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애국지사 선배들의 삶과 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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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애국지사 선배들의

삶과 공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애국지사 선배들의

삶과 공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애국지사 선배들의 삶과 공적

애국지사(愛國志士)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한 사실이 있는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4조)를 지칭합니다. 영광스럽게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다음과 같이 29명의 애국지사 선배들을 모시고 있는 학교입니다.

■ 독립장 수훈 (4명) 이 름

생몰년도

출신(본적)

졸업년도

활동분야

오복원

1886-1959

평남 강동

2019 명예

의열(매국노 처단)

나창헌

1897-1936

평북 희천

2019 명예

3·1운동/임시정부

한위건

1896-1937

함남 홍원

2019 명예

3·1운동/국내외항일

신영삼

1896-1946

평남 평원

1916

임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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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애국지사 선배들의

삶과 공적

■ 애족장 수훈 (16명) 이 름

생몰년도

출신(본적)

졸업년도

활동분야

김중화

1888-1972

평남 중화

2019 명예

의열(매국노 처단)/국외항일

이의경

1899-1950

황해 해주

2019 명예

3·1운동/청년외교단

서영완

1898-미상

부 산 부

퇴학

3·1운동/임시정부

유진희

1893-1949

충남 예산

1914

국내항일

권희목

1891-1930

충북 제천

1917

3·1운동

이민호

1895-1944

충남 아산

1917

3·1운동/국외항일

강기팔

1896-1936

평남 강서

1918

3·1운동

김형기

1896-1950

경남 양산

1921

3·1운동

김탁원

1898-1940

대 구 부

1921

3·1운동

최경하

1894-1989

함남 문천

1921

3·1운동

장세구

1898-1931

경기 김포

1923

3·1운동

고수선

1898-1989

전남 제주

1925 수료

3·1운동/군자금모집

석성기

1902-1970

경북 상주

1926

3·1운동

유상규

1897-1936

평북 강계

1927

3·1운동/임시정부

박천규

1902-1967

평북 선천

1930 경성제대

독립청년단

조규찬

1909-1997

전남 화순

1939 경성제대

국내항일

■ 건국포장 수훈 (3명) 이 름

생몰년도

출신(본적)

졸업년도

활동분야

이익종

1898-1950

경기 진위

퇴학

3·1운동

송영찬

1898-1966

황해 안악

1920

3·1운동

김영철

1898-1987

경북 영일

1923

3·1운동/국내항일

■ 대통령표창 수훈 (6명) 이 름

생몰년도

출신(본적)

졸업년도

활동분야

길영희

1900-1984

평북 희천

퇴학

3·1운동

허영조

1897-1929

부 산 부

1920

3·1운동

함태홍

1893-1929

함남 함흥

1922

3·1운동

김창식

1896-1970

평남 순천

1923

3·1운동

이형원

1899-1969

함남 북청

1924

3·1운동

민찬호

1903-1950

평남 양덕

1926

3·1운동

* 졸 업년도 1916년까지는 총독부의원 의학강습소, 1917년 이후는 경성의학전문학교 졸업이고, 박천규·조규찬은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출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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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의 애국지사 선배들 가운데 이번에 특히 오복원 김중화 나창헌 한위건 이의경 김형기 유상규 등 일곱 분을 기리는 행사를 갖는 것은 그분들의 공적이 뚜렷하고,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지만 생애와 활동이 다른 분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밝혀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의 “명예졸업장·독립유공감사장 수여식 및 기념학술대회”행사는 한 차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애국지사 선배들의 공적을 더욱 드러내고 또 아직 서훈 받지 못한 선배들의 업적을 발굴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입니다. 이러한 행사와 노력은 과거의 역사를 규명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우리 후학들이 해야 할 바를 성찰하는 데로 이어질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는 1946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미군정청 문교부는 서울대학교의 창설 목적으로 일제 잔재의 청산과 새로운 교육이념의 구현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이 서울대학교와 서울의대는 일제강점기의 경성제국대학과 경성의학전문학교 등을 계승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민주사회와 자주독립국가에 걸맞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사회 기여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창설한 대학입니다. 종합대학교로서의 서울대학교 역사는 1946년에 시작되지만, 의과대학의 연원은 몇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9년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설립된 근대식 정규 의학교육기관인 ‘의학교’에서부터 서울의대의 역사는 시작합니다. 그 의학교가 1907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쇄되었다가 이후 대한의원 교육부, 경성의학전문학교 등으로 훼손과 굴절을 거친 뒤 해방으로 원래 존재를 되찾았습니다. 망국과 광복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똑같은 궤적을 밟은 것입니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우리 조상들을 우리와 똑같은 한민족으로 여기듯이, 1907년부터 1945년까지 학교를 빼앗겼던 시절 그곳에서 의학을 공부한 한국인들은 우리 서울의대의 졸업생이자 선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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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1899년 설립)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1946년 설립)으로. 한국근대의학과 서울의대는 국가와 민족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피와 땀과 눈물 덕택으로 우리는 국가와 학교를 되찾았고, 당당하게 의학의 자주적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다.

이재명 의사의 의열투쟁과 의학생들 망국을 눈앞에 둔 1909년말 청사에 길이 빛날 두 가지 의열 투쟁이 있었습니다.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처단(10월 26일)과 이재명(1887-1910) 의사의 이완용(1858-1926) 척결 시도(12월 22일)입니다. 침략의 원흉을 향한 안중근 의사의 총탄은 표적을 꿰뚫은 반면, 최악질 매국노를 겨눈 이재명 의사의 단검은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의거는 한민족의 의지를 만방에 드러내었고, 매국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목적을 십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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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거에 여러 동지들이 함께 했듯이, 이재명 의사의 의열투쟁에도 동참한 청년 지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는 당시 대한의원 의학교 학생이던 오복원 지사와 김중화 지사도 있었습니다.

이재명 의사와 동지들(오복원 지사 유족 제공). 110년 세월의 흐름이 잘 나타나 있다. 왼쪽부터 오복원, 이재명, 김중화(당시 이름은 김용문). 이들이 처음 알게 된 1909년 여름부터 12월 사이에 찍은 사진. 맨 오른쪽 인물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사건 관련자일 것이다.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에 세워져 있는 이재명 동상. 안중근 의사에 비해 이재명 의사에 대한 숭모사업은 여전히 매우 빈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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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관련자들은 거사 직후 대부분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 고 1910년 9월 30일 서대문 형장에서 순국했고, 자금 조달 책임을 맡았던 오복원 지사는 징역 10년, 이완용의 동정을 정확히 알아냈던 김중화 지사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석방 후 오복원은 고향과 속리산, 대덕 등지에서 지역민들에게 교육계몽·봉사활동을 하면서, 김중화는 북만주로 망명하여 의료활동과 더불어 독립운동을 지속하면서 해방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3·1운동, 대한민국 건립과 의학생들 일제강점기뿐만 아니라 지난 100년 동안 우리 역사에서 중차대한 사건을 꼽는다면 1919년의 3·1운동과 대한민국 건립을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른바 대한제국 황제가 자신의 사유물인양 나라를 통째로, 게다가 영원히 일본국 황제에게 넘겨준 지 10년도 되지 않아 한민족은 거족적으로 ‘국토 참절’과 ‘민족 유린’에 항거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기미 독립선언문을 통해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만천하에 선포했고,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을 지키기 위해 고귀한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습니다. 3·1운동에서 민족대표들의 공로도 물론 컸지만 운동이 거족적·대중적으로 확산·발전한 데에는 조직력과 실천력을 갖춘 학생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학생들 가운데에서도 경성의학전문학교 학생들의 공이 매우 컸던 사실은 구금되어 재판에 회부된 인원을 통해서도 익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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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운동으로 예심을 거쳐 본심 재판에 회부된 학생들 소속 학교

인원

소속 학교

인원

경성의학전문학교

34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

4

경성고등보통학교

27

보성법률상업전문학교

3

중앙학교

17

이화학당

3

보성고등보통학교

16

휘문고등보통학교

3

조선약학교

13

사립국어보급학관고등과

2

경성공업전문학교

12

사립명치대학

2

경성전수학교

10

사립동경물리학교

1

선린상업학교

8

성경학원

1

배재고등보통학교

7

성서학원

1

경신학교

6

정신여학교

1

연희전문학교

5

청년회관영어강습소야학교

1

중동학교

5

합 계

182

경성의학전문학교 학생들을 대표한 김형기(4학년), 한위건(2학년)은 만세시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던 1919년 1월부터 참여하여, 이후 조직과 시위 준비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 외에 많은 경성의학전문학교 학생들이 실제 시위를 주도하였고, 그 때문에 체포·구금된 학생이 가장 많았습니다. 나창헌(2학년), 이의경(3학년), 유상규(3학년) 등도 3·1운동 전개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고, 또 3·1운동은 이후 이들의 민족의식과 애국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3·1운동은 민족구성원들의 의식과 태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켜 근대민족의 탄생을 가져왔다 고 평가되거니와,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건립을 최대의 성과로 꼽아야 할 것입니다. 한위건은 1919년 4월의 대한민국 건립 과정에 직접 참여했고 나창헌, 이의경, 유상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각각 경무국장, 적십자회 간부, 내무총장 비서 등 직책을 역임했으며 김형기는 자금지원을 통해 간접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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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번 행사를 통해 추모, 기념하는 한위건, 나창헌, 이의경, 김형기, 유상규는 3·1운동 참여를 계기로 남은 생애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부단하게 민족의 독립과 자주적 발전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독립신문 대한민국 원년(1919년) 9월 16일자. 재판과정이나 언론보도에서 경성의학전문학교 4학년생 김형기는 학생 대표격으로 인식되었다.

임시정부 내무총장 안창호와 평생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한 유상규(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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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26년 9월 24일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장인 나창헌이 중국 상해의 일본총영사관 폭탄 투척사건의 주범이며, 3·1운동과 대동단사건 등에도 관여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동아일보 1927년 5월 26일자. 세계피압박민족대회 (1927년 2월 10일-15일, 브뤼셀)의 조선대표 단으로 맨왼쪽이 이의경. 상해에서 활동하다 독일로 이주한 뒤에도 이의경(이미륵)은 민족해방 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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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33년 6월 20일자. 상해 임시정부 활동, 일본 유학과 민족운동, 조선 귀환 후 기자생활과 조선공산당·신간회 활동, 이후 검거를 피해 1928년 중국으로 다시 망명한 한위건은 193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민족해방을 위해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는 활동을 벌였다.

이국에서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던 중 나창헌(1936년)과 한위건(1937년)은 중국에서, 이의경(1950년)은 독일에서 죽음을 맞아 일제로부터 해방된 조국을 볼 수 없었습니다. 유상규는 1924년에 조선으로 돌아와 뒤늦게 학업을 마치고 외과의사와 계몽운동가로 활동하다 1936년에 병사하여 역시 조국의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김형기는 부산에서 의사로 활동하면서 의열단 등에 독립자금 지원을 하다 해방의 기쁨을 맛보았지만, 해방공간의 격랑을 넘지 못하고 1950년 8월 민간인 학살원흉 김창룡에게 수많은 피해자들과 더불어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습니다. 삼가 머리 숙여 애국지사 선배님들께 감사드리며 명복을 기원합니다.

집필 및 편집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교실원 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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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행

일 : 2019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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