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 까 하 며 직 접 해 보 는 게 공 부 죠 최 성 민
모 양 이 아 니 라 모 습 을 보 없 는 어 요 거 죠 이 저 는 불 편 한 점 하 나 도
경 수
심 우 진
문 학 은 이 런 게 아 니 야 정 재 완
섞 어 짜 기 최이심정문 성경우재장 민수진완현
요 즘 은 그 렇 게 섞 어 짜 지 않 아 요
문장 현 정 재완 심 우 진이 경 최수 성민
문 장 현
20,000원
979 11 951852 5 2
12650
활 자 공 간
한 글 과 라 틴 문 자 섞 어 짜 기
섞 어 짜 기 를 위 한 기 본 적 인 눈 썰 미
생 태 적 조 판 론
활 자 공 간
출 판 사 디 자 이 너 의 섞 어 짜 기
초 년 병 부 터 독 립 후 까 지 의 섞 어 짜 기
섞 어 짜 기 타 이 포 그나 래만 피의
—
섞 어 짜 기 나 만 의 타 이 포 그 래 피
섞 어 짜 타기 —
이 포 그 나 래 만 피 의
최이심정문 성경우재장 민수진완현 활 자 공 간
들어가며
2011년 9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한글타이포그래피 학교를 열고, 심우진, 김병조 씨와 함께 한글 활자디자 인,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편집디자인 교육을 시작했 습니다. 대학의 교과 과정에도 같은 이름의 강의가 개 설되어 있으나, 다양한 전공 분야를 두루 익혀야 하는 대학의 특성상,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깊이 있게 다루 는 수업을 개설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글타이포 그래피학교는 각 수업을 긴밀하게 연계하기 위해, 모 든 수업 내용과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서 대학의 타이포그래피 강의에서도 “섞어짜기”를 다 루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섞어짜기의 ‘섞기ʼ는, 서로 다른 문자를 함께 쓰 는 것을 말합니다. 30~40년 전까지만 해도 한자를 많 이 섞어짰습니만, 현재에는 한글과 라틴 문자를 주로 섞어짭니다. 때에 따라 숫자와 문장부호, 특수문자까 지도 섞어짜는 등 디자이너의 관심도 늘고, 다국어 조 판의 수요도 늘어 섞어짜기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 습니다. 섞어짜기의 ‘짜기ʼ는, 좁게 보면 글줄에 활자 를 배열하는 일이고, 넓게 보면 지면에 활자를 배치하
는 일입니다. 활자를 만드는 사람은 서로 다른 특질의 문자를 조화롭게 그려내는데 몰두하고, 활자를 다루 는 사람은 상황이나 조건에 맞춰 활자의 크기나 위치 를 조화롭게 배치하는데 몰두합니다. 모두 자신의 활 동 영역 안에서 섞어짜기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한글 타이포그래피 교육에서 섞어짜기가 빠질 수 없는 것 입니다. 한글타이포그래피학교의 선생들과 각자의 섞 어짜기 방식을 이야기하다가, 동료, 후배를 모시고 함 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서너 달 동안 어떤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볼지 논의한 끝 에, 홍익대학교 디자인연구소와 안그라픽스에서 많은 실무 경험을 쌓은 제너럴 그래픽스의 문장현 씨, 정병 규디자인과 민음사를 거쳐 풍부한 단행본 디자인 경 험을 쌓은 사월의눈의 정재완 씨, 본문용 한글 전각 활 자 다루기에 남다른 애착을 지니고 합리적인 조판 방 법을 구사하는 도서출판 물고기의 심우진 씨, 그래픽 디자인 동네에서 활자를 꼼꼼하게 잘 다루기로 소문 난 워크룸의 이경수 씨, 저에게는 좀 낯선 방식이지만 새롭고 과감하게 한글을 운용하는 슬기와민의 최성민 씨에게 섞어짜기 특강을 부탁드렸습니다.
2012년 6월에 진행된 다섯 명의 특강은 흥미로 웠습니다. 디자이너마다 무엇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 지, 그 판단은 각자의 미감과 받은 교육, 경험에 따라 서 해결 방안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하지만 모두 실무 과정에서 섞어짜기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시 행착오와 다양한 실험을 거쳐 섞어짜기에 대한 자신 만의 방법을 찾은 듯 보였습니다. 어느 누가 옳다기보 다는, 각 디자이너의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특강을 진행하면서, 특강 내용을 강연장에 있던 사람뿐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픈 생각에 출판을 계획했습니다. 강연을 책으로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 다.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설명한 내용을 글 로 옮기려다 보니, 현장의 생동감을 살려 자연스럽게 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연사들에게 수차 례 원고 수정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4년 만 에 책을 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사이에 한글 활자를 다루는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은 탓에 4년 전 강연 내용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더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다섯 디자이너의 섞어짜기에 대한 생각과 방 법은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디자이너가 각자의 섞어짜기 방 법을 나누는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라며, 특히 웹, 모바 일 환경에서의 섞어짜기에 대해서도 활발히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섞어짜기 특강을 함께 준비하고 진 행한 김병조 씨, 특강 진행과 기록, 녹취를 맡은 한글 타이포그래피학교 직원들, 원고 편집과 이미지 정리 에 힘써준 이은비 씨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016년 8월 이용제
목차
들어가며
이용제
초년병부터 독립 후까지의 섞어짜기
이런 저런 궁금증 014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책들 020 초년병 시절의 섞어짜기 026 프로가 되고 나서의 섞어짜기 034 철든 후의 섞어짜기 043 나만의 방식 059 묻고 답하기 069
출판사 디자이너의 섞어짜기
정재완
피부로 느낀 온도 차 076 섞어짜기의 방향 … 대비와 조화 080 대비의 섞어짜기 082 조화의 섞어짜기 090 나만의 방식 099 묻고 답하기 101
문장현
생태적 조판론
심우진
어디에서, 어디를, 어떻게 106 타이포그래피란 ? 106 글자가 만드는 길 111 글줄의 질감 … 흙길, 돌길, 아스팔트길 114 디자이너의 글길과 독자의 축지법 121 나만의 방식 123 묻고 답하기 136
섞어짜기를 위한 기본적인 눈썰미
가독성 판단에 고려해야 할 요소 144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나가는 과정 153 나만의 방식 164 묻고 답하기 165
한글과 라틴 문자 섞어짜기
가치 판단 기준 169 섞어짜기의 유형 170 활자체별 섞어짜기 사례 171 나만의 방식 188 묻고 답하기 195
최성민
이경수
일러두기
1. 2012년 6월, 한글타이포그라피학교에서 주최한 〈섞어짜기 특강〉을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6/2 문장현,
6/9 정재완, 6/16 심우진, 6/23 이경수, 6/30 최성민)
2. 강연 내용 중 일부를 생략하거나 덧붙였다. 3.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마다 다르게 사용하는 용어를 통일하였다. (예 : 폰트⇒활자, 서체⇒활자체, 로마자⇒라틴 문자)
4. 정기간행물은 홑낫표 「 」 , 단행본은 겹낫표 『 』, 작품은 홑화살괄호 〈 〉로 묶었다. 5. 본문에서 각주와 도판에 해당하는 내용에는 옅은 밑줄을 그어 표시하였다.
초년병부터 독립 후까지의 섞어짜기
문장현
014
초년병부터 독립 후까지의 섞어짜기
이런 저런 궁금증
막상 강의 준비를 하다보니 최근에 제가 별로 섞어짜지를 않았습 니다. 과거에 분명히 자주 섞어짠 기억이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예전 작업을 오래된 것부터 최근까지 찾아보았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국문에 영문을 함께 적을 때, 좀 더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일 부러 섞어짠 것 같습니다. 참 번거로운 작업임에도 그런 과정을 일부러 했었습니다. 지금 보니 당시에는 왜 멋져 보였는지 잘 모 르겠습니다. 최근에는 가능하면 한글 활자를 살짝 다듬어서(주로 자간) 그대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이번 강의를 계기로 생각해보니
3~4년 전부터 그렇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한글 타이포그래피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 을 했던 분들께 배웠고 함께 일했습니다. 안상수 선생, 안그라픽 스의 선배 디자이너 그리고 동료들. 이어서 섞어짜기 강의를 해주 실 이경수 씨와 심우진 씨도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입니다. 크게 의식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영향을 받으며 성 장해 온 것 같습니다. 특히 안상수 선생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습 니다. 대학원 재학 시절 안상수 선생의 권유로 디자인하게 된 스 기우라 고헤이의 저서 『형태의 탄생』은 지금 보니 까다로운 섞어 짜기의 좋은 예입니다. 어쨌거나 타이포그래피를 늘 강조하던 울 타리 안에서 일하다 보니 제가 겪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오늘 강의 내용이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궁금증
〈 문장현 〉
015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를 왜 불렀을까ʼ 생각해봤습니다. 짐작건대 제게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면을 기대한 것 같지는 않습 니다. 아마도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마주한 섞어짜기 의 경험을 풀어놓아 보라는 뜻으로 불러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준비해 왔습니다. 공을 덜 들이고도 날렵하게 섞어짜는 솜 씨를 기대하신 분들은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어요. 기술적인 얘기 는 거의 없으니까요.
◎ 뭘 섞고 뭘 짜죠 ? … 섞어짜기란 용어를 최근에 가끔 무의식적으
로 쓰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참 생소하더군요. 단어 그대로라면 섞 어짜는 행위를 거의 매일 하다시피 하니, 이미 잘 알고 있어야 하 는데 왠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섞어짜기는 조판 행위의 꼼꼼한 이야기입니다만 섬세한 디자인 행위도 어떤 의도를 지닌 맥락 속 에 있으므로 그 ‘의도한 맥락ʼ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보여드릴 작업에 그리고 예를 든 다른 분의 작업에도 섬세한 섞어 짜기가 등장하는데, 왜 굳이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섞어짜기와 해당 프로젝트의 디자인적인 맥락을 함께 생각해보 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번 특강 광고는 섞어짜기를 ‘서로 다른 언어권의 문자 체 계를 섞어조판하는 것ʼ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자ʼ와 ‘문자체 계ʼ는 분명히 공유하는 의미가 있겠지만 다른 뜻도 있을 거라 예 상됩니다. 용어는 항상 두려움의 대상이고 제가 언급하기에는 매
020
초년병부터 독립 후까지의 섞어짜기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책들
◎ 뿌리깊은 나무 … 「뿌리깊은 나무」 2 는 오랫동안 회자해 온 잡지
입니다. 마치 전설처럼요. 내용의 참신함과 함께 늘 좋은 디자인 의 표본처럼 불려왔었죠. 발행인 한창기 씨와 함께 디자인을 맡았 던 이상철 씨도 한국 최초의 잡지 아트디렉터로 불렸으며 그가 디 자인한 「샘이깊은물」 제목체는 탈네모꼴 활자체의 효시로 불리곤 합니다. 이 잡지의 타이포그래피도 기념비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데 과연 섞어짜기는 어떻게 했을까요? 이번 강의를 계기로 창간 호를 구해서 들여다보았습니다. 본문을 살펴보니 영문과 아라비아 숫자마저 우리말 발음 으로 국문 표기하여, 예상보다 섞어짠 예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 래서 필연적으로 섞어짤 수밖에 없는 목차 3 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글은 견출명조, 태명조 그리고 세명조로 기능적으로 조판하였 고, 숫자는 이탤릭체인데 어떤 활자 를 썼는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다만 목차의 아름다움을 의도하면서도 기 능을 살리기 위해 좀 도드라지는 섞 어짜기를 시도한 것이 아닌가 합니 다. 다음은 본문 4 을 한번 살펴보겠습 니다. 섞어짜기를 최대한 절제했습니 다. 아라비아 숫자 정도를 섞어짰는 2. 「뿌리깊은 나무」(1976.3)
3. 「뿌리깊은 나무」(1976.3) 목차
24. 서울
4대 궁궐과 종묘 안내판과 내부 타이포그래피 가이드(2012)
철든 후의 섞어짜기
〈 문장현 〉
055
원ʼ입니다. 관람객이 영역에 진입할 때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동 선 방향으로 판이 꺾여 있습니다. 영역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접근 해 안내판에 이르면 정보와 이야기를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 니다. 안내판은 두 판이 짝을 이루고 왼쪽 것은 이야기를 담고 있 고, 오른쪽은 위치와 주요 건물 등 공간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나의 큰 안내판에 배치하면 매우 답답해 보이므로 두 개로 분리 했고 이 시도는 결국 콘텐츠를 쉽게 구분하게 해줍니다. 안내판 내부 타이포그래피입니다.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 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를 단순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영역을 표시하는 숫자는 유니버스55를 조금 두껍게 손봐서 사용 했습니다. 국문 제목에는 윤고딕을 사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윤 고딕은 본문보다는 이렇게 큰 글자(제목)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 각합니다. 사실 여기에 적용한 가장 큰 이유는 두께 때문입니다. 안정감 있는 sm체를 쓰려고 했으나 두께가 맞질 않았어요. 안내 판에 글자는 음각으로 새긴 것이어서 인쇄보다는 두껍게(둔하게)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매우 정교했습니다. 비교 해보니 윤고딕이 가장 잘 맞았습니다. 본문은 윤명조 540시리즈 를 썼는데 선택한 이유는 고딕체와 같습니다. 영문은 얀손 텍스트 (Janson Text)를 썼는데 국내에선 잘 안 쓰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올드스타일체입니다. 가라몽과 바스커빌의 특성 이 동시에 보입니다. 안내판의 섞어짜기는, 국문과 영문 단락을 서로 나누어 위아래로 나란히 짰고, 개별 정보에서는 국문과 영문
068
초년병부터 독립 후까지의 섞어짜기
짰는데, 크기와 높낮이, 자간 등을 미세하게 조정해서 만들었습 니다. 명함의 섞어짜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 일반적인 것의 가치 … 끝으로 나름대로 정리해 본 섞어짜기를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능적인 구분을 위해 ‘눈에 띄게ʼ 하는 것 2… 한 언어처럼 보이도록 ‘고르게ʼ 하는 것 3… 뚜렷한 의도를 가지고 구사하는 타이포그래피 4… 의도한 디자인 맥락 속에서 행하는 것 5… ‘눈에 띄게ʼ는 특별하고, ‘고르게ʼ는 일반적
특히 저는 고르게 섞어짜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지닌 일반적인, 보편성에 새삼 주목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튜디 오 이름을 제너럴그래픽스로 지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묻고 답하기
이용제 강의 중에 ‘단단한 활자ʼ라고 말씀하셨어요. 추상
적이지만 저도 그런 말을 쓰고, 다른 디자이너도 그럴 것 같은데, 어떤 게 ‘단단한ʼ 것일까요?
문장현 단단하다기보다는 완성도가 높다고 말해야 맞을
겁니다. 저는 주로 상업적인 작업을 많이 해온 편인데 예전 회사
묻고 답하기
〈 문장현 〉
069
에서도 그랬고 지금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도 가능하면 새 프로 젝트를 시작할 때 눈여겨봐 두었던 활자를 사는 습관이 있습니다. 주로 라틴 활자를 삽니다. 평소에 라이노타입닷컴(Linotype.com) 같은 판매 사이트에서 체크를 해두거나 우연히 알게 된 활자를 기 억했다가 프로젝트에 어울린다는 판단이 들면 삽니다. 최근에도 어떤 프로젝트를 위해 라이노타입의 일본인 아트디렉터, 코바야 시 아키라(小林章)가 만든 산세리프체를 썼는데 완성도가 좋았어 요. 조판해보고 한눈에 느꼈지만, 원인을 알고 싶어 아주 크게 확 대를 해보니, 구석구석까지도 솜씨 좋게 처리했더군요. 특히 직 선과 곡선의 경계를 참 정교하게 연결짓는 솜씨가 아주 완성도 높 았습니다. 아드리안 프루티거(Adrian Frutiger)가 본인 이름으로 세 리프체를 내놨을 때 바로 사서 써봤습니다. 여태 봐왔던 활자와는 다르게 굉장히 날카로운 세리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희 한하게도 본문으로 조판을 해보면 그런 날카로움이 많이 가려지 더라고요. 어쨌든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의미로 ‘단단하다ʼ고 얘기한 것입니다. 이용제 그런 의미라면 단단하다는 말은 당연히 쓸 수 있는
표현인 것 같네요.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활자가 좋은지 나 쁜지는 확대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작게 써도 감으로 분명 느낄 수 있기도 하고요. 평소에 의심 없이 즐겨 쓰던 활자도 크게 확대해보면 가로줄기, 세로줄기, 사선들이 이어지는 부분 들, 형태가 마무리되는 곳 등을 살펴보면 좀 생소하고 어색해 보
074
초년병부터 독립 후까지의 섞어짜기
이용제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볼게요. 글을 많이 다루는 웹
페이지나 전자책은 사실 얼마 전까지도 자간이나 행간 같은 기본 마저도 심각했는데, 요즘은 웬만큼 좋아졌죠. 기술적 진보를 이 룬, 대중적인 저작 도구가 많이 보급된 환경이 되면 타자만 해도 디자인이 저절로 나오게끔 프로그램될 거예요. 무언가 기술적으 로 부족하다면 보완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니 가까운 미래에 미 세한 타이포그래피까지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되리라고 봐요. 예를 들면 섞어짜기라든지 농담 조절 같은 것도 단추 하나 누르면 금방 해결되는 그런 환경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 언어 환경은 여 러 가지 언어를 쓰는 문제를 안고 있어요. 바로 섞어짜기의 문제 이기도 하고요. 이것이 앞으로 웹이나 전자책에서도 큰 문제로 대 두할 텐데 아직 인쇄 매체에서조차 제대로 논의가 없는 거예요. 다양한 의견이 모인다면 전자매체의 저작 도구에 반영하는 게 어 렵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각각의 분야에서, 지금처럼 시도한 것 을 계속해서 얘기하고, 체계화하고, 프로그램을 만들면 크게 흥 하지 않을까 합니다.
출판사 디자이너의 섞어짜기
정재완
076
출판사 디자이너의 섞어짜기
피부로 느낀 온도 차
◎ “ 문학은 이런 게 아니야 ” … 대학에서 한재준, 안상수, 정병규 선
생에게 타이포그래피를 배웠습니다. 그리 잘하거나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만, 이분들을 사사했다는 것만으로 득을 보 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인연으로 정디자인에 입사하여 정병규 선 생의 디자인 철학과 방법론을 2년 정도 도제식으로 배울 수 있었 거든요. 같은 울타리에서 배운 친구들과 서로의 작업에 대해 의견 을 주고받을 수도 있었고요. 그리고 민음사에 가기 전까지 열린책 들의 소설을 재밌게 읽었는데, 그 본문에 익숙해져 있었나 봐요. 을 사용할 때 자간이 -19(인디자인의 -95에 해당)로 상당히 좁은 편이고, 단어 사이도 좁아요. 그러다가 민음사에 입사해서 세계 문학전집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헐렁헐렁한 자간은 대학에서 배웠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죠. 당시 세계문학전집을 총괄하던 박 상순 주간을 찾아가, 유명세와 비교하면 본문 디자인이 너무 안 되었으니 바꿔보자고 건의한 후, 시안을 뽑아 갔어요. 제가 배운 대로, 이빨 빠진 곳을 다 메워서 보여드렸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 요. “문학은 이런 게 아니야”. 그래서 반영 안 됐고 민음사 세계문 학전집의 본문은 그대로 디자인되고 있어요. 이 사건이 제게는 색 다른 경험이었어요. 그 말씀에 담긴 뜻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거 예요. 그렇다면 어떤 것이 문학이고 어떤 것이 문학이 아닌가, 어 떤 것이 과학이고 어떤 것이 과학이 아닌가 … 곰곰이 생각해보니
피부로 느낀 온도 차
〈 정재완 〉
077
아차 싶더라고요. 졸업 후, 본문 타이포그래피에 문제의식을 느 끼고 접근한 적이 한 번도 없더군요. 여러 선생께 잘 배웠다는 것 만으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묻어간 것 같아 요. 서로의 작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던 친구들도 같은 환경에서 배웠으니 얼마나 시야가 좁았겠어요. 그러다가 민음사에서 그런 일을 겪으니까 처음으로 판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느낌이 들면서 두려워졌습니다. 오늘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고민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 글의 인상을 닮아가는 본문의 인상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본
문 1 입니다. 다음이 열린책들 소설책 본문 1이고요. 앞서 얘기했 듯이 열린책들은 디자인을 했고 민음사는 디자인을 안 했다고 생 각한 결과, “문학은 이런 게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죠. 이후, 이것 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면서 더 고민했지만, 민음사의 본문이 자 연스럽게 보이기까지는 아주 오래 걸렸어요. 못한 게 아니라, 타 이포그래피의 여러 인상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요. 이건 한글 운용에 실험적으로 접근한 잡지 「보고서」 2 입니 다. 황지우의 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이렇게 연출했고요. 다음은 잡지 「출판저널」 3 이고요. 글자 너비를 아주 많이 줬던 80 년대 지면의 인상을 보여드리려고 넣어왔습니다. 다음은 이경수 씨가 디자인한 잡지 「designdb」 4입니다. 차례가 이렇게 복잡합니 다. 라틴문자와 숫자는 뉘어서 들어가고 한글 붓글씨체에 한자 명
1. 『네루다의 우편배달부』(2004, 민음사), 『그리스인 조르바』(2009, 열린책들)의 본문
2. 「보고서」
3. 「출판저널」(1987)
4. 「designdb」(2003)
5. 「d」
080
출판사 디자이너의 섞어짜기
조체도 있습니다. 이건 「보고서」를 디자인한 안상수 선생이, 학생 과 진행한 수업 결과물인 「d」 5 시리즈의 본문이에요. 학생이 교수 의 작업을 따라한 것으로 보입니다.
섞어짜기의 방향 … 대비와 조화
◎ 대비와 조화의 몽타주 … 영화 〈전함 포템킨〉 6 (에이젠슈타인 , 1925)의 한 부분입니다. 역동적인 영상 편집의 효시로 ‘오데사의
계단ʼ이라는 장면이 유명하죠. 몽타주기법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장면의 연결과 결합으로, 전혀 다른 톤, 움직임, 운율을 충돌시키 는 새로운 연출 기법이죠. 그중 하나의 키워드가 ‘대비ʼ입니다. 화 면을 보면 계단의 가로 선과 원형 우산의 조형적 대비, 사람들로 표현되는 점의 질감과 가로 직선의 대비, 앞・뒤 장면의 원근 대비, 명암 대비가 강하죠.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대비ʼ는 그리 새 로운 얘기도 아니지만, ‘섞어짜기ʼ 강연 의뢰를 받았을 때 몽타주 기법을 떠올렸어요. 한글 타이포그래피는 라틴 문자, 숫자, 한자까지 다루게 됩 니다. 본문에서는 sm신신명조와 가장 어울리는 라틴 활자를 고민 하죠. 가라몽이나 타임즈 로만(Times Roman) 등 취향이나 조건에 따라 고르다 보면, 조화롭게 맞추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의문 이 듭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다름을 인정하고 대비를 주기도 합 니다.
6. 〈전함 포템킨〉(1925) 장면 중 일부
096
출판사 디자이너의 섞어짜기
23.
sm신신명조와 타임즈 로만
24.
sm신신명조와 엑스 높이가 높은 라틴 활자의 섞어짜기
10.5pt라고 하는 본문 글자 크기를 가장 적합하게 받아들였습니 다. 이건 제 경험이고요. 활자 너비는 건드리지 않는데, 넓적해 보 인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가끔 있었지만, 설득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제가 책을 몇 권 가지고 왔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 기 바랍니다. 열린책들의 좁은 자간이나 ‘이주 이주ʼ따위의 문제 가 생길 것 같아서 피하려다보니 찰지지 못한 느낌이 드네요. 제가 자주 섞어짜는 sm신신명조와 타임즈 로만 23 을 겹쳐 보았습니다. 라틴 활자의 베이스라인은 정확하게 선이 있는데 한 글과 놓고 봤을 때 오르락 내리락 하잖아요. 주로 소문자가 많이 쓰이는데 소문자만으로 표기한 단어는 글자의 기준선이 내려가 보여요. 그렇다고 소문자를 올리면, 대문자도 같이 올라가죠. 그 래서 엑스 높이가 높으면 위, 아래의 공간이 좁으니 흔들림도 덜
조화의 섞어짜기
〈 정재완 〉
097
할 것이라는 생각에 제가 이해하고 있는 활자 중에서 엑스 높이가 높은 것 24 을 골라본 거죠. 편집자들이 원하는 작지만 잘 식별할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에 대해서 근거를 댈 수 있죠. 어차피 이미 만들어진 서로 다른 글자를 섞어짜는 입장이다 보니 적절한 수준 에서 타협하는 것 같습니다.
◎ 괄호 안의 글 , 작지도 크지도 않게 … 이건 스티븐 제이 굴드라는
과학자의 수필 25인데요. 마찬가지로 타임즈 로만을 썼는데 괄호 안에 들어가는 부연설명이 문제였습니다. 저자의 글 쓰는 방식 자 체가 괄호 안에 넣은 부연설명이 많은 거예요. 사실은 괄호의 기 능이라는 게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본문이 있고, 괄호를 읽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본문도 있는 거예요. 그것에 대한 것 을 통일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건 아닌 거 같고. 그래서 이 괄호 는 안 읽으면 안 되는 괄호에요. 단순히 설명해주는 괄호가 아니 고 이것도 하나의 본문입니다. 그런데 어려워요. 편집자의 말로 는 이게 본문처럼 읽어도 안 된다는 거예요. 본문과 같은 위계가 아니므로 차이가 나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 글자를 너무 작게 한다든가 존재감을 너무 떨어뜨려 버리면 책 한 권을 이해하기 힘 들다는 거예요. 이런 괄호가 많이 나타나요. 이럴 때 제 방법은 다 수용하는 거죠. 더 좋은 방법이 분명 있겠지만, 제 선에서 편집자 와 함께 했던 작업이었어요. 인용문은 활자체, 크기, 색상을 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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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디자이너의 섞어짜기
한 권을 그렇게 만든 적이 있어요. 다행히 글줄이 길어서 티가 덜 났어요. 정답이 있는 게 아닐 듯한데, 얘기해주실 분 계신가요? 심우진 말씀대로, 글줄 길이가 길수록, 즉 글줄에 글자가
많을수록 덜 벌어지죠. 그래서 글 상자의 너비를 늘리거나 활자 크기를 줄이거나, 영문이라면 컨덴스트체를 사용하거나, 정 안되 면 글을 고쳐야겠죠. ‘했었다ʼ를 ‘했다ʼ로 바꾸는 식으로요. 단행 본 편집을 오래 하신 분과 일한 적이 있는데, 글이 조금 밀리면 그 자리에서 어디 어디를 어떻게 고치라고 해요. 그러면 딱 맞아요. 글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고 정말 잘 맞추셨어요. 이렇듯 부수적인 낱말 중 어색한 것을 다듬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학술이나 문 학 쪽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이죠. 이용제 동감입니다. 조판하려면 글을 읽고 다룰 줄 알아
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윤문을 맡기는 거죠. 그리고 작게 쓴 한자나 라틴 문자의 높이를 글줄 가운데에 맞춘다 고 하셨는데, 주로 쓰시는 sm신신명조의 중심도 가운데에 있으니 흐름이 안정적일 것 같고요, 마찬가지로 중심이 위에 있으면 올릴 수도 있겠습니다.
생태적 조판론
심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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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조판론
어디에서 , 어디를 , 어떻게
조판의 세부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섞어짜기도 어디까지나 무언 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일 테니, 저의 ‘입장 표명ʼ이 순서겠죠. 정 리하다 보니, 활자를 다루기 전에 따져볼 부분이 늘어났습니다. 앞서 문장현, 정재완 씨도 조화와 대비를 기본 축으로 삼아, 돋보 이거나 자연스러운 섞어짜기를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흐 름을 이어서, 언제 A를, 언제 B를, 언제 A-B를 사용할지 정하는 섞어짜기의 관점(입장과 기준)과 방법론에 대해, 다섯 개의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타이포그래피란 ?
◎ 돋보기로 본 세리프 … 학창 시절부터 타이포그래피 책하면, 확
대한 세리프 그림이 떠오릅니다. 벰보의 세리프는 이렇고, 바스 커빌은 이렇다고요. 굉장히 멋있지만, 실제 작업에는 별 도움이 안 됐어요. 왜냐하면 확대한 모습을 원래 크기로 축소해도 똑같 은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크게 봤으니 이제 다 안 것 처럼 착각하고, 실제 크기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지 않았 어요. 물론 무용한 지식은 아니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타이포 그래피 서적이 실제 크기의 의미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요. 제 가 본문에 관심이 더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죠. 본문 활자(9~12pt)
타이포그래피란 ?
〈 심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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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확대해서 보면 인상이 많이 바뀌기 때문에 100% 크기로 판단 해야 합니다. 물론 시장을 이끄는 것은 제목용 활자에요. 하지만 타이포그래피의 기본 개념이나 조판 시스템은 본문, 즉 작은 활 자 다루기에서 비롯됐죠. 글의 양과 위계가 많을수록 체계가 필요 하니까요. 본문에서는, 세리프의 세부보다 글자의 뼈대나 글자가 모여서 만드는 전체적인 인상이 더욱 중요합니다. 실험실에서 묶 어놓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살아있는 개구리가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생태를 아는 것도 중요하죠. 연못도 있고 파 리도 있고 뱀도 있기 때문에 개구리가 그렇게 움직이는 거잖아요. 마찬가지로 활자의 세부 뿐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균형 있게 다 뤄야 한다는 생각을 근래 많이 합니다. 너무 돋보기로 보지만 말 고 몸으로 실제를 겪어보자는 거죠.
◎ 세 가지 기본 요소 … 활자로 찍어내는 글자를 구성하는 기본 요
소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아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모양입니다. 금 속 활자에서는 볼록 튀어나온, 먹이 묻는 면이죠. 디지털 활자에 서는 화면에 뜨는 까만 글자 자체이고요. 두 번째는 그것이 찍힌 면입니다. 지면이나 화면이겠죠.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벽, 돌 같 은 것이겠고요. 마지막으로 면에 모양이 찍힌 결과, 즉 모습입니 다. 이를 다시 다듬어서, 활자에 새긴 모양을 자(字), 찍는 곳을 면 (面), 나타난 모습을 질(質)로 요약했습니다. 여기서 질은 면에 분
포된 먹의 인식입니다.
21. 합성글꼴 예문
나만의 방식
〈 심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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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합성글꼴 설정 예
니다. 그럼 넣어줘야죠. 그래서 예문이 중요해요. 크기나 높낮이 를 맞추려면 각 예문도 크기별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합성글꼴 설정 예시 22 입니다. 특정 글리프만 따로 모아 크기와 높낮이를 지정하고 싶을 때는 [사용자 정의] 버튼을 누르고 글리 프를 추가하시면 새 그룹이 생성됩니다. 자세한 설명은 『찾기 쉬 운 인디자인 사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면 매우 섬 세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고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요. 바쁜데 이런 거 만지고 있으면 팀장님한테도 혼나 죠. 타이포그래피 말고도 중요한 건 많잖아요. 그러니, 할 건 없고 퇴근하긴 애매할 때 조금씩 만지세요. 항상 준비하는 디자이너로 보일 수도 있겠죠? 작업하기 싫은 날 대놓고 게임을 하는 거죠.
◎ 문장 부호의 질감과 운율 …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문
장 부호 설정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요. 섞어짜기에서 가장 골칫거리이기도 하고요. 현재 출시된 본문용 한글 활자는 문 장 부호가 상당히 작습니다. 획도 얇은 편이고요. 그래서 저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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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조판론
게 쓰고 많이 굽어진 것을 써서 표면적을 넓혀주고 있어요. 마침 표나 따옴표도 꽤 큰 편이죠. 그리고 작은 글자가 글줄에 들어갈 때는, 글줄 가운데로 정렬합니다. 완성형 한글의 중심이 활자틀 가운데에 있기 때문이죠. 가운뎃점을 글줄 가운데에 찍는 것과 같 은 이치고요. 앞서 골과 마루를 말씀드렸잖아요. 안 중요해서 줄 인 글자를 위나 아래로 정렬하면 마루가 돼요. 돋보입니다. 너무 작게 줄여도 돋보이고요. 무미건조한 글줄에 크기, 높낮이, 색상 을 바꿔 운율을 내려는 의도라고 해도, 불필요한 마루를 만들 필 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럴 때 문장 부호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됩 니다. 마침표(온점=한 박자), 쉼표(반점=반 박자)의 이름만 봐도 운 율이잖아요. 괄호는 작게, 느낌표는 크게 연주하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요. 따라서 글줄의 질감이 심심하다면 본래 그 역할을 담당하는 문장 부호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길 가에 자라는 풀꽃처럼 문장 부호는 글줄마다의 개성을 만듭니다.
◎ 기본적인 수준의 합성글꼴 …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섞어짠 명
함 23 인데요, 한자 문자권 영역인 [기본]~[기호]를 하나로 묶고, 라틴 문자권 영역인 [로마자]~[번호]를 하나로 묶었어요(참고로 라틴 문장 부호인 굽은 따옴표는 [로마자]가 아닌 [구두점]에 포함). 추가
로, [로마자]~[번호] 묶음의 크기를 8% 키우고 기준선을 10% 내 렸으며, 사용자 정의에서 괄호 영역을 새로 만들어 크기를 2% 줄 이고 기준선을 3% 내렸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마침표, 괄
나만의 방식
〈 심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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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섞어짜기한 명함과 실제 적용한 합성글꼴 설정(2012)
호, 쉼표 등 한글 환경에서 사용하는 상당수의 문장 부호가 [로마 자] 영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한글과 섞어짜기에는 작고 낮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가 기본적인 수준의 인디자인 합성글꼴 설정 입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강 의나 책을 통해서는 익힐 수 없는, 나만의 섞어짜기 방법론을 만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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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조판론
됩니다. 글자 수는 많고 글자 너비가 제각각인데 명확한 문자 클 래스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 보니 조판상의 유연성, 확장성이 떨어 지는 거죠. 글이나 매체의 성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별 로 없습니다. 같은 활자라도 어떻게 짜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느 낌이 나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에 손쉽게 개성 있는 조판이 가능하 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한글과 문장 부호의 너비 기준을 정하여 문자 클래스를 구분 짓고 그에 대한 조판 상의 가이드라인 을 만들어가는 흐름이 자리 잡길 바랍니다.
전각 괄호를 손쉽게 입력하시던데 어떻게 하신 건가요.
심우진 ‘ㄴʼ을 누르고 한자 키를 누르면 괄호류 문장 부호
창이 떠요. 거기에서 고르시면 돼요. 윈도우 쓰시는 분들은 익숙 하실 거예요. 맥에서는 바람 입력기나 구름 입력기를 깔아야 합니 다. 입력 방법은 윈도우와 같으며 한자 키는 Opt+Return입니다.
섞어짜기를 위한 기본적인 눈썰미
이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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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짜기를 위한 기본적인 눈썰미
가독성 판단에 고려해야 할 요소
사실 섞어짜기라고 하면, 그걸 무의식적으로 하던 저조차 생소한 느낌이어서, 생각 끝에 나름의 생각과 방식을 말씀드리기로 했어 요. 가독성에 관한 얘기는 많이 접하셨을 거예요. 저도 그런 시기 가 있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가볍게 한 디자이너의 고 민과 생각의 변천 정도로 들어주세요.
◎ 글줄 길이 … 처음 말씀드릴 것은 글줄 길이 1 에요. 학부 시절에
라틴 조판에서 가장 읽기 편한 글줄 길이는 65~75자 (a ~ z가 2.5번 흐르는 정도)라고 책에서 읽었어요. 지금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게 정답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 한글 조판을 생각해 보려 했더니, 기준을 자모로 할지, 글자로 할지, 단어로 할지 참 애매하더라고요. 어쩌면 가독성을 얘기하는 것이 본인의 의견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이나 가벼운 논리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이 들었어요. 글줄 길이가 어떻든, 읽는 사람의 자세가 되어있으 면 다 읽거든요. 그렇다고 글줄 길이는 어떻든 상관없다고 하면 제 일(타이포그래피)의 가치가 떨어지는 기분이 들죠. 결국, 적절한 글줄 길이는 상황에 따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릴 때 잠 깐 속독학원에 다녔어요. 흐릿한 기억을 되살려보면 처음 글을 읽 을 때, 글줄 길이를 보고 지점마다 구역을 나누고 기억하는 거죠. 짧은 글은 이런 식, 긴 글은 이런 식으로 나눠요. 그래서 긴 글은
1. 글줄 길이와 시선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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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짜기를 위한 기본적인 눈썰미
8. 골프장 안내서에 적용한 마침표 내어짜기
다. 이건 책 앞에 나오는 인사말 6 이고, 이건 본문 7 인데 서로 다르 죠. 사용한 활자도 같고. 그런데 인사말이라는 성격상 자간을 넉 넉하게 짰어요. 조금 더 정중함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 작은 것에 집착 …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는 하이픈이나 구두점
의 정렬을 모든 조판이 끝나고 마지막에 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도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안그라픽스를 그만둘 무렵, 여 기에 대해서 느낀 바가 많아서 골프장 안내서 8 를 이런 식으로 짜 봤어요. 글줄 처음과 끝에 나오는 마침표를 밖으로 내어 짜니까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는 거예요. 아무도 못 느끼는 거지만 너무 뿌듯해서 마치 비밀 알려주듯, 친한 사람들한테 가서, 이거 보 라고, 이런 것 봤냐고, 그러고 다녔어요. 그때부터 정렬에 대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한 집착이 시작됐어요.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나가는 과정
〈 이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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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글과 라틴 문자의 기준선 맞추기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나가는 과정
◎ 기준선 맞추기 … 한글과 라틴 문자처럼 다른 문자를 섞어짜
면, 기준선 맞추기가 어렵죠. 이 문제를 한창 고민할 때, 좋아하 는 활자를 겹쳐놓고 엑스 높이, 어센더, 디센더를 정렬할만한 여 러 가지 기준선 9 을 그어봤어요. 라틴 문자는, ‘엑스 높이만 한 문 자ʼ( a c m n o r s u v w x z ), ‘어센더가 있는 문자ʼ( b d f h i k l t ), ‘디센더가 있는 문자ʼ( g j p q y)로 나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바ʼ와 ‘엑스 높이 만 한 문자ʼ 10 를 맞추면 다른 부류와는 맞지 않죠. 그렇다고 각기 다른 기준선에 맞출 수도 없고요. 여기에 대문자까지 넣으면 더욱 복잡해집니다.
10. 한글과 라틴문자의 기준선 비교
11. 한글과 라틴 문자의 기준선 맞추기, 〈아뜰리에 보고전〉 도록, 『천송이 꽃을 피우자』(2008)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나가는 과정
〈 이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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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렇다 할 기준을 찾지 못했고, 결국 문장이나 단어 에 따라 매번 다르게 짜요. 〈아뜰리에 보고전〉 도록 11은 다행히 소 문자만 있어서, 한글과 소문자의 엑스 높이 상단을 맞췄어요. 매 번 같이 늘어놓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데 단어나 문장이 아닌, 긴 글일 경우에는 또 달라져요. 이 글은 한글과 라틴 문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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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짜기를 위한 기본적인 눈썰미
12. 한글과 라틴 문자의 글상자 높이 조정 전(위)과 후(아래)
시작 지점 12 을 봐주세요. 라틴 문자는 시작 지점이 낮아 보이죠. 글 상자의 높이는 같지만 그대로 나열하면 어긋나 보여요. 그래서 라틴 문자의 글 상자를 약간 올려줘야 그나마 고르게 보입니다. 예전에는 레이아웃을 많이 생각했지만 갈수록 이런 부분을 찾고 고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됩니다. 대시도 문자별로 높낮이 차이가 있어요. 한글과 라틴 문자 의 섞어짜기라면 네 가지 조합 13(한 ─ 한, 한 ─ 라틴, 라틴 ─ 한, 라틴 ─ 라 틴)이 있겠죠. 이 작업에서는 대시에 라틴 활자를 썼어요. 대시의
길이 문제도 있지만, 대시의 높낮이 문제에요. 라틴 문자의 대시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나가는 과정
〈 이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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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한글과 대시의 기준선 비교
는 엑스 높이의 중심 언저리에 있는데 그렇게 통일하면 ‘한 ─ 한ʼ 조합에서 너무 내려가요. 그래서 대시 앞・뒤 문자에 따라 높낮이 를 다르게 조정합니다. 어디에 그렇게 하라고 나와 있는 것은 아 니지만 나름의 논리를 만드는 거죠.
◎ 문장 부호 , 숫자 , 특수문자 맞추기 … 기준선 맞추기 못지않게 어
려운 것이 괄호 맞추기 14 인데요.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짜요. 이 본문은 합성글꼴을 쓰지 않고 하나하나 조정한 겁니다. 문장 부호는 상단에 라틴 활자를, 하단에 한글 활자를 썼어요. 자 세히 보시면 따옴표나 마침표, 특히 괄호의 형태가 달라요. 간격 도 다릅니다. 물결표의 앞・뒤 커닝이 서로 다르고, ‘6 ʼ의 오른쪽 여백과 ‘1ʼ의 왼쪽 여백이 서로 달라서 조정한 거죠. 섞어짤 때 상 단처럼 라틴 활자의 문장 부호를 쓰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하단 처럼 한글 활자를 쓰는데요, 주된 문자의 문장 부호를 쓰는 게 맞 다 싶어 다른 문장 부호에도 모두 한글 활자를 쓰고 있습니다.
14. 괄호의 높낮이・간격 맞추기, 물결표의 간격 맞추기
‘미’ 는 이런 ‘미’ 가 아니다. ‘미’ 는 이런 ‘미’가 아니다. 15. 따옴표의 간격 조정 전(위)과 후(아래)
16. 쌍점, 쌍반점의 간격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나가는 과정
〈 이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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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한글과 숫자의 간격
18. 글머리 맞추기와 단위 간격 맞추기 전(왼쪽), 후(오른쪽)
따옴표 15 인데요,
익스프레스 시절에는 간격을 조정하
지 않으면 유난히 글과 붙어 보이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따 옴표가 많은 글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했던 게 습관이 된 거죠. 쌍점, 쌍반점 16 입니다. 쌍점 앞 간격의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인데요, 쌍점과 앞 문자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분리하여 인 식할 수 있을 만큼의 공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엔 대시(en dash), 엠 대시(em dash)부터 말줄임표까지 모두에 해당합니다.
숫자 17 인데요, ‘제1회ʼ, ‘중2동ʼ처럼, 고르지 않은 숫자의 앞뒤 간격을 아래처럼 조정하면 훨씬 상쾌합니다. 캡션 18 (작품 설 명 글)에서도 같은 이유로 세 번째 글줄이 들어가 보여서 내어 짰
어요. 다섯 번째 글줄도 0과 1의 앞뒤 여백 차이로 0× 보다 ×1 의 간격이 넓어 보여서 좁혔고요, ‘7cʼ의 간격도 ‘0 ×ʼ 의 간격보다 넓 혔어요. 단위는 수치 전체를 포괄해야 하니 간격을 준거죠.
한글과 라틴 문자 섞어짜기
최성민
가치 판단 기준
〈 최성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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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판단 기준
◎ 완성도 … 디자이너가 말하는 ‘완성도ʼ를 뚜렷하게 정의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좋은 디자인을 구분하는 실제 기준으로 씁니다. 완성도는 대부분 기술적인 것을 말합니다. 개념의 참신함을 말할 때 완성도는 쓰지 않죠. 같은 조건에서, 어떻게 하면 결과물이 더 욱 완성되어 보일까를 말할 때 어떤 ‘선ʼ이 있겠고, 그 선을 넘으 면 완성도 있는 작업이 되겠죠.
◎ 흐릿한 경계 … 완성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일부는 물리적인 근
거겠고, 일부는 인간의 생리적인 조건과 관련 있거나, 또 일부는 미적인 것과 관련 있을 거예요. 타이포그래피를 포함한 조형 예술 이 공유하는 미적 판단 기준이죠. 그중에는 오로지 타이포그래피 의 관습으로 내려오는 게 있겠고, 성향별, 회사별, 언어별 세부 기 준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완성도는 또렷한 선으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완성도라는 문턱은 흐릿한, 일종의 DMZ 같은 것이라 고 봐요. 바깥 언저리에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문턱을 넘어서고, 그대로 있으면 다른 일을 알아보라는 말을 듣고, 울타리 안에 머 물면 계속 작업을 맡겨도 된다는 말을 듣겠죠. 마치 육상 경기의 트랙처럼, 완성도의 여러 기준을 선으로 이으면, 짜임새, 기능성, 경제성 등의 영역이 있겠고, 그 수준은 미달이거나, 초과일 수도 있겠죠. 타이포그래피 명인의 작품은
3. 『역사』(2012), 본문 :
sm신신명조+캐슬론540, 각주 : 윤명조130+어도비 캐슬론
활자체별 섞어짜기 사례
〈 최성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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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윤명조로 계속 본문을 짰더니 sm명조를 써야 진짜 라는 지적을 받았어요. sm신신명조10을 크게 보니 형태가 예쁘 고 날렵하고 대비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본문 크기로 쓰면 아 쉬웠습니다. 결정적으로 활자 틀이 전각(너비 1000 유닛)이기 때문 에 자간이 넓어 보입니다. 대부분 자간을 줄여서 썼을 거예요. 그 런데 저는 자간 좁히기를 싫어합니다. 귀찮기도 하지만, 라틴 활 자까지 붙어버리거든요. 결국, 라틴 문자만 일일이 넓혀줘야 한 다는 거죠. sm신신명조와 리리코를 합성글꼴로 섞어짜보니 자간 때문에 골치 아팠어요. 그래서 안 썼죠. 이건 처음 작업한 단행본 3 인데, 본문에는 sm신신명조, 각 주에는 윤명조130을 썼어요. 획의 굵기 대비가 날카로운 sm신신 명조에는 캐슬론(Caslon 540)을 썼고요. 우동 면발같이 둥글둥글 하여 획이 뾰족하거나 대비가 강하지 않은 윤명조130에는 캐슬 론(Adobe Caslon)을 썼어요. sm신신명조를 각주에 써보니 너무 밝 더라고요. 같은 캐슬론 계열이지만, 비교적 글자가 큰 본문에는 대비가 큰 캐슬론540을, 글자가 작은 각주에는 대비가 적은 어도 비 캐슬론을 써서 크기에 따라 적합한 활자를 골랐습니다.
◎ 고딕체 섞어짜기 … 한글 고딕체의 섞어짜기가 더 어려워요. ‘명
조체+세리프체ʼ는 너무 다르게 생겨서 어느 정도 용서되는 것 같 은데, ‘고딕체+산세리프체ʼ는 획이 일정하고, 깔끔하게 정리돼서 작은 차이도 두드러져요. 획의 굵기 차이가 있어도, ‘명조체+세
10. 『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2012)
나눔명조+버클리
11. 『페스티벌 봄
2009』 소책자 (2009), sm순명조+디도 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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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라틴 문자 섞어짜기
무시한 채, 날카로운 세리프만 보고 매트릭스(Matrix) 같은 활자체 를 섞어짜면 어색하죠. 세리프 같은 작은 부분뿐 아니라 획의 흐 름과 굵기, 대문자와 소문자의 비례와 짜임새 등 양식적인 배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개념적으로도 통한다면 더욱 좋겠죠. 예를 들 어, 아무리 형태적으로 어울린다 해도, 기차역과 관련된 프로젝 트 도록에 공항 전용 활자체를 쓰면 어색하잖아요.
나만의 방식
◎ 목표 … 같은 내용의 국문, 영문 원고를 A4에 조판하는 간단한
과제입니다. 2단으로 짜고, 왼쪽 단에는 국문, 오른쪽 단에 영문 을 흘릴 거예요. 국문 원서 제목에 영문 병기가 많습니다. 시각적 으로 고르게 짜야 하고, 두 빗금(//) 사이에 있는 영문은 모두 이 탤릭체로 바꿔 달라는 주문이에요.
◎ 1 . 판면 설정 … 자세하게 말씀드릴게요. 인디자인에서 문서를
엽니다. 책을 만드는 게 아니니 [페이지 마주보기] 체크 안 하고 요 . 지금 단계에서 여백은 중요하지 않아요 . 그런데 한 가지, 기본 조판 단위가 포인트로 되어있으면 거추 장스러워요. 판형을 밀리미
나만의 방식
〈 최성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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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로 따지는데 12포인트가 몇 밀리미터인지 알 수 없 으니까요. [환경설정]⇒[단 위 및 증감]에서 눈금자 단위를 밀리미터로 수정합니다. 조판 단 위는 [Ha], 활자 크기는 [Q], 획은 [밀리미터]로 하겠습니다. 1Q 또는 1Ha는 0.25mm, 다시 말해서 4분의 1mm입니다. 아마도 Q 는 4분의 1이라는 뜻의 쿼터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국문 원고 를 붙여넣습니다. 일단 국문부터 해결하고 영문을 맞추죠. [단락 스타일]을 새로 만들고, [기본 문자 서식]을 보면, 기본 활자가 어 도비 명조로 되어있어요. 최소한 어도비 명조를 쓰더라도 조금이 라도 보기 좋게 글자는 14Q(3.5mm)로 짜고 행송은 24H(6mm)로 할게요. A4가 가로 210mm, 세로 297mm잖아요. 둘 다 3mm로 나뉘거든요. 따라서 A4 조판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3이라고 생 각해요. 되도록 3의 배수로 중요한 요소들을 처리하는 게 낫겠죠. 행송이 6mm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문제를 조금 단순하게 하 기 위해 양끝맞추기는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에 들어가 볼게요.
◎ 2. 활자 고르기 … 먼저 섞어짜기가 왜 필요한지 확인해 보죠. 이
탤릭체를 써야 하는데 어도비 명조에는 이탤릭체가 없어요. 기계 적으로 기울일 수도 있지만 보기 싫잖아요. 불문 글자 일부도 깨 졌네요. 어도비 명조에 없나 봅니다. 확대해 보니 라틴 문자와 숫 자의 형태도 이상하네요. 이 정도면 안 쓰는 게 좋겠어요. 즐겨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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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8월 16일
12%13%43%5%2016년 67%52016년
89,%5 문장현, :;%5심우진,
심우진, 이경수, 정재완, 최성민
이은비
<=45 심우진 >?,%5 최주영 >?@5 활자공간 A2BC5 2012년
2월 16일 제2012 000047호 10, 2층 ,FG%5 hts.cjy@gmail.com HI 5 02 336 6909 JK 5 02 6081 3000 43%5 미래상상 031 949 2832 L8%5 한솔 미스틱 208g/m² (표지), 한솔 클라우드 80g/m² (내지) M=%5 바람체 (표지), sm3신명조, sm3견출명조, sm3견출고딕, 아리따돋움, Adobe Garamond, Nitti Grotesk 외 (내지) N2%5 Adobe InDesign CC 2015 (11.4.0.90) 한국어판 DE%5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2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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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Jang-hyun, Sim Wu-jin, Lee Kyung-soo, Jeoung Jae-wan, Choi Sung-min ̶ 20,000 ISBN 979 11 951852 5 2 12650 : W ( 이 책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목록 CIP) 은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 홈페이지 (http://seoji.nl.go.kr) 와 국가자료공동목록시스템 (http://www.nl.go.kr/kolisnet) 에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CIP제어번호: CIP2016018189)
왜 일 까 하 며 직 접 해 보 는 게 공 부 죠 최 성 민
모 양 이 아 니 라 모 습 을 보 없 는 어 요 거 죠 이 저 는 불 편 한 점 하 나 도
경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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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 어 짜 기 최이심정문 성경우재장 민수진완현
요 즘 은 그 렇 게 섞 어 짜 지 않 아 요
문장 현 정 재완 심 우 진이 경 최수 성민
문 장 현
20,000원
979 11 951852 5 2
12650
활 자 공 간
한 글 과 라 틴 문 자 섞 어 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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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태 적 조 판 론
활 자 공 간
출 판 사 디 자 이 너 의 섞 어 짜 기
초 년 병 부 터 독 립 후 까 지 의 섞 어 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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