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문 [은평시민신문] (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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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10월11일 월요일 251호

김미경 은평구청장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관련분야 논문 십여 편 짜깁기하며 출처 제대로 밝히지 않아 출처표시 없이 베끼거나 부적절한 인용표시는 모두 연구윤리 위반 김 구청장, “논문 유사율 13%로 표절해당하지 않아”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2009년 취득한 고 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자 치회관 고객만족도가 사회자본형성에 미 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김00 외(2008) 「읍면동 중심의 주민자치강화방안」, 유00 외(2002) 「사회자본과 한국사회」 등 다수 의 논문을 인용표시 없이 짜깁기 한 것으 로 확인돼 표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구청장은 해당 논문에서 ‘은평구 각 동의 자치회관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 문조사를 실시해 사용자 만족도를 조사하 여 이 만족도가 사회자본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향후 효과적인 자치회관 의 운영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 다. 학위를 받을 당시 김 구청장은 은평구 의원으로 활동했고 이듬해인 2010년 서울 시의원에 당선됐다. 본지는 김미경 구청장 논문에 실린 참 고문헌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 의 자문을 받아 일일이 출처를 대조하며 논문을 분석했다. 문헌 간 유사여부를 일 차적으로 확인하는데 사용하는 논문유사 도(카피킬러) 검사는 단순 자동검사로 표 절여부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이다. 한국한술지인용색인의 문헌 유사도 검사 서비스에서도 “유사도 수치는 단순

김미경 구청장의 석사학위 논문이 관련분야 논문 십여 편을 짜깁기한 흔적이 나타나고 있 으며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점도 있어 표절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정민구 기자)

한 자동검사 결과이므로 문헌 간 유사여 부 판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분야 전 문가의 직접 검사가 필요하다”고 권장하 고 있다. 논문 분석 결과 아무런 출처표시 없이 다른 사람의 연구업적을 그대로 인용하거 나 출처를 표시했더라도 인용부분을 정확 히 밝히지 않아 어느 부분이 인용인지 확 인할 수 없는 등 다수의 연구부정 행위가 확인되었다. 특히 김 구청장 논문에서 참 고문헌과 부록을 제외한 109 페이지 중 51 페이지가 표절에 해당한다는 의혹이 제기 되었으며 본론 중 ‘제2장 연구의 이론적 배경’과 ‘제3장 자치회관 현황 및 외국사 례’는 선행연구 10여 편의 논문을 짜깁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구청장은 논문에 서 김00 외(2008), 유00 외(2002)의 논문을 집중 인용하고 있었다. 다만 제3장 중 ‘은 평구 자치회관 운영 현황(p.49-60)’은 참 고문헌 목록에 누락되어 있어 표절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표절 의혹은 김 구청장이 타인의 연구 논문을 인용하면서 출처표시를 하지 않거 나, 출처표시를 하더라도 어느 부분이 인 용이고 어느 부분이 본인의 의견인지 구 분 짓지 않는데서 비롯한다. 표절은 “타인 의 아이디어나 저작물을 적절한 인용이나 승인 없이 도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는 학술 연구자가 이를 사전에 인지했는 지 여부와 상관없이 성립된다. 서울교육 대학교 이인재 교수는 <표절과 올바른 인 용>(2012: 741)에서 “타인의 고유한 저작물 의 내용을 그 출처를 밝히지 않고 마치 자 기 것인 것처럼 사용할 때 발생하는 학문 적 부정행위”라고 규정하며 “공정한 경쟁 과 학문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윤리 적 부정행위”라고 밝히고 있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두 줄 이하의 인용의 경우는 따옴표를 사용해 인용문장 을 표시하고, 세 줄 이상이 넘어가는 인용

의 경우는 별도의 인용문단을 만들어 인 용문을 표시할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표 시가 없을 경우 인용부분과 자신의 견해 가 구분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타인의 연 구업적을 도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연구윤리규정> 제25조 <인 용방법 및 원칙> 6항에서는 인용원칙과 방 법의 예로서 “하나의 출처로부터 집중적 으로 차용하는 경우 어떤 아이디어가 자 신의 것이고 어떤 아이디어가 참조된 출 처로부터 왔는지를 독자들이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집필해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 하고 있다. 하지만 김미경 구청장은 수 페이지에 걸 쳐 선행 연구를 인용하면서도 아예 출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출처를 표시했더라도 올 바른 인용표시 방식을 따르지 않아 연구윤 리 부정 의혹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석사학위 논문 표절에 의혹에 대해 김 미경 은평구청장은 “2009년 취득한 석사 논문을 유사도 검사 프로그램(카피킬러) 로 검사한 결과 유사율이 13%로 확인되었 다”며 “연구저널 및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석사논문 유사율(20%이하)에 해당되어 논문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 밝혔다. 이어 김 구청장은 “추가확인이 필요하 면 논문 발행의 책임이 있는 고려대학교 또는 (사)대학연구윤리협의회에 문의하 라”고 전했다. 현재 김미경 구청장은 2022년 6.1 지방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적으로 은평구 청장 선거 재도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 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미경 구청장의 이 번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어 떤 판단과 조치를 내릴지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관련기사 8~9면 / 박은미 기자

10월 임시회에 ‘임시청사’ 추진 위한 원포인트 추경 예정 9월 임시회에서 ‘사전 계약’ 논란으로 부결된 임시청사 사업 은평구청, 불필요한 예산 삭감해 사업 재상정 예정 오는 10월 19일 열리는 은평구의회 임시 회에 은평구청이 임시청사 사업 추진을 위 해 원포인트 추경을 상정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임시청사 사업은 지난 임시회 예결특위에서 ‘추경 전사전 계약 논란’으 로 부결되어 논란이 된 사업이다.

은평구청은 불필요한 예산 일부를 삭감 한 뒤 상정시킬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사 전계약 논란에 대한 원인규명도 이루어지 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다음 회기에 안건 이 재상정되는 것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은 평구청은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소 공간 부족, 내년도 구의회 입법조사관 채용 등 으로 사무 공간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임 시청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구청 추가 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하지만 임시청사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청은 추경 이 확정되기 전에 임대인과 계약을 진행하

고 계약금 5천여만 원을 선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임시청사 사업은 추경 통과 전에 계약금 을 선납한 것을 두고 의원들은 “의회 무시 행위”, “거수기 의회로 전락 우려” 등의 의 견을 내비치며 예결특위 단계에서 부결됐 다. 부결 뒤 은평구청은 대책마련을 해보 겠다며 말을 아꼈고, 구의회 일부 의원들 은 원인규명을 해야 한다며 구상권 청구 에 대한 언급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번 원포인트 추경에 대해 송영창 의원 (더불어민주당, 응암2·3동)은 “선계약 문 제는 과정상 잘못된 점이 맞다. 동시에 사

무 공간 부족문제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절차와 과정에 문제가 있었지만 결과를 위해서는 대승적으로 생각해야하는 게 아 닐까 싶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양기열 의원(국민의힘, 갈현1·2동) 은 “민선 7기 은평구청은 예산집행에 대한 절차도 법도 상식도 철저히 짓밟는 행태 를 꾸준히 보이고 있다. 지난 임시회에서 탈법적인 예산편성에 은평구의회는 부결 로 엄중한 경고를 했지만 반성은커녕 원 포인트 추경으로 돌아왔다. 점입가경이고 아연실색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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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구청장 통신요금 환수 조치 밝혔지만 관련 공문은 공개안하는 은평구청 정보공개심의위 “부분공개 하라” 결정했지만 담당부서가 직권으로 비공개 판단 내려 개인 휴대전화 요금 지원이기 때문에 수사 끝난다 해도 공개 어려울 가능성 높아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구 예산으로 지원 받은 휴대전화 통신요금 전부를 반환했다 고 밝혔“지만 은평구청은 이와 관련한 공 식 문서는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 다. 은평구 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개인정 보를 제외하고 부분공개 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담당부서인 행정지원과에서 직 권으로 비공개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본지는 구청 예산으로 부당 지 급되어 환수된 김미경 은평구청장 휴대전 화 통신비 환수 관련 공문에 대해 정보공 개청구를 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8월 25일 구청 담당 부서인 행정지원과는 “진 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 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은평구 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김미경 구청장 통신요금 환수 관련 안건에 대해 개인정보 를 제외하고 자료를 ‘부분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근거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 다. 또한 구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근거로 공문이 공개되는 것이 개인의 사생활의 비 밀 또는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판 단했다. 이에 본지는 정보공개 이의신청을 했고 9월 8일 서면으로 열린 정보공개심의위원 회에서는 다수의 위원들이 개인 사생활의 피해가 최대한 없는 범위 내에서 부분 공 개하는 의견을 내어 최종 ‘부분공개’ 결정

이 내려졌다. 정보공개심의위원 중 부분공개 의견을 낸 A 위원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 을 언급하며 “‘수사’에 관한 비공개사항은 수사의 방법 및 절차 등이 공개되어 수사 기관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위험을 막고자 하는 것” 이라며 “수사기록 중의 의견서·보고문서·메모·법률검토·내사 자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 헌법재 판소와 대법원의 태도”라고 밝혔다. 이어 A 위원은 “청구인이 청구한 정보

와 관련된 사안이 수사 중에 있다고 하더 라도 곧바로 정보공개법 비공개대상정보 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B 위원은 “구정질의에서 은평구가 이미 전액 환수하였다는 발표를 했고 환수 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환수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공문은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 며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개략적인 인원수와 환수금액, 환수가 이루어진 기간 은 공개해야할 것”이라 의견을 밝혔다. 이런 정보공개심의위원들의 결정에도 지 난 9월 14일 은평구청은 이의신청 결과를 ‘기각’ 처리하며 수사 중인 사안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근거로 최종 비공개 결정을 내렸 다. 정보공개 업무 매뉴얼 상 정보공개심의 위원회의 기능은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 기 때문에 행정정보의 최종 결정은 기관에 달려있다. 이번 구청의 결정은 중요 사안에 대한 정보공개 여부 결정에 있어서 심의회 가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 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휴대전화 통신요금 등이 개인 휴 대전화에 지원된 것이다 보니 수사 등이 종결된다 할지라도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 거해 통신요금 관련 환수 공문은 구청이 앞으로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연천초 통학로 확보로 어린이 안전 지킨다 연천초등학교 인근 안전한 통학로를 위 해 보행로가 신설된다. 은평구청은 오는 11월까지 정비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방침 이다. 불광동 연서로 34길에 위치한 연천초 인 근은 인도가 좁고 한쪽 구간에만 설치되 어있어 보행이 불편한 구간이다. 불광중 학교에서 연천초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도 로를 중심으로 양측에 인도가 설치되어있 지만 연천초에서 연신내역 방향으로 이어 지는 구간에는 길이 좁아지는 탓에 한쪽 에만 사람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인 도가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연천초에 등·하교 하는 초등 학생들은 인도가 없는 길로 보행을 하는 일이 많다. 그나마 있는 건너편 인도도 2 명 이상의 사람이 오가기가 어려워 학생들 이 차도로 다니는 경우가 많아 통학로 안 전에 위험이 따르는 상황이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 은평구청은 연서로 34길 2에서 연서로 34길 16까지 보도와 보 행로, 디자인포장, 교통안전 표지 등을 설 치할 계획이다. 공사 구간은 약 150m 구간이며 인도 설 치뿐만 아니라 과속방지턱과 고원식 횡단 보도(보도와 같은 높이로 만든 횡단보도) 를 추가로 설치해 안전한 보행로를 만들 예정에 있다. 연천초 통학로 정비를 위해 주도적으로 의정활동을 한 신봉규 의원은 “연천초 인 근이 구도심이다보니 안전한 통학로 확보 가 되지 않아 안타까웠고 지금이라도 안 전한 통학로가 확보될 수 있어서 다행”이 라며 “앞으로도 불광1·2동의 안전한 통학 로 활동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칠 것”이라 고 소감을 전했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등록번호 서울다09895 발행인 이윤하 편집인 박은미

10월 8일 연천초 통학로 정비 및 스쿨존 공사 전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취재기자 정민구

미디어팀 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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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10월11일 월요일 251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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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12면 늘리는데 71억, 주민들 “사업 원점 검토하자” 요구 새장골 주차장 복합화 사업이 당초보다 주차면수를 축소 추진될 가운데 일부 주 민들은 시설 건립 방향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업 내 용에 큰 변화가 생겨났고 주차면을 기존 보다 12면 늘리기 위해 71억여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문 제의식에서 주민들의 지적이 나오는 상황 이다. 불광2동 향림마을은 2019년 도시재생활 성화계획 확정 고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된 곳이다. 사업지는 불광2동 480번지 일대로 총 면적은 약 58 만 6400m2 규모다. 향림마을 도시재생사 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는 불법주정차 문제 해결과 소방도로 확보였다. 골목이 비좁은데 주민들이 많이 살다보 니 차량을 둘 곳이 부족했고 20년 전에 지 어진 새장골 공영 주차장으로는 주차 수 요를 충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동네 골목 곳곳에 막힌 도로가 있고 비좁 다보니 화재 시 소방차가 다니기 어려워 안전을 이유로 소방도로 확보에 대한 요 구도 높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향림마을 주민들은 새장골 주차장을 복합화해서 40대까지 주 차 가능한 곳을 145대까지 수용하도록 규 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 차장 규모도 키우고 시설을 복합화 하여 전망공원·카페·공방 등도 이곳에 마련하 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 사업은 국·시 비 지원을 받아 약 148억 규모로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2019년 11월에 ‘불 광2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 고시’도 이루 어졌다. 그런데 2020년 1월 주차장 특별회계 시 비 중복지원 불가로 사업비가 76억여 원 삭감됐다. 그런데도 은평구청은 주민들에 게 설명하거나 주민협의체와 협의하지 않 은 채 2020년 2월 ‘공영주차장 건설 변경계 획’을 세우고 주차장 규모를 기존 계획보 다 약 46% 가량 축소한 67면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은평구 불광2동 새장골 주차장.

새장골 주차장 복합화 사업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주민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사업 내용이 변경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는 예산 축소뿐만 아니라 건축법에 저촉 되는 점 때문이었다. 구청이 기존에 계획 하고 있던 새장골 주차장 복합화 사업은 연면적이 2000m2 이상이었는데 현행 건 축법에 따르면 연면적 2000m2 이상인 경 우 출입에 지장이 없도록 인접도로의 폭이 6m 이상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새장 골 주차장에 인접한 도로 폭은 4m 규모이 고 이에 따라 145면 규모의 건축물을 지을 수가 없다. 2020년 2월 구청은 축소된 규모로 새장 골 주차장 변경 계획을 마련하고 구의회 의견청취 등 행정 절차를 거친 뒤 지난 4 월 공영주차장 및 공원 복합화 건립 설계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에 선정된 업체가 마련한 설계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7일엔 주민설명회가 열렸고 이날 설명회에는 약 4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대다수 주민들 은 사업을 원점부터 검토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향림마을 주민들

“중대한 사업 계획 변경 있었지만 구청에서 알려오지 않아” 김미경 구청장

“과정 잘못된 것 인정 주민 의견 모아 사업 진행할 것” 주민들이 문제제기하는 시작점은 주차 장 건립 계획에서 중대한 변경사항이 있었 음에도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향림마을은 도시재생 활성화 구역 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 별법’과 같은법 시행령을 따라야 한다. 이 법에 의하며 총 사업비 중 10% 이상 감액 될 경우 ‘중대한 변경 사유’에 해당되기 때 문에 다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 업의 원래 목적에 맞게 규모와 기능을 유 지하는 대안을 마련해서 법에 정한 절차 에 따라 국토부에 변경 신청을 하고 승인 받은 뒤 이행해야한다. 이에 근거해 주민 들은 구청이 특별법을 따르지 않고 관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구청 측도 건축법을 제대로 살피지 못 하고 주민의견 수렴과정을 소홀했던 점에 대해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김미경 구청장 과 이익범 주거재생과장은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이익범 주거재생과장은 “사업비가 10% 이상 감액되고 주차 면수가 줄어든 것 은 중대한 변경사항에 해당한다. 다만 향림 마을 주거재생을 위해 진행되는 10개 사업 중 1개 사업 변경계획을 위해 국토부에 건 건이 하는 것은 예산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나 절차상 향림마을 전체 도시재생사업에 도움이 안 된다. 이번 설명회 자리에서 건설 적인 의견을 주시면 이를 반영해 국토부에 최종 승인 변경 절차를 할 때 충실히 반영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민들은 구청의 계

획대로 주차면수가 줄어든 채 새장골 주 차장을 복합화 했을 때 사업 추진의 취지 였던 ‘불법주차문제’ 해결이 사실상 어렵 기 때문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원점에서 고민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새장골 주차장이 축소되어 진행될 것을 알리며 사업 과정상 문제를 제기했던 주민 임희자 씨는 구청에 대해 “지난 1년여 동안 사업 진행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한 것 에 대해 주민들과 주민협의체에 사과한 뒤 협조를 구하길 바라고, 주민들이 충분히 납 득한 상황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 장골주차장 복합화 사업 변경을 당초의 목 적에 부합하게 해주길 바란다”며 법과 원칙 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은 “새장골 주차장이 꼭대기에 위치하다 보니 밑에 사 는 사람들은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경우 가 많다. 동네 곳곳에 주택을 매입해 소규 모라도 주차장을 만드는 게 오히려 더 많 은 주민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또한 구청이 공모해 설계가 나온 새장 골 주차장 복합화 사업 도면 등을 두고 질의를 하라는 것은 계획을 변경해야하 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관이 일방적으 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형식적으로만 법을 따르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주차면수가 왜 줄었는지 등 조목조목 주민들에게 설명 한 다음에 은평구청은 이런 계획을 갖고 있 다고 설명하는 순서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 없이 설명회가 진행되다 보니 오해가 생겨 나는 것 같다.”며 “구청이 일방적으로 사업 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구청이 할 수 있 는 부분들은 충분히 듣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같이 논의하 겠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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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청소년들에게 ‘추억’을 앗아갔다” 서울혁신센터-오마이뉴스 ‘2021 사회혁신포럼’ ① 팬데믹 시대의 심리건강권

“최근 미국질병관리통제센터(CDC)가 코로나19가 끝나면 청소년들이 회복되어 야 할 것들 중에 하나로 ‘추억’을 꼽았다. 부모 세대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축제나 수학여행, 발표회는 인간의 발달 상 중요 한 사건들인데 코로나19 시대의 청소년들 은 이런 경험 없이 학교를 마치는 것이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중요한 지적이 라고 본다.” 서울혁신센터와 <오마이뉴스>가 마련 한 연속 포럼 ‘2021 사회혁신포럼: 포스트 코로나시대, 시민이 만드는 일상회복‘의 첫 번째 토론회 강연자로 나선 정신과 전 문의 김현수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7일 강연에서 “한국이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3T(신속한 검사, 추적, 치 료)를 인정받았지만, 팬데믹이 보편적으로 일으키는 후유증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 안 쓰는 ‘코 로나 블루‘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 유행했 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전체 자살률은 늘지 않았지만 1020 세대의 자살률이 늘 었다. 백신 접종 전까지 자녀들을 보지 못 해서 환청을 들었다는 노년층 사례도 있 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소득수준에 따른 ‘의 료 격차‘의 심각성에 대한 얘기들이 많았는 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런 질병이 취약계층의 정신건강을 더 쉽게 허물어뜨 리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토론자들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 시했다. 건강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 처 ‘헬스브릿지’의 최선희 이사는 “코로나 19 이후 우울증과 불안을 호소하는 등 노 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것은 분 명하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식사 지원 서비스를 받던 노인이 갑자기 돌아가시면 서 사후 6일 만에 발견된 적도 있다. 우리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 건강의학과 임상교수 가 7일 오후 서울 은 평구 서울혁신파크 상 상청에서 <오마이뉴 스>와 서울혁신센 터 공동기획으로 열 린 ‘2021 사회혁신포 럼’에 참석해 ‘코로나 시대, 피폐해가는 몸과 마음의 건강 어떻게 회 복할 것인가”라는 주제 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나라의 대면 위주 복지서비스는 비대면으 로 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됐다“고 지 적했다. 한편으로, 비대면으로 인한 고립감을 공동체의 연대로 극복하려는 사례들도 나 타나고 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기계 가 아니라 관계로 몸을 치유하자”는 취지 로 은평구에서 ‘살림건강센터 다짐’을 운 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이 잦아지면서 이런 가치를 지키면서 센터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지금은 ‘다짐’을 조합원 스스로 운영하 는 건강거점으로 전환하고, 매주 토요일 치매 노인과 보호자가 함께 쉴 수 있는 ‘서 로돌봄카페’도 문을 열었다. 이 조합의 조이헌임 팀장은 “모두가 공 간의 주체가 되기 위해 매달 대청소를 진 행하고, 4단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는 상 황에서도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저녁으로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5월부터는 단기입주형 재활주택 ‘살림케어비앤비’를 시작했는데, 최근 조합 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입주자를 늘렸다고 한다. 채유미 서울시의원(시의회 행정자치위 원회 부위원장, 노원5)은 코로나19가 터지

기 직전인 2019년부터 서울시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추진한 ‘로컬랩 동네발전 소' 사업을 함께했다. ‘로컬랩 동네발전소’는 주민이 일상적으 로 참여하여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 결까지 고민하는 주민 주도의 문제해결형 사업으로 주민들의 건강돌봄을 주의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노원구청, 시·구 의 회, 동 주민센터, 주민자치회, 자원봉사캠 프, 민간협의체, 직능단체, 경로당 등 다양 한 지역사회 자원을 전략적으로 연계하여 호혜적 돌봄망을 구축중이다. 채 의원은 “자연재해는 똑같이 찾아오지 만 가난할수록, 소외계층일수록 회복하는 힘이 떨어지는 것은 명백하다”며 “이럴 때일 수록 당사자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 체 성장에 기여함으로써 참여 효능감과 만 족감을 높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교수는 “코로나19 시대에 가족 들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진 사례도, 갈등 이 깊어진 사례도 있다”며 “청소년들과 상 담을 많이 해보니 그 차이를 어느 정도 알 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느 학생이 ‘집안에서 어머니가 하는 말이 7가지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푸념했 다. ‘공부해라’, ‘책 봐라’, ‘밥 먹어라’, ‘스 마트폰 그만해라’, ‘이제 그만 자라’... 청소

년들은 코로나로 인해 소외감이 깊어지고 친구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됐는데 부 모들은 ‘밤늦은 시간에 친구 만나면 돈을 주냐, 밥을 주냐’는 식으로 자녀를 비난한 다. 부모와 자녀의 다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집안 일을 시키는 가족의 경우 가족관계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집안 일을 함께 하는 것 이 청소년들의 자립생활력을 그만큼 늘린 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목적 이 ‘이 정도 학벌은 있어야 집 한채 생긴 다’는 식의 답을 줘서야 되겠냐? 마음을 돌보는 사회, 심리건강권이 확보되는 사회 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오후 2시 열리는 2차 포럼에 는 환경보전협회 회장인 안병옥 호서대 교수가 ‘기후위기와 친환경의 삶‘을 주제 로 강연한다. 서울혁신파크 안에서 ‘비건 카페 달냥’을 운영하는 최서연 대표, 환경 단체 여우의숲(여기 우리의 숲) 최수안 대 표, ‘세상에 없는 세상’ 김정식 대표, 유정 희 서울시의원(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이 토론자로 나선다. 유성호 기자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교육

2021년10월11일 월요일 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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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교육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이 ‘어린이·청소년이 행복한 은평 교육 공동체!’를 만들자며 결의하는 모습.

교육정책 우리의 목소리로! 진로체험·마을연계 교육 더 많아졌으면 “직업 체험 기회가 더 많아지게 해주세요!” “학교가 안전하게 개방되었으면 좋겠어요” 10월 5일 은빛초등학교에서는 시민들 과 함께 서울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 현 장 목소리를 듣는 ‘우리마을 교육토론회, 교육정책 우리의 목소리’가 비대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 등이 패널과 온라인으로 참여했 고 진로교육과 마을연계 분야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진로교육과 관련해서 참여한 패널들은 직업체험 기회 확대, 학습·진로·심리 지원 위한 ‘교육 이끄미’, 마을 강사가 함께하는 멘토링 등의 의견을 제안했다. 마을연계 분야에서 패널들은 청소년들을 위한 마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런 제안 을 바탕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미 경 은평구청장은 정책적으로 어떻게 적용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고 의견을 제안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 위주 진로교육·마을 강사 멘토제 등으로 일부가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 향해야 은평고 김고은 학생은 입시 위주 교육 과 직업 체험 기회 부족 등을 지적하며 “문화의 날처럼 직업체험의 날을 지정해 청소년들이 주기적으로 다양한 직업에 대 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야한 다”고 제안했다. 김고은 학생은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진로에 대한 인식과 구체적인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학부모 패널로 참가한 백소영 씨는 공

교육 영역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며 학생 들에게 학습·진로·심리적 부분에서 조언자 가 될 수 있는 ‘교육 이끄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백소영 씨는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터놓기 어 렵고 맞벌이 부모는 정보의 한계가 있다. 외부 컨설팅을 받으려면 큰 비용이 수반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생 들의 컨설턴트인 ‘교육 이끄미’를 두어 위 기청소년을 파악하고 학생들을 지속적으 로 모니터링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다양한 곳에서 관리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선미 은평교육콘텐츠협의회 위원도 ‘교육 이끄미’와 비슷한 맥락으로 ‘마을 강 사와 함께하는 맞춤형 멘토링’을 제안했 다. 여기서 마을 강사란 다양한 역량을 가 진 주민들이 선생님이 되어 마을교육을 실 현하기 위해 활동하는 주민 강사단을 말 한다. 육선미 위원은 “마을 강사를 통해 청소년들과 밀착해서 맞춤형 멘토링을 제 공하게 되었을 때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 로서 건강한 지역사회 기여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김미경 은평구청장 은 “진로교육과 관련해서 중학교 자유학 기제하고 연계된 직업체험 프로그램 오감 체험 진로팡팡, 대학생이 멘토가 되는 은 평대전. 혁신가와 진로체험 등 지역에서 다양하게 청소년들이 진로를 고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은평 구 마을강사들이 1:1 멘토가 되어 맞춤형 멘토링을 하는 등의 제안들은 획기적이라 생각하며 교육청과 소통을 통해 시도해볼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진로직업교육은 현 재 진행하고 있는 교육의 한 축이다. 기초 교육 뿐만 아니라 자유학기제를 포함해서 자신의 진로에 맞는 직업세계를 설계하는 그것에 맞는 교육과정을 밟는 식으로 설 계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다 고 보여 지고 앞으로는 고교학점제가 그 부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 다.

“청소년을 위한 마을공간이 필요해요” 학교 개방 통해 청소년 공간 확보 제안도 나와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영역 중 하나가 마을연계 교육영역이다. 다양한 관계 맺 기를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던 학교가 코 로나19로 문을 닫고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을 연계 교육의 중요성이 높 아졌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와 도 마을연계 교육은 아이들 성장 관점에 서 지식 전달을 넘어 마을을 통해 학습하 고 체험 할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 지고 있는 상황이다. 패널로 참여한 상신초등학교 진세영 교 사는 “마을 연계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교 육에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학교 교육 안으로 들어와서는 교육을 살아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마을연계 교육의 장점들을 더 살 리기 위해 진세영 교사는 “마을공동 공간 을 활용·확충해 마을 돌봄을 이루게 되면 교사는 학생 기초학력 향상과 마을교육과 정 연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 을은 방과후 아이들을 돌보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며 학교와 마을이 상생적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서윤 아파트작은도서관협의회 대표 는 학교와 마을이 청소년들에게 공간을 내어달라는 제언을 했다. 정서윤 대표는 “학생들은 보통 집, 학교, 학원, 독서실에 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짧은 여분 의 시간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기 위해서 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를 이용한다”며 “학교를 가장 많이 이용해야할 학생들은 안전 문제 등으로 오히려 이용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학생회 주관으로 희망 시간 요일을 정해서 학교 공간을 이 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동아리 모임의 경

우 담당교사 승인을 받아 학교 시설을 이 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한 마을 연계와 관련해서 정 대표는 “마을 시 설을 공유하고 마을 기관이나 주민자체센 터, 작은 도서관 등에서 청소년들이 문화 활동을 위해 공간을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연가현 학생은 마을연계 교육의 필요 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연가 현 학생은 “이제는 학교라는 책상 앞에 앉 아서 책과 영상만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닌 마을 공동체를 통해 학교에서 하지 못하 는 것들을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환 경이 중요하다. 마을 연계 교육은 학교에 서의 한계를 마을공동체를 통해 이루어낼 수 있다 생각하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이 우등생만 살아남는 시스템 이 아닌 다양한 삶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 설명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시설에 대한 공 유 부분은 여전히 고민이다. 학생들조차 이용을 못하는 지점들은 문제다. 마을의 공유 정신은 유지하되 학생에 우선권을 줘야한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안전문제는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해결 하기 위해 교육청은 계속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답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마을은 이제 거 주하고 있는 지역 이상의 의미가 있다. 민 관학이 혁신교육지구사업을 하고 있고 마 을 간 학교 연계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는 중간조직인 은평 마을방과후지원센 터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학 교에 계신 선생님들이 마을을 더 잘알 수 있도록 마을교과서를 만들고 마을탐방 연 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시설 개방과 관련해서 김 구청장 은 “관 입장에선 안전문제를 어떻게 담보 할 것인가가 가장 핵심이다. 어려움이 있 고 제도적으로 법적인 부분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고 좋은 사례가 있으면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은평,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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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앵봉산에서 바라본 봉 산자락 2. 윤동주 시비 3. 은평둘레길 안내표지판 4. 나무에 걸려있는 거울 5. 앵봉산 생태놀이터

설레는 마음으로 나서는 은평둘레길 2코스 추석 무렵, 모처럼 맞은 연휴기간을 이 용해 야심차게 은평둘레길 1코스에 도전 했지만 고작 5.6Km를 하루에 완주하지 못하고 두 번에 걸쳐 다녀왔다. 시간이 며 칠 지나고 나니 한 번에 완주하지 못했다 는 마음보다 둘레길을 두 번이나 다녀왔 다는 기쁨이 밀려든다. 남들에게는 가벼 운 산책길 수준이지만 늘 바쁘다는 핑계 로 운동을 멀리하던 내게 은평둘레길은 만만치 않은 코스였다. 하지만 몇 년 만에 만나는 황홀하게 불어오는 바람, 무심히 바라볼 수 있는 하늘, 땀을 흠뻑 흘리고 난 뒤의 시원함 그리고 그 조차도 힘든 둘 레길 이었다며 서둘러 찾은 막걸리집은 기 대 이상의 행복을 안겨 주었다. 이번에는 은평둘레길 2코스다. 가면 좋 은 줄 알지만 몸이 아직 먼저 움직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작, 은평둘레길 1코스 소개하고 끝이냐?” 질책할 것만 같은 목 소리가 상상돼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늦은 점심을 마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새로 산 신발을 신고 나서니 한결 발걸음 이 가볍다. 은평둘레길 2코스 시작점은 서오릉입구 로 잡았다. 은평에서 서오릉을 향해 걸어 가다 보면 은평둘레길 입구를 알리는 표 지판이 보인다. 계단을 올라 증산 방향으 로 향하면 은평둘레길 1코스, 구파발 방향 으로 향하면 은평둘레길 2코스 시작점이 된다. 은평둘레길 2코스는 앵봉생태길은 서오릉입구에서 시작해 앵봉산을 지나 탑 골생태 공원을 거쳐 구파발역으로 이어지 는 총3.8Km로 한 시간 삼십분 가량이 소 요된다. 1코스가 5.6Km니 그보다는 훨씬

짧은 길이다. 은평둘레길 1,2코스는 서울둘레길 7코 스 봉산·앵봉산 코스의 일부에 해당하기 도 한다. 서울둘레길 7코스는 가양역~봉 산입구~구파발역으로 이어지며 총거리 17Km, 소요시간은 6시간 30분이다. 서울 둘레길 걷기에 나선 이들은 하루 만에 은 평둘레길 1,2코스를 소화해 낸다. 은평둘레길 2코스 입구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시비를 만날 수 있다. ‘새로운 길’은 1938년 윤동주 시인이 연희 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한 지 한 달 정도 지 나서 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 출발에 대한 설렘과 미래에 대한 다짐을 담고 있 는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시인의 말처 럼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가보는 은평둘 레길 2코스를 가보자. ■ 앵봉산 최고전망대에서 만나는 봉산 산 줄기 몇 걸음 걷지 않아 은평둘레길을 알리 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구파 발로 향하는 은평둘레길 2코스 안내에 ‘진 관사 입구’ 6.63Km라고 안내되어 있다. 분 명 3.8Km라고 했는데 아마 구파발까지 안내해야 할 표시를 진관사 입구까지 표 시한 듯하다. 곧 이어 숲속무대와 앵봉산 생태놀이터 가 보인다. 코로나 19로 숲속무대는 사용 할 수 없게 되어있고 생태놀이터엔 마스 크를 쓴 어린아이 둘이 보호자와 함께 놀 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누가 걸어놓았을까, 동그란 거울 하나 가 나무에 걸려있다. 이왕 시간 내서 여기

까지 왔으니 자신을 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일까, 아니 이건 너무 과한 해석이고 그저 옷매무새나 좀 살펴보라는 의미일까? 산길에 흔히 볼 수 있는 산초나무가 눈 에 들어온다. 산에 오를 때 마다 꼭 산초 한 잎 떼서 비벼보고 향을 맡아본다. 이 나무가 무슨 나무고 저 풀의 이름이 뭔지 잘 모르지만 산초나무는 흔히 볼 수 있고 향도 특이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산에서 나는 후추’라 하여 산초나무로 불 린다는 말이 있고 집 주변에 심어 모기향 대용으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둘레길이라고는 하지만 2코스도 계단을 많이 올라야 한다. 1코스보다는 가파르지 않지만 산길을 조성해 만든 둘레길이니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된다. 돌로 만든 표지석에 ‘은평면’이라는 글 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곳이 과거 고양군 은평면에 속했던 흔적으로 보인 다. 은평면은 1949년에야 서울시로 편입되 고 1979년 서대문구에서 분구되면서 은평 구가 시작되었다 하니 지명에서도 현대사 의 역사를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다. 연이 어 세계측지계 도입에 따른 측량 기준점을 알리는 표지석도 만날 수 있다. 송신탑이 있는 앵봉산의 정상 지역을 지 나면 앵봉산의 최고 전망대가 보인다. 은 평둘레길 1코스 전망대에서는 서울의 수 려한 장관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면 이 곳에서는 앵봉산과 봉산의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고양 일대가 펼쳐 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앵봉산은 꾀꼬리가 많다고 해 꾀꼬리

앵(鶯)을 써서 앵봉산이라 부르고 예전 갈 현동 대성고 앞 일대에 거주하던 박씨 문 중에서 대대로 효자들이 많아 효경산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앵봉산은 서 어나무 군락이 유명한데 온대림 숲의 마 지막 천이단계에서 나타나는 나무로 중부 지방에서는 광릉 숲 다음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늘 간절한 어머니 생각’이라는 용혜원 님의 시가 눈에 들어온다. “자신보다 자식 을 더 생각하는 어머니”라는 문구가 들어 온다. 시를 읽다보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자식 사랑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표 현은 어머니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에 대한 돌봄과 배려, 이해와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 요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탑골생태공원으로 이어지며 마무리되 는 은평둘레길 2코스는 은평둘레길 1코스 에 비해 정비가 잘 되어있지 않았다. 2코 스 길 내내 표지판도 진관사를 끝점으로 안내되어 있었고 계단정비도 깔끔하지는 않아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정신과 육체, 내면의 성찰과 사회의 결성,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도시 와 시골, 개인과 집단, 이 양쪽은 대립하는 것 같지만 보행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 는 리베카 솔닛의 말처럼 잠깐 동안의 걷 는 즐거움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음에도 틀림없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hanmail.net


2021년10월11일 월요일 251호

지역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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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청소년미래진로센터, 메타버스 청소년 진로 축제 개최 서울시 은평청소년미래진로센터(이하 궁리하다센터)는 10월 23일(토)부터 24일 (일)까지 2일간 메타버스를 활용한 청소년 진로 축제 ‘서울 클라쓰 on the 메타버쓰’ 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4차 산업혁명과 기후 위기 가 공존하는 시대의 미래 직업군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개인의 삶과 사회의 진로란 무엇인지를 창작 활동을 통해 메이커 스 페이스를 만들어가는 축제로, 원래 대면 진행으로 기획됐으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비대 면으로 진행된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가상 공간 ‘메타버쓰’가 열려있는 동안에는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프 로그램 시간대에 맞춰 접속하면 된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진로 특화 프로그 램으로는 △메이커 키트를 활용한 제작 프로그램 △방 탈출 △OX 퀴즈 게임 △ 진로 골든벨 △밀키트를 활용한 요리 프 로그램 등이 마련됐으며, 진로·4차 산업혁 명·미래 환경 등의 주제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재미와 교육적 요소를 모두 갖췄 다. 이외에 △개회식(10월 23일 오후 2시) △ 스마트 런 △보물 찾기 △미니 게임 △폐회 식(10월 24일 오후 4시)은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서울 클라쓰 on the 메타버쓰’의 프로 그램들은 궁리하다센터의 공식 유튜브 채 널 ‘시립 은평청소년미래진로센터 궁리하 다센터’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실시간으 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센 터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하면 된다.

응암정보도서관, 개관12주년 기념행사 ‘그래, 우리 함께’개최

은평구, 청년창업기업 ‘모두의 아파트’와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맞손 은평구청이 입주민 간 소통을 강화하고 갈등 발생을 줄이고자 청년창업기업 모두 의 아파트와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업무 협약을 지난 9월 30일 체결했다고 8일 밝 혔다. ‘모두의 아파트’는 은평구 소재 창업발 전소에 입주한 청년창업기업으로 지난 8 월 아파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앱인 ‘모 두의 아파트’을 출시했다. ‘모두의 아파트’ 앱은 은평구 아파트 입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주요 기능은 아파트 이웃간 재능공유, 음성채팅, 아파트생활 공동구매 서비스 등이다.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된 아파트 입주민 회의 시스템을 통해 이웃 주민과 시·공간 제약 없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으며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은평구는 앞으로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 으로 앱 홍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사 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범 단지를 선정해 입주민들의 앱 가입과 사용을 독 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은평구는 지역의 특색있는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청년창업기업과 아파 트 관련 콘텐츠를 공동 제작해 입주민 간 소통 확대와 서비스 다양화로 아파트 입 주민의 편익 증진에 도움 될 것”이라고 전 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아파트 내 입주민 간 소통이 확대되길 바란 다”며 “비대면 시대에 걸맞는 플랫폼을 활

용해 민관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며 “앞으로 아파트 문화를 선도하는 데 앞 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은평구는 공동주택의 공동체 문화 조성을 위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공모 사업, 슬기로운 공동주택 생활을 위한 입 주민 역량강화 교육인 ‘공동주택 주민리더 학교’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하고 있다.

은평구,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 기존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생계급여 받 지 못한 주민들 … 새롭게 생계급여 받을 수 있는 길 생겨 은평구에서도 지난 10월 1일부터 기초생 활보장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 지된다. 노동 능력이 없어 생계 활동이 어 려운데도 따로 사는 자녀나 부모가 소득 이 있다는 이유로 생계급여 대상에서 제외 됐던 저소득 주민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초생활 생계급여는 생활이 어려운 저

소득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을 지 원하기 위한 제도다. 그동안 수급자를 선정할 때 고려된 수 급권자의 1촌 직계혈족(부모·자녀)이나 그 배우자의 소득, 재산 선정 기준이 폐지된 다. 이번 폐지 시행으로 신청가구 소득인 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이면 부모 나 자녀 등의 소득·재산에 영향을 받지 않 고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부양의무자가 연소득 1억원 이상 고연봉, 또는 9억원을 초과하는 고재산가

인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계속 적용한 다. 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개정 사항을 구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새로 운 대상자들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 록 대상자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존 부양의무자 기준 부적합으로 탈락된 가구와 생계급여를 받지 않는 차상위계층 등 4,800여 가구에 제도 안내와 다양한 채 널을 통한 홍보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일상의 새로 운 시작 응암정보도서관이 개관12주년을 맞 이하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 한 공연 및 강연, 전시 등의 문화 체험 을 제공하는 실시간 도서관 온라인 힐 링콘서트 ‘그래, 우리 함께’를 진행한다. 10월 16일 토요일 10시부터 진행되 는 ‘그래, 우리 함께’는 응암정보도서관 과 지역 주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으 며, 새로운 일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는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공유하고 자 마련한 행사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잘한다 프로젝트’에 서 선보이는 배우들의 실제 연기와 인 형극을 섞은 옛이야기 <시르릉 삐쭉 할 라뿡>, ‘티에스아트컴퍼니’의 난타, 비보 잉, LED 퍼포먼스, 비트박스를 결합한 퓨전 퍼포먼스 공연 <쇼타임>, ‘연탄길’ 의 저자인 이철환 작가와의 만남 <마음 으로 바라보는 법> 등 다양한 공연과 강 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사전 행사로 10월 7 일부터 안내데스크에서 소원 트리 키트 를 나눠 주고 10월 16일에 함께 소원, 희 망과 관련된 추천 도서 소개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소원 트리를 함께 만들어 보는 <단풍잎 에 보내는 소원>도 함께 진행된다. 공연 및 강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 시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어린이자 료실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행복 과 지금의 소중함을 같이 느끼게 해 줄 ‘시간 가게’ 원화 전시를, 종합자료실에 서는 새로운 시작, 행복한 오늘, 회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도서 전시가 이어지며, 외부 데크에서는 ‘청소년이 함께하는 책을 말하다’ 서평 전시도 진 행된다. 오는 10월 16일 토요일 오전 10시부 터 유튜브 응암정보도서관 채널에서 실시간 공개로 진행될 이번 행사의 참 여 방법, 개별 공연 및 강연에 대한 자 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ealib. or.kr)를 참고하거나 응암정보도서관 (308-2320~1, 내선104, 114)으로 문의하 면 된다.


논문표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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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구청장이 2009년 취득한 석사학위 논문. 이 논문은 십여 편의 논문을 베껴 짜깁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미경 구청장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어디가 문제인가? 관련 논문 짜깁기하면서도 제대로 출처표시하지 않아 표절의혹 제기 김미경 구청장은 고려대학교 정책대학 원에서 도시 및 지방행정학을 전공하고 「자치회관 고객만족도가 사회자본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로 2009년 6월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구청장의 논문은 모두 5장으로 이루 어져 있다. 제1장은 서론으로 연구의 배경

과 목적 그리고 범위와 방법을, 제2장은 이론적 배경으로 자치회관과 사회자본, 고 객만족도에 대한 개론을 다루고 설문조사 를 위한 분석 모형을 제기하고 있다. 제3 장은 자치회관 현황 및 외국사례로서 서 울시와 은평구의 자치회관 설치와 운영 현황을 서술하고 외국사례도 소개하고 있 다. 제4장은 설문결과 및 분석내용으로서 설문조사의 대상 및 내용, 결과와 분석을 다뤘으며 마지막 제5장은 요약 및 결론이 다. 해당 논문은 결론에서 “자치회관의 각 종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참여도가 지역사 회의 사회자본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도출”되었다고 하고 여러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 등도 제시하 고 있다. ■ 출처표시 없이 타인 연구 결과 인용 본지가 분석한 김미경 구청장의 논문표 절 의혹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선행 연구를 아무런 출처표시 없이 그대로 인용하거나 둘째 출처표시를 했 더라도 제대로 된 인용형식을 따르지 않 는 경우다. 논문 작성 시 출처표시를 한 경 우라도 적절한 인용표시를 하지 않았다면 표절에 해당한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두 줄 이하의 인용의 경우는 따옴표를 사 용해 인용문장을 표시해 주고, 세 줄 이상

김미경 구청장은 김00 외(2008) 논문을 베끼면서도 아무런 출처표시를 하지 않고 있어 표절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넘어가는 인용의 경우는 별도의 인용문 단을 만들어 인용문을 표시할 것을 권장 한다. 이러한 표시가 없을 경우 인용부분 과 자신의 견해가 구분되지 않아 결과적 으로 타인의 연구업적을 도용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7년 표절과 같은 연구부정행 위를 규정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을 마련하고 기준안 마련에 나섰으며 각 대학 및 학술단체연구소 등도 연구윤리규 정을 만들어 연구부정 행위 방지에 힘쓰 고 있다. 김 구청장이 학위를 받은 고려대 학교는 연구윤리규정을 통해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타인의 저작, 연구 착상 및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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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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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편 논문 짜깁기하며 인용·출처 밝히지 않은 곳 많아 표절 의혹 제기 출처표시 없는 인용은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

디어나 가설, 이론 등 연구 결과 등을 정당 한 승인 또는 인용 없이 사용하는 행위”로 표절을 정의하고 있다. 김미경 구청장이 선행 연구결과를 인용 하면서 아무런 출처표시를 하지 않은 대 표사례는 김 구청장 논문 중 ‘제3장 제3 절 외국사례(p.60-67)’다. 김 구청장은 외 국사례로 미국(커뮤니티 협의회), 영국(패 리쉬), 일본(자치회)를 소개하며 외국사례 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구 청장이 제시한 외국사례는 김00 외(2008) 「읍면동 중심의 주민자치 강화방안」 중 ‘외국 주민자치 사례 및 시사점’에서 소개 하고 있는 내용 중 일부를 짜깁기하면서 구성하고 있다. 김00 외(2008: 123-158)는 36페이지에 걸쳐 미국과 영국, 일본과 프 랑스, 싱가폴과 호주 등 다양한 외국 사례 를 소개하며 이들 사례의 시사점이 무엇인 지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이 를 아무런 출처표시 없이 인용하여 마치 본인이 작성한 것처럼 서술함으로써 연구 윤리를 위반하고 있다. 김 구청장 논문에서 출처표시 없는 인 용사례는 위에 제시한 사례 이외에도 ‘제3 장 제1절 2. 자치회관 운영현황(p.39-48)’, ‘제2장 제1절 2-2). 자치회관의 설치근거 (p.10-11)’, ‘제2장 제2절 1-1). 사회자본의 정의(p.15-17)’, ‘제2장 제2절 3. 사회자본 과 민주주의, 거버넌스 그리고 자치회관 (p.23-25)’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치회관 운영 현황’은 김00 외(2008: 88-94)의 ‘주민자치센터 운영실태’ 주요내 용을 인용하면서도 아무런 출처표시 없이 인용하고 있으며 ‘자치회관의 설치근거’도 마찬가지로 김00 외(2008: 84)의 ‘주민자치 센터 설치 근거’를 아무런 인용표시 없이 제시하고 있다. 또한 ‘사회자본의 정의’는 박00(2002: 3-4) 「사회자본과 지방정부 경쟁력」, 남 00(2007: 299-300) 「사회자본 형성과 효과 에 관한 경험적 연구의 쟁점」 에서 출처표 시 없이 인용하고 있으며 ‘사회자본과 민 주주의, 거버넌스, 그리고 자치회관’은 유 00 외(2002: 110-111) 「사회자본과 한국사 회」 에서 출처표시 없이 인용하고 있다. ■ 부적절한 출처표시도 다수 발견

출처표시가 된 경우에도 인용방식에 맞지 않게 돼 있어 표절논란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유형은 출처를 표시했다 하더 라도 따옴표나 별도의 인용문단 형식을 통해 정확한 인용부분을 표시하지 않은 사례다. 고려대학교 「연구윤리규정」 제25 조는 인용원칙과 방법의 예로서 “하나의 출처로부터 집중적으로 차용하는 경우 어 떤 아이디어가 자신의 것이고 어떤 아이디 어가 참조된 출처로부터 왔는지를 독자들 이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집필해야 한다” 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김 구청장 논문 제3장 중 <자치회관 운 영현황(p.37-38)>에서는 6줄에 걸쳐 타인 의 논문을 인용하고 마지막에 김00 외 논 문으로 출처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통상 세 줄이 넘어가는 인용문의 경우 별도의 인용문단을 만들어 관련 근거를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어느 부분이 인용됐고 어느 부분이 본인의 서술인지 구분되고 있 지 않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김 구청장 논문 중 ‘제2장 제1 절 1.읍면동 기능전환정책(p.6-8)’에서는 출처로 조00(2005) 「읍면동 기능전환정책 의 평가와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 지만 인용형식에 맞게 따옴표나 별도의 인용문단을 통해 어느 부분이 인용문인지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출처표시를 아예 하지 않은 부 분과 더불어, 거의 대부분의 표절 사례가 이와 같은 부정확한 인용표시에 의한 것 이다. ■ 참고문헌 표시도 표절 의혹 대상 표절 논란은 김 구청장이 제시하고 있 는 참고문헌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논문은 모두 52편의 참고문헌을 열거하 고 있다. 그러나 이 참고문헌들은 김 구 청장이 직접 참고한 문헌이 아니라 원 논 문을 인용하면서 그 논문에서 언급하 고 있는 출처까지 함께 인용한 것이 대부 분이다. 예를 들어 본 논문 ‘제2장 제2절 3. 사회자본과 민주주의, 거버넌스, 그리 고 자치회관(p.23-24)’에서는 ‘Edwards & Foley(1998)’, ‘Fukuyama(1995b)’, ‘Hall(19 9 9)’, ‘Pa x t on(19 9 9)’, ‘Putnam(1993a; 1993b; 1995a; 1995b)’ 등 8편의 논문이 언급되고 있으며 이는 그대 로 참고문헌 목록에도 열거되어 있다. 하 지만 이 논문들은 유00 외(2002: 110-111) 에서 언급하고 있는 출처를 그대로 가져 온 것이다. 결국 김 구청장 논문은 자신이 직접 참고하지도 않는 자료를 참고문헌으

로 열거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의 논문 분석 결과 김미경 구청장 의 석사 논문은 곽00(2007), 김0 외(2007), 김00 외(2008), 남00(2007), 박00(2002), 소 00(2005), 유00 외(2002), 정00 외(2008), 조 00(2005), 최00 외(2006), 한00(2007) 등 10 여 편의 논문을 짜깁기 한 논문이라는 의 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00 외 (2008), 남00(2007), 유00 외(2002), 정00 외 (2008), 조00(2005) 등 다섯 편 가량의 논 문에서 집중적으로 인용한 문장이 대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2018, 2019, 2020 대학연구 윤리 활동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구부정 행위 중 표절이 26.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윤리 부정행 위는 단지 연구자 개인의 양심 위반에 그 치는 것이 아니라 동료 연구자들의 노력 과 공공자원까지 소모해 학문 발전을 저 해한다. 특히 표절은 다른 연구자의 산물 을 훔쳐 자신의 공로를 부풀린다는 점에 서 가장 심각한 연구윤리 부정행위의 하 나로 간주되고 있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hanmail.net


지역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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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예방의 날 기념 공모전 개최

은평구, ‘협치형 학생 통합지원 자치구’ 협약 체결

은평구청이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 공모전을 오는 25일까지 진행한다. 구는 보건복지부 915캠페인 ‘어떤 경우 에도 체벌은 금지!!’ 진행에 발맞춰 이번 공모전을 마련했다. 공모 참여 대상은 은평구 내 18세 미만 인 아동이다. 공모 내용은 ‘아동학대예방’ 을 주제로 그림, 사진, 일러스트, 디자인 등 자유형식으로 표현된 작품이다. 공모 신청은 오는 25일까지 공모작품과 접수신청서를 우편(은평로 195 은평구청 7 층 아동보호팀) 또는 이메일로 제출하거 나 방문 신청하면 된다. 공모 결과는 오는 11월 1일 발표하며,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 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대상 1명 △최우수상 3명 △우수상 8명 총 12명이 선정된다. 시상은 오는 11월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 행사에서 표창장과 함께 부상이 수여될 예정이다. 공모 수상작은 2022년 아동학대예방 홍

9월 27일 은평구청과 서울시교육청이 학생 통합복지 및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 한 ‘협치형 학생 통합지원 자치구’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교육후견인 정책에 함께하고 있 는 은평구와 서대문구, 구로구, 양천구, 중랑구, 영등포구 등 총 6개 자치구가 ‘협치형 학생 통합지원 참여 자치구’로 지정됐다. 구는 교육후견인 정책을 계기 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교육사각지대 에 있는 개별 학생 지원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교육후견인제는 동 단위 교육안전망 협의체를 통해 아동과 청소년에게 학습 지원, 심리상담, 돌봄 등의 맞춤형 프로 그램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번 협약식은 서울시교육청 주관인 교육후견인제 공모에 선정된 6개 자치구 를 대상으로 업무협약과 비전선포식 순 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 제1

보용 탁상달력 및 기념품 등으로 제작돼 기념식 참여자와 시상자, 아동학대조사· 사례관리 가정, 지역 유관기관 등에 배포 되고 추후 다양한 공익목적 아동학대예방 행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역촌동, 사회적 고립 위기가구 찾아 따뜻한 빵과 마음 나눠 은평구 역촌동주민주민센터가 지난 13일 제빵 동아리 ‘금빛회’의 재능기부로 만든 수제빵 350여개 (빵꾸러미50개)를 코로나19 장기화 에 따른 사회적 고립 위기가구를 대상으로 방문 전달 통한 안부확인 을 실시했다. 이날 명예시회복지공무원과 오 근영 복지지원팀장은 일반주택 거 주 대상자뿐 아니라 관내 고시원(2 개소)도 안부확인 방문을 하였다. 고시원에는 일거리가 줄어들어 매 일 생계를 걱정하는 일용근로자와 부양가족이 없는 독거어르신 등 여 러 이유들로 고시원 작은 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분들이 많이 있었 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가끔 안부 전화를 주는 것도 반갑 다. 주민센터에서 이렇게 직접 찾 아와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이웃주 민이 지원자를 위해 직접 만든 빵 을 한아름 손에 쥐고서 마스크 뒤 환한 미소를 내비쳤다. 역촌동주민센터는 저소득층에게 먹거리,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단순 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외부활동 제약으로 증가하는 사회적 고립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복지플래너, 우리동네돌 봄단, 이웃살피미, 명예사회복지공 무원 등 정기적인 안부확인을 통해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 도록 민관이 협력하는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중 역촌동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연장되고 있지 만 이웃간의 안부를 확인하고 마음 을 전하는 거리두기는 가까워져야 한다. 민관이 협력하여 복지사각지 대를 해소하고 소외되는 이웃이 없 도록 더욱 세심하게 지역사회를 살 피겠다”고 밝혔다.

호 명예교육후견인’으로 위촉됐다. 구는 이를 계기로 은평형교육후견인제 ‘은평 온쌤’ 사업추진에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평 온쌤’은 돌봄과 교육의 사각지대 에 있는 청소년을 발굴해 교육후견인(온 쌤)과의 1대1 매칭을 통한 학습지원, 심 리상담, 돌봄 등을 제공하는 청소년 중 심의 밀착형 교육지원 사업이다. ‘온쌤’의 명칭은 “온 마을이 함께, 한 아이를 위해 (Only one), 삶의 등불을 밣혀주는 선생 님(Light on)”의 약자다. 또한 은평구는 협치형 학생 통합지원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마을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는 곳으로 지역 청소년에 대한 마 을의 관심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구는 통합적인 교육복지 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며, 현재 ‘은평 온 쌤’ 사업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한 교 육연수를 마치고 대상 학생을 모집 중이 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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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오현경 님이 기증해 주신 책들

책방 일기 (9)

헌책방은 말 그대로 헌책, 중 고책을 판매하는 곳이다. 그런 데 ‘상품’으로서의 헌책은 새책과 는 달리 공급의 체계가 일정하지 도 않고 안정적이지도 않다. 헌책 은 누군가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 던 책을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어떤 식으로든 ‘처분’할 때 발생하는데, 그 동기나 계기 라는 것이 너무나도 자의적이어 서 이를 두고 그 누구도 안정적인 공급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 다. 중고책 시장에서의 ‘공급’은 “요구나 필요에 따라 물품 따위 를 제공한는 것”이라는 뜻의 원 뜻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 지는 것” 정도가 더 맞을 것이다. 이처럼 비균질적인 공급의 특 성 때문에 헌책방들은 소비자에 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재고’ 를 언제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일반 서점은 출판사와 위탁판매 계약 을 맺고 출판사들이 펴내는 책을 일정하게 공급받기 때문에 항상 안정적인 재고를 확보해 놓을 수 있다. 책이 판매되면 출판사에 전 화해서 주문을 넣으면 물류센터 에서 전산으로 처리되어 바로 배 송이 되기 때문에 금세 빈 재고가 채워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베스트셀러 같은 경우엔 서

헌책의 기증자들 점마다 수십 권씩 확보해놓고 책 이 팔릴 때마다 그 빈 재고를 같 은 책으로 얼마든지 채울 수 있 다. 그런데 헌책은 절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근년 일대 화제 를 일으킨 스테디셀러 유발 하 라리의 『호모사피엔스』 라는 책 을 어느 헌책방에서 손님에서 판 매했다고 치자. 그 헌책방은 『호 모사피엔스』가 판매되고 없는 그 빈자리를 같은 『호모사피엔스』로 메울 수가 없다. 일반서점에서는 너무나도 쉬운 일인데 말이다. 앞 에서도 말한 공급의 자의적이면 서도 비균질적 특성 때문에 헌책 방은 동일한 종의 상품을 복수로 확보해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지극히 적다. 아마도 상품 매입과 유통, 재고의 수급 구조가 헌책 방과 일반서점의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어쩌면 이 차이에서 발생 하는 헌책방의 태생적인 ‘장애’가 역설적으로 헌책방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아이템이 동일하게 공급 되지 않으니까 손님들은 그만큼 희귀하고 희소한 책을 마치 유물 을 발굴하듯 찾아낼 수 있는 것 이다. 다른 모든 것도 그렇겠지만 책 역시, 누구나 가질 수 있을 가 능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가치 가 떨어진다. 헌책방은 누구나 가 질 수 없는 단 한 권의 책을 누군

가에게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하는 곳이고, 이것이 바로 일반서 점과 경쟁할 수 있는 헌책방만의 메리트일 것이다. 책방을 연 이후 나는 꾸준하게 헌책을 매입해왔다. 책이 팔린 만 큼 그 자리를 채워야 했기 때문 이다. 이를 테면 한 달에 300부 정 도가 판매되었다고 치면 서가 한 쪽이 텅 비는 셈인데,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 수만큼의 헌책을 구 해서 서가를 채워야 하는 것이다. 나는 주로 청계천과 동대문 일대 의 대형 중고서점을 직접 다니면 서 그곳 대표님들을 통해 헌책을 공급받았다. 매입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렇게 하는 방법이 아 니고서는 재고를 확보하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판 매와 매입을 시소를 타듯이 반복 하던 중 긴 가뭄을 해갈하는 한 줄기 소나기와도 같은 솔루션이 내 앞에 나타났다. 솔루션이라기 보다는 축복과도 다를 게 없는 선물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바로 천사와도 같 은 책 기증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어느 날, 소설가 K선생님과 출 판사 P대표님을 필두로 출판평 론가 B선생님, 인문학자 J선생님, 정치학자 K선생님, 옛 출판사 동 료 등 많은 지인들이 자신들이 소

장하고 있는 책들을 기꺼이, 선뜻 우리 책방에 차례차례 기증하겠 다고 나선 것이다. 그 수량도 많 게는 1000부에서 적게는 기십 부 에 이르렀는데 당연히 한 권 한 권이 나에겐 귀하디귀한 씨앗이 고 밀알이고 자산이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인상적인 기증은 영화배우 오지혜 님에 의 한 것이었다. 배우 오지혜 님의 부친은 후배 배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로배우 오현 경 선생님이다. 그런데 오지혜 님 이 내게 연락을 해서는 아버지 오 현경 선생님의 자택 서재를 정리 하고 있는데, 거기서 나온 책들을 조건 없이 우리 책방에 기증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실 오지혜 님 은 지난 봄 이미 한 차례 오현경 선생님의 책을 기증해주신 바 있 다. 그런데 이번에 2차 기증을 하 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지극한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면서 오지 혜 님과 책을 기증 받을 날짜와 시간 등을 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책을 기증받기 로 한 날, 나는 오지혜 님이 알려 준 오현경 선생님의 자택으로 가 서 귀한 책을 받아 왔다. 자택에 는 오현경 선생님은 안 계셨고, 오지혜 님과 그의 부군인 영화감 독 이영은 님이 계셨다. 그들은

대형 캐리어 세 개와 박스에 이미 기증할 책들을 모두 수납해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의 소 회를 나는 SNS에 이렇게 올렸다. “후배배우들이 다들 존경하는 원로로 꼽는 오현경 선생님 댁에 가서 서재에 있던 책을 기증받아 화물택시에 싣고 책방으로 돌아 가는 길이다. 따님이자 역시 명배우이신 오 지혜 쌤이 엊그제 연락을 주셔서 기증의사를 밝히신 것이다. 오지 혜 쌤은 지난봄에도 한 차례 오 현경 선생님이 보시던 책을 기증 해주신 바 있다. 비도 오는데 오지혜 쌤의 부군 이신 이영은 감독께서 무거운 책 박스를 같이 옮겨주셨다. 이영은 감독님은 남자가 봐도 감독이 아 니라 배우를 하는 게 맞다 싶을 정도로 참 잘 생겼다. 오지혜 쌤 이영은 쌤 모두 너무 친절하게 맞 아주셨다. 비에도 좀 젖고 땀에도 좀 젖었는데 젖은 건 몸이 아니라 내 마음이다.” 이 글에는 많은 격려와 축하와 박수의 댓글이 달렸음은 물론이 다. 김도언 / ‘헌책방 살롱 도스또 옙스끼’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 drybook@naver.com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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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의 빛과 그림자 1970년대 이후 인구의 서울 집중 현상 이 심화되면서 서울 도심의 외곽지역에는 무질서하게 지어진 산동네 마을들이 우후 죽순처럼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북한산을 끼고 있는 은평구 지역은 그런 동네가 유 달리 많았다. 1990년대 이후 집집마다 승 용차를 갖게 되자 이런 마을은 여러 가 지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주차장이 부 족해서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에 불법주 차 하는 차량이 많아져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게까지 된 것이 가 장 큰 문제였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는 뉴타운식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도 했 지만 이렇게 하면 경제력이 약한 원주민들 이 대부분 떠나게 되어 오랫동안 지켜오던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도 시재생사업이었다. 원주민들이 오랫동안 살아오던 지역을 잘 보존하면서도 소방도 로 확보 등 제반 문제를 해결하여 오늘날 에도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지역으로 탈바 꿈하자는 것이다. 필자가 사는 은평구 불 광2동의 향림마을도 그런 지역으로 2017 년 도시재생지구로 지정되자 대부분의 마 을 주민들은 반가워하며 앞으로 마을이 새롭게 바뀔 것에 대해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데 당초 사업기간으로 정한 5년 중 4 년이 지난 지금 많은 주민들은 사업이 당 초 목적과 달리 진행되는 것에 실망하며 허탈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향림마을 도시재생사업 중 대표사업인 ‘새장골주차 장 복합화사업’을 통해 문제점이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산동네인 향림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2002년에 지어진 40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새장골주차장이 있고, 그 옆에는 어 린이 놀이터와 작은 연광공원이 있다. ‘새 장골주차장 복합화사업’은 이곳에 148억 여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주차시설을 145 면으로 대폭 확대해서 불법주차 문제를

10월 8일 열린 새 장골 주차장 복합 화 사업 설명회에 서 향림마을 거주 민 임희자 씨가 구 청에 문제를 제기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정민구 기 자)

해결하고 소방도로를 확보하는 한편, 북 한산 조망이 가능한 지형적 장점을 살려 전망공원을 만들어 향림마을의 랜드마크 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추진되었다, 그런데 이 부지는 4m 도로에 인접한 주택가로 건 축법상 2000m2 이상의 대형 주차장을 세 울 수 없는 곳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 한 채 계획이 수립, 고시되었다. 설상가상 으로 당초 계획된 148억여 원의 예산 가운 데 주차장특별회계 시비 중복지원이 불가 하다는 이유로 2020년 1월 76억여 원의 예 산이 삭감되었다.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 법’에 의하면 이렇게 예산이 총사업비 대 비 10% 이상 감액되는 사업은 ‘중대한 변 경사항’에 해당되므로 서울시와 국토부의 변경 승인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위해 주민공청회를 개최하고 지방의회의 의견 을 수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 데 은평구에서는 예산 감축이 결정된 2020 년 1월 이후 14개월 동안 주민들로 구성된 도시재생 주민협의체와 이 문제에 대해 전 혀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가 금년 4월 주 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설계공모를 내기까지 하였다. 결국 이 문제는 금년 5 월 이 사실을 발견한 필자가 여러 차례 민

원을 제기하여 주민들이 알게 되었다. 지 난 10월 7일 향림마을에서는 은평구청장 이 참석한 가운데 ‘새장골주차장 복합화 사업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근 2년 동안 표류하던 사업계획 변경을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그런데 많은 주민들은 은평구에서 제시한 변경계획안 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71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가장 중요한 성과목표인 주차면수 확보가 겨우 12면이 라니......” “소중한 국가 예산을 이렇게 써 도 되는 것인가?” 향림마을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필자 는 지난 4년간의 시간을 돌이켜 보며 이렇 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정 치적인 차원에서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결정하는 문제, 법률적인 문 제를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공무원들의 무능, 그리고 아직 성숙하지 못한 주민들 의 자치 역량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을 추진하는 공무 원들의 주민들과 소통하는 열린 자세 부 족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삶 의 현장을 개선하는 사업이므로 서로 소 통하여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데,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하다 결국 이런 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제 이 사업은 5년의 사업기간 중 4년 이 지나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 데 향림마을 새장골주차장 복합화사업은 아직도 출발선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형 국이다. 최소 6개월 걸리는 사업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 내년 8월까지 착공이라도 해 야 사업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 자칫하 면 사업비를 반납해야 하는 그야말로 절 박한 상황에 몰려있는 것이다. 이런 난국 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앞날의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을 돌이켜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난 4년간의 일들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은평구에서 열린 마음 으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행정 관청으로서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솔직하 게 설명하고 도움을 청한다면 지역 주민 들도 신뢰를 갖고 협력할 것이다. 그래야 이 사업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 다. 임희자 / 불광2동 향림마을 주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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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은평누리축제에서 풍물패 ‘터울림’이 거리 공연을 하는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지금, 지역 축제를 다시 상상할 때(2) 문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지역의 축제 들이 경쟁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지자체 행 정조직이 축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조직 하고 만들어내는 관성이 그 이전의 관제 동원형 행사를 치르던 시절과 크게 달라 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 분도 존재했는데 해방 이후 1990년대 중 반까지 우리 사회와 시민들은 자발적이 고 자율적인 축제를 만들고 즐겨본 경험 이 부재했고 원천적으로 자연스러운 축제 에 대한 감각이 거의 남아있지 않거나 극 히 일부 계층에게만 존재했다. 게다가 전 문 예술 축제와 달리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축제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감 각하며 자연스럽게 생성한 일상적인 문화 적 지향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도 시화된 사회에서 이런 공동체의 문화적 공 감이 형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힘들 었다는 점도 지역성이 반영된 축제가 만들 어지기 힘든 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에서 제대로 된 축제 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당히 지난한 과 정이 요구된다. 지역민들의 일상적 문화들 을 시간을 들여 다시 읽어내는 것을 전제 해야 하며 기획가의 반짝하는 아이디어만 이 아닌 여럿이 함께 형성한 공감의 정서 들을 축제의 형태로 풀어내는 작업이 수 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이 런 과정을 찬찬히 풀어가는 대신 기존에 치러왔던 관제행사의 포장만 살짝 바꾸거 나 지역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외 부기획자들의 단기적 기획에 의존하는 경 우가 빈번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축제들 은, 경우에 따라서는 때때로 반짝하는 힘 으로 주목을 받는 경우들도 있었지만 지 역에서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며 지속적 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대부분 실패해왔다. 그러면서 지역축제는 지역예산의 낭비 이거나 지역표심을 의식하는 선심성 행 사라는 오명을 꾸준히, 근 사반세기 동 안 쌓아왔다. 이런 지역축제의 문제에 대

해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부 유진 룡 장관은 방만하고 무분별한 지역축제에 대해서 지원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것은 사실 당시 박근 혜 정부가 소위 ‘초이노믹스’라고 불렸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부양책에 따라 사업 분야로의 국가재정 몰아주기를 위해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삭감을 위한 명분 쌓기의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축제에 대해서는 어 떤 변명도 하기 힘들다는 여론이 매우 강 했다. 그만큼 축제를 만들거나 참여하는 사람들조차도 이런 식의 보여 주기식 축 제, 아니 행사에 대해 예산을 쓰는 것에 대 하여 염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당시 중앙정부가 보인 지 역축제의 문제점에 상당부분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그 개선에 대해 접근한 방식은 역시 일정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당 시 문화부 등의 중앙정부 관료들이나 전 문가들이 내놓은 지역 축제의 개선방향은 주로 특성화와 자생력 강화에 방점을 찍 고 있었는데 이것은 자칫 지역에서 완전히 엉뚱하게 해석될 여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 이다. ■ 지역민의 일상과는 별개 상징물 끌어와 축제에 활용 가장 큰 문제는 그 특성화와 자생력이 축제에 대한 경제적 접근으로 해석되는 경 우가 너무 흔했기 때문이다. 지역 특성화 에 대한 오해는 그 특성화의 중심이 축제 콘텐츠에 맞춰지는데서 발생했다. 중앙에 서 위계적으로 지역을 내려다보는 관점에 서는 각 지역이 자기들만이 갖고 있는 고 유한 문화적 자원을 축제 형태로 잘 만들 어내면 경쟁력 있는 축제가 가능할 것 같 다는 상상을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그게 쉽게 가능한가? 도시화 이후의 일상은, 특히 대도시에서의 일상은 대부분 문화와 일상의 영역에서 기 초지자체의 행정적 경계를 쉽사리 넘나든 다. 자신의 주거와 일상이 이루어지고 있 는 지역에 대해 문화적 측면에서의 서사

(스토리텔링)를 갖고 살아가는 경우가 극 히 드물다. 시간에 쫓기는 기획자들은 지역에서 빠 르게 콘텐츠 찾으라는 압박에 시달리면서 단지 표면에 드러난 몇 가지 뻔한, 그러나 지역민의 일상과는 이미 별로 상관없어진 상징물이나 기억도 잘 안 되는 오래된 지 역서사들을 축제의 콘텐츠로 그대로 가져 다 써버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 결과 그 것들은 지역민들의 기억에 거의 남지 않은 채 휘발되어버리곤 했다. 자생력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경제적 접근을 위주로 하다 보니 얼마나 많은 외부인들을 유치할 수 있는가의 관점으로 단순하게 환원되어버 렸다. 물론 그런 축제가 가능한 지역이 있긴 있다. 그런데 그런 곳들은 이미 사람들에 게 관광지역으로 인식되어버린 곳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을 살 아가는 곳이 외부인들에게 그렇게 인지되 는 곳인가? 일상적 주거 위주의 지역에서 그런 지역 브랜드형 축제는 원천적으로 잘 안 맞으며 지역축제의 총체적 가치에도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지역에서의 축제 만들기는 지역 내 에서의 일상적 문화 활동과 소소한 유희 의 과정들을, 그리고 공동체의 지향을, 그 이면의 다양한 욕구들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반드시 자치구를 비롯한 기존의 행정적 경 계에 갇혀서 이루어질 필요도 없다. ■ 다양한 목소리 뿜어져 나오는 축제, 공감 속에서 만드는 축제 시작해야 지역은 굉장히 복잡하게 구성되어있다. 계층도 복잡하고 성별도 복잡하고 연령대 도 복잡하고 취향도 복잡하다. 특히 대도 시 지역은 매우 복잡하다. 흔히 지역민의 욕구란 이름으로 포장되어 나오는 헤비스 피커들의 목소리나 요구가 그 전부가 아 니다. 비단 축제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지 역의 사회적, 문화적 거버넌스 과정에서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편향되게 터져 나오 지만 그 이면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 아

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찾지 못하 는 다양한 소그룹들이 존재한다. 지역에 대규모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 만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 을 지키며 삶을 지속성의 가치를 요구하 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전통적 가부장적 질서가 훼손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누군가들은 꺼내놓고 있지만 이미 수많은 일인가구와 적지 않은 다른 형태의 가족 의 재구성을 상상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공동체에 기반 한 지역 축제의 새로운 출발은 결국 각자 다른 취향과 상상, 일상 에 대한 전망을 갖고 있는 목소리들의 문 화적 다양성을 다시 읽어내는 것에서 출발 해야 한다. 지역의 축제는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일주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축제의 언어를 형성하기 위한 지난한 작업은 연중 내내, 매우 일상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야 한다. 하루를 위해 1년을 준비하는 것 이 아니라 일상에서 형성되고 교류되는 문 화적 활동이 축제로 구성되는 며칠간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단편적 아이디어로 인위적으로 만들어 지는 행사가 아닌 지역민 지속적 활동 속에 형성된 공감 속에서 만드는 축제가 은평에 서 단지 이상적인 백일몽에 가까울까? 그렇 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평의 시민들은 이미 그런 축제의 맛보기를 십여 년 이상 체험했 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현 단계의 과제는 그런 경험을 아무렇지도 않은, 지난 시절의 헤프닝으로 지나치려는 이들의 냉 소를 이겨내며 다시 우리들의 즐거웠던 경 험들을 다시 되살려내는 것이다. 그것을 누 군가는 시작할 것이라 믿는다. 염신규 (사)한국문화정책연구소 소장

염신규 소장은 문화연구와 문화 정책에 대한 연구 및 자문, 평가 등을 하고 있으며 인천대와 성 공회대 문화대학원 등에서 문화 정책과 지역문화자원에 대한 강 의를 하고 있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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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소 식

■ 사비나미술관 가을 특별기획전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사비나미술관이 2021년 가을 특별기 획전으로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을 12 월 23일까지 개최한다. 또한 <조광현 세 밀화전: 한국의 물고기>와 <영감의 원 천 – 한국 전통문화에서 찾은 최초의 아이디어>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문자 중 가장 창의적이고 과 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의 공감각적 요소에 주목 해 기획됐다. 사비나미술관 2-3층 기획 전시실에는 13명의 참여 작가들이 한글

구산동의 '수국사' 풍광이 뛰어났던 오래된 고찰은 지금도 은평구 끝자락에서 조용히 빛을 내고 있다. 흐린 하늘과 청록을 머금은 숲의 색에 대비되는 황금건물은 화려하지만 고즈넉한 '미'를 내뿜는다. 처마 끝에 달린 금물고기도 살랑살랑 바람에 몸을 흔든다. 이전의 찬란함을 조용히 노래하듯이 말이다. ※ 수국사: 1459년에 지어진 대한불교조계종 고찰.제 37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 글, 그림 비나 www.instagram.com/vinagrim

의 소리, 형태, 구조, 등을 다양한 공감 각적 접근 방식으로 재해석한 총 41점 의 회화·사진·조각·설치·영상 작품이 전 시된다. 전시는 한글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시각예술 작품 을 통해 한글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한다.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사회적 거리두 기 준수를 위해 전시 관람은 사전예약 제로 진행된다. QR코드를 활용한 비대 면 온라인 도슨트도 함께 제공할 예정 이다.

고기 세밀화 작업을 시작한 이후 15년 만에 이룬 성과를 담은 <조광현 세밀 화전: 한국의 물고기>를 12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조광현 작가 는 점차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 위기 에 놓여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전국 각 지의 다양한 물고기를 세밀화에 생생하 게 구현했다. 정밀한 관찰과 정확한 표 현, 아름다운 색감이 돋보이는 세밀화 130점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해양 쓰레기,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하게 될 예정이다.

■ <조광현 세밀화전 : 한국의 물고기> 사비나미술관은 2006년부터 바닷물

■ 영월통합관광센터 개관기념 특별전 <영감의 원천 – 한국 전통문화에서 찾은

최초의 아이디어> 강원도 영월통합관광센터의 개관을 기념하여 사비나미술관이 기획한 특별 기획전 <영감의 원천- 한국 전통문화에 서 찾은 최초의 아이디어>가 12월 31일 까지 개최된다.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 대 작가 14명의 작품이 전시되는 <영감 의 원천>은 도자기, 한글, 한지, 십장생, 도깨비 등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에서 최초의 아이디어를 찾아 작가만의 독창 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작과정을 밝 히려는 시도이자 결과물이다. 참여작가 들은 각자의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 으면서 모두가 한국미의 표현에 치열하 게 고뇌한 작품을 선보인다.


광장

2021년10월11일 월요일 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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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노동재해, 드러내야 바꿀 수 있어” 지난 4년 동안 노동재해 사망 1만 명 넘어

노무사 일을 하면서 산재법상 산재이외에 공무원재해, 사학연 금재해를 다뤄봤고, 어선원재해 관련 상담과 심사 관련한 자료들 을 살펴본 적이 있다. 그러면서 산재법상 요건, 절차, 보상과 비 교하면서 찾아보고, 상담하고, 사 건을 진행했었다. 산재법상 산재 보다 다루는 사건의 수도 적고, 주목도도 별로 없어서 많은 부분 이 미비하다고 생각했었다. 작년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 원실의 보좌진으로 일하게 됐는 데, 상임위원회가 기획재정위원 회로 정해졌고, 기획재정위원회 에는 통계청이 피감기관으로 있 었다. 산재문제를 해결하는데 어 떤 역할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 다가 제대로 된 노동재해통계체 계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 다. 우리나라 산재통계는 오로지 산재법상 재해에 대해서만 취합 을 하고,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 원, 어선원, 선원, 군인재해에 대 해서는 통계를 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작년에 2019년까

지의 다른 재해들의 재해현황을 모아 보았고, 올해는 작년에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농어업인안전보 험의 부분까지 살펴봤다. 놀라운 사실은 어선원, 선원의 재해사망만인율이 일반산재에 비 해서 20배, 15배 가량이나 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서 일하다가 죽을 가능성의 차이 가 20배나 된다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2017-2020년 사망 만인율 어선원재해가 19.74, 선원 재해 14.15, 농어업인 3.23, 군인재 해 2.39, 산재법상 재해 1.09, 공무 원재해 0.13, 공무원재해 0.6) 또한 지난 4년 동안의 노동재 해사망자가 1만 명이 넘었다는

것이다. 산재법상 사망자, 그것도 사고사망자의 숫자가 주목되는 데, 실상은 훨씬 컷 던 것이다. 특 히, 놀라왔던 것은 산재법상 사망 자가 8,181명인데, 농어업인안전 보험의 사망자가 1,045명으로 다 음 순위였다는 것이다. 산재통계는 한국산업안전보건 공단이 취합하여 정리를 한다. 통 계를 내는 목적이 한편에서는 예 방을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재법상 재해 이외의 부 분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고, 산재 법상 재해 이외의 부분들의 예방 과 관련한 사업들도 한국산업안 전보건공단에서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노동재해종합통계에 대 해서 문제제기를 한 이후에 통계 청에서는 노동재해종합통계를 만드는 것이 당장은 어렵지만 정 부의 공식적인 자료에 대해서는 국가통계포털에 나올 수는 있게 조치를 취한다고 했고, 올해 8월 부터는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교 직원의 경우 간략한 정보이지만 찾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사망률, 재해율이 높은 어선원, 선원, 농 어업인의 재해에 대한 것은 현재 국가통계포털에서 찾을 수 없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10.12.)에서 통계청장에 게 어선원, 선원, 농어업인 재해에

대한 통계를 국가통계포털에 수 록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고, 통계 청이 제대로 된 노동재해통계를 통해서 제대로 된 노동재해예방 시스템을 구축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사실 통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해인정요건, 보험급여 등의 문 제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부 분은 일단 현실을 드러내면서 점 차 진행해야 할 것이다. 드러나야 지 바뀐다.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재해를 하나씩 들춰나가겠 다.

재채기를 할 때도 코어를 잡아요! 배를 타고 먼 바닷길을 갈 일 이 있었습니다. 파도와 조류가 심 했기 때문에, 정원 3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스피드보트가 공중으 로 떠올랐다 바다에 처박히듯이 떨어지기가 반복되는 뱃길이었습 니다. 몇 번 배를 따라 몸이 솟구 쳤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다 보니 허리가 아파, ‘이러다간 허리 나 가겠는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코어 운동을 할 때를 떠 올리며 승마를 하는 것처럼 자세 를 바꾸었습니다. 승마를 배워본 적은 없지만요. 배가 공중으로 떠 오를 때 말이 장애물을 넘기 위해 뛰어오른다 생각했고 배가 바다 로 떨어질 때 말이 장애물을 지나 땅으로 내려앉는다고 생각했습 니다. 보트가 내려올 때 마치 기수들 이 하는 것처럼 등자를 딛는 듯이 발과 허벅지에 스쿼트 자세마냥

힘을 주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 제 허리에 갑자기 가해질 충격을 줄 여보았습니다. 그렇게 하니 자세 가 뭔가 엉거주춤해 보이기는 했 지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허리

를 부여잡고 끙끙대며 내리는 여 러 사람들 틈에서도 저는 멀쩡히 잘 내릴 수 있었지요. 이렇게 코 어 근육에 힘을 주고 자세를 유지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흔히

이걸 “코어를 잡는다”고 표현합 니다.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할 때 허 리가 삐끗한 분들을 많이 만났습 니다. 갑자기 물건을 들어 올리다 가, 방에 누워있는데 초인종이 울 려 벌떡 일어나다가, 심지어 재채 기를 하다가도 허리가 삐끗합니 다. 이렇게 삐끗한 허리는 대부분 염좌인데요, 염좌는 진단명에 비 해 너무 아파서 몇 날 며칠을 제 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꼼짝없 이 누워 지내게 되기도 합니다. 유혹을 못 이기고 MRI를 찍어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MRI에서 추간판탈출증, 즉 디스크가 진단 되는 경우가 참 많죠. 그래서 많 은 분들이 허리가 삐끗하는 바람 에 디스크가 생겼다고 생각하시 는데, 사실 이렇게 발견된 디스크 는 말 그대로 ‘발견’된 것일 뿐 실 제 허리 통증의 원인인 경우는 잘

없습니다. 디스크가 갑자기 생기 려면 재채기를 하거나 벌떡 일어 나는 정도보다는 좀 더 큰 충격 이 가해져야 하거든요. 그러니 요통을 예방하고 치료하 기 위해서는 코어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코어 운동을 열 심히 하시고 (스쿼트, 데드리프트 등) 빠르게 일어설 때도 허리 코어 근육에 신경을 집중하고, 재채기 를 할 때도 코어를 잡은 상태로 하 시는 것이 좋습니다. 코어를 잡는 다는 것이 잘 개념이 잡히지 않는 다면 ‘복근에 힘을 준다’고 생각하 면 좀 쉽습니다. 이것도 힘들면 재 채기를 할 때 테이블이나 벽을 짚 어주세요. 코어가 약하신 분들께는 조금 도움이 될 겁니다. 재채기 하 다가 허리 나가는 일이 없게요.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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