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0호(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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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 2013 전쟁없는세상 2013년 비폭력 프로그램 2013년 병역거부팀

40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7 3층

peace@withoutwar.org

02-6401-0514


World Without War

전쟁없는세상 40호 소식지

평화수감자들한테 편지 써 주세요!

차례 강정에서 제주해군기지 저지활동을 하다가 수감된 분들입니다

소식지를 내며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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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모 제주시 정실동길 51 301번 (690-162) - 제주교도소

평화주의자 노트 Essay 무시되어도 좋을 사소한 양심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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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상인을 막아내라!-2015 아덱스를 막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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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한국산 최루탄, 바레인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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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된 분들입니다

기획기사 Special Intro - 2013년 전쟁없는세상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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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비폭력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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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병역거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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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석 서울시 구로구 금오로 867 (천왕동) 805번 (152-130) - 서울남부교도소

리뷰-책&영화 Review-Book&Movie ‘덜’ 귀엽고 ‘더’ 불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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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Series 게임과 평화 - 모두의 마블을 탄생시킨 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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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 정보유출? 더 부끄러운 행태는 따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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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바다 건너 일기 - 그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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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보고 Report 후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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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전쟁없는세상 발행일: 2014년 2월 1일 제호: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0호 연락처: 02-6401-0514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22-9번지 3층 (121-230) http://www.withoutwar.org peace@withoutwar.org 인쇄기획 한울타리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2동 137-69(130-062) 연락처 02-924-9641,2 팩스 02-927-5104


소식지를 내며

지우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이번 호는 전쟁없는세상의 지난 한 해 활동을 돌아보는 자리입니다. 전쟁없는세상의 두 축인 병역거부 캠페인과 비폭력 프로그램의 2013년 목표와 성과, 남은 과제, 그리고 2014년 목표를 기획기사에 담았습니다.

암울한 정치 상황에서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자 애쓰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병역거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비폭력적인 사회 변 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오늘 우리가 뿌린 씨앗이 내일의 평화로 피어나리라 믿습니다.

오는 2월 8일에는 2014년 총회가 열립니다. 이번 총회는 단순히 지난 해 활동보고와 새해 활동계획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회원들이 자유 롭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고자 기획했습니다. 총회가 열리기 한 주 전부터 온라인포럼을 개설하여 의견을 모으고 거기서 나온 이야기를 오 프라인 총회에서도 이어갈 것입니다.

올해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평화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식지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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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전쟁은 낯설지 않았다. 전쟁게임과 전쟁영화를 보면서 전투장면을 상

무시되어도 좋을 사소한 양심은 없습니다 들깨 | 병역거부자

상했다. 상상 속 나는 언제나 약자를 돕는 정의의 편이었는데 여느 소년 들처럼 내 위치는 언제나 장군이나 왕이었다. 병사는 사람이 아니라 숫 자였다. 역사책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듣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이야기에서 우린 언제나 억울했었다. 베트남 참전용사이신 친척어른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배웠을 때 한국군 또한 얼마나 많은 북한 민간인 을, 베트남 사람들을 죽였는지는 듣지 못했다. 아우슈비츠를 찾아갔을 땐 학살된 유대인들만 생각하며 히틀러가 얼마나 나빴는지만 생각했다. 병역거부를 몰랐던 그 때 난 똑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만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이상한, 반쪽짜리 진실들이다. 군인이 되는 것을 고민한 다는 것은 이‘상식’들을 의심해 보는 것이었다. 이제는 그 비극을 만들

“군기를 잡아달라”새로 나간 교회의 성경학교에서 아동부 교사를 하

었던 사람들을 생각한다. 종교와 국가, 민족의 이름으로 총을 들었던 사

게 되면서 요청받은 역할이었다. 교회에서까지 그 말을 들었을 때 놀랐

람들 대다수는 그저 명령을 수행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것은 영장

지만, 새삼 놀라울 건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자랐다. 학교에서 체벌

을 받고 군대에 가는 나의 모습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을 받고 수련회에서 기합을 받으며 우리는 원산폭격을 했다. 선배는 후 배를 굴렸고, 센 놈은 약한 놈을 팼다. 점수든, 돈이든, 빽이든, 가진 게

착한 군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착한 군인은 전쟁을 막을 수 없다.

있으면 맞지 않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사회의 규칙이다. 학교에서든 직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 즉,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정치와 자본, 훈련된

장에서든 위에서 시키면 뭐든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남자들은 남자들만

조직이지 인간의 개인적 본성이 아니다. 그러니까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이 하는 일을 감당하며 억울해하며 알량한 권력을 누렸다. 우리의 생각

개인적 양심으로서이기도 하지만 전쟁 이전의 정치에 개입하는 반전행

과 몸은 전사기에 우리가 약한 자를 지키는 것도, 그래서 우월한 것도 당

위다. 군인 됨을 거부함으로서 적극적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행위다.

연한 일이었다. 살기 위해 적을 짓밟고 우리끼린 뭉쳤다. 내 체력은 국력

일상을 전쟁으로, 사회를 군대로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군사주의에 저

이고 국가는 나를 단속했다. 살아온 곳곳이 군대였고, 삶은 전쟁이었다.

항하는 것, 이 또한 군인이 되기를 거부함으로써 할 수 있는 정치행위다.

내게 있어 병역거부는 군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만이 아니라 삶 깊숙이

병역거부는 내가 가진 영장으로 행할 수 있는 최대치의 평화운동이자 평

파고든 일상 속 군기와 맞서는 것이었다.

화롭게 살 수 있는 우리의 권리를 위한 많은 행동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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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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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도 총을 들지 않겠느냐 묻는다. 나는 그 순간이 오기 전에 전

가르침을 언제나 떠올린다. 죽어야 할 사람이 있을까. 찌르고 쏘는 훈련

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것이다. 지금

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는 전쟁에, 우리들의 삶에

일어나는 일상의 전쟁들에 저항할 것이다. 지금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전쟁에 나는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까. 기독교 역사에 희미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하게나마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의 길을 걸은 자들이 있었다. 십자군 전 쟁부터 이라크 전쟁까지 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불의한 전쟁들을 기억한

병역을 거부하는 것 또한 내게 보장된 권리임을 배웠기에, 행복하다.

다. 폭력에 대한 고민은 신앙적 고민이었고, 병역거부는 그 실천이다.

박해 속에서도 서로의 양심을 꾸준히 지켜온 이들 덕분에 그 권리는 내 게도 왔기에, 감사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라

내게 있어 병역거부는 총을 내려놓는 것이 옳으냐 마냐의 윤리적 딜레

도 병역거부는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평화로

마만은 아니었다. 찬성하고 지지하는 것과 병역거부를 선택하는 것은 다

울 수 있을 권리를 위한 여러 노력의 하나로서 병역거부가 권리가 됐으

른 문제였다. 선택하는 내게 책임과 피해가 따르는 일이었고, 그것은 그

면 한다. 양심이 부족하니까 그냥 군대에 가라는 권유가 아니라 사소한

만큼의 의미와 가치가 있어야 감당할만한 것이었다. 그것은 아는 것과

양심으로도 군대를 거부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무시돼도

실천하는 것의 거리기도 하고 느끼는 것과 변하는 것의 거리이기도 했

좋을 사소한 양심은 없다.

다.

나는 내게 남성일 것을 요구하는 것을, 나를 더 남성답게 만드는 것을,

병역거부를 고민하며 다양한 결의 폭력에 대해서 새삼 느끼게 됐고,

나를 남성으로서만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신에 남성됨을 들여다보고

그것들은 내게 중요한 문제가 됐다. 폭력은 총으로서만 생기는 것은 아

살피며 해제하려 한다. 군대는 나를 남성으로서만 여기고 전사로서만 훈

니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구성된 방식에도 있고 서로의 위치 때문에

련시킨다. 또한 그것은 대량으로 남성 전사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우리

도 생겨난다. 살아가는 존재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 관계에서 폭력

사회에 존재하는 남성성에 기반한 차별을 만들어내고 그 구조를 지탱한

이 생기기도 한다. 단지, 모르고 살았거나 무시해왔던 것이다.

다. 나는 이러한 군대의 일원이 되기를 거부한다. 병역거부는 군대를 거부하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폭력을 줄여가 모태신앙으로 자랐다. 내가 가진 신앙은 삶의 태도에 큰 영향을 끼쳤

는 실천 중에 하나로 여겨졌다. 그 과정 덕분에 새로운 눈을 얻고 새로운

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내가 믿는 신의 뜻을 떠올리며 나름의 윤리적 기

관계를 맺으며 삶이 조금씩 변할 수 있었다. 병역거부를 고민한다는 것

준을 세우고 실천하며 예수의 길을 따라 살려한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은 내게 있어 선물이었다. 병역거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어떤 논리적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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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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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때문만이 아니라 넓혀온 고민, 그리고 삶의 변화가 쌓여서 가능한 것

이 되는 것은 지난 세월 고민하며 세워온 가치관과 모순된다. 생각하는

이다. 그것은 여전히 내게 버겁고 무겁지만 어떠한 투철한 신념이나 종

것과 실천하는 것의 모순을 줄이며 살아가려 노력하겠다. 군인이라는 모

교를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믿었고, 함께하는 사람들은 내

순을 내게 허용하는 것은 나에 대한 배반이다.

선택을 가능케 했다. 모든 이들이 너처럼 총을 들지 않는다면, 누가 나라를 지키냐고 묻곤 영장은 내게 왔지만 병역과 무관한 사람은 없다. 전쟁과 군대와 평화

한다. 그럴 때마다, 모든 이들이 총을 들지 않으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는 사람들, 군대가 만들어내는 위계와 삶을 전

것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묻는 이도 나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모든 이들

쟁으로 만들어가는 시스템에 저항하고 싶은 사람들 중에도 거부할 영장

이 갑자기 총을 들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군대에서 상처를 받은 할아버지도, 남

단 하나의 준칙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싶거나, 모든 이의 생각이 같아야

자들처럼 군대에 가지 못해 아쉬워했던 엄마도, 군대를 다녀왔지만 여전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억지나 환상일 뿐이다. 우리는 이제 전쟁에 이

히 폭력을 떠올리며 고민하는 친구도 군대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다. 지

기는 것만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을 상상해야 한다. 한 명씩 두 명씩

금까지의 고민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내 생각과 신념은 주위의 친구

총을 내리고, 자기가 일상 속에서, 관계 사이에서 저지르는 폭력을 가만

들과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며 만들어 온 것이다. 병역거부는 내 개인의

히 돌아보며 자신의 행위를 고민하는 것은 느리고 지난한 과정이다. 오

양심의 결정만이 아니라 관계의 산물이기도 하다. 모두가 같은 생각은

늘 나는 결정했지만 그에 대한 고민과 책임은 나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

아닐지라도 평화에 대한 신념들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이들이 함께였으

들의 것으로 여전히 남았다. 완벽하고 분명하지는 않지만, 군대에 가든

면 좋겠다. 영장은 내게 왔지만 거부는 함께 뜻을 모으는 모두의 이름으

안가든, 서로 관계 맺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고민을 쌓아갈 때 전쟁의

로 한다.

위협도, 일상의 위계도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어떤 것이 더 평화로울지 고민하는 그 과정, 즉 평화로 가는 길이 평화다.

어떤 상황이 와도 총을 들지 않겠냐는 질문은 여전히 내게 유효하다. 무기 뿐 아니라 관계되고 책임 있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대해 고민하는

글을 마치며 상상해 본다. 영장의 명령대로 군인이 된다면. 그래서 내

것은 평생 날 따라올 것이다. 군인에겐 그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다. 폭력

가 휴전선을 지키는 초병이라면, 저 앞의 강을 헤엄쳐 도망하려는 이를

의 순간 그에겐 질문을 던질 권리가 없이 명령만이 존재한다. 나쁜 사람

발견하고 수백발의 탄환을 쏘아 죽이라는 명령에 따를 수 있을까. 손에

이 군대에 가는 것이 아니라 군대가 사람을 나쁘게 하는 것이다. 폭력의

떨림은 없을까. 고민은 없을까. 수칙에 의해서 수행한 적절한 대응이라

주체로서 복잡한 맥락과 결들을 파악하고 선택할 여지를 주지 않는 군인

고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을까. 내키지 않는다면 그 명령을 거부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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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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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을까. 거부했을 때 벌어질 일들이 두렵지 않을까. 실탄을 발사한 그 초병 이 아주 약간이라도 그런 고민을 하고 괴로워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편이 되어주고 싶다. 군대 안에서든, 삭막한 사회에서든 어찌 하면 세상

죽음의 상인을 막아내라!

이 덜 잔인할까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이 글을 바친다.

-2015 아덱스를 막아내자 2013. 11. 18. 모두의 이름으로, 다만 저의 이름을 빌려.

구로 | 바리케이트 톨게이트

들깨(김성민)

1. 201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이하‘아덱스’) 가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청주공항,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아 덱스에 깽판을 놓기 위해 비폭력 트레이너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대응행 동 준비를 하였고, 대응행동 트레이닝부터 퍼블릭 데이 직접행동까지 많 은 일들이 있었다.

서울 모처에서 아덱스의 역사, 환영 리셉션이 열리는 M호텔 구조, 영 위 글은 입영일이었던 11월 18일 공개한 소견서 중 일부입니다. 전문

국 방산전시회 DSEi 대응행동 사례연구 등을 나눴던 대응행동 트레이닝

은 전쟁없는세상 홈페이지(http://www.withoutwar.org/?p=8388)나

은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트레이닝을 통해서 비폭력 원칙을 세우고

들깨와 병역거부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공간인 ‘들깨의 공범들께’ 까

환영 리셉션, 비즈니스 데이, 퍼블릭 데이 각각 상황에 따른 계획을 세웠

페(http://cafe.naver.com/green519fu)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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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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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환영리셉션 ‘무기상인들이 강남 M호텔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육교 아래를 지나쳐야만 한다’ 대응행동 트레이닝에서의 분석은 정확했다. 우리는‘2013 ADEX 방

3. 비즈니스 데이 에어쇼, 우주체험 등으로 눈속임한 ADEX, 하지만 이번 비즈니스 데이 기간동안 70억 6천만 달러 규모의 수주상담과 행사장 내에서의 5억 2천 만 달러의 수주계약이 있었다.

위산업전시회 = 죽음의 잔치’ ‘Arms , Dealers Here Today, This Is Not

비즈니스 데이 동안 우리의 목표는 방산업체, 군 관계자, 무기상인 들

OK’가 쓰여진 두 개의 현수막을 들고 육교 위에서 그들을 맞이했다. 육

에게 전시, 거래하고 있는 무기가‘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각인시키기.

교 위에서는 사신, 저승사자가 현수막을 펼치고, 아래에서는 피켓을 들

우선 대응행동 웹자보, 현수막, 티셔츠에 총탄에 머릴 맞아 죽은 해골 이

고 침묵시위를 했다.

미지를 집어 넣었다. 그리고 티셔츠에는‘이 무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호텔 안으로 별 4개를 단 관용차들과 정부관료들이 줄줄이 들어가고

죽이나요?’,‘How Many People Can It Kill?’문구를 새겼다.

있었다. 또한 리무진버스에 탄 무기상인들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전했다.

킨텍스 건물입구에서 미사일을 든 사신과 붕대를 감은 전쟁피해자 퍼

사복경찰, 헌병,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둘러싸였지만 준비가 덜됐는

포먼스가 진행되었고, 건물 안에서는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각

지, 당황한 탓인지 우리를 막지 못했다.

부스를 돌아다니며‘블러드머니 리플렛’을 나눠주었다. 결국 쫓겨났지 만 드론, 미사일, 전차 등이 전시된 야외전시장에서의 직접행동까지는 막지 못했다.

리셉션 장소 앞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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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 데이에 맞춰 캠페인을 펼치는 활동가들 (출처:한겨레21 정용일 기자)

평화주의자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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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퍼블릭 데이

다. 집회참가인원 추산의 반대 버젼 같은 미스테리가 하나 더 생겼다, 롯 데월드타워 공사로 인해 서울공항에서 킨텍스로 장소가 변경된 탓일까

대화역에서 킨텍스로 가는 길목에 평화군축박람회 전시가 열렸다. 대 응행동 참가자들은 짝을 지어 관람객들과 함께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비

아덱스는 하향세로 접어들고 있다. 2015년까지 서울공항 공사가 끝나지 않는다고 하니, 킨텍스에서 또다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즈니스 데이 깽판의 결과로 검문이 강화돼 몇몇은 들어가지 못했다. 들

이번 대응행동을 통해서 그네들의 세세한 구석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어가서 보니 무기체험 부스에서 어린이, 학생들은 철모를 쓰고 총을 든

2013년 10월 말부터 진행되었던 바레인 최루탄 수출 저지행동은 결국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해병대 체험캠프 참사가 일어났어도 이 나

수출중단이라는 승리를 이끌어내었다. 전세계 활동가들과의 연대, 분석,

라는 반성을 모른다. 시간이 지나 전원이 끌려 나왔지만 환불은 잊지 않

미디어작업, SNS 등의 다각도의 액션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해가 바뀌

았다.

었으니 이제 2015년 아덱스까지 1년 여가 남았다. 무기거래를 봉쇄하는 직접행동을 준비하자.

2013 아덱스 퍼블릭 데이 직접행동에 참가한 사람들

5. 2015 아덱스를 막아내자 아덱스가 끝나고 주최측은 26만 명이 관람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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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1999년 김대중 정부가 소위‘무 최루탄 원칙’을 발표한 이후 경찰은

자랑스러운 한국산 최루탄, 바레인을 울리다 수영 | 경계를넘어 활동가

대표적인 시위 진압 장비였던 최루탄과 최루액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인체에 유해하고 위험하다는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1997년 한 해 동안 경찰이 각종 시위 현장에서 사용한 최루탄이 무려 11 억 발이라고 하는데, 그럼 그 많던 최루탄은 다 어디로 갔을까. 물론 군 대에서는 여전히 최루탄을 보유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수요는 있었겠지 만 한국에서는 예전처럼 최루탄을 판매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대신 한국 산 최루탄은 바레인, 터키, 말라위, 방글라데시, 시리아, 사우디아라비 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전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가 우리가 모 르는 사이 그곳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다.

거리에 운집한 수만 명의 사람, 만장에 쓰인 열사들의 이름, 새까맣게

2013년 10월 16일, 바레인 정부가 최루탄 160만 발을 추가로 수입하

중무장한 진압경찰, 시위대 너머로 보이는 하얀 연기. 흑백사진 속에 남

려 한다는 문서가 유출된 뒤‘바레인 워치(Bahrain Watch)’는 최루탄

아 있는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시위의 모습이다. 그곳에는 늘 최루탄이

수출을 막기 위한‘Stop the Shipment’캠페인(stoptheshipment.org)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매캐한 냄새와 따가움에 눈도 뜨지 못하고 정신

을 시작했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바레인에서도 독재 왕정을 몰

을 잃게 된다는 증언과 눈 밑에 치약을 바르고 물안경을 쓰고 시위에 나

아내고 민주화를 요구하기 위한 시위가 일어났다. 바레인 보안군은 시

가곤 했다는 무용담만 남았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

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는데, 진압 과정에서 특히 최루탄을 무차별적

랄 같은 최루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으로 사용해왔다. 인권단체‘Physicians for Human Rights’에 따르면

내가 처음으로 시위에 참가했던 건 아마도 한-미 FTA반대 집회였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최루탄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가 최소 39

데, 그게 2005년이었으니 나는 한국산 최루탄을 맞아본 적도, 눈으로 본

명에서 최대 2백여 명에 이르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부상당했다고

적도 없다. 그래서 난 그냥 그게 없어진 줄 알았다. 2013년 6월, 터키에

한다. 엄마 배 속에 있던 태아부터 어린이, 88세 노인까지 광범위한 연령

서 시위 진압에 경찰이 사용한 최루탄에‘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대의 사람들이 사망했고 그 원인은 직격탄을 맞거나 최루가스에 노출된

버젓이 박혀있는 사진 한 장을 인터넷에서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것이었다. 현지에서 찍힌 영상을 보면 보안군은 사람들을 향해 최루탄을 직접 발사하는가 하면 주택 안으로 최루탄을 쏘기도 한다. 절망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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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15


은 바레인에서 그렇게 사용되고 있는 최루탄을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는

수 있다. 경찰청은 바레인의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기계적으로 수출을

곳이 한국 업체라는 사실이다. 경남 김해에 위치한 (주)대광화공은 지난

승인해주었으며, 최종 수출허가 관청인 방사청은 지난 2년간 대광화공이

2년간 바레인에 150만 발의 최루탄을 수출했고, 한화로 125억이 넘는

바레인으로 최루탄을 수출해온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돈을 벌어들였다.

이 최근 밝혀졌다. 바레인으로 수출된 최루탄은 심지어 방사청의 허가도 없이 불법으로 수출된 것이었다.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을 승인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 위해 경찰청 총포화약계에 전화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국내법으로는 외국 사람들의 인권까지 고려하고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한국 사람에게 위험한 무기인 최루탄은 당연히 다른 나라 사람에게도 위험한 무기인데, 최루탄 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국경에서 멈춰버렸다. 정부는 국내에서 최루탄 의 사용을 금지했지만 생산과 수출은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두었다. 그러한 정책의 기저에는 무기를 수출할 수 있다면 그 무기가 얼마나 위 바레인에서 사용된 최루탄.‘경상북도’가 찍혀있다.

바레인 등지로 수출되는 최루탄은 최루탄 중에서도 CS탄으로 군용전

험한지와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상관없다는 태도가 깔려 있다. 바레인 워치가 타전하는 긴급한 소식들을 듣고 한국 단체들도 추가적

략물자로 분류된다. CS탄은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 CS 최루액은 2009년 쌍용자동차 진압 때 마지막으로 사용된 뒤 2011년 모 두 폐기되었다. 국내법에 따르면 최루탄 등 화약류를 생산, 수출할 때는 기본적으로 각 지방 경찰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군용전략물자일 경우 추가로 방위사업청의 수출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 업체들은 이러한 과 정을 거쳐 2년 동안 바레인 인구 (140만 명)보다 많은 양의 최루탄을 수 출해왔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바레인으로 수출되는 최루탄이 심각한 인 권 침해를 저지르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명백한 상황에서도 무기 수출을 승인해왔다. 사실상 인권침해 행위를 지원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할 2013년 12월 4일 외교부 앞 기자회견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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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17


인 최루탄 수출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방사청 앞 기자회견, 방

이런저런 기사를 계속 찾아보았는데 사실이었다. 작년 11월 바레인 수출

사청과 외교부에 항의전화나 항의트윗을 하는 액션, 외교부 앞 기자회

가능 여부에 대해 문의한 두 업체(아마도 대광화공과 휴먼스화공)에 방

견 등을 진행하고 추가 수출승인이 있는지 방사청에 정기적으로 전화를

사청이 수출 유보를 통보한 것이다. 방사청 대변인은 바레인 정세가 불

걸어 모니터했다.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바레인뿐만 아니라 심각한 인

안하고 최루탄으로 사람이 사망하면서 단체들의 항의를 받아 이러한 결

권침해를 자행하는 데 쓰이거나 쓰일 가능성이 높은 어떤 국가로도 최루

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일명‘최루탄 수출 방해작전’단기적으로는 성

탄 수출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같은 마음으로 온라인 액

공! 너무 기뻐서 앞으로도 영원히 수출하지 말라고 추임새를 넣고 싶은

션에 동참했다. 바레인 워치 등 외국 단체들도 언론에 이러한 내용을 알

기분이었다. 더불어 우리가 좀 더 일찍 최루탄 수출 문제에 대해 알았다

리며 적극적으로 온라인 액션을 조직하고,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

면 적어도 몇 명의 죽음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 한켠

인에 의거하여 OECD 한국 연락사무소에 대광화공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이 욱신욱신하기도 했다. 당장 바레인 수출은 막았다고 할지라도 사우디

제출함과 동시에 UN 특별보고관들에게도 탄원을 보내는 등 다양한 행동

아라비아 등 제3국을 경유하여 바레인으로 수출할 가능성도 있고, 바레

을 했다.

인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에 지속적인 모니터와 법 개정 등이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 있다.

무기는 어디서든 사용되어야 팔린다. 그래서 무기산업은 전쟁과 분 쟁, 안보 불안을 먹고 자란다. 무기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세계는 점점 더 평화와 인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최루탄이 누구의 손에 들려 있 던 그것의 목적은 공권력이 집회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효과적으로 탄압 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의 본질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라 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랍의 봄 이후 민주화 시위가 활발하게 일어 방위사업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하는 활동가들

난 지역은 한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독일 등의 최루탄 생산업

그리고 지난 1월 7일, 기쁘고도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방사청이 최

체에게는 블루오션이었을 것이다. 그곳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루탄 생산업체에 사실상 수출 중단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파이낸셜타임

을 쏘면 쏠수록, 최루탄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

스를 시작으로 속속 올라온 것이다. 정부에 우리가 무언가를 하라고 요

게 바레인 수출로 벌어들인 125억 원의 돈은 최루탄으로 인해 죽거나 다

구했는데 그게 그대로 된 것이 거의 처음이라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치는 이들의 핏값으로 낸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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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노트 19


기획기사 유튜브에 올린 방사청 앞 기자회견 영상에는 아랍어로 된 댓글들이 여 러 개 달렸다. 궁금해서 구글 번역기에 넣어보니 대부분‘연대해줘서 고

- 인트로

2013년 전쟁없는세상 활동

맙다, 제발 한국산 최루탄 수출을 막아달라’등의 내용이었다. 트위터에 는 내 가족과 친구가 최루탄으로 다치고 있다는 절박한 멘션들이 달렸 다. 아랍어 댓글들과 컬러라는 점만 빼고 한국의 80년대 풍경과 별다를

2013년 전쟁없는세상의 활동을 정리해봤습니다.

바 없는 바레인의 사진은 오늘도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누군가의 생 생한 고통을 담보로 벌어들이는 외화를 환영하지 말아 달라고 말이다.

전쟁없는세상은 2013년부터 크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관련 활 동과 비폭력 프로그램을 주된 활동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외 평화 현안에 대해 다른 평화 단체들과 연대활동이나 직접 행동을 펼쳐오기도 했습니다. 2013년에도 이런 기조에는 크게 변 함이 없었습니다.

원래는 전쟁없는세상의 두 팀, 병역거부팀과 피망팀의 활동뿐만 아니라, 아덱스 대응행동이나 바레인 최루탄 대응행동, 군축의 날 행동,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처럼 다른 단체들과 함께 해온 활 동들을 다 소개하려고 했는데, 급하게 소식지를 만들다보니 그 내 용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전쟁없는세상 활동회원 총회(2월 8일)가 끝난 뒤에 홈페이지에 2013년 활동 모두를 돌아보는 자료가 업데이트 될 예정이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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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 인트로 21


기획기사 월 비폭력 종합코스 등 비폭력트레이닝을 제공하고, 둘째로 비폭력캠페 인을 위한 안내서 번역, 발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셋째로 아름

2013년 비폭력 프로그램

다운재단 프로젝트A 지원을 통한 안정적 재원 마련이 목표였다.

비폭력트레이닝 - 트레이너를 위한 트레이닝 : 2013년 3월, 3, 4, 6월 총 3차례 트레 이너를 위한 트레이닝 진행했다. 3월 워크숍은 MAP(Movement Action 오리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Plan)이라는 툴을 이용한 운동설계 워크숍이었다. 어떤 캠페인에 참여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체 운동의 단계에서 자신들의 캠페인이 현재 어 느 단계쯤에 와 있는지 공동의 인식을 만들어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토론할 수 있게 하는 워크숍이다. 4월은 의사소통 워크숍을 했다. 주로 활동단체에서 있음직한 의사소통의 문제 들(남성활동가vs여성활동가, 신참활동가vs고참활동가, 서로 다른 원칙

전쟁없는세상의 비폭력프로그램은 원래 2가지 주요 목표가 있었다.

을 가지고 있는 단체간의 연대 등등)이 다뤄졌다. 6월엔 민주적인 조직

첫째, 비폭력(캠페인)에 관한 자료 및 트레이닝 제공을 통해 비폭력캠

운영에 관한 워크숍을 했다. 사회변혁을 위한 조직에서 왜 갈등이 발생

페인을 증진한다. 둘째, 평화교육(반군사주의교육)의 위상을 정립하고 평화교육 워크숍 및 평화교육자 양성한다.

하는지 살펴보고 갈등이 무엇인지, 그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인지, 그리 고 그것에 어떻게 응답할지 논의해봤다. 5월엔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기념하고 비폭력운동, 다른 나라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서 ‘혁명을 시작 하는 방법’ 다큐멘터리 번역, 상영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다큐는 이

2012년 1년의 활동 이후 평화교육에 관심 있는 활동가들이 바쁘고 누

후 벌레벌레배급사의 노력으로 10차례 이상 공동체 상영회가 이어졌다.

구도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일정정도의 헌신과 장기적 호흡을

- 초심자를 위한 비폭력트레이닝 : 8월 15~18일 3박 4일 동안 평택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어 2013년 이후 자연스레 프로그램의 목표에서 빠

대추리에서 진행했다. 35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했고 비폭력에 관한 기본

지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2013년에 성취하고자 했던 목표는 이랬다. 첫

적인 주제들 다뤘는데 진행했던 워크숍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째로 트레이너를 위한 트레이닝, 맞춤자문형워크숍, 1회성 워크숍,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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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혁을 위한 비폭력의 힘

기획기사 23


다른 운동으로부터 배운다 사례연구

자원활동가들 계시면 jungmin.duck@gmail.com 으로 언제든 연락주세

권력과 갈등_권력구조를 이해하기·바꾸기

요~!)

캠페인 전략 개발_사회운동의 하우투(How to) 사회변혁을 위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_사람들을 행동하게 만

- 매달 회의가 진행되었고 2013년 총 11차례(8월 평화캠프로 건너뜀) 모임 진행했다.

드는 것은 무엇인가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운영)을 위하여_‘무엇을 위해 데모하는 가’만큼 ‘어떻게 데모하는가’가 중요한 세상을 위해

트레이너 네트워크 - 초심자를 위한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현재 트레이너 13명(구로, 가

비폭력과 의사소통

람, 경수, 날맹, 덴마, 수영, 숲이아, 아침, 여옥, 오리, 용석, 조은, 지우)

비폭력데모 준비하기-비폭력직접행동은 무엇이고·어떻게 하고·왜

으로 안착했다.

하는가?

- 상반기 3월부터 6월까지 매달 트레이너를 위한 트레이닝을 진행하

- 이외에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의사소통 트레이닝, ADEX 대항 행동

였고 8월에는 초심자를 위한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모두 데뷔 무대를

을 위한 트레이닝, 평화활동가대회 비폭력트레이닝 세션 들을 진행했다.

거쳤다. 하반기에는 아덱스 대응행동, 평화활동가대회 등의 트레이닝을 진행했고 전체 회의를 통해 앞으로 모임의 운영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중

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자료

이다.

- 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안내서는 재벌번역을 마치고 출판사와 출판을 조율 중이었으나 잘 진척이 되지 않고 잠정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하지 만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었던 트레이너를 위한 트레이닝 자료들, 8월 초심자를 위한 트레이닝 자료, 각종 영상자료 등 상당히 많은 분량의 자 료를 발간하였다,.

2013년의 성과 - 트레이너 모임 안정화. 모임 안정화 되지 않았으면 트레이닝을 계속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트레이너들 모두가 데뷔 무대를 마쳤다.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고 역 량이 강화되었으며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피망팀 - 비폭력캠페인 운영팀. 2013년 지선, 조은이 빠지고 새로운 멤버 구 로, 숲이아가 함께하면서 현재 구로, 가람, 덴마, 숲이아, 아침, 오리(코 디), 지우 이렇게 7인으로 돌아가고 있다. (혹시 이 팀에 함께 하고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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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역거부운동하는 단체 전쟁없는세상에서 비폭력트레이닝이라는 핫한 브랜드로 네이밍을 잘 할 수 있었다. 이는 전쟁없는세상 활동 영역 의 확장으로, 새로운 포지셔닝으로 이어졌다. - 트레이닝 자료를 잘 모아 남겨서 이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기획기사 25


기획기사 - 특히 미디어 자료를 잘 활용해서 많은 사람들의 적절한 반응과 좋은 호응 이끌 수 있었다.

2013년 병역거부팀

2013년 활동이 남긴 과제 - 2013년에 있는 툴(특히 외국)을 한 번씩 해보고 활용하는 것에서 조 금씩 한국적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 툴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는 민주적인 조직운영, 운동의 전략화, 비폭력트레이닝에 집중하기 로 했다. 사례연구도 마찬가지로 한국 사례 연구가 필수적이다.

여옥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 프로그램은 개발했지만 홍보가 잘 되지 않아 단체(그룹, 사람)들이 우리를 찾지 않았다. 2014년엔 홍보를 잘 해야 한다. - 안정적으로 비폭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프로그램 재정을 안 정화 할 필요가 있다. - 기본적인 핸드북을 하나 만들어 비폭력 트레이닝에 관심 많은 사람

2013년의 목표

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 ‘게임과 평화’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자.

MB시대가 드디어 끝나는가 싶더니 더 암울하게만 느껴지는 박근혜 시 대가 시작되었다. 그 첫 번째 해인 2013년, 이미 이명박 정부로부터 대

2014년 목표 - 자료발간 : 진샤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WRI 핸드북 같은 자료들 을 발간한다.

체복무제 백지화라는 뒷통수를 맞은 상태에서 혹시나 정권이 바뀌면 무 언가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애초에 접었다. 어차피 소수의 인원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이라면 지금 이 시기에는 제도개선을

- 트레이닝 : 초심자를 위한 비폭력트레이닝(8월 14~17일), 지난 평

위한 정치계, 정부관계자들 로비에 힘쓰기보다 차근차근 사람들을 더 많

화캠프에서 개발한 8개 트레이닝을 일단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이 만나고 한 사람이라도 더 군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고 이 홍보에 집중한다. 기존 단체의 아카데미를 뚫어 보는 것도 좋은

병역거부가이드북 개정판 발간을 계기로 소규모 강연과 워크샵을 기획

방법일 수 있다.

하면서 사람들과 병역거부의 접점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일 상적으로 진행되고 요구받는 병역거부 상담, 평화수감자 지원, 병역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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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27


관련 인터뷰 등도 역할분담을 통해 모든 팀 구성원들이 적절하게 참여하

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그리

며 좀더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내부 역량강화를 위한 세미

고 모든 팀원들이 골고루 강연과 워크샵을 나눠서 맡으면서 준비부터 평

나도 준비해보기로 했다.

가하는 과정까지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고민과 발전의 계기가 되었 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만들어나가는 시도를 꾸준히 하는 것은 문제의식

활동 및 성과

의 확산 뿐만 아니라 활동하는 사람들의 역량강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 다. 병역거부팀의 내부 역량강화를 위해 기획되던 세미나는 전쟁없는세

2013년 1월의 첫 행사였던 병역거부가이드북 개정판 발간기념행사 <

상 활동회원 세미나로 확대되어 진행되고 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예상치도 못하게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낯선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다. 당장 영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군대 문제에

병역거부팀의 가장 일상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병역거부 상담과

대해 막연하게나마 고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평화수감자 지원은 출소한 병역거부자들이 활동에 결합하면서 많이 안

수 있었고, 이후 약 30여개 단체와 대안학교에 가이드북 책자를 배포했

정화되었다. 평화수감자들에게 보내는 수감자우편물은 격주로 꾸준히

다. 온라인에서 좀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퀴어편 부록도 새

발송했고(189호(1/15)~212호(12/24)), 200호 특집 메시지와 설, 추석

롭게 구성하여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다. 2013년에 병역거부를 고민하

때 명절선물도 발송했다. 병역거부자들 재판방청, 면회, 출소맞이, 수감

며 찾아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병역거부 가이드북을 미리 읽고오는 경

자들 요청사항 처리, 유엔관련 대응(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방한, UPR

우가 많아서, 병역거부 절차나 마주하게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

권고 후속조치)도 필요에 따라 계속 진행되었다. 병역거부 관련 인터뷰

을 줄이고 좀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도 (수업과제, 언론 등) 수시로 이루어졌으며, 대략 20여건의 병역거부 상담(이메일, 전화, 방문상담 등)에서는 최근에 출소한 팀원들의 활약이

강연 및 워크샵은 평균 월 1회 이상으로 자주 이루어졌다. (청년녹색

돋보였다. 하반기부터는 예비병역거부자모임이 시작되어 수감생활 준비

당, TEDxSNU, 진보신당 당원모임, 중앙대 휴먼북, 인권옹호자 보고대

외에도 서로간의 심리적인 지지와 정보공유를 할 수 있는 모임이 1~2달

회, 역사문제연구소, 헌법9조세계대회, 기독교 병역거부워크샵, 앰네스

에 한번씩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티 리빙라이브러리 등) 자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그룹들에 제안을 하 고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병역거부에 대한 정

과제와 고민

보전달이 중심이 된 그동안의 짧은 강연을 넘어 소규모 워크샵에서는 좀 더 군대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문제제기, 군사주의·안보·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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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나 청년좌파처럼 전쟁없는세상 외에도 병역거부 문제에 관심

기획기사 29


리뷰-서평 을 가지고 자체적인 활동을 만들어가려는 그룹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 바람직한 현상 속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전쟁없는세상이 하고싶 은 병역거부운동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단체의 시

‘덜’귀엽고‘더’불편하게

작과 함께 병역거부운동을 해온만큼 병역거부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여전히 ㅇ병역거부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뚱뚱해서 죄송합니까?》를 읽고

많이 배우고 발전하고 있지만, 주로 요구받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활동 들이 주는 한계 역시 느낀다. 새로 기획하는 일보다는 해야하는 일이 많 을수록 활동을 오래한 사람들은 익숙하고 예측가능한 패턴 속에서 점점

양똘 | 출판노동자 + 전쟁없는세상 후원회원

흥미를 잃어가고 매너리즘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게된다. 병역거 부를 계기로 우리가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확장해나가고, 도전과 자극이 되는 새로운 활동을 개발해나가려는 노력을 할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뚱뚱해서 죄송”해하며 살아온 사

2014년 목표

람으로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 했다. 제목을 본 순간, 그랬다.‘읽고

올해 병역거부팀에서는 작년에 이어 소규모 간담회, 강연 및 워크샵,

싶다’기보다‘읽어야 할 것 같다’

모임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면서 군대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과의 접점

는. 표지에는‘뚱뚱’이라는 글자가 아

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 발간될 병역거부 서적과

주 크게, 튀어나올 듯이 자리하고 있

함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들게 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적

었다. 이 책을 남들이 보는 곳에서, 이

인 활동들은 안정화를 유지하면서도 누군가에게 고정되지 않도록 좀더

를테면 카페나 지하철에서 들고 읽을

역할분담을 세분화하고 교대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매너

자신은 없었고, 집에서, 침대에서‘몰

리즘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자극과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본

래’ 읽어야지 생각했다.

다. 더불어 앞으로 군사주의 문제와 관련하여 병역거부팀에서 관심을 가

이 책에서는 외모 때문에 고통받는

지고 해볼만한 새로운 캠페인을 찾아보고 준비해볼 예정이다. 2014년

많은 여성들이 담담하게‘자기 얘기’를 한다. 엮은이의 부연설명이 함께

병역거부팀에는 길수, 나동, 나무, 용석, 여옥, 조은, 길모가 함께한다.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 목소리는 결코 크지 않고 과하지 않다. 나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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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평 31


마도 어두운 방에서 거울을 보는 기분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나

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알 만한 사람들은 또 잘 알 것이다. 일상에서 다

와 비슷한 일을 겪어왔을 여성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기분도 들었

이어트 권유를 가장 끈질기게, 가장 잔인하게, 한편으로는 절박하게 하

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책을 분석하거나

는 사람은 바로 우리들의‘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런 엄마가 미우면서

평가하는 일일 수 없다. 그보다는 공감을 고백하는 일, 이 책에 한해서만

도, 딸을 왜 그렇게까지 몰아붙일까 싶으면서도, 결국은 엄마를 이해할

은 내가 독자보다 저자에 가깝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여성들이

수밖에 없다. 엄마가 살면서 당했던 일들이, 내가 당한 일들과 크게 다르

저마다 겪은 일을 말할 때마다 나는 속으로 덧붙였다. 나도 그랬어. 나도

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말 들었어. 나도 슬펐어. 그러면서 계속 내 경험들을 떠올리는 시간 이었다.

희미한 기억으로, 우리 엄마도 꽤 뚱뚱했던 시절이 있다. 지금은 안 그 렇다. 엄마의 소원은 예나 지금이나 내가 자기처럼 살을 빼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듯이, 여성들은 자기 몸에 가해진 언어의 폭력들을 뚜렷이

몇 년 전이었나, 엄마한테 이런 문자가 온 적이 있다.‘제발 살 빼자. 너

간직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서른이 임박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타인이

를 볼 때마다, 내 잘못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서 죄책감을 느낀다.’

내 몸에 대해 함부로 내뱉은 말들을 나 역시 하나도 잊지 못했다. 나를

난 엄마가 그때 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왜 내 몸무게가 많이 나간

괴롭게 하는 것은, 그 말들 자체보다도 그 말을 들었을 당시에 내가 보였

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마는 나를‘잘못’키운 사람이 되는 걸까. 또,

던 무기력한 반응이다. 나는 약자의 인권, 아니 모든 이의 인권을 존중해

나는 왜 어렵지도 않은 엄마 소원 하나 들어주지 못하는‘불효녀’가 되

야 한다고 배워왔고, 그러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대상이 내 자신이

는 걸까. 10년 전쯤 성인이 된 나는 어느 면에서든 그리 빼어날 것은 없

되면 그 원칙을 적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몸에 대한 폭력적인 말을, 만

어도, 엄마가 그랬듯이 이웃들한테 폐 끼치지 않고 더불어 살도록 노력

약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나는 그 사람 편이 되어서 말한 사

해왔는데. 아직 부모님 부양까지는 못 해도 내 밥벌이는 할 수 있도록 나

람에게 항의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막상 내가 듣게 되면, 이성적

름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왔는데. 우리 엄마도 내가 그런 딸인 것을 모르

인 사고가 마비되고 그저 바보같이 인정해버리거나 나 자신을 희화화하

지 않을 텐데. 그런데도 나는 어떤 면에서 분명히 남에게 보이기‘부끄

는 식으로 동조하거나 하게 됐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야 후회를 한다. 평

러운’딸인 것이다. 그걸 엄마 개인의 무지나 인성 탓으로 돌리는 것은

소에는 정색하고 직언을 잘하는 편인데, 정작 그럴 때는 화를 못 내는 게

옳지 않고 잔인한 일이다.

속상하다.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만나는 이 사람 저 사람이 내 몸의 감시자가

이 책은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족’, 그중에서도‘엄

된다는 내용에도 무척 공감했다. 외모와 관계없는 일을 하는데도 회사

마’가 어떤 식으로 여성의 몸에 개입하는지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장에게 내 살에 대한 농담들과 내 건강에 대한(그들이 말하는 건강이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공감한 내용이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의아

란 대체 뭘까?) 충고들을 들어야 했다. 덩치가 크면 당연히 힘이 세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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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평 33


해야 한다는 듯 핀잔을 주던 사장. (그럼 살이 쪘을 뿐 근력이 없고 힘을

나다. 나는 적어도 내 몸에 관련된 면에서는 철저하게 통속적으로 살아

못 쓰는 나는 한순간에 자기 자신에‘걸맞지’않은, 언밸런스하고 우스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놈의 드라마는 너무 뻔해서 정말이지 당사자인 나

꽝스러운 존재가 된다.) 그리고 술자리에서“오늘은 한층 더 불어 보이

한테도 재미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겪을 때마다 여전히, 두드려 맞는 것

네, 으하하”하고 농지거리를 하던 시절을 거쳐, 나중에는 회사 공식 시

처럼 아프다는 게 문제다.

무식 자리에서 내 건강과 식습관의 연관성을 근엄하게‘공개 지적’하던

비교적 최근에 귀가 먹먹해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남자 의사가 내

사장. (회사의 유기농 채식 점심식사에 내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귓속을 치료하면서 난데없이 살을 빼야겠다고 했다. 그것도 반말로, 실

몸이 이렇게 됐다는 투였다.) 그 사장들은‘우연히’모두 남자이며, 대단

실 웃으면서. 누군가에게는 황당한 이야기, 거의 지어낸 이야기로 들리

히 남성적이고‘호탕한’성격이 돋보이는 치들이었다. 그 호탕함에 자근

겠지만, 소위‘뚱뚱한 여자들’에게는 이런 거짓말 같은 폭력이 일상이

자근 밟혀온 영혼들이 대체 얼마나 많을까?

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 자신을 꿋꿋이 사랑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주

물론 회사만이 아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나는 글 쓰는 것을

문임에 틀림없다.

좋아하는데, 대학 시절에 작품을 내고서 기성문인의 평가를 듣는 자리가

예상 못 한 바는 아니지만, 이 책에서 어떤 해결책 또는 탈출구를 발

있었다. 그때 왕년의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한 사람(역시 남자다)이 나한

견하지는 못했다. 세상의 다른 약자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처지의 사람

테 이런 말을 했다.“선화는 다이어트 좀 해야지. 자기관리 해야지. 작가

들끼리 연대하고 자기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놓는 길로 가야 한다

중에 뚱뚱한 사람이 있던가?”작가들이 뚱뚱한지 말랐는지 내 눈으로 확

는 것은 충분히 알아듣겠으나, 아직 엄두가 안 난다. 내 이야기를 진솔하

인할 수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나는 그들의 작품을 보아왔

게 풀어놓는 것은 그나마 조금씩 가능해지고 있는데,‘연대’는 정말 어

을 뿐이고, 나 역시 작품 평가를 받길 원했을 뿐이다. (그 작가는 자기관

렵다. 난 아직도 뚱뚱한 여자들을 보는 일이 불편하다. 나를 보는 것 같

리를 몹시 하였던지 삐쩍 마른 모습이었고, 자기관리에 너무 힘썼던 탓

아서. 또 뚱뚱한 여자랑 같이 있는 것도 불편하다. 뚱뚱한 여자들이 모여

인지 지금은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 이후로 자기관리라는 말을 몹

있으면 더 눈에 잘 띄고 사람들이 욕을‘더’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게

시 혐오한다.

옳지 못한, 못난, 미안한 생각이라는 것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슬프게

이런 식의 일화는 내 나이만큼이나 많다. 다 늘어놓자면 밤을 새야 할

도 그러고 있다. 이런 면에서도 조금씩 달라져가고 싶다.

것이고, 몇 개까지는 흥미도 느끼고 같이 열도 받겠지만 반복될수록 여

담담하게 핵심을 잘 짚으면서 울림을 주었던 1부와 달리,‘(보론) 외모

러분은 지겨워질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이어트 카페나‘여초’사이

지상주의의 재갈 풀기’는 많이 아쉽다. 이 글은 차라리 넣지 않는 편이

트에 넘쳐나는 하소연들이고, 죄다 통속 드라마 같은 일화들이기 때문이

나았을 거라고 본다. 앞서 풀어놓았던 1부의 이야기들이 뻔한데도 의미

다.‘뚱뚱한 여자’가 나오는 드라마 장면을 잠깐 떠올려보라. 그게 바로

가 있었던 것은 그것이 더없이 생생한 경험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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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평 35


기획연재-게임과 평화 비하면 보론은 지겹고 상투적인 학자의 언어일 뿐이었다. 외모 지상주의 가 어쩌고... 듣기만 해도 넌덜머리가 나지 않나? 주로 인터뷰이들의 사진으로 구성된 2부와‘(실천 2) 내 몸을 사랑하

모두의마블을 탄생시킨 게임들

는 40가지 방법’도 많이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잡지 한 회에 실렸다면 모를까, 단행본으로 볼 만한 내용은 아니다. 특히 SNS를 통해 모았다는 ‘내 몸을 사랑하는 방법’들은, 1부에서의 진지한 접근과 거의 배치될 만큼 나이브하다. 내 몸을 사랑하는 일은 그 소소하고 귀여운‘방법’들 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몸에 비누칠을 해준다고, 전신

지우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사진을 찍으며 나에게 예쁘다 말해준다고 해서, 내 몸을 사랑하게 되지 는 않는다. 그건 이 책이 1부에서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사회가 바뀌어야 하고 나 자신도 바뀌어야 하고... 앞이 깜깜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인 만큼, 손쉬운 해결이나 일단락을 말하기보 다 현실을 좀 더 치열하게 보여주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2013년을 마무리하며 한국에서 지난 한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게임이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천만 명이 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직접

다시 말해, 이 책이 좀‘덜’귀엽고‘덜’가벼웠어도 됐을 거라는 생각

즐겼고 게임 마니아가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모두의마

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 편이 더 좋았을 거다. 좀 더 불편하고 찝찝하

블’이 아닌가 싶다. 2013 한국 게임대상 지스타에서 모바일게임 부문 인

고 무거운 책이 되었더라면. 이 사회에서‘뚱뚱한 여자’라는 존재가 그

기상을 받기도 한 이 게임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1982년작 국산 보드

렇듯이.

게임 ‘부루마불’을 원형으로 삼고 있다. 어디 가서 보드게임 을 좋아한다고 하면“부 루마불 같은 거요?”라는 말을 들을 그 정도로 부 루마불은 한국에서 보드 게임의 대명사라 할 만하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모두의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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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런데 부루마불은

기획연재-게임과 평화 37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국 보드게임‘모노폴리’를 베꼈고, 모노폴리 역

자가 세계의 군주”라는 진실을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것이 바

시 다른 게임을 고스란히 베꼈다. 1930년대 미국에서는 모노폴리와 같

로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즐기는 유일한 규칙이다.

은 형식의 게임들이 유행했는데 그 중 최초가 바로 엘리자베스 매기가 1902년에 만든‘지주게임(The Landlord’s Game)’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단일세 규칙(Single Tax Rules)’으로 생필품에 대한 세금인 간접세가 면제되며, 철도·수도·전기 같은 공익사업이 공 영화되고, 모든 지대는 개인의 금고가 아닌 국고로 납부되어 공공개발에 사용된다. 침범 시 감옥으로 보내지는 귀족 가문의 사유지는 정부에 몰 수되어“무상대학”부지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노동 기회의 원천인 토지에 대한 접근권이 모든 사람에게 있기에”그 필요성이 사라진 빈민 구제소는 폐지된다.

모노폴리에서 각 플레이어의 목표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을 모노폴리의 원조격인‘지주게임’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 사상을 알리려고 만든 게임이었다.

파산시키는 것이다. 한편 지주게임에는 파산의 개념이 없었다. 대신에 “비용을 지불할 현금도, 대출을 받을 능력도, 저당 잡히거나 매각할 토

원래 지주게임은 토지사유제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헨리 조지의 토지공

지도 없는 사람”을 위한 빈만 구제소가 있어 돈이 없는 사람도 게임에서

개념 사상을 알리고자 만들어진 교육용 게임이었다. 매기는 1935년 지

낙오되지 않고 비굴하게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서 말

주게임에 대한 특허를 파커브라더스사에 500달러에 팔았다. 당시 파커

했다시피 지공주의 사상을 구현한 단일세 규칙에서는 빈민 구제소의 필

브라더스는 찰스 대로의 모노폴리를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독점적 판매

요조차 사라졌다.

권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특허를 사들이고 있었다. 이후 모노폴리는 수십

1933년에 만들어진 모노폴리 초판에도“모든 토지를 저당 잡히고 현

가지 판본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개가 넘게 팔렸다. 이

금이 $100 미만인 사람에게 찬스, 보물상자, 세금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모노폴리의 원작이 세월을 거치며 어떤 풍파를 겪어 왔는지 살펴보겠다.

비용을 면제”해주는 구빈제도가 선택규칙으로 있었다. 다만 이것은 은행 에 내는 돈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지불해야 할 지대는 면

지주게임에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규칙이 있었다. 하나는“오늘날의

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파산을 조금 늦출 순 있을지언정 피할 수는 없다.

지배적인 사업 방식에 기초”하여 “토지 독점자가 모든 것의 절대적 통

애초 모노폴리는 다른 모든 사람을 파산시키고“최후의 독점자로 남는

제권을 가지게 되는 이 체제의 논리적 귀결”을 보여줌으로써“토지 독점

것”이 게임의 목적 아닌가. 파커브라더스가 출판한 1939년판 모노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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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게임과 평화 39


에서는 이런 구빈제도마저 자취를 감췄다.

절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법원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1979년 항소심

이후 표준으로 자리 잡은 모노폴리 애틀랜틱시티 판에서는 세제에 있

은 독점을 뜻하는‘모노폴리(monopoly)’가 일반명사이므로 상표권 침

어서 약탈적 자본주의의 요소가 더욱 두드러졌다. 일률적으로 재산의

해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판결이 확

10%였던 재산세가 “200달러 또는 재산의 10%”로 바뀐 것이다. 즉 재

정되었다. 하지만 뒤이은 법 개정으로 파커브라더스가 다시 상표권을 가

산이 2000달러 미만일 때는 10%의 고정세율이 적용되고 그 이상일 때

지게 되었고, 결국 양측은 1984년에 합의에 도달해 안티모노폴리라는

는 200달러의 고정액을 내는 것으로, 누진세는커녕 과세금액이 늘어날

이름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이 게임은

수록 세율이 줄어드는 역진세인 것이다. 2008년 개정판에서는 이조차

‘안티(Anti)’라는 이름으로 유통되어야 했다.

계산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200달러 고정의 인두세로 바뀌면서, 부자에

이후 안스팍은“한 좌익 게임이 거대기업에 의해 어떻게 무자비한 자

게나 빈민에게나 똑같은 액수의 세금을 거두는 잔혹한 세금제도가 자리

본주의의 상징으로 탈바꿈되었는지”,“원작자가 파커브라더스에 의해

잡게 되었다.

어떻게 이용되고 배신당하고 버려졌는지”그리고“이 사기가 어떻게 뇌 물과 위증과 매수에 의해 은폐되었는지”에 대한 진실을 책으로 냈다. 게임의 규칙이 아닌 제목 과 관련된 일화도 흥미롭다.

모노폴리가 부루마불을 거쳐 모두의마블이 되면서 규칙은 더욱 단순해

1973년 샌프란시스코주립

지고 게임 시간은 크게 짧아졌다. 한자리에 앉아 얼굴을 맞보고 느긋하

대 경제학 교수 랠프 안스

게 유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바삐 오가며 틈틈

팍은‘안티모노폴리(Anti-

이 여가를 소비하는 현대 도시인의 삶에 게임이 적응한 것일 수도 있겠

monopoly)’라는 이름의 게

다. 놀면서까지 머리를 쓰기에는 일상이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임을 출판했다. 마치 독점이

게이머들에게 모두의마블의 인기는 호재인 동시에 악재이다. 보드게임

바람직하다는 인상을 주는 주

이 모바일 기반으로 제작되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류 게임에 대항하여, 독점이

기쁘지만, 게이머들에게 오랜토록 사랑받는 게임들은 점차 사라지고 모

자유기업제도에 얼마나 해롭고 반독점법이 어떻게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두의마블처럼 전략적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반짝했다가 금세 묻히고 마는

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그의 의도였다.

캐주얼 게임들이 게임계를 지배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반독점 게임이

독점이 자유기업제도에 얼마나 해로운 지 보여주는‘안티모노폴리’게임

이에 모노폴리의 유통사인 파커브라더스는 그를 상표권 침해로 고소했 다. 장기간 진행된 공판에서 안스팍은 모노폴리가 매기의 지주게임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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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던 지주게임이 모노폴리로 대체되어 게임 시장을 독점한 역설처럼, 놀 이하는 인간들의 안식처도 현실의 억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기획연재-게임과 평화 41


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의 책임>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는 현재 국제적으로 금지된 비 인도무기인 확산탄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국제적 투자현황을 개괄적

정보유출? 더 부끄러운 행태는 따로 있다.

으로 다루고 있는 보고서로 2009년 첫 발표 이후 매년 업데이트 보고서 가 발표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대표 적인 확산탄 생산기업에 대한 현황을 다루는“요주의 기업 목록”, 요주 의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의 현황을 다룬“수치의 전당”, 그리고 마 지막으로 확산탄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한 금융

박승호 | 무기제로 코디네이터

기관들의 목록을 다룬“명예의 전당 및 후보”로 구분된다.

이번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나 확산탄 강국 대한민국의 저 력이 보고서 곳곳에서 드러난다. 보고서는 총 7개 기업을 주요 확산탄 요즘, 한창 금융기관의 정보유출 사건으로 여론이 온통 들끓고 있다.

생산기업의 목록인“요주의 기업 목록”으로 선정했는데, 이 7개 기업 중

털린 정보를 보니까 주민등록번호부터 거래내역까지, 정말 싸그리 털린

에는 한국의 방산업체 2개가 포함되어 있다. 확산탄 생산기업으로 이미

모양이다. 이 같은 충격적인 사건에 뒤따르는 후폭풍도 엄청나다. 정보

세계에서는 악명이 높은 두 기업인 한화와 풍산이다. 보고서를 조금 더

유출의 책임을 지고 있는 3개 금융사의 최고경영자들은 대국민사과 뒤에

넘겨서 두 번째 챕터인“수치의 전당”으로 넘어가 보자. 이번 2013년판

모두 사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고, 아예 관련 업계

보고서 작성시점 기준으로 모두 139개 금융기관이 7대 확산탄 생산기업

의 비대면영업이 3개월간 일괄 중단되었다. 책임자들의 형사처벌도 피

을 상대로 26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중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징벌적 과징금도 검토한다는 뉴스가 들린다.

어떨까? 이 139개 금융기관을 소속 국가순으로 분류해보니 단연 1위는 미국(총 67개 금융기관)으로 드러났다. 미국을 뒤이은 것은 바로 한국으

온통 뉴스를 장식하는 이번 금융기관들의‘스캔들’을 지켜보면서, 나

로 총 23개 금융기관이 확산탄 생산기업에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는 지난 12월에 발표되었으나 지금과는 달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이 23개 한국 금융기관들이 투자한 확산탄 생산기업은 다름 아닌 한화와

다른 금융기관의‘스캔들’을 떠올렸다.

풍산으로 이들 중 단연 최대규모의 투자자 중 하나는 국민연금이었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비율은 각각 풍산 주식의 9.26%, 한

네덜란드 현지 시간으로 2013년 12월 12일, <확산탄 세계투자: 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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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주식의 6.75%로 이들 두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자 중에서는 단연 최

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43


대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확산탄의 생산·수출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보고서 발표에 부친 시민사회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 서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주 목적은 연금재정의 장기재정 안정에 기

우리의 행복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한 사회연대보험 제도인 국민연금이

여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앞으로 확산탄 투자를 배제할 계획이 없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무차별 살상무기를 생산하는 기업을

음을 밝혔다. 거듭되는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민간인에게 용납

지원하고 있다는 것보다 더 큰 금융기관의“스캔들”이 어디 있을까? 지

할 수 없는 해를 끼치는 확산탄을 생산하는 기업에 여전히 엄청난 규모

난 1년간 무기제로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상의 이러한 수치스러운 실태

의 국민연금기금이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를 알리고 확산탄에 대한 재정적 기반을 끊어버리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 왔다. 아직은 우리의 목소리가 충분히 퍼지지 않아서일까? 아직까지 국

한국의 상황과 달리 세계는 확산탄과 같은 비인도무기 생산기업에 대

민연금은 우리의 반복된 요구에도 뚜렷한 정책상의 변화를 약속하지 않

한 금융지원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과 유

았다. 하지만, 지금은 타계한 미국의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말처럼‘어

사한 공적연금이자, 규모 면에서 세계 2,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연기금인

떤 사건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지는 절대 알 수 없을 것’이기에, 오직

노르웨이국영연금과 네덜란드 ABP의 경우 이미 각기 2005년과 2007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성실하게 같은 자리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수 밖

확산탄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시켰다. 지난 1년 동안 4개 국가가

에. 2014년에도 무기제로의‘성실한 문제제기’는 계속될 것이다.

확산탄 생산 기업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국내법을 제정해, 이로써 현 재 확산탄 투자를 법률로써 금지하는 국가들도 총 9개국으로 늘어났다.

*무기제로가 발췌번역한 <확산탄 세계투

이에 더해 확산탄금지협약에 의거해 확산탄투자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자: 공동의 책임> 보고서를 살펴보고 싶은 분

국가도 27개국에 달한다. 세계는 확산탄의 생산·수출에 못지않게 이에

들은 무기제로 홈페이지(http://wzero.org/

대한 투자 역시 비난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archives/1605)를 방문할 것.

확산탄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행위는 단순히 안정적 연금재정 확보를 위한 중립적 활동으로 간주될 수 없다. 어떤 기업에 대한 투자행위는 결 국 해당 기업의 사업목적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화와 풍산의 최대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은 확산탄 생산기업의 사업목적 달성에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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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45


기획연재-나름의 바다 건너 일기 로 그 한 마디 덕분이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

그 한 마디

스웨덴에서 지낸 지는 몇 년이 되었지만, 현지어를 배우기 시작한 건 오래 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어느 정도‘감’을 잡게 되면서 속도와 재미가 붙고 있다. 요즘 린드그렌의 작품들을 챙겨 보는 이유다.

나름 | 전쟁없는세상 친구

그러면서‘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더 넓게 는 새로운 언어, 낯선 언어를 익히는 것에 대해서. 무엇보다 내가 느끼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의사전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언어’가 아니 라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관

“미아가 누구죠? 앞으로 나오세요!”“…”“제 말 못 들었나요?” 긴

심과 애정, 또는 절실함이 아닐까 싶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의

장감이 흐르는 교실. 이윽고 무표정한 얼굴의 소녀가 슬금슬금 나온다.

사전달에서 언어와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

아이는 선생님의 지갑을 훔쳤고, 그게 드러난 터였다.“자, 그럼 용서를

다. 위에서 말한 드라마가 그렇다. 매를 멈추게 한 것의 핵심은 바로‘느

구해라.”반항기로 가득찬 아이는 말이 없다. 화가 난 선생님은 매를 들

낌표’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마디켄은,“선생님, 아무리 학생이

기로 한다.“엎드려!”휙! 휙! 회초리가 요란한 소리로 바람을 가른다. 가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심하게 체벌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녀린 소녀의 몸은 크게 휘청인다. 이때다.“안 돼요!”이를 지켜보던 또

생각합니다. 제발 멈춰주셨으면 합니다”라는 완성된 문장을 사용한 게

다른 소녀가 벌떡 일어서며 외친다. 당황한 선생님의 몸이 굳어진다. 매

아니라, 절실함을 담아“안 돼요!”라고 딱 한 마디를 했다.

를 맞던 소녀 역시 놀란 표정. 바로 스웨덴 드라마 <마디켄>의 한 장면이 다. 이 드라마는‘삐삐’의 작가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을

최근에 사람들과 주고받았던 몇몇 전자우편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매를 맞던‘미아’와 이를 멈추게 한

편지에서 분명히 말을 했는데, 상대방은 그 부분을 전혀 모르는 듯 다시

‘마디켄’은 원래 적대적 관계로 나온다는 것이다. 특히 가난한 미아는

질문을 해온다. 언어가‘외국어’든‘한국어’든 상관 없다. 그 기간도 1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마디켄을 극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그렇게 미워하

년이든 1주일이든 마찬가지다. 의사소통의 핵심이 언어나 정보 자체에

던 관계가 이 사건을 계기로 변하게 된다. 절실하게 외쳤던 한 마디, 바

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물론 상대방이 바빠서 그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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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나름의 바다 건너 일기 47


도 있겠지만.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상대방에게 그랬던 적은 없었을까?).

‘비비시 잉글리쉬’를 기준으로 하면, 이곳 억양은 비교적‘촌스럽게’

중요한 것은, 서로가 의사소통 과정에서 얼마나 성의있게 임하느냐, 그

들린다. 이 문제는 지금 영국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

리고 특정 소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느냐가 아닐까 싶다.

드의 네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복잡해진다. 이른

그렇다고 관심과 애정이 깃든 의사소통이 반드시‘성공’하리란 법도 없

바‘영국식 영어’는 영국 전체를 대표한다기 보다, 잉글랜드 그중에서도

다(슬프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나는‘소통’자체의 가능성을 그다지

런던 중심의 억양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미국식 영어’까지

믿지 않는 편이다. 다만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 하지만 어찌됐든, 같은

생각하면 문제는 더더욱 복잡해진다. 해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온전한 의사전달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도 현재?)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안에서는‘미국식 영어’가‘영국식 영 어’보다는 대접을 받는다. 곧, 표준 영어라고 했을 때 이는 흔히‘미국식

이와 더불어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언어 안에 존재하는 힘의 관

영어’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미국식 영어도 그 안의 힘의 관계를

계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른바‘사투리’에 관한 문제다. 스웨덴어에

생각하면 복잡해진다!). 결국 언어는 권력/역사관계의 한 부분이고, 이를

도 다양한 사투리가 있는데, (내가 느끼기로) 특히 남쪽 지역 억양의 경

잘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표준어-사투리 문제인 것 같다 (한국에서‘전

우 문제가 된다. 나도 처음에는 구별할 수 없었지만, 이 지역 억양은 스

라도 사투리’는 또 어떤가).

톡홀름‘표준어’기준으로 쉽게 말해‘촌스럽게’(?) 들린다. 어떤 코미 디 프로그램에서는 이 지역 언어를‘통역’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렇듯

다른 언어, 다른 세계

남쪽 사투리는 조롱과 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 만, 이는 역사적으로 이 지역이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다는 것과 관련이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기존 언어와 새로운 언어의 관계도 빼놓을 수

큰 것 같다. 바로 이곳 사투리에는 비교적 강하고 투박한 덴마크어 억양

없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스웨덴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스웨덴어

이 녹아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지역 언어는‘스벤스카’(스웨덴어)가 아

이외의 다른 언어는 되도록 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나 영어와

닌‘스콘스카’(해당 지역 이름인‘스코나’에서 가져옴)라고 불리기도 하

의 접촉을 현저히 줄이려고 노력한다. 꼭 이해하거나 알아듣지 못 하더

는데, 이는 스웨덴-덴마크의 적대적 역사관계를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라도, 일단은 지금 배우고 있는 언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하려고 한다. 물론 기존 언어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기존

그런데 생각해 보면,‘사투리 차별’(?)은 스웨덴에만 있는 것이 아니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좀 강하게 표현하면, ‘단

다. 영어는 어떨까. 일단 영국식 영어를 예로 들면, 잉글랜드 북쪽 지역

절’이 필요할지 모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단절의 과정은 다

의 사투리가 그런 것 같다. 런던을 중심으로 한‘퀸즈 잉글리쉬’또는

른/낯선 언어를 익히면서 누구나 거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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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나름의 바다 건너 일기 49


어라는 것은 외국어를 뜻하는 것만이 아니다. 표준/기준/주류가 아닌 다

합니다!”라는 쪽지도 함께 있었다.

른 생각, 대안적 삶을 뜻할 수도 있다. 다른 세계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그 무엇과 작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여기에 해당되는 예는 아

# 영화제에서의 인종차별 농담 (스웨덴 국영 라디오: 2014. 1. 22)

주 다양할 수 있다). 언어를 익히는 것은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

스웨덴 영화제 시상식(굴드바겐)에서 진행자가 했던 인종차별 농담이

이고, 그 이전과는 다른, 낯선 나와 만나는 과정이다. 그래서 쉽지 않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시셀라 쉴레는 흑인 관련

때로는 커다란 대가와 희생이 따른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문제다.

영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경멸적인 표현인‘네게’(니그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또한 흑인 방송인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피부색을 희화화하는

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가자면, 마디켄이 그 장면에서 꼭 스웨덴어 로 외치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 아마 다른 외국어로 외쳤더라도 그 상황

듯한 말도 했다. 이에 일부 참가자들은 항의의 뜻으로 퇴장을 하기도 했 고, 쉴레는 사과를 했다.

에서는 매를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외국어로 말했더라 도 그 안에는 절실함이 담겨져 있었을 것이기에. 너무 거창한 해석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절실함을 담아 다른 언어들을 하나씩 익혀간다면 삶이 알차질 것 같다. 그렇게 친해질 언어와 또 다른 세계가 기대된다. 두근두 근.

[나름대로 스웨덴 소식]

# 나치 문양과 꽃 (스웨덴 일간지 <디엔>: 2014. 1. 6) 스톡홀름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에 나치 문양에 맞선 꽃이 등장했다. 1 주일 전, 이 이슬람 사원의 문은 나치 문양의 낙서로 가득했고, 이는 극 우세력의 증오범죄로 의심되었다. 그런데 이 일이 언론에 보도되자 누군 가 같은 사원의 문을 꽃들로 장식한 뒤 사라진 것이다. 아울러“당신들 에 대한 공격은 스웨덴 전체에 대한 공격입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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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나름의 바다 건너 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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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일 ~ 2014년 1월 31일 (단위 : 원) 총 수입

총 지출

이월금

총계

11,111,607

9,335,228

6,435,543

8,2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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