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parency Modulator 투명변조기 302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303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Transparency Modulator 투명 변조기
김남훈
사이트 분석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프로젝트는 학교 교문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되었다. 도시갤러리 대상지로서 도
사이트
및
심 내부의 초등학교들을 답사하여 검토하던 중, 장소가 스스로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는 매력적인 이
이미지
프로젝트 방향
유로 추천되었다. 조선의 시초부터 현대까지의 역사 켜가 쌓인 사직단의 안쪽에 몰래 감추어진 듯, 그
Before
러나 그 속에 넉넉한 앞마당을 가진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은 그 자체가 1948년부터의 근대사와 함
image
께 하는 역사적 기록이다. 애초 사직단의 반대편에 있는 후문을 작업 대상으로 도서관측에 제안하였으 나, 세 차례의 사전 면담과정과 자료조사를 통하여 담장 재구성 프로젝트로 변경되었다.· 역사적, 형 태적 중심성을 갖는 사직단과 사직공원, 매립되기 전에는 도심 내 야외 수영장이었던 어린이놀이터, 서울성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등이 도서관을 인접하여 둘러싸고 있는 주요 맥락이다. 특히 사직공원 전체가 공원임과 동시에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기 때문에, 새로 구성될 도서관 담장은 문화 재 주변의 역사문화경관으로서 손색이 없어야 한다는 매우 결정적이고도 중요한 조건에 대한 응답이 어야 했다. 문화재 주변의 역사문화경관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그 곳에 연속하여 다가와서 중첩될 미 래의 현재들이 그 요소로서 어떻게 포섭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 전례 혹은 지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장소 접근과정에서 충분하게 취할 수 없는 가장 빈곤한 배경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는 역사문화경관으로서의 요건이 오히려 프로젝트 대상을 도서관의 담장으로 결정할 수 있었던 비교 적 명쾌한 이유가 되었다. 작업 대상이 되었던 도서관 담은, 근현대 시기의 군사정권에서 운용하였던 경찰청 특수수사대인 ‘사직동팀’이 사용하던 건물을 외부로부터 차단, 폐쇄하는 것이었다. 건물은 도 서관의 문화관으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었지만, 시멘트 블럭 담장은 그대로 존치되면서 사직단으로의 시선을 차단하고, 그 높이와 형태가 경관을 해치면서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았으 며, 바로 인접한 놀이터와 도서관 사이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에 사직동팀의 시멘트 블럭 담을 철거하는 대신 어린이 보호기능을 가진 새 울타리를 아이들의 상상력에 걸맞는 디자인으로 문화재 주 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구성하는 것이 작품의 조건이 되었다. “철거해야 하는 담장은 높이가 2.4m 에 달하는 시멘트 블록으로 되어있다. 더욱이 담장의 약 1/3 가 량은 사직단 담장과 나란히 사직공원의 주 산책로를 형성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관 대지는 사직단보
304
다 약 2m 가량 높게 옹벽으로 조성되어있어 외부에서 보는 담장은 4m가 넘는 성벽처럼 도서관과 공
305
원사이를 막아서고 있다. 2m나 되는 대지의 고저차 때문에 최소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펜스는 필연 적 사항이었고, 결국 시각적으로 막힘이 없는 투명한 담장을 상상하게 되었다. 그 재료는 지극히 투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명해야 한다. 반면에 구축방법은 전통적인 적층식으로 하고자 했다. 여러 크기의 형태가 자유롭게 쌓 여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기하학적 형태인 원을 도출하게 만들었다. 원을 원통으로 만들고 내부를 비움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고 구조적 안정감을 가지게 했다.건축가로써 콘셉트를 도출하여 만들고 자 하는 공간을 상상하며 거기에 합당한 재료와 구축방법을 선택하는 순서에 익숙한 터였지만, 이 프 로젝트는 그 반대의 순서를 취했다. 재료와 구축방법이 디자인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 각하게 되었다.”(작가설명)
Transparency Modulator 투명 변조기
프로젝트 진행경과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약사 서울시립아동병원 시기 1948. 12 경성산부인과 인수 보건병원으로 발족 1966. 1 시립영아원 통합 보육병원으로 개칭 1969. 4 시립아동병원으로 개칭 1978. 5 아동병원 서초동으로 이전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시기 1979. 5 세계어린이해를 맞아 어린이도서관 개관 2001. 6 서울지방경찰청 및 문화재청으로부터 토지 인수 별관건물(현재 어린이도서관 문화관으로 사용) 1983-2001 청와대 직속 경찰 특수수사과 ‘사직동팀’ 상주 2001 - 현재까지 어린이도서관 별관으로 사용 2005. 10 서울시와 경찰청 간의 합의로 경찰청 탁아방 설치 계획 취소
306
307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Transparency Modulator 투명 변조기
투명변조기 Transparency Modulator 김남훈 ─ 2008
308
309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Transparency Modulator 투명 변조기
310
311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Transparency Modulator 투명 변조기
작품
이 작품이 갖는 특별한 의의는 ‘문화재 주변 역사문화경관을 구성하는 현재의 예술’로서의 실험이라
분에는 콜텐강판에 사직단 담장의 모습을 레이저로 음각하여 붙였다. 1-2년이라는 단시간에 녹이 슬
평가
는 점이다. 작가는 ‘어린이다운 상상력을 문화재 주변경관에 걸맞도록 펼쳐 달라’는 까다로운 요구에
어 세월의 흔적을 담아내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그 상태를 유지한다는 콜텐강판의 물성이 600년 넘
및 설명
현답을 제시했다. 단순하고 경쾌한 동그라미로 은은하면서도 다양한 색채를 쌓되, 사직단의 역사문화
는 세월을 견딘 사직단의 담장과 마주보기에 적당치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작가 설명)
경관을 투명으로써 드러내는 것. 작가의 작업은 미술과 건축을 아우르는 공공미술이 장소의 난맥을 치 유하고, 역사유적의 장소에 현재의 삶과 시간이 깃들도록 하는 접속을 선보인다. 사직단의 문화재보호 구역으로서 문화재 원형 보존을 위하여 장소의 형태 변화를 법체계상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는 상황에 서도, 실험성을 전제로 하는 예술작업이 경관요소로서 병존과 어울림의 접점을 찾은 것이다. 예술작 업 자체로서의 평가와는 별개이기는 하지만, 곳곳에 역사의 자취가 놓여있는 서울 도심에서 문화재와 공존하는 현재의 공공미술이라는 난제로의 한 가지 접근이다. 역사 지속의 관점에서는 현재의 예술작 품이라는 시간의 한 켜가 다시 과거의 공공예술인 사직단에 더하여 쌓이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작가는 ‘도서관’과 ‘어린이’라는 장소가 가진 두 성격에 대해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선언이나 상징 보다는, 다양한 색을 가진 단순하고 경쾌한 동그라미들을 쌓음으로써 그 장소가 그렇게 있게 하는 주 체인 어린이에게로의 직접적인 접근을 보였다. 작품은 투명 소재로 이루어진 단순한 모양의 원통들을 적층하여 그 전체가 나타내는 형태로써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려는 시도를 한다. 화학기술로 대량 생산되는 현대적 재료를 벽돌과 같은 적층 소재로 변환한 것과 그것 하나하나를 꼼꼼히 수작업으로 쌓 아 형태를 만드는 작업과정 또한 단순 건축과 구별되는 예술로서의 성격을 확인하게 한다. 소재와 적
작가
층방식이 가진 시각적 투과성은, 담의 기능은 유지하되 주변의 경관은 투과한다는 점에서 경계를 유
소개
지하면서도 필요한 물질만을 변형하여 통과시키는 유기체 세포를 구성하는 멤브레인의 선택성을 닮 았다. 이 선택능력이 바로 변조기(Transparency Modulator)의 기능이기도 하다.
diovascular Center, U Mass Medical Center Master Plan and ER addition, Penn State Univ. Student Housing 등의 설계 작품이 있다. 2007년 귀국 후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20세기 초 헝가리 출신 건축이론가였던 모홀리-나기(Moholy-Nagy)의 동적
knamhoon@hotmail.com
조각품(Kinetic Sculpture), 빛-공간 변조기(Time and Space Modulator)에서 유래한다. 이 동적 조각품은 실제로 소형 모터에 의해서 움직이며 빛과 형태를 변화시킨다. 건축에서 움직이는 시각, 관 찰자의 경험이 중요한 문제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던 20세기 초에 완성된 실험체이다. 조각의 정지된
313
3차원 형태를 넘어 변조기(Modulator)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관찰자의 동적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나타나는 빛과 공간의 변화를 시각화하려 했던 시도로 여겨진다. 폴리카보네이트 원통의 비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지명경쟁 3차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 프로젝트
어진 내부가 사직단과 도서관 사이에 쌓여가며 담장은 투명하게 된다. 속이 비워진 원통의 깊이는 관 찰자의 움직임에 따라 투명도를 변화시키는 장치이다. 관찰자는 담장의 정면에서 공간적으로 아무 막 힘이 없는 물리적 투명성에 의해서 외부를 바라본다. 그러나 관찰자가 사선의 위치에서 벽을 관찰 할 때는 원통의 깊이에 의해서 물리적 막힘이 생기게 되지만 재료 자체의 투명성에 의해서 외부를 바라 보게 된다.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색과 투명성의 변화를 “투명변조기(transparency modulator)” 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담장의 투명성은 재료의 물성과, 구축방법 모두를 통하여 실현된다. 옹벽 부
건축가 김남훈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뉴 욕주 등록건축사로 Cannon Design, CBTArchitects에서 실무 경력이 있으며 University of Michigan Car-
“개인적으로 설계에 작명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투명변조기(Transparency Modulator)란 생소한
312
김남훈
Transparency Modulator 투명 변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