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NO.1 질병과 관계 JUNE 2021 PROMOTING SCIENCE AND CRITICAL THNIK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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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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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1 질병과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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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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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1 질병과 관계
편집장의 글
인류는 오랜 역사 동안 질병과 싸워 왔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비누의 보급, 의학의 발전, 식량 증가라는 3 박자를 이루며 발전해온 결과, 모든 질병으로부터 이기지는 못했으나, 그 래도 질병과의 싸움에서 이겨왔다고 생각해오며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그 러나 2019년은 COVID-19와 함께
하장사 시구르드는 자기가 이미 죽인 적에 의해 죽임을 당한 불명예스러운 전쟁사에 길이 남았죠. 소위 천하장 사로 불리는 장수조차 흔히 발생하는 감염에도(다른 사람의 뻐드렁니가 아 니더라도)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이 이야기의 교훈은 두 가지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첫째, 자만은 금물이 다. 둘째 적의 치아 위생 상태를 주의 하자. 물론 시구르드는 마릭 브리텔 에게 서로 병사 40명씩 데리고 싸우 자고 도전을 했지만, 정작 80명의 부 하를 데려가 마릭 브리텔을 죽였으니 나름 벌 받은 결과라 생각할 수도 있 겠습니다.
인류는 여전히 질병으로부터 취약함 을 절실히 깨닫는 경험을 한 해였습 니다. 우리는 자만했지만, 여전히 시 구르드와 별 차이가 없음을 깨닫는 해였죠. 그러나 우리는 백신이 없어 도 병으로부터 서로를 지켜낼 방법을 고안했고 대부분의 사람이 잘 지켜오 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경제적 손상 이 가장 적은 국가로 거듭났습니다.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며 이를 성공으 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그래 도 다시 한 발짝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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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 북유럽의 장수였던 ‘천하장사 시구르드’는 적장의 ‘뻐드렁니 마엘 브리테’의 목을 베어 말 안장에 매달 고 의기양양하게 귀환했습니다. 그러 나 마엘 브릭테의 뻐드렁니가 말 타 고 달리던 시구르드의 다리를 계속 긁었고 그 상처의 감염으로 인해 시 구르드는 며칠 만에 죽고 맙니다. 천
ISSUE NO.1 질병과 관계
질병 관계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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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목차
COVER STORY 페스트 오늘의 엄마 백신의 건축 온라인 시대의 코로나 시냅스 총량 증가 두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인간
서평 판데믹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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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ISSUE NO.1 질병과 관계
COVER STORY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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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onship
질병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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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질병과 싸워왔다. 인류사를 관통한 질병들이 사람들 의 삶과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풀어낸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 전염병의 공 포를 생생하게 묘사한 카뮈의 페스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과정을 담 은 '오늘의 엄마', '애도일기'까지. 또 인류의 전염병 역사 상 큰 공포에 몰아넣었던 천연두까지. <공간이 만든 공간>으로 알아본다.
단절 속의 연대
페스트, 알베르 카뮈 Editor 심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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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서 바라본 관계
코로나19는 약 2년째 우리 곁에서 함께 하고 있으며 사라질 기 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 되는 격리 와 소규모 봉쇄. 이런 시국을 잘 그려 내 코로나가 처음 등장했을 때 화제 가 올랐던 소설이 있다. 1947년 출 간 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이다. 카 뮈는 페스트라는 비극 속 사람들이 겪는 상실감과 고독을 잘 묘사해냈 다. 발생시키는 것이며, 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1947년 출간되었다. 흑사 병 (Black death)은 페스트균에 의 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독일어로 Pest, 영어로 plague인 페 스트(흑사병)는 엔테로박테리아의 일 종이다. 알제리에 있는 인구 20만의 도시 오랑시에서 어느 날부터 죽은 쥐 들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흑사병 -BLACK DEATH- 은 페스트균 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
병이다. 독일어로 PEST, 영어로 PLAGUE인 페스트 -흑사병- 는 엔 테로박테리아의 일종인 페스트균 에 의해 발병하는 치명적인 전염병 이다. 동양쥐벼룩 -XENOPSYLLA CHEOPIS- 이 주로 병원체를 보균 하고 있으며, 이 벼룩이 쥐를 감염시 켜 쥐를 페스트의 1차 피해자로 만든 다. 인간이 감염되는 것은 이렇게 감 염했던 쥐를 흡혈했던 벼룩이 인간을 흡혈할 경우 발생한다. 소설에서도 죽어나가는 쥐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점차 죽음의 그림자는 사람에게까지 드리운다. 박테리아는 벼룩의 몸 속 에서 증식해가며 덩어리를 형성하고, 이 덩어리는 위장을 틀어막아 벼룩 이 굶주리게 만든다. 벼룩은 계속해 서 흡혈을 하지만 배를 채울 수는 없 고, 흡혈한 피를 도로 게워내는데 이 오염된 피가 벼룩이 문 상처로 흘러 들어간다. 그 순간 페스트 박테리아
페스트 박테리아는 새로운 감염자를 발생시키며, 벼룩은 최종적 으로는 굶어 죽게 된다. 페스트의 심각한 유행은 대개 설치류의 다른 질병 유행, 또는 설치류 개채수 증가로 인해 시작된다. 수집하는 것 자체가 페스트의 확산을 촉매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 오랑시의 공무원들은 쥐 수집과 시체 화 장을 명령한다. 의사인 리외는 건물의 수위인 미셸이 죽고, 그가 죽은 쥐들을 처리했었다는 걸 알게 되며 전염병인 페스트를 의 심한다. 미셸을 시작으로 사상자 수가 점차 증가하자 도시는 격 리되었고, 시체와 장례식은 엄격하게 행해진다. 일일 사망자 수 가 30명이 넘었을 때가 되어서야 오랑시는 봉쇄되었고 페스트 의 발병이 공식적으로 선언된다. 여행은 금지되었고 우편 서비 스는 물론, 외부와의 소통이 완전히 제한된다. 페스트라는 의사 의 진단이 내려지면 환자는 강제 입원되고 가족은 강제 격리된 다. 무력으로 환자를 탈취하는 일도 즐비하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불안함을 극도로 표현하기도 하고 무력감에 젖은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이 소설에는 대단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다들 그저 시민이다. 작가는 영웅주의를 배격하며, 소시민들의 소 박한 헌신이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의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이 소설은 갇 힌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도 서로 연 대하며 페스트를 이겨나가는 이야기 이다. 여기서 페스트가 전쟁이나 부 조리한 다른 일들을 가르킨다는 주장 도 있지만, 현재 우리에게 페스트는 그저 페스트 그 자체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이 소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 는 방법이다.
갑자기 닥친 페스트라는 재앙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도피적인 태도다. 기자인 랑베르는 오랑에 취재차 들렸다 발이 묶여 고립되고, 파리에 두고 온 자신의 아내 를 그리워하며 방법을 가리지않고 탈출하려 애쓴다. 둘째, 초월 적 태도다. 신부인 파늘루는 이 재앙이 '사악한 인간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고 규정하며, '아무리 잔인한 시련조차도 우리들에게는 유익할 것' 이라고 말한다. 기독교적인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반 항적인 태도다. 의사 리외는 최선을 다해 페스트와 맞서고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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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소설은 리외의 시선에서 전개되는데, 그래서 소설은 그의 반 항적 도전을 통한 역병 퇴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스트가 걷 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물들은 민 간 보건대를 결성해 각자의 방법으로 역병 퇴치를 위해 애쓴다. 엄청난 영웅이 아닌 소시민들이 힘을 합쳐 해내는 것이다. 그러 다 연말에 의사인 카스텔이 혈청 개발에 성공해 이듬해 1월 말 페스트는 종식된다.
오늘의 엄마, 강진아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것들을 계속 상실하며 살아간다. 죽음은 가장 절망적인 상 실이고, 누구도 그 경험을 피해가긴 어렵다. 29살인 정아는 부산에 사는 언니인 정미에게 엄마의 건강검진 결과를 듣 는다. 폐에 종양이 보여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엄 마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 되 었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 3개월밖에 못 산다던 엄마는 항 암치료를 하며 1년을 버텼다. 이 이야기는 1년의 시간 동안 두 딸이 엄마와 이별을 준비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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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정아의 엄마는 폐암 투병 중이다. 그가 흡 연자인지 아닌지는 나오지 않지만, 여성 폐암 환자의 대다 수는 비흡연자이다. 여성의 폐암 발생률은 2014년 기준 10만명 당 15.3명으로 전체 암 중 4위이지만 (갑상선암 을 제외하고) 암 사망률은 1위로 가장 높은 치명적인 암이 다.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2003년에서 2015년까지 폐암 으로 수술을 한 여성 환자 957명을 분석한 결과, 92.7% (887명)가 비흡연자였다. 10명 중 9명이 흡연이 아닌 다 른 원인으로 폐암을 얻은 것이다. 폐암 전문가들은 '음식 조 리 시 발생하는 연기'를 비흡연 여성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어류, 육류 등의 모든 단백질 식품은 탈때 다환
방향족탄화수소 -PAH- 같은 발암물질이 발생하고, 식용유가 탈 때도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 가능 물질이 발생한다. 이처럼 발 암물질이 섞인 연기나 그을음이 폐에 침투해 폐암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정아의 엄마가 다른 병도 아닌 폐암 판정을 받은 것, 여성 폐암 환자들의 원인이 대부분 요리와 가사 노동에서 온다는 것. 이것들로 어렴풋이 정아의 엄마가 두 딸을 키우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책을 쓴 강진아 작가는 영화감독이다. 그의 연출한 <환 상 속의 그대> 또한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렸을 때 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했다고 한다. 의식하는 나, 인지하 는 나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 두렵고 걱정된다고 한다. 그래서 자꾸 누군가가 떠나고 난 빈자리를 오래 들여다보고 만지는 성 향이 되었고 <오늘의 엄마>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정아는 3년 전 사고로 남자친구를 떠나보냈다. 여전히 정아는 그의 죽음조 차 납득하지 못했지만,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해야한다. 엄마와의 이별. 질병으로 인한 관계의 일방적인 단절을 우리는 받아들이 고 살아가야한다. <오늘의 엄마>는 그런 우리와 마음의 결을 함 께 해준다. 이별은 필연적이지만 늘 이별은 새롭고 무뎌지지 못 한다. 그 실연의 고통을 견뎌내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지만 <오늘의 엄마>를 읽으며 그 마음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 까.
“여기에 조금 더 있고 싶다. 죽은 남자 친구도 없고 아픈 엄마도 없어 죄책감 없이 웃을 수 있는 곳.”
관계에서 바라본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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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심민경
백신의 건축 Editor 김치훈
공간의 미래, 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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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코로나로 인해서 도시가 해체될 것인가?' 였다.
집값이 너무 비싼 지금 도시에 지음 사야 하나 외곽으로 이사를 가도 되나 궁 금해서였을 것이다. 나는 경제 전문가도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니 집값에 대해 서는 확답을 주기 어렵다. 다만 도시가 해체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해체되지 않는다'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인류 역사를 보면 그 렇다. 5천 년이 넘는 인류 문명과 도시의 역사를 보면 전염병이 없었던 시기 가 없었고 가끔은 심각한 전염병으로 도시가 사라지기도했다. 하지만 인간은 다시 모였고 도시의 규모는 계속 커져 왔다. 기원전 3500년에 인구 5천 명 규 모의 최초 도시 메소포타미 아의 우루크부터 현재의 인구 천만 명이 넘는 도 시가 만들어지 기까지 꾸준하게 성장했고 지금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기계공 학과 컬런 뷰이Cullen Buie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빗방울이 땅에 떨어지 면 발포 현상이 일어나면서 땅에 있 던 바이러스는 미세한 입자가 혼합된 에어로졸의 형태로 공기 속에 포함되 어 옆으로 이동이 쉽다는 연구 결과 를 얻었다. 최근 뷰이 교수와 숙명여 대 기계공학과 정영수 교수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바이러스는 공기 중 미세한 수분 속에서 생존하게 되고 이 에어로졸은 감염병의 위험을 증가 시킨다는 것이다. 연구에 근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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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추론을 할 수 있다. 건조 한 기후에서는 비도 내리지 않고 공 기 중에 수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바 이러스의 생존이 어렵고 전파도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건조한 기후대 는 전염병에 가장 강한 조건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의 도시는 건조 기후대에서 만들어졌다. 최초의 도시 는 메소포타미아 지역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하류에 만들어진 우루 크다. 이후 주변에 각종 도시들이 만 들어졌고, 5백 년 정도 지나서 서쪽 의 또 다른 건조 기후대인 이집트에 서 도시 문명이 발생했다. 도시가 형 성되려면 두 가지건이 만족되어야 한 다. 전염병이 없어야 하고 물이 풍부 해야 한다. 전염병이 있으면 모여 살
수가 없고, 물이 없어도 사람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가 만들 어지기 좋은 조건은 건조한 기 후대 에 물이 풍부한 곳이다. 그 두 개의 조건을 만족시켜 주는 곳이 메소포타 미아와 이집트다. 이 두 지역은 건조 기후대면서도 동시에 강이 남북 방향 으로 흐르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따 라서 강의 상류에는 비가 많이 내리 고 그 물이 하류에 위치한 건조 기후 대로 오면 도시가 형성될 환경적 조 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 지리 적 조건이 도시를 만들었고, 도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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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게 되면 사람들 간의 다양한 관 계가 형성되고, 그것은 곧 기회가 되 어 여러 가지경쟁력을 가지고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시작 된 도시는 마치 도시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인 것처럼 전염병과 싸우면서 규모를 키워 나갔다. 인간이 도시를 키기우기 위해서 각종 도시 유지 시 스템을 만들어 물을 공급하고 전염병 을 막았기 때문이다.
건조한 사막과 대비되는 거대한 나일강
인구 2배, 경쟁력 2.15배. 인간의 뇌에는 1000억 개 의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100조 개 있다. 인간의 지능이 높은 이유는 시냅스의 총 량이 크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컴퓨터에서도 찾을 수 있 다. 개인컴퓨터(PC) 한 대의 연산 능력은 그렇게 크지 않 다. 이 PC를 직렬로 연결하면 같은 성능을 가진다. 그런 데 PC를 병렬로 연결하면 슈퍼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갖 게 된다. 이것이 병렬 네트워크의 힘이다. 인간의 뇌를 병 렬로 연결하는 방식은 케이블이 아닌 언어다. 그리고 무 기는 다른 시간대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과도 연결시켜 준다. 21세기의 우리가 플라톤의 책을 읽는다면 우리의 뇌는 2400년 전 그리스의 한 철학자의 뇌와 병렬로 연결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뇌끼리의 시너지 효과가 생겨난다.
Editor 김치훈
공간의 미래, 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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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도시는 약 2천 년 전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의 로마다. 로마는 아퀴덕트 (수 도교가)를 이용한 상수도 시 스템을 만들었고 이때 로마 의 인구는 백만 명이 넘게 된 다. 지금은 인구 천만 명이 넘는 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28개 있다. 도시의 규모는 왜 계속 커져 왔을까?
공간적으로 인간의 뇌끼리의 연결 시냅스를 늘리는 방법 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주로 과거의 도시들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성벽을 쌓고 그 안에서 생활했다. 이 럴 경우 성의 반지름이 크면 쌓는 데 힘들기 때문에 최소 한으로 쌓고 성안의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게 된다. 그래서 성곽이 있는 도시국가들은 건물들이 고층으 로 만들어진다. 2000년 전 로마에 지어진 ‘인술라'라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었다. 이 건물이 계속 높아져서 붕 괴의 위험이 있자,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최대 높이를 20 미터, 요즘으로 치면 7층 높이로 제한하는 법규를 만들기 도 했다. 이렇게 밀도가 높은 도시 공간에서는 주변에 사 람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상거래가 이루어지고 대화를 취 해서 창의적인 생각들도 만들어지게 된다. 우리는 그것 을 도시 생활이라고 한다. 인류의 많은 창의적 생각과 물 건들은 모두 도시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에 의해서 발명되 고 만들어졌다. 제프리 웨스트의 저서 「스케일」에 따르 면 인구가 2배 늘어나면 특허 출원 건수가 2.15배로 뛴 다고 한다. 인구의 규모가 커질수록 도시가 더욱 창의적 으로 되어 간다는 것이다.
온라인 시대의 코로나
시냅스 총량 증가의 법칙
20세기 들어서 뉴욕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도시 공간을 구축했다. 그 배경에는 새로운 건축 기술의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유럽의 도시들은 산 업혁명 이후인 19세기 말 이미 어느 정도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이루어진 상 태였다. 도시 간에는 기차가 놓였고, 근교에서 기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 도 생겼다. 상대적으로 신흥국이자 후발주자였던 미국의 뉴욕은 선배격인 유 럽의 도시들보다 더 높은 밀도를 가진 효율적인 도시 공간 구조를 가질 필요 가 있었다. 다행히 호발주자인 뉴욕은 다른 유럽의 도시와는 달리 엘리베이터 가 발명된 이후에 성장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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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엘리베이터, 철골 구조, 철근 콘크리트라는 신기술을 이용해서 고층 건물을 지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이 7층 정도 높이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을 때 뉴욕은 30층짜리 건물로4배 이상 고밀화된 도시 공간을 만들었다. 밀도가 4배가 되면 같은 시간에 한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도 4배로 늘어난 다. 이는 도시 경쟁력으로 이 어졌다. 미국이 세계를 리드할 수 있었던 배경 에는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은 고밀화된 도시 공간뿐 아니라 전화기라는 통신망을 깔아서 사람 간 소통할 수 있는 관계의 시냅스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시 공간을 만들었다. 밀도가 4배가 되면 같은 시간에 한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도 4배로 늘어난다. 이는 도시 경쟁력 으로 이 어졌다. 미국이 세계를 리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 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뉴 욕은 고밀화된 도시 공간뿐 아니라 전화기라는 통신망을 깔아서 사람 간 소통할 수 있는 관계의 시냅스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하루 동안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비교해 보면 뉴 욕에 사는 사람은 유럽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열 배 이상 많은 숫자의 사람과 교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고밀도의 도시 공간과 전화 통신망 덕분이다. 20세기 백 년 동안은 전 세계 신흥 도시 가 뉴욕처럼 고층 건물을 짓고 전화 통신망을 까는 일을 답습했 다. 백 년 가까이 기술적인 발전이 없다가 1990년대 들어서 도 시의 시냅스를 들릴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이 개발됐다. 바로 인터 넷이다. 과거 인류의 기술은 수천 년간 물리적인 좁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사람이 살게 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그 한계에 봉착하자 인류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가상 의 공간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터넷 공간 속에서 사람 간 의 관계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았다. 인터넷 빅뱅을 통해 만들어 낸 시냅스의 팽창이다. 현대의 도시 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는 시냅스의 총량과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는 시냅스의 총량을 합쳐서 이해해야 한다. 서울은 오프라 인 공간의 밀도 측면에서 보면 20세기 초반 뉴욕보다도 낮은 수 준이지만 인터넷 공간을 포함시키는 순간 백년 전 뉴욕을 압도 한다. 이렇게 인류는 꾸준하게 도시의 규모를 키우고 기술을 발 전시키면서 사람들 간 관계의 시냅스를 늘려 나갔는데, 나는 이 를 ‘시냅스 총량 증가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흑사병이나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돌았을 때 일시적으로 도시의 규모가 줄거나 해 체된 적은 있지만 결국에는 다시 모여 살았고 도시는 계속 성장 해 왔다. 혹자는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공 간밖에 없었기 때문에 모여서 살아야 했지만, 텔레커뮤니케이션 이 발달한 지금은 도시를 떠나서 전염병의 위험이 적은 시골에 살지 않겠는가?라고.
공간의 미래, 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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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치훈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인간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아니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 은 화상 통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손을 잡는 데이트를 포기하지 는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온라인 기회와 오프라인 기회가 있다 면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대신 두 가지 기회를 모두 가지려고 할 것이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가 생겼을 때 목숨이 위태로운데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이태원 클럽에 가서 빈축을 산 일이 있었 다. 젊은이들은 친구와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 모여야 한다. 텔레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하게 되면 시골에 가서 재택근무하면서 살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나이 드신 분들이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혈기왕성하던 젊은 시절을 벌써 잊은 거다. 짝짓기에 대한 본능이 남아 있는 젊은이들은 모 일 것이다. 혹자는 스마트폰 데이트앱이 발달하면 클럽에 안가 도 되지 않겠냐고 말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데이트앱이 아무리 발달해도 젊은이들은 이태원 클럽에 가서 놀면서 동시에 그곳에 없는 홍대 클럽에 있는 사람들을 데이트앱으로 확인할 것이다. 만약에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고 치자. 그 이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A라는 사람은 문자와 화상 통화를 열심히 하고, B라는 사람은 문자와 화상 통화를 하고, 꽃을 들고 문 앞에 가서 기다린다면 누가 이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정답은 물론 잘생긴 사람일 거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B가 이성의 마음을 얻을 확률이 높다. 두 가지 방식을 다 사용하는 사람이 더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온라인 방식과 오프라인 방식둘 다 가지려 할 것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온라인 기업인 아마존닷 컴도 오프라인 슈퍼마켓 체인점인 '홀 푸드 마켓'을 사고 '아마존 고'라는 오프라인 가게를 시작한 것이다. 일자리 구성 때문에 대 도시로 인구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55퍼 센트는 사무직이다. 이들 중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들은 자 신의 업무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일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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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업무의 디지털화가 가능한 일자리는 향후 인공지능이 발달 할수록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재택근무 가 능한 일자리는 줄어들고 대신 인간이 인간에게 서비스하는 일자 리가 살아남거나 늘어날것이다. 간호, 미용, 아기 돌보기, 고급 레스토랑 서빙 같은 서비스업은 아직 로봇으로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서비스하는 일자리가 살아남거나 늘어날것이 다. 간호, 미용, 아기 돌보기, 고급 레스토랑 서빙 같은 서비스업 은 아직 로봇으로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Editor 김치훈
공간의 미래, 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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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하는 일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 도시에 더 많은 일자리의 기회가 있다 는 말이다. 따라서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달하고 자율 주 행 자동차가 나오면 부자들은 교외로 나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도시로 모여들 것이 다. 일을 안 해도 되는 부자들은 교외에서 살까? 이들은 누군가 에게 서빙을 받고 싶어 하고 여러 가지 문화 시설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교외에 엄청난 저택과 많은 일꾼을 고용하고 있는 정도의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 람들은 도시에 살고 가끔씩 교외로 나가는 삶의 형식을 취할 것 이다. 따라서 향후 도시는 인구와 밀도가 성장하면서도 전염병 에 강한 도시 공간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공간 구조가 되어야 할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공원 의 분포가 중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 소비가 늘 어난다. 다른 사람 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SNS상에서만 있다는 이야기다. SNS 공가에서는 끼리끼리의 소통만 늘어나기 때문에 사회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결국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섞여 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야하는 소셜믹스를 할 수 있는 곳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공원이 담당해야할 못이다.
ISSUE NO.1 질병과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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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소설은 현실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의 현실을 미묘하게 관통하며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상황이나 위치 또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어떠한 소설이 누군가 의 마음속 세상을 흔들어 놓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혐오와 방역의 경계에서
우리에겐 더 많 은 상상력이 필 요하다 서로를 구하기 위해 혼자가 된 우리 집 안의 당신을 해방할 SF 세계
소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있겠으나, 그 안에 우리의 모습이 없 다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런 점에서 듀나 작가의 죽은 고래에 서 온 사람들은 가장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염병 이 발생하기 시작하며 발생하는 차별 은 이것이 감염을 막기 위해서 할 수 밖에 없는 차별인지 아니면 감염 때 문에 일어나는 비인 과적인 차별인 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은 전염병에 대한 혐오와 가짜뉴스를 다루는 현대 사회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Editor 김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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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여섯 개의 세계
김초엽 , 듀나 , 배명훈 , 이종산 , 김이 환 , 정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나느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았다. 내 머리를 스친 그 희망의 크기는 너무나 도 거대해 내 뇌와 몸이 감당 할 수 없었다.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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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행성으로 이주가 가능한 시대. 이 행성의 이주민들은 소위 '고래'라고 불리는 작은 섬 형 태의 생물 위에서 생활의 터전을 만들며 살아가 고 있다. 2km 정도에 달하는 이 생물체는 사실 여러 무리의 동물로 이루어진 하나의 군체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 아 이 삶이 터전이 되었던 고래로 불리는 생명 은 군체의 일부분이 죽기 시작해서 점점 군체내 모든 생명체가 죽는 현상이 발생한다.이 고래 가 죽는 이유로 외부에서 들어도 행성 이주민이 즉 자신들의 몸에 붙은 바이러스 (이 행성의 측 면에서 보자면 외계 바이러스)가 원인일 것이라 고 측측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이미 혹 독한 이 행성의 환경에 의해 이 행성에 들어올 때 가져온 첨단 장비들을 거의다 유실한 상태이 다.자신이 살던 고래를 잃은 사람들은 배를 타 고 다른 고래를 찾아 나서지만, 이미 수 많은 고 래들이 사라졌고, 다른 고래에서도 사람들을 받 아주지 않기 시작했다.
이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 소설은 전염병이 발생했을때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를 비릿한 현실의 투영하여 보여주고 있다.
_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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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유럽과 북미, 즉 아시아 계의 인종이 적은 나라들에서 퍼지고 있고, 굳 이 해외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한국에서도 중국 을 향한 맹목적인 비난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또 한 방역을 지켰는지에 대한 여부로 또 방역으로 인해 생계가 끊긴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 은체 자신이 생각하는 누군가를 욕하는 혐오의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자짓 잘못하면 우리가 되었을 수도 있는 사람들은 우리는 너무 나도 쉽게 욕하고 멸시한다. 중국 또한 가족과 친구를 잃었으며, 한국에서도 여러 이유로 방역 을 지키지만 또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 들이 있다. 세상의 사람의 종류는 그 인구 수 만 큼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투영된 소설을 보며 등장인물들에서 나 의 모습을 발견하면, 객관화된 나를 바라볼 수 있다. 그런 나를 보며 정확한 지식을 동반하지 않은체 혐오를 방역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었으면 한다.
L의 운동화
보존에 대하여 Editor 심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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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지음 | 민음사
1987년 6월, 한 청년의 타이거 운동화가 거리에 놓인다. 한 짝은 어딘가로 영원히 사라졌고 한 짝만이 남았 다. 이 책은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 복원을 맡은 복원가의 입장에서 그의 신발 복원을 하며 느끼는 감정과 그 과정을 소설로 풀어냈다. 작업에 착수하기까지도 많은 고민을 해 신중히 결정하고, 복원가는 이 작업을 단순히 신발 밑창을 맞추는 정도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나가며 복원해 낸 청 년 이한열의 운동화
개인의 사적인 물건이 시대적, 또 역사적인 유 물로 의미를 부여받는 과정 속에서 그는 끊임 없이 고민 한다. 운동화의 밑창 복원을 위해서 비슷한 종류의 신발 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복원을 하기위해 묶여진 신발끈 을 풀어야할까 그대로 둬야할까 같은 고민을 한다. 한 번 묶인 신발끈을 풀었다 다시 묶는것은 주인이 묶었던 흔적을 없애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작지만 큰 것들이 사라지고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복원작업에서 가장 중 요한 것중 하나가 고색이라고 강조한다. 세월의 흐름, 즉 시간의 흔적이 바로 고색이다. 복원은 단순히 어떤 것을 최초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아니라 시간성과 영 원성을 살려 그 운동화가 겪어온 지난 28년의 역사까지 담아내야하는 것이다.
_김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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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한 김겸 복원가는 "나는 다만 이한열이 살아 있을 때 그의 집 현 관에 놓여 있을 법한 운동화로 돌려놓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운동화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 오는가. 제목이 이한열의 운동화가 아니라 L의 운동화 인것은 그것이 단지 이한열만의 운동화가 아니었기 때 문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운동화이기도 했다.
L의 운동화 우리는 잊지 않고 살아왔다고 하지만 때마다 기억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기억도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계속 해서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노력들이 모여 역 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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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 블로그 참조
ISSUE NO.1 질병과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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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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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한용운
언제인지 내가 바닷가에 가서 조개를 주웠지요. 당신은 나의 치마를 걷어주셨어요. 진흙 묻는다고. 집에 와서는 나를 어린아기 같다고 하셨지요. 조개를 주워다가 장난한다고. 그러고 나가시더니, 금강석을 사다 주셨습니다, 당신이.
나는 그때에 조개 속에서 진주를 얻어서 당신의 작은 주머니에 넣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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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디 그 진주를 가지고 계셔요.
밤은 고요하고, 한용운
밤은 고요하고 방은 물로 시친 듯 합니다 이불은 개인 채로 화로 옆에 놓아두고 화롯불을 다듬거리고 앉았습니다. 밤은 얼마나 되었는지 화롯불은 꺼져서 찬 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오히려 식지 아니하였습니다. 닭의 소리가 채 나기 전에 그를 만나서 무슨 말을 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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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조차 분명치 않았습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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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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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04월 13일 출간
에스에프널 SFnal 2021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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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 , 켄 리우 , S. L. 황 , 그렉 이건 , 캐롤라인 M. 요킴 외 14인 지음 | 김상훈 , 장성주 , 박중서 , 이동현 옮김 | 허블 | 2021년 03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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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PROMOTING SCIENCE AND CRITICAL THNIK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