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루카 22, 26
Vol.27
2017. 03-04
정의평화위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설립된 가톨릭교회 공식기구 입니다. 본지 제작의 일부분은 후원자들의 작은 도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산들바람 봄바람이 부는 봄이 왔건만 뉴스를 보면 살벌한 뉴스가 자꾸 들려옵니다. 이러다가 나라가 두 쪽이 날 판입니다. 대통령이 옳다 그르다는 논쟁과 주장으로 시끌벅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 실이 있습니다. 정치권위는 시민들에 의해서 위임된 것이라는 것입 ⓒ yang, 남사예담촌, 2014
니다. 그리고 그러한 권위는 반드시 “도덕 질서 안에서 행사”(회칙 지상 의 평화, 47항)되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할 수 없고 사람이 사 람 위에 설 수 없고 사람이 사람 밑에 서도록 강요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인 듯합니다. 새롭 게 거듭나기 위해 진통을 겪듯이 혼란스러운 정국이 우리나라를 새 로운 방향으로 시작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도록 힘을 보태야 되 지 않을까요? 이번 함께꿈 소식지를 통해서 국가 권력의 의미에 대해서 함께 생 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정평위 위원장 신종호 분도 신부
목차 세상 바라보기
1
가톨릭 신앙과 정치공동체
/ 김용태 마태오 신부
2
시국특집
3
공권력에 대한 단상
/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4
만화로 보는 세상과 신앙
5
사회교리
6
“공정을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면목이 생겼습니다 / 박용욱 미카엘 신부
/ 복지선 율리아나
7
생각나누기
8
생태와 신앙
10
식생활 이야기
11
‘공권력’에 대하여
/ 시민들
9
문화와 신앙 12 정평위 소식 및 알림방 13
法법, 물이 흐르듯이 / 이동훈 프란치스코 신부 재앙과도 같은 GMO 이야기 / 협동조합 곰네들 영화「콰이어트 」“ 나 아직 죽지 않았다”… / 정평위 문화홍보국 정평위 지난 소식 및 3월 4월 행사 안내 / 정평위 문화홍보국 본지에 실린 일부 내용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공식 입장이 아닐 수 있음을 밝힙니다.
생명+정의+평화 본지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공식기구인 정의평화위원회의 격월간 ‘신앙과 정의와 평화 알림지’입니다.
2017년 03~04월호 통권 27호
제호題號 <함께꿈>은 ‘함께 꿈꾸다’를 명사화 한 것으로 특히 소외된 이들의 편에서 기쁨과 고통을 함께 하는 공동체의
http://cafe.daum.net/dgjustice
중요성과 희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가득하길 ‘함께꿈’ 꾸어 보았으면 합니다.
본지에 사용된 글과 이미지의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발행인 신종호 분도 신부
편집 정평위 문화홍보국 전화 053)250-3163
주소 우)41969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로4길 112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교육원 가동 206호
이메일 cum@dgca.or.kr
세상 바라보기
가톨릭 신앙과 정치공동체 정치공동체란? 공권력이란? 생각만 해도 머리가 복잡합니다. 그러나 좋든 싫든 우리는 이 가운데 살아 야 합니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면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 도 모릅니다. 이 봄과 함께 정의와 공정이 흐르는 주님의 나라가 되길 바라며 대전교구 도마본당 주임 김용태 마태오 신부의 글을 통해 사회교리에서 이야기 하는 ‘정치공동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정치政治란 다스린다는 뜻이다. 그리고 ‘다스림’은 ‘ 다 살림’과 통한다. 모든 것이 서로 어우러지게 하 여 두루두루 다 잘 살게 하는 것, 이것이 다스림이 다. 다스림은 본래 하느님에게서 연유한다.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이 당신 닮은 모습으로 아름답고 진 실하고 선하게 온전히 살아가도록 사랑으로 가꾸 고 돌보시는 것이다. ⓒ 문화홍보국
정치란, 하느님이 위임하신 다스림의 직무에 성실히 봉사하는 것 하느님은 이 다스림을 인간에게 위임하신다. 창세
도 결국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받드는
기에서 아담에게 맡기신 이 다스림은 동물과 식물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생태와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그리 고 인간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두루두루 다
하느님의 다스림의 방식
어우러져 잘 살아나게 하라고 명하신 것이다. 당
그렇다면 하느님의 다스리심은 어떤 방식으로 이
신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그 모습대로 다스리라는
루어지는가? 성서 전반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다스리심은 사랑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형태로 드
이 명령을 받드는 것이 바로 정치다. 구약시대에
러난다. 낮아지고 섬기고 비우고 내어주는 모습이
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 신앙의 전
다. 이는 사람들을 들어 높이기 위해 내려오시고,
통 안에서의 정치란 것은 하느님이 위임하신 다스
채워주기 위해 비우시고, 살리기 위해 죽으신 예수
림의 직무에 성실히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
님의 온 생애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라엘의 역사 안에서 등장한 왕이란 것도 실은 참
따라서 하느님의 다스리심에 충실한 정치 또한
된 왕이신 하느님의 다스리심에 봉사하는 대리인
근본적으로 섬김과 봉사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
에 불과했다. 오늘날 민주주의 제도 아래서 이루어
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
지는 정치 역시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
신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에게서 위임받은 정치라고는 하지만 그 또한 모든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
이들을 살리시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에 대한 봉사
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
다.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치공동체의 이상이란 것
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
01
람이 되어야 한다.”(마태20,25-26) 그런데 이 지점에서 세상의 정치인들 혹은 정치 공동체들은 공통적으로 커다란 유혹에 직면하게
주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다스림은 사람들을 모 두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길로 내모는 나쁜 정치다.
된다. 섬기고 봉사하는 사랑이 아니라 군림하고 세 도를 부리는 힘에 대한 유혹이다. 독재자의 출현,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하느님의 뜻과 어긋난 세
권력의 횡포, 권력자들이 저지르는 온갖 부정과 비
상일들을 개선하도록 해야
리 등은 이러한 유혹에 걸려 넘어진 대표적인 모습
하느님께서 아담에게 맡기신 다스림의 사명은 정
이라 하겠다. 예수님도 일찍이 이 유혹에 직면하신
치인이나 정치공동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
적이 있다. 광야에서 악마는 말한다. “당신이 땅에
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향해 있다. 따라서 세상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
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은 정치 즉 세상을 다스
겠소.”(마태4,9) 하지만 예수님은 이것이 유혹이란 사
리는 일에 있어서 어떠한 형태로든 다양하게 참여
실을 간파하신다. 그래서 절을 하시긴 하는데 악마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더 나은 모습으로
가 아니라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 절을
만들어가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따라서 만일
하신다. 우리에게 본을 보여주시는 것이다. 우리도
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인이나 정치공동체의 다스림
그렇게 하라고 말이다(요한13,12-15참조).
이 올바르지 못하다면 이들을 물리치고 바른 정치 를 펼 수 있는 이들로 교체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이가 차별 없이 두루 살아나는 다스림
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
과연 모든 이들을 두루 살리는 참된 다스림은 낮
들의 책임이요 의무이다.
아지고 섬기고 비우고 내어주는 형태로 이루어진 다. 이는 마치 바다가 평평한 모습과도 같다. 바다
특히 이러한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하는 것
가 평평한 이유는 바다 밑바닥이 평평해서가 아니
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 왜냐하면 우리 그
라 바닷물이 가장 낮은 곳부터 채워지기 때문인 것
리스도인들이야말로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온전히
처럼 모든 이가 차별 없이 두루 살아나는 다스림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건설해야할
도 이 시대 가장 작은이들을 향한 섬김의 형태로
사명을 직접적으로 부여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
이루어진다. 산과 언덕이 깎여서 골짜기를 메워주
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이라 하면 누구든지 이 세상,
는 모습과도 같다(이사40,4).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다
우리 삶을 구성하는 모든 분야 안에서 하느님의 뜻
스리심이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참된 정치의
과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이
모습이다.
를 지적하고 개선해 나가야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군림하고 세도를 부리는 힘의 통치를 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정치에 대한 참여는 그리스
향하는 자들은 섬김과 봉사를 거부한다. 그들에게
도인의 당연한 의무이며 보다 적극적인 사랑의 표
권력이란 차별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이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지금 그 적극적 사
그들의 다스림이란 차별을 더욱 심화시키는 형태
랑의 표현이 더욱 절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불
로 이루어진다. 골짜기를 긁어서 산과 언덕을 더욱
편하다고 외면하지 말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높이는 식이다. 이러한 다스림 속에서는 가난한 사
세상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가꾸어 나
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진다. 그 누군가의 풍요를 위해서 많은 이들이 굶
02
- 천주교 대전교구 도마본당 주임 김용태 마태오 신부
시국 특집
공 권 력 에 대 한 단 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중이 주인인 사회,
를 위해 나라를 이끌겠다는 것이 대의 민주주의
모든 재화를 공적으로 함께 소유함을 당연하게
다. 민중이 주인으로서 제 삶을 꾸려갈 나라가 무
여기는 사회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다. [영어의 re-
참히 짓밟힌 건 그리 오래지 않아서다. 이른바 ‘사
그럼에도
사오입’이라는 사건을 시작으로 대의 민주주의는
권력은 힘깨나 쓰는 정치인들의 몫이고 모든 재
유린된다. 이승만이 대통령을 더 해먹겠다고 헌법
화는 ‘있는 분들’이나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은 오래
을 개정하려는데 국회 정족수가 차지 않자 ‘반올
되었고 오래되었기에 당연하게 되어버린 듯하다.
림’이라는 기괴한 논리로 헌법을 파괴한 사건이 ‘사사오입’이다. 4.19 혁명으로 이승만이 도주한
현대사엔 민중이 주인인 적이 별로 없어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체험
후, 내각 책임제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제2공화 국은 5.16 쿠데타의 주범 박정희에 의해 무너진다.
보다는 몇몇 독재자들의 탐욕으로 일그러진 게
또 다시 공권력은 사사로운 탐욕의 먹잇감으로 추
사실이다. 민중의 권력을 위임받아 행사해야 했 던 정치인들은 소위 공권력을 제 주머니의 쌈짓
락했다. 유신헌법이라는 제왕적 독재 체제를 갖추 려던 박정희가 암살당한 후, 전두환은 12.12사태
돈마냥 남용했다. 공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체험은
를 통해 권력을 움켜쥐고 다시 한 번 권력욕에 취
해방 이후 줄곧 진행되어왔고 지금 2017년의 광
한 독재자의 치기를 낯 뜨겁게 드러내었다.
public은 라틴말 res publica, 곧 ‘공공의 것’이라는 말에서 왔다]
화문 광장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1948년 5월 총선 이후 우리는 대의 민주주의를 시작했다. 민
대한민국의 현대사엔 민중이 주인인 적이 별로
중의 권력을 잠시 위임받아 민중의 안녕과 복지
없었다. 권력에 취한 몇몇 독재자들의 해괴한 논
03
리와 폭력 속에서도 우리
를 담아낸 냉소적 태도로
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돈
흐를 때가 많다. 권력으로
많이 벌어 밥 잘 먹고 아
부터 철저히 유폐된 권력
이들 잘 키우는 것으로 하
의 주인, 대한민국 현대사
루하루의 일상을 버텨냈
를 살아온 바로 우리들이 몬세라트수도원 성당 제대 십자가, 스페인 ⓒ 문화홍보국
다. 권력은 자신과 상관없 는 듯 살았고, 상관 있으면 큰일 날 것처럼 입조심하 며 살았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었다. 1987년 6월10일의 항쟁으 로 그나마 대통령을 민중 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
라는 사실은 분명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교는 공권력의 행 사가 섬김과 봉사의 정신 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섬김과 봉사는 양반님을 ‘감히’ 쳐 다볼 수조차 없는 종놈들
는 절차적 민주화는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것
의 계급주의적 자기비하와는 하등의 관계가
도 잠시, IMF의 체험은 물리적 폭력으로 공권
없다. 더군다나 타인을 무작정 높이고 온갖 불
력을 유린하던 독재자의 자리에 모두가 숭상
의와 부조리에도 침묵하며 희생과 극기를 사
해마지 않는 자본이라는 괴물이 들어앉게 만
는 것으로 자조하는 비겁함과는 더더욱 관계
들었다. 김대중 정권에서 노무현 정권으로 이
가 없다. ‘모든 게 놈현때문’이고, ‘명박이, 명
어지면서 경제를 살려내야 한다는 명분은 자
박이’하면서 공권력을 희화화한 우리의 자화
본의 절대적 권력을 배양시키는 결과를 초래
상은 자기비하와 비겁함이 뒤범벅된 패배자의
했고, 민중이 주인으로 살겠다는 민주공화국은
민낯이다.
자본이 주인인 세상으로 뒤바뀌었다. 행복이든 성공이든 돈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회 도
십자가는 굴종으로 승리를 가능케 한 사건
처에 현실적 당위로 끊임없이 되새겨진다.
섬김과 봉사를 통해 참된 권력자의 모습을 보 여준 게 예수였다. 십자가를 마다하지 않는 적
04
권력의 주인은 현대사를 살아온 우리들
극적이고 주체적인 ‘자기양여’가 섬김과 봉사
누구나 권력에 대한 소유욕은 있다. 학창시절
의 참된 가치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희생이나
분단장이라도 해야 성이 차는 게 우리 인간의
극기만으로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십자가는
본심이다. 그 본심은 옳거나 나쁜 것이 아니
죽음으로 생명을 잉태한 사건이며, 굴종으로
라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습이다. 그럼에도 대
승리를 가능케 한 사건이다. 예수의 십자가를
한민국의 민중들은 권력 저편에서 권력을 쥐
2000년이 넘도록 되새기는 그리스도인들의 삶
고 흔드는 이들에 대해 절대악인 것처럼 환멸
안에서 십자가의 권력은 늘 살아 숨 쉬고 있고,
과 증오를 퍼붓는다. 환멸과 증오는 권력의 실
그 권력은 세대와 세기를 거쳐 새로운 권력자
제 주인인 민중의 주체적이고 비판적인 분노
의 섬김과 봉사로 세상 곳곳에서 세속의 권력
를 담아내는 게 아닌, 얼마간의 부러움과 질투
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냉소적으로 바라는 권력이 아닌 다시 주인으로
힘으로 일을 해도 돈 몇 푼 쥐어보지 못하는 사
지금 눈앞에 놓여있는 먹잇감에 놀아나 제 삶
람이 있다. 내가 있으면 네가 있고, 내가 싫은
이 지녀야 할 가치와 의미에 대해 사유하지 않
사람이 있으면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는 자의 말로는 박근혜와 최순실의 모습에서
사실을 인지하는 서로 ‘다른’ 이들이 뒤엉켜 사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공권력이 사유화되는
는, 그 모든 이해관계와 갈등관계가 현존하는
순간, 권력을 쥔 사람도, 그 권력에 부복俯伏하
그 삶의 자리가 공권력의 주인이 머무는 자리
는 사람도, 나아가 그 권력에 짓눌리는 사람도
다. 한 영웅이 느닷없이 등장하여 천하를 호령
모두 패배자고 피해자가 될 뿐이다. 1500만 명
하는 식의 권력 놀이에 중독된 우리의 모습을
이 광장에서 외치는 일이 단순한 분노의 표현
다시금 반성해야 한다. 안철수 현상, 박사모 현
이 아닌, 권력을 내맡겨 놓은 채 제 일상이 바
상, 노빠, 문빠 현상들을 제발 걷어치워야 한다.
빠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우리 현대사
스스로 자신이 없으면 ‘내가 정치를 모른다.’라
를 반성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지금껏 권력
고 하면 될 것을, ‘놈현 때문’이고, ‘명박이, 근혜
을 냉소적으로 바라본 우리의 자화상을 손질
때문’이라는 비겁함은 제거되어야 한다.
하여 권력의 주인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
리가 되어야 한다.
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그들 뒤에 이젠 공권력의 주인은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법한
서로 다른 우리가, 서로 다른 목소리로, 서로
영웅의 몫이 아니다. 경상북도 의성군 비안면
다른 논쟁과 설전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 제 아
화신리 280번지
산골짝에서 말없이
이 밥을 먹이듯 우리 동네를 살뜰히 살펴야 하
평생을 땅과 함께 살아 온 우리들의 아버지 어
고, 제 부모 봉양하듯 서로의 다름을 배려하고
머니가 공권력의 주인이다. 목소리 낼 수 있는
보살펴야 한다. 이제 다시 대한민국은 민주공
사람이 있으면, 목소리 내지 못하고 죽어간 사
화국이어야 한다.
[필자의 본적지]
람도 있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있으면 죽을
- 대구대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만화로 보는 세상과 신앙
- 일러스트 복지선 율리아나
05
사회교리
‘면목이 생겼습니다’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나누어 밝히는 노동자들 ⓒ 문화홍보국
면목이 생겼습니다
이에 반해 왕족과 귀족, 이른바 사회지도층이 주
1940년 9월 7일, 프랑스를 함락시키고 영국 남
로 거주하던 웨스트 엔드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
동부를 공습하던 독일군이 런던 폭격the Blitz을 개
전해 보였다. 특히 사보이와 릿츠 같은 대형 고급
시하였다. 같은 해 7월에 시작된 ‘배틀 오브 브리
호텔들은 피신한 상류인사들을 위해 한층 안락한
튼’Battle of Britain으로 불리는 영국 본토 항공전이 영
대피소를 운영하는 사업 수완을 발휘했고, 런던에
국 남동부 군사기지에서 런던을 위시한 공업 지
피난 와 있던 유럽 각국의 왕실을 비롯해서 귀족
대로 전장을 옮겨간 것이었다. 대도시 공업지역
들과 부유층이 여기 모여 들었다. 폭격이 하루 이
을 폭격목표로 삼다 보니 민간인 희생자 수는 급
틀을 지나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폭격에 가
격히 치솟았는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 중 대
족과 동료, 집과 직장을 잃은 노동계급에게는 잿
다수가 가난한 도시 노동자들의 구역, 이스트 엔
더미로 변해가는 이스트 엔드와 대비되는 이 광경
드East End에서 나왔다는 점이었다. 독일 공군의 폭
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급기야 공산당이 주최한
격 목표가 이스트 엔드의 공장 지대였을 뿐 아니
집회를 통해 한 무리의 성난 군중이 사보이 호텔
라, 아직 지하 방공호 체제를 열지 못한 당시 상
로 몰려가는 민란 직전의 위기로 치닫기도 했다.
황에서 노동자와 빈민 지역의 허술한 대피소와
06
주택들이 폭탄의 위력을 견뎌 내기에는 역부족
바로 이 때 민심의 물줄기를 돌려놓는 상황이 벌
이었던 탓이었다.
어진다. 독일 공군의 폭탄이 국왕 조지 6세와 왕
비 엘리자베스[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가 거주하던 버
좋은 가면 아래서 특권과 특혜를 마음껏 누렸다.
킹엄 궁전에 떨어진 것이다. 이 와중에 가까스로
어디 그 뿐이랴.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발을
목숨을 구한 왕비 엘리자베스의 소감은 이러했다.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던 시점에 위기를 해결하
“우리가 폭격을 당해서 다행입니다. 이제 폭격에
고 고통을 분담하며 새 질서로 나아가는 방향을
희생당한 국민들 볼 면목이 생겼어요.” 또한 전시
제시해야 했던 정부는 수수방관할 뿐이었다. 그
총리 윈스턴 처칠은 국민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해
시간에 국가원수가 출근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서 왕궁의 피격 소식를 감추자는 건의를 일축하고
은 차라리 거짓말이면 좋았을 비극이었다. 그것
오히려 이 사실을 널리 알린다. 술렁이던 민심은
이 애초에 깜냥이 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갖은 부
이렇게 왕실도 고통을 분담한다는 사실을 접하면
정과 비리를 저질러가며 청와대에 입성한 독재자
서 노기를 지우고 단합하게 된다. 왕비가 전하는
의 딸을 감쌌던 사람들이 받아야 할 벌이었다면,
소식은 상처받은 민심을 어루만지는 위로의 정점
그 벌은 너무 가혹했을 뿐만 아니라 받지 않아도
이었다. “국민 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독일의
될 이들을 타격해 버린 오발탄이었다.
폭격 덕분에 그동안 왕실과 국민 사이를 가로막 고 있던 벽이 사라져 버렸답니다. 이제 여러분들
사회교리가 말하는 지도자의 자격
얼굴을 더 잘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새롭게 할 기회를 맞고 있다. 대
면목이 있는가?
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이 때, 교회의 사회교리가
우리 사회는 재난 중에 민심을 어루만지고 하나
어떤 가르침을 펴고 있는지 굳이 두꺼운 책을 찾
로 모으는 지도력을 목격한 적이 거의 없다. 갑자
아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사회교리를 살아 있는
기 전쟁이 시작되어 피난도 가지 못한 국민들이
삶으로 보여주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
혼란한 틈에 달랑 네 명의 수행원만 데리고 대구
보, 또는 현대사에서 칭송받는 리더들의 지난 행
까지 줄행랑을 쳤다가 너무 멀리 도망친 것이 민
적을 보면, 갈라지고 상처받은 민심을 어떻게 어
망했던지 대전 충남도지사 관사로 와서 ‘우리 군
루만져야 하는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고통을 분
이 북한군을 격퇴하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거짓
담하는 모범, 고통의 한 가운데서 고통 받는 이의
방송을 했던 자가 초대 대통령이었다. 국민의 일
아우성을 외면하지 않는 모범이 필요하다.
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억압하며 종신 독재를 꿈
우리는 지도자의 도덕성에 의문을 달지 않았던
꾸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대통령도 있었다. 애초
세월의 참혹한 상처를 똑똑히 보았다. 타인의 희
에 인성이 입에 올릴 수준도 못되는 것이 분명했
생과 고통을 발판으로 제 편익을 추구한 이들이
으나 돈을 만지는 데는 천부적인 재주를 가지고
득세했던 시간은 국가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천박
있다고 회자되던 자는 과연 돈벌이에 있어서 탁
한 승자독식의 이데올로기를 퍼뜨렸다. 더 이상
월한 능력을 발휘했지만, 그것은 오직 자신의 일
은 곤란하다. 특별히 4차 산업혁명, 그러니까 기
족과 그에 결탁한 자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2008
존의 일자리들이 붕괴하고 새로운 산업 구조가
년 세계적인 금융 위기 앞에서 권력자는 4대강 사
형성되는 이 시기에, 낙오하는 이들의 어깨를 부
업을 통해 사익을 극대화시켰고, 그 이전 IMF 구
축하고 굽은 등을 어루만지며 더불어 사는 사회
제 금융 사태 때 책임을 졌어야 할 경제 관료들은
의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절실하다.
이후로도 승승장구했으며 ‘~~노믹스’라는 허울
-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윤리학 교실 박용욱 미카엘 신부
07
생태와 신앙
금대에서 보내는 생태 편지
法 , 물이 흐르듯이 법
법이란 물이 흘러가는 것, 즉 물이 흘러가듯이 자연스러운 것이라야 예수님의 낮추심, 겸손의 삶은 참 인간의 원형임을 손수 보여 주신 것 해석한다면 법이란 물이 흘러가는 것, 즉 물이 흘 러가듯이 자연自然스러운 것이라 하겠다. 자연에 순응하며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하게 살았던 태초 의 인류는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의 존재였기에 법 이 필요 없었다. 그러나 원죄 이후 인간이 탐욕으 로 자신의 원래 모습을 상실하게 되면서 인간의 내성천 ⓒ 문화홍보국
탐욕을 제어할 강제적인 조항들이 필요하여 하느 님은 모세를 통해 10가지 계명을 내리셨다. 그 열 가지의 계명도 잘 지켜지지 않자 상세한 조항들을 새로이 추가하면서 수 백 가지의 법 조항으로 늘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이 국민들의 안위보다는 자
어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법의 근본 목적과 취지
신들의 사욕을 위해 국정을 제멋대로 농단하면서
와는 상관없는 조항들에 얽매이게 되면서 사람들
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급기야 대통령 탄핵이라는
은 법의 노예가 되어 더욱 자연스럽지 않는 삶을
초유의 사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살게 된 것이다.
법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면서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간다. 그리고 가
그 근본정신이 실현되지 못하고 불평등과 부조리
장 낮은 곳에 있는 바다는 그 모든 물을 ‘받아’들
를 키워왔다. 대통령이 준엄한 법의 심판으로 탄
여 ‘바다’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큰 물이 된다. 물
핵은 물론이요 그동안 저지른 죄의 값을 정당하게
은 흘러가면서 앞에 있는 장애물을 한 번에 제거
받는 정의가 실현되는 나라가 되길 희망해 본다.
하지도 않는다. 그것을 감싸 안고 굽이돌아 비록 늦지만 기어코 그와 함께 조금씩 나아간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율법은 그 근본정신이 잘 구현
예수님은 하느님과 같은 분이셨지만 자신을 낮
되지 않았다. 예수님은 당시의 율법을 무시 하는
추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내려오셔 우리와
듯한 행동을 보이셨다. 안식일에 병자들을 치유해
함께 사셨고, 더욱 더 낮추시어 우리의 빵이 되시
주고, 밀 이삭을 뜯어먹고, 정결례 규정도 어겼다.
어 우리의 양식으로 우리를 살리신다. 이와 같은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에 사람들은 예수님이 율법
예수님의 낮추심, 겸손Humility의 삶은 참 인간Human
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해 예수님은 “나
의 원형임을 손수 보여 주신 것이다.
는 율법을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을 거두고 자연에 순응하
러 왔다.” (마태 5,17)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며 겸손되이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의 법에 충실히
한자의 법(法)이란 단어는 물(水)과 가다(去)라 는 단어가 합쳐서 이루어진 말이다. 한자 그대로
10
사는 길이요, 생명의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원주교구 가톨릭농민회 전담 이동훈 프란치스코 신부
식생활 이야기
먹을거리가 경제적 논리에 무너진 지 오래다. 먹는 대로 몸은 형성되고 그 몸에 맞추어 우리의 생각 또한 영향 받는다. 음식은 곧 생명인 것이다. 숨겨진 식생활의 비밀(?)을 알아보고 올바른 식생활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연재를 마련했다.
재앙과도 같은
GMO 이야기 의 차코주에는 10년이 지난 후부터 불임, 유산, 사산, 암, 종양,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면역체계 결핍증 등 수많은 질병이 급증했다. 특히 신생아의 30%이상이 기형아였으며 가축은 떼죽음을 당했다. 한국은 식용GMO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2015년 기준 GMO수입량은 사료용 79%, 식용 21% ⓒ Dees Illustration
이다. 국내 승인된 식용GMO는 콩, 옥수수, 면화, 카 놀라, 감자, 알팔파, 사탕무 등 7개 작물로 수입콩의 78%, 옥수수의 50%가 GMO이다.
요즘 아기보기가 수월치 않은 시대다. 시대가 시대
이런 GMO작물을 직접 섭취하기도 하지만 가공
인지라 결혼을 당연시하는 때는 아니지만 결혼한
된 식품 등으로도 우리는 늘 먹고 있다. 기름을 짜
부부들은 자연스럽게 아기를 가지기 힘들다. 결혼
고 난 콩깻묵으로 간장, 된장 등 장류를 만들고 대두
부부 10쌍 중 2~3쌍이 불임인 시대, 왜 그럴까? 여
단백으로 라면스프, 과자를 만든다. 옥수수로는 물
러 원인이 있겠지만 과학적으로 결론이 난 이유 중
엿, 올리고당을 만들고 과당을 만들어 과자, 아이스
하나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크림, 탄산음료, 쥬스, 맥주, 빵 등에 넣는다. GMO
GMO[Genetically Manipulated Organism, 유전자조작생물]는 서로 다
가 수입된 지 20여년, 어렸을 때부터 GMO를 섭취
른 종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합한 생물체를 말한
한 세대가 20-30대가 된 지금 온갖 병이 급증하고
다. 1996년 미국 회사 몬산토의 과학자들은 라운드
있다. 불임과 더불어 기형아출산은 16년 동안 50%
업이라는 아주 강한 독성의 제초제로 범벅된 화학
가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 한국은 안전성실험조차
물 폐기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테리아를 발견
진행한 적이 없다. 게다가 농업진흥청은 주식인 쌀
했다. 그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삽입해 제초제를 뿌
을 GMO화하려고 한다.
려도 죽지 않는 콩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GMO재배 흡수되며 씻어도 소용 없고 냄새도 맛도 나지 않는
넙치유전자를 넣은 무르지 않는 토마토, 개구리 유 전자콩, 뱀과 원숭이의 유전자를 가진 옥수수 등 ...
다. GMO작물을 먹는 동물과 사람은 그 제초제도 먹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에게 우리는 무슨 짓
게 된다. 라운드업 제초제의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
을 하고 있는 것일까. 마치 신이 된 듯 착각하며 재 앙을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에 쓰이게 된 라운드업 제초제는 작물의 세포에까지
는 2015년 3월 세계보건기구
의 국제암연구소
[WHO]
에서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1996년부터 전체 농경 지의 90%이상을 GMO콩 재배를 해온 아르헨티나
참고문헌 : 내 밥상의 GMO(유전자조작식품의 숨겨진 진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나눔문화
- 협동조합 곰네들
11
문화와 신앙
“나 아직 죽지 않았다”… 이제는 끌어안을 때 영화「콰이어트 맨」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사람들
태극기를 드는 사람들
평범한 직장인 밥 맥코넬은 동료들에게 따돌림
시각을 조금 옮겨,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분
당하는 무능력한 남자다. 그는 매일 회사에서 서
노의 언어를 쏟아내는 어르신들에게 밥 맥코넬을
랍 속 총을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동료들을 죽
대입시켜 봤다. 6·25를 경험했거나 그 영향권에
이는 무서운 상상을 한다. 마음속 분노를 표출
있는 이들. 박정희 시절 경제성장 노력의 주축에
하지 못하는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이다.
섰으며, 전두환에서 김영삼까지 이어지는 최고의
그러던 어느 날, 상상은 현실이 된다. 밥의 동
경제 활황 시절에 전성기를 누렸던 사람들.
료 콜맨이 밥이 죽이고 싶어 했던 자들을 총으
하지만 그들의 현재는 어떠한가. IMF 이후 더
로 쏘고 있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밥. 콜맨이 퀸
이상 일어서지 못하는 경제 불황이 자기 책임인
카 바네사에게 총을 쏘려 하자, 밥은 자기 총으
양 아직도 무거운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있다. 급
로 콜맨을 죽인다. 밥은 그야말로 영웅이 된다.
변하는 정보시대 흐름 속에 나침반을 잃어버린
바네사와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
항해사마냥 혼란을 느끼며 골방에 누워 버리고
의 결말은 영웅 스토리가 아니다. 밥은 또 다시
만 그들. 불안과 소외감으로 살아가던 그들에게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간다. 그리고 처참한 결과
박근혜는 40여 년 전 신문에서 보던 영애 그 이
를 선택한다.
상의 존재였다. 그리고 탄핵정국이 되자 박근혜 는 그들에게 상실감을 표상하는 하나의 구심점이
프랭크 A. 카펠로 감독의 영화 ‘콰이어트 맨’
[2007]
은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한 남자를 통해 개인이
됐다. 태극기 집회에서의 노인들 외침은 “나 아 직 죽지 않았다”는 일종의 ‘인정투쟁’인 것이다.
아닌, 그를 만든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진다. 밥과 같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이들의 공통적 인
태극기 노인들의 극단 주장과 공포 조장이 이
상은 ‘말수가 적은 사람’, ‘특별하지 않은 사람’
해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조롱거리로 치부되어
이다. 우리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증오범
선 안 된다. 격동의 풍파를 온몸으로 막아서다 그
죄를 일으키는 사람들 또한 크게 드러나지 않
만 사회에서 배제되어버린 그들을 이제는 품어
던 사람들이다. 그들 역시 우리사회의 한 구성
안을 때다. 그들 역시 우리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
원이었지만, 중요하지 않은 구성원으로 치부됐
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촛불의 역할이기도 하고,
다. 이 사회의 가치가 인간생명이 아니라 자본
그리스도인의 예언자적 소명이기도 하다.
과 권력에 있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다.
12
- 정평위 문화홍보국
정평위 소식 및 알림방 대구정의평화위원회 2016 총회
따뜻한 후원에 감사드리며... 권미숙, 김대현, 김민철, 김병혁, 김상윤, 김선량, 김선옥, 김소희, 김영숙, 김정혜, 김정화, 김춘선, 김효경, 박선희, 박옥희, 박인진, 방근수, 서주희, 손명수, 손신티아, 송봉예, 송순덕, 신명희, 신종호, 오헌정, 우세민, 이귀석, 이상희, 이순희, 이영옥, 이영희, 이점선, 이정희, 이태진, 이희경, 장정아, 정경욱, 조순난, 진재영, 황미연, 익명 대구가르멜, 한국성모의자애수녀회
함께할 님을 x기다립니다 복음을 통한 정의와 평화가 숨쉬는 사회를 위해 작은 발걸음부터 함께 걸어가지 않으시겠어요?
지난 1월 22일 대구대교구청 내 정의평화위원회 사무실에서 2017년 총회를 실시했다. 2016년 사업보고 및 정관개정, 사업계획 등을 논의하고 새로운 희망으로의 발걸음을 내딛고자 마음을 모았다. 이번 총회에 는 위원장 신종호 신부를 비롯한 사제, 수도자, 평신도 위원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구독문의 대구정의평화위원회 올해 첫모임
지하철화재참사 14주기 추모식에 참여해 희생자 들의 넋을 기렸다. 2003년 참사로 192명이 숨지 고 151명이 다쳤다. 성주 사드THAAD 배치 반대 지지 방문
아래 세 가지 방법으로 신청 가능합니다. 전화 053)250-3163 이메일 cum@dgca.or.kr ● Daum 카페 http://cafe.daum.net/dgjustice ● ●
다음카페에서 대구정평위라고 치시면 됩니다.
정평위 후원계좌
대구은행 505-10-134116-1 2월 12일 주일 오후2시 대구대교구청 내 정의평 화위원회 사무실에서 2017년 첫 월례회의를 가 졌다.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세월호 미사와 공의회 학교 기초과정, ‘함께꿈’ 미사에 대한 기획을 논의 하며 2017년 정의평화위원회의 의미 있는 첫걸 음을 내딛었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4주기 추모식 참여 2월 18일 대구도시철도공사 강당 에서 열린 대구
3월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조환길) ●
3월 1일 수요일, 성주 소성리에서 진행된 ‘사드 배 치 반대 집회’에 참여하여 음식을 나누고 집회에 참 가한 국민들과 함께 했다. 현재 롯데에서 사드 부지 를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정부는 사드 배치의 졸 속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초대합니다.
12 ● 대구 정의평화위원회 월례회의
함께꿈 미사 & 특강
(오후 2시, 대구교구청 내 정의평화위원회 사무실)
9 ● 대구 정의평화위원회 월례회의
(오후 2시, 대구교구청 내 정의평화위원회 사무실)
12 ● 세월호 3주기 추모미사(함께꿈 미사) (저녁 7시30분, 대구 성모당)
24
공의회 학교 기초과정 (저녁 7시30분, 대구 계산성당) ●
세월호 2주기 추모미사 때 성모님과 종이배 조형물(2016. 4. 15.)
알 15 ● 함께꿈 미사 및 특강 림 특강 / 탄핵 정국 이후의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함세웅 신부 (저녁 7시30분, 대구 삼덕성당) 방 4월
자동이체문의 053)250-3163
주님의 평화가 이 땅에 지금 이 순간 이루어지길 간절히 지향하는 미사와 특강에 함께해 주세요. * 누구든 참여 가능
3월 15일 (수) 저녁 7시 30분(특강/함세웅 신부) 4월 12일 (수) 저녁 7시 30분(세월호 미사)
3월 : 삼덕성당 4월 : 성모당 문의 053)250-3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