몇 가지 유사과학 이야기를 다룬다. 나아가 이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자세 로 과학 이론을 바라보아야 할지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진 성격

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MSG란 아미노산계 조미료로, 음식에 넣었을

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믿는 경향인 ‘바넘 효과’ 때문

때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화학조미료로 알려졌으나 미생물

이다. 사람들은 혈액형별 성격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자신의 성격 일부

을 이용한 발효법을 사용하는 등 동식물로부터 추출, 정제되므로 화

를 들여다볼 수 있으며, 이내 그 혈액형이 자신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

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은 아니다. MSG가 문제시되었던 이유는 다량의

다고 생각하게 된다.

MSG를 섭취했을 때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이 생긴다는 믿음 때문이었

혈액형별 성격의 문제점은 나치가 홀로코스트를 자행할 때 근거로써

다. 실제로 MSG가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음식을 먹었을

사용한 ‘우생학’과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혈액형별 성격

때 그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MSG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이론이

을 가볍게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의외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그간 이루어진 많은 연구 결과들은 MSG가

로 꽤 있다. 선천적으로 결정된 혈액형이 성격을 가늠한다는 발상은

그러한 현상과 무관하며, 오히려 같은 양이라면 소금(염화나트륨)이 훨

낙인 효과를 일으킨다. 다시 말해, 혹자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지도

씬 더 몸에 좋지 않음을 입증하였다. MSG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진짜

않은 사람을 혈액형을 통해 선입견을 품고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재

이유는 좋지 않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도 MSG를 이용하여 맛있는

미에서 비롯된 이론이 사람들 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사

음식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명을 점차 벗고 있지만, 아

회적으로 썩 유쾌한 일은 아닌 듯 하다.

직도 다수의 대중은 MSG를 위험한 식품첨가제로 생각하고 꺼리는 경 향이 강하다.

아무리 욕이 나쁘다지만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욕의 문제점에 대해 다루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을 방영한 바 있다. “욕의 독성을 증명해낸 실험도 있습니다. 미국의

위 사례들에 대해 이제껏 잘못 알고 있었던 독자도 있을 것이다. 특히

Elmer R. Gates 교수는 웃으면서 말하는 사람과 화를 내면서 욕을 하

위의 세 가지 사례들은 우리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어 충분히 오

는 사람의 침을 따로 모아 실험용 쥐들에게 주입했습니다. 그랬더니

해할 법하다. 일일이 검증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깊이 과학을 배운 이

쥐 한 마리가 곧 죽고 말았습니다. 화를 내면서 욕을 한 사람의 침을

라 할지라도 유사과학의 진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주입한 쥐였습니다. 욕 속에 담긴 분노의 침전물이 쥐를 죽게 한 겁니

면, 과학을 배우는 중인 우리는 어떤 자세로 과학이론들을 받아들여야

다.”이와 유사한 사례로 칭찬을 들은 나무가 잘 자라고, 욕을 들은 나

할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님과 코끼리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코끼

무가 빨리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심지어, 물을 칭찬하면 육각수로

리를 전혀 모르는 장님들은 코끼리의 코나 귀 또는 배를 만져보고는

변하지만 꾸짖으면 썩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자신이 만진 부위가 코끼리의 전부인 것처럼 설명한다. 그러나 장님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와 같은 격언과 엮여 바른 언행을

중 누구도 온전한 코끼리를 묘사하지는 못한다.

하는 게 좋다는 교훈을 주고자 할 때 과학적 증명사례처럼 인용된다.

이 이야기를 과학에도 적용할 수 있다. 과학적 탐구 과정에서 특정 현

그러나 많은 과학자가 욕의 독성을 유사과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

상의 일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현상 전체를 올바

며 비판하고 있다.

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

전자의 경우, Elmer R. Gates는 방송 내용과 다르게 워싱턴 대학교에

고 끊임없이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며 더 넓게 보려는 노력을 해야 비

서 재직한 적이 없다. 따라서 실험의 증거나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을

로소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비판적인 사고,

뿐 아니라 누구에 의해서도 재현된 사례가 없다. 뒤에 언급된 두 사례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한다. 유사과학을 구분

의 경우에도 공식적인 참고문헌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가끔 일반인

하는 눈을 기르기 위해, 일상에 녹아있는 가벼운 상식들부터 한 번 더

혈액형별 성격, 정말 다를까?

이 실험에 도전한 사례가 있으나 실험 설계시 통제변인을 올바르게 설

돌이켜보고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의학에 관련된 다양한 유사과학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단연 ‘혈액형별 성격’이다. 일본의 방

정하지 않았거나 시행 횟수가 작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작가가 쓴 혈액형별 성격에 관한 책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서적

이는 잘못된 과학이론이 교수라는 권위, 매체의 파급효과와 결합하였

이나 읽을거리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관련 논문이 있는 게 아니라, 방송 작가가 쓴 책이 시초라는

을 때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이나 다큐멘

점에 주목하자. 혈액형별 성격은 하나의 문화 콘텐츠(Cultural Contents)로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 초면

터리 등의 매체들이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지 않고 실험

에 혈액형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우리나라에서의 위상이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이 그럴 듯하고 독창적이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퍼트리면서, 어느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생명과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봐도 혈액형의 차이가 성격의 차이로

새 일반 대중들에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이어진다는 데에 큰 논리적 비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의 특정 항원 유무와 모양 으로 결정되는 반면, 개인의 성격은 대뇌피질 구성과 후천적 성장과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

글•곽연수 화학공학과 12학번

도 불구하고 많은 이가 A형은 소심하고, AB형은 천재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MSG는 위험한 식품첨가제? 최근 들어 진실이 많이 알려졌지만, MSG(글루탐산 나트륨)에 관한 이


PLUS Science Black Box 48 I 49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 과학의 입지는 과거의 그 어떤 시대보다도 공고하다. 다양한 분야 에 걸쳐 인류의 번영에 막대한 이바지를 한 과학은 바야흐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 는 세계 공용어로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의 내용을 빌린 모든 것이 자연 현상을 올바르게 설명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과학적 설명과 증명은 일반적으 로 매우 어려우므로, 과학의 내용은 비약과 핵심을 추리는 과정을 거쳐 결론 위 주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사람들은 소위 ‘과학적인’ 설명 앞에서 비판적이기보 다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과학의 특성에 덧붙여, 사람들은 보 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믿는 경향 이 있다. 이러한 과학의 특성과 대중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든 수많은 과학적 오류들이 존재한다. 이를 총칭하여 유사과학(Pseudo-Science)이라 한다. 이번 사이언스 블랙박스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 마치 진실인 양 만연해 있는 몇 가지 유사과학 이야기를 다룬다. 나아가 이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자세 로 과학 이론을 바라보아야 할지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진 성격

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MSG란 아미노산계 조미료로, 음식에 넣었을

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믿는 경향인 ‘바넘 효과’ 때문

때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화학조미료로 알려졌으나 미생물

이다. 사람들은 혈액형별 성격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자신의 성격 일부

을 이용한 발효법을 사용하는 등 동식물로부터 추출, 정제되므로 화

를 들여다볼 수 있으며, 이내 그 혈액형이 자신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

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은 아니다. MSG가 문제시되었던 이유는 다량의

다고 생각하게 된다.

MSG를 섭취했을 때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이 생긴다는 믿음 때문이었

혈액형별 성격의 문제점은 나치가 홀로코스트를 자행할 때 근거로써

다. 실제로 MSG가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음식을 먹었을

사용한 ‘우생학’과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혈액형별 성격

때 그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MSG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이론이

을 가볍게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의외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그간 이루어진 많은 연구 결과들은 MSG가

로 꽤 있다. 선천적으로 결정된 혈액형이 성격을 가늠한다는 발상은

그러한 현상과 무관하며, 오히려 같은 양이라면 소금(염화나트륨)이 훨

낙인 효과를 일으킨다. 다시 말해, 혹자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지도

씬 더 몸에 좋지 않음을 입증하였다. MSG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진짜

않은 사람을 혈액형을 통해 선입견을 품고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재

이유는 좋지 않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도 MSG를 이용하여 맛있는

미에서 비롯된 이론이 사람들 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사

음식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명을 점차 벗고 있지만, 아

회적으로 썩 유쾌한 일은 아닌 듯 하다.

직도 다수의 대중은 MSG를 위험한 식품첨가제로 생각하고 꺼리는 경 향이 강하다.

아무리 욕이 나쁘다지만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욕의 문제점에 대해 다루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을 방영한 바 있다. “욕의 독성을 증명해낸 실험도 있습니다. 미국의

위 사례들에 대해 이제껏 잘못 알고 있었던 독자도 있을 것이다. 특히

Elmer R. Gates 교수는 웃으면서 말하는 사람과 화를 내면서 욕을 하

위의 세 가지 사례들은 우리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어 충분히 오

는 사람의 침을 따로 모아 실험용 쥐들에게 주입했습니다. 그랬더니

해할 법하다. 일일이 검증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깊이 과학을 배운 이

쥐 한 마리가 곧 죽고 말았습니다. 화를 내면서 욕을 한 사람의 침을

라 할지라도 유사과학의 진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주입한 쥐였습니다. 욕 속에 담긴 분노의 침전물이 쥐를 죽게 한 겁니

면, 과학을 배우는 중인 우리는 어떤 자세로 과학이론들을 받아들여야

다.”이와 유사한 사례로 칭찬을 들은 나무가 잘 자라고, 욕을 들은 나

할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님과 코끼리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코끼

무가 빨리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심지어, 물을 칭찬하면 육각수로

리를 전혀 모르는 장님들은 코끼리의 코나 귀 또는 배를 만져보고는

변하지만 꾸짖으면 썩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자신이 만진 부위가 코끼리의 전부인 것처럼 설명한다. 그러나 장님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와 같은 격언과 엮여 바른 언행을

중 누구도 온전한 코끼리를 묘사하지는 못한다.

하는 게 좋다는 교훈을 주고자 할 때 과학적 증명사례처럼 인용된다.

이 이야기를 과학에도 적용할 수 있다. 과학적 탐구 과정에서 특정 현

그러나 많은 과학자가 욕의 독성을 유사과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

상의 일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현상 전체를 올바

며 비판하고 있다.

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

전자의 경우, Elmer R. Gates는 방송 내용과 다르게 워싱턴 대학교에

고 끊임없이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며 더 넓게 보려는 노력을 해야 비

서 재직한 적이 없다. 따라서 실험의 증거나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을

로소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비판적인 사고,

뿐 아니라 누구에 의해서도 재현된 사례가 없다. 뒤에 언급된 두 사례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한다. 유사과학을 구분

의 경우에도 공식적인 참고문헌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가끔 일반인

하는 눈을 기르기 위해, 일상에 녹아있는 가벼운 상식들부터 한 번 더

혈액형별 성격, 정말 다를까?

이 실험에 도전한 사례가 있으나 실험 설계시 통제변인을 올바르게 설

돌이켜보고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의학에 관련된 다양한 유사과학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단연 ‘혈액형별 성격’이다. 일본의 방

정하지 않았거나 시행 횟수가 작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작가가 쓴 혈액형별 성격에 관한 책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서적

이는 잘못된 과학이론이 교수라는 권위, 매체의 파급효과와 결합하였

이나 읽을거리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관련 논문이 있는 게 아니라, 방송 작가가 쓴 책이 시초라는

을 때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이나 다큐멘

점에 주목하자. 혈액형별 성격은 하나의 문화 콘텐츠(Cultural Contents)로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 초면

터리 등의 매체들이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지 않고 실험

에 혈액형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우리나라에서의 위상이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이 그럴 듯하고 독창적이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퍼트리면서, 어느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생명과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봐도 혈액형의 차이가 성격의 차이로

새 일반 대중들에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이어진다는 데에 큰 논리적 비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의 특정 항원 유무와 모양 으로 결정되는 반면, 개인의 성격은 대뇌피질 구성과 후천적 성장과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

글•곽연수 화학공학과 12학번

도 불구하고 많은 이가 A형은 소심하고, AB형은 천재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MSG는 위험한 식품첨가제? 최근 들어 진실이 많이 알려졌지만, MSG(글루탐산 나트륨)에 관한 이


PLUS It’s IT 50 I 51

일상과 뗄 수 없는 SNS세상 우연히 만난 사람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 때, 그리고 다시 연락하고 싶을 때 가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아는 사람의 인맥을 이용하여 연락처 를 얻으려고 노력했을테지만, 요즘은 이름만 알고 있다면 굳이 이러한 노력을 하 지 않아도 그 사람에 대하여 알 수 있고, 원한다면 연락이 1초만에 되는 세상이 다. 더 나아가서 만나지 못한, 외국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닿을 수 있다. 편리한 세상이지만, 어떻게 보면 무서운 세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세상을 도래하게 한 것이 바로 Social Network Service, SNS이다.

검색 포털과 같이 하나의 서비스에 불과한 SNS가 다른 서비스와 달

Facebook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트위터의 등장으로 활발해진 SNS

리 유난히 각광받는 까닭은 인간의 사회적 활동에 기반한 서비스이기

시장에서 근래에는 Vertical SN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서 Vertical

때문에 매일 사용하려는 사람들의 충성도가 높고 심지어 문화현상으

이라고 표현한 것은 SNS가 제공하는 복수의 다양한 기능 중 한 부분

로 자리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의 기능만 집중적으로 제공하여 붙여진 수식어이다. 사진 위주로 컨 텐츠가 구성된 SNS인 Instagram, Vine, Pinterest, 모바일 메세지 기

왜 사람들은 SNS에 이토록 빨리 적응하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을

능을 부각한 Whatapp, Kakaotalk, Line 등이 Vertical SNS에 속한다.

까? 이 질문에 앞서 SNS의 대표 주자인 Facebook에 대해 이야기해

Vertical SNS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와중, 최근 Facebook의 3조원

보고자 한다. Facebook은 2004년에 마크 주커버그(Mark Zukerberg)

인수를 거절한 Snapchat은 단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napchat

가 만들었고, 현재1 3억 명 이상의 전세계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

은 모바일 메세지 기능 서비스로 미국 10대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스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스무살도 안되었을 적에 이 어마어마한 서

있는 서비스이다. Snapchat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간단하다. 친구에

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주커버그가 처음부터 Facebook을 만

게 사진과 간단한 메세지를 전송할 때 시간을 설정하여 그 시간 안

들어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하버드를 다니던 시절 예쁘고 날씬한

에서만 친구가 사진과 메세지를 볼 수 있게 하고, 그 이후에는 삭제

여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기 위하여,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을 확인

하는 서비스이다. 전송한 정보가 정해놓은 시간이 지난 뒤에 삭제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코스매치를 만들었고, 코스매치는 하버드 캠

는 기능만 넣었을 뿐인데 왜 10대들은 Snapchat에 열광하게 된 것일

퍼스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코스매치가 상당한 인기를

까? 바로 ‘부모들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이다. Facebook이나 그외

끌자, 주커버그는 뒤를 이어 교내 퀸카, 킹카를 가려내는 페이스매시

SNS는 자신이 남긴 사진이나 글과 같은 컨텐츠가 온라인상에 남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버드 학부 12개 중 9개 학부에서 학생 정보를

지인, 특히 10대들에게는 부모님에게 보여져 ‘자유’를 침해당한다는

빼내어, 인터넷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인기를 경합하는 사이트를 만들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10대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

어낸 것이다. 페이스매시는 엄청난 호응을 받았고, 하버드 학생들은

략한 것이 Snapchat의 매력 포인트이다.

쉴 틈마다 이 사이트에 접속해 현 상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안타깝게 도 페이스매시는 서비스 과정에서 중단되었다. 하버드 징계위원회에

Facebook과 Snapchat, 그리고 그 외 여러 SNS는 사람들의 심리를

서 주커버그가 정보를 동의 없이 해킹한 부분에 있어 처벌을 내린 것

이용한 예리하고 민첩한 분야로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

이다. 하지만 코스매치와 페이스매시를 통해 주커버그는 사람들이 오

루었고 어느새 우리의 생활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부작용도 뒤따랐

프라인 공간에서의 접선 통로를 온라인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다. SNS의 사용으로 인한 개인정보의 노출로 우리는 성범죄, 사기, 절

확인했고,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어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하는 서비

도와 같은 각종 범죄에 더욱 취약하게 되었고,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스를 만드는 것에 열중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왜 SNS를 쉽

되어있지 않은 SNS의 사용으로 많은 악성루머와 거짓 정보가 발생해

고 빠르게 받아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

이에 따른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SNS가 사람들에게 가져다 준 편

하고,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의와 오락성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SNS에 대한 충분한 이해

를 합법적으로, 당연하게 실현해준 것이 SNS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 필요할 것이다. 바람직한 SNS 활동을 통해 진정한 SNS 유저가 되

Facebook의 ‘담벼락’ 과 ‘뉴스피드’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

어 더 나은 SNS 환경을 조성해보자.

하여 만들어졌다. 때문에 현재 10억명 이상, 즉 전 세계에서 6명 중 한 명 이상이 Facebook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 SNS는 우리의 삶 깊숙히 스며들었다. 필자만 하더라도 Facebook을 확인하는 것으로 아 침을 시작하여 심심할 때, 장소를 이동할 때, 밥 먹을 때 그리고 자기 직전까지 SNS를 사용한다. 그리고 신문 기사, 컬럼, 인터넷 뉴스 등 거의 모든 미디어 매체에 SNS 이야기는 거의 매일 항상 빠지지 않고 등 장한다. SNS란 정확히 무엇이기에 이렇게 급속도로 전세계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된 것일까? 인터넷 보급은 인류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뉴스, 블로그, 게임, 검색 포털, 메일은 인터넷이 제공 한 서비스들이고 SNS도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SNS의 사전적 의미는 자유로운 의사 소통과 정보 공유, 그리고 인맥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고 강화시켜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여기서 플랫폼 이란 비즈니스적 의미로, 여러 참여자가 공통된 사양이나 규칙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가는 분야

글•배현경 화학공학과 10학번

이다. 즉, 온라인상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생성, 유지, 강화, 확장해나가는 하나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PLUS It’s IT 50 I 51

일상과 뗄 수 없는 SNS세상 우연히 만난 사람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 때, 그리고 다시 연락하고 싶을 때 가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아는 사람의 인맥을 이용하여 연락처 를 얻으려고 노력했을테지만, 요즘은 이름만 알고 있다면 굳이 이러한 노력을 하 지 않아도 그 사람에 대하여 알 수 있고, 원한다면 연락이 1초만에 되는 세상이 다. 더 나아가서 만나지 못한, 외국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닿을 수 있다. 편리한 세상이지만, 어떻게 보면 무서운 세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세상을 도래하게 한 것이 바로 Social Network Service, SNS이다.

검색 포털과 같이 하나의 서비스에 불과한 SNS가 다른 서비스와 달

Facebook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트위터의 등장으로 활발해진 SNS

리 유난히 각광받는 까닭은 인간의 사회적 활동에 기반한 서비스이기

시장에서 근래에는 Vertical SN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서 Vertical

때문에 매일 사용하려는 사람들의 충성도가 높고 심지어 문화현상으

이라고 표현한 것은 SNS가 제공하는 복수의 다양한 기능 중 한 부분

로 자리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의 기능만 집중적으로 제공하여 붙여진 수식어이다. 사진 위주로 컨 텐츠가 구성된 SNS인 Instagram, Vine, Pinterest, 모바일 메세지 기

왜 사람들은 SNS에 이토록 빨리 적응하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을

능을 부각한 Whatapp, Kakaotalk, Line 등이 Vertical SNS에 속한다.

까? 이 질문에 앞서 SNS의 대표 주자인 Facebook에 대해 이야기해

Vertical SNS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와중, 최근 Facebook의 3조원

보고자 한다. Facebook은 2004년에 마크 주커버그(Mark Zukerberg)

인수를 거절한 Snapchat은 단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napchat

가 만들었고, 현재1 3억 명 이상의 전세계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

은 모바일 메세지 기능 서비스로 미국 10대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스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스무살도 안되었을 적에 이 어마어마한 서

있는 서비스이다. Snapchat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간단하다. 친구에

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주커버그가 처음부터 Facebook을 만

게 사진과 간단한 메세지를 전송할 때 시간을 설정하여 그 시간 안

들어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하버드를 다니던 시절 예쁘고 날씬한

에서만 친구가 사진과 메세지를 볼 수 있게 하고, 그 이후에는 삭제

여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기 위하여,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을 확인

하는 서비스이다. 전송한 정보가 정해놓은 시간이 지난 뒤에 삭제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코스매치를 만들었고, 코스매치는 하버드 캠

는 기능만 넣었을 뿐인데 왜 10대들은 Snapchat에 열광하게 된 것일

퍼스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코스매치가 상당한 인기를

까? 바로 ‘부모들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이다. Facebook이나 그외

끌자, 주커버그는 뒤를 이어 교내 퀸카, 킹카를 가려내는 페이스매시

SNS는 자신이 남긴 사진이나 글과 같은 컨텐츠가 온라인상에 남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버드 학부 12개 중 9개 학부에서 학생 정보를

지인, 특히 10대들에게는 부모님에게 보여져 ‘자유’를 침해당한다는

빼내어, 인터넷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인기를 경합하는 사이트를 만들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10대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

어낸 것이다. 페이스매시는 엄청난 호응을 받았고, 하버드 학생들은

략한 것이 Snapchat의 매력 포인트이다.

쉴 틈마다 이 사이트에 접속해 현 상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안타깝게 도 페이스매시는 서비스 과정에서 중단되었다. 하버드 징계위원회에

Facebook과 Snapchat, 그리고 그 외 여러 SNS는 사람들의 심리를

서 주커버그가 정보를 동의 없이 해킹한 부분에 있어 처벌을 내린 것

이용한 예리하고 민첩한 분야로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

이다. 하지만 코스매치와 페이스매시를 통해 주커버그는 사람들이 오

루었고 어느새 우리의 생활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부작용도 뒤따랐

프라인 공간에서의 접선 통로를 온라인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다. SNS의 사용으로 인한 개인정보의 노출로 우리는 성범죄, 사기, 절

확인했고,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어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하는 서비

도와 같은 각종 범죄에 더욱 취약하게 되었고,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스를 만드는 것에 열중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왜 SNS를 쉽

되어있지 않은 SNS의 사용으로 많은 악성루머와 거짓 정보가 발생해

고 빠르게 받아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

이에 따른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SNS가 사람들에게 가져다 준 편

하고,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의와 오락성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SNS에 대한 충분한 이해

를 합법적으로, 당연하게 실현해준 것이 SNS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 필요할 것이다. 바람직한 SNS 활동을 통해 진정한 SNS 유저가 되

Facebook의 ‘담벼락’ 과 ‘뉴스피드’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

어 더 나은 SNS 환경을 조성해보자.

하여 만들어졌다. 때문에 현재 10억명 이상, 즉 전 세계에서 6명 중 한 명 이상이 Facebook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 SNS는 우리의 삶 깊숙히 스며들었다. 필자만 하더라도 Facebook을 확인하는 것으로 아 침을 시작하여 심심할 때, 장소를 이동할 때, 밥 먹을 때 그리고 자기 직전까지 SNS를 사용한다. 그리고 신문 기사, 컬럼, 인터넷 뉴스 등 거의 모든 미디어 매체에 SNS 이야기는 거의 매일 항상 빠지지 않고 등 장한다. SNS란 정확히 무엇이기에 이렇게 급속도로 전세계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된 것일까? 인터넷 보급은 인류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뉴스, 블로그, 게임, 검색 포털, 메일은 인터넷이 제공 한 서비스들이고 SNS도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SNS의 사전적 의미는 자유로운 의사 소통과 정보 공유, 그리고 인맥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고 강화시켜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여기서 플랫폼 이란 비즈니스적 의미로, 여러 참여자가 공통된 사양이나 규칙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가는 분야

글•배현경 화학공학과 10학번

이다. 즉, 온라인상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생성, 유지, 강화, 확장해나가는 하나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PLUS Marcus 52 I 53

수론함수와 승법적 함수

proof) 정리 2-1만 증명하도록 한다. 집합

이하의 자연수 중

과의 최대공약수가

인 수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하자. 그러면

약수에 대해서

의 합집합은 당연히

의 모든

예를 들어 정리 2-1에서 뫼비우스 반전공식을 쓰면, 정리 2-2를 바로 이 끌어 낼 수 있다.

이 되고 따라서

2) 승법적 함수 이 된다.

는 집합

의 원소의 개수) 그런데 gcd

은 동치이므로

와 gcd

가 된다. 그러므로

수론함수들 중에서는 특별한 성질을 만족시키는 함수들이 있는데, 이를 승법적 함수라고 부르고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Definition 4 이번 호에서는 해석적 정수론(Analytic number theory)의 기본이 되는 수론함수들과 디리클레 곱, 뫼비우스 반전공식, 승법적 함수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 된다. 정리 2-2는 뒤에서 증명하도록 하고, 정리 2-3은 포함 배제의 원리를 이용하면 된다. (각자 해보길 바란다.)

(승법적 함수, Multiplicative function)

여기서 정리 2-2를 유심히 보면 다음과 같은 꼴임을 알 수 있다.

수론함수

1) 수론함수(Arithmetical Function) 수론함수란 자연수 집합 위에서 정의된 실수 또는 복소수 값을 가지는 함수를 일컫는 말이 다. 정수론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수론함수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Definition 1

승법적 함수의 예로는 오일러 파이 함수나 뫼비우스 함수 약수의 개수 함 약수의 합 함수

뒤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승법적 함수의 몇 가지 좋은 성질들로부터 알

(디리클레 곱, Dirichlet product (convolution), 두 수론함수

)

Theorem 4

에 대해서 디리클레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가 승법적 함수일 필요충분조건은 서로 다른 소수

z Th

Cesaro-Stol

이라고 정의했을 때

서 라고

가 성립하는 것이다.

법적 함수이다.

정의가 매우 복잡하지만 실제로 이는 정수론에서 매우 중요한 함수 중에서 하나이다. 먼저 다음의 정리

디리클레 곱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좋은 성질들이 있는데, 먼저 교환법칙과

3)

가 성립한다.

결합법칙이 성립하고

4)

Theorem 1.

항등원을 가지며

이라는 가정 하에

의 역원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이를 에 대해서 합한다는 의미이다.)

증명은 스스로 해보길 바란다. (이항정리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자연수

에 대해서

)

이하의 자연수 중에서

이 함수 역시 정수론에서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함수 중 하나이며, 다음과 같은 정리들이 성립한다.

도 승법적 함수이다.

가 승법적 함수이면,

도 승법적 함수이다.

도 승법적 함수이다.)

자세한 증명은 생락하도록 한다. (1, 2, 3은 쉽게 보일 수 있고, 4는 귀류법 을 이용하면 된다.) 정리 4-1에서 알 수 있는 사실 중 한 가지는 어떤 두 승

unit function

법적 함수

이라고 정의하면 정리 1에 의해서

에서 핵심이 되는 정리인 뫼비우스 반전 공식을 증명할 수 있다. Theorem 3

두 수론함수

에 대해서 임의의 자연수

에 대해

가 같음을 보이기 위해서는 임의의 소수

에 대해 과

(뫼비우스 반전공식, Mobius inversion formula). 과 서로소인 수의 개수로 정의된다.

역시 승

리클레 곱이라는 연산에서 아벨군이 된다고도 말한다.)

가 된다. 이제 이를 이용하면 수론함수 Definition 2

가 승법적 함수이면,

( 가 승법적 함수이면

인 수론함수들의 집합이 디

에 대해

2) 가 승법적 함수이면, 의 뫼비우스 변환

로 정의된다.

(오일러 파이함수, Euler totient function,

등이 있다. 이는 바로

수 있다.

)

 이라 두면 (소인수분해)

의 모든 약수

을만

가 completely multiplicative하다고 한다.

표기할 수 있다.

에 대해

나이며, 무려 다음과 같은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정리 2-2는

(이때,

가 multiplicative하다고

족할 때,

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일 때,

을 만족할 때,

한다. 또한, 임의의 두 자연수

Definition 3

뫼비우스 함수

이 아니며, 서로소인 임의의 두 자연수

실제로 이런 형태는 정수론에서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는 꼴 중에서 하

L‘Hospital’s Rule, 로피탈의 정리

(뫼비우스 함수, Mobius function,

가 항등적으로

에 대해서

임을 보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리 4-1은 은 승법적 함수가 된다는 것을 바로 알려준다. 또한, 정리 2-2에

4-1에 의해 또한, 가

와 자연수

이고

이 승법적 함수이므로 정리

역시 승법적 함수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서

로소인 임의의 두 자연수

에 대해서

성립할 때 이 성립하고

Theorem 2. 시 승법적 함수가 된다.

가 성립한다. (이때

의 뫼비우스 변환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몇 가지 수론 함수들과 그들의 성질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글•이시우 수학과 13학번

proof)

이므로

가 된다.

이는 해석적 정수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들이다. 해석적 정수론에 대해서 더 궁금한 학생들은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PLUS Marcus 52 I 53

수론함수와 승법적 함수

proof) 정리 2-1만 증명하도록 한다. 집합

이하의 자연수 중

과의 최대공약수가

인 수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하자. 그러면

약수에 대해서

의 합집합은 당연히

의 모든

예를 들어 정리 2-1에서 뫼비우스 반전공식을 쓰면, 정리 2-2를 바로 이 끌어 낼 수 있다.

이 되고 따라서

2) 승법적 함수 이 된다.

는 집합

의 원소의 개수) 그런데 gcd

은 동치이므로

와 gcd

가 된다. 그러므로

수론함수들 중에서는 특별한 성질을 만족시키는 함수들이 있는데, 이를 승법적 함수라고 부르고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Definition 4 이번 호에서는 해석적 정수론(Analytic number theory)의 기본이 되는 수론함수들과 디리클레 곱, 뫼비우스 반전공식, 승법적 함수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 된다. 정리 2-2는 뒤에서 증명하도록 하고, 정리 2-3은 포함 배제의 원리를 이용하면 된다. (각자 해보길 바란다.)

(승법적 함수, Multiplicative function)

여기서 정리 2-2를 유심히 보면 다음과 같은 꼴임을 알 수 있다.

수론함수

1) 수론함수(Arithmetical Function) 수론함수란 자연수 집합 위에서 정의된 실수 또는 복소수 값을 가지는 함수를 일컫는 말이 다. 정수론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수론함수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Definition 1

승법적 함수의 예로는 오일러 파이 함수나 뫼비우스 함수 약수의 개수 함 약수의 합 함수

뒤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승법적 함수의 몇 가지 좋은 성질들로부터 알

(디리클레 곱, Dirichlet product (convolution), 두 수론함수

)

Theorem 4

에 대해서 디리클레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가 승법적 함수일 필요충분조건은 서로 다른 소수

z Th

Cesaro-Stol

이라고 정의했을 때

서 라고

가 성립하는 것이다.

법적 함수이다.

정의가 매우 복잡하지만 실제로 이는 정수론에서 매우 중요한 함수 중에서 하나이다. 먼저 다음의 정리

디리클레 곱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좋은 성질들이 있는데, 먼저 교환법칙과

3)

가 성립한다.

결합법칙이 성립하고

4)

Theorem 1.

항등원을 가지며

이라는 가정 하에

의 역원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이를 에 대해서 합한다는 의미이다.)

증명은 스스로 해보길 바란다. (이항정리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자연수

에 대해서

)

이하의 자연수 중에서

이 함수 역시 정수론에서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함수 중 하나이며, 다음과 같은 정리들이 성립한다.

도 승법적 함수이다.

가 승법적 함수이면,

도 승법적 함수이다.

도 승법적 함수이다.)

자세한 증명은 생락하도록 한다. (1, 2, 3은 쉽게 보일 수 있고, 4는 귀류법 을 이용하면 된다.) 정리 4-1에서 알 수 있는 사실 중 한 가지는 어떤 두 승

unit function

법적 함수

이라고 정의하면 정리 1에 의해서

에서 핵심이 되는 정리인 뫼비우스 반전 공식을 증명할 수 있다. Theorem 3

두 수론함수

에 대해서 임의의 자연수

에 대해

가 같음을 보이기 위해서는 임의의 소수

에 대해 과

(뫼비우스 반전공식, Mobius inversion formula). 과 서로소인 수의 개수로 정의된다.

역시 승

리클레 곱이라는 연산에서 아벨군이 된다고도 말한다.)

가 된다. 이제 이를 이용하면 수론함수 Definition 2

가 승법적 함수이면,

( 가 승법적 함수이면

인 수론함수들의 집합이 디

에 대해

2) 가 승법적 함수이면, 의 뫼비우스 변환

로 정의된다.

(오일러 파이함수, Euler totient function,

등이 있다. 이는 바로

수 있다.

)

 이라 두면 (소인수분해)

의 모든 약수

을만

가 completely multiplicative하다고 한다.

표기할 수 있다.

에 대해

나이며, 무려 다음과 같은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정리 2-2는

(이때,

가 multiplicative하다고

족할 때,

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일 때,

을 만족할 때,

한다. 또한, 임의의 두 자연수

Definition 3

뫼비우스 함수

이 아니며, 서로소인 임의의 두 자연수

실제로 이런 형태는 정수론에서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는 꼴 중에서 하

L‘Hospital’s Rule, 로피탈의 정리

(뫼비우스 함수, Mobius function,

가 항등적으로

에 대해서

임을 보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리 4-1은 은 승법적 함수가 된다는 것을 바로 알려준다. 또한, 정리 2-2에

4-1에 의해 또한, 가

와 자연수

이고

이 승법적 함수이므로 정리

역시 승법적 함수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서

로소인 임의의 두 자연수

에 대해서

성립할 때 이 성립하고

Theorem 2. 시 승법적 함수가 된다.

가 성립한다. (이때

의 뫼비우스 변환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몇 가지 수론 함수들과 그들의 성질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글•이시우 수학과 13학번

proof)

이므로

가 된다.

이는 해석적 정수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들이다. 해석적 정수론에 대해서 더 궁금한 학생들은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PLUS Marcus 54 I 5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함께 풀어봅시다.

2014. vol.143

이번 호 문제 함수

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이 때, 다음 식이 성립함을 보여라.

다음 항등식을 증명하여라.

(Hint. 승법적 함수의 성질을 이용해보자.)

1번, 2번 정답자 부산과학고 2학년 김기택

지난 호 문제풀이 먼저 에 의해서

은 증가수열이다.

이 유계라고 가정하면 단조수렴정리

이 존재한다. 점화식의 양변에 극한을 취하면 에서 모순. 그러므로

라고 두면

라 두자.

는 연속함수들의 곱과 합성이므로

가 되고

에서 연속이고, 도

역시

이 된다. 한편

cos

에서 연속이다. 따라서, Leibniz Integral rule에 의해서

가 되고 Cesaro-Stolz theorem을

이용하면

(점화식)

그러므로

는 상수함수이고, 가 된다.

Point 56

(점화식에서 이 되므로

가 된다.

MARCUS에는 우리대학 수학동아리 MARCUS가 제공하는 수학 문제를 싣습니다. 매호 두 문제씩 게재되며 정답과 해설은 다음 호에 나옵니다. 이번 호 문제는 2014년 8월 29일(금)까지 알리미E-MAIL(postech-alimi@postech.ac.kr)로 풀이와 함께 답안을 보내주세요. 정답자가 많은 관계로 간결하고 훌륭한 답안을 보내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하여 POSTECH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학교/학년을 꼭 적어주세요.)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58

입시도우미 코너

최병일(POSTECH 입학사정관) 입사관 쌤이 알려주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 자기소개서 작성 TIP

60 64

POSTECH News

65

퍼즐

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기자의 눈 월드컵, 과학으로 보면 더 재밌다

퍼즐을 통한 지식 쌓기


PLUS Marcus 54 I 55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EWSLETTER

함께 풀어봅시다.

2014. vol.143

이번 호 문제 함수

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이 때, 다음 식이 성립함을 보여라.

다음 항등식을 증명하여라.

(Hint. 승법적 함수의 성질을 이용해보자.)

1번, 2번 정답자 부산과학고 2학년 김기택

지난 호 문제풀이 먼저 에 의해서

은 증가수열이다.

이 유계라고 가정하면 단조수렴정리

이 존재한다. 점화식의 양변에 극한을 취하면 에서 모순. 그러므로

라고 두면

라 두자.

는 연속함수들의 곱과 합성이므로

가 되고

에서 연속이고, 도

역시

이 된다. 한편

cos

에서 연속이다. 따라서, Leibniz Integral rule에 의해서

가 되고 Cesaro-Stolz theorem을

이용하면

(점화식)

그러므로

는 상수함수이고, 가 된다.

Point 56

(점화식에서 이 되므로

가 된다.

MARCUS에는 우리대학 수학동아리 MARCUS가 제공하는 수학 문제를 싣습니다. 매호 두 문제씩 게재되며 정답과 해설은 다음 호에 나옵니다. 이번 호 문제는 2014년 8월 29일(금)까지 알리미E-MAIL(postech-alimi@postech.ac.kr)로 풀이와 함께 답안을 보내주세요. 정답자가 많은 관계로 간결하고 훌륭한 답안을 보내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하여 POSTECH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학교/학년을 꼭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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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거나 기쁜 POSTECH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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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알리미ʼs Space 56 I 57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봄호에 이어 벌써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가 2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예상 외로 독자 분들이 사연을 많이 보내 주셔서 그 중에 고르기가 정말 힘들었답니다. 포스테키안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의 학교 생활과 관련된 고민이나 사연 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걱정되신다구요? 일단 보내주시면 마법 같은 필력으로 사연을 멋지게 완성시 켜드립니다. 100% 익명 보장! 유쾌상쾌통쾌한 알리미들의 입담과 함께 포스테키안 독자들과 고민을 공유해보아요~ Postech-Alimi@postech.ac.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이 본인을 미워하는 것 같다고

들에게 평소 자신의 평판이 어땠는지 물어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진정한

똑같이 친구들에게 나쁜 감정을 쌓아두는 것은 친구들과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솔한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와서 느끼는 게 고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평

등학교 친구들이 정말 소중하더라고요.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인이 더

소 자신의 성격이나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이미지였는지 되돌아보면서 현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시간관리를 잘해서 쉬는시간이나 점심

재 상황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고민하고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

시간에 너무 혼자 공부만 하려 하지 말고, 친구들과 더 소통할 수 있도록

요.

노력해보세요. 친구들이 모르는 걸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좀 더 적극적으로 물어볼 것은 없냐면서 먼저 나설 수도 있겠죠. 남은 문제집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요. 이건 좀 오버인가요? (전원 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에 사는 고2 여학생입니다. 최근 학교에서 답답한 일을 겪고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고자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반에서 꼭 한 명쯤은 있다는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학생이었습니다. 성적은 반에서 중간 정도였는데요, 공부를 완전히 잘하는 것 도,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하고 노는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터닝포인트는 우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찾아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에 자극을 받아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매일 잠을 줄여가며 새벽 2~3시까지 공부했고 쉬는시간, 점심시간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2학년에 올라와 반에서 내신은 2등, 모의고사는 4~5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성적이 오르면 오를수록 저와 반 친구들과의 관계는 점점 더 소원해져 갔습니다. 저랑 같이 다니는 친구들은 원래 저와 성적이 비슷했었는데, 저 혼자 성적 이 오르자 저를 낯설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무의식중에 저와 경계하는게 느껴지고, 가끔씩 농담인척 제 성적에 대해 조롱 섞인 말을 던지기도 합 니다. 공부를 원래 잘했던 친구들은 그 친구들대로 저를 경쟁의 대상으로 경계하고 있고,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보는 것 같습니다. 더욱 속상한 일은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선생님들께 자주 찾아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였는데, 몇몇 친구들은 그걸 보고 선생님이 혹시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성적 때문에 친 구들과 서먹해졌다는 사실이 너무 우울하고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알리미 언니, 오빠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지수 육솔 알리미 말에 덧붙이자면, 저는 무엇을 얻고 싶다면 다 른 무언가를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부가 하 고 싶고, 좋은 성적을 얻고 싶다면 친구들과 함께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당연하겠죠. 저도 사연 보내준 친구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거든 요.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보다 이 시간을 이용

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다

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친구들

음 호에서도 더욱 공감가는 사연과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이 나를 미워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며 가까이 다가가길 겁내지 말고 친구

모든 답답함이 해소될 수 있을 때까지,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는 계속

들에게 먼저 다가가보세요. 친구가 모르는 문제가 있다면 친절하게 알려주

됩니다. 자신의 학교 생활, 그리고 포스텍을 향한 그린라이트를 켜주세요!

고,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을 친구들과 나누고 다른 친구들의 고민을

투 비 컨티뉴~

와~ 이지수 알리미 진짜 멋있어요. 그런데 조금만 달리 생각

라면 친구들이 미워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혹시 친구들과의 관계가 틀어진

사연을 듣다가 공감이 되었던 게, 저도 고등학생 때 비슷한 케이스였거든요. 사연에서처럼 친구들과의

게 사연 보내준 친구의 성격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태민

만약 그런 경우라면, 단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오른 것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진 건 아닌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사연 보내준 친구가 아직까지 자신의 성적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는 거에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서먹해진 데에 이 점도 한 몫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연에서도 계속 “친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평소에 내가 친구들에게

구들이 싫어하는 것 같다, 의심하는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과

어떻게 대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필요하다면 친구

제가 보기엔 지금 시기가 일종의 과도기이자 통과의례인 것 같아요. 이 시기에 어떻게 대처를 하냐에 따 라 본인의 이미지나 남은 학교생활이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사실 고등학생 때는 무엇이든지 친구들

글•이동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사연에서도 본인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친구들이 악의가 있어

컴퓨터공학과 11학번

서라기보다는 주변 친구들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을 사람이니까요.

매체 특성상 모든 걸 담아내지 못해 많이 아쉽네요. 알리미들에게도 각자

원래 사람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문제의

태민

요. 노력은 해보되, 그게 잘 안된다면 결국은 어떻게 해도 나에게 남지 않

요.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부해서 얻는 지식

해보면, 이지수 알리미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착한 학생이

낯설어하지 않을 것 같아요.

노력하고 그 사람 때문에 마음 쓰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예

들의 미움을 받지도 않았고, 오히려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좋은 편이었어

사연을 보내준 친구의 답답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달되는 것 같은데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예전과 똑같이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친한 친구들도

끊거나 나쁘게 대해도 좋다는 게 아니라, 굳이 모든 사람에게 잘해주려고

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글이라는

동하

장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이거죠. 이럴 때는 담담한 태도로 주위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하나의

쳐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여기서 쳐내라는 의미는 인연을

지금까지 네 명의 알리미 패널(여태민, 육솔, 이동하, 이지수)과 사연에 대

동하

동하

게 대해주고 좋은 말로 설득해봐도 나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분명히 존재

욱 공부에 집중했었죠. 하지만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른 친구

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무조건 “여태민, 빨리 교무실로 가라” 이런 식으로요.

아서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내가 아무리 잘해주고 친절하

해 틈틈히 공부했고,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는 친구들과 떠들고 웃기보다 더

다 더 좋은 친구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은 물론,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

관계가 악화된 건 아니었지만, 가끔씩 친구들이 진심 섞인 장난으로 놀리긴 했죠. 교내 방송만 나오면

사연 보내준 친구가 이 상황 때문에 너무 마음고생하는 것 같

하거든요. 그럴 땐, “이 친구는 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들어주세요. 그렇게 친구들을 돕다보면 주위에 친구들이 모여들고 이전보

태민


POINT 알리미ʼs Space 56 I 57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봄호에 이어 벌써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가 2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예상 외로 독자 분들이 사연을 많이 보내 주셔서 그 중에 고르기가 정말 힘들었답니다. 포스테키안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의 학교 생활과 관련된 고민이나 사연 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걱정되신다구요? 일단 보내주시면 마법 같은 필력으로 사연을 멋지게 완성시 켜드립니다. 100% 익명 보장! 유쾌상쾌통쾌한 알리미들의 입담과 함께 포스테키안 독자들과 고민을 공유해보아요~ Postech-Alimi@postech.ac.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이 본인을 미워하는 것 같다고

들에게 평소 자신의 평판이 어땠는지 물어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진정한

똑같이 친구들에게 나쁜 감정을 쌓아두는 것은 친구들과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솔한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와서 느끼는 게 고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평

등학교 친구들이 정말 소중하더라고요.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인이 더

소 자신의 성격이나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이미지였는지 되돌아보면서 현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시간관리를 잘해서 쉬는시간이나 점심

재 상황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고민하고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

시간에 너무 혼자 공부만 하려 하지 말고, 친구들과 더 소통할 수 있도록

요.

노력해보세요. 친구들이 모르는 걸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좀 더 적극적으로 물어볼 것은 없냐면서 먼저 나설 수도 있겠죠. 남은 문제집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요. 이건 좀 오버인가요? (전원 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에 사는 고2 여학생입니다. 최근 학교에서 답답한 일을 겪고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고자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반에서 꼭 한 명쯤은 있다는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학생이었습니다. 성적은 반에서 중간 정도였는데요, 공부를 완전히 잘하는 것 도,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하고 노는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터닝포인트는 우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찾아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에 자극을 받아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매일 잠을 줄여가며 새벽 2~3시까지 공부했고 쉬는시간, 점심시간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2학년에 올라와 반에서 내신은 2등, 모의고사는 4~5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성적이 오르면 오를수록 저와 반 친구들과의 관계는 점점 더 소원해져 갔습니다. 저랑 같이 다니는 친구들은 원래 저와 성적이 비슷했었는데, 저 혼자 성적 이 오르자 저를 낯설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무의식중에 저와 경계하는게 느껴지고, 가끔씩 농담인척 제 성적에 대해 조롱 섞인 말을 던지기도 합 니다. 공부를 원래 잘했던 친구들은 그 친구들대로 저를 경쟁의 대상으로 경계하고 있고,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보는 것 같습니다. 더욱 속상한 일은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선생님들께 자주 찾아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였는데, 몇몇 친구들은 그걸 보고 선생님이 혹시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성적 때문에 친 구들과 서먹해졌다는 사실이 너무 우울하고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알리미 언니, 오빠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지수 육솔 알리미 말에 덧붙이자면, 저는 무엇을 얻고 싶다면 다 른 무언가를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부가 하 고 싶고, 좋은 성적을 얻고 싶다면 친구들과 함께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당연하겠죠. 저도 사연 보내준 친구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거든 요.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보다 이 시간을 이용

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다

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친구들

음 호에서도 더욱 공감가는 사연과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이 나를 미워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며 가까이 다가가길 겁내지 말고 친구

모든 답답함이 해소될 수 있을 때까지,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는 계속

들에게 먼저 다가가보세요. 친구가 모르는 문제가 있다면 친절하게 알려주

됩니다. 자신의 학교 생활, 그리고 포스텍을 향한 그린라이트를 켜주세요!

고,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을 친구들과 나누고 다른 친구들의 고민을

투 비 컨티뉴~

와~ 이지수 알리미 진짜 멋있어요. 그런데 조금만 달리 생각

라면 친구들이 미워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혹시 친구들과의 관계가 틀어진

사연을 듣다가 공감이 되었던 게, 저도 고등학생 때 비슷한 케이스였거든요. 사연에서처럼 친구들과의

게 사연 보내준 친구의 성격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태민

만약 그런 경우라면, 단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오른 것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진 건 아닌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사연 보내준 친구가 아직까지 자신의 성적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는 거에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서먹해진 데에 이 점도 한 몫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연에서도 계속 “친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평소에 내가 친구들에게

구들이 싫어하는 것 같다, 의심하는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과

어떻게 대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필요하다면 친구

제가 보기엔 지금 시기가 일종의 과도기이자 통과의례인 것 같아요. 이 시기에 어떻게 대처를 하냐에 따 라 본인의 이미지나 남은 학교생활이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사실 고등학생 때는 무엇이든지 친구들

글•이동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사연에서도 본인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친구들이 악의가 있어

컴퓨터공학과 11학번

서라기보다는 주변 친구들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을 사람이니까요.

매체 특성상 모든 걸 담아내지 못해 많이 아쉽네요. 알리미들에게도 각자

원래 사람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문제의

태민

요. 노력은 해보되, 그게 잘 안된다면 결국은 어떻게 해도 나에게 남지 않

요.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부해서 얻는 지식

해보면, 이지수 알리미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착한 학생이

낯설어하지 않을 것 같아요.

노력하고 그 사람 때문에 마음 쓰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예

들의 미움을 받지도 않았고, 오히려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좋은 편이었어

사연을 보내준 친구의 답답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달되는 것 같은데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예전과 똑같이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친한 친구들도

끊거나 나쁘게 대해도 좋다는 게 아니라, 굳이 모든 사람에게 잘해주려고

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글이라는

동하

장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이거죠. 이럴 때는 담담한 태도로 주위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하나의

쳐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여기서 쳐내라는 의미는 인연을

지금까지 네 명의 알리미 패널(여태민, 육솔, 이동하, 이지수)과 사연에 대

동하

동하

게 대해주고 좋은 말로 설득해봐도 나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분명히 존재

욱 공부에 집중했었죠. 하지만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른 친구

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무조건 “여태민, 빨리 교무실로 가라” 이런 식으로요.

아서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내가 아무리 잘해주고 친절하

해 틈틈히 공부했고,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는 친구들과 떠들고 웃기보다 더

다 더 좋은 친구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은 물론,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

관계가 악화된 건 아니었지만, 가끔씩 친구들이 진심 섞인 장난으로 놀리긴 했죠. 교내 방송만 나오면

사연 보내준 친구가 이 상황 때문에 너무 마음고생하는 것 같

하거든요. 그럴 땐, “이 친구는 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들어주세요. 그렇게 친구들을 돕다보면 주위에 친구들이 모여들고 이전보

태민


POINT 입시도우미 코너 58 I 59

입사관 쌤이 알려주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 자기소개서 작성 TIP 기말고사가 끝나고 수시 원서를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입학사정관 선생님이 알려주는 특급노하우입니다. 매년 국가 입시정책에 따라 각 대학의 입학전형에도 일부분 변화가 있습니다. 선생님과 선배들의 도움도 받고, 여러분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도움이 되는 팁도 이 코너를 통해 챙기시길 바랍니다.

1) 공인어학성적 영어(TOEIC, TOEFL, TEPS), 중국어(HSK), 일본어(JPT, JLPT), 프랑스어(DELF, DALF), 독일어(ZD, TESTDAF, DSH, DSD) 러시아어(TORFL), 스페인어(DELE) 상공회의소한자시험, 한자능력검정, 실용한자, 한자급수자격검정, YBM 상무한검, 한자급수인증시험, 한자자격검정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도 그 성적을 가늠할 수 있게 표현된 것이 므로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됩니다. ※ “0점” 처리 예) “입상했다”, “중간 수준의 성취를 거두었다” 등 Q3 제시된 공인어학성적 및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수상실적 이외의 공인어학성적 및 교외 수상실적은 작성해도 되나요? 제시된 항목 이외의 공인어학성적 및 교과관련 교외수상실적은 작

2) 수학ㆍ과학ㆍ외국어 교과에 대한 교외 수상실적 수학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한국수학인증시험(KMC), 온라인 창의수학 경시대회, 도시대항 국제 수학토너먼트

성해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교육의 영향을 많 이 받는 사항이면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습니다. Q4 교외수상실적에 수학 과학, 외국어 관련 교과명이 들어가지 않지만

한국물리올림피아드(KPHO), 한국화학올림피아드(KCHO),

대회 내용이 해당 교과관련 대회인 경우, “0점”(또는 불합격) 처리

한국생물올림피아드(KBO), 한국천문올림피아드(KAO),

되는가요?

한국지구과학올림피아드(KESO), 한국뇌과학올림피아드, 과학

전국정보과학올림피아드,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국제생물올림피아드, 국제천문올림피아드, 한국중등과학올림피아드 전국 초중고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경시대회,

외국어

글로벌 리더십 영어 경연대회, SIFEC 전국영어말하기대회,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공통양식 사용

국제영어논술대회

지난 2014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대교협 공통양식을 이용했지만 이번 2015학년도 전형 에서는 지원자들의 전형준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통양식을 간소화하였습니다. 문항 수와 작성 분량을 줄여 지 원자들이 자기소개서를 보다 편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으며 1~3번 문항은 공통문항, 4번 문항은 POSTECH 자율문항입니다.

IET 국제영어대회, IEWC 국제영어글쓰기대회,

* 위에서 열거된 항목 외에도, 대회 명칭에 수학·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 과학, 천문)·외국어(영어 등) 교과명이 명시된 학교 외 각종 대회(경시대회, 올림피아드 등) 수상실적을 작성했을 경우 “0점”(또는 불합격) 처리 ** ‘교외 수상실적’이란 학교 외 기관이 개최한 대회 수상실적을 의미하며, 학 교장의 참가 허락을 받은 교외 수상실적이라도 작성시 “0점”(또는 불합격)

1.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처리

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1,500자 이내).

4. 자신에 대해 좀 더 소개하고 싶은 내용(지원동기, 자신의 성격적 장단점, 재능 및 특기, 경험 등)이 있다면

Q5 수학, 과학, 외국어 관련 교육청,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주최한 대 회 수상실적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되나요? ‘교외수상실적’은 학교 외 기관이 개최한 대회 수상실적을 의미합니 다. 따라서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수여한 수상실적도 작 성 시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됩니다. Q6 서류평가에서 “0점”(또는 불합격) 처리한다는 것은 자기소개서 평 가에서 “0점”(또는 불합격) 처리한다는 것을 의미하나요? 자기소개서를 활용하는 학생부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에 배점을 부 여하여 평가하지 않습니다. 학생 제출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서류 평가를 하기 때문에 서류평가 전체에서 “0점” 처리한다는 의미이며, 사

위 가이드라인을 읽고도 궁금한 점이 많죠? 대표적인 질문들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Q7 공인어학성적 및 교외수상실적을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공 통문항 2번 문항에서 ‘학교장의 허락을 받은 교외활동’을 인정하는

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 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니다.

실상 불합격을 의미합니다.

바랍니다(1,000자 이내). 2.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

대회의 내용이 수학, 과학, 외국어 관련 대회인 경우 실적을 작성해 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되지 않습니다. 다만,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습

Q1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관련 교외 대회 참여 경험을 기록하는 경우 에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됩니까?

것은 상충되는 것은 아닌가요? 제시한 공인어학성적 및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관련 교외수상실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이 아닌 참여한 경험(사

적을 제외한 학교장의 허락을 받은 교외활동은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을 기록한 경우는 “0점” 처리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의사항에서도 제

이때 ‘교외활동’은 교과 및 비교과 활동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며, ‘학교장

공통문항의 경우 한 번만 작성하면 여러 곳에 지원할 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하는 대학

시한 바와 같이 사교육 영향을 많이 받는 사항으로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

의 허락을 받은 교외활동’은 입증 가능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에 맞게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죠. 지난해 입시에서는 POSTECH에 없는 학과로 지원했던 학생도 있었지만;; 당황

습니다.

자유롭게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 운영 설명회> 배포자료

하지 않고 서류평가를 했었습니다. 서류평가시 많은 학생들이 실수했던 부분이니 올해 자기소개서 쓰는 친구들은 꼭 신경써주세요.

서류평가 “0”점(또는 불합격) 처리 항목

Q1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을 점수로 제시하지 않

위 Q&A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공인어학성적과 대외 수상실적과 같은

고,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 “0점”(또는 불

사교육을 유발요소를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 기록하면 불합격처리가 됩

합격) 처리됩니까?

니다. 여러분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실 때, 그리고 선생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릴 때 꼭 주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최병일

공인어학성적 등 외부수상 실적을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적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2015학년도

‘수상실적’은 직접적으로 입상내역을 표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대

포스텍 입학사정관

입시부터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작성시 서류평가에서 "0점" 처리되는 외부 항목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안내했습니다.

회에서 거둔 성적을 가늠할 수 있게 표현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합니다.


POINT 입시도우미 코너 58 I 59

입사관 쌤이 알려주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 자기소개서 작성 TIP 기말고사가 끝나고 수시 원서를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입학사정관 선생님이 알려주는 특급노하우입니다. 매년 국가 입시정책에 따라 각 대학의 입학전형에도 일부분 변화가 있습니다. 선생님과 선배들의 도움도 받고, 여러분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도움이 되는 팁도 이 코너를 통해 챙기시길 바랍니다.

1) 공인어학성적 영어(TOEIC, TOEFL, TEPS), 중국어(HSK), 일본어(JPT, JLPT), 프랑스어(DELF, DALF), 독일어(ZD, TESTDAF, DSH, DSD) 러시아어(TORFL), 스페인어(DELE) 상공회의소한자시험, 한자능력검정, 실용한자, 한자급수자격검정, YBM 상무한검, 한자급수인증시험, 한자자격검정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도 그 성적을 가늠할 수 있게 표현된 것이 므로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됩니다. ※ “0점” 처리 예) “입상했다”, “중간 수준의 성취를 거두었다” 등 Q3 제시된 공인어학성적 및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수상실적 이외의 공인어학성적 및 교외 수상실적은 작성해도 되나요? 제시된 항목 이외의 공인어학성적 및 교과관련 교외수상실적은 작

2) 수학ㆍ과학ㆍ외국어 교과에 대한 교외 수상실적 수학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한국수학인증시험(KMC), 온라인 창의수학 경시대회, 도시대항 국제 수학토너먼트

성해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교육의 영향을 많 이 받는 사항이면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습니다. Q4 교외수상실적에 수학 과학, 외국어 관련 교과명이 들어가지 않지만

한국물리올림피아드(KPHO), 한국화학올림피아드(KCHO),

대회 내용이 해당 교과관련 대회인 경우, “0점”(또는 불합격) 처리

한국생물올림피아드(KBO), 한국천문올림피아드(KAO),

되는가요?

한국지구과학올림피아드(KESO), 한국뇌과학올림피아드, 과학

전국정보과학올림피아드,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국제생물올림피아드, 국제천문올림피아드, 한국중등과학올림피아드 전국 초중고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경시대회,

외국어

글로벌 리더십 영어 경연대회, SIFEC 전국영어말하기대회,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공통양식 사용

국제영어논술대회

지난 2014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대교협 공통양식을 이용했지만 이번 2015학년도 전형 에서는 지원자들의 전형준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통양식을 간소화하였습니다. 문항 수와 작성 분량을 줄여 지 원자들이 자기소개서를 보다 편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으며 1~3번 문항은 공통문항, 4번 문항은 POSTECH 자율문항입니다.

IET 국제영어대회, IEWC 국제영어글쓰기대회,

* 위에서 열거된 항목 외에도, 대회 명칭에 수학·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 과학, 천문)·외국어(영어 등) 교과명이 명시된 학교 외 각종 대회(경시대회, 올림피아드 등) 수상실적을 작성했을 경우 “0점”(또는 불합격) 처리 ** ‘교외 수상실적’이란 학교 외 기관이 개최한 대회 수상실적을 의미하며, 학 교장의 참가 허락을 받은 교외 수상실적이라도 작성시 “0점”(또는 불합격)

1.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처리

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1,500자 이내).

4. 자신에 대해 좀 더 소개하고 싶은 내용(지원동기, 자신의 성격적 장단점, 재능 및 특기, 경험 등)이 있다면

Q5 수학, 과학, 외국어 관련 교육청,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주최한 대 회 수상실적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되나요? ‘교외수상실적’은 학교 외 기관이 개최한 대회 수상실적을 의미합니 다. 따라서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수여한 수상실적도 작 성 시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됩니다. Q6 서류평가에서 “0점”(또는 불합격) 처리한다는 것은 자기소개서 평 가에서 “0점”(또는 불합격) 처리한다는 것을 의미하나요? 자기소개서를 활용하는 학생부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에 배점을 부 여하여 평가하지 않습니다. 학생 제출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서류 평가를 하기 때문에 서류평가 전체에서 “0점” 처리한다는 의미이며, 사

위 가이드라인을 읽고도 궁금한 점이 많죠? 대표적인 질문들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Q7 공인어학성적 및 교외수상실적을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공 통문항 2번 문항에서 ‘학교장의 허락을 받은 교외활동’을 인정하는

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 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니다.

실상 불합격을 의미합니다.

바랍니다(1,000자 이내). 2.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

대회의 내용이 수학, 과학, 외국어 관련 대회인 경우 실적을 작성해 도 “0점”(또는 불합격) 처리되지 않습니다. 다만,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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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상충되는 것은 아닌가요? 제시한 공인어학성적 및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관련 교외수상실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이 아닌 참여한 경험(사

적을 제외한 학교장의 허락을 받은 교외활동은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을 기록한 경우는 “0점” 처리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의사항에서도 제

이때 ‘교외활동’은 교과 및 비교과 활동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며, ‘학교장

공통문항의 경우 한 번만 작성하면 여러 곳에 지원할 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하는 대학

시한 바와 같이 사교육 영향을 많이 받는 사항으로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

의 허락을 받은 교외활동’은 입증 가능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에 맞게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죠. 지난해 입시에서는 POSTECH에 없는 학과로 지원했던 학생도 있었지만;; 당황

습니다.

자유롭게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 운영 설명회> 배포자료

하지 않고 서류평가를 했었습니다. 서류평가시 많은 학생들이 실수했던 부분이니 올해 자기소개서 쓰는 친구들은 꼭 신경써주세요.

서류평가 “0”점(또는 불합격) 처리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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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 “0점”(또는 불

사교육을 유발요소를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 기록하면 불합격처리가 됩

합격) 처리됩니까?

니다. 여러분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실 때, 그리고 선생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릴 때 꼭 주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최병일

공인어학성적 등 외부수상 실적을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적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2015학년도

‘수상실적’은 직접적으로 입상내역을 표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대

포스텍 입학사정관

입시부터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작성시 서류평가에서 "0점" 처리되는 외부 항목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안내했습니다.

회에서 거둔 성적을 가늠할 수 있게 표현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합니다.


POINT POSTECH News 60 I 61

P OST E CH

NEW S

POSTEC H

N EWS

2014 summer

POSTECH, 3년 연속 더타임즈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 1위 POSTECH이 또 다시 세계 대학 가운데 “차세대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될 가 장 잠재력 있는 대학”으로 선정, 3년 연속 1위자리를 견고히 지켰다. 세계대 학평가기관인 영국 더타임즈(Times Higher Education)는 성장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는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THE 100 Under 50) 2014년 평가에 서 “대한민국의 POSTECH이 3년 연속으로 세계 랭킹 정상에 서 있다”고 발 표했다. 이번 대학평가에서는 스위스의 로잔공대, 한국의 KAIST, 홍콩과기대, 싱가포르의 난양공대가 POSTECH의 뒤를 이었다. 1964년 이후 설립된 개교 50년 이내의 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이 평가는 세계대학평가와 동일한 지표(△교육성과(Teaching) △연구실적(Research) △논문당 인용도(Citations) △산업체수입(Industry income) △국제화수준(International outlook) 등 5개 분 야 13개 지표)를 사용하지만, 신생대학의 특성에 맞게 오랜 명문대학들이 우 세할 수밖에 없는 평판도의 비중을 줄이고 교육과 연구의 실질적 수월성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실제로 평판도 평가에서 46개 대학을 100위권에 올리고

2014 summer

무은재 김호길 POSTECH 초대총장 20주기 추모행사 진행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중심대학 POSTECH 초대총장으로서 짧은 기간에 세계적 대학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 가속기 물리학자로서 우리나라 기초과학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무은재 김호길 POSTECH 초대총장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20년, 그의 깊은 뜻을 기리는 행사가 POSTECH에서 열렸다. 김호길 초대총 장은 세계적 핵물리학자이자, 대학교육의 선진화를 이끈 교육혁신가, 그리고 한편으로 전통 유학에 조예가 깊은 유학자로서 POSTECH 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김호길 초대총장의 뜻을 기리고 그 정신 을 학내외에 지속적으로 계승, 확산시키기 위해 세워진 무은재기념사업회(회장 김승환)는 무은재 주간 선포 등 다양한 행사를 주관해왔다. 추모행사는 내·외빈과 유족, 그리고 POSTECH 구성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 을 시작으로 추모포럼, 추모 특별강연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추모포럼에서는 POSTECH 설립, 포항방사광 가속기 준공 등을 통해 국가 R&D 인프라 구축으로 포항을 철강도시에서 첨단과학도시로 변모시키는 바탕을 마 련한 김호길 초대총장의 업적을 기렸다. 김승환 무은재김호길기념사업회장은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교육과 과학기술로 세상을 변혁하려 했던 무은재 정신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흐르고 있다”며 “고인의 철학과 정신이 POSTECH 구성원, 포항시민과 국민에 의해 오래 계승되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있는 미국의 경우 8개 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가장 높은 순위도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Irvine)이 차지한 7위였다. POSTECH이 선진국들의 우수 한 대학들을 제치고 3년간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세계적 대학수준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성과로 풀이된다.

정민근 연구재단 이사장, POSTECH 떠나며 제자들과 공동 1억원 기부

김용민 총장은 “정부, 포스코의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실현을 위한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면서 도 “3년 연속 1위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대학으로 인정받는 제 2의 도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POSTECH은 더욱 노력해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27년간 몸담았던 POSTECH을 퇴직하며, 제자들과 함께 1억원을 출연, 대학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정 이사장은 1987년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갓 개교한 포스텍의 성공적 발전을 이끌고 인간공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교육과 연구에 큰 업적을 쌓았는데, 2014년 1월부터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교수직을 그만두게 된 것

김동성 교수팀, 그래핀 이용해 물방울 전하량 줄일 수 있는 피펫 팁 개발

조동우 교수팀, 인공 장기 제작 위한 바이오잉크 개발 성공

이다. 정 이사장은 포스텍의 발전과 후진 양성, 학문 진흥을 위해 기금을 출연키로 결심하였는데, 이 소식을 접한 50여명의 제자들이 스승의 뜻을 따라 동참하여 1억원이 모아지게 되었다. 포스텍에서는 이 출연금으로 ‘정민근연구실 기금’을 제정, 산업경영공학분야 학문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의학, 생명과학, 화학 등의 연구에 가

‘인쇄’ 버튼을 누르면 신발이나

장 흔하게, 또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

장난감을 뚝딱하고 만들어내 새

는 연구장비 중 하나인 피펫. 피펫은

로운 사업을 창출해낼 것으로 기

정확하게 액체방울을 내보내야 하는

대를 모으고 있는 3D 프린터. 이

정밀한 연구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프린터를 이용해 인체의 장기(臟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자소자 물질로 주목받고

나노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관절염 치료기술이

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있는 그래핀을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하는 곳에

POSTECH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연구팀에 의해

가까워지고 있다.

전사시키고 이를 응용해 아주 습한 환경에 노출되

개발됐다. POSTECH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박

하량을 자연적으로 띄게 됨으로써, 피펫을 기반으로 수행되는 많은 실험들에서 부정

POSTECH 기계공학과 조동우

더라도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유

사과정 이휘원 씨는 가톨릭대 의대 주지현 교수/서울

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교수 연구팀의 박사 후 연구원 Falguni Pati, 융합생명공학부

연 그래핀 트랜지스터 제작기술을 개발하였다.

대 화학생물공학부 김병수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하

리포트(Scientific Reports)’를 통해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박사과정 장진아 씨, 가톨릭의대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 이비

구리 위에 성장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으로 전

여 금나노입자에 관절윤활작용이 우수한 히알루론산

해결할 새로운 피펫 팁(tip)이, 처음 이 문제를 학계에 보고했던 김동성 교수, 최동휘 연

인후과 김성원 교수,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심진형 박

사할 때, 기존의 그래핀 전사 방법에서는 물에 민감한 기판 위에 그래핀

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다음 항체의약품을 물리적으로 접합한 류마티스 관절

구원이 추가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개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사, 미국 워싱턴 대학 김덕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실제 조직

을 전사할 수 없어 그래핀을 이용한 다양한 전자소자를 개발하기에는 한

염 치료 복합제형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추가연구를 통해 물이 고체 표면과 접촉할 때, 고체 표면의 제타전위가 전하량과 큰

과 동일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탈세포화된 조직을 이용, 인공

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하여 물을 사용하지 않는 그래핀 전사 기술

류마티스 관절염은 인체 내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기존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제타전위가 낮은 그래핀 합성물질을 종래의 피펫

조직을 만들 수 있는 3D 세포 프린팅용 바이오 잉크를 개발

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하여 그래핀 기반의 다양한 전자소자 제작에 활발

혈관으로부터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미세혈관이 생겨나게 된다. 이번에 개

팁 내부에 코팅하여 새로운 개념의 피펫 팁, ‘제타 피펫 팁’을 제작해냈다. 연구팀은 토

하는 데 성공했다.

히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

발된 나노의약은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고 항산화작용이 우수한 금나노입

출된 물방울의 전하량을 줄여줌으로써 종래 피펫 팁을 사용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다학제간 연구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의 조길원 단장

자와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IL-6 수용체와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의약품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현상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 피펫팅이 응

Communications)지 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된 이 연구는 간

(포스텍 화학공학과)과 김현호 연구원, 정윤영 박사가 진행하였으며, 연구

토실리주맙(Tocilizumab)의 상승작용(synergistic effect)에 의해 기존의 관절염

용되는 약학, 생명과학, 화학 등 여러 분야에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

단한 세포 조직 뿐만 아니라 장기 제작까지 가능하게 할 것으

결과는 재료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 최신호 5월

치료제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된 치료효능을 나타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

다.

로 기대된다.

28일자로 표지논문(Inside Cover of the Issues)으로 게재되었다.

노 분야 세계적 권위지 ACS Nano 5월호에 27일자로 게재되었다.

작년 POSTECH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박사과정 최동휘씨 연구팀은 피펫 팁에서 토출되는 물방울이 상당한 양의 전

물을 사용하지 않는 그래핀 전사기술 개발

포스텍 연구팀, 관절염 치료 나노의약 개발


POINT POSTECH News 60 I 61

P OST E CH

NEW S

POSTEC H

N EWS

2014 summer

POSTECH, 3년 연속 더타임즈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 1위 POSTECH이 또 다시 세계 대학 가운데 “차세대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될 가 장 잠재력 있는 대학”으로 선정, 3년 연속 1위자리를 견고히 지켰다. 세계대 학평가기관인 영국 더타임즈(Times Higher Education)는 성장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는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THE 100 Under 50) 2014년 평가에 서 “대한민국의 POSTECH이 3년 연속으로 세계 랭킹 정상에 서 있다”고 발 표했다. 이번 대학평가에서는 스위스의 로잔공대, 한국의 KAIST, 홍콩과기대, 싱가포르의 난양공대가 POSTECH의 뒤를 이었다. 1964년 이후 설립된 개교 50년 이내의 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이 평가는 세계대학평가와 동일한 지표(△교육성과(Teaching) △연구실적(Research) △논문당 인용도(Citations) △산업체수입(Industry income) △국제화수준(International outlook) 등 5개 분 야 13개 지표)를 사용하지만, 신생대학의 특성에 맞게 오랜 명문대학들이 우 세할 수밖에 없는 평판도의 비중을 줄이고 교육과 연구의 실질적 수월성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실제로 평판도 평가에서 46개 대학을 100위권에 올리고

2014 summer

무은재 김호길 POSTECH 초대총장 20주기 추모행사 진행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중심대학 POSTECH 초대총장으로서 짧은 기간에 세계적 대학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 가속기 물리학자로서 우리나라 기초과학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무은재 김호길 POSTECH 초대총장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20년, 그의 깊은 뜻을 기리는 행사가 POSTECH에서 열렸다. 김호길 초대총 장은 세계적 핵물리학자이자, 대학교육의 선진화를 이끈 교육혁신가, 그리고 한편으로 전통 유학에 조예가 깊은 유학자로서 POSTECH 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김호길 초대총장의 뜻을 기리고 그 정신 을 학내외에 지속적으로 계승, 확산시키기 위해 세워진 무은재기념사업회(회장 김승환)는 무은재 주간 선포 등 다양한 행사를 주관해왔다. 추모행사는 내·외빈과 유족, 그리고 POSTECH 구성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 을 시작으로 추모포럼, 추모 특별강연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추모포럼에서는 POSTECH 설립, 포항방사광 가속기 준공 등을 통해 국가 R&D 인프라 구축으로 포항을 철강도시에서 첨단과학도시로 변모시키는 바탕을 마 련한 김호길 초대총장의 업적을 기렸다. 김승환 무은재김호길기념사업회장은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교육과 과학기술로 세상을 변혁하려 했던 무은재 정신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흐르고 있다”며 “고인의 철학과 정신이 POSTECH 구성원, 포항시민과 국민에 의해 오래 계승되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있는 미국의 경우 8개 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가장 높은 순위도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Irvine)이 차지한 7위였다. POSTECH이 선진국들의 우수 한 대학들을 제치고 3년간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세계적 대학수준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성과로 풀이된다.

정민근 연구재단 이사장, POSTECH 떠나며 제자들과 공동 1억원 기부

김용민 총장은 “정부, 포스코의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실현을 위한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면서 도 “3년 연속 1위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대학으로 인정받는 제 2의 도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POSTECH은 더욱 노력해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27년간 몸담았던 POSTECH을 퇴직하며, 제자들과 함께 1억원을 출연, 대학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정 이사장은 1987년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갓 개교한 포스텍의 성공적 발전을 이끌고 인간공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교육과 연구에 큰 업적을 쌓았는데, 2014년 1월부터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교수직을 그만두게 된 것

김동성 교수팀, 그래핀 이용해 물방울 전하량 줄일 수 있는 피펫 팁 개발

조동우 교수팀, 인공 장기 제작 위한 바이오잉크 개발 성공

이다. 정 이사장은 포스텍의 발전과 후진 양성, 학문 진흥을 위해 기금을 출연키로 결심하였는데, 이 소식을 접한 50여명의 제자들이 스승의 뜻을 따라 동참하여 1억원이 모아지게 되었다. 포스텍에서는 이 출연금으로 ‘정민근연구실 기금’을 제정, 산업경영공학분야 학문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의학, 생명과학, 화학 등의 연구에 가

‘인쇄’ 버튼을 누르면 신발이나

장 흔하게, 또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

장난감을 뚝딱하고 만들어내 새

는 연구장비 중 하나인 피펫. 피펫은

로운 사업을 창출해낼 것으로 기

정확하게 액체방울을 내보내야 하는

대를 모으고 있는 3D 프린터. 이

정밀한 연구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프린터를 이용해 인체의 장기(臟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자소자 물질로 주목받고

나노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관절염 치료기술이

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있는 그래핀을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하는 곳에

POSTECH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연구팀에 의해

가까워지고 있다.

전사시키고 이를 응용해 아주 습한 환경에 노출되

개발됐다. POSTECH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박

하량을 자연적으로 띄게 됨으로써, 피펫을 기반으로 수행되는 많은 실험들에서 부정

POSTECH 기계공학과 조동우

더라도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유

사과정 이휘원 씨는 가톨릭대 의대 주지현 교수/서울

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교수 연구팀의 박사 후 연구원 Falguni Pati, 융합생명공학부

연 그래핀 트랜지스터 제작기술을 개발하였다.

대 화학생물공학부 김병수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하

리포트(Scientific Reports)’를 통해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박사과정 장진아 씨, 가톨릭의대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 이비

구리 위에 성장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으로 전

여 금나노입자에 관절윤활작용이 우수한 히알루론산

해결할 새로운 피펫 팁(tip)이, 처음 이 문제를 학계에 보고했던 김동성 교수, 최동휘 연

인후과 김성원 교수,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심진형 박

사할 때, 기존의 그래핀 전사 방법에서는 물에 민감한 기판 위에 그래핀

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다음 항체의약품을 물리적으로 접합한 류마티스 관절

구원이 추가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개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사, 미국 워싱턴 대학 김덕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실제 조직

을 전사할 수 없어 그래핀을 이용한 다양한 전자소자를 개발하기에는 한

염 치료 복합제형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추가연구를 통해 물이 고체 표면과 접촉할 때, 고체 표면의 제타전위가 전하량과 큰

과 동일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탈세포화된 조직을 이용, 인공

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하여 물을 사용하지 않는 그래핀 전사 기술

류마티스 관절염은 인체 내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기존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제타전위가 낮은 그래핀 합성물질을 종래의 피펫

조직을 만들 수 있는 3D 세포 프린팅용 바이오 잉크를 개발

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하여 그래핀 기반의 다양한 전자소자 제작에 활발

혈관으로부터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미세혈관이 생겨나게 된다. 이번에 개

팁 내부에 코팅하여 새로운 개념의 피펫 팁, ‘제타 피펫 팁’을 제작해냈다. 연구팀은 토

하는 데 성공했다.

히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

발된 나노의약은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고 항산화작용이 우수한 금나노입

출된 물방울의 전하량을 줄여줌으로써 종래 피펫 팁을 사용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다학제간 연구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의 조길원 단장

자와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IL-6 수용체와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의약품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현상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 피펫팅이 응

Communications)지 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된 이 연구는 간

(포스텍 화학공학과)과 김현호 연구원, 정윤영 박사가 진행하였으며, 연구

토실리주맙(Tocilizumab)의 상승작용(synergistic effect)에 의해 기존의 관절염

용되는 약학, 생명과학, 화학 등 여러 분야에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

단한 세포 조직 뿐만 아니라 장기 제작까지 가능하게 할 것으

결과는 재료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 최신호 5월

치료제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된 치료효능을 나타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

다.

로 기대된다.

28일자로 표지논문(Inside Cover of the Issues)으로 게재되었다.

노 분야 세계적 권위지 ACS Nano 5월호에 27일자로 게재되었다.

작년 POSTECH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박사과정 최동휘씨 연구팀은 피펫 팁에서 토출되는 물방울이 상당한 양의 전

물을 사용하지 않는 그래핀 전사기술 개발

포스텍 연구팀, 관절염 치료 나노의약 개발


POINT POSTECH News 62 I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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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S

POSTEC H 2014 summer

포스테키안의 대학생활을 소개합니다

N EWS 2014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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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 H 2014 summer

포스테키안의 대학생활을 소개합니다

N EWS 2014 summer


POINT 기자의 눈 64

월드컵, 과학으로 보면 더 재밌다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심판은 언제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인 루니, 네이마르 실바, 그리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육군 병

한다. 하지만 심판들도 괴롭다. 2000년대 이전과 이후, 축구 심판

장 이근호까지. 이름만 들어도 전율이 돋는 이들이 승리를 위해

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많아졌다는 것이 스포츠 과학자들의 평가

매끈한 허벅지를 들이밀며 땀을 흘린다. 보는 이들은 즐겁지만 뛰

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가 나뉘어 있던 과거의 경기 스타

는 이들은 한 게임 뛰고 나면 몇 개월은 더 늙을지 모른다. 국가

일에서 미드필더 진영에서의 빠른 패스와 빈공간으로 한 번에 찔

의 명예를 걸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이다.

러주는 속공 위주의 축구가 자리잡으며 심판의 운동량이 늘었다.

조금 더 재밌게 축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선수들의 움직임을 과

장재훈 교수팀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2000년 이전 9km정도

학적으로 살펴봤다. 살펴보면, 재미있다기 보다는 그들의 ‘노고

였던 주심의 움직임은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10~12km를 넘

(?)’가 가슴 한곳에 다소곳이 남는다.

어서기 시작했다. 연구진이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경기의 주

우선 대한민국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수비수의 움

심 12명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총 이동거리는 10km 정도로 왠

직임을 보자. 축구에서 제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포지션

만한 미드필더의 운동량과 같았다. 특히나 방향전환이나 속도

이 바로 수비수다. 학창시절 축구를 할 때도 센스 있게 볼을 잘

를 갑자기 늘리거나 줄이는 ‘변화’는 일반 선수들이 한 경기에서

차는 사람이 공격으로 가고, 실력에 따라 미드필더, 수비수로 내

1100회를 하는 반면, 주심들은 1412회나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형

려온다. 하지만 공격보다 중요한 것이 수비다. 빗장수비로 유명한

태변화가 많을수록 체력소비가 크다. 특히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

이탈리아가 언제나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탄탄한 수비가 뒷

주카의 패스 속도가 지난 공식구보다 20% 이상 빨라 주심이 느

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비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

끼는 체력적 부담은 더 크다. 심판에게 이번 월드컵은 잔인한 대

일까. 호남대 축구학과 장재훈 교수팀은 K3리그에서 활동하고 있

회인 셈이다.

는 선수 40명을 대상으로 경기를 뛰는 동안 심박수와 이동거리,

월드컵을 보기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는 학생들이 많다.

최대산소섭취량, 운동지속시간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이 리듬을 조절하지 못하면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 TV 앞

예상대로 박지성의 포지션인 미드필더의 이동거리가 10km로 가

을 지키는 올빼미족 생활이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수면장애를 일

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량의 차이는 미드필더, 공격수, 수비

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수 순으로 나타났다.

9~10시경 잠자리에 들어 최소 6시간 정도의 수면을 유지해줘야

하지만 심박수는 수비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수는

만 한다. 이럴 때 야식은 금물이다. 늦은 밤 음식섭취는 부교감 신

운동량과 관계가 있다. 많이 뛸수록 우리 몸은 산소를 필요로 하

경이 작용, 음식이 에너지로 축적되지 않고 몸에 쌓이게 된다. 밤

고 그만큼 온 몸의 혈액을 빠르게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심박

에는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위산의 분비가 줄어 소화불량이

수가 높아진다. 수비수의 평균 심박수는 150회로 미드필더(150회)

일어날 수 있다. 정 배고프다면 소화흡수가 빠르고 위에 부담이

와 같았으며 공격수(140)보다 높았다. 심박수가 가장 낮을 때는

덜 가는 과일이나 야채 중심으로 먹는 것이 좋다. 잠을 자지 않겠

84회로 미드필더(75회), 공격수(73회) 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

다고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

은 심리적인 요인으로 설명했다.

인을 다량 섭취하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탈수가 일어나고 식욕저

수비수는 언제나 공격수를 따라다녀야 할 뿐 아니라 움직임을 예

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측해야만 한다. 우리 진영에서 공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도 많아

한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한다. 기자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2년,

공을 빼앗기면 바로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른 포지션에 비

일반화학 3차 시험 전 날이 안타깝게도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

해 항상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드레날린’이 지속적으로 분비,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시험은 포기하고

신경이 곤두서면서 심박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비수

밤새 응원하며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시험은 예상대로 망치고 F

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냉정함이다. 쉽게 흥분하지 않고 작은 실

를 맞았지만 자랑스러웠다. 우리나라가 8강에 진출하는 순간을

수에 개의치 않는 대담함도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면

함께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복학을 하고 재수강을 하던 2006년,

90분 내내 이어지는 긴장감을 이기지 못해 운동능력은 현저하게

그게 얼마나 뼈저린 실수였는지를 알게 됐다. 그냥 적당히 공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할 걸,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축구를 봐도, 할 일은 하고 보는 것

이번 월드컵 개막전부터 도마에 오른 심판의 판정 문제도 과학으

이 낫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뿌듯함은 남겠지만, 내 성적은 평

로 살펴보면 내심 이해가 간다. 오심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생 나를 따라다닌다. 매일경제 과학기술부 원호섭 기자


풀칠하는 곳

POSTECHIAN

PUZZLE 이번 호 다들 잘 읽으셨나요? 여러분이 열심히 읽으셨는지 확인하기 위해 퍼즐을 준비했습니다!

만약 이번 호를 열심히 읽으셨다면, 절반 이상의 문제를 풀 수 있을 거예요! 정답은 다음 호에 공개합니다!

여름(SUMMER)호 PUZZLE ❶

지난 호 정답

❶ 프

❷ 단

린 안

스 틀

자 고

가로 문항

세로 문항

① 중남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넓게 분포하는 어류의 종으로 민물고기지만 색이 다양하여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다. 파이어마우스, 엔젤피쉬 등이 이에 속한다.

❶ 삼성에서 출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워치 형태를 하고 있다.

② 세포골격의 한 종류로 세포의 이동, 세포내 물질의 이동을 담당하며 튜불린으로 구성되어 있다. ③ 약력과 전자기력, 강력에 관한 이론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모형으로 설명한 입자물리학의 이론 ④ 2000년대 초에 등장한 IT 용어로 안경, 시계, 의복 등과 같이 착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용자가 거부감 없이 신체의 일부처럼 항상 착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❷ 서로 다른 재료를 겹쳐 제작한 특수 합판. 방음, 강도, 단열 등 다양한 목적에 맞는 재료를 사용한다. ❸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구글에서 제작한 스마트 안경.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해 사진, 검색, 길찾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❹ 이탈리아의 물리학자로 페르미온에 적용되는 통계를 제안하였으며 1938년 중성자에 의한 인공방사능 연구를 통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❺ 진핵세포의 세포질에 위치해 있으며 세포의 형태를 구성하는 기본기능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는 세포구성요소 ❻ 특정분야에서 깊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분야에도 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인재


우편엽서

우편수취인 후납부담 발송유효기간 2012.10.01~2014.09.30

보내는 이 이름

2014 더타임즈, ‘설립 50년 이내 대학 평가’

포항우체국 제40010호

주소(연락처) 학교/학년 E-mail

2014 | VOL.143

포스텍 3년 연속 세계 1위

받는 이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포항공과대학교 입학사정관실 담당자 앞

http://admission.postech.ac.kr https://www.facebook.com/PostechAd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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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포항공과대학교소식지 포스테키안

2014 | VOL.143 POSTECHIAN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4년도 소식지도 즐겁게 즐기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참여가 소식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 앞으로도 소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알리미들이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알리미가 간다’)에 신청하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미리미리 신청해주는 Sense 아시죠?^^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POSTECHIAN 엽서나 알리미 E-mail(postech-alimi@postech.ac.kr)로 신청하시면 된답니다. 그럼 다음 호도 기대해주세요.

가장 좋았던 꼭지는? 1. POSTECH 에세이 2. 알리미가 만난 사람 3. 포스테키안의 초상 4. People and People 5. 알리미가 간다 6. 선배가 후배에게 7. 기획특집 8. LabView

9. 학과탐방 10. Hello Nobel! 11. 교과서에 날개달기 12. 세상찾기 13.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14.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15.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POSTECH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내주세요 16. Science Black Box 17. It’s IT 18. Marcus 19.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20. POSTECH News 21. 입시도우미 코너 22. 기자의 눈 23. 기타

여러분의 의견이 POSTECHIAN을 더욱 알차게 만듭니다. 기사를 읽고 소감을 보내 주시면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개선이 필요한 꼭지는?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다음 호에 꼭 실었으면 하는 내용이나 하고 싶은 말? POSTECHIAN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나 코너는?

‘알리미가 간다’에 신청합니다 (

)

Ranked 1st in the top 100 universities under 50 years old (Times Higher Education, 2012~2014)


우편엽서

우편수취인 후납부담 발송유효기간 2012.10.01~2014.09.30

보내는 이 이름

2014 더타임즈, ‘설립 50년 이내 대학 평가’

포항우체국 제40010호

주소(연락처) 학교/학년 E-mail

2014 | VOL.143

포스텍 3년 연속 세계 1위

받는 이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포항공과대학교 입학사정관실 담당자 앞

http://admission.postech.ac.kr https://www.facebook.com/PostechAd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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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 VOL.143 POSTECHIAN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4년도 소식지도 즐겁게 즐기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참여가 소식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 앞으로도 소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알리미들이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알리미가 간다’)에 신청하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미리미리 신청해주는 Sense 아시죠?^^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POSTECHIAN 엽서나 알리미 E-mail(postech-alimi@postech.ac.kr)로 신청하시면 된답니다. 그럼 다음 호도 기대해주세요.

가장 좋았던 꼭지는? 1. POSTECH 에세이 2. 알리미가 만난 사람 3. 포스테키안의 초상 4. People and People 5. 알리미가 간다 6. 선배가 후배에게 7. 기획특집 8. LabView

9. 학과탐방 10. Hello Nobel! 11. 교과서에 날개달기 12. 세상찾기 13. 내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14. 포스테키안, 문화 거리를 걷다 15. 사회가 과학을 만났을 때

POSTECH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내주세요 16. Science Black Box 17. It’s IT 18. Marcus 19. 알리미 그린라이트를 켜줘! 20. POSTECH News 21. 입시도우미 코너 22. 기자의 눈 23. 기타

여러분의 의견이 POSTECHIAN을 더욱 알차게 만듭니다. 기사를 읽고 소감을 보내 주시면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개선이 필요한 꼭지는?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다음 호에 꼭 실었으면 하는 내용이나 하고 싶은 말? POSTECHIAN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나 코너는?

‘알리미가 간다’에 신청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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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ked 1st in the top 100 universities under 50 years old (Times Higher Education, 201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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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 소개된 지영석 Elsevier 회장님의 KBS 1TV “2014 신년기획 ‘글로벌 리더의 선택’ 세계 지식산업의 리더, 지영석” 예고편 YouTube 영상입니다.(http://goo.gl/QPSy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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