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문 [NEWS PAPER] (가로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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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PAPER

우리동네미디어 동구씨에서 발행하는 NEWS PAPER입니다

VOL.4 마을과 시민사회

강동시민협의회 창립 과정과 그 의미

시민사회 영역 간 경계를 넘는 포괄적 협의체의 시도 글_박성식(강동시민협의회 공동대표) 사진_조기옥

내외빈과 함께

의제토론후 다같이

수고하신 분들과 함께


올해는 6.10 민주항쟁 34주년이다. 1987년 6월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그 후 지난 30여 년간 시민사회는 나름의 다양한 노력을 지속 해 왔고 많은 성장과 변화의 과정들을 거쳤다. 그중 풀뿌리 시민운동은 지역에서 주 민들과 함께 자원봉사, 주민자치, 시민교육 등을 내용으로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추 진했다. 작은도서관, 마을미디어, 생활문화, 노동인권, 청소년, 청년, 환경, 여성, 장애 인 등 생활밀착형 활동을 위해 노력했다.

마을의 변화 그 노력은 마을과 시민의 성장발전을 통해 전체사회의 발전과 더 많은 민주주의를 얻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성과와 발전도 있었지만, 사람의 변 화가 쉽지 않고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것에 지치기도 했다. 최근 경험하는 민주주의 역주행의 우려는 우리를 더욱더 힘들게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10년간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그리고 매우 다양한 의제별 시민모임들이 등장했고 협치, 주민자치, 도 시재생 등 거버넌스와 관련된 분야에서도 양적인 팽창이 있었다. 물론 긍정적인 면 도 있지만 여러 가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민과 행정 또는 민과 민의 관계에서도 또 다른 문제와 갈등이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시민사회 활동이 다양하 게 급변하는 시점에 찾아온 코로나 19는 위기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참고1. 시민사 회 의제별 현황)

배경과 현황 강동에서 작년부터 진행된 새로운 시민사회의 변화를 위한 ‘강동시민협의회’의 창 립 과정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우선 강동송파 지역에서는 2000년을 전후로 하여 열린사회강동송파시민회, 위례시민연대, 송파주민회, 가락시장 등 시민사회와 노동 조합들이 함께하던 시협(강동송파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라는 연합단체가 있었다.

4. 적극 참여하여 주권을 행사즐거움을 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자.

대표적인 활동으로 지역에서 문제 있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낙천낙선 운동이

5. 대표자를 뽑기보다는 투표와 추첨 방식을 병행하여 공동운영진을 구성하자.

었다. 이후 강동에서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동동’이라고 하는 25개 풀뿌리 지

6.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능한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추진하자.

역단체들이 참여한 협의체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강동주민자치네트워크, 강동연

7. 서로에게 배우며 보람과 나누는 협의회를 만들자.

대회의, 강동마을네트워크, 고덕천을지키는사람들, 작은도서관네트워크, 마을미디 어네트워크,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준), 함께강동, 자갈자갈, 정원문화포럼 등을 비

등이었다. 물론 의료생협이나 여러 형태의 공동사업을 힘있게 추진하자는 의견들도

롯한 50여 개 풀뿌리 단체들과 250여 개 이상의 크고 작은 동아리 형태의 다양한 모

있었지만 다수는 마을의 협력 관계망을 우선적으로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시민사회

임들이 있다.

를 발전적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비록 좀 느리다고 판단되더라도... 이런 공론의 과

필요성 최근 발생한 강동구 녹지 훼손을 반대하는 도서관 대책위와 마을센터 직영화 대책

정을 거쳐 투표와 추첨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7명의 공동운영진을 구성하였고 창립 식을 준비하며 작성된 선언문에는 그러한 내용들이 녹아 있다.

위 등의 문제처럼 시민사회 전체가 공론을 모아 대처할 일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동

의미

동의 해체 이후 각종 의제별 네트워크들을 연결하여 서로를 응원하고 협력할 보다

기존 단체 중심 공동체 연대 방식에서 공익적 활동에 동의하는 개인들의 느슨하지

폭넓은 시민사회 관계망이 필요하게 되었다.

만 따뜻하고 든든한 협의체의 시도와 출범 과정은 얼마 전 동남권 NPO지원센터에

추진 과정

서 진행한 강한동남시민사회 포럼에서 발제한 공석기 박사의 ‘가벼운 공동체(Light Community)’를 향한 실험과 흡사하다고 생각된다.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 유동성,

여러 차례 공론장을 거쳐 이런 상황에 대처할 포괄적 협의체를 시도했다. 그런데 기

개방성, 약한 연결성을 지속가능한 새로운 공동체 모델로 제시한 것과 더욱 가볍고

존 네트워크를 초월하거나 의제별 경계를 넘는 것이 현재 마을의 복잡한 상황에서

수평적인 열린공동체 모델을 제시한 것이 그렇다. 그리고 열매에만 관심이 있고 지

는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주요 단체와 기존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보이는 않는 주

역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변에 머물면서 자기 의제만 챙기는 이기적인 자세는 현재

도권 경쟁들도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그물망을 만들기 위한 개인의 연대가 핵심인

마을에서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기에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 더 이

포괄적 네트워크로 수정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협의체의 준비 과정

상 행정이 싸움의 대상이 아니고 선의의 경쟁과 협력의 대상이고 시민사회가 전문

에서 단체중심의 연대나 소수의 리더가 이끌어가는 연대 모임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성과 도덕성을 갖춘 와일드 카드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강동시민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추진 과정에

협의회의 포괄적 네트워크 추진은 현재 시민사회의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방향

서 변화된 시민사회의 모습을 직시하게 되었고 단체 중심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

을 제시하여 성숙한 민주주의를 함께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창립후 2달 지난 현

도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초기 단계에서 준비를 함께한 82명이 시민사회 의

재까지의 진행은 정관과 규칙을 만들고 매달 줌 공론장을 열며 우리 시민사회의 미

제별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강동시민협의회’를 창립하면서 가입한 114명의 회

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혹여 예상 못 한 난관으로 실패하더라도 매우 의미있는 시도

원 중에는 기존 시민활동 경험이 없는 주민, 주민자치회, 직능단체, 복지관, 협치 등

였다고 생각한다.

넓은 의미의 시민사회로 볼 수 있는 영역의 사람들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이제는 시 민활동의 다양한 영역에서 함께하는 개개인의 느슨하지만 폭넓은 연대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하고 발전적인 시민사회를 위해 다양한 영역 간 경계를 넘는 포괄적 협의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많은 시민사회와 공익활동가들이 공감

체의 시도는 변화된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실험이다. 물론 새롭다는 것을 증명하기

했다고 볼 수 있다.

가 쉽지는 않지만 기존의 단체나 소수의 대표자 중심이 아닌 시민 다수의 참여를 활 성화하고 리더의 권한은 분산된 조직의 시도가 필요하다. 그것은 직접민주주의에 가

작년 11월부터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 경험이 있는 100여명이 강동시민협의회 창

까운 풀뿌리 근본정신을 회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을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생활화

립을 함께 준비했다. 그 준비 과정에서 진행한 20여 차례의 줌모임과 수차례 구글폼

하고 작은도서관 같은 생활 밀착형 공간에서 책모임과 생활문화 활동을 즐기고 다

설문조사를 통해 모아진 의견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양한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배우고 토론하고 나누는 시간들도 지속 적으로 필요하다. 현재의 다양한 활동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든든하고 유연하며 따

1. 개인을 기반으로 연결하고 포괄적 연대를 통해 힘을 모으자.

뜻한 관계망의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강동에서 가볍고 유연하며 즐거운 시민

2. 현재 활동하는 다양한 모임을 응원하고 공익을 실천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

사회를 꿈꿔본다.

3. 느슨하지만 의미있는 관계망을 먼저 만들고 필요시 공동 사업을 도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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