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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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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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사업명 | 점자-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

사업기간 | 2008년 9월 22일-2009년 2월 23일

장소 | 국립서울맹학교

작가 | 배영환

도움을 주신 분들 | 국립서울맹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문건호, 한재면, 김연주, 전형선, 박근홍, 최미진, 이상희, 지윤정, 서자유, 김승회, 이웅렬, 강태오, 이인희, 민지예, 오일석, 황수연, 남헌영, 이휴재, 변석호, 전지훈

대상지 | 국립서울맹학교 담장

협력기관 | 국립서울맹학교

예산 | 1억원

배영환

한국 현대미술의 주역 중 한 명인 배영환은 베니스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를 비롯한 유수 국내외 전시를 통해 깊이 있는 작품성과 국제적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2004년 대한민국예술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고, 2006년 에르메스 미술상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설치, 회화, 사진, 비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를 아우르는 작업으 로 일상과 미술을 소통시키고, 개념과 형태적 미학 사이의 조화를 구현하는 그만의 독특한 작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포스트민중미술의 대표적 작가로서 배영환은 한국의 근, 현대사 를 다룬 “유행가,” “남자의 길” 시리즈 등 대안공간과 현장을 통해 예리한 사회문화적 의식 과 해석을 보여주었으며, “노숙자 수첩,” “갓길 프로젝트,” 청각장애학생들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대형벽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등 실험적이고 실천적인 공공미술을 진행해 왔다. 배영환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기존의 일시적이고 모뉴멘트 위주의 공공미술의 한계 를 벗어나, 심도 있는 준비단계와 구체적인 실현을 통해 현실에 개입하고 참여한다는 점에 서 의미가 깊다. 이러한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국내외 비엔날레와 국제전, 국제 아트페어 등의 참여를 통해 예술과 대중,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펼침은 물론, 영화 시나리오(킬리만자로, 감독 오승욱, 2001개봉)와 미술감독(비단구두, 감독 여균동 2005년개봉) 실험극 대본 (물을 찾아서, 2008공연)등 다양한 문화적 장르를 아우르며 폭 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mees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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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글

점자, 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

글이라는 것이 만약 정보의 교환만을 위한 것이라면 지금처럼 섬세한 단어들로 발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가능성의 여부를 떠나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려고 합니다. < 점자-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은 맹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친구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교 담장 밖 이웃들과 서로 나누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학교의 안과 밖을 물리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높은 담장에 맹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담아놓음으로써 심리적으로 안과 밖을 허물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였습 니다. 물리적 장애물인 담장을 넘어 그 안의 학생들과 마음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눈뿐만이 아니 라 손을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지만 양각으로 되어있는 학 생들의 손과 점자로 표현되어 있는 학생들의 글을 손으로 직접 만질 때 더 많은 감정들이 전달됩니 다. 손으로 느끼는 낯선 점자는 눈으로 보는 익숙한 글자가 안내하기에 편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점자라는 것이 글자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을 주고받는 또 다른 문자임을 알게 해 줄 것입니다. 음성언어인 말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이기 때문에 말을 건네고자 하는 사람이 그 순간을 같이 할 경우에만 소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문자언어인 글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함께 하지 못할 때 에라도 소통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맹학교 담장에 설치된 학생들의 손과 글은 항구성과 그로인한 역사성을 지니게 됩니다. 손과 글의 주인인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나서도 담장의 손과 글은 주인이 없는 그 곳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만나게 되고 주인들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손과 글의 주인이 먼 훗날 다시 찾을 때 과거의 자신과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유치부에서 고등부까지 180명의 맹학교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점자-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은 각 학생들의 핸드프린트와 이야기가 담긴 글로 구성됩니다. 2주간에 걸쳐 학생들의 손을 석 고로 뜨고 학생들의 글을 수집한 후 3달이라는 기간 동안 석고틀로 도판을 만들기, 초벌, 시유, 재벌, 점자 입체 전사, 삼벌의 과정을 거쳐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21X21cm의 도자판 하나에는 학생의 손을 양각하여 표현하였고, 다른 도자판에는 학생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점자와 글자로 동시에 적었 습니다. 이 두 개가 한 세트를 이루며, 도자판 90개가 3180X1270cm 크기의 패널을 이루고, 다시 패널 4개가 벽에 자리합니다. 학생들이 직접 작품을 만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키를 고려 하여 4개의 큰 패널은 길의 경사도에 따라 계단형태로 배치하였습니다. 2007년 이미 농학교 학생들 의 작품으로 설치된 국립서울농학교 담장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다섯 종류의 파스텔톤 색을 정했으며 단조로움을 없애고자 줄무늬를 사용했습니다. 사회적 요구들이 작가적 상상력으로 풀어질 때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더 깊고 넓은 영향을 미 칠 수 있음을 <점자-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은 보여줍니다. 작가 배영환은 사회에서 소통해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 내용들을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으 로써 대안은 아니지만 또 다른 가능성을 시험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안은 작품과 함께 한 사람들이 찾 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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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부분) 배영환

도자타일 21X21cm 크기의 도자 판에는 176면 맹학교 학생들 각각의 개성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양각으로 표현된 핸드프린팅과 함께 자신 스스로에게, 친구들에게, 혹은 미래의 소망들을 담 은 마음들이 점자로 담겨져 있어 학생들의 마음과 손길을 만져 보면서 느낄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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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 배영환

도자타일, 3180X1270cm 패널 4개 부착 맹학교 학생들의 세상과의 수다스러운 소통의 장으로 거듭난 국립서울맹학교 담장. 밋밋하고 건조하기만 했던 학교 담장이 왁자지껄한 학생들의 속삭임과 손길로 수놓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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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 배영환

도자타일, 3180X1270cm 패널 4개 부착 학생들이 직접 작품을 만질 수 있도록 학생들의 키를 고려하 여, 네 개의 큰 패널을 길의 경사도에 따라 계단형태로 만들어 배치하였다. 리듬감 있는 화사한 파스텔 톤이 학생들이 전하는 따스한 마음마저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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