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금요일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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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성 화

사과가 못났다고?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학교에 매일 빵

이나 과자를 가져와서 자랑하듯 먹는 아이가 있었다. 어쩌다가 사탕 몇 개 정도의 군것질을 하던 우리에 비해 너무나 풍족해 보였다. 어느

날, 친구들이 그 아이에 대해 수군거리는 걸 들

었다. 나이 육십이 다 된 그애 아버지가 자전거 로 막걸리 배달을 다니고, 그애 엄마는 집에서

비단 홀치기를 한다고 했다. 홀치기는 육· 칠십 년대에 유행하던 부업으로, 수많은 점들이 찍 힌 비단을 오비틀에 걸고 꾸리를 돌려 그 점 하

나 하나를 홀치는 일로써 고된 작업이었다. 그

애가 곱게 보이지 않았다. 며칠 뒤, 하교길에 그

애 아버지를 봤다. 커다란 짐자전거에 막걸리

통을 네 개나 매단 채 거의 선 자세로 힘겹게 페

달을 밟고 있었다. 목에 두른 타월은 꾀죄죄했 고 반백의 머리칼은 성글었다. 자전거가 빨리

달릴수록 고리에 매단 막걸리 통들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뒤따르던 차가 ‘빵’ 하고 클랙

슨을 울리자, 자전거는 길 한 쪽으로 비켜서며

크게 휘청거렸다.

그 다음 날, 2교시를 마치자마자 빵을 꺼내

먹고 있는 그애에게 다가갔다.

“어제 너거 아버지 배달 나가시는 거 봤 다. 니는 너거 엄마 아버지 생각은 안 하나?”

빵을 입에 문 그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내

자리로 돌아와 그애 쪽을 보니 책상에 엎드려

우는 것 같았다. 반의 여론이 그애 편으로 기울 었다. 그애의 군것질을 두고 수군대던 아이들 이 이젠 나를 두고 수군대었다. 우리 집이나 그 애 집이나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그럼에 도 군것질을 일삼는 그애가 철이 없어 보여 그 저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 아니, 내 속에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군것질거리로 아이들을 주

위에 불러 모으는 게 얄미워서, 그애가 두르고

있는 ‘포장지’를 찢어발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

다. 그애는 자기 아버지가 막걸리 배달을 다니 는 걸 반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을 텐 데 말이다.

내가 사과해야 할 일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 았다. 나라면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 일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다음 날 저녁, 그

애를 만나러 갔다. 막걸리가 허옇게 말라붙은

자전거가 대문 옆에 세워져 있었다. 그애가 대

문 밖으로 나왔다. 친구가 찾아왔다는 말을 듣 고 뛰어나왔다가 나를 보고는 실망과 어색함

과 분노가 섞인 표정을 지었다. “어제 일 미안하다.”

“······.”

그애는 얼굴을 돌린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내 가 그애를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그제야 실감

났다. 다시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자존심이 내 목젖을 움켜쥐었다. 그때 그애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알겠다.”

불투명한 말이었다. 아직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은 아니지만 미안해 하는 너의 마음은 알

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어떤 말을 내뱉기 전에 세 개의 문을 통과시켜 보라는 말이 있다. 그 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라고 묻는 문이다. 내가 그 아이 에게 한 말은 첫 번째 문만 통과했다. 그애에 게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렇 지 않았다.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부

하는 것도 어렵지만

걸리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 사 과를

내가 사과를 떼어 먹은 적도 있다. 쑥스러 워서,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상대방이 거절

굳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등의 이유가 있었다. 대개 사람들은 ‘미안하다’ 는 말이 ‘나 못났다’라는 말과 같은 뜻인 줄 안 다. 그래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알면서도 끝 까지 입을 다문다. 그러나 진정 어린 사과를 받고 나면 저절로 나를 돌이켜 보게 된다. ‘내가 그동안 상대방을 너무 미워하거나 원망했던 건 아닐까. 정말 나 의 잘못은 하나도 없을까?’하며. 때로는 사과 를 주고받은 후에 한결 돈독한 정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의 사과에도 과일 사과처럼 작은 씨 가 들어있어서 새로운 정을 싹 틔우게 해주는

지도 모른다.

어스름이 내리는 시간, 터덜터덜 집으로 걸

어오면서 나는 다짐했다. 앞으로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짓은 하지 말자고, 그리고

남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상황을 만

들지 말자고.

조 순 배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8월의 연가

뜨거운 8월의 태양이 내리 쬐는구나

그대여

어서 밖으로 나와서, 해바라기 앞에 서 보게나

눈부신 8월의 태양이 찬란하구나, 그대여 고개를 꺾어가며 오직 태양만을 향해 있는

저 애처로운 해바라기를 바라보게나

8월은 곧 지나가리라

불타오르는 사랑도

9월이 오면 이별이 찾아와, 그리움만 남을 터이니

그대여, 누군가를 그렇게 깊이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8월이 가기 전에

후회 없는 사랑을 해보도록 하게나

설령 그것이 아픔으로 끝날지라도 혹여 그것이 추억으로만 남을지라도

그 모든 것이 결국엔 아름다운 기억이 되리니

망설이지 말게, 그대여 사랑의 계절도 결국엔 지나가는 법이니 바람처럼 달려가, 해바라기처럼 진심을 전 하게나

8월이 그대를 떠나기 전에 8월이 그대를 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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